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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매일매일 사력 다해 일하지만 기약 없는 대응에 지쳐만 가 "마스크 수업 너무 힘들어… 불필요한 행정 낭비 줄여야” 하윤수 교총 회장 “교육당국에 전달, 관철시킬 것”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언제까지 뒷북 공문에 허탈감을 느껴야 하나요”, “마스크 쓰고 한 시간만 수업해도 푹 젖고 호흡이 힘듭니다”, “학교와 교사에게는 책임만 있고 보상이 없는 것 같아요” 2학기에는 좀 나아질 줄 알았건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원격수업 장기화로 교사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발열 체크, 거리 두기 급식, 위생 점검에 긴급돌봄까지 종일 사력을 다해 묵묵히 일해보지만 이런 노고를 알아주는 곳은 많지 않다. 교육 당국은 언제까지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교사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할 것인가…. 한국교총은 2일 학교현장의 고충과 애환을 나누는 ‘긴급 화상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은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교육당국에 전달하고 코로나19 대응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했다.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을 통해 진행된 이번 좌담에는 유·초·중·고·보건교사 9명이 참여했다. 교사들은 마스크 수업의 어려움, 원격수업 장비 부족, 학력 격차, 긴급돌봄, 고3 학생들의 당면 문제,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 보건 업무의 과부하, 학부모 민원 등 코로나19를 둘러싼 다양한 학교현장의 문제들에 대해 여과 없는 직언들을 쏟아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2학기 때는 상황이 나아져 면대면 수업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계속되는 상황에 선생님들의 피로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안다”며 “수업과 방역, 생활지도 등 고군분투의 연속이지만 과연 교육부가 선생님들의 심리적·신체적 고통에 대해 얼마나 관심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좌담을 통해 그동안의 문제들을 진단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의견을 모아 교육부에 전달하고자 한다”며 “교육당국이 선생님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솔직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치원을 대표해 참석한 신영진 경기 파주천현초병설유치원 교사는 “열화상 카메라 지원, 원격수업을 위한 기자재 대여, 돌봄이나 방역 인력 확보 등에서 유치원은 예외라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하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고초와 마음고생이 너무나 크다”며 “유아교육도 학교 체제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지원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오랜 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호흡곤란, 가슴 통증은 물론 천식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세균성 호흡기 질환에 대한 위험성도 크다.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한 마디로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면 소리가 나가기 어렵고 교사의 표정이 전달되지 않아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상호 간의 교류작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벽에다 대고 수업하는 기분”이라며 “건강상에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민중 대구 서재초 교사는 “원격수업을 교사 역량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게 K-온라인 학습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학교가 무너지지 않는 것은 교사, 교직원들의 피, 땀, 눈물이 있기 때문임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차미향 보건교사회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긴장감이 느슨해진 점이 힘들고 혹시라도 건강상태 자가진단에 구멍이 뚫릴까 늘 긴장상태”라며 “감염병이 5년 주기로 발생하는 것을 볼 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보건교사, 보건전문직 인력배치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전국 선생님들을 대표해 전해준 소중한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선생님들을 위해 교수·학습 지원, 방역 예산 등 관련 행·재정 지원을 대폭 확충해 달라는 현장의 요구사항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이밖에도 오준영 전북 설천초 교사, 주우철 인천원당초 교사, 정수진 인천 만수북중 교사, 윤성호 충북상업정보고 교사, 이민우 경기 안양여상 교사가 참여했다. 좌담은 한국교총 유튜브 채널 ‘샘TV’로 생중계 됐다.
“선생님, 학교폭력으로 책을 쓰면 어떠세요?” 처음 책을 냈던 출판사에서 전화를 받았어요. 함께 작업하던 편집자님께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바람에 새로운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책을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원래 책을 내던 출판사에는 ‘제가 책을 쓸 시간이 없어서요'라는 말로 새로운 책의 계약을 에둘러서 거절했었어요. 자꾸 거절하다 보니 이번에는 학교폭력은 업무를 담당하니까 학교 업무도 하면서 책도 쓸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주더군요. 사실, 출판사 입장에서 학교폭력은 별로인 주제에요. 소구점이 없거든요. 힘들기는 한데 굳이 그걸 책으로까지 읽고 싶지는 않은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출판사에서 먼저 제안해주는 바람에 고민이 생겨요. ‘한 번 써볼까?’ 하고요. 어차피 학교폭력 업무를 하고 있으니까 학부모님들께 할 말이 많거든요. ‘학교폭력 사안이 있으면 합리적으로 감정을 표현해주세요.’ ‘학교에 전화해서 선생님에게 소리 지르지 말아 주세요.’ ‘학교폭력 담당 선생님에게 화내지 말아 주세요.’ ‘감정싸움은 학부모님들끼리 해주세요.’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별일이 다 있어요. 대뜸 전화해서 소리부터 지르시는 학부모님. 사안 때문에 상담하다 보면 책상에 있는 물건을 던지면서 “이런 개XX" 욕을 하시는 학부모님. 진짜 별일 아닌데 소송까지 거시는 학부모님. 학부모님이라고 정중하게 표현해드리고 싶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님’자를 지워버렸어요. 똑같이 욕만 안 해도 다행이지요. 학교폭력 책임교사는 어쩌면 학교의 공식 ‘욕받이’가 아닌가 싶어요. 온갖 욕을 앞에서 받아내야 하니까요. 학교폭력 업무를 하면서 ‘이렇게 좀 안 했으면 좋겠다’하는 것들이 보여요. ‘내가 만약 학부모라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학부모님들의 인식이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싶기도 해요. 심각한 사안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별 것 아닌 일로도 부모끼리 감정싸움을 하게 되니까요. 그런 감정싸움의 놀이터가 학교라는 사실은 우리 교사들에게도 굉장한 부담이에요. 마음속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놓고 싶은 마음에 통화가 길어졌어요. 거의 한 시간을 학교폭력 이야기만 했으니까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책을 한 권 쓸 만큼 할 말이 많다는 것을 느껴요. 힘들고 짜증 나고, 새벽까지 술을 마셔도 풀리지 않을 만큼 스트레스를 받던 날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지속하고 있는 슬기로운(?) 학교폭력 생활. 학교폭력 뿐만은 아니지요. 담임이라서 만나게 되는 생활지도의 여러 난관. 거기에 요즘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서로 받게 되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 우리의 스트레스는 한 권의 책을 위한 소중한 씨앗이 돼요. 요즘 교단에서도 책을 쓰고 계신 선생님이 많으세요. 자녀 교육서의 반 정도는 선생님들이 작가일 만큼 말이지요. 그만큼 교사들이 교육전문가로서 대접받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교사 개개인의 일상과 업무가 책이라는 콘텐츠로 내놓아도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해요. 쉽지 않은 교사의 일상. 몸속에 사리가 쌓이는 것 같은 흔들리는 순간들은 자신도 모르게 콘텐츠가 쌓이는 순간이에요. 혹시 요즘 업무 때문에, 생활지도 때문에 힘드신가요? 그럼, ‘다행이다’ 생각하세요. 선생님도 모르게 콘텐츠를 쌓고 계시는 거니까요. 그런 일을 글로 풀어 보세요. 한 권의 훌륭한 책이 될 테니까요.
‘처음’이란 단어에는 설렘이 묻어납니다. 첫눈의 새하얀 모습, 첫사랑의 두근거림, 첫 여행의 기대는 순수한 떨림과 마주하게 합니다. 어느 학교에 가도 ‘첫 학교’인 서울한강초에서의 기억만큼 가슴 설레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얼마 전 방을 정리하다 대학 때 쓰던 수첩을 발견했습니다. 공부 계획을 적는 칸에 ‘선생님이 되고 나서 할 일’이라는 버킷 리스트가 적혀 있었습니다. 임용고시 준비로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하던 때 기운을 얻고자 적은 것들입니다. ‘혼자 영화 보기’와 같은 작은 것부터 ‘다이어트 하기’처럼 큰(?) 소원까지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 생각보다 이루어진 것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소망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내 교실 갖기’였습니다. 교생실습을 할 때 자신의 교실에서 교실의 또 다른 주인인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담임 선생님이 얼마나 멋지고 부럽던지요. ‘내 교실에서 내 아이들과 수업을 할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해서 월급을 안 받아도 좋을 것 같아!’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 제가 서울한강초에 발령받아 내 교실이 생겼으니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되나요? 주말에도 학교에 와 교실 한 번 둘러보고, 엄마까지 대동해 쓸고 닦고 정리해도 힘들 줄 몰랐습니다. 작은 학교에 배정받은 자의 특권으로 한 교실을 여러 해 쓰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한강초에서의 첫 교실은 올해도 우리 6학년 1반의 교실이 되었습니다. 둘러보니 작은 장소 구석구석 추억이 담기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교실 문을 보니 도헌이가 생각납니다. 하루는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도헌이의 손에 나뭇가지가 들려 있었습니다. ‘웬 나뭇가지를 들고 왔어. 위험하게’ 하려는데 나뭇가지 끝에 연둣빛 사마귀가 고개를 내밉니다. 버려진 나뭇가지에 사마귀가 매달린 모습이 신기해 친구들이랑 선생님에게 보여주려고 들고 왔답니다. 날아갈까, 떨어질까, 살금살금 교실까지 올라왔을 생각을 하니 너무 귀여워 웃고 말았습니다. 교실 창문은 또 어떤가요. 언젠가 영어 시간에 영어실로 간 우민이가 창문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겁니다. ‘너 왜 영어 시간에 교실로 올라왔니? 또 뭐 까먹고 갔구나!’ 잔소리 폭탄이 떨어지려는 순간 우민이가 100점 맞은 영어 시험지를 교실 창문에 턱 갖다 댑니다. 전날 우민이와 영어 시험 점수 올리기로 손가락 걸고 약속한 게 생각납니다. 선생님한테 자랑하려고 영어 선생님께 화장실 간다고 하고 올라왔다는데 깜찍한 거짓말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는지, 그때 깨달았습니다. 청소함에는 창문을 닦다가 창밖으로 떨어진 걸레를 소중하게 주워오며 머쓱한 얼굴로 헤헤 웃던 상우가, 책상에는 지우개 가루를 모아 윤정 쌤 얼굴을 만들어 자랑하던 주영이가, 칠판에는 어떤 칠판도 새것처럼 깔끔히 만드는 솜씨 좋은 담이가 있는데 이런 아이들을, 이런 서울한강초를 어찌 설레어 맞이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첫 부임지에서 어느덧 여섯 번째 가을을, 서울한강초는 60번째 가을을 맞이했습니다. ‘키 큰 쌤’으로 주로 불리는 저는 이곳에서 종종 실수했고, 자주 웃으며 조금씩 둥글어졌습니다. 어떤 교사가 좋은 교사인지, 학교에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직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서울한강초에서의 기억은 늘 첫사랑 같은 소중함으로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학교 위로 시원스레 지나가는, 빛나는 60번째 가을 하늘을 반갑게 축하합니다.
올해 1학기 종업식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개인 건강을 잘 지켜 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영상으로 전하며 여느 때보다 아쉽고 그저 미안한 마음으로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 힘들더라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가급적 가지 않도록 하고, 손을 자주 씻으라는 당부를 하며 그렇게 방학식을 했다. 방학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년 부장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1학기에는 3분의 1 학생이 등교해 수업을 받았는데 2학기에는 3분의 2 학생이 학교로 나와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은 매일 등교를 권장한다고 하니 우리 학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달라는 것이었다.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몇 년 전 연구부장을 하고 있을 때 함께 근무했던 교감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학교에서 결정하기 힘든 일이 생길 때 첫 번째로 고려할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이 학생에게 유익한가를 보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판단이 서지 않으면 교사에게는 어떤가를 고민해 보는 것이 두 번째 할 일이라고 하셨다. 그런 해결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은 제대로 된 판단을 내기에 역부족임을 느꼈다. 그러고 얼마 후, 그렇게 고민했던 일이 여러 번 수정돼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쉽게 결정하기도 힘들고,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 해도 코로나19의 사태는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첫째, 배려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지난 1학기에도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고 거기에 맞추어 다각적인 노력을 해 본 ‘경험’이라는 자산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2학기에는 좀 더 좋은 선택을 기대할 수 있다. 예상컨대, 원격수업에서도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고, 등교수업에도 적절한 수업 방법을 적용해 봤으니 2학기에는 좀 더 만족할 만한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학력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학생에게는 별도의 배려를 시행하고, 건강이 취약한 학생에게는 그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서 말이다. 그 범위를 넓혀서, 또는 그 내용을 보완해서 실행한다면 학력저하 우려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배려’라는 측면에서의 탄탄한 정책을 기대해 본다. 둘째,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로하면서 나아가자는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마음이 상하고 힘들어지는 사람이 많아진다. 서로의 잘못을 비난하기 쉬운 상황이 펼쳐질 때 위로는 항상 그 상황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돼줬으면 좋겠다.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로해 주고, 국민은 교사를 위로해 힘을 내어 최선의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다. 부모가 자녀들의 실력을 위해 애쓰듯 학교 현장에서 교사는 자기 반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불태우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건강과 실력을 동시에 추구하고 고민하는 이 땅의 교사들이 지금도 의연하게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우리에게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매일 등교를 선택하든, 격주 등교를 선택하든, 원격수업을 하든 중요한 것은 그 현장에서 어떤 마음으로 대처하는가에 교육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 서로를 향해 배려해 주고 위로해 주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삼위일체가 되어 힘차게 걸어나갔으면 좋겠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1수업 2교사제’, ‘기초·기본학력 지도 우수 사례집 발간’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초·중학교 ‘1수업 2교사제’가 2학기 들어 확대 운영에 돌입했다. 원격수업에 따른 학력 격차 해소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수업 2교사제는 수업을 진행하는 정교사와 별도로 보조교사가 수업시간에 기초학력 미달, 정서 부적응 등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맞춤 지원을 하는 사업으로 강은희 교육감의 주요공약이다. 초교는 수업협력교사, 중학교는 수학교과 학습지원강사를 활용하고 있다. 교원 자격증이 있는 임용대기자와 명예퇴직자, 강사 등이 주를 이룬다. 2018년 시범사업 당시 초·중학교 50개교에서 호응을 얻자 지난해 초·중 95개교, 올해 165개교로 늘렸다. 초교 현장으로부터 ‘학력 방역’ 지원 요구가 잇따르자 추가 희망신청을 받은 것이다. 실제 지난해 관련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97.5%, 교사 90.0%, 학생 91.3%가 이 사업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교에서는 이 제도 외 학습보조강사제도를 도입해 이달부터 집중 운영된다. 대구교대 2학년생 400명이 매주 금요일 정규 수업시간에 직접 참가해 3시간 동안 기초·기본학습을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학생은 학력을 높일 수 있고, 예비교사들은 수업 경험을 쌓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시교육청은 중등 기초·기본학력 지도 우수 사례집 ‘하마터면 놓칠 뻔한 초·기본학력’을 제작·보급했다. 원격학습으로 인한 학력 격차와 학습 소외 위기 속에서 ‘QA 학습방’(포산중 석지혜 교사), ‘자기주도 학습 형성’(중리중 소미나 교사), ‘AI 학습앱 활용’ 등 학력 방역을 실천한 선생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사례집은 책자 및 전자파일 형식으로 모든 중·고교에 배부돼 2학기 수업과 교육활동 계획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강은희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그늘을 없애기 위해 1수업 2교사제 우수사례 공유와 운영 모델을 제시해 더 많은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앞으로도 학력격차 해소와 방역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각 시·도교육청별로 올해 9월 1일자 교장·교육전문직 인사가 단행됐다. 그런데 각 지역에서 인사 비리 의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를 풍미하는 교장 공모제 비리에 대한 논란과 비난이 많다. 차제에 교장 공모제 특히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과감히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 무자격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교육청판 음서제’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주류인 실정이다. 이번 인사 비리 의혹은 인천, 세종, 충남을 비롯한 전국 각 시·도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했다. 특정노조 출신 인사 편향성, 원직 복귀를 무시하고 교육청 간부로 발탁했고, 교사 경력 15년 평교사가 교육전문성을 인정받는 현직 교장을 따돌렸다. 인사 내정설이 공공연히 떠돌던 인사도 교장으로 임용됐다. 근본 문제는 대부분의 시·도에서 내부형 공모제에 의한 교장 임용자들이 특정노조 경력자들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다른 교육적 전문성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공통성이다.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를 맞아 이른바 무자격 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출신의 교장 진입로로 전락한 것이다. 오죽하면 일선 학교 교원들은 내부형 교장에 임용되려면 특정 노조부터 가입해야 한다는 개탄스런 자조를 보이고 있겠는가. 현행 교장 공모제 인사 제도에는 초빙형, 개방형, 내부형 등 세 유형이 있다. 초빙형은 교장 자격 소지자가 대상이고, 개방형은 3년 이상 해당 관련 기관 종사자로 한정돼 있다. 흔히 무자격 교장 공모제라 일컫는 내부형은 15년 이상 교육경력만 있으면 응모할 수 있다. 이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부터 시범 운영되다가 2012년 법제화된 후 지속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진보 교육감들이 선거 공신들에게 보은인사·코드인사를 남발하여 빈축을 사왔다. 얼마 전 교육부는 내부형 교장 공모 학교 비율을 이전 15%에서 100%까지 확대하려다가 한국교총과 일선 교원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결국 현행 50%로 절충된 바 있다. 한국교총과 회원들의 노력으로 특정 노조 출신자들의 교장 독식을 막아낸 것이다. 현재 교육계에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간부들의 출세 코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비도덕적, 비윤리적으로 숭고한 학교의 교장직이 매도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원의 꽃인 교장직을 오염물로 뒤집어 씌워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속적으로 진보 교감 재직 교육청에서는 내부형 공모 교장을 임기 후 과장, 장학관, 교육연구관, 교육장 등으로 앉혔다. ‘평교사 출신의 교육전문직 5년 경력 시 일반 교장 임용 가능’ 조항을 악용해 일반 교장으로 발령 내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모름지기 자고로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그 만사가 망사로 전락하고 있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의 취지는 젊은 교원들을 임용해 학교를 혁신하고 교육에 새바람을 불어넣어 교육행정의 공정성,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있다. 교육 혁신의 기제인 교장 공모제가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애당초의 이러한 좋은 취지가 전혀 구실을 못하고 진보 교육감들의 ‘선거 빚 갚기’ 인사 전횡으로 전락했다. 정말로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앞으로도 ‘눈 가리고 아웅’하면서 진보 교육감들의 선거 공신 출세의 길로 오도된다면 과감히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 안타까운 점은 신성한 교직에서 인사 비리가 남발되고 보은인사·코드인사·진영인사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진보 교육감들의 자성과 제도 개혁이 절실하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진보 교육감들의 논공행상 도구로 전락한 현실에서 오히려 이제 ‘내부형 교장 공모제 혁신’이 급선무 과제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내부형 교장 공모 비율 감축, 응모 자격 교감 이상으로 개정하는 내용이 골자인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고려해야 한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교육 혁신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려면 우선임용 과정이 오롯이 명하고 공정하게 바로 서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성원도 받고 정당성을 담보받을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한편, 친정부 성향의 교사조직을 교육기본법 시행령상의 교원단체로 만들기 위해 교육부, 친노조 교육감, 그리고 관련 교사조직이 야합하고 있는 교원단체 관련 규정 개정도 중단돼야 한다.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우리 교육을 흔들면 안 된다. 적어도 교육을 이념진영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미래 교육은 공정과 정의의 초석 아래 함께 가는 포용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지록위마(指鹿爲馬)같은 술수로 교육을 오도하고 꾸민들을 속이려고 해서는 절대 안된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 회장실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과 관련하여 현장교사들과 긴급화상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원격수업의 장기화로 교사들의 고충이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현장 교사들과 긴급화상좌담을 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그 아이 때문에 내가 지난 1년 동안 힘들었거나 교사로서 아이들 지도에 부담을 느꼈었던 기억은 전혀 없다. 누가 보더라도 그 아이로 인해서 뭔가 힘들었어야 당연할 것인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1년이 지나갔던 것 때문일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그 아이는 물론 그해 우리 반 모든 아이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3월 2일 새 학기가 시작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온 6학년 교실. 2년 전에 지도했던 아이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처음 만나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이 아이들이 4학년 때 나도 4학년 담임이었고 6학년 때 다시 6학년 담임으로 만난 것이다. 그런데 한 아이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왠지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그 아이에게 조금 더 눈길이 갔을 때 나는 그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의자에 앉아 있기는 한데 다리가 바닥에 닿지 않고 앞으로 쭉 뻗어 있었다. 그런데 다리 길이가 워낙 짧아 의자보다 약간 나와 있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마치 유치원생이 초등학교 6학년 언니 의자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예전 4학년을 지도할 때 복도에서 종종 마주친 적은 있지만, 여느 아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반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우리 반 3번 김진수.(가명) 진수로 인해 우리 반은 6학년 학급이면서도 5층에 위치하지 않고 2층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 3~4일 정도? 진수는 그 의자에 그렇게 앉아 수업을 들었던 것 같다. 한 주가 채 얼마 지나지 않아 진수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다. 진수에 대한 이런저런 대화가 끝나갈 즈음 진수 어머니는 진수 의자가 따로 있을 거라고 그 의자를 가져다 앉게 해달라고 하셨다. 다음 날 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진수 의자 따로 있니?”, “네. 선생님 진수 의자 따로 있어요.” “아니 그럼 선생님한테 얘길 해주지 그랬어?”, “그리고 진수야! 불편하면 선생님한테 먼저 얘길 하지 그랬니?” 나는 진수 의자가 따로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사실에 아이들에게 원망 반 부끄러움 반이 섞인 마음으로 얼른 학생을 보내 진수 의자를 가져오게 했다. 마침 진수가 있던 전 교실에서 빼놓으려고 바깥에 내어놓은 상태였다. 가져온 의자를 보니 정말 진수에게 맞춤식으로 만들어진 의자였다. 의자 다리 부분 반 정도의 높이에 발판을 하나 덧댄 의자였다. 진수에게 의자를 바꾸어 앉게 했더니 혼자 씩씩하게 발판을 밟고 올라가 앉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진수는 자기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그리고 교과서를 펴고 공부할 준비를 했다. 또래 아이들 키에서 대략 반 정도 올라오는 키에 걸음걸이도 휘청휘청 걷는 것처럼 신체적인 조건이 분명 정상적이지는 않은 아이. 말을 할 때에도 진수 어머니 말씀대로 구강 구조가 조금 문제가 있어 새는 듯한 발음에 어눌한 느낌마저 줄 수 있는 아이. 하지만 진수는 다른 정상적인 아이와 다를 바 없이축구도 하고 피구도 하고 무엇을 하든지 열심히 몸을 움직였다. 청소할 때에도 진수가 지나간 자리는 항상 깨끗했다. 읽기 시간에도 자신이 책을 읽을 차례가 되면 또박또박 읽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 무엇보다 학습 태도가 매우 우수했다. 진수는 여느 아이 못지않은 모범생이었다. 친구들과의 사이에도 필요하지 않은 말은 전혀 하는 법이 없었고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과묵했다. 그 나이 친구들보다 분명 성숙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도 진수를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하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무슨 일을 함께 해야 할 때에도 먼저 진수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장애’라는 단어. 진수는 이미 장애인이 아니었다. 봄빛 가득한 5월의 첫째 날, 우리 학교에서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운동회가 있었는데 5인 1조 달리기에 진수도 참여하게 되었다. 정상적인 다른 아이들조차 서로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여 임하는 이 달리기에 진수의 의사를 물어보니 진수도 흔쾌히 뛸 수 있다고 했다. 운동회 당일, 나는 운동회를 총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조회대 앞에 나와 질서를 유지하고 운동장 이곳, 저곳을 살펴보며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느새 진수가 저만치 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보는 사람마저도 안쓰럽게 느껴질 만큼 뒤뚱뒤뚱 뛰는 모습. 하지만 멀리서 보더라도 진수의 얼굴에서는 행복한 미소가 피어나고 운동회를 나름대로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 맞추어 뛰고 싶다는 듯 열심히 뛰고 있었다. 운동장에 모인 모든 사람 역시 진수에게 연신 환호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 이날 진수는 분명 다른 친구들보다는 늦게 결승점을 통과했지만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도 끝까지 운동장 한 바퀴를 완주한 진수는 그 누구보다도 오늘 달리기 부문에서 1등이었고 운동회의 MVP였다. 이와 같이 크고 작은 일들을 거치며 그렇게 1년의 세월이 지나갈 즈음 학교에서는 6학년 담임 교사들을 대상으로 졸업 사정회를 실시하였다. 졸업생들에게 주는 상을 정하고 대상자를 선별하는 회의였다. 나는 지체 없이 진수를 지역교육지원청 극기 부문상에 추천하였고 마침 다른 부문에서 적절한 대상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터라 졸업 사정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지역교육지원청 학생상은 효행, 봉사, 선행, 환경, 극기의 5가지 부문 중 학교당 1명을 선정하여 부문을 정해 추천하게 되어 있다. 이미 여러 해 6학년을 맡아 졸업을 시켜본 경험이 많았던 나는 지역교육지원청 학생상 극기 부문에 진수만큼 우리 학교에서 적합한 학생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추천할 기회가 되면 꼭 추천해서 진수가 그 상을 받게 해주고 싶었다. 비정상적으로 작은 키에 작은 다리마저 활처럼 바깥쪽으로 휘어진 아이. 말하는 것조차 발음이 새는 아이. 자신의 신체 조건을 평생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야만 하는 아이. 1년 동안 진수와 함께 같은 교실에서 생활하면서 특별한 도움을 제대로 못 준 것 같아 미안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특별한 도움을 주어야만 한다는 생각 자체가 비장애인의 편견일 수 있고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다. 스스로 이미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사람에게 장애인이라는 편견을 갖고 안쓰럽게 바라본다든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뭔가 도움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 부산함을 떠는 행동 등은 어쩌면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을 오히려 불쾌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덧 11월이 되어 중입 배정원서를 쓰는 기간이 다가오자 진수 어머니께서 연락을 주셨다. 집 가까운 데에서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말씀이셨다. 중입 배정원서를 작성할 때에는 진수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학생은 사전에 근거리 배정 신청을 하여 미리 원하는 중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다. 진수의 경우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원하는 중학교가 집 가까이에 있어서 그 학교에 배정받는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학부모님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한 미리 안전하게 조치를 취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만에 하나 그 학교에 배정이 안 된다면 길 건너편에 있는 이웃 중학교에 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진수가 작은 키와 불편한 다리로 유난히 교통량이 많은 대교 북단 사거리 횡단보도를 매일 아침저녁으로 건너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다행히 진수는 근거리 배정 신청이 바로 접수되어 집 앞에 있는 원하던 중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진수처럼 신체가 정상적인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유난히 작거나 신체의 일부분이 불편한 것만이 장애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맡고 있는 우리 반의 영리한 어느 아이가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것을 배우는 수업 시간에 했던 “안경 쓴 사람들도 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어. 너도 될 수 있고 나도 될 수 있어.” 하는 말처럼 생각하기에 따라서 어딘가 불편한 점이 있다면 누구나 장애를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신체가 정상적이어도 생각과 마음이 정상적이지 않고 건강하지 않으면 그 또한 장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가 가진 신체적인 불편, 정신적인 불편 등을 이미 극복한 사람에게 “저 사람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장애를 극복하고 이미 정상인이 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 필요 없이 생활로써 보여준 진수에게 담임으로써 함께 지낸 1년 동안 너무나 잘 생활해 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진수를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대하고 잘 지내주었던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수가 앞으로도 학교에서 그랬던 것처럼 꿋꿋하고 자신 있게 잘 살아나갔으면 한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전국의 유·초·중·고등학교 등굣길이 또다시 막혔다. 25일 교육부는 고3을 제외한 수도권 모든 학교를 9월 11일까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키로 했다. 수도권 집단 감염이 시작된 이후 27일기준, 해당 지역 학생 239명, 교직원 6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보면 셧다운 한 학교가 27일 기준 12개 시·도에서 7000여 개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할 경우, 사실상 2학기 등교수업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지난 1학기를 겪으며 나타난 학력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6월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에서 중위권이 줄고 상위권과 하위권이 늘어나는 등 학력 양극화가 크게 나타났다. 전국 단위 진단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초·중학교의 경우는 아예 깜깜이 상황이 됐다. 자녀의 기초학력 수준이 얼마만큼 도달했는지, 어떤 학습 내용을 더 필요로 하는지 사실상 ‘블랙박스’ 상황에 방치되고 있다. 가뜩이나 빈부차가 학력 격차의 주요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그 격차를 더 벌려 놓고 있다.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AI 기반 학습, 교·사대 학생 및 퇴직 교원 학습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근본적이지 못한 건 자명하다.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간에 학생들의 이해도와 성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사들도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 사태를 겪으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준비되지 못한 원격수업 환경에 역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다시 시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무작위 표본을 통해 학년별 국가성취수준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학력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등교 숫자에만 매달리고 있는 사이, 우리 아이의 학력 격차는 되돌리기 어려울 만큼 커지고 있고, 직접적 피해는 저소득층 아이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교육 당국의 책임이 과거 어느 때보다 무겁다.
온라인 교육 지원 확대 필요 한국판 뉴딜 계획 실현 위해 디지털교과서 사업 연계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원격교육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저소득층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교육급여를 더 늘리고 디지털교과서 개발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저가 발간한 교육위원회 소관 ‘2019회계연도 결산’에 따르면 교육급여가 현재 저소득층의 교육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교육급여는 빈곤층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고 실질적인 교육기회 보장을 위한 기초생활 보장제도로 소득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 50% 이하인 초·중·고교 학생에게 부교재비, 학용품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이 사업의 2019년도 예산액 1317억 원 중 1243억 원을 집행하고 74억 원을 불용했다. 교육급여 지원 인원은 2016년~2019년 동안 15.7% 감소했으며 지출 규모는 2.7% 증가했다. 또 단가는 46.7% 인상됐으나 연 지원 단가는 2020년 기준 초등학생 20만원, 중학생 29만원, 고등학생 42만원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함 항목이 학용품비 및 부교재비로 한정돼 있는데다 최저교육비에 포함되는 초등 가정학습지, 중학 인터넷강의 교재비, 수련회 등의 보충교육비 등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교육비 지원 사업은 교육급여와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이 있으며 교육급여에는 온라인 교육 관련 지원이 빠져 있다. 교육정보화지원의 경우 시도교육청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을 통해 컴퓨터와 인터넷통신비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지원대상 소득 수준이 교육청별로 다르고 서울·경북·경남 등 일부 시·도는 컴퓨터 지원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원격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의 교육격차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교육급여를 확대해 교육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디지털교과서 개발 또한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학생, 학부모, 교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서책형교과서를 보완하는 수준의 정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017~2019년 동안 국정교과서 개발에 국고 20억 원이 투입됐으며 검정교과서 개발에는 특별교부금과 시도교육청 자체수입 311억 원이 투입됐다. 또 선도학교 운영을 위해 2018~2020년 동안 143억 원의 특별교부금을 시도교육청에 교부했다. 그러나 실제 교사의 디지털교과서 활용 경험은 28.2%에 그쳤으며 이 중 지속적인 사용 비율은 14.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주로 환경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거나 내용이 서책형교과서 등 타 자료와 차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초중고교 교육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2022년까지 특수교실을 포함한 전체 교실에 무선망을 구축하고 온라인 교과서 선도학교 1200곳에 교육용 태블릿PC 24만대를 지원하며 다양한 교육콘텐츠·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통합플랫폼’ 구축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는 향후 스마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기존 디지털교과서 개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교육콘텐츠 확충을 효율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교육부 예산안이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됐다. 유·초·중등 교육에 쓰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본예산 대비 2조 원 이상 줄어든 53조3000여억 원이 편성됐다. 한국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방교육재정 악화로 교수·학습과 학생 교육활동 등 교육 본질 예산이 감축되고 학교의 교육력이 저하되는 일이 초래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그린 스마트 스쿨 등 각종 사업의 시급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린 스마트 스쿨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대표 과제로, 전국 노후학교 건물을 디지털·친환경 기반 학교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교총은 “그린 스마트 스쿨 구축 등 사업을 국회 차원에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교육청 단위에서도 불요불급한 사업을 조정해 학교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현장 교사들의 어려운 상황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현재 교사들은 한 시간만 수업해도 마스크가 젖어 하루에도 여러 장의 마스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교육 당국 차원에서 교사들에게 최소한 하루 2장 이상 마스크를 충분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방역 예산부터 확보,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악화와 세수 감축이 현실화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시도 전입금도 큰 타격을 입고 학교 교육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가 발간한 ‘교육 분야 주요 정책 현안’에서도 지방교육재정의 감소를 예측하고,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국회 교육위는 “세입 여건 악화로 지방교육재정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 방역, 원격수업 등에 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방학 축소로 냉·난방비 등 학교 기본 경비 소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교육재정의 현저한 감소로 각종 교육정책의 차질이 예상되고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의 질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세수 악화로 인한 교부금 감소로 시·도교육청마다 감액 추경을 단행했다는 걸 상기시켰다. 그 과정에서 학교시설개선비와 기초학력 보장 운영비, 직업계고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비 등을 삭감해야 했다. 교총은 “교수·학습과 학생 교육활동 등 교육 본질 예산이 줄어 학교 교육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특단의 지방교육재정 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교부금 감액을 연차별로 분산해 충격을 완화하고 교부금 감소 규모를 시·도교육청과 미리 공유해 불요불급한 사업을 조정하는 등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인천교총은 1일 인천시교육청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 2학기 결과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특정노조 출신 인사 편향성, 원직 복귀를 무시하고 교육청 간부로 발탁한 사례 등을 비판했다. 인천교총은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은 특정 노조 출신 교사들만을 위한 등용문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은 특정 노동조합 출신의 인사들로 선발됐다”며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코드에 맞는 무자격 인사들에게 더 큰 혜택을 부여하는 ‘교육청판 음서제’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교총에 따르면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 4곳 중 3곳이 특정단체 출신의 인사가 임명됐다. 또한 지난 8월 무자격 교장공모제 임기가 끝난 일부 인사가 교육청 간부로 발탁됐다. 이들은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의 임기를 마친 교사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자격도 없는 교장의 직을 수행했다는 이유 하나로 전문직인 장학관 대우의 보직으로 교육청에 입성했다.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은 전문직 입성의 통로로 전락했다. 시교육청의 올해 2학기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에서 그 폐해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제주교총과 제주교육학부모연대 등 10여개교육·학부모·시민단체는 지난달 31일 지역 교원과학부모 등 5300여명의 제주학생인권조례안 반대청원 서명을도의회에 전달한 뒤 기자회견(사진)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조례안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교육 관련 법률에서는 학생의 인권을 이미 보장 ▲학생으로서의 건전한 책임과 의무목록은 배제된 채, 비교육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조차도 학생의 권리로 포함하며 과도한 학생의 인권을 강조 ▲결국, 제주학생인권조례의 가장 큰 피해는 학생과 교사 ▲이미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있는 경기, 광주, 서울, 전북에서 많은 문제점과 많은 피해 사례 발생 등을 꼽았다. 이날 김진선 제주교총 회장은 “학생 보호를 명목으로 과도한 권리를 부여하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어려워지고 교권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역 교육계와 도민들의 반발에도 도의회는 조례안 처리 수순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달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뒤 정책 간담회를 열었고, 이달 열리는 임시회에서 조례안을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지구촌의 심각한 기후변화로 인해 기대하지 못한 폭우가 전국을 강타하고 지났다. 그 후 잠시 폭염이 찾아와서 진짜 여름인가 싶었는데 벌써 절기상으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처서(處暑)가 지난 지 꽤 됐다. 짧은 기간 동안 종(種)에 따라서는 땅속에서 4~7년 기간을 유충으로 지난 뒤 지상에서 10일 정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처절한 투쟁을 하는 매미가 우렁차게 합창하며 여름의 상징이 되어 생동감을 주었다. 그런 매미가 오늘은 저녁 무렵에 유리창에 달라붙어 소리 없이 꿈쩍 않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그동안은 살짝 접근이라면 하면 어느새 알아차리고 훌쩍 날아가던 그 민첩성이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울음소리조차 없이 찰싹 달라붙어 있는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여름의 늦더위에 지친 탓일까? 하기야 대지의 온갖 생명체들이 요즘은 더위에 지쳐 맥이 풀릴 법도 하니 매미도 예외가 아니리라. 하지만 일상적인 모습이 아닌 것을 보자니 솔직히 측은지심이 발동하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살아있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살아있다는 것이 측은하다면 그것은 생명의 끝자락에 와 있다는 것이지 아닐까? 이를 계기로 필자는 겸허한 마음으로 삶을 성찰하게 되었다. 주말을 맞아 아침 일찍 아내와 함께 운동에 나섰다. 올해 환갑을 맞으면서 조금은 처절하게 살아 온 그동안의 삶에 대한 증표라도 되듯이 신체의 여기저기가 약화 증상을 보이고 관절마저 치료를 요하는 일이 발생하니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지만 육체의 세포가 퇴화하면서 비활성화 되니 요즈음 느끼는 신체적 무력감은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인생 100세 시대라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젠 건강이 관심 1순위로 등극하게 되었다.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면 자전거를 타거나 걷기를 생활화하면서 근력을 강화하고 지구력을 배양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한국인 누구나 인생의 10년 이상을 병원에서 생활한다는 의학 보고서는 마냥 100세 인생을 반가워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생각의 전환만이 살길이라는 긴박감이 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에 실감이 가는 이유다. 더불어 주위에 병들고 나약한 사람이나 생명체를 보면 이젠 남의 일 같지 않게 역지사지의 입장이 되어 다시 한 번 쳐다보고 그들에게 다가가 작은 도움의 손질이라도 보내고 싶다. 그런 찰나에 오늘 울지 않는 매미를 1시간가량이나 보고 가엾음이 발동한 것은 일종의 동병상련일까?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선친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게 되었다. 7남매의 장남이셨던 선친은 평소에 매우 건강하시어 늘 타 형제, 자매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었다. 생전에 병원치료 한 번 받지 않으실 정도였으니 친척들은 가장 오래 사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다고 했던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신체이상 증세에 병원의 진단을 받으니 시한부 급성 혈액암(백혈병)이라 했다. 그로부터 7개월의 투병 생활 끝에 72세에 한 많은 인생에 마침표를 찍으셨다. 젊어서 빨치산 공비 토벌 및 3년의 한국전쟁 동안에도 무수히 많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남으셨던 역전의 용사가 그렇게 허무하게 가셨다. 그 충격은 온 집안에 형언하기 어려웠다. 7남매 중에서 가장 먼저 이승을 떠나신 것이니까. 그렇게 20년 전 선친이 남기신 교훈이 여전히 가슴에 맴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니라 평소에 건강을 위해서 병원을 자주 찾는 것이 오히려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건강 진단에 참여하고 아프면 머뭇거림 없이 병원치료를 받거나 또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는 건강보조식품이나 의약품을 꾸준하게 복용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는다. ‘개똥밭에서 구르더라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특히나 코로나19 사태로 몇 개월 째 이동의 부담을 받고 지금은 2차 대유행의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더욱 조심스럽게 제한된 행동을 하니 건강 유지에 막중한 위기를 겪고 있으니 더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고 했다. 죽어서는 모든 것이 유명무실하다. 생기(生氣)를 가지고 살아갈 때 마음껏 삶의 철학이나 가치관을 펼치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어느 철학자는 ‘삶에서 당장 행복하고 싶다면 누군가를 도우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에겐 평소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필요한 이유일까? 누군가 자신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것은 인생 최고의 보람이자 삶의 의미라고 믿는다. 그 울음소리 우렁차던 매미가 한여름 더위에도 당당히 우리의 귀를 울리던 모습이 그저 한순간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되니 인생 순간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다만 단순하게 육체적 생명의 연장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으로 조금은 더 보람차게 살아가면 좋겠다는 소망이 앞선다. 이것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물리적인 증거일까? 아니다. 세월이 주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단지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더욱 성숙하게 익어가는 것이라 믿고 싶다. 적어도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는 삶의 희망적인 모습으로 믿고자 한다. 이제 교직에 봉직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루하루 남은 삶 중에서 건강을 관리하며 주어진 기간이라도 교직에서 더욱 보람차고 의미 있게 우리 2세들을 교육하고 젊은 교사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여 멋진 교사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이 나라 교육에 작은 힘이나마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관리자가 되길 다짐해 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각급 학교가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결정하면서 현장과 학부모의 고충이 가중돼 교총이 정부에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교총은 28일 "뾰족한 대안 없이 증가하는 돌봄 인원과 학습격차 해소까지 맡다보니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며 "특히 유치원 교사들이 원격수업을 하며 돌봄까지 하느라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이에 "교육당국 차원에서 인력 배치와 예산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필수인력을 제외한 재택근무 시행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건이 부족한 상태에서 당국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종용하고 부각시키면서 학부모 민원만 초래하고 있다"며 "무책임 행정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양질의 콘텐츠 와 인프라를 지원하면서 수업 방식은 학교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학부모가 가정 내 돌봄과 학습에 협력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탄력 근무와 돌봄휴가 등의 시행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법·제도 정비,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학입시 대책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악화 시 수능 플랜B에 대해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 무조건 밝히지 않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감염병 확산 수준에 따라 수능을 추가 연기할지, 시험장 당 밀집도를 획기적으로 낮출지 등 방안을 교육당사자와 충분히 협의해 마련하고, 미리 안내하는 것이 준비와 혼란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6월 ‘코로나19가 바꾼 아동행복’을 주제로 개최한 아동복지포럼에서 발표자로 참여한 이운영 조치원대동초 교사 이야기가 마음에 꽂혔다. 개학연기와 온라인 수업으로 교사들이 한가할 것이라는 학부모 편견도 문제지만 더 강도가 높아진 행정업무, 마스크 착용 수업으로 입술에 습진이 생기는 등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닌 데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역량 중 무엇이 진정한 본질인지 고민하게 됐다는 얘기였다. 중요한 것은 교사의 안목(眼目)이 아닐까. 아이들의 삶을 관찰하고 하루하루 만들어지는 서사에서 다음 장면을 함께 그리는 것이 진정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된다. 눈앞에 마주한 인격체를 향해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한 전인교육의 과제는 교사의 안목이 전제되지 않으면 해답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재능있는 저소득 아이 돕는 사업 우리 재단은 인재양성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업·예술·체육 분야에 꿈이 있고 잠재력과 재능이 있지만 사회·경제적인 제약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재능을 제대로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기에서도 교사들의 안목은 빛난다. 숨겨진 옥석들의 사연과 재능이 빼곡히 작성된 추천서가 재단에 전달되면 아이들의 날카로운 재능이 세상을 향해 뚫고 나올 수 있는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완성된다. 이 사업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현재까지 총 556명의 아동에게 122억5000여 만 원을 지원했다. ‘아이리더’로 선발된 아동 중에는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사례도 있다. 2018 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강민성 선수는 중3이던 2013년부터 인재양성사업의 지원을 통해 실력을 쌓았다. 2018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에페 부문 은메달리스트이자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금메달의 주인공인 박상영 선수는 2013년부터 5년간 지원받으면서 실력을 쌓았다. 박 선수는 현재 재단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소질과 재능이 뛰어난 후배들이 사회적·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학업·예술·체육 각 분야에서 많은 ‘아이리더’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10기로 선정된 박경민 군(고2·동일미래과학고)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스쿼시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1년 365일 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며 자신의 꿈을 가다듬고 있다. 격렬한 운동을 견디지 못한 낡은 운동화에 구멍이 나면서 양말이 찢어지고, 발바닥의 살갗이 찢어질 때까지 말 그대로 피나는 노력을 했다. 홀로 뒷바라지하는 어머니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 숨겼지만 어머니가 세탁을 하다 피 뭍은 양말을 보고 그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올해 1월 박 군은 발에 딱 맞는 운동화를 선물 받아 꿈을 위한 훈련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박 군을 추천한 분은 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다. 교사 관심·추천 등 도움 필요 지금도 어디선가 어두운 현실 속에서 끈질기게 자신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이 있다면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사들의 관심과 안목의 도움을 받고 싶다. 재단은 오는 10월 초록우산 아이리더 12기를 모집한다. 총 50명을 선발해 1인당 연간 최대 1000만원을 교육, 교구 구입, 대회참가비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업을 비롯해 예술·체육 등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아동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애쓰시는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리더’ 프로그램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학력 깜깜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국가 기초학력진단 시행이 사실상 무산된데 이어, 그 대체진단인 교사의 학생 관찰도 코로나19로 인한 등교중지 기간이 길어져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국가 기초학력진단이 다시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생·교사·학부모 간의 협의 하에 진단 후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진단은 원격으로 얼마든지 가능하고 적합한 만큼 오히려 언택트 시대에 더욱 권장돼야 하는 교육 방법이지만 교육당국이 이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6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유·초·중·고, 특수학교 전면 원격수업 전환이 이뤄지자 2학기는 1학기보다 더욱 심화된 언택트 교육 체제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비대면 원격 학력수준 측정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만큼 이를 국가가 적극 권장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학력 깜깜이’ 상태에서 자신의 학업실력에 대해 오인할 경우 진학해서 적응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하루빨리 스스로 자신의 학업능력을 객관적으로 알아보고 대처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낙인효과 때문에 국가 기초학력진단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데, 이로 인해 도리어 실력을 갖추지 못해 하층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미 일본에서 학업부담을 줄이고 창의적 교육으로 전환하자는 취지로 2002년 시작한 ‘유토리 교육’이 15년 만에 실패를 선언하고 이전으로 회귀한 바 있다”고 경고했다. 윤지현 춘천교대 교수 역시 국가 기초학력진단 재도입이 시급하다는데 동의했다. 윤 교수는 “언택트 시대에 누가 사각지대에 있는지 등에 관한 국가 차원의 진단은 더욱 필요하다”며 “미국 등 선진국은 학생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려는 진단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학생들은 이 같은 진단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자란 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학생의 학습량이 우리나라 학생보다 많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9월 개교하는 해밀초 교장을 공모하면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33년 경력의 현직 교장 대신 ‘내정설’이 돌았던 15년 경력의 평교사 유 모 씨를 임명해 지역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본지 8월 17일자 보도) 여기에 교장공모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에도 재공모 없이 진행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세종교총 등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해밀초 교장공모를 공고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공고문에는 ‘본공고’ 기간 마감(2020년 6월 5일) 익일부터 학교와 교육청 홈페이지에 자기소개서와 학교경영계획서를 익명화 처리해 공지하기로 기재됐다. 그러나 그 공지는 5일이 지난 6월 10일에 이뤄졌다. 6·7일이 각각 현충일과 일요일이어서 못했다면 8일에는 반드시 탑재돼야 했다. 사실 마감일이 금요일이라는 걸 미리 알았으면 하루를 당기거나 차라리 8일로 넘겼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마감 후 당일 즉시 게재다. 늑장공지마저 실책의 연속이었다. 원래 지원자 서류 공지는 변조를 막기 위해 PDF 파일로 올려야 하는데, 시교육청은 한글파일을 게재했다. 시교육청은 여러 모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한 경위를 설명한 뒤 재공고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공모를 그대로 진행했다. 절차상 하자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심층면접에서도 참관인들은 “현직 교장이 더욱 좋은 답변을 내놔 무난히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결과는 내정설이 돌았던 유 씨가 임명됐다. 해밀초가 신설학교인 만큼 학교운영위원회가 조직되지 않은 터라 시교육청이 교장공모에 관한 모든 것을 주관하며 진행할 수 있었다. 이 역시 ‘내정자 임명설’에 대한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교육청은 앞서 ‘특혜의혹’ 보도 때 설명자료(20일)를 통해 내놓은 “서류심사 대상인 학교경영계획서 및 자기소개서는 교육청 홈페이지에 기 공개했다”고 답했다. 시교육청은 유 씨가 최 교육감 선거공신이자 최측근이어서 특혜를 입은 것 아니냐는 교육계의 의구심에 대해서도 “해밀초 공모교장 임용자가 최교진 교육감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심사위원은 교육부 지침에 의거 심사절차가 끝난 후 최소한의 약력 등을 명시해 2주간 교육청 홈페이지에 기 공개했고, 심층면접은 누구나 참관할 수 있는 공개 심사로 진행하는 등 투명하게 운영했다”고만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해밀초 공모교장 임용자 유 씨는 2014년 최교진 교육감 당선후 교육감 인수위원회와 혁신기획단에 파견됐던 사실 때문에 최 교육감의 선거공신이자 최측근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 교육감은 지난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 씨에 대해 “후배 교사지만 마음 속 스승입니다”라고 올려세운 바 있다. 최 교육감과 유 씨가 함께 다니는 걸 목격한 증언자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잡음이 끊이지 않자 교육 관련 시민단체도 움직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에도 공모를 진행해 내정설이 돌았던 인사를 임명한 것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 퇴근하면서 왠지 마음이 허전한 날. 뭔가 일을 한 것 같기는 한데, 제대로 한 일이 없이 하루가 그냥 지나간 느낌. 바삐 흘러갔던 날인데,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아서 마음이 공허해질 때가 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 바쁜 하루였어요.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고 쉴 새 없이 퇴근 시간까지 달렸던 하루이기도 하지요. 그런 날엔 퇴근하기 전 조용히 앉아서 뭘 했는지 노트에 써 보고는 해요. 08:30 ~ 08:40 출근, 컴퓨터 켬 08:40 ~ 08:50 메신저 확인, 수업 준비 08:50 ~ 09:10 학생 발열 체크 09:10 ~ 12:00 수업(블록 수업이라 쉬는 시간은 딱 10분) 12:00 ~ 12:40 급식지도 12:40 ~ 12:50 잔반 처리, 바닥에 떨어진 국물이랑 반찬 치우기 12:50 ~ 13:20 교실 청소 13:20 ~ 14:00 업무(학교폭력 공문 기안, 학생선수 전수조차 후속처리) 14:00 ~ 15:40 회의(교육부 속보 때문에 갑자기 회의, 하지만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해도 회의는 길다.) 15:40 ~ 16:40 업무(공문 발송 준비, 학생 확인서 스캔, 소송 관련 변호사 사무실 통화) 문제점: 일은 열심히 했는데, 결과물이 없어서 아무것도 안 한 느낌 16:40 ~ 17:00 학급 알림장(온라인 학습 전환 관련 안내, 교과서 배부 관련 안내) 17:00 ~ 17:20 알림장 답글에 댓글 달기, 학부모님 메시지 확인 ‘오늘은 하는 일 없이 그냥 지나갔네….’ 하는 헛헛한 마음에 펴놓은 노트. 노트 위에 빼곡히 적은 하루의 궤적. 그렇게 하루의 일을 상기하고 나니 왠지 뿌듯해져요. ‘오늘도 열심히 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요. 요즘 우리는 뿌듯한 마음을 충전하면서 살아야 해요. 코로나19 상황으로 바삐 돌아가는 학교.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이것저것 다른 업무도 추가되는 현실. 또 하나, 감염병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일상적인 우울감도 무시하지는 못하니까요. 마음 하나 잘 챙기면서 사는 것도 능력인 시대가 되었어요. 그래서 하루의 일을 노트에 적으며 작은 성취를 맛보는 일도 중요해요. 작은 성취의 순간들이 모여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아효능감을 키워주기 때문이지요. 정신과 전문의 윤홍균 작가는 『자존감 수업』을 통해 자존감을 위해서는 3대 기본 축이 있다고 역설했어요. 자신을 쓸모 있게 느끼는 자기 효능감,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고 싶어 하는 마음인 자기 조절감,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능력인 자기 안전감. 이렇게 3개의 기본 축이 모여 자존감을 이룬다고 했지요.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노트에 정리하는 하루의 일과는 우리의 자존감까지 챙겨줘요. 정말 가성비가 넘치는 시간이지요. 뿌듯한 기분으로 퇴근하는 하루하루가 쌓이면 우리의 마음도 더욱 당당해질 거예요. 열심히 일했는데, 찝찝한 기분이 드는 하루. 그런 하루는 헛되게 흘려보낸 하루가 아니에요. 그런 날엔 퇴근 전에 노트를 펴 놓고 하루를 정리해 보세요. 집에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실 테니까요. 힘들고 바쁜 요즘, 마음을 잘 챙기시면서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여가부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 노골적 표현·조기성애화 우려 논란 커지자 결국 회수하기로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여가부가 일선 초등학교에 배포한 성교육 서적이 동성애를 미화하고 성관계를 선정적으로 표현했다는 지적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제기된 후 현장의 논란이 커지자 결국 회수 결정이 내려졌다.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은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가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나다움 어린이책 교육문화사업’으로 배포된 책중 일부가 동성애를 미화·조장하고 남녀 간 성관계를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엄마 인권선언’, ‘아빠 인권선언’이라는 책에서 각각 아빠와 엄마에게는 ‘원하는 대로 사랑할 수 있는 권리’, ‘원할 때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여성 간, 남성 간에 가족을 구성하는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이라는 책에서는 ‘아주 비슷한 사람들이 사랑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남자 둘이나 여자 둘’이라고 서술하는 등 동성애 자체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인터넷 서적 사이트에 동성애자로 검색하면 이 책이 나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책에 대해서는 조기성애화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성교 자체를 재미있는 일, 신나고 멋진 일 등으로 표현하고 그림을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성관계를 자세하게 묘사했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책은 부모의 성관계를 그림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그 수위가 지나치게 외설적이라는 주장이다. 성기 삽입 과정을 보여주며 ‘두 사람은 고추를 질에 넣고 싶어져. 재미있거든’, ‘아빠는 엄마의 질에 고추를 넣어. 그러고는 몸을 위아래로 흔들지. 이 과정을 성교라고 해. 신나고 멋진 일이야’라고 서술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런 책을 초등학교에 보급했다는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존중과는 별개로 동성애, 동성혼을 미화하거나 조장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며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것처럼 묘사하고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표현하는 도서를 배포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교육부가 실태를 조속히 파악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해당 책들은 학생들이 항시 볼 수 있도록 비치가 돼 있는 것이 아니고 교사나 사서가 별도로 관리하도록 돼 있다고 한다”며 “학교와 책의 비치 현황을 상세하게 파악해보고 필요한 부분은 신속히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제로는 5개 학교에 배포됐고 외국에서는 상을 받고 추천 받을 정도로 내용에 대해서는 평이 좋은 책들”이라며 “성교육 설명에 보조 자료적인 요소로 보고 교사나 학부모 판단 속에 교육하면 되는 것이지 너무 과장되게 받아들이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여가부는 결국 성평등책 7종을 배포했던 학교에서 회수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26일 “일부 도서의 문화적 수용성 관련 논란이 일고 있음에 따라 해당 기업과 협의해 도서들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다움 어린이책 교육문화사업’은 아이들이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성인지감수성 등을 다룬 책을 선정해 전국 초등학교와 도서관에 배포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