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46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전국 초·중·고교 10곳 중 7곳은 전기료 부담 때문에 교육비, 시설 유지·보수비와 같은 학교 운영비를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총과 한국교육신문은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전국 1천58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교육용 전기료 등 공공요금 실태조사'를 시행한 결과 72.2%는 '지난해 전기료가 올라 다른 학교 운영비를 축소했다'고 답했다고 26일 밝혔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가 지출하는 공공요금에서 전기료 비중이 50% 이상인 학교는 67.5%로 집계됐다. 60% 이상이라고 답한 학교는 44.5%에 달했다. 전체 학교 중 96.7%는 가장 부담스러운 공공요금으로 전기료를 꼽았다. 전기료는 2009년 6.9% 오른 것을 비롯해 △2010년 5.9% △2011년 8월 6.3% △2011년 12월 4.5% △2012년 8월 3.0% △2013년 1월 3.5% 등 지속적으로 올랐다. 올해 예산에 전기료 인상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다"고 답한 학교는 26.3%였다. "일부 반영됐다"는 학교는 63.6%,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답한 학교는 9.3%로 나타났다. 전기료 인상으로 냉·난방 가동시간과 횟수를 조정한 적이 있는 학교는 87.9%였다. 서울의 한 고교장은 "학교 업무추진비가 기존에는 학교운영비의 4% 정도였는데 올해는 전기료 인상 탓에 2.5%로줄었다"고 말했다. 인천의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겨울 두꺼운 점퍼에 목도리까지 한 채 수업을 하다 학생들의 항의가 거세져 난방을 했다"며 "여름에도 손님 오면 에어컨을 틀었다가 가면 다시 끄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기료 인상으로 학교운영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은 95.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학교 공공요금에서 전기료 비율이 절반 이상인 학교는 67.5%였다. 일선 학교의 전기료 부담을 덜기 위해 교육용 전기요금을 일정수준 이하로 내리는 내용의 법률개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63.4%가 동의했다. 지난 18대 국회 때 교육용 전기료를 산업용 이하로 인하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발의됐었지만, 별다른 논의 없이 폐기됐다. 19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률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총은 "올해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기료 부담 탓에 학교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학생들의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교총은 "쾌적한 교실환경 및 정상적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교육용 전기료 부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적, 법률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지방자치단체들은 조례 개정을 통해 누진제를 폐지하고, 판매 단가를 대폭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30일 동방초등학교(교장 김영진)는 즐기며 공감하는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 운영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동방 음악회를 개최했다. 점점 삭막해지는 요즘, 교육이 감성과 인성을 발달시켜줘야 좀 더 따뜻한 사회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 이번 문화예술체험 교육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공연관람 예절을 배우고 자신의 잠재력을 계발, 신장하는데 도움이 되게 하고자 했다. 감상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1-3학년을 대상으로 29일, 30일 양 일간 100여종의 전 세계 타악기를 배치하여 세계 타악기를 체험하게 하는 것으로 감상을 위한 사전 교육을 실시했다. 악기군 별 강사를 1인씩 배치하여 학생들이 1일 1개 학년 전체가 체험학습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음악회 시작 시간인 7시가 되자 동방 학부모과 학생들은 삼삼 오오 흥분된 마음으로 강당에 모였다. 6학년 학부모님 중 한 분은 “직장에 다니는 지라 학교 행사에 참여하기가 어려워 우리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항상 궁금했는데 이번 행사는 저도 퇴근 후 참석할 수 있는 시간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기대됩니다.”라고 말하며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학교에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음악회에서는 마림바, 실로폰, 비브라톤 등 클래식 타악기의 경쾌한 연주를 해설과 함께 신명나는 두드림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객석에서의 관람을 벗어나 멜로디 막대, 쉐이커 등을 함께 연주하며 수동적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음악회를 완성해나가는 경험을 통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앞으로도 동방초등학교는 학부모, 학생, 교직원이 하나가 되어 문화적 감수성과 문화향유 능력을 키우며 인격 형성과 감수성 발달을 위해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여 즐거운 교육, 다니고 싶은 학교를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하여 귀추가 주목된다.
1. 일레븐 다음은 이레븐? 00초등학교 3학년 교실 여섯째 단원의 공부가 진행 중입니다. [룩 앤 리슨.2] 비디오에서는 동물원 구경을 가는 장면이 나오고, 숫자에 대한 공부가 진행됩니다. 처음으로 배우는 영어는 교과서와 영어테이프, 그리고 교실에서 보고 배우는 비디오 테이프 등으로 항상 신나는 시간입니다. 비디오를 보고 들으면서 신나게 챈트 놀이를 하면서 영어 공부가 한창입니다. 다음으로 진행 된 것은 [룩 앤 스피크 : 그림을 보면서 말해보기]입니다. “이제 선생님이 숫자를 부르면 여러분은 영어로 숫자를 세어 보세요.” “하나는 영어로?" "완” “둘은 ?” “투” 신나게 영어로 답을 해 가는 아이들은 호기심과 흥미로 들떠 있습니다. 더구나 이제까지 공부시간과는 달리 노래하며 춤추며 하는 영어 공부는 가만히 앉아서 하던 공부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아이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손을 흔들고 제자리걸음과 춤추기를 해가며 한창 신이 나서 따라 부릅니다. 사실은 영어가 재미나서 신이 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동작을 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것 때문에 다른 교과보다 더 재미난 것입니다. 팔을 흔들고 춤을 추어도 좋은 시간, 아니 춤을 추면서 열심히 따라 해야 더 칭찬을 받는 시간이므로 늘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해서 꾸중을 들어온 재영이는 아주 신바람이 났습니다. 너무 신이 나서 책상 위로 올라서서 팔다리를 흔들며 열심히 따라해 봅니다. 다른 아이들은 이런 재영이의 모습을 보면서 깔깔거리고 있었지만, 다른 때 같으면 호령이 떨어졌을 선생님도 빙긋이 웃으시면서 재영이를 바라보고만 계십니다. “한 꼬마, 두 꼬마, 세 꼬마 인디안.........” 인디안을 세는 노래입니다. 신이 나서 흔들다가 노래가 끝나자 머쓱해져서 책상을 내려서는 것을 보신 선생님은 “영어로 숫자를 다시 세어 봅시다.” 하면서 그림을 짚어 나가십니다. 그림에는 여러 가지 짐승이나 물건들이 숫자대로 그려져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 학년 때 숫자 공부를 시작할 때 썼던 것들입니다. “완, 투, 드리, 포우, 화이브, 식스, 세븐, 에이, 나인, 텐” 차례로 숫자를 센 우리들에게 선생님은 몇 명의 아이들을 불러 다시 읽게 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정도는 모두 알고 있어서 쉽게 잘 읽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자, 그럼 11은 어떻게 읽습니까?” 선생님의 질문에 재빨리 대답을 한 것은 촉새 명성이었습니다. ‘일레븐“ 선생님은 “그럼 12는?” 하고 물으셨습니다. “이레븐” 아이들은 그게 누군지 눈이 동그레 가지고 둘러보았습니다. 저 뒤에서 덩치 큰 경석이가 자기가 맞추었다고 으쓱해 가지고 아이들을 둘러봅니다. 선생님이 “12가 무어라고?” 하고 다시 물으니까, 경석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이레븐!” 하고 큰 소리로 대답합니다. 선생님은 어이가 없다는 듯 “왜, 이래븐이지?” 하고 물으니까, 경석이는 자신 있다는 듯 벌떡 일어서서 “일(1) 다음은 이(2)니까 일(1)레븐 다음은 이(2)레븐입니다.” 하고 우렁차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그제 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는 듯이 모두 배꼽을 잡고 “하, 하하하, 하하하하” 신나게 웃어 재끼고 경석이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면서 아이들을 노려봅니다.
“뷰티는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을 함께하는 생활도구이다” 아름다움의 새로운 생명 가치에 대한 발견! 바이오 기술을 통한 생명 연장의 꿈과 아름다운 삶 이야기! 3일 주제 ‘건강한 생명, 아름다운 삶’, 부제 ‘생명의 땅 오송, 아름다움을 깨우다!’로 화려하게 막을 연 2013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http://www.osongbeautyexpo.kr)가 26일 폐막 한다. 폐막을 사흘 앞둔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가 입장객 100만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박람회를 격년제로 지속 개최해 충북을 화장품·뷰티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K-뷰티를 세계에 알린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의 폐막식이 5월 26일 오후 5시 40분부터 9시까지 박람회 주공연장에서 성대하게 개최된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축하공연은 주현미, 설운도, 신효범, 강진, 윙크, 박완규, 허각, 김혜연의 흥겨운 무대로 꾸며진다. 또한 충북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폐막일 오후 4시부터는 무료입장한다.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장의 풍경을 사진으로 구성했다.
교총이 지난해 11월부터 전 방위적으로 노력해 온 중학교 교원연구비 등 수당이 이르면 이달 중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22일 “중단됐던 중학교 교원연구비를 교육부훈령, 시‧도 규칙 등에 근거를 마련해 임시 보전하기로 안전행정부와 협의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우선 부령을 통해 보전하고, 연말 공무원 수당규정 개정으로 유‧초등교원 등 엉킨 실타래는 천천히 풀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말 시‧도 합의가 무난히 이뤄지면 다음 주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교육부는 “수당 규정을 고쳐야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안행부는 “교육부 재량으로 지급할 수 있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 게임’을 지속해 왔다. 교총은 “스승의날을 넘긴 것은 아쉽지만 정부가 뒤늦게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기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은 다행”이라며 “소급 지급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안행부를 설득해 수당규정 개정을 통해 안정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3일 교육부 장관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던 시·도교육청 공무원들의 직책수당 지급은 연말까지 모색하기로 했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 시·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은 21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이같이 약속했다고 전했다.
교총․ 전교조‧무적 등 평균값만 비교 신뢰도 분석 결과 수치 차이 무의미 전교조교사 만족도 일반 < 혁신학교 ‘올해 초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낸 혁신학교성과분석보고서에서 교총 교사들의 내부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점도 혁신학교=전교조 이미지로 보려는 보수진영의 인식과 배치된다.…혁신학교의 교총 교사들의 교사(756명)는 5개 영역 모두에 전교조 교사(350명)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교총 교사들은 교사 집단 효능감과 수업혁신 항목에서 긍정적인 인식이 컸다.’ 최근 일간지에 나온 혁신학교 관련 기사에서 교총이 언급된 부분이다. 마치 한국교총 소속 교사들이 혁신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만족도가 높은 것처럼 묘사되고 있지만 관련 통계자료를 면밀히 분석하면 잘못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혁신학교 소속 교사 내부 만족도조사 보도는 1월 21일 경기도교육청이 낸 보도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다. 보도자료는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낸 ‘혁신학교성과분석보고서’ 중 교원단체별로 ▲수업혁신 ▲생활지도 효능감 ▲교육과정혁신 평균 ▲학교공동체감 평균 ▲교사집단효능감 평균 등을 분석한 부분을 인용해 5점 만점의 평균을 비교 한 뒤 ‘교총 소속 교사가 전교조 및 소속 없는 교사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 집단을 비교할 때 평균값만을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통계적 오류다. 통계전문가들은 분산분석을 F값과 유의확률 등을 함께 비교해야 정확한 의미적 차이를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본지 취재과정에서 분산분석 결과를 요구하자 뒤늦게 통계분석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며 자료를 보내왔다. 하지만 수치의 차이가 유의미한지를 알아보는 분산분석 결과 유의수준으로 제시한 0.05보다 모두 작아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세 집단 내 집단별 차이를 알아보는 사후분석결과 생활지도 효능감과 교육과정 혁신평균의 경우 0.277과 0.122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라고 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온전히 신뢰할 수 없는 수치의 차이를 가지고 보도자료를 낸 것이고 이를 근거로 일부 언론이 혁신학교 소속 교총 교사가 전교조 교사 보다 만족도가 높다고 보도한 것이다. 자료를 분석한 김주영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생활지도영역과 교육과정혁신 평균의 차이가 통계적 의미가 없는 상태에서 평균값이 높다고 전 영역에서 교총 교사들이 높은 만족도롤 보였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설령 이 자료가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해석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혁신학교와 일반학교를 비교했을 때 교총 교사들은 일반학교에서도 전교조 교사보다 5가지 항목에서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 결국 교총 교사들은 혁신학교든, 일반학교든 전교조 교사보다 조사 항목에서 만족하며 교직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데 이를 호도한 것이다. 오히려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비교에서는 일반학교보다 혁신학교 소속 전교조 교사의 만족도 증가가 교총 교사의 그것보다 크다는 점을 주목해 보면, 혁신학교가 전교조 소속 교사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편 외부업체에 의뢰해 온라인 방식으로 조사한 이번 설문은 조작 가능성도 일부 확인됐다. 경기 북부 관내 한 혁신 중학교 소속 교사는 “혁신학교 만족도가 높게 나와야 한다며 교장이 설문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할 것을 은근히 강요했다”고 말했으며, 한 초등 교장은 교육장으로부터 설문조사를 잘(?) 해줄 것을 당부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혀 조사과정에서도 일부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혁신학교의 학업성취도가 낮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진보교육감과 일부 국회의원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하거나 “표본조사로 결과가 왜곡됐다”며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줄었다”고 주장한다. 지난 3월 27일에도 경기도교육청이 지정 2년 이상의 혁신학교 중 초등학교 22개교와 중학교 14개교의 기초미달 학생 비율이 전체 경기도 평균보다 줄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전교조도 회보인 교육희망을 통해 “14개 중학교의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2.7% 감소해 경기도 전체 기초학력 미달 감소비율인 2.3% 보다 크게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학교의 ‘학교향상도’는 경기도 전체 평균보다 높지 못했다. 이들 중 ‘학교향상도’ 산출 대상인 중학교 14개교를 모두 살펴본 결과 9개교는 향상도가 경기도 평균을 밑돌았으며, 7개교는 전 과목의 학력향상도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전교조가 교육희망을 통해 기초학력 미달이 감소하는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고 주장한 고교의 경우를 살펴보면 더 심각하다. 평가 당시 혁신학교 지정 2년이 넘은 고교 중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라는 이유로 학업성취도 결과를 공시하지 않은 이우고를 제외한 모든 고교의 학력향상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표본조사를 논할 여지조차 없다. 지난해 발표된 교과별 학교향상도 100대 고교, 우수중학교 50개교 중 혁신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이런 차이가 왜 발생하는 것일까. ‘기초학력 미달 감소’가 주는 인상과 실제 의미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감소했다고 하면 기초학력 미달이었던 학생들의 성취도가 향상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다른 해에 전혀 다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 결과 해당 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감소한 것일 뿐이다. 학교의 교육효과가 아닌 입학생 구성의 변화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결과다. ‘기초학력 미달 감소’라는 기준이 가진 한계 때문에 학교 효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2011년부터 도입된 것이 ‘학교향상도’다. 학교향상도는 해당 학생의 중3 성취도 점수를 고려해 기대되는 성취도와 실제로 얻은 성취도 점수의 차이를 산출한 지표다. 학교향상도가 있다면 학생들의 성취도가 중3 때에 비해 향상됐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실상과 다른 것은 ‘기초학력 미달’만이 아니다. 경기도교육청이 ‘기적’이라고 내세우는 경기 H고 신화도 마찬가지다. 경기도교육청은 “한때 비평준화지역에서 기피학교였던 경기 H고가 혁신학교 지정 후 졸업생 125명 중 116명이 대학에 진학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마치 혁신학교 지정이후 대학진학률이 좋아진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실상은 H고의 대학진학률이 혁신학교 지정 후 향상된 것이 아니다. H고는 신설학교로 개교와 동시에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대학진학률 역시 첫 졸업생이라 비교대상이 없다. 고교교육력제고 시범학교로 지정되기도 한 H고의 학교향상도는 혁신학교 지정 2년이 넘은 중·고교를 통틀어 전 과목 모두 최하위다. 혁신학교에 가면 ‘공부는 뒷전’이라는 우려가 단순한 흠집 내기가 아닌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기적’으로 포장된 혁신학교의 민낯이다.
경기초등교장회 연석회의 ○…경기초등교장협의회(회장 김기연)는 21일 교총회관에서 ‘전반기 시․군 회장 및 이사, 정책위원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교육본질 회복을 위한 개선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협의회는 이날 △교육감 직선제 개선 △교원 정년 환원 △무자격 교장공모제 폐지 및 교장 공모비율 축소 △교원업무경감의 실질적 대책 마련 △꿈과 끼를 살리는 진로교육 강화 △교육전문직 인사제도 개선 △인성과 창의성 중심의 공교육 활성화 등 실천 과제를 채택하고 정부와 정치권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전남 신안교총 배구대회 ○…전남 신안교총(회장 김선권)은 11일 전남교총과 전남신안교육지원천의 후원으로 압해초․압해중․신안해양과학고에서 300여 명의 교육가족과 함께 ‘제1회 신안교총회장기 친선 배구대회’를 가졌다. 문덕근 전남교총 회장은 “오래간만에 지역교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체육행사를 통한 친목 도모 및 교육정보를 공유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갖게 됐다”며 “매년 행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배구대회의 우승은 신안교육지원청과 안좌초가 차지했다. 초등민속놀이교육연구회 연수 ○…대한초등민속놀이교육연구회(회장 서대기)는 22일 경기 예원초에서 관내 초․중 교사 54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수회를 가졌다. 이날 연수에서는 학교에서 민속놀이 문화를 형성하고 전통놀이를 교실에 적용․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서 회장은 “이번 연수가 수업시간 활용 뿐 아니라 학교폭력, 왕따, 자살문제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생활지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세종영상의학과의원과 MOU ○…경남교총(회장 강동률)은 23일 세종내과영상의학과의원(원장 송성국)과 MOU를 맺고 회원 건강증진에 상호 협조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경남교총 회원들은 진료비용의 10%를 할인받게 되며 수면내시경 시 수면비 5000원을 면제받을 수 있다. 양 기관은 이밖에도 회원 건강증진과 효율적 건강관리에 필요한 기술지원 및 보건교육, 세미나, 캠페인 등을 공동 전개하기로 했다.
기구 교체, 저소득층 지원예산 대폭 감소 “학교에 위탁·직영, 업체 선정·계약권 줘야” 전면무상급식 시행 2년. 서울시교육청 예산이 무상급식에 쏠려 다른 교육 관련 사업비가 줄어들면서 ‘풍선 효과’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교총과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서울평생교육회가 공동 주최한 ‘친환경 전면무상급식 평가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급식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다보니 정작 급식기구 교체나 쾌적한 급식 공간 마련을 위한 예산 확보가 어려워지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무상급식 대상자를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상임대표는 “2010년 초등이 2179원, 중등이 2739원이었던 단가가 그동안 500원 이상 인상됐다”며 “이는 고스란히 급식예산 증가로 이어져 교육청․지자체에 부담을 주고 결국 교육력 저하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정책추진 이후 재정운영 결과를 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서울의 경우 2010년 12월 무상급식조례 통과 이후 관련 예산이 2011년 1162억(574% 증가), 2012년 1381억(701% 증가) 증편됐다. 반면 다목적 공간 확보, 교육과정 운영지원을 위한 시설 확충 등에 소요되는 ‘학교기타시설 증축’ 예산 추이를 보면 2010년에 2617억 원 배정됐으나 2011년 1565억, 2012년 1039억으로 2010년 대비 60.3% 삭감됐다. 학교급식 시설·기구 예산도 각각 247억(36.7%), 188억(64.3%) 줄었다.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다. 무상급식 예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그에 비해 ▲학력신장 ▲외국어교육 지원 ▲다문화가정 학력격차해소 지원 ▲농어촌 학교교육 여건개선 지원 ▲ 도시 저소득지역 교육복지투자 지원 등은 줄거나 소폭 증가했다. 하석진 교총 정책지원국장은 “재원은 한정적인데 무상급식 추진에 너무 많은 돈이 투입되니 교육환경이나 저소득층을 위한 다른 복지정책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며 “무상화보다 안전한 시설 및 식재료 공급과 점진적 확대를 더 신경 써야한다”고 밝혔다. 공급 업체 선정권한과 계약권을 학교가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영섭 서울 평생교육회 사무총장은 “친환경유통센터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책정․요구하기 때문에 가격조정 및 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공개입찰 가격보다 10~25%정도 비싸게 공급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손범규 변호사는 학교급식법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학교급식의 책임주체를 교장으로 규정, 학운위 심의를 거치면 외부에 위탁(제15조 1항)할 수 있도록 했으나 위탁하고자 할 경우 미리 관할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제15조 2항)고 명시돼 있다”고 언급했다. 교장이 결정권 행사를 하려면 관할청의 승인을 얻도록 함으로써 일선 학교와 교장을 사실상 운영의 주체에서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시켜버렸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교육감 성향에 따라 급식 직영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노조화’에 따른 분규가 발생한다면 학교는 교육감이 학교급식위원회를 통해 외부위탁의 길을 열어주지 않은 한 즉각적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교육자적 자질'''을 갖춘교사 양성 목표 매학기 교생실습, 자유교양학점제 도입 “정부조직법 표류로 임명이 늦어지면서 취임 초기 비행을 위해 날아올라야 할 때 한 달이 넘게 활주로만 닦았죠. 안타까웠지만 그 기간 동안 총장 수련 훈련을 하라는 뜻으로 알고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아이패드를 손에 들고 인터뷰를 시작한 이면우(54·사진) 신임 춘천교대 총장은 무엇보다 한 달 동안 사회 각계에 춘천교대를 알리지 못한 시간이 아쉽다고 털어 놓았다. 다른 교대보다 규모가 작은 춘천교대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그만큼 발로 뛰어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이 재산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네트워킹이 중요하죠. 우리 대학을 이해시켜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저변을 확대하고, 학교에 필요한 정책을 실현시주는 것, 그것이 총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대내외에 춘천교대를 알리는 일에 집중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해주고 싶어서다. “‘교육자적 자질’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교사는 많이 보고, 느껴야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을 나눠주고, 창조적인 지식을 재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죠.” 이 총장은 학생들의 경험을 늘리고, 원활한 학사 운영을 위해 2학년 1학기~4학년 1학기까지 매 학기마다 2주씩 실습을 나가도록 교생실습제도를 개편하고, 비교과 교육과정으로 자유롭게 강연회, 전시회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자유교양학점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교직에 대한 새로운 요구, 바뀐 교육과정 등을 반영해 ‘교육과정개정위원회’(가칭)를 구성, 내년 신입생 적용을 목표로 올해 교육과정 개편도 추진한다. 춘천교대 특색사업으로는 건설 예정인 교육정보관과 여기에 구축할 ‘초등교육 전문 디지털아카이브(digital archive)’를 꼽았다. 그는 지난달 30일 취임식에서 축하 화환 대신 쌀을 증정 받았다. 이렇게 모인 1040kg의 쌀은 춘천시립양로원, 강원재활원장애인단기보호소, 인구보건복지협회강원도지회노인복지센터에 나눠 기증했다. “직원이 제안한 훌륭한 아이디어를 활용했을 뿐이에요. 덕분에 많은 분들이 뜻을 알고 동참해주셔서 취임식이 더 의미 있어졌죠. 이렇게 작지만 문화가 있는 대학, 작지만 스마트한 대학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교육기부와 봉사를 해나갈 것입니다.” ▨이면우 총장은 서울사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서울 자양고․경동고․한성과학고 교사를 거쳐 1998년부터 춘천교대 과학교육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과학교육과 학과장, 학생처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과학사학회 윤리위원과 한국과학교육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21일 북내초 4-6학년 어린이들 65명은 임시 개원한 충남 서천군의 국립생태원을 방문해 습지생태교육을 받았다. 3월초 인터넷을 통해 예약하고 진행된 이번 생태교육 프로그램은 생태계의 정의에 대해 이해하고, 생태계의 구성요소와 관계를 이해한다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유형별로 다양하게 조성된 습지에서 생물을 채집하고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국립생태원은 2007년 6월 공사를 시작해 5년 반 만인 지난해 12월 공사를 마무리했으며 올 3월부터는 임시개관을 통해 국민들에게 생태원의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 총 면적 99만 8000㎡에 건축면적 5만 8000㎡. 국제규격 사이즈의 축구경기장 142개를 붙여놓은 크기이며, 이 규모 안에 전 세계 주요생태환경을 재현해 놓은 하나의 작은 지구가 바로 국립생태원이다. 생태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채수한 학생은 "여주에서 세 시간 이상 걸리는 먼 거리를 달려왔지만 정식 개관하기 전에 생태원을 관람하고 생태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생태교육원이 생겨서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의 생태환경을 조성해 놓은 에코리움에서는 열대기후를 피부로 느끼며 악어와 열대어를 관람했으며, 바오밥나무와 세종기지에 서식하는 제투펭귄을 만날 수 있었다. 동물원이 동물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 곳은 동물보다 주위환경에 초점을 맞춘다는 국립생태원 프로그램 운영자의 말을 빌어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더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행사 이외에도 자전거 안전교육, 안보체험, 문화재체험 등 북내초(교장 김경순)는 많은 체험학습을 유치해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 중 이목이 집중되는 정책은 자유학기제, 선행학습금지, 대입 간소화, 국가직무능력표준 중심 직업교육 개편, 전문대 집중 육성 등이다. 이들 정책 모두가 시행의 취지에 대해서는 교육계와 사회 전반의 공감대를 얻고 있으나 구체적인 추진 방법과 실현 가능성,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고 보완돼야 하는지 본지 논설위원들에게 들어봤다. 좌담에는 강선보 고려대 교무부총장, 김명수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 박정곤 대구 서재중 교장, 최의창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황윤환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자유학기제 관건 ‘교사 전문성‧성취평가 객관성’ 교사의 관찰 통한 ‘성장 포트폴리오’ 평가 필요 - 자유학기제는 지필시험을 줄이고, 체험활동 위주 교육을 하게 된다. 평가체제 변화도 불가피하다. 특히 전면실시가 예정된 2016년엔 성취평가제가 고교까지 모두 이뤄진다. 평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나. 최의창=현장에서 성취기준 명료성에 대한 불만족이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성취수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성취평가제 안착의 관건이다. 구체적 성취수준이 평가자와 평가 받는 이 모두에게 납득이 될 수 있도록 서술돼야 한다. 이 같은 객관적 자료들과 함께 교사의 교과전문성을 반영하는 질적 평가의 정당성이 인정돼야 한다. 인성적 자질과 수준이 계량적, 객관적으로만 드러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학생의 인성지도를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황윤환=우리 교육은 대학입시라는 평가가 초등교육의 내용과 방법까지 결정하고 있다. 학생과 학교가 공동으로 학생의 성장 과정과 미래에 대한 기대와 그를 위한 노력을 기록하는 성장과정 포트폴리오 평가의 활용을 제안하고 싶다. - 2009 개정교육과정부터 진로교육이 강화됐지만 실질적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존 교육과정의 틀을 유지하면서, 본래 취지에 맞는 자유학기제 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명수=기존 교육과정 운영과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수업 간의 괴리감을 줄이려면 교과서에 의존하지 않는 수업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강선보=사실 교과목의 재편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교과목을 상당 부분 유지한다면 내용체계에는 간 학문적 성격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교과 내용 적정성도 검토해야 한다. 한정된 교육시간에 비해 가르치고 배울 교과목 내용이 많다면 진로교육을 충실히 하기 어렵다. 최의창=중학생 시기에 장래 직업에 대해 구체적 생각을 갖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진로탐색’보다는 ‘적성발견’을 강조해야 한다. 현실적 직업관보다는 적성이 먼저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로서 학부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내야 이 제도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 - 인프라에 따른 교육격차도 문제다. 학부모, 기업인식 변화 등을 이끌어 인프라를 확충하려면 어떤 노력이 요구된다고 보나. 박정곤=대도시도 어려운데 농산어촌 학교들은 의지가 있어도 주 단위 또는 월 단위 단편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학교의 여건과 특성을 고려하여 선택할 수 있는 복수의 프로그램을 구안해 제시하는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한다. 김명수=학부모의 지지도 필요한 만큼 상담일지와 보고서 등을 작성해 학부모와 소통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참여 유도를 위해 기업이 필요한 인재 양성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기업의 마케팅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홍보하고 정부 차원에서의 혜택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 -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안이 발의됐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김명수=한국의 선행학습과 기형적인 사교육 시장의 역사적 경과를 살펴보면, 공교육의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부담의 완화의 전제조건이 사교육의 선행학습 억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교육 기관의 선행학습금지에 대한 내용이 꼭 포함돼야 한다. 황윤환=‘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은 규제 중심보다는 미국처럼 정부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학교 교육이 변할 때 보상을 해주는 특별법 형태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선보=맞다. 규제보다 보장 차원에서 공교육정상화촉진법이 마련돼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교사의 질 향상과 양적 확대다. 궁극적으로 학생을 직접 가르치는 주체는 교사이기 때문에 교육적 지식과 기능 뿐 아니라 인성적 자질을 갖춘 도덕적 전문인으로 교사를 양성해야 하며, 더불어 교사 1인당 학생 수 감축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안정적 수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입전형 간소화 “입시부담 경감 큰 도움 안 돼” 직무표준중심 교육과정개편, 인성교육 차질 우려 - 교육부는 학생부, 논술, 수능 위주의 대학입시 간소화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는데. 강선보=전형 종류 많다지만 사실은 단지 이름과 세부적 반영비율의 차이일 뿐이다. 유형이 간소화된다고 직접적 부담 완화는 안 될 것이다. 정보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은 해소할 수 있겠지만 입시전형의 예측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는 편이 불안감도 적을 것이다. 대입개선은 대학들이 모집단위의 특성화를 살린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최의창=서로 내용은 같으나 명칭만 약간씩 다른 전형들은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전형의 개수를 대폭 줄이는 것은 반대한다. 시험만 잘 보는 아이들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과 재능을 지닌 학생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학교별 특성을 지닌 전형들에 대해서만 개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도 방안이 될 것이다. - 입학사정관제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적성을 살린다는 취지에 맞게 안착시킬 방안은. 강선보=확대 일변도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력 부족, 전문성 부족 등의 기반 부실이 드러났다. 일부에서는 특별전형을 이름만 바꿔 시행하기도 한다. 양적 확대보다는 학생들을 심층적이면서도 다각적으로 발굴하여 선발할 수 있는 질적 고도화로 전환돼야 한다. 박정곤=일정 부분 문제점이 노출됐더라도 정착시켜 나가면 바람직한 제도로 승화시킬 수 있다. 대학별로 연계해 입시 전형을 실시해 보는 방안도 제안해보고 싶다. - 교육과정 상에서는 지필고사의 비중을 축소해 나가면서도 정작 대입은 지필고사인 수능이 중요하게 판단되는 엇박자를 해결해야 하지 않나. 황윤환=수능은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측정하는 도구가 돼야 한다. 일정 기준을 넘어선 학생들에 대해서는 입학사정관제도 등을 활용하는 것이 자유학기제의 정책 방향에 부합한다. 김명수=수능이 가장 중요한 전형 자료다 보니 한 번의 표준화된 시험 점수를 위해 모든 입시생들이 내달린다. 미국은 표준화된 국가 수준의 시험으로 SAT I, SAT II, ACT, AP 등의 다양한 시험 제도를 갖추고 있으며, 영국은 GCSE, GCE AS/A2 Level, GCE A Level 등의 시험 제도를 갖춰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주려면 다양한 시험 제도가 필요하다. 대학별, 학과별 본고사 제도도 검토해야 한다. -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해 직무능력표준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겠다고 한다. 이 정책이 고졸 취업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박정곤=당장 고졸 취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발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나 산업 현장과 학교교육의 괴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현장의 어려움은 클 것이다. 강선보=산·학 연계강화 방향은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사회구성원으로서 기초 소양을 기르고 전인교육을 해야 하는 학교교육의 본질과 목적을 생각하면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기업도 학교에 ‘인성’교육을 요구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졸취업 권장이 자칫 대졸취업 위축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 전문대 수학연한 다양화를 제시했는데, 4년제 일반대와 전문대가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황윤환=당연하다. 각각 나름의 역할이 있는 만큼 미국처럼 4년제 일반대에서 일정 비율의 전문대 출신 학생들을 확보토록 하는 것과 같은 상생 방안을 우리도 모색해야 한다. 박정곤=대학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 과제일 테지만 수학연한만 다양화한다고 해도 기업 요구 인력 양성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만큼 고등교육기관의 역할 수행이 부실한 대학들에 대한 조치가 우선되고 나서 다양화를 논해야 한다. - 그밖에 정책 제언을 하신다면. 최의창=발등의 현안보다 예방적, 선제적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학교체육활성화’는 환영하지만 스포츠강사나 시설 확충 등 양적 확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 청소년들의 삶을 체육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보다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강선보=정부의 반값등록금 정책은 사립대학의 말살 정책과 다름없다. 정부의 재정지원 없는 반값등록금 정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사립대학에 대한 불필요한 간섭을 과감하게 줄이고, 사립대학의 설립취지에 맞게 학생선발, 교육과정 운영, 등록금책정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김명수=국‧공립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논문숫자로 실적을 평가하는 성과급제가 논문표절을 암암리에 묵인하는 현상을 만들고, 대학에 대한 과도한 압박은 대학을 고사상태로 만들어 연구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국립대 선진화 방안’으로 손상된 국·공립대의 위상 회복해야 한다. 박정곤=교육부 전체 직원의 10%도 안 되는 전문직 숫자에 교원들이 절망하고 있는 점을 헤아려 주면 좋겠다. 어떤 정책이든 각 학교가 처해 있는 여건과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실질적으로 수렴하여 방향을 결정해 나간다면 행복교육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얼마 전 미래 유망 직업군 희망 조사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1위로 나타난 기사가 있었다. 중등학교 교사 역시 수위에 위치하였다. 최근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변하고 있다. 교직에 대한 인기는 꽤 높다. 대졸자의 취직난이 가중되고 있는 와중에 안정된 직업인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최근 사범대와 교육대의 도서관 열람실은 철야로 불이 꺼지 않고 있다. 교사임용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자학자습을 독려하기 위한 방편이다.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줄을 잇고, 그 경쟁률도 교과목에 따라 수십 대 일에 이른다. 그야말로 바늘 구멍에 낙타들어가기식으로 경쟁률이 높다. 하지만, 정작 상당수 교사들은 자신의 직업에 별로 만족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어렵사리 교직에 들어간 뒤 중도에 교단을 떠나는 교사도 속출하고 있다.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교권추락이 교사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에 의한 교권침해가 도를 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학생의 인권, 학습권 보호에는 한 목소리로 큰 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교사의 교권, 교수권 보호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 이는 안타까운 일이다. 교사의 교권이 보호되지 않는데,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외치는 것이야말로 연목구어이다. 교사의 교권이 보호되지 않고 침해되는 현실에서 양질을 교육을 기대한다는 사실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학교와 교실에서 교사의 ‘영’이 서지 않고, ‘제멋대로 학생’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소위 ‘좋은 교육’인 양질의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지난 5월 15일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각 언론 기관과 교직 단체 등에서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반추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예비교사의 치열한 임용시험 경쟁률과 시험 준비 열기와는 이율배반적으로 현직 교사들의 교직 만족도는 현저하게 낮게 나왔다. 각 언론 기관,교직단체 등의 여론 조사, 설문 조사 등을 종합해 보면, 초ㆍ중ㆍ고교 현직. 교사들은 학교생활 만족도가 낮고, 교사 3~4명 중 1명은 2가지 이상의 직업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40% 미만이고, 불만족이 평균 60%에 이르고 있다. 명예퇴직을 고려해 본 교사 비율이 48%였고, 학생 생활 지도가 가장 어렵다는 비율도 78%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교실에서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에 의한 교권 침해가 가장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참으로 절망적인 조사 결과이다. 교사들 외에도 학생과 학부모 절반 이상이 우리나라 교육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교총과 행복교육누리학부모연합이 공동으로 전국 교사와 학부모·학생 2,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조사에서 학부모 59.3%, 학생 49.7%, 교원 38.6%가 '교육으로 고통스럽다'고 답했다. 반면 행복하다는 답변은 학생 24.7%, 학부모 8.4%, 교원 25.4%에 그쳤다. 교육의 3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의 평가가 이렇게 나왔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교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의 삼 주체 모두가 우리 교육에 대해서 불만족하고 있다는 심각한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학생 지도, 학교 폭력 예방 및 교권 침해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학부모들은 대학 진학 등 학력위주의 교육풍토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성적 위주의 평가, 지나친 사교육 등을 어려움의 이유로 꼽았다. 시각의 차이는 있겠으나 우리 교육 현장의 실태를 꿰뚫어 본 것이다. 공교육의 붕괴와 사교육 팽배, 학생 성적지상주의, 학교폭력 예방 및 생활지도, 그리고 교권침해 등이 교육 불만족의 주 원인이다. 지난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교육을 천명했다. 선행학습 금지와 교과서 밖 평가 출제 금지를 공표했다. 무릇 국민행복교육은 교육의 3주체가 교육으로 인해 고통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력위주의 교육풍토를 인성중심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공부 기계’를 강요하지 말고 꿈과 끼를 키워주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상급학교 진학, 특히 명문대 입학 비율이 학교 순위, 교사의 실력으로 판정되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민행복교육은 분명 먼 길이기는 하지만, 우리 모두 함께 가야 할 엄숙한 길이다. 다행히 지난 주 교권보호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법제화의 새 출발을 했다. 또 5월부터 전국 각 단위학교별로 교권보호위원회도 조직돼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신성한 배움의 전당인 학교에서 교사의 교권은 엄정하게 보호되고 준수돼야 한다. 교사의 권위 바로 세우기가 훌륭한 교육의 단초가 되는 것이다. 국민행복교육은 교권보호로부터 애당초 출발해야 한다. 나아가 학생의 인권, 학습권도 함께 보호돼야 한다. 분명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은 적대적 갈등과 대립의 주체가 아니라, 호혜와 배려의 친정한 동반자로 함께 가야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이 교권, 학습권 등을 함께 소중히 준수하면서 우리 교육의 그늘지고 어두운 면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는 길이 국민행복교육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버지! 어릴 때 그렇게 높아만 보였던 '아버지'의 산이 무척이나 작아 보이는 날입니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아버지께 글을 올리면서 아버지에 대한 자성(自省)의 시간을 한번 가져봅니다. 오랜만에 아버지와 함께 했던 고향 나들이는 저에게 아버지의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 준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십 년 전 어머니께서 중풍으로 쓰러져 거기에 따른 모든 죄 값을 달게 받겠다고 하시면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 버리시고 난 뒤 연락이 두절된 아버지를 저희는 지금까지 찾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아버지에 대한 원망(怨望)이 컸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큰아버지의 부고(訃告)를 받던 날 십 년 만에 처음으로 자식인 저에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물어 보았을 때 선뜩 "예"라고 대답을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가기가 싫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버지와 동행한 여행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와 고향인 대구까지 버스를 타고 가고 오고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과거의 일을 생각하면 아버지와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싫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문득 어릴 때의 일이 생각나는군요. 제 나이 오십이 넘은 지금 생각해도 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보다 좋지 않은 기억이 더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가 봅니다. 당신의 잦은 외도(外道)로 어머니의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모습에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를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를 이해시키려고 안간힘을 쓰시던 어머니가 오히려 미운 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매일 반복되는 당신의 주사(酒邪)는 늘 어머니의 구타로 이어졌지요. 지금도 어머니께서 수족(手足)을 못쓰시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감히 해 봅니다. 다음날 아침 마치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출근하는 당신의 뒷모습에 우리 자식들은 침을 뱉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는 당신보다 우리를 더 꾸짖었습니다. "너희는 아버지를 원망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너희들의 아버지가 아니니?" 당신이 퇴근할 시간이 되면 우리 형제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동구 밖 은행나무 뒤에 숨어 당신의 동정을 살피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었습니다. '설마 오늘은 아무런 일이 없겠지'하면서 당신을 기다리는 자식들의 마음이 어떠했는지 상상이나 해 보셨는지요. 아니나 다를까 당신은 자식들의 기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비틀거리면서 집으로 향해 오시더군요. 그러면 우리들은 겁에 질러 줄달음질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는 우리 가족들에게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산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가 곧 법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이 내린 결정에 어머니를 비롯하여 모든 가족들은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따라야 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는 어린 저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겨 주었습니다. 학교에서 우등상을 받아 아버지께 자랑을 하려고 하다가 실수로 컵에 있는 물을 엎지르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아버지께서는 제 손에 들고 있던 상장을 찢어버리시면서 저를 때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보다 당신의 옷 걱정을 먼저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아버지라는 존재는 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학년이 바뀔 때마다 선생님이 아버지의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지금도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아버지가 사망으로 적혀져 있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어떤 때에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다니는 아이들이 부러워 한참이나 바라본 적도 있었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오나 세월이 흐르면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그냥 형식적인 인물로 굳어져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생존해 계시는 아버지의 유일한 혈육이신 큰아버지의 별세로 그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사료됩니다. 사실 지금까지 저는 아버지의 눈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릴 때에는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첫 날 큰아버지의 시신(屍身) 앞에서도 눈물을 보이지 않으시던 당신이 삼 일째 장지로 떠나는 상여(喪輿) 뒤를 말없이 따라가면서 깊게 패인 두 눈에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장지(葬地)에 도착하여 하관(下官)을 하는 순간 당신은 지금까지 참았던 울분을 토했습니다. "형님, 저를 버리고 먼저 가시면 어떡합니까?" 큰아버지를 영원히 보내면서 눈물을 훔치시는 당신을 보는 순간 지금까지 너무나 높아 쳐다보기 힘들었던 그 산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릉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큰아버지의 장사(葬事)로 3일 꼬박 잠 못 이루시고 제 옆자리에서 그 피곤함을 잠으로 달래시는 당신의 모습 뒤로 그 어떤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당신이 주무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든이 넘으신 당신의 머리에는 어느새 희끗희끗 서리가 내려앉아 있었고 얼굴 위에 핀 검붉은 저승꽃이 햇빛을 받아 더욱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세월 앞에서는 당신도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당신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지금까지 아버지에게 가지고 있었던 좋지 않았던 감정들이 조금씩 풀어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모르시겠지만 당신이 잠든 사이에 태어나 처음으로 당신의 손을 잡아 보았습니다.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더군요. 그 동안 이 따스한 손을 잡아 보기가 왜 이다지도 힘들었을까요. 어머니를 비롯하여 우리 가족 모두는 지금까지 당신의 이 따스한 손길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특히 장례가 끝난 뒤 당신이 저에게 한 말은 지금도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환희야, 함께 동행해 주어서 고맙구나." 자식이기에 당연히 해야 했던 일인데 아버지는 마치 타인에게 하는 것처럼 저에게 인사치레를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그 말에 제 자신은 당신 앞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 순간 '죄는 미워도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말이 문득 생각나더군요. 지금까지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비롯한 저희 가족들에게 행한 일을 생각하면 그 어떤 것도 용서되어 질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늘 그랬듯이 이제 혼자 지내시기를 고집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아버지의 죄 값 아닌 죄 값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고향을 다녀온 뒤 집사람과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아버지를 모시는 일에 대해서 집사람도 쾌히 승낙을 하여 무어라 고마움을 표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아버지의 여생(餘生)을 제가 편안하게 모시고 싶습니다. 아니 그 높게만 보였던 아버지의 산이 더 이상 낮아지지 않도록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 봅니다. 2013. 5월 어느 날 아버지를 미워할 수 없는 아들올림
비래스타일이란 제목으로 우리학교 젊은 교사들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8월말이기에 아직 강남스타일이 대중화가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강남 스타일 원본에 출연하는 사람처럼 옷차림도 다양한 모습으로 준비를 하여 멋지게 추고 있는 것이다. 보는 사람들도 신명이 나서 함께 흔들며 흥에 겨워한다. 이어서 나의 교직생활 40년을 스토리텔링으로 꾸며서 율동과 카드로 표현을 할 때에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교육자로 특별히 내 세울 것도 없는데 내 자랑만 하는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이 소중한 시간에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기 위해 참석해 주신 분들께 감사한다. 더구나 평교사로 정년퇴임하는 교육자의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젊은 후배들이 이렇게까지 많이 준비를 하고 노력을 하였다는 점에서 가슴 저미어 오며 그동안 교직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짧지 않은 기간이기도 하였지만 나와의 인연으로 만났던 제자들에게 교육자로서 부끄러운 점이 많았다. 교육에 대한 욕심이 앞서 너무 심하게 나무란 일, 나쁜 짓을 하였다하여 회초리로 심하게 때렸던 일, 바쁜 업무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판단하여 불편부당하게 처리하였던 일, 나의 감정에 치우쳐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아이들을 주눅들게 하였던 일, 편애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였지만 알게 모르게 차별대우를 한 일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다. 아이들의 특성과 특기를 찾아 그들이 즐기고 좋아하는 희망과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앞서는 것이다. 평교사로 정년퇴직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40여년을 교직생활 하면서 퇴직하는 모습을 숫하게 많이 보아왔다. 한 때는 학교강당이나 큰 식당에서 퇴임식을 갖는데, 제자들의 퇴임관련 축하 공연과 선생님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다양한 발표로 떠나시는 분과의 애틋한 석별의 정을 나누는 것이다. 또, 퇴임식에서 축사, 격려사, 기념패, 감사패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동료교직원의 선물, 제자들의 선물 등으로 2세 교육에 헌신적으로 노력하였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그대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는 간소하게 식당에서 퇴임식을 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이제 교직생활을 함께 하였던 분들이 하나 둘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을 하는데, 퇴직이 언제부터인가 하루빨리 교단을 먼저 떠나는 것이 복 받은 일이라며 부러워하는 세태가 되었으니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도 변했다. 60~70년대만 하여도 선생님은 ‘군사부 일체’라 하여 스승존경 풍토가 있어서 봉급은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부족하였지만, 지역사회의 존경받는 사람으로 대우를 받게 되어 나름대로 자긍심을 가지고 생활을 했다. 학생들 또한 선생님을 잘 따르면서 학교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한 학급인원이 50명 이상이 되어도 힘들다하지 않고 사명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지도를 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20여 명 남짓한 아이들도 다루기 힘들다며 혀를 내두르는 현실이다. 돌이켜 보면, 교직생활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은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되었다는 데에 보람을 느낀다. 수석교사제란 아이들과 교실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아이들 지도에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학생교육에 혼신을 다하여 교육열정을 불사르는 교사에게 존경과 예우를 해 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수석교사제인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아이들 교육에 소신을 가지고 평생을 열심히 성심성의껏 지도를 잘 하였지만, 승진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 쓸쓸히 교단을 떠나는 훌륭한 선배님들을 숫하게 많이 보아왔다. 쓸쓸히 물러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늘 교원승진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새기곤 하였던 것이다. 승진을 위한 각종 불합리한 점수 제도에 대해 교육부나 시교육청 한국교육신문에 수없이 많은 글을 투고하여 기사화 되었지만 제도의 개선은 쉽지 않았다. 노무현정부 때에 교육혁신위원회 주최(한국교육신문 2006년 3월 13일자 1면) 3월 7일 오후 대전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원정책 개선 지역 순회 토론회’에서 나는 청중과의 마지막 토론 제안자로 “교사직과 관리직이 단선형으로 혼재돼 평정의 적합성이 문제가 되고 있기에 교장임용방식을 교직 생애 발달에 맞게 전문성을 심화하고, 교단 우대 차원에서 수석교사제 도입을 강조”하여 청중들의 우레와 같은 갈채로 수석교사제의 제도도입에 도화선이 되었던 것에 가장 큰 자부심을 갖는다. 나는 초창기 전국초등수석교사협의회 회장으로 교과부 수석교사제시범운영을 2년 동안 이끌어 왔다. 2010년 3월 17일 제1차 청와대에서 개최된 교육개혁협의회에 참석하여, 학생교육을 위해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승진을 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실패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는 교원승진제도의 단선제가 2원화 및 다단계화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주장하였다. 즉, 교사→교감→교장으로 이어지는 단선제에서 교수직렬(교사-선임-수석)과 관리직렬(교사-교감-교장)의 2원화가 절실히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또, 2급 정교사로 임용되어 1급 정교사로 승진 후 교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40여년을 평교사로 퇴직해야 하는 현재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던 것이다. 이에 교과부 장관의 후속발표에서 2원화 할 것을 분명히 밝히고, 시범운영하는 수석교사도 연차적으로 전국의 초중등학교에 수석교사를 배치하여 대폭 확대 임용한다는 발표가 있었던 것이다. 수석교사제 법제화 교과부 TF팀에 전국수석교사 대표로 참석하여 교과부 수석교사제 시범운영 1,2기 결과를 토대로 교원승진 시스템을 관리직렬과 교수직렬로 2원화하여 법제화에 초석을 놓고자 하였지만, 일부 교육학자들의 탁상공론식 이론과 2대 전국수석교사회장단이 직급보다는 교장에 준하는 예우를 원하였기 때문에 직급이 없는 수석교사제로 제도화 되어 지금도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내하고 있다. 뒤늦게 잘못된 제도임을 깨달은 한국수석교사회에서 헌법소원을 하였지만 잘못 꿰어진 첫 단추를 바로 끼우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분골쇄신하는 아픔으로 당시 수석교사제 법제화 교과부 TF팀에 참석하여 활동하였던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역사에서 사라지고 만다는 절박함에 정년퇴임기념 수필집『최수룡의 맛있는 교단일기』를 발간하였다. 정년퇴임식에 참석한 가족과 친지 및 동료, 대전초중등수석교사, 30여 년 전 제자들과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제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눈망울이 곱기만 하다. 오늘은 교육자로 한평생을 교단에서 생활하였다는 점에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보는 날이다. 정년퇴임을 축하해 주기 위해 오신 분들께 아이들에게 못 다한 사랑을, 영원한 사랑의 시작을 이제부터 차근차근 하겠노라며 기념문집에 정성스레 사인을 하여 드렸다. 교육은 사랑입니다.
가정의 달 5월에 포근함을 느껴야 할 가정이 편안하지 못한 가정이 많다. 에너지 넘치는 자기 딸이 얼마 전부터 가출을 하고 등교를 거부하며 밤낮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 오셨다. 학교를 가지 않고 방황하는 딸의 행동이 도무지 자기로서는 이해가 안 가고 여러 해결 방안을 찾았지만 어렵다면서담임교사와 만남을 갖게 된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반항을 하면 부모는 화를 내지만,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자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는 부모가 “6시까지 들어와”라고 하면, 별일 없는 한 대개 그 시간에 맞춰서 들어오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달라져 고학년이 될수록 더 고집을 피우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 자신에게서 ‘왜 내 귀가 시간을 엄마, 아빠가 정해주는 거지?’라는 반항심이 생기는 것 때문이다. 그럴 때 아이의 마음 속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금까지는 귀가 시간은 물론, 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의 기본을 모두 어른들이 정해줬고, 아이들은 별생각 없이 그대로 따라왔다. 하지만 아이들의 정신 연령이 성장하면서 ‘내 행동을 왜 엄마 아빠가 규제하는 거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행동 규범은 내가 정하겠어!’라는 욕구가 강해진다. 그만큼 머리가 커진 것이다.이런 현상이 바로 넘어야 할 산이요, 아이가 어른이 되는 성장통이라 할 것이다. 바로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상대적인 관점에서 사물과 현상을 보려고 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 때문이다. 때로는 순간적으로 ‘가게에 있는 저 많은 물건 중에 하나 정도는 그냥 가져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그래서 가끔 중학생들의 도벽 행동으로 우리 학교에도 전화가 걸려온다. 하지만 바로 ‘가게 주인에게 걸리면 혼날 테고, 마음도 찜찜하니까 하지 말자. 역시 나쁜 일이야’라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 이 과정을 거쳐 아이의 도덕성은 한층 성장하게 되는 단계이다. 지금까지는 그저 ‘남의 물건을 그냥 가져가는 것은 나쁜 일이다’라고 어른들에게 들어왔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던 일들에 대해 ‘정말 그렇구나’하고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번 도벽에 걸렸다고 이상한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 단계에서 구체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이처럼 아이의 마음과 정신은 큰 변화를 겪고 있는데, 부모가 옛날과 똑같은 어린애 취급을 하면 당연히 반발심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 반발심은 ‘알았어, 잔소리 좀 그만해! 그냥 좀 내버려 둬!’ 하는 식의 불만으로 표현한다. 이런 내부 성장과 외부 반응의 격차를 우리는 보통 ‘부모에게 반발하는 시기’, 즉 ‘반항기’라고 부른다. 우리가 반항기라고 부르는 행동은 부모가 하는 말이나 사회의 규칙에 대해 하나하나 ‘왜? 어째서?’라는 토를 달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이해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인간’인 자립한 인간이 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항기는 아이의 ‘정신적 자립’에 꼭 필요한 시기이다. 이런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면 아이가 반항심을 보여도 부모는 여유를 가지고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아이들를 보고 갑자기 외계인이 된 것처럼 바라보기 보다는 무엇이 잘 못 되었는가를 구체적으로 지도하는 부모, 부모의 지도가 한계에 이르렀을 때 지도할 수 있는 선생님의 역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개개 아이들의 심리에 대한 이해를 위해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사들이 피하고 싶은 날은 언제일까. 의외로 교사들은 피하고 싶은 날로 스승의 날로 꼽고 있다. 물론 몇 몇 교사들에게 물은 질문이긴 하지만 전혀 타당성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올해는 촌지문제를 거론한 언론이 많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에서 암행감찰을 통해 촌지 수수를 적발하겠다고 나선 것은 요즈음 교사들의 사기를 더욱더 꺾어 버리는 행위라는 지적이 많다. 교사를 범죄자로 취급하는 교육청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교육행정기관인지 헷갈린다. 학교에 촌지와 선물문화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 그렇다고 촌지나 선물문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학교에는 촌지나 선물을 안 보내지만 학원에 보내는 경우는 많아졌다고 한다. 학교대신 학원에 촌지와 선물이 넘쳐 난다고 한다. 잘 알고 지내는 지인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자기가 일하는 사무실 직원들이 자녀들의 학교에는 선물을 보낼 필요가 없지만 학원에는 보내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어쨌든 학교에서 촌지와 선물문화가 사라져 가는 것은 매우 반길 만하다. 앞으로는 학교에서 이런 문화가 완전히 뿌리뽑힐 것으로 기대된다. 시대가 변하기도 했지만 학부모와 교사들의 인식이 그만큼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교권이 무너지고 교사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촌지나 선물문제가 더이상 불거지는 것은 교사들을 더욱더 어렵게 할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교육의 신뢰회복과 교권확보는 상대적으로 우리가 계속해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 이야기가 좀 빗나갔지만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피하고 싶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여러가지 이유로 교사들에게 부담을 주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촌지문제와 편하게 먹고사는 집단이라는 식의 이야기들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피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기에 철없는 제자들의 무차별적인 방문이다. 사실 스승의 날에 학교를 찾아오는 학생들은 그래도 예전 스승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찾아오는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섞여 있다는 데에 있다. 교사들에게 철없는 행동을 함으로써 더욱더 힘들게 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학생들을 맞아야 하는 교사들은 그 자체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스승의 날이 지나고 나면 마치 전쟁이라도 치른 것 같은 분위기가 며칠간 이어지기도 한다. 초등학교나 고등학교의 사정은 좀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최소한 중학교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스승의 날을 더욱더 힘들어하는 교사들이 많다. 물론 어린 학생들이고 미성년자 이기에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맞다. 그렇더라도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교사들이 많다는 것은 스승의 날이 예전과 달리 갈수록 왜곡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오죽하면 스승의 날을 피하고 싶어하겠는가. 5월1일의 근로자의 날을 스승의 날로 지정하고 다른 근로자들처럼 하루 쉬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많다. 그러나 일반 근로자와 달리 학교가 스승의 날에 쉬게되면 여론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재량휴업일로 지정하여 휴업을 했을때,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고 난 후 더 이상의 재량휴업 지정은 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을 교사와 학교가 떠 안아야 하는 과제만 남긴채 말이다. 요즈음은 많은 학교들이 스승의 날을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일정에 끼워넣고 있다. 어쩌면 이것도 스승의 날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궁여지책일 것이다. 스승의 날을 피할 수는 있지만 모교를 찾아오는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아위움이 클 것이다. 스승의 날에 학교를 찾는 학생들은 그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을 축하해 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학교를 찾아오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하고 싶은 날이긴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학교교육과정 운영에서 스승의 날은 수업을 일찍 마치고 학생들을 맞이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수업을 오전에 마치고 학생들을 보내고 있는데, 예전의 선생님들을 찾아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학교일정이 서로 다르다면 이 의미 마저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학교들이 서로 보조를 맞추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봤다. 그래도 제자들이고 교사가 있기에 찾아나서는 학생들인데 피하려 하는 것은 옳은 방향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어렵지만 학생들을 위해 하루 더 희생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승의 날을 이틀정도 앞둔 시점이었다. '아무래도 졸업생들이 몰려 올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학교도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의 경우를 보면 인근 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이 몰려와서 제대로 수업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수업중에 교실로 찾아오는 학생들이 너무 많았었습니다. 올해도 비슷할 것 같은데, 미리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몇 몇 교사들의 건의가 들어왔다. 교감선생님이 인근학교에 스승의 날일정을 알아 보기로 하였다. 수학여행, 체력검사를 실시하는 학교도 있었고, 수업과 특별프로그램 진행으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한다고 했다. 즉 끝나는 시간이 평소와 거의 비슷하다는 이야기였다. 인근의 고등학교들이 그렇다면 우리도 정상수업을 하면 될 것으로 판단하여 약간의 시간을 단축하되, 수업시간은 모두 정상 운영하기로 하였다. 인근학교에서 일찍 끝난다면 우리학교도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인근학교에서 특별히 일찍 마친다는 이야기가 없어 그대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4교시가 끝날때까지 특별히 찾아오는 학생들이 없었다. 문제는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에 발생했다. 갑자기 인근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온 것이다. 조금 과정하면 교무실이 이들 학생들로 발 들여 놓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우리학교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학하는 학교의 우리학교 졸업생 들이었는데, 당초에 교감선생님이 통화를 할 때는 정상 운영을 한다고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오전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들이 닥친 것이다. 그 학교에서는 모교를 방문하는 시간으로 한다고 하면서 학생들을 일찍 보냈다는 것이다. 그때 우리학교는 아직도 3시간의 수업을 더 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인근에서 학생들이 몰려 오면서 본교의 학생들 역시 분위기가 들떠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방문한 학생들이 비어있는 음악실로 몰래 들어가서 악기를 연주하여 수업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했다. 더구나 같이 온 학생들 중에는 우리학교 졸업생이 아닌 학생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냥 친구를 따라서 들어온 학생들이 있었던 것이다. 5교시 후에는 인근의 나머지 다른 학교의 학생들도 학교에 방문하면서 더욱더 교무실이 혼잡해졌다. 끝까지 수업을 했지만 이들 방문학생들로 인해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겪었던 하루였다. 물론 졸업생들은 예전 담임과 교사들을 만나러 온 것이다. 그런데 한꺼번에 몰려온 학생들로 인해 교무실 분위기가 혼란스러웠다는 것이 문제였다.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배들이 공부하는 상황에서 복도를 돌아다니거나 몰래 악기를 연주하는 등 피해도 적지 않았다. 교사들 몇몇이 모여서 내년부터는 우리도 오전 수업을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재량휴업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재량휴업은 또다른 비난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학생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교사들이 수업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인근학교에서 당초의 계획대로 정상수업을 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학교들도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당초 계획에서 갑자기 변경 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년에 한번의 스승의 날, 교사들은 나름대로 제자들을 만나서 지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에서 보람을 찾기도 하지만 평일보다 더 피곤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틀린 말이 아니다. 아직 한창 성장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학교 사정까지 생각해 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학생들을 맞이할 준비를 사전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근학교와 보조를 맞추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서로 협조가 잘 되어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만일 우리학교에서 수업을 일찍 마치고 초등학교 방문의 시간을 준다면 초등학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우리학교보다 수업을 일찍 마침으로써 학생들이 대거 방문해 오면 여러가지로 곤란한 일이 발생하게 된다.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인근학교끼리 피해를 주지 않을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5월만 되면 하늘이 더 푸르다. 담장 너머에서 “왁자지껄” 들려오는 소리가 정겹다.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발걸음에 힘이 넘친다. 그곳에 나라의 희망이자 가정의 보배인 아이들이 있어 더 행복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잔소리 한다면 이율배반일까? 잘못인줄 알면서도 그냥 지나쳐야 할까? 일거수일투족 모범을 보이는 게 먼저지만 때로는 엄한 교육도 필요하다. 엄하다는 소문 때문인지 내 말이라면 다 따른다. 내가 눈에 보이면 오른쪽으로 통행하고, 내가 보는 앞에서는 두 손으로 공손히 잔반을 정리한다.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 기다리면 스스로 열매를 맺는다. 최상의 교육은 상이나 칭찬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순리를 거스르게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학교에서는 체육대회, 수련회, 현장학습 등 많은 아이들이 함께 해야 하는 날이 여러번 있다. 여럿이 모이면 어깃장 놓는 것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다. 사고는 늘 이런 날, 이렇게 마음이 들뜬 상황에서 일어난다. 늘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냥 바라보고만 있기 어려운 날이 있다. 괜히 심통을 부리고 어긋나게 행동하며 여러 사람을 괴롭힌다. 그런 날은 엄한 교육이 백 마디 말보다 효과가 크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엄한 교육은 설자리도 없다. 그래서 자꾸 교육이 뒷걸음질 친다. 나라고 용빼는 재주 있겠는가. 하지만 방관자로 살지 못하는 성격이 늘 엄한 교사를 자처하게 한다. 5월은 잊지 않고 기리며 축하해야 할 기념일이 유난히 많다. 그런데 스승의 날만은 예외다. 당사자인 교사들이 더 부담스러워한다. 그냥 조용히 보내고 싶은 하루다. 해마다 느끼지만 아이들이 생각하는 스승의 날은 다르다. 조용히 보내려는 담임과 달리 상당초등학교 4학년 5반 꼬마들은 준비를 철저히 했다. 칠판에 ‘선생님, 사랑합니다’를 크게 써놓고, 폭죽과 함께 풍선도 터뜨렸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제법 엄숙한 분위기로 스승의 은혜도 불렀다. 카네이션이나 편지를 불쑥 내민 아이들도 여럿이었다. 요즘 아이들 참 속이 깊다. ‘엄한 교육으로 바르게 키워줘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와 슬며시 미소짓게 한다. 중학생인 용재는 돈 벌면 제주도 여행 시켜준다는 것 잊지 않았으니 걱정말란다. 아이들 때문에 행복한 하루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이룬 힘의 원천은 교육이고, 그 힘은 선생님들로부터 나왔다.’고 했다. 여야는 스승의 은혜에 감사를 표시하며 교권회복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요 검색사이트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스승의 날을 축하해줬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일회성 립서비스나 구색맞추기라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듯 교권이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선다. 세계 여러 나라가 부러워하는 일등 국민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교육을 바로 세우는 정책이 먼저여야 한다.
다섯 명인 3학년 우리 반 아이들에게 한 가지 숙제를 냈습니다. 지난 해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 편지를 쓰라고 예쁜 꽃 편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방과후 선생님 중에서 한 분씩 골라서 감사 편지를 써 오도록 했습니다. 편지를 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교육 현장에서 꼭 가르쳐야 할 가치라고 생각해서 낸 숙제입니다. 담임인 내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함께. 아이들이 숙제를 잘해 와서 아침 일찍 행복한 우체부를 하며 즐거워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나에게도 정성이 지극한 선물이 배달되었습니다. 할머니가 정성스레 만들어 주셨다는 딸기잼 한 병, 화가가 꿈인 아이가 색종이로 직접 만든 카네이션이 달린 편지, 손으로 떠서 만든 원피스 수세미까지. 모두 마음을 울렁거리게 했습니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인데, 생각함이 깊어서, 마음 씀이 예뻐서 감동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정성스런 마음이 가득 담긴 것입니다. 마음의 크기는 그 무엇으로도 잴 수 없을 만큼 크니까요. 딸기잼은 빵을 사다가 아이들과 나눠 먹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꽃과 원피스는 교실 벽에 장식품으로 붙여 놓고 날마다 바라보며 힘을 낼 것입니다.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받으며 살아가는 교직이 주는 행복에 감사하며 더 좋은 선생님으로, 아이들 을 더 많이 사랑하는 선생님으로 살기를 다짐하는 날이 바로 '스승의 날'입니다. 오늘은 내가 선생으로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각성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스런 아이들아! 정말 고마워! 더 많이 사랑하도록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