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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안전한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아무 탈 없이 꽃 같은 시기를 지나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 학교에 숨은 위협요인은 없는지 쉼 없이 찾고 또 개선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학교 화재 긴급지원 현장에서 만났던 A 교사에게 연락을 받았다. 안전원 덕분에 학교도 아이들도 모두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본인의 마음은 계속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혹시나 다시 불이 나면 저는… 저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요. 아이들은 어쩌죠?”라는 울음 섞인 고백에 머리가 울렸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동안 그 마음만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복구되지 못한 마음 A 교사와의 통화는 상당한 충격을 남겼다. 재난 후 빠르게 복구돼야 할 것은 비단 시설뿐만이 아니었다. 이로 필자는 ‘재난 트라우마’라는 것에 관심을 두게 됐다. 재난 상황이 계속해서 떠올라 일상이나 수면에 어려움을 겪거나, 예민해지며 이유 모를 짜증이나 화도 경험하는 복합적인 심리적 후유증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후유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재난에서 아이들을 지키지 못하는 방해물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더는 좌시할 수 없었다. 귀한 말을 전해준 A 교사 덕에 안전원은 더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재난 트라우마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 준비하고 있다. 현재도 일부 학교는 재난 경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하지만 대부분 재난 발생 후 급조된 개입이기에,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수개월 후 지원되는 실정이다. 필자는 유비무환이라는 말과 유사하지만 다른 ‘무비유환’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화가 발생하고 또 불씨가 꺼지지 않고 남게 된다. 안전원은 재난 복구와 함께 재난 트라우마에 관해서도 동일하게 지원해 나가려고 한다. 사각지대 없는 재난 트라우마 대응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국민소득 3만 달러라는 국가적 융성을 달성했다. 하지만 너무 바쁘게 달려와서일까. 함께 성장해 온 개개인의 정신건강에 관해서는 충분히 돌보고 있지 못한 듯하다. ‘성인이라면’, ‘교사라면’이라는 언어적 프레임이 A 교사와 같은 사례를 낳았다. 우리나라 교육시설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을 우선해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인솔할 교사부터 건강한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또 재난으로 어떤 고통이 생길 수 있는지, 어떤 태도로 재난경험자를 돌봐야 하는지를 모두가 알아야 한다. 그 첫걸음으로 안전원은 모든 구성원의 마음 또한 회복할 수 있는,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학교와 재난 후에도 심리 회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만들고자 한다. 교육부와 함께 교육시설법에 따른 교육시설 안전사고도 학교안전법에 따른 학교 안전사고처럼 심리지원, 심리상담,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정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화재, 지진과 같은 극심한 재난 현장의 트라우마 발생률은 10% 이상이기 때문에 재난 직후에 안전관리 정책과 연계된 트라우마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교직원, 학생, 학생 가족들에게 적절한 심리 안정화 기법과 학교와 가정에서 반드시 취해야 할 역할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해 우리 학생들과 학생들을 보살피는 교직원의 정신적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안전원은 72시간 이내에 교육시설 복구를 안내하는 서비스와 연계해 트라우마 초동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루빨리 마련할 것이다.
황윤원 전 한국행정연구원장(중앙대 명예교수)가 17일 중원대 제5대 총장에 취임했다. 학교법인 대진교육재단(이사장 안성준)에 따르면공개경쟁을 통해 신임총장을 선임했으며, 임기는 2025년 8월까지다. 황 신임총장은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중앙대 부총장, 한국행정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국회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법안심사위원들이 18일 오후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심사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들이 18일 오후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심사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현재 ‘학교폭력예방법’ 정의만으로는 사이버폭력에 대한 법령상 근거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유형의 사이버폭력 실태를 파악하거나 효과적인 적시 대응을 위한 사안 조사와 처리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법령과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18일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주최한 ‘2021 학교폭력 예방교육 발전방안 포럼’에서 임운영 한국교총 부회장이 사이버폭력에 대한 명확한 정의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포럼은 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 등 사회 공동의 노력과 협력으로 전사회적인 사이버폭력 예방문화 조성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임 부회장은 이 중 교사 역할을 공유하기 위해 참여했다. 실제 최근 5년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사이버폭력은 2016년 9.1%에서 2020년 12.3%로 계속 증가 추세다. 특히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대폭 감소한 2020년에는 2019년에 비해 언어폭력과 스토킹, 신체폭력, 금품갈취, 성폭력, 강요는 감소했으나 사이버폭력(3.4%p)과 집단따돌림(2.8%p)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부회장은 “교사들이 예방을 위해 학생에 대한 지속적 상담과 지도는 물론 사이버폭력을 선제적으로 인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급 단체 카톡방이나 SNS방의 글귀와 분위기를 살피면서 이름보다 비하성 별명이나 호칭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학생이 갑자기 계정을 탈퇴하거나 아이디를 삭제하는지 등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학교폭력 전담교사들을 위해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 지원팀을 신설하는 한편 국가 수준의 전문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 최신 동향과 정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이버폭력 특성상 가·피해 학생을 발견하기 어려운 만큼 학부모 교육을 통해 가정에서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연수 등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조 강연은 김봉섭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연구위원이 ‘뉴노멀 시대의 사이버폭력 실태와 대응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른 놀이 공동체의 급속한 붕괴가 아이들의 갈등 관리 기술 습득 기회를 빼앗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 결과 갈등 발생 시 폭력이나 물리력으로 해결하려는 의존성이 높아져 사이버폭력의 증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스크린을 통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등 정서맥락단서를 읽는 능력이 줄어드는 부분도 우려했다. 면대면 의사소통이 줄면서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부족해지고 결국 갈등 폭발과 물리력 행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공감 교육이나 손글씨 교육을 통해 생각과 행동의 속도를 차이 나게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밖에 미디어를 목적에 따라 구분하고 시간을 제어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Z세대 학생의 주체적 활동 방안’에 대해 토론한 강주현(한국삼육고 2학년) 군은 “학생들의 활동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가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먼저 노력하고 고민한다면 사회 전반에 예방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생님과 부모님, 다양한 인터넷 매체, 그리고 전국민이 함께 관심갖고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육사를 연구하는 목적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어떤 학문을 연구하든지연구자는 학문의 철학과 역사에 관한 지식을 갖지 않고서는 올바른 문제의식을 갖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교육사는 교육연구의 가장 기초적인 학문이다. 저자인 신재흡 한성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는 "서양교육사를 탐구하는 목적은 교육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공부함으로써 교육현상에 대한 역사적 안목을 형성해 나가는 데 있다"고 말한다. 즉, '바람직한 인간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활동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발전돼왔는가','어떤 시대적·사회적 배경 속에서 이뤄졌는가'를 이해함으로써 오늘날 교육 현실이나 문제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진단하고 이해할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를 통한 오늘과 내일의 교육을 생각하는 지혜와 통찰을 얻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한다. 서양교육사를 기술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이 책은 어느 하나의 관점에 치우치지 않는다. 서양교육사의 흐름에 대한 일반적인 시대 구분에 따라 통사적으로 기술하는 한편, 당시 교육의 형성 배경, 교육제도, 대표 교육사상가 등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 교육사 탐구의 의의 ▲ 그리스의 교육 ▲ 로마의 교육 ▲ 중세사회의 교육 ▲ 르네상스의 교육 ▲ 종교개혁기의 교육 ▲ 17세기 실학주의 시대의 교육 ▲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교육 ▲ 근대사회의 교육 ▲ 20세기서양교육 등도소개한다.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학습목표’, ‘Key Word’, ‘생각해 봅시다’ 등도수록했다.
기간제교사가 한 학교에서 8년 간 근무했어도 중간에 새로 근로계약을 맺었다면 이는 연속 근로가 아니므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서울의 한 학교법인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기간제 영어회화 전문교사 A씨는 2011년 3월 해당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에 채용돼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2015년 2월까지 총 4년을 근무한 후 퇴직금을 정산받았다. 이후 A씨는 2015년 이 학교 공채에 다시 합격해 다시 매년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근무했으나 2019년 1월 학교로부터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그해 해당 학교 공채에 다시 응시했으나 탈락하자 자신이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가 모두 A씨의 손을 들어주자, 학교법인은 중노위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2015년 공채에서 새로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해 기존 근로관계는 단절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5년 이후 근속기간이 4년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3조에 따르면 기간제 교원 임용 시 임용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3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법제처는 2012년 전북도교육청의 기간제교원 임용 관련 질의에서 이번 판결과 같은 취지의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법제처는 "동일 학교에서 기간제교원으로 한 번 채용되면 그에 따라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임용 기간이 4년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며 "기간제 임용기간이 만료된 경우 다시 다른 지원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신규채용절차를 거쳐 다시 임용된 기간제교원의 임용기간은 임용된 때에 다시 새롭게 시작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과 울산교총(회장 강병호)는 17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울산 장애인 교육시설 성폭행 사건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교총은 "가해자로 지목된 장 모 교장의 죽음으로 형사적 수사가 종결되더라도 반드시 사건의 실체는 파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억울함을 해소하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어 "울산시교육청이 지난 5월 점검에서 해당 시설에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며 관리·감독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해자로 지목된 장 모 교장은 노옥희 울산시교육감과 송철호 울산시장의 최측근 인사"라며 인사시스템 등의 공정성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장 모 교장이 전교조 울산지부장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울산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을 뿐 아니라 노옥희 교육감의 공동선대위원장까지 지낸 바 있어 보은 인사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울산시교육청 추천으로 모 여고의 관선(임시)이사장직까지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 규모가 2014~2017년 연간 5600만 원에서 2018년 6500만 원, 2019년 1억2232만 원, 2020년 1억2400만 원, 2021년 1억6749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는 언론 보도도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교총은 "명명백백한 조사를 통해 똑같은 피해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인사시스템과 예산까지 투명하게 공개해 청렴 정책의 진정성을 검증해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급학교에서 실시하는 성교육 집중학년제를 전면 수정해 학생들이 올바른 성 가치관을 확립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한국교총은 지난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에게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 개정협조를 요청했다. 교총이 제안한 개정안은 제3조(적용범위)에 학교를 제외하는 단서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현행 ‘상시 근로자가 5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는 이 장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에서 ‘또한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교육시설에는 이 장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신설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1월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의 처벌 범위에 학교를 포함하고, 학교장을 처벌 대상으로 둬 학교 현장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특히 단위학교의 학교장은 사업 시행에 대한 선택 권한이 없고, 상급 기관의 지침에 따라 이행하는 상황인데 기업의 경영자나 사업주와 같은 범주로 포함해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미 학교장는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학교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교총은 “학교의 특성과 학교장의 권한, 책임 관계를 이해하지 못해 법을 과잉 해석한 것”이라며 “기업의 경영자나 사업주에게 적용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학교장에게 적용하는 것은 교육활동과 교육환경 개선 사업 추진이 위축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도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학교와 학교장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을 만나기 위해 총장실에 들어선 순간 흥미로운 점 두 가지를 마주할 수 있었다. 데스크 주변에 현미경과 망원경이 놓인 것이다. 직접 연구하려는 용도는 아니고, 늘 새롭게 마음을 다잡기 위해 곁에 두고 있는 인테리어 소품이다. 과학교육과 교수 출신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육안으로 현실을 직시하되 자세히 볼 것은 현미경처럼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멀리 내다볼 것은 망원경으로 봐야한다. 매사에 그런 시선과 마음가짐을 갖고 업무에 임한다. 임 총장은 “현미경과 망원경은 맨 눈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지만 눈 앞의 일은 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국교원양성대학총장협의회장를 맡은 임 총장이 최근 부산교대와 부산대 간 통합 논의상황을 지켜보는 시선은 남다르다. 통합 이유로 거론되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운영 어려움 등은 특수목적대학인 교대 설립 및 운영 취지와 맞지 않는 진단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 임 총장은 최근 한국교총이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입법 활동을 펼치는 것에 반색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교총 현장연구대회 장소로 우리 학교가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등 협력이 잘 됐다”며 “요즘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관련 입법 활동은 매우 반갑고 고맙다. 주변에 많이 동참하도록 독려하고 있고, 우리도 도울 수 있다고 본다. 이 외에도 교총과 함께 해서 좋은 성과 낼 수 있는 것에 대해 자주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 부산교대와 부산대 통합 추진에 대해 고민이 있을 것 같다. “물론 부산교대가 대외적으로 내놓는 논리인 업무협약(MOU) 차원에서의 통합 논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로 대내적 진행상황은 매우 구체적인 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지난해 국가교육회의 숙의단에서 지역 교대 간 통합 방안, 전국교대 통합 방안, 교대와 종합대와의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되긴 했다. 여기에 현행처럼 독립된 교대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교대는 각 지역의 초등교육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목적대학이다. 학생 수 감소로 대학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종합대와 통합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수목적대학으로 경찰대학이나 사관학교 등은 현재 독립된 교육대학보다도 더 적은 학생 수로 충분히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 이번 일로 교대의 근간과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일단 종합대에서 교사양성 단과 대학인 사범대학에 대한 재원 배분 순위는 매우 낮다. 반면 현재 교대들은 독립적 운영으로 우수 교사양성에 모든 재원을 집중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교대 졸업생은 75∼80%가 초등교사로 임용되는 반면,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사범대 출신의 경우 교사임용 경쟁률이 10대 1인 실정이다. 즉, 교대 학생 대부분 교사로 진출하고 사범대 학생들은 대부분 교사가 아닌 길로 진출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 역량을 기르기 위해 집중할 수 있는 것은 목적형 양성체제인 현재의 독립된 교대 체제가 바람직하다.” ― 학령기 인구 감소로 인해 이 같은 변화가 필수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이제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과거에는 많은 학생들에게 많은 내용을 빠르게 가르치지만 깊이에는 한계가 있는 다수표층교육 패러다임, 즉 대량교육(mass education)이 나름대로 가치가 있었다. 지금은 학생 수 자체가 적고 각자의 개성이 강하며, 동시에 부적응 학생 등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학생의 소질, 적성, 장래 희망 등이 점차 중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수심층교육 패러다임, 즉 질교육(quality education) 패러다임으로 변해야 한다. 교사 수가 줄어들어선 안 된다. 이렇게 볼 때 최근 교총이 입법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법 제정은 의미가 매우 깊다고 생각한다.” ― 전국교대총동창회협의회 설립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지. “그간 전국의 교대들은 각자 동창회 형태로 초등교사들의 동료의식을 고취하고 전문성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져왔다. 국가 차원에서 초등교육문화를 구축하고 바탕으로 전체적인 교육문화를 형성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여기던 때에 전국교대총동창회협의회가 설립됐다. 이 단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교원양성기관에 비대면 교육 관련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재앙은 교육계가 중요한 본질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즉, 교육에서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깨우쳐줬다. 현재 부득이 임시방편적으로 대면 상호작용과 비대면 상호작용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지금의 방법만으로는 좋은 교육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앞으로 비대면 교육과 관련해 매우 높은 수준의 연구를 통해 연령대별 맞는 블렌디드 교육, 시간 배분 등이 정밀하게 도출돼야 한다. 이에 맞춰 교사양성기관에서 교사의 직접대면 교육과 원격대면 교육 역량을 체계적으로 함양하는 교육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 AI 연구개발센터 진행 속도는 어떤지. “현재 우리대학에서는 다양한 교육 영역을 연계하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 방안을 연구하고 각종 연구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AI융합교육원’을 2020년 9월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어 한계가 많지만, 이러한 운영을 통해 더 대규모적이고 체계적인 AI교육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가용한 부지에 ‘AI교육연구개발센터’를 독립된 건물을 신축해 관련 연구와 특성화 교육을 위한 강의실, 연구소 운영을 행정 공간, AI 정책 수립을 위한 회의 공간, 행사 개최를 위한 컨퍼런스홀, 사회공헌을 위한 첨단 기기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 AI교육의 방향성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앞으로 AI는 우리에게 불가피하다고 본다. 교원양성대학 총장으로서 AI는 두 가지 차원으로 보고 있다. 첫째, 순수 AI 연구·개발로 이것은 종합대학이나 전문기관에서 해야 한다. 둘째, AI교육 연구·개발이다. 이는 교원양성대학에서 해야 한다. AI교육은 기존의 교사 역할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사가 기계적으로 혹은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나 매우 기초적인 지식 전달 같은 기능은 맡기는 식이 돼야 한다. 그렇게 확보된 시간과 에너지를 인간 교사는 AI가 제공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학생들을 심층적·창의적·생산적으로 가르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본다.” ― 교육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30년 가까운 저의 교육 경험으로 볼 때, 학생은 세 가지 유형 ‘하하하’가 있다. 하라는 것도 못하거나 안 하는 학생, 하라는 것만 하는 학생, 하라는 것 이상을 자발적·창의적으로 하는 학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쉽게도 두 번째 ‘하’를 중시해왔다. 앞으로는 세 번째 ‘하’를 더 중시하는 교육 시스템이 구축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열은 높은데 건전한 교육정신, 교육문화가 부족한 것 같다. 서울교대 교훈이 ‘내 힘으로, 한 마음으로’다. 자립정신과 공동체정신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남보다 더 잘하기보다 스스로 잘하는 동시에 함께 잘하게’ 하는 교육문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기능하게 될 ‘국가교육위원회’에서는 중요한 교육현안을 폭넓고 심층적으로 다루면서, 우리나라의 ‘건전한 교육문화 구축’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임채성 총장은… △서울대 생물교육과 △서울대 과학교육과 석·박사 △前 부산교대 교수 △前 서울교대 부총장 겸 교육전문대학원장 △한국생물교육학회 부회장 △제21회 국제생물올림피아드(IBO 2010) 조직위원회 총무위원회 위원장
[이정기 여행작가] 지난 호에 이어 여름방학에 사색하러 떠나기 좋은 여행지를 행정구역별로 2개씩 추천해 드린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점점 어려워지는 경제 사정으로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보고자 여행을 떠나길 희망한다면 필자가 추천하는 장소들을 한 번쯤 고려해봤으면 한다. 깊은 사색을 통해서 감성을 충전하고 삶의 행복을 위한 단서를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으면 대성공이 아닐까. 피톤치드 가득한 자연의 신비로움 #제주도-사려니숲길과 영실코스 제주에는 사려니숲길과 상대적으로 탐방이 쉬운 한라산 영실 등산 코스를 추천한다. 내륙 육지보다 다소 이색적인 식물들이 많이 있는 제주의 사려니숲길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비자림로에서 사려니오름에 이르는 총 15km가량의 숲길을 끝까지 가보시길 추천한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나무가 상쾌한 향기를 뿜어낸다. 편백 나무, 삼나무, 때죽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가득하며, 완만한 지형이어서 산책하듯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아주 천천히, 느리게, 걷고 싶은 만큼 걷는, ‘여행’이라는 건 사실은 이런 것 아닐까? 한라산 영실코스는 한라산 등반에 엄두를 못 내는 분들이 가보면 좋을 비교적 쉬운 탐방로이다. 한라산 첫 도전으로 추천한다. 영실 관리사무소에서 영실 휴게소까지 2.4km인데 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영실 휴게소에서 영실 계곡, 병풍바위 정상, 윗세오름 대피소, 남벽 분기점까지 5.8km로 편도 2시간 30분 걸리는 탐방코스이다. 2시간 30분이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 다음 제주여행에는 한라산 영실코스를 계획해보시길 추천한다. 갈대, 일몰…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전라남도-두륜산과 순천만 전남은 두륜산과 순천만 갈대 군락지가 좋다. 703m의 두륜산은 생각보다 많이 알려진 산은 아니다. ‘두륜’이란 말은 산 모양이 사방으로 둥글게 둘러 있다는 의미다. 두륜산에는 케이블카가 있는데 정상 하부까지 연결돼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올라 보면 굽이굽이 산을 넘어 남해까지 조망할 수 있다. 해남 땅끝마을 전망대, 완도, 강진만, 진도 등이 보인다. 바다에 이어진 겹겹이 쌓인 산들을 보면 가슴이 울렁거리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순천만 갈대 군락지는 사실 너무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굉장히 넓은 갈대숲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 시국에 가볼 만한 곳이 아닐까 한다. 아침 일찍이나 폐장하기 직전에 가보는 것도 괜찮다. 갈대군락지 길을 따라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순천만의 웅장한 S자 물길을 볼 수 있다. 갈대, 갯벌, 해지는 일몰….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다. 조선 시대부터 500년 동안 지킨 숲 #경기도-국립수목원과 안성 팜랜드 수도권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거의 절반이 거주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살기 때문에 여행지 또한 많이 발달 돼 있다. 그중에서 경기 북부에 국립수목원과 경기 남부에 안성 팜랜드를 추천한다. 국립수목원은 말 그대로 세조의 어명으로 조선 시대 초기부터 500년 동안 지켜온 수목원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예약제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한가롭게 많은 사람을 접하지 않고 돌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광릉 수목원으로 불렸으며, 광릉은 세조의 무덤이다. 경기 남부에서는 안성 팜랜드를 추천한다. 아이들과 한때를 보내기 매우 좋은 곳이다. 안성 팜랜드에는 양, 토끼, 타조, 말, 소 등의 동물들이 있어 아이들과 동물체험을 할 수 있으며 넓은 초원이 있어 산책하기 좋다. 여름에는 야외수영장이 있고 봄에는 호밀밭 축제 등이 열린다. 탁 트인 곳 찾아 답답한 마음 풀자 #충청북도-양백산 전망대와 하늘재 충북에서는 양백산 전망대와 하늘재를 추천한다. 해발 664m인 양백산 전망대에 오르면 단양이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곳에서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지 않을까 한다. 하늘재는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길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갯길이다. 3km가량의 완만한 길로 1850년 전, 신라가 북진을 위해 만들었다. 미륵리사지 3층 석탑 근처의 오솔길로 오른다. 높은 산을 등산하는 것도 좋지만 오솔길을 지나 오래된 옛길을 트래킹하면 과거로 타임머신을 탄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국내 최대의 패러글라이딩과 행글라이딩 활공장이 있으며 주차 걱정 없이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전국 유일 1급수…가족 여행에 최고 #경상남도-보리암과 평사리 공원 경남에는 남해 보리암과 하동군 평사리 공원, 그리고 섬진강변에 가보면 좋을 것이다. 특히 섬진강은 넓은 백사장과 낮은 수심, 전국 유일의 1급수 수질로 가족 여행객에는 최고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야영장과 넓은 주차장, 바비큐 그릴 등 캠핑 관련 시설들이 준비돼 있어 야영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근처에 화개장터 고소성과 토지의 무대인 최참판댁이 있으니 함께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남해군 보리암은 기암절벽 위에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는 사찰로 조용히 둘러볼 수 있는 장소다. 느린 걸음으로 15분 정도 올라가면 남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암자가 나온다. 기암절벽 위에 세워진 사찰이 이색적이고 아름답다. 원효대사가 이곳에 초당을 짓고 수도했다고 한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회장 우영혜), 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회장 최진숙)은 공립 유치원 교사 선발 감축 계획을 재고하라고촉구했다. 상당수 공립 유치원 교사들이 한 반에 20~30명 넘는 과밀학급을 감당하느라 고충을 겪고 있는 만큼 유아 안전과 질 높은 교육을 위해 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3개 단체가 최근 전국 유치원 교원 468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담당 학급의 유아수가 20명 이상이라는 답변이 5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명 이상이라는 응답도 16.4%나 됐다. 학급당 적정 유아수에 대해서는 전체 답변자의 77.4%가 16명 이하라고 답했으며, 14명 이하답변의 합계도48.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와17개 시도교육청이 발표한 내년 유치원 교사 선발 예정인원은올해 선발인원 1143명 대비37%수준인403명으로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총은 “현재 시·도교육청이 제시하는 유치원 학급당 정원은 평균 만3세 16명, 만4세 22명, 만5세 25명이나 된다”며 “이런 학급 기준 자체가 과밀학급을 조장하는 것이고, 그런 학급 기준으로 입학 가능 정원 비율을 산정해 그만 뽑겠다는 것은 결국 과밀학급 해소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이들이 턱없이 부족한 농산어촌 유치원이 포함된 통계로 도시 등 인구가 많은 지역의 과밀학급 해소에 눈감은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유아교육 발전에 역행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이처럼 급감한 선발 인원 예고를 했는지, 그렇다면 현존하는 유치원 과밀학급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부터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놀이중심 교육과정,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안전사고 예방만 내세울 게 아니라 그런 교실환경을 구축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유치원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려면 학급당 유아수를 연령별로 12~16명 수준으로 낮춰야 하며, 그만큼 유치원 교사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유치원 학급당 학생수 감축, 과밀학급 해소’를 골자로 한 ‘2020~2021년 단체교섭’을 교육부와 진행 중이다.
영국 작가 ‘앤서니 브러운’의 동화 한나와 고릴라에는 일 중독 아버지가 나온다. 어린 딸과 동물원에 가기로 약속했지만 일 때문에 계속 핑계를 대고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동화 속의 이야기지만 현실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일 때문에 가족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선생님을 볼 수 있다. ‘체육대회가 끝나면’ 혹은 ‘공개수업 끝나면’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가족과 보낼 시간을 하루 이틀 미룬다. 그러다 보면 선생님도 동화 속 아버지와 같은 모습으로 변한다. 일 중독 넌 누구냐? 일 중독이란 ‘생활의 양식이어야 할 직업에 사생활을 많이 희생해 일만 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 중독자는 자신의 가치를 일이나 성과를 통해 찾으려 하고 삶의 다른 측면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하다. ‘마스킹효과’처럼 일에 대한 욕구로 인해 건강을 잃거나 주변 사람들의 외면을 받아도 잘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 일 중독자는 일하는 것 자체가 나를 치료해주는 보약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의 신경정신과 의사인 ‘페터 베르거’에 따르면 일 중독자와 열심히 일하는 건강한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은 ‘하던 일을 중단하거나 미루어버릴 수 있는가 여부’다. 그는 일 중독자를 3단계로 나눈다. 1기는 집에 와서도 괜히 불안하여 계속 일하는 사람, 2기는 일 중독이라 자각하지만 일은 멈추지 않고 잠을 자거나 쉴 때 보상심리로 취미활동 등에 매달리며 자신의 건강을 외면하는 사람, 3기는 어떤 일이든 환영하며 주말과 밤에도 일하고 건강이 무너질 때까지 일에 매달리는 사람이다. 일 중독의 부작용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 중독에 걸린 사람 중 일부는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술로 풀려 한다. 결국, 야근, 스트레스, 술, 수면 부족과 건강 악화 그리고 새로운 일이 시작돼 다시 야근하는 부정적인 사이클이 반복된다. 결국 나와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일 중독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을까. 첫째, 자신의 상태를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인간의 신체는 일 중독에 빠지기 전에 몇 가지 신호를 보낸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대표적이다. 또 체중이 정상 상태보다 30% 이상 늘거나 당뇨, 고혈압 증상이 오면 적신호라고 봐야 한다. 이때 술이나 담배, 커피 등을 통해 신호를 회피하려 하지 말고 자신의 몸 상태를 있는 그대로 느껴야 합니다. 둘째, 주변에서 일 중독에 빠진 선생님들을 살펴보기를 바란다. ‘승진하면 가정에 충실하고 아내와 자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라고 다짐하지만 승진한 이후에는 아내와 자녀들과 관계가 멀어져 이 또한 쉽지 않다. 그로 인한 소외감과 스트레스로 일에 더 몰두하며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으려 한다. 결국 바쁜 삶은 계속 반복된다. 과연 그 선생님의 삶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과유불급’이다. 하루하루가 바쁜 선생님들은 막연하게나마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는 행복해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다.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향이 어딘지도 모르고 달려간다. 그리고 주변에서는 “내일 행복해지려면 오늘 고생을 달갑게 받아들여라”라는 말로 끊임없이 일을 강요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한나와 고릴라’는 이 문제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던진다. ‘오늘 행복은 오늘 찾으면서 살아야 합니다.’ 일에 빠진 선생님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다.
교육 당국을 중심으로 미래 교육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코로나 이후의 언택트 수업을 위시한 교육환경의 변화와 2022 개정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또 이런 변화를 견인할 교원양성을 위한 교원양성체제의 개편 등이 현안으로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수석교사의 역할 더욱 중요해져 필자는 오랫동안 수석교사로 근무하면서 ‘미래 교육에 대한 고민’에 익숙해 있어서인지, 이러한 논의가 전혀 생소하지 않다. 미래 교육에 대한 고민은 수석교사 모임이나 연수회에서 오래전부터 언급됐던 이야기이고, 우리 교육 현장에 닥칠 미래의 환경변화에 대비해서 수석교사 활성화를 무수히 건의해오고 있었던 터이다. 미래 교육을 위한 제도의 수립과 실행을 위해서는 필요한 선행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선행조건 중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인적자원이다. 다시 말하면 이 과제를 추동할 역량 있는 교사들이 필요하다. 교사들이 이러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필요한 연수와 연찬이 필요하다. 이들의 연수와 연찬을 지원하고 과제수행을 이끌어 줄 수석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학교 현장에 안착하도록 수석교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음은 공인된 사실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수석교사의 임무이며 과제이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한 인적자원 양성과 확충, 다 교과 역량을 갖춘 교사의 양성을 위한 연수, 변화된 수업환경에서 수업의 계획, 진행 및 평가 방안 제시와 전파 등이 그렇다. 제도 정비와 지원 시급해 교사 양성체제 개편에서 수석교사의 역할은 필연적이다. 교육부의 교사 양성체제 개편안에 따르면 예비교사 실습 기간을 한 학기로 확대하고,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대학원 과정 이수와 연계한다고 한다. 1급 정교사 자격취득을 위한 대학원 1년 이수 과정에 수석교사가 교수자로 참여해 현장성 있는 강의로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교육의 성공을 위한 능동적 대처, 그 중심에는 수석교사가 있어야 한다. 수석교사 법제화 10주년을 맞은 지금, 수석교사제 출범 당시 교수·연구 중심의 학교문화 창달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수석교사 활성화를 위해 ‘행정관리(Management) 경로와 교수(Instruction) 경로의 교원자격체제 이원화’ 실행, 수석교사 직급 정원과 정원외 배치 등 제도적 정비와 함께 수석교사 선발 확대 등 지원책을 하루빨리 시행해야 할 것이다. 미리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수석교사제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전인미답의 그 공간 속에서 학생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교사들은 매일매일 힘겹게 싸우고 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폐해진 교육환경을 어떻게든 되살려보려는 현장 교사들의 노력을 지원하기는커녕, 고교학점제나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강행하기에 바쁘다. 한국교총이 지난 6월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1%가 ‘교육과 관계없는 행정업무가 많다’고 응답했다. 교육 본질과 무관한 행정업무 교원들은 수업환경 변화에 맞춰 효과적인 교수법과 평가 방법을 연구하고 새로운 수업사례를 동료 교원과 공유하거나 학생들과 소통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 하지만 이들에게 화장실 몰래카메라 단속 업무를 부과한다거나, 저소득층 지원 통신비 파악, 돌봄 및 방과후학교 업무 부여, 심지어 원어민교사 출입국 사무소 서류관리나 핸드폰 개통에 대한 업무까지 더하는 등 가르치는 일과 거리가 먼 행정업무가 지속적으로 전가되는 상황이다. CCTV 관리 등 시설 유지보수 업무와 미세먼지 관리·정수기 관리 등 환경 개선 업무는 여전히 교내 업무 갈등의 주요한 원인이다. 여기에 최근 학교 방역 인력 관리 및 봉사료 정산업무까지 교원들에게 맡겨졌다.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교원들에게 이중삼중 업무부담을 주고 있다. 교원업무총량제 등 실질적인 대책 필요 교사가 더는 행정업무에 치여서 교수-학습이라는 본질적인 책무를 놓치는 환경에 놓여서는 안 된다. 학교업무표준안을 개발·보급해 업무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기준을 마련하고,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학교 내 비본질적 행정업무 수행을 위한 행정 전담 인력의 확충과 함께 행정 전담 인력의 역량 향상을 위한 연수와 관련 프로그램 개발·보급도 중요할 것이다. 교육지원청이라는 명칭에 맞게 학교내 비본질적 행정업무를 지원청 등 상급 기관에 이관해 학교는 학생 교육기관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더하기만 있고 빼기는 없는 교원의 행정업무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교원업무총량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교육공무직(유급 봉사직 포함)이 20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학교 내 구성원들이 노조를 뒷배 삼아 업무분장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상황에서 학교 차원의 대응은 한계가 있다. 교사에 대한 폭언‧폭행만이 교권 침해가 아니다.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교사로서 자괴감을 주는 비본질적 행정업무야말로 일상적인 교권 침해이다. 교원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교권 확립이다. 교육 당국은 비본질적 행정업무의 경감을 위해 앞서 제안한 ▲학교업무표준안 개발 ▲행정 전담 인력 확충 및 역량 강화 연수프로그램 개발·보급 ▲비본질적 업무를 교육지원청 등 상급 기관으로 이관 ▲교원업무총량제 도입 등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언제 들어도, 누구에게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 있다. 별 볼 일 없다고 여겼던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 느낌을 준다. ‘너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언어적인 표현에 자존감도 올라간다. 이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생긴다.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금세 툭툭 털고 일어나는 회복탄력성도 길러진다. ‘고마워’라는 말의 잠재력이 이렇게나 크다. 양경윤 경남 창원전안초 수석교사도 이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일상에서 감사함을 찾고 느끼고 표현하면서 경험한 긍정적인 변화를 소개해 우리나라에 감사일기 열풍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교실 편이다. 고마워 교실이다. 수업 연구회 소속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학급경영 연수를 책으로 엮어냈다. “선생님들과 함께 행복해지고 싶어서 썼다”고 했다. 수석교사 9년 차인 그는 멘토링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교사들을 자주 만났다. 시대 변화에 따라 교실 환경이 바뀌면서 교사들에게 요구하는 게 많아졌고, 소진을 경험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교사의 심리적·체력적 소진은 결국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양 수석교사는 “교실 에너지는 한번 부정적으로 흘러가 버리면 걷잡을 수가 없다”면서 “‘고마워 교실’은 교실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교실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들이 크게 번지기도 해요. 아이들 싸움이 학부모 싸움이 되고, 나중에는 교사의 문제로 전가되기도 합니다. 교사를 지치게 만들죠. 같은 학급에 있는 나머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갑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끌려가지 않도록 긍정적인 기류를 만들어야 해요.” 김미정 경남 창원삼계초 교사가 그랬다. 문제 학급의 담임을 맡으면서 ‘교실 붕괴’의 현장을 목격했다. 3월 한 달이 지나도록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양 수석교사에게 멘토링을 요청했다. 양 수석교사는 아이들을 ‘고마운 존재’로 바라볼 것을 조언했다. 김 교사는 ‘나를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럽게 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고마워하지?’ 생각했지만, 이내 ‘고마워 샤워’부터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루에 100번 이상 아이들에게 ‘고마워’라고 말하는 것이다. “고마워, 라는 말 자체를 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평소에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하며 산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세어보니 하루에 100번 말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뭘 하든 고마워하기로 했어요. 문제를 틀려도 풀기 위해 노력한 마음에 고마움을 표현했어요.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꿔야 했죠.” 감사 하나로 학급경영을 할 수 있다는 데 의문이 생겼지만, 한 달 만에 변화가 찾아왔다. 아이들의 표정과 말투, 행동이 달라졌다. 특히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던 학생에게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됐다. “저한테 고맙다고 말해준 선생님은 처음이었어요.” 김 교사는 “딱 한 달만 마음먹고 실천하면 아이들은 물론 교사까지 달라진다”면서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교사로서 성장하는 디딤돌이 돼줬다”고 귀띔했다. 양 수석교사는 ‘고마워 종합선물세트’를 소개했다. ▲고마워 샤워 ▲고마워 기지개 ▲고마워 미소 ▲고마워 알림장 쓰기다. 소소감(작지만 소중한 감사) 찾기 놀이, 친구와 고마워 놀이 등 학급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곁들인다. 그는 “‘고마워 교실’은 논(학교)에 모(수업)를 심기 위해 물을 대는 작업”이라면서 “고마워는 교사의 성장을 이끌면서 학생의 성장을 돕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고마워 교실’을 처음 접하는 선생님이 공통으로 하는 질문이 있어요. ‘부정적인 순간에도 고맙다고 말해야 하나요?’, ‘고맙다고 해줄 이유를 찾기 어려운데, 어떻게 하죠?’ 묻습니다. 모든 게 익숙해져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거예요. ‘당연함’ 때문이죠. 사랑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고마움에도 조건이나 이유가 없어요. 존재 자체에 고마워해야 합니다. 눈을 마주치고 고맙다고 말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이유를 찾습니다. ‘나는 소중한 존재구나’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니구나’ 하면서요. 혼자 하기 어렵다면,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시작해보세요.” ----------------------------------------------------------------------------------------------------------------- 고마워 교실 1단계 실천하기 1. 고마워 샤워 1일 100번, 교사의 ‘고마워’ 말하기로 아이들에게 ‘고마워 샤워’를 시켜주세요. ‘고마워’라는 말을 많이 들어야 아이들이 말할 수 있게 됩니다. 2. 고마워 기지개 잠들기 전에 오늘의 감사한 점을 찾아 말해보세요. 눈 뜨자마자 고마워 기지개를 켜고 아침을 행복하게 시작해봅니다. 큰 나를 감사에너지로 채우는 시간입니다. 3. 고마워 미소 얼굴은 얼이 담긴 곳입니다. 치아가 보일 정도로 환하게 미소 지으며 생활하세요. 하루에 3번 이상 거울을 보면서 미소 짓는 연습을 해주세요. 4. 고마워 알림장 쓰기 아이들이 알림장에 선생님이 보내는 감사함의 글을 적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선생님의 ‘감사 한 줄’을 읽고 따라 쓰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고마움을 찾고 느끼는 법을 배웁니다. 부모님이 읽고 함께 따스한 에너지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신뢰와 존경이 만들어집니다. *고마워 교실 1단계는 1년 동안 반복적,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합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매년 업무경감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놓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기에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업무경감 정책 때문에 또 다른 업무만 늘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업무가 빠지지는 않고 더해지기만 하면서 이런 노력들이 무색해지기 때문입니다.”(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 교총은 12일 ‘교원 행정업무 경감방안 모색’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6월 교총이 실시한 ‘교원 행정업무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총·교장회·전교조·초등교사노조·교육개발원·교육부 등 교육 관계 기관들의 의견을 집약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교사로서 자괴감을 주는 비본질적인 행정업무야말로 폭언·폭행보다 심각한 교권침해”라는 데 공감하며 “업무 기준 마련, 행정지원체제 강화, 비본질적 업무 경감 및 이관” 등을 요구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인사말에서 “현재 선생님들은 CCTV, 정수기 등 시설·환경 관리 업무를 비롯해 계약직원 채용, 돌봄교실, 방과 후 학교 운영 등 비본질적인 행정업무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교권 확립”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박정현 부소장은 업무의 명확한 지침과 표준안 마련을 피력했다. 업무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자료집계시스템을 활용해 국회나 시도·의회 요구자료를 교육청이 대응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행정업무가 추가되지 않도록 사업 기획 단계부터 반드시 필요한 일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온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교사들이 수업과 관련 업무, 교실 관리, 그리고 ‘잡무’ 만으로도 주 50시간 이상 일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를 언제 어떻게 처리할지 계획할 수도, 원하는 만큼 수업연구를 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잡무를 구분하고 이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교사가 해야만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업무를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NEIS 누가기록은 반드시 담임교사가 해야 하지만 안정공제회 등록 후 출력, 학교장 결재와 문서 스캔, 내부기안은 꼭 교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시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에 명료하게 교원과 직원의 역할이 제시돼 있는 만큼 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업무가 수행되도록 하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는 교원 행정업무 경감이 아니라 교직원의 업무를 정상화 하자는 요구”라고 밝혔다. 정환용 한국초등교장협의회 정책 간사는 “시대 변화에 따라 방과 후 학교, 돌봄, 복지 등 새로운 업무가 가중되고 코로나로 원격학습 지원, 방역망 구축 등 새로운 과제가 늘어나고 있다”며 “그렇다면 그에 맞는 예산과 인력이 동반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사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보직교사 수당 인상, 교과전담교사 확대, 교육청으로의 업무 이관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순형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학교로 유입되는 신규 업무를 최소화하고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 없는 업무를 학교 밖으로 유출시키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에 필요한 업무가 아니라면 유입 전에 처리하거나, 학교 밖으로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소영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현장 요구와 기존 행정업무 경감 사업의 한계를 반영해 학교 업무 총량 경감을 위한 정책 전환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시도별 업무 경감 우수사례도 발굴·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자 학교 근처라고 한다. 보름 전 약속이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현관으로 내려갔다. 사반세기 전 푸른 나이에 만난 제자의 얼굴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절대 학점을 줄 수 없습니다.” “한 학기만 더하면 졸업인데 다른 방법이 없겠습니까.” 몇 번을 사정했지만 요지부동이다. 출석 점수 때문이었다. 지각과 결석이 많아 학점을 줄 수 없다고 한다. 필수과목이라 학점을 받지 못하면 유급인 줄 알지만, 규정을 어길 수 없다는 교수를 찾아갔던 일이 떠오른다. 야간반을 맡았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산업체 위탁생들이었다. 주로 자동차정비공장의 말단 기능직이었지만, 말쑥한 정장 차림의 사무직이나 영업사원들도 있었다. 복장만 봐도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짐작이 갈 정도로 겉모습부터 확연히 달랐다. 시간 맞춰 오느라 몸에 묻은 기름만 대충 씻고 오다 보니 대부분 옷차림이 꾀죄죄했다. 첫 수업시간이었다. 한 학생이 헐레벌떡 뛰어 왔다. 사냥꾼에 쫓기는 사슴처럼 정신없이 빈자리를 찾더니 맨 뒷줄에 앉았다. 아직 출석을 부르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꾸만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는 것을 보면 한참을 달려온 것이 분명했다. 책가방을 열고 뭔가를 찾더니 책 한 권을 올려놓았다. 수업과 관련 없는 책을 올려놓는 것을 보니 무슨 수업시간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무심한 듯 시선을 돌려 출석을 불렀다. 다른 학생보다 나이가 들어 보였다. 엉클어진 머릿결과 기름 묻은 작업복 차림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제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완연했다. 자세히 보면 온종일 기름을 만졌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작업복뿐만 아니라 손톱 주위에는 페인트와 기름이 배어 있었다. 얼핏 봐도 어디선가 페인트를 칠하다 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업에 전념하지 못했다. 학우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았다. 면담하려 해도 수업이 끝나면 바람처럼 사라지는 바람에 별도로 만날 수가 없었다. 작심하고 불렀다. 쉬는 시간에 연구실로 오라고 했다. 열린 문 앞에서도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한동안 말을 하지 않더니 집안 형편이 어려워 야간 공업고등학교도 겨우 다녔다고 했다. 실습을 나갔다가 급여가 많다는 말에 선뜻 나선 곳이 페인트를 칠하는 도장 일이었다. 첫 직장인 그곳에서 기술을 배우다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직을 한 상태였다. 공부를 더 하고 싶었으나 기회가 없다가 처음 생긴 무시험 전형의 산업체 특별반에 입학했다. 도장공정은 만만치 않았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표면을 갈아내다 보면 엄청나게 먼지가 발생하고 시너로 희석한 페인트를 칠할 때는 인체에 해로운 휘발성 유기물질을 마셔야 했다. 충분하게 장비를 갖추고 작업해야 하지만 영세한 업체라 방진 마스크 하나만 쓰고 칠을 했다. 종일 반복적으로 뿌리다 보니 얼굴이나 손은 물론이고 몸속까지 유해물질이 파고들었다. 수업시간에 정신없이 앉아 있는 것도 휘발성 시너의 중독 때문인 것 같았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 공고를 졸업하기도 전에 실습을 나가 용접을 했고, 회사에 다니면서 야간에 대학원을 다녔다. 산업체 근무 경력이나 주경야독을 한 경험 때문인지 학생들과 빠르게 공감했다. 정상적으로 진학한 어린 학생들보다 사회생활을 한 나이든 학생 지도가 더 좋았다. 등교부터 밤중에 공부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쓰러질 듯 지쳐있는 자세와 연방 깜박이는 게슴츠레한 눈빛만 봐도 상태를 알 수 있었다. 면담을 몇 차례 하면서 점차 표정이 밝아졌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공부 욕심이 많았다. 수업에 임하는 자세도 진지했고 과제도 빠지지 않고 착실하게 제출했다. 매주 면담을 하다 보니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도 조금씩 열렸다. 복잡한 가정사도 드러내고 자신만의 고민도 서슴없이 말하는 단계에 이르자 표정이 밝아졌다. 또래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시작했다.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당연히 성적도 올라갔다. 한 학년이 끝날 무렵에는 장학금을 받아 걱정하던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었다. 방학이 끝나고 갑자기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물론 학교에도 나오지 않았다. 다니던 회사가 외환위기로 문을 닫은 것이었다. 사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자동차 정비협회에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회원사에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잊힐 무렵에 전화가 왔다. 찾아갔더니 작은 정비업체에서 칠을 하고 있었다. 친구 회사에 찾아가 장학금을 받아와 등록했지만, 혼자서 일을 하다 보니 일감이 많아지면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나오지 못했던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전문대학 졸업반이 되었다. 마침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평생 교육이라는 제도가 생겨 도전을 권했다. 사이버 수업이 많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학생의 여건에 맞게 학점을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게다가 전공 자격증이 있으면 이수학점을 감해주는 특전까지 있어 기술 자격증에도 도전하기로 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야 단기간에 졸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대학원에도 진학하기로 했다. “세 마리 토끼를 잡자.”라고 다짐했다. 그해 자격증을 두 개나 취득했다. 금박이 빛나는 국가 기술 자격증을 평생교육원에 제출하고 기본 학점을 이수하자 1년 만에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번에는 석사학위에 도전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정비공장에 다니면서 공부하기는 힘들 것 같아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페인트회사에 다니는 대학 후배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일거리를 받아왔다. 영업용 페인트 시편을 만드는 고난도의 일이었다. 정확한 비율로 페인트를 배합하고 균일하게 수차례 도포 하는 일은 최고의 숙련공이라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난감했다. 일은 받았지만 쉽지가 않았다. 자동차 도장의 기준이 되는 샘플이라 여간 까다롭지가 않았다. 정확한 색상을 찾을 때까지 배합 비율을 수없이 반복했다. 며칠 동안 밤을 새웠지만, 한 장도 만들지 못했다. 도막 두께와 광택의 균일성 때문에 별도 시스템을 만들었다. 일주일을 밤낮없이 노력한 결과 드디어 합격 판정을 받았다. 등록금 걱정은 없었다. 정비공장보다 수입도 좋고 시간적 여유도 많아졌다. 꿈에도 그리던 공대 대학원에도 진학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늘 먼저 출근해 시험편을 만들어 놓고 실습장에서 공부했다. 둘이서 석사 논문도 조금씩 준비했다. 실습 기자재 보관실에다 작은 연구실도 만들어 주었다. 정식 실습 조교가 되어 후배들을 지도해 기능경기대회에서 은상도 받았다. 석사과정을 수료하자 강사로 승격되었다. 석사학위를 받고 자동차 정비공장 사장이 되었다. 오랜 고민 끝에 배운 실력을 발휘하겠다며 패기 있게 사업을 시작했다. 많은 사례를 검토하며 타당성을 조사하고 여러 곳을 직접 답사도 했다.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공장을 차렸다. 자주 왕래하며 문제점을 협의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정비업체 누구도 하지 않는 인터넷을 활용해 회사를 홍보하고 부품 판매도 했다. 날로 번창했다. 큰 건물을 통째로 자동차 도장 전문 회사로 만들었다. 승용차 한 대가 내 앞에 와서 멈춘다. 중년 신사가 정중하게 다가와 인사를 하고는 차 문을 연다. 지난날의 모습만큼이나 사연들도 점점 희미해져 간다. 이제는 세월의 물결에 밀려 같이 늙어 간다. ------------------------------------------------------------------------------------------------------------------------------------- 2021 교단수기 공모 - 은상 수상 소감 교학상장 이제는 조금씩 떠날 준비를 합니다. 숱한 사연들을 가슴에 담고 조용히 돌아가려 했는데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공학을 전공하고 교사자격증을 받았지만, 공업 입국의 물결에 휩쓸려 산업 현장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교단의 꿈은 쉽게 떠나가지 않았습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교단에 섰습니다. 학생들과 처음 만난 날은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뀔 정도로 세월이 흘렀지만 잊히지 않습니다. 대학원에서 배운 이론과 산업 현장에서 경험한 기술 전수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향학열에 불타는 학생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 훨씬 즐거웠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대화했습니다. 듣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상처가 있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옹이를 안고 자라는 소나무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곳에 상처가 남아 있었습니다. 가슴속 응어리로 짜낸 진액으로 자신을 치유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속전속결을 주장하고 하면 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서로를 보듬고 격려하며 천천히 멀리 가는 법을 배우고 가르쳤습니다. 학교가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하는 곳이라는 것을 아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번 수기도 그중 한 사연입니다. 늘 뒤돌아보지만, 세월이 갈수록 아쉬움만 남습니다.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 한국교총 회장이 12일 오후 '교원 행정업무 경감방안 모색 세미나' 줌회의에서영상메시지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 의정부시에서 고교생 여러 명과 시비가 붙은 30대 가장이 폭행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4일 민락동 번화가에서 30대 남성 B씨와 고등학생 A군 일행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서로 주먹이 오간 뒤 B씨는 길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뒤 현장에서 폭행에 가담한 A군 등 2명을 현행범 체포하고 이후 추가 현장 조사를 통해 1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 고교생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글이 7일 게재됐다. 피해자의 선배라고 밝힌 청원인은 ‘고등학생 일행 6명이 어린 딸과 아들이 있는 가장을 폭행으로 사망하게 만들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부검이 이뤄졌고 목, 이마, 얼굴 곳곳에 멍이 있었다고 하며 뇌출혈로 피가 응고돼 폭행으로 인한 사망으로 판명났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에는 12일 오전 현재 5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동의에 참여했다. 일방폭행, 쌍방폭행에 대한 논란이 나오고 있지만 수사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범행에 가담한 학생들이 평소 상습적으로 고의로 어른들에게 시비를 걸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해 경찰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교육계에서는 학폭 예방과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학생과의 다툼으로 30대 가장이 사망한 사건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사회폭력은 물론 학교폭력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 다시금 알게 한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총은 8월 중 학폭 예방과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을 통해 그 대안과 개선책을 마련 국회와 정부에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도부원 폭력 전치 32주 중상 전북 익산 A고교에서 1학년생 B군이 전치 32주의 중상을 입는 폭력 사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B군 가족 주장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9시경 A고 강당에서 2학년생 4명이 1학년생 B군을 1m 아래 단상으로 던졌다. 크게 다친 B군은 전치 32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들은 모두 나이가 같지만, B군이 중학교 때 1년을 쉬고 고교에 입학해 선후배 사이가 됐다. B군 어머니는 “쉬고 있던 아들에게 상급생 중 한 명이 텀블링하자고 했고, 이를 거부하자 3명을 더 불러서 팔과 다리를 잡아 아래로 던졌다”며 “명백한 학교 폭력으로 아들은 유도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고 주장했다. B군 가족은 진상 조사를 위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교육청에 학교폭력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교육청 감사관실에 관리자 징계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A고 측은 가해 학생 등을 불러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가해학생은 고의가 없었다고 하고 있다. 학생 간 폭력여부, 코치의 학생 관리 소홀 등을 철저히 조사해 필요할 경우 징계 등을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