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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몇 해 전일이다. 우리 반에 여학생이 전학을 왔다. 얼굴이 까무잡잡한 수정이는 키가 보통 아이들보다는 조금 컸다. 아이는 “선생님, 안녕하세요? 제 자리가 어디예요?”라고 묻고는 겸연쩍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왠지 어딘가에 그늘이 있어 보였고 자꾸 눈동자를 마주치지 못했다. 수정이 아버지도 무슨 할 말이 있는 눈치였다. 함께 온 여동생과 수정이를 잠시 나가 놀게 하고 아버님께 의자에 앉을 것을 권했다. 아버지는 묻지도 않았는데 “저 아이가 지난번 학교에서 좀 문제가 있었어요. 친구들 돈도 훔치고 거짓말을 해서 많이 힘들었답니다. 선생님께서 각별히 신경을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정도야 뭐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문제지’하는 생각에 안심하며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지도하겠습니다”하고 자신만만하게 대답을 했다. 쌀가게 털이 사건 수정이가 전학 온 지 며칠이 흘렀지만 염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드디어 대형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어느 날 방과 후 교실 정리를 하고 있는데 웬 젊은 남자가 수정이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교실로 들어서는 것이었다. 그 남자는 “여기 사물함에 있니? 빨리 말 해봐!”하며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수정이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하고 묻자 “죄송합니다. 제가 외삼촌인데 글쎄 이 녀석이 돈을 훔쳤어요. 교실 사물함에 숨겨 놓았다고 해서 왔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사물함 여기저기를 뒤져보더니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려는 나를 뒤로한 채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훌쩍 나가버렸다. 담임으로서 궁금하고 책임감도 들어서 퇴근 후 수정이가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를 방문했다. 집에 들어서니 수정이 아버지가 천정만 바라보고 담배를 피우며 한숨만 쉬고 있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어제저녁 수정이가 쌀가게 금고에서 거액을 훔쳤다는 것이었다. 초등 1학년 아이의 행동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수정이가 물건을 사러 동네슈퍼에 갔고, 100만 원권 수표를 수상히 여긴 가게 주인이 파출소에 신고해 발각됐다는 것이었다. 수정이가 돈을 숨긴 곳을 자꾸 번복해 학교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돈은 못 찾았다고 했다. 외삼촌에게 다리를 절뚝거릴 정도로 맞았음에도 돈의 행방을 말하지 않은 수정이가 한편으로는 불쌍해 보였다. 이런 큰 사건은 처음 겪는 일이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수정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환경 파악이 급선무였다. 가정방문을 해보니 아버지는 IMF 때 실직한 후 포장마차를 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 판정을 받았고, 역시 양쪽 다리가 불편해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어머니는 매일 침대에 누워 생활하고 있었다. 수정이네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정부에서 나오는 매월 70만원의 생계보조비로 가정을 꾸려가고 있었다. 수정이 밑으로도 여동생(6세), 남동생(4세)이 있었는데 남동생은 “꺼~꺼~” 소리만 낼 뿐 말도 잘하지 못했다. 내가 방문하자 두 동생은 내 품에서 안아 달라고 조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보챘다. 가정방문을 마치고 앞으로 내가 도와야 할 부분이 많음을 깨닫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노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학교는 잠자는 곳 쌀가게 사건 이후, 수정이는 학교에 오면 수업 시간에 꾸벅꾸벅 졸고 있거나 교실 천정만 멍하니 쳐다봤다. 상담실에서 수정이의 손을 잡고 얘기해보니 파출소에서 아버지, 쌀가게 주인과 함께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고 아빠한테 혼나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부보다는 쉬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보건실에서 쉬다 오게 했다. 그런데 4교시가 끝나가도록 교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보건선생님께 좀 깨워달라고 부탁하니 워낙 곤히 잠들어 차마 깨울 수가 없었다고 했다. 보건선생님이 깨워 오후 4시가 넘어서 교실로 들어오는 수정이에게 “잘 잤니?” 묻자 고개만 끄덕일 뿐 대답이 없었다. 버스 타는 곳까지 바래다주겠다고 했더니 “선생님, 저 집에 들어가기 싫어요. 아빠가 또 때린단 말예요”하며 꺼려했다. 수정이를 몇 번 설득했지만 거절을 해서 아버님께 조금만 데리고 있겠노라 전화를 드리고 교실에서 짜장면을 시켜서 같이 먹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 집까지 바래다줬다. 아버님께 잘 지도하겠으니 절대로 더 이상 매를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아이의 세 가지 소원 며칠 후 경기도 아동학대센터 상담원이 학교와 수정이를 방문했다. 상담원은 어제저녁 편의점 직원의 신고를 받고 왔다며 수정이에 대해서 이것저것을 물어봤다. 사정을 설명했더니 상담원도 수정이의 집에 있는 사이 그가 보는 앞에서도 엄마에게 큰 소리를 지르며 대드는 등 어린이답지 않은 행동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아동학대센터에서 병원을 소개했고, 다음날 수정이 아버님과 함께 찾아갔다. 의사가 상담 중 수정이에게 세 가지 소원을 말해보라고 했다. 아이는 돈을 많이 벌어 부모님을 편안하게 모시는 것,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해 행복하게 사는 것,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어봤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말했다. 의사는 수정이의 소원이 대학생 정도 나이에나 할 수 있는 얘기라며 어떻게 초등 1학년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아니어서 더 이상 도움은 줄 수 없다고 했다. 돌아오며 생각해보니 수정이의 소원은 불우한 가정환경과 가난 때문인 것 같았다. 아이는 급식시간에 언제나 다른 아이들보다 두 배 정도의 양을 더 먹었다. 혼자 먹기가 멋쩍었던지 “선생님, 제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셔야 해요. 약속할 수 있죠?”하고 다짐까지 받았다.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는 날이면 수정이가 정신없이 먹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다시 시작된 절도, 결석 병원에 다녀온 후 며칠 조용했던 수정이가 또 도벽을 했다. 3교시 수업을 하려는데 남자아이들이 “수정이가 돈을 훔쳤어요”라며 1반 아이의 호주머니에서 꺼내 갔다는 것이었다. ‘설마’하는 생각에 1반 선생님을 통해 확인했더니 사실이었다. 새삼스럽지도 않았지만, 지난 일로 앞으로 도둑질, 거짓말은 절대하지 않겠다던 나와의 약속을 깨뜨린 수정이가 얄미웠다. 더구나 돈을 잃어버린 아이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어려운 형편이어서 수정이의 행동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수업이 끝난 후 수정이를 교실에 남게 했다.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수정이는 도벽을 완강히 부인했다. 타일러도, 윽박질러도 봤지만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일단 집으로 돌려보내고 퇴근 후 어머니와 통화해보니 아직 집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다시 밤늦은 통화에서 수정이는 밤 11시가 다 돼서 들어왔으며 학교에서 1만1000원을 훔쳤다고 말했다고 했다. 나에게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약속을 깬 죄책감이거나, 혼날까봐 겁을 먹었거나 둘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수정이는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이들의 생활지도가 이렇게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문제아 한 명이 우리 반 전체보다 더 큰 느낌이었다. 학교 주변의 오락실과 PC방, 만화방을 찾아봤지만 헛수고였다. 가는 곳마다 오락실 주인들에게 수정이네 집과 내 연락처를 알려주고 앞으로 수정이가 올 때면 연락을 달라고 당부를 했다. 3시간의 추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이튿날 학교로 출근하기 전 곧장 수정이의 집으로 향했다. “수정아 학교가야지”하고 아무리 불러도 이불을 쓰고 꿈쩍하지 않았다. 아빠한테 많이 혼난 모양이었다. 가까스로 달래 손을 붙잡고 학교까지 걸었다. 선생님한테 혼날까봐 학교에 오지 않았고, 아빠한테 벌을 받거나 매를 맞기 때문에 집도 싫다고 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기보다 부모님의 체벌이 억울하고 부당하다는 생각이었다. 어떻게 하면 수정이의 도벽을 고칠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자존감 높여주기 대작전 수정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도벽을 줄일 방법은 자존감을 높여주는 방법이 좋을 것 같았다. 1반 아이의 돈을 훔친 뒤로는 아이들이 수정이를 왕따 시키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수정이는 학교에 오면 주로 나와 대화했다. 그런 수정이에게 “학교에 오면 친구들 하고 놀아야지”하면 “저하고는 안 놀려고 해요. 저보고 자꾸 00년이라고 해요”라며 내 손을 꼭 잡을 때가 많았다. 가끔씩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수정이를 꼭 안아주기도 하고 불끈 들어서 빙 돌려주면 “선생님이 수정이 아빠예요? 왜 수정이만 예뻐해요”라며 질투하는 아이도 있었다. 수정이는 아이들에게 선생님 집에 가봤다는 얘기부터 선생님이 붕어빵과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자신의 집에 자주 오신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나에게 만이라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레포 형성이 필요할 것 같아 수업이 끝나면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우리 집 구경도 시켜줬다. 우리 집에서만큼은 편안한 마음을 가지도록 동화책도 읽어주고 받아쓰기 연습도 하고 라면도 같이 먹으면서 친해지려고 노력을 했다. 수정이의 손을 붙잡고 교실로 가는 계단을 오르며 앞으로 정직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면 지난번과 같이 상도 주고 친구들 생일파티에 꼭 초대되도록 약속하겠다는 얘기를 해줬다. 그동안 여러 번의 생일파티가 있었지만 번번이 수정이는 초대받지 못해 간절히 원해왔었다. 그러던 중 얼굴도 예쁘고 똑똑한 우리 반 은아의 생일이 있었다. 하지만 은아 역시 수정이를 생일 파티에 초대하지 않았고, 수정이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더구나 생일 파티를 집이 아닌 ‘정글인’이라는 곳에서 했기 때문에 수정이의 실망은 매우 컸다. 며칠 전 약속도 있고 해서 수정에게 “선생님이 노력해 볼 테니 걱정 말아라”하고 위로하고 은아네 집에 전화를 했다. 마침 학교운영위원의 자녀여서 부모님께 사정을 말씀드리니 걱정 말라며 은아를 설득해 초대하겠노라고 했다. 드디어 생일 파티에 수정이도 함께 할 수 있었다. 정글인에 도착하니 아이들은 마냥 신나서 정신없이 놀았고 수정이를 배척했던 아이들도 나와 학부모님이 놀이기구를 타고 수정이와 함께했더니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놀이기구를 신나게 타는 수정이는 여느 아이와 다를 바 없는 초등 1학년이었다. 수정이에게 긍정적인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신념을 포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2월24일 한 학년을 마무리하는 기분으로 학예회를 준비했다. 노래와 율동, 닭싸움, 태권도 시범 등과 촛불의식이 있었다. 1년간 친구들이나 선생님께 잘못했던 점을 반성하고 새 학년의 각오를 한 가지씩 적어서 부모님들 앞에서 큰 소리로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드디어 수정이 차례가 왔다. “부모님, 선생님 말씀을 잘 듣겠습니다. 정직한 어린이가 되겠습니다!” 수정이의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졌다. 다짐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에게 담임은 정말 소중하구나, 정말 내가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정이에게 이 순간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대부분의 도벽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왜곡된 표현이거나 경제적 빈곤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수정이 같이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아이들이 많이 있지만 자칫 소홀히 여겨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어린이가 다 내 자식이라고 생각한다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수정이와 같은 아이에게 좀 더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졌으면 좋겠다.
『산 너머 남촌(南村)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南)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四月)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은 오월(五月)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南村)서 남풍(南風) 불 제 나는 좋데나.』이 글귀는 파인 김동환이 지은 ‘산 너머 남촌에는’시 일부분이다. 이 시를 읽으면 부드러운 봄의 전령이 이마를 입맞춤하고 꿈길 속을 거닐게 하는 오감이 융합되는 느낌을 준다. 우수가 지났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산 너머 남촌에 사는 봄의 여신이 생동감으로 잿빛 겨울 흔적을 밀어내고 파스텔톤의 봄을 연하게 칠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겨울과 봄의 흔적이 교차하는 요즈음 떠남과 새로운 만남의 소용돌이가 만들어지고 있다. 바로 이월 말과 삼월 초에 있는 졸업과 입학, 새로운 근무지를 향하는 작은 흔적이다. 떠남이 있는 자리는 항상 흔적이 있다. 세월의 흔적은 까만 머리카락 속에 발견되는 흰 머리카락이며 새로운 비상을 향해 떠난 둥지에는 성장시켜주고 생활을 이어온 깃털이 흔적으로 남는다. 이 지구 상에 생명을 가진 것들은 그 흔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남은 흔적들이 빛이 나고 본보기가 되는 것들이라면 떠남의 시점에 얼마나 좋을까? 매일 성찰과 반성하는 삶을 살았다면 좋은 흔적의 자화상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것인데 그렇지 못한 소유와 욕심에 이끌린 삶은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문득 물새를 떠올려본다. 물에서 헤엄치다 날아간 그들의 흔적은 잠시의 파동 다음에 언제 있었냐 하듯 바람의 흔적만 잔주름을 만든다. 이 사유의 여운은 십여 년 전 교단에 있다 퇴임하면서 남기신 교직의 한 원로께서 남기신 말씀이다. 떠난 자리와 날아간 자리는 물새와 같아야 한다고! 흔적과 군더더기 그리고 삶의 편린. 이런 것들은 떠남의 순간과 뒤안길에서 자주 보게 된다. 떠남은 개인으로서는 근무지를 옮기는 것, 가정으로는 이사를, 국가적으로는 정권이 교체되는 것도 해당한다. 떠나게 되면 흔적이 남는다. 이를 경우 대부분 아름다운 흔적보다는 거친 흔적들이 눈을 크게 뜨려고 한다. 그래서 떠나는 사람들은 그 빌미를 잡히지 않으려고 자신의 흔적들을 지우려고 애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달 이었다. 오 년에 한 번 정도 도배하는 게 좋다 하여 서재를 도배하려고 세간들을 옮겨야 했다. 서너 평 남짓한 곳에서 쏟아져 나온 책이며 잡동사니들이 거실을 가득 채웠다. 조그만 공간에 지금까지 숨죽인 물건들이 그동안 손에서 멀어진 것을 시위하는 듯했다. 도배를 마친 후 정리를 하며 이 물건 중에 한 때는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도 있었지만, 지금은 뒤로 앉아 먼지를 뒤집어 쓴 모습이 우리 삶과 비슷했다. 그래도 버리지 못하고 아쉬워 다시 보관하려 하니 소유와 집착의 욕망은 힘든 노동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십 년 가까이 몸담았던 근무지를 옮기는 시점에 쏟아져 나온 잡동사니들이 행적을 반추하게 만들고 있다. 버릴 것을 분류하다가도 앞으로 마땅히 소용될 것도 아닌데 다시 가져갈 물건으로 선택하다 보니 선별의 가늠이 모호해진다. 머문 시간이 길수록 흔적들은 발목을 세게 붙드는 법 가져가고 싶은 물건들이 많아 화물차를 불러야 할 형국인데 짧은 기간 머물다 떠나는 다른 분들은 달랑 상자 몇 개와 외장용 하드디스크뿐이다. 이런 형국을 보니 떠남의 시점에 발동하는 소유의 욕심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거부하게 한다. 떠난 뒤에는 무수한 사연이 그 동안의 행적을 쫓아 발효한다. 때로는 단내를 내기도 하고 쓴 맛으로 있다가 고린내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성자가 아닌 이상 보통 사람이 남긴 대부분은 쓴 맛으로 발효하여 고린내로 회자하기 일쑤다. 과연 그동안 내가 머물고 간 흔적은 어떻게 발효가 될지 궁금해진다. 계절의 교차점에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 나오는 마법의 거울에 물어보고 싶다. 누가 말했다. ‘진정 아름다운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움 사람이며 그 사람은 내면이 도타운 사람이다. 그리고 가만히 있어도 불러보고 싶은 사람, 뒷모습이 참해서 돌려보고 싶은 사람, 못 보면 안타까워 옥 난간을 휘돌아가고픈 사람’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무는 동안 그 길을 잘 닦은 사람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비록 모두가 아름다운 사람은 아니지만, 꼭 알아야 될 것이 있다. 학문이나 예술에는 스승이 있지만, 아름다운 흔적의 매력은 언제나 일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자신의 흔적이 밑거름 된다는 것을 알고 향기나는 일상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 그러면 산 너머 남촌에서 불어오는 남풍처럼 언제나 달콤한 향기가 그 흔적을 음미하게 해 줄 것이다. 따스함과 꽃샘추위가 반복될 삼월. 마법의 거울 속에 나의 흔적은 얼마나 향기가 나는지 물어보고 싶다.
‘인간과 멸치의 세 가지 공통점은 첫째. 좁은 문을 좋아한다. 둘째, 남 따라 한다. 셋째 떼거리로 몰려다닌다.’ 이 말은 2012년 11월에 발간된 박진욱의 ‘바람과 이슬로 몸과 마음을 씻고 조선의 귀양터 남해 유배지를 찾아서’ 중 지족해협 죽방렴을 찾은 대목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의 시작은 유배객 후송 류의양이 처음 건넜다는 노량에서 문을 연다. 그리고 한 여름날 자전거에 다리품을 팔아 남해의 곳곳을 돌아보며 옛 문헌과 전해오는 이야기를 근거로 한 포토에세이 형태로 발간되어 남해에 담겨있는 사연을 누구나 쉽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였다. 책을 읽어보면서 지은이가 남해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보다 더 남해에 관한 역사와 민담, 설화를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하여 지금껏 남해를 떠나본 일이 없는 남해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이 앞섰다. 남해를 더 잘 아는 방법은 무엇일까? 남해유배문학관이 건립된 이후 2012년에 제3회 김만중 문학상시상식이 있었다. 그 중 소설부문에 임종욱의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라는 작품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뒤이어 제1회 김만중문학상수상작 독후감 대회와 전국 유배문학스토리텔링 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를 계기로 서서히 유배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얼마 있지 않으면 김만중의 유배지 노도가 문학의 섬으로 새롭게 단장된다고 한다. 이런 시점에서 앞에서 말한 수상작품이 남해를 어떻게 피력하고 있는지 궁금하였는데 결과는 남해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가지게 하였다. 소설은 허구의 세계다. 하지만 그 밑바탕은 사실의 씨앗이 발아하여 허구의 꽃으로 피어난다. 즉 허구 속에 진실이 숨어있는 셈이다. 대상 작품에서는 김만중의 유배 당시 남해의 풍물, 인심, 생활상이 작가의 머릿속에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재탄생하고 있다. 남해에 태를 묻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남해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지 경이로웠다. ‘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로 향한다.’는 말로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담은 한자성어이다. 모든 사람에게 고향은 있다. 고향은 유년의 기억을 언제나 되새김 하게 만들고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어쩌면 영원한 어머니의 품인지 모른다. 내 고향 남해! 올겨울 김만중문학상수상작 읽기와 독후감을 쓰면서 남해에 대한 문외함을 반성하며 내 고향을 보는 시각이 새로운 화두로 다가왔다. 당신은 남해에 대하여 얼마나 잘 알고 있습니까? 모든 사람은 자기 근본에 대한 궁금증과 자긍심이 있다. 그 뿌리와 역사를 기록한 책이 성씨별 족보이다. 하지만 족보는 한집안의 내력으로 국한되지만, 고향에 대한 내력은 집안의 성씨를 벗어난 공동체로 엮어져 숨을 쉬며 미래로 이어진다. 남해를 방문한 사람의 남해에 대한 첫인상은 어떠할까? 남해는 남성적인 거제도와 비교하여 해안선이 아름답고 산세가 부드러워 여성성을 가진 섬이라고 말한다. 지도를 보고 어떤이는 남해를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보는가 하면 어떤 이는 의자 모양이라고 하기도 한다. 어찌하던 두 의견 모두 포근함과 휴식을 주는 여유를 가진 섬으로 함축할 수 있다. 하지만 객지 사람들은 남해사람의 성향이 배타적이고 투박하고 거칠다고 한다. 정작 남해에 몸을 담고 하나가 된 사람은 그런 성향에 대하여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왜 남해사람이 배타적이고 거칠다고 느끼는 것일까? 남해는 고려 시대부터 왜구의 노략질 때문에 살기 어려운 곳이었다. 남해에서 왜구와의 싸움으로 유명해진 사람이 고려 시대 정지 장군의 관음포 대첩, 조선수군기지가 있고 최영 장군을 모신 미조의 무민사, 그리고 임진왜란의 마지막 싸움인 노량해전과 더불어 관음포 앞바다에서 전사한 이순신 장군으로 대변된다. 남해는 지리적으로 한양에서 멀어 중앙정부의 힘이 미약한 곳이었다. 기껏해야 현령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민초들이 왜구의 노략질을 피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였는지 가히 상상이 간다. 때론 섬을 버리기도 하였으며 사람들 스스로 성을 쌓고 왜적의 침입을 대비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다에서 돌을 건져다 쌓은 설천면 진목리의 대국산성이며 남면 상가리의 임진성이다. 이 임진성이 일명 민보 산성이라 불리는 것을 보면 쉽게 수긍이 갈 것이다. 앞에서 말한 박진욱의 글 중에서도 이런 왜구와 관련된 부분이 있다. 일본군은 임진왜란의 마지막 싸움인 노량해전에서 대패한 이후 운요호사건으로 강화도조약 체결 전까지 우리나라 근해에 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무력으로 조선을 침탈한 이후 전국 곳곳에 파출소를 세우고 일본인 파출소장을 두었지만 유독 남해의 설천면 노량파출소만 조선인 파출소장이 근무했다고 한다. 이유인즉 일본인 파출소장이 오면 얼마못가 급사를 하는 일이 많아 아직도 식지 않은 이순신 장군의 혼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한다. 그리로 현대건설에서 남해대교를 건설할 당시 일본인 기술자의 도움을 받았는데 기술자들이 가까운 하동이나 남해읍에 머무를 수도 있었겠지만 이순신 장군이 무서워 저 멀리 여수에 숙소를 정하고 잠깐 둘러보는 형태를 취했다고 하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19번 국도가 통과하는 관음포를 보자. 그곳은 일본의 침략사에 치욕적이고 굴욕적인 장소였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많은 사람들을 불러서 매립을 하여 농경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오지도 가지도 못한 퇴로가 막힌 관음포 만에서 일본군은 조․명연합 수군의 공격으로 전멸하였으며 임진왜란의 종지부를 찍었던 곳인 만큼 일본으로서는 떠올리기 싫은 역사였다. 이런 왜구의 침탈에 시달린 남해 사람들의 생존 방법은 처절했으리라 생각된다. 그것이 대를 이어 남해 사람의 성향으로 자리를 잡은게 아닌가 한다. 박진욱은 남해섬을 둘러보고 물러남의 아름다움, 돌아감의 지혜, 멈춤의 여유를 말하고 있다. 남해에 몸담고 사는 자신보다 더 상세하게 남해 곳곳을 알려주고 있다. 남해사람이 아닌 타향사람이 남해에 관하여 관심을 두고 책까지 펴내는 것을 보며 남해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으로서 부끄럼과 더불어 좀 더 내 고향 남해에 대하여 더 많이 알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고향의 뿌리를 깊게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6일 발의했다. 보건복지부도 담뱃값 인상에 적극적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담뱃값 인상 관련 질문을 받고 “(담배가) 외국에 비해 싸기도 하다.”며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담뱃값을 지금의 두 배인 5,000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보고했었다. 담뱃값 인상의 목적은 국민 건강 증진에 있다. 담뱃값을 인상하면 흡연율이 대폭 줄어든다. 이에 따라 흡연 관련 질환도 줄어들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다. 법안을 발의한 김 의원도 이점을 명시했다. 흡연으로 인한 각종 피해 금액이 연간 10조원에 달하고,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6배나 많다고 했다. 따라서 담뱃값을 2,000원 올리면 담배 소비량이 연간 12억8,000갑(29.3%) 줄어들고, 현재 성인 남성 흡연율(47.8%)도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담뱃값 인상의 주된 목적은 흡연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다. 가격을 10% 올리면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죽었을 미국인을 매년 6,000명씩 살리는 효과가 난다는 조사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고교생 흡연율이 현재 6~12%에 달하는데, 담뱃값을 2,000원 정도 올리면 주머니가 얇은 청소년의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데도 효과가 크다고 전망한다. 반면 담뱃값 인상은 증세를 위한 꼼수라는 주장도 있다. 세제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담뱃값 인상은 국민건강증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세수 확대 목적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 의원이 발의 당시에도 개정안이 통과되면, 담배 관련 지방세 징수 금액은 연 4조 2,000억 원에서 5조 4,000억 원으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징수금액은 연 1조 5,000억 원에서 3조 5,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복지예산 확충이 필요한 시점에 재원 마련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담뱃값 인상은 국민 건강을 명분으로 한 세입 증대안이라는 시각이 많다. 양쪽의 주장이 팽팽하다. 흡연율을 낮춰 국민 건강을 지키려는 의도도 맞고, 세수 확보를 위한 의도도 있다. 그렇다면 두 가지 목적을 어떻게 실현하는가에 있다. 그 방안으로 ‘담뱃값 가격 조정위원회(가칭)’를 두는 것이다. 여기에는 의사, 세금 과련 공무원, 애연가 등 이해 당사자가 함께 의견을 모아 담뱃값을 결정하도록 한다. 그리고 흡연율로 국민 건강 실태를 조사하고, 세수 확보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담뱃값을 정하면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 흡연율이 일정 부분 떨어지지 않을 때 위원회에서 가격을 조절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국민 건강을 챙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가격 정책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담뱃값 판매 수익금 중 일정액을 흡연자를 위한 금연 정책 및 건강 대책에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정부는 세수 확보만이 아니라 국민 건강 증진이 목적이라는 의도도 의심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조사에 의하면 저소득층일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담배를 많이 피운다고 한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1944~2004년 사이 흡연 실태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1964년까지는 대졸자 흡연율이 고졸자보다 6%포인트 낮았지만, 1986년 이후에는 차이가 15%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우리나라도 대졸 이상(48.0%)은 초등학교 이하(66.8%)보다 20%포인트 가까이 흡연율이 낮다(2005년 기준). 2004년 12월 담뱃값을 500원 인상한 후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담뱃값 인상은 서민 가계 부담에 직접적인 이유가 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서민 흡연자는 비싸진 담배를 필터 부분까지 완전히 피우고 깊이 들이마셔 건강을 더 해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는 꾸준히 노력한 결과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흡연은 하지 않는 등 문화가 선진화되고 있다. 하지만 성인 남성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위(1위 그리스)이다. 이유는 담배 가격이 가장 낮은 데 있다. 반갑지 않은 통계다. 분명한 것은 국민 건강도 챙겨야 하고, 세수도 확보해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시기다. 이제는 과거처럼 정부가 일방적으로 물가를 올리면 국민 저항이 심하다. 합리적인 행정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인다.
정아야, 입학하여 일주일이 지난 것 같구나. 학교생활은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점차 잘 적응해 가리라 믿는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힘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겠지? 이제 새로운 배움터에서 중학교에서 배운 것을 기초로 한 단계 수준 높은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한다. 무엇보다 새 친구들을 많이 만났겠구나.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학문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좋은 친구를 얻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니 관심을 갖고 살아가기 바란다. 그리고 너와 난 중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만난 인연으로 이렇게 다시 글을 쓴다. 인상적인 것은 학습일기를 상당히 깔끔하게 쓴 것이다. 그러나 며칠 간 그것을 쓴다고 너의 일생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내가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은 사람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꾸준히 썼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구나. 초등학교 때 만난 한 친구 그는 6년동안 생활일기를 썼는데 아직도 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구나. 너도 초등학교 때방학숙제로 밀린 일기를 쓰느라 애먹었던 기억은 없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유명한 일간지에서 논설을 쓰시는 분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 마칠 때까지 10여 년에 걸쳐 꽤 꾸준히 일기를 썼으며, 게다가 이곳저곳 여행할 때마다 쓴 기행일기도 여럿 있단다. 그런가 하면 구한말 의료 선교사였던 이가 쓴 '알렌의 일기'가 유명하단다. 이것은 일기를 넘어 우리 근대 역사의 중요한 사료에 다름 아니다. 산파였던 마서 무어 밸러드가 1785년부터 1812년 77세를 일기로 죽을 때까지 27년간 썼던 '산파일기'도 그 자체로 생활사의 걸작이라 생각한다. 이 일기에 따르면 그녀는 816명의 아이를 받아냈다는 것이다. 그녀 스스로도 아홉 자녀를 낳았고 그중 셋이 어릴 때 죽었다. 일기 그 자체가 인생을 웅변하는 것 같다. 아니 일기가 곧 역사였다. 일기의 힘은 지속하는 데 있다. 우리는 지나온 생에 대한 연민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나날들에 대한 애정 때문에 일기를 쓴다. 일기는 단지 매일매일 뭔가를 기록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결코 놓아버릴 수 없는 자기 삶에 대한 담담한 애정이며 절절한 세상과의 생의 소통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안팎으로 위기이다. 북한은 공격을 하겠다고 하고경제가 어려워 자살하는 사람도 나타나고, 취업이 어려워 눈물 속의 생활을 하는 젊은이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넌고교생활을 통하여네가 만난 친구가 이 세상에 대하여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 친구의 강점은 무엇이며,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관점을 가지고 일기를 쓰자. 그리고 네가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나 네가 던진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가도 모아가면서 기록해 보는 것이다. 그러러면 네가 물을 질문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삶의 여정에서 결코 놓아버릴 수 없는 자기 삶에 대한 증인이 되자. 그리고 이제 3년 후에는 네가 금융인이 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면접 등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때 가서 네가 자랑할 수 있는 것 한 가지 나는 고등학교 생활 속에서 친구들과 만난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한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 한다면 이것은 요즈음 아이들이 갖지 못하는 중요한 스펙이 될 것이다. 만일 이런 준비가 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서 그때 가서야 내가 뭘 공부하고 실천했지?라고 어리석음을 후회하는 것은 너에게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말이다. 하루에 한 페이지 쓰는 것 사소하게 보이지만 3년의 기록을 모은다면 그것은 바로 너의 '삶의 역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범한 생활인일지라도 일기를 쓰는 것은 스스로의 생을 견디게 하고 촛불처럼 흔들리는 삶을 붙들어 주리라 믿는다.
올해 3월 새롭게 도입된 초등학교 1ㆍ2학년(군) 수학과 교과서 ‘길이 재기’ 단원은 임금님의 생일에 맞춰 옷을 만드는 내용의 우화로 시작한다. “임금님께서 생일잔치에 입으실 멋진 옷을 만들어라! 팔 3뼘, 다리 4뼘, 발 1뼘….” 재단사들이 ‘뼘’이라는 단위에 맞춰 임금의 옷을 만들고, 결국은 ‘소매는 너무 길고 바지 길이는 짧은 옷이 만들어진다’는 내용이다. 우화가 끝나면 학생들은 “임금님의 옷은 왜 짧을까?”하는 질문과 함께 센티미터(cm), 미터(m) 등 길이 단위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생활과 관련된 친근감 있는 소재를 통하여 다양한 문제해결을 지향하고 있다. 2011학년도부터 초중고교 교육과정에 창의력과 사고력 신장을 핵심으로 하는 ‘2009 개정교육과정’이 연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초등학교 1ㆍ2학년(군),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개편된 새로운 교과서로 교수학습을 하고 있다. 올해 처음 초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스토리텔링 수학을 도입하여 2014년 초등학교 3~4학년, 2015년 초 5~6학년까지 연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 신학기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교과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교과는 수학과이다. 지난해 1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에 따라 기존의 암기 위주 수학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추론능력,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등 통합적 고급 사고력을 길러주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수학교육’과 ‘교과 통합형(STEAM) 수학교육'이 도입되었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본래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서 나온 용어인데, ‘이야기(story)’와 ‘말하기(telling)’의 합성어로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목적으로 의미 있는 이야기 통하여 상대방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함께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이다. 초등학교 1ㆍ2학년, 중학교 1학년의 수학과 새 교과서는 다양한 스토리텔링 교재로 편찬되었다. 과거 문제 나열 중심에서 탈피하여 그림, 만화, 사진 등으로 생활 속 수학의 쓰임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 이를 위하여 ‘생각 열기, 활동, 약속하기, 마무리, 알아봅시다, 체험마당, 놀이마당, 이야기 마당’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하여 스토리텔링을 전개하고 있다. 또 실생활과 관련된 통합적 문제로 수학에 대한 흥미와 창의력을 높여주고자 하였다. 전국의 초등학교 1ㆍ2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이와 같은 ‘스토리텔링’ 방식을 적용한 수학 교과서로 공부하게 된다. 스토리텔링 수학이란 이야기하듯 수학적 개념을 가르치고 배우는 기법이다. 학습 주제와 관련된 소재·상황 등을 이용해 학생들이 좀 더 쉽게 수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수 기법이다. 스토리를 통하여 마음을 열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수학’을 지향하는 것이다. 중학교 1학년 교과서도 수학 공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과 연계해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했다. 문제 풀이도 다양한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수학을 도입하는 것은 현재처럼 틀에 박힌 공식 암기, 문제 풀이식 수학 교육으로는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 거부감을 유발하고 나아가 창의적 인재 육성이 어렵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도는 50개 국가 중 꼴찌였다. 앞으로 스로리텔링 교과서가 초ㆍ중학교 수학과에 전면 확대 적용되면, 기존의 연산 중심이 아닌 문제해결 과정과 의사소통 능력을 중시하는 등 수학과 교육과정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이는 다른 교과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맞아 다양한 분야에서 스토리텔링이 화두가 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여 몰입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통한 소통과 공감의 핵심적 기술이다. 이를 통하여 꿈과 감동을 심어주는 교수 기법이다. 그 스토리는 꾸며진 이야기가 아니라, 경험에 바탕을 둔 진솔한 이야기이다. 미래에는 어떤 이야기도 담겨 있지 않은 이른바 ‘혼이 없는’ 상품은 사람들에게 꿈과 감동을 주지 못할 것이다. 이제는 모든 상품이 소비자의 내면에 끊임없는 ‘공감의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야 한다. 고객들이 명품에 갈채를 보내는 것은 그 명품 속에 담긴 함의(含意), 즉 이야기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명품에 담겨 있는 장인 정신에 감동하고, 생산업체의 정감 어린 사연에 감동하고, 브랜드에 담긴 아름다운 이미지에 감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갑을 여는 것이다. 제조업자가 감동이 담긴 상품을 만들고, 경영자들이 꿈과 감동을 주는 리더십을 발휘하듯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꿈과 감동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 꿈과 감동을 주고받는 공감과 소통의 수단이 곧 아름다운 이야기인 스토리텔링인 것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훌륭한 스토리텔러(Storyteller)가 되어야 한다. 사제동행으로 수업을 통하여 꿈과 감동이 오롯이 담긴 소통과 공감의 이야기를 주고받아야 한다. 교사들은 ‘진솔한 이야기’를 구성하여 학생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 주어야 하고, 또한 인격적인 감화를 주어서 새 시대의 주인공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세계화 시대,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회에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핵심적 교수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마음을 열어 꿈과 감동을 심어주어야 한다. 럭비공같은 성격,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언행을 일삼는 학생들의 마음을 딱딱하고 현학적인 논리 내지 직접적인 감정 표현으로는 열 수 없다.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열쇠는 혼이 담긴 교사의 진솔한 이야기뿐이다. 분명히 좀 어눌하고 논리정연하지 못하더라도 진솔한 이야기는 학생의 가슴에 진한 감동과 울림이 일게 하지만, 진실성이 결여된 이야기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흥미와 호기심을 북돋워서 즐거움과 성취감을 맛보게 해 준다. 한편, 스토리텔링식 교육이 소기의 목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교사의 충실한 교재연구가 선행되어야 하고 사교육 예방 교육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번 스토리텔링식 교과서 적용에 앞서 교육부와 각 시ㆍ도교육청은 전국적으로 여러 차례의 예비 담임교사 연수, 예비 학부모 연수 등을 진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선학교 교사들은 새로운 교과서 적용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교사들의 부단한 자기 연찬과 교재연구이다. 교과 교재연구 및 교수법을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 및 교과서 탐구로 교육전문성을 함양하여야 한다. 특히 유념해야 할 점은 스토리텔링은 궁극적 목표가 아니라, 교육과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이 스토리텔링 속에서도 달성하고자 하는 학습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고 핵심 필수 요소를 터득토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스토리텔링식 교과서 적용이 또 다른 사교육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벌써 스토리텔링 학습법에 관한 학원이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으며, 관련 도서도 여러 권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교과서 도입, 교수법 적용에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이 사교육 현장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국민들에게 공교육이 충분히 스토리텔링 교육을 담보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우선이다. 교육 당국은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스토리텔링식 교과서 도입과 교수법 적용에 불안해하지 않고, 학교 현장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수 기회 부여, 자료 개발 제공, 사례 일반화 등 지원 등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 초등학교 1ㆍ2학년과 중학교 1학년의 수학과 스토리텔링 교과서 도입이 우리나라 교육과정 실행과 교과서 편찬과 적용의 새로운 장을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스토리텔링 교과서 적용이 초ㆍ중학교 전반에 확대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여 연착륙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충실한 교재연구와 더불어 교육당국의 다양한 후속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분명히 교사는 교육의 성패를 가름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신선대(부산기념물 제29호)는 수많은 컨테이너들이 우리나라의 힘을 느끼게 하는 신선대부두 뒤편의 부산만과 수영만 사이에 불쑥 튀어나온 작은 돌산이다. 용당동 해변의 왼쪽기슭에 자리 잡은 바닷가 절벽과 산꼭대기에 화산암질의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절경을 만들었다. 주변의 산세가 못을 둘러싼 용의 모습 같대서 일대를 용당으로 불렀다. 멋진 경치만큼이나 전설도 많다. 신선대를 절단하여 도랑을 만들 때 사토에서 혈흔이 나왔다거나 가야진이라는 사람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거나 신라 말기에 최치원이 신선이 되어 유람한 곳이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신선대라는 명칭은 산봉우리의 무제등이라는 큰 바위에 신선의 발자국과 신선이 탄 백마의 발자취가 있다는데서 유래되었고, 옛날에는 이곳에서 신선들이 노는 풍악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날씨가 맑은 날 오르막길을 따라 숲이 울창한 산에 오른 후 1797년 영국인들이 용당에 처음 상륙했던 것을 기념하여 세운 기념비 앞에서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 수평선 너머로 일본의 대마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길쭉하게 모습을 드러낸 대마도를 맨눈으로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 땅 독도를 탐내는 일본인들이 가소롭다. 조망이 좋은 신선대 정상에 서면 오륙도와 영도구, 부산항과 감만부두가 한눈에 들어온다. 신선대는 외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산 앞바다를 시원하게 조망하며 항구도시 부산의 색다른 경치를 맛볼 수 있는 명승지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 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부산항과 오륙도가 주인공인 조용필씨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한때 국민가요로 사랑받았다. 바위섬 오륙도(명승 제24호)는 예로부터 부산을 대표하는 상징물이자 경승지였다. 오륙도SK뷰아파트 앞 부산만에 우삭도,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이 나란히 태종대가 있는 영도구를 바라보고 있다. 육지 쪽에 가장 가까운 우삭도가 밀물 때는 해식동에 의해 방패섬과 솔섬으로 분리되었다가 썰물 때는 하나의 섬이 되어 오륙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등대지기가 있는 등대섬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섬은 모두 무인도이다. 오륙도 앞이 이기대 해안산책로의 종점이자 부산 오륙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688km 구간을 잇는 국내 최장 탐방로 ‘해파랑길’의 시작지점이다. 해파랑길은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 소리를 벗 삼아 함께 걷는 길’을 뜻한다. 광안대교와 부산세계불꽃축제로 부산의 랜드 마크가 된 광안리해수욕장! 해변의 모래사장과 예술 공원이 오감을 즐겁게 해줘 추억과 낭만 찾기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광안대교는 수영구와 해운대구를 연결하는 해상 복층 교량으로 상층부에서 바라보는 주변경관이 일품이고, 해가 지면 여러 가지 색상으로 다리를 밝히는 경관조명이 유명하다. 부산불꽃축제는 매년 10월에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 일대에서 개최되는 ‘멀티미디어 해상쇼’로 다양한 불꽃과 화려한 레이저쇼가 관람객들을 황홀하게 만든다. 부산바다축제와 국제록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주변에 회 센터가 있어 먹거리도 다양하다.
‘수업도우미’ 지원 부족으로 교사 1인당 학생 수 늘 것 장 마르크 애로(Jean-Marc Ayrault) 총리가 지난 1월 24일 주4.5일 수업제 시행을 골자로 하는 ‘유·초등학교의 수업시간 편성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 주4.5일 수업제 시행은 지난 2008년 주4일 수업제가 도입된 지 5년 만이다. 이는 지난 2011년 7월 뤽 샤텔(Luc Chatel) 전 교육부장관 주재로 열린 수업시간 편성에 관한 국가위원회가 초등학교에서 3시간 정도의 반일 수업을 더해 주당 수업시수를 9번의 반나절에 분산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학생들의 한 학년은 너무 짧고 하루 일과는 너무 길다’는 주장이 공론화된 결과다. 뱅상 페이옹(Vincent Peillon) 교육부장관은 1월 26일 “프랑스 학생들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더 바쁜 하루 일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프랑스의 수업시간 편성이 극단적이며 올바른 학습에 부적절하다”며 ‘학교 시간표’에 관한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학교 시간표 개혁은 학생과 교사의 일일 수업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4일 동안 집중된 주당 수업시수를 4일 반나절로 분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4.5일 수업제 회귀의 취지를 설명했다. 바뀌는 법령에 따르면 프랑스의 모든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수업시간은 반일 수업 하루를 포함한 4일 반나절의 수업시간으로 구성된다. 반일 수업은 지역별로 수요일과 토요일 중에 선택해 운영할 수 있다.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자율성을 준다는 의미다. 이번 조치로 점진적으로 폐기될 주4일 수업제는 2008년 전 니콜라 사코지 정권의 자비에 다코스(Xavier Darcos) 교육부장관에 의해 도입됐다. 토요일 수업을 전격 폐지하고 주당 수업시수 24시간, 일일 수업시수 6시간, 그리고 학습 곤란 학생을 위한 보충 지도 2시간으로 수업시간을 편성하도록 한 것이다. 새로 시행되는 주4.5일 수업제의 주당 수업시간은 현행대로 24시간으로 유지된다. 단, 일일 수업시간이 5시간 반을 넘어서는 안 되고, 반알 수업은 3시간 30분 이하로, 점심시간은 1시간 반으로 편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정책은 9월 신학기부터 추진될 예정이다. 뱅상 페이옹(Vincent Peillon) 교육부 장관은 이 정책을 빠르면 2013년부터, 늦어도 2014년까지는 각 지방과 도시에 적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의 51개 대도시 중 파리를 포함한 19개 도시는 2013년 신학기부터, 14개 도시는 2014년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18개 도시는 2013년 또는 2014년 사이에서 결정을 미룬 상태지만 이 정책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그러나 주4.5일 수업제 시행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프랑스 북부의 헨(Renne)에서 30킬로미터 떨어진 마을 펜(Feins) 시장 알랭 프글래(Alain Fougle)는 920명의 주민으로 이뤄진 작은 마을의 앞날이 걱정이다. 뱅상 페에옹의 교육개혁정책을 적용하려면 상당한 시정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우선 수요일 또는 토요일의 반일 수업 이후 학생들의 점심 배식을 하루 더 운영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일 수업 후 방과 후 수업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배식은 의무사적으로 시행해야 되는 사항이다. 수업을 도와주는 ‘수업도우미’ 등 보조 인력도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 큰 도시와 달리 작은 도시들에서는 반나절 동안 필요한 보조 인력을 채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대부분의 경우 대학생들이 ‘수업도우미’로 참여하게 되는데, 교통비를 포함한 부대비용 지출이 수입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를 요청해보지만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한두 번은 가능해도 1년 동안 자원봉사로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프랑스시장협회(Association des maires de France)에서는 “페이옹 장관의 이번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 드는 추가 비용을 충당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교원단체들은 지난 1, 2월 파업을 했다. 수업을 보조하는 인력의 자격을 심사하는 시스템이 매우 약한데다가 인력 수급이 되지 않을 경우 담당 학생 수가 예년보다 더 늘어남에 따라 이뤄지는 교육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커졌기 때문이다. 또 수업시간내의 교사와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다. 교육정책의 목적은 참된 교육에 있다. ‘교육개혁’도 마찬가지로 진실한 가르침과 배움을 위한 도구가 돼야 한다. 한 정치인의 정치적 목적이나 국가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일시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실질적인 교육개혁이 아닌 단순한 퍼포먼스에 그칠 뿐이다. 대도시에서는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방법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작은 중·소도시에게는 지역 간의 또 다른 양극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특단의 해결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교총․ 인실련 등과 협력 강화 ‘지식채널e’유형 지속적 개발 대학별고사 전담 강사도 위촉 “EBS는 그동안 공영방송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교육 콘텐츠 제작, 교양·문화 프로그램 확대, 교육복지 제공 등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제는 전 국민이 언제어디서나 교육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뉴미디어 서비스도 확대하겠습니다.” 신용섭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사장(54·사진)은 “교육전문 공영방송의 역할은 교육과 문화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영어교육 전문사이트에 이어 국내 최초 수학교육 전문사이트 개설, 대형 기획다큐멘터리 제작 등 교육·문화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 사장은 “이제는 편성을 넘어 언제어디서나 한정된 짧은 시간에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며 “지식채널e와 같은 클립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기존 지상파 프로그램도 5분 내로 잘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 사각지대 해소와 인성교육에도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신 사장은 “인실련 출범을 계기로 교육 패러다임을 학력에서 인성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에 뜻을 같이 했다”며 “인성교육 방송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에 관한 협약도 맺어 인실련, 교총 등과 함께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BS는 이미 올해 유·초등생을 위한 인성교육 콘텐츠를 내놓았고, 지난해 ‘책 읽어주는 라디오’로 FM의 방향을 개편, 독서를 통한 인성교육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2014 수능 강의를 책임질 전속교사 14명도 새로 위촉했다. 이번에는 영역별 강사 외에 대학별고사 관련 연구 전담교사도 선정했다. 전속교사들은 1년간 EBS 수능강의연구센터에 파견돼 수능강의 제작, 교재 집필, 입시설명회, 이러닝 학습 지원, 스마트형 멀티미디어 수업 개발, 수능연계교재의 품질관리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신 사장은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전속교사들이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를 강화하고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면 투자는 필수 아니냐”고 밝힌 신 사장은 “공교육 보완, 사교육비 경감과 같은 사회적 요구를 수행하는 EBS에 돌아오는 TV수신료는 70원에 불과하다”고 안타까워했다. TV수신료 2500원 중 배분율이 5.6%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신 사장은 “수신료 현실화와 배분율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교과부의 특별교부금을 비롯해 다른 공적재원을 늘리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각종 강사만 늘어난 학교현장 정규교원 충원도 비교과 위주 교원정원권 교과부 이관해야 교원 수급 고려한 증원 필요 인수위가 제안한 ‘교원의 교육전념 여건 조성’ 국정과제 중 신규교사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은 교총, 전교조 할 것 없이 교직사회 모두가 바라마지 않는 내용이지만, 실현이 쉽지 않은 사안이기도 하다. MB정부도, 참여정부도 신규교사 충원을 통한 교원법정정원 확보를 공약(公約)했지만 결국 공약(空約)이 됐다. 인수위는 학급당 학생 수를 OECD국가 상위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임기 중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국가 평균수준 이상으로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 교원을 대폭 증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전문상담교사 배치, 특수교사 7000명 증원, 초등체육 전담교사 우선확보를 공약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지난 1월 15일 업무보고를 통해 급격한 교원증원에 따른 인력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시한을 2017년에서 202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매년 초등 3000명과 중등 1000명, 도합 4000명씩 증원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당초 공약에는 못 미치지만 이대로라도 된다면 학교현장이 반길 소식이다. 그렇다면 박근혜정부가 출범하고 새 학년이 시작된 지금 교원충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교과부는 지난달 26일 특수교사 465명을 추가 임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2013년도 특수교사 임용 인원은 사상 최대인 731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에는 ‘2013년도 진로교육활성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진로진학상담교사 850명을 추가로 선발, 배정인원을 총 54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정부가 발표한 계획은 사실 몇몇 비교과 교원에 한정된 추가 선발이다. 그간 정부에서 교원 수를 늘렸다고는 하지만 진로, 상담, 보건, 영양 등 비교과 교원 쏠림현상이 컸던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수위가 제안한 공약과제에는 정규교원 충원보다 오히려 스포츠강사 확대 배치, 다문화 이해교육 전문강사 양성, 전국 모든 학교에 문화예술교육사 배치 등 정규교원이 아닌 각종 학교회계직 배치 계획이 들어있다. 교과부도 작년 10월 15일에 ‘영전강 확대 및 신분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정규영어교사가 아닌 영어회화전문 강사 2300명을 확대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같은 달 26일에는 관련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정규교원 증원대신 각종 강사로 필요 인원을 채용하는 데는 그동안 교육계와 교과부의 교원증원 요구가 매번 국가공무원 정원을 관리하는 행안부와 예산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에 막혀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는 제도적 한계가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도 누리과정 시행과 함께 대폭 증원이 필요해진 유치원교사 충원 문제를 놓고 교과부와 행안부가 정원확보 실랑이를 하다 법정까지 가는 예비교사 대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한국교총은 대통령의 교원증원 공약 실현을 위해 교원정원관리권을 교과부에 둬 증원이 용이하도록 해 줄 것과 2017년까지 5만 명 이상 교원을 확보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OECD 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 확보가 공(空)약이 되지 않으려면, 교원정원권을 행안부에서 교과부로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권만 문제가 아니다. 교원충원이 필요하다고 갑작스럽게 대거 충원할 경우 장기적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특정 교과를 대폭 충원했다가 몇 년 동안 임용하지 않은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25일 최재성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의한 ‘초·중등교원 특별충원에 관한 법률안’도 3년간 한시적으로 교원 5만 명을 증원하고, 이 기간 동안 교원 정원권은 교과부에 일임한다는 획기적인 내용이었으나 결국 학생 수 감소와 교원수급 문제가 거론되면서 국회 임시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이런 걸 진퇴양난이라고 부른다. 조직이 굴러가자면 식구들을 보호하는 건 기본이다. 보호막이 부실하면 조직원들은 하나 둘 이탈하고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얇아진다. 그런데 보호를 철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것도 조직의 존폐 여부를 놓고. 법외노조 진퇴양난 해법이 전면투쟁 고용노동부가 근로자가 아닌 자가 가입하면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노동조합법을 근거로 전교조의 노조 규약 개정을 다시 한 번 요구했다. 2010년 3월 최초의 시정 명령 이후 벌써 세 번째다. 명령을 거부하면 법외노조가 된다. 명령을 수용하면 월 1억5000만 원 정도를 지원받는다는 해직자 30여 명의 생계가 막막해진다. 쓰다 보니 진퇴양난보다는 양자택일이 어울리는 것 같다. 보수단체와 언론은 2009년 노조 지위를 박탈당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사례를 들며 지금이라도 조합 규약을 고치고 수십 명 해직 조합원 보호하려다 수많은 현직 조합원의 이익을 해치는 잘못을 범하지 말라며 충고한다. 정말로 전교조를 걱정해줄 리는 없으니 아마도 이건 반대로 해석하는 게 나을 듯하다. 즉, 해직 조합원 보호를 위해 명령을 거절하고 전면 투쟁에 나서는 거다. 그런데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일단 법외노조가 되면 조합원 월급에서 원천 징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제난이 닥친다. 가뜩이나 조합원은 줄고 각종 소송비용은 늘어나 긴축 살림 중인데 말이다. 사무실 지원 등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의 지원도 끊긴다. 그 뿐이 아니다. 단체교섭권이라는 무기도 없어진다. 지부에서 근무하는 전임자들은 다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유·무형의 손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전교조는 다른 노조에도 해직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규약은 ‘정당한 조합 활동에 의한 해고로 판단되면 대의원회 의결로 조합원 자격을 인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 해직자는 시국선언 등으로 현재의 처지가 됐다. 과연 시국선언이 교육자에게 적합한 조합 활동인가. 교육의 중립성 같은 건 고려할 가치도 없다는 이야기인가. 결국 정면 돌파를 결정했다. 지난 달 23일 전교조는 보도 자료를 내고 ‘전교조 제 65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 결과’를 보고했다. 일단 정권을 위한 이념 공세, 색깔론을 앞세운 공안몰이로 진단했다. 준법하게 살라는데 그게 왜 공안몰이에 해당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노조설립 취소가 가시화되면 총력 투쟁을 벌이겠단다. 투쟁 메뉴는 거점농성, 촛불집회, 민주노총 연대 총력투쟁, 단식수업, 불퇴근 비상근무, 범국민대회 등이다. 농성, 단식이라니 80년대 생각이 절로 난다. 그런데 지금은 민주화 20년 세월을 보낸 2013년이다. 아나크로니즘, 즉 시대착오라는 단어는 이래서 없어지지 않나 보다. 전국대의원대회 참석 인원은 227명이다. 전체 조합원은 대략 5만4000명 정도로 알고 있다. 227명이 총력투쟁과 전 조합원 단식 수업, 지역 동시다발 촛불집회 같은 무시무시한 방법을 의결했다. 괜히 대의원이냐 하신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상식적인 선에서 볼 때 이 정도 사안이면 조합원 전체 투표 정도의 절차는 밟아야 정상이 아닐까. 종북 찬양 이적단체 기소, 여론도 외면 그리고 투쟁 방법에 전교조 살리기 1000만 국민서명 운동 같이 아름다운 건 왜 빠져있을까. 존립의 정당성을 증명할 자신이 있다면 국민들의 호응을 빌어 난국을 돌파하는 것이 훨씬 ‘교육자’답지 않을까. 수석부위원장 출신 등이 구성한 단체가 초등생에게 ‘미군 쏴 죽이자’는 노래를 가르치고 급훈으로 김정일 어록을 거는 등 종북 찬양 교육을 한 끝에 이적단체로 기소된 판이니 그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총괄하여 상황은 누란지세다. 반정부 춘투(春鬪) 개막을 교육 부문에서 보게 생겼다. 이 대목에서 집행부가 아닌 일반 전교조 조합원들의 의견이 정말 궁금하다. 깨질 것인가 깨칠 것인가. 문제의 답과 해결은 그 분들의 몫이다.
“임금님께서 생일잔치에 입으실 멋진 옷을 만들어라! 팔 3뼘, 다리 4뼘, 발 1뼘…” 올 3월부터 새로 도입된 초등 1·2학년 수학과 교과서 ‘길이 재기’ 단원은 임금님의 생일에 맞춰 옷을 만드는 내용의 우화로 시작한다. 초등 1, 2학년, 중학 1학년 수학 교과가 ‘스토리텔링’ 교재로 편찬된 것이다. 새 교과서는 문제 나열 중심의 수학에서 탈피해 ‘생각 열기, 활동, 약속하기, 마무리, 알아봅시다, 체험마당, 놀이마당, 이야기 마당’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하여 스토리텔링을 전개하고 있다. 또 실생활과 관련된 통합적 문제로 수학에 대한 흥미를 끌어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스토리를 통해 마음을 열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수학’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교과서가 전면 확대 적용되면 연산 중심이 아닌 문제해결 과정과 의사소통과 공감 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수학교육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견된다. 이런 공감과 소통의 교육은 다른 교과교육과 인성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통한 소통과 공감의 핵심적 기술이며 꿈과 감동을 심어주는 교수 기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스토리텔링 교육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충실한 교재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인간의 감성에 호소해 몰입과 공감을 끌어내는 스토리는 경험에 바탕을 둔 진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도 담겨 있지 않은 ‘혼이 없는’ 상품이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듯이, 진정성이 없는 교육도 학생들의 마음을 열지 못한다. 교사들은 새 교과서를 바탕으로 학습 주제와 관련된 소재·상황 등을 이용해 ‘진솔한 이야기’를 구성함으로써 학생들의 눈과 마음을 열어줘야 할 것이다. 또 유념해야 할 점은 스토리텔링 자체가 궁극적 목표가 아니라 교육과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이다. 스토리텔링에만 집중해 학생들이 터득해야 할 핵심 필수 요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스토리텔링 교육의 도입에 교육당국이 해야 할 역할은 학부모들이 스토리텔링 교과서 도입과 교수법 적용에 불안해하지 않도록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수 기회 부여, 자료 개발 제공, 사례 일반화 등의 지원이다. 벌써 스토리텔링 학습법과 관련된 학원이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고 관련 도서도 여러 권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스토리텔링 교과서 도입이 우리나라 교육과정 실행과 교과서 편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입학 시즌을 맞아 각 학교마다 특색 있는 입학식이 잇따라 열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입학생들에게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입학 선물을 지원하는 등 시선을 끌었다. 4일 오전 북내초등학교 주암분교장(교장 김경순)의 특별한 입학식 주인공은 모두 5명이다. 이날 입학식에 참석한 6학년 재학생들은 사탕목걸이를 걸어주며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준비한 떡 케익에 올려져있는 촛불 하나를 끄고 전교생이 다 같이 떡을 나누어 먹으며 즐거워하였다. 또한 신입생 5명에게는 학교에서 마련한 스케치북, 물감 등 필수 학용품 세트가 전달됐다. 이날 입학식의 하이라이트는 희망의 풍선 날리기였다. 학교에서 준비한 풍선에 신입생 각각의 장래 희망을 적어서 학부모들과 함께 날리는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처음에는 학교생활을 잘할까 걱정이 많았는데 풍선을 날리며 걱정도 모두 날려버렸다.”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세심하게 준비한 학교의 배려에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변화가 빨라지면서 지식의 수명이 바뀌는 속도만큼 단축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교육의 변화 속도, 소통의 양과 질, 지식의 축적 등은 200~300여년에 걸쳐 일어났던 ‘르네상스’를 매일 한 번씩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수용하지 않는 교원은 좋은 스승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장차 교단을 떠나야 한다는 위기의식까지 이르고 있다. 최근 SBS의 보도에 따르면, 월평균 성인 독서량 통계를 보면 미국 6.6권, 일본 6.1권인 데 비해 한국은 0.8권에 불과해 OECD 꼴찌 수준이다. 이 독서량도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우리나라‘성인 20%는 1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결과는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흔히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길이 없다고 헤매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책을 읽지 않는데 있다. 독서를 위한 시간여유를 탓하기 전에 하루에 단 몇 분만이라도 책 읽는 습관을 들이면 자투리 시간도 잘 활용하여 보다 많은 삶의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젠 학생들을 학교에서 보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공부하지만, 어른들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이만큼 독서는 우리의 삶에 필요한 양식인 동시에 보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시대가 지식정보화로 급변할수록 독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상은 언제나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주도하여 왔다. 책 읽는 사람이 훌륭한 지도자요 좋은 스승이었다. 물론 책을 읽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책을 읽는 일이 당장에 무엇인가를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해서 책 읽기를 게을리 하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 이제 책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고 공부하는 것이 학생이나 수험생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모든 사람들의 필수조건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리더는 우리 학교교육의 미래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은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 사회를 보는 안목,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통찰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비전을 주는 교육리더는 지금의 조직 모습 속에서 미래의 조직 모습을 예측하는 안목을 가지고 현재의 조직 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변화시키는 추진력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교육리더의 새로운 비전과 가치관은 교육의 경험이나 경륜만으로 제시할 수 없다. 따라서 미래의 청사진인 비전은 교육적 경험이나 경륜에 많은 독서가 배경지식으로 형성될 때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성공적인 학교경영을 위해서는 교육리더의 보다 많은 독서와 끊임없는 자기반성에서 식견과 안목을 넓혀나가야 한다. 우리는 책을 통해 학생들을 교육하지만 많은 교원들이 책을 잘 읽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필자부터 자성해 보면, 교육과 관련된 서적 이외 책들을 멀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녹록하지 않은 교직으로 인해 시간적 여유도 없지만, 굳이 새로운 책을 사서 읽어야 할 절박함 없는 것도 책 읽기를 게을리 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교육은 새로운 교육정보와 지식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교직의 특수성에 비추어보면, 더 이상 변명으로 일관하기는 어렵다. 교육에서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교단을 지키기 위해서는 교원부터 변해야 학생이 변하고 우리 교육이 새로워지는 것이다. 교사의 변하지 않은 낡은 지식으로는 학생들로부터 존경받은 스승이 될 수 없으며, 이들에게 전한 지식은 한낱 역사자료에 불과하며, 아무 가치가 없는 죽은 지식들인 것이다. 교육리더는 학교변화를 읽고 경영전략을 준비해야 신뢰받을 수 있다. 학교장의 신뢰는 학교구성원들의 믿음에서 나온다. 믿음은 교육의 변화를 바르게 읽고 이에 대비한 학교경영 역량이 충분히 함양되었을 때 가능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학교가 변화를 적시하지 못한다면 위기에 학교는 혼란을 겪게 된다. 학교장이 학교경영의 리더로서 위기를 호기로 만들 수 있는 교육적 역량 가져야 좋은 리더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학교경영 전략은 경험도 중요하지만 책을 통해 많은 지식과 교육정보를 축척해야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학교현장에서 많이 활용하는 벤치마킹(bench marking)도 교육리더의 생각과 능력에 따라 그 효과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벤치마킹의 원래 의미는 동종간의 모방이 아니라 이종 간의 모방인 것이다. 따라서 교육에서 교육 간의 벤치마킹은 복사에 불과하지만 교육 이외의 타종 분야에서 접목해야 새로운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 리더의 지혜와 창의력에 따라 그 효과를 배가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리더는 새로운 교육리더십을 발휘해야 성공할 수 있다. 요즘 학교장을 위한 새로운 교육리더십, 학교경영기술에 관한 많은 책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책들 속에서 보다 새로운 경영 기술들을 얻을 수 있지만 리더십 특성상 모든 학교에 꼭 맞는 교육리더십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양한 교육리더십의 지식들을 자신에 내면화하여 학교여건에 맞게 재창조해야 한다. 교육리더는 이를 통해 통찰력을 얻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이 가지게 되어 좋은 교육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현명해지고 보다 지혜로워 지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천하지 않는 데 있다. 그 유일한 방법이 책을 읽고 사유와 사색으로 새로운 생각을 갖는 일이다. 학교장의 새로운 교육리더십은 학교 문제에 대해 학교구성원이 함께 공감하며 몰입하는데서 나온다. 따라서 좋은 교육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독서를 통해 깊은 자기 성찰과 사색이 필요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지혜롭다고 안다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는 것이고, 자신이 지혜롭지 못한 것이라고 아는 것은 진짜 앎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교육리더 자신이 부족함을 모르고 자만하다가 어느 순간에 위기가 닥치면 허둥대다가 자신뿐만 아니라 학교구성원까지 곤란에 빠뜨리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리더는 현재의 위치와 자리에 만족하기보다는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효율적인 학교경영을 배우고 익히는데 있어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교육의 경륜과 연륜만으로 판단하려다가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교육리더는 끊임없는 자기변화와 혁신을 해야 존경받을 수 있다. 학교장은 미래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교육리더다. 가득한 책들로 책장을 장식하기 보다는 책을 든 학교장의 모습만으로도 품위 있고, 책 읽는 모습이야말로 교육리더의 격조 높은 모습이 아닐까. 이러한 학교장의 모습과 태도는 수백 번 학생이나 교사들에게 책 읽기를 강조하기보다 더 효과적이며, 교육리더의 바른 모습이다. 보다 좋은 교육리더, 존경받는 학교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책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 따라서 꾸준한 독서를 통해 끊임없는 자기변화와 혁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 책을 읽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책 읽을 의지가 없는 것이다. TV 볼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출퇴근 하는 시간이라도 짬짬이 읽기만 해도 충분히 책은 읽을 수 있다. 아무리 바빠도 말이다. 책은 읽는 즐거움뿐 아니라 보다 많은 지식을 제공하여 국민의 문화수준을 높인다. 학교는 책을 통해 지식을 나누는 곳이므로 책 읽기에 국민적 문화운동으로 뿌리 내리도록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 중심에 교육리더인 학교장이 먼저 실천하여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반도 남동단의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 해양도시라 바닷가에 볼거리들이 많다. 몰운대, 신선대, 이기대 등 발가락처럼 꼬물꼬물 푸른 바다로 몸통을 내민 곳에 멋진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태종대다. 태종대(명승 제17호)는 옛날 신선이 살던 곳이라 하여 신선대(神仙臺)로 불리다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태종무열왕이 이곳의 울창한 수림과 수려한 해안절경에 심취해 잠시 소일하며 활을 쏘던 장소였다는 기록에 의해 현재의 명칭이 되었다. 해발 200m 이하의 구릉지역에 울창한 숲, 기암괴석의 해식절벽, 푸른 바다가 조화를 이룬다. 전망대와 모자상, 오랜 역사를 지닌 영도등대, 신선대와 망부석 등 명소들이 바닷가에서 기다린다. 입구의 광장에서 다누비열차에 오르면 태원자갈마당, 구명사, 남항조망지, 전망대, 등대, 태종사와 무명용사비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열차가 출발하면 맑은 공기와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코를 간질인다. 수시로 지나는 열차를 이용해 스케줄에 맞춰 코스를 이동하며 느림의 자유, 역사와 자연을 만끽한다. 자갈마당은 포장마차에서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현지의 싱싱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어 부산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태원자갈마당 옆 바닷가에 기암괴석이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그 앞에 바닷가의 개척자를 알리는 6기의 개척비가 바다를 바라보고 서있다. 태원자갈마당 선착장에서 유람선에 오르면 가파른 해안절벽, 주전자바위 등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바다관광을 즐길 수 있다. 뱃전에서 한국해양대학교, 부산항, 신선대, 오륙도가 가깝다. 맑은 날에는 56km 거리의 대마도가 바다 건너편으로 희미하게 보인다. 바다를 향해 돌출한 기암절벽, 일명 자살바위로 불리는 곳의 원형 건물이 전망대다. 세상을 비관하여 전망대를 찾은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진한 사랑을 생각하게 하여 삶의 안식과 희망을 주고자 입구에 모자상을 세웠다. 태종무열왕이 행차하여 멀리 해상을 전망했을 만큼 바다쪽의 조망이 좋다. 영도등대는 선박들의 안전항해를 위해 1906년 설치했을 만큼 역사가 깊은 유인등대다. 2004년 바다와 등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해양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후 태종대 최고의 풍광이 되었다. 건물의 안팎과 옥상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바닷가 전망대로 바다와 낭만이 함께하는 해양 명소다. 등대 아래편의 평평한 바위가 옛날 신선들이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놀았다는 신선대다. 바다에 나간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다 돌로 변했다는 망부석이 신선바위의 평평한 암석 위에 외로이 서있다. 해안단구, 공룡발자국, 해식동굴 등 신선바위 주변에 기암괴석이 만든 절경이 빼어나다. 태종사와 6.25참전 영도유격부대유적비입구 표석을 지나면 소나무 그림자가 그늘을 만든 오솔길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길을 따라가면 무명용사비와 태종사를 차례로 만난다. 태종대 전적지에 세운 무명용사비는 계급과 보수도 없이 특수전을 전개하며 수많은 전과를 올린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기념비이고, 태종사는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기증받은 부처님 진신사리 1과를 봉안하고 보리수나무 2본이 자라고 있는 사찰이다.
교사들은 “교장선생님이 변해야지 우리가 아무리 무엇을 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어요”라고 말한다. 이에 반해서 교장들은 “선생님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지. 학교 일을 남의 일처럼 마지못해서 하려고 하니 무엇을 하기가 힘들어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학교의 일을 실천하기 위해 교장 한 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이나 특성인 리더십만으로는 실천하기 어렵다. 요즘 효율적인 학교경영은 교장, 교사, 부모, 학생, 행정직원 그리고 여러 전문가들 모두가 학교경영의 잠재적 리더이자 학교변화의 주역이다. 따라서 학교를 경영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장 개인적인 리더십보다는 학교조직 구성원인 공동체의 노력이 더 효율적이다. 분산적 리더십은 학교조직의 상호작용의 결과라는 개념에서 출발하고 있다. 최근 리더십 이론들 증에서 큰 관심을 받는 것이 분산적 리더십(distributed leadership)이다. 분산적 리더십은 분산적 인지이론을 기반으로, 인지가 사람의 두뇌 안에 머물러 있다는 전통적 인지이론과는 달리, 분산적 인지이론은 인지라는 것을 상황과 사회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분산적 리더십은 개별 리더의 능력에 의한 성취가 아니라, 다중적인 환경적 요인과 상황, 환경 내의 인공적 장치들에 의해서 분산적으로 이루어진다. 학교 차원에서의 분산적 리더십의 의미는 학교장과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그에 대한 공동 책임을 수행하면서 조직의 효과성을 극대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학교를 경영하는 학교장만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구성원 모두가 학교경영에 참여하고 상호 협조를 통한 공동의 책임 분산 및 그 책임 완수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강조하는 참여적, 민주적, 공유적 리더십의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자율과 책임을 핵심으로 하는 미국의 차터스쿨(charter school)의 경우, 학교경영과 교사임용 등에서 학교장의 책임과 역할이 절대적이지만 높은 수준의 책무성과로 인한 심리적 중압감, 그리고 운영자금 마련과 교육과정 편성과 같은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5년 이내 학교를 그만두는 학교장의 수가 전체 차터스쿨의 78%에 이르고 있다. 또한 영국의 경우에서도 책무성 정책의 압력으로 인해 교감의 43%가 학교장 승진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학교장의 임용과 충원에 대한 어려움으로 인해 학교 리더십이 위기를 맞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의 학교 경영에의 능동적 참여와 상호 협력을 통한 분산적 리더십의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분산적 리더십의 개념은 민주적, 협동적, 참여적 속성과 함께 학교 구성원 간 리더십의 공동실행이 의미 속에 내재되어 있다. James Spillane 등은 분산적 리더십을 “학교 리더와 구성원 그리고 그들이 놓여 있는 상황간 상호작용의 산물”이라고 규정하고, Harris는 “개인의 특징과 속성이라기보다는 조직 구성원에 의한 방향 설정과 영향력”으로 설명하고 있다. 분산적 리더십의 구성요소로 Spillane 등은 리더, 상황, 구성원 등 3가지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분산적 리더십의 리더는 구성원을 포함하는 요소이다. 이는 리더십의 경계가 해체되고 리더십의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써 공식적으로 지명된 학교장뿐 아니라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갖춘 교사들도 리더십의 영역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의미다. 두 번째, “상황”은 정례화 된 활동, 도구, 인공물, 조직문화 등을 포함하는 요소이다. 상황은 리더십의 실행을 규정하는 동시에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학교 리더는 교직원들뿐만 아니라 상황과도 상호작용하게 된다. 상황의 하위 요소 중에 하나로 분류될 수 있는 학교문화는 분산적 리더십 실행의 사회적 · 문화적 맥락을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개념이다. 세 번째, 리더십의 분산적 관점에서 학교 내 구성원들의 상호의존 및 신뢰, 협력 등의 조직문화가 분산적 리더십 실행을 위해 전제되고 있다. 교사의 높은 효능감과 상호신뢰가 분산적 리더십 실행에서 중요한 요소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상호협력과 신뢰, 소통과 개방, 자율성과 능동성 등에 기반을 둔 긍정적인 조직문화는 분산적 리더십의 핵심적인 요소로서 교사들의 전문성 개발과 교수-학습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전문가 학습공동체 형성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분산적 리더십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전은 통합하는 힘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똑같이 공유하는 분명하게 조율된 비전은 화합하게 하는 응집력을 발휘한다. 과정은 갈라지고 항로를 이탈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 리더는 공식적 권위를 가진 사람이기보다는 전문성을 가진다. 리더십은 필요에 따라 변화한다. 리더십은 일반적으로 과업이나 활동을 위한 전문가의 권위를 가진 사람들에게 있다. 셋째, 협력팀은 특정 목적을 위해 형성되었다. 팀은 유동적인 멤버십을 가지는데, 과업, 역할, 필요한 재능에 따라 변화하는 유동적인 멤버십을 갖는다. 이것들은 영구적인 팀이 아니다. 넷째, 실행 공동체가 나타난다. 비록 협력적 활동들이 해산되기 쉬울지라도 실행 공동체는 일이 끝난 후에 오래 그들의 제휴로 유지되며, 종종 미래의 요구와 잠재적인 협력 구성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위하여 서로 연계한다. 다섯째, 개인들은 그들 스스로 이해 당사자라고 인식한다. 모든 개별 팀 구성원들은 필요할 때 리더십의 지위를 기꺼이 맡을 수 있다. 여섯째, 조직 목표는 개별 팀에게 할당된다. 사명을 달성할 필요가 없는 과업은 구성요소 부분으로 분해될 수 있고, 과업을 최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팀에게 배정될 수 있다. 일곱째, 분산적 역할과 과업이다. 분산적 역할과 과업은 다양한 시간대, 장소와 발산적 조건에서 일어난다. 여덟째, 변화와 개발의 핵심으로서의 탐구다. 탐구는 조직쇄신과 혁신의 핵심이다. 분산적 리더십의 궁극적 목적은 지식창출과 조직개선이다. 엄격한 위계의 학교 조직에서 학교장은 학교경영에 관해서 모든 분야에 중요한 역할과 책임을 담당을 해 왔다. 그러나 분산적 관점에서의 리더십은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에 있어서 학교장의 리더십뿐만 아니라 교감, 수석교사, 교사 간의 협력과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리더 범위의 분산과확대는 리더십의 경계가 해체되고 조직 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공식적․비공식적 리더들 또한 분산적 리더십의 영역에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장의 리더십은 교수 학습과 교육과정 운영에서 공식적·비공식적 리더로서 실질적 역할을 담당하는 교사들에게 자신의 권위와 책임을 분업의 원리에 따라 공식적으로 위임 또는 이양하고, 교사들을 공동의 리더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도록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학교에서의 분산적 리더십은 리더의 범위 분산과전문화로 학교 운영과 교수-학습 개선, 학생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반면, 책임과 권력 분산이 학교조직 경영의 효과성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는 점도 인식해야 할 문제이다.
미래사회에는 창의성뿐만 아니라 사회성과 감성을 고루 갖춘 인재가 요구되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2013년 3월 대한민국은 신학기 시작과 동시에 학교폭력 등으로 인한 아이들의 안타까운 자살소식이 여전히 들려오고 있다. 학교폭력 및 인성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교육의 돌파구를 독일, 미국 등에서 실시 중인 사회성 및 감성교육 프로그램에서 찾아본다. 獨“학교폭력 못 참겠다”폐교 요구 교사 탄원이 계기 보스 체험으로 신뢰·사회성 형성 구두 2000켤레 닦기로 사회체험 독일은 16개 주가 연대적인 교육정책의 방향 등을 논의할 수 있도록 상설 공동협의기구를 두고 있지만 구체적 교육제도와 방향에는 차이가 있다. 독일의 사회성․감성교육은 청소년 일상생활에 가까이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사회의 전체적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 루틀리 스쿨=학교폭력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2006년 교사들이 베를린 상원에 폐교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사회에 크게 알려졌다. 다문화 통합이 폭력 가중의 주원인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복싱, 티셔츠 디자인 및 판매, 미국인 쇼그룹과 워크숍 후 공연 등 세 가지 프로그램 중 적어도 하나에 참여해야 했다. 실제적 상황 속에서 훈련하고 경험하면서 사회성 및 감성을 함양하도록 한 것이다. 루틀리 스쿨 사건은 독일 사회에 사회성 및 감성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시킨 계기가 됐다. ◇ 클라이네 킬슈트라세 종일제 초등교=전체학생의 83%가 이민자 가정이며 다수가 실업상태이고 결손 가정도 많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들을 독려하며, 정서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데 교육목표를 뒀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학습수행 속도와 능력에 맞춰 학습 받을 수 있도록 주간학습계획표 및 ‘주간 학습다이어리’를 작성하도록 했다. 또한 ‘학부모카페’를 운영함으로써 이민자 가정들이 협의 체제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왔다. ◇ 빌레펠트대학 부속연구실험 종합학교=저학년 교과과정은 학과명 대신 경험(사회과학), 사물(예술과 자연과학), 생각(언어, 수학), 신체(스포츠, 놀이)의 4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또 전일 프로젝트수업을 실시함으로써 구체적 경험을 통해 실질적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학습 내용을 스스로 반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학교는 2004년부터 ‘구두 닦기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2000 켤레의 구두를 닦으면서 미성년자 고용 등 불공정한 일들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고 이윤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 사회성과 감수성을 기른다. ◇ 막스 브라우어 스쿨=이 학교는 ‘Boss System’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차례로 보스가 되고 보스에게는 과제가 부과된다. 보스는 수행과제에 대해 교사와 논의하고 다른 학생들은 항상 보스에게 먼저 묻는 시스템을 갖췄다. 결론적으로 학급 전체의 신뢰가 형성되면서 학생들의 사회성이 향상됐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설명하거나, 듣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 것이다. ◇ 헬레네 랑에 스쿨=이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최대한의 시간을 할애하며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주제들을 심화학습 하는데 주력한다. 또 학급 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모임을 갖는다. 부적절한 방식으로 상대를 비판하는 등의 행동을 보일 경우, 위원회에서 경고카드를 받게 되고 심각할 경우 퇴학을 권유받을 수도 있다. 사례수집 등에 참여한 이정미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여러 형태의 사회․감성교육은 학생들이 제한된 학교를 벗어나 다양한 인간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교과과정에서 미처 접하지 못한 영역에 대한 학습동기를 구성하거나 새로운 재능계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자신의 관심영역, 사회적 관계를 확장시켜나가면 갈등상황에 고착되지 않고 신체․정신적으로 성장해 창의․능동적 사고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美 폭력·비행·약물남용 해결 위해 프로그램 도입 민간단체 인증, 가이드라인 제공 학교장·교사·학부모 등 역할 명시 미국 또한 청소년 폭력 및 비행, 약물남용 등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개혁 중 하나로 사회․감성학습(SEL: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고 있다. 이 교육을 담당하는 대표적 비영리 단체인 CASEL의 SEL 프로그램 핵심 요지는 “학업성적 향상을 위해 사회․감성적 욕구가 만족돼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주정부, 교육청, 학교단위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활용할 수 있도록 토론이나 학교․가정․지역사회가 동참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CASEL은 SEL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참고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며 효과를 거두기 위한 학교장, 교사, 학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장의 역할은 ▲SEL 시행을 학교 관계자와 가족에게 알리고 ▲교사와 관계자를 계획 과정에 참여시키며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 등이다. 교사의 경우에는 ▲가정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학부모와 정기적 의사소통 ▲교실에서 SEL 기술을 연습․적용할 기회 제공 ▲참여적 수업방식 이용 등의 역할이 주어진다. 부모는 학교의 SEL 프로그램 계획, 시행, 평가 과정에 참여하고 아이와 함께 관련 과제를 해야 한다. 교사들은 프로그램 활용 후 주어진 평가 틀에 체크해야 하는데 이러한 평가 결과는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질을 높이는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된다. 목록에는 프로그램이 학년에 따른 연계성이 있는지, 평균 시수는 얼마나 배정 했는지에 대한 기록 란이 마련돼 있다. 또 SEL 수업 원칙인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 ‘교육과정과의 통합수업’, ‘전담교사 배치’ 등을 확인 할 수 있으며 SEL 기술을 실천할 기회를 가졌는지, 프로그램 촉진을 강화시키는 요인(가정, 지역사회, 학급)들을 실천했는지의 여부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차성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도 정부 주도 어울림프로젝트나 민간단체들이 내놓은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정리가 필요하다”며 “아직 사회성․감성교육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은 없는 만큼 평가와 인증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전문연구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예로 보면 인실련과 같은 민간단체가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프로그램이 학교 안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지역사회 및 정부 차원의 지원과 예산 조치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일석 전 경기 오산운천초 교장이 정년퇴임 기념집 ‘좋은 우리 열린 생각’을 펴냈다. 고 교장은 “40여년간 초등교육자의 길을 걸어오면서 느낀 사랑, 열정, 헌신 등의 경험을 이번 기념집을 통해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조용휘 서울우신초 교장이 최근 자신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교단수상록 ‘행복한 사람’을 출간했다. 수상록은 수필, 단상, 기행문, 편지글의 4부로 엮었다. 조 교장은 2001년 한국글사랑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한국글짓기지도 회장을 역임, 서울초등문예창작교육연구회장,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상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결국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중등 장학사 시험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이 6일 구속됐다. 대전지법은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교육감에 대해 실질심사를 통해 ‘교육감이 비리를 저질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 우려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교육감은 대전 둔산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에서 경찰과 검찰의 추가조사를 받게 됐다. 7일 경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김 교육감은 장학사 4명에게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교사 4명을 시험에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를 위해 측근인 공직감찰담당 장학사는 인사담당 장학사와 천안교육지원청과 태안교육지원청 소속 장학사와 모의해 출제위원 포섭, 문제유출, 금품수수 및 보관 등의 임무를 나눠 맡았다고 경찰을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두 차례 강도 높은 소환조사에서 완강히 부인했으며,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관련 의혹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 교육계는 사법부 판단과 별개로 김 교육감의 구속 자체에 큰 충격에 빠졌다. 이미 이전 두 교육감이 구속수사와 법적판결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2000년 강복환 전 교유감은 승진과 관련해 후보자에게 뇌물을 받아 징역형을 선고 받은 바 있으며, 다음 교육감이 오제직 전 교육감 역시 불법선거운동과 뇌물 수수 등으로 자진사퇴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오 전 교육감은 사전선거운동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김 교육감이 구속됨에 따라 자진사퇴 여론이 높아지면서 설상가상 내년 4월 보궐선거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도교육청은 승융배 부교육감 대행체제로 운영되지만 수사당국이 수사를 초등 장학사 시험과 행정직 인사 비리까지 확대할 뜻을 내비치고 있어 당분간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