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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벚꽃엔딩’처럼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퍼지는 거리를 연인과 함께 걸어본 추억이 있을 것이다. 김연수 단편 벚꽃 새해는 딱 그런 시기가 배경이다. 다만 지금 사귀는 것이 아니라 4년 전 헤어진 연인들이 주인공이다. 사진작가인 성진은 4년 전 헤어진 ‘구여친’ 정연한테서 시계를 돌려달라는 문자를 받는다. 그녀가 예전에 선물한 명품시계인 태그호이어를 돌려받고 싶다는 것. 그러나 그 시계는 고장 나 며칠 전에 시계수리점에 팔아버린 뒤였다. 성진이 시계를 되찾으러 갔을 때 주인은 이미 다른 곳에 팔았다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얽긴 두 사람은 시계방 주인이 일러준 서울 황학동 가게로 태그호이어를 찾으러 가기로 했다. 서울에 막 벚꽃이 필 때였다. 성진은 하늘을 올려봤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벚나무 가지가 뻗어 있고, 그 가지마다 하얀 꽃들이 피어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 서 있는데 외롭지가 않다니 신기하다고 성진은 생각했다. 뷰파인더로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마다 외로움을 느꼈는데 말이다. 벚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말하자면 오늘은 벚꽃 새해. 벚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벚꽃 새해라는 논리는 신선하다. 4년 전에 호기롭게 헤어졌지만 둘 다 외로움을 느끼고 있으니 막 피어난 벚꽃에 더욱 마음이 싱숭생숭했을 것이다. 두 연인이 찾아간 황학동 가게 노주인은 그런 시계는 없다고 했고, 대신 노인의 아내에 대한 사연을 듣는다. 노인은 진시황 병마용 모형 때문에 무식하다는 모욕을 당한 다음, 매일 낮 가게에서 진시황 책, 사마천의 사기 등을 읽는다. 그리고 밤에 불을 끄고 누워서 낮에 읽은 내용 중 흥미로운 대목을 고단한 아내에게 들려주었다. 노부부는 중국 시안과 그 너머 사막을 같이 여행하기로 약속했지만, 아내는 병으로 죽었다. 이 두 사람은 재결합할까. 구여친이 재결합을 바라는 듯한 말과 태도가 곳곳에 나오고, 주인공도 외로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호기심이 생겼다. 후반부에 ‘둘이서 같이 걸어온 길이라면 헛된 시간일 수 없는 것’이라는 문장이 나와 결말을 더욱 궁금하게 했다. 이런 잔잔한 스토리인데도 이 소설이 잘 읽히는 이유는 액자처럼 담긴 황학동 노인 사연, 아유타야의 불상 머리 이야기 등과 함께 김연수 특유의 재치 있는 농담이 곳곳에 있기 때문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시계를 팔아버렸다고 고백했을 때 정연이 대꾸가 없자 ‘뭐지, 이 폭풍전야의 고요는? 성진은 궁금했다’와 같이 불안해하는 대목이 그렇다. 이 같은 농담 혹은 재치, 너스레 속에 진지한 문제의식과 생각해볼 거리가 담겨 있는 것이 김연수 소설의 특징인 것 같다. 찬란하게 피었다 지는, 너를 닮은 ‘벚꽃’ 벚나무는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심어놓은 가로수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벚꽃축제를 하기 위해 앞다투어 벚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시내 가로수의 10.7%(2018년 현재)로 은행나무·플라타너스·느티나무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가로수다. 벚나무는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고 꽃이 무더기로 피는 것이 특징이다. 도시에 흔히 많이 심는 화려한 벚나무는 대부분 왕벚나무다. 여의도 벚꽃들도 대부분 왕벚나무다. 왕벚나무는 다른 벚나무에 비해 꽃이 크고 꽃자루와 씨방, 암술대에 털이 있는 것이 식별 포인트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 거기서 거기여서 일반인이 굳이 벚나무, 왕벚나무를 구분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왕벚나무 원산지를 놓고 한·일간에 100년 이상 논쟁이 있었다. 일본은 왕벚나무의 원조는 당연히 일본이라고 생각했으나 에밀 타케 신부(프랑스 출신으로 구한말 우리나라에서 활동한 선교사이자 식물학자)가 1908년 제주도 한라산 자락에서 왕벚나무의 자생지를 발견했다. 그 후 한국학자들은 왕벚나무가 제주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주장했고, 일본 학자들은 수백 년 전부터 일본에서 자생하고 있었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그런데 근래에 국립수목원 주도로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제주도와 일본의 왕벚나무는 다른 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도 왕벚나무는 올벚나무를 모계(母系)로 하고 벚나무 또는 산벚나무가 부계(父系)인 자연교잡종인 반면, 일본 왕벚나무는 모계는 올벚나무로 같지만, 부계가 오오시마벚나무로 달랐다는 것이다. 한·일간 100년 왕벚나무 원조 논쟁이 싱겁게 끝난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제주도 왕벚나무는 한라산 해발 450~900m 지대에서 드물게 자생하고 있다. 서귀포시 신례리, 제주시 봉개동에 각각 천연기념물 156호, 159호인 왕벚나무가 있다. 왕벚나무는 제주시 가로수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제주시 가로수 30종, 4만 347그루 중에서 왕벚나무가 30% 가까운 1만 1638그루(2019년 현재)를 차지하고 있다. 적어도 왕벚나무 자생지인 제주도는 가로수로 자생 왕벚나무를 심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제주시가 시내 일부 왕벚나무 유전자 검사를 해본 결과, 모두 제주 자생 왕벚나무와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산과 우리 벚나무를 접목하거나, 일본 교포가 보내준 왕벚나무 묘목을 심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제주 자생 왕벚나무를 증식해 묘목을 만들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해 11월 삼도1동 전농로와 병문천 도시숲에 자생 왕벚나무 52그루를 가로수로 심었다. 제주시는 점진적으로 기존 왕벚나무를 자생 왕벚나무로 교체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기존 왕벚나무가 워낙 많아서 자생 왕벚나무 가로수길을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매화와 벚꽃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 매화와 벚꽃은 비슷한 시기에 피어 두 꽃을 구분하는데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많다. 매화가 지기 시작하면서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매화는 아직 춥다 싶은 2~3월에, 벚꽃은 봄기운이 완연한 3~4월에 피는 것이다. 매화와 벚꽃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꽃이 가지에 달린 모습을 보는 것이다. 매화는 꽃이 가지에 달라붙어 있지만, 벚꽃은 가지에서 비교적 긴 꽃자루가 나와 꽃이 핀다. 나중에 열매가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매실나무는 줄기에 바로 붙어 매실이 열리고, 벚나무는 긴 꼭지 끝에 버찌가 달리기 때문이다. 꽃잎 모양도 매화는 둥글둥글하지만, 벚꽃은 꽃잎 중간이 살짝 들어가 있다. 매화는 향기가 진한데 벚꽃은 향이 약한 편이다.
결국은 선생님이다. 교육을 살리는 원동력은 교사들의 역량에 달려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은 그래서 오래도록 설득력을 갖는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 교육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언 땅을 뚫고 꽃을 피우는 복수초처럼 교육을 살린 학교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상계제일중학교. 모두가 학력저하를 걱정하고 교육격차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 학교만은 예외다. 한때 그 학교에 가면 절반은 포기해야 한다는 일명 ‘반포학교’로 이름나 학생들이 배정을 꺼렸다. 교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교육청이 전보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학생들이 몰려온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올해도 전입생이 늘었다. 교사들도 서로 오고 싶은 학교다. 이제는 전보 경쟁이 치열해져 교육당국이 선호학교 지정을 고민할 정도다. 이뿐 아니다. 방역에도 성공을 거둬 아직껏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중 삼중의 체열검사 등 학교 내 방역시스템은 최상급 수준이다. 안심하고 자녀를 맡겨도 되는 학교, 겉보다 내실이 더 탄탄한 학교,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학교 상계제일중이다. 교원학습공동체만 11개 ... 교사들 열정이 원동력 변화와 혁신의 중심엔 교사들의 치열한 열정이 담긴 교원학습공동체가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자 교원학습공동체들은 즉각 비대면 수업도구와 수업방법에 대한 협의에 들어갔다. 그리고 여기서 모아진 수업 아이디어와 축적된 자료는 전교사를 대상으로 한 멘토링 연수로 이어졌다. 교사들은 비대면수업에 맞춘 수업도구 사용법을 익히고, 모의수업을 진행하며 실제 수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점검했다. ‘책마중’ 교원학습공동체는 구성원끼리 실시간 화상수업을 열어 본인이 습득한 다양한 자료들을 나누며 마이크로티칭을 이어갔다. 이 같은 수업나눔은 온라인클래스에서도 이뤄졌다. 교사들은 수업나눔방을 통해 타교과수업을 참관하고 서로 궁금한 것을 나누면서 수업에 필요한 것을 배웠다. 학교 측의 지원도 남달랐다. 멀티미디어실을 설치, 교사들에게 도움을 줬다. 1인 미디어실과 다인 미디어실을 활용한 수업제작 및 실시간 수업 진행, 블루스크린을 활용한 동아리활동까지 가능했다. 그리고 늦은 개학. 상계제일중은 어느 학교보다 먼저 비대면수업에 안착했고 학생들은 안정된 학습분위기 속에서 예전처럼 수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 교원학습공동체들은 또 교과활동에만 치우치지 않았다. 이 학교 교원학습공동체인 ‘진로탄력성연구회’와 ‘ASWELL’은 교과수업에 진로탄력성 요소를 포함시켜 진로선택에 좌절을 느낀 아이들에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 주는 데 주력했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은 올해도 이어진다. 상계제일중은 올해 다양한 개성을 가진 공동체 11개를 운영, 학생들의 수업과 생활지도를 위한 나눔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열손가락 교육활동 상계제일중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게 ‘열손가락 교육활동’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소위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10가지 프로그램을 통칭하는 말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처럼 한 아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학교 측의 다짐 가득한 교육활동이다. 대표적인 게 과학영재학급 운영.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학생들의 사고력·창의력·문제해결력·자기주도학습능력을 키워준다.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영재수업은 밴드를 통해 사진과 영상형태로 공개돼 항시 가정과 학교가 소통하는 공간이 됐다. 또 등교수업이 어려웠던 순간에도 줌을 통한 3D 프린팅 프로그램 수업과 메이커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열손가락 교육활동 중엔 ‘환상의 짝궁’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코로나19로 벌어진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복지 집중지원학생과 대학생을 1대1로 매칭하는 멘토링 사업이 그것. 매주 1~2회 실시한 멘토링 학습지원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며 학생들의 기본학력 증진에 힘썼다. 반년 조금 넘는 활동기간이지만, 학생들의 성적은 향상됐고 만족도 역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력은 물론 정서적 안정까지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멘토링 활동이 짧은 시간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기초학력 부진과 교육격차 해소에 섬세하게 접근한 학교측의 노력이 큰 뒷받침이 됐다. 학력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이 가정환경. 어떤 여건에 놓여 있느냐가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육복지 취약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비롯 보호자의 안전까지 학교에서 세심하게 챙겼다. 교육복지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학습은 어떠한지, 건강은 괜찮은지 정기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며 확인하고 관리했다. 이와 더불어 모든 교육취약학생과 보호자의 안전·돌봄·건강상태·온라인학습상황을 파악, 맞춤형 지원이 이뤄졌다. 실제 학교 측은 지난해 3~6월 이들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전달하고 필요한 경우 가정방문까지 마다 않는 등 열과 성을 다했다. 교사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담임교사나 비담임교사가 집중지원학생을 중심으로 2~4명 그룹을 형성, 상호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며 문화체험 등 다양한 멘토링 활동을 가졌다. 사제 멘토링에 참여하는 학생 중 온라인 학습관리가 안 되는 학생은 직접 학교로 불러 교사와 함께 학습지도와 진로탐색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학교 이회성 교감은 “담임과 많은 대화를 통해 학생의 학교생활이 성실해지고 밝은 모습으로 변화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턱스크’도 ‘코스크’도 정말 없었다 그래서일까. 지난 3월 8일 상계제일중에서 만난 학생들은 밝고 구김살 없다. 체육시간, 운동장 반 바퀴를 전력 질주하고도 마스크에 손은 대는 학생이 없다. ‘그래도 중학생들인데…’ 하는 마음에 의심 가득한 눈으로 20여 분을 지켜봤지만, ‘턱스크’도 ‘코스크’도 정말 없었다. 스스로를 지킬 줄 아는 아이들. 그러고 보니 이 학교엔 꿈과 끼를 키우는 예체능활동도 활발하다. 학생들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상계제일 오케스트라. 코로나19로 침체된 학교분위기를 살린 1등 공신이다. 답답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상계제일 오케스트라는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동아리활동을 마치고 나오던 한 학생이 “선생님 저희도 유튜브 영상 올려요”라는 가벼운 한마디가 단초가 돼 지금은 20명 넘는 단원을 거느린 오케스트라가 됐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학생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연습을 거듭했고 근 4개월간의 노력 끝에 아름다운 연주곡이 담긴 영상을 제작, 친구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고 한다. 오케스트라만이 아니다. 코로나로 자칫 무산될 뻔했던 축제도 영상으로 진행하면서 언택트 시대가 무색한 열기와 참여를 이끌어냈다. 학생들은 집이나 놀이터에서 자신의 애창곡과 댄스·안무 등을 영상으로 제작, 축제 오디션에 응모했다. 지난해 영상축제에서는 교사들의 숨겨진 모습도 공개돼 학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 학교 관계자는 “훌륭한 댄스와 가창력을 보여준 ‘예능교사’들의 모습에 학생과 교사 간 마음의 거리는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귀뜸했다. 상계제일중을 서울 강북지역 으뜸학교로 만들어낸 강삼구 교장. 지난 2019년 공모교장으로 부임한 그는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학교, 안전한 학교와 학생중심 생활지도, 소통하고 공감하는 학교문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교사들과 함께 쉼 없이 달려왔다. 강 교장은 “학교란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가고 싶은 곳,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교사들의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교육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늘 웃는다. 아니 웃는 상이어서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와 몇 마디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기분 좋은 심리적 전염이다. 누구든 만나면 호감을 느끼게 된다고 해서 교육부 직원들은 그를 ‘3초 친화력’으로 불렀다. 가장 본받고 싶은 교육부 공무원 1위로 뽑히기도 했다. 대부분의 베이비부머가 그러하듯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마음이 울적해 지면 공을 차고 놀았다. 축구는 그의 인생 깊숙이 각인돼 있다. 국가대표를 꿈꿨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기에 ‘생계형 공무원’이 됐다. 공직 첫 출발은 조그만 시골의 면서기. 사무관만 돼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9급 말단 공무원에서 시작한 인생은 30여 년 만에 교육부 1급 기획조정실장까지 올랐다. 그리고 2021년 3월, 자산 23조 원의 사학연금관리공단 CEO로서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주명현 사학연금이사장 이야기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1년 만에 2조 원이 넘는 기금운용 수익을 올렸다. 1975년 사학연금 창립 이래 최고 기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지만, 사학연금은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봄기운이 기분 좋은 3월 첫 주. 아침나절 안개 자욱했던 전남 나주는 오후가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했다. 나주시 문화로 사학연금 사옥 11층 집무실에서 주 이사장을 만났다.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이 2조 원을 돌파했다. 저성장·저금리라는 금융환경 속에서 쉽지 않았을 텐데. “정확히 2조 1,410억 원이다. 수익률로 보면 11.49%를 기록했다. 한때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현금성 자산과 보유채권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기민하게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국내 주식은 34.43%, 해외 주식은 13.89%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자산운용팀 등 사학연금 직원들의 공이 컸다.”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 등 공적연금은 적립방식으로 운영된다. 보험료를 거둬서 일정 기간 상당한 규모의 기금을 미리 쌓아놓고 그 기금을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려서 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금운용 수익률은 연금재정의 젖줄이나 다름없다. 2년 연속 높은 성장세다. 앞으로 계획은. “우리는 지난 2019년에도 11%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다. 이참에 2025년까지 5개년 자산배분계획을 수립,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등 투자 다변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안정적 연금지급을 위한 책임준비금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수가 줄어들면서 사학연금 안정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사학연금의 재정은 국가 지원을 받는 다른 공적연금들보다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와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면서 가입자 수는 줄고 있다. 반면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로 노령 인구는 많아져 재정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우리 공단이 작성한 장기재정추계에 따르면 연금고갈 시기가 2049년으로 종전 2051년보다 2년 앞당겨졌다.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연금을 탈 사람은 많아져 수지균형을 맞추기 힘들어졌다는 뜻인가. “연금 부담-수급 구조의 불균형은 사학연금의 가장 큰 위협이다. 1995년과 2000년, 2010년, 2015년 등 모두 4차례 연금개혁이 단행됐지만, 연기금 소진 시점을 연장하는 데 그쳤을 뿐 부담-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적정부담과 적정급여로 개선이 이뤄져야 연금재정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사회적 합의가 관건이다.”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우리 공단에서는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세대 간 형평성 강화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정책연구에 착수했는데 연금액 조정방식 변동 방안을 모색하고 필요한 해외사례도 찾아보고 있다. 연금가입자들이 충분한 노후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믿고 지켜봐 달라.” 정부가 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가입자가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도록 설계한 점도 기금 고갈의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공단에만 책임을 지울 수는 없을 것 같다. “연금 기금이 고갈되면 국가가 지원하도록 명문화된 조항이 사학연금법에 명시돼 있다. 걱정 끼치지 않도록 기금운용을 잘해 나가겠다.” 말씀처럼 사립학교 교직원연금법 53조 7항에 ‘법률 또는 제도적인 사유로 이 법에 따른 급여를 기금으로 충당할 수 없을 때는 국가가 그 부족액을 지원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다. ‘할 수 있다’라는 문구는 ‘책임준비금을 국가나 자지체가 부담한다’로 돼 있는 공무원연금법과 차이가 있어 보이는데. “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개정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3년 임기 중 1년이 지났다. 취임사를 읽다 보니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한 것이 특히 눈길을 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경영의 지향점을 고객에 두고 고객의 입장에서 체감하고 만족하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단 미션도 ‘안정적 연금복지서비스로 교직원 행복실현에 앞장섭니다’로 바꿨다. 앞으로 교직원 생애주기별 복지사업을 다각화하고 챗봇을 활용한 24시간 고객상담서비스를 추진, 다양한 온라인서비스로 패러다임 전환에 힘쓰겠다.” 이사장 취임 이후 사회적 가치실현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하던데.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공단직원들과 뜻을 모았다. 나주특산물인 배즙을 대량 구입, 코로나 최일선에서 싸우는 대구와 수도권 의료진들에게 전달하고 화훼농가를 살리기 위한 사랑의 꽃나누기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또 지역 내 취약계층가정 100가구에 성금을 지원하고 장학사업과 재해구호기금을 전달한 바 있다. 아울러 빛가람 도란도란 클래스라는 문화강좌를 개설해 판로가 끊긴 문화분야 소상공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주민들에게는 문화활동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우리 공단건물에 입주한 기업들에게는 임대료의 50%를 인하하는 조치도 취했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본사가 나주에 있다 보니 직원들의 정주 여건 개선도 과제가 아닌가 싶은데. “개인적으로 직원들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게 직장 어린이집이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는 보육시설이 필수 조건이다. 마침 지난해 국회에서 직장보육시설 건립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숙원을 풀게 됐다. 우수한 여성인력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등 근로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골 면서기로 출발해 1급 공무원인 교육부 기획조정실장까지 올랐다. 입지전적 인물로 종종 소개되곤 하는데. “너무들 좋게 봐줘서 쑥스럽기도 하고 과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흔한 말로 난 빽도 없고, 돈도 없고, 그럴듯한 학벌도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늘 남보다 열심히 살아야 했다. 힘들 때면 가슴 속에 딱 두 가지를 새겼다. ‘누구에게나 있을 때 잘하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였다. 운 좋게 교육부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입바른 소리 했다가 출장지에서 인사이동 통보를 받는 곡절도 있었지만, 결국 그분들 덕에 무사히 공직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난 빚이 많은 사람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 이사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2025년이면 서울 여의도에 사학연금회관이 새롭게 건립된다. 그곳에 대한민국 사학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불까지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사학의 공이 컸다. 지난 1975년 회원수 4만 명으로 시작한 사학연금이 오늘날 43만 명으로 10배 이상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사학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사학의 역사와 사학연금의 발자취를 기리는 공간을 꼭 만들고 싶다.”
혼란의 2020학년도가 지나고 새로운 2021학년도가 시작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연일 3~4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아직 교육현장의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20학년도에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다양한 방식의 원격수업이 운영되었다. 2020년 4월의 그 날을 많은 선생님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침부터 e학습터에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고 계속되는 전화로 난리가 난 학교 교무실, 선생님도 접속이 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던 그 날의 모습은 ‘원격수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았다. 그렇다면 약 1년간 원격수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e학습터는 지금 현장의 선생님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e학습터의 기능이 대폭 향상되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표 1 캡쳐한 것과 같이 2021학년도 초등 EBS 온라인 클래스 신규 개설이 중지된 상황에서 초등학교 공식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으로 통용되는 만큼 교육현장의 요구가 더 많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은 e학습터의 자체 콘텐츠 수가 너무 적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학급 수업에 필요한 온라인 콘텐츠는 수업을 하는 교사가 직접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차시의 수업안에 교사가 제작하는 콘텐츠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적절히 조화롭게 구성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온라인 콘텐츠는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가 직접 만들어내기 어려운 다양한 수업자료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e학습터의 자체 콘텐츠는 표 2 캡쳐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하나의 단원에 2개의 주제만 제시되어 있는 등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온라인 학급관리 기능은 빠르게 개선되었지만, 실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확보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학급관리 기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선생님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체 콘텐츠를 많이 확보한다면, 온라인수업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에서는 LMS 기능보다는 온라인 콘텐츠의 품질에 대해 많은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수요자의 입장에서 볼 때 온라인수업, 특히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수업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이 직접 제작하기는 어렵지만, 수업에 꼭 필요한 내용의 다양하고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것이 e학습터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급관리 기능면에서는 선생님들이 어떤 불편을 느끼고 있을까? 많은 선생님들이 출결과 연관되는 진도율을 이야기하고 있다. 원격수업에서 선생님·학생·학부모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출결 인정 여부이다. 지난 2월 경기도교육청에서 공문으로 발송한 2021학년도 초등 원격수업 및 등교수업 출결·평가·기록 가이드 라인에는 원격수업의 기본 원칙 중 출결 기록을 ‘교과 담당교사(담임교사, 교과 전담교사)가 실시간 또는 사후 출석 증빙자료를 확인하여 차시별로 출결 보조장부(출석부) 또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메뉴에 출석 또는 결석(결과)으로 기록’ 하는 것으로 안내하였다. 하지만 e학습터에서는 우리 반 학생들의 차시별 진도율은 한눈에 알아볼 수 없었다. 학습 현황을 클릭하면 진도율은 나오지만 이 진도율은 해당 강좌 전체 즉, 일별로 강좌를 구성한 경우 일별 전체 진도율이 노출되는 것이다. 차시별 진도율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주제별 현황의 보기 버튼을 클릭해야 한다. 표 3과 같이 100%일 경우에는 상관없지만, 강좌 진도율이 100%가 아닌 경우 주제별 현황을 클릭해서 매 학생마다 확인을 해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육현장에서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과학 한 차시를 구성하는 데 있어 ‘도입→활동 1→활동 2→정리’ 등 4개의 콘텐츠로 구성하고, 도입과 정리에 10초 정도의 콘텐츠를 탑재하고, 활동 1과 활동 2에는 15분 정도의 콘텐츠를 각각 탑재했을 경우 도입과 정리의 20초만 수강해도 진도율은 50%가 된다. 과목 진도율로만 보면 절반이나 들은 셈이지만 실제로는 1/10도 듣지 못한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 1교시 국어에 5개의 콘텐츠를 탑재하고 2교시 체육에 3개의 콘텐츠를 탑재했다고 했을 때, 국어 과목은 모두 수강하고, 체육 과목은 1개의 콘텐츠만 수강했다고 가정하면 국어는 100%, 체육은 33%의 진도율이지만 실제 학습현황에서 첫 번째 창에 노출된 진도율은 강좌의 전체 콘텐츠를 기준으로 6/8에 해당하는 75%가 된다. 출결 기준 진도율을 70%로 정한 학교인 경우 실제로는 체육수업을 수강하지 않은 것이지만 선생님들이 일일이 주제별 현황을 클릭하지 않을 경우 75%로 판단해 출석처리 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잇따른 진도율 오류 ... 교사들만 골탕 그 외에도 외부 URL로 컨텐츠를 제시하는 경우 클릭하기만 해도 진도율이 100%가 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반의 경우 강좌를 구글 사이트에서 작성해서 URL로 제공하는데, 학생들이 클릭 한 번만 하면 진도율이 100%가 되어서 어느 정도 수강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e학습터 자체의 콘텐츠가 풍부하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콘텐츠를 만들어서 탑재하거나 외부 URL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는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아직도 간혹 발생하는 진도율 오류와 출석 오류 등의 문제는 학생의 출결과 직결되는 것으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우려스러운 것으로 저작권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수업에 유용한 자료라면 저작권은 생각하지 않고, 일단 콘텐츠에 삽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콘텐츠의 소비가 폐쇄된 학급 내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작권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릴 때부터 저작권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에 포함된 사진·영상물 등에 대한 저작권 관련 필터링 기능을 추가한다거나 저작권과 관련된 내용을 콘텐츠 제공 시 학생들에게 안내한다면 무분별한 콘텐츠의 사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학습터의 기능은 1년 동안 빠르게 발전했다. e학습터 화면 하단에는 지금도 기능 개선을 요청할 수 있는 연락처가 안내되어 있고, 많은 선생님들과 기술진의 노력에 의해 개선되고 있다. e학습터가 선생님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원활한 원격수업을 위해 빠르고 효과적으로 개선되는 부분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지금처럼 학교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 개선해 나간다면 세계 제일의 원격교육 학습관리시스템으로 거듭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난달 세종시교육청이 관내 학교들에 보급하고 수업에 활용하도록 한 책 촛불혁명은 교육계에 분명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교육계 안에서의 소란’ 즉,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듯한 모습이다. 물론 논란이 일어난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역사를 전공하는 직업상 ‘모든 사회적 사건은 많든 적든 논쟁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는 기본인식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편이다. ‘논쟁’ 능력을 잃어버린 한국의 진보세력 한국 현대사는 ‘논쟁’보다는 ‘시위’로 점철된 역사였다. 해방 이후 군정 치하의 크고 작은 시위는 말할 것도 없고 전쟁 이후에도 자유당 부정선거 반대, 한일협정 반대, 유신헌법 반대, 계엄령 선포 반대, 5공 헌법 반대 그리고 소위 문민정부 이후에는 WTO 반대, 신자유주의 반대, 기업의 노동착취 반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반대 시위가 있었다. 굵직굵직한 정치·경제적 사안에는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대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80년대를 지나고 한국인들의 역사관이 바뀌면서 일련의 반대 시위들은 ‘구악(舊惡)’을 내몰고 ‘정의를 외친 선(善)한 역사적 시도’로 새로이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물론 이러한 역사관의 변화는 그냥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같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 진보세력은 한 번도 창의적인 적이 없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진보세력의 사고가 유럽의 68혁명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어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신좌파 물결을 쏟아낸, 일본의 ‘전투적 좌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진보세력은 사상 서적들의 대부분을 일본 번역서로 탐독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고, 의식했든 못했든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사고체계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19세기 변증법적 세계관에 입각한 경직된 사고는 이후 치열한 학문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한 적 없이 스스로 편향된 시각에 매달려 독선화되어 갔다. 또한 한국의 진보세력들은 한 번도 현실적이었던 적이 없었다. 소위 586 진보진영의 사고는 사상적 핵심이념이라 할 수 있는 민주주의(democracy)와 민족주의(nationalism)에 깊이 세뇌되어 있다. 이 두 이념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신성시되고 있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민주주의와 민족주의가 합쳐질 때 나오는 것이 바로 ‘전체주의적 대중독재’이다. 가령 1차 세계대전 전야의 독일이 엘리트적 민족주의에 심취해 있었다면, 2차 세계대전 전야의 독일은 바로 민주주의적 민족주의에 심취해 있었다. 독일이 이 같은 지루한 관념론적 집단주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두 차례의 패전을 통해 자유주의적 개인주의를 대표하는 영미권 사회의 장점에 눈뜨기 시작하면서였다. “우리만 옳다” … 타협엔 무관심한 배타적 집단주의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진보교육감은 사회를 보는 시각이 독선적·관념론적 성격을 강하게 띨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지식 시장에서 한 번도 제대로 경쟁에 노출되어 본 적도 없고, 현실적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작동하는 시장원리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말이다. 최근 자사고 지정 취소,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법인설립 취소 처분 패소, 학부모 반대로 혁신학교 지정 취소 등 일련의 사건은 소위 진보교육감들이 보여준 평등주의적·집단주의적 가치들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거부 대상이 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물론 정부와 민간 사이의 대립 혹은 긴장 자체가 부정적인 현상은 아니다. 문제는 이들 진보교육감의 사고체계가 다원주의적이고 상대적인 이해관계의 상충을 합리적으로 해소해 나가기 힘들다는 데에 있다. 다원주의와 상대성을 근간으로 하는 개인주의적 사고와 타협하기에는 공동체주의 이념이 너무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들은 자신들의 이념에 거스르는 이해집단과의 타협엔 무관심하다. 그렇다고 사회적인 논쟁을 주도해 나갈 논리의 기반이나 철학적 깊이를 가진 것도 아니다. 즉, 광장을 가득 메운 민중의 열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상향에 매료된 사회관은 스스로 사회적 저항집단에 맞서 논쟁할 능력을 잃게 했다. 지난달 촛불혁명 서적 배포 사건 때 세종시교육청은 촛불혁명 서적과 관련한 답변에서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인용했다. 하지만 이는 진보교육감이 이끄는 교육기관들의 비논리적인 이율배반성을 잘 보여준 사례다. 알다시피 보이텔스바흐 협약은 다양한 시각이 교실수업에 소개되어야 한다는 진보교육계 주장의 ‘유용하고 권위 있는 근거’로 흔히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정체성 정치를 추구하는 진보사상은 자신들의 평등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 이상에 거슬리는 가치는 철저히 배척해왔다. 이러한 배타적 집단주의 시각으로 교육내용을 독점해온 편향성과 배타성은 지난 4년 동안 진보정권과 진보교육감의 협력 속에 더욱 강화되어 왔다. 혁신학교는 바로 그러한 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장치이자 공간이었다. 편향성, 그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 아니다 교사들이 그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야 했던 말 중의 하나가 민주시민교육이다. 그런데 이들 진보교육감의 사고 속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라기보다 민족주의·반자본주의와 같은 강한 집단감성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에 가깝다. 진보교육계는 예전부터 구체적인 학생 개인의 지성(학력)과 도덕성(인성)보다는 공감과 소통 등의 모호한 구호들로 버무려진 공동체적 감성을 고취하고자 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브레이크 고장 난 폭주기관차’처럼 제어 없이 이뤄지고 있는 혁신학교나 민주시민교육은 대표적인 교육과 학교의 예산 낭비 정책이다. 예산의 방만한 집행은 단순히 혁신학교나 특정 사업에 드는 예산뿐 아니라 학생들의 의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퓰리즘을 연상케 하는 각종 지원금은 정말 어려운 형편의 학생을 돕기보다 교사가 학생을 쫓아다니며 지원금을 받도록 독려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어떤 학부모는 지원을 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 양식 설명조차 듣기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하는데 우물물을 가지고 아쉬운 사람을 쫓아다니고 있다. 학생들 역시 책걸상·에어컨·히터·화장실 휴지·청소도구… 등을 아까운 줄 모른다. 아무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절약의 필요성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제는 제때 지급되지 않거나 공급되지 않으면 불평불만을 터뜨리는 학생들만 늘어날 뿐이다. 그런데 학생들도 안다. 자기 돈을 털어 떡볶이라도 사 먹을 때는 조금이라도 저렴하고, 입맛에 맞는 가게를 신중히 고르며, 자신의 소중한 돈을 경제적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무상교육과 학생 복지, 학교 민주화가 마냥 강조되는 교실상황에서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제는 학교에서 근면·자조·성실 따위는 아무도 강조하지 않는다. 민주시민교육의 이름 아래 공감·소통·협력이 그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선택에는 비용이 지불된다’는 것과 ‘효율적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는 기본적 삶의 태도를 강조하면, 마치 무슨 삭막한 인간관을 설파하는 교사로 낙인찍힐 지경이다. 이렇듯 개인의 자립과 책임의식을 침식하는 교육관 역시 그 해악성은 배타적 집단주의 교육관에 비해 덜하지 않다. 진보교육감들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신념에 충실하게 일해 온 셈이다. 진보정책들의 결과가 대부분 그렇듯 ‘입시지옥에 반대한다’고 외쳐왔다. 하지만 엄연히 존재1하는 학력시장의 존재를 부정함으로써 정책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개인이 집단 속에 숨는 법을 가르치는 학교교육, 그리고 그런 학교에서 점점 자신의 인격성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무게를 회피하려는 학생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가에 대해 이제는 더욱 활발하고 자유로운 논쟁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진보교육감의 ‘질주하는 편향성’에 맞서 당당하게 ‘그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저출산 대응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전략 2030년경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절대인구 감소가 2019년 11월부터 시작되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는 지속적으로 저출산 기본계획안을 만들어 시행했었고 교육 분야에서도 관련 정책을 만들어 시행해 왔으나 저출산 사태는 더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19년 11월에 지금까지와는 초점이 다른 범부처 인구정책 TF에서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교육 분야의 대응 전략은 ‘교육시스템 효율적 개선 및 평생교육체계 구축’이고 주요 대응 방안으로 네 가지를 발표했는데 그중 세 가지가 유·초·중등 분야 방안이다. 이 세 가지는 1)신규교원 수급 기준 마련 및 교원자격·양성체계 개편, 2)다양한 학교 설립 운영·지원, 3) 학교시설 활용 확대 및 복합화 등이다. 이 계획에 의거하여 정부는 초·중등교원 정원을 줄이겠다는 발표를 하고, 교원 양성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충격 완화 방안’의 직접적 목적이 비록 학생수 급감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출산율 급감 사태를 진정시키고 바람직한 출산율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저출산 시대의 특징을 깨닫고,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여 행복한 민주시민이 되게 교육해야 한다. 하지만 발표된 안은 그러한 궁극적인 목적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가령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방안’의 하나인 교원 감축 정책은 결국 부모의 자녀교육 부담을 늘리게 되어 예비 부모들의 출산율을 낮추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체제공학과 복잡계 관점에 따르면 정책이 기대한 성과를 가져오도록 하려면 설계할 때 최종 정책의 모습만이 아니라 참여자, 결정 과정, 그리고 문화적 특성 등을 감안해야 한다. 이러한 복합적 접근에 부합하는 전략으로는 교육관련대책과 교육적대책 병행, 밝은 점 찾기 전략, 우리 교육 강점 찾기, 린 스타트업 모델(lean startup model)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정책 결정 절차이다. 복잡계 관점에서 보면 정책 결정에 구성원을 참여시키거나 그들의 관점을 반영시키지 않을 경우 만들어진 정책은 성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현 정부가 활용하고 있는 공론화 접근을 비롯하여 관련 집단(교사·학부모·학생·지역사회)의 정책 의제 선정 및 결정 과정 참여 기회 제공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각각에 대해 간략히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저출산 관련 교육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교육관련대책에서 한발 나아가 교육적대책으로서의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교육관련대책이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거나 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는 대책을 의미한다. 교육관련대책은 교육대책이 성공하도록 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교육대책은 여건 조성이므로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하지만 필요조건에 불과하므로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보장하기가 어렵고, 대책 마련 기대와 달리 부작용이 속출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교육적대책이란 사람들이 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육을 받고자 하는 열의를 갖도록 유도하는 데 기여하는 대책, 그리고 사람들의 관점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에 초점을 둔 대책이다. 그리고 교육으로부터 소외된 가정과 아이들이 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육을 받고자 하는 열의를 갖도록 유도하는 데 기여하는 대책을 의미한다. 교육적대책의 가장 핵심은 열의와 능력을 가진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유인책을 제공할 경우 그 유인책을 바라보고 오는 교사들만 늘어나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따라서 저출산 관련 정책 구현에 헌신하고자 하는 진정한 열의와 능력을 가진 교사를 가려내고, 이들이 목적 달성을 위해 헌신하도록 하는 여건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밝은 점 찾기 전략이란 저출산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과 사람들 속에서도 잘 적응하거나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 이를 보편화시키는 전략을 의미한다. 중앙정부 주도적인 정책안은 각 학교의 실정에 맞지 않기도 하지만 ‘NIT 증후군(Not Invented Here Syndrome: 외부에서 들여온 해결책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비현실적인 해결책이라며 무조건 회의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보이는 증후군)’으로 인해 학교현장에서 거부된 경우도 있었다. 학교혁신은 일반 행정혁신과 달리 하향식으로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여기에서 제시한 ‘밝은 점 찾기’는 교사 주도적인 교육개혁을 위한 훌륭한 전략의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 교육은 부모와 학생의 높은 교육열, 우수한 교원, 교원 순환근무제,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 불평등도 등 여러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는 정책이 될 때 그 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린 스타트업 모델(lean startup model)이란 실행하면서 이론을 수정하고 구체화해 나가는 ‘실행기반 이론화 방식’을 의미한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대부분 아이디어를 실행해 가면서 계획을 수정해가는 이 방식을 따른다. 린 스타트업이란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이다(이희우, 2015). 이 모델은 ‘변화가 빠르고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에 그리고 남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분야 선두 주자일 때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이 접근법은 이론에 근거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기존의 ‘이론기반 실행화 방식’과는 다른 방식이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저출산 시대 교육정책을 설계할 때에는 완성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기보다는 일단 비전이 만들어지면, 그 비전의 핵심이 담긴 개략적인 개혁안을 만든 후 현장 실험 과정을 거치고 반응을 보아가면서 개혁 방향을 다듬어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 과정을 통해 효과를 확신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혁안이 만들어지면 그때 가서 적극적으로 전국 확산을 시도하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 현 정부에서 도입한 공론화 제도도 조금만 수정하면 사회구성원이 폭넓게 공감하는 바람직한 안을 도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정책 의제 도출과 결정 과정은 공론화위원회가 정하고, 구체적인 정책안은 각 관련 집단이 동의할만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 설 수 있는 전문가 및 관계자에게 맡겨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기에서 만들어진 안을 공론화위원회가 정한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듬어 합의하는 그러한 제도를 만든다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문제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정책은 체제 공학과 복잡계 관점의 정책 설계에 부합한 정책이 될 것이다. 정책 수립 전략에 따른 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 대응책 저출산 결과 발생한 현상 중의 하나가 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이다. 2021년 입학 대상은 초저출산(출산율 1.3명 이하)이 시작된 2002년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입 정원에서 고3과 재수생 등 인원 추산치를 뺄 경우 신입생 미달 인원 예상치는 2021년 7만 6,325명, 2022년 8만 5,184명, 2023년 9만 6,305명, 2024년 12만 3,748명이다. 2002년 출생아 수는 49만 명이었는데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줄어 2021년 출생아 예상수는 27만 4,000명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볼 때 기존 대학의 절반 이상은 문을 닫게 되거나 새로운 형태의 기관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 국가와 지방 차원에서 보면 모든 대학이 현재처럼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대학은 1년 혹은 2년 목표의 미달 사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때에도 이상에서 제시한 정책 수립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 가령 신입생 미달 교육관련대책은 정원 자체를 조정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라면, 교육적대책은 정원 조정을 통해 대학이 제대로 된 교육을 실시하고 개인·지역·국가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다. 그리고 대학 구성원들이 대학 발전에 열의를 갖고 역량을 키워가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신입생 미달 대응 정책이 교육적대책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야 대학은 개인과 사회의 미래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밝은 점 찾기 전략은 어려움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지방대학과 학과의 사례를 분석하여 이를 확산시키는 전략이다. 유럽과 미주대륙 국가들은 1980년대에 고교 졸업생이 급속히 줄어들자 성인교육기관·평생교육기관·전문직업교육기관으로 변모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신입생의 절반 이상이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외국과 국내의 성공적인 사례를 찾아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을 벤치마킹하면 대학은 새롭게 도약하게 될 수도 있다. 복잡계과 체제공학적 관점도 국가·지방정부·대학 차원에서 대학 정원 미달 사태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할 때 꼭 필요한 접근이다.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 의제 선정 및 결정 과정에는 지방정부·대학·기업·시민단체·학부모·고등학교 관계자 등을 참여시켜야 한다. 대학 차원의 대응책 마련 과정에는 대학 구성원(대학이사회·대학본부·교수·직원·학생·동문)이 참여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까지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정책안을 만드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01 외우(畏友) 서덕현 교수가 책을 보내왔다. 그가 쓴 책의 제목은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수필과비평사)이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연상케 하는 제목이다. 서 교수는 의도적으로 그 제목을 빌려 왔으리라. 책의 제목 앞에 ‘서덕현 교수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서사’라는 수식어가 있다. 나는 책의 제목에서 이미 기구하고도 절절한 아버지 찾기의 행로를 예감한다. 아니 그 이전에 서 교수의 고운 성정과 더없이 정직하고 성실한 성품을 알기에, 이 서사의 운명적 비극성을 예감한다. 서 교수의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는 충청도 농촌에서 1949년 초에 입대하여 1950년 6.25 전쟁 발발 무렵 전사한 아버지를 찾아가(내)는 이야기다. 실제로 그의 부친은 전몰의 구체적 시간과 장소가 미상이다. 임시로 작성한 전사자 명부에 등재된 것이 전부다. ‘잃어버린 아버지’가 확실하게 각인된다. 서 교수가 두 살 때 헤어졌으니,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이다. 전사 통지를 받은 그의 조부모가 견지한 심적 태도는 참으로 짠하게 이해된다. 전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 언젠가는 반드시 집 마당으로 들어설 거다. 20대에 청상(靑孀)이 된 서러운 운명의 서 교수의 모친도 그러했다. 남편이 서울 북방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걸로 믿고 싶어 했다. 게다가 어린 손주인 서 교수에게, 굳이 아버지의 부재를 각성시킬 필요가 있겠느냐 하는 조부의 배려도 있었다. 그래서 서 교수는 아버지의 부재를 거의 의식하지 않고 자랐다고 한다. 우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아버지의 필요를 못 느낄 정도로(못 느끼도록) 조부모의 보살핌이 각별해서 특별한 결핍을 느끼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의식의 현상계에서만 그러했다. 그의 무의식 안에서는 ‘부재의 아버지’가 항상 그를 찾아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가 찾아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그 무의식은 의식의 표면 위로 올라왔다. 아버지에 대한 각성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내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를 찾을 일이다. 아버지를 찾아가는 일, 그것은 고통의 세월을 살아온 어머니 삶의 흔적을 비로소 의미 있게 찾아가는 것이기도 했고, 어릴 때는 몰랐던 조부모님들의 마음 흔적을 제대로 발견하는 일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서 교수 자신의 생애적 정체를 찾아가는 일이기도 했다. 이 책을 씀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존재가 온전하게 되는 데에 이르렀으리라.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제목만 닮은 것이 아니라, 서사를 만들어 가는 스타일도 은연중에 닮았다. 매우 소소하고 작은 사연들을 아버지와 관련하여 끄집어내고 오래 음미한다. 사연마다 감정의 세부 움직임이 살아나고, 그것이 서사의 중심으로 건너온다. 어딘가 훼손된 온갖 파편의 기억을 집요하게 이어붙인다. 그리고는 마침내 아버지의 흔적 하나를 구성해 낸다. 직접 접하지 못한 ‘잃어버린 아버지’이었으므로, 그 아버지를 반영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감정과 말들을 반추한다. 젊은 날에는 그냥 그렇게 들었던 어머니 한숨에 배어 있는 아버지의 흔적까지 되짚어 본다. 서 교수는 아버지의 실체를 몸으로 느끼기 위해서, 1949년 개성 송악산 전투에 투입된 아버지의 포병부대가 기동한 경로 일부를 직접 걸어가 보기도 한다. 나는 이 대목이 감동이었다. 잃어버린 그 무엇을 찾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몸과 정신이 함께 겪는 고행의 일종이다. 아버지 부대는 주둔지 영등포에서 105밀리 곡사포와 함께 한강을 거쳐 무악재를 넘어, 수색을 거쳐, 문산의 연대 본부에서 점심을 하고, 다시 임진강 다리를 건너 송악산으로 간다. 서 교수는 이 길 위에서 아버지의 실체를 느끼려 한다. 서 교수가 여기까지 오기에는, 오래된 전사(戰史) 자료를 얼마나 많이 뒤적거렸을까. 그걸 확인하러 관계기관은 또 얼마나 빈번하게 출입하였을까. 그 이전에 아버지와 관련해서 남겨진 문서와 편지와 사진은 또 얼마나 많이 들여다보았을까. 그리고 어려서부터 서 교수에게 전해져 온 아버지에 관한 주변의 말들을 얼마나 곰곰이 조회했을까. 그 주변 사람들마저도 이미 세상에 없는 형편이었으니, 얼마나 막막했을까. 70년 전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그의 고초에 나는 감화된다. 그것은 고된 수행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아무런 흔적도 없이 변해 버린 길 위에서 그는 아버지의 흔적을, 기어코 찾아서 기술한다. 흔적이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내가 최종적으로 발견하(려)는 어떤 ‘의미의 화신’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02 흔적은 사라짐을 보여주는 쪽에 속하는 것일까.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쪽에 속하는 것일까. 도교식으로 말하면, 흔적이란 사라짐을 통하여 존재를 증명하고, 동시에 존재란 반드시 소멸을 향하여 가는 것임을 흔적이 입증한다고나 할까. 흔적은 그 두 쪽을 모두 아우르는 존재론을 가능하게 한다. 사라지지만 남는 존재, 사라짐을 받아들이며 그 앞에서 겸허해지는 마음, 그 모두를 일깨운다. 조용히 흔적을 발견하는 경지로 나아감으로써, 우리는 우리 내면에 있는 성(聖)스러움을 일깨울 수 있다. 내 안의 거룩함을 만나는 데로 나아갈 수 있다. 아, 거룩함이여, 네가 여기에 있었구나! 하는 정신의 경지를 대할 수 있으리라. 인간은, 어떤 부재에 대해서도 그것을 ‘있는 흔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정신의 힘을 가지고 있다. 흔적을 향해 감으로써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고매해질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한다. 흔적을 통하여 부재를 그 어떤 실존으로 지향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의 정신은 고양된다. 흔적은, 오로지 실증의 논리로만 존재를 증명하라는 현실의 삭막함에 잠시 위안과 쉼을 구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황명륜 시인에게서 흔적의 위안을 받는다. 시인은 ‘흔적’이 가져다주는 사유(思惟)의 깊고 그윽함을 전한다. 시간을 음미하는, 시간의 철학이 참으로 아스라이 전해진다. 옛 고향을 찾아가서 발견하는 흔적을 시인은 이렇게 음미한다. 어린 날 발자욱 소리/ 그 소리 남아 있다// 귀 기울여 앉았으면/ 옛 흔적의 숨소리// 때로는 달빛도 앉아/ 쉬어 가는 그 길목// ‘고향’ 중에서 그런가 하면, 시인은 추풍령 고갯마루를 걸어 넘으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흔적으로 보려는 지혜의 눈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만져지지는 않지만, 면면히 흘러왔을 무량의 시간, 다 가 닿지는 못하는 무한의 공간을 ‘흔적의 감수성’으로 전한다. ‘지금 여기’의 추풍령 길이 유장하게 확장되는 흔적의 상상력을 나는 향유한다. 추풍령 고개 너머/ 가던 길 잠시 멈추고// 숲속의 발자욱 소리/ 기침 소리를 듣는다// 그 누가 오고 갔는지/ 먼 옛길의 이 흔적들// ‘추풍령을 넘으며’ 황명륜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나는 흔적의 미학을 알아차린다. 흔적은 속된 말로 하면,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 그 무엇이다. 그러나 그런 의미의 번짐 때문에 흔적은 무한대 유현함의 세계를 품고 있는 그 무엇이다. 고생대의 동물 화석 같은 것이 흔적의 전형이라 할 수 있을 터인데, 그 화석은 단순히 그 동물만 입증하지는 않는다. 화석을 흔적으로 다가가면 그 흔적이 암시하는 고생대의 생태와 모습에 근접할 수 있으리라. 그래서 흔적을 추구하려는 정신은 과학 정신에 가닿는다. 흔적은 어떤 실증보다도 더 반듯하고 오래 미덥게 우리를 이끄는 마력 같은 것이 있다. 나는 흔적을, 길고도 긴 시간성을 안으로 머금고 있는, 그래서 신령한 그 무엇이 깃들어있는 표식(標式 : 하나의 형식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전형적인 유적)이라 말하고 싶다. 요컨대 어떤 부재(부재의 인물)를 흔적으로 재발견하려는 의식은, 그 부재(부재의 인물)에 대한 나의 각성이 큰 울림으로 왔음을 의미한다. 그 각성은 물론 전(全)인격적이고 때로는 초월성을 띠는 것이라말하고 싶다. 정말 내 생에서 잃어버리고 지내 온 것이 있는가. 소중한 것임에도 잃어버리고 지내 온 것이 있는가. 나의 생은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잃어버린 그것을 찾아서’ 나서 볼 일이다. 그것이 ‘잃어버린 나’를 찾는 길이 될지도 모른다.
그림책을 활용하게 된 계기 Z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 사이 태어난 세대)라 불리는 요즘의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영상물이나 짧은 인터넷 글에는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그렇지만 글의 길이가 어느 정도 있는 종이책, 아니 30분 만에 읽을 수 있는 청소년 단편소설 한 편 조차 읽어보라고 하면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19 국민독서실태 조사’를 확인해보았더니 조사결과에 그런 모습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2017년 조사결과와 비교해 초·중·고 학생들이 종이책을 이용하는 비율은 1.0%p 감소하고 전자책은 7.4%p 증가하였으며, 또한 만화책이나 웹툰을 이용하는 비율은 각각 74.3%, 78.9%를 보여준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필자가 근무했던 학교의 몇몇 아이를 떠올리게 해 주었다. 첫 교직생활을 초등학교에서 보내고, 두 번째 학교로 고등학교에 발령받았다. 우리 지역에서 나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큰 규모의 인문계 남학교여서 사뭇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 실력과 지식이 혹여나 아이들보다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을 품고 수업을 열심히 준비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수업을 진행해보니 읽은 내용을 요약하는 것도,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도,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담긴 글을 읽어내는 것도 서툰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들이 꽤 많아 수업에 애를 많이 먹었던 경험이 있다. 수업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아이 중에 도서관에 비치된 만화책만 주야장천 읽거나 도서관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아마 독서실태 통계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현재 독서교육의 방향에 대해서 의문점을 조금씩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세 번째 근무지인 현재 학교로 이동하게 되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고등학교는 읍면지역에 있고, 인근 학교 중 사서교사가 배치된 곳이 초등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으로 학창시절 동안 사서교사를 접해보지 못한 학생이 절반 이상이다. 더욱이 나에게 처음 큰 걱정을 심어주었던 학교에 비해 학업성취도 수준이 낮은 편이다. 그래서 이 학교로 발령을 받으면서 어느 수준에 시선을 맞추어야 양질의 독서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지, 어떤 소재의 수업을 진행해야 Z세대인 이 아이들에게 글로 가득한 책을 친숙하게 느끼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또 사서교사와 책에 대해 좋은 경험과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쉽게 해결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문득 그림책이 떠올랐다.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시절 들었던 어떤 연수에서 초등 고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직접 읽어주면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감정을 교류할 수 있어 정서적으로 굉장히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배운 기억이 떠올랐다. 그 당시 나 또한 어린 시절보다 더 많은 양의 그림책을 읽으면서 그림책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생겼었다. 그림책이 시(詩) 못지않게 함축된 상징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그림책은 대상 연령대가 어린이로 고정되어 있다는 것은 편견일뿐더러 이야기와 그림이 주는 울림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꼈던 경험이 있었다. 이런 연유로 그림책이 이 학교의 아이들에게도 분명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고등학생, 그것도 곧 성인이 될 3학년 학생들과 함께 읽어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그림책 수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PART VIEW]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 준비과정 우리 학교는 대학 진학을 수시 위주로 하는 학교이기에 교내 활동에 학생들의 피로도가 높았다. 내가 아이들과 진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창의적체험활동이기 때문에 짧은 수업에 부담 없이 활용하기에는 그림책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였다. 그림책은 영·유아를 위한 그림책부터 성인을 위한 그림책까지 굉장히 다양하게 출판되고 있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내용에서부터 철학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내용까지 너무나 다양하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인성교육이 항상 중시되고 있는 것을 떠올리면 어떤 그림책을 고르더라도 학생들에게는 활동의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성교육 측면 또한 충족시키기에 적절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그림책 중에서도 수업에 활용할 그림책을 선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쳤다. 1) ‘배려’, ‘협력’, ‘존중’이 핵심인 제주교육 기조를 떠올리며 평소 아이들에게 다시금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가치 몇 가지를 정리했다. 예를 들면 최근 몇 년간 자존감이 개개인에게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는 생각에서 학생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고 자신의 내면을 존중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개성’을, 친구관계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나에게 털어놓는 학생이 있었기 때문에 함께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관계 맺기’와 ‘존중’을, 교내 다문화학생에게 종종 짓궂은 장난을 치는 아이들을 보면서 ‘다양성’과 ‘배려’ 등을 골라 보았다. 명확하게 상황과 가치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아름다운 가치 사전(채인선)을 참고해 읽었다. 2) 떠올려 정리해 본 가치와 우리 학교 아이들의 모습을 연관 지어 생각해보고, 인터넷 키워드 검색을 통해 책을 골랐다. 가능한 최근에 출판된 책을 고르려고 했지만 쉽게 검색이 되지 않을 경우, 초등학교에 근무했던 시절 수서했던 목록을 살펴보면서 책을 골랐다. 막연하게 인터넷 서점에서 그림책 카테고리를 살펴보아도 꽤 괜찮은 책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고르기에 시간이 촉박하다 싶을 때는 인터넷 사이트 ‘그림책 박물관(http://www.picturebook-museum.com/user/index.asp)’에서 주제별 목록을 검색하거나 ‘책씨앗(http://bookseed.kr/)’ 추천도서 목록을 참고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권위 있는 작가의 작품이나 수상경력이 있는 그림책을 우선으로 했다. 3) 최종적으로 골라낸 그림책을 교사인 내가 먼저 꼼꼼히 읽되 시간차를 두고 2~3회 반복해 읽는다. 그림책을 읽을 때에는 ①그림책의 짧은 텍스트에 담지 못한 의미가 그림 자체에 부여되기 때문에 텍스트뿐만 아니라 그림도 꼼꼼히 해석해야 한다. 아민 그레더의 섬이라는 그림책을 예로 들면 표지 그림에 나오는 성의 이미지,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전반적인 색감을 통해 폐쇄되고 고립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삽화 중에 섬의 어른들이 이방인을 향해 갈퀴 같은 위협적인 도구를 들이미는 장면이 있는데, 그다음 페이지에서는 섬의 아이들이 한 아이를 향해 나뭇가지 같은 것을 들이밀며 괴롭히는 듯한 장면이 다른 삽화들 사이에 작게 그려져 있다. 작은 그림에서도 아이들이 어른들의 행동을 쉽게 배우고 모방한다는 사실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자칫 텍스트만 봤을 때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을 그림 속 한 장면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가 생각할 거리를 계속 던져준다. ②그림책 또한 문학작품이기에 시처럼 독자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거스 고든의 허먼과 로지라는 그림책의 경우 힘겨운 일상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찾아 나가는 모습으로 해석하거나 진로와 관련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가는 모습으로 해석해 제시할 수도 있고, 음악을 사랑하는 두 남녀의 만남으로도 해석해 제시할 수 있다. 바로 그림책의 주제의식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인터넷에 해당 그림책을 검색하면 사람들이 독후 활동을 하거나 분석을 했던 내용을 공유해주기 때문에 참고할 수 있다. 고딩들과 그림책 읽고 생각 나누기 수업하기 이렇게 주제로 사용할 가치와 그와 연관된 내용의 그림책을 골라 깊이 있게 읽고 나면 분명 교사 자신에게도 다양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떠올랐던 생각을 기반으로 학생들에게 제시할 만한 질문거리를 떠올려 정리하고, 한 차시에 진행할 수 있을 만한 질문거리를 모아 활동지로 제작한다. 질문은 자기 자신과 삶에 대한 성찰이 가능한 내용을 담고자 노력하였고, 개방형 질문으로 만들어야 아이들의 창의적인 답변을 살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교사가 제시하는 질문 3~4개에 학생이 1가지 질문은 스스로 만들고 답하도록 한 방식이 가장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함께 읽기를 방법으로 선택했지만, 그림책이라 개개인에게 책을 나누어주면 아이들이 진지하게 읽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 직접 구연을 했다. 참고로 온라인수업 기간에는 저작권 문제로 다른 콘텐츠의 수업을 진행했다. 고등학교 교실에서 그림책 함께 읽고 생각나누기 수업은 다음 순서로 진행했다. ① 그 시간에 활용할 그림책을 소개한다. 칠판에 서명과 저자를 적은 뒤 큰 화면에 앞뒷면 표지 그림을 띄워놓는다. 그리고 어느 나라 작가의 작품인지, 수상경력이나 특이한 사항에 대해 먼저 소개를 하면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표지 그림을 충분히 살펴볼 시간을 주고, 표지에서 무엇을 발견하였는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한다. ② 미리 준비한 질문이 담긴 활동지를 배부한 뒤 3분 정도의 시간을 주고 표지에서 자신이 발견한 것을 바탕으로 책의 내용을 추측해보도록 한다. 서로 추측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발표를 유도하는데 아이들이 이렇게 창의적이었나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을 볼 수 있었다. ③ 그리고 나서 그림책을 직접 읽어주었다. 글을 읽어주고 페이지마다 들어있는 그림을 읽어주면서 중간중간 간단한 질문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글의 표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작가의 의도를 좀 더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④ 그림책을 읽어주고 난 뒤 다시 한번 줄거리를 짚어주고, 활동지에 주어진 질문을 해결하도록 한다. 재치 있는 답변이 기대되는 질문에 대해서는 발표를 통해 아이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기도 하였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질문에 대해서는 비경쟁토론 과정의 일부를 따와서 모둠활동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자신감 있게 아이들도 즐겁게 참여하겠지 싶어 준비를 해놓고서는 혹시라도 아이들이 실망하거나 가볍게 생각을 할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고맙게도 어린 시절 이후 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림책에 아이들은 많은 관심을 가져 주었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기도 하였으며 특히 교사인 내가 직접 최선을 다해 구연하는 모습에 상당히 재밌어하기도 했다. 이 수업에 참여한 것이 성적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생활기록부 내에서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에 그저 책 읽기에 작은 즐거움을 주고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랐지만, 내가 제시한 질문에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골똘히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또한 아이들의 의외의 모습, 깊은 고민, 진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수업이 끝난 뒤에 도서관으로 돌아가는 나를 쫓아오며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던 아이, 이 수업 덕분에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아이, 벅찬 학교생활에서 숨 돌릴 시간이 되어 소중했다는 아이, 그림책의 내용이 자신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는 아이 등 나와의 수업에서 느꼈던 점을 이야기해주는 모습을 보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아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2020년에는 여건상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피드백을 주기 어렵고, 아이들 서로가 서로의 감상을 자주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매시간 감상을 나누면 감정적 유대감을 키우는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해당 주제의 그림책을 함께 읽는 수준을 넘어 그다음 수준의 독서로 이어질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한다. 해당 주제와 관련되면서도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책 한두 권 정도를 수업 말미에 스토리텔링 하듯 소개하고, 도서관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여 책에 대한 호기심과 도서관 방문을 늘려나갈 생각이다. 한 명의 아이라도 자연스럽게 책에 관심을 가지고 독서습관을 길게 이어나가길 바라면서 말이다.
비대면수업의 희망을 찾아서 지난 한 해를 생각하면 아직도 어떻게 보냈는지 분주하면서 미흡했던 일들만 떠오른다.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우리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큰 혼란을 겪었다. 당연히 온라인학습 상황을 염두에 두었지만, 학교수업에서 온라인 매체활용에 대한 교사의 온도 차이는 심하게 나타났다. 필자는 매체를 다루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대했으나, 상황은 더 심각해졌고 결국 적극적으로 상황에 적응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시급한 건 수업콘텐츠 제작 등 기능을 익혀야 했다. 플랫폼에서 수업 관리와 안내, 아이들 수업 참여 상태 확인과 확인 전화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바빴다. 정신 줄을 놓고 사는 사람처럼 넋이 나갔다. 시간에 쫓기면서 수업자료를 만들고 대면과 온라인수업 일정에 따라 준비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수업평가의 어려움은 더할 나위 없이 많아 수시로 조정이 이루어져야 했다. 그 외에도 할 일이 많은 학교 상황에서는 쉽게 지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얻은 결과도 많았다. 일단 콘텐츠 제작과 관련하여 내가 전문적인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업이 될 수 있도록 기술은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쌍방향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활발한 소통과 사고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술수업은 오히려 비대면수업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더 많았다. 준비가 미흡해 이론수업과 진도를 단방향으로 수업했던 1학기보다 쌍방향으로 진행된 2학기 수업은 그 장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일일이 그림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특히 발표에서는 그림의 표현 결과에 대한 평가가 아닌 과정을 살펴주고,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학생의 마음을 읽어주는 활동이 가능했다. 실재감을 느낄 수 있는 수업이어서 면대면수업과 비슷하면서 학생 입장에서는 선생님과 1대 1로 대면하는 느낌을 가질수 있어서 훨씬 집중력과 몰입감이 높았던 것 같다. ● 생각하고 표현하는 미술수업 미술교과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내 안의 나를 찾아서’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 수업은 창의적 사고의 기반이 되는 내적동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타인과의 관계를 전제로 하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감성 수업이다.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자아를 존중하는 자세를 지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뒀다. 작품감상을 통해 자신에 대한 성찰과 통찰의 과정을 표현한 작가들의 삶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이해와 소중함을 비유와 상징으로 시각화하는 활동을 함으로써 ‘내 안의 나’를 표현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코로나19로 정서적 불안감이나 낮은 자존감, 그리고 삶에 대해 환상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자아탐색과 작품 감상, 작품 제작을 통해 감수성을 찾아주고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수 있는 건강한 청소년이 되기를 희망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미술수업은 잘 그리는 것이 아닌 잘 표현하는 수업이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하는 활동이 의미 있고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들 때 미술수업에 의미가 있다. 첫 번째 활동은 강제결합으로 표현하는 나의 캐릭터 제작하기와 두 번째는 작가의 작품 감상을 통해 비유와 상징, 연상 등 주제와 발상에 대한 수업을 했고 마지막은 ‘내면의 자화상’ 수업으로 마무리했다. 수업사례 나누기 프로젝트 첫 만남! ‘강제결합으로 나의 캐릭터 그리기’ 활동을 하였다. 2학기 쌍방향 첫 만남이 이루어진 수업으로 모든 학생들의 발표까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이 수업을 1학기에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너무 모르는 상태에서 하면 서먹하기도 해서 어느 때 하든 너무 늦은 시기가 아니면 괜찮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습지 활동을 통해 나를 비유적으로 표현해 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닮은 것 중 2가지를 골라 강제로 결합해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PART VIEW] 프로젝트 두 번째 시간! 미술 작품 감상시간으로 각 작품의 특징과 두 작품의 비교 감상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이렇게 표현한 이유가 뭘까? 등 탐구 질문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였다. 감상수업에서는 비공개 채팅과 패들릿을 가장 많이 사용하였다. 비공개 채팅은 공개적으로 소심했던 친구들이 비공개로 하면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했고 엉뚱하고 적극적인 표현으로 수업이 더욱 생동감 있었다. 쌍방향수업이 그런 면에서 훨씬 더 재미있고 창의적인 수업이 될 수 있었다. 특히 감상수업에서 더욱 빛을 발휘했다. 프로젝트 세 번째 시간! ‘내면의 자화상’ 수업이다. 활동지를 통해 나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를 연상하여 표현하는 활동이다. 여기에서 미션을 두 가지 주었다. 발상기법 한 가지와 표현기법 한 가지 이상 꼭 적용하는 것이다. 표현력이 부족한 친구들도 열심히 할 수 있고 결과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강아지 그림은 오묘한 우주 색깔이 좋아서 강아지 몸 색깔을 우주같은 느낌의 색채로 표현하였고 강아지를 닮았다는 얘기를 들어서기도 하다. 웃는 강아지를 그린 것은 많이 웃고 싶어서라고 했다. 배경에 파란색이 많은 이유는 슬픈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힘든 일을 잘 이겨낸 것을 꽃이 핀 것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의미 있는 미술수업이 되기를… 선생님들은 수업의 초점을 학생의 배움에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붙들어야 할지 더욱 고민해야 했다. 아이들이 집에서 혼자 학습에 참여하다 보니 사회적 관계에 오히려 목말라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올해 첫 시간에 아이들과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감정을 나누었는데 ‘심심하다’, ‘외롭다’, ‘답답하다’, ‘온종일 의자에 앉아 줌 수업을 듣는 것이 힘들고 짜증 난다’, ‘슬프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래서 머물게 된 생각은 교사의 역할은 학습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상처나 심리상태, 심리적·정서적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온라인 상황이지만 나 혼자가 아니라 나와 같은 친구들이 있고,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는 공감과 격려가 이루어진다면 학교가 안전한 공간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아가 학습에 대한 내적동기와 창의적인 사고를 할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 온라인수업일지라도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서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활동 중심의 수업과 생각하는 학습지 등을 개발하여 활용한다면 더욱 상호작용이 활발한 생동감 넘치는 수업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즉각적인 피드백의 중요성도 깊이 깨달았다. 미술수업은 힐링이 되기도 하고 온라인수업이지만 의미 있게 진행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이 생겼다. 온라인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하며 진행하는 블렌디드수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학생들과 만남은 어떤 식이든 상관없으니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제는 ‘공동체 감각’을 키워드 수업을 통해 다시 한번 아이들과 멋지게 해보고 싶다. 정크아트 설치미술과 공익광고 디자인 등 자료를 더 다듬어 행복하고 의미 있는 수업을 진행해 보고자 한다.
활동을 시작하며 작년은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되면서 많은 아이가 집에서 혼자 일어나고, 혼자 밥 먹고, 혼자 공부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러다 보니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에 빠져 늦게 잠이 들고, 등교수업에 지각하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또 학교에 나와서도 잠이 덜 깨 1·2교시는 멍한 상태로 교실에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아이들도 여러 명이었다. 부모님들은 원격수업으로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뒤떨어진다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교사로서 나는 생활습관의 변화로 자기관리가 안 되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가 가장 고민스러웠고, 이런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관리해주는 일도 교육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고민해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해온 뇌교육 플래너를 통한 좋은 습관 만들기 활동이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융합형 인재의 6가지 핵심역량 중 하나인 자기관리 역량을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삶을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능력, 나의 기분과 감정을 바라볼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내 꿈을 찾고 목표를 관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연습과 훈련을 통해 습관으로 형성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오래전부터 부정적인 말과 행동으로 학급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거나 친구들과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 교사와 힘겨루기로 에너지를 쏙 빼놓는 아이들을 만나며 이런 아이들이 겉으로 보이는 말이나 태도가 사실은 뇌의 습관화된 정보처리작용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뇌의 부정적인 습관을 바꾸어 줄 수 있는 체험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플래너를 만들고, 기록과 실천을 통한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를 4단계로 설계해서 실천해 보았다. ● 변화의 목표 세우기 우리 모두에게는 원하는 것을 이루는 힘이 있지만 그 힘을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방향과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신의 습관을 돌아보는 활동으로 현재의 나를 스스로 점검하고,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싶은 방향을 구체적으로 정해본다. 그리고 꿈 선언문 만들기를 하면서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진지하게 자신에게 묻고, 선언문을 만든다. 이 꿈 선언문은 모든 학생 앞에서 외치면서 목표를 뇌에 각인시킨다. 습관 돌아보기 6학년 도덕과 3단원 ‘나를 돌아보는 생활’과 관련하여 습관을 돌아보는 체크리스트에 표시하면서 나에게 필요한 습관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이 활동은 좋은 습관 만들기를 위해 자신의 평소 습관을 솔직하게 확인하는 과정이다. 습관은 잘 바뀌지 않는데 그래도 습관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좋은 습관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 뇌는 기존에 있는 습관정보를 바꾸려는 것보다 새로운 습관정보를 다시 만드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PART VIEW]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꿈 선언문 만들기 6학년 도덕과 1단원 ‘내 삶의 주인은 나’와 관련하여 자주적인 삶을 살기 위해 내가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꿈 선언문(자아 선언문)으로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만든 선언문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며 삶의 목표를 스스로 내면화하고 친구들의 격려를 받는 활동을 하였다. 꿈 선언문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와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로 이루어져 있다. 꿈이란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것이어야 하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 될지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꿈 선언하기 수업 후 꿈 선언문을 교실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앞으로 플래너에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활동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설정과 실천을 위한 거라는 이야기를 분명히 해준다. ● 긍정적 정서 만들기와 집중력 기르기 정서가 안정되지 않은 아이들은 집중력도 약하고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힘도 약하다. 이런 아이들의 변화를 위해서는 우선 부정적인 정서부터 조절하는 연습과 집중력 훈련이 필요하다. 아랫배와 허리를 단련하는 동작 위주로 몸의 중심을 내리는 신체활동을 꾸준히 한다. 그러면 몸에 힘이 생기면서 아이들이 차분해지고 감정조절도 쉬워진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나 근력을 기르는 신체활동도 꾸준히 하면서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연습과 안정된 뇌파 상태를 만드는 호흡명상으로 집중력을 길러 나간다. 처음에는 스스로 실천 거리를 정하고 끝까지 지키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함께 체험한 후 실천 거리를 다 같이 정해 실천하면서 조금씩 단계를 높여간다. ● 도전으로 자신감 기르기 정서조절이 되고 집중력이 생기면 다음 단계로 자신감을 키우는 신체 도전활동을 한다. 1분 동안 팔굽혀펴기 목표 개수를 정하고 연습한다든지, 플랭크나 스쿼트 등의 개수나 시간 늘려가기와 같이 몸을 단련해가는 도전은 도전 자체만으로 아이들에게 큰 성취감을 주었고, 스스로 세운 목표를 이루었을 때 남과 비교하지 않는 본질적인 자신감이 커지게 된다. 신체 도전 마무리 활동으로 푸시업대회를 개최해서, 서로 성장을 격려하고 축하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때 결과보다 각자 나아지고 성장한 것을 칭찬하는 내용의 상장을 마련해서 주는 것도 좋다. ● 자기 성장 프로젝트 세우기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이제는 마지막 단계로 스스로 자기 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먼저 자신이 도전하고 싶은 도전과제를 저마다 정하는데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만약 이루어진다면 정말 기분 좋을 그런 도전과제들이다. 예를 들면 ‘친구 3명 만들기’, ‘체중 3kg 줄이기’, ‘수학시험 80점 이상 맞기’ 등과 같은 것들이다. 도전은 각자 정한 도전과제를 친구들 앞에서 크게 외치고 높은 줄을 뛰어넘는 ‘도전 줄 뛰어넘기’라는 성찰놀이로 시작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정한 도전과제는 실천표로 만들어서 교실에 붙여두고 매달 달성 정도를 기록해나간다. 이 때 교사도 도전과제를 정해서 아이들과 함께 도전해 간다. 또 자기 성장 프로젝트로 플래너의 마음 키우기 실천에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서 하나 하나 이루어나가는 성취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공부에 집중이 잘 안 되는 사람은 교과서를 미리 준비하는 연습을 하고,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은 배운 걸 정리하는 연습을 하며,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은 친구에게 매일 인사하기 같이 나에게 필요한 걸 실천해 나간다. 이렇게 나에게 필요한 습관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아이들은 ‘내가 나를 바꾸어나갈 수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된다. 플래너 들여다보기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의 도구로 플래너를 만들 때 여러 플래너들을 살펴보았는데 대부분의 플래너들이 웬만한 의지가 없으면 계속 기록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세하고 기록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았다. 자기관리능력이 없는 학생들도 기록을 통해 점점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려면 그보다 단순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몸 관리, 마음의 습관관리가 될 수 있는 기록의 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좋은 습관을 만드는 바탕으로 ‘몸 세우기’와 마음을 관리할 수 있는 ‘마음 키우기’란 두 가지 축을 정하고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실천 거리를 정해서 기록하도록 틀을 만들었다. 플래너의 기본 구성은 몸 세우기와 마음 키우기의 실천 정하기, 1주일 단위로 실천 기록하기, 책임지기, 1주일 돌아보기로 되어 있다. ‘습관 바꾸기 4단계’ 중 꿈 선언하기 수업사례 ● 수업 설계 1) 수업 단계 학습문제 인식 및 동기유발 단계 :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노력해 꿈을 이룬 사람들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며, 꿈을 이룬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어린 시절이 있었음을 생각해 보게 하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들도록 동기를 유발한다. 모범행동의 제시 및 이해 단계 : 꿈을 이룬 사람들의 특징을 긍정적인 태도, 한계에 도전하는 태도, 나와 모두에게 이로운 꿈 갖기, 3가지로 나누어 직접 체험활동을 하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도록 한다. 이때 체험활동 전 간단한 예화나 영상을 활용하여 체험의 의미를 미리 정리한다. 체험활동 후에는 간단히 느낌을 미니 자석판 등에 써 보게 해서 활동에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모범 행동의 실습 시연 단계 : 가치 있는 꿈의 중요성을 ‘샘물의 쓰임’ 예화를 통해 느껴보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이라는 질문으로 꿈 선언문을 만들어 친구들 앞에서 발표한다. 꿈 선언문을 적을 색종이 액자는 미리 만들어 둔다. 정리하기 단계 : 다른 모둠의 발표를 듣고 느낀 점 등 수업 소감을 돌아가며 이야기한다. 2) 수업 과정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를 마치고 우리 뇌는 동시에 여러 개의 신경회로를 작동시킬 수 없고, 잘 쓰지 않는 신경회로는 점차 삭제된다고 한다. 우리 뇌가 한 번에 한 가지씩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면 부정적인 습관의 작동을 멈추려 애쓸 게 아니라 그 습관을 해결할 수 있는 긍정적 습관을 강화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늦잠을 자서 자꾸 지각하는 습관이 있다면 일찍 일어나는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더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긍정적인 습관이 하나 만들어지고 그 습관이 강화되면 부정적인 습관의 뇌회로는 점차 희미해질 테고, 이런 변화는 도미노처럼 다른 많은 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기 뇌에서 일어나는 이런 작용을 설명해주는 것은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전 원래 이런 사람이에요. 해봤자 안 돼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뇌에 대한 이야기로 설득하고 습관을 바꿀 계획과 실천을 해나갈 수 있었다. 좋은 습관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반복과 연습,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여 변화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을 때, 변화와 성장은 빨라진다. 여기에 소개된 프로젝트 사례는 2019년에서 2020년 두 해에 걸쳐 실천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작년에는 갑자기 닥친 온라인학습으로 플래너를 통한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를 늦게 시작했고, 일주일에 한두 번 등교하는 상황 때문에 아이들의 실천을 꾸준히 확인해주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이 프로젝트 덕분에 무너지는 아이들의 학습습관을 조금이라도 붙잡아줄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과 다면평가의 개요 성과상여금이란 공무원이 1년간 추진한 업무실적을 평가해 3등급(S·A·B)으로 나눠 상여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7조의 2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 등을 근거로 하며, 교육공무원인 국·공사립학교 및 국·공립유치원 교원, 교육전문직원, 시간선택제 교사 역시 그 대상에 해당한다. 이러한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목적은 교직사회의 협력과 경쟁을 유도하여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고, 또 수업과 생활지도를 잘하는 교원 혹은 어렵고 기피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원을 우대함으로써 교직사회의 사기진작을 도모하는 데에 있다. 그리고 학교현장에서 학년별·교과별로 교육과정이 편성·운영되고 있고 교실 내 활동이 중심이 되는 교원업무의 특성상 관리자 위주의 근무성적평정으로는 객관성 및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때문에 교사에 대하여 동료교사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근무성적평정 결과와 합산하여 관리자 위주의 근무성적평정을 보완하며, 다면평가결과는 성과상여금 지급에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다면평가는 매 학년도 종료일을 기준으로 하여 학교여건에 따라 평가대상자의 근무실적, 근무수행능력 및 근무수행태도에 관하여 잘 아는 동료교사 중 공정하고 객관적 평가를 할 수 있는 교사로 3명 이상의 다면평가자를 선정하여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근무성적 확인자(교장)는 근무성적 평정자(교감)와 학년별·업무분장·교과군 등을 고려하여 각 분야별 대표성 있는 3명 이상 7명 이하의 동료교사로 다면평가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다면평가자의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다면평가점 산출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한다. 성과상여금 및 다면평가 세부 시행 지침 1) 평가 실시 및 지급 시기 단위학교 및 교육행정기관 등의 단위기관은 성과상여금 심사위원회(다면평가관리위원회)를 통해 성과상여금 지급연도 2월~3월에 평가를 완료하여 개인별로 등급을 통보하며 성과급 지급 시기는 주로 3월 말이다. 지급은 각 시·도교육청의 예산 상황 및 추진일정에 따르되, 가급적 4월까지 지급이 완료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단위기관의 총 지급 소요액이 배정된 예산액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기관의 장이 지급액을 적절히 조정하여 총 지급액이 예산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2) 차등지급률 및 평가 교원 및 교육전문직원의 개인성과급 차등지급률은 50%~100% 중에서 교육청·교육지원청·학교 등 단위기관의 장이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평가등급은 S·A·B 3등급으로 구분하며, 등급별 인원 배정비율은 아래와 같다. [PART VIEW] 3) 평가방법 및 성과(다면)평가 기준 ① 교원업적평가 중 다면평가 결과(정량평가·정성평가)를 교사 성과상여금 평가에 활용하되, 단위학교별 정성평가 반영비율은 0~20% 중에서 자율 결정한다. 그리고 다면평가 평가지표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따라 전체 교원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다면평가관리위원회에서 심의한다. 즉, 정량평가방법에 따른 다면평가 평가지표는 학년 초 전체 교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 자율로 수정·추가·삭제할 수 있다. 그에 따른 세부기준은 해당 학교에서 정하지만 평가요소 및 배점(학습지도-30점, 생활지도-30점, 전문성 개발-10점, 담당업무-30점)을 변경할 수 없다. 아울러 비교과 교사와 교과 교사 간 형평성 유지를 위해 정성평가방법에 따른 교사 다면평가요소(교육공무원으로서의 태도-10점, 학습지도-40점, 전문성 개발-5점, 담당업무-15점) 중 학습지도 평가지표는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수정·추가·삭제할 수 있다. ② 교(원)장, 교(원)감, 교육전문직원의 경우, 목표관리제 또는 학교(유치원) 평가, 교(원)장 평가결과, 근무성적 등의 평가기준을 시·도교육청 및 지역 실정에 맞게 수립하여 적용할 수 있다. ③ 수석교사 성과급 평가는 수석교사만 별도로 교육지원청(초·중) 및 본청(고등학교) 단위로 실시하는데 수석교사 업적평가의 평가영역(업무수행 태도, 업무실적 및 업무수행 능력, 동료교원 만족도)을 본청 및 교육지원청 실정에 맞게 적용하여 수석교사의 성과급 등급을 결정한다. ④ 비교과 교사(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의 성과급 평가는 학교단위에서 교과 교사와 함께 평가하고, 교과 교사에 비해 성과급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단위학교 실정에 맞게 비교과 교사의 업무 특성을 반영한 평가기준을 마련한다. ⑤ 교육전문직원에 대한 평가방법은 시·도교육청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한다. ※ (과거) 개인평가(100%) → (변경) 기관 자율 (예: 개인평가(70%) + 부서평가(30%)) 4) 성과상여금 심사위원회(다면평가관리위원회) 운영 단위학교에서는 평가를 위한 성과상여금 심사위원회를 별도 구성하지 않고, 그 역할을 다면평가관리위원회와 다면평가자가 대체한다. 단, 교(원)장·교(원)감·수석교사·교육전문직원 등 교육청 단위에서 평가하는 경우 별도의 성과상여금 심사위원회의 구성·운영이 가능하다. 그리고 단위학교 내 세부 평가기준 수립은 다면평가관리위원회에서 관할하고, 정성평가는 평가대상자가 제출한 자기실적평가서를 참작하여 다면평가자가 실시한다. 이때 다면평가관리위원회 위원장인 평정자(교감)는 다면평가관리위원회의 원활한 운영, 공정한 다면평가 진행 및 보안 유지, 다면평가자의 서약서 및 평가대상자의 자기실적평가서 징구, 각종 다면평가 관련 집계 등의 역할을 해야 하며 다면평가관리위원회에 비교과(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 등) 교사 1명 이상 참여를 권장한다. 아울러 다면평가자를 선정할 때는 해당 학교 근무기간·교육경력·교과·학년·업무부서·성별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교사로 학교 실정에 맞게 기준을 결정한 후 연명부 작성 및 교원회의 등을 통한 추천·호선 등의 방법으로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편 다면평가자는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평가 전 정량평가 제출실적을 정확히 확인하며 성과상여금 최상위등급(S)을 부여하는 경우, 그 결정의 근거를 반드시 작성하여 의결한다. 5) 이의제기 및 재심사 ① 지급 결과의 통보와 이의제기 성과상여금 심사위원회(다면평가관리위원회)는 지급등급의 심사 결과를 소속기관 또는 부서의 장에게 통보한다. 그리고 성과상여금 지급등급은 본인을 제외하고는 전체 직원에게 공개하지 아니한다. 다만 최상위(S) 등급자는 전체 직원에게 공개하여야 하며, 직원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쳐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아울러 성과상여금 지급 결정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교원은 소정의 ‘이의 신청서’를 작성하여 소속기관(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단위기관의 장이나 인사담당관은 이의가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성과상여금 심사위원회(다면평가관리위원회)에 재심사를 요구하되 기관의 상황에 따라 성과상여금 심사위원회(다면평가관리위원회)의 신규 구성 등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다. ② 이의 제기 기간 단위기관의 장은 심사결과 통보 후, 성과상여금 지급 전 7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이의 제기 기간을 운영하여야 한다. ③ 성과상여금 심사위원회(다면평가관리위원회)의 재심사 소속기관(부서)의 장이나 인사담당관으로부터 재심사 요구가 있는 경우, 재심사 요구 사유 등을 심사하여 지급순위와 지급등급을 재조정할 수 있다. 다만 다면평가결과는 성과상여금과 승진후보자 명부 결과와 연동되므로, 정량평가평정 등에 오류가 없도록 본인 확인절차 등을 거쳐 다면평가관리위원회에서 관리하고, 재심사 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한다. 그리고 이의를 제기한 자의 지급순위와 지급등급을 조정하는 경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람의 지급등급은 가급적 변경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한 사람의 지급순위와 지급등급을 조정한다. 또한 소속기관의 장은 재심사를 사유로 상위등급의 비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고,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한다. 3. 성과상여금 지급 지침 1) 기본 지침 국·공·사립학교 및 국·공립유치원 교원, 교육전문직원은 개인성과급으로 일원화하여 지급한다. 교원평가제도 간소화에 따라 2017년도부터 교원성과급 평가는 교원업적평가 중 다면평가결과(학교별로 정성평가 0~20%, 정량평가 80~100%에서 자율 결정)를 활용하고,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의 균등분배(1/n), 순환등급제 및 몰아주기 등 부당행위에 대한 시·도교육청 책무성을 강화한다. 2) 지급 기준일 및 대상기간 지급 기준일은 해당연도 2월 말일이며, 평가대상 기간은 전년도 3월 1일부터 당해연도 2월 말일까지이다. 3) 지급 대상자 선정 ① 원칙 지급 기준일 기준, 해당 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와 유치원의 교장·교감·교사(수석교사)·시간선택제 교사 등의 교원,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그 소속기관 등에 근무하는 장학관·교육연구관·장학사·교육연구사 등의 교육전문직원을 대상으로 하되 실제 근무한 기간이 2개월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한다(지급기준일에 퇴직한 교원 및 교육전문직원은 지급기준일까지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여 지급 대상에 포함한다.1 ② 파견, 휴직, 기타 사유로 직무에 종사하고 있지 않은 자 지급기준일 현재 파견 중인 자와 휴직(군입대 휴직자도 포함), 기타 사유로 직무에 종사하지 않고 있는 자도 지급대상에 포함하되, 지급기준일 현재 승진임용 후 2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 승진 전 계급의 지급대상으로 본다. ③ 면직·파면·해임처분 등으로 성과평가를 받지 않은 자 면직·파면·해임처분 등으로 성과평가를 받지 않아 성과상여금을 지급 받지 못한 교육공무원에 대한 처분이 무효 또는 취소되거나 변경된 경우 당초 면직·파면·해임처분 등이 있었던 연도의 성과상여금업무처리기준에서 정한 지급기준액에 표준평균지급률을 곱한 금액을 소급하여 지급한다. 다만 소급 지급되는 성과상여금은 당초 면직처분 등이 있었던 연도에 한하며, 처분이 있었던 연도의 실근무 기간이 2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지급하지 아니한다. ④ 지급 제외 대상자 ㉮ 실제 근무한 기간이 2개월 미만인 자 실제로 근무한 기간이란 휴가(연가·병가·공가 및 특별휴가), 휴직(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에 따른 휴직), 직위해제, 교육훈련파견( 「교육공무원임용령」 제7조의3 제1항 제4호 및 제7호), 신규채용 등으로 실제로 직무에 종사하지 아니한 기간을 제외한 근무기간을 의미한다. 이때 2개월은 「민법」 제160조의 역에 의한 방법으로 계산하되 휴직·직위해제·교육훈련 파견·30일 이상의 휴가 등으로 근무기간이 분리되어 기간을 합산하는 경우 60일을 2개월로 계산하고, 8시간 미만의 휴가(질병 또는 부상의 치료 목적을 포함한 지참·조퇴·외출, 육아시간 등 특별휴가, 공가)는 실제 직무에 종사하지 아니한 1일로 계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합산해서 8시간이 초과할 경우 매 8시간을 1일로 계산한다. 단, 시간선택제 교사의 2개월 실근무기간 산정은 교사의 주당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시간선택제 교사가 15~25시간 범위에서 선택한 시간을 1주로 계산한다. 한편 퇴직 후 30일 이내 동일직급 재채용 시 업무의 연속성을 인정하여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에 포함하되, 지급은 재채용 기관에서 지급하며 기간제교원은 별도의 지침을 수립하여 지급한다. ㉯ 부정 성과상여금 수령한 자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 받은 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조치하고, 지급 받은 성과상여금 해당 금액을 징수하며, 적발 시점부터 1년의 범위에서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성과상여금을 근무성적·업무실적 등 성과와 관계없이 배분하는 행위, 담합, 몰아주기 등을 통해 성과상여금을 수령하거나 순환등급 부여 행위, 성과상여금을 정상 지급 받은 후 협의(모의)하여 재배분하거나 재배분받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교육공무원 징계 양정 등에 관한 규정에 성과상여금 관련 비위 내용이 포함되어 비위의 정도에 따라 최소 견책부터 최고 파면까지 징계 의결이 가능하다. ㉰ 징계를 받은 경우 성과상여금 평가 대상 기간 중 성폭력, 성적조작, 금품·향응수수, 학생에 대한 상습적이고 심각한 신체적 폭력에 해당하는 4대 비위의 사유로 직위해제를 당하거나 징계를 받은 자, 4대 비위 이외의 사유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자가 이에 해당한다.「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1항에 따른 징계 사유의 시효가 5년인 비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성폭력범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성매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라목에 다른 성희롱 및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에 따른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를 받은 경우도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에서 무조건 제외된다. 다만 적극적인 직무수행과정에서 고의 아닌 행위로 징계 등의 처분을 받은 경우는 지급할 수 있다. 4) 지급 금액 산정 방법 지급대상자 선정 시 먼저 2개월 이상 실근무 여부를 판단한다. 이때 휴가(연가·병가·공가·특별휴가 등)기간은 근무일수에서 제외하지만 지급 금액을 계산할 때는 휴가기간을 근무일수에 포함하여 근무일수를 일할로 계산하여 지급한다. 지급액은 해당등급 지급액 × (정상 근무월수 / 12월) + 해당등급 1개월 지급액 × (휴·복직 월의 근무일수 / 해당 월의 일수)로 계산한다. 그리고 휴직의 경우 휴직일은 근무일에서 제외하고 복직일은 근무일에 포함하며 직위해제·교육훈련파견 등은 근무기간에 포함하지 않는다. 한편 시간선택제 교사의 성과상여금 지급은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지급한다.
들어가며 학창시절 학교로 장학사가 방문하면 비상이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대청소는 기본이고 교실 바닥엔 윤이 났었지요. 수업하는 모습을 돌아보고는 선생님들이 다 모인 회의실에서 각 반 수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씀을 오래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장학사는 그만큼 권위가 있었고 수업 전문가라고 평가받았습니다. 지금은 학교현장에서 자율장학 형태로 많이 바뀌었지만, 수업에 대한 컨설팅이나 수업코칭은 교육전문직으로서 꼭 필요한 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통해 교육전문직으로서 현장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업컨설팅의 정의와 조건 가. 수업컨설팅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수업컨설팅은 ‘수업에 대한 문제해결이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사가 의뢰자가 되어 다른 교사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수업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적인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수업컨설팅의 초점은 교사의 수업능력 향상입니다. 따라서 의뢰자인 교사가 스스로 진단하고 있는 수업운영의 애로사항이나 문제점에 대하여 컨설턴트가 진단하고 분석한 자료를 가지고, 그 대안을 제시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수업컨설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ART VIEW] 나. 수업컨설팅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컨설턴트는 의뢰자가 처한 문제점을 파악하여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의뢰자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따라서 컨설턴트는 전문적 지식과 인성적인 자질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첫째, 전문적 지식으로는 교과 교육과정, 수업이론, 수업관찰과 분석, 수업문제의 진단 및 처방, 학습자료 제작 방법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전문적 지식은 전문서적의 탐독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수업사례들을 수집하여 이를 눈높이에 맞게 제공할 때 실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둘째, 인성적 자질은 교육자로서의 열정·친화력·소통능력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컨설팅은 컨설턴트와 의뢰자와의 소통과정이기 때문에 의뢰자에게 거부감이 적어야 하고, 신뢰감을 주어야 하며, 무엇보다 친절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의뢰자의 요구에 대한 경청과 공감 및 반응 등의 수용적 태도와 부드러운 표정 및 대화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수업코칭의 개념과 원리 가. 수업코칭의 개념은 무엇인가요? 코칭은 기업에서 직원들을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최근에는 학교 차원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Veenman과 Denessen(2001)은 코칭을 ‘교수·학습과정을 체계적으로 반영해줌으로써 교사의 교수역량을 강화시켜주는 방법’으로, Robbins(1991)은 코칭을 ‘두 사람 또는 그 이상의 동료교사가 모여 수업의 실행 상황을 피드백해주고, 새로운 교수기법을 확장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학급 연구를 실행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과정’으로 각각 설명했습니다(이재덕, 2008에서 재인용). 수업 코칭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반적인 코칭(coaching)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 학자가 정의한 코칭의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게리 콜린스 : 한 개인이나 그룹을 현재 있는 지점에서 그들이 바라는 더 유능하고 만족스러운 지점까지 나아가도록 인도하는 기술이자 행위 2) 에노모토 히데타케 : 개인의 자아실현을 서포트하는 시스템 3) 스즈키 요시유키 : 상대의 자발적인 행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기술 4) 크레인 : 코칭은 개인적 또는 대인 관계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알고 있는 무언가를 용기 있게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일 표에서 보듯이, 수업코칭은 코칭전문가의 체계화된 안내를 통해서 수업하는 교사가 스스로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수업장학과 컨설팅도 체계적인 방안으로 교사의 수업에 접근하지만, 교사의 내면적 성찰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장치는 없습니다. 이재덕(2008)은 코칭을 멘토링·트레이닝과 비교하면서, 코치는 코치이(코칭을 받는 사람)인 교사의 수업 맥락 속에서 스스로 지식을 발견할 수 있도록 수업의 과정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코칭은 멘토링이나 트레이닝과는 달리 코치와 코치이의 관계가 수평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멘토링과 트레이닝은 그 담당자가 우월한 지식을 소유한 전문가여야 하지만, 코치는 특별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우월한 지식을 소유하여 강한 수직적 관계를 형성하지는 않지만, 코칭 전문가는 체계적인 안내를 하고, 성찰을 이끌어 준다는 점에서 코치이인 교사들과 약한 수직적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코칭이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개발하고 향상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수업영역에 적용한 것이 수업코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업코칭이란 교사가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수업코칭의 시작은 수업성찰에서 비롯됩니다. 자신의 수업을 반성하고 자신의 수업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수업모습을 낯설게 인식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수업관찰자가 초점인 수업장학이나 수업평가와는 달리 수업공개 교사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는 것이 수업코칭입니다. 그러므로 수업코칭에서는 수업공개 교사가 주역이고 수업코치는 조연입니다. 수업공개 교사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수업코치들이 도와주는 것입니다. 수업컨설팅은 의뢰 교사가 수업컨설턴트에게 자발적으로 신청하여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수업컨설팅은 의뢰 교사의 입장에서 요청한 부분에 대하여 직접적인 피드백을 하는 것이라면, 수업코칭은 수업성찰의 과정을 통해 수업공개 교사가 자신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은 개념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진행 방식은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공통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컨설팅보다는 수업코칭 개념을 사용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수업컨설팅 개념이 한국 교육계에서는 잘못 활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교육계에서는 수업컨설팅을 한다고 하면서 실제적으로는 수업장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수업장학과 수업컨설팅을 혼합하여 수업컨설팅장학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컨설팅과 장학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실제로 수업컨설팅을 한다고 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수업장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업코칭의 전제는 수업성찰을 통해 교사가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교사 스스로에게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수업혁신 의지가 없는 교사에게는 수업코칭이 쉽지 않습니다. 수업코칭은 제한된 시간과 여건 안에서 교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도가 정해지기 때문에 누구나 수업코칭을 통해서 수업이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교사는 짧은 시간의 수업코칭을 통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만, 어떤 교사는 장시간 수업코칭을 해도 큰 변화를 찾아내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업코칭에 들어가기 전에 수업코칭을 통해서 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에 맞게 수업코칭 여부와 방향에 한계를 정해놓고 시작해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업코칭을 하려고 할 때 초창기에는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수업코칭에 접근할 수 있겠지만 매번 외부 도움을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교사들이 수업코칭을 배워서 학교 안에서 교사의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수업코칭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사가 수업성장을 위해 개인적인 노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생태계 안에서 학습공동체적 경험을 통해 교사 개인의 수업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나. 수업코칭의 원리 수업코칭과 관련된 기존 연구들이 함의하고 있는 것은 코칭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전문성과 수업코치와 수업자 교사 간 소통관계의 중요성입니다. 교사의 전문성 발달을 위해 코치들은 수업관찰·시범 보이기·회의·공동 수업·북스터디 그룹 참여 등 교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수석교사제는 학교당 1명이 배정되어 있어서 교과수업과 관련하여 실제적인 코칭이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Perkins(1998)는 코치들의 언어 사용과 교사들과의 협력적인 관계 구축에 대해서 연구하였는데, 유능한 코치들의 의사소통은 더 구조화되어 있고, 교사들의 의견을 보다 존중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Rainville과 Jones(2008)의 연구에서는 코치의 언어는 코치와 교사들 사이의 관계 지표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코치는 다른 교사들과 협력적인 의사소통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모범이 되어야 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코칭이 교사들을 평가하는 과정이 아니라, 교사들의 문제해결과정에 도움이 되는 과정임을 다른 교사들에게 분명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코치는 교사들과의 소규모 협의나 워크숍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스스로를 공동학습자(Co-leaner)로 인식해야 합니다. 효과적인 코칭을 위해서는 코치의 말하기 방식도 매우 중요합니다. 개방적 프롬프트(open-ended prompt)를 활용하거나 교사들과의 관계에서 긴장감이나 부정적 상황을 만들지 않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협력적 관계에 기반한 수업코칭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의뢰인의 자발적인 요청에 의해 수업코칭이 이루어져야 하며, 수업코치와 의뢰인의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적 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뢰인은 수업코칭 과정을 통해서 문제해결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학습할 수 있으며 의뢰인의 수업전문성 신장을 위하여 수업코치는 이에 대한 조언과 상담을 가능하게 하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수업코치와 수업자 사이에 정서적인 안정감·관계적 신뢰·내면적 친밀함의 형성이 교사를 성장하게 하는 수업코칭의 전제가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에 제시하는 공감·의문·직면의 원리를 적용시킬 필요성이 있습니다. 1) 공감 수업코칭은 공감으로 시작합니다. 공감은 수업자의 마음을 여는 메시지입니다. 수업코치가 수업자의 감정·요구를 적절하게 지각하고 반응하는 과정이 공감입니다. 수업 촬영영상을 함께 보면서 수업에서 의미 있는 지점을 찾아 자존감을 높여 주고, 어려워했던 지점에서 고민에 대하여 질문을 합니다. 수업코치와 수업자의 관계 세우기는 수업공감으로부터 이루어집니다. 공감이란 감정의 교류입니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감정에 대한 판단이나 해석, 자기 경험에 의한 해설이나 평가를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자의 수업 장면에서 숨겨둔 감정이 떠오르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수업코치의 현존을 이해하고, 감정의 허우적거림에서 벗어나서 수업자에 대한 인정이 공감으로 나가는 첫걸음입니다. 2) 의문 수업코칭은 수업자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가 아니라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수업코칭에서 의문을 품는 이유는 수업자 내면에 담겨진 수업의 본질적 의도를 알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화 행위입니다. 이것은 수업자를 바라보는 태도가 감독관이나 평가자로서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다가서는 사람 중심의 수업관입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수업에 대한 관심입니다. 객관적 잣대를 놓고 이리저리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수업자의 마음에 담긴 메시지에 대한 관심입니다. 수업은 의도된 행위이고, 수업자와 학습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예술 행위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행위에 대한 의문을 통해 수업의미를 찾아가고 발견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수업코칭은 수업자의 수업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해 가는 과정입니다. 왜냐하면 수업은 교사의 고민이 드러난 창조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업의 의미를 발견해주고 발굴하는 과정에서 의문은 필수적입니다. 의문은 외면적인 행위에서 내면의 고민으로 옮겨가며, 닫힌 질문에서 열린 질문으로 구체적이고 직렬적인 방법으로 합니다. 3) 직면 직면은 수업자의 상황을 스스로 만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수업코치는 수업자가 자신이 처해 있는 수업상황을 직시하도록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업코치와 수업자 사이에 공감단계가 선행되어 있어야 합니다. 수업자가 자신을 만나는 행위는 변화가 수반됩니다. 수업자는 수업 속 자신과 직면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직면은 수업에 나타난 문제들을 피상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후경(後景)의 영역까지 접근하여 해결하려는 수업코칭 원리입니다. 이렇게 직면을 해야 할 때는, 수업상황에서 교사의 가르침과 학습자의 배움의 분리, 내면에 담긴 생각과 언어의 불일치,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의 인식, 자신을 위장하거나 변명을 하는 경우로 나타나게 됩니다. 수업자가 직면을 하게 되면 역동이 일어나서 자기직시를 하게 되기도 하고, 상황을 부정하거나 회피합니다. 마치며 요즘 학교현장에서는 교육청의 정례적인 장학이 아닌 학교의 자율적인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으로 수업에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교육전문직으로서 학교현장의 수업력을 향상시키시 위해 적절한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적·물적지원을 충실히 해 나가야 합니다. 교육전문직으로서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현장 요구에 귀 기울이며 언제든 지원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놓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전문성을 인정받는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온라인수업이 대세인 요즘 온라인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도 꼭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기술을 익혀 교육전문직으로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들어가며 교육전문직원이 학교현장과 소통을 하는 데 있어 법적 효력을 갖는 수단은 ‘공문서’이다. 공문서란 ‘행정기관에서 공무상 작성하거나 시행하는 문서(도면·사진·디스크·테이프·필름·슬라이드·전자문서 등의 특수매체기록을 포함한다)와 행정기관이 접수한 모든 문서’를 말한다 1. 공문서는 주로 표지공문이라고 하는 업무관리시스템상의 기안문과 그에 덧붙여지는 붙임 문서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붙임이 되는 문서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기획안이다. 기획안이란 어떠한 문제점이나 과제에 대해 현황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검증하여 해결방법을 제시하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말한다. 또한 제안에 대한 방향 제시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그 제안을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정리하여 문서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전문직원 선발을 위한 기획능력평가는 현장이 당면한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기획능력을 측정하며, 이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 및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설계를 요구한다. 또 현장에서 정책구현을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 정도를 측정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에 교육전문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소속된 교육청에서 지향하는 정책이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직접 실천해보는 실행력이 중요하며, 더불어 문제해결방안을 기획안에 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교육전문직원 선발시험에 대비하여 현장에 당면한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기획안을 어떻게 하면 쉽게 작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해결방법에 대해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교육정책기획 1. 교육정책 기획안 가. 기획안이란? 어떠한 문제점이나 과제에 대해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기획안이라 한다. 보통 교육전문직원 시험을 출제할 때는 문제점이나 과제는 문제로 제시되며, 문제 예시자료에는 보도자료, 교육감 신년사, 통계자료, 시·도교육청 연구원 보고서 등이 보기로 출제된다. 나. 기획안의 구성 요소 현장과 소통이 잘 되는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근거 및 배경·목적-실태분석-추진방향-세부추진계획-중장기발전계획-기대효과」까지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구성 요소도 기획안 내용에 맞게 명확히 갖추어야 하고 가독성이 좋아야 한다. [PART VIEW] 1) 기획안 구성 요소에 따른 내용 Ⅰ. 추진 근거 및 배경 ● 추진 근거 : 사업추진의 기반은 무엇인가? -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법적·제도적 근거이다. 관련 법령·조례·지침·고시 등을 통해 찾을 수 있고 교육감 신년사 등이 근거가 될 때도 있다. ● 추진 배경 : 사업을 추진해야만 하는 상황이 무엇인가? - 추진 배경은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추진의 필요성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실제 사업계획은 실태분석을 통해 도출해내지만, 교육전문직원 임용선발시험에서는 기획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추진배경을 문제 속에 단서를 통해 제시한다. 제시된 자료를 충분히 분석하여 배경을 도출해야 한다. Ⅱ. 목적 ● 목적 : 사업추진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지점이 어디인가? 얻고자 하는 결과는 무엇인가? - 목적은 명료하게 개조식으로 작성 - 목적의 개수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2~3개가 적당 Ⅲ. 현황 및 대책(실태분석) ● 현황 및 대책 : 현황은 현시점의 실태이고 대책은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의 제시이다. - 문제 분석 및 시사점 추출 간단히 제시 - 문제와 시사점은 맥락이 맞아야 함 - 대책은 세부추진계획의 핵심사항과 연결이 되도록 한다. Ⅳ. 추진 방향 ● 추진 방향 : 사업실행의 제한이나 범위, 실행 주체 등을 규정 - 방향은 세부추진계획의 주요 구성 요소의 순서대로 제시 - 사업의 성격에 따라 방향 대신 방침을 설정한다. 방향과 방침을 함께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추진 방향은 좀 더 포괄적인 범위이고 추진 방침은 구체성을 띤다. Ⅴ. 비전 및 추진 과제 (추진 체제) ※선택 ● 추진 체제 : 사업별 구체적 실행의 전체적 밑그림이다. - 사업을 추진하게 된 철학, 중점 과제, 비전 등을 제시한다. - 도표를 활용하여 가독성을 높이면 좋다. Ⅵ. 세부추진 계획 (★★★) ● 세부추진계획 :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내용으로 작성 - 기획안의 핵심내용으로 추진방향의 구성 요소 순서대로 작성 -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다른 사람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정책 제시 예) 지원단 조직 → 교사 성장 멘토단 조직 연수 운영 → 대상자별 맞춤형 연수, 연수방법의 다양화 - 교육청에서 추구하는 정책방향과 일관성을 가지도록 함 예) 지역사회 연계 중요시 → 사업에 지역연계 활동, 네트워크 구축, 소통과 공감을 위한 간담회 등 지역사회 참여 확대를 위한 사업 제시 - 선택사항 평가 및 환류 : 모니터링, 자체평가회, 설문 실시 등 개최 예산운영계획 : 항목, 예산, 산출근거, 비고 등 홍보계획 : 홍보대상, 기간, 방법, 내용 * 추진 방향의 구성 요소에 따라 작성하면 구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다. Ⅶ. 중장기 발전계획 ● 중장기 발전계획 - 시작년도를 기준으로 3개년으로 발전될 상을 제시한다. - 예산, 인적·물적 투자 증가 등을 수치로 구체화한다. Ⅷ. 기대효과 ● 기대효과는 목적에 근거하여 작성 - 투입한 내용과 산출의 효과가 나타나도록 작성한다. - 목적에 1~2가지 더 추가하여 작성할 수 있다. 2. 교육정책 기획안 작성을 위해 갖추어야 할 자질 현장과 공감하면서 실천력 있는 교육정책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질이 필요하다. 첫째, 시대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둘째, 교육청이 지향하고 있는 교육정책방향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셋째, 학교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운 점,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넷째,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창의적인 정책으로 풀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가. 시대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안목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에서 지향하는 교육적 가치와 방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미래’라는 단어는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지능정보화 등과 어우러지면서 교육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교육청별 교육정책방향을 탐색해보고, 자신만의 창의적 정책으로 추진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 교육청이 지향하고 있는 교육정책방향 이해 각 지역의 교육청이 지향하고 있는 핵심적인 교육정책에 대한 정확한 숙지가 필요하다. 이는 외우는 것을 넘어 정책이 입안되는 기본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고 내면화하여 자기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다. 정책 추진 성과분석 및 향후 반영할 사항 숙지 교육청 정책 추진 성과분석 자료나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향후 정책에 반영할 방향을 만들어 간다. 또한 학교현장에서 수업·생활지도·상담 등 교육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어려운 점이나 문제점, 기존의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문제점을 파악하여 목록화시킨 후 이에 대한 해결방안과 교육청 입장에서 지원방안에 대해 수시로 생각해야 한다. ※ 예시) 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노력 현 정책에서의 문제점 등 현황 파악이 되었으면 자신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제시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이 현장에서 공감대를 얻고 실행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 예시) 내가 혁신교육지구 담당자라고 가정하고 창의적인 제목을 생각해보기 1) 기획 1단계 : 창의적인 제목 정하기 예) ① 2021 교육혁신교육지구 운영계획 / 2021 ○○혁신교육지구 운영계획 ② 소통·공감으로 미래를 잇는 2021 ○○혁신교육지구 운영계획 ③ ‘온 마을이 학교’ 2021 ○○혁신교육지구 운영계획 2) 기획 2단계 : 문제 해결방안 찾기 3) 기획 3단계 : 기획안 구성요소에 따라 기획하기 기획의 구성요소인 ‘근거·목적·실태분석-추진방향-세부추진계획-중장기발전계획-기대효과’ 등의 절차에 따라 기획안을 작성한다. 3. 교육정책 기획안 내용 그러면 좋은 기획안은 어떤 것일까? 첫째, 소통이 잘되어야 한다. 둘째,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교육청 정책방향과 일치하며 교육공동체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교육정책이 학교현장에서 공감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 가. 현장과 소통이 잘 되는 기획안 학교에서 새로운 정책에 대한 공문서를 받았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아서 추가로 질문해야 할 경우가 있다. 이는 공문서만으로는 소통이 어렵다는 증거로 좋은 기획안이라고 할 수 없다. 기획안을 보면 처음과 끝이 일관성이 있고 명확하고 간결하여 누구나 읽고 이해가 쉬운 때도 있고, 기획 의도와 추진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설득력을 잃어버린 경우가 있다. 현장과 소통이 잘 되는 기획안은 정책 일관성이 있고, 정책방향을 쉽게 이해시키면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 교육공동체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 기획안에는 현재 우리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제시된 문항에서 핵심을 잘 찾아야 함, 문제파악 중요)를 해결하는 방안이 들어가야 하며, 더불어 학생·학부모·지역사회·교원 등 교육공동체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 예) 교원의 협력적 성장을 지원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 지역사회 간 소통이 있는 네트워크 구축 등 다. 현장에서 공감과 지지를 받는 교육정책 현장에서 공감과 지지를 받는 교육정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교원들이 원하는 교원연수나 워크숍 운영 계획(연수 인원 모집을 위해 강제 동원되는 경우는 제외), 교사의 자긍심 고취를 위한 표창장 수여 계획, 연구학교나 체험학습장, 혁신학교 등 학교에서 원하는 사업 지정 계획 등 학교현장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획안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학생 중심에서 현장을 지원하고자 하는 정책 입안자의 의도가 현장에서 느껴진다면 정책이 현장에서 확산되고 일반화되는 속도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4. 교육정책 기획안 작성을 위한 준비 기획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학교에서 교사 스스로 창의적으로 기획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은 교육지원청에서 오는 공문을 학교에 맞게 숫자만 변경한다든지 아니면 작년 기획안을 연도만 변경해서 쓰는 일이 많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획의 구성요소를 알고, 교육청의 정책방향을 잘 담아내면 기획안은 생각보다 쉽게 작성할 수 있다. 기획안 작성을 잘하기 위해서는 첫째,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기획안을 자주 보아야 한다. 교육부·교육청에서 제시된 사업별 기본계획을 숙지하고, 좋은 기획안은 필사를 통해 흐름을 파악한다. 둘째, 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교육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 철학적 배경, 지역적 실태, 학생·학부모·교원 실태 등 문제를 만들어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셋째, 나만의 기획 틀을 만들어 문제 상황별로 기획 꼭지를 만들어 연습한다. 넷째, 동료나 멘토에게 피드백을 받는다. 가.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기획안 분석하기 1~2월에는 그해 사업별 기본계획이 교육청 홈페이지나 공문서로 전달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 사업추진계획을 근거로 학교에서는 학교교육계획 및 그해 교육과정을 작성하기 때문이다. 각 사업별 기본계획을 모두 출력하여 제본 후 숙지하면서 내가 응용할 수 있는 사업도 생각해본다. 나. 교육정책 숙지하기 교육감 신년사부터 지역교육 기본계획, 보도자료 등을 숙지하며 그해 교육청에서 추구하는 가치, 교육정책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홈페이지 등을 활용하면 교육청의 중점정책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다. 기획 틀을 만들어 세부추진사업 연습하기 기획에서 세부추진사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이며 평가결과 반영도 비중이 높은 영역이다. 따라서 나만의 기획 틀을 만들어 세부추진사업을 연습하는 것은 문제해결 시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으며, 생각보다 긴장되는 시험장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동기가 된다. 라. 동료나 멘토에게 피드백 받기 내가 쓴 기획을 동료나 멘토와 함께 보면서 분석하고 방향이 맞게 설정되었는지 확인한다. 맺으며 지금까지 기획안에 대한 이해와 기획안의 구성, 기획안 작성을 위해 갖추어야 할 자질 등을 살펴보았다. 앞서 교육전문직원이 학교현장과 소통할 때 가장 중요한 수단이 기획이라고 했다. 작성이 잘된 기획안은 이해가 쉽고, 구체적 실행력을 가지며, 질문을 유발하지 않는다. 또한 정책을 실천했을 때 현장에 감동을 주고, 교육공동체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으며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정책의 일반화가 빠르다. 이를 위해 지역의 교육정책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으로 내면화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전달하는 비언어 면접에 대비하여 답변할 예상문제를 충분히 정리하고 면접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다면 이제는 ‘전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면접관이 면접을 통해 가장 적합한 인재가 면접자인 본인임을 확신하도록 표현해야 한다. 앞서 첫인상은 상대방이 나와 대화하거나 나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결정하게 만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중요한 첫인상이 과학적인 실험에 의하면 3초 만에 결정된다고 하고 가장 빠르게는 0.3초 만에 결정하는 실험자도 있다고 하니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의 첫인상을 결정짓고 면접상황 내내 나를 전달하는 표현의 기술인 비언어가 무엇인지 아는 일이다. 비언어는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언어적 메시지를 제외한 모든 것으로 비언어의 범위는 언어적 메시지 범위보다 훨씬 넓다. 또한 비언어는 사람의 자연발생적인 표현행동으로 감정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비언어는 언어 이면에 숨겨진 진심을 잘 보여준다.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과 레이 버드위스텔(Ray Birdwhistell)은 ‘비언어는 의미 전달의 93%를 차지한다’는 ‘메라비언의 법칙’을 강조했다. 즉,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표정·태도)이 55%, 청각(음성)이 38%, 언어가 7%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표현수단으로써 언어 대비 비언어의 비율은 65 대 35에 이른다’고도 하였다. 이 말은 효과적인 소통에 있어 말보다 비언어적 요소인 시각과 청각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또한 비언어적 의사소통도 언어적 의사소통처럼 하나 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 있으며, 이를 해독할 때 한 가지 신호는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데 부족하기 때문에 자세·동작·옷 스타일 등 여러 가지가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평소의 행동양식도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면접관이 보는 나의 모습 첫인상을 결정짓는 나의 비언어를 먼저 알아보자. 우리가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를 생각해 보자. 처음으로 소개를 받는 자리나 혹은 개인적인 일과 관련하여 같이 일할 사람을 처음 소개받는 자리일 때, 그 사람이 걸어오는 걸음걸이나 인사하는 모습 또는 표정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한다. 걷는 모습만으로 자신감이 있고 당당한지, 어설프고 어색해하며 쭈뼛거리는 모습으로 많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 등을 알아챌 수 있다. 인사하는 모습이나 표정으로도 읽을 수 있다. 말로는 성실하고 자신 있다고 했지만, 표정이 경직되고 시선을 피한다면 그의 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반대로 밝은 표정과 안정적인 시선 처리를 하면서도 말로는 무척 떨리고 자신이 부족함을 이야기하면 오히려 겸손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면접관은 면접자의 답변을 들으면서도 끊임없이 면접자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면접자의 답변 내용이 무엇을 말하는지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눈으로 탐색하는 작업을 쉬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답변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눈으로 파악한다. 이제 역으로 본인이 나보다 윗사람이거나 연배가 높은 분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생활에서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겠지만, 결혼식을 앞둔 상견례나 연구대회 대면 심사나 전보 이동 시 근무지에서 직급이 높은 관리자를 만나는 자리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 당시 내가 보여 준 비언어가 내가 보여주고자 한 생각과 의견을 잘 전달하였는지 아니었는지 진단해 보아야 한다. 그러면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유형은 어떤 것일까? [PART VIEW] 비언어적 의사소통 유형 가. 신체적인 모습(physical appearance) 신체적인 모습(physical appearance)은 사람의 체형·인상 등을 의미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우리는 나랑 같은 여(남)성인지, 나보다 나이가 적(많)은지, 키가 큰(작은)지, 얼굴이 동그란지, 통통한 몸인지 마른 몸인지 한눈에 보면서 그가 어떤 사람일지 짐작한다. 얼굴이 예쁘면 호감이고 몸집이 크면 힘이 세고 거칠 것 같은 일반적인 기준은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지, 호감과 비호감의 기준이 모든 사람이 같은 건 아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체형이나 인상 등 외모가 좋은 사람이나 자신의 외모와 유사성이 있는 사람에 대해 호감을 느낀다고 한다. 필자가 본 재미있는 실험장면으로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20대 남녀 대학생 10명을 대상으로 각각의 사람에게 5명의 이성 사진을 보여주면서 가장 호감이 가는 사람을 선택하라고 했을 때, 거의 모든 학생이 자기 사진을 바탕으로 이성인 척 합성한 이성 사진을 선택하였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나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인간의 본능이어서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와 닮은 이성을 친근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 면접에 임하는 자세 면접 당일은 집에서 면접장으로 출발하여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까지가 면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전문직 면접은 교육청 산하기관 어느 특정한 한 곳에서 휴일을 이용하여 실시한다. 또한 면접장에는 소수 면접관만이 아니라 면접을 주관하는 인사부서가 총출동하고도 인원이 부족하여 교육지원청 전문직들이 차출되어 진행한다. 필자가 전문직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했을 때의 일화이다. 면접장소가 교육연수원이어서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이용하여 면접장소로 가고 있었다. 휴일 아침시간이라서 사람은 많지 않아서,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가는 면접자를 지하철에서 만날 수 있었다. 옷차림과 표정으로 짐작만 하고 있는데 계속 휴대폰으로 자신의 상황을 지인에게 생중계(?)하면서 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웃기도 하고, 떨린다며 옷차림 이야기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오늘 나랑 대면할 수도 있는 면접자인가?’하면서 애정 어린 눈으로 보다가 계속되는 예의 없는 태도에 비호감으로 바뀌었다. 답변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예절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장학 담당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하다. 면접 당일만큼이라도 어디서든 예의 바르고 절도 있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 면접장에서 대면하는 면접 상황뿐만 아니라 대기실·화장실·복도에서도 대부분 만나는 사람은 면접관일 수도 있고, 또 면접을 진행하는 선배 전문직이거나 동료 응시자이다. 너무 편안한 자세로 지인과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면서 들락날락하는 행동이나, 사적인 전화를 길게 하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밝고 편안한 미소 띤 얼굴로 조용히 순서를 기다리며 면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입실하는 자세 면접에 참여하다 보면 제일 먼저 면접장에 들어오는 걸음걸이와 자세부터 보게 된다. 이상하게도 걸음걸이 자세가 잘 잡혀있는 면접자가 드물다. 물론 모델이 아니므로 당당하고 힘차게 걸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면접관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걷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평소의 걸음걸이가 어떠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걸을 때 어깨를 펴고 바른 자세로 걷는 연습을 해보자. 자신의 걸음걸이가 어떤지는 전신거울 앞에 서서 걸어보면 된다. 보폭을 알맞게 하고 팔을 앞뒤로 가볍게 흔들며 걷는 자세를 직접 보아야 한다. 모습이 어색하면 보폭과 팔의 움직임을 수정해보고 당당해 보이는 자세를 찾아 연습하자. 좋지 못한 습관은 눈으로 보고 머리로 안다고 고쳐지지 않는다. 연습에 연습을 거쳐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도록 해야 한다. ● 좌석에 앉아 답변하기 면접장에 문을 열고 들어서면 문을 닫고 난 후 면접관을 향해 목례로 먼저 인사한다. 이때 문을 여닫는 행동과 동시에 인사를 어정쩡하게 하는 것보다는 여유를 갖고 심호흡을 하면서 문을 닫고 난 후 바른 자세로 서서 절도 있게 인사하고 중앙에 마련되어 있는 위치에 선다. 이때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인사를 다시 하고 의자에 앉는다. 본인의 성명 대신 관리번호가 주어질 것이므로 “안녕하십니까? 관리번호 ○○번입니다”라고 또박또박 말한다. 자리에 앉을 때에는 의자를 두 손으로 잡아 앞으로 뺀 후 자리에 깊숙하게 앉고 허리를 세워 그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끝날 때까지 유지한다. 끝나고 퇴실할 때에도 방심하지 말고 단정한 태도로 일어나 자신이 앉았던 의자를 가볍게라도 정리하는 태도를 취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온다. 준비한 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거나 실수를 했더라도 그에 대한 표정이나 느낌을 나타내지 않고 입실할 때처럼 최선을 다하는 뒷모습을 남겨야 한다. 면접장을 나올 때는 문 앞에서 면접관을 바라보며 가볍게 목례하는 느낌으로 “감사합니다” 인사를 한 후 문을 열고 나온다. 손은 자연스럽게 무릎 위에 편하게 놓았다가 손동작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한다. 지나친 손동작이나 아무 의미가 없는 습관적인 손동작은 면접관에게 산만한 인상을 준다. 평소 대화할 때나 강의할 때 나의 손동작 습관을 점검하고 너무 지나치게 자주 하는 동작이나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점검한 후 미리 고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개별면접 시에는 굳이 손동작이 필요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무릎 위에 두지만, 집단면접 시에는 메모도 필요하고 발언하는 다른 면접자의 발언 내용을 듣고 바라보거나 나의 발언 시간에 발언하면서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정도를 토의하다 보면, 자세도 흐트러지고 평소의 손동작을 부산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교직에 종사하면서 아이들과의 대면수업에서 자주 하는 손버릇이 버릇으로 남아 있어, 다른 면접자와 달리 손동작을 많이 사용하여 산만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손동작 이외에도 집단토의 시에는 끝날 때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평소에 앉는 버릇이나 다리를 움직이는 등 불편한 느낌이 들면 면접관에게도 그대로 느낌이 전해질 수 있다. 밝은 표정으로 말할 내용을 정리하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반드시 미리 연습으로 습관화하여야 할 부분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떨리는 것이 면접이다. 떨리는 것이 정상이고 오히려 떨지 않는 것이 비정상이다. 적당한 떨림은 면접관에게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지나치게 여유 있는 태도는 ‘선수’같은 느낌을 주어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 떨린다는 자체를 즐기자. 떨지 않으려고 하면 더 떨리기 마련이니 ‘떨리는 게 정상이다’라고 생각하고 면접에 임하면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소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마음으로 임하자. 나. 인공물(artifacts) 인공물은 의상·장신구·소지품 등을 의미한다. 인공물은 신체만큼이나 첫인상이나 소통에 중요한 비언어다. 우리는 평소 복장으로 그날 본인의 밝거나 어두운 기분 등을 표현하기도 한다. 특정인의 옷차림으로 세대를 구분하기도 하고, 옷차림만으로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차이를 읽기도 하며, 그 사람의 복장을 보면서 그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도 있다. 특정 장소의 예절도 격식을 갖춘 옷차림으로 구분한다. 장례식이나 결혼식 등 행사에서 볼 수 있는 옷차림이 있고 특정 직업을 나타내는 근무복도 있으며, 스포츠나 취미도 옷차림으로 알아볼 수 있다. 인공물을 잘 활용한 사람으로 전 미국 국무장관인 매들린 올브라이트(Medeleine Albright)를 들 수 있다. 외교정책 보좌를 하다가 UN 주재 미국대사로, 또 미국 최초의 국무장관으로 일하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탁월한 협상 능력을 선보인 그녀는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도 유명하다. 단순히 고상한 자태를 자아내는 데에 그친 것이 아니라 패션에 철학을 담았기 때문이다. 여성 정치인이 등장하면 항상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주목하는 언론에 응수하듯 옷깃에 브로치를 달았고, 그 안에 협상테이블에서 취할 포지션과 외교적 메시지를 담았다. 올브라이트에게 있어 브로치는 대화의 물꼬를 트는 흥미로운 소재가 되기도 하고, 비언어적인 암시를 통해 협상의 방향을 제시하는 상징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올브라이트가 처음 브로치를 외교에 사용한 것은 UN 미국대사로 있을 때였다. 걸프전 직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이라크 언론이 그녀의 집요함을 보고 ‘독사’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전혀 반기지 않는, 최악의 여자’라는 식으로 비판하자, 그녀는 이라크 방문 시 뱀 브로치를 착용하였다. 그 위트있는 우아한 대응이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올브라이트는 브로치 외교에 재미를 붙였다고 전해진다. ● 복장에서 읽어지는 면접태도 최근 임용된 젊은 교사들은 임용고시 1차 시험에 합격하고 2차에서 심층면접이나 수업실습, 영어면접 등 다양한 유형의 전형을 통과하여 교원이 되었기 때문에, 면접에 대한 준비나 경험이 많다. 임용고시를 치르지 않고 입직한 필자가 처음 임용고시에서 치러지는 면접에서 면접관을 할 때, 모든 수험생이 마치 아나운서 시험이나 스튜어디스 면접처럼 한결같은 올림머리에 하얀 블라우스와 검정 투피스를 입고 면접장에 입실한 것을 보고 개성이 너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여러 번의 경험을 거치고는 면접에 특별히 월등한 자신감을 갖지 않고는 무난한 복장이 바람직함을 알게 되었다. 한번은 검정 정장 차림의 응시자를 보다가 연보라색 바지 정장 차림의 여자 수험생과 네이비색 점퍼를 입고 온 수험생이 있었는데 특별한 옷차림으로 만나니 뭔가 기대감이 더 커졌다. 그러나 답변 내용이나 태도에서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왜 저 복장으로 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 옷차림이 점수에 반영되진 않았으나, 자신감이 부족한 어색함과 충분히 이해가 되지 못한 답변 내용으로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옷을 고르는 데 쓰는 에너지를 다른 일에 더 신경 쓰고 싶어서 매일 같은 옷만 입는다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페이스 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아니라면 좋은 인상으로 선택받고 싶어 하는 면접 자리에는 직무의 성격과 상대방(교육청과 면접관)의 기준을 고려한 옷차림을 할 필요가 있다. 면접복장은 계절에 맞는 정장을 준비하는데 무엇보다 편안해야 한다. 새로 구입하는 것보다 미리 몇 번 입어본 후, 앉은 자세도 편하고 서 있을 때 깨끗하고 주름이 많이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입은 사람의 성의가 느껴지고 자신감을 풍기는 복장이면 마음도 편안해진다. 너무 밝거나 지나치게 화려한 색상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눈에 띄는 액세서리나 남자의 넥타이도 복잡하고 형이상학적인 문양보다 겉옷 색상에 비해 조금 밝은 톤으로 입는다. 남성의 경우 무채색 계열의 정장에 흰 와이셔츠, 화려하지 않으나 밝은색의 넥타이, 무채색의 양말과 구두가 무난하다. 여성의 경우 스커트나 바지 모두 무난하나 너무 여성스러운 원피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복장은 전날 미리 입어보고 옷매무새를 최종 점검한다. 여성의 경우 너무 화려하고 진한 화장이나 액세서리도 지양해야 하지만, 전혀 화장하지 않은 민낯도 예의를 갖추지 않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머리 스타일도 미리 어울리는 스타일로 정해놓고 어느 정도 길들이는 것이 자연스럽다. 특히 앞머리는 시야가 가리지 않도록 잘 손질하여야 하고, 인사하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가 들 때마다 앞머리나 옆머리를 만져야 한다면, 면접관으로서는 매우 산만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튀지 않고 단정하고 깔끔한 차림이 좋다. 그런데 우리는 화려하다거나 단정하다는 기준이 주관적이다. 따라서 평소 옷차림이 매우 화려한 사람은 본인 생각에 화려하지 않고 무난하다고 선택한 옷차림이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여전히 화려해 보일 수도 있고, 평소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던 사람 역시 본인이 좀 화사하다고 느끼고 과감하게 선택한 옷차림이 여전히 소박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동료나 가족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겠다. 면접 옷차림은 내가 만족하는 것보다 상대방인 면접관이 복장으로 나의 태도·예의·성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구두도 옷차림과 어울리는 색으로 선택한다. 야외에서 거리를 걸을 때에는 잘 들리지 않는데 실내에서 걸을 때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구두 굽에서 나는 소리가 크게 들려 매우 거슬리는 경우가 있다. 구두 자체가 바닥과 닿으면서 소리를 낼 수도 있고, 걸음걸이가 특이해서 날 수도 있다. 조용한 면접장에서 가뜩이나 떨리고 긴장하고 있는데, 구두에서 나는 소리는 더욱 예민하게 만들어 당황하게 된다. 구두도 미리 점검하여, 신어서 편안하고 소리가 잘 나지 않는 것으로 준비하자. 다. 동작 동작은 대표적으로 몸짓, 시선, 표정 등을 의미한다. 몸짓은 몸의 일부 혹은 몸 전체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고 시선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길, 표정은 마음속의 감정, 정서,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얼굴의 모양이다. 심리학에서도 많이 인용하는 숨겨진 마음이 표현되는 여러 동작이나 표정들, 예를 들어 표정은 웃고 있으나 팔짱을 끼고 있다면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것이거나, 불안함을 나타내는 다리 떠는 모습이나 눈 깜빡임 등은 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동작이다. 면접은 첫인상 전쟁이라고 하였다. 첫인상이 모든 걸 다 결정한다고 보아도 좋다. 사진을 보면서 호감인지 비호감인지를 몇 초 만에 느낄 수 있는지 조사하는 실험에서 연구기관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아이 컨텍(eye contact) 후 3초만 지나면 호감인지 비호감인지 가려낼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0.03초 만에 호감 비호감을 판단해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바로 이것이 면접의 내용에 앞서 시각과 청각 등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첫인상의 불문율이다. 한번 괜찮게 보이면 다 괜찮아 보이는 것이다. ● 자연스러운 미소 경직되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는 표정,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상태이다. 면접장소를 들어서는 순간 정말 긴장된다. 더구나 면접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내내 긴장한 터라 이미 표정이 굳어져 있기 마련이다.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면접관과 소통해야 하는데 경직된 표정으로는 준비한 것을 제대로 펼치기 어렵다. 대기실에서 수시로 근육을 풀어주는 안면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 웃지 않다가 면접에서 웃는 표정을 지으려면 의도와 다르게 어색한 미소가 나오거나 한쪽 입꼬리만 올려 억지로 웃는 비웃음 표정이 될 수도 있다. 면접 컨설팅 장면에서 보험회사에 취업하려는 무표정인 남성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답변하라고 컨설팅을 하였다. 교정 후 다시 실습하는 장면에서 남성은 계속 한쪽 입꼬리만 올려 비웃는 표정으로 다시 지적을 받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자연스러운 미소는 면접의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미소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뿐더러 미소는 상대방도 미소 짓게 한다. 어색한 미소가 나오지 않도록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하자. 사진으로 한 컷 남길 때의 예쁜 모습 말고 평소 표정이나 긴장하고 있을 때의 어두운 표정 등을 미리 점검하여 평상시 표정이 미소 띤 밝은 얼굴이 될 수 있어야 하겠다. 표정은 반드시 미리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오해될 만한 표정이 아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교정해야 한다. 인사하며 짓는 얼굴표정 즉, 첫인상만으로 상대방에게 호감과 신뢰를 줄 수 있으면 면접에서 매우 유리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는 반드시 가까운 지인이나 팀을 이루어 서로 호감을 줄 수 있는 밝고 활기찬 표정, 긍정적 느낌을 나타내는 시선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미소를 연습하자. 하루 몇 차례씩 ‘아·이·우·에·오’나 ‘하·히·후·헤·호’를 습관적으로 하면 얼굴 근육을 잘 움직일 수 있다. 연습을 통해 습관이 되어야 비로소 호감을 주는 자신만의 얼굴표정을 가질 수 있다. 미인대회 시 참가자들이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는 것이 시종일관 미소를 짓는 일이었다고 한다. 근육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이다. 지금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지만, 전에 우리나라 사람의 무표정을 외국인이 ‘한국인 표정은 악어와 같다’고 말한적이 있다. 악어는 네 가지 표정밖에 없다. ‘눈 감고 입 다물기, 눈 감고 입 벌리기, 눈 뜨고 입 다물기, 눈 뜨고 입 벌리기’이다. 이 말은 그만큼 얼굴표정이 경직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나의 표정도 혹시 내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지 한번 점검해 볼 일이다. 지나치게 긴장한 표정도 불편하지만 진지해 보이지 않을 만큼 제멋대로 눈이나 입을 움직이는 표정도 삼가야 한다. 습관적으로 불편한 분위기를 못 견뎌하는 사람 중에 마치 연기를 하는 것처럼 눈썹을 위로 치켜들거나 입을 삐죽이거나 미간을 찌푸리는 등 장난기 있는 표정으로 답변하는 경우가 있다. 본인은 자신의 표정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게 상대방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모른다. 이런 표정은 진실성이 없고 이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자세로 보인다. 혹은 자신감이 넘쳐 건방져 보이거나 긴장 관리를 못 하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을 준다. ● 시선 처리 다음은 시선 처리이다. 면접관이 나와 소통하는 것이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그를 자연스럽게 쳐다보며 시선을 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면서도 정말 어려운 일이다. 평소에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시선을 피했다면 십중팔구 면접장면에서도 면접관을 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면접관은 시선을 피하는 것을 자신이 없거나 답변이 진실하지 못하다는 것으로 이해 혹은 오해한다. 그래서 연습해야 한다. 시선을 피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거부감 혹은 열등감이 없어야 할 수 있다. 시선처리를 바르게 잘하려면 거울을 보고 자신의 눈을 바라보며 말하는 연습을 해보자. 자신의 눈을 바라보는 것조차 처음에는 상당히 쑥스럽다. 그러나 자신의 눈빛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다른 사람의 시선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 반드시 평소에 사람들과 소통할 때 먼저 시선을 피하지 말고 최대한 상대방을 바라보려고 노력하자. 면접장에서의 면접관은 두 명 이상이다. 이때에는 답변하면서 고루 시선을 주며 말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면접관과 소통한다는 느낌을 면접관이 받을 수 있다. 시선이 이동할 때는 훑어가듯이 빠르게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적어도 시선이 머무른다는 느낌이어야 한다. 면접관의 표정은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면접관으로 참석하다 보면 면접자들을 계속 관찰하면서 신중하게 평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답변을 잘하고 못하고에 따라 긍정이나 부정의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무표정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래야 당락이 결정된 후에 “난 면접관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는데 왜 떨어졌지?” 등의 오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접관의 딱딱한 표정에도 주눅 들지 않고 면접관을 고루 바라보면서 또박또박 답하도록 하자. 다음호에 계속
고교학점제는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고교체제 개편과 더불어 현 정부의 핵심적인 교육정책 가운데 하나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가 지정·운영되기 시작하였으며, 2020년부터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들에서 고교학점제를 우선 적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누적된 경험과 효과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일반고에 전면 적용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을 2022년에 고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 외국의 학교들을 방문하고 수업을 관찰하다 보면 초·중학교들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언어가 다르고, 교실 구조가 다르고, 교과서가 다르지만, 우리 학교들에 비해 구조적인 차이나 질적인 차이가 두드러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반면 고등학교들을 방문하다 보면 우리 학교들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때가 많다.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나 성인의 태도, 학생들의 학교생활, 교육과정이나 수업이 진행되는 방식, 학습자 평가 등에서 우리와 상당히 다른 차이가 관찰되기 때문이다. 후기 중등학교로서 고등학교는 학제 위치상 독특한 이중성을 갖고 있다. ‘중등’에 무게 중심을 두면 중학교와 가까워지지만, ‘후기’에 무게 중심을 두면 대학과의 유사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구조적 차이도 이러한 이중적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들이 중학교의 모습에 좀 더 가깝다면, 서구의 고등학교들은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학의 모습에 좀 더 가깝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제도적 차이 이상으로 문화적 차이가 숨어 있다. 우리는 고등학생들도 여전히 큰 아이(big boy)로 보는 반면, 서구에서는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며,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준성인(young adult)으로 보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육 체질개선 계기 이렇게 보면 고등학교 교육을 바꾸려는 최근의 노력들은 중학교에 가깝던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학사운영을 대학교에 가깝도록 전환하려는 시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시도들로는 선택과목 확대, 교과교실제 도입, 성취평가제 확대, 탐구중심 과목 확대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우리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구조와 체질이 상당 부분 개선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교는 낙후된 시설과 환경, 단순한 교수·학습방법, 학생들과 유리된 교육과정, 경쟁 중심의 학교문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고교학점제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21세기에 걸맞게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체질을 바꾸려는 가장 최근의 노력이자 종합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근본적인 개선에 성공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있어 왔던 여러 시도들 가운데 하나에 그칠 것인지는 현장 교원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고교학점제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체제에 큰 폭의 손질이 필요한 만큼, 현장 교원들 사이에 우려와 걱정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고교학점제는 다양한 형태로 구현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해당 과목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함으로써 학점을 취득하고, 취득 학점이 누적되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인정받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간단한 설명이지만, 고교학점제가 실제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고, 또한 시행 이후에는 학교 생태계의 여러 측면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다과목 지도교사 처우개선 필요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변화 가운데 교사와 관련된 것들로는 우선 선택과목 확대에 따른 다과목 지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지금처럼 단일 교과목을 여러 반의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두 개 이상의 과목을 한 학기에 개설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담당교과 안에서 보통과목을 추가로 개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담 증가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교양과목과 같이 담당교과영역을 벗어난 과목을 추가로 개설하는 경우에는 부전공 연수지원 등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교과목 개발비와 같은 수당을 추가하는 등, 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편 기존의 교원 구조 안에서 학교교육과정을 다양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교학점제의 도입은 강사 채용 확대와 순회교사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금보다는 공동교육과정이나 교육과정 거점학교, 학교 밖 학습경험 등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들에 대해 현장의 교원들은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보다 수업 준비에 대한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미이수를 부여하는 것도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고, 미이수 학생을 누가, 어떤 식으로 추가 지도할 것인지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개설한 교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너무 적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도 난감한 문제이다. 이외에 강사 채용이나 순회교사의 확대는 교원들의 업무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학교 밖 교육과정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비판들은 일부 과도한 것도 있고 일부 타당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선택한 학생들이 없어서 전임교원이 개설한 교과목이 폐강되는 경우는 실제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의 사전 조사를 거쳐 교과목이 개설될 뿐만 아니라, 선택과목의 규모를 조절함으로써 이러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선택과목 숫자를 늘리는 것에 고교학점제 관련 논의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선택과목 규모를 늘리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과목 하나하나의 질을 얼마나 개선하느냐가 보다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장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교과목의 내용·방법·평가기준 등을 재점검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충실한 학습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교원정책이 바로 교사들이 교육과정 개발과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다. 사실 이것이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와 서구의 고등학교가 갖고 있는 구조적 차이의 또 다른 일부이기도 하다. 외국의 교사들에 비해 우리나라 교사들은 수업과 무관한 업무에 너무 많은 감정적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교사들이 고교학점제에 걸맞은 전문성과 자율성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행정업무부담을 경감하는 조치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업무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부전공이나 복수전공 등을 통해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선택과목을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학생들의 관심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무분별한 선택과목 확대는 자칫 정체불명의 교과목 양산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흔히 학점제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고등학교 교과목이 무질서한 쇼핑몰 같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뷔페의 예를 들면 고교학점제의 관건은 음식 가지 수를 복잡하게 늘리는 것보다 음식 하나하나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보면 강사와 순회교사, 공동교육과정에 대한 의존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은 학교 교육과정 혹은 개별 교과목의 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청 혹은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양질의 강사 풀을 확보하고, 순회교사들에게 적절한 지원과 근무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교육과정 설계 전문가 길러야 또 하나 중요한 교원정책은 학교별로 학생 규모에 적절한 숫자의 교육과정 설계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단위학교에 개설된 교과목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와 식견을 바탕으로, 개별 학생의 진로 적성과 관심에 적절한 교과목 이수 경로를 설계하고 추천하는 역할을 담당할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교육과정 설계 전문가는 학교 안에서 교과목 소믈리에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기존에도 진로지도나 상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학점제 하에서는 학생들이 적절한 이수 경로를 만들어 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그래야지만 학생들의 과목 선택이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가 담임교사의 역할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교육과정 설계 전문가의 양성과 배치를 통해 이에 따른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교학점제로의 길은 긴 여정이고, 우리는 지금 그 출발선에 서 있다. 고교학점제는 교육과정 생태계의 전반적인 재검토를 요청하기 때문에, 결국 현장교원들의 집단적 지혜와 참여를 통해 실현될 수밖에 없는 제도이다. 따라서 현장교원들을 위한 후속 조치와 지원 대책에 고교학점제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포용과 성장의 고교 교육 구현을 목표로 하는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학점제 교육과정은 2025년 입학생부터 적용될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고등학교에 적용되면 학교는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인가? 학교에서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이 증가할 것이다. 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선택과목이 존재했다. 하지만 다수의 학교가 제2외국어·사회·과학 등 일부 교과 내에서 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고교학점제에서는 교과 구분 없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일까. 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은 과목 선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목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기존에는 과목당 별도의 이수기준이 없었다. 학생들은 학년 수업일수의 2/3 이상을 출석하면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점제 체제에서는 과목별 출석률과 학업성취수준을 바탕으로 이수기준이 설정되고, 이수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그리고 취득 학점 192학점 이상이 되어야 졸업할 수 있게 된다. 고교학점제에서는 성적 산출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상대평가에 의한 석차등급을 산출하는 평가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이는 동일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 간에 성적 경쟁을 유발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의한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학점제에서는 성취평가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선택과목에 대한 석차등급을 산출하지 않는다. 학생 개인의 성취수준을 절대 기준에 의해 평가하여 성취도를 부여하게 된다. 실질적 진로교육 확대 필요 이러한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이 학교에서 잘 적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진로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면 진로·적성에 대한 탐색이 강화되고, 이를 바탕으로 학업 설계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학업 설계는 과목 선택을 통해서 구체화될 것이다. 학생들이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진로교육의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바탕으로 한 과목 선택 지도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교마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지도할 수 있는 인력의 확보가 시급하다. 학교마다 1명씩 배치되어 있는 진로진학전문상담교사만이 아니라 학생수를 기준으로 하여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교사가 학교마다 수명씩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과목을 고르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전면 개방형 교육과정이 필수적이다. 대도시에 있는 학교들은 대부분의 보통교과 담당교사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소규모 학교들은 상황이 다르다. 학교에 특정 교과의 과목교사가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하게 강사 채용을 위한 예산 지원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부 학교는 강사 채용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경우가 많다. 교육청에서는 강사 채용을 위한 예산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학교가 원하는 과목의 교사나 강사를 파견해 주는 방식으로 학교를 지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학생들이 골라듣는 수업이라고 하지만 자칫 소규모학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대입 제도의 변화 역시 중요하다. 일반고의 교육목표에서 상급학교 진학은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정부는 선택과목에 대해서는 기존의 상대평가에 의한 평가 대신에 절대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매우 다행스러운 선택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위 16개 대학이 수능 위주 전형 40% 이상을 요구하는 정시 확대를 내세우는 대입 제도는 학생들의 다양한 과목 선택에 대한 욕구를 방해한다. 학생들은 수능에 유리한 과목을 중심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질과 적성에 따른 다양한 과목 선택을 강조하는 학점제 교육과정과 전국의 모든 수험생을 대상으로 객관식 지필고사를 통한 상대평가를 실시하는 수능 중심의 대입제도는 서로 모순일 뿐이다. 수능 중심의 대입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학점제는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수 희소교과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학생·학부모·교사·국민들을 대상으로 학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학생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하여 과목을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학점제가 실시되면 학생들은 자유로운 과목 선택이 가능해짐과 동시에 해당 과목에서 정하는 일정한 목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해당 과목을 미이수하게 된다. 물론 학교는 학생들의 미이수를 예방하기 위하여 수업의 질, 평가의 타당성, 미이수 예방을 위한 지도 노력, 학생에 대한 상담 등을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도 과목의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 학부모도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생의 평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보통교과영역은 학교와 교육청의 노력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신청하여 이수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의 희망은 다양하다. 가수를 희망하는 학생, 바리스타를 희망하는 학생, 애견 미용을 희망하는 학생, 군인을 희망하는 학생 등 다양한 진로 희망이 존재한다. 이런 학생들을 위한 특수한 과목들은 현행 교사 체계로는 제공해 줄 방법이 없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학교 밖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과정의 연계이다. 지역 사회에 있는 각종 시설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학교 정규과목으로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과목의 내용,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강사의 질 등 학교 밖 교육과정의 운영과 질 관리 문제도 구체화되어야 한다. 그 외에 학생들의 과목 선택과 이에 따른 이동수업을 지원할 수 있는 학교 내 시설의 문제, 학점제에 부합하도록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지원 체계의 구성 등 고교학점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면서 각 지역이나 학교에서 학점제 교육과정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들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학교에서 제대로 된 모습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국가·지방정부·교육청·학교·교사·학생·학부모 모두가 학점제형 교육과정의 모습을 이해하고, 이를 준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2025년에 고등학교 신입생이 된다. 그들은 고교학점제를 통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2028학년도 대입을 치르게 된다. 고교학점제의 첫 세대가 이때 배출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교학점제의 성패가 2028학년도 대입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28학년도 대입제도는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2024년에 발표된다. 이때 발표되는 대입제도를 보고 학부모·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선택할 것이고, 고등학교는 2025학년도 신입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할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첫 세대, 그들의 대입제도 2022년에 고시될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대입제도를 마련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경쟁에서 포용으로의 전환’이라는 교육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지금까지 고등학교 교육과 대입은 경쟁으로 인식되어 왔다. 교과의 석차등급·수능등급은 상대평가결과이기 때문에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 다른 학생들보다 높은 성적을 받아야만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몰면서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는 좌절감을 안겨준다. 한번 실수한 학생이 재기의 기회를 만들기도 참 어려운 구조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대입제도가 상대평가체제보다는 절대평가체제로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교 교과성적이나 수능성적이 몇 % 안에 들었느냐에 따라 등급을 받는 체제에서 벗어나 학생이 성취한 점수에 의해 등급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정한 기준을 통과하면 합격이 보장되는 체제가 점진적으로 도입되길 바란다. 지금의 대입은 수시나 정시 모두 운에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다. 여기서 말하는 운은 간단하게는 경쟁률이라고 할 수도 있고, 학생들의 지원경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경쟁률·지원경향·점수에 민감하고, 그에 따라 진학지도를 하는 이유는 모든 전형의 유형이 ‘지원자들 중 내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좋은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합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학과단위 모집이 아니라 대학단위로 모집한다면 촘촘한 상대평가결과에 의해 선발되는 폐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교육과정을 통해 구현된 학습자를 선발할 수 있는 전형을 구안해야 한다. 현재의 대입전형 유형은 수시의 학생부종합전형·학생부교과전형·논술전형·실기전형, 정시의 수능위주전형·실기전형 등 여섯 종류가 있다. 따라서 교육부 고교학점제 종합계획에 나타난 자기주도성, 창의와 혁신, 협력과 소통의 학습자상을 갖춘 우수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전형은 무엇일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부분은 고교와 대학의 협력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고교와 대학의 연계가 필요한 부분이 교육과정 연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교육과정 연계는 단순히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업역량을 갖추기 위해 고등학교에서 전공 관련 교과를 얼마나,어떻게 이수했는가’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고교와 대학의 평가공유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평가를 공유할 수 있는 전형 개발이나 보완이 필요하다. 이제 세부적으로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에 나타난 내용을 순서대로 대입제도와 연관시켜 생각해보자. 우선 이수와 미이수를 대입에서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떠오른다. 추진계획에서는 미이수 과목은 보충이수 기회를 지원하고, 보충이수 후 부여되는 성적에 상한을 설정하며(성취도 E), 보충이수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해당 과목 미이수(I*) 처리하도록 한다고 한다. 학점을 취득해서 고등학교 졸업 요건을 충족시킬 수는 있지만, 대입에서는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학생부종합전형이라면 교과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서 보충이수나 미이수의 이유·과정 등을 설명할 수 있지만, 교과전형이라면 어려울 것이다. 첫 평가에서 미이수한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보충이수를 통해 학점을 취득하는 것이 대입에서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미이수 학생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대입제도가 위축시킬 수도 있다. 다양한 유형의 교과를 대입에서 반영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에서 전문교과Ⅰ의 과목들이 보통교과의 진로선택과목으로 개편되면 고등학교의 편성 부담은 커지고, 선택이수하는 학생들의 수도 늘어날 것이다. 같은 학교를 다닌 학생들이라 하더라도 선택과목의 유형과 종류가 각기 다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개편 취지가 학생들마다 진로와 진학계획·역량·흥미·특기 등을 고려한 과목 선택의 보장이라면 대입도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를 읽는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시험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수능 선택과목은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대입제도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과목들을 과도하게 이수하거나 좋은 성적을 받는 과목으로만 선택이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환경의 차이가 대입의 학생평가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하에서는 학교의 교육경계가 확장될 것이다. 고교학점제 선도지구의 경우를 보면 대학·기업·연구기관 등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학점제를 운영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선도지구 내 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과목 개설·진로교육·상담 등 교육활동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또 추진계획의 창의적체험활동 부분을 보면 학교의 자율성에 기반하여 단위학교의 교육철학·비전 등을 반영한 특색 있는 프로그램 운영시간으로 창체시간을 활용하고, 교내 활동과 더불어 학교 밖 자원과 연계한 창체 활성화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기관 명칭 등이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교육내용과 방법에서는 학교 내에서만 이루어진 교육과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공정성 강화를 위해 블라인드 평가가 도입되었지만, 블라인드 평가 때문에 학교나 학생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공정한 평가가 어렵다는 지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드러나는 양질의 교육이 어떤 배경과 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인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대입 결과에서 지역 간의 격차, 학교 간의 격차가 커질 수 있음이다. 수능 정시 비중이 고교학점제에 미치는 영향은 또 현재의 수능 형태와 정시의 비중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학기당 최소 수강학점을 규정하는데 3년의 수업연한 내 학생이 192학점을 균형 있게 취득하도록 학기당 최소 수강학점 수(예시:28학점) 규정한다고 한다. 대부분 고등학교에서는 최소 수강학점인 192학점을 기준으로 교육과정이 편성·운영될 것이다. 학기당 32학점을 주당 수업시수로 보면 지금보다 2시간이 줄어든다. 그리고 1학점을 50분 수업 16회로 기준 한다면 학교의 수업일수도 2주 정도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생기는 시간이 앞에서 언급한 추진방향이나 학습자상을 구현하는 데 이용되지 못하고 정시 수능 준비에 쓰인다면 고교학점제로의 개편 취지가 무색해진다. 학교에 따라서는 1학년과 2학년 시기에는 학기별로 34학점을 이수하고 3학년 시기에 학기별 28학점을 이수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 학교는 고3 시기가 학교 밖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시기로 쓰일 가능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어떤 유형의 과목까지 수능 범위에 포함할 것인가도 결정해야 한다. 수능에서 공통과목만 본다면 1학년에서 이수한 과목을 수능 대비를 위해 2·3학년 시기에 사교육을 통해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선택과목으로 범위를 확장한다면 일반·융합·진로 중 어떤 유형의 과목들까지 수능 범위를 정하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 다양한 유형의 과목을 개설하는 이유는 학생의 과목 선택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인데 선택과목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학생들이 수능에 유리한 과목으로 쏠리거나 선택과목의 수업을 수능 대비 수업으로 변질시킬 가능성이 있다. 학생부종합전형 확대… 공정성 의심 극복이 관건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성적 표기방법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의 경우 1~9등급의 석차등급제였고, 진로선택과목은 A·B·C 3단계의 성취도 평가였다. 현재 확대되고 있는 교과전형은 석차등급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에서는 공통과목에서만 석차등급을 부여하고, 모든 선택과목은 성취평가제로 바뀌게 되므로 현재와 같은 형태의 학생부교과전형을 유지하기 어렵다. 대학은 교과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제공되는 정보들을 정량화해야 한다. 2022 대입 교과전형에서 교과성적을 산출하는 방식을 고려한다면 석차등급의 1등급과 성취도의 A를 동일한 점수로 환산하는 대학, 성취도별 학생비율을 반영해서 석차등급을 재산출하여 환산하는 대학이 있을 수 있다. 또는 원점수를 기준으로 별도의 등급을 산출해서 환산하는 대학도 나타날 수 있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학생부교과전형이지만 정성적 평가를 반영하는 대학이 확대될 수 있다. 그 경우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도 있다. 교육부는 현재의 여러 전형 유형 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고교학점제와 가장 부합하는 전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추진계획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등 새로운 교육제도를 반영한 미래형 수능 및 대입 방향(2028학년도 대입 적용)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하면서 대학 입학사정관 대상 교육과정 연수 및 안내, 정성평가 역량 제고 등 대학의 고교 교육과정 이해도 제고 지원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될 때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법률이나 지침 등으로 대학별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면 앞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공정성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이외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과학습발달상황이 전형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교과·창체 학점을 재구조화하여 교과연계가 강화된 창체영역인 ‘진로탐구활동’ 도입을 고려하여 교과·창체 간 이수학점을 균형적으로 감축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행 180단위에서 6단위 감축하는 것과 24단위에서 6단위 감축하는 것은 비율의 차이가 크다. 교과에서 3.3% 정도가 줄었다면 창체에서는 25%가 줄어드는 것이다. 현재는 고교학점제가 반영된 2028학년도 대입제도를 예측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고교학점제를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대입까지도 고민할 여력이 없다. 하지만 잘 가르치는 학교가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잘 가르친다는 것은 교육과정을 학교와 교실에서 잘 구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를 먼저 이해하고 고교학점제를 구현하기 위해 교육과정의 전환에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고교학점제 성큼...학교는 첩첩산중 2025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이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듣고 싶은 과목을 골라 수강하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의 학점을 취득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192학점을 고등학교 졸업 기준으로 설정했다. 1학점을 얻기 위해서는 50분 수업 16회를 수강해야 한다. 고등학생들은 졸업까지 모두 2,560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졸업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학생을 돌봐줄 교사의 숫자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2040년까지 신규 채용해야 할 교사의 규모는 수만 명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전 추계보다 매년 더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교사도 없이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을 하겠다니 ‘공염불’이라며 뜬구름 잡기식 정책발표보다 정규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라는 국가적 책무부터 수행하라고 강조한다. 대입제도 개선 계획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에 확대 도입하겠다는 내신평가제도 개선 계획은 있지만, 대입제도 개선 계획이 없다고 평가했다. 대입에서 성취평가제를 어떻게 반영할지 등은 빠졌다는 것이다. 교육과정운영에서도 파행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고1 공통과목 내신경쟁이 치열해지고, 초6 학생부터 전 과목 내신 선행학습 열기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2·3학년 때에는 수능에 적용되는 선택과목에만 집중될 수 있고, 선택과목 성취평가제로 인해 내신 퍼주기를 하는 학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교서열화에 대한 우려도 마찬가지다. 학교별 교육여건이 다르고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산·어촌의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명문고교 위주로 다른 고교서열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농·산·어촌 학교의 경우 충분한 과목이 개설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학교 밖 전문가를 한시적으로 기간제교사로 활용한다지만, 한계가 있어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호는 교육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고교학점제 문제점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가장 중요한 교원확보부터 교사의 역할 변화와 과목선택제에 따른 교육과정운영의 문제를 짚어본다. 또 고교학점제 성패를 가를 대학입시는 어떤 상관관계를 갖게 되는지, 대입제도가 고교학점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앞서 고교학점제를 실시한 현장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찾아본다. 급변하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학생 한 명 한 명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이다. 2025년부터 본격 도입될 고교학점제는 이런 시대적 요구에서 나온 제도이다. 그런 책임교육의 연장선에 고교학점제가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선택이라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고교학점제와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은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현재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운영과 관련한 학교 현장의 어려움, 고교학점제 도입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도입의 가장 긍정적인 역할은 수업이 학교 교육활동의 중심이 되었다는 점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도입 이후 과목의 개설과 신청, 수업시간표 구성 등 학교 교육활동 논의의 중심에 교육과정이 놓이게 되었다. 이전까지 교육과정은 정해져 있는 것이니 특별한 논의를 할 필요가 없었고, 그 연장선에 수업이 있었다. 정규 교육과정 외의 다양한 대회와 활동들이 학교역량을 드러내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은 그런 학교문화를 수업 중심으로 돌려놓았다.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대학입시 등도 그에 따라 개편되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학교의 체제와 문화는 그런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많은 학교에서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도입 이후 교육과정 업무 과중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에 가장 적합한 부서 체제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교육과정 기획과 운영, 교수·학습지원, 진로지도, 생활지도, 각 교과와 연계된 학생활동을 중심으로 부서를 재편해야 한다. 부서 재편 과정에서 담임교사와 교과교사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도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 교육과정 코디, 교육과정 행정지원사, 진로지도 코디 등의 인력지원도 고려할 만하다. 단위 학교별로 논의를 거쳐 가야 할 과제지만, 교육청에서 연구학교·선도학교 운영에 이 부분을 적극 도입하여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소개해야 한다. 변화를 선도하는 학교들에 대해서는 행·재정적인 지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택과목 확대, 강사채용 대란 벌어질 것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각 학교마다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 중 하나가 다양한 선택과목의 강사 부족이다.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학교마다 2월은 강사 채용 전쟁이다. 일단 특정 과목의 경우 강사 자체가 부족하다. 학교마다 교육청에서 지원되는 강사비 외에 다른 예산을 더해 강사비를 올리는 등 여러 가지 자구책을 쓰고 있다. 이런 어려움은 교육과정 편성 단계부터 학교가 강사 채용이 어려운 과목들을 제외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또한 선택과목 중 소수 학생이 선택한 과목이 나오는 경우, 학년에 학급수를 유지하려면 같은 블록에 있는 다른 과목은 학생 수를 늘려서 개설할 수밖에 없다. 강사 채용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학교마다 학급수 안에서 과목 개설을 하려 한다. 이런 점을 감안 한다면 학급당 학생수도 더 줄어야 한다. 강사 채용의 문제는 강사비 지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교사 정원의 문제로 풀어가야 한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존 교사들도 보통 2~3과목의 수업을 담당하고, 이동수업에 따른 블록수업, 교과별 출결 확인, 선택과목이라는 학생들의 기대 등으로 수업 부담이 커진 상태다. 여기에 2025년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의 기본학력지도와 이수 여부 판단, 이후의 지도 등 교과교사의 부담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게 될 것이다. 고교학점제에서는 또 무엇보다 교수학습과 평가 전문가로서 교과교사의 책임지도가 더 강조된다. 따라서 학교가 교육과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이제까지 단순히 전체 학급 수로 계산하던 교사 정원 산정방식을 운영하는 과목수로 바꿔야 한다. 또 교육과정 변화에 따른 신설 과목의 교사 채용을 서둘러야 하고, 과도기에는 학생들의 수요에 비해 인력풀이 부족한 과목에 대해 교육부·교육청 차원에서의 인력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끝으로 2025년부터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고교학점제가 2025년부터 도입된다면 해당 학생들은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한다. 생각보다 준비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부터 고교학점제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중학교 생활을 종합하여 마지막에 진학할 고등학교를 선택하게 된다면 당장 내년에 입학하는 중학생부터 고교학점제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필요하다. 또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현장도 미리 대비가 되어야 한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의 도입 때도 교사 전체의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하여 혼란이 있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선택형보다 더 새로운 제도이다.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교사에게 더 많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충분한 공감과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도입된다면 훨씬 더 많은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고교학점제를 구체화시키기 위해 학교현장 교사 대상의 의견 수렴이나 홍보 등의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 학생·학부모에 대한 안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고교학점제가 이수와 미이수를 판단하는 것이 목적인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교육과정을 책임지고 지도하겠다는 취지가 그 바탕이다. 그렇다면 배움이 느린 학생들에 대한 지도방안이 체계적으로 세워져야 한다. 만약 지금과 같은 학교환경이라면 그런 부분들까지 교사들이 다 지도하기는 역부족인 면이 많다. 평소의 보충학습 지도, 미이수 이후 이수를 하기 위한 보충과목 운영 등에 대한 대비책이 학교 안팎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기존에 있는 기본학력지도나 전입 등으로 미이수한 과목에 대한 온라인 이수 프로그램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 선택형 교육과정 대비, 공간 구성 서둘러야 이 외에도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도입 등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들은 많다. 나이스 체계의 개선도 좀 더 필요하다. 학기 초 학생들의 선택과목을 엑셀 파일로 일괄 업로드하는 기능, 교육부 수강 신청 프로그램과 나이스 연동 등의 문제들은 추후 개선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공간 혁신도 중요한 과제이다. 이미 교육청에서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에 적합한 공간 구성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교원학습공동체 등을 통해 교사들의 수업활동 연구에 대한 지원도 더 활발해 질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행정 업무의 경감, 공간의 효율성, 연구하는 교사 문화는 교육과정 운영에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다. 교육과정의 변화는 이렇게 학교 전체의 변화로 이어진다. 하지만 아직도 왜 고교학점제인지, 왜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인지에 대해 회의하는 시각들도 있다. 그런 시각들도 교육 논의의 장에서 필요하다. ‘학생들이 모두 살아 있는 수업’이라는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면, 서로 다른 시각의 장단점을 보완해 가면서 좀 더 나은 제도로 보완해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고교학점제가 교육과정의 변화를 선도하고, 나아가 학교 교육활동의 혁신해 가는 데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1. 임용 사유 및 요건 가. 결원보충 기간제 임용 나. 특정교과의 한시적 담당 기간제 임용 다. 교육공무원이었던 자의 지식이나 경험을 활용할 필요가 있을 때 라. 유치원 방과후 과정을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 때 2. 종류 및 신분 가. 전일제 기간제교원 _ 휴직 · 파견 · 미배치 등으로 인한 1개월 이상 결원의 보충을 위하여 교원자격증 소지자를 한시적으로 임용 나. 시간제 기간제교원 _ 다양한 교육과정의 개설 · 운영 및 유치원 방과후과정 운영을 담당할 교원을 위하여 교원자격증 소지자를 1개월 이상 시간제(격일 · 반일 · 시간제)근무로 임용 다. 신분 1) 정규 교원으로 임용됨에 있어 어떠한 우선권도 인정되지 아니함. 2) 「교육공무원법」의 신분보장 등 관련 규정의 적용을 제외함. 3) 기간제교원에게 신분증(공무원증 등)을 교부할 수 있으나, 반드시 기간제교원이라는 사실과 임용기간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용기간 만료 시 회수 등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함. 4) 기간제교원은 무기계약근로자로 전환되지 아니함. 3. 임용자격 및 상한 연령 교원자격증 소지자, 교육공무원 정년 62세와 동일하게 학기 말까지 적용 ※ 다만 2학기에 한하여 1차 공개채용 모집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없을 경우는 예외적으로 65세까지 임용 가능(계약기간은 해당 학기 이내로 정함) 4. 임용기간 가. 임용기간은 1년 이내로 하며, 필요한 경우 3년의 범위에서 연장 가능 나. 연장계약의 경우 동일한 결원교원이 동일한 사유로 공백기간 없이 휴직 등을 연장할 경우 기존 채용된 기간제교원이 공개채용으로 채용된 경우라면 채용공고를 생략하고 연장계약 가능(계약서 재작성 및 호봉재획정) 다. 동일학교에서 신규 및 연장계약을 통하여 4년을 근무한 기간제교원은 반드시 퇴직처리(4대 보험 상실 신고, 퇴직금 지급)하고, 재채용이 필요한 경우 신규채용 절차를 거쳐 임용 선생님들의 QA Q. 지난 5년간 기간제를 하다가 정규 교원으로 임용이 되었습니다. 이럴 경우 연가일수를 책정할 때 기간제 경력이 포함되지 않나요? A. 기간제 경력에 대하여 호봉획정에서의 경력은 인정되어 호봉에 적용되지만, 연가일수는 임용일을 기점으로 재직기간이 책정됩니다. 따라서 올해 임용이 되셨다면 1년 미만 연가일수인 11일을 받게 됩니다. Q. 선생님의 병가로 인해 기간제교원을 채용하였습니다. 이후 선생님께서 추가적으로 연가를 사용할 경우, 기간제교원을 다시 채용해야 하나요? 연장임용이 가능한가요? A. 대부분의 시 · 도교육청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에 따르면 동일한 결원교원이 동일한 사유로 기간의 단절 없이 휴직 등을 연장하여 기간제교원을 임용할 사유가 발생할 경우, 공개전형을 거쳐 채용된 경우에 한하여 채용공고를 생략하고 연장계약이 가능합니다. 연장임용에 대하여 해당 선생님과 상의를 하신 후에 나이스상 퇴직처리가 아닌 퇴직예정 연월일을 수정한 후 저장하시면 됩니다. Q. 기간제교사가 휴직한 교사를 대신하여 담임 역할을 할 경우, 담임수당은 휴직한 교사와 기간제교사 중 어느 분께 지급해야 하나요? A. 휴직한 교사의 담임교사를 면하고 기간제교사를 담임교사로 임명하여 동 기간 중에 그 직무를 수행케 하였다면 새로 임용된 담임교사에게 담임수당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Q. 명예퇴직한 교원의 경우 기간제교원이 될 수 없나요? A. 명예퇴직교원에 대한 기간제교원의 기준은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어 각 시 · 도교육청의 인사실무 또는 계약제 교원 운영지침을 참고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은 초등교사 및 초등 특수교사의 경우 퇴직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지 않을 경우, 보건 · 영양 · 사서 · 전문상담교사의 경우 퇴직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 기간제교원에 임용될 수 없습니다(단, 1 · 2차까지 공개채용 모집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없을 경우 예외적 임용 가능). 경기도의 경우 초등은 명예퇴직 교원만 지원하였을 때 임용이 가능하며, 퇴직 당시 근무학교에서 임용하고자 할 경우는 퇴직 후 6개월 이상 경과한 자에 한하고 있습니다. 중등의 경우 2차 공고까지 지원자가 없고 3차 공고시 명예퇴직교원(퇴직일로부터 1년 이상 경과자)만 지원하였을 경우 임용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각 시 · 도교육청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해당지역 운영지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소송을 제기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는 필자가 소송하려는 의뢰인에게 꼭 묻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소송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제기한다. 의뢰인들이 소송을 진행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매우 다양한데, 학교폭력 관련 소송은 특히 그 이유가 천차만별이다. 첫 번째는 입시에서의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학교폭력으로 가해학생이 되면 가해학생 조치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최근 대학교 입시는 한 번의 시험(수능)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정시의 비중은 작아지고 고등학교 3년의 다양한 성취를 보는 수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22년 대학교 입시에서 정시 비중은 24.3%, 수시 비중은 75.7%로 수시 비중이 3배 이상이다. 수시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가 기본이므로 학교폭력 가해학생이라는 이력은 수시에서 치명적인 낙인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가해학생 전력을 삭제하기 위함이 소송을 제기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가해학생이라는 법적 지위 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이다. 또래집단에서 상대방이 이간질하고, 험담하여 그 친구와 절교(요즘 말로 ‘손절’)를 했는데 상대방이 먼저 신고했다고 하여 따돌림으로 조치를 받았다거나, 상대방이 먼저 때려서 막기만 하였는데 쌍방폭력으로 조치를 받았다거나, 단체채팅방에서 제3자 이야기가 나와서 ‘○○’이라고 호응만 하였는데 사이버폭력으로 조치를 받는 경우 본인의 자녀가 가해학생이 된 것 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이유는 혹시 나중에 학생이 성장한 후 학교폭력 전력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에 대한 염려이다. 최근 연예인·운동선수 등을 상대로 일명 ‘학교폭력 미투(‘학투’)가 제기되어 방송에서 하차하고, 국가대표에서 퇴출되는 등 여론에 떠밀려 반강제로 은퇴하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혹시 우리 애도 그렇게 될까봐 소송을 해서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불상사를 예방하고자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꽤 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법적 책임은 언제까지 물을 수 있을까? 오래전에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이 유명한 연예인·운동선수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학교폭력 미투로 연예계, 스포츠계가 시끄럽다. 학교폭력 가해자로서는 기억도 나지 않는 과거 철없는 어린 시절의 실수를 지금 문제 삼는 것이 억울하고, 피해자는 가해자가 상당한 시간이 지나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을 이용하여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을 억울해한다. 그렇다면 학교폭력으로 인한 법적 책임은 언제까지 물을 수 있을까? ● 형사책임 형사책임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여,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고 형을 선고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이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공소시효라고 한다. 공소시효는 법정형에 따라 정해지는데 다음과 같다. 폭행죄는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이므로(「형법」제260조 제1항) 공소시효는 5년이고,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므로(「형법」제257조 제1항) 공소시효는 7년이다.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므로(「형법」제298조) 공소시효는 10년이다. 다만 살인과 일부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성폭력 범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법률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2010년 4월 15일 미성년자에 대한 공소시효를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로부터 진행하고, DNA 증거 등 입증 증거가 확실한 성폭력 범죄는 공소시효를 10년 연장하는 것으로 개정된 이후 부터다. 지금은 13세 미만의 사람 또는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는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다만 공소시효의 적용을 배제하는 법률은 개정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범죄에 대해서만 적용하므로 법률 개정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범죄는 죄를 물을 수 없다. ● 민사책임 민사책임은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법원 판결을 받음으로써 성립하는데, 불법행위에 대한 소멸시효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다(「민법」제766조 제1, 2항). 다만 미성년자가 성폭력·성추행·성희롱, 그 밖의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 소멸시효는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되지 않는다(「민법」제766조 제3항). 따라서 미성년자일 때 성적 피해를 당한 경우 성년(19세)부터 시효가 진행되어 3년간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 ●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 그렇다면 초등학생 때 행한 학교폭력에 대하여 고등학생 때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를 할 수 있을까? 대구고등법원 2018누2620 판결은 ①「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학교 외에서 발생한 학생에 대한 상해, 폭행 등의 행위도 학교폭력에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의 발생시점이나 징계시점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②학교폭력으로 인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에 관해서는 그 조치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제척기간이나 공소시효 등에 관한 규정도 존재하지 않는 점, ③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에 있는 것이고(「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 학교폭력의 발생 이후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였다고 해서 위와 같은 피해학생의 보호 및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의 필요성이 소멸한다고 볼 수 없는 점, ④원고 주장대로라면, 중학교 졸업 무렵에 발생한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이상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어 법 적용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학교폭력이 중학교 재학 중에 발생한 경우에도 당해 가해학생이 소속된 고등학교장은 가해학생에 대하여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소정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여 입학 전의 행위라도 상급학교의 장이 징계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학교폭력을 행하였다면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에 재학하고 있다면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 징계 등 공소시효가 도과하면 형사책임은 물을 수 없지만, 현재의 신분관계에 의하여 내부적인 징계는 가능하다. 다만 내부적인 징계도 내부 규정에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신분관계를 취득하기 전의 행위도 징계가 가능하고,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않아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임용 전 행위라도 임용 후 공무원의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게 된 경우에는 징계가 가능하고, 징계시효는 공무원으로 임용된 때로부터 기산된다(대법원 89누7368 판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이 있다. 피해회복 및 2차 피해방지를 위해서는 즉시 가해자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해자에게도 자신의 잘못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통해 반성의 기회를 주고, 오랜 시간이 경과하여 책임을 묻는 것은 객관적 근거 없이 마녀사냥, 여론재판으로 흐를 소지가 있으므로 잘못을 한 시점에서 형사처벌, 징계 등의 법적책임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