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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와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에서는 '일선고등학교에서특정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의합격 게시물은 입시경쟁과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대학입학 여부만으로 학생들을 차별하는 등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로써 그동안 관행처럼 이어진 합격게시물(현수막등)에 대한 정당성이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일선고등학교에서는 '학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얻으려고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일 뿐 인권 침해 의도는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이들 단체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대학입시에서 합격한 경우 소위 말하는 좋은대학이나 명문대학합격생들이 현수막등의 게시물에 게시되는 경우는 이맘때 쯤이면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특히 시골 고등학교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심한편으로 중소 시, 군에서는 학교별게시는 물론, 해당 자치단체에서도 이런 게시물을 내거는 경우도 있다. 학교를 알리고 지자체를 알려서 재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함일 것이다. 이런 게시물 문제는 고등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중학교에서도 특목고에 진학한 학생들의 명단을 게시하는 것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여기에 일선학원들에서는 자신의 원생들에 대한 합격현황을 자세히 게시하고 있다. 합격현황이 곧 원생들을 모집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특정학교에 합격한 학생들을 게시하는 것은 아주 오래된 관행이다. 이런 게시물에 대해, 경향닷컴이 KTF 휴대전화 사용자 10대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권침해'라고 답한 응답자가 50%로 '그렇지 않다'(41%)는 응답자와 근소한 차이를 보였고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9%로 나타났다고 한다. 연령대에 따른 인권침해 응답자 비율은 40대가 64%로 가장 높았고, 10대가 54%, 50대가 51%, 70대 이상이 50% 순으로 나타났고, 이에 비해 30대(47%), 20대(45%), 60대(45%)의 경우에는 '인권침해'라는 응답보다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이같은 결과는 현재 중·고등학생의 학부모 연령대인 40대와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의 연령대인 10대가 다른 연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권침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경향신문 2009.01.16 19:43). 결과에서 보듯이 인권침해와 그렇지 않다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인권침해로 보는 견해가 우세한 것을 보면, 합격게시물에 대해서 한번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특정대학에 합격한 학생들보다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현실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주목된다 하겠다. 교육의 본래목적이 다양함을 추구하는데에 있다고 할때, 찬성과 반대 어느쪽의 의견이 옳다는 결론을 쉽게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예전에 모의고사등을 실시하면 게시판에 순위가 발표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성적이 우수한 경우라면 별다른 느낌이 없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는 자극보다는 도리어 절망으로 빠져드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에도 학생들에게 자극을 주기위해 비슷한 방법을 활용하는 학교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나름대로의 판단에서 이루어질 문제이지만 득과 실을 철저히 따져보는 과정을 갖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어쨌든 현수막 문제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는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다만 특정학교에 합격한 학생의 경우는 현수막을 내걸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학교선택제 도입을 앞두고 있는 서울의 경우는 현수막게시가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부모 역시 많지는 않지만 학교측에 현수막 게시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인권침해와 학교알리기 사이에서의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열쇠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넘어갔다. 최종적인 판단이 어떻게 내려지건 찬성과 반대의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각자의 생각에 맡겨야 하는 것은 아닌지..
수석교사들이 수석교사 시범운영 기간동안 왜 그렇게 몸을 사르며 열심히 노력을 하였던 것인가는 그동안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오로지 승진을 위한 시스템에서 학생교육을 위한 시스템으로 전환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전력을 다하여 노력을 하였던 것이라고 본다. 지난 1년 동안 전국수석교사협의회 활동을 살펴보면, 개인별 보고서 제출 연 4회(5, 8, 11, 2월말), 전국초․중등 수석교사협의회 각 3회, 초․중등 수석교사 협의회 연찬자료 각 2회, 전국중등수석교사 회보 2회, 전국초등수석교사 회지 1회, 각 시․시 교육청 별 보고서 사례발표 및 회지 발간, 전국수석교사헌장 제정, 전국초중등 수석교사협의회 규정 제정 등 전국수석교사협의회 활동을 개괄적으로 알아본 사항이다. 아마 상명하달 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와 같은 많은 교육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승진을 위한 단선 시스템의 교육활동으로는 급변하는 시대에 국가경쟁력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모든 선생님들이 승진을 못하였다는 자책과 위축된 생활에서 벗어나 교직을 그만둘 때까지 꿈과 희망을 가지고 교육열정을 학생교육에 전념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선생님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과부의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이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우리 수석교사들의 활동에 있음을 인식하고 전국수석교사들이 더욱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와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 시간은 새해 1월의 중순을 지나 1월의 끝자락으로 달음질 치고 있다. 그동안 수석교사제 교과부 시범운영은 교육행사도 많이 있었지만 너무나 많은 활동으로 일일이 활동한 내용을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힘에 버거운 일이었다. 그런데도 함께 열심히 활동하였던 수석교사들이 일부 시․도 지역에서 오히려 불리한 조건을 적용하여 탈락하게 되었다는 쓸쓸한 이야기가 새해 벽두에 더욱 전국수석교사들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이미 3개월 전에 ‘수석교사제 시범운영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본 리포터가 문제를 제기 하였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시행이 되어 정책제언은 한낱 구호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며 다시 제언한다. 첫째, 수석교사 선발 절차와 시기가 적절하지 못하다. 교사의 질은 교육의 질이기에 우수한 교사들이 수석교사로 선발이 되어 수석교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수석교사 선발을 위한 전형일정을 제시하여 전형을 실시계획하고 있으나, 방학 중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교사들도 직무연수나 현장학습으로 지원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공고 기간이 재공고 기간까지 포함하여 총 12일 이내가 되도록 하여 너무나 촉박하고, 준비과정이 번거로워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또 인사이동 시기와 맞물려 수석교사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갈등을 갖게 하고, 수석교사 선발이 지난 해 보다도 더 늦어 각 학교에서 업무분장 후에 지명이 되어 수석교사 활동이 더욱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둘째, 수석교사 활동에 대한 배려가 없다. 2008년도에 활동하였던 수석교사들이 2009년 시범운영 재 지원을 할 경우에는 3차 전형(교장, 교감, 장학사, 동료교사 등 면담)을 통해 적격 여부를 평가하여 선발 하도록 배려를 해주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시․도 지역은 배려를 전혀 하지 않아 해당 시도 수석교사들이 허탈감에 빠져 있다. 또 교과부 2009학년도 수석교사 시범운영 기본계획에 의하면 선발된 수석교사를 시범 지역교육청 또는 지역교육청 군(群)’지역 내 학교에 배치(필요에 따라 전보 또는 전보유예조치 가능)하여 수석교사들이 활동하도록 배려하고 있으나, 일부 시․도 교육청은 기존에 지정이 되어 있는 지역교육청을 무시하고 시범운영지역을 타 지역으로 선정을 하거나, 인사이동을 할 경우에는 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아예 제외하여 그동안 열심히 활동하였던 수석교사들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범운영 1년 동안의 활동은 새로 시작을 하는 수석교사들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그들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셋째, 너무나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수석교사를 기피한다는 점이다. 업무가 너무나 과중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즉 수석교사에게 주어진 업무(수업 지도, 신규교사 코칭과 멘터링, 현장 연구, 교육 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 보급, 교원연수 등)가 20여 시간 이상을 수업하면서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중한 업무 때문에 수석교사에 지원하는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모두 수석교사 한 사람이 떠안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너무 크다. 업무의 한계를 좀 더 명확히 하고 업무를 경감시키기 이전에는 수석교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넷째, 수석교사역할의 불명료화로 구성원간의 역할 갈등이 있다. 수석교사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활동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이다. 동료교사나 학부형들도 수석교사가 무엇인지, 심지어는 학교 관리자도 수석교사에 업무와 역할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수석교사로 활동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마땅히 수석교사제가 교과부 시범운영으로 학교에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리자가 배려를 해 주어야 함에도 무관심 내지는 활동을 제약함으로써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우리의 교육풍토는 관리자에 의해 모든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리자가 수석교사제에 대해 부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면 수석교사의 활동은 여러 모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섯째, 수석교사의 수업시수의 경감 이행 조치가 미흡하다. 지난 해 선발이 된 수석교사들은 학교 형편에 따라 학급 담임을 맡기도 하고, 전공 교과와 관련이 없는 교과전담 수업으로 1주일에 20여 시간이나 하면서 수석교사의 활동을 해 왔다. 또 시간제 강사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동료 교사들이 수업을 떠맡아 애꿎은 수석교사들만 비난을 받았고, 수석교사 절반은 무감축 상황에 활동을 하였던 것이다. 수석교사 활동을 제대로 하려면 주당 10시간 내외로 수업이 조정돼야 수석교사 업무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수석교사 수만큼 별도 정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수석교사의 활동지원비가 미흡하다. 대체적으로 각 학교에 보직교사들은 학급을 맡으면서 보직을 수행하기 때문에 학급담임수당 11만원, 보직수당 7만원으로 대체적으로 월 18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교감의 수당은 25만원인데 비하여 수석교사 수당은 15만원으로 책정하여 수당문제에 있어서도 부장과 교감의 중간 정도의 위치에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수당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석교사제 예우와 관련하여 교수직으로 최고의 예우를 한다는 측면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음을 알 수 있는 사안이다. 교단교사를 우대하는 것이 수석교사제 도입의 목표라면 수석교사의 연구지원비는 더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 수석교사가 처우 개선 면에서 일반교사와는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교사들로 하여금 자신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여 교직 사회를 활성화한다는 수석교사제 본래 의도도 살리지 못할 것이며, 관리직에 대한 선호로 그에 따른 과열 경쟁을 완화시킬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수석교사제의 성공적 시행을 위해서는 특히 처우개선에 필요한 재정 확보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부터는 정책적으로 교과부나 각 시 도교육청에서 방과후학교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고 한다. 이제껏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이 나왔지만 그래도 가장 근접해있는 방안을 방과후학교로 보기 때문이다. 이미 학교별 또는 교육청별 방과후학교 운영성과를 비교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교장이나 교감회의를 하더라도 절반이상이 방과후 학교 이야기로 채워지는 모양이다. 그만큼 사교육비경감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 방과후 학교가 무리하게 진행되는 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들 중에는 이런 생각을 갖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방향으로의 방과후 학교 활성화가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즉 방과후 학교의 개설강좌를 양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 교과부와 교육청의 생각인데, 실질적으로 개설강좌수를 일시에 늘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 아무리 개설예정인 강좌를 다양하게 하더라도 학생들의 참여가 지지부진하게되면 성공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문제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인식변화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더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즉 개설강좌수를 늘리려다 보니, 일정한 인원이 지원하지 않은 경우도 무리하게 강좌를 개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리하게 개설을 강행하다보면 인원이 적기 때문에 수강료가 높아질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가령 20명이 지원한 강좌와 10명이하의 학생들이 지원한 강좌를 비교해 보면, 강사의 강의료는 비슷하기 때문에 학생 1인당 부담하는 비용이 산술적으로 두배가 높아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예를들어 20명이 수강하는 강좌가 20시간 기준으로 3만원이라고 하면 10명이 수강하는 강좌는 6만원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20시간이라면 주5일 수업을 한다고 하면 1개월에 끝나는 강좌가 된다. 그래도 꼭 배워야 한다면 수강신청을 하게된다. 문제는 최근의 사교육기관의 행보에 있다. 방과후 학교 초기에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강좌이기에 예의주시를 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신들이 방과후학교보다는 훨씬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학원수강료를 불법으로 인상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강좌의 수강료도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각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방과후 학교에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수강료를 쉽게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수강료를 올리는 것은 방과후 학교의 수강료 수준보다는 더 높게 책정해야 자신들의 우위를 입증할 수 있음은 물론, 앞으로도 충분히 앞서갈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결국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방과후 학교의 질을 개선하기 이전에는 이런 현상을 잠재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일선학교에 대해 방과후 학교의 양적팽창을 강요하지말고 질적인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 양적으로 아무리 팽창을 하더라도 수강료가 자꾸 인상된다면 당초의 취지대로 사교육비절감에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질적인 발전이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수익자부담이 원칙인 방향을 바꿔야 할 필요도 있다. 즉 일정수의 수강생이 몰리지 않는 강좌라도 학교에서 꼭 필요로 한다면 개설을 하도록 하고, 수강료의 일정부분을 교과부나 시 도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현재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무료 수강권을 제공하고 있지만 저소득층 학생들 모두가 방과후 학교를 수강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저소득층 학생들의 무료 수강권의 일부와 교과부와 시 도교육청의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질 높은 강좌의 개설이 좀더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처럼 방과후학교의 수강료가 올라가면 학원은 그보다 더 높은 수강료를 받는 식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사교육시장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다. 사교육기관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일선학교의 잠재적인 경쟁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공교육이 사교육을 이길 수 있는 대안은 필요한 곳에 아낌없는 지원이라고 생각한다.
논어 태백편(泰伯篇)에서 공자께서 "興於詩(흥어시)하며, 立於禮(입어례)하며, 成於樂(성어락)이니라" 라고 하셨다. “시에서 興하며, 예에서 立하며, 악에서 成하느니라”라고 하셨다. 다시 말해 시에서 흥이 생기고 예에서 일어나고 악에서는 이룬다" 하셨다. 한문교재연구회에서 발간(1980)한 한문∏에 보면 興於詩 (흥어시)를 풀이하면서 ‘詩는 사람의 흥기시킨다는 의미이고, 詩는 시경을 가리킨다’라고 되어 있다. 詩를 단순히 시경을 가리키는 것만이 아니다. 詩는 詩, 시경뿐만 아니라 모든 서적을 통틀어 하는 것으로 공자의 사상을 유심히 살펴보면 여기서의 詩는 ‘학문’, ‘배움’, ‘가르침’, ‘교육’이란 뜻이 내포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시에서 흥하다는 말은 학문에서 흥이 생긴다는 뜻이 된다. 배움에서 흥이 돋는다는 뜻이다. 교육을 받음으로 흥미를 가지게 된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배움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배워서 때때로 익히는 것이 즐겁고 기쁘다고 하셨다. 책을 읽는 것에서 흥을 찾은 것이다. 글을 배움에서 기쁨을 얻은 것이다. 교육을 받음으로 신바람이 난 것이다. 이렇게 배우고 익힘으로 기쁨을 얻고 흥이 돋게 되며 나아가 立於禮(입어례)하게 된다. 즉 예절로 자신을 세우게 된다. 배운 사람은 예절을 알게 되며 예절로 자신을 반듯하게 세워 나간다. 예절로써 자신을 반듯하게 세워 나가는 것이다. 예절이 없는 사람은 배우지 못한 사람이다. 그래서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무식하기 짝이 없다고 한다. 배워야 예절을 알게 되고 예절로써 자신을 올바르고 견고하게 세워나가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이랴! 그러니 배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배우게 되면 흥을 돋우게 되고 배우게 되면 예의도 지키게 되고 예의를 지키면 절로 노래가 입에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음악으로써 자신의 품성을 완성한다고 하셨다. ‘成於樂(성어락)이라’ 노래로 자신의 품성을 갈고 닦아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다. 배움은 신바람을 일으키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배움은 예의범절을 알게 하고 나아가 배움은 입에 노래와 흥이 절로 나오게 한다. 배움은 인간 삶의 조화를 가져오게 할 뿐 아니라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가져오게 하기도 한다. 배움은 사람을 시끄럽게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아름답게 살게 하는 것이다. 배움은 노래를 만들어내는 하모니공장 역할을 한다. 배움은 서로 어울려가며 살도록 한다. 배움은 실력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바른 인성을 갖게 하기도 한다. 배움은 능력을 갖추게 할 뿐 아니라 고매한 인품을 지니게 한다. 배움은 고상한 품격을 지니게 할 뿐 아니라 흥을 알고 멋을 알고 아름다움을 알게 해 준다. 배움은 흥을 만들어 내고 예절을 만들어 내고 노래를 만들어 낸다. 배움은 시를 만들어 내고 아름다운 시어를 다듬어가게 한다. 배움은 자신을 밝게 하고 가정을 밝게 하며 세상을 밝게 한다. 배움은 무너진 도덕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배움은 위계질서를 다시 세우게 하고 무너진 예를 다시 세운다. 배움은 노래로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 이렇게 배움이 모든 것의 출발이다. 공자께서는 배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주셨다. 10대 청소년들은 공자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배움에 힘을 더욱 쏟아보면 좋을 것 같다. 흥이 없는 이는 술로써 흥을 돋우려 하지 말고 배움으로 흥을 돋우고 예의가 없는 이는 배움으로 예절을 지키고 노래가 없는 이는 배움으로 노래하며 신나는 세상을 살아가면 좋을 듯싶다.
'외국교육기관 특별법'에 따라 국내에 처음으로 설립되는 국제학교인 인천 송도국제학교의 오는 9월 개교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 게일 인터내셔널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건립 중인 송도국제학교의 개교 시기를 내년 9월로 1년 연기하거나 예정대로 올해 9월 개교할 경우 '초중등교육법'상 외국인학교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게일 관계자는 "총 정원 2천100명 규모인 송도국제학교가 올해 개교해도 외국인 입학예상인원이 30명 안팎에 불과해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불가능하다"면서 "정상운영 때까지 예상되는 수 백억원의 누적적자를 감안할 때 현재로선 국제학교로 오는 9월 개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초.중.고 교과과정을 영어로 가르치는 송도국제학교가 국제학교로 개교하면 외국 거주 경험이 없는 순수 내국인 학생도 외국인 재학생수의 30%까지 입학할 수 있고 이 학교에서의 학력도 국내에서 인정된다. 그러나 외국인학교로 전환되면 3년 이상 해외거주자, 이중국적자, 외국 영주권자가 아닌 내국인 학생은 입학할 수 없고, 국내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금까지는 외국인학교의 교육과정이 국내와 달라 국내에서 학력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일정 기준(국어.국사 수업 각각 연간 102시간 이수)을 충족하면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외국인학교 등의 설립.운영 관한 규정' 제정안을 지난해 10월 입법예고했다. 또 영주권을 구입해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는 편법을 막기 위해 이중국적자, 영주권 소지자라도 해외에 3년 이상 거주한 경험이 있어야만 입학을 허가하기로 했다. 때문에 송도국제학교가 외국인학교로 전환될 경우 자녀를 송도국제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통학이 편리한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학부모나 국제학교 입학을 목표로 학원 수강 등의 준비를 해 온 학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송도국제학교는 국제교육서비스 전문기관인 ISS(International School Service)가 설립과 운영을 맡아 당초 지난해 9월 개교할 예정이었지만 공사 현장이 많은 학교 주변 환경과 외국인학생 수요 부족 등의 문제로 개교가 1년 연기된 상태였다. 인천시는 송도국제학교 설립의 주된 목적이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유치와 외국인 정주환경 조성에 있는 만큼 외국인학교의 형태라도 올해 안에 반드시 개교할 것을 게일 측에 요구하고 있다. 시 산하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외국인 입학생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국제학교 개교만 고집하거나 개교 시점을 계속 미룰 수는 없다"면서 "현실적인 대안인 외국인학교 설립을 통해 송도국제도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게일은 송도국제도시 내 7만㎡의 부지에 모두 1천500억원을 투입해 송도국제학교를 오는 4월 완공할 예정이며 국제학교 개교 연기 또는 외국인학교로의 전환을 2월 중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일선 지방교육 행정기관인 지역교육청의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개편 작업이 본격화된다.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지역교육청의 국ㆍ과장 명칭을 지원관ㆍ팀장으로 변경할 수 있는 '지방교육행정기관의 기구와 정원기준 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시ㆍ도교육청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는 서울 11곳을 비롯해 시ㆍ도교육청 산하에 있는 전국 187개 지역교육청을 대국민 교육행정 서비스 기관으로 개편하기 위한 것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국ㆍ과장은 직제상 고정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지만, 지원관ㆍ팀장은 보조기능 성격이 짙어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교육청은 교육장 아래 학무국장ㆍ관리국장이 있고 학무국장 산하에 초등교육과ㆍ중등교육과, 관리국장 산하에 관리과ㆍ재정과ㆍ시설과 등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역교육청을 지역교육센터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지역교육청의 행정서비스 기능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일환으로 지역교육청을 지역교육센터로 전환하고 지역교육청 기능을 시ㆍ도 조례로 정하는 교육자치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바 있다. 그러나 지역교육청이 지방자치단체의 산하기관으로 전락해 지방교육자치 정신을 훼손할 것이라는 교육계 내부의 반발이 강한 상황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지방공무원 정원을 5% 줄이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각 과에 축소, 폐지, 이관, 외부용역 대상 업무를 5개 이상 발굴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본교(本校)에 다니는 학생보다 분교(分校) 학생수가 더 많은 '유례없는' 일이 광주에서 일어났다. 화제의 학교는 광주 도심에서 벗어난 농촌지역인 북구 효령동의 지산초등학교 북분교. 간신히 폐교 위기를 넘긴 지산초교 북분교는 학생수가 쑥쑥 늘어 올해 신입생까지 고려하면 벌써 본교를 추월했다. 북분교의 현재 학생수는 60명. 6학년 6명이 다음달초 졸업하지만, 신입생 14명을 새로 받아 전체 학생수는 68명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에 본교인 지산초교는 75명 가운데 16명이 졸업하고 신입생 8명을 받아 67명으로 분교보다 1명이 적다. 이런 현상은 분교로 격하된 2005년부터 예견됐다. 2005년 30명에 불과했던 학생수는 그해 신입생 등 11명이 늘어난 뒤 매년 10명 이상 신입생과 전학생이 늘었다. 시골 분교의 이처럼 유례없는 변화는 이 학교만이 가진 몇 가지 장점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문을 연 이 학교는 오랜 역사가 말해주듯 정문을 들어서면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아담한 교정 등 2만여㎡의 친환경적인 공간을 갖고 있어 한마디로 전원 속 학교다. 학교는 이 같은 장점을 십분 활용, 4천여㎡의 텃밭을 조성해 아이들이 직접 씨를 뿌리고 거름을 줘 배추와 오이, 고구마 등을 심고 거둬들여 급식재료로 쓴다. 1주일에 한두 번은 생태숲길 걷기, 야생화 관찰, 천연염색 등 생태체험을 꼭 했고 지난해는 아토피 치료에 도움을 주는 황토방까지 만들었다. 친환경 학교로 변신하면서 '아토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어 전학은 물론 아예 근처로 이사를 오는 학부모도 줄을 이었다. 광주 도심에서 살다가 이사를 온 학부모들이 직접 강사 등으로 참여하는 방과후 수업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학부모 김모(45)씨는 "학교 주변에서는 '이러다가는 본교와 분교가 뒤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며 "옛 시골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동화 속 학교'가 따로 없다"고 자랑했다. 지산초교 오병홍 교감은 18일 "자연생태체험을 할 수 있고 도시 속 시골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학생과 학부모들을 이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요일 아침. 1교시 수업시간 5분 전이었다. 교실 문을 열자 대부분의 아이들이 조용히 자습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출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여학생이 아직 등교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아이의 얼굴은 희미하게나마 기억이 나는데 도무지 이름은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담임으로서 그 아이의 이름을 아이들에게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들어 지각을 자주하는 이름 하나를 떠올리며 말을 했다. “○○이 아직 학교에 안 왔지? 오늘 또 지각이구나. 혼이 나야겠군.” 내 말이 끝나자마자 교실 뒤에서 누군가가 퉁명스럽게 말을 했다. “선생님, 저 지각 안 했는데요.” 그러고 보니, 내가 아이의 이름을 잘못 부른 것이었다. 나의 실수였다. 잠시 뒤, 그 아이는 지각을 하지 않았는데 지각을 한 것으로 오해를 받았다는 것에 화가 난 듯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러자 갑자기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단지 내가 이름을 잘못 불렀을 뿐인데 교실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어수선해 질지 몰랐다. 한편으로 담임을 맡은 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아직 아이들의 이름을 제대로 외우지 못한 것에 미안한 생각마저 들었다. 간신히 그 아이를 달래고 난 뒤, 아이들과 약속을 하였다. “얘들아, 선생님이 자율학습 1교시까지 너희 이름을 다 외우지 못하면 피자 열 판을 사주마.” 그제야 아이들은 기분이 풀어졌는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교실 밖으로 나가자 지각을 한 아이가 잘못을 인정하듯 고개를 떨어뜨리고 복도에 서 있었다. 순간 내 시선은 그 아이의 교복에 부착된 명찰이었다. “맞아, 네 이름이 ○○○ 이었구나. 다만 ○○와 ○○ 초성 자음 하나만 다른 것뿐인데….” 나의 중얼거림에 그 아이는 영문도 모르는 체 내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 아이에게 앞으로 지각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난 뒤 교실로 들어가게 했다.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교무실로 내려오자마자 교무부에 비치된 전년도 학생명부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우리 반에 소속된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이름을 외웠다.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면서 문득 18년 전 처음 담임을 맡았을 때의 일이 떠올려졌다. 사실 그 당시에는 담임을 맡은 동료교사가 부러웠고, 심지어 담임을 하려고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부탁까지 하지 않았는가. 운이 좋아 담임을 맡게 되면 먼저 맡게 될 아이들의 이름을 밤새도록 외우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이들 얼굴 하나하나 보면서 이름을 불러주면 아이들은 믿기지 않은 듯 연신 감탄사를 터트리곤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담임기피 현상 탓으로 마지못해 담임하는 일부 선생님의 경우, 일 년이 지나도록 아이들의 이름을 제대로 외우지 못해 아이들과 학부모로부터 원성을 듣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즘 들어, 나 자신도 그런 부류의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곱씹어 보고 싶다. 다시 말해,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식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어쩌면 처음 담임을 했을 때의 그 설렘이 지금은 귀찮음과 무관심으로 탈바꿈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무관심이 결국 한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는가. 사실 아이들 이름 모두를 외우는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지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린 것뿐이었다. 자율학습 1교시. 교실 문을 열자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교실 분위기가 왠지 이상해 보였다. 아이들은 교복에 부착된 명찰을 모두 떼고 자리 또한 모두가 바꿔 앉아 있었다. 아마도 그건 나에게 혼란을 주려고 아이들이 짜낸 술책인 듯했다. 오히려 아이들의 그런 모습이 더 귀여워 보였다. 아이들 개개인에게 다가가 얼굴을 보며 이름을 정확하게 맞출 때마다 실망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얼굴에 역력히 나타났다. 마침내 마지막 한 명만 남겨놓은 상태였다.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아이는 아침에 지각한 아이였다. 그리고 난 그 아이의 이름을 정확하게 아는 터였다. “네 이름은 ○○○이지, 그렇지?” 내 말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교실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계속해서 ‘피자’를 합창하였다. “피자, 피자, 피자…” 그날 저녁, 아이들과 피자를 먹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앞으로 좀 더 많은 관심을 둘 것을 아이들과 약속을 하였다.
논어(論語) 안연편에 “君子(군자)는 以文會友(이문회우)하고 以友輔仁(이우보인)이니라”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공자의 뛰어난 제자인 증자(曾子)께서 하신 말씀이다. 이 말은 “군자는 글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을 돕는다”라는 뜻이다. 이 문장을 유심히 살펴보면 한편의 시와 같다. 서로 대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점층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게 된다. 以文의 대구가 以友이고 會友(회우)의 대구가 輔仁(보인)이다. 이 문장 전체의 핵심은 文이고 이 글 전체를 이끌어가는 핵심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文은 무슨 뜻일까? 우선 단순하게 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 즉 배움을 말한다. ‘학문으로써 벗을 모은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하면 글을 배움으로 인해서 친구를 얻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과의 만남이 以文會友(이문회우)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과 학교에서, 교실에서 만나 무엇을 하나 글을 배운다. 글을 배움으로 친구를 얻게 되니 이 또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 귀한 줄 모르다가 뿔뿔이 헤어지게 되면 글로써 얻은 친구들이 생각난다. 죽을 때까지 찾는 것이 글로써 만난 친구이다. 어려울수록 더욱 찾게 되는 것이 글 친구이다. 그러니 글 친구를 얻는 것은 참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글 친구들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하지 않는가? 부담이 없지 않는가? 또 文은 시나 소설, 수필 등 각종 글을 말한다. 시나 소설, 수필 등 각종 글을 쓰는 이들이 모여 함께 함으로 얻은 친구는 정이 오래 간다. 아무리 어려워도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선생님에게서 영향을 받은 제자들은 선생님을 구심점으로 하여 계속 만남이 이어진다. 이런 만남은 행복하고 고상한 만남이라 할 수 있다. 다음 文은 선생님들의 동료장학을 말한다. 내가 가르치는 과목을 어떻게 학생들에게 더 잘 가르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모임으로 얻게 되는 분이 바로 친구가 되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잘 가르치는 선생님, 유능한 선생님이라 할 수 없고 오직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아주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기에 이를 위해 모여 함께 연구하고 토의하는 선생님들이 만나 친분을 쌓아가며 얻는 친구가 참된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학문으로써 친구들을 모으고(얻고) 나면 그 친구들을 통해서 자기의 사람됨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以友輔仁-친구로써 인을 돕는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여기서 仁은 어진 사람 즉 사람됨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학문을 통해 친구를 얻고 그 친구를 통해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보태나가게 된다는 말이다. 글 친구를 통해 어진 마음을 갖게 되고 선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문장 전체를 보면 文이 핵심이 되고 여기에서 友를 얻게 되고 나아가 友를 통해 仁(사람됨)으로 나아감을 보게 된다. 文은 학문이요, 仁은 인성이다. 즉 학문을 통해 친구를 얻게 되고 친구를 얻음으로 바른 인성으로 나아가게 됨을 말하고 있다. 그러니 결국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배움을 통해 친구를 얻고 친구를 통해 더욱 바람직한 인격을 쌓아가게 되니 배움을 등한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학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 글에서 군자란 바른 인성과 알찬 실력을 갖는 자임을 잘 말해 준다. 글을 배운다는 것은 한 가지만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글을 배운다고 실력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알찬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좋은 친구를 얻게 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곁을 떠나지 않는 참된 글 친구를 얻게 된다. 나아가 친구를 얻음으로 자기는 더욱 친구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어진 마음을 갖게 된다. 넓은 마음을 갖게 된다. 모난 성품이 아니라 둥근 성품을 얻게 된다. 나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으로 변화되어진다. 학력과 인성은 함께 간다.
2009년 1월 9일(금), 우리 학교 도서관에 1,000여 권의 소중한 책이 들어왔다. 학교 예산으로 사온 책이 아니라 기증을 받은 도서이기 때문에 더욱 귀중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도서를 기증한 장기옥 박사는 충남 서산 출신으로 중학교까지 고향에서 학교를 다니다 상경, 국내에서 손꼽히는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수학한 후 국가고시를 통해 교육관련 부서에서 첫발을 디딘 후 교육부 차관까지 지낸 유명인사이다. 여러 교육기관에서 관리자로도 봉사하셨고, 신성대학에서는 9년 동안 학장과 이사장으로 경륜을 펼치기도 했다. 일흔넷의 노령임에도 그동안 여러 대학에서 교육학과 교양 강의를 활발하게 하다가 작년에서야 강단을 떠났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서 장 박사님의 얼굴을 익히 알고 있었던 나는 기대와 설렘을 갖고 그분을 만나게 되었다. 나와 김학상 씨가 기증 도서를 받기 위해서 트럭을 몰고 그분의 임시 숙소인 평택의 작은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박사님은 미리 책을 다섯 묶음으로 꾸려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눈에도 평생을 공직과 교육계에 몸담아 오신 체취가 물씬 풍겼다. 다소 작은 체구에 인자한 얼굴은 전형적인 학자풍의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책을 싣고자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자택으로 이동하는 동안 박사님은 여러 가지 말씀을 들려주셨다. 그동안의 인생이 화려하면서도 한편으론 회한이 묻어나는 파란만장한 인생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박사님의 말씀을 듣는 내내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박사님은 수십 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일체의 청탁과 부정을 거부하는 청백리의 모델이었다. 그분이 교육부 차관으로 임용되었을 때 한 신문은 머리기사에 '바보스러울 정도로 청렴한 공직자'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인생을 정리하는 황혼기에 있는 현재 박사님의 전 재산이라고는 지금 사는 아파트 한 채가 전부라고 했다. 두 번째로 인상적인 말씀은, 인생의 최대 실수담에 관한 것으로 당신께서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경험이라고 했다. 출마를 하게 된 이유는 주변 정치인들이 권유한 까닭도 있었지만,무엇보다도 즉흥적인 선택이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그 무렵 정치권의 비리와 몰상식에 대한 염증이 심하던 차에 자신이 의회에 진출하여 정치환경을 정화하겠다는 의지가 홧김에 표출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박사님께서는 학생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매사에 신중하고 자제력을 키우라는 것, 둘째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박사님은 그동안 너무나도 바쁜 삶을 살아왔고, 그래서 책을 집필할 시간적 여유도 갖지 못했다고 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건강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자서전을 집필할 계획이란다. 아파트 16층에 있는 박사님의 집에서 50묶음의 책 다발을 옮기면서 나는 감히 힘든 표정을 지을 수가 없었다. 우리들의 수고를 못내 미안해하면서 여의도의 한의원행 버스를 타려고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기는 한 노학자의 쓸쓸한 뒷모습을 나는 경외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그리고 이 책들을 도서관에 비치했을 때 학생들이 비록 책을 꺼내 읽지는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한 노학자가 평생을 열심히 연구하고 모범적인 삶을 영위한 자취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국·공립중학교장들이 학교자율화 정책의 조속한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전국국공립중학교장회는 15일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초·중등 교육정책의 방향과 학교장의 리더십’을 주제로 연수회를 개최했다. 전국에서 1000여명의 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연수에서 교장회는 GDP 대비 6% 교육재정 확보 등 5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변화와 개방 자율성과 책무성이 강조되는 공교육 우선 교육을 다짐했다. 결의문에서 교장단은 “날로 심화되는 교육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만족스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재정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세가 존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 자율화 조치 이후 단위학교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충분히 존중되기 위해서는 학교장의 권익을 강화하고 위상을 제고시킬 정책들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교원평가제와 관련해서도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우수한 교원이 우대받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속히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종우 국공립중학교장회장은 “학교자율화 이후 단위학교의 책무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이번 연수를 통해 교장의 역할과 리더십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국민의 요구에 맞는 공교육 향상에 매진하자”도 말했다. 이원희 교총회장은그동안 교육세 폐지와 관련한 교총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GDP 6% 교육재정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취지는 좋은데 막상시행해보니 문제가 많다.' 어느 언론에서 수석교사제를 두고 한 이야기이다. 제목만보면 수석교사제가 문제가 많은 제도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지적된 문제들이 수석교사제 자체의 문제보다는 정책적인 문제가 더 많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운영자체에서 가져오는 문제가 아니고 정부나 교과부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수석교사제 도입의 목적은 '교과 및 수업 전문성이 탁월한 교사에게 특정 역할과 자격을 부여'하도록 한 제도이다. 그래서 교과 및 수업전문성이 탁월한 교사들을 선발했고, 당초 취지대로 수업 이외에 학교나 교육청 단위에서의 수업지도, 현장연구, 교수학습, 신임교사 지도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렇게 역할이 정립되어 교육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수석교사제가 왜 문제라는 것일까. 아이러니 하게도 문제는 정책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첫번째 문제는 수석교사에게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에 따라 20% 정도의 수업 경감 혜택을 주도록 되어있으나, 교사 인력이 크게 부족한 일선 학교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이미 예견이 되었던 것으로 시범운영을 마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문제이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가 아니고, 교과부의 지침이 대책없이 내려갔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교과부의 의지만 제대로 반영된다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잉여 인력이 남을 가능성이 있는 현실에서 수석교사에 대한 수업시수 감축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교과부와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부분일 뿐이다. 두번째 문제는 수석교사에 대한 연구비 문제인데, 연구를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역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수석교사수가 엄청나게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산을 조금만 더 편성하면 해결될 문제이다. 교사 전체에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기에 예산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수석교사가 교감과 보직교사의 중간에 해당된다고 보면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고, 연구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연구비를 현실화해주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 역시 본격시행전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세번째는 전교조 등에서 지적하는 '제도 도입 배경이 전문성 향상보다는 교원 인사 적체 해소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과 '관리직과의 갈등, 또 다른 내부 서열화 조장, 선발과정의 문제점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은 만큼 제도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인데, 수석교사제를 도입한다고 인사적체가 해소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교장, 교감과 달리 수업을 모두 하면서 별도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수석교사를 승진과 관련시켜서는 안된다. 도리어 여건을 개선하여 훌륭한 제도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석교사가 제대로 업무를 할 수 있다면 한단계 높은 교육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도리어 현재상태에서는 훌륭한 수석교사 양산이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이다. 여기에 관리직과의 갈등을 문제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관리직과의 갈등문제는 개인적인 문제가 더 많다. 수석교사들 모두가 관리직과의 갈등을 겪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도 일선학교에서는 수석교사가 아니더라도 관리직과의 갈등이 있는데, 그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결국 개인적인 가치관의 문제를 전체적인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옳은 지적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더 큰 틀에서 생각할 문제인 것이다. 여기에 실제로 시범운영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는지에 대한 근거도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수석교사제는 이제 막 한발을 내디딘 상태이다.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옳지만 제도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된다. 이미 30여년 가까이 연구되었던 제도이다. 도입을 위한 준비를 좀더 철저히 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교직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제도라면 적극지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파생되는 문제점은 교직계에 종사하는 모든 종사원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제도 자체를 흔드는 일은 교육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장학증서. ○○○ 위 사람은 품행이 바르고 학업 성적이 우수하여 서호중학교 제1회 졸업 장학생으로 선정되었으므로 소정의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수여합니다. 2009년 2월 11일 서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지금 학교장은 장학증서 문구를 다듬고 있다. 장학금은 외부에서 주지만 학교에서는 상장용지에 장학증서를 만들고 수여할 제반 준비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방학 중이지만 교장은 출근하여 졸업식, 신입생 소집 등 학사 일정을 점검하고 있다. 아니 웬 장학증서? 우리 학교는개교 3년만에 올해 처음으로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한다. 교직원, 학부모, 학생 모두가 대견스러운 것이다. 그 동안 학교 표창이 전무하다시피 하다가 특히 작년엔 도 단위 표창 2개(연구학교 평가, 자원봉사 협력학교), 시 단위 표창 2개(독서발표, 학교 도서실운영)총 4개를 수상하였다. 학생들도 독서 대회와 그리기 대회 등 대외 행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퇴근 시간 무렵 학부모 두 분이 교장실을 방문하였다. 교장에게 작은 메모 쪽지를 내민다.뜻 깊은 제1회 졸업을 맞이하여 장학금을 수여할 독지가를 모은 것이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서부로타리클럽 회장, 바르게살기위원회 회장, 진흥노인대학 학장, 학교운영위원, 학교운영위원장 등이 20만원, 30만원의 장학금을 10명의 학생에게 준다는 것이다. 와, 학부모의 힘은 위대하다. 그래 학교공동체 구성원은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다. 학교가 나서지 못하는 좋은 일을 학부모가 나서서 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특목고 2명을 비롯해 전문계, 인문계고에 100% 합격했다. 제1회 졸업생으로서 선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학교장은 졸업식 계획을 설명한다.장학증서 수여는 하루 전날 교장실에서 갖는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사는 갖지 않는다. 졸업식은 축제 형식으로 갖는다. 영상 졸업식으로 졸업생 모두가 주인공이 된다. 졸업생과 재학생이 노래와 춤도 발표하고선생님도 출연한다. 실내외에 졸업 포토존도 만든다. 각종 시상은 졸업식에서 하지 않는다. 송사와 답사는 생략하고 학교장 회고사는 기념품에 새겨진 유인물로 대신한다. 학부모들이 고맙다. 학부모들의 정성과 힘이 모아지면엄동설한에도 동백꽃을 피어나게 한다. 학생들의 학업분위기를 붕붕 띄워준다. 흔히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한다. 시민기자도 중학교 졸업식 때 어른들의 그 말씀이 귀에쏙 들어와 앨범에 "졸업을 시업으로 전환시키자"라고 썼다. 우리네 삶, 사실 끝이 없다. 고생이 끝났나 싶으면 새로운 시작이다.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세계에서 힘차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해 준학부모들이 고맙다. 이 어려운 경제 위기에 용기를 북돋아 준 지역사회 인사들이 고맙다.우리 학교, 지역사회의 좋은 전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결정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광주교육대학교가 두자릿수 인상 방침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광주교대 박남기 총장은 16일 "지난해 수준의 교육환경을 유지하는데에만 13.8%의 등록금 인상요인이 있다"며 "구성원들과 등록금 인상 수준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장은 "약 100명의 학생이 줄고 국가 지원 운영비가 10% 감소한 점, 물가 인상률, 기성회 직원의 수당 인상분 등을 고려하면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올해 계획한 새 사업을 추진하려면 13.8% 이상을 올려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광주교대의 등록금은 재학생 142만원, 신입생 150만원으로 6개월에 180만원 하는 유치원비보다 적다"며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등록금이 840여만원이고, 전남대 사범대도 우리 대학보다 150만원 많은 사실을 고려하면 등록금 인상이 아니라 '단계적 현실화'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박 총장은 최근 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차 상경해 교육과학기술부에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전달했으며 학생들과 몇 차례 면담도 했지만 최근 종합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선언과 배치된 등록금 인상 방침은 학생 등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박 총장은 "규약상 기성회비는 학부모 총회에서 정하게 돼 있으니 학부모 등에게 인상 요인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법정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교육ㆍ시민단체로 구성된 교과서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책위원회는 오는 20일 헌법재판소에 교과서 문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다. 대책위는 정부의 일방적인 교과서 수정, 일선 학교에서의 이른바 '좌편향' 교과서 채택 거부로 학생들의 교과서 선택권, 자유로운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소원에 이어 교과서 저자들도 정부의 교과서 수정으로 자신들의 저작권이 침해됐다며 조만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금성출판사가 발행하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의 대표 저자인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는 "법률적인 검토를 마무리 해 다음주 중 정식으로 법원에 본안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성교과서 저자들은 교과서 수정에 반발해 서울중앙지법에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지난 8일 기각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인 교육세법 폐지안을 두고, 추진 부서인 기획재정부와 이를 막으려는 교총간에 보도자료 전쟁이 붙었다.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통과한 교육세 폐지안에 대해 교총과 민주당은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기재부 주장 기획재정부는 16일 “현행 목적세는 세원 하나에 세금을 중복 부과하는 방식으로 세제를 복잡하게 하고, 예산운영에 경직성을 야기해 국민에게는 납세 협력비용을, 세정 측면에서는 징세비용을 높인다”며 지난 8일 폐지된 교통세법, 본회의에 상정된 농특세법과 더불어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교육세를 본세에 통합하는 대신 금년 중 지방교육재정교부율을 현행 내국세 총액의 20%에서 20.5%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며, 교육세의 본세 통합을 통해 교육재정을 더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세를 본세에 통합했을 경우 2008년도 교육재정 교부율 추정치는 20.4%다. 기재부는 내국세수가 교육세수보다 빠르게 증가하므로 내국세수의 일정률을 교부하는 교육재정교부금이 재정 확보에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세 세수는 본세인 개별소비세, 주세 등의 세입에 좌우되어 세수변동성이 크므로 내국세에 연동하는 것이 교육세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안정적이라는 입장이다. ◆교총 반박 기재부의 이 같은 입장은 그동안 교총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교총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다시 반박했다. 교총은 그동안 내국세 증가율이 높았던 것은 4% 이상의 경제성장률 속에서 카드사용 활성화에 따른 세수확보가 용이했고 2003년 종합부동산세 신설에 따른 세원 증가에 기인한다며, 내국세와 교육세 증가율을 단순 비교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민간전문기관의 예측대로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질 경우 내국세 증가율은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1% 떨어질 경우 세수는 2조원 정도 감소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내국세 총량과 교육재정 감소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2008년도의 경우 교육세는 1379억 원 증가하지만 내국세는 2조 9280억 원 감소 전망에 따라 올해 유초중등 교육예산 중 교부금이 4477억 원 축소 조정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중기재정운영계획에 따라 교육예산이 연 평균 7.6% 증가한다고 강조하지만, 초중등 교육예산 약 70%를 차지하는 인건비 증가율을 감안하면 현행 유지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교총은 또 장애학생 무상의무교육, 중학교 운영지원비, 유치원 종일반 설치 등으로 2012년까지 매년 2~4조의 비용과, 국립학교 공립학교 전환에도 특별예산이 필요하다며 교육재정이 축소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2005~7년 지방교육채 총액은 3조 1138억원에 이르고 학교신축비 및 교육기자재 구입 비용도 부족한 상황이다.
전국 중·고교 교장들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재정 GDP 대비 6% 확보를 재촉구했다. 아울러 교원 정년을 65세로 환원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중등교육협의회(회장 남기석 부산컴퓨터고 교장)는 16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제94회 동계연수집회를 갖고 교장공모제 반대 등 4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안병만 교과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집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2500여명의 교장들은 “과밀학급 해소와 교육시설의 현대화, 교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서는 교육재정을 GDP 대비 6%로 확충해야 한다”며 “교육 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어렵게 하는 교육세법 폐지 법안을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장들은 “교장의 자격은 전문적인 연수와 교직에 대한 오랜 연수가 필요하며, 이미 많은 부작용과 비판여론이 비등한 상황이기 때문에 무자격자를 교장으로 영입하는 교장공모제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교직사회 안정과 교원 사기 제고를 위해서 정년을 환원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협의회는 “교원 정년은 10년 전 정치, 경제 논리에 의해 일방적으로 단축 된 것이고 이로 인해 교원부족과 정상적 수업이 지장을 받는 상황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안 장관은 치사를 통해 “우리 교육이 흔들리지 않고 내실있는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교장선생님들의 헌신과 봉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정부는 교사가 존경받고 공교육이 신뢰받을 수 있는 풍토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교총 회장도 격려사에서 “중등교육의 내실화는 곧 공교육의 정상화이며 그것이 글로벌 인재 육성의 길”이라며 “자율화 기조와 함께 다양한 교육정책들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환영사에서 “고려대는 자기로부터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리더십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점수 위주의 선발을 배제하고 공교육을 정상화 하는 방향의 선발 기조를 가져가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한국중등교육협의회(회장 남기석)는 16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제94회 동계연수회를 개최하였다. 전국 3000여 명의 중.고 교장들이 참석한 이번 연수회는 '세계화를 지향하는 중등교육'을 주제로 열였다.
집이 좀 넉넉하다고 해서 공부할 때 공부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들에게 경고하는 말씀이 있다. 중국 송대의 유학자 주문공(朱文公)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家若富 不可恃富而怠學(가약부 불가시부이태학)-집이 넉넉하더라도 넉넉함을 믿고서 배움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주문공(朱文公)께서는 가난한 자에게는 폐학(廢學)을 하지 말라고 하셨고 부유한 자에게는 태학(怠學)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학문을 그치는 것도 문제지만 학문을 게을리 하는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학문을 그치는 것이나 학문을 게을리 하는 것이나 둘 다 뜻을 이루지 못한다. 이름을 빛낼 수 없다. 입신출세를 할 수가 없다. 현달(顯達)할 수가 없다. 성공을 할 수가 없다. 군자가 될 수가 없다. 학자가 될 수가 없다. 전문가가 될 수가 없다. 학문을 그치거나 게을리 하고서야 어찌 보배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나? 자신에게 보배가 될 수가 없고 가정의 보배도 될 수도 없고 세상에 기여할 보배가 될 수가 없다. 폐학(廢學)하는 이는 그래도 변명이라도 할 수 있다. 가난하기 때문에 공부할 수 없다고, 형편이 어려워서 배우기를 그만 둔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태학(怠學)은 변명도 할 수가 없다. 배우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할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재물은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루아침에 독수리처럼 날아가 버리는 것이 재산이다. 그러니 넉넉하다고, 부유하다고 그것을 믿고 공부를 게을리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부함을 믿고서 공부를 하지 않고 아까운 시간을 쓸데없이 다 써 버리면 결국 어떻게 되겠나? 대인은커녕 소인이 될 것이고 이름이 빛나기는커녕 이름조차 어둠에 잠겨버릴 것이며 입신출세는커녕 백수건달(白手乾達)이 될 수도 있으니 배움을 게을리하는 것은 정말 금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주문공(朱文公)께서는 가난한 자나 부한 자나 할 것 없이 학문을 그치거나 학문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고 오직 근학(勤學)하도록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배움에 힘쓰도록 하고 있다. “후세의 배우는 자는 마땅히 각각 힘써야 할 것이다(後之學者 宜各勉之-후지학자 의각면지)”라고 말씀하시고 있다. 배움에 임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반드시, 필히, 정녕 공부해야 함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주문공(朱文公)께서 하시는 말씀이 귀에 들리지 않는가? 배우지 않고는 성공할 수도 없고 군자도 될 수가 없으며 출세할 수도 없다. 눈으로 보고 깨달은 바를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 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강물처럼 귀 밖으로 흘러 떠내려 보내서는 안 된다. 少年(소년)은 易老(이로)하고 學難成(학난성)이니 一寸光陰(일촌광음)인들 不可輕(불가경)이랴! 소년은 늙기 쉽다(易). 눈 깜짝할 사이 청소년의 시절은 지나간다. 10대 청소년의 시절이 그렇게 오래 가지 않는다. 짧고도 짧은 젊은 시절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배움을 이루는 것이다. 생각보다 배움이 어렵다. 해도해도 끝이 없다. 노력해도 쉽게 눈에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시간을 쪼개지 않을 수 없다. 한 마디의 시간이라도 붙들어야 한다. 10대 청소년의 시절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귀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움에 힘써야 한다. 부요함을 믿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넉넉함을 믿고서 나태하게 젊은 시절을 보내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다. 성공한 사람, 이름을 날리는 사람, 빛나는 사람, 보배로운 사람, 군자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피눈물나는 노력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땅히 기울어야 한다. 모두가 힘써야 한다. 그래야 배움의 결과를 맛보게 될 것이다.
칼럼은 신문의 꽃이다. 칼럼을 쓰는 사람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필력과 이름이 있어야 한다. 글도 세상의 어둠을 걷어내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만한 자리에 있지도 않은 내가 지역 신문에 칼럼을 오래 썼다.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할 수 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늘 글을 쓰는 습관대로 일상에서의 경험을 소재로 독자를 만났다. 계절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아주 사소한 일상을 소재로 글을 만든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느낀 이야기도 쓰고, 아파트 마당에 서 있는 나무의 생김새도 글의 소재가 된다. 길을 걷는 노부부를 보고 삶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돌아본다. 신문이라 독자의 반응도 빠르다. 어떤 글은 제법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한다. 글의 내용이 공감이 되고, 따뜻함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잔잔한 글에 삶의 성실함이 묻어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내 글의 긍정성으로 인해 구부러진 삶이 펴지고 둥그렇게 변했다고 좋아했다. 그런데 최근에 제법 무서운 독자를 만났다. 그는 나에게 독설을 퍼 부었다. 우선 나의 글이 밋밋하기 그지없단다. 나의 칼럼은 지극히 개인적인 울타리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나에게 보수인지 진보인지 묻기도 한다. 그리고 우파인지 좌파인지 글 속에 분명한 색깔을 밝히라고 한다. 이어서 그는 세상을 향해서 펜을 휘두르라는 주문을 하면서 격분을 했다. 세상의 모순과 지도층의 부패상을 낱낱이 지적하라고 한다. 그리고 국가 정책과 사회 현상에 대해서도 시시비비(是是非非)하는 것이 진정한 논객이라는 충고를 남겼다. 전자우편을 받고 무시하려고 했다. 익명성에 숨어서 던지는 비방처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글은 엄격히 말하면 비방이 아니었다. 예의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논리도 제법 단단했다. 그래서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 부담이 마치 풋감 먹고 얹힌 것처럼 명치끝에 매달려 있다. 내 글이 밋밋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한참을 고민했지만, 분명한 것이라고는 나의 글이 일상의 울타리에 있다는 것뿐이다. 사실 이런 비슷한 이야기는 이미 주변에서도 자주 들었다. 다시 말해서 나는 줄곧 일상을 소재로 글을 쓴다. 사람들은 일상의 탈출을 꿈꾸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이다. 누구나 일상으로 돌아와야 안정을 찾는다. 일상은 삶의 근간이 되고, 내 존재의 가치를 느끼는 순간이다. 나는 일상에서 갈등을 느끼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그러다보니 일상은 생명의 힘이 들어 있다. 때론 힘겹고 고단하지만 평화스러움이 있고 그 온화함이 있어 한없이 따뜻하다. 일상은 삶의 기반이자, 행복의 원천이다. 일상을 다루면 글이 가볍고 사회 현상을 다루면 좋은 글이라는 일방적인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즐거움과 괴로움이 팽팽하게 찬 일상을 표현하는 빈곤한 언어가 아쉬울 뿐이다. 더욱 지금 쏟아지는 칼럼은 균형을 상실한 채 허위와 거짓의 행로를 활보하고 있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문제도 자기들만의 논리에 빠져 있다. 세상을 둘로 나누고 싸우자는 꼴 뿐이 안 된다. 거기에 말을 섞어봐야 적을 만드는 것이고 그 적과 싸우기 위해 억지 논리만 생산하게 된다. 또 우리나라 사람은 지게꾼 셋만 모여도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우리 신문에는 정치 이야기가 넘치고 있다. 정치가뿐만 아니라 기자, 교수, 기업인까지 정치 이야기를 한다. 이 와중에 나란 위인까지 거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 세상을 보는 혜안도 없고, 남을 비판할 능력도 힘도 없는 내가 마뜩찮게 소리 질러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국 여행 때 경험이다. 관광코스가 자금성, 만리장성으로 진행될 때 중국의 거대함을 보았다. 대륙의 위대함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밤에 호텔을 나서서 뒷골목을 갔다. 처마에 새끼 돼지고기가 줄줄이 걸려 있는 중국의 모습이 보였다. 좁은 문틈으로는 찌든 생활이 보였다. 높은 산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은 넓고 크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겉모습만 보게 되는 것인 줄도 모른다. 내려와서 보면 세상을 가까이 볼 수 있고, 참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글을 쓰면서 현학적인 놀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관념에 빠지는 수사는 글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된다. 또한 내 인생 자체가 사회의 중심에 서지 못했는데 독자에게 글로 제압하고 군림하려 한다면 그 또한 모순이다. 허름한 일상에도 거대한 유물 못지않은 아름다움이 숨 쉬는 것처럼, 나는 낮은 곳에서 숨겨진 삶의 진실을 닦고자 한다. 독자 중에는 시대의 그늘에 갇혀 있는 글보다 곰삭은 일상이 숨 쉬는 글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을 껴안은 따스한 글도 어둠을 몰아내는 눈부심이 있다. 나는 오직 여기에 매달릴 뿐이다.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거대한 이념도 일상의 실타래로 푸는 글쓰기의 힘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