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70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3일이라는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책 제목인『삼.곱하기.십(3×10)』이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 갑갑한 일상 속에서 내게 만약 3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쩌면 생각만으로도 짜릿하고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이 책이 내게 그런 생각을 심어주기에충분한 책이었다. 부제라고 해야 할까? 책의 뒷표지에 커다랗게 인쇄된 글씨는 어쩐 일인지 본격적으로 읽기 전부터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3일 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당신, 무얼 하고 싶은가요?" 참으로 도전적인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 책을 폈을 때엔, 난 이 질문이, 단순히 죽음을 앞둔 어떤 사람들이 그들에게 남겨진 인생에 있어 3일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생각들을 담아 놓은 책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문득 옆에 있던 아내에게 넌지시 물어보고-죽음이란 건 너무 우울하니 그 부분을 쏙 빼고 최대한 부드럽게- 싶었다. "당신, 내가 당신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3일의 휴가를 준다면 뭘 하고 싶어?" 실행될 가능성이 지극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 3일이라는 달콤한 혼자만의 휴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겨운 듯 연신 미소를 짓고 있는 아내를 보며, 내친 김에 나는 종이를 한 장 펼쳐 호기 있게 적어 내려갔다. ① 첫째 날 : 지나간 사람들과 묵은 감정 모조리 털어내기 …… 아무리 멀리 있는 사람-물론 그들과는 전화로 해결해야 할 것 같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찾아가서 지금껏 못다 한 얘기가 있으면 다 나누고 내가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 있으면 웃으면서, 하지만 조금은 심각하게 얘기를 나눌 것. 만약 그 사람이 내게 따지거나 비난하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다 들어줄 것. ② 둘째 날 : 아내와 1박 2일로 여행 가기 ……아이들을 어른들에게 맡기고 가까운 곳이라도 꼭 단 둘이 여행을 다녀오기. 만약에 아내가 혼자 가길 원한다면 혼자 보내 줄 의향 있음. ③ 셋째 날 : (여행에서 돌아와 허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어차피 죽을 텐데 허리 부러지는 것 쯤이야……)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기 이렇게 쓰고 보니 갑자기 3일째 되는 날이 너무 바빠질 것 같았다. 고작 9시간 정도만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다. 그래도 죽을 힘을 다해 놀아준다. 어차피 힘을 다 빼 놓아야 죽을 때 편하게 죽지 않을까?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깨끗이 목욕재계하고 아내와 아이들 몰래 편지를 써 놓고 이불을 덮고 죽음을 맞이한다. 내가 생각해도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아무튼 그런 마음가짐으로 책을 폈는데……. 이런! 방향을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처음 내가 생각한 그게 이 책의 주된 테마가 아니었다. 예전에 그런 광고가 있었던 기억이 났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뭐, 이런 의미의 책이었다. 그렇다면 사실 우리가 선택할 일은 지극히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싶었다. 3일간 할 수 있는 일……, 어쩌면 그와 같은 3일은 좀처럼 오지 않을지도, 아니 사람에 따라서는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쓴 10명의 저자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3일을 보내기 위해서 조금도 서슴지 않고 여행을 떠나기로 작정한다. 물론 어느 한 사람도 똑같은 장소를 택한 사람이 없다. 그냥 피상적으로 우리가 흔히 가고 싶어하는, 제주도라든지 일본의 어느 온천, 혹은 유럽의 어디어디 등의 장소가 아닌, 어쩌면 그냥 우리 주변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그런 곳들을, 묻혀 있던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그런 곳들을, 유년 시절의 기억이 묻어 있는 그런 곳들을, 그들은 선택했다. 하나같이 그들은 요란한 기색도 없이 조용히 그곳에 가서 자신을 추스리고 다시금 새로운 자아를 찾아서 돌아오는 여정으로서의 길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물론 모두가 다 여행을 선택한 건 아니었다. 어떤 이는 지인의 작업실로 꽃을 들고 찾아가고, 또 어떤 이는 열심히 요리를 했으며, 또 다른 어떤 이는 여행경비회수를 위해 구입한 아이템을 판매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한 사람은 그저 3일 간 무위도식하며 지내기도 했다. 어쨌거나 외부로의 여정이든, 자신의 내면으로의 여정이든 모두가 다 소중한 여행으로 여겨졌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멋지게 시도했기 때문이다. 일상은 우리를 지치게 한다. 그 지쳐가는 과정 속에서 자칫하면 우린 우리의 자아를 잊어버리거나, 혹은 아예 잃어버리고 살기까지 한다. 그래서 우린 살아가면서 제법 그래도 정신이 말짱한 순간에 늘 의식하는 것이 있다. "이렇게 살면 안 돼! 뭔가 변화가 필요해!" 하지만 어쩌면 그건 마음 뿐. 물 속에 있으면서 옷이나 우리 몸이 물에 하나도 젖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 그 자체이니까 말이다. 이렇게 실종된 자아정체성을 찾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여행이 아닐까? 여행은 '만남'과 '이별'을 전제로 한다. 이별은 그동안 고민하던 것들과 자질구레한 자신의 일상-정말이지 하루에도 수십 번은 내팽개치고 싶을 정도로 환멸스럽기까지 한-과의 이별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숨 돌릴 틈 없이 살아 온 껍데기 뿐이니 육신으로서의 허상적인 자아와도 이별을 고하게 된다. 원래, 이별은 슬픈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이별은 나 자신의 가슴 속 어딘가 한 켠이 뜯겨져 나가는 기분을 들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심한 지경에 이르면 한동안 실의에 빠져, 떠나간 그 무엇을 오래도록 갈망하며 지내게 된다. 하지만 이별은 전제로 한 여행은 절망감만 안겨주진 않는다. 떠나보내야 할 것은, 요즘 시쳇말로 쿨하게 보내버리고, 새롭게 맞이할 것은 또 그렇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는 성대한 의식으로서의 '만남'이 또 하나의 매력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10명의 저자들은 여행을 통해서 그런 이별을 선언했고, 돌아와서는 남은 날들을 이끌어갈 새로운 추진력을 쉽게 만났으리라고 생각했다. 각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인 저자들은, 책을 읽는 내내 말없이 그리고 끝없이 '아무것도 몰라도 좋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따라오기만 해!'라고 하는 듯 내게 손짓하는 것 같았다. 그다지 길지 않은 문장들이 읽는 눈을 덜 피로하게 한 것은 물론, 곳곳에 실려 있는 사진들은 책을 덮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허락했으며, 그 사진을 통해 인식의 지평을 쉽게 넓힐 수도 있었다고 감히 장담하고 싶다. 그동안 좁은 식견으로 에세이집하면 거들떠보지도 않곤 하던 희한한 버릇이 내게 있었다. 그저 '붓 가는 대로 적은 글'이 에세이집이니 뭐, 그다지 깊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삼.곱하기.십(3×10)』을 읽으면서 교만한 나의 태도에 아무래도 변화가 온 것 같았다. 그냥 붓 가는 대로 아무렇게나 쓴 글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폭넓은 사유와 고뇌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나는 훌륭한 한 편의 철학 서적 같았다. 철학이란 게, 뭐 별 다른 게 있을까? 인생을 노래하고. 멀찌기 한 발짝 떨어져서 자신을 들여다 보는 여유를 갖게 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 철학을 맛보게 해 준 책, 내가 직접 경험해 본 것은 아니지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들로 잠시라도 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행복한 경험을 하게 해 준 책, 그래서 좀 더 시간들에 대한 소중함과 나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해 준 책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작지 않은 행복감을 느껴 본다.
밤새 만든 국감자료, 의원님 박사논문용? 이라는 보도를 보고어이없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몇 주 전에 한국교육신문에 ‘국정감사 자료에 학교가 피로하다’란 글을 게재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 국회의원이란 신분은분명히 가장 높은 권력자인 동시에 ‘슈퍼 갑’이다. 선거철엔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겠다고 목청 높여 소리치면서도 막상 의원이 되면 이렇게 다른 것이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밤새 자료를 만들어 가져갔더니 정작 국감장에서는 관련 질의가 없어 이상했는데, 알고 보니 의원 본인이 박사 학위 논문에 활용하려고 보좌진을 통해 자료 요청을 했더라"라며 허탈해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국정감사 요구 자료에 밤을 설치며 심지어 수업까지 내팽개치며 작성한 자료를 그렇게 취급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의원들의 국정감사 자료의 국민들의 감사가 필요하다. 요구한 국감 자료의 활용결과는 분명히 밝혀주어야 한다. 그래야 힘들게 작성한 자료의 보람도 얻을 수 있다. 지금처럼 요구만 할뿐 그 결과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태도는 의원들의 품위와도 직결된다. 국정감사 시스템의 비효율성에 대해 정부도 국회도 잘 알지만, 1년에 한번 일회성으로 끝나는 데다 서로 갑·을 관계에 놓인 집단이라 누가 먼저 나서서 시스템을 개선하기는 힘들지만 꼭 해야 할 일이다. 국정감사는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군기잡기' 결정판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러한 의원의 무성의한 태도 때문이다. 무조건 요구하면 대령해야 하는 ‘슈퍼 갑’의 태도는 분명히 고쳐져야 한다. 또한 무소불위의 의원들의 권한과 권력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국민생활의 불편을 고려하여 최소한의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의원들의 이러한 행태는 비단 국회의원만은 아니다. 도의원, 시의원들도 이에 못지않다. 똑같은 금뺏지를 달고 행동한다.국민의 혈세를 받는 분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분이다. 국정감사나 시도행정감사 시에는 공무원들은 하수인 취급하듯 고성과 반말로 질타한다. 분명히 국민이 뽑은 국민의 대표인데 국민들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는 딴판이라는 사실이다. 진정 무엇이 국민을 위하고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의원이었으며 한다. 국정감사가 국민 위에서 군림하는 감사보다는 의원자신부터 깨끗하고 청렴한 태도가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풍성한 친환경 체험거리와 볼거리! 신나고 재미있는 공연과 즐길거리! 최고의 명품으로 만든 맛있는 생명 농축산물 먹을거리! 그리고 건강한 '생명'이 살아 숨쉬는 축제 ! '2013 청원생명축제'가 지난달 27일부터6일까지 청원군 오창과학단지내 송대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살아숨쉬는 청정고장, 온새미로 청원'의 논, 밭, 산 그대로의 축제장에서 건강한 생명과 즐거운 행복이 넘쳐났던 2013 청원생명축제장 풍경을 사진으로 감상해보자.
수원 송림초 어린이회 20여 명이 지난 토요일 오전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에 참가하여 서호와 농촌진흥청에 대해 공부하였다. 이 날 체험교실에는 송림초 안호준 교장과 지도교사, 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 등이 참석하였고 장안청소년문화의집 변효정 관장은 프로그램에 동참하면서 참가자들 간식을 제공하였다. 이런 말이 있다. '그 어머니에 그 자식' '그 스승에 그 제자' 어머니가 훌륭하면 자식들도 어머니의 교육 영향을 받아 훌륭하게 자라는 것이다.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1일 송림초 학부모가 지역사회 알기 일환으로 '서호사랑'에 참가했는데 이번엔 어린이들이 참가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들에겐 토요일이 휴업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 날을 이용하여 체험학습을 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유적지, 관공서를 탐방하면서 내 고장 알기에 나선 것이다.내 고장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애향심의 출발이다. 애향심은 곧바로 애국심으로 이어진다. 오전9시 농촌진흥청 정문에 모인 송림초 어린이들은 프로그램 개요와 유의사항을 들었다. 정문에서 농촌진흥청의 영어약자 RDA를 공부하고 항미정으로 출발하였다. 항미정은 1931년에 세워진 수원시 향토유적 제1호다. 이 곳에서 항미정 명칭의 유래, 서호의 축조연대, 정조대왕이 서호를 축조한 이유, 농자천하지대본의 뜻을 배웠다. 축만교를 지나 제방에 세워진 비석 글씨도 공부한다. '축만제'의 뜻은 풍년을 기원하는 제방이다. 서호는 수원의 서쪽에 있는 호수인데 서호의 다른 명칭이 축만제다. 제방 소나무 아래에서는 소나무의 나이를 계산하고 서호에만 살았던 민물고기인 '서호납줄갱이'를 배웠다. 그 물고기가 사라진 이유도 공부하였다. 서호저수지를 한 바퀴 돌면서 무궁화에 대한 공부도 한다. 이 공부는 지난번 참가했던 학부모가 강사로 나섰다. 일제가 심어 놓은 무궁화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불식하는 것. 그리고 무궁화의 가지치기 등 재배방법을 바르게 알고 울타리로 심지 말고 정원의 독립수, 정원수로 가꾸어야 함을 강조한다. 서호천 유입구에서는 우리가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전 방법에 대해 자유롭게 발표하였다. 특히 고등학교 봉사교과서에 나오는 '지구는 나에게 몇 점을 줄까?' 25개 항목을 읽어가며 하나하나 점수를 써 보았다.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면 친환경 생활을 하는 것이다. 서호천 징검다리를 건너 농업과학관으로 향한다. 영상실에서 쇠똥구리 애니메이션, 농촌진흥청 홍보 동영상을 관람하였다. 환영 전광판 아래에서 단체기념사진도 촬영하였다. 초등학교 고학년용 '농업과학관 체험학습 활동지'를 받아 들고 전시물을 살펴보았다. 이 활동지는 농업역사에 관한 8개 문항, 현대농업에 관한 문항 6개로 구성되어 있다 .농역역사 3번 문항은 '셰계 최초의 온실이 우라니라에 있었을까요?' 7번 문항은 '우리나라는 1970년 통일벼를 개발하여 1977년 쌀의 자급자족을 달성하였습니다. 이것을 ( )혁명이라고 합니다' 이다. 학생들은 전시실 관람을 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끝으로 참가 어린이들은 형성평가 10문항을 보았다. 참가어린이 모두 80점 이상을 받아 통과하였다. 문항은 다음과 같다. 1. 오늘 우리들이 참가한 서호 프로그램 이름은?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 2. 서호의 축조연대는? 정조 23년 1799년 3. 정조대왕이 서호를 축조한 이유는? 농업 관개용수 4. 수원팔경 중 서호와 관련 있는 것은? 6경인 서호낙조 5. 서호에 있는 정자 이름은? 항미정 6. 서호에만 살았던 민물고기 이름은? 서호납줄갱이 7. 무궁화는가지치기 방법은? 옆가지치기 8 농촌진흥청의 올해 나이는? 51년 9. 통일벼라는 신품종 개량으로 식량의 자급 자족을 이룬 것은? 녹색혁명 10. 지구룰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일 3가지를 쓰시오. 시장 갈 때 장바구니 갖고 가기, 가까운 거리 걸어가기, 나무 심고 가꾸기 등
북내초(교장 김경순)는4일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에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빚어낸 바다밭 체험’이라는 주제로 전교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갯벌체험학습을 실시했다. 120여명이 참여한 체험학습에서는 2명의 바다 해설사로부터 백미리 어촌 고유의 생태, 자연, 문화자원 등에 관한 안내를 받으며 바지락 캐기, 바다 생태학습, 카약체험, 바지락 칼국수 먹기 등 즐겁고 유익한 체험을 했다. 이번 체험학습은 수협중앙회가 어린이들에게 바다와 수산업의 소중함을 심어 주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전국 초, 중학교에 공모하여 지역 어촌계과 자매결연을 맺고 다양한 체험을 통하여 바다와 갯벌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북내초 조경철 어린이는 ‘갯벌이 이렇게 넓은 줄 몰랐고, 캐고 캐도 바지락과 조개가 계속 생겨나니 바다 밭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환경오염이 되지 않도록 잘 보존해서 많은 사람들이 와서 체험했으면 좋겠다.’라고 설레는 감정을 표현했다. 북내초 김경순 교장은 ‘북내초등학교는 내륙지방에 위치하여 거리상으로 갯벌을 체험할 기회가 적어 어촌에 대한 체험과 다양한 진로교육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어촌과 갯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백미리 어촌마을과 교류를 지속했으면 좋겠다.’ 라고 소감을 말했다. 백미리 김호연 어촌계장은 방문해 준 북내초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지속적으로 다양하고 유익한 체험학습 기회와 정보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북내초는 학생들의 자존감 세우기로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교육목표로 본교 소속 3개 분교와 교육벨트를 연계하여 활발한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농어촌 교육에 관심이 많다. 전남,경기‧강원‧전라북도교육청 및 한국교총‧전교조 등 2013년 10월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농어촌 교육발전 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 주요내용으로 농어촌학교 졸업생이 대학에 진학하면 등록금을 지원하고, 주요 도시에 농어촌학교 출신 대학생의 숙박 시설을 운영하며, 기업이 농어촌학교 출신을 우대해 채용하도록 했다, 면 단위 지역에서는 초중등교육법상 학교 또는 통합학교를 최소 1개 이상 운영하도록 했으며, 면 단위 지역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일반학교 학생 수 기준 3분의 2이하로 제한하도록 했다. 특히 교육감이 농어촌 지역 학교를 폐교하려면 학교운영위원회 등의 협의를 거치도록 했으며 그 사유를 최소 1년 전에 주민에게 공고해 폐교 결정 시 주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담겨져 있다. 이밖에도 농어촌 지역에 근무하는 교원에게는 공무원 보수 관계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당 외 농어촌학교 근무수당 등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농어촌 지역에 장기 근무하고자 하는 자는 별도의 임용기준을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달 30일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읍면 소재 학생 수 60인 이하)의 통학 환경을 통학버스 보유 여부 및 서울 소재 초등학교와의 비교를 통해 조사한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 통학환경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실과 함께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이번 조사는 전국 6,066개 초등학교 전체의 통학버스 유무는 물론, 이에 따른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 아이들의 통학 안전 및 교육 접근성, 교육 활동의 다양성 등 교육환경 실태를 파악한 국내 최초의 조사이다.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 698곳의 교사와 학부모, 서울 지역 국공립 초등학교 94곳의 교사 등 모두 961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통학환경이 열악할 것으로 우려되는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 전체 1,073개 곳 중 통학버스가 없는 곳은 모두 304곳(2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교 학생 수는 전체 1만 511명에 달했다. 통학버스가 없는 농어촌 초등학교 아이들은 통학 수단으로 학부모 등 개인 차량(3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서울에서는 대다수(89.9%)의 아이들이 걸어서 통학하고, 통학버스가 있는 농어촌 학교에서는 70.4%의 아이들이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해 안전한 통학에 대한 부담이 학부모 등 개인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도보(32.5%), 대중교통(7.7%) 순이었다. 이들 학교에서는 교사의 55.6%가 ‘아이들의 도보 통학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답해 도보 통학 환경에 대한 위험성이 지적됐다. 위험 요소로는 ‘통학로 안전시설 미비’(40.6%), ‘대형차 통행 등 차량으로 인한 위험’(27.8%), ‘너무 먼 통학거리’(14.3%), ‘인적이 드문 길’(12.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등하굣길에서도 여러 위험 요소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 이용 시 평균 통학 시간은 39.8분으로 이 가운데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시간이 9.2분, 버스 정류장 대기 시간이 11.5분에 달해 이 시간 동안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중교통 여건도 열악해 등교 시간(오전 7~9시)에 운행하는 버스 수를 물은 질문에는 한 대에 불과하다는 응답이 33.5%로 가장 많았다. 한 대도 없다는 의견도 5.1%에 달했다. 통학 환경이 아이들의 안전뿐 아니라 교육에 대한 접근성과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도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농어촌 학교를 대상으로 최근 3개월 내 지각결석 비율을 조사한 결과 통학버스가 없는 학교는 대중교통 지연에 따른 학생들의 지각결석 비율이 21.4%에 달한 반면, 통학버스가 있는 학교는 2.3%로 크게 낮았다. 통학버스 유무가 아이들의 학교 접근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또 이들 학교 교사들에게 통학버스가 없는 데 따르는 고충을 물은 결과(중복 응답) ‘야외·문화·체험 등 외부활동의 제약’이 66.1%로 가장 많아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하는 데에도 지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음으로는 ‘통학 환경이 좋은 학교로 학생들이 몰려 학생수 감소’(37.2%), ‘학생들이 급하게 집에 가야 할 때 교사 개인 차량 이용’(24.7%), ‘방과 후 대중교통이나 학부모를 기다리며 교사의 부담 가중’ (20.5%) 등을 호소했다. 이 조사결과를 보고 몇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통학버스는 농어촌 학교 통폐합의 전제조건인 만큼 농어촌 학교에서는 중요한 요인인데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에 버스가 없다는 것은 문제이므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하겠다. 둘째,도보 통학을 하는 학생이 32.5%인데 교사들이 우려하듯이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올바른 통학지도가 이루어져야하겠다. 그런데 도시에서는 녹색어머니회 등이 통학지도하지만 농어촌에서는 많은 학부모들이 농어업에 종사하여 충분한 인적자원 확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인 만큼 이를 보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더욱 강조가 될 초등학생들의 체험을 위하여 농어촌 소규모 학교에 통학버스 지원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하겠다. 넷째,.농어촌지역 학교는 단순히 학생교육만이 아닌 지역주민들의 문화와 생활의 구심점으로 중요한 기관이므로 최소한 1개면에 1개의 초등학교는 존재하여야 한다고 본다. 다섯째,농어촌 지역에 학교가 존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교육의 대상인 학생들의 사회성(친구사귀기)와 기초학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여 농어촌소규모 학교의 적절한 통폐합은 필요하다고 본다. 농어촌 소규모학교 학생들은친구가 없고(한학년 학생이1-2명 정도이면 문제가 된다), 학력저하(복식수업등에 의한)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으므로 통학버스 지원이 전제가 된 농어촌소규모 초등학교의 통합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 기억 속 어딘가에 있을 그녀, 당편이 이문열 작가를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들을 세상에 내 놓았고, 쓰는 족족 이슈를 불러 일으키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너무도 현학적인 그의 작품 스타일에 반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주는 매력은 크다 못해 사뭇 치명적으로까지 다가온다. 십년도 훨씬 전에 읽게 된 그의 소설,『사람의 아들』이 주는 충격은 정말이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1979년 "오늘의 작가상"의 영예를 안겨 준 그의 작품을 보면서, 과연 이문열은 어떤 정신 세계를 갖고 있을까 궁금했었다. 예수와 아하스페르츠가 만난 것은 다섯 번이나 되는데 그 첫 번째는 광야에서였다. 아하스 페르츠는 스스로 하느님의 아들임을 내세우는 예수에게 세 가지 시험을 한다. 허약한 육체와 영혼으로 고통받고 방황하는 인간을 위해 빵과 기적과 권세를 요청하였으나 예수는 그 요청을 거부하고 아하스 페르츠를 사탄으로 규정하며 물리친다. 이에 아하스 페르츠는 그가 약속한 구원의 허구성을 보고 그를 거부하기로 결심한다. 그 뒤 만남을 거듭하면서 아하스 페르츠는 한편으로는 예수를 설득하고 한편으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예수를 제거할 음모를 진행시킨다. 그리고 예수가 인간적인 구원을 기어이 거부하자 로마의 힘을 빌려 그를 처형하고 만다. 하지만 예수의 재림이 걱정되어 죽지 못하고 끊임없이 세상을 배회하며 감시하는 역을 맡게 된다. - 출처 : http://www.yes24.com/24/goods/1392485?scode=032OzSrank=1, 책소개 中에서 수많은 기독교들인에게 적지 않은 반감과 비난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그의 최고의 작품, 어느새 이 시대의 고전의 반열에 능히 오를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 작품을 읽은 지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읽은 이번 작품,『아가』역시 그의 역량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아가』는 지금은 쉽게 볼 수 없지만 옛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어느 반푼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시골 마을에서 함께 나고 자란 이들이 오랜만에 동창회 모임을 가지면서 제기한 물음으로 긴 이야기는 시작된다. 「맞다, 당편이는 참 어예 됐노?」 (11쪽) 어린 시절 그들의 입담에 끝없이 오르내리던 당편이, 나중에 각자가 성장해서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게 되었을 때에도 고향 한 자락을 지키며 꿋꿋이 살아가던 당편이를 추억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엄밀히 따지면 여기의 모든 이야기는 한 인물에 대한 과거 회상의 이야기인 셈이다. 당편이는, 어느날 잠에서 깨어보니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더라는 카프카의『변신』속의 그레고르 잠자처럼,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기관이나 정신을 지니지 않은 채로 홀연히 그 마을의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지주였던 녹동 어른 댁의 대문간에 버려진 채로 발견된다. 다행스럽게도 인심이 후한 녹동 어른은 당편이를 거둬 들이게 된다. 「어예기는 어예? 하마 내 품에 날아든 새를. 당편이는 우리 식구라. 그러이 여러 소리 말고 낑가조라(끼워주라). 너들하고 한 쌈에 여주라(넣어주라), 이 말이따. 타고난 게 들쭉날쭉해도 이래저래 빈줄랴(맞춰) 어울래 사는 게 사람이라.」 (28쪽) 해방이라는,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의 굴레를 지나오면서 그렇게 모자라고 반편이었던 그녀에게 일어났던 갖가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작품 전반에 걸쳐 소개되고 있다. 자세한 줄거리는 혹시라도 이 책을 읽게 될 사람들을 위해서 생략하고, 난 여기서 당편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려 한다. 당편이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길을 가다가도 만나면 손가락질하거나 간혹 비웃기도 할 것이고 마주치거나 혹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쾌한 느낌을 갖게 하는 사람이다. 사람의 구실이라고는 어느 것 하나 할 수 없었던, 심지어는 걸음걸이조차도 '기우뚱 철퍼덕'이라고 묘사될 만큼, 정갈하게 차려 놓고 때론 맛을 음미하며 들어야 하는 식사도 불편한 수족 이동 반경으로 인해 온갖 음식들을 마구 버무린 '당편이 밥죽'으로 때워야 하는 그런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자신의 처지를 조금도 비관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작품 속 곳곳에서 당편이의 존재는 독특하다 못해 빛나기까지 했다. 높임말이라고는 쓸 줄 몰랐던 그녀, 나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그녀가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하대했던 그녀, 하지만 그런 막 되어 먹은 그녀를 동네 사람들은 따뜻이 감싸주었다. 그 넉넉한 인심이 우리 삶의 전반을 지배했었던 한 시대가 있었다는 걸 꼭 기억하고 싶었다. 물질보다도 명예보다도 사람이 우선이었던 시절, 그땐 다소 평균적인 사람에 못 미치는 이가 있더라도 녹동어른을 비롯한 모든 마을 사람들이 그러했듯, 다 거둬 입히고 먹이고 했으리라. 그들의 원초적인 미약함과 모자람에 동조하진 못했을지라도 기꺼이 그들의 삶의 한 편에 끼워 넣어 줬을 것이다. '반편이'였지만 함께 살아갈 때는 그녀 역시 '온편이'로 인식될 그런 세상이 있었다는 것이겠다. 삶의 변화나, 역사의 변화는 한 개인에게 때론 비운을 몰고 오기도 한다. 그녀를 아무런 조건 없이 거둬 주었던 녹동어른이 죽고 나서 그녀의 삶에도 일대 바람이 불 기미가 보였지만 녹동어른이 몸소 보여준 아량을, 마을 사람들은 잊지 않았다. 상 차린 김에 밥 숫가락 하나 더 얹어 그녀를 먹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고 남아도는 옷가지들로 그녀의 추위와 궁핍함을 면하게도 해 주었다. 한 고향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모임을 하다 말고, 이제 와서 누구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인간 구실도 제대로 못하는 당편이를 왜 굳이 찾았을까? 그저 그것은 단순히 한 고향 사람으로 기억되는 누군가가 궁금하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우리가 돌아가야 할 태곳적 인간의 본질에 다름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녀는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갖고 있다. 통상적으로 한 인간의 생애에서도 사람이 나이가 들면 점점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경향도 갖고 있다. 사회화가 덜 된, 아직 그 인생조차도 여물지 않은 어린 아이의 존재가 지극히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는 사실은 우리가 한 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온전한 한 사회인으로 성장해서 자신의 삶은 물론, 더 나아가서는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아가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지금, 어딘가 한 구석이 지극히 모자라고 저렇게 살 바에야 짐승으로 사는 게 더 낫다고 여겨질 만한 그런 존재 조차도 보듬어 안고 살아갈 수 있었던 우리의 지난날이 새삼 그리워진다. 작가 이문열은, 늘 사족처럼 그의 글 속에 자신의 생각을 두드러지게 담아내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런 모습들이 수많은 문청들의, 혹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지 않은 영향력을 끼쳐 왔고 아마도,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 중의 한 사람이라는 반열에도 오르게 했을 것이다. 물론 때론 그의 지나친 개입이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작가의 개인적인 신념을 너무도 노골적으로 드러내어 많은 사람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고-"사람의 아들"은 기독교인들로부터, "선택"은 많은 여성들과 페미니스트들에게 공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현학적인 태도와, 인간의 무능함을 꼬집다 못해 인간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지극히 염세적인 생각들을 표출해 온 탓에 더러 미움을 받기도 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작가는 작품으로 승부한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좋으면 그 작가는 작품 속에서 우리들의 뇌리 속에 영원히 기억되는 법이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양산하고 시대의 화두를 예민하게 건드려 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던 그는, 분명 위대한 작가 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 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자녀를 선호중학교에 배정받도록 하기 위한 위장전입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계속되는 위장전입 문제를 근절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중학교배정은 대략 인근의 중학교 몇개를 묶어 공동추첨방식으로 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배정되지만 다소 떨어진 곳으로 배정되는 경우도 있다. 선호학교의 경우는 선호학교인근의 학생들이다소 떨어진 학교로 배정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더 많다. 선호학교의 학생 수용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장전입으로 인해 이와같은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장전입이 근절되지 않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선호학교의 경우는 학급당 학생수를 인근학교보다 더 늘려도 학부모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 위장전입 학생들까지 가세되면서 사정은 더욱더 악화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장전입을 근절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위장전입을 근절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위장전입 근절책을 발표 했지만 실제로 위장전입 여·부를 가려내는 것은 일선 학교의 몫이다. 중학교 배정시의 위장전입 여·부는 초등학교에서 판단해야 한다. 학생들의 거주지를 조사하면서 주민등록표를 기초로 삼는다. 여기서 위장전입 의혹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 보거나 학부모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과정에서 100% 걸러내기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이런 과정은 담임교사의 몫이기 때문에 학부모의 이야기를 부정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결국 학생과 학부모의 이야기에 의존해야 한다. 일정기준(보통 선호하는 지역에 최근 전입한 학생)에 따라 위장전입이 의심되는 경우 교육청에 보고를 하지만 교육청 역시 행정구청에 협조를 요청하게 된다. 행정구청에서 철저히 조사를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위장전입 학생을 찾아내기 어렵게 된다. 이번의 서울시교육청의 근절책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기존대로 위장전입 학생에 대한 조사가 전적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진다면 별다른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행정구청과의 긴밀한 협조로 실제로 위장전입 여·부를 가려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행정구청 역시 위장전입을 조사할 인력이 충분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들 역시 수업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올해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위장전입 근절이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전입생이 올 경우도 위장전입 여·부를 가리게 되는데 이 역시 학교의 몫이다. 교사들이 수업을 하면서 짬을 내어 실거주 여·부를 가리기 위해 해당 학생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집에가서 위장전입 여·부를 가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선호학교가 있는 곳으로 오기 위해서 학부모들은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위장전입 조사를 나왔을 경우 대처하는 방법까지 알고 있다. 가령 학생 방에 해당학생의 책과 책상, 교복 등이 있다면 의심하기 어렵다. 결국 전입하여 학교를 다니는 도중에 위장전입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이미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기 때문에 손을 쓰기 어렵게 된다. 위장전입 사실이 밝혀져도 학부모들은 끝까지 부인하다. 학생에게 돌아올지 모르는 불이익 때문이다. 학부모들 중에는 위장전입을 숨기기 위해 전·월세 계약서 까지 제시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담당교사가 더이상 의심하기 어렵지만, 계약서 자체는 사실이지만 실제로 살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 학교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들도 있다. 조부모의 집이라고 하면서 부모까지 주소를 옮기는 경우가 있다.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2가구가 거주해도 조부모의 집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조부모까지 학교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위장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교사들의 몫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교육청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미 그런 대책이 세워졌을 수도 있지만 교육청 역시 인력 문제로 고민에 빠졌을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의 인식전환과 교육청과 행정구청의 유기적인 협조체계가 잘 이루어져야 위장전입 문제를 근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4345주면 개천절이다. 국경일을 맞아 역사의 흔적도 더듬어 볼 겸 평소에 가고 싶었지만 가보지 못한 북악산 한양 도성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한성대 입구에서 내려 6번 출구를 나와 3번 마을버스를 타고 성북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리니 성곽이 보인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좋은 날씨를 만끽하고자 산을 찾는 모습이 보였다. 와룡공원 쉼터를 지나 말바위 안내소에서 휴식을 취한 뒤 숙정문 안내소에서 신분을 확인하고 출입증을 교부받았다. 숙정문은 한양도성의 북대문으로 남대문과 대비하여 '엄숙하게 다스린다'는 뜻으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2007년 개방 이후 잘 정비된 길은 숲속 공기와 더불어 도심 생활 속에서 받은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큼 한적하였다. 간간이 보초를 선 민간인 복장을 한 경비원들이 있었지만 긴장감은 느끼지 않았다. 코스의 중간 지점에 이르어 1968년 1월 21일 북한 124부애의 김신조외 30명의 무장공비가 청와대를 공격할 목적으로 침투하여 우리 군경과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이때 상흔을 입은 소나무는 아직도 우리 나라가 통일을 이루지 못한 상처임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북악산 성벽은 시대에 따라 축조 방식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숙종 때의 것은 돌을 가장 정사각형에 가깝게 규격화한 것으로 장정 4명이 들 수 있는 무게이다. 북악산 소나무 숲은 한결 공기를 정화하여 주는 느낌을 받았으며 백악마루, 백악쉽터를 지나 창의문까지는 출발지로부터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자하문 고개에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어 전시실이 갖추어져 있으며 성곽길을 빠져나와 맛있는 손만두로 배를 채운 뒤 발길을 재촉하여 경복역에서 지하절을 탐으로 하루 일정을 마감하게 되었다.
“교원복지는 학교에서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예산을 줄여야 한다면 가장 먼저 삭감되죠. 수요자 중심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교원의 복지란 항상 후순위입니다.”(경기 A초 교감), “교사에게 활동은 강요하고 지원은 해주지 않는 게 교직의 아이러니입니다.”(경기 U초 교사), “현장에서 교원복지로 쓰이는 돈은 거의 없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교직원 등반대회인데 분기별 30~50만원 사이입니다. 식사라도 하려면 항상 돈이 부족해 친목회비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돈을 내고 먹는 셈이죠.”(부산 S초 교사) 항상 부족한 학교예산, 수요자 중심 교육이 강조되는 학교현장에서 교원들은 현실적으로 기본적인 복지도 누리기 힘들다. 교사들이 ‘최소한 연구실만, 휴게실만이라도 확보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하는 이유다. 학교마다 특성과 여건, 관리자의 마인드가 모두 다른 만큼 편차가 심한 것도 문제다. 확실한 인센티브 없이 일방적으로 교원들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도 나아지지 않는 학교 여건으로 어깨에 힘이 빠진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학교현장에서 벌어지는 교원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연중기획 ‘생!생! 현장 애환 스토리텔링으로 풀다’ 이번 주제는 학교에서 늘 뒷전으로 밀리지만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교원 복지 문제다. 수업·교재 연구하고 싶어도 공간부족 태반 “휴게실·교직원식당 만이라도 갖췄으면…” # 경기 B초는 교사들이 수업·교재 연구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공간이 없다. 정규교과 수업이 끝나면 100여개가 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운영돼 교실을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사정은 광주의 C초도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아도 유휴교실이 부족한 이 학교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다 돌봄 교실까지 추가로 운영하느라 교실 사용이 녹록치 않다. C초 교감은 “교사들이 연구실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제기하지만 유휴교실이 부족해도 정부에서 요구하는 여러 교육활동을 해야 하는 학교 사정상 도와줄 방법이 없다”고 털어 놓았다. 연구할 교실 뿐 아니라 연구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빠듯하게 돌아가는 학교운영도 걱정스럽다. 경기 B초 교사는 “학교에 방과 후에다 돌봄까지 들어오면서 학교가 책임져야 하는 업무가 너무 늘어났다”며 “교사들이 신경 써야 할 다른 활동들이 많을수록 학교교육이 소홀해 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구실과 휴게실 부족에 대해서는 상당수 교사들이 공감했다. 차‧물 등도 동학년 교사끼리 회비를 걷어 사먹는 현실에서 탈의‧휴게실은 꿈도 못 꾼다. 아직도 옷은 화장실에서 갈아입는다. 몸이 아프거나 잠시 휴식이 필요해도 학교 내에서 쉴 공간은 없다. 경남 김해 D초 교사도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교재연구와 자료개발을 하고 틈날 때 잠시 쉴 수 있는 교사들의 연구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연구실이 빈약하다보니 교사들이 서로 흩어져 학교의 에너지 낭비를 가져오고 정보 공유도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E고 교사도 “교사들은 몸이 아파도 잠시 쉴 곳이 없다”면서 “휴게실과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는 교직원 식당 정도만이라도 학교마다 갖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남의 한 초등 교사 역시 “물이나 커피를 여전히 학년 교사들 회비를 걷어 사 먹는다”고 말했다. 전문성 강화하라면서 연수비 지원은‘0’ 목소리 안 나와도 수업용 엠프 사비 구입 # 수업개선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이를 위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교원들의 전언이다. 특히 경기도는 연수비를 전혀 지원하지 않는 학교들도 있어 교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경기도의 한 교감은 “현재 학교나 직전 학교에서도 교원연수비 지원은 없었다”며 “무료 연수가 많다는 것이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필요한 연수를 받으려면 유료 수강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의정부의 한 초등 교장도 “재작년까지만 해도 교육청에서 연수비의 70%나 7만 원 이하의 자율연수비를 보전해줬지만 지난해부터 없어졌다”며 “학교살림이 어렵다보니 예산책정을 하지 않아 연수비 지원을 하지 않는 학교가 생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을 위한 자료개발과 부자재를 교사가 자비로 부담하는 것은 오랫동안 관행처럼 굳어져왔다. 마인드맵, 낱말카드 워크시트, 웹자료 개발 등 사소한 수업자료 개발은 차지하더라도 최근 교육흐름인 동영상, 가상현실, 스마트러닝, E북 등을 활용한 수업을 구상하면 자료 개발비만 수십만 원도 넘어간다. 부산 G초 교사는 “수업연구를 하면서 학교물품을 최대한 이용하지만 부족하다”며 “원하는 자료제작이 필요할 때는 자비를 들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어 수업연구에 따른 지원금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상 목을 많이 써야 하는 특성상 대부분의 교사가 성대 결절 등 후두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이에 대해 여전히 교단은 무방비다. 서울 H고 교사는 “수많은 교사들이 과도한 성대 사용으로 인한 병에 시달리면서 20~30만원에 달하는 강의용 앰프를 사비 들여 사서 쓰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것은 교사들의 건강을 위해 기본적으로 지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말 체험학습 지도 무료봉사 하는 꼴 초과근무수당 가능하지만 적용 안 해 8월 퇴직교원은 못 받는 성과급도 문제 # 교원들의 불만이 가장 높은 것은 체험학습 인솔 등으로 인한 주말 근무였다. 주5일 수업, 진로체험 강화, 학교 스포츠클럽 리그 운영, 청소년단체 활동 등 기존보다도 주말 근무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이에 대한 인센티브는 부족하다는 것. 경기 I초 교장은 “주말을 이용하는 교육활동은 담당교사를 찾기 힘든 실정”이라며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되며 반드시 초과근무 수당 등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교총의 요구를 받아들여 ‘교육공무원 국내출장 기간 중 초과근무 수당 지급 지침’을 수정, 학교장이 교육과정 운영상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청소년단체 활동에도 지급이 가능하도록 6월 지침을 보완했지만 상당수 학교와 관리자들이 이를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고 있었다. 시간외 수당은 직급과 호봉에 따라 시간당 9060원~11538원 정도다. 5시간 근무하면 한 시간은 공제되며 최대 4시간까지 받을 수 있다. 교직원체육대회, 교원연수, 전국대회 참관 등은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되더라도 출장비와는 병급 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경기 J초 교사는 “토요일에 아이들을 데리고 관외로 나가면 6시간 이상은 소요되는데 출장비와 초과근무수당을 병급 받지 못하면 이동이나 식대로 사용되는 비용은 교사 개인 비용으로 고스란히 지출된다”며 “결국 무료봉사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출장비 문제도 지적됐다. 경기 K고 교사는 “연말이 되면 학교 예산이 부족해 출장비 없이 출장을 다닌다”라며 “학교에서 수원에 있는 경기도교육청까지 왕복 차비, 택시비 정도로 2~3만 원 정도가 지출되지만 보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8월에는 지급 받지 못하는 성과급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광주 L초 교장 “3월부터 8월말까지 실제로 6개월간 근무하는데도 8월 말 퇴직하는 교원은 성과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교원 복지 차원에서도 이런 점은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원복지를 묻는 질문에 충남의 한 고교 교사는 이렇게 답했다. “아침 8시에 출근해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담임업무에 주말에는 동아리활동 지도로 다시 출근하는 생활의 반복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일이라는 보람으로 참고 할 뿐 복지 이야기는 엄두도 못내죠. 교사에게 ‘복지’는 낯선 단어입니다.”
난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위해 기차로 통근하고 있다. 물론 저녁 퇴근 시간에도 같은 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고 바삐 서둘러야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은 사실 조금도 없다. 다만…. 기차에서 내리면 곧장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야 하기에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생긴다. 정류장으로 가는 길목에 역 측면 휴게 공간이 하나 있다. 말 그대로 이 곳은 사람들이 벤치 등에 둘러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광경을 목도하곤 한다. 어쩌면 이런 공간에 재떨이를 비치해 놓은 역 관계자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공공건물에서의 흡연이 금지된 시점에서 이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이런 휴식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흡연을 하는 광경도 사실 그리 유쾌하다 볼 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많은 흡연자들 중에상당수가 바로 중고등학생들이라는 것이겠다.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처럼 조금은 성숙해 보이는 중고등학생들이 긴 머리 차림에 화장까지 한 차림으로 흡연을 하고 있다면, 그저 갓 성년이 된 사람들이 흡연을 하는 것이구나, 하며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이들은 간 크게도 버젓이 교복을 입은 채로흡연한다는 데 그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크게 두드러진다. 하다 못해 지나다니는 사람들 중엔 인근 여러 학교 교사들도 있을 것이고, 그들이 알고 있는 친지나 이웃들도 있을 법하지만, 정작 그들은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는다. 명색이 학교 선생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딱 한 번 큰 마음 먹고 말을 건넨 적이 있었다. "보아 하니 학생들 같은데 이런 공공연한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거 아니니?" 마치 얼굴에 나는 선생, 이란 표식이라도 되어 있었던 건지 이리저리 훑어 보던 학생들 몇 명이 바닥에 침을 뱉고는 피우던 담배를 불도 끄지 않은 채 재떨이에 던져 놓고 우르르 그 자리를 떠나 버렸다. "에이, 씨X. 재수 없게……." 욕을 하며 자리를 뜨는 그 학생들보다도 정작 나를 더 어이 없게 만드는 건 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있던 여고생들 너댓 명. 난 멍하니 하늘만 보았다. 며칠 뒤 어떤 지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이 얘기를 했더니 그 분은 무척이나 염려 섞인조언을 해 주었다. "그 정도였으니 천만다행이네요. 요즘은 길가다 중고등학생한테 뭐라고 얘기했다간 봉변 당하기 십상이라고요." 그러고 보니 그날 내가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제재했던 학생들도, 아마 주변에 아무도 없거나 어두운 시간이었다면 몇 대는 치고도 남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갑에 인쇄된 흡연에 따른 제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금연 문구도 버젓이 있지만 연초에 바짝 흡연율이 줄어들었다가 연말로 갈수록 점점 더 상승하는 흡연율을 생각해 보면 사실, 금연이라는 것은 지구가 멸망하는 날까지도 이루어지지 못할 문제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인은 그렇다 쳐도 중고등학생들의 흡연은같은 이치로 생각해선 안 되는 것이다. 지금도 일선 학교 현장에선 다양한 루트를 통해 금연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정규 보건 교육 과정 상에 책정된 최소 연간금연 관련 교육에서도 하고 있고, 창의적체험활동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각종 유관 단체에서 강사들이 나와 흡연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처음 담배를 피는 나이는 평균 12.6세이며, 처음 술을 접하는 나이는 평균 12.8세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 흡연율은 11.4%, 음주율은 19.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중략) …… “지난해 전국 800개 학교, 중고등학생 8만여명을 대상으로 교육부에서 조사한 ‘학생 흡연·음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학생들의 흡연율은 7.2%, 고등학생의 흡연율은 15.4%로 나타났다”고 26일 말했다. 특히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학생들의 흡연율은 22.4%로 고등학교 남학생 5명 중 1명은 흡연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중략) …… “많은 학생들이 초등학교때 흡연ㆍ음주를 경험하고 있는 만큼 초등학교부터 흡연·음주 예방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높은 흡연·음주율이 가장 높은 강원도에서 내실있는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 사회면, 2013.9.26 자BR(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26/2013092602093.html) 그래서일까, 이런 기삿글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학교 현장에서의 그 많던 금연 교육들은 과연 어디로 갔을까,다양한 교육들이 실시되긴 했는데 그 실질적인 효과를 과연 얼마나 거두고 있을까, 담배를 피워선 안 되는 그들을 무심히 보고 지나치는 많은 어른들을 보며 과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렇다고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순찰을 돌 수도 없고, 일선 경찰에 이런 문제를 호소해 봤자 아마 그들은 분명 그렇게 말할 것이다. "저희들도 인력이 없어서 정작 필요한 사안에 효과적으로 경찰력이 동원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도와 드리기 힘듭니다. 이런 문제라면 적어도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만 이루어진다면 확연히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 푸념을 늘어 놓은 꼴이 되어 버리고 말았지만,보다 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금연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최소한 공공장소에서의 청소년 흡연 문제 만큼은 과감히 제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풍토 조성도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리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기홍 의원(서울 관악갑)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생 흡연·음주 현황’에 따르면, 작년 전국 800개 학교, 중고등학생 8만여명을 조사한 결과 최초 흡연은 평균 12.6세에 이뤄지며, 흡연율은 11.4%로 나타났다. 특히, 흡연 중독인 매일 흡연하는 학생은 5.4%, 하루 10개비 이상을 흡연하는 학생은 2.3%로 나타났다. 지역별 흡연율은 강원(17.7%)이 가장 높고, 충남(13.4%), 전북(13.3%) 순이며, 하루 10개피 이상 흡연하는 흡연 중독율도 강원(3.9%)이 가장 높고, 충북(2.7%), 전남(2.6%)과 제주(2.6%) 순이었다. 또한, 최초 음주는 평균 12.8세에 이뤄지며, 음주율은 19.4%로 나타났다. 특히, 1회 평균 남학생은 소주 5잔 이상이고 여학생은 소주 3잔 이상 음주하는 위험음주학생은 전체 음주학생 중 47.6%나 됐으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았다. 지역별 음주율은 강원(23.7%)이 가장 높고, 충북(22.1%)과 충남(22.1%) 순이며 위험 음주율 또한 흡연율과 마찬가지로 강원(58.6%)이 가장 높은 것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어서 울산(51.7%) 순이었다. 특히, 강원도는 모든 흡연․음주율이 전국 최고여서 내실있는 예방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조사결과르 기초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많은 학생들이 초등학교때 흡연․음주를 경험하고 있으므로 초등학교 흡연·음주 예방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둘째,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pc 방에서 흡연지도가 더욱 강화되어야 하겠다. 이미 법적으로 금지되고 잇지만 실제 pc방에서흡연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청소년의 흡연과 음주에 따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금품갈취 등이 이루어 지는 것을 막는 지도가 되어야 하겠다. 넷째, 자녀의 흡연과 음주를 막도록 부모들의 경제교육이 강화되어야 하겠다. 다섯째, 학교 보건교육이개선되어 실질적인 흡연 음주교육이 되어야 하겠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 사회에서는 선생님들이 ‘나라를 세운 사람들(nation builders)’로 존경받는다고 부러워했다. 사실 그렇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우리 현대사에서 어찌 선생님들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우리 선생님들은 나라의 운명을 개척한 주역이었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된 데에는 뛰어난 인적 자원을 길러준 교육의 힘이 컸고, 열악한 교육환경에서도 사랑과 헌신으로 가르침을 실행한 선생님들이 중심에 계셨다. 한 개인의 삶을 바꾸어 놓는 데에도 선생님의 역할은 빠지지 않는다. 대통령부터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선생님에 대한 추억이 있다. 선생님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얘기하곤 한다. 누가 뭐래도 우리에게 선생님은 존경받는 존재이다.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자칫 상투적으로 쓰이는 것 같지만 이는 진리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들은 선생님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만난다. 선생님과 대화하며 ‘꿈’을 키우고, 그들의 가르침으로 ‘지식’을 깨닫게 된다. 우리 가족이 해외 생활 중 초등학교 다닌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선생님에게서 들은 얘기를을쉴 새 없이 조잘댄다. 이 아이에게 선생님은 만물박사요, 지적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사람이었다. 선생님은 때때로 잘잘못을 따져 주는 재판관의 역할도 한다. 이러한 선생님으로부터 아이들은 옳고 그름을 배운다. 자라면서 인격을 형성하고, 인성을 갖추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선생님들이고 아이들은 선생님에게서 지식보다 중요한 ‘삶’을 배운다. 비록 사교육이 번성해도 우리 부모들은 아이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선생님에게서 제일 듣고 싶어할 것이다. 왜냐하면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그런 존재다. 가끔 교권이 침해된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선생님들은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바는 교직의 권위가 날로 실추되고, 선생님들이 위축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교사들은 누구나 인정하듯 지식인층이고 엘리트 집단이다.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를 가지고 스스로를 규율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변화와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다. 변호사, 회계사, 의사와 같은 전문직 집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모두가 그렇진 않지만, 많은 교사들이 이른바 무기력의 늪에 빠져있음을 보게 된다. 엘리트 지식인, 교수·학습 전문가로서 자존감과 자긍심을 잃고, 교사라는 폐쇄적이고 동질적인 집단에 머물며 ‘성장판’이 닫힌 채 살아간다고 토로하는 선생님도 적지 않다. 오죽했으면, 어느시 교육감은 ‘선생님들도 명함을 만들자’고 제안했을까. 자신의 소속, 신분, 전공 분야를 자랑스럽게 밝히고, 떳떳하게 세상으로 나가자는 것이다. 교육학 이론에 의하면, 자아 존중감과 자기 효능감은 어떤 영역에서든 행복한 직무 몰입과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데 기여하는 핵심 요인이다. 이렇게 볼 때 지금의 현상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 그럴까? 아마도 첫째 원인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선생님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면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다. 늘 밖으로부터 변화를 요구받는 심정이 편하지는 않다. 교사들이 가진 자기혁신 역량과 교육적 주도력을 무시하고, 이들을 변화시켜야 할 피동적 객체로 대우할수록 위축되기 마련이다. 이들의 변화 의지와 능력을 무시하고 외부 평가와 금전적 인센티브로만 움직이려 할 때, 사랑과 헌신으로 가르치려는 선생님들은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또한, 교사들에게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더디게 대응하거나 적응하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우리 사회는 학습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미술관, 박물관, 과학관, 문화원, 도서관과 같이 다양하고 질 높은 학습자원이 학교 밖에 널려 있다. 교육기부, 재능기부, 또는 멘토링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교육활동에 참여하겠다고 한다. ‘공부의 신’,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처럼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청년 단체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를 무시하고, 교육은 자신들만의 전유물이고 학교 안에서만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인식하고 주장할수록 역설적으로 교사들은 위축되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자신의 역량과 역할에 보다 긍지를 갖고 학교를 변화시키는 데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 학교 운동장이 난리다.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하 안전관리법)’ 시행으로 전국 초등학교에 설치검사가 시작되면서 시설관리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설치 검사를 받은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멀쩡히 사용하던 놀이시설물이 불합격 판정을 받아 쓸 수 없게 됐지만 예산 지원은 없다. 때문에 학교는 아무런 대책 없이 때아닌 안전띠를 두르고 아동 접근 금지 명령만 내리던지 쓰던 놀이시설물을 뽑아내고 있다. 학생은 학교의 공간을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며칠 전까지 별 탈 없이 타던 미끄럼과 그네가 안전띠라는 괴물을 만나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됐다. 학교가 언제까지 놀이시설을 폐쇄하고 정부의 대책만 바라봐야 하는지 한심스럽다. 오늘도 많은 학교는 안전띠를 두른 썰렁한 운동장에서 애꿎은 아이들만 통제하고 있다. 교체예산 지원 없어 폐쇄 수순 안전관리법은 노무현 대통령 때 ‘안전한 놀이시설 만들기 협회’가 ‘소비자원’과 함께 법안 내용을 만들고 2008년 제정했다. 어린이 놀이시설은 학교에 설치된 가장 중요한 시설물인데도 법안 마련 당시 학교관계자는 참여조차 않았고, 주로 놀이시설을 만드는 업자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와 몇몇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가 모여서 만들었다. 그 결과 교육활동은 고려되지 않은 현장감 없는 법이 제정됐다. 이미 법안에 따라 설치검사는 시작됐고 놀이시설의 불합격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요즘 학교는 무상급식비 지원, 실무사 인건비, 늘어나는 에너지 비용 등 허리를 졸라매도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버겁다. 안전관리법에 따라 학교가 자체적으로 시설을 개․보수할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그런데 5년여 동안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은 놀이시설 문제에 아무런 대책도 없고 예산 배정도 없다. 이제 와 놀이시설 안전사고 책임을 일선 학교에 전가할 뿐이다. 국가가 어린이 안전 도모를 위한 법안을 마련하는 일은 당연하다. 안전관리법의 검사대상은 학교, 비영리법인 유치원과 공동주택의 마을 놀이터, 보육 시설 등 여러 곳이 해당된다. 놀이시설 개․보수는 막대한 예산이 예상되는 사업이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학교, 민간인, 비영리 혹은 영리법인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문제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책 마련에 무관심했고 발등의 불이 돼서야 법안 시행을 유예만 시켜놓았다. 이제라도 정부는 놀이시설 개축에 대한 분명한 예산 마련이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교육현장은 패키지로 들어온 복지정책으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학교는 ‘학교의 교육활동’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육예산을 몇 배 증액한다면 문제없지만 예산확보 없는 복지정책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혹여 학교가 예산을 준비하더라도 놀이시설물로부터 안전거리도 문제이다. 도시학교의 경우 정상적인 운동장 면적 확보가 어려운데 안전관리법대로 시설물을 배치한다면 100m 달리기 코스 확보도 못 하는 절름발이 체육장이 될 게 뻔하다. 그렇다면 규정대로 시설물을 설치하여 좁아진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은 제대로 된 운동장 없이 가능한가, 좁아진 운동장 사고를 생활지도 탓으로만 돌릴 수 있는가. 황폐한 운동장이 '복지'인가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법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이 국민을 위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제대로 된 일을 해야 한다. 학교관계자가 배제된 채 마련한 안전관리법이 정상적인 학교 체육활동을 저해하는지 이제라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상적인 학교 교육활동을 저해하면서 학교장에게 규정 준수와 책임을 강요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처사로서 지금이라도 학교 현황을 파악하여 법 시행에 따른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놀이시설은 어린이에게 꿈을 주며 왕성한 신체활동을 하게 하는 기초시설이다. 무상복지 대폭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의 기초 시설 확보이다. 이제는 어린이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운동장으로 거듭나도록 놀이시설 개축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정부는 학령아동 감소, 농어촌 인구의 고령화 및 도심의 공동화 현상으로 소규모 학교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적 효율성을 이유로 통․폐합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도 5월 교육부의 적정규모 학급수 및 학급당 학생수 기준을 내용으로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지만 소규모 학교가 많은 시·도교육청 및 교육계의 반발로 포기하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경우 제공되는 지원금을 초·중등학교 교당 20억 원에서 초등 30억 원, 중학·고교 100억 원으로 대폭 확대하여 여전히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일부 교육청과 지역농민회, 한국 YMCA 지역본부, 전국귀농운동본부 등 27개 교육시민단체가 농어촌 교육 발전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을 추진하여 9월 말 기준 18만 명의 학부모가 서명하였다. 또한 일부 민주당 의원 및 도교육감, 교원단체가 모여 농어촌교육발전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기자회견과 국회 교문위와의 간담회를 통해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같이 농어촌 학교 살리기의 열망이 높은 것은 열악한 교육여건이 오히려 이농을 부추기고, 귀농희망자의 이주를 저해하며,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농어촌 소규모학교 정책은 도시 위주 혹은 경제적 논리가 아닌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접근되어야 하며, 농어촌 지역의 현실이 고려돼야 한다. 소규모 학교는 교사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이 단순한 지식 제공자와 수용자가 아니라 강한 소속감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공동체적 학습문화를 조성할 수 있고,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 구성원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규모 학교의 기능을 복합화하여 평생교육센터 등과 같은 지역사회의 교육․문화적 중심기능 할 수 있도록 하고 소규모학교에 특화된 교육과정, 교수학습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지원에 집중한다면 균형적인 사회발전의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 교육은 이제 학교 통‧폐합과 같은 미시적 차원에서 벗어나 거시적 차원에서 국가시책으로 추진되는 지방분권과 도시지역 과밀해소 추진 정책 등 맞물려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9월 정기국회에서 국회 및 교육 당국이 지역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지 않고 ‘농어촌 교육 특별법 제정안’이 통과되길 기대해 본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의장 홍성민·청주교대 총학생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9·28 전국 초등 예비교사 총궐기 대회’를 열고 박근혜정부에 ‘정규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공약 이행’과 ‘비정규교원 양산정책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총궐기 대회에는 전국 10개 교대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 등 약 9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현 정부의 영어회화전문강사 제도 연장, 융합과학교육전문강사 도입, 시간제 교원 도입 등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교원 간 불평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정규직 교원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급당 학생 수,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2017년까지 OECD 상위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현 정부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우선 정규 교원을 확충하는 법적 근거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현욱 교총 조직강화국장은 연대사를 통해 “교총은 교단에 무자격자를 등용하고 정규직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단호히 막고 대처할 것”이라며 “교원증원 권한은 기재부와 행안부가 아닌 교육부가 가져야 하며 교원정원을 대폭 증원해 과밀학급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갑철 교총 초등교사회 회장은 “‘교사자격증 없이도’ 교육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서는 안된다”며 “학생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우수한 정규교원의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대련은 이날 각 대학에서 뽑힌 200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서울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부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또 서울교대에서 선정된 10명의 대표단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들에게 의견서를 전달했고 같은 시각 제주대 교육대학 학생 300여 명은 제주시청 앞에 모여 동일한 내용의 집회를 진행했다.
한국 최초로 ‘성품’이란 단어를 교육에 접목해 평생교육과정을 구축한 ‘한국형 12성품교육론’ 창시자 이영숙 한국성품협회 대표를 1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한국성품협회 연구소에서 만났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성품교육은 한국 문화에 맞게 ‘12성품’(경청, 긍정적 태도, 기쁨, 배려, 감사, 순종, 인내, 책임감, 절제, 창의성, 정직, 지혜)을 적용하는 과정을 뜻한다. 프로그램은 태아, 영유아부터 초등, 청소년, 부모, 직장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특성에 맞게 구성됐다. 그런데 왜 ‘한국형’일까. 그는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고 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한국 교육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나도 모르게 아이를 성적으로 다그치는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며 “이때 느낀 딜레마가 ‘성적’보다 ‘성품’을 바로 서게 해야 아이를 올바로 기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밝혔다. ‘성품양육 바이블’, ‘성품 향기되어 날다’ 등 성품교육 관련 저서만 10여 권이 넘는 이 대표가 지난달에는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성품교육서 ‘인성을 가르치는 학교 만들기’를 펴냈다. 미국 인성교육의 개척자 필립 핏치 빈센트 박사와 공동 저술한 이 책은 미국과 한국의 인성교육 차이점을 비교하고 한국에 맞는 인성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작금의 학교 현실이 ‘폭력’, ‘왕따’ 등으로 얼룩지게 된 이유도 바로 “성품교육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태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특성에 맞는 성품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인성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와 교사, 어르신, 이웃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같은 가치를 공유한 상태에서 아이를 지도해야 합니다. 어른과 아이가 믿는 가치가 같아야 좋은 행동이 평생에 걸쳐 습관이 될테니까요.” 교사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얼마 전 직무연수에서 ‘성품 훈계법’에 대해 강의했는데 교사들 반응이 ‘징벌, 처벌은 익숙한데 훈계는 생소하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훈계’라 하면 야단치고 혼내는 것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훈계는 아이가 미래에 바른 행동을 하도록 돕는 것이지만 징벌은 과거의 잘못에 초점을 둔다”며 “교사가 모범을 보이며 지도하고, 훈련하고, 교정하는 ‘훈계의 3단계’를 기억하면 아이들도 사랑과 관심의 표현으로 교사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품교육은 아이들이 가정, 학교, 사회에서의 관계를 풍성하게 하는데 목표를 둬 청소년들의 탈선을 예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 이 대표는 “앞으로도 ‘성품교육 전도사’로서 위기청소년들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교섭에서 교총은 총 62개조 117개항의 교섭과제를 요구했다. 이중 특히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학교폭력‧교감 등의 명칭 변경, 중학교 체제 다양화, 공로연수제 도입 등을 핵심 관철과제로 정해 주력하기로 했다. 교원평가는 박근혜 정부가 평가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여전히 기존 제도를 답습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인기투표 형식의 학생 만족도조사, ‘귀동냥’ 평가로 흐르는 학부모 만족도조사로 공정성‧신뢰성이 상실되면서 학교현장의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교총은 개선방안으로 초등생 만족도조사를 폐지하고, 학부모 만족도조사는 2회 이상 수업을 참관한 경우에 참여하게 하는 등 요건 강화를 요구했다. 명칭변경과 관련해 교총은 학생간 폭력도 학교폭력으로 통칭, 학교를 폭력 온상으로 왜곡시키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폭력’으로 변경하고, 일제 잔재 용어인 교감은 ‘부교장’으로 바꿔 교감의 지위와 역할을 명확히 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역시 일제 잔재 용어인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그리고 지역교육청이 학교 ‘지원’ 기능 강화 차원에서 지역교육지원청으로 개명한 것과 같이 학교행정실도 학교행정지원실로 변경해 줄 것을 주문했다. 중학교 체제 다양화는 이탈학생이 28만명에 달하는 의무 공교육 체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제시됐다. 특성화중(예술‧체육‧국제중 등)처럼 조기 전문직업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불필요한 대학진학 압박을 해소함으로써 이탈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직업전문중학교’를 도입해 희망 진로(직업) 탐색을 지원하는 다양한 진로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적성에 따른 직업기술전문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방안이다. 공로연수제 도입은 일반직 공무원이 퇴직 전 6개월~1년 동안 공로연수 혜택을 받는 것처럼 교원도 이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정년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정년 잔여기간 1년 이내의 공로연수를 도입‧시행함으로써 각종 직업교육과 퇴직 적응훈련, 자산관리 능력 배양 등을 통해 은퇴 후 삶을 충실히 설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수석교사 지원자격을 경력 20년 이상으로 높이고, 수석교사 연구회 활동을 지원하는 운영 개선방안도 요구했다. 아울러 교권 침해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권 강화를 위해 교육활동 보호 근거 법령 마련도 촉구했다.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명시하고, 교원치유센터 지정‧운영,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등을 골자로 한 ‘교권보호법’ 등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이밖에 교원1인당 수업시수 적정화, 인성교육활성화지원법 제정 과제도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진력할 예정이다.
한국교총은 1일 오후 4시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2013년도 교섭·협의를 위한 ‘제1차 본교섭·협의위원회’를 개최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첫 단체교섭이다. 교총은 총 62조 117개항의 교섭과제를 요구하고 특히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근거 법령 마련 ▲학교폭력을 학생폭력, 교감을 부교장, 유치원을 유아학교, 행정실을 교육지원실로 명칭 변경 ▲중학교 체제 다양화(전문계중 도입) ▲수석교사제 운영 개선 ▲교원 성과상여금제 개선(학교성과급 폐지 등) ▲국립대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 ▲교원의 공로연수제 도입 등을 핵심 관철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교원평가에 대해서는 학부모 만족도조사 참여 요건을 ‘수업 2회 이상 참관’으로 강화하고 초등생의 학생 만족도조사는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안양옥 회장은 본교섭 인사말에서 “교원이 교육개혁의 주체로 나서고 스스로 전문성 향상과 교육발전에 노력하는 ‘새교육 개혁운동’에 교육부가 이번 교섭을 통해 확고한 의지와 결실을 맺도록 협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교총과 교육부의 단체교섭은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에 따라 이듬해인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시행돼 왔다.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아무래도 처음부터 헛소리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우찬제라는 저명한 문학평론가가 작품의 말미에 상세한 줄거리 소개와 함께 멋드러진 작품평을 해 놓았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작품을 읽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잘 되어 있는 글이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리뷰의 방향을 선회해야 할 것 같다는 필요성이 생겼다. 자칫하면 따라하는 꼴 밖에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어찌 되었거나……. 세상에 아마도 남자와 여자 각각의 우월성을 따지는 것만큼이나 가치가 없는 일은 없을 테다. 굳이 여기서 그것을 논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애초에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남자를 편든다거나 남자로서 태어난 것을 유세하는 따위의 생각은 없다. 적어도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은 남자든 여자든 누구에게나 참으로 불공평한 사회란 생각이 든다. 그간에 수천 년 동안 인습과 편견으로 인해 억눌려 와 아직도 자신들의 제자리를 온전히 찾지 못한 여자들의 불평등한 인생이 안타깝고, 그 인습과 편견들로 인해 나누어서 지면 될 것을 혼자서 떠안아야 할 몫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남자의 대책없는 무한한 책임감과 점차 커져만 가는 여성들의 발언권으로 인해 점점 눌려가는 남자들의 모습 또한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조항조 씨의 "남자라는 이유로"라는 노래를 들으며 한동안 우울했던 적이 있었다. 일생을 살면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그런 남자이기 때문일까, 속으로만 삼켜야만 했던 수많은 아픔들과 눈물들이 일시에 터져 나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꼭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들보다도 더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식의 동정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자기 방어 때문만은 아니었다. 손을 뒤집으면 손바닥과 손등이 엄연히 따로 있긴 하지만, 그래 봤자 결국은 둘 다 손일 뿐이다. 내가 더 힘들게 살아가네, 아내가 더 힘들게 살아가네, 하는 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자신이 기꺼이 한 가정을 책임지려는 가장으로서의 남자이기에 당연히 감당해야 한다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한 남자의 인생 역경이다. 뭐, 그리 잘난 것도 없고 특별히 비극적이다 싶은 것도 없이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인 허삼관. 그런데 그의 인생에 있어 반드시 빼 놓아선 안 될 것이 있다. 하나는 매혈이고 나머지 하나는 단절과 화해(극복)를 통한 가족애의 발견이다. 보통 누군가의 인생 여정이라 하면 명예욕이든 권력욕이든 애정욕이든, 뭐, 그런 것들에 집착하거나 끌려가게 마련인데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 허삼관 씨는 가정을 꾸리고 아들 셋까지 두는 가운데 집안의 대소사들이 생길 때마다 조금은 독특한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바로 헌혈,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매혈이겠다. “한 번 피를 팔면 35원을 받는데, 반 년 동안 쉬지 않고 땅을 파도 그렇게 많이는 못 버는” ( 본 책, 17쪽 ),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피를 팔며 살아야 했던, 그것도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피를 파는 것은 조상님을 파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그들의 일반적인 속설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치욕스런(?) 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던 허삼관의 눈물겨운 인생살이가 작품을 읽는 내내 가슴 한 구석을 후벼 파고도 남음이 있었다. 피의 양을 불리기 위해서 너끈히 물을 몇 사발 씩이나 마셔야 하는 고통을 감내-처음 같이 피를 팔았던 방씨라는 사람은 결국엔 방광이 터져 사람 구실을 못 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되었다-해야 했고, 적어도 한 번 피를 팔면 석 달은 쉬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들이 간염으로 사경을 헤맬 때엔 사흘이 멀다하고 피를 팔아 결국엔 나중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아서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다 읽고 나서도 몇 번이나 거듭되는 허삼관의 한 마디는 쉽게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여기 볶은 돼지 간 한 접시하고, 황주 두 냥 가져오라구. 황주는 데워오도록!”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전혀 유쾌하지 않은 상황을 저자는 의외로 아이러니한 유머로 상황을 풀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만만치 않은 인생 역경이 작품 구석구석에서 너무도 가볍게 처리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물론 그 가벼움이 경박함이라든가 저속함을 뜻하진 않는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슬픔을 희화화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나중에 강간했다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한 임분방과 인근에서 절세미녀로 소문난 허옥란을 두고 누구와 결혼할까 저울질하다, 흑심은 숨긴 채 허옥란에게 접근하여 근사하게 대접한 뒤에 그 빚을 이용하여 시집오게 한 상황이나, 아이의 이름을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라고 지은 것이나, 허옥란이 고통 속에 세 아들을 낳는 동안 허삼관은 밖에서 한 번(일락), 두 번(이락), 세 번(삼락) 즐기지 않았냐며 욕지거리를 해 대는 허옥란의 모습 속에서도, 그 표면적인 유머가 주는 의미심장함은 이내 삶의 근원적인 슬픔을 느끼게 해 주었다. 다음으로, 단절과 화해(극복)를 통해 진한 가족애를 찾아가는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친자가 아닌 일락이에게 인정머리라고는 조금도 없어 보이는 허삼관, 어떻게 번 돈인데 피를 판 돈은 자식이 아닌 일락이에게만은 한 푼도 줄 수도, 쓸 수도 없다며 아내와 두 아들만 데리고 국수를 먹으러 가는 장면에서 이 갈등은 극대화되는데, 이 일을 계기로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아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일락이를 찾아 국수를 사 먹이러 데리고 가면서 갈등 해소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친자이기를 하소용에게 거부당하고 나서 이젠 당당하게 허삼관의 자식임을 공공연히 선포한 사건이 있었고, 일락이가 죽음의 문턱에 있을 때, 절대 그런 자식에겐 피를 판 돈은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생각을 뒤집으면서 허삼관은 진한 가족애를 느끼게 된다. 그저 35원을 받기 위해서 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석 달은 쉬어야 한다는 나름의 규정을 무시-안 그러면 죽을 수도 있다고 재차 경고를 받아가면서까지……-한 채 목숨을 건 매혈을 하면서, 일락이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아들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셈이었다. 물론, 여기에서 작품의 흠이라면 흠이라고나 할까, 자신의 아이라고 믿어 마지않았던 첫 아들, 일락이가 허옥란이 결혼하기 전 딱 한 번 관계를 가졌던 하소용의 아이임이 밝혀지고 나서, 매정하리만치 “내게 아들은 둘 밖에 없다!”고 단언하는 모습이나, 일락이를 친부에게 보냈을 때 그 모든 양육의 권리라든가 사건의 뒷수습에 관한 그 어떤 비용 부담도 하지 않았던 하소용의 두 딸들을 나중에 나이가 되면 반드시 강간해 버려야 한다며 이락이와 삼락이에게 재차 다짐을 받는 허삼관의 모습에서, 어쩐지 이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어떻게 아버지된 자가 저런 생각을 갖고 자식을 대할 수 있으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허삼관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 역시 생각에 있어 큰 차이점이 없는 걸로 보아 그런 모습들이 지극히 상식적인 것으로 통하는 사회였기에, 조금도 그를 탓할 순 없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전에 그런 드라마가 있었다. 삶이 너무 힘겨워서 먹고 사는 데 급급해 자신의 건강은 조금도 돌보지 않고 열심히 돈을 벌어 이제 살만 하니까 정작 죽을 병에 걸렸더라, 라는 식의 드라마 말이다. 일평생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피를 팔았던 그가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서 피를 팔려고 했더니 정작 너무 늙어 그 어느 누구도 더 이상은 자신의 피를 사려 하지 않더라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이지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이런 것이 남자의 삶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명색이 가장이라는 지위를 얻었다면 이 정도의 마음 가짐은 가지고 살아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드는 등,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 준 작품이었다. 초반부의 지루함만 극복하고 나면 뒤로 가면 갈수록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스토리가 흥미 있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자신의 가정과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자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