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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왜 제목과 본론이 중요한가 정책논술은 단순한 글쓰기 시험이 아니다. 교육현장의 문제를 분석하고 정책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교육전문직의 사고력·기획력·실행력을 평가하는 장치이다. 이 과정에서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가 바로 제목, 그리고 핵심 점수를 좌우하는 본론이다. 제목은 논술의 방향성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다. 문제의 지시문을 정확히 반영하면서도 독창적 표현을 담아야 한다. 본론은 평가자가 가장 비중을 두는 영역으로, 현황과 문제를 간단히 정리한 뒤 실천 가능한 지원 방안을 구조화해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논술 준비자는 제목과 본론 작성법을 숙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제목 작성법 _ 지시문 활용과 구조적 사고 1. 제목 작성 기본 원칙 가. 지시문 핵심어 반영 - 문제 속 핵심 개념을 그대로 담아야 감점 위험이 없다. - 예: ‘○○교육 활성화 방안’, ‘△△ 지원 방안’ 나. 형식적 안정성 확보 - ‘지원/활성화/실천/선도/육성’ 등 정형적 어미 활용 - 가급적 12~18자 내외로 간결하게 작성 다. 미래지향성과 가치 지향성 반영 - ‘행복’, ‘성장’, ‘주도성’, ‘협력’, ‘미래’ 등 긍정적 가치어 포함 2. 제목 유형과 예시 가. 원인 → 결과형: ‘△△을 지원하는 △△ 교육 활성화 방안’ 나. 결과 → 원인형: ‘○○를 위한 ○○ 지원 방안’ 다. 가치 지향형: ‘행복한 학습자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 활성화 방안’ 라. 비전 제시형: ‘현재를 미래로 이어주는 ○○교육’ 3. 제목 작성 실습 예시 - 문제: 학습자 주도성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서술하시오. 가. 단순형: 학습자 주도성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 나. 확장형: 학습자 주도성을 보장하는 미래형 교육 지원 방안 다. 가치형: 행복한 배움과 성장을 위한 학습자 주도성 교육 활성화 방안 본론 작성법 _ 유형별 접근 전략 1. 본론 구조의 세 가지 유형 가. 소주제별 유형 - 지성·사회정서·참여자치 역량과 같이 주제 영역을 나누어 전개 나. 내용별·대상별 유형 - 교육과정·교사역량·프로그램·협력체제 등 내용에 따라 구분 - 학생·교사·학부모·학교·지역사회 등 대상 중심 구분 다. 혼합형 - 역량 중심 + 교육과정·교사역량·프로그램을 교차 적용 [PART VIEW] 2. 본론❶ _ 현황·문제점 작성 원칙 가. 짧고 간결하게: 배점은 없으나 본론❷의 토대가 됨. 나. 자료 활용: 문제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활용 다. 예시 - △△ 교육과정이 획일적 운영에 머물러 있다. - 교사의 △△ 역량이 부족하다. - 학교-지역사회 연계가 미흡하다. 3. 본론❷ _ 해결 및 지원방안 작성 원칙 가. 점수 핵심 구간: 논지·논거를 체계적으로 제시 나. 논지 진술 방식: ‘~을 제공한다.’, ‘~을 강화한다.’, ‘~을 구축한다.’ 다. 논거 연결 방식: 근거(자료+정책) + 실행 구체성 제시 4. 본론 만능틀 가. 본론❶ - Ⅰ. ~의 현황과 문제점 •첫째, ~에 머물러 있다. •둘째, ~이 부족하다. •셋째, ~이 저조하다. 나. 본론❷ - Ⅱ. ~ 해결 및 지원 방안 •첫째, ~을 위해 교육과정을 개선한다. •둘째, ~을 위해 교사 역량을 강화한다. •셋째, ~을 위해 학생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넷째, ~을 위해 지역사회 협력 체제를 구축한다. 적용 예시 _ 미래 교육 방향성 문제 ※ 자료에서 관점 찾아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3개를 쓰고, 정책적 지원 방안을 쓰시오. ● 자료 ❶ - 학교는 산업혁명 시대의 산물, 전근대적 체제이다. 학교는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듯이 학생들을 교육한다. 이를 탈피하고자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사람들조차 기존 교육체제 속에서 답습하는 재설계 방식의 개혁만 할 뿐이다. - (변화된 규모의 경제에 맞는 학교교육이 필요하다. 탈경제시대의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내용) - 교육과정이 유연해져야 한다. 무학년제 도입도 고려하자. ● 자료 ❷ - 미네르바 스쿨 - 교사의 역할은 안내자·촉진자 - 학생의 역할은 스스로 학습하는 자로 변화한다. - (개별화교육 관련 내용) ● 자료 ❸ - 배움의 장소가 더 이상 교실에만 머무를 수 없다. - 학교라는 공간에 상관없이 학습할 수 있는 시대이다. -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기 속도에 맞는 교육환경 제공 필요성 관련 내용) 가. 본론❶ 예시(현황과 문제점) - 첫째, 전근대적 학교 교육과정은 학생 개별 맞춤형 선택교육에 미흡하다. - 둘째, 교사는 여전히 지식 전달자에 머물러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가 부족하다. - 셋째, 학교는 시·공간 제약을 벗어나지 못해 지역사회와 결합된 학습생태계 조성이 저조하다. - 본론❶ 미래교육의 현황과 문제점 작성 예시 첫째, 전근대적 학교교육과정은 학생 개별 맞춤형 선택교육에 미흡하다. 현재 학교교육은 여전히 획일적 교과 중심 운영에 머물러 있어, 학생들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한 선택권 보장이 충분하지 못하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잠재력 발현이 제한되고, 학습 동기 역시 약화되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둘째, 교사는 지식 전달자에 머물러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가 부족하다. 교사의 역할이 지식 주입식 전달에 머무르면서, 급변하는 AI·디지털 사회에 필요한 창의적 교수·학습 역량과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는 학생들이 미래 핵심역량을 기르는 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셋째, 학교는 시·공간 제약을 벗어나지 못해 지역사회와 결합된 학습생태계 조성이 저조하다. 학교교육이 교실이라는 울타리 안에 한정되면서, 지역사회와 연계된 다양한 체험·탐구활동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실제 생활과 연계된 문제해결 경험을 쌓는 데 한계를 겪고 있다. 나. 본론❷ 예시(해결 및 지원 방안) - 첫째, 개별 맞춤형 교육과정 지원 •무학년제, AI 튜터, 지능형 학습관리시스템 구축으로 맞춤형 학습 보장 - 둘째, 교사 역량 강화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 교육과정 재구성 컨설팅, 디지털 리터러시 연수 강화 - 셋째, 지역사회 연계 학습생태계 구축 •마을결합형 학습 공간, 카페형 도서관, 지역 체험기관과 MOU 체결 - 본론❷ 미래교육을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 작성 예시 첫째, 개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지원한다. 학생의 수준·흥미·진로를 반영할 수 있도록 무학년제와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활성화한다. 또한 AI 튜터와 지능형 학습관리시스템(LMS)을 구축하여 학생 맞춤형 진단·처방학습을 체계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육격차를 완화한다. 둘째, 교사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한다. 교원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하여 교사들이 상호협력 속에서 수업 전문성을 공유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더불어 교육과정 재구성 컨설팅과 AI·디지털 연수를 강화하여 교사가 단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 학습의 촉진자·디자이너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한다. 셋째, 지역사회와 연계된 학습생태계를 구축한다. 마을결합형 학습공간을 조성하고, 카페형 도서관 및 지역 체험기관과의 MOU 체결을 확대하여 학교 밖 배움터를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실제 삶과 연계된 학습경험을 쌓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교육공동체적 성장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장과 정책을 잇는 제목·본론 작성 정책논술은 단순한 글쓰기 시험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언어로 번역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제목은 정책적 메시지를 집약하는 출발점이고, 본론은 이를 구체화하는 핵심이다. 따라서 제목 작성에서는 지시문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미래지향적 가치어를 포함해야 하며, 본론 작성에서는 현황과 문제를 간단히 제시한 뒤, 실천가능한 지원 방안을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정리하면, ‘제목은 방향, 본론은 실행’이라는 인식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다. 시사점 및 준비 전략 1. 연습의 생활화 - 기출문제를 변형해 제목만 작성해 보는 훈련 - 본론❶을 5분 안에 작성하는 속도 훈련 2. 자료·정책 언어 습득 - 교육부·시도교육청 주요업무계획에서 사용하는 용어 습득 - ‘활성화, 지원, 체제 구축’ 등의 정책 용어로 문장 마무리 3. 현장-정책 연결 - 학교 경험(사례)과 정책 언어를 연결하는 능력 함양 - ‘현장에서 ○○이 부족하므로 정책적으로 ○○를 지원한다’는 구조로 정리 4. 참고 요약 - 제목은 지시문 핵심어를 활용해 정확·간결·가치 지향적으로 - 본론❶은 문제점 나열, 본론❷는 실천 방안 구체화 - 본론❷는 반드시 교육과정–교사–프로그램–체제 구조로 확장 - 연습 시 제목-본론을 집중 훈련하는 것이 효과적
심층면접은 기회입니다. 교육전문직 심층면접은 단순한 평가를 넘어, 지원자의 가치관·인성, 문제 해결력, 정책 이해도와 전문성을 총체적으로 살피는 무대입니다. 시험관은 단지 암기한 내용을 듣기보다는, 지원자의 진심 어린 태도와 사고의 깊이를 파악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면접은 점수를 따기 위한 관문이 아니라, 준비의 깊이와 진정성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입니다. 준비된 사람과 준비되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면접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긴장과 떨림은 당연한 반응이지만, 그동안 갈고닦은 실천 경험과 교육철학을 문제상황에 적용하여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차별화의 핵심입니다. 면접 준비는 크게 ‘내용 영역’과 ‘태도·형식·논리 영역’으로 구분되며, 이 중 태도와 전달 방식은 면접관에게 인상을 각인시키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됩니다. 본 원고에서는 특히 입실부터 퇴실까지의 과정에서 지원자의 품위와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안내하고자 합니다. 면접 전 준비 _ 기본기 다지기 ● 기출문제 분석 및 자기 역할 계획서 확인 면접을 위한 전략적 준비의 첫걸음은 기출문제 분석입니다. 최근 3~5년간 출제된 면접 문제를 살펴보면, 단순한 암기형 질문보다 경험과 정책을 연결하는 심층형·상황형·구상형 문제가 주로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형별로 정리하며 자신이 약한 유형을 파악하고, 출제 기관인 교육청의 평가 방향과 정책 기조에 대한 이해를 병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출제된 질문 중 ‘학령인구 감소와 작은 학교 활성화 방안’은 단순한 사실 확인이 아니라, 교육청 중점 과제를 기반으로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외우기보다는 ‘이 주제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사례를 들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핵심 논지를 구조화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자신이 제출한 ‘자기 역할 계획서’는 면접관에게 단서가 되는 텍스트입니다. 계획서에서 언급한 정책이나 실천 사례는 반드시 질문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원 동기, 주요 실적, 직무수행 계획은 자주 인용됩니다. “계획서에서 언급하신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 방안에 관해 설명해 보세요”와 같은 질문에 대비해, 자신의 글을 다시 읽고 구체적 사례나 근거를 재정비해야 합니다. 마무리로 핵심 논거를 짧고 반복적으로 메모하며 정리해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학습한 내용을 오답노트처럼 정리하고, 유사 질문이 나올 경우 구조를 바꾸어 말할 수 있도록 자주 연습하면 면접장에서 훨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PART VIEW] ● 시간 관리와 연습 교육전문직 심층면접은 제한된 시간 안에 자기 생각을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평가합니다. 따라서 내용 준비만큼이나 시간 배분과 말하기 연습이 중요합니다.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핸드폰 녹화 기능을 활용해 자가 촬영을 해 보는 것입니다. 자신이 말하는 속도·손동작·말버릇과 시선 처리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답변 시간이 2분~2분 30초를 넘지 않도록 반복 체크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가 촬영 후에는 실제 면접에서처럼 자기소개, 구상형 문제, 즉답형 문제를 순차적으로 답변해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 배분의 핵심은 문제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구상형 문제는 1분 30초 이상, 즉답형은 1분~1분 30초 내외로 말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구상형에서는 두괄식 구조로 핵심을 먼저 말한 뒤, 사례나 정책적 근거를 정리하고, 마무리에는 실천 의지를 담아야 합니다. 반면 즉답형은 질문 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논지 중심으로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답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실제 면접장을 상정해 디지털 초시계나 타이머를 활용하면 긴장 속에서 시간 감각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스톱워치로 2분 30초를 설정해 두고 벨이 울릴 때까지 말하는 훈련을 반복하면 실전 감각이 크게 향상됩니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 대책’이라는 질문이 주어졌다면, ‘30초 핵심 입장, 1분 구체 사례와 정책, 1분 실행 방안 및 기대 효과’와 같이 시간별로 내용의 밀도를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연습은 단지 시간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각을 구조화하고 효율적으로 표현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입니다. 반복과 피드백을 통해 사고력과 전달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 복장과 외적 준비 교육전문직 면접은 단순한 지식 평가를 넘어 전문성과 품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복장과 외적 준비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인상뿐 아니라 지원자의 자기관리능력과 태도를 반영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단정한 정장과 어두운 계열의 넥타이가 안정된 이미지를 줍니다. 흰색 셔츠는 가장 무난하며, 구겨지지 않도록 다림질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반소매 셔츠보다는 얇은 긴소매 셔츠가 더 깔끔한 인상을 주며, 계절에 맞는 재킷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은 밝은 톤의 블라우스와 짙은 색 정장 조합이 단정하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데 효과적입니다. 특히 긴 머리는 흘러내리지 않도록 단정하게 정리하며, 귀걸이·반지·네일아트 등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치마 정장은 너무 짧지 않도록 무릎선 정도 길이가 안전하며, 스타킹 착용도 깔끔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성별과 상관없이 신발은 조용한 구두를 착용해야 하며, 걷거나 의자를 옮길 때 소리가 나는 힐이나 장식이 많은 구두는 피해야 합니다. 바닥이 미끄럽지 않도록 고무창이 있는 신발이 좋으며, 특히 복도나 면접실 입장 시 조용히 걷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복장은 단지 ‘차려입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면접 당일에 갑자기 처음 입는 옷을 선택하기보다는, 면접 전날이나 그 전부터 직접 입어보고 앉고 서는 자세를 연습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장이 낯설다면, 미리 하루 정도 착용하고 생활해 보며 몸에 익히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면접장에 들어가 앉았는데 치마 정장이 너무 올라가 불편했다’, ‘셔츠 단추가 당겨져서 신경이 쓰였다’는 후기가 실제로 많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러한 불편함이 답변의 집중력과 표현력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 간단한 음료 준비 교육전문직 면접 당일에는 예상보다 긴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면접 응시자는 대기실에서 수십 분에서 길게는 두세 시간까지 머물 때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체력 저하나 집중력 감소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간단한 수분 보충용 음료를 준비하는 것이 매우 유용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생수입니다. 플라스틱병에 담긴 무색무취의 정제수가 가장 안전하며, 기압이나 온도에 따라 뚜껑을 열었을 때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무심코 ‘펑’ 소리가 나거나 뚜껑이 바닥에 떨어지는 등의 상황은 주변의 긴장감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차가운 물이 아닌 실온의 물이 좋고, 겨울에는 미지근한 차(둥굴레차·보리차)를 텀블러에 담아 준비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카페인 음료나 당분이 많은 음료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는 줄 수 있지만 긴장을 더 유발할 수 있으며, 당분은 입안에 끈적임을 남겨 발음에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음료는 투명하거나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병에 담는 것이 좋으며, 개인 컵보다는 일회용 병이 오히려 이동 시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무색의 작은 병을 준비하여 가방에 넣되, 면접 직전에는 과도한 수분 섭취를 삼가야 화장실이 급해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면접 직전에 커피를 마셨다가 손이 떨렸다’, ‘탄산수병을 땄더니 톡하는 소리가 나서 당황했다’는 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작은 배려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음료 준비도 면접의 일환으로 세심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면접 환경에 익숙해지기 ● 대기실 전략 면접 당일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공간은 바로 대기실입니다. 이곳은 단지 대기하는 장소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사고 정리를 위한 준비 공간이기도 합니다. 대기실에서의 마음가짐과 행동은 이후 면접실에서의 태도와 답변에 직결되므로, 전략적인 활용이 필요합니다. 첫째, 관리번호는 왼쪽 가슴에 단단히 부착해야 합니다. 일부 지원자는 번호표를 가방에 넣은 채 입실 직전까지도 착용하지 않아 당황하거나, 위치를 오른쪽에 부착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이때 면접관의 첫 시선은 좌측 상단을 기준으로 움직이므로, 관리번호의 위치는 표준에 맞게 정확히 부착하는 것이 신뢰감을 주는 기본 예의입니다. 둘째, 답변을 반복해서 암기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긴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기실은 주변 지원자들의 눈치 싸움과 잔기침, 손끝 떨림, 속삭임 등으로 인해 답변을 정확히 기억하기 어려운 공간입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멍때리기’ 훈련처럼, 1부터 100까지 숫자 세기나 짧은 호흡 명상을 통해 마음을 비우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비우기는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머릿속 생각을 정리해 주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셋째, 면접 대기 중에는 반드시 화장실을 사전에 다녀와야 합니다. 긴장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방광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면접 중 화장실 생각이 나면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답변 흐름이 꼬이기 쉽습니다. 특히 정답형보다 즉답형과 심층형 면접일수록 집중의 지속 시간이 중요하므로, 사전에 생리적 조건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 합격자는 ‘대기실에서 계속 논술 답변을 외우려다 머릿속이 하얘졌는데, 10분간 눈을 감고 조용히 앉아 있었더니 구상실에서 자연스럽게 말이 정리됐다’고 회고했습니다. 또 다른 합격자는 ‘물 한 모금 마시고 화장실 다녀온 뒤, 면접실에서는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대기실은 정리보다 정돈의 공간이며, 집중보다 정서적 안정의 공간임을 인지하고 그에 맞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구상실 활용 구상실은 교육전문직 면접에서 주어지는 구상형 문제에 대한 사전 정리 시간을 부여받는 공간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기다리는 곳’이 아닌, 짧은 시간 안에 핵심 논지를 정리하고 머릿속 구조를 명확히 만드는 전략적 사고 훈련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첫째, 소지품은 반드시 구상실에 모두 들고 가야 하며, 구상실에서 면접실로 이동한 이후에는 다시 구상실에 돌아올 수 없습니다. 예컨대 답변 노트나 연습용 메모지를 놓고 온 경우 다시 돌아가는 것은 불가하므로, 입실 전 미리 점검 리스트를 만들어 필요한 모든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필기도구·문제지·메모지·시계(디지털 초시계가 이상적)·물 등을 챙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둘째, 답변은 두괄식 구조로 작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구상형 문제는 다소 복합적인 사안을 제시하고, 교육적 문제해결력과 정책적 대안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결론 → 이유 → 실천 방안’ 순으로 논리를 구성하고, 핵심 단어(Keywords) 위주로 요약 정리해야 합니다. 글로 완전한 문장을 쓰는 것은 시간 소모가 크고, 오히려 답변할 때 말이 꼬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학교 지원 방안’이라는 주제가 주어졌다면, ‘기초학력-진단-맞춤지원-다중지원체계’와 같은 식으로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메모해 두고, 이를 말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연습합니다. 면접실 입장과 첫인상 면접실에 들어서는 첫 순간은, 단지 ‘입장’이 아닌 ‘인상’을 남기는 시작점입니다. 이 첫인상이 전체 면접의 분위기를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에 신경 써야 합니다. ● 입장과 목례 면접실 앞 복도에서 진행요원이 신호를 주면, 별도의 노크 없이 문을 열고 정중한 목례와 함께 입장합니다. 이때 고개는 15도 정도만 숙이고, 얼굴을 숙이지 않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너무 허리를 꺾거나, 인사를 하며 “죄송합니다” 같은 말을 덧붙이는 것은 불필요한 긴장감만 줍니다. 깔끔하고 단정하게 ‘목례만’으로 인사하면 충분합니다. ● 첫 마디 _ 자기소개는 ‘의욕의 표현’이다 입장 후 자리에 서서, 관리번호와 함께 짧고 강단 있는 자기소개를 합니다. 예를 들면 “관리번호 ○○번입니다. 교육전문직으로서 현장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지원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어색하면 관리번호만 이야기해도 무방하다. 이 짧은 한 문장이 의욕과 진정성을 드러내는 메시지가 되어야 하며, 목소리는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게 또박또박 전달합니다. 이때 시선은 면접관 정면을 향합니다. 자기소개에서 너무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 하기보다, 한 문장으로 ‘이 사람은 준비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사와 착석 태도 자기소개 후, 면접관의 ‘앉으십시오’라는 지시를 받으면 배꼽 아래까지 손을 모으는 깊이의 정중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습니다. 이때 손은 허벅지 위에 가지런히 놓고, 다리를 꼬지 않습니다. 만약 의자가 돌출되어 있다면, 의자를 조용히 밀어 넣으며 앉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바른 자세와 시선 유지 앉아 있는 자세는 허리를 세우되 경직되지 않게, 몸을 면접관 쪽으로 약간 기울여 경청의 자세를 유지합니다. 고개는 아래로 떨구지 말고, 턱을 살짝 들고 자신 있는 표정을 짓는 것이 좋습니다. 손은 허벅지 위에 올려두고, 불필요한 손동작이나 다리 떨림은 삼가야 합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가장 편안한 면접관에게 주 시선을 두고, 70% 정도는 그 면접관을 바라보며 답변하고, 나머지는 번갈아 가며 시선을 분배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지나치게 시선을 회피하거나 한 사람만 응시하면 비호감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 자연스러운 미소와 말투 면접 전반에서 미소는 긴장을 완화하고, 면접관과의 정서적 거리감을 줄여주는 요소입니다. 억지 미소가 아니라, 말의 시작이나 끝에 부드럽게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정도가 좋습니다. 너무 웃거나, 반대로 굳은 얼굴로 일관하면 인상이 딱딱해질 수 있습니다. 실전 팁 _ 손·시선·목소리 답변 시 손은 무릎 위에 올려 자연스럽게 고정하는 것이 좋으며, 불필요한 제스처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손이 너무 많이 움직이면 긴장감이 드러나거나 산만해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즉답형 질문처럼 사고 흐름이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에서는 손동작을 최소화하여 전달에 집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시선은 면접관 가운데 한 사람에게 안정적으로 고정하면서, 나머지 면접관에게도 일정 간격으로 자연스럽게 시선을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시선을 지나치게 회피하거나, 바닥이나 구상지에 오래 머무는 것은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구상형 문제의 경우 메모한 내용을 참고하되, 눈을 자주 떼지 않고 내용을 읊는 식의 시선 처리도 피해야 합니다. 목소리는 성량과 속도, 발음의 명료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린 말투는 긴장이나 불안으로 보일 수 있고, 작은 목소리는 자신감 결여로 비칠 수 있습니다. 평소 연습을 통해 ‘또렷하게 말하기’, ‘의미 단위로 끊어 말하기’ 등을 습관화하면 실전에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습관어(예: “음”, “어…”)가 있다면 녹음 등을 통해 파악하고 사전 교정이 필요합니다. 답변 내용은 핵심 논지와 논거 위주로 구성하되, 장황한 설명보다는 정확하고 간결한 표현이 효과적입니다. 즉답형 문제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도 준비한 키워드와 자신의 정책 철학을 연결하여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손의 움직임, 시선 처리, 목소리의 안정성은 전체 인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면접 직전까지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답변 전략 ● 두괄식 답변 답변은 반드시 두괄식 구조로 시작해야 합니다. 즉 질문에 대한 결론이나 핵심 논지를 맨 앞에 제시한 뒤, 그 근거와 예시를 덧붙이는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면접관의 이해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설명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두괄식 답변은 ‘주장·이유·사례·마무리’ 순으로 구성하며, 특히 즉답형 문항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논거를 말할 때는 핵심 단어 중심으로 짧고 명료하게 표현해야 하며,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전달하기보다는 2~3개의 논리적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첫째, 학생 중심의 수업 설계’, ‘둘째, 공동체 기반의 연계 활동’, ‘셋째, 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와 같이 명확한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 구상형 답변 전략 _ 구조화된 이야기로 설득하라 구상형 문제는 구상실에서 문제를 받아, 약 5분간 답변을 준비하고, 면접실에서 2~3분 이내로 말로 풀어내야 합니다. 따라서 답변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지켜야 합니다. 1) 서론: 문제의 핵심 개념 요약 - 질문에서 요구하는 핵심 용어나 개념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시작합니다. - 예: “저는 학생맞춤형통합지원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2) 본론: 사례, 분석, 정책 제안 - 이전에 경험한 사례를 연결하거나, 브론펜브레너·비고츠키 같은 이론을 들어 논리를 펼칩니다. -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때는 첫째, 둘째, 셋째 구조가 명확해야 합니다. - 예: “첫째, 학교와 지자체 간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3) 결론: 실천 의지 강조 - 지원자로서 어떤 태도로 임할 것인지, 교육전문직으로서의 다짐을 간결히 정리합니다. - 예: “저는 교육청과 현장을 연결하는 가교로서, 이 정책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마무리 인사 마무리 인사의 힘은 ‘첫인상보다 여운’입니다. 면접은 ‘첫인상’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인상’도 강하게 남습니다. 면접관이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단순히 “감사합니다”로 끝내기보다는 지원 동기와 실천 의지를 다시 한번 정돈된 언어로 표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학교 현장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전문직이 되고자 했습니다. 교육청과 학교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꼭 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처럼 자신의 중심 철학과 면접 전체에서 일관되게 이어진 메시지를 마지막 한 문장으로 응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 학기의 첫 단원은 ‘Lesson 1. My Happy Everyday Life’였다. 교과서 본문에는 스페인·몽골 등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과 해당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소개하는 글이 실려 있다. 수업 도입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하루 중 네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니?”라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없다”, “모르겠다”가 가장 많았다. 이유를 묻자 “학원에 다니느라 바쁘다”, “숙제가 너무 많다”, “쉴 틈이 없다”는 말이 이어졌다. 그 순간 나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쓰기 수행평가 주제를 ‘자신이 스트레스받는 상황과 그 해소 방안에 대해 글로 소개하기’로 정하고, 영어 글쓰기 과정 자체를 자기관리역량(특히 스트레스 관리) 함양으로 설계했다. AI 도구로는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인공지능교육서비스로 제공하는 Plang스쿨을 선택하여 학생들이 개별 맞춤형 피드백을 적시에 바로 받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영어과 성취기준인 ‘[9영04-01] 일상생활에 관한 주변의 대상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문장을 쓸 수 있다’와 ‘[9영04-02] 일상생활에 관한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을 쓸 수 있다’를 바탕으로 설계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영어과 성취기준으로는 ‘[9영02-02] 대상이나 인물의 감정을 묘사한다’, ‘[9영02-04] 친숙한 주제에 관해 경험이나 계획을 설명한다’를 근거로 설계하였다(현재 중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어 중학교 2학년 수업을 준비할 때 2022 개정 교육과정도 고려하여 설계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 각자가 스트레스와 관련된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영어로 구조화하고, 그 과정에서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 전략을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을 수업의 핵심 가치로 삼았다. 1차시 _ 스스로 현재 위치 확인하기 수업 첫 시간은 학생 스스로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데서 출발했다. 간단한 진단 문항으로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 그때 드는 감정을 적게 했다. 응답 결과는 클래스 핑퐁을 활용하여 워드클라우드로 시각화하였다. 워드클라우드의 큰 글자로 떠오른 단어들을 보며 학생들은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 비슷하네”라며 서로의 경험을 비교했다. 한 학생은 “I feel tired after I finish my academy”라고 썼고, 다른 학생은 “I am nervous when I have tests”라고 적었다. 이 과정은 단순한 브레인스토밍을 넘어, 자신의 감정을 편안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언어로 표현하는 첫 연습이었다. [PART VIEW] 학생들은 자신이 느낀 감정과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면서 ‘ChatGPT에게 물어봐도 되나요?’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다른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였다. 그때마다 나는 “정답은 없다. 너의 하루에서 솔직히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려보고,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이야기해 보자”라고 안내했다. 그리고 영어 실력이 부족한 느린 학습자들에게는 “I feel ~ when…”, “When I…, I usually feel…”, “I am stressed after ~” 같은 sentence phrase를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파파고(Papago) 같은 번역기가 아닌 메리엄 웹스터 어린이 학생 사전(Merriam Webster Student Dictionary for Kids)를 사용하게 하여 모르는 단어는 크롬북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몇몇 느린 학습자들은 “이걸 어법적으로 완벽하게 써야 하나요?”라고 물었고, 나는 “영어는 도구일 뿐이야. 어법은 틀려도 돼. 영어로 너의 하루 중 스트레스받는 상황과 그 감정을 표현해 보는 경험이 중요한 거야!”라고 답했다. 브레인스토밍 단계부터 학생들이 영어로 한번 표현해 보는 것은 이후 초안을 작성할 때 영어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한국어로 적어둔 메모를 영어로 옮겨 보되, 어법이나 단어의 완성도를 요구하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정확성보다 솔직함과 주제의 명확성이었다. 2차시 _ 좋은 블로그 포스팅의 특징 탐구 두 번째 시간에는 좋은 블로그 포스팅의 특징을 함께 탐구해 보는 활동을 했다. 스트레스 상황과 해소법을 다룬 블로그 포스팅 글 3편을 조별로 읽어보면서 블로그 포스팅 글이 다른 글 장르와 무엇이 다른지 비교하도록 하였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블로그는 제목을 보고 사람들이 읽을지 말지를 선택하기 때문에 제목을 흥미롭게 작성한다”, “블로그는 독자가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짧은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진이나 영상 활용이 많다” 등의 의견을 공유하였다. 이후 평가기준(내용·구조·언어형식)을 바탕으로 똑같은 3편의 글을 교사의 관점에서 채점해 보면서 어떤 글이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좋은 글인지 토의하도록 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평가 기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어떤 식으로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를 작성하고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해야 할지에 대해 학생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하였다. 3차시 _ 초안 작성 세 번째 시간은 본격적인 초안 작성 시간이었다. Plang스쿨의 Writing 기능에 접속하여 학생들이 초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초안 작성 완료 후 제출하여 Plang스쿨의 AI 피드백을 받아 보게 했다. AI 피드백을 학생들이 확인하기 전에 AI의 할루시네이션 효과에 대해 안내하였다.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ChatGPT가 ‘세종대왕의 맥북던짐 사건’에 대해 그럴듯하게 거짓말을 사실처럼 설명하는 예시를 보여주며 AI가 거짓으로 서술할 수 있으므로 AI 피드백에 대한 비판적 수용을 강조하였다. 4차시 _ AI 피드백과 교사 피드백을 확인하여 퇴고하기 네 번째 시간에는 AI 피드백과 교사 피드백을 확인하여 학생들이 퇴고하는 시간이었는데 학생들이 AI 피드백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초안 작성 후 종이에 퇴고할 때 자신의 글에서 AI 피드백을 수용한 부분을 밑줄치고, 왜 수용하였는지 자신의 이유를 종이 뒤에 적도록 하였다. 예컨대 “I feel bad”라는 문장을 “I feel overwhelmed”로 확장하자는 제안에 대해 어떤 학생은 “overwhelmed는 자신의 느낌과는 다르다며 수용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였다. 자신이 의도한 것은 ‘압도되어 긴장된다’라는 느낌보다는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라는 느낌에 가깝다고 이야기하였다. 교사 피드백과 AI 피드백을 비교하였을 때 AI는 문법과 표현, 연결어 제안을 구체적으로 제공했고, 교사 피드백에서는 논리 전개의 타당성과 사례의 적절성, 독자 고려를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AI 피드백이 언어사용 측면에서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다 보니, 교사는 학생들에게 글의 논리성이나 구체성에 대해 피드백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어 보다 양질의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었다. 퇴고는 Plang스쿨이 아닌 종이에 직접 학생들이 작성하였다. 종이에 작성함으로써 학생들이 언어사용이나 구조적인 특징을 체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퇴고 이후 동료평가를 실시하였는데 교사가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제작한 체크리스트(내용/구조/언어 사용/연결어 사용 등)를 활용해 작성한 학생이 평가 기준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에게 동료평가를 할 때 본인의 피드백이 작성한 학생의 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책임 있는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 안내하였다. 5차시 _ 자기 성찰일지 쓰기 다섯째 시간은 학생 스스로의 성찰로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최종 글에 대한 교사의 피드백과 AI 피드백을 확인 후 성찰일지(Reflection Sheet)를 작성했다. 성찰일지에 사전에 질문을 제시하여 학생들이 질문에 답변하면서 스스로 성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성찰일지 질문에는 ‘AI 피드백과 교사 피드백을 비교하였을 때 영어글쓰기에서의 나의 강점과 보완할 점은 무엇인가요?’, ‘나의 보완할 점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학습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하시오’와 같은 스스로의 학습결과와 과정을 돌아보는 질문들이 있었으며 Lesson 1을 처음 시작할 때 제시하였던 탐구 질문 중 논쟁적 질문인 ‘Is it possible to truly express myself in an unfamiliar language like English?’(‘영어처럼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자신을 표현할 때, 진짜 나를 보여줄 수 있는가?’)에 대해 답하도록 하였다. 이후, 이 활동에 대한 마지막 소감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의 변화는 성찰기록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한 학생은 마지막 소감에서 “이번에 블로그를 쓰면서 내가 친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생각보다 많이 받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다른 애들도 비슷해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었다. 블로그 포스트 특징을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구조대로 쓰니 글쓰기가 더 쉬웠고 Plang스쿨 Writing 피드백 덕분에 글이 훨씬 좋아졌다. 다음에는 ○○처럼 피드백을 여러 번 받아야겠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학생은 자신의 보완할 점과 앞으로 학습계획으로 “모든 문장을 ‘I’로 시작하는데, AI 피드백이 다르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앞으로는 영어로 된 동화책을 한번 읽어보면서 다양한 문장구조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라고 작성하였다. 논쟁적 질문의 경우에는 의견이 다양했다. 어떤 학생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속이 쓰리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는데 영어에는 딱 맞는 표현이 없었다. 한국어로는 내 생각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데 영어는 아직 익숙하지도 않고 한국어와 많이 달라서 내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데 완벽하지 않다”라고 이야기하였으며, 다른 학생은 “어법이 완벽하지 않아도 최대한 나의 감정을 전달하려고 노력하면 영어·한국어 상관없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과정에서의 어려움 이번 영어표현수업 이후 교사로서의 성찰도 분명해졌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영어로 표현하며 깊이 있는 자기성찰을 수행했음을 확인했다. 특히 ‘블로그 글의 특징 분석 → 평가 기준 분석 → AI·동료·교사 피드백 병행’이라는 흐름은 학생들의 쓰기 전략과 자기조절적 학습능력을 확실히 키워 주었다. 다만 최종 결과물을 종이에만 묶어 두지 말고, 실제 블로그나 학급 온라인 공간에 올려 댓글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순환을 끝까지 경험하게 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는 이 부분을 보완해, 학습경험이 학생들의 일상과 더 촘촘히 연결되도록 할 계획이다.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있었다. 첫째, 시간 관리 문제다. AI와 동료 피드백을 모두 거치다 보면 수업시간이 빠듯하였다. 둘째, 학생들의 학습격차였다. 본교 학생들의 영어 수준은 중학교 평균적인 영어 수준보다 높아 대체적으로 영어 문장 작성은 어렵지 않았지만, 일부 문장 쓰기가 어려운 학생에게는 블로그 글의 template과 sentence phrase을 제공했다. 빠른 학생에게는 어휘 수준과 글의 톤 조절(공손·격식·친근)을 교사 및 AI 피드백에서 제안했다. 셋째, 정서적 민감성 문제다. 혹여 개인사가 담긴 민감한 내용이 공개될 수 있기에 학생들에게 동료평가를 할 때 최대한 다른 학생의 글에 대해서는 비밀을 유지하도록 강조하였다. 공개하기를 꺼린 한두 명의 학생은 자기평가로 대체하였다. 스트레스 관리 과정 이 프로젝트가 SEL의 자기관리역량, 특히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길렀는지, 과정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자기인식 단계에서 워드클라우드와 진단 문항을 활용했다. 학생은 자신이 언제,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생각하고 영어로 표현하면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감정어휘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결과 ‘annoyed, exhausted, nervous, relieved’ 같은 단어가 학생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기 시작했다. 둘째, 전략탐색 단계에서 샘플 블로그 글 분석과 평가 기준 분석이 도움을 주었다. 좋은 글의 기준을 스스로 정리하며, 타인의 전략을 자기 언어로 재구성했다. ‘도입에 질문/경험/통계 중 하나를 쓰자’, ‘본문 단락마다 연결어를 최소 한 번은 사용하자’와 같은 규칙이 학생들한테서 나왔다. 셋째, 실행과 조정 단계에서는 AI와 동료, 교사의 다층 피드백이 학생들이 글을 쓰는데 개별 맞춤형으로 도움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피드백을 비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선택적으로 수용하여 자신의 글을 고쳐 나갔다. 넷째, 성찰 단계에서 최종 성찰을 통해 활동 이후에도 행동 변화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 학생들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보완할 점을 작성하고 이후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진단·탐색·실행·성찰의 사이클이 글쓰기 전 과정에 배치되면서, 영어과 수업은 자연스럽게 스트레스 관리 역량을 키우는 장이 되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교실의 말투였다. “선생님, 이거 맞아요?”라는 질문이 줄고, “선생님 AI 피드백에서 이 문장에서 too보다는 very가 더 적절하다고 했는데 그 차이가 궁금해요?”, “여기서 However보다 Besides가 더 낫지 않을까요?” 같은 문장이 늘었다. 언어 선택의 주도권을 학생이 쥐자, 글은 빠르게 ‘본인다운 글’이 되었다. 동시에 정서적 차원에서도 ‘나만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 게 아니다’라는 공감이 형성되었다. 워드클라우드에서 시작된 작은 공감의 씨앗은 동료평가에서 다른 학생의 글을 읽으면서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의 분위기로 확장되었다. 영어과에서 SEL, 특히 스트레스 관리를 다루는 일은 결코 부수 활동이 아니다. 코로나 이후 심리·관계회복의 필요,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기관리·디지털 시민성 요구, 학교폭력 예방과 학급문화 회복, 미래역량·학업성과와의 직접적 연계, 2022 개정 교육과정 등 정책적 강조가 맞물리며 최근 사회·정서학습이 더욱 중시되고 있다. 영어과는 특히 도구교과이므로 주제 선정에서 다른 교과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따라서 사회·정서학습을 융합한 수업설계가 조금 쉬운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충청북도교육청 소속 사서교사 연구회 ‘탐탐’은 학교도서관이 교과수업과 긴밀히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수업 모델을 개발하고자 결성된 모임으로, 8명의 사서교사와 5명의 일반교사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연구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핵심 아이디어와 전이를 중심으로 초·중·고 교과와 연계한 협력 수업을 기획하며, 학교도서관이 단순한 자료실을 넘어 협력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 발달을 도와주는 지혜의 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 나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본교 ‘생태와 환경’ 교과교사(이원택)와 함께 학교도서관 협력수업을 운영하였다. 이번 수업은 새롭게 개정된 2022 교육과정의 핵심을 반영하여 설계되었다. 2022 개정교육과정은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학생이 교과의 핵심 개념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새로운 상황과 문제해결에 적용(전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핵심 아이디어(Big Ideas)’를 중심으로 학습을 조직하고, 학생이 지식을 자기 삶과 연결하며, 실천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이다. ‘생태와 환경’ 과목은 자연과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과정을 이해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교과다. 나는 이 과목이 가진 본질적인 성격이 학교도서관과 만나면 훨씬 깊이 있고 풍부한 학습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교실 안에서 개념을 배우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자료를 스스로 탐색하고,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창작과 독서활동으로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내용을 삶의 맥락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PART VIEW] 첫 번째 협력수업 _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창작 수업 첫 번째 협력수업은 생태 감수성을 함양한 ‘시·에세이 쓰기’였다. ● 1·2차시 _ 돌실공원 견학 1·2차시에는 돌실공원을 견학하여 학생들이 직접 자연을 관찰하고 생태계를 몸소 경험하도록 하였다. 단순한 견학에서 그치지 않고, 공원 내 쓰레기를 줍는 ‘줍깅(플로깅)’ 활동을 함께 진행하여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체험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자연과 환경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느낀 경험은 학생들에게 교과서에서 배운 생태 개념을 살아 있는 지식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되었다. ● 3차시 _ 본격적인 창작 수업 진행 3차시에는 도서관으로 이동하여 본격적인 창작 수업을 진행했다. 나는 사서교사로서 ‘시와 에세이의 개념과 특징 및 글쓰기 방법을 안내하고, 도서관 서가에 비치된 다양한 시집과 에세이를 함께 살펴보며,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표현 방식을 탐색하도록 도왔다. 학생들은 자신이 관찰하고 느낀 자연의 모습을 어떤 언어로 표현할지 고민하며 창작의 방향을 정리했다. ● 4차시 _ 돌실공원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여 시·에세이 쓰기 4차시에는 학생들이 돌실공원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해 시와 에세이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스마트폰과 크롬북을 활용하여 사진을 정리하고, 관찰한 동식물이나 자연의 변화를 글로 풀어내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창작의 주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인공지능 도구 사용은 금지하였고, 학생 각자의 시선과 언어로 생태계를 표현하도록 했다. ● 5차시 _ 시 낭독회와 발표회 5차시에는 완성된 작품을 리로스쿨 플랫폼을 통해 제출하고, 시 낭독회와 발표회를 열어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며 감상을 나누었다. 이 창작 수업은 학생들에게 ‘생태계’라는 개념을 단순히 지식으로 아는 것을 넘어 몸으로 경험하고 감성으로 표현하는 기회가 되었다. 학생들은 자신이 직접 본 자연의 모습과 느낀 감정을 언어화하는 과정에서 생태 감수성을 기르고, 개념을 자기 언어로 재구성하는 힘을 키웠다. 두 번째 협력수업 _ 독서를 통한 사고 확장 ‘KWL 전략’ 활용 두 번째 협력수업은 환경 주제 독서활동이었다. 나는 학생들이 생태와 환경에 대한 지식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하고 사고를 구조화할 수 있도록 KWL 독서전략을 도입했다. ● 1차시 _ ‘지구 생태계와 우리 삶은 지속 가능한가?’ 학습토론 1차시에는 ‘지구 생태계와 우리 삶은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학습토론이 이루어졌다. 지속가능한 발전(SDGs)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사례를 공유하여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수업하였다. 지구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 시민의 역할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2차시 _ KWL 전략 구조 설명 2차시에는 KWL 전략의 구조(K: 이미 알고 있는 것, W: 알고 싶은 것, L: 배운 것)를 설명하고, 이를 활용해 독서기록장을 작성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이 전략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개념 기반 학습’을 전이와 연결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학생들은 책을 읽기 전에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점검하고, 새롭게 알고 싶은 내용을 설정하며, 읽은 후에는 얻은 지식을 정리하고 요약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를 체계화했다. ● 3차시 _ 관심 있는 도서 선정하여 읽기 3차시에는 도서관에서 각자가 관심 있는 도서를 직접 선정하여 읽는 시간을 가졌다. 생태계의 다양성, 기후 변화, 인간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들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여 학생 주도성을 높였다. ● 4차시 _ 독서기록장 작성 4차시에는 독서기록장을 작성하며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구조화하고, 발표시간을 통해 서로의 독서 경험을 공유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중요한 내용을 발표하며, 서로의 시각과 생각을 비교하며 사고의 폭을 넓혔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한 독서 감상에서 벗어나 정보를 선별하고 조직하는 능력, 핵심 개념을 추출하고 이를 자신의 지식 구조에 연결하는 능력을 키웠다. 또한 다양한 정보원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재구성하는 경험을 통해 정보 문해력과 사고력을 함께 신장시킬 수 있었다. 도서관과 교과의 만남이 만든 배움의 확장 이번 ‘생태와 환경’ 협력수업을 진행하면서 필자는 학교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학습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지혜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도서관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탐색과 비교, 분석, 재구성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학습 허브 역할을 했다. 자료를 기반으로 한 탐구학습, 창작과 독서활동, 발표와 공유까지의 전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교과서 속 개념을 삶과 연결하며, 배운 지식을 새로운 맥락에서 활용하는 전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생태와 환경’ 교과는 지식의 습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과목이다. 생태계를 몸으로 느끼고, 환경문제를 직접 관찰하며, 그 속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토론하는 경험이 필수적이다. 도서관과의 협력수업은 이러한 과정을 자연스럽게 수업 속에 녹여냈고, 학생들이 교과의 핵심 개념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실제 삶의 문제해결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생태와 환경 과목뿐 아니라 다른 교과와도 협력하여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수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도 학교도서관은 교과수업과 연계하여 학생들이 핵심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사고를 확장하고, 전이를 경험하며, 삶과 연결된 배움을 실현하는 학습공간으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숫자가 말하지 못하는 교육 현실 2025년, 한국 교육의 화두는 단연 학령인구 감소다. 초·중·고 학생 수는 10년 사이 100만 명 이상 줄었다. 단순히 계산하면 교원 정원도, 초·중등교육 예산도 줄이는 것이 맞아 보인다. 그러나 교실의 현실은 정반대다. 여전히 과밀학급은 줄지 않고, 소규모학교는 급증하며, 다문화학생, 기초학력 보장, 고교학점제 운영 등 질적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이야기를 해도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육재정 축소와 그에 따른 교원정원 감축이라는 단순 논리를 이기지 못한다. OECD 교육지표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 대비 교원 수’만으로는 한국 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기 어렵다. 교원 정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교육의 질·형평성·미래 대응을 결정하는 전략적 자원이기 때문이다. 교원 정원을 둘러싼 다층적 모순 ● 경기도 교실, 여전한 과밀과 불안정한 정원 경기도는 교원 수급 불균형의 전형을 보여준다. 2025년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1.7명, 중학교는 25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각각 2.3명, 2.1명 많다. 전체 학급의 23.7%가 과밀학급(27명 이상), 그중 10.9%는 초과밀학급(34명 이상)에 해당한다. 정원이 부족해 매년 수천 명의 기간제교사가 충원된다. 2025학년도 기준 경기도는 전국 대비 58% 수준의 기간제교사를 배정받았다. 교육현장은 “교사 숫자는 맞추지만, 정규 교원이 아닌 임시방편”이라며 불안감을 호소한다. “과밀학급 문제는 단순히 아이들이 좁은 교실에 모여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개별 학생 지도가 어렵고, 안전사고 위험까지 커집니다. 그런데도 기간제교사로 버티라는 건 현장을 외면한 처사입니다.”(경기도 A 초등학교 교사) ● 소규모학교 증가와 교과 운영의 위기 반대로 농산어촌 지역에서는 소규모학교가 급증하고 있다. 경기도 초등학교의 17%, 중학교의 5%가 학생 수 100명 이하다. 교사가 최소 인원만 배치돼 전 과목 개설이 어렵고, 전보 갈등도 심화된다. “신도시 개발로 학생 수가 급격히 줄면서 교사들이 과원으로 전보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교사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고, 교육공동체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B 중학교 교사) ● 고교학점제와 다문화, 새로운 수요의 폭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고교학점제는 교사 부족 문제를 구조적으로 드러낸다. 일반계 고교의 평균 개설 과목 수는 60.5개에 이르지만, 교사 수가 한정돼 있어 학생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순회교사 확대 요구도 정원 부족으로 제약을 받는다. 교육부가 올해 중등교원 1,600명을 더 뽑겠다고 했지만, 현장은 ‘학교당 0.28명’ 늘어난 수준이라며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문화학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 다문화학생은 2025년 기준 5만 7,000명으로 전국의 28%에 달한다. 언어·문화 지원을 위해 더 많은 교사가 필요하지만, 정원 배정에는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언어 장벽 때문에 맞춤형 지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원은 학급 수만 기준으로 산정되니, 지원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다문화교육 담당 C 초등학교 교사) ● OECD 지표가 놓치고 있는 맹점 그러나 OECD 교육지표는 학생 수 대비 교원 수, 학급당 학생 수 등을 단순 비교한다. 그러나 한국은 과밀학급과 소규모학교가 공존하고, 다문화·기초학력·AI교육 같은 질적 요인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OECD 평균을 단순히 따라가면 안 됩니다. 우리 사회의 특수한 교육 수요, 즉 과밀·소규모·다문화를 고려하지 않은 지표는 현실을 왜곡합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9월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전략포럼 발표 내용 중) “인구가 줄었다고 교육비나 교사를 줄여야 한다는 건 일차원적입니다. 학생이 줄었다고 바로 교사를 줄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늘릴 땐 쉽게 늘릴 수 있어도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경기도는 중학교 과밀학급이 60%가 넘습니다. 35명 들어찬 교실에서 맞춤형교육이 가능하겠습니까? 농촌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도 지역공동체를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합니다. 학교를 없애면 지역이 사라집니다. OECD와 단순 비교도 문제입니다. 우리는 휴직교사·비교과교사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실제와 맞지도 않습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9월 23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린 제4회 교육정책네트워크 토론회 발표 내용 중) 임태희 교육감의 지적대로 정책의 자기모순도 겹친다. 정부는 지역소멸 위험을 이유로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그러나 학교의 학생 수 감소는 곧바로 교원 감축과 교육재정 축소의 논리로 연결된다. 같은 인구 감소를 두고 상반된 잣대를 들이대는 셈이다. 특히 OECD 교육지표 교사 수는 휴직교사와 기간제교사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국가별 교사의 고용 형태(정규직·계약직)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우리나라 교사는 정규직이라서 휴직 시 대체 기간제교사를 고용하므로, 전체 교사 수에 휴직교사와 기간제교사 수가 중복 산출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셈할 수는 없으며, 셈할 수 있는 것이 전부 가치 있는 것도 아니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은 한국 교육정책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비춘다. 단순한 숫자의 감소에 매달리기보다, 그 속에서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는 것이다. 숫자 아닌 교육권 _ 교원 정원 개편의 골든타임 교원 정원의 역설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교육의 질과 미래를 좌우하는 구조적 과제다. 단기적으로는 과밀학급 해소와 정규 교원 확충이 시급하며, 중기적으로는 교원 정원 산정 방식을 학생 수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과 교육과정 다양성, 학생 배경을 반영하는 질적 기준으로 전환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안정적 교육재정 보장과 고등교육 공공지출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부는 정원 기준 개혁과 미래 교육 대비 교사 재교육을 주도하고, 시도교육청은 지역 맞춤형 교원 배치와 다문화·특수교육 지원을 책임져야 한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교육재정 개편과 고등교육 공공지출 확대를 입법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재정 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협력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컨트롤타워로서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정할 때 정책은 일관성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학생 수 감소를 곧장 감축의 근거로 삼는 것은 아인슈타인이 경고한 ‘숫자의 함정’에 빠지는 것과 다름없다. 학령인구는 빠르게 줄고 있지만, 교실의 현실은 단순한 숫자 감소와 다르다. 지난 5년간 학생 수는 6% 줄었으나 교사 수는 5% 줄었고, 학급 수는 1.4% 감소에 그쳤다. 이는 기초학력 미달, 다문화학생 증가, 고교학점제 시행 등 새로운 교육과제가 늘어나면서 교원의 역할이 오히려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원 정원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의 학습권과 지역공동체 유지는 국가적 책무다. 오히려 감소한 숫자는 한 명 한 명에게 더 깊이 투자할 기회다. 한국 교육이 이 역설을 기회로 전환할 때, 미래 세대는 더 튼튼한 교육 기반 위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교원 정원 개편은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과 미래를 지켜내기 위한 마지막 기회이자, 교육공동체가 함께 붙잡아야 할 골든타임이다. 숫자는 줄었지만, 교육의 책임은 줄어들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동시에 예측하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거나 특정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요구에 직면해 있습니다. 사회·정서역량으로 마음건강 챙기기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육의 역할에는 학생들이 사회·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포함되며, 궁극적으로는 융합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자기관리역량을 함양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여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긍정적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사회·정서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오늘날 학교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고, 사회적으로 학생들의 마음건강 문제가 점점 크나큰 우려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는 통계수치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행복보고서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OECD 38개국 기준 35위로 최하위권입니다. 더욱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학생자살사망사안보고서 분석 결과 대인관계의 어려움과 마음건강 문제로 고립감을 느끼는 학생들의 비율이 2019년 3%에서 2023년 21%로 급격히 증가했고, 자살 전 행동 변화가 거의 감지되지 않은 사례가 무려 72.9%에 해당된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고조시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교육목표는 단순히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목의 내용 학습에 국한될 수 없으며, 학생들이 자신의 마음건강을 챙기고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예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더욱 명확히 보여줍니다. 마음건강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 복합적인 개념입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마음건강이 좋지 않을 경우 불안·우울·자존감 저하 등의 문제로 인해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어려워지고, 이는 고립과 심리적 고통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마음건강은 사회성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고, 사회성과 인간관계는 마음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이를 위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마음건강·사회성·인간관계 교육은 상호 연결된 요소로서 각각을 강화하는 동시에,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기반을 제공합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조사에서도 학교교육의 가장 중요한 초점으로 ‘사회성 및 인간관계 교육’(25.2%)이 선정되었고, 응답자의 34.3%가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자기관리능력을 꼽았습니다(KEDI POLL, 2023). 이는 사회·정서역량 개발이 단순한 교육정책 제안이 아니라 실제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증명하며, 이에 따라 2026년까지 초·중·고 전 학년에서 사회·정서역량 수업을 15차시 이상 운영하도록 하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계획이 진행 중입니다.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융합교육 이러한 사회·정서역량 강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교육적 접근법은 바로 융합교육(STEAM)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융합교육은 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의 다섯 가지 학문 분야를 통합적으로 교육하여, 학생들에게 다양한 실생활 문제를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사고력과 응용력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는 오늘날과 같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요소를 이해하고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융합교육은 이러한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훈련할 수 있는 교육적 접근 방식으로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융합교육 페스티벌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교(서울개일초)는 2024년에 이어 2025년 4월 과학의 달에 융합교육 페스티벌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단순히 교과 내용을 배우는 데서 벗어나, 다양한 친구들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사회·정서역량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이 행사는 학생들에게 일회성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규교과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동아리활동과 연계하여 스스로 계획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수반되었습니다. 더불어 행사 운영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학부모·예비교사와 같은 교육공동체 구성원들까지도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전 과정을 협력과 상호작용의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통합적 운영방식은 융합교육의 철학과 목표를 학교교육 전반에 녹여내며, 단순한 행사 이상의 교육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동아리활동을 통해 자신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팀원들과 함께 협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성과 협력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문제해결과정에서 발생하는 도전 상황에 직면하면서 학생들은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며 조율하고, 스스로의 의견을 표현하며, 소통능력을 향상시키는 경험을 했습니다. 즉 행사에 참여하며 학생들은 학업적 성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감을 키움으로써 단순한 체험프로그램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학교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행사 기획부터 실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이끌고 참여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고, 이는 본교의 학교문화에 풍요로움을 더하고 교육공동체의 협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더 나아가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행사에서 제공하는 체험프로그램과 관련된 팀프로젝트 활동을 하며 서로 협력하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소통능력을 체득함으로써, 사회·정서역량 교육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 또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고와 감정 조절을 훈련하며, 자기주도적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도전 활동에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함으로써 인내와 자신감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실질적인 융합교육 경험은 학생들이 사회·정서적 역량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식으로 익힐 기회를 제공하며, 나아가 학교가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돌보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돕는 통로로도 작용합니다. 본교는 앞으로도 사회·정서역량 강화와 융합교육의 결합으로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학습 효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교육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이는 학생의 개인적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국가 단위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교육혁신의 중요한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과학성취도는 세계 상위권을 차지하지만, 흥미와 자신감은 하위권에 머무는 ‘이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과학교육의 방향 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새교육은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이항로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황과 과제를 물었다.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황과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여기십니까. “교육부의 제5차 과학교육 종합계획(2025~2029)에 따르면 과학교육은 ‘미래 사회 핵심 역량 함양’을 목표로 설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학생들의 과학 흥미와 자신감이 낮고 실험·탐구 중심 수업이 부족해 탐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역 간 인프라와 교사 역량 격차도 큽니다. 융합형 교육은 아직 정착되지 못했고, 과학이 진로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실질적 동기부여가 약합니다. 시급한 과제는 우선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교실에서 직접 실험과 탐구활동을 확대해 ‘핸즈온(Hands-on)’ 중심 수업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둘째, 첨단 기자재와 실험실 확충, 교사 전문성 강화가 필요합니다. 셋째, AI·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과 연계된 융합형 과학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넷째, 과학기술 직업군과 연결된 콘텐츠로 학생들의 진로탐색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학생들이 과학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AI와 빅데이터 시대, 과학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까요. “지식 암기에서 문제해결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교과서 내용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환경문제나 AI 윤리, 데이터 분석 등을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다루며 실생활과 사회 문제를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STEAM(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 융합교육을 강화하고,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는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을 도입해야 합니다. AI를 단순히 소비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험 분석, 시뮬레이션 등에 적용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과학적 사고력과 윤리적 성찰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AI 기반 맞춤형 학습으로 전환하고, 가상실험(VR·AR)과 국제 공동 프로젝트 등 글로벌 협력도 확대해야 합니다. 미래 과학교육은 지식 전달을 넘어 융합적 문제 해결력, 데이터 활용 능력, 윤리적 사고를 기르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현행 교과과정이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충분하다고 보시는지요. “기초과학 개념학습, 탐구활동, 일부 STEAM 프로젝트 도입 등 기본 토대는 마련돼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입시 중심 평가로 인해 여전히 문제 풀이식, 정답 찾기식 수업이 지배적입니다. 교과내용이 AI·기후위기 등 사회 현안과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고, 데이터 기반 탐구 역량을 기를 기회도 부족합니다. STEAM이 행사성 수업에 그치거나 과목 나열에 머무는 경우도 많습니다. 평가 역시 지필시험 위주라 창의·융합역량을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보완하려면 교과에 AI·데이터 과학·환경윤리 등 미래 핵심 이슈를 포함하고 지역사회 문제해결 프로젝트와 PBL(문제기반학습)을 확대해야 합니다. 실험 데이터를 엑셀·파이썬·AI 도구 등으로 분석·시각화하는 훈련을 강화하고, 평가방식도 포트폴리오와 협력적 문제해결 과정 등을 반영하는 다차원적 체제로 바꿔야 합니다. 교사들이 AI와 융합수업 설계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수도 필요합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등)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높은 성취를 보이면서도 과학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은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입시 중심의 결과 위주 평가, 정답 암기식 수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 생활과 동떨어진 교과 내용이 원인입니다. ‘과학은 어렵고 틀리면 안 된다’는 문화가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립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실험·탐구 과정을 중시하는 수업과 평가로 전환해 학생들이 ‘성공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흥미 있는 사회·미래 이슈를 수업에 반영하고, 토론·프로젝트 수업을 확대해 탐구 중심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단계별 과제를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협동학습을 강화하며, 포트폴리오와 발표 등을 평가에 반영해 창의적 접근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학교 밖 과학관, 축제, 연구자와의 만남 등 체험 기회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교사들의 전문성 신장과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지원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미래 과학교육의 질은 교사에게 달려 있습니다. 단발성 특강이 아닌 지속적이고 심화된 연수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AI·빅데이터·기후위기 등 최신 과학기술과 교육 트렌드에 대한 연수를 정례화하고 프로젝트 수업·STEAM·디지털 실험 등 새로운 수업방식을 실습할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학교·지역 단위의 교사학습공동체(PLC)를 활성화해 수업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대학·연구소·기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합니다. 평가 전문성, 연구자로서의 교사 정체성 지원, 행정업무 경감과 실험실 환경 개선 등도 필수입니다. ‘지속적 성장 경로(CPD)’를 보장하는 체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대학입시에서 학생들의 과학과목 대신 사회탐구에 몰리는 이른바 ‘사탐런’ 경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과학과목이 어렵고 점수 따기 불리하다는 인식, 수능 반영 방식의 구조적 문제, 과학Ⅱ 과목의 난이도와 진로연계 부족, ‘과학은 전문가 영역’이라는 사회적 통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로 인해 과학 선택 학생이 줄고, 과학Ⅱ 과목 개설이 축소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려면 사회·과학 탐구 과목 간 난이도와 점수 체계를 조정하고 수능·대학 전형 방식을 개선해야 합니다. 수업은 탐구·프로젝트 중심으로 전환해 학습부담을 완화하고 과학이 이공계뿐 아니라 AI 윤리, 데이터 과학, 환경정책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진로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과학을 모든 시민의 기본 교양으로 인식하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중요합니다.”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단발적 사업이 아니라 과학교육 문화 확산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세우는 것입니다. 연합회를 ‘행사 연합체’가 아니라 과학교육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실천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겠습니다. ‘한국 과학교육 미래 비전 2030’을 공동 선언하고 교사 전문성 지원체계를 구축하며 학교와 사회자원을 연결하는 과학문화 네트워크를 만들겠습니다. AI·기후위기 등 미래 핵심 분야 중심의 차세대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국제 교류를 확대해 한국 과학교육의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크리처물의 거장으로 불리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재해석한 ‘프랑켄슈타인’은 어떤 모습일까? 넷플릭스에서 1,600억 원을 투입한 영화 프랑켄슈타인이 11월 7일 공개 예정이니 곧 확인할 수 있다. 극장산업과는 척지고 있던 넷플릭스가 이례적으로 10월 22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면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극장 관객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도 했다. 지난 9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로 첫 내한하여,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한국 관객을 최초로 만난 바 있다. GV에 참석한 관객 380명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퍼포먼스로 그의 내한을 고대해 온 팬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했다. 모두 알다시피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소설이 원작이다.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18세 소녀가 쓴 이 공포 소설은 당시 사회 정서상 익명으로 출간됐지만, 무분별한 과학기술 개발에 대한 비판부터 연구자의 윤리 문제, 창조자와 피조물 간의 관계, 어린 여성 작가라는 자전적 요소까지 투영되면서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1931년 개정판에서 메리 셸리가 저자 본명을 밝히면서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지만, 오늘날 SF 장르의 효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최초의 프랑켄슈타인 영화 제작자는 에디슨 이 매력적인 소설에 당대 최신 기술이었던 영화가 눈독을 들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 현재까지 프랑켄슈타인을 다룬 영화는 수십 편에 달한다. 처음으로 프랑켄슈타인을 스크린에 담은 이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발명가 에디슨이다. 1910년 10분 분량의 무성영화를 만들었는데, 인형을 불태우는 장면을 촬영해 필름을 역재생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프랑켄슈타인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본격 유성영화 시대가 열리자, 유니버설 픽처스가 1931년 제임스 웨일을 감독으로 내세워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었다. 당시 26만 달러를 들여 만든 이 영화로 북미에서만 1,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다. 유니버설 픽처스는 곧장 후속 영화 작업에 착수해 프랑켄슈타인의 신부(1935), 프랑켄슈타인의 아들(1939), 프랑켄슈타인의 귀신(1942) 등의 영화를 선보였다. 194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늑대인간·드라큘라 등 다른 크리처들과 이종 교배하는 영화까지 탄생했지만,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스토리는 메리 셸리의 원작 소설과는 거의 연관성이 없다. 그래도 1931년 프랑켄슈타인이 후대 영화들에 끼친 영향이 하나 있다. ‘프랑켄슈타인’ 하면 바로 떠오르는 ‘높은 이마와 나사가 박혀 있는 평평한 머리의 괴물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영화라는 점이다. 사실 원작 소설에서 괴물은 이성과 지식을 갖춘 존재로 묘사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자이고, 그가 만들어낸 피조물은 이름조차 없이 ‘그것’, ‘괴물’ 등으로 불리지만, 그 이미지가 워낙 강한 이유로 초기부터 지금까지 프랑켄슈타인을 괴물의 이름으로 착각하는 관객이 적지 않다(2014년 영화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에서는 아예 ‘아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으로 악마와 맞서 싸우는 전사로 나온다). 이후 상당 기간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의 전형적인 괴물 모습으로 활용됐고, 시체를 조합해 만들어낸 점을 부각하기 위해 피부를 초록색으로 표현하는 작품도 있었다. ‘푸르딩딩’한 피부와 머리에 나사 박힌 괴물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영화로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994)을 꼽을 수 있다. 배우 겸 감독인 케네스 브래너가 프랑켄슈타인 박사 역을, 괴물 역은 로버트 드 니로가 맡았다. 이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는 얼굴 곳곳에 굵은 바느질 선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비교적 원작 소설의 괴물 모습을 충실히 재현했다고 평가받았다. 원작에서처럼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에게 자신과 같은 신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고,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두려움에 못 이겨 죽은 약혼녀 엘리자베스를 살려내지만, 끔찍한 외모를 보고 불 속으로 뛰어들며 스스로 목숨을 버린다. 이후 프랑켄슈타인과 괴물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원작과는 다른 결말로 관객에게 충격을 줬다. 크리처물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프랑켄슈타인을 재창조하다 이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2025년 작품 프랑켄슈타인을 이야기할 차례다. 판타지·크리처물의 거장 델 토로 감독의 팬이라면 프랑켄슈타인이 감독 필생의 숙원이었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7살 때, 교회에 다녀온 일요일 오후 TV에서 프랑켄슈타인(1931년 작품)을 본 후, “저게 내 메시아고, 예수다!”라고 확신했다는 일화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지고 세상에 내버려진 존재’라는 점에서 공감했다는 그는 할리우드로 옮긴 후 여러 차례 필생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려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미국작가조합 파업, 제작사의 시리즈화 요청 등의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다. 2023년부터 작업한 넷플릭스에서 피노키오, 호기심의 방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제작한 후, 막대한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마침내 환갑을 넘겨서야 영화를 완성했다.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은 기존 영화들과 어떤 점에서 차별성이 있을까? 이번 영화에서 그는 천재적이지만 이기적인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극악무도한 실험을 통해 생명체를 탄생시킨다는 원작을 비교적 충실하게 따랐다. 적절히 각색된 부분도 있는데, 원작에서 프랑켄슈타인은 깊은 밤 공동묘지에 가서 시체 중 비교적 온전한 부분들을 떼어와 조합해 피조물을 만드는데, 델 토로 감독은 든든한 후원자를 통해 전쟁터에서 죽은 군인들의 시체를 대량으로 조달받는다. 이 점에서 원작의 프랑켄슈타인에게는 한 명의 미치광이 과학자가 연상된다면, 델 토로의 영화에서는 전쟁으로 막대한 이득을 보는 군수산업자로 인해 죄 없는 젊은이들이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벌판에서 죽어가고 있는 현실을 드러내며 사회적인 고발의 측면도 상기시킨다. 그렇게 탄생한 피조물은 과연 크리처물의 대가다운 솜씨가 충분히 발휘됐다. 델 토로 감독은 ‘신생아와 같은 모습의 피조물’을 상상하며 골상학과 해부학을 공부해 매끈한 피부에 키도 2m가 넘는 피조물을 만들어냈다. 기존 영화에서의 프랑켄슈타인들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지만, 물론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를 흉측하다며 피한다(원작의 설정과 동일). 기존 프랑켄슈타인과 다른 건 외모만은 아니다. 칼로도 총으로도 심지어는 다이너마이트로도 죽지 않는다. 소설 원작에서 피조물은 ‘생명체 안에 자체적인 전기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갈바니즘 이론으로 탄생하는데, 거대한 피뢰침으로 모인 번개 에너지로 생명을 부여받은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은 기존 괴물들에게서는 보이지 않았던 엄청난 재생 능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죽을 수 없는 불멸자의 고뇌와 슬픔이 더 깊은 절규로 다가온다. 또 하나, 이번 영화에서 델 토로 감독은 원작과는 다른 결말을 설정했다. 델 토로 감독은 1993년 데뷔작 크로노스부터 악마의 등뼈(2001), 판의 미로(2006), 셰이프 오브 워터(2018)와 같은 작가주의 작품과 더불어 블레이드 2(2002), 헬보이(2004), 퍼시픽 림(2013)과 같은 오락영화에서 일관되게 ‘부자(父子) 관계’에 대한 탐색을 거쳐왔다. 엄밀히 따지면 할아버지와 소녀, 계부와 딸 심지어 로봇(아들)과 조종사(아버지)처럼 전형적인 부자 관계가 아닌 영화도 있다. 하지만 델 토로 감독은 이런 유사가족의 형태까지 포함하면서 부자 관계를 계속해서 자신의 영화 안에서 은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델 토로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직접 속내를 밝혔다. “프랑켄슈타인이 나와 아버지 관계에 대한 우화라는 걸 수년간 만들면서 깨달았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내가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됐던 것처럼. 요즘은 많은 것이 이분법적이다. 사람이라면 아침에는 성인이지만 저녁에는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모습을 왜 용서하지 못할까? 프랑켄슈타인에서 그런 부분을 말하고 싶었다. 우리를 인정하자고. 아버지도 한 명의 사람이다. 그걸 인정한다면 우리는 우리 내면의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피조물 ‘그것’은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갈까? 델 토로 감독의 부자 관계에 관한 생각은 정말 바뀐 걸까? 궁금함은 넷플릭스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사진 제공·출처 ● 넷플릭스, 위키백과, 네이버 영화, 공식 예고영상 캡쳐
사이코패스는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우리는 종종 뉴스·드라마·다큐 등을 통해 어찌 사람이 이토록 끔찍한 짓을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이코패스를 접하곤 한다. 학교에서도 가끔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사이코패스 아냐?”라는 말을 하게 되는 학생을 만날 때가 있다. 특히 학교폭력 가해자 중엔 피해자가 울거나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상대방의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왜 울지?’라는 무심한 얼굴로 지루하다는 듯 딴짓을 하거나, 가해자끼리 서로 눈을 마주치며 히죽 웃기까지 한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모두 마음이 아픈 아이라며 마인드컨트롤 해보지만, 상담자도 사람인지라 치밀어 오르는 절망감·분노·안타까움·무기력감 등 복잡한 감정으로 하루 종일 정신줄을 놓곤 한다. 이들은 글러 먹은, 개선의 여지가 없는 아이들일까? 태어날 때부터 남달랐을까 아니면 자라온 환경이 이들을 괴물로 만들었을까? 최근 TV 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에 등장한 연쇄살인마 정이신은 ‘측은지심을 갖고 자란’ 아들에게 “핏줄은 의미가 없어. 넌 나랑 다른 사람이야. 난 그게 좋아”라고 말한다. 사이코패스 유전자가 있어도 환경에 따라서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연쇄살인마의 말은 ‘사이코패스를 연구하는 사이코패스 과학자’로 유명한 신경뇌과학자 제임스 팰런(James Fallon)의 세 다리 이론(Three-Legged Theory)의 핵심과 맥을 같이 한다. “내 뇌가 사이코패스였다” – 어느 신경뇌과학자의 고백 2005년 어느 날, 연쇄살인마의 뇌를 연구하던 팰런은 우연히 자신의 뇌 패턴이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뇌 패턴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동료들에게 설명하자 “어쩐지, 그래서 그렇게 공감 능력이 떨어진 거구나”는 반응을 보였다. 본인만 몰랐을 뿐, 이미 주변인들은 그의 남다름을 알아채고 있었던 것이다.며칠 뒤 팰런은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더 확인한다. 자신의 부계 혈통에서 악명 높은 친족 살해범과 흉악범들이 많았으며, 유전자 검사 결과 자신뿐 아니라 아버지와 형제들까지도 전사(戰士, warrior) 유전자, 즉 사이코패스의 피를 이어받았음을 확인한 것이다. 팰런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나쁜 짓을 한 적은 있어도 사이코패스라고 불릴 정도로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팰런은 자신의 삶을 찬찬히 되짚어봤다. 그리곤 마침내 자신이 사이코패스 뇌를 가졌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어린 시절부터 유사 폭탄 물질을 개발해서 불을 지르고 다니는 위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고, 장례식장에서 드레스를 입은 여자아이 시체를 보며 유가족에게 “드레스가 예쁘다”고 말할 정도로 공감 능력이 떨어졌으며, 중요한 약속을 어기거나 잦은 외도를 저질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음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성격을 돌아보며 감정적으로 냉담했고, 사람들의 슬픔에 무관심했으며, 사람을 조종하거나 경쟁에서 이기는 데서 큰 쾌감을 느껴왔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살인자는 아니지만, 형편없는 인간이었다. 조종하고, 경쟁하며, 감정적으로 얕았다. …(중략)… 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친절하다고 믿어왔지만, 그들로부터 내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감정적으로 무심한 사람인지 듣게 되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제임스 팰런, 괴물의 심연, p. 112~125 사이코패스 _ 정서의 다리가 무너진 사람 심리학에서 인간은 세 발 의자와 같다. 세상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힘은 옳고 그름을 생각하고 판단하는 이성, 공감하고 양심을 느끼는 정서, 인지와 정서의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이라는 세 가지 다리에서 나온다. 이 세 다리가 균형을 이루면 인간은 곧게 선다. 그러나 어느 하나라도 짧아지거나 부러지면 넘어지고 만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자 마사 스타우트(Martha Stout)는 저서 양심 없는 사람들에서 사이코패스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이코패스는 인간의 기본적인 억제 장치, 즉 양심이라는 안전장치가 결여된 사람이다.” 결국 사이코패스는 ‘정서의 다리가 무너진 사람’, 즉 머리(인지)와 손발(행동)은 있지만 가슴(정서)이 없는 사람인 셈이다. 이들은 인지와 행동의 다리는 정상적이거나 오히려 뛰어나기에 계산에 능하고, 사회적 규범을 흉내 낼 줄 알며, 말솜씨가 능숙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 계획도 치밀하다. 하지만 정서의 다리가 짧거나 부러져 있기 때문에 공감 능력은 현저히 부족하고,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위험 추구, 계획적 범행, 타인 조작을 하여 사회적으로 위험한 결과를 낳게 된다. “사이코패스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지만, 마음 이론은 유지된다. 그들은 타인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알지만, 타인이 느끼는 것을 함께 느끼지는 못한다.”- 제임스 팰런, 괴물의 심연, p. 88 팰런은 사이코패스의 핵심 특징을 ‘정서적 공감의 결핍’이라고 강조한다. 사이코패스는 ‘상대가 지금 겁에 질려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불안을 자신의 감정처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타인의 감정을 ‘머리로’ 이해할 수는 있는 인지적 공감(계산된 공감)은 할 수 있지만,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정서적 공감은 결핍되어 있다. 그래서 그들은 타인의 의도를 읽고 조종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타인의 고통에는 무감각하다. 사이코패스를 완성하는 세 가지 조건 그렇다면 사이코패스 유전자가 있는 팰런은 어떻게 범죄자가 아닌 대학의 교수가 될 수 있었을까? 팰런은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발현되려면 세 가지 조건, 즉 유전적·뇌신경학적·환경적 조건이 동시에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는 ‘세 다리 이론(Three-Legged Theory)’을 통해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더라도 모두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 유전적 다리 사이코패스 기질은 일정 부분 유전된다. 특히 ‘전사(戰士) 유전자’라 불리는 MAOA 변이가 충동성·공격성, 공감 부족과 관련 있다고 보고된다. ● 뇌 발달과 신경학적 다리 사이코패스의 뇌는 전두엽과 편도체의 비정상적인 활성화 패턴을 보인다. 이는 타인의 고통을 감정적으로 공감하지 못하고, 충동적 결정을 쉽게 내리는 원인이 된다. ● 환경적 다리 어린 시절 학대·방임·폭력적 양육 환경 및 사회적 배제 등 부정적 경험은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범죄로 이끄는 기폭제가 된다. 사이코패스 범죄자 중 70%가 유아기에 신체적·감정적·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답했다. 반대로 따뜻한 돌봄과 교육은 기질적 위험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팰런은 스스로를 ‘친사회적(pro-social)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 사이코패스 기질을 지니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무해한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유전적 다리와 뇌신경학적 다리를 가졌지만, 부모의 올바른 양육과 교육 덕분에 학습된 공감으로 ‘친사회적 사이코패스’가 되었다고 말한다. 즉 타고난 유전적 요인과 뇌신경학적 요인은 어찌할 수 없더라도 따뜻한 양육 환경과 관심·공감의 경험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결정적 다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는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졌지만, 그렇다고 사이코패스처럼 행동하지는 않는다. 사이코패스의 위험 요인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반사회적 사이코패스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자애로운 아버지와 통찰력 있는 어머니가 일찍부터 아들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아보고 잘 이끌어 주었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운명이 아니다. 그것은 취약성을 만들 뿐이며, 환경이 균형을 기울인다.”- 제임스 팰런, 괴물의 심연, 본문 요약 정리 환경적 다리를 가장 강력하게 지탱하는 힘, 교육 세 다리 이론은 결국 교육의 역할을 다시 묻게 한다. 교육 현장에서도 우리는 가끔 머리는 똑똑하지만, 마음이 제대로 자라지 않은 ‘정서적 공감능력이 결핍된 아이들’을 만난다. 시험 점수는 늘 상위권이고 또래보다 논리적·이성적이지만 친구의 아픔에는 무심한 아이, 무한경쟁 속에서 자신의 성취를 위해 다른 친구의 노력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아이, 따돌림 상황에서 웃으며 방관하거나 오히려 즐기는 태도를 보이는 아이, 교사에게는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이지만 뒤에서는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 인지와 행동의 다리는 길게 자랐으나, 정서의 다리가 짧아 불균형 상태인 이 아이들은 팰런은 이렇게 표현한다. ‘공감의 껍질은 남아 있으나 감정의 불꽃이 꺼진 상태’ ‘정서적 공감능력이 결핍된’ 아이들과 상담하다 보면 마음이 짠해지며 안타까움이 일어난다. 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상태도 잘 표현하지 못한다. 그저 “아, 모르겠어요. 그냥 짜증 났는데”라며 투덜거릴 뿐이다. 자기 감정도 모르는데, 상대방의 감정을 제대로 읽어낼 리 만무하다. “그 친구가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음, 기분 나빴겠죠, 뭐”라는 시큰둥한 답변이 돌아올 뿐이다. 안타까운 상황을 전해 들어도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 “어쩌라고? 내 알빠노(‘내가 알아야 하나?’의 의미를 지닌 신조어)”라며 무관심하다. 세 다리로 서 있는 사람은 어느 다리 하나라도 짧거나 부러져 있으면 작은 충격에도 쓰러져버릴 수 있다. 교육은 세 번째 다리, 즉 환경적 다리를 놓는 과정이다. 우리가 학생의 뇌와 기질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가 제공하는 환경(교육)은 그들을 올곧게 지탱하는 강력한 힘이 된다. 팰런 교수가 사이코패스 기질을 갖고 태어났지만, 부모의 관심과 학교의 올바른 교육이 버텨주면서 범죄자가 아닌 교수가 되었듯이 말이다. 모든 아이가 팰런처럼 ‘운’이 좋지는 않다. 대부분은 가정에서도 정서적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정이 하지 못한다면 교육기관 혹은 단 한 명의 지지자, 즉 아이가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면 세 번째 다리는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의 연쇄살인범 아들을 ‘측은지심’이 있는 형사로 키워 낸 최중호처럼 말이다.
‘월스트리트’는 오늘날 금융 중심가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통용되는 이름이다. 단순한 거리의 명칭을 넘어 전 세계 자본이 응집된 공간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단어는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비롯되었다.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와 금융기관이 모여있는 곳으로, 미국 경제를 넘어 글로벌 금융질서를 주도해 온 상징적 무대이다. 따라서 ‘월스트리트’라는 표현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이 아니라, ‘금융의 메카’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그렇다면 한국에도 이와 같은 ‘월스트리트’가 있을까?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심장부로 불릴 수 있는 금융 중심지는 어디일까?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바로 ‘여의도’이다. 여의도는 국회의사당과 방송국이 위치한 정치·언론의 무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증권사·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는 금융 1번지라는 점에서 ‘한국의 월스트리트’라 불린다. 실제로 한국 자본시장의 흐름은 상당 부분 여의도의 빌딩 숲에서 결정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여의도가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단순히 지리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그 배경에는 한국 경제 발전사와 맞물린 역사적 흐름이 존재한다. 이제 우리는 한국판 월스트리트, 여의도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자. 장마철만 되면 범람하던 모래섬에서 공군비행장으로 오늘날 여의도는 고층 빌딩과 금융기관이 늘어선 서울의 핵심지이지만, 개발 이전의 여의도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개발 이전의 여의도는 한강 한가운데에 자리한 모래섬에 불과했는데, 홍수가 나면 섬의 경계가 모호하게 될 정도로 자주 잠기는 땅이었다. 처음으로 이 일대에 관심을 둔 것은 1916년 3월, 일제강점기 때였다. 당시 간이 비행장이 필요했던 일제는 동쪽 끝에서부터 서쪽 끝까지 언덕 하나 없는 여의도에 주목했다. 당시 조선총독부에서는 여의도를 비행장 건립에 적합한 평지로 보고 여의도 비행장을 건설하였으며, 한국 최초의 비행장이 여의도에 세워지게 되었다. 이 비행장은 제국주의 침략을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지만, 1922년 4월 조선 최초의 비행사 안창남이 이곳에서 시범 비행을 펼치며 조선인들의 자긍심과 독립 의지를 고취하는 역사적 장소가 되기도 했다. 해방 이후, 이곳에는 대한민국 공군의 전신인 ‘국방경비대 항공부대’가 결성되면서 여의도는 한국 공군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1954년에는 ‘여의도 국제공항’으로 정식 개항하면서 민간 항공기능까지 맡게 되었다. 하지만 여름마다 반복되는 한강 홍수로 인해 공항 운영은 늘 어려웠다. 결국 1961년, 국제공항 기능은 김포공항으로 이전되었고, 1971년에는 공군기지가 성남 서울공항으로 완전히 옮겨가면서 여의도 비행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급격한 산업화와 인구 팽창으로 인한 대안, 여의도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반은 한국 사회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던 시기였고, 서울 역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주거지와 업무지 확장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은 사대문 안팎에 더 이상 주거지를 공급할 땅이 없다고 지적하며 서울시에 대규모 주택공급을 지시했다. 이 문제해결을 위해 서울시는 여의도에 주목했다. 여의도는 도심에서 멀지 않은 평지였기 때문에 활용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모래섬이었다는 점이었다. 서울시는 섬 둘레를 따라 제방을 쌓고 땅을 매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비만 오면 물에 잠기던 황량한 모래섬을 항상 물 위에 떠 있는 진짜 땅으로 바꾸려고 한 것이다. 밤섬을 폭파해서 만든 섬 여의도 개발을 위해 먼저 해야 할 것은 제방을 쌓는 일이었다. 하지만 제방 공사를 위해 필요한 대량의 모래와 자갈, 심지어 바위까지 확보하는 것은 그 당시 자원과 재원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먼 지방에서 이 자재들을 운반하게 되면 시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서울시는 현지조달, 즉 인근 지역에서 필요한 골재를 조달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었다. 이때 물색 된 현지 골재 조달지가 바로 인근에 있던 ‘밤섬’이었다. 밤섬은 여의도보다 지형이 더 높고 견고했으며, 큰 돌덩어리들과 자갈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섬이었다. 서울시는 1968년 2월 밤섬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했고, 여기서 나온 돌과 자갈로 여의도 주변에 제방을 쌓았다. 서울은 싸우면서 건설한다. 110일간의 미션 여의도 제방 공사를 시작했던 1968년 당시의 서울시장은 김현옥 시장이었다 그의 별명은 불도저 시장. 그만큼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행정을 펼치는 시장이었다. 여의도 제방 공사 역시 그가 추진한 대규모 개발 공사였다. 통상 2년 이상 걸릴 공사였지만, 여름 장마가 시작하기 전에 끝내야 했기 때문에 공기를 최대한 단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시의 우리나라 개발 자원과 기술은 거의 전무했고, 인력과 장비 모두 부족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1억 원 상당의 트럭 50대를 긴급히 구해 오기도 했었다. 그렇게 시작한 공사는 연 5만 8,400여 대의 중장비와 52만 명의 인력이 8시간씩 3개조로 24시간 내내 동원되었으며, 밤낮없이 작업이 이어졌다. 그 당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반포호텔이었는데, 그 건물 높이만큼의 모래 언덕이 여의도 전역에 440여 개나 존재했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이 모래 언덕들을 모두 사람이 지게로 날랐다는 것이다. 공사가 진행되던 시기에는 마포대교가 없었고, 임시 다리 정도만 있었는데 그 다리를 트럭이 지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래나 자갈 등을 섬 인근까지 트럭으로 운반하고, 섬까지는 모두 사람이 지게로 지고 나른 것이다. 이런 힘든 환경 속에서 인력을 총동원한 지 110일 만에, 1968년 6월 총길이 7.6km의 여의도 윤중제1는 완성되었다. 이 윤중제 덕에 여의도는 이제 한강 변의 저지대 침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안전한 택지로 변모하여 본격적인 도시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여의도가 ‘한국의 월스트리트’가 된 까닭 여의도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중 하나는 넥타이를 맨 증권맨과 ‘대한민국 최대의 증권가’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여의도가 한국의 월스트리트로 불리게 되었을까?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한국증권거래소의 이전이었다. 원래 명동에 자리하던 증권거래소가 여의도로 옮겨온다는 소식이 1974년부터 전해졌고, 1978년 증권감독원(현 금융감독원)이 여의도에 들어오면서 관련 금융기관과 증권사들도 속속 여의도로 모여든 것이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증권거래 대부분이 수기로 이루어져 처리 속도와 효율성이 낮았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전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졌는데, 이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려면 증권사·거래소·금융당국·은행 등 금융시장 핵심 기관들이 한곳에 모여있어야 했다. 그 최적의 장소가 바로 여의도였다. 물론 증권사들의 이전은 순탄치 않았다. 여의도는 모래땅에 사방이 물로 둘러싸여 접근성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받기도 했고, 풍수지리적 인식에서도 여의도를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경제 호황과 함께 업무 효율성 제고가 절실해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점차 증권사들이 여의도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 여의도 증권가는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대법원도 여의도에 세워질 뻔했다? 여의도의 가장 상징성 있는 건물을 떠올려보자면, 역시나 ‘국회의사당’이다. 여의도 개발계획 수립 당시 사대문 안에 있던 국회의사당을 옮겨오는 계획이 확정되면서 여의도 개발은 박차를 가하게 된다. 하지만 여의도 개발 초기에는 국회뿐 아니라 주요 권력기관과 외국 대사관까지 이전해 정치·행정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계획이 있었다. 서울시청·대법원·서울고등법원·대검찰청·서울고등검찰청 등 핵심 공공기관을 비롯해 미국·일본·영국·프랑스 등 주요국 대사관을 함께 옮겨 대규모 행정·법조타운을 조성하려 했다. 이는 사대문 안에 자리한 기존 주요 청사 및 대사관 부지를 재개발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은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법조인들을 비롯한 권력기관 관계자들은 “왜 우리가 신도시 같은 여의도로 가야 하느냐”라며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대사관 역시 이전에 부정적이었고, 결국 대규모 이전 계획은 무산되었다. 서쪽은 국회의사당, 동쪽은 시범아파트 서여의도에는 계획대로 국회의사당이 들어왔다. 일찌감치 여의도 이전을 확정한 국회사무처는 의사당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주변에 건물을 세우는 기업에 의사당보다 낮은 층고를 요구했다. 그 결과 여의도는 공원을 경계로 동쪽은 고층 아파트와 오피스가 즐비하고, 서쪽은 상대적으로 낮은 건물들이 배치된 ‘동고서저(東高西低)’의 독특한 도시 구조를 갖게 되었다. 이는 정치권력이 도시 공간의 형태에까지 영향을 미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동여의도의 행정·법조단지 계획은 무산되면서 재원확보를 위해 이 땅을 아파트 부지로 팔게 된다. 이때 들어온 아파트가 바로 여의도의 ‘시범아파트’이다. 시범아파트는 당시 기준으로 최첨단 주거 시설이었다. 연탄 대신 중앙난방식 보일러가 설치되었고, 건물 높이는 무려 12층으로 당시 한국에서 지어진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정부청사나 대형 백화점에나 있던 엘리베이터를 아파트에 도입하였는데, 시범아파트가 주택 단지로서는 두 번째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말 그대로 시범을 보일만한 아파트였다. 이러한 혁신적 시설 덕분에 시범아파트는 곧 여의도의 상징적인 주거지로 자리 잡았고, 그 뒤를 이어 삼익·대교·한양 등 민간 아파트 단지들이 연이어 건설되었다. 여의도 부동산의 특징과 미래 여의도 부동산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입지 가치’이다. 여의도 자체가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하나로 꼽히며, 광화문과 강남 역시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업무와 생활의 편리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또한 한강 변에 자리하고 있어 쾌적한 자연환경을 제공하고, IFC몰과 더현대 서울 같은 대형 생활편의시설은 일상에 풍요로움을 더한다. 이러한 입지적 장점들 덕분에 여의도는 오랫동안 전통적인 부촌으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다 보니 단점이라고 할 만한 것은 크지 않다. 아파트의 연식이 오래되었다는 점과 높은 집값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뿐. 현재 여의도 아파트들의 시세는 서울에서도 최상급에 속한다. 평당 1억도 훌쩍 넘는 가격인데, 평당 1억 이상의 가격을 유지하는 곳은 서울 내에서도 강남·서초·잠실·성수·용산 정도가 전부다. 즉 대한민국에서 가장 상급지로 손꼽히는 곳들이다. 여의도의 미래는 재건축과 도시 재편에 달려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 단지들이 차례로 재건축에 들어가게 되면, 여의도의 스카이라인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우리는 10년 후, 한강 변을 배경으로 다시 태어난 여의도의 웅장한 도시 풍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홍콩의 마천루 못지않은 아시아의 금융허브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학교는 학생을 교육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며 그 중심에는 가르침의 전문가인 교사가 있다. 학교교육은 교수자인 교사와 학습자인 학생이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만나 교수와 학습이란 상호작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교수와 학습은 동물과는 구별되는 인간만의 독특한 활동이다. 인간은 교수와 학습을 통해 문화를 전수하여 공동체를 유지·발전시키고, 보는 지식과 생각하는 힘 등을 익혀서 이 세상에 유일한 인간으로 재탄생하여 나만의 위대한 삶을 영위한다. 장학1은 이처럼 중요한 교사의 교수 역량 등을 높이기 위해 실시되며, 이때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은 존중될 때 그 효과가 크다. 그러나 과거의 교내 장학은 교사의 전문성 신장보다는 교원 평가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이런 교내 장학에 대하여 교사들은 형식적 절차로 인식하고, 거부감을 가지게 되어 장학을 둘러싸고 학교구성원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서이초 사태 이후 현안인 교권보호에 집중하다 보니 전문성 신장과 수업방법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장학은 순위가 밀려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장학의 본래 기능은 사라지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일부 학교들은 교내 장학의 본질인 수업방법 개선 등에 초점을 두고, 능동적인 문제해결중심의 집단지성 수업장학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지방 교육자치와 교육 분권화의 흐름 속에서 학교의 자율성과 책무성을 강화하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내 자율장학은 필수다. 학교장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자기결정·자기통제·자기책임을 바탕으로 교내 자율장학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는 곧 공교육의 신뢰 회복과 교권 확립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교내 자율장학의 의의와 유형 ● 교내 자율장학의 의의 교사들은 지적 수준과 주체성이 높은 집단이기에 존중받는 경험 속에서 수많은 관문을 통과하며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왔다. 따라서 이들은 성과나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자신이 주체가 아닌 단순한 객체라고 느끼는 순간, 과업에 대한 의미와 흥미를 잃게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교사의 특성상 교수·학습방법 개선은 외부의 지시나 통제에 의한 타율적 방식보다는 교사의 성찰과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 자율적 방식, 즉 자기장학이 효과적이다. 자기장학은 교사가 자기주도적으로 수업기술 향상과 전문성 신장을 추구하는 활동으로, 교내 자율장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내 자율장학이란 단위학교에서 교육활동 개선을 위해 학교장 중심으로 전체 교직원들이 상호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서로 지도·조언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 교내 자율장학의 유형 교내 자율장학은 운영 방식과 참여 형태에 따라 자체연수·동료장학·자기장학·수시장학·임상장학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유형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교내 자율장학의 활성화 방안 1) 장학 담당자의 역할 제고 ● 지원 중심의 장학을 통한 교사의 인식 전환 학교장을 비롯한 교내의 장학 담당자는 교내 자율장학이 활성화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 조성을 통해 교사들이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수·학습경험이 많고 능력 있는 교사들이 먼저 자기 수업을 분석하고, 이를 다른 교사와 함께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교내 장학 담당자는 장학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교사들과의 소통 강화를 통한 인간관계의 신뢰 형성과 행·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교내 장학 담당자가 유념해야 할 것은 교사들에게 부담은 매우 크지만 교수·학습방법 개선에 효과가 낮은 장학은 지속되기 어렵다. 고로 교사에게 부담은 적으나 교수·학습방법 개선에는 효과가 큰 장학을 시행해야 한다. 이런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장학을 통해 교사들이 교내 장학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해야 한다. ● 교사의 소명의식 제고를 통해 자기 장학의 활성화 교직의 특성상 교사들의 수업방법 개선은 궁극적으로 자발성을 내포한 자기장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교사는 한시도 배우는 일에 소홀함이 없는 자기장학을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서와 연구, 각종 연수와 학회 참여, 학위과정 이수 등을 통해 전문성을 꾸준히 신장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수자로서의 사명감과 역할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전제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학교 내에서 자기장학 활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따라서 교내 장학 담당자는 교사들이 자기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수·학습방법 개선에 진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어야만 한다. 2) 집단지성을 활용한 교내 자율장학 방안 ● 모두가 함께하는 집단지성의 자율장학 교사들은 매우 우수한 집단이나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공유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결과 수업방법에 대한 암묵지(tacit knowledge)2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신규교사나 젊은 교사들이 수업장학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낀다. 일부 교사들은 수업장학을 종종 도살장에 끌려가는 느낌으로 표현하곤 한다. 이는 수업장학이 수업자 한 사람의 몫으로서 작품 발표회와 같은 성격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자율장학은 ‘나 홀로 공연’이 아닌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시간’으로 전환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내 자율장학을 동학년·동교과가 중심으로 운영하여 교사들이 공동으로 연구문제를 설정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해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장학을 수업 전 활동, 수업활동, 수업 후 활동으로 나누어 단계별로 밀도 높은 협의가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하여 전 과정에서 집단지성이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 ● 동학년(동교과)이 하나의 교수·학습과정안 작성하여 수업하기 먼저 수업 전 활동에서는 동학년(동교과) 교사 모두가 참여하여 연구할 교과목·단원·차시를 정하도록 한다. 이후 공동으로 교수·학습과정안을 작성하여 수업 전에 제출하도록 한다. 수업활동은 공동으로 작성한 동일한 교수·학습과정안으로 하되, 먼저 수업한 교사의 수업을 참관한 후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여 자신의 수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수업 후 활동에서는 수업 전 설정한 연구문제와 수업 의도 그리고 실제 수업에서 느낀 점 등을 중심으로 협의회를 진행한다. 이때 장학 담당자가 지원해야 할 내용, 동료교사들이 알아야 할 내용 등을 함께 논의하는 공유 중심, 집단지성 중심의 수업 후 활동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협의한 결과를 중심으로 최종 교수·학습과정안을 제출하게 한다. ● 필요한 경우 외부전문가를 활용하기 예산이 확보되어 있거나 교사들의 요구가 있는 경우, 외부전문가를 불러서 수업 전 활동, 수업활동, 수업 후 활동 모두 또는 일부에 대해 멘토링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업 후 활동에서는 공동의 피드백뿐만 아니라 수업자에게 개별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장학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우리 학교에는 세 가지 보물이 있어요. 뭔지 아세요?” 교장실에서 만난 서울 성자초등학교 이은정 교장은 대뜸 기자에게 퀴즈를 냈다. 얼른 주위를 둘러보고 교문에 들어섰을 때 이후를 되짚어보았지만, 떠오르는 게 없었다. 둔한 관찰력을 자책하는 순간 이 교장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학교의 학생·교직원·학부모가 세 가지 보물이에요.” 듣고 보니 그렇다. 학교에 이보다 더한 보물이 따로 있을 리 없다. 구성원 모두가 가장 소중한 존재 아닌가. 기왕 한 방 먹고 시작한 김에 본격적으로 보물찾기에 나서봤다. 성자초는 최근 학부모 동의율 81%로 혁신학교 신청을 마쳤다. 단순히 제도 전환을 넘어, 학교를 이끌어가는 철학과 실천이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교장은 “학생의 꿈, 교사의 긍지, 학부모의 신뢰라는 세 축이 함께 움직이는 학교”라며 성자초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이 학교에 부임한 이 교장은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시절, 생태교육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교육정책에 탄소중립을 접목했고, 영국 BBC 등 세계가 주목한 농촌유학 프로그램도 그의 손을 거쳤다. ◇ 활발한 학생자치, 스스로 만드는 학교문화 성자초 학생들은 교내 자치활동을 통해 학교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신청곡 라디오 방송’은 학생회가 교내 방송을 이용해 직접 학생들의 사연을 받고 DJ처럼 진행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사연 속에는 부모님에 대한 감사, 또래 고민, 소소한 생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아이들만의 진솔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희망급식 조사’나 ‘학교폭력예방 캠페인’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획·실행한다. 중간놀이시간 ‘안전지킴이 활동’처럼 또래의 안전을 지키는 프로그램도 학생회 주도로 운영된다. 신입생 환영 영상 제작, 현장체험학습 참여 등에서도 학교자치의 힘이 드러난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스스로 학교를 꾸려간다는 자부심을 갖는다”며 “이런 경험이 민주적 공동체의식을 키우는 토대가 된다”고 말했다. ◇ 교사의 열정, 연구학교·선도학교로 이어져 학생을 중심에 둔 교사들의 적극적인 활동 역시 성자초의 큰 자산이다. 학교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각종 연구활동은 물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주저하는 법이 없다. 실제로 서이초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교사활동이 위축된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성자초는 오히려 연구학교와 선도학교 운영에 적극 나섰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연구학교를 거쳐 올해는 ▲기초학력 맞춤형 선도학교 ▲실천 중심 인성교육 운영학교 ▲IB 관심학교 ▲체험형 자원순환교육 실천학교 ▲서울학생 창업교육 중점학교 등을 운영 중이다. 특히 기초학력 보완에 힘을 쏟고 있다. 학년별 맞춤형 진단평가를 실시해 문해력·수리력 수준을 점검하고, 방과후 ‘키다리쌤’과 ‘맞춤형 코디 교사’를 배치해 보충지도를 진행한다. 1학년의 경우 한글지도 전담 인력을 별도로 배치해 초기단계부터 학습결손을 막는다. 이 교장은 “기초학력은 교육의 기본”이라며 “아이 한 명도 뒤처지지 않도록 교사들이 책임감 있게 지도한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다.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어린이날 등교맞이 행사를 하고, 스승의날이면 찾아가는 꽃 배달 서비스도 교사들이 직접 한다. 이 학교 배성호 교감은 지난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과학마술수업을 진행, 학생들이 딱딱하게 느끼는 과학을 마술로 풀어내 큰 호응을 얻었다. ◇ 학부모 자치와 신뢰, 학교 혁신 뒷받침 성자초의 또 다른 축은 학부모의 활발한 참여다. ‘책 읽어주는 엄마’ 프로그램부터 주말 한강 플로깅, 생태전환 역량 강화를 위한 현장 연수까지 학부모가 직접 기획하는 활동이 이어진다. 이러한 분위기는 혁신학교 신청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7월 실시된 학부모 동의율 조사에서 무려 81.5%가 혁신학교 전환에 찬성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면접관들이 학부모에게 높은 동의율의 이유를 물었더니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는 걸 체감했고, 학교의 방향을 믿고 지지한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 함께 만드는 학교, 더 넓은 성장 준비 성자초는 현장체험학습에서도 교사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최근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추세와는 달리 성자초는 예전보다 더 활발하다. 학교 측은 안전관리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안전요원을 추가로 배치하고, 교장이 직접 참석하거나 교감이 동행해 지원한다. “안전만 확보된다면 교사들이 아이들과 더 많이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성자초의 원칙이다. 성자초는 또 담임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학생 문제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학생 맞춤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교장·교감·담당부장이 사전 회의를 거쳐 대책을 세우고, 학부모상담과 외부 기관 연계, 예산 지원까지 이어간다. 이를 통해 학습·행동문제를 가진 학생들이 조기에 도움을 받고 있으며, 담임교사의 부담도 줄어든다. 특히 내년부터 제도화되는 ‘학생맞춤통합지원’을 선제적으로 시행해, 현재 학년별로 수혜 학생을 관리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도 학교의 체계적 지원에 신뢰를 보낸다. 학부모 민원이 줄어든 것은 당연한 결과. 게다가 성자초는 매년 4차례 ‘정기 정담회’를 열어 학부모 대표, 급식 모니터링단, 도서 명예교사 등 20여 명과 의견을 나눈다. 등굣길 교문맞이 활동에서도 교장과 학부모 간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학부모는 단순한 민원 제기자가 아니라 든든한 교육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이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학교는 민원을 제기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고민을 나누는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 특색 있는 교육활동 성자초는 특색있는 교육활동을 진행해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째는 독서교육이다. 학생들의 독서활동을 고취하기 위해 ‘독서생활상’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상은 성자초에서 학생들에게 주는 유일한 상이다. 그만큼 독서활동을 중시한다. 스토리텔링 수업, 작가와의 만남, 별빛 독서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독서습관을 생활화하는 것도 이 학교만의 특징이다. 두 번째는 생태전환교육이다. ‘에코리더스’ 동아리활동, 새활용 플라자 체험, 교육청 행사 참여 등으로 환경 감수성을 기른다. 세번째는 디지털교육이다. 3·4학년 자율시간에 ‘디지털 탐구생활’을 신설해 디지털 윤리와 활용 능력을 함께 가르치고, 학부모와 함께하는 ‘디지털 새싹 데이’를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창업 동아리활동이다. 5·6학년 학생들이 관심 분야를 탐구하고 아이템을 기획하며 진로와 연계된 창업 경험을 쌓는데 학생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기업가 정신을 느끼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성자초는 학생은 맞춤형 지원 속에 성장하고, 학부모는 학교 운영에 동반자로 참여하며, 교사는 전문성을 발휘해 교육혁신을 이어간다. 이 교장은 “소통과 공감으로 함께 만드는 미래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돕겠다”며 “교육공동체 모두가 주체가 되는 학교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주어진 임기 동안 아이들과 교사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학교는 교직원과 학생들이 소속되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공간이다. 또 학생들은 미성년자이므로 보호자들의 연락처와 인적 사항도 필요하다. 그렇기에 학교는 매우 많은 사람의 개인정보가 취급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경찰·법원 등을 비롯한 각종 기관으로부터 학교에 소속된 학생이나 교직원 등의 개인정보 등을 요구받는 일이 흔하다. 그럴 때마다 요청된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맞는지, 제공을 위해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지켜야 할 절차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한다. 관련된 규정부터 사례까지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자. 강제는 아니더라도 협조 권장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 어디인지, 형식이 어떤지에 따라 제공이 의무인지에 차이가 있다. 이중 학교로 개인정보를 요청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관인 경찰과 법원을 예로 보자. 경찰은 수사에 관한 조사를 할 수 있고, 공무소 기타 공사단체에 조회하여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구할 권한이 있다(「형사소송법」 제199조). 그러나 요구받은 기관에 제출 의무는 없어 학교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특별한 불이익은 없다. 다만 경찰은 신고된 사람의 인적 사항을 알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거나 혹은 수사를 위해 중요한 자료라면 법원을 통한 압수·수색 영장 등을 발부받아 강제로 집행할 수 있다. 법원을 통해 사실조회(「민사소송법」 제294조)나 문서송부촉탁(「민사소송법」 제352조)이 있는 경우도 많다. 이때 학교가 법원으로 요청된 정보나 자료 등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이에 대한 직접적인 불이익은 없다. 다만 중요한 사실에 대한 부분이라면 법원이 교직원을 증인으로 출석하게 할 수 있고, 이때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다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사실조회나 문서송부촉탁 외에 문서제출명령(「민사소송법」 제344조)도 있고, 여기에는 제출 의무가 있다. 그러나 학교가 소송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면 통상 문서제출명령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경찰에 대한 자료 제출 거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러 오거나, 법원이 교직원을 증인으로 소환하는 일은 드문 편이기는 하다. 그러나 공공기관인 학교로서는 직접적인 불이익과 무관하게 수사나 재판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위 기관에 협조할 의무 정도는 있다. 이러한 기관을 통해 제출되는 개인정보는 법적 근거가 있는 제공이므로 제출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생기지도 않는다. 제공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적어도 그 이유를 밝히는 편이 좋다. 제공 거부에 대해 종종 수사나 재판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직접 민원을 제기하며 ‘학교는 왜 자료를 숨기냐. 소극 행정이다’라고 하여 곤란함을 겪는 일들도 생길 수도 있다. 제공 절차에서 ‘동의’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 학교가 제3자로부터 학생의 성명이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정보 제공 요청을 받았을 때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은 제공에 대한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느냐는 부분이다. 그런데 사실 이는 큰 의미가 없어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의 제공에 대한 동의는 그저 ‘보내는 것에 동의합니다’라는 대답으로 부족하다. 법에서 정한 동의를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가 누구인지,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의 이용 목적은 무엇인지, 제공하는 항목은 무엇인지, 제공받는 자의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 등의 내용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이렇게 동의를 얻는 과정 자체가 학교에 상당한 부담일 것이다. 그런데 막상 「개인정보보호법」에는 당사자에게 제3자로부터 정보 제공을 요청받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거나 이에 대해 동의할 것인지를 물어봐야 할 의무가 없다. 그렇기에 예를 들어 학교가 ‘학생의 이름·주민등록번호·연락처를 알려달라는 경찰의 요청이 왔는데 제공에 동의할 건가요?’를 물어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가 동의를 받을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현황 그대로를 두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것인지, 제공하지 않을 것인지를 결정하면 된다.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의 근거 학교가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넘겨주는 것에 대하여 「개인정보보호법」에는 크게 2가지 근거가 있다. ‘수집한 목적 범위에서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와 ‘수집한 목적 범위 외에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이다. 먼저 ‘수집한 목적 범위에서 제3자에게 제공’은 대표적으로 ①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②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③ 명백히 당사자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신체·재산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이 있다(「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 제1항 제2호, 제15조 제1항 제2호·제3호·제5호). 다음으로 ‘수집한 목적 범위 외에 제3자에게 제공’은 대표적으로 ① 범죄의 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② 법원의 재판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③ 제3자 제공에 대한 법적 근거가 있는 경우 등이 있다(「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1호·제7호·제8호). 당연하겠지만 수집한 목적 범위 외에 제3자 제공은 당사자가 제공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제공의 근거가 법에 명확해야 하고, 특히 제공 이후 진행해야 할 후속의 절차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우선 학교현장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아래에서 보자. 학교현장에서 자주 묻는 사례 ● 학교폭력 관련 학생과 보호자의 개인정보를 교육지원청에 제공 학교폭력에 대한 사안조사와 그에 따른 학생 및 보호자의 면담은 학교폭력 관련 법령에 따른 학교의 의무이자 소관 업무이다. 따라서 그 업무의 수행을 위해 학생·보호자의 성명·주소·연락처와 관련 자료 등을 교육청에 제공하는 것은 ‘수집한 목적 범위에서 제3자에게 제공’이어서 가능하다. ● 아동학대범죄 신고를 위해 경찰에 보호자 인적 사항 제공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교원은 아동학대범죄 신고의무자다. 따라서 보호자에 의해 아동학대를 당하는 학생에 대한 신고의무 이행을 위해 피해자 학생의 성명, 가해자인 부모의 성명·주소·연락처 등을 경찰이나 아동보호시설로 제공하는 것은 학교의 의무이자 소관 업무이고, 당사자의 안전을 위한 것이므로 ‘수집한 목적 범위에서 제3자에게 제공’이어서 가능하다. ● 경찰의 학생 신상 확인 및 인적 사항 제공 요청 학교현장에서 가장 많은 질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학교 주변에 늘어난 무인 편의점에서 학생들이 계산하지 않고 가버려 절도 등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다. 경찰은 매장에서 촬영된 CCTV 영상 캡처본을 학교로 보내면서 촬영된 학생이 누구인지, 학생의 인적 사항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청하는 일이 많다.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학생이 누구인지 쉽게 특정할 수 있다면, 범죄의 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이므로 학생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와 보호자의 연락처 등을 제공하는 것은 ‘수집한 목적 범위 외에 제3자에게 제공’이어서 가능하다. 우리 학교 학생인지를 알기 어렵다면 어떻게 할까. 학생 수가 많은 학교라면 더욱이나 얼굴만으로 누구인지 알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전교 교직원에게 메신저를 돌려서까지 특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확인이 어렵다면 그 이유를 경찰로 회신하면 된다. ● 법원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 통상 법원에서 ‘사실조회서’라는 형식으로 학생이나 교직원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을 요청한다. 법원의 재판업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수집한 목적 범위 외에 제3자에게 제공’이어서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답신하는지 궁금해하는 예가 많다. 법원에서 요청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에 한정해서 간략하게 작성하면 된다. 조금 형식을 갖추겠다면 오른쪽 예시를 참조하도록 한다. ●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제출 요청 요즘 들어 건강보험공단이 학교로 학교폭력 관련 자료 등의 제공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었다.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난 뒤,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받아 본 적 있을 것이다. 진료비는 급여와 비급여로 나뉘고 급여 부분에서는 공단부담금과 본인부담금이 있다. 환자는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총액만 지출하면 되고, 나머지는 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지급한다. 건강보험공단은 학교폭력과 같이 가해자의 행위로 환자가 치료받아 공단부담금을 지출하게 된 경우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그렇기에 구상권 행사 등을 검토하기 위해 관련한 자료를 학교에 요청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건강보험공단의 업무수행을 위해서 공공기관 등에 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자료 제공을 요청받은 자는 성실히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이렇게 개별 법령에 근거가 있으므로 ‘수집한 목적 범위 외에 제3자에게 제공’이어서 제공이 가능하다. ● 개인정보 제3자 제공 이후 후속 절차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 범위에서 제3자에게 제공’한 경우라면 제공 이후 거쳐야 하는 특별한 절차가 없다. 당사자에게 ‘당신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했습니다’라는 안내 등도 불필요하다. 반면 ‘수집한 목적 범위 외에 제3자에게 제공’은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과 「개인정보 처리 방법에 관한 고시」에 따라 거쳐야 할 절차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제3자 제공에 대한 공고이다. 공공기관은 개인정보를 목적 범위 외에 제3자에게 제공한 경우 30일 이내에 제공한 날짜, 제공의 법적 근거, 제공의 목적, 제공한 항목을 관보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해야 한다(「개인정보 처리 방법에 관한 고시」 제2조). 학교가 관보를 운영하지는 않으므로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리는 방법을 사용하면 되고, 10일 이상 계속 올려두어야 한다. 다음으로 제3자 제공에 대한 장부도 보존해야 한다. 장부에는 제공한 개인정보 또는 개인정보파일의 명칭, 제공받는 기관의 명칭, 제공의 목적, 제공한 개인정보의 항목 등이 포함된다(「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15조). 이에 대한 서식은 「개인정보 처리 방법에 관한 고시」에 첨부된 서식을 참조하면 된다. 제공을 위한 전자결재 과정에서 만들어 첨부해 둔다면 별도 출력물로 보존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주의할 것은 ‘수집한 목적 범위 외에 제3자에게 제공’ 중에서도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에 제공한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위 두 가지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고, 당사자에게도 이를 알리지 않는 것이 좋다. 수사는 증거의 확보 등을 위해 은밀성이 필요하므로 당사자에게도 수사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일정 기간 알리지 않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13일 시행 예정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 유의 사항을 5일 안내한다. 수험생은 시험 전날 예비 소집에 반드시 참석해 수험표를 수령하고, 시험 유의 사항 등 각종 안내 사항을 전달받아야 한다. 또 수험표에 기재된 본인의 선택과목을 확인하고, 시험 당일 시험장을 잘못 찾아가는 일이 없도록 수험표에 기재된 시험장 위치도 사전에 꼭 확인해야 한다. 시험 당일에는 수험표와 사진이 부착된 유효기간 내의 신분증을 지참하고 오전 8시 10분까지 지정된 시험실에 입실해야 한다. 신분증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주민등록번호가 표시된 여권, 청소년증, 외국인등록증, 주민등록증·청소년증 발급신청확인서, 성명·생년월일·학교장직인이 기재된 학생증이다. 모바일 신분증은 안 된다. 수험표를 분실한 경우 응시원서에 붙인 사진과 동일한 사진(1장)과 신분증을 지참하여 시험 당일 오전 8시까지 시험장 내 시험 관리본부로 찾아가면 수험표를 다시 발급받을 수 있다. 사진이 없는 경우에도 시험 관리본부에 신고하면 임시 수험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휴대전화, 스마트기기, 통신(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이어폰, 전자담배 등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장에 반입할 수 없다. 시험장 반입금지 물품은 집에 두고 오거나 1교시 시작 전까지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제출해야 한다. 시험 종료 이후 되돌려 받을 수 있으며, 제출하지 않고 계속 소지하다 적발되는 경우 부정행위로 처리된다. 시계의 경우 결제·통신 기능(블루투스 등) 또는 전자식 화면 표시기가 모두 없는 아날로그만 휴대할 수 있다. 보청기·돋보기·연속혈당측정기 등 개인의 신체조건 또는 의료상 특별한 이유로 휴대가 필요한 물품은 매 교시 감독관의 사전 점검을 거친 후 휴대할 수 있다. 4교시 한국사 영역은 모든 수험생에게 필수다. 응시하지 않으면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되고 성적 통지표 전체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어지는 4교시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수험생 본인이 선택한 과목 순서에 맞게 응시해야 하고, 해당 순서의 선택과목 문제지만 책상 위에 올려놓고 풀어야 한다. 본인이 선택한 4교시 선택과목 및 순서는 수험표와 수험생 책상 상단에 부착된 스티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답안지에는 배부받은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만 사용이 원칙으로, 필적확인문구도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기재해야 한다. 샤프 또는 연필로 답안을 기재하거나, 이중 표기 등에 따른 불이익은 수험생 본인이 감수해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종료령이 울리면 즉시 필기도구를 놓고, 답안지는 오른쪽에, 문제지는 왼쪽에 놓은 후 손을 밑으로 내린 다음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시험 중 지진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각 시험장은 사전에 마련된 대처요령에 따라 수험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속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수험생들이 수험생 유의 사항의 주요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숙지할 수 있도록 영상물, 자료집 등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시·도교육청에서도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수험생에게 사전 교육을 진행한다. 아울러 수능 홈페이지(https://www.suneung.re.kr)를 통해 수험생 유의 사항 자료집 및 동영상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인재강국 특별위원회(특위)를 가장 먼저 만들었습니다. 훌륭한 분들을 다수 모시게 돼 기쁩니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인재강국 특위 위촉식 및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자신이 의도한 첫 특위 구성에 각별한 느낌을 담아 소감을 전했다. ‘첫 특위’라 남다른 애정을 느낀다는 의미의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차 위원장 취임 후 공식적인 최초의 특위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고교교육 특위’다. 하지만 이는 일의 시급성 차원에서 가장 먼저 출범시킨 것일 뿐, 자신이 직접 고안해 내놓은 ‘작품’ 중에서는 인재강국 특위가 ‘1호’라는 것이다. 기관장이 이처럼 애정을 담아 강조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정책 논의에 대한 기대를 담았다고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선진국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수 인재 유출은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차 위원장은 “인재정책과 관련한 정부의 논의 중 이 주제를 다루는 곳은 달리 없다”며 “상당히 중요한 일의 진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에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문제를 잘 분석해 가시적인 정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교위는 특위 위원장으로 반상진 전북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를 임명하는 등 총 14명의 위원을 위촉했다. 특위 위원들은 AI·소프트웨어·바이오 등 분야에서 현장 교원, 기업 관계자, 연구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위원들은 “현장에서 경험한 일들을 회의 때 잘 전달해 좋은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위는 첨단 과학기술, 산업, 경제, 문화, 예술, 공공, 행정, 국제 분야 등의 인재 양성 및 유출 방지, 해외 인재 유치 등 글로벌 인재 확보 전략을 6개월간 논의할 예정이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장이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민주시민교육 특별위원회’를 조직 후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교원 기본권을 인정하면서 ‘한국형 보이텔스바흐 합의’ 도입 등 정치 교육의 기준도 함께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차 위원장은 3일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에서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와 같이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관련 질문에 그는 “교사는 윤리성이 훈련된 대규모 지식인 집단”이라며 정치 교육에 대한 정책 방향 변화를 제시했다. 정치 담론 형성에 긍정적 역할이 가능한 이들을 배제하는 것보다 수준 높은 교육으로의 승화를 위해 제대로 판을 깔아주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시민교육특별위원회’ 조직을 구상 중이라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민주시민교육특위 위원장으로 존경 받는 보수 인사로 모시고 싶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치 편향 교육으로 흐를 수 있는 위험성을 제어할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차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한 ‘한국형 보이텔스바흐 합의’ 추진할 때가 이르렀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는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던 1976년 독일 보이텔스바흐 지역에서 개최된 학술 대회 때 규정된 민주시민교육 관련 3가지 원칙(주입식 교육 금지 원칙, 논쟁의 투명성 원칙, 수요자 지향성 원칙)과 관련된 내용을 뜻한다. 차 위원장은 “교사가 학생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부당한 영향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정치 기본권을 인정하되 권리에 따른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기준을 상세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순연과 관련해서는 “내년 9월 ‘2028~2037년 계획’ 시안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기존 계획을 최대한 유지하겠지만, 소폭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도 풍겼다. 고교학점제 개선안 발표 시점은 “12월 중 가능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차 위원장은 필수의료인력 부족 문제의 해법으로 ’의대 모집단위 분리‘와 산부인과·소아과 등 기피과 전공의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의대 모집단위에 대해서는 필수의료 전형, 의사과학자 전형, 일반 전형 등 3가지로 나누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의사과학자 전형은 기초의학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영재고와 과학고를 나와 일반 이공계가 아닌 의대에 가면 사회적 비판을 받는 게 현실인데 이들이 기초의학 쪽에 간다면 사회적 지지를 보내줘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유력한 인터넷 교육 언론 더 에듀에 의하면 자녀의 학교 밖 흡연이 교사에게 적발되자 “학교를 쑥대밭 만들겠다” 등으로 협박한 전북의 학부모 A씨가 결국 사과했다. 그는 공개 사과문을 내고 “저로 인해 상처받은 인성인권부장 교사가 하루빨리 쾌유해 학생이 있는 곳으로 복귀하셨으면 한다”며 “제 발언으로 입은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시길 바란다”고 사과했다. 그는 “학교 밖 흡연이 지도 대상인지도 몰랐다”며 “통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져 거친 발언을 했다. 명백한 제 실수이다”고 밝혔다. 전북교사노조는 지난 20일 학교 밖에서 흡연 중인 고등학생을 적발해 사진을 촬영하고 인성인권부에 전달한 교사와 이 사실을 학생 어머니에게 통보한 교사 등이 학부모로부터 협박을 받아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A씨는 인성인권부장과 통화 중 “초상권 침해로 고소하면 되냐”, “적발 방식이 법에 어긋나면 징계 처분 받게 하겠다”, “학교를 쑥대밭 만들어 주겠다” 등 협박성 발언을 했으며, 교장실을 직접 찾아 흡연 장면 촬영 교사를 초상권 침해와 아동학대 협의로 고소하겠다고도 협박해 논란이 됐었다. 하지만 이런 무분별하고 비이성적이며 반교육적인 폭언을 퍼부은 사건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겉으로는 단순한 ‘감정의 폭발’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이는 단순한 언어의 일탈이 아니라 학교 공동체의 존엄을 무너뜨리는 폭력 행위이자, 우리 교육이 직면한 위기의 단면을 드러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사건이 ‘사과 한마디’로 마무리될 분위기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사과로 끝내는 관행’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학교는 더 이상 무분별한 폭언과 위협 앞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 폭언은 ‘의견’이 아니라 ‘폭력’이다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겠다”는 말에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명백한 위협의 의도가 담겨 있다. 교육 현장은 서로의 존중과 신뢰 위에 서야 하지만, 이런 폭언은 그 토대를 뿌리째 흔들어 놓는다. 교사는 학생을 위해 헌신하는 교육자이지, 학부모의 감정 해소 창구가 아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는 ‘고객 중심’의 왜곡된 인식 속에서 교사를 ‘서비스 제공자’로 전락시킨다. 그 결과, 교실은 교육의 장이 아니라 불신과 공포의 공간으로 변질된다. 이런 폭언이 용인된다면, 교사는 ‘말 한마디 잘못했다는 이유로 공격받는 존재’로 전락하고, 결국 아이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사과로 끝내자”는 사회적 관용이 문제다 폭언과 막말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익숙한 장면을 본다. 가해자는 “감정이 격해서 그랬다”며 사과하고, 학교는 “사태를 원만히 수습하기 위해” 받아들이며 사건은 조용히 덮인다. 그러나 이런 식의 타협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 은폐다. 학교 폭력은 교사나 학생 간의 일만이 아니다. 학부모의 언어폭력도 똑같이 폭력이다. 사과로 덮을 수 있는 일이라면, 교사의 명예와 정신적 피해는 누가 책임지는가? 교사가 느낀 공포와 불안, 그로 인한 교육 의욕의 상실은 단순한 사과 한마디나 한줄로 회복되지 않는다. 법과 제도가 지켜야 할 것은 ‘교권의 존엄’이다 교육은 감정이 아니라 제도와 원칙 위에 서야 한다. 현재 ‘교권보호 5법’이 시행 중이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교사가 학부모의 폭언이나 민원 앞에 무력하게 방치되어 있다. 이번 사건은 그 제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교육청과 교육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학부모의 언행이 교권 침해로 이어질 경우 명확히 제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절차와 기준을 강력하게 실행해야 한다. 단순 경고나 사과가 아니라,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묻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야만 교사가 학생 앞에서 당당할 수 있고, 교육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사과는 ‘책임의 실행’으로 완성된다 사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말로만 미안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져야 한다.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부모 또한 학교를 신뢰하고 존중해야 하며, 학교는 학부모에게 합리적 소통의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서로의 역할이 명확히 자리 잡을 때 비로소 건강한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교사를 보호해야 아이들이 자란다 교사는 학생의 미래를 키우는 사람이다. 그러나 교사가 위협받는 공간에서 어떻게 창의와 배움이 자랄 수 있겠는가? 교권이 무너진 교실에서 희생되는 것은 결국 우리 아이들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교사를 지키는 일은 아이를 지키는 일이며, 학교를 지키는 일은 사회의 품격을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사과만으로 끝나는 폭언·막말 사건은 또 다른 폭력과 막말, 망동을 부른다.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숱하게 목격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반드시 단호하고 명확한 조치가 법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은 단 한 사람의 분노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무책임한 침묵의 연장선에 있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없던 일로 묻혀버리거나 무시하고 침묵으로 일관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끝낼 때가 되었다.
지난 10월 29일, 올해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되었다.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 축제의 들뜬 거리에서 159명의 소중한 생명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날 이후 우리의 일상은 달라졌다고 믿고 싶었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도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참사는 끝났지만, 안전 의식의 부재와 공적 책임의 결여라는 사회적 과제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잠시 3년 전을 돌이켜보면, 사건 직후 정부와 지자체는 재난 대응 체계 전면 점검을 약속했고, 학교와 기관에서는 추모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지난해 2024년에도 대전 병원 화재, 오송 지하차도 침수, 군산 주점 폭발 등 인재(人災)는 반복되었다. 제도는 존재했으나, 책임 있는 실행과 예방의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사회는 언제든 또 다른 이태원을 맞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태원 참사는 단순한 군중 사고가 아니었다.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공방보다 중요한 것은, 그날 현장에 있던 수많은 시민들이 구조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고, 관계 기관들은 서로의 책임을 미루었다는 점이다. 국가와 사회가 개인을 보호하지 못한 참사, 그것이 우리 사회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본질이다. 이 사건은 또한 ‘안전’을 개인의 문제로만 여겨온 우리 사회의 의식 구조를 드러냈다. 재난은 언제나 “누군가의 일”로만 생각하는 태도, 위험을 예감하고도 “내 일이 아니다”라고 지나치는 무관심이 사고를 키운다. 그러나 진정한 안전은 각자의 영역을 넘어설 때 가능하다. 길 위의 혼잡을 미리 관리하고, 불안정한 구조물을 사전에 점검하며, 위험 상황을 발견했을 때 “괜찮겠지” 대신 “함께 막자”고 말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선진국이고 성숙한 안전 공동체다. 올해 3주기를 보내면서 서울시는 추모식에서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밝혔다. 하지만 ‘기억’은 단지 슬픔의 반복이 아니라 변화로 이어질 때 진정한 추모가 된다. 예컨대, 2023년부터 서울시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캠페인을 기획해 ‘안전지도’를 제작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등굣길이나 축제 장소의 위험 요소를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프로젝트형 수업이었다. 이는 단순한 추모 행사를 넘어, ‘내 주변의 안전을 내가 책임진다’는 시민의식으로 확장된 사례라 할 것이다. 한편,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등장한 ‘시민 구조대’의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현장 경험자들이 모여 위급 상황 대처법과 인파 안전교육을 직접 시민들에게 전파하는 것이다. 이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돕는 시민이 되자”고 외친다. 이 움직임은 공공 시스템의 미비를 시민 참여로 보완하려는 실천이며, 공적 책임을 개인의 실천 속에서 회복하려는 시도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개인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재난은 구조적 대응 체계의 실패일 때 더 큰 피해를 낳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 기업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시스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축제나 대형 행사에는 단순한 인허가 절차를 넘어, 인파 분석, 응급 대응 인력 배치, 실시간 통신망 점검 등이 철저히 준비되어야 한다. 공공기관의 의무와 시민의 참여가 균형을 이룰 때만 진정한 ‘공적 책임 사회’가 완성된다. 여기엔 책임 있는 기관장들과 정부 고위 관리들의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려는 남다른 의식이 먼저 리더십을 통해 발휘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교육 현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은 더 이상 단발적 캠페인이 아니라 삶의 기본 문해력으로 다뤄져야 한다. 교실에서 배우는 수학 공식만큼, 비상시의 행동 요령·집단 속 질서 유지·타인을 돕는 윤리의식이 체화되어야 한다. “안전은 배워서 실천하는 문화”라는 인식과 교육이 자리 잡을 때, 우리는 비로소 또 다른 이태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보내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문장은 단 하나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안전은 개인의 몫이 아니라 공동체의 약속이며, 공적 책임은 누군가의 직책이 아니라 모두의 역할이다. 길 위의 한 사람, 축제 속의 한 시민, 교실 속의 한 학생이 서로를 지켜줄 때 우리 사회는 비로소 단단해질 것이다. 159명의 이름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명확하다. “기억하라, 그리고 행동하라.” 기억이 제도와 문화로, 슬픔이 변화의 에너지로 이어질 때 우리는 진정으로 희생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묻지 말자,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를. 그대신 물어야 한다, “나는 오늘, 이 사회의 안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그 물음이 이어지는 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그것이 이태원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이자,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이다. 당장 이번 주말, 이태원 및 홍대 거리 등 사람 밀집(각 10만 명 예상) 지역에 대한 주의와 경계, 관리가 우리 모두의 안전 의식과 책임 의식으로 무사히 지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요즘 우리의 주변에서 갈수록 흔하게 목격되는 장면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많은 사람들의 반려동물을 향한 부드러운 손길과 애정 어린 시선이다. 이를 보면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돌보고 싶은’ 본능을 자연스럽게 일깨우게 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맺는 교감 속에서 정서적 위안을 얻으며 살아간다. 그런데 그 에너지를 조금만 다른 방향 즉, 우리 사회의 가장 연약한 존재들(소외된 아동들)에게 돌린다면 또 다른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반려동물 돌보기와 아동 복지는 그 대상도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공감’과 ‘돌봄’이라는 인간 내면의 심층 구조에서의 연결 고리를 매개로,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사회적 책임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서는 그 가능성과 방법으로 몇 가지 구체적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동물매개치료가 보여준 아동 복지의 가능성 먼저, 반려동물과 아동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최근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동물매개치료(Animal‑Assisted Therapy, AAT)이다. AAT는 치료 목표를 가진 전문가가 계획적으로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개입 요소로 삼아 정서적·사회적·인지적 효과를 유도하는 치료적 접근이라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의 한 Wee 센터(초기 문진 및 상담 제공 기관)에서는 아동·청소년 및 그 부모를 대상으로 동물매개치료를 실시한 결과, 정서적 안정, 스트레스 감소, 또래 관계 개선, 유대감 형성, 자기효능감 상승 등의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뿐이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들을 보면, 동물매개치료는 특히 ‘사회성 향상’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 장애 또는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에 대한 사례 보고들도, 치료견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불안이 줄고 감정표현이 개선된 사례를 포함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단순한 위로나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구조적 복지 프로그램 내에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포함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돌보는 마음’ 확장을 위한 중간 연결 고리 사람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아동 돌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려면, 그 간극을 잇는 중간 연결 구조들이 필요하다. 다음은 그러한 연결 고리의 요소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융합 교육 및 역량 강화 반려동물 돌봄과 사회복지 역량을 동시에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 이미 시도되고 있다. 예컨대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은 반려동물관리 전공과 사회복지학 전공을 동시에 이수할 수 있는 융합 과정을 개설했다. 이 과정은 반려동물 복지와 인간 복지를 결합한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이런 교육은 현장 사회복지사, 동물매개치료사, 반려동물 복지 종사자 등이 교차지식을 갖추게 하여 ‘반려동물 돌보기 마음’을 아동 돌봄 현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기획 및 인프라 구축 사회복지 프로그램 설계 단계에서 ‘동물과 함께하는 복지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포함시킬 수 있다. 실제로, 다문화 또는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복지기관에서는 정서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동물매개치료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음 Up 놀이터’라는 프로그램은 정서표현 미술치료, 놀이치료와 더불어 동물매개치료를 패키지로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복지기관이 이미 갖고 있는 심리치료, 놀이치료, 상담 프로그램과 연계해 동물매개 프로그램을 설계한다면, 초기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며 통합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 돌보미 + 멘토 결합 모델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나 돌보는 사람들이 ‘멘토 자원봉사자’가 되어, 정기적으로 소외 아동이나 돌봄이 필요한 아동과의 상호작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예컨대, 장애 아동 대상 AAT 프로그램에서는 치료견과 함께 학급을 방문, 아동들이 반려견과 놀면서 감정 표현 훈련을 하는 방식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돌보미 주체가 단순한 방문자가 아니라 멘토가 되면, 지속적 관계 형성이 가능하고 그 교감을 통해 아동에게 안정감을 주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사회복지 시스템에의 제도적 반영 개별 NGO나 기관 수준의 시도만으로는 확산이 어렵다. 따라서 반려동물 중심의 돌봄 에너지를 아동 복지 체계에 조직적으로 통합하려면, 다음과 같은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복지 사업 공모 및 예산 반영 지자체나 중앙 정부 복지 공모 사업에 ‘동물매개 복지 프로그램’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예산 배정을 유도해야 한다. 예컨대 영등포구는 사회복지 기획 사업 공모를 통해 주민 수요 기반 복지 모델을 발굴하고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모 틀 안에 동물 매개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회복지 서비스 사업 지침에 동물 매개 요소 포함 보건복지부, 시·도 복지부서 차원에서 아동 복지 프로그램 지침에 ‘동물 매개 치료나 체험 요소’ 삽입 권고안을 제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부 지원 복지관, 지역 아동센터 등이 프로그램 구성 시에 동물 요소를 고려하게 만들 수 있다. 공공 기관 간 연계 교육청, 보건복지부, 동물복지 관련 부처(농림축산식품부 또는 동물보호 관련 부처)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 학교 복지 프로그램과 동물 매개 프로그램이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방과 후 돌봄 또는 Wee 센터 프로그램과 연계해 치료견 방문, 교내 반려동물 체험 활동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실행 시 유의점과 장애 요인 동물의 복지와 안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동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상에 문제가 없이 프로그램에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 아동의 알레르기, 반려동물 공포증 등의 개별 특성을 꼼꼼히 사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을 체험 위주로만 운영하면 지속성이 약해진다. 장기적 효과를 고려한 설계가 중요하다. 예산과 인력 부족이 현실적 한계가 되므로, 초기에는 시범사업 또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하고 점진적으로 확산 전략을 펼쳐야 한다. 돌보미와 멘토 자원자들에게는 심리적 부담이 있을 수 있으므로 교육과 슈퍼비전 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우리가 반려동물에게 기울이는 따뜻한 사랑과 돌봄의 시선은, 단순한 애완 문화 그 이상이다. 그것은 ‘돌봄의 본능’이며, 그것이 잘 작동하게 할 구조나 제도가 존재한다면, 세상의 가장 약한 존재인 소외된 아동들에게로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동물 매개 치료의 국내외 사례들이 이미 효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교육과 융합적인 역량 육성, 프로그램 설계, 제도적 기반 구축이 적절히 맞물린다면,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은 사회적 돌봄으로 전이(轉移)될 수 있다고 본다. 개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따뜻한 손길이 반려동물에게 향하듯, 이제 그 에너지를 세상으로 내보내면 어떨까? 그 작은 사랑의 손길이 차곡차곡 쌓여,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보듬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면 새로운 복지의 지평선을 열 수 있다고 믿는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지난달 30일 교육부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로 진행된 가운데 교육위의 국정감사는 비교적 무난하게 끝났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시절 극심한 정쟁으로 6년 연속 파행을 기록했던 적도 있었지만, 이번엔 교육 상임위답게 고성과 욕설, 비방이 난무했던 타 위원회의 모범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교학점제 개선,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과 위상 제고, 교육자료로 격하된 AI 디지털교과서의 후속 처리방안, 학교폭력 대응, 교권 강화와 교원증원 등 다양한 현안이 있었음에도 심층 논의는 제한적이었다. 국정의 실책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요구해야 할 야당은 국감 초반 사실상 제2의 청문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논문표절이나 교육감 시절 실책에 집중하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여당 역시 전 정부의 실정을 들추는 수준에 머물다 보니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하거나 구체적인 개선책을 요구하는 장면이 적었다. 교육 현장의 핵심 과제를 피하고 언론에 주목받을 민감한 이슈에 집중하다 보니 민감한 정쟁 소재를 건드리거나 상대 진영의 자녀 문제를 지적하는데 시간을 허투루 써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졌다.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 국정감사는 끝났다. 그러나 현장 어려움과 현안은 그대로 남았다. 정기 국회 일정은 이제 예산 국면으로 전환되겠지만 교육위는 고교학점제 운영 문제, AI 디지털교과서 활용, 학교폭력 예방 체계, 교권 보장, 교원정원 조정 등 속도와 심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현안 해결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 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한 정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좀 더 나아지는 학교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