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8,20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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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는 말 최근 정치권과 재정 당국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울러, 2단계 재정분권 추진에 따라 교부금 재원인 내국세(부가가치세)의 일부가 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지방세로 이양(현행 21% → ’22년 23.7%, ’23년 25.3%)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국세 일정비율(20.79%)로 연동되는 교부금이 감소하게 되어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통한 교부율 조정(현행 20.79% → ’22년 20.94%)이 필요하다. 그러나 2022년도 정부예산안을 보면 지방소비세율 인상분은 반영하고 교부금 감소분 보전금은 반영되어 있지 않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그렇다면 ‘과연 지방교육재정 현실은 어떠한가?’ ‘학생수가 감소되니 충분하다’와 ‘충분하지 않아 재정의 안정성을 견고히 해야 한다’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차는 극명하게 대립된다. 전자의 경우는 ‘학생수 감소’에 그 방점을 두어 지방교육재정 규모를 적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교육재정안정화기금 적립 규모와 재난지원금, 현금성 복지예산 편성 등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는 ‘미래교육 준비와 재정 투입 효과의 높은 비가시성’으로 교육예산은 충분히 확보되어야 된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미래교육 준비와 고정경비의 지속적 증가 등을 그 근거로 피력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규모는 학생, 교원, 행정인력, 지원인력, S/W, H/W 등 교육활동의 필수요소와 미래교육 준비가 고려되어야 한다. ‘학생수가 감소되었다는 통계 추이만으로 교육예산 규모는 축소되어야 한다’는 가정은 위험하다. ‘학교수·학급수’는 학급당 학생수를 어느 규모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탄력적 변수가 존재하며, 이에 비례하여 행정·지원 인력도 동반 증가할 것이다. ‘교수-학습 S/W와 H/W’는 고급화·첨단화된 학생들 개개인의 삶의 환경이 교육환경에 미치는 영향,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시대적 변화 등을 고려하면 미래의 교육환경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단정하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대비 비용 추계는 변수가 다양 복잡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학생들이 미래시대에 적응하고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교육방법과 교육환경 변화는 능동적·체험형 수업 확대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 사업 등에서 나타나고 있고 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래시대 교육환경 등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교육재정 여건이 좋아져 재정이 충분하다”는 정치권과 재정 당국의 주장은 인정할 수 없으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Ⅱ. 본론 1. 지방교육재정 여건이 좋아져 재정이 충분하다는 주장에 대해 전체 정부예산 대비 교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2022년 연평균 11% 정도이며 2011년 대비 2022년 정부예산안 기준 10.6%로 최근 감소되고 있다. 최근 세수 증가로 재정여건이 나아지긴 하였으나 국내외 경기여건에 따라 향후 여건도 낙관하기는 곤란하며, 자체 과세권이 없이 내국세 연동 교부금 및 지자체 전입금에 90% 이상 의존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 상황에서 교육비특별회계 세출예산 중 인건비, 학교운영비 등 경직성 경비 비중이 75% 이상 차지하고 있어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예산이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한국판 뉴딜),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등 미래교육수요 대응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육회복 추진, 과밀학급 해소에도 대규모 재정투자가 필요하다. 또 내진보강 및 석면제거, 스프링클러, 방화문 개선 등 학생 안전 보장을 위한 시설개선 등 교육환경 수요, 교직원 및 교육공무직 인건비 인상, 물가 인상 등에 따른 학교운영비 인상 등이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정부예산 대비 교부금 규모는 증가한 것이 아니다. 2.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부율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매년 세수가 증가하고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에 반해 학교수, 학급수, 교원수는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학교·학급 수는 학생 수 감소에 따라 단기적으로 연동하여 감소하는 구조가 아니고, 신도시 개발에 따라 학교신설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그 원인이며, 교원 수 증가는 기존 교원 외 특수 및 사서, 보건, 영양교사 등 법정 확보율을 달성하지 못한 비교과 교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신설에 따른 교당경비, 급당경비 등 학교운영비 추가수요, 교원 수 증가에 따른 인건비 추가 수요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시 농산어촌 지역 소재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가속화시켜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농산어촌 및 구도심 공동화현상 초래로 지방자치단체 소멸 위기를 초래할 것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3. 이·불용액 및 기금 적립금 규모가 많은 것은 교육재정에 여력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월금의 대부분은 석면해체, 냉난방기 교체 등 대부분이 겨울방학 중에 공사를 해야 하는 교육기관의 특수성으로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시설비이며, 불용액 역시 낙찰차액 등 예산운용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금액으로 지방교육재정의 이·불용률은 일반자치단체보다 낮다. 또한, 재정안정화기금은 남는 재원을 축적하는 목적이 아니라 교부금 여건이 좋을 때 기금으로 적립하였다가 재정여건 악화 시 활용하는 재정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평탄화 기제로써 활용하는 것이며 아울러, 공사기간이 장기간 소요되는 계속비 공사의 경우 당해연도분만 세출예산에 반영하고 나머지 소요액은 기금에 적립하였다가 필요한 시기에 활용하는 것이어서 기금 적립금이 많다고 교육재정 여력이 있다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 4. 여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여서 고등교육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지방교육재정은 경기변동에 크게 좌우되므로 향후 지방교육재정 여건을 지속적으로 낙관하기 어려우며, 또한 미래교육을 위한 재정수요가 여전히 많은 상황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여유있다는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 교부금은 유·초·중등 교육을 위해 활용하는 재원으로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목적에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지방교육재정 일부를 고등교육에 투자할 경우 경기침체 시 교육재정 전체가 축소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고등교육재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별도의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Ⅲ. 맺으며 그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교부율은 교원봉급교부금과 증액교부금 폐지, 국세 재원의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조세제도 개혁에 따라 줄어드는 교육재정교부금의 보전을 위해 상향 조정되어 왔다. 학생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급과 학교단위로 배분되는 교육예산이 학생수 감소와 비례해서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교육예산 쓰임새와 규모는 미래사회 대응력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과거의 재정투입 방향성과는 그 결이 다르다. 미래교육환경 조성은 그 수요의 양적이나 질적 측면에서 방대하기 때문에 학생수가 줄어든다는 단순지표를 가지고 교육재정규모를 논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또 근시안적 대응이 아닌가? 라는 우려가 든다. 아울러, 시도교육청도 교육재정 운영에 있어 매년 성과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 조정을 실시하는 등 효율적인 재정운영이 되도록 책무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또한,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다양해지고 있는 교육수요의 변화에 따라 학교의 기능 역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지방교육재정이 제때, 제곳에 쓰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재정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고 함)은 1996년 12월 31일 제정되어 1998년 1월 1일 시행되었다. 정보공개법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정보의 공개의무 및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정보공개법은 청주시 의회가 제정한 ‘청주시 행정정보공개조례’에서 비롯되었다. 시의회가 1991년 11월 25일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청주시장에게 송부하자 청주시장은 재의를 요구하였다. 시의회는 그해 12월 26일 조례안을 재의결하였고, 청주시장은 1992년 1월 8일 조례안이 법률의 위임이 없어 위법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제소하였다. 대법원은 1992년 6월 23일 소를 기각하였다(대법원 92추17 판결). 이후 대통령 선거공약사항으로 정보공개 제도가 추진되었고, 마침내 1996년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었다. 정보공개 제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참여와 투명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의미한다. 정보공개 제도는 국민주권의 실질적 보장, 국민의 알권리 보장, 공직의 부정부패 및 비리방지 효과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국가기밀이나 개인정보에 대한 침해 가능성, 행정의 부담 과중, 정보 불평등의 초래와 같은 문제점도 존재한다. 이하에서 학교와 관련된 정보공개 제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학교법인도 정보공개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2조 제1호는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는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립학교를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으로 보는 것에 대하여 대법원은 사립대학교에 대한 국비 지원이 한정적·일시적·국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2조 제1호가 정보공개의무를 지는 공공기관의 하나로 사립대학교를 들고 있는 것이 모법인 정보공개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사립대학교가 국비의 지원을 받는 범위 내에서만 공공기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4두2783 판결). 또 사립대학교가 가지는 대학의 자율성 등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법률상 근거 없이 기본권을 제한함으로써 위헌 또는 위법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1두5049 판결). 그리고 하급심 판결은 학교법인은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에 해당하므로 정보공개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다(대전지법 2006구합3324 판결). 2. 정보공개의 대상인 ‘정보’란? 정보공개의 대상인 정보는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 또는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문서 및 전자매체를 비롯한 모든 형태의 매체 등에 기록된 사항”을 의미한다(정보공개법 제2조 제1호). 이때 문서란 반드시 ‘결재권자가 해당 문서에 서명의 방식으로 결재함으로써 성립한 문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법제처 12-0188, 2012.04.20.), 공무원이 민원처리 경위를 시간순서에 따라 일지 형식으로 작성하여 컴퓨터에 저장해 두었다가, 그 경위를 문의한 상급청 담당 공무원에게 이메일로 송부한 자료도 정보공개법의 정보에 해당한다(대구지법 2010구합3833 판결). 따라서 결재문서가 아닌 내부자료(상담 일지, 민원 처리 일지, 민원 상담할 때 녹취한 녹음파일, CCTV 영상 등)도 정보공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3. 정보공개 처리 절차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10일 이내에 대상기관(학교)은 공개여부(공개, 부분공개, 비공개)를 결정하여 통지하여야 한다. 청구인은 부분공개 또는 비공개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 또는 행정심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정보공개법 제12조는 정보공개 여부 등을 심의하기 위하여 정보공개심의회를 두도록 하고 있으나 학교는 정보공개심의회 필수 설치 기관이 아니므로 학교장이 판단할 수 있다. 교육청이나 대학교는 정보공개포털(www.open.go.kr)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할 수 있으나, 초·중·고등학교는 정보공개포털에서 청구기관으로 지정이 되지 않아, 직접 찾아가거나 우편, 팩스 등의 방법으로 청구할 수 있다. 정보공개포털(www.open.go.kr)에서 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을 청구기관으로 지정하여 청구하면, 교육청(교육지원청)이 해당 학교로 정보공개청구서를 이송한다. 정보공개 청구서 서식은 정보공개법 시행규칙 별표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행정실에 비치해두고 학부모나 민원인이 정보공개를 요구하면 행정실에서 접수하도록 안내하여야 한다. 4. 비공개 정보 정보는 공개가 원칙이고, 정보공개의 예외로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호의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두8827 판결). 정보공개법의 비공개 사유는 다음과 같다. 가. 공무원 개인정보 공문서 등에 기록된 기관장명,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과 지위, 회계관직 공무원의 성명 등은 제6호의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고, 당해 공무원이 공공기관을 대신하여 행위를 한 것에 불과하므로 공공기관에 대한 정보의 일부로 간주된다. 다만, 근무성적, 학력, 소득, 연가·병가 사유 등은 개인에 관한 정보에 해당하므로 비공개 대상 정보이다. 나. 상담일지 담임교사, 상담교사(상담사)가 학생과 상담하면서 기록한 상담 일지는 제3자가 청구하면 제6호를 사유로 비공개할 수 있으나, 해당 학생 또는 보호자가 청구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비공개할 수 없다. 상담 일지는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필요 또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의 기초자료로 삼기 위해 작성하는 것으로 제5호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제5호를 근거로 비공개할 수 있다. 다. 각종 위원회 회의록 학교에는 법률에 근거를 둔 위원회(학교운영위원회, 학교교권보호위원회)와 법률이 아닌 내부규정(행정규칙 또는 학칙)에 근거를 둔 위원회(생활교육위원회,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성고충심의위원회, 교원인사위원회) 등이 있다. 학교운영위원회나 (종전)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규정이 있으나 다른 위원회는 회의록 공개에 관한 규정이 없어서 공개 여부는 학교가 판단하여야 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록은 2011년 법률 개정으로 공개하고 있으나, 2010년 대법원은 비공개 대상 정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0두2913 판결). 당시 대법원은 학교폭력예방법이 자치위원회 회의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회의록도 제1호 ‘다른 법률 또는 법률이 위임한 명령에 의하여 비밀 또는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에 해당하고, 자치위원회에서의 자유롭고 활발한 심의·의결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위원회가 종료된 후라도 심의·의결 과정에서 위원들이 한 발언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5호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개별 위원회 회의록 공개 여부는 위원회의 목적, 운영규정, 독립성 등을 고려하여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이 위원회의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받는지를 면밀히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라. CCTV 영상 CCTV 영상은 청구인 외 타인의 얼굴 등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를 제외하고 공개할 수 있다. 대법원은 CCTV에 녹화된 영상을 모자이크 처리한 후 영상압축기술에 의하여 새로운 동영상을 만들어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을 분리하여 공개하는 것이 새로운 정보의 생산 또는 가공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만 ‘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2두25729 판결). 따라서 학교가 CCTV 영상에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것은 새로운 정보의 생산 또는 가공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만 공개가 가능하며, 이때 모자이크 처리 비용은 청구인이 부담하여야 한다. CCTV 영상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우므로 다른 학생 측의 동의를 받고 열람만 시켜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5. 보복성 정보공개 청구에 따른 비공개 결정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고 원하는 결론을 얻지 못하면 관련 없는 불필요한 자료(학교교육계획서, 학교장 출장 내역,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학교운영규정, 예산 사용 내역, 운영계획서 등)를 무더기로 정보공개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보공개 제도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하여 공개가 원칙이며, 정보와 관계가 없는 일반 국민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공개 청구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대법원은 “실제로는 해당 정보를 취득 또는 활용할 의사가 전혀 없이 정보공개제도를 이용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 하거나, 오로지 담당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것처럼 권리의 남용이 명백한 경우에는 정보공개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옳다”라고 판시하여 정보공개청구의 남용을 인정하기도 하였다(대법원 2014두9349 판결). 하지만 이 사안의 원고는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에 있으면서 수백 회에 걸쳐 여러 국가기관을 상대로 다양한 내용의 정보공개청구를 반복하여 왔고, 정보공개거부처분에 대하여 전국의 각 법원에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수감 중 정보공개청구소송의 변론에 출석하기 위하여 약 90회 이상 전국 법원에 출정하였는데, 그에 따른 수백만원의 출정비용을 납부하지 아니하고 있으며, 원고는 교도소 직원과의 면담에서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승소하여 소송비용 확정절차를 거쳐 변호사보수를 지급받으면, 이를 변호사와 자신이 배분하기로 하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보공개 제도는 담당자의 업무에 부담을 주고, 학교를 괴롭히는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기도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견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정보공개 청구에 대하여 학교는 보통 소극적, 방어적으로 비공개로 결정하는 관행이 있는데, 이는 학교가 정보를 은폐하고 감춘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이 두어 달 남았다. 60일이면 대선 판도에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는 기간이다. 그 변화를 일으키는 주역으로 MZ세대 2030청년들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6월 국민의힘에서는 사상 첫 30대 당대표가 나왔다. 정치판에서 뼈가 굵은 후보들을 제치고 30대 젊은 정치인이 당대표가 된 일은 2030의 표심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후 정당마다 2030 청년 인재 영입 움직임이 활발하고 ‘청년내각’, ‘청년공약’이라는 이름으로 2030 청년들의 표심을 노리는 전략들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2030 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030 정치참여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2030 세대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단연 SNS와 밈이다. 밈이란 ‘짤’이라는 말로 간단히 표현되기도 하나 ‘이미지나 짧은 영상, 유명인의 언어와 행동을 포함하는 상징적인 체계로 모방과 전달을 통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인터넷 문화요소’를 말한다. 사실 정보기술(IT)의 힘으로 주목받은 2030세대는 20년 전에도 있었다.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연결력을 바탕으로 한 2030세대의 힘이 주목받았다. 그리고 그 세대가 지금은 4050세대가 되었다. 그런데 유난히 이번 2030세대의 정치력에 사회가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지금 2030세대가 유례없는 공유세대이기 때문이다. 국민청원뿐만 아니라 각종 커뮤니티와 정당 가입, 댓글과 밈을 통한 생각과 상징의 전염으로 결속되는 온라인 행동능력이 더욱 강화된 세대이다. 그래서 정치계는 2030세대를 포기할 수 없다. 지지하는 정당과 사람이 고정적인 편이었던 이전 세대에 비해 지금 2030들은 물과 같은 세력이라는 평을 받는다. 많은 이가 ‘중도’ 성향으로 자신을 인식하며 정당이나 인물 중심의 선택보다는 공약을 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2030세대의 입맛에 맞는 공약을 만들기 위해 정당들은 2030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계속 만들며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30정치에 2030이 기대하는 것들 2030 정치인들이 등장을 넘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 현상을 2030 교사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30대 교사 B는 “그 사람을 지지하는지와 상관없이 30대가 제1야당의 대표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의미다. 대표 한 사람의 능력에서 오는 것보다 그 의미가 가지는 영향력에 더 관심이 간다”고 답했다. 그 영향력이란 상징성을 말한다. 2030세대에게 동년배의 요직 진출은 무엇보다도 상징성이 크다. 그동안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설계된 공약이나 정책에 소외되었다고 느낀 2030에게 드디어 정치권이 2030을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상징이다. 내 선택이 이제는 영향력이 있다는 효능감을 2030세대가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람과 정당을 지지하지 않아도 2030의 정계와 요직 진출은 그 자체로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30대 교사 S는 “우리는 이렇게 2030의 말을 들어 준다는 표현 같은데 같은 정당에서도 실질적인 권한을 주는지, 역량을 인정해주고 밀어주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답했다. 또 “인재라고 영입되는 2030 정치인들도 실질적으로 2030의 의견을 많이 듣고 반영하는 정치력을 발휘하려고 하기보다는 내 뒤에 2030이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지적하는 교사도 있었다. 정계에 진출하여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개인의 만족감에 그치지 않고 자리에 맞는 일을 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대체로 기대가 크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20대 교사 K도 “기존에 40대 이상이 중심이 된 정책들은 2030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많았던 만큼 2030의 의견이 반영된 정책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2030의 대표로서 2030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소통을 잘 해주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2030정치인 영입이 2030교사에게 미치는 영향은 20대 교사 M은 “2030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정치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젊은 여성 정치인이 눈에 띄게 늘어 여러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정치계가 되어가는 것 같아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정치권에서 더욱 섬세한 정책들이 만들어지게 마련이다.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구설수에 휘말리는 2030 정치인을 보며 자질검증과 영입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20대 10명 중 3명이 ‘공시생’이라는 현상이 보여주듯, 안정적인 취업과 생계에 목마른 청년이 많은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 동년배 ‘인재’는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과 의심을 갖게 한다. 2030 교사들의 상황도 개인이 2030 정치에 대해 갖는 관심에 영향을 끼친다. 2030 교사들은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이고 워라밸이 있다고 평가되는 직업을 이미 가진 집단으로 인식된다. 그만큼 아무래도 고용, 취업과 관련된 정책에는 관심이 적다는 비판과 반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에 대해 분개하고 경제정책에 특히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2030 교사들도 있다. 또 사회로 나갈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전반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실제로 행동하는 교사들도 있다. 이렇게 정치계에는 2030 청년인재 바람이 불고 있고 2030 교사들도 그 영향을 느끼고 있다. 교육계는 어떨까. 정치권의 변화에 대해 2030 교사들과 이야기 나누며 교육계는 2030 교사들의 힘을 느끼고 인정하고 활용하려고 노력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최근 관리자나 교육전문직의 연령도 젊어지는 추세 같긴 하지만 2030세대가 교육정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거나 이끌어나가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 2030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연공서열이 중요한 집단이라는 점에도 배경이 있을 것이다. 2030 청년 인재 영입 전쟁이 교육계에는 없으니 젊어진 정치계가 교육정책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야 하는 걸까. 2022년, 전 세대가 소통하며 발전하는 교육계를 기대해본다.
사람 살려, 감염병 꼼짝 마! (지태선 지음, 다른매듭 펴냄, 208쪽, 1만3000원) 코로나, 백신 이야기가 연일 끊이지 않지만 정작 질병, 면역체계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초등교사인 저자가 아이들이 궁금해할 수많은 질문을 뽑아내고 그것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답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부터 의학과 관련된 오해나 미신을 풀고 예방을 위한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엄마의 계절 (최승훈 지음, 이야기꽃 펴냄, 48쪽, 1만4000원) 중년이 된 그림책 작가가 고향집의 어머니를 고스란히 책 속으로 모셔왔다. 자식들, 손주들을 위해 농사를 짓고 음식을 만들면서도 힘들단 내색 한번 하지 않는 엄마, 자식들이 걱정할까 아파도 아프다 하지 않는 엄마, 계절이 바뀌어도 늘 한결 같은 엄마의 마음을 담담하게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우리 모두의 엄마, 할머니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청소년을 위한 행동경제학 에세이 (한진수 지음, 해냄 펴냄, 306쪽, 1만5800원) ‘좋은 성적을 말한 후 나쁜 성적을 말하는 것이 부모님의 기분을 좋게 한다’, ‘배고플 시간대에 판사의 가석방 허락 판결 비율이 0퍼센트에 가까워진다’ 등 보통의 인간이 저지르는 비합리적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행동경제학에 대해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서 청소년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알려준다.
내 손으로 만드는 내 삶을 위한 정치 (박선민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08쪽, 1만3500원)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뉴스에서는 후보들 간의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면서 정치는 진흙탕 싸움처럼 비친다. 그러나 정치는 우리의 삶 전체와 얽혀 있고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요한 영역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정치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이해하고 입법부가 하는 일과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한 안내서다.
원씽(One Thing) 교실 (전은주 외 3인 지음, 도서출판 수류화개 펴냄, 280쪽, 1만6000원) 세종시교육청이 세종형 초등학교 학력 신장을 위해 ‘생각자람 초등교육 실천 사례’로 발굴한 출간된 도서다. 4명의 저자는 자기조절력, 디지털 리터러시, 자기주도성, 협력을 미래핵심역량으로 선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교사교육과정 운영 방식의 제안, 전문적 학습 공동체 운영에 대한 생각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실천한 사례를 묶었다.
수업의 모든 것, 수업을 탐하다 (권경희 지음, 행복한미래 펴냄, 292쪽, 1만5800원) 수업 준비를 많이 했다고, 수업 자료가 많다고, 디지털 매체를 잘 사용한다고 좋은 수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재 수업을 민낯으로 들여다보아야 하고, 그것은 수업코칭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10여 년 동안의 수업임상연구를 통해 학생들의 눈빛이 살아있는 호기심 있는 수업을 만들기 위한 7가지 단계를 정리하고 본인의 수업코칭 사례를 담았다.
넋두리로만 그치지 않을 교사의 일상과 성장 이야기 (이윤희 외 5인 지음, 교육과학사 펴냄, 24쪽, 1만4000원) 신규교사부터 18년 경력의 교사까지 각각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는 초등교사 6명이 모였다. 독서교육 전문적 학습공동체 ‘오후의 발견’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 학교에서 학생, 학부모들과 실천했던 교육활동부터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 등 학교생활에서의 경험과 고민을 풀어냈다. 제목 그대로 넋두리로만 그치지 않고 어떻게 성장의 길로 향하고 있는지를 글로 담아냈다.
대한민국 교육트렌드 2022 (교육트렌드2022집필팀 지음, 에듀니티 펴냄, 528쪽, 2만8000원) 2021년 3월 18명의 교육전문가가 모여 2022년 교육 현장에 가장 영향을 미칠 20개의 주제를 선정했다. 대통령 선거, 교육감 선거,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이 예정돼 있는 2022년, 대한민국 교육의 정책방향이 집중과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교육계의 쟁점을 정리한 것이다. 이들이 8개월에 걸쳐 300여 개의 논문과 자료 등을 조사하며 현황을 분석하고 시사점과 전망을 아우른 글을 한 권에 모았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범띠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998년생부터 1974년생까지 모두 5명의 초중등 교사다. 새교육이 신년특집으로 기획한 좌담회에서 이들은 정부가 제발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학교 현장에 맞는 교육정책을 펼쳐 주기를 희망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교육 본연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교원성과급과 교원평가를 폐지하고 보직수당을 인상하는 한편 교권보호에 한층 힘을 실어주는 그런 새해가 되길 희망했다. 이들은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 VR 등 에듀테크를 교육에 활용, 학생들의 창의성과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인성교육과 기본으로 돌아가는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좌담회 참석자는(가나다순) 노윤란(인천 초은초·1974년생) 문솜(서울 동원중·1986년생) 서수민(서울 서원초·1998년생), 양진원(제주 대흘초·1986년생), 이영준(경기 안성창조고·1986년생) 등이다.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먼저 2021년 잠깐 짚어보고 가겠습니다. 코로나19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 특히 선생님들의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는지요. 노윤란 아무래도 줌 수업 아닐까요? 갑자기 끊기고 튕겨 나가고, 많이 당황했어요. 제가 접속이 되면 학생들이 안되고, 반대로 학생들은 되는데 저는 튕겨 나가있곤 했죠. 초기에 혼란이 많았습니다. 온라인 수업은 가뜩이나 집중도가 떨어지기 쉬운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습지도에 어려움이 컸어요. 서수민 임용시험 합격 후 처음 교단에 선 한 해였어요. 아이들에게 피해 줄까 봐 수업 준비를 많이 했는데 원격과 등교수업을 오가는 바람에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 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또 생각과 달리 자꾸만 전달식 수업을 하게 되고 학생들이 잘못 이해할 때면 ‘내 탓인가’ 죄책감이 들기도 했어요. 양진원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오락가락하다 보니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원격 때면 ‘아이들이 점심은 제때 먹는지 밤늦도록 핸드폰만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컸죠. 그런데 등교수업이 시작되자 이번엔 무너진 생활 리듬을 찾지 못해 아이들이 무기력해지는 걸 많이 봤어요. 친구들과 관계도 서먹해 학교 수업을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기껏 생활습관을 잡아놓으면 다시 원격으로 돌아가 말짱 도루묵이 되곤 했죠. 교사로서도 참 막막했던 한 해였습니다. 이영준 저는 ‘관계’를 꼽고 싶어요. 대면 수업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학생들과 변변한 추억 하나 없네요. 교사로서 참 아쉬웠습니다. 또 불필요한 접촉은 자제하라는 지시가 많아 동료교사들과도 끈끈한 유대를 맺기 힘들었습니다. 관계의 단절을 가장 힘든 점으로 꼽고 싶어요. 새해에는 이 같은 어려움들이 모두 해소되고 학교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3월에는 대통령선거, 6월에는 시도교육감 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양진원 제발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너무 많아요. 예컨대 초등 1~2학년 수업을 오후 3시까지 늘리겠다거나 돌봄교실을 저녁 7시까지 하겠다는 것들은 학교 현실을 무시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생각입니다. 현장에서 실천 가능하고 학생들에 유의미한 정책들을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영준 동감입니다. 교육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현 정부는 학생 중심 교육을 내세우며 교사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분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수민 저는 소위 말하는 학생인권조례 세대인데요, 초중고 시절 학생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열심히 배웠죠. 그런데 교단에 들어서서 보니 학생 인권은 이전보다 많이 신장됐는데 교권도 그만큼 보장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더군요.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교권 보장을 위한 인적·물적 토대가 마련된다면 모두가 행복한 교육이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문 솜 개인적으로 교사는 씨 뿌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뿌린 씨앗은 아주 긴 시간이 흐른 후 열매를 맺습니다. 알찬 열매를 맺으려면 비옥한 땅이 중요한데 그런 토양이 바로 학교 현장인 셈이죠. 우리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상의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는 그런 국가지도자라면 유권자들이 외면하지 않을 것 같아요. 맞습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교사들이 마음 놓고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교육당국의 교원 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노윤란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과대학교예요.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급한 곳이죠. 교사가 제대로 된 수업을 하려면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줄여야 해요. ‘우리 땐 한 반에 60명이 넘는 교실에서 공부했는데 30명 가지고 힘들다고 하느냐’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들을 때면 기운 빠지죠.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보조교사를 확대 배치해 학생 개인차에 맞는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서수민 비록 교직 경력은 1년 남짓이지만 교사들의 수고에 비해 보상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장선생님들이 받는 수당도 턱없이 모자란 거 같았고요. 성과급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남들보다 몇 배 일하고도 B등급을 받는다면 누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일한 만큼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동기부여가 되는데 이런 점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영준 저도 매년 느끼는 거지만 성과급 시즌이 되면 마음이 불편해요. 학교별로 기준을 정해 심사를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과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너무 많습니다. 차제에 교원성과급을 폐지하고 수당이나 직무급제로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진원 교원평가도 폐지돼야 합니다. 요즘은 험한 욕설들이 많이 걸러졌지만 그래도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이 은어나 받침글자를 이용해 쓰여 있어요. 교사로서 마음의 상처가 크죠. 부적격교사를 솎아내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선량한 교사들을 떠나게 만드는 역기능이 심각합니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됐습니다. 문 솜 중학교 교사로서 임용 문제를 짚고 싶어요. 중등임용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매년 쏟아져 나오는데 교사 되기는 바늘구멍이죠. 양성과 임용의 수급불균형이 너무 심합니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규모만큼 사범대학에서 양성하는 체제를 통해 교사 교육과정이 밀도 있게 운영됐으면 좋겠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현장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어떤 부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기는지요. 문 솜 가상현실 기술이 교육현장에 도입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학생들이 책으로만 알 수 있었던 것을 직접 경험해 본다면 더욱 생생한 교육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수민 저도 정보활용 교육에 초점이 맞춰졌으면 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찾아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영준 그러려면 교실수업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사실 원격수업을 하면서 교사들 간 전문성 격차가 많이 드러났어요. 앞으로도 상황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수업이 요구될 텐데 그럴수록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높이는 데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윤란 지식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성교육 아닐까요? 학교는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데 기본 요소인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게 핵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근한 예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학교폭력도 줄어들지 않고 있잖아요.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타인을 배려하며 존중하는 민주시민을 기르는데 교육적 역량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진원 조금 지나간 이야기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초등학생 중에는 연필 잡는 법은 물론이고 숟가락·젓가락 잡는 법도 배우지 못하고 오는 경우가 많아요. 상대를 배려하는 법이나 상처 주지 않고 말하는 대화법,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협업 능력 등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것은 기본에서 출발하고 기본으로 완성되는 법이죠. 긴 시간 감사합니다. 끝으로 못다 한 말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이영준 특수학급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매우 필요합니다. 특수학급에 근무하면 보통 미니 특수학교의 느낌으로, 교육과정 편성, 체험학습, 통학비 등등 업무가 너무 많아 정작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경우가 허다한데요. 단위학교의 업무를 줄여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노윤란 전 후배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지금 당장은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훗날 좋은 교사로 성장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초임교사 시절 학부모가 상대 학부모에게 소송을 걸고말썽 피우는 아이들 때문에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요. 당시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길까?’ 원망도 많이 했는데 돌이켜보니 소중한 경험들이더라고요. 지금 힘든 상황에 놓인 선생님들이 계신다면 성숙한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 여기고 씩씩하게 대처해 나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양진원 사실 학교에서 교사로서의 삶은 전쟁과 같습니다. 쏟아지는 공문, 학부모 민원, 아이들과의 만남 등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그러다 보니 나는 교사일까? 공무직일까? 민원처리반일까? 하는 생각들이 떠나질 않아요. 교육 본연의 활동에 집중하고 싶은데 참 어렵네요. 이 점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수능은 공정하지도, 교육적이지도 않아요. 정답과 오답만 가르는 찍기 시험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교육을 모두 지배하는데 무슨 창의적 인재를 기르겠어요.” 교육부장관을 지낸 김도연 울산대 이사장은 수능의 가장 큰 폐단으로 학생들에게 정답과 오답만 있는 세상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가 알고 있고 알아야 할 모든 지식에 맞고 틀리는 것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게 만든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중간이라는 게 얼마나 많아요. 검은 것과 흰 것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회색지대가 훨씬 많잖아요. 그런데 수능은 회색의 가치관을 부정하는 교육을 하고 있어요.” 김 이사장은 이 같은 수능 교육이 우리 사회에 흑백논리를 강화시키고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대립적 문화를 고착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능은 이미 한계를 넘긴 지 오래”라고 전제하고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개선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고 당장 폐지하기보다 10년, 20년 장기적 안목으로 서술형 문항을 추가하는 등 발전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우리 사회 석학으로 존경받고 있는 김 이사장을 만나 한국 교육의 위기와 가능성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올 3월이면 대선이 치러집니다. 교육계를 대신해 여야 후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통령이란 국민들을 위해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 대통령 후보 중에 누가 교육을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부동산 문제도 검찰 개혁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이 이대로 가면, 우리의 미래는 정말 어둡다고 봅니다. 상당히 어둡습니다. 교육의 여러 문제들을 정파적 안목이 아닌,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긴 호흡으로 풀어가길 당부합니다. 5년마다 교육정책을 리셋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죠.” 선거가 임박하면 공약을 내놓겠지만 현재로선 교육에 좀 무관심해 보입니다. 괜히 건드려봐야 득 될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일까요? “국민들의 관심이 없는 거죠. 사실 교육열이 높다고 하지만 오로지 관심은 대학입시뿐입니다. 그러니 입시가 끝나면 교육에 대한 관심도 끝나버리는 거죠. 사실 국가지도자라면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런 점은 아쉽습니다.” 지난 5년 문재인정부 교육정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지, 또 학점으로 총평을 한다면 몇 점 정도 줄 수 있는지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지난 2년은 교육종사자 모두에게 어려운 기간이었고, 정책수립 및 구현에서도 어려움이 더 많았던 기간이었다고 믿어집니다. 인상 깊었던 점을 꼽는다면 첫 번째는 임기초기의 ‘대입 공론화 위원회’ 구성과 운영이고, 두 번째는 이런 공론화를 통해 수립했던 대입제도를 소위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바로 다시 바꾸어 버린 것입니다. 아쉽게도 모두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인상 깊은 것들이 남아 있네요. 저는 자사고 폐지 등도 상당히 잘못 추진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조국 사태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하면 될 일을 그땐 관행이 그랬다느니 하면서 변명으로 일관했죠. 게다가 오히려 입시제도를 바꾸라고 요구할 정도니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요. 많은 교수들이 자녀 입시를 위해 논문 품앗이하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 것도 유감스럽습니다.” 그러고보니 논문표절과 자녀 공저자 등재 등 대학의 연구 윤리에 대한 비판이 많습니다. 일부 유력인사들의 학위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고요. 대학 스스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대단히 아쉽지만 대학이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대학에 대한 사회의 기대는 여느 조직과 다르게 훨씬 더 도덕적으로 엄정하고 모든 면에서 투명한 곳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걸핏하면 부각되는 논문 표절 시비는 결국 대학이 부실하게 학위를 수여했기 때문이지요. 의혹이 제기되면 이를 철저히 점검해서 표절이라면 학위를 취소하고 지도교수를 징계해야 하는데, 그런 당연한 일들에 대학은 머뭇거리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자녀 공저자 등의 경우에도 엄중한 징계가 있어야 합니다. 대학은 지금보다 훨씬 더 도덕적으로 엄격해져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6월에는 시도교육감 선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교육계도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여기시는지요. “우선은 지금과 같은 교육감 선거제도가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 훨씬 더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통상 20%도 안 되는 투표율은 이미 그 자체로도 직선제로서 전혀 의미가 없다고 믿습니다. 누구도 관심 없는 선거이기에 기호를 잘 추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우스꽝스런 행사가 돼 버렸습니다. 정당과 연계되어 있는 줄 착각하기 때문이지요. 아울러 소위 좌파처럼 후보단일화를 이루면 무조건 승리, 혹은 우파처럼 단일화에 실패하면 필패입니다. 즉, 후보자의 경륜도,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교육정책도 당락에 전혀 영향을 못 미치는 선거입니다. 교육감 선거가 전혀 교육적이지 못하니 이는 정말 큰 문제 아닌가요? 저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지방자치단체장의 러닝메이트로 교육감을 선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육감 직선제 폐단이 크다는 말씀인 거죠? “교육자치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정치꾼들의 놀이터가 돼 버렸습니다. 수백억 들여 선거해 봐야 그사람들 좋은 일 시키는 거예요. 교육감 하겠다는 사람들도 교육보다는 정치권 눈치나 보고 말이죠. 이걸 혁파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 실정에 교육감 직선제는 맞지 않아요.”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학력저하가 두드러지고 교육격차가 심해졌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렇다할 대책도 성과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코로나19로 인해 격차가 심각해진 분야 중 하나가 교육임에 틀림없습니다. 학교는 미래 세대를 위해 인류가 창안한 교육 시스템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지요. 그런데 같은 또래 학생들을 학교에 모으는 것으로 시작하는 전통적 교육은 코로나19로 졸지에 불용(不用) 처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무 준비도 하지 못했던 혁명적 변화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엔 현격한 격차가 생겼습니다. 벌써 2년째 계속되고 있으니 훗날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될 것 같습니다.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책을 마련하면 좋았겠지만, 그러나 국가의 획일적인 정책은 항상 또 다른 부작용도 불러오지요.” 이런 때 일수록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맞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직접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학습 의욕을 확실히 지닌 학생들은 어느 또래건 대개 전체의 20% 정도뿐인데,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 학생들에게 원격수업은 지루한 시간 때우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학습의욕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교사가 이를 직접 독려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원격수업을 훨씬 효율적으로 가꾸는 일은 교육계에 주어진 새로운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직접 나서야 할 일입니다.” 관련지어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야기 합니다.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우리 교육은 어떻게 대비하고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특히 과학 및 이공계 교육을 중심으로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공계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 교육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는 이제 디지털 문명사회에 필요한 인재상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교육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합니다. 학생들이 길러야 할 소양을 알차게 교육하는 일은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는 일은 어떤 측면에서 그보다 더 중요하지요. 학생들의 학습목표는 오로지 시험을 잘 보는 것이므로, 시험문제를 어떻게 내는가가 결국 교육을 지배합니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깊게 생각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현재의 수능과 같은 시험으로 평가받는 학생들에게 그런 가르침은 그저 공허할 뿐입니다. 긴 인생을 살면서 스스로 풀어야 할 많은 문제에 오지선다가 어디 있나요? 저는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우리 교육을 풀기 위해서는 수능이라는 매듭부터 손을 보아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모든 국민이 자녀의 대학입시에 초미의 관심을 갖는 상황에서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하는 일은 물론 불가능이지요. 긴 시간을 두고 장기적 계획으로 수능을 바꾸어야 합니다.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수능제도에 손을 대는 일은 최악입니다. 학생들에게 ‘공부와 학습’을 지긋지긋한 일로 인식하게끔 만드는 것이 현재의 수능입니다. 저는 50년 전에 예비고사를 치른 세대입니다. 지금의 수능 같은 대입을 위한 전국 차원의 시험이었지요. 이런 무지막지한 시험제도가 아들딸을 지나 손자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나요?” 이명박정부에서 교육부장관을 지내셨습니다. 정권 교체기마다 교육부 폐지론이 나옵니다. 실제 장관을 해보시니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여기시는지요. “참으로 아쉬운 이야기입니다. 교육부가 없으면 진정 교육이 잘 될까요? 국회나 청와대가 없으면 우리나라 정치가 잘 될 것이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인재양성의 다양성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버리지 못하고 있는 획일적 규제 등은 폐지되어야 할 대상이지요. 교육부 폐지는 빈대 잡자고 초가집 태우는 일입니다.” 새해를 맞아 전국의 교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교직은 성직입니다. 소명은 원래 종교적 개념으로 하늘의 부름을 받은 일이라는 뜻이지요. 같은 일에 종사하면서도 그 일에 대한 의미를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가 물론 많지만, 저는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야말로 인간사회에서 가장 큰 가치를 지닌 일이라 믿습니다. 사회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은 잘 알지만, 그래도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드립니다.”
미국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The bucks stop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쓴 패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국사를 본 것으로 유명하다. 리더의 정책 판단과 책무성을 강조하는 이 말은 지금도 널리 인용되고 있다. 리더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다. 리더가 방향을 잘못 잡으면 국가 경쟁력은 ‘치명적인 퇴보’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인재양성의 원천인 교육 분야는 더더욱 그렇다. 지금은 인재 전쟁 시대다. 인재가 기업을 먹여 살리고 과학을 살찌우고 국가 경쟁력을 키운다. 리더의 교육 철학은 그래서 중요하다. 리더가 어떤 교육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인재 양성의 방향이 달라진다. 청와대 책상 위에 “The education stops here”라는 글귀를 써놓는 교육 대통령이 절실한 까닭이다. 대선 후보들의 ‘교육 애정’ 읽을 수 없어 하지만 이번 대선 후보들은 교육에 대한 걱정도, 교육에 대한 애정도, 교육에 대한 철학도 남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정책 대결보다는 도덕성·정파성·지역성에 발목을 잡혀 교육 분야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안한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지식과 연구와 과학이 글로벌을 지배하고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세상 아닌가.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에 내걸었다는(지금은 얘기 안 하니 확인도 못 한다) 일자리 전광판의 숫자를 센다고 국부(國富)가 쌓일 리 없다. 아날로그 허드레 일자리로 당장은 끼니를 때울 수 있을지 몰라도 세계를 호령할 창조적 일자리는 절대 만들 수 없다. 창조적 일자리는 결국 교육이 창출한다. 교육은 노동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동력의 원천이다. 코로나19 시대 백신 개발의 원천은 무엇인가. 우주 시대의 원천은 무엇인가. 인공지능(AI) 시대의 원천은 무엇인가. 메타버스 시대의 원천은 무엇인가. 바로 인재다. 첨단 의학·과학·연구에서 ‘초격차’ 경쟁력이 나온다. 인재의 원천은 교육이다. 교육으로 다양한 창발적 인재를 길러내야 국민 소득 5만 달러, 10만 달러 시대를 열 수 있다. 그렇지만 대선 후보들은 이렇다 할 교육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심도 적고, 준비도 소홀하고, 열정도 적어 보인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찔끔 교육을 건드렸다. 모두 공정성을 강조한다. 조국 사태가 촉발한 대입 공정성을 염두에 두고 청년층에게 어필하려는 듯하다. 공정성은 당연한 것이지, 지식과 연구와 미래를 창조할 공약은 결코 아니다. A 후보는 대학생 등록금 경감, 공교육 혁신, 평생교육시스템 확충, 역량강화교육으로 미래 인재 양성 등의 개괄적 방향을 내놨다. B 후보는 대입 특혜 입학 논란 최소화, 입시비리 신고센터 및 직권조사 강화 암행어사제, 대입 간소화 등을 만지작거린다. 역시 두루뭉술하고 모호하다. 후보자의 구체적인 교육 철학이나 비전을 읽을 수 없다. 역대 대통령 중 교육 대통령을 자처한 분은 없다. 김영삼 대통령은 5·31 교육개혁으로 물꼬를 텄지만, 그 이후 정파성이 교육을 지배해 ‘교육 함선’은 안개 속을 헤맨다. 엘리트 교육 관료들은 정치에 휘둘리며 영혼 없는 허수아비가 되곤 했고, 세계적인 교육열은 대입에 상처받아 전원일기 같은 향수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념이 교육을 지배하며 생긴 부작용이다. 대선 후보들에게 교육 대통령을 자처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 사회의 ‘공정’ 논란도 결국 교육에서 비롯된 것인데 교육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은 역량 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수능 출제 오류 논란 2022학년도 수능은 역대급 수능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기초학력이 무너진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용암수능’으로 불린다. 국어와 수학교과의 선택교과별 점수 산정으로 입시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여기에 법원의 출제 오류 결정으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모두 정답처리된 성적표까지. 한마디로 수능이라는 시험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보여준 수능이었다. 수능 문항 오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수능의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법원에서 ‘정답 없음’으로 판정이 내려졌다. 매년 수능이 끝나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수능 문항 오류에 대한 글이 수없이 올라온다. 복수정답 인정 사례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능 문항 오류에 대한 논란은 시대가 변하면서 필수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이의제기 역시 과거와는 다르게 쉽게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기존의 지식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지식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5지 선다형에서 정답을 고르는 시험 자체가 이런 시비를 상당히 내포하고 있다. 이런 논란은 수많은 수능에서의 변화를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이다. 1993년에 시작된 수능은 무려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단순 암기력 시험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기존의 학력고사를 탈피하여 통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도입한다. 첫 해에는 8월과 11월 2번의 시험이 치러졌으나 난이도 차이 문제로 인해서 이듬해부터 11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바뀌게 된다(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2번의 수능은 이미 실패했던 정책이다. 지금도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6, 9월 모의 수능과 실제 수능의 난이도 차이 역시 상당하다). 그 후 수능 제도는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보인다. 2008학년도 수능에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기재되지 않고 등급만 기재되는 수능 등급제를 시행하지만, 이듬해 등급제가 폐지되고 다시 표점과 백분위, 등급이 모두 기재된다. 2014학년도에는 국어와 영어를 A, B형로 나눈 수준별 수능이 시행되지만, 2015학년도와 2016학년도에서 각각 영어와 국어의 수준별 수능이 폐지된다.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에는 각각 한국사와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그리고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형 수능이 실시된다. 수능이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한때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였던 시기에 그 비중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대입공정화 방안 이후로 학종은 줄어들고, 교과전형과 정시의 증가로 수능의 비중은 매우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능 한 문항이 대입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고, 수능의 난이도와 문제 오류에 대한 논쟁도 함께 격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논쟁이 과연 생산적인가 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고등학교에서의 1순위는 입시가 되었고, 교육의 본질보다는 입시에서의 유불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입시의 주류가 학종이든, 교과든, 정시든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수능이 주류가 된 이 시점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대학입시는 고등학교에서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능이 끝나고 나면 평가원은 항상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풀 수 있는 문항을 출제했다고 앵무새처럼 발표하고 있다. 과연 현재의 수능이 그러한가? 입시를 치러본 학생과 학부모, 교사라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의 수능은 영어가 절대평가로 평가되고, 정시 비중이 늘어난 상황에서 국어와 수학, 탐구에서 변별도를 두기 위해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수능국어 비문학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법학적성시험(LEET)의 기출문제를 풀어야하는 것이 현실이고, 수학 4점짜리 문제는 상당수 학생들이 포기하는 문항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영어는 어떠한가? 교과서 수준의 영어 지문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원서 수준의 수능영어를 풀 수 있다고 말하는 학생들은 없을 것이다. 30년치 기출문항이 누적되어 있는 탐구교과의 경우에는 변별도를 위해서 만들어진 문항에 대한 논란이 곧잘 벌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생명공학II 문항은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스탠퍼드 대학의 교수마저 이것이 고등학생 수준의 문제냐며 놀라기까지 하는 수준이다(사실 수능 오류문항도 이렇게 변별도를 주기 위해 만든 문항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수준의 수능 문항을 과연 공교육인 학교에서 대처할 수 있을까? 여기에 국어와 수학의 경우 동일한 원점수를 받더라고 선택교과에 따라 다른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결정되는 희한한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공정한 시험이라는 수능이 능력이 아닌 선택교과에 의해서 결과가 달라지는 또 하나의 불공정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예전의 학교 환경이었다면 수능 시험은 충분히 대처할 수도 있다. 그 당시도 사교육의 의존도가 크기는 했지만, 지금의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모든 수업시간은 오직 수능문제 풀이만을 위해 존재했다. 강의식 수업과 문제풀이 수업, 강제 야자와 보충수업으로 이어지는 학교현장은 수능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교육과정의 변화로 인해서 수업은 단순한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학생중심의 수업으로 변하고 있다. 단순 문제풀이를 지양하고 독서와 토론, 탐구활동이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말이다. 강제 야간자율학습과 강제 방과후 수업은 사라진 지 오래다. 더군다나 수능에 집중해야 하는 고3 시기의 경우 교육과정의 변화로 인해서 학생 자신이 선택한 수능선택과목을 위한 수업이 없는 경우가 상당수다. 심지어 어떤 학생의 경우는 고3 교과에서 수능교과가 하나도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수능의 비중과 난이도는 그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지만, 정작 공교육인 학교에서 수능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능준비를 하려면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학교가 처한 현실이다. 수능을 위해서라면 교육과정에 앞서 선행학습을 하고, 대부분을 사교육에 의존하고, 재수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학교를 믿고 따른 학생들이 손해보는 구조이다. 교육과정은 어떠한가? 2015교육과정이 개정될 당시, 수능은 전 영역 절대평가를 전제로 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대입공정화 방안 이후로 교육과정과 대입의 방향은 반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고교학점제가 2025년에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2015 교육과정보다 더한 2022 교육과정 총론이 발표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러한 혼란은 심화되고 있다. 고교학점제와 2022 교육과정이 현행 수능과 대척점에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이런 모순된 상황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은 공교육을 믿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학생들이다. 학교교육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목표를 수행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이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현행 수능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인가? 하는 물음에는 매우 회의적이다. 이미 30년 전에 출발한 수능이 형태와 난이도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5지 선다형의 선택형 시험이며, 정량화된 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고 있다. 심지어 수능 문항은 ‘정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정답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시험이다. 다른 선택지가 정답일 수도 있는 것이 지금의 수능 문항이다(이로 인해서 많은 복수정답과 오류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의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답하도록 가르치고자 하면서, 정작 대입 평가는 ‘단 하나의 정답(그것도 100%가 아닌)’을 선택하도록 강제하고 하고 있다. 또한 정답에 대한 논란이 나오면 원래 수능은 ‘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정답에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시험’이라는 변명을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러한 평가 방식이 과연 21세기가 20년도 지난 지금 이 시점에서 타당한가라고 묻는다면 단언컨대 “노(NO)”라고 답할 것이다. 기계적 공정을 앞세워 이런 시험을 주류로 만들어 버린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은 미래는커녕 과거로 되돌아갈 뿐이다. 이미 우리는 이런 분위기가 학교와 수업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한 경험을 하지 않았던가? 수능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출제하고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수능의 문제점을 풀어낸다고 해서 현재의 입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능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들을 포함한 대입 전반에 걸친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교육계 전체가 나서야 한다. 대입 공청회처럼 전국민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은 이미 실패로 끝난 상황이다. 자신의 학창시절을 전제로 지금의 교육을 바라보고 내리는 처방전은 환자를 더욱 아프게 할 뿐이다.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교육 전체를 바라보고,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이다.
I. 서론 한 교직단체의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교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의 41.0%는 최근 2년간 학생의 폭언 또는 폭행을 경험했다. 교육 활동의 어려움으로 휴직(또는 병가)을 했거나 고민해 본 교사도 전체의 29.0%에 달했다. 일본은 훨씬 더 심각하다. 2017년, 일본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8,022건의 교사 폭행이 발생했으며, 학생 399명이 검거되었다(이동준, 2017). 이러한 수모 탓에 교사들의 발령 3년 내 이직률은 무려 45%에 이르고,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휴직하는 교사의 비율은 25년 전보다 5배나 증가했다(황보연, 2017). 유럽도 비슷하다. 핀란드 교원노조에 따르면 2019년 교사 10명 중 1명은 교육기관에서 폭행을 당했다. 많은 교사들은 폭력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 방어 훈련을 시작했다고 한다(임미나, 2020). 영국 교사 중 절반 가량도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심지어 신체적 폭력까지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Furedi, 2009. Verhaeghe, 2020 재인용). 이러한 문제는 교사가 가진 전통적·수직적 권위는 사라지고, 새로운 권위 체제는 만들어지지 않은 권위 부재로 인해 생긴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로부터 권위를 획득하기 위해 개인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교사가 들이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그 성과는 크지 않을 뿐더러, 권위 획득에 필요한 역량에서 교사 간의 차이가 커 일부 교사는 교육을 포기하거나 무기력한 교사로 전락하고 있다. 우리가 교사의 권위 부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것이 교육 부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교사가 행사할 수 있는 강제력이 약화되고, 교사의 전통적 권위마저 사라진 상황에서는 대드는(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학생을 지도할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 1925년, 프로이트는 미래를 예견하는 위트 있는 글을 남겼다(Paul Verhaeghe, 2015/2020: 85). 앞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직업이 세 가지 있는데, 교육하는 일, 치료하는 일, 통치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일은 권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권위가 추락하는 시대가 되면 이 세 가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 글에서는 권위와 교육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수직적 권위 부재의 시대에 교육을 회복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대안 탐색을 위한 출발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교육과 교사의 권위 관계 권력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이다. 권력과 대비되는 개념인 권위란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이다(표준국어대사전). 둘의 공통점은 통솔하는 힘인데, 전자는 공인된 권리에 바탕을 둔 힘인 반면, 후자는 사회적 인정과 구성원의 승인에 바탕을 둔 힘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권위도 함께 인정받으면 조직 통솔이 용이하다. 그러나 조직의 장이 권력은 가졌지만 구성원들로부터 권위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에는 자꾸 충돌이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반대로 권위는 가지고 있지만 법적 권리가 약할 때에는, 구성원이 리더를 무시할 경우 리더가 행사할 수 있는 통솔력이 약해져 조직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권력과의 관계에서 재정의하면, 권위란 “내가 폭력이나 공적인 권력을 행사하지 않아도 상대가 나의 말과 요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수용하게 하는 일종의 힘”이다. 더 쉽게 정의하자면, 상대가 강제적으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하는 힘이다. ‘권위’라는 용어는 권력(강제력)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우리가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권력을 가진 리더에 대해 구성원의 복종 수준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이기도 하다. 조금 불편하게 들리겠지만, 이 관점에서 보면 교사 권위 부재란 학생들이 더 이상 자발적으로 복종하지 않는다는 말이고, 교사 권위 회복이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하는 힘을 회복하는 것이다. 교사의 전통적 권위가 힘을 발휘하는 바탕에는 체벌이나 기타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권위에 도전했을 때 발생할 사회적 압력과 비난 등 잠재적 손실에 대한 두려움, 전통적인 경외감 등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점차 약해지면서 교사가 행사하던 하향식의 일방적 권위는 더 이상 먹히지 않게 되었다. 사회와 언론도 교사의 권위를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이 무기력한 존재가 되도록 부추기고 있는 듯하다. 변화를 인지한 일부 학생들이 교사의 권위를 부정하고 뭉개고 있다. 오늘날 교사에 대한 권위가 부정당하는 것은 파스칼이 이야기한 “권력이 없는 정의가 부정당하는” 것과 유사한 현상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교사의 권력(징계권)을 강화하는 것은 사회의 흐름상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만 불러올 뿐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대안이 있을까? 여기에서는 간단한 얼개만 소개하고자 한다. III. 새로운 권위 : 집단적·수평적 권위 권위 부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파울 페르하에허(Verhaeghe, 2015/2020)는 집단적·수평적 권위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고 있다. 교사 개인의 권위만으로는 학생을 지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가 먼저 해야 할 것은 ‘학생도움팀’ 시스템 구축이다. 도움팀에 포함될 수 있는 사람은 교원(담당 부장교사, 담임, 상담교사, 교과담당 교사, 방과후학교 교사, 스포츠 팀 코치, 학교장(감) 등 포함),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구청의 사회복지사, 학부모, 학생(급우 및 친한 친구) 등이다. 이 팀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학생 교정 및 바람직한 성장 지원이다. 광주 학강초등학교에서는 이와 유사한 ‘수업 119’제도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박남기, 2021.07).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교사로부터 도움 요청이 오면 특정 학생을 위한 도움팀을 구성·가동하고, 그 학생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다. 페르하에허는 도움팀에 해당 학생의 학부모를 참여시키고, 논의를 진행할 때 심지어 해당 학생까지 참여시켜야 한다고 제언한다. 가능하면 해당 학부모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이는 상담 시 내담자가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를 통해 해당 학부모와 학생이 문제 학부모나 학생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대우받고 있음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개인 교사에게는 대들던 학생이나 학부모라도 도움팀을 통해 문제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죄책감이 아닌, 라캉이 지배자의 감정이라고 말한 수치심이 유발된다. 수치심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기회를 만들어준다. 수치심을 느끼는 부모가 도움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할 수도 있다(Verhaeghe, 2015/2020: 224). 물론 이러한 시스템을 설계할 때 학교운영위원회, 교사회, 학부모회, 학생회 등과의 협의 및 동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교 상황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시행착오는 발생할 것이므로 지속적인 제도 보완은 필요하다. 교사 개인 권위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집단권위 시스템 구축은 교사들이 위축되거나 교육을 포기하지 않게 하며, 교사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적 제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흥부와 놀부의 공통점을 말해 보라는 질문에 한 초등학생이 이렇게 답을 한다. “팔자의 기복이 심하다.” 재치 만점이다. 대개 공통점을 말하라면, ‘같은 성씨이다’, ‘제비와 인연이 깊다.’ 등을 댄다. ‘팔자의 기복이 심하다는 건 흥부나 놀부나 인생에서 반전(反轉)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이 학생의 인생을 읽는 지혜도 대단하다. 내가 보았던 영화 중에 반전의 묘미를 인생론적 깊이로 다가가게 해 준 영화가 있다면, ‘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를 들겠다. 1996년 제작, 에드워드 노튼(Edward Harrison Norton)과 리처드 기어(Richard Tiffany Gere)가 주연한 이 영화는 법정 영화의 일종이다. 나는 이 영화를 수년 전 TV에서 보았는데, 몰입해서 재미있게 보았다. 개요는 이렇다. 시카고에서 존경받는 가톨릭 대주교 러쉬맨이 피살된다. 현장에서 붙잡힌 열아홉 살의 용의자는 에런이다. 변호사 베일은 에런의 순진함을 보고, 그를 무보수로 변호하려 한다. 검사 시절 베일의 동료이었던 여검사 자넷이 이 사건의 검사를 맡으면서 팽팽한 대결이 시작된다. 베일이 만나 본 에런은, 자신은 범인이 아니며, 현장에 그 누군가가 있었다고 말한다. 겁이 많고 말을 더듬는 에런을 보며, 베일은 특유의 촉으로 무죄임을 확신한다. 그러나 이후 검사 측의 치밀한 수사가 이루어지면서 에런에 대한 의문점은 다시 부각된다. 새로운 증거들을 두고서 베일은 에런을 만나 이를 확인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에런은 광기의 분노를 베일에게 드러내며 심신상실의 상태로 빠진다. 깨어난 에런은 자신이 그랬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변호인 베일은 에런의 정신 감정을 병원에 의뢰한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에런을 범인이 아닌, 정신 질환자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판사와 검사는 베일의 주장을 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정에서 베일은 검사에게 에런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는 비디오 테이프를 준다. 물론 무죄를 얻기 위한 전략이다. 검사는 이 증거 자료로 에런을 매섭게 추궁한다. 에런은 법정에서 발광하며 검사의 목을 조르는 난폭함을 보이고 정신을 잃는다. 에런이 정신 질환자임이 법정에서 입증된다. 에런이 퇴정하고, 판사는 에런의 무죄를 선언한다. 정신병원 입원 치료 후 석방할 것을 명한다. 다음날 베일은 구치소에 있는 에런에게 말한다. 너의 정신질환이 인정되어 너의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무죄 판결이 났다. 그때, 에런이 무심결에 말한다. 법정에서 자기가 목을 졸랐던 검사가 큰 부상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전해 달라고 한다. 이 대목이 엄청난 반전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베일은 육감으로 에런이 이상하다고 느낀다. 그렇다. 정신 발작 질환자는 발작 중에 행한 일을 기억할 수 없다. 에런이 했던 말이다. 그런데 에런은 법정에서 자신의 정신 발작 중에 한 일을 저렇게 정연하게 기억하다니! 나가던 걸음을 돌려 베일이 에런에게 이 모순을 따진다. 에런이 말한다. “그동안 내가 이중인격자의 이중성을 연기한 걸 당신은 몰랐느냐? 몰랐다면 당신은 미숙한 변호사이다. 대주교를 살인한 이후 내가 행한 연기는 내가 생각해도 예술이다.” 에런은 베일을 조롱한다. 그 목소리를 뒤로하며 베일이 에런의 방을 나오는 데서 영화는 끝난다. 명 변호사로서 세간의 명성에 집착하며 재판에 임한 그는 에런의 유죄를 눈치챘던 건 아닐까. 그래서 정신질환자임을 보여 주어 무죄를 구하려 했던 것 아닌가. 이 엄청난 반전이 그의 자업자득임을 뒤늦게 발견했을까. 욕망이 불러오는 인생사 반전의 소용돌이를 응시해 본다. 아일랜드의 작가로, 1969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 1906 -1989)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는 읽어보면 참으로 막막하고 단조롭다. 희곡으로 읽기가 너무 무덤덤하여 연극으로 보곤 했다. 연출가들은 이 희곡을 어떻게 무대의 극으로 보여 주는지가 궁금했다. 나는 베케트의 이 작품을 무대 위에 상연된 연극으로 세 번 보았다. 이 연극은 극단 산울림이 신촌 ‘바탕골’ 소극장에서 수십 년 동안 무대에 올렸었다. 나는 베케트의 연극이 부조리극으로서 실존주의 사상을 담았다는 게 무얼 뜻하는지를 나만의 체험적 감수성으로 느껴보고 싶었다. 비평가들이 각기 특색 있는 해석과 재해석을 내어놓았지만, 나는 여전히 이해와 몰이해의 중간쯤에 있는 듯했다. 다만 의미 있는 ‘지적 허영’을 구가할 수 있다는 점, 그것 하나는 분명했다. 그 허영은 나이가 들면서 허영으로만 떠돌지 않고, 무언가를 오래 응시할 수 있는 태도로 전이되었다. 이 연극에는 ‘고도(godot)’라는 사람을 기다리는 두 주인공 블라디미르(디디)와 에스트라공(고고)이 나온다. 그들은 떠돌이다. 나무 한 그루 서 있는 시골길에 두 사내는 ‘고도’란 미지의 인물을 기다리는 중이다. 고도는 곧 온다고 하면서도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고도를 끊임없이 기다리면서 별다른 의미가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독자나 관객은 단연 ‘고도’가 누구인지를 해석의 관심사로 삼는다. 일찍이 이어령 교수는 작품을 이렇게 해석했다. “대체 고도는 누구인가. 그들은 왜 무엇 때문에 기다리는가. 외마디 말로 주고받는 단조로운 대화, 나무 한 그루밖에 없는 무대, 대체 이것은 연극이기라도 한 것인가. 파리의 바빌론 소극장에서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초연을 보고 나온 사람들은 엉터리 속임수에 놀아났다고 분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끊이지 않았고 신문들의 평은 대단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본 당시 관객들은 ‘고도’를 신(神)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베케트는 이 연극에서 신을 구하지 말라고 한다. 그는 자기 작품의 해석에 대해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 작품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나에게는 설득력이 있다. 우리는 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이지만, 삶의 의미와 삶의 무의미를 동시에 깨닫는 인간의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단조로운 이야기인 듯하지만, 해석의 깊이와 다양성은 무한하다. 그것이 재미라면 재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반전이라고는 없는 이야기이다. 그저 하염없이 기다리는 이야기이다. 목적도 이유도 잘 드러나지 않는 ‘기다림’을 인생에 대한 암시처럼 이야기한다. 나는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그 어떤 반전도 들여놓지 않는 이야기로서 주목한다. 반전이 없는 이야기는 매양 재미없는 이야기일 뿐인가. 반전이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는 도대체 어떤 인간과 어떤 인생을 반영할 수 있는가. ‘반전의 인생사’, 그 기저에는 모든 반전을 수렴하는 ‘생의 본질’이 ‘무반전(無反轉)의 방식’으로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변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는 단조로운 것들은 우리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어떤 본질’을 말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고도를 기다리며’도 그런 역할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작가가 빈번한 반전을 구사하면 이야기는 타락한다. 막장 드라마는 지나치게 반전에 의존하는 데서 생긴다. 작품에 반전이 부당하게 많이 등장하면, 작품은 부자연스러워진다. 그 부자연스러움은 바로 삶의 본질이 왜곡된 데서 생겨난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가 ‘반전’에 의존하여 흥미를 끌려고 하면, 통속해지기 마련이다. 반전에 유혹을 받는 작가는 삼류 작가이다. 객석도 마찬가지이다. 반전을 소비하고 싶은 관객은 삼류 관객이다. 인생사 모든 곳에 반전이 있다. 당면한 고난을 물리치기 위해 반전을 꾀하는 것은 그 의지가 돋보인다. 인간이 삶을 향해서 던지는 순수 의지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어떤 반전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나의 운명을 가로막고 나타난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으로 나타난 반전이 나를 가로막는다. 횡재(橫財)든 횡액(橫厄)이든, 그렇게 찾아오는 ‘횡(橫)의 운수’가 바로 ‘운명적 반전’이다. 어쩌겠는가. 이런 때야말로 단조롭고 지루하고 변화 없는 ‘보편의 본질’에 순종해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산 지 2년째, 모두가 생태 환경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랜 기간 우리는 편안함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머리로 아는 것이 실천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꼭 필요하지만 자연스럽게 하기는 힘든 것. 환경 교육이 2022 교육과정 등에서 점점 강조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실천하는 사람을 위한 생태 환경교육이 필요하다면, 사서교사와 함께 학교도서관 필환경 프로젝트로 시작하는 것을 제안한다. 필환경은 학교도서관 수업에서 만나 학교도서관 필환경 프로젝트는 수업으로 시작한다. 이제는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 시대가 도래했다. ‘필환경’은 의사결정에서 환경을 주요 기준으로 고려하는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진짜 당장 해야 할까? 이 모든 의문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책’이다. 수많은 정보 자료를 조사하는 것도 좋지만 어린이·청소년 수준에 맞는 자료를 찾는 것보다 책을 읽고 간접 경험하는 것이 정확하고 빠르다. 따라서 필환경 주제의 학교도서관 수업은 책을 기반으로 하는 것을 권한다. 환경 관련 책은 생태계, 기후 위기 등 과학적 내용을 담은 책을 포함해서, 어떻게 필환경적인 삶을 살 수 있는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담은 책까지 다양하다. 나의 독서 수업에서는 주제에 맞는 책을 10여 종 소개하여 모둠별로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하여 읽는다. 필환경 수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에게 멸종 위기 등 심각한 환경 실태를 알려주어 동기를 자극하는 책부터, 분리수거 등을 자세히 알려주는 실천 위주의 책까지 스펙트럼으로 제시하여 책을 소개했다. 매 시간 15분 정도 책을 읽고 모둠별 책-대화를 나누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PART VIEW] 함께인 듯 단독인 듯 필환경 프로젝트 협력 수업 사실 이번 필환경 프로젝트는 혼자 하지 않았다. 과학 교사와 함께 시기를 정하고, 같은 모둠으로 구성하여 집중적으로 생태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과학 수업에는 모두 같은 기본서를 읽고, 한두 가지 소주제를 중심으로 어려운 단어를 직접 사전을 뒤져 찾아보고 모둠별 단어 사전을 만들었다. 이렇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필환경에 깊숙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수업에서 실천까지 각각의 수업에서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충분히 한 뒤, 본격적으로 모두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챌린지를 고민했다. 필환경은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반쪽짜리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SNS에 인증하는 챌린지에 익숙해해서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기존의 환경 관련 챌린지는 가사 노동에 적용하기 쉬운 내용들이라 아이들과 새롭게 챌린지 항목을 만들어야 했다. 다행히 책을 읽고 나니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스스로 만든 챌린지라 실천 가능성도 높았다. 풍성한 아이디어를 종류별로 유목화하여 전교생 여름방학 과제로 제시하기 위한 만덕생태마블을 제작했다. 방학 과제는 학급 밴드에 댓글로 올려서 인증하도록 했다. 최대한 인증 방법을 간단하게 해서 참여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선택 과제임에도 100여 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했다. 협력 수업의 효과에 더해 자신들이 직접 제안한 덕에 1학년의 참여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상품도 비건 쿠키, 세안 비누, 유리 빨대와 세척솔, 비건 초콜릿 등 필환경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선정하여 더욱 의미가 깊었다. 활자에서 사람책으로 학교도서관 필환경 프로젝트 수업은 1학년과 함께 했다. 2, 3학년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겸(2학기에 3학년 도덕 협력으로 환경 윤리를 다루며 위의 책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좋은 기회가 닿아 작가와의 만남도 했다. 한창 1학년 협력 수업을 하던 중이라 확실히 1학년의 신청률이 높았다. 잘 버리면 살아나요의 손영혜 작가는 테마파크 디자이너를 하다가 환경에 관심을 갖고 환경 교육을 하는 실천가이다. 작가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부터 필환경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3학년 싱어송라이터 학생은 아기 거북이 클로버 그림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곡을 써서 특별공연을 해주었다.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한 아이들 모두에게 기념 굿즈로 손영혜 작가님과 만덕중의 초록빛 책 대나무 칫솔을 선물했다. 강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필환경적인 삶을 실천하기 시작하는 기회로 이어지는 것이다. 필환경은 학교도서관 수업에서 만나 챌린지와 작가 만남을 거쳐 아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책으로 읽은 간접 경험이 직접 경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실천하는 사람을 위한 생태 환경교육이 필요하다면 사서교사와 함께 학교도서관 필환경 프로젝트로 시작하는 것을 제안한다. 학교에서의 환경 교육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 답변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고등학교 시절 지리 수업은 제게 즐거움이자 예능이었다.” 왜 그렇게 느꼈던 것일까? 그리고 지금 지리수업을 듣는 우리 학생들도 나와 같은 느낌을 받고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에 솔직해지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방법을 찾기로 했다. 지리수업이 즐거웠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늘 내가 방금 눈으로 본 현실의 공간 이야기를 수업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겨울엔 눈 내리는 날이 오히려 따뜻하다는 기후수업이 그러했고, 중국집의 배달가능 범위와 최소요구치와의 관계가 그러했다. 이처럼 수업은 삶에서 시작해서 삶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여기에 교사의 섬세한 수업 디자인과 정성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고 하더라도 수업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요소와 시행착오에 대해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삶의 모습을 교실 수업에서 찾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한 것이 VR기기 활용 수업이었다. 수업 준비과정 기존의 VR기기를 활용한 수업으로는 카드보드 형태의 제품에 휴대폰을 삽입하여 VR콘텐츠를 감상하고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VR콘텐츠는 학습자가 콘텐츠를 자유롭게 탐색하고 경험하기보다는 제작된 영상이나 콘텐츠가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VR형태로 시청하는 것으로 제한된다. 그렇지만 Google Earth VR기기가 호환되는 HTC나 오큘러스 같은 경우에는 별도의 휴대폰 삽입 없이도 자체 VR기기로 실행이 가능하며, PC와 연결하여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모니터 화면으로 VR기기에 보이는 장면을 공유할 수도 있다. 또한 컨트롤러를 손으로 조작하여 VR환경에서 학습자가 콘텐츠를 자유 의지대로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카드보드 형태의 제품이 1만원 미만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에 비해서 최근 최신 발매한 오큘러스 퀘스트 2의 경우 40만 원에서 50만 원대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고사양의 PC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사양의 그래픽카드와 램으로 PC사양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수 있다. 실제로 학교 수업에 처음 시도할 때는 조립형 PC 2대와 오큘러스 퀘스트 2기를 구입하여 수업에 활용하였고, 추가로 오큘러스 퀘스트 2를 4기 더 구입하여 모둠별 학습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자 노력하였다. [PART VIEW] 수업 소개 1. 수업개요 가. 활동주제 Google Earth VR로 현대도시의 특성 파악하기 나. 활동개요 Google Earth VR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현대도시를 가상으로 여행하고 도시의 내부구조의 특징을 바탕으로 탐구하여 도시내부를 Cities Skyline에 표현한다. 다. 학습목표 설정 현대도시의 특성과 내부구조를 파악하고, 도시를 가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라. 활동순서 1) 활동조직 : 모둠 활동(4인 권장) 2) 준비물 : 컴퓨터, Google Earth VR Cities skyline 안내(모둠별 1장), 모둠학습지, 개인학습지 3) 활동절차 4) 활동 유의사항 - Google Earth VR이 운용될 수 있는 교육환경이어야 함. - 사전에 교육청에 교육적 목적으로 Steam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야 함. - 게임이 학습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도력이 필요함. - 학습한 도시 내부구조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지도하여야 함. 마. 배움 마무리 단계의 핵심 질문 ● 현대 도시가 갖고 있는 내부구조의 특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유럽과 북부 아메리카의 도시를 구분한다면 어떤 특징이 나타나나요? ● 유럽과 북부 아메리카 도시 구조에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 학습자가 활동을 통해 알아내야 할 핵심 개념 ● 현대 도시의 내부구조와 특징 ● 유럽 및 북부 아메리카 주요 도시의 내부구조 비교 2. 과정중심수행평가 방법 가. 평가 목표 ● 실내조사를 통해 도시가 지닌 특징을 찾아냈는가? ● Google Earth VR을 통해 조사한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경관을 보고 내부구조의 특징을 도출하였는가?? ● Cites Skyline을 통해 도시를 구조화하여 표현하고 자신의 생각을 담아 도시를 개선하는 데 역할을 하였는가? 나. 성취 기준 ● [12세지06-02] 유럽과 북부 아메리카의 세계적 대도시들을 조사하여 현대 도시의 내부 구조의 특징을 추론한다. 다. 평가 기준(루브릭) 3. 수업지도안 Google Earth VR 기기 활용 수업은 그림 6에서와 같이 실제 세계를 VR로 구현된 가상의 공간과 함께 Google Street Veiw를 연계하여 컨트롤러를 사용해 공간의 실제 스트리트 뷰를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실제 세계를 구현한 가상공간만으로도 충분히 지형의 기복·형태를 알 수 있어서 지형과 관련된 단원에서 가상답사를 통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스트리트 뷰를 함께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공간을 답사하지 않고도 건축, 문화경관, 사람들의 옷차림 등을 실제적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어서 지역지리·도시지리 등에 활용하기 좋은 특징이 있다. [캠프형 프로그램 연계]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VR 영상 제작 GopPro 360 카메라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직접 360도 카메라를 가지고 지역을 답사하면서 영상을 제작하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림 7,8을 보면 보면 왼쪽 편에는 세종시 일대의 관광명소를 360도 VR로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했고, 오른쪽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세종시 여행 이용 편의도 비교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이렇게 360도 카메라를 활용하여 영상을 제작하고, 제작한 영상을 VR기기를 활용하여 시청할 수 있게끔 하는 영상콘텐츠 제작 수업도 가능하다. 수업 마무리 Google Earth VR 기기 활용 수업은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 수업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렇지만 삶의 모습을 수업에 담으려하고 수업 내용을 토대로 삶에 적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기술들이 변화하는 시대에도 우리는 좋은 수업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시간을 내서 한 줌의 정성을 수업에 담고자 하는 마음, 그곳에서 수업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시작하며 수업을 계획 및 준비하고 수업을 학생들과 함께 실행하고 마치는 과정은 교사에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교사에 따라 수업은 어려운 고민의 과정일 수도 있고, 더는 걱정 없는 익숙한 일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인 ‘수업을 잘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따라서 수업에 대한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사들의 많은 시도가 있었다. 본 글에서는 수업의 계획-실행-성찰의 각 단계를 개선하는 방법 중 ‘수업의 설계’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먼저, 필자가 기본으로 두었던 ASSURE 모형을 선행연구를 통해 이론적으로 살펴본 후, 다음으로 필자의 수업 이야기와 모형 사이 관계를 통해 수업 이야기를 펼쳐 보겠다. ASSURE 모형 이론에 기초한 선행연구 살펴보기 1. ASSURE 모형(조희정, 2012)의 단계와 고려사항 2. ASSURE 모형의 이점 - 수업의 구성 요소를 고려한 모형으로 학년 상관없이 최적의 수업을 돕는 모형 - 학습자의 학습 촉진을 위해 최선의 환경에서 교수 자료를 조직하는 모형 - 계획에서 설정한 목표가 수업 전체에서 일관적으로 이루어지는 모형 - 수업의 방향을 잡는 수업계획에 도움을 주어 수업 내용과 방법에 충실하게 돕는 모형 [PART VIEW] ASSURE 모형 이론에 기초한 선행연구 살펴보기 1. ASSURE 모형의 단계별 적용 1) 학습자 분석 ① 일반적인 특성 학습격차가 큰 초등학교 5학년의 평균 수준의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학습자는 발표에 소극적이며 학습격차가 큰 편이다. 사춘기에 놓여있으며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이 많다. 기본 생활 습관이 바르며 새로운 배움에 긍정적이고 수용적이다. ② 출발점 행동 본 수업의 학습자들은 2학기 비대면 수업으로 과학 2단원 ‘생물과 환경’을 학습한 상태이다. 이론적으로는 생물 요소와 비생물 요소, 생태계 구성 요소들 사이 관계, 생태계 평형 등에 대해 학습한 상태이다. ③ 학습 양식 2020년도는 학생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모둠 활동이나 협동 학습에 대한 경험이 비교적 적었다. 그러나 이전 학년까지 모둠 활동 및 다양한 학습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체계적 수업 설계가 동료 학습자와 함께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논의하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한다. 2) 목표 진술 ① 2015 개정 교육과정 상의 목표 진술 - 과학과의 목표 - ‘생물과 환경’ 단원 지도 목표 - ‘생물과 환경’ 성취기준 ② 본 수업에서의 목표 진술 3) 교수 방법, 매체, 자료의 선정 ① 교수 방법의 선정 본 수업에서는 생물의 환경 단원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미래 워크숍 수업 모형(장정화, 2004)’ 및 협동 학습을 토대로 과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② 매체의 선정 본 워크숍 전 준비 단계에서 학생들에게 미리 동물원에 대해 조사할 내용을 아래와 같이 과제로 내주었다. 동물원에 대한 배경지식 및 문제의식, 다양한 아이디어 제공을 위해 책과 영상 자료를 매체로 선정하였다. 또한, 수업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하여 수업의 내용 및 단계를 안내했으며, 학생들은 전지 포스트잇에 모둠의 의견을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③ 자료의 선정 교수·학습 자료는 장정화(2004)의 논문에 나오는 ‘미래워크숍 수업모형’을 바탕으로 참고문헌 및 영상 자료를 참고하여 프레젠테이션 및 활동지를 직접 교사가 만들어서 사용하였다. 4) 매체와 자료의 활용 동물원은 학생들에게 친숙한 소재이지만, 자세하게 찾아보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대상이다. 따라서 다양한 매체와 자료를 수업에서 제공하였다. 또한 ‘제1회 미래 워크숍’이라는 모형에 맞게 교실 환경을 제공하였으며 학습자도 자신의 역할을 미리 정하도록 하고 학습 자료를 찾아보도록 하여 수업을 위한 준비를 하였다. 모둠별로 협동 학습을 할 때도 참고할 자료 및 영상을 제공하여 활동 진행에 도움을 주었다. 5) 학습자 참여의 유도 학습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본 수업의 활동지를 통해 핵심적인 질문을 제공하였으며, 핵심 질문에 따라 수업이 진행되었다. 또한 미리 수업에 대해 안내하고 준비할 시간을 제공하여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환경을 제공하였다. 6) 평가 및 수정 ① 수업 평가 방법: 수업 녹화 영상 확인, 학생 활동지 확인 ② 수업 성찰 및 평가하기 본 수업을 성찰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다. - 과학의 생태계와 동물원을 연결지어 수업한 것은 적당한 주제였는가? - 수업 주제의 수준이 너무 높지 않은가? - 모둠 활동에서 적절한 역할 분배 및 학습이 되었는가? - 너무 많은 매체 및 자료로 학생들의 활동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는가? - 본 학습 내용에 적합한 수업 모형이었는가? - 마지막 평가 단계의 글쓰기 주제와 본 수업의 연관성이 있는가? 처음으로 시도한 수업 모형이었으며 처음으로 학생들과 나눈 주제였다. 수업자 또한 익숙하지 않은 주제였기에 미리 공부하였지만 부족하였고, 편협되지 않은 시각을 제공하고 싶었지만, 어느 정도 예시적인 답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본 수업을 통해 동물원과 자연에 대해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는 점, 동물원의 유토피아를 상상하고 현실적 방안을 고민하였다는 점, 동료 학습자와 함께 만들고 발표하였다는 점에서 학생들과 교사에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정리하며 무엇을 위한 수업이었는가. 무엇을 어떻게 학습하고 있는가. 수업 설계 모형과 필자의 수업을 비교하며 다시 한번 수업에 대해 깊게 바라보게 되었다. ASSURE 모형을 통해 수업 환경과 매체에도 집중하게 되었으며 수업의 일관성 및 다음 수업 개선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수업에 정답은 없기에 오늘도 더 좋은 수업을 고민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