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54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겨울 방학을 노리고 찾아오는 블록버스터 전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평양에서 온 고분벽화와 유물을 볼 수 있는 '특별기획전-고구려!'를 비롯 현대조각의 창시자로 평가받고 있는 '오귀스트 로댕-위대한 손'전, 그리고 ‘달력 그림’‘이발소 그림’으로 불릴 정도로 수많은 복제품을 만들며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서양화로 자리잡은 '밀레전'까지…. 놓칠 수 없는 '빅3' 전시회를 둘러봤다. #특별기획전-고구려!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 서울에 온 북한의 고구려 유물과 유적을 선보이는 '특별기획전 고구려!-평양에서 온 고분벽화와 유물'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특별전시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에는 '연가7년명일광삼존불' '불꽃뚫음무늬금동관' 등 북한이 자랑하는 국보급 유물 4점을 비롯해 북한 전문가들이 복원한 벽화무덤, 청동 기마상 등 모두 3백11점이 출품돼 한민족의 웅건했던 기상과 정신세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공동 전시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경대 서길수 교수는 "영강7년명금동관배 등 북한의 국보 문화재 4점뿐 아니라 나머지 진품 유물 26점도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유물"이라고 강조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 등 주최측은 이 특별기획전이 청소년들에게 끼칠 교육적 중요성을 감안, 19일까지 역사 미술 등 관련 교사는 무료 입장토록 했다. 내년 3월5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시의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8시다. 02-516-3526~7 #오귀스트 로댕-위대한 손 전 현대조각의 창시자로 평가받고 있는 오귀스트로댕(1840-1917)의 대표작을 모은 ‘오귀스트 로댕-위대한 손’전은 17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미술관과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갖고 있는 로댕의 진품 조각 66점과 그림 8점 등 모두 74점이 선보인다. 전시작은 '칼레의 시민들', '발자크', '지옥의 문', '생각하는 사람' 등을 포함한다. '칼레의 시민들'을 완성하기 위해 별도로 제작했던 15점의 실험작을 공개하고 역시 최종본 '발자크'를 위해 제작한 6점의 중간작품도 나오게 된다. 또 '지옥의 문'제작 과정에서 독립된 작품으로 만든 '늙은 투구공의 아내',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다나이드' 등 초기에서 후기까지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 주최측인 문화방송은 "지금까지 열렸던 어느 행사보다도 로댕의 중요 작품이 많이 전시된다"며 "그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국내 최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람료는 대학생 이상 9000원, 초중고생 7000원, 유치원생 5000원. (02)789-3788, 368-1516 #밀레의 여정 전 19세기의 대표적 화가인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의 작품 70여 점과 푸생, 다비드, 시냑, 반 고흐, 세잔 등 밀레와 관련된 작가의 그림 50여 점 등 130여 점을 함께 전시하는 밀레 작품전 'Le Chemin De Millet(밀레의 여정)'은 3월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연대기적 방식과 각 작품의 비교방식을 결합, 밀레의 작품활동 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질 뿐 아니라 작품을 탄생시켰던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요인 등도 살펴볼 수 있게 구성했다. 밀레 하면 자동적으로 떠올리는 대표작 '만종'과 '이삭줍기'는 이번 전시에서 빠졌지만 국외나들이를 거의 하지 않은 '자비심'이 포함되어 있다. 미술관측은 " '자비심'은 밀레 사망 후 사라졌다가 얼마 전 미국 밴더빌트 컬렉션에서 모습을 나타내 화제를 모은 작품"이라며 "'만종' '이삭줍기'와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것으로 가난한 이에게 빵 한 조각을 건네려는 시골 여인과 소녀의 모습이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입장료는 일반 8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4000원이며 교직원은 10% 할인 받을 수 있다. (02)2124-8991~2
1. 집에 가긴 틀렸다.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폭설로 변해 외딴 산장에 도리 없이 갇히게 되어버렸다. 대추차며 한방재료를 달여 만든 약차의 냄새로 가득 찬 실내는 장작불을 피운 벽난로 때문에 훈훈하다. 돌하르방 모양의 벽난로에서는 덜 마른 소나무가 찌직 찌지직 소리를 내며 탄다. 송진냄새가 난다. 그것은 매캐한 연기를 뿜어대는 연통이 연결된 교무실에 솔가지며 솔방울로 불을 피운 난로위에서 커다란 알루미늄 주전자가 쉭쉭 소리를 내며 김을 피워 올리던 낡은 추억의 냄새다. 창 밖으로 보이는 마당은 연하장 속의 풍경을 닮아버렸다. 그는 벽에 걸린 수판과 입구에 걸린 종을 바라본다. 저 것들이 제 구실을 다하던 때 자신은 어땠을까? 초임 시절. 운동장에 내리던 솜사탕 같던 눈발을 바라보다 혼자 눈을 뭉쳐서 던지며 뒹굴던 당직 날이 생각난다. 그 눈밭엔 솜사탕 같이 부풀던 꿈이 있었다. 손님들은 초조한 나머지 목소리의 톤이 공연히 올라간다. 아따, 참말로 눈이 겁나게 오네. 그러게 말이오. 옆자리의 손님이 서로 주고받는 말이 들려온다. 골드버그는 눈이 녹지 않으면 큰일이라고 걱정스런 얼굴이다. 오로지 선생은 열심히 입심 좋은 골드버그 내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고스톱 어때? 붉은 조끼를 입은 남자가 일행에게 제의한다. 그거 좋지. 좋아 좋아. 등산복 차림의 남자들이 무료하던 차에 잘되었다는 듯 눈을 빛낸다. 이 눈 속에 찾아올 손님 없응께 화투쳐도 괜찮지라? 붉은 조끼가 여주인에게 묻는다. 괜찮겠죠? 여주인이 다시 오로지 선생과 그에게 묻는다. 괜찮고 말고요. 여주인이 화투를 내온다. "내일도 집에 못가면 어떡해?" "아따, 참말로 뭔 걱정이다요. 여그 빈방이 많다는 디.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오. 모처럼 선생님을 만난 김에 한 잔 해야 쓰것는 디 술은 없으라우?" 골드버그의 남편이 태평스럽게 여주인에게 묻는다. 파는 건 없지만 술은 있다며 밖으로 나간 여주인이 작은 항아리처럼 생긴 유리병을 내온다. 도라지 뿌리처럼 생긴 더덕이 노르스름한 액체 속에 잠겨있다. "직접 캐다가 담근 술이예요. 오늘 밤 잠이 안오거든 한 잔씩 더하고 주무시면 '딱'이죠" 골드버그 내외가 일행에서 떨어져 나와 합석하는 바람에 손님은 두 패로 나누어져 한 패는 고스톱, 한 패는 술판을 벌일 참이다. 고스톱 판은 금새 활기차게 돌아간다. 내가 똥을 먹으라니께 뭐 하능겨? 에이 또 쌌잖여. 흠, 또 바가지를 쓰게 생겼네. 쯧. 눈발이 가늘어진다. 혹시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창밖을 내다본다. 마당에 서있던 소나무는 머리에 희 쓰개치마를 쓴 아낙네 같이 눈을 뒤집어쓰고 겸손히 서있다. 바람은 가끔씩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후르르르 소리를 내며 달아난다. 툭. 툭. 가지에 쌓여있던 눈뭉치가 떨어져 내린다. 내려다보이는 아래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도 하얀 눈을 잔뜩 머리에 이고 주저앉아 있다. 혹시나 하고 눈이 그치기를 기다리던 손님들은 아예 기대를 접은 듯 하다. 글렀네 글렀어. 오로지 선생은 거나하게 취해서 하던 소리를 또 하고 또 하다가 하룻밤 신세를 지자고 또 '까짓껏'하고 여전히 호기를 부린다. 서둘러 떠날 건데 그 모임에 가야하는데... 하긴 어쩌면 그런 저런 모임이 싫어서 떠나왔는지도 모른다. 밤이 깊도록 눈발은 계속 날린다. 고스톱판에 끼었던 남자가 술 생각이 나는 듯 슬금슬금 끼어든다. 술잔이 돈다. 말이 많은 사람인 듯 싶다. 금새 화제를 바꿔 놓는다. 수능이 어떻고, 심층면접이 어떻고 과외가 어떻고... 수험생의 부모인가 보았다. 남자는 불쾌하게 얼굴이 달아올라 있다. 이마가 유난히 번들거린다. 갑자기 목소리가 높아진다. "난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게 있드구만요. 선생들이 이래도 되능가 몰라. 공부 못허는 놈들은 쳐다보도 않는당게. 수시 모집인가 뭔가 땜시 교실에 들어오도 않았다드만. 그게 말이나 되오? 막내 놈이 곧 고3이 될틴디... 돈없응께 괴외도 못시키고 일 나부렀어요. 뭔 대책이 있어야 할 것 아니더라고?" 떼어놓고 나온 그림자를 엉뚱한 곳에서 다시 만나는 기분이다. 이런데까지 와서도 왜 저런 소리만 들릴까? 그는 공연히 속상하다. 퉁명스럽게 한 마디 내뱉는다. "그게 어떻게 선생 탓입니까?" "하긴 뭐 선생은 더 죽을 맛이겠지만 그래도 부모들은 학교 탓을 하고 싶당께요. 제도나 정책은 멀고 학교나 선생은 가까우니 말이오" 목소리의 톤이 낮아진다. "과외다 뭐다 자식새끼들 공부시키려면 등골이 빠져서 살것소? 제발 우리 같은 서민들도 걱정없이 자식공부 시키는 날이 왔으면 좋겄소" "내 말이 그 말이오" 이번엔 골드버그 남편이 맞장구를 치고 나서자 골드버그가 남편의 옆구리를 찔렀다. "자, 술맛 도망가니께 쭉 한 잔 땡기고, 학교를 위하야, 선생님을 위하야, 우리 새끼덜 위하야 건배" 입심 좋은 그는 요령 좋게 화제를 돌렸다. 몇 잔을 더 하다가 남자는 일행에게로 가고 골드버그 내외는 잠을 자겠다며 여주인을 따라 나간다. "우리도 도리 없이 자야겠네요" 2. 담배를 피우러 베란다로 나갔다가 창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잿빛 하늘. 바람이 차다. 눈이 내릴 것 같다. 시선을 내린다. 아파트 화단에 심어놓은 자목련 꼭대기가 바로 코밑에 있다. 내려다보이는 나무의 밑둥에는 늦가을의 잔해가 수북히 쌓여있다. 나무 아래는 화분 몇 개가 놓여있다. 대부분 얼어죽어 볼썽 사납다. 두 개는 아래층 남자가 갖다놓은 거고 하나는 그가 갖다놓은 거다. 늦둥이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기념으로 심었던 나무다. 아이는 열심히 물을주며 나무와 함께 자라다 언젠가부터 아이는 나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쩌다 그의 아내가 그가 가끔씩 물을 주곤 하는 게 전부였지만 십 년 가까이 탈없이 커오던 나무는 얼마 전부터 이파리의 윤기를 잃어갔다. 벌레가 생겼는지 처음엔 이파리 한 두 개씩 하얀 가루 같은 게 생기면서 마르다가 나중에는 이파리마다 허연 가루를 쓰고 힘없이 매달려 있다 결국엔 떨어져버려 가지만 앙상하게 되었다. 혹시 비라도 맞으면 새순이 나올까하고 밖에 내놓았지만 고사하기 직전이다. 아이들이나 식물이나 돌보아야 하는 건 꼭 같군. 그는 거실로 들어와 외출 준비를 한다. 눈이라도 내릴 것 같은 날씨지만 오로지 선생과 바람 쐬러 가기로 한 날이다. 어디론가 달려보자고 제의를 한 건 바로 그다. 크리스마스 전날이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교회에 가고 그는 오랜만에 거실에서 편안히 드러누워 담배를 피웠다. 평소라면 베란다로 쫓겨날 것이지만 아내가 없는 동안 그녀가 똥만큼이나 싫어하는 담뱃재와 꽁초가 재떨이에 똥 무더기만큼 쌓일 때까지 피워볼 셈이다. 아내는 담뱃재를 담배똥이라 부른다. 으이그 이놈의 담배똥. 담배똥. 아내는 그런 말을 어디서 생각해냈을까. 담뱃재가 아기고양이 똥만큼 쌓였을 때 그는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는 잠 속에서 먼데 산과 가까운 산이 겹쳐 만들어내는 기가막힌 능선을 바라보며 산길을 가고 있었다. 햇살은 온 힘을 다해 빛을 쏟아보냈으며 산에서 갑자기 꿩인지 독수리인지 모를 새 한 마리가 푸드덕거리며 날아오르자 어디서 날아왔는지 수백 마리의 새떼가 일순간에 하늘로 날아올랐는가 싶었는데 주변엔 온통 벌건 불가사리가 스멀스멀 기어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엔가 불가사리들이 일제히 공격을 해오기 시작했다. 이번엔 출구도 입구도 없는 꽉 막힌 골목에서 불가사리를 피하여 허둥대다가 잠에서 깼다. 꿈에서 본 광경이 지워지지 않아서 자꾸만 눈을 비볐다. 부엌으로 가서 벌컥벌컥 물을 마셨다. 다음 날도 불가사리에 대한 생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망년회를 하자는 전화가 꼬리를 물었다. 교사들끼리 모여봤댔자 보나마나 술자리의 안주는 아무개는 승진 가산점이 얼마며 서열이 몇 번째고 누구는 내년 삼월에 틀림없이 승진한다더라 등등이 될 것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다. 차라리 두문불출 하든가 어디 가서 푸드덕거리며 날아오르는 꿩이라도 보고싶은 생각이 불현듯 드는 것이었다. 혼자서? 마누라와 둘이서? 아님 누구랑? 처음엔 혼자 갈까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그는 오로지 선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것 참 좋은 생각이야. 기다렸다는 듯 흔쾌히 응낙을 했다. 어디든 갑시다. 구름에 달 가듯이 말예요. 아셨죠? 뜻밖에도 오로지 선생은 근사한 장소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답답증이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Ac8 때문이었다. 겨울방학 계획서를 마무리하고 퇴근할 준비를 할 때 송 선생이 다가왔다. 게시판 보셨어요? 난 그런 것에 신경 끄기로 했어. 별 곳 아닌 일상적인 문제들이 적당히 과대 포장되거나 왜곡되고 윤색되어서 인터넷에 오르면 선생은 순진 가련한 양을 잡아먹는 늑대나 교활한 여우, 외눈박이거나 뿔 달린 괴물로 변하는 마술을 종종 보아왔으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또 누가 당했구만. 송선생은 말없이 A4용지에 인쇄된 글을 내밀었다. 폭력 교사를 고발한다. 학생의 머리를 무지막지하게 구타한 장본인은 바로 그였다. 폭력을 휘두른 교사가 바로 자기라는 사실에 놀라움도 분노도 아닌 야릇한 기분에 휩싸였다. 녀석은 한 시간 내내 떠들어댔다. 그는 그 녀석이 차라리 엎드려 잠이라도 잤으면 하고 바랐다. 하지만 녀석은 아예 뒤돌아 앉아 잡담을 했다. 거기 좀 조용해줄 수 없어? 그래도 점잖게 타일러본다. 녀석은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낄낄거린다. 조용히 하래두우. 좀더 목소리를 깔고 한 번 더 경고한다. 녀석은 들은 체도 않는다. 야, 내 말이 안들려? 목소리의 톤이 올라간다. 움찔 할 줄 알았던 녀석은 표독스럽게 그를 째려보다가 낮게 내뱉는다. ×나 열 받아. 순간 수십 개의 눈동자가 그에게로 쏠렸다. 열? 열받는 건 네가 아니라 나란 말이야. 그는 들고 있던 출석부로 녀석의 머리통을 한 대 갈겨주었다. 그게 전부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거 더러워서...." Ac8이 올린 글에 똘마니들이 몇 명 꼬리에 꼬리를 달고 자칭 교육을 걱정하는 학부모가지 가세를 하는 바람에 녀석은 졸지에 가련한 피해자가 되고 그는 조폭같은 선생이 되어 있었다. 기자에게서 전화가 오고, 교육청에서 확인 전화가 오고,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의 교장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해명하는 글을 게시판에 올림으로써 일단락 되긴 했지만 득달같이 다려올 기색이었던 기자는 사냥감을 놓친 늑대처럼 입맛을 다셨고 교육을 걱정하는 학부모도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아무도 녀석의 잘못을 꾸짖는 글을 올린 사람은 없었다. 폭력교사를 응징하듯이 누군가는 못된 녀석의 폭언도 나무라야 하지 않을까? 녀석은 천연덕스럽게 장난으로 그랬다고 발뺌을 하니 그만이었다. 교사들은 끼리끼리 모여 앉아 농담 반 진담 반 궁시렁거렸다. A! c8, 명퇴나 해버릴까부다. 그는 농담이 아닌 정말로 명퇴 신청을 할까 생각 중이다. 정년까지는 아직 몇 년이 남았지만 별로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A! c8. 여하한 일이 있어도 체벌은 안됩니다. 교감은 종례 시간에 못을 박았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체벌? 이어서 교장도 한 말씀했다. 타이르세요 인격적으로 대하면 왜 말을 안 듣겠습니까. 인격적으로? 자알들 해보시오. 중얼거리던 그는 자기도 모르게 퇴임 교감 조기출 선생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흠칫 놀랐다. 그는 오로지 선생이 시키는 대로 차를 몰면서 문득 낙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꿈속의 새가 생각나서 말이다. 일기예보를 들으려고 라디오를 튼다. 라디오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파트타임 교사제가 도입될 전망입니다. 모자라는 교사 수급을 반일제나 시간제로..... "파트타임 교사에게 업무는 못 맡길 테고...정규 교사만 덤터기를 쓰겠군요" "쯧쯧, 언제는 그만두라고 난리더니. 자알들 해보라지" 자알들 해보라지. 그는 오로지 선생을 흘끗 곁눈질하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 말투는 여전하군. 오로지 선생은 한 때 그의 상관이었으며 열 한 살이나 연하인 사람을 역시 상관으로 모셨던 퇴임교감이다. 적재함 가득히 골재를 실은 커다란 덤프트럭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추월해온다. 골재를 덮은 너덜너덜한 비닐 차광막 같은 것이 바랍에 펄럭거린다. 금방이라도 와르르 돌맹이가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돌맹이 세례라도 받을세라 속도를 늦춘다. 공연히 몸을 움츠린다. "저런 과적 차량이 과속으로 달리니..." 3. 하필이면 내가 있는 학교라니... 말도 안돼지. 교감선생은 기가 막혔다. 불과 정년 퇴임을 일년도 안 남은 교감 위에 제자를 상관으로 앉혀놓다니. 중간 발령이라 서열대로 발령을 시킬 수밖에 없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지만 원망스러웠다. 교장이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서 학기 중에 교단을 떠나자 후임으로는 최연소 교장으로 승진을 하게 된 장혁수가 부임하게 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도 그가 제자라는 걸 알지 못했다. 유능한 사람이로군 그 나이에 교장이 되다니. 쉰 한 살. 예전 같으면 교감이 되기도 어려운 나이다. 장혁수가 고등학교 시절에 담임은 아니지만 사회과목을 가르쳤던 은사님을 모시게 되었노라고 깍듯이 예의를 차렸을 때야 비로소 그가 자신이 신규교사 시절에 근무했던 K고등학교 출신아라는 걸 알았다. 이런 젠장. 누가 누굴 모셔? 정년 단축으로 교장 승진을 코앞에 두고 물러나게 된 것만으로도 모자라단 말아야? 교감은 그야말로 머리 뚜껑이 열릴 판이었다. 자신이 차라리 뇌출혈로 쓰러지는 것이 나을 뻔했다는 생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사표를 낼까? 아니면 병가를? 하지만 그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내일 출근할 사람처럼 평온한 얼굴로 퇴임해야겠다는 그의 기준에서 볼 때 온당치 못한 처사다. 차라리 작년에 명퇴를 했다면 얼마다 좋았을까. 엊그제 교장이 떠나고 교감이 사나흘 후에 떠난다면? 내가 알게 뭐야. 아니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 아아 멍청하게도. 하지만 교직원들을 내가 어떻게 대하지? 기껏해야 팔개월인데...불명예 제대? 그의 입에선 연결될 성싶지도 않은 말들이 두서없이 자신도 모르게 자꾸 튀어나왔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가 담배를 피워보다가 문을 열고 나와서 거실에서 어슬렁거려 보다가 아침을 맞았다. 그리고는 습관적으로 가방을 들고 출근을 했다. 머리는 텅 비어있는 듯 몽롱했고 사고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무엇을 해야하지? 그는 교사들이 웅성거리며 교무실로 모여들자 그제서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으흠 으흐흠. 새로 오신 교장 선생님은...크흠. 애써 정신을 수습하고 교장을 소개하고 나서야 자신이 마름기침을 지나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른기침은 그 후로도 그치지 안았다. 마음이 조금 불편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나타났다. 몇 오라기 남지 않은 머리가 더욱 처량한 교감 위에 새파란 교장이 앉아있는 모습은 교사들에게도 충격이었는지 모두들 '무능하게 늙을 것인가'라는 화두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구조조정이라는 칼날이 들이닥칠 것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가기 시작했다.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나이가 지긋한 선생들까지 대학원으로 몰려가는 현상이 벌어졌고 공공연히 승진을 포기했노라고 떠들고 다니던 우선생 마저 어느 날 현장연구 계획서를 슬그머니 내밀며 멋쩍게 웃었다. 나만 아무 것도 안하는 것 같아서요. 자알 해봐. 흐흠, 으흐흠. 교감은 습관처럼 마른기침을 매달았다. 교장은 교장실에 앉아 학교 경영에 관한 일은 교무부장을 슬그머니 불러서 의논을 하거나 지시를 하는 편이었다. 교감은 교무부장 박선생이 교장실에 불려갈 때마다 애꿎은 그의 뒤통수에 대고 눈총을 쏘았다.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자알들 해봐. 으흠. 교감 조기출. 서류에 사인을 하고 나서 좀 신경질이 났다. 조기출? 그러고 보니 교무부장이 조기에 출세할 거라고 놀려대더니 그게 아니라 조기에 퇴출당할 운명이 아니었냐고 엉뚱하게도 이름 탓을 하고 있었다. 교감은 퇴임식도 마다하고 내일도 출근할 사람처럼 떠났다.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지만 좌충우돌 혁신의 칼을 휘두르고 싶지만 스승을 부하 직원으로 거느린 탓에 자제하는 교장과 제자를 상관으로 모신 교감 사이에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교무부장. 그 틈에서 냉가슴을 앓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퇴임후 얼마동안은 유유자적 산책도 하고 손자와 놀아주기도 하고 화단도 손질하면서 보냈다. 두어 달이 지나자 그것도 짜증이 났다. 아침마다 가방을 들고 나갈 데가 없다는 것이 울적했다. 여보, 기원에라도 나가세요. 바둑은 무슨.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구들장만 지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럴싸한 취미라도 하나 만들어두는 건데. 편안하시죠? 그래도 가끔씩 전화라도 해주는 박선생이 고마웠는데 갑자기 같이 바람이라도 쐬러 가자는 전화를 해왔다. 나갈 일이 생겼다는 사실에 무척 기뻤다. 누구누구랑 가는 데? 단 둘이 무작정 떠나 보자는 거죠. 우리 둘이서 무작정? 그는 모험을 떠나는 십 오세 소년처럼 마음이 설레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부인과 딸은 구들장만 지고 살던 그가 외출을 하겠다는 바람에 긴 여행이라도 떠나는 것처럼 부산을 떨었다. 예전에 들던 007 가방을 꺼냈다. 그 가방 속엔 아직도 교원 수첩과 그 때 읽던 책 몇 권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편안한 차림이 제일이예요. 부인이 두툼한 오리털 파카와 편안한 코듀로이 바지를 권했지만 예전에 입던 베이지 색 코트를 고집했다. 가방을 들자 어쩐지 어색해서 퇴임 후에 딸이 사온 중절모를 눌러 썼다. 새벽같이 부인을 깨워서 조반을 차리게 하고 가방을 챙기고 나서도 시간은 넉넉하게 남았지만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약속 시간보다 삼십 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그를 기다렸다. 자동차는 아파트 숲을 지나고 가끔씩 카센터나 주유소가 있는 외곽지를 지나 가지가 잘린 플라타너스 나무가 띄엄띄엄 늘어서 있는 국도를 달렸다. 작년쯤에 뭉툭하게 잘려나간 둥치에 새로 돋아난 가느다란 가지는 빗지 않아서 위로 치솟은 장승의 머리털 같은 가로수 길을 지나서 한참을 달려서 추수가 지난 들판을 지났다. 오로지 선생은 궁금했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가공되지 않은 현장의 소식을 생생한 날것으로 듣고 싶어서 말이다. "성과급 때문에 야단이라지?" "구조 조정의 미끼라는 거죠. 반납도 꽤 했나봅니다" 그는 남의 일처럼 심드렁하게 말했다. "등급 때문에 불평하지는 않던가? 왜 아니겠어요. 많이들 화가 나죠" 그가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성과급이 나오자 교무실이 술렁거렸다. 그래, 난 C등급 교사니깐 열심히 할 필요가 없겠군. 맞아. 맞아. A등급 받은 선생님들이나 열심히 하셔들. 도대체 ABC 등급 기준이 뭐야? 기준이 뭐긴 뭐여 인간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가 그것이 기준잉께 앞으로 윗분들 잘 모셔 보드라고. 뼈있는 농담이 오고 갔다. 실제로 고참 여교사인 K선생은 새까만 후배인 L선생이 A등급을 받았는데 자신이 C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몹시 화가 나있었으며 동료들도 분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L선생이 능력을 인정받을 만큼 특별한 실적이나 탁월한 수업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건 오로지 선생도 알고 있다. 국도 아래 밭두둑에 까치밥이 아직도 남아있는 감나무 몇 그루가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가 뒤로 사라지고 멀리 보이는 산자락을 가득채운 앙상한 잿빛 나무들도 서서히 뒤로 사라져가자 오로지 선생은 차창 밖 풍경에 눈길을 주었다. 모두들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는데 홀로 정지된 느낌이다. 정지된 느낌. 그는 요즘 들어 그런 상태에 빠질 때가 있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으며 듣거나 보는 것이 아무것도 입력되지 않는 그 무력감을 무엇이라 부르면 좋을까. 차창 밖으로 표지판이 지나가고 가전제품을 선전하는 대형 간판이 지나갔다. 간판 속의 여자도 함박 같은 웃음을 날리며 지나갔다. 살을 다 발라먹은 생선 가시 같은 배나무 밭이 지나가고, 탈탈거리는 경운기가 지나가고, 모두다 빠르게 자나갔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국도에서 갈라져 나와 꼬부라진 비포장 도로를 덜커덩거리며 한참을 달리니 전에 가보았던 고즈넉한 산길이 나왔다. 양옆에 마른 억새와 말라붙은 찔레 열매가 아직도 어우러져 흔들거리고 있었다. 좁은 길을 지나 동산 위 솔밭 사이에 서있는 초가 앞에 다다랐다. 초입에는 우스꽝스런 모양의 장승이 서 있고 문간 앞에는 말아오린 멍석과 지게가 놓여있고 채운산방 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는 문을 지나 마당에 들어서니 갖가지 형상의 나무뿌리가 정갈하게 다듬어져 의자 겸 장식품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마당 안에는 본채 말고도 겨우 방 하나쯤 될 것 겉은 독채가 뒷켠으로 여러 개 올망졸망 서있는 것으로 보아 숙박시설도 겸하는 모양이다. 마당 안에는 돌로 만든 절구라든가 항아리 같은 시골 촌부들이 사용하던 민구류나 쟁기같은 농기구들이 곳곳에서 키를 쓰고 소금을 얻으러 가던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고 바깥채에서는 토우나 도자기 같은 장식품이 진열되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전에 처가에 다녀오는 길에 식구들이랑 들렸던 곳이다. "이런 데가 있었군요" "옛날 생각이 절로 나지?" "그렇긴 하지만 어쩐지 신종 러브호텔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러브호텔? 허허허, 다음 번엔 애인하고 같이 와야겠군" 그는 속으로 낄낄 웃었다. 오로지 선생이 애인하고 온다고? 오로지 선생은 조기출 교감의 별명이다. 구식 재봉틀 다리에다가 널빤지를 댄 탁자와 옛날 문짝이다 다리를 단 탁자를 다탁으로 사용하고 숯불 다리미, 구식 전화기, 초등학교에서 수학 시간에 사용하던 커다란 수판이며 낡은 오르간이 운치있게 놓여있는 안채에 들어서니 한복을 입은 남자가 어서 오시라고 인사를 한다. 풋감물로 염색한 갈색 천을 깔아놓은 탁자에 앉아 큼직한 도자기 찻잔에 담긴 오미자차를 다 마실 동안 오로지 선생은 흘끔흘끔 출입구를 훔쳐본다. 머리가 훌떡 벗겨진 중년남자와 아슬아슬한 치마를 꿰어 입은 여자가 팔짱을 끼고 들어온다. 4. 연하의 상관을 모시게 된 것은 조기출 교감뿐이 아니었다. 신임 최교감은 그와 오래 전에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 후배였다. 새 학기가 되자 의욕이 충천한 나머지 젊은 교장은 좌충우돌 지휘봉을 휘두르고 교감은 교감대로 요란하게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일에 지쳐버렸고 정작 수업이나 생활지도에 투입해야할 시간을 야금야금 깎아먹고 있었지만 주로 보이기 위한 교육활동의 실적물이나 결과물이 전산화 자료화되어 산더미처럼 쌓여갔다. 장학 지도차 나온 행정관료들은 모범케이스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교장 교감의 지도력을 칭찬했다. 최교감은 지나칠 정도의 예의바름 속에 약간의 거만함을 감추고 있었으며 그의 본질은 실종되고 왜곡된 현상만 활개치는 망망대해에서 속수무책으로 떠밀려 가는 조각배처럼 가슴 한켠에 주먹만한 패배감을 달고 최교감의 옆에 앉아 있었다. 그는 자꾸 생각났다. 가끔씩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젊은 교장과 늙은 교감 사이에 끼어 가자미처럼 스트레스를 받게 하던 무능 교사의 대명사 조기출 교감선생 말이다. 좌충우돌 교장과 오로지 교감 사이에 엉거주춤 교무. 그는 그 표현에 스스로 만족했다. 꽉 막힌 閉스탈로치 같으니라고. 오로지 선생 아니랄까봐. 제대 말년에 대충 넘어가면 어때서? 그는 가끔식 꼬장꼬장한 교감이 못마땅해서 투덜거렸다. 더구나 교감은 때때로 쓸데없는 고집을 부려서 일의 진행속도를 떨어 뜨려서 종종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처음 느꼈던 측은함이 나중에는 반감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조기출입니다. 감사는 무슨 감사. 조기에 출세나 할 일이지. 전화 받을 때마다 오로지 선생이란 별명답게 군사정권 시절에 받은 친절 교육을 아직도 철두철미하게 이행하는 교감에게 웬지 모를 짜증이 일었다. 그 나이 되도록 무엇을 했느냐는 심사가 그로 하여금 지나치게 공손한 교감의 태도마저도 거부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융통성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좁디좁은 이마 때문에 화가 나고, 시도 때도 없이 에헴에헴 나오는 마른기침 대문에 화가 나고 하여간 교감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것은 교감에 대한 연민인 동시에 곧 무능한 자신에 대한 화풀이이기도 했다. 최교감은 모름지기 교사는 수업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며 수시로 돌아다녔으므로 교사들은 언제 불쑥 교실에 들어올지 몰라 전전긍긍했다. 그는 교감이 수업, 수업 을러대어도 어쩐지 악화가 양화를 구축했다는 느낌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와 최교감. 아니 최 선생은 섬 학교에 근무한 적이 있었다. 수학선생인 그는 과학 선생과 더불어 해양생물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교수나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조언을 얻어야 했으므로 뭍에 나가있을 때 폭풍주의보가 내리면 꼼짝없이 며칠 씩 출근을 못하곤 했다. 최 선생이 빼먹은 수업을 땜질하는 건 주로 그의 몫이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연구물은 특상을 받게 되었고 가산 점수와 유능 교사라는 꼬리표를 단번에 낚아 올렸다. 그는 솔직히 갯지렁이나 불가시리가 수학교육에 끼친 공로가 어떤 건지 알 수가 없다. 그의 생각대로라면 수학 선생은 마땅히 피타고라스의 정리나 가르치고 그런 연구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될 일이다. 하지만 대다수가 아리송한 표정으로 앉아 선생의 얼굴이나 쳐다보다가 하품을 하는 시골중학교의 아이들을 일정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사오십 대 일의 맥빠지는 싸움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에 매달려 성취감을 얻고 야망을 충족시키는 일은 분명 매혹이다. 최선생은 매혹 속으로 빠져들었다. 싸움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그는 정말로 아이들의 눈동자가 일제히 그에게로 쏟아질 때 혹은 몇몇 녀석이 선생을 비웃듯이 이탈해 나갈 때 일대 다수의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싸움은 때때로 그를 승리자로 만들기도 하였지만 비참한 패배감을 맛볼 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요란한 헛기침으로 패배감을 위장하고 전의를 다지곤 했다. 그들은 때로는 항복하기도 하고 항복하는 척 하다가 뒤통수를 내리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선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도 자신에 의해서 그들이 변화되었다고 믿는 어리석은 자기 만족에 묻혀 살았다. 하여간 최 선생은 그 후 여러 시범학교로 옮겨 다니며 무더기로 승진 가산점을 받고 연구 실적을 인정받아 특별 상여금까지 챙겼다. 손해보는 놈이 있으면 이익 보는 놈이 있다는 게임의 법칙은 최선생과 조기출 교감의 경우를 보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그는 적어도 자신이 최선생 보다는 옳다고 믿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자기가 생각하던 양심이라는 것이 혹이면 안일함이나 능력 없음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닐른지... 그의 선택은 과연 옳았는지 자꾸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확실한 건 최교감은 나이가 들수록 유능하게 될 것이고 그는 무능하게 늙어갈 것이라는 사실뿐이었다. 5. "날씨도 변덕스럽기도 하다. 금새 눈이 쌓여버렸네" 등산복 차림의 손님들이 갑자기 밀어닥친다. 폐교된 학교에서 얻어 왔음직한 물건들을 보면서 제각각 한 마디씩 한다. 오메 이런 산중에 요렇코롬 멋진 곳이 있었네잉. 학교 종이 땡땡땡이랑게. 손님들은 수런수런 웅성거리고 내외는 또 바빠진다. 눈을 털면서 들어오던 연두색 파카를 입은 여자의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그는 속으로 말했다. 우피 골드버그군. "어머나, 선생님" "웬일이야?" 골드버그를 닮은 여자가 오로지 선생의 손을 덥석 잡는다. 오로지 선생도 그녀의 등을 토닥거린다. 남자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본다. 골드버그는 엉거주춤 서있는 남자에게 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시라고 소개를 한다. "선생님 속 많이 썩여드렸죠" "긍께로 당신이 지난번에 만났다던 엿장수 선생님이 이 분이란 말여?" "그 엿장수가 바로 나요. 허허허" 만면에 웃음을 뛴 오로지 선생의 모습이 넉넉해 보인다. 그는 그런 그의 모습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덜커덩거리며 찾아온 산자락의 어느 전통찻집에서 만난 여제자의 낡은 기억 속의 오로지 선생은 무능한 선생이 아니었다. 부패한 敗스탈로치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패기만만한 覇스탈로치였다. "선생님이 교문에서 머리가 좀 길다 싶으면 사정없이 가위질했잖아요. 그래서 엿장수라는 별명이 붙었다니까요. 가출한 애들은 악착같이 찾아다녔고요. 나도 그 중 한사람이었는데 집 나와서 이틀이나 굶었는데 선생님이 아무 말씀도 않으시고 자장면을 사주시더군요.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 아마 선생님 아니었으면 그 때 나쁜 길로 빠졌을른지도 몰라요" 골드버그 내외가 일행에게 돌아가자 다시 두 남자만의 자리가 된다. "형님, 형님이 악명 높은 엿장수였다는 소릴 처음 듣습니다" "이거 왜 이래. 나도 왕년엔 잘 나가는 사람이었다구" 오로지 선생이 말이 많아진다. "자네도 최 교감처럼 폼 나는 일 좀 해봐. 고상한 체 하다가 무능교사 딱지 붙이지 말고. 난 말이야 선생이란 작은 친절, 한 마다 관심있는 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지. 난 마법사가 되고 싶었다는 말일세. 아이들 다 키우고 나면 섬에나 가서 열심히 선생 노릇하고 싶었어. 내가 섬 출신 아닌가. 어때? 섬마을 선생, 멋있잖아? 젠장, 섬엔 점수벌레들이 줄을 섰으니 내가 끼어들 틈이 있나. 아주 낭만적인 생각이었지" 6. 아랫목이 따끈따끈하다. 술을 꽤 마셨는데도 잠이 안 온다. 텔레비전을 켠다. 텔레비전에서는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오래된 영화를 재탕하고 있다. 배경은 숲속의 외딴 호숫가.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의사에게 오두막 안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괴성을 질러대는 한 소녀가 튀어나온다. 맨발에다 산발을 한 소녀. 집안으로 들어간 그들은 집안에 있던 성경에 쓰인 메모를 발견한다. 이런 글자가 자막으로 떠오른다. 주님께서 당신을 이리로 인도하셨습니다. 나의 넬을 지켜주세요. 영화라는 매체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외투를 가끔은 잠자리 날개같이 가볍게 처리하는 수법을 쓰기도 하지만 화면은 음울하고 무겁다. 그는 숨은그림 찾듯이 장면 곳곳에 숨어있는 메시지를 탐색한다. 화면엔 시내에서 못된 젊은이들에게 희롱을 당하고 정서적으로 심한 충격을 받은 후 법정청문회에서 적절한 말을 찾느라 고심하는 넬과 그녀의 이상한 말을 통역하는 후견인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그녀의 작은 발이 다시 숲의 보드라운 풀을 밟게 될 것인가 아니면 구두를 신고 도시의 아스팔트를 기웃거릴 것인가. 넬의 운명은 배심원들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다. 그는 텔레비전 앞에 길게 누워서 줄곧 자막으로 떠오르는 말을 주시한다. 내가 살아온 삶은 작은 삶이에요. 아는 것도 작은 것들이구요. 숲의 낮과 밤은 아름다움과 행복이 있지만 바깥 세상은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어쨌다는 말인가. 쯧쯧. 그는 벌써 코를 고는 오로지 선생을 보며 혀를 찬다. "집에 있을걸 그랬나? 망년회엘 가든지...." 친구들에게는 부득이한 일이 생겨서 참석을 못하겠노라고 했지만 요새말로 주류에 끼지 못한 마이너끼리 흘러간 과거나 되씹으며 섣달 그믐밤을 산 속의 토방에서 보내기는 좀 청승맞다. 석양의 청량한 바람이나 겹겹이 구비치는 능선위로 비상하는 황금빛 새나 빛나는 일출을 도대체 어디서 본단 말인가. 영화가 끝난 다음도 그의 머리 속에선 넬이 자기만의 이상한 언어로 최종 진술을 하던 모습이 계속 맴을 돈다. 마 유 나이신 이나 알로시즈(하지만 당신들은...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지 않아요.) 그는 혼자 중얼거려본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학교란 서로 바라보기 연습장이야.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위를 보거나 또는 아래만 보거나 혹은 옆으로만 바라보는 이상한 훈련장이 되어버렸어. Ac8, 그리고 교육을 걱정하는 학부모, 좌충우돌 교장, 윗분 눈치 보느라 가자미 눈이 되어버린 교무부장, 공문서 한 장으로 세상이 바뀔 줄 아는 행정관료 등등. 모두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데 인색해. 맞아, 서로가 서로에게 알 수 없는 암호이고 선생의 설명은 알 수 없는 이상한 언어일 것이며 선생이 보기엔 감이 틀림없지만 관료들이 배라고 우기면 배가 되도록 만들어 놓아야 하는 정책도 현장의 교사들에겐 이상한 언어일 따름이야. 넬이라면 이렇게 말할까? 당신들, 서로의 눈을 바라보세요. 라고. 비교하건데 좌충우돌 교장이 위를 바라보며 현대식 기계와 정교한 기술로 인생의 날줄과 씨줄을 화려한 무늬와 세련된 컬러로 엮어낸다면 아마도 오로지 선생은 아직도 낡은 베틀에 앉아 덜거덕거리며 옷감을 짜내는 늙은 직조공일 터이지만 그 늙은 직조공은 골드버그 내외와 한 올 한 올 짜낸 무명 삼베처럼 질긴 인연으로 아직도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삶이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다. 미지수가 너무 많아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복잡한 삶의 방정식도 알고보면 이처럼 단순한 명제일지 모른다. 그는 자신이 없다. 그의 마법이 아직도 효력이 있을지는. 오로지 선생은 푸우푸우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다. 옹색한 이마가 형광등 불빛에 유난히 반짝거린다. 오로지 선생은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학교도 하나의 숲이 아닐까? 큰 나무도 있고 이끼도 있고 그리고 가지덤불도 있다. 가시덤불만 보면 숲이 아니다. 그 속에서도 올곧게 자라는 나무들도 있지 않나? 넬의 말처럼 숲에는 아름다움과 행복이 있듯이 그래도 학교에는 아직도 그런 것들이 남아있을지도 모르겠다. 무능 교사면 어때? 바라볼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기쁜 일이고 말고. 오랜만에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다니던 패배감을 벗어 던지고 찻집 주인이 준 술을 혼자 잔에 따른다. 채널을 돌린다. 화면에는 지금 막 제야의 종소리가 울릴 참이다. 이글루처럼 눈 속에 갇혀버린 초가도 제 모습을 드러낼 때가 있을 것이고 어둡고 긴 그믐밤도 때가되면 마침내는 기다림과 소망으로 잉태한 둥근 해를 해산할 것이다. 마지막 종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며 사라진다. 밖에는 아직도 사르륵사르륵 눈이 내리고 있다. 그는 문득 낮에 베란다에서 내려다보았던 화단에 팽개쳐둔 나무를 떠올린다. 말라버린 가지 위에도 눈이 내렸을 것이다. 집안으로 들여놓아야겠다. 어떤 농약을 뿌려줘야 할까? 가는 길에 꽃집에 들러야지. 내년 봄엔 꽃을 피울 수 있게 마른 가지도 잘라내리라. 눈 덮인 산 속의 외딴 방. 문득 퍼덕이며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 짓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다.섣달 그믐밤. 아직도 눈은 내리고 있다.
국민의 정부에서 교육정보화는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준 사업이다. 과감한 하드웨어 보급으로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정부의 자평과 학교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물량위주의 정보화 정책으로 어느 때보다 일선의 혼란이 많았다는 평가가 맞물려 있다. ◇실적에 급급한 정책=당초 2002년까지로 예정돼 있던 1단계 교육정보화 일정이 2000년으로 앞당겨지면서 혼선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김대중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사업을 2년 앞당기는 특별지시를 내리자 정부는 조급해졌다. 목표된 하드웨어 보급을 단기간에 해치우기에는 시간과 예산 모두 부족했다. 소요예산 확보 등을 놓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해 3월 교육부는 조기완료 되는 교육정보화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을 시·도별로 확보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방비가 여력이 있을 리 없었다. 국고와 정보화 촉진기금으로 충당되지 못하는 1800억원을 시·도별로 기채를 통해 확보할 것을 요청했고 결국 지방은 많은 빚을 떠안은 채 하드웨어 보급에 나섰다. 말 잔치만 벌이다 허겁지겁 목표량을 채우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학내전산망 사업이었다. 국정감사를 통해 컴퓨터가 있어도 인터넷 하나 활용할 수 없는 절름발이 교육정보화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정부는 2000년 초부터 학내전산망 보급 연내 완료를 천명하고 예산까지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육정보화만큼은 정부의 역점사업이라는 것을 주지시켰다. 하지만 정부가 그해 목표로 삼은 계획은 5729개교중 상반기까지 구축된 학교는 고작 567개교로 10%도 되지 못했다. 연말이 되서야 서둘러 일을 마무리하느라 수선을 피웠다. 단순 보급에만 치중하면서 부수적으로 따라야 할 사안들을 병행하지 못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전산망의 보안에 신경을 쓰지 않아 해킹사고가 해마다 늘어났다. 지난 99년 22건이던 초중고교 전산망 해킹사고는 2000년에 47건으로 늘었고 2001년에는 1∼6월중에만 무려 170건이 발생했다. 이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보안시스템 설치 비율은 높지 않아 2000년 상반기까지 방화벽을 설치한 학교는 1만70개교 가운데 절반이 안되는 4957개교(49.2%)에 불과했다. 이 와중에 정보화 담당교사에 대한 배려는 마련되지 않아 업무과중에 시달렸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육정보 담당 교사는 연간 434시간의 수업결손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내용까지 나왔다. 컨텐츠 문제는 더했다. 하드웨어 보급에 열을 올리느라 정작 필요한 컨텐츠는 수년째 그대로 방치됐다. 정부는 해마다 컨텐츠 확충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현장의 갈증은 여전했다. 학교가 컨텐츠 확보를 위해 쓸 수 있는 예산 배정은 극히 미미했고 그나마 이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고통만 안겨준 교육행정 정보화=교육정보화에서 일선 학교에 가장 큰 혼란을 안겨준 부분은 교육행정정보화다. 업무 부담을 줄이고 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정부가 도입한 것이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 순수 교육활동 외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학사, 교무, 행정업무 등을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개발한 시스템으로 98년부터 보급을 시작해 2001년까지 대부분의 초·중등학교에 설치가 완료됐다. 그러나 보급되는 시점부터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완료될 때까지 원성이 끊이지 않았다. 제거해도 끊임없이 발생되는 버그 때문에 담당 교사들은 골머리를 앓았다. 프로그램은 너무나 복잡하고 버그를 치료하는 패치를 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이런 시스템을 만약 일반회사가 만들어서 시판했다면 금방 부도가 났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모두 정부의 조급증이 불러온 결과였다.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시스템 개발과 보급이 함께 이뤄졌고 학교 현장을 면밀히 이해하지 못한 프로그램은 동네북이 돼 버렸다.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교육부는 설명은 더 이상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결국 교사들이 고통을 모두 떠안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나마 겨우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던 올 여름 현장을 들쑤신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모든 교육행정기관과 전국의 초·중등학교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교무·학사, 인사, 재정, 회계, 물품, 시설 등 모든 교육행정 업무를 전자적으로 연계·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국고 11억4000만원, 정보화촉진기금 249억7000만원, 지방비 260억원 등 총 521억1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기존의 학교종합정보시스템은 완전히 폐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수년간의 고통 속에 겨우 자리잡은 C/S서버는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돼 수백억 원의 예산이 낭비되는 결과를 빚게 됐다. 새 시스템이 서버에 접속하기도 힘들고 에러에 대한 대처도 제대로 되지 못한 상황에서 10월 전면 시행까지 발표해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입력되는 정보의 개인인권 침해 논란도 일었다. 일선 학교의 반대가 거세지자 교육부는 교무-학사부분을 2학기중 시범운영하고 보완과정을 거쳐 내년 3월부터 본격 운영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했다. 국민의 정부 동안 이뤄진 교육정보화는 현장과 함께 교감하지 않는 정부 주도의 일방적 정책이 교육현장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국민의 정부는 현재 2단계 정보화를 발표한 상태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만 한 채 정권을 마치게 됐다.
주5일제 근무로 수요가 늘어나는 학교 평생교육을 내실화하려면 중앙 정부나 지자체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평생교육 전문가의 양성·배치, 학교 평생교육담당자에 대한 업무 경감작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열린 '주5일 근무제 대비 평생교육정책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전도근 경기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 연구원은 학교 평생교육담당자(1200명)·수강생(12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현재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기도내 학교는 50% 정도이며 그중 90%는 수강생이 연중 50명도 안 된다"고 밝힌 후 "그나마 대부분이 컴퓨터, 인터넷, 요리, 꽃꽂이, 종이접기, 미용 프로그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학교 평생교육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설문결과='학교 평생교육 활성화에 시급한 것'에 대해 담당 교사와 수강생들은 모두 양질의 프로그램 보급(각각 35%, 40.1%), 평생교육 전문가 배치 및 업무전담(각각 34.5%, 22.8%)을 압도적으로 지적했다. '학교 평생학교 활성화에 필요한 시설'에 대해서는 수강생의 43.6%, 학교 평생교육 담당자의 46.1%가 '전용강의실'을 꼽았다. 다음으로 수강생은 '유아놀이방'을, 담당자는 '동아리방'의 확보를 들었다. 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홍보방법에 대해서는 '학생편의 가정통신문'에 의존한다는 응답이 89.4%로 대다수였다. 시범학교를 제외한 일반학교는 별도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비용이 들지 않는 방법을 선호하는 탓이다. 또 학교 평생교육 담당교사의 90.4%가 관련 연수 기회를 원하고 있지만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평생교육에 대한 정보 입수 방법에 대해 '공문을 통해 입수한다'는 답변이 54.2%로 가장 높고, '관리자가 제공한다'가 13.1%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담당 교사의 60.4%는 '전문성의 부족'으로 학교 평생교육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평생교육 담당교사의 79.5%는 '잡무 증가로 고충이 심하다'고 답했다. 인센티브 없이 수업에 대한 배려도 전혀 해주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학교 평생교육 실시 이유에 대해 담당 교사의 43.8%가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라고 응답했지만 '교육청의 강요에 의해' 운영한다는 답변도 19.9%나 됐다. △개선방안=전 연구원은 학교 신·개축 시 평생교육 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학교시설법'을 제정하고 학교 시설 복합화를 위해 교육청과 지자체 간 '지방자치 조례'와 교육청 차원의 '학교시설 설계지침' 마련을 촉구했다. 아울러 "전용 강의실, 유아놀이방, 동아리방, 휴게실 등 각종 편의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며 "이는 유휴교실 활용과 학교 신·개축 시 적용하고 나아가 학교 내에 지하주차장, 수영장, 체육관, 유아방 등을 갖추는 시설 복합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인학습자의 학습비에 의존하는 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중앙 정부나 지자체의 재정 지원도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타 복지관, 주민자치센터처럼 학교에도 최소한의 홍보비, 수강료, 재료비를 지원해 다른 평생교육기관과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수강자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도교육청에 평생교육 전문 인력 배치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이를 위해 학교 현장의 전문가를 특채하거나 평생교육 장학사 선발,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보유한 일반직 공무원의 보직 확대, 실무자로 평생교육사 채용 등의 방안이 그것이다. 나아가 평생교육 교사 양성이나 부전공에 의한 평생교육 이수를 권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연구원은 "평생교육 담당 교사에 대한 수업, 잡무 부담을 줄여주고 승진가산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평생교육연구대회나 프로그램 공모제 및 평생교육 발표회도 활발히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생 노릇하기 힘들다는 푸념이 어제오늘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진 것 같다. 물론 여기에는 사교육의 발달과 사회 구조의 변화에도 한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매스컴과 인터넷의 발달로 생각된다. 매체가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지식의 생산과 전수의 대부분을 학교가 담당했다. 학교에 가야만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배울 수 있고 인간적 교류도 가능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정보통신의 발달로 이러한 학교의 순기능이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 제도교육의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는 곳이면 거의 무한대로 신지식을 보고 배울 수 있다. 굳이 루브르 박물관을 가지 않더라도 안방에 앉아서 간단한 키보드 조작만으로도 모나리자를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서 언어의 한계만 극복한다면 전 세계를 마음껏 누비며 지식욕을 채울 수도 있다. 반면, 학교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기에는 현실적으로 벅차다. 신지식을 창출하고 전수하는 일에 이미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그래도 초등교나 중학교가 외형적으로나 커리큘럼 상 예전과 비교할 때 적지 않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교는 아직도 낡은 시설에 몇 년 전에 제작된 교과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상은 지금 분초단위로 변하고 있다. 4분마다 새로운 지식이 생산된다고 하니 그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정보통신 관련 지식은 교사보다 오히려 학생들이 더 많이 아는 지식의 역조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다 인터넷을 통해 알아야 될 것, 몰라야 될 것까지 무제한으로 습득하다 보니 아이들은 학교를 싱겁게 여기게 되고 교사마저 우습게 여기는 못된 풍조를 낳고 말았다. 이런 현상에는 인성보다는 지식이 최고인 현행 입시정책도 한몫 했다. 예전처럼 학교의 순기능과 권위를 되살리고 교사들의 입에서 '선생 되길 참 잘 했다.'라는 말이 나오게 하려면 본질적으로 학교가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가장 앞서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GNP 대비 국가 예산을 늘리고 교사들의 처우 개선과 재교육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 물론 가르치는 내용도 현실에 맞게 신속하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백년 대계라는 교육의 틀도 이제는 융통성 있게 다시 짜야할 때인 것이다.
연일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이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가 다 돼 간다는 뜻이다. 그 5년 동안 가장 실패한 정책이 교육분야가 아닐까 한다. 정부가 작년 7월 2년 동안이나 미적거리다 내놓은, 이른바 '교직발전종합방안'도 그중 하나다. 예컨대 교직발전종합방안에서 교원처우개선을 분명히 천명했는데도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은 전혀 그렇지 않다. 확정된 교원처우개선안을 보면 담임수당과 보직교사 수당이 각각 1만원씩 인상된다. 그 외 초등교사 보전수당 가산금이 1만 7000원 인상된다. 교총 등에서 요구한 담임수당 3만원, 보직교사수당 2만원 인상과는 상당히 차이나는 교원처우개선안이다. 하긴 이것도 처음 국무회의 의결에서는 없던 내용이다. 정부 스스로 교사, 나아가 국민과 한 약속을 깨버린 것이다. 교사를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가 김대중 정권 초기의 정년단축 이후로 줄기차게 계속된 셈이다. 가까스로 국회에서 담임수당 등이 1만원 인상됐지만 기분이 더럽거나 슬프기는 마찬가지다. 내년 1월부터 담임은 1만원이 인상된 11만원의 담임수당을 받게 된다. 과연 얼마만큼 더 해야 1만 원어치에 딱 맞는 담임노릇일지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교사가 시시콜콜 돈을 밝히는 것 같아 자괴감이 들지만, 이것 역시 김대중 정권에 이르러 나타난 교육계의 일반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3년씩이나 정년을 단축한 것도 모자라 체벌금지니 뭐니 하며 교사를 교육개혁 대상으로 내몰았으니 예전처럼 점잖게 師道 타령만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만 원어치 교육처우개선이라. 애들 장난도 아니고 그렇게 교사를 헐값으로 대하며 공교육이 살아나기를 바란다면 그건 너무 큰 착각이다. 어쩌니 저쩌니 해도 무너진 학교를 일으켜 세울 주체인 교사의 처우개선을 1만 원어치 하는 나라라니, 더 이상 할 말을 잃는다. 그래도 한마디만 더해야겠다. 교사는 일반 공무원과 다르다. 노상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 어쩌구 하는데, 그런 평범한 인식에서 벗어나야 학교를 살릴 수 잇다. 현실적인 교원처우개선안이야말로 공교육을 살릴 확실한 초석이자 담보이다.
올 3월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 교사다. 3학년을 맡고 어찌나 많은 실수를 저질렀는지 지금도 손가락으로 꼽다보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3월 2일 토요일 첫째 날. 개학식을 마치고 하교 전 '주간학습안내'를 나눠줬다. 나로서도 처음 '주간학습안내'를 본 거라 어떻게 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는 거예요?"라고 묻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가르쳐 주실 거야"라고만 하고 돌려보냈다. 그런데 아뿔싸! 시간표 란이 비어 있는 게 아닌가. 알림장에 시간표를 써줘야 하는 걸 몰랐던 것이다(당연히 주간학습 안내에 나와 있는 줄 알았다). 밖을 내다보니 아이들은 이미 없었다. 드디어 월요일 아침. 아이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선생님, 오늘 무슨 공부해요?" "전 시간표 몰라서 책 다 갖고 왔어요." "전 아무 것도 안 가져왔는데 괜찮죠?" 교실 전화벨까지 울렸다. 수화기 속에서 걱정스러운 듯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무슨 책을 가져가야 할 지 몰라 학교에 못 가고 있어요…." 그 때서야 내가 저지른 실수가 얼마나 큰 일인지 깨달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아이들끼리 시간표를 알아내기 위해 서로 전화하며 한바탕 소동이 났었다고 한다. 하지만 난 미안하단 말도 못하고 "오늘은 기본학습방법을 배울 거니까 교과서 없어도 돼요∼"하며 태연한 척 그 사태를 넘겨 버렸다. 개학 첫날부터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려고 매일 출석을 불렀다. 출석을 부르면 '○번 ○○○입니다'라고 말하도록 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떠들고 장난치느라 내가 부르는 소리를 못 듣는 일이 많았다. 그 날도 어김없이 출석을 부르며 "오늘 대답 못하는 사람은 앞으로 나와 혼난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1번∼" "1번 ○○○입니다" "2번∼" "2번 ○○○입니다" "3번∼" "3번 ○○○입니다" "4번∼" "……" "4번∼" "……" "4번!" "……" "4번 누구야! 이름 부르면 앞으로 나와!" 난 출석부를 펼쳤다. 또 아뿔싸. 4번 이름에 빨간 줄이 그어져 있었다. '아차' 전학간 녀석이었다. 화가나 출석부를 펼친 나 때문에 교실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고개를 든 나는 헛기침을 하며 "4번은 전학가서 대답이 없었군요…." 에구…아이들이 담임을 어떻게 생각했을지…. 되돌아보면 하루에 한번은 꼭 실수를 했던 것 같다. 뭐에 그리 홀렸는지. '얘들아∼선생님 이해하지?'
지난 96년부터 '교육환경 개선사업'의 하나로 추진중인 교원 편의시설 확충사업이 1차 종료연도인 올 연말 현재 미진한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최근 실시한 일선학교 교원 편의시설 점검결과에 따르면 기존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사업이나 7차 교육과정 시설사업 등의 명목으로 예산지원을 하고 있으나 도시 수도권지역의 경우 기본시설이 태부족해 편의시설을 확보할 여유공간이 없다는 것. 특히 최근에는 7차 교육과정 시설확충과 7·20 교육여건 개선사업을 최우선 순위로 추진함에 따라 교원편의시설 확충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편의시설을 확보한 경우에도 연구실이나 휴게실, 탈의실 등이 동선(動線)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유휴공간을 활용하고 있어 실제 사용에 문제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실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육부가 권장하는 학년별 연구실보다 탈의실 기능을 포함한 다목적 회의실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점검을 토대로 2005년까지 편의시설 확충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최근 신설되는 학교의 경우 교원휴게실이나 상담실, 연구실 등의 편의시설을 '기본시설'로 해 설계단계에서부터 확충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국정과제 추진일정이 마감되는 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편의시설을 확보하되 7차 교육과정 시설사업비는 학년별·교과별 연구실 확충에, 교육환경 개선 사업비는 교재연구실, 탈의실, 실내환경개선 등에 분산해 집행토록 했다. 또 기존의 연구실이나 탈의실, 휴게실 등도 동선이나 사용빈도 등을 감안해 각 기능을 포함한 복합화된 교원편의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이밖에 대다수 교원들이 희망하는 체력단력시설의 설치를 권장하고 교원편의시설을 다른 목적의 교육공간으로 전환할 경우에도 교사들의 의견수렴을 거치도록 했다. '교원 편의시설=교원편의시설은 96년부터 교원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98년에는 국정과제로 선정돼 올 연말까지 8197건, 3756억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교무실, 학년별·교과별연구실, 교재연구실, 휴게실, 탈의실, 샤워실 등의 공간과 전화 증설·PC보급·팩스나 복사기 등 OA시스템, 냉·난방기 설치 등 실내환경개선을 포함한다. 96년부터 2000년까지 7913실이 확충돼 교사 1인당 편의시설 면적이 종전의 4.9㎡에서 8㎡로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7차교육과정 도입, 7·20교육여건 개선사업 등이 오히려 편의시설을 잠식하고 있고 무계획적인 공간확보에 따른 효율성 저하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교총과 교육부는 5일 2002 상하반기 교섭 소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교섭안건 41조 73개항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개진하고 합의를 위한 구체적인 교섭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교총은 지난 달 12일 본교섭 전체회의에서 이상주 교육부총리가 모두 발언을 통해 교총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교총 원격교육연수원 설치 합의사항을 조속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관련 규정까지 개정하는 등 이행 의지를 보였으나 최근 실무적인 문제를 이유로 인가를 늦추고 있어 교총이 이를 거듭 촉구하게 된 것이다. 교섭안건 축조 협의 단계에서 교육부는 "교총이 요구한 사항이 최대한 합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있는 사항은 2차 소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자"고 말했다. 교총은 이번 교섭에서 교원승진제도 개선, 여교원의 보호, 산업체 근무 경력 100% 인정 및 시간강사 경력 호봉 반영, 교원처우 개선, 여비지급 기준 개선, 교원잡무 감축, 연수경비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교총에서는 임영길 강원 홍천남산초 교사, 신민오 대구 청구중교사, 박정희 인천 만수초 교감, 우재구 교권정책본부장이, 교육부에서는 이영만 교원정책심의관, 이근우 교원정책과장, 이중흔 교원양성연수과장, 이재민 교원복지담당관이 교섭대표로 참석했다.
국가의 흥망 성쇄는 교육 받은 인적자원과 과학기술의 발달 수준에 의하여 좌우된다. 즉 교육과 과학기술의 두축을 중심으로 국가는 부단히 발전한다. 특히 과학기술은 국가간의 경쟁을 통하여 발전의 속도가 가속화된다. 1950년대 소련의 스프트닉발사가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의 과학 교육 혁명을 유발시켰으며 계속되는 국가간의 경쟁 즉 과학올림피아드나 IEA 같은 국제 과학교육 도달도 평가가 자극제 역할을 하였다. 우리나라도 탐구중심 과학교육과 개념 중심 과학교육의 두축을 넘나 들면서 초·중·고등학교의 과학교육은 서방 선진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발전하여 왔다. 어린 꿈나무들에게 장래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우수한 학생은 위대한 과학자가 꿈이었다. 그러나 서서히 그들의 선호도는 쉽게 경제적 부를 누리며 편하게 살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의사, 변호사, 연예인, 운동선수 등이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지적 호기심을 강하게 요구하는 과학 교과는 이제 우선 순위에서 최하위로 처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 이유는 내용이 어렵고 재미 없으며 공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성과가 적기 때문이란다. 최근 이공계 기피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겨나는 기현상이 나타난다. 취직이 보장되고 안정된 생활을 하는 과학자의 길이 돈도 못벌고 일만 많이하며 승진도 더딘 고난의 길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그리하여 정부는 각종 심포지움, 세미나, 토론회 등을 갖기에 이르렀다. '교사를 위한 이공계 진로선택 촉진방안 심포지움' '이공계 대학 진학제도 개선 방안 연구' '청소년 이공계 진출 촉진과 과학기술자 사기 진작' '이공계 대학교육 내실화 방안 연구' '청소년 과학화 방안' '전국 과학교육 담당 장학사 세미나' 등이 그것이다. 그리하여 기초가 튼튼하여야 근간이 제대로 설 수 있다는 논리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는 초·중·고등학교 과학교육 활성화 방안을 모색중이다. 그것도 탐구중심으로 말이다. 학문적인 성격이 어렵고 딱딱하고 재미가 없더라도 가능하면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으며 부드럽게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하여 실험실을 현대화하고 과학교구를 확충하여 실험 탐구학습 지원 자료를 개발 보급하는 것은 교사들의 노고를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과학교사의 실험수업 지도 역량을 강화하고 학교 안팎의 과학체험 활동을 활성화하고 과학수업을 개선하는 등 많은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교육현장에서 직접 교육활동을 주관하는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과학교육연구센터(SERC-Science Education Research Center)가 각 지역에 세워져 교육현장과 부단한 연결속에 문제를 해결하고 각종 지원 체제가 구축되는 것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인 계획이 함께 수반되는 것도 고려 되어야 한다. 과학기술자들의 직장이 보수, 연금, 승진 등 어느 모로 보나 다른 직종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 주변에는 과학기술 단지인 실리콘밸리가 있으며 중국의 북경대학 주변에는 IT 산업의 본 고장인 중관촌이 있는 반면, 우리나라 서울대학 주변에는 고시촌만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GM 회장인 알프레드 슬로언은 MIT 출신의 전기공학박사이고 미국 GE 회장인 잭웰치는 일리노이대학 출신의 공학박사이다. 일본 닛산 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사장은 프랑스 에콜 드 폴리텍 출신의 엔진니어이고 2002년 11월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으로 새로 임명된 총서기 후진타오를 비롯한 9명이 모두 이공계 대학 출신이다. 우리 청소년들 앞에도 이 같은 미래가 열린다면 경쟁적으로 이공계로 진출하려는 의욕이 앞설 것이다. 밝은 미래가 보일 때 청소년들은 과학의 꿈을 키워갈 의지를 불태우기 때문이다.
요즈음 대선 주자들 간에 표심 잡기를 위한 정책개발과 발표가 한창이다. 교육 부문에서도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재정확보라든지 사교육비 완화, 평준화 정책 등과 관련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초.중등 교육과 관련하여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는 앞으로 '학교를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면서 학교장 중심의 책임경영제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도 학교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의 자율권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교육활동의 주체인 교원과 관련된 공약들을 보면 선뜻 눈에 띄는 공약들이 별로 없다. 그리고 제시된 과제들도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이회창 후보는 교원의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로 환원하겠다고 공약하였다. 그러나 우수교원확보법 제정을 비롯해서 수석교사제, 교사안식년제, 교원전문대학원 도입 등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다가 한발 후퇴한 느낌을 주고 있다. 노무현 후보는 교원 정년 환원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인 듯하고, 교원전문대학원 도입 검토와 교원의 정치활동을 확대하겠다는 정도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교육활동의 핵심 주체인 교원들을 위한 의욕적인 공약 제시를 기대한다. 교육 공약에는 무엇보다도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사기를 높이는 내용이 담겨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원의 직무능력 제고와 함께 유능한 학교행정가 확보를 위한 방안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교원의 전문적 자질 향상을 유도하는 종합적인 평가체제가 확립되어야 한다. 그리고 수업보다도 승진에 연연하는 병든 교직풍토를 바꿀 수 있도록 새로운 교원자격 및 승진체계를 확립이 필요하다. 아울러, 교원양성 기관에서 사명감이 투철하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걸맞는 우수한 자질을 갖춘 예비교사들을 길러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용되어야 하며 교원양성기관의 구조조정과 교원수급관련 정책들이 과감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교원의 사기 진작을 위한 보상체계 확립의 일환으로, 학위 취득과 연수 이수 결과, 복수자격 취득 등을 반영하는 보수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아울러 교직수당, 기말수당 및 정근수당을 본봉으로 전환하고 초과수업수당과 교원자녀의 대학학비보조수당 등을 신설하고 도서벽지 수당을 대폭 인상하는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상과 내용을 포함하여 우수한 교원의 확보와 개발, 유지를 위해 적극적인 교원 관련 공약들을 개발하여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지난달 24일 실시한 2003년 임용예정 초등교사 공채시험 결과 미달된 9개 지역에서 이 달 중이나 내년 1월중 추가모집 공채시험이 다시 치러진다. 추가시험이 치러지는 곳은 전남 충남 인천 경남 강원 경기 전북 울산 제주지역 등이다. 또 기간제 교사 충원이 비교적 용이한 도시지역의 경우 가급적 기간제 교사를 배치하고 농어촌 지역은 정규교사를 배치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도 초등교원 부족분 6146명을 확보하기 위해 시·도교육청 별로 수립대책을 세워 6일까지 교육부에 제출해 줄 것을 요망했다. 내년도에 초등교원 소요정원은 1만4599명이나 8453명만 확보돼 6146명이 부족, '최악의 초등교사 부족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교원공재회 이사장 후임인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임 조선재 이사장은 내년 1월 8일로 3년 임기가 종료된다. 관심의 초점은 이사장 임기가 공교롭게도 대선 직후의 정권교체기와 맞물려 있고, 교육부 내부에서 마땅한 후임자 후보를 찾기 어렵다는 점. 공재회 이사장은 통상적으로 교육부 고위 관료인 차관이나 1급 관리관 퇴직자 중에서 인선돼왔다. 그러나 현재 교육부 퇴직 고위관료중 공재회 이사장으로 임명될만한 자원인사가 없고 현직자 중에도 '옷을 벗고' 나갈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일차 고민거리다. 최희선 전 차관이 본인의사와는 상관없이 거명되기도 했으나 인천교대 현직교수 신분을 갖고있다는 점에서, 김신복 차관 역시 서울대 교수직을 갖고 있어 각각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재방 차관보나 이기우 기획관리 실장, 서범석 서울시 부교육감 등 1급 관리관들, 그리고 임기직인 교원징계재심위 정상환 위원장 역시 아직 퇴직을 고려할만한 연배가 아니란 점에서 적임자를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고재방 차관보는 57년 생이고 이 실장은 48년 생, 서 부교육감은 51년 생, 정 위원장은 48년생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연찮게도 이사장 임기가 정권교체기와 맞물렸다는 사실이다. 관례적으로 정권교체기에는 정부 관료들 뿐 만 아니라 산하 단체나 출연기관의 고위직 인사를 잠정적으로 실시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교육부 내에서는 여러 가지 예측들이 분분히 떠돌고 있다. 우선 관례대로 다음달 8일, 조 이사장의 임기가 끝나도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두 달여 공석으로 비워두자는 안이다. 두 번째는 임기가 끝난 직후 예정대로 교육부 인사중 한 명을 퇴임시킨 뒤 임명하는 안. 그리고 세 번째는 조 이사장을 임기 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퇴임시킨 후 교육부 내에서 후임자를 결정하는 안 등이다. 이들 방안 중 현재 가장 성사 가능한 대안은 3안. 조 이사장도 이 안에 동조하고 있어 이번 주중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교육부는 조 이사장의 사의를 수리하고 교육부 1급 간부 중 후임자를 결정해 서둘러 임명할 계획인데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고재방 차관보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교원공재회 이사장을 언제까지 퇴직관료들의 노후 보장자리로 할 것이냐는 강력한 문제제기가 일고 있다. 전·현직 교원들의 복지와 공재기능을 수행하는, 자산 9조원대의 거대규모 제2금융권인 교원공재회의 이사장은 주인인 교원들의 대표가 맡거나 아니면 금융전문 경영인을 영입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합당하다는 주장이다. 현직교사인 공재회의 한 운영위원은 "금융분야에 대한 전문성도 없고, 공재회 회원도 아닌 교육부 퇴직관료를 단지 교육부의 인사숨통을 틔우기 위해 이사장으로 '낙하산 인사'시키는 것은 시정되어야 할 구태의연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학교도서관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교육부는 퇴직교원을 사서교사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 7월 발표한 학교도서관 활성화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기본시설 및 장서확충 ▲활용 프로그램 강화 ▲관리인력 확충 및 전문성 제고▲ 지원 민-관간 협력체제 구축 등의 사업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전담 사서인력의 확보가 현재의 심각한 교사부족 현상 등의 이유로 단시일 안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 퇴직교원을 학교 사서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계획을 지난 11일 제주도에서 열린 시-도교육청 교육국장회의에서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시·도교육청 또는 지역교육청별로 퇴직교원 인력풀을 구성해 해당자에게 사서업무에 대한 연수를 실시한 뒤 일선학교에 배치해 사서인력으로 활용한다는 것. 이 경우 봉사개념으로 희망자를 우선해 선발하며 참여자에게는 식비나 교통비를 보조해 줄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전담 사서인력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당초 계획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즉 중장기적으로 일정 학급규모 이상에 사서교사를 배치하고 일반교사중 사서자격증을 가진 교사를 도서관 책임자로 배치하며, 최소 2년간 도서관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를 지정 배치해 업무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또 사서자격증 소지자를 선발해 계약제 사서로 배치하며, 공공도서관 사서나 학교사서가 각급학교를 순회하며 장서관리나 도서관 운영, 학교도서관 도우미 교육 등의 지원을 하는 순회사서제도 활용하기로 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지난 2일 수업 중에 발생한 학우 살인사건과 관련해, 가족들이 학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유족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고교 1학년 학생이 같은 반 친구를 살해한 사건은 통상 교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고 보기 어려워 학교·담임·수업교사가 사고 발생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보호감독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없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부산의 모 고교 1학년 교실에서는 "친구들이 보는 가운데 망신을 줬다"며 수업중인 교실을 찾아가 같은 반 친구를 칼로 찔러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수업교사는 피해자로부터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학생들의 노트를 검사하고 있었다.
한나라당은 12일 'DJ 민주당 정부 失政 백서4'를 발간했다. 백서에는 김대중 정부의 교육실정 사례로 학교 교육 붕괴, 국가 위주의 교육정책,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 남발, 교원정책 실패, 교육투자의 빈곤, 잦은 교육부장관 교체, 교원성과상여금, 실업교육 황폐화 등을 주요한 사례로 소개했다. 한나라당은 먼저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해버렸다"며 학교 교육 붕괴를 거론하면서 그 원인으로 교원 정년 단축을 들었다. 정년단축으로 인한 교원 부족으로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하고, 퇴직한 교사들을 기간제 교사로 재 임용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파행이 교권을 추락시키면서 교실 붕괴를 재촉했다는 것이다. 백서에는 2001년 현재 초등학교 법정정원은 14만 5431명인데 비해 현원은 13만 9371명으로 6060명이 부족한 실정이고, 교육부의 충원 계획에도 불구하고 2002년에는 1만 6625명이, 2003년에는 1만 9765명이 부족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이 아래로부터의 개혁보다는 위로부터의 일방적 개혁과 일시에 전면적인 실시방법을 택함으로써 학교 현장에 많은 부작용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두뇌한국 21과 7차 교육과정의 무리한 시행을 예로 들었다. 두뇌한국 21은 대학교수들의 집단적 반대 시위를 초래했고, 나눠 먹기식으로 변질됐으며 장관이 대학 선정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7차 교육과정은 학교 여건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고, 수준별 수업의 부실 운영, 비현실적인 교육과정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의 남발 사례로는 5년간 무려 7명이나 장관이 교체된 점, 2001년 1월 초·중학생의 조기 해외유학 전면 자율화방침을 발표했다가 7개월 뒤 '중졸 이상'으로 번복한 점, 잦은 입시제도변경 및 수능시험 난이도 조절 실패, 보충수업 전면 금지에서 보충수업 부활로 전환, 체벌금지에서 제한적 체벌 허용 조치 등을 들었다. 백서에는 김대중 대통령은 교육재정 GNP 6% 확보를 공약했음에도 2001년도에는 GNP 4.1% 확보에 그쳤다며 이는 96년도의 4.8%보다 낮은 수치라고 비판했다. 성과상여금과 관련해서 한나라당은, 수업의 효과를 측정하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상여금을 차등 지급함으로써 교원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위화감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학사 일정을 12월 말에 마치고 2월 수업과 봄방학을 폐지하는 학교가 확산되면서 "무의미한 봄방학을 없애고 교육과정운영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론 못지 않게,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학사 일정의 변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교원들은 "학교별로 학사 일정이 다르다 보니 교원연수와 계절제 대학원 수강에 차질이 있고, 전학생들이 교과진도를 맞출 수 없다"는 점을 주로 지적한다. 교원들은 이런 문제 때문에 "지역교육청 단위별로 학사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2월 31일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간다는 경기도의 한 교원은 "12월 26일부터 1·2급 초등교사 자격강습에 들어가는 교사 때문에 1주일 동안 보결수업을 해야한다"며 걱정했다. 이호연 교감(부천시 대명초)은 "학사 일정이 다른 학교에서 전학생이 오갈 경우 교육과정의 진도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감은 또 "지역교육청은 일관된 행사를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삼성 교사(부산시 강동초)는 봄방학을 없앨 경우 "모든 학사일정을 겨울방학 전에 마감해야 하는 데, 학생들의 평가를 졸속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모든 학사 일정이 끝난 후 교원인사, 반 편성 등 새 학기의 계획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는 한 무의미한 겨울방학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선희 교사(전북 우전중)는 봄방학을 없앨 경우 "혹한기인 12월말까지 수업을 해야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강수경 교사(울산시 약수초)는 "학교별로 학사 일정이 다를 경우 연수나 계절제 대학원 수강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한다. 최홍숙 교사(충남 학봉초)는 "겨울 방학중 연수를 가야하는 교사 때문에 종전대로 21일에 방학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다른 학교의 눈치를 봐가며 학사일정을 조율하는 학교도 있다. 강원도의 한 교사는 "5월 초에 봄방학 없어진다고 12월말까지 교육진도표를 짜놓으라고 지시하더니, 다른 학교가 안 하니 우리 학교도 안 하기로 했다"면서 못 마땅해 했다. 오하영 교장(충북 내곡초)은 "11월말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학사일정을 변화시키는 학교가 많다"며 그럴 경우 연수 등 학년초에 짜놓은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구자억 박사(한국교육개발원)는 "그동안 형식적으로 운영돼온 2월 학기와 봄방학이 사라짐으로써 학사일정을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게다가 2월 수업일의 축소로 교원인사를 앞당길 수 있고 새 학기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구 박사는 "2월 수업일의 완전 폐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월 이전에 졸업식, 종업식 등을 치른다면 3월 개학식 이전의 2월은 무학적기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학사일정 조정으로 인한 보완책으로 이호연 교감은 "지역교육청 단위로 학사 일정을 자율화 할 필요"를, 문삼성 교사는 "9월 신학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학교별 학사 일정 자율화는 2001년 3월 2일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됨으로써 촉발됐다. 학사일정은 시·도와 학교급별, 학교 별로 제각각 다르다. 예전과 다름없이 학사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있는 가하면, 1월 1일에 겨울방학을 시작해서 2월 18일에 개학해 5일간 수업하고 23일부터 다시 방학에 들어가는 학교, 1월 11일부터 방학에 들어가서 2월 22일 개학해서 5일간 수업하고 이틀간 다시 방학에 들어가는 학교 등, 경기도만 해도 9가지의 학사운영 사례가 있다. 서울시내 대부분의 중등학교는 내년 2월 학기와 봄방학을 없애기로 했고, 대구 시내 학교들은 2004학년도부터 봄방학을 없앨 추세이다.
대입 전형료가 턱없이 비싸다는 생각이다. 보통 실기 실시 대학은 8만∼10만원선, 논술과 면접을 치르는 대학은 7만∼8만원선, 면접만 치르는 대학도 4만∼5만원선, 1차에 서류전형을 보는 대학은 3만원 가량을 받는다. 2, 3군데 대학에 복수지원할 경우 적게는 6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이 든다는 계산이다 대학입시는 자신의 대학을 지망한 지원자들을 선택하는 과정인데 왜 대학자체 예산으로 치르지 않고 꼭 수익자 부담원칙을 들먹이며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키는지 모르겠다. 엄연히 대학 학사력의 일부분이므로 대학 교직원이 입시업무를 담당해야 함에도 그 비용을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온당치 않다. 또한 서류전형은 일선 고교에서 다 올라간 자료를 처리하는 것뿐인데 전형료를 받는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대학들은 많은 전형료를 받아 입시관리비 외에도 학교홍보비, 광고비, 비품구입비 등으로 쓰고 심지어 교직원들에게 상당액의 입시관리수당까지 지급한다고 한다. 교육부의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초·중·고 사회 및 정치 교과서의 정치·국회 관련 기술 가운데 상당부분이 오류 투성이로 밝혀졌다. 국회 내 설치된 '사회교과서의 의회관련 내용 검토기획단(단장 정진용 입법차장)'이 두 달에 걸쳐 초·중·고 사회교과서 및 교사용 지도서 68종에 대해 실시한 검토 결과에 따르면 오류로 밝혀진 내용 97건(국회관련 48, 지방의회 3, 민주정치 관련 46건), 부적절한 표현 121건, 서술 불균형 24건 등 도합 256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류 내용을 살펴보면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의 경우 국회 동의가 필요한 공무원 임명 대상으로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이 예시돼 있다(천재교육사). 그러나 헌법 제 111조와 114조에 의하면 이들에 대해서는 국회 동의가 불필요하고 정작 동의가 필요한 공무원은 대법원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헌법재판소장, 대법관일 뿐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경우 9인중 3명은 국회의 동의가 아닌 국회 선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토록 돼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9명 가운데 3명 역시 국회에서 선출토록 돼있다. 중학교 2년 사회교과서(동화사)와 고등학교 사회교사용 지도서(교학사)에는 동성동본금혼법이 폐지돼 있다고 기술돼 있으나 실제로는 아직 폐지돼 있지 않고 다만 동성동본 금혼 폐지와 대체를 위한 민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2002년 11월 현재 국회 법제 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을 기술한 고등학교 정치교과서(천재교육)의 경우 대통령이 법률안의 일부를 수정해 재의 요구를 할 수 없음에도(헌법 53조 3항) 이를 할 수 있다고 오기하고 있다. 또 국무위원 해임건의를 불신임권으로(고등학교 사회교사용 지도서)기술하고 있는가 하면(교학사), 상당수의 교과서는 국회 상임위원회의 경우 숫자를 현행 17개가 아닌 16개로, 명칭도 전문위원회로 잘못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의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는 미인쇄된 교과서에서 발견된 46건의 오류에 대해서는 즉각 수정토록 했으며 현재 인쇄 완료된 책에 대한 210건 중 명백한 오류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 교과용 도서보완자료(변화하는 사회)를 제작해 각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법동초등교(교장 신달웅)이 현장 교사를 위한 각종 연수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좋은 수업을 위하여'를 발간해 관내 학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좋은 수업을 위하여'는 다년간의 실습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을 접목해 만든 연수자료로 교육행정기관은 물론 시내 117개 초등학교에 배부됐다. 또 학교 홈페이지에도 탑재해 모든 교원들이 활용가능하도록 했다. 신달웅 교장은 "4년동안 예비교사의 교육실습을 지도하면서 학습 지도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 좋은 수업을 위해 교사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로 꾸며져 있어 현장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