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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 속리산 자락의 법주사는 보물창고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문화재가 많다. 국보(3점), 보물(12점), 지방유형문화재(22점) 외에도 문화재자료와 사적, 명승과 천연기념물들이 있다. 법주사는 진흥왕 때(553년) 의신이 창건하였고, 776년 진표가 중창하였다. 의신이 서역에서 돌아올 때 나귀에 불경을 싣고 와 이곳에 머물렀다는 설화에서 절 이름이 법주사(法住寺)가 되었다. 여러 왕들이 다녀가며 한때는 60여 동의 건물과 70여 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찰이었으나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후 수차례 중건,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시멘트로 만든 미륵불상을 헐고 1990년에 새로 만든 청동미륵대불은 기단까지 합친 전체 높이가 33m로 청동 100여 톤이 사용된 대작이다. 일부 용접 부위에 얼룩이 생겨 2000년부터 순금 총 80㎏으로 불상에 금박을 입히는 개금불사를 했다. 법주사로 가다보면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이 길가에 서있다. 정이품송은 나이가 약 600살, 높이가 14.5m 정도 되는 소나무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벼슬을 가지고 있는 나무다. 병을 요양하기 위해 천암에 와서 3일 동안 법회를 열은 세조가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가던 가마가 이 소나무의 가지에 걸리게 되자 왕이 무사히 지나가도록 자신의 가지를 위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하사받았다 정이품송은 문화적인 가치가 큰 나무로 예전에는 삿갓이나 우산을 편 것처럼 모양이 매우 아름다웠다. 최근 많은 비용을 들여 보호하고 있지만 강풍, 폭설, 솔잎혹파리 등 각종 재해로 가지가 많이 부러지고 상해 안타깝다. 예전의 당당했던 모습은 옛 사진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상가를 지나면 레이크힐스관광호텔 앞에 멋진 노송들이 서있다. 이곳 길가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과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는 조각공원이 있다. 주차장에서 법주사까지 이르는 숲길은 5리쯤 된다고 해서 오리숲으로 불린다. 일주문을 지나면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 떡갈나무, 참나무 등이 하늘을 가릴 만큼 우거져 멋진 풍경을 만든다. 금강문에 들어서면 사천왕문(충북유형문화재 제46호) 앞에 서있는 전나무 두 그루와 청동미륵대불이 맞이한다. 사천왕문 안에서 눈을 부라리고 있는 사천왕상이 걸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짜임새 있게 배치된 법주사의 가람과 문화재의 위치를 대충 눈으로 확인한다. 직사각형 모양에 조각이 없는 석조(충북유형문화재 제70호)는 3천 승려들의 식수를 담아두던 돌그릇으로 제법 크다. 한눈에 들어오는 철당간, 범종각, 약사전, 요사채 등을 찾아본 후 문화재청의 문화유산정보를 참고하여 역사공부를 시작한다. ▣ 법주사에 국보가 3점 있다 쌍사자석등은 대웅전과 팔상전 사이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등으로 사자 조각 중 가장 오래된 유물이다. 서로 가슴을 맞댄 사자 두 마리가 뒷발로 아랫돌을 디딘 채 앞발과 주둥이로 윗돌을 받친 모습으로 머리의 갈기, 다리와 몸의 근육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대웅보전 앞에 있는 사천왕석등과 함께 신라의 석등을 대표한다. 팔상전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5층 목조탑으로 탑 중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지금의 건물은 임진왜란 이후에 다시 지은 건축물로 장중한 멋을 간직하고 있다. 층마다 큰 폭으로 줄어드는 지붕 때문에 화려하고 웅장함이 느껴진다. 지붕은 5개나 되지만 내부는 하나로 뚫려 있다. 왜 팔상전인지는 안을 들여다봐야 안다. 부처의 일생을 8장면으로 구분하여 그린 팔상도가 벽면에 그려져 있어 팔상전이라 부른다. 법주사의 팔상전(捌相殿) 현판은 ‘여덟 팔’자가 아니라 ‘깨트릴 팔’자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석연지는 8세기경에 제작된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이다. 화강암 석조물에 꽃, 구름, 덩굴 등의 무늬를 아름답게 조각해 우아하면서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예전에는 높이 1.95m, 둘레 6.65m의 돌로 만든 작은 연못에 물을 담아 극락세계를 뜻하는 연꽃을 띄웠다고 한다. 상하의 비례가 아름다운 우리나라 석연지의 대표작인데 균열 및 파손된 부분이 많다. ▣ 법주사에 보물이 12점 있다 대웅보전(보물 제915호)은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탄 것을 조선시대인 1624년에 다시 지어 여러 차례 수리했다. 건물은 2층이고 지붕은 여덟 팔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으로 우리나라 3대불전 중 하나다. 목조건축양식 중 가장 장중하고 복잡한 형식으로 기둥 위는 물론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배치하는 다포양식이다. 원통보전(보물 제916호)은 석조희견보살입상(보물 제1417호) 앞에 있는 앞면과 옆면 3칸 규모의 정사각형 1층 건물로 간단하게 기둥 위에만 공포를 배치하는 오래된 주심포식 형식이다. 사천왕석등(보물 제15호)은 대웅보전 앞에 서있는데 통일신라시대의 석등을 대표한다. 각 부분의 양식과 조각수법이 우수하여 신라 불교미술을 꽃피운 8세기 중기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짐작한다. 불을 밝히는 화사석의 4면에 창을 두고, 나머지 4면에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상을 조각했다. 희견보살상(보물 제1417호)은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큰 향로를 머리에 이고 부처님께 향불 공양을 올리는 독특한 조각상이다. 얼굴 부분은 파손이 심하나 뒷부분의 옷을 절묘하게 표현했고, 향로를 받쳐 든 두 팔과 가슴부위를 구체적이고 독특하게 표현해 쌍사자석등을 조각한 작가의 작품으로 추정한다. 철확(보물 제1413호)은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무게 약 20여 톤의 주물 솥으로 석연지(국보 제64호)와 마주보고 있다. 법주사의 사세가 융성해 3천여 명의 승려가 모여 살던 시기에 밥솥 또는 장국을 끓이는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지만 안쪽은 녹슬고 부식이 심하다. 마애여래의좌상(보물 제216호)은 경내에 있는 높이 6m의 큰 바위에 돋을새김으로 조각했다. 고려 초기 마애불의 양식을 잘 보여주고, 화사한 연꽃 위에 걸터앉은 채 큰 연꽃잎 위에 발을 올려놓은 자세가 특이하다. 불상의 오른쪽 바위에 법주사 창건 설화와 관계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가 있다. 이외에도 법주사 경내에 신법천문도병풍(보물 제848호), 법주괘불탱화(보물 제1259호), 소조삼불좌상(보물 제1360호),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1361호), 복천암수암화상탑(보물 제1416호), 복천암학조동곡화상탑(보물 제1418호)이 있다. 오는 길과 가는 길을 달리하면 더 많은 것이 보인다. 오리숲을 걸어 법주사에 들어간 사람들은 대죽이 빼곡하게 서있는 물가의 산책길을 걸어 밖으로 나가는 게 좋다.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여러 종류의 나무와 꽃, 무심코 흘러가는 맑은 물과 먼 산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이 아름답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는 느림과 몸이나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이 화두인 세상이다. 법주사에서 유유자적 청정 자연과 벗하다보면 옛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공부가 저절로 된다.
흔히들 자손자랑은 팔불출이라지만 이제 나이 들어선지 손주들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게 된다. 어제는 이질의 딸아이가 혼인식을 치르는 날이었다. 그래서 돌아가신 처형의 빈 자리를 채워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 부부가 함께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그제 저녁에 올라와서 놀고 있는 손주들에게 주말이라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자려고 들 하는 것을 이런 사실을 알렸다. 매주 주말이 되면 아이들이 할아버지 집에서 자겠다고 몰려오곤 한다. 한 집에서 윗층 아랫층에 살지만 이렇게 함께 자고 싶다는 아이들이 귀여워서 한 달에 한 두 번씩은 함께 자기로 하고 우리 방에서 재운다. 아이들이 사촌 간에 모여서 함께 놀이도 하고 떠들며 노는 것이 사랑스럽고, 이런 놀이를 통해 정이 깊어진다는 생각에 자주는 못해도 이런 기회를 우리가 만들어 주려고 하는 것이다. 그제 저녁에는 금요일이라서 토요일 학교에 가지 않은 날이니, 함께 자고 싶었는지 아이들이 몰려 올라왔다. 놀다가 가라면서 “내일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광주에 다녀와야 하니까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야 하거든, 그러니까 놀다가 내려가고 내일 저녁에 와서 자거라” 하고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알렸다. 그러자 막내 서윤이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할아버지도 가야 돼? 할아버지는 가지마”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이렇게 가끔은 엉뚱한 생각을 하지만 이상하지는 않았다. 간신히 달래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냥 갔다가 바로 올라올 것이니 걱정 말고 내일 저녁에 올라와서 자고 놀아라“하고 달랬지만 얼른 눈물을 그치지 않아서 할아버지가 업고 달래주어서야 간신히 눈물을 거두었다. 이렇게 손주들이 따르고 함께 있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이 잘 못인가 싶어서 가끔은 이런 아이들을 챙겨주고 함께 해주려고 노력을 한다. 가끔은 함께 어디 엔가를 가서 보여주기도 하고 말이다. 어제 새벽 같이 일어나서 아침 첫 번째 지하철을 타야 했다. 아침 5시39분 홍제역에서 첫 번째 지나는 열차를 타고 사당역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대기하기로 한 버스를 찾으니 보이지 않는다. 부득이 책임을 맡은 젊은이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더니, 곧 도착을 할 것이라며 지금 자기도 주차장에 도착하고 있단다. 이렇게 해서 아침 7시 정각 출발을 하기로 한 버스를 타고 아침 햇살이 퍼지는 모습을 보면서 광주까지 가서 결혼식을 마치고 점심 먹고 다시 그 버스로 서울로 돌아오는 강행군을 하였다. 예전 같으면 발 빠른 장정들은 걸어서 사나흘이 실히 걸리던 거리, 보통 걸음으로 이래나 걸렸던 거리를 불과 4시간 만에 도착했고, 혼인식을 치르는 것을 지켜 보고나서, 이렇게 다시 돌아왔건만 서울에 도착하니 아직 해가 지지도 않았고,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올라와서 다녀오셨느냐는 인사를 나누고 다시 내려가 저녁들을 먹고 나서는 아이들이 여기서 자겠다고 자신들이 베개를 들고 몰려와서 한바탕 놀이를 시작한다. 5, 6학년이 된 손자들을 작은 플라스틱 모형을 가지고 신나게 자신들만의 놀이를 시작했다.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큰 소리로 떠들면 한바탕 집안이 떠들썩해진다. 1학년과 유치원의 손녀들은 자기들끼리 놀이가 서툴러서 오빠들의 놀이에 끼이기도 하고 아주 따로 떨어져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외거나 TV-집에서 못 보게 하니까 가끔 여기시 보여줌-앞에 앉아서 놀기도 하면서 저녁 10시가 되도록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막내 서윤이가 자려고 가고 나면 혼자가 된 수현이만 오빠들의 틈에서 놀다가 잠자리에 들곤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의 존재를 알리고 가끔 이렇게 함께 하면서 안아주기도 하고 업어주기도 하는 등의 정을 나누고 살다보니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떨어지는 것을 그렇게 걱정을 하는가 보다. 어제 저녁에 나는 내 서재에서 자고 아이들이 편히 자게 해주었는데 할머니에게 아침밥을 여기서 먹고 싶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난 내가 나가니 수현이가 토했다고 걱정이다. 아무것도 먹은 게 없어서 물만 토한다면서 수런거리는 소리에 들여다보니 아이가 힘이 없어 보인다. 지난 주 하늘공원에 갔다 와서 감기기운에 시달리는 모양이다. 할머니가 아침 준비를 하려고 한다면서 북어를 두들겨다 달라고 해서 두들겨다가 찢어주면서 준비를 해주고 나서 아침 동안에 화분 정리한 것들을 물을 좀 주고 자리를 잡아주었다. 아이비 화분을 2층의 계단에 놓고 줄을 메어서 5층까지 벋어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겨울에도 잘 견디고 약간의 햇빛만으로도 잘 자른 식물이니 여기서 한 번 길러서 우리 집의 기둥처럼 키워 보려고 한 것이다. 계단의 중앙 부위를 타고 오르는 작은 풀줄기로 만들면 색다른 것이 될 듯해서 말이다. 아침을 먹기 전에 우선 수현이에게 북어로 쑨 죽을 좀 먹였다. 안 먹으려는 것을 간신히 달래서 먹이고 할아버지가 업어주겠다고 하여서 먹게 만들었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데 너무 말라서 몸피가 없으니 업어도 짐이 되지 않을 정도이니 너무 안 먹어서 걱정이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달래서 먹여야 했다. 수현이를 내려놓고 같이 먹으면서 손자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식사를 할 때 골고루 먹어야 하는 것도 이야기 했다.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게 이런 것이 아닐까 하면서 가끔은 이런 시간을 가져주려고 노력을 한다. 사랑스런 아이들이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조부모가돼 주기 위해서.....
경기도교육청이 자랑하는 교원행정업무경감 1위의 비결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교원행정업무 제로(ZERO)화 원년을 선포하고 7700명(학교당 평균 3.45명)의 행정실무사를 배치, ‘수요일 공문 없는 날’ 시행 등으로 이 분야 시도교육청 평가 만족도 전국 1위를 달성하기도 했기 때문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업무경감을 행정실무사의 공문처리율, 자료처리 집계율을 기준으로 평가해 이를 학교성과급에 반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2012년 행정실무사 공문처리율이 학교별로 최저 2.4%에서 최고 92.5%로 90%가 넘는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떻게 이렇게 큰 편차가 벌어질 수 있을까.한 초등교장은 “행정실무사가 최종 처리한 공문의 수가 얼마인가, 누가 공문을 발송했나가 평가의 기준이 된다”면서 “겉 공문을 작성한 사람이 행정실무사이면 업무경감을 잘한 학교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제대로 업무경감이 되려면 학교교육계획서 등 각종 교육관련 자료를 생산해 내는 교사가 체감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행정실무사가 공문 겉장은 작성하고 단순 통계는 자료는 집계할 수 있어도 공문 내용에 해당하는 붙임자료는 교사가 작성해야 하는 데 어떻게 90%가 넘는 공문을 행정실무사가 처리할 수 있냐는 설명이다. 공문 발송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학교서열이 매겨지고 이를 ‘업무경감 제로’라고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는 것. 이 같은 행태는 작년 연말 업무경감 만족도조사 실시에서도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의 한 교사는 “지역교육청별로 서열을 매겨 대책을 세우라고하고 만족도가 낮은 학교에는 컨설팅 명목으로 장학사를 보내 교감을 불러 지도를 한 후 2차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고 털어놓았다. 만족도가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만족도는 1차 76.2점에서 2차 조사에서 79.7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런 만족도 1위에 힘입어 경기도는 지난해 전국 시·도교육청 대상 교원행정업무경감 컨설팅을 주관‧실시했다. 시‧도교육청은 물론 지역 교육청 단위 컨설팅이나 연수에서 우수사례로 특강을 하고 있는 박미순 성남 상탑초 교장에 따르면, 행정실무사에게 에듀파인 기안 및 시간표 작성 및 관리 등을 고유 업무로 체계화하고 결재 라인을 단축해 효율적 업무경감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정영수 충남대 교수는 “행정실무사 도입이 업무경감을 위한 가장 큰 해결책인 것만은 틀림없다”면서도 “그렇게 감축할 수 있는 업무는 30%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교원의 업무경감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정책이지만 실적을 위한 줄 세우기 평가를 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행정실무사가 결재라인을 돌며 대신 사인을 받아주는 것도 업무경감이다”면서도 “순위를 매겨 공개하고 강제하는 형태의 평가는 문제”라며 “행정실무사에게 고유 업무를 주는 쪽으로 컨설팅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교에서 행정실무사에게 관련 없는 업무를 전담하게 하는 등 취지를 살리지 못해 기안문 건수를 업무경감의 척도로 삼은 것”이라며 “지역교육청단위의 순위 공개는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환경재단(이사장 이세중)은 롯데백화점과 함께 ‘제9기 어린이환경학교’를 실시하며 14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글로벌 그린리더로 성장시키고 환경의 중요성을 교육하기 위해 열리는 환경학교는 초등 4~6학년생 240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롯데백화점 8개 지점(김포공항, 잠심, 청량리, 부천중동, 평촌, 대전, 전주, 부산광복점) 문화센터에서 7월까지 ‘기후변화와 에너지’를 주제로 3회의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특히 이번 교육에는 각 지점에 속한 시민단체 8곳과 협력해 지역 고유의 특성을 살린 커리큘럼을 제공할 예정이다. 과정을 수료하고 에세이 과제를 제출해 우수 환경리더로 뽑힌 학생들은 동기간 중국 천진에서 진행되는 ‘중국 어린이 환경학교’의 우수 학생들과 함께 10월 중 떠나게 될 크루즈 일주 여행 프로그램인 ‘피스&그린보트’ 해외연수의 혜택을 얻는다. 접수는 환경재단(www.greenfund.org)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 교육받을 지점을 선택해 이메일 보내면 된다. 문의=02)2011-4334
남해는 봄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꽃 폭탄의 화염이 연초록에 파묻히고 신록들은 산허리를 돌아 햇볕에 싱그러움을 반짝인다. 봄은 남에서 북으로 전염병처럼 퍼져 나간다. 이런 원색의 봄도 고층빌딩과 넘쳐나는 차량의 행렬 속에서는 심한 몸살에 앓는지 서울의 봄은 핏기 잃은 모습으로 다가선다. 스무 명의 초록 동이들과 갯바람 싣고 서울구경을 나선 사월 말. 아이들의 재잘거림 속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선 곳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었다.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현저동 101번지 인왕산 자락 옛 모화관 자리, 자유의 진공지대 또는 ‘자유를 박탈하는 곳’이라고 알려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의 상징인 붉은 벽돌담이 백화현상으로 얼룩진 채 봄바람을 맞고 있다. 형무소와 감옥을 방문하는 것은 두 번째이다. 처음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중국의 뤼순 감옥 그리고 지금은 서대문 형무소이다. 그곳은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우리 민족을 억압하고 죽이는 일본 제국주의의 악마성이 내재한 곳으로 꿈에서도 보기가 두렵다. 이 두 곳 모두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로 말미암은 피지배 민족의 수난사가 배어있다. 그리고 눈을 멀리 돌리면 2차 세계대전 당시 1940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에 의해 자행된 가장 대규모의 유대인 학살장인 아우슈비츠수용소도 있다. 지배와 피지배, 강대국과 약소국, 그 양분의 법칙이 지구 상에서는 지금도 정도만 달리한 채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서대문형무소는 대한제국 말기 일제강점기인 1908년 경성감옥으로 문을 연 뒤, 애국인사와 항일투사들을 체포, 투옥, 사형시킨 곳으로 광복 이후 정치적 격변과 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근ㆍ현대사의 고난과 아픔을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의 역사관은 19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함에 따라 서울시가 옥사·담장·망루 등을 대거 철거하고 독립공원을 조성하여 1992년 광복절 제47주년에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개원한 것이다. 그러나 역사관이란 이름으로 개방되었지만, 곳곳에 한과 울분으로 그을린 흔적들은 당시의 고통을 대변하듯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있다. 붉은 벽돌담 사이 굳게 닫힌 철문을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탐방객의 말소리도 들리지 않는 질식의 상태가 머리를 짓누른다. 음습하고 침울한 공기, 울리는 발소리, 세월에 닳아서 반들거리는 디딤돌과 복도, 갖가지 고문도구와 방법, 인간의 악마성이 신을 부르짖게 한다. 문득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사진들이 생각난다. 수많은 유대인을 죽이고 그 머리카락으로 모포를 만들었고 죽은 자의 안경테가 산더미를 이룬 사진! 과연 신은 있는 것인가? 옥사안을 들어선다. 수많은 수감자는 차가운 마룻바닥에 북악산과 인왕산의 찬 눈바람을 맞으며 무릎 한 번 못 펴고 굳어지는 관절을 부여잡고 고통으로 일그러졌을 것이다. 모든 빛과 만남이 단절된 독방의 공포, 수감실의 창호지만 한 창문에 온기 잃은 사월의 봄 햇살이 잠시 머문다. 자유의 소중함, 그리고 속박의 미적분, 답답함과 침울함을 뒤로 옥사를 나서자 전날 내린 비로 서울의 공기가 파란 하늘을 반사한다. 곧이어 몇 마리의 비둘기가 날아가고 채 잎이 어우러지지 못한 나뭇가지에 그네를 뛰는 까치의 모습이 보인다. 죽음! 누구도 그 앞에서 초연할 수 없을 것이다. 한센병 수감자 옥사 왼쪽에 오 미터 높이의 붉은 벽돌담이 시멘트의 풍화로 희뿌연 눈물을 흘리고 있고 한탄에 그을린 듯 저주에 절어 죽은 것 같은 나무가 서 있는 사형장이 보인다. 사형장 문 앞의 나무는 일명 통곡의 미루나무라고 한다. 족히 이십여 미터가 넘을 듯한 미루나무는 긴 세월의 한을 담고 아직도 검은 잠에 빠져 있다.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사형수들은 이 나무를 붙들고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심어진 사형장 담장 안쪽에 심어진 미루나무는 그 한이 얼마나 무겁고 사무쳤으면 절반의 성장도 못 한 모습으로 서 있다. 일제의 잔학성, 그들은 사형수들의 시신을 몰래 처리하기 위해 시구문도 만들어 놓았다. 그들은 말한다. 도요토미히데요시나 이토히로부미는 영웅이라고.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망언과 행동을 서슴지 않으며 역사의 진실을 거부하고 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돌아 나오자 봄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결에는 몇 년을 씻지 않고 땀에 절어서 나는 간장 냄새가 온 전시관을 점령하고 있다. 한무리의 아이들이 지나가고 건물 벽의 대형 태극기가 일렁인다. 소중한 자유와 권리! 오늘의 봄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고 파란 하늘을 응시한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지나 아직도 변덕스런 추위 속에도 화사하게 핀 꽃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글들을 근래에 많이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옛 선비들이 가장 사랑한 꽃은 화르르 봄소식을 전해주는 매화와 관련된 글이 많다. 구례 화엄사 각황전 옆 붉은 홍매, 섬진강변 농원 매화, 장성 백양사 고불매화, 순천 선암사 늙은 매화 등 기품이 고상하고 아름다워 필설로 다하지 못할 만큼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그윽한 향과 꽃의 아름다움이 그토록 인간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것인지 다시 그 꽃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나는 내 고향 산야에서 흔히 보는 야생화가 좋다. 매화 골짜기(梅谷)인 산촌에서 어릴 때 자랐기 때문에 사시사철 산야에 피는 야생화가 그냥 좋은 것이다. 지금도 봄이면 늘 뒷동산에 화사하게 피던 아름다운 이름 모를 꽃들이 아지랑이 사이로 솔솔 아스라이 다가오는 것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청아한 뻐꾸기 소리와 화음을 주고받는 소쩍새 소리를 들으며 동무들과 꽃 꺾으러 자주 다녔다. 뒷동산에 매화와 참꽃(진달래)을 꺾으러 아이들과 함께 갔다가 꽃 꺾는데 정신이 팔려 깊은 산골짜기까지 갔다가 꽃 문디(꽃을 따러 오는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문둥이)가 온다는 소리에 너무나 놀라 신발도 줍지도 못하고 넘어지고 엎어지며 집으로 달려왔던 것이 엊그제 같다. 당시에 어른들은 깊은 산속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깊은 산속에 들어가면 꽃 문디(문둥이)가 있어서 아이들 간을 꺼내어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동심의 세계가 늘 마냥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산촌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뛰어노는 곳은 앞 냇가나 어머니 엉덩이 같은 뒷동산이다. 나른하게 쬐여주는 따스한 빛과 연녹색의 잔디밭, 붉은 황토 흙, 휘늘어진 둥치가 크고 붉은 소나무 아래 발갛게 핀 진달래는 늘 바람에 흔들리며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아카시아 향이 골마다 퍼지게 되면 동네 어른들이 철엽을 할 때도 음식과 술을 거나하게 자시고 노랫가락이 나올 즈음 아이들도 삼삼오오 모여 소꿉놀이나 버들강아지 움트는 도랑에 올챙이와 개구리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봄날의 아름다움은 눈과 코로만 즐거움이 오는 것이 아니다. 귀로도 멀리서 메아리가 되어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는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노는 장소로는 천국이었다. 그래서 늘 내가 어릴 때 살던 곳을 가보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우리 내외는 5월 어버이날 즈음이면 해마다 산소를 들리게 된다. 부모님께 꽃을 달아드리지 못하는 대신 찾아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성묘를 하는 것이다. 산촌에서 칠 남매를 낳아 기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많은 농사거리에 늘 들에 나가서 일하셨기 때문에 집에 계시는 날이 없었다.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는 아무도 계시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외롭고 무서워지며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 어머니를 따라 가 본 일이 있는 밭으로 어머니를 보러 갔다. 혼자 가는 길이기에 무섭기도 하였지만 볼 것이 너무나 많았다. 길가에는 질경이, 쑥, 냉이, 토끼풀, 민들레, 구절초, 찔레나무, 싸리꽃, 매화, 살구꽃, 개미딸기, 뱀젖 등 그 외에도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뱀젖이라는 야생화는 노란 대에 주황색 돌기로 피어난 꽃이 마치 아이스케끼(아이스크림)처럼 생겨서 흉하게 보였다. 뱀젖을 먹으러 뱀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가는데 실제로 거기서 뱀을 보게 된 것이다. 뱀은 풀숲에 구불그리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오금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간신히 용기를 내어 밭에까지 갔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았다.“엄마!” 하고 불렀지만 아무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엄마 찾아 이곳까지 왔는데 아무도 없는 이곳은 너무나 무섭고 낙담이 되어 그만 “으아~앙” 큰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 때 따스한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엄마와 아빠가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것이다. 엄마 아빠는 내가 그곳으로 오는 것을 먼발치로 보시고 일부러 놀려주려고 살짝 숨었다 나온 것이다. 어린 내가 그곳까지 온 것이 무척 대견한 듯 하늘높이 치켜 올려 품안에 꼬옥 안아주시던 어머니……. 우리 집엔 우물이 있었는데 우물가에 감나무가 있어서 자주 올라가서 놀기도 하였다. 우물가 화단에는 채송화, 봉선화, 백일홍, 골담초, 앵두나무, 달리아 등이 심어져 있어서 늘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었다. 누나가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를 하고 놀다가 봉선화 꽃으로 잎새와 함께 꽃잎을 돌로 찧어 백반가루와 함께 손톱에 바알갛게 물들여 주던 곳이다. 앞집 아주머니가 물을 길러 올 때에는 거위를 쫓기 위해 소나무 가지를 한 손에 들고 물동이를 이고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집에는 거위가 두 마리 있었는데, 숫놈은 늘 외지인이 들어 올 때마다 목을 길게 빼고 머리를 최대한 땅 가까이 숙이고 외지인을 쫓기 위해 달려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 온 식구들이 함께 웃든 정겨움이 넘치는 곳이었다. 50여년 만에 그리웠던 고향 집을 찾아보았다. 지금도 내 고향은 매화꽃이 만발하는 아름다운 산촌으로 큰 변화가 없다. 산야에는 온갖 꽃들로 하양과 연분홍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만산이 만화방창 아름답기만 하다. 면소재지 중앙에 자리한 600년이 넘은 느티나무는 지금도 싱싱함을 잃지 않고 잘 자라고 있다. 느티나무 둥치 안에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재미있게 놀던 곳이 아련히 떠오른다. 느티나무를 지나 좁은 골목을 따라 찾아간 우리 집은 돌담장에 둘러싸인 초가집과 추억이 깃든 우물 및 화단은 오간데 없고 벽돌 담장 안에 양옥집으로 멋지게 지어졌다. 뒷동산 오르던 길가에 주차를 하고 먼 옛날의 동심의 세계로 더듬어 들어갔다. 뒷동산은 여전히 고즈넉하면서도 야생화로 뒤덮여 있고, 꽃을 꺾으러 다니던 길은 아지랑이 사이로 아스라이 옛 모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꼬불꼬불한 황톳길과 길옆으로 난 개울과 어우러지며 겹겹이 겹쳐진 몽싱몽실한 산들이 정겹기만 하다. 산천은 옛 모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데 정겹던 사람들은 찾아볼 수가 없다. 멀리서 들려오는 두견새 소리에 이 아름다운 산야가 갑자기 쓸쓸함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아! 잔인한 4월이여! 왜 이토록 아름다움만 남겨두고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인가.’ 가슴 저 밑에서부터 저미어오는 끝 모를 외로움과 슬픔이 밀물처럼 다가온다. 말할 수 없는 아름답고 가슴 아린 봄날이다. 어릴 때 산촌에서 아름다운 산야에 묻혀 야생화화 함께하던 동심의 세계는 이제 한밭수목원에서 그 즐거움을 누리며 산다. 아침이면 빠짐없이 수목원을 찾게 된다. 거기에는 각종 나무들과 야생화들이 반겨주고 있는 것이다. 습지와 연못 소나무 숲, 떡갈나무 숲, 오리나무 숲, 대나무 숲 사이로 오솔길이 있으며 각종 야생초들이 즐비하게 시와 때도 없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새들의 고운 울음이 귀를 간질이는 아름다운 봄날에 마냥 고향의 뒷동산에서 야생화를 보는 행복감에 젖는다. 나는야 야생화가 좋다.
요즘 아이들은 바쁘다. 특히 도시의 아이들은 더욱 바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부터 어른들의 강요에 의해 여러 정해진 교육을 받아내야 한다. 학교에 들어가서 배우라고 정해 놓은 것들을 ‘선행학습’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미리 배우는 것도 모자라 ‘재능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예체능 분야까지 각종 학원을 맴돌아야 한다. 학교에 입학하면 더 바빠진다. 줄넘기 학원도 있다. 공부방법을가르치는 학원도있다. 아이들은학원을 마치고 난 뒤인 저녁, 심지어 심야에 집으로 돌아와도 아이가 할 일은 끝나지 않는다. 이 학원 저 학원에서 내준 숙제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뒷전으로 미뤄둔 학교 숙제까지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아이가 비정상이라 생각된다. 세대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부모들은 어린 시절을 이렇게까지 바쁘게 보내지는 않았다. 필자가 자라던 60년대인 예전에는 어느 동네 할 것 없이 주택가 인근은 해가 저물 때까지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동네를 가득 채웠다. 비록 사회는 지금보다 덜 민주화되고 덜 풍요로웠지만 아이들에게는 더 행복한 세상이었다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텅 빈 놀이터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가 뛰어노는 어린이 한 명 없이 텅 비어 있다. 이 같은 부모 세대와 아이 세대의 극명한 차이는 ‘놀이문화’의 있고 없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무줄, 공기놀이, 딱지치기, 비석치기, 술래잡기, 실뜨기, 자치기, 제기차기 등은 어느새 사라졌다. 이런 놀이를 하면서 뛰고, 숨고, 쫓고, 찾는 과정에서 함박웃음을 짓는 아이들의 얼굴은 갈수록 찾아보기 힘든 ‘유물’이 됐다. 2009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각국의 통계 보고서를 바탕으로 작성한 ‘아동·청소년 생활 패턴 국제 비교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 아이들은 평일 하루 평균 7시간 50분을 공부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영국 아이들의 2배가 넘는 시간을 책상 앞에서 보내고 있는 수치다. 수면 시간은 조사 대상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에서 가장 적었고, 사교육에 쓰이는 시간은 가장 많았다. 학교 안팎에서 공부하고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가 아이들의 놀이 시간인데 한국은 이 시간이 선진국의 아이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이처럼 아이들이 놀지 못하는 사회는 과연 바람직할까?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아이들이 뛰놀지 못하는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 뛰어다니지 못하는 스트레스는 다양한 형태로 아이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이전에 드물었던 집단 따돌림이나 늘어만 가는 아동·청소년 자살은 이 같은 스트레스가 병리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문제는 이 같은 병리적 현상이 흔하게 나타나고 있음에도 사회는 대증 요법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옛 어른들은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는 것을 자식 농사에 비유했다. 모내기, 김매기, 추수 등 때맞춰 꼭 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는 농사처럼 자녀 교육에서도 나이에 따라 아이가 꼭 해야 할 것들이 있다. 문제가 얽힌 이유는 농사는 망친 것을 조금 시간이 흐르면 단번에 알 수 있지만 자식 농사는 제때 일을 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를 겉보기에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초등학생과 그 이전 단계의 아이들이 꼭 해야 할 일은 ‘놀이’와 ‘놀기’이고 전 인류가 그것을 원칙처럼 지켜왔는데 그것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무너져 있다. 아이들의 삶을 회복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것이 부모, 학교의 몫이라 생각한다. 요즈음 우리 학교 교정에 함께 모여 고무줄 놀이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로 협동해뛰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사회적 관계는 가르쳐 배우기 보다는 경험하면서 느끼는 것이다. 시험이 끝나면 학급별 줄넘기 대회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목표를 가지고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것 어른들이 할 일이다. 줄넘기는 학원에 가서 배울 것이 아니라 아이들끼리 서로 뛰면서 배우는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를 바라본 나만의 느낌일까?
교사들의 86%가 사교육 때문에 수업에 지장이 있다고 답했다고한다.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하고 온 학생들 때문이라고 한다. 이미 사교육으로 해당 부분을 배웠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소홀한 학생들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정도로 높은 교사들이 답했다는 것에 교사의 한 사람으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실제로 수업시간에 학원숙제를 하는 학생들이 더러 눈에 띠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인해 수업에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설문대상 교사들이 어느 학교급 교사들인지 밝혔어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사교육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질문에서 절반정도가 그렇다고 응답한 부분은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공부를 더 많이 했으니 도움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도움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조사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단체에서 실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런 조사를 했는지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사교육을 실제로 하고 있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했어야 좀더 객관적인 조사가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필자는 현재 중학교 1학년을 지도하고 있다. 2년째이다.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해 보더라도 사교육으로 인해 수업에 지장을 받은 기억은 거의 없다. 도리어 학생들이 수업중에 던지는 질문에 대답을 잘 해 주는 경우가 있어 수업에 도움이 됐다. 선행학습을 했다고 해서 모든 것을 학생들이 다 배우고 오는 것은 아니다. 만일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마쳤을때해당학생이 학교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을 정도라면 학교의 존재가 위태롭게 된다. 그러나 이런 일은 없다.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다보면 어제 가르쳐준 내용을 오늘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사교육을 받았다고 수업에 지장을 받는 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유이다. 학교에서 시험문제 출제는 교사들이 한다. 최근에는 각 시도교육청이 평가방법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서술 논술형 평가를 중요시하고 있다. 교사들은 서술 논술형평가 문항 개발을 위해 연수를 받기도 하고 나름대로 연구도 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사교육 에서는 학교에서의 평가방법 개선에 대처하기 쉽지 않다. 평가방법이 계속 변해가는데 어떻게 이에 100% 맞춰서 선행학습을 시킬 수 있을까 싶다. 실험 실습이 포함된 교과의 경우에는 실제로 해 보아야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사교육에서 이런 부분들까지 완벽하게 준비시키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사교육을 받고 와도 학생들이 학교수업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부분들이다. 같은 교과라도 교과서도 다르고 배우는 내용들도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상황에서 학원에서 배운 것을 학교에서 그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선행학습을 했다고 해서 수업에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최소한 중학교 과정에서는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교사들의 자녀들 중93%가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타이틀 기사가 그렇다. 그러나 기사 내용을 보면 동료교사들에게 물었다고 한다. '동료 교사가 자기 자녀에게 어느 정도 사교육을 시킨다고 보느냐'는 물음이었다고 한다. 즉 동료교사들이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얼마나 시키고 있는가에 대해서 물었다는 것이다. 교사 본인의 대답이 아니고 주변의 동료교사들에게 물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다른 교사들에게 물은 것을 가지고 전체 교사들에게 해당하는 것처럼 기사가 작성 됐는지 도리어 의구심이 앞선다. 타이틀도 '학생에겐 사교육 받지 말라면서 제 자식은 사교육시키는 교사들'로돼 있다. 마치 모든 교사들이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교사들도 많이 있을 텐데 93%라면 100명중 93명이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것으로 객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 93%의 응답은 '자녀들을 초등학교때부터 단 한 번이라도 사교육을 시킨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나 가능한 수치가 아닐까 싶다.현재 상황이 그렇다면 교사들도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때 93%의 교사들이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93%라는 응답이 실제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식선에서 볼때 지나치게 높은 결과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설문이라는 것이 어떤 내용을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단 한 문항의 질문으로 교사들의 대부분이 해당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교육구조에서 교사와 학부모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해야한다. 교사이기 때문에 무조건 안된다는것에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교사도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라면 조금은 이해가 돼야 한다. 사교육문제는 국가의 존폐 문제와 직결되기에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실제로 사교육에 대한 처방이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교육문제 접근에서 교사들이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얼마나 시키느냐로 접근하는것이옳은 방법인가생각해 보아야 한다. 선행학습금지법을 만들어 시행했을때 그 효과가 어느정도 나타날 수 있는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선행학습의판단기준이 애매한 상황에서 법만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교사들의 자녀들이 사교육을 적게 받으면 나머지도 적게 받을 것으로 보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교육구조와 입시구조 등을 개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최종적으로는 학부모의 인식개선이 돼야 한다. 이런 일련의 노력없이 내놓는 대책들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뿐 사교육을 뿌리뽑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교육현장의 안전의식 제고 및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2013.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을 15일 오후 2시부터 2시 30분까지 광양여중 운동장에서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지진 및 화재 대피 등 각종 재난 대비로 국가의 재난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김기웅 광양교육장, 전남교육청 평생교육담당 박도미 사무관, 최형안 양119안전센터 센터장 광양지역 초등학교 28교에서 56명, 중․고등학교 19개교 38명의 학교관계자 등 총 102명의 관계자가 참관했다. 광양여중 학생 942명, 교직원 80명, 소방관 3명 등 총 1125명이 훈련에 참가한 가운데 지진 및 화재대피 현장 시범 훈련으로, 신안군 흑산면 북서쪽 101km 해역에서 발생한 4.9의 강진 발생 여파로 학교 건물 일부가 붕괴된 상황을 설정해 신속히 비상 탈출구를 확보하고 대피하는 실제 훈련이 실시됐다. 본교 940여명 학생들이 학생 대피유도반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고 신속하게 이동 대피했으며, 광양119안전센터와 협조로 소방차와 119 구급차가 화재현장으로 출동해 화재현장을 진압하고, 지진 및 화재로 인해 부상을 입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학생을 신속히 구조해 응급조치후 병원으로 후송하는 상황을 재연했다. 환자 병원 후송후 자위소방대와 출동한 소방차에 의해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현장을 방호복구반원들이 신속히 복구작업을 완료된 상황 끝으로 지진 및 화재 대피훈련이 종료됐다. 김광섭 교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명이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정전 상태로 재난에 대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의 질서있는 대피가 잘 이루어져 훈련에 참가하는 모습이 진지하다"고 말했다. 최형안 광양119센터장은 진이나 화재로 인해 건물이 붕괴될 경우 건물 벽이나 보를 이용하여 피신하는 것이 목숨을 구할 수 있으며 가정 및 학교 내에 있는 소화기 사용법에 대해 강조했다. 김기웅 광양교육장도 “어떠한 재난 발생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재난 대응 역량 강화에 각 학교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하며 재난대응 훈련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광양여중 학생들의 성숙한 모습을 칭찬했다.
일찍이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줄기차게 선행학습 금지를 공약으로 내결고 강조했다. 이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근절이라는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로 읽혀진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교과 과정을 뛰어넘는 시험·입시 출제 금지'를 강조했다. 참고서가 필요없는 이야기형의 '친절한 교과서'개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인 '교육공약 5대 실행방안' 실천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단순히 언급에 그치지 않고 평가의 중요성까지 강조한 것을 보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게 분명하다. 이 정책이 성공하여 착근하게 되면 사교육비 걱정은 덜게 될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기대한대로 좋은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이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교과서 내 출제는 이론적으로 백 번 옳은 말이다. 선행학습을 금지하고 선행학습 부분에서 시험 출제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니 과외와 개인지도, 학원 수강도 줄어들 것이다. 교과서도 스토리텔링식 등 참고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충실하게 편찬, 발행할 것을 강조한 것을 보면 적어도 겉으로는 입시문제 해결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현행 교육과정 체제 내에서는 교과서만으로는 공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이 초ㆍ중ㆍ고교생을 막론하고 참고서 없이 혼자 공부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 교과서 내 출제가 현실화된다면 공교육 정상화에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론은 그럴듯한데, 현실적 문제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 평가는 가능할 지 모르나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면 달라진다. 변별력 문제가 야기될 우려가 있다. 항상 교과서 내에서 쉽게 내야 한다는 평가의 대명제하에서도 교과서 밖 지문, 교육과정 외의 문제를 출제하는 것도 바로 이 변별력을 담보하기 위해서이다. 또 현재 세계 교육의 트렌드인 창의성 교육, 영재교육을 따르기 위해서는 교과서 내의 문제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학력의 하향 평준화의 우려도 상존한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대입제도하에서는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대학 선택의 폭이 달라진다. 변별력이 떨어지는 수능은 수험생들이 시험결과를 수긍하지 못해 재수·삼수의 원인이 된다. 교과서 내 출제가 자칫 학생들을 재수의 길로 내모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학생과 학부모는 입시 고통과 재수비용 부담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내 자녀가 이 경우라면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다. 궁극적으로 ‘선행학습 금지’, '교과서 내 출제', '좋은 교과서 개발'은 교육개혁의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입수능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현실을 외면한 공약과 정책은 공허한 것이다. 다만 대입수능을 포함한 입시개혁은 신중해야 한다. 공약실천의 당위성에 얽매여 속도를 내다가는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학교현장은 물론 학생, 학부모, 나아가 전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도 있다. 물론 공약(공약)이 공약(공약)이 되지 않으려면 충실하게 이행돼야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 현실에 적합한가에 대한 정책적, 현실적 접근이 선행돼야 한다. 아무리 공약 사항이라 하더라도 우리 현실과 유리된 내용은 당연히 수정돼 입안,집행돼야 할 것이다. 며칠 전 공표된 금학년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계획도 마찬가지이다. 중고교는 예전대로 시행하는데, 초등학교는 45년만에 이 평가를 폐지한 것도 국민적 설득력을 담보하지 못한다. 교육과정은 목표, 내용, 방법, 평가가 부단하게 환류하는 시스템이다. 이 네 바퀴가 원만하게 돌아갈 때 교육과정이라는 수레가 잘 굴러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네 바퀴중 ‘평가’를 제외하고 목표, 내용, 방법만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부실한 교육과정 편성ㆍ운영의 우려가 다분한 것이다. 특히 중ㆍ고교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그대로 시행하는데, 유독 초등학교를 제외한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 솔직히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의 문제점은 초등학교보다는 중등학교에서 더욱 빈발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만 이 평가를 제외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처사이다. 차라리 초ㆍ중ㆍ고교 모든 학교급의 평가 폐지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라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교육당국은 아무리 대선 공약이라도 현실적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여 정책을 입안, 집행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초ㆍ중ㆍ고교 보통교육 체제가 대학입시에 직결돼 있는 상황에서는 교육정책 개선, 수정 등은 아주 신중해야 한다. 공약 준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의 안정적 수행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우리 교육이 더욱 발전하고 학부모들의 신뢰 속에서 교원들이 보람과 자긍심을 갖고 가르치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200m 내 모텔 건축허가, 학부모 난립저지 공대위 구성’, ‘85년에 개교한 중학교 주변에 88올림픽 대비 숙박촌 조성’, ‘공사장에 둘러싸인 초등학교 마스크 쓰고 등교’. 학교 환경을 둘러싼 갈등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주변 교육환경 보호를 위한 법 개정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1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유은혜 국회의원 주최,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주관한 ‘건강한 학교를 위한 교육환경보호제도 개선 방안-학교보건법 전부개정법률안 공청회’가 열린 것도 이 때문이다. 발제를 맡은 유웅상 KEDI 교육시설환경연구센터 소장은 “학교보건법의 경우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과 교육환경평가, 학습권보호를 위해 제‧개정돼 왔지만 여전히 학교는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고 도시계획에서 후순위로 밀려 있는 실정”이라며 전부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 소장이 발제를 통해 제시한 방안은 크게 세 부류. 학교보건환경종합계획을 마련하는 것과 교육환경보호구역관리 보완, 학교보건환경원 신설이다. 법안에 따르면 국가와 교육청, 지자체의 권한과 책임 및 협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장관은 매5년마다 학교보건환경기본계획을 세우고 교육감과 학교장은 이에 맞게 학교보건환경 시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현재 학교부지경계선부터 200m로 규정하고 있는 ‘환경위생정화구역’을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명칭을 바꾸고 ▲학교 부지를 절대 안전구역 ▲학교경계선부터 50m 절대보호구역 ▲50~200m 상대보호구역 ▲학교부지로부터 500m의 주통학로를 통학안전구역으로 세분화된다. 이밖에도 학교보건, 교육환경보호제도의 전문적, 효율적 운영관리를 위한 ‘학교보건환경원’을 신설할 것도 개정 법안에 담겨있다. 발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이재림 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유해시설물로부터 최소한의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완으로 학교 경계 200m 상대구역의 범위를 넘어선 위해 요소에 대한 평가 및 제도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학교보건환경원 설립은 전문성과 연구 성과를 더해 통합 기획 및 분석능력을 활용해 정보를 제공한다면 현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반면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학교보건과 교육환경에 대한 내용을 분리해 별도 법률로 제정하는 것이 법적권한과 구속력 지속차원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공청회를 주최한 유은혜 민주당 의원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땜질식으로 처방하는 것에 그치기보다 교육환경보호제도라는 통합적 개념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적 조사․연구와 효과적 실행을 담보해낼 기루를 세워 교육환경보호를 위한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협력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도록 돕고, 협력하는 것이 결국 우리 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해 학생들의 사회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57회 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에서 특수교육분과 ‘멘토링 STAR를 통한 통합학급 아동의 사회성 신장방안’ 연구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민연식 경기 보라초 수석교사(51․사진)는 학생들이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해 통합‧협력하도록 하는 교육을 고민하다 STAR와 멘토링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연구하게 됐다. STAR은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일단 멈추고(Stop), 생각하며(Think), 생각한 결과를 행동한 뒤(Act), 그 결과를 반성하는 것(Review)으로 이를 비장애 학생과 장애 학생을 멘토와 멘티로 묶은 뒤 멘토에게 STAR의 단계에 따라 실천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안한 것이다. 예를 들어 장애학생이 비장애 학생에게 학예회 준비를 도와달라고 요청했을 때, 멘토가 되는 비장애 학생이 잠시 멈춰,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또 무엇을 할지를 같이 생각해보고, 준비물을 준비하고 연습 한 뒤, 이를 다시 점검해보는 것이 바로 ‘멘토링 STAR’라는 설명이다. 장애 학생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을 위해 특수교사와 협력수업도 실시했다. 장애우를 알아보는 시간, 미디어활용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장애체험 역할극, 발로 글씨쓰기 등 체험활동을 통해 몸으로 장애우 친구들을 이해하는 프로그램도 부가적으로 적용했다. 특히 ‘멘토봉사 선택권’을 통해 멘토가 자신이 하고 싶은 봉사선택권을 작성한 뒤 멘티가 봉사가 필요하면 선택해 요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장애 학생들이 적극적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 부분은 사회성 강화라는 연구목적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그램을 초등 4학년 학생들에게 1년간 적용한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장애 친구와 짝꿍이 돼 같이 앉고 싶다’는 물음에 연구반 학생들은 42.9%가 ‘그렇다’고 답해 비교반 7.1%보다 월등히 높았다. 선입견, 무의식적인 거부가 없어진 것. ‘기회가 된다면 장애학생 집에 가서 함께 놀고 싶다’는 질문에도 연구반 학생들 42.9%)가 ‘그렇다’(비교반 17.9%)고 답했다. 민 교사는 “통합학급의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에 대한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고 보완할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며 “프로그램을 좀 더 가다듬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 아기공룡 둘리. 오랜 세월 사랑받아 친근감이 느껴지는 컨텐츠이다. 열두 구비길 말티재에서 가까운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갈목리 도로변에 둘리공원이 있다. ‘둘리의 숲속여행’은 규모가 크지 않은 공간에 둘리에 관한 테마를 바탕으로 꾸며 입구부터 재미있는 표정의 등장인물들을 만난다. 둘리의 캐릭터가 숲길을 따라 전시돼 둘리를 비롯한 각각의 등장인물들과 다양한 포즈로 사진 찍기에도 좋다. 애니메이션의 명장면들을 표현한 각각의 테마들은 비행기를 타고 표류하는 둘리, 악어에 쫓겨 나무 위로 올라간 둘리, 나무의자에 앉아 큰 소리로 웃는 것을 경고하는 둘리 등 여러 가지다. 규모가 작은 미로 찾기 악마의 미로와 아이들이 곤충처럼 생긴 놀이기구 속을 지나는 우주 괴물창자, 한번 빠지면 천년 동안 못 나온다는 천년의 모래 늪도 있다. 정이품송과 속리산국립공원 가는 길목이고, 솔향공원의 소나무홍보전시관과 도깨비공원이 이웃하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 장소로 좋다. 소나무는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느낌이 부드럽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로 우리의 민족성을 사철 푸른 소나무에 비유한다. 솔향공원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천연기념물인 정이품송과 정부인송, 세계적 희귀목인 황금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보은군에서 소나무를 주제로 조성한 공원이다. 홍보전시관의 전시실에서 의식주, 생활, 문화와 역사에 등장하는 소나무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바로 옆에 있는 도깨비공원은 도깨비를 주제로 한 테마공원이다. 열려라 뚝딱, 도깨비 집, 뛰어보자 팔짝, 도깨비밴드, 효자도깨비 등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비상한 힘과 재주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의 도깨비들을 만날 수 있다.
행복한 삶이 무엇인가. 세월 지나는 것, 손에 쥔 것 다 잊으면 마음이 편하다. 여럿이 어울리며 여행하다보면 행복에 겨운 삶이 눈앞에 보인다. 14일, 815투어 회원들과 함께 했던 안면도의 노을길 산책도 그런 여행이었다. 여유를 찾으러 떠나는 여행길도 시간에 쫓기면 마음이 급하다. 부랴부랴 몽벨서청주점에서 7시에 출발하는 관광버스에 올랐다. 빗방울 때문에 차창 밖 풍경들이 실루엣으로 다가온다. 세상 풍경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장거리 여행은 오랜 시간 홀로 여유를 누릴 수 있어 좋다. 목적지로 가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흘러간 노래를 감상했다. 예산휴게소에서 유부우동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요즘 일기예보 잘 맞는다. 안면도가 가까워지자 둥근 해가 반기고 도로에 물기도 없다. 빗속에 여행 떠나는 걸 걱정했던 아내에게 전화하니 청주는 비가 내린단다. 그러고 보면 작은 것 같아도 참 넓은 세상이다. 10시경 안면도의 삼봉해수욕장에 도착했다. 2007년, 검은 기름이 뒤덮여 시커멓게 변한 돌과 모래를 국민들의 구슬땀으로 닦아낸 아픔의 장소가 태안의 바닷가다. 이곳 최북단 학암포에서 최남단 영목항까지 120㎞ 거리를 연결해 태안해변길을 만들었다. 태안해변길 5코스인 노을길은 백사장항에서 꽃지해수욕장까지의 12㎞ 거리에서 해안사구와 송림, 아름다운 해변과 바닷가 마을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명품 코스다. 오른쪽에 바다를 두고 걸으면 초입의 백사장항에서 아래편으로 백사장 삼봉‧기지포‧안면‧두여‧밧개‧두에기‧방포‧꽃지해변이 이어지고, 두여전망대와 방포항도 구경할 수 있다. 바닷가에 예쁜 펜션들도 많다. 서해안의 바닷가는 리아스식 해안선이 길게 이어진다. 삼봉해수욕장으로 내려서면 삼봉, 기지포, 안면, 두여해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파도가 일렁이는 서해바다와 바닷바람을 품에 안고 걷는 회원들의 얼굴에 낭만이 넘친다. 날씨 좋은 건 갈매기도 안다. 나풀나풀 춤추는 갈매기의 날개 짓이 보기 좋다. 키가 큰 곰솔이 터널을 이뤄 사색의 길로 불리는 숲길을 걸으며 솔향에 취한다. 푹신푹신한 모래숲길과 나무데크로 조성된 1004m 길이의 천사길도 걷는다. 두여해변에서 멋진 나무도 만난다. 모래해변을 야트막한 산이 가로막는다. 전망대 아래에 지하 깊은 곳의 압력으로 성질과 형태가 변한 습곡 및 단층의 지각이 풍화, 침식되면서 서서히 융기한 해안습곡이 있다. 나무데크를 따라 올라가면 전망이 좋은 두여전망대가 나온다. 방금 지나온 삼봉해변과 밧개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전망대 왼쪽의 밧개해변은 암반갯벌로 이루어져 독살이 잘 보존된 곳으로 유명하다. 독살은 해안의 굴곡 부분에 돌담을 쌓아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갇혀 나가지 못하는 원리를 이용한 원시적인 고기잡이 방식이다. 해변에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래 언덕과 흙을 밟으며 걷는 비탈길도 있다. 해안사구와 울창한 송림을 지나다 만나는 언덕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걸어도 될 만큼 완만하다. 힘들면 마음편히 쉬면서 바다풍경 실컷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앉아 해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의자도 있다. 촛대바위가 서있는 두에기해변과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나무의자가 명물인 방포해변을 지난다. 방포전망대에 서면 방포해변과 꽃지해변의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까운 바다에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모여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전망대 아래편의 방파제에서 방금 지나온 방포해변, 바위섬의 등대, 할아비바위와 할미바위 뒤편의 꽃지해변, 아치형 꽃다리와 방포항을 바라본다. 방포와 꽃지해변을 잇는 꽃다리가 해질녘 꽃지해변의 낙조를 감상하는 장소다. 꽃지해변은 서해안 낙조의 명소로 손꼽힌다. 할미바위에 뿌리를 내린 노송과 두 개의 바위섬 사이로 지는 낙조가 일품이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로 불리는 바위섬은 해상왕 장보고의 부하 승언 장군이 전쟁터에 나간 후 돌아오지 않자 아내 미도가 일편단심 기다리다 죽어 망부석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안면대교와 가까운 초입에 백사장항이 있다. 백사장항은 남면의 드르니항과 마주한 작지만 정겨운 포구로 우리나라 최대 자연산 대하집산지라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다. 좁은 해협을 사이에 두고 양쪽을 잇는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노을길이 시작되는 백사장해변은 흰모래밭을 뜻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옥석같이 고운 모래가 지천이고 솔밭이 넓다. 백사장해변을 둘러본 후 횟집에서 함께한 회원들과 정을 나눴다. 청주로 향하는데 차창 밖으로 바닷가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안면도의 낮은 산봉우리와 바다위의 고깃배들이 정겨운 풍경을 만든다. 차안에서 물위에 떠있는 간월암과 멋진 자태를 뽐내는 궁리소나무도 구경했다. 파란하늘이 반갑게 맞이한 예산휴게소, 정부종합청사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세종시를 지나 청주에 도착했다.
지난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정년연장법’을 통과시켜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번 의결로 교직사회의 관심은 교원정년 환원이라는 포기할 수 없는 정책에 쏠릴 수밖에 없다. 1998년에 단행됐던 교원정년 62세 감축 시행 15년이 지나고 있다. IMF 시절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예산절감, 교원임용적체 해소, 교직사회 활성화라는 목표를 내걸고 교원들을 옥죄었던 것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령교사 1명이 나가면 2.5명의 신규교원을 충원할 수 있다는 경제적 논리는 거짓으로 드러날 정치 논리에 불과했고, 공무원 연기금의 고갈로 인해 지방교육청은 천문학적인 지방채 발행으로 아직까지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고,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를 초등교사로 둔갑시키며 퇴직교원의 1/3이상이 기간제교사로 재임용되는 등 이중삼중의 재정낭비만 초래했다. 이는 교단황폐화, 공교육붕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근원이었고 그 부작용은 아직까지도 교육현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는 사회구조 변화에 맞춰 이제 냉철하게 교원정년 원상회복 문제를 고민해봐야 할 때다. 단순히 교원 사기진작이나 잃어버린 자존심 회복 등 교육계 내부의 욕심 채우기 차원을 넘어 학교교육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작금의 학교는 학교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기간제 교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전문성을 가진 우수교원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예비교원의 수가 상당히 많아 청년실업 문제와 저출산에 따른 교원 수요 감소 경향도 고려해야 하며, 교원의 노령화에 대한 학부모의 입장, 60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일반직공무원과의 형평성 등도 종합적으로 함께 검토돼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미 국회에서는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 해 10월 민주통합당 유성엽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육공무원 정년 65세 환원 법안’이 그것이다. 새누리당도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권익 추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일정기간의 충분한 연구와 여론수렴과정을 거치고,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을 합리적으로 거치면서 사회적 공감대 만들어 나가는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때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운영 기조는 창조경제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가 창의성을 우리 경제 핵심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했다. 창조경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융·복합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의 완화와 창의인력 양성 그리고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 장기적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 대통령의 설명이다. 교권 확립과 공교육 정상화 필요 이처럼 창조경제가 대두된 배경은 남의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추격형 경제’로는 더 이상 경제를 성장시킬 수 없다는 절박함이다. 창조경제가 화두인 만큼 각계각층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정부부처 간 업무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미시적인 해법에서부터 협력적인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 조성과 같은 거시적인 제안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창조경제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은 창의교육뿐이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는 한 언론사 기고문에서 “스웨덴 창조경제의 바탕은 현대적 초등교육”이라고 했다. 스웨덴에서는 아이들이 과제를 개인이 아닌 그룹으로 해결하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창조하고 해결책을 만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창의인재가 양성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창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첫째, 학생들의 사고와 인식에서 패러다임의 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패러다임은 라틴어 ‘파라디그마’에서 유래한 단어로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이 용어를 처음 제시한 미국의 토마스 쿤(Thomas Khun)은 “하나의 패러다임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고, 항상 생성·발전·쇠퇴·대체되는 과정을 되풀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상과학을 통해 일정한 성과가 누적되다 보면 기존의 패러다임은 차츰 부정되고, 한 시대를 지배하던 패러다임은 완전히 사라지고, 경쟁관계에 있던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과학 혁명’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선생님이 학부모에게 멱살을 잡히고, 학교가 대학 진학만을 위한 학원으로 전락하고, 학교 폭력이 기승을 부리며, 편향된 교사들에 의해 비뚤어진 이념 교육이 버젓이 자행되는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창의성이 꽃을 피울 수 없다. 반대로 교권이 확립되고 학교 폭력과 주입식 교육이 사라지면서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창의교육이 대세를 이루는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만 학생 누구나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만들어 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 창조성의 필수요소인 자기표현과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함양된다. 둘째,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의 도전정신이 살아 숨 쉬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포드대 졸업식 연설문에서 “계속 갈망하라, 여전히 우직하게(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그는 “순전히 호기심과 직감만을 믿고 저지른 일들이 훗날 값진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사랑하는 일에 전념하라”고 조언했다.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지 않으면 ‘창조적 파괴’가 일어날 수 없다. 세 번의 실패를 극복할 시스템 구축 셋째, 정부는 세 번 실패하더라도 세 번 일어설 수 있는 구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람은 초년기, 중년기, 장년기를 거치면서 누구나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결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만 창의경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인재들이 창조적 상상력으로 무장하고 우후죽순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다.
요즘 기간제 교사의 채용이 늘어나면서 일선 학교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왜 이러나 할 정도로 가득이나 위축된 교사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일이다. 기간제 교사는 정규교사의 일시적인 결원으로 인해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육아휴직, 질병, 연수 등 다양한 휴직교사가 늘면서 기간제 교사들의 크고 작은 교단의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기간제 교사들의 문제가 전체 교원의 자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간제 교사 채용과 관리제도를 정비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간제 교사도 엄연한 교사임에도 우리 학교사회는 정규교사와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인식부터가 문제이다. 특히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까지도 기간제 교사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매년 학년초나 학기초가 되면 관리자들의 최대 고민이 ‘기간제 교사 배치를 어느 학년, 어느 학급에 배치할 것인가.’이다.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라는 사실을 굳이 밝히지 않지만, 학부모들은 여러 채널을 통해 이들을 찾아내어 이런저런 말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싫어하는 것이다. 왜 우리 아이의 교사가 ‘기간제’여야 하는 볼멘소리다. 교육부에 따르면 정규 교원 수는 2010년 39만3009명에서 2012년 39만3072명으로 큰 변화가 없지만 같은 기간 기간제 교원 수는 2만5806명에서 3만9974명으로 54.9%나 늘었다. 이는 육아 휴직 교사가 많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규 교사 중 육아 휴직자는 2010년 2만5806명에서 2012년엔 3만9974명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부터 중학교를 중심으로 복수담임제를 시행하면서 늘어난 담임 수요를 기간제 교사가 채우고 있다. 작년 기준 전체 기간제 교사의 45.9%가 담임을 맡았다. 전체 담임교사 가운데 기간제 교사의 비율은 7.6%다. 여기에 2009년 이후 학교가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바뀌면서 각 학교에서 전문교과를 가르칠 교사가 필요해 기간제 교사 채용이 늘어나게 됐다. 문제는 늘어나는 기간제 교사에 대한 채용과 관리 체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중등의 경우와는 달리 초등의 경우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학기초에는 다소 많은 교사자원 중에서 채용이 가능하지만 2학기부터는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젊고 유능한 교사는 눈을 씻고도 찾은 수 없다. 그래서 농산어촌은 정년을 넘기 65세까지 채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기간제 교사 개개인에 대한 과거 교육이력의 검증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근무경력만으로 교사의 인성이나 특성은 전혀 평가의 잣대를 델 수 없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 또한 한시적으로 특정 학년이나 교과를 맡아줄 교사들 찾다보니 꼼꼼한 검증 절차를 거치기 어렵다. 현행 기간제 교사 채용 절차는 지역교육청에 구직사이트에 일정기간 공고를 하고, 학교에서 심의위원을 조직해 1차로 서류검토 후 복수의 수업시연을 거쳐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하게 되어있다. 나름대로 학교의 채용절차도 그리 녹록치는 않아 업무 담당자인 교감선생의불만도 없지 않지만 채용의 공정성은 어느 정도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채용 이후의 관리다. 기간제란 이유로 학교나 학년업무 등의 거부는 물론 책임감까지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규교사들은 그런대로 열심히 배우려고 하지만 경력교사들은 다르다. 걸핏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 등등의 이유로 정규교사들과의 마찰도 없지 않다. 이번에 각종 문제나 사건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신규교사보다는 경력교사들이다. 세상이 바뀌고 변했는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관행적인 학생지도로 일어나 일들이다. 따라서 기간제 교사의 구조적인 이력관리가 필요하다. 단지 자격증만 가지고 있다고 서류심사에 통과하는 것보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교육과정, 교수방법, 연수실적 등을 서류심사 항목에 추가해 항시 기간제교사로 자질을 평가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조건이 약간 불리하다고 금방 그만두면 된다는 의식이 사라지지 않은 한 기간제교사의 문제는 요원하기만 할 것이다. 즉 기간교사도 정규교사와 못지않은 이력관리의 평가요목을 체계화해야 부적격 교사들이 다시는 교단에 설수 없게 해야 한다. 그리고 우수한 스펙을 가진 교사를 우선 채용하는 제도의 보완도 필요하다. 지금처럼 기간제 교사가 정규교사에 준하는 각종수당과 성과상여금까지 지급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사명감이나 책임의식도 정규교사와 같은 수준으로 함께 높여야 한다. 이젠 기간제 교사가 단지 땜질식 학교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라는 인식에서벗어나, 이들의 채용제도와 이력관리의 획기적인 개선으로 우리 교육의 든든한 새로운 동반자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리고 공무원 신분에 준하는 만큼 이들 스스로도 교사로서 지녀야할 사명감과 탄탄한 책임의식도 함께 가져야 하는 것이다.
과목별 10여종 다 봐야 하나? “핵심 목표만 뽑아 가르쳐라” 이미 너무‘친절한 교과서’? “스토리텔링은 창의‧인성교육” 내년에 교과서 또 바뀐다? “성취 기준‧ 목표 개발하겠다” “교과서 외에는 절대로 (시험에) 출제하지 않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한 말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교과서가 한두 개가 아닌데 그럼 모든 교과서를 봐야 하냐는 것이다. 검‧인정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 교과서는 과목당 10여 종이 넘는다. 이걸 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으니 ‘교과서 종합반’이라도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교과서가 너무 간단해 전과 등 참고서를 보지 않으면 알아듣기도 어렵다.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충실하고 친절한 교과서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다. 지금도 교과서는 학생활동 위주로 과제가 3~4개가 붙어 있어 이미 지나치게 ‘친절하다’는 설명이다. 창의적 활동을 오히려 ‘친절한 교과서’가 막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교육부가 내년 2월까지 새 교과서모형을 만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보급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내년에 또 교과서를 바꾸는 것이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과서 내라는 의미는 ‘교육과정 내’ 출제로, 대선공약과 업무보고에서 밝힌 선행학습 금지와 같은 뜻이라고 설명했다. ‘친절한 교과서’로 내년에 당장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 개발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현장 보급은 자유학기제, 성취평가제가 고교까지 완성되는 2016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 것은 교육정책이 크게 변화될 것 같은데, 어느 것 하나 구체적으로 뚜렷하지 않아 궁금증만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정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지난 정부에 익숙해진 탓도 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은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 놓거나 지금까지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정책 밑그림을 그린 곽병선 전 인수위간사는 잘라 말했다. 지난 18일 곽 전 간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친절한 교과서로 요약되는 교과서완결학습체제와 교육과정, 성취평가제와 자유학기제, 대학입시제까지 모두 연결 지어 봐야 한다”면서 “그 정점에서 정책을 완성시키고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는 교사가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 곽병선 전 인수위 교육분과 간사 "교육과정을 중심에 놓고교과서, 학교시험, 수능 등 모든 평가는역량중심으로바뀌어야 한다. 선생님 눈 밖에 났다가는앞길 막힌다 할 정도로 '학생부'가 중요해 질 것. 교원평가도 이 시스템에 맞춰질 것이다.” - 미국 교과서를 보면 굉장히 두껍다. 사회라면 지도와 관련 지리 정보, 문제집 등까지 포함하고 있다. ‘친절한 교과서’는 그런 의미인가. “맞다. 교과서에 참고서 기능까지 담긴 것으로 보면 된다. 초등 1, 2학년을 대상으로 도입한 스토리텔링 수학교과서나 작년에 개발한 인성교과서가 그 예다. 스토리텔링은 학생들에게 보다 더 설득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으며, 내 모습과 같다는 일체감을 교과 수업 속에서도 배우고 소통할 수 있다.” - 교사들은 교과서를 다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꺼워 지면 더 부담이 커질 텐데. 교과서가 국정 하나인 것도 아닌데. “교과서에 있는 것을 다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친절한 교과서라는 것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다는 것이지 시시콜콜 전부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다. 교과서 개발은 교육과정 개편이라기보다는 중2 수학이라면, 가르쳐야할 기준이 무엇인지를 설정하겠다는 거다. 교과목의 기본이 되는 핵심역량을 뽑아 주고, 성취목표를 중심으로 취사선택해 가르치라는 것이다.” - 교과서를 재구성하라는 뜻인가. “그렇다. 교사가 교과서를 재구성해 가르치는 것은 권리이자 의무다. 양성부터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연수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그러려면 평가도 바뀌어야 한다. 수업을 핵심역량 중심으로 했으니 평가도 그렇게 해야 한다. 자잘한 지필위주 평가를 하지 말라는 거다.” - 중1부터 성취평가제를 시작했지만, 의식이 그대로다. 자유학기에 시험을 보지 않는 것이냐는 등 평가에 대한 말도 많다. “자유학기제만 따로 보니까 그런 소리를 하는 거다. 큰 방향을 봐야 한다. 박근혜정부 교육공약 38개 중에 자유학기제를 포함해 인성교육, 학교체육 강화, 수업부담 경감, 공교육정상화특별법 등 공교육 관련이 10개가 넘는다. 그 중에 하나일 뿐이다. 지금 중학생들이 대학갈 때는 입시제도와 평가체제가 달라져 있을 것이다. 자유학기제에 열심히 참여한 학생이 혜택을 받으면 받았지 불이익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교육부를 믿어 주면 좋겠다.” - 수능 최저학력 기준 설정도 포함된다는 것인가. “그렇다. 수능도 핵심역량 중심으로 갈 거다. 현재의 수능 시험은 지필검사다. 그런 교육으로는 꿈과 끼를 지닌 인재를 기르거나 창의력과 상상력이 넘치는 인간을 기르기 어렵다. 공교육 정상화는 교육과정을 중심에 놓고 교과서, 학교시험, 수능 등이 일관되게 가야 한다. 고교에서 학생들이 교과서 안 보고 수능교재 풀지 않나.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선생님 눈 밖에 났다가는 내 앞길이 막힌다고 할 정도로 고교 학력관리 제도를 바꿔야 한다. 대입제도를 그렇게 바꾸자는 의미에서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이라는 공약이 나온 것이다. 고교만이 아니라 대학에도 분명히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법안이 만들어질 것이다. 3~4년 치밀하게 준비해 대입제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인계했으면 좋겠다.” - 교사의 평가권이 강화된다는 의미인가. “당연하다. 미국도 그렇고 특히 교사의 평가권이 강한 독일에서는 학교성적(내신)을 기록한 학교생활기록부를 가장 중시한다. 그것을 만드는 것이 선생님이다. 우리나라는 온정주의 때문에 점수를 올려주고 부풀리고 하지만, 교육부가 핵심 성취기준 정비를 할 것이다. 국어교사들이 ‘수’를 확정 받는 학생들이 갖춰야 할 능력은 이런 것이라고 정하자는 것이다. 처음에는 불협화음도 있겠지만 긴 호흡을 갖고 공정성을 갖도록 합의해 나가야 한다. 적어도 교사가 수학에 재능이 있다고 평가하면, 대학이 그것을 믿고 데려갈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교원평가도 이 시스템에 맞춰질 것이다.” - 입학사정관제 폐지 논란도 있었는데. “입학사정관제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부 기록을 표절하거나 엉터리로 작성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런 교사, 교장은 교사 자격뿐 아니라 교육계에 있을 자격도 없다. 교육은 정직을 가르치는 것이고, 정직은 인성교육의 기본이다. 추격형 교육에 급급해선 안 된다. 언제까지 모방만 할 건가. 이젠 선도형 교육으로 가야한다. 선생님들이 움직이면 할 수 있다. 100년 후 한국을 내다보고 준비하자는 것이다.”
서울형혁신학교의 교장·교감 애환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모든 것을 교사회에서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대부분의 혁신학교에서 교장·교감이 설 자리는 없었다. 예산·인사 등 모든 학교운영권한은 뺏긴 채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기만을 강요받고, 행여 교사회의 결정에 반대하면 각종 회유와 협박이 뒤따른다. 혁신학교 A고 교장은 스트레스로 지병이 악화돼 1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병원 신세를 지다 결국 명예퇴직 했다. B, C 혁신학교에서도 교장의 명퇴가 이어졌다. 심지어 올해 초 D혁신학교 교장이 별세하자 혁신학교에 와서 극심한 스트레스만 받다가 떠났다는 소문이 흉흉하게 나돌았다. 학교 내 갈등으로 마음고생을 하던 한 혁신학교 교장은 “아파트 꼭대기에서 떨어지고 싶은 심정”이라며 “내가 명퇴해도 전혀 바뀌지 않을 집단”이라고 토로했을 정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행정실장도 마찬가지다. 교사회의 불합리한 계약 강요에 시달리던 E 혁신학교 행정실장의 한 마디는 오죽하면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차라리 징계를 받아서라도 일반 학교로 가고 싶다.” 민주노총 산하 비정규직노조 분회 결성 교육청 지침 넘어선 근로계약일수 요구 전 교원에 “노조 축하”메시지 전송도 서울형 혁신학교의 총제적인 난국을 보여준다는 F 혁신학교. 교장이 부임한 지 6개월 만에 못 견디고 명예퇴직을 했다. 신설학교인데다 영양교사 한 명을 제외하고 전교조 100%인 이 학교는 의전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개교식이 늦어져 시교육청이 학교를 방문, 조율했을 만큼 시작부터 문제가 많았다. 예산·인사 학교 운영에 관련된 모든 사항은 역시 교사회인 ‘다모임’에서 결정됐고, 다모임의 결정이라면 법과 서울시교육청의 지침을 어기는 일도 교장에게 강요하기 일쑤였다. 가장 대표적 사건은 다모임이 학교회계직 10명을 민주노총에 가입하도록 해 비정규직노조분회를 결성하고, 이들의 계약문제까지 관여하고 나선 것. 아예 비정규직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도 뒀다. 학교회계직 근로계약 시 근로계약일수를 시교육청 지침보다 25일 상향해 체결하고(275일을 300일로, 255일을 280일로), 이에 수반되는 인건비, 법정부담금 등 추가 예산은 혁신학교 예산으로 지급하는 안을 작성해 계약체결을 요구했다. 다모임은 근로기준법에 어긋나는 사항을 담은 F 혁신학교 인사관리규정까지 만들었다. 인사관리규정에 따르면 학교회계직 근무시간을 교원과 동일하게 8시40분부터 오후 4시 40분으로 명시했다. 8시간 근무이므로, 휴게시간까지 근로시간에 포함시킨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54조에는 근로시간이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도록 되어 있는데 이 규정을 어기게 되는 것이다. 이는 타 학교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근무시간 조정으로 오후 4시 40분부터는 초가근무수당이 발생해 추가 예산 확보까지 필요했다. 유급병가일수도 다른 학교는 통상 10일 정도지만, 연간 60일 이내로 정했다. 다모임의 요구로 법 위반과 추가 예산 부담까지 안아야 하는 학교 입장은 난감했다. 시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질의를 통해 혁신학교 예산을 학교회계직원의 복지차원 인건비 집행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절하며, 유급병가·휴게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 등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교육활동이 아닌 정책 문제로 인한 학교 내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민주노총 관계자까지 가세 “학교와 단체교섭하겠다” 경고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 학교도 비정규직 노조분회가 만들어졌습니다. 모두 축하해주세요.” F 혁신학교의 한 교사가 민주노총 산하 F 혁신학교 노조분회가 결성된 후 전교직원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라지. 이 학교 ‘노조’ 문제는 계속됐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설명하기에 지면이 부족할 정도야. 결국 문제는 터졌지. 초등돌봄 전담강사 근무시간(통상 12시~오후 9시)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근로계약을 잘못 체결해 결국 학교에서 필요한 야간 돌봄교실을 운영할 수 없게 된 거야. 이 채용계약서도 다모임이 결정한 것이었지. 이 학교 교감이 근무시간 조정을 요구하다가 민주노총 관계자의 방문까지 받게 됐는데 이 관계자가 학교와 단체교섭을 하겠다고 경고하고 가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어. 학부모가 원한 ‘전교조 탈퇴’ 교사 재초빙 못하도록 교장실 앞 점거도 인사권 침해는 G 혁신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어. 교장 발령이 나 학교에 갔더니 전교조 교사들이 부장교사를 다 임명한 후 업무분장도 짜놓고 도장을 찍으라고 하더래. H 혁신학교는 학부모의 요청으로 5년 임기가 만료된 토의·토론 담당 교사를 재 초빙하려다 학교가 아수라장이 됐지. 휴일도 없이 학생을 지도하고, 민족사관고 등 우수 학교들을 제치고 대회에 입상하게 하는 등 방과후학교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교사였대. 하지만 전교조 교사들이 반대서명운동을 벌이고 학운위에 신상털기 자료를 제공하면서 교장을 협박했어. 급기야는 서류제출 기간에 초빙서류를 내지 못하도록 교장실 앞을 전교조 교사가 지키고 서 있었다지. 반대한 이유는 간단해. 전교조를 탈퇴한 교사였기 때문이었어. 결국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교장은 해당 교사를 다른 학교로 갈 것을 권유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야. 공정하고 투명한 예산 집행? 특정업체 지정 수의계약 강요 원하는 대로 안 되자 검수거부 혁신학교 교사들은 수의계약을 강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계법규와 지침에 의해 입찰, 전자견적 공고를 통해 공정하게 업체를 선정해야 함에도 특정업체와의 계약을 강요하는 것. F 혁신학교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교사들은 개교를 위한 가구 등 내부 비품 구입을 타 혁신학교와 동일하게 구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예산이 6억 원이 넘고, 원하는 물품을 원하는 회사에서 구매하는 것은 분할수의계약이며, 현행 계약관련 법규와 지침 위반이라고 설명하자, 전교조 해당 지역 지부장과 파견교사가 학교 행정실을 찾아와 계약관련 갈등 상황에 대해 질문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체육 물품 구매(3000만원 정도) 분할 수의계약을 요구한 것은 더 점입가경이다. 담당교사는 행정실에 일부 물품을 특정업체에 주문하라고 강요했다. 공고를 통해 업체를 선정 중이고, 해당 업체는 제안서도 제출하지 않아 자격이 안 된다고 설명하자 적반하장으로 행정실장이 특정업체와 유착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는 규정대로 전자견적 공고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고 납품받기를 강행했다. 하지만 해당 교사는 원하는 업체가 선정되지 않자 납품 물건에 대해 기한이 넘도록 검수를 해주지 않았고, 결국 납품업체 스스로 계약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계약규정 무시, 단체 협박해 구매하고도 “교육감 우리 편이라 감사 안 받아” 자랑 계약문제는 I 혁신학교에서도 불거졌지. 교사들은 이상하게 학교회계지침에서 1000만 원 이하의 수의계약 규정을 모두 입찰로 바꾸자는 당연한 교장의 제안을 극구 반대했어. J혁신학교에서도 계약 시 규정을 무시하는 것을 지적하면 전교조 교사들이 단체로 행정실에 몰려와 소리를 지르고 협박하기 일쑤였다는 군. 오죽하면 혁신학교 A고 교사들은 엉터리로 물품구매를 해도곽노현 교육감이 우리 편이니 감사를 받지 않는다고 자랑하고 다니기도 했다지. 학생 100명 7000만원 예산 펑펑 ‘공짜’학교 소문에 학부모 인기 취재 중 차고 넘치는 혁신학교 예산 사용에 대한 지적도 많았어. 예산이 남아돌다 보니 혁신학교는 수학여행, 간식, 체험활동 등 모든 활동을 학교 예산에서 충당해 그야말로 ‘공짜’로 학교 다니니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보내고 싶어 한대. F 혁신학교의 경우 학생 100명에게 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꼴이고 이라고 하더군. 이런 사정은 K 혁신학교도 마찬가지야. 1억5000만원의 예산을 신설학교 200명의 학생에게 사용하는 것은 펑펑 쓰고도 남을 만한 금액이라는 지적이었어. 시교육청이 미리 사업계획서를 받은 후에 그에 맞게 예산을 배정하거나, 예산 낭비를 하지 못하도록 관련 지침을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 학교 예산 관리가 이렇게 엉망이니 해당 학교 교장들은 감사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대. 감사가 나온다면 책임은 고스란히 교장의 몫이 되기 때문이지.
바른생활 습관 27.1% → 79.2% 향상 배움 내면화 위해 학부모 협조 요청 “선생님, ○○는요, 화장실에서 노크도 안하고 문을 팍 열어요. 그리고 여자 화장실도 막 들어갔어요.”, “선생님, △△가 자꾸 복도에서 빨리 뛰어요.”, “□□가 나에게 바보라고 놀려서 속상해요.” 교사들이 학기 초 쉬는 시간에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아이들에게 학교 규칙 지키기를 수없이 강조하지만 교사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뛰고, 친구를 놀리는 행동들이 일상적으로 반복된다. 제57회 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 국무총리상을 받은 김민림 경기 무원초 교사(48·사진)는 “4년 간 1학년 아동들을 지도하면서 입문기 아동의 기본생활습관을 형성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5단계 실천중심모형인 SMILE(Stop·멈추기→Mind control·마음 고르기→Identify·방법찾기→Learn·배움 내면화→Efforts·습관형성) 프로그램으로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방법을 찾아 바람직한 기본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운 것. 김 교사는 먼저 ‘질서생활’, ‘자주생활’, ‘예절생활’, ‘배려하는 생활’, ‘나라사랑’으로 기본생활습관 덕목을 나눠 1학년 통합교과인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분석, 지도 요소를 추출했다. 각 요소들에는 SMILE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적용해 연간지도계획을 만들고 가정에서도 연계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협조도 요청했다. 매월 넷째 주말을 ‘가정체험학습의 날’로 정하고 체험학습지를 제공, 학교에서 배운 덕목을 내면화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는 손 깨끗이 씻기, 바른 자세로 인사하기, 쓰레기 분류 배출하기 등 각각의 주제에 SMILE 단계마다 게임, 역할놀이, 모둠토의 등 활동중심의 다양한 교수·학습법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효과는 긍정적이었다. 전체적인 기본생활습관 태도가 ‘바르다’는 아동이 연구 전 27.1%에서 79.2%로 52.1%나 높아진 것이다. 비교반의 경우 연구 전 27.3%에서 47.7%로 20.4% 향상돼 연구반 아동들보다 31.5% 낮게 나타났다. 김 교사는 “도시 아이들의 특징이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어 입문기부터 조금이나마 좋은 습관을 형성해주고자 시작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5단계별로 교수법을 적용하는 것이 어려워 임의로 꿰맞춘 경우도 있어 아직 부족하다”면서 “지속적으로 적용·보완해 초등 저학년 생활지도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모델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