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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제19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내놓은 교육공약에 대해 지나치게 복지에만 매몰된 퍼주기식 공약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당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수 공약이 무상교육·무상보육·반값등록금 등 막대한 예산투입이 필요함에도, 구체적 실행 계획과 재원확보 방안은 제대로 제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공약이 부실할 뿐 아니라 그나마도 재탕이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교육청에서 근무하는 A 장학관은 "학교에서 아이들 밥 먹이고 돌보는 일만 신경 쓰다가 정작 가르치는 것은 신경도 못쓰게 되는 것 아니냐"고 푸념했고,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B 씨(강원도)는 "나라에서 아이들 보육과 교육을 무상으로 책임지고 주말 교육프로그램까지 제공하겠다니 좋기는 한데, 막상 총선이 끝나면 예산을 핑계를 대며 제대로 실천하지 않을 것 같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고교 무상·의무교육 단계적 확대를 교육공약의 가장 첫머리에 제시하고 ▲저소득층 방과후학교 지원 ▲학자금 대출이자 인하 ▲3~4세 보육비 지원 및 지원 단가 단계적 인상 등을 주요공약으로 제시했다.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예산 범위 내 점진적 확대와 대학의 자율적 노력 등을 전제로 조건부 찬성입장을 밝혔다. 초중등교육과 관련해서는 예체능 체험활동 강화, 토요문화학교 지원, 학생주도 동아리 지원 등의 공약을 제시했지만 이미 실시되고 있는 정책과 큰 차이점을 찾기는 어렵다. 민주통합당도 교육공약 전면에 ▲반값등록금 실현 ▲등록금 후불제 학자금 대출제 도입 ▲단계적 고교무상의무교육 등을 내세웠다. 공교육 강화 방안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일관성 유지를 위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정규교원 6만 명 충원, 행정전담인력 배치 등을, 대학교육과 관련해서는 국공립대 연합체제 구축, 국립대법인화 재검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을 내놨으나 그 실행 방안과 예산에 대한 설명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자유선진당은 취학 전 아동에 대한 지원확대와 대학등록금 확충을 10대 기본정책에 포함시켰다. ▲교무행정전담요원 업무 분장 명확화 ▲교과·다목적교실의 확충 ▲자율적 학교운영을 통한 교수권 보호 ▲교사학습년제 도입 ▲소규모 학교 지원 확대 등 공교육 활성화 방안과 함께 대입제도 개선안, 학교폭력대책 등을 제시했으나 이미 시행되고 있거나 구체성이 떨어지는 것이 많다. 진보통합당은 반값등록금법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고,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국립대통합네트워크 구축 및 부실 사립대 통폐합 ▲전문대와 중복되는 일반대 학과 폐지 ▲대학입학 자격고사제 실시 ▲무분별한 대학적립금 규제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일제고사 폐지 ▲2009 교육과정 전면폐기 등 현행 제도와 배치되는 공약을 다수 내놨다.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많은 이해관계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충분히 설명되어 있지 않다.
격포초(교장 김윤배)에서는 지난 금요일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찾아가는 학부모 교실을 운영했다. 이날 학부모교실에서는 전북청소년연구원 신대철 박사를 초청해 '학교폭력예방과 부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멀티미디어실에서 30여명의 학부모와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2시간동안 교육을 실시했다. 신 박사는 "학교폭력예방교육을 강화해 미래의 꿈나무들이 즐거운 학교생활이 될수 있도록 하려면 선생님과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또한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선생님은 언제나 희망을 노래하는 천사가 돼야 하고, 부모들은 언제나 아이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언제나 칭찬해야 한다"며 "아이들은 어머니의 꿈을 먹고 살기 때문에 자녀들의 미래는 어머니의 손에 달려있다"고 했다. 한편 격포초는 엄마품온종일돌봄교실을 학력신장과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저녁 9시까지 운영하고, 맞벌이 부부와 결손가정의 아이들에게 미래의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있으며, 학교행사 관련 자료는 학교홈페이지에 올려 교육공동체가 함께 공유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지원으로 ‘생생 직업체험의 날’ 현장체험학습 운영 도하초(교장 최병석)는 5일, 4~6학년 학생 30명이 충남교육청에서 농어촌 소규모학교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현실 속의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는 글로벌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를 직접 방문하여 체험 기회를 가져보는 ‘생생 직업체험의 날’을 운영했다. ‘키자니아’는 국내 유일의 직업체험 테마파크로서 학생들 스스로 본인이 원하는 현실세계의 직업을 부스별로 가상 직업체험활동을 해보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학생 1인당 32,000원에 달하는 입장료를 충남교육청에서 전액 지원했으며 중식비 및 차량 대여료는 학교예산으로 지출되어 학생들의 부담은 전무하였다. 아침 8시 전교직원과 저학년 학생들의 환송을 받으며 대여 버스에 탑승한 학생들은 키자니아에 도착하여 소방관, 경찰관, 미용사, 방송 기자 등 자신이 원하는 직업인이 되어 실제 상황처럼 구성되어진 직업의 현장에서 미래 자신의 직업을 직접 체험해보는 귀중하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이날 키자니아를 방문하는 ‘생생 직업 체험의 날’ 운영을 주관한 최 교장은 “사회가 세분화 되고 전문화 되어지는 미래 세계에서 직업 진로교육은 초등학교 고학년 교육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아 부족한 학교 예산이지만 학생들을 위해 본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다”며 직업체험 학습에 참여한 학생들과 지도 및 준비를 위해 애쓴 교직원들을 격려하였다.
칠보초, 식목일 맞이 학교 화단에 나무 심기 활동 참여 수원칠보초(교장 양원기)에서는4일‘RCY 우리학교 푸르게 가꾸기‘ 활동을 실시하였다. RCY 단원과 선생님들은 물론 학부모까지 함께 참여하는 이 행사는 자연과 학교를 사랑하는 RCY 단원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RCY 단원들이 학교 화단에 나무를 심는 환경보호활동을 통하여 자연을 사랑하고 애교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수원 칠보초 RCY 이우람 대장은 “식목일을 맞이하여 RCY 단원들이 식목체험활동을 적극 참여해 주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직접 심은 꽃과 나무를 관리하면서 점점 자라나는 꽃나무들과 같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 또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같이 자라날 것을 기대하니 뿌듯하다”라며 이번 교육 활동의 의의를 밝혔다. 대다수의 체험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이번 행사에 진지한 마음으로 참여하였고, 한 학생은 “ 나무를 직접 심는 활동이 재미있었고, 앞으로 심은 나무가 죽지 않도록 정성스럽게 돌봐야겠다. 그리고 학교 화단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고소감을 남겼다. 식목일이 공휴일로부터 제외된 이후로, 식목일의 의미 또한 학생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 가진 않을까? 라는 우려심도 있을 것이다. 물론 4월 5일 뿐만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나무를 사랑하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마음 갖기를 바랄 때, 이번 ‘RCY 우리 학교 푸르게 가꾸기’를 통해 학생들의 마음 깊은 곳에 환경보호를 향한 열정의 씨앗도 같이 심어졌기를 기대한다.
농촌의 문화적 한계를 극복하는 독서동아리 활동 4월의 첫 번째 화요일 밤이다. 아직 초저녁이지만 오직 한 교실에서만 햇살처럼 불빛이 새어 나온다. 학교 주변이나 다른 교실들은 낮 동안의 시끄러웠던 여운조차 사라지고 어둠 속에 파묻혀 있다. 괴괴할 만큼 조용하다. 불빛이 새어 나오는 곳은 부용초등학교 도서관이다. 도서관의 작은 공간 ‘연꽃누리방’에서 열서너 명의 회원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어느 하루 한가할 틈 없이 일손이 많이 필요한 지역이다. 백구포도의 원조 생산지인 부용지역이다. 요즘도 거름주기, 제초하기, 가지치기, 시설개보수 등 할 일이 무척 많다고 한다. 온종일 일에 파묻혀 심신이 피로할 텐데 많은 회원들이 출석하였다. 독서동아리 ‘일그미’회원들이다. 집에서 들고 온 간단한 먹을거리를 가운데 두고 지난 한 주간 있었던 일상의 생활 이야기를 인사말 겸해서 나눈다. 몸이 계속 좋지 않아 병원에 갔었지만 신경안정제 처방만 받았다는 A회원의 말에 욕심을 버렸더니 스스로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일도 잘 풀렸다면서 B회원이 위로해 준다. 장로고시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서 공부는 역시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적절한 긴장감이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고 C회원이 말했다. 처갓집에 TV를 바꿔드렸다는 D회원,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학창시절의 얘기꽃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는 E회원 등 부부싸움 이야기, 독서활동 이야기, 직장에서 있었던 이야기 등을 하면서 정겨운 시간을 보낸다. 본격적으로 지난주 함께 읽었던 책들에 대한 독후 발언 시간이다. ‘이금이’ 작 ‘너도 하늘말나리야(나리꽃)’에 대해서이다. “읽기 쉬웠지만 많은 생각을 자아내는 내용으로 결손가정, 다문화가정,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고 K회원이 말했다. J회원은 “순간순간 눈물이 났으며 ’미르‘의 모습이 어렸을 적 나와 흡사한 점이 많았다.”고 했다. 그 외에도 회원 모두가 순서대로 자기의 독후감을 자유스럽게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독후 토론을 마친다. 다음 주중에 읽을 책을 선정한다. 심훈의 ‘상록수’로 결정한다. 1930년대 당시 지식인의 관념적 농촌 운동과 일제의 경제 침탈사를 고발·비판함으로써, 문학이 취할 수 있는 현실 정세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 그리고 극복의 상상력이란 두 가지 요소를 나름의 한계 속에서 실천해냈고, 대중적으로도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라면서 시대적 상황이 지금과는 다르지만 그 정신만은 본받을 만하다고 특히 농촌 생활을 하는 우리 회원들이 다시 한번 읽어보자는 회장의 제언이다. 이 독서동아리 ‘일그미(회장 권병학)’는 4년 전 부용초등학교 학생들의 독서도우미로 활약하던 학부모 및 지역민들이 학교 교육활동에 피동적으로 협조하는데만 만족하지 말고, 자신들의 독서습관을 진작시키고 독서문화를 생활을 통해 정신적인 문화 충족을 도모하면서 자녀들이나 학생들에게도 수범을 보이자는 취지로 결성했다고 한다. 매일 아침 학생들의 아침독서 시간에 독서도우미 봉사활동으로 도서 출납일을 돕고, 학생들과의 소그룹을 편성하여 책 읽어주기, 기타 상담을 통한 학생 문제 사전 예방 교육, 도서실의 장서 정리, 도서의 보수, 좋은 도서 목록 제작으로 구입 권장 등 학생들에 대한 교육활동과 도서실 활용 도움을 통한 교육공동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마다 한번 씩 유명작가의 생가나 문학관을 찾아 작가 정신을 되새기는 문학기행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매주 화요일 7시 30분, 부용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만나는 회원들은 상호간의 친목 증진과, 학생들의 독서활동 제고, 자신들의 독서능력 제고를 위해 최소 1주 1권의 독서는 기본적으로 수행한다고 한다. 독서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하는 회원들의 활동은 농촌의 독서문화 생활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내 수업을 돌아보는 근원적 질문하기 수업을 어떻게 볼 것인가?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수업에 대한 근원적 질문 제기는 마치 인간이 왜 사는가와 같은 진부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인간으로 태어나 당연한 것처럼 살 듯이, 교사에게 수업은 생존 이유와 같은 질문이다. 그러기에 날마다 수업을 하면서도 수업을 왜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교사가 얼마나 될까? 교사이기 때문에 수업을 하는지, 수업을 하기 위해 교사가 되었는지를 구분해서 물어본다면, 이 책은 수업을 잘하는 기술과 수업을 망치는 폐단을 다룬다. 그러니까 이 책이 정작 노리는 것은 수단적, 기능적 측면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교육다운 교육을 구현하는 수업이 가능한지를 묻고 있다. 보여주는 수업, 부끄러운 고백 자신의 수업을 거끼림 없이 공개한 아홉 명의 선생님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특별한 점은 일상적인 수업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연구수업이나 수업공개, 특별교사의 수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친근감으로 다가선다. 이는 곧 극히 자연스러운 수업, 가식 없는 수업이란 점에서 내 수업을 돌아보게 한다. 매우 평범하고 일상적인 수업 장면을 거울로 들여다보듯 친근한 언어로 풀어낸 작가의 의도는 나에게 던지는 화두로 다가왔다. 나라면 서근원 작가에게 내 수업을 있는 그대로 평상시처럼 전개하는 수업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아무래도 대답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익숙한 풍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업을 잘해 보겠다는 의지로 수업장학요원을 하면서 내 수업을 공개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준비된, 어쩌면 보여주기 위한 수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업에 대한 부담이 큰 나에 비해 우리 반 아이들은, 다른 학교 아이들은 오히려 즐거워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자료와 대우를 받는 시간이 되곤 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존칭을 쓴다거나, 칭찬을 많이 해주는 수업을 했고 더 즐겁고 재미있었다는 아이들의 반응! 뒤집어 말하면 보여주기 위한 수업, 가식적인 수업, 위선적인 수업으로까지 비약할 수 있을 만큼 부끄럽다! 수업 공개 때마다 손님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표정은 마치 설날 세뱃돈을 타려고 친척들을 기다리는 것만큼 좋아하곤 했다. 그렇게 본다면 평상시의 수업이 그만큼 알뜰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반성을 하곤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대우 받는 느낌을 가졌다는 뜻이다. 어떠한 답변에도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의 이중적인 모습에 놀라지는 않았을까?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나의 공개수업을 돌아보며 부끄러웠다. 날마다 어떻게 그런 수업을 할 수 있느냐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결론은 마찬가지다. 일상의 수업이 곧 내 모습 일상의 수업에서 최소한 수업을 왜 하는지 수업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성찰하는 교사, 아이들과 관계 형성에 고민하는 교사, 한발 더 나아가 아이들의 숨겨진 상처를 드러내어 치유하는 수업, 자신의 이야기로 수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결국 교사 자신이 최대한의 수업 매개체이며 그 자신의 정체성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도달하니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아홉 개의 수업 장면은 아이들의 일탈 행동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연스러운 선생님의 반응들이 그대로 드러나있어서 꾸밈이 없다.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미달되는 수업도 있고 한 발 더 나아가는 수업도 보여준다. 엄밀한 의미에서 교육과정이란 학습자에게 구현된 교육과정이라고 가정한다면, 교사는 교육과정의 정신을 꿰뚫고 나름대로 재구성하고 양념을 첨가하여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일 수 있어야 함을 은근히 심어주고 싶어하는 게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언제부턴가 공교육 교사보다는 학원가의 강사를 더 높이 보는 듯한 시선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교사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실에서 이 책이 주는 질문은 매우 도발적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점수 높이기에만 몰입해야 살아남는 게 학원 교육이라면, 학교 교육에서는 수단과 방법보다는 올바른 과정을 추구하는 진부하고 느린 걸음으로 교육적인 방법으로 학습 목표 도달을 추구해야 하니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수업에 대한 시각을 교정하는 데 많은 공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은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으로 아이들과의 관계의 형성, 소통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눈높이에 공감이 간다. 각종 업무에 짓눌려 진도 나가기 바쁜 교실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선생님은 바로 내 모습이어서 가슴이 뜨끔했다. 어떤 날은 감사자료 제출로, 어떤 날은 시각을 다투는 급한 공문으로 몇 시간을 통째로 날린 날, 봉급 담당자로, 경리 담당자로 방학조차 없었던 시절이 떠올랐으니 말이다. 아니면 교육과정에도 없는 행사를 추진하는 관리자로 인해, 외부 협조 공문으로 인해 하염없이 날려버린 수업들, 그리고 놓쳐버린 아이들! 교사의 행복은 수업 속에서 교사는 아이들과 수업하는 시간만이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을, 눈빛을 맞추고 새로운 깨달음으로 즐거워하는 제자를 보는 행복함을 보기 위해 수업을 한다. 교사는 수업을 하며 행복해지기 위해,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기 위해 수업을 한다. 상대방을 행복하게 위해 준비하는 수업이라면 이미 90점 이상은 얻었다고 본다. 그 마음엔 이미 배려와 공감이 담겨 있으니 말이다. 요즈음 혁신학교를 비롯하여 교원평가, 교과교실제, 복수담임제, 수석교사제 실시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방법론은 다르지만 그 지향점은 결국 좋은 수업을 통한 학교 교육의 성공이다. 각 시도마다 명칭은 달라도 다양한 수업컨설팅 장학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원평가라는 명목으로 수업공개의 기회도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수석교사의 업무 비중도 수업컨설팅의 몫이 크다. 각종 연수회를 통한 특별연구 교사의 수업공개에 이르기까지 그 목적은 모두 좋은 수업이 도착점이다. 좋은 수업, 즐거운 수업, 재미있는 수업을 모르는 교사는 없다! 이 책은 내 수업을 거울처럼 들여다보게 하며 수업의 목적을 은근히 들려준다. "결국 좋은 수업을 모색하는 일은 교사가 "지금' '이 교실'에서 '이 아이'들 하나하나와 관계하면서 부딪치는 문제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교사들은 항상 자신만의 고유한 조건 속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교실마다 교사가 다르고, 학생이 다르고, 또 학생의 수준이 다르다. 교사가 교실에서 부딪치고 있는 문제는 교사 자신이 가장 잘 알 수 있고, 그 해결책 또한 자신이 가장 가장 잘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자신이 현재 교실에서 당면하는 문제가 무엇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스스로 모색해야 한다." 내가 가진 수업기술과 방법이 어느 순간 고착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 수업을 가장 잘 알 것 같은 자신이 자기 수업을 객관적으로 보기란 쉽지 않다. 거울을 보지 않으면 자기 얼굴을 볼 수 없듯이, 자신의 수업을 녹화하거나 관찰자로 하여금 분석하게 하는 방법을 통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아홉 개의 수업 모델에 대한 기록은 간접적이나마 내 수업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어 쉽게 읽혀진다. 저자가 교실 수업을 분석한 결과물을세상으로 내놓은 지가 벌써 10여 년이 지났으니 학교 수업도 그때보다는 더 나아졌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교직 경력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업 공개를 하겠다고 자신 있게, 자발적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내 모습을 비추어 보면 좋은 수업을 향한 열망은 교단에서 내려서는 그날까지 안고 가야 할 숙명일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동안 내가 공개한 수업 장면들이 떠올라 부끄러워졌음을 다시 한번 고백한다. 아이들에게 유난히 친절했던 수업, 어느 때보다 집중을 잘하고 발표를 잘해 주던 영리한 아이들 모습(수업이 끝나면 뭔가 보상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심어주었던, 숙제가 없다든가, 선물을 준다던가 하는)이 아른거렸다. 그래서인지 수업을 공개할 때마다 아이들은 행복해 했고 즐거워했으니 어느 때보다 학습목표 도달도 높았다. 40분 수업 공개를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 마음 고생까지 생각하면 매 시간 그런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면 살아남을 교사가 얼마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수업이란, 일상적으로, 날마다 진행하는 보통의 수업 시간에 가르침과 배움이 소통과 배려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다. 여러 과목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모든 과목에 집중하여 좋은 수업을 할 자신은 없다. 과목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여 재구성하거나 주제에 따라 통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오는 수업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국어 쓰기에서 이야기의 뒷부분을 상상하여 글 쓰기, 즐거운 생활에서 가면 만들기와 무대 꾸미기, 창작 무용 만들기, 국악동요 가사 바꿔 부르기를 통합하는 방법이다. 모둠별로 이야기를 꾸미고 관련된 가면과 무대 배경을 만들며 노랫말을 연습하고 줄거리에 맞는 창작 무용을 곁들이면 한 편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철저한 교재 분석과 교육과정의 요구 수준을 확인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지난 해 겨울 눈이 오는 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며 학교 풍경을 그리고 눈 오는 모습을 시로 쓰게 한 다음, 그림과 시를 시화로 만들게 하는 국어와 즐거운 생활 통합 수업을 했을 때, 아이들은 무척 행복해했다. 눈 오는 모습을 그리려면 하얀 켄트지보다는 검정색 사포가 적격이다. 마음껏 하얀 크레파스나 색연필을 쓰며 참 즐거워했다. 수업을 통해 꿈꾸는 희망, 멘토 결국 교사는 주변의 학습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통합하는 열린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절과 학습주제,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한 학습환경을 바라보는 직관과 통찰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준비한 수업이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 아이들의 언어로 표출되는 수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에게 발현된 교육과정이 곧 수업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수업을 왜 하지?'라고 묻는 서근원 작가에게 이 책을 읽고 터득한 나의 답변으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내가 수업을 하는 이유는 내 수업을 듣는, 나를 만나러 오는 아이들에게 인생의 멘토가 되기 위해서" 라고! 너무 거창한 답변이지만 이것은 나의 간절한 희망이다. 내 인생을 걸고 달려온 교직이다. 수업을 하지 않는 나는 교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멘토'에 대한 나의 정의는 나의 아이들에게 '맨' 마지막까지 긍정적인 '토'를 다는 사람이다. 아이들이 원한다면! (이 글은 학습연구년 특별연수를 하며 새롭게 돌아보는 나의 수업 찾기에서 라는 책을 읽고 쓴 나의 수업 성찰기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과 옆집 아저씨나 아줌마같이 대하기 부담이 없고 편안하고 관계를 가지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현대처럼 각박해지는 삶에서 언제든 만나고 싶을 때 만나서 재미없는 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그리고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친구는 얼마나 있을까? 아마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내가 상대방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다가서지 못하고 상대가 다가와주기만 기다리지 않았나하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사교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인간관계가 다양하고 폭넓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인간관계는 극히 제한적이다. 인간관계가 폭넓은 사람은 그 깊이가 부족하고 인간관계가 좁은 사람은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인간관계의 형태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관계의 단점은 보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끈끈한 정서적 교감활동이 필요하다.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상대방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사와 학생의 교감활동에 대한 자세한 논의가 필요하다. 교감(交感, Sharing Sense)이란 서로 접촉하여 사상이나 감정 따위를 함께 나누어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방과 교감하기 위해서는 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②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야 하고, ③ 상대방의 마음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과 친밀한 유대감을 가져야 한다. 최정환은교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최정환, 교감의 리더십, p.5). 참된 리더는 하늘, 땅, 사람과 진정으로 교감하는 사람이다. 교감(Sharing Sense)이란 감정을 나누고(Sharing emotion), 감동을 나누고(Sharing affection), 감응을 나누고(Sharing sympathy), 감촉을 나누고(Sharing touch), 감회를 나누고(Sharing memory), 감격을 나누고(Sharing gratitude), 감흥을 나누고(Sharing inspiration), 감탄을 나누고(Sharing admiration), 감사를 나누는(sharing thanks) 것이다. 이와 같이 교감은 소통이 전제되어야 나눌 수 있는 감정의 교류활동이다. 교육은 소통활동이라고 할 정도로 교육방법에서 중요하다. 한마디로 소통 없이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수내용을 소통을 통하여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통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잘, 그리고 쉽게 전달되도록 교감이 이루어졌느냐가 교육의 성과로 나타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교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소통을 통해 공감하고 교감함으로써 전달내용을 이해하는 교육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에서 교감리더십은 왜 필요한가? 첫째는 교육은 교사와 학생의 교감활동이다. 교감이라는 용어는 이미 앞에서 정의한 바와 같이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고 서로 감정을 나누어 가지는 활동이다. 교육활동 대부분이 교사와 학생의 교감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즉 교사와 학생들은 가르치고 배우는 교감활동을 통해 교수-학습이 일어난다. 따라서 교사가 교수내용을 얼마나 자세히 학생수준에서 쉽게 지도하느냐에 따라 학생이 받아들이는 학습정도가 다른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바로 교사와 학생 사이에 일어난 교감활동이 일어난 정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교사와 학생 간의 교감활동이 얼마나 쉽고 진지하게 일어나느냐에 따라 학생의 학습 이해도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학생이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감리더십이 필요하다. 최정환은 “참된 리더는 모든 능력 이전에 다른 사람의 희로애락을 진심으로 교감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일을 잘하는 능력 이전에 타인의 아픔과 필요에 동감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한다. 학교에서 가장 어려운 교육활동이 학생문제 해결일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문제는 학생들 간의 사소한 감정에서부터 심각한 감정까지 서로 얽혀져 있어 이를 풀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래서 이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고 달래주려면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이해와 설득이 필요하다. 이러한 학생이해와 설득은 먼저 문제학생의 닫힌 마음을 열개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게 하는 것이 문제를 공감하며 교사와 교감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이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신뢰하며, 레포(rapport)가 이루어질 때 활발한 교감활동으로 올바른 마음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훌륭한 교사는 학생들 간의 원활한 교감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교육은 학생들이 필요한 것은 교육적 사랑을 기반으로 교사와 이루어지는 교감활동이다. 이러한 교사의 교감활동은 학생들에게 ‘교육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뢰와 믿음을 심어줌으로써, 훌륭한 인성과 높은 지성을 갖춘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간의 수평적인 대화는 친구 같은 관계가 이루어져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교감리더십이 가능하다. 그래서 진정한 리더는 낮은 자세로 따뜻한 마음과 기운을 전하여 전체가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다. 교사의 권위를 버리고 학생의 눈높이에서 학생들을 바라볼 때 학생들과 쉽게 교감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교사에겐 학생들과 마음을 터놓고 기쁨과 아픔을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교감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질풍노도의 사춘기와 경쟁적인 학업스트레스에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마음을 이해하고 먼저 따뜻한 손을 내미는 교사의 교감리더십이 절실한 것이다. 진정한 교육리더는 학생들의 교육을 만족할 수 있도록 어진 마음을 가져야 하며, 때론 참된 수도자 같은 교사의 품성을 소유해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마음을 나누는 교감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진달래 사태진 골에/ 돌 돌 돌 물 흐르는 소리// 제법 귀를 쫑긋/ 듣고 섰던 노루란 놈// 열적게 껑청 뛰달아/ 봄이 깜짝 놀란다. 이 시는 이호우의 ‘산길’에서이다. 자주 내리는 비가 봄을 재촉한다. 비 갠 다음날 물기를 머금은 들녘을 햇볕이 따스하게 어루만지자 논두렁 밭두렁은 초록 아지랑이를 피워 올린다. 춘분을 지난 전남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상위마을. 봄이면 꽃나무 중에 제일 먼저 개화한다는 산수유가 마을 초입부터 노란 꽃등으로 불을 밝히고 한적한 골목에 피어난 목련과 더불어 나그네 마음을 훔치며 수줍은 인사를 한다. 지리산 자락 산골마을. 산등성이는 아직 겨울 회색빛에 점령되어 있지만 산 아래 마을에는 눈물 나도록 환한 산수유 빛이 진종일 봄날을 밝히며 노랗게 짙어지고 있다. 어느 마을이나 가까이에는 개울이 있기 마련이다. 이곳 상위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물소리는 긴 겨울의 정적을 깨우며 수정같은 포말을 흩어 놓는다. 문득 마을을 따라 달리는 개울을 보니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에 흐르는 개울이 겹쳐진다. 바다를 끼고 산과 어우러진 그곳도 지금쯤 봄이 한창일 것이다. 땅의 봄이 무르익으면 바닷속도 봄을 맞이한다. 봄 하늘과 햇볕에 물든 비단결 같은 남해의 연푸른 해변과 몽돌밭이 아른거린다. 산수유 마을의 돌담길. 긴 세월의 속삭임이 거무스름한 이끼에게서 묻어나고 이름 모를 산새 소리만 내려앉는다. 골목길 어귀에 좌판을 낸 할아버지는 아주 오래전에 이 마을도 꽤 번성했던 곳이라 한다. 산수유 농사가 주 수입원인 이곳도 젊은이는 떠나고 대부분 환갑을 훌쩍 넘긴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산골의 봄소식을 산수유꽃이 일찍 알려주어 좋지만, 늦가을 빨간 산수유 열매를 수확하는 일은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한다. 돌담으로 쌓아 올린 텅 빈 골목엔 파란 하늘과 바람만 내려앉았다 길을 떠난다. 마을을 뒤로 산길을 올라 내려다보니 온 집들이 꽃 속에 파묻혀 있다. ‘고향의 봄’에 나오는 꽃 대궐이 바로 저런 모습이 아닐까? 온 천지 노란 수채화 물감을 뿌려 놓고 그 사이 드문드문 보이는 집들이 평화스러워 보인다. 눈을 돌리면 계곡 바위틈의 버들강아지가 부서지는 물보라와 함께 은색으로 빛난다. 슬로우시티! 모든 것이 정지된 느낌이다. 바쁘지도 서두를 일도 없는 시간, 마을 안길을 돌아서 나오는 길. 봄 햇볕을 쬐며 모이를 찾던 병아리들이 낯선 행인의 출현에 놀라 어미 닭의 품으로 종종걸음을 친다. 환한 햇살, 노란 병아리, 산수유꽃 늘어지는 봄 나절! 산수유 마을의 정취를 담고서 남도의 봄은 더 진한 하모니를 연주한다. 산동면을 벗어나 섬진강을 따라 내달리는 19번 국도. 봄길도 심한 봄 앓이를 하고 있다. 바로 매화꽃,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 개나리의 융단폭격으로 강은 봄꽃 열병에 콜록거리고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비탈진 곳에 자리를 잡은 산동네를 본다. 멀리 떨어진 집 뜰에도 복사꽃이 환하게 손짓을 하고 낮은 언덕마다 회색빛을 밀치며 서서히 피워내는 싱그러운 봄의 향연이 처음으로 이상형을 만났을 때의 두근거림처럼 다가온다. 살아가는 동안 언제나 봄날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봄! 산골 마을은 산골마을대로 바닷가 마을은 바닷가 마을대로 그 특징이 있다. 봄바람에 실려오는 따스한 향기가 오감을 즐겁게 하지만 바다를 끼고 자란 습생은 민물 냄새보다 짭조름한 갯내음을 더 그리워한다. 바다를 낀 섬의 봄을 생각하며‘물새는 물새라서 바닷가 바위틈에 알을 낳는다. 산새는 산새라서 잎 수풀 둥지 안에 알을 낳는다. 산새알은 알락달락 알록지고 물새알은 간간하고 짭조름한 미역냄새 바람냄새를 담고 있다’는 박목월의 시를 섬진강변 봄바람 속에 날려본다. 모처럼 봄 찾아 나선 걸음. 마음껏 봄에 취해 각본 없고 감독 없는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날 노랗게 번져가는 몇 시간 전 산수유 마을의 전경이 길어지는 봄날 발목을 잡는다.
수원 칠보초, 학생 자치회 구성원들이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앞장서 경기도 수원 소재의 칠보초등학교(교장 양원기)는 지난 4월 2일 월요일, 전교 어린이 임원을 비롯하여 각 학급 임원들이 모여서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을 벌였다.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시행된 이번 캠페인은 학생들이 스스로 홍보 문구를 정하고 피켓을 만들어 나섰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인 활동이었다. ▫이 활동은 아침 등교시간을 할애하여 8시 15분부터 40분까지 약 25분간 진행되었는데, 학교 정문과 후문에 임원들이 나뉘어 각자 만든 피켓과 띠를 활용하여 등교하는 학우들에게 학교폭력을 예방하자고 목청껏 외치면서 무르익었다. 이러한 열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쉬는 시간에도 이어졌다. 2교시 후 쉬는 시간에 이들이 한 데 모여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교 전체 건물을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홍보를 한 것이다. ▫담당교사 송호준 선생님(3-3)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각 학급 임원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어 캠페인 활동이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어서 감사하죠. 다만 이런 활동이 일회적인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우리 학교 생활에 지속적으로 이어져서 서로를 아끼는 학교 문화 조성에 앞장설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할 것입니다.” 라며 학교 폭력 예방과 근절에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었다. ▫ 4월의 봄이 다가온다지만 아직은 쌀쌀한 아침공기를 마시면서도 학교폭력예방캠페인을 웃으면서 마무리한 칠보초등학교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틀림없이 사랑이 가득하고 행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기업들뿐 아니라 국가, 학교, 가정에 이르기까지 소통의 리더십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같이 소통은 조직에서 구성원 간의 원활한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특히 기업에 있어서 소통은 기업의 목표인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으로 단편적인 대책 방법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소통의 리더십을 잘 발휘하고 있는 글로벌 리더들은 소통을 위한 조직을 재구조화하고, 구성원 간의 다양한 대화의 기술을 확립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경청결과를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리더들은 조직경영에서 내부보다는 조직성과나 성장에 직접영향을 미치는 외부환경이나 여건의 변화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직 내 신뢰구축과 위기극복을 위해 '소통하는 경영'이 요구되고 있다. 소통(communication)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그리고 ‘속이 트임’이나 ‘도리와 조리에 밝음’으로 정의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은 ‘개인과 조직의 다양한 벽을 허물고 서로 공감하고 협력함으로써 창조적 혁신을 달성해가는 과정’을 의미하며, 소통은 구체적인 조직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의 일체감과 결속력을 이끌어내는 핵심수단이다. 전통적인 리더십은 리더가 중심이 되어 조직구성원과 잘 소통하지 않아도 리더의 지시와 통제를 잘 따르면 조직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사회나 조직이 분권화와 전문화로 인하여 리더 혼자서 모든 조직을 지휘하고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분권화되고 전문화된 팀 리더를 중심으로 팀 구성 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하여 조직구성원의 불만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조직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경영은 교장은 혼자서 할 수 없다. 물론 한다고 해도 민주적이고 효과적인 학교경영이 될 수 없다. 최근에는 학교업무가 학사업무에서 제반시설 관리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많아졌다. 불어난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전문화와 분권화가 필요한 것이다. 모든 업무가 정선되고 전산화되었다 하더라도 교장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학교의 팀 리더인 부장들을 중심으로 학사업무를 세분화하고, 행정실장을 중심으로 재정과 시설을 관리하게 함으로써 모든 교직원의 학교경영에 참여하고 그에 따른 책임경영으로 학교경영의 효율화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학교업무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학교조직 간의 효과적인 소통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며 이를 위한 교장이나 부장의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소통의 리더십의 덕목으로는 경청, 배려, 인문학적 소양, 동기화 능력 등을 말한다. 경청은 말 그대로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고 배려하며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려는 마음이다.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은 전문지식을 통한 판단기준을 결정함으로써 대화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게 해주며, 동기화 능력은 계속적인 소통을 위해 상호이해와 동기부여를 해주는 능력인 것이다. 우리는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이 많은 신하들과 끝없는 논의과정을 통하고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세종의 소통 리더십은 리더의 카리스마, 조직 장악력, 비전, 목표 달성능력, 네트워크 능력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설득함으로써 닫힌 마음을 열개하였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성심을 다해 솔선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소통은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갈등의 감정을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눈높이를 맞춘 쌍방향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대화는 지시 중심의 수직적인 대화가 아니라 협의 중심의 수평적인 대화이어야 한다. 수평적 대화는 수직적 대화보다 서로 얽힌 감정을 보다 쉽게 이해시키거나 양보를 끌어 낼 수 있는 대화방법이다. 따라서 소통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방의 눈을 보며 경청해야 한다. 경청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서로의 감정이 교류되어 리더뿐 아니라 팔로워들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소통의 방법이 매우 다양해졌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트위터, 블로그, 유투브 등 다양한 소셜 미디어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매스 미디어 중심의 소통전략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소통은 장소나 시간제약 없이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고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고 있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연구원은 소셜 미디어의 정의를 '일반인이 주도하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개방적 매체'로 정의하고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시대 소통의 3대 원칙으로 ① 우호적 이슈 만들기 ② 소통의 생태계 조성 ③ 일관된 톤과 매너를 유지를 제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셜네트워크(social network)의 문제는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은데 있다. 한 줄의 기사가 한순간에 영웅과 죄인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실수도 용남하지 않으며 영원한 친구가 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상황에 따라서 수시로 동지와 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동훈 연구원은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실전 활용법으로 외부소통과 내부소통을 강조했다. 외부소통의 활용법으로 ① 홍보 ② 소비자의 목소리 ③ 입소문 활용 ④ 광고 ⑤ 판매채널을 제시하며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자사에 대한 우호적인 이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전담인력을 전문화시켜야만 외부와의 소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부소통의 활용법으로 ① 감성적 소통 ② 업무적 소통 ③ 핵심정보공유를 소개하며 "단순한 재무성과나 제품 서비스에 대한 홍보뿐만 아니라 기업의 내․외부 활동까지도 콘텐츠의 범위에 포함시켜 적극 활용해 나가야한다"고 역설했다. 소통은 그 내용과 성격에 따라 업무적 소통, 창의적 소통, 정서적 소통의 3가지 유형으로 나눈다(엄동욱, 2011, “조직 내 소통 활성화를 위한 제언”, CEO information, 2011.3.16, 제795호, 삼성경제연구소, p.3 ) 첫째, 업무적 소통은 일상적 업무 수행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소통으로 업무지시와 보고․피드백 및 정보공유 등을 포함한다. 둘째, 창의적 소통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을 촉진하는 소통을 의미하며, 비전 제시와 아이디어 제안, 부서 간 협업 등을 포한 한다. 셋째, 정서적 소통은 인간관계 및 직장생활의 질과 관련된 감성적 소통으로 조직구성원 간 교류와 공감, 상하 간 이해와 배려 등을 포함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경영진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35명)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직장인의 3분의 2(65.3%)가 조직에서 소통이 잘 안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점수로 환산한 한국기업의 소통수준은 54점으로 상당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명하복의 위계문화와 개인과 부서의 이기주의, 지나친 단기 성과주의가 소통의 주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형 간 상관관계를 보면, 조직 관리의 기본인 정서적 소통이 잘 될수록 업무적, 창의적 소통이 잘 이루어진다. 이는 감성리더십 등 관리자의 정서적 소통능력 배양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유형별로 주요 문제점을 보면, 업무적 소통에서는 상사의 불명확한 업무지시와 부적절한 피드백으로 인해 업무의 비효율이 초래되고 있고 쌍방향 토론이나 의견교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회의도 문제다. 창의적 소통에서는 부서 간 정보교류와 협력이 부족한데 이는 개인과 부서의 이기주의 때문인 것으로 직장인들은 인식하고 있다. 정서적 소통 측면에서는 현장의 고충이나 애로사항에 대해 경영진과 상사의 관심이 부족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미흡하며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도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앞의 조사결과를 미루어 짐작할 때 학교에서의 소통의 결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는 전통적인 관료조직으로 일반 기업조직과는 다른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먼저 업무적인 소통에서는 업무조직이 비교적 단순하고, 교육의 특성상 단기적인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이라는 점에서 다소 유연성과 융통성을 가진다. 그리고 최근에는 교사와 교사 간의 교육정보의 교환이 활발하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창의적인 소통의 측면에서는 학교는 일반 회사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따라 단기적인 교육성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으므로 대체로 부서 간의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공무원의 특성상 도전보다는 현직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높다. 마지막으로 정서적 소통은 최근 새로운 리더십인 섬김과 감성리더십의 영향으로 공감, 나눔, 배려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 학교리더의 효과적인 소통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할 것인가? 첫째, 학교리더는 직위나 권위에서 벗어나 교직원들과 친구 같은 수평적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소통의 저해요인이 직위나 권위로 인한 일방적인 듣기 중심의 전달이다. 원활한 소통은 쌍방향의 수평적인 대화가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둘째, 학교리더의 소통은 간결하고 정확한 핵심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효과적인 소통은 상대방의 수준을 고려하여 양보다는 질이 두고 지나치게 많은 말보다는 간결하고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애매하고 일방적인 지시는 교직원들에 혼란과 혼선을 줌으로 불만과 불신의 단초가 된다. 그러므로 교직원들에게 정확하고 솔직한 교육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학교리더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학교리더는 효율적인 소통을 위한 역지사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학교리더는 형식적인 수용이 아닌 진심으로 교직원들을 이해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학교리더가 전달한 내용을 피드백 할 때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소통해야 한다. 때론 부정적인 이야기라도 사람을 직업 비판하거나 공격하지 말고 문제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넷째, 학교리더는 인간적인 교감과 정서적인 소통이 되어야 한다. 학교정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교직원의 충분한 교감이나 정서적 소통이 무시되면 참여한 사람들은 불만을 갖게 된다. 서로에게 나쁜 감정을 품게 되면 의사결정에 협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행할 때 위험감수에 대한 두려움도 증가한다. 그러므로 교직원의 충분한 교감과 정서적 소통이 이루어질 때 신뢰성 있는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다섯째, 학교리더의 교직원의 의견을 끝까지 경청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학교리더는 학교경영의 최고 책임자다. 따라서 학교조직 내의 교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의 경청하고 신중히 판단하여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학교경영자의 기본 책무인 것이다. 교직원 또한 학교리더의 경청태도와 신중한 판단을 통해 자기의견이 학교경영에 수렴됨을 인식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학교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여섯째, 학교리더는 교직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진정성 있는 학교리더의 소통은 교직원의 고충을 재대로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학교리더는 교직원이 지금 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이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 무엇인지 먼저 알고 해결해 주는 것이 훌륭한 학교리더의 조건인 것이다. 따라서 높은 EQ를 가진 사람은 타인과 소통하고 설득하는데 있어 훨씬 유리하다. 일곱째, 학교리더는 교직원의 긍정적인 강점을 칭찬과 격려할 줄 알아야 한다. 칭찬을 고래도 춤춘다고 했다. 교직원의 사기진작엔 학교리더의 칭찬과 격려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다. 따라서 학교리더의 긍정적인 감성 바이러스가 교직원들에 전파되고 학생들의 교육성과로 이어지게 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소통리더십은 교직원들의 마음과 마음의 나눔이다. 마음의 교감이 없으면 소통은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학교리더가 교직원들과 수평적인 눈높이를 맞출 때 가능하다. 따라서 학교리더는 교직원들과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상호간의 갈등과 오해를 중재하거나 조정하고, 교직원들을 격려하고 배려해 줌으로써 이들이 자발적으로 학교교육에 헌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향력이 되어야 한다.
언론을 통해 연일 교권침해 사건이 보도되면서 교권추락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알려진 사건·사고는 전체 교권침해 사례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평소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소소한 사건들이 교사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도 집단적으로 입을 맞춰 교사를 바보로 만들어 수업진행조차 어렵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더 큰 문제는 일반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점이다.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창의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교권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인해 학생에 대한 교사의 규제가 전혀 듣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수업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교총에서 교권침해를 막기 위한 제도·법률적 방안을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일반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를 막기 위해 교권보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다. 다수의 동의가 있어야만 교육계의 바람이 정책·법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총에서 학부모단체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의 적극인 교류에 나서주길 기대한다.
언제부터인가 토크쇼의 형식을 닮은 프로가 많아진 것 같다. 방송은 한두 명 또는 다수의 진행자가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어느 날 몇 가족이 나왔다. 사회자는 어린 자녀들이 제 부모의 흉허물을 쏟아내도록 이끌었다. 아이들은 잇몸이 드러나도록 웃어주면서 장단까지 쳐주니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내 놓았다. 어른들이 깔아 놓은 멍석 위에서 의기양양하기까지 하다. 대사를 외웠나 의심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한 시간여를 앞가름 해주었다. 거름망을 거치지 않은 말들은 어른들을 웃기는데 필요한 양념으로 충분했다. 순간 겁이 났다. 꼬깃꼬깃 숨겨두었던 이야기들이 더 나올까봐서다. 부부가 그간에 있었던 싸움거리를 갖고 나오는 것은 흔하기까지 하다. 더러는 잘못한 쪽이 공개적으로 후회나 사과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둘 사이에 쌓였던 문제를 고칠 생각이 앞섰거나 웃자고 하는 이야기더라도 공중파로 내 보낼 이야기가 아닐 때가 많다. 물론 칡넝쿨처럼 얽혔던 일이 풀리고 둘의 관계가 원만해졌다면 그나마도 수확이다. 반대로 이로 인해 이혼까지 한 경우가 있다고 하니 놀라울뿐이다. 비유가 약할지 모르지만 아홉을 잃었다해도 하나를 건진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라면 더 이상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겠지만 설익은 과일을 한입 문 듯 하다. 신변잡기이자 폭로에 가까운 허섭스레기에 불과한 내용들일 때는 이런 생각이 더 든다. 삼각관계가 방송된 적도 있다. 시청하면서 허탈한 웃음과 함께 상한 반찬 같아 얼굴이 찌푸려졌다. 시청자들은 세 사람이 파놓은 구덩이에 풍덩 빠지도록 요구까지 받는 듯 했다. 내 아내가 그럴리가 없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가하면 상대방은 질세라 내가 아니라 네 아내가 먼저 추파를 던졌었다는 진실공방전을 펼쳤다. 드디어는 주변인들이 증인으로 나서기까지 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해도 도저히 가십거리 같은 내용에 풍덩 빠져들 수가 없었다. 집단체제로 이루어진 토크가 진실을 고백한다는 멀쩡한 제목과 달리 성적인 농담과 외모 비하적인 대화는 기본이고 은밀한 사생활까지 늘어놓는 뒷담의 자리가 된다는 것은 시청자를 우롱하는 일이다. 드디어는 부부가 서로를 내놓고 탓하고 자식이 제 부모를 고자질하는 마당놀이까지 쉽게 볼 수 있으니 동기나 친구 간에 있었던 오해나 고발성 말들은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또 하나 덧붙일 것은 어찌하여 화제를 부모의 잘잘못이나 가족들의 실수, 사랑 놀음에만 목을 메냐는 것이다. 물론 제작진과 사전에 조율이 되었다고 보지만 우리들이 유명인의 뒷거래까지 알아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니 그 시간이 그들만의 놀이터이자 리그로 보이고 피곤이 더해질 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그것이야말로 세상의 비극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난다. 지나친 비약일 수 있지만 북한의 오호담당제를 떠올리는 것도 이 경우다. 방송국의 묵인 아래 가족까지도 파는 브레이크가 없는 가정 해체의 장소이니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는 그 어디에도 없다. 물론 모든 방송에서 감동 받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의 이 현실은 최선뿐만 아니라 차선의 방법 또한 아니라고 본다. 생각해보면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흉허물은 있다. 특히 부모는 자격증을 따고 부모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고 자식을 키우면서 하루하루 성숙된 부모가 되어갈 뿐이다. 하물며 그렇게 진화하는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잘잘못이 자식의 입을 통해서 낱낱이 웃음거리로 방영이 된다는 것은 전파 낭비다. 가려줄 것은 가려주고 덮어 줄 것은 덮어주는 것이 가족이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할 바다. 그렇지 않고 일상사를 세상에 내놓으려고 용을 쓴다면 집안에 까지 CCTV를 켜고 사는 모양새가 된다. 가족들까지도 못 믿게 만드는 이런 폭로전은 절대로 우리 고유의 정서가 아니다. 이에 따끔하게 꾸중을 들어야 할 대상은 방송국이 먼저인 것 같다. 좀 더 질적인 발전과 팍팍해진 삶들을 녹녹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따뜻한 방송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그들은 잊었더란 말인가. 그렇다고 매시간 인간승리를 품은 프로를 요구할 정도로 시청자들이 철면피는 아니다. 욕심을 부린다면 등장인물들의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듣고자하거나 인간냄새가 많이 나는 프로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토크계의 꽃이자 정수라해도 지나치지 않을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는 쇼가 생각난다. 그녀의 프로는 지명도뿐만 아니라 그 어떤 유명 연예인도 못 따라갈 정도의 부까지도 안겨다 주었다. 이는 철저한 프로정신이 낳은 결과요 수확이다. 우리 방송가에서 어느 것을 모델링하였든 그것을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토크쇼가 세계적인 추세요, 대부분의 방송국이 이런 프로그램들을 안고 있다할지라도 고유의 내 색깔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방법은 가까운 곳에 있다. 윈프리가 이끌고 가는 것처럼 각종 경제나 정치적인 일들을 주로 다루라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단지 내 주변의 사소하고 미미한 이야기들을 왜곡시키거나 비틀어서까지 화젯거리로 만들기보다는 대중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크게 보면 답은 보일 것이다.
지난해 초등학교 1,2학년, 중·고등학교 1학년에 적용해 운영하던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올해는 초등학교 3,4학년, 중·고등학교 2학년으로 적용을 확대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양성’에 목표를 둔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에 대한 단위학교 자율성 확대 ▲교과목 수 축소로 학생들 학습 부담 경감 ▲다양한 체험활동 학습 강화 ▲진로에 적합한 교육과정 운영 등이 주요 특징이다. 특히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도입한 창의적 체험활동과 진로교육은 주5일수업제 전면 자율시행과 더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량·특별활동 통합해 창의적 체험활동 도입 창의적 체험활동은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과 재량활동과 창의적 재량활동 2개 영역과 자치·적응·봉사·계발·행사 5개 영역의 특별활동으로 구성한 재량활동 중 창의적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통합해 교과 외 교육활동으로 재편성한 것이다. 이는 기존 재량활동이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특별활동과 내용이 중복되거나 체험 중심 요소가 약하고 형식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다. 또한 재량활동이 교원의 수업시수 조정용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던 데에 따른 조치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의 희망, 흥미, 소질, 적성을 고려하고 자율적 참여와 실천을 돕기 위한 교육과정으로 학생이 주체가 되는 교육과정이다. 학생이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개개인의 소질과 잠재력을 계발하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자는 것이다. 또한 이는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지역단위 교육과정이기도 하다. 학생에게 다양한 체험활동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선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운영해 나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 내 제한적인 인적·물적 자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교과과정 편성과 운영은 학생 요구와 학교 실정에 맞춰 학교 재량으로 운영할 수 있다. 평가는 학생의 자기 평가와 상호 평가,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이를 위해 학생은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을 자기주도적으로 기록·관리해야 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온라인 시스템 에듀팟(edupot.go.kr)을 활용해 기록하고,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학교생활기록부에 통합 기록하도록 했다. 이렇듯 학교 안과 밖에서 이뤄진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 결과는 상급학교 진학에 입학사정관제 등을 통해 반영한다. 선택교육과정 확대로 진로교육 중요성 부각 창의적 체험활동은 진로교육으로도 이어진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 적성과 소질, 흥미에 맞는 자신만의 진로 탐색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통교육과정과 선택교육과정의 변화로 중학교 단계에서의 진로교육 중요성이 부각하면서 이의 연계성은 더욱 커졌다. 기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10년 동안을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으로, 고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까지 2년 동안을 ‘선택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던 것을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9년을 ‘공통교육과정’으로, 고등학교 전 과정을 ‘선택교육과정’으로 조정했다. 학생들이 고등학생 때부터 자신의 진로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해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중학교 단계에서 진로교육의 중요성이 커진 이유다. 이에 따라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 선택과목에 ‘진로와 직업’과목을 신설하고 진로교육을 강화한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토록 하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진로활동과 더불어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고 이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변화된 교육과정 속에서 학교는 그 어느 때보다 학생 발달 단계에 맞는 적절한 체험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요구받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변화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의 핵심적·통합적 기능을 지니면서도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끈으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미래사회 주요 덕목인 ‘창의성’과 학생들의 직접적 ‘체험’을 강조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도입하였다. 4개 영역 중 그동안 구별이 모호하거나 중복 논란이 되었던 자치·적응·행사·학교 특색활동(창의적 재량활동) 등의 영역을 ‘자율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묶어서 하나의 영역으로 설정하였다. 기존의 ‘계발활동’은 학교(교사)주도의 교육활동에서 학생의 자기주도적 활동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 그 명칭을 ‘동아리활동’으로 조정하였다. 또 하나 특기할만한 변화는 기존 교육과정에서는 별도로 분류하지 않았던 ‘진로활동’을 하나의 소영역으로 설정하여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1회성의 주변적, 이벤트성 교육활동에 그치고 있던 진로교육을 하나의 주요영역으로 분류하면서 중·고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배치하는 등 학교교육 전반에 걸쳐서 체계적·지속적으로 진로교육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봉사활동’은 나눔과 배려를 강조하고 있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 정신을 담아 이번 교육과정에서도 여전히 강조되고 있는 사항이다. 학생 발달단계 고려한 ‘선택과 집중’ 필요 창의적 체험활동은 영역별 시수 배당 및 운영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표현을 통해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또한, 교과학습 내용과 창의적 체험활동 내용의 연계·통합 운영과 더불어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 4개의 영역 간 통합, 또는 연계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그 운영에 대해서는 교사 중심이 아닌 학습자의 자발성을 강조하고,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으로 운영되려면 과거와 같이 학년에 관계없이 각 영역을 균등하게 배분할 일이 아니라 학생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학급별로 중점 영역이 설정되어야 한다. 저학년일수록 상대적으로 학교와 교사들의 인도 아래 이루어지는 적응, 행사, 자치활동이 필요할 것이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동아리·봉사·진로활동을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초등에서는 자율활동이, 중등에서는 동아리·봉사·진로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과·영역간 연계·통합, 학생 진로·적성 고려해야 초·중등교육에 있어서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각자의 길을 찾아가도록 학업과 직업 진로를 안내하는 것이 큰 목적이다. 따라서 창의적 체험활동의 궁극적 도달점은 자신을 이해하고, 진로를 탐색하며, 변경·조정하고, 결정하는 진로활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단계까지 공통교육과정으로, 고등학교 1학년부터 선택교육과정으로 재조정됨에 따라 중학교에서는 학생의 직업 및 진로에 대한 탐색과 선택을 돕기 위해 진로교육을 강화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창의적 체험활동은 4개 영역의 분절적인 운영보다는 교과 및 4개 영역을 상호 연계·통합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창의적 체험활동의 4가지 영역 중 학생들의 취미, 특기, 적성 등을 고려한 동아리활동 중심으로 각 체험활동 영역을 통합적으로 연계성 있게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제주고등학교 스포츠클라이밍 동아리는 2009년 신설 후 3명의 학생들이 교내·외에서 인공암벽과 한라산 등반 등 스포츠와 자연체험활동을 병행한 동아리활동으로 체력 향상, 소속감 및 안정감, 성취감, 협동심, 긍정적인 자아 존중감을 갖게 됐다. 더불어 일주일에 4시간씩 장애우 20명을 도와 클라이밍 봉사활동도 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에 부적응한 학생 중 동아리활동을 하며 체육교사의 꿈을 키워 중앙대 체육교육과에 합격한 학생도 있다. 인천송도고등학교의 SCV(Science Club Volunteer) 과학동아리는 과학나눔 프로젝트와 과학 봉사활동으로 지역의 복지관,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하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동아리활동을 중심으로 진로활동, 봉사활동을 연계함으로써 학생들의 진로·적성에 맞는 체험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도교육청, 지역사회와 효율적 연계 필요 단위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이 안착되기 위해서 시·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에서는 학교 자체 프로그램 외에 시·도, 지역단위의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현재 산재되어 운영되고 있는 정보를 통합·관리·안내할 필요가 있다. 즉 교육청을 중심으로 지자체, 대학,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등과 연계하고, 시·도교육청별로 운영되고 있는 학부모지원센터, 방과후학교지원센터, 주5일수업제 관련 프로그램 등을 창의체험활동지원센터(전국 88개)를 거점으로 종합 안내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쉽게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 중 특히 봉사활동의 경우 현재 각 부처별로 운영되고 있는 자원봉사 사이트를 행정안전부 주관 포털(www.nanumkorea.go.kr)로 통합 연계해 일원화하고, 각 부처별 봉사활동에 대한 인정 기준 표준안을 마련했다. 또 포털과 NEIS 학교생활기록부와 연계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각 부처 및 공공기관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이 단위학교에 체계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관련 사이트를 연계하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시·도교육청에서는 학생 중심의 다양한 동아리활동 모델을 발굴하고 활성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동아리 조직과 운영에 있어서 대학 등의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하여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동아리활동이 학술, 문화예술, 스포츠, 청소년 단체활동 등 다양하게 운영되고 이를 펼칠 수 있는 학생 동아리 축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과 연구소 등의 특화된 동아리활동이 단위학교와 잘 연계되어 운영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11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 전국 초·중·고 278개의 동아리가 참여한 학생 중심의 동아리 축제에서 대전 대성중 ‘워낭소리’ 밴드는 그동안 갈고 닦은 열정과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그 결과 우수 동아리로 선정되어 장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워낭소리에서 드럼을 담당하는 3학년 김창학 학생은 “초등학교 때 드럼을 처음 배웠는데, 중학교에 그룹사운드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워낭소리’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창의체험 페스티벌 오프닝 무대에 올랐을 때의 기분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다른 밴드의 실력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밴드는 멤버들 간의 화합, 협동이 중요해 평소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장 체험정보 모아 ‘맞춤지도’ 제작 대성중학교는 학생이나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의 다양한 교육욕구 충족을 위해 ‘행복한 학교’ 구현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실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적극적으로 자기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프로그램인 ‘역량 개발 체(體)·인(仁)·지(智) 12 UP’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학회 등으로부터 대한민국 교육 대상을 수상했다. [PART VIEW]창의·인성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혁신을 꾀하고 조화로운 교과활동과 비교과활동에서 융합교육과정(서로 다른 교과 간에 관련되는 요소를 새로운 교과로 조직하여 융합시킴으로써 성립하는 교육과정) 운영체제를 구축하는 등 ‘역량 개발 체·인·지 프로젝트’ 를 추진하면서 창의적인 체험활동이 활발해졌다. 더불어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면서 학년별, 학급별, 동아리별, 교과별, 단체별, 개인별 등 다양한 형태로 창의적 체험활동이 가능해졌다. 대성중은 현재 하남대학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청소년활동진흥센터, 사단법인 그린레이저, 대전광역시청, 중구청, 행복한 도서관, 되살미 사랑 나눔봉사대 등과 협약을 체결했다. 또 대전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체험 중심의 과학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 내의 여러 연구시설을 탐방하고 분야별 과학자를 초청하여 강연회를 진행해 수업시간에 배우지 못한 과학적 지식들을 배우는 등 체험학습을 통해 과학에 대한 이해도와 창의력을 높이고 있다. 고재석 수석교사는 “창의·인성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통합 운영하고, 교과와 체험융합교육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또 학교 자체의 창의체험활동자원지도(CRM)를 만들면서 전 교사가 적극적으로 학교 밖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만의 진로관리 포트폴리오 작성 융합교육과정과 CRM로 인해서 체험활동은 활발해진 반면, 학교(학습) 분위기가 산만해져 학력 신장에 저해된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체험활동 전 단계에서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사제 간에 체험활동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교실 안 교과활동과 체험활동의 통합 교육과정을 조화롭게 운영할 수 있었다. 또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은 전일제 봉사활동일로, 셋째 주 토요일은 전일제 동아리활동일로 배정, 체험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주5일수업제가 시작되는 올해에는 금요일 5·6·7교시를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편성하였으며 오전에 예체능을 배치해 융합교육과정을 운영하면 당일 체험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다. 한편, 이 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각자의 흥미, 취미, 소질, 적성을 고려하여 자율동아리를 선택한다. 여느 학교 동아리와 다른 점은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함께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성향의 학생들이 취미생활을 함께 하며 봉사를 하는 과정에서 교우관계가 개선되고, 소질을 계발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율동아리와 연계하여 유도반, 축구반, 건강관리반, 그룹사운드반, 차임반 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특기·적성을 계발하면서 봉사의 즐거움을 덤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축구부 아이들은 대회에서 계속 탈락하는데도 실망하는 법이 없다. 함께 축구복을 맞춰 입고 종횡무진 학교 운동장을 누비면서 항상 즐거워한다.(웃음)”라고 말하는 고재석 교사는 그룹사운드반과 차임반 학생들의 연주 실력이 수준급이며 인근 병원 환자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연주봉사를 하기도 하고, 각종 행사장에 초청되어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학생들은 누구나 ‘나만의 진로관리 포트폴리오’가 있다. 기술·가정교과와 연계하여 체험융합교육을 실시하며, 매주 교육학 및 진로상담 전문교사가 발달 단계 및 특성을 고려해 구체적인 생애 설계를 지도한다. 학생들이 생애 설계를 위한 나만의 진로관리 포트폴리오를 3년간 작성하기 때문에, 꾸준하고 체계적인 진로교육이 이뤄질 수 있고, 이를 기술·가정교과 수행평가에 반영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축제기간 중에는 학생들이 관심 있는 다양한 직업의 학부모나 선배를 초청해 특강을 실시하는 등 학교는 학생 스스로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내 고장 생태·문화답사로 애향심 키워 경북 영천에 위치한 포은초등학교는 지역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내 고장 우로지(연못) 사계탐사’와 내 고장의 전통문화와 얼을 체험할 수 있는 ‘내 고장 문화 유적지 답사’ 프로그램을 실시해 학생들에게 애향심을 키우는 한편, 인성교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내 고장 우로지 사계탐사’는 3월 초 탐사반을 조직하여 우로지 주변의 흙과 돌 등을 조사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 여름철에는 직접 부들, 마름, 생이 가래, 연꽃 등 수생식물을 재배하고 기록한다. 또한 1년간, 월 2회 이상 우로지를 방문하여 물가, 물위, 물속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을 조사하고 관찰하다보니 계절별로 우로지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사계절 생태체험을 한 학생들은 연못 생태계 보호, 자연환경 보전이 왜 필요한지 몸과 가슴으로 느끼게 된다. 자연 현상에 대해서 자연스레 흥미와 호기심을 갖게 된 학생들은 스스로 생활 속에서 환경을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작은 실천들을 해나가는 변화도 보이고 있다. ‘내 고장 문화 유적지 답사’는 체험학습을 떠나기에 앞서 교과와 연계하여 교과서에 등장하는 우리 고장 및 향토 위인(정몽주, 최무선, 박인로 선생 등)의 생애와 업적을 발굴·보급하고 토론과정을 거친다. 그런 후에 임고서원, 도계서원, 호국원, 영천향교, 청제비, 은해사 거조암 등 영천의 문화 유적지를 답사, 지역문화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전통문화를 체험한다. 또 지역 축제와 향토 위인 기념행사에도 참석해 내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포은초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포함하여 학교교육의 전 영역 속에서 전인적인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알고(知) 느끼고(感) 다짐하고(覺) 실천(行)할 수 있도록 인성지도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난해 바른인성교육실천사례연구대회(우수사례의 발굴·보급을 통해 학교별로 적정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성화하도록 하기 위하여 기관별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창의적 체험활동에 관한 실천 사례 보고서를 심사하는 대회)에서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차별화된 진로진학 프로그램, 개인별 맞춤상담 인천여고는 지역사회를 이끄는 첫 번째 학교라는 비전을 갖고, 지역사회에 나눔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인하대 등 6개 교육기관과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 등 4개 사회복지기관과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지역사회와 상호 협조체제를 구축했다. 또 연수구 관내 홀몸 노인 40가구와 결연을 맺고 정기적인 방문을 하고 있으며, ‘따뜻한 겨울 나누기’라는 김장 행사를 통해 600여 포기의 김장을 홀몸 노인들에게 전달했다. ‘효누리 행복 나누기’ 사업도 펼쳐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의 영주 귀국 어르신들과 조손녀 결연을 맺고 있다. 또 학생과 교사들이 ‘북녘 어린이에게 콩우유 보내기’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모금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또한 인천여고는 차별화된 진로진학 상담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 교사의 1교사 1대학 전문상담 교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 있으며, 학생 개인·전형별 동아리를 구성해 희망 대학별 전문상담 교사와의 연계를 통한 맞춤식 진로진학 상담활동도 펼치고 있다. ‘잡(Job)을 잡아라’와 같은 진로직업 페스티발을 통해 직업 탐색의 날을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 포트폴리오를 전시하고 발표하는 진로탐색발표 대회도 열었다. 지난 2008년부터 적용하고 있는 진로진학 상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입학할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의 성적과 성적 변화 추이를 분석해 학생 개인별 상담을 위한 자료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성적으로 입학했던 선배들의 진학 성적 변화와 그에 따른 결과를 보여줘 자신의 성적 변화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인천여고는 이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전국 약 100여 개의 일반계 고교에 진로진학 상담 프로그램을 보급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에는 가천의과학대학교에서 인천시교육청 주최, 인천여고 주관의 ‘인천시 대입 진학 박람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전국 41개 대학과 대입 진학상담교사 50명, 현장 진행 및 상담교사 총 55명이 참여해 학생과 학부모의 대학별 입시 상담 및 개인별 진학 상담을 진행했다. 교과·체험융합교육으로 전환하고 학교 자체의 창의체험활동자원지도(CRM)를 개발하여 창의적 체험활동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대전 대성중학교, 영천지역의 특색을 찾아 자연생태 체험과 문화유적지 체험을 통해 애향심을 높이고 인성교육에 열정을 쏟고 있는 포은초등학교, 진로진학에 대한 고교생의 고민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상담 프로그램과 나눔봉사를 통해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있는 인천여고. 이들 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들의 학력신장은 물론 다양한 특기·적성을 계발하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등 미래를 설계하고 도전하는 열정의 장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 학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 등 별개활동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기존 특별활동이나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을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할당하는 방식으로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그동안 형식적으로만 진행된 특별활동이나 창의적 재량활동의 전철을 되밟는 꼴이 된다. 물론 블록타임제나 반일제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도들을 하는 학교들도 많다. 이런 학교의 학생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개별적인 요구들을 가지게 되는데, 학교는 학생들의 요구를 대체로 동아리활동으로 반영한다. 이 경우 학생들은 자신의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동아리활동에 참여하는 동시에 봉사활동과 자율활동 등을 체험하고 진행한다. 이렇게 학생들 요구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활동은 곧 진로활동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동아리활동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동아리활동을 다른 활동과 연계해 보다 폭넓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게 되는 동시에, 이런 창의적 체험활동의 세부 영역이 파편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유기적인 연계성을 가져 그 자체가 하나의 진로활동으로 종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로체험활동을 단순히 직업체험활동에만 한정지어서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의 유기적 연계활동 그 자체가 진로체험활동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종합적인 학습시간’, 초·중·고 연계성 중시 외국의 체험활동 사례들은 많지만 한국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유사한 일본의 ‘종합적인 학습시간’의 사례를 드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일본의 ‘종합적인 학습시간’은 1998년에 도입되어 현재 15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 역시 시작은 어려웠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좋은 사례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직업교육 및 다양한 활동과 연계하는 ‘종합적인 학습시간’의 성공적인 사례들 중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일관된 교육(연계된 교육)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이치현 도카이시 카키야 중학교는 같은 교구 내 2개의 초등학교와 연계하여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교육과정을 연계하여 운영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용별 사례집을 만들어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또 야마구치현오오시마 고등학교는 군내의 4개 중학교와 연계하여 중·고등학교가 일관된 교육을 실시했으며, ‘향토 오오시마’라는 주제로 6년 과정의 테마학습을 운영, 지역의 전문인력 및 시설과의 협력을 통해 일관되고 연계된 교육을 실시했다. 이런 일관된 교육으로 환경이나 복지, 국제이해등의 분야에서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생겨났다. 오사카시 히라노 초등학교는 환경과 식생활을 중심으로 종합적인 학습을 추진하고 있으며, 나라현의 쥬나미가와 고등학교는 ‘종합적인 학습시간’을 ‘요시노 생태학’이라고 명명하고 4개 분야(향토, 자연, 건강복지, 국제)로 나누어 지역에 뿌리를 둔 체험·자연형의 교류학습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케센누마시의 사례는 큰 의미가 있다. 케센누마시는 환경체험교육을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ESD :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에 중점을 두고 ‘종합적인 학습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케센누마시는 환경체험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면서 교육 및 지역사회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계된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지역사회가 학교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을 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 간에도 연계된, 그야말로 수직적, 수평적 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진 사례다. 중심 주제는 환경교육에 있지만 이렇게 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다보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봉사활동과 동아리활동, 진로활동으로 연계된다. 앞서 얘기한대로 다양한 체험활동이 활성화되면 그것은 유기적 연계에 따라 진로활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것이 일본의 ‘종합적인 학습시간’이나 우리의 창의적 체험활동의 목적일 것이다. 진로활동은 소규모·장기 체험으로 운영 또한 진로교육으로서 직업체험활동이 성공적일수 있으려면 최대한 개별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흔히 하는 방식인 집단 직업체험활동, 예를 들어 소방서를 방문한다든지 공공기관을 방문한다든지 하는 것은 한계가 명백하다는 것이다. 직업체험이 이루어질 때에는 너무 많은 인원이 동시에 체험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일본의 효고현과 카나카와현 아이카와마치 등의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중학생 직업체험활동은 좋은 사례가 된다. 이른바 ‘트라이 야르 위크(Tryやる Week)’ 프로그램이다. ‘트라이 야르 위크’는 공립중학교 2학년생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데, 일주일간 체험활동에 ‘도전한다(Try)’는 의미와 ‘학교·가정·지역의 삼자’라는 트라이앵글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1995년에 있었던 한신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효고현에서는 지진 이후 지역의 아동·청소년을 지역에서 키운다는 생각이 형성되었고,이에 51개 관계단체 대표로 구성된 효고현 트라이야르 위크 추진협의회, 시정(市町:시군구에 해당함) 트라이 야르 위크 추진협의회, 중학교구 트라이 야르 위크 추진협의회가 각각 설치되어 진로교육의 뿌리를 갖게 되었다. 학생들은 평균 3명(2007년의 경우, 2.7명) 정도로 팀을 만들어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가서 일주일간 직업체험을 한다. 1998년에 시작하여 10년째인 2007년에는 370개교에서 4만 7,000여 명이 1만 7,000여 팀으로 편성되어 사회 곳곳에서 일주일간 직장체험활동을 경험했다. 여기에 참여한 각 직장(체험장)의 자원봉사자만 2만 명이 넘었다. 이 프로그램 핵심은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소규모로 팀을 구성해 체험활동을 한다는 것이며, 일주일동안 장기간의 경험이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매우 양호하며,지역사회 주민들의 반응 또한 좋다.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약 90%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을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의 성취감과 자존감이 높아지고 일상생활과 학습, 근로의식, 직업관, 인간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실질적인 진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아일랜드 1년간 체험학습하는 ‘전환학년제’ 호응 또 다른 외국사례로는 몇 해 전 언론을 통해서도 소개된 바 있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 TY)’가 있다.‘전환학년제’는 중학교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고등학교 과정에 들어가기 전 1년의 시간동안 시험부담 없이 학교 내외에서 진행하는 체험활동 위주의 수업을 받는 것이다. ‘전환학년제’는 아일랜드에서만 실시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의 중학교(Junior Certificate; JC)에 해당하는 3년 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Leaving Certificate:LC) 2년 과정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전환학년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은 15~16세로,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한다. 이 방식을 통해 학생들은 인성·사회·교육·직업적 측면의 발달을 이룰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직업발달 효과가 가장 주목할 만하다.아일랜드 역시 학교의 자원만으로는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환학년제’를 운영하는 학교들은 각 학교와 지역사회 특성을 살려 학부모나 지역사회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연계하고 있다. 아일랜드에 처음 ‘전환학년제’가 소개되었을 때는 약 800개의 학교 중 3개 학교에서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러나 1994년 그 결과가 주목을 받으면서 획기적으로 증가하여 참여율이 높아졌으며, 2010년에는 전체 중 절반이 넘는 53%, 555개교의 2만 9,0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참여했다. 아일랜드 교육부에서는 1993년 11월 ‘전환학년제’ 프로그램 참여 학교 지원을 위한 팀을 구성하여 지역 단위의 워크숍을 실시하였으며 이 자료들을 모든 학교에 제공해 ‘전환학년제’ 실시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환학년제 교육과정지원서비스(TYCSS: Transition Year Curriculum Support Service)팀’에서는 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가 코디네이팅팀이 올바른 체험학습 및 진로교육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지역사회 연계,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이러한 외국사례들은 공통적으로 체험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사회 연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체험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또한 알 수 있다. 성과주의식으로 성급히 접근해서는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추진계획이 수반되어야 지속적인 지원도 가능하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평가와 수정을 해야 한다. 정책 추진을 통해서 지역사회가 점진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역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의 요구에 맞춰져야 하며, 자기주도적인 측면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트라이 야르 위크’나 ‘전환학년제’도 청소년들의 요구에 맞췄다는 점이 기본이다.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생들 요구에 맞춰져야만 자기주도성이 발현될 수 있고, 동기가 형성되어야만 장래의 진로의 문제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두 나라의 청소년 체험활동 지원정책은 진로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사례이면서 동시에 청소년 체험활동 또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3월 새 학기부터 유·초·중·고등학교 안에서 발생한 사고뿐 아니라 학교 밖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배상책임공제가 확대·시행됐다. 이번 확대·시행에 따라 그 동안 학교별로 학교장이 공제에 임의 가입하던 것에서 시·도 교육감 책임 하에 교육청별로 일괄 가입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모든 학교, 모든 교원들이 혜택을 누리게 된 것이다. ●● 교육활동으로 인한 제 3자 피해도 보상 이번 조치로 얻게 될 혜택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교육활동으로 인한 제 3자 피해에 대한 보상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학생과 교원의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보상이 됐다. 그러나 학교배상책임공제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 3자에 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선생님이나 학교가 직접 피해자와 협의해서 보상하는 방식을 취해야 했다. 이로 인해 해당 학교나 교원들의 경우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2008년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고를 살펴보면 그 피해가 가볍지 않다는 점을 알수 있다. 이 학교 체육 수업 중에 한 학생이 찬 축구공이 교문 밖으로 넘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때마침 스쿨존 지역을 지나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굴러오는 축구공을 피하려다가 넘어져 전치 4주의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그 사고후에 오토바이 운전자는 손해사정인의 의견서를 제시하면서 치료비와 위자료 명목으로 담임교사에게 350만 원, 학교 측에 150만 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위와 같은 사례가 학교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보장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학교나 담당 교원이 피해자와 합의하고, 직접 배상을 하는 등 힘든 과정 속에서 고충을 겪어온 것이다. 이번 조치로 제 3자에 대한 피해보상의 길이 열려서 학교나 교원들의 고충을 덜어 줄 수 있게 됐다. ●● 놀이시설·급식사고 보상, 경호·법률지원도 학교배상책임공제의 경우 어린이 놀이시설 이용에 따른 사고에 대해서도 보상을 시행한다. 때문에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도 학교배상책임공제로 대체할 수 있다.교육활동 시간 중 놀이시설을 이용하던 학생이 부주의해 다친 경우나 놀이시설물의 하자로 인해 다친 경우 등에 대해서 치료비 등을 보상받을 수 있다. 또 교육활동 이외 시간에 일반인이 놀이시설을 이용하다가 놀이시설 하자로 인해 다친 경우나 급식사고 발생으로 부과된 과태료에 대해서도 500만 원 범위 내에서 보상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교육기관 점거, 난동 등으로 교원들이 위협을 느낄 경우에는 교원을 위한 안전 조치로 경호서비스를 제공한다. 교원들의 정신적인 피해를 덜기 위해 피해자와의 합의·절충·중재는 물론 소송대행 등 법률지원까지도 가능하다. ●● 교원들의 숙원, 오랜 노력의 결실 이번 공제 확대 조치에 따라 학교 안전사고 등 각종 사고로 인해 고충을 호소하던 선생님들의 고민을 상당 부분 해소하게 됐다. 한국교총이 그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교총은 그간 교직상담을 통해서 접하게 된 학교안전공제회 보상의 사각지대에 대해 정부의 해소책을 요구해 왔으며, 그에 대한 보완책으로 민간보험사와 협조해 보험을 개발해 교원들이 가입토록 안내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간보험의 경우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에 한국교총은 교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 지난해 3월부터 ‘교원배상책임보험’ 전 교원 확대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는 동시에 정부의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23일, 한국교총-교육과학기술부 정책간담회 석상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은 ‘교육활동배상책임공제’의 확대를 이주호 장관에게 요청했고, 10월 6일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교육활동배상책임공제’ 도입 확답을 받아낸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이 바로 교육청별 일괄 가입방식 ‘학교배상책임공제’ 확대 조치인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성과급 비중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2012년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지침’을 확정·발표했다. 성과상여금은 개인성과급과 학교성과급으로 나누어 지급하는데, 지난해 10%였던 학교성과급 비중은 20%로 늘어나고 개인성과급 최고·최저 등급 간 차등 폭은 1.6배(작년 1.5배)로 확대된다. ●● 학교성과급 비중 20%로 확대 반영[PART VIEW] 올해 성과상여금 지급의 핵심은 학교성과급 비중이 커진다는 것이다. 학교성과급은 2011년에 도입된 것으로 개인별 성과를 평가하는 것만으로는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고 협력 체제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해 학교성과급 지급비율은 지난해 10%에서 20%로 늘어나는데 이를 위해 올해 성과급 예산 1조 2,300억 원의 80%는 개인별로, 20%는 학교별로 지급하기로 했다. 각 성과급은 S·A·B 3개 등급으로 나눠 적용한다. 학교성과급은 학교정보 공시자료를 활용한 공통지표와 시·도교육청이 정한 자율지표로 구분해 평가한다. 공통지표에는 학업성취도평가 향상도와 특색사업 운영, 학교 학생 참여비율, 체력발달률, 학업중단율, 취업률 등이 포함된다. 또한 개인성과 급과 학교성과급을 분리·지급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6월 말까지 성과상여금을 일괄조기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 내년부터 공통지표에 중학교 체력발달률 추가 그동안 초등학생에만 적용하던 학교성과급 공통지표인 체력발달률을 내년부터 중학생까지 확대·적용한다. 이는 최근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따른 체육 강화와 학생 기초체력 향상을 통한 균형적인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교사의 노력을 반영하려는 조치 중 하나다. 또, 수석교사 제도가 법제화됨에 따라 수석교사가 차별받지 않도록 개인성과급 중 교사 성과평가 기준에 수석교사 여부를 추가 반영하기로 했다. 국립학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은 비교집단이 적은 점 등을 감안해 차등지급률 하한을 작년 50%에서 올해 70%로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교과부는 단위학교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성과상여금 제도의 취지에 맞게 운영하기 위해 성과상여금을 부당 수령하도록 하거나 부당 수령한 교육공무원을 성과급 지급 대상자에서 배제시키기로 했다. ●● 지급결정에 대한 이의 제기도 가능 성과상여금 지급 결정에 대해 이의가 있는 교육공무원은 소속기관(부서)의 장에게 소정의 ‘이의신청서’를 작성해 이의 제기할 수 있다. 다만 학교성과급에 대한 이의 신청은 당해 학교의 장이 해당 시·도교육청에 공문 등으로 요구해야 한다. 교육공무원이 제기한 이의 신청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단위기관의 장이나 인사담당관이 해당 성과상여금 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다. 성과상여금 이의 제기 기간은 성과상여금 심사 결과 통보 후 성과상여금이 지급되기 전이며, 소속기관(부서)의 장은 7일 이상의 기간으로 이의 제기 기간을 운영해야 한다. 교과부는 “앞으로도 교육성과가 우수한 교원에게 합리적인 보상기제를 마련하고, 교사들이 수업 전문성을 높이고 공동협력을 통해 학교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과정 개선 방향 ●● 인성, 창의성을 키우는 다각적 프로그램 확대 안양옥 l 먼저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교육과정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교원양성기관 역시 교육과정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교육과정,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영수 l 기술정보시대의 학습체제는 누구든, 무엇이든,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당연히 학습체제의 변화도 잇따르고 있는데 학습성공에서 생애학습 패러다임으로, 그리고 미래지향 능력개발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역량개발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과정의 변화 역시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병열 l 그렇습니다. 현재 교원양성기관의 교육과정은 근본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양과정은 각 학과 또는 심화과정을 담당하는 교수들의 전공에 따라 구성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타파하고 순수 교양과목과 교직 관련 교양과정이 적절히 조화된 교양과정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학교 현장의 창의체험활동 강화 등에 발맞춰이를 능숙하게 운영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비교과 영역의 비율 또한 개선해야 합니다. 교육실습도 시간과 학점 수를 늘리면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일권 l 실천적 의미에서의 교육실습 강화, 교직과목 이수를 강화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창의성과 인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 다시 말해서 인간과 사회, 역사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와 교양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직과목 이수기준 강화에 따른 대책●● 탈락자 구제 등 대학 자체 기준 정해야 안양옥 l 네. 이번에 발표된 교사 신규채용제도 개선방안을 보면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적용하는 교직과목에 대한 이수기준을 100분의 75점이상에서 100분의 80점 이상으로 강화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긍정적 반응인 것으로 보이나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의견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김명수 l 교직이수 과정을 강화한 것은 교사의 능력과 자질 제고에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양성대학 교육과정의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 등과도 관계가 깊다고 봅니다. 교직이수 강화는 궁극적으로는 전공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도 적용되어야 할 기준이라고 봅니다. 단순히 말해서 평균 80% 정도의 성적은 어느 정도의 노력만으로도 성취가 가능합니다. 그 이하의 성적인 학생들은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병열 l 저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학생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여름·겨울학교 등을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전공과목과 교직과목을 통합하여 성적 산출시 최저 과목이 100분의 70점을 넘으면서 전체 성적평균이 100분의 80점을 넘으면 전공과목에 대한 전문성 향상 방안 차원에서 교직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영수 l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른데, 이수기준은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종래의 학점 이수기준이면 족하다고 생각하고, 다만 학사관리를 철저하게 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김영환 l 교과부 지침을 살펴보면 교직과목 이수기준을 상향했을 뿐만 아니라, 100분의 80점을 최대 70%까지만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 나머지 30%는 무조건 이수기준에 미달하게 됩니다. 결국 상대평가 구조 때문에 이수기준 미달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하거나 B학점 이상의 비율을 70%가 아닌 이전의 90% 수준으로 확장하는 방법 등으로 탈락자에 대한 대책도 강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선발·양성 단계에서 인·적성 검사 강화●● 학교운영위 통해 자율역량 키우는 게 관건 안양옥 l 네. 발표된 개정안에는 교직과목의 환산평점이 100분의 80점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재이수, 계절학기 이수 등을 통하여 기준 충족이 가능하도록 한 부분도 있으므로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교과부에서는 또 학생 선발과 양성,자격부여 단계와 양성기관 재학기간 중 인·적성요소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예비교사들의 인·적성 검사가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유병열 l 인·적성 검사 실시를 의무화한 것은 불가피한 일로 여겨집니다. 문제는 그 실효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점인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나는 좋은 교사로서의 인·적성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검사 도구를 심층적인 연구를 거쳐 개발해 내고, 또 이를 정기적으로 개선해 가는 일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교직 인·적성이 우량함을 입증할 수 있도록 교원양성기관 재학 중에 자신을 갈고 닦으며 성장시켜 가는 학습과 활동 등을 포트폴리오 방법으로 누적시켜 보이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적성을 검증하는 방안입니다. 송민수 l 저는 한편으로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인·적성 검사가 단순한 IQ테스트 같은 문제풀이식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인·적성 검사가 아닌 교육실습과 같은 기회를 확대해 직접 겪어보고, 대처하고, 느껴본 뒤 평가하는 방법이 보다 현실적이고 적합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영수 l 공감합니다. 인·적성 검사는 별도로 하는 게 아닙니다. 이미 양성기관 입학 단계에서 면접을 보고 있고, 대학 내에서도 교수들이 1:1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인성은 키워주고 적성은 찾아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한 양성과정 안에는 이미 인·적성을 평가할 수 있는 과목들이 정교하게 짜여 있습니다. 문제는 교사 양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교수학습 방법이 부실한 교수들에게 있습니다. 그러한 교사들에 대한 해법을 뉴질랜드에 갔을 때 찾았습니다. 뉴질랜드에는 Board of Trustees가 있 는데 이것은 일종의 학교운영위원회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B.O.T가 상당한 권위를 가지고 있어서 교사를 매년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면 등급을 매겨서 시정 조치, 징계, 퇴출을 할 수 있습니다. 또 훌륭한 교사에 대한 보상도 있고요. 우리도 이러한 위원회를 만들어 권위를 주고 교육계 안팎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것은 결국 단위학교 자율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으로도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임용시험 체제 축소 개선 ●● 객관식 폐지는 긍정적, 논술형도 심화해야 안양옥 l 발표된 개선방안에서 가장 큰 변화로 간주되는 것이 기존 시험체제 총 3단계에서 객관식 단계를 없애고 2단계로 축소한 부분입니다.초등의 경우 교육학 객관식 시험을 폐지했고, 중등의 경우 기존 교육학과 전공에 대한 객관식 시험을 없애고 논술로 치르게 했습니다.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선 교육학 과목이 아예 배제된 것입니다. 사실 그간 객관식으로 치러지던 초등 분야 교육학, 교육과정 시험과목이 수험생의 수업능력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고 시험과목 출제범위 과다로 수험생 부담을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객관식 시험단계를 없앤 것과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교육학 객관식 시험을 없앤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병열 l 원래 기존 초등 임용시험에서의 1차 객관식 단계는 초등학교 각 교과 교육과정과 관련한 평가를 하고자 한 것으로써 사실 2차 논술형과 중복되는 불필요한 과정이라는 비판이 많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물론 그에 따른 역기능을 우려할 수도 있지만 교원양성기관에서의 교직과목 이수 조건을 강화한 것도 어느 정도 교육학 학습의 질적제고를 담보해 줄 수 있을 것이며, 그 외 심층면접등을 통해 교육학적 소양의 검증을 강화함으로써 보완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김영환 l 객관식 시험을 폐지하면 수험생들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표현을 빌리면 객관식 선택형 시험이 폐지되고 객관식 서답-논술형 시험은 남는 것입니다. 결국 기존의 시험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엽적 평가를 위주로 한 시험을 배제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한국사 능력 검정 인증’ 필수 부과 ●● 올바른 세계관과 역사관, 국가공무원에게 필수 안양옥 l 의견 잘 들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교사들의 올바른 국가관 및 역사관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임용시험 자격시험에 ‘한국사 능력 검정 인증(3급)’을 2013년도부터 필수적으로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임용고시생들은 단편적 암기위주 학습이 될 것인데 과연 올바른 역사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사교육도 증가할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십니까? 정영수 l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서 시험이라든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외형적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인간의 의식이나 고차적인 윤리 관념 등은 깊이 있는 내면화 과정을 통해서 습득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올바른 국가관, 역사관, 정의감 등은 양성과정에서 통과 또는 실패 등의 특별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송민수 l 동의합니다. 취지는 좋지만 한국사에 대한 교육은 사실 국민의 기본적 소양으로 초·중·고 시절 쌓아야 하고 또 쌓게 해줘야 할 국가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초·중·고 시절 한국사에 대한 교육은 축소하면서 교사들의 국가관과 역사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자격증을 따라고 하는 지금의 상황은 모순적인 것 같습니다. 올바른 역사관은 올바른 교육 속에서 정립되는 것이 지 시험으로 강제해서는 안 됩니다. 김명수 l 제 생각은 다릅니다. 조치에 대한 배경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왜곡된 역사의식을 학생들에게 마치 당연한 것으로 심어주는 교사들을 종종 대하곤 합니다. 국가공무원 신분을 지닌 교사들은 국가를 폄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단 한명의 교사일지라도 교사들의 이러한 행동은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공신력 있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시행하는 한국사 능력 검정 인증 시험을 보고 또 3급 인증을 받았다면 적어도 왜곡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3급은 중학교 역사교육 수준으로 충실히 역사교육을 받았다면 별도의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성취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판단입니다. 시험 주관기관 시·도교육청 이관 ●● 궁극적으로는 단위학교에 교사선발권을 안양옥 l 마지막으로 교원 임용시험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이관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통제적 출제방식이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과 주관식 시험과 심층면접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시·도교육청 이관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선 현재 시·도교육청이 시험 출제와 채점 관리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느냐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유병열 l 시·도교육청 이관은 필연적인 것이며 동시에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현재 시·도교육청 수준에서 임용시험을 출제,관리하는 일이 다소 버거운 측면이 없지 않으나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갈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시·도교육청에서는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서 적절하고도 타당한 방안을 강구해야 하리라고 봅니다. 물론 이 때의 교사 선발은 그 시·도교육청의 교육 방향과 중점 사항 등을 반영한 특성화된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조 위에서 단일 시·도교육청 또는 몇 개의 시·도교육청이 연합하여 시험출제 및 채점, 운영 등에 필요한 교수, 관련 전문가, 교육전문직, 학교 경영인, 경험과 능력을 갖춘 교사 등을 적절히 확보하고 또 연수 등을 통해 충분한 자질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정영수 l 저는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있는데요. 교원 임용시험은 국가가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또한 표준을 마련하는 것 역시 국가가 지향하는 이념 적합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표준을 마련한 뒤에 시·도교육청에서 시행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봅니다. 김명수 l 시·도교육청이 출제와 채점관리 등에 관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주장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판단입니다. 어차피 시·도교육청에서 필요한 교사를 선발하여 충원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상적으로 단위학교 책임경영제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가 교사선발권을 지녀야 합니다. 각 지역 특성에맞는 교사선발이 가능해야 우리의 교육이 바로 설수 있습니다.
차와 국악을 즐기는 교사와 아이들 충북교사국악회 소리마루 기획부장인 송호인 교사는 매일 아침 수업 전 차를 마시며 국악을 듣는다. 송 교사가 가르치는 괴산 청안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과 함께다. 4~5명 모둠으로 앉은 아이들은 아침 8시 30분부터 1교시가 시작하기 전까지 담임선생님과 보이차를 마시며 국악을 듣고 책을 읽는다. 처음에 송 교사는 혼자 보이차를 즐겼다. 어느 날, 차를 마시는 송 교사에게 아이들이 “선생님, 뭐 드세요?”하고 질문했고, 송 교사는 아무 생각 없이 “차를 마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이내 자기들도 달라는 것이었다. “너희들은 맛없어 할 텐데….” “한번 먹어보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보이차를 주었을 때 반응은 의외였다. 다들 맛있어 했던 것. 아이들이 차를 좋아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송 교사는 다기를 준비하고 혼자만이 아니라 학급 학생들 모두와 차를 마시며 국악을 듣거나 명상을 하고 책 읽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우리의 전통음악인 국악을 알아보자는 한마디 외침보다 차를 마시며 혹은 책을 읽으며 국악을 듣는 생활 속 만남이 더 자연스럽고 국악스러운 것이지요. 국악의 진수를 슬며시 뼈 속 깊이 느끼게 해주니 교육적 효과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국악과 전통, 그리고 우리 고유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니까요.” 소리마루에서 대금을 부는 송 교사는 6년 전부터는 학급 학생들에게 소금을 가르친다.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소금을 불면서 아이들은 굉장히 즐거워하고 뿌듯해 한다. 교실에서 수업 후 가끔 대금을 불 때 송 교사 주위로 몰려드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며 그는 “국악을 교실현장에서 어떻게 접목시키느냐에 따라 교육적 효과는 천양지차”라고 털어놓는다. ‘국악’ 또는 ‘우리 전통음악’이라며 현재 우리가 생활 속에서 듣는 음악과 구별하는 것보다 함께 맛보고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창단 10주년, 관현악 연주회 앞둬 충북교사국악회 소리마루는 국악을 좋아하는 교사들을 주축으로 교사와 학생들에게 국악을 보다 쉽게 익힐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교사들이 국악을 알고 즐기면 학생들은 자연히 따라오는 법. 사실 학생들에게 국악을 좀 더 친근하게 가르치자는 생각은 부차적이었다고나 할까? 그러나 교사가 국악을 알고 즐기니 학생들도 국악을 익히고 즐기게 되었다. 송 교사는 충북교사국악회 소리마루의 창단 멤버다. 2002년 청주교사실내악단으로 시작한 소리마루와 함께 한 세월도 벌써 10년을 맞는다. 현재 소리마루 회원은 80여 명. 소리마루는 창단 이후 줄곧 매년 정기공연을 가지면서 기량을 키워왔다. 올해는 창단10주년을 맞아 매년 악기별 발표와 실내악 중심의 정기공연에서 수준을 한층 높여 관현악단 연주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겨울방학에는 합숙까지 하면서 연습에 매진했다. 학기가 시작된 요즘엔 매주 2번 이상 연습실에 모여 화음을 맞춘다. “소리마루 회원 60명이 한꺼번에 한 무대에 서게 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설렙니다.” 소리마루 회장인 김성기 교사의 말이다. 소리마루 회원 가운데 음악교사는 3명. 국악이나 음악 전공자들이 아닌 교사들이 모여 국악관현악단을 만들고, 어느덧 10주년 관현악 연주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소리마루 회원들 모두가 가슴 설레하며 기뻐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김 회장은 청주공고에서 기계를 가르친다. 청원이 고향인 김 교사는 어렸을 적 고향마을에서 들었던 풍장소리를 잊을 수가 없단다. 풍장소리의 기억은 국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소리마루를 만드는데 창단 멤버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연습실 마련해 매주 연습, 교수 경험 나눠 소리마루에서 타악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김 회장은 기계과목을 가르치고 있지만 어느 학교에 부임하든지 동아리 활동으로 사물놀이를 지도한다. 소리마루 회원 교사들은 각 학교에서 사물놀이 동아리, 단소 동아리 등 국악 관련 동아리를 이끌고 있다. 청주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에서 국악관현악단이 활성화된 것도 소리마루 회원 교사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 학교에서 연주단이 생겨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필수조건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교사의 끊임없는 노력이죠. 소리마루가 교사들에게 국악을 접할 기회를 주고 국악을 익힐 수 있는 장을 제공하면서 교육현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김 회장은 대학입시를 고려해야 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국악을 가르치는 것은 아무래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특별한 필요 없이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입시나 취업에 필요한 것이 아닌 경우, 배우는 과정에서 조금 힘들어지면 이내 배움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국악의 맛을 아는 교사들이라면 학생들이 국악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소리마루는 교사동아리 축제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지역 축제에 찾아가는 문화활동공연, 청원 은혜의 집 자원봉사 공연, 사제사랑콘서트 초청 공연, 단재교육원주관 연수초청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이들 공연 수익금으로 청주시에 방음시설을 갖춘 연습실도 마련했다. 회원 교사들은 매주 2회 이상 연습실에 모여 화음을 맞추는 것은 물론 학교현장에서 국악 교수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다. 어떻게 하면 국악을 더 잘 연주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국악의 매력을 학생들에게 더 잘 전할 수 있을까? 10년 넘게 지속돼 온 이 두 가지 물음은 앞으로도 소리마루 회원교사들의 화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