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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생들은 수학을 열심히 공부한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숙제도 하고 참고서 문제도 푼다. 선생님께서 어떤 내용을 가르쳐주면, 학생들은 그 내용을 열심히 익힌다. 또 그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풀고 또 푼다. 때로는 공식을 암기하기도 하고, 선생님께서 중요하다고 강조한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하여 암기장을 만들기도 한다. 마치 무술 도장에서 무술을 배울 때, 사범의 시범을 보고 그대로 흉내를 내며 잔기술부터 몸에 익히고 또 익히듯이. 한 학생이 ‘수학 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를 물었다고 해 보자. 이 질문을 한 학생은 친구들의 눈총과 어이없는 질문을 했다는 분위기에 몸둘 바를 모를 것이다. 그러나 학생을 배려하는 교사는 ‘이 문제를 풀면 남보다 좋은 성적을 얻어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서 칭찬을 들을 것이며,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고 대학을 졸업하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자상하게 설명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유이며, 수학을 공부하는 동기이다. 그러나 처음 질문을 한 학생은 그 문제를 풀기 전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를 물은 것이며, 이 학생의 질문에 대한 합당한 답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를 푸는 이유와는 상관없이 문제를 풀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상하여 가능성을 대답해준 것일 뿐이다. 수학자들은 ‘수학을 한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은 수학을 수학답게 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수학답다는 말을 이해하여야 ‘수학을 한다는 것’과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구별할 수 있다.‘○○답다’는 말을 알기 위하여 먼저 ‘여자답다’는 말을 생각해 보자. 우리가 어떤 여자를 보고 여자답다고 한다면, 먼저 마음속에 여자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으며, 그 여자가 이 기준에 적합하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여자의 기준이 있고, 어떤 여자가 이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여자답다고 말을 하는데,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면 여자답다는 말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여자답다는 말이 있으며 이 말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것은 여자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준의 바탕에는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공통되는 흐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의미를 ‘수학답다’라는 말에 적용하면, 많은 사람들이 수학은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있으며, 이 기준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더라도 그 바탕에는 공통되는 흐름이 있다. 이 공통되는 흐름이란 수학을 수학자가 하는 것처럼 하는 것이다. 수학자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할 필연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해결되었을 때의 즐거움과 노력하고도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공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해결하는 절차가 결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수단이나 방법도 동원하였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 문제로부터 새로운 문제에 도전할 수 있다. 이것이 수학을 하는 동기이다. 앞서 말한 수학을 공부하는 동기는 외적 동기이고, 지금 말한 수학을 하는 동기는 내적 동기이다. 내적 동기를 우리는 본질적 동기라 하며, 수학의 본질적 동기는 수학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새로운 문제에 계속 도전하는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과 등산을 한다고 가정하자. 산에 가기 싫다는 아들에게 산에 가면 맑은 공기도 마시며, 몸도 튼튼해진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산에 갈 것을 강요하였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은 아들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다. 맑은 공기를 마실 이유도 없으며, 몸이 튼튼하기 때문에 더 튼튼해야 할 까닭도 없다. 더욱이 앞으로 더 건강할 것이라는 설명으로 아들을 산에 데려갈 수는 없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런 아들을 타이르고 강요하며 함께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 매주 가까운 산을 다니고, 어느 때는 멀더라도 정말 아름다운 산을 다녀왔다. 아들은 점점 산이 좋아졌고, 산에 가는 날이 기다려지기도 했다. 산행의 즐거움을 알고부터 몸은 더욱 튼튼해졌고, 마음도 건강해졌다. 아들과의 산행을 예로 들은 것은 이 속에 수학을 공부하는 것과 수학을 하는 것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교사는 수학을 처음 학습하는 아동에게는 공부를 시켜야 한다. 그들이 수학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타이르며 때로는 강요하며 아동이 수학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를 시켜야 한다. 그러나 아동이 수학을 재미있어 하기 시작하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로 그쳐야 한다. 산행의 즐거움을 아는 아들이 어느 산을 갈 것인지,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 복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지켜봐 주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높은 산을 올라가다가 중간에 하산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야 한다. 아들이 훌륭한 등반가가 되지 않더라도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조그만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삶이 더 보람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어른들로부터 듣던 말들이 그때는 그저 평범하고 무덤덤했는데, 나이가 들고 인생을 살아볼수록, ‘참으로 신통방통 맞는 말씀이다’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내가 예닐곱 살 되던 무렵, 할머니께서는 무언가 칭얼대는 나를 달래시며,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라는 말로 철부지 나를 달래셨다. 나는 할머니에게 “할머니, 그럼 이제 자면 떡 줘야 돼” 이렇게 억지를 부렸던 생각이 난다.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이제 이 나이가 되어서는 이 말의 뜻을 어렴풋 알 것 같다. 어린 사람들은 인생의 경륜이 풍부한 어른의 말을 경청하면 삶의 지혜와 이로움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이 말의 참뜻일 것이다. 자식을 기르면서 새삼 이 말의 뜻을 절감할 때가 있다. 길이 아닌 길을 막무가내로 가려는 아이들을 간곡히 계도해야 하는, 선생의 자리에 선 사람들에게도 이 말은 일종의 묵시록처럼 마음에 자리 잡는다. 그런데 이 말보다도 훨씬 더 울림이 크게, 훨씬 더 강하게, 훨씬 더 깊이 각인되어 온 말이 있다. 그것은 ‘말이 씨 된다.’라는 말이다. 우리 선조들은 이 말을 자주 사용하였다. 분별없이 촐싹거리면서 덕스럽지 못한 말을 하면, 어른들은 점잖게 나무라는 어조로 “말이 씨 된다”라고 말씀하시며 주의를 주셨다. 함부로 방정맞은 말을 하다가 ‘말이 씨가 되느니라’하고 주의를 받으면 왠지 무서움 같은 것이 스스로 들었다. “네가 말한 대로 되리라” 하는 소리가 하늘 저 높은 곳 어디에서 들려 올 것 같았다. ‘말이 씨 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어떤 주술적인 힘이 작동하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말이 씨 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말도 씨앗과 같다는 것이다. 한번 뱉어 놓은 말은, 마치 밭에 떨어진 한 알의 씨앗처럼, 싹이 트고 자라서 줄기가 벋고 잎이 달리고 꽃이 핀다는 것이다. 말이란 원래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기원을 비는 주문(呪文)이나 진언(眞言)은 한결같이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는 모습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야말로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그 말의 씨앗을 심는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굿판이나 의식에서 무당이나 제관이 무어라 주문을 외는 것을 본다. 나는 그 주문의 말이 그냥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말의 씨앗을 촘촘히 그리고 아주 꼭꼭 심는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그리고 그 말대로 된다는 믿음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 주문이나 진언의 내적 구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씨앗이란 무엇인가. 식물을 그 종자의 특성대로 그대로 싹 틔워 자라게 하는 원천이지 않은가. 사과나무의 씨앗은 사과나무를 싹 틔워서 자라게 하고, 배추 씨앗은 배추를 자라게 한다. 말의 씨앗 또한 마찬가지이다. 좋은 말은 좋은 일을 생기게 하고, 나쁜 말은 나쁜 일을 생기게 한다. 생각 없이 불쑥 부덕(不德)한 나쁜 말을 뱉어 놓고는 “아이고! 요놈의 입이 방정이다” 하고 제가 제 입을 쥐어박는 장면이 영화나 드라마에 흔히 등장하지 않던가. 그래서 말은 그냥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말하는 사람의 인간적 면모를 여실히 반영한다. 말을 꺼내는 순간 그가 지닌 도덕과 세계관과 윤리가 싹을 틔운다. 말을 하는 동안 그의 존재론적 가치와 정체성은 누군가를 향하여 벋어 나간다. 기능(skill)만을 강조하는 국어교육에 ‘말은 씨앗이다’는 인식론이 더 보강되어야 한다. 말이 씨가 된다는 언어관 속에는 참으로 훌륭한 삶의 지혜가 들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말을 다분히 금기의 영역에서 강조하여 왔던 것 같다. 경솔하게 말하지 말라. 너무 앞서서 예단하지 말라. 함부로 남을 험담하지 말라. 부정한 생각을 드러내지 말라. 이처럼 금기의 항목들이 많은 것이다. 그러니까 말이 씨가 된다고 하면서, 무엇 무엇을 하지 말라는 쪽으로 언어문화를 이끌어 온 면이 강했다. 나쁜 말에서 나쁜 일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쪽으로 작용해 온 것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강화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말은 좋은 일을 이루어지게 하는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른단 말인가. 부정적 강화와 자기 절제의 미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발산하여 어떤 강화를 하게 되는 것은 말과 삶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좋은 말로 씨를 뿌리자. 모든 이루어지는 꿈에는 그 꿈을 말소리로 내어 본 최초의 말이 있었으므로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말의 씨가 먼저 뿌려졌으므로 마침내 꿈의 꽃이 피게 되는 것이다. 꿈이 소중하다고 말들을 하지만, 그것이 소중하기 위해서는 강한 현실의 뿌리와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꿈은 그냥 꿈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꿈꾸기 위해서 꿈꾸는 것은 일종의 자기 속임수인지도 모른다. 꽃으로 치면 조화(造花)이다. 이루어진다는 것을 굳게 믿고 현실을 꿈 쪽으로 추동해 나가는 것이 생화(生花)와 같은 꿈이다. 혹자는 꿈이란 가지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하지만, 이루어지 않을 것을 너무도 번연히 알고 있는 꿈은 그야말로 하룻밤 꿈처럼 허망하다. 이런 꿈은 현실의 어려움을 피해가려는 사람이 그저 나약하게 도피하는 관념의 동굴일 뿐이다. 일종의 진통제에 불과한 것이다. 꿈이란 이루어진다는 역동적 기대와 현실적 의지를 바탕으로 할 때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 꿈을 끊임없이 추동하는 가장 현실적인 힘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그것을 ‘실천’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실천’을 지속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말’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말의 씨앗’, 즉 ‘씨가 되는 말’이다. 그러므로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말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나를 향하여 부단히 던지고 있는 말이 꿈을 이루게 한다. 스스로의 다짐을 불변의 실천으로 굳히기 위하여, 그것을 다시 남에게 약속으로 묶어 두게 하는 말이 꿈을 이루게 한다. 말 가운데는 글로 쓰는 말이 때로는 큰 힘을 발휘한다. 존 맥스웰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중 약 95%의 사람은 자신의 인생 목표를 글로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글로 기록한 적이 있는 5%의 사람들 중 95%가 자신의 목표를 성취했습니다.” 맥스웰의 말에 사족(蛇足)을 덧붙여 본다. “나의 꿈이 멀어질 때, 내가 나를 돕는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꿈이 흐려질 때일수록 글을 써 보십시오. 그렇게 쓴 글은 서랍 속에 감추어 두지 마십시오. 어디엔가 내어 놓고 발표하여 소통시켜 보십시오. 그러면 이상한 마력이 생겨납니다. 마치 그 어떤 신령한 존재가 나에게 영험 있는 마술을 걸듯이, 내가 나에게 마술을 걸게 되는 효과가 생기는 법이지요. 그것이 말의 힘, 글쓰기의 힘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힘이 모여서 꿈을 이루게 합니다.”| 경인교대 교수 말이 씨가 된다는 언어관 속에는 참으로 훌륭한 삶의 지혜가 들어 있다. 그런데 이 말은 경솔하게 말하지 말며, 부정한 생각을 드러내지 말라는 등 금기의 항목들이 많다. 즉, 말이 씨가 된다고 하면서, 무엇 무엇을 하지 말라는 쪽으로 언어문화를 이끌어 온 면이 강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강화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말은 좋은 일을 이루어지게 하는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좋은 말로 씨를 뿌려 마침내 꿈의 꽃이 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용, 조용, 우리 아가.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아빠가 너에게 앵무새를 사줄게. 만약 앵무새가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아빠가 너에게 다른 걸 사줄게… 응, 뭐가 좋을까…유럽?”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는 빌 게이츠가 자신의 딸 제니퍼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을 상상하며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세계에서 돈이 제일 많은 갑부에 대한 일종의 조크인데, 기분이 참 묘하다. 빌 게이츠의 재산이 50조 정도 되는데, 그 돈이면 아마도 조그만한 나라 정도는 살 수 있을 것이다. 빌 게이츠가 가난한 집 출신에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오해하는 이들도 있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빌 게이츠는 대은행가인 미국 서부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윌리엄 H. 게이츠 2세는 워싱턴주립대 법대를 나온 변호사로 시애틀에서 법률회사를 경영했으며 주(州) 변호인협회 회장이었다. 할아버지는 대은행가였고 증조부는 시애틀은행인 내셔널시티뱅크(National City Bank)의 설립자로 시애틀시가 생겨날 때부터 시민들로부터 존경받을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그의 어머니는 시애틀 은행가의 딸로 워싱턴대학교의 사무처장을 지냈다. 특히 그의 어머니는 자선사업가로 시애틀의 사교계를 주름잡을 만큼 활발한 활동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고 자선단체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빌 게이츠는 3대에 걸쳐 시애틀 최고 명문가였고 지금은 세계 최고 갑부가 된 것이다. 이름도 대물림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윌리엄 게이츠 시니어, 아버지는 윌리엄 게이츠 주니어, 그리고 빌 게이츠는 윌리엄 게이츠 3세가 원래 이름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이 이름이 같다는 것은 가문에 대한 자긍심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아들은 아버지의 정신을 존중할 수 있어야 그 이름에 흠이 가지 않도록 더 열심히 살 것이기 때문이다. 가문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면 오히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물려준 이름이 부담스럽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돈 잘 쓰는 방법을 더 고민하는 가문 빌 게이츠가 최근에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보다 세계적인 ‘자선사업가’로 더 활동하고 있는 것은 이미 3대에 걸쳐 돈에 대한 모든 것을 소유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증조할아버지는 은행을 설립할 정도로 막대한 돈을 소유했고 할아버지도 그랬다. 빌 게이츠의 아버지는 돈뿐만 아니라 변호사로서 사회적 명예도 얻었다. 그야말로 3대에 걸쳐 재물과 명예를 모두 얻은 것이다. 빌 게이츠는 증조부나 할아버지, 아버지 등 3대가 이룬 부와 명예보다 더한 것을 이루고 있다. 4대째 빌 게이츠는 이제 자신의 선조들이 못다 한 세계적인 자선사업가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미 빌 게이츠에게 돈은 어떻게 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잘 쓰느냐에 있는 것이다. 티베트의 라마승의 이야기기인 영화 ‘삼사라(Samsara)’를 보면 주인공은 스승에게 이런 말을 한다. “5살 때부터 중이 된 나에게 또 무엇을 버리라고 하십니까. 뭘 가져보지도 못했는데 무엇을 버리라는 것입니까.” 이는 재물이든 결혼이든 가져보거나 경험해본 후에 그에 대한 미련을 접을 수 있다는 말이다. 빌 게이츠가 돈에 대해 미련을 두지 않는 것은 그의 가문이 더 이상 돈에 연연하지 않을 만큼 대대로 부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하겠다. 돈벼락을 맞을 정도로 부자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결코 돈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없다. 예컨대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철강재벌의 아들이었는데, 그는 부모가 엄청난 재산을 상속해주자 돈이 싫다면서 형에게 그 돈을 주고 평생 유유자적하게 살았다. 또 케임브리지대 교수직도 마다하고 노르웨이의 시골에서 보냈다. 그의 철학은 돈을 돌같이 본데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평생 돈을 벌려고 직장을 전전했다면 그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은행가 가문인 빌 게이츠 집안은 돈에 대한 갈증이 더 이상 없다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갑부가 아직도 돈에 대해 미련을 두고 있다면 그것 또한 난센스일 것이다. 이제 게이츠 가문은 더 높은 곳을 지향하고 있다. 즉, 이제는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골몰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빌 게이츠를 미국의 저명인사들이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세계 최고 갑부이지만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자선사업가로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부자의 전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사상 빌 게이츠와 같은 인물이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빌 게이츠는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에게도 우상이 아닐 수 없다. 빌 게이츠는 그야말로 공부를 잘 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탁월한 세계 최고의 CEO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최고였지만 이제는 공부만 잘하다가는 평생 부모 속을 태울 수 있다. 요즘은 공부도 잘하고 ‘이재’에도 밝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1978년 찍은 11인의 마이크로소프트 창립멤버. 아래 맨 왼쪽이 빌 게이츠, 맨 오른쪽이 폴 앨런. 그렇다면 오늘날 빌 게이츠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첫째, 돈에 대한 부모자녀 간의 원칙 공유를 꼽을 수 있다. 만약 빌 게이츠가 ‘부자 아버지’에 의지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해도 성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부자 아버지’ 의지않고 사업 키워 빌 게이츠 아버지가 한번은 기자들로부터 “당신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많은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더라도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했을 거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만약 빌 게이츠에게 많은 재산을 상속해 주었다면 아들은 아마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그 애가 아주 안락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지금처럼 의욕을 갖고 사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부족한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자라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의욕이 적어지기 마련이다. 빌 게이츠 아버지는 부자였지만 아들에게 창업자금마저 주지 않았다. 빌 게이츠 또한 부자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 아닐 수 없다. 빌 게이츠는 자기의 재산 가운데 99%를 자선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대부분 집안에서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면 필시 큰일이 일어날 게 뻔하다). 빌 게이츠를 있게 한 두 번째 요인으로는 ‘두 명의 똑똑한 친구’를 들 수 있다. 빌 게이츠는 레이크사이드 중·고와 하버드대에서 만난 두 명의 친구 덕분에 컴퓨터 황제에 오를 수 있었고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될 수 있었다. 특히 두 친구는 빌 게이츠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해준 똑똑한 친구들이었다. 빌 게이츠는 시애틀의 사립명문인 레이크사이드에 다녔는데, 여기서 컴퓨터광인 폴 앨런을 만나 컴퓨터를 알게 되었다. 폴 앨런은 빌 게이츠에게 컴퓨터에 눈을 뜨게 해준 친구로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를 함께 창업했다. 또 하버드대에서 만난 스티브 발머(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 최고의 회사로 만들 수 있었다. 빌 게이츠는 어릴 시절 부잣집 아들답게 모난 성격으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돈에 관심이 많아 컴퓨터 기술로 백만장자가 될 궁리를 일찌감치 했다. 특히 그는 많은 친구를 사귀지 못했지만 한 번 사귀면 깊게 사귀는 편이어서 주변에 자신의 일을 도와 줄 충직한 친구들을 둘 수 있었다. 그의 운명을 결정한 동반자를 만난 곳은 다름 아닌 레이크사이드 중·고와 하버드대이다. 명문학교에서 만난 똑똑한 친구들 덕분에 빌 게이츠가 오늘날 컴퓨터 황제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구와 함께 컴퓨터 황제 올라 빌 게이츠의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친구는 먼저 고등학교에서 만난 2년 선배인 폴 앨런이다. 폴 앨런은 그때 이미 게이츠보다 훨씬 컴퓨터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컴퓨터를 직접 조립하면서 앞으로 소프트웨어 사업에 매진해야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고교시절의 이러한 경험으로 그들은 몇 년 후인 20살에 사업의 동반자로 다시 만나게 됐다. 빌 게이츠는 하버드대, 폴 앨런은 워싱턴주립대를 중퇴하고 1975년에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든 것이다. 그는 폴 앨런이 컴퓨터와 컴퓨터 칩에 대해 가르쳐주기 전까지만 해도 장차 아버지처럼 변호사가 되거나 과학자가 될 생각을 품고 있었다. “우리가 아직 십대였을 때, 폴 앨런은 나에게 컴퓨터 하드웨어에 관해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목숨을 걸라고 격려해주었다. 나는 참으로 운이 좋았다. 그토록 젊은 나이에 친구 때문에 내가 사랑할 수 있고 나를 완전히 매혹시키는 무언가를 발견했으니 말이다.” 빌 게이츠는 폴 앨런을 만난 것을 최대 행운이라고 말한다. 빌 게이츠의 부모님은 빌 게이츠를 될수록 질문하기를 권장하는 분위기 속에서 크도록 했다. 질문을 잘했던 빌은 폴에게 “가솔린이 어떻게 차를 움직이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주 재미있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끔 요령 있게 설명해주었다. 이들이 우정을 맺게 된 것은 가솔린에 대한 게이츠의 호기심 때문이었다고 게이츠는 말한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던 빌 게이츠가 선배와 같은 아이에게 질문을 했고 그 질문을 잘 설명해주자 이들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었던 것이다. 그게 이들을 사업동반자로 만들었고, 세계적인 갑부가 되게 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이츠와 앨런이 각각 60%,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창업한 지 11년 후인 1986년에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이들은 억만장자가 된다. 빌 게이츠의 나이 31살 때이다. 앨런은 아직 미혼으로 세계 갑부 서열 4위이다. 앨런은 건강이 좋지 않아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났는데, 현재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영화사업을 하면서 미국 프로농구단과 미식축구단 등을 운영하며 자선사업가로 살아가고 있다. 또 공상과학박물관을 설립하는가 하면 우주에 대한 연구 및 투자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수학영재였던 게이츠는 대학에 들어갈 때 하버드대뿐만 아니라 프린스턴, 예일대에서 국립 장학금으로 입학 허가를 받기도 했다. 하버드를 선택한 그는 그곳에서 스티브 발머를 만난다. 그는 게이츠에게는 폴 앨런에 이어 그의 운명을 결정지은 두 번째 친구가 된다. 하버드대 시절에 풋볼팀 선수에 문학잡지 편집장, 교내신문 기자로 활동하던 스티브 발머는 같은 기숙사에서 빌 게이츠와 만나 인연을 맺었다. 빌 게이츠가 법학과에 들어갔다 수학과로 전과를 했지만 1학년 때 학업을 그만둔 것과 달리, 발머는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 회사에 취직해 일하던 발머는 다시 스탠포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으며, 1980년 친구 게이츠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들여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다. 빌 게이츠 회장이 모든 비밀을 털어놓을 정도로 가까운 친구 사이인 발머는 영업력이 떨어지는 게이츠 회장을 대신해 지난 20여 년간 판매 영업을 담당했고 2000년에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신문을 통해 관심분야 넓혀 오늘의 빌 게이츠를 있게 한 세 번째 요인을 꼽는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책과 신문이었다. 빌 게이츠는 매일 한 시간 이상 책을 읽는 습관을 유지해오고 있는 독서광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날마다 신문과 잡지를 읽는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요즘 신문을 안보는 추세다. 하지만 빌 게이츠의 충고를 들어보면 신문은 관심분야를 넓혀주는 ‘지식의 창고’ 역할을 한다. 빌 게이츠는 “우선 신문을 보면 또 어떤 기사가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뉴스가치를 통해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 관심 있는 기사만 읽는다면 읽기 전이나 읽은 후의 자신은 조금도 달라진 점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신문을 통해 기사를 읽으면 자신의 관심분야 이외의 기사도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오고 흥미 있는 기사를 읽게 된다는 것이다. 그게 신문의 장점이라고 빌 게이츠는 말한다. “최소한 나는 일주일 동안의 신문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빼놓지 않고 읽는다. 신문이 나의 관심분야를 넓혀주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과학면이나 경제면 등 관심이 있는 기사만 읽는다면 읽기 전이나 읽은 후의 나는 조금도 달라진 점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기사를 다 읽는다.” 컴퓨터황제인 빌 게이츠이지만 그는 컴퓨터가 책을 완전히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이 사람으로 하여금 애착을 느끼게 하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두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갖게 하기 전에 먼저 책을 갖게 해주었다고 한다. 이는 부모들이 마음속에 새겨놓아야 할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해 세계 제일의 갑부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은행가 가문출신답게 이재에 관심이 컸던 것을 꼽는다. 빌 게이츠가 부자집에서 태어났지만 돈에 대한 관심으로 일찍 비즈니스에 눈을 떴다. 고등학교 때 회사에 다니기도 했던 것이다. 빌 게이츠는 1972년에 여름방학 동안 국회에서 사무보조원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한 국회의원 후보가 공천에서 떨어지자 게이츠는 그 후보의 선거 캠페인 배지를 개당 5센트에 사들였다. 이 배지는 곧 수집가들의 애호품이 되어 개당 25센트에 되팔았다. 또 빌 게이츠와 친구 폴 앨런은 회사에 취직해 근무하기도 했다. 이 회사에서 게이츠는 폴 앨런과 함께 회사의 급료지불기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기로 계약을 하고 성공적으로 끝내 큰돈을 벌었다. 게이츠는 집으로 돌아와 다시 공부를 해 18살인 1973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그는 컴퓨터광에 수학교사보다 더 수학계산을 잘하는 수학천재로 평가받았다. 그는 학교의 추천으로 하버드대에 들어갔다. 결국 아이가 빌 게이츠처럼 자라기를 바란다면 무엇보다 아이에게 결코 큰 돈을 줄 생각을 하지 말아라. 반면에 돈에 대해 부모와 자녀 간에 원칙을 공유하라. 똑똑한 친구를 사귀게 하고, 책과 신문을 읽어라. 이것이 빌 게이츠의 오늘을 만든 비결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가 않다. 빌 게이츠가 말한 다음의 문장은 세상을 밝혀주는 가장 아름다운 글이 아닐까. “현명하게 돈을 쓰는 것은 돈을 버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궁극적으로 나는 내 돈의 대부분을 내가 믿는 대의를 위해 사회에 환원할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자식들에게 많은 돈을 남겨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을 위해서 그다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외진 시골 마을에 청교도적인 신앙의 목사와 그의 딸들인 ‘마르티나’와 ‘필리파’ 자매가 살고 있었다. 세속을 멀리하고 다만 구제와 말씀 그리고 예배 모임만을 삶의 전부로 알았던 자매의 아버지는 신앙을 이유로 딸들의 사랑이나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가르침에 자발적으로 순종했던 자매는 오히려 이를 기쁨으로 받아들인다. 여성으로서의 삶이 전해주는 일체의 즐거움이나 기쁨도 경험해 보지 못한 채, 평생을 신에 대한 헌신과 이웃에 대한 봉사 속에 살아온 두 여인의 일상에 어느 날 작은 파문이 일어난다. 1871년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밤, 초라한 몰골의 지쳐 쓰러질 것 같은 한 프랑스 여인이 그들을 방문한 것이다. ‘바베트’라는 이름의 그녀는 필리파가 젊은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오페라 가수 ‘아킬’의 편지를 가지고 있었다. 내용인즉 프랑스에서 내전이 일어나 남편과 자식을 잃은 여인이니, 부디 그녀를 받아들여 달라는 것이었다. 모든 재정을 봉사하는 일에 써야 했던 자매는 바베트를 요리사로 고용할 여력이 없었지만, 아무런 조건 없이 다만 머물기를 간청하는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인간은 결국 이기적 욕망의 노예일 뿐 이렇게 자매들과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베트는 검소하고 숭고해 보이는 삶이 마치 매일 계속되는 말린 생선과 약간의 빵을 넣어 끓인 멀건 죽처럼 무미건조한 일상으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한다. 뿐만 아니라 겉으로 순박하고 경건한 듯 보이던 평온한 마을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실상은 오랜 시간 동안 켜켜이 쌓여온 서로를 향한 서운한 마음, 증오와 분노, 질투 등의 감정들로 점철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도시의 때가 묻지 않은 시골이나 오지의 사람들이 탈속한 천사와 같은 심성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낭만주의적 감상에 빠진 일부 도회지 사람들의 상상에 불과하다. 어느 시대, 어느 문화권에 살아갈지라도 인간은 인간이다. 이기적인 욕망에 쉽사리 유혹되고 넘어지는 연약한 인간일 뿐이다. 두 자매는 찬양과 기도로써 이러한 불화를 가라앉혀 보려 애쓰지만, 이미 근본부터 깨져 버린 마을 사람들의 관계는 점점 도를 더해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바베트에게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진다. 프랑스를 떠나 있는 대신 고국을 잊지 않기 위해 친구에게 매년 사주기를 부탁했던 복권이 당첨되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자매는 이제 1만 프랑의 상금으로 부자가 된 바베트가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고 근심에 잠긴다. 그동안 그녀는 자매들의 삶은 물론 마을 전체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상금을 받은 바베트는 한 가지 엉뚱해 보이는 부탁을 한다. 작고하신 목사님을 기념하는 만찬을 자신의 솜씨와 비용으로 준비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것도 프랑스 요리로 말이다. 만찬 준비는 몰라도 그 비용까지 감당하게 할 수 없다는 두 자매의 만류에도, 바베트는 지난 세월 간의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므로 들어줄 것을 간청한다. 결국 자매는 그녀의 청을 수락하고 바베트는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14년 만에 프랑스로 돌아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베트는 외진 마을 사람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진귀한 식재료들과 함께 돌아온다. 최고급 포도주와 각종 새와 짐승들, 그리고 거대한 거북이에 이르는 낯선 식재료들에 충격을 받은 자매는 악몽에 시달리기까지 하면서 그녀의 만찬 준비를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켜본다. 근심스런 것은 두 자매뿐만이 아니다. 온 마을 사람들은 한데 모여 사악한 음식을 먹게 될지도 모른다며 걱정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두가 맹세하기를 음식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바베트를 생각해서 혀를 악물고 부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삼키기는 하겠지만, 결코 그것을 감탄하거나 칭찬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식으로 준비되는 만찬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을 사람들이 다시 의기투합하는 계기가 된다. 타인을 위한 정성, 마음을 여는 묘약 드디어 만찬의 날. 서로 간의 앙금이 가시지 않고 있는 마을 사람들과 불현듯 마을을 방문한 왕실 근위대 장군 일행, 그리고 자매가 함께 하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프랑스 정식 요리 만찬은 시작된다. 음식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마을 사람들의 침묵은 그러나 연이어 터져 나온 장군의 감탄에 허물어져 간다. 1846년산 클로 부조(프랑스 부르고뉴 부조 지방산 포도주), 최고급 거북이 스프, 블러디 드미로프(원래 러시아 요리, 흰 빵에 캐비어와 사워크림을 얹어 낸 러시아 요리), 카유 엉 사르코파주(메추라기를 페스트리로 싸서 여섯 가지 이상 소스를 끼얹어 먹는 요리) 등 연이어 나오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음식들의 미묘한 맛과 색 그리고 향은 단조로운 음식으로 굳어버린 마을 사람들의 입술을 부드럽게 풀어내 버린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씩 마음의 빗장을 열고 오래전 목사님의 훌륭했던 가르침을 되새김질 하며 나누기 시작한다. 장군은 이들에게 새로 나오는 요리에 얽힌 사연과 각각의 미묘한 맛의 조화를 계속 설명해 간다. 점차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먹는 요리가 얼마나 귀하고 가치있는 것인가를 깨달아가면서, 그저 먹어 배를 채우는 것으로부터 음미하고 즐기며 향유하는 태도로 변화를 거듭해 간다. 자기만 아는 인생의 각박함이란 여유 없이 분주히 살아가는 일상의 태도로부터 생기게 마련이다. 설령 그러한 여유 없음이 ‘신앙’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에서 기인한 것일지라도 때로 그것은 삶을 옥죄는 굴레가 될 수 있다. 좋은 음식을 통해 새삼 몸과 마음을 여유를 가지게 된 마을 사람들은 드디어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고 어제의 고통과 상처, 의심과 회의의 생각들을 치유하고 회복시켜 나간다. 영화 바베트의 만찬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함께 나눈다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복잡한 구성이나 심오한 철학적 논설 없이, 다만 음식을 준비하고 더불어 먹고 마시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는 지극히 단순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함께 식사하는 것은 단순히 같이 먹는다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어렵지 않게 뚝딱 끓여주시던 김치찌개의 깊은 맛이 들어가 있다. 늘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변화를 고민하고 기대하는 교사를 향해 아마도 바베트는 이렇게 말할 는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한 끼의 좋은 식사가 무수한 교육적 장치들 이상으로 아이들과 교사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필자 역시 불우한 가정형편으로 방황하던 시절, 총각 담임선생님이 자신의 자취방에 불러 손수 끓여 주신 라면 한 그릇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남아있다. 필자에게 있어 그것은 단순한 한 그릇의 라면이 아닌, 선생님의 위로와 격려 그리고 응원의 마음 그 자체로 다가왔다. 물론 그것이 꼭 음식일 필요는 없다. 자신이 받은 상금 전액을 이 한 차례의 만찬을 준비하는데 다 써버린 바베트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자매에게 정색을 하고 말한다. “예술가는 가난하지 않아요. 예술가의 마음속 진실한 외침은 온 세상을 울립니다.” 그렇다. 누구든 정직한 예술가와 같이 장인 된 마음으로 타인을 위해 준비한 시나 음악, 이야기와 춤, 음식 그리고 돌봄을 실천하는 삶은 결국 이를 보고 들으며, 먹고 마시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도 남음이 있다. 여기에 아이들이라고 예외일 수 있을까?
문제1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학급경영의 방침과 담임의 역할에 대해 논술하시오. 1) 序論 학급경영이란 학급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인적·비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계획, 조직, 지도, 통제하는 일련의 활동을 통하여 학급을 운영하는 협동적 활동이다. 그런데 학생은 교실에서 배우고 경험하면서 성장·발달하기 때문에 학급은 학생의 교육활동의 장이고, 학급경영은 학교교육의 성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교사는 학교교육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바람직한 학급경영을 해야 한다. 2) 학급경영의 방침 즐겁고 효율적인 학급경영활동을 위해서는 우선, 모든 학급경영활동이 교육의 본질과 목적에 부합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즉, 인간은 교육을 통해서 성장·발달한다는 신념 하에 학생 개개인의 지적, 정서적, 신체적 능력을 최대로 계발하여 자아실현된 인간에 도달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둘째, 학급경영의 구상과 전개가 학생의 이해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의 발달단계에 따른 지적, 정서적, 신체적, 사회적 발달의 특징과 학습능력 및 준비도, 그리고 집단의 역학과 사회적 심리의 이해를 근거로 운영되어야 한다. 셋째, 학급경영은 민주주의의 이념, 즉 인간존중, 자유, 평등, 참여, 합의 등에 입각하여 운영되어야 한다. 학생 구성원 개개인의 인격이 존중되고 자유로운 학급분위기가 조성되며, 학생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 자율적 행동이 조장되어야 한다. 넷째,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학급이 운영되어야 한다. 학급의 자원을 경제적으로 사용하여 학급의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학급구성원의 심리적 만족을 충족시키는 학급운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학급집단의 안전과 이익을 위하여 협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생활환경적 조건을 마련해 주고 지도해야 한다. 일상의 학급생활 중 혼자의 활동보다 여러 사람이 협동하여 활동함으로써 보다 유익한 성과가 나타나는 경험의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밖에 자유의 원리, 협동의 원리, 노작의 원리, 창조의 원리, 흥미의 원리, 요구의 원리, 접근의 원리, 발전의 원리에 입각해서 운영되어야 한다. 3) 담임의 역할 첫째, 학급담임으로서의 역할을 자각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수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급담임은 교육자로서, 그리고 학교라는 조직집단의 일원으로서의 자각과 더불어 학급경영관리의 책임, 학생지도의 책임, 학년 간의 연계와 조정, 부모와의 협력체제를 통한 지도가 필요하다. 둘째, 학생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 이해는 객관적·발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애정은 차별적 사랑과 평등한 사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가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자유로운 교육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셋째, 자기 자신의 인격과 식견을 높이고, 항상 연수에 힘써야 한다. 학급담임은 개성 있는 학생을 지도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주장에 치우치지 않고 넓은 교양과 인간성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4) 結論 학급이 학생들의 차이를 낳는다. 교사의 노력 여하에 따라 효과적인 학급문화와 풍토를 조성할 수 있고 이는 학생들의 행동 지침이 되어 학급 간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만큼 교사는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켜 사랑과 믿음으로 학생들을 이끌고 안내해야 한다. 학생의 모델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교사는 자기성찰과 전문성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문제2 아래 글에서 밑줄 친 수업의 이론적 근거와 단위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서술하시오. 학부모 1 : 우리 아이는 배우는 내용을 다 알고 있어서 학교 수업이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합니다. 학생들에 맞게 수업을 하실 수는 없나요? 학부모 2 : 그건 잘하는 아이들이나 그렇죠. 우리 아이는 수업이 어려워서 따라가기 힘들다고 하던데요. 교 사 1 : 한 학급에 학생 수도 많고, 학생들 간의 학력차도 크다보니 개별지도 하기가 어렵습니다. 교 사 2 : 7차 교육과정에서 이것을 구현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런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수업을 해야 하지만 실천이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1) 序論 수준별 교육과정은 학습자의 학습능력 수준과 요구에 대응하는 차별적, 선택적 교육과정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최소화하고, 잠재력을 계발함으로써 교육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제7차 교육과정도 21세기를 주도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한국인을 육성하기 위해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둔 학생 중심 교육과정’을 지향하고 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수준별 교육과정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다양한 프로그램 부족과 교사들의 노력 미흡 등 기타 학교여건이 열악하여 학교현장에서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 수준별 교육과정의 이론적 근거 Piaget의 인지발달이론에 의하면 적정수준의 인지적 갈등이 학습동기를 유발한다고 한다. 이에 근거하여 학생의 수준과 발달단계를 고려한 개별화된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학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Vygotsky는 발달과 학습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근접발달영역(ZPD)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이 또한 교육의 적합성과 수월성을 추구하기 위해서 학생의 근접발달영역을 파악하고, 다양한 과제를 제시한다면 효과적인 수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드너(H. Gadner)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지능은 여러 문화권에서 가치있게 인정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창조해 내는 9가지 다양한 능력으로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 교육 심리적 요구에 따라 학생들의 능력, 적성, 필요, 흥미에 대한 개인차를 고려한 교육과정의 차별화, 다양화를 기함으로써 학생들의 성장 잠재력과 교육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3) 단위학교에서의 실천방안 따라서 수준별 교육과정을 단위학교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우선, 효율적인 반편성과 선택이 되도록 해야 한다. 수준별 반편성으로 인해 낙인되었다는 인식으로 부정적 자아개념이 형성되거나 우열반으로 인식된다면 교육과정의 취지와 달리 사교육에 의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는 수준별 반편성의 취지와 자신에 적합한 반 선택에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 적성이나 흥미에 적합한 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강사 선발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체계적인 개별화 프로그램이나 교재 등을 만들어야 한다. 끝으로 교육시설의 확보, 교육 콘텐츠 개발 등 교육여건 개선을 통해 학교교육의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전문성 신장과 실천의지이다. 교사가 학생에 대한 높은 기대와 평가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도한다면 열악한 교육여건도 극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結論 수준별 교육과정은 세계화, 정보화 시대를 주도할 자기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인간 육성을 위한 방안이다. 취지에 맞는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학교 실정에 맞는 탄력적인 운영으로 학생들의 개별 학습 기회를 확대하고 개인차를 최대한 반영함으로써 학생들의 잠재 능력이 충분히 계발, 급변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일선학교의 개선 의욕과 실천 의지가 가장 중요하며, 교육 실천가인 교사의 의식변화와 학생 이해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문제3 신규교사인 K교사는 A중학교 2학년 3반 담임을 맡게 되어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려고 한다. 아래의 조건을 참고하여 학급경영방침과 구체적 실천방안을 포함시켜 가정통신문을 작성하시오. 조건 ○ 학급구성 : 남학생 18명, 여학생 17명 ○ 학교위치 : 신흥택지지구(상업지구 인접) ○ 학부모의 교육수준 : 낮다. ○ 특이사항 : 맞벌이 부부가 많다. 1) 序論 학급경영은 교육활동의 장인 동시에 생활의 장인 학급의 교육적 환경을 바람직하게 정비하고 운영하는 봉사활동입니다. 학급경영의 책임자인 교사의 경영방침과 언행은 학생의 성장과 발달은 물론 학급풍토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교사는 다양화, 민주화 사회에 대응하여 지역사회의 특성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한 창의적인 학급경영으로 교육의 효과성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2) 학급경영 방침 본 교의 특성은 학부모들의 교육수준이 낮고 맞벌이 부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업지구가 인접한 남녀공학의 학교입니다. 이런 지역에서는 자칫 학부모의 무관심으로 학생들의 학습지도가 소홀해질 수 있고, 방과 후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특히 PC방이나 게임방, 만화방 등 학생들을 유혹하는 각종 유해환경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인터넷 게임 중독이나 비행을 조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 교사는 정규수업은 물론 방과 후의 다양한 교육활동 운영과 생활지도를 통해 전인적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3) 실천방안 이를 위해 우선 학습지도를 강화하겠습니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학력은 개인의 발전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준별 교육과정의 효율적 운영이나 방과 후 보충지도를 통해 학습부진아를 최소화하고 특히 토픽이나 프로젝트 학습과제 제시와 수행평가를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협력학습능력을 신장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을 통해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 계발을 위해 방과 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진로상담이나 지도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조언할 것입니다. 끝으로 생활지도를 강화해서 건전한 학교생활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호기심이 많은 중학생들을 유혹하는 각종 유해환경을 감시하고 지역주민들을 설득해서 교육적 환경조성에 협조하도록 계도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다양한 놀이공간을 마련해 주고 동아리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건전한 청소년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4) 結論 다원화 시대에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 학교나 교사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인재양성을 위해 가정과 학교가 상호신뢰를 가지고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본 교는 교육의 전문가로서 교수·학습방법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가정,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스승을 존경해야 공교육이 살아납니다” 5월은 교사들이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달이지만 교사들에게는 골치 아픈 달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승의 은혜를 기리고자 제정됐다는 이 날 전후로는 어김없이 ‘촌지’ 문제로 교육계며 온 나라가 떠들썩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존경받는 스승’보다도 ‘촌지 받은 교사’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화려하게 장식하곤 한다. 우리 교육이 왜 이렇게 됐을까. 하지만 교사들이 이런 세태를 탓하며 한숨을 쉬고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사람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선생님 섬기기’를 학교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 강남초 김철규 교장이 바로 그 주인공. 김 교장을 만나 요즘의 스승 존경 풍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해 강남초에 부임하신 이후로 ‘선생님 섬기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계십니다. 왜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개교 60주년을 맞은 강남초에 부임하면서 학교 발전을 위한 새 목표를 미래의 리더를 기르는 ‘초일류 강남초 만들기’로 정하고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기본이 바로 선 교육’을 하자는 것입니다. 학부모와 학생이 선생님을 믿고 존경하는 ‘기본’이 갖춰져야 교육이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가 달라지려면 무엇보다 선생님과 학생이 만나는 곳, 즉 교실이 달라져야 합니다. 교사가 그 변화의 리더여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학교는 99.9%가 선생님의 영향력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성교육은 교사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선생님 섬기기 운동’은 이렇게 중요한 우리 교사의 어깨에 힘을 실어 주자는 것입니다.” -교권이 추락하고 있다는 요즘, 교사라면 누구나 가장 바라는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동안 교사의 열정을 가로막는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까. ‘철밥통’이라 불리기도 하고, 일부 교사들의 일이 전체 교사의 잘못으로 비춰져서 교육에 열정적인 교사들의 사기까지 꺾어 놓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교사가 움직이지 않고는 교육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세태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에게 선생님을 우리 사회에서 미성숙하고 나쁜 사람으로 바라봐서 좋을 게 뭐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교사는 비난, 비평의 대상이 아니라 섬김의 대상이라는 것, 마음속에 선생님을 따르고 섬기는 마음이 있을 때 학생들의 배움도 절정에 이른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것, 그것은 돈이 들지도 큰 희생을 요구하지도 않는 일입니다. 누구나 마음만 보태면 교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운동을 언제부터 계획하셨습니까? “1998년 IMF 시절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할 때부터입니다. 그때 정년단축이 되면서 함께 교육을 펼치던 일선의 교사들이 교육현장을 떠나게 됐을 때 극심한 충격을 경험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정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고, 일부는 외면해버렸습니다. 교육이 이렇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공교육 정상화에 내 모든 노력을 다하자고 결심했죠. 특히 공교육 정상화의 키, ‘교사 존경 운동’을 펼쳐야겠다는 로드맵을 세우게 됐습니다.” -‘선생님 섬기기 운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해와 올해 3월 학부모, 어린이, 동창회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생님 섬기기 선포식’을 가졌습니다. 120명의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선생님 섬기기 학부모회’도 조직되어 있고, 동창생들과 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선생님 섬기기 운동 상도동 본부’도 추진중입니다.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이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스승은 있기 때문에 좋은 취지를 설명하면 공감하고 함께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에서 교사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하는 등 벌써 학교에서 변화가 느껴지고 있습니다. 상도동에서 펼쳐진 운동이 동작구로 서울로 전국으로 퍼져 나가길 기대합니다. 선생님 섬기기 운동이 활성화된다면 공교육 정상화도 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추진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또 운동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십니까? “혼자 스승 존경 운동을 주장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학부모의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죠. 지난해에 처음 운동을 전개하면서 학부모에 대한 설득과정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올해에는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교육공동체, 학부모,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홍보할 예정입니다. 미흡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운동을 펼쳐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생님에 대해 믿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와 선생님이 하는 일들에 대해서 학부모들이 전폭적으로 믿고 지지해주기 시작했죠. 아주 의미 있는 변화라 생각합니다.” -더 존경받는 스승이 되려면 선생님들도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입니다. 교사들에게 항상 ‘평생 공부하는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존경과 믿음을 받으려면 교사 스스로 열심히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합니다. 본교에서는 ‘선생님 세상 알기 연수’를 실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선생님들의 잠재성을 끓어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구조적으로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교사의 산 경험이 어떤 것보다도 수업에서 값지다는 것을 교육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이런 교사들의 지적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자발적 세상 알기 연수입니다. 세상 보는 눈이 트이도록 스스로 공부하는 선생님이 되자는 것이죠. 배우면 배울수록 가르치고 싶은 열정이 살아나게 마련입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다른 무엇보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무엇보다 ‘바탕 공부’가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성교육입니다. 초등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해 탐구해서 자아 존중감을 기르고, 남과의 차이를 알아가며, 또 그 사이에서 관계를 배우면서 꿈을 키워 실천하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학생들의 잠재력도 깨어나는 것이죠. 아이들의 정체성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김영삼 전 대통령,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사회 저명인사들을 여러 번 강남초의 특별 강연에 모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일류 학교를 만드는 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 동창 그리고 지역주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앞장서서 이들을 공부할 수 있게 교육의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미래의 리더를 기르려면 본받고 싶은 인물이 있어야 하고, 이런 분들의 말 한마디가 천 마디의 공부하라는 말보다도 확실히 교육 효과가 더 높습니다. 강연을 통해 아이들과 교사 모두 목표와 꿈, 비전을 확실히 그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교직생활을 해오시면서 남다른 교육철학이 있다면. “아이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선생님이 되자는 것입니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닙니다. 적어도 교육전문가라면 아이의 잠재력을 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마다 잠재력이 발현되는 시기와 계기는 다 다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교사의 위치입니다. 교사들에게 ‘교육의 베스트셀러를 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서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게 하는 것, 저는 이것이 바로 교육의 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교육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교육이 발전하면 국력이 신장되고, 아이들 걱정이 없으면 가정이 편해집니다. 갈수록 돈이 강조되고 있지만 그보다 마음을 보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요즘입니다. 지금 우리 교육에는 교육공동체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교, 선생님, 학부모, 지역사회가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 말입니다. 또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이 되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성교육은 학교 교육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학부모 연수를 실시해서 어떻게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합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16개 시·도 교육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교육 사랑방’이라 이름 붙여봤는데 정보화 시대인만큼 교육자라면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또 ‘영원한 교사 프로젝트’도 구상 중입니다. 순수하게 교육을 사랑하는 은퇴한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교육 봉사 프로그램입니다. 교육에 대한 궁금증이라면 무엇이든 상담을 해주는 것이죠. 또 은퇴한 후에도 선생님 섬기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가고 싶습니다.”
선순환적 학교배정을 위해 지난 2월 27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의 핵심은 지난 30여년 이상 큰 변화 없이 시행되어온 고등학교 학생 배정 방법을 교육청의 일방 배정에서 선지원·후추첨 배정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히 배정 방법의 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학교 서열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서울 교육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학교선택권 확대 방침이라는 화살이 시위를 출발하였다. 그 목표점을 보다 명확히 하여 새 정책 방향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1995년 5월 31일 대통령 자문기관으로 설치된 교육개혁위원회에서 ‘세계화·정보화 시대를 주도하는 신교육 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 방안’의 하나로 학교선택권을 도입하는 방안이 제안되었다. 이 해 12월에 교육법시행령 개정령에 학교선택권 확대 규정이 삽입되었다. 당시 법개정 이유를 살펴보면 학생 배정 방법을 선지원·후추첨 배정 방식으로 개선함으로써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확대하여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교육개혁위원회의 권고와 법 개정에 근거하여 1996학년도에 선지원·후추첨 배정 방식을 도입하는데, 서울시 전역에 일괄 적용하기에 앞서 학교수에 비하여 학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심공동화 지역인 서울시청 반경 3㎞ 이내에 있는 23개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하게 된다. 오늘날 서울의 학교선택권 범위는 서울시청 반경 5㎞ 이내의 37개교로 확대되어 시행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은 서울시 전역의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시범운영과는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단순히 학생 배정의 기술적인 보완이 아니라 학교선택권이 가지는 학교교육 경쟁력을 견인하는 본질적인 차원에서 접근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학교선택권 확대 정책이 학교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현장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납득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교교육 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층적일 수밖에 없다. 학생구성, 교원조직, 교육재정, 학교시설, 교육과정 등 어느 일면으로는 규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학교선택권 확대 정책이 도입되었을 때, 학교별 차이는 있겠지만 이들 요소 중 특정 요소들이 강화되어 학교 교육력을 강화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본다. 그 이유를 학생 배정과 연관 지어 살펴보면 쉽게 납득이 간다. 현행 학생 배정은 학교가 노력하지 않아도 교육청에서 일률적으로 학생 정원을 배정해 주었다. ‘학교가 노력하지 않아도’라는 말은 듣기에는 매우 추상적인 것 같지만 그러한 학교는 대개 별반 다르지 않은 교육과정 편성·운영, 교수·학습 방법 개선 노력 미흡, 낙후된 교육시설, 좋은 학교 만들기에 대한 관심과 참여 부족, 학교 공동체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 결여 등의 공통적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학교에 학생을 배정하면 매번 학생·학부모의 민원이라는 심한 몸살을 앓곤 한다. 학교선택권 확대는 배정 시스템을 바로잡는 데 1차적인 목적이 있다. 학생, 학부모는 다니고 싶은 학교를 선택하고 학교는 선택을 받기 위하여 노력하는 선순환 구조의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학교는 학교의 여건과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 교육 내용을 보다 매력적으로 생산하고, 교육수요자는 자신의 구미에 맞는 학교를 선택함으로써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만족하고 상생(Win-Win)하는 새로운 교육의 틀을 갖추자는 것이 학교선택권 확대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학생·학부모가 선택하지 않는 학교는 당연히 그 요인에 따른 내재적·외재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 통합적 교육 기능 확대 미국에서 1960년대 인종차별 철폐 정책의 일환으로 흑인 거주지 학구와 백인 거주지 학구의 학생들을 서로 혼합하기 위하여 ‘버싱(Busing) 제도’가 강제 시행되었다. 교육이 사회 통합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융합이 빠르기 때문이다. 역사·시대적인 배경이 다른 미국의 버싱 제도를 우리나라에 대입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겠지만 현행 추첨배정 제도에 참고할 만한 점이 있다. 현행 입학추첨 배정 제도가 거주지 중심으로 이루어져 학습 집단을 계층적으로 분리하여 지나치게 동질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강남 ‘8학군’이라는 말도 특정 지역을 분리하는 심리적인 용어로 변질되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평준화 시대 이전에는 학생의 학업 능력이 학교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었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부모의 거주지에 따라 진학하는 학교가 결정되어 특정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 거주지를 이전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거주지를 이전하지 못하는 경우 위장전입이라는 편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학교선택권 확대 정책은 학습 집단을 다양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1단계에서 학생들은 서울 전역의 어느 학교든 선택 지원할 수 있고 모집 정원의 20~30%를 추첨 배정한다. 2단계에서는 거주지 학교군 내의 어느 학교든 선택 지원할 수 있고, 모집 정원의 30~40%를 추첨 배정한다. 이러한 배정 방식은 현행 방식에 비해 학생 배정 지역을 광역화하고 학습 집단을 다양화할 수 있다. 학습 집단의 다양화는 지역·계층 간의 교류 확대 및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미래의 지도자에게 통합적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러한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은 교육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몫일 것이다. 다양한 학습 집단이 갖는 효과는 사회 통합 이외에도 교육의 본질적인 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학습집단의 다양한 구성이 동질적인 학습집단 구성보다 교육적으로 더 나은 학습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Peer group effect)은 교육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선택폭 넓혀도 평준화 해체되지 않아 평준화 체제는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는 점과 학교가 노력하지 않아도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학생을 배정하고 있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배정된 학교의 건학이념, 종교, 교육과정의 특성, 전통과 역사 등은 학생 본인의 희망과 전혀 무관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시스템이 30여년 이상 큰 변동 없이 시행되어 왔다. 그 동안 학생·학부모의 교육적 필요나 요구가 철저히 무시되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학교선택권 확대는 교육 수요자의 입장을 존중하는 정책이다. 내가 다니고 싶은 학교,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학교선택과 배정 단계에서 학생·학부모의 교육적 필요와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선택권 확대 추진이 평준화 체제의 해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시각에는 대체로 자유주의 시장 경쟁 논리가 도입되어 학교 간 서열화 및 양극화를 낳을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낸다. 즉, 특정지역·특정학교로의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학교 간 학력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또한 대학 진학률이 학교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어 입시위주의 파행적인 교육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선택권 확대 추진 계획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결코 평준화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준화 제도의 해체라고 하면 으레 1974년 이전의 학교별 학생선발 체제를 떠올리게 되는데, 학교별 선발체제와 학교선택권 체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자가 학생 경쟁을 통한 선발이었다면 후자는 학교 경쟁에 의한 선지원·후추첨 배정체제이다. 학교선택권 확대 체제에서의 학교 간 경쟁은 무한 경쟁이 아니라 학생의 선택을 받기 위한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려는 경쟁을 의미한다. 학교선택권 체제에서 학생 배정 과정을 보면 평준화 제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입학추첨 배정제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학생 성적에 의한 학교 간 서열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3단계 배정에서 모집 정원의 30~50%를 현행 방법과 동일하게 추첨 배정하는데, 학교 간 서열을 인정한다면 3단계 배정의 정당성은 상실될 것이다. 정책연구를 주도한 동국대 박부권 교수는 이 제도를 ‘의사선택(擬似選擇)’ 제도라고 표현하여, 완전 경쟁체제에 의존하고 있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장점이 많은 평준화 제도가 왜 위기에 직면해 있는지에 대해서 반성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극심한 입시 경쟁을 없애고 학생들의 정상적인 성장을 도모한 평준화 제도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노력이 경주되어 왔어야 한다. 첫째는 학교 간의 교육격차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이질적인 학습 집단에 맞는 교육내용과 방법에 대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어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 간의 교육 격차는 교육외적인 요인이 작용하므로 논외로 치더라도 평준화 체제에 부응하는 교육과정 편성, 수준별 이동수업 등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수월성 교육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활용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이러한 것들은 학교 구성원의 노력 정도에 따라 충분히 만들어 갈 수 있는 환경이다. 따라서 학교선택권 확대 체제에서 학교는 학생·학부모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과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학교과군을 집중이수하는 학교, 예체능 과목을 집중이수하는 학교, 학생 수준에 따라 능력별 수업을 잘하는 학교, 제2외국어 교육이 장점인 학교, 통합논술 지도를 잘하는 학교,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는 학교 등 학생·학부모가 선택할 만한 매력적인 ‘무엇’이 다양할 때, 평준화 체제는 해체가 아니라 더욱 공고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교육과정 특성화 등 학교 노력 필요 제도 변화의 궁극적인 도달점은 학생이다. 그간 많은 교육정책이 입안되고 시행되어 왔지만 학생·학부모를 중심에 두고 추진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더러 교육 수요자를 존중하는 정책이 발표되었지만 구체성과 실효성이 미흡한 경우가 많았다. 학교선택권 확대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학생·학부모이다. 희망하는 학교에 진학할 확률을 살펴보면 최대 90%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50~70%(1단계 : 20~30%, 2단계 : 30~40%)의 학생들이 희망하는 학교에 배정될 것이고, 설령 1, 2단계에서 탈락했다 하더라도 거주지 주변의 학교를 지원했다면 3단계에서 다시 배정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다니고 싶은 학교에 배정된 경우 학교생활 적응도와 만족도는 향상될 것이다. 학교의 입장에서 보면 선택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으나 학교공동체 구성원의 참여 속에 학교의 교육목표와 건학이념을 새롭게 확립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의 선호도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선생님들의 동참과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우리 지역에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제도가 2010학년도부터 시행되므로 3년의 준비기간 동안에 학교는 나름대로 학교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택체제에 부응하도록 학교 교육과정을 Brand(특성화)화하고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한 자료 개발 등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교육청에서는 학교간 선호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하여 잠재적인 비선호 학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학교의 자구노력과 교육청의 지원에 의해 학교·지역 간 균형발전을 통해 2010학년도 새 제도가 순조롭게 시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09년 중3 학생들의 손에 모든 고등학교의 교육 정보를 수록한 학교 안내서가 쥐여져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그들은 ‘선택’ 앞에서 현재의 중3 학생들보다 어른스러운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어느 학교를 선택하여 지원해야 하는가?’ 그들은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하여 가고 싶은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을 샅샅이 탐색하고, 부모와 선생님과 친구와의 대화를 늘려나갈 것이다. 우리는 그 자체를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고민과 선택과 꿈을 무엇으로 채워줄 것인가이다. 그 해답은 역시 학교이다. 학교가 그들의 선택에 부응하는 길은 변화의 모색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 변화의 출발점이 학교선택권 확대 추진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교육은 어느 한 방향에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언제나 변화한다. 다시 말하거니와 그 변화의 중심은 학생이고 선생님이다. 학교선택권 확대 정책이 선생님들의 참여 속에서 성공적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고등교육 개선의 출발점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이라면 누구든 학생이 원하는 학교에 다니기를 바랄 것이다. 이는 학교교육이 보편화 된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고려하고 있는 정책 요소이기도 하다. ‘학교선택권’ 문제가 그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도시들에서는 고교평준화 이래로 학생의 거주지 중심으로 학생을 배정함으로써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이 일부 제한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배정된 학교가 좋은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라면 불만이 없겠으나, 만약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학교로 배정되었을 경우에 학부모와 학생은 학교에 대한 애착과 기대가 그만큼 없을 것이고, 그 결과로 학교교육의 성과도 높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그 동안 수많은 논란이 있어왔고,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선택권의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한 것은 우리 사회의 입시과열, 교육과열의 풍조가 고등학교 선택이라는 것과 맞물려 엄청난 사회적 파장과 역기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정책적 선택이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2월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서울특별시 후기고등학교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계획은 장차 서울시 고등학교 교육을 개선하는 출발점이 되리라고 믿으며,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교육 욕구가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이러한 제도의 변화가 각 단위학교의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필자는 학교 개혁을 연구1)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깨달았다. 성공적인 교육 개혁은 국가 전체의 교육을 한꺼번에 바꾸려는 전면적인 시도가 아니라 ‘학교 하나하나를 좋은 학교로 만들어 가려는 노력’들이었다는 점과 교육 개혁의 동인이 위부로부터, 그리고 위에서부터(top-down)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학교 자체에서 출발하여 그것이 점차 확산되어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필자는 이러한 사실을 우리나라에서 ‘좋은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알게 되었다. 따라서 필자는 이제 우리의 교육 개혁은 무엇보다도 ‘학교 하나하나를 좋은 학교로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학교의 변화를 유도해 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동인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서울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학교선택권 확대도 하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교육청이 알아서 학생들을 배정해주었는데, 앞으로는 학교들이 스스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택하고 싶은 학교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필자는 이번 정책을 환영하면서 성공적인 정착을 기대해 본다. 지식과 인성의 효과적인 교육필요 서울시교육청의 이러한 정책 추진은 오늘날 학교교육 변화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비단 서울시 고등학교만이 아니라 전국의 1만 개에 달하는 모든 학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학교들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학교, 만족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하여, 우리 학교들은 ‘좋은 학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학교’란 어떤 학교인가? 일반적으로 미국 등에서는 학교를 평가하는 관점으로 ‘효과적인 학교(effective school)’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효과적인 학교란 학교교육의 주 기능인 학력을 향상시켜주는 학교를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국가 혹은 주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얻거나 높은 향상도를 보이는 학교들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좋은 학교’는 이러한 학력 향상,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높은 우수 대학 진학률이라는 변인과 더불어 학생들의 인성지도를 잘한다고 알려진 학교들이 ‘좋은 학교’이다. 다시 말해, 좋은 학교란 학생들의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하여 그 결과로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학교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국 단위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력만을 비교하여 좋은 학교인가 아닌가를 말할 수는 없다. 우리의 경우에 학교들에 대한 엄밀한 양적인 자료는 없지만, 학교들의 성과에 대해서는 학부모나 지역사회가 놀랍도록 잘 알고 있다. 필자가 전국에서 선정된 좋은 학교 연구를 할 때에 알게 된 사실 중의 하나는 이러한 좋은 학교들은 순식간에 학부모들에게 알려져서 그 학교로 전학하려는 대기 학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좋은 학교들의 성공 요인들을 분석하여 학교가 개선되기 위한 몇 가지 측면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공부하는 분위기’ 조성 학교에서 먼저 노력해야 할 점은,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므로 학교에 오면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학교들은 공통적으로 좋은 인성교육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있고, 교사들은 한마음으로 이를 실천한다. 좋은 학교는 교문을 들어서면 벌써 분위기가 다르다. 무언가 정돈되어 있고, 활기 있고, 학생들은 안정되어 있다. 사실, 학교라는 공간은 여럿이 모여 함께 공부하는 곳이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이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공동체로서 학교의 문화, 에토스(ethos) 자체가 학구적인가 아닌가는 매우 중요하다. 이미 많은 학자들이 이러한 문제를 연구한 바 있지만, 우리 학교들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좋은 학교를 위한 ‘학구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학교 규율(discipline)에 대한 학교장과 교사들의 확고한 아이디어와 일관성 있는 실천이 요구된다. 첫째, 학생들이 따라야 중요한 규칙들은 반드시 학생들이 참여하여 함께 만들고 이를 학생, 교직원, 학부모 모두가 알고 동의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 휴대폰을 가지고 오면 안 된다’거나 ‘가져오더라고 수업 시간에는 휴대폰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정하고 그것이 실제로 지켜지기를 기대한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고 어렵지만, 그러한 규칙을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고 동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특히 고교 수준에서는 학생들의 동의가 매우 중요하다. 둘째, 일단 참여를 통해 만들어진 규칙은 학교 구성원들 모두가 예외 없이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곧 실천에서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장, 교사의 솔선수범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학교 공부와 관련된 규칙들(work ethic)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이를 준수하는 풍토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학생들은 수업에 참여해야 하고, 다른 친구의 수업을 방해해서는 안 되며, 숙제를 베껴 내거나(저작권 위반), 시험 때 부정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규칙들은 학교교육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것으로 학교의 면학 분위기 조성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많은 학교들에서 이러한 규칙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학교 지식교육의 성공은 이러한 기본적인 인성교육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2) 효과적인 수업 운영 방안 실천 학교의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 나감과 아울러, 학교들이 노력해야 할 점은 이미 실천하고 있는 교육 활동 특히, 교과 수업의 효과를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과 관계자들의 동참이 요구된다. 첫째, 학교 수업의 생태적 환경을 변화시킨다.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교실을 확대·활성화시키고 연속수업시간표(block scheduling)를 운영함으로써 교과 수업을 심화시킨다. 둘째,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한다. 고교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학생들이 항상 나름대로 선생님의 수업을 관찰하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생들은 ‘재미있고 배울 것이 있는 수업’을 좋아한다. 이를 위해서 교사들은 교과의 내용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지도하는 교수방법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단위로 이러한 자체적인 수업 연구와 개선 노력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하면 효과적이다. 수업 개선을 위해 어떤 고교에서는 교과목별로 여러 종류(검정교과서 교과목들은 여러 종의 교과서가 있다)의 교과서를 분석하고 재구성하여 자체적인 교과서를 만들기도 하고, 어떤 학교에서는 담당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수업을 공개하고 좀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셋째,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학습 습관을 길러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교생들은 이제 교사들의 지도만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학생 스스로 자율적인 학습자로서 자신의 학습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줄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학습하는 방법의 학습(learning to learn)을 지도해야 한다. 넷째, 이러한 효과적인 수업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은 평가와 연계하여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계속하여 탐색하고, 평가 결과는 개별 학생들에게 피드백 하여 발전의 출발점으로 삼도록 하여야 한다. 3) 특성화된 프로그램 운영 학교선택권이 확대되면 어떤 학교가 지망하는 학생들이 많은 인기 학교가 될까? 이런 학교는 학생들을 좀더 잘 지도하는 학교일 것이다. 그리고 학생 개개인에게 필요한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일 것이다. 장래 학생들의 진로, 적성, 흥미, 시대변화 등을 감안하여 다양하고 풍부한 그리고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모여들게 하는 학교가 그것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이미 집중이수 과정 운영, 계열별이나 과정별 특성화 운영, 예술계 등 선택과정 중심의 운영, 방과 후 프로그램의 특성화 등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예시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교사진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전문가나 전문 연구기관 등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성화 프로그램을 구안할 때에는 학교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심화 과정을 편성하는 방안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4) 학교 구성원의 참여와 협력 유도 필자가 연구했던 ‘좋은 학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학교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지도성을 갖춘 교장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고, 학교 교사들이 학교장의 개혁에 동참하여 꾸준히 노력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학교의 노력에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은 학교가 좋아진 결과로서 얻어진 성과이기도 하지만, 지역사회가 동참함으로써 학교는 더욱 좋아지고 힘차게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학교 운영의 과정에서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학교에서는 지금부터라도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학교교육 관련 사항들을 공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동참을 이끌어 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학교 운영이 학교운영위원회나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되는 외국의 학교들은 학교가 학부모와 지역사회를 가장 중요한 학교 운영을 파트너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좋은 학교를 만들어 가는 주체 형성 이상과 같이 학교선택권 확대를 계기로 학교 단위로 교육 개혁을 펼쳐 나가는 것은 꼭 필요하고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학교 개혁은 개혁을 이끌어 나갈 주체가 요구된다. 필자가 연구를 위해 전국의 ‘좋은 학교’를 찾다보니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사립 고등학교들이 뽑혔다. 따라서 공립 고등학교는 좋은 학교의 사례로서 다루지 못했다. 물론 연구 사례가 2개로 극히 제한되어 많은 학교들을 다룰 수 없었다는 제한점도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알려진 좋은 학교로는 주로 사립 고등학교가 많았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필자는 중요한 한 가지 변수로 교장과 교원의 안정성 면에서 공립학교가 사립학교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공립학교의 경우에는 책임지고 학교를 일관성 있게 개혁해 나갈 주체가 없거나 있다 해도 자주 교체되어 그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립학교들의 경우에는 교육청의 직할 체제로 운영되어 학교의 자율성이 현저하게 위축되어 있어서 자체적인 개혁에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좋은 학교들을 만들어 가지 위해서는 개별 학교들이 자체적으로 개혁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청이 먼저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학교장의 선출과 임명에서 전문성과 개혁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교의 운영은 학교장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이 현실이다. 좋은 학교에는 열심히 일하는 지도성이 높은 교장이 있었다. 교육청에서는 이러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 학교장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학교장을 맡고 있는 분들이 개혁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재교육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좋은 학교를 만든 성과가 분명한 교장의 경우에는 임기를 연장하고, 해당학교에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하면 좋겠다. 둘째, 학교별 교원의 안정성이 요구된다. 서울시의 예를 들면, 고등학교의 교사들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자질과 자격(qualification)을 갖추고 있다. 대학은 물론이고 대학원을 졸업한 교사들도 많다. 이러한 교사들이 함께 근무하는 학교가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한 가지 심각한 문제는 교사 전보 제도이다. 교사들은 대체로 4년 정도 한 학교에 근무하면 다른 학교로 옮겨간다. 이러한 전보 제도는 교사들의 인사 형평성에는 맞을지 몰라도 학교교육의 운영과 책무성 면에서는 근본적으로 취약한 구조이다. 학생들을 입학시켜 그 학생들을 졸업시킬 때까지 열심히 지도하고 그들의 교육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기관이 바로 학교이다. 그러나 실제로 공립 고등학교의 운영, 특히 교사 배치를 보면, 이러한 책무성은 아무에게도 물을 수가 없게 되어 있다. 교장도 바뀌고, 교사도 바뀌는 구조 속에서 책임지지 않는 교육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해 교육청에서는 이러한 교사 전보의 구조부터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셋째, 교육청은 단위학교를 지원하되, 간섭은 최소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교의 교육 활동을 방해하거나 교사에게 잡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한 가지 변수가 ‘교육청의 다양한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교육청은 학교 하나하나가 좋은 학교로 변모해 나갈 수 있도록 학교의 자율성을 제고시키고, 필요한 지원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월 ‘서울특별시 후기일반계고등학교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이하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 2004년 2월 교육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 일환으로서 선지원·후추첨 배정 비율 확대와 2005년 4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교육 발전 계획’ 과제의 하나로 고등학교 배정 시 학생·학부모 희망 반영 비율 확대를 제시한 것에 더하여 국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한 학군 광역화에 대한 결론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계획에 대해 총론적 입장에서 찬성한다. 그동안 지나치게 제한받아 왔던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의 폭을 넓혀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에서 ‘서울특별시’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이번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은 이른바 평준화 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고교입학 체제에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고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방안에 다음과 같은 문제점도 있으므로 진정한 의미의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확대를 위해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비선호학교에 대한 현장 책임은 늘어 학교별 교육과정의 특성화 및 비선호학교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강화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비선호학교의 책무성 강화라는 명목 하에 학생의 선호도를 잣대로 취하고 있는 제반 내용들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학교별 학급수를 감축하고 3년 후부터는 감축된 학급수로 인하여 발생하는 초과 교원에 대한 재정결함보조를 중단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사학교원의 신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으로 교원지위 법률주의 정신에 전적으로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행위는 사립학교를 국·공립학교와 같이 평준화 제도에 묶음으로써 학생선발권 및 수업료책정권 등 자체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이에 따라 발생한 문제점에 대한 책임만을 사학에 전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공립학교에 있어서도 비선호학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교원 쇄신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발표해 이는 순환근무제라고 하는 교원인사 정책의 기조가 갖는 한계, 그리고 학교 자체의 교육력 못지않게 주변 교육환경이 학생·학부모가 학교를 선택하는 선호도의 중요 요소가 된다는 점을 간과했다. 또한 정책은 국민들의 이해 가능성이 높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시된 방안들은 과연 일반 학생과 학부모들이 자신 또는 자녀의 입학 학교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어떻게 결정될 것인가를 쉽게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개선안을 구성하는 요소 준거들의 복잡함과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면 그 복잡성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각 방안들이 좀 더 단순화될 필요가 있다. 특히 통합학교군의 개념과 그 적절성은 개선방안의 복잡성을 가중시켜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또한 이와 같은 통합학교군이라는 새로운 추첨 및 배정기준이 필요하고 가능하다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학군광역화는 왜 수용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지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계획은 앞서 기본적으로 평준화 제도의 본질적 문제점을 해소할 수 없다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특히 평준화 제도에 근간한 현행 거주지 기준 고교입학제한 정책은 학생·학부모 학교선택권과 관련하여 ‘원칙적 제한 예외적 허용’이라는 태도를 취해 학교선택권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 요인이 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 계획의 시행과 함께 보다 적극적으로 평준화 제도의 본질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평준화 제도 전제요건 우선 충족 평준화 제도는 학생의 평준화, 교원의 평준화, 교육여건의 평준화를 전제로 학군을 설정하고, 추첨을 통해 학생을 임의 배정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거주지 기준 입학제한을 통한 평준화 정책 특히 강제적인 추첨배정제도가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배정 대상이 되는 학교들이 학생의 성적분포, 교육과정, 교사 수준, 교육시설 등에서 동일할 것을 전제로 한다. 또한 이 모든 것들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면 최소한 교육여건에 있어서의 유사성은 갖추어져야만 강제 추첨배정제도가 국민들에게 용인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평준화 정책이 시행된 지 30여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현실은 결코 이를 충족시키고 있지 못하고 있다. 즉, 현재의 학군별, 학교별 그리고 공·사립별로 학교의 교육시설과 교육환경의 차이는 국민들의 수인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교육여건의 차는 교육효과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교육결과의 평등은 물론 교육기회의 평등 자체까지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평준화 정책은 거주지 기준의 고교입학 제한정책으로서 결국 학부모의 사회·경제적 요소를 중요한 기준으로 하여 교육여건에 대한 차별을 통해 결과적으로 교육기회균등 전반을 위태롭게 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것은 선지원 비율이나 대상을 일부 늘렸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교육당국에서는 학교들의 교육여건을 평균적인 국민과 지역주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균등화하는 노력을 선행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의 교육여건은 단순히 학교 시설 및 교육용 기자재뿐 아니라, 재직 교사들의 평균 연령 및 경력 그리고 학교밖(최소한 스쿨존 내)의 환경 여건 등을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그 어떠한 부수적인 시도들도 평준화 제도 그 자체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는 평준화 대상에서 배제해야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는 현 고교입학제도를 개선하는 가장 빠른 길은 평준화 제도와 같은 거주지 기준 입학제한정책을 폐지하는 것이다. 즉, 모든 학교들에 대한 개별적인 학생선발권 부여를 전제로 학생·학부모의 교육적 필요에 따른 자율적 선택을 완전히 보장하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평준화 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현 체제도 나름의 장점이 있고 보완적 유지라는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이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학교선택권을 확대하면서 평준화 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군, 거주지 등의 제약조건 없이 희망에 따라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고 사립학교들은 지원자를 대상으로 건학이념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사립학교의 학생선발권을 전적으로 배제하면서 국가가 학생을 임의 배정하는 우리와 같은 사례는 사학제도를 두고 있는 국가들에 있어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우이다. 사학제도의 본질적인 존재 의미가 공학과 달리 학생·학부모의 자율 선택권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다양한 교육적 수요에 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있을 수 있다. 2005년을 기준으로 일반계고에서 사립이 차지하는 비중이 학교수로는 46.5%, 학생수로는 49.5%이며, 전체 일반계사립고 중 64.0%(학생수 기준 77.3%)가 학군별 추첨배정제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립학교를 그 대상에서 제외함은 거주지 기준의 학군별 추첨배정제도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립학교를 일시에 거주지 기준의 추첨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어렵다면 일정한 조건과 절차에 따라 희망 사립학교를 우선적으로 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추첨배정 대상에서 제외된 사립학교의 자체 입학전형 방법을 지필고사 이외로 한정한다면 평준화 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70년대 당시의 사회적 문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방안이 충분히 검토되고 수용된다면, 공립학교의 경우에는 거주지 기준 학군별 추첨배정제도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도 대폭 확대해 줄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사립고교에도 나름의 학생선발권을 부여함으로써 사학제도의 본질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이와 같은 방안은 학군별 배정 등 평준화정책에 따라 불가피하게 사학에 지급하고 있는 사학재정결함보조금의 규모를 줄이거나 폐지함으로써 공립학교의 교육여건 개선에 투입할 재정적 여유를 확보하는 더욱 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평준화, 교육의 다양한 요구 감당 못해 평준화 제도와 관련해서는 지난 1974년 제도 도입 이래 그 공과에 대하여 무수히 많은 논의를 거듭하여 왔다. 따라서 평준화 제도의 존폐 문제는 더 이상 이론적인 옳고, 그름을 다투는 것은 무의미하며 국민의 그리고 정책결정자의 선택의 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평준화 제도의 속성상 제도의 일차적 피해집단이라 할 수 있는 우수집단이 일반인에 비해 절대적으로 소수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국민들의 찬성과 반대라는 이분법적 선택에 의한 정책 결정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지론자의 상당수 역시 ‘절대적 유지’가 아닌 ‘보완적 유지’를 주장하고 있을 정도로 현재의 고교평준화 제도에 대한 문제인식은 상당 수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의 교육경쟁력은 해가 갈수록 뒷걸음질하고 있다. 이는 교육을 하나의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집중 육성하고자 하는 세계적 추세를 우리나라가 따라가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단적인 예가 우리 학생들의 주요 조기유학처가 미국·캐나다·호주·영국 등의 국가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로까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다양한 측면에서 논할 수 있으나, 그 중심에는 우리 교육이 국민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것은 학생·학부모들의 교육·학교선택권이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다는 현실에서 비롯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이다. 하루아침에 우리나라 교육의 경쟁력을 달라지게 할 수는 없다.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확대하여 줌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마음부터 붙잡을 수 있는 방안들이 앞으로도 적극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 지난 2월 서울의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이 발표되고 난 뒤에 여러가지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들었습니다. 다만 강남 지역 학부모들이 학생들이 학교를 멀리 배정받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알고 있는데 현재 연구용역팀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이 아니라는 결론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 계획이 발표되고 난 다음 평준화 제도의 해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커져가고 있습니다. 학교선택권 확대 이후 평준화 제도는 어떻게 됩니까? “학교선택권 정책은 입학추첨 배정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평준화 제도를 보완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원천적으로 봉쇄됐던 학교선택의 기회를 제공해 학생·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게 됐습니다. 그러면서도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준화 제도가 훼손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은 평준화 제도를 깨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준화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했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 평준화 제도를 유지하고 오히려 보완한 것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과 학부모들은 학교서열화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 대한 교육청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이 제도의 도입으로 학교 간 서열화나 교육격차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학교별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현행 추첨제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이 강화되면서 학교별로 선호·비선호학교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교육청은 잠재적 비선호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학교 간 균형발전을 이뤄나가도록 할 계획입니다.” - 잠재적 비선호학교는 어떤 학교를 말하는 것이며, 또 이런 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대책은 무엇입니까? “잠재적 비선호학교는 모의실험 결과 지원자가 미달한 학교, 현행 선지원·후추첨 배정학교 중 지원자가 미달하는 학교, 일반추첨 배정 시 민원이 야기되는 학교 등입니다. 비선호학교는 통학여건이 불편한 경우나 거주지 내 학생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 선호도가 높은 학교에 인접해 있거나 교육시설이 현저히 열악한 경우 발생합니다. 따라서 교육청은 이같은 잠재적 비선호학교에 대해 ‘비선호학교 컨설팅 지원단’을 보내 학교 비선호 요인을 분석하고 결과에 따라 학교의 자구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 좋은학교 만들기 자원학교 우선 지정, 학교환경개선사업 대상 선정, 우수교사 배치 등의 행·재정적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2010년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 앞에 설 학교들이 많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학교에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또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가 무엇인지 잘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수요자인 이들에 맞춰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여야 할 것인데 이같은 자구노력이 있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교육청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학교가 뒤처진다고 생각이 드는 데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예산 및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없을 뿐더러 학급수 감축 등과 같은 조치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비록 이 제도가 지역적으로 서울에 국한된 제도이기는 하지만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시·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평준화 제도를 유지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아직 다른 시·도교육감을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지는 않았지만 서울과 같이 평준화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몇몇 시·도에서는 평준화 제도 개선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이 이번에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많이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발표된 계획이 시행될 때까지 앞으로 3년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 “앞으로 3년 동안 실제 고교 지원학생들을 대상으로 계속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등의 정보와 각종 자료들은 교육청도 참고하겠지만 일선학교에 모두 공개해 학교의 선호여부, 개선정도 등을 파악하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일선 학교는 경쟁원리 도입이 불가피한만큼 학생과 학부모, 교육청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차분하게 3년 동안 준비한다면 2010년 제도가 본격 시행될 쯤이면 일선 학교가 제도에 연착륙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0년 서울시내 학교선택권 확대가 계획대로 시행된다 하더라도 어느 특정학군으로 학생이 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함에 있어 무엇보다 통학시간과 여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의견을 취합해보면 3년 후 제도시행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소속 학군 내 이른바 명문고의 존재여부와 특성화 교육으로 교육수요를 잘 반영하는 학교가 나오지 않으면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강남학군으로의 집중이 현실화 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요인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학 부담 학군 내 학교지원율 높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용역의뢰를 받아 학교선택권 확대를 연구해 온 동국대 박부권 교수팀이 지난 해 7월 서울시내 중 3학생을 11만3225명을 대상으로 모의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재 계획 중인 단일학군 2회, 통합학군 2회를 선택하는 안에서 서울시내 남녀 학생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50% 이상 거주지 소속학군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학생 북부학군, 남학생 중부학군, 남학생 강동학군, 남학생 강서학군, 남학생 강남학군, 여학생 강동학군, 여학생 강서학군, 여학생 강남학군 등은 80% 이상 자기가 거주하는 학군에서 고등학교를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박 교수팀의 모의지원실험에서는 일부 우려하고 있는 타학군에서의 강남학군 지원 집중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남학생의 경우 인근 강동학군에서 16.3% 학생이, 동작학군에서 19.5% 학생이, 강동학군에서 10.4% 학생이 강남학군으로 지원해 두 자리 지원율을 보였을 뿐 나머지 학군 소속 중학생들은 5%대 미만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학군으로부터 거리가 먼 강서학군 학생의 경우 1.9%, 성북학군 학생도 2.8%만이 강남권 고교를 선택했다. 여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동작학군 학생의 25.5%가 강남학군을 지원해 두드러진 수치를 보였을 뿐 인근 강동학군(11.4%), 성동학군(8.8%)를 제외하면 대부분 5% 미만의 지원율을 보였다. 이같은 모의실험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선택 지원이 가능한 고등학교의 범위가 서울시 전지역으로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일반학군에서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 선택도 다수의 학생이 통합학군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통합학군의 경계를 넘어 지원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함에 있어 통학거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는 남녀학생들의 지원형태가 미묘한 차이점을 보였다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여학생들의 소속학군 지원비율이 남학생들의 소속학군 지원비율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동부학군, 남부학군, 성북학군의 학생들은 소속학군 지원비율이 50%도 미치지 못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박 교수팀은 이들 학군의 여학생들이 인접하고 있는 중부학군에 대거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혀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중부학군 선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설문 ‘실제 강남학군 선택은 33%’ 2월 서울시교육청의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 발표 이후 학부모들은 일방적 배정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해 제도가 시행되면 첫 해당자가 되는 자녀를 둔 노원구 상계동의 임미숙 씨는 “타 지역의 학교를 선택할지 안할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결정하지 않았지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광진구 자양동의 초등학생 학부모인 박인자 씨도 “강남으로 집중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생각해보면 평준화 틀 속에서 학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오히려 걱정은 강남 쪽의 사교육 시장에서 경쟁이 더 커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와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학부모의 69.2%가 학교선택권 확대에 찬성했다. 하지만 원거리 배정을 우려하는 강남지역 학부모의 찬성율이 36.7%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강남구 일원동의 한 중학생 학부모는 “강남으로 진학하는 학생을 따라 다른 지역에서 학부모들이 이사오게 되면 집값이나 전세값이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겠냐”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 ‘학교선택권 확대 제2차 공청회’에 참석했던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부모도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강남학군 학생에 미치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곤 하지만 실제 지원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며 “결국 다른 지역에서 학생들이 지원해 배정받으면 이 지역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 교수팀의 모의지원 결과와 3년 뒤 실제 시행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대한 우려는 최근 실시된 한 민간 어린이교육업체의 설문에서는 학교선택권 확대에 대한 반대(58%)가 찬성(42%)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자녀를 어느 학교에 보낼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강남학군에 보낼 것’이라는 응답이 33%를 차지해 학부모 사이에서 강남 선호 현상이 아직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들 학교여건, 정책변수 모두 고려 결국 시뮬레이션 결과와 학부모의 의견들을 종합해보면 통학거리나 시간, 여건 등을 고려해 볼 때 가급적 학군 내 학교를 지원하겠지만 진학률이나 수업의 질, 특성화 여부 등 적절한 교육여건이 갖춰지지 않거나 타학군과의 현저한 차이가 느껴진다면 결국 통학부담을 안고서라도 타학군을 지원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의 논의 초기부터 제기돼 온 특정학군으로서의 집중현상이나 학교 간 서열화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교는 교육정책에 부합되면서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정책당국은 일관된 정책 유지로 교육신뢰를 제고하는 한편 학군별로 적어도 2~3개의 이른바 명문고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학부모와 전문가들은 제언하고 있다. 초등학생 학부모인 강서구 화곡동 이지현 씨는 “지금 생각으로는 인근에 좋은 학교가 있다면 당연히 지원할 것이지만 만일 고교등급제 도입 등과 같은 교육정책의 변화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학교선택권 확대를 고려할 것”라고 말해 학교 여건과 함께 입시를 포함한 교육정책의 변화도 변수로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학교선택권 확대 연구를 맡아 온 박부권 교수도 “학교선택권이 확대된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추첨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학생들이 구성원이 될 수 있다”며 “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학군 내 학생을 유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앞으로 시행까지는 3년이 남았고 그 기간 동안 실제 지원자를 대상으로 모의지원 실험을 실시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 변화를 관심있게 지켜 볼 것”이라며 “앞으로 잠재적 비선호학교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제도 보완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월 임시국회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ㆍLaw School)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의 처리가 또다시 무산되면서 '2009년 3월 법학전문대학원 개교'라는 정부 계획에 빨간불이 켜지자 로스쿨을 준비해온 대학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6월 임시국회가 마지노선이라 보고 관련 법안이 6월에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지만 지금처럼 사학법 재개정안 등에 발목이 잡힐 경우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사학법 재개정안과 교원평가제 실시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고등교육 평가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 교육관련 주요 법안들 역시 무더기로 통과되지 못해 향후 일정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 ◇ 로스쿨 도입 '빨간불'…대학들 분통 = 교육부 관계자는 30일 "이제 6월 국회에서 어떻게든 처리되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다"면서도 "작년 6월 임시국회에서도 통과가 안돼 로스쿨 도입이 1년 연기됐는데 그 전철을 다시 밟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6월 임시국회에서도 로스쿨법 처리가 무산될 경우 2009년 3월 국내 첫 법학전문대학원 개교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임시국회 후에는 9월 정기국회가 열리지만 이 때는 대선 직전인 탓에 쟁점법안 처리가 더욱 힘들어 지고 9월을 넘기면 2009년 로스쿨 개교를 준비하기에 시간이 너무 촉박하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상반기에 대학들로부터 로스쿨 설치 인가 신청을 받아 8월부터 현장조사를 포함한 심사에 들어간 뒤 내년 3월까지 설치 인가 대학을 예비선정해야 한다. 또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ㆍ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의 문항개발을 조속히 마쳐 올 연말께 모의테스트를 실시하고 난이도 등을 조정한 뒤 내년 8월 신입생 선발을 위한 첫 시험을 정식으로 치러야 한다. 하지만 법률안 처리가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면 당초 계획된 일정도 몇 달씩 늦춰질 수 밖에 없고 결국 로스쿨 개교 연기는 불가피해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래 작년 말 법률안 통과를 목표로 추진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이미 일정이 4개월 가량 지연됐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해야 하는데 더 늦어지면 2009년 3월 개교는 사실상 힘들어진다"라고 말했다. 로스쿨법 처리가 지연되면서 로스쿨 설치를 준비해 온 상당수 대학들도 또 한번 허탈과 초조함에 빠지게 됐다. 3~4년여 전부터 로스쿨법 통과를 기대하며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법학관 신ㆍ증축, 교수충원 등 준비작업에 매달려 온 대학들은 지난해 개교 시기가 1년 연기됐을 때에도 강력 반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로스쿨 설치를 준비중인 대학은 국공립 12개교, 사립 28개교 등 모두 40개 대학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지역에서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이 설치준비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40개 대학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로스쿨 설치에 투자한 예산은 총 2천20억4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로스쿨 도입 시기, 전형계획조차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 정부 방침만 믿고 로스쿨 입학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도 불안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게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뜩이나 대학들과 수험생들의 불만이 많은데 로스쿨 도입 시기가 또다시 늦춰진다면 사회적으로 큰 갈등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라며 허탈한 심경을 드러냈다. ◇ 사학법 재개정ㆍ교원평가제 등 줄줄이 차질 = 로스쿨법의 발목을 잡았던 사학법 재개정안을 비롯해 교원평가제법 등 교육관련 쟁법법안들이 모두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가면서 향후 관련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현행 사학법에 따라 각 사학은 교원ㆍ직원ㆍ학생을 포함하는 대학평의원회 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개방형 이사의 자격요건 등을 정하도록 정관을 고쳐야 한다. 그러나 사학들이 국회 눈치를 보며 지금까지 정관 개정을 차일피일 미뤄왔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가 무산됨으로써 사학들의 '어정쩡한 눈치보기'는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이다. 6월 임시국회 처리를 앞두고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이해단체 간 줄다리기도 한층 팽팽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애순 대변인은 "이번에 재개정안 통과가 무산된 것은 정치적 거래로 사학법을 처리하려 했던 것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다"라고 평가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6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사학법 재개정안을 통과시켜 현재 사학이 안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사회적 갈등을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교원평가제 실시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교원평가제를 전면 실시한다는 교육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쟁점법안은 아니었지만 고등교육기관 전문 평가기구 설립을 위한 '고등교육 평가에 관한 법률 제정안'도 2005년 10월5일 국회에 제출된 이후 1년 반 가량 계류돼 교육부의 애를 태우고 있다.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안'이 30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5월부터 초ㆍ중ㆍ고교, 대학을 비롯한 교육관련 기관의 각종 정보를 공개하는 '정보공시제'가 전면 시행될 전망이다. 이로써 대학 등의 신입생 충원율이나 취업률, 예ㆍ결산 내역 등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학교 간 경쟁을 유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법률안은 구체적인 정보공개 대상 및 공개 범위 등을 명시하고 있지 않아 향후 시행령에서 이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정보공개 범위에 따른 학교 서열화 논란 등이 우려된다. 이날 국회에서는 또 장애아동 교육권 확대를 위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도 통과돼 장애아동의 조기 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정보공시제' 내년 5월 전면시행 =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안'은 학생, 학부모의 알권리를 위해 교육관련기관이 보유ㆍ관리하는 각종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법률안에 따르면 공개대상이 되는 '정보'는 교육관련기관이 학교교육과 관련해 직무상 작성하거나 취득해 관리하고 있는 문서(전자문서 포함), 도면, 사진, 필름, 테이프, 슬라이드,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매체 등에 기록된 사항을 말한다. 교육관련기관에는 각종 학교 및 교육행정ㆍ연구기관 등이 두루 포함되며 보유ㆍ관리하는 이들 교육기관은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단, 공시 또는 제공되는 정보에는 학생이나 교원의 개인정보는 포함되지 않는다. 초ㆍ중등학교의 경우 학교규칙 등 학교운영에 관한 규정,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 학년ㆍ학급당 학생수 및 전출입, 학업중단 등 학생변동 상황, 학교의 학년ㆍ교과별 학습에 관한 사항, 국가 또는 시도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에 관한 사항 등 15가지를 각 학교장이 매년 1회 이상 공시하도록 했다. 대학은 학교규칙 등 학생의 선발방법 및 일정에 관한 사항, 학생 충원율ㆍ재학생 수 등 학생현황에 관한 사항, 졸업 후 진학 및 취업현황 등 학생 진로에 관한 사항, 예ㆍ결산 내역 등 13가지를 역시 학교장이 매년 1회 이상 공시해야 한다. 법률안은 공포 후 1년 후부터 시행되므로 교육부는 법률안이 국회로부터 이송되는 대로 시행령 제정 작업에 들어가 연말부터 3~4개 학교를 대상으로 정보공시제를 시범실시한 뒤 내년 5월 중순께부터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전면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법안이 시행되면 각급 학교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됨으로써 학생,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진학 정보를 제공하고 학교 간 경쟁을 유발해 교육의 질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도 교육부는 각 학교에 학교운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법률이 시행되면 정보공개가 의무사항으로 바뀌어 법이 정하는 대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허위정보를 공시하는 학교는 행정ㆍ재정적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그러나 법률안은 공시정보의 구체적 범위를 향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개별학교 학생들의 성적자료 등까지 공개대상 범위에 포함할 경우 학교 간 차이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 서열화 논란에 따른 파장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박경재 정책홍보관리실장은 "정보공개 대상의 구체적 범위는 앞으로 시행령에서 정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학업성취도 평가의 경우 전국 3%의 학교만 표집해 실시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단위학교의 정보공시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장애인 특수교육법 통과…장애아 교육지원 확대 =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안' 역시 국회를 통과해 장애학생 교육권 확대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법률안 통과로 현재의 특수교육진흥법은 장애인 등 특수교육법으로 바뀌게 된다. 법률안에 따르면 장애학생에 대한 의무교육 연한이 유치원에서 초등, 중등, 고등학교까지로 확대된다. 현재는 초ㆍ중학교는 의무교육, 유치원과 고등학교는 무상교육 체제로 돼 있다. 또 지금까지는 3세 미만 장애아동에 대한 무상교육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법률안 통과로 본인이 희망하면 3세 미만 장애아도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고등교육 부분에서는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 설치 및 각종 학습 지원에 대한 근거가 마련됐으며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특수학급 설치 기준도 현재는 1~12인의 경우 1개 학급을 설치하도록 돼 있으나 앞으로는 유치원은 1~4인일 경우 1개, 초ㆍ중학교는 1~6인일 경우 1개, 고등학교는 1~7인일 경우 1개씩을 설치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장애인교육권연대 등 관련 시민단체들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법률안이 통과됨으로써 장애학생들의 실질적인 교육권을 보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과학연구원(원장 이팽윤)이 마련한 2007년도 제1회 가족천체관측교실이 4.27일 인천시내 초·중·고 31가족 112명의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과학연구원에서 실시 참가 학생 및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가족별자리관측” 교실은 별자리에 대한 특강과 플라네타튬을 이용한 봄철 별자리 탐구, 천체망원경 공작 및 원리 탐구, 천체 관측, 3차원 달 모형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으며 특히 가족이 함께 만든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실제로 별을 관측해 봄으로써 학생들에게 천문과 우주에 관한 흥미를 높였고, 공작한 망원경을 선물로 줌으로써 가정에 돌아가서도 학생들이 천체관측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행사 당일 날씨가 좋아 토성과 금성 및 많은 별자리를 관측해 본 참가자 가족들은 우주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한편 다음 행사는 5.25일에 열리며 신청은 5.21일까지 이며 참가를 희망하는 가족은 인천시교육과학연구원 홈페이지(www.ienet.re.kr)의 공지사항에 안내된 내용에 따라 신청하면 된다.
인천시교육청이 후원하고 인천혜광학교(교장 명선목)가 주관한 제24회 인천교육감기 특수학교 교직원 체육대회가 4.30일 인천혜광학교에서 나근형교육감과 지역주지와 시내 각급 특수학교 교직원 학생 학부모 등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혜광학교에서 있었다. 체육대회 종목은 남녀는 혼성 배구와 여자 5인조 축구경기를 펼쳤는데 종합우승은 인천혜광학교가 차지했다. 한편 인천혜광학교에서는 게임중 부상을 입은 선수들을 위해 혜광학교 내에 치료실에서 안마와 침시술 등 의료봉사를 펼쳐 특수학교교사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
우리학교 1학년 학생들이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2박 3일간 용봉산 청소년수련원(홍성)으로 야영 활동을 떠났다. 야영은 집단 생활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자신을 수련하며 학우들과의 우애를 돈독히 하기 위한 조직적인 활동으로,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순발력을 길러줄 수 있다. 동시에 단체활동을 통해 민주시민의 기본적 자질인 질서 의식과 진취적 기상을 함양시킬 수 있는 의도적 활동으로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 과정 중의 하나이다. 첫날은 꼭짓점 댄스와 서바이벌게임을 하고 둘째 날에는 잠행이라 불리는 장애인 모의체험을 통해 장애우들의 불편함을 직접 체험을 통해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출발하기 전, 소풍을 가듯 웃고 떠드는 모습이 아직 중학생 때의 천진난만한 모습 그대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