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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은 지난달 19일 한국교총회관 다산홀에서 제53회 전국교육자료전 최고상 전수식을 가졌다. 올해 자료전은 ‘변화하는 사회, 선도하는 현장교육, 꿈을 이루는 미래학생’을 주제로 열렸다. 전수식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성국 교총 회장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더 좋은 수업을 향한 그 열정이 교사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업 개선을 위해 연구하는 모든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교총은 선생님들이 마음껏 가르칠 수 있는 교실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대통령상=대통령상은 ‘챌린지 기반 실천 중심 도덕교육자료 Let′s덕!’(도덕)을 출품한 경남 손지연·김호정·왕상균·허연서 교사팀이 차지했다. 이들은 몇 년간 자료전의 문을 두드린 끝에 대통령상의 주인공이 됐다. 디지털 기반 미래 시대에 적응하는 속도는 빨랐지만, 그에 맞는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 맞는 도덕 수업을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냈다. 허 교사는 “SNS에 챌린지 인증을 하는 데 착안해 초등 도덕 교과의 핵심 내용을 뽑아 챌린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며 “도덕 수업도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챌린지 앱을 활용한 수업은 교실 밖으로 확장도 가능하다. 사회적 이슈를 챌린지 주제로 정해 실천할 수 있다.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어르신을 위한 ‘키오스크 챌린지’가 대표적이다. 허 교사는 “교실에서 가정으로, 또 사회로, 세계로 아이들 스스로 실천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수업 과정과 결과가 앱에 고스란히 남아 교수-학습-평가-기록 일체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앱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실천 익힘책과 오프라인 수업 자료 49종도 개발했다. 허 교사는 “빠르게 변하는 교육 현장에 맞는 연구 주제를 정하는 게 특히 어려웠다”면서도 “함께 했더니 과정도, 결과도 좋았다”며 웃었다.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렛츠덕’을 검색하면 내려받을 수 있다. ▨국무총리상=국무총리상은 ‘교실 쏙(SSOK) 미술 감상 세트’(미술)를 구안한 경남 곽규태‧신지호‧강준현‧이지은 교사팀과 ‘퐁당파닥,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교실 속 생태계’(과학)를 출품한 경남 장재봉‧황지훈‧육길제 교사팀이 수상했다. 두 팀 모두 첫 출전에 좋은 결과를 얻어 눈길을 끌었다. ‘교실 속 미술 감상 세트’는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키워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감성을 기르는 데 미술 감상만 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곽 교사는 “스마트 기기로 접하는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미술 작품 감상을 지루해한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미술 작품의 가치를 찾을 수 있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작품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미술 감상 활동을 할 수 있게 구성했다. 기존 교과서와 멀티미디어 자료, 놀이자료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자료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교사는 “미술 감상 수업에서 내용과 형식을 강조하는데, 다양한 시청각 자료 덕분에 학생들이 작품이 그려진 시대 배경과 역사 등을 쉽게 이해했다”고 전했다. ‘퐁당파닥, 생명이 살아 숨쉬는 교실 속 생태계’는 과학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수생생물 사육 꾸러미다. 교실에서 생물을 관찰, 사육, 학습하면서 생태 감수성을 함양할 수 있게 구성했다. 장 교사는 “수업 시간에 생물 한 살이를 관찰할 수 있게 준비하는 교사가 적지 않은데, 그 과정에서 폐사하는 등 문제가 생긴다”면서 “수족관용 히터를 설치하고 수조 온도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변수 없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저곳에서 거절당했던 아이디어였는데, 의기투합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 과정이 교사로서 한 발 성장할 계기가 됐어요. 저희가 만든 자료로 학습자의 흥미, 경험에 따라 변형해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2023학년도 전문대학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29일 시작된다. 정시모집 전문대학 입학정보박람회는 2023년 1월 6일부터 7일까지 2일간 개최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회장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는 전국 132개 전문대학이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1만7100명을 선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2022학년도(2만1545명)보다 20.6% 감소한 것이다. 다만 28일까지의 수시모집에서 미충원 인원 발생 시 당초 계획보다 증가하게 된다. 전형별로 보면 일반전형 모집인원은 7655명이다. 정원 내 특별전형으로는 871명,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는 8574명을 뽑는다. 모집 인원이 많은 주요 전공은 간호·보건 분야로 4040명(23.6%)을 선발한다. 기계·전기전자 분야는 2523명(14.8%), 연극·영화·방송·응용예술 분야는 2115명(12.4%), 호텔·관광 분야는 1892명(11.1%)을 뽑는다. 전형 유형별로는 서류 위주 전형이 가장 많은 5741명(33.6%)의 학생을 선발한다. 수능 위주 전형 모집 인원은 4907명(28.7%), 학생부 위주 전형의 경우 2609명(15.3%)이다. 원서접수는 12월 29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다. 전형 기간 안에 면접·실기 등의 일정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대학 간 복수 지원이 가능하고 입학 지원 횟수도 제한 없지만, 수시모집에서 1개 대학(일반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이라도 합격한(최초 및 충원합격) 학생은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입학할 학기가 같은 2개 이상의 대학에 합격한 학생은 1개 대학에만 등록(이중등록 금지)해야 한다. 전문대학은 정시모집 원서 접수 이후 결원 충원을 위해 내년 2월 28일까지 ‘자율모집’을 진행한다. 전문대교협은 수험생, 고교 진학지도교사엑 전문대학 진로진학 및 입학정보 제공을 위해 2023년 1월 6∼7일 이틀간 서울 양재 aT센터 제2전시장에서 입학정보박람회를 개최한다. 각 대학 부스에서 교수와 입학관계자들에게 모집 요강 설명 등 일대일 상담이 가능하다. 홈페이지(www.ipsigo.net)에서 사전 등록하면 더욱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매일 선착순으로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된다.입장료는 무료다.
지난해 대학교·대학원 졸업생의 취업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021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전국 대학과 일반대학원의 2020년 8월·2021년 2월 졸업자 54만929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취업·진학 여부와 급여 수준 등을 조사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전체 취업률은 67.7%로 전년 대비 2.6%포인트(P) 증가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19년 67.1%, 2020년 65.1%로 내림세였던 취업률이 3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유형별 취업률에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해외취업자, 개인창작활동 종사자는 각각 0.6%P, 0.1%P, 0.1%P 하락했다. 프리랜서와 1인 창업·사업자 비율은 전년 대비 각각 0.7%P, 0.2%P 상승했다. 학제별 취업률을 보면 기능대학을 제외한 모든 고등교육 기관의 취업률이 전년 대비 1.1∼6.8% 상승했다. 일반대학원이 82.6%로 가장 높았고, 전문대학 71.0%, 일반대학 64.1%였다. 계열별로는 공학계열(69.9%), 의약계열(82.1%)의 취업률이 높았고 인문계열(58.2%), 사회계열(63.9%), 교육계열(63.0%), 자연계열(65.0%), 예체능계열(66.6%) 취업률은 낮게 나타났다. 수도권 취업률(69.8%)과 비수도권 취업률(66.3%)의 지역 간 차이는 3.5%P로, 전년 두 지역의 차이(2.9%P)보다 격차가 0.6%P 더 벌어졌다. 성별 취업률은 남자 69.5%, 여자 66.1%로 성별 간 3.4%P 차이를 보였다. 모든 성별의 취업률이 상승한 가운데 남녀 취업률 격차는 전년(4.0%P)보다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4년 간 가장 적은 격차이기도 하다. 조사대상 졸업자들이 1년 후에도 직장 취업자 자격을 유지하는 비율인 유지취업률은 79.7%로 전년보다 0.3%P 감소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 취업자들을 대상으로 상세 취업 정보를 분석한 결과 월 평균소득은 275만2000원으로 전년(262만9000원)보다 12만3000원 늘었다.
경기 망월초(학교장 안희숙)는 12월 한달 동안 학교로 찾아오는 문화예술 공연 관람 행사를 진행했다. 망월초는 미래시민감성·생태생명 감성·미디어리터러시 감성·문화예술 감성이라는 4감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품격있는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데, 이번 행사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으로 4감성을 키우고,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1·2학년 학생 대상으로5중주 연주팀인 아모로소(Amoroso)앙상블을 초청하여 애니메이션 OST 공연을 진행했다.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겨울왕국 OST인 ‘Let it go’등 8개의 곡을 연주하였다. 각 곡에 대한 다양한 해설과 함께 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플롯, 피아노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음악에 학생들은 때로는 조용히 감상하기도 했지만, 다 함께 노래 부르고 일어나서 춤을 추기도 하며 자유롭게 음악에 반응했다. 3·6학년 학생들은 국악 공연팀을 초청하여 찾아가는 국악소풍 공연을 관람했다.공연은 전체 연주자들이 입장하면서 시작한 문굿(길놀이)으로 한껏 흥을 돋구며 떠들썩하게 시작했다. 화려한 장구 연주가 눈에 띄는 ‘삼도설장고’, 심봉사가 눈을 드는 대목을 노래한 ‘심청가’ 판소리가 이어졌다. 학생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운 것은 ‘사자춤’이었다. 공연팀이 사자가면을 착용하고 등장하자마자 학생들은 일제히 일어서며 사자춤의 동작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모두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4·5학년 학생들은 뮤지컬 ‘THE 오디션’을 관람했다. 아이돌 연습생들이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화해를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케이팝 음악에 맞춘 화려한 안무와 함께 연극적인 요소로 풀어내었다. 무대 위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 속에는 인내와 노력이 동반된다는 교훈을 들려주었는데,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고 이는 값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인 RM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나라 힙합그룹의 노래를 접하고 가수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한국인인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주변의 권유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마음을 정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를 빛낸 인재들이 어린 나이에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던 것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 환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망월초 학생들도 다채로운 분야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찾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길 기대해 본다.
한국교총은 2023년 새해를 맞아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연다. 현장교원 및 교육계 관련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입국(敎育立國)의 의미를 되새기고, 교육백년대계(敎育百年大計)의 길을 열어나가기 위한 의지를 다짐하는 자리다. 1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지하 2층)에서 행정부를 비롯해 국회 및 정당, 교육계, 교육시민사회단체장 250여 명이 함께 할 예정이다. 교례회는 한국교총 회장의 환영 인사를 시작으로 주요 내빈 격려사, 환담, 교육계 신년 주제 영상, 신년 덕담 등으로 진행된다. 문의 한국교총 기획예산실 02-570-5521
전북교총(회장 이기종)은 24일 전주시에 위치한 M2 풋살구장에서 ‘2022 제1회 전북교총회장배 풋살대회’를 열었다. 각 참가팀은 지역 및 학교급별 구분 없이 교원으로 구성해 기량을 겨뤘다. 경기 결과 우승팀은 JBPT(김대원 전주덕일중 감독), 준우승은 풋마스타(이용진 전북기계공고 감독), 3위는 SFC(이승기 전주중 감독)과 잇츠(손얼 용남초 감독)팀이 차지했으며, 김택수 전주신일중 교사가 MVP를 수상했다. 이기종 회장은 “현장 교원의 건강 증진과 교육가족의 화합 및 우의를 다지고 미래 교육을 위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코자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 단일 종목 체육대회를 활성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를 가르치고 차를 마시고 있는데 교감 선생님이 들어왔다. 유치원 선생님이 독감으로 결근이라며 보결 수업을 해야 한단다. 본인이 1, 2교시 수업을 할 테니 나에겐 3, 4교시를 맡으란다. 유일하게 병설 유치원 수업권이 있는 방과 후 담당 교사와 연락이 안 되어서 관리자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말을 덧붙인다. 급한 공문을 처리하고 11시가 조금 못 되어 유치원에 갔다. 아이들이 반긴다. 3년째 근무하며, 비슷한 시간에 점심을 먹기에 날마다 인사를 나눈다. 하던 활동을 정리하고 이제는 그림 그리는 시간이라고 알리며 교감 선생님은 나간다. 색연필과 사인펜이 담긴 자신의 연필꽂이를 하나씩 가지고 정해진 자리에 앉는다. 마침 근무 중인 하모니 선생님이 복사 용지 이면지 모아 둔 상자를 가지고 와서 한 장씩 나눠준다. 내 옆에 앉은 찬유는 다섯 살이다. 이 아이의 아버지는 한때 나와 같이 근무했다.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100대 교육과정을 준비하면서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던 시절, 그 일을 맡아서 하던 연구부장이었다. 도에서 통과하고 교육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다듬는 동안 정시에 퇴근하기는 어려웠다. 아이들 수업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는 다시 교무실에 모였다. 진로 부분을 고칠 때는 진로 담당 선생님, 환경이나 독서를 손보는 날이면 담당 선생님이 남았다. 빨리 끝나는 날은 아홉 시, 목전에 닥쳐서는 새벽에 퇴근하는 일도 잦았다. 그 일을 지치지 않고 묵묵히 해내던 선생님이 바로 찬유 아버지였다. 열정을 바쳐 일하여 몸은 힘들었지만 어려운 과제를 함께 하면서 선생님들과는 끈끈해졌다. 그러니 학교를 떠나고서도 간간이 만났다. 그는 100대 교육과정에서 전국 2위라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이듬해 학생이 단 한 명 있는 분교로 자청해서 들어갔다. 봄이면 운동장 한쪽에 텃밭을 가꾸고, 물이 많이 빠지는 날이면 갯벌에서 조개나 낙지를 잡으며 교사라기보다는 부모처럼 아이와 놀았다. 조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는 섬에 갇혀 체험의 기회가 없었다. 아이를 데리고 나와 여러 날 자신의 집에서 숙식을 같이 하면서 현장 체험 학습을 다녔다. 학생이 한 명 있는 타 지역의 학교와 연계하여 협력 수업도 실시했다. 그 장면은 스승의 날 무렵에 인간극장 5부작으로 전국에 방영되었다. 2년간 섬에 머무는 동안 생긴 아이가 바로 찬유이다. 우리 학교에 다니는 4학년, 1학년의 형과 달리 찬유는 천방지축이다. "어머 공룡을 그렸구나. 멋지다."호들갑을 떠는 내 말에 찬유는 "공룡 아닌데요?"한다. 뾰족뾰족하게 그린 동물의 등뼈가 공룡 같았는데 아닌가 보다. "그럼, 악어?"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네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알던 사이라며 아빠와의 친분을 이야기해도 찬바람이 쌩쌩 인다. 찬유 옆에 앉아 있던 태민이와 동갑인 준상이가 나를 그렸다며 종이를 내민다. 머리와 몸통, 그리고 팔과 다리로만 이루어진 사람이다. 얼굴에 안경을 쓴 것만이 나와 비슷하다. 몸통은 파란색, 팔과 몸통에 달린 다리는 온통 붉다. "뭐야? 오늘 원장 선생님은 빨간 치마를 입었는데 치마도 그려 줘야죠.""치마는 못 그리는데요?"아주 당당하다. 준상이와 실랑이하는 모습을 보던 여섯 살 예주가 소리친다. "선생님, 태민이가 원장 선생님 그리고 있어요."태민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이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엄마는 아직 20대이다. 아버지는 다른 지역에서 일하기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하고만 보낸다. 태민이는 또래보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 생긴 데다 하얗다. 귀공자풍이다. 두 달만 지나면 일곱 살인데 여즉 말을 하지 못한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에게서 두드러지는 문제점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엄마는 쉬지 않고 말한다. "왜 울어? 옳아. 기저귀가 젖었구나.""배가 고팠구나. 엄마가 얼른 맘마 줄게. 기다려."말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듣는 귀가 발달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엄마가 리모컨을 찾으면 갖다주기도 하고, 할아버지 어디 계시냐는 말에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말은 하지 못하지만 내용은 이해한 것이다. 한번 말문이 터지면 바야흐로 언어의 세계로 들어선다. 그런데 타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엄마는 그럴 수가 없다. 겨우 한국어 기본 어휘만 아는 수준이거나 그조차 안되어서 다문화 가정의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말을 익히는데 취약하다. 더 문제인 건 엄마 나라의 모어 간섭으로 정확한 발음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알(r)과 엘(l) 발음을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행히 조부모나 다른 가족이 가까운 데 있어 자극을 주면 그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지만 온전히 혼자 육아를 책임지는 형국이면 여섯 살이나 되었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태민이 같은 아이가 생긴다. 올 1년간 교육청과 연계하여 일주일에 한 번씩 언어 치료를 받았으나 별 진전이 없다. 출발선에서 뒤지다 보니 학교에 들어와서도 그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언어는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언어 환경을 만들어주고, 풍부한 말을 들려주면서 상호 작용할 때 발달한다. 적절한 언어 자극을 받지 못한 태민이는 학교 들어와서도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여 문장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보일 것이다. 특히 학습과 관련된 어휘의 부족과 낮은 문장 이해력이 학습 부진으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 그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 주는 것이 바로 학교의 몫이리라. 그런 태민이가 그림을 그린다. 완성했는지 큰 눈만 깜박이며 말없이 내게 건넨다. 늘 웃는 표정이라 어여쁘기 짝이 없다. 태민이 옆에 앉은 일곱 살 기온이가 한마디 한다. "원장 선생님 목걸이도 그려야지."그림이 과감하다. 맨 위의 머리카락부터 맨 아래의 다리까지 화지에 꽉 찬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 구석에 조그맣게 그리는 것과는 다르다. 얼굴과 몸의 비율도 적당하다. 안경 안의 웃고 있는 눈, 붉은 원피스, 그 위에 걸친 살구색 패딩 조끼까지 특징을 잡아내는 기술이 절묘하다. 조끼의 깃 부분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관찰력도 대단하고 그 모두를 10분 안에 해 낸 것도 놀랍다. 꼬마 화가라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태민이는 평소에도 동물 그림을 즐겨 그린다. 특히 공룡 그림을 잘 그린다. 인물화는 아마도 오늘이 처음이라며 하모니 선생님이 거든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듯 기뻤다. 단 20분 수업으로 선물을 받았다고 교감 선생님이 부러워한다.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올렸더니 다들 나랑 너무 닮았다며 한마디씩 한다. 누구나 잘하는 게 있다. 말이 늦은 대신 그림에 월등한 실력을 보이는 태민이. 1년 동안 그린 그림을 모아 ‘꼬마 화가전’이라도 열어야 할 모양이다.
겨울 아침 산책길에 날마다 만나는 백발 할머니가 있다. 이른 시각에 나선 노인이 걱정 되어서 말벗을 자청하곤 한다. "할머니, 오늘도 장갑을 끼지 않으셨네요.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시면 위험합니다. 갑자기 넘어지시면 큰일 나십니다. 장갑을 꼭 끼시고 손을 내놓고 걸으세요." "아이고, 고맙소! 오늘도 깜빡 잊고 그냥 나왔네요." "날씨가 추운데 나오시지 말고 따뜻한 낮에 산책하시지요." "아, 아침밥을 사먹으러 나왔어요. 나는 혼자 살아요. 아들은 넷을 두었는데 모두 출가하고 집에는 나밖에 없어요. 밥을 해먹자니 힘들어서 사먹어요. 딸이 있으면 이렇게 옆에서 말동무도 해줄 텐데 그게 슬퍼요." "아니, 아들이 넷이나 있으신데, 복도 많으신데요." "아이고, 아들 많으면 뭐해요. 딸 하나만 못해요." 딸이 없어서 슬프다는 할머니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경제력은 있으니 사는 데 지장은 없다는 할머니는 한 겨울에도 아침식사를 위해 시장에 가서 해결한다는 것. 한 끼 식사 5천 원짜리를 절반도 먹지 못하신다며 그나마도 집에서 해먹으면 버리는 게 더 많으니 사먹는 게 더 낫다고 하신다. 날씨가 더 추워지면 아침 식사를 위해 나오지 못하실 텐데 안쓰러워 보였다. 평생 내복을 입지 않을 만큼 건강하다는 아흔 살의 할머니. 그럼에도 허리도 꼿꼿하고 잘 걸으셨다. 40년 동안 바느질을 하셨다니 그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아들 넷을 잘 키우셨음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예전 같으면 그 연세의 노인은 아들 며느리의 시중을 받으며 아침 식사를 해결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세상이 변해서 그런 꿈을 꾸는 것은 무모한 일이 되었다. 잘 사는 나라,대한민국의 현실이 아프다. 오래 전 역사학자였던 토인비는 세계에서 가장 부러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어른을 모시고 살며효를 중시하는 아름다운 나라라는 것. 가난한 시절, 동네에서 혼자 사는 노인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 가족들이 부양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알고 살았다. 혹시 혼자 사는 노인이 계시면 동네 사람들이 자주 들여다보고 먹을 것을 챙겨드리곤 했는데, 이제고독사를 걱정하는 슬픈 현실이다. 지난해 발생한 사망자 100명 가운데 1명은 혼자 살다 세상을 떠난 다음 뒤늦게 발견된 고독사였다. 고독사 사망자 절반 이상은 50~60대 남성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그러니 이제 고독사는 노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떠올랐다.젊은 층에서도, 40~50대 중년층에서도 일어나는 전 세대의 문제가 되었다. 하루 9명씩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는 슬픈 현실이니, 잘 사는 나라 대한민국의 뒤안길에는 이렇듯 물질문명의 어두운 그림자가 길게 서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많이 배우고 많은 것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더 현명해지는 게 아니라 더 영악해지고 말았다. 부모 자식의 관계에서도 부부 사이에서도 친구 사이에서도 물질이 끼어들면 어디서나 불협화음이 발생한다. 좋은 집에서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며 고급 차를 몰고 다니면 더 행복해야 할 텐데 사람들의 가슴은 더 차가워지고 양심은 점점 작아지는 걸까! 뉴스를 도배하는 흉악한 범죄 소식의 발단은 대부분 돈에서 비롯되고 결말은 매우 불행하다. 속된 말로 '돈에 취하면 돌아버리니 돈이다'. 돈 사람이 너무 많다. 최고 학부를 나온 학자도, 최고위층 법관도,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는 정치권력도 모두 돈에 취해서 돈 사람들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오죽 하면 서울대 학생들조차 10억이 생긴다면 교도소에 가는 일쯤은괜찮다는 웃지 못 할 소식까지 있었으니. 인간은 성숙해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아주 많이 드는 데 비해 가성비는 매우 낮은 족속이 분명하다. 사람다움에 이르는 데 학벌과 학력이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다. 많이 배울수록 더 효도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더 인간적인 것 같지도 않다. 양심보다는 법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들끓는 세상이 무섭다. 이제는 학교 교과목에 법을 다루는 교육과정이 필요해진 듯하다. 법으로 다스리는 나라, 즉 법치국가는 가장 낮은 수준의 나라가 분명하다. 그러니 매사에 법의 잣대를 들이대니 날이 갈수록 법이 많아지게 되는 건 당연하다. 그것은 인간다움을 상실한 기능적이고 불행한 전조가 분명하다. 도덕과 양심은 사라지고 법이 군림하는 세상은 너무나 매몰차고 냉정한 사회가 아닌가. 오늘 아침에는 폭설이 내렸다. 아름다운 눈조차 낭만이 아닌 사람들이 널렸다. 아무리 많은 눈이 와도 일하러 가야 하는 사람들, 배달을 멈출 수 없는 사람들, 난방조차 무서워하는 사람들, 일자리가 없어 추위에 갈 곳을 잃은 사람들. 눈길 빙판이 무서워 꼼짝 못하고 갇혀 있는 나도 그렇다. 눈길 산책을 나가는 것은 모험이다. 이젠 눈 내리던 날의 추억을 곱씹으며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책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중이다. 문득 아침마다 식사를 하러 외출하던 아흔의 그 할머니가 걱정이다. 대체 음식이라도 드시고 오늘만은 집에 계셨으면 좋겠다. 들여다 볼 이웃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 할머니 전화번호라도 알아두지 못한 게 아쉽다. 동사무소의 돌봄 대상이 아닐 듯하다. 아들이 넷이나 있으니 독거노인이지만 친족이 많으니 제외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렇게 눈이 많이 왔으니 아들들이나 며느리가 연락을 했을 것이라 믿고 싶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산책길에어쩌다 만나는 길손조차 걱정하는데 자식들이 챙길 것이 분명하다. 저 함박눈이 세상의 불행과 어두움은 모두 덮었으면 참 좋겠다.
연말이다. 2022년 올 한 해 돌아보기 위해 월 다이어리 기록을 보았다. 주요한 일을 간추려 보니 무려 60여 개다. 이 가운데서 다시 10개의 우선순위를 따져 '올해의 나의 10대 뉴스'를 만들었다. 아마도 주된활동이 나의 삶에 영향을 크게 미쳤을 것이다. 특기할 사항은 활동 대부분이 평생학습, 평생교육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이다. 우선 나의 활동과 관계된 기관을 살펴본다. 수원시문화재단, 경기평생교육학습관,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수원시청 교육청소년과, 홍보담당관실, 영통구청 사회복지과, 대한노인회 영통구지회, 한국교육신문, 수원시농업기술센터 등이다. 이 중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 사업에 다수 참여하였다. 씨티메이커스와 플레이어, 수원나우어스 시민리더, 인문클럽 오색 프로젝트(돌봄과 배려), 수원시 창작시 공모 당선, 생활문화공동체 시니어 스마트폰 수강, 북수원 특화사업, 수원 문화도시 모니터링, 수원화성문화제 추진위원 등에 참여했다. 경기평생교육학습관에서는 퇴직자 프로그램에 2회 참가해 강좌를 열었다. '몸치 탈출 신중년 포크댄스 초보 완전정복'이었다. 1, 2차 총 8시간 개설로 포크댄스입문을도왔다.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에선 '누구나학교'를 개설해 4회 8시간 포크댄스 재능기부를 하였다. 영통구경로당 문화교실 강사로 선정되어 3개 경로당에서 주1회 건강체조를 지도하였다.대한노인회 영통구지회 주관 광교노인대학에서 스마트폰 강사, 영통노인대학에선 포크댄스 강사로 뛰었다. 수원시에서 지원하는 '찾아가는 맞춤형 강좌'(15주 30시간)에서는 스마트폰 수강생이 되었다. 또 경기평생학습동아리에 필자가 지도하는 서호댄싱스타가 선정되어 총 22주 서호여경로당 회원에게 건강체조와 라인댄스를 지도했다. 2004년 시작한 한국교육신문 e리포터와 2007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e수원뉴스 시민기자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주로 교육소식과 문화소식을 취재 보도하고 있다. 수원시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토종작물 교육을 받으면서 도시농부 실습을 하였다. 장기간 교육을 하거나 수강한 프로그램은 찾아가는 맞춤형 강좌(15회), 서호댄싱스타(22회), 영통구 건강체조 문화교실 강사(6월-12월), 대한노인회 지원 경로당 포크댄스 교실(6월-12월), 토종작물교육(12회) 등이다. 선진품격도시 만들기 모임에서는 총 8회 우측통행실천을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하였고 만석공원에서는 홍보 현수막 8개를 내걸고시민 대상 색소폰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이것이 시티메이커스와 씨티플레이어 활동이다. TV 방송과 교육잡지 인터뷰에 출연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tvN 식스센스에 출연해 유재석을비롯한 연예인들에게 포크댄스 2종을 지도했다. EBS TV '당신의 활력 충전'에서 포크댄스 강사 제2인생 성공사례를소개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The K 매거진 잡지에선 무려 4페이지에 시니어 포크댄스 강사 활동상을 소개했다. 교직선배의 초청으로 논산 이화교회에서 포크댄스를 지도했다. 또 일월공원 정원축제에서 포크댄스 재능기부했다. 평생학습과 평생교육에 참가하면서 필자가 강조하는 것이 있다. 학습에 참가하는 사람은 언제나 청춘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삶 자체가 배움의 연속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배움을 놓지 않아야 한다. 특히 교육자가 은퇴 후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고 국민들이 평생학습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전개한다면 우리 사회는 선진국가가 될 것이다. '교직은퇴 7년차 올해의 나의 10대 뉴스'를 꼽아본다. 1. 지난 5월 23일코로나 확진으로 시력 감퇴하고 건강 이상신호 감지 2. 수원문화재단과 함께 한 수원문화도시 만들기 여러 사업에 동참 3. 영통구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로서 건강체조, 라인댄스교실 운영 4. 경기평생교육학습관 퇴직자 자발적 프로그램과 해온 해갈 프로그램에서포크댄스 교실 운영 5. 수원시민 113명 창작시집 '나풀거리는 찬란한 것들'에 '무궁화에 대해 몰랐던 것' 작품 게재 6. 대한노인회 영통구지회 부설 광교노인대학과 영통노인대학에서 강사로 활동 7. 토종작물 실습교육 받고 직접 농사지은 배추, 열무, 갓, 쪽파로 김치 담그다 8. tvN, EBS TV,The K 매거진 등에서 교장 출신 제2인생 포크댄스 강사로 출연 9.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취임 이후 경기교육장학재단 이사로 위촉 선임 10. 아내와 함께북한산 등반 3회(향로봉, 진관사, 기자능선, 삼천사, 사모바위, 비봉)
어느 엄마가 아기에게 딸기잼이 매우 좋다고 생각하여 매일 딸기잼을 먹였다. 그런데 아기는 딸기잼을 무척 싫어했다. 그날도 엄마는 아기에게 딸기잼을 먹이려고 거의 강제로 입을 벌려서 딸기잼을 먹였다. 아이는 먹지 않겠다고 몸부림을 쳤다. 그러다 그만 딸기잼 그릇이 방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바로 그때 일어났다. 8개월짜리 아기는 엉금엉금 기어가더니 방바닥에 쏟아진 딸기잼을 손으로 움켜잡고 입으로 가져갔다. 엄마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그토록 먹기 싫어하던 딸기잼을 스스로 먹다니…. 이 일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아이가 싫어했던 것은 딸기잼이 아니라, 딸기잼을 먹이는 방법이 싫었던 것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배우도록 프로그램화된 존재다."노벨상 수상자인 병리학자이자 유전학자인 프랑수아 자코브(Francois Jacob, 1920~2013)의 말이다. 위의 일화를 교육적으로 접근해 보자.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배움을 즐길 줄 아는 존재들이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은 배움이 아니다. 가르치는 방법이 싫은 것이다. 이게 맞다면 교사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그 방법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열심히 가르치기만 하는 선생님 앞에서 아이들은 교사를 거부한다. 배움으로부터 도주(escape from learning)하는 아이가 된다. 20세기 실존주의 사상을 대표하는 철학자인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 1905~1980)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떠먹이는 교육은 마치 '소화제'나 '영양제'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소화제나 영양제는 필요한 사람에게만 유용하다. 곧,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위장 기능이 좋은 사람에게 소화제는 오히려 나쁘다. 영양 상태가 좋은 사람에게 영양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교사의 가르침이 바로 그렇다. 모든 아이들에게 교사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잘 가르칠 필요는 없다. 교사가 가르쳐서 아는 학생은, 교사가 가르치지 않아도 안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잘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교사는 학습의 촉진자(facilitator), 안내자(guide), 도우미(helper)라고 한다.교사의 이런 역할에 의해 학생은 사고력과 창의적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학생의 머리는 지식의 창고이면서 동시에 단련해야 할 근육이다. 진정한 교육은 학생들과 격의 없는 소통과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수업, 아이들과 깊이 소통하며 그들이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드러나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학생들이 입을 열지 못하도록 조용히 만들어 놓고, 교사가 혼자서 친절하게 설명만 하는 수업은 이미 구닥다리 방식이다. 시대는 21세기인데 아직도 19~20세기의 방식을 집착한다면 이는 부작용과 저효율성이 뻔하지 않겠는가. 어려운 내용을 쉽게, 딱딱한 내용을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이 교사의 수업이 아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하고, 그러는 가운데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는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공부다. 따라서 교사가 어떻게 수업 설계를 해야 할지 명백하다 할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사실적 지식, 개념적 핵심 지식을 기반으로 하되 생각하는 힘을 길러 삶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 목적 아래서 학생 중심의 수업, 학생 참여형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오개념과 난개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로써 서서히 수업 설계, 수업 실행, 수업 평가, 그리고 수행평가에 적합한 교수법을 축적하게 되어 열심히 가르치고 또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는 학생들에게 배움을 유발하는 동기부여하고 진정한 가르침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 교사도 과거로부터 익숙하지만 학생들이 꺼리는 낡은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디지털 대문명 시대에 적합한 다양한 가르침의 방식을 창조(創造)해야 한다.
한국교총 제22대 사무총장에 박충서 한국교육신문 사장이 22일 임명됐다. 박 신임 사무총장은 1991년 교총에 입사해 교권국장, 정책개발연구실장, 홍보실장, 기획조정실장, 복지관리본부장, 조직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으며 2019년 9월부터 한국교육신문사 사장을 맡았다. 대외적으로는 투명사회협약실천본부 실행위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의원, 대한결핵협회 STOP-TB 운영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9~20기 자문위원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박 신임 사무총장은 “선생님이 자긍심을 되찾고, 소신껏 가르칠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정책 대안 제시부터 관철까지 행동하는 교총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총 사무총장은 교총 이사회 추천과 대의원회 승인을 거쳐 교총회장이 임명한다. 박 신임 사무총장의 임기는 2025년 12월 21일까지 3년이다.
김영식 한국교원대 교수가 제38대 충북교총 회장에 당선됐다. 회장 선거에 단독출마한 김 당선인은 15일 개최된 제127회 충북교총 대의원회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동반 출마한 김도윤 초롱꽃유치원 원장, 채숙희 산성초 교장, 홍석영 원평중 교감도 이날 당선증을 받았다. 김 당선인은 한국교원대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교총 종합교육연수원 운영위원, 학습자중심교과교육학회 부회장, 한국체육교육학회 부회장, 한국체육학회 부편집위원장, 충북 크라쉬연맹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김 당선인은 “임기 동안 회원들의 복지를 위해 교총의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회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교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교육 여건 개선을 통해 충북교총과 함께 선생님의 행복 가치를 실현하는데 적극 나서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 당선인의 임기는 2023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대구교총은 제16대 회장에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가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했다고 22일 밝혔다. 대구교총은 전날 열린 제64회 정기대의원회에서 권택환 대구교총 회장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수여했다. 부회장에는 ▲박재우 대구대산초 교사▲김혜진 대구비봉초 교감▲김영진 능인고 교사▲임성욱 경상공업고 교장이 임명됐다. 권회장 당선자는 풍부한 교사, 교육 전문직, 대학 교수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교총 회장 직무대챙, 수석부회장 등 교총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취임에 앞서 권 회장 당선자는 "임기 동안 교육자의 가치를 높이고, 교권 확립을 통해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달리겠다"며 선생님이 한 번 더 웃을 수 있는 교육 현장을 위해 복지 확대에도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교총은 권 회장 당선자의 뜻에 따라 회장단 취임식은 시무식으로 대체하고, 취임식 경비 전액을 (피)소송 지원 및 구제활동비 등을 위한 교권 기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제16대 대구교총 회장단의 임기는 2023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사진)은 22일 교육부와의 단체교섭 개회식이열린 자리에서 ‘중앙교원지위향상심의회(이하 중교심) 구성 요구’를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21일 교총은 교육부에 중교심 후보자 3명을 추천하기도 했다.교총이 중교심 구성과 위원 후보자 추천에 나선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교심은 ‘교원지위법’ 및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교섭·협의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 법적 기구다. 교총과 교육부 간의 교섭·협의사항와 관련한 당사자로부터 심의 요청이 있는 경우 이를 심의 의결한다. 노·사간 교섭·협의과정을 중재하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준하는 역할이다. 그동안 교총과 교육부는 30년 가까이 단체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협력적 상생을 강조하며 원만하게 추진하고자 하는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중교심에 대한 운영 실적 자체가 없었다. 중교심 구성이나 위원 추천에 대해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문재인 정권 말기, 교육부가 단체교섭 조인식을 거부하고 미루는 등 파행을 거듭하자 교총이 이에 대한 중교심을 요청하면서 그 필요성에 대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교육부는 중교심 구성 미비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결국 교총과 교육부가 교섭·합의에 이르면서중교심은 개최되지 않았다. 정부가 각종 위원회의 감축 지시로 중교심이 비상설협의체로 변경될 수도 있었다.결국 교총의 반대로 존속이 유지됐지만 중교심 구성을 더욱 늦춰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 또한형성됐다. 이에 교총은 이번 교섭에서 중교심 위원 구성을 함께 요구하기로 했다.그러면서 이종근 경성대 총장, 이홍렬 전 부산 장산초 교장, 이창희 서울 대방중 교감을 ‘초대 위원’으로 추천했다. 조만간 교육부로부터 위원장 추천 등 총 7명의 위원 구성을 마친다는 것이 교총의 계획이다. 장승혁 교총 교원정책국장은 “교육부와 단체교섭 개회식부터 중교심 위원 구성을 병행해서 요구했다”며 “중교심을교섭 진행 과정상 교섭 해태뿐만 아니라, 교섭 완료 후 이행결과보고서에 대한 문제 제기 등에서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교학점제 체제, 디지털 교육 강화 등을 담은2022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됐다. 편향성 논란이 지적된 부분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기는 했지만, 국민 대부분이 공통으로 인정하는 수준을 최대한 고려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계 전반에서는이제 새 교육과정이 확정된 만큼 현장 안착을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교육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정의 주요 내용은 ▲학습자 주도성·창의력 등 역량 체계화 ▲지역·학교의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 ▲학생 맞춤형 교육 ▲디지털·인공지능(AI) 기반의 교실 수업 개선 등이다. 새 교육과정은 2025년 전면 도입을 추진 중인 고교학점제에 맞게 고교 교육과정을 시수 대신 학점 기반 선택 교육과정으로 명시하고 있다. 고교 1학년은 공통과목 위주로 듣고 2∼3학년 때 학생의 진로나 적성에 따라 ‘일반 선택과목’, ‘진로 선택과목’, ‘융합 선택과목’ 등 다양한 과목을 학생이 자율적으로 골라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디지털 교육 강화 차원에서 초·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는 현재보다 2배 늘어난다. 초교에서는 5∼6학년 ‘실과’ 과목 내 정보 교육 단원 시수를 기존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 중학교에서는 ‘정보’ 과목 시수를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 편성하도록 하고 있다. 고교에서는 ‘정보’ 과목 외에도 진로 선택과목으로 ‘AI 기초’, ‘데이터 과학’, ‘소프트웨어와 생활’ 등이 신설된다. AI에 대한 이해를 위해 행렬 과목을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에 따라 수학 교과에서 ‘행렬과 연산’ 단원이 부활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수학 포기 현상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제외됐지만, 이제 고1이 주로 배우는 공통과목에 들어가게 된다. 한글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초등 1∼2학년의 국어 시수는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늘어난다. 영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기능별 분류 방식을 탈피하고 영어의 이해와 표현 2개 영역으로 변경된다. 사회에서는 핵심 아이디어 중심으로 학습량을 적정화했다. 이태원 사고를 계기로 체험형·실습형 안전 교육도 강화된다. 학교 현장의 자율적인 혁신 지원 및 유연한 교육과정으로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학교자율시간’이 도입된다. 학교에서는 지역 연계 교육 및 수요자 필요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특수교육과정의 경우 현행 교육과정보다 성취 기준 수를 약 20% 감축하고 실생활 중심으로 교육 내용을 구성해 장애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개정됐다. 고교 졸업 후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한 ‘사회적응’ 과목도 신설됐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의 의견수렴 과정에서‘자유민주주의’ 표현이 들어가고, ‘성(性)’ 관련 표현이 삭제되기도 했다.일부 반대가 있었으나 우리나라 헌법이 규정하는 방향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에 대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국민의 공통적 공감대 형성과 법률에 기초한 공통 표현 등을 기준으로 이견을 좁혀왔다”며 “고시 후에도 반대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최대한 소통하고 설득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초등 1∼2학년, 2025년부터 중·고교에 연차 적용된다. 새 교육과정 적용에 따른 대입제도는 2024년 2월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오른쪽 첫 번째)이 2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개정 초·중등학교 및 특수교육 교육과정 확정·발표를 하고 있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오른쪽)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육부-한국교총 2022년 본교섭·협의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과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오른쪽)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육부-한국교총 2022년 본교섭·협의 개회식'에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과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여섯 번째)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육부-한국교총 2022년 본교섭·협의 개회식'에서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교원의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비본질적 행정업무 및 교원평가제 폐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대책 마련 등을 위한 단체교섭에 돌입했다. 교총과 교육부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 상‧하반기 단체교섭’을 위한 제1차 본교섭‧협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단체교섭은 정성국한국교총 회장 취임 후, 그리고 윤석열 정부 대상으로 처음이다. 이날 정 회장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양측에서 각각 10여 명의 교섭위원이 참석했다. 교총은 지난 10월 25일 교육부에 총 75개조 120개항의 과제를 제시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양측 협의를 거쳐 최종 테이블에 교총이 제안한그대로 올랐다. 이번 단체교섭의 주요 과제는 △비본질적 교원행정업무 폐지 및 돌봄‧방과후학교 지자체 이관 △교원능력개발평가 폐지 및 차등성과급제‧무자격 교장공모제 폐지 △학생 생활지도법 마련 및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대책 수립 △교원배상책임보험 확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및 정규교원 증원 △물가상승 비례한 교원 보수 인상 및 제 수당 현실화 등이다. 정 회장은 수업 혁신을 위한 교사 지원에 대해 이 부총리와 사전교감을 가진 부분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의지로 화답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부총리께서는 교육부 정책이 ‘수업 변화’에 맞춰져야 하고 좋은 수업을 만드는 교사를 전폭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바로 이번 교섭이 교사가 수업에 집중하기 위한 여건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비본질적 교원행정업무에 대해 과감히 폐지‧이관할 것을 주문했다. 교사가 본연의 책무에 집중할 수 있을 때, 수업 혁신도 공교육 강화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학교는 돌봄‧방과후학교 등 온갖 사회복지적 정책의 유입으로 교사가 교육 외적인 업무 처리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교권 확립, 교원 전문성 신장 지원, 19년째 동결된 보직교사 수당과 담임교사 수당 인상 등 교원 처우 개선, 유치원의 ‘유아학교’ 명칭 변경, 차별적인 교원연구비의 상향 균등 지급 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교총 제안에 교육부 역시 수업 혁신을 위한 공동 노력 차원에서 교섭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부총리는 “그동안 교총과의 교섭은 교육 발전에 중요한 역할이었다”면서 “이번 교섭·협의 과정에서 격의 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교육혁신, 그리고 교원들의 권익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총과 교육부는 조속한 합의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하고 향후 교섭소위 및 실무협의를 진행한다. 교총과 교육부의 단체교섭은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현행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1992년부터 매년 이어오고 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남자 고교생이 성적 의도 없이 여교사의 가슴을 밀쳤더라도 교권침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행정1-3부(고승일 부장판사)는 경기도 모 고교 재학생 A군이 학교장을 상대로 낸 심리치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A군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A군은 2020년 7월 약을 먹이려는 여성 특수담임교사 B씨에게 “먹기 싫다”며 소리를 질렀고 그의 가슴을 손으로 밀쳤다. 또 B씨의 팔을 꼬집고 때렸으며, 말리던 사회복무요원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그는 같을 달 활동 보조 교사의 얼굴을 할퀴기도 했다. 결국 B씨가 학교 측에 신고하자 학교는 같은 해 10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A군에게 출석정지 5일 처분을 했다. 다만 B씨가 “학생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하자 학교 측은 출석정지 처분을 유보했다. 그러나 A군 측은 이조차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해 5월 “처분이 불명확해 법적 효과를 확정하기 어렵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했다. 이후 학교가 교권보호위원회를 다시 열고 A군에게 “심리치료를 4차례 받으라”고 하자, A군 측은 이에 대한 행정소송을 냈다. A군의 변호인은 “자폐증적 발달장애와 부분 뇌전증을 앓는 A군의 인지 능력은 극히 저조하다. 발달검사 결과는 4세 수준이어서 성폭력이나 폭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변론했다. 법원은 A군이 B씨에게 한 행위에 대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한 교권 침해 행위라고 판단했다. 물론 A군의 장애를 고려하면 성적 목적이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지만 교원지위법상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교원지위법에 교육활동 침해 행위와 관련, 특수학급 학생을 배제하는 조항을 별도로 두지 않았다는 것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A군의 지적 능력이 현저히 낮고 심신장애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도 미약했지만, 피해 교사의 가슴을 손으로 밀친 행위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설령 A군의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인 강제추행이나 폭행까지는 아니었더라도 교원지위법상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A군이 처분을 책임질 능력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A군 측은 1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밀치는 행위는 발달 장애인의 흔한 행동일 뿐 교권침해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 “SNS를 보면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게 사는 거 같은데 저는 그렇지가 않아요. 다른 사람들은 늘 즐겁게 웃고 있거든요.” #. “저는 좋지 않은 감정이 떠오르면 너무 불행해요. 왜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하나, 좋기만 할 수 없을까…. 부정적인 감정이 들지 않고 기쁜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 “아무리 친한 사람에게도 힘든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가족들에게조차도, 제가 불행해 보일까 봐요.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요.” 어느덧 2022년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면 모두 한 해를 돌아본다. 지난해를 후회하며 자괴감과 죄책감에 빠지는 이들이나, 지난해보다 더 행복한 새해를 준비하느라 조급한 이들이나 연말을 즐길 여유가 없기는 매한가지다. 때로는 행복하지 않았던 한 해를 아쉬워하며, 연말이라도 행복하게 보내자고 연이은 파티를 계획하기도 한다. ‘모두 행복해지고 싶다’ ‘행복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필자는 행복해지고 싶다는 사람들, 또 스스로 불행하다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다수는 행복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대답하지 못한다. 자신이 바라는 행복을 정의 내리지 못하면서 행복해지고 싶다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잡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잡으려 하니, 무엇을 잡아야 할지 혼란스럽고, 잡아도 잡은 줄 몰라 만족이 없고, 계속 불행하다. 맹목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부정적 감정을 터부시하고, 긍정적인 감정만이 적절한 감정인 양 지나치게 긍정적인 감정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정서에 균열이 생기고 불균형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다시 말해, 부정적인 감정은 지나치게 억제하고 회피하는 한편 긍정적인 감정은 극대화하려고 애쓴다. 이들은 감정을 ‘좋다’, ‘나쁘다’로 이분화해 인식하고 표현한다. 이런 현상은 사람들이 얼마나 감정을 평가 차원으로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감정을 얼마나 단순화시켜서 경험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긍정적 감정=행복’이며, ‘부정적 감정=불행’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며 부정적 감정이 경험되는 순간, ‘나는 불행하다’고 해석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긍정적인 감정만 극대화하려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은 ‘화를 안 내고 싶다’, ‘불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말한다. 필자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화가 느껴지면 화를 내고, 불안이 느껴지면 지나가게 내버려 두세요’라고 말이다. 당장 느껴야 할 감정을 외면하고 밀어내려고 하면,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때로는 감정을 억제해야만 했던 그 순간의 기억 손실을 경험할 수 있고, 때로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감정둔화를 겪기도 한다. 실상, 부정적인 감정은 매우 적응적인 기능을 한다. 위험이 인지되는 상황에서 공포를 느껴야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고, 상대방의 화난 얼굴을 인지할 수 있어야 화를 피할 수 있다.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은 적응에 유용하다. 행복은 기쁨이나 웃음과 같은 감정 차원과 무관할 수 있다. 크게 웃고, 크게 기쁘지 않더라도, 심지어 슬프고, 불안하고, 때로는 화가 나도 행복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터부시해 억제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잘 표현하고 흘려보냄으로써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맹목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지나친 긍정 지향을 보인다. 감정을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으로 이분화하듯 인생을 낙관과 비관적 측면으로 이분화한다. 어떻게 인생에 낙관과 비관만 있겠는가. 이러한 시선으로 인생을 바라보면 양극단 사이에 여러 차원과 지점이 존재하는 인생에 대한 깊은 관여와 다양한 경험이 제한된다. 그리고 다양한 인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어렵다. 그렇게 되면 행복에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는 사회적 관계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행복한 삶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공상을 멈추고, 평범한 삶을 누리며 최소한의 적당한 욕망을 추구한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다년간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발표된 북유럽 사람들은 부정적인 정서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삶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큰 기대를 갖지 않는 문화적 특성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행복에 대한 강박을 지닌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상대적 박탈감과 갈망에서 비롯된 그 무엇이 아닐까 싶다. 가령, 저들은 웃는 데 나는 웃지 못하는 것, 저들은 가졌지만 나는 가지지 못한 것, 과거에는 누렸지만 현재에는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갈망과 박탈감 말이다. 현재에 누리고 있는 것을 미래에도 누려야 한다는 강박이 행복의 기준이 된다. 때문에 그들의 시선은 늘 타인의 삶, 더 풍요로운 삶에 있다.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남들은 가졌지만 나는 갖지 못했으므로, 그것이 무엇이든 가져야 한다는 것이 강박 아닐까 싶다. 모두 사회적 비교에서 온 것이다. 물론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비교는 피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남들이 가지고 있는 걸 나도 가져서, 혹은 남들보다 더 가져서 행복하다고 착각하거나, 최소한 행복에 근접한 것 같아서 안심하는 인생이 아니라, 최소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으로 진정 행복한지 정도는 알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 정도는 알고 경주해야 하지 않을까. 개인의 주관적 안녕에 달린 ‘행복’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심리학은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두던 것에서 점차 인간의 긍정적인 심리적 측면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인간의 성장과 행복에 관심을 두는 긍정심리학이 대두했고, 행복과 같은 인간의 밝은 측면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심리학에서 ‘행복’은 개인의 주관적 안녕(subjective well-being)이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해, 행복이란 매우 주관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주관적 안녕에 관한 연구들에 따르면 성별, 나이, 교육 수준, 경제적 수입, 결혼, 종교, 건강 등의 인구 사회학적 요인들은 모두 주관적 안녕에 20% 정도의 영향만 미친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학벌, 경제력, 성별, 나이, 가족 배경, 건강 등의 인구 사회학적 요인들이 행복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가진 조건들에 대해 불평하며 무기력에 빠진다. 그러나 실상은 개인의 성격적 요인이 주관적 안녕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 개인의 성격요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경제적, 사회적, 교육적 상황 등의 객관적인 환경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즉, 개인이 처한 환경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며 상호작용하는지’가 주관적 안녕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더라도 그 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살아간다면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상황과 시간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행복하려면, 상황과 환경을 스스로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며 살아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주변을 보지 말고, 자신의 내면을 보자. 당신은 무엇으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인가?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셀리그만(Seloigman, 1998)은 행복하기 위해서 ‘즐거운 삶(pleasant life)’, ‘관여하는 삶(engaged life)’, ‘의미 있는 삶(meaningful life)’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즐거운 삶이란 ‘지금 이 순간’의 체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몰입함으로써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을 하며, 미래의 삶에 대한 도전의식과 낙관적인 기대, 그리고 희망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을 의미한다.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위해 현재를 과도하게 희생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몰입하기를 즐기지 않으면 미래의 즐거움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토록 치열하게 희생된 현재의 삶으로 준비했던 미래의 한순간은 또 치열하게 희생되고 있는 현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관여하는 삶’이란 매일의 삶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활동들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몰입함으로써 자신의 강점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자기실현을 이루는 삶을 의미한다. 자신의 강점과 잠재력을 활용해 자기실현을 이루는 삶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올 수 없다. ‘의미 있는 삶’이란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자신보다 더 큰 어떤 것에 공헌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는 삶을 말한다. 자신이라는 협소한 범위에서 이웃과 지역사회, 나라와 세계를 향한 공헌을 꿈꾸고 추구하는 삶은 코앞에 닥친 삶의 문제를 벗어나 더 큰 의미의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어느 날, 상담 종결을 앞둔 남학생 내담자가 “선생님, 저에게 좀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길을 걷다가 하늘의 구름을 봤는데 너무 신기한 모양이 예쁘더라고요. ‘아~ 내가 이 구름을 보기 위해서라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필자는 평소 찍어 뒀던 구름과 노을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저녁노을 본 적 있어? 구름만큼이나 노을도 다양하고 멋져. 이제 노을까지 볼 수 있으면 하루종일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 우울감과 무기력에 빠져 살 이유가 없다던 내담자와 나눈 감동적인 대화였다. 그 순간 남학생의 얼굴에 번진 옅은 미소를 잊을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 변하든, 상황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일상의 행복이었다. 박장대소할 만큼의 기쁨이 있는 하루가 아니어도 좋다. 무표정한 얼굴이라도 괜찮다. 평범한 하루를 충분히 누려보자. 더 나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쫓기듯 오늘을 희생하지 말고, 지금-이 순간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보자. 그리고 누구나 추구하는 그 무엇이 아닌, 자신만의 빛을 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가치를 찾아 공헌해보자. 새해에는 자신만의 진짜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교권침해 교사상담, 반디상담센터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