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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직무 스트레스 유발 요인 초등학교에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교육정책의 혼란, 많은 수업시간, 행정업무 처리, 관료적인 학교 운영, 적은 승진 기회 등을 직무 스트레스 유발 요인으로 꼽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학생의 문제행동과 학생의 무례한 태도,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 등도 직무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교육의 범위가 돌봄으로 확장되면서 학교에 더 많은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교사들에게 과중한 업무로 부여되고 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 요인으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는 등교부터 하교까지 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교과지도 뿐만 아니라 식생활 지도 등 삶에 필요한 기초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의 무리한 요구나 개입에 상당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초등학생은 인성·학습태도·가치관 형성 등이 미성숙한 단계로 담임교사의 말과 행동을 잘 모방하는 시기이며, 담임교사는 부모만큼 영향력이 큰 존재이므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생활은 매사 조심스러워야 한다. 또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학생의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를 동시에 수행하고, 수시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다른 직업군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직무 스트레스를 겪는다. 그래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받는 직무 스트레스는 다른 학교급별 교사가 받는 직무 스트레스와는 형태와 강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 직무 스트레스는 심리적 소진으로 이어진다 직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들은 심리적 소진에 쉽게 이르게 된다. 심리적 소진(burn out)은 직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함으로써 나타나는 정서적·육체적·태도적 고갈상태이며, 적절한 조치 없이 장기간 노출되고 누적된 직무 스트레스의 결과물이다. 이런 심리적 소진은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방해하고, 직무수행과정의 부정적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교사가 심리적 소진에 이르게 되면 학생들에게 무감각해지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학생들을 신뢰하지 않고 인내심을 상실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에 대한 칭찬이 적어지고, 학생들의 의견을 잘 듣지 않으며,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해지게 된다. 담임교사와 학교생활을 함께 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의 심리적 소진은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는 본인과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직무 스트레스가 심리적 소진에 이르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의 원인과 심리적 소진과의 관계를 살피고 이 둘 사이를 조절할 수 있는 변인을 찾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직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게 되면 심리적 소진에 쉽게 도달됨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둘 사이의 조절변인으로 다수의 직업군에서 사회적 지지·자기효능감·회복탄력성·소명의식·헌신 등이 있음을 확인하고 있으며, 학교급별 교사에 따라 조절변인들의 효과가 달리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연구된 ‘초등학교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 교사효능감, 소명의식의 조절효과’에서도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 관계에서 세 변인이 일부 조절효과가 있음을 분석하였다.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 실제 초등학교 담임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가 심리적 소진에 이르지 못하도록 조절해 주고 지탱해 주는 요인들은 매우 많다. 특히 사회적 지지처럼 개인을 둘러싼 타인에게 얻는 다양한 형태의 유·무형적 지지, 실질적 도움, 긍정적 평가, 정보제공 등은 담임교사에게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담임교사 자신이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능력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가지고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교사효능감 역시 높으면 높을수록 교사로서 긍정적 역할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종교적 의미로 사용되었던 소명의식도 최근에는 개인의 업무를 의미와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업무에 헌신하려는 태도로 이해되고 있으며, 소명의식이 높을수록 자신의 스트레스를 조절해 가며 책임감 있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준다. 초등학교 담임교사들 상당수가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심리적 소진에 도달하고 있다. 심리적 소진으로 이미 지친 선생님들에게 상담·치유를 위한 힐링캠프 등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소진에 이르기 전에 다양한 형식과 방법을 통해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을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육당국은 이들에게 여러 유형으로 사회적 지지를 보내주고, 교사로서 효능감을 더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주며, 교육자의 길을 선택하고 걸어갈 때 소명의식을 더 잘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더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수능 해킹 (문호진·단요 지음, 창비 펴냄, 504쪽, 2만3,000원) 정형화된 패턴과 암기형 지식, 오직 문제풀이만을 위한 기술의 발달로 진정한 교육에서 멀어진 수능의 폐해를 꼬집는다. 저자들은 이 쓸모없는 기술을 익히지 않고는 시험을 잘 볼 수 없는 현실도 문제지만, 고득점을 해서 인기 대학에 가도 교수에게 ‘해답지를 요구’하는 학생이 될 뿐이라고 한탄한다. 학생과 교사, 사교육 종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교육 전반의 문제를 통렬히 비판한다. 옥효진 선생님의 슬기로운 초등생활 (옥효진·김가은 지음, 호밀밭 펴냄, 312쪽, 2만3,000원) ‘학부모’가 처음인 부모들을 위한 학교생활 지침서. 예비소집일부터 2차 성징까지 자녀의 학교생활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새롭게 적용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초등학생 때 잘 챙겨야 할 과목과 경제교육 방법, 숙제 지도, AI 학습 프로그램 활용 등 궁금할 만한 101가지 질문에 대한 친절한 답변을 만날 수 있다. 뚝딱뚝딱 위클래스 운영, 어떻게 할까? (이호은·조윤정·이은주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236쪽, 1만8,000원) 오랜 경험을 가진 세 명의 상담교사가 위클래스 운영 노하우를 한 데 엮었다. 현장에서 다양한 학생·학부모·교사를 상대하며 겪을 수 있는 여러 난감한 상황을 꼼꼼히 모아 해법을 제시하고, 각종 운영계획과 위클래스 홍보, 상담 준비와 기록, 또래상담반 운영, 위클래스 프로그램, 돌발상황 대처방법 등을 세세히 안내한다. 대화의 힘 (찰스 두히그 지음, 갤리온 펴냄, 364쪽, 1만9,000원) 탁월한 대화 능력을 지닌 ‘슈퍼 커뮤니케이터’가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대화 시작 전 대화의 유형부터 파악하고 서로 소통하는 방식을 일치시켜 동기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로를 바라는 사람에게 솔루션을 제시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의사결정을 위한 대화, 감정을 나누는 대화, 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대화 등 유형별 대화 스킬을 상세히 알려준다. 10대를 위한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 지음, 책이라는신화 펴냄, 240쪽, 1만2,000원)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 필요한 자기관리 법칙 28가지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했다. 어려운 이론 대신 예화와 예시를 들어 쉽게 구성하고, 중요한 어록이나 핵심 문장은 영어 원문을 함께 수록해 본뜻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했다. 각 장 말미에는 주요 메시지를 정리한 ‘핵심정리’와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실천하기’ 코너도 마련했다. 인공지능 윤리를 부탁해 (허유선 지음, 나무야 펴냄, 204쪽, 1만6,000원)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우리가 반드시 던져야 할 10가지 질문을 통해 올바른 방향과 해법을 제시한다.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쉬운 말로 풀어쓰고, 교육현장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눠 볼 수 있도록 주제별로 다채로운 토론 거리를 실었다.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에는 반드시 ‘가치’가 고려돼야 함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EBS 초등 여름방학생활 (EBS 편집부 지음, EBS 펴냄, 1만1,000원) 초등학생의 방학 필독서 EBS 초등 여름방학생활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올해부터 반영되는 새 교육과정을 반영해 전면 개정한 1~2학년은 창의체험활동에 교과 연계 문제를 더해 창의력과 기초학력을 동시에 함양할 수 있게 했다. 재밌는 무료 영상 강의가 TV와 인터넷으로 제공돼 방학 중 규칙적인 자기주도학습에 용이하고, 늘봄교실이나 보육기관에서 활용하기도 좋다. 올해부터 방학생활은 1~4학년까지만 출간되므로, 5~6학년은 주제별 심화탐구에 초점을 맞춘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을 권장한다. 내가 만드는 사전 (박선영·정예원 글, 김푸른 그림, 주니어마리 펴냄, 96쪽, 1만3,000원) 아홉살 여자아이 다람이와 사전을 만드는 다람이 엄마가 43개의 낱말로 엮어 가는 알콩달콩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의 무수한 말들과 뜻풀이를 모은 책이 ‘사전’이다. 이 책에는 다람이 사전의 뜻풀이와 국어사전의 뜻풀이를 함께 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낱말을 찾아 사전을 만들며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다 보면, 세상에는 소중한 것이 많음을 새삼 느낄 것이다.
장마가 걷히고 햇빛 쨍쨍하던 지난 7월, 서울아현초등학교 2학년 7반 교실. 20여 명의 학생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귀를 쫑긋 세운다. 이날은 교장선생님이 책을 읽어 주는 날.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구연동화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독서교육 전도사로 유명한 심영면 교장. 지난 2020년 아현초 교장에 부임한 이래 한해도 거르지 않고 1학기와 2학기에 한 차례씩 1~6학년까지 모든 학급에 들어가 책을 읽어준다. 교장만 책 읽어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아현초는 “애들아 함께 읽자!”를 모토로 삼아 담임교사·학부모·고학년 학생들까지 참여한다. 실제 이 학교의 독서교육활동은 크게 네 가지로 운영된다. 첫 번째는 담임교사가 하루에 한 권, 10분씩 읽어 주는 ▲‘얘들아, 함께 읽자!’가 있다. 두 번째는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주는 ▲‘얘들아, 언니가 읽어줄게!’이다. 4학년은 1학년을, 5학년은 2학년, 6학년은 3학년을 맡아 각각 학급 단위로 책을 읽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세 번째는 학부모가 1~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주 1회 학급단위로 책을 읽어주는 ▲‘얘들아, 우리도 읽어줄게!’이다. 20여 명의 학부모로 구성된 동아리, ‘아현 책기사(책 읽어주기의 기적을 믿는 사람들)’가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사회 저명인사와 학교 관리자가 책 읽어주는 ▲‘얘들아! 이 책 어때?’이다. 이를 통해 1년이면 학생 1명에게 읽어주는 도서의 총합이 400~500권은 될 것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교실 속 작은 도서관과 아현 전자도서관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종이책 독서량이 1.7권인 점에 비춰보면 아현초의 실적은 놀라운 수준이다. 비결은 이 학교만의 특별한 공간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학교엔 각 교실마다 약 500여 권의 도서가 비치된 일명 ‘교실 속 작은 도서관’이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언제든지 책을 교실에서 대출받아 손쉽게 읽을 수 있다. 또 전자책 2,260종, 3,015권이 비치된 전자도서관을 운영, 학생들의 도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뿐 아니다. 매일 아침 ‘선생님과 함께하는 20분간 아침독서’와 학생들이 두꺼운 책 읽기에 도전해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두꺼운 책 읽기 프로젝트’가 독서교육 차원에서 운영된다. 이와 더불어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아빠와 함께 별 보며 책 읽기’가, 4~6학년 대상으로는 ‘온종일 책 읽기’가 운영된다. ‘온종일 책 읽기’는 방학 중 학교도서관에서 온종일(13:00~19:00) 스스로 정한 두꺼운 책을 읽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긴 시간 동안 몰입해서 책을 읽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매년 입학식과 졸업식 때 학생들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하는 독특한 프로그램도 있다. 올해 6학년 학생들에게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교수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마지막 강의를 졸업 선물로 줄 계획이다. 인생에서 난관을 만났을 때 주저하지 말고 묻고 도전해서 해법을 찾아가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책 읽어주기는 책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는 적극적인 초대 ‘책 읽어주기’로 대표되는 심 교장의 독서교육은 올해로 18년째를 맞는다. 그는 지난 2006년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를 거쳐 교감으로 임용되자 독서교육에 온 힘을 쏟았다. 학교에서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일이 독서와 글쓰기이고, 독서는 매우 긴 시간 동안 꾸준한 훈련과 노력에 의해 얻어지는 좋은 습관이자, 좋은 능력이라는 소신에서였다. 그가 책 읽어주기 운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을 실증적 통계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처음 교장에 임용됐을 때, 부임한 학교의 학생 1인당 연간 독서량은 22.4권이었다. 그리고 4년 후, 임기만료로 학교를 떠날 무렵엔 98.6권으로 늘어있었다. 무려 5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아이들은 읽어준 책을 직접 읽어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책 읽어주기는 책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는 적극적인 초대인 셈이고요.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책을 읽습니다.” 심 교장은 얼마 전 한 학부모로부터 한 통의 편지와 한 권의 책을 받았다. 엽서 크기의 편지에는 “교장선생님 덕분에 우리 아이가 책을 가까이하고 책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책을 만들어 출판하는 기쁨을 얻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학생이 직접 만든 책 한 권을 동봉해 보내왔다. 그는 “큰 변화를 바라고 벌인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괜찮은 일은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책 읽어주기를 계속하는 이유? 내가 행복해지기 때문 그가 책 읽어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아내의 자녀교육 덕분이다. 큰 아이가 2~3살 때부터 엄마와 어린이집 선생님이 책을 많이 읽어주었고, 이를 계기로 ‘거실 벽면이 모두 책’일 정도로 딸아이가 ‘독서광’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만나는 사람마다, 특히 막 자녀교육에 눈을 뜬 사람에게 꼭 책을 읽어 주라고 신신당부한다. “왜 책 읽어주기를 계속하느냐고요? 제가 행복해지기 때문이죠.” 그는 책 읽어주기에 참여하고 있는 학부모들로부터도 비슷한 말을 듣는다고 했다. 처음엔 봉사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느새 책을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가장 큰 수혜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마워하더라는 것이다. ‘얘들아, 함께 읽자!’ 운동으로 교육현장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켜 온 심 교장은 2014년 사단법인 책읽어주기운동본부를 만들어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3만 부 이상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초등 독서의 모든 것(꿈결) 등이 있다.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하다 보면 “저 미성년자인데도 범죄를 저지르면 감옥에 가나요?”와 같은 질문을 특히 많이 받는다. 학교 법률자문 과정에서도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범죄에 연루되었는데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는 문의가 자주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형사사건 절차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성인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니 ‘수사를 통해 구속되어 재판을 거쳐 처벌받는다’라는 피상적인 인식들은 가지고 있는데,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촉법소년’, ‘소년법’과 같은 단어들은 익숙하지만, 막상 전체적인 흐름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범법소년, 촉법소년, 범죄소년 「형법」은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형법」 제9조). 따라서 만 14세 미만은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처벌(사형·징역·금고·벌금 등)을 면한다. 그렇다고 만 14세 미만에게 아무런 제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년법」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을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도록 하고 있다(「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 결국 10세만 넘으면 보호처분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 범법소년 그러나 10세 미만의 자는 형사처벌과 보호사건 처리 모두가 불가능한데, 이런 소년을 ‘범법소년’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초등학교 4학년 재학 중 만 10세가 되므로, 초등학교 4학년이 안 된 학생이라면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수사의 시작인 입건 자체가 불가능하다. ● 촉법소년 다음으로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못 하지만 10세 이상이라 보호사건으로 심리할 수 있는 자는 ‘촉법소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중학교 1학년 재학 중에 만 14세가 되므로,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가 촉법소년에 해당한다. ● 범죄소년 한편 「소년법」에서는 소년을 19세 미만인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소년법」 제2조). 14세가 넘어 형사처벌이 가능하더라도 검사의 판단에 따라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될 수 있고, 심각한 수준의 범죄가 아니라면 이렇게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14세 이상 19세 미만에 해당하는 자를 ‘범죄소년’이라고 한다. 보통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가 만 19세이므로, 중학교 1학년 무렵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가 범죄소년에 해당하게 된다. 소년분류심사원 입원 사건에 대한 조사과정을 거친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은 법원에서 재판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받는다. 소년과 보호자가 함께 소년법원에 참석하면서 ‘잘 다녀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할 텐데, 매우 놀랍고 급작스럽게 상당한 기간 이별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판사가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을 결정하는 경우다. 성인으로 치자면 재판이 진행되기 전에 구속되는 것과 비슷하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법원에서 최종적인 보호처분을 내리기 전에 소년의 가정환경이나 품행, 재범의 가능성 등을 조사하는 기관이다. 성인 범죄자의 경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를 막기 위해 구속이 이루어진다면,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은 교정을 목적으로 하는 소년 사건 절차에 따른 것이므로 구속보다 넓은 재량이 있어 쉽게 내려지는 편이다. 법정에서 위탁 결정이 내려지면 돌발적인 행동 방지를 위해 수갑을 차고, 포승줄로 묶인 채 호송버스에 올라 소년분류심사원에 가게 된다. 소년분류심사원에서는 오전 6시 30분 기상해서 저녁 9시 취침까지 각종 교육과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의 일정이 짜여 있다. 입원한 소년은 각종 규칙의 준수와 단체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 마련이다. 여기에서의 생활태도는 판사에게 보고서로 제출되며, 소년의 최종적인 처분에 대한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이러한 소년분류심사원 위탁기간은 1개월을 초과하지 못하지만, 특별한 경우 한번 연장할 수 있다(「소년법」 제18조 제3항). 따라서 짧게는 2주부터 길게는 8주까지 생활하게 된다. 학교에 재학하던 학생이 소년분류심사원에 입원한 경우에는 그 수용기간을 학교의 수업일수로 계산한다(「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31조 제2항). 즉 출석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촉법소년에 대한 보호처분 ‘촉법소년의 나이를 낮춰야 한다’라는 주장을 자주 듣는다. 현재 14세 미만으로 되어 있는 「형법」 규정을 고쳐 13세 또는 그 이하의 나이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일반에게 잘못 알려져 ‘촉법소년에게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다’는 식의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소년법」은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 대한 다양한 보호처분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소년법」 제32조). 이러한 보호처분의 종류에서 보듯 10세 이상이라면 단기 소년원 송치, 12세 이상이라면 장기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므로, 우리 법체계가 촉법소년들을 완전히 손 놓고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위 처분들은 종류에 따라 상호 간에 병합될 수 있고, 비행이 잦아 법원을 자주 방문하게 되는, 이른바 단골손님(?)들은 이렇게 다양한 처분들이 병합되는 것을 ‘종합선물 세트’라고 부른다. 그러나 일반 국민, 특히 해당 소년의 범죄에 의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약한 처벌을 하게 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촉법소년에 대한 보호처분은 전과에 남지도 않기에 장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소년법」 제32조 제6항). 이렇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촉법소년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를 하향하는 「형법」과 「소년법」 개정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언론에서 크게 보도하는 사건들을 위주로 접하게 되지만, 일반적인 촉법소년들이 일으키는 범죄 대부분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소년들이 구치소에 수용되어 성인과 섞이게 되면 새로운 범죄를 습득할 수도 있고, 보호처분이 아닌 집행유예 판결 등이 있을 때는 막상 소년에게 아무런 교훈도 주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런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운듯하다. 범죄소년 사건의 특징 14세가 넘었으나 19세가 넘지 않은 범죄소년들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정도의 학생이 자신이 촉법소년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야 나이 계산을 잘못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일도 있었다. 범죄의 수위가 높아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되거나, 이전에 다른 보호처분들이 있었던 경우, 성범죄 등의 사건이라면 검사의 판단에 따라 성인과 마찬가지의 일반 형사처벌 절차로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19세 미만인 소년은 일반 형사절차로 진행되더라도 2년 이상의 형에 처하는 경우, 그 형의 범위에서 장기와 단기를 정하여 선고하되,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초과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소년법」 제60조 제1항). 예를 들어 성인이라면 ‘징역 5년’ 이런 식으로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고 이게 우리에게도 익숙하겠지만, 소년이라면 ‘장기 5년 단기 3년’ 이런 식으로 다소 독특한 판결이 선고된다. 이때 소년이 수감되어 3년의 기간을 채웠다면, 이를 집행하는 기관의 장이 소년의 태도를 고려하여 검사의 지휘에 따라 형 집행을 종료시킬 수 있다(「소년법」 제60조 제4항). 참고로 법상 소년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은 징역 20년이다(「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조). 한편 범죄소년 사건의 다수는 촉법소년과 마찬가지로 처리된다. 그러나 이를 심리한 소년법원의 판사가 그 과정에서 소년이 범한 범죄가 중하다고 생각되어 보호처분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 일반 형사처벌 절차를 밟도록 검사에게 보낼 수도 있다(「소년법」 제7조 제1항, 제49조 제2항). 학교장 통고제도 이렇게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과 범죄소년 사건 대부분은 처음에는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어 시작된다. 그런데 경찰을 통하지 않고도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하였음을 직접 법원에 통고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이를 ‘학교장 통고제도’라고 부르고, 「소년법」에서 근거한다(「소년법」 제4조 제3항). 학교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때리는 행동을 하였다면, 이는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폭행죄와 같은 범죄에도 해당하게 된다. 이때 학생이 촉법소년이라도 10세만 넘는다면 앞에서 설명한 보호처분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막상 학교가 소속된 학생을 직접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고발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수사과정에서 학생이 입게 될 상처가 걱정되기도 하고, 수사에 관한 기록이 학생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우려스러울 수도 있다. 학교장 통고제도는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학생을 법원에 보내는 제도로 법원의 전문조사관은 조사나 상담을 통해 학생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장점으로 교권문제에 대한 대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학교장 통고제도는 1963년 「소년법」에서부터 도입되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 그럼에도 매우 생소한 느낌일 것이다. 실무상 잘 쓰이지도 못한다. 제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교사가 학생에게 법원의 심판을 받게 한다는 것이 굉장한 부담이고, 해당 학생이나 보호자로서는 학교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간 왜 제도가 활용되지 못했는지 점검하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
장마 기간 가운데 잠깐씩 드러나는 여름 햇볕은 따가운 날카로움으로 피부를 파고든다. 열대성 작물인 벼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습한 바람을 즐기듯 날렵한 잎새는 서걱거린다. 볏잎은 매끈하며 가장자리는 날카롭다. 이런 벼와 같은 잎을 지닌 부류는 억새나 갈대, 강아지풀 등이다. 이 중 억새에 베일 때는 종이에 베인 것처럼 따갑고 시리다. 아침 시간 수업을 앞두고 학습자료를 준비한다며 두꺼운 종이를 10장 정도 포개어 놓고 왼손 엄지와 집게손가락은 자를 꼭 누른 채 커터 칼로 자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칼날이 종이를 지나는 소리가 사각거린다. 몇 장 자르고 나면 칼날이 무뎌진다. 그러면 날을 부러뜨려 새로워진 날카로움의 묘미를 느낀다. 그런데 집중력이 부족해서인지 한 눈을 파는 사이 칼날은 자의 등을 타고 집게 손톱을 거쳐 손가락을 헤집는다. 앗 따까워! 순간이다. 하얀 종이에 선혈이 낭자하다, 지혈하면서 상처 부위를 보니 갚게 베인 것 같아 병원을 찾는다. 다행히 신경이나 인대 손상이 없어 예닐곱 바늘 꿰맨 뒤 돌아온다. 한 열흘 가까이 이렇게 지내야 한다니 여름철인데 낭패이다. 칼에 베인 기억은 여러 번이다. 연필깎이가 귀했던 초등학교 시절 필통에는 접는 칼이 들어있다. 집에서 연필을 미리 깎아 준비해 오지만 스스로 깎아야 할 때가 있다. 그럴 경우 서툰 실력에 손을 베었다. 그리고풀이나 보리, 벼를 벨 때 다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베일 때 그 느낌은 섬뜩하다. 베임은 보통 집중력이 떨어지고 날이 무딜 때 많이 당하는 경우이다. 칼 하면 떠올리는 말은 예리함과 둔함이다. 예리함은 칼날이 날카로운 경우로 대개 면도날, 수술용 메스 등을 떠올린다. 예리하면 사용자는 집중력을 발휘하여 주의한다. 예리한 만큼 많이 사용하면 잘 무디어진다.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여 잘 무디어지는 날은 부엌칼이다. 그러면 중간중간 날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부엌에 보면 만능 칼 갈이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이런 칼갈이보다는 숫돌을 사용한다. 과도부터 식칼까지 쓱싹쓱싹 왕복운동을 하며 날을 세운다. 이런 날 세우는 모습은 어릴 적 아버지에게서 보았었다. 아버지는 농사일로 무뎌진 낫과 많이 사용한 부엌칼을 챙겨서 샘가로 가신다. 아버지는 쪼그리고 앉아 칼과 낫을 갈곤 했고 나는 반대편에 앉아 그 장면을 보는 걸 좋아했다. 약간의 물을 숫돌과 낫이 맞닿은 지점에 끼얹는다. 낫을 숫돌 면에 대고 위아래로 번갈아 오르내린다. 아버지의 손이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회색빛 숫돌물이 흘러나온다. 재밌어 보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마찰로 갈아진 낫을 허공에 들어 빛에 비추어 상태를 살핀다. 아직 멀었는지 다시 갈기 시작한다. 지켜보는 나도 팔에 힘이 들어간다. 쓱싹쓱싹 쓰으윽 싹. 무딤에서 날렵함으로 마무리되어 감을 직감한 아버지는 손끝으로 낫의 날을 만진다. 살갗의 예민한 감각으로 완료되었음을 인지하고 나서야 아버지의 칼갈이와 낫 갈이는 끝이 났다. 잘 갈아졌나 실험하기 위해 풀을 벤다. 손에 힘 하나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풀은 두 동강이 났다. 책상 위에 상처를 입힌 칼과 깊게 팬 플라스틱 자를 물끄러미 본다. 다시 잡으려 하니 마음이 잘 가질 않는다. 칼은 죄가 없는데 자신이 부주의하여 일어난 일인데, 괜히 칼에게 탓을 하는 모양새고 자는 그 기억을 그대로 새기고 있다. 칼의 중요성은 예리함일 것이다. 무딘 칼은 큰 상처를 입힌다고 한다. 무딤은 어리석다는 것과 뜻이 가까우면서 둔하다는 뜻으로 ‘둔(鈍)하다’라고도 한다. ‘날카롭다’에 반대되는 말이다. 예민하거나 빠릿빠릿하지 못한 것을 가리킨다. 칼날이 서지 않아 잘 들지 않듯이 몸과 마음의 움직임이 둔한 것이 ‘무디다’이다. 이 무디다가 선을 넘으면 미련스러움이 된다. 미련은 선천적이 아니면서도 교육을 통해 교정하기 힘들며 바보가 아니라서 스스로 교육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어리석은 자이다. 국어사전에 ‘미련’을 ‘태도나 행동이 어리석고 둔함’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어리석고 둔한 태도나 행동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는 것이 미련함이다. 이는 ‘고집’과도 연결된다. 고집과 소신은 다르다. 미련한 사람은 대개 다른 사람을 좀 우습게 안다. 남의 말과 행동을 업신여기고 멸시한다. 그러니 충돌이 불가피해진다. 미련한 사람이 다른 미련한 사람과 충돌하면 불꽃이 튈 것은 뻔하다. 서로 옳다고 우기는 미련함 사이의 논쟁이나 쌈박질에는 백약이 무효이다. 미련함과 연결된 고집은 사람이 다툼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인 ‘화내기’와 연결된다. 미련한 사람은 자기가 틀릴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고 논쟁에 임한다.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배제했으니, 설득은 불가능하다. 계속 씹고 싸울 뿐이다. 서울 안 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을 이긴다는 말과 같다. 날카로움이나 무딤이나 모두 상처를 줄 수 있다. 아직도 가까운 사람들과 생활 속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들과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 일들이 생길 때, 예리함과 미련함이 남아 그렇다는 걸 느낀다. 예리함과 무딤에 대하여 어느 것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상반되는 두 성격을 어떻게 조화롭게 내 속에서 녹여 내느냐에 따라 인성이나 인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와 좋은 관계에 있는 사람의 예리한 질타는 나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지만 잘 아물고, 상처도 덜하다. 하지만 나와 좋지 않은 관계에 있는 사람의 무딘 듯한 질타는 나의 겉모습만 난도질할 것이고 내 속을 알지도 못하는 그의 오해에 나는 더욱 아파할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예리함과 둔함 중 어느 쪽에 경중을 많이 두는지 돌아보면 좋겠다. 둘 다 베이면 흉터는 남는다.
‘담임(擔任)’은 어떤 일을 책임지고 맡아보는 일, 또는 그 맡아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담임교사는 한 반의 학생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맡아 지도하는 교사다. 1년간 학생과 신뢰를 쌓고, 사랑의 관계 속에서 교육과 생활지도를 끊임없이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담임교사가 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교육 여건 마련은 매우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최근 경북의 한 초교에서 한 학부모가 자녀에 대한 교육방식 갈등으로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하자같은 반 학생 23명이 교사 복귀를 요구하며 등교를 거부했다. 전북 전주시에서는 한 초등생 학부모가 4년간 4명의 담임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밝혀졌다.이 같은 일은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 실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7월까지 학부모 요구로 담임교사가 교체된 경우가 129건에 달한다. 이도 교체가 실현된 경우에 국한될 뿐, 실제로 진행되는 담임 교체 요구는 더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담임 교체 요구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같은 반 학생들이다. 일부 학부모의 그릇된 판단이나 행동으로 인해 담임 교체가 이뤄진다면 해당 학급 학생들의 교육적, 정서적 안정성이 떨어진다. 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학습권도 침해받게 된다. 민원에 의해 자신이 사랑하는 학생들과 떨어져야 하는 담임교사의 마음도 회복하기 어렵다. 결국 교권 추락의 중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학부모의 문제 제기 시 해당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고, 교사의 교권 보호와 학교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 또 제도적으로 담임 교체 시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무분별하게 제기되는 학부모의 공격에 대해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
경북 점촌북초(교장 하미경)는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1~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주목재문화체험장에서 목공체험교실을 운영한다. 여름방학 온(ON)종일 늘봄, 방과후학교 체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목공체험교실은 1~2학년 ‘속이 보이는 저금통 만들기’, 3~4학년 ‘다용도 서랍장 만들기’, 5~6학년 ‘수납이 가능한 스툴 만들기’ 등 학년군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본교 학생들에게 다채로운 체험활동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예술성을 발휘하고, 성취감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목공체험교실은 학생들에게 평소에는 경험하기 힘들었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자연친화적 소재인 목재를 다루며 공존의 가치와 생태 중심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체험 중심의 생태전환교육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미경 교장은 “학생들이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목공예를 즐기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점촌북초등학교는 이러한 체험 중심의 교육 활동을 통해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기를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하였다.
일선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학부모의 아동학대 고소, 협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총이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30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 학생의 학부모가 자녀의 왕따, 학폭 피해를 주장하며 1~4학년 담임교사 4명을 수년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거나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교총은 31일 입장을 내고 “학부모는 별다른 조치 없이 매년 악의적 아동학대 신고를 일삼고 교원들만 속수무책 만신창이가 되는 현실에 분개한다”며 “학부모의 무소불위 정서학대 신고권, 면책권을 그대로 놔두고서는 악의적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은 무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이라면 해당 학부모의 자녀가 5학년, 6학년으로 진학했을 때, 5학년 담임과 6학년 담임이라고 피해 갈 수 있겠느냐”며 “누구도 담임을 맡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그때는 또 어떤 교사의 몸과 마음이 무너져야 하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현재 국회에는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 상태다. 너무나도 모호하고 포괄적인 정서학대 조항을 구체화‧명료화하고,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교총은 30일 의원들의 아동복지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채택하고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아동복지법 개정과 관련해 교총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민‧형사 책임을 묻는 법‧제도가 마련돼야 근절할 수 있다”며 “무죄, 무혐의 결정이 나는 수준의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은 무고, 업무방해 등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원의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는 교권보호위가 학부모에게 내릴 수 있는 조치가 서면 사과, 재발 방지 서약, 특별교육 이수 및 심리 치료 정도여서 악성 민원 남발을 막을 수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학생 교육에 열정을 갖고 헌신하는 교원들이 되레 아동학대 신고당하고 법정에 서는 현실이라면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 안전, 인권도 보호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교원이 소신을 갖고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회는 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개정에 조속히 나서달라”고 말했다.
“영유아 교육·보육 통합(유보통합)의 성공을 위해 통합기관 명칭은 유아학교로, 교사 자격체제는 이원화해야 합니다. 주요 정책과제 해결을 위해 안정적이고 구체적 재원 방안도 마련돼야 합니다.” 한국교총·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는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영유아가 행복한 유보통합의 실현을 위해 현재 가장 쟁점이 되는 재원과 통합기관 명칭, 교사자격 문제 등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전하며, 유보통합 실행 전략의 안정적 안착과 영유아가 행복한 유아학교 조성을 위한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고, 함께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통합기관 명칭을 유아학교로 통일할 것을 요구했다. 기관의 여건, 특수성, 전문성에 따라 0~2세 뿐만 아니라 3~5세, 0~5세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 자격 체제에 대해서는 3~5세 ‘유아교사’와 0~2세 ‘영아교사’로 이원화된 자격양성체제가 더 적합하다고 제시했다. 정부 시안에는 영유아정교사(0~5세) 단일자격, 영아정교사(0~2세)와 유아정교사(3~5세)로 구분하는 두 가지 안에 대해서 검토해 결정하는 것으로 명시됐다. 이에 대해 4개 단체는 ‘0~5세 통합교사’ 제도는 발달 격차가 크고, 연령에 따라 교육과 돌봄의 욕구가 서로 너무나 달라 교사 전문성 개발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0~5세 통합교사 제도는 연령별로 구분해 교사자격을 전문화하는 것보다 질적으로 하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교사양성단계부터 3~5세 유아교사와 0~2세 영아교사 자격 제도를 구분해 ‘유아교사’가 3~5세를 전담하며 교육과정 전문가로서 초등교육을 연계하고, ‘영아교사’는 0~2세를 전담하면서 유아-아동 돌봄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교사양성과정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불투명한 재정지원 방안에 대해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 유보통합의 주요 정책 과제인 ‘5대 상향평준화’, ‘5대 유치원-어린이집 통합과제’, ‘3대 관리체계 개선’, ‘(가칭)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확실하고 구체적인 재원이 필수다. 4개 단체는 “정부의 유보통합 시안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낮추고, 단계적 무상교육 실행을 무리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 방안이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며 “결국 유보통합의 안착을 위해 지역별 공청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청취·반영하면서 시범사업을 지속 보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4 하반기 국제바칼로레아(IB) 관심학교 35개교를 추가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관내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하반기 공모에서 35개교를 추가 선정해 서울 IB 관심·후보학교는 총 79개교로 늘었다. 이번 공모에 신청한 학교는 35개교로, 상반기 공모 대비 71%가 증가했다. 교육청은 “지속 가능한 수업·평가 혁신에 대한 열망과 IB 교육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짐을 증명했다”며 의미를 더했다. 초등학교는 신현초, 서강초, 북가좌초, 신구로초, 탑동초, 거원초, 경인초, 개현초 등 23개교가 선정됐고, 중학교는 정원여중, 한울중, 서울사대부여중, 풍납중, 개원중 등 12개교가 이름을 올렸다. 교육청은 IB 관심학교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교원 역량 강화 연수 ▲협력적 IB 프로그램 연구·실천·공유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학교 내 IB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IB 관련 기간 및 인증학교 탐방 ▲IB 후보·인증학교 추진을 위한 컨설팅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인 IBO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 인증 교육프로그램으로, 프로젝트·토론 등 체험 중심 수업을 지향한다. IB 학교는 관심-후보-인증학교 순으로 성장한다. IB 프로그램을 적용한 수업이 가능한 IB 인증학교(월드스쿨)에 진입하기까지 통상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교육청은 “공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통해 교육평등을 실현하는 공교육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인성교육실천교원연합(위원장 추치엽·인교연)은 27~28일 경기 남양주 인교연 경기지부 교육관에서 ‘늘봄교육을 위한 통합인성교육전문지도사 연수’를 실시했다. 연수 과정은 추후 실습 보충과정을 거친 후 늘봄교실에 참여하는 초등 1, 2학년 대상 인성교육을 담당하는 전문지도사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인교연은 연수에서 자체 개발한 초등 1, 2학년 대상 인성교육 교과용 도서 초안을 소개하고, 교과서 집필 의도와 새로운 패러다임 인성교육 철학을 공유했다. 추치엽 위원장은 “지난해 교원들의 안타까운 죽음도 결국 학교 인성교육이 무너진 결과”라며 “인성교육 교재 개발과 지도사 양성을 통해 인성교육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양천교육지원청(교육장 손기서) 관내 초등학생들이 28일 경북 울릉군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에서 독도 영유권 및 일본 교과서의 독도 기술에 대한 강연 정취 후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제공 서울 강서양천교육지원청(교육장 손기서) 관내 초등학생들이 27일 경북 울릉군 나리분지에서 생태전환 교육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제공
7월의 태양이 무척이나 뜨겁다. 밤에는 갑자기 폭우가 내린다. 이상 기후는 기후 온난화 때문이란다. 23일 저녁, 폭우 속을 뚫고 아주 특별한 마을음악회에 부부가 참석하였다. 음악회 명칭은 먼내마을다함께합창단 제2회 가족음악회 사랑의 하모니. 장소는 원천동 소재 아이엠센터 지하 1층 아이엠홀(영통구 월드컵로 76)이다. 행사 주최는 수원특례시이고 주관은 먼내마을다함께합창단이다. 합창단은 작년 9월에 원천동주민자치센터에서 창단했다. 지난해 12월엔 제1회 합창공연을 가졌다. 그러니까 이번 공연은 7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만치 단원들의 합창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합창단은 원천동 통장들과 음악을 사랑하는 원천주민으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이다. 합창으로 지역주민간의 소통과 화합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휘자는 수원시립합창단 정창준 사무국장이다. 지휘자의 리더십과 합창단원들의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가득한 무대가 1시간 동안 펼쳐졌다. 관객과의 교류도 있었다. 공연은 저녁 7시 시작이다. 무대에 66명의 합창단원이 입장한다. 단원 입장과 동시에 관객들은 박수로 환영을 하는데 인원이 많아서인지 한참 걸린다. 자연히 박수도 길게 이어진다. 프로 합창단도 이 정도의 인원을 구성하기 어렵다. 합창단 인원 구성면에서 합격이다. 단원들 표정이 한결같이 맑고 밝다. 이 가운데 시니어 남성 네 분이 보인다. 프로그램을 보았다.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귀에 익은 곡이다. 1부와 4부는 오늘의 주인공인 먼내마을다함께합창단. 2부는 우정출연 오보에 연주, 3부는 우정출연인 팝 뮤지컬 앙상블 듀오, 5부는 관객과 함께 부르는 ‘고향의 봄’이다. 객석에서 심심하거나 지루해 할 틈이 없도록 선곡했다. 1부 시작 곡이 ’뭉게구름이다. “이 땅이 끝나는 곳에서 뭉게구름이 되어 저 푸른 하늘 벗 삼아 훨훨 날아다니리라. 이 하늘 끝까지 가는 날 맑은 빗물이 되어 가만히 이 땅에 내리면 어디라도 외로울까. 이 땅에 끝에서 모두 다시 만나면 우리는 또다시 둥글게 뭉게구름 되리라.” 1부 끝 곡은 ‘네 꿈을 펼쳐라’다.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곡이다. 4부 ‘일어나’에서는 정말 관객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며 합창단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사실 오늘 음악회에 참석한 이유가 있다. 지인 지휘자로부터 카톡 초대를 받았다.관련 그림 파일과 초대의 글을 받았다. “원천동 주민들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주부들과 어르신들이 처음 접하는 합창을 열정적으로 약 10여 회 연습 후 공연하는 기적 같은 무대입니다.” 오늘 우리 부부는 지금 기적을 보고 듣고 있는 것이다. 수원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지명 이름 ‘먼내’의 뜻을 알고 있다. 한자 지명인 ‘원천(遠川)’의 순수한 우리말 표기가 ‘먼내’다. 필자는 이 지역 먼내에서 1980년대 초반 매원초등학교 교사로 4년간 근무했다. 교가에 ‘먼내들 산기슭에 높이 세워진’이라는 가사도 나온다. 인근 원천유원지(지금은 광교호수공원)는 수원시민들이 자주 찾는 휴식처였다. 내빈으로 참석한 박사승 영통구청장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소통과 화합을 목적으로 합창단을 만든 것이 자랑스럽다”며 “연습 시간도 길지 않아 걱정했는데 오늘 합창 실력을 보니 으뜸이다”라고 했다. 필자의 아내는 “마을합창단 자체가 아름답고 멋진 조직이다. 원천동 자체적으로 이루어지는 문화활동 모습이 부럽다”며 “60여 단원이 하모니를 이루는 것을 보니 주민들의 화합도 잘 어우러져 마을 전체가 화목할 것 같다”고 했다. 합창단 강수인(71) 단장은 “짧은 연습기간이었는데 구청장님, 국회의원님, 동장님 등 내빈과 관객 여러분들의 잘했다는 칭찬에 어깨가 으쓱했다”며 “우중에 관객도 200여 분이나 오시어 우리들의 합창에 호응해 주셨다. 합창단 활동이 재미있고 행복했다. 성원해 주신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창준 지휘자는 “짧은 연습 기간 동안 7곡을 발표하면서 긴장 어린 눈빛으로, 빠른 곡을 부를 때는 열정적으로, 느린 곡을 부를 때는 호흡과 마음을 다해서 부르며 지휘자의 손끝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았다”며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간 학생들처럼 해맑은 모습, 공연 후 어린아이처럼 행복해하며 가족들과 기념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는 모습을 보며 이 활동이 시민들에게 삶의 활력소가 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를 묻자 정 지휘자는 “수원시 각 동마다 합창단이 활성화되어 곳곳에서 합창이 울려퍼지고 공원 30여 개의 야외무대에서 크고 작은 합창제가 열렸으면 한다. 해마다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모든 합창단이 모여 대형 합창축제로 수원화성문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페스티벌, 전국합창축제, 더 나아가 세계합창축제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며 “합창축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함께 세계적인 관광의 도시, 문화의 도시 수원을 알리는 밑거름이 되고자 오늘도 초심으로 변함없이 ‘도, 레, 미’를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칠곡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부모가 담임교사의 지도 방식에 대한 갈등으로 담임교체를 요구해 교사가 병가를 내자 같은 반 학생들이 교사의 복귀를 요구하며 등교를 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한국교총과 경북교총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학습권 보호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총은 25일 학부모의 담임교체 요구에 따른 초등생 집단 등교 거부 사태 관련 입장을 통해 “18일 서이초 교사 순직 1주기를 맞이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또 다시 우울한 소식을 접한 교직 사회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가뜩이나 교실 붕괴와 교권 침해로 인해 담임 기피 현실이 이번 일로 더 심화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담임교사의 교체는 학생들의 교육·정서적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해당 교사의 교육 열정을 저하해 궁극적으로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특히 학생 교육방식에 대한 한 학부모의 판단이나 요구만으로 말 없는 다수 학생과 학부모의 의사나 의견은 외면받고, 교육권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사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17개 시·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7월까지 학부모 요구로 교체된 초·중·고 담임교사는 12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체에 이르지 않은 요구 건수는 파악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학교 현장에서 교체 요구가 더 빈번하다는 것이 일선 교원들의 주장이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담임교사는 1년간 학생과 신뢰와 사랑의 관계 속에서 교육과 생활지도를 끊임없이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담임 교체에 대해 국가적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학습권, 학부모의 교육권을 보호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며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고, 교사의 교권 보호와 학교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2일, 경기 시흥매화초(교장 김순중)에 시흥교육지원청에서 주최한 ‘2024 See-興 찾아가는 클래식 여행’ 공연이 찾아왔다. 지역 예술자원을 활용하여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학생들의 심미적 체험과 정서를 함양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공연에서 시흥매화초 학생들은 아시아콘서트팝스(시흥윈드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산왕의 궁전, 사랑의 인사, Summer(기쿠지로의 여름), 인생의 회전목마(하울의 움직이는 성), 지금 이 순간, 축배의 노래 등 다양한 곡을 감상하였으며,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추어 밤양갱, 문어의 꿈 노래도 함께 불러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문화예술공연 관람을 통해 학생들은 공연 관람 예절을 익히고 감수성과 예술적 소양을 함양할 수 있었다.
사교육 업계에서 ‘초등 의대반’ 등이 성행하고 있어 과도한 선행학습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의대 입시 준비 학원을 중심으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해 8월 말까지 특별 점검한다. 최근 교육부에 따르면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 홈페이지(https://fair-edu.moe.go.kr)를 통해 ‘선행학습 유발 광고 학원 집중 신고 기간(3~31일)’을 운영하고, 교육청의 ‘의대 입시반 운영학원’ 실태조사 및 한국인터넷광고재단 점검(8~19)일을 진행한 결과 선행학습을 유발하거나, 거짓·과장 광고로 의심되는 130건을 적발했다.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의대 등을 진학하기 위해서는 교과 선행 및 심화뿐 아니라, 경시대회 수준의 문제를 통해 초격차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야 합니다’라고 광고하거나, ‘초등부 영재·의대반 신설, 초등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재·의대반이 신설됐습니다’ 등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반 개강, 입시 성공은 초등학생 때 결정됩니다’, ‘초등 의대관, 초등 3~6학년 대상 의대 진학 기회의 창이 열립니다’ 등 교육부는 적발 결과를 해당 교육청에 통보해 해당 광고를 삭제하도록 행정지도 하고, 학원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 지도 점검을 요청했다. 또한 교육부는 교육청과 전국 학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한다. 23일에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강남 소재 초등 의대반 운영 학원에 대한 합동 현장 점검에 나섰다. 향후 각 시도교육청은 특별 점검 결과에 따라 학원법 위반 사항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하고, 거짓·과장 광고 및 세금탈루 의혹 등이 있는 학원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에 통보해 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한국학원총연합회에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하는 광고 행위를 근절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노력을 요청하는 한편, 정책 포럼·학부모 교육 등을 통해 학생·학부모가 과도한 선행학습과 사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을 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성민 기획조정실장은 “교육부는 이번 학원 특별 점검을 통해 의대 정원 증원을 이용한 과도한 선행학습 등 사교육의 폐해를 방지하고,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건전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문자 역사는 문자가 없는 시대를 거쳐서, 지금은 모두가 한글 전용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 한글 전용시대라고 해서 한자를 몰라도 될까? 답은 아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언어는 생성 소멸하는 것으로 우리 혈액 속에 물이 많은 것처럼 우리 언어에는 한자어가 많다. 한글 전용의 참뜻을 알기 위해서 한자 지식이 필요하다. 한글 전용은 한자도 잘 아는 사람에게는 매우 유리하고, 한글만 아는 사람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러기에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 한자 수업을 받지 않지만, 사교육 내지는 학습지를 통하여 한자 교육을 받고 있음은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 중학교에서사용 중인 1학년 국어 교과서를 들여다 보았다.맨 앞에 나온 일러두기를 보면 한자어가 얼마나 많이 포함되어 있는가를 알게 된다. 교과서의 일러두기는 교사는 물론 학생들이 들어가는 문을 여는 가장 중요한 안내문이다. "오늘 나는 몇 개의 낱말로 말하고, 몇 개의 문장을 들었을까?' '오늘 내가 쓴 글은 얼마나 되고, 읽은 글은 또 얼마나 될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말과 글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놀라게 될 것입니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 방에 있다고 해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 또한 언어의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럼 언어는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인류는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키워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도구로 언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또한 미래 사회에 필요한 그 어떠한 능력도 언어를 통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언어를 잘 사용하기 위해 우리는 국어 공부를 합니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다른 이의 생각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방법을 익힙니다. 또한 한국인과 역사를 함께 한 한국어와 한글을 탐구하고, 언어의 예술인 문학 작품을 감상하며 창작해 봅니다. 이 교과서를 집필한 저자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국어 시간에 이루어지는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이 언어의 소중함을 알고 잘 사용하게 되기를, 우리말과 우리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느끼고 더 풍부하게 만들어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교과서를 집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활동이 즐거움과 보람 속에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행복한 국어 시간을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위 내용에 표시된 한자어는 반드시 한글의 속뜻 풀이가 필요하다. 이 풀이를 정성스럽게 하여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우리말 속뜻사전이다. 한글만 아는 사람은 일반 어휘의 70%, 전문어휘의 90% 이상인 한자어의 주인이 되기 어렵다. 우리 조상들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한자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우리 방식으로 읽을 수 있고(한국 한자음), 속뜻을 우리말로 풀이할 수 있으며(학, 배울학, 국, 나라국), 한글을 음절 단위로 표기하도록 함으로써 한자와 더불어 쓰기 편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점이 중국과 일본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전광진 교수(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최초 우리말 한자어 전문사전인 우리말 한자어 속뜻사전을 편찬하였다. 일본에서 초등교육을 마친 사람은 한자가 기본으로 학습되어 있기 때문에 중학교 때 한국에 오면 한국어는 비교적 익히기가 쉽다. 그러나 한국에서 초등교육을 마친 사람은 일본에 가서 중학교 수업을 받으려면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 그만큼 언어는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는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걸어가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정학적으로 거대한 국가 중국과 우리보다 강한 일본 사이에 있는 우리의 현실은 녹녹하지가 않다.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밝은 미래를 열어주려면 중국에도 통하고 일본에도 잘 통할 수 있는 지식인을 많이 양성하여야 한다. 자동차는 바퀴가 많이 달린 차일수록 안전하고 지식인은 문자를 많이 알수록 발전 가능성이 풍부하다.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배워야 할 때는 가소성이 풍부한 때이다. 이 때를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해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솔직해지자. 지금 읽고 있는 신문,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도 빠짐없이 읽었는가? 아닐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크게 관심 없는 주제는 제목만 훑어본다.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글이라도 내 관심사가 아니면 안 본다. 게다가 내 칼럼은 신문 중후반에 실린다. 그쯤 되면 독자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1~2면 기사가 여러분의 주의력을 날름 가져갔을 것이다. 나는 독자의 남은 집중력을 영혼까지 끌어모아야 한다. 그래야 내 글을 살릴 수 있다. 그러므로 제목을 더더욱 기막히게 뽑아야 한다. 여러분이 지금 이 문장을 읽고 있다면? 필자의 1단계 계획은 성공이다.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뜻이니까. 이제 본론을 말하겠다. 이 칼럼에서 말하고 싶은 건 ‘제목의 중요성’이다. ‘뭐야 이거! 나는 글쓰기 관심 없는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크흠, 조금만 더 읽어 보자. 이 칼럼을 읽으면 글쓰기뿐만 아니라 세상 읽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의 7월 정근수당을 걸고 장담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제목 필자는 브런치라는 곳에 1학년 담임입니다. 화난 거 아닙니다.라는 짧은 글을 썼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서 이 글을 3일간 걸어줬다. 감사하게도 내 글을 7만5000명이나 봐주었다. 솔직히 이 글은 제목이 다 했다. 같은 내용이라도 제목을 다르게 지었다면 절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제목을 1학년 담임교사의 생각이라고 정했다면? 너무 밋밋했을 것이다. 그럼 초등 교사가 무표정한 이유는 어떨까? 어휴, 생각만 해도 선생님께 혼나는 것 같다. 제목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그렇다면 블로그 포스팅 제목은 어떻게 정할까? 이것 역시 필자의 포스팅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공무원 여비 중 ‘일비’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일비의 뜻은 도대체 뭘까? 일(work)했다고 주는 건가? 아니면 하루(日) 동안 쓰라고 주는 돈인가? 궁금해서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글을 썼다. 이제 제목만 달면 됐다.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공무원 여비 : 관외출장 시 “일비”의 뜻은? 감성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하지만 제목을 이렇게 정한 이유가 있다. 블로그는 검색 기반의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공무원 일비’, ‘출장 일비’, ‘일비 뜻’ 등 다양한 조합을 예상했다. 핵심 키워드를 늘어놓은 뒤 어색하지 않은 문장으로 다듬었다. 그렇게 완성한 제목이 바로 이것이다. 블로그 판에서 오래 생존한 분들은 다 이렇게 제목을 짓는다. 사람들이 어떤 키워드로 검색하든 내 포스팅이 뜨길 바라며 문장을 꾸민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3만4000명 넘는 분들이 이 포스팅을 읽어주셨다. 제목을 짓기 전에 선조들을 생각하는 것도 좋다. 바로 한시를 지은 조상님이다. 우리는 모두 ‘3434·3534’라는 한시 구조를 배웠다. 이건 제목을 뽑을 때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내용은 기본, 리듬을 살려라! 포스팅 제목 선정 : 이것만 기억해줭! 3434 구조를 이용했다. 심지어 ‘선정’과 ‘해줭’으로 운율도 맞췄다.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시에서도 이걸 지켰다. ‘묘산궁리지’와 ‘지족원운지’로 2, 4행 끝 글자를 통일한 것이다. 이 원칙은 15세기가 지난 지금 쇼미더머니에 나오는 래퍼들도 지킨다. 수천 년 동안 검증된 방식이라는 뜻이다. 물론 제목만큼 중요한 건 내용이다. 제목에 혹해서 들어왔는데 본문이 엉망이라면 독자들은 낚시 당했다고 여긴다. 그러니 본문으로 튼튼하게 기둥을 쌓고 맛깔나는 제목으로 지붕을 씌우자. 더 자세한 비법이 궁금하다면? 신익수 기자가 쓴 ≪100만 클릭을 부르는 글쓰기≫라는 책을 보자. 이 책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글쓰기 비법이 한가득 담겨 있다. 솔직히 이 책은 필자만 알고 싶다. 그래도 이 칼럼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께 선물 드리는 마음으로 소개한다. 다 읽으면 네이버 메인화면부터 시작해 온 세상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이 정도 제목으로 내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겠어?’ 하면서 말이다.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예비교사인 교육대학생 대부분이 교직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되고 싶은 열의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8개 교대와 2개 초등교육과 학생회로 구성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18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 교대생 7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서이초 사건 이후 교직에 대한 불안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2.9%가 ‘매우 불안해졌다’고 답했으며, ‘불안해졌다’는 29.7%, ‘조금 불안해졌다’는 4.9% 등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7.4%가 불안감을 호소했다. 교사가 된다면 교육활동 중 가장 걱정되는 것(복수 응답 가능)에 대해 ‘학부모 악성 민원’(95.4%)과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때 기댈 수 있는 보호 체계 부재’(62.9%)등을 꼽았다. 이어 ‘교권 침해 사안 발생 시 교장·교감의 무책임한 태도’(59.6%), ‘학생 생활지도’(52.1%), ‘과중한 업무’(28.1%)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교대생의 61.0%는 ‘사건이후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교사가 되고 싶다’고 답했으며, ‘사건에 영향을 받지 않았고, 변함없이 교사가 되고 싶다’도 13.9%에 달했다. 교대련은 “교대생들은 불안하지만 여전히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교권보호 5법과 같은 법률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교사가 안전하게 교육할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문 고전은 ‘문사철’의 총체 시간, 여유 없는 요즘 아이들 긴 호흡으로 느끼게 해주고파 “수업을 바꾸고 싶었어요. 연수를 듣고 거꾸로 수업, 놀이 수업도 도입해 봤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벤트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교육과정과 연계한, 지속 가능한 수업은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독서 수업’이 떠올랐어요. 한문 교과에 독서를 연계해 보자고 마음먹었죠.” 디지털 네이티브인 요즘 청소년들은 긴 글 읽기를 꺼린다. 대신 짧은 영상과 요약한 글을 선호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고전, 특히 동양 고전은 더욱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김연수 광주 치평중 교사는 이 부분에 주목했다. 수년째 중고생들과 ‘인문 고전 읽기 수업(이하 고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교사는 “교과서의 짧은 문장으로 고전을 접하다 보니,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학생이 적지 않았다”면서 “긴 호흡으로 고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학업에 신경 쓰느라 고전을 읽을 시간도, 여유도 없는 학생이 많아요. 사실 고전은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기 어려운 책이잖아요. 수업 시간에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 나눌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김 교사의 고전 수업은 인문 고전 맛보기(1학기), 한 권 깊이 읽기(2학기)로 구성된다. 1학기에는 동양 고전 10권 가운데 모둠별로 책을 선택, 함께 읽은 후 독서 기록지 작성, 책 수다를 나눈다. 독서 기록지에는 ▲인상적인 부분 ▲새로 알게 된 어휘 ▲질문 만들기 등 차시마다 주제를 달리해 기록한다. 한 달 후 모둠별로 읽은 책에 대해 발표하고, 작은 책자를 만들어 전시도 한다. 2학기에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반 전체가 함께 읽는다. 차시마다 중요 부분을 발췌독하고 질문지 작성, 토론 등을 통해 자기 생각을 마음껏 이야기 나눈다. 김 교사는 “‘고전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고전은 재미있는 책’이라던 학생들의 후기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삼국유사’의 ‘사’는 역사가 아닌 일을 의미한다는 점, 마구간에서 불이 났는데, 공자는 사람이 다쳤는지만 묻고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는 점, ‘조선상고사’는 원래 조선사였는데, 신채호의 죽음으로 ‘조선상고사’로 남은 점과 같이 그동안 몰랐던 것들을 알고 나니, 고전에 재미를 느끼더군요. 수업을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기회를 주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동안 기회가 없었다는 걸 깨달았죠.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는 것도요.” 최근 김 교사는 ‘청소년을 위한 위대한 동양 고전 25권을 1권으로 읽는 책’을 펴냈다. 더 많은 청소년이 고전의 묘미를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서울대 권장 도서를 포함해 학교 내신 시험과 수능, 논술에서 자주 출제되는 고전 25권을 선정했다. 시대적 배경과 저자의 삶, 현재 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통해 고전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구성했다. 김 교사는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이 가진 고유한 능력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미래 사회에는 인간에 대한 학문, 인문학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의 하나로 ‘인문학적 소양’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옳고 그름을 구별해 가치판단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관점을 가지는데요. 직접 경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 필요하죠. 어렸을 때는 전래동화로 경험할 수 있고, 커서는 고전이 그 역할을 합니다. 고전은 문학, 역사, 철학의 총체입니다. 고전은 우리에게 사유의 기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연습의 기회를 제공하죠.” 고전 읽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김 교사는 현재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책에서 시작할 것을 권했다. 고등학생은 중학생 수준의 책을, 중학생은 초등학교 수준의 책을 읽는 식이다. 만화로 구성된 책도 괜찮다. 그는 “아이들에게 고전은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과 똑같다”며 “처음부터 완역본을 읽기보다는 먹기 좋은 형태로 맛을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인물 중심으로 읽는 방법도 추천했다. 가령, 논어보다는 공자의 삶과 시대적 배경 등을 먼저 접하고 나서 공자의 생각과 주장을 짧은 문장으로 확인하는 식이다. 김 교사는 “동양 고전을 읽다 보면 한자는 필연적으로 만나는데, 전체 문장을 다 알려고 하기보다 핵심 한자 한두 글자만 알자는 생각으로 접근해 보라”고 귀띔했다. “책에 ‘생각해볼까’ 코너를 수록했어요. 수업하듯, 핵심 내용을 짚어주고 싶었거든요. 스스로 주제를 정해 탐구하고 생각을 확장하도록 질문거리도 담았고요. 학업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쌓고 생활기록부 교과세특에도 활용해 보면 좋겠습니다. 아이들과 수업하던 장면을 상상하면서 집필했어요. 평생 써먹을 수업 자료를 완성한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