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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대법 통과, 평생교육 제공하는 희망 사다리”

[인터뷰] 류수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개학, 개강이 연기되면서 온라인 교육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각 대학은 학습 공백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지만 장비와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요청한 학교를 대상으로 725개의 정규 강의와 강의플랫폼인 ‘U-KNOW(유노) 캠퍼스’를 무료로 개방하는 결정을 내렸다.

 

류수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은 “코로나19 사태는 조속히 극복해야 할 국가적 비상 상황이다. 공공성의 책무를 가지는 국립대학으로서 사태 해결을 위해 응당 해야 할 조치”라며 “이를 계기로 국가가 4차 산업 도래와 더불어 평생교육 방면에서 그 가능성과 효과를 새롭게 인식하면서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1972년 개교 이후부터 48년간 우리나라 최초의 평생교육기관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지속적인 학과 증설·개편은 물론, TV 방송부터 모바일까지 교육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인프라 리모델링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특히, 3년 5개월의 공백기를 깨고, 류수노 총장이 부임한 이후, 학교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대학원, 전문대학원을 설치해 박사 학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방통대법)’을 추진했다. 또한, 졸업학점 축소, 형성평가 적용, AI를 활용한 온라인 시험 시스템 구축, 학과 신설 등 시대 변화에 적응한 새로운 방통대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방통대법은 방통대의 가장 큰 목표인 ‘평생교육 증진’을 더욱 확대하고, 그를 위한 법적인 기준과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해외 원격 대학과 같이 박사과정을 개설해 운영할 수 있으며, 설립 목적과 정부의 행정·재정지원 의무, 교원·시설 등 운영 기준이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농학과 학생부터 9개 품종의 쌀을 만든 쌀박사, 새로운 방통대를 만들어가는 총장까지 오랜 시간을 동고동락 해 온 류수노 총장을 만나 조각난 인생을 이어준 평생교육과 그 의미는 무엇인지 들어본다.

 

원격교육에 대한 국가적 인식 전환 필요

Q.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원격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우리나라 원격교육이 더 발전하기 위해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는가?

 

“원격교육에 대한 국가적 인식 전환과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 해외 사례를 보면, 그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애리조나주립대학과 미네르바대학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2012년부터 본격 시작된 MOOC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는 등 온라인 원격교육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 원격교육이 오프라인 수업보다 교육내용 전달에 다소 부족하다고 보는 인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당국과 각 대학에서도 투자에 소극적이고, 지원도 일반 국립대학과 비교해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 대학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강좌를 개방하면서, 교육부에서도 그 중요성을 깨닫고 서버 용량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국가가 평생교육 방면에서 원격교육의 가능성과 효과를 새롭게 인식하면서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방통대는 온라인 강의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이 오프라인 동아리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역별 대학, 강의실 등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을 늘리는 이유가 있나?

 

“대학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가진 서로 다른 장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이 접합되었을 때, 교육에 대한 감성을 자극하고 학생들의 창의력 제고에 도움 된다고 본다.”

 

세계 최초 당뇨억제성분 쌀 품종을 개발한 ‘쌀박사’

Q. 방통대 농학과에서 학사학위 취득을 시작으로 쌀 관련 논문만 139편이 넘는다. 특별히 ‘쌀’에 대해 애착을 가진 이유가 있나?

 

“쌀은 나의 조각난 인생을 연결해 준 도구다. 국민의 주요 먹거리를 넘어 생명 자원으로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쌀에 대한 연구라고 생각해 시작했던 것 같다. 연구 과정에서 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실패 뒤에는 새로운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게 됐고, 쌀을 경쟁력 있는 식량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9개 품종의 쌀을 개발하고, 21개의 국제 및 국내 특허 등 기적 같은 성과가 나타났다. 이처럼 쌀은 내가 살아가는 삶 자체에 커다란 의미를 주었다.”

 

Q.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최근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과거에는 산출량이 높은 소품종을 대량 재배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여러 품종을 수요에 맞게 소량 재배하는 것으로 바뀔 것이다. 예를 들면, 노화나 암을 예방하는 쌀, 건강을 지켜주는 쌀과 같이 특화된 기능을 반영한다면 쌀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본다. 시대 변화에 따라 쌀 소비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는 있지만 쌀의 중요성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래에는 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방통대 48년 숙원 방통대법, 국회의원 175명 동의

Q. 3년 5개월이라는 공백기간을 지나 2018년 방통대 총장으로 임명됐다. 그 공백기가 남다르게 다가왔을텐데, 특별히 학교 운영에 집중하거나 노력한 부분이 있나?

 

“폐목강심(閉目降心)의 심정으로 자아 성찰하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대학 체질 개선 정책을 찾고자 노력했다. 방통대가 48년 역사에서 ‘못 해본 것’, ‘안 해본 것’을 추진하기 위해 5가지를 변화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국회의원 175명의 서명을 받아 추진한 방통대법이다.”

 

Q. 방통대법이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평생교육 측면에서의 박사학위 개설이 주 내용이지만, 일부에서는 박사학위 남발, 전문성에 대한 우려를 지적하기도 한다.

 

“방통대법의 가장 큰 목적은 소수 정예의 박사를 양산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희망 사다리를 놓으려 하는 것이다. 대표적 원격대학인 영국의 OU는 물론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우수한 박사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들은 자신이 가진 직업적 전문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경제 국가에 속하면서도 유독 방통대에 박사학위를 주지 않는 제도적 결함은 안타까운 실정이다. 현재 5,000명의 석사를 배출했음에도 제도적으로 박사학위를 줄 수 없다는 것은 자가당착이기도 하다.”

 

Q. 방통대법과 맞물려 추진되는 것이 ‘온라인 로스쿨 설치’이다. 학비는 물론 입학 문턱이 낮다는 강점이 있지만, 이 역시도 부실한 학사관리 등 질적인 측면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를 보완할 방법이 있나?

 

“온라인 로스쿨 설치는 과거 사법시험이 희망 사다리 역할을 했던 것처럼, 이런 희망의 창구가 확장될 때, 건전하고 공평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추진됐다.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방통대는 ‘입학은 쉽지만, 졸업이 어려운 학교’라고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학사관리가 철저하다. 이 외의 풍부한 교수 인력, 학사지원시스템, 원활한 교수-학습 토론 시스템 등의 구축을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이루기엔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취지에 공감한다면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

 

Q. 지난 2년은 방통대의 내실을 다졌다면, 앞으로의 2년은 어떤 부분에 집중할 계획인가? 방통대의 미래가 궁금하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학습내용은 지식 활용 연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순서다. 그에 대한 대비로 기존의 전통적 시험방식을 바꿔 온라인 문제은행 방식으로 올해 계절학기부터 시범 적용한다. 원하는 시간에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졸업학점을 축소해 학습 부담을 줄이고, 문제해결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데이터융합공학 전공, 자유전공학부를 만들어 한 학과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학과를 선택해 다방면을 공부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싶다. 이것이 평생교육을 추구하는 방통대의 진면모가 아닐까 한다. 또한, 올해 안으로 방통대법이 통과된다면, 법안을 발의한 175명의 국회의원은 물론, 동문들과 함께 축제의 장을 열고, 그 기쁨을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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