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89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우리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도대체 대학입시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모르겠고, 대학을 나온다고 해도 직장을 찾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불안은 소위 교육 엑소더스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년 들어 매일 2000여명이 외국 유학을 떠났으며, 지난 여름방학 때는 한 학급 35명 중 10여명이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교도 있다고 한다. 과연 우리 교육에 희망은 있는 것인가. 우리 국민들을 이토록 불안하게 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필자는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총리의 잦은 경질이 그 불안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김진표, 김병준, 김신일 부총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정부가 아무리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부르짖는다 하더라도 교육의 수장이 바뀌는 현상 그 자체가 교육정책의 변화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에서 비롯되는 교육문제도 국민들을 불만스럽게 한다. 국민들은 학교교육만으로 대학입시 준비를 끝내려고 하지만 대학은 고교성적을 믿을 수 없다하고, 고교는 대학이 평어만 반영하니 쉽게 출제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은 교사들을 엄정히 평가하여 실력 없고 불성실한 부적격 교원을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하나, 전교조는 교원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한다. 일반 공무원에게는 철저하게 시행되고 있는 성과급제도도 교원에게는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반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으로 논의되는 사학법 개정이나 고교평준화제도, 개방형 혁신학교와 자립형 사립학교, 외국어고 지역제한, 사교육에 의존하는 대입논술, 점점 커지는 계층간․지역간 교육격차, 식을 줄 모르는 사교육 열풍, 전교조의 편향교육, 성인 사회를 닮아가는 학교폭력, 부실한 대학교육과 국공립대 법인화 문제 등은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국가의 존망과 국가경쟁력 강화의 성패가 교육을 통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부터 투명하고 신중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교원들이 기꺼이 동참하게 된다. 교원들이 신명나게 동참할 때 그 정책은 성공한다. 그리고 일단 확정된 정책은 끈기를 가지고 빈틈없이 추진되고 환류 되어야 한다. 추진과정에서 다소의 문제점이 드러나도 보완해 가면서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교육에 있어서 선의의 경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교원의 경쟁력, 교육의 경쟁력은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고교평준화 정책도 이제 대폭 손보아야 한다. 수월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나라밖에선 경쟁이 일상화되어 있는데, 국내 교육에 있어서는 경쟁을 타부시하는 모순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지역특성을 살린 교육을 위해 주민직선에 의한 교육자치를 활성화하고, 단위학교에 자율재량권을 최대한 부여하여 학교 간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교원평가도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느슨해진 교직사회를 정비해야 한다. 셋째, 유․초․중․고․대학 간 긴밀히 연계된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유치원에서 영어교육이 시작되었는데 초등학교 1, 2학년에서는 교육과정에도 없다. 초․중등교육이 체험중심의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상급학교 입시는 교과성적이 좌우한다. 의사소통중심 영어교육이 강조되고 있는데 대입수능시험은 독해중심이다. 학교 간 학력차가 큰데 학교 간 선의의 경쟁을 부추길 국가수준의 평가도 없다. 이런 문제점은 학교급간 연계체제가 미흡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넷째, 우리 사회를 이끌만한 건전한 가치관이 확립되고, 그러한 가치관은 학생들에게 항상적으로 교육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가치관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불법적인 찬조금이 존재하는 한 학교에 대한 믿음은 없다. 학교현장이 특정 교원단체의 편향교육으로 점철되어서는 더더욱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것이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바람직한 교육경쟁으로 유도하고 국가경쟁력으로 승화시켜 국가를 살리는 희망의 길이다.
좀처럼 베스트셀러가 나오기 힘든 인문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책이 있다. ‘국어에 관련된 책은 재미없다’는 상식을 깬 (유토피아·이하 국밥)가 바로 그것.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오랫동안 편집과 번역 일을 하면서 느꼈던 한국어의 ‘뉘앙스 차이’를 분석한 것이다. 다음 글을 읽기 전에 우선 당신의 국어 실력도 테스트 해보자. ‘엉덩이’와 ‘궁둥이’의 차이를 아는가? ‘가족’과 ‘식구’, ‘뜰’과 ‘마당’, ‘고맙다’와 ‘감사하다’는? 같은 의미인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각각 달리 써야하는 말, 그것이 뉘앙스 차이다. 내달부터 본지에도 이 뉘앙스 차이에 관한 연재를 시작할 두 명의 저자를 만나 ‘한국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 출간되자 마자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인기비결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김철호 “‘한국어 뉘앙스’라는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를 다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일방적으로 서술하고 가르치기 보다는 문제-풀이-답을 통한 구성으로 독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다른 국어 관련 책들과 차별화 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책과 관련된 독자평을 보니 ‘국밥이라 그런지 술술 잘도 넘어 간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국밥 한 그릇’, ‘한 끼만 먹어도 든든한 국밥’ 등 제목과 관련해 재미있는 댓글들이 많았습니다. 제목은 누구의 아이디어입니까? 김철호 “도서출판 느린 걸음에 있는 선배가 사석에서 제안해준 제목입니다. 제목을 듣는 순간 첫 느낌이 좋았고, 이름에서 뾰족한 주장, 혹은 상식을 뒤집는 효과가 느껴져서 주변의 반대도 불구하고 선택했습니다. 또 영어 실력이 밥 먹여 준다는 요즘 세상에서 국어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한국어의 뉘앙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김철호 “오랫동안 편집자, 번역자 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는 한국어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어느 경우에 이 표현이 맞을까?’, ‘이런 경우에는 저런 표현이 적용되는데 그 이유는 뭐지?’ 등 그동안 늘 품어왔던 의문들을 직감이 아니라 원리로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한국어 낱말들의 뉘앙스 해설을 시도한 것을 보게 됐어요. 외국인을 위한 사전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뉘앙스 차이’라는 아이디어를 얻게 됐죠.” 김경원 “뉘앙스 차이에 대한 관심보다 평소에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번역가로서 글을 많이 쓰다 보니 언어에 대한 엄격함이 베인 것이었어요. 그런 노하우를 출판을 하거나 대중들에게 알린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좋은 기회를 만난 것 같습니다. 김철호 씨한테 한국어의 뉘앙스 차이에 대한 얘기를 듣고 금방 이 떠올랐어요. 홋카이도 대학에서 객원연구원 생활을 할 때 지인께 선물 받았는데 일어를 공부하면서 외국인이기 때문에 느낀 한계를 말끔히 해소해줬어요. 책의 첫 장부터 제가 너무 알고 싶었던 낱말의 차이를 서술해주고 있어서 굉장한 매력을 느꼈죠. 또 그 책이 2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보고 일본인들의 자국 언어에 대한 큰 관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글을 읽을 때, 쓸 때 항상 궁금해 했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뉘앙스 차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모르는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도 궁금증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김경원 “궁금했는데 설명을 찾기 어려운 것은 우리나라의 사전 문화가 다양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또 막상 사전을 찾아도 이 낱말은 저 낱말로, 저 낱말은 이 낱말로 풀이하는 식이 많아서 아쉬운 게 현실이죠. 우리나라는 국어대사전에 대한 문제제기도 많을 뿐 아니라, 문화수준에 비해 사전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아요. 같은 ‘뉘앙스 사전’을 비롯해서 ‘거꾸로 찾는 사전’, ‘어미 조사 사전’, ‘어원사전’ 같은 여러 종류의 사전이 나와서 많이 알려졌으면 해요. 다양하게 발달할수록 말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지고, 그러다보면 말을 기초로 한 여러 가지 문화 콘텐츠들이 더욱 발전하게 되거든요.” -책에서 ‘국어’나 ‘우리말’보다는 ‘한국어’라는 표현을 쓰자고 주장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경원 “‘국어’라는 말을 쓰는 나라는 한국, 일본 정도뿐입니다. ‘국어’는 식민지시대에 널리 쓰였던 말이에요. ‘나라의 말(國語)’이라는 뜻이 아니라 자국 중심적이고 배타성을 지닌 단어입니다. ‘우리말’도 마찬가지죠. 모국어 사랑은 좋지만 지구촌시대가 된 지금, 외국인이나 세계각지에 흩어져 있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어를 쓰지 않는 여러 타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어’는 ‘국어’보다 우리 언어를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단어죠.” -정말 국어가 밥 먹여주는 시대가 왔다고 보십니까? 김철호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신입사원의 가장 부족한 능력으로 ‘영어’보다 ‘국어’를 더 많이 꼽습니다. 영어 업무를 잘 하는 사람도 정작 국어로 보고서를 쓸 때는 표현력과 창의적 언어구사력, 논리력 부족을 드러낸다고 해요. 이런 현실 때문인지 최근 들어 인재 선발 기준으로 한국어 구사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국어 실력이 진학과 취업에서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죠. 국어를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사용하는 능력은 어느 분야에서든 업무 능력의 기본이 되고 논리적 사고력의 기초가 됩니다.” -한국어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김철호 “우리가 항상 쓰고 있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그 의미를 생각해보지 않은 ‘말’ 자체에 대해 의문을 많이 가지고 생각해보세요. 물고기는 자신이 물속에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숨을 쉬며 살지만 물을 의식하는 순간 강력한 충격을 받게 되겠죠. 그리고 나면 시야가 확 넓어질 거에요. ‘말’에 대해 거리를 두면서 객관화 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경원 “무엇보다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요. 그 중에서 부모가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죠. 요즘 맞벌이 부부들은 정말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데 아이들에게 그냥 읽는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책을 손에 들어야 합니다. 아이들 몸 가까이에 항상 책장을 두고, 서점에 많이 데려가고, 책과 친근하게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책에 대해 대화를 하십시오. 책을 읽는 것과 그것을 생각으로 만드는 것은 다르니까요.” -한국어를 잘 알기 위해 아직도 노력하는 일이 있다면. 김철원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동음이의어를 통한 말장난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면 ‘너는 무슨 띠니?’라는 질문에 ‘나는 토끼띠’, ‘나는 파란 띠’라고 대답하는 말장난입니다. 이런 것은 말에 대해 곰곰이 따져보게 돼서 언어감각을 기르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김경원 “모르는 말이 있으면 반드시 찾아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안 찾아보면 잠도 못잘 정도죠.” -논술은 중요해지고 있는데 학생들이 아주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도 안 돼 있어 고민이라는 교사들이 많습니다. 김경원 “아이들의 글쓰기 문제에서 인터넷을 빼놓을 수 없어요. 특히 요즘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이미지, 영상 문화 문제가 심각해요. 이미지로 한 번에 보니까 읽지도, 쓰지도, 생각하지도 않거든요. 그러니 출판문화는 더욱 열악할 수밖에 없어요. 아이들이 시각매체와 문자 매체를 어떻게 조화롭게 받아 들여야 하느냐에 대해 선생님들께서 평소에 문제의식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김철호 “맞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나 접할 수 있는 시각매체는 무의식중에 빠져버리는 속성 때문에 상상력을 제한합니다. 또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무분별하고 엄청난 양의 정보들은, 좋은 정보를 조직화해서 쓸모 있게 만드는 사고력을 저해하죠. 문자, 글은 고도의 추상적이고 상징화된 기호라서 생각하는 힘이 중요한데 말이죠.” 김경원 “인터넷에 떠도는 글 자체가 제한적인 어휘만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차단하기도 해요” 김철호 “인터넷에서 깊이 있는 글을 찾기 힘든 것도 그 때문이에요. 심도 있고 밀도 있는 활자 매체에 비해서 가볍고 짧고 단순하며 대중적이죠. 인터넷 폐해 중에서 게임이 가장 심각합니다. 게임 개발자들이 상상해 만들어 놓은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든요. 아이들 스스로 상상하고 생각하는 훈련을 어렵게 만들어요. 사고력을 통해서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정밀해 지는데 바로 이 생각하는 힘을 떨어지게 하죠.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경원 “사고의 최종 목적지는 글이에요. 선진국에서 학생들의 에세이를 중요시하는 것을 봐도 글쓰기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어느 나라나 공통된 인식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의 글쓰기 문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합니다.” 김철호 “글쓰기 훈련을 위해서는 이태준 선생님의 책 에 나와 있는 것처럼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다상량, 많이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죠. 언어자체가 사고의 도구이고, 사람들의 생각은 글을 통해 집적되고 전수되며 전파되거든요.” -일선의 교사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철원 “학교 다닐 때부터 아쉬웠는데 국어를 비롯한 모든 과목을 지도할 때 단어, 낱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려주셨으면 해요. 전치사에 대해 배운다면 ‘전치사’는 앞 전(前)자에 놓을 치(置)자를 써서 어떤 단어 앞에 놓인다는 말이고, 그래서 명사나 대명사 앞에 놓인다고 단어부터 개념을 명확히 해주는 것이죠. 개념 명확히 알려주면 학생들의 언어 감각도 키워지거든요.” | 이상미 smlee24@kfta.or.kr --------------------------------------------------------------------------------------- 김경원, 김철호 저자는 서울대 국어국문과 동기로 학생시절 ‘인문대 문학회’ 동아리 활동을 같이 했다. 김경원 전임연구원은 여러 문예지에 문학평론가로 활동했고 일어 및 영어 번역가로서 , , 등을 한국어로 옮겼으며 현재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이다. 김철호 교수는 민음사에서 편집자 생활을 시작, 정신세계사, 월간 작은이야기 편집장, 나무 심는 사람 주간 등을 거쳐 현재 도서출판 유토피아 대표와 한국출판인회의 부설 sbi 교정교열과정 교수를 맡고 있다.
변수란 | 일본 동경한국학교 파견 교사 “굿모닝”, “하이”. 매일 아침 이곳, 동경한국학교 교무실에서 필자가 원어민 선생님에게 건네는 유일한 말이다. 개학한 지 한 달 보름이 지났지만 아침 인사 내용은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 영어책에서 배운 대로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 등 세트로 짜인 영어 문장을 한 번 정도 써 먹은 뒤로는 더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일상사 혹은 학급 아이들 문제에 대해서 프리토킹을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문장을 어떻게 만들어 얘기해야 할지 막막해지기 일쑤다. 그래서 겨우 인사말 정도만 하고 교실로 퇴장하는 신세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혹자는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중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장장 10년이란 기간 동안 영어를 공부했으면서, 명색이 교사라는 사람이 영어로 얘기도 못하나 하고 말이다. 속으로 화가 나도 반박할 여지는 없다. 영어 회화 책을 옆에 끼고 다니면서, 전자 사전을 두드려 가며 말을 할라 치면 왜 말을 못하겠는가마는 더듬더듬 대는 모습이 쑥스럽기도 하고, 어쩔 땐 초라해지기까지 해서 아예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필자의 영어실력이 항상 제자리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비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주 11시간씩을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을 하는 이 학교 아이들의 영어 실력은 제법 상당하다.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원어민 선생님 앞에서 영어를 쓰는 데도 그다지 부끄럼이 없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에 영어가 정규 교과 수업으로 도입된 지도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현재 3학년부터 시작되는 영어를 1학년부터 확대하고자 교육부는 올 2학기부터 시범학교 50곳을 선정,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때 영어를 배웠던 고등학생의 영어 실력이 초등학교 때 영어를 배우지 않은 학생보다 영어 실력이 월등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영어 교육의 조기 실시를 주장하고 있지만 찬반의 여론이 무성하다. 공립초, 정규교과로 영어 교육 안해 이런 논란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직 공립 초등학교에서는 정규 교과로 영어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일본은 초등학교 영어교육 문제를 놓고 고심에 빠져 있다. 초등영어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자 당초 2005년 3월경에 초등학교 영어에 관한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었으나 구체적인 교육과정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 있다. 영어를 도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정규 교과로서 가르칠 것인지’, ‘총합적 학습의 시간을 이용할 것인지’, ‘도덕과 같은 영역에서 다룰 것인지’ 등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현재 일본도 정규 교과는 아니지만 총합학습의 시간에 ‘국제이해교육’ 혹은 ‘이문화 교육’으로서 영어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의 영어활동 내용을 보면 가장 많은 것이 노래나 게임 등 영어를 즐기는 활동이며, 그 다음으로 간단한 영어 회화 연습이 들어 있다. 영어활동 연간 평균 실시시간 수를 보면 1학년은 8.0시간, 2학년은 8.1시간으로 월 1회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3학년은 12.4시간, 4학년은 12.7시간, 5학년은 13.2시간, 6학년은 13.7시간으로 월 1회 정도이다. 이 말은 결국 정규 교과목이 되어 주 1회 정도 실시한다고 했을 때는 대강 연간 35시간이나 필요하게 됨을 뜻한다. 현재 이 정도의 시간을 충족시키고 있는 학교는 전국 2만 3000교 가운데 1% 전후에 지나지 않고 있다. 주 5일제 수업 때문에 수업 시수가 부족한 가운데 영어까지 넣는다고 하면 또 다른 과목의 시수를 줄여야 할 것이며, 그런 만큼의 효과를 결과로서 내놓아야 하는 부담감 또한 생기는 것이다. 정규 교과가 되었을 때 부각되는 또 다른 문제 중의 하나가 ‘과연 누가 가르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재 영어활동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90%가 학급 담임이 지도하고 있다. 6학년만 놓고 봤을 때는 학급 담임이 92.6%, 영어지도 담당교사가 2.4%, 특별 시간 강사가 2.3% 정도 차지하고 있다. 학급 담임의 입장에서는 정규 교과로서 도입이 된다고 했을 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은 당연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영어 수업은 영어 전담 교사가 가르치고 있다. 중등 영어 교사 자격 소지자이거나 혹은 초등 교사 가운데서도 영어를 잘한다 하는 사람이 영어수업을 전담하고 있다. 물론 학교에 따라 사정이 다른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개는 그러한 관례를 따르고 있다. 만약 여기에서 1, 2학년까지 영어교육이 확대된다면 영어 전담 교사 수가 더 요구될 것이고, 학급 담임이 지도한다고 했을 때는 학급마다 수준의 차이가 생기게 될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일본의 경우 초등학교 영어교육에 관한 의식조사에서 약 70~80%의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영어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대개의 학부모들은 영어를 도입하면 영어 기술이 향상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겨우 주 1회 정도의 수업으로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있다. 학부모 70~80% 초등 영어 도입 찬성 영어 조기 교육에 관한 이론이 무수한 상황에서 ‘신학습지도요령’의 초점의 하나인 초등학교에서의 영어 필수화에 대해 일본 문부과학성 대신은 9월 27일 “일본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면서 외국어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어느 쪽의 의견이 타당한가는 단정 짓기 힘들지만 현재 영어가 국제어로 통용되고 있는 이상 영어교육을 어떤 방법으로든 실시해야 함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성’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영어가 제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모든 교과를 제쳐 두고 영어 수업만 할 수는 없다. 또한 아무리 시간 수가 확보된다고 해도 가르치는 교사의 실력이 형편없다면 백 날 해봐야 제자리걸음일 것은 뻔하다. 물론 예산이 풍부하여 원어민 교사를 학교에 몇 명씩 배치하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서 혹은 취업을 위해서 영어가 필수가 되는 상황에서 영어에 부담감을 갖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목적의식’이 있고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선택하여 영어 학습을 꾸준히 한다면 누구라도 영어로 말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한국이나 일본을 막론하고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학습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영어는 너무 어려워’, 혹은 ‘나는 영어로 말할 수 없어’ 등의 말을 하지 않도록 쉽고, 다양한 교재 개발과 아울러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법에 관한 연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문장이 좀 어색하면 어떻고, 발음이 좀 서툴면 어떤가? 흔히 하는 말로 외국어를 할 때는 조금 뻔뻔스러워질 필요도 있다. 모국어가 아닌 이상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원어민 앞에서 더 이상 기죽을 이유도 없다. 영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우리보다 우수한 건 아니니까 말이다. 이제 ‘문법이 틀리면 어쩌지’ 하며 불안해 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얘기해 볼 작정이다. 내일은 ‘It’s a beautiful day’, ‘I like fall’, ‘How about you?’라고 말해서 깜짝 놀라게 해줘야겠다. 그런데 날씨가 흐리면 어떻게 하지?
학생들은 학교수업과 사교육, 개인공부 중 학교수업을 열심히 할 때 성적이 가장 많이 향상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매향 경인교대 교수는 최근 열린 제3회 한국청소년패널 학술대회에서 ‘청소년의 성적향상 효과 지각’ 주제발표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작년 10~12월 중학교 2학년생 3449명(남 1725, 여 1724)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교수업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 질문에 대해 ‘전혀 열심히 하지 않았다’(1점)에서 ‘매우 열심히 했다’(5점) 사이의 척도로 답하게 한 결과, 평균 3.25점으로 나타났다. 성적 향상에 대한 학생 스스로의 ‘지각’을 알아보기 위해 ‘학교수업이 성적향상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나’라는 5점 척도 질문도 실시했다. 국어, 사회영역, 과학영역, 음악, 미술 등 8개 과목별로 각각 3.05~3.35점 사이로 나타나 ‘보통’에서 ‘다소 효과가 있었다’ 사이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학교 수업을 열심히 한 정도와 성적 향상 지각, 실제 성적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학교수업 참여도가 높은 학생일수록 ‘지각’과 ‘실제 성적’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수업과 성적 향상 지각 사이의 상관계수는 평균 0.56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과학교과는 0.62로 가장 큰 상관관계를 보였다. 실제 성적과의 관계는 0.36으로 조사됐다. 반면 사교육은 학교 수업에 비해 성적 향상 지각이나 실제 성적과의 상관관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약 2/3는 예체능 과목을 제외한 과목에 대해 ‘사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사교육을 받은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2.94시간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수강시간과 성적 향상 지각과의 상관계수는 예체능을 제외한 5개 교과에서 평균 0.08로 학교 수업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성적과의 상관계수 역시 평균 0.07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못했다. 학교수업이나 학원 및 과외를 제외하고 혼자서 교과공부를 한 시간은 일반교과의 경우 일주일 평균 1.67시간이었고 예체능 과목은 0.64시간으로 나타났다. 수학과 영어가 각각 1.93시간과 1.91시간과 가장 많았으며 과학, 사회, 국어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개인공부시간과 성적 향상 지각 사이의 상관계수는 0.22, 실제 성적과의 상관계수는 0.10으로 나타났다. 즉, 학생들은 학교수업, 개인공부, 사교육 순으로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 학교 성적 역시 사교육보다는 개인공부가, 개인공부보다는 학교 수업 참여도와 더 깊은 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진행한 황 교수는 “학생들은 학교수업과 개인공부를 통해 스스로 노력을 기울인 만큼 성적향상과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더 높은 성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사교육은 학교수업이나 개인공부보다 성적향상에 더 많이 영향을 미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효과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사교육의 급성장 속에서도 학교수업과 개인공부를 충실히 하는 학생들일수록 성적 향상 효과를 높게 지각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귀인성향”이라고 지적했다.
스승과 제자 사이인 교장과 교사들이 같은 사립재단 소속 중.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들은 전남 영광 해룡학원 소속 해룡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권재국(60.해룡고) 교장, 박석원(49.해룡고), 김미숙(40.여.해룡고), 김선경(26.여.해룡중) 교사. 권 교장은 해룡중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3학년인 박석원 교사의 담임이였다. 김미숙 교사는 해룡고 2학년때 박석원 교사에게 물리와 지구과학을 배웠고, 김선경 교사는 해룡고 1학년때 김미숙 교사에게 국어를 배웠다. 이처럼 기이한 인연 때문에 이들의 정도 끈끈하다. 권 교장은 30일 "내가 가르친 제자와 또다른 제자들과 함께 근무한다는게 드문 일이다"며 "가끔은 저를 찾아와 어리광도 부린다"고 말했다. 권 교장은 "제자이기 때문에 가끔은 호칭이 헛갈리는 경우도 있다"며 "사석에서는 아무래도 제자이기 때문에 이름도 부르고 하지만 학교에서는 깍듯이 '선생'이라고 존칭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교장 선생님은 형님같이 포근하게 대해주신다"며 "모범적인 4대 사제지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교장 선생님이 2년후 정년이기 때문에 또 다른 제자와 함께 5대째 근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 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이 국민들에게 일파만파로 충격을 주고 있다. 미리 알아챈 청와대 참모들까지도 “제발 하지 말아 달라”고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우리 교육계로썬 임기는 고사하고 교육현실과 교육정책의 역주행으로 교육을 황폐화시킨 첫 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노 대통령은 ‘나홀로’ 방식으로 자수성가하여 마침내 대통령까지 오른 ‘성공한’ 사람이다. 그래서 임기 내내 교육수장 임명도, 교육정책 추진도 현실을 도외시한 ‘나홀로’ 방식이었다. 현장의 교원, 교육단체,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치논리’, ‘경제논리’에 따라 교육을 정치화·시장화 함으로써 결국 정치도, 경제도, 교육도 모두 망치는 결과를 가져 왔다. 교육피폐화의 원조 이해찬 씨는 정치인, 한 술 더 떠 대통령과 함께 경제를 망친 장본인 중의 하나인 김진표 씨에 이어 김병준 씨를 교육부총리로 임명하는 ‘깜짝쇼’를 했다가 결국 조기불명예 퇴진하는 코미디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것이 대통령의 교육적․도덕적 ‘눈높이’였다. 결국 정권 내내 교육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와중에 교육개혁은 ‘교육개악’으로 이어졌다.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격차 해소를 내세워 대학입시에서 수능을 약화시키고 학생부를 강화했다. 거기다가 내신·수능고사와는 별도로 대학 입학에서 당락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통합논술’을 도입함으로써 사교육비 경감은커녕 대학의 논술 강화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사교육 시장 폭발 사태를 불러왔다. 학교교육력 제고라는 가면을 쓴 채 반교육적 경쟁을 강요하는 교원평가제는 교사를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보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정책이다. 무자격 교장초빙공모제 강행함으로써 교육부가 앞장서 교육의 전문성을 무시하는가 하면 법원으로부터 학교 시험 문제가 지적소유권 보호 대상으로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인문계 고교 시험지를 인터넷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것도 문제다. 최근에는 현재 전국 각 시도별로 분리돼 있는 교육위원회와 시도 의회를 하나로 통합하고, 교육현안을 심의하는 교육위원회 위원을 정당명부비례 대표제로 선출하는 법안을 추진함으로써 교육자치와 지방교육을 말살하려고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교육재정 파탄, 교원임용정책 실패, 특목고 정책 혼란, 현실을 무시한 교원성과급제, 초등학생부터 해외로 내모는 영어과잉정책 등 현 정부의 교육황폐화 정책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지금 공교육은 존재의의마저 부정당하고 있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제 교육계는 물론 국민들은 정부가 뭐라고 하든 믿지 않는 ‘청개구리 심리’가 퍼져가고 있다. 대통령의 오만한 코드정치와 정부의 이상주의적 탁상행정이 가져온 결과다. 제발, IMF 위기로 ‘경제를 망친 대통령’으로 낙인찍힌 김영삼 대통령처럼 노대통령과 참여정부가 ‘교육을 망친 대통령과 정부’로 기억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꼴찌만을 보내 주십시오. 그들을 1등으로 만들겠습니다." 수원시 이목동에 자리잡은 계명고등학교 이달순(수원대 명예교수.70) 교장의 자신있는 외침이다. 꼴찌들끼리 모아 놓으면 그 가운데서도 1등이 나온다는 말이다. 반별, 과목별로 1등이 여러명 나오고 계발활동 등 각종 교육활동에서 1등이 나오게 하여 늘 꼴찌만 하던 그들이 '1등의 희열'을 맛봄으로써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지도한다는 것이다. 중앙대 20년, 수원대 20년 총 40년의 교수 생활을 마감하고 정년퇴직한 그가 고교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계명고 교장으로 새롭게 출발한 그 이유가 궁금하다. "교수 생활 동안은 지식의 전달자에 불과했습니다. 이제 교육자 노릇 제대로 하려고 합니다. 둔재들에게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적성을 계발하고 기능을 기르게 하는 제 이상(理想)을 실천하려 합니다. 높고 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낮고 좁은 데서 충실한 교육을 하겠습니다." 계명고는 1975년 평촌재건학교에서 출발, 1996년 수원으로 이전하였는데 현재 14학급 574명의 학생이 있다. 이 중 4학급 120명은 배움의 시기를 놓친 20-60대의 성인이다. 3년제 일반과정을 받고 있는 454명은 입시교육에서 탈락한 학생과 기존 학교 교육체제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 교장은 "재학생 중 고교 탈락자, 부적응 학생이 250명 정도 되는데 여기서는 공부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귀띔해 준다. "일반학교에서 인간성보다는 지식과 성적을 원하니 문제아가 된다"는 것이다. "지식보다 사람이 우선인데 여기 학생들은 인간미와 친근감이 넘친다"고 말한다. 작년 8월 부임하여 활동적이고 건강미 넘치는 이 교장을 교장실에서 만났다. △ 계명고는 어떤 학교인가? 앞으로의 사회는 자기 특성과 창의력을 가진 기능 전문직을 원한다.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려면 암기, 입시위주에서 벗어난 교육을 해야 한다. 계명고는 바로 그러한 교육을 하고 있다. 기본 교양을 바탕으로 세상보는 시야를 넓히고 학생 적성에 맞는 교육을 하며 재미있게 공부하는 학교이다. △ 학교의 자랑은? 교육과정이 미래지향적인 것을 실천하고 있다. 창의력을 길러주는 문화예술교육, 2년제 대학 특성학과를 연계시키는 진학지도, 천주교·기독교·불교·유교 등의 종교교육, 각계각층 지도급 인사 초청의 인성·교양교육, 토요일 이루어지는 체육·봉사활동 등이 있다. △ 특색있는 학교 교육과정은? 오전에 정규 과정이, 오후엔 계발활동과 체험실습이 이루어진다. 영어 불어 중국어 일본어 지도를 위해 해당 국가의 문화와 실제 생활을 지도하고 그 나라 언어 교육을 하고 있다. 최소한도 배낭 여행에 지장이 없도록 회화교육을 하고 있다. △ 우리나라 교육, 어떻게 변해야 하나?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망국교육이다. 고교생은 미성년자로 부모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고교 때부터 경쟁으로 내몰아 어느 대학에 입학했느냐가 인생을 좌우하게 하는데 이것이 잘못된 것이다. 대학에서 사회에 진출할 때 경쟁을 붙여야 한다. 미성년자를 싸움시키면 안 된다. 입시 위주의 고교 교육을 해서는 아니 되고 학생의 취미와 특기를 살리는 교육을 해야 한다. △ 교육에 바라는 점은? 교육시스템이 바뀌어 전국의 고교가 계명고처럼 적성을 살리는 교육을 했으면 한다. 우리 학교의 교육과정이 전국에 퍼졌으면 한다.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학원에서 새벽까지 공부하는 공교육 붕괴 현상,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의하면 흔히 ‘리플’로도 불리는 ‘댓글’은 ‘대답하다, 응수하다’를 뜻하는 영어 단어 ‘리플라이(reply)’를 한국어로 옮긴 것이고, 사이버 공간을 통해 회원 또는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들 사이에 각종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인터넷 게시판이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말이다. 인터넷 게시판의 활성화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본인의 경험이나 일반적인 사회현실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마음껏 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래서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 주고받는 글쓰기인 댓글문화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문제는 댓글문화가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만드는 긍정적인 측면과 비난을 위한 비판의 장이 되는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반의 두 아이가 쓰는 댓글 때문에 신경을 쓰며 올바른 댓글문화 정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한다. 두 아이는 학교의 얼굴인 홈페이지가 자신들만의 공간인양 마구 댓글을 올린다. 주고받는 댓글의 내용마저 상식 이하의 글이라 볼 때마다 담임의 얼굴이 뜨겁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초등학교 3학년의 철부지 행동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주의를 줘도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며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 습관적으로 댓글을 올리다보니 불만을 일삼고, 친구들을 헐뜯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려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댓글이라기보다는 사사건건 상대방을 비판하기 위한 ‘악성 댓글’이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 몇 번은 욕먹을 것을 감수하면서 혼도 냈다. 욕설을 마구 쓰고, 친구의 실명을 써서 인신공격을 하고, 미담을 꾸며 친한 친구를 칭찬하면 보는 사람들이 짜증스러워 한다는 것도 설명해줬다. 특히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중 문학에 재질이 있는 아이가 더 문제였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돌려 읽던 편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글 속의 주인공들이 모두 우리 반 아이들이었고, 도저히 3학년 아이가 썼다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성적인 내용도 있었다. 공책 두장 분량의 문학가가 제대로 꾸민 한편의 소설이었다. 편지 때문에 아이와 오랜 시간 대화를 했다. 잘못을 뉘우친 아이는 그동안 썼던 댓글 중 남에게 피해를 주는 글은 자신이 삭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학에 대한 재질을 살리라는 내 얘기를 받아들여 글쓰기도 꾸준히 하기로 했다. 요즘 나는 어릴 때부터 댓글문화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래서 수업시간 틈틈이 인터넷시대를 살아가는 방법과 예절을 가르친다. 아직은 어린 우리 반 아이들이지만 자주 듣다보니 올바른 댓글문화가 무엇인지 조금은 아는 눈치다.
필자는 시골출신이다. 시골 중에서 아주 시골인 인삼으로 유명한 충남 금산의 칠백의총 근처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가기 위해 산을 넘어서 1시간가량을 걸어 다녔다. 중․고등학교는 읍내로 아침 6시 30분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하였고, 대학교만 대전에서 다녔다. 집안 형제 4남 1녀 중 대학을 나온 사람은 맏이와 막내인 필자 두 명 뿐이다. 그래도 자녀들 모두가 공무원이 되어서 시골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집안 소리를 듣고 있다. 필자 부모님은 일흔을 넘기셨는데 워낙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라 초등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셨고, 아버지만 나뭇짐 값으로 겨우 천자문과 한글을 깨치셨다. 아버지의 배우고 싶은 열망을 무지했었던 村老가 처마 밑에 숨겨놓은 책을 찾아내어 불살랐다고 하셨는데 그 기분을 어이 설명하랴. 시골집에 가면 마을 어르신들이 가끔 말씀하신다. “무지렁이 부모 밑에서 저런 자식들이 나왔으니 개천에서 용난겨. 니덜 엄니아버지는 좋것다.” 도시사람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비웃을 것이다. 무슨 사법시험 합격한 것도 아닌데 기껏해야 7급 공무원 나부랭이 되었다고 용이라니. 경기가 어려운 시절이니 기껏해야 미꾸라지라면 모를까. 개인사를 글머리에 너스레 떨며 장황하게 한 이유는 다름 아닌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의 의미를 재해석해 보고자 함이다. 흔히 어렵고 힘든 집안에서 자수성가하여 대성한 입지전적인 사람들의 성공을 빗대어 하는 말이 과연 옳은 것인가? 가끔 매스컴에서는 이러한 말을 되뇌며, 열심히 하면 모두가 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한 말이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능력껏 노력하고, 도전한 사람에게 안 되는 일은 없을 터이니. 그리고 여기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닌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하여 말하고자 함인데 누가 시비를 걸겠는가. 하지만 이러한 배경에 숨겨져 있는 가진 자들의 무서운 허구화된 논리를 파헤쳐보자. 이러한 것은 멀리 찾을 필요도 없다. 이제 몇 달만 있으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될 테니. ‘의지의 000씨, 사법시험 합격(서울대 합격). 부모도 없는 학생가장.’ 이런 제목으로 인간극장을 능가하는 인생드라마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노력하여 거둔 성과물을 폄훼하고 싶지는 않다.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낸 소수 그들의 성과물은 정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화려한 수식어 뒤에 숨겨진 것은 없을까? 한겨레신문 기사(2006.11.3.)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신입생의 부모 직업을 보면 위 내용이 더 분명해 진다. 특히, 올 신입생 10명중 4명의 아버지 직업은 '전문·관리직'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관리직은 의사·법조인 등 전문직이거나 기업체 고위 간부 등을 말한다. 더불어 아버지의 학력이 대졸 이상인 학생 비율은 최근 4년 새 4.8%포인트 증가했고, '과외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학생은 1991년 28.3%에서 올해에는 72.8%로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고소득 직종이라 할 수 있는 전문직과 관리직을 합한 비율이 1991년 22.7%에서 1995년에는 25.6%로 늘었다. 1996∼2001년 사이에는 전문직·관리직 비율이 49.6%(96년)에서 52.8%(01년)로 높아졌고, 2002년에는 38.7%, 올해 신입생 조사에서는 40.7%로 높아졌다. 대도시 출신 학생 비율은 91년 65.5%에서 올해에는 74.4%로 늘어난 반면, 읍·면지역 학생 비율은 1991년에 9.6%였으나 올해에는 6%로 낮아졌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미국의 대학능력평가시험(SAT)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College Board)가 최근 공개한 2006년 SAT성적보고서를 보면 소득이 높은 가정일수록 SAT점수가 높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연간소득이 1만 달러 올라갈 때마다 영어와 수학 점수가 각각 13.3, 11.8점씩이나 높게 나왔다. 가까운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요미우리신문 최근 조사에 의하면, 일본국민 75%가 '부모소득이 자녀 학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물론 위 서울대 합격생중 읍․면지역 9.6%와 대도시 74.4% 속에는 우리가 말하는 개천의 용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뭄속의 밭에 나는 콩처럼 그 경우는 매우 적다. 그 어려운 서울대나 고등고시 합격을 위해 수많은 경쟁을 또 뚫었으니 이 얼마나 희박한 경우인가. 문제는 이렇게 지역과 계급의 격차로 인하여 가지지 못한 사람이 성공하기 힘든 원천이 개인의 능력인 후천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부모의 경제적 여력인 선천적인 것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가진 사회․경제적 富로 인하여 후손인 자식에게도 그것이 대물림되고, 반대의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올바르고 합법적인 방법에 의한 부의 축적은 잘못이 아니므로 권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100미터 경기를 함에 있어 똑같이 출발선상에서 시작해야만 승부가 공평하고, 진 사람들도 그 승패에 승복하지 않을까? 이른바 사회적 불평등의 본류는 바로 교육기회의 불평등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일부 소수의 특출한 사람들은 이런 어려움을 모두 뚫고 사회적 지도층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호롱불 밑에서 콧구멍 새까맣도록 공부해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이제 머나먼 호랑이 담배 먹던 옛날 얘기임은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바라보자. 저소득층 아동들은 학교 정규교육 외에 받는 사교육이 거의 없고, 고액의 사교육을 받는 아동들에 비해 학업 성취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또 비싼 입학금과 수업료로 명문학교에 입학하기 어려우며(설사 진학한다 하더라도 비싼 학비를 대기가 어렵다.), 종사하는 직업도 전문직과는 거리가 멀게 된다. 이러한 현실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간에 경제력이 학벌, 나아가 사회적 지위와 등치되게 되면 그 사회는 양극화로 인한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되고 이로 인한 갈등 요인은 더욱 증폭돼 나타나기 마련이다. 정부차원에서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보호 급여는 입학금 및 수업료 지원에만 국한되어 있다. 그 외에 소요되는 학비 지원과 함께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교육 성취 프로그램과 건전한 성장을 위한 환경조성에는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민간단체의 손을 빌어 생색내기 예산지원을 하고 있는 정도일 뿐이다. 저소득층 자녀들이 빈곤의 세습을 끊고 더 나은 미래의 삶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 전체의 공동의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 적어도 본인이 싫다고 한다면 모를까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교육기회의 평등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앞서 말한 이유로 나는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을 싫어한다.
인문・사회계열 만족도 높은 학생 ‘수학 과학 미술’ 흥미 낮아 사회과 자신감 낮았던 공학・의약・예체능계 학생 만족도 높아 교과 자신감 고려, 이수 분량 조절 등 고교 교육과정 설계를 학업과 대학진학 계열 및 직업진로 연계한 맞춤형 지도 필요 대부분의 고교 졸업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에서 고등학교 교육은 사실상 대학진학을 위한 선수학습을 철저히 하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성공적으로 학습을 계속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시기가 되고 있다. 특히,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핵심과 보완 교과를 찾아 그들이 좋아하고, 잘 하는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면 고교 공부는 미래를 준비하는 ‘강점 강화형’ 공부가 될 수 있다. 또 현재 하고 있는 공부와 장래의 직업 생활의 관련성을 명료하게 인식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적 경로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면 고등학생의 학습 동기도 높아지게 된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과에 대한 흥미와 효능감에 따라 대학에 진학한 계열이 유의미하였는지, 진학 후 대학 진학 계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는지 살펴보려 한다. 교과 흥미는 개인의 요구, 주의, 가치관, 적성 등이 교과에 관련되어 이루어지는 심리적 요인으로서 내적동기를 형성하는 힘이다. 교과 효능감(이하 자신감)은 학습자의 발달, 성숙, 이해 정도 등이 교과와 관련되어 형성되는 자신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번 분석은 2004년도 일반계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2000명 중에서 2005년도에 대학에 진학한 1391명을 선택해 고교에서의 학습 경험 문항(흥미, 자신감)과 대학 진학 후 7개 계열(인문계, 사회계, 교육계, 공학계, 자연계, 의약계, 예체능계) 만족도를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교과에 대한 흥미, 자신감과 대학 계열의 만족도를 살펴보기 위하여 교과 흥미(5점 척도)에 1,2라고 응답한 경우를 교과흥미 낮음, 4,5라고 응답한 경우를 교과흥미 높음으로 리코딩하고, 대학계열(학과) 만족(5점 척도)에 1,2라고 응답한 경우를 불만족, 4,5라고 응답한 경우는 만족으로 처리하였다. 모든 경우에 3으로 응답한 경우는 이 값이 중간 값을 취하므로 분석에서 제외시키기로 하였다. 이후에 ① 교과 흥미가 높고, 계열에 만족하는 경우, ② 교과 흥미가 높고, 계열에 불만족하는 경우, ③ 교과 흥미가 낮고, 계열에 만족하는 경우, ④ 교과 흥미가 낮고, 계열에 불만족하는 경우로 나누어 네 가지 조합에 대하여 학생의 빈도 및 비율을 살펴보았다. 교과 흥미와 교과 자신감 간의 상관관계를 검정하기 위해 Pearson상관계수를 측정하였다. 교과 흥미와 자신감에 따른 대학 만족도 먼저, 진학 계열별로 교과에 대한 흥미 수준과 대학 만족도를 살펴보자. 인문계, 사회계에선 고교 교과 중에서 국어과, 영어과, 사회과, 음악과, 체육과에 흥미가 높았던 학생들이 대학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이들 교과에 흥미가 낮았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또 고교에서 수학, 과학, 미술에 흥미가 낮았던 학생들이 인문, 사회계에 대한 대학 만족도가 높았다. 교육계, 공학계, 자연계, 의약계, 예체능계에선 고교에서 국어과에 흥미가 낮았던 학생들이 인문계에 진학한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공학계, 자연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사회과 흥미가 낮았던 학생들이 대학에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예체능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고교에서 수학, 과학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던 학생들이 대학에서의 만족도는 높았다. 이상의 결과에서 각 계열별로 고교에서의 교과들 흥미가 다르게 나타났고, 고교에서 흥미가 낮은 교과를 학습하지 않고 자신의 희망과 선택에 따라 수강 과목을 이수하는 대학 체제에서 대학생들은 만족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의 흥미와 선택을 강화하여 학생 개개인에게 제대로 된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흥미를 고려한 강점 강화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대학 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지 살펴보자. 인문계, 사회계, 교육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고교에서의 사회과에 대한 자신감이 높았고 대학 만족도도 높았다. 반면에 자연계, 의약계, 예체능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고교에서 국어과 자신감이 낮았지만 대학에서는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공학계, 자연계, 의약계, 예체능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사회과에 대한 자신감이 낮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오히려 대학에 진학해서는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미술과는 예체능계로 진학한 학생들을 제외하고 고교에서 자신감이 낮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대학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앞의 논의를 정리하면, 고교 시절 학생들의 자신감의 높고 낮음에 대한 인식 여부는 대학 진학 후 학생들의 계열 만족도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의 자신감을 고려하여 교과목 이수 분량을 조절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고교에서 학업과 대학 진학 계열을 연계한 맞춤형 지도를 할 필요성이 있다. 끝으로 대학진학계열에 대한 전체적인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대체로 모든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대학 계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교육계, 의약계, 예체능계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공학계 학생들의 만족도가 낮았다. 공학계에 진학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충분한 선수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대학에서의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대학에서의 교육과정이나 실습 부족에 대한 불만, 취업난에 따른 직업진로 불안 등으로 나타난 것인지 그 요인을 찾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진학 계열과 교과 흥미와의 관계 진학계열에 따른 교과 흥미 간의 차이를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인문·사회·교육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국어, 영어, 사회, 음악 교과의 흥미가 높았다. 공학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과학과에 흥미가 높았으며, 전 계열 공히 음악과 체육에 대한 흥미가 높은 반면 미술 교과에 대한 흥미는 낮았다. 한편 각 계열 내에서의 교과 흥미를 분석한 결과, 인문·사회계 학생들은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가 현저히 낮았다. 교육계 학생들은 과학과 미술 교과에 대한 흥미가 낮았다. 공학계 학생들은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는 매우 높은 반면 사회 교과 흥미는 매우 낮았다. 자연계 학생들은 사회와 미술 교과에 대한 흥미가 낮았고, 의약계 학생들은 음악 교과와 체육 교과에 대한 흥미가 높고 수학 교과에 대한 흥미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예체능계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가 낮았다. 둘째, 계열에 따른 교과 자신감 간의 차이에서는 인문·사회계는 국어, 영어, 사회, 음악, 체육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고 응답했다. 교육계는 사회, 음악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고 하였다. 공학계 학생들은 국어, 영어, 과학, 음악, 체육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의약계 학생들은 사회, 체육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고 응답하였다. 각 계열 내에서의 교과 자신감을 분석한 결과, 인문·사회계에서는 과학과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낮고, 교육계에서는 과학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낮다고 답하였다. 공학계에서는 수학, 미술 교과에 대한 자신감은 낮고, 의약계에서는 의외로 수학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낮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영어 교과에 대해서는 흥미는 낮지만 자신감은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고, 사회 교과에 대해서는 흥미와 자신감이 모두 높은 것으로 답하였다. 또 계열별로 미술 교과에 대해서는 예체능계를 제외하고 흥미와 자신감 모두 낮게 나타났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대학 진학 계열에 따라 각 교과에 대한 흥미와 효능감이 학생마다 다르다. 이에 따라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적성, 능력과 진로를 고려해 고교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효능감이 발현되는 교육을 강화해 대학에서의 성공적인 학업 수행은 물론, 장차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적절한 학업 진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고교 교육과정에서 일정한 방향을 주는 과정(track)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교과 흥미와 적성 및 효능감, 진로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교육받을 권리를 누리도록 하고, 올바른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실제적인 진로 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필자소개홍 후 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국회 교육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모든 유치원에 종일반 운영비를 지원하고 전체 사립유치원 교사에게 인건비를 보조하는 2007 교육부 세입세출예산안을 확정, 예결위에 넘겼다. 이 같은 사업을 위해 당초 교육부가 제출한 31조 2159억 7400만원의 세출예산안을 2210억 6800만원 순증시킨 31조 4370억 4200만원 규모의 내년도 세출예산안을 의결했다. 교육위는 대학구조개혁지원사업(250억원 삭감), 사립유치원 기본보조금(24억 3900만원 〃) 등 3개 사업에서 280억 3400만원을 삭감하는 대신 인문사회학술연구조성(1000억원 증액), 저소득층 수능 응시료 지원(25억원 〃), 사립유치원 처우개선(87억 1300만원 〃), 유치원 종일반 운영지원(120억원 〃) 등 28개 사업에서 2491억 100만원을 증액했다. 증액 사업에 따르면 현재 농특회계에서 농산어촌 학급담당 사립유치원 교사에게만 지급하는 인건비보조금(월 11만원)을 다시 전체 학급담당 사립유치원 교사에게 지급되도록 일반회계에 87억 1300만원을 증액시켰다. 지난해 전체에 지급하려던 예산안이 예결위에서 삭감된 것을 이번에 다시 부활시킨 셈이다. 기존에 농특회계에서 21억 7500만원을 확보해 농산어촌 유치원 교사 3300명에게 지급하던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나머지 1만 3205명에 대해서는 일반회계에서 보조한다는 계획이다. 종일반 운영 국공사립 유치원 4000개원(공립 800개, 사립 3200개)에 보조교사 인건비 보조 명목으로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 120억원이 신규 증액됐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교육위는 유치원 인건비 보조, 종일반 지원사업에 대해 정부와 지방이 재정의 반씩을 부담하는 대응투자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자칫 좋은 취지로 증액된 사업이 빚더미에 올라앉은 지방교육청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저소득층 수능응시료 지원 25억원도 교육위에서 마련된 신규 사업이다. 수능 응시자 중 저소득층을 10%인 5만 9000여명으로 보고 1인당 4만 2000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영어능력인정제도 운영을 위해 20억원도 추가로 계상됐다. 영어능력시험의 틀을 개발하고 문제은행 구축과 이를 위한 시설, 인력 확보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부처가 수 천 억원씩 증액된 예산안을 올려논 상태라 한정된 예산의 정부로서는 대부분의 사업을 삭감할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는 각 부처에서 올라온 예산안을 심의해 12월 1일 새해 정부 예산안을 의결하는 일정을 잡고 있지만 예년의 관행대로라면 예산안은 연말께나 처리될 전망이다.
선생님, 연휴를 잘 보내고 있습니까? 아마 비가 와서 가장 최악의 날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오늘같이 비가 오는 궂은 날씨라도 어쩝니까? 환경이 그렇다고 지배당해서야 되겠습니까? 우리 선생들은 아마 궂은 환경을 생각으로 지배하고, 마음으로 지배하고, 느낌으로 지배하고, 행동으로 지배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이 시간쯤이면 안 그래도 겨울이 점점 다가와 어둠이 짝 갈리고 조용한 시간인데 오늘은 특히 겨울을 재촉하는 비로 인해 더욱 어둠을 짙게 만드는 것 같고 마음도 어둠으로 깔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서글픈 어둠을 이겨내고 마음에 깔리는 검은 어두움을 이겨내기 위해 메모를 해 봅니다. 저는 하루종일 선생님과 대화할 할 수 있는 시간은 저녁식사시간밖에 잘 없습니다. 근무시간에는 선생님들께서 교재연구 하시느라, 학생지도 하시느라, 문제출제 하느라, 수업하시느라 대화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근무시간에는 선생님들에게 아예 대화를 걸지 않습니다. 저가 대화를 건다는 자체가 바로 선생님들의 업무에 도움은커녕 방해만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 중에 한 젊은 여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요즘 우리학교에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1학년 학생들에게 오후 7시 이후 방과활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영어와 수학선생님께서 30여명의 학생들을 붙잡고 씨름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선생님의 과목은 수학이신데 수학의 기초를 가르치기 위해서 함께 식사하러 간 것입니다. 이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학생들의 수준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정말 한심합니다. 평준화 이후 가장 낮은 하향평준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울산에 있는 실업계 고등학교에 1차 지원을 하여 떨어진 학생들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학생들의 수준이 이렇게 낮은 학생도 있다는 것을 듣고는 기가 막혔습니다. 30여명의 기초학습을 받는 학생들은 수학공식을 대부분 모른다고 합니다. 수학공식을 외우지 못한다고 합니다. 겨우 수학공식을 알고 있어도 대입을 할 줄 모른다고 합니다. 또 그 중의 한 학생은 구구단을 못 외운다고 합니다. 이러니 수학선생님이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어떤 학생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수학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런 학생들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왔으니 어찌 되겠습니까? 그래도 부모님들은 자기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도 못하고 수학성적 향상을 위해 학원에 보낸다고 하니 얼마나 기가 찹니까? 자기 자존심 다 내어버리고 초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반에 가면 몰라도 이런 학생들이 대입수학반에 들어가서 수학을 듣고 있으니 어찌 됩니까? 보나마나 시간낭비 아닙니까? 공부하고는 더 멀어지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고 이런 학생들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희망을 실어줘야 합니다.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특별시간에, 다른 시간에도 그들을 안고 고민해야 합니다. 교재재구성을 통한 흥미를 유발해야 합니다. 밑바닥부터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기본은 알도록 해야 합니다. 기초는 세워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절대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좌절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더 큰 꿈과 비전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교생활이 즐겁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도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낄 것입니다. 그들도 생기가 돌 것입니다. 그들도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계속 공부만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학생들의 대부분 특징은 앞으로 내가 무엇이 되어 보겠다. 앞으로 무엇을 해 보겠다고 하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서 이런 학생들에 대한 진로지도가 잘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대학만 고집하도록 하면 안 됩니다. 자기의 숨은 자질을 발견하도록 해야 합니다. 자기의 특기, 적성을 찾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만이 가진 능력이 있습니다. 자질이 있습니다. 가능성이 있습니다. 뛰어남이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 계발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중의 학생 중에는 요리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있다고 합니다. 정말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해야 합니다. 일찍부터 요리학원에 다녀 요리기술을 배워 세계에서도 우수하고 뛰어난 요리사가 되도록 꿈을 키워줘야 합니다.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신바람 날 것 아닙니까? 미용기술도 좋습니다. 컴퓨터기술도 좋습니다. 제빵기술도 좋습니다. 미술학원도 좋습니다. 음악학원도 좋습니다. 자동차기술도 좋습니다. 간호학원도 좋습니다. 무슨 학원도 좋습니다.초등 수학반에 들어갈 학생들을 대입수학반 보내 시간만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자기가 잘하는 분야 무엇이든 좋습니다. 이것도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러면 그 분야에서 특출한 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분야에서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특기,적성교육이 이래서 필요합니다.
- 종합 학습 발표회를 마치고 - 해마다 이맘때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축제가 열린다. 20여 명의 소규모 학교에서도 천수백여 명의 대규모 학교에서도 팡파르가 울려 퍼진다. 초등학교에도 중등학교에도 1년 교육의 결실이 오색 풍선과 어우러진다. 파란 하늘에 펼쳐진 축제 알림 현수막도 경쾌한 아동들의 발걸음만큼이나 가볍게 나부낀다. 1년 동안의 성숙하고 성장한 모습들과 감춰진 ‘끼’들이 잠에서 깨어 마음껏 발현된다. 우리학교 30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면 예능 발표회를 하는 날이다. 강당의 무대를 장식한 대형 동화그림의 화려한 배경이 동화나라에 들어 온 듯한 신비로움을 느끼게 하였다. 언제 보아도 천장에 줄지어 있는 만국기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힘이 있다. 수많은 풍선들을 엮어 만든 대형 동물들이 무대 양쪽에서 어린이들을 맞이하는 듯했다. 한 종목 한 종목이 끝날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였다. 특히 학급별로 한번씩만 출연하기 때문에 반 학생 전원이 역할을 해야 하는 프로그램들이어서 연습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학생들의 재능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연출하는 학생이나 담임교사에게 어려움이 많기도 했다. 그러나 특별히 잘하는 학생들의 수준 높은 작품을 감상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은 서툴러도 전원이 출연하도록 하였다. 전통문화의 보급과 생활화를 위한 단소연수, 가야금연주, 사물놀이, 꼭두각시 율동, 장구연주, 소고놀이 등의 화려한 기량을 뽐냈다. 특히 영어로 말하는 연극은 영어의 표현력도 우수했지만 동작과 표정 하나하나 까지 세심하게 표현하였다. 특히 춘향전을 영어로 바꿔 말하고 전통의상까지도 출연자 모두 갖추어 실감나는 연기였다. 참관 학부모들의 많은 칭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의상을 꾸민 패션쇼는 나라마다의 특징을 잘 표현하였다. 사람의 일생과정인 출생, 성장, 학생시절, 연애, 결혼, 임신, 분만, 행복한 가정, 노인, 죽음까지의 전 과정을 코믹하게 엮은 콩트는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수화로 하는 노래와 율동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숙연해지게 했으면 장애우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높이는 계기도 되었다. 화려한 무대에 못지않게 출연학생 모두 예쁘고 배역에 알맞은 의상을 갖추었다. 소품들도 정성을 들여 제작하였고, 제작하기 어려운 기구나 의상은 대여받기도 하였다. 역시 ‘옷이 날개다.’라는 말이 실감 났다. ‘유니폼’을 입으면 자신도 모르게 자긍심을 느끼고 기강이 뚜렷해져 보는 사람들에게 통일된 모습을 보여 주어 효과적이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예비군복을 입으면 모든 사람이 개구리 같이 흐느적거린다는 말도 있다. 예쁘게 장식된 의상과 소품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한껏 자신감과 의욕을 불어넣어 준 것 같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린 학생들은 이런 학습과 경험을 통해서 쑥쑥 자란다. 자라는 모습이 훤히 보이는 것처럼 기량의 변화가 하루하루 달라진다. 처음의 계면쩍고 수줍어하던 자신감 없던 모습은 사라지고, 대견스럽고 활기 넘치는 모습이 된 것은 학습의 효과는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축제를 통한 학습의 효과와 체험에서 얻어지는 성장의 중요성을 보는 듯했다. 연습의 과정 속에서 사회성이 함양되고,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길러지고,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가 길러지는 산교육이 바로 축제 교육이라고 생각된다.
24일 원평초등학교(교장 유주영)에서는 한학년 동안 바르게, 예쁘게, 지혜롭게 성장한 학생들이 200여 명의 부모님들 앞에서 재롱과 기량과 지혜를 자랑하는 종합 예능 발표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특히 300여 명 어린이 전원이 무대에 올라가 자신들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관람하는 학부모들의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평소 충실한 교육과정의 이수, 방과후학교에서 학습한 예능적 기량, 자신의 특기와 적성에 따른 취미활동에서 길러진 자신감 넘치는 장기자랑 등 2시간 동안 쌀쌀한 날씨를 훈훈하게 데우는 듯했다. 단소, 가야금, 사물놀이, 꼭두각시, 민요, 소고놀이, 호남우도 농악 등의 전통문화 표현 활동이 우수하였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세계인들의 패션 쇼’ 영어로 말하는 연극 ‘춘향전’ 등은 초등학생 수준을 뛰어넘는 실력이었다. 장구장단 연주와 귀여운 전통 춤 동작들을 선보인 유치원생들의 귀여운 모습도 보였다. 유주영 교장은 “본교는 학교교육 현대화시설을 갖추고 있어 학생들의 특기적성 및 방과후학교 교육을 모범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수영장을 보유하고 있어 1년에 60여 시간의 수영교육 및 수상안전 교육을 한다.”고 하였다.
인천교육청은 24일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인천시내 초·중·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원어민교사 200여명을 대상으로 오전에는 워크숍을, 오후에는 화합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오전에는 원어민교사들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수학습방법개선 및 효율적인 원어민과의 영어학습방법”에 대한 워크숍 있었으며 오후에는 200여 원어민교사들이 교육문화회관체육관에 모여 화합의 날 행사로 각종 리크레이션 활동을 펼쳤다.. 2006.11.24 인천광역시교육청 홍보팀 제공
“리포트 및 논문을 대필 해줍니다. 초, 중, 고 모든 숙제나 수행평가도 대행합니다. 과학실험도 가능하며 일반적으로 3일 이내 모두 처리 완료합니다. 분량 및 과제의 종류에 따라 대행료에 차이는 있으며 최소분량 3페이지인 경우는 기본 3만원을 받습니다. 시중 학원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처리해 드립니다......” 인터넷의 한 숙제대행 홈페이지에 있는 글이다. “다른 아이 숙제와 겹치지 않도록 해드리니까 절대 걱정 마세요”라는 친절한 안내도 덧붙여 있었다. 현재 독후감. 가족신문 등 가벼운 숙제는 인터넷에서 건당 500원이면 내려 받을 수 있어 몇 천원만 투자하면 여러 개를 다운받아 짜깁기해 다른 아이들과 중복되지 않는 ‘질 좋은’ 숙제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세상’이다. 바야흐로 지금 우리나라의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라는 서식환경 속에서 ‘숙제 장사’를 번창시키는 사교육 시장이 돼버린 셈이다. 숙제를 사고파는 곳은 비단 온라인뿐만 아니다. 요즘 독후감, 글짓기, 탐구보고서 등을 대행해주는 학원가는 최근 ‘수행평가 전담반’까지 구성해놓고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보통 건당 5만원을 받고 필요하면 ‘출장 숙제’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놀랍게도 학원가는 여전히 숙제 전담 ‘선생’ 구인난을 겪고 있다니 ‘숙제 장사’ 시장이 얼마나 번창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수행평가란 ‘지식을 평가하는 기존의 지필고사와 달리 실험.관찰 보고서, 토의 과정, 실기 등 학생의 실제 행동을 보고 성취도를 측정하는 평가방식’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결과 못지않게 ‘과정’을 중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창의력을 키워보자는 취지다. 그러나 지금 이런 본래의 취지가 제대로 지켜진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른바 돈 주고 산 '짝퉁 수행평가'로 높은 점수를 받아 정직한 아이들을 누르고 대학을 가는 세상이다. 그러나 이런 숙제나 수행평가의 ‘부작용’, 누굴 탓할 수 있을까. 이렇게 숙제 대행이 성업을 이루게 된 데는 어느 한 쪽만의 책임이 아니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 그리고 정부까지 가세한 총체적인 책임이다. “수행평가 숙제할 시간에 과외를 시키거나 영어단어 하나 더 외우는 것이 낫다”는 학부모의 왜곡된 인식, 깊이 생각하기 싫고 무슨 일이든 편하게 해결하려는 학생들의 편의주의적 생각이 맞아떨어진 것. 여기에다 ‘창의성보다 점수 매기기 편한 과제’로 평가하려는 교사들의 안일한 사고방식이 곁들여져 ‘믿지 못할 수행평가’로 전락하고 있다. 그래도 모두들 할 말은 다 있다. 좋은 상급학교 진학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학부모나 학생은 어떻게든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한다. 그것도 학원이다 과외다 시간내기가 만만치 않은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현재처럼 혼자서 많은 학생을 담당하는 현실에서 이상적인 수행평가나 숙제를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든가, 제대로 수행평가를 하려면 일 년 내내 수첩 들고 평가만 해야 한다는 교사의 고충 또한 일리가 있다. 모두가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어 보이는 분위기이다. 평가의 방식과 인식을 바뀌지 않는 한 숙제 대행 사교육은 번창하고 평가에 대한 신뢰 또한 결코 유지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렇게 별다른 문제의식을 잃어버린 우리 교육현장을 감안하면 ‘숙제대행업’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뒤따르기 마련인 ‘시장 원리’다. 결국 학생 수가 많고 입시 부담감이 큰 우리 교육 여건에서 수행평가는 ‘과정을 중시하겠다!’던 당초 취지를 살리기는커녕 ‘이상에 치우친 제도’가 돼버렸다. 결국 학교가 애물단지 수행평가 때문에 ‘정직하면 손해 보는 세상‘을 만드는 악역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미 본래 취지는 무색해지고 유명무실해져 '애물단지'로 변질된 수행평가를 꼭 필요한 몇 개 과목을 제외하고는 아예 없애거나 있어도 그 비율을 극소화해야 한다. 돈으로 사고파는 '짝퉁 수행평가' 때문에 정직한 학생이 손해보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 숙제나 수행평가 ‘대행’이 ‘시험부정’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교사들이 기획·지도하고 어린 학생들이 무대에 오르는 자선공연이 11년째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사랑의 빛 4개의 촛불’ 공연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북부 교육청 주최로 열린 북부 종합예술제에 참가한 학교들 가운데서 상명초, 상수초, 청원초, 천사유치원 등 4곳의 교사들이 뜻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어린이들의 자선공연을 기획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결성된 ‘사랑의 빛…’ 기획단은 96년 12월 28~30일 미도파 메트로홀에서 개최한 1회 공연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매해 12월이면 자선공연을 벌여왔다. 참가학교는 10년 동안 조금씩 달라졌지만 ‘초등 3곳, 유치원 1곳’이라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각 학교 학생들은 교사들의 지도 아래 노래나 악기 연주, 무용 등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무대 위에서 마음껏 선보인다. 공연기획단 단장이자 1회부터 지금까지 공연 연출을 맡고 있는 박상철 신학초 교사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노력으로 비슷한 또래의 소년 소녀 가장이나 의지할 곳 없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한다”면서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학교들은 자선공연표를 5천원에 판매하며 판매 수익금은 공연이 끝난 뒤 한국복지재단과 노원구청 등에서 대상자를 추천받아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한다. 10년 동안 소년소녀 가장이나 모자가정, 독거노인 등에 전달한 금액만도 5130만원에 이른다. 특히 올해는 ‘촛불교실’ 야학이 1회 졸업생을 배출하게 돼 더욱 의미가 깊다. ‘사랑의 빛…’ 기획단은 지난해 10주년 공연이 끝난 뒤 지역인사의 도움으로 사무실을 마련, 올해 3월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야학을 시작한 것. 6학년 학생들이 중학교에 올라가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8명의 교사들을 주축으로 한 자원봉사단이 매주 4회, 오후 5~7시에 수학, 영어, 한문 등 주지교과를 비롯해 바이올린, 미술, 댄스스포츠 등 특기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박 교사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겨울은 특히 넘기기 힘든 계절”이라며 “더구나 생활능력이 전혀 없이 사랑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 것은 같은 세상을 사는 우리 모두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제11회 ‘사랑의 빛 4 개의 촛불’ 공연은 12월 6일(수)과 7일(목) 오후 6시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청원초의 사물놀이와 재즈발레단, 상명초의 상명오케스트라와 어머니 난타, 불암초의 스포츠댄스와 단소, 플루트 공연이 선보이며 아리아 유치원 어린이들의 노래 무대도 마련돼 있다. 올해 공연의 수익금은 내년 2월 한국복지재단의 협조를 받아 대상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영어교사들은 2009년부터 영어논술, 영어듣기, 영어로만 진행하는 영어수업 실기 시험을 치르게 되고, 2007년부터 매년 1천명의 영어교사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심화연수를 실시하고, 보다 생생한 체험을 위해 적어도 3년에 한번씩 외국 연수를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10년까지 초중고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2천9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2010년 이후부터는 단계적으로 모든 영어교사가 영어로 수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계획은 영어교육의 질을 높이고 영어 교사들로 하여금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위한 것이다. 학교 교육에 있어서 교사의 자질과 교수방법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나 현재 영어교육을 바라보는 교육부의 지침은 보다 근본적인 제도 면이나 교육 정책에 대한 재고 없이 영어교사에게 아주 많은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 원어민이 아닌 한국인 영어교사에게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라고 한다면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업이 진행될 지 의문이 생긴다.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에서 학생들의 참여도와 이해도간의 관계도 의문이다. 교실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면 그의 교수 능력을 생각하게 된다. 교육현장에서 가르치는 교사의 언어 구사 능력과 그것을 수업에 적용하는 교수기법이 중요함은 누구나가 인정하지만, 그보다 앞서 교육부와 언어 학자들이 담당해야 하는 교육 정책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그 중요성에 비해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영어교사들의 자질과 능력이 우수하다 하더라도 국가의 영어교육 정책이 잘못되어 있다면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영어인재를 길러내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분명 영어교육의 최종 목표는 학생들이 영어로 의사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여 주는 데 있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듣기, 말하기, 읽기 그리고 쓰기에 대한 4가지 모든 기능을 함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읽기 중심으로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고, 문법 번역 교수법에 의거, 실용 가치면 보다는 진학에 더 많은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영어교육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이런 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교사의 자질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영어 학습 시간을 절대적으로 늘리고, 학습도구 및 교육기자재의 확충에 더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현재 중학교에서는 일주일에 4시간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영어는 교실에서든 교실 밖에서든 당장에 활용할 기회가 거의 없다. 단순하게 책뿐만 아니라 영화, 게임, 노래, 영자신문 등 다양한 자료 활용이 필요한데 이런 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원해주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노래를 배우기 위해서는 비디오, 오디오가 필요한데 이것들은 고장났거나, 있어도 사용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적 활용을 위하여 재정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영자신문이나 소설책과 같은 아주 좋은 학습자료는 개인적으로 구독,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만약 개인적으로 이런 시청각자료를 활용하더라도 의문이 생겼을 때 교사에게 물어보고 해결할 수 있는 보충시간이 거의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방대한 교육 인구와 학교의 수를 생각한다면 엄청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분명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영어교사가 현장에 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요소가 교사를 임용하는 데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영어교육의 성패가 교사가 이전에 받은 훈련의 성격과 교사의 자질에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7차 교육과정 이후로 활용 중심 영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이런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우리 학교는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에서 영어수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고, 교수님과의 개인적인 대화나 학생들의 모임에서도 영어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표현 기능 훈련을 제대로 받은 교사의 확보를 선결 조건으로 하는 교육부의 방침에 맞추어 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영어교사의 자질 함양과 양성을 위해서는 영어교사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교육부, 영어언어학자, 교사희망자, 교사, 그리고 학교까지 다같이 상호 협력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 체험 및 학점 이수 프로그램에 지원자들이 몰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3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다음 달 7일부터 29일까지 운영할 예정인 '고교-대학 연계 학점인정 프로그램'에 대해 지난 20일부터 참가 신청을 받은 결과 지금까지 모두 202명이 접수했다. 학점인정 프로그램은 대구시교육청이 대구와 부산, 울산, 경북, 경남 지역 27개 대학과 상호협약을 통해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좌를 개설하고 이수 학생들이 협약 대학에 진학할 경우 학점을 인정해 주는 제도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해 대구권 7개 대학과 협약해 이 프로그램을 처음 시행한 후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올해에는 연계 대학을 부산대, 안동대, 울산대 등 영남권 전역으로 대폭 확대했다. 개설 강좌는 '초급영어회화', '기초중국어' 등 어학을 비롯해 '댄스스포츠의 기초', '이미지 메이킹', '웹애니메이션' 등 24개 교양과목으로 이 중에는 '신나는 철학 한마당', '실전논술테크닉' 등 논술 관련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이달 말까지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뒤 2만원의 수업료를 내고 과목별로 30시간을 수강하면 된다. 강좌가 끝나면 학생들은 2학점을 미리 이수받게 되고 해당 고교에도 출석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이후 학점을 선이수한 대학과 실제 진학하는 대학이 다르더라도 협약에 포함된 27개 대학간에는 학점이 서로 인정된다. 단, 이수 후 학점인정 기한은 내년도 3월 1일 대학 입학일 기준이며 신청자격은 대구지역 소재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에 한한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고교-대학 연계 학점인정 프로그램은 수능 후 학생들의 학업 관리와 진학을 돕기 위해 수강료의 절반을 교육청에서 부담하고 있다"며 "수능 후에도 흐트러지지 않은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유익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5년 미주리대 세인트루이스 캠퍼스에서 교환교수로 있을 때 Mrs. Robinson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로빈슨 부인은 한국인이고 남편인 로빈슨씨는 미국인이다. 로빈슨씨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아버님이 한국의 대학에 교수로 임용이 되셔서 한국에서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냈다. 한국어가 한국 사람보다 더 능통하고, 글 읽기를 좋아하여 로빈슨 부인에 의하면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한국 사람인 자신보다 오히려 더 많이 알고 있으며, 미국으로 간 다음에도 한국관련 책자를 탐독하고 출근하면서 부인보고 읽어 보라고 때때로 책을 탁자에 놓고 간단다. 로비슨부부를 보며 제목과 조금 비껴서는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위치는 한국에서 생각해 볼 때 어떠한 나라들에 해당할 수 있을까?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앙아시아나 남미의 나라들? 한국 사람들이 그러한 나라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교수로 근무하며 이렇게 온 가족이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지도록 심혈을 기울이는가? 얼마 전 선배가 내게 묻기를 그 집도 똑같이 엄마는 한국인, 아빠는 미국인이며,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미국으로 건너갈 것이므로 가능하면 영어위주로 훈련시키며 한국말을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단다. 미국으로 가면 자연히 영어에 익숙해질텐데 언제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손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인가. 이중언어 환경에 자연히 노출되어있다는 것은 천혜의 혜택이다. 필자라면 아프리카의 언어와 문화, 이슬람 언어와 문화, 라틴언어와 문화 등 아동이 접할 수 있을 때 최대한 알 기회를 주고, 친구들도 만들어 주도록 노력하겠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아프리카의 대사로도 갈 수 있으며, 이슬람 국가에서 큰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유엔에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서로간의 입장을 잘 조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로빈슨씨의 자녀들은 현재 초등학교 4학년, 2학년,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이 아이들이 한국에 있을 때 아이들은 한국말만 하였단다. 미국으로 가자 영어로만 말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환경에 극히 민감하며 어른보다 적응을 잘한다. 로빈슨부부는 필자를 배려하여 한국말을 하였으며, 아이들은 영어를 사용하였으나 한국말을 다 알아들었다. 로빈슨씨의 자녀들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자라서 한국과 한국의 주변, 일본이나 중국을 잇는 전문가로 성장하는데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게 될 것이다. 한국의 지식층들이 경제적으로 한국보다 조금 못사는 나라에 자녀들을 데리고 나가 그 문화와 언어를 익히기에 노력한다는 소식은 필자의 무지로 인함인지 별로 들은 적이 없다. 부모는 그러한 나라에 나가살더라도 어린 자녀들을 유럽과 미국으로 보냈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다. 유럽과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은 지금도 넘치고 넘친다. 부부를 바라보며 몹시 현명하다고 느꼈으며 동시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필자도 내 아이의 교육을 놓고 볼 때 전문분야교육은 학문적 성취에 있어서 검증된 혹은 그 학문에 유리한 나라에 가서 교육을 받게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능하다면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도록 학기 중에 교환수업을 받게하거나 혹은 학위를 끝낸 후 한 두해는 세계의 이곳저곳을 경험하게 하고, 자신이 있고 싶은 곳을 선택하여 살게하고 싶다. 얼핏 듣기는 아프리카 문화와 언어, 중국의 문화와 언어, 중동 국가의 문화와 언어 등에 관한 연구도 그 나라보다 선진국이 더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다는 말을 듣기는 한다. 교육체계에 있어서는 그럴 것이다. 하지만 바라보는 시각과 교육의 목표, 접근하는 방법, 내용은 해당 국가의 입장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한국도 지금 먹고살기가 조금 나아졌다고 몽골,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 중동, 동유럽, 파키스탄 등에서 직업을 구하려고, 혹은 결혼을 하려고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 증가하는 외국인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다른 나라의 많은 자료를 참고하여 배운 사람들, 기술이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 당장 싼 임금 때문에 혹은 하인부리듯 마구 대할 수 있는 사람들만 선호하다보면 선진국의 예에서 보듯 후일 재앙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어찌되었든 한국도 이제 굳이 외국을 나갈 필요없이 주변에서 손쉽게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고 있다. 이들 다양한 외국사람들이 한국에서 주변인이 아니라 중심인으로 그들에게는 사소한 일일 것이나 한국인에게는 새롭고, 색다른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자랑스럽게 전달하며 한국의 단일 토양, 단단히 굳은 동네 중심 사고방식에 변화를 주고, 한국인으로서 보다 발전되고 열린 사회를 이루는데 힘을 보태고 동화되어 자라나는 자녀들이 희망과 미래를 품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로빈슨 부인은 필자가 미국에 있는 동안 아동교육을 포함한 교육과 관련된 도서실, 박물관, 과학관, 미술관, 민속촌, 풍경이 좋은 집들이 들어서 있는 동네, 미국 문화의 일부인 동네 창고세일, 다양한 형태의 종교 기관 즉 재즈 풍의 성가를 부르는 성당, 유태교회, 개신교회, 대학, 공원 등을 소개하며 그곳에 가는 길약도를 소상히 넣어 메일을 보내주었다. 필자가 본래 왕길치(길눈이 몹시 어두운 사람)이며, map 盲(지도를 잘 읽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세 아들 뒤치다꺼리와 자원봉사 활동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로빈슨 부인은 커다란 차에 세 아이를 태우고 우리 집으로 와서 필자까지 태우고 두루두루 돌아다녔다. 더러 필자 혼자 가보라고 권하는 몇몇의 장소는 용기가 나지 않아서 혹은 장소를 찾지 못하여 가보지 못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다. 필자가 소개받은 곳 중의 하나가 상가 내에 위치한 아동 대상의 작은 사설 박물관이다. ‘박물관’이란 고정화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박물관 근처까지 가서 정말이지 엄청나게 고생을 하였다. 알려준 곳 주변을 돌고 또 돌아도 상점과 커다란 주차장만이 보일 뿐이었다. 상점내에 위치하여 상점과 비슷한 겉모습과 크기를 지녔을 것이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하였다. 손전화를 발명하신 분들의 덕택으로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Children's Museum World Ways'란 간판 아래 필자가 찾는 박물관이 있었다. 일반 상점 입구와 똑같은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면 개방된 공간에 관람료 받는 창구가 놓여 있고, 한 옆으로 재미 러시아 사람들이 기증한 민속의상, 각종 인형 등이 유리 함에 넣어져 있었고, 그 옆으로 재미 필리핀 사람들이 기증했다는 필리핀 전통의상, 왕실 마차, 가구, 그림들이 실내나 혹은 유리함에 넣어져 있었다. 마주 바라보이는 벽에는 바닷속 풍경 그림을 배경으로 한 암벽타기 놀이장이 있고, 그 옆으로 돌아가며 세네갈을 소개하는 그림과 멕시코 문화 유산들이 놓여있었다. 멕시코의 부엌에서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도구를 이용하여 직접 곡식을 갈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시기는 이 박물관의 ‘중국문화 행사의 달’이었기 때문에 중국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활동들이 소개되고 있었으며, 중국에서 유학을 온 대학원생이 임시로 채용되어 영어와 중국어로 중국문화를 소개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이국문화 체험 공간이기 때문에 중국 사람의 방, 부엌, 미끄럼틀에서는 직접 침대에 누워보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보기도 하며, 부엌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상에 차려볼 수도 있게 하였다. 12간지에 색을 칠하면서 그 의미와 각각의 시기에 해당하는 해(年)를 써놓았다. 예를 들면 1958년, 1970년, 1982년, 1994년, 2006년은 개띠해라고 개의 그림 밑에 犬 과 Dog를 함께 써놓았다. 새해에 돈을 넣어주는 붉은 봉투 즉 hong bao 만드는 법을 쉽게 소개하는 한 장짜리 설명서와 직접 가위로 오려 풀로 붙이도록 재료가 놓여 있었고, 선으로만 그려진 탈에 색칠해보도록 색연필을 준비하여 놓았다. 중국의 중의원도 있어 약상자를 열어보고, 약을 만져볼 수 있도록 해 놓았으며, 안내자가 설명을 해주었다. 미국식 이름을 한자어로 나타내는 법을 알려주는 소책자도 놓여있어 필자는 Harry를 哈利로 쓴다는 것을 거기서 알았다. 흥미로웠다. 중국식 정자도 입체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고, 통속에서 미끄러져 나오는 미끄럼틀 입구 양옆에는 해태와 같은 동물이 세워져 있었다. 중국에서 상서롭게 여기는 수호동물일 것이다. 그 밖에도 탱그램, 상용문자의 발자취를 나타내는 목각판 등이 있었다. 각 나라 문물을 관람하거나 체험하고 나오면 오벨리스크처럼 긴 기둥이 서 있고, 여러 개의 시계가 각 나라의 시간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 시계 위에는 ‘아이들은 자고 있나요? 학교에 있나요? 아침을 먹고 있나요?’ 하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같은 시간대에 다른 나라에서는 자고 있을 수도 있고,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이렇게 크고 넓은 것이다. 박물관 뒤편에는 휴게실이 있고 탁자와 의자, 음료수 자판기, 싱크대가 있었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관람과 체험 그리고 놀이기구를 타보고 쉬고 싶을 때 휴게실에 앉아서 아이들이나 다른 부모들과 관람한 내용이나 일상의 이야기도 나누고 가지고 온 도시락도 함께 먹을 수 있다. 음식을 다 먹은 후에는 관람객 스스로가 청소함을 열고 청소도구를 찾아서 바닥에 떨어진 것을 쓸고 닦아야 하며, 물로 씻을 필요가 있는 것은 싱크대를 사용하고 주변을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청소를 한다. 이 박물관은 그 지역 외국이주민들이 기증하거나 제공하는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많다. 사실 일상의 사소하거나 하챦은 것은 그 집이나 그 문화권에서 살지 않으면 보거나 체험하기 매우 어렵다. 기존의 박물관에서 얻을 수 없는 일상의 시시콜콜한 것을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박물관의 독특함으로 그 내용이 비록 크게 훌륭하지는 않아도 필자에게는 매우 흥미롭고 새로운 체험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 지역 필리핀인회나 세네갈 혹은 다른 이주민 협회가 자신의 문화를 알려달라고 기증을 하거나, 박물관 관계자들이 찾아다니며 기증해 줄 것을 부탁하여 관람 내용을 바꾼다고 한다. 이 동네에 사는 아이들이 근처에 함께 사는 사람들의 문화를 손쉽게 보고 만지며 세계를 접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 농촌지역이나 공단지역을 중심으로 저개발 국가의 인력들이 결혼의 형태로, 노동인력의 형태로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일부 영어를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지역 학교에서 아이들의 영어를 가르쳐 주는 강사가 되기도 한다고 들었다. 영어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국어, 러시아어 등 아시아어, 유럽어, 남미어, 아프리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은 세계를 무대로 살아갈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 일터와 삶터를 마련할지 모르는 일이다. 각 지역의 문화를 알려주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이 작은 박물관은 그 지역에 사는 외국분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그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지역에 대한 소속감도 높여주며, 더 나아가 후진국에서 온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자손들의 바른 정체성 형성과 부모의 나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부모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이는 자라서 사회에서도 소중한 사람이 된다. 더 중요한 일은 한국 아이들이 집 주변에서 다문화를 늘, 공기처럼 손쉽게 접하고 체험하여, 혼혈의 아이를 가슴으로 인식하고 세계의 넓고 다양함을 받아들이고 편견과 아집, 쫀쫀한 잘난체를 없애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후진국 사람들에 대한 인식부터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50년 후의 세계는 지금의 세계와 달라질 전망이다. 잘 사는 나라들이 모두 못사는 나라들을 원조하려는 援助 전쟁 중이란다. 이제는 침략으로 일방적 이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고 받는 상생으로 상호간의 이익을 구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남을 해함으로 이익을 구해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전쟁의 상처로 질곡의 세월을 견디고, 더욱이 나라마저 둘로 나뉜 상태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세계의 큰 나라로 성장한 한국은 가난과 전쟁의 상흔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저개발국가들에게 미국이나 중국, 일본만큼 많은 돈으로 원조를 할 수는 없으나 同病常鱗의 심정으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일들은 사람이 하는 것이며, 인종과 피부색이 달라도 그 마음밭은 같을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일의 첫걸음은 서로를 아는 일이다. 함께 살아가는 주변의 사람들을 훈훈하게 엮어주며, 서로의 삶의 모습에서 서로 배우는 지혜를 얻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세상문을 보다 넓게 열어주는데 이 작은 박물관은 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파트에는 ‘반상회’라는 모임이 있어 가깝게 사는 이웃들이 한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는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벌금을 내더라도 모임에 가려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함께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므로 서로간의 예의가 부족하다. 함께 있는 시간이 오히려 고통이 되어 서로 마주할 시간을 피하고자 한다. 만약 우리의 주변인들이 작은 박물관겸 아이들의 교육관을 꾸려간다면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갈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어른들의 작은 노력’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예의에 대한 깊은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