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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모의선거 프로젝트가 위법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중앙선관위는 지난달 23일 서울시교육청의 모의선거 프로젝트가 ‘공무원 등 법령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제85조 제1항과 ‘공무원이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발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제86조 1항 3조에 위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인 교사가 선거권자를 대상으로 지지 후보를 조사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선관위는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모의 투표 실시 주체가 서울시교육청이 아니라 징검다리교육공동체였고, 선거권자가 교육 대상 중 없었다는 점을 들어 “당시의 선례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당시에도 “일반 단체에서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통령선거 모의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에 해당하므로 공직선거법 제108조를 준수해서 실시해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제108조는 선거에 관한 조사결과의 공표와 투표용지와 유사한 모형에 의한 여론조사 등을 금지하고 있다. 선관위가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시교육청의 프로젝트 추진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시교육청은 고3 유권자를 제외하고 모의선거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수 기자
문맹률 제로, 공교육의 책무입니다 저는 1980년 10월28일, 부임 나흘째 되던 날,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바닷가 마을 00초등학교 4학년학생48명 앞에 섰습니다. 간단한 소개와 부임인사를 하고 그날 일정대로 10월말 학력평가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학생 실태조차 미리 알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칠 테니 여러분도 열심히 공부해주기 바랍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10월 말 시험을 치르는 날입니다. 국어 시험지를 잘 읽고 답을 적어서 내주기 바랍니다." 그런데 시험을 나눠준 지 10분도 되지 않아 다 했다는 아이들이 열 명을 넘었습니다. "우와, 공부를 참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 가 보구나. 자기 이름을 꼭 썼는지, 빠뜨린 답은 없는지 꼭 확인하세요. 다했다는 친구들 시험지를 좀 볼까요? " 그 순간 저는 놀라고 말았습니다. 15명의 아이들이 보여준 시험지에는 아는 글자 한두 글자를 칸마다 적어놓았습니다. 번호를 쓴 것도 제대로 맞춘 것이 없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너무나 태연한 아이들 모습이었습니다. 48명 중에 15명이 글자를 모르다니! 그것도 고학년을 바라보는 10월 말에! 겁에 질린 24살 초보교사는 아이들의 시험지를 들고 교장실로 달려가 울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고 불쌍한 아이들이었지만, 무거운 책임감에 앞뒤 가리지 못하고 사표를 내겠다고 울어버렸으니 교장선생님은 또 얼마나 놀라셨을지! 아직도 그날이 생생합니다. 제가 가기 까지 담임선생님 없이 석 달을 기다린 아이들인데 후임이 올 때까지 한 달만이라도 아이들을 부탁한다는 교장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말씀에 한 달을 약속하고시작한 교직생활이었습니다. 그 한 달이 마지막 골인 지점까지 달려서 정년퇴직까지 했으니 교직은 제 인생 그 자체입니다.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바닷가 마을 00초등학교 4학년학생48명이 가득한 교실, 석 달째 담임선생님이 안 계셔서 옆 반 선생님이 두 반 96명을 가르치고 있던 상황. 백 명에 가까운 학생들을 한 선생님이 가르친다는 건 수용 시설에 가까웠을 것이니안전사고라도 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었고 학력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착하고 순수했던 그 맑은 아이들의 표정, 아직도 입안에 맴도는 이름들. 그것은 첫사랑만큼이나 오래 가는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교사 부족으로 학교가 힘들던 시절이었으니 우리 반 아이들은 4년 째 담임선생님과 제대로 공부를 못한 셈입니다. 그러니 48명 중에 15명이나 된 아이들이 책을 읽지 못하는 슬픈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교대를 나온 선생님들이 보수 조건이 훨씬 좋은 기업으로 빠져 나가던 시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부족하여 땜질처방으로 겨우겨우 채우던 시절. 학급 당 학생 수도 많은데 가르칠 선생님마저 태부족이었으니 학교현장은 기초학력이 엉망이 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시달리던 시절. 저는 가난 때문에 주경야독으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지만 더 좋아하는 일을 찾아 공무원 생활 틈틈이 방송통신대학 초등교육과 공부를병행하여 졸업했습니다.보름에 가까운 출석수업도 과제물도 성실히 이행했고 졸업시험까지 무사히 마쳐 준교사 자격증을 받던 기쁨. 대학생활의 낭만은 없었지만 순위고사를 치르고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다음 날 부임하러 찾아가며 너무 멀어서 울었던 기억까지 생생합니다. 하루 두 번 다니는 시골 버스는 돌길에 튀어오르며 구불구불 비포장 길을 달리며 바다를 보여주었지만 낭만조차 느낄 수 없었던 내 생애 첫 학교는 설렘보다는 걱정과 연민으로 점철된 시간이었습니다. 한 달을 약속한 나는 정규 시간이 끝나고 학생들을 하교시키고 나면 해가 질 때까지 15명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따라 읽게 했습니다. 그리고 가르쳐 준 낱말이나 문장으로 받아쓰기를 하며 읽기 부진으로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아이들과 퇴근 시간을 잊은 채 매달렸습니다. 다행히 난독증을 지닌 학생이 없었기에 짧은 시간 동안 국어 책을 읽어내는 아이들이 늘어갔습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가능성에 놀라고 감동한 아이들과 나는 마음으로부터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4학년이 끝날 무렵 거의 모든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독서교육을 병행하니 아이들의 읽기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습니다. 독서교육이 없는 단순한 읽기 지도는 문해력과 독해력으로 이어지지 못해서 학습 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날마다 책을 읽도록, 숙제로라도 읽게 했습니다. 그 중에 한 학생은 몇 달째 장기결석 중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한 채 가난한 결손가정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일만 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몇 번의 가정방문 끝에 학교로 나오게 했던 아이는 키도 크고 손도 큰 그 아이는 농사일도 잘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를 다니며 좋아하던 모습이 어제 일처럼 또렷합니다. 이제 쉰 살이 넘었을 그 제자들은 아직도 저를 찾으며 책을 읽던 그날들을 이야기합니다. 선생님 무릎에 앉아서 동화책 이야기를 듣던 추억을 떠올립니다. 만약 그때 15명의 문맹 학생들을 포기하고 교문을 나섰다면 나는 평생 죄스러움을 안고 살았을 것입니다.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이었지만 가장 보람을 느꼈던 초임지의 추억은 남은 인생의 길을 다시 힘내어 걸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인간은 행복한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이니까요. 공교육의 불편한 진실, 외면하지 말아요 첨단 시대를 향해가는 지금도 배움의 장소인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는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존재하는 게 불편한 진실입니다. 겨우 글은 읽지만 그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초등학교 고학년이지만 읽기조차 안 되는 학생, 눈뜬장님 같은 이 아이들은공부상처로날마다 고통을 받습니다. 문맹자가 있을 거라고 상상하기 힘든 학교라는 베일에 싸여 당연히 누려야 할 교육 받을 권리를 찾지 못한 채 악몽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이 바로 학교 속의 문맹자들입니다. 아무런 장애가 없는 아이가 고학년이 되도록 한글 해독이 안 되는 납득하기 힘든 현실 앞에서 저자는 아이의 교육받을 권리를 이 지경으로까지 외면한 한국 공교육의 현주소를 탄식하며 읽기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실행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학교 속의 문맹자』는 학교 속 문맹자들의 실태와 그러한 현상의 밑바탕에 깔린 문제, 그 문제에 책임을 느껴야 할 이들은 누구이며, 문제 해결의 방법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다룬 연구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저자는 묻습니다. 자신의 교실에서 일상적으로 읽기 부진아를 대하는 교사들 중에서 ‘읽기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독서 지도 방법을 익히고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또 그러한 실천을 가로막고 있는 학교 시스템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교실의 어느 구석진 자리에 앉아 말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읽기 부진아의 감추어진 고통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저자는 말합니다. 문제 해결의 원칙 '아이로부터 출발하라'고! 첫째, 아이의 문제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라. 둘째, 학교 속의 문맹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교사를 양성하라. 셋째, 조기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라. 기초학력 부진이나 학교 속의 문맹자를 구하는 일은 그 어떤 교육 문제보다 최우선적으로 접근해야 될 문제입니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문제들을 물고 들어가는 악순환의 고리이기 때문입니다. 공교육마저 양극화 되어서 잘하는 학생은 더 대접받고, 하위 그룹에서 허덕이며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며 학습 부진의 늪에서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삶을 사는 학생들을 구하는 길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조기 개입, 독서교육, 전문성을 지닌 교사 첫째, 초등학교 1학년이 끝나기 전에, 할 수만 있다면 입학 전 6개월 전에 조기 진단과 조기 개입, 둘째, 부진 학생은 1대 일 지도를 하되 반드시 독서교육을 병행할 것, 셋째, 양질의 교사 교육, 특히 교대 교육과정에 난독증을 비롯한 읽기 따라잡기 프로그램 도입 으로 모든 교사를 전문가 수준으로 양성하는 것. 영국의 독서교육, 핀란드의 무상교육과 석사 학위 이상의 교사의 자질로 달성한 문맹률 0퍼센트, 미국의 ‘리딩 퍼스트(Reading First)’ , 뉴질랜드의 ‘리딩 리커버리(Reading Recovery)’의 공통점은 조기 개입과 독서교육, 교사 교육 덕분임을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도적인 뒷받침과 전문성을 지닌 교사를 최대한 우대하는 핀란드의 문맹률 제로화는 단연 돋보입니다. 학교 속의 문맹자들은 교사 교육의 필독서로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학교를 떠나 한 발 물러서서 객관적인 자리에서 읽은 이 책의 화두는 결코 가볍지 않아서 우리 모든 교육자의 가슴에 묵직한 울림과 한숨을 함께 주어 가슴에 손을 얹게 할 것입니다. 내가 가르친 제자들에게 무엇을 더 했어야 했는지 아프고 뜨거운 질문을 하며 힘들게 책을 덮습니다. 인생은 미완성이라지만, 교육은 미완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절감하며 아직도 나는 교사임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50명이 넘는 학생들을 데리고 날마다 낭독을 시키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받아쓰기를 시키며, 독서를 강조하신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나의 은사님! 철저한 기초기본교육 덕분에 내 친구들은 모두 책을 읽고 졸업을 할 수 있었음을! 특히 1학년 황금만 선생님, 6학년 김신석 선생님의 뜨거운 제자 사랑을 교직 생활 내내 저의 모델로 삼아 단 한 명의 문맹자도 남기지 않았으니 최고는 못 되어도 죄인만은 면했으니 하늘에 감사하고 은사님께 고맙습니다. 선생님, 당신이 희망입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교육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에 교사의 자질과 능력을 깊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는 충격적이다. 신뢰도 점수가 5점 만점에 2.79점에 불과했다. 또 교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학원 강사 등과 같은 현장 경험 전문가를 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에 학부모의 56.1%가 동의했다. 98%에 달하는 응답자는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한마디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에서 비롯된 요인이 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로 구축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교육에 대한 철학과 성찰이 없이 진영 논리에 따라 정책들이 빈번하게 만들어진다. 그에 대한 부작용과 파행이 결국 학부모들이 교육에 불만족을 갖게 했다. 교사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도 정부의 오락가락 하는 정책의 혼란을 교사들이 그대로 뒤집어쓴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교사의 수준은 이미 세계에서도 인정을 했다.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 교사를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으로 꼽았다. 교육 강국인 싱가포르는 상위 30%, 핀란드는 상위 20%의 인력이 교사가 되는데, 한국은 5% 인재가 교단에 선다고 했다. 실제로 내신과 수능이 1~2등급 수준이어야 교대에 진학할 수 있다. 중등 교사가 되는 사범대학 진학도 상위권에 들어야 가능하고, 다시 임용시험에 엄청난 경쟁률을 뛰어넘어야 한다. 교육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는데, 이 전제대로라면 학부모들은 선생님들에게 한없이 신뢰를 보내야 한다. 교사의 신뢰도 점수는 그 결과 값이 애초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수치다. 즉 교사의 신뢰도는 학부모가 가지고 있는 자녀의 기대치와 그 실현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교사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우리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실현되지 못하면 교사의 신뢰도 평가는 만족하기 어렵다. 통계 중에는 학교급별 만족도가 상급 학교로 갈수록 떨어진다는 조사도 있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는 아이의 현재 상황이 그 자체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고등학생일 때는 자녀가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욕심이 구체화된다. 그런데 그 기대란 만족스러운 경우가 거의 없다. 아이에 대한 기대는 높은데, 현실은 반대로 가고, 마침내 자녀의 미래도 불안하다는 인식에 다다른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도 못 믿고, 자신도 못 믿는 상황이 지속된다. 그러니 선생님이라고 믿을 수가 있겠는가. 역설적이게도 지금 학부모들은 학교와 교사를 믿지 못하지만 여전히 학교에 보내고 있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희망을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 구성원이 모두 노력해서 더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불신이다. 교육 당국은 교사들을 불신한다. 교사들은 교육 당국을 믿지 못한다.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교사를 신뢰하지 않고, 교사들 역시 학부모를 불신한다. 교육은 신뢰가 생명이다. 신뢰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인정 욕구가 강하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인정을 받을 때 능력을 발휘한다. 신뢰 받지 못하는 교사들이 활기찬 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데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교육정책이 설계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자기효능감이다. 학생들뿐만 아니다. 교사의 자기효능감도 교육적 행위를 성취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교사의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인센티브를 주거나 정책을 펼칠 필요까지 없다.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여론 조성만으로도 충분하다. 교육당국이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객관성 확보도 어려운 설문 조사로 학교 문화를 헤치고 있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반목과 갈등이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불평과 불만을 갖는 경향이 많다. 그러다보니 소중한 것을 모르고 고마움을 모른다. 사실 만족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배움을 가치 있게 여기고, 마음에 다가서는 문화를 조성하는 설문 조사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무너지는 우리 학교 문화를 바꾸는 디딤돌이 된다.
토인비가 부러워한 한국의 아름다운 가족제도 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거든 나무를 심으며, 백 년을 살려거든 德을 베풀어야 한다. 덕이란 人物을 두고 하는 말이다.『화식열전』에서 ▲ 아이들이 직접 쓴 대본으로역할놀이 중인 영암 덕진초 2학년 제자들, 그리움으로 남은 풍경 德이란 곧 인물이니 敎育을 말함이다. 금세기 최고의 지성 토인비에게 어느 기자가 물었다. 만약 지구가 멸망해서 다른 별로 이주할 때 오직 한 가지만 가져가야 한다면 선생님은 도대체 무엇을 가져가겠느냐고. 토인비는 촌각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한국의 가족 제도를 가져가겠노라고. 율곡 선생은 선비의 온갖 행위 중에 효제가 근본이라 하였으며 삼천 가지 죄목 중에 가장 큰 죄목이 불효라 하였다. 민족의 명절 '설날'이지났다.며느리 사표니, 고부간의 갈등이니, 말들이 많다. 명절을 없애자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이러다가 가족 간에 최소한의 예조차 거부하는 세상이 도래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하기야 교실에서조차 온당한 가르침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배움을 방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세상이니 더 말해 무엇 하랴! 이제 바르게 선도하는 선생님은 꼰대 소리를 듣게 되었다. 알고도 모르는 척 해주는 게 미덕인 세상이 되었으니. 필자도 며느리로서 25년 동안 설날과 추석, 어버이날, 집안 제삿날에 수시로 시댁을 드나들이하며 살았다. 물론 몸은 피곤했지만 그것을 당연한 도리라 여겼고,내 자식을 잘 기르기 위한 본보기였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이제는 양가부모 다 계시지 않으니 그 쓸쓸함이란! 어버이 살아계실 제 효를 다하라는 옛 어른들 말씀만 곱씹으며 후회가 남는다. 잘한 것은 생각나지 않고 잘못한 일만 생각나는 명절이니. 부모에게 받는 건 당연한 것이고 부모를 챙기고 보살피는 것은 거부하며 명절조차 없애자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부모나 자식 사이라도. 타협점이 필요해 보인다. 효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접근 방법을 고민할 때가 된 것 같다. 옛것을 무조건 고집하는 것이나, 힘들고 불편하니 없애자며 양극단으로 치닫지 않으면서형편에 따라 양보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절실해졌다. 가장 일차적인 사회적 관계가 부모 자식의 관계다. 仁義禮智는 필연적인 도리이자 사회적 관계를 위한 기반이다. 가정의 사회적 관계가 허약하면서 직장이나 학교의 사회적 관계가 원만하기를 바라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일이다. 부모가 자식을 돌보고 기르듯, 자식 또한 부모에게 마음을 다 하는 일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그 기본이 흔들리는 소리가 명절마다 터져 나오는 현상을 단순하게 볼 일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었다. 자식 또한 누군가의 부모가 되는 도리를 원하지 않거나 원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며 워라밸을 꿈꾸고 현재만을 즐기자는 욜로가 유행이다. 이제는 설날이 설레는 날이 아니라 고부간의 갈등이나 가족 문제가 표출되는 아름답지 못한 모습으로 회자되는 날이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다. 물질만능주의 세상에서 최상의 교육, 최고의 덕목으로서 효의 가치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아버지의 권위가 사라지고 선생님을 '쌤'이라 부르는세태가 그걸 반영하고도 남는다. 언어의 한계가 인간의 한계' 라고 일갈한 밀란 쿤데라의 말은 매우 지당한 표현이다. 우리나라 언어는 듣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낱말을 가르치고 배우게 한다. 매우 다양한 표현 속에 말하는 사람이 지닌 인간의 품격까지 짐작할 수 있다. '효'의 시작은 언어를 바로잡는 데서 비롯된다. 돌아오는 설날에는 제대로 된 호칭을 가르칠 일이다. 부모에게 반말하는 세태부터 고쳤으면 좋겠다. 친근함이 지나쳐 버릇없음으로 가는 잘못을 막는 것은 바로 바른 언어사용법에 있다. 토인비가 부러워한 가족 제도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설날이기를!
생각하지 않는 독서는 위험하다 -쇼펜하우어 스위스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에게 영어나 산수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한다.가만히 앉아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기, 줄 서기, 다른 아이 괴롭히지 않기 같은 것을 배운다는 것. 노르웨이 초등학교에서는 장래 희망을 이야기할 때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를 포함해서 이야기하도록 가르친다고 한다. 패자에게 벌을 주지 않는 북유럽 사회의 모습은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그렇다고 뭐든지 따라 하자는 건 아니지만 취사선택은 할 수 있으리라. 지난 해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며 청와대 청원 글을 올린 선생님의 이야기에 한숨이 나온다.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것도 학생보다 학부모 민원이라고 하니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모든 인간관계는 양면성이 있으니 어느 한쪽만을 나무랄 일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도덕률이나 인간다운 자세만은 그곳이 어디든 지켜져야 함을 생각하게 된다. 서두에 인용한 스위스 유치원 교육의 모습이나노르웨이 교육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는 요즈음이다. 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은 얼킨 실타래처럼 풀기 어려운 문제로 보여서다. 대단한 독서가였던 쇼펜하우어는 독서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독서는 다른 사람의 머리로 사고하는 것이므로 바보가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 교양을 위한 독서, 공부를 위해서 독서를 강조하는 독서는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 새겨 들을 경구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읽음이 읽지 않음보다 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아는 것만큼 보인다. 아니 읽은 것만큼 이해할 수 있다. 읽을수록 모르는 세계가 더 많다는 것, 알고 싶어도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얼마나 많은지 읽을수록 부끄러워지는 얕은 지식의 한계 앞에 서게 된다. 그러니 쇼펜하우어의 경고 단계에는 평생 이르지 못할 것 같아 조바심이 생겨 자꾸만 욕심을 내어 책을 찾는다. 읽을수록 내 무지의 벽을 만난다. 그러다가 어느 한 구절 내 식대로 읽은 다른 책에서 만난 부처의 일갈에 위로를 받기도 하니 이럴 때의 책은 최상의 친구다. 부처에 따르면, 생에는 의미가 없다. 사람들은 어떤 의미를 만들 필요도 없다.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럼으로써 우리의 집착과 공허한 현상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데서 비롯되는 고통에서 해방되면 된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사람들의 물음에 부처는 이렇게 조언한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 절대로 아무것도." - 유발 할라리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459쪽에서 우리의 삶에 의미가 없다는 부처의 일갈을 피부로 느끼는 요즈음이다. 일하지 않아도 시간은 가고 학교를 떠나면 어떻게 살지 걱정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살고 있는 나를 본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내 존재의 특별함을 생각하면 의미가 크지만 장대한 우주 역사에 비하면 한 점 티끌보다 못한 일반적인, 길 가의 이름 없는 풀꽃과 다름없는 의미 없음을 깨닫는 중이라서 노자의 인문학에 더 공감이 가는 것이리라. 어쩌면 나와 풀꽃은 동등한 존재다! 이 책은 노자와 공자를 대비시키며 인문학을 펼친 최진석 교수의 강의다. 이 책을 읽고 난느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보면, 공자의 사상은 본질과 채움, 노자의 사상은 비움과 무위다. 아무래도 저자의 생각은 노자 쪽에 힘이 실려 있다. 인과 예, 본질을 중시하는 공자의 사상은 출발부터 인간의 틀을 맞추고 배움을 중시한다는 것. 그에 비해 노자는 유무상생과 자연에 가치를 두고 있어서 오히려 현대적이라고 해석하여 눈길을 끈다. 첫 장부터 배움(學)으로 시작하는 공자의 사상은 철저히 채움의 철학이다. 개인의 修身을 넘어 가정과 사회를 거쳐 세상까지 다스리는 習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니 그 숨 막히는 여정은 대다수의 사람이 실패자로 자인하게 만드는 무한경쟁의 철학일지도 모른다. 정상에는 언제나 자리가 있지만 오를 수 있는 사람은 한정 되어 있으니 비교와 경쟁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양산하는 철학은 아닐까. 꼭 그래야만 하는 당위의 가르침으로 채찍질하는 모습은 길을 정해놓고 한 곳으로 몰고 가는 목동의 행위처럼 답답하다. 아니, 주어진 교육과정에 따라 정해진 길을 가야 하는 공교육의 모습과 닮았다. 道로 시작하는 노자의 철학은 채움 다음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으로 해석하니 두 성인의 가르침이 서로 다른 게 아닌 같은 길로 귀결됨을 깨닫는다. 그러니 공자의 仁은 청년과 장년의 인문학이요, 노자의 사상은 성취한 다음에 추구해야 할 가치로 보여서 노년의 인문학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니 공자의 사상은 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학으로 충분하고 노자의 사상은 인간을 넘어 세상 만물과 관계를 형성하는 유무상생의 철학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을 방해한다. -빅터 프랭클 우리는 습관적으로 성공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가르친다. 꿈과 희망의 종착역이 성공인 것처럼 가정에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다. 그런데 정작 성공한 뒤에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굳이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사회에서는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사회악을 저지르는 일들이 비일비재해서 실망을 안기거나 손가락질을 받는다. 왜 성공해야 하는지, 왜 그 길을 가야 하는지 알기도 전에 무조건 가야 하는 길로 이미 정해 놓고 달리게 한 결과이리라.그러니 장래 희망을 가르칠 때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함께 말하게 하는 노르웨이의 교육 방법은 참으로 올바른 접근이다. 어쩌면 성공을 화두로 삼는 자기계발은 공자의 철학과도 통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충분히 생각하는 교육, 철저히 사색하는 시간을 건너뛰다 보니 중간에 방황하고 돌아갈 시간조차 없어 중도탈락하거나 실패의 나락으로 내몰린다. 패자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다리가 여러 개 준비된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이니. 성공하고 채우려는 사람보다 비우고 나누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세상이 좋아질 것이니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공자보다는 노자 쪽으로 기울었다. 오랜 동안 공자의 생각을 은연중에 가르쳐 왔는데, 제자들 곁은 떠난지금 뒤늦은 깨달음이라니. 아니, 나도 배우는 중이니 어쩌라! 이제야 바람직한 삶이 아닌 바라는 삶의 길을 찾는 중이다.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고 가르친 지식이 임계점을 넘는 순간 지혜로 변하는 질적인 변화의 순간을 깨닫게 하는 위대한 방법이다. 채운 다음에야 비울 수 있으니 채움의 그릇을 키워 인간의 향기를 지니게 하는 일이다. 그러니 굳이 공자와 노자 중 선택이 아닌 통섭의 몫은 독자에게 달렸다. 저자 최진석의 생각을 그대로 따름은 위험한 독서가 될 것이니 지난 밤에 쓴 이 글의 끝맺음도 달라졌다. 오늘의 나는 어제와 다른 사람이 분명하다. 생물학적으로는 확실히 그렇다. 날마다 죽어가는 세포와 새로 생기는 세포를 인식하진 못하지만. 인문학적으로도 그러길 바라며 책을 찾는다. 바람직한 삶과 바라는 삶의 미묘한 차이는 이 책이 남긴 과제이자 남은 삶을 위한 화두로 다가섰다. 좋은 책은 늘 생각하는 힘을 단련시켜서 전두엽을 달리게 한다. 오늘 아침 산책 길의 생각할 씨앗을 품는다. 내가 바라는 삶은 무엇인가. 책은 답을 알고 있으니 또 찾아 나선다.
공정성. 이른바 ‘시대의 키워드’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가 부모의 배경으로 부정하게 진학한 것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거나 좌절했다. 청와대를 비롯해 여당 정치인, 예능인들은 침소봉대한다고 말했지만, ‘공정’을 중요한 가치로 체득해온 청년들에게는 ‘운동권의 낡은 특권의식’으로 비칠 뿐이었다. 정직하게 노력하고 교육받아서 갖춘 실력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오늘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확인하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실력은 개인의 순수한 노력만으로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이나 집념, 가정의 환경이 실력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많은 문제는 실력주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서 생긴 결과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완벽한 실력주의를 구현하려 할수록 실력주의 사회의 균열이 심화할 거라고 경고한다. 실력자들이 상층부로 이동하면서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하층민의 소외가 방치되고 정당화된다는 것이다. 우연적인 요소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는 실력을 기준으로 삼아 모든 것을 독식하게 해서는 안 되며,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이 더욱 행복할 수 있는 새로운 분배 기준을 조화시킬 사회 즉, 신실력주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담아 박 교수가 2018년 출간한 ‘실력의 배신’을 중고생이 읽기 쉽게 풀어쓴 ‘실력, 정말 공정한 기준일까?’가 출판됐다. 이 책은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더 나은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은 타당한 것인지, 실력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지, 개인 실력을 기준으로 사회 재화를 배분하는 것보다 공정한 기준은 없는지 등에 대해 청소년들이 함께 고민하고 길을 찾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박남기 교수는 “성공한 사람들이 사회 재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한경쟁 승자독식 실력주의사회’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더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깨어난 청소년들이 되도록 하는 데 이 책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추진하는 등 중대한 학교폭력에는 더 엄정히 대처하는 동시에 피해학생 보호와 학교의 교육적 역할도 강화하는 내용의 학교폭력 대책을 내놨다. 교육계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사회적 영향에 대한 분석 없이 제시한 대책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교육부는 15일 교총이 관철시킨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활성화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골자로 하는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대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내용이 적용된 이후 나온 첫 대책으로 교총이 도입을 주도한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활성화, 관계회복 프로그램 개발·보급, 교과수업을 통해 예방교육을 하는 ‘교과연계 어울림’ 확대 등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교육적 역할을 이전보다 강화했다. 그렇다고 엄벌주의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중대한 학교폭력에 대한 대처는 강화했다. 특히 그동안 여러 번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촉법소년의 연령을 만14세에서 만13세로 하향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법원 소년부 심리대상이 되는 학교폭력의 경우 경찰서장이 해당 사안을 직접 관할법원에 소년보호 사건으로 접수하는 우범소년 송치제도도 적극 활용해 피해학생과 신속한 분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와 치유도 강화한다. 현재 48개소인 피해학생 보호기관을 2024년까지 60개소로 늘리고, 이용만족도를 조사해 피해학생 요구를 토대로 보호·치유 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교총을 비롯한 교육계는 한 단계 발전한 대책을 환영하면서도 미진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교총은 “학폭예방법 개정 내용이 적용된 이후 나온 첫 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중대 학교폭력에는 엄정히 대처하면서도 예방과 피해학생 보호·치유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대책이 학생들의 학교폭력 실태를 단순히 제시하고 곧바로 대책을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면서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정서폭력화, 사이버폭력화 경향의 원인에 대한 촘촘한 분석을 통한 맞춤형 예방대책을 수립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모두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고, 집단 따돌림과 스토킹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저연령화 추세도 이어졌다. 교총은 “개인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향 등 다각도의 원인 분석과 맞춤 대책을 마련해 학교폭력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교원의 학생지도와 학교의 교육력 강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전담교원에 대한 지원 부족을 지적했다. 승진가산점만으로는 전담교원 인센티브가 부족한 데다 교육감협의회에서 가산점 삭제 의견까지 제시한 상황이고 다수의 학교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제 교사는 가산점이 의미 없기 때문이다. 전담교원 전문성 강화 대책도 탁상공론이라는 것이 교총의 지적이다. 기피 업무를 선임·부선임으로 한다는 것이나 2년 연속 업무 수행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에 대해 “현실성도 없고 엄청난 반발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했다. 이와 함께 교총의 주도로 개정한 학교폭력 예방법에 따른 학교장 자체해결제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이 잘 안착되도록 충분히 지원해줄 것을 주문했다. 교총은 “학폭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사후 처벌보다는 교육적 조기 개입과 생활지도가 더 중요하다”면서 “교원의 학생지도와 학교의 교육력 강화를 위한 법·제도적 지원,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습부진학생들을 만난 첫해에는 내 기준으로 혹은 주변 학생들과의 비교 기준으로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났지만, 아이들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이듬해부터는 어떠해야 한다는 기준을 버렸다. 괜찮다는 위로로 다가갈 수 있었고, 작은 성공에 큰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었다. 다음은 그간 학습부진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들이다. ① 어려워야 공부지="저는 분수부터 포기했어요.", "수학은 배웠는데, 또 배워요." 이런 말을 하며 계속 오르기만 해야 하는 가파른 계단 앞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 어떤 기울기의 길을 만들어 주면 오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분수를 어려워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중3이 분수의 사칙연산을 배우고 연습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어야 한다. ② 누군가 하겠지=누군가가 가르쳐 줄 것이라는 막연한 바람은 아무도 안 가르쳐 주는 상황을 야기하기도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중학교에 가면 또 배우라고 하고, 중학교에서는 초등학교 때 다 배우고 왔다고 한다. 학습하는데 필요한 문해력과 수리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도와주는 ‘누군가’가 분명해야 한다. ③ 하다 보면 되는 거야=작은 성공 경험들이 누적된 학생들은 그냥 하다 보면 될 수 있다. 그런데 학습부진학생들은 그 작은 성공경험조차 없어서 ‘그냥 하면 된다’라는 말에 아프고, "내용을 이해하는 친구들은 미리 배우고 온 것이 아닐까요"라고 되묻기도 한다. ‘책 많이 읽어’라는 말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학습부진학생을 돕는 말이 아니다.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학생을 한 번 해보도록 하기 위해서는 매우 세분화된 단계별 전략이 필요하다. ④ 대답이 없으면 덜 물어본다=물어봐도 대답하지 않으니까 덜 물어보게 된다. 학습부진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단답형 대답만 반복하는 아이에게 솔직한 말을 듣기까지 3년이 걸렸다. 게임을 몇 시간 하냐고 물을 것이 아니라 무슨 게임을 좋아하는지 어떤 캐릭터로 게임을 하냐고 묻는 것이 맞았다. ⑤ 모두에게 해줄 수 없으니 안 한다=학습부진학생 지도에는 많은 품이 들고, 번민의 수준도 보통을 넘는다. 한둘이 아니라 도저히 견적이 안 나오기도 한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해줄 수 없어서 안 하게 된다. 그런데 못하는 학생을 친절히 지도하면 주변 친구들이 기웃거린다. 잘 준비한 잉크 한 방울을 잘 떨어뜨리면 주변으로 번져나간다. 잉크를 내 앞에 있는 그 아이에게 잘 떨어뜨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⑥ 호기심과 귀찮음의 싸움=딸아이가 씻고 있는 쌀에 손을 넣어서 휘젓고 싶어 할 때 나는 못하게 했다. 이유는 단 하나, ‘귀찮음’과 ‘시간’의 문제였다. 아이의 호기심과 어른의 귀찮음 간의 싸움이다. 시간이 충분치 않고 손이 모자라기 때문에 학습의 맛을 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사람과 시간이 풍족해야 이 아이들은 변할 수 있다. 아이의 호기심을 들여다봐주는 것은 어른이 아이에게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다. ⑦ 가장 효율적인 방법=좀 더 쉬운 방법을 고민하고 학습부진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효과적인 고퀄리티의 프로그램들은 만들 수 있으나, 그것 역시 기본적으로 사람의 품을 필요로 한다. 품을 덜기 위한 노력은 있어도, 효율적인 시스템은 없다. 결국 번민이다. 번거롭고, 답답함을 어른이 견뎌줘야 아이도 견뎌낸다. 얼마 전 만났던 중3 학생이 말한다. "저는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어요." "내가 너에게 3년 동안 줄곧 말해왔는데, 그걸 이제 깨달은 거야? 나 너무 힘 빠진다." 그랬더니 그 학생이 빙긋 웃으며 나에게 말한다. "그래도 선생님이 계속 했던 말이 저에게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요?" 그리 생각해주니 고맙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17개 시·도교총이 공동 주최한 ‘2020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한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비롯해 교육계, 학계, 정계, 재계, 시민·사회·직능단체 대표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손상된 신뢰 회복 필요해 교총은 올해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맞아 ‘우리의 미래를 여는 힘! 바로 교육입니다. 스쿨리뉴얼(School Renewal)로 꿈이 영글어가는 교육을 만들어갑시다’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학교가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행복한 배움터가 되고, 미래 새 출발의 보금자리가 돼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본을 되찾은 학교의 기능 부활로 꿈·행복·미래를 열어가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대국민 제안이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 교육이 소통 부재로 우왕좌왕 방향을 잃었고, 특히 현안에 대한 인식의 극심한 양극화로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겨 안타깝다고 회고했다. 또 선거법 신속처리안건에 얹혀 어물쩍 하향된 만18세 선거 연령으로 학교의 정치장화, 고3 교실의 선거장화 등을 우려했다. 이와 함께 최근 교원지위법, 아동복지법, 학교폭력예방법 등 소위 교권 3법 개정으로 우리 교육현장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교원들의 열의가 부활돼 학교 교육이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본령에 충실한 교육을 가꿔가기 위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수월성과 평등성의 균형 교육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교육이 국가의 미래이자 희망이라고 전제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의 시작도 교육이라며 올해 공정에 기초한 교육의 혁신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도 불공정 타파를 통한 교육의 공정, 신뢰, 정의 회복을 강조한 바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해 교총과의 교섭을 바탕으로 교원지위법 시행령 마련, 도서벽지 교사의 근무 안전 종합대책 수립, 학교폭력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현장 안착 등 협치와 미래 교육시스템 구축을 통한 교육 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그 외 각계각층 인사들도 축사와 덕담 등을 통해 우리 교육이 위기라는 데 공감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올해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잡아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는 소망도 밝혔다.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매년 초 교육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한 해 교육의 내실과 발전을 다짐하는 큰 행사다. 올해 참석자들은 우리 교육의 위기를 우려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교육 부활과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 이들은 ‘교육을 살리자. 희망으로 미래를 열자’는 시대정신과 역사적 소명의식에 한 목소리를 냈다. 갈등 넘어 기본을 되찾자 현재 우리 교육은 여러 문제에 봉착해 있다. 고교 무상교육 실행, 자사고 등 폐지와 일반고 전환, 고교학점제 도입, 교감공모제 등 교원승진제도 논란, 대입제도 개편, 고3 교실의 정치장화 방지 등 산 넘어 산이다. 신년교례회 직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와 정당에 요구한 선거 연령 하향에 대한 보완입법과 국회에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통과된 유치원 3법 후속 조치도 화급하다. 이런 난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교육으로 우리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전 국민의 마음과 힘을 한 데 모아야 한다. 2020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의 다짐과 국민들의 기대대로 올해 우리 교육이 갈등을 해소하고 에너지를 결집해 희망으로 올곧게 미래를 열어가길 바란다.
교육부의 정시 확대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당초 지난해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의하면 서울대를 비롯한 16개 대학은 2023학년도까지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전체 선발 인원의 40% 이상으로 늘려야 했었다. 그런데 이들 대학에 지원되는 재정을 무기로 1년 이른 2022학년도까지 정시 비중 40% 달성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고1부터 정시 비중이 확대되기 때문에 교육현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시 확대로 학종 줄지 않아 정시 비중이 확대되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수업이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정시 확대로 인해 이제 막 자리를 잡고 있는 학생중심 수업의 뿌리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모둠협력학습, 교과융합학습, 창의적과제탐구학습 등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 늘었는데, 수능 비중이 높아지면 과거처럼 교사중심의 주입식 수업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모집이 40%로 높이더라도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16개 대학의 2021학년도 정시 선발 인원은 1만4787명으로 전체 모집인원(5만1013명)의 29% 수준으로 정시 비중을 40%로 늘리면 5625명이 증가한다. 그런데 이들 대학은 대부분 수시에서 논술전형을 실시하는데 이 전형을 폐지하라는 교육당국의 방침을 고려하면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전환해도 정시 40% 달성은 무난하다. 2020학년도를 기준으로 주요 16개 대학은 수시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5799명으로 정시 40%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인원을 넘어선다. 게다가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에 따른 수시 특기자전형 폐지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학종 인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일례로 연세대의 경우 2021학년도 정시선발 인원이 1137명인데 2023학년도 정시 40%인 1489명에 맞추기 위해서는 343명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2021학년도에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384명, 특기자전형이 124명으로 정시확대에 따른 증가분을 맞춰도 인원이 남아 오히려 수시 학종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수능 응시 졸업생 비율 증가 매년 수능 응시자 현황을 보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재학생 비율은 줄어드는 데 비해 졸업생 응시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대학입시가 수시는 재학생, 정시는 졸업생으로 이원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미 재학생의 경우, 정시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수능 전문학원에서 집중적으로 문제풀이 교육을 받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이 곧 수시 학종 축소는 물론이고 학생중심수업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학생중심수업을 견인하는 학종은 수시에서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정시 확대로 인한 문제풀이식 수업으로의 전환을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재학생들은 학생중심수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대입제도 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학종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보다는 재학생들이 잘 할 수 있는 한 마리 토끼인 학종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학생 중심 수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1월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학생들과 함께해온 헌혈 릴레이와 나의 헌혈 이야기를 방송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몇 년간 제자들과 헌혈 활동, 캠페인 활동을 한 이야기가 신문을 통해 지역에 알려지면서 1년 전에도 연락이 왔었지만 사양했었다. 나보다 헌혈도 더 많이 하고 훨씬 더 감동적인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내가 나서는 것이 부담되어서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사양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 오히려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사제동행 헌혈의 가치를 여러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촬영에 응했다. 전체 방송시간은 대략 20분 정도였는데 실제 촬영은 거의 하루 종일 이어졌다. 그전에는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 보면서 힘들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막상 해보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촬영인데도 교장 선생님, 동료 선생님들, 제자들이 자신들의 일들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촬영에 도움을 주셨다. 특히 수능이 끝나고 한껏 여유를 즐기던 제자까지 학교로 나와 적극적으로 인터뷰해주는 모습들, 타지에 있어서 참여는 못 하지만 축하드린다면서 연락하는 모습들이 고마웠다. 여러 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 촬영을 잘 마쳤고 약 한 달 뒤 방송이 나왔다. 방송을 본 선생님들, 학생, 학부모님들, 고향마을 어르신들, 친구들로부터 많은 축하와 응원을 받으며 길진 않지만, 학생들과 함께해온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께서 간 질환으로 조직검사와 수술을 받게 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포함하는 가정경제의 대부분을 책임지시는 아버지가 병원 생활을 장기간 하시면서 가계도 어려워졌고 곧 고3이 된다는 중압감까지 겹쳐 학교생활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긴급수혈이 필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헌혈증을 모아서 줬고 이러한 격려와 응원 덕분에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아버지도 더 힘을 얻어서 건강을 빠르게 회복했고 가족들도 각자 자리를 지켜준 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헌혈을 시작했고 건강이 허락되는 한평생 하겠다는 생각에 18년째 250여 회의 헌혈을 이어가고 있다. 사제동행 헌혈을 시작한 것은 2015년 7월경이었다. 고3 담임을 맡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4일째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밝고 상냥한 평소 모습으로 봐서는 무단결석을 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 한날 연세 있으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왜 자느냐고 깨울 때 반항적인 태도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후 학교에 나오질 않았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의 안전이 걱정되어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결국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학생을 찾아냈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있는 학생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안쓰러웠다. 몇 끼 거른 것처럼 얼굴엔 생기가 없었고 표정도 어두웠다. 따뜻한 국밥부터 먹이자 학생이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공장에서 일하다 크게 다쳐 수술을 받고 누워있고 곧 2차 수술을 해야 하는데 회사에서는 산재처리를 해주지 않으려 했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 건강까지 나빠져서 야간 편의점 일도 그만둬야 했기에 장남인 자신이 나서야 했단다. 학교를 뛰쳐나간 그 날도 밤새 야간 일을 하고 학교에 왔었다고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했다. ‘아직 고등학생인데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이 얼마나 컸을까?’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의 고등학교 때 생각이 났다. 몸이 쇠약해진 상태라 수술하기 위해선 수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 학생들과 헌혈을 하여 헌혈증을 모아서 내가 갖고 있던 헌혈증 50장을 더해 70여 장을 전해줬다. 또 학생들의 자발적인 동의로 지각비, 체육대회 상금 등으로 모은 학급비 일부를 같이 전했다. 이를 받고는 학생은 펑펑 울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친구들아 고마워 잊지 않을게”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고 불편한 몸이지만 신체를 많이 쓰진 않는 간단한 일 정도는 하실 수 있게 되셨다.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의 태도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선생님 저도 선생님처럼 헌혈하고 싶어요.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모아주신 헌혈증을 보고 힘을 많이 얻었었어요. 다음에 헌혈하실 때 불러주세요.” 이후 내가 헌혈의 집을 찾을 때 함께 헌혈하고 헌혈증 기부도 했다. 그렇게 사제동행 릴레이 헌혈은 시작되었다. 헌혈을 하면서 이 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 학생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했다. 강원도 최전방에서 군 장교로 근무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생은 군대에 관심을 가졌다. 책임감이 강하고 운동도 좋아하는 학생에게 학비 부담을 적게 주고 일찍 돈을 벌 수 있는 군 부사관의 길을 추천해주고 관련 학과를 안내해줬다. 학생이 평소 음식 만드는 것에 관심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부사관 조리학과에 입학했고 2년 뒤 학생은 제복을 입고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저 이번에 부사관 임관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그리고 저 요즘에도 헌혈해요. 선생님처럼 앞으로도 평생 헌혈 할 거에요.” 늠름한 군인이 된 모습이 너무나 대견해 보였고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준 것이 고마웠다. 함께 이전에 갔었던 국밥집에서 아버지가 제복 입은 아들을 친척들과 아버지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해주셨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울었고 학생도 울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부터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헌혈의 집을 찾았다. 동아리원이 주축이 되었고 함께 헌혈에 참여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으면 함께했다. 헌혈 후에는 헌혈증을 모아서 필요한 곳에 기증하기로 했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홍보영상으로 만들었다. 헌혈로 나눔을 받는 사람도 변하지만 헌혈을 하는 사람은 더 많이 변화된다. 학교폭력으로 처벌을 받은 이후 학교와 가정에 반감을 가지고 가출한 한 학생이 있었다. 95일째 집에 안 들어가고 있다가 우연히 학생들을 데리고 헌혈하러 시내에 온 우리와 마주쳤다. 당시 나는 이 학생이 가출한 지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마침 헌혈 전이고 해서 “우리가 헌혈하러 왔는데 함께 할래?”라고 물었는데 학생이 눈물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듣고 보니‘열심히 학교생활도 하고 헌혈도 하며 잘 지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자신의 신세가 왜 저렇게 되었는가’ 하는 처량함에 흘린 눈물이었다. 헌혈 홍보 영상을 만드는데 이 학생 사진이 활용됐고 수시로 학교 모니터에 방영되는 공익광고영상에 나오는 자신을 보면서 학생의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혼 가정에서 줄곧 외로운 삶을 살다가 자신도 이렇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구나 함을 느꼈단다. 그 이후로는 이 학생은 헌혈동아리에 가입했고 함께 자전거도 타고 헌혈도 하면서 그렇게 자주 피던 담배도 끊었다. 무엇보다 가출한 지 100일이 조금 넘어간 날 집으로 돌아갔다. 선생님과 함께 하는 헌혈에서 느낀 보람을 통해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삶이 변한 것이다. 철도관련학과로 진학한 학생은 졸업 후에도 가끔 연락을 해온다. “선생님처럼 헌혈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많이 하여 멋진 삶을 살고 싶어요.” 헌혈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과 헌혈의 집에 가서 검사도중 실격당하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헌혈은 몸이 건강해야지 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들만의 특권이기에 학생들과 헌혈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드민턴, 족구, 등산, 헬스, 탁구, 자전거 라이딩 등 다양한 운동을 함께하다 보니 헌혈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건강해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운동 자체를 좋아하여 참여하는 학생도 있었다. 반에서 운동 꽤나 한다는 학생들이 헌혈동아리에 족구, 배드민턴 경기를 하자고 해왔다. 그중에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불리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함께 운동하다 보니 친해지게 되었고 마침내 헌혈도 함께하게 되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며 문제아라 불리는 학생들도 점차 변화되어갔다. 생활지도 효과까지 보면서 지도하기 힘든 더 많은 학생들이 내게 맡겨졌다. 그렇게 동아리에서 시작한 것이 학년, 학교 전체의 활동이 되었고 100인 헌혈 릴레이, 헌혈 UCC 제작, 온라인 헌혈캠페인 활동으로 확대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선도위원회 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문제를 일으켰던 아이들이 변화되면서 일어난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이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도 우리의 릴레이 헌혈과 헌혈증 기부운동에 참여하신다. 또 헌혈의 집, 시청, 지역주민 센터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과의 헌혈 활동을 응원해주신다. 지금까지 학생들과 함께 헌혈한 헌혈증 230매를 기부했고 올해도 100매 기부할 예정이다. 모두의 관심 속에 변화되어가는 여러 학생들을 보면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우리 학생들이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학교, 가정, 지역사회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내가 나온 방송영상의 마지막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나눔이란 ‘함께 하자는 마음이 모여 큰 희망이 되는 기적’이다. 학생들과 마음을 모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또 그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변화되어가는 기적을 경험하면서 앞으로도 사제동행 헌혈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 다짐해본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대상 수상자 수상 소감 졸업 후 찾아온 제자들과 순대국밥 한 그릇 먹고파 시골 중학교에서 근무하다 비평준화지역에 생활지도가 가장 힘들다고 소문난 고등학교로 왔을 때 학교를 옮긴 것이 잘못된 선택인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었다. 인성교육을 위해서 아니 정글과도 같은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사제동행 등산, 헌혈, 자전거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1년 정도 지났을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끝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이 들 때쯤 굳게 닫혀있던 학생들의 마음 문이 열리고 변해가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을 하고 이를 위해 등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족구, 탁구, 배드민턴 등 여러 운동을 하면서 학생들과 나 사이에는 끈끈한 의리 같은 것이 생겼다. 덕분에 가출 중인 학생이 돌아오고 학업중단위기, 학교폭력피해 상처를 함께 이겨냈다. 한 제자가 기억난다. 헌혈로 자신도 값진 존재임을 깨닫고 난 후부터 학교생활이 변하더니 부사관이 되어서 찾아와서는 여전히 가정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버지가 친척들 모인 자리에서 자랑스럽게 자신을 인사시켰다는 이야기를 했다. 쇠약해진 아버지의 그런 모습은 처음이라며 제자도 울먹였고 듣던 나도 내내 울었다. 연말 시상식들을 보면서 나라면 무슨 말을 할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막상 소감을 적으려니 하고 싶은 말들이 정리되지 않아 삼일 밤낮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마침내 내 이름처럼 용기 내어 마무리해본다. 먼저 늘 나의 열정을 응원해주고 지난해 셋째까지 낳아준 아내, 두 무릎 연골이 다 닳아 수술받기 직전까지도 매일 새벽 나와 내 제자들을 위해 기도해주신 어머니, 처음 고등학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르침을 아끼지 않으셨던 영원한 멘토인 김장수 선생님, 그리고 기꺼이 사제동행 활동에 동참해주시고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특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부족한 글이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라고 용기를 주신 한국교육신문과 한국교총에 감사하다. 덕분에 학교를 옮기고서도 계속 진행 중인 사제동행 활동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쭉 이어나가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제야의 종이 울리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던 여러 졸업생들로부터 새해 인사와 함께 찾아뵙겠다는 문자들이 왔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공부하고 또 군대에 가 있는 녀석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지. 헌혈 끝나고 자주 먹었던 순대국밥이라도 한 그릇씩 먹여 보내야겠다.
한 편의 고해성사였다.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평범한 엄마가 겪은 우여곡절을 숨김없이 털어놨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았지만, 교단을 호령했던 카리스마는 어디 가고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에 마음 졸이던 왕초보 엄마였다고 고백한다. 자식의 성공을 두고 모든 공을 아이에게 돌리는 겸손한 부모의 모습은 ‘로망’이라고, 현실은 다르다고. 교육 블로거 박원주 씨 이야기다. 네이버 블로그 ‘평범엄마의 우리 아이 대학 진학 비법과 알짜교육 정보(blog.naver.com/pwj6971)’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박 씨는 “아이를 교육하고 대학에 보내기까지 힘들고 막막했던 적이 많았다”면서 “자식 교육과 진학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마음고생을 덜었으면 하는 마음에 교육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초반부터 교단에 서면서 수많은 학생을 가르쳤고, 모범생부터 가르치기 버거운 학생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겪었습니다. 제 아이를 가르치는 일도 수월할 줄 알았지요. 하지만 오만이고 착각이었어요. 아이가 사춘기를 겪기 전까지는 ‘아이 교육도 참 잘 했다’는 칭찬을 들었고, 교직 경력이 자식 교육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사춘기 이후, 돌변한 아이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해 쩔쩔맸죠.” 갑작스럽게 변한 아이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학원을 무단결석하고 PC방을 찾았고 부모와 대화를 단절했다. 교사까지 했던 엄마는 자식과의 갈등 앞에서 무너졌다. 부모로서 품위나 위엄 따위는 아랑곳없이 분노와 배신감에 사로잡혔다. ‘내가 교사였는데… 내 아이는 저러고 있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로 잡아야 해’ 불안한 마음이 앞섰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아이를 자제시키고 꾸중했지만 결국 어느 하나 마음대로 된 건 없었다. 박 씨는 “끊임없는 잔소리나 꾸중은 아무 효과가 없음을,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걸 갈등을 겪을 만큼 겪은 후에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이의 행동과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받아주고 아이를 먼저 수용해 주세요. 엄마들에게는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뭔가 사정이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어요. 부모 마음에 차는 자식으로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부모의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았으면 해요. 있는 그대로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지지하다 보면 자식의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하고, 이해하면 믿게 됩니다. 부모의 믿음을 받은 아이는 절대 자기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해요.” 그렇게 속을 태우던 아이는 짧은 방황을 끝내고 지난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경희대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최근 그는 블로그에서 전하지 못한 자녀교육 스토리를 ‘우리 아이 인서울 대학 보내기’에 담아 출간했다. 초·중·고등학교 시기마다 꼭 알아야 하는 교육 정보와 함께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법, 자녀에게 맞는 교육 방법 찾기, 입시 정보를 가려내는 법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얻은 깨달음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엄마의 손길이 절실한 유년기에는 “‘엄마가 너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너무 일찍부터 학습에 노출하는 것보다 놀이 중심 활동을 권했다. 정서 발달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는 독서, 학습, 정리 습관 등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컴퓨터나 스마트기기에 관심을 가진다면 아이가 정말 원할 때, 또래 아이들이 가질 때쯤 자율적으로 알맞게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 허락하는 게 좋다. 부모와의 갈등이 심해지는 중학교 때는 자녀의 행동을 바로 잡기 위해 갈등하기보단 그 자체를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다려야 하는 시기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공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기 때문에 자녀의 마음을 살펴 격려와 위로를 해줘야 한다. 대학 입시는 아이 혼자 알아서 하기엔 힘에 부치기 때문에 변화하는 대입 제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련 정보를 모으는 게 좋다. 박 씨는 “자녀와의 관계 회복이 자식 성공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해요.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표정, 눈빛까지도 긍정적이고 수용적이라야 해요. 후배 엄마들은 제 이야기를 참고해 마음고생을 줄이고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멈추지 않는 성장을 위한 사색 프로젝트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오르한 파묵 이 책은 저자 김종원이 세상의 룰을 바꾼 세기의 천재들을 5년 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경쟁력이 그들 안에 있는 사색가적인 능력에 있음을 집약해 놓은 사색 입문서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삶에서 자동차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은 인격이다. 인격이라는 브레이크가 없는 삶은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늘 고귀한 인격을 가슴에 품은 채 사색하라." -43쪽 "실력에서 진 사람에게는 패자부활전이 허락되지만 인격적인 부분에서 진 사람에게는 패자부활전마저 주어지지 않는다. 명심하라. 아무도 당신을 보지 않는 것 같지만, 제3의 카메라는 존재한다. "-40쪽 "눈으로 남을 볼 줄 아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그러나 귀로는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머리로는 남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더욱 훌륭한 사람이다. 어느 정도를 아느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아는 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때문에 사색하고 관찰하는 습관은 인간의 지적 성장을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한다. - 고 유일한 박사 일 년에 두 번 생각주간을 갖는 빌 게이츠, 1년에 50주는 사색을 하고 2주만 일한다는 워런 버핏, 자녀들에게 사색의 놀라운 힘을 느끼게 하려고 자녀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을 금하고 있다는 구글 직원의 이야기는 스마트폰에 지배당하고 사는 현대인에게 사색의 중요성을 역설하고도 남습니다. 핑핑 돌아가는 미디어 세상에서도 '사색하는 인간'의 모습을 지닌 그들이야말로 미래형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머지않아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 능력까지 탑재할 거라는 예측은 이제 새로운 이야기도 아닙니다. 마지막 한 걸음까지 사색하는 인간이길 “세상에 길은 수없이 많지만 모두가 목적지는 같다. 말을 타거나 차를 타고 달릴 수 있고 둘이서, 셋이서 달릴 수도 있지만 마지막 걸음은 혼자서 디뎌야 한다. 때문에 모든 고난을 혼자 짊어지는 것보다 더 나은 지식도 능력도 없다. ” -헤르만 헤세 혼자서 찾아온 인생길에서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입니다. 혼자서 가야 하니 얼마나 많이 넘어지고 다치겠습니까. 그러한 고난은 풀 한 포기에게도 예외는 없습니다.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 견뎌낸 인고의 시간은 인간의 그것과 다를 바 없으니. 그럼에도 넘어진 횟수만큼 면역력과 회복력, 경쟁력을 갖추게 되니 두려워 말라는 뜻입니다. 위 문장은 이 책에서 건져낸 일자천금입니다. 다시 읽을 때는 또 다른 보석을 찾아내리라 믿습니다. 마지막 그 한 걸음의 동반자는 바로 사색하는 힘이 분명합니다. 5년 동안 사색하는 인간의 모습을 찾아내 기록하고 나름의 기준에 따라 분류한 이 책에는 동서양의 위대한 작가와 철학자, 사상가를 비롯해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인물들이 즐비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소개한 대목들이 많아서 읽는 즐거움까지 선사합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라서 진도가 나가지 않지만 사전처럼 곁에 두고 틈틈이 읽으면 새로운 마음가짐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다시 찾아온 새해, 나의 생각 주머니에는 사색의 자본이 몇 푼이나 들었는지, 가난한 사색의 바구니를 채울 책을 찾아 어린 아이처럼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가장 위로가 되고 도전이 되었던 한 문장을 소개하며 짧은 독후감을 마칩니다. 아직도 더 넘어져야 할 걸림돌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딛고 일어서는 디딤돌로 삼으리라 다짐하면서2020년을 열고 사색의 오솔길을 걷습니다. 2020년 자유인의 서재에 들어온 다음 문장을 지팡이 삼아 길을 나섭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다음 한 문장이 위로가 되시길 빕니다. 넘어지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지만 길 모퉁이에서 무엇이 튀어나올 지 알 수 없는 게 우리네 삶이니까요. "한 사람에게 가장 큰 자산은 그 사람이 넘어진 횟수의 합이다."
교육의 공정성이란 평가 획일성과는 무관한 것 정답 고르기 훈련인 수능에 허송세월 안타까워 대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 유네스코 ‘미래교육위원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 IT 기술 나누고 전세계 문해교육 방안 나눌 것 새해에는 2050년 보고 긴 호흡으로 변화했으면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새해에는 2050년을 보고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태어난 아이가 서른이 됐을 때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3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만난 김도연 전 포스텍 총장은 “적어도 교육만큼은 혁명적인 변화보다 정권을 넘어서는 차원의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새해를 맞는 소감을 밝혔다.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고 포스텍 총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계 원로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8월 퇴임 이후 특별한 일 없이 지내고 있다”며 겸손을 보였지만 사실 그 어떤 교육계 인사보다도 교육 발전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다음 날인 4일 유네스코 ‘미래교육 위원회(Commission on Futures of Education)’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한 달여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미래교육 위원회에서는 어떤 내용을 논의하나. “사흘레 워크 쥬드 에티오피아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18명의 각국 교육 대표들이 모여 말 그대로 미래교육에 대해 논의한다. 첫 시작이라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책이 필요 없이 도처에 지식이 널린 세상인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춘 교육의 변화와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전 세계에 아직도 글을 못 읽는 사람이 20억 명 정도라고 한다. 엄마가 문맹인 경우와 문해인 경우, 유아 생존율이 2배 넘게 차이 난다. 미래 교육을 논함과 동시에 개발도상국가에 우리의 발전된 IT 기술 등을 활용해 문해교육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나눴으면 좋겠다.” -지난해 조국 사태로 우리 교육에 ‘공정성’이 화두가 됐다. 학생, 학부모, 나아가 국민들이 이야기하는 ‘공정’이란 무엇이라고 보는지. “관련된 당사자들이 모두 수긍할 수 있도록 주어진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은 교육만이 아니라 매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교육의 근본 목표는 미래세대 각자의 개성과 소질을 극대화 시켜, 궁극적으로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 믿는다. 그런 측면에서 교육에서 공정성이란 개념은 평가에서 획일화된 잣대를 동원하는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런 평가는 오히려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다. 예전에는 달리기, 높이 뛰기, 공던지기 같은 서너 종목만으로 체력을 측정해 입학시험에 반영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는 달리기만 잘 하거나 혹은 던지기만 잘하는 학생의 개성은 살려주지 못하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바르지 않은 평가방법이다. 평가뿐만이 아니라 교육의 모든 측면에서 획일성은 좋지 않다. 이 점은 21세기 지식산업시대를 살아갈 미래세대 교육에 있어 특히 중요하다고 확신한다.” -정부는 서울 주요 대학이 최소 40% 이상으로 정시 비율을 확대하도록 하는 등 ‘대학입시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정시 비율 확대에 동의하는 분위기인데, 정시 확대 및 현 수능체제에 대한 생각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입시평가에서의 정시비율 확대는 공정성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그런 맥락이라면 모든 대학들이 정시 100%를 택하는 것이 가장 공정할 것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전국 시군구 71곳은 서울대 입시에서 정시전형 합격자는 단 한 명도 못 냈지만, 수시전형으로는 입학생을 배출했다고 한다. 정시를 늘리면 서울 강남지역의 학생들 그리고 재수생이 훨씬 더 많이 합격할 것이다. 그것이 공정한 일인가. 서울대가 정시로만 학생을 선발하던 시절, 재수생 비율이 60%에 근접한 적도 있다. 아무 의미도 없는 수능의 정답 고르기 훈련에 많은 젊은이들이 꽃 같은 세월을 허송해야 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그리고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분들께 수능의 한 과목, 예를 들어 국어문제를 실제로 수험생과 똑같이 80분간의 시간을 들여 한 번 직접 풀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그런 식의 시험이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적합한 것인지를 직접 체험해 보면 누구나 고개를 흔들 것이다. 정시 확대가 추진되는 배경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수시전형의 어두운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라 믿는다.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런 행위는 확실하게 처벌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일 때문에 수시를 축소하는 것은 마치 어두운 때에 범죄가 더 많이 일어난다고 야간에 통행을 금지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입시제도의 변경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가면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포스텍의 경우 학종 100%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그 이유와 만일 정시를 확대할 경우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사실 학생선발 업무만을 고려하면 어느 대학이든 정시가 가장 간단하고 경비도 적게 드는 방법이다. 한 학생에 대해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등을 검토하고 면접을 시행한 후 당락을 결정하는 일은 전혀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의 운명을 바꾸는 일이니 부담스런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한 학생을 단순한 수능 점수로 평가하는 일은 너무나 잘못된 일이다. 모든 수험생들은 개성이 있는 인간이며 점수가 아니다. 미국의 이공계 명문대학 칼텍(California Inst. of Technology)의 입학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입학사정은 과학이 아닌 예술입니다”라는 문구에 동의한다. 포스텍은 정원 300명의 작은 대학이기에 오히려 100% 학종이 가능하다. 그간 10년 넘게 시행하면서 노하우를 많이 축적했고, 공정성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한 대학의 입시는 그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고교체제 개편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가장 이슈가 되는 자사고 폐지에 대한 생각은. “자사고는 사실 성과를 논하기도 어려운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대한민국 교육철학과 체제가 이렇게 쉽게 수월성과 형평성을 오가는 것은 아쉽고도 아쉬운 일이다. 전체 학생의 2~3% 정도가 진학하는 자사고를 폐지하면 과연 우리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그래서 대부분이 행복한 인재로 성장할까. 자사고를 포함한 모든 교육정책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림자를 옅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물론 필요하지만 이를 없애기 위해 송두리째 정책을 바꾸는 것은 결국 빛도 없애는 일이다.”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와 입시경쟁을 부추기고 교육불평등을 야기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는 고교학점제로 고교 혁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 고교 혁신,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지. “그렇다. 일반고의 교육역량 강화는 끊임없이 추구돼야 할 일이다. 어떤 조직이라도 거기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평가를 잘 받는 것이며, 당연히 학생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일은 학교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다. 즉, 시험은 교육을 지배하는 절대적 존재다. 그런 측면에서 수능시험은 우리 교육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평가결과에 모두 수긍한다는 이유로 이를 공정하다고 믿지만 그러나 잃는 것이 훨씬 더 많다. 찍은 것 몇 개가 정답이면 ‘수능대박’이고 그렇지 않으면 ‘수능쪽박’인 교육에서 과연 어떤 인재가 길러질까. 21세기 인재의 핵심은 창의성이며 이는 주어진 문제에서 정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객관식 수능은 필히 보완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 인터내셔날 바칼로레아(IB)를 도입하면서 고교교육에서 논술형 혹은 서술형 평가를 추구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교육방법이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 많은 고등학교로 확산되고 또 꼭 가야 할 길이다.” -포항공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블록체인 캠퍼스, 인공지능(AI) 교육 등 실험적인 정책을 많이 도입했다. 대학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오늘의 대학캠퍼스에서 민족의 내일을 짊어질 인재가 육성되고 있음을 생각하면, 우리 대학들의 경쟁력 강화는 절실하다. 특히 저성장의 늪에서 고통 받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서는 대학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대학들은 어떠한 혁신도 이루지 못하고 그저 각자도생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대학들은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재와 ‘연구’의 성과물인 새로운 지식을 연계하면서 창업(創業), 창직(創職)에 적극 나서야 한다. 즉, 인재가치, 지식가치 그리고 사회·경제적 가치를 모두 아우르는 ‘가치창출(價値創出) 대학’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있는 연구성과를 얻어서 이를 사업화까지 추진하는 도전정신, 즉 기업가 정신이 가득한 대학문화 정착이다. 블록체인이나 AI교육 등 실험적 정책 도입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대학은 교육과 연구에서 도전의 마당이 돼야 할 것이다. 포스텍같은 이공계대가 여기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학교육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초·중·고 교육현장에서부터 안착 돼 대학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 “교육에서 어떤 단계가 더 중요한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그러나 대학교육은 중등교육의 연장이고 이는 다시 초등교육을 이어받는 것이니 굳이 따지면 초등교육이 가장 중요하겠다. 실제로는 가정교육이 가장 기초를 이룬다고 믿는다. 지금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는 우리가 살아온 과거와는 현격히 다를 것이다. 미래사회는 지식과 더불어 지혜를 함께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살면서 협력하고 남들을 배려하는 인재로 키워야 한다.” -기억에 남는 스승이 있다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초중등학교 시절 따뜻한 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해주신 선생님을 존경한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의 담임선생님께서는 학급의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합창을 참으로 열심히 연습시키셨는데, 그렇게 모두가 노래 부르는 시간이 참 좋았다. 대학원에 들어가 연구하고 그 후 학자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는 지도교수이셨던 KAIST의 윤덕용 교수님을 학문적으로 가장 존경한다. 빼어난 재료과학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교수님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김도연 전 총장은… △1952년 출생 △서울대 재료공학과 학사 △카이스트 석사 △블레즈파스칼대 공학 박사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서울대 공대학장 △제1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울산대 총장 △국가과학기술위원장 △제7대 포항공대 총장
겨울에 접어들면서 아침 정문 교통지도는 고역이다. 교육감의 인권 친화 정책으로 등교 지도를 지양하라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 특히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더 신경을 쓴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바로 옆의 초등학교 아이들도 등교하는 통로라 더 민감하다. 그리고 차량으로 출근을 하는 선생님들의 사고 방지를 위해 누군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루 평균 다섯 대 정도의 식자재 운반 차량이 학교를 들어왔다 나간다. 출근 차량과 식자재 차량이 마주칠 때 적절히 통제하지 않으면 위험이 따른다. 학생 안전 뒷전인 주차장법 이런 안전 지도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학교 인근에서 과속하던 차량에 우리 학교 학생이 사고를 당하는 일이 있었다. 안전교육을 강화할 뿐 추가적인 대책을 세우기에는 여력이 없어 안타까움이 컸다. 최근에는 더 아찔한 일도 있었다. 가뜩이나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학교가 공공주차장이 될 뻔했다. 박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주차장법’에는 자치단체장의 결정에 따라 국공립학교의 주차장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개인 보유 차량의 증가로 주차난을 겪는 지역에서 이러한 정책을 환영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은 발상이었다. 대부분의 학교는 아이들의 등하교로와 차량 진출입로가 동일하거나 인접한 실정으로, 현재 상황만으로도 위험 요소가 크다. 우리 학교에서도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차량이 교문 앞을 가로막아 큰 혼란이 빚어진 적이 있다. 심야 시간에 주차된 차량 근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렵다. 실제로 주차장을 개방한 학교들에서 발견되는 가장 큰 문제는 발생하는 쓰레기 더미와 학교 시설의 파손 및 도난이라는 응답이 나온 바 있다. 아이들의 건강에도 치명적인 우려가 생긴다. 매연이 운동장의 흙이나 잔디에 스미게 되고 다음 날 체육 활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런 현장의 우려를 반영해 한국교총에서는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스쿨존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민식 군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민식이법’과의 모순점을 지적하며 논리적인 근거로 법안의 내용을 논박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 이런 우려를 직접 전하고, 정관계, 언론 관계자들의 채널을 동원해 압박에 나섰다. 노력의 결과, 개방주차장 지정 대상에서 국공립학교를 제외하기로 했다. 법사위까지 통과된 법안이 수정된 것은 이례적인 것인데, 교총의 노력 덕이었다. 총선 의식한 막무가내 발의 안 돼 총선을 의식해서 막무가내의 법안을 쏟아놓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안전해야 할 학교를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아직은 차가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고 다니는 우리 아이들, 반가운 친구를 만나면 무작정 뛰어가는 해맑은 아이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방을 들어다 주시는 학부모님들, 추위 속에서도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선생님들… 대한민국 모든 학교의 아침 모습이다. 이런모습에 안전을 지켜주고 응원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선심성 공약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은 결국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개정 ‘학교폭력예방법’이 2019년 8월 20일에 시행됐다. 이번 개정은 엄격한 대응과 처벌 중심의 행정 패러다임에서 화해와 관계회복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번 개정의 이유는 특히 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 증가로 담당 교원의 업무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자치위원회의 과반수인 학부모 위원의 전문성 부족도 지적을 받아왔다. 경미한 사안도 자치위원회의 심의대상이 돼 적절한 생활지도를 통한 교육적 해결이 곤란했다. 행정에서 교육으로 관점 전환 이번에 개정된 ‘학교폭력예방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에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학교에 두던 자치위원회를 폐지하고,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둘째, 심의위원회는 10명 이상 5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해당 교육지원청 관할 구역 내 학교에 소속된 학생의 학부모로 위촉하도록 했다. 셋째, 피해학생과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의 개최를 원하지 않는 경미한 학교폭력의 경우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건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되, 그 결과를 심의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넷째,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태를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 교원으로 하여금 가해 및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전담기구로 하여금 학교의 장의 자체해결 부의 여부를 심의하도록 했다. 법 개정으로 2019년 9월 1일부터 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학교장 자체해결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행정적 준비가 필요한 제도적 변화는 올해 3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된 법령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2020년 3월 1일 이전에 변화되는 제도의 현장 안착을 위해 차질 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학교장 자체해결 제도의 안정적 시행이 필요하다. 이번 학기부터 시행되고 있는 자체해결 제도는 현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심의위원회 제도가 시행되면 자체해결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의 교육적 해결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교육지원청 차원의 심의위원회 구성과 운영 준비를 차질 없이 시행할 필요가 있다. 심의위원회가 3월 1일부터 문제 없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2월 전까지 공간 확보, 세부 운영계획, 위원의 연수 등 모든 준비가 마무리돼야 한다. 제도보다 관심과 노력 중요해 셋째,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실효성을 갖도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조치사항의 기재 유예제도는 처벌중심의 조치에서 가해학생에 대해 반성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학교 차원에서 가해학생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교육적 지도를 해야 할 것이다. 넷째,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의 학교폭력 예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법령을 기반으로 하는 제도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에 해당하며 실질적인 효과는 법령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공동체 구성원의 관심과 노력에 의한 것이다. 교직원 뿐아니라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모두 노력할 때 제도 개선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초등학교 실과 5, 6학년의 한 단원으로 들어왔다. 이로 인해 많은 선생님, 학부모님, 학생들의 관심으로 다양한 연수와 학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이제는 누구나 한번 들어볼 법한 친숙한 단어이지만, 코딩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설명해주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필요한 코딩교육 첫 번째는 미지의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들어오면 시대적 유행을 타게 되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경향이 있다. 코딩교육이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철학을 알기보다는 뒤처지지 않아야겠다는 불안함이 생기는 것이다. 그 불안함을 틈타 새로운 교육시장이 생긴다. 두 번째는 학생들에게는 이런 교육이 차별성을 주기 때문이다. 차별성은 학생부 및 다양한 실적에서 유리한 점을 갖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이유가 아닌 진정으로 새로운 교육에 관심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만약 코딩교육을 배우고 가르치는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면 교육의 본질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교육에서 담고 있는 주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컴퓨팅 사고력의 증진, 둘째는 협업능력, 셋째는 문제해결력이다. 소프트웨어 교육, 코딩교육에서 담고 있는 이러한 가치와 주제들은 사실 초등교육에서 이전부터 강조하던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다양한 교과목을 통합적으로 배우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제해결력을 배우는 것이다. 코딩교육에서 강조하는 코딩능력도 나의 생각을 순서에 알맞게 표현하는 좋은 방법인 것이다. 즉, 교육의 진정한 목표와 코딩교육의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코딩교육에서 이야기하는 컴퓨팅 사고력이란 큰 문제의 해결법을 조각조각으로 나누어서 나눈 단계를 거치면 누구나 문제해결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고 능력을 의미한다. 유튜브에서 유명한 컴퓨팅 사고력에 대한 예시로 ‘땅콩 잼을 식빵에 발라보기’가 있다. 유투버 아버지는 자녀에게 땅콩 잼을 식빵에 바르는 방법을 설명해보라고 한다. 자녀들은 너무 쉽게 “첫째, 식빵을 꺼낸다. 둘째, 잼을 바른다에요!”라고 대답한다. 아이들은 누가 보더라도 명확한 잼 바르기 방법을 만들어낸다. 이같이 알고리즘(순서도)을 만들어 누구나 알고리즘을 보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컴퓨팅 사고력이다. 교육본질 지키려는 노력해야 따라서 컴퓨팅 사고력과 코딩교육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어떤 일을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차분히 의견을 나누어 생각해보는 시간 가지기, 자신의 말만 하지 않고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생각해보기, 다른 사람의 의견에 깊이 공감하고 답답해 보이더라도 협력해보려 노력하기와 같은 것이 바로 코딩교육의 핵심이며 정수다. 새로운 매체나 교육방식에만 집착하기보다 평소에 학생들이 마주하는 기초 교과 교육, 그리고 협업능력과 같은 인성교육의 기반 아래 새로운 매체들을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더 자극적이고, 흥미를 이끄는 다양한 매체들도 학생들의 동기부여의 적절한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교육방식에만 치중하고 본질을 잃는다면 교육에서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표를 잃게 된다.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장 기초이자 중심이 되는 교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고력, 협업능력, 문제해결력과 같은 교육의 본질인 가치들을 배우고 가르치려는 교육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요즈음 교육관련 뉴스 미디어마다 논란이 한창이다.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오는 4월 21대 총선에서 고3 학생 14만 명이 투표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진보, 보수의 입장에서 나오는 각각의 메시지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로 공감하는 메시지는 어떻게 학교현장에서 올바른 선거교육을 실시하느냐의 문제다. 선거연령 하향은 세계적인 추세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만이 만 19세로 되었던 선거권의 나이가 여타 OECD 국가와 같이 18세로 하향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도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 나이, 국방의 의무를 치를 수 있는 나이인 18세로 조정이 되었다. 이는 진일보한 역사이며 청소년들의 정치참여로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한 단계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교실의 정치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교육부가 2월 말까지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해 선거교육을 하겠다고 했지만 급조된 만큼 부실할 가능성도 크다. 시급하게 교육부가 밝힌 방안 중 하나는 선거법 위반 사례집을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장관은 “혹시라도 학생들이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또는 판단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호기를 부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선거법 개정이 의도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생들이 올바른 정치 참여에 신성한 국민의 주권을 행사하도록 학교교육의 실행이 요구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학생이 아니라 교사다. 지난해 서울 인헌고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아베 정권 규탄’을 외치게 하고 특정 학생을 일컬어 ‘일베’로 지목했다. 전남 여수의 한 고교에서는 ‘조국 제자 금태섭 언행 불일치’ 기사를 보여주며 적합한 사자성어로 ‘배은망덕’을 쓰게 한 기말고사 문제도 있었다. 제 아무리 교육 자료집을 잘 만들어도 교사가 선입관을 가지면 교실은 정치적 편향으로 오염될 수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선거 교육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교실에서 편향된 교사의 언행을 제재할 수 있어야 한다. 인헌고처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학생을 일베로 낙인찍는 발언은 정치적 의사 표시가 아니라 사상적 폭언이다. 학생 간의 폭언도 학교폭력위원회로 회부되는 만큼 교사의 편향된 정치 발언도 징계가 필요하다. 둘째, 헌법(31조4항)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학교장이 지킬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처음 투표하는 학생들을 축하하고 그 권리를 존중하는 것만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셋째, 균형 잡힌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정치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학교에선 정치가 금기어처럼 사용되면서 오히려 사상적으로 편향된 사이비 정치교육이 판을 쳤다. 따라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올바른 정치교육을 위해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영국(Civic Education)과 프랑스(Education Civique)에선 시민교육이란 이름으로, 독일에선 정치교육(Politische Bildung)으로 별도의 교육과정을 마련해 민주주의의 원리와 시민의 덕성 등을 가르친다. 특히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만행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정치교육을 강화했다. ‘편견 없는 사람’을 목표로 삼고 다양성과 관용의 역량을 몸에 배도록 했다. 유념할 것은 모든 교육의 시작은 가정이란 점이다. 정치교육도 마찬가지다. 단 가정에서도 부모의 성향을 아이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과 논거를 제시하되, 결정은 학생이 직접 내릴 수 있게 자율성을 주는 게 최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학교에서의 정치교육도 절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특정한 이념이나 편향적인 사상 주입은 강력한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모처럼 확대된 선거권의 실행을 응원하고 우리 모두의 관심과 책임의식으로 지혜롭게 학교교육에 정착시켜 나가자.
명견만리(明見萬里)란, 만 리 앞을 내다본다는 뜻으로, 관찰력이나 판단력이 매우 정확하고 뛰어남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KBS에서 미래 사회의 주요 핵심어들을 간추려 모두 두 편으로 나누어 출간했는데, 이 책은 그 두 번째 책이다. 2편에서는 윤리, 기술, 중국,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문제와 세계적 트렌드를 다루고 있다. 현재 인류의 변화 속도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보의 양도 무한대인 시대에 살고 있다. 때문에 책에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라고 충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방부에서도 이 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반드시 읽어야 할 진중문고로 선정했다. 그만큼 읽어볼 만한 책이란 뜻이다. 엄격히 말해서 민과 군은 분리되어 있지만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있어서 민과 군은 공동운명체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몰아닥치고 있는지 책을 통해 하나하나 살펴보자. 첫째 장에서는 착한 소비, 김영란법, 세계적 트렌드로 급부상한 반부패 등을 다루고 있다. 착한 소비는 이제껏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근검과 절약 정신을 깡그리 부정한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한 푼이라고 더 저축하던 우리 부모님 세대의 경제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다. 하지만 요즘은 자본의 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저축보다는 소비를, 경쟁보다는 협력을 부르짖는 상황에서 착한 소비야말로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란 것이다. 그래야 우리 몸에 피가 돌 듯 사회에 돈이 돈다는 것이다. 돈이 돌지 않으면 돈맥 경화가 걸려 죽는 이치다. 또한 김영란법과 반부패 문제는 늘 함께 움직인다. 부패는 영어로 ‘corruption’이다. 라틴어에서 따온 이 단어는 ‘함께(cor)’와 ‘파멸하다(rupt)’가 합쳐진 단어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부패 때문에 망한 나라가 얼마나 많은가? 인맥과 혈연으로 연줄을 맺은 사람들끼리 서로 챙겨주며 그 힘으로 유지되는 사회는 불공정의 악순환을 반복한다. 부지런하고 근면 성실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부와 권력, 인맥과 학연으로 맺어진 인간관계가 근면 성실보다 더 중요하다면 누가 땀 흘려 일하려고 하겠는가. 그런 사회는 반드시 멸망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가장 바람직한 사회는 신뢰와 공정한 시스템으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단합과 개개인의 능력을 정당하게 인정해주는 사회이다. 이런 사회야말로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자극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 선순환이 반복된다. 서로 믿을 수 있어야 열심히 일할 맛이 나고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장에서는 인공지능, 플랫폼 혁명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과 기술은 항상 공존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했던 많은 일을 가능하게 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수많은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기계들이 아무리 똑똑해진다고 해도 인류가 고난과 좌절을 극복하고 획득한 자유, 인권 등을 만들 수 없다. 희생, 양보, 사랑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숭고한 정신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회사들 또한 이 같은 사실을 잊지 말고, 인간의 선한 의지로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인공지능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창조해야 할 것이다. 플랫폼 혁명에서 공유와 개방을 통한 창조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것을 감출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우리 사회의 동반성장과 신뢰의 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이렇게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정점에 달할 21세기에는 발전된 기술보다는 올바른 철학과 세계관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셋째, 중국 청년 세대에 관해 다루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생 즉 주링허우 세대가 중국의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창업에 실패해도 세 번까지 회생의 기회를 주는 제도를 택하고 있다. 따라서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젊은이들이 많다. 이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실질적으로 단 한 번의 기회만이 주어지는 우리나라 청년들과는 사뭇 다르다. 자신이 성공한 뒤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성공을 나눠주고 후배들을 돕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퍼진 중국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어쩌면 무섭기까지 하다. 우리나라처럼 무한 경쟁에 내동댕이쳐져 자기 것만 움켜쥐고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마인드로는 절대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서로 협력하고 협업하고 상생하는 문화를 유도하고 교육제도 또한 그러한 방향으로 물꼬를 틀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청년들에게도 도전할 기회를 충분히 주고 용기를 북돋워줘야 한다. 지금 백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는 이유를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넷째, 미래의 교육은 융합교육 시대란 것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는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읽어내고 필요할 때 원하는 지식을 그때그때 찾아내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선 각 교과목 간의 벽을 허물고 융합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목 간의 벽을 허무는 융합교육은 한 교과목에서 배운 내용이 다른 과목과 어떻게 연결되고 적용되는지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미래 시대에 맞는 교육 프레임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 시대에 맞는 키워드는 공존이다. 더 이상 혼자만 잘 사는 시대는 지났다. 어떻게 하면 서로가 행복하고 상호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 명견만리의 통찰력으로 숙고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언제일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 행복에 겨워 눈물이 솟구칠 때? 풍요로움을 느끼며 만족스러울 때? 물론 이런 순간들이 우리의 삶과 함께 할 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미래를 향한 희망이 존재할 때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면 희망한다는 것은 살아있는 인간만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희망은 이 세상 최고의 행복이자 우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다. 그것은 행복의 반대 개념이 불행이 아니라 희망이 없음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만큼 희망은 삶의 힘이 되는 기반이자 구심점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여는 희망은 어떤 모습이고 또 어떻게 다가올까? 제인 구달에게서 우리는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제인 구달(1934~)은 26세의 나이로 야생 침팬지의 행태를 관찰하고자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비 지역으로 갔다. 그 후 30년 넘게 현장 연구를 계속해 온 구달은 야생 영장류 현장 연구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쌓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쓴 책과 그녀의 현장 연구, 다큐멘터리 영화 등은 연구에 대한 그녀의 헌신과 삶을 향한 깊은 성찰을 보여 주며 우리에게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선물했다. 그녀는 한때 노트르담 대성당에서의 경험을 말했다. 거기서 그녀가 들었던 바흐의 음악에서 어떤 메시지를 확인했던 것이다. 그 메시지는 “인간 각자는 중요하며,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으며, 각자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다. 또한 각자는 자신의 삶에 책임을 져야 하며,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존재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말했다. “우리는 인류가 궁극적으로 도달할 운명, 연민과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향해 가고 있다. 그렇다. 나는 정말로 희망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후손들과 그들의 아이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세계를 기대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나무들이 살아 있고 그 사이로 침팬지들이 노니는 세계, 푸른 하늘이 있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 그리고 원주민들의 북소리가, 어머니인 지구와 위대한 신이 우리와 연결되어 있음을 힘차게 되새겨 주는 그런 세계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 지구의 자원들은 고갈되어 가고 있다. 우리가 지구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모든 문제들을 저 밖에 있는 ‘그들’에게 떠넘기는 짓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내일의 세계를 구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다. 바로 당신과 나의 일인 것이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를 연구하면서 인간도 침팬지와 같은 동물이라는 점, DNA 구조상으로 인간과 단 1퍼센트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실험실에서 만난 침팬지들의 참혹한 모습에 충격을 받고 곤경에 처한 그들을 돕기 위해 무언가를 하리라고 마음먹었다. 구달은 우리에게 묻는다. 인간이 이런 식으로 동물을 착취해도 되는 것이냐고. 우리 인간도 그들과 같은 동물이 아니냐고. 그녀는 인간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하고 또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인류가 인간과 동물에 대한 잔인함을 사랑과 연민으로 넘어설 수 있다면 도덕적이고 영적인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사람과 동물이 생김새는 다르더라도 살려고 하는 생명 그 자체는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제인 구달이 전하는 “인간이 품성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합리적 사고와 문제해결을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기쁨과 슬픔과 절망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고통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덜 오만해질 수 있다.”는 큰 가르침을 깨달을 때 우리는 이 지구에서 같이 세(貰)들어 사는 모든 생명체들을 새로운 존중의 눈으로 바라보는 겸손함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내일의 세계를 구하는 희망의 메시지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