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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국토해양부는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379만4천㎡에 들어설 '제주영어교육도시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을 인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국내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의 해외유학과 어학연수 수요를 대체해 국내에서도 국제적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아시아권 해외유학생을 적극 유치해 동북아 교육 허브로 조성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실시계획이 인가됨에 따라 이 사업은 올해 상반기 중 사업부지 조성공사에 착수하고 2010년 하반기 모집공고를 거쳐 2011년 3월에 초ㆍ중ㆍ고등학교 각 1개가 개교하고 사업이 완료되는 2015년까지 총12개의 초ㆍ중ㆍ고등학교가 건립된다. 이와 더불어 대학교, 어학연수생 교육기관 및 영어교육센터 등을 조성해 명실공히 종합적인 국제교육도시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추진된다. 이 지역에는 주택 5천875채가 들어서 학생 및 학부모들을 수용하게 된다. 국토부는 이 사업으로 인해 절감 또는 유입되는 외화가 2015년에는 4억8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상당수 대학들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평가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대학평가 제도가 폐지됐다. 29일 교육과학기술부와 대교협에 따르면 올해부터 대학 자체평가제도가 도입돼 최근 실시된 대교협의 '2008년 학문분야 평가'를 끝으로 기존 방식의 학문평가는 더이상 이뤄지지 않는다. 대교협은 지금까지 매년 특정 학문분야를 선정해 전국 4년제 대학들을 상대로 평가한 뒤 해당 학문분야에서 최우수, 우수, 인정 등급을 받은 대학 명단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서울대를 비롯한 상당수 대학들이 평가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모든 대학을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부당하다며 불참해 '반쪽평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교협 관계자는 "올해부터 대학의 자체평가가 의무화됨에 따라 대교협이 주관하던 대학평가도 없어지는 것"이라며 "정부로부터 평가인증을 받아 새로운 방식의 대학평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지난해 12월 시행계획을 밝힌 대학 자체평가제는 대학들이 교육여건, 시설, 교육과정 등을 자체적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전국의 모든 4년제 대학은 자체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를 오는 12월 말까지 인터넷에 공개해야 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자체평가제가 시행되면 전국의 대학을 서열화하는 기존의 평가관행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대학들이 스스로 특성화 분야를 발굴하고 그에 따른 평가 기준을 마련해 자체 평가를 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대교협은 이날 경제학, 물리학, 한의학 등 3개 학문 분야를 대상으로 한 2008 학문분야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결과 경제학 분야에서는 강원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 동의대, 명지대, 서울시립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남대, 한양대, 한양대 등 16곳이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건국대, 경희대, 공주대, 단국대(천안), 동국대, 명지대, 부경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숭실대, 영남대, 이화여대, 인천대, 인하대, 전북대, 중앙대, 한남대, 한양대 등 18곳이 최우수로 평가됐다. 한의학 분야에서는 경희대, 대구한의대, 대전대, 동국대(경주), 동의대, 원광대 등 6곳이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경제학 분야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등 49개 대학이, 물리학 분야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포항공과대 등 32개 대학이 평가에 참여하지 않았다.
安 장관 “빠른 시일 내에 교총 찾아갈 것” 현행 10년인 교사 근무성적 평정 기간이 단축되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수석교사제 법제화와 교원학습연구년제 도입이 본격 추진된다. 또 학교 수도료가 전기료와 같이 교육용 요금제를 적용받도록 하는 조례 개정이 추진되는 한편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 확보 대책도 마련된다. 한국교총과 교육과학기술부는29일 오후 교과부 대회의실에서 이원희 회장과 안병만 장관 등 양측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이 들어있는 58개 항의 ‘2008년도 상·하반기 교섭·협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지난 2007년 근평이 2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자 승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기피현상이 뚜렷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나 이번 합의에 따라 일선 교원의 불만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는 “몇 년으로 단축하고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는 좀 더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직 교원단체의 위상과 역할도 명문화했다. 우선 파견근무가 가능해졌다. 교과부는 교육기본법 제15조에 의한 교원단체에 교원이 본부에서 상근할 회장(단)으로 선출(임)된 경우 파견근무 할 수 있도록 했다. 폭넓은 현장 의견수렴이 가능하도록 교원단체와 정책추진을 협의하고, 교총이 설립키로 한 현장교육지원센터의 지원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교원의 질병휴직 기간 연장도 추진된다. 지난해 3월 국가공무원의 공무상 질병휴직 기간이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됐으나 교원은 이를 적용받지 못했다. 교총과 교과부는 이밖에 ▲학교시험문제에 대한 교원 저작권 보호 방안 마련 ▲교권보호 방안 마련 ▲인터넷 유해환경 차단 프로그램 구축 ▲학교급식지원센터 설치 지원 ▲공로연수제 도입 ▲정년퇴직자 특별승진 ▲사학연금제도에 재직기간 합산 특례조치 적용 ▲각종 수당 신설 및 인상 ▲대학교원 연구여건 조성 ▲유아·보건·특수·전문상담·영양 교사 근무여건 개선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조인식에서 이원희 교총회장은 “새 정부 들어 첫 교섭·협의가 원만히 이뤄져 다행”이라며 “합의한 내용은 학교현장의 안정과 교원의 사기진작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교과부가 책무성을 갖고 이행해 달라”고 말했다. 안병만 장관도 실무진의 노고를 지하한 뒤 “양측의 합의가 우리 교육발전에 큰 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빠른 시일 내에 교총을 방문해 현장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화답했다. 안 장관은 또 교총이 오는 9월 열리는 제6회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Education International·EI)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를 유치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교과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교섭․협의 합의 조인식은 지난해 9월 교총이 교과부에 교섭을 요구한 이후 5개월 동안 본교섭위원회(1회), 교섭소위원회(2회), 실무협의(6회) 등 모두 9차례의 교섭을 거쳐 이뤄진 것이다. 한편 교총과 교과부는 1991년 5월 제정된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에 의거,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과 전문성 향상을 위해 1992년부터 매년 2회의 교섭·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교섭·협의를 통해 교직수당의 연차적 인상, 학급담당수당 신설·인상, 보직교사수당 인상, 교육환경개선특별회계법 제정, 대학교원연구보조비 인상, 초등교과전담교사 신설·확대, 학교안전사고예방및보상에관한법률 제정 등을 실현했다. *합의서 전문은 아래 첨부파일 참조.
연말연시나 졸업식 때에 널리 불리는 이 노래는 스코틀랜드의 민요로 알려져 있다. 민요는 그 나라 민중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는 소박한 노래로써 대체로 오래된 노래일수록 작사자나 작곡자는 알려져 있지 않고 구전되어 온 노래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노래는 기보법이 일반화된 이후에 만들어진 노래로 작사자와 작곡자가 알려져 있다. 이 민요의 가락을 작곡한 사람은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영국사람 윌리엄 쉬일드(1748-1829)라는 설이 정설로 돼있다.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잉글랜드의 더햄(Durham)에서 태어났는데 어려서부터 바이올린을 전공하면서 작곡 공부도 해 두 방면에 뛰어난 음악가가 됐다. 그가 1783년 오페라 로지나(Rosina)를 작곡했는데 이 때 스코틀랜드에서 전해지던 한 민요가락을 정리해서 서곡의 주제가락에 사용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5년 후, 1788년 이 서곡의 주제가락에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즈(1759-1796)의 시 ‘올드 랭 사인’이 붙여짐으로써 스코틀랜드는 물론 영국 전역에 걸쳐 유명한 민요로 불리게 되면서 그는 일약 스코틀랜드의 민족 시인으로 추앙을 받게 된다. 이 노래는 특히 스코틀랜드의 대표적 민속악기인 백파이프의 선율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나가게 됐다. 작사자 번즈는 스코틀랜드 남서부에 있는 농촌 엘리스랜드 농장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글을 몰랐어도 많은 옛날 노래를 어린 번즈에게 들려주었다. 그 후 번즈는 각지의 농장을 돌아다니며 스코틀랜드의 고시(古詩)와 고요(古謠)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올드 랭 사인’ 역시 번즈가 채집해 자신의 시적영감으로 다시 탄생시킨 고시 가운데 하나다. 번즈는 작곡자 쉬일드가 앞서 정리한 민요가락에 이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남부 사투리로 된 5연의 시 ‘올드 랭 사인’을 가사로 붙여 노래로 발표하였다. 지금 우리가 부르고 있는 번역된 가사는 이별의 슬픔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나 본래 가사의 내용은 다시 만났을 때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어릴 때 함께 자란 친구를 잊어서는 안 되지. 어린 시절에는 함께 데이지를 꺾고 시냇물에서 놀았었지. 그 후 오랜 동안 헤어져 있다 다시 만났네. 자아, 한 잔 하세’ 라고 말이다. 이 곡의 선율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때는 기독교가 전래되면서 서양찬송가가 번역돼 전해질 때로 추정된다. 그 찬송가 안에 가사는 다르지만 가락이 똑같은 찬송곡이 있었기 때문이다. 1900년에는 대한제국의 임시정부가 제정한 애국가의 가사를 이 곡에 얹어 부르게 되면서 당시 일제강점기의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더욱 친숙한 노래가 되기도 했다. 해방 이후에는 안익태가 애국가를 작곡하면서 이 곡의 제목과 가사는 본래의 것을 되찾게 됐다. 아동문학가 강소천이 '석별의 정'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해 당시 교과서에 실리게 되면서 널리 부르게 되었다. 1940년에 제작된 로버트 테일러와 비비안 리 주연의 ‘애수’라는 영화에 이 노래가 연주되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 이후 재개봉됨으로써 많은 젊은이들을 감동시켰고 연말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부르는 대중적인 노래가 되기도 했다.
올해부터 충북도 내 초ㆍ중ㆍ고교 교장에 대한 경영성적이 매년 매겨진다. 29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자율화에 따른 교장의 책무성과 전문성을 높이려는 방안의 하나로 올해부터 도내 공ㆍ사립 초ㆍ중ㆍ고교를 대상으로 '학교경영평가'를 실시하고 학급 규모에 따라 연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올해에는 40학급 이상 초등학교와 30학급 이상 중ㆍ고교를 평가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6학급 이상 공립 유치원과 30학급 이상 초등학교 및 특수학교, 24학급 이상 중ㆍ고교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2011년부터는 도내 모든 학교에 대한 경영평가를 시행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전문기관에 의뢰해 경영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있으며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평가계획을 수립, 3월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평가결과가 좋은 교장에 대해서는 인사 및 성과상여금 지급 시 우대하고 각종 연수 및 상훈을 우선 추천하는 한편 학교 경영을 위한 지원을 늘릴 계획이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교장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줄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자율화에 따른 교장의 책임성을 높이고자 올해부터 학교경영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강진, 그 찬란한 슬픔의 땅에서 영랑을 만나다. 이라는 시에는 유독 ‘ㅇ'과 ’ㄹ‘음이 유독 많다. 그래서인지 읽기에도 편하고 듣기에도 편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시는 우리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준다.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라고 노래하는 대목은 우리의 심성을 파스텔처럼 물들게 한다.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라는 대목은 우리의 정서를 톡톡 건드린다. 한마디로 영랑의 시는 편하면서도 불편한 시다. 정겨우면서도 낯설은 시다. 그러나 이 시의 백미는 뭐니 해도 말미에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찬란한 슬픔의 봄을‘. 아, 이런 역설이 어디 있을까? 봄은 봄이로되 슬픈 봄이요, 그 슬픈 봄이 지독히도 찬란하다니.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허망함. 모란이 떨어져 버리는 순간과 그 모란이 다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이다지도 애절하게 그려낸 것은 결코 없을 것이다. 강진군 남성리 탑동의 야트막하나 언덕에 자리 잡은 김영랑 생가. 때는 1월의 중순이었고, 남도 땅 강진과 해남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영랑 생가로 가는 길에는 그의 시가 켜켜이 묻어 있었다. 생가 입구에는 ‘내 마음 고요히 고흔 봄길 우에’라는 시비가 돌담을 등지고 아담하게 서 있었다. 그 시비를 지나 대문을 지나니 초가지붕들이 아련하게 나타났다. 눈을 맞는 사랑채와 안채의 초가지붕. 기와지붕보다는 훨씬 운치를 안겨주었다. 저 지붕이 기와였다면 영랑의 시는 구수한 맛을 결코 내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영랑의 시에 담겨 있는 토속미가 발휘되지 못했을 것이다. 행랑채를 지나 영랑이 거닐었던 생가 마당을 거닐어보았다. 잘 정비된 생가의 마당 한쪽에 정갈한 우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참, 장하게도 버텨왔구나. 저 우물은 영랑의 유아기와 소년기를 말없이 지켜보았겠지. 저 우물가에서 영랑은 수많은 시의 운율을 생각했겠지. 그 우물을 등지고 대각선 방향으로 나아가니 ‘오-메 단풍 들것네’라는 시비와 함께 장독대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앞에 놓인 감나무 하나. 1930년의 어느 가을 무렵이었을 것이다. 누이가 장독을 여니 그 장독 안으로 감나무 잎이 하나 들어갔겠지. 그 잎을 바라보며 영랑의 누이는 저도 모르게 ‘오-메 단풍 들것네’라고 나직하게 읊조렸을 것이다. 누이의 청랑하면서도 놀람이 서린 그 목소리를 듣고 영랑은 바로 시상을 떠올렸겠지. 그리고 마당에 핀 모란을 보면서 시상을 떠올렸을 것이고, 집안을 싸고도는 돌담을 보고 시를 떠올렸을 것이다. 뒤뜰에 심어 놓은 동백나무와 대나무 밭은 또 어떠하며, 안채 마당에 심어진 은행나무는 또 어떠한가. 그 모두가 영랑의 시상이었다. 그 모두가 영랑 시의 소재요 주제였던 것이다. 하여, 영랑의 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영랑의 시에 스민 그 고운 향기를 직접 맛보려면 영랑의 생가를 꼭 가보아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영랑 시의 60편 정도는 이 생가의 풍경을 바탕으로 쓰여 진 것이다. 영랑은 일생동안 총 80편의 시를 남겼다. 그는 일제 강점기 동안 창시개명과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생각에서 보냈는데 그 동안 60편에 달하는 시를 이곳 강진 생가에서 창작했다. 그래서 영랑의 생가는 그의 시 창작의 모티브인 것이다. 눈이 시리다. 하얀 눈이 사랑채와 안채의 초가 지붕에 작은 고드름을 만들고 있고, 그 고드름이 반사하는 빛이 눈동자의 각막을 피곤하게 쪼아댄다. 그러나 그 빛을 한참동안 받으니 더 없이 마음이 평화로웠다. 영랑의 시에 등장하는 ‘아’음과 ‘라’음이, 내리는 눈의 리듬에 맞춰 귓전으로 흘러오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일제 시대 최고의 춤꾼이었던 이승희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나누었던 영랑, 김윤식. 원래 본명은 채준이었다고 했다. 희문의숙시절, 홍사용과 정지용, 이태준 등에게 영향을 받은 영랑은 3.1운동때 강진에서 만세운동을 하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의 시만 보자면 영랑은 소녀와 같은 감수성을 가진 조용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현실의 그는 적극적인 우파 정치인이었다. 이것도 하나의 역설이랄 수 있을까? 너무나도 고운 시를 쓰던 샌님 같은 이가 우파 정치인으로서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했다는 것이. 그러나 그가 어떤 정치적 행보를 걸었든지 간에 그의 시는 아름답다. 그리고 애틋하다. 우리 국어의 아름다움을 절절히 살린 민족의 시인이다. 그의 생가 이곳저곳을 보면서 때론 그가 너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가의 마당은 훌륭한 정원이었다. 남도 땅, 그 찬란한 슬픔의 대지에 자리 잡은 고적한 정원. 이토록 고즈넉한 정원에서 그 누군들 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있으랴. 만일, 영랑이 천수를 누려 저 생가에서 더 머물렀다면 에메랄드 같은 시가 우렁우렁 쏟아져 나왔을 텐데. 돌아가는 발길은 참으로 아쉬웠다.
“선생님, 이것 좀 보세요. 내 팽이 잘 돌아 가죠?” 작년 즐거운 생활 2학기 마지막 단원 ‘즐거운 민속놀이’를 배우며 팽이를 만든 후 돌려보는 즐거운 시간이 있었지? 그 때 너희들이 즐거워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구나! 또 조로 나누어 딱지치기를 하면서 우리 반 딱지 왕을 뽑기도 했지. 우리 조상들이 즐겨했던 민속놀이를 체험하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어. 겨울이 다가오자 우리교실은 더욱 활기찬 하루하루를 엮어 갔었지.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비오톱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던 연못의 가장자리, 연꽃과 각종 수생식물이 자라던 큰 용기에 꽁꽁 언 얼음을 가지고 노는 일이었어. 얼음 깬 것을 들고, 무슨 큰일을 해 내기라도 한 듯, “선생님, 얼음덩어리 보세요. 제가 깨뜨려서 꺼내었어요.” 하는 활기찬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단다. 얼음조각 하나를 들고도 그만큼 의기양양해 할 수 있다는것은 너희들이 순수무구한 그 자체이기 때문이란 것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어. 사랑하는 우리 1학년 8반 서른여섯 꿈나무들아, 정말 보고 싶구나!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침에 학교에 오면 독서하는 모습이가장 귀엽고 예뻐 보였단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한 친구들로 인해 교실이 소란해 질 때도 독서에 열중하더구나.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지. 선생님은 방학 동안에 두 가지 연수에 참여했단다. 하나는 미술지도를 잘 하나는 방법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수업으로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는 최고 선생님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선생님보다도 훨씬 더 훌륭하신 선생님들로부터 배우는 기회를 가졌단다. 방학의 대부분의 시간이 연수를 받는 동안 지나가 버렸지만 선생님은 2009년도에는 너희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어. 선생님 이야기만 하였구나. 8살 너희들의 겨울방학은 어떠했니? 눈이 두 번 정도 온 것 같은데 신나는 겨울놀이에 시간가는 줄 몰랐겠구나!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눈이 살포시 앉은 나뭇가지를 잡고 사진도 찍고....눈 온 날 일기장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내용은 갖가지이지만 끝에는 “참, 재미있었다.”로 끝마무리를 했을 것 같구나! 선생님이 너희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서 편지를 썼단다. 편지를 쓰려고 마음먹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너희들의 사진을 찾는 일이었어. 작년에 너희들의 사진을 찍은 것이 줄잡아 5,000장은 넘는 것 같구나! 학급 홈페이지에 사진을 너무 많이 올려서 학교 홈페이지 담당선생님으로부터 사진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받고 사진을 지울 때 얼마나 아쉬웠는지 아니? 학부모님들께 개인적으로 저장을 하시라고 부탁드렸는데 하셨는지 모르겠구나! 너희들의 1학년 모든 활동모습이 다 들어있는 사진이었는데 말야. 그 후로 선생님의 개인 메모리에 사진을 저장했는데 너희들에게 편지를 쓸 때 사진을 한 장 씩 넣어주려고 모두 띄어 보았지. 사진을 보니 더욱 보고 싶어지더구나! 선생님이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편지에 사진을 넣었단다. 한글파일에서 사진 작업을 했기 때문에 편지 한 장을 쓰고 사진을 삽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단다. 한 명 한 명에 맞는 사진을 그 많은 사진 중에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 문제는 사진을 넣은 뒤에 더 좋은 사진이 발견되면 다시 고치는 일이었어. 편지를 쓰고 사진을 넣고 우체국에 가서 부치는 시간까지 3일은 족히 걸린 것 같구나! 그래도 이렇게 기쁨이 충만할 수가 없단다. 선생님이 조금만 웃겨도 깔깔 거리는 너희들이 편지를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상상만 해도 선생님은 하늘로 날아갈 것만 같구나! 개학하고 나서 선생님이, “선생님의 편지 받고 기분이 어떠했어요?” 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까? 여기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썼던 편지 중의 하나를 올릴게. 내 편지에는 어떤 사진이 들어있을까 생각하며 읽어 보렴. 보고 싶은 지수야 방학 잘 지내고 있니? 선생님은 지수가 너무나 보고 싶어. 방학은 즐거웠니? 어디어디 다녀왔는지 궁금하구나! 2학년이 된다고 공부만 열심히 하진 않았니? 날씨가 좀 춥지만 밖에서 힘차게 뛰어놀기도 하면 좋겠구나! 지수는 책을 많이 읽었겠지? 책은 엄청난 보물과 같아서 우리가 몰랐던 많은 것을 가르쳐 주지. 책을 읽고 나서 느낌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글로 간단하게 쓰는 것도 잊지 않았겠지? 곧 설날이 다가오는데 아마 이 편지를 받을 때 쯤, 설날이 지나갔을지도 모르겠구나. 선생님이 설날에 친척들을 만나면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어른들이 묻는 말에는 또박또박 말하며 사촌들과도 우애 있게 지내야 한다고 했었지?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친구들끼리 전화도 한 번 해 보렴. 우리 개학하면 1학년 마지막을 멋있게 보내보자꾸나! 사진도 많이 찍고 학습활동하며 모아두었던 자료로 책도 만들고 재미있는 노래와 춤도 추면서 멋진 1학년의 추억도 만들어 보자. 지수야! 우리 반 학급홈페이지 게시판에 선생님이 만들어 놓은 방 ‘1학년 겨울방학 이야기’에 들어가서 좋은 글을 올려 보렴. 선생님은 지수의 글이 빨리 보고 싶구나! 글을 올리면 선생님이 댓글을 꼭 달아줄게. 착하고 예쁜 지수야. 곱고 예쁜 꿈꾸며 날마다 쑥쑥 자라거라. 개학 때 기쁜 얼굴로 만나자꾸나! 안녕?
어떤 이는 ‘篤信好學(독신호학)’을 가훈으로 삼기도 하고 서예가들은 篤信好學(독신호학)을 즐겨 쓴다. 이 말은 논어(論語) 태백편(泰伯篇)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께서 篤信好學(독신호학)하라고 하셨다. 독실하게 믿고 학문을 좋아하라고 하셨다. 篤信과 好學을 둘 다 술목구조로 보아 “믿음을 독실하게 하고 학문을 좋아한다”로 해석을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篤信을 수식구로 보아 篤信이 好를 수식하는 것으로 보면 이렇게 해석이 가능하다. ‘돈독한 믿음으로 배우기를 좋아하다’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 굳게 믿고 배우기를 좋아하라는 뜻이 된다. 굳은 신념으로 학문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확고한 자신감으로 배우기를 좋아하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배우기를 좋아하고 책읽기를 좋아하되 돈독한 믿음을 갖고 임해라는 것이다. 배우기를 하면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구분하게 되고 배우기를 하면 나아가야 할 길과 나아가지 말아야 할 길을 분별하게 되며 배우기를 하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기게 되며 배우기를 하면 가정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배우기를 하면 목숨을 걸어야 할 때와 목숨을 걸어서는 안 되는 것을 분별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배움에 임하라고 하는 것이다. 배움에 임하면 나라가 수치를 당치 않게 되고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고 정의사회를 실현시킬 수 있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고 능력을 키워 비천함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나라, 존경받는 나라, 우러러보는 나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으로 배움에 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학문을 하면 어둔 세상을 바로 밝힐 수도 있을 것이며 학문을 하면 가난한 나라를 부한 나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며 학문을 하면 학문을 하면 약한 나라를 강한 나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며 학문을 하면 경제대국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며 학문을 하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갖고 학문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은 배움을 사랑하지 않는다. 배우는 것을 싫어하고 꺼려한다. 배우는 것이 개인을 살리고 가정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배우는 것을 기피한다. 많은 대가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피눈물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배우는 것도 폭이 좁은 것이 아니라 엄청 넓다. 배우면 배울수록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진다. 배우면 배울수록 고통이 따른다. 인내를 요구한다. 아픔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서 배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배움을 사랑하지 않는다. 배움에 대한 회의가 있기 때문에 배우지 않는다. 배움에 회의가 있는 자들은 ‘배워서 뭘 하나? 한글 정도 알고 돈 계산 정도 할 줄 알면 사는데 무슨 지장이 있느냐? 그런데 왜 배워야 하나?’하면서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이 들면 들수록 공자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면 좋겠다. 돈 사랑하지 말고 배우는 것 사랑하고 노는 것 좋아하지 말고 배우는 것 좋아하고 오락 하는 것 즐기지 말고 배우는 것 즐겨야 한다. 10대 청소년들 모두가 ‘篤信好學(독신호학)’의 자세를 가지게 되면 우리나라의 교육수준이 지금보다 몇 배로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가능하다. 생각을 바꾸면 된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면 된다. 자세를 ‘篤信好學(독신호학)’으로 바꾸면 된다. 태도를 전화시키면 된다. 행동이 따르면 된다. 세계 제일가는 교육수준으로 높이는 것은 간단하다. 모두가 ‘篤信好學(독신호학)’의 정신을 갖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여성의 교직 진출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서울지역의 교육 관리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현재 서울시내 공립 초중고교의 교장, 교감, 장학관, 장학사 등 교육 관리직의 여성 비율은 31.1%에 달했다. 교장은 896명 중 20.8%인 187명이 여성이고, 교감은 1천136명 중 36.5%(415명), 장학관 등 교육전문직은 444명 중 38.1%(169명)가 여성으로 조사됐다. 시교육청은 그간 교감.교장 자격연수 때 자격연수 대상자의 최소 30%를 여성으로 지정하는 등 교직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화하고 남성의 과도한 관리직 점유를 막기 위한 정책을 펴 왔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4월 기준(서울교육통계)으로 교육전문직을 제외한 공립학교에서 여성 교장.교감 비율은 28.6%가 됐다. 사립학교까지 포함하면 여성 교장.교감 비율은 25.0%였고, 학교 급별로는 초등학교 30.8%, 중학교 25.1%, 고교 12.2%가 여성 교장.교감이었다. 서울시내 전체 초중고의 여성 교장.교감 비율은 1978년 11.6% 수준에 불과했으나 1988년 12.6%, 1998년 14.5%로 조금씩 증가하다가 2003년 18.0%, 2007년 23.3%에 이르렀다. 시교육청은 여성 교장.교감 비율을 계속 높일 방침이지만 인위적인 정책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여성의 교육 관리직 점유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교직 사회의 `여초(女超) 현상'으로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 10명 중 9명 정도가 여성이고 중ㆍ고교 교사도 과반수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여성 교원은 지금도 계속 많아지고 있어 조만간 관리직 비율이 40~50%에 달할 것"이라며 "이제는 남성 교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더 고민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설이 되어 고향에 다녀 왔다. 멀리 부천과 인천에 사는 큰형과 둘째형 가족들도 왔다. 셋째형은 경찰이라 명절에 쉬지 못하니 그 섭섭함이야 어쩌랴. 그런데 이번에 내려온 장조카가 수능시험을 봤는데 생각만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해 얼굴이 약간은 어두워 보였다. 대학이 무엇이기에 젊은 애들 얼굴에 이러한 먹구름을 드리우게 만드는지 속이 답답하기도 하여 두 가지 이야기로 조카에게 위로와 함께 격려를 대신하고자 한다. 하계 올림픽의 꽃은 역시 마지막 날 열리는 마라톤일 것이다. 그 중에서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때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마라토너 존 아쿠아리라는 선수의 선전은 감동을 자아낸다. 그는 출발 몇 분 만에 옆 선수와 부딪쳐서 무릎이 찢어지고 정강이뼈가 탈골되는 중상을 입었다. 의료진과 주위 사람들은 더 이상 뛰기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그는 벌떡 일어나 절뚝거리며 결승전을 향해 달렸다. 폐막식도 끝나고 경기장 조명도 꺼진 주경기장에 붕대를 감고 피를 흘리며 도착하자 어느 기자가 물었다고 한다. “왜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까? 어차피 이길 가능성은 없었는데.” “조국은 나를 출발점에 서라고 보낸 게 아니라 결승점까지 들어오라고 보내주었습니다.” 존 아쿠아리에게 마라톤은 뛰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었지 우승 여부는 별개였을 것이다. 합격 여부가 제일 중요하다고 여기겠지만 작은 것에 매몰되어 주변을 잘 보지 못하는 일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보람이다. 현실은 냉혹하고 거칠겠지만 학문하는 본뜻도 한번 돌아봤으면 한다. 어느 갈매기 이야기다. 알을 까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갈매기는 하늘을 나려고 노력했다. 두 날갯죽지에 힘을 주고 날아 보려고 했으나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까마득한 벼랑에서 보이는 저 시퍼런 강물로 곤두박질 칠 것 같아서였다. 맞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 새끼갈매기는 나는 것을 포기했다. 두 눈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 모습을 보던 경험 많은 어른갈매기가 한 마디 했다. "얘야, 하늘을 나는 것이 그리 쉬울 줄 알았더냐. 우리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수백 번, 수천 번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때로는 바람에 맞서야 하기도 하고, 바람을 타고 날아야 한다. 우박 한번 맞지 않고 하늘을 날았던 갈매기가 있는 줄 아느냐?" 실패는 흔한 일이다. 어느 누구나 한번쯤 실패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한 것에 좌절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사람이 있고, 그것에 굴하여 주저앉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결과야 어떻게 나오든 간에 네가 선택한 그 길에 후회 없이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한국은 교육열이 세계1위 국가이다. 국민 모두가 ‘교육전문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덩달아 입시제도가 요동치고 대학은 그 틈새를 교묘히 악용한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생·학부모는 불안하고 학교는 긴장한다. 정부가 약속한 2012년 대학입시 완전자율화를 앞두고 그동안 눈치만 보고 있던 대학들이 입시전형의 윤곽을 하나둘 드러내고 있다. 연세대가 가장 먼저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2년부터 정원의 50% 이상을 뽑는 수시전형에 ‘대학별고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중요 전형요소가 완전히 다른 ‘본고사형’ 수시와 ‘수능형’ 정시 모두를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의 부담 가중이 불가피해지는 방안이다. 연세대의 ‘대학별고사’는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로 결국 공부 잘하는 우등생을 뽑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이다. 역대 정권이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고수해오던 대학입시 ‘3불정책’ 폐지를 가장 먼저 치고 나온 것이다. 이에 비해 고려대는 “현재의 교육은 입시를 위한 공부이지 진정한 교육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뽑는 경쟁’보다 ‘가르치는 경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세대의 ‘대학별고사’ 부활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덧붙여 고교 내신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 하에 ‘1, 2점’ 점수 갖고 순위 경쟁을 하지 말 것을 대타협하자고도 제안했다. 고등학교에서 정상 교육을 받은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골자이다. 이것이 정답이다.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입시는 공교육 정상화와 직결되는 문제이며,앞으로 나올 서울대의 입시전형에 관심이 쏠려 있다. 이들 대학의 움직임이 곧 여타 대학의 입시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르치는 경쟁보다 뽑는 경쟁’에 급급해온 대학은 반성해야 한다. 대학이 입시 문제에만 얽매이는 것은 대학이 잘 가르쳐 인재를 키우기보다는 우수한 학생을 뽑아 ‘무임승차’하겠다는 발상 아닌가. 자신들은 노력하지 않고 경쟁만 부추겨 사교육이 늘고 결국 공교육을 망가뜨리는 이런 대학의 이기주의적 발상에는 정부 차원에서 엄한 벌칙을 가해야 할 것이다. 얘기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 정부는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대입 수능 응시과목을 축소하겠다!”는 정책 추진을 본격화했다.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을 줄여보겠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이는 공교육 현실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위험한 발상’이다. 현재 고교교육이 대학입시에 종속돼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수능 과목이 축소될 경우 그러잖아도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국·영·수’로의 ‘쏠림 현상’이 더 커짐으로써 사교육이 늘고 학생·학부모의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험에서 제외된 과목이 학생들에게 외면 받게 됨으로써 학교교육과정의 파행이 불가피해진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대학들이 내신 비중은 점차 줄이고 수능 반영 비율을 확대하는 추세로 볼 때 이는 자칫 고교교육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교육문제에 관하여 얘기할 때는 평상심(平常心)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현실 문제에만 집착하다 보면 정작 문제의 ‘본질’과 미래에 나타날 ‘부작용’을 보지 못하는 법이다. 우리나라 ‘공교육 정상화’나 ‘사교육’ 문제의 키는 전적으로 대학이 잡고 있다. 대학입시제도가 바뀌면 유치원 교육까지 흔들리는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게 되면 가르치는 교사나 배우는 학생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얻기보다는 입시 치를 전략에 고심하며 눈치를 보게 됨으로써 결국 자신의 실력보다는 요행수를 바라게 되는 법이다. 학생을 위해서 교육하고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교육은 百年之大計’라 했다. 따라서 대학의 입시제도는 ‘百年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철저한 교육적 검증과 연구를 토대로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부디 소의 뿔 모양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이르면 올 2학기부터 정부의 학자금 대출 금리가 1% 포인트 정도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자금, 장학금 관련 업무를 통합해 수행할 한국장학재단 설립에 관한 법률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해 공포 절차를 거쳐 5월 초 시행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장학재단은 학자금, 장학금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국가장학기금을 설치해 채권 발행, 민간 기부금 유치 등 다양한 재원 발굴 활동에 나서게 된다. 따라서 재단이 채권을 발행해 학자금 대출 자금을 조달하면 대출 이자가 현재보다 1% 포인트 정도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교과부는 보고 있다. 1% 포인트 정도 내리면 현재 7.3%인 학자금 대출 금리가 6% 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최소 1% 포인트 인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금리를 결정할 시점인 올 7월 시중 금리 상황이 어떻게 될지, 재단채 발행 계획이 예정대로 잘 진행될지에 따라 금리 인하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관련 시행령 제정 등 후속 절차가 완료되면 5월께 장학재단이 정식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는 매년 직업전망지표를 발표하고 있다. 2008년에도 연구를 종합직업전망지표를 발표하였다. 그 중에서 10년뒤에는 직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종합직업전망지표가 최근 발표가 되었다. 이 종합직업전망지표를 만들기 위하여 직업전문가 10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엿다. 종합 직업전망 지표는 보상, 고용현황, 고용안정, 발전가능성, 근무여건, 직업전문성, 고용평등 등 7개 기준을 정해 직업에 따라 수치로 환산해 종합한 것이다. 그중에서 우리 나라 직업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전체 산업의 57.6%) 서비스업의 전 직종에 대해 10년 뒤의 전망이 관심을 끈다. 서비스업의 직업중 한국고용직업분류 체계에 따라 10개의 대분류로 분류하고 있다. 직업군 가운데 현재 가장 전망이 좋은 것은 판검사와 변호사 등이 포함된 법률·경찰·교도 관련직이다. 그러나 현재 5위인 음식서비스 관련직이 10년 뒤엔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음식서비스 관련 직업은 한식 및 일식 주방장과 조리사, 바텐더, 접객원(웨이터 웨이트리스) 등이다. 음식서비스 관련직에 이어 법률·경찰·교도 관련직이 2위를 차지했고 3위는 교육 및 자연과학·사회과학 연구 관련직(교수 연구원 교사 등), 4위는 보건·의료 관련직(의사 치과의사 등), 5위는 문화·예술·디자인 관련직(작가 번역가 통역가 등)이었다. 현재 직업전망은 보통이지만 미래에는 밝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으로 광고·홍보전문가, 상담전문가, 학예사(큐레이터)·문화재보존원 등이 꼽혔다. 또 현재 전망은 어둡지만 10년 뒤에는 나아질 직업으로는 고객상담원, 간병인, 경비 및 건물관리인 등이 선정됐다. 반면에 현재 직업전망이 좋은 고위공무원 및 공공단체 임원, 금융사무원, 초중등 교사, 해외 영업원 등은 10년 뒤엔 지금보다 전망이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이 밖에도 이번 보고서는 직업별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변화상을 보여준다. 근무 여건이 가장 좋은 직업은 현재는 초등학교 교사지만 10년 뒤엔 자동차 조립 및 검사원이 꼽혔다. 반면에 근무 여건이 최악인 직업은 현재 연예인 매니저였고 10년 뒤엔 감독 및 연출자로 예상됐다. 지금의 고등학생들이 앞으로 직업을 가질 시기는 대학을 마치고 남자학생들은 병역의무를 마치고 취업을 한 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면 몇 년이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최소 10년은 생각을 하여야 할 것이다. ‘영원한 챔피원은 없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원한 인기직업은 없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지금 당장의 인기직업이나 유행 직업을 따르기 보다는 장기적인 전망을 고려한 자신만의 주관을 가지고 학과선택이 되어야 하겠다.
논어(論語) 위정편 (爲政篇)에 보면 “學而不思則罔(학이불사즉망)하고 思而不學則殆(사이불학즉태)니라” 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의 뜻은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무망(誣罔)하게 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하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 최초의 학자이며 교육자이기도 한 공자께서 하신 이 말씀 속에 핵심 되는 두 한자(漢字)가 있음을 보게 된다. 그것은 ‘學’과 ‘思’다. ‘배우기’와 ‘생각하기’다. 배우기와 생각하기의 연관성에 대한 말씀이다. 배우기와 생각하기는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배우기와 생각하기가 균형을 이루어야 함을 말해 준다. 배우기와 생각하기의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강조한다. 배우기만 해도 안 되고 생각만 해도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배우기에 치우쳐도 안 되고 생각하기에 치우쳐도 안 됨을 일깨워준다. 생각 없이 배움도 안 된다. 생각 없이 배우기만 하면 어떻게 되나? 망(罔)하게 된다고 하셨다. 罔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 罔은 우선 ‘그물’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고기가 그물에 걸리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고 새가 그물에 걸리면 더 이상 날아갈 수 없듯이 배우기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진전이 있을 수 없다.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 더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그러니 배우되 반드시 생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罔은 ‘어리석다.’의 뜻도 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게 된다. 어리석은 자는 바보다. 하는 일마다 우스운 일만 한다. 상식 밖의 일을 한다.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만 골라서 한다. 그러니 배우되 필히 생각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또 罔은 ‘어둡다’의 뜻이 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게 된다. 어둡게 되면 바른 길을 구분하지 못한다. 혼자서 바른 길을 걸어갈 수가 없다. 어두운 자가 되니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판단이 안 된다. 앞으로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알지를 못한다. 밝은 자가 되기 위해서는 배우되 생각하기를 곁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 다음 罔은 ‘없다(無)’의 뜻을 지니고 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말한다. 아무리 배워도 생각하지 않으면 머릿속이 텅 비게 되고 만다. 멍청해진다. 망연해져 얻는 게 없다. 텅 빈 머리는 어떻게 되나? 빈 깡통과 같이 시끄러운 소리만 만들어낼 것 아닌가? 아무런 도움이 되는 발상을 하지 못하고 오직 듣기 싫은 소리, 피해주는 소리만 내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는 것도 금하고 있다.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위태롭게 된다. 위험하게 된다. 지식의 기반이 없으니 위험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이 부족하니 말의 위엄이 없게 된다. 든든하게 서 있을 수 없다. 지식의 뿌리가 든든해야 바람이 불어도 지식의 나무가 흔들리지 않는다. 많이 배워야 허망한 생각에 밀리지 않는다. 배우지 않고 자기의 생각만 하다 보면 남의 경험과 남의 생각을 우습게 생각하게 된다. 남의 쌓아놓은 지식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자기 혼자 똑똑한 체 해도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 인정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인정해 주고 알아주는 지식의 토대 위에 나의 생각과 경험이 보태져야 더 유능한 인재가 될 수 있다. 배우기와 생각하기는 함께 가는 것이다. 저울에 달아도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않고 균형을 이루면서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실과 바늘이 함께 가듯이 배우기와 생각하기는 동반자로서 늘 함께 가야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가 있다. 교육도시 울산에서도 배움과 생각이 함께 하는 유능한 인재, 생각과 배움을 다 갖춘 세계적인 인재가 많이 나와 지식정보화 사회를 잘 선도해 나갔으면 한다. 새해에는 더욱 배우기와 생각하기의 균형 있는 교육, 생각하기와 배우기의 조화로운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가깝게 지내는 동료 선생님 한 분이 요즘들어 부쩍 한숨이 늘어난 눈치다. 저간의 사정이 궁금하여 무슨 고민이 있느냐고 묻자 올 해 대학에 들어갈 아이의 등록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도대체 등록금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돌아오는 대답이 천근의 무게로 느껴진다. 한 학기 등록금만 5백만원 가까이 되는데다 입학금 백만원은 별도이며 기숙사비에 각종 부대 비용까지 합치면 7백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빠듯했던 살림살이에 저축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던 처지인지라 목돈 마련이 더욱 막막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 간 고민하던 선생님은 결국 학자금 대출을 받기로 결정했다. 요즘 학부모는 자녀가 대학에 떨어져도 걱정 합격해도 걱정이다. 바야흐로 등록금 천만원 시대에 들어선 지금, 대학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하여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학이 늘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지만 그렇더라도 지금의 등록금 수준은 학부모들이 부담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측면이 없지 않다. 해마다 봄철이면 대학가는 등록금 문제로 몸살을 앓는다.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과 주요 건물에는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는 플래카드로 뒤덮인다. 각 대학마다 학생회의 최대 이슈도 정치 투쟁에서 등록금 투쟁으로 바뀐지 오래다. 한창 공부에 전념해야할 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를 하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의 등록금 수준은 국제적 기준에 비춰봤을 때 어느 정도나 될까? 결론은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찾아보면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재정 구조에 있다. 전체 대학중 75%나 되는 사립대학의 경우 예산의 80%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나머지는 재단 전입금이나 기타 적립금으로 메우고 있으나 최근 몇 년간 재단 전입금이 한 푼도 없는 대학도 40여곳이나 될 만큼 재정이 열악하다. 국립 위주인 유럽의 대학들은 등록금의 상당 부분을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의 사립대학은 경상비의 일부를 국가로부터 지원받고 있어 등록금 의존율이 우리보다 높지 않다. 대학의 질적인 수준과 서비스 수준이 세계 최고라는 미국의 대학도 등록금 의존율은 그리 놓지 않다. 미국의 전체 대학 중 75%에 해당하는 주립대학은 등록금 의존율이 20%를 채 넘지 않는다. 교육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대학 교육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배우고 싶은 국민이 있다면 금전적인 문제로 배움을 포기하거나 고통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여긴다. 그래서 핀란드나 스웨덴같은 나라의 대학 교육은 무상이고 등록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부담이 안 될 정도로 그 액수가 크지 않다. 프랑스의 연간 등록금은 30만원 수준이고 독일도 학기당 7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대학진학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이 일반화된지 오래다. 오죽하면 대학을 소 팔고 논 팔아 보내는 ‘우골탑(牛骨塔)’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예나 지금이나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등록금 때문에 등골이 휠 지경이다. 우리처럼 대학 교육이 일반화되어 있는 나라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록금 상한제, 등록금 후불제, 등록금 차등책정제 등 다양한 정책을 구안할 수 있으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을 줄이는 일이다. 등록금 의존율을 지금보다 30%만 낮춘다 하더라도 백만원 이상의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운영 자금을 국가가 보전해줘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매서운 추위만큼이나 학부모들의 가슴을 얼어붙게 만드는 등록금 폭탄, 적어도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라면 금전 문제로 배움에 고통을 받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국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등록금 문제, 이제 더 이상 대학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의 지원을 늘려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1월 12일부터 16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주관하는 ‘선생님을 위한 박물관 문화연수’에 참여했다. 몇 번 계획을 했다 다른 일정과 겹쳐 포기했었는데 연수를 받은 동료들이 소개한 대로 짧은 기간이지만 내용이 알찼다. 연수기간 동안 ‘구석기와 신석기 제작기술, 발해인과 발해문화, 고대 동아시아 문화의 보고 무령왕릉, 조선시대 산수화의 전개와 세한도, 조선시대 감로도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의 특징, 우리 음악 이해의 첫 걸음’을 공부하며 우리 문화를 이해했다. 일정 중 하루는 한국정신문화 수도를 자처하는 안동으로 답사를 다녀왔다. 몇 번 다녀가 낯익은 곳이지만 겨울 풍경은 처음이라 새로웠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돌아보며 한국고문헌연구소 서수용님으로부터 우리나라의 고택과 문중, 서애 류성룡 선생과 병산서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하회마을은 전래의 문화유산이 잘 보존된 마을입니다. 마을 전체가 중요 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된 마을로서 국보, 보물, 중요민속자료 등으로 지정된 여러 유형ㆍ무형문화유산들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징비록은 임진란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며, 하회탈과 고택 등은 민속문화에 관한 중요한 자료입니다.' 홈페이지(http://hahoe.or.kr)에 소개되어 있듯 하회마을에는 하회탈 및 병산탈(국보 121호), 징비록(국보 132호), 양진당으로 불리는 입암고택(보물 306호), 충효당(보물 414호) 등 국보, 보물, 중요민속자료들이 즐비하다. 낙동강 건너편에서 부용대가 하회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부용대 정상에서 하회마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에 겸암정사, 옥연정사, 화천서원이 있다. 고려 때부터 사림의 교육기관이었던 병산서원(사적 제 260호)은 하회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을 1572년(선조5)에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지금의 병산으로 옮겨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하며 많은 학자를 배출하였다. 정문인 복례문에 들어서면 서원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만대루를 만난다. 만대루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하여 지은 정면 7칸, 측면 2칸의 누각으로 기둥 사이로 보이는 낙동강과 병산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만대루 앞에 서원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강당 입교당이 있고, 입교당 뒤편에 서애 선생과 수암의 위패를 모신 사당 존덕사가 있다. '1607년 서애가 타계하자 정경세 등 지방 유림의 공의로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하여 1613년(광해군5)에 존덕사를 창건하고 위패를 봉안하였다. 1614년 병산서원으로 개칭하였다. 1620년(광해군12)에 유림의 공론에 따라 퇴계 선생을 모시는 여강서원으로 위패를 옮기게 되었다. 그 뒤 1629년(인조9)에 별도의 위패를 마련하여 존덕사에 모셨으며, 그의 셋째 아들 수암 류진을 추가 배향하였다. 1863년(철종14)에 사액(賜額)되어 서원으로 승격하였다.' 홈페이지(http://www.byeongsan.net)에 있는 내용대로 병산서원은 서애 선생과 관련이 깊다. 출입문이 없어도 안의 사람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달팽이 뒷간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명물이라 꼭 둘러봐야 한다. 안동에서 하회마을로 가는 길에 풍산한지에서 이름을 바꾼 한국 최고의 안동한지 공장이 있다. 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한지제작공장, 70여 가지의 한지생산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한지전시판매장, 한지로 만든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상설전시관이 있다. '우리 조상들의 전통적인 생활양식과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하회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안동한지는 우리 고유의 멋과 얼이 간직된 전통한지 생산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고, 학생들에게는 학습의 장(場)으로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안동한지는 안동의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http://www.andonghanji.com)에 있는 회사소개에서 알 수 있듯 최고의 품질만을 고집하는 안동한지에 가면 문갑세트ㆍ사각등ㆍ경대 등 전통한지공예, 종이를 비벼 꼬아 작품을 만드는 지승공예, 닥종이인형, 한지패션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다. 사전에 예약하면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도 갖춰져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올해 중등교원이 부족하자 중학교의 학급 수를 무더기로 줄여 일부 학교에서 학급당 학생수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수업 불편이 예상된다. 28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필요한 중등교원이 149명이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필요 인원의 14.8%인 22명만 배정했다. 시교육청은 이 때문에 부족한 교원으로 정상 수업을 하기 위해 학급 수를 줄이기로 하고 이 지역 전체 56개 중학교 가운데 17개 중학교의 2학년 학급을 각각 1개 학급씩 모두 17개 학급을 줄였다. 시교육청이 교원 부족 해소 대책으로 이처럼 학급 수를 무더기로 강제 감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급 수 감축으로 이 지역 중학교 2학년의 전체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지난해 35.2명에서 올해 36.4명으로 평균 1.2명이 늘었다. 실제 2학년 학급이 10학급에서 9학급으로 줄어든 학성중은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33.8명에서 37.4명으로 3.6명 증가했고, 9학급에서 8학급으로 줄어든 울산동여중도 33명에서 37.3명으로 평균 4.3명이나 늘어났다. 신언중은 6학급에서 5학급으로 줄면서 30명이던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36.2명으로 6.2명이나 늘었고, 10학급에서 9학급으로 줄어든 무거중도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30.9명에서 33.9명으로 3명이 증가했다. 이처럼 학급당 학생수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교사의 학생 관리, 학생들의 수업 등 올해 학교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족한 교원으로 정상적인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학급 수를 줄이는 것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라며 "과대.과밀학교를 제외하고 학급당 학생수가 비교적 적은 학교를 골라 학급을 줄였다"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초중고 교원들에게 차등 지급되는 성과금을 교사들이 자의적으로 균등 배분해 나눠 갖는 행위를 '위법'으로 간주해 처벌키로 하고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최근 각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교과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노조 소속 교사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과금 균등분배 투쟁'에 대해 공식적으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과부는 공무원 성과 상여금 지급 지침에 따라 매년 교원들의 등급을 매겨 차등 성과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전교조 등은 객관적인 수치화가 불가능한 교육 활동에 대해 차등 성과금을 지급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성과금 반납, 균등 분배 투쟁을 벌여왔다. 교과부 관계자는 "차등 지급된 성과금을 자의적으로 균등 분배하는 것은 성과금 제도의 취지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공무원의 법령준수 의무, 성실이행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적절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경고했다. 교과부는 현재 2008년 차등 성과금 지급을 위해 시도 교육청별로 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평가가 끝나는 대로 이르면 3~4월부터 성과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올해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일선학교 29곳이 없어지거나 새로 생긴다. 28일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에서 광산구 수완지구 고실초등학교 등 13곳이 신설되는 반면 전남에서는 나주 금천동초등학교가 문을 닫는 등 16곳이 폐교된다. 광주지역은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진 수완지구에 오는 3월 초등학교 5곳(고실초,장덕초,큰별초,산정초,하남초)과 중학교 2곳(성덕중,수완중), 고등학교 2곳(장덕고, 수완고) 등 9곳이 문을 연다. 이밖에 남구와 북구 등에도 초등학교 1곳(진제초), 중학교 2곳(진남중, 용두중), 고교 1곳(문정여고) 등 4곳이 개교한다. 기존 하남초등학교는 신설되는 경암초교와 통합되며 동구 무등중과 지원중도 학교 재배치에 따라 무등중으로 통합됐다. 광주지역은 초등학교 140곳, 중학교 84곳, 고등학교 65곳 등 모두 289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광주 최대 신도심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던 수완지구는 경제난으로 유입 인구가 없어 대부분이 학급수를 축소하는 등 '반쪽 개교'가 불가피하다. 매년 인구가 줄어드는 전남지역은 지난해 5곳이 폐교된 데 이어 올해도 폐교가 줄을 잇고 있다. 나주금천동초교가 금천초교에, 고흥 금산남초교가 금산초교에 통폐합돼 사라지는 등 초등학교 14곳이 문은 닫는다. 학생수가 10명 안팎인 초등 분교장 14곳은 학교 간판을 내렸다. 중학교는 광양 옥룡중이 광양중과 광양여중에, 해남 계곡중은 해남중과 해남제일중 등으로 분리, 통합된다. 해남 영명중은 우수영중학교 영명분교장으로 격하, 운영되는 등 3곳이 폐교됐다. 유일하게 광양 광영고가 신설돼 고등학교는 153곳에서 154곳으로 늘었다. 전남지역은 초등학교 447곳, 중학교 247곳, 고교 154곳 등 848곳으로 16곳이 줄었다. 이와는 별도로 특성화고 전환으로 전남지역 4개 전문계고의 교명도 변경돼 구례농고가 전남자연과학고로, 봉래종고가 나로고로, 신북전자공고가 영암전자과학고로, 함평월야종고가 전남보건고로 바뀐다. 대규모 학교 통폐합에 따라 일선 교사의 인사 적체 심화와 통학난을 우려한 일부 지역 학부모의 반발도 우려되며 전문계고 개명은 인력과 장비 등에 대한 준비도 없이 '이름만 바꿨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농어촌인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기준 미달 학교도 가급적 지역민의 여론을 수렴해 통폐합을 탄력적으로 적용했다"며" 통폐합 학교는 학사운영과 시설, 인력보강 등 경쟁력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2단계 'BK(두뇌한국)21' 지원사업에 대한 중간평가에서 36개 대학의 70개 기존 사업단이 무더기로 탈락하고 신규 사업단으로 교체됐다. 2002년 시행된 1단계 BK21 사업의 중간평가에서 4개 사업단이 탈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탈락 규모가 상당히 큰 것이어서 대학 사회에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은 28일 2단계 BK21 사업 중간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각 대학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BK21 사업은 석ㆍ박사 과정 학생과 박사 후 과정생 등을 지원하는 정부의 대표적인 학문 양성사업으로 1단계 사업(1999~2005년)에 이어 현재 2단계 사업(2006~2012년)이 진행 중이다. 이번 중간평가는 최근 2년 간(2006년 3월~2008년 2월)의 실적 및 향후 4년간 사업계획을 토대로 이뤄졌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현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73개 대학, 총 567개 사업단 가운데 36개 대학, 70개 사업단이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평가는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됐으며 교과부와 학진은 우선 1차 평가에서 567개 사업단 가운데 최하위 점수를 받은 106개 사업단을 추려냈다. 이어 2차 평가에서는 신규로 사업 신청을 한 106개 사업단과 '비교 평가'를 해 최종적으로 70개 사업단을 탈락시켰다. 70개 사업단이 탈락한 대신 신규 사업 신청을 한 106개 사업단 중 70개가 새로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 5개, 한국과학기술원 4개, 연세대.영남대 각 3개, 부산대.숙명여대.원광대.이화여대.한양대 등은 각 2개의 사업단(팀)이 탈락했다. 반면 중앙대는 6개, 강원대.고려대.서강대.인하대.전남대.충남대.충북대 등은 2개의 사업단(팀)이 새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심사를 주관한 학진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은 사업단을 계속 지원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사업단에 기회를 줄 것인지가 중간 평가의 핵심이었다"며 "엄정한 평가를 통해 대학 간 경쟁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신규로 선정된 70개 사업단은 내년 3월부터 사업 마지막 해인 2012년까지 4년간 지원받게 된다. 2단계 BK21 사업의 지원예산은 총 2조원 가량이며 올해 지원 예산은 2천659억원이다. 사업단별 평균 지원액은 연간 8억7천만원으로, 주로 사업단에 소속된 연구원들의 장학금, 인건비 등으로 사용된다. 석ㆍ박사 과정생에게는 월 50만~90만원, 박사 후 과정생에게는 월 200만원이 지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