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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한국과 프랑스. 그 배경과 장소가 언제든 무대 위에 지어진 세상은 질문을 품고 있다. 이번 가을에는 두 편의 공연이 던지는 질문을 듣고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뮤지컬 어차피 혼자는 재개발을 앞둔 산장 아파트와 어느 지역의 시청 복지과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복지과에서 무연고 사망을 담당하는 공무원 ‘독고정순’. 그는 독불장군에 융통성이 없어 동료들과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무연고 사망자 가족을 찾는 일에서만큼은 온 마음을 쏟는다. 새로 복지과에 들어온 ‘서산’과는 사소한 일에도 티격태격하지만, 그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고독감을 발견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작품은 독고정순과 서산의 모습을 통해 고독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비춘다. 창작진은 스테디셀러 뮤지컬 빨래를 탄생시킨 추민주 극작가 겸 연출가와 민찬홍 작곡가. 이들은 전작에서 고된 서울살이의 애환과 그 안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서민들의 일상을 그려낸 바 있다. 이들의 따뜻한 감성은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밤새 골목을 지킨 길고양이들의 아침을 챙겨주는 서산, 하나, 둘 불이 켜지는 아파트 베란다 너머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 멍하니 TV를 보고 있는 사람, 아침까지 잠 못 들었던 사람…. ‘혼자’임을 스스로 선택한 이들은 어쩌다 마주한 서로의 외로운 눈빛, 얼핏 듣게 된 남다른 사연에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이 쓰이게 되고 어느새 위로의 따뜻함을 알아가고 그 위로를 원동력 삼아 삶의 용기를 내게 된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평범한 사람들. 이들의 내면은 덜컹거리는 엘리베이터의 모습, 낡아가는 산장아파트의 전경, 그 뒤로 빨갛게 지는 노을처럼 무대 위에 감각적으로 표현된다. 이를 통해 뮤지컬 어차피 혼자는 하루하루 생활에 쫓겨 애써 외로움을 외면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관객석의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당신의 옆에는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있다’고. 작품을 제작한 송혜선 프로듀서는 “나홀로족, 1인 가구를 시대의 자연스러운 변화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 문득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건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숨기는 것에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시점에 관객들과 함께 질문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길 바랐다”고 말한다. 독고정순과 서산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이러한 질문에도 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뮤지컬계의 믿고 보는 배우로 꼽히는 조정은과 윤공주가 독고정순 역을 맡아 열연한다. 뮤지컬 어차피 혼자 | 9.6~11.20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우리가 보는 것은 항상 진실일까? 작품의 제목이자 주인공 이름인 ‘세인트 조앤’을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바로 백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 잔 다르크다. 그렇지만 작품은 흔히 아는 영웅 서사로 흘러가지 않는다. 작품은 정치, 종교가 타락한 시대의 한 가운데 서 있던 여인 ‘조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앤은 남녀의 역할이 철저히 분리돼 있던 중세 시대에서 ‘병사의 복장을 한 여성’으로, 별종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천사의 계시와 신의 목소리에 따라 용맹하게 전투에 나서고, 왕세자를 도와 잉글랜드와의 백년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와 영주들은 자신의 이권만을 내세우며 조앤을 모함한다.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재판대에 선 조앤은 결국 종교재판 결과 이단으로 몰려 화형당하고 만다. 그리고 죽음을 맞은지 25년 후, 작품 속에서 조앤, 샤를 7세 등 화형과 복권에 관여한 인물들이 다시 소환된다. 작품은 영국의 전설적인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희극으로 제작됐다. 세상에 처음 선보였을 당시에도 “잔 다르크를 가장 독창적인 시선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덕분에 조지 버나드 쇼가 19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로 100여 년이 흘렀지만, 이념의 양극단으로 나뉘어 갈등하고 있는 요즘, 작품 속에 깃든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게 다가온다. 김광보 연출가는 “현대 사회는 가치관이 전도되면서 점점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이 작품에서 조앤의 진실이 어떻게 오도되고 망가지며 화형에 처해지는지의 과정에 동시대성이 있다”고 말했다. 매체와 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백은혜가 조앤 역을 맡는다. 연극 세인트 조앤 | 10.5~10.30 |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총성이 빗발치는 한국전쟁 한 가운데 남북한 병사들이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유일하게 선박 수리가 가능한 북한군 순호의 극심한 전쟁 트라우마를 잠재우기 위해 국군 대위 영범은 ‘여신님’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준다. 초연부터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공연으로, 올해 10주년을 기념해 그간 작품을 함께했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11.8~2023.2.26 | 대학로 유니플렉스 연극 일의 기쁨과 슬픔 리얼한 묘사로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던 장류진 작가의 단편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을 원작으로 한 작품. 지난해 소극장에서 초연했던 공연은 올해 600석 규모의 세종M씨어터로 자리를 옮겨 더 밀도 있는 에피소드와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인다. 인디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보컬 윤덕원이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하는 무명 아티스트 장우 역을 맡아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다. 10.14~10.30 | 세종M씨어터 뮤지컬 인간의 법정 안드로이드 로봇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다. 죄목은 자신의 주인인 인간을 살해한 것. 뮤지컬 인간의 법정은 22세기를 배경으로 SF와 법정물의 결합이라는 참신한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원작 소설을 쓴 조광희 작가가 직접 각색을 맡아 기대를 높인다. 이재환(빅스)·유태양(SF9)·류찬열·최하람이 AI로봇 아오 역을 맡아 그의 변호사 윤표 역의 박민성·임병근·오종혁과 호흡을 맞춘다. 9.28~12.4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2관 전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2021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488점 중 고갱, 달리, 르누아르, 모네, 미로, 샤갈의 회화와 피카소의 도자 등 총 97점을 선보이는 전시.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이들이 ‘벨 에포크’ 시대에 파리에서 맺었던 다양한 관계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감상하도록 구성했다. 9.21~2023.2.26.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충북교총(회장 서강석)은 지난 24일 충북체육고등학교에서 제11회 충북교총회장배 배구대회 개회식을 열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청주 지역팀(6팀)을 포함해 도내 10개 시·군교총에서 남·녀 각 1개 팀씩 총 24개 팀이 출전했다. 대한배구협회에 선수로 등록되지 않은 순수 아마추어 교총 회원들이 참가했다. 참가 선수들은 충북체육고등학교 외 5개 장소에서 예선전을 거쳐 최종 우승팀을 가렸다. 올해 남자부 우승은 충주교총, 여자부 우승은 영동교총에 돌아갔다. 남자부 준우승은 보은교총이 차지했고, 공동 3위에는 제천교총과 청주C(구청원) 팀이 이름을 올렸다. 여자부 준우승에는 음성교총이, 공동 3위에는 진천교총과 보은교총이 올랐다.
교육부가 국립대 사무국장 직위를 타 부처 공무원과 민간까지 개방하기로 했다. 교육부 공무원의 임용은 배제한다. 26일 교육부는 국립대 총장이 사무국장 임용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인사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학 총장의 필요와 선호에 따라 사무국장 임용 방식을 선택하고, 후보자 역시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변화는 국립대 사무국장에 대한 총장의 실질적 임용 권한을 보장하고 대학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규제 철폐, 자율성 강화라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물린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지난 7월 29일 발표한 업무계획의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교육부는 대부분의 국립대 사무국장을 교육부 공무원으로 임명·파견해 왔다. 정부가 대학과 긴밀하게 소통한다는 차원이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이런 제도가 정부의 대학 관리·통제 수단이라는 비판이 줄곧 나왔다. 교육부 직제 상사무국장 직위가 있는 국립대는 27곳으로, 현재 교육부 공무원이 근무하는 대학은 16곳이다. 교육부는 이들에게 곧바로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인사 개편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조직으로 혁신하기 위한 전면적 인사 쇄신과 함께 추진되는 것”이라며 “인사혁신처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총장이 원하는 후보자 발굴을 적극 지원하는 등 조치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금세 국가원로회의 부산공동의장(왼쪽, 학교바로세우기 전국연합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에게 국가 유공자 예우및 국가원로회의에서 추진하는 행사에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준영 더조은신문 주필, 조금세 국가원로회의 부산공동의장,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김석조 국가원로회의 부산상임의장, 나영수 사무총장.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청소년통계를 보면, 청소년 상담 중에서 가장 많은 상담 건수는 대인관계와 진로에 관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진로 문제다. 최근 10여 년 간 청소년들에게 진로가 더 어렵고 복잡한 문제가 된 것은 급격한 사회변화와 관련이 깊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 키워야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들에게 진로를 위하여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진로 교육은 어떻게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래사회에 유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직업과 현상만을 강조하는 진로 교육은 오히려 진로 역량에서 ‘학습자의 주체성(student agency)’을 저해할 수 있다. 진로 교육의 현실상 청소년 주도의 진로 의식 변화는 늘 더디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디지털 기술변화에 따른 진로 교육의 콘텐츠 확대가 가시적으로 눈에 보이는 진로 교육의 성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급격한 신기술변화에 대한 진로 교육은 대부분 새로운 것, 새로운 기술에 대해 청소년들이 흥미를 갖고 선호할 것이라는 전제도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청소년기 진로 문제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새로운 것, 새로운 해결보다 자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탐색하는 것이다. 진로 교육의 현실적 측면에서 당연히 이 같은 새로운 기술변화에 따른 직업변화의 콘텐츠가 강조될 수밖에 없겠으나 그 전에 청소년 스스로 자기 진로의 마스터플랜을 작성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할 수 있는 진로 역량교육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학교 진로 교육 현장에서 잘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기회 제공정책 필요 둘째, 급격한 기술과 사회변화 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예상되는 직업의 변화가 아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조절력(accommodative power)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미래의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으며, 이 같은 현상은 진로 문제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는 앞으로 더욱 변화할 것이고, 진로를 둘러싼 사회변화 주기는 더욱 짧아질 것이며, 진로의 환경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즉, 학생들이 주변 여건과 환경의 변화로 진로 탐색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스스로 자신이 세운 목표를 상황에 맞게 수정하고 지속하는 능력을 우선 가르쳐야 한다. 셋째, 학교 밖 청소년이나 위기 청소년들에 대한 진로 교육이 국가정책 차원에서 더욱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이나 위기 청소년들은 학교 이외에 중앙정부와 교육청, 지자체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며 다양한 개인적 특성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변화를 더욱 민감하게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다. 위기 청소년들이나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진로 교육은 더욱더 유연하고 창의성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기회를 더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공공정책이 방향타를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교총이 5월에 발표한 ‘2021년도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처리 건수는 총 437건이다. 이 중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상담‧처리 건은 148건(33.9%)으로 두 번째로 많다. 학생 지도과정에서 교사의 언행을 문제 삼아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호받지 못하는 교권 가장 심각한 것은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아님 말고’식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다. 교사가 수업 시간에 장난치는 아이에게 훈계를 했다면 아동복지법 위반, 그래도 계속해서 장난치는 아이에게 꾸지람을 했다면 학교폭력 위반으로 학교폭력전담기구에서 사안에 대해 조사가 진행된다. 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상정하는 시스템이 작동된다. 혹여 그 아이가 여학생이라면 사안은 성희롱, 성폭력 사안 수사기관 신고로 더 복잡해지고 미궁으로 빠진다. 학교는 처음 겪는 상황이기에 당황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안처리에 동원되는 학폭담당 교원들의 업무는 수업 후에도 계속되며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이중업무에 시달린다. 운 좋게 마무리가 돼도 후폭풍은 가실 줄 모른다. 피신고인 교원은 깊은 늪에서 자괴감을 상실한 채, 반복되는 침습에 트라우마를 겪는다. 학부모 민원은 학생 생활지도와 함께 교권 침해로 이어지는 아주 심각한 교사들의 고충이다. 교육지원청마다 교권전담 변호사가 배치돼 있지만, 학교폭력 사건 처리에 매달리는 바람에 정작 교원침해 대응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등 교권보호법도 강력한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해 실질적 보호 장치로는 한계가 있다. 정상적인 교육활동조차 악의적으로 왜곡한 학부모의 소송과 민원이 반복되면서 교육활동 및 학습권 침해 등 피해가 심각하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면서 탄생시킨 학생인권옹호관 제도는 교사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어 자칫 교사는 일방적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혹여 악의적으로 왜곡한 민원이 해프닝으로 끝났을 경우, 해당 교원이 겪었던 찢긴 감정과 철저히 파괴된 자존심은 학부모가 철회했다고 덮어지는 것인가. 그 파헤쳐진 상처와 매일 밤낮으로 겪었던 고통은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사후 처리에 대한 매뉴얼은 없는 것인가? 교육활동 지원 우선해야 공경은 고사하고 스승을 ‘아님 말고’식으로 신고하고 불기소처분을 받아도 성이 풀리지 않아 다른 사유로 두 번, 세 번 상급 기관과 언론에 고소하여 기어이 극단적 종결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학부모 앞에 보호해 줄 법 없이 허허로운 벌판에서 혼자 발버둥 치는 교사는 결국 각자도생의 슬픈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교수법, 수업 방법, 교육이론을 인지하고 적용하는 훌륭한 교사로 교단에 서려면 무엇보다 민원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좋은 교육내용, 좋은 교육제도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가와 주무부처는 피해 교원이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평생 묵묵히 가르치는 직을 보람으로 삼는 교원들을 보호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2020년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한 병은 무엇일까요? 바로 암입니다. 암은 어떤 병일까요? 우리 몸은 세포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리고 세포는 하나의 세포가 절반으로 쪼개지며 똑같은 세포 두 개가 만들어지는 세포분열을 반복하며 세포의 수를 늘린답니다. 정상적인 세포는 필요할 때만 분열하며 우리 몸에 필수적인 일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암세포는 필요하지 않을 때도 계속해서 분열하며 늘어납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세포의 자리를 빼앗고 영양분도 독차지합니다. 그렇게 되면 암세포 주변의 정상 세포들은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며 우리 몸에 큰 피해를 주게 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암세포는 혈관을 통해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 다니기도 합니다. 그래서 암은 치료가 까다롭고 두려운 질병으로 여겨져요. 이런 무서운 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물이 바로 항암제입니다. 그런데 항암제에도 ‘세대’가 있고 세대별로 특징이 다르답니다. 어떻게 항암제가 진화해왔는지 알아볼까요? 가장 처음 등장한 1세대 항암제를 ‘화학 항암제’라고 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암세포는 다른 세포보다 빠르게 쪼개지며 분열합니다. 1세대 항암제는 암세포의 이러한 특징을 이용한 약으로, 세포가 분열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면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가 느리게 분열하는 정상세포보다 큰 타격을 받아요. 하지만 정상세포 중에서도 머리카락이나 위장 같은 곳은 세포가 빠르게 분열하는 곳이라 함께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종종 드라마에서 암 환자들을 묘사할 때 머리카락이 빠지는 모습이나 구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그런 모습들이 1세대 항암제의 부작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학 항암제의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2세대 항암제인 ‘표적 항암제’가 등장했어요. 이 표적 항암제는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고 암세포만 공격하기 때문에 1세대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습니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사용하면 약의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 항암제’가 주목받고 있어요. 면역 항암제는 직접 암세포를 공격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 몸에서 암세포와 맞서 싸우는 면역세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면역 항암제는 면역세포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고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피해 도망 다니지 못하도록 막아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항암제가 등장해 암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어줄지 기대가 되지 않나요? 문제 1)다음은 이 글을 읽고 나눈 대화입니다. 글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학생은 누구인가요? ①은지 : 암세포가 혈관을 통해 멀리 퍼지기도 하니까 치료하기가 어렵다고 하는구나. ②현우 : 암세포와 정상세포의 분열 속도가 다른 점을 이용한 치료제는 1세대 항암제야. ③재하 : 표적 항암제는 오랫동안 사용해도 약의 효과가 유지되는구나. 문제 2)이 글의 제목을 새로 정한다면 가장 적절한 것은 무엇인가요? ①한국인의 사망 원인 통계 분석 ②세대별 항암제의 진화 ③세대별 항암제 투약 사례 문제 3)이 글에서 “최근에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 항암제가 주목받고 있어요”라고 설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①암세포와 맞서 싸우는 면역세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므로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②세포를 직접 공격하여 항암의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에 ③비교적 경제적인 비용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어서 정답 : 1)③ 2)② 3)①
배추가 김장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다리며 머리를 꼬불꼬불하게 만들어서 땅에 쏙 박혀있다. 밭에 심어진 배추를 보니 꼬불꼬불한 머리의 배추를 닮은 어느 분이 떠오른다. 아이들은 그분을 브로콜리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퇴임하셔서 지금은 학교에 계시지 않는 브로콜리 선생님을 떠올린다. 그 선생님을 생각하니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마음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나뿐 아니라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그런 말을 들었던 분이다. "우리나라 학교에 선생님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무엇보다 지금의 나를 만드신 선생님이 바로 이분이시다. 학생들에 대한 진심과 정성과 인내를 배웠다. 포기하지 않음이란 무엇인지 그 실체를 알게 되었다. 일관성 있게, 한결같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정성을 다함, 이런 단어가 의미하는 교사로서의 자질이 내게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 시절 함 선생님을 만나 함께 근무하며 배움을 얻은 덕분이다. "제 인생에 교사로서의 길잡이가 되어주신 함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의 언어와 행동들은 저에게 환한 등대가 되어주었습니다." 몇 년 전 청학고등학교에 발령을 받았을 때, 복도에서 어떤 분을 만났다. 그분은 머리카락이 곱슬곱슬해서 만화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연상시켰다. 한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계셨고 다른 손으로는 어떤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그 손잡이에는 바퀴가 달린 수레가 달려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작은 수레는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나무 널빤지에 바퀴를 직접 달고 손잡이도 만들었다. 나무 널빤지 위에 쓰레기통을 얹어 끌고 다니면 청소하기가 쉽다고 했다. 그때 스쳐 지나갈 때는 청소하는 분일 거라고 생각했다. 2월, 연수하는 자리에서 인사가 있었는데 그분은 역사 선생님이자 환경부장이셨다. "저는 에코부장입니다." 차분하고 조용히 부서 소개를 했을 뿐인데 선생님들이 큰소리로 웃었다. 즐거운 분위기에 긴장되었던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음 해에 그분은 1학년 담임을 맡았다. 그 학급은 가을에 작은 음악회를 열었고, 학생들의 초대장을 받은 나는 그곳에 앉아있었다. 진행되는 2시간여 동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학부모님들도 감동을 받은 듯했다. 감동 받은 이유는 학생들이 단순히 잘해서만은 아니었다.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녹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시낭송과 연주와 노래와 율동과 댄스 등 재료가 풍성하고 다채로웠다. 마치 두더지 게임에서 두더지들이 얼굴을 빼꼼 빼꼼 여기저기서 내밀 듯이, 한 명 한 명이 고개를 내밀고 들어왔다 나가는, 아이들은 두더지 같았다. 각자의 파트에서 율동을 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었는데 모두 자신의 개성을 드러냈다. 빠진 학생이 없었다. 몸이 불편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다른 친구처럼 자기 순서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냈다. 행사 후 학생들이 소감을 이야기했는데 학생들은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해오는 동안 여러 차례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작은 싸움도 있었으나 서로 대화하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더 친해졌다고 했다. 스스로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표현했다. 그 나이에 스스로 성장함을 깨닫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과 학생들이 그리되도록 자리를 만든 선생님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담임선생님은 이와 비슷한 작은 활동을 자주 했다. 일명 돗자리 파티도 자주 열었다. 돗자리를 가지고 해서 돗자리 파티라고 이름 붙였다고 들었다. 어느 때는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어느 때는 게임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진다고 했다. 실제로 효과도 좋았다. 어느 날 교실에서 하는 작은 파티에 초대받아 가보니 선생님께서는 며칠에 걸쳐 준비하셨다는 선물꾸러미와 편지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전해주었다.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진 학생들도 있었다. 선생님은 자주 학생들에게 편지를 건넸다. 글을 정말 잘 쓰셨다. 유창함이 아니라, 진솔함이었다. 학생들을 통찰력 있게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적절한 가르침이 담긴 내용을 써서 보냈다. 요즘 아이들이 글 쓰거나 받는 것을 진부하게 느낄 거라는 내 예상은 빗나갔다. 아이들은 글을 좋아했고, 선생님을 좋아했다. 많은 학생들이 나에게도 자랑하며 보여주기도 했다. "저 이거 함 선생님한테 받았어요"하며 메신저로 받은 장문의 편지를 보여줬다. 자주 그랬다. 학생들은 답장하면서 선생님의 기대에 맞게 성장해갔다. 대부분의 학생이 그랬다. 어느 날 한 여학생이 와서 말했다. "어제 저녁 집에 가는데, 함 선생님께서 보시고 늦었다고 포천까지 태워다 주셨어요." "세상에, 정말 고마웠겠다." "그것 뿐 만이 아니에요. 할머니 드리라고 찐빵도 사주셨어요." 그 시절 학교에서 포천은 승용차로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그런 일은 자주 있었다. 차가 끊어지는 경우, 반 학생들이 담임선생님께 전화하면 늦은 시간에도 나오셔서 집까지 픽업해주고 심지어 새벽 두 시에 귀가하신 적도 있다. 학생들을 통해 듣는 담임선생님의 학생 사랑은 넘치고 또 넘쳤다. 그 반에 지각을 자주 하는 학생이 있었다. 말로 하는 지도가 효과가 없자 선생님은 작은 팻말을 만들었다. ‘지각을 하지 맙시다’라고 나무에 적어 손잡이를 붙였다. 그리고 아침 등교 시간에 팻말을 들고 교문 밖으로 나가서 학생들이 걸어오는 등굣길을 거꾸로 내려가더니 지각을 자주 하던 그 학생의 아파트 앞까지 가서 말없이 기다렸다. 학생이 나오면 그 팻말을 들고 함께 학교로 돌아왔다. 신기하게도 며칠 그렇게 한 후 그 학생은 지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때 계시던 교장 선생님은 이분을 스위스의 교육자인 페스탈로치의 이름을 따 함 페스탈로치 선생님이라고 호칭했다. 그러다가 많은 선생님이 함스탈로찌 선생님이라 불렀고 학생들도 브로콜리 선생님, 또는 함스탈로찌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이분의 별명이 함스탈로찌가 된 계기다. 그 분이 학교를 떠나실 때가 되었던 어느 해가 기억난다. 몇 명의 여학생들이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학부모님들이 찾아와 사정하는 바람에 결국 떠나시려던 그 해에 발이 묶였다. 그 여학생들이 교사가 되고 병원에 간호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함 선생님을 통해서 얼마 전에 들었다. 퇴임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함 선생님은 학생들을 만나 밥을 사주고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취직을 축하해준다. 업무능력도 탁월하고, 학생들에게 진심을 다하고 주변 동료 선생님들에게 존경의 대상인 함 선생님을 통해 내 교사관도 많이 바뀌었다. 나도 나름 교사로서 열심히 한다고는 생각했으나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이렇게 진심으로 끝없이 대화하고 바르게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인내는 한참 부족했었다. 한두 번 말해보고 안 통하는 학생에게는 지도를 포기했었다. 다른 할 일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은 시간의 문제라기보다 얼마나 진심을 다하는지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문제는 처음부터 학생으로부터 배척당할 것을 두려워해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대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내 지도를 받아주면 고맙고, 아니면 말고. 이게 내 방식이었다. 함 선생님을 알고 그분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3년 동안 나는 변화했다. 교사로서 성장했다. 비가 오면 땅에 빗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서서히 나는 교사가 되어 갔다. 아니,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그 분의 한결같은 학생 사랑을 보고 배우는 중이다. 지금, 오늘 이 시간도. ------------------------------------------------------------------------------------------ 수상 소감함 선생님처럼 살고 싶다 추운 겨울 어느 날, 한국교육신문사로부터 동상으로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깜짝 놀랐다. 함 선생님에 대한 생각이 넘쳐서 글을 적긴 했으나 글솜씨가 없어서 잊고 있던 터였다. 온기로 몸이 따뜻해졌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순간들의 고통도 한순간에 사그라졌다.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신문사에 감사하고,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하다. 이를 통해 함스탈로찌 선생님에 대해 다시 떠올릴 수 있어서 행복하고, 우리 모두를 감동의 바다에 던져넣었던 그 시절, 함께 했던 우리의 제자들, 동료들이 함께 또다시 그때를 추억할 수 있게 되니 참으로 기쁘다. 그리고 지구 어딘가에 이런 분이 계시다는 사실을 다른 분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남은 교직 생활 기간에 이 배움들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함 선생님처럼 살고 싶고 제자들과 행복하게 소통하며 지내고 싶다.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가 교원단체 추천 위원을 배제하고 출범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추천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다.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현장 교원이 빠진 국교위는 의미 없다”며 “확정된 교총 추천위원마저 배제하는 것은 안 된다.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반발했다. 22일 국교위 설립추진단은 대통령 추천 위원 5명을 포함한 19명의 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추진단은 교원단체 추천 위원 2명을 공석으로 두고 27일 국교위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 전교조의 가처분 신청은 1자리에 대한 것인데 2자리 모두 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교총은 비판 입장을 내고 “교육의 핵심 주체이자 직접 당사자인 교원이 빠진 국교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교원이 배제된 국교위 출범은 절대 있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교원단체 추천 위원을 결정하고 반드시 참여시켜 출범하라”고 촉구했다. 모든 위원이 채워진 뒤 출범시킨다는 원칙을 져버린 추진단의 결정은 일방적인 약속 파기나 다름없다는 게 교총의 입장이다. 이 같은 중대한 결정에 대해 사전 조율 등의 절차 없이 강행한 것이라 더욱 황당해 하고 있다. 전교조의 가처분 신청은 교원단체 추천 위원 2명 중 1명에 대한 것이므로, 확정된 자리인 교총 추천 위원은 포함시켰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정노조의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소송을 가게 되더라도 현장교원은 반드시 함께 한다는, 보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전교조의 회원 수 제출 거부, 추천 절차 중단 가처분신청 때문에 학교 현장을 대변할 위원 참여가 원천 차단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든 노조든 최대 교원단체가 분명한 교총의 추천 위원마저 발목 잡아서는 안 된다”면서 “노조 간 조합원 수 확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교총 추천 위원을 먼저 참여시켜 국교위를 출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원단체 추천 위원의 경우 14개 교원단체들이 합의해 2명을 추천하고, 합의하지 못하면 회원(조합원) 수가 많은 2곳이 각 1명을 추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14개 단체와 실무회의를 가진데 이어 전교조, 교사노조연맹(교사노조)과 3단체 협의회를 여는 등 법령대로 이행해왔다. 하지만 전교조와 교사노조 간 조합원 수 확인 방법을 놓고 입장 차이로 합의가 결렬됐다. 교육부는 3단체에 공문을 보내 올해 7월말 기준 회원(조합원) 수 제출을 요구했지만 현재 전교조는 이의를 제기하며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전교조는 지난 6일 교원단체 추천 확정 절차를 중단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교총은 “교원노조 간 회원 수 확인이 합의되지 못할 게 뻔히 예견됐는데 사태가 이지경이 될 때까지 정부와 추진단은 뭘 했는지 개탄스럽다”며 “노조 간 회원 수 다툼, 특정노조의 발목잡기에 더 이상 무책임하게 끌려 다니지 말라”고 강조했다.
경남교총(회장 김광섭)은 올해를 교권 회복 원년의 해로 삼고 21일 교권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도민소통위원회’를 출범했다. 이날 박병영 경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을 명예 고문으로 위촉하고, 박성진 위원장과 안상용 사무국장을 비롯해 자문위원과 이사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경남교총은 “교권 추락으로 인한 교원들의 고충과 애환을 끌어안고 교권 존중을 위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끄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인사말에서 “교권이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서고 교육 회복이 가능하다”면서 “교권 존중, 교권 회복을 위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국민적·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원들이 도민들과 함께 해답을 찾고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아이들을 보면 상대의 말을 오해해서 주먹다짐까지 이어지기도 해요.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듣는 사람이 전혀 다르게 해석한 거죠.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번 더 생각하면 사소한 오해나 다툼이 없지 않을까요?” ‘2022 학생 언어문화개선 공모전’에서 캘리그래피 부문 대상을 받은 임종민 충남 서정초 교사는 바른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한다고 했다. 학교에서 은어나 지나치게 줄인 말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아서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적이 잦았다.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임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나부터 바르게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선생님이 친근감을 표현하려고 유머를 입힌 언어를 사용했는데, 학생은 기분이 상하는 경우를 봤어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이인 만큼 학생도, 선생님도 함께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집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한쪽만 변화해서는 언어 문제를 개선할 수 없어요. 다 같이 해야죠. 학교에서 가정에서 모두 다 같이 노력해야 극복할 수 있어요.” 임 교사는 ‘우리 함께 높여볼까요? 언어의 품격’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했다. 전문가의 작품 못지않게 완성도가 높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교육자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공모전 공고를 보고 처음 참가했다”고 귀띔했다. 임 교사는 10여 년 전, 취미로 캘리그래피에 입문했고, 그 매력에 빠져 전문가 과정까지 밟았다. 차근하게 쌓은 실력은 교직생활에도 도움이 됐다. 각종 행사가 열릴 때는 재능기부를 하고, 캘리그래피를 배우고 싶어 하는 동료를 대상으로 연수도 진행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는 학생들과 부채 만들기, 캠페인 피켓 만들기 등을 지도했다. 그는 “앞으로 미술 시간이나 국어 시간에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수업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모티콘 부문 대상은 경북 구미인덕초 5학년 정세은 양이 차지했다. ‘귀여운 요정’ 이모티콘은 감사해요, 괜찮아요, 사랑해요, 힘내요 등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함께 요정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을 접목했다. 애니메이션 효과를 더해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완성했다. 세은 학생의 꿈은 이모티콘 작가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에 재미를 붙였고, 유튜브에서 이모티콘 만드는 과정을 접한 후 꿈을 정했다. 어머니 이정인 씨는 “아이의 장래희망을 알고 있던 선생님이 공모전 소식을 알려주셔서 친구들과 함께 참가했다”고 했다. 세은 학생은 태블릿 PC로 작업했다. 평소 스케치 해뒀던 캐릭터 가운데 주변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요정 캐릭터를 출품하기로 마음먹었다.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서 그림 한 컷, 한 컷을 그리고 이어붙였다. 세은 학생은 “이모티콘의 움직임이 딱딱해서 여러 번 다시 그렸다”며 웃었다. “대상을 받아서 신기했어요. 가족들한테 국민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고마웠어요. 지금부터 여러 가지 이모티콘을 만들어보려고요. 카카오톡에 이모티콘 등록을 목표로 도전해보려고 해요.” 교수·학습자료 부문 대상은 ‘On(溫)기 넘치는 우리의 온라인 언어 세우기’를 출품한 허광수·이민재·차수미 대전원앙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온라인 채팅과 메타버스의 상황으로 구분해 2차시 수업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온라인 언어생활 실태를 알아보고 올바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학생들 스스로 어떻게 하면 올바른 언어 습관을 형성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게 기획했다”면서 “특히 익명성이 보장된 사이버 공간에서 존중을 바탕으로 의사소통하고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실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공모전 수상작은 학생 언어문화개선 홈페이지(goodword.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20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과 간담을 갖고 교권 침해 예방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일명 ‘생활지도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교육활동을 침해하고 심각한 교권 침해로 이어지는 악성 민원 등에 대해서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원지위법 제15조는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피해를 입은 교원이 요청하는 경우 교육활동 침해 행위가 관계 법률의 형사처벌 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관할청이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가 대표 발의한 ‘생활지도법’은 초·중등교육법 및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가리킨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는 학생이 교원의 인권을 침해할 수 없게 한 내용과 학생 인권 보호와 교육활동을 위해 법령에 따른 생활지도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교원지위법 개정안에는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 처분의 학생부 기록 ▲교권 침해 학생과 피해 교원 분리 조치 등이 포함돼 있다. 설 교육감은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심각한 교권 사건이 우려스럽다”고 공감하면서 “교육청 차원에서도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권 침해 예방과 구제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경남교총(회장 김광섭) MZ세대로 구성된 경남교총 MZ청년위원회가 17일 경남교총회관 대강당에서 ‘MZ세대를 위한 스마트한 재무 생활 가이드’ 연수를 진행했다. 경제·금융 전문가가 경남교육청 소속 교원 150여 명을 대상으로 MZ세대 교사를 위한 생애주기 맞춤형 금융 지식 이해 교육에 나섰다. 특히 ▲최근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대한 이해와 대응 전략 ▲경제지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기 ▲재무 관련 준비와 활용법 ▲각종 목적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 및 투자 방법 소비지출 현황 점검 및 합리적인 소비 전략 ▲생활비 절약 노하우 ▲각종 세금관리 전략 등에 대해 강의했다. 경남교총 MZ청년위원회는 “이번 연수를 통해 MZ세대 교사들이 현명한 급여 관리와 경제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교총 제38대 회장단 정책자문 및 공약점검위원회(위원장 류영호 전 경남공고 교장, 송미나 광주 대반초 수석교사·이하 위원회) 4차 회의가 21일 교총회관에서 열렸다. 회의 참석자들은 '한국교총-교육부 2022년도 상·하반기 교섭·협의안'을 점검하고, 교섭·협의안에 나와 있는 교총의 요구안이 관철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교원의 근무여건 및 교원인사 개선, 복지향상, 처우 개선 등 학교현장 교원이 체감할 수 있는 교섭·협의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교환했다. 교총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교섭·협의안을 확정하고 교육부를 대상으로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위원회는 지난 6월 정성국 회장의 취임 이후 제38대 교총회장단이 제시한 공약을 점검하고, 향후 교총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다. ▲정책 ▲교권·연수 ▲조직·복지 분과로 나뉘어 있으며, 2명의 위원장을 비롯해 총 42명이 참가하고 있다. 위원회 명단 △위원장류영호 전 경남공고 교장, 송미나 광주 대반초 수석교사△부위원장김도형 경기 반월초 교장, 이창희 서울 대방중 교감, 최재균 경기 의정부공고 교사△상임위원이상호 경기 다산한강초 교장, 여난실 서울 영동중 교장, 김도진 대전보건대 교수△위원강기섭 경남 대운초 교장, 권갑순 대구 고산중교장, 김만겸 경기 양평초 교감, 김선 경기 초지초 교사, 김영도 울산 반천초 교장, 김영준 경남 대우초 교사, 김태민 인천전자마이스터고 교사, 김태석 경기 성복초 교장, 김현욱 경북 복주초 교감, 문경희 울산 옥서초 교장, 박근숙 대전 남선초 교장, 박미애 울산공고 영양교사, 박지웅 전북 안천초 교사, 박창주 전남 여수종고초 교감, 서용식 대전 진잠초 교감, 손영완 광주 신창초 교감, 안가윤 경기 동일공고 교사, 양길석 충북 단재교육연수원 교육연수부장, 이경미 경기 꿈길유치원 원장, 이규형 강원 속초양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이성훈 경기 호평초 교사, 이승오 충북 청주혜화학교 교사, 이윤미 충남 천안가온초 교장, 이익선 부산 동아대 교수, 이충용 부산 양동여중 교장, 이태행 서울 신동중 교장, 정윤동 경기 갈현초 교감, 정효해 서울방산초 교사, 지권섭 인천용현초 교감, 최동섭 부산 성남초 교사, 최혜영 부산진중 보건교사
가을 숲의 기운은 맑고 서늘하다. 밤나무 아래를 지날 때 알밤이 후두둑 떨어진다. 입으로 깨물어 보니 ‘오도독’ 소리가 난다. 겉껍질을 벗기고 얇은 속껍질을 손톱으로 슬슬 문지르니 노란 속살이 드러난다. 기분 좋은 충만함으로 밤을 까서 오독오독 씹으며 가을 숲을 걸었다. 가을 열매를 주워 먹으며 천천히 걷는 길에는 상수리나무의 자잘하고 기름한 열매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다. 그 옆으로 멧돼지가 길게 골을 파놓은 흔적이 보인다. 아마도 연한 나무뿌리와 열매들을 주워 먹기 위해서 긴 엄니로 산을 휘저어 놓은 것이리라. 나의 가을을 이렇게 차고 고요한 숲을 거닐며 물봉선의 분홍 꽃송이, 연분홍의 늘씬한 무릇꽃의 자잘한 꽃차례를 보며 시작한다. 하지만 조선의 젊은이는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불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을 향하고 있었다. 계절은 짙은 가을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가득한 깊은 가을, 하얼빈역 광장에서 조선의 젊은이 안중근은 총을 쏘았고, 키가 작고 턱수염이 허연 오종종한 노인이 쓰러졌다. 그가일본인 이토 히로부미였다. 작가 김훈의 『하얼빈』은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과 고단한 삶의 모습이 뜨겁게 그려지고 있다. 총구를 고정시키는 일은 언제나 불가능했다. 총을 쥔 자가 살아 있는 인간이므로 총구는 늘 흔들렸다. 가늠쇠 너머에 표적은 확실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표적으로 시력을 집중할수록 표적은 희미해졌다. 표적에 닿지 못하는 한줄기 시선이 가늠쇠 너머에서 안개에 가려져 있었다. 보이는 조준선과 보이지 않는 표적 사이에서 총구는 늘 흔들렸고, 오른손 검지손가락 둘째 마디는 방아쇠를 거머쥐고 머뭇거렸다. p.159 안중근은 러시아 군인들 틈새로 조준선을 열었다. 이토의 주변으로 키 큰 러시아인들이 서성거려서 표적은 가려졌다. 러시아인과 일본인 틈에 섞여서 이토는 이동하고 있었다. 이토는 가물거렸다. 안중근의 귀에는 더 이상 주악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다시 러시아인들 틈새로 이토가 보였다. 이토는 조준선 위로 올라와 있었다. 오른손 검지소가락 둘째 마디와 방아쇠를 직후방으로 당겼다.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였다.p.166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는 죽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토마스 도마 안중근에게 종교보다도 국가와 민족이 우선이었다. 하얼빈에서 이토를 사살하고 그는 총격 후, 안중근은 가슴 안에 있던 태극기를 높이 들어 올리며 에스페란토어로 “코레아 후라!” 라고 3번 크게 외쳤다. 이 외침은 “대한 독립 만세!”라는 뜻이었다. 안중근은 체포되어 처형되기까지 재판 과정에서 어떤 기세에도 굴하지 않고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이유를 당당히 밝혔다. 안중근은 여순감옥에서 3월 26일 순국하였다. 그의 시신은 뤼순 감옥의 죄수 공동묘역에 묻혔다. 일제는 뒤에 안중근의 정확한 매장지를 알려주지 않아 그의 매장지를 찾을 수 없었고, 현재까지도 공식적으로는 유해가 묻힌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방 후 백범 김구는 1946년 6월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등 독립운동 3의사의 유해를 일본에서 찾아온 후 효창공원에 안장하였고, 그 옆에 언젠가는 안치될 안중근 의사의 가묘를 만들었다. 이것은 안중근의 시신을 꼭 찾겠다는 김구 선생의 결의를 보여준다. 광복 77주년을 지나왔지만, 하얼빈의 뜨거운 총성으로 세상에 한국의 기상을 알린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우리는 아직도 모셔오지 못하고 있다. 가을 초입, 우리의 영웅 안중근 의사께서 옥중에서 남긴 문장을 생각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속에 가시가 돋는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책을 읽는다. 『하얼빈』, 김훈 지음, 문학동네, 2022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통해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이사장 공은배·이하 중앙회)가 설립된 지 15년이 지났다. 중앙회는 교육활동 중에 발생하는 학교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 예방교육 강화, 피해자에 대한 보상 등 다양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학교안전사고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현재 구조화된 하향식 정책체계를 상향식으로 변경하고, 학생 대상 교육을 안전 일반 중심에서 교육활동 안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연세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는 교육부 주최, 중앙회 주관으로 ‘2022 학교안전 포럼’이 개최됐다. 포럼은 중앙회 설립 이후 학교안전을 위한 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포럼에서 김진석 서울교대 교수는 ‘안전한 학교 조성을 위한 학교안전정책의 뉴노멀’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현재 안전지원 시스템에 대한 계획 수립 과정은 12월 시·도교육청, 2월 일선 학교, 3월말 학교계획 및 추진 실적 교육청 보고, 6월 말 시·도교육청의 교육청 보고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본계획·지역계획·학교계획 간 연계성이 부족하다”며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학교안전 정보에 대한 학교 구성원의 접근성을 강화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교에서의 안전교육에 대해 “교과교육 연계에서 생활지도 연계 위주로 전환하여, 학교가 안전교육의 시수 확보 부담을 해소하고 학생들이 안전교육의 위험인지 감수성(risk literacy)을 내실 있게 제고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학교안전 관리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안전사고 발생 시 학교 구성원의 역할 및 상황별(일반 상해사고, 생명이 위독한 응급사고 등) 대응·중점 행동 등에 관한 ‘안전사고관리지침’을 제정·안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제발표에 나선 표석환 중앙회 부장은 ‘학교안전 제도의 현황 및 과제’에서 ‘시·도교육청 공동사업 정착’,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의 조사·연구 기능 강화’ 등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학교안전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이상진 전 교육부 차관이 기조 강연을 했으며, 지정 토론에는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힘 대표, 서종희연세대 교수, 송인발 교육부 장학관, 엄문영 서울대 교수, 유웅상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전문위원,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가 참석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지루한 사과’로 오해하는 사례가 벌어지며 문해력 부족이 논란거리로 번졌다. 이와 함께 갈수록 낮아지는 학생들의 독서량과 읽기 능력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서교사의 배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서교사의 제도 및 역할을 중심으로 ‘도서관의 힘과 독서교육’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가 ‘국회 책 읽는 의원 모임’ 주최로 21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서혜란 전 국립중앙도서관장은 “학생들이 질문하고 포용하고 협업하는 것은 물론, 선택과 편집, 탐구, 참여 능력을 길러주는 사서교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설명하며 현재 12%에 불과한 사서교사 배치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전 관장은 “학교도서관진흥법 시행령에 사서교사 등을 1명 이상 배치할 수 있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서교사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특수학교나 소규모, 농산어촌 학교일수록 사서교사와 사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로 인력 수급의 불균형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교육통계에 따르면 특수학교의 경우 올해 사서교사 배치율은 1.5%에 불과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공정사회를 위한 독서교육과 사서교사’에 대해 발제한 박주현 전남대 교수는 “사서교사 부족은 학생들에게 공정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학교도서관진흥법을 수정해 학교당 1명 이상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명확히 하고 사서교사의 업무도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주 의정부여고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과 교원’이라는 특정 대상에게 ‘학습과 교수활동’을 지원하는 특수 목적을 지닌 공간”이라며 “학교도서관은 공공도서관과는 태생적으로 다른 ‘학교 교육과정’이라는 대전제 아래 그 소임을 다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정의하면서 학교 현장과 교육과정 속 사서교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밝힌 첫 번째 역할은 교과교실과 정보활용 교육의 실습장으로써의 공간 제공이다. 교과 시간에는 교수·학습의 공간이,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의 개인 독서를 위한 서재가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기록의 역사부터 정보의 처리까지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정보전문가’인 사서교사가 교과서와 교수·학습의 배경이 되는 책·신문·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활용해 ‘정보활용 능력’을 교육한다”며 “이를 위해 사서교사는 교과교사와 함께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광활한 정보 세계에서 아이들 스스로 옳은 길을 선택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교육하는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소개했다. 그는 “알고리즘의 친절함에 검색의 주도성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 필터버블이 다양한 정보를 향한 눈을 가릴 수 있다는 것, 인공지능 기술로 진짜와 가짜정보에 따른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며 “이밖에도 디지털미디어에 반해 전통적 책 읽기만이 가지는 깊이와 무게감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설득하고 체득하는 교육과정 제공이 앞으로 더 중요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한국교총은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 교원 증원과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하며 “총력 관철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교육여건 개선 ▲고교학점제 도입 등 교육정책적 수요 반영 ▲기간제교사 등 교단 비정규직화 문제 해소 관점에서 교원 증원과 예산 재조정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19일 교육부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바탕으로 마련한 2023학년도 공립교원 정원 안에 따르면 내년 교원 정원은 올해보다 2982명 줄어든 34만4906명이다. 감축 정원 대부분은 초·중·고 교과교사 정원이다. 국회 최종 심의를 거쳐 이 안이 확정되면 공립 교원 정원은 처음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세에서도 교원 정원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초·중·고 교과 교원 정원은 줄어들었지만 유치원·특수·비교과(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 등) 교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정부 안에서 유·특수·비교과 교원 증가 폭이 초·중·고 교과교원 감소 폭에 미치지 못했다. 교총은 “학생 수 감소라는 경제 논리에만 매몰돼 오히려 학생의 미래를 위한 교육을 포기한 처사”라며 “과밀학급 문제 해결, 맞춤형 미래교육 실현을 위한 교실 구축은 요원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교원 정원을 증원하고 즉각 예산에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대학에 재학하는 장애인의 교육 및 생활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총괄하는 내용의 법안이 21일국회 교육위원회 의결로 상임위를 통과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 교육위원회)은 국가 차원의 고등교육지원센터의 설치 또는 지정에 대한 근거를 담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고, 개정안이 이날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특수교육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장애인의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원)에 진학 중인 장애 대학(원)생은 2018년 9345명에서 2019년 9653명, 2020년 9717명, 2021년 9826명, 2022년 9839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과 생활 지원 서비스는 대학별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전국 352개 대학 중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설치된 학교는 306개로 설치율은 87%다. 하지만 대학별로 지원 사항이 다른 데다, 개별 대학 차원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대학의 재정여건 악화 등으로 장애학생 지원에 대한 적극 투자가 어렵고,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지원센터의 전담인력 배치율은 32.1%인데, 여기에 잦은 인사이동 등으로 안정적 지원과 전문성 확보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김병욱 의원의 대표발의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대학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을 총괄하는 국가 차원의 고등교육지원센터의 설치 또는 지정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김 의원은 “장애인 고등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 재학 중 실질적 학습권을 보장하는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며 "장애학생에 대한 보다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중앙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의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는 김병욱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통과됐다. 개정안에는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해 교육 공무원의 결격사유에 마약·대마,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