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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정답이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그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교육은 본래 전인적 성장과 개별화 교육을 통해 학습자의 사고 과정과 이해의 맥락을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지만, 치열한 입시 위주의 교육현장에서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되어버렸다. 생성형 AI가 흔드는 교육의 본질 이와 같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오랫동안 우리 교육의 숙제로 남아있었고, 그 해결을 위한 실마리로써 교육과 기술의 접목을 뜻하는 에듀테크를 공격적으로 우리 교실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교육현장의 교수자·학습자·학부모들이 경험했듯이, 현재까지의 에듀테크는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 교육을 실현하기에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 사실이다. 기존의 에듀테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학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데 기여했지만, 학습자의 특성이나 학습 수준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학습 경로를 만들어 주는 데에는 구조적 제한이 존재했다. 다시 말해 학습의 편의성은 향상되었지만, 개별 학습자의 학습 효과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 에듀테크는 학습자의 차이에 기반한 다양한 질문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없었고, 그 결과 학습자의 학습 욕구와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은 여전히 교사의 몫이었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교육현장은 학습자의 개별적 사고와 질문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적 전환점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런 요구 속에서 등장한 생성형 AI는 교육현장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생성형 AI 역시 교육 분야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AI 기술을 교육현장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이 변화가 마냥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과제를 수행하기보다 답변을 그대로 복제하는 오남용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대학가에서 불거진 AI를 활용한 과제 제출과 시험 부정행위는 생성형 AI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양산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지식을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 변화다. 일부 학생들은 교수자의 강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려 하기보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강의 오류를 찾아내거나 교수자의 권위에 도전하며 자신의 우월함을 입증하려는 모습이 목격되곤 한다. AI를 학습의 보조 도구가 아닌 교수자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절대적 준거’로 삼는 셈이다. 비단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술 수용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AI는 부모나 교사보다 더 신뢰할 만한 권위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의 역전’은 머지않아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생성형 AI 활용 학습에서의 윤리인식과 학습 책임 문제 또한 생성형 AI 사용에 대한 윤리적 의식의 결여 역시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필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활용해 스토리를 창작하는 대학 수업에서 학습자들은 결과물이 AI에 의해 생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프롬프트를 설계하고 방향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결과물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인식은 단순한 개념적 혼란을 넘어, 학습 책임과 윤리의식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학습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물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임에도, 학습자는 ‘얼마나 생각했는가’보다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에 초점을 두게 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현상을 학생들의 지적 나태함 탓으로 돌리지만, 누구나 편하고 쉬운 방법을 찾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소 시간 안에 단 하나의 정답을 찾아내야 하는 한국의 입시 중심 교육시스템을 고려하면, 생성형 AI는 학습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도구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핵심적인 우려는 이렇게 사고와 검증의 역할을 인간이 스스로 내려놓게 되면, 생성형 AI가 참고하는 지식의 질 역시 점차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생성형 AI는 스스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거나 진위를 판단하지 못한 채, 주어진 정보의 패턴을 재조합할 뿐이기 때문이다. 만약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피상적인 답변이 반복적으로 생산·소비되는 구조가 고착된다면, AI는 점점 더 그럴듯하지만 부정확한 답변을 내놓을 위험이 커진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출력이 다시 학습자의 학습자료로 흡수되고, 잘못된 정보가 비판 없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기준을 점차 상실하게 되며, 교육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토대인 지식에 대한 신뢰 역시 흔들리게 된다. 사고와 검증의 책임을 점점 기계에 위임하는 사회에서, 인간은 의미를 창조하는 주체라기보다 결과를 수용하는 존재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이 당장 현실화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최근 학습자들의 모습을 관찰하다 보면, 그 가능성을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징후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윤리적 신중함이 또 다른 위험이 되기 전에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많은 교육전문가는 정답을 찾아내는 교육에서 질문을 다듬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답변이 학습과제의 최종 결과가 아니라, 사고 과정을 확장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로 기능해야 하며, 결과보다 그에 이르는 학습과정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향은 필요하고도 타당하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생성형 AI가 본래 교육을 목적으로 설계된 도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장치 없이 교육현장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늘 안타까운 것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공적·교육적 AI 학습도구의 개발이 왜 이토록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가 하는 현실이다. 사실 기술적 구현 자체가 불가능해서가 아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언제나 ‘이 도구가 아이들에게 유해하지는 않을까’, ‘교사가 안심하고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신뢰의 벽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윤리적 신중함이 또 다른 위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가 과도한 윤리적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매몰되어 기능을 제약하는 사이, 아이들은 이미 압도적인 정보량과 성능을 갖춘 ChatGPT와 같은 상용 생성형 AI로 이동하고 있다. 도덕적 완벽함을 추구하느라 정작 교육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대안적 도구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학습자들은 결국 공공이 설계한 교육용 AI가 아닌, 거대 자본이 만든 범용 AI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상용 AI 알고리즘이 어린 학습자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성능 격차라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위험한 동거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생성형 AI의 제한이나 금지는 더 이상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이제는 정교한 설계에 의해 개발된 교육용 AI, 즉 통제 가능한 AI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글로벌 표준의 물결과 서울교육의 응답 2022년 11월 30일, 이제는 뉴 노멀로 자리 잡은 생성형 AI가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날입니다. 당시만 해도 생성형 AI를 실제 수업과 평가에 도입할 수 있다는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세종대왕 맥북 투척 사건’ 같은 해프닝을 보며 생성형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비웃기도 했습니다. AI는 신기했지만, 실질적인 목적을 수행하는 도구로 쓰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AI는 학생들의 과제물 깊숙이 침투할 정도로 정교해졌고, 이제 교육현장은 이 거대한 변화에 응답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기술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 세계 교육계는 ‘인간의 자리’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네스코(UNESCO)는 2024년 발표한 ‘교사 및 학생을 위한 AI 역량 프레임워크’를 통해 인공지능시대의 핵심 가치를 ‘인간의 주체성’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는 AI 역량이 단순히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 인간이 목적에 맞게 AI를 통제하고 이용하는 능력임을 시사합니다. OECD 역시 PISA 2025부터 디지털 환경에서의 학습을 새로운 혁신 영역으로 지정하며, 미래 시민의 역량을 단순한 기술 활용력이 아닌 ‘기술을 통한 사고의 확장’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EU가 「AI법」에서 교육 분야를 고위험 영역으로 분류하며, 데이터 주권과 윤리 가이드라인을 강조하는 이유도 명확합니다.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 체계와 가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25 AI 교육 종합계획’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AI 교육을 일부 교과에 한정시키지 않고 공교육이 책임져야 할 보편적 시민 역량으로 선언한 것은, 기술의 물결 속에서 학습자의 주체성을 지켜내려는 공교육의 의지 표현이기도 합니다. AI 소양, 기술의 범위를 넘어 문해력으로 그동안 AI 교육이라고 하면 흔히 컴퓨터 코딩 문법을 익히거나 복잡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교육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간과 AI가 소통하는 주된 인터페이스는 ‘언어’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대의 인류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프롬프팅은 단순히 AI에게 명령어를 입력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좋은 프롬프트를 작성하려면 해결하려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맥락을 설정하며, 논리적이고 구조적인 언어로 의도를 정교화해야 합니다. 결국 AI 소양 교육의 핵심은 도구 조작 능력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사고력이 전제된 생각의 구조화에 있습니다. 특정 교과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교실에서 AI 기초 소양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국어 시간의 비판적 읽기 역량은 AI가 생성한 텍스트의 논리적 허점을 찾아내는 힘이 되고, 수학의 문제해결 능력은 알고리즘이 내놓은 결과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근거가 됩니다. 영어교육에서 중시하는 대상과 목적에 따른 표현의 적절성은 AI의 결과물을 용도에 맞게 다듬는 정교한 조율 능력이 됩니다. 기술은 화려하게 변하지만, 그 기술을 움직이는 동력은 여전히 우리가 교실에서 가르쳐 온 보편적 사고의 힘입니다. 실질적 역량 강화를 위한 정교한 교수설계의 힘 AI 활용이 일회성 체험을 넘어 학생의 실질적인 역량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을 대하는 태도와 학습과정을 들여다보는 정교한 교수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기술은 배움의 보조자일 뿐, 실제 배움의 밀도를 결정하는 것은 교사가 설계한 수업의 구조와 평가의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 주체적 의사결정자로서의 학습자 AI는 학습자에게 무수히 많은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피드백이 학습자의 성장이 아닌 학습의 외주화로 흐르는 순간 배움은 멈추고 맙니다. 따라서 교수설계의 첫 번째 원칙은 학습자를 AI 피드백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자로 세우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AI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는 대신, 자신의 학습목표와 의도에 비추어 선택적으로 채택하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글쓰기 과정에서 AI가 제안한 문장 수정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가이드할 필요가 있습니다. “AI의 제안 중 어떤 부분을 수용하거나 거절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수업의 핵심 활동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은 “내 글의 어조를 유지하기 위해 이 표현은 거절하겠다”거나 “논리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이 단어는 수용하겠다”라는 식의 주체적인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일 때, 학생은 기술에 휘둘리지 않는 진정한 주도성을 갖게 됩니다. ● 루브릭(Rubric), 메타인지를 깨우는 성찰의 나침반 실질적인 역량 향상은 성찰에서 비롯되며, 그 성찰의 근거는 교사가 제시하는 명확한 평가 기준인 ‘루브릭’에 있습니다. 루브릭은 단순히 결과물을 평가하는 도구가 아니라, 학습의 전 과정을 들여다보게 하는 나침반으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교사는 수업 시작 전, 학생이 도달해야 할 역량의 지표를 구체화하여 제시해야 합니다. 학생은 AI와 협업하는 매 순간 루브릭을 확인하며 자신의 위치를 점검합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보완된 논리가 루브릭의 최고 단계에 부합하는가?”, “AI가 제안한 데이터가 객관성을 갖추었는가?”를 스스로 묻게 하는 것입니다. 기준에 근거해 자신의 학습과정을 반성하는 메타인지적 습관은 AI시대에 가장 강력한 인간 고유의 역량이 될 것입니다. 설계자로서의 교사, 그리고 공교육의 책무 이러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도입하는 진단검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데이터가 숫자로 남느냐 성장의 밑거름이 되느냐는 결국 교사의 몫입니다. 검사 결과로 확인된 학생 간 기초 소양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도구 활용에 능숙한 학생들에게는 어떤 깊이 있는 가치를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처방이 필요합니다. 기초 소양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AI를 통해 배움의 문턱을 낮춰주고, 우수한 학생에게는 기술의 윤리적 이면을 성찰하게 하는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합니다. 모든 수업에서 디지털 도구가 연필처럼 자연스럽게 쓰이되, 그 목적은 언제나 학습자의 성장을 향해야 합니다. 평가할 것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 수업 중에 충분한 성찰의 기회가 주어지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공교육이 지켜내야 할 전문성의 영역입니다. 사람이 주인이 되는 미래 교육의 길 AI 기술이 아무리 진보하더라도 교육의 종착지는 결국 사람입니다.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AI를 조작하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아니라, 수많은 정보 속에서 가치 있는 것을 선별하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가는 마음의 근육입니다. 루브릭이라는 나침반을 들고 자신의 배움을 성찰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AI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들이 걸어가야 할 미래 교육의 길입니다. 기술은 변해도 교육의 본질인 성장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다시 한번 교실의 문을 엽니다.
보고서 작성과 글쓰기 글쓰기는 창조적 표현 행위다. 글쓰기는 쉽고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존 스타인벡의 말처럼 ‘첫 문장을 쓰는 것은 가장 두려운 일’인지는 모두 겪어봐서 알 것이다. 글쓰기는 퇴고의 연속이고 거듭이다. 퇴고하려면 일단 무언가 써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꿈을 꿔야 하고, 기억해야 하며, 생각해야 하고, 상상해야 한다. 글쓰기는 적막하고 고독한 공간이 확보될 때, 가속도가 붙는다. 글감은 경험이 토대가 되며, 경험을 통한 느낌과 생각이 한 문장으로 농축되어 표현된다. 펜을 들고 공격하라. 과거와 현재에서 나는 누구였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 써 내려가라. 글쓰기를 결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기록하고 좋은 친구에게 편지 쓰듯이 글을 쓰라. 글쓰기에는 지름길이나 왕도가 없다.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 글 쓰는 사람의 의무는 독자를 사랑하고,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글쓰기는 공예이고 매직(magic)이다. 산만한 단어는 기꺼이 내려놓아야 한다. 글쓰기는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며, 머리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작업이다. 엉덩이로 쓰는 글이 진득하다. 탁월성은 한 번의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습관으로 만들어진다. 영감은 숨을 들여 마시고, 어깨의 긴장을 풀 때 피어오른다. 글쓰기로 생계유지를 하는 것은 특권이기도 하다. 문장은 놀라운 단어들이 조합과 배치를 통해 창출된 인간 문명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기도 하다. 호기심을 잃지 않고 머릿속의 좋은 생각을 실천하자. 소소한 즐거움을 통해 행복을 느끼게 된 것을 표현해 보자. 매일 삶의 기쁨으로 가득 채워라. ‘지금 내 삶은 의미가 있는가? 제대로 살고 있기는 한가?’라는 질문에서 ‘나의 삶에서 나를 기쁘게 하고 앞으로도 기쁘게 할 일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전환해 보자. 글쓰기에서 문장을 효과적으로 압축하는 기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장백기는 상사에게서 “보고서에 들어갈 예문을 장황하지 않게 줄여보라”는 지시를 받고 고민한다. 상사가 준 예문은 ‘중동항로와 관련된 특이 사항’이라는 제목이 달린 5~6줄 정도의 내용이었다. 장백기는 이것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한 문장을 두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장백기가 예문의 제목을 다듬어나가는 과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중동항로와 관련된 특이 사항 → 중동항로 관련 특이 사항 → 중동항로 관련 special subjects → 중동항로 관련 특이 사항 → 중동항로 관련 사항 → 중동항로 관련 이슈 위의 사례처럼 보고서나 기획안의 제목 하나를 정하는 데는 실제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비법은 ‘내가 작성한 보고서가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장면을 리얼하게 상상해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어떤 단어를 사용할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 이해할 수 있고, 보다 효과적인 문장 압축이 가능해진다. 문장을 압축할 때 보고서를 작성하는 자신만 이해할 정도로 내용을 지나치게 압축하여, 막상 그 보고서를 보는 사람들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게 해서는 안 된다. [PART VIEW] 문장을 효과적으로 압축하는 기술은 첫째, 가급적 수식어를 빼고 사실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너무나도 아름다운 밤 → 아름다운 밤 → 밤’으로 압축한다. 둘째, 상대방 입장에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은 과감하게 줄인다. 셋째, 조사를 빼도 문맥이 이상하지 않다면 조사를 뺀다. 넷째,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내용을 압축하지 않는다. 특히 주의할 것은 ‘보고서에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용어가 정확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오해하거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한다. 자신의 조직 내에서만 활용되는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전문성을 강조하는 어려운 용어보다는 상대방이 친숙하게 느끼는 용어를 사용한다. 또한 가급적 현학적인 표현을 자제한다. 현학적인 표현이 전문성을 돋보이게 해줄 것 같지만, 오히려 상대방에게 공감을 일으키지 못하고 아마추어 같은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special subject’는 ‘주요 주제’로 표현하는 것이 더 좋다. 알찬 기획안 문장 쓰기의 원칙 기획안 문장을 쓸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애매한 표현을 피하고, 내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적확한 표현으로 간결하게 쓰되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문장 작성은 모두 단어 선택과 관련이 있다. 단어를 선택해서 표현하는 것을 워딩(wording)이라고 한다. 어떤 단어로 표현하는가에 따라 읽는 사람이 받아들이는 의미는 달라진다. 복수의 의미를 갖는 단어나 한 문장에 같은 뜻의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핵심을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된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로, 하면 좋고 안 해도 결과에 영향이 없는 일은 ‘해도 좋다’라고 표현한다. 기획안에 쓰면 안 되는 애매한 표현으로는 ‘필요하다면, 재량에 따라, 순조롭게, 빠른, 상당히, 적잖게’ 등이 있다. 의미가 중복된 표현 즉, ‘역전 앞’과 ‘처갓집’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의미 중복 표현이다. ‘머리에 두통이 있다’, ‘얼굴을 세수한다’도 같은 사례이다. ‘머리가 아프다’는 ‘두통이 있다’로, ‘세수’는 ‘손과 얼굴을 씻는다’로 표현해야 한다. 구체적인 예로, ‘새로운 경영 방침에 따라 부서별로 목표 설정을 시행하고, 협력 업체와 목표 달성의 중요성에 대하여 충분한 공유를 시행한다’라는 문장을 분석해 보자. 어색하거나 중복된 표현을 찾았는가? ‘시행하고, 시행한다’는 표현이 반복되고 있다. 위 문장을 ‘새로운 경영 방침에 따라 부서별로 목표를 설정하고, 협력 업체와 목표 달성의 중요성에 대하여 충분히 공유한다’로 표현하면 ‘시행한다’를 넣지 않아도 간결하게 의미가 통하지 않을까? 기획은 생각을 언어로 구체화하고, 세밀화하며, 완성하는 과정이다. 기획에서 스토리텔링은 셋업(set up)과 급소 문구(punch line)이다. 기대와 긴장을 구성하는 스토리를 맨 앞에 깔아두는 것이 셋업이고, 몰입을 높이기 위해 맥락을 빚어내면서 미끼를 던지는 것이 급소 문구다. 급소 문구는 반전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은데, 마치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반전을 잘 사용하면 흥미로운 기획안을 구성할 수 있다. 기획자로서 배워야 할 기본자세는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 사고해 보는 객관화 능력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흥미로울 것인지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메시지를, 열정을 갖고 전한다는 독단적인 자세만으로는 객관성을 갖출 수 없으며, 어떤 내용으로도 아무에게도 신뢰받지 못한다. 한 발짝 뒤로 물러나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조사해야 한다. 기획에서 페르소나(persona)는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 보는, 타인 지향성을 의미한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기획에서 막중하다. 참고로 알찬 기획서의 골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기획의 실제 _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교육부의 ‘2025년 늘봄학교 시행 방안’을 분석해 본다.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하여 학생의 성장·발달을 지원하는 종합 교육 운영 체제를 의미한다. 기존의 초등학교 방과후와 돌봄을 통합·개선한 단일 체제인 돌봄학교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적자원 부족이 국가의 경쟁력 저하로 직결되지 않도록, 국가가 아이 한명 한명의 성장을 맞춤형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성에 근거하고 있다. 본 시행 방안은 기존 초등 방과후·돌봄을 개선한 새로운 교육·돌봄 체제에 대한 돌봄학교 기획안 작성에 시사하는바 매우 큰 자료이다. 정리된 자료에서 강조하는 핵심 개념·단어·내용 중 밑줄로 표기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유사 주제와 관련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보자. ● 2025년 늘봄학교 시행 방안 Ⅰ. 추진 배경 및 경과 •(도입 배경) 학부모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아이 한명 한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돌봄 체계 마련 필요 •(늘봄학교 도입) 기존의 초등 방과후·돌봄을 통합·개선한 정규수업 외 종합 교육 운영 체제인 늘봄학교 도입 Ⅱ. 주요 추진 과제 ■늘봄학교 체제 일원화 •(체제 일원화) 일부 유지된 기존 방과후·돌봄 체제를 늘봄학교 체제로 단순화하고, 서비스 내용 중심으로 용어를 정비하여 국민 이해 제고 •(오후늘봄) 초1~2 모두에게 희망하는 형태로 희망 시간까지 ‘오후늘봄’ 참여를 보장하고, 특히 ‘맞춤형 프로그램’은 희망자에게 기본 제공 - 선택형 교육·돌봄 프로그램에 초1~2는 원하는 형태로 참여를 보장하고, 초3~6에게는 기존 방과후·돌봄 수준 이상 참여를 지원 - 학교는 참여 수요에 맞게 프로그램·공간을 확보하고, 학교 공간에 비해 수요가 많은 경우에도 학교 안팎을 모두 활용하여 최대한 수요대로 참여 보장 •(아침·저녁·방학늘봄) 정규수업 전 ‘아침늘봄’과 오후 시간 이후(최장 20시까지) ‘저녁늘봄’을 학교별 수요와 여건에 맞게 제공 - 오후늘봄에 준하는 교육·돌봄 프로그램, 교육청별 특색 사업 연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학교 안팎 활용), 저녁늘봄 참여자에게는 석식 제공 ■늘봄허브 중심의 프로그램 생태계 •(매칭 체계) 희망하는 개인·기관 누구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교는 희망 프로그램을 선택·활용하는 상시 매칭 플랫폼인 ‘늘봄허브’ 운영 - 각 교육청은 자체 보유 프로그램(강사)풀을 탑재하거나, 자체 매칭시스템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늘봄허브 활용 가능 ■늘봄 프로그램 체계적 운영 •(프로그램 표준화) 학생·학부모의 수요를 바탕으로 하면서 교육적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도록, 교육청별 프로그램 편성 기준 마련 •(학년별 지원) 지역 대학, 관계 부처 협업 등을 통해 고학년 수준에 맞는 신산업 분야, 진로·적성 탐색, 특색 교과 프로그램 충분히 개발·보급 - 유치원 맞춤형 방과후 과정 활성화 사업 등을 통해 지역별 여건에 맞게 유아-초등 저학년 연계 프로그램 자율 운영
지난 호에서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을 토대로 교원의 근무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4조의2에 따라 교원의 휴가에 관해서는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하여 교육부 장관이 따로 정할 수 있어 특례로서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원의 휴가에 관해서는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를 우선 적용하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및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도 함께 적용합니다. 이번 호부터는 교원의 휴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1)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4조(휴가의 종류) 공무원의 휴가는 연가(年暇)·병가·공가(公暇) 및 특별휴가로 구분한다. 2)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5조(연가일수) ① 공무원의 재직기간별 연가일수는 다음과 같다. 다만 법 제28조 제2항 제2호·제3호 및 제10호에 따라 임용된 경력직공무원 및 특수경력직공무원의 재직기간이 5년 미만이면서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공무원 경력 외의 유사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5년 미만의 재직기간별 연가일수에 각각 3일을 더한다. ② 제1항에서 ‘재직기간’이란 「공무원연금법」 제25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르되, 연월일수(年月日數)로 계산한 재직기간을 말하며, 휴직기간·정직기간·직위해제기간 및 강등 처분에 따라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기간은 산입(算入)하지 아니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휴직기간은 재직기간에 산입한다. 1. 법 제71조 제2항 제4호의 사유에 따른 휴직으로 「공무원임용령」 제31조 제2항 제1호 다목에 따른 휴직기간 2. 법령에 따른 의무 수행으로 인한 휴직 3.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며,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한다. 다만 행정기관의 장은 직무의 성질, 지역, 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1시간의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달리 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 3)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7조(연가일수에서의 공제) ① 결근일수·정직일수·직위해제일수 및 강등 처분에 따라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일수는 연가일수에서 뺀다. 다만 「공무원임용령」 제31조 제2항 제2호에 따른 기간 중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일수는 연가일수에서 빼지 아니한다. ② 연도 중 임용되거나 휴직 또는 퇴직하는 등의 사유로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사실상 직무에 종사하지 아니한 기간이 있는 경우의 연가일수는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산정한다. 이 경우 해당 연도 중 사실상 직무에 종사한 기간은 개월 수로 환산하여 계산하되, 15일 이상은 1개월로 계산하고, 15일 미만은 산입하지 아니하며, 계산식에 따라 산출된 소수점 이하의 일수는 반올림한다. [PART VIEW] ③ 제2항에 따른 사실상 직무에 종사하지 아니한 기간이 있는 공무원이 같은 항의 계산식에 따른 연가일수(제16조의3에 따른 저축연가일수를 포함한다)를 초과하여 사용한 연가일수(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경우에는 제16조 제6항에 따라 미리 사용한 연가일수를 포함한다)는 결근으로 본다. ④ 질병이나 부상 외의 사유로 인한 지각·조퇴 및 외출은 누계 8시간을 연가 1일로 계산한다. ⑤ 제18조 제1항에 따른 병가 중 연간 6일을 초과하는 병가일수는 연가일수에서 뺀다. 다만 의사의 진단서가 첨부된 병가일수는 연가일수에서 빼지 아니한다. 4)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8조(병가) ① 행정기관의 장은 소속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연 60일의 범위에서 병가를 승인할 수 있다. 이 경우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지각·조퇴 및 외출은 누계 8시간을 병가 1일로 계산하고, 제17조 제5항에 따라 연가일수에서 빼는 병가는 병가일수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1.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2. 감염병에 걸려 그 공무원의 출근이 다른 공무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② 행정기관의 장은 소속 공무원이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요양이 필요할 경우에는 연 180일의 범위에서 병가를 승인할 수 있다. ③ 병가일수가 연간 6일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여야 한다. 5)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2조(휴가기간 중의 토요일 또는 공휴일) 휴가기간 중의 토요일 또는 공휴일은 그 휴가일수에 산입하지 않는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휴가일수에 토요일 또는 공휴일을 산입한다. 1. 같은 연도 내 제18조 제1항에 따른 병가일수를 합한 기간이 30일 이상인 경우 2. 같은 연도 내 제18조 제2항에 따른 병가일수를 합한 기간이 30일 이상인 경우 3. 동일한 사유로 인한 공가일수를 합한 기간이 30일 이상인 경우 4. 동일한 사유로 인한 특별휴가일수를 합한 기간이 30일 이상인 경우 6)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4조(휴가기간의 초과) 이 영에서 정한 휴가일수를 초과한 휴가는 결근으로 본다. 7)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4조의2(교원의 휴가에 관한 특례) 「교육공무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교원의 휴가에 관하여는 교육부 장관이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하여 따로 정할 수 있다. 8)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3조(휴가의 정의) 휴가라 함은 학교의 장이 일정한 사유가 있는 교원의 신청 등에 의하여 일정 기간 출근의 의무를 면제하여 주는 것으로, 연가·병가·공가·특별휴가를 총칭한다. ① 연가: 정신적·신체적 휴식을 취함으로써 근무능률을 유지하고 개인생활의 편의를 위하여 사용하는 휴가 ② 병가: 질병 또는 부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또는 감염병에 걸려 다른 교직원·학생 등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부여받는 휴가 ③ 공가: 교원이 일반 국민의 자격으로 국가기관의 업무수행에 협조하거나 법령상 의무의 이행이 필요한 경우에 부여받는 휴가 ④ 특별휴가: 사회통념 및 관례상 특별한 사유(경조사 등)가 있는 경우 부여받는 휴가 9)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4조(휴가 실시의 원칙) ① 학교의 장은 휴가를 승인함에 있어 소속 교원이 원하는 시기에 법정휴가일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되, 연가는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하도록 한다. ② 학교의 장은 휴가로 인한 수업 결손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③ 학교의 장의 휴가는 직근 상급기관의 장의 허가를 받아 실시한다. ④ 근무상황부는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에 의하여 개인별로 관리하되,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에 의한 근무상황부를 운용하지 아니하는 경우 학교의 장은 별도로 근무상황부를 비치·관리할 수 있다. 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공무외 국외여행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의한 휴가와 별도로 실시할 수 있으며, 인정 범위 및 절차 등은 교육감(국립은 총장 또는 교장)이 정하도록 한다. 10)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5조(연가) ① 학교의 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수업일 중 소속 교원의 연가를 승인한다. 1.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속의 생일 2.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속의 기일 3.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의 질병과 부상 등으로 일시적인 간호 또는 위로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4. 병가를 모두 사용한 후에도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계속 요양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석 수업 및 일반대학원 시험에 참석하는 경우 6. 본인 및 배우자 부모의 형제·자매 장례식 7. 본인 및 배우자 형제·자매의 배우자 장례식 8. 본인 자녀의 입영일 9. 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소속 학교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② 반일연가는 13:00를 기준하여 오전·오후로 구분하되, 탄력근무시간제를 적용하는 학교에서는 근무시간 4시간을 기준으로 학교의 장이 달리 정할 수 있다. ③ 휴업일 중 근무상황부 종별 중 연가(반일연가를 포함한다, 이하 동일)를 신청할 때에는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근무상황부 또는 근무상황카드를 포함한다, 이하 동일)에 사유를 기재하지 않고, 수업일 중 연가를 신청할 때에는 교육정보시스템에 동 예규 제5조 제1항 각 호 중 해당되는 연가 사유 호 등을 기재한 후 학교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④ 지각·조퇴·외출을 신청할 때에는 교육정보시스템에 사유를 기재한 후 학교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⑤ 연도 중 결근·휴직(법 제44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은 제외)·정직·강등 및 직위해제된 사실이 없는 교원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재직기간별 연가일수에 각각 1일(총 2일 이내)을 가산한다. 1. 병가일수가 1일 미만인 교원(단,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8조 제2항의 공무상병가만을 사용한 경우 연가 가산 대상에 해당) 2. 연가실시일수가 3일 미만인 교원 ⑥ 교원(연도 중 휴직·퇴직예정자 제외)에게 연가일수가 없는 경우 또는 당해 재직기간의 잔여 연가일수를 초과하는 휴가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다음 재직기간의 연가일수를 다음 표에 따라 미리 사용하게 할 수 있다. 11)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7조(공가) 학교의 장은 소속 교원이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에 직접 필요한 기간 또는 시간에 대하여 공가를 승인하여야 한다. 1. 「병역법」이나 그 밖의 다른 법령에 따른 병역판정검사·소집·검열점호 등에 응하거나 동원 또는 훈련에 참가할 때 2. 공무와 관련하여 국회·법원·검찰 또는 그 밖의 국가기관에 소환되었을 때 3. 법률에 따라 투표에 참가할 때 4. 승진시험·전직시험에 응시할 때 5. 원격지로 전보 발령을 받고 부임할 때 6. 「산업안전보건법」 제129조부터 제131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건강진단,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에 따른 건강검진, 「초·중등교육법」 제21조의2 제1호 및 「유아교육법」 제22조의2 제1호에 따른 마약류 중독 검사 또는 「결핵예방법」 제11조 제1항에 따른 결핵검진 등을 받을 때 7. 「혈액관리법」에 따라 헌혈에 참가할 때 8.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제13조에 따른 외국어능력에 관한 시험에 응시할 때 9. 올림픽·전국체전 등 국가적인 행사에 참가할 때 10. 천재지변·교통차단 또는 그 밖의 사유로 출근이 불가능할 때 11.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에 따라 근무시간 면제자로 지정된 교원을 제외한 교원이 같은 법 제6조에 따른 교섭위원으로 선임되어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참석하거나,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6항에 의한 교섭관련 협의를 위하여 지명된 자로 참석하거나, 같은 법 제14조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7조에 따른 대의원회(「교원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교원 노동조합의 대의원회를 말하며, 연 1회로 한정한다)에 참석할 때 12.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1조 및 「교원 지위 향상을 위한 교섭·협의에 관한 규정」 제2조의 교섭·협의당사자로 교섭·협의에 참석할 때, 「교육기본법」 제15조에 의한 교원단체의 대의원회(「교원 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교원단체의 대의원회를 말하며, 연 1회로 한정한다)에 참석할 때 13. 공무국외출장 등을 위하여 「검역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검역관리지역 또는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가기 전에 같은 법에 따른 검역감염병의 예방접종을 할 때 14.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의 제1급 감염병에 대하여 같은 법 제24조 및 제25조에 따라 예방접종을 받는 경우 또는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행정기관의 장의 조치·명령에 따라 같은 법 제42조 제2항 제3호의 감염 여부 검사를 받는 경우 2. 휴가의 개념 등 1) 정의 학교장은 일정한 사유가 있는 교원의 신청 등에 의하여 일정 기간 출근의 의무를 면제하여 주는 것으로서, 연가·병가·공가·특별휴가 등을 총칭한다. ※ 출근의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토요일·공휴일은 휴가 사용 대상이 아님. 2) 휴가의 종류 ① 연가: 정신적·신체적 휴식을 취함으로써 근무 능률을 유지하고 개인생활의 편의를 위하여 사용하는 휴가 ② 병가: 질병 또는 부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또는 감염병에 걸려 다른 교직원·학생 등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부여받는 휴가 ③ 공가: 교원이 일반 국민의 자격으로 국가기관의 업무수행에 협조하거나 법령상 의무의 이행이 필요한 경우에 부여받는 휴가 ④ 특별휴가: 사회통념 및 관례상 특별한 사유(경조사 등)가 있는 경우 부여받는 휴가 3) 휴가의 승인 학교장은 휴가를 승인함에 있어 소속 교원이 원하는 시기에 법정휴가일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되, 연가는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한다. ① 휴가를 원하는 교원은 승인권자(학교장)에게 근무상황부 또는 근무상황카드에 의하여 미리 신청하여 사유 발생 전까지 승인을 받아야 한다. ※ 불가피한 사유로 사전승인을 얻을 수 없을 경우, 늦어도 당일 정오까지 필요한 절차를 취하여야 하며, 이 경우 다른 교원으로 하여금 이를 대행하게 할 수 있음. ② 근무상황부는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에 의하여 개인별로 관리하되,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에 의한 근무상황부를 운용하지 아니하는 경우 학교장은 별도로 근무상황부를 비치·관리할 수 있다. 4) 휴가일수의 계산 ① 연가·병가·공가 및 특별휴가는 별개의 요건에 따라 운영되므로 그 휴가일수의 계산은 휴가 종류별로 따로 계산한다. ※ 반일연가는 13:00를 기준으로 오전·오후로 구분함. ② 휴가기간 중의 공휴일과 토요일은 휴가일수에서 제외한다. ※ 다만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8조에 따른 병가, 제19조에 따른 공가, 제20조 제2항에 따른 출산휴가, 제20조 제10항에 따른 유산 또는 사산휴가는 휴가기간의 사용일수(토·공휴일 포함)의 합산이 30일이 넘으면 그 휴가일수에 토요일과 공휴일을 산입함. (예시) ① 병가를 주중 21일 + 토·공휴일 8일 사용 = 병가 21일 사용 ② 병가를 주중 21일 + 토·공휴일 9일 사용 = 병가 30일 사용 5) 휴가 실시 등에 있어 유의할 점 ① 긴급 시 연락이 가능하도록 연락체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② 근무상황부 또는 근무상황카드를 관리하는 부서의 장은 근무상황을 수시로 확인하여 ‘연가사유의 고의적 병가처리’, ‘지각·조퇴·외출 사실의 묵인’, ‘진단서 제출 없이 연간 6일을 초과한 병가일수의 연가미공제’ 등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Ⅰ. 정책 설계의 전문성, 교육의 미래를 여는 열쇠 인공지능 전환과 학령인구 감소 등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학교교육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 중심의 실행 체계가 미비할 경우, 아무리 훌륭한 교육정책이라 할지라도 학교 현장에서의 안착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교육현장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 실천 방안을 논리적으로 기획하는 ‘정책 설계 역량’은 미래 교육을 선도할 교육전문직의 핵심 지표가 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정책논술의 본질을 바탕으로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교원 역량 강화, 행·재정적 지원 체제 구축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 구현 전략을 논하고자 한다. Ⅱ. 정책논술의 본질과 기획 역량 강화 1. 정책논술의 정의와 성격 정책논술은 교육전문직의 관점에서 정책의 기본방향을 학교 현장에 안착시키는 ‘행정적 실천 방안’을 논리적으로 기획하는 과정이다. 교육학논술이 이론 탐구를 중심으로 하고, 교직논술이 교사의 직무수행에 초점을 둔다면, 정책논술은 교육행정가의 시각에서 정책을 ‘작동 가능한 실행 체계’로 설계하는 글쓰기이다. 따라서 교육이론의 단순 나열이나 교사의 당위적 결의 표현을 지양하고, 시도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수준에서 실행 가능한 지원 전략을 행정적 용어로 구체화하여 제시해야 한다. 2. 정책 설계의 완성도 정책논술의 평가는 수려한 문장력보다 ‘정책 설계의 완성도’가 핵심 척도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다음의 네 가지 점검 기준을 내면화하여 본인의 글을 객관적으로 진단해야 한다. 첫째, 요구 적합도이다. 지시문이 요구하는 대상·영역·수준의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부합하는 답안을 작성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질문의 의도를 벗어난 유려한 글은 평가받지 못한다. 둘째, 자료 반영의 충실성이다. 제시된 자료에 포함된 핵심 용어와 수치, 논리적 근거를 답안에 적극적으로 인용하여 주장의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논술의 체계이다. 서론에서 본론·결론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각 문단 내에서도 내용의 범주화가 명확히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실행 가능성이다. 단순히 ‘무엇을 하겠다’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누가(주체), 무엇을(내용), 어떤 절차로(방법)’ 수행하며, 그 결과를 어떻게 환류할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 플랜이 제시되어야 한다. 3. 작성 프로세스: 5단계 체계화 논리적 정합성을 갖춘 우수한 정책 답안은 순간적인 직관이 아니라, 철저하게 훈련된 절차를 통해 완성된다. 이를 위해 다음의 ‘5단계 작성 프로세스’를 습득해야 한다. [PART VIEW] ● 1단계 _ 의제 발굴 시도교육청의 주요업무계획과 장학계획, 그리고 최신 현안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는 단계이다. 이를 통해 시의성(時宜性) 있는 주제를 선별하고, 현재 교육정책의 맥락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 2단계 _ 구조화 정책논술의 뼈대를 세우는 과정이다. 자신만의 ‘만능틀(Frame)’을 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학교·교사·학생·학부모·지역사회로 이어지는 입체적인 지원 체계를 구조화하여 답안의 전체적인 설계를 마친다. ● 3단계 _ 콘텐츠 범주화 구조화된 틀 안에 구체적인 내용을 채워 넣는 단계이다. 교육과정, 교원 역량, 각종 프로그램, 행·재정 및 인프라 등 대분류 기준에 따라 현장의 문제점과 그에 따른 해결방안(논지와 논거)을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한다. ● 4단계 _ 전략적 서술 준비 어떤 주제가 출제되더라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준비하는 단계이다. 교육의 핵심 가치와 비전 문구, 그리고 결론 부문에서 행정가로서의 강력한 실천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표현을 사전에 정립해 두어야 한다. ● 5단계 _ 실전 시뮬레이션 제한된 시간 내에 완벽한 설계를 해내는 훈련이다. 지역 및 전형별 시험 시간을 고려하여 개요 작성에 5∼10분을 배분하고, 답안 완성까지의 시간을 엄격히 관리하며 반복 훈련한다. 이 과정의 최종 목표는 정책 설계를 완성하는 습관을 ‘자동화’하는 데 있다. 4. 정책적 통찰력 발휘 서울교육의 핵심 현안을 분석하여 미래 교육을 선도하는 정책적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가치, 디지털 대전환, 교육활동 보호, 학생맞춤형통합지원, 학령인구 감소 등은 단순 지식 항목이 아니라 ‘정책 결정의 딜레마’로 제시될 가능성이 높은 주제이다. 특히 최근 정책은 한 방향의 주장만으로는 설득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도입의 필요성-현장의 우려-보완 장치’를 짧게라도 포함하는 균형적 서술을 통해 실행 가능성과 공감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Ⅲ. 정책논술 작성의 핵심 전략과 문장 설계 정책논술에서 고득점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은 제목 선정부터 결론 도출에 이르기까지 논리적 정합성과 행정가적 관점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단계별 작성 공식과 전략을 서술형으로 정리해 본다. 1. 제목 작성 _ 목적과 방법의 조화 정책논술의 제목은 채점자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정책 설계의 요약문과 같다. 따라서 막연하고 추상적인 구호보다는 정책의 지향점과 실행 수단이 명확히 드러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제목 작성의 기본 공식은 ‘(목적) ○○을/를 위한 (방법) ○○ 지원 방안’으로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목적에는 지시문에 제시된 공존상생, 학습권 보장, 격차 완화 등 핵심 가치를 담아야 한다. 방법에는 단순한 나열이 아닌 실행 의지가 담긴 정책어를 배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규 구축이 필요한 경우 ‘조성·정비’를, 강화가 필요한 경우 ‘내실화·고도화’를, 인재양성이 목표라면 ‘역량 강화’ 등의 구체적인 동사를 활용하여 행정의 방향성을 명시해야 한다. 2. 서론 전략 _ 기승전결(起承轉結) 4문장 자동화 서론은 본론의 설계를 예고하는 관문으로서, 화려한 수사보다는 논리적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론은 망설임 없이 신속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4문장 구조로 고정하여 연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첫째, 기(起) 단계에서는 정책의 시대적 배경이나 교육의 정의, 현안의 방향성을 제시하여 논의의 장을 연다.둘째, 승(承) 단계에서는 도입부의 이상적인 방향과 대비되는 현재의 한계나 격차를 지적하여 문제의식을 드러낸다.셋째, 전(轉) 단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당위성과 사회적·제도적변화의 요구를 진술한다.넷째, 결(結) 단계에서는 본론에서 다룰 분석의 범위와 교육과정, 교원 지원, 교육환경 등 대안의 축을 명확히 예고하며 마무리한다. 3. 본론 설계 _ 현황과 대안의 2층 구조 본론은 크게 현황 및 문제점과 지원 방안이라는 두 가지 층위로 구분하여 서술한다. 먼저 현황 및 문제점은 제시된 자료의 핵심 용어를 그대로 활용하여 간결하게 적시해야 한다. 문제점 하나당 1~2문장 수준으로 제한하며, 서술어는 ‘미흡하다’, ‘저조하다’, ‘편차가 크다’와 같이 현황 진단에 적합한 표현을 사용하여 명확성을 높인다. 다음으로 본론의 핵심인 지원 방안은 산발적인 나열을 지양하고 범주화된 소제목을 사용해야 한다. 기본 축은 교육과정, 교원 지원, 행·재정적 지원체제로 설정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각 대안 문단은 ‘논지-논거-성과 관리-보완책’의 흐름을 갖춰야 한다. 즉 무엇을 구축할 것인지 선언하는 논지, 구체적인 실행 과정을 담은 논거, 모니터링을 포함한 성과 관리, 그리고 예상되는 우려와 그에 대한 보완책을 순차적으로 제시한다. 문장의 종결은 ‘노력한다’라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구축한다·표준화한다·환류한다’ 등 행정 실행의 언어로 마무리하여 실행력을 강조한다. 4. 본론의 핵심인 지원 방안 작성 예시 문단 내 구성 내용(논지-이유-방안 3가지-기대 효과)의 논리적 흐름으로 구성을 예시한다. ● 논지 첫째, 디지털 기반 수업의 표준화와 관계 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수업의 질적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 이유 현재 학교 간 인프라와 관리 체제의 편차로 인해 디지털 수업 환경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 방안❶ 이를 위해 우선 디지털 기반 수업 및 평가 운영 기준을 표준화하여 학교급별 가이드라인을 정비해야 한다. ● 방안❷ 또한 수업설계 예시와 평가 연계 모델을 보급하여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관계 회복 기반의 생활교육을 교육과정에 연계하여 정서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 방안❸ 아울러 학습 데이터의 활용 범위와 학생 보호 원칙을 명확히 규정하여 안전한 디지털 학습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 효과 이러한 조치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고 실질적인 학습 향상을 이끌어낼 것이다. 5. 결론 작성: 비전과 환류 결론은 본론을 기계적으로 요약하는 곳이 아니라, 정책의 기대 효과와 강력한 추진 의지를 행정가의 문장으로 정리하는 단계이다. 결론 역시 4문장 구조를 활용한다. •기: 핵심 가치를 함축하는 문장으로 시작하여 •승: 정책 추진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확장하고 •전: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책임 있는 지원과 점검 역할을 명시한 뒤 •결: 최종적으로 학생의 성장과 학교의 긍정적 변화라는 미래상을 제시하며 글을 맺는다. 이는 수미상관의 구조를 통해 글의 완결성을 높여준다. 6. 감점 요인을 배제한 표현 교정 정책논술에서는 모호하거나 당위적인 표현은 감점의 요인이 된다. ‘교사가 노력해야 한다’거나 ‘학부모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식의 표현은 행정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를 ‘교육청이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거나 ‘교육지원청이 컨설팅을 운영한다’와 같이 주체를 행정기관으로 전환하여 서술해야 한다. 또한 특정 집단을 단정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을 피하고, ‘디지털 친화적 소통 방식을 활용한 참여 확대’와 같이 구체적인 수단을 중심으로 서술하여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 Ⅳ. 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행정적 실천과 책임 정책논술은 단순히 유려한 문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행정가의 치열한 고민과 철학을 담아내는 과정이다. 앞서 살펴본 교육과정의 표준화와 입체적인 지원 체계 구축은 현장의 교육력을 회복하고 모든 학생의 균등한 성장을 보장하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다. 미래 교육의 비전이 학교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교육청은 상시 모니터링과 환류 시스템을 강화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통찰력과 실행 의지가 결집될 때, 학교는 배움의 기쁨이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며 우리 교육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최근 역량 중심 면접이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는 2025년부터 역량 중심 면접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경기 2025 면접의 복기 문항과 예시 답안을 중심으로 연재해 보고자 한다. Ⅰ. 본질적 역량 평가 _ 인성·리더십·창의성 등 1. 시험 실시 방법 및 운영 시스템(본질 면접) •평가 당일에는 관리 체계가 매우 엄격합니다. 따라서 조 편성, 이동 동선, 시간 운영 방식을 미리 이해해 두면 수험생의 긴장과 불안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조 편성 및 이동 : 응시자는 조별로 편성되어 이동하며, A조는 유형❶(면접)부터, B조는 유형❷(토의)부터 시작한 뒤, 일정에 따라 A·B조가 교차하여 응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시간 운영 : 중앙 방송으로 전체 일정이 통제됩니다. 응시자 정면 모니터에는 대형 타이머가 제시되어 남은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답변하게 됩니다. •평가실 환경 : 유형❶은 2인 1조로 입실하여 평가위원 5명 앞에서 하브루타식 심층면접을 진행합니다. 유형❷는 6명이 한 팀이 되어 V자 형태로 배치된 책상에서 집단 토의를 수행합니다. •준비물 및 주의사항 : 시험지와 구상지(백지)가 제공되며, 시험지에는 낙서가 금지됩니다. 답변을 준비할 때는 제공된 검정 플러스펜 또는 굵은 네임펜을 사용합니다. •진행 방식 : 관리자가 전체 구상 시간을 안내한 뒤, 문항을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2. 현장 수험 환경 및 유의 사항 _ A조 유형❶ 가정: 2인 1조 면접 •좌석 배치 : 평가자 기준으로 왼쪽부터 앞번호가 앉습니다. 두 응시자의 책상은 완전한 평행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 약간 열려 있는 ‘약한 V자’ 형태로 놓여있습니다. •제공 자료 : 책상 위에는 파일로 덮인 시험지, 구상지(A4 백지), 검정 플러스펜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낙서 금지 : 관리자가 “시험지에는 절대 낙서하지 말 것”을 구두로 강조합니다. 따라서 메모는 반드시 구상지에만 작성해야 합니다. •구상 시간 : 전체 문항을 위한 공통 구상 시간으로 6분이 엄격하게 부여됩니다. •타이머 제시 : 응시자 정면 모니터에 대형 타이머가 제시되어 남은 시간을 초 단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PART VIEW] Ⅱ. 문제와 예시 답안 1. 문항❶ _ 정책 제안 경기교육의 ‘자율, 균형, 미래’ 3대 기조에 본인만의 1가지 기조를 추가하고, 이유를 설명합니다. ※ 구상 5분, 각 2분 발표, 1번이 먼저 발표 ● 평가 목표 •정책 이해·해석 역량 : ‘자율·균형·미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가치·방향·정책언어)를 정확히 읽고, 그 틀 안에서 사고하는 능력 •비전·가치 설정 역량 : 교육의 핵심 가치를 스스로 선택하고(예: 책임·신뢰·포용·연대·지속가능 등), 교육철학으로 정리할 수 있는 능력 •전략적 기획(정책 설계) 역량 : 추가 기조가 기존 3대 기조를 보완·연결·강화하도록 설계하는 능력(중복 회피, 상호 보완 구조 만들기) •논리적 정당화 및 근거 제시 역량 : ‘왜 필요한가’를 문제 인식(현황/과제) → 원인/맥락 → 기대 효과로 간결하게 설득하는 능력 ● 답변 기본 틀 1. 서두 문제의 요구 2. 공존 3. 이유 4. 실천 방안 5. 기대 효과 2. 문항❶ _ 면접 답변 예시(2분) ● 예시➊ _ 공존 버전 경기교육의 ‘자율·균형·미래’ 3대 기조에 공존 기조 한 가지를 추가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현재 학교 현장은 매우 다양한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변화했습니다.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 다문화·이주배경학생, 특수교육 대상 학생, 정서·행동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동일한 교실에서 학습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존에 대한 명확한 정책 기조가 없다면 수업 운영과 생활지도에서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공존은 기존의 자율·균형·미래 기조를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핵심 연결 기조라고 생각합니다. 공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율은 학교 간 편차로, 미래는 일부 학생만 따라가는 미래로 한정될 수 있습니다. 공존을 기조로 설정함으로써 자율은 책임 있는 자율로, 균형은 교실 속 관계와 규범으로, 미래는 모두의 성장이라는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존 기조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저는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미래 장학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상시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사안이 발생한 이후에 개입하는 기존의 담임장학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학교 현장의 난제를 수시로 공유하고 해결 사례를 축적하며, 필요시에는 찾아가는 컨설팅이 즉시 이루어지는 ‘찾아가는 상시 장학’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이로 인한 기대 효과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학교 차원에서는 문제를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 안정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 현장 문제해결의 속도와 질이 함께 향상될 것입니다. 둘째, 지역 차원에서는 우수 사례가 빠르게 확산되어 학교 간 문화 격차가 완화되고, 공존을 기반으로 한 경기교육 정책 기조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예시➋ _ 회복 버전 선생님 의견 잘 들었습니다. 먼저 경기교육의 3대 기조에 ‘회복’을 추가할 것을 제안드립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현재 학교 현장은 관계 갈등, 정서 불안, 규범 약화가 누적되며 수업의 연속성과 정책 수용성이 동시에 저하되고 있습니다. 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사후 처벌이나 임시 대응에 머물 경우,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활동이 반복적으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복을 정책 기조로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회복은 기존의 자율·균형·미래 기조를 안정적으로 작동시키는 핵심 기조라고 생각합니다.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율은 책임 없는 자율로 흐를 수 있고, 균형은 지원의 나열에 그칠 수 있으며, 미래는 디지털 역량 중심으로만 축소될 위험이 있습니다. 회복을 기조로 설정함으로써 자율은 책임과 성찰을 포함한 자율로, 균형은 취약 요인에 대한 실질적 보완으로, 미래는 사회정서 역량을 포함한 미래 역량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회복 기조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저는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회복 중심의 현장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학교 단위 회복적 생활교육 표준모델을 보급하고, 위기학생에 대해서는 상담·의료·복지를 연계한 원스톱 지원 체계를 운영하겠습니다. 아울러 교원 갈등과 민원 상황에 대해서는 사전 컨설팅과 법률·심리 지원을 연계하여, 사안 발생 이후가 아닌 예방과 회복 중심의 지원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이로 인한 기대 효과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학교 차원에서는 갈등 상황에서도 수업의 연속성이 유지되고,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활동이 안정적으로 보호될 것입니다. 둘째, 지역 차원에서는 회복 중심의 학교 운영 사례가 축적·확산되어, 경기교육 전반에 신뢰 기반의 학교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3. 문항❷ _ 학교문화 조성 방안 ‘학교의 공동 문화 조성’ 방안과 교육적 영향, 장학사로서의 창의적 지원 방안을 말하시오. 4. 문항❷ _ 면접 답변 예시(2인 토의/각 2분씩 발표/1번 선발표) ● 1번 답변 학교의 공동 문화 조성 방안과 그 교육적 영향, 그리고 장학사로서 지원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는 학교의 공동 문화를 규범, 참여, 관계 회복의 세 요소로 설계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공동 문화가 단순한 분위기 조성이 아니라, 학교 운영 전반을 지탱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규범이 없으면 기준이 흔들리고, 참여가 없으면 책임이 약화되며, 관계 회복이 작동하지 않으면 갈등이 누적되어 수업의 지속성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규범은 학생 참여형으로 만들겠습니다. 학급회의와 학생자치 활동, 프로젝트 협약서 등을 통해 학생이 스스로 ‘우리의 약속’을 정하고 문서화하며,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참여는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는 구조로 설계하겠습니다. 또래 조정자, 학급운영위원, 학교 행사 기획단 등 실제 학교 운영에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이 공동체의 일원임을 체감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관계 회복은 일회성이 아니라 일상의 루틴으로 정착시키겠습니다. 주 1회 짧은 관계 점검 시간, 갈등 발생 시 회복적 서클 운영, 필요시 상담 연계까지 일관된 흐름으로 운영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장학사로서의 지원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학교가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여,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온라인 상시 소통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미래 장학 플랫폼’을 활용해 학교 간 사례를 즉시 공유하고, 필요시에는 찾아가는 장학으로 현장에 동행함으로써, 학교가 고립되지 않도록 소통·지원·연계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겠습니다. ● 2번 답변 예시 저도 학교의 공동 문화 조성 방안과 그 교육적 영향, 그리고 장학사로서의 지원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는 학교의 공동 문화를 ‘공존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운영 구조’로 조성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현재 학교 현장이 다양한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요구를 가진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생활하는 상황에서, 공존이 선언적 가치에 머무를 경우 갈등은 반복되고, 공동 문화는 정착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공존이 학교 운영 전반에서 일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구조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공존의 기준을 학교 운영의 기본 원칙으로 명문화하겠습니다. 학교생활 전반에서 적용되는 공통 원칙을 정리하여, 수업·생활지도·학생활동 전반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활용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는 혼란을 줄이겠습니다. 둘째, 공존의 경험을 수업과 활동 속에서 반복적으로 축적하겠습니다. 협력학습, 역할 분담 프로젝트, 공동 과제 수행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 다른 역할과 입장을 이해하며, 함께 성취하는 경험을 일상적으로 쌓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갈등 상황에서는 공존이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운영하겠습니다. 갈등 발생 시 처벌 중심 대응이 아니라 회복적 대화를 원칙으로 하고, 필요시 상담 및 전문 지원과 연계하여 관계 회복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마련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장학사로서의 지원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공존 중심 학교 운영 사례를 공유하는 온라인 상시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필요시에는 찾아가는 장학을 통해 학교의 상황에 맞는 컨설팅을 제공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공존 중심의 공동 문화가 개별 학교의 노력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전체로 확산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5. 문항❷ _ 상호 피드백(상대방의 발표를 듣고, 보완하고 싶은 말 발표) 상대 발표의 논지를 정확히 짚어 칭찬하고, 반박이 아닌 ‘구조적 보완’을 제시하며, 반드시 지역 교육 차원의 효과로 마무리 ● 상호 피드백① _ 1번 → 2번(1분) 선생님 의견 적극 공감합니다. 특히 학교의 공동 문화를 ‘공존이 작동하는 운영 구조’로 설명하시면서, 공존을 선언이 아니라 학교 운영의 기준으로 정렬하신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공동 문화를 감정이나 분위기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로 접근하신 점에 공감합니다. 이를 조금 더 보완한다면, 공존의 원칙이 실제 현장에서 흔들릴 때 어떻게 점검하고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환류 장치가 함께 제시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공존 원칙이 잘 작동하지 않는 사례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이를 다시 학교 운영 기준에 반영하는 점검 체계가 마련된다면 실행의 지속성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공존 중심의 학교 운영이 특정 학교의 철학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전체의 보편적 운영 원리로 확산되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상호 피드백② _ 2번 → 1번(1분) 선생님 명쾌한 발표 잘 들었습니다. 학교의 공동 문화를 규범, 참여, 관계 회복의 세 요소로 구조화하신 점이 매우 명확했고, 특히 공동 문화를 실제 운영 장면으로 풀어내신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설계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높다고 느꼈습니다.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자면, 이러한 구조가 학급이나 담당 교사의 역량에 따라 편차가 생기지 않도록 학교 단위의 공통 운영 틀로 정착시키는 방안이 함께 제시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규범 점검 주기, 참여 역할의 단계적 확대, 관계 회복 절차에 대한 공통 기준이 마련된다면 운영의 안정성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이 지역 단위로 확산된다면, 학교 간 공동 문화의 격차가 줄어들고, 협력과 회복을 기반으로 한 학교 운영 사례가 체계적으로 축적되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6. 문항❸ _ 하브루타식 심층면접(2명이 1:1로 자유 토론하기) ● 상황 제시 AI가 모든 것을 다해주는 미래 모습을 제시.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때 교육청 지원 방안에 대해 4분간 자유 토론한다. • 경험 제시 → 미러링 → 공감 → 확장 질문 → 정책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 상대를 이기려는 토론이 아니라 함께 사고를 확장하는 하브루타형 토의를 통해 • 발언의 핵심 개념과 벗어날 때는 지적보다 미러링을 활용 ● 평가 목표 1. 미래·AI 이해 역량 : AI가 노동·직업·학습을 어떻게 바꾸는지, ‘새로운 직업’의 성격(역량, 진입 경로, 직업윤리)을 개념적으로 설명하는 힘 2. 정책기획·문제해결 역량 : 변화(새 직업 등장) → 교육 수요(진로·역량·전환교육) → 교육청 과제(체계·사업·예산·인력)로 연결해 실행 가능한 지원 방안을 설계하는 힘 3. 소통·협력 역량(하브루타 상호작용) : 미러링(상대 요지 재진술) → 확인 질문 → 공동의 논점 정리 → 합의/차이 정돈으로 토의를 ‘함께’ 전개하는 힘 4. 공감·관계 형성 역량 : 학생·학부모·교원·지역산업의 불안과 기대를 읽고, 공감 언어로 신뢰를 만들며 논의를 확장하는 힘 5. 논리적 사고·핵심 개념 유지 역량 : 쟁점이 흔들릴 때 ‘지적’보다 미러링으로 핵심 개념(미래 직업, 진로교육, 전환 역량, 교육청 지원)을 다시 중심에 놓고 논리를 이어가는 힘 6. 가치·윤리·책무성 역량 : AI 시대의 공정성, 데이터·개인정보, 격차, 노동·인권 관점을 놓치지 않고 정책에 반영하는 힘 7. 면접관이 특히 보는 행동 지표(짧게 발표) AI가 모든 것을 다해주는 미래에서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때 교육청 지원 방안 ● 2번 발언❶(문제 인식+경험) 저는 이 주제를 보면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책을 읽었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놀랍게도 기술 전망보다 ‘인간 소외’가 더 많이 다뤄지더라고요. 그래서 AI가 많은 것을 대신하는 미래일수록 교육청은 기술 적응만 지원할 게 아니라, 학생들이 관계 속에서 성장하도록 돕는 지원이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 1번 발언❶(미러링+공감+질문) 말씀하신 핵심이 ‘기술 발전의 이면에 인간 소외가 커진다’는 점이네요. 저도 그 부분에 공감합니다. 그렇다면 교육청이 현장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지원은 어떤 형태가 효과적일까요? 수업, 프로그램, 아니면 시스템 지원 중에서요. ● 2번 발언❷(답변+방향 제시: 자기주도성→협력) 질문 주신 부분에 답변드리면, 저는 ‘자기주도성을 기반으로 협력적 주도성’을 키우는 지원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학생이 자기 흥미와 강점으로 과제를 정하고, 그 과제를 팀으로 확장해 협력하며 해결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면 학교 간 공동 프로젝트, 팀 기반 문제 해결 활동을 교육청이 설계·확산하면 좋겠습니다. ● 1번 발언❷(칭찬+구체화 제안) ‘협력적 주도성’이라는 표현이 정말 좋습니다. 개인의 주도성과 공동의 성취를 함께 묶어 주니까요. 여기에 하나 보완하면, 교사들이 부담 없이 운영하도록 수업설계 예시와 운영 매뉴얼이 함께 제공되면 좋겠습니다. 특히 팀 구성, 역할 분담, 갈등 조정 절차까지요. ● 2번 발언❸(미러링+실행 장치 제안) 말씀하신 보완은 ‘현장 실행 가능성을 높이려면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그래서 교육청은 프로젝트 은행처럼 주제·자료·역할 예시를 제공하고, 갈등 상황에는 회복적 대화 도구를 함께 보급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인간 소외를 줄이는 방향으로 협력이 루틴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 1번 발언❸(공감+평가/환류 추가) 네, ‘루틴화’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그리고 협력은 과정이 중요하니 평가와 환류가 함께 가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협력 과정 루브릭과 동료평가·성찰기록을 교육청 차원에서 표준화해 주면, 학교 간 편차가 줄고 확산도 빨라질 것 같습니다. ● 2번 발언❹(정리+지역 확산) 정리해 보면, AI 시대 교육청 지원은 새로운 직업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서, 학생들이 관계 속에서 일하고 배우는 경험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주도성 기반 협력 프로젝트, 실행 매뉴얼, 평가·환류까지 묶으면 학교가 고립되지 않고 지역 전체로 확산될 수 있겠습니다. ● 1번 발언❹(최종 정리+합의) 저도 같은 결론입니다. 오늘 논의한 방향은 기술 중심이 아니라 인간 중심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학교가 실제로 할 수 있게 ‘구조’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교육청이 협력 프로젝트와 매뉴얼, 평가·환류 체계를 함께 제공하면,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는 미래에도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성장할 기반이 마련된다고 생각합니다.
1. Free: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 전통적인 교사의 역할은 국가가 제시한 교육과정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치고 전달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의 자율성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교사의 역할은 더 이상 국가교육과정의 실행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교육과정의 의사결정자로까지 그 범위가 넓어졌다. 각 학교가 처한 상황과 학생들의 수준 및 흥미가 다르기 때문에, 교육내용과 방법을 결정하고 이를 어떻게 실천할지, 나아가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은 누구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이는 교사가 단독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수업설계 단계부터 학생들의 필요를 반영하고 그들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이 교육 경험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둘째, ‘교사와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이는 둘 이상의 교사가 교육내용을 공동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뜻한다. 즉 하나의 수업을 위해 여러 교사가 함께 수업목표·내용·활동·평가방법 등을 기획하고 준비하거나, 나아가 공동으로 여러 수업을 설계하거나 운영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동 수업설계와 실행들은 실제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전문성을 공유하고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최적의 학습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의 목표는 학습자 주도성과 교사 주도성을 높이는 데 있다.2 하지만 이것이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자신의 교육철학만 앞세우거나, 자의적으로 교육내용을 선정해 실천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은 국가·지역·학교교육과정이라는 견고한 기반 위에 학생과 교사, 그리고 교사 간 공동의 교육철학을 담아내는 실천 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PART VIEW] 2. Focus _ 학생들의 질문에 집중하기 지난 5월, 사회수업 중 한 학생이 “선생님, 동물도 권리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인권의 개념과 특징을 탐구하는 수업을 마친 후, 추가로 궁금한 내용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나온 질문이다. 마무리되려던 수업은 이내 열띤 토론의 장으로 바뀌었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생각을 자유롭게 발표하기 시작했고, 집에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학생들은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반면, 평소 고기반찬을 즐겨 먹는 한 학생은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그럼 식물의 권리도 있는 거냐?”고 물으며, 또 다른 질문을 던져 논의를 확장하기도 했다. 우리는 다음 사회수업 주제로 이 질문을 선택했다. 이처럼 지금 소개하는 수업은 바로 학생들의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개념 기반 탐구학습 방식으로 동물 권리에 대한 토의 형태로 수업이 진행됐다. 교과서만으로는 관련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닭 답게 살 권리 소송사건이라는 책을 보조자료로 활용했다. 이 책은 북극곰·닭 등 다양한 동물의 권리 침해 사례를 소설 형식으로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학생들은 모둠별로 한 가지 동물을 정해 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한 후, 월드카페 형식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었다. 모둠별로 한 명씩 ‘카페지기’가 되어 다른 모둠 친구들을 초대해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으며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활동을 펼쳤다. 월드카페 활동에서 정리된 생각들은 패들렛 샌드박스에 요약하여 기록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맡은 동물의 상황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고, 동물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또 실천할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3. Force _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 수업의 강화 일반적으로 역사수업은 ‘어렵고 외울 것이 많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5학년 2학기 사회교과는 전체가 모두 역사로만 구성되어 있었기에, 학생들이 역사과목에 흥미를 느끼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이번 수업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기존의 지식 전달 위주의 학습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역사적 개념을 스스로 조사하고 탐구하며 자기주도적 학습경험을 쌓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번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단순한 인공지능(AI) 사용자에서 나아가 인공지능(AI) 개발자로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학생들은 ‘우리아이AI’를 활용해 고려 문화유산의 종류와 그 속에 담긴 우수성을 탐구했고, 이를 바탕으로 고려 문화유산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퀴즈 게임을 직접 제작해 보았다. 완성한 퀴즈 게임을 서로 교환하여 체험하며 고려 문화유산을 함께 공부하는 협동수업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① 수업 열기 및 고려 문화유산 조사하기 ● “선생님, 고려 문화유산도 샌드박스로 정리할까요?” •모둠별로 고려의 문화유산을 한가지씩 선택하여 자세히 조사하기 - 와 사회 교과서를 활용해 고려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조사하기 ② ‘만들어요!’ 고려의 문화유산 AI 퀴즈 게임 ● “선생님, 저희 모둠은 팔만대장경 마리오 게임을 만들 거예요!” •접속하여 모둠별 퀴즈 게임을 제작해 봅시다. 4. Frame _ 교육공동체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 지난해 가을,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기 위해 신라 금관 특별전이 열렸다. 이는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제33번째 APEC 정상회담이 열린 것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였다. 특히 신라 금관 6점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이 무려 104년 만의 일이었다. 역사수업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학생들에게 신라 문화유산을 주제로 경주 여행상품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 아이디어는 대부분 학생이 근교에 위치한 경주를 방문해 본 경험이 있다는 점, 그리고 여행을 하다보면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여행가이드’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이 수업의 특별한 점은 바로 학생들의 부모님들도 함께 참여했다는 점이다. 2학기 학부모(교육보호자) 참관수업을 맞아 부모님들이 여행 상품 발표회에 참석했고, 학생들이 기획한 여행 상품을 모두 꼼꼼하게 살펴본 후, 어떤 여행 상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패들렛의 하트 기능을 활용해 직접 투표에도 참여했다. 이는 학생과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님까지 모든 교육공동체가 수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함께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였다. ① 수업 열기 및 신라 문화유산 조사하기 ● “선생님, 우리가 만든 여행 상품을 부모님들께 소개해보면 어떨까요?” 수업이 한창 진행되던 중, 한 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몇 주 뒤 예정된 학부모(교육보호자) 참관수업에서 최종 완성한 여행 상품을 발표하면 어떻겠냐고 말이다.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 원래는 다른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학생들도 나도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 학생들은 부모님들께 드릴 초대장도 손수 만들고,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되었던 발표 자료도 다시 수정하기 시작했다. 부모님 앞에서 발표할 생각에 학생들은 한층 더 수업에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② 여행사 로고 제작 및 여행 상품 기획하기 ● “선생님, 여행사 이름과 로고도 만들면 안되나요?” 이번에는 학생들이 직접 여행사 이름과 로고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교사로서 나는 각 모둠이 소개할 여행 장소의 특색이 잘 드러나도록 디자인할 것을 조언했고, 여러 후보작이 나온 모둠에서는 패들렛의 하트 기능을 활용해 투표로 최종 로고를 선정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여행에 필요한 경비·교통수단·식당·카페 정보 등 실제 여행객에게 꼭 필요한 안내 자료가 될 수 있도록 결과물을 정성껏 제작했다. 물론 진행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어떤 모둠은 PPT 안에 글과 그림이 과도하게 많았고, 또 어떤 모둠은 조사한 자료에 비해 발표 내용이 부족하기도 했다. 이에 학생들에게 충분한 발표 연습 시간을 제공하여, 제작한 PPT에 보충할 부분이 없는지 스스로 검토하고 개선해 나갈 기회를 주었다. ③ 신라 문화유산 여행 상품 소개하기 ● “선생님, 한 번 더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학생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발표에 임하는 진지한 마음만큼은 모두 같았다. 다소 긴장한 탓인지, 혹은 부모님 앞에서 처음 발표하는 자리여서 그랬는지 연습할 때보다 목소리 크기가 작았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 다음에 유사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면 마이크 등 음향 장비를 사전에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다. 발표를 마친 후 내 마음처럼 학생들도 아쉬움을 표현하며,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재도전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④ 신라 문화유산 질문 만들고 퀴즈 대결하기 ● “선생님, 신라 문화유산으로 카훗(Kahoot) 퀴즈도 하고 싶어요!” 수업 후 염려되는 부분은 학생들이 자신이 조사한 문화유산에만 집중하고 다른 모둠이 조사한 문화유산에 관한 내용에는 소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신라 문화유산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습득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다음 활동으로 보충학습을 계획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교과서 내용이나 우리아이AI, 또는 다른 모둠의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지를 직접 제작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각자 만든 문화유산 질문을 페들렛 역사 게시판에 업로드하였고, 교사는 이렇게 생성된 질문들을 취합하여 카훗(Kahoot!) 퀴즈로 변환하는 역할을 맡았다. 학생들은 카훗에 접속하여 서로 만든 질문들을 퀴즈 형식으로 해결하였고, 이 과정에서 신라 문화유산에 대한 자신의 이해도를 점검하고, 부족한 학습내용을 다시 한번 복습할 수 있었다. 수업의 정리 활동으로는 패들렛 역사수업 게시판에 학생들 스스로 배움일기를 작성하도록 했다. 처음 걱정과는 다르게 학생들은 역사수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다양한 문화유산의 과학적 우수성을 인식함으로써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함양할 수 있었다. 5. Festival _ 공동으로 연구하고, 공동으로 실천하는 수업 ● “선생님, 우리 5학년과 6학년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진행해보면 어떨까요?” 마지막 이야기는 5·6학년 학생들이 함께 준비한 모의재판 수업에 관한 내용이다. 이 수업은 6학년 학생들이 모의재판의 주인공이 되고, 5학년 학생들이 배심원으로 참가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처음 아이디어를 꺼낸 사람은 동료교사인 우리 학교 6학년 담임교사였다. 매주 전문적학습공동체 시간을 통해 각자의 수업사례를 나누고 새로운 수업을 함께 기획하는데, 바로 이때 6학년 선생님이 모의재판 수업을 소개하며 5학년도 함께 참여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다. 공동으로 연구하고, 공동으로 실천하는 수업은 이렇게 자발적인 수업나눔 문화에서 시작되었다. 6학년 학생들은 실생활에서 겪을 법한 사건을 주제로 선정하여 원고와 피고 역할을 나누어 민사재판을 준비했다. 5학년 학생들은 배심원으로서 원고와 피고측의 주장과 근거를 경청하고, 그 적절성을 판단하여 누구의 주장이 더 타당한지 평가하는 역할을 맡았다. 한편 공동 수업을 맡은 2명의 담임교사도 각각 역할을 나누어 참여했다. 6학년 담임교사가 본 수업의 목적과 의의 등을 설명하고, 5학년 담임교사가 모의재판 진행 시 주의사항과 규칙 등에 대해 안내했다. 그 외에 나머지 전체적인 모의재판 진행과정은 모두 학생들이 이끌어갔다. 모의재판 수업을 위한 5·6학년 교육과정의 분석 및 재구성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번 모의재판 수업은 정말 특별했던 경험이었다. 이전에도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수업을 준비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다른 학년과 공동으로 수업을 연구하고, 심지어 한 교실에서 두 학년이 함께 수업을 진행했던 경험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수업은 공개수업으로 진행되어 우리 학교 교사는 물론, 인근 학교의 선생님들도 참관해 수업의 전 과정을 함께 지켜보아 더 의미가 있었다. 이번 사례의 제목을 ‘Festival’, 즉 축제라고 지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수업을 함께 연구하고 나누는 문화가 하나의 축제처럼 학교 현장에 더 많이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학교 현장에 배움과 수업을 나누는 문화가 정착되고, 학생과 교사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세상과 함께하는 음악수업 ‘어떻게 하면 음악수업이 학생들의 일상과 세상의 문제에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을까?’ 음악수업을 하며 늘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음악을 듣고, 부르고, 연주하는 경험만으로도 학생들의 감수성과 표현력은 충분히 자랄 수 있다. 하지만 그 배움이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생들의 삶과 사회로 이어질 수는 없을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 남았다. 학생들이 평소 즐겨 듣는 음악처럼 수업 속 음악도 삶 가까이에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음악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음악의 사회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타인에게 전할 수 있는 매개로서 음악을 바라보게 하였다. 가사와 멜로디, 리듬과 음색이 어우러질 때 음악은 설명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가 조금이나마 나아진 모습을 상상하며, 그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도록 하면 어떨까. 그 음악이 메아리처럼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다면, 음악수업은 사회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수업이 에코(Echo) 뮤직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정서교육과 행복교육의 흐름 속에서 학생들이 사회 문제를 마주하되 문제를 드러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가능한 장면을 상상하고 그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사고와 사회적 감수성을 함께 기르고자 했다. 이 수업에서는 음악으로 해결책을 직접 제시하기보다 음악을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과 희망의 긍정적인 감정이 먼저 만들어지기를 바랐다. 캠페인송을 다시 정의하다 에코 뮤직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캠페인 음악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캠페인 음악은 우리가 익숙하게 떠올리는 기존의 캠페인송과는 다르다. 기존 캠페인송은 동요풍의 단순한 선율과 직설적인 가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메시지는 분명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들어야 하는 노래’, 혹은 ‘훈계에 가까운 음악’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PART VIEW] 반면 실제 대중음악 속 사회 참여 음악은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BTS의 ‘Permission to Dance’, 빌리 아일리시의 ‘All the Good Girls Go to Hell’처럼 사회적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외치기보다 음악적 완성도와 감정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 캠페인 음악 예시 자료 • 마이클 잭슨의 ‘We are the world’ _ 1985년 아프리카를 돕고자 기획된 음악 이야기 • BTS의 ‘Permission to Dance’ _ 코로나 시대의 희망이 담긴 음악 이야기 • 빌리 아일리시의 ‘All the Good Girls Go to Hell’ _ 환경 위기를 다룬 음악 이야기 에코 뮤직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만드는 캠페인 음악은 동요나 구호가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즐겨 듣는 장르의 음악인 힙합·발라드·RB·록 등 익숙한 음악 언어를 통해 변화된 세상을 상상하고 희망을 표현하였다. 그래서 학생들이 만든 이 음악은 들어야 하는 노래가 아니라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되어 그 반복 청취 속에서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메아리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프로젝트는 다음 5단계의 흐름으로 구성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하였다. ● 수업 목표 •사회정서역량: 사회 문제 인식, 공감능력, 긍정적 미래 상상을 통한 행복 마인드 함양하기 •음악적 창의성: 감정과 메시지를 음악 요소로 표현하고, AI 도구 활용 창작 능력 기르기 •미디어 리터러시: 음악을 미디어로 이해하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공동체적 가치: 음악으로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는 공감과 실천적 삶의 태도 기르기 ● 지도상 유의점 1) 안전한 분위기 조성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려면 심리적 안정감이 필요하다. 그래서 비판 중심의 피드백은 최소화하고, 평소 다양한 질문들을 허용하며 모든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는 분위기의 긍정 피드백 문화를 먼저 만들었다. 2) 창작 시 활용할 AI 도구는 목적이 아니라 ‘표현의 수단’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 기술적 완성도보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두었다. 3) 개인적으로 민감하거나 무거운 주제(자살·우울·학교폭력 등)를 선택한 학생은 개별 면담을 통해 음악 창작 과정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살폈다. 필요시 상담교사와 연계할 수도 있다. 학생 주도 프로젝트 수업 흐름 ● 1단계 _ 문제 인식: 사회 문제 기사 탐색 및 해결방안 탐색 • 다양한 사회 문제 기사 탐색 • 마음이 가장 움직인 문제 선택 • 문제에 대한 감정과 생각 정리 학생들은 다양한 사회 문제 기사를 탐색하며 가장 마음이 쓰이는 주제를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정보의 양보다 감정의 반응에 집중하도록 안내했다. 사회 문제를 바라보며 ‘남의 일’이 아닌 ‘나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 2단계 _ 긍정회로 설계 : 변화된 세상 상상하며 소리 이미지·소리 가사 구성 •문제상황 _ 지금의 세상(감정·이미지·키워드) •변화된 상황 상상 _ 문제가 해결되거나 조금 나아진 세상(감정·이미지·키워드) •문제상황을 소리로 표현(소리 이미지, 소리 가사) •해결상황을 소리로 표현(소리 이미지, 소리 가사) 문제를 인식한 뒤에는 문제상황과 변화된 상황을 감정·이미지·키워드로 정리하며 변화 가능성을 상상한다. 학생들은 간단한 해결방안을 탐색하며 제도, 캠페인, 공동체의 실천, 개인의 태도 변화 등 가능한 방식들을 폭넓게 생각해 보게 했다. 해결방안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정답 찾기가 아니라, 변화 가능성을 상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2단계에서 중요한 활동은 학생들이 문제상황과 해결상황에서 들리는 소리를 찾아보고, 소리 이미지로 표현하는 활동이다. 날카로운 소리, 막힌 소리, 밝아지는 소리 등 감정을 음악적 이미지로 바꾸는 과정으로 의성어·의태어 등을 사용하면 좀 더 쉽게 표현할 수 있다. 학생들이 작성한 소리 이미지 및 소리 가사 키워드는 가사와 음악 창작 시 Suno AI 프롬프트로 사용한다. ● 3단계 _ 예술적 의도 설계 : 음악작품계획서 작성 - 감정을 소리로 재창작하는 과정 이제 상상한 것을 소리로 표현하고 감정을 소리로 옮기는 단계로 2단계에서 상상한 소리 이미지를 떠올리며, 작품계획서를 작성한다. 음악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원하는 분위기로 표현하기 위해 장르·악기·음색·분위기·빠르기·리듬·음역 등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을 먼저 설정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음악적 표현이 얼마나 감정과 밀접한지 체감하게 되며, 음악적 개념이 외워야 할 이론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설명하는 도구로 인식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 음악적 요소들은 Suno AI에서 스타일 프롬프트로 사용한다. •가사 만들기 예시 자료 •장르 선택하기 예시 자료 •음악적 특징 정하기(Suno AI 스타일 프롬프트) ● 4단계 _ Suno AI 활용 : 캠페인 음악 만들기 • Suno AI 활용 음악 생성 • 가사 창작 _ 직설적 구호 대신 공감 가능한 가사 작성 • 스타일 수정하며 작품 완성 이제 본격적인 작곡 단계로 학생들이 즐겨 듣는 장르를 선택하게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듣고 싶은 캠페인 음악이어야 하기 때문에 힙합이든, 발라드든, 록이든, EDM이든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 가사 작성 시에는 기존 캠페인송처럼 가사에 직설적인 교훈보다는 공감 가능한 이야기와 감정이 잘 드러나게 작성하도록 했다. 변화된 세상을 꿈꾸며 긍정적인 감정의 변화가 중요하므로 학생들이 문제상황의 어두운 사운드에서 시작해 변화된 세상을 상상한 밝은 사운드로 넘어가는 구조를 설계하도록 안내한다. 예를 들어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 같은 문장이 아니라, ‘우리가 다시 숨 쉬는 도시를 상상해’ 같은 방식으로 감정과 이미지가 살아 있는 언어를 쓰게 한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듣기만 좋은 음악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잘 전해지는 작품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Suno AI 사용법 ① Create-Custom 모드 선택 ② Lyrics: 가사는 1·2단계에서 작성했던 키워드를 중심으로 형식에 맞게 작성 ③ Styles: 작품계획서에서 작성한 음악 요소들을 사용 - 프롬프트는 영어로 번역하여 작성하는 것이 더 정확 ④ 다양한 장르를 탐색하고 싶을 때 음악을 듣고 선택 가능 ⑤ 무료 버전: 매일 50크레딧씩 제공 - 1회에 2곡씩 생성(10크레딧 차감) 5회 가능 ⑥ 작품을 만들면 Library에 자동 저장 - 작품에서 Remix/Edit-use Styles Lyrics(가사와 스타일 프롬프트 수정) - Download-mp3 파일로 다운로드 가능 •Suno AI 스타일 작성 프롬프트 예시 ● 5단계 _ 메아리 확장 : 작품 발표 및 성찰 마지막 활동은 작품을 발표하고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다. 에코 뮤직 프로젝트 캠페인 음악의 목적은 개인 창작에 머물지 않고, 타인에게 들려주어 사회 참여를 이끄는 것이다. 작품 공유 시에는 링크보다는 mp3 파일로 공유하여 음악에만 더 집중하여 감상하도록 한다. 작품 감상 발표와 함께 긍정 피드백 중심의 감상 나눔이 중요하다. 비판보다는 ‘음악이 내 마음에 준 울림’에 대한 한 줄 평을 달도록 하여 공감과 성장을 경험하도록 했다. 학생들과 감상 우수작품 선정 과정에서 어떤 학급에서는 중독을 다룬 힙합을 만들었는데, 발표 후 여러 친구가 벌써 후렴구가 너무 좋다며 따라 부르고 ‘나도 그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싶다’고 했다. 이게 진짜 성공이 아닐까. 캠페인 음악으로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음악 그 자체로도 듣고 싶은 작품이 된 것이다. 이후 학생들의 작품은 학급에서 최우수작품을 선정한 후 학년 전체가 음악을 감상하도록 포스터를 제작하여 전시회를 열어 학생들의 울림을 널리 전하려고 하였다. ● 작품 체크 리스트 - 어떤 사회 문제를 선택했는가. - 문제상황은 어떤 소리로 표현했는가. - 변화된 세상은 어떤 소리로 상상했는가. - 이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은 한 문장은 무엇인가. 수업을 마치며 _ 삶을 보듬고 세상을 잇는 음악의 힘 에코(Echo) 뮤직 프로젝트는 사회 문제에 대한 거창한 해답을 제시하는 수업은 아니다. 다만 음악을 통해 마음이 먼저 움직일 수 있음을 발견하고, 그 작은 움직임이 사회적 참여라는 실천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경험하는 여정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미디어를 매개로 자신이 가장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찾아내며, 자신의 관심 분야와 내면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사와 뉴스의 텍스트를 단순한 정보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자신의 문제로 치환하여 인식하며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시민 감수성을 높였다. 특히 문제상황에 압도되어 무력감에 빠지는 대신, 문제가 해결된 상황을 상상하며 음악으로 표현해 내는 과정이 꽤 인상 깊었다. 수업 의도대로 학생들은 활동 내내 문제가 해결된 세상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지고 즐겁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는 긍정적인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 회로’가 학생들의 내면에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장면이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현실 속 삶의 모습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며 예술적 창의성과 소통능력을 함께 길렀다. 수업 후 많은 학생이 사회 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음악이 개인의 고유한 표현을 넘어 사회와 연결될 수 있다는 음악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고 답해주었다. 결국 사회정서학습은 별도의 활동이 아니라 음악수업의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음악수업이 학생들의 일상을 넘어 사회를 향해 조금 더 확장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이 작은 시도가, 우리 학생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울려 퍼지는 행복의 메아리가 되기를 소망한다.
사회적 갈등과 가치 판단이 첨예해지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일 자체가 조심스러워진 시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회 문제와 쟁점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건설적인 토론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시민교육, 자기주도적 문제해결역량 함양,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정보평가·탐색 능력은 지금 사회가 학교교육에 요구하는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은 다양한 자료를 탐색하고 비교하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길러질 수 있으며, 학교도서관은 이를 학교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공간이다. 이러한 취지로 윤리교사와 함께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사회문제탐구 과목의 교과협력수업을 2년간 운영해 왔다. 해당 수업사례를 통해 학교도서관이 민주시민교육 공간으로 기능한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업 의도 학생들이 자신만의 관점을 충분히 형성하기도 전에 각종 매체를 통해 이분법적인 사고와 혐오 표현에 노출되는 현실을 마주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가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인 ‘정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함께 읽으며, 정의를 해석하는 다양한 철학적 관점을 살펴보고, 그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만의 가치관을 고민하도록 했다. 모든 내용을 완독하기보다는, 의미 있게 읽은 부분을 토론으로 연결하여 읽기가 지루한 과제가 아닌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이 되도록 했다. 또한 교과서에 제시된 사회 문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지금 실제 사회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왜 문제가 되는지를 스스로 탐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다양한 시각을 조사하고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 문제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명확히 구분하고, 개인적 추측이나 의견이 아닌 객관적 근거에 기반해 의견을 개진하는 태도를 수업 전반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다. 수업 소개 수업은 총 17차시로, 읽기와 탐구활동을 두 축으로 진행했다. 학생들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토론하며 자신만의 정의관을 형성하고, 현실의 사회 문제를 조사해 해당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를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자신만의 정의관을 하나의 논리로 정리했다. ●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독서 토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철학자의 이론을 정답처럼 설명하기보다, 도덕적 딜레마 사례를 통해 독자가 스스로 답을 고민하도록 이끄는 책이다. 다양한 가치 판단을 제시해 정의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책의 특징을 고려해 읽기 전 활동으로 각 장의 핵심 딜레마 사례를 중심으로 모둠토론을 먼저 진행했다. 매 차시 한 장씩을 다루며 교사가 해당 장의 핵심 사례를 제시하고,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뒤 토론을 통해 관점을 확장해 나갔다. 이러한 방식은 학생들의 읽기 흥미를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PART VIEW] ● ‘나의 정의 탐구 일지’ 작성 이후 토론사례를 중심으로 책을 읽으며, 자신의 판단과 책 속 논의를 연결해 이해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주장을 점검하며 그 근거를 보완해 나갔다. 인상 깊은 문장을 페이지와 함께 기록하고,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정의관이 미덕·복지·자유 중 어떤 관점에 가까운지 정리하는 ‘정의 탐구 일지’를 작성했다. 4차시의 독서활동 이후에는 종합 토의시간을 마련해, 그동안 다룬 여러 사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보다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사회 문제 조사 후 ‘나의 정의관’ 설명하기 이후 책과 온라인 자료를 활용해 현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조사하는 탐구활동으로 확장했다. 먼저 사서교사와 함께 사회 문제를 조사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정보원의 종류와 활용 방법을 학습했다. 자신이 형성한 정의관에 비추어 문제라고 판단할 수 있는 사회 문제의 사례를 찾아보는 데 초점을 두었으며, 개인적 추측이 아닌 실제 현상임을 자료로 확인하고 모든 정보의 출처를 기록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사회 문제 하나를 최종적으로 선정한 뒤, 해당 사회 문제가 무엇이며 왜 문제인지에 대한 해석을 자신의 정의관을 바탕으로 설명했다. 책을 통해 학습한 철학자의 관점과 관련된 도덕적 딜레마 사례, 자신의 생각을 함께 인용하고, 그동안 작성한 정의 탐구 일지와 자료 조사 결과지만을 참고해 수기로 작성하도록 했다. 매 차시의 기록이 충실히 누적되면 자연스럽게 과제물이 완성되도록 설계함으로써, 학생들이 활동에 성실히 임하고, 작은 노력의 축적이 완성된 결과로 이어지는 성취감을 경험하도록 했다. ● 수업계획 과정 학기 초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학교도서관 활용 및 협력수업 방안에 대한 연수를 진행했고, 이를 계기로 윤리교사의 제안에 따라 본 수업이 추진되었다. 윤리교사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는 독서·탐구활동을 협력수업의 주안점으로 두었다. 먼저 윤리교사는 사회문제탐구 과목의 성취기준 중 ‘[12사탐06-03] 선정한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파악하고, 토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도출한다’를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사서교사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주요 읽기 자료로 제안하고, ‘나의 정의관 설명하기’를 주제로 벡워드 교수설계에 기반해 수업활동 내용을 구체화했다. 이후 사서교사가 평가기준 초안을 제안하고, 이를 윤리교사가 보완해 최종 평가계획으로 정리했다. 평가기준은 주장의 논리성, 근거의 객관성, 내용 이해, 관점의 다양성을 중심으로 설정했다. 다음으로 평가 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활동과 역할 분담을 함께 기획했다. 윤리교사는 철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 장의 사상을 가장 쉽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도덕적 딜레마 사례를 선정하고, 매 차시 토론 주제 소개를 맡았다. 사서교사는 학생들의 능동적인 탐구활동이 가능하도록 전체 수업흐름을 설계하고, 정보 기록과 사고 정리를 위한 활동지를 제작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두 교사가 함께 교실을 순회하며 토론을 지도했다. 학생들의 발언을 독려하고, 이해가 어려운 개념이나 용어를 설명하며, 수업 종료 후에도 원하는 학생들과 딜레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이후에는 과제물을 공동 채점하며 평가 기준에 따라 피드백을 제공했다. 수업 후기 우선 활발한 토론을 위해 모둠 구성에 특히 공을 들였다.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음식·아이돌·영화·색깔·관심 과목 등 간단하지만 다양한 항목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게 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학생끼리 모둠을 구성했다. 이후 모둠 구성 이유를 유추해 보게 하며, 자연스럽게 공통점을 발견하고 동질감을 형성하도록 했다. 또한 입시제도·군대 등 학생들의 흥미를 끄는 토론 주제를 선정하고, PPT로 쟁점을 시각화해 딜레마 사례에 대한 이해와 몰입도를 높였다. 그 결과 학생들은 예상보다 높은 집중도를 보이며 논의에 참여했다. 매 차시마다 토론 시간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토론을 계속하고자 도서관에 남는 학생들이 있었다. 독서량이 충분치 않았다고 느낀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도서관을 찾아 추가로 자료를 읽는 등 성실히 독서에 임했으며, 분량의 차이는 있으나 모든 학생이 일지와 과제를 빠짐없이 작성했다. 짧은 한 줄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남기려는 태도와 함께,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성찰하는 경험과 어려운 책을 끝까지 읽어냈다는 성취감에 대한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혐오 표현이나 무지성한 결론으로 토론이 종결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학생들은 객관적 근거에 기반해 의견을 제시한다는 원칙 아래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비교적 절제된 태도로 토론을 이어갔다. 최종 과제물을 살펴본 결과, 초기 일지에 비해 논리가 한층 단단해졌으며, 자신만의 정의관을 형성해 가는 과정 속에서 다른 관점을 열린 태도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사고가 확장되는 모습이 드러났다. 이러한 변화는 AI시대에 요구되는 민주시민교육의 방향을 시사한다. 오늘날 민주시민교육의 핵심은 정확한 정보와 근거에 기반해 사고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수용하는 역량을 기르는 데 있다. 이는 학교도서관이 지향해 온 교육적 이념과 맞닿아 있다. 학교도서관을 이러한 교육의 핵심 공간으로 인식하고 사서교사의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 학교 현장은 AI시대에 요구되는 민주시민교육을 보다 충실하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AI 탈활용 전략’이 필요한 이유 AI가 업무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들어 우리 삶과 분리하기 어려워졌다. AI 활용 증가에 따라 의존성과 중독증, 나아가 AI 관련 정신질환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를 줄이려면 ‘AI 탈활용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탈활용법이란 필요한 구간에만 제한적으로 AI를 투입해 과의존을 예방하면서도 성과의 질은 높이고자 하는 자기조절형 활용 전략이다. 인간이 AI 도구에 급속도로 의존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윤리적 타락이나 게으름이 아니라 인간 뇌의 진화적 생존전략에 있다. 1984년 심리학자 수잔 피스크(Susan Fiske)와 셸리 테일러(Shelley Taylor)가 주창한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이론에 따르면 뇌의 정보처리 용량 한계로 인해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논리적 추론보다는 지름길을 택하도록 진화해 왔다(Fiske and Taylor, 1984). AI는 인간의 인지적 구두쇠 본능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도구이다. 이제 우리는 어떤 과제에 직면했을 때 뇌를 사용하여 신경망을 강화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AI라는 가장 효율적인 지름길을 택하려는 강력한 생물학적 유혹에 시달리게 되었다. 특정 기능만 수행하는 기존의 다른 기기들과 달리 AI는 인간 삶 자체인 사고과정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에 익숙해지면 게으른 뇌의 특성상 사고와 학습, 나아가 업무수행의 외주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MIT 등 공동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AI 챗봇을 사용하면 뇌의 활성화 정도가 줄어듦을 뇌파(EEG)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 AI 도구를 반복적으로 사용할수록 뇌신경 연결성이 감소하고, 인지적 부담을 AI에 외주화하는 경향은 더 커질 것이다(Kosmyna et al., 2025). 그 결과 인지적 부채(cognitive debt)가 커진다. ‘지금 머리를 덜 쓰고 편하게 해결한 대가를 나중에 이자까지 더한 큰 비용으로 치르게 될 것’이라는 은유적 표현이다. AI는 또한 ‘사유의 산업화’를 통해 인간의 사고 패턴을 표준화하고 획일화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막는 데 보탬이 될 AI 탈활용법을 ‘AI 탈활용 수칙’과 이를 지키게 하는 실행장치인 ‘의식적 비활용 전략’으로 나눠 소개한다. AI 탈활용 수칙 우리는 나름의 행동수칙을 만들고 이를 지키며 살아간다. AI 관련해서도 업무(학습)수행 시 탈활용 수칙, 생활 속에서의 탈활용 수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 수칙의 유형은 사람의 ‘인지적 노력 수준’, 결과물이 가져올 ‘영향력 및 위험성 정도’ 등을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아래의 표는 직업인 업무수행 시 적용할 수 있는 탈활용 수칙 유형의 예이다. 인지적 노력 수준이 높고, 결과물의 영향력 및 위험성 정도도 높은 작업의 경우에는 1유형(사람전담형)이 타당하다. 둘 다 낮은 경우에는 4유형(AI 위임형)이 타당하다. 학생들에게도 적용할 수는 있으나 대폭 수정이 필요하다. 전문성을 갖춘 성인의 업무수행과는 달리 새로운 지식과 역량을 축적하기 위한 학습활동은 대부분 높은 집중력과 인지적 노력을 필요로 한다. 학습활동의 결과는 학생의 인지력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령 자료 요약이나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은 훈련 시작 단계부터 AI와 협업하게 하면 해당 역량이 제대로 길러지지 않는다. 이는 훗날 인지적 부채로 돌아올 것이다. AI와의 협업 능력을 길러줄 목적의 학습활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람 전담’ 영역으로 구분하여 지도하는 것이 타당하다. 의식적 비사용 전략 수칙은 정해놓는다고 해서 그대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잘 지키도록 돕는 장치가 필요하다. 실행 장치로는 AI 환경 물리적 차단, 인지적 방지턱 도입, AI 미니멀리즘 실천 등이 있다. 이는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는 기술을 필요할 때에 필요한 만큼만 선별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식적 활동이다. ● 물리적 차단 물리적 차단 전략에는 ‘AI Content Shield’와 같은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웹 서핑 중 불필요한 AI 요약이나 챗봇 팝업 차단하기, 글쓰기를 할 때 AI 기능이 없는 텍스트 편집기 사용하기, 인터넷 연결을 끊고 작업에만 집중하는 시간 만들기 등 1차적 탈활용 전략이 있다. 초기 아이디어 구상 및 기획, 복잡한 문제의 구조화 단계에서는 반드시 종이와 펜 혹은 화이트보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아날로그 회귀 전략은 적극적 대안을 탐색하는 2차적 탈활용 전략이다. ● 인지적 방지턱 인지적 방지턱 전략이란 거의 자동적으로 AI를 활용하는 데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전략이다. 10분 기다리기, 선작업 후활용 원칙 의무화, AI 출력물 필사 및 재구성 전략 등이 그 예이다. ‘10분 기다리기’ 전략이란 AI에게 질문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 무조건 10분을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그 10분 동안 스스로 답을 찾거나 고민해 본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스스로 해결책을 찾거나 질문이 더 정교해질 것이다. ‘선작업 후활용 원칙 의무화’ 전략이란 과제를 수행할 때 반드시 자신의 뇌를 활용해 먼저 작업을 시도하는 것이다. “내가 먼저 시도해 봤는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을 때만 AI를 사용한다는 AI 탈활용 원칙을 지키면 뇌의 퇴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AI 출력물 필사 및 재구성’ 전략은 AI가 생성한 텍스트나 코드 복붙(복사하여 붙이기)을 금지하는 전략이다. AI가 제공한 내용을 읽고 이해한 뒤, 직접 타이핑하거나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며 작성하다 보면 정보가 뇌를 거치며 내재화된다. ● AI 미니멀리즘 실천 알림 끄기 및 접근성 낮추기 전략이 미니멀리즘 실천에 도움이 된다. 컴퓨터 홈 화면에서 해당 앱 혹은 바로 가기를 제거하여 접근 단계를 늘릴 필요가 있다. 접근을 위한 단계를 밟는 중에 AI 중독 여부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도파민 디톡스 전략도 있다. 정기적으로 ‘AI 없는 날’을 지정하여 디지털기기 없이 생활하거나 작업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는 도파민 보상체계를 정상화하고, 뇌의 인내심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여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의 시간을 되찾고, 수면의 질과 집중력이 향상된 사례가 있다. 이들은 AI와 디지털기기를 완전히 끊는 것이 아니라, ‘배치 처리(Batch Processing)’와 ‘기기 프리 존(Device-free Zone)’ 설정을 통해 기술 사용의 주도권을 회복하였다(Corbinlazarone, 2024). 나오며 AI 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사람은 더 자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덜 써야 할 순간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AI라는 강력한 부기장을 곁에 두되, 책임과 판단의 핸들은 끝까지 기장인 우리가 잡아야 한다. 생각의 과정을 알고리즘에 넘기면 우리는 ‘디지털 주권’을 잃게 된다. 이 글에서 제시한 AI 탈활용법을 제대로 실천하여 경쟁력을 갖춘 사람, 나아가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인재양성을 이야기할 때 ‘AI’라는 단어 없이는 곤란하다. 정부 부처는 AI 인재 수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대학은 앞다투어 AI 학과와 전공 트랙을 신설한다. 기업은 AI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고 말하고, 언론은 ‘AI 인재 전쟁’이라는 표현을 되풀이한다. 이러한 흐름만 놓고 보면, 한국이 직면한 인재 문제는 결국 AI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많이 길러내느냐의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AI 인재양성은 분명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AI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인재양성 전략은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재 문제의 본질을 가릴 위험이 있다. 현재의 위기는 특정 기술 인력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역량이 성장하고 축적되며 활용되는 사회적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위기이기 때문이다.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는 기술의 성격에서 비롯된다. 기술은 본질적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오늘의 핵심 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자동화되거나 대체될 수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코딩 인력의 양성만이 살길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코딩 업무의 상당 부분이 AI로 자동화되며 역할이 재편되고 있다. 특정 기술에 대한 숙련을 목표로 인재를 대규모 양성하는 전략은, 기술 변화의 속도를 조금만 잘못 예측해도 미래가 오기 전에 이미 효용이 급격히 떨어지는 인재를 양산할 위험을 안고 있다. 반면 인간의 핵심역량은 다르다. 문제를 정의하고, 복잡한 맥락을 이해하며, 타인과 협력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은 기술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AI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판단·책임·윤리·소통이라는 보다 고차원적인 영역이 남는다. 하지만 현재의 인재양성 담론은 이러한 인간 역량의 중요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인재정책의 구조적 문제는 AI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인재를 키우는 정책은 교육부·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으며, 이를 종합하고 조정할 국가 차원의 인재 전략 기능이 사실상 부재했다. 교육부를 부총리로 격상한 것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끝났다. 교육부가 예산 배분권 등 조정을 위한 힘을 갖지 못했고, 여전히 전통적인 교육 이슈에 매몰되어 조정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며, 부처들의 비협조도 문제였다. 각 부처는 나름의 목표와 논리로 인재양성 사업을 설계하지만, 이들이 하나의 생애 경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 결과 인재정책은 국가 차원의 장기 전략이 아니라 부처별 단기 사업의 집합으로 작동해 왔다. AI 중심 인재양성이 특히 취약한 이유는 한국 사회의 학위 중심 구조와 결합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한국에서 학위는 여전히 강력한 사회적 신호다. 이 구조 속에서 학습은 청년기에 집중되고, 성인기 이후의 학습은 부차적인 선택으로 밀려난다. AI 관련 학위나 수료증 역시 이 신호체계 안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기술 변화의 속도와 학위체계의 속도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몇 년에 걸쳐 취득한 학위나 자격이 짧은 시간 안에 낡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학위 중심 인재양성은 오히려 개인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인재 미스매치로 이어진다. 전공과 직무가 일치하지 않는 비율은 49%로 OECD 평균 수준(31%)보다 크게 높고, 숙련 수준이 직무 요구와 어긋나는 경우도 흔하다. 한쪽에서는 청년들이 ‘갈 곳이 없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업이 ‘쓸 사람이 없다’고 호소한다. AI 인재양성 역시 이러한 미스매치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 중요한 점은 이 문제가 인재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교육과 훈련을 통해 역량을 쌓아도, 노동시장이 이를 제대로 읽고 보상하지 않는다면 학습은 지속될 수 없다. 인재정책이 노동시장정책과 분리된 상태에서는 아무리 많은 AI 인재를 길러도 구조적 미스매치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제 인재양성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이제 인재양성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첫째, 인재양성의 중심을 기술이 아니라 역량으로 옮겨야 한다.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성(Creativity), 소통(Communication), 협업력(Collaboration)으로 대표되는 4C 핵심역량은 AI시대에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이는 특정 전공이나 특정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직업과 모든 생애 단계에서 요구되는 기초능력이다. AI시대에 4C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계산하고 패턴을 예측하지만,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정의하고 복잡한 인간관계를 조율하며 창의적 해법을 제시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 고유영역인 것이다. 핵심은 ‘AI 교육을 줄이자’가 아니라, ‘AI 교육이 4C 역량과 결합하도록 설계하자’는 것이다. 둘째, 학습기회를 생애 전반에 걸쳐 재배치해야 한다. 학습을 청년기에 몰아넣는 구조에서 벗어나, 전환기·중장년기·고령기에도 학습과 이동이 가능해야 한다. 이는 개인의 자기계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위험을 분산하는 정책 문제다. 인생 초반 20여 년에 학습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이후의 삶에서는 배움이 개인의 책임으로 급격히 방치된 구조, 한 번의 진로 선택과 한 시기의 성취가 평생을 규정하도록 만드는 구조는 기술 변화가 느렸던 시대에는 큰 무리 없이 작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직무와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는 오늘날에는 이러한 구조가 오히려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큰 위험이 된다. 생애주기에 걸친 학습기회의 재배치는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위험 관리 전략이다. 언제든 다시 배우고 전환할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될 때, 개인은 변화에 도전할 수 있고 사회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셋째, 인재정책은 노동시장정책과 정합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직무 중심 채용, 역량 기반 보상, 이동 가능한 경력 경로가 마련되지 않는 한, 어떤 인재양성도 지속될 수 없다. AI 인재양성 역시 이러한 구조적 토대 위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아무리 AI 교육과 핵심역량 교육을 강조해도, 채용·보상·승진 기준이 여전히 학벌·연차·출신기관에 머물러 있다면 인재양성의 방향은 현실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무엇이 인정받느냐’를 보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의 의지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어떤 기준에 보상을 주는지에 따라 학습과 경력이 결정되는 구조의 문제다. 그래서 인재양성 정책은 교육현장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넘어서, 채용·평가·보상 기준 자체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끝으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AI 중심 인재양성 전략이 사회 내부의 격차를 확대할 가능성이다. AI와 첨단 기술 학습은 높은 사전 학습 능력, 정보 접근성, 경제적 여건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AI 인재양성이 확대될수록, 이미 교육 자본과 문화 자본을 보유한 집단이 그 혜택을 선점하고, 그렇지 못한 다수는 더욱 주변부로 밀려날 위험이 있다. 인재정책이 의도와 달리 사회적 양극화를 강화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의 인재양성 전략은 시장과 개인의 선택에만 맡겨질 수 없다. 특히 전환기·중장년기·저숙련 노동자에게는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다시 축적할 수 있는 공공 안전망으로서의 학습기회가 필요하다. AI시대의 인재정책은 경쟁에서 앞서는 소수를 선별하는 정책이 아니라 뒤처지지 않도록 다수를 지탱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AI 인재는 시작일 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람의 역량이 생애 전반에 걸쳐 성장하고 이동하며 활용될 수 있도록 인재의 양성과 활용을 하나의 국가적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일이다.
우리 산업 시계는 자정(Midnight)을 향해 가고 있다.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강의 기적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중국의 기술 굴기와 선진국의 견제 사이에서 우리 산업은 이른바 샌드위치 신세가 되었다. 산업의 구조는 AI와 로봇, 디지털 전환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지만, 정작 이 산업을 지탱할 ‘사람’을 길러내는 직업교육훈련(VET)은 여전히 1970년대 산업화시대의 공장형 교육과 21세기의 관료적 형식주의 사이에 갇혀 길을 잃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여 년간 독일의 도제제도, 영국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스위스의 도제학교 등 좋다는 제도는 모조리 수입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처참하다. 제도의 간판은 화려하게 걸렸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현장과는 동떨어진 서류 더미와 보여주기식 행정만이 앙상하게 남아있다. 왜 우리는 무엇을 도입하든 결국 ‘형식’만 남게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 그 어떤 개혁안도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우리 형식주의의 기원 _ 명분과 속도의 그림자 우리 사회, 특히 교육현장에 깊이 뿌리내린 형식주의(Formalism)를 이해하려면 우리의 역사적·문화적 DNA를 해부해야 한다. 우리의 형식주의는 크게 두 가지 뿌리에서 기인한다. 첫째는 조선 성리학적 명분론의 변질된 유산이다. 내용(Substance)보다는 형식(Form)과 의례(Ritual)를 중시했던 전통은 현대에 와서 ‘학벌주의’와 ‘간판 집착’으로 진화했다. 실질적인 업무 능력보다는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어떤 자격증(종이)을 가졌는지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절대적 척도가 되었다. 이는 직업교육현장에서 ‘무엇을 할 줄 아는가’보다 ‘자격증을 땄는가’에 집착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자격증은 있으나 실무는 모르는 ‘장롱 면허’가 양산되는 근본적인 이유다. 둘째는 압축성장이 낳은 ‘결과 지상주의’와 ‘속도전’이다. 우리는 산업화 과정에서 과정(Process)은 생략되거나 무시되기 일쑤였다. ‘빨리빨리’ 문화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데는 주효했지만, 매뉴얼을 준수하고 원칙을 지키는 문화를 ‘융통성 없음’이나 ‘비효율’로 치부하게 했다. 안전 수칙이나 표준 절차(SOP)는 사고가 나지 않는 한 무시해도 되는 귀찮은 형식이 되었고, 이는 교육현장에도 그대로 전이되었다. 과정을 생략하고 정답만 맞히면 되는 교육, 원리를 이해하기보다 기능을 암기하는 교육이 굳어진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도입된 NCS와 각종 직업교육 제도는 필연적으로 ‘서류를 위한 서류’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실적을 요구하고, 학교와 기업은 그 실적을 맞추기 위해 영혼 없는 보고서를 양산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직업교육이 처한 서글픈 자화상이다. 유럽의 교훈 _ 매뉴얼은 책이 아니라 ‘표준’이자 ‘법’이다 반면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직업교육 선진국들은 철저히 ‘과정’과 ‘표준’에 집착한다. 그 중심에는 바로 ‘매뉴얼(Technical Manual)’이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용 설명서 정도가 아니다. 유럽의 직업교육에서 매뉴얼은 국가 법령과 산업현장을 잇는 가장 강력한 연결 고리이자, 교육의 시작과 끝이다. 독일의 직업교육을 분석해 보면, 상위 법령(Top-Down)이 하위의 구체적인 훈련 규정으로 내려오고, 이것이 다시 현장의 작업 표준서(Manual)로 구현된다. 학생들은 교과서로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매뉴얼을 펴놓고 훈련한다. 이들에게 매뉴얼을 학습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계 조작 방법을 배우는 것을 넘어, 산업계가 합의한 ‘표준(Standard)’을 내면화하는 과정이다. 특히 유럽 교육의 핵심인 ‘장애 대처(Troubleshooting)’ 능력은 매뉴얼 없이는 길러질 수 없다. 기계가 멈췄을 때, 우리 학생들은 당황하여 선생님을 찾지만, 유럽 학생은 매뉴얼의 ‘고장 진단 순서도(Flowchart)’를 펼친다. 1단계 전원 체크, 2단계 센서 확인, 3단계 유압 라인 점검…. 이 논리적 절차를 따라가며 문제를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자연스럽게 기계의 구조와 원리를 깨닫고, 문제해결의 논리적 사고(Algorithmic Thinking)를 체득한다. 이것이 바로 유럽 직업교육의 저력이다. 그들은 결과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도달하는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가르친다. 따라서 유럽의 매뉴얼 시스템은 단순한 교육도구가 아니라, 산업의 품질을 유지하고 안전을 담보하며, 기술을 다음 세대로 전승하는 ‘사회적 유전자(DNA)’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 직업교육의 대개조 _ ‘형식’을 파괴하고 ‘야생’을 복원하라 이제 우리 직업교육은 형식주의라는 낡은 옷을 벗어 던지고, 산업현장의 야생성(Wildness)을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섯 가지의 구체적이고 과감한 혁신을 제언한다. 첫째, 거버넌스의 형식주의 타파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로 나뉜 이원화된 구조는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킨다. 학교교육과 직업훈련의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대통령 직속의 ‘국가인적자원위원회’와 같은 강력한 통합 컨트롤타워를 신설하여, 예산과 정책 집행을 일원화해야 한다. 부처 간 밥그릇 싸움 때문에 청년들의 미래를 볼모로 잡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한다. 둘째, ‘죽은 교과서’를 버리고 ‘살아있는 매뉴얼’을 도입해야 한다. 10년 전 기술이 담긴 교과서와 NCS 학습모듈 대신, 현재 기업현장에서 쓰이는 ‘기술 데이터 패키지(TDP)’와 ‘작업 표준서(SOP)’를 주교재로 채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별 인적자원개발협의체(ISC)에 매뉴얼 제정 권한을 부여하고, 정부는 현장 엔지니어와 명장들이 최신 기술을 매뉴얼화하는 비용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매뉴얼을 모르면 현장에 투입될 수 없다’라는 인식을 학교에서부터 심어주어야 한다. 셋째, 평가의 혁명이다. ‘수련 기록부(Berichtsheft)’ 제도를 도입하라. 정답을 고르는 객관식 시험은 폐지되어야 한다. 대신 독일처럼 3년간 매일 자신이 수행한 작업 내용, 참조한 매뉴얼 번호, 문제해결 과정을 기록한 ‘수련 기록부’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자격시험 응시의 필수 조건으로 법제화해야 한다. 이는 학생이 거짓 없이 성실하게 훈련받았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증거이자, 형식적인 자격증 남발을 막는 거름망이 될 것이다. 넷째, 교사의 자격을 ‘현장성’ 중심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교원자격증이 없어도 좋다. 산업현장에서 10년 이상 매뉴얼과 씨름하며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들이 강단에 서야 한다.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이 매뉴얼을 해석하고 적용하도록 돕는 ‘코치(Coach)’이자 ‘트레이너(Trainer)’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교사들은 산업체 심층 파견(Sabbatical)을 통해 ‘매뉴얼 기반 교수법’을 의무적으로 재교육받아야 한다. 다섯째, ‘5W1H’에 입각한 실사구시(實事求是) 전략이다. 거창한 전국 단위 개혁보다 ‘작은 성공(Small Success)’이 시급하다. 절박한 위기감을 가진 지역 강소기업 대표, 관행을 깰 용기가 있는 학교장, 현장 출신 전문가가 연합하여 ‘규제 샌드박스형 시범 지구’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 교실이 아니라 공장 설비 옆에서, 입학 시즌이 아니라 기업의 신규 설비 증설 시점에 맞춰, 취업률 수치가 아닌 ‘불량률 제로’를 목표로 교육해야 한다. 결론 _ 진짜(Authenticity)만이 살아남는다 지금 우리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계속해서 보여주기식 행정과 서류 놀음에 안주하며 서서히 가라앉을 것인가? 아니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 형식의 거품을 걷어낼 것인가? 유럽의 직업교육 시스템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교훈은 ‘이원화 제도’라는 시스템 그 자체가 아니다. 그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현장에 대한 존중’, ‘표준에 대한 집착’, 그리고 ‘과정에 대한 엄격함’이라는 철학이다. 매뉴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계는 요령을 피우지 않는다. 우리 교육이 다시 ‘정직한 땀’과 ‘정확한 기술’의 가치를 가르칠 때, 우리 산업은 다시 한번 도약할 엔진을 얻게 될 것이다. 형식주의의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고통 없이는, 새로운 생명은 태어날 수 없다. 지금 당장, 우리의 아이들에게 낡은 교과서 대신 기름때 묻은, 그러나 살아있는 ‘야생의 매뉴얼’을 쥐여주자. 그것이 우리 직업교육이 살길이다.
교권 약화와 저경력 교사의 교직 이탈이 교육현장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수석교사’ 제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업·생활지도·학부모 대응까지 홀로 감당해야 하는 교사들에게 가장 가까운 조력자이자 ‘사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가 바로 수석교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석교사는 「초·중등교육법」에 직위는 규정돼 있지만, 시행령에 별도 정원이 배정되지 않아 교사 정원을 잠식하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되는가 하면, 시도교육청에 선발·운영권이 넘겨지면서 좀처럼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교육현장에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교육당국의 무관심 속에 고군분투하는 수석교사들. 양미정 서울수석교사회 회장(서울 전동초)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정원 미확보 등 제도적 한계 때문에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수석교사는 학교에서 어떤 존재인가. “수석교사는 교사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원하는 자리다. 교장·교감 등 관리자는 구조상 심리적 거리감이 있고, 동료교사들은 각자 학급과 행정업무로 바쁘다. 반면 수석교사는 교사 신분을 유지하면서도 한 발 더 다가가 밀착 지원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동시에 학생도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 지원’과 ‘학생 교육’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 최근 교권 위기와 교직 이탈 문제 속에서 수석교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수석교사는 교직 이탈을 막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저경력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에 누군가 곁에 있어 주는지가 결정적이다. 서이초 사건도 만약 수석교사가 그 학교에 있었다면 비극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연수에서 만난 신규교사가 “회사에는 사수가 있는데 학교는 왜 각자도생이냐”고 묻더라. 교사들이 교육현장에 안착하도록 사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수석교사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나. “학부모상담을 할 때, 또는 민원인이 들이닥치거나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때,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순간에 곁에서 항상 지켜주는 사람이 수석교사다. 요즘 신규교사들은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수업 기술은 잘 갖췄지만, 상담이나 관계 형성, 문제행동 지도 경험이 부족하다. 수석교사가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교육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돕는다.” 수석교사 제도가 시행된 지 올해로 15년째지만, 아직도 정체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수석교사에 대한 별도 정원이 없기 때문이다. 「초·중등교육법」에는 수석교사를 교사와 구분된 직위로 명시해 놓았지만, 대통령령인 정원 규정에는 수석교사 항목이 없다. 그러다 보니 수석교사를 배치하면 그만큼 일반교사 정원을 줄여야 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다. 학교 입장에서는 환영받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불합리한 규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 “수석교사제 출범 초기부터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육청은 교육부 탓을 하고, 교육부는 정원 권한을 쥔 행정안전부 탓을 하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수석교사가 교사 정원을 깎아 먹지 않는 별도 정원으로 마련돼야 ‘1학교 1수석교사’ 등 바람직한 구조가 만들어질 텐데 답답하다.” ‘1학교 1수석교사’가 가장 시급한 바람인가. “그렇다. 교육의 전문성을 높이고 교사들 간의 상호 협력적인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특히 저경력 교사 안착을 위해서는 상시적으로 수석교사와 같은 사수가 곁에 있어야 한다. 수석교사는 교육현장의 전문성을 가장 잘 아는 최고의 전문가다. 한 학교에 한 명씩 배치된다면 학교문화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교육청으로 운영권이 넘어가다 보니 시도별 편차도 크다고 들었다. “2013년 이후 수석교사 선발·운영 권한이 시도교육감에게 넘어가면서 지역별 격차가 커졌다. 서울 초등의 경우 지난해 선발 인원이 단 2명에 불과했다. 선발 기준은 매우 높지만, 정원 부담 때문에 최소 인원만 뽑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석교사 수가 줄어들면서 1인당 담당해야 할 학교와 교사 수가 지나치게 많아졌다. 교육청 정책 지원은 물론 연수·컨설팅까지 맡다 보니 정작 소속 학교에서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처럼 몸으로 때워 보지만, 체력적 소진이 너무 크다. 나 같은 경우도 소속 학교 지원은 물론이고 교육청 장학자료 개발, 타학교 연수 등 일주일에 4~5번씩 출장을 다닌다. 쉴 틈이 없다. 과도한 업무 탓에 병을 달고 살면서도 아픈 내색을 못 하는 수석교사들이 정말 많다.” 처우 문제는 어떤가. “수석교사는 직급 수당이 아닌 활동비를 받는데, 월 40만 원이 14년째 동결돼 있다. 수당이 아니다 보니 연금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면서 처우는 뒷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수석교사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저경력 교사의 교직 이탈을 예방하는 협력적 학교문화 조성과 급변하는 사회에 맞춰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데에는 수석교사만큼 적임자가 없다. 그들이 모든 교사의 든든한 멘토가 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844~1926)의 1891년 작품 편지(The Letter)는 책상에 앉은 여성이 편지를 부치기 위해 봉투를 봉인하고 있는 순간을 담은 판화 작품이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으로 가늘게 느껴지는 흙 내음이 봄의 소식을 실어 나르는 2월이다. 한 해의 시작이 얼마 전이었건만, 졸업과 종업, 즉 배움의 마감이 있는 시기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마무리하느라 여념이 없고, 교실 안의 공기는 달라진다. 아이들은 들떠 있고, 교사는 바쁘다. 그사이 설렘과 허전함이 교차한다. 한 해의 시작을 알렸던 1월의 결연한 다짐들이 조금은 익숙해질 무렵, 학교 현장은 다시 한번 ‘이별’과 ‘정리’라는 거대한 변화의 시간을 마주한다. 졸업장 위에 찍히는 붉은 관인, 아이들의 한 해가 기록된 생활기록부의 마지막 문장들, 그리고 정들었던 제자에게 건네는 짧은 편지까지. 2월의 교실은 마침표를 찍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거창한 선언보다 내밀한 진심이 필요한 이 시기에 멈춰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 미국 출신의 인상주의 화가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844~1926)의 작품은 우리의 의미 있는 순간을 포착했다. 그녀가 1891년 완성한 채색 판화 편지(The Letter)는 분주한 일상 속에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교육자의 모습과 닮았다. 여성이 개척한 독자적 시선, 일상의 내밀한 진실 메리 카사트는 당대 여성을 향한 사회적 제약을 예술적 통찰로 승화시킨 선구적 예술가였다.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나 런던·파리·베를린 등 유럽 전역을 여행하며 자란 그녀는 독일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한 지적인 여성이었으나, 당시 여성 미술가들이 겪어야 했던 차별은 혹독했다. 그러나 카사트는 에드가 드가의 초대로 인상주의 그룹에 합류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남성 화가들이 카페나 극장 같은 공적 공간의 화려함을 좇을 때, 그녀는 여성이 머물던 내밀한 가정의 공간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을 주목했다. 그녀의 대표적인 색채 판화 연작 중 하나인 편지는 1890년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서 열린 일본 목판화 전시에서 받은 강렬한 영감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당시 서구 미술계가 일본 미술의 이국적인 소재에 매료되었다면, 카사트는 그들의 평면적인 구도와 과감한 생략법을 빌려와 현대 여성의 일상적이고도 진지한 고뇌를 담아냈다. 그녀의 눈에 비친 여성은 단순히 아름다운 관찰 대상이 아니라, 교육받고 생각하며 스스로의 삶을 기록해 나가는 주체적인 존재였다. 또한 메리 카사트의 편지는 현대 판화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작품 중 하나로 평가된다. 카사트는 세 개의 금속판과 소프트그라운드1, 드라이포인트2, 아쿠아틴트 기법3을 조합하여 제작하였다. 판화라는 매체의 속성은 회화와 다르다. 붓으로 한 번에 그리고 끝내는 회화와 달리, 판에 조각도로 선을 새기고 새겨진 흔적으로 농담을 쌓고 색을 찍어내는 일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 아마도 마음을 담은 편지는 판화의 제작 과정과 닮아 있을 것이다. 금속판을 준비해 새기고, 잉크를 묻히고, 잉크를 닦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새겨진 홈에 남은 잉크만이 인쇄되어 가는 과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카사트는 세 장의 판을 차례로 겹쳐 찍어서 작품의 복잡한 패턴을 만들었다고 한다. 작품 속 여성이 편지를 정성스럽게 쓰고 나서 봉하는 마지막 순간은 이러한 판화 제작 과정과도 잘 어울린다. 정지된 찰나의 몰입, 선과 면이 빚어낸 마감의 미학 그림을 가만히 응시하면, 푸른색 줄무늬 드레스를 입은 한 젊은 여성이 책상 앞에 앉아 방금 다 쓴 편지를 봉투에 넣어 봉하는 순간임을 알 수 있다. 여성은 차분하게 봉투를 봉한다. 이는 이전 예술가들이 다룬 여성에 대한 감성적인 묘사와는 다른 방식이다. 이 현대 여성은 품위 있고 집중력 있게 자신의 책임을 다한다. 하지만 편지 내용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편지는 세 개의 판을 사용하여 컬러로 인쇄한 작품으로, 네 가지 판본 중 네 번째 판본이다. 이 작품은 작가와 로로이 씨(프랑스, 1875~1900년 활동)가 공동으로 프린트하였다. 이 최종 판화에서 카사트는 초기 디자인을 변경하였다. 여기에 보이는 분홍색 상의는 그녀가 이전에 드라이포인트 기법으로 그린 스모킹 패턴 위에 찍어낸 것이다. 정교한 패턴은 같은 용지에 세 개의 판을 연속적으로 인쇄하여 완성되었다. 여성이 입은 코발트 블루색 드레스와 화사한 꽃무늬 벽지는 화면 전체에 화려한 리듬감을 부여하지만, 역설적으로 복잡한 패턴들은 여성의 정적인 자세와 대비되며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여성이 봉투 끝에 입술을 대고 정성스럽게 봉인하는 이 정교한 동작은 한 해의 무수한 감정과 기억을 하나로 묶어내는 ‘마감’의 미학을 보여준다. 카사트는 일본 목판화 특유의 강한 윤곽선과 평면적 색채를 사용하여 관람자 시선을 여성의 손끝에 닿게 한다. 화면 우측의 비스듬히 기울어진 비서 책상(Secretary desk)은 관람자를 여성이 앉아 있는 좁고 내밀한 공간으로 깊숙이 끌어당긴다. 시점은 관람자가 여성보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시각으로, 과감하게 왜곡된 사각형의 책상이 거리감을 더해주고 있다. 소음은 모두 사라진 듯 고요하고, 오직 편지를 받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만이 연결된 것 같다. 압축된 이 조용한 장면은 2월의 우리 공간과 닮았다. 학생이나 동료에게 보내는 마음의 편지를 봉인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계절의 설렘 당대 여성들에게 편지는 외부 세계와 소통하고 자신의 자아를 확장하는 유일한 창구였다. 카사트가 묘사한 여성의 얼굴에는 결연함과 동시에 애틋함이 서려 있는데, 이는 수신자에게 가 닿을 자신의 메시지가 한 사람의 삶에 어떤 의미가 될지 알고 있는 이의 표정이다. 2월의 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작성한 생활기록부의 한 줄, 제자나 함께한 교사에게 건넨 짧은 편지 한 통은 삶에 중요한 기록이 된다. 2월의 ‘마무리’는 단순히 과거를 털어내는 일이 아니다. 카사트가 묘사한 여성처럼 정성껏 편지를 봉하는 행위는 지난 1년의 시간을 소중하게 갈무리하여 더 넓은 미래로 발송하는 작업이다. 2026년의 새로운 학기를 목전에 둔 오늘, 각자의 책상 앞에 앉아 마지막 인사를 준비하는 모든 교육자에게 이 그림을 건네고 싶다. 당신이 정성껏 봉인한 그 따뜻한 진심들은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언젠가 다시 읽히며 그들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다. 2월, 새로운 시작을 위한 고요한 마침표의 시간을 응원한다.
선생님, 저 신고할 거예요 (신서희·김유미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292쪽, 1만 8,000원) ‘신고’가 일상이 된 학교 현장의 현실을 교육전문가와 변호사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사소한 다툼조차 학교폭력으로 비화하고, 교육활동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법의 언어와 교육의 언어 사이 균형점을 모색한다. 특히 ‘법률 중심 해결’이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조목조목 짚는다. 저자들은 처벌과 퇴출이 아닌 책임과 회복을 강조하며, 교실이 다시 배움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제안한다. 질문하는 방법, 어떻게 가르칠까? (김현주 등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188쪽, 1만 9,000원) 정답 찾는 방법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스스로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수업 가이드. 5명의 교사가 학생들의 호기심을 질문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탐구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질문 수업 과정을 ‘질문 생성(Spark)’, ‘질문 확장(Grow)’, ‘질문 정교화(Focus)’의 3단계로 설계하고, 각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질문 도구를 제시한다. 교실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생생한 사례를 통해 질문이 넘치는 교실을 만드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교실의 언어 (전현욱 지음, 창비교육 펴냄, 296쪽, 1만 9,000원) 교육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14가지 중요한 교육용어를 통해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현직 초등교사이자 교육인류학자인 저자가 흥미, 교육철학, 학습자 중심 교육, 교실 민주주의 등 익숙한 단어들 속에 숨겨진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추상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이론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교실 언어가 지닌 실천적 가치를 탐구하며 교사들에게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정립하도록 이끈다. 실전 교실 (이연옥·이혜령·김해련 지음, 한울 펴냄, 208쪽, 2만 원) 도합 70년 경력의 현직 초등교사 세 명이 펴낸 학급경영 실전 매뉴얼이다. 교대에서 배운 이론과 현실의 괴리에 당황한 초임 교사, 학급운영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교사들을 위해 썼다. 학부모상담부터 학교폭력예방·생활지도·인성교육까지 교실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법과 노하우를 담아냈다. 부록으로 ‘학급경영마인드 10’과 ‘학부모 민원 대처 요령 10’을 넣었다. 왜 중독에 빠지는 걸까? (오승현 지음, 뜨인돌 펴냄, 176쪽, 1만 5,000원) SNS·영상·게임·약물·음식 등 청소년의 일상을 파고든 다섯 가지 중독의 비밀을 해부한다. 뇌의 보상 회로와 도파민의 작용 원리를 통해 중독의 메커니즘을 쉽게 설명하고, 사회와 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중독의 길로 끌어들이는 교묘한 방식을 흥미롭게 파헤친다. 자가진단 테스트와 실천 팁으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중독 상태를 점검하고 건강한 주도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청소년을 위한 금융 에세이 (한진수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312쪽, 1만 7,800원) 청소년의 ‘금융 문맹’ 탈출을 돕는 금융 입문서. 2026년부터 고등학교 정규 과목으로 신설되는 금융과 경제생활의 핵심 내용을 연계해 용돈 관리와 예산 설계, 저축, 투자, 대출, 위험 관리에 이르기까지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 지식을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복잡한 금융의 세계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내며,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돈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설계하는 올바른 금융 습관을 길러준다. 무역하는 학교 (이선아 글, 정진희 그림, 초록비책공방 펴냄, 192쪽, 1만 5,000원) 교실 속 경제활동을 통해 시장경제의 원리와 기업가정신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룬 경제동화. 5학년 다섯 개 반이 무역 배틀을 벌이며 겪는 경쟁과 협력,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단순한 용돈 관리를 넘어,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서로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거래하는 모습을 통해 경제 순환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5학년 사회교과의 ‘고려시대 국제 무역’과 연계할 수 있다. 나는 로봇 캣, 로캣! (효남 글, 박현주 그림, 이지북 펴냄, 108쪽, 1만 5,000원) 바다별 식당의 서빙 로봇 ‘로캣’이 처음으로 식당 밖 세상에 나가 배달 임무를 수행하며 겪는 모험을 그렸다. 낡고 오래된 로봇 로캣이 친구 햇살이와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용기와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따뜻하게 전한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다가오는 두려움 또는 설렘을 마주할 용기를 불어넣는다.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세계에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함께 산다. 토끼 경찰 주디 홉스와 여우 닉 와일드는 ‘다르지만, 함께 살 수 있다’는 도시의 이상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도시 역시 편견과 낙인, 두려움과 혐오가 촘촘히 스며 있다. 특히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즉 포유류끼리의 ‘차별’을 다룬 주토피아1과 다르게 주토피아2는 은신처 ‘습지 마켓’에 사는 파충류와 반수생동물을 등장시키면서 차별을 넘어선 ‘혐오’의 문제를 드러낸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배제되지 않는다. ‘위생 문제’, ‘안전을 위한 관리’, ‘합리적인 예방’이라는 말로 포장된다.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가 말한 ‘신성-오염 가치체계’가 작동하는 순간이다.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우리가 사는 사회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혐오를 합리화해 왔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에나 혐오는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유난히 혐오에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왜일까? 그 이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구조에 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 사회 구조 속에 숨어 있는 혐오의 심리학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 사회는 왜 혐오에 취약할까? ● ‘빨리빨리’ 문화 위에 세워진, ‘공감’에 인색한 사회 한국 사회는 공감에 인색하다. 심리학에서 공감은 단순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를 이해하며, 그 사람의 옆에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매우 느린 감정이다. 하지만 ‘빨리빨리’ 문화 위에 세워진 우리 사회는 이 느린 감정을 연습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빠른 사회에선 감정 역시 ‘빠르게’ 반응해야 한다. 그 결과 우리는 감정을 충분히 숙성시키는 법보다 타인을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빠르게 분류하는 법에 익숙해졌다. 설명이 길어지면 답답해하고, 상대의 사정을 끝까지 듣기보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를 먼저 묻는다. 공감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속도가 중요한 사회에서 가장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는 누구일까. 느린 사람, 설명이 필요한 사람, 예외적인 상황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시스템을 멈추게 하는 방해꾼으로 인식된다. 혐오는 이때 작동한다. 집단에 손해를 끼친 그들을 공감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의 대상으로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정당성이기 때문이다. 공감이 사라진 사회는 겉보기에는 매우 효율적인 듯 보이지만, 그 내부는 서서히 무너진다. 갈등을 ‘말로 다룰 수 있는’ 기회, 즉 회복 타이밍을 놓치기 때문이다. 결국 공감이 사라지면 상황이 설명되지 않고, 억울함이 풀리지 않으면서 분노·혐오와 같은 더 큰 충돌로 돌아온다. ● 압축성장과 경쟁 사회가 만든, ‘실패에 가혹한’ 사회 한국 사회는 ‘실패’에 가혹하다. 압축성장을 한 우리 사회는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야 했고, 경쟁에서 뒤처지면 살아남지 못했다. 성공과 실패, 정상과 낙오, 유능함과 무능함이라는 이분법적 사회에서는 아직 배우는 중이라는 ‘과정’,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여유’는 끼어들 틈이 없었다. 경쟁과 속도가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누가 더 낫고, 누가 뒤처졌는지 빠르게 가려내야 한다.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순간, 나는 상대적으로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혐오는 이때 작동한다. 실패를 과정이나 경험이 아닌 개인의 결함, ‘정체성’으로 바꿔버린다. 실패한 개인은 ‘집단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 능력이 부족한 사람, 함께 가기 어려운 사람’으로 재정의한다. 시험·승진·결혼 등에서의 실수·실패에 대해 “이번에만 못한 거야”가 아니라 “그럴 줄 알았어. 쟤는 원래 그래”라는 말로 변화와 회복의 가능성은 차단되고, 한 번 씌워진 평가는 좀처럼 갱신되지 않는다. ● 집단 정체성이 강한, ‘어느 편’이 중요한 사회 한국 사회는 유독 집단 소속감이 강하다. 자신을 설명할 때 개인의 취향이나 생각보다 어느 학교, 어느 지역, 어느 세대, 어느 조직에 속해 있는지를 먼저 말한다. ‘나’가 아니라 ‘우리’가 앞서고, ‘우리’가 분명해질수록 ‘우리 아닌 존재(그들)’와의 경계는 뚜렷해진다. 문화심리학자 미셸 글래드웰은 위협이 잦은 사회일수록 집단 규범을 엄격하게 유지하고, 타인에 대한 적대감 수준이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일제강점기·전쟁·분단 그리고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어느 편’에 서야 살아남고, ‘다른 편’이었을 때 어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경험한 우리 사회가 집단 결속력과 집단 정체성이 강한 이유이다. 이런 구조는 경제적 불안과 사회적 위기감이 높아질수록 ‘우리’ 집단은 결속하고, ‘우리 아닌’ 집단은 배척하는 도구로 작동한다. 오늘날 노동시장에서 ‘기성세대 때문에 기회가 없다’는 청년층과 ‘요즘 젊은것들은 사회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중장년층의 세대 갈등, ‘젠더 정책 때문에 역차별받는다’는 남성층과 ‘사회구조는 여전히 불평등한데 왜 이를 부정하느냐’는 성별 갈등,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대립 역시 개인의 악의라기보다 ‘우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집단적 불안의 표현에 가깝다. 이때 불안을 배출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우리 집단이 똘똘 뭉쳐 다른 집단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 비교와 서열에 익숙한 교육, 혐오를 연습하는 사회 이런 낙인 구조는 성인이 된 후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성취와 경쟁 중심으로 설계된 학교에서 아이들은 시험 성적이 낮으면 ‘공부 못하는 아이’, 한 번 문제행동을 보이면 ‘원래 그런 아이’, 또래관계에 어려움을 보이면 ‘사회성 없는 아이’가 된다. 한부모가정·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아, 어쩐지’라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성적표는 아이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요약본이 되고, 생활기록부의 한 문장은 아이의 1년, 혹은 그 이상을 규정한다. 아이들은 혐오를 ‘가르침’으로 배우지 않는다. 환경으로 학습한다. 실수한 아이를 어른들이 어떻게 대하는지, 실수한 친구가 또래에게 어떻게 취급되는지, 한 번 문제를 일으킨 학생이 얼마나 오래 그 이름으로 불리는지, 댓글이 어떤 언어로 채워지는지, 사과한 사람이 다시 설 자리가 있는지를 보며 배운다. 틀려보고, 다시 시도하면서배워가는 ‘실패를 연습해야 하는 공간’인 학교가 ‘낙인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시키는 공간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 결과 아이들은 공감보다 거리 두기를 먼저 선택한다.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라며 연민보다 안도감을 느낀다. 동시에 ‘내가 되지 않기 위해’ 남보다 먼저 낙인찍는 법을 배우고, 이기는 편에 서려 한다. 아이들에게 혐오는 자기 보호의 전략이 된다. 공감보다 안전하고, 이해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디지털 환경을 만나며 완성된 ‘빠른 혐오’, 중단 버튼이 없다 이 모든 조건 위에 인터넷과 SNS 알고리즘이 얹히면서 혐오는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적 시스템이 되었다. 짧은 영상, 자극적인 제목, 즉각적인 분노와 조롱은 클릭과 ‘좋아요’라는 보상을 받으며 폭발적으로 증폭되고, ‘멈출 수 없는 감정’이 된다. SNS 알고리즘의 핵심은 반응이다. 이 시스템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 혐오 표현이 사실인지, 차별적인지,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사람들의 반응만이 기준이다. 오래 머무르고 많이 반응할수록 유사한 콘텐츠를 반복 노출한다. 그 결과 SNS와 플랫폼 알고리즘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만든다. 비슷한 분노와 대상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모여 ‘다들 이렇게 생각하잖아’, ‘우리가 틀린 게 아니라, 저들이 문제지’라며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상식’이나 ‘다수의 판단’처럼 굳어진다. 여기에 확증편향1이 결합하면 혐오의 범위는 개인에서 점차 집단 전체로 일반화되고, 나의 확신은 ‘내가 속한 집단의 정체성’이 된다. 그래서 누군가 내 생각·믿음·판단과 반대되는 근거를 제시하면, 그것은 단순한 반대의견이 아니라 우리 집단 정체성에 대한 공격처럼 인식된다. 그 결과 믿음을 수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하게 확신하면서 저항하는 ‘역반동 효과(backfire effect)’가 나타난다. 상대방에 대한 혐오는 ‘용기 있는 발언’으로 재포장되어 집단의 힘을 업고, 경쟁하듯 과격해진다.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하는 순간, 상대는 자동으로 가해자가 되고 혐오는 더 대담해진다. 디지털 환경은 확증편향을 시스템적으로 증폭시킨다. SNS와 플랫폼 알고리즘은 역반동 효과를 강화한다. 반대 의견은 공격적으로 보이도록 노출되고, 내 생각과 같은 의견은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그 결과 사람들은 ‘내 생각을 반박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우리는 깨어 있고, 저들은 틀렸다’는 인식을 강화한다. 이 구조 안에서 설득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대립과 갈등만 불거질 뿐이다. 혐오를 감정이 아닌 기술로 배우는 아이들 문제는 이 시스템을 아이들이 너무 이른 나이에 접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혐오를 ‘잘못된 감정’으로 배우기 전에, 반응을 얻는 기술로 먼저 학습한다. 댓글, 밈, 숏폼 영상, 단톡방 농담, 게임 채팅에서 왜 웃긴지, 왜 싫은지, 왜 배제되는지, 왜 상처가 되는지 설명받을 기회 없이 따라 한다. 조롱하면 웃음이 나오고, 혐오하면 조회수가 오르며, 누군가를 깎아내리면 주목받는 환경에서 아이들은 중요한 착각 하나를 배운다. ‘이건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 인기 있는 행동이다.’ 혐오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가 된다. 어떻게 말해야 주목받는지, 누구를 공격해야 안전한지, 어느 선까지 가야 웃음을 얻는지를 놀이처럼 익힌다. 반복되는 혐오 노출은 감정을 무디게 만든다. 처음에는 불편했던 표현이 어느 순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고, 타인의 고통은 스크롤 한 번으로 지나간다. 너무 많은 자극 속에서 아이들의 뇌는 가장 강한 감정만을 선택하고, 그 자리는 혐오가 차지한다. 내가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너무나 끔찍한 일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어쩔수가 없다의 만수처럼 내가 살기 위해 상대방을 제거하는 것은 생존전략이 된다. 정리하며 _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이들은 우리가 만드는 사회에서 자란다. 빠른 속도, 실패에 가혹한 문화, 비교 중심의 교육, 강한 집단 정체성, 그리고 이를 증폭시키는 SNS 환경이 겹치며 혐오는 일상이 되었다. 한국 사회가 혐오에 취약한 이유는 사람들이 유난히 나빠서가 아니다. 혐오를 가장 빠르고 쉬운 감정으로 선택하게 만드는 구조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주토피아〉가 보여주었듯, 문제는 ‘누가 나쁜가’가 아니라 ‘어떤 구조가 두려움을 키우는가’이다. 그리고 그 구조를 바꾸는 일은 아이들보다 어른의 몫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아이들을 혐오로부터 지키는 일은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다려도 되는 수업, 실패해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 경험, 설명이 필요한 갈등, 서사를 끝까지 들어주는 어른…. “천천히 해도 괜찮아,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거야.” “넌 생각이 많아서 로딩속도가 걸릴 뿐, 시작하면 끝을 보잖니?”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혐오 예방 교육은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조금 느려도, 덜 공격적이어도,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회를 어른들이 먼저 보여주는 일일지 모른다. 혐오의 반대는 단순한 선의가 아니다. 시간과 여유, 그리고 다시 이해하려는 태도다. 빨리빨리 사회가 만든 감정의 습관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아이들만큼은, 누군가를 빠르게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은 혐오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아니라 혐오를 딛고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에서 살 수 있다. 혐오는 빠르다. 교육은 느리다. 그러나 아이들을 지키는 일은 언제나 느린 쪽의 몫이었다.
최근 학교에서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견디기 힘들다’고 외치고 있다. 학부모들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을 명분으로 대학입시 제도가 바뀌지만, 사교육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다며 아우성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치권은 교육문제를 국민의 관심이 높고 이해관계가 무척 복잡한 뜨거운 감자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을 보면 그 방향이 과연 올바른지, 추구하는 가치가 타당한지 의구심이 든다. 진정성을 가진 미래지향적 교육개혁이 아닌 변죽만 울리는 개혁에 그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교육영역은 사회의 문제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라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그런데도 갈등이 심각해진 학교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가장 늦게 마련되고 시행된다. 이는 학교라는 공간이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곳 중 하나라는 사실을 오히려 웅변한다. 정치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대한민국에서 목소리가 큰 집단,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집단을 먼저 신경 쓰는 현실은 어쩌면 당연한 정치의 논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교육이 중요하다는 정치인의 말을 믿고, 학교 현장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성실하게 교육에 임해 온 사람들에게 이러한 상황은 깊은 소외감과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학교는 교수와 학습, 배움과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잃고 구성원 모두에게 힘든 공간, 버티는 공간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교육부의 정책은 받아쓰기 정책이다”, “교육청은 교사의 고통을 외면하는 무능의 표본이다”, “학교 행정가들은 교사의 삶을 지키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의 삶을 존중하지 않고 악다구니를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이런 현상들이 거대한 깔때기처럼 작동해 우리 사회에 스며 있는 수많은 어둠이 교사의 삶에 고이게 만들었다”고1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친다. 학교공간이 이렇게 변질될수록 학교장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학교장은 교사들이 어떤 이유로 힘들어하는지, 그 양상은 경력과 역할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피고, 그에 맞는 대책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직관에 기대기보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원인을 진단하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학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교사를 중심으로, 교사들이 겪는 힘듦의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유형을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과도한 업무로 타오르다 재처럼 꺼지는 번아웃(burn-out), 무의미한 업무 속에서 서서히 녹슬어가는 보어아웃(bore-out), 그리고 ‘내가 해 봐야 무엇이 변화되겠어’라는 생각으로 의욕이 점점 줄어드는 브라운아웃(brown-out)이다. 이 세 단어는 모두 ‘전력’의 은유를 빌린다. 인간의 에너지도 전기처럼 과부하가 되거나, 공급이 줄어들거나, 사용처를 잃으면 결국 꺼져버린다. 교사 고통의 유형별 발생 원인 ● 번아웃(burn-out) 번아웃은 일반적으로 정신적 과부하로 인한 소진을 말한다. 불꽃이 꺼지듯,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가 몰아치는 끝에 찾아온다. 특히 직무수행이 개인과 사회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자신이 원하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성취감을 얻지 못할 때 나타난다. 또한 실패 경험이 장기간 누적되어, 직무를 통해 얻는 성취감보다 좌절감이 더 클 때 심화된다. 결국 번아웃은 과로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생리적 수준의 반응이라는 점에서 건강심리학자들은 번아웃을 신체적 자원의 소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쏟아부어 짧은 기간 버티며 수행 수준을 더 높인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어 신체적으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 ‘제 살 깎아 먹기’식 버티기는 어렵다. 결국 극한 상황이 이어질수록 몸과 마음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끝내 항복해 버린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개 부장교사들이다. 특히 학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교무부장·연구부장·생활지도부장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이들은 교사의 본업인 가르치는 일과 함께 학교의 주요 행정업무까지 동시에 수행해야 하기에 소진이 누적되기 쉽다. 그 결과 가르치는 열정이 크게 떨어지며, 탈진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무기력 상태에 빠지게 된다. 다만 번아웃도 신체적 소진이라는 점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고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교사라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번아웃 예방에 힘써야 한다. ● 보어아웃(bore-out) 보어아웃은 일 자체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할 일이 적거나 의미 없는 업무를 반복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 증상의 핵심은 하는 일의 양이 아니라 하는 일의 질에 있다.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이어질 때, 사람은 심리적으로 마모된다. 번아웃이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되어 열정과 성취감을 잃은 상태라면, 보어아웃은 지루하고 단조롭거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일상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의욕을 잃고 심한 무기력감과 환멸감에 빠지는 상태다. 비유하자면 번아웃은 ‘너무 불태운 나머지 재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라면, 보어아웃은 ‘애초에 불이 붙어 보지도 못한 채 삶의 동력이 꺼져버린 것’이다. 학교에서 이런 증상은 신규교사 혹은 저경력교사에게 자주 나타난다.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직업인 교사가 되기 위해 국제중·외고·과고 등을 거쳐 교원양성대학을 졸업하고, 그 어려운 임용고시를 통과해 교사가 되었지만,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자신이 꿈꾸던 교직과 너무 다르다. 가르치는 일보다 행정업무와 공문처리가 중심이 되는 학교, 적응 중인 신규교사에게 힘든 학년의 담임을 떠넘기는 관행 등은 초임교사와 저경력교사들을 너무나 힘들게 한다. ‘이런 일 하려고 밤잠을 줄이며 공부를 열심히 했나’라는 회의가 생기고, 출근 전날 밤마다 깊은 번민에 빠지기도 한다. ● 브라운아웃(brown-out) 브라운아웃은 전력 용어에서 빌린 표현이다. 전등이 꺼지지는 않았으나 빛이 희미해진 상태, 즉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줄어든 상태를 말한다. 이 증상은 ‘완전한 소진’도, ‘완전한 무기력’도 아니다. 다만 일에 대한 의욕과 집중력이 서서히 식어가며 일을 하는 상태다. 그 결과 일의 효율과 성과는 점점 떨어지며, 장기간 방치하면 번아웃이나 보어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증상은 일종의 정신적 무기력 상태로, 일에 대한 열정·흥미·몰입이 저하되는 상태다. 이때 업무에 대해 무관심해지거나 피로를 느낄 가능성이 높아 제대로 일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증상의 원인은 업무의 환경과 특성, 개인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단조로운 업무의 반복, 업무와 개인생활 간 균형이 무너진 ‘불안정한 워라밸’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학교에서 이런 증상은 중견교사나 고경력교사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때로는 교장·교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누가 뭐라 하든 박봉에도 불구하고 나름 대한민국 교육을 위해 열심히 가르쳐 왔고, 우리나라 산업화와 민주화에도 일정 부분 공헌해 왔다고 자부해 왔다. 그런데 국가와 사회의 대우를 보면 존경은커녕 존중조차 체감하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며 좌절하고, 결국 무너진다. ‘내가 열심히 한들 누가 알아주며, 우리 교육이 바뀌겠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사 고통의 유형별 맞춤형 대책 ● 번아웃 대책 번아웃에 빠지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 믿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 차원에서는 해당 교사에게 과중하게 부과된 업무를 경감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한 번아웃에 처한 교사들에게 적합한 연수과정을 별도로 개설하여 운영해야 한다. 연수 내용에는 스스로 번아웃을 예방하고 극복하는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수면시간 확보하기, 내 몸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휴식 취하기, 내 몸에 맞는 취미 생활하기, 믿을 수 있는 사람과 깊이 소통하기 등이다. 다만 근본적으로 인간은 일에 쏟는 에너지와 일을 통해 얻는 의미가 균형을 이룰 때 그 일이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등이 오래 빛을 내기 위해서는 전력이 일정해야 하듯, 인간도 자신의 에너지를 적절히 쓰고 채우는 법을 스스로 탐구하여 찾도록 해야 한다. ● 보어아웃 대책 보어아웃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일의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데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중요한 역할을 하는 T/F 위원 등으로 위촉하여 참여를 보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의견을 자주 묻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교육계에서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진로에 대해 외부강사를 초청한 연수를 통해 안내하고, 본인들이 관심 있는 영역에서 재직 중인 사람들을 소개하여 멘토를 맺도록 주선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교사 스스로 가르침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 그리고 희망을 다시 찾고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브라운아웃 대책 학교장들이 번아웃은 대체로 잘 알고 있어 관심을 기울인다. 반면 브라운아웃에는 관심이 적다. 그 이유는 이 증상은 의욕과 집중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상태로 업무를 하기에 쉽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운아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 증상은 번아웃이나 보어아웃보다 덜 극단적이지만, 조직 관점에서는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장이 이를 가볍게 여기다가는 크게 후회할 수 있다. 이 증상은 고경력교사, 소위 ‘왕언니’ 등 학교 내에서 영향력이 큰 교사들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영향력으로 인해 서서히 주변 교사와 학교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 ‘적당히 해’, ‘너무 튀지 마!’ 등의 언어로 대표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 많은 교사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결국 학교 전체의 교육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학교장은 이러한 신호를 미리 알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교사들이 업무 몰입으로 교육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교사들의 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잘 관리하여 이 증상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기 회복과 환경 재설계가 필요하다. 보어아웃과 브라운아웃의 공통적인 원인은 교사들이 스스로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하는 환경과 업무이다. 따라서 교육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면서 교사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대화를 통해 소통하며, 소외되지 않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업무에 몰입하고, 학교와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동기가 되살아난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에 관한 관심은 세계적 수준이다. 이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학교가 가장 원초적인 생존 본능이 처절하게 부딪치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교사들이 받는 압박감도 클 수밖에 없다. 서울의 이른바 ‘대문자 강남’4 지역은 교사의 무덤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소문자 강남’5 지역마저 점차 증가하고 있어, 학부모 민원 측면에서 보면 서울 전역이 점점 평평해지고 있다. 학교장은 이러한 변화를 감안하여 교사들의 고통에 눈과 귀를 열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적인 학교경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물론 학교장은 매우 힘들다.그러나 어찌하랴, 우리 교육은 결국 학교장 손에 상당 부분 매달려 있는 것을.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자리한 서울양천초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126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학교다. 1900년 문을 연 이 학교는 한 세기를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지역의 삶과 함께 호흡해 왔다. “엄마 아빠는 물론 할머니·할아버지까지 이 학교 졸업생”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인근 상가 곳곳에서도 양천초 졸업생을 쉽게 만날 수 있을 만큼 학교는 지역의 역사 그 자체다. 이 오랜 전통의 학교가 최근 ‘밝고 안정된 학교’, ‘학부모 신뢰가 두터운 학교’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심에는 2024년 9월 부임한 배현정 교장이 있다. 교장실 벽면의 모니터, 253명의 얼굴 양천초 교장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책상 옆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모니터다. 화면에는 전교생 253명의 얼굴과 이름이 슬라이드처럼 끊임없이 떠오른다. 배 교장은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다 보니 학생의 얼굴과 이름을 자주 익혀야 한다”면서 “휴대전화에도 PPT로 저장해 틈나는 대로 보고 있다”고 했다. 아침 등교 맞이 때 아이들 한 명 한 명 이름을 꼭 불러주고 싶어 열심히 외우고 익힌다는 것이다. 등교 맞이 때면 그는 매일 다른 문구가 적힌 이름표를 달고 교문에 선다. 이름과 직함만 적힌 딱딱한 명찰 대신, 아이들에게 먼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기 위해서다. 이름표에는 ‘행복한 교장’, ‘호기심 교장’, ‘우리는 정말 사랑합니다’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아이들이 교장을 ‘권위의 상징’이 아니라, 언제든 내 편이 되어 줄 친근한 선생님으로 여겼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사실 그는 교감 시절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등교 맞이를 해왔다. 그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등교 맞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이 환영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또 어른이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통해 관계의 태도를 배우게 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 아울러 아이들의 표정과 몸 상태를 살피며 작은 이상 신호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교문에 선 교장의 비밀 … 교장실은 아이들 민원센터 양천초에서는 교장실도 ‘닫힌 공간’이 아니다. 아이들은 수시로 교장실 문을 두드린다. 부탁도 하고, 불만도 털어놓고, 때로는 “이건 너무 좋아요”라는 칭찬을 전하러 오기도 한다. 배 교장은 이를 두고 “교장실은 아이들 민원센터”라고 말한다. 그는 아이의 옷차림을 보고 “오늘 옷 참 잘 어울린다”고 말을 건넨다. “아빠가 코디해 줬어요”라는 답이 돌아오면 “그럼 아빠한테 최고라고 꼭 전해줘”라고 덧붙인다. 이런 사소한 대화는 아이를 통해 가정으로 전해지고, 가정은 다시 학교를 신뢰하게 된다. 무엇보다 양천초는 학부모들과 두터운 신뢰를 형성하면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탄탄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배 교장이 양천초에 부임하자마자 마주한 것은 학부모들의 민원성 방문이었다. 그때만 해도 서이초 사건 이후여서 학교와 학부모 사이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는 피하지 않았다. 되는 것은 된다고, 안 되는 것은 왜 안 되는지 차분히 설명했다. 학부모와의 신뢰는 소통과 공유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성심을 다했다. 이뿐 아니다. 배 교장은 공식 행사든 비공식 모임이든, 학부모가 있는 곳이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행사에 가기 전에는 참석자 명단을 미리 확인해 아이와 학부모를 연결한 대화를 준비한다. 이처럼 ‘먼저 다가서는 태도’가 학부모의 마음을 열었다. 그 결과 양천초에서는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아버지들 참여가 활발하다. 텃밭 체험, 가족캠핑데이, 궁산 숲 체험, 아나바다 마켓, 가족 음악회 등 가족 단위 행사가 자연스럽게 아빠들을 학교로 불러들였다. 신뢰가 만든 변화, 민원은 줄고 교육은 깊어졌다 학부모와의 신뢰가 쌓이자, 가장 먼저 줄어든 것은 민원이었다. 배 교장은 “민원이 줄어들면 교사들이 행정 소모 없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학부모교육의 결실도 눈에 띈다. 독서교육 연수에 참여한 학부모 8명은 자녀를 키우며 겪은 경험과 성찰을 글로 엮어 책을 펴냈다. 학교와 지역 서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배 교장도 직접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들은 풍선아트 연수를 받아 졸업식과 입학식을 직접 꾸민다. 양천초의 또 하나의 자랑은 학생자치회다. 별도의 임원 없이 6학년 학급 대표들이 중심이 돼 운영되는 학생자치회는 양심우산,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버스킹 공연, 감사 편지 쓰기 등 활동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한다. 교문 옆 쉼터는 이들의 활동 무대다. 개축이 보류돼 수년간 시설 투자를 받지 못했지만, 배 교장은 현관 옆 공간을 정리해 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었다. 장난이 과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그는 “없애기보다 지켜보자”고 했고, 아이들은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교장기대에 부응했다. 쉼터는 아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의 하나가 됐다. 교사들의 연구활동 역시 활발하다. 연구대회에 도전한 교사 중 두 명이 전국대회 1등급을 받았다. 교장실 냉장고에는 ‘1등급 사관학교 초미녀 배현정’이라는 문구가 적힌 케이크 받침대가 아직도 남아 있다. 후배 교사들이 감사의 뜻으로 전한 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학교를 잇는 다리 양천초는 학교 울타리를 안쪽으로 좁히기보다, 지역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학교 시설을 개방해 서울형 키즈카페를 운영한다. 방과 후와 주말에는 지역 영유아와 학부모들이 자연스럽게 학교 공간을 찾는다. ‘학교는 학생만의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을 허물고, 지역 공동체의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한 것이다. 교육과정 역시 지역 자원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서울식물원에서는 생태·환경수업을, 에코롱롱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기후교육을 체험 중심으로 진행한다. 겨울철에는 목동 아이스링크와 연계한 체육활동이 이뤄지고, 양천향교에서는 전통 예절과 인성교육이 수업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단순한 현장학습이 아니라, 사전·사후 수업을 포함한 교육과정 속 체험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배 교장은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배움이 다시 교실로 돌아와 수업으로 이어질 때, 아이들은 학교와 지역을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의 진심과 열정이 한데 모여 미래교육의 튼튼한 초석을 쌓아가고 있는 서울양천초. 100년을 훌쩍 넘긴 역사는 병오년 새해를 맞아 또 다른 10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교사는 학생을 교육하게 되므로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그러나 교사 역시 사람이기에 실수나 의도치 않은 일들로 수사의 대상이 되는 일들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교사라는 신분으로 인해 처벌 외에도 징계라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가가 익숙한 대다수 교원은 이때 매우 혼란을 느끼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 호를 통해서 교원의 범죄와 처벌, 그리고 징계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형사처벌과 징계는 이중처벌인가? 「헌법」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헌법」 제13조). 그런데, 교원의 경우 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외에 법에서 별도로 징계에 관한 규정을 정하고 있고, 징계에 따른 다양한 불이익이 있기에 사실상 두 번의 처벌을 받게 된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러나 「헌법」에서 말하는 ‘처벌’은 신체를 구속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의미하는 것인데, 징계란 공무원과 같은 특정한 신분을 가지는 자의 의무위반 행위에 대하여 부과하는 행정상 제재에 해당하므로 이를 ‘처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애초에 범죄에 대한 처벌과 교원에 대한 징계는 그 법적 성격에서 차이가 있어 이중처벌이 아니다. 형사 사건 판결은 무죄인데 징계는 유효하다고? 범죄에 대한 수사나 처벌에 관한 형사 절차와 교원의 징계는 완전히 별개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심지어 수사기관에서 범죄의 혐의가 없다고 하거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징계 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징계처분이 가능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최근의 사례를 보자. 한 교원이 피해아동(초등학교 3학년)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라는 등의 발언을 하여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또 그와 함께 형사 사건이 진행되어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었다. 교원의 문제 된 발언에 대한 가장 주요한 증거는 학부모가 몰래 녹음한 녹음 파일이다. 형사 재판에서 대법원은 위 학부모의 녹음 파일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0도1538 판결 참조), 법원은 이런 녹음 파일에 기반한 교원의 문제 된 발언은 사실인정이나 피해아동 측의 진술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하여 교원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2. 12. 선고 2024노115 판결 참조). 이렇게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당연히 교원이 받은 정직 3개월의 징계 역시 취소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교원은 징계에 대해서 별도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징계 절차에서 교원에 대한 녹음 파일이 제출된 사실은 없었다. 교원은 수사 과정에서의 녹음 파일을 듣고 징계 절차 중 문제 된 발언을 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징계 절차 중에는 녹음 파일이 사용되지 않았고, 형사 재판과 징계는 별도의 과정이라는 점에 근거하여 교원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징계는 정당하다고 했다(서울고등법원 2025. 4. 3. 선고 2024누47359 판결 참조, 다만 이에 대해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연관 깊은 형사처벌과 징계의 관계 이렇게 형사처벌과 징계는 완전히 분리된 절차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지만 그럼에도 둘 사이의 연관성은 매우 크다. 먼저 「국가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은 수사기관이 교원에 대한 조사나 수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에는 10일 이내에 소속 기관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수사가 진행 중인 때에는 징계에 관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국가공무원법」 제83조, 「사립학교법」 제66조의3). 한편 형사처벌에 관한 결과가 금고 이상의 실형이라면 설령 집행유예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연퇴직이 되어 공무원 신분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국가공무원법」 제69조, 「사립학교법」 제57조). 이때는 애초에 공무원 신분의 보유를 전제로 한 징계가 의미가 없다. 따라서 교원에 대한 형사 사건에서는 벌금 등으로 끝내서 신분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된다. 더욱이 수사의 결과가 어떤지에 따라 처리의 절차와 수위도 크게 달라진다. 수사를 담당한 검사는 범죄에 대한 여러 가지 결론을 낼 수 있는데, ‘구공판’, ‘구약식’, ‘기소유예’, ‘혐의없음’, ‘공소권 없음’ 등이 있다. ‘구공판’은 범죄혐의가 충분하고 중대하여 형사 재판으로 넘기는 것이 합당한 경우, ‘구약식’은 범죄의 혐의가 충분하나 벌금으로 결정하는 경우, ‘기소유예’는 범죄의 혐의는 충분하나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기소하지는 않는 경우, ‘혐의없음’은 범죄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공소권 없음’은 대표적으로 공소시효가 완료되었거나 폭행과 같은 반의사불벌죄에서 합의가 있는 경우 등을 말한다. 각 시도교육청은 「법률위반공무원 처리 기준」을 별도로 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검사의 처분이 무엇인지에 따라 중징계를 요구할지, 경징계를 요구할지 등을 결정한다. 중징계가 요구되면 파면·해임·강등의 징계가 가능하고, 경징계가 요구되면 정직·감봉·견책의 징계가 가능하다. 당연히 중징계가 요구되는가 경징계가 요구되는가는 징계의 수위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고, 이와 더불어 진행되는 징계의 절차도 달라진다. 공립 유치원, 초·중학교 교사의 경우 경징계가 요구될 때는 교육지원청의 일반징계위원회가, 중징계가 요구될 때는 시도교육청의 일반징계위원회가 징계를 결정하게 된다(다만, 공립 각급학교 교장·교감, 고등학교 교사의 경우 경징계와 중징계 모두 시도교육청이 담당). 결국 형사사건 수사의 결과가 징계의 수위와 절차를 크게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교원에 대한 징계의 절차와 불복 방법은? 교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심각한 비위행위이거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실무상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징계에 관한 절차를 멈추게 되는 일이 많다. 그리고 앞서 보았듯 수사의 결과는 징계의 수위와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교원은 유리한 수사의 결과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집중해야 한다. 수사 결과가 교육청 등에 통보되면 징계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교육청의 감사팀 등 징계요구권자는 징계혐의자인 교원에게 수사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거나 의견을 청취하고 학교장의 의견이나 인사기록을 확인하는 등의 방식으로 조사를 한다(「교육공무원 징계령」 제6조). 이때 수사에 관한 내용을 징계혐의자인 교원에게 요구할 수도 있으므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아 신문조서 등이 작성되었다면 사전에 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경징계·중징계 요구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결정되고 징계 의결이 요구되면, 이와 동시에 교육공무원 징계 의결서 등이 징계혐의자인 교원에게 송부되고, 징계위원회는 징계위원회 개최 3일 전에 징계 등 혐의자에게 출석을 통지해야 하며, 접수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성 관련 비위의 경우에는 30일 이내)에 의결하게 된다(「교육공무원 징계령」 제7조). 이렇게 처리해야 하는 기간이 명확히 정해져 있기에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이 걸리는 수사와 달리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다. 이후 징계위원회가 개최되고 이를 통해 징계의 수위가 결정되면 징계권자는 15일 이내에 처분을 해야 하며, 이때 징계처분 사유설명서도 징계대상 교원에게 교부되어야 한다(「교육공무원 징계령」 제17조). 징계처분을 받은 교원은 징계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교원소청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9조 제1항). 징계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국·공립학교 교원의 경우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원소청위원회의 심사·결정을 거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다(「국가공무원법」 제16조 제1항, 「교육공무원법」 제53조 제1항). 즉 반드시 소청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소청을 제기할 수 있는 30일은 생각보다 매우 짧은 시간이므로 징계에 대한 불복절차를 위해서는 서둘러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 형사처벌과 무관한 징계도 있다? 형사처벌과 일체 무관한 징계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복무와 관련된 의무위반일 것이다. 국가공무원은 소속 상관의 허가 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직장을 이탈하지 못한다(「국가공무원법」 제58조 제1항). 그리고 ‘국가공무원 복무규칙’에서 근무상황부나 근무상황카드의 관리·휴가·지각·조퇴·외출·출장 등에서는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하고, 불가피한 경우라면 사후에 지체 없이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도 두고 있다(「국가공무원 복무규칙」 제8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복무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위와 같이 명백히 법령으로 정해진 의무라는 점을 꼭 염두에 두고 소홀히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또 최근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교원들의 온라인 활동이 징계와 관련되는 일도 많다. 특히 공무원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나 겸직금지 의무 위반이 자주 문제가 된다. 교원은 근무시간 중 직무에 전념해야 하므로 설령 개인의 일상에 대한 것일지라도 그 시간 중 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수익이 창출된다면 사전에 겸직허가를 받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행동들은 범죄가 되는 행동은 아니지만, 명백히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법률적 근거 교육경력 규정 교육경력은 「교원자격검정령」 제8조 제1항에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① 「유아교육법」 제22조 제3항, [별표 1] 및 [별표 2],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3항, [별표 1] 및 [별표 2]와 이 영에서 ‘교육경력’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력을 말한다. 1. 「유아교육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유치원과 「초·중등교육법」 제2조 각 호의 어느 하나 또는 「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학교에서 교원(「교육공무원법」 제22조의2에 따라 둘 이상의 인근 학교를 순회하면서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포함한다)으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교원의 경력은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산정한다. 가. 「공무원임용령」 제57조의3 또는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9조의5에 따라 통상적인 근무시간보다 짧은 시간을 근무한 교원 나.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3조 제2항에 따라 1주당 6시간 이상 35시간 이하의 범위에서 시간제로 근무한 기간제교원 2. 유치원 교원의 자격이 있는 자로서 「영·유아보육법」에 의한 어린이집의 원장 또는 보육교사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 - 2의2. 유치원 교원 자격이 있는 사람이 「유아교육법 시행령」 제2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유아교육을 실시하도록 지정받은 기관에서 기관의 장 또는 강사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해당 기관이 유아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지정되기 전의 경력은 제외) - 2의3.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시행령」 제5조 제1항에 따른 특수교사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그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지정된 장애영·유아를 위한 어린이집의 특수교사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해당 어린이집이 장애영·유아를 위한 어린이집으로 지정되기 전에 근무한 경력은 제외) 3. 중등학교 교원의 자격이 있는 사람이 「평생교육법」 제31조 제2항에 따라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이 인정되는 평생교육과정의 교원으로서 학습자를 전임으로 교육한 경력 4.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외국의 교육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유아교육법」 [별표 1]에 의한 원장 및 「초·중등교육법」 [별표 1]에 의한 교장의 자격인정의 경우에 한함) ② 제1항의 경력이 학교의 졸업 또는 자격증의 취득을 조건으로 하는 것일 때에는 그 졸업 또는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의 경력이어야 한다. 교육경력 인정 여부 교육경력 QA Q. 학교에서 ‘강사’로 근무한 경력이 교원자격검정을 위한 교육경력으로 인정될 수 있나요? A. ‘학교에서 교원으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일 경우 인정되며,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포함한 교원 외 산학겸임교사 등의 경력은 자격검정을 위한 교육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Q. 교육경력 산정 시 육아휴직기간이 포함되나요? A. 「교원자격검정령」 제8조에서 명시하고 있는바, 실제 학생을 가르치지 않은 육아휴직기간은 교육경력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Q. 2024년 3월 12일에 55세가 되고, 교육경력은 이미 30년 이상인 교사의 경우 교직수당가산금(1)의 지급 시기는 언제인가요? A. 교직수당가산금(1)은 매월 1일 현재를 기준으로 30년 이상의 교육경력이 있고 55세 이상인 교사에게 지급하는바, 위의 경우 2024년 3월에 지급 요건이 충족되었다면, 2024년 4월부터 지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