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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병역을 마치고 바로 교사로 임용이 되었을 때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임용은 오래 전에 봤고, 당장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쳐야 하는 교육과정의 내용들도 잘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전역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준비는커녕 군대에서 쓰던 짐도 정리하지 못한 채로 아이들을 맞아야 했다. 교사로서 맞이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교실에서 부딪쳐야 될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내 착각이었다. 교사는 교육자이기 전에 조직에 속한 공무원이었던 것이다. 군부대와 마찬가지로 학교도 일상적으로 하는 과업과 별개로 각종 구호와 선언을 앞세우는 개혁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된다. 당연히 대학에서는 업무 매뉴얼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일반론적인 교육학 이론과 교과 교육과정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이 세세한 데까지 신경 써서 만든 경이로운 것인지만 배우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업무에 실수가 잦은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다. 마산초등학교는 혁신학교다. 나는 혁신학교에 대해 신문에서나 얼핏 들어봤지 자세한 것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발령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공개수업을 준비해야 했다. 지도안을 공유하는 수업 협의회에서 선배 교사들에게 열심히 배워 좋은 수업을 하겠다고 말했다가 젊은 선생님이 새로운 수업을 보여줄 생각을 해야지 기존 교육방식을 따라 해서 뭘 하겠느냐는 꾸중을 들었다. 혁신학교는 기존의 교육 방법을 따르는 것을 나쁘게 보고 실험적인 학생 중심 활동을 하는 것을 교육 혁신으로 보기 때문에 기존 선생님들로부터 배우겠다는 말이 나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그 후로 시간을 들여 남한산초등학교나 이우학교와 같은 유명 혁신학교 사례가 소개된 책을 읽으며 어떤 방향으로 교직을 수행해야 하는지 공부해야 했다. 비슷한 것으로는 창의 지성 교육이 있다. 마산초가 속한 화성시는 창의 지성 교육 도시인데 원래 교육은 창의성과 지성을 강조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던 나로서는 한동안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 회의하는 내용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특정 활동들을 포괄하는 사업의 이름이고 예산 소모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연수를 통해 알았을 때는 명목과 실질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평소에 수업을 어떻게 하는지,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어떤 발달과 성숙을 이루어냈는지는 큰 문제가 아니다. 눈에 띌 만한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아이들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교사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란 조직의 기능과 운영에 필요한 일을 상급자의 요구에 걸맞게 처리하는 것이었다. 가끔씩 시에서 주관하는 음악 대회를 준비하고, 관리자로 인한 현장체험학습 계획 변경과 같은 행정 소요, 마감을 촉구하는 공문 처리 등으로 일상적인 수업이 뒷전에 놓일 때가 있다. 때로 교과서 중심의 학습보다 아이들의 다양한 체험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학교 행사나 잡다한 학교 일이 우선시 되는 것도 상관없다고는 하지만 수업과 교육의 본질보다 행정적 편의와 윗사람의 지시를 더 우선시하는 것에 대한 변명처럼 느껴진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이 아니라 윗사람과 상부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공교육 개혁에도 공교육은 제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결국 그 대가마저 가장 아이들과 가까운 데서 묵묵히 시키는 대로 하는 교사들이 뒤집어쓰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지난달 19일 오전 10시 10분 경기 동탄중 1학년 교실. 네댓 명씩 조를 이룬 학생들이 각자 태블릿을 받아들고 페들렛(ko.padlet.com)에 로그인 했다. 페들랫은 가상의 담벼락에 이미지, 동영상, 문서 등을 올려서 자료를 정리하는 웹 기반 서비스. 신수정 교사는 “지각 변동에 의한 자연재해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 어딘지 복습해보자”며 수업을 시작했다. “지진과 화산이 자주 일어나는 곳을 조산대라고 합니다.”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들고 설명했다. 하루 이틀 해본 발표 실력이 아니었다. 지각 판의 종류와 조산대 위치 등 배운 내용을 하나하나 되새긴 후에는 ‘자연 재해 신문 만들기’ 활동을 이어갔다. 조별로 올해 일어난 자연 재해, 가장 피해가 컸던 자연 재해, 사막화지역 등의 세부 주제를 정하고 태블릿으로 자료를 검색했다. 검색한 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쓰고 나선 패들렛에 업로드 했다. 정보를 모으다가 궁금한 내용은 친구들과 의논하면서 해결해나갔고 교사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수업에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신 교사는 “인터넷에는 정보가 많지만, 내가 필요한 사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며 “검색한 정보도 정확한 내용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학생들은 시간이 짧아 아쉽다는 듯 탄성을 냈다. 디지털신문을 만들면서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자연 재해에 대해 배우는 사회 수업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과목이 바로 사회다.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과 이론이 많은 데다 한자어로 이뤄진 탓이다.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교사가 적지 않은 이유다. 신 교사는 지난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질문으로 열고 통계와 게임으로 탐구하는 사회과 거꾸로 수업’을 진행했다. 올해는 자연 재해를 배우는 단원의 특색에 맞게 태블릿으로 사례를 탐구하고 디지털신문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거꾸로 수업 모델을 변형시켜 자신만의 수업 모델을 디자인한 것이다. 기존의 거꾸로 수업은 수업 전 디딤 영상을 통해 기초 이론을 습득하고 교실에서는 학생 활동 중심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신 교사의 거꾸로 수업은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질문을 먼저 던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탐구 학습, 통계 자료 분석, 게임 시뮬레이션, 사례 탐구 등의 활동으로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지식과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신 교사는 “도출된 결과가 교과서 내용과 다를지라도 이를 비교하면서 이론과 실제를 모두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영상 자료는 모든 활동이 끝난 후 수업 내용을 정리하는 목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신 교사는 2016년부터 교내 자유학기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학생 활동·배움 중심 수업을 꾸려갔다. 자유학기제는 지필 평가로 성적을 산출하지 않기 때문에 수업 방법을 개선하는 데 유리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중학교 사회 교과에서 다뤄야 하는 지식과 내용은 여전히 방대했고, 활동 중심으로 수업하다 보면 교과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거꾸로 수업. 하지만 거꾸로 수업 방식도 학생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음 수업에서 배울 내용에 대해 디딤 영상을 미리 보고 오라고 이야기해도 내용 자체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보지 않을 게 뻔했어요. 디딤 영상을 안 봤다고 해서 수행평가 점수를 깎거나 다그치는 건 배움 중심 수업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결국 수업 내용 자체에 흥미를 갖게 만드는 게 관건이었어요. 거꾸로 수업을 다시 한 번 뒤집자, 마음먹었어요.” ‘질문으로 열고 통계와 게임으로 탐구하는 사회과 거꾸로 수업’은 인문지리학을 토대로 한 인구 변화와 인구 문제, 도시 발달과 도시 문제 단원에 적용됐다. 수업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가령 기후가 인간 거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배운다면, ‘환경 파괴에 따른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상에서 온대 기후 지역이 사라졌다. 열대 기후, 한대 기후, 건조 기후 지역만 남았다. 당신은 어디에 거주하겠는가?’라고 묻는 식이다. 신 교사는 “이 질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각 기후의 특징을 비교해 순위를 매기고 각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화와 기술이 발전했는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인간이 거주하기에 유리한 기후는 어떤 것인가?’라는 단편적인 질문보다는 창의적이고 확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변형한 질문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질문으로 수업을 열고나선 통계와 게임을 활용한 탐구 활동에 들어간다. ‘○○시의 인구는 어디에 집중돼 있는가?’를 탐구할 때는 각종 통계 자료를 나눠줬다. 학생들은 지역별 인구밀도 통계와 기후 분포도, 지형도, 도로 교통도 등을 관찰하면서 떠오르는 가설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검증한다. 교사는 그저 질문을 제시하고 활동 팁만 제공했다. “학생들은 자료를 분석하고 자신의 경험과 알고 있는 지식을 이야기하면서 깊이 있는 학습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대화 내용을 정리해 발표하기도 했고요. 자발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탐구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셈이지요.” 지대(땅값)에 따른 도시 기능의 입지를 배울 땐 직접 만든 시뮬레이션 게임을 활용했다. 가상 도시의 지도에는 도로와의 접근성에 따라 임대료가 다르게 책정된 땅을 표시했다. 학생들은 임대료와 접근성을 고려해 아파트, 회사, 마트, 공장 등을 어디에 둘지 정하고 이유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도시 내부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인 집심 현상과 이심 현상 등을 쉽게 익힐 수 있다. 보통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지대가 비싼 도심 지역에는 상업·업무 기능을 가진 중심업무지구를, 지대가 낮은 도시 외곽에는 주택·공업 지역을 두지만 종종 학생들의 가치관에 따라 교과서 이론에는 등장하지 않는 도시 모델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신 교사는 “교과서 이론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을 반영한 도시의 모습을 살피면서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사의 수업은 학생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1학년 양호영 군은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교과서 내용을 익힐 수 있어서 좋다”면서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가르쳐주는 것보다 직접 찾아가는 재미가 크다”고 귀띔했다. 1학년 황예인 양도 “디지털신문 만들기 활동으로 수행평가를 하니까 부담이 없고 배운 내용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교육 효과가 좋은 수업 방법이지만,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탄탄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업 진도와 활동, 수행평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계획하는 게 중요하다. 학습 결손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수행평가로 지필고사를 대신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이해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 교사의 경우 수업을 시작하기 전 질문과 노트에 활동지를 정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동료 교사와의 협업도 중요하다. 자유학기를 담당하는 교사들이 함께 고민을 나누고 해결해나가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수업 운영이 수월해진다. “사회과 거꾸로 수업을 하면서 똑바로 앉아라, 집중해서 들어라, 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대신 아이들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대단해’ ‘발표할 때 목소리가 전보다 훨씬 커졌구나!’ ‘게임 규칙을 모르는 친구를 도와주다니 훌륭해’ 라는 칭찬을 하게 됐죠. 덕분에 학생들은 선생님이 자신들을 존중한다고 여기고 무척 기뻐했고요. 무엇보다 학생들의 이런 변화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교사로서 큰 만족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학생 발달·교육 여건 무시” “논의에 초등교사 참여해야”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한국교총이 지난달 3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추진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3시 하교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최대교원단체인 교총의 요구로 교사노조, 전교조에 이어 사실상 주요 교원단체는 모두 ‘3시 하교’ 정책을 반대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는 상황이 됐다. 교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초등학교 저학년 하교 시간 연장은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학생의 발달 단계와 교육현장의 여건과도 많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총은 “저출산은 소득 수준, 생활·주거 환경, 자녀관과 결혼관 등 다양한 요인이 있어 돌봄을 확대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학교에서 아이들을 오래 돌봐주면 출산률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나 단순한 접근”이라고 했다. 위원회가 학생과 교육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교총은 “가장 큰 문제는 학생과 교육에 대한 이해가 결여됐다는 것”이라며 “초등 저학년은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한 시기로, 학교보다 부모의 돌봄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돌봄 여건이나 부모의 선호 등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학교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오히려 학생을 배려하지 못한 정책”이라며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학생을 배려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제반 여건이나 문제점에 대한 대비 부족도 지적했다.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 확충 등 충분한 인프라 없이 시간만 늘리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교총은 “책걸상이 가득한 교실 등 학교 공간은 저학년 학생들이 안전하게 놀이와 휴식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이런 현실에서 초등 저학년 하교 시간 연장은 어른의 편의를 위해 학생을 학교에 붙잡아두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학생이 쾌적한 환경에서 좋은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 접근”이라며 교육재정의 효율성 문제도 언급했다. 교사의 부담으로 인한 교육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교총은 “학생의 안전사고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교사가 책임져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또 “하교시간 연장으로 다음날 교육을 위한 연구와 수업 준비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주요한 문제들이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에서 교육자와 현장에 책임을 전가하고 학생들에게 정서적·신체적 부담을 지우는 것은 바람직한 접근이 아니며, 저출산 해소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교총은 또한 “위원회는 교육환경과 정책이 다른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기에 앞서 우리 교육현장부터 먼저 제대로 들여다보고 목소리를 경청하고 논의와 결정 과정에서도 초등교사 등을 반드시 참여시켜 현장성과 신뢰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정책 추진이 사실상 철회됐다. 처음부터 권한도 법적 근거도 없었던 경기도교육청은 국회 법 개정 사항이라는 이유를 들어 정책 추진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미래교육 교원리더십 아카데미’라는 새로운 정책을 내놨다. 2일 시행계획 공고를 내고, 교사 35명 내외, 교감 35명 내외 최종 대상자를 11월 23일까지 선발해 내년 3월부터 1년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인사정책 설명회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는 등 성토장 분위기였다. 우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리더십 아카데미 출신자에 대해 특혜를 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내부형 자격증미소지자 대상 교장공모제 시행 시 인력풀로 활용될 가능성 등 여러 방식의 특혜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것이다. 선발과정도 문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심사과정에 대해 교육청을 믿어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최근 서울지역 두개 학교 무자격교장공모제 심사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졌고, 명확한 해명 없이 ‘교장공모제 추천대상자 없음’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외부적 요인이나 정치적 고려 등을 과연 정직하게, 또 공정하게 피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선발인원과 예산 대비 정책적 효과도 의문이다. 10만이 넘는 경기 초·중·고 교원 중 70여명을 뽑아 1년간 출장, 연수파견 형식으로 리더십을 교육한 후 반드시 교장으로 뽑지는 않겠지만 리더십만은 확산할 수 있도록 아카데미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의문이다. 현행 승진제도가 문제라면 개선하면 되는 문제인데,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다수의 보직교사·교감들을 외면하고, 특혜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정책을 추진하려는 이유가 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보직교사 우대 방안, 교감자격 연수 시 리더십 연수 강화 방안 등을 연구해 시행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2018년 9월 29일과 30일 젊음의 거리 신촌 연세로에서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IF(Imagine Future)2018은 에벤에셀케이, 집토스, 에스프레소북, 코믹스브이, 더팀스 등 93개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거리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며 이벤트, 공연, 전시, 프로모션 등 쇼케이스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혁신 기업은 혁신 마인드와 아이디어를 갖춘 청년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정부는 청년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창업하고 실패하더라도 재도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6개의 대학생 창업 기업이 참여하는 YES(Young Entrepreneurs of Startup) 데모데이 행사도 있었는데 본선에 진출한 대학생 6개팀들이 자신이 개발한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했고 6개팀 중 전문가로부터 가장 높이 평가받은 참가팀에게 금융위원장상을 시상하였다. 행사를 빛내기 위해 서울대학교 댄스 동아리팀도 참가하여 신나는 무대를 펼쳤다. 관객들의 참여도와 호응을 높이기 위해 인형 뽑기, 룰렛 돌리기 등의 행사가 있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전국의 헬스장의 가격과 시설에 관한 정보를 사전 조사하여 이용객들에 제공하는 다짐이란 플랫폼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디캠프는 전국은행연합회 사원기관인 18개 금융기관이 총 5000억원을 출연하여 2012년 5월 30일에 설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재단이다. 최근 청년 실업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시점에서 IF2018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찾아주고 자신이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행사였다.
학생들이 신체적 및 정신적인 손상 없이 건강한 교육활동을 하도록 돕는 것은 학교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러나 학교안전사고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학생 수는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사고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교육방식 및 제도 정비 시급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을 계기로 국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분야 안전종합대책을 세우고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을 개정했다. 학교안전사고 예방체제 구축, 체험중심의 안전교육 강화, 학교 구성원의 예방능력 강화, 안전한 교육활동 여건 조성, 안전한 학교풍토 조성을 주요 과제로 하는 2016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기본계획은 학교 현장에서 안전교육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과정에도 영향을 미쳐 과학, 기술·가정·체육 등 관련 교과에서 실생활 맥락의 실천 중심 안전교육이 가능한 내용이 구성됐고, 저학년부터의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위한 교과서(안전한 생활)와 교수·학습 자료(학교안전교육 7대 표준안) 및 콘텐츠가 개발 보급됐다. 그리고 학교안전 7대 영역이 확정되고 학년별 학생 안전교육의 시간(51시간) 및 교사의 안전교육 연수 이수(3년마다 15시간)가 법적으로 의무화됐다. 그러나 학교 현장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 첫 번째, 안전교육 방식의 변화다. 안전교육은 이론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효과가 실천 및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체험을 통한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연간 51차시의 안전교육을 교육과정과 연계해 진행해야 하는 자체가 교사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에 지진대피훈련, 소방훈련 등의 재난안전 영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교재와 동영상을 중심으로 법정이수시간에 얽매여 형식적인 안전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교사의 부담을 줄이면서 효과적인 안전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두 번째, 법적 제도의 정비이다. 학교안전교육은 아동복지법, 학교보건법, 그리고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을 통해 법적 의무가 부여되고 있다. 그러나 각 법령에는 중복되는 내용들과 일관되지 않은 내용들이 산재해있어 학교현장에서 혼란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안전교육 시수 및 횟수를 일원화하기 위한 법률의 정비가 요구되고, 이를 학교현장에 명확히 안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습위주의 교원연수 필요 세 번째, 교원 연수의 강화다. 2016년부터 교직원들은 3년마다 15시간의 안전교육 연수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원격연수를 통한 강의식 교육을 받고,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체험식 안전교육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교사의 안전교육 연수는 학교안전교육의 주체로서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하기에 ‘난이도, 중요도, 빈도’를 반영한 체험과 실습위주의 세분화된 과정이 절실하다. 현재 2차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기본계획(2019~2021)이 수립 중에 있다. 1차 계획에서 뿌리를 내렸다면 2차 기본계획은 내실 있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의 현실적인 목소리들을 담아 더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를 만드는 데 일조해주기를 바란다.
일상생활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욕, 말하는 동시에 가장 먼저 듣고 쓰는 동시에 가장 먼저 보며, 스스로 자신의 뇌에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정보의 발견’의 자료에 따르면, 욕을 하는 이유로 습관적으로(25,7%), 남들도 하니까(18.2%),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17%), 남들이 만만하게 볼까봐(8.2%),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비웃기 위해(4.6%)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초4~고3) 학생들의 ‘학교폭력 경험 및 인식’에서 피해유형별로 학생 천 명당 피해응답 건수는 언어폭력(8.7건), 집단따돌림(4.3건), 스토킹(3.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형별 비율은 언어폭력(34.7%), 집단따돌림(17.2%), 스토킹(11.8%) 등의 순이며, 학교급별 공통으로 언어폭력, 집단따돌림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언어폭력이 34.7%로 가장 높은 피해유형으로 파악되었으며, 언어폭력이 학교폭력과 연계되어 발생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욕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있다. 실험참가자들에게 총 12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잘 듣고 기억나는 단어를 말하게 했는데, 제시되는 단어에는 긍정단어, 부정단어, 금기어(욕), 중립단어로 주어졌다.(자유, 청춘, 이기다, 퇴화하다, 잔인함, 우울, *같다, *발, 지*하다, 항만, 주변, 걸다) 총 12개의 단어 중 어떤 단어를 기억하는지 질문을 던졌는데,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이 “단어를 잘 기억하려고 하다가 욕이 나오는 순간 앞 단어가 잊혔다”라고 답했다. ‘욕’은 다른 단어들보다 4배나 강하게 기억되며, 분노, 공포 등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뇌’를 강하게 자극하며 ‘이성의 뇌’의 활동을 막는다. 화를 내고 욕을 할 때 만들어지는 갈색의 침전물을 모아 쥐에게 주사했더니 쥐가 죽었다고 한다. 이처럼, 욕은 인간의 뇌를 자극하고,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고 일선 학교에서 욕하는 학생들을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잘못하면 학교폭력으로 연결되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생과 교사 모두의 언어순화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부모와 교사의 언어를 듣고, 쓰고, 보고, 느끼면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교사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학생들의 욕설을 해소할 수 있다. 언어폭력을 예방하는 스마트한 지도방법도 필요하다. 시대가 변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욕설을 사용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문자나 통화내용이 언어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 부모의 가정교육(밥상머리교육)이 학생의 건전한 언어사용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부모가 욕을 사용하면 자녀도 욕을 사용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자녀의 올바른 언어습관을 위해 부모는 순화된 말과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학교는 학생 체험위주의 언어순화 운동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학생이 스스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선플달기운동본부에서 실시한 언어순화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이상이 본인의 언어순화와 학교폭력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지랄 총량의 법칙’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 사람에게는 타고난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사춘기에 다 떨고 가는 사람, 뒤늦게 떨고 가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죽기 전까지 반드시 남은 양을 다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부모들은 애써 태연해하고 위안을 찾는다고 한다. 허나, 바람직하지 못한 언어사용은 결국 모든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매년 10월 9일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한글날이다. 학교폭력의 시발점은 올바르지 못한 언어사용에서 비롯된다. 언어폭력을 해소하는 언어순화교육은 학교현장에서 정착되고 촉진되어야할 인성교육이며, 지속적인 한글사랑 교육이다.
최근 성적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S시 S고 문제로 일선 학교 성적관리지침이 대폭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서산 서령고는 2018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및 학업성적관리시행 지침에 대한 전달 연수를 실시했다. 생활기록부 기재 요령에서 가장 눈여겨 보아야할 부분은 불필요한 용어 삭제, 애매모호한 용어 수정부터 출결관리, 대회관련 수정사항이다. 첫째, 대회와 관련하여 대회의 명칭을 단순한 행사로 변경하여 입력하는 행위는 올해부터는 불가하다. 즉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포함하여 수상경력 이외의 학교생활기록부의 어떠한 항목에도 입력해서는 안 된다. 둘째, 자율동아리활동으로 실시한 봉사활동은 인정하지 않는다. ‘학교’와 ‘개인’ 구분은 봉사계획 ‘주체’에 따라 입력한다. 셋째, 2015 개정 교육과정 현장 적용에 따라 1학년 선생님들이 보셔야하는 부분은 각종 교내외대회 경시대회, 인증시험 참여 사실이나 성적, 논문 등재, 도서출간, 해외 활동실적,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 암시, 구체적인 대학명 기관명, 상호명, 강사명은 기재할 수 없다. 학교생활기록부 서술형 항목에 기재될 내용을 학생에게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는 행위는 금지이다. 특히 모 학교에서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보고 불만이 생겼던 학부모가 교사의 누적기록 근거를 건의사항으로 내어 문제가 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생활기록부의 증명 발급은 담임이 나이스에서 [학생부] 메뉴 사용보다 행정실 [민원] 메뉴를 사용하여 출력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중간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한 마찰이나 민원을 줄일 수 있다. 학업성적관리 연수 내용은 수행평가의 비중이 60% 이상인 교과에 한하여 서답형(서술형 포함) 평가의 비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재시험을 치르는 방식, 수행평가 관련 사항, 인정점 부여 방법, 교외체험학습 인정점 변화, 필기평가 양식 및 보관과 채점에 관한 내용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앞으로 공정한 평가를 위해 시험지 보관실도 철문으로 대폭 강화했다.
2014년 8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약칭 공교육정상화법)이 제정된 이래 4년이 흘렀다. 이 법은 선행교육 규제를 통해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해 제정되고 시행됐다. 그러나 사교육비 경감 목적은 이미 실패한 것이 고등학생 사교육비 대폭 증가라는 통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4년 동안의 「공교육정상화법」 시행 결과, 대학입학제도 특히 대학별 고사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확인하고, 이에 근거하여 문제점과 보완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공교육정상화법」에 규정된 대학입시 관련 내용 「공교육정상화법」 제1조는 ‘교육관련기관의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규제함으로써 「교육기본법」에서 정한 교육목적을 달성하고 학생의 건강한 심신 발달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공교육정상화법」에 규정된 대학입시 관련 내용을 모두 살펴보면, 제10조(대학 등의 입학전형 등), 제10조의2(대학 등의 입학전형 영향평가위원회)가 있다. 그 핵심내용은 대학별 고사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말아야 하며, 입학전형의 선행학습 유발 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10조 제1항은 ‘대학별 고사(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실험고사 및 교직적성·인성검사를 말한다)를 실시하는 경우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 또는 평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있다. 「공교육정상화법」이 대입제도 변화에 미친 영향 「공교육정상화법」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란 단체가 주장하고, 대통령선거를 거치면서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이 동조하고 합의해 만들어진 법이다. 전술했듯이 선행교육 규제를 통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제정됐고 또 그렇게 선전됐다. 하지만 대입과 관련한 실제 내용은 대학별 논술고사의 출제범위를 교과서 내로 한정하고, 난이도도 고교 교육과정 수준으로 제한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16년 ‘대학별 고사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실시, 논술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한 것으로 확인된 12개 대학에 대해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사업’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조치하였다(KBS, 2016.9.20.). 2017년에도 ‘대학별 고사 실시 대학 중 서울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서울·원주 캠퍼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11개교를 「공교육정상화법」 위반 대학으로 확정했다. 대학이 2년 연속 이를 위반하면 최대 10% 입학정원 모집 정지와 함께 총장 징계, 고교 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가 시 감점 및 지원금 삭감 조치 등이 내려진다(한국대학신문, 2017.09.22.). 이러한 조치는 「공교육정상화법」이 대학별 논술고사의 출제를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으로 조정하게 하는 데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14년 「공교육정상화법」 시행 전후 교육부의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나타난 대입전형의 변화를 근거로 하여 「공교육정상화법」 시행이 대학별 고사 특히 논술위주전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교육정상화법」 시행 이전에 발표된 2017학년도와 시행 이후의 연도별 대입전형의 변화에서 논술전형의 변화 추세만을 본다면, 학생수로는 14,861명에서 12,146명으로 2,715명이 감소했다. 선발비율은 4.2%에서 3.5%로 0.7% 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이 추세는 일정하지 않다. 표에서 보듯이 2019학년도에는 전년도보다 소폭이지만 논술전형 선발 학생수와 비율이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전국 33개 대학의 전형을 보면, 전체 86,158명의 정원 내 모집인원 가운데 논술은 13,314명으로 15.5% 비중을 차지한다. 이를 상위 17개 대학으로 좁혀서 보면, 54,992명의 모집인원 대비 7,844명으로 14.3% 비중이며, 상위 17개 대학 중 논술선발을 실시하지 않는 서울대와 고려대까지 제외하고 보면 16.3%까지 비중이 높아진다. 서울대와 고려대를 포함하더라도 올해 상위 17개 대학입시에서 논술보다 비중이 큰 수시전형은 40% 비중의 학생부종합전형 외엔 없다(베리타스알파, 2018.05.09.). 이는 상위권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을 대폭 확대하고, 학생부교과전형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하면 「공교육정상화법」 시행 이후 일부 대학의 「공교육정상화법」 위반 판정과 재정지원 연계 등으로 논술 출제 범위가 교육과정 내로 한정되고, 난이도도 낮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논술전형의 비율이 의미 있게 줄었다고 할 수는 없다. 더 나아가 이러한 대입전형의 변화에 따라 사교육비가 경감되고,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학생부중 심의 수시전형이 대폭 확대되면서, 고등학교에서 교과 내신성적 산출이나 학생부 기록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각종 부정이 증가하고 있으며, 내신 교과·비교과·컨설팅 관련 사교육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공교육정상화법 자체의 문제점 입법 목적 달성이 실패한 근본적인 이유는 「공교육정상화법」 자체에 담겨 있다. 정책인과가설 자체가 애초에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정책목표와 수단의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규제’함으로써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정책인과가설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를 대폭 증가시키고 있는 것은 논술 사교육이 아니라, 내신 교과·비교과·컨설팅 관련 사교육이다. 대입에서 수시 학생부(내신) 중심 전형 비율이 증가할수록, 선행교육·선행학습이 더 증가하고, 그에 따른 사교육부담이 더욱 커지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른 대학별 논술 축소 폐지도 교육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논술과 수능 등 학교 밖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부정하며 학생부중심 수시 전면화를 주장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합리적이지 않다. 학교 정상화가 아니라 자칫 학교 교육과 평가에서의 부풀리기를 키울 우려가 크다. 또한 학교 밖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교육 책무성 실현까지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의 축소, 그리고 이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는 단지 대학별 논술고사의 부분 개선이나 폐지로 달성할 수 없는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정상화법」은 수시학생부(교과, 종합)전형 확대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를 마치 대학별 논술고사 때문인 것으로 일반 학부모들을 착각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향후 「공교육정상화법」의 처리 방법 최근 대입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학부모들은 대입제도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고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의 핵심 원인을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로 들고 정시수능전형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2022 대입개편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의 52.5%(과반수)도 정시수능 전형을 45% 이상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공교육정상화법」 시행 4년을 맞이하여 이 법의 한계와 폐해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 법과 「고등교육법」 대입제도 관련 조항을 연동해 개정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법률 개정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현재 사교육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수시 학생부(교과, 종합) 전형의 비율을 축소하고 정시수능전형의 비율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 나아가 수능 개선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입제도 개선과 공교육 정상화를 연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정책을 수립하거나 교육 관련 법률의 제정과 집행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과 한숨이 커지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언론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교육 관련 내용은 「공교육정상화법 시행령」 제17조(적용의 배제)에 따라 2018년 3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이 금지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지만, 「시행령」 제17조에 근거, 2018년 3월부터는 초등학교에서 저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이 금지됐다. 그러면 이 법령은 어떤 목적에서 만들어졌고 그 내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공교육정상화법」은 초·중·고에서 학교 교육과정과 방과후 수업에서 학교급별 교육과정을 벗어난 선행교육을 금지하고, 평가에서 학생들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문항을 출제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학원·교습소 등 사교육 기관에서는 선행교육 관련 광고를 하지 못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아울러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학교3와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서는 해당 학교 입학 단계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 또는 평가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법령이 공포될 당시 일명 ‘선행학습금지법’이라 부르면서 학교는 물론 사교육에서도 교과진도를 앞서는 학습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명백하게 설명하자면 「공교육정상화법」이 곧 ‘선행학습금지법’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학습의 주체는 학생이므로 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협력학습이나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자신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선행학습을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수업 및 평가활동은 위축됐고, 학생들은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 시장을 찾아다녀야만 했다. 이 법(시행령 포함) 제정에 참여했고, 이 법을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각종 정책 및 연수를 담당했던 한 사람으로서 법 조항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의미를 살펴보고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굴절되었는지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아울러 앞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습 활동에 제한받지 않고 활발하게 학습을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학교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간과해 먼저 「공교육정상화법」 제1조(목적) 중 ‘교육 관련 기관4의 선행교육5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규제함’에서 ‘무엇을 규제하는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것은 바로 ‘평가’ 부분이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평가든, 입학전형에서 실시하는 평가든, 학교급별 교과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학교에서 재구성하여 편성한 교과교육과정 운영 시 다음 학기 또는 학년에 편성된 교과교육과정 내용을 앞당겨서 수업(선행교육)을 할 수 없고, 수업하지 않은 내용을 평가(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문제 출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학교 교육과정 재구성에 주목했고, 각종 연수 시 이를 강조했다. 그러나 학교는 이러한 의도와는 달리 교과서에 따른 내용을 학년별·학기별로 분할하여 가르쳤다. 중학교는 3년 동안 운영할 수 있는 교과별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 재구성에 대한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가르치는 내용을 3년, 6개 학기 동안 인위적으로 또는 수치적으로 분할하여 가르쳤다. 고등학교는 과목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학교 자체적으로 교과목 간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지 못한 채 학기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업하고 평가했다. 즉, 학교는 학교 교육과정 재구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간과했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하지 않았으니 학생들은 교과 내 또는 교과 간 연계수업을 받을 수 없었고, 그 결과 부족한 부분을 선행학습하기 위해 사교육 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학교 교육과정 재구성은 공교육 정상화 정책의 핵심이다. 학교여건에 따른 교육과정 재구성이 없으면 평가도 개선될 수 없고, 학생들의 창의력도 향상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는 학생들에게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만을 가르치고, 학생들은 학교의 ‘유리천장’ 아래서 학습 하게 하는 스스로의 한계에 가두어 버렸다. 두 번째로 논의되었던 부분이 방과후학교 과정이었다. 우리들은 법 제8조 1항 중 ‘방과후학교 과정도 또한 같다’라는 항목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과후학교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과목(과정) 선택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다음 학기(학년)의 내용을 개설하지 못하면 학생들의 참여는 줄어들 것이고, 결국 학생들은 사교육 시장으로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선행교육을 할 수 없다는 지침에 따라 방과후학교 과정도 다음 학기·학년도 교육과정에 앞서 개설할 수 없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방과후학교 과정 참여는 줄어들었고, 사교육 시장에 참여하는 학생 수는 늘어나게 됐다. 마지막으로 시·도교육청은 매 학기마다 학교 교육과정에 편성되지 않은 과목의 성취기준과 평가 문항의 내용이 맞는지 또는 교육과정에서 학습하지 않은 문항을 출제하여 선행학습을 유도하지 않았는지를 점검했다. 1차 점검은 학교 자체적으로 점검단이 구성되어 점검했고, 2차 점검은 교육청(교육지원청)별로 점검단을 구성하여 1차에서 점검한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고등학교가 3학년 탐구과목의 평가 문항 중 일부를 2학년에서 학습한 내용과 연계하여 평가 문항을 제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점검단은 이 문항들이 교과교육과정과 불일치하므로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점검단 사이에서는 이것이 ‘선행교육일까? 후행교육일까?’에 대해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학교는 왜 그랬을까? 그것은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학입시제도 때문이다. 탐구영역에서 어느 특정 과목 시험을 치르고 그것을 9등급으로 상대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리고 대학입시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현실에서 고3 수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공교육 정상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입제도의 굴레 마지막으로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정상적인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되려면 무엇을 보완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 것인가? 첫째, 학생들의 선행학습을 전면 금지할 수 없다면 학교에서도 선행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학교별 교과협의회를 활성화해 학교별 교과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교실수업도 학생중심의 협력학습이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시·도교육청은 학교별로 교육과정 전문가를 배치해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 대입제도가 공교육 정상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에서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깊은 고심을 해야 한다. 대입제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등교육이 과연 정상화될 수 있을까? 수능 시험이 절대평가 체제로 바뀌지 않고 고등학교 내신이 절대평가로 바뀌지 않은 현실에서 과연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인가?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새로운 교육개혁을 과감히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할 수 있을까? 등과 같은 고민이 있을 때,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교육개혁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방향은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길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개발될 때 대입제도도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다. 또 국가 수준 교육과정과 병행해 수능과 내신 반영 부분의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국가 교육과정 역시 강화돼야 하고, 수능과 내신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이뤄져야 한다. 학생이 어느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진로에 맞는 학과를 선택해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교육정상화법」이 제정된지 4년, 우리가 풀어야할 과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국가의 경제 위기를 모두 걱정한다. 하지만 사교육 산업은 건재하다. 2017년 전국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또 기록을 경신했다. 역대 최고인 27만 1000원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2013년보다 13.3%가 늘었다. 5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인당 사교육비는 늘었다고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를 감안할 때 사교육비 총액은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2017년 기준 국가 차원의 공식 통계에 잡힌 사교육비 총액도 크게 늘었다. 2016년보다 3.1% 늘어 18조 6천억 원을 기록했다. 일단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 효과는, 사교육비와 관련해서는 수긍할 수 없다. 우리나라 사교육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선행학습인데 법으로 규제했음에도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 과연 사교육 규제와 관련된 법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언론의 진단을 보자. 문제는 교육청이 특별점검에 나서도 선행학습을 광고했다는 자체로는 적발 학원들에 대해 별도의 행정처분을 내릴 수 없다는 점이다. 특별법의 제8조 4항은 ‘학원·교습소 또는 개인과외 교습자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 또는 선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돼 있지만 단속의 실효성이 없다. 2014년 법 제정 당시 선행학습 유발 광고 금지는 ‘선언적 내용’이라며 처벌 규정이 빠졌기 때문이다. 선행학습 자체가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교육청은 교습비를 게시하지 않거나 무자격 강사를 채용하는 등 학원 관련 규칙에 명시된 다른 분야의 위반사항을 따져서 우회적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벌점이 누적된다고 해도 학원은 일정 기간 교습이 정지되거나 등록이 말소되는 정도의 제재만 받는다.(한국일보 2017.05.04.) 교육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뽑아 든 적이 있다. 국가적인 중요 정책으로 추진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사교육의 선행학습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2016년 「공교육정상화법」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를 금지한다는 조항을 위반한 사교육 기관을 단속했는데 적발된 불법 광고는 모두 341건으로 교육부는 해당 교육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율시정 요구 130건, 과태료 4건, 경고 5건, 주의 촉구 1건 등의 시정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솜방망이라는 말도 무색하지 않은가. 우리나라에 사교육 기관의 수가 얼마인데 그런 미미한 결과를 보도자료로 내는 것을 보면 생색내기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칼자루를 뽑았으면 무라도 제대로 잘랐어야 했는데, 당시 불법 사교육 기관에 대한 처벌은 우리나라 사교육 산업에 분명한 신호를 줬다. 법을 어긴다고 별일 생기는 것 아니니 신경 쓸 필요 없이 열심히 선행학습 영업하면 된다는 신호가 되었고, 결국 「공교육정상화법」은 죽은 법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과 진배없어 졌다. 서울시교육청도 특별단속이라는 것을 한 적이 있다. 2017년에 서울의 사교육 밀집지역인 강남구, 송파구, 노원구, 양천구에 소재하는 학원 174곳의 「공교육정상화법」 위반 실태를 조사해서 모두 79곳의 위법사례를 적발했다고 한다. 두 곳의 학원에 교습정지 처분을 내렸고 나머지는 시정명령이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한다. 그런데 속사정이 있다. 특별단속의 대상이 된 학원들은 시민단체의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정해진 것이며 처벌 근거도 「공교육정상화법」과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 뒤섞여 있다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공교육정상화법」은 이전보다 개선된 점은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전체적인 상황을 악화시켰을 뿐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사교육에 의존한 교육생산성은 바닥 수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아무리 지적해도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기여하는 측면만큼은 우수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종종 인용되는 것이 바로 OECD 국제학력평가(PISA) 결과이다. PISA2006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주당 학습시간은 7.14시간으로 세계최고 수준이다. 대만의 5.85시간, 핀란드의 4.8시간보다 매우 길다. 하지만 시간당 수학 점수를 보면 대만 138점, 핀란드 139점에 비해 우리나라는 99점으로 한참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세계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우수한 성적을 얻기 위해서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간당 점수를 ‘교육생산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생산성은 외국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공부 효과가 공부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만의 65.6%에 머물고 있다. 공부의 양은 많지만 질은 떨어지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합리적일까? 현재 우리나라의 중등교육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학습시간이 있음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성과는 가능한 많은 시간의 투입을 통해 얻어낸 성과이며, 이로 인해 교육의 효율성과 생산성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거의 바닥 수준이다. 이는 마치 60~70년대 경제성장 과정에서 드러났던 노동집약적 생산과정의 복사판이라고 볼 수 있다. 정확한 현실 인식부터 출발해야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이미 공교육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사교육의 선행학습으로 인해 학교의 수업시간은 엉망이 된 지 오래다. 교실 분위기를 주도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이미 선행학습을 한 상태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는 쉬러 간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공교육정상화법」과 같은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지 않으려면 사교육의 식민지로 전락한 공교육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현실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오해가 있다면 재대로 된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 이전에 쓴 신문 칼럼의 한 대목이다. 사교육은 망국병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진단과 처방은 제각각이다. ‘우리나라에 사교육이 없다면?’ 꼭 필요한 질문이다. 맥킨지 보고서는 중산층 재무위기의 원인으로 과다한 사교육비를 꼽고 있다. 사교육의 치명적 영향력은 바로 사교육이 우리 교육의 질서를 파괴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기교육은 나이라는 질서를, 선행학습은 학년이라는 질서를 무너뜨렸다. 질서가 무너진 교육은 전쟁이다. 더 일찍, 더 많이 사교육 시키기 경쟁은 아수라장이다. (한국일보 2017.04.25) 사교육이 주도하는 선행학습으로 인해 공교육의 존립 기반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모든 학생에게 책임지도를 해야 하는 공교육은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쉽게 말해 사교육은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 10% 정도만을 모아놓고 집중적으로 성적 향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공교육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교육의 성적 향상 효과를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이다. 결국 오직 자기 아이의 성적 향상에만 관심이 있는 일부 학부모들의 주도하에 사교육은 계속 번창할 수밖에 없다. 사교육이 주도하는 무한 경쟁을 제어하지 않으면 그 어떤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공교육은 정상화될 수 없다는 말이다. 실효성 있는 사교육 규제가 필요 독일이 선행학습을 커닝과 같은 부정행위로 판결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질서의 파괴와 혼란을 원천봉쇄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야구장 패러독스란 말이 있다. 앞줄에 앉은 사람이 일어서 앞을 가리니 모두가 일어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어느덧 서 있는 모두가 피로감을 느껴 앉고 싶지만 혼자 앉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계속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피로감 정도가 아니라 이미 죽을 지경인데도 앉지 못하는 현실. “제발 한날한시에 모두 그만두었으면 좋겠어요.” 한 엄마의 절규에서 사교육 문제해결의 방향을 찾아야 장이다. (한국일보 2017.04.25) 개인의 학습권 침해 주장과 같은 사교육 옹호 논리는 앞에서 언급한 공부 생산성의 저하 원인으로서 선행학습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차분하게 설명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사교육의 선행학습 때문에 학교 수업이 죽고, 그 결과로 다시 학교 수업이 엉망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실효성 있는 사교육 규제가 핵심이다.
1. 들어가는 말 저출산·고령화는 우리의 미래에 위협적인 부분으로 개인적·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잘 성장시켜 인재로 육성해야 할 책임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학업중단예방을 위해서 학교의 적극적인 대응과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으로 관련 부처 간 유기적인 협력체제가 필요하다. 이에 교육현장에서 학습중단의 다양한 원인을 조기에 인식하여 예방하고 지원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른 진로를 찾아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학생들이 따뜻한 학습을 통해 행복한 성장을 이루도록 하는 방안을 학업중단숙려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2. 학업중단예방 계획 실행 계획 1. 추진 근거 가. 「초·중등교육법」 제28조 제6항, 제7항 나. 교육부 학업중단예방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방안 다. 시·도교육청 교육 기본계획 2. 목적 가. 학업중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숙려할 기회를 주어 학업 중단예방 나. 학업중단 위기학생 조기 발견 및 상담 등 지원을 통해 학교 적응력 증진 다. 학교·교육청·지역사회 등 유관기관과 연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학업중단예방 3. 추진 방침 가. 학업중단예방 체계 마련 및 실행(학업중단숙려제 내실화, 다양한 대안교육마련) 나. 학업중단 실태 파악, 교육공동체 및 유관기관 협업 연계 강화 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강화(복학·검정고시·청소년 지원 기관 정보 제공 등 지원) 라. 학교와 유관기관 협력을 통한 지원 체제 구축(멘토링·교육기부·가족기능 보완 및 관계 개선 지원)[PART VIEW] 4. 학업중단예방 추진 체제 및 역할 가. 추진 체제 나. 추진 체제별 주요 역할 5. 세부 추진 계획 가. 학업중단예방 체제 구축 1) 학업중단 위기학생 지원 강화 가) 위기학생에 대한 단계별 지원 관리 (1 )위기 징후 조기 발견 : 학교 부적응 행동 발견 시 지원체제 구축 운영, 진단도구 개발 활용 (2) 위기 징후 발견 시 전문상담 및 맞춤형 지원 실시 나) 학업중단숙려제 운영 (1) 학업중단 희망 학생 대상으로 숙려 기회 부여 (2 )학교 내 심리 및 진로상담(전학·대안학교·위탁교육 등 안내)과 외부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연계 운영 (3) 대상, 기간, 출석일수 인정, 프로그램에 대한 운영 기준 및 매뉴얼 적용 다) Wee 프로젝트 기능 강화 (1) Wee 클래스, Wee 센터를 활용하여 상담 활성화 (2) 가정 위기학생 집중 지원, 다양한 부적응 요인 파악, 제도 지원 및 연계 운영 라) 다문화·탈북·미혼모 학생 학업중단예방 (1)다문화 및 상호문화이해교육 실시 및 멘토링 확대, 직업교육, 이중언어교육 실시 (2) 탈북학생용 교육자료 보급, 전담코디네이터 운영 (3)미혼모 임신과 출산 등 발생 시 과도한 학습권 침해 예방을 위해 위탁교육 시설과 연계를 통해 교육활동 지원 2) 학업중단 학생 지원 강화 가) 학업중단 위기 징후 조기 발견 - 진단 도구 및 다양한 경로로 학업중단 위기 징후 발견 시 맞춤형 지원 나) 학업중단 맞춤형 예방 프로그램 실시 (1) 정보 제공 : 학업중단 징후 발견 시 학습, 취업 등 정보 제공 (2) 검정고시 지원 : 가용 시설을 통해 검정고시 준비 과정 무료 운영 (3 )학습 지원 : 방송통신중·방송통신고 운영 활성화, 소년원·보호관찰소 등 위기 청소년 학력 취득 기회 확대 (4) 복지 지원 : 학업 복귀 시 경제적의·료·복지 등 지원, 교육프로그램 예산 지원 3) 맞춤형 진로를 통한 공교육 내 대안교육 기회 확충 가) 학교 안 대안교실 확대 (1 )위기학생 대상으로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반영하는 교육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체험교육기회 제공 (2) 교육과정 : 직업 소양, 명상 힐링, 인성 체험, 교육 상담 등 맞춤형 교육 지원 나) 대안학교 설립 확대 (1) 대안학교 설립의 기준 완화 및 자율성 확대 (2) 대학, 대안교육기관 등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민관협업형 대안학교 설립 다) 위탁교육 활성화 (1 )위탁교육기관 다양화 및 확대 : 대안교육시설, 청소년 기관, 대학, 직업교육, 예체능 단체 등 (2 )위탁교육 프로그램 : 인성교육형, 예술체육형, 진로교육형, 직업훈련형, 교육복지형 등 다양한 운영 (3) 분야별 전문가, 전문기관, 단체 간 위탁교육 프로그램 협력체계 구축 및행·재정적 지원 4) 학업중단예방 역량 강화 가) 시·도교육청, 학교 역량 강화 - 학업중단예방 기관별 협업 기능 강화 : 연수, 집중 지원교 맞춤형 지원 나) 우수사례 발굴 일반화 보급 - 학업중단예방 지원 및 운영 실적 파악 및 우수사례 발굴 보급 다) 법적 기반 구축 -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지원 법적 근거 마련 나. 학업중단 실태 조사 및 협업, 연계 강화 1) 학업중단 실태 조사 및 정책 대응 가) 학업중단 정기 실태조사 나) 실태조사에 따른 점검 및 지속적 정책 지원 2) 범정부, 지역추진체계 구성 및 운영 가) 학교와 학교 밖 지원기관과 협업 체계 구축 나) 지역자원을 연계하여 활용하는 청소년 안전망 강화 3) 학교 밖 청소년 조기 발견 및 접근 강화 가) 통계 분석을 통해 적시 대응 방안 마련 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서비스 강화 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강화 1) 교육기회 제공을 위한 교육 및 자립 지원 가 )학교 밖 청소년 통합지원 프로그램 확대(여가부 연계) : 검정고시, 자격증 취득, 스마트교실3, 학습동기 부여, 생활태도 및 대인관계 개선, 사회적응을 위한 기숙형 대안캠프 운영 나) 단계별 통합적 취업지원서비스 제공(고용부 연계) 다) 비행 범죄청소년의 교육기회 제공(법무부 연계) 라) 청소년 한부모 교육 및 자립 지원(여가부 연계) 2) 취약청소년 생활 의료 주거 지원 확대 가) 특별지원사업(여가부 연계) : 기초생계비, 교육비, 의료비, 법률 지원 나) 청소년 건강증진사업(여가부, 복지부 연계) : 건강검진 다) 주거 지원(여가부 연계) : 청소년쉼터, 가정폭력예방, 자립 지원 3) 우수 프로그램 발굴 및 확산 라. 학교·가정·사회 협력을 통한 지원 체제 구축 1) 사회적 참여 유도 및 나눔 네트워크 활성화 가) 교육기부 등을 통한 사회적 참여 확대 : 컨설팅, 캠페인, 상담 지원 나 )민간 협력을 위한 나눔 네트워크 활성화 : 주거 지원, 학습 지원, 직업 지원, 장학금 지원 2)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고 소통하는 행복한 가족 가) 가족관계 개선 및 부모교육(여가부 연계) 나) 가족 친화적인 직장 문화 조성 다) 교육적 방임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3. 나가는 말 학교에서는 학생 개개인에 맞는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학업중단 학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업중단 원인은 학교 요인, 가정 요인, 개인 부적응 등 복합적인 원인이 혼재돼 있다. 학교 부적응 등 원인은 다양하며 학교급별 빈도는 차이가 크다. 그래서 학교급별 대책을 달리해야 하며, 학교별·지역별 차이가 크므로 여건과 상황을 고려하여 전문적 대응이 필요하다. 자발적으로 학업중단을 선택하는 경우는 정보 제공을 해주는 것으로도 훌륭한 지원이 될 수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최소화하는 것은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며 미래에 대한 훌륭한 사회적·공익적 투자이다. 지원 체계를 중심으로 현장의 실행력을 높여 청소년의 자존감을 높이고 민주시민의식을 제고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따른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학교와 유관기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문제 다음은 우리 교육에 영향을 준 교육철학에 대한 논의다. 1) ㉮교육철학의 기본입장과 한계점을 논하고, 2) ㉯교육철학의 기본입장과 한계점을 논하시오. 3) ㉰교육철학의 기본입장과 학문중심 교육과정의 특징(목적, 내용, 방법)을 설명하고, 4) ㉱교육철학의 교육적 관점(교육목적, 교육내 용, 교육방법, 교육체제)을 논하시오. 【총 20점】 01 배점 ◦ 논술의 구성 요소 [총 16점] - ㉮교육철학의 기본입장(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과 한계점 [4점] - ㉯교육철학의 기본입장(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과 한계점 [4점] - ㉰교육철학의 기본입장과 학문중심교육과정의 특징(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 [ 4점] - ㉱교육철학의 교육적 관점(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체제) [ 4점] ◦ 논술의 구성 및 표현 [총 4점] - 논술의 구성요소와 논리적 형식 [2점] - 표현의 적절성 [2점] 02 모범답안 1. 서론 교육철학은 교육의 방향을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미국 교육철학의 영향을 받아왔고, 지금은 포스트모더니즘이란 교육패러다임 속에서 학습자의 개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잠재력 개발을 위한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적 흐름과 달리 현실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수능이라는 획일적인 교육체제 속에서 획일적인 인간을 길러내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우리 교육에 영향을 준 다양한 교육철학을 이해하고, 사회변화에 적합한 교육철학에 따라 교육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2. 본론 1) ㉮교육철학의 기본입장(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과 한계점 [4점] 진보주의는 아동을 계속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교육을 통해 미국 사회가 이뤄온 진보와 발전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고 믿었던 교육사상이다. 이 철학은 첫째, 교육목적은 경험의 재구성이며 현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획득된 지식이나 규범 혹은 원리 등의 축적과 지력의 발달이다. 둘째, 교육내용은 생활에 필요한 경험이며 가치적인 순서로 작업과 유희·지리와 역사·수학과 자연과학 등을 다루었다. 셋째, 교육방법은 경험에 의한 학습, 아동의 연령에 걸맞은 학습환경 제공, 흥미중시, 동료와의 협동 등이다. 그러나 이 철학의 한계는 첫째, 지식과 진리의 상대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지식은 변해도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지식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둘째, 아동의 현재중심·흥미중심에 대한 비판으로 항존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과거의 가치 있고 문화적 전통은 흥미와 상관없이 존중돼야 한다. 셋째, 아동의 활동중심에 대한 비판으로 지나친 진보주의는 방임주의로 흘러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간을 기르고, 희생정신이 희박해진다.[PART VIEW] 2) ㉯교육철학의 기본입장(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과 한계점 [4점] 항존주의는 진리의 절대성과 불변성, 그리고 영원성을 믿는 신념으로 인간은 이성을 지닌 존재이며 이성의 계발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첫째, 교육목적은 이성 계발에 있고, 이성은 영원불변하는 진리를 습득함으로써 계발된다. 둘째, 교육내용은 초등학교에서는 읽기·쓰기·셈하기와 같은 기본적인 교과를 중요시하였고, 중·고등학교에서는 중세 자유교과의 주요 내용 즉, 논리학·수학·문법·수사학과 그리스어와 라틴어 같은 고전적인 언어를 중시하였다. 대학교육에서는 역사상 위대한 사상가의 저작인 위대한 고전 100권(The Great Books)을 선정하여 필독서로 권장할 것을 주장했다. 셋째, 교사중심의 훈육적인 교육방법이 적절하다. 이성의 훈련을 위하여 지시·강압 방법을 통해 지성·이성·영혼을 훈련시켜야 한다. 그러나 항존주의는 첫째, 지식 위주의 전통교육을 고수함으로써 전인적인 발달을 추구하는 교육적 요구와 일치하지 않았고, 학습자의 개성과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둘째, 교육이 소수의 상류층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고, 이러한 교육을 따라가지 못하는 절대다수의 평범한 학생들은 낙오자가 된다. 3) ㉰교육철학의 기본입장과 학문중심교육과정의 특징(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 [4점] 본질주의는 지적능력 즉,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통적인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철학을 근거로 한 학문중심교육과정은 교과의 기본개념과 학습방법에서의 탐구를 중요내용과 활동으로 한다. 이 교육과정에서는 첫째, 교육목적은 학생들에게 학자들이 하는 것과 같은 것을 가르쳐 학습자의 지적 능력 수준을 높이는 데에 있다. 둘째, 교육내용을 지식의 원리(지식의 구조)와 지식탐구방법의 조직을 교육과정으로 본다. 지식의 구조는 학문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일반적인 개념과 아이디어이고, 나선형 교육과정은 같은 내용이 학년·학교에 따라 폭과 깊이가 넓어지는 교육과정의 조직형태를 말한다. 또한 학생들의 사고수준에 맞는 표현방식으로 제시돼야 한다. 셋째, 교육방법으로서 수업방식은 탐구과정이 중시되고, 발견에 따른 내적 동기유발을 강조한다. 이때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교과의 구조를 발견하도록 유도되며, 학생들은 이러한 발견학습을 통해 교과의 구조를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해야 한다. 4) ㉱교육철학의 교육적 관점(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체제) [4점] 포스트모더니즘은 개인과 사회에서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철학의 교육적 관점은 첫째, 교육목적은 학습자의 다양성 존중이다. 학생의 다양한 영역의 소질을 키워주고 각양각색의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 둘째, 교육내용은 다양한 경험이 제공되어야 한다. 학습내용 및 경험 선택에 대한 학생들의 자유가 최대한 허용되며,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비판적이며 다양한 사고를 자극하고 주체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는 학습자료로서 열린 교과서가 요구된다. 셋째, 교육방법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개방적이고 비판적인 대화와 토론·협동·자율적인 참여와 창의적인 탐구 방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생들 간의 공동학습 혹은 협력학습법을 추구한다. 넷째, 교육체제는 새로운 사회적 조건에 적합한 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교육체제가 요구된다. 대안적 교육모델(열린교육·대안교육·홈스쿨 등)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개발해 나가야 한다. 3. 결론 교육철학이 교육의 지침이다. 사회적 변화에 맞는 교육철학이 있는 만큼 지식기반사회와 포스트모더니즘에 맞게 학생들의 개성 존중과 잠재력 개발을 위해 교사는 실제상황 하에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자신의 교육관을 시대에 맞게 확립하고 적합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힘써야 한다. [참고사항] 1. 미국의 4대 교육철학(진보주의, 항존주의, 본질주의, 재건주의) 1) 진보주의(Progressivism) 아동을 계속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교육을 통해 미국 사회가 이루어 온 진보와 발전을 계속해 갈 수 있다고 믿었던 교육사상이다. 듀이에 의하면 교육은 전통적인 교육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미래 생활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현재의 생활 자체를 의미 있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교육목적은 경험의 계속적인 재구성을 통한 성장(지식이나 원리의 축적 및 개선과 동시에 지력의 발달)에 있다. 2) 항존주의(Perennialism) ‘불변·영원·항존’의 의미를 지닌 진리의 절대성과 불변성, 그리고 영원성을 믿는 신념을 말한다. 인간은 이성을 지닌 존재이며 이성 계발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교육의 최대 목적은 이성 계발에 있고, 이성은 영원불변하는 진리를 습득함으로써 계발된다. 허친스(Robert Maynard Hutchins)는 오늘날의 문명은 물질지상주의로 인해 인간을 파멸로 몰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숭배·물질숭배·사회화의 밀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교육은 과거의 사상에 접하여 시공을 초월하는 진리를 알게 하는 일이다. 3) 본질주의(Essentialism) 문화를 구성하는 가장 본질적인 것들을 교육을 통해 계승하여 역사를 진전시키는 원동력을 길러내자는 교육사조이다. 전통적인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고도 본질적인 내용들을 선택하고 그것을 가르침으로써 학습자들이 자신의 미래 생활을 준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교육목적은 현재 인류가 부딪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4) 재건주의(Reconstructionism) 위기에 처한 인류 문화를 교육을 통해 재건하자고 주장하는 교육사상이다. 위기에 처한 현대사회와 문화 극복을 위해 교육이 선구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은 개인적 자아실현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에 참여하는 가운데에 실현되는 사회적 자아실현에 있다고 보았다. 2. 항존주의와 본질주의 항존주의는 진보주의 교육의 철학적 기초인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을 비판하고, 현대사회의 혼란 속에서 지적·도덕적·경제적 확실성을 찾아야 함을 강조한 데서 출발한 것이다. 주로 본질주의와 더불어 진보주의 교육사상에 대한 비판으로 나타난 교육철학이다. 보주의 교육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운동이 본질주의라면, 항존주의는 진보주의 교육을 완전히 부정하고 극복하려 했다. 또한 항존주의는 과거의 위대한 창조적 업적(특히 대저서)을 인간의 보편적 통찰에 대한 영원한 표현으로 보았으나, 본질주의는 인류의 업적을 오늘날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지식의 자료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형이상학에 기초한 항존주의는 변화를 추구하고 진리와 가치의 상대성을 강조하는 진보주의와 대립되는 주장을 내세운다. 3. 항존주의의 관점 : 아들러의 파이데이아 제안 1) 파이데이아(Paideia) 파이데이아란 그리스어 파이스(pais)와 파이도스(paidos)에서 유래된 것으로 ‘어린이의 양육’을 의미한다. 넓은 의미로는 라틴어에서 인문학을 뜻하는 ‘humanitas’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모든 인류가 소유해야만 하는 일반적인 학습’을 가리킨다. 아들러(Adler)는 미국 교육이 직업주의와 전문주의로 전락한 것은 진보주의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 교육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시민의 질을 향상시키는 교양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교양교육이야말로 모든 사람이 받아야 할 최상의 교육으로서 직업적으로 전문화되기 전에 반드시 받아야 할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1983년 미국 ‘교육의 수월성위원회’가 펴낸 위기에 처한 국가(A Nation at Risk)라는 보고서에서 ‘파이데이아 제안(1982년 출판)’이 당시 교육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해 크게 주목받았다. 2) 파이데이아 제안의 내용 첫째,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아동은 국민공통 기본학교교육을 통해 개인적 발달과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책임, 모든 노동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기본적인 기능을 습득시켜야 한다. 둘째, 모든 학생에 대한 동일한 교육과정인 국민공통 기본학교교육을 받도록 한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모든 복선제와 선택과목제도를 배제해야 한다. 선택과목과 전공제도는 대학에서나 적절한 것이다. 셋째, 개인차는 언제나 있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결코 종류의차이는 아니다. 개인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들은 그들의 인간성에서는 동일하다. 따라서 각 아동의 개인차를 고려한다는 것은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보충적인 수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 서로 질이 다른 교육을 국민공통 기본학교교육에서 제공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는 가르치기에 불가능한 아동은 없고 오직 아동의 개인적 조건에 적합한 방식으로 가르침을 받지 못한 아동들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넷째, 12년간의 국민공통 기본학교교육에 적합한 교사는 4년 대학에서 일반교양교육을 수료한 이후에 대학원에서 교사자격증을 위한 과목을 이수하거나 아니면 전문의가 되기 위해 인턴으로 병원에서 훈련을 받듯이 학교에 가서 현직교사의 지도·감독 하에 훈련을 받아 양성된 사람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봇, 인공지능의 시대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의 열기가 뜨겁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으로부터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까?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 이런 시대에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이 조심스럽게 떠오른다.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창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교사가 많이 가르치는 교육에서 학생들이 꿈과 끼를 발휘하여 배움을 즐기는 교육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사가 가르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활동을 강화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배우는 방향으로 수업방법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교사의 역할 역시 학생들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학습 흥미도와 동기를 높이고,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여 정답을 찾아가도록 환경을 조성하며, 학생들의 생각을 연결하는 것으로 변해야 한다. 이런 교육의 흐름에 발맞춰 학생들이 많이 생각하게 하고, ‘왜?’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도록 수업을 디자인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사고력을 함양하는 수업을 설계하기 위해 먼저 생각하는 힘이란 무엇인지 살펴보자. 생각하는 힘은 창조하는 힘, 표현하는 힘, 협력하는 힘을 포함한다. 창조하는 힘은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저항하여 새로운 것을 도출하는 힘이다. 표현하는 힘은 자기 생각을 타인에게 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는 힘이며, 협력하는 힘은 사람들의 다양성을 수용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다. 학교도서관 프로젝트는 수업을 통해 다양한 문제들을 학생들이 스스로 파악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학교도서관을 활용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양한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은 정보의 공급처일 뿐만 아니라 정보를 현명하게 사용하고 평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럿이 힘을 합쳐 문제해결에 필요한 가치 있는 정보를 가려내고 의미 있게 조합할 수 있는 분별력이 학교도서관 프로젝트 수업에서 길러질 수 있다. ▶ 수업의 준비 과정 2017년 본교에서는 ‘우리 학교 식물 책 쓰기’라는 과학수업 프로젝트 수업이 1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올해도 역시 함께 수업을 계획하고 진행해보자는 제안이 있었다. 과학교사와 사전 협의를 통해 수업 의도와 성취기준, 교과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수업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했다. 과학교사와 함께 한 과학수업의 성취 기준은 다음과 같다. 성취 기준 : 생물 다양성 보전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생물 다양성 유지를 위한 활동 사례를 조사하여 발표할 수있다. [PART VIEW] 위의 성취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전개하면 좋을지 의논한 결과,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공익광고를 만들기 위해 도서관의 다양한 과학책을 활용해 보기로 했다. 적합한 과학도서를 고르는 작업이 수업준비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었다. 도서관에 생물 다양성에 관한 과학도서는 그 종수가 많지만 1학년 학생들의 읽기 수준을 고려해야 하며, 성취 기준에도 부합하는 책을 선정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긴 논의 끝에 많은 관련 자료 중에서 세 가지 책을 선정해 다음과 같이 발췌 자료를 마련했다. 자료 1 카트린 스테른, 생물 다양성, 다림, 2011, p.8~9, p.29~30, p.32~34, p.36~41 자료 2 카트린 스테른, 생물 다양성, 다림, 2011, p.50~51, p.55~64, p.72 자료 3 로라나 지아르디, 스테판 반 잉겔란트, 알랭 세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생물 다양성 그림 백과, 머트스비, 2013, p9.4, p.79, p.86 자료 4 박경화,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북센스, 2011, p.25~26, p.40~48 ● 비판적 사고하기 : KWL(Know, Want, Learned)을 활용하기 4차시 정보 분석 및 토의 주제 도출하기에서 다음 사항에 중점을 뒀다. 첫째, 읽기 자료의 성격과 특징에 따라서 효과적인 독서전략을 적용하여 읽는다. 둘째, 읽은 결과를 자신의 목적이나 주어진 과제해결에 적용한다. 셋째, 다른 사람과 지식 정보를 공유하고 기존의 정보에서 새로운 생각을 도출할 수 있다. 과학도서에서 발췌한 자료는 교과서에서 전달하는 지식을 넘어서는 심화된 내용과 독창적인 생각을 담고 있어 주어진 문제에 대해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자료를 읽고 스스로 분석하고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 네 가지 발췌된 자료 중 학생들은 각자 하나의 자료를 선택하여 읽는다. 읽은 후 그래픽 조직자 KWL을 이용하여 자료를 분석한다. KWL은 1986년 오글(Ogle)이 개발한 것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What I know)’, ‘알고 싶은 것(What I want to know)’, ‘새롭게 알게 된 것(What I learned)’으로 구분하여 기술하도록 한다. KWL을 활용한 수업은 학생들이 단지 책을 읽기만 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료를 읽고 정보를 분석하는 단계에서 KWL을 이용해 글의 핵심 내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스스로 도식을 구성함으로써 읽기 전략을 독자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생각 및 의견 나누기 KWL을 이용해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토의하고 싶은 주제를 두세가지 적도록 한다. 그리고 모둠별로 활동지 작성한 것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과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에 대해 스스로 반문하고 상호 질문하여 자신들의 견해를 표명할 수 있도록 한다. ● 함께문제해결하기 학생들이 각자 만든 토의 주제 중에서 모둠 주제를 하나 선정하도록 한다. 이때 가장 좋은 주제를 선택하게 해도 되고, 모둠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더 좋은 주제를 만들도록 해도 된다. 학생들은 스스로의 사고와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지식을 인식하고 의견들의 대립, 조정 과정을 통해 공통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여 공동의 지식 창출 및 구성원들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1모둠 : 어떻게 하면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2모둠 : 인간이 지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3모둠 :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4모둠 :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활동은 무엇일까? 5모둠 : 벌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생태계에서 한 종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6모둠 :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모둠별로 선정한 토의 주제 ▶ 수업을 마치며 철학자 고병권은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을 낳는 것’ 즉,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고, 그것은 또한 ‘다르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학교도서관 프로젝트 수업에서 학생들과 더불어 생각하고, 토론하고, 함께 배우는 것은 우리가 생각을 맞이하고 향상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공익광고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서 학생들은 많은 지식으로부터 추론하고 지식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교사가 적합한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어진 상황이나 목적에 따라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자료를 도서관에서 스스로 찾아 선정하도록 하지 못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 정해진 수업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수업을 설계하다 보니 이 부분이 미약했던 것 같다. 앞으로 사회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서로 협력하고 다른 아이디어와 관점, 가치를 존중하고 그 같은 차이를 가로질러 어떻게 신뢰하고 협력할지 결정할 수 있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기대한다. 수업 속에서 서로 돕고 생각을 나누고 여럿이 힘을 합칠 때 사람은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이미 깨달았을 것이다.
2016년 군자중학교에 발령받으며, 그전까지 사용했던 도덕 러닝맨(도덕learningman)이란 브랜드가 매우 올드하게 느껴졌다. 이미 중학생들 사이에서 ‘런닝맨’이란 열풍이 사그라든 이후였고, 학교도 옮겼으니 브랜드네이밍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매체에서는 쿡방이 유행하던 터였다. 수요미식회, 냉장고를 부탁해, 오늘 뭐 먹지, 집밥 백선생 등의 요리프로그램의 돌풍은 그 해 트렌드를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였다. 군만두와 만나다 ‘군자’는 공자가 말하는 최고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가리킨다. 종교와도 같은 유학의 최고 성인이신 분이 꼽는 최고의 인간상이라니, 이 얼마나 도덕적이고 이상적인 이름인가. 나는 꼭 ‘군자’라는 이름이 들어간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원래는 사군자란 이름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요리조리 생각해도 사군자가 주는 무게감이 수업스타일과 맞지 않았고, 그 외 군계일학, 군대포, 자네군 등 다양한 네이밍을 고심하던 중 유행하던 쿡방을 차용해 최종적으로 ‘군만두’(군자인들이 만들어가는 ACTION! DO! 德)란 이름을 낙점했다. 무엇보다 ‘만들어가는’이 좋았다. 나는 당시 내 수업의 가장 큰 문제가 교사중심의 수업이었기에, 학생중심수업을 간절히 원하는 나의 바람을 충족해줄 수 있는 네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쿡방이라, 이제 내 수업을 들여다볼 차례였다. 내 수업을 들여다보다 HOP-STEP-JUMP 가 내 수업 구조였다. 미디어를 통한 동기유발, 협동학습구조를 반영한 활동수업, 그리고 실천을 위한 전략수립까지 3단계로 패턴화된 수업을 하고 있었다([그림 1] 참조).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특화하고, 잘 못 하는 것은 공부해서 배워가며 차근차근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업의 청사진을 그렸다. 나의 장점은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열광하는 문화를 잘 캐치해서 수업에 반영하는 것이었고, 그것을 아이들의 삶과 연결하는 활동을 잘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단점은 교사의 개성이 강하다보니 수업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학생이 주인이라기보다는 교사가 전체를 이끌어가는 점이었다. 5년 차였을 때 요청장학을 한 적이 있는 데, 내 수업을 참관하신 장학사님께서 내 수업을 배움중심수업이 아닌 교사중심수업이라고 하셨다. 그 후로 나는 배움중심수업을 하지 못한다는 자책감으로 교사중심수업을 한다는 데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 그것을 수정하고자 당시 근무하던 학교의 교감, 교장 등 선배교사에게 수업장학을 요청했더니, 내 수업의 문제가 수업디자인보다는 목소리의 문제가 더 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목소리가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 편안함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교사중심수업을 하는 목소리가 나쁜 교사라는 단점에만 집중하면 더욱 개선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 내가 잘하는 것은 아이들의 특성과 문화를 잘 캐치하고 간파하는 것이니, 여기에 해답이 있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나는 아이들의 특성과 문화를 반영해 수업을 기획하되, 내가 잘하는 요소들을 반영하고, 내가 주도할 때와 아이들이 주도할 때를 적절히 배분해 수업을 디자인하자라고 다짐했다. [PART VIEW] 우리 아이들을 들여다보다 그리고 아이들을 들여다봤다. 오랫동안 가만히 깊이 있게 들여다보니 아이들은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한 가지로 규정할 순 없지만, 범주화해보면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그림 2] 참고). 소위 관종으로 불리우는 애정결핍의 아이들은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랩으로 발설하는 데 매력을 느끼며 힙합에 열광하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관종-힙합-SNS는 결국 자기를 드러내고 싶어 한다는 욕구의 발현으로 볼 수 있다. 이 아이들은 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아날로그를 경험해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라 디지털에 열광한다. 유튜브와 함께 성장해 온 아이들은 ‘건너뛰기’ 문화를 거쳤으므로 진지하고 지루한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질 못한다. 디지털에선 언제나 ‘건너뛰기’가 가능하므로 오직 모든 현상을 ‘노잼’ 아니면 ‘핵잼’으로 분류하며, 오직 재미만을 추구하고, 자칫 진지한 이야기라도 할라치면 손사래를 치며 ‘진지충’으로 몰아세운다. 물론 자신이 꽂히는 분야엔 매우 적극적이다. 수학여행·축제·체육대회 등의 각종 행사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연습을 하고, 체육대회 반티 정하는 것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한다. 각종 행사에서 무대에 서는 것, 체육대회 반티와 화장, 각종 액세서리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언제나 삶의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이 받고 싶어 하는 것이다. 미래사회의 주인공이 되는 사람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 강원국 씨는 모든 독자에게 관종으로 살라고 말한다. 관종이란 남의 관심과 인정을 갈구하면서 산다는 것이고,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면 끊임없이 자기를 성장시키고 성장한 나를 표현하고 또 그것을 통해서 관심과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 하며, 세상의 중심에 자신이 있길 바라는 관종 아이들은 오히려 자기성장을 위한 잠재적 씨앗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잘 배운 멋진 어른이 되어 매력적인 삶을 살아가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삶을 주체적이고 주도적으로,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행복한 삶의 기본이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의 도덕 교과서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타율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점점 의존하게 되므로 자기 삶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도덕적인 삶이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스스로 판단해 옳은 행동을 실천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삶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미래교육은 학생들에게 개념적 지식이 아닌 상황과 맥락에 적합한 절차적·방법적 지식을 요구한다. 이렇게 적재적소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사람을 우린 ‘역량’ 있는 사람으로 지칭하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선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핵심역량을 갖춘 사람으로 지칭했다. 삶에 있어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기민하게 문제를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라면 응당 자신의 주체성·주도성을 갖춘 사람일 것이다. 따라서 내 수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이러한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다시 말해 미래사회에서 ‘관종’에서 ‘주인공’으로 거듭나 살아가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삼았다. 아이들의 특성과 문화 + 기존의 내 수업 + 쿡방 미래사회의 역량 있는 아이들로 자라기 위해서 스스로 주도하고 주체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고민했다. 먼저는 도덕모니터링단을 조직했다. 군만두스탭이 된 아이들은 도덕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는 정예멤버이다. 이들은 분기별로 도덕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고, 최신 아이들의 유행과 좋아하는 경향을 전해주는 역할을 했다. 수업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작년에 윤독도서인 스프링벅을 읽고 하브루타 수업을 처음 도입했을 때 이 아이들은 딱 이렇게 표현했다. “선생님! 이 수업 진짜 핵노잼이예요.” 그런데 사실 이 아이가 말하기 전에 내가 이미 이 수업이 폭망한 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들의 판단력은 예리하고 날카롭다. 패턴화된 내 수업을 5가지의 요리로 조직했다. 사이다(사진으로 이해하는 세상), 미더덕(미디어로 더 도덕 하기), 레알액션모둠정식(실제 행동으로 배우는 활동중심 및 주제활동 수업), 튀김(튀어 오르는 생각, 도덕 되새김), 훈내폴폴(훈훈하게 실천하여 향기를 낸다)이다. 그러니까 ‘군만두 수업’은 패턴화된 5가지의 요리에 성찰일기를 더한 수업이며, 기존에 내가 하던 수업 중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며, 아이들의 특성과 문화적 특징을 결합하여, 유행하는 쿡방의 요리 이름으로 조직한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군자중(배움의 주체가 될 아이들)+만들어가는(배움의 과정)+ACTION! DO! 덕(德)(배움의 결과)이 되겠다. 수업은 결국 진정성 수업을 멋들어지게 조직화하고, 있어 보이게 만들어 뭔가 그럴싸하게 포장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일회적이고 단순히 쇼처럼 여겨지는 수업은 아이들에게서, 동료 교사들에게서 금방 탄로가 난다. 내가 원하는 것은 ‘군만두 수업’을 3월 첫 주부터 2월 종업식까지 꾸준히 하는 것이었다. 패턴화된 이 수업을 위해서 2시간 블록수업을 하고, 매 차시 ‘군만두 수업’의 형태를 만들었다. 이렇게 많은 고민 끝에 준비한 수업을 마치면, 교실 안 아이들은 선생님의 노고를 인정해준다. 물론 “선생님의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과정이 아주 탁월하십니다. 선생님의 수업디자인 실력이 멋지십니다”처럼 세련된 말은 못 한다. 다만 그들만의 언어 “샘, 좋아요”, “도덕수업 언제 해요?”, “도덕이다!” 정도의 말로는 표현할 수 있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어려운 수업준비 다른 일은 10년이 지나면 전문가가 된다고 하는데 나는 여전히 수업이 가장 어렵고, 수업준비가 가장 무섭고, 그런데 또 수업이 가장 좋고 그렇다. 이 양가적이고 모순된 감정과 싸워가며 여전히 수업준비를 한다. 이게 누군가에게는 오버처럼 들릴 말이지만, 나는 정말이지 서태지가 2004년 은퇴를 하며 남긴 유명한 말 “저에게 창작은 뼈를 깎는 아픔이었고, 고통이었다”는 말을 나는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떠올린다. 누군가에게 배움을 나누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멋지고 매력적인 일이지만 그만큼의 고통이 수반되는 것 같다. 내가 원했던 만큼의 배움이 도달하지 못했거나 아이들의 반응이 신통찮을 때, 또 아이들이 반응 이전에 내가 먼저 내 수업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때 나는 심하게 좌절하기도 하고 울적해진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아이템이 고갈되었을 때도 우울감을 느낀다. 그런데 또 한 번 수업이 잘 맞아떨어지는 경험! (이건 교사라면 누구나 하는 경험) 아이들 스스로가 배움을 주고받는 상황을 마주하면 가슴이 벅차도록 기쁘고 감격스럽다. 다음호에 계속
도덕 시간. 학생들의 머릿속에는 어떤 단어들이 떠오를까? 지루함, 졸림, 뻔함 등 부정적 이미지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은 답을 이미 알지만 행동하지 않아요.”, “머리로만 가르치는 도덕수업이 의미가 있을까요?”라고 하는 등 회의적인 시선이 많을 것이다. 교육학자 듀이(Dewey)는 “어째서 교육의 실제는 아직까지 그 결함에 그토록 깊이 빠져 있는가? 교육은 일러 주고 일러 받는 일이 아니요, 능동적이고 건설적인 과정이라는 것은 이론상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실제에서 널리 어겨지는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도덕수업 역시 이론과 실제 생활의 간극이 큰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그 간극을 좁히고, 학생들에게 ‘삶의 의미가 되는 도덕수업’이 될 수 있을까? [PART VIEW] 나. HUMAN 프로젝트 용어가 품은 뜻 ● : ❶ 사실이나 이치에 맞음 / ❷ 옳고 바름 / ❸ ‘Charm’ : 매력적이고 끌림 ● HUMAN : ❶ 창의적인 사람 / ❷ 더불어 사는 사람 / ❸ 자주적인 사람 / ❹ 교양 있는 사람 ❸ 지도 내용 조정 목적 : 이론수업(필수학습요소) 시간은 줄이고, 학생활동위주의 수업 시수를 확보함으로써 ‘행복교육’ 구현 2) 교과 간 재구성(주제중심 재구성) ▶ 수업사례 _ 감정 프로젝트 싸움이 너무 잦아진 10월 말. 잦은 싸움에 대한 해결방법을 토의하다가 학생들이 감정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고 제안하면서 ‘감정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먼저 학생들과 필요한 덕목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야기 했다. 이후 학생들은 ‘주제망 짜기 → 영역별 모둠별 활동 계획 세우기 → 활동 및 경험 → 나눔 및 환류’의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배우는 과정을 통해 매우 즐겁게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프로젝트 활동이 끝난 후에는 자신의 감정과 다른 사람의 감정이 소중함을 스스로 깨달아 감정을 조절하며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 프로젝트명 : 내 마음의 주인은 나! ● 주제 : 감정의 소중함을 알고, 바르게 조절하고 표현하기 ● 관련 교과 및 단원 나. 과정중심의 평가 학습의 전과정에 걸쳐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평가를 하고자 하였다. 학생의 학습 해결과정에 중점을 두고 모든 학생의 배움을 도와주는 평가, 참여와 협력을 중시하는 과정평가를 통해 피드백해 주었다. ❶ 평가유형 : 관찰평가 / 자기평가 / 상호평가 / 토론 / 구술평가 / 서술형평가 / 자기성장평가 / 포트폴리오 ❷ 실천 : 실천 기간 선택 / 표현 방법 선택 / 발표 방법 선택 / 내용 선택 / 대상 선택 / 해결방법 선택 / 해결문제 선택 ❸ 평가피드백 : 칭찬과 격려 / 내용 다지기 / 개별면담 / 학습 내용 정리 / 정오답 판정 및 해설 / 묻고 답하기 / 힌트주기 / 친구 가르치 ● 실천 중심 HUMAN 학급 운영 예시 ❶ 활동순서 - 도덕 덕목을 선정하기 - 과자에 덕목을 라벨지로 붙이기 - 교실 위에 과자 가랜드 만들기 - 먹고 싶은 과자의 덕목을 뽑기 - 세 가지씩 실천 카드를 쓰고, 실천한 후 반성하기 - 다음 날 두 가지 이상 지킨 학생들은 과자 먹기 ❷ 실천하기 - 배움터지킴이 아저씨께 감사 인사하기 - 농부 아저씨께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하기 - 친구에게 고맙다는 인사하기 ❸ 효과 - 즐거움이 있는 교실 - 스스로 규칙 정하는 활동을 통해 자발성 유도 - 능동적으로 그 덕목을 지키는 가운데 인성 Up! 나. 상호존중과 배려로 민주적인 교실 조성 ● 관련단원 : 도덕 _ 7. 모두 함께 지켜요(4/4) ● 학급의 주인이 되어 민주적으로 교실을 이끌어가기 ● 학급의 생활규칙 정하기 활동 나. 대화전략으로 문제해결하기 대화전략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진행했다. 2명~3명의 학생들이 짝을 이뤄 주어진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짝 대화전략’, 4명~5명의 학생들이 한 모둠이 되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모둠 대화전략’, 어떤 상황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주장과 실제 원하는 것이 다를 수 있음을 알게 하는 ‘양파기법 갈등해결전략’, 갈등이 있을 때 자신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사고하면서 상대의 입장과 생각을 알아가며 갈등을 해결하는 ‘원무지계 해결전략’을 활용했다. ● 관련 단원 : 도덕 _ 8. 우리 모두를 위하여(2/4) ● 짝 대화전략
필요악으로 인식되는 복식학급, 학교통폐합 이외의 대안은 없는가? 본교는 전교생이 20여명이 되지 않는 소규모학교이다. 그러다보니 2개 학년을 함께 놓고 가르치는 복식수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또한 학년주의 도입 이후, 같은 연령의 학생이 하나의 학년, 하나의 학급으로 편성하는 것이 원칙이 됐지만, 학생부족·교실부족 또는 교사부족으로 정상적인 학급을 편성할 수 없을 때 비정상적인 학급인 ‘복식학급’이 운영되기도 한다. 인구절벽의 위기 앞에서 전국적으로 복식학급은 증가하고 있다. 학생들은 집중해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고, 교사들은 2개 학년을 제대로 가르치기가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 한다. 마치 ‘필요악’처럼 되어버린 복식학급은 ‘학교통폐합’만이 최선의 대응책일까? 주요 선진국에서는 복식학급 및 복식수업이 사회성 발달과 수준별 개별학습에 유용한 교육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복식학급을 피할 수 없다면,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며 복식학급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미래 수업의 가능성을 여는 수업방법으로 연구하고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인문학, 융평 수학의 길을 열다 첫 수학수업 시간, 서로 다른 수학 교과서를 펼치고 앉아 있는 2개 학년의 아이들을 보면서 막막함이 턱! 밀려왔다. 그러나 어느 한 명도 놓칠 수 없는 아이들이기에 수학과 복식수업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소규모학교 아이들을 위한 노력에서 시작된 이 활동이 수업이 성장하는 복식학급, 지금 만드는 ‘미래 교실 이야기’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활동 대상 : 3학년(남 4명, 여 0명, 계 4명), 4학년(남 2명, 여 2명, 계 4명), 총 8명 ● 수학과 복식수업의 필요성 : 관련 연구의 미비로 인해 3학년과 4학년 두 개의 학년의 통합수업에 어려움 직면 ● 필요한 수학과 역량 : 문제해결역량, 의사소통역량, 태도·실천역량 ● 활동의 흐름 : ‘함께 채우고, 나누며, 높이는 융평 수학의 길’ ❶ 생각 활동(THINK)의 의미 ❹ 융평 수학을 열기 위한 교사의 전문성 강화 노력 - 수업전문가 활동(수업선도교사) - 수학 수업 연구 동아리 활동 - ○○교육청 지정 인성수업모델학급 - 도단위 우수 수학수업 동영상 촬영 - 수학과 학습 콘텐츠 제작[PART VIEW] 인문학[文史哲], 생각[THINK]으로 수학의 길을 ▶ 왜 문학인가? 문학은 언어를 표현매체로 하는 예술이나 그 작품이다. 초등학생 수준에서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내용과 양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문학이다. 단순한 개념의 나열로는 학생이 수학 활동에 흥미를 갖게 할 수 없다. 그러나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문학 속에서 학생들은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스스로 개념을 깨우치면서 수학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 문학은 어떻게 수학과 소통할 수 있을까? ▶ 융평 수학을 위해 재구성한 문학 텍스트 자료(예시) ‘로빈슨 크루소의 달력 따라잡기’ 텍스트 자료 드디어 나는 섬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선장이 준 새 옷을 갈아입고, 깔끔하게 이발을 하고 나니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나는 염소 가죽으로 직접 만든 모자와 우산, 앵무새 한 마리를 기념으로 배에 실었다. 또 궤짝에 넣어 둔 금화와 은화도 잊지 않고 챙겼다. 프라이데이도 나와 함께 배에 올랐다. 1686년 12월 19일, 드디어 나는 섬을 떠나게 되었다. 표류하다가 섬에 들어온 지 27년 2개월 19일 만이었다. 그럼 난… 도대체 며칠 동안 여기에 있었던 거지? “안녕, 나의 섬이여! 그동안 고마웠다!” 나는 나를 보호해 주고, 먹여 살려 준 섬에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동안 섬에서 살면서 겪었던 일들이 눈앞을 스쳐갔다. 생각해 보면 무인도에서 사는 동안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검소하게 살면서 삶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고, 평생의 진실한 친구인 프라이데이도 만날 수 있었다. 금요일에 만나게 되어 영어로 금요일을 뜻하는 ‘Friday’가 이름이 되어버린 나의 벗, 프라이데이! 그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면서도 섬을 떠나는 것은 너무 서운했다. 35년 만에 영국에 도착했다. 이미 부모님은 세상을 떠나고 안 계셨다. 내 삶은 이 세상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삶이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만약 또다시 내게 모험을 펼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주저 없이 떠날 것이다. 수업사례❶ _ 삼국지로 배우는 ‘덧셈과 뺄셈(3학년)’ 그리고 ‘큰 수4(학년)’ 삼국지는 숫자로 가득 찬 이야기이다. 관도대전에서도 병사의 수, 군량미의 양, 운반하는 말과 소의 수 등 많은 수가 등장한다. 원소의 70만 대군을 막기 어려웠던 조조는 관도로 오고 있는 원소의 군량미를 뺏을 계획을 세우지만, 군량미를 운반하는 병사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허유의 정보를 바탕으로 군사의 숫자를 계산하게 된다. 이러한 조조의 문제해결과정에 학생들은 직접적으로 동참하면서 ‘덧셈과 뺄셈’, ‘큰 수’를 배울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학생들끼리만 텍스트를 읽도록 하면,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어하거나 집중이 잘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텍스트를 활용한 수업이 익숙하지 않을 경다. 또한 ‘원소군’이라는 말을 사람 이름으로 생각할 정도로 어휘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서 텍스트를 재구성할 때 가능한 한 ‘가장’ 쉬운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 단원명 : 3학년 _ 1. 덧셈과 뺄셈 / 4학년 _ 1. 큰 수 ● 교육과정 재구성 ● 수업목표(소통 주제) : 삼국지 에서 찾은 수의 신비 ● 일반화 가치(융평에 닿다) : 숫자로 가득 차 있는 삼국지 텍스트를 활용하면 경험적으로 확인해 보기 힘든 큰 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조’이상의 수를 간단히 경험해 보는 활동을 겸할 수 있어 학생들이 흥미로워 한다. ● 수업설계 참고 자료 ❶ 융평 수학을 위해 재구성한 문학 텍스트 자료 _ 삼국지 원소의 군사와 조조의 군사들은 밀고 밀리는 지루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전쟁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 않은 조조군은 군량미가 심각하게 부족해지기 시작했고, 군사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다. 그래서 조조는 후퇴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조조에게 중요한 정보가 들어왔다. 그것은 원소군의 군량미를 가득 실은 수레가 관도 방면에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군량미 보급을 막아 원소군의 기세를 꺾으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문제였다. 군량미를 운반하는 병사들의 수나 원소군의 상태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다. 어느 날 이 문제를 고민하며 산책을 하고 있던 조조 앞에 허유라는 옛 친구가 찾아왔다. 허유는 원소군의 참모였지만 원소가 자신을 업신여기자 원소에게서 도망쳐 조조를 찾아온 것이었다. “이보시오, 승상. 나를 기억하시겠소?” “아니 이게 누구인가? 내 친구 허유 아닌가? 어서 오시게.” 조조는 허유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조조의 영채로 함께 들어와 그간의 이야기를 마친 허유는 조조에게 물었다. “그래, 군량미는 어느 정도 남았는가?” “한 달은 먹을 수 있네.” “나에게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게.” “사실은 열흘 정도밖에 버틸 수 없다네.” 조조의 말을 들은 허유는 화를 내며 일어섰다. “내가 자네를 도와 원소를 물리치려고 왔는데 내게조차 거짓을 말하면 나도 자네를 도울 수 없네.” 그러나 조조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사실 오늘까지는 먹을 수 있지만 내일은 어떨지 모르겠네. 어찌하면 좋겠는가?” “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군. 원소의 군대는 70만 대군이네. 보통 한 사람이 하루에 500g의 식량이 필요한데 이번에 오고 있는 군량미가 한 달은 먹을 수 있는 양이라더군. 소가 끄는 달구지에 500kg까지 실을 수 있으니 소의 숫자도 어마어마하겠지.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함께 오고 있는 병사들의 숫자라네. 3,500명의 보병과 913명의 궁병, 750명의 창병, 579명의 기마병, 348명의 기술자가 이 여러 가지 물자를가지고 식량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네.” 수업사례❷ _ 오즈의 마법사로 배우는 ‘자료의 정리(3학년)’ 그리고 ‘막대그래프4(학년)’ 도로시 일행은 괴물의 등장으로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만난다. 그리고 동물들이 사는 장소에 따라 잡아 먹힌 숫자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희생된 동물들의 숫자를 그래프로 나타내는 활동을 하게 된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가장 안전한 곳을 찾아 동물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속에서 학생들은 보다 유의미한 수학적 문제해결의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학생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 나가도록 한다는 것은 언제나 면밀한 교사의 수업 설계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오즈의 마법사를 읽고, 스스로 활동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수업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이 여러 가지 그래프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 단원명 : 3학년 _ 6. 자료의 정리 / 4학년 _ 6. 막대그래프 ●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목표(소통 주제) : 오즈의 마법사 속 그래프의 세계 ● 일반화 가치(융평에 닿다) : 간단한 연극을 활용해서 텍스트를 이해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또한 수학 이야기 쓰기는 학생들의 학습 활동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좋은 척도가 된다. ● 수업설계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에서 직업교육은 ‘실업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경시되어 왔다. 직업교육을 일반교육과 구별하는 실업교육이나 진학 실패자에게 하는 기능교육 정도로 바라보는 인식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직업교육을 하지 않는 교육기관이 얼마나 될까? 올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10.5%에 이르고, 청년취업자의 30%는 전공과 일자리 간 미스매치를 겪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인구 구조 및 산업구조의 급변도 예상된다. 때문에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특성화고의 역할과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마련한 특성화고 교사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직업교육이 최고의 복지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좌담회에는 김민용 서울 강서공고 교감, 김윤진 서울 선일이비즈니스고, 진선미 서울 동구마케팅고 교사가 참여했다. 해마다 입시철이면 특성화고들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올해 전망은 어떤가요? 진선미 특성화고의 2학기는 늘 전쟁터죠. 올해도 예외는 아닐 것 같아요. 특히 특목고와 자사고 신입생 선발이 후기에 한꺼번에 이뤄지는 바람에 오히려 더 불리해졌다고 생각됩니다. 김윤진 저 역시 신입생 유치가 걱정입니다. 학벌주의 폐단을 없애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정작 내 자식만큼은 대학에 가야한다는 이율배반의 논리가 여전해 설득이 쉽지 않죠. 김민용 전 좀 긍정적으로 보는데요. 학령인구가 줄고 신입생 모집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추세지만 4차 산업혁명에 맞춘 학과 개편과 선취업 후진학 확대, 현장 실습개선 등 긍정적 요인도 많아 기대를 걸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자녀를 특성화고에 보내고 싶어도 선뜻 내키지 않은 ‘찜찜한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김민용 그런 분위기가 있다는 것 잘 압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세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등골 휘도록 교육비 투자했지만, 대학 나와 제대로 밥벌이하는 친구가 몇이나 됩니까. 열심히 공부해 대학 갔어도 결국 취업 준비하는 기간만 늘어난 것 아닌가요. 반면 특성화고는 직업 중심 학교입니다. 그래서 대졸자보다 직업을 갖는 데 유리하죠. 그뿐 아니라 직장을 다니면서도 대학에 진학하는 길이 얼마든지 열려 있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특성화고를 전체 고등학교의 5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만성적인 청년 실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요. 김윤진 입학상담을 하다 보면 학생보다 학부모 설득이 훨씬 쉬울 때가 있어요. 처음엔 내키지 않아 하지만 입학부터 교육과정, 졸업 후 취업까지를 설명하면 ‘믿고 맡길 테니 잘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는 분들이 많아요. ‘일찌감치 직장도 잡고 원하면 대학에도 갈 수 있으니 일반고 보다 낫다’는 말씀들을 종종 하십니다. 일반고와 특성화고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학생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주시나요. 김윤진 어린 학생인줄만 알았는데 막상 만나보면 매우 현실적인 사고를 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의식주는 해결할 수 있는지, 자신의 적성과 소질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그래서 입학설명회 때면 선배들의 취업 실적에 가장 귀를 쫑긋 세웁니다. 진선미 저는 ‘선진로→선취업→후진학’이라는 로직(logic)으로 접근합니다. 일반고든 특성화고든 하고자 하는 진로를 명확히 하고, 비전을 세운 후에 선택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줍니다. 대학이 먼저가 아니라 직업이 먼저임을 강조하죠. 김민용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고교 진학이 이뤄져야 합니다. 일찌감치 자신에 맞는 진로를 탐색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성화고의 가장 큰 장점 아닐까요. 설사 실패한다 해도 얼마든지 회복할 시간은 충분하니까요. 특성화고 선생님 중에는 중학교를 상대로 한 홍보활동에 고충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진선미 대부분 선생님들은 잘 도와주십니다. 하지만 간혹 특성화고 선생님들을 영업사원이나 잡상인 취급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요. 흔한 말로 문전박대는 물론이고 아예 학생들에게 특성화고를 선택하지 않도록 강요하는 분도 있다고 해요. 사실 특성화고 홍보는 단순한 신입생 모집 차원을 넘어 학생들의 진로 선택 폭을 넓혀주고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무작정 귀찮아만 하실 때면 같은동료교사로서 마음에 상처도 받습니다. 김윤진 솔직히 입장 바꿔보면 중학교 선생님들도 부담스러울 것이란 생각은 듭니다. 학교마다 홍보한다고 찾아오지, 학사 업무 몰리는 시기여서 일은 많고, 학생들 진학 지도까지, 힘든 상황이라는 거 잘 압니다. 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홍보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달리 방법이 없어요. 다양한 홍보기회를 주는 학교도 있지만 반대로 형식적으로 해치워버린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적잖이 있거든요. 김민용 유럽에서는 70%의 학생들이 청소년기에 직업교육을 받고 있고, 이를 토대로 적극적인 진로지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일반계 선호도가 높고 학생보다는 학부모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죠. 중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이점을 눈여겨보시고 학생의 적성과 흥미가 진로와 미스매치가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학부모들은 잘 모르는 특성화고만의 ‘숨겨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김윤진 특성화고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취업이 잘된다는 것입니다. 취업 실적을 보면 깜짝 놀라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특성화고는 자격증 취득을 위한 방과후학교, 전문가와 함께하는 프로젝트 학습, 기업체 면접 연수, 리더십 캠프, 해외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어 내실이 탄탄하죠. 진선미 저는 두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하나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창시절을 보낸다는 겁니다. 선생님들이 직접 상담을 통해 모집하다 보니 고교 3년간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쏟습니다. 또 고교 취업 장려금, 취업연계장학금, 고졸 후 학습자 장학금 등 지원사업이 많아요. 산학일체형도제학교에 진학하면 재학 중에 급여를 받고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길도 열려있고요. 어려움이 많은 만큼 보람도 크실 것 같습니다. 특별히 기억나는 학생들이 있으면 말씀부탁드립니다. 김민용 제가 공고 교사로 있을 때 3학년 학생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당시 20명을 뽑았는데 고졸자는 이 친구 한명이었어요.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군대도 다녀왔고 서울시내 유명 대학에 진학해 졸업장도 받았습니다. 얼마 전 7급으로 승진 했다며 연락을 해왔더군요. 이른 나이에 직장을 잡고 승진에 대학졸업장까지 손에 쥔 모습을 보니 기특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진선미 우리학교는 주로 금융권 진출이 많은데 은행 중에는 대학과 MOU를 맺고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곳이 있어요. 실제로 한 학생은 모 시중 은행에 들어 간지 1년 만에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으며 대학생활을 하고 있더라고요. 김윤진 특성화고는 직접 경험해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곳입니다. 중학교 때 성적이 하위권이던 아이가 열심히 공부해 공기업에 취업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요. 또 언니가 특성화고에 다닐 경우 동생도 같은 학교에 진학하는 케이스도 많고요.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보는 셈인데 겉보기와는 달리 정말 알찬 곳이 특성화고 입니다. 학생 모집 못지않게 취업에 대한 고민도 크실 것 같습니다. 김윤진 고졸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능력 중심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비록 학력은 낮을지 몰라도 실력만큼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으니 공정하게 평가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선미 한 가지 덧붙인다면 기업체에 근무하면서 대학에 진학하는 특성화고 출신들에게 출퇴근에 대한 인센티브를 줬으면 합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이어서 기업체의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민용 조심스럽지만 병역 면제 혜택과 같은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성화고 졸업 후 취업한 학생들에게 병역 면제와 같은 특례가 주어진다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특성화고 교사들의 근무여건은 좀 어떻습니까. 진선미 사실 ‘교사 반, 영업직 반’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학생들을 위해 여기저기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니 어쩔 수 없잖아요. 씁쓸할 때도 있지만 학생들 장래를 생각하면 ‘을’이 되는 것도 참고 견뎌야죠. 김윤진 저는 한때 일반고에 근무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당시와 비교해 보면 특성화고 업무량이 훨씬 많습니다. 중학교에 나가 홍보하는 것, 기업체를 알아보는 것, 개인별로 자기소개서와 면접 지도를 해주는 것, 취업 후에 이뤄지는 추수지도, 그리고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 실시에 따른 서류 작업 등 일반고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또한 전문교과의 경우에는 보통교과와 달리 산업 수요의 변화에 따라 가르치는 과목과 내용이 바뀌는 어려움도 있고요. 업무량이 많아지면 수업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특성화고의 학급당 인원수를 감축하거나 교사 정원을 늘려 교사에게 가해지는 업무 부담을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용 공립과 사립 교원 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공통적으로 보면 특성화고 교사들의 수업 시수 경감 및 행정 업무 축소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우수한 교사들이 특성화고 근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근무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한 직업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진선미 직업교육이 교육의 최고목표가 돼야 합니다. 학교 교육목표의 끝은 한 사람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있기 때문이죠. 특성화고는 직업교육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윤진 바라던 기업에 취업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특성화고가 학생들의 성공적인 길라잡이가 될 수 있게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김민용 고졸 취업자에 대한 지원 대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묻지마 진학’과 같은 낭비를 해소할 수 있어요. 교육 당국도 말로만 지원 운운할 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부버의 ‘만남’ 철학의 사상적 뿌리인 유대교 하시디즘(Hasidism)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인간의 독특성, 개별성 그리고 평등성이다. 모든 개인은 저마다 남과 다른 독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독특성은 개별화의 전제조건이 되기도 한다. 인간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는 각 개인이 지닌 독특성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인간은 누구나 독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 동등하다고 본다. 말하자면 빈부·귀천·성별 등의 차이에 전혀 관계없이 누구나 똑같이 자신의 일을 신성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교육은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부버는 인간세계의 두 가지 근본적인 질서를 ‘나-너’의 관계와 ‘나-그것’의 관계로 파악했다. 즉, ‘나-너’의 근원어에 바탕을 둔 참대화가 이루어지는 인격공동체와 ‘나-그것’의 근원어에 바탕을 둔 독백만이 이루어지는 집단적 사회가 그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사회는 점점 더 ‘나-그것’의 세계로 치닫고 있다. 이런 현대사회의 비극적 상황 속에서 ‘나-너’의 관계회복을 통해서 전체로서의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함이 부버 사상의 요점이다. 이처럼 부버는 관계의 개념으로 인간의 위치 및 본질을 파악하고자 한다. 따라서 참다운 인간존재는 고립된 실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형성을 통해서 나타나며, 사회적으로 실존하는 것이다. 결국 부버에게 있어서 인간이란 관계를 통해 그의 실존을 형성해 나가는 창조자로 파악된다. 그러므로 부버의 교육적 중심은 자연과의 관계, 인간과의 관계, 정신적 존재와의 관계를 통해 학생들의 인격을 계발하고 실현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부버의 철학적 인간학은 ‘인간의 전체성(the wholeness of man)’에 관한 탐구이기 때문에 그의 교육론의 주조음(主調音)도 ‘학생의 전체성’에 관한 탐구 즉, 전인교육론이라고 볼 수 있다. 부버에 의하면 우리는 모든 것 그리고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 따라서 교육은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즉, 우리가 마음의 문을 개방하면 세계가 그 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삶과 정신 형성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근본적인 방법이 있는데, 그것을 프로파간다(propaganda)와 교육(education)이라고 했다. 전자의 경우 자신의 정신적 행위가 정말로 독특하다는 식으로 타자에게 자기의 의견과 태도를 강요한다. 후자의 경우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정당하다고 인식한 것을 타자의 영혼 속에서 발견하고 촉진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당한 것이기 때문에 개방될 필요가 있는 하나의 잠재력으로서 그리고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타자 속에 살아 움직여야 한다. 이 때의 개방은 강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만남’을 통해서 이뤄져야 하며, 방향을 발견한 자와 방향을 찾고 있는 자 간의 실존적 교통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 전인교육이란 감춰진 다양한 능력을 개발하는 것 부버의 교육론은 한 마디로 전인을 지향하는 인간교육론이다. 이를 몇 가지만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을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성을 지닌 하나의 현실(reality)로 본다. 고결하고도 무한한 가치를 지닌, 역사창조에 이바지하는 존재가 아동이다. 아무리 퍼내도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가능성이 바로 아동이라는 현실성이다. 이같이 아동이 ‘현실성’이기 때문에, 교육도 ‘현실성’이 돼야만 한다. 전인교육이란 아동 속에 감춰져 있는 다양한 능력들을 개발해 주는 것이며, 이러한 것은 교육이 아동의 ‘현실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성’인 아동은 누구나 창작자 본능(originator instinct)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은 자율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들은 항상 무엇인가를 창작하려고 하며, 그 과정 속에 자기 자신을 참여시키기를 갈망하고 또한 그 과정에 있어서 자신이 주체가 되려고 한다. 따라서 아동의 이같은 창작자 본능은 활짝 피기를 기다리는 꽃봉오리와 같은 것으로서 환경의 여건 조성에 따라 활짝 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획일화된 오늘날의 교육을 지양하고, 교육은 아동의 창작자 본능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육이란 결국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버는 진정한 교육이란 이런 창작자 본능이 자율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이러한 본능을 해방시키는 것이 교육력(educative forces)이 아니고, 해방된 본능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교육력이라는 것이다(Buber, 1954a: 86). 이러한 힘은 인간의 자발성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교육에서는 인간의 자발성을 억압하지 않는다. 따라서 교육의 주요 목적은 아동의 창조력을 해방시켜 주는 것이라고 부버는 역설한다. 이런 점에서 그는 교육은 끝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 세계 자체가 우리의 교사이다 둘째, 세계 자체를 하나의 교육장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개인에게 인격을 형성시키는 것은 세계이다. 다시 말해 세계 즉, 자연과 사회라고 하는 환경 전체가 인간을 교육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계 자체가 우리의 교사가 되는 것이다. 세계는 때때로 자연으로서 혹은 사회로서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며, 아동은 이러한 여러 요소에 의해 교육을 받게 된다. 즉, 한 폭의 그림·동식물의 생태·웅장한 산 등 여러 요소들에 의해 아동은 교육을 받게 된다. 따라서 학교 교사는 이런 여러 교사 중 단지 조그마한 한 요소에 불과하게 된다. 따라서 교사는 겸손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학교 교육에서 지적 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교사의 비중이 절대적인 것임을 생각하면 현대교육의 위기가 그대로 눈에 드러나고, 인간교육의 상실을 생각하게 한다. 지적(知的) 교사들로 가득 찬 오늘날의 학교에서 인간교육이 상실되어 갈 것이라는 메시지다. ● 학생과 교사가 ‘서로 만남’을 했을 때 참다운 교육 작용이 일어난다 셋째, 교육은 비(非)에로스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버에 의하면 에로스는 선택을 의미하며, 기호(嗜好)에 의해 취해진 선택인데 이것은 교육이 아니라는 것이다. 에로스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가 사랑하려는 사람 즉, 대상을 취사선택하게 되는데 이는 교육의 본래적 정신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현대의 교육자들은 자기 앞에 앉아 있는 다양한 학생들을 접하게 되는데 바로 이같은 비에로스적 상황 속에서 부버는 현대 교육자의 위대성을 발견하게 된다고 역설한다. 즉, 교사가 교실에 들어갔을 때 그는 그가 선택한 학생들을 향해 들어간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교사의 선택권 밖에 있는 존재들로서 천차만별의 학생들이 그 학급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창조된 세계의 현재 모습 그대로이며, 인간세계의 축소인것이다. 그렇지만 교육자는 그들 모두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부버는 교사를 신의 대변자라고 평가한다. 또한 기호에 의한 선택을 배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육에는 금욕주의(asceticism)가 존재한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맡겨진 학생들의 삶에 대해 철저한 인격적 책임을 가지고 감수해야 할 금욕인 것이다. 오늘날의 교육은 에로스적인 교육을 비에로스적인 교육으로 방향을 전환시키는 것이 그 과제 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인격적 존재이며, 서로가 동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가 학생을 취사선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보며, 단지 동등한 인격자로서 ‘서로 만남(sichbegegnung)’을 했을 때 참다운 교육 작용이 일어난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교사의 편애라든가 학교의 퇴학제도 등은 학생을 취사선택 한다는 점에서 에로스적인 교육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쉽게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점들은 인간교육적 차원에서 재고돼야 할 것이다. ● 교육의 과업은 결국 학생들에게 인격적 책임을 일깨워 주는 것 넷째, 성격교육(education of character)을 가치 있는 교육으로 강조한다. 부버는 인격(personality)과 성격(character)을 구분하고 있다. 즉, 인격은 본질적으로 교사의 영향력 밖에서 성장하는 것이며, 성격은 인격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교사의 최대 과제는 바로 이 성격교육에 있는 것으로, 이것이 교육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대한 성격의 소유자란 그의 행위와 태도로써 전 존재를 건 반응을 하기 위해 깊은 준비성을 가지고 상황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사람이며, 동시에 그의 행위와 태도의 총체성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그의 존재의 통일성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은 격률(格率)이나 관습체계로 이해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전존재로 행동하는 자이며, 주어진 상황의 독특성에 조화롭게 반응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사람이 우리가 바라는 인간상인 것이다. 위대한 성격의 소유자는 틀에 박힌 반응 즉, 획일적 반응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날의 획일화된 시대에서는 틀에 박힌 반응들이 일상적인 규칙이 돼 있다. 현대인들은 틀에 박힌 반응을 함으로써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인격적 책임으로부터 도피한다. 그런데 인격적 책임을 벗어난 삶은 무의미하다고 부버는 주장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교육의 과업은 결국 학생들에게 인격적 책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인격의 통일에 대한 갈망은 인류의 통일에 대한 갈망으로 확장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위대하고도 풍부한 관계는 부를 수 있는 성격과 응답할 수 있는 성격 즉, 대화적 성격 사이에서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참다운 성격교육은 곧 공동체를 위한 참된 교육인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참된 관계회복을 통한 비인간화 현상의 극복 이상에서처럼 부버는 교육의 본질이 훼손되는 것은 교육작용이 점차 비인격적 관계인 ‘나-그것’의 관계로 타락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면서, 인간의 내재적 능력을 전체적인 입장에서 전반적이고도 조화롭게 계발시켜야 한다는 ‘전인교육론’을 피력했다. 또한 교육은 인격적 삶 그 자체를 통해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기 때문에 교사의 인격적 모범을 무엇보다도 강조한다. 그러나 학생이 교사의 인격적 모범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따르라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교사나 학생 모두가 독특한 개성적 주체이므로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한 삶의 방식 즉, 삶의 길(way of life)을 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시디즘의 한 일화는 이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하시드(Hasid)회(會)의 지도자(tzaddik)이 “왜 당신은 당신의 스승이 행한 모범(example)을 따르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하기를 “그와 반대로 나는 스승의 모범을 따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의 스승이 그의 스승을 떠난 것처럼 나도 나의 스승을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시디즘에서는 정형화・ 체계화를 거부한다. 부버도 삶의 흐름(stream of life)을 강조하면서 그 자신의 사상이 체계화되는 것을 거부했다. 이것은 인간의 삶(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간의 삶)을 하나의 틀로써 묶어둘 수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요컨대 인간의 전체성을 강조하는 부버가 중시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참된 관계회복을 통한 비인간화 현상의 극복이었다. 오늘날의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가 바로 이러한 비인간화 현상이라고 한다면, 비인간화 현상의 극복을 위한 사상적 노력들이 교육 속에서 재음미되고, 구체화돼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이 한국 청년들의 물질적·정신적 독립 시기가 늦어지고 있음을 우려한다. 실제로 현재 한국 청년들은 대학 졸업은 물론 취업 이후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 결혼하기 전까지 이른바 ‘캥거루족’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이 결혼 연령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의 경우 32.9세, 여자 30.2세다. 예전엔 30세가 되면 이립(而立)이라 하여 ‘마음이 확고히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냥 ‘아기 캥거루’다. 한국만 그런 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독립의 시기는 늦어지는 추세다. 온라인 통계‧ 시장 조사 업체인 스테티스타(Statista)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유럽 각국 젊은이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연령은 상당히 높아졌다. 유럽에도 '캥거루족'은 있다 유럽 국가 중 가장 독립 시기가 늦은 국가는 몬테네그로다. 이 나라 청년들의 독립 연령은 무려 32.5세에 달한다. 한국 나이로는 33세~34세나 돼서야 독립을 한다는 의미다. 유럽 사람들은 스무 살만 넘어가면 착착 독립해서 멋지게 살아갈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서유럽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탈리아의 독립 연령이 30.1세, 그리스 29.4세, 스페인 29.3세 등이다. 그나마 영국은 24.4세, 프랑스 24.0세, 독일 23.7세로 상당히 양호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경제 상황이 나쁠수록, 취업률이 낮을수록 독립 연령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자식들을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바깥 세계로 내보내지 않으려는 부모들의 보호 욕구도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강해진다. 자식들은 점점 더 나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그렇게 한 세대 전체가 온실 속 화초처럼 병약해진다. 도전정신이나 기업가정신은 사라지고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직장에 가기 위한 대기열이 길어진다. 현시점에서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자체가 어마어마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도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미래보다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 이를테면 현찰이나 외모, 빌딩 같은 것에 집착하기 시작하는 세태가 펼쳐진다. 멀리 갈 것 없이 2018년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바로 그렇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쇼핑하는 법을 모를 뿐이죠.” (드라마 ‘보드워크 엠파이어 中) 우리 모두가 ‘금수저’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불운한 존재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그 반대가 진실이다. 우리 모두, 심지어 우리 중 가장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조차도 사실은 너무나도 좋은 시기에 태어난 셈이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출현한 것은 25만 년 전이다. 하지만 인류가 현재의 단계로 오기 위한 ‘발전’을 시작한 것은 최근 300년 사이의 일이다. 경제학자 토드 부크홀츠(Todd G. Buchholz)는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네 발로(엎드려서) 지낸 시간이 두 발로(직립보행) 지낸 시간보다 훨씬 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5만 년 전부터 1700년대까지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오세아니아 등 모든 대륙에서의 인류는 하루에 1달러에서 3달러 수준의 수입으로 빈궁하게 살았다. 인류의 역사를 1시간으로 요약한다면 그중 59분 59초 정도는 비참하게 살았다는 게 ‘불편한 진실’인 셈이다. 그러다가 1800년대 들어서 인류의 소득 수준은 미친 듯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 모두가 ‘금수저’라는 사실을 부정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시대를 잘 타고난 덕에 밥 굶는 일 없이 잘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사정은 더욱 훌륭한 편이다. 새벽에도 햄버거 시키면 집 앞까지 배달을 오고, 완벽한 건 아니지만 치안도 괜찮은 편이다. 한국인들은 오랜 기간 ‘미국·유럽 콤플렉스’를 앓으며 살아왔지만, 어느 틈에 그들과 동등한 수준이 됐거나 심지어 그들을 앞질러버린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경우 서유럽의 관광 명소로서 여전히 심리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현시점 어떠한 통계자료를 갖다 대더라도 스페인보다는 한국이 살기 좋은 나라다(물론 통계자료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도 많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되겠지만). 누구의 수저가 더 금색인가 인간 심리의 고약한 점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가지 않은 길, 갖지 못한 것을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쪽을 택한다는 점이다. 배고픈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필연적으로 ‘배 아픈’ 문제가 부각된다. 서로서로 비교하면서 ‘누구 수저가 더 금색인지’를 자조하는 풍경은 자못 슬퍼 보이기도 한다. 현재의 1030세대는 ‘노오~력’만 하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식의 ‘착한 생각’에 전혀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부모의 재력이나 권력을 앞세워 편의를 취하는 금수저들에 대해서는 전에 없이 엄격한 태도를 취한다. 그들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너무 많은 것들을 공짜로 얻어간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지금의 청년들이 펼치고 있는 ‘금수저론’은 현실에 대한 자조이기도 하지만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노력의 영향력을 비웃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그들은 노력의 가능성에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다. 현재 상황은 비틀어져 있을지언정 앞으로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길 바라며, 캥거루는 오늘도 어미의 주머니 안에서 몸부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