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7,18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최근 세종시교육청에서 반민주적·정치 편향적 도서를 일선 초·중·고교에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정치 편향적 도서인 ‘촛불혁명’을 출판사에서 기증받아 관할 99개 초·중·고교(개교 예정교 포함)에 배부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도서는 박근혜 정부 탄핵 촛불집회가 시작된 2016년 10월부터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까지 역사적 장면과 의미를 총 484장의 사진과 글로 묶은 450쪽 분량의 책이다. 민주시민교육 원칙 ‘강요·주입 금지’ 세종시교육청은 이 도서를 배부하면서 교원·학생들의 민주시민교육 공감대 확산을 내세웠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반민주적 행정독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원·시민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배포 중지와 회수를 요구했다. 학부모들도 이념·정치에 치우친 비교육적·반민주적 처사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세종시교육청은 해당 도서를 학교에 배부하기 전 도서의 성격, 기증 목적, 내용 등을 검토해 ‘역사적 사실을 자료 중심으로 서술한 도서’, ‘헌법의 기본가치와 민주주의 제도 실현을 위한 도서’로 분류했다는 아전인수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민주주의 이념과 민주시민교육의 목적에 정면 배치되고 일반적인 상식과도 거리가 멀다. 도서에는 특정 정치적 사건에 대한 일방적 주장, 주관적 견해, 특정 집단에 대해 적개심을 부추기는 등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내용이 다수 수록돼 있다. 특히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유명(幽冥)을 달리 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촛불 광장을 지켜준 우렁각시 같은 존재라고 미화하고 있다. 반면 세월호 사건을 탄핵과 연계하고, 검찰·야당·삼성 등을 개혁 발목을 잡는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 또한 쟁점 사안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이를 정치 편향적 시각에서 확증적으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 민주시민교육의 중요한 준거인 ‘보이텔스바흐협약’의 제1원칙이 ‘강요와 주입 금지’다. 절대로 교사·학생들에게 편향된 주입식 사상교육, 정치적 신념과 입장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세종시교육청은 해당 도서를 학교도서관에 비치해 민주시민교육 자료로 활용토록 안내만 했을 뿐, 교사·학생 개인에게 보급하거나 수업 활용을 강제하지 않았으므로 활용 여부는 전적으로 학교·교사의 몫이라면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 발뺌 대처로 빈축을 사고 있다. 배포해 놓고 활용은 학교 책임? 시·도 교육청은 특정 이념·정치에 물든 비교육적 자료·매체 등이 신성한 학교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최후의 보루다. 교육감은 교육 청정구역을 보호하는 수장이다. 문제 도서를 일선 학교에 배포해 놓고, 활용은 학교·교사의 책임이라고 떠미는 것이야말로 신(新) 책임 전가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행동은 반민주적 작태를 일삼는 일탈’이다. 촛불정신이 민주주의라고 강변하는 진보 교육감들이 정작 학교와 교원, 학생, 학부모 등의 의사를 무시하고 이념·정치 편향적 행정을 남발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반민주적 교육행정 근절이 올바른 교육의 기저다. 세종시교육청은 사과하고, 해당 도서를 조속히 회수해야 한다. 아울러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도 필요하다.
만 36년 동안 서라벌고에서 근무하고 정년 퇴임해 성실하게 장기근속했다는 의미로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훈장으로 ‘훈장국’을 끓여 먹을 수는 없지만, 봄날 햇살처럼 눈부시게 기분이 좋다. 수십 년 동안 학교생활을 보람차고 즐겁게 하고 학교 정문을 나서는데, 제2의 인생에 대한 기대가 차오른다. 교사라는 이름표 외에 ‘시인’ ‘수필가’라는 또 다른 멋진 이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제2의 인생을 대비해야 할까. 행복한 교육자로 사는 비결 첫째, 긴 안목으로 미래 교육에 대비하라. 산업혁명 이후에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제3차 산업 시대에는 IT를 기반으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이제는 교육도 산업처럼 초지능과 초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21세기를 대표하는 아이콘은 ‘아름다움, 랩톱, 랩음악’이다. 이 세 요소는 경쟁을 유발하기보다 창의력과 관련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과거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정체성을 안정시켜주고, 장래 인류를 위로할 예술과 문화를 싹틔울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자들은 창의력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도 이루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미래 교육에 앞장서야 한다. 둘째, 자신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연구하라. 가르치는 것이 직업인 교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다. 교과 내용을 충분히 연구하고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연수 기회를 활용하고 가능한 한 학업도 계속해야 한다. 수업 이해를 돕기 위해 교과서 내용도 재구성하고 전달 방법까지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의무감이 아닌 즐겁게 자신의 분야를 연구한다면 틀림없이 큰 성과를 얻을 것이다. 『논어』 제1편 ‘학이’편에서 공자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悅乎’라는 가르침을 펼쳤다. 공자의 가르침처럼, 교사로서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 그 기쁨을 아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면, 학문을 탐구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제2의 인생, 미리 준비해야 셋째,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특기로 발전시켜라. 교사로서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제 간의 정도, 보람도 느낀다. 하지만 교단에서 세월이 흐르면, 교사로서의 삶이 단순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학생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에 목말라 무엇인가 탈출구를 모색하게 된다. 필자는 원래 글을 끄적이는 것을 좋아하는데, 시와 수필에서 등단해 시인, 수필가라는 이름표를 얻어 활동하고 있다. 글쓰기가 아니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교육과 연결하여 개척한다면,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 미래 교육에 앞장서며 자신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특기로 발전시킨다면, 퇴직할 즈음에는 어떤 분야의 ‘꾼’이 돼 제2의 인생을 펼칠 수 있지 않겠는가. 행복한 교사 되기 못지않게 교육자 생활을 행복하게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남 천안가온초(교장 송토영)는 겨울방학 동안 교내 현관에 독도학습관을 구축했다. 독도학습관은 독도 영토보전 의식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홍보, 일본의 지속적인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VR 및 AR 체험 등을 통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눈높이에 맞는 독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독도학습관은 크게 역사관과 자연관으로 구성됐다. 역사관에는 독도 아카이브, 3D 독도 영상, 3D 입체사진, 독도의 역사와 연혁 등을 전시했고, 자연관에는 독도 사진 갤러리, 천연보호구역 독도, 독도에 사는 생물 등을 주제로 전시를 구성했다. 송토영 교장은 “독도학습관을 통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독도의 중요성을 알리고 독도에 관한 관심과 애정을 함양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겨울 추위가 매섭던 지난달 중순,최혜영 부산진중 보건교사(보건교사회 부산지회장)는 코로나19 선별 진료소로 향했다. 의료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유난히 추웠던 그 날, 추위를 이겨보려고 등에 붙였던 핫팩 때문에 화상을 입으면서도 봉사를 이어갔다. 검사 대상자 명단 확인, 검사 대기자 거리두기 안내, 유증상자 상담 후 의사에 인수인계 등 일손을 보탰다. 지난 1월 말부터 개학 전까지, 최 교사를 포함한 부산 지역 보건교사 20여 명이 선별 진료소에서 자원봉사 했다. 학사 일정과 가까운 선별 진료소의 상황, 참여 가능한 기간 등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참여했다. 최 교사는 일주일 동안 선별 진료소를 찾았다. 그는 “봉사는 소리 없이 조용히 해야 한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짧은 방학을 반납하고 자원봉사에 나서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코로나19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근 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니 남의 일 같지 않았죠. 그 무렵, 간호사협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의료 현장에 인력이 부족하다면서요. 보건교사는 간호사 면허증을 가진 의료인입니다.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 힘을 보태자는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보건교사회 부산지회장이기도 한 그는 부산 지역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자원봉사 희망자를 모집했다. 1차 모집에는 초·중·고 9개교에서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2차 모집에서도 학교 10여 곳에서 근무하는 보건교사들이 자원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방역수칙은 더욱 엄격하게 지켰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빈틈없이 방호복을 갖춰 입고 활동했다. 최 교사는 “하루 네다섯 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다가 벗었더니, 몸 곳곳에 자국이 많이 남았다”면서 “뉴스로만 접했던 의료진들의 고충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했다. “의료용 마스크를 끼고 고글을 꼈더니 금세 습기가 찼습니다. 습기가 시야를 가려서 계속 닦아내야 했어요. 추운 겨울에는 그나마 낫겠다 싶었어요. 추우면 옷을 껴입고 핫팩이라도 붙이면 되지만, 더운 여름에는 어땠을까, 고생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는 선별 진료소에서 만난 아이들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봉사활동 첫날에는 아버지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가족을 만났다. 울면서 차례를 기다리던 초등학생 자녀들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 최 교사는 “떨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저도 어쩔 수 없는 교사더군요. 검사를 받으려고 줄 서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학생들만 눈에 들어왔어요. 잔뜩 긴장해서 불안해하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괜찮다’고 말을 건넸어요. 사실 선별 진료소에서는 밀려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른, 아이를 구분해서 대할 수는 없어요. 검사만 진행하기에도 인력이 부족하고, 의료진들의 피로도도 높고요. 제가 봉사하는 시간만큼은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선별 진료소에서 자원봉사 했던 보건교사들은 자가격리를 거친 후 학교로 돌아갔다. 지난 2일, 새 학기가 시작됐다. 최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두 학년이 등교했다.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학사 일정을 소화하느라 쉴 틈이 없지만, 최 교사는 “주인이 돌아오니까 이제야 학교가 살아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보건교사로 30년 넘게 근무했지만, 이런 팬데믹 상황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등교할 수 있는 지금을 교사들도 무척 소중하게 여깁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나왔을 때 한 번 더 관심을 주고 한 사람, 한 사람 챙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앞으로 감염병 예방 교육, 건강 관리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 등 보건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겁니다. 보건교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합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개원 연기투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한 서울시교육청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1·2심 판결이 대법원까지 확정됐다. 지난달 중순 배재·세화고에게 위법하게 자율형사립(자사고) 지정을 취소했다는 1심 패소 판결에 이어 또 쓴잔을 받아든 시교육청이다. 시민들은 무리한 정책 추진의 결과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말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한유총이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낸 ‘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의 승소 판결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2019년 한유총은 “정부·여당이 공정한 의견수렴 없이 ‘유치원 3법’을 밀어 붙인다”며 반대투쟁에 나섰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들이 취소 지시를 내렸음에도 투쟁을 강행한 한유총은 서울교육청으로부터 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을 받았다.당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기자회견까지 열어 “개원 연기투쟁으로 유아의 학습권과 공공의 이익을 해쳤다”고밝힌 바 있다. 한유총은 이에 불복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1·2심 재판부로부터 승소를 이끌었다. 재판부는 “투쟁에 참여한 사립유치원은 전체의 6.2%에 불과하고, 그나마 개원 연기로 인한 자체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며 “투쟁은 시작 당일스스로 철회했고, 개원이 연기된 기간은 하루였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까지 승소한 한유총은 “현명한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힌 반면 서울교육청은 “아쉽지만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입장문을 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달 중순 배재·세화고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은데 이어 일주일 만에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교육계는 “진보교육계의 ‘보여주기 막장 정치’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한 자극적 언행은 그렇다 쳐도 행정까지 법치를 벗어나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사실 한유총 개원 연기투쟁 자체는 불법이 아니었다. 현행법상 입학일자 결정권은 유치원장의 운영권에 속한다. 그럼에도 교육부 장관과 진보교육감들은 ‘불법’ 운운하며 취소 명령을 내린데 이어, 법인 설립허가 취소까지 끌고 갔다. 1심에서 한유총 승소로 결정 났을 때 멈출 수 있었지만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항소를 제기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항소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교사도 교수와 같이 그 직을 유지하면서 교육감 선거에 나설 수 있도록 ‘출마휴직’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3일 초‧중등교원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거나 당선된 경우 휴직할 수 있도록 한 '교육공무원법' 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초‧중등교원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때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둬야 한다. 반면 대학교원은 그러한 제한이 없다. 교육감은 교육 예‧결산, 초‧중‧고등학교의 설치‧이전‧폐지, 교육과정 운영 등의 직무를 수행하므로 초‧중등교원의 입후보도 대학교원에 걸맞은 수준으로 보장돼야 함에도 현직 초‧중등교원은 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하기 어려웠다. 이에 강민정 의원은 "초‧중등교원도 대학교원과 마찬가지로 그 직을 유지하면서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도록 초‧중등교원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거나 당선된 경우 휴직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교육감 선거 출마를 위한 휴직 기간은 해당 선거일 전 5개월부터 선거일 후 2개월까지의 기간 이내이다. 교육감 선거는 지방선거와 같은 6월 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교사의 휴직은 신학기 전에 가능하기에 학습권 침해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육공무원 일부개정법률안'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강민정 ‧ 강득구 ‧ 강병원 ‧ 김진애 ‧ 남인순 ‧ 심상정 ‧ 용혜인 ‧ 이상헌 ‧ 이성만 ‧ 정성호 ‧ 최강욱 총 11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인천교총(회장 이대형)이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의 ‘학교 구성원 인권증진 조례안' 추진에 대해 교권추락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조례안 내용 중 상당 수 문제점이 파악됐으며, 의견 수렴 없이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올바른교육사랑실천운동본부(상임대표 가용섭)는 2일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시교육청의 조례안에 반대입장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인천교총은 “입법 과정에서 지켜야 할 공청회 개최, 각계의 공정한 의견수렴 절차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례 제정은 공청회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야 함에도 이를 외면한 채 강행 처리하려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당한 의견수렴 절차를 통해 해당 조례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례추진 반대 이유로 ▲이미 상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권을 조례 범위에서 다루는 문제 ▲조례 대상 범위 무리한 확대 ▲인권보호관의 과도한 권한 및 역할 부여 ▲학교 안에서의 정치적 의견 개진과 공표 등을 들었다. 이대형 인천교총 회장은 “이번 조례안은 범위를 ‘학교구성원’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타 시·도의 학생인권조례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인용한 것에 더해 무리하게 학부모, 교직원에 관한 부분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다른 법률과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내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2017년 1월 제정된 ‘인천시교육청 학교 학부모회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와 중복되는 부분이 다시 조례로 추진되면 충돌 지점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학생 징계에서 ‘대리인 선임권의 보장’을 명문화하는 등 위임입법을 넘어서 위법성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시교육청은 조례안을 1월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에는 학교 구성원이 보장받아야 할 인권이 명시됐으며 신체적 자유, 차별받지 않을 권리, 개성을 실현할 권리, 표현과 집회의 자유,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권리 등이 포함됐다. 특히 현재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서울·경기·광주·전북 등 지역과 달리 범위를 교직원과 학부모까지로 그 대상을 넓혔다. 그러나 교권 추락 등을 우려하는 교직원과 학부모의 반발 여론은 거세다. 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 ‘교사의 생활지도권 박탈 가능성’을 우려하는 반대 글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제정 시 학교 현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조례안은 전면 수정되거나 즉시 폐기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2021학년도 신학기 등교가 2일 전국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전북 무주군 소재 설천초와 설천초병설유치원은 특별한 시업식과 입학식을 선보였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전원 한복을 입고 등교해 시업식과 입학식에 참여했다. 학년별로 통일된 컬러가 눈에 띄었다. 이는 작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지급한 것이다. 3일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미 사용 예산을 뜻깊게 쓰고자 교직원 협의를 거친 끝에 시업식, 현장체험학습 등 학교행사에 우리 전통의 멋을 살리고 계승하는 의미에서 한복 무상지급이 결정됐다. 이들 행사에서 ‘한복 등교’를 하는 경우 분기당 1회 정도다. 한복을 지급받은 아이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빈도수는 더 추가될 수 있다. 설천초 학생들은 한복과 더불어 방한용 조끼, 그리고 기초 학용품과 학습준비물도 무상으로 지급받고 있다. 백희철 교장은 “1회성으로 그칠 예산 사용보다 오랜 기간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안했다”며 “물질적인 지원도 뿐 아니라, 열정 넘치는 선생님들이 끊임없는 고민으로 학생 저마다의 개성에 맞는 색다른 수업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천초와 설천초병설유치원 107명 학생 전원이 등교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이날 전국적으로 전면 등교가 시행돼 도심지역의 대규모 학교 등은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밀집도 원칙을 준수하며 등교와 원격 수업이 병행되지만, 소규모 유치원(60명 이하)과 소규모 학교(300명 이하, 혹은 학급당 학생 수 25명 이하인 400명 이하)는 전면 등교할 수 있었다. 설천초는 유치원 2학급, 초등 6학급, 특수 1학급으로 구성됐으며, 교사 성비도 고른 편이다. 백 교장은 “도시권역에서 온라인수업으로 애로사항이 많지만, 시골의 소규모학교에서는 전원 등교 하에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교육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광주교총(회장 김덕진)은 지난달 27일 광주교총 회의실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과의 교육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광주교총에서 김덕진 회장,김남금·박희복·최규남 부회장,손영완 교섭위원장이 참석했다. 임미란 광주시의원도 윤 의원과 동석했다. 이 회장과 윤 의원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수석교사 확충, 관리자(학교장) 경영권 존중, 교원의 퇴직 전 사회적응 기간 필요성, 초등 돌봄제도 개선 등 지역교육 현안에 대해 2시간 정도 논의했다. 특히 이들은 오랜 논의의 산물인 수석교사 확충 문제, 광주 기간제 교사가 전체의 30%를 넘는 학교의 운영 난맥상,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감축 등의 주제를 심도 있게 나눴다. 광주교총은 기타 건의사항으로 교원단체법 조속 심의 통과 요청, 학교현장의 실효성을 감안한 기초학력보장법안 재검토 등을 요청했다. 이에 윤 국회의원과 임 광주시의원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시의회나 국회에 잘 반영하기로 했다. 광주교총과 윤 의원 등은 8월경 다시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정례적으로 제도화하기로 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충북교총(회장 서강석)은 지난달 말 청주시 오창읍 소재 제이원 청주호텔(대표 유규하)과 호텔사용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 체결로 충북교총 7000여명의 회원 및 가족은 제이원 청주호텔 객실 이용 시 조식 포함하여 우대 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 서강석 충북교총 회장은 “앞으로 회원의 복지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업무협약 확대 및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말의 힘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 왕실의 화가를 지낸 벤저민 웨스트의 어릴 적 이야기이다. 어머니가 잠시 외출한 사이 누나의 그림물감을 꺼내 누나의 초상화를 그린다며 온 방에 색칠을 해놓았다. 외출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사방 벽은 물론 자기 옷까지 얼룩덜룩 색칠한 벤저민을 보고 크게 놀랐다. 잠시 아무 말도 않던 어머니는 벤저민을 끌어앉고 입을 맞췄다. " "우리 아들, 그림을 참 잘 그리는구나. 정말 대단하다." 크게 혼날 줄 알았던 벤저민은 어머니의 따듯한 말 한 마디에 그때부터 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붓다와 다시 시작하는 하루 213쪽에서 인용함. 율곡 이이의 뒤에는 신사임당이 있었고, 책을 읽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난 에디슨을 사랑으로 가르친 것도 어머니였다. 위대한 수녀 마더 테레사의 뒤에도 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다. 아름다운 삶, 위대한 삶을 남긴 사람 뒤에는 어김없이 어머니가 있다. 마더 테레사 뒤에는 역경을 이겨낸 어머니가 있었다 120 여개 국에 자신의 영혼이 깃든 '사랑의 선교회'를 남기고 떠난 마더 테레사. 그녀는 평생 낮은 곳에서 사랑을 전하며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부모님의 영향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녀의 부모님은 늘 어려운 이들에게 나눠주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특히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녀의 어머니는 가정을 훌륭하게 이끌어갔을 뿐 아니라 깊은 신앙심으로 막내딸의 수녀 서원과 인도에서의 선교 활동을 지지해 주었다.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기억하는 테레사 수녀를 지탱해준 힘은 바로 어머니라는큰 나무였다. 나처럼 어머니와의 인연이 짧은 사람에게는 부러운 이야기이다. 내게도 신사임당이나 에디슨의 어머니까지는 못 되어도 그저 곁에만 있어준 어머니가 있었다면 내 삶이 조금 더 따스하지 않았을까.유년이 빛나지 않았을까. 원하는 공부를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아직도 내 안에 살고 있는 어린 아이는 슬픈 눈물을 거두지 못한 채 사모곡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도 눈물을 쏟곤 한다. 원망이 되었다가 그리움으로 한으로 남았다가 이제는 정물이 되어 버린 명사, '어머니' 역설적으로, 불완전한 가정, 어머니의 부재는 나로 하여금자생력을 기르게 하는 기폭제가 되어 구르는 돌로 살아 남을 수 있는 질긴 생명력을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누구에게 의지할 수 없고 누구도 믿지못한 채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달리게 만들었으니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결핍동기 덕분에아직도 나는 더채우고 더 태울것이 남아 있어 삶에 집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육체의 시계는 느려지건만. 독서와 글쓰기를 평생의 신념으로 가르치다 내 아픔과 좌절을닮은 제자들의 아픔이 더 잘 보였고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보듬고 격려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말을 해야 위로가 되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자존감을 회복하는지 깊이 생각하며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다. 그 아픔과 상처가 옹이가 되어 인생을 더 탄탄하게 살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 주려 했다. 동정보다는 격려를, 다독임보다는 일어설 방법을 제공하려고 힘썼다.아픔을 아픔으로 끝내지 않고 승화시키며 사는 삶을 몸으로 보여 주고 싶었던 선생으로 살고 싶었다. 책을 읽게 하고 글을 쓰게 만들었다. 미래를 설계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글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임을, 눈물 흘리며 쓴 일기가 스스로를 보듬으며 한 걸음 내딛는 힘이 되게 노력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힘을 낼 수 있었던 나를 보여주며 상처와 고난은 이겨내는 자에겐 결코 상처로 남지 않음을나의 제자들과 나누었다. 교직 38년 동안 독서와 일기 쓰기를 평생의 신념으로 가르쳤다. 그것은 내가 살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었으니 그대로 가르쳤다. 선생은 먼저 간 길을 보여주는 자일 뿐이다. 자신이 하지 못한 일, 하지 않은 일을 가르치는 것에는 자신이 없었다. 칭찬하고 싶은 아이에겐 책을 선물했고 제자들과 중요한 순간이나 헤어질 때는 손편지에 마음을 담았다. 먼 후일 힘든 날이 오면 다시 읽어 보라고. 나의 언행과 가르침은 잊어도 좋으니 부디책을 가까이 하고 진심이 담긴 한 문장이라도 일기를 꼭 쓰라고 애원했다. 아직도 줄 것이 남아 있으니 다행이다 돌이켜 생각하면 내 아픈 유년의 슬픔으로 인해 훌륭한 어머니는 못 되어도 나쁜 어미는 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살아낸 인생이었다. 그것은 아직도 진행형이다.내가 받지 못한 모정을 딸과 아들, 외손녀에게 쏟고 있으니. 정년퇴직을 하고 좋아하는 독서와 글쓰기에 전념하며 도서관 생쥐로 살고 싶었다. 마음껏 책을 읽고 자유인으로 살고 싶었던 꿈은 다시 미뤄졌다. 겨우 1년 쯤 쉬고 있을 때 터진 코로나 19로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딸아이의 안타까운 모습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코로나 19가 불러온 긴급 상황이었다. 2년 가까이 돌보던 육아도우미가 아프면서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외부 사람이 드나드는 것에 예민해졌다. 특히 남의 손에 맡기느니 공직을 그만두겠다는 딸의 하소연엔 나의 모성 보호본능이 작동했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직장인데, 고생해서 공부한 젊은 날이 아깝고 아이는 곧 자랄 테니 자신의 일이 있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어미가 도울 테니 걱정 말고 직장을 놓지 말라고. 자식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당당한 인생을 사는 건 더 중요하다고. 지난 해 6월 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는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 식사까지 봐 주며 거의 12시간 가까이 육아와 살림을 도왔다. 어린이집에 등원하기 시작한 요즈음은 아침 일찍 가서 도와주고 집에 왔다가 오후에 다시 가서 살림과 육아를 거들어 주는 중이다. 몸은 고되고 힘들지만 아직도 내가도움을 줄 수 있다는사실이 감사했다. 가족이 있어도 기대기는커녕 그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내 젊은 날이 준 깨달음은 힘이 남아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육아와 살림은 반복적이고 일상적이지만 표가 나지 않는다. 독박육아를 하는 젊은 엄마들이 육아우울증에 걸리는 게 이해가 되었다. 코로나 19로 하루 종일 아파트에 갇혀서 말도 통하지 않는 꼬맹이와 씨름하고 반복적인 집안 일을 휴일도 없이 하다 보니 지치는 날이 많았다.귀엽고 사랑스런외손녀이지만 떼 쓰고 울어댈 때는 신경이 곤두서고 급기야는 체력이 방전되기도 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딸이제대로 돌보지 못한 미안함에 아이에게 야단이라도 치고 나면 자괴감에 시달리게 되니 자존감이 바닥을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곁에서 도와주고 다독일어른 노릇까지 내 몫이다. 그러니 미안해 할까 봐 피곤함을 내색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제눈도 어두운데 이 나이에 쉬지도 못하고 이 고생을 한다고 생각하면 서글퍼지지만 반대로 생각하며 기꺼이 잘해 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자식이 절실한 순간에 손을 내밀었을 때 도울 수 있는 부모 노릇도 축복이라고, 힘든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있다.육아도우미에게 주는 월급을 모아서 어서 빨리 가정경제를 탄탄히 세우라고. 엄마는 연금만으로 충분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워킹맘이라서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던 딸아이에게 진 빚을 외손녀에게 갚아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외손녀를 재울 때마다 딸아이를 재우는 상상을 하곤 한다. 딸을 껴안고 마음 편히 낮잠을 잔 기억이 없으니 얼마나 미안한 엄마였던가! 아직도 줄 게 남아 있는 내 겨울나무의 수액이 마르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영혼을 돌보는 중이다. 이제서야 시간이 나서 책도 읽고 놔 버렸던 글쓰기도 시도하는 중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하니 답답하고 우울함도 사라졌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피곤하지만 행복하다.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중이다. 해맑은 웃음을 주는 외손녀에게서 행복을 느끼지만 순간순간 육체적으로 고단할때는 정신까지 메말라가는 것 같아 폭삭 늙어가는 듯해서 금방이라도 번아웃 되는 건 아닌지 두려웠는데 자판 앞에 앉기 시작하면서 밝아진 내 모습이 좋다. 세상의 아이들이 가정과 사회, 국가로부터 존중 받기를! 아이에게 엄마는 세상의 전부이자 하늘이다. 그 어머니에게 사랑스런 돌봄을 받으며 훌륭한 가르침을 받아야 할 귀한 생명들을 해치고 유기하는 못된 소식들이 지면을 어지럽힌다. 그러니 누구나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되는 세상이 아닐까 하는 위험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아무나 부모가 될 수는 있으나 좋은 부모가 될 자격은 인내하고 노력해야 가능한 명제이다. 세상에는 말의 힘을 가진 사람들이 넘친다. 정치가, 사상가, 언론인, 교육자 등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단연 중요한 사람은 부모이다. 아버지도 중요하지만 모태를 내어준 어머니가 가진 본능적인 보호본능에서 나오는 힘은 아무래도 아버지를 능가하지 않을까. 힘들고 지친 남편을 위로하고 자식을 사랑으로 돌보는 지혜로운 아내와 엄마 노릇을 하려고 애쓰는세상의 모든 엄마를 응원한다. 내 자식을 기를 때보다 더 힘든 요즈음, 아기를 기르는 엄마들이 더 위대해 보인다. 시간을 되돌려 내게서 아버지와 어머니 중 한 사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어머니를 선택할 것이다. 아니, 세상에서 갖고 싶은 것 한 가지만 고르라면 망설임 없이 어머니를 갖고 싶다. 아내를 잃은 아픔으로 나를 제대로 책임져 주지 않은 아버지보다는 나쁜 엄마일지라도 그 따스한 품에서 살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가 보여준 말과 행동은 잊어도 그 느낌만은 오래도록남는다.아직도 나는 세상을, 사람을 온전히 믿지 못하고 인간관계에 서툰 미숙아로 사는 느낌인 것은 모두 어머니로부터 받아야 할 안정감과 기본신뢰감이 낮은 탓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피아제의 교육심리학 이론은 매우 타당하다. 어쩌면 세상이 아픈 이유는 최고의 스승인 어머니들이 바르게 살지 못한 탓은 아닐까 하는 비약까지 하게 된다. 비혼과 낮은 출산율로 아이들을 보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어렵게 결혼을 하고 힘들게 낳은 자식마저 이런저런 이유로 유기하고 방치하여 생명을 해치는 무서운 세상이다. 친자식을 성폭행하고 성추행하는 인면수심을 가진 아버지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세상에 인간의 도리라는 게 있는지! 세상은 날이 갈수록 스마트해지는데 사람이 보여주는 민낯은 거꾸로 가는 것만 같아 두려운 세상이다. 온 인류가 코로나 19라는 긴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어두울수록 빛의 소중함과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가족을 돌보고 서로 돕는 작은 씨앗들이 모여서 세상을 밝게 하리라 믿는다. 내 자식의 부르짖음을, 내 부모의 절실한 필요를 외면하지 않는 따스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이 있음에도 외롭고 구석진 방에서 눈물을 삼키는 사람들이 없는 세상을 기원한다. 이 글은 토요일 오후 외손녀 육아를 마치고 퇴근하고 숙제처럼 남기는 글이다.공교육의 현장에서는떠났지만 가르치고 기르는 교육은 외손녀에게 이어지고 있으니 교단일기를 쓰는 셈이다. 아직 말이 서툰 외손녀가 제 엄마를 툭툭 치다가 때리는 이유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보고 정보를 검색하는 중이다. 내 생각엔 제 마음을 알아달라는 신호로 보이니 더 관심을 갖고 보살피라고, 눈을 맞추고 자주 말을 걸고 안아주라고조언해 주었다. 38년 교직경험으로도 외할머니 노릇은 결코 녹록치 않으니 다시 교육심리나육아 심리공부로 힘을 길러야 할 모양이다. 맛있는 밥을 해주고 많이 놀아주며 책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을 채울 내공이 필요하다. 맞벌이 부부로 살아가는 딸과 사위의 식단을 생각하며 잠자리에 드는 게 일상이 되어 뇌가 젊어질 것 같다. 나는 지금 진정한 어른 노릇을 수행 중이다. 육아일기를 쓰다 보면 해결책이 나올 것 같아 용기를 내어 다시 글을 쓰기시작했다. 시간이 많다고 책을 더 보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아님을 알기에 짬을 내어 쓰는 기쁨에 돋보기 너머로 한껏 키운 글자들이 웃고 있다.글을 쓰는 것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일흔이 더 가까운 외할머니가 쓰는 사는 이야기가먼 후일 외손녀에게 줄 유산으로도 훌륭한 선물이 되리라.
35년 전 때린 제자에게 30여년 전. 가는 학교마다 6학년 담임을 내리맡았다. 학생수는 늘 40명에 가까웠고 학사 일정은 빡빡하기만 했다. 마치 시험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매달 치러지는 학력평가로 인해 학생도 선생님도 긴장의 연속이었다. 요즈음처럼 체험학습이 있거나 수학여행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야영캠프가 있는 것도, 즐거운 야외 학습도 없던 시절이었다. 큰 행사라고는 가을이면 치러지는 대운동회가 전부였다. 그것도 보여주는 운동회라서 거의 한 달 가까이 무용 연습을 하거나 단체 게임 연습으로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얼굴은 구릿빛이 되곤 했다. 이제 와 돌아보면 제자들과 즐거운 추억이 별로 없다. 그 시절에는 담임이 가르친 내용으로 시험을 보던 시절이 아니었다. 문제지를 사다가 보던 시절이었다. 도덕부터 체육까지 지필평가 성적으로 다달이 학력우수상을 주던 시절, 학년이 다른 반과 학급 평균을 비교 당하는 어이 없는 일이 해마다 벌어졌다. 초등학생이었던 내 제자들은 그야말로 공부기계, 시험보는 기계로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모든 학교가 그러했다. 중학교 입학마저 시험을 치러서 반을 배정하던 시절이었고 1등으로 입학한 학생은 학교의 자랑이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반 친구들의 점수가 모두 공개되던 시절, 선생님의 교권이나 학생의 인권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다. 성추행이나 성폭행 같은 단어도 없었다. 선생님들에 의해 벌어지는 학교폭력이나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도 일상이었지만 누구도 제재하는 사람이 없던 슬픈 시절이었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 시절 나의 제자들은 무슨 재미로 학교를 다녔을까? 선생님들 또한 교사로서 보람을 어디에서 찾았을까? 내 반 학생들이 좋은 성적으로 학력우수상을 많이 타는 반 선생님은 1등 선생님이었다. 그러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험 성적 올리기에 올인하느라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은 학력 향상이 화두였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 부터 문제집을 풀었고 사설 시험 제작소의 시험지가 곧 교육과정이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니 시험 문제가 어떻게 나올지, 무엇이 나올지 쪽집게처럼 잘 찾아내서 가르치는 선생님이 대접 받았다. 과학 수업을 실험실에서 제대로 하거나 체육 실기 수업을 충실히 하는 반의 성적은 늘 하위였다. 요즘 말로 하면 참교육을 하는 선생님 반은 늘 눈총을 받아야 했다. 지필평가로 학력을 재던 시기였으니 운동을 잘 하거나 노래를 잘 부르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기는 어려웠다. 참으로 부끄러운 시절이었다. 학생들에게 공정한 평가를 한답시고 평가계를 맡은 선생님은 시험 때마다 전교생이 교실을 바꾸거나 채점 감독 교사를 바꿔서 시험을 치렀고 1등 부터 꼴등 까지 모든 성적이 공개되었다. 성적이 나쁘거나 학습 부진아가 많은 반 선생님은 늘 기를 펴지 못했다. 고학년을 맡은 선생님은 연임이 기본이었고 연세가 들었거나 시험 성적이 부진한 담임 선생님에겐 고학년을 맡기지도 않았다. 타고 난 얼굴 모습이 다르듯 모든 학생은 재주가 다르다. 그럼에도 지필평가라는 한 가지 잣대로 모든 학생을 한 줄로 세워 서로를 짓밟게 하고 성적이 낮은 친구에게 갑질을 일삼게 했던 학교 시스템의 부작용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오직 시험 성적으로 상위 집단, 엘리트 집단에 합류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갑질의 행태는 참으로 다양하다. 엘리트 집단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기업인이 되어 노동을 착취하거나 부당하게 해고하거나 생명까지 잃게 하는 일이 날마다 일어나고 있다. 돈에 눈이 어두운 그들에게 노동자는 부품에 불과하니 언제든 새로운 부품을 끼우듯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 갈아치우는 일은 다반사다. 심지어 교육이 이루어지는 기관에서조차 갑질이 횡행하는 현실이다. 관리자들이 선생님들에게, 대학교수가 제자들에게, 학교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선배 선수가 후배들에게 저지른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 성추행, 학교폭력 등, 하루도 거르지 않고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교직에 몸을 담았던 나 역시 잘못된 시스템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마음에 상처를 안겨주는 학력평가를, 학교장의 명에 따라 실시했을 뿐이니 잘못이 없다고 항변할 수는 없다. 지필 성적으로 한 줄을 세우고 비교, 평가하는 대열에 반기를 들지 못했으니 잘 가르친 선생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을 소중히 하지 않은 교육의 결과는 사회 곳곳에서 썩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나는 결코 그렇게 살지 않았다며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할 자신이 없다. 세상이 힘든 것은 모든 잘못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고 남 탓을 하는 손가락질 문화에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요즈음 나는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를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들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길에 들어섰는지, 누구에게 어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인지. 혹시 내가 가르친 제자는 아닌지. 교직에 있을 때 내가 잘못한 일이 있는지 곰곰이 따져 보곤 한다. 학교폭력 기사가 나오면 그 잘못이 우리 선생님들에게 있음을 먼저 아프게 반성한다. 나는 결코 학생들을 때리며 가르친 적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숙제를 반복적으로 하지 않거나 친구를 고의로 괴롭히고도 사과를 하지 않을 때, 부모님께 불효하고 불손하며 공부를 태만히 할 때 등등 말로 타일러도 반항을 하거나 대드는 학생을 끝까지 좋은 말로만 훈육했다고 볼 수 없으니. 마음 같아선 나도 학생들을 때린 적이 있다고 커밍아웃을 해야 마음이 편할 것만 같은 요즈음이다. 그러니 세상의 선생님들은 학교폭력 기사에 남의 일처럼 말하며 삿대질을 안 했으면 싶다.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 공범이 아닌가! 제자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사랑의 매를 들었을 뿐이라고 강변할 것인가? 모든 게 남탓인 것처럼, 사회나 정치 탓인 것처럼, 숭고한 선생님인 것처럼 세상 탓을 하는 일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교폭력 사태에서 자유로운 선생님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언어폭력까지 더해지면 살아남을 선생님이 얼마나 있을까? 나는 요즈음 다시 태어나면 절대로 남을 가르치는 자리에 서지 않으리라 반성하는 중이다. 세상 어디에선가 혹시 나에게 받은 언어폭력으로, 사랑의 매라는 학교폭력을 잊지 못하는 제자가 있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용서를 구할 것이다. 수년 전 6학년 때 가르친 제자가 부모님께 함부로 행동해서 매를 들어 훈육한 일을 기사로 써서 공개적으로 반성한 적이 있었다. 말로 타일러도 꿈쩍하지 않아 감정이 폭발해서 저지른 젊은 날의 오점이었다. 그때 때리고나서 너무 많이 때려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수십 년이 흐른 후 공개 사과 기사를 보고 그 제자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 잘못 때문이었고 다 잊었으니 선생님도 잊고 마음 편히 사시라고. 몇 번 문자 메일이 오갔지만 아직도 미안함과 부끄러움은 내 몫이니 어쩌랴! 그날 이후 나는 교실에 매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30센티미터 플라스틱 자는 종종 사용한 적이 있으니 그것도 매는 분명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랑의 매조차 들지 말아야 진정한 선생님이다. 그걸 깨닫고 노력했던 것은 불과 몇 해 전이니 생각하면 부끄러울 뿐이다. 옆반에서 과도한 매를 때리는 선생님을 말리지 못했고, 내 반 아이가 선배 선생님에게 뺨을 맞고 들어와도 달려가 항의하지 못한 비겁한 선생이었음을 기억해내고 부끄럽다. 30년 전 수업 시간에 학생에게 심부름을 보낸 선배 선생님 반 아이에게 쉬는 시간에 오라고 했다가 된통 당했던 기억은 어제 일처럼 또렷하다. 그 선생님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그때 사과 받지 못한 억울함이 남아 있다는 증거가 분명하다. 사람은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은 결코 잊지 않지만 자신이 행한 것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당한 사람은 잊지 못하는데 행한 사람은 기억조차 못하는 것이 인간의 한계이다. 그러니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는 순간, 변명보다 진정한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잘못을 덮을수록 과오는 더 커지고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나에게도 학력제일주의의 우산 아래에서 성공한 제자들이 많이 있다. 최고의 대학에 다니거나 해외 유학을 갔거나 이름 있는 집단의 일원이 된 제자들을 자랑으로 여기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그들에게 최고가 되라고 부추기고 일등이 되라고 몰아부친 선생이기도 하다. 성공한 뒤 좋은 영향을 주는 리더가 되라는 말도 잊지 않았지만 그것까지 지키며 사는 제자가 많기를 기원하고 싶다. 나에게 과도한 매를 맞은 張군! 몇 년 전의 공개 사과에도 아직도 나는 마음이 아프네. 그대는 잊었다고 했지만 나는 결코 잊지 않았네. 혹시 이 글을 볼 수 있다면 내가 죽기 전에 반드시 용서를 받고 싶네. 함께 늙어가고 있을 나의 제자 얼굴을 마주 보고 깊은 용서를 구할 참이네. 부디 건강하시게! 그날이 오기를 빌며. 못난 선생의 마음을 글로 먼저 보내네.
새 봄을 맞으면서 전국의 학교는 지금 신분 변화가 한창이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고등학생에서 대학생 그리고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진입하고 있다. 각 시기에는 나름의 특징과 함께 어렵고 힘든 과정이 뒤따른다. 지금은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한다. 당연히 그 속에는 누구에게나 특별히 힘든 과정이 반드시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이하게도 누구나 예외 없이 어렵고 힘든 공통된 시기가 있다. 바로 중⋅고등학생 시절이 그렇다. 어쩌면 이것이 험난한 인생 백세 시대의 시작점(starting point)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시기는 아주 묘한 매력이 있다. 이 시절을 잘 버텨내고 극복한 사람은 그에 대한 보상이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또 실제로 그런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부모와 온 가족, 친척들이 나서 지원을 하며 전력투구를 한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하듯이 이 보상의 뒷면에는 심술궂은 방해꾼인 심리적 부담감이 막중한 스트레스가 되어 학생들을 힘들게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그들은 ‘아프고 나면 성숙해진다.’고 하듯이 몸과 마음은 한층 성장한다.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보다 넓은 세상에 도전하는 진취적인 정신을 소유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단지 좋은 측면에서의 결과론적인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전술(前述)한 것처럼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이 고통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중⋅고등학생 모두는 이 과정 중에 혹독하게 자신을 몰아세우거나 비관적으로 삶을 생각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OECD의 상위권이지 않은가.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는 4세기의 신학자이자 철학자로 초대 교회 교부(敎父: 교회 지도자)중 한 사람이다. 그의 신학적인 사상은 교파에 관계없이 많은 그리스도교 신학자들과 근대철학의 아버지인 르네 데카르트, 실존철학의 거장인 장 폴 사르트르 같은 철학자에게도 두루두루 영향을 미쳤다. 그가 자신의 저서 『고백록』에서 한 말을 소개해 본다. “어떻든 소년기에는 글을 좋아하지 않았고 저에게 글공부하라고 닦달하는 어른들이 미웠습니다. 닦달을 받았던 것은 오히려 저한테 잘된 일이었지만, 어쨌든 저로서는 잘하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시키지 않으면 배우지 않았을 저였습니다. 하는 일이 비록 좋아도 억지로 하면 잘 안 하는 법입니다. (…) 저에게 배움을 강요한 그들도 제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꿰뚫어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충분한 빈곤, 욕된 영광을 두고 채우지 못할 욕심을 채우려는 것 말고는 몰랐습니다.” 그렇다면 삶에서 공부란 어떤 것일까? 사람들은 종종 착각을 한다. 안정적인 삶, 평온한 삶이 되어야 그때 비로소 무엇인가, 즉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 사정이 여러모로 안 좋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공부를 할 수 없어. 나중에 좀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기면 그때 본격적으로 할 거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큰 착각이다. 그런 시간은 쉽게 오지 않는다. 아니 결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설령 왔다고 해도 이미 필요가 없거나 늦었을지도 모른다. 결론은 공부는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사르트르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원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 피투(被投)되어 내던져진 존재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인간은 처음부터 갈등과 긴장과 불안의 연속에서 일상을 추구하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다. 그런 삶 속에서 누구나 끊임없이 평안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이다. 결국 고통이 있다는 것은 한 생명의 인간이 살아 있다는 표징이다. 산 사람, 살아 있는 사람만이 고통을 느끼는데 이 고통이 없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모순으로 가득 찬 소망이다. 인간으로 존재하기에 피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우리는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공부는 신성한 노동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는 특히 청소년에게 중요하다. 우리는 매일 출근해 일하는 노동자이지만 작은 세상인 학교에 등교하는 청소년도 공부하는 노동자이다. 공부하는 노동자에게는 꼭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그것은 자기가 세운 계획대로 차곡차곡 몸이 그것을 기억할 수 있을 때까지 매일 책상에 앉아 일정한 시간을 공부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머리로만 공부하면 몰아서 해도 반짝하고 끝나지만 몸으로 공부하면 습관(habit)이 생긴다. 결국 매일 습관으로 축적한 공부만이 그 사람의 미래를 보장한다. 그런 습관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의 생활패턴과 성향을 잘 분석해야 한다. 처음부터 실패할 계획을 세워놓고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의기소침해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어느 시간에 더 집중을 잘하고 어느 시간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지 또 어떨 때 감정적으로 쉽게 무너지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잠은 적어도 얼마만큼은 자야 집중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와 같은 사소한 것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지금 많이 공부해서 결과가 안 나타나도, 언젠가는 나타난다.”고 말한다. 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말들은 “아무리 공부해도 끝이 없는 것처럼 느낀다. 는 말과 유사하다. 그런 가운데 공부를 통해서 누구나 성숙해지는 것이 바로 공부의 매력이다. 그것은 힘들게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소통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고 좌절도 하고 열등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을 가엾게 여길 줄 모르는 가엾은 인간보다 더 가엾은 것이 무엇이겠습니까?”라고 고백을 했다. 학생은 공부라는 노동을 통해서 지식을 머릿속에 욱여넣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를 바라보며 성장하는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 공부는 노동이지만 자기 자신을 성숙시키고 멋있게 성장해 나가는 아름다운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혹자는 시험은 공부를 즐기는 축제라 부르기도 하였다. 바로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 최초인 로마의 로타 로마나 대법원의 변호사인 한동일 교수가 그렇다. 그는 역사상 700년 동안에 930번째의 로타 로마나 변호사가 된 주인공이다. 누구나 삶은 다양하게 펼쳐진다. 그중에서 죽을 때까지 배우는 존재, 즉 학생(學生)이 우리 인간의 고유한 신분이다. 그러기에 삶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부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바야흐로 평생교육 시대다. 누구나 공부에의 입문(入門)을 진심으로 축하하지만 끝까지 버티고 견뎌내는 인내와 용기는 분명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 여기엔 마음을 잘 다스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교사는 우수한 학업적 능력이 단지 젊어서의 순간에 그치는 공부가 아닌 즐거운 노동으로 평생 습관화되고 정착되어야 한다. 왜냐면 교사는 학생에게 공부를 대하는 태도를 솔선수범해서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는 설레는 마음, 측은한 마음, 그리고 도전하는 마음을 가진 공부하는 노동자로서 진정한 학생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환경부(장관 한정애)와 한국환경교육협회(회장 이진종)에서 진행하는 ‘푸름이 이동환경교실‘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하여 온라인 비대면 교육도 함께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수도권에 있는 초·중·고등학교 및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운영되며, 직접 학교나 기관으로 방문하는 방문교육과,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교육으로 진행된다. 방문교육은 교실과 이동교육차량에서 진행되며, 6가지 주제(생태계, 미세먼지, 환경안전, 기후변화, 수질오염, 지속가능한 소비)로 다양한 이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도 함께 진행된다. 푸름이 이동환경교육차량은 코로나19를 대비하여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며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체온 측정 및 개인 소독 실시 이동교육차량 내 인원을 줄여 사회적 거리를 유지함으로 안전하게 프로그램을 실시중이다. 비대면 교육은 온라인을 이용한 영상 및 자료를 통해 학생들이 집에서 AR을 활용한 미세먼지 교육나 기후변화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도권역 푸름이이동환경교실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청소년들이 환경상식 배양과 활력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95년 어느 봄날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의 담임선생님과 진학상담을 하였다. 담임선생님이“인환아 너는 대학진학을 무슨 과로 하고 싶으니?” “저는 사회복지 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 왜 사회복지 쪽을 고민하고 있는지 물어봐도 되겠니? 선생님이 생각했을 때 문과 쪽에서 국어나 영어 쪽도 좋을 것 같고, 운동도 잘하고 하니 경찰행정이나 기타 다른 과들도 많은데 사회복지 쪽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거니?”라고 물으셨다. 나는 “비록 저도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능력도 뛰어난 것도 아니지만 그냥 제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저보다 힘겹게 살아가시는 분들에게 나눠주고 싶습니다. 이러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 사회복지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선생님께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더니 웃으시면서 “너의 마음과 생각이 그러하다면 내가 너에게 알맞은 과를 소개해 줄게 그것은 특수교육이라고 하는 분야인데 내가 3년간 인환이를 봐온 봐를 종합해보면 매사에 능동적인 생각과 행동을 추구해온 너는 네가 가지고 있는 긍정에너지를 장애 학생들에게 직접 전달함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 실천함으로써 물질적인 보상을 넘어선 더욱 값진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애” “선생님이 내일 관련 자료를 보여줄 테니 잘 생각해봐”라고 말씀하셨다. 다음날… 선생님께서 건네주신 특수교육에 관련한 자료를 받은 나는 순간 머릿속에 “바로 이거야!”라고 하는 외침과 함께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곧바로 부모님께 이러한 나의 결정을 말씀드리고 나의 결정을 존중해주시길 부탁드렸다. 오랜 설득 끝에 나의 결정대로 특수교육을 전공하게 되었고 그 후 4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현재의 태연학교에 발령을 받아 그토록 원했던 특수교사로서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대학 4년 동안 배웠던 이론과 틈틈이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얻은 실습의 경험을 토대로 특수교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현실은 대학 시절 배웠던 특수교육의 이론과 실제, 그리고 다양한 방법의 적용을 통한 긍정적 결과 도출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고 그저 학생들의 장애 정도에 따른 너무나 다양한 상황 발생을 정리하고 또 정리하는 생활이 반복되었다. 이것이 과연 특수교육의 현실인가?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으며 언제쯤이면 내가 하고자 했던 특수교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매일매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 정도 학생들의 다양한 행동 변화에 대해 적응할 무렵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나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다양한 행동의 원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학교 오기 전 가정에서의 변인에 따른 감정의 변화 등 다양한 행동들에 대한 원인 들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교실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특수교사의 길이 얼마 가지 않아 또다시 막막함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자립 문제였다. 대학 시절 특수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자립’이라고 수백, 수천 번 말하고 쓰고 했던 단어였지만 현실에서는 너무나 먼 꿈같은 이야기였던 것이다. 장애 정도에 따라 졸업 후 맞이하는 환경이 모두 달랐으며 특히 졸업식 날 하염없이 눈물만을 흘리는 부모님들을 볼 때면 과연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해왔나?’라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학교에서 그 오랜 시간 동안 몸으로 마음으로 가르치고 생활하면서 익혔던 것들이 사회에 나가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다시 집으로, 혹은 복지관 등의 시설로 가야 한다는 사실이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였으며 한편으로 뜨거운 무언가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내린 끝에 특수학교에서 직접적으로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다음날 선배님(부장 교사)들을 찾아가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졸업 후에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저의 느낌을 말씀드리고 함께 고민해서 더 나은 모델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떻냐고 여쭈어보았다. 돌아온 대답은“과연 그런 생각들이 실현될 수 있을까?”,“괜히 그런 일 만들면 욕만 들어먹는 나”,“김샘 네가 안 해도 나라에서 다 해준다 걱정하지 마라”라는 정말 힘이 빠지는 대답만 돌아왔다. 해보지도 않고 결과를 예상하고 현실에 안주하여 시간만을 흘려보내려고 하는 모습에서 커다란 실망을 하였다. 나는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학교라는 제도 안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약간의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좀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함께 뜻을 같이할 동료 교사들을 모아서 2018년 ‘중증지적장애인의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진 사회적협동조합 ‘찬솔’(속이 알찬 소나무)이라고 하는 비영리 법인을 설립하게 되었다. 2018년 첫해 발달장애인 근로자 2명을 채용하여 사업을 시작하였으며‘찬솔’은 대표이사 및 모든 임원들은 일체의 보수 없이 모든 수익금은 전액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로만 사용한다는 사회적 가치 실현 성과를 높이 평가받아 우수사회적기업으로도 여러 번 선정되기도 하였다. 발달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직접 보고 겪고 있는 특수교사들이 힘을 합쳐 사업체를 운영하고 그에 따른 이익금을 다시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곳에 사용한다는 내용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듬해 2019년에 추가로 2명의 발달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하였으며 2020년 현재 총 7명의 발달장애인 근로자가 찬솔의 가족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제조업 한 분야로 시작한 사업 영역이 지금은 물티슈와 점보롤 화장지, 친환경 농산물, 카페테리아 사업 등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퇴근길에 인근 식당에 들러 찬솔이 생산하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영업활동을 하고 주말에 공장에 나와 제품을 만들고 직접 배송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거래처가 하나씩 늘어가고 사업 영역이 하나, 둘 늘어감에 따라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가 늘어가는 것을 볼 때 그동안의 어려움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특히 함께 일하는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물리적 성장이 아닌 정신적 성장을 보여줄 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매일매일 크게 다가온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발달장애 학생들이 취업 및 직업실습을 하지 못해 어려워할 때 찬솔은 추가채용은 물론 직업실습을 제공하고 지원함으로서 많은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직업실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어제도 출장길에 얼마 전 개관한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 內의 찬솔에서 운영하고 있는‘소소한 카페’에 들려 열심히 일을 하는 발달장애 바리스타에게 격려도 하고 주먹 하이파이브도 하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월급은 고사하고 출장비도 안 나오는 사업을 왜 합니까?”라고… 나의 대답은“아이들과 함께 할 때 너무나 행복하기에 그리고 그 친구들이 오히려 저에게 측정할 수 없는 연봉과 보너스를 주고 있기에 이일을 지속할 겁니다.”라고… 수년째 방학을 반납하고 달려온 시간을 잠시나마 되돌아보면 아직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욱 남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고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교사가 아닌 옆에서 함께 발맞추어 한걸음, 한 걸음 내디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그런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더 강하게 든다. 작년부터 찬솔이 알려지면서 태연학교에 있는 찬솔을 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찾아오신다. 특수학교 관계자뿐만 아니라 타지역 학부모님들도 오셔서 찬솔의 모델을 보시고 응원해주시고 있다. 다음 주에 방문할 양산의 특수학교 관계자분들과 학부모님들에게도 찬솔이 가지고 있는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드리고 더욱더 많은 곳에서 제2, 3, 4의 찬솔이 만들어져서 모든 발달장애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함께 행복한 웃음만이 가득한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내일도 달릴 것이다. ------------------------------------------------------------------------------------------------------------------------------------- 2021 교단수기 공모 - 금상 수상 소감 한 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는 학생들을 위해...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어 더욱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함으로서 발달장애 학생들이 졸업후 겪을 현실의 힘겨움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힘겨움을 조금이나마 도움이 주기 위해 뛰어다녔던 이야기를 풀어놓았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상은 제 개인의 상이 아니라 찬솔사회적협동조합을 함께 설립하고 지금까지 운영함에 있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계시는 박춘남 선생님, 신삼근 선생님, 신수경 선생님, 김환규 선생님 그리고 찬솔의 운영에 지대한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박다효 전 이사장님과 함께 이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또한 찬솔을 설립하고 운영할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사회복지법인 태연학원 이동성 상임이사님과 직원분들,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학생들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시는 태연학교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학생들의 맑은 눈과 부모님들의 뜨거운 마음을 가슴속이 깊이 간직하고 한번이라도 더 웃을수 있는 학생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이런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여 웃음소리가 가득한 학교와 사회적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홍겸 경기 안산광덕고·정동완 경남 김해고 교사] 지난해 1월 시작된 코로나 위기는 사회에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거리에 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으며 많은 상점은 문을 닫았다. 정부에서는 사회적인 거리 두기를 강조하며 많은 부분에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생활하게 됐다. 이런 변화는 교육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학교는 예정된 개학을 미루고 4월 중순이 돼서야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개학을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코로나로 촉발된 변화는 우리가 지금까지 생활해왔던 학교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바꿔 놓았다.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수업이 온라인 세상 속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누구도 해보지 않았던 것,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전국 학교에서 4월 중순부터 온라인 수업이 시행됐다. 이후 많은 교사들이 온라인에서 학생들을 지도했고 학생들 역시 온라인 수업을 통해 여러 학교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교사들은 대세에 뒤처지지 않게 여러 연수를 통해서 자기개발을 하고 학생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온라인 수업이라는 과제를 놓고 고군분투했다. 온라인 수업 외에 학교라는 공간의 개념, 학교에서 하는 수업 활동에 대한 고민들도 함께 시작됐다. 달리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학교에 대해서 고민했던 여러 가지 사항들이 코로나19라는 촉매제를 통해 한꺼번에 발현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많은 곳에서 교육을 돌아보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러한 담론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버티는’ 것에서 벗어나 이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활용해 ‘발전하고자’ 하는 쪽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이에 대한 고민과 국소적인 담론은 ‘과연 현재 우리의 학교는 어떠한 모습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수업과 활동, 그리고 평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공간은 어떠한 모습인가? 학생들이 생활하기에 좋은 공간인가?’,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은 어떠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가?’, ‘학생들이 졸업하고 나갈 사회는 과연 바람직한 모습일까?’와 같은 세부적인 질문을 던져봤다. 질문에 대한 답은 ‘학교는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다’였다. 수업에서 조금 더 좋은 방법으로 함께할 수 있으며 학생들이 조금 더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활동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학교의 공간을 학생들이, 그리고 선생님들이 생각하기에 조금 더 편리하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기획 ‘이상한(strange) 학교, 이상한(ideal) 학교’에서는 현재 학교에서 느끼고 있는 불편한 점, 아쉬운 점을 바탕으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특히 우리가 지향하는 학교의 모습을 실천하고 있는 ‘선구자’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런 생각을 담아 이상한 학교를 제안한다. ‘이상한’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교사와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Ideal)’ 학교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기에 일상적인 학교의 모습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이상한(Strange) 학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의 의미가 전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 보기에는 이상한 학교일지 몰라도 결국에는 이상적인 지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한 학교의 수업, 평가, 공간, 구성원, 교육과정 등이 잘 어우러진 학교를 생각해보며 이상적으로 꿈꾸는 학교가 아닌 우리의 현실 속에 있는 학교가 되기를 바란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이종배 의원 등 11인|2.17)=최근 산업현장에서 특성화고교 직업교육훈련생이 법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불법적 현장실습 사업체에서 안전사고를 당하는 일이 잦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행법은 직업교육훈련 과정의 이수를 위해 산업체 현장실습을 의무화하고 훈련생과 현장실습산업체의 장이 사전 현장실습 계약을 맺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고, 계약사항을 준수하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 계약 사항을 준수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때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서동용 의원 등 11인|2.15)=교육공무원법 제38조에 따르면 교육공무원은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수와 수양에 힘써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국감 결과 교육연수원 다수가 보조인력, 보조공학기기, 점자 교재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 일례로 20개 교육연수원 가운데 7곳만이 보조 인력 서비스를 제공했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 연수도 확대됨에 따라 장애인 교원의 접근성을 보장해야 하는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이에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명시해 장애인 교원이 연수를 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한다.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신현영 의원 등 11인|2.9)=최근 코로나19에 따라 학교의 장은 휴업 등의 조치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조치가 학교의 장마다 다르게 이뤄질 수 있으므로 관할청이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통일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감염병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제2항에 따른 주의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관할청이 질병관리청장과 협의해 학교의 장의 휴업에 필요한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조치하도록 한다.
정치적 편향 문구 다수 등장 전 교원에게 활용 방법 안내 국민희망교육연대 “학교 정치장화 의도 중단해야 지역사회 연대해 집회 계획 중”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세종시교육청이 촛불집회 기록집 ‘촛불혁명’을 민주시민교육 자료로 활용하라며 관내 학교에 일방적으로 배포해 논란이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극찬하고 검찰과 삼성·야당을 매도하는 등 편향적 주장이 담겨 있는 책을 학교에서 활용토록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23일, 관내 전체 초·중·고 99곳에 공문을 보내 “교육청에서 책을 수령해 학교도서관에 비치하고 전 교원에게 민주시민 교육을 위한 보급 목적과 활용방법을 안내하라”고 지시했다. 책은 출판사 느린걸음에서 기증한 45가지 테마로 이뤄진 2016~2017년 촛불집회 기록집으로 시인이자 노동·생태·평화운동가 박노해 씨가 감수했다 문제는 내용의 상당 부분이 정치적·정파적 편향성 또는 영향력을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 현장은 “사회적으로 파장이나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도서를 학교 내 구성원 간의 협의와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배포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책을 살펴보면 “광장을 지켜준 박원순 서울시장…박원순 시장의 표현대로 ‘우렁각시 같은’ 서울시 직원들과 시장님께 감사를! 헌법이 보장한 집회 시위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고 언제든 주권자의 저항을 행사할 수 있도록, 우리 앞으로도 서울시장만큼은 꼭 제대로 뽑자(204p.)”며 특정 정치인을 지칭하면서 선거를 당부하는 표현으로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등장한다. 또 “박근혜와 최순실 다음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산 두 세력이 있다. 박정희 시대부터 한 번도 권력의 중심에서 내려온 적 없고 그 많은 죄악을 저지르고도 한 번도 죗값을 받지 않고 오늘날 훨씬 더 강력해진 불패의 존재, 바로 재벌 삼성과 정치 검찰이다”(272p.)라는 표현에서는 문제나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반 기업, 반 검찰 정서를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밖에도 “새정부 초기부터 보수 야당은 청문회 파행과 인사 비토, 국정감사 거부, 언론 공작 등 무늬만 ‘협치’이지 실상은 ‘협박’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지 않은가. 이에 맞서 국민들은 ‘이게 다 야당 때문이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에 압도적 지지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시 없을 적폐청산과 개혁의 기회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297p.)”라는 설명이 등장한다. 보수 야당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으로 학생들에게 정치적 편향성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국민희망교육연대(상임대표 진만성·임헌조·김수진)는 28일 입장을 내고 “특정 정파와 이념적 시각이 담겨 있고, 현 정부 홍보물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되는 도서를 어린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해당 도서를 일방적으로 배포하는 것은 학교를 정치화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세종시교육청은 도서 배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 원리, 촛불집회 의미를 그토록 강조하면서 정작 학교의 자율과 의사를 무시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교육청은 ‘반민주’적 행정을 하면서 학교에는 ‘민주’교육을 하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책의 내용이 이념적인지 편향적인지 여부보다 학교자치와 민주적 의사결정을 부정하면서 학교에 민주시민교육만 강요하는 교육청의 행태가 더 심각한 문제”라며 “학교에 필요한 도서는 구성원의 논의와 교육적 판단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분명히 했다. 연대는 “학교와 교실이 특정 이념과 정치에 오염되지 않기를 바라는 교육현장의 우려를 세종시교육청은 직시해야 한다”며 “즉시 공문을 철회하고 도서 보급을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세종시교육청은 입장문을 내고 “역사적 사실을 현장 사진과 자료를 중심으로 서술한 도서로 헌법 가치와 국민주권의 원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국민 참여의 중요성을 제시한 자료로 판단해 학교에 안내한 것”이라며 “교사 개인에게 보급하거나 수업에 활용을 강제하지 않았으므로 활용 여부는 각 학교와 교사에게 자율권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도서를 회수하는 등의 추가적인 조치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진만성 국민희망교육연대 상임대표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내용의 책을 교육 현장에 배포하고 교육하라는 공문까지 시행한 것 자체가 나쁜 정치적 의도를 가진 행위”라며 “세종시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도서 회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대책들… 그 실효성은? 기간제 교사·협력 강사 등 난무 ‘공부 못하는 아이’ 낙인도 우려 14시간 근무… 모집조차 어려워 근본방안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3월 신학기가 시작됐다. 올해는 개학 연기 없이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한 학사일정이 진행된다. 지난해 대면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학생들의 학습 격차가 크게 벌어지자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들은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불만이 크다. 교육부는 최근 과밀학급에 기간제교사 2000여 명을 한시 배치하고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총 등 학교 현장은 “초등 정원은 줄이면서 기간제 교사만 양산하는 땜질식 수급”이라며 “정규교원을 확충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 1·2학년 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기초학력 협력강사를 운영한다. 정규 교과 수업시간에 담임을 돕고 학습 부진 학생들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공립 563개 학교 5376개 학급에서 협력수업이 운영될 예정이다. 강원도교육청도 예비교원을 활용한 기초학습 지원에 나선다. 예비교원 68명을 기초학력 지원 기간제교사로 채용해 △담임교사와의 협력수업 △정규수업 및 방과 후 기초학습 특별(개별) 지도 △방학 중 기초학력 관련 프로그램 운영 시 지도 등의 역할을 맡긴다. 대전시교육청도 기초학력 진단 및 맞춤형 보정지도를 강화하고 수업 내 개별화 지원을 위한 협력교사제를 확대 운영한다. 학교 현장은 기간제교사나 협력교사 배치가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과거 실패한 복수담임제나 1교실2교사제의 혼란만 재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강득구 의원실이 주최한 교육격차 관련 토론에서 홍섭근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간제 교사는 한시적이고 언제 그만둘지 모르기 때문에 기초학력 지원이라는 정책의 연속성을 갖기 어렵다”며 “이들이 수업 중 어떤 역할을 할지조차 명확하지 않아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 사실상 눈 가리고 아웅식의 무용지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밀학급은 대도시나 신도시에만 존재하고 이곳은 교육격차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가 많은데 농어촌 지역에 대한 대책은 없다”며 “현 정부가 초기 공약으로 택한 1수업 2교사제의 시범 실시 때 만족도가 높지 않았고 담당교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있었던 만큼, 기간제교사 2000명 대책은 검증된 정책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협력교사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이다. 교사들은 “전문성 있는 정규교사를 통해 교육격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한 초등 교장은 “협력교사가 뒤처지는 아이에게 다가가 도와주면 말 그대로 저 아이는 ‘공부 못하는 아이’라고 수업시간에 공론화시키는 꼴”이라며 “아이의 자존감이 떨어지고 낙인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보다는 아이의 발달단계와 심리수준을 가장 잘 아는 담임교사가 방과 후에 직접 지도할 수 있도록 차라리 담임 수당을 늘려주고 학부모들이 자녀를 적극 참여시킬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개별 학교가 인력을 구하도록 한 점도 불만이 크다. 퇴직교원, 임용시험 합격자, 교대 3~4학년 등이 지원대상이지만 근무가 14시간 미만이어서 당장 개학인 현 시점에도 채용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공고는 냈지만 지원자가 아무도 없다”며 “오죽하면 교대 후배들에게 이야기해 지원하라고까지 했는데 반응이 없다”고 토로했다. 연금 받는 퇴직 교원의 지원 가능성은 매우 낮고, 임용합격자의 경우 차라리 기간제교사를 하는 편이 이익이고, 교대 3~4학년은 대학 21학점을 이수하며 3일을 출근해야 하는 14시간 협력강사 근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교총도 21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 교총 회장은 “교사도 없이 학생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니 공염불이 따로 없다”며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사가 학생 각자를 충분히 보살필 수 있는 교실 환경을 만들어야 대면·원격수업 모두 충실할 수 있고 학생 진로에 따른 개별화 교육도 가능하다”며 “뜬구름잡기식 정책 발표보다 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이라는 국가적 책무부터 조속히 이행하라”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애니메이션의 아버지 월트 디즈니, 천재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마인드맵 창시자 토니 부잔.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이쌍재 진주교대 미술교육과 교수는 정년퇴임 기념전시회 직전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질문을 서두에 던졌다. 이 교수 입에서 곧바로 나온 답은 “상상력이 뛰어나다”였다. 끊임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자신만의 스케치와 색칠을 할 수 있는 ‘감성교육’이 뒷받침돼야 ‘창의력 인재’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그런 그의 철학은 교육에도 잘 묻어나온다. 1976년 10월부터 13년 4개월 동안 서울에서 초등교사로 재직하면서 그만의 독특한 학생지도 방식을 고수했다. 이성적 공부에만 치중하면 학생들의 생각이 자라날 시간이 모자란다고 진단해 아침자습시간 동안 그림 그리기, 방과 후 축구경기를 했던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이 교수의 교육방식을 그리워하는 제자들은 지금까지 진주로 찾아오고 있다. 미술을 좋아했던 그는 그 꿈을 좇아 초등교사 시절 야간대학생(홍익대)을 병행하며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이후 진주교대로 옮겨 30년 간 예비교사 양성에 힘써왔다. 초등학생 제자를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교사를 기르는 것도 국가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여겼다. 교대 교수가 된 후에도 ‘상상력 미술’을 위한 씨앗을 뿌려왔다. 교대에 처음 발을 들인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미술교육의 본질을 논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 교수는 2003년부터 ‘나의 초등학교 시절 미술교육’ 글짓기를 시키고 있다. 사실대로 기술하게 한다. 이 교수는 1개월 반에 걸쳐 일일이 답을 해준다. 정답은 없다. 초등 시절 제대로 된 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현실에 대한 위로와 치유 과정인 셈이다. 그는 “학생 자신은 ‘소질이 없다’고 종종 말한다. 그러면 나는 ‘네가 미술에 소질 없는 걸 누구에게 검증 받았나?’ 묻는다. 대부분 자신의 방어기제다. 우리가 그렇게 길이 들여져 왔다”며 “소질 있건 없건, 미술 수상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너희가 가르칠 아이들이 그런 마음, 상처를 받게 하면 어떨까?’ 묻는다. 지금까지 미술에 대한 경험, 기회가 없었다면 지금부터라도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자고 권유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정년퇴임 기념전시회도 기존의 생각을 뒤집은 작품이 있다고 귀띔했다. 도자공예를 주로 해온 그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독특한 도자기 작품은 물론 흙으로 그린 그림, 흙에 손주의 풋 프린팅을 넣은 작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경남 고성에 상상력 미술을 테마로 한 공원도 건립 중이다. 나무 위에 집짓기, 20㎡ 크기의 대형그림 그리기 등 체험 등을 기획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학생, 교사 양성에 이어 이제 전국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