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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사건’ 이후 젊은 교사의 정년 의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교육학회의 정기간행물 한국교원교육연구(계간) 최근호에 수록된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의 정년 계획 인식 변화’ 논문에 이런 연구 내용이 담겼다. 신은영 서울은명초 교사가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초등교원종단연구’ 2021∼2023년 3개년 조사에 참여한 교사 121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30대 교사들에게서 정년까지 교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정년까지 교사 일을 하겠느냐’ 질문에 ‘예’라고 응답한 사람을 1, ‘아니오’라고 답한 사람을 0으로 설정했을 때 2023년 20·30 교원의 평균값은 0.45다. 1에 가까울수록 정년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전년에는 0.57로 1년 만에 0.12 감소한 것이다. 2021년에서 2022년 사이의 감소폭(0.06)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40대 이상 교사들 역시 2022년 0.61에서 2023년 0.57로 정년 의지가 감소했으나 폭은 20·30 세대의 약 3분의 1에 그쳤다. 정년을 채우겠다는 20·30대 교사들이 급감한 때인 2023년은 ‘서이초 사건’이 발생한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서울서이초에서 근무하던 젊은 교사가 민원 등에 따라 괴로움을 호소하다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일이 벌어졌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 소식에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국초등교원종단연구 결과에서도 서이초 사건 후 정년에 대한 인식 변화는 교원 경력 간 차이가 두드러졌다. 2022년만 해도 저경력 교원 1641명 중 60.27%는 '정년까지 교직에 재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다음해 해당 응답률이 51.4%로 8.87%포인트(p) 하락했다. 중경력 교원들의 정년까지 재직 의향은 2022년 65.75%에서 2023년 60.8%로 4.95%p 감소했다. 서이초 사건 후 정년 계획에 대한 변화가 저경력 교사에게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정년 의지문제는 교직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실질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신 교사는 논문을 통해 “교직 환경 변화에서 젊은 교사들이 교직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서이초 사건이 교사들에게 미친 부정적 영향이 젊은 세대에게 더 큰 위기로 다가왔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속 가능한 교직 수행을 위해서는 ▲보호 법적·제도 장치 및 실효성 강화 ▲심리적 안전망 구축 차원의 개인화된 정서 치유 프로그램 제공 ▲서이초 사건 이후 구체적인 요인에 미친 영향 후속 연구 지속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화여대부설 이화철학연구소가 2026학년도 봄학기(제25기) 이화토요철학교실 신규 수강생을 모집한다. 초등 1학년부터 중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한 이번 과정은 철학적 사고력과 표현 역량을 기르는 정규 토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이번 학기 수업은 2월부터 7월까지 격주 토요일, 총 10차시로 진행된다. 대면 수업은 이화여대 인문관에서 열리며, 중학생 과정에 한해 비대면 실시간 수업도 함께 운영된다. 초등 1~2학년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초등 3학년부터 중학생까지는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수업이 진행된다. 학년별로 마련된 수업 주제는 발달 단계에 맞춰 구성됐다. 1학년은 ‘이야기로 철학하기’, 2학년은 ‘그림책으로 철학하기’, 3학년은 ‘삶의 경험으로 철학하기’를 중심으로 사고 표현을 확장한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문화와 철학’, ‘문학과 철학’, ‘미래 문제와 철학’ 등 보다 심화된 주제를 다룬다. 중학생 과정은 ‘질문과 철학’을 주제로 토론과 논증 훈련에 초점을 맞춘다. 각 반 정원은 최대 9명으로 소규모로 운영되며, 대면 수업의 경우 같은 학년 내에서는 반이 달라도 동일한 커리큘럼이 적용된다. 다만 신청 인원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해당 반은 폐강될 수 있다. 일부 프로젝트 수업은 이미 모집이 마감됐다. 수강료는 신규 등록 기준 61만 원이며, 이화여대 교직원 직계가족 또는 직계가족 동시 등록 시에는 5%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환불은 평생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기준이 적용된다. 신규 수강생 접수는 1월 13일(화) 오후 12시부터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접수 후에는 접수 완료 또는 대기 접수 여부가 문자로 안내되며, 대기자의 경우 입금 안내를 받은 뒤 수강료를 납부하게 된다. 한편 신규 수강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명회는 2월 25일 저녁 8시, 줌(ZOOM)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수업 내용과 운영 전반에 대한 안내가 이뤄진다. 세부사항은 http://ewhap4c.imweb.me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가 9~12일 소관 공공기관과 주요 유관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번 업무보고는 각 기관이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한국장학재단 등 지역으로 이전한 기관에 지역인재 채용 등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사학진흥재단에는 사립대학 구조개선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의 위기와 교육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도 같이 고민할 것을 요청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를 운영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는 작년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고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예비 시스템 및 데이터 분산 저장 등 대응책 마련을 점검했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에 사학연금 고갈 우려와 관련하여 재정 건전성 제고와 유보통합 등 가입 대상 확대 등 가능성에 사전 대비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김주성 이사장과 김낙년 원장에 대한 교수협의회의 퇴진 요구 등과 내홍 문제로 이번 업무보고에 참여하지 못했다. 한중연 교수협은 '…리박스쿨' 등 연관성 문제로 이사장과 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추후 일정을 고려해 보고받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업무보고는 유튜브 ‘교육부’ 채널(https://www.youtube.com/ourmoetv)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보고 내용은 각 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설세훈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각 기관에 ‘그동안의 관행을 타파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적극적인 행정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며 “교육부는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핵심 주체인 공공기관이 국민을 위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2026년 병오년의 새해가 붉은 말처럼 활기차게 달려가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를 “실질적인 교육 개혁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새 역사의 첫 장에 진입하며 우리는 다시 교육을 새롭게 이야기한다. 교육은 언제나 다음 세대를 향한 약속이자, 한 사회가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 드러내는 가장 깊은 지표다. 지난해의 여러 흔들림과 혼란을 지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단순한 제도 개편이나 정책 발표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교육을 꿈꾸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새롭게 던져야 한다. 지난해 학교 현장에서 만난 한 중학교 교사의 이야기가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는 AI 기반 학습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수업 준비가 더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학생들의 ‘배우려는 의지’는 쉽게 기술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학교에서 진행한 작은 실험이 흥미로웠다. AI 의존 학습 대신, 학생들이 직접 질문을 만들어 서로에게 던지는 ‘질문 수업’을 일주일 동안 운영한 것이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질문을 만들어야 하니 수업이 더 재미있다”며 스스로 학습 전략을 찾기 시작했다. 이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주도하는 배움의 경험’이라는 단순한 진실이 다시 확인된 순간이었다. 2026년 우리 교육이 기대해야 할 변화는 바로 이러한 자발적인 배움으로의 복귀, 그리고 그것을 새 시대의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일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교육의 새로운 도구가 되는 시대일수록, 사람의 마음과 가능성을 다루는 교육의 본령은 더 강하게 요구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고, 함께 탐구하고, 세상을 자기 언어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것이야말로 교육의 변하지 않는 핵심이어야 한다. 희망을 보여준 또 다른 사례가 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실패 전시회(Failure Fair)’라는 행사를 열었다. 학생들은 자신이 실패한 경험을 전시하고, 그 실패에서 배운 점을 서로에게 이야기했다. 어떤 학생은 물로켓 제작 실패를, 어떤 학생은 친구와의 갈등을, 또 어떤 학생은 수학 경시대회에서의 실수를 공유했다. 놀라운 것은 이 행사 이후 학생들이 도전 과제를 훨씬 더 적극적으로 시도했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교사는 “성적 중심의 문화가 만든 실패 공포를 아이들이 스스로 넘어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작은 실험은 우리에게 "올바른 교육은 아이들을 성공으로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견디며 다시 일어설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2026년의 교육이 기대해야 하는 변화는 바로 이런 인간적 성장을 중심에 두는 교육이다. 점수와 서열에 갇힌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지식을 전달하는 교실에서 벗어나, 질문이 태어나고 새로운 연결이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배움의 공간을 만드는 교육, 학생이 세계의 문제를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해결자로 참여하게 하는 교육, 그런 교육이 2026년에 더욱 확고히 자리 잡기를 바란다. 물론 현장의 변화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교사는 여전히 과중한 행정 업무에 시달리고 있고, 학교는 다양한 민원과 요구 속에서 갈팡질팡한다. 학부모는 미래에 대한 불안, 입시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여러 학교와 교사, 지역 교육 공동체에서 작지만 분명한 변화의 씨앗을 보아왔다. 이 씨앗들이 올해 더 큰 움직임으로 이어지리라는 믿음이 우리에게 희망을 간직하게 만든다. 2026년, 우리는 다시 교육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서 있다. 우리의 선택이 또 한 해의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은 다시 학생들의 삶을 바꿀 것이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도래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 교실에서 아이들이 묻는 질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 용기, 서로에게 건네는 작은 배려 속에서 이미 조용히 자라고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장의 부담과 불신이 누적된 상황에서 국가교육위원회가 최근 학점 이수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행정예고안을 내놨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행정예고안의 핵심은 공통 과목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중 하나를, 선택 과목은 출석률만 충족하면 학점을 인정하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 비해 다소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학점 이수 기준을 법적으로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세부 운영을 교육부 지침에 맡긴 구조는 유지됐다. 현장 교원들의 문제의식은 비교적 분명하다. 고교학점제의 어려움은 이수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인력과 시설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목 다양화를 감당해야 하고 평가와 기록에 따른 교원의 행정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대입 제도와의 연계 불안까지 겹치며 구조적 문제가 누적돼 온 것이 핵심이다. 기준 조정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이유다. 출석 중심의 이수 기준 역시 신중히 봐야 한다. 관리 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성취 기반 교육이라는 학점제의 취지와 충돌할 소지도 적지 않다. 기준 완화가 곧 학습의 형식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평가 방식 개선과 학습 지원 체계 보완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는 충분히 타당하다. 학점 이수 기준을 법·제도적으로 분명히 해 학교 현장의 혼선을 줄이고 교원 증원과 과목 편성 지원 등 운영 여건 개선을 전제로 한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대입과의 연계 문제 역시 외면한 채 제도만 밀어붙인다면 학생과 교사 모두의 불안은 해소되기 어렵다. 고교학점제의 취지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형식적 완화와 부분 조정만으로는 지금 현장의 혼란을 멈출 수 없다. 필요한 것은 속도를 앞세운 조정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기준으로 한 차분한 재설계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속적인 인구 감소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지방 및 도시 취약지역의 생활 여건 악화에 소규모 학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학습 기회 축소, 학생 수가 적어짐에 따른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 저해, 학교 운영의 어려움, 지역 공동체 붕괴에 따른 교육 접근권 침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효율성 추구는 임시 봉합에 불과 지금까지는 학교 통·폐합, 분교 등 재정 효율성만 추구하는 방향으로 문제해결을 했으나 이젠모든 지역사회가 학교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학부모의 일자리, 주거, 교육을 연계해 정주할 수 있는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의 지방 정착을 유도할 수 있는 핵심적 요인이다. 일본은 중앙정부 주도의 국가 차원 인구 분산 지역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 북부 라플란드의 소도시 글로메르스트뢰스크에서는 학교 폐교를 막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나서 프로젝트를 시행한 사례도 있다. 미국 알래스카주의 어촌 마을 칼룩 자치위원회가 주도한 지역단위 정책은 주정부나 연방정부의 프로그램이 아닌 마을 공동체가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의 농촌 마을 루비아에서도 지역 행정이 자체 예산을 투입해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이러한 해외 사례는 지역주민, 지자체 등이 나서 인구 유입을 위해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참고해 우리도 예산 및 주택, 일자리 지원 등을 통해 계속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들의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계속 거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둘째, 학교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각 지역교육청이 나서서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구체적 사례로는 교과, 비교과 공동 운영, 순회 교사, 온라인 실시간 수업 병행, 상담·특수·보건·돌봄 인력의 공동 배치, 전입 학생 교육·돌봄·방과후 프로그램 무상 지원 업무 수행, 통학버스 운영 업무 등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지역사회의 모든 자산을 학교에 투입해야 한다. 지역 인적 자원을 활용한 교육 연계, 즉 지역사회가 학교 도서관, 체육관,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학교는 학생 수업 및 생활 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정부·지역 함께하는 정책 요구돼 소규모 학교는 그 지역사회의 각종 모순점이 종합적으로 나올 때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제한된 학교 자체의 인력을 갖고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다 학생이 감소하면 분교, 통합, 폐교의 순서로 학교가 사라지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는 임시 봉합에 불과하다. 국가를 비롯한 지역사회, 지역기관, 마을 공동체가 협력해 교육의 질과 연계한 정책 전환을 통해 소규모 학교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감사원 조사와 교육청 고발을 계기로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된 수사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제집 집필이나 모의고사 문항 제작 등 교육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일부 행위들이 형사 절차로 이어지면서, 교원들이 수사 대상이 되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주관적 인식 판단 피해야 다수의 사교육 카르텔 사건을 맡고 있는 변호사로서 교원들과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사실대로 설명하면 정리될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형사 절차는 주관적 인식과 무관하게, 법률이 정한 구성요건과 증거를 기준으로 판단된다. 예컨대 다수 교원에게 적용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역시, 금품을 수수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위반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또 관행이었거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이 금지하는 금품 등 수수행위는 ‘적법한 또는 정당한 권원 없이’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에 해당해야 한다. 또 제8조 제3항 제3호의 ‘정당한 권원’ 해당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사적 거래의 경위, 법적 성격, 대가성, 당사자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결국 사교육 업체로부터 받은 금품의 성격은 개별 요소가 아닌 전체 사정을 종합해 판단되는 만큼, 수사 초기부터 쟁점을 명확히 정리한 체계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특히 유의할 점은 형사 절차의 결과가 교원 신분과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청탁금지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징계부가금과는 별개로 필요적 몰수·추징 규정에 따라 수수한 금원에 대한 추징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형사 재판 결과는 교원 신분 유지 여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무상 이러한 사건들은 경찰 단계에서의 진술과 제출 자료가 그대로 검찰로 송치되고, 이것이 재판까지 이어진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쟁점과 무관한 사실관계만을 나열할 경우, 이후 절차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초기대응에서는 단순한 사실 설명을 넘어, 수사기관이 판단해야 할 법적 쟁점이 분명히 드러나도록 자료와 주장을 구조화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 쟁점 정리한 체계적 대응 필요 필자는 검사로 재직하며 다수의 공직자 사건을 수사했고, 현재는 변호사로서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된 형사·징계 사건을 담당하며 이러한 초기대응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사교육 카르텔 사건은 단기간에 종결되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교원 개개인이 형사 및 징계 절차의 구조와 판단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초기 단계부터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권오장 청주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이 제39대 충북교총 회장에 당선됐다. 권오장 신임회장은 이달 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권 신임회장에게 계획 및 포부를 물었다. 질문은 Q1. 주력 활동 Q2. 지역 교육 현안과 해결 방안 Q3. 비전과 계획이다. A1. “무엇보다 교원의 권익 보호와 교육활동의 안정적 여건 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많은 선생님이 교육활동 침해 사례와 민원 대응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사가 존중받고 보호받는 환경이 마련돼야 학생 교육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담아, 제도와 관행 속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을 관계 기관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입니다.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선생님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단체로서 신뢰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A2. “충북은 도농 복합 지역으로 지역 여건에 따른 교육환경의 차이와 교원 근무 여건의 불균형이 주요 현안입니다. 따라서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정책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특히 교사 정원 문제는 반드시 현실을 반영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또 운영 과정에서 교사에게 과도한 행정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사전 준비가 필요한 ‘학생맞춤통합지원’, 아이들의 건강권과 안전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에 준하는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 등에 대해서도 논의돼야 합니다. 이러한 현안들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달하고, 교육 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입니다.” A3. “교총은 교사뿐 아니라 교장·교감, 장학사·장학관, 대학교수 등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함께해 현장과 행정, 정책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능케 하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강점을 살려 ‘선생님이 행복해야 학교가 행복하고, 학생이 행복하다’는 가치를 실천으로 보여드릴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원을 보호하는 법적 기반 마련 ▲회원 중심의 복지와 지원 확대 ▲소통 강화의 3가지 목표를 추진할 것입니다. 늘 낮은 자세로 현장을 바라보며, 선생님의 권리와 행복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정을 지켜나가는 데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지난달 윤홍기 인천부평북초 교감이 제17대 인천교총 회장에 당선됐다. 윤홍기 신임회장은 지난달 23일부터3년 임기를 시작했다.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윤 신임회장에게 계획 및 포부를 물었다. 질문은 Q1. 주력 활동 Q2. 지역 교육 현안과 해결 방안 Q3. 비전과 계획이다. A1. “인천은 한때 1만 회원 시대를 기대할 때도 있었지만, 회원 수가 감소하면서 위기감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16대 인천교총 초등 부회장으로 일하면서 회원 증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17대 회장단과 임원진은 회원 증대에 더욱 힘쓸 것입니다. 교총은 무엇보다 학교 현장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이슈를 개발하고 정책화하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주변에 교총을 알리고 전파할 수 있는 명분은 지도부에서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일선 지회 및 분회의 동참을 이끌어 교총 활동을 홍보하고, 다양한 회원 위주의 행사 기획 등을 강화하겠습니다. 임기 중 최소 5000 회원 시대를 회복할 것입니다.” A2. “올해는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교육 현장은 급진적 정책 추진에 따른 불협화음으로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또 각종 입법으로 교실이 법률적 통제로 변질됐고, 교사의 사명감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선거를 통해 이를 바로 잡는 것이 모든 지역의 현안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사람을 살리는 행위’로 여기는 교육감이 필요합니다. 정당한 교권의 토대 위에 학생 인권이 빛나는 학교 현장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A3. “선거 과정에서 만났던 교육계 선후배님들의 한결같은 주문은 ‘우리 좀 변해 봅시다’였습니다. 교총 활동을 통해 교육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담론을 형성할 것입니다. 앞으로 전개할 교육력 제로를 위한 ‘참스승 운동’도 이런 각오의 한 축입니다. 또 사회적 이슈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할 일을 하는 교총’을 만들겠습니다. 인천교총 1만 회원 시대의 향수를 간직하고 학교와 학생을 위해 헌신하셨던 선배님들의 교육적 열정을 기억하는 ‘교총 어게인’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롭게 변화하는 인천교총의 모습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일본 도쿄도 교육위원회가 교육 현장의 학부모 갑질 행위 사례로 부당한 담임 변경 요구나 교내 무단 촬영, 수업 내용에 대한 과잉 간섭 등을 제시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갑질 학부모에 대한 교사용 대응 지침 마련을 추진 중인 교육위는 지난달 전문가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가이드라인 초안을 제시했다. 교육위는 과도한 사과 요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장시간 전화 압박, 반복적인 가정 방문 요구 등도 학부모의 갑질 행위로 예시했다. 교육위는 초안에서 "공감하는 자세를 기본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학부모의 요구에 따른 교사 면담 시간을 ‘방과 후 30분까지(상황에 따라 1시간까지)’로 규정했다. 또 대화 내용의 녹음 등 사실관계의 철저한 기록을 대응 원칙으로 제시하고 사회 통념을 넘는 언행을 일삼는 학부모에게는 면담 차수 증가에 따라 복수의 교사 배치, 변호사 대동 등 대응 강도를 강화하도록 제안했다. 이는 도쿄도가 ‘카스하라’로 불리는 고객 갑질을 막기 위한 조례를 제정해 지난해 4월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교육현장의 소비자 측인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과도한 행위 역시 ‘카스하라’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카스하라는 영어 단어 ‘고객’(customer)과 ‘괴롭힘’(harassment)의 일본식 발음 앞부분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로 ‘고객 갑질’을 의미한다. 도쿄도 교육위는 올해부터 이 가이드라인을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같은 대응책을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다른 지역 교육 당국에도 유사한 대응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과도한 요구를 제기하며 상급 교육 기관 등에 불만 신고를 내 압력을 가하는 학부모 문제가 한때 주목을 받아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으며 2008년에는 동명의 드라마가 제작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수학교 설립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폐교재산 활용 과정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우선 검토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부지 확보 난항과 지역 반발로 지연돼 온 특수학교 설립 문제를 제도적으로 완화하려는 취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은 6일 시·도 교육감이 폐교재산 활용계획을 수립할 때 특수학교 설립 여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시·도 교육감이 폐교재산의 대부·매각 등을 포함한 활용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활용 방향에 대한 우선 고려 사항은 명시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특수교육 대상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특수학교 설립은 부지 확보의 어려움과 지역 주민 반발 등으로 원활히 추진되지 못해 왔다. 개정안은 폐교재산 활용계획 수립 시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특수학교 설립에 관한 사항을 우선 검토하고, 그 결과를 계획에 반영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특수학교 설립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온 부지 문제를 완화하고, 특수교육 대상자의 교육권 보장과 교육기회 확대를 도모한다는 취지다. 법안에는 해당 규정을 신설 조항으로 명시하고, 법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하는 부칙도 함께 담겼다. 강 의원은 “특수학교 설립이 지역 갈등과 부지 문제로 장기간 지연되면서 특수교육 대상자의 교육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폐교재산을 공공적 목적에 맞게 활용하도록 제도를 보완해 특수교육 환경 개선의 실질적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옵니다. 쉬는 시간에, 퇴근길에, 때로는 저녁 시간에도 옵니다. "선생님, 잠깐 통화 가능하세요?” 심장이 철렁합니다. "어떻게 말해야 오해가 없을까”, "이렇게 말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준비할 시간도 없이 대화가 시작됩니다. 학부모와의 대화는 순간의 화법이 아닙니다. 원칙의 문제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몇 가지 원칙만 확실히 세워두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첫째, 대화의 중심에는 항상 아이의 성장이 있어야 합니다. 학부모 상담이 때로는 "누가 옳은가”를 가리는 구도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학부모는 “우리 아이 입장에서는 이렇습니다”라고 하고, 교사는 “제가 본 상황은 이렇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되면 각자의 입장을 주장하는 자리가 되고, 결국 누구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대신“이 아이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어머님, 지금 중요한 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이 상황에서 친구 관계를 배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이렇게 물으면 학부모도 방어 자세를 풀게 됩니다. 아이의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생기면, 교사와 학부모는 협력 관계가 됩니다. 파트너십 구축 우선돼야 둘째, 학부모를 파트너로 대해야 합니다. 교사와 학부모 관계는 미묘합니다. 때로는 "부모님께서 이렇게 하셨으면 합니다”라고 조언해야 할 때도 있고, 반대로 학부모의 요구에 지나치게 수용적인 태도를 취할 때도 있습니다. 이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학부모는 교사와 함께 아이를 키우는 동료 교육자입니다. "어머님께서는 집에서 어떻게 보셨나요?”, "제가 학교에서는 이렇게 지도하고 있는데, 어머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렇게 물으면 학부모는 존중받는다고 느낍니다.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진짜 파트너십입니다. 셋째, 관찰한 것만 말해야 합니다. “요즘 그 아이가 좀 문제예요”, “성격이 원래 그래요”, “집에서 관심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이런 표현들은 자칫 교사의 해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해석은 언제든 반박당할 수 있고, 학부모와의 갈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수요일 3교시에 복도에서 친구와 다투는 것을 봤습니다”, “이번 주에 세 번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관찰한 사실만 전달하면 됩니다. 날짜와 시간, 장소가 명확한 정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해석 없이 전달하는 것, 이것이 신뢰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넷째,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의도치 않게 학부모마다 다르게 대응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른 집 아이는 그냥 넘어갔는데 우리 애만 그러냐”는 말을 듣는 순간, 교사의 신뢰는 흔들립니다. 투명하고 일관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반에서는 이런 일이 생기면 항상 이렇게 처리합니다”, “모든 학생에게 같은 규칙을 적용합니다” 등의 원칙이 명확하면 학부모도 납득합니다. 특혜를 요구하는 학부모에게도 “다른 학생들과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신뢰 확보 먼저 다섯째, 교사의 역할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상대 아이를 다른 반으로 보내주세요”, “우리 아이를 특별히 챙겨주세요”, “방과 후에 따로 지도해주세요”등 학부모의 요청은 끝이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을 들어주면 교사는 소진됩니다. “그 부분은 제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섭니다”, “학급 전체 학생을 공평하게 지도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부분과 가정에서 해주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합니다. 이것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입니다. 여섯째,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다음 주에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했는데 바쁜 일정에 깜빡하면,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아이 상태를 지켜보고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연락이 없으면, 학부모는 교사가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작은 약속이라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속을 지키는 교사에게 학부모는 신뢰를 보냅니다. 반대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불신이 쌓입니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이 여섯 가지 원칙은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성장 중심, 동등한 파트너십, 관찰한 사실 전달, 일관된 기준, 명확한 역할 범위, 약속 이행. 이 원칙들만 지키면 갑작스러운 전화에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원칙이 있는 교사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김성효 전북 군산동초 교감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교사의 말 기술 저자
35년간 교단에 섰던 한 교육자가 은퇴 이후 또 다른 교실을 열었다. 이번에는 학생이 아닌 고령자들이 주인공이고, 교과서는 ‘일’이다. 정사교(71) 사회적협동조합 하지넥스이사장 이야기다. 최근 하지넥스는 경기도지사로부터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인증(2025.10.28~2027.10.27)을 받으며, 고령자 고용 분야에서의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수원에서 뿌리내린 교육자의 길 정사교 이사장(전 경기모바일과학고 교사)은 1980년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2014년까지 약 35년간 교직생활을 이어왔다. 이 중 30여 년은 수원에 거주하며 인근 전문계고에서 상업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특히 그는 창업과 발명 교육에 힘을 쏟으며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학교생활에 열정을 갖도록 돕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한다. 이러한 경험은 은퇴 후 그의 선택을 자연스럽게 사회적경제 영역으로 이끌었다. “은퇴 후 10년은 더 일하자고 늘 생각했습니다. 이왕이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 교육자로서 품어온 문제의식은, 나이와 상관없이 일하고 싶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인증의 의미 최근 하지넥스가 받은 경기도지사 인증은 단순한 표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 이사장은 “협동조합 설립 이후 임직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 온 결과에 대한 보상”이라며,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성과의 중심에 ‘사람’을 두었다. 하지넥스 소속 근로자들이 각자 파견된 기관에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성실히 일해준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수요기관과 근로자 양측의 요구를 빠르고 능동적으로 해결해 온 운영 방식이 신뢰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일과 삶을 즐기는 행복한 조합” 하지넥스를 상징하는 슬로건은 ‘일과 삶을 즐기는 행복한 조합’이다. 이사장은 이 문구에 대해 “정년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숙련된 기술과 의욕을 가진 사람들이 일터를 떠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하지넥스는 유연한 근무시간과 부담 없는 근무 형태를 통해 고령자들이 워라밸을 지키면서도 소득과 자아실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한 생계형 일자리를 넘어, ‘일하는 노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고령자는 ‘약자’가 아닌 ‘자산’ 하지넥스가 고령자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게 된 배경에는 초고령 사회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다. 현행법에서는 55세 이상을 고령자로 분류하지만, 이사장은 “100세 시대에 55세는 청년에 가깝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령자 인력의 강점으로 ▲풍부한 경험과 기술 ▲책임감 있는 태도 ▲안정적인 근무 자세를 꼽는다. 이러한 특성은 학교 시설 관리와 같은 현장 중심 업무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하지넥스는 일하고자 하는 60세 이상 근로자들과, 이들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학교 현장을 연결하는 데 주력해 왔다. 하지넥스의 주요 사업은 학교 시설 유지·관리 서비스다. 수요기관인 학교의 요구를 반영해 근로자를 매칭하고, 신규 교육과 산업안전보건 교육, 법정 필수 교육, 기술지도를 체계적으로 진행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즉시 대응(Just In Time)’ 시스템이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요구사항이나 근로자의 애로사항에 대해 조합이 빠르게 개입함으로써, 학교와 근로자 모두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또한 근로자들의 경조사를 챙기고, 지역 치과 및 국제사이버대학교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건강관리와 자기계발을 지원한다. 업계 최초로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점 역시 근로자 중심 운영 철학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사장은 사회적기업 임직원에게 평생교육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헨리 포드의 말을 인용하며 “배움을 멈춘 사람은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이”라고 말한다.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배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관은 35년 교직생활에서 쌓은 경험의 연장선에 있다. 학교 조직과 문화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은하지넥스가 교육기관과 안정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경쟁력이기도 하다. “퇴직 후 사회로 나와 보니, 일하고 싶어도 나이나 기술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정 이사장은 그들에게 ‘일할 방법을 가르치는 또 다른 선생님’이 되기로 결심했다. 교단에서 품었던 ‘은퇴 후 10년’이라는 마음가짐은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겼다. 그의 리더십은 통제보다는 이해와 지원에 가깝다. 학생을 대하듯 근로자의 가능성을 믿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식은 하지넥스를 신뢰받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향후 2025~2027년 인증기간 동안 하지넥스는 숫자에 매몰되기보다는 ‘순리’를 강조한다. 정 이사장은 “늘 지금처럼 새로움에 도전하고 창의적인 발상으로 조직을 운영해, 인증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남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하지넥스는 100세 시대를 준비하지 못한 수많은 고령자들에게 든든한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 ‘일과 삶을 즐기는 행복한 조합’이라는 슬로건처럼, 일하는 기쁨이 곧 삶의 활력이 되는 공동체. 하지넥스가 그리고 있는 미래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 교육자 열정이 고소로 이어지는 학교 현실 엄중 진단 학교 사법화 중단·교권 안전망 제도적 완성 시급 강조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등 근본적 대책 요구 한국교총이 2026년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열고 교권 회복과 교육 본질 정상화를 새해 교육계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교육자의 열정이 고소와 사법 분쟁으로 이어지는 학교 현실을 지적하며 선생님이 가르침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교육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7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그랜드볼룸에서 ‘2026년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등 교육계와 정·관계, 시민사회단체 대표를 비롯해 시도교총 회장과 임원, 대의원, 사무총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가 후원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환영사에서 “2023년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권 회복을 외쳤음에도 인천과 제주, 충남 등에서 동료 교사를 떠나보내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교육시스템 전체가 붕괴한 참사”라고 말했다. 이어 “교권 추락과 과도한 규제, 무한 책임 요구 속에서 학교가 교육기관이 아닌 행정·복지기관이나 사법 분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 평균 교사 4명이 폭행을 당하고, 하루 2건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는 현실에서 ‘열정은 민원과 고소를 부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교육의 사법화가 일상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강 회장은 교원단체의 역할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강원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로 재판을 겪은 교사들이 최근 교총에 보내온 편지를 소개하며 “위기 상황에서 교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그것이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총은 바로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생들의 시선에서도 학교와 교사의 의미가 여전히 특별하다는 점을 짚었다. 강 회장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비율은 95%에 달하는 반면 우리 사회 전반에서 존중받는다고 느끼는 비율은 84%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이며, 선생님은 가장 가까운 어른”이라고 밝혔다. 또 국제학업성취도평가조사에서 우리나라 중학생과교사와의 관계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37개국 중 1위로 나타난 점을 언급하며 “신뢰는 존재하지만 보호는 부재한 이 간극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교사를 의심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며 “학교가 사법 분쟁의 장이 되는 현실을 멈추고, 교권 안전망을 제도적으로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가 다시 교육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의 과도한 간섭을 줄이고, 교육당국의 역할도 지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학교를 선생님이 다시 가르침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자,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이 숨 쉬는 진짜 교육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2026년을 교육 본질 회복의 원년으로 삼아 교육 정상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환영사에 이어 축사를 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는 2026년을 교육개혁의 실질적인 원년으로 삼아 그동안 준비한 정책들을 선생님과 함깨 추진해나가고자 한다”며 “선생님들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악성민원과 중대 교육활동 침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행정업무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학교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교육과정과 교육정책은 교원의 땀과 정성으로 교실에서 최종적으로 실현되는 것”이라며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고 교권을 확립해 학교를 온전히 사랑과 존경, 우정의 공동체로 가꾸어 가도록 지원하는 일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새해를 맞아 교육계가 한자리에 모여 교육 현안을 공유하고 교육입국의 의미를 되새기며, 교육 백년대계를 위한 사회적 연대와 협력 의지를 다지는 자리로 교총이 해마다 주최해 오고 있다.
염재호 태제대학교 총장이 인공지능(AI) 전환 시대 새로운 대학의 조건을 제시한 'AI시대 교육혁명:태재대학교'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책은 교육이 시대 변화에 뒤따르는 것이 아니라, 다가올 변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태제대는 AI를 단순한 학습 보조 수단이 아닌, 입학·교육·평가 전반의 전제 조건으로 삼는 모델을 구축했다. 입학 단계 평가부터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해 지원자의 사고 과정과 문제 해결 역량, 잠재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학기 중에도 AI를 통해 학생이 스스로 주제를 설정하고 설계·실행·성찰하는 학습 과정을 지원한다. 토론 중심 교육 플랫폼인 인게이지리(Engageli)를 활용해 강의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고 있다. 교육 과정은 기존의 전공 필수·선택 구조가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학습 경로를 설계하는 자기주도형 교육 체계를 지향한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함께 학습하는 환경을 고려해 학기 시작 전에는 예비학교(Preparatorium)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한국·중국·일본·미국·러시아 등 5개국을 순환하며 학습하는 글로벌 로테이션(Global Rotations)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아직 1기 졸업생을 배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CHI(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학회 학생 디자인 경쟁 부문 최종 우승, OST(Oxford–Stanford–Taejae) 지속가능성 토론 배틀 우승, 2025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전다윗 학생)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책은 AI 전환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얼마나 많은 지식을 아는가’가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답을 설계하는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염 총장은 “이는 기존의 성적 중심·전공 고정형 교육 모델에서 벗어나 학습자의 사고 과정과 잠재력을 중시하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2025학년도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 대회는 학교 현장의 연구 문화 조성, 다양한 우수사례 확산 등 교사의 수업 전문성 향상을 위해 1999년 처음 시작됐다. 최근 3년간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출품 현황을 보면 2023년 907편에서 2024년 1295편, 2025년 1668편으로 늘고 있다. 올해는 시·도대회(예선)에서 각 교육청의 심사를 통해 846편의 전국대회 출품작이 선정됐다. 전국대회(본선)에서는 1차 연구 보고서 심사와 2차 수업 동영상 심사를 거쳐 최종 506편이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교육부 장관상과 연구 실적 평정점이 주어진다. 이 중 우수 수상자 100명에게는 국외 선진사례 연수 기회가 제공된다. 이번 시상식에서 대표 수상자들의 수업 연구 사례 소개도 진행된다. 민경아 서울중랑초 교사는 ‘DILEMA 생각농사 프로그램으로 핵심 SAGO 역량 기르기’(교과 융합)를 출품했다. 학생이 생활 속 문제 상황에서 생긴 의문점을 토대로 주제 탐구를 시작하고 시각화 도구를 활용해 협력·주도·창의·비판이라는 4가지 사고 역량을 함양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체육 교과의 서유정 대전 만년고 교사는 ‘앎에서 삶으로: NICE 프로젝트를 통해 나를 이해하고 스스로 성장하기’를 출품해 호평을 받았다. 서 교사는 학생이 인공지능(AI)·에듀테크를 활용해 자신의 체력을 분석한 뒤 팀 스포츠 활동을 통해 동료들과 소통하며 건강 체력과 자기주도적인 생활 태도를 내면화하는 수업을 꾸려 눈길을 끌었다. 수상작들은 에듀넷(www.edunet.net)에 게시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배움이 행복한 교실을 만들고자 끊임없이 연구하며 수업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며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함께 선생님들이 학생을 가르치는 데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입 경쟁이 특정 통로에 집중되면서 재수생이 급증하고, 이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이 출산 기피와 교육 불평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입 구조의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사교육 경감 정책 역시 근본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최근 발간한 정책브리프에 따르면 사교육비 증가는 가계 부담을 넘어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연도별 실질 사교육비 지출과 합계출산율을 비교한 결과, 사교육비 지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던 시기에는 출산율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에는 출산율 하락이 이어지는 경향이 반복됐다. 지역 단위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사교육비 지출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다음 해 출산율이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이러한 관계는 출산 순위가 높아질수록 더욱 뚜렷했다. 사교육비 부담은 첫째 출산보다 둘째와 셋째 이상 출산에서 더 큰 감소와 연결되며, 추가 출산에 대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계량 분석 결과 사교육비 지출이 1% 증가할 경우 합계출산율은 0.19~0.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둘째와 셋째 이상 출산율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교육비 부담이 자녀 수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사교육비 지출 확대의 배경으로는 학부모 가구 특성 변화가 지목됐다. 지난 15년간 부모의 고학력·고소득화가 진행되고 맞벌이 및 한 자녀 가구 비중이 늘면서, 자녀 1인당 교육비 지출이 구조적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가구 특성이 과거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의 실질 사교육비 지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도 제시됐다. 문제는 이러한 사교육비 증가가 대입 구조와 결합되며 더욱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대입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재수생 급증 문제를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2019학년도 이후 재수생 수는 빠르게 늘어 최근에는 고3 수험생의 절반을 넘는 수준에 이르렀고, 재수와 반수가 반복되며 사회 진출 시기가 늦어지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의대와 상위권 대학에서는 재수생 비중이 과반을 넘어서며 고3 재학생의 진입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 이로 인해 재학생의 대입 부담이 다시 재수 선택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는 정시 선발 비율 하한 규제가 언급됐다. 수능 중심 선발은 재도전을 통한 성적 개선 가능성을 높여 재수 선택을 합리적인 전략으로 만든다는 분석이다. 대입 병목 완화를 위한 대안으로는 과학기술원과 포스텍의 학부 정원 확대가 제시됐다. 이들 대학은 수능 위주 선발 구조와 거리를 두고 있어 정원 확대가 상위권 대학 진입 병목 완화와 재수 유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제한을 전국 단위로 합리화하는 방안 역시 사교육 경감 과제로 함께 제시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태훈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교육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제도와 구조의 문제”라며 “대입 병목을 완화하지 않고서는 사교육비 경감도, 출산율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대한영양사협회, (사)대한영양사협회 전국영양교사회, (사)대한영양사협회 경기도영양교사회, 전국영양교사노동조합은 최근 경기도의 한 중학교 식생활관에서 발생한 조리실무사 안전사고와 관련해 영양교사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에 대해 공동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은 급식 조리 과정 중 조리실무사가 개별 조리기구를 사용하던 중 발생한 사고”라며 “사고 이후 즉각적인 응급조치가 이뤄졌고, 사고자 또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사안임에도 수사기관은 영양교사를 형사 책임의 주체로 판단해 피의자로 전환·송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과 경기교총 등의성명발표등 교육계 전반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관련 협회와 산하단체는 “사고에 대한 예견 가능성, 결과에 대한 회피 가능성, 구체적 주의의무 위반, 행위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모두 충족돼야 성립하는 업무상 과실치상 요건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결과”라며 “충분한 사실관계 규명 없이 영양교사 개인을 피의자로 특정하는 조치는 법령의 취지를 왜곡하고, 실질적인 권한이나 의무가 없는 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사례가 선례로 남게 되면 전국의 모든 교육현장 구성원을 잠재적 형사 책임 대상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이는 교원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그 결과 교육서비스의 질 저하라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기업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우리나라에 왔다. 그가 우리나라 기업의 대표들과 치킨에 맥주를 즐기는 모습이 큰 화제가 되었다. 이후 AI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젠슨 황의 기사가 언론을 뜨겁게 달군 다음 날, 어느 중학교의 사회 시간이다. ‘글로벌 경제활동과 지역 변화’라는 단원을 배우고 있었다. 이보다 더 찰떡같은 수업자료가 있을까 싶어 젠슨 황의 치맥 회동 이야기를 꺼냈다. ‘글로벌 경제’라는 교과서 속 글자가 갑자기 살아 움직였다. 엔비디아의 주가 차트, 삼성전자·현대자동차의 주가 차트를 보며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1학기에 배운 환율과 경제성장, 수요와 공급 개념이 폭죽처럼 터져 나왔다. 매시간 영혼이 빠져나간 눈을 하고 졸기만 하던 아이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 “선생님, 근데 주식이 뭐예요?” 모든 아이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변하지 않는 학교 경제교육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차례 교육과정 개정이 있었다. 사회과 교육과정은 내부 또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조금씩 그 성격이 변화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경제교육 내용은 필자가 1990년대에 배우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고학년 사회 시간과 중학교 사회 시간에는 희소성, 기회비용, 수요와 공급, 가격의 형성, 국내 총생산 개념 등을 배운다. 학생들은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을 보면서 사회 공부가 왜 이리 어렵냐고 한다. 교사는 한정된 시간에 수많은 개념을 다루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학생들은 차가운 경제 용어의 벽에 부딪힌다. 기획재정부의 ‘초·중·고 학생 경제 이해력 조사’(2024)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6학년)의 점수는 61.5점, 중학생(3학년)은 51.9점, 고등학생(2학년)은 51.7점으로 나타났다. 경제와 관련한 질문에 대한 정답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교육은 여전히 국·영·수로 통칭되는 주요 교과에 집중되어 있다. 경제교육은 사회교과에서 거의 전담하고 있으며 사회교과 내에서도 다른 영역 및 내용들과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경제교육을 위한 시수와 분량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경제 단원이 학기 마지막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중요한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중학교에서 경제를 배우는 기간은 길어야 두 달을 넘지 못한다. 고등학교 1학년 통합사회에서 다시 경제를 다루지만, 그 분량은 통합사회 전체 아홉 개의 대단원 중 단 하나에 불과하다. 고등학교 2·3학년 때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택하는 학생이 극히 일부임을 감안하면 학생들은 초·중·고 12년 중 단 몇 달 동안 기초적인 경제 개념을 접해 본 후 성인이 되는 셈이다. 경제적 불평등과 경제교육 사회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 간 경제 지식과 경험의 격차를 실감하게 된다. 교실에는 ‘주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 들어본 학생과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학생이 함께 앉아 있다. ‘엔비디아’가 뭐 하는 회사인지, 주식이 오른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전혀 모르는 중학생과 ‘삼성전자에 물려있다’라거나 ‘설날에 받은 돈을 미국 ETF에 넣어서 많이 올랐다’라고 말하는 중학생의 미래는 어떻게 다를까. 해외여행을 자주 경험한 학생은 환율이 올랐을 때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왜 불리한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한다. 가정에서의 소비 경험, 투자 경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금융 지식 등에서 드러나는 격차는 학생들의 경제 지식에 대한 이해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이경험의 차이는 미래의 경제적 격차를 더 크게 벌릴 수밖에 없다. 불평등의 정도가 커지고 있음은 비단 경제교육만의 문제는 아니다. 요즘 학생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경제적 계층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노동 소득만으로는 자산을 가진 사람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무기력도 팽배하다. 경제 지식과 투자 경험 역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계층에 쏠려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체념하는 것은 교육적 태도가 아니다. 교육을 통해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는 믿음은 학생들의 무기력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학교 경제교육의 활성화는 실질적으로 불평등의 정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자의 의미와 복리 효과를 알게 되고, 장기투자의 방법을 배운다면 소득을 자산으로 쌓아 나가기 위한 한 발을 내딛는 데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지혜롭게 소비하고 저축과 투자를 하면서 생애주기에 맞는 재무설계를 시작하는 시기가 청소년기가 된다면 학생 개인뿐 아니라 나라의 미래 역시 밝을 것이다. 교육이 미래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지식이 단지 교과서 속에서 잠자는 흰 바탕의 검은 글씨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힘이라고 느낄 수만 있다면 학생들은 교실에서 미래를 향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 속 ‘개념’과 학교 밖 ‘현실’의 괴리 그러나 학교에서 경제교육을 할 때에는 실제 돈과 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경제학 원론의 개념과 이론은 실제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학생들의 경제 경험은 교과서 속 ‘개념’ 이상을 필요로 한다. 학생들이 실제로 부딪히는 경제 문제가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다. 자신의 계좌를 가지고 있으며, 스마트뱅킹을 통해 돈을 송금한다. 간편결제시스템을 활용하고 게임 내 결제를 하기도 한다. 청소년 대상 금융 사기에도 쉽게 노출된다. 급격히 변화하는 경제·금융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직면하는 경제적 의사결정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경제적 경험이 그만큼 확대되었음에도, 이를 뒷받침해 줄 학교 경제교육은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에 서 있다. 필자는 새로운 단원에 들어가기에 앞서 경제를 공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한다. “쉽게, 가볍게 생각해 보자. 우리는 무엇에 대해서 공부하는 걸까? 경제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몇몇 아이들이 자신 있게 대답한다. “돈이요!” 학생들은 돈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지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막연하게 건물주가 되고 싶다거나,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거나, 밑도 끝도 없이 100억 원을 벌 것이라고 말한다. 학교는 돈에 대한 욕망을 애써 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학교 경제교육의 목표가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재테크 교육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과서 속 경제 개념은 차가운 반면 현실 속 돈을 향한 열정은 뜨겁다. 교실에서 돈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이것을 건강하게 다루는 것은 어떨까. 돈 앞에서 허황된 욕망만을 드러내거나 너무 빠른 포기를 내비치는 학생들에게 돈이 가지는 속성을 가르치면 어떨까.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을 활용하는 주인이 되는 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수요와 공급, 환율 개념이 어렵다고 하던 학생들도 주가 차트와 연결되면 힘들이지 않고 내용을 받아들인다. 결국은 개념과 이론은 실제 삶과 연결될 때 그 의미를 지닌다. 위로부터의 전통적 경제학 개념이 아래로부터의 돈에 대한 관심과 만나면 그 화학작용으로 인해 불꽃이 튈 것이다. 경제교육의 과제는 무엇인가 경제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이제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경제 지식과 금융 지식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것이 되고 있다. 이를 위한 과제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교육의 실질적인 시수 확보와 교육과정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사회교과뿐 아니라 관련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 지역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과의 연계 등 범교과 활동과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학생의 삶과 관심사가 반영된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어야 한다. 사회교과에서 배우는 경제학 개념뿐 아니라 실질적인 금융교육이 연계되어 자산 배분, 저축과 투자, 청소년 소비, 디지털 금융, 금융 안전 등의 다양한 주제가 폭넓게 다루어져야 한다. 셋째, 교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경제 이론뿐만 아니라 금융 분야의 지식 등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연수, 교사공동체 활동, 교육자료 공유, 연구활동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실적인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제교육은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자극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끌어내기 좋은 분야이기도 하다. 지금의 과제를 디딤돌로 삼아 경제생활과 시민성을 아우르는 실질적 경제교육 체계를 마련해 나간다면 우리의 경제교육은 학생의 삶을 지키고 사회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경제교육을 위하여 과거에 비해 오늘날 아이들이 마주하는 경제 환경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졌다. 용돈 관리나 저축이 전부였던 시절을 지나 학생들은 간편결제, 게임 아이템 구입, 구독 서비스 이용, 유튜브 광고 시청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 세계 한가운데에서 살아가고 있다. 최근 이러한 경제·금융교육이 생존과 직결된 필수 문해력이라는 공감대는 커졌지만, 정작 교실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여전히 모호하다. 특히 공교육 현장의 빡빡한 교육과정 속에서 경제교육을 위한 별도의 시·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거창한 새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경제·금융교육이 포함된 해당 교과에 충실하되 타 교과와 적극적으로 융합하는 유연한 접근을 택해야 한다. 핵심은 교과서 속의 추상적인 개념을 아이들의 구체적인 삶으로 끌어오는 것이다. 교과서 속 경제 원리가 우리 몸을 지탱하는 튼튼한 ‘뼈대’라면, 교실 속 체험과 교과 융합 활동은 그 위를 감싸고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근육’이다. 뼈대와 근육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경제교육은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필자는 이를 위해 공교육 내 경제교육의 방향을 ‘학급 운영(생활)’과 ‘수업(교육과정)’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나누어 학교 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교실, ‘국가’가 되어 세계와 만나다 학급은 교사의 재량이 가장 넓게 발휘되는 공간이자 학생들이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생활의 무대이다. 이 공간을 하나의 작은 경제 시스템으로 설계하면 별도의 시간을 내지 않고도 밀도 높은 경제교육이 가능하다. 공교육 속 경제교육의 연구와 실천에 힘쓰고 있는 교사모임 ‘경제·금융교육연구회’에서는 2015년 SEC(Small Economy in the Classroom) 모델을 기반으로 한 ‘금융교실 프로젝트’를 개발하였고, 현재 여러 학급에서 이를 학급 운영 방법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는 초등학생들에게 학교 밖 사회와 가장 유사한 환경에서 직접 경제활동을 해 볼 수 있는 ‘실전형 경제활동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 공간에서 돈을 매개로 활발히 소통하고 경제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가게 된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융교실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 학급이 연합하여 ‘국가 간 무역’을 시도하고 있다. 매일 보는 학급 친구가 아닌 얼굴도 모르는 다른 지역 학급의 소비자들에게 내 물건을 파는 것인데, 교실 안에서의 거래가 ‘친목’에 가까웠다면 교실 밖을 향한 무역은 진짜 ‘비즈니스’가 된다. 아이들은 낯선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짜고, 각자의 아이템을 홍보하며, 시장이 확장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고무적인 배움은 시장의 객관적 평가를 마주했을 때 일어났다. 같은 슬라임을 팔더라도 어떤 기업은 완판을 기록하고 어떤 기업은 재고만 남겼다. 아이들은 매출이라는 성적표 앞에서 ‘왜 우리 물건이 안 팔렸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했다. “이웃 나라는 포장이 예뻐”, “가격이 더 합리적이야”와 같은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내 창업 아이템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여 나를 발전시키는 과정. 이것이야말로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는 ‘경제적 민주시민성’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학급 운영 속 경제 체험은 이처럼 막연한 이론을 구체적인 삶의 지혜와 성찰로 치환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나선형 교육과정 심화와 교과 융합의 시너지 학급 운영을 통한 경제 체험은 강렬하지만, 현실적인 한계 또한 분명하다. 담임교사의 재량에 따라 운영 편차가 크고, 학급에서 발생하는 이벤트에 따라 ‘금융교실 프로젝트’의 모습이 달라지다 보니, 체계적인 교육내용을 담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빡빡한 학사 일정 속에서 별도의 경제교육 시간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경제교육이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공교육의 가장 단단한 뼈대인 ‘교육과정(수업)’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필자는 이를 위해 ‘나선형 교육과정 심화’와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먼저 경제교육의 나선형 교육과정 마련이다. 경제 수업은 브루너(Bruner)의 이론처럼 학생의 발달 단계에 맞춰 행동에서 상징으로 나아가야 한다. 초등학교 단계는 ‘몸으로 익히는 경제’가 핵심이다. 교실에서 과자 가게를 열어 직접 장사를 해 보는 활동처럼 머리가 아닌 손끝으로 배우는 체험이 생존의 기초 체력이 된다. 반면 중·고등학교 단계는 ‘추상적 시스템을 이해하는 경제’로 확장되어야 한다. 환율 그래프를 해석하거나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벤처를 기획해 보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와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단계다. 다음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이다. 경제는 특정 교과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러 교과의 성취기준을 경제라는 테마로 엮을 때 배움은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사회에서는 시장과 가격, 자원의 희소성 등 핵심 개념을 다루고, 실과(기술·가정)에서는 용돈 관리와 진로 설계를 연결한다. 수학의 가격 비교와 이자 계산을 통해 실생활 수리 감각을 익히고, 광고와 기사를 비판적으로 읽으며 정보를 검증하는 것을 국어교과에서 다룬다. 나아가 도덕에서 공정한 거래와 기부를 다룬다면 학생들은 경제를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 행위로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사회·국어·수학·미술교과의 여러 성취기준을 묶어 시장 조사부터 홍보물 제작, 판매 전략 발표까지 이어지는 통합 단원을 구성하면 경제는 암기해야 할 시험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언어가 된다. 이것이 학급 운영의 한계를 넘어 경제교육을 교실 깊숙이 뿌리내리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자율시간, 시간의 한계를 넘는 해법 문제는 ‘시간’과 ‘속도’다.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형 수업은 교육적 효과가 크지만, 정해진 진도를 나가야 하는 교과 시간에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경제교육 실천이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간편결제, 스트리밍 구독, 크리에이터 후원 등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 현상은 교과서에 반영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대한 해법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학교 자율시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교사가 필요로 하는 주제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교사 중심 교육과정의 여백이다. 이 시간을 활용하면 교과서가 담지 못한 학생들의 진짜 삶을 다룰 수 있다. 예컨대 ‘나의 소비 발자국 찾아보기’ 프로젝트를 통해 한 달간의 소비 내역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단순히 용돈 기입장을 쓰는 것을 넘어,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인플루언서의 광고가 나의 충동구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기 삶을 스스로 설계하는 경제적 주체성을 기르게 된다. 교실 밖으로 시야를 넓힐 수도 있다. 지역 상권 조사,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여행 상품 등을 기획·개발하여 경제를 이론이 아닌 살아있는 지역사회의 이야기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탐구와 기획 활동은 지역 상권과 자원을 새롭게 조명하게 함으로써, 학교 경제교육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다. 학교 자율시간이 경제교육 자체를 가르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은 분명하나 현장 교사들이 직접 내용을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 시·도교육청의 학교 자율시간 예시자료나 교과서 출판사의 교수·학습 플랫폼에 접속해 보면, 검증된 수업자료와 프로젝트 모델이 이미 탑재되어 있다. 교사가 할 일은 개발이 아니라, 우리 반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큐레이션(Curation)’이다. 학교 자율시간은 경제교육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정규 교육과정의 단단한 줄기로 안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통로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성장 퍼스널 트레이닝’ 경제교육은 단순히 부자가 되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이들을 온전한 경제적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일종의 퍼스널 트레이닝 과정이다. 교실 경제, 나선형으로 설계된 교육과정, 학교 자율시간 프로젝트는 모두 아이들이 경제를 ‘이론’이 아니라 ‘삶의 기술’로 연습해 보는 성장 프로그램이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반복 훈련이 필요하듯 합리적인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도 교실 안에서 끊임없이 연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분명 실패한다. 친구와의 거래에서 손해를 보기도 하고, 잘못된 투자로 학급 화폐를 잃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공교육은 아이들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안전한 실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안전한 실패의 경험 속에서 아이들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기르고, 무엇이든 시도해 보려는 내적 불씨를 키워 간다. 결국 학교에서의 경제·금융교육은 교실 안에서의 작은 거래 경험을 넘어, 학생들이 평생 마주하게 될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준비시키는 일이다. 교실 경제와 정규교과수업 그리고 학교 자율시간을 촘촘히 엮어 갈 때, 아이들은 ‘돈을 잘 쓰는 법’뿐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사는 경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이들의 일상 속에는 이미 경제가 스며 있다. 아이들이 서둘러 답을 내기보다 끝까지 고민해 보고, 그 선택에 책임지며, 다시 일어서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교실에서부터 경제교육의 장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2026년을 맞이하는 우리 교사들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