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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문제 ○ 자유학기제는 2013년부터 42개 연구학교에서 운영을 시작해, 2014년에는 희망 학교를 중심으로 800개 학교로, 2015년에는 전국의 중학교 가운데 절반 정도인 1,500여 개 학교로 확대 운영됐고, 2016학년도부터는 전국의 3,200여 개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 자유학기제가 우리나라 학교 교육체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좋은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지식위주의 주입식교육, 입시교육의 폐해가 극에 달한 현실에서 학생들의 토론과 탐구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자유롭게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 자유학기제 시행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미래사회 핵심역량을 함양하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교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에는 문제점들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공동체가 합심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이와 관련하여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나타난 한계와 문제점을 알아보고, 바람직한 운영과 정착을 위해 개선할 점과 지원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1. 서론 자유학기제는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탐색하고 설계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지속적인 자기성찰 및 발전 계기를 제공하며, 지성·감성·건강·인성·시민성의 균형 있는 발달을 촉진하고, 미래사회 핵심역량1 함양이 가능한 교육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학교 구성원 간 협력 및 신뢰 형성, 적극적 참여 및 성취 경험을 통해 학생·학부모·교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교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취지와 목적을 가지고 출발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나타난 한계와 문제점을 알아보고, 바람직한 운영과 정착을 위해 개선할 점과 지원방안에 대해 논술하고자 한다. 2. 자유학기제의 성격과 주요 개념 1. 자유학기제의 성격 첫째, 자유학기제는 그 성격상 매우 진보적인 교육정책 중 하나이다. 다양한 체험과 토론, 문제해결력 등을 길러주겠다는 것은 주지주의적인 지식중심교육을 강조해왔던 기존 정책들과는 큰 거리가 있다. 둘째,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수준에서 한 학기 동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받고, 꿈과 끼를 찾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기에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정기고사를 보지 않는다. 셋째, 자유학기제 기간에도 국어·영어·수학 등 기본교과수업은 충실하게 진행한다. 다만 기존의 강의식이나 암기식으로 진행하는 수업은 최대한 줄이고, 토론수업이나 프로젝트 학습,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수업, 참여활동중심의 수업을 운영해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넷째,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교에서는 기존 교육과정을 뛰어넘어 좀 더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즉, 학교 교육과정 속에 자율과정을 둘 수 있는데, 오전에는 주로 기본교과 또는 주지교과 위주로 공부하고 오후에는 다양한 자율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자율과정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수업 시수는 국어·영어·수학 등 기본교과의 수업시간 수를 일부 감축해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있다.[PART VIEW] 2. 자유학기제 관련 개념 첫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에서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자식경쟁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둘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1-1학기, 1-2학기, 2-1학기 중 학교 선택) 동안 학생들이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진로탐색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를 말한다. 셋째,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2개 학기) 동안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해 학생의 희망과 관심을 반영한 ‘자유학기활동’을 연간 221시간 이상 편성·운영하며, 총괄식 지필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학생중심수업 및 이를 연계한 과정중심평가를 실시하는 제도다. 넷째, 연계학기란 자유학기 이후 일반학기(1개 학기 이상)에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 등을 활용해 학기당 51시간 이상 자유학기활동 중 2개 이상의 영역을 특화해 편성·운영하며, 학생참여 및 활동중심수업, 과정중심평가 등 자유학기제 취지에 부합하도록 운영하는 학기를 말한다. ※ 교육부가 예시한 자율 과정들 ① 수업과 연계한 진로교육, 2회 이상의 전일제 진로체험활동, 진로캠프, 사회인사 특강, 자기주도적 진로체험 등이 이뤄지는 진로탐색활동 ②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개설되는 다양한 동아리활동이나 학교 간 동아리 연계 활동, 청소년단체 활동 등이 포함된 동아리 활동 ③ 전문 강사를 활용한 예체능 교육, 학생들의 희망에 따른 예체능 프로그램, 예체능과 교육의 융합 프로그램 등이 포함되는 예술·체육활동,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따른 맞춤 프로그램이나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선택 프로그램 활동 등 ※ 자유학기제 시행 학교의 가장 큰 특징 ①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에는 일제히 보는 지필평가 형식의 정기고사가 없다. 물론 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필평가 대신에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형성평가 등을 치르게 된다. ② 자유학기제 취지에 맞는 다양한 평가방법을 학교별로 시행한다. ③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성적 통지표에 교과목별 점수가 기록되지 않는다. 통지표에는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이뤄낸 성취와 발달에 대한 담당교사의 서술형 의견이 기록된다. 3. 자유학기제의 기본 운영 방향 첫째,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학생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둘째,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학생 참여·활동형 수업 강화와 교과 특성에 맞는 소재를 활용한 융합수업, 토의·토론학습, 프로젝트 수업 활성화를 통해 수업방법을 혁신한다. 셋째, 특정 기간에 집중된 지필식 총괄평가를 지양하고, 학생 성장과 발달에 중점을 둔 과정중심평가를 실시한다. 넷째, 학생의 진로발달단계에 맞게 집중적으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진로인식) → 중학교(진로탐색) → 고등학교(진로설계)’로 연계해 운영한다. 다섯째,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 수업 및 평가방법 개선 등 자유학기를 통한 학교 교육 전반의 변화를 중2·중3·고등학교까지 연계해 운영한다. 여섯째, 학교 목표와 여건에 따라 학부모·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자율적으로 학교별 운영방식을 결정한다. 4. 자유학기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첫째, 자유학기제가 진로탐색이나 직업체험을 하는 학기로 오해되거나 편협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 자유학기제는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실험하는 학기로 발전돼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중학교 시기에 이뤄진다고 해서 진로탐색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성장 발달단계에 비춰 보거나 자유학기제의 근본 취지로 봐서도 맞지 않는다. 자유학기제는 지필평가 형식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없는 학기라는 점에서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학습기회를 과감하게 열어가는 제도로 운용돼야 한다. 창의적체험활동이나 자율과정은 물론, 국·영·수 등 기존의 주지교과목 수업조차도 새롭고 창의적인 수업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 학기여야 한다. 둘째, 많은 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운영 시점을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치중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2학기가 고입에 가장 영향을 덜 주는 학기라는 점에서 편의적으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갓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성장발달 시기상 진로탐색이나 직업체험 등에 초점을 맞추기에는 너무 이르다. 따라서 중학교 1학년 시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친구들과의 관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진로탐색활동은 중학교 2학년 때 실시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자유학기제의 성공 여부는 교사들이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 있다. 즉, 교사들이 새로운 제도를 실행해 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도록 연수 등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목적이 아무리 좋은 것이어도, 학교현장의 교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면 직업체험활동이나 학교 밖 체험활동 몇 차례 하고 마는 무늬만 자유학기제가 양산될 뿐이다. 따라서 자유학기제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수를 통해 자유학기제 시대에 맞는 역량을 적극적으로 길러 줘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학기제 정착을 위한 충분한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 또한 현직 교사연수는 물론 교대·사대에서도 교사 양성과정에 자유학기제에 걸맞은 교사의 자질 함양 과정이 특별히 준비되어야 한다. 넷째, 자유학기제가 ‘여유가 있는 한 학기’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학교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실마리가 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지필평가가 없는 학기를 전체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까지 장기적으로 확대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지필평가가 없는 학기는 자유학기제 한 학기일 뿐이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는 물론 중학교 2학년까지는 선다형이나 단답형 고사를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단답형 지식을 묻는 평가가 아니라 서술형(글쓰기)이나 발표 및 구술·탐구활동·체험활동 등의 과정에 대한 종합평가·수행평가를 중심으로 변화돼야 한다. 또한 평가의 변화를 위해서는 수업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한 번의 수능시험으로 학생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지금과 같은 입시제도가 지속된다면 자유학기제 운영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입시교육에서는 개개인의 행복한 삶은 물론 국가 발전이나 국제적인 경쟁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자유학기제를 자유학년제 등으로 확대해 가면서 대학입시제도의 근본적인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5. 자유학기제 내실화를 위한 개선 방안 첫째,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단지 몇 가지 체험활동이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수업을 넘어서도록 하려면, 학생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기간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도록 하고, 그것을 자기주도적이고 자율적인 학습과정과 연계시켜야 한다. 자유학기제 기간은 타율적인 학습, 강요된 학습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배움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자유학기제 기간에 학생들이 저마다 또는 학년 전체 차원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 몰입해 보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둘째, 자유학기제를 학생들과 함께 설계해 운영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이다. 대부분 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시행 준비를 교사들, 특히 책임을 지는 부장교사를 비롯한 몇몇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교사들이 준비하는 것은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자유학기제를 진정으로 학생들이 주도하는 학기가 되도록 하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자유학기제에 해당하는 학년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 한 학기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 자유학기제 한 학기 동안 가장 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서 다양한 토론을 거쳐 좋은 의견을 모아보면 어떨까? 학생들에게서 창의적인 제안들이 나올 것이다. 셋째, 자유학기제 동안 학생들의 학습활동은 개인별·모둠별·학급(학년)별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한다. 자유학기제는 교사가 준비하고 학생이 가르치는 전통적인 수업을 뛰어넘어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하는 자율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배움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탐구활동, 토론회나 워크숍, 학교 밖 체험활동, 연극이나 공연 등을 통해서 색다른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개인별로 가장 해 보고 싶은 도전 과제를 프로젝트로 설정하도록 하는 방법, 관심사나 장래희망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모둠별 프로젝트 방법, 누구든지 3명 이상 모여서 할 수 있는 어떤 프로젝트든 지원하는 방법, 학급 전체가 함께하는 연극이나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 전체 학년이 함께하는 범교과 통합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학생들에게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준비하고 추진하면서 새로운 배움이 일어나게 될 수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구상과 논의를 옆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 될 것이다. 넷째,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동안 학교 밖의 마을, 지역사회와 적극 결합해 운영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시기에 학생들이 전통적인 수업과 평가로부터 해방되어 새로운 배움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새로운 배움과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교사들은 자유학기제를 매개로 학교 밖의 지역사회, 마을의 다양한 인적·물적자원들과 학생들이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을 할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 시기에는 교사들에게 직접 수업을 준비하고 가르치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서, 학생들이 학교 밖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만나 새로운 배움과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이 요구된다. 6. 자유학기제 내실화를 위한 지원 방안 1.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지원 시스템의 구축·운영 첫째, 자유학기제 지원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자유학기제 운영 과제를 지원할 수 있는 모든 부서와 연계한 안정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도교육청-직속기관-교육지원청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총체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자유학기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지원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시·도교육청과 광역자치단체, 유관기관 및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학교와 지역사회 간 상호의존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다양한 분야의 체험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자유학기제의 실효성 있는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민·관·학이 거버넌스 등을 구축해 지원해야 한다. 교육지원청 단위로 지역사회협의체와 정례화를 통해 체험활동 지원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2. 자원 확충 및 지원 강화 첫째, 자유학기제 운영에 따른 체험기관을 확충하여 지원해야 한다. 공공기관 및 대학 진로체험 제공, 온라인 정보시스템 운영, 교육기부 인증제 운영, 진로직업체험 지원센터 운영, 체계적 학습경험 제공, 마을자원 목록 보급 및 인솔인력 지원이 필요하다. 인솔인력은 외부체험활동 시 교사 인솔을 원칙으로 하되, 시니어 봉사자, 학부모진로코치, 학부모진로교육지원단 중 일정 시간 이상 진로교육 연수 이수자의 경우 학생 인솔도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둘째, 자유학기제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지원해야 한다. 운영가이드 및 자료 보급, 컨설팅·연수, 창의·예술교육기부 지원, 교원업무 지원, 자유학기 교사연구회 운영 지원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셋째, 자유학년·자유학기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자유학년·자유학기에 실시되는 학생참여수업, 과정중심평가의 취지, 자아에 대한 이해 및 진로탐색의 중요성을 안내해야 한다. 또 경쟁과 입시중심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핵심역량함양으로서의 변화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도 제고를 위한 연수 및 안내에 중점을 두면서, 교육과정으로서 자유학년·자유학기는 학교장 중심으로 관련 부서의 유기적 협력 체제 및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그 이상의 교육과정임을 감안해 특성교사의 업무로만 인식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3. 학생 안전 지원 첫째, 자유학기제 각종 프로그램과 체험활동을 운영하기 전 단계에서는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 계획 수립 및 프로그램 담당자의 사전 현장 답사, 관계자 사전교육 철저, 교사와 함께 안전한 진로체험 지도·지원을 위한 학부모 진로 코치, 학부모진로교육지원단 등의 진로체험 보조인력 활용 등에 대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단계에서는 진로체험 유형별 안전수칙 강화, 체험활동 운영 단계별 점검표 확인, 안전요원 연수 시 안전교육 이론·훈련 병행, 진로체험 담당교사와 일터 멘토의 유기적 협력과 역할 분담을 통해 안정적 환경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운영한 이후에는 인근 병원·경찰서 등과 연계한 대응체계 마련 및 학교 책임자 보고 및 보호자 연락을 통한 신속한 사고 대응, 우수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체험처에 교육청 또는 학교 차원의 감사패 수여, 감사편지 쓰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 결론 앞으로 자유학기제는 2020년부터 자유학년제로 확대되어 전반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다. 자유학기제 확대 운영을 위해서 제도적·행정적 기반이 완비되고, 중학교 및 교사의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며, 경쟁중심교육에서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교육으로 전환하여 중학교 공교육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 이제 자유학기제가 중심이 되어 학교 교육혁신 운동, 수업혁신연구 운동이 일어나도록 지원하는 정책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고, 교사들이 자유학기제를 새로운 교육실천을 위한 소중한 매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유학기제 운영이 성과주의를 넘어서 교육혁신운동으로 정착되고, 자유학기제가 21세기형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1 _ 티베트 자유여행의 시작 누군가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를 묻는다면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티베트라고 대답한다. 티베트고원과 야크떼, 포탈라궁과 달라이라마 등 티베트를 여행하는 이유는 무수히 많겠지만, 내가 티베트를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이유는 당시 티베트는 여행할 수 없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티베트는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자치구로서 수부(首府)는 라싸(拉萨)이다. 1965년 중국에 병합된 이후부터는 시짱 자치구(西藏自治区)로 불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후로 많은 외국인이 ‘티베트 분리 독립운동’을 지지했고, 라싸에서는 적지 않은 소요사태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외국인의 티베트 자유여행을 엄격히 제한했다. 외국인이 티베트를 여행하려면 허가증이 필요했고, 이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에서 공식 인증한 여행가이드와 호텔에서 묵는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했다. 당시 인터넷에는 유럽·아시아·미국·남미에 대한 정보는 차고 넘쳤지만, 티베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다. 나는 다소 무모하지만, 허가증 없이 자유롭게 티베트를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허가증을 받는 것 자체가 앞서 언급했듯 거의 불가능했고, 중국 공안과 계약관계가 있는 여행사와 함께 티베트를 가더라도 터무니없이 비쌀 뿐 아니라 의미 없고 틀에 박힌 관광이 될게 뻔했기 때문이다. #2 _ 칭짱철도에서의 46시간 베이징에 도착해 조선족이 운영하는 민박에 묵었다. 여기에서 라싸행 칭짱철도(靑藏鐵道)를 구매 대행해 준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라싸행 칭짱철도 티켓은 허가증이 있어야 끊을 수 있는데, 이 티켓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은 나 같은 외국인이 허가증 없이 티베트를 가는 방법이 열린 셈이다. 드디어 티베트 여행이 더 이상 미지의 영역이 아닌 가시권에 들어왔다. 라싸의 푸른 하늘과 포탈라궁, 티베트고원의 야크 떼들이 눈앞에 그려지기 시작한다. 100위안을 주고 구매 대행한 티켓을 들고 라싸행 칭짱철도에 올랐다. 칭짱철도는 중국 서부개발을 목적으로 2006년에 완공된 철도로 특히 칭하이성(靑海省) 시닝(西宁)과 시짱자치구 라싸를 연결하는 구간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위치한 철도’라는 명성을 보유하고 있다. 베이징 서역에서 출발한 칭짱철도는 라싸까지 약 46시간이 소요된다. 달리는 차창 밖 풍경은 그야말로 대자연을 그대로 담은 아이맥스 영화와 같다. 스크린 속의 풍경은 도시에서 초원으로, 황토고원과 사막을 지나 빙하와 야크떼가 있는 고원으로 시시각각 변한다. 그렇다고 2박 3일 동안 창밖 풍경만 바라보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같은 침대칸을 쓰는 한족·티베트족·좡족·위구르족 등 다양한 민족의 친구들과 비록 말은 잘 안 통했지만, 가져간 소주를 나눠 마시기도 하고 함께 고스톱도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때 과음을 해서인지 아니면 고스톱 규칙을 가르쳐주느라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인지 해발 5,000m 티베트고원에 들어서면서 고산증세가 나타나 고생을 좀 하기도 했다. #3 _ 티베트의 심장, 포탈라궁 허가증과 고산병을 이겨내고 결국 티베트의 수도 라싸에 도착했다. 라싸 중심부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은 바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14대 달라이 라마인 텐진 갸초의 거주지였던 포탈라궁이다. 사실 어린 텐진 갸초는 이 포탈라궁에서 지내는 것이 불편해서 얼른 여름이 되어 꽃이 많고 햇볕도 잘 드는 여름궁전 노블링카에 가기를 원했다고 한다. 자연스레 포탈라궁은 달라이라마가 겨울철에 지내는 겨울궁전이 되었다. 처음 티베트 여행을 계획할 때 라싸의 파란 하늘과 웅장한 포탈라궁만 내 눈으로 직접 봐도 소원이 없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무사히 도착하여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고 있으니 행복감이 밀려온다. 포탈라궁은 티베트불교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포탈라’라는 이름은 관세음보살이 사는 산인 ‘포탈라카’에서 비롯됐다. 포탈라궁 내에는 역대 달라이라마의 무덤이 모셔져 있다. 티베트인들은 농번기가 끝나면 자신이 사는 곳에서 라싸까지 오체투지를 하며 몇 개월간 순례길에 오르며, 라싸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이 포탈라궁을 오체투지를 하면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를 돈다. 라싸가 티베트의 수도라면 포탈라궁은 티베트의 심장인 셈이다. #4 _ 여행의 끝판왕들이 모이는 곳, 동쵸 호스텔 라싸에 도착했다 하더라도 안심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포탈라궁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숙소로 가는 길에도 총을 차고 있는 공안들을 수없이 봤기 때문이다. 다행히 공안에게 붙잡히지 않고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혹시나 모를 추방에 대비해 비상식량이 잔뜩 담긴 봉투를 양손에 들고 조심스레 방에 들어서는 순간, 방 가운데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소리친다. “혹시 춘천사람이세요?” 매개체는 바로 춘천의 지역 마트인 ‘벨몽드 봉투’. 이렇게 나는 티베트 라싸의 허름한 호스텔 방에서 춘천사람을 만났다. 이 형은 대학을 졸업하고 세계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제야 긴장이 조금 풀리고 주변이 시야에 들어온다. 일본사람도 있고, 불경을 보며 명상을 하는 독일 사람도 있다.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도 내 머리색은 검은색이니까. 동쵸 호스텔 여행객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티베트에 왔다. 춘천 형은 네팔에서 트럭 짐칸에 몰래 숨어 왔다고 했고, 일본 사람은 쿤밍에서 모종의 뒷거래를 하고 봉고차에 여럿이 함께 타고 왔다고 한다. 독일 사람은 명상 중이라 말이 별로 없었지만 18개월 동안 티베트에서 수행 중이라고 한다. 나는 비교적 정상적인 방법으로 티베트를 여행하고 있는 편이다. 정말 다들 여행의 끝판왕들이다. #5 _ 하늘 호수, 얌드록쵸(羊卓雍湖)로 가는 길 기왕 이렇게 된 거 좀 더 용기를 내서 라싸를 벗어나 얌드록쵸로 가기로 했다. 티베트의 3대 성호(聖湖)로 불리는 얌드록쵸는 라싸에서 시가체 방향으로 2시간을 가야 한다. 이는 중국 공안이 있는 여러 검문소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고, 나는 허가증이 없는 외국인이기에 그곳까지 무사히 데려갈 중국인을 물색해야만 했다. 숙소에는 티베트를 여행 중인 중국인들이 많이 있었는데, 나는 그들 한가운데 서서 함께 얌드록쵸를 가자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사실 중국인들은 외국인과 여행을 가다 공안에 걸리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대부분 거절했다. 몇몇은 허가증 없이 티베트를 온 내가 수상하다며 공안에 신고한다고 협박까지 했다. 그 순간 나의 심정은 마치 제갈량이 오나라에 적벽대전 참전을 설득하러 가서 많은 참모와 장수들에게 둘러싸여 심문받는 그런 기분이었다. 다행히 삼고초려와 같은 나의 설득에 테란이라는 영어 이름을 가진 중국인 친구가 마음을 움직였고, 하루 동안 택시를 빌려서 함께 얌드록쵸로 가기로 했다. 얌드록쵸로 가는 길은 매우 좁고 험한 도로였다. 더군다나 중국말을 모르는 티베트인 택시 운전사는 반대편 차가 시야에 들어오면 갑자기 역주행하며 달리다가 차가 서로 부딪치기 직전에 핸들을 꺾었고, 우리가 겁이 나서 소리를 지르면 껄껄거리며 즐거워하는 매우 용감한 드라이버였다. 이러한 아찔한 치킨게임을 몇 번 하다 보니 어느덧 택시는 얌드록쵸에 도작해 있었다. 푸른 보석이라는 별명을 가진 얌드록쵸는 만년설이 녹아 형성된 호수로 해발 5,000m에 위치한다. 저 멀리 하얀 만년설이 쌓인 닝진캉사펑(宁金抗沙峰) 아래 바다같이 푸른 얌드록쵸가 보이고, 오색 타르초(經幡)는 거친 호수 바람에 정신없이 휘날린다. 호수 아래에 내려가니 방목을 하는 야크 가족들이 있었다. 멀리서는 바다같이 짙푸르던 호수 빛은 가까이서 보니 투명한 비취색이었다. 에메랄드빛 호수를 배경 삼아 기념사진도 찍고 송아지 같은 새끼 야크 머리를 쓰다듬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우두머리인 듯한 거대한 뿔을 가진 수컷 블랙야크가 나타나 위협을 가했다. 다행히 겁만 주고 들이받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6 _ 라싸의 사원, 거리 그리고 사람 조캉사원(大昭寺)은 오랫동안 티베트 사람들에게 성스럽게 여겨진 정신적 고향이자 티베트불교의 중심사원이다. 실제로 많은 순례객이 찾아와 신앙생활을 하는 곳은 포탈라궁이 아닌 조캉사원이라고 할 수 있다. 바코르(八角街)는 이 조캉사원을 둘러싸고 있는 대표적인 순례길인데, 이 작은 거리에는 다양한 민족들의 수공예품이 가득해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진다. 포탈라궁과 마찬가지로 순례할 때는 반드시 석가모니상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한다. 바코르 광장은 라싸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거리인데, 조캉사원을 중심으로 바코르 광장을 한 바퀴 도는 것은 석가모니에 대한 의식이라고 한다. 처음 티베트를 여행하게 된 계기는 당시 준비하고 있던 ‘라싸의 경관 변화로 바라본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 이란 논문 때문이었다. 라싸의 거리를 직접 보고 중국 정부가 라싸의 경관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고 싶었다. 라싸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들어온 경관은 포탈라궁 전면의 넓은 광장과 그 가운데에서 펄럭이는 중국의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였다. 이는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이나 모스크바의 붉은광장과 같은 사회주의 체제의 대표적인 상징 공간이다. 또한 라싸 시내의 중심에는 직선의 대로가 건설되었고, 이 길의 이름은 베이징길(北京路)이다. 포탈라궁과 더불어 대표적 순례지인 조캉사원과 바코르 순례길에는 군인들이 총을 메고 걸어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바코르 광장에는 마자아미라고 하는 작은 찻집이 있다. 이곳에서 티베트대학 역사학과에 다니는 아르바이트생을 만났다. 내가 외국인인 것을 알고 조심스럽게 티베트의 역사에 대한 말을 꺼내면서 타르초(티베트 불교를 상징하는 오색 깃발)의 의미에 관해 설명을 하던 중 중국 공안이 찻집으로 들어오자 흠칫 놀라며 대화를 멈췄다. 100년 전 식민지 조선의 모습이 이러하지 않았을까 하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티베트 친구가 준 그 타르초를 양손에 들고 만주 독립군의 모습처럼 기념사진을 찍고, 티베트 여행을 마쳤다. 에필로그 칭짱철도를 타고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길은 처음과 똑같은 길이었지만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티베트의 파란 하늘과 웅장한 포탈라궁, 에메랄드빛 호수와 야크, 그리고 라싸에서 만난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 ‘티베트, 자유, 그리고 여행’ 이 세 단어는 마치 같은 의미를 지닌 다른 단어처럼 느껴진다. 언젠가 다시 티베트를 가게 되는 날이 오게 된다면, 그때 역시 나는 자유로운 여행을 하며 있는 그대로의 티베트를 느끼고 싶다.
▨과정중심평가|김덕년 외 지음|교육과실천 현직 교사 7명이 과정중심평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한 과정을 담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과정중심평가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중점을 둔 평가 방식이다. 점수나 등수를 매겨 학생을 선발하거나 분별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성취 정도나 역량을 평가하는 등 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초점을 맞춘다. 학생 평가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혼란스러워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 저자들도 다르지 않았다. 중·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들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다양한 교과 수업에서 과정중심평가를 실천한 사례를 가감 없이 소개했다. 저자들은 “과정중심평가를 통해 수업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학생과 교사가 성장했다”고 입을 모은다. 실천하면서 느낀 점뿐 아니라 학교 현장에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도 솔직하게 풀어냈다. ▨운동하는 아이가 행복하다|KBS 운동장 프로젝트 제작팀 지음|해냄 KBS 다큐멘터리 ‘운동장 프로젝트’ 제작팀이 들려주는 학교체육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은 장장 6개월 동안 학교폭력과 청소년 우울증, 다문화 학생들의 부적응, 청소년 건강 등 교육계 현안과 스포츠클럽 참여 효과의 상관관계를 심층 분석했다. 저자들은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한 어떤 데이터보다 가치 있었던 것은 카메라가 발견한 아이들의 표정이었다”고 말한다. 친구들과 함께 어렵고 힘든 훈련 과정을 이겨내는 행복함, 불가능할 것 같았던 승리의 감동을 공유하는 즐거움이 담겼기 때문이다. 운동장에서 발견한 아이들의 얼굴에는 교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열정과 행복이 묻어났다. 입시와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아픈 요즘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가 몰랐던 우리음악 이야기|박소영 지음|구름서재 어린 학생들이 우리 음악인 국악과 친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냈다. 흔히 국악 하면 지루하고 어렵고 낯선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예외는 없다. 현직 교사인 저자는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여겼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음악을 즐겨 듣도록 돕기 위해 펴낸 책. ‘세종대왕은 음악천재?’ ‘태평소로 왜병을 물리친 곽재우 장군’ 등 우리 음악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기초 지식과 용어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냈다. ‘찾아 듣는 우리 음악’ 코너를 마련해 QR코드를 찍으면 음악, 공연 등 교육 콘텐츠도 바로 감상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듣고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우리 음악 200여 곡을 엄선했다. ▨겨울나무와 빛나는 새|나지영 지음|좋은땅 학창 시절, 친한 친구의 생일 선물로 지은 시 한 편이 계기가 됐다. 교사로 재직하면서 각종 콘텐츠 제작을 담당,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런 경험이 자신감으로 이어졌고 틈틈이 시를 썼다. 주로 사랑과 우정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행복, 불행, 자연 등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도 저자 특유의 쉬운 시어로 풀어낸다. 저자는 수록 작품 가운데 ‘좋아한다라고 하기엔’에서 ‘연이 바람과 이야기 나누듯/순간순간 마음이 통하는 우리’라는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말하지 않아도 하늘의 연이 바람과 마음이 통하는 것처럼 그런 인연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고민에 휩싸여있을 때 펼쳐들면 쉼 없이 읽게 만드는 편안함을 준다.
이지미 제주 서귀포여중(교장 박경숙) 한문교사는 수업에 앞서 성찰능력, 인간능력(배려·협력), 창의융합력, 그리고 배움의 즐거움을 고려한다. 머리로만 앎에서 벗어나 가슴까지 내려와야 한문교과가 지향하는 인성교육으로 이어진다. 한문과 타 교과를 잘 융합해 수업으로 제시한다면 창의·융합력에 대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이를 즐겁게 익히면서 다양한 재능까지 펼치게 해야 한다는 고민이 늘 떠나지 않는다는 이 교사다. 그가 한문수업의 활동 중심 수업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런 이 교사는 자유학기 기간에 더욱 다양한 활동 중심 수업을 이어갔다. 그 결과 한자성어 창작 단편드라마, 자유학기 예술활동 연계, 영어·미술·도덕 등 타 교과와의 공통주제융합, 김만덕 프로젝트, 자유학기 축제 등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우리 선현들의 정신이 담긴 한문을 통해 즐겁게 배우고 성찰할 수 있도록 고안하고 있다”며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허망하고, 생각하되 배움이 없으면 위태롭다는 學而不思卽罔, 思而不學卽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불태)를 수업에 그대로 실현하고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설정했던 목표 내용이 활동 후 고스란히 담긴 모습을 보면 그 노력은 충분히 보상 받는다”고 강조했다. ◇한자성어 창작 단편드라마 = 한문수업에 있어 한자성어는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이 교사는 한자성어의 뜻과 음을 알고 내용을 파악하는 활동 정도를 넘어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창작 단편드라마 만들기’를 떠올렸다. 학생들의 삶 속에 한자성어를 연결시키는 활동 위주의 수업으로 적격이라 판단한 것이다. 수업의 활동목표는 정보처리능력(한자성어 실생활 활용), 창의적 사고능력(드라마 시나리오 창작), 인성 역량(모둠 프로젝트 활동, 소통·협업 능력) 등으로 잡고 흐름도를 그렸다. 한자성어 학습, 한자성어 활용 시나리오 창작, 단편드라마 제작, 시사회(평가회) 등 네 단계로 압축됐다. 세부적으로 드라마 속 상황이나 대사 안에 한자성어 5개 이상 넣고, 배경·등장인물·장르를 선정한 뒤 주요사건을 기승전결로 구성한다. 드라마 준비 순서는 시나리오 구상, 각각의 장면 구상, 동영상 촬영, 편집으로 분량은 3~5분으로 했다. 평가는 학생의 자기성찰, 상호평가(자유서술식), 교사 과정관찰 및 작품평가 등의 과정평가로 이뤄졌다. 이 교사는 이밖에도 한자성어 관련한 수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넓혀가고 있다. 학교특색사업인 ‘칭찬으로 변화하는 교실’ 연계 활동으로 하고 있는 ‘칭찬은 비행기를 타고’와 자유학기 예술활동과 연계한 ‘창작 랩소디’ 등이 대표적이다. ‘칭찬은 비행기를 타고’는 비행기를 접은 후 총 아홉 차례를 날리면 아홉 명의 친구들이 긍정의 뜻이 담긴 한자성어로 칭찬을 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창작랩소디’는 한자성어와 타 교과 용어 등을 활용해 랩 가사를 창작하는 활동이다. 랩의 라임과 한시의 압운법을 비교하며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랩을 공연하면 한문 교사와 예술활동 강사가 협업 평가를 진행한다. ◇영어·미술 등과 공통주제 융합수업 = 인성역량 강화 교과 융합수업으로 한문 단원의 ‘가족구성원’, 그리고 영어 단원의 ‘say the magic word’를 연계했다. 한문교과에서는 가족구성원의 한자, 감사 관련 한자를 알아본 뒤 감사의 대상을 선정해 그 이유를 작성하도록 했다. 캘리그라피 방식으로 감사책갈피까지 제작했다. 영어교과에서는 원어민 교사와 코티칭 수업활동으로 ‘감사편지(thank you letter)’ 쓰는 방법을 배운 뒤 편지를 쓸 대상과 내용, 이유 등을 토대로 작성하게 했다. 미술교과가 1학년에 편성되지 않은 것에 착안해 미술교사와 협의한 후 각자 자신의 한자 호를 지은 뒤, 이를 지우개 도장으로 만드는 활동으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창체 연계 융합활동으로 ‘너가 보는 나의 모습’도 진행했다. 모둠 친구들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한 후 모둠원들이 돌아가며 한 명의 얼굴형, 눈, 코, 입 등을 그려 캐리커처를 완성하는 형식이다. 친구들이 그려준 작품에 낙관까지 찍었다. 효(孝)를 주제로 한문·도덕·미술의 세 교과 간 공통주제 융합수업도 주도했다. 도덕교과를 통해 현대적 의미의 효 사상에 대해 알아보고 효도쿠폰 제작 및 실천 활동이 이뤄졌다. 한문교과에서는 효를 주제로 한 한문 문장을 읽고 모둠별 암송하기, 효 문자도 감상과 문자도 속 한자성어 5가지 알아내기, 실천 가능한 효의 방법 생각하기, 효 문자도 족자 만들기 등이 진행됐다. 미술교과에서는 문자도의 의미와 의의, 효 문자도로 보는 전통적 효의 상징물과 표현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김만덕 프로젝트, 자유학기 축제 = 지역 출신 위인 김만덕의 생애를 통해 인성교육은 물론 역사교육과도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긴 이 교사는 ‘김만덕 프로젝트’도 마련했다. 우선 김만덕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와 교훈, 그가 남겼던 ‘나눔’의 의미에 대해 의견을 나누도록 했다. 이어 김만덕의 삶과 제주도 들여다보기, 김만덕의 가치와 관련한 한자성어 학습, 슈링클스(그림을 그리고 열을 가하면 플라스틱으로 변하는 종이) 성찰 고리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때마침 1학년생들은 자유학기 축제를 열기로 하면서 중심 테마를 자연스럽게 나눔으로 잡았다. 김만덕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이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1학년 학생 150여 명이 한 달 간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하는 과정에서 플리마켓 운영으로 연결시켜 나눔 실천의 계기를 마련했다. 축제 날(지난해 12월 8일) 활동 참여 후 받는 도장을 이용해 서로의 물건을 교환했고, 학교는 이 도장 개수에 비례해 돈을 모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김만덕 정신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이 교사는 “축제 준비부터 운영까지 모든 것을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학생 참여 활동이 확대되면 자유학기제는 더욱 내실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북도 청송군 부남초등학교(교장 구자룡)는 2018년도 제12회 교육정보화연구대회디지털학습분과에서 전국 1등급(교수학습분야, 교사 강인성), 전국 2등급(e학습터 분야, 교사 박성환・김효정)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교육정보화연구대회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여 ICT를 활용한 참여와 협의 교수학습 방법 발굴을 통해 소프트웨어교육을 활성화하고 ICT활용 수업 모델을 연구하여 교원들의 교실수업 개선 환경을 지원하는 학교풍토를 확산하기 위한 연구대회이다. 본 연구대회에 부남초 교원들은 4명이 참가해 3명이 교육부장관상을, 1명이 교육감상을 받는 우수한 역량을 발휘하였다. 디지털학습분과 전국 1등급은 교수학습분야에서 수학, 소프트웨어(SW)의 융합교육과정 운영으로 수학적 사고력, 컴퓨팅 사고력을 증진하는 모델을 개발한 강인성 교사가, 전국 2등급은 e학습터 분야에서 영어를 처음 접하는 3학년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증진을 위한 사이버학습 및 교실연계 모델을 개발한 박성환, 김효정 교사가 수상하였다. 또한 교육용소프트웨어분과에서 도내 초등 관리자로 유일하게 참가한 정미정 교감은 도 2등급을 수상한다고 전했다. 부남초등학교(교장 구자룡)는 산골벽지학교라는 열약한 교육환경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의 스마트교육에 대한 열정과 노력으로 목적사업비를 활용해 스마트교육 여건 구축, 교육콘텐츠 개발 등의 노력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전 담임교사가 각종 연구대회 전국 1등급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등 경상북도 도내에서 우수한 교육력을 지닌 학교임을 다시한번 입증하였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학교는 다양한 교육 방법으로 쇄신을 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식이 아닌 지혜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등장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과거와 다르게 교사들은 정해진 교육과정과 교과서만을 사용하여 교수학습을 진행하지 않고 재구성한 교육과정과 재편집한 교과서를 사용하여 다양한 학습자료를 만들어내고, 수업 과정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수업뿐만아니라 생활지도, 상담, 평가 등에서도 생산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두발, 복장 등 강압적인 생활지도 단속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생활지도에서도 아이들이 얼릉 원위치로 회복할 수 있는 회복적생활교육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수업과 평가에서도 아이들에게 여러번의 시행착오의 기회를 부여하여 좀 더 성장하도록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교사들의 노력덕분에 교사들의 교육활동에 있어 아이들의 외적인 성장과 더불어 내적인 성장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수학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수학을 좋아하고 교사를 잘 따르는 아이는 종종 쉬는 시간에 수학에 대한 고민을 질문하려고 교무실에 들어온다. 이 아이가 계속적으로 교사를 찾아오고 수학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은 아이와 교사의 관계형성에 기초를 두고 있다. 아이들은 정직하다. 싫어하는 교사에게는 먼저 다가서지 않는다. 다가오는 아이들에게 아이의 성장과 실천에 대해 “너 참으로 대견하다”, “너의 행동에 대해 선생님은 지지를 보낸다”, “너의 풀이과정이 틀리는 것은 아니야, 다만, 이런 방법도 있는거야” 등으로 공감과 격려의 관계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점점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교사를 대처하는 인공지능 로봇교사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9일 온라인 교육업체 쉐얼시(學而思)는 자체 개발한 표정과 음성, 필적을 인식하는 기능을 갖춘 'AI 표준어 교사', 'AI 영어 1대1 교사' 등의 서비스를 공개했다. AI기술이 온라인 강의에 결합해 학습자의 상태를 보고, 대답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 로봇은 다양한 지식으로 무장되어 교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지만, 교사가 인공지능 로봇을 이길 수 있는 길은 바로 공감하고 지지하는 소통의 능력일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교사들의 격려와 지지를 얻어 혼자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성장의 단계를 훨씬 뛰어넘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교사가 진심으로 아이들에게 사랑과 지혜를 베푸는 마음에서 시작될 것이다. 아이들과의 회복되는 관계에서 교사는 교육의 희망을 볼 수 있으며, 아이들과 교사를 지지하는 학부모의 진심어린 마음이 교육을 더욱 알차게 만들 것이다. 학교에 1년에 한번도 나오지 않은 학부모라도 교사와 아이들간의 지지와 격려는 고스란히 가정에도 전달이 되고, 학교를 믿고 맡기고 의지할 수 있는 정신적인 동력으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교사는 아이들과 학부모가 먼저 움직이길 원하지는 않는다. 교사의 교육과 실천에 의해 아이들이 성장하고 변화하고 이를 목격하는 학부모의 든든한 후원과 지지로 교육은 더욱 알차게 영그는 것이다. 경기도 C교사는 “3월초에 학급의 아이간의 다툼 문제로 어머니가 학교방문 상담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쌍방의 아이와 어머니의 진술과 상담을 통해서 더욱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었다”며, “교사는 아이와 부모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면 성공한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교육과정에서도 등장하는 것이 핵심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편협적인 지식만을 전달하는 낡은 수업방식으로는 아이들과 관계형성을 쉽게 할 수 없다. 부단히 교재연구하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상담하고 아이들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넉넉히 부여했을 때, 교육은 살아나고 생동감있게 숨쉬는 것이다. 경기도 J중학교 H학생은 “선생님들이 복장이나 두발과 화장에서도 저희들을 믿고 맡겨주시고 충분한 시간을 주시니, 학급에서 약속을 정하고 되도록이면 지킬려고 노력해요”라고 말하며, “지금처럼 선생님들이 우리들의 조금씩 나아감을 응원해줬으면 해요”라고 말했다. 모름지기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말한다.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큰 계획을 세워야하는 것이 교육이다. 하지만 실상은 매년 바뀌고 정권이 바뀌면 또 바뀌는 교육정책으로 일선 학교의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는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도 사제간의 정은 변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니다. 교사와 아이들, 학부모간의 원활한 관계형성을 위해 교사들은 부단히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수업하고 생활지도하고 상담에 임하는 순간, 교육은 중지되고 변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교육은 교사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교사가 교육정책의 희생양이 아니라 동반자이며, 지지자가 될 수 있도록 교육부, 교육청은 정책입안에서부터 세심히 살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 시행되어도 교육현장의 시스템은 사람이 움직여야 하는 것들이다. 앞으로의 모든 교육정책은 사람중심으로 마련되길 희망해 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공감이고 지지이다.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에서 교육의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기 임기 동안의 공약이행을 알리는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다. ‘조용한 변화’를 내걸은 공약 백서 제목이 무색하게 초반부터 시끄러웠다. 자사·외고의 일반학교 전환을 강제로 진행하는 것처럼 명시된 백서 내용에 대해 지적이 제기되자, 시교육청 측은 급하게 "오기(誤記)"라고 해명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조 교육감은 7일 ‘공약 실현 청사진이 담긴 백서’ 발간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31개 과제, 106개 세부과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조 교육감은 지난 지방선거운동 기간 동안 가장 강조했던 ‘자사·외고 폐지’와 관련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최소 1교 이상 일반학교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엄정한 평가를 통해 운영 정상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가도 하기 전에 목표 수치를 정한 자체가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백서에 따르면 2019년 1교, 2020년 2교, 2021년 1교, 2022년 1교 등 최소한으로 잡아놓은 수치가 드러나 있다. ‘성과지표’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한술 더 떴다. 성과목표에 ‘평가를 통한 일반학교 전환’에 대한 목표치까지 표기된 것이다. 달성도(이행수준)에 2019년 3교, 2020년 5교, 2021년 6교, 2022년 7교라고 적혀 있다. 폐지를 전제로 평가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서울교총은 즉시 논평을 내고 "면밀한 운영성과 평가를 통한 재지정 내지 폐지 여부를 판단하는 대신 일방적인 ‘폐지’를 전제로 평가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학교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기 때문에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적지 않은 언론을 통해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오자 시교육청 측은 설명자료를 통해 "백서에 표기된 부분은 ‘평가를 통한 일반학교 전환’이 아니라 ‘학교 신청에 의한 전환’을 잘못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해당 부분을 ‘잘못 썼다’는 식으로 해명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평가를 통한 일반학교 전환’이라고 표기한 부분 아래에, 시교육청이 바꿔 달았어야 한다는 내용인 ‘학교신청에 의한 전환’이 이미 단서로 따라왔기 때문이다. 변경될 내용이 단서에 왜 달렸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조 교육감이 관련 정책 추진 전 세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한 만큼, 더욱 신중하게 일처리를 했어야 한다는 비판 역시 거듭되고 있다. 이날 조 교육감은 대성고의 일반고 전환 때 재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받은 비판을 두고 시교육청의 잘못을 시인한 바 있다. 그는 "당시 ‘2·3학년은 자사고 등록금을 내는데 신입생은 일반고로 입학하는 것은 온전한 자사고로 인정될 수 없다’고 했던 부분은 충분히 합리적인 문제 제기"라며 "학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감의 반성이 나오자마자 더 큰 피해가 우려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교총은 시교육청의 7대 과제 중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 차원에서 이들 학교도 자율운영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교총은 "자사고, 외고, 국제중도 학교자율과 다양성 측면에서 반드시 보장돼야 하며, 교육의 평등성과 수월성의 조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시교육청이 발표한 내용 중 ‘혁신학교 250교 확대’, ‘교육본질 회복에 대한 미비’ 등에 대해서도 교육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교총은 "일방적인 혁신학교 늘리기를 통해 혁신학교에 막대한 예산을 쏟고, 인사자율권을 보장하는 등 행정적 혜택 또한 최대한 보장한다는 것은 일반학교 죽이기를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라며 "무상복지 확대보다 학교현장의 교권확립을 위한 세부 실천을 우선시하고, 학생 학업성취에 대한 진단과 평가 등 교육본질 회복을 위한 적재적소에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교권법률지원단 운영 및 교원배상책임 단체보험 가입’, ‘교원능력개발평가 자율 참여 권장’. ‘학교 악기은행 구축’, ‘책과 노니는 교실’, ‘메이커 교육 인프라 구축’, ‘초등 3·4학년 기초영어교육 강화’, ‘스쿨미투 긴급대책팀 지속 운영 및 특별감사 강화’, ‘평화 공존을 위한 남북교육교류 추진’ 등 신규 사업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와 함께 ‘학교 노후 시설 진단 및 보수 강화’, ‘고교와 사립초까지 친환경무상급식 확대’ 등 지속사업까지 4년 간 총 4조1686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선생님들은 저마다 우수한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협의하는 것만으로도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교사연구회를 통해 깜짝 놀랄 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2년이었습니다.”(최영희 경기 능동중 교육과정부장) 경기 능동중(교장 류기진)은 지난해부터 전문적학습공동체 연계 자유학기제 교사연구회 ‘사이다(사고하고, 이해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학교)’를 운영해 주제중심 교과통합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주제중심 교과통합교육과정은 한 가지 주제를 정한 뒤 그에 맞춰 교과별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학습 흥미를 끌어올리고 이해도와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1학년 담임교사, 교과별 1명 이상, 특수반 교사 등 요건을 둬 모집한 15명의 ‘사이다’ 창단멤버들은 비정기 모임으로 출발했다. 계획, 평가, 연수 등 필요할 때만 모여 논의하는 정도였다. ‘더불어 따뜻함’, ‘더불어 즐거움’을 주제로 교과통합교육과정을 했으나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절반의 성공으로 남았다. ‘더불어 따뜻함’은 사회, 국어, 수학 과목에서 진행됐다. 사회는 ‘경제생활의 이해’ 단원에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에 대해 직접 기획안 작성, 국어과는 ‘협동조합 설명문 쓰기’, 수학은 ‘협동조합과 관련된 통계자료 찾아보기’로 구성됐다. ‘더불어 즐거움’은 음악, 국어, 미술, 체육 과목에서 진행돼 반가 작곡, 노랫말 쓰기, 응원도구 제작, 반가에 맞춰 율동 만들기로 꾸려졌다. 그러나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었다. 소통 부재로 인해 매 수업마다 시행착오가 따랐다. 올해 연구회 인원은 12명으로 줄었지만, 정기모임으로 변경되면서 내실이 더해졌다. 한층 개선된 연구회를 의미하는 ‘사이다 2.0’으로의 재출범을 다짐하고 월 1, 2회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자주 모이다보니 교사들은 ‘나만의 영역’이라 여겼던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었다. ‘이런 거 말해도 되나’ 싶은 비밀 같은 고민들, 몇 번을 망설이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혼자 끙끙 앓던 것들이 결코 자신만의 문제는 아니었으며, 다른 누군가는 쉽게 해결해줄 수 있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누면 가벼워진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으니 저마다 꺼내놓는 아이디어는 금새 늘었다. 여기서 도출된 방법들을 수업에서 직접 적용한 후 공유하는 체계를 갖추니 진정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진행됐다.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2개월 간 진행된 모의 창업 교과통합교육과정 프로젝트가 대표 사례다. 주 교과는 진로와 직업, 교과 연계는 도덕·사회·정보 과목으로 구성됐다. 교사들은 ‘모의 창업 프로젝트로 미래사회 핵심역량 키우기’라는 주제 안에서 각 과목별 수업 후 창업 경진대회까지 개최했다. 이 프로젝트는 사이다 정기회의 때 진로진학부장이 아이들에게 창업과 창직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려는데, 실생활에서 문제점을 찾아 창업 아이템을 정하는 부분을 가르치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은 것에서 비롯됐다. 그러자 도덕교사는 “도덕성이 결여돼 생기는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창의적 아이디어 만들기를 모둠별 토론·토의활동, 협동학습으로 진행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쉽게 풀렸다. 이 수업을 통해 새치기를 방지하는 시스템 구축, 바가지요금을 없애기 위한 정가확인 어플리케이션 등이 도출됐다. 사회과 담당인 최 부장은 지리 관련 단원을 통해 관광자원을 활용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여행상품개발자가 되어보기’ 수업을 구성했다. 정보교사는 파워포인트 제작을 통해 제품 설명회의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향상시키는 수업을 짰다. 진로 수업을 통해서는 창업 아이템 선정해 제품 소개서 만들고 디자인까지 도출하도록 했다. 이를 팀 별로 ‘창업보드’를 만들게 했다. 회사명, 상품명, 상품소개, 상품 디자인, 판매 전략 등을 기재한 것으로 겨루는 창업아이템 경진대회도 열었다. 세 명이 한 팀을 이뤄 학급 예선전을 거쳐 두 팀씩 뽑아 겨루는 대회로 진행됐다. 본선 심사는 학생, 학부모, 교사로 구성된 모의투자단을 구성해 가장 많은 투자를 확보하는 등의 결과를 통해 우승팀을 가렸다. 교사들은 경진대회 후 며칠 뒤 경기상상캠퍼스 입주 청년 창업 기업을 방문하는 활동까지 연계했다. 학생들은 수업, 경진대회에 이어 실전 창업 사례까지 확인하니 누구보다 생생하고 자세하게 알게 됐다. 최 부장은 “아이들은 돈이 많지 않더라도 좋은 아이템만 있으면 창업에 도전해볼만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5월 9일에는 ‘인성교육의 날’로 정한 뒤 1교시부터 6교시까지 ‘바른 언어사용’ 수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학년별, 교시별 수업안을 만들어 전 교사가 수업을 진행했다. 1교시 ‘고운 말, 나쁜 말’ 시간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고운 말과 나쁜 말의 영향을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도록 했고, 2교시는 역할극으로 올바른 감정 표현 방법을 사용하도록 했고, 3~4교시는 바른 말 사용에 대한 나의 다짐을 노래로 개사하고 율동까지 만들어 5교시에 발표회를 가졌다. 6교시에는 학급별로 ‘고운 말 나무’를 만들어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고운 말들을 적은 열매를 나무에 달고 복도에 게시했다. 피터 레이놀즈의 그림책 ‘점(The Dot)’을 통해 영어·사회·도덕·진로·국어·미술 과목을 통합한 사례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어교사는 원서를 읽은 후 글의 구성과 내용을 시각적으로 요약하고, 느낀 점, 인상 깊었던 부분, 그 이유를 친구들과 나누도록 했다. 단어게임, 내용다이어그램 등을 활용하도록 했다. 사회 시간에는 책을 읽고 관계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긍정적인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차원에서 ‘핵심질문 만들기’와 ‘월드카페 토론’을 구성했다. 도덕시간에는 나의 탁월함, 조원들의 탁월함을 찾는 모둠활동을, 진로시간에는 버킷리스트 작성과 미래자서전 쓰기를 진행했다. 국어시간에는 20년 후 모습 상상해 글로 쓰기, 미술시간에는 ‘점으로 놀기’를 활용해 조형요소와 원리를 익히는 등 책 한권으로 다양한 수업이 이뤄졌다. 이 사례는 지난 8월 열린 ‘2018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에서 소개돼 전국의 교사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50여명의 교사들은 직접 실습해본 뒤 교과통합수업에 대한 감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최 부장은 “선생님들은 우수한 역량을 가진 분들이기에 일단 모여서 협의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며 “저경력 교사들은 수업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고 귀띔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덕분에 유명해진(?) 사진이 있다. 대한제국 시절 활동 중인 의병들을 찍은 유일한 사진으로 국사교과서나 한국의 근대 역사책이라면 빠지지 않고 실린 사진이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이 사진이 조명을 받기 전에는 무심하게 지나친 경우가 많았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이 사진을 누가 어떻게 찍었는지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에 죄송한 마음 이전에 놀라움마저 들게 된다. 이 사진은 캐나나 출신 영국 언론인으로 데일리 메일(Daily Mail)의 특파원 매켄지(F.A. Mckenzie)가 1907년, 양평에서 찍은 사진이다. 러일전쟁을 취재하러 온 매켄지는 한국의 상황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제천 일대의 의병을 취재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의병을 만난 것이다. 매켄지를 본 젊은 아낙네는 ‘당신이 우리의 현실을 외국에 알려 달라’고 했고 의병 중 한 명은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무기를 구해 달라’고 했다. 무엇보다 의병들은 “우리는 어차피 죽게 되겠지요. 그러나 좋습니다. 일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보다 자유민으로 죽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라며 독립전선에 뛰어든 비장한 심정을 밝혔다. 이런 내용은 그가 쓴 대한제국의 비극(The Tragedy of Korea)에 자세히 적혀 있다. 만약 그가 의병 취재를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사진과 기록을 남겨놓지 않았다면 우리는 의병들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아마도 비분강개한 유생들의 기록과 살육에 대한 변명으로 가득한 일제의 기록으로만 보았을 것이다. 물론 매켄지는 기자라는 신분 때문에 무기를 구해달라는 의병의 말에 양해를 구하며 제3자로서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시기 이방인들 가운데 한국의 문제에 적극 개입했던 사람들이 있다. 봉건제와 제국주의 침략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던 한국인에게 희망의 빛을 건넨 사람들이다. 두 언론인의 흔적을 찾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라 할 수 있는 경교장(강북삼성병원 안에 있다)과 경희궁(서울역사박물관 옆)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인왕산 방면으로 걸어가면 한양도성의 성벽을 따라가는 길에 이국풍 집 ‘홍난파 가옥’이 나온다. 우리가 찾아야 할 곳은 그가 살던 집 뒤 공원에 있는 작은 표지석이다. ‘베델 집터’. 그러니까 한국 이름 ‘배설’의 집이 있던 곳이다. 베델이 누구인가. 일제강점기 직전, 민족의 정론을 편 대한매일신보의 사장이다. 그러니까 한국 신문사의 사장이 영국 사람이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1905년, 을사늑약 전후로 일제의 입김은 한국 사회 전반을 압박했으니 언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베델은 당시 일본과 동맹국이었던 영국 사람이라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그런 점을 바탕으로 일본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심지어 베델은 영어로 된 코리아 데일리 뉴스도 발행하며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다. 대한매일신보가 일본의 황무지 개간 요구를 막아냈다면, 코리아 데일리 뉴스는 황성신문에 실렸던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 그러니까 일본의 을사늑약 강요를 비판한 기사를 영어로 실었다. 여기에 불을 끼얹은 사건이 있다. 고종이 을사늑약을 무효라고 주장했던 밀서의 내용을 영국 트리뷴지가 실었는데 이 내용을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 데일리 뉴스에 다시 실은 것이다. 1907년, 베델이 발행하던 신문은 1만 부가 넘었으니 국채보상운동도, 의병투쟁도 영향을 받았다. 일제의 통감부는 영국에 전부터 요구해 온 베델 추방령을 더욱 강하게 요청했다. 마침내 1907년 10월 정동의 영국 총영사관에서 재판이 벌어져 베델은 6개월 근신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근신 기간이 끝나고 대한매일신보는 다시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스티븐스 암살 사건을 다뤘고 1908년, 다시 벌어진 재판에서 베델은 대한매일신보의 논설이 일본의 지배에 대해 한국인의 봉기를 부추긴다는 죄명으로 금고형과 근신을 받았다. 금고형을 받기 위해 베델은 상해의 영국 영사관으로 갔다. 그 사이 일제는 신문사 총무였던 양기탁이 공금을 횡령했고 베델도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역시 무혐의가 판명됐지만 마음고생이 컸는지 베델은 1909년, 37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영국이라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언론인이었던 베델. 오히려 일본에서 지낸 시절이 많았던 그는 왜 일제의 침략에 반하는 기사를 쓰며 힘들게 보냈을까. 베델의 집터에서 다시 인왕산 방향으로 가면 거창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바로 ‘행주대첩’의 영웅, 권율의 집터다. 사실 우리가 찾을 곳은 그 앞에 붉은 벽돌로 지은 서양식 2층집이다. 바로 딜쿠샤다. 원래 이 건물은 의문투성이였다. 근처에 베델의 집이 있었다고 하니 대한매일신보 사옥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집 앞에 쌓아둔 물건을 치우니 ‘1923년’과 ‘DILKUSHA’란 글자가 새겨진 머릿돌이 나왔다. 신문사가 없어진 지 한참 뒤 지은 건물이고 딜쿠샤는 영어로 해석이 되지 않는 낱말이었다. 이 집의 정체는 무엇일까. 내력이 밝혀진 것은 2006년이다. 이 집에서 살았다고 주장하는 미국 사람 브루스 테일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집은 자신의 아버지인 ‘앨버트 테일러’가 지었으며 집 이름은 어머니가 힌두어의 ‘이상향’을 뜻하는 딜쿠샤로 지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앨버트 테일러는 어떤 사람일까. 놀랍게도 우리나라 독립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 금광업자인 아버지를 따라 온 앨버트 테일러는 미국 통신사 특파원도 겸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3․1운동이 일어났고 아들의 출산 때문에 부인이 세브란스에 입원했을 때 우연히 3․1독립선언서를 입수했다. 이를 자신의 동생을 통해 일본으로 보내 세계에 널리 알렸던 인물이다. 그는 또 제암리에서 만세운동을 벌이던 사람들을 일본 군인이 학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진상을 조사한 뒤 역시 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1942년,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을 추방할 때 쫓겨났다. 그리고 딜쿠샤의 내력도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일본의 추방령을 거부하다가 서대문형무소에 갇히기도 했던 앨버트 테일러. 역시 베델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현실을 외국에 알려 일제에게 압력이 되도록 했던 인물이다. 그렇다면 베델, 그리고 앨버트 테일러가 묻힌 곳은 어딜까. 놀랍게도 이들은 모두 서울에 잠들어 있다. 우리 역사에서 어려웠던 시절. 이방인이지만 한국에 한줄기 빛이 돼준 언론인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가 보자. 양화진, 이방인에게 진 빚에 대하여 베델과 테일러가 잠든 곳은 양화진에 있는 외국인선교사묘원이다. 두 사람 모두 선교사는 아니지만 1890년, 헤론 선교사가 이곳 양화진에 처음 묻히면서 선교사묘원이라는 특성이 두드러지며 지금처럼 부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여기에 묻힌 인물 가운데 한국에서 생을 마치지 않았음에도 본인의 유언에 따라 여기에 묘지를 마련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앨버트 테일러 역시 유언에 따라 유해를 미국에서 여기로 옮겨온 예다. 어떤 사람들이 잠들어 있을까. 베델과 테일러 말고도 그 이름만으로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 배재학당을 세우고 정동제일교회를 연 아펜젤러, 이화학당을 세운 스크랜턴, 새문안교회와 연희전문을 연 언더우드, 백정들을 위해 교회를 개방한 무어, 숭실학교를 설립한 베어드, 크리스마스 씰을 만든 셔우드 홀 등 한국근대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사람들이다. 그리고 ‘한국 사람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헐버트, 그리고 특이하게 한국 고아들을 위해 일했던 일본인 소다 가이치도 있다. 무엇이 이들을 여기에 머물게 했을까. 누군가는 종교를 위해서라고 하겠지만 누군가는 한국의 안타까운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그런 점에서 의도를 떠나 결과만 놓고 보면 한국은 이들에게 큰 빚을 졌다. 이들은 한국을 위해 교육과 언론, 의료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한국에 공헌한 이방인이 있었음을 보니 한국사의 영역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SW교육 대비 정보교사도 부족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국정감사 기간 동안 비교과 교사 부족만 지적된 것은 아니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농어촌 지역에서 주요 과목까지 순회교사를 운영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교육청은 국어 2명, 영어 6명, 수학 8명, 사회 6명, 과학 8명 등을 순회·겸임교사로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의 경우도 국어 4명, 영어 10명, 수학 9명, 사회 28명, 과학 22명을 순회 또는 겸임으로 운영하고 있다. 임 의원은 주요교과에 대한 순회교사 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SW교육의 확대로 인한 정보교과 교사 부족도 거론됐다. 김해영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내년 SW교육 시행학교는 2677곳이다. 현재 정보 교과 전담 교원은 1077명이다. 내년에 신규임용하기로 확정 공고된 225명과 복수전공 연수 이수자 35명을 더하면 1337명이다. 충원율은 49.9%다. 2020년에는 SW교육 시행학교 3212곳으로 늘어난다.
이미지출처 : https://pixabay.com 올해 11월 15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며, 일선 학교 교사들은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이 되는데 구인란으로 전국의 중·고등학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차출된 교사들은 하루전인 14일에도 해당 시험장교에 출장으로 방문하여 장시간 전달연수를 들어야 하며, 정작 본인들의 수업도 다른 교사에게 교환수업이나 보강처리하고 출장에 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1박 2일 동안 차출이 되는 것으로 해당학교는 수많은 차출교사로 인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되지 않아 휴업을 하거나 단축수업 등 비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빈발하는 수험생 민원과 선택 과목수 증대 등으로 해마다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수능 관리 시스템은 과거에 고착되어 감독관 기피 풍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0월 31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전국의 중등교사 5032명을 대상(중학교 38.7%, 고등학교 60.1%, 교육청 등 기타 나머지)으로 지난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 사이에서 수능 감독관 차출을 기피하는 풍토가 생겨나게 된 이유는 ‘과도한 심리적 부담 및 체력적 부담’(복수 응답 항목에서 각각 71.8%와 71.5%)인 것으로 나타났고, 3순위인 낮은 감독 수당(28.2%)과의 격차도 상당했다. 통상, 시험 감독 업무는 물론 수험생 소지품 관리 업무까지 포괄하는 1교시 당 2~3시간에 이르는 감독관 업무 수행시간 동안 교사들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 군대 위병에 빗댈 정도로 고정 경직된 기립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한다. 한 감독관이 통상 수능의 4개 교시 중 3개 교시에 투입되고 있는 까닭에 식사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정신적, 신체적 부담을 감내해야 하며, 그런 까닭에 기립성 저혈압 등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1교시 국어는 80분, 2교시 수학은 100분, 3교시 영어는 45분, 4교시 선택과목은 102분, 5교시 제2외국어/한문은 40분으로 시험 시간이 편성되어 있어, 1, 2교시 연달아 감독하는 교사의 경우는 180분을 서서 감독해야 되며, 3, 4교시 연이어 감독하는 교사는 172분을 감독하는 것으로 감독관의 인권이 철저히 무시되는 처사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실천교육교사모임은 "1순위였던 감독용 키높이 의자 배치(67.3%) 같은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수능 시험의 수혜를 보는 대학의 적극적인 동참(2순위, 63.1%) 등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수능이 자격고사라면 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나 최근의 정시 확대 흐름에서처럼 선발에 방점이 찍혀지게 된다면, 그 수혜를 받는 대학에서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수능 감독관 관리(차출 및 배정)의 합리화 및 투명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세부 서술형 설문 결과를 보면 수능 주관교의 텃세(중학교 등 타교에서 차출된 교원에게 어려운 업무 일방전가), 연줄 및 연공 서열식으로 업무 난이도가 낮은 예비감독관, 서무요원 배정, 버티기 능력에 따른 학교별 감독관 차출 인원(비율) 격차 극심, 허위 진단서 발급에 의한 감독 열외를 거르지 못하는 시스템, 업무 난이도가 낮은 서무요원에게 과다 지급되는 수당 등에 대한 지적이 집중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감독관 경험이 많은 교사는 "그 밖에 수능 감독관 연수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담당 장학관들이 본인의 면피를 위해 관리 매뉴얼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그냥 읽어 연수 효과가 낮은점, 역시 본인들의 면피를 위해 극단적인 상황을 열거해가며 모든 책임을 감독관에게 돌리며 감독관으로 차출된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포감을 유발하는 행태 등에 대한 지적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밝혔다. 향후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과도한 신체적 부담을 경감할 키높이 의자 배치, 연공 서열이나 인맥 중심의 감독관 관리 체계 정비, 수능 감독관 연수 내실화, 중장기적으로 수능 관리를 대학과 분담할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몇 해 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과 함께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에서 강조하는 것이 과정중심평가이다. 뭔가 새로운 평가개념인가 싶어 과정평가와 관련된 여러 연수와 책으로 공부하다 보니, 지금껏 내가 해오던 프로젝트 수업평가의 문제점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매년 8~10차시 정도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항상 제일 마지막에 나온 결과물을 가지고 평가를 해 왔다. 하지만 프로젝트 수업활동 과정에서 열심히 참여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내던 아이들이, 정작 마지막 결과물 제작에서 영어작문이 틀리거나 발표가 서툴러서 낮은 평가를 받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프로젝트 수업에 과정평가를 도입하여 운영해 보았다. 영어과 과정중심평가 운영 사례 성취기준 ● [9영02-03] 일상생활에 관한 그림·사진·도표에 관해 설명할 수 있다. ● [9영02-06] 주변의 사람·사물에 관해 묻거나 답할 수 있다. ● [9영04-01] 일상생활에 관한 주변 대상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문장을 쓸 수 있다. ● [9영04-03] 일상생활에 관한 그림·사진·도표 등을 설명하는 문장을 쓸 수 있다. ● [의사소통 및 공동체역량] 영어로 외국인과 한국에 관련된 내용을 인터뷰하고 모둠활동에서 서로 협력하여 과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 ● [지식정보처리역량] 인터뷰를 통해 얻은 결과를 그래프나 도표로 나타내고 영어로 설명할 수 있다. 평가준거 성취기준 외국인과의 인터뷰 활동을 통해 한국문화에 대해 인식도를 알아보고, 그 결과를 그래프·사진·도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그 내용을 영어로 설명할 수 있다. 차시 방법 학습경험 평가 피드백 1~2 협력학습 ● 팀 구성 및 미션 정하기 ● 팀 및 개인별 미션 계획서 작성 및 제출 계획서 평가 계획서 내용 3-4 협력학습 ● 개인별 인터뷰 또는 활동 자료 제작 관찰평가 질문지 수정 및 지도 활동 수행 ● 수학여행 중 팀 별 활동 수행 5~6 개인 및 협력학습 ● 개인별 보고서 및 팀별 보고서, 소감문 작성 보고서 평가 표현방법 지도 및 조언 7-8 협력학습 (발표) ● 개인 및 팀 발표 발표 평가 (동료평가) 발표 지도 및 조언 표 '여행을 가자' 주제통합 수업 과정평가 운영 계획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하면서 첫 번째 계획단계에서는 개인과 팀의 미션 계획서와 활동지를 평가했다. 두 번째 단계는 수학여행 활동을 한 후, 개인보고서와 팀 보고서 내용을 평가했으며, 세 번째 단계는 자신들이 한 활동을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발표평가’를 실시했다.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미리 평가계획서를 나눠주고 단계별로 평가를 한다는 점을 안내했다. 이렇게 평가를 시행하면서 좋았던 점은 학생들이 단계별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고, 각 차시별로 걷은 결과물을 평가 루브릭에 맞춰 그때그때 평가하고 피드백 과정을 거치니 활동이 훨씬 원활하게 이뤄졌다. 과정중심평가를 운영하면서 활동 단계를 생각하게 되고 단계별로 적절한 피드백을 평가에 반영하니 수업 준비도 훨씬 정교해지고 학생들의 혼란도 적어진 것이 사실이다. 물론 무임승차하는 학생도 없어졌다. 이렇게 장점이 많긴 하지만 어려운 점도 많았다. 다음은 관내 수업공동체나 연구회 교사들과 평가에 대해 여러 번 토론해본 결과 나타나는 공통적인 문제점을 제시한다. 문제점 ❶ 과정중심평가라는 용어 이해 A 선생님은 정기고사를 여러 번 봐야 하는 것으로 개념을 이해하고, 횟수를 3~4회로 늘려 시행했다. B 선생님은 수업의 모든 과정을 평가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수업 시간마다 학생들의 수업 결과물을 받아 그것을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B 선생님의 경우 장기 결석학생의 성적 처리가 매우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 문제점 ❷ 수업활동에서의 태도나 성장에 대한 평가 반영 수업 후 예측 가능한 활동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루브릭에 따라 쉽게 점수화할 수 있지만, 지난 시간보다 성취가 훨씬 좋아진 학생이나 태도가 나아진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가 어렵다. 점수가 올라가진 않았지만 수업태도가 많이 좋아지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이 생활기록부의 과목별 세부능력특기사항에 적어 주는 것밖에 없어 매우 아쉽다는 것이다. 수업태도 등을 수행평가에 반영하는 평가기준을 세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문제점 ❸ 많은 학생을 평가할 때는 쉬운 평가 과제 제시 소규모학교의 경우 학생 수가 적어 다양한 과정중심평가나 수행평가를 시행할 수 있지만 4~5개 반을 맡아야 하는 규모가 큰 학교의 경우 한 명의 교사가 평가해야 할 학생이 100명이 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고등학교의 경우 주당 1시간씩 10개 학급을 맡는 교사들도 있다. 그런 교사의 경우 250여 명의 학생들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하려면 일주일 내내 평가만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워크숍에서 만난 몇몇 교사들은 이런 고충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내용에 충실하기보다는 평가하기 쉬운 과제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교과서에 나와 있는 예문을 참고하여 문장을 완성하거나 수학의 경우 ‘풀이과정쓰기’ 한두 문제로 과정중심평가를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물론 이런 과제들이 과정중심평가로서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활동 한두 개를 수행평가로 10~20% 반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영어과의 경우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영어듣기평가를 대부분 수행평가로 반영하고 있으며, 심지어 수행평가로 20% 이상 반영하는 학교들도 많다. 문제점 ❹ 평가계획 수립 시기도 학생 파악 이전 제출 학기별 평가계획은 3월 이전에 수립하여 3월 초 정보공시를 한다. 보통 2월 중순쯤 교사별로 담당 학년이 정해지고 정보공시 시기를 맞추려면 새로 맡게 될 학생들을 파악하기도 전에 평가계획을 수립해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수립한 평가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학기가 시작되고 수업을 하면서 평가에 반영하고 싶은 부분들이 생길 때도 많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학생들의 성향이나 활동 정도에 따라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나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과정중심평가는 매우 좋은 제도인 점은 틀림없다. 교사들이 교육과정과 성취기준을 잘 분석하고 재구성해, 한 학기 평가계획을 설계하고 그에 맞춰 수업을 운영해 학생들의 성취와 성장을 성실하게 기록해주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교사가 실제로 과정중심평가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첫째, 최소한 한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끼리는 과정중심평가에 대한 일치된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평가에 대한 연수나 수업연구협의회 토론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둘째, 평가계획을 세울 때 다른 교과와 협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영어과의 말하기나 쓰기 평가는 국어과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이처럼 다른 교과와 협의를 통해 평가계획을 세우면 좀 더 세밀하고 명확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 자신의 노력이다. 평가는 교사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을 재구성 해서 수업을 개선해도 결과적으로 평가가 잘못되면 모든 것이 허물어진다. 그러므로 자신의 현재 상황에 맞게 가장 적절한 평가방법을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적용해보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빌보드 차트(Billboard chart)를 ‘점령’한 방탄소년단(BTS)이 결국 유엔(UN)까지 진출했다. 지난 9월 방탄소년단의 래퍼 RM(김남준)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의 연설자로 나섰다. 말쑥한 정장 차림을 한 그는 다른 멤버들과 함께 진지한 표정으로 단상에 올랐다. 그리곤 예의 유창한 영어로 메시지를 전했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마지막 문단에 집중돼 있었다.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떠하든, 성 정체성이 어떠하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얘기하세요. 여러분 자신에 관해 말하면서 여러분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으세요.” 그야말로 별처럼 많은 스타 중에서 유니세프가 방탄소년단을 고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미국의 관점에서 방탄소년단은 ‘머나먼 아시아’에서 날아온 스타다. 대다수의 미국인과는 다른 피부색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한국 기준으로도 방탄소년단은 멤버 중 서울 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이단아다). 유니세프는 왜 ‘방탄’을 골랐을까 RM은 국적이나 인종·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세상에 관해 얘기했다. 이 메시지는 방탄소년단이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self)’라는 연작 앨범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반복적으로 전달한 내용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은 날이 갈수록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는 미국 사회가 찾던 이상적인 ‘뉴 스타’의 모델임을 다시 한 번 스스로 증명했다. 방탄소년단이 뛰어난 실력을 갖춘 그룹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K팝에서 방탄소년단만 잘하는 건 아니다. 무한에 가까운 경쟁 구도가 구축되면서 꿈을 가진 수많은 10대 소년·소녀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다만 그 와중에도 방탄소년단에게는 독특한 점이 하나 있었다. 모든 사람이 ‘음반’의 중요성을 잊어버린 이 시대에 방탄소년단은 끝까지 음반 단위의 메시지 전달에 집중했다. ‘러브 유어 셀프’ 4부작 이전에 존재한 것은 이른바 ‘학교 3부작’ 시리즈였다. 멤버들이 10대였던 시절의 이야기를 아주 진솔하게 담아낸 것이다. 이 시기의 노하우가 국제적인 성공으로 이어졌음을 상기한다면,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결국 학교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학교 시리즈의 작품 중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대학까지도 너랑 간다면 참잘 갈 것 같아(상남자)’, ‘수십짜리 신발에 또 수백짜리 패딩 / 그깟 패딩 안 입는다고 얼어 죽진 않어(등골브레이커)’ 같은 가사들은 진짜 학생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것들이다. 아이들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어른들이 수백 번 잔소리해도 전해지지 않는 메시지가 방탄소년단의 입을 거치면 조금 다르게 들리지 않았을까? 실제로 ‘등골 브레이커’라는 노래에서 방탄소년단이 고가의 패딩 유행을 비판한 덕분에 방탄의 팬클럽인 ‘아미’ 사이에서는 패딩 구매율이 낮았을 것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전해진다. 두발 자유화 논란, 중심엔 ‘학생’ 있어야 이른바 ‘촌놈’ 출신 10대 소년이던 방탄소년단이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이야기를 소재로 전 세계를 주름잡는 스타가 되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제 한국의 청춘들이 스스로의 어젠다를 설정하고, 그에 관해 토론해나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너무 성급한 것일까? 과거와 달리 요즘의 10대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을 한다. 그렇다 보니 그들 여론의 움직임이 파도처럼 대단히 역동적이다. 이 과정에서 허위 사실이 유포되는 등 문제점도 적진 않지만, 적어도 10대들이 스스로의 이슈에 대해 공론화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는 점만큼은 확실하다. 게다가 최근엔 아프리카·유튜브 등 1인 방송 시스템이 10대들 사이에서도 보편화돼 있다. 이들은 스스로가 ‘스피커’ 혹은 ‘방송인’이 되어 세상을 향해 말할 준비가 이미 돼 있다. 발언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발언을 위한 숙고의 시간도 과거보다 길어졌음을 의미한다. 10대들을 그저 ‘피교육자’의 패러다임으로만 보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 최근 서울교육청이 ‘두발 자유화’를 공식 선언하면서 많은 논란이 촉발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한 세부적인 토론을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중요한 건, 두발 자유화를 할지 말지를 논의함에 있어서 어디까지나 중심에 놓여야 하는 건 학생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무조건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깔고 학생들에 대한 강압적인 정책을 펴는 순간 어른들은 언젠가 그 반작용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무조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아부하듯 들어주는 것도 결코 학생들을 위한 길이라 할 수는 없다. 학생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교육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는 교육법을 준비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교육계에 전하는 메시지가 바로 거기에 있다.
고향 동네 근처 야산에는 큰 상수리나무가 있었다. 한여름 이 나무엔 풍뎅이들이 잔뜩 모였다. 나무에 있는 상처에서 나오는 수액을 먹으려고 몰려드는 풍뎅이들이었다. 운이 좋으면 등이 금빛으로 빛나는 황금풍뎅이, 뿔이 특이하게 생긴 사슴벌레도 잡을 수 있었다. 다 잡아도 그다음 날이면 다시 풍뎅이들이 가득 몰려 있는 화수분 같은 곳이었다. 나는 지금도 상큼한 듯하면서도 썩는 내가 살짝 섞인 참나무 수액 냄새를 잘 기억하고 있다. 산길을 가다 그 냄새가 나면 혹시라도 풍뎅이가 있는지 살펴보는 버릇이 있다. 우리는 여름방학 때 심심하면 이 나무로 몰려가 풍뎅이를 잡아서 놀았다. 지금 생각하면 좀 심했지만, 풍뎅이를 잡아 목을 한번 비튼 다음 바닥에 놓으면 날개를 펴고 빙빙 도는 것이 신기했다. 풍뎅이를 주머니에 가득 넣으면 풍뎅이들이 간지럼 태우듯 꼼지락거렸다. 내가 “풍뎅이를 잡을 수 있는 나무가 있다”고 하자, 초등학생 우리 딸들은 너무나 풍뎅이를 잡아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여름방학 때 아이들을 데리고 그 나무에 가보았지만, 풍뎅이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채집통에 젤리를 넣어둔 다음 밤새워 나무 아래 놓아보기도 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 많던 풍뎅이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위기철의 소설 아홉 살 인생은 초등학교 3학년 여민이의 눈을 통해 서울 산동네 가난한 이들의 고단한 삶을 때로는 가슴 아프게, 때로는 정겹고 따뜻하게 그린소설이다. 여민의 단짝 기종이는 산동네에서 부모 없이 누나와 사는 ‘뻥쟁이’다. 산동네에서 가장 오래 산 토굴 할매는 토굴 같은 집에서 외롭게 죽고, 골방에 갇혀 고시 등으로 성공을 꿈꾸는 골방 철학자도 비극적인 선택에 몰린다. 술주정뱅이 아버지를 미워하는 검은제비,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담임, 부잣집 딸인 피아노 선생 윤희 등 다양한 군상들이 나온다. 아홉 살짜리 꼬마 눈에 비친 삶은 그리 녹록지 않음을 등장인물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은 주인공이 숲에서 상수리 나뭇가지를 타고 노는 것이다. 숲은 내가 단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신비하고 무궁무진한 조화가 있는 놀이터였다. 숲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상수리나무와 아까시나무, 그 밖의 이름 모를 나무들로 뒤덮여 있는 한여름의 숲속은 더위를 느끼지 못할 만큼 서늘했다. (중략) 나는 숲에서 키 작은 상수리 나뭇가지를 타고 노는 걸 아주 좋아했다. 그 상수리 나뭇가지는 아이들이 말처럼 타고 놀기에 좋도록 적당히 휘어져 있었다. 그 가지에 올라 몸을 흔들면 쉽게 출렁출렁거렸고, 더구나 고삐 대신에 쥘 손잡이까지 달려 있어서 진짜 말을 탄 것 같은 상상을 하게끔 해주었다. 인근 동네의 온갖 꼬마들이 상수리 나뭇가지를 타고 놀았던 탓에 그 가지는 아예 말안장처럼 반질반질 윤이 날 정도였다. 주인공 여민이가 다른 동네 아이들과 시비가 붙어 싸우는 것도 이 상수리나무 때문이다. 짝궁 우림이에게 자랑하면서 데리고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여민이가 상수리나무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인생을 배운 것이다. 굴피집을 짓는 ‘굴참나무’, 짚신 밑바닥에 깔던 ‘신갈나무’ 상수리나무는 마을 근처 산지의 낮은 곳에 흔한 나무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피난 갔을 때 상수리나무 도토리로 묵을 만들어 올렸는데, 나중에 궁궐에 돌아와서도 계속 올리라고 해서, 수라상에 올랐다고 이런 이름이 생겼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상수리나무는 밤나무 비슷하게 생겼지만, 상수리나무 잎톱니는 엽록소가 없어서 하얗게 보이지만, 밤나무 잎 톱니는 엽록소가 있어서 녹색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상수리나무는 참나무의 한 종류다. 그런데 ‘참나무’라는 종은 없다. 참나무는 어느 한 나무를 지칭하지 않고 참나무 종류를 모두 아우르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들국화라는 종은 따로 없고,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 등 가을에 피는 야생 국화류를 총칭하는 말인 것과 마찬가지다. 영어로는 오크(oak)여서 ‘오크밸리’ 같은 지명이 있다. 참나무에 속하는 나무는 상수리나무 말고도, 나무껍질이 굵어 굴피집을 짓는 데 쓰이는 굴참나무, 잎이 무리 중 가장 작은 졸참나무, 늦가을까지 황갈색 단풍이 물드는 갈참나무, 옛날에 잎사귀를 짚신 밑바닥에 깔창 대신 쓴 신갈나무, 잎으로 떡을 싸서 쪄 먹었다는 떡갈나무 등이 있다. 순서대로 둘씩 짝지어 기억하면 좋다.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 잎은 밤나무 잎처럼 길쭉하게 생겼다. 나머지 나뭇잎은 넓죽한 편이다. 나머지 나무 중에서 졸참나무·갈참나무는 잎자루가 긴 편이고, 신갈나무·떡갈나무는 잎자루가 없거나 아주 짧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우리 애들에게 ‘상굴, 졸갈, 신떡’으로 외우라고 했다. 이중 신갈나무가 우리 숲에서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참나무인데, 우리 숲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이들 참나무의 열매가 도토리다. 잎과 도토리깍정이를 같이 볼 수 있는 가을이 참나무 공부를 할 수 있는 적기다. 깍정이에 털이 많이 난 건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떡갈나무이고, 밋밋한 것은 신갈나무나 졸참나무·갈참나무 등이다. 특히 졸참나무 열매는 길쭉해서 구분이 쉬운 편이다. 이 나무들을 처음부터 한 번에 구분하려고 하면 쉽지 않다. 특히 갈참나무와 신갈나무 잎 모양이 비슷하고 입자루 길이가 어중간한 경우도 있어서 구분이 어렵다. 더구나 이들 사이에 교잡이 일어나 두 나무의 특징이 반반씩 섞인 나무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인천수목원에서 아예 이름표를 ‘떡신갈나무’라고 붙여 놓은 나무도 보았다. 필자는 참나무 종류를 만날 때마다 언젠가는 구분하는 눈이 생기겠지 하는 마음으로 십수 년 동안 그냥 지긋이 바라보았다. 물론 특징들을 눈여겨 살펴보면서 말이다. 요즘은 구분하는 눈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 참나무는 밑동을 잘라도 어느샌가 다시 움을 틔우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다. 그래서 어딜 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무다. 참나무는 한반도에서 소나무와 경쟁 관계였다. 기본적으로 참나무는 햇볕이 조금만 있어도 잘 살고, 소나무는 햇볕이 충분해야 잘 자라는 나무라 자연 상태에서는 참나무가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그동안은 소나무를 보호하면서 참나무를 주로 땔감으로 베어내 균형을 이룬 편이었다. 그러나 근래 들어 숲을 자연 상태로 놓아두면서 차츰 소나무가 밀려나고 참나무 숲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이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을 빚고 있다. 한국일보(2018.10.18.) 보도에 따르면 김교육감이 2010년 7월 취임 이후 2011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어학연수중인 초ㆍ중등 영어교사 격려 및 현지 점검 목적으로 다녀온 해외출장은 모두 10차례다. 출장일수는 94일에 이른다. 동행한 실무진을 뺀 교육감과 수행비서가 쓴 출장비용만 1억 원이 넘는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사실상 실무진이 다녀와도 될 출장을 혈세 지출의 외유성 출장을 즐긴 것 아니냐”고 비판한다. 연수 교수 수업 참관 등도 있지만, 현지 관광지 방문이나 문화체험 일정이 포함된 것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교육감 측은 “정당한 공무였고, 허투루 낭비한 시간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도 아니고, 그런 논란의 중심에 교육감이 있다는게 우선 놀랍다. 되게 낯선 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판단은 교육가족 나아가 국민의 몫이지 싶다. 그보다는 김교육감의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은 몇 년 전 내가 겪은 일 하나를 떠오르게 한다. 바로 출장비 없는 출장 이야기다. 나는 60줄에 접어들 때까지도 수업 외 하는 일이 크게 두 가지 있었다. 학생들 글쓰기 지도와 학교신문이나 문집(교지) 제작지도가 그것이다. 가령 각종 공모전과 백일장에서 1등을 여러 차례 수상한 어느 제자가 대통령상(대한민국인재상)까지 거머쥐도록 지도했다. 학교신문은 연간 4회 제작지도를 했다. 그외 학교 사정에 따라 학생수상문집이나 교지제작 지도를 해왔다. 남강교육상 수상은, 이를테면 국어과의 ‘3D업종’이라 불리우는 그런 일들을 눈썹 휘날리게 해온 학생지도의 공적을 인정받은 셈이다. 제25회 남강교육상 수상은 나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교직 32년 만에 받은 최초의 교육상이어서다. 교육상을 받을 만큼 필자가 해온 학생지도가 값진 일이었다는 자부심의 확인 때문이다. 그러나 시상식 참가의 출장신청 과정에서 그런 기분은 확 달아나버렸다. 글쎄, 교육상 수상이 사적인 일이라 출장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학생지도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시상식 참가인데도 공적인 일이 아니란다. 결국 출장비 안받는 출장처리 후 시상식에 갔지만, 이것 역시 이해가 안되긴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일이라면 출장비 없는 출장이 아닌 연가가 맞을 듯해서다. 어쨌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동안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부당 출장비 수령 등과 함께 ‘도대체 얼마나 심했길래 이렇게 재단을 하나’ 하는 탄식이 절로 솟구쳐 올랐다. 어쨌든 나는 그 학교를 마지막으로 2월말 명예퇴직했다. 의아한 출장의 지출결의서를 본 것도 그 무렵이었다. 지출결의서에는 1월중 11건의 출장내역이 들어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운동부의 동계전지훈련 격려지도에 교장과 체육교사말고도 많은 교사들 이름이 나온다. 충남 논산과 제주도 출장을 당일 또는 2박 3일간 다녀왔다. 방학중이라곤 하나 다른 교과 선생들이 운동부 격려차 2박 3일간 제주도로 출장을 다녀오는 것이 적법한가? 퇴직과 함께 잊어버리거나 묻히고 말았는데, 교육감의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이 그걸 불러낸 셈이라 할까. 아무튼 나는 지금도 알지 못한다. 학생지도를 열심히 한 공적으로 교육상 수상하러 가는 시상식 참가가 운동부와 전혀 관련없는 타교과 교사들이 동계전지훈련 격려지도차 가는 출장과 어떻게 다른지. 문득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말할 나위 없이 그깟 출장비 몇 푼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규모의 교육상에서 그런 공적을 인정해 시상(교육부장관 이름의 시계 부상 포함)과 함께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데, 정작 소속 교육청이나 학교에선 소 닭 보듯하는 그 행태가 씁쓰름해서다. 내가 그런 일을 겪은 그 기간에 정작 교육감은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그로 인한 논란을 알게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바코드, 주민번호 등 숫자로 분류되는 세상 이해 단순 체험에 그치지 않고 예술적 접목으로 발전 협동 활동 통해 성취감과 성공 경험하는 학생들 수학 작품들 누구나 볼 수 있게 전시하면 효과적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사교육으로 기계적인 문제풀이를 해온 학생들은 많지만 수학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을 갖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실제적인 체험과 응용과정을 통해 수학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느끼고 스스로 수학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수학수업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김희선 서울 강현중 교사는 자유학기제가 시작된 이후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6가지 수학교교과 역량 신장을 위한 맞춤형 수업을 3년째 연구하고 있다. 크게 주제선택 수업, 수학 나눔학교, 교과융합수업의 세 분야로 나눠 각각의 과제 마다 생활 속에서 수학을 느끼고 친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투입했다. ■주제선택 수업=‘생활 속의 수학’, ‘게임 속의 수학’, ‘예술 속의 수학’으로 주제를 나눠 학생들을 모집했다. 예를 들어 ‘생활 속의 수학’에서는 ‘숫자로 분류되는 우리 세계’라는 테마를 놓고 주민등록번호, 바코드, 도서십진분류표, 지하철 칸의 위치 표시, 우편번호, 버스노선도 등과 같이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숫자 표현들이 사실은 사회적인 약속에 의해 밀접하게 분류, 정리돼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는 “계란에 적힌 숫자를 보고 이 계란이 어느 지역 어느 농장, 어떤 라인에서 생산된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을 조사하면서 숫자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때로는 숫자로 정리함으로써 복잡한 개념들을 체계적이고 편리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단육각 플렉사곤’ 만들기 활동도 소개했다. 삼단육각 플렉사곤은 종이를 접어 만든 다각형 모양의 다면체인데, 종이를 뒤집을 때마다 면이 바뀌면서 그림 모양도 달라져 만화를 그려 넣거나 문양을 그려 넣어 컵받침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종이접기 활동이다. 김 교사는 “종이접기는 수학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균등 분할 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평면화 된 것을 입체화 할 수도 있고, 입체화 된 것을 평면화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수학적 이해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 ‘게임속의 수학’에서는 세팍타크로 경기에 사용되는 공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실시했다. 보통 구 모양의 전개도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 모형은 만들기 어려운 입체도형이다. 바깥이 모두 막혀 있는 대부분의 공과는 달리 세팍타크로 공은 나무를 엮어 만든 것으로 속이 비어있고 군데군데가 뚫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 교사는 “PP밴드나 테이프 노끈 등을 엇갈리면서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도록 단단하게 엮어내는 과정에서 협동의 의미, 인내심 등을 느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완성 후에는 직접 만든 공으로 경기를 해보거나 재료를 다양화 해 크리스마스 트리볼처럼 꾸며보고 안에 램프를 넣어 스탠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단순히 체험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 예술과 디자인으로 접목되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예체능 쪽의 감각이 발달된 학생들이 수학시간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학생들에게 큰 용기가 됐습니다. 또 수학 점수는 부족해도 논리력이 뛰어난 학생이 실생활적인 문제해결력을 발휘해 과제를 훨씬 잘 수행해나가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어요. 저는 이런 경험을 통해 수학이 단순 교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자신의 진로, 직업과 연결되고 또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수학나눔 학교=수학클리닉, 파이데이, 수학의 날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불안감을 치유하고 수학과 친해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개학 첫날 수학시간 주를 ‘수학의 날’ 주간으로 정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수학에 대해 원하는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했다.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은 수학자 캐릭터를 그린다거나 글을 잘 쓰는 학생은 수학신문을 만들고 손재주가 좋은 학생은 수학과 관련된 조형물을 만들도록 하고 완성된 작품을 복도 게시판이나 수학교과실에 전시해 전교생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사전 준비를 해오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팀을 이뤄 색종이 유니트 접기로 다면체를 만들어보면서 협동을 통한 성취감, 성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런 다양한 행사 외에도 김 교사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수학노트 쓰기’다. 평소 수학 수업시간마다 ‘전 수업 복습-본 수업 내용-본 수업 정리’의 3단계에 맞춰 노트정리를 할 수 있도록 매뉴얼화 했다. 특히 본 수업 진도를 위해 꼭 기억해야 할 문제 위주로 문제를 내면서 수업을 시작해 주의집중도를 높이고 채점 후 전체 학생들의 점수가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면 추가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러한 수학 학습 습관이 정착되고 나니 수업시간에 졸거나 흐트러지는 학생이 없어졌다는 것이 김 교사의 설명이다. ■교과융합을 통한 창의 수학수업=여행, 재활용‧환경, 건강 등을 주제로 사회, 과학, 기술가정, 영어, 수학, 미술 교과융합수업을 진행했다. 김 교사는 그중에서도 재활용을 주제로 했던 융합수업이 특히 효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재활용품을 활용해 반별로 바자회를 열도록 한 것인데 물건이 들어오면 학용품류, 책류, 잡화류 등으로 나눠 종류별로 넘버링하고 엑셀 프로그램에 데이터화 하도록 했다. 교사는 반별로 수집된 물품의 총 개수, 평균 가격, 예상 수입 등을 표와 그래프로 크게 출력해 반별로 게시했다. 학생들이 반별로 상황을 비교해 물건 개수나 가격 등을 조정하고 어떤 물건을 사야할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수익금을 기부하거나 학급비로 쓰는 것을 학급회의로 결정하도록 하고 바자회 후에는 예상 수입과 실제 수입의 차이를 느껴보는 등 통계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물품수거 상황 등을 데이터화함으로써 소극적이고 막연했던 진행과정이 명확해지면서 진행 속도가 빨라졌고 반별로 활동 계획을 수정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평균이나 대푯값의 필요성을 현실감 있게 배우면서 통계교육의 의미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경험”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자유학기제로 지필평가가 없어졌지만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중간‧기말고사 전에 바짝 공부하고 시험이 끝나고 나면 풀어지는 패턴이었다면 이제는 수행평가를 상시로 실시하기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과정중심의 평가를 수행하면서 학생들 각각의 수준을 파악하기가 쉬워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맞춤형 수업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보다 원활한 맞춤형 수업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수학체험의 경우 재단이 된 재료를 제공하는 경우 시간이 충분하지만 교사가 직접 재단할 경우 시간 초과뿐 아니라 완성을 하기도 전에 진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재료비에 대한 예산지원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선택수업이나 동아리활동에서 만들어지는 학생들의 작품은 타 학생들에게 간접적인 체험의 표본이 될 수 있는 만큼 전시회나 체험전이 가능하도록 작품을 보관할 수 있는 수학교과실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못 하는 게 없어요’ 팔색조 교사들 ○…올해 전국교육자료전에서는 교원들의 다재다능함이 특히 돋보였다. 수업에 필요한 교구를 직접 개발하는가 하면, 관련 기술로 특허까지 받은 참가자도 있었다. ‘패턴으로 만드는 음악 OPUS 프로젝트’를 출품한 최유리(유영초)·하정문(진남초)·허재훈(두룡초)·문찬규(충무초) 교사는 패턴을 이용한 작곡방법으로 특허를 받았다. 재능 있는 학생들만 음악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누구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 패턴을 떠올렸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패턴을 인지한 후 패턴의 반복과 변형을 통해 곡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개발한 것. 이들이 개발한 OPUS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누구나 쉽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영어 문장을 익힐 수 있는 블록을 직접 만든 교사들도 있었다. ‘블록을 맞추며 영어 문장 익히기 Line up! Sentence!’를 출품한 이재훈·김성열 성주초 교사와 전인태 박곡초 교사, 이왕걸 다산초 교사다. 이들은 블록으로 보드게임을 즐기면서 영어 문장을 직관적으로 익힐 수 있게 고안했다. 막대 블록의 모양과 색으로 품사와 단·복수를 구분하고, 블록을 연결하면서 문장을 완성해나가는 식이다. 잘못 만든 문장 바로 고치기, 같은 종류의 단어 블록 모으기 등 다양한 블록 놀이도 소개했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제작 능력은 기본이다.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앱을 제작하고 직접 개발한 교수·학습 자료를 탑재한 참가자가 많았다. ‘드론으로 소프트웨어 교육하자! ALL-in-one 종합세트’를 개발한 배원수·강석기·이인선 의령초 교사와 박상석 화양초 교사는 주 교재의 하나로 3D 앱 게임 ‘드론 파이터’를 만들었다.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드론과 친숙해지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뚝딱! 도깨비 미술관’ ‘학생활동중심수업을 위한 과정 중심 평가 도우미 APP’ 등 작품 대다수가 직접 만든 앱을 교재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사회 이슈를 교육 자료로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주제를 교육 자료로 개발한 참가자도 있었다. 특히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미세먼지를 주제로 삼은 작품을 선보였다. 윤동원·윤중록·이재욱 온정초 교사와 곽재철 부구초 교사는 ‘미세먼지 완전 정복! 청정키트모바일솔루션’을 출품했다. 체험형 미세먼지 교육 자료와 콘텐츠를 통해 학생들이 미세먼지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공민성 장계초 교사도 ‘미세먼지 없는 e-맑은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미세먼지 관련 교육 자료가 부족하다는 데서 착안했다. 박은진 황등남초 교사와 안명심 익산가온초 교사도 ‘에~취! 콜록 꾸러기의 미세먼지 안전꾸러미-PACKAGE’를 출품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에 대한 교원들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영미~! 컬링, 펜싱 등 올림픽 방불케 ○…체육 분야에서는 컬링, 펜싱 국가대표 팀의 활약만큼 올림픽을 방불케 하는 교육자료가 눈길을 끌었다. 이들 종목이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포인트. ‘영미! 영미! 롤링 무빙 스톤으로 컬링형 게임을 즐겨요’를 출품한 김용직 대전유천초, 정재희‧김학민 대전글꽃초, 박미소 대전수정초 교사는 “뉴스포츠와 접목해 교실, 복도, 체육관 등 어디서나 체험 할 수 있도록 바퀴로 굴리는 형태의 스톤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명섭‧김종경 경북 영양초, 이상희 경북 장천초, 백민아 경북 안동서부초 교사는 스톤과 스틱 헤드에 자석을 부착, 미는 힘을 활용해 스위핑 동작을 익힐 수 있는 교육 자료를 선보였다. 김병우 영북 연안초, 김원영‧서동준 경북 영천초, 최진혁 경북 포은초 교사는 ‘SOFT 펜싱’ 교구를 개발했다. 검의 끝부분에 스티로폼을 부착해 안전성을 높이고 끝 부분에 로봇을 부착, 신체부위를 찌르면 불이 들어오도록 해 정교함을 높였다. 평화통일 분위기 교육자료에도 반영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통일’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눈에 띄었다. ‘보Go, 듣Go, 思考하는 평화통일 놀이터(인성‧창체)’를 출품한 오리라 경기 송라중 교사는 학생들이 보드게임 놀이를 통해 북한의 관광 명소, 비무장 지대에 자생하는 동‧식물 등을 알아보면서 자연스럽게 통일을 생각 할 수 있는 자료를 제작했다. 오 교사는 “계기수업을 하면 지루해 했던 아이들이 자료를 통해 흥미를 갖고 나아가 통일의 필요성과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 교육목표에 자연스럽게 근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반도 대장정으로 남과 북이 하나 되는 통일놀이(도덕)’를 제작한 정준식‧나건식 경북 자천초 교사, 조기영 경북 금호초, 조동욱 경북 점촌중앙초 교사도 통일에 주목했다. 한반도 역사를 과거, 현재, 미래 순으로 분류하고 ‘희망 한반도 통일 손수레’라는 3단 서랍장을 개조해 각 단마다 학습 자료를 탑재, 언제 어디서나 자기주도 통일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경상북도 영천시 지곡초등학교(교장 박진서)는 2018년 10월 19일(금)에 3~5학년 학생(11명)을 대상으로 경상북도교육청연구원에서 주관하는 GETV 화상영어 원어민보조교사 학교방문수업을 실시하였다. GETV 화상영어는 원어민교사와 화상수업을 통해 영어의사소통능력 신장, 지역·계층 간 교육격차 감소,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원어민교사 미배치교인 지곡초등학교는 GETV 화상영어를 통해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다. 2018학년도 1학기에 이어 이번 2학기 원어민보조교사 학교방문수업으로 화상으로만 만나던 원어민 선생님을 직접 만나 수업하며 친근감을 형성하고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더욱 증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학교방문수업에는 지곡초등학교 담당교사인 Ramsey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하였고 Sean 선생님과 Kyrsten 선생님이 함께 협력 수업을 진행하였다. 먼저 Ramsey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며 친근감을 형성한 후 3~5학년 학생들을 X-MEN team과 AVENGERS team으로 나누어 Phonics 게임, Word 게임 등 다양한 게임으로 영어에 대한 흥미를 더욱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방문한 Sean 선생님과 Krysten 선생님과 함께 게임을 하며 외국인과의 대화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에 참여한 4학년 박주은 학생은 “화상으로만 만났던 Ramsey 선생님을 직접 만나서 선생님과 더 친해졌어요. 그리고, 게임도 하고 재미있게 수업하면서 영어가 더 재미있어졌고 앞으로 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서 원어민 선생님과 영어로 대화하고 싶어요.”라고 즐거운 얼굴로 수업 소감을 밝혔다.
최신 기술 활용 사례로 동기와 관심 유발 게임 접목한 체험활동으로 기본원리 학습 학생 수준과 흥미에 따라 생략-심화 조절 직접 다 하지 말고전문가 자료 활용하라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메가트렌드 중 하나가 생명공학인데, 사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기에는 너무 어려운 면이 있어요. 그래서 최신 기술이나 실제 사례로 동기를 유발한 다음에 최대한 체험 위주로 학생 참여형 수업을 구성했어요. 중학교 1학년 수준에서도 아이들이 생명공학의 기본 원리를 체험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진로에 대한 관심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거였죠.” 자유학기제 이공계 특화 프로그램 저자이기도 한 김경민 서문여중 교사가 수업 개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의 활용보다는 학생들이 어려운 주제를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김 교사의 수업은 총 17차시로 구성돼 있지만, 일반적인 주제 선택 수업들처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지 않고 크게는 현미경과 미생물학, 유전 공학, 첨단 진단 도구 등 영역별 모듈로 나눴다. 학생들이 관심과 흥미를 더 보이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것이 이렇게 구성한 이유다. 그 중 학생들과 교사들이 가장 흥미롭게 참여한 진단 도구를 학습하는 ‘나도 굿 닥터!’ 모듈을 살펴보자. 김 교사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잭 안드라카(Jack Andraka)의 TED 강연 동영상을 보여준다. 자막이 제공되기 때문에 아직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중1 학생들이 내용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잭 안드라카는 10대의 나이에 췌장암 진단 도구를 개발한 인물이다. 그 이전까지의 췌장암 진단 도구는 가격도 비싸고 진단율도 낮아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잭은 주변 삼촌 같던 분이 췌장암으로 사망하자, 구글과 위키백과 등을 이용해 정보를 찾고 논문을 읽으며 탄소 나노 튜브를 활용한 진단 도구를 개발했다. 생명공학이 멀고 어렵게 느껴질 학생들에게 딱 중학교 1학년 나이에 연구를 시작한 동갑내기의 이야기는 학생들의 관심과 동기를 유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학생들은 대단한 과학자나 의사가 아니어도 평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를 활용해 정보를 수집해 생명공학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이어서 진단 도구의 원리에 대해 체험학습을 할 때는 게임을 접목한 활동으로 접근했다. 잠금장치가 있는 상자 안에 다음 활동에서 사용할 힌트를 넣은 종이를 넣고, 모둠별로 자물쇠와 맞는 열쇠를 찾아 열도록 했다. 사실 자물쇠와 열쇠는 잭 안드라카의 강의에서 나온 항원-항체의 원리를 학생들에게 경험하게 한 수단이란 것을 학생들은 학습지를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게임의 결과로 찾은 힌트와 우승한 팀이 추가로 받은 힌트는 이어지는 ‘한 장이면 충분해’ 활동에서 사용된다. 이 활동은 종이 한 장으로 된 진단 키트를 가지고 여러 종류의 투명한 생수나 음료수를 비교하는 실험이다. 활동 전에 소변 검사, 임신 검사, 신종플루 검사 등 다양한 진단 키트를 소개한다. 다만, 요즘은 학생들의 신체 정보 노출 때문에 이런 도구들을 활용한 실험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실험은 다섯 가지 정도의 물을 활용해서 한다. 진단 키트 종이에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면 색이 나타난다. 같은 물이라도 들어 있는 성분에서 차이가 나는데, 예를 들어 같은 생수지만 ‘에비앙’은 GH(수중 염류) 값이 실험대상 중 가장 높고, pH도 약 8.4로 높다. 이런 정보 중 일부를 각 모둠별로 앞선 활동에서 힌트로 얻었기 때문에 이 힌트를 활용해 A~E까지의 물을 맞추는 게임이다. 앞선 활동에서 1등을 한 모둠은 힌트가 더 많기 때문에 더 유리하게 된다. 차이가 없는 줄 알았던 물이 확연하게 다른 색깔을 진단 키트에 나타나게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큰 흥미를 보이는 활동이다. 학생들뿐 아니라 연수를 다니면 교사들도 재미있게 하는 활동이라는 것이 김 교사의 얘기다. 진단 도구와 관련된 다른 활동으로는 간접 진단 방법인 청진기와 직접 진단 방법인 내시경을 스마트폰을 활용해 체험하는 수업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상자 안에 넣고 소리를 최대한 작게 해서 써니힐의 ‘두근두근’, 2PM의 ‘Heartbeat’,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 등 세 곡을 틀어주고 청진기를 대고 이 노래들에서 연상되는 단어인 ‘심장’을 맞추도록 하는 게임을 한다. 그냥 들을 때 전혀 들리지 않는 소리가 청진기로는 잘 들리게 되면서 학생들은 청진기를 활용한 진단을 이해하게 된다. 김 교사는 게임을 할 때도 학생들이 스스로 힌트를 찾아서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수업과 연계된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교사가 먼저 힌트를 주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활동을 통해서 힌트를 찾도록 해 문제해결의 경험도 하게 하고 수업과 연계된 내용도 기억하게 한다. 스마트폰과 USB 카메라를 이용해 내시경을 경험해보는 활동이 가능하다. USB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스마트폰 내시경이 만들어진다. 상자를 활용해도 되지만 세탁기 배수 호스를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다섯 군데에 칼집을 내고, 다섯 글자로 된 단어를 써서 칼집에 집어넣은 다음 팀별로 글자를 찾아가는 게임을 한다. 이 활동은 학생들은 일상에서 항상 쓰던 스마트폰을 활용해 병원에서 의사들이 활동할 수 있는 내시경을 만들어볼 수 있어 참여도와 호기심이 생명공학 주제선택 수업 전체에서 가장 높은 활동이다. 활동 후에는 실제로 이런 원리로 내시경을 활용해 체내를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김 교사는 스마트폰 외에도 요새는 AR(증강현실)를 활용한 수업이 활발해지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했다. 이어서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면 TDS(Total Dissolved Solids), 즉 액체 속에 녹아 있는 고체의 총량을 미세 전극 사이에 흐르는 전기의 양으로 측정하는 장치를 활용한 실험도 할 수 있다. 장치의 구매 비용은 만 원도 하지 않는다. 비슷한 사례로 전자코를 활용할 수도 있다. 전자코로 고기의 부패 정도를 직접 측정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재미있는 추가실험이 될 수 있다. 전자코는 음식·음료 품질 관리에 사용됐으나 요즘은 의료 검진이나 오염 물질 검색에도 활용된다. 다른 모듈에서는 종이현미경인 폴드스코프나 조직 배양 관련 실험을 하기도 한다. 진단에 관한 학습을 할 때는 감광지를 활용한 엑스레이 실험도 할 수 있다. 수업 내용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프로그램 그대로만 하기보다는 카드게임이나 다양한 게임 학습을 접목하기도 하고, 학생들의 수준과 흥미에 맞게 적절히 조절해서 수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 교사는 조언한다.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내용을 어려워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서 어려운 개념은 간단히 소개만 하고 넘어가고 학생들이 흥미를 갖는 내용을 더 깊이 다룬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면 조금 더 심화해 전문의보다 높은 진단율로 유명한 인공지능 의사 왓슨의 사례를 소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활동수업으로 원리를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생명공학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으로 관심을 확장할 수 있다. 김 교사는 미래의 직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활동으로 체험한 분야의 실제 전문가 인터뷰를 일일이 해서 소개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로 유명한 교수나 관련된 기관의 전문가를 통해 그 직업 분야를 소개한다. 이렇게 하면 직업적 연계성과 교과 학습을 모두 챙기면서 학생들의 진로선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장래희망을 얘기하지만 그 직업 중 상당수는 미래에 사라지게 될 것”이라면서 “아이들이 성인으로 직업을 선택할 때는 교과서에 있는 직업이 아니라 생명공학 등 미래에 살아남은 직업과 관련된 일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쉽지 않은 내용이라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자유학기 강의 준비하면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는데 개발된 프로그램들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 홈페이지에는 그동안 개발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탑재돼 있으니 그것만 잘 골라 활용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2일 유은혜 제59대 교육부장관이 취임했다. 70년 2개월 동안 58명의 교육부장관의 거쳐 갔고 평균 재임기간은 1년 3개월이다. 대입제도도 크게 18번, 작은 개편까지 합치게 되면 40여 차례 개편을 했다. ‘교육백년대계’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민망하다. 안 던컨(Arne Duncan) 미국 교육부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7년 동안 교육부 수장을 맡았다. 또 프랑스는 1808년 시작된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baccalaureat)가 200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교육은 안정과 개혁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상존한다. 또 무엇보다 예측가능성이 요구된다. 장관과 교육감이 바뀐다고 정책과 교육과정, 대입이 자주 바뀌면 현장은 어지럽기 때문이다. 혁신과 개혁 등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여론을 의식한 정책을 내놓는다고 무조건 환영받던 시대도 지났다. 국민과 교육현장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 시행 1년 조기 도입, 교육부내 미래교육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허용, 초등1·2학년 방과 후 영어 허용 여부 검토 등 유은혜 장관이 숨 가쁘게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연간 2조원이 매년 소요되는 고교 무상교육, 정책숙려제를 통해 결정하겠다던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허용, 56개에 달하는 교육부내 법정·비법정위원회가 있음에도 미래교육위원회 설치 등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유 장관은 장관후보 지명을 받으며‘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라고 밝혔지만 정작 속도전을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 속도가 빠른 자동차일수록 도착시간은 절약되지만 타고 있는 사람들은 불안하기 마련이다. 교육정책은 사안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국가(또는 교육청)에 의한 기존 교육제도의 변경은 교육당사자 및 국민의 정당한 신뢰와 이익을 보호하는 전제를 가져야 하고, 국민적 합의가 바탕이 돼야한다. 절차적으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