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30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한 문장도 어려워하던 아이가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정재영 지음, 김영사, 412쪽, 1만5800원) 30년간 글쓰기를 가르쳤던 저자는 글쓰기가 어렵기만 한 아이들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즐거운 글쓰기 방법을 소개한다. 직접 가르쳤던 초등학생들의 글을 예문으로 싣고, 글쓰기 교육을 통해 달라진 과정과 유의해야 할 점 등을 담았다. 아이용 연습문제와 해설서를 별도의 분권화시켜 글쓰기 교육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용감한 육아 (에스터 워지츠키 지음, 반비, 372쪽, 1만7500원) 세 딸을 유튜브 CEO, 소아과 의사, 스타트업 ‘23앤드미’의 CEO로 키운 어머니이자 30여년 경력의 고등학교 교사로서 미디어아트 프로그램을 만든 저자가 성공적인 사람을 길러내는 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신뢰(trust)·존중(respect)·자립(independence)·협력(collaboration)·친절(kindness)의 머리글자를 딴 트릭(TRICK)을 양육원칙으로 강조하며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적용방법을 전달한다.
21세기 한국교육 희망을 말하다 (김주성·박은종 외 지음, 사색의나무, 636쪽, 3만5000원) 교육 석학·교육전문가·현장 교원 등 30명이 우리 교육의 현실과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공동 집필한 교육전문도서다. 한국인의 교육의식과 새로운 패러다임, 인공지능시대의 미래교육, 한국교육의 개혁·혁신과 제안 등 시대상에 따른 교육의 가치를 비롯해 교육의 본질인 인성과 생각하는 힘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또한 19개국의 자녀교육의 모습을 통해 우리 교육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교사를 위한 법률 가이드 (임이랑 지음, 따비, 248쪽, 1만6000원) 막무가내식 민원, 학생·학부모가 제기하는 예상치 못한 민·형사소송과 행정쟁송에 힘든 요즘 선생님. 동료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뺨을 맞고도 도움받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변호사가 된 저자는 이런 선생님들이 억울하게 당하지 않도록 대처방법을 안내한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전담 변호사로 근무하며 상담했던 실제 학교 분쟁사례를 통해 법률조항 및 절차 등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잘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이 오래된 질문만큼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최근 고등학교 현장(교사·학생·학부모 모두)의 뜨거운 감자는 고교학점제2일 것이다. 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되었고,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 진로진학상담교사 1교 1배치 등 짧은 시간 동안 진로교육과 관련된 많은 정책과 제도가 쏟아졌다. 이것에 더해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됨에 따라 자신의 진로 찾기가 강조되고 있다. 생각보다 복잡한 덴마크 교육 블록 장난감 레고와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덴마크는 늘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높은 세금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다수가 행복하다는 나라.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교육’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는 필자에게 덴마크 교육은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보였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과 성인이 되어서도 배우는 것을 즐긴다는 점에서 덴마크 교육은 주목할 만하다. 본고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어떻게 찾아가는지를 통해 우리의 고교학점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덴마크의 공식적 교육제도는 생각보다 상당히 복잡하다(그림 참조). 기본교육(Grundskole)은 우리나라의 초·중학교에 해당하며, 의무교육이고 9학년까지이다. 7세에 0학년이라 불리는 취학 전 학교과정(Bornehaveklasse)을 시작하며, 0학년과 10학년은 의무교육이 아니다. 다만 정부는 10년간 교육하는 것을 시민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 10년 교육의 의무에는 공식적 교육제도 이외 비공식적 교육기관의 기간도 포함된다. 기본교육을 마친 청(소)년을 위한 교육(Young People)은 크게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Secondary Upper Education(중등교육, Gymnasiale uddannelser), Vocational eucation(직업교육, Erhvervtaglige uddannelser mv), Preparatory basic education(FGU), Combined Youth Education, Production schools, Vocational basic education, 특수교육으로 구분되며 대략 2~5년으로 다양하다. 공식 교육과 비공식 교육의 조화 학생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다양한 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지만, 무엇보다 덴마크 교육을 이채롭게 하는 것은 바로 공식적 교육과 비공식적 교육의 조화에 있다. 앞의 그림에 나타난 공식적 교육제도 이외 덴마크에는 ‘자유학교(Free school)’라 불리는 비공식적 교육제도3가 있다. 학교의 형태이고, 디플로마(이수증)를 받을 수 있지만, 평가나 성적이 없고 대학 진학에 필요한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비공식적 교육이라 칭한다.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되는데 프리스콜레(friskole, free school), 애프터스콜레(efterskole, after school), 폴케호이스콜레(folkehøjskole, folk high school)가 그것이다. Free school4의 토대를 만든 것은 사상가이자 시인·언어학자였던 그룬트비(N.F.S Grundtvig, 1783~1872)와 실천적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콜드(C.M. Kold, 1816~1870)였다. 프리스콜레는 1~9/10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애프터스콜레는 8~10학년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폴케호이스콜레5는 18세 이상의 청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학생들은 의무교육 기간 중에도 공립학교와 자유학교(프리스콜레, 애프터스콜레, 청소년 대상 폴케호이스콜레)를 넘나들며 공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초·중학교에 해당하는 9학년 과정을 마친 학생은 고등학교(김나지움)에 진학하기도 하지만 덴마크의 독특한 10학년을 보내기도 한다. 10학년의 경우 같은 학교에서 부족한 과목을 1년 더 듣거나, 애프터스콜레를 다니거나 10학년 스쿨을 다니는 방법이 있다. 10학년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우리나라의 자유학기제 혹은 자유학년제와 가장 유사한 형태를 띠는 애프터스콜레이다. 14~18세 청소년이 1년 동안 공부하며 인생을 설계하는 기숙형 학교6로서 외국어·음악·미술·디자인·연극·영화·스포츠·종교·국제 등 다양한 과정이 설치되어 있다. 어느 분야로 진출할지 결정하지 못했거나 바로 중등과정(김나지움)이나 직업교육으로 입학하기 힘들 때,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등 다양한 이유로 애프터스콜레를 선택하며, 40% 이상 학생들이 선택하고 있다. 전공 관련 공부나 기술을 익히고 싶은 학생은 지자체에 설치된 10학년 학교/센터를 선택하기도 한다. 주로 성인 대상인 폴케호이스콜레 중에도 16~19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들이 있다. 애프터스콜레와 마찬가지로 스포츠·예술 중심의 과정이 다수를 이루지만 디자인·국제학 등 개성이 뚜렷한 학교가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덴마크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기 전 1·2년의 유예기간(gap year)을 갖기도 한다. 대학 입학을 1년 유예한 학생은 2018년 85%에 달했으며, 2년 유예한 학생도 50%를 넘는다. 특히 직업교육보다 김나지움 출신의 학생들이 더 긴 유예기간을 가지는 특징을 보인다. 대학 입학 전 1~2년 유예기간 갖는 학생들 대학에 입학하기 전 학생들은 다양한 형태의 학교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고 배운다. 프리스콜레·애프터스콜레·10학년 학교/센터·폴케호이스콜레 등의 다양한 과정이 공교육과의 경계 없이 운영되고 있어 언제든 선택할 수 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1~2년의 유예기간을 통해 충분히 자신을 돌아본 후 대학에 입학한다. 필자가 인터뷰 한 학생 중 한 명은 현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폴케호이스콜레에 2년째 재학 중인데,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있어 14살 때 첫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후 4년 동안 꽤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고 하였다. 이 학교에서 만난 학생 중 다수는 2년째 같은 학교에서 생활하며,7 사진·공예·운동 등 다양한 예술수업을 통해 자신의 관심을 확장하고 있었다. 필자가 방문했던 오르후스 인근의 폴케호이스콜레 학생들은 늘 웃는 모습이었다. 한 학급이 15~16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러 수업 중 자신이 원하는 과목으로 시간표를 구성하는데 보통 오전에 1개, 오후에 1개의 수업을 듣는다. 요일별로 활동 수업이 다르기 때문에 일주일 내내 다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오전 9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10시부터 1시까지 오전수업, 1시부터 점심식사, 2시부터 4시까지 오후수업을 하고 이후는 자유시간이다. 날씨가 좋을 때는 해변이나 공원으로 산책을 하러 간다. 나무에 해먹을 달아 햇볕을 쬐거나 아예 매트리스를 마당에 깔고 누워 책을 보기도 한다. 기숙사 청소 및 관리는 자신들이 직접하고, 요리는 직원이 하지만 설거지와 뒷정리는 모두 학생들의 몫이다. 개설된 과목은 환경(녹색활동)·시민의식(공통)·영화·사진·정치학·철학·심리학·스포츠·디자인·요가·음악·예술·e스포츠·공예·드라마 등이다. 학기에 따라 개설과목이 다르다고 했다. 그중 학생들이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공예수업을 보았는데 우리나라 중학교 학생들의 방과후수업과 매우 흡사해 보였다. 만들고 싶은 디자인을 찾고, 자유롭게 스케치하고, 재료를 가공하고, 만드는 활동이었다. 사진수업에서는 필름 카메라를 조작하는 것부터 사진을 찍고 현상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교사는 도움을 청하는 학생들을 도와줄 뿐 기본적인 지식 이외에는 가르치지 않았다. 오히려 이미 배웠거나 잘하는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한 학생이 그린 일러스트는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생 수준으로 보여 놀라기도 했다. 마치 중학교 방과후수업을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결과물은 대단히 창의적이고 수준급이었다. 덴마크에서 만난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게 다양한 학교와 과정을 선택하고 있었다. 또한 학교생활을 통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고, 공동체정신을 경험하고 실천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삶에 대한 가치와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단순히 진로를 찾는 일에 우선하는 듯 보였다. 진로를 찾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살아가야 할 내일에 대한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덴마크 교육을 보며 다시금 배웠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과 안전에 철저한 학교, 대면수업과 온라인학습 병행 등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내실 있는 학교, 교원학습공동체와 같은 교과협의회가 활발하고 행정과 담임업무를 분리, 교사들이 수업에만 전념하는 학교. K-에듀의 모범답안이 있다면 꼭 들어맞는 학교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구암중학교. 한마디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마다 빈 교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이곳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학급수가 늘어나고 교실마다 학생들이 빽빽하다. 학생 수만 1,200여 명. 과대학교에 과밀학급이다. 교육여건이 좋다고 할 수 없는데도 학생들이 몰려온다. 지난 2019년 신입생은 그해 졸업생보다 100명이 더 많았다. 지난해에도 신입생이 40명가량 넘쳤다. 찾아오는 학생들을 막을 재간이 없는 학교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학생뿐 아니다. 교사들 역시 너도나도 근무를 지원한다. 전입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선호학교로 지정됐다. 코로나19 대응 철저... 학부모들 “학교를 믿는다” 서울 관악구 고갯마루에 위치한 구암중학교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첫 번째 키워드는 안전이다. 지난해 학생·학부모·교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학교교육활동 평가에서 각 구성원으로부터 고루 최상위 점수를 받은 항목은 ‘코로나19 대응’이었다. 철저한 방역관리와 예방수칙 적용, 그리고 열화상기와 마스크·체온계·교실소독 등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학교를 믿고 안심한 학부모들은 등교수업 확대를 요구했다. 지금 당장 전교생 등교수업을 한다고 해도 거뜬한 학교다. 능동적 교육과정 운영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일찌감치 대책 마련에 착수, 혼란 없이 교육과정을 운영한 학교가 구암중이다. 교사들을 주축으로 코로나 TF를 구성하고 네이버 카페를 이용해 학년별·반별 온라인교실 플랫폼을 구축했다. 2학기에는 구글 클래스룸 및 줌을 활용한 쌍방향수업을 무리 없이 진행했다. 교육부조차 원격수업 준비가 안 돼 허둥댔던 것과 달리 쌍방향 대면 화상수업이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 학교구성원들의 발 빠른 대응과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조화시킨 블렌디드러닝으로 가장 앞서가는 학교가 됐다. 이뿐 아니다. 수업혁신을 통한 프로젝트 융합수업과 풍성한 삶을 위한 진로교육, 깊이 있는 생각과 글쓰기 등 학생중심교육과정 운영은 이 학교만의 자랑이다. 방과후학교도 정규교육과정 못지않게 강점을 보인다. 중복지원이지만 1,200명 학생 중 800여 명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아침 7시 20분부터 축구·배구·농구·배드민턴·탁구 등 스포츠 활동이 실시되고 오후에는 주요 교과 방과후학교가 진행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1~2개월 동안 운영되는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끝날 때까지 줄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김미원 연구부장은 “방과후 담당교사와 서울 시내에서 유일한 방과후학교 매니저의 숨은 노력이 일등공신”이라고 귀띔했다. 우수한 강사진과 철저한 관리를 통해 양질의 수업이 제공되다 보니 학부모들은 강좌를 늘리고 방과후학교 정원도 늘리라고 성화다. 학생 자치활동 활발... 민주시민교육으로 승화 세 번째 키워드는 참여와 자치의 교육활동이다. 학생들이 직접 선출한 학생회는 코로나19로 등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양한 온·오프라인 소통창구를 마련해 즐거운 학교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다. 교내 건의함과 페이스북·에스크 등 SNS 계정과 단체 대화방·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학생들의 눈과 귀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학교 측 역시 이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한 학기에 한번 학생들이 원하는 메뉴로만 구성된 급식을 먹는 ‘G-스토랑’을 비롯 동아리 날 자유복 등교와 교내 슬리퍼 착용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이뤄졌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자치활동은 스스로 참여하고 배우는 민주시민교육으로 이어졌다. 세월호 추모행사, 독도의 날 행사, 학생의 날 행사, 블루리본 금연 캠페인 등 의미 있는 활동들을 기획하고 실천했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친구를 돕는 모금행사를 벌인 것도 학생들이다. 네 번째 키워드를 꼽는다면 소통과 합리적 운영이다. 구암중은 학년중심제 학교다. 또 행정업무와 담임업무를 나눈 이원분리체제로 운영되는 학교다. 서울시교육청 학교업무정상화 정책에 따라 담임을 맡은 교사들의 행정업무를 크게 줄였다. 학년중심제를 통해 사소한 업무들은 각 학년부에서 처리한다. 생활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학년부 운영은 교사들 간 원활한 소통으로 일처리가 빠르고 효율적이다. 학교생활기록부나 출결 업무도 학년부 교사가 담당한다. 그러다 보니 교무·연구·기획·생활지도 담당교사들의 업무부담 상대적으로 줄어 모두가 환영하고 있다. 담임배정 할 때도 교사들의 희망을 최대한 수용해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조인기 교감은 “2년간 담임을 맡았으면 다음 2년은 행정업무를 맡는다는 순환 근무 원칙을 정해 시행하고 있다”며 “업무의 균등 배분과 합리적 순환, 민주적 의사결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불가능 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목고 진학 실적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마지막 키워드는 등교지기 교장이다. 류지헌 교장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는 것이 있다. 매일 아침 일과처럼 하는 등교맞이가 그것이다. 혹시 열나는 학생은 없는지,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다치지는 않는지, 학생 한 명 한 명을 자식처럼, 손주처럼 반겨준다.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제일 먼저 출근해 언덕길을 쓴다. 염화칼슘을 뿌리면 되지만 성에 차지 않아 직접 빗자루를 든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등교지기. 등교맞이는 표영수 교감과 생활안전부장, 배움터지킴이 등 4명이 늘 같이한다. 류 교장이 매일 빠짐없이 챙기는 또 다른 하나는화장실이다. 틈나는 대로 학생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을 둘러보고 변기 물은 제대로 내렸는지, 화장지는 부족하지 않는지,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살핀다. 직접 화장실 청소를 한 적도 여러 번이다. 그래서일까? 구암중 화장실은 청결하기로 소문났다. 외부 손님들이 화장실을 둘러보고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이 청결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제일 불편하죠. 사용 못 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표 교감은 “한창 민감할 나이인 사춘기 학생들을 배려하는 의미에서 교장선생님이 화장실 청결만큼은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 대한 배려는 화장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성적에 따른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 과학고·영재고·외고 등 진학 실적은 철저히 비공개로 한다. 실적이 없어서가 아니다. 구암중의 학업성취도는 서울시내 톱클래스 성적이다. 그럼에도 후기고나 특성화고 진학 내용만 간단하게 공개하고 있다. 또 하나, 흔히 교장실을 방문할 때면 행정실을 거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구암중은 ‘하이패스’이다. 학생은 물론 교사들도 수시로 들락거리며 마음속 이야기를 다 꺼내놓는 교장실은 일종의 ‘소통의 광장’인 셈이다. 간혹 민원이 있는 학부모들이 불쑥 들이 닥칠 땐 놀랍고 난감하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게 류 교장의 지론이다. 한때 ‘힘든 학교’로 소문났던 구암중을 단단한 반석위에 올려놓은 그는 내년이면 정년이다. 과학교사로 출발해 37년 정든 교단을 떠난다. 이른 감이 있지만 소회가 궁금했다. “아이들이 좋고 함께 생활하는 선생님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긴세월, 만난(萬難)과 신산(辛酸)이 없을 리 만무했겠지만 늘 겸손하고 긍정적인 심성으로 모든 것을 품은 관록이 느껴졌다. 구암중은 올해 서울시로부터 재활용 활성화 우수기관 표창을 받았다. 환경과 생태교육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해는 학생자치활동 우수학교 교육감 표창을, 그 전해엔 자유학기제 우수학교로 선정돼 교육부총리 표창을 받았다. 명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게 아니다.
국내 대표적 자율형사립고인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오는 2025년 모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민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되면 폐교밖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은 현재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다. 여기서 정부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꼼짝없이 일반고로 가야 한다. 문제는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민사고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이다. 우선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진다. 강원도 내에서만 학생을 모집할 경우 정원 채우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또 막대한 학교운영비를 감당하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민사고는 학생수 460여 명에 교원은 70여 명. 학생 7명당 교사는 1명 수준이다. 학생 1인당 기숙사비와 수업료 등 학비는 연간 2천8백만 원 정도이며 전액 수익자부담으로 운영된다. 사정이 이러니 일반고의 무상교육 재정지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민족주체성 교육 등 건학이념도 유지할 수 없다. 사실상 존립의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민사고는 파스퇴르 우유가 젖줄이었다. 최명재(94) 전 파스퇴르유업 회장이 1996년 설립한 민사고는 전북 상산고, 부산 해운대고, 울산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와 함께 자사고의 전신인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했다. 영국의 이튼 스쿨(Eton School), 미국의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Phillips Academy Andover), 초트 로즈메리 홀 스쿨(Choate Rosemary-Hall School) 고교 같은 세계적 사립학교를 지향하며 ‘토종 명문사학’을 꿈꿨다. 민족주체성 교육과 영재교육,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삼았다. 3·1절에 맞춰 3월 1일 개교한 것도, 학생들에게 한복을 입고 수업을 듣도록 한 것도 이 같은 연유에서다. 윤정일 전 서울대 교수는 이를 두고 “세계 명문 20대 고교에 포함된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최명재 설립자는 사재를 포함해 이 학교에 1,000억 원을 쏟아부었다. IMF로 모기업 경영이 어려워지자 2004년 민사고는 파스퇴르유업에서 완전 분리됐다. 국가 부도 위기도 견뎌낸 민사고지만, 자사고 폐지라는 칼날 앞에서는 버틸 여력이 없다. 1996년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민사고. 한만위 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교육이 정치 논리에 철저하게 무너지고 있다.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민사고가 폐교를 추진한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정부가 2025년 모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우리가) 폐교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폐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일반고로 전환되면 지금과 같은 민사고를 운영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일반고 전환=폐교’라는 등식은 어떻게 성립되나.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금까지 민사고는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했다. 그런데 일반고가 되면 강원도 내에서만 학생을 모집해야 한다. 아시다시피 우리학교는 강원도 횡성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학령인구는 줄어드는 데 교통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반고가 된 민사고를 찾아올 학생이 몇이나 되겠는가. 당장 내년 신입생 모집부터 어려워진다. 또 민사고는 외견상 고비용 저효율학교다. 교사 1인당 학생수가 7명 정도 된다. 이런 여건에서 최고의 교육을 해왔다. 그런데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일반고가 되면 지금과 같은 교육여건을 유지할 수 없다. 민사고의 건학이념도 구현할 수도 없게 된다. 폐교 외에 무슨 선택이 있나.” 교육청이 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에서 잇달아 패소하고 있다. 해운대고를 비롯 지금까지 서울과 부산교육청이 내리 네 번 졌다. 그럼에도 정부가 자사고 폐지를 고집하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정치적인 이유가 크다. 교육은 평등해야 한다는 강한 집착의 결과물이다. 돈 있고 똑똑한 아이들만 모여서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싫은 것 같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그런 평등교육을 주창하면서도 정작 정부는 과학고·영재고·체육고 등 특목고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공립은 되고 사립은 안 된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권이 이렇게 무시돼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평등교육도 좋지만, 좋은 교육과 좋은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도 주어져야 한다. 정부가 내세우는 고교학점제도 자율적인 선택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런 자율적인 선택을 강조하면서 유독 자사고는 안된다고 한다. 이율배반이요 내로남불이다. 꼭 이래야만 하는 건지, 답답하고 안타깝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자사고로 인해 일반고가 우수학생 유치 등에서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 아닌가. “이명박 정부 당시 자사고 설립을 추진할 때 이야기다. 당시 정부는 자사고에 재정지원을 안 하는 대신에 그 재원으로 일반고 살리기 즉, 일반고 역량강화에 쏟아 붓겠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자사고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사고가 일반고를 황폐화했다느니 교육생태계를 파괴했다느니 책임을 뒤집어 씌운다. 사실 생태계는 다양성이 있어야 건강하다. 한 가지 종만 존재한다면 쉽게 도태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1,000억 원이 넘은 재산을 투자한 설립자로서는 지금 상황이 참담할 것 같다. “설립자인 최명재 전 이사장은 ‘교육은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다. 교육사업을 사업으로 생각하는 순간 사업만 남고 교육은 실종된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사업은 기울어도 민사고만큼은 있는 힘껏 쏟아부었다. 그런데 이젠 모든 것이 물거품이 돼 간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참담한데 그 심경이 오죽할까 싶다. 한때는 사재 털어 학교 설립하라고 종용하더니 이제 와선 너희 때문에 우리 뜻대로 교육이 안 되니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억울하고 분통 터질 노릇이다.” 민족사관고에서 민족주체고로 교명을 바꾼다고 하던데. “설립자가 원래 생각했던 학교명은 민족주체고등학교다. 개념상으로 보면 사관보다 주체가 더 크다. 그런데 주체라는 용어가 당시 남북대치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결국 민족사관고로 교명을 정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설립자의 뜻을 받들어 민족주체고로 바꿔 역사에 마지막 이름을 남기고 싶다.” 일반고로 전환되면 교사들 신분은 어떻게 되나. “힘든 시간이 오겠지…. 많은 분이 학교를 떠날 것이다. 자사고를 없애려는 정부 입장에서는 하찮은 일일지 몰라도 우리는 피눈물을 쏟을 일이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일단 헌법소원 결과를 지켜 볼 생각이다. 유일하게 기댈 곳은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이다. 다만 그 기간 동안 신입생 모집 등에 차질을 빚을까 봐 걱정이다. 대안학교나 영재학교, 또는 특성화고 전환도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섣불리 말하기 곤란하다.”
우리 사회에서 ‘지식재산’이라는 이슈를 초·중·고 교육현장과 대중문화 공간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지식재산은 전문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대중문화나 초·중·고 교육에서 다뤄지기보다는 특수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경제적 상황은 교육현실과는 다르게 변하고 있다. 수많은 창작자가 유튜브(Youtube) 영상을 만들고 있으며, 아이들은 웹툰 작가를 미래의 유망 직업으로 꼽는다. 이들 창작 작품들은 지식재산권, 그중에서도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예쁘고 귀여운 이모티콘 디자인, 댄스 가수의 독창적인 안무도 물건처럼 사고파는 시대가 되었다. 과학기술에 기초한 발명이나 특허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는 20년이 더 지났다. 이처럼 지식재산이 생활 속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어감에 따라서 지식재산을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문화콘텐츠로 소비하는 현상이 미국·중국·일본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중국과 일본의 지식재산 교육과 문화콘텐츠 발전사례를 소개하고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중국, 초·중·고에서 지식재산 교육에 박차 2019년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에 지식재산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었다. 눈여겨볼 점은 지식재산 문제가 과학이 아니라 사회탐구영역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아마도 출제 당국이 지식재산이라는 주제를 과학도나 공학도를 꿈꾸는 청년뿐만 아니라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보편적 지식이자 문화로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식재산 문제가 출제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다. 중국 언론은 2019년 출제된 문제가 지난해보다 난이도와 배점이 더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출제 문항은 ‘개방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한 지식재산 보호의 역할을 설명하라’였다. 지식재산 전문가로 수십 년을 지내 온 필자가 보기에도 여간 공부를 해서는 짧은 시간에 이 논술문제를 풀기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출제 위원도 상당한 수준으로 지식재산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2020년 3월, 중국의 CGTN 방송사는 ‘Big Story’라는 타이틀을 달고 ‘중국은 앞으로 초등학교에서도 지식재산 교육을 강조한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송출했다. 영상에서 중국 정부는 초등학교에서 지식재산 교육의 목표를 ‘하나의 정신, 두 개의 강점, 세 개의 의식’으로 설명했다. 하나의 정신이란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호기심 없는 발명과 창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두 개의 강점이란 문제를 발견하는 것과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의미한다. 호기심으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을 기르겠다는 취지이다. 세 개의 의식이란 ‘권리·보호·존중’ 의식이다. 자신의 발명을 특허로 연결하고, 또 자신의 지식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사고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울러 타인의 지식재산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일본, 초·중·고부터 지식재산 창조 교육에 시동 2011년 일본의 가장 권위 있는 대중문학상인 나오키상(直木賞)에 시타마치 로켓(이하, 변두리 로켓)이라는 작품이 선정되었다. 이 소설은 로켓 발사 엔진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이 자신의 기술을 빼앗으려는 대기업에 대항하여 특허전략을 펼쳐 마침내 승리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이듬해 일본의 주요 방송사 중 하나인 TBS의 개국 60주년을 기념하여 라디오 방송을 탔다. 인기가 워낙 좋아, 2015년에는 TV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드라마는 방송의 황금시간대인 일요일 저녁 9시에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은 일본 최고의 남자 배우가 맡았으며, 묵직한 연기로 시청자의 감동을 자아냈다. 드라마가 종영되고 이듬해인 2016년 5월 아베 총리는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 지휘하는 ‘지식재산 전략본부’ 회의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식재산을 창조하고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초·중·고교의 국어·수학·과학 등 전 과목에 걸쳐 지식재산의 내용을 추가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지식재산 창조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일본 교육계·지식재산업계·산업계는 ‘아이들이 지식재산에 대하여 흥미와 관심, 그리고 올바른 지식을 갖추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교육과정 개편, 프로그램 개발, 교사 양성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지식재산 교육 현주소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과 일본은 지식재산 교육을 보편적인 교육으로 이행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교육과의 근본적인 차이이다. 중국과 일본이 이처럼 보편적인 지식재산 교육을 하는 이유는 지식재산을 창조하도록 교육하는 만큼이나 창조된 지식재산에 대하여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초·중·고 교육에서의 발명이나 지식재산 교육은 대체로 특수 재능교육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식재산에는 발명자·투자가·기업가의 땀과 열정 그리고 때로는 극적인 반전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지식재산에 얽힌 이야기가 널리 퍼진다면 자연스럽게 지식재산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될 것이다. 지식재산 문화조성은 중국과 일본과 비교하면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지식재산 스토리텔러들이 활약하는 시대가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부존자원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나라에서 눈부신 경제성장과 사회변화를 끌어내는 데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우수한 교사를 양성하여 이들이 교육현장에서 훌륭한 인적자원을 길러내는데 일조한 것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교사는 교육의 질을 결정하고,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우수한 인재를 교직으로 유인하고 양성하여 자격을 부여하고 임용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다. 이런 이유로 교원정책에 관한 사항은 정부의 교육개혁방안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왔다. 우리나라의 교사자격검정제도는 교사양성기관을 통해 자격증을 수여하는 것을 근간으로 해왔다. 해방 이후에도 문교부는 교사자격검정규정을 1948년 5월 10일 공포·실시하였고, 정부 수립 이후 1949년 12월 31일에 교육법을 제정하여 교원의 종류·직무·자격제도에 관한 사항을 담았다. 1953년 「교육공무원법」이 제정되어 교육공무원의 자격에 관한 법규를 명문화하였고, 1953년 10월에 교육공무원자격검정령을 공포하여 자격검정 종류와 대상을 구체화하여 규정하였다. 이후 1964년 교원자격검정령을 새로 제정하여 부분적인 변화를 보이며 변천하다가 1972년 12월에는 교원자격에 관한 사항을 「교육법」으로 옮기고 현재까지 교원자격에 관한 사항을 유지하고 있다. 유자격 시간강사와 무자격 기간제교사 그런데 최근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기간제교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교육현장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는 교육부가 2025년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하면서 교사자격증 표시과목이 없는 분야의 과목을 개설할 때, 교원자격이 없는 기간제교원을 임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안에 따른 것이다. 교원단체와 현장의 교사들은 ‘교사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교사양성과 자격체제를 흔드는 법 개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기회의 불공정과 채용과정의 불투명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교직에 대한 이해 없이 지식의 전달만을 위한 교원채용이라는 것을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것과 학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교육방법을 모색하여 체계적인 전달능력을 갖춘 것은 엄연히 다른 능력이다. 이 때문에 체계적인 교원양성체제가 있는 것이고, 오랫동안 이 제도를 유지해온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1시간짜리 시간강사를 활용하는데도 교사자격증이 없으면 임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하물며 중차대한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서 무자격 기간제교원을 활용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교육당국이 얼마나 교사자격증을 경시하고 있으며, 교원양성기관의 커리큘럼을 무시하고 있는지 개탄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2000년대 초반 교원 정년이 65세에서 62세로 단축되는 바람에 초등교사 부족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도, 중등교사 자격소지자들을 약 1,000시간이 넘는 보수교육을 통해 초등교사로 임용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법안은 기간제교원을 임용하면서 어떻게 교직을 이해하고 어떻게 그들의 지식을 적용해 나가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성품과 자격의 공인인증서 교사자격증은 생년월일과 이름이 쓰여 있는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다. 이 안에는 내적·외적으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과 그에 관련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성품을 갖추고 이를 인정하는 자격이 있어야 한다. 성품은 학생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인성적 덕목으로 양성기관의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일반적인 됨됨이를 의미하며, 자격은 이러한 성품의 구비를 학점·학력·경력 등에 의하여 법적으로 규정한 최소한의 조건을 뜻한다. 다시 말해 교사자격증은 성품과 자격이 갖추어졌다는 공적인 인증서이다. 이는 교직도 하나의 전문직으로서 그 직업을 행하는 사람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뜻한다. 또 법적 자격의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사회적 공신력을 높이고 교육대상인 학생의 이익을 보장하며 교사의 지위와 신분을 보호하고 있다. 더불어 교사자격증을 얻기 위해 양성기관에서 진행되는 교육과정은 교수·학습활동의 기술적인 영역에 한정되지 않으며, 사명감이나 소명의식 같은 정의적 영역도 같이 길러주고 있다. 즉, 측정되지 않는 교사전문성으로 교육과 수업에 대한 열정, 학생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 변화와 성장을 중시하는 태도 등도 양성기관의 잠재적 교육과정으로 같이 교육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사의 역할과 목적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하고 자신의 교육관을 재정립하여 교사로 입직하는 것이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체계화된 교육을 거쳐 체화된 사명감이나 소명의식을 형성하여 학생을 만나는 것이다. 이런 유형무형의 전문성을 담고 있는 것이 교사자격증이며, 이를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끝까지 학교의 문을 닫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어떤 방식을 써서라도 수업을 진행한 점을 보면 교사의 전문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온라인수업이 진행되면서 교사는 어느 순간 스마트기기의 전문가가 되어 있고, 수업방식도 지식의 전달이 아닌 학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습전략 안내자로 탈바꿈하였다. 새로운 체제의 교수·학습방식을 바로 체화하여 그것에 맞게 학생 지도전략을 세우고 수업을 구성하여 평가하는 전문가가 되어 온라인학습을 진행하였다. 또한 온라인을 통한 학생과의 소통과 정서적 교감에 집중하고, 언택트 상황에서도 학생의 성장에 관심을 두는 교사가 되었다. 교사들은 언택트를 접촉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접촉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이해하고, 더 많은 연결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은 우수한 교사를 양성하고 적기에 필요한 수를 확보하여 교육현장에 배치하는 것이다. 2025년에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위해 연구·시범학교가 운영되고, 마이스터고등학교는 이미 실시하고 있음에도 교사의 필요과목과 수급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욱 아이러니하다. 무자격 기간제교사를 학교에 투입하여 위기를 모면하기보다는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대책을 세워 안정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원양성기관도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이에 알맞은 교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더 세심한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창의적체험활동의 진로활동에서 제시하는 교수·학습방향은 큰 틀에서 다음과 같다. 먼저 학생들이 자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와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지도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언제든 학업 및 직업·진로에 대한 활동 계획을 수립하여 흥미·소질·능력에 맞춰 적절한 진로선택 기회를 부여할 수 있도록 교과교사나 진로진학상담교사뿐만 아니라 관련 교원들의 협업으로 학생 개인별·집단별 진로상담이 수행되어야 한다. 1학기에 맡은 수업은 2학년 창의적체험활동 진로수업 4시간이다. 진로수업을 맡게 된 까닭은 시수 배정을 교과별로 나누다 얻게 된 것이다. 사서교사라서 학교도서관에서 수업할 수 있어 진로탐색 기회를 생생하게 얻을 수 있는 수업을 준비했다. 눈에 보이는 대입 성적과는 별개로 학생 개개인의 내적성장을 위한 진로시간과 학교도서관은 그래서 더욱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창체 특성상 시간은 수업시간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교과서나 성취기준이 없어 수업준비에는 늘 애를 먹는다. 학생들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을 설명해 줄 수 없을뿐더러 바쁘게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대해 학생 스스로 알아가는 동기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업준비 과정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작년에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생활 자체를 늦게 시작해 도서관 이용교육도 비대면으로 했다. 따라서 도서관 위치는 알아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이를 진로수업시간을 통해 연계하고자 했다. 특히 학교교육과정이라는 틀 안에서 진로교육과 학교도서관을 연관 짓기 위해 현재 교육과정 내에서 진행되는 ‘고교학점제’에 기반을 두고자 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와 흥미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는 경우 진급과 졸업을 인정하는 교육과정제도이다. 2025년에 전면 시행 예정이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중시하여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PART VIEW] 이와 관련해 교과와 연계한 진로독서교육을 한 학기 동안 진행하려고 계획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생들의 선택을 중요시 여기고 또한 학생들의 수업참여와 체험활동이 축소된 현 상황에서 교과와 연계한 독서활동은 무엇보다 귀중한 간접경험 확대의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수업목표는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 대한 확신과 적극적이고 심화된 교과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 직접 독서자료를 찾도록 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학생 대부분은 이미 자기 진로를 어느 정도 설계한 후 선택과목을 정해서 수업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도서관 장서는 다양한 정보원 중 물리적으로 접근하기 가장 쉽기에 학교도서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먼저 학교도서관 이용교육시간에 안내한 청구기호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신이 고른 과목과 관련한 청구기호를 찾아 흥미 있는 도서명을 적는 활동을 진행했다(표 1 참조). 본시 교수·학습 과정안 ● 대단원 : 진로 디자인과 준비 ● 중·소단원 : 진로목표의 구체화와 진로선택 ● 학습목표 : 1) 교과학습목표 _ 자신의 진로설계를 위해 선택한 교과목과 관련한 진로독서를 계획할 수 있다. 2) 진로교육 학습목표 _ 진로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수업내용 먼저 학생들이 지난 시간에 진행한 학교도서관 이용교육 내용 중에서 ‘청구기호’와 관련한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다. KDC를 통해 학교도서관에 있는 장서들이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필요하거나 원하는 책을 바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도 다행히 바로 이해했다. 학습목표로 설정한 ‘자신의 진로설계를 위해 선택한 교과목과 관련한 진로독서 계획하기’를 안내하며, 생명과학시간에 활용하는 교과연계 독서활동 기록지(표 2 참고)를 예시로 들어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했다. 과목 특성에 맞춰 독서활동에 대한 관점을 달리하면 학생들에게 좀 더 현실적으로 독서활동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먼저 활동지에서 자신이 2학년과 3학년에 이수하게 될 선택과목을 찾아 표시하도록 했다. 특히 위계성을 갖추고 있는지,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연관성을 설명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그 결과 자신의 선택에 대해 확신이 없다는 대답이 여러 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미 선택한 과목을 변경하기보다는 본인이 선택한 과목과 진로를 관련지어 교과연계 독서활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교육과정 이수 방법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학생들 역시 이 의견에 동의하여 스스로 교과연계 독서자료 찾기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다. 종전 교과연계 독서활동은 이미 교과서를 통해 안내됐거나 사서교사가 제시한 추천도서목록에 학생들이 의지하여 ‘한 학기 한 권 읽기’나 수행평가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학교도서관 장서 중 자신이 선택한 과목과 관련된 도서찾기 활동을 통해 직접 서가에서 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은 학생들에게도 사서교사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이 평소 DLS 프로그램에서 책 제목으로만 검색할 때에는 원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 관련 주제 분야가 모여 있는 장서를 직접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책 발견 활동에 대해 흥미로움을 느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일부의 학생들은 아직 배우지 않은 교과목에 대해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아 어떤 내용을 안내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진로상담실에 비치되어 있는 선택과목 교과서 여분을 도서관에도 비치해서 활동했다. 수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진로독서계획에 대해 학생들 개별적으로 생각하는 개념을 들어보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계획서를 작성하게 했다. 자신이 활동한 내용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교과수업에 긍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수업을 마치며 ‘모든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사서교사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간다. 고등학생들에게 어떤 책을 추천해야 자신의 꿈과 비전을 진로·진학과 연결 짓거나 진로계획 및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래서 교과연계 추천도서 목록 정비는 새 학기 시작 전이면 늘 머리를 무겁게 만들게 하는 일 중 하나였다. 학생들이 원하는 책을 모두 읽게 하는 것이 맞을지, 교과교사와의 협력을 위해 교육과정을 어느정도까지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는지 등,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 속에 수업을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 각개전투하고 있을 사서교사뿐만 아니라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이나 수행평가로 어떤 책을 선정해서 안내해야 할지 고민인 교과교사와도 이번 수업진행을 통해 이제는 진짜 ‘같이 고민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학생들은 여전히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선택하는 데 있어 정확한 의미와 계획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겠지만, 고기를 잡아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평소처럼 제공하던 교과별 추천도서목록을 제외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신 교육과정 내용을 좀 더 간략화해 키워드를 활용해 원하는 독서자료를 학교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도록 정보활용교육으로 진행해 볼 새로운 실마리도 얻게 되었다. 전체 한 학기 중에 일부인 한 시간의 수업이었지만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업내용이 되었기를 바란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정책연구소가 코로나19에 따른 학력 양극화 실태를 보여주는 보고서를 제시했다. 서울 시내 중학교 382곳의 3년 치 국어·영어·수학성적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를 겪으며 중위권 학생 비율은 줄고 하위권 비율은 늘었는데 특히 수학교과에서 이런 현상이 심화되었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수학교과에서의 온라인수업은 사교육시장이 기존부터 개발하던 ‘문제풀이중심’의 에듀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EBS 강의 이용과 자기 수준에 맞는 문제풀이의 무한반복 등 개인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방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는 필연적으로 수학적 감각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야기했을 수 있다. 온라인수업 디자인, ‘도구’가 아닌 ‘과제’에 초점 두기 보통 각 학교는 클래스룸, 온라인클래스, 위두랑, 클래스팅 등 자신의 학교가 결정한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이 선택할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어떤 플랫폼이 더 나은가’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수학교과는 플랫폼보다 온라인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과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온라인수업도구를 잘 다룰 수 없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이용하되 어떤 과제로 수업할지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온라인수업은 과제형과 실시간 쌍방향수업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초기에는 과제형 수업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다수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한 교사가 4~5개 반의 수업을 하다 보니 100명이 넘는 학생들의 과제를 매일 검토해서 피드백하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몰라서 주저하는 그 순간에 피드백을 줘야 효과적인데, 과제형 수업은 피드백까지 걸리는 시차가 있다 보니 교사의 답변을 기다리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실시간 쌍방향수업에서의 과제는 학생들의 자발성을 끌어내는 주요한 토대로서 기존의 수학수업과 같은 ‘개념 설명 → 예제 풀이 → 유제 풀이’의 구조가 되지 않는 학생들의 생각과 의견을 진심으로 묻는 과제여야 한다. 온라인 수업상황에서 설명하고, 교사풀이를 보고 따라 풀도록 하는 것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래포 형성을 방해한다. 온라인수업에서는 학생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풀어낸 과제를 ‘검사하는 사람’, ‘했는지 안 했는지 체크하는 사람’, ‘출석 여부로 잔소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수학 선생님’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했고, 그런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과제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온라인 실시간 쌍방향 수업디자인 ● 안전한 교실문화 세우기 학생들이 수학과제에 대해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하려면 ‘수학수업 교실문화 세우기’가 무척 중요하다. 등교수업이나 온라인수업 모두 수학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많이, 빨리 푸는 것이 아니라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다음은 개념을 발견하는 수학수업이 무엇인지 오리엔테이션에서 안내하는 이야기 예시이다. [PART VIEW] ● 온라인 실시간 쌍방향수업 디자인 사례 필자가 속한 연구모임에서 공부하고 온라인수업용으로 재구성한 과제는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기획·개발한 수학의 발견1이다. 개념을 강의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발견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 수학은 너무 명료해서 그 개념을 그냥 받아들이고 연습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지만, 연구모임에서는 실제 더딘 학생들은 개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인지구조로 되어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주입보다 자신이 먼저 생각해 보고,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사고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토론하며 수정해야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 추상적인 수학개념을 자신의 맥락으로 가져와서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자기 생각을 먼저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훈련은 어떻게 가능할까? 일반적인 수학교과서는 중학교 2학년 닮음의 뜻과 성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예제와 문제를 제시하고 풀도록 한다. 논리 전개에는 문제가 없이 깔끔하지만, 학생들이 개념을 이해하고 푼 것인지, 시키는 대로 따라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이와 같은 닮음의 개념이라는 주제를 온라인 수학수업에서 어떻게 풀어갔는지 살펴보겠다. 온라인수업은 크게 하나의 개념에 대해 다음과 같은 4단계의 과제를 제시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사례(중학교 2학년 닮음 단원을 중심으로) ● 도입 과제 : 수업의 시작 온라인수업은 학생들이 수업에 입장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이때 늦게 들어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며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니어팟·페어덱·데스모스 또는 도구가 없더라도 다음의 과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먼저 시도해 보도록 한다. 이때 제시하는 과제는 정답이 무엇인지 맞히는 것이 중요하지 않으며,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견을 묻는 것이 목적이다. 이 과제에 응답한 학생들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고 몇 개로 분류하여 학생들에게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를 직접 묻는다. 수학시간에 꼭 맞는 답만 할 필요가 없다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면 편하게 학생들이 이야기한다. ● 연결 과제 : 연결하는 질문 만들기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목적인 (1)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이렇게 자기의 솔직한 생각을 말한 후에 수학교과에서 말하는 ‘닮음’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일상용어인 ‘닮았다’와 수학개념의 ‘닮음’은 어떻게 다른지 짚고, 다시 (1)에서 물었던 과제로 돌아가 수학에서의 닮음 개념으로 다시 풀도록 한다. 대응하는 두 변 길이의 비가 같으면 닮음이므로 닮음비를 구하라는 문제이다. 계산하는 문제는 쉽게 풀지만 스스로 판단해 보게 할 때 그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학생들은 다시 생각해 보라고 했을 때 다음과 같이 또 여러 가지로 답변했다. 자신이 없는 경우 비공개로 답변하기도 한다. 이때 교사는 이를 캡처하여 각각의 의견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여전히 오답이 있지만 이때도 교사가 정답을 바로 설명하지 않아야 학생들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같은 말이라도 학생들의 표현은 생각보다 다양함을 알 수 있다. (1)의 도입과제로 제시했을 때보다는 (2)의 연결과제에는 정답에 근접해 간 학생들이 더 많았다. 이제 본격적인 탐구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고 하겠다. ● 핵심과제 : 개념을 본격적으로 확실하게 탐구하기 수학개념은 추상적이다. 수학교사들이야 수학을 좋아하니 한 번에 알아듣거나 깨달아지는 것이지만 생각보다 학생들은 듣고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 한 번에 개념을 이해할 수 없다는 가정을 하고 가르쳐야 할 개념을 다양하게 쪼개서 여러 가지 방면으로 접근하게 하려고 했다. 마치 요가나 필라테스에서 다리 근육을 풀어줄 때 내가 풀어야 할 근육만 계속 푸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마사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학생들이 닮음이라는 개념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이제는 닮은 도형에서 닮음비를 구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을 이용하여 닮은 도형을 그리게 한다. 계산보다는 개념을 보다 직접적으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에 좋은 과제이다. 학생들이 학습지에 과제를 풀었다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학생들의 답변을 온라인에서 받는다. 교사가 편한 플랫폼에서 받으면 된다. 학생들이 수행한 과제 결과 중 정답뿐만 아니라 자주하는 실수가 나오는 결과 등을 공유한다. 직접 그리는 과제는 선행학습을 많이 한 학생들도 쉽게 하지 못한다. 학생들이 그린 결과가 옳은지 그른지를 가지고 토론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다시 ‘닮음의 뜻’, ‘닮음비의 뜻’, ‘닮은 두 도형의 성질’을 탐구할 수 있으며, 각자의 시행착오는 서로가 배우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유용한 것이므로 틀렸다고 부끄럽거나 수학을 싫어하지 않게 된다. 다음은 학생들이 자신이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하는 중에 틀린 부분을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다음은 옳게 그린 친구들이 닮음 기호와 닮음비를 설명한 내용이다. ● 후속과제 : 평가과제 수업과정에서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했던 내용 또는 분명하게 알아야 할 내용을 다음 차시 도입과제로 적용하거나 평가과제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수업에서는 다음 그림과 같이 학생들이 많이 실수한 내용을 후속과제로 제시하였다. 나가며 온라인 상황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특히나 수포자라는 말이 유행하는 수학교과에서 교사와 대면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수학을 공부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유제를 따라 풀게 하는 것으로는 학생들의 자발성을 끌어내기 어려우므로 학생들과 최대한 온라인상황에서 소통하며 자신이 수학수업에 기여하는 존재라는 것을 경험하는 것, 또 못하는 것이 나의 잘못이 아니고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고 용기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이 글을 읽고, 함께 공부하고자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함께 대안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간직한 아름다운 추억만한 교육은 없을 것이다. 행복한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삶이 끝나는 날까지 안전할 것이다.’ 허니샘의 교육철학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수업 이 구절이 너무 와 닿아서 아이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항상 안전할 수 있게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나의 교육철학인 ‘행복한 추억이 많은 아이는 항상 안전하다’라는 구절이 탄생하였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행복은 성인이 되었을 때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학생의 학교행복감은 대단히 중요하다. 행복한 1년을 만들어주기 위해 잊지 못할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구상하였다. 어른이 되어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내가 어떤 목소리였는지, 어떤 말과 행동을 했고, 선생님·친구들과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 게 사실이다. 이런 즐겁고 행복한 경험들을 아이들이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각 프로젝트를 영상으로 촬영하였다. 아이들이 언제든지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추억에 쉽게 닿을 수 있도록 영상을 함께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 하였다. 유튜브는 생각날 때 언제든 쉽게 접속해서 볼 수 있어서 나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에 좋은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이 왔을 때 행복하고 즐거웠던 지금 이 순간을 떠올려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안전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농사왕 프로젝트 ● 프로젝트 시작 계기 탕! 탕! 탕! 무슨 소리일까?(힌트. 급식소에서 나는 소리) 급식소에서 잔반을 마구 버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직접 농사를 한번 지어 보면 뭔가 느끼는 바가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수업을 해보려고 고민하며 교육과정을 살펴보는데 ‘실과교과’에 관련 성취기준들이 떡하니 존재하고 있었다. 성취기준들은 다음과 같다. 그래서 ‘화분과 텃밭에서 직접 키운 작물로 요리할 수 있고, 음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진다’는 프로젝트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웠다. [PART VIEW] ● 프로젝트 진행 과정 이렇게 프로젝트 계획은 거창하게 세웠지만,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아서 농사를 시작할 적기를 놓쳐버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생명력이 강한 식물들(방울토마토, 강낭콩)을 골라 화분에 심은 후 가정으로 들고 가 각자 관찰일지를 작성하며 길러보기로 하였다. 일단 식물과 친해지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끝까지 잘 기른 아이들도 있었고, 식물이 빨리 시들어버려서 속상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가을작물 심기 위한 텃밭 만들기 코로나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을 작물을 다시 계획하여 배추·쪽파·무·상추를 심기로 하였다. 여름방학이 끝나자마자 아침 시간에 학교 텃밭에서 김매기를 한 후 모종삽과 호미로 밭을 갈았다. 반년동안 방치해 둔 텃밭이라 풀을 제거하느라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고생한 만큼 농사가 얼마나 힘든 일이고 식탁에 올라오는 반찬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금씩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아마 농사 전 과정 중에 이때 가장 많은 것들을 느끼지 않았을까. 비료와 배양토를 뿌리고 밭을 10~20cm 정도 깊이로 갈아엎은 후 고랑을 만들었다. 밀짚모자와 몸빼로 학급의상 제작 함께 힘든 일을 하는 만큼 단결력을 높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급 의상은 학급의 소속감을 높여 주고 협업능력을 증진시킨다. 우리는 이번에 ‘밀짚모자’와 ‘몸빼’로 학급의상을 맞춰 입었다. 물론 교사도 함께 입었다.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한다는 느낌이 아이들에게 굉장한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또 교사도 함께 학급의상을 입는 것이 소속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았다. 이 부분은 실과교과의 상황에 맞는 옷차림과도 살짝 관련지어서 언급하였다. “선생님, 이거 은근히 편해요.” 아이들이 왜 농사지을 때 몸빼를 입는지 깨달은 것 같았다. 배추·쪽파·무·상추 모종 심기 고랑 위에 비닐을 덮은 후 배추 모종을 점파로 심고 쪽파·무·상추는 씨를 뿌렸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그냥 하지 않고 이유를 반드시 함께 알아보고 진행하였다. 매일 아침 학생들과 물을 주고 벌레를 제거해 주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등교가 불안정하여 아침에 물만 주러 잠깐 왔다 가는 아이들도 있었고, 때로는 교사가 도맡아 관리하게 되는 시기도 있었다. 그럴 때는 사진을 학급 커뮤니티에 올려서 항상 우리 텃밭의 작물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배추를 정해서 이름도 지어주고, ‘사랑해, 고마워, 잘 자라줘’ 등 따뜻한 말을 전했다. 주말에는 금융교실의 농부직업을 맡은 친구들이 학교에 와서 물을 주었다. 텃밭에 이름 지어주기 텃밭 이름은 토의를 통해 정하고, 표지판 디자인을 하여 꾸민 후 텃밭에 꽂아 두었다. 보통 아침시간 또는 점심시간, 하교시간을 활용하여 자율적으로 관수 및 벌레 제거활동을 하였다. 직접 이름을 지어 준 자기 배추가 있어서인지 더 자주 꿀밭을 찾아가 배추와 소통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거리두기가 잘 안 되는 실내보다는 넓은 야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어 방역에도 더 좋은 것 같았다. 수확한 재료로 음식 만들어 먹기 8주차에는 결구를 시작한 배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고, 쪽파·무·상추도 제법 자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수확이 가능해진 작물은 쪽파였다. 실과교과를 연계하여 수확한 쪽파를 들고 가서 요리를 해보는 미션을 주었다. 우선 교사가 먼저 해물파전을 만드는 시범 영상을 제작해 보았다. 아이 중에서는 볶음밥에 쪽파를 넣어서 만든 친구도 있었다. 인증샷을 학급홈페이지에 공유하였는데 아주 맛있어 보였다. 배추 수확 후 절이기 11월 말에 드디어 그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배추를 수확하였다. 직접 길러 수확한 배추로 김장을 한 김장김치를 가정으로 가져가 가족과 근사한 한 끼 식사를 하고 나면 분명히 말로 표현 못 할 뭔가를 느낄 것 같았다. 수확부터 김장까지는 총 이틀이 걸렸다. 하루는 수확 후 절이기, 다음 날은 양념을 만들어 무치는 일이었다. 아이들은 직접 자기가 키운 배추를 친구와 함께 앞뒤로 밀었다 당겼다를 반복하며 뿌리째 뽑았다. “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탄성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수확 후 지도교사와 함께 배추를 잘라도 보고, 간단한 손질을 하여 과학실로 들고 올라갔다. 배추를 간단히 씻은 후 소금물에 담그고 배추 사이사이에 직접 소금을 쳐 보았다. 그리고 비닐봉투에 담아두었다. 문제는 밤에 절인 배추를 한번 뒤집어 주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되는 아이들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밤에 학교에 와서 함께 배추를 뒤집었다. 김장하기 아침 일찍 절인 배추를 다시 한 번 헹군 후 체를 통해 물기를 뺐다. 물기를 다 뺀 후 본격적으로 양념을 무치며 김장을 하였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진행하였지만, 아이들은 양념에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며 난리를 쳤었다. 아이들은 김장하는 내내 같은 말을 되풀이하였다. “선생님, 양념이 부족해요!” 과연 정말 양념이 부족했던 것일까? 아이들은 그저 빨갛게 많이 바르려고 엄청나게 양념을 넣어댔다. 이 친구들은 나중에 김치가 맛있는데 너무 짰다는 후기를 들려주었다. 이번 경험으로 많은 것을 깨달았을 것 같다. 가족과 김장나눠 먹기 이번에 담은 김치는 장독에 넣어서 땅에 한번 묻어보려고 처음에 계획하였으나, 마땅히 묻을 곳도 없고 다른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결국 그냥 장독에 넣어 집에 가져가는 것으로 하였다. 그래도 장독에 김장김치를 담으니 뭔가 더 느낌 있고 좋았던 것 같다. 학교 텃밭에서 농사짓는 방법과 아이들과의 즐거운 추억들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하나씩 업로드하고 있다. 아이들이 음식물을 버리게 될 때 농사지었던 경험이 떠올랐으면 좋겠다. 행복한 추억이 많은 우리 아이들은 언제까지나 안전할 거라고 믿는다. 프로젝트 수업 비법 ● 아이들 수준으로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실제처럼 하기 최대한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어느 정도 스케일이 있을 때 아이들의 흥미와 몰입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들어가고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프로젝트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이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해냈다는 느낌이 아이들과 교사를 함께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 그 해에 도전할 프로젝트는 방학 때 미리 계획하기 프로젝트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이다. 우선 내가 운영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에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면 학기 초에 오는 공문을 꼼꼼히 살펴보고 관련하여 지원받을 수 있는 예산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에 농사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몸빼·삽·호미·물뿌리개·이름표 등 예산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다. 자신이 운영할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 지출 계획을 미리 수립하여 그에 따른 예산이 확보되면 훨씬 알찬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들어가며 교육현장에서 역량중심 교육과정, 학습주도 프로젝트 학습, 과정중심평가, 학생의 학습 선택권 확대 등의 용어들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용어들의 방향은 다양한 특성을 보이는 모든 학생이 배움에 소외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이 주도하는 학습을 강화하기 위함일 것이다.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는 제품·시설·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성별·나이·장애·언어 등으로 제약을 받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으로 흔히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 ‘범용 디자인’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공공교통기관 등의 손잡이, 일회용품 등이나 도로 설계 등 넓은 분야에서 쓰이는 개념이다. 이러한 보편적 설계를 기반으로 한 학습설계가 가능하다면 모두를 위한 학습복지 실현과 교육형평성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이에 보편적 학습설계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보편적 학습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UDL) 개념 가. 보편적 학습설계 정의 이학준 등(2017)에 따르면 보편적 학습설계란 보편적 설계의 기본 철학에 해당하는 ①무장애 설계, ②통합 설계, ③모두를 위한 설계를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보편’이라는 단어가 ‘획일’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생 개인의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학생들이 학습자료를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는 모든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최상의 학습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보편적 학습설계는 다음과 같이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PART VIEW] 나. 전통적인 학습 vs 보편적 학습설계 전통적인 학습과 보편적인 학습설계의 차이를 기반으로 보편적 학습설계를 더 깊이 이해하면 다음과 같다. 다. 보편적 학습설계가 추구하는 인간상 조윤정 등(2019)에 따르면 보편적 학습설계는 인간의 존엄성과 정상화를 철학적 기반으로 하여 인간의 다양성과 차이를 수용하며, 동등한 교육과정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문적 학습자를 양성하는 데 있다. 이러한 목적을 기반으로 보편적 학습설계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은 ‘학습전문가’이다. 학습전문가는 자아성찰 및 다른 전문가와 동료에게 받은 피드백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이다. 학습전문가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Meyer et al, 2014, Brown, 2016). 첫째, 학습자원이 풍부하고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학습전문가들은 새롭게 학습하게 될 내용과 관련하여 상당한 수준의 기존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그 기존지식을 분류·조직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완전히 이해한다. 어떤 기술과 기존지식이 새로운 정보의 탐색 및 구조화 그리고 기억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 알고 있으며, 새로운 정보를 의미 있고 사용 가능한 정보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능통하다. 둘째, 전략적이고 목표지향적이다. 학습전문가들은 학습계획을 수립하고, 학습을 최적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과 전술을 찾아내며, 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정보와 기술들을 조직화한다. 또한 자신들의 성장 정도에 대해서도 평가한다. 학습전문가들은 학습자로서 그들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서 비효율적인 계획과 전략은 사용하지 않는다. 셋째, 목적의식이 분명하고 학습동기가 뚜렷하다. 학습전문가들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배우던 것을 완전히 습득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학습한다. 학습전문가는 학습에 있어 목표지향적으로, 자신의 수준에 알맞은 도전적인 목표 설정,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과 융통성을 조절하는 방법, 성공적인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감정들을 살피고 조절할 줄 아는 특성을 지닌다. 보편적 학습설계 원리 및 수업절차 가. 보편적 학습설계 원리 보편적 학습설계가 모든 학생에게 유연하며, 적합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이라면, 이를 실질적으로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다음과 같은 원리가 필요하다(조윤정 등 2019). 첫째, (무엇을) 다양한 방식의 표상 수단 제공 원리이다. 개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인식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모든 학습자 혹은 개별 학습자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단일 표상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텍스트 특히 인쇄물과 같이 융통성이 없는 매체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지만, 자막이 없는 오디오 트랙을 이해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각각의 학생은 개인의 독특한 경험과 배경지식을 갖고 있어서 이해하는 데도 차이가 있다. 표상의 개인차는 다양하므로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을 제시하거나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올바른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교사와 학생이 교육과정의 내용에 접근하면서 가장 적절한 방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충분히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둘째, (어떻게) 다양한 방식의 행동과 표현 수단 제공 원리이다. 학습은 정보습득 이외에 자신이 학습한 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와 관련이 있다. 학습자가 학습과제를 대하는 방식과 자신이 이해한 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개인마다 크게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학습한 내용을 표현할 때 글로 쓰거나 구술로 발표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행동과 표현에 관한 보편적 학습설계 원리를 적용할 때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여야 한다. 셋째, (왜) 다양한 방식의 참여 수단 제공 원리이다. 학습자에게 왜 학습하는지에 대해 동기를 유발하고 이를 지속할 수 있게 하려면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학생은 엄격한 규칙을 따를 때 학습이 잘 이루어지지만, 어떤 학생은 더 자발적인 것을 선호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선택할 때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학습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효율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도전과 지원이 적절히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활동이 너무 어렵다면 학생들이 좌절할 수 있고, 이와는 반대로 너무 쉽다면 학생들은 지루해할 수 있다. 도전과 지원의 균형은 동료와의 협력 기회 창출 혹은 특정 과제에 대한 대안적 도구와 스캐폴딩 제공을 통해서 가능하다. 위와 같은 보편적 학습설계의 세 가지 원리를 교육현장에 적용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나. 보편적 학습설계 수업절차 1) 한국형 UDL 기반 수업설계모형(K-PAL모형) 김남진과 김용욱(2017)이 개발한 한국형 UDL 수업설계모형인 K-PAL모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목표확인단계는 교육과정 확인을 통해서 교과별 목표 및 단원별 목표를 확인하고 성취기준에 관해 확인하는 단계이다. 둘째, 학습자와 상황분석단계는 동시에 이루어진다. 학습자 분석은 성취기준 달성과 관련한 학습자들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선호도 등을 파악한다. 상황분석은 학습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단계로 학습단원을 설계하는 데 각 학생의 개인차를 이해한다. 셋째, 목표설정단계는 국가수준 교육과정이 제시하고 있는 목표에 근거하여 학생들에게 수업내용과 학생 수준에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는 단계이다. 넷째, UDL 적용단계는 UDL을 수업내용에 적용하여 지도안 등 실질적인 수업활동을 개발하는 활동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다섯째, UDL 수업지도단계는 실질적인 수업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며 평가까지 포함하게 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반성적 사고의 과정을 통해 수업 실행 전반을 검토한다. 2) 수업실천을 통한 보편적 학습설계 수업절차 조윤정 등(2019)이 개발한 보편적 학습설계 수업절차 및 단계별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반성적 사고는 전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모형 가운데에 나선형 발전을 나타내는 화살표를 통해 지속적 성찰 과정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UDL이 수업방법이 아니라 관점이나 패러다임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성찰은 단순히 수업실천과 관련된 방법에 대해 기능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틀과 실천을 내려놓고 수업과 자신의 존재, 그리고 교사로서의 역할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행동과 실천을 능동적으로 재구조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적인 성찰을 통하여 교사들은 학교·학급·학생·교과목의 특성에 따라 정형화된 틀에 얽매이지 않고 학생의 잠재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여타의 수업절차모형과 달리 교사 스스로를 교육주체, 의식과 실험정신을 가진 수업전문가(오욱환, 2013)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나가며 지금까지 보편적 학습설계의 개념과 원리, 그리고 수업절차에 대해 알아보았다. 보편적 학습설계를 위해 모든 학생에게 필요한 동일한 목표를 설정하되, 학습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수업-평가 등을 설계할 때 방해가 될 장애물을 제거하여 최상의 학습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보편적 학습설계는 단순히 수업방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의 인식을 의미한다. 지금부터 보편적 학습설계를 고민하여 다양한 아이들, 그 모든 아이를 위해 학습설계를 시작할 때이다.
교육정책기획력은 교육활동 중 발생한 문제에 관해 다양한 방법의 해결안을 창의적으로 제시하는 능력으로 교육전문직원에게는 꼭 필요한 역량이다. 그렇다면 교육전문직원의 필수 역량인 ‘기획능력’을 갖추기 위해 수험생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번 6월호에서는 교사가 기획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해야 할 역량과 실제 교육전문직원 전형 중 기획안 작성에서 필요한 고득점 전략을 수험생의 관점에서 ‘준비-연습-실전’ 과정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교육정책기획 고득점 전략 _ 준비하기 교육전문직 시험 준비를 위해서는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교직·교양, 정책논술, 장학능력, 수업전문성, 교육과정, 현장지원전문성, 교육정책기획 등 다양한 영역의 공부를 해야 한다. 이는 별개의 과목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모두 연계되어 있다. 그래서 공부를 하다 보면 각 영역의 답안을 모두 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교육정책기획 준비를 하는 데 필요한 내용이 논술이나 교직·교양, 장학능력, 면접 등에서 그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교육정책기획 준비과정에서 필요한 내용을 살펴보자. 가. 교육패러다임 이해 먼저 교육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사회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특히 교육과 관련된 시대적 변화는 책이나 뉴스,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고민해야 한다. 특히 시험 직전까지의 주요 사회적 이슈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 사항들을 교육정책과 연결 지어 생각하고 고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교육정책까지 제안하고 기록하는 일을 습관화하면 추후 시험 답안 작성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교육은 과학기술발달을 주도하거나 적응하는 인간 양성이 중요하며, 동시에 인간의 정체성 확립과 인문교양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또한 가치관 및 직업세계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는 교육, 특히 새로운 분야의 직업교육과 통합교육 등을 통해 모두가 양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소외된 인간을 배려하는 교육도 강조되고 있다. 2020년~2021년은 쉽게 종식되고 있지 않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환경이 많이 변화된 해다. 재난의 일상화처럼 재난 속에서 온라인수업으로 교육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학교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각 교육청에서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이에 따라 온라인수업 지원을 위해 원격교육분야를 교육전문직원 전문전형으로 선발하는 지역도 있다. 사회변화에 따라 대두되고 있는 교육방향을 보면 향후에는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교육자치·학교자치·미래교육·미디어교육·교육격차 해소 등을 말할 수 있다. 요약하면 교육전문직 시험 준비를 위해 수험생은 사회변화에 따른 교육패러다임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관련된 기사(교육청 보도자료 포함), 사설 등에 주의 깊게 관심 가질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태도의 습관화가 필요하다. [PART VIEW] 나. 기본계획 및 주요업무계획 숙지 교육청은 새해가 되면 전년도 평가와 더불어 시·도교육청 기본계획 및 각 부서별 주요업무계획을 세워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지하거나 공문으로 발송하여 학교교육계획 수립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교육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는 중요한 학습지표와 방향이 된다. 기본계획 및 주요업무계획 등을 활용하여 정책별로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 누적하여 정리해가면 자신만의 시험대비 자료가 된다. 이는 정책기획 대비뿐만 아니라 교직·교양, 논술, 토론 면접시험까지 활용될 수 있으며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다. 보도자료 살펴보기(신년사 또는 교육감 인터뷰 등) 교육부장관이나 교육감의 신년사는 한 해 국가나 지역교육의 방향이며, 지표가 된다. 신년사 내용뿐만 아니라 신년사에 나오는 사자성어와 신년사가 나오게 된 배경 및 근거까지 이해하고 있으면 정책논술이나 면접, 기획안 작성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정책기획이나 논술 문항에서 참고자료로 시험 직전의 교육감 인터뷰나 보도자료 등이 다수 활용되고 있으니 시험일 한 달 전후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는 사안들은 관심 있게 살펴보도록 하자. 라. 정책자료집 이해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현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종 정책에 대한 자료집을 발간하고 있다(연구원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포럼·연구논문·이슈페이퍼·통계로 보는 교육 등 다운받아 활용). 예를 들면 교육과정 문해력, 혁신교육이해자료, 경기혁신교육정책 10년사(정책연구), 경기혁신교육정책 10년사(해설서), 2019~2022 서울교육중기 발전계획 등 다양하다. 특히 시험 실시 직전 해당 교육청 각 과에서 개발된 자료집 등을 꼭 숙지할 필요가 있다. 2019~2022 서울교육중기발전계획 자료집에는 4개년간의 종합계획으로 제2기 교육감 출범위원회 백서, 서울미래교육의 상상과 모색, 부서별 중장기 발전계획, 서울미래교육상상톡 제안 과제 등이 종합되어 있으며, 특히 Ⅰ장에서 제시된 사회변화와 교육동향은 서울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수험생들도 꼭 읽어봐야 할 내용이다. 시·도교육청에서 발간된 각종 정책자료집은 수험생이 답안을 작성할 때 필요한 자료이기도 하지만 출제 위원들이 문제 출제를 위해 참고하는 자료(기획이나 논술 등 문제 출제 시 인용 자료)가 되기도 하므로 소속 교육청에서 발간된 주요 정책자료집은 세부사업까지 꼼꼼하게 익혀두자. 교육정책기획 고득점 전략 _ 연습❶ 교육정책기획을 하기 위한 준비가 완벽하게 되었는가? 그러면 이제 기획안 작성 연습을 해보자. 지역별로 컴퓨터로 작성하거나 볼펜으로 작성하는 지역이 있다. 이는 해당 지역의 전형에 맞게 연습하도록 하고 여기서는 교육정책기획의 내용 연습에 집중하기로 하겠다. 기획안 작성 연습은 두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기획안 주제(또는 주어진 문제상황)에 맞게 근거부터 기대효과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써보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기획안의 핵심사업인 세부추진사업만을 별도로 연습하는 방법이다. 두 가지 모두 필요한 연습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써보는 방법은 시험 2~3달 전부터 시간을 측정하면서 주 2~3회 정도 꾸준히 정기적으로 연습하면 효과적이고, 세부추진계획은 교육정책 기획 준비하기 단계부터 사업별 세부추진계획 정리를 할 때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파일에 누적해가면서 연습을 하면 효과적이다. 먼저 기획안 주제에 맞게 근거부터 기대효과까지 전체 틀을 만들어 연습하는 내용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지역별로 시험 조건에서 제시된 기획안 분량이 다르므로 해당 지역에서 제시되었던 시간과 분량을 살펴보고 연습하도록 한다. 근거 및 배경 □ 추진 근거 ● 2021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종합 추진계획(교육부, 2021.2.) ● 2021 ○○교육 기본계획(해당 지역의 기본계획) □ 추진 배경 ● 급격한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인간 존엄성 교육 강화 필요 ● 지능정보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다양한 교육콘텐츠 요구 ●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학교운영 필요 목적 ● 관계중심의 휴머니즘형 미래학교 운영으로 협력적 인성, 공동체성 함양 ● 디지털 기반 교육인프라 조성을 통한 개인별 맞춤형 교육 ● 지역 특색을 살린 다양한 학교운영으로 공교육 만족도 제고 현황 및 대책 □ 현황 ●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디지털 환경 등으로 인간 중심의 관계 약화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교통폐합 증대 및 학교환경 노후화 심화 ● 원격학습 등 수업환경의 변화로 지역 간 교육격차 심화 □ 대책 ● 학교 및 지역의 특성에 맞는 교육공동체 참여형 미래학교 설계 및 운영 ● 친환경·디지털 교육환경에 기반을 둔 학교환경 개선 ● 「학교-e스쿨-마을학교」로 연계된 학습공간 확장으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 미래학교 운영을 위한 스마트 교원 및 행정지원시스템 마련 추진 방향 ● (대상) 초·중·고 ● (친환경·디지털 교육환경) 태양광·친환경 단열재 설치 및 전체교실 WiFi 구축을 통한 미래학교 운영 ● (학교운영의 자율화) 지역 및 학교 특색에 맞는 미래학교 모델* 선택 운영 * 미래학교 모델 : 그린스마트 특화형, 교육과정 특화형, 지역사회 협력형 ● (학교체제 개방) 「학교-e스쿨-마을학교」 넘나들기를 통한 학습공간의 확장 ● (교육과정 다양화) 학생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협력적 인성, 공동체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 (스마트 교원) 에듀테크 기반 수업플랫폼 운영 및 미래학교 운영을 위한 스마트 교원 성장시스템 마련 ● (스마트 교육행정) 미래학교 운영지원을 위한 디지털 기반 행정시스템 구축 세부추진계획 □ 친환경·디지털 교육환경 조성으로 미래학교 운영 기반 마련 ● (목적) 디지털 기반 교육인프라 조성으로 에듀테크 기반 수업플랫폼 구축 ● (방향) D.N.A(Data, Network, AI) 생태계 강화를 통한 디지털교육 기반 조성 ● (방법) - 모든 초·중·고 교실에 고성능 WiFi 구축 및 노후 PC 교체를 통한 스마트기기 지원 - 태양광·친환경 단열재 설치를 통한 그린스마트 스쿨 운영 : 노후화된 학교 - 온·오프라인 수업에 대한 학습 이력관리, 학습활동 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 및 지원 - 온라인 학습플랫폼 운영 : 인공지능·빅데이터 처리·IoT 등과 연계한 시스템 구축 □ 교육공동체가 함께 설계하는 미래학교 운영 ● (목적) 교육공동체 참여형 미래학교 설계로 자율과 책임의 학교자치 실현 ● (방향) 교육공동체 참여로 지역·학교 특색에 맞는 미래학교 모델 선택 ● (방법) 학생·교원·학부모·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미래학교 추진 TF 조직 - 그린스마트, 교육과정, 지역사회 협력형 중 한 가지 선택하여 계획 수립 ● (미래학교 모델) - 그린스마트 특화형 : 태양광, 디지털 기반 학교 - 교육과정 특화형 :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등 - 지역사회 협력형 : 지역사회 학교 복합화 시설을 활용한 학교공간 혁신 □ 「학교-e스쿨-마을학교」 넘나들기를 통한 학습공간 확장 ● (목적) 시공간을 초월한 학습공간 확장으로 교육격차 및 교육 불평등 해소 ● (방향) 학교·온라인·지역사회 공간의 연계로 학습공간 확장 ● (방법) - 학교 : 학교-온라인수업-마을학교의 수업을 연계, 학생 개별화 교육과정 운영 - e-스쿨 : 온라인 학습플랫폼을 통해 학습자에게 다양한 학습콘텐츠 연계 - 마을학교 : 지역사회·기업 등과 연계한 학생주도형 프로젝트 실시 ● (교육청) 맞춤형 학습콘텐츠 제공을 위한 ‘온라인교육 통합플랫폼1’구축 □ 학교·지역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 운영 다양화 ● (목적) 존중과 협력에 중점을 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공동체성 함양 ● (방향) 학교-e스쿨-마을학교 등 학습공간의 확장으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 (방법) - 협력적 인성 및 공동체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체험학습 및 온라인수업 운영 - 다양한 학교 밖 학습 인정 및 선택권 확대 - 학생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인별 평가시스템 운영 : 에듀테크 기반 수업플랫폼 연계 □ 미래학교 운영을 위한 스마트 교원 성장 프로그램 지원 ● (목적) 에듀테크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교원역량강화 시스템 운영 ● (방향) 온·오프라인 교원학습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교원 디지털 역량 제고 ● (방법) - 학교급간·직위별·담당교과별 등 다양한 교원학습네트워크 조직 및 운영 지원 - 교원 수준에 맞는 디지털교육으로 효율성 제고(온·오프라인) ● (교육청) 미래학교 유형별 디지털 선도 교원연수 지원 □ 디지털 기반 행정시스템 구축으로 스마트행정 구현 ● (목적) 디지털 기반 구축으로 학교행정시스템 혁신 ● (방향) 미래학교 모델에 맞는 학교 교육행정 직무 개편 ● (방법) - 교육과정과 프로젝트 중심의 교무실로 체제 개편 - 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 행정 효율화 강화 ● (교육청) 지역교육 플랫폼으로서 교육지원청 역할 재구조화 평가 및 질 관리 ● D.N.A(Data, Network, AI) 생태계 기반 디지털 평가시스템 마련 ● 계획-실행-평가에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여 학교자치 구현 예산 계획 ● (유형별 미래학교 운영) 교육교부금 100억 원, 지자체 100억 원 ● (디지털 기반 조성) 교육교부금 50억 원, 지자체 50억 원 ● (스마트 교원 연수) 교육교부금 10억 원 ● (스마트 행정 지원) 교육교부금 10억 원 기대 효과 ● 교육공동체 참여형 미래학교 운영으로 자율과 책임의 학교자치 구현 ● 학교 및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교육격차 해소
나를 표현하는 문서,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 즉, 이력서는 자신의 과거 행적을 요식화하여 기록한 문서이다. 지원자가 과거에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보여주는 서류인 셈이다. 교육전문직 전형에 응시할 때 제출하는 자기소개서는 각 시·도교육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응시원서를 제출할 때 개인정보와 소속·연구실적·가산점 등 전형방법상 필요한 정보를 기록하여 서류전형이 먼저 진행되는 교육청도 있고, 1차 시험에서 선발인원의 일정비율 인원이 합격 후 해당 응시자에게 2차 전형 전 자기소개 자료를 요구하는 교육청도 있다. 또한 자기소개 자료를 1차 전형 후에 제출한다고 해도 면접전형 점수에 포함되지 않는 교육청도 있다. 어떤 교육청은 심층면접 시 제출한 자기소개 자료를 중심으로 자기소개를 직접 하고, 그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질문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자기소개서는 일정한 틀이나 형식을 요구하지는 않으나, 항목은 구별하도록 예시가 되어 있고, 자신의 이력을 어떻게 세분화하여 작성하느냐에 꽤 많은 생각과 시간을 요구 받는다. 가.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 ‘나는’으로 시작되는 문장이 중복되는 문구(80.2%) ◦ ‘우등생, 반장, 1등’(71.4%) ◦ ‘엄격하지만 자상하신 부모님의 가르침’(66.7%) ◦ ‘화목한 가정의 몇 남 몇 녀 몇째로 태어나’(62.7%) ◦ ‘무슨 일이든 열심히’(57.9%) 위 문장은 인크루트에서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대답한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식상함을 주는 문구’에서 발췌한 것이다. 기업의 자기소개서에 대한 내용이긴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쓸 때 흔히 떠올려 보는 문구이다. 모두가 이런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다 보니 자기소개서를 서류로 검토하는 인사담당자는 식상할 수밖에 없다. 교육전문직 응시자는 수년의 교육경력을 가진 교육전문가이므로 자기소개서 첫머리는 교직에서의 중요한 경험이나 교육에 대한 애정을 느낀 에피소드를 먼저 소개하는 것도 좋겠다. 자기소개서가 점수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작성하는 데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럴 때 미리 준비과정에서 써 보는 것을 추천한다. [PART VIEW] 보통 1차 시험을 보고 일주일 이내에 결과를 발표하면서 합격자에 한해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처음 하려고 하면 그동안의 교직생활의 모든 공적을 정리하고, 또 그 근거가 되는 공문번호나 문서번호를 찾아 기재하고 분야별로 정리하여 기록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그러니 미리 그동안의 교직생활에 기여하거나 참여한 내용을 분야별로 정리하자. 이렇게 미리 정리해 두면 정리한 자료를 가지고 1차 합격 후 이를 편집하고 중요 내용을 제목으로 신중하게 선별하는 작업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다.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일반적인 자기소개(소속·성명·교과·교육경력·학력 등), ▲그동안의 교육활동(교수활동·생활지도·교육연구·교육행정 등), ▲꿈과 비전 혹은 전문직 임용 후 직무수행계획 등 세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자기소개서가 특히 면접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면 ‘질문해 주길 원하는 내용’을 제목으로 하거나 본문 내용에 밑줄을 긋기, 글씨 크기 다르게 하기, 다른 색으로 표시하기 등의 방법을 사용해도 좋다. 만약 주어진 형식 없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라고 했다면, 서술식으로 쓸지 간략하게 개괄식이나 표로 정리해서 나타낼지도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어느 것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자기를 차별화하여 부각시켜야하므로 자신의 장점이 한눈에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이때 단순히 서술식으로 나열한다면 자신만의 남다른 경험이나 경력이 드러나지 못한다. 따라서 기사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신문기사 헤드라인처럼 자신의 능력과 경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간략한 문장이나 재치 있는 단어를 사용하여 자기소개서 중간중간에 서브 헤드라인을 다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교수·학습지도 관련한 실적을 나열할 경우, 교수활동 부분을 수업실적과 특색활동으로 나누어 기술하고자 한다면 수업실적에는 ‘학생의 삶의 힘이 자라도록 돕는 수업과정을 설계하다’를 부제로, 특색프로그램 운영을 모아둔 실적에는 ‘사제동행 ○○교육으로 현장중심교육을 실천하다’ 등의 서브 헤드라인을 활용한다. 나. 학교현장 중심의 실적자료 교육전문직 자기소개서는 일정한 양식은 주지 않고 그동안의 교육활동을 기술하여 자신을 표현하라고 하는데 교수활동·생활지도·교육연구·교육행정 등의 분야를 예시로 제시하기도 한다. 아예 네 가지 분야로 나누어 그동안의 활동을 일정 분량(예를 들면 A4 용지 1매씩)으로 구분하여 작성하도록 하는 교육청도 있다. 이때에는 활동상황을 증명하기 위해 해당활동명·활동연도·관련공문번호 등을 기재해야 하고, 그에 따른 첨부자료도 있어야 한다. 활동한 실적을 교내외를 막론하고 모으면 이를 위의 네 분야로 나누고, 그 분야에서 다시 소주제로 3~5가지 정도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좋다. 교육연구활동 중 교육과정 관련 연구활동을 실적으로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이때에는 그동안 해왔던 교육활동 중 공문에 의해 근거가 있고, 참여 후 성과가 있는 내용을 모두 찾아 정리·분류·기록한 후 해당하는 내용의 주제나 목표, 나의 포지션, 참여성과와 소감 등을 숙지하여야 한다. 자기소개서의 내용이 개별면접 시 심층면접의 질문으로 이어지거나 현장점검 시 구체적인 질문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다. 학교 안 활동과 접목하여 구성 실적자료가 어느 한 분야에만 몰려있을 때 그걸 ‘어떻게 세분화하느냐’와 많이 한 활동을 ‘어떻게 나눠서 보여 주느냐’도 중요하다. 자기실적자료가 심층면접과 연계된다면 미리 자기소개 및 실적발표를 시간에 맞게 연습해야 한다. 물론 면접실에서 자기가 작성한 실적자료를 주면서 발표하게 하지만, 자기소개와 실적자료를 바탕으로 시간에 딱 맞게 미리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이를 외워서 답변해야 한다. 이 후 실적자료와 관련한 질의응답을 보면 관련 활동을 학교 교육활동에 어떻게 접목했는지,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을 학교 안에서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실적자료와 연계해서 질문하게 된다. 이처럼 질문은 보통 교육청 등의 외부활동보다는 학교현장에서 수업·담임·학교 소모임활동 등 구체적인 경험과 성장과정을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자기실적자료를 보고 항목 하나당 말할 거리를 준비해놓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모의고사 출제 관련이면 해당과목의 평가와 학교현장수업을 연계할 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어려움은 뭐였는지, 그래서 나는 어떻게 긍정적으로 발전시켰는지 그리고 전문직이 되었을 때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의 내용으로 모든 실적에 예상 답변을 생각해본다면 답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심층면접, 이런 사람을 찾아 조선 후기 야사를 주로 기록한 대동기문(大東奇聞)에는 영조가 정순왕후를 직접 간택할 때의 일화가 수록돼 있다. 영조는 정비인 정성왕후가 승하하신 후 66세에 정식으로 중전 간택을 통해 김한구의 딸 15세 정순왕후를 왕비로 책봉했다. 본인이 직접 왕비를 간택하기 위해 규수를 모아 직접 대면하여 면접하였는데, 당시 왕실에서는 신부를 간택할 때 신부 아버지의 이름을 써 놓은 방석을 두고 그 위에 신부를 앉게 했다. 모든 규수가 아버지 이름을 찾아 방석에 앉았으나 정순왕후는 홀로 주저하고 있었다. 영조가 그 이유를 묻자 부친 이름이 적혀있기 때문에 차마 앉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 면접 심사가 시작되고, 영조는 첫 번째 질문으로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어떤 신부는 산이 깊다, 어떤 신부는 물이 깊다, 어떤 신부는 구름이 깊다고 대답했다. 정순왕후는 ‘인심(人心)’이란 답으로 영조를 비롯한 심사관을 놀라게 했다. 사람 마음은 측량하기 어렵다는 것이 인심이라고 답한 이유였다. 이어 꽃 중에서 무엇이 제일 예쁜지를 물었다. 왕비 후보들은 저마다 복숭아꽃·매화꽃·모란꽃과 같이 자신이 좋아하고 예뻐하는 꽃의 이름을 댔다. 정순왕후의 대답은 이번에도 달랐다. 목화꽃이라 대답했다. 그 이유를 묻자 목화는 솜을 만들어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다고 했다. 영조는 어린 신부의 총명함에 고개를 끄덕였다. 또 고개 중에 가장 어렵게 넘는 고개는 어느 고개냐고 물었다. 다른 후보들은 추풍령 고개·문경새재 고개 등을 말했지만 장순왕후는 보릿고개라 했다. 춘궁기에 보리 익을 때까지 견디는 고비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했다. 왕비를 간택하는 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영조는 후보자들에게 기습질문을 던졌다. 궁궐의 행랑(行廊) 수가 얼마인지를 알아보라고 한 것. 모두 당황하면서 궁궐 지붕을 쳐다보기 시작했지만, 정순왕후만이 홀로 머리를 내리고 침묵하고 있었다. 모두가 긴장하는 순간이었다. 영조가 “너는 그 수를 알아봤느냐”고 묻자, 정순왕후는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면 행랑의 수를 알 수 있습니다”라며 정확한 숫자를 답했다. 이후 영특한 정순왕후가 왕비로 책봉되었다. 가. 심층면접의 의의 심층면접은 응시자와 면접관이 면대면으로 마주한 상태에서 주어진 질문에 대한 응시자의 언어적·비언어적 응답을 통해 그 인품·언행 따위를 시험하는 것이다. 특히 면접은 지식은 물론 응시자의 정의적 영역까지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평가방법이므로 교직관·지식·순발력·창의성·인성·태도·용모 등 전문직으로서의 갖추어야 할 자질을 모두 망라한다. 따라서 하루아침에 합격할 수 있는 응시자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동안의 교직생활을 통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신념이 생기고, 자신 앞에 놓인 난관을 극복해 가면서 자신만의 교직관이 확립되며,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하게 된다. 또한 타인을 배려하는 이타적 행동이 습관화되어 자연스럽게 인성적 소양이 몸에 배어야만 면접에서 그 인품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준비된 교직관과 인성·소양이 갖추어졌을 때, 면접관의 질문에 진솔한 태도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표현하여 면접관을 감동시키는 자, 그가 면접관이 원하는 교육전문직원이다. 나. 면접관은 이런 사람을 찾는다 교육전문직 전형에서 면접평가의 일반적인 채점기준은 기준안대로 채점하지만, 면접관은 각 시·도교육청의 인사정책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한다. 면접관 인원수는 다르지만, 대부분 그 구성은 신입전문직과 함께 팀원을 이루어 업무를 수행하거나 관리하는 상사로 근무하는 장학관(연구관), 교육전문직의 업무지원을 바탕으로 학교현장에서 교육활동을 담당하는 학교장, 교육청 밖에서 교육업무 수행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교육전문가(교육연구기관 및 대학근무자 등) 등으로 구성한다. 면접관은 채점기준안을 보면서 교육전문직으로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응시자, 입직하면 직무에 열정과 실력으로 무장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응시자, 조직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적응할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한다. 첫째, 진정으로 교육전문직이 되고자 하는 응시자를 찾는다. 교사 또는 교감으로 학교에서 생활한 후 교육전문직이 되어 현장의 변화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면 준비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 간절한 만큼 노력을 배로 하게 되어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구체적인 현장적용사례가 진정성 있고 남다르게 표현된다. 두 번째로 입직하면 직무에 열정과 실력으로 무장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응시자를 찾고자 한다. 열정으로 무장된 사람은 어떤 조직의 사람과 일을 하더라도 빠른 시일 안에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고, 조직 내에서의 기여도가 높아져 저절로 조직 친화적인 사람이 된다. 열정은 그저 마음먹는다고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 결과물로 얻어지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만날 수는 없다. 모르는 일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아는 만큼 얻게 되는 것이 열정이다. 직업으로서 교직이 아닌 프로페셔널한 교육전문직을 찾는 것이다. 세 번째로 조직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적응할 사람이 누구인지 찾는다. 교사로서의 학교생활과 교육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교육전문직은 업무형태·업무량·직무내용이 매우 상이하다.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활동은 길게 계획을 세우고,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며 학생 개별 특성에 따라 지도방법이 달라야 한다. 그러나 교육행정은 제시간에 해당 업무가 완료되어야 하고,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야 재정 및 인력 투입이 지속될 것인지 종료될 것인지 결정이 되며, 업무가 미숙하면 그에 따른 여파가 전체 학교에 미치기 때문에 더욱 꼼꼼하고 치밀해야 한다. 교사로서 하는 학교업무나 교육활동과는 매우 다른 특성을 가진 행정업무로 인해 자칫 그동안 드러난 자신의 역량과 상관없이 무능력한 사람으로 평가받거나, 교육에 대한 회의감과 피로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응시자 개인에게도, 교육청 조직에게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므로 쉽게 포기하지 않고 유연하게 업무에 적응할 인재가 누구인지 찾는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겪고 있는 요즘 교육계의 화두는 단연코 ‘교육격차’, ‘학력격차’, ‘기초학력 부진’이다. 2020년 코로나로 시작한 학교는 40여 일의 휴교를 거쳐 4월 중순 처음 온라인개학을 할 수 있었고, 2학기부터는 온라인 쌍방향수업을 진행하는 등 학교현장의 노력 덕분에 비대면수업에 대한 상당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속적인 온라인 수업도구 지원, 수업역량 지원 등으로 비대면 수업역량은 시간이 갈수록 축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학년도에는 학습플랫폼, 온라인수업 접속 프로그램,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 등에 대한 개선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교육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아이들 등교수업과 비대면수업이 반복되면서 2021년에는 대면수업의 가치와 장기간의 비대면수업의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국 8개 시·도의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2020년 지필평가 결과를 분석해보니, 90점을 득점한 학생 비율은 2019년에 비해 20% 떨어진 반면 60점미만 득점한 학생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에서 감염사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듯이 학교에서도 한부모가정 학생, 특수교육 대상자, 기초학력부진 학생 등 학교와 가정의 위기학생들이 교육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코로나19는 ‘교육격차 해소’, ‘결과의 평등’, ‘보편적 교육복지’ 등 교육의 공정성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출생률 감소에 따라 교육분야도 매년 학령인구가 감소하여 학급수 감소, 학교 통폐합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를 그만두는 학업중단학생은 매년 6~7만 명에 이르고, 누적 인원이 30~40여만 명에 달한다. 이들 청소년이 학교 및 사회와 단절된 채 낙오를 경험하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 놓여있다. 학업중단은 개인적으로 청소년의 사회적 자립과 성장을 저해하고, 국가적으로는 인적자원 손실과 범죄율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학교 밖 청소년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함에도 공교육에 비해 국가적·사회적 차원의 투자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20년 발표한 교육부 교육기본통계1에 의하면 학업중단율은 초등학교 17,797명(0.66%), 중학교 9,764명(0.73%), 고등학교 24,978명(1.62%)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초·중·고등학교 학업중단 청소년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고등학교 학업중단 청소년의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학업중단 원인을 살펴보면 예전과 달리 빈곤·비행 등으로 인한 학업중단보다는 학업흥미 저하가 많고, 초·중학교의 경우 미인정 유학·해외출국·장기결석 등의 사유가 많으며, 고등학교의 경우 학업 관련, 교사 및 또래와의 대인관계 갈등, 학교규칙 등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인한 학업중단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부적응으로 인한 학업중단이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의 유형을 학습형, 취업형, 무계획·무업형, 사회부적응·비행형, 장애형2 등으로 구분하고, 유형에 따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요즘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상시적 무력감에 빠져 있는 무기력 청소년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은 학업중단 이후 스트레스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서 심리·정서적 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이들은 학교를 그만둔 뒤 이전과 달라진 생활패턴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스스로 고립된 감정과 상시적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학업중단은 새로운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이전 학교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는 데서 오는 소외감과 이질감을 경험하게 되고, 따돌림 경험이 있는 경우 은둔형 외톨이 증상을 보인다. 게다가 학업을 중단한 이후 생활 속에서 자신의 미래설계에 대한 의지 부족과 가정의 도움 부족으로 사회생활을 위한 자립 기반 마련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 내 각 부처는 학업중단 원인을 분석하고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있는가 우선 교육부는 학업중단예방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해 비영리법인·사회단체 등을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하여 학교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업중단 징후가 있거나 의사를 밝힌 학생들이 전문상담을 받으며 2주 이상 숙려하는 기간을 갖게 하는 학업중단숙려제와 Wee프로젝트를 통해 학교 내 부적응 학생예방과 조기 발견 및 상담 지원을 하고 있다. 또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의무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을 위한 학습지원사업을 통해 실질적 학력 취득의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 여성가족부는 전국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상담지원·교육지원·직업체험·취업지원·자립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의식주 등 기초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초생계비·숙식비·건강검진을 위한 비용을 제공한다. 아울러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가정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일정 기간 보호하며 상담·주거·학업·자립 등을 지원하는 청소년쉼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위기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자활지원관과 건강진단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법무부는 청소년꿈키움센터와 소년원학교를 운영한다. 고용노동부는 취업성공패키지와 취업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보편적 교육복지정책이 줄기차게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복지는 새로운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비대면수업이 장기간 진행되면서 중위권 이하 학생, 가정의 학습 도움을 받기 어려운 학생, 유치원 및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등은 기초학력이 부진하거나 학력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비대면수업은 테블릿PC,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와 Wi-Fi 등 무선인터넷 등의 학습도구와 함께 다양한 학습플랫폼을 배우기 위한 디지털 문해력 또한 필요하다.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기반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지속적인 지원과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돌봄지원·생활지원·건강지원·상담지원·교육복지지원 등의 정책을 중앙정부·지자체·교육청뿐만 아니라 마을까지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정하고 다방면에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코로나19로 새롭게 대두된 학력격차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교육복지의 주요 관심이었던 저소득층 학생, 한부모가정 학생, 다문화가정, 특수교육 대상자, 위기학생,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또한 필요하다. 다섯째, 현재 교육청과 지자체들은 많은 교육복지 관련 정책을 마련, 학생 맞춤형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입안자 중심의 정책이 아닌 수요자 중심 정책이 아쉬운 실정이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정부주도의 획일적인 정책은 강요로 느껴질 수 있다. 학생 개개인이 놓인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과 처방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교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미래의 학교 밖 청소년 정책방향은 학생 주도성 강화, 단위학교 책무성 강화, 학습의 시·공간적 제약 극복,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 등 언제 어디서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시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 밖 청소년을 문제아라고 여기는 고정관념을 바꾸고 아이들은 모두 우리 아이들이며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헌법」 제31조 제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 ‘능력’, ‘균등’, ‘교육받을 권리’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조문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 조항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이 지켜나가야 할 근본적인 원칙임을 분명히 한다. 교육에 있어 무엇이 옳은지를 묻는 ‘교육의 공정성’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 때, ‘능력에 따른 균등한 교육받을 권리의 보장’은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이며, 동시에 공교육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활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준거이다. 교육비 배분의 수평적 형평성 한편, 교육재정은 교육의 공정성 실현과 밀접한 교육제도로 볼 수 있다. ‘국가 및 공공단체가 공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배분·지출·평가하는 일련의 경제활동’인 교육재정은(윤정일, 2000: 55) 교육받을 권리의 균등한 보장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교육재정의 확보 및 배분과 관련한 대표 법령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살펴보면 더욱 그러하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조에 따르면, 해당 법령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ㆍ경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가 교부하여 교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여기서 ‘교육의 균형 있는 발전’은 지역 간 균등한 교육비를 배분함으로써 지역의 경제적 여건에 관계에 없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는 의미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교육재정은 교육의 공정성을 실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제도적 기제로 볼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그간 교육재정 분야의 연구들은 ‘동일한 대상을 동일하게 처우해야 한다(equal treatment for equals)’는 수평적 형평성(Horizontal equity)의 관점에서 교육비 배분의 공정성을 논의해 왔다. 같은 연령대의 학생들을 동일한 대상으로 보고 개별 학생에게 제공하는 교육비는 학교나 지역의 여건과 관계없이 같아야 한다고 보았다. 주로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중심으로 교육비 배분의 형평성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들은 변동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 지니계수(Gini index), 맥룬지수(McLoon index) 등과 같은 불평등지수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1) 학교 간 학생 1인당 교육비 차이를 하나의 값으로 측정하거나 2) 모든 학교가 동일한 교육비를 받고 있는 상황을 가설적으로 상정하고 학교 간 교육비 차이가 이런 이상적인 상황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측정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다. 예컨대 정동욱 외(2011)는 지니계수(Gini index)를 활용해서 학생 1인당 교육비, 교사 1인당 학생 수, 교사 1인당 임금과 같은 교육자원의 형평성 정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표 1에 제시한 바와 같이 물적자원이 인적자원보다 상대적으로 지역 간 편차가 컸다. 도 지역이 교육자원 배분에 있어서 시 지역보다 더 큰 격차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특수교육대상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산출하고 그 결과를 통해 교육비 배분의 형평성을 진단했던 연구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비법정전입금, 교육경비보조금, 학교 급식비 지원 등과 같이 특정한 항목을 중심으로 교육비 배분의 형평성을 분석했던 연구 등 다양한 연구들이 있었다. 선행연구들은 학교나 지역에 따라 학생에게 제공하는 교육자원이 차이나지 않도록 교육비의 상대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당국의 노력을 강조하였다. 교육비 학교 간 큰 격차 ... 새 모델 찾아야 이렇게 교육재정의 수평적 형평성 측면에서 교육의 공정성을 논의하는 것은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에 초점을 맞출 때 충분히 의미 있는 접근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교육의 공정성에 관한 논의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용이하며, 비교적 간명한 분석 방법을 통해 공정성의 정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에 초점을 맞출 경우 새로운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능력에 따라’라는 표현이 비록 같은 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일지라도 개별적인 관심과 흥미, 소질과 적성에 따라서 교육적 필요가 다를 수 있음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볼 때 모든 학생이 국가교육과정에서 명시한 성취수준에 도달하여 개인적·사회적 웰빙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의 교육비를 모두에게 충분히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래학교 모델, OECD 교육 2030 등 새로운 교육모델과 관련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논의를 고려해 볼 때, 적정 수준의 교육비 산출방법과 새로운 교육비 배분 모델에 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학생이 성취기준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적정 수준의 교육비를 산출하기 위해 ‘증거기반 접근방식(Evidence-Based Approach)’을 활용해 왔다(Piccus et al, 2018). 미국의 주(states)들은 교육목표와 성취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성취기준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재정지원 규모를 산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적정교육비 산출을 위한 증거기반 접근방식(Evidence-Based Approach to Estimate School Finance Adequacy)’은 이 과정에서 논의됐던 하나의 접근방식이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교육프로그램의 효과성을 분석한 연구나 성공적이었던 교육프로그램 사례들로부터 효과적인 학교운영에 필요한 주요 요소들을 수집하고 검토하였다. 예컨대 15명으로 구성된 학급 규모, 개별 및 소규모 학습지도 등과 같은 요소들이 이렇게 추출된 핵심요소였다. 다음으로 Arkansas, Wyoming, Washington, Wisconsin 등과 같은 주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서 3~7년 동안 학업성취도 제고에 성공적이었던 학교와 교육구를 선별하고 해당 학교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성공적인 학교사례’라는 증거에 기반하여 적정 수준의 교육비를 산출하는 방식은 학생이 성취기준을 도달하는 데 필요한 적정 수준의 교육비 규모를 산출할 수 있고 효과적인 교육비 투자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물론 이런 접근방식에는 우리나라와 다른 미국의 고유한 맥락적 특성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미국의 경우 2015년 오바마 정부에서 제정했던 「모든학생성공법(Every Student Succeeds Act, ESSA)」에 따라 데이터에 기반해서 학생의 읽기와 수학에서의 성취수준을 높이고 학업성취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낙오학생방지법(NCLB)」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정된 ESSA는 NCLB와 마찬가지로 의무화된 표준화 시험을 시행하지만, 주 정부나 교육구(district)가 달성해야 할 목표치나 미도달 학생에 대한 대안책 등을 마련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NCLB와 차이를 보인다. 또한 ESSA는 NCLB에서 문제가 됐던 ‘연간달성목표치(Adequate Yearly Progress, AYP)’를 삭제하였으나, 성적 하위 5% 학교, 졸업반의 졸업률 67% 미만인 학교, 소수인종의 학업성취가 현저히 낮은 학교들을 대상으로 연방정부의 개입을 그대로 유지하였다는 특징이 있다(염철현, 2016). 그러나 이와 같은 미국 사례는 학업성취도 점수를 중심으로 교육성과를 논의함으로써 학생의 사회·정서적 특성, 정의적 영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능력에 따른 균등한 교육재정 배분은 이뤄지고 있을까? 그럼에도 이와 같은 논의는 교육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교육재정의 새로운 접근방식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에 초점을 두고 교육비의 상대적 차이를 줄이는 것은 교육재정의 주된 관심 분야였다. 그러나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에 초점을 맞춰 교육의 공정성을 논의한다면, 이런 노력에 더해 모든 학생이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의 교육비를 충분히 보장’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적정 수준의 교육비를 충분히 지원할 때 학생 개인의 흥미와 관심, 소질과 적성에 맞는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 2) 민주시민이 갖춰야 할 필요한 자질과 태도를 함양하여 3) 개인적·사회적 웰빙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이런 노력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 교육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이를 통해 교육의 공정성을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해부터 지속된 여러 공직자 자녀의 대학입시, 논문 출간 등과 관련된 문제들은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교육에 있어서 공정성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이미 대학을 졸업한 일반인들에게까지 매우 민감한 주제이다. 교육의 공정성은 주로 대학입시 문제와 함께 다루어진다. 공직자 자녀들의 대학 입학을 위한 스펙 만들기 역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의 교과활동과 비교과활동(창의적체험활동)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과정 전반이 공정성을 위협하는 각종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대학입시라는 점을 따로 떼어 놓고 본다면 학교교육과정과 교육의 공정성은 그리 상관있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1945년 교수요목기 이래 국가 주도로 개발된 교육과정을 학교에서 실천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1997년 7차 교육과정 이후부터 교육과정에 대한 의사결정의 분권화를 지향하고 있으나 국가교육과정의 영향력을 학교현장에서 무시하기는 어렵다. 또한 교육과정정책(예: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등 학교교육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역시 국가의 주도로 도입되기 때문에 공정성의 문제가 제기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틀을 바꾸고 있는 고교학점제는 교육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우선 고교학점제는 모든 새로운 교육정책이 그러하듯 좋은 취지와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고교학점제는 2017년 11월 ‘교육과정 다양화로 고교 교육혁신을 시작한다’라는 비전 아래 고등학교 학생들의 진로설계와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특징짓는 주요 용어 중 하나는 ‘문·이과’였다. 고등학생들이 문과 혹은 이과를 선택한다는 것은 문과 혹은 이과라는 계열 내에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였다. 문과 혹은 이과라는 칸막이 안에서, 사실상 선택권 없이 세트로 구성된 과목을 제공 받았다. 그만큼 학생 개개인의 특성이나 가정환경에 따라 다른 과목을 수강하게 될 확률은 매우 낮았다. 굳이 따지자면 학교 내에서의 우수반 운영이나 학교 밖에서의 사교육을 받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문과 혹은 이과 안에서 과목선택에 따른 고등학생들의 운명은 성적 차이를 제외하고는 대동소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지향하면서 학생들은 특별한 계열에 소속되지 않고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하여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또한 2018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가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고등학교에서 학생의 과목선택 활동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주어진 선택권이 어떠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그중 하나는 공정성의 측면이다. 과목선택권이 교육의 공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선택권’과 ‘공정성’ 모두 좋은 의미를 포함한 용어들이다. 그렇다면 교육현장에서도 과연 그럴까? 우선 학생의 과목 ‘선택권’부터 살펴보자. 고등학교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여기서 첫 번째 드는 의문은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스스로 잘 알고 찾을 수 있는가?’이다. 어떤 학생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확신을 갖고 그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학생들은 진로를 정확히 결정하지 못해 과목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진로와 적성 이외에 다양한 요인들이 과목선택에 개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가정배경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는 어떠한 부모를 배경으로 갖게 되느냐에 따라 과목선택과 진로설정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실제 연구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결과의 의미 2018년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82개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과목은 적성과 흥미에 부합하는 것이었는지, 그들의 개인특성과 가정배경에 따른 차이가 있었는지를 진단하였다. 연구 결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자신의 성적이 좋다고 인식할수록, 교육 기대 수준이 높을수록(예를 들어, 고등학교만 졸업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대학이나 대학원 진학까지 기대하고 있을수록), 그리고 부모의 수입이 높을수록 더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또한 자신이 선택한 과목이 진로와 적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역시 자신의 성적이 좋다고 인식할수록, 교육 기대 수준이 높을수록,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그리고 부모의 수입이 높을수록 긍정적인 응답을 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금수저에 가까운 학생들일수록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그렇게 선택한 과목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부합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이상은, 백선희, 2019). 이러한 결과를 해석하는 데는 유의할 필요가 있겠지만, 고등학교에서 어떠한 과목을 선택했을 때 대학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대학 진학 후의 학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부모나 가정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이 그렇지 못한 부모를 둔 학생보다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설령 부모가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라고 해도(예를 들어, 사회과학을 전공한 아버지의 아들이 의대를 가고자 할 때), 교육 수준이 높은 부모는 자신의 사회적 자본 즉,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자신의 자녀에게 유리한 과목선택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결국 선택중심 교육과정에서 그리고 고교학점제에서도 학생의 과목선택이라는 행위 자체가 학생의 개인특성과 가정배경으로 인해 불공정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육 소외계층 학생들 진로선택에 배려를 그렇다고 다시 문·이과 구분 교육과정으로 돌아가 문과 혹은 이과라는 칸막이 안에서 세트로 된 과목을 제공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별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2015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에 명시된 이외의 과목을 시·도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새로이 개설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와 관심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환경은, 21세기 고등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생각한다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또한 강화되어야 한다. 다만 가정의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의 경우 적절한 과목선택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과 혜택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현재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교육부, 2021)을 살펴보면 진로 및 학업설계 지도 강화에 있어 진로전담교사·교과교사·담임 등의 역할을 강화하고 교육 소외지역과 같은 농산어촌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분명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경험, 그리고 대학 진학 후의 학업·취업으로 이어지는 공정성이라는 문제를 생각해 본다면 지역에 관계없이, 도시지역까지도 포함하여 저소득층·한부모가정·다문화가정 학생과 같은 부모의 충분한 도움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 더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가정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도 미래의 진로를 위한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학교가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공교육이 ‘공’교육이라 불리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교육은공정한가? 교육부문에서 공정성이란 개인이 교육기회를 획득하고 교육을 받아 성취를 이루는 과정, 교육을 통하여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지·능력·노력 이외의 요인 등이 장애가 되지 않는 원리를 말한다. 하지만 교육성취와 계층과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면 더 이상 ‘개천에서 용나지 못한다’는 체념과 포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의 높은 취학률에도 불구하고 돈 없으면 공부를 제대로 못 시킨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공정성이 화두가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정한 사회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퇴색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교육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부터 서울시교육청의 해직교사 특별채용에 이르기까지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호는 ‘교육은 공정한가?’를 주제로 교육부문에서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다룬다. 먼저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교육과정은 교육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특히 고교교육과정과 대학입시의 연관성 측면에서 교육의 공정성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이어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논란을 계기로 촉발된 교원인사의 공정성도 깊이있게 접근해 본다. 아울러 학교 밖 청소년을 비롯 돌봄교실과 다문화학생 등 교육복지 측면에서의 공정성, 그리고 교육재정은 공정하게 편성되고 집행되고 있는지 등도 짚어본다. ‘교육은 공정한가?’라는 물음에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4년 9월쯤으로 기억된다. 그 책을 읽다가 숨이 막혔다. 김진경·이중현·김성근·이광호·한민호 등 진보교육계 인사 5인방이 쓴 유령에게 말 걸기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이거였다. “아이가 엄마와 함께 귀신에게 쫓기다가 겨우 탈출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아이는 ‘이제 살았구나’ 안심하며 엄마를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넌 내가 아직도 엄마로 보이니?’ 하는 소리와 함께 엄마의 얼굴이 서서히 바뀌는 게 아닌가.”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경쟁교육에 치인 아이들의 심리를 응축한 표현이었다. 저자들은 한국교육을 세월호에 비유하며 교육붕괴를 풀려면 ‘경쟁 유령’을 쫓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간 경쟁을 적대하는 감성적인 주장이 많았지만,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다. 혹여 이들 저자가 교육정책의 책임자가 되면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책에서 수월성 교육을 ‘과잉경쟁 적폐’로 규정하고, 그 원인을 강남 상류층과 보수교육계의 ‘짝짜꿍’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책에는 분노의 유령이 득실거렸다. 5인방은 교육의 두 가지 핵심가치를 외면했다. 절대성과 상대성이다. 잘 가르쳐 학생 실력이 좋아지는 건 절대성이다. 교육의 이상적 목표다. 상대성은 학생 간 차이다. 실력이 올라가도 차이는 생긴다. 1등이 있고 100등이 있다. 경쟁의 본질이다. 교육을 두 눈으로 균형감 있게 봐야 하는 까닭이다. 그런데 한쪽 눈을 감고 있는 듯했다. 현 정부에선 전교조 ‘올드 보이’가 교육 요직 차지 5인방은 문재인 정부 들어 승승장구하며, 교육 요직을 차지했다. 우연치고는 이런 우연이 없다. 전교조와 진보운동가 경력이 출세의 지름길이 된 것이다. 책의 대표 저자인 김진경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원조다. 초대 전교조 정책실장을 지냈는데 국가교육회의 의장이 되더니 연거푸 연임했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조직국장을 지낸 김성근은 교장도 거치지 않고 교사들의 꽃인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1급)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자사고 폐지를 진두지휘하다 충북도 부교육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임자는 바로 전교조 초대 경기지부장 출신인 이중현이다. 이광호 국가교육회의 기획단장도 잘 나간다. 대안학교인 이우학교 교장과 경기도교육청 장학관을 지냈는데 청와대 교육수석을 대체한 교육비서관을 거쳐 다시 국가교육회의 기획단장이 됐다. 5인방인 한민호(해직교사)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밑에서 정책·안전기획관을 지냈다. 전교조 출신이든 시민단체 출신이든 능력이 출중하고, 균형감 있고, 아이들만 생각하는 행정을 펼친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나. 그런 인물은 더 많이 발탁해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데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공정의 잣대보다는 진영의 잣대가 교육을 지배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2020년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임용된 교장 238명 중 154명(64.7%)이 전교조 출신이다. 올해도 그런 추세가 이어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경희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3월 1일 자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임용된 전국 초·중·고교 교장 29명 중 21명(72.4%)이 전교조 출신이다. 이 정도라면 전교조 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용고시생 눈물 흘리게 한 ‘해직교사 5명 특채’ 의혹 수도 서울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어떤가. 조희연 교육감의 인사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논란의 중심은 전교조다. 교육정책국장과 정책기획안전관(전 조희연 교육감 비서실장), 사립교육인사관리관 등이 요직을 차지했고, 교장공모제를 통해 선발된 교장의 상당수가 전교조 출신이다. 공정한 인사인가. 요즘 청년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건 ‘공정에 대한 배신감’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가 촉발한 대입 공정성의 불씨가 사회 전반에 꽈리를 틀었던 ‘불공정’의 실체를 건드리면서 청년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4·7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이대남’(20대 남성)이 상징적일 수 있다. 이런 분노의 활화산이 교육계로 진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교육을 통해 공정의 존엄과 정의의 가치를 실현해야 할 교육자들이 그런 존엄과 가치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아서다.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청년들은 역대 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민간기업이든 공기업이든 모두 ‘바늘구멍’이다. 교원 임용 또한 마찬가지다. 청춘을 다 바쳐 임용고시를 통과해도 교단에 서기가 어렵다. 서울시교육청이 올 3월 1일 자로 초등학교에 신규 임용한 교사는 3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모두 2017~2018년 임용시험에 합격한 이들이다. 2019년과 2020년 합격자 680여 명은 지난 3월 현재 2년이 지나도록 단 한 명도 임용되지 못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원감축 토네이도가 몰려와 임용절벽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터진 조희연 교육감의 전교조 해직교사 5명 불법 채용 의혹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감사원이 해당 사안을 경찰에 고발하자, 조 교육감은 “불법은 없었으며 공적 가치를 위해 적법하고 정당한 특별채용 절차를 거쳤다”라고 강변했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해직교사들을 특채할 것을 요구했고, 조 교육감이 이에 응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교조가 요청한 채용이 과연 공정했을까? 혹여 수많은 임용고시생의 기회를 박탈한 것은 아닐까? 과연 조 교육감은 전교조의 압력이 없었어도 그리했을까? 블라인드 채용을 공정의 잣대로 주장하는데 그건 삼척동자도 비웃을 눈 가리고 아웅 아닌가? 이런 간질간질한 의문이 드는 건 예전에 들었던 조 교육감의 고백이 생각나서다. “2014년 선거 당시 선거 빚과 재판 관련 변호사비용으로 4년 동안 월급을 집에 한 푼도 갖다 주지 못했어요. 참 나쁜 가장이죠.” 그의 고뇌에 이해가 갔다. 그런데 여기서 선거 빚은 ‘돈’만이 아니었다. 조 교육감이 선거과정에서 전교조와 시민단체에 진 무형의 빚도 있었다. 조 교육감의 그 빚은 2018년 선거(재선)를 거치면서 더 커졌다. 진보교육은 공정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기를 조 교육감이 괜히 이런 고민을 했을 리 없다. 전교조의 지원을 받는 것은 명백한 사실인 터라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특채 의혹은 그 연장선일 뿐이다. 어찌 보면 전교조 출신 ‘올드 보이들(old boys)’ 고위직 채용이나 교장공모제 독식에 견주어보면 교사 5명 특채는 트집 잡을 만한 일도 안될지 모른다. 조 교육감이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마음껏 활용한 것이니까. 하지만 백번 양보한다 쳐도, 과연 진보교육이 추구하는 공정이 이런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수많은 젊은이가 노량진 학원가에서, 대학 도서관에서 교단에 설 꿈을 꾸며 청춘을 태우고 있는데 과연 공정한 행정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전교조 올드 보이들이 과실을 따 먹는 바람에 우리의 자식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것은 아닌가. 참교육을 표방했던 전교조는 우리 교육에 많은 기여를 했다. 교단의 구각(舊殼)을 깨며 새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나태한 교육계에 경종을 울렸다. 그들이 젊은 교사 때 보여준 참교육 정신은 참으로 신선했다. 그들이 이제 올드 보이가 됐다. 올드 보이들은 후배들에게 어떤 귀감이 되고 있는가. 혹여, 권력에 기대 기득권의 단물만 빨아먹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우려의 징조는 여러 차례 노정됐다. 친전교조 출신 민선교육감이 전국 교육청을 지배하면서 권력 독점과 세습 투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 상징적이다. 친전교조 교육감이 자랑하는 진보교육의 성과도 상쾌하지는 않다. 유령 잡기 비방으로 내건 혁신학교는 반(反)엘리트주의와 보편교육을 추구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밑바탕에는 보수교육은 다 뒤집어야 한다는 ‘슈드비 콤플렉스(should be complex)’ 기제가 작동한다. 현장의 반응 또한 시큰둥하다. 혁신학교 설립 반대 시위가 벌어진다. 아이들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감성과 포퓰리즘 교육에 집착해 교육의 상대적·절대적 가치를 외면하고 있는 탓이 아닌가. 현 정부의 교육 나침반은 방향을 잃고 있다. 세계 최상위권이었던 국제학업성취도(PISA) 평가는 계속 뒷걸음질하고, 학생 간 교육격차는 더 벌어지고, 교원양성의 방향도 명확하지가 않다. 그런데도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공정’을 내걸고 고교학점제와 아귀가 맞지 않는 정시 수능 40% 반영을 밀어붙인다. 수월성 학교는 ‘나쁜 학교’, 학생 실력 측정은 ‘나쁜 시험’이라는 전교조 프레임을 좇는 것이다. 허깨비 아닌가. 똘똘한 교육관료들은 눈치가 10단이라 속으론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예스”를 외친다. 공범이다. ‘제 자식은 엘리트, 남의 자식은 평둔화(平鈍化)’로 요약되는 진보교육의 부끄러운 내로남불의 불공정 잣대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아이들은 묻는다. “모든 아이는 진짜 우리 모두의 아이냐”고. 진보교육은 정말 불공정의 유령을 쫓아내고 있는가.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강원도교육청이 소규모학교 살리기 사업 차원에서 설립한 ‘강원교육복지재단’이 5년 만에 존폐 위기에 놓였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사업 실패를 시인하고 해체 수순을 밟겠다고 밝혀 혈세 낭비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민 교육감은 지난달 말 기자 간담회에서 운영난을 겪고 있는 재단을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재단 설립 과정에서 용역을 통해 기금 마련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출범시켰지만 위법 여지가 있음이 확인돼 운영난이 이어졌다”며 “내 착오다. 정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재단 측도 교육감의 의사를 확인한 만큼 이달 중순 열릴 이사회에서 스스로 존폐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이 재단은 2017년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부적절한 설립이라는 비판으로 자유롭지 못했다. 출범 전부터 논란이 됐던 기부 형태의 자금 모금 방식에 제동이 걸려 대부분 도교육청 출연금으로 재단이 운영됐다. 2017년부터 3년 동안 50억 원 가량이 투입됐다. 인건비는 연 4억 원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9년 말 재단 출연 예산 20억 원이 편성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이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재단의 사업 역시 상당부분 도교육청이 진행하는 소규모학교 지원 정책과 중복돼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교육청이 재단에 투입하는 대신 소규모학교에 직접 지원하는 게 더 낫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도내 모 소규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는 “재단으로부터 받은 공문도 별로 없고 받은 지원도 미미하다. 재단 설립 효과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문제는 도의회로부터 여러 차례 질타받기도 했다. 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심영미 국민의힘 의원은 “교육청이 거액을 투입하고도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하게 된 사업”이라며 “관련 자료를 요청한 후 문제 지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교육계는 도교육청의 혈세 낭비, 측근 챙기기 등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나흥주 재단 이사장은 선거에서 민 교육감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준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재단 이사장 자리가 보은인사 성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백송 강원교총 회장은 “시작부터 잘못된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강원도는 소규모학교가 워낙 많으니 이를 살리자는 취지의 사업의도가 들어맞아 출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사를 통해 예산내역 등을 확인해 부적절하게 사용된 부분은 없는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