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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박완서 작품 중 서 있는 여자라는 장편소설이 있다는 것을 몇 년 전에야 알았다. 박완서 관련 평론이나 대담집 등을 읽다 보니 이 소설이 자주 언급됐다. 특히 많은 여성이 이 소설을 80년대판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찾아 읽어보았다. 작가가 1982~1983년 주부생활에 ‘떠도는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소설인데 제목을 바꾼 것이다. “앞으로 결혼생활에 있어서 자기와 나는 절대적으로 동등하기, 알았지?” 약혼식 후 주인공 연지가 철민에게 한 말이다. 연지와 철민은 이렇게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둘은 한 명은 일해서 돈을 벌고 한 명은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집안 살림을 맡기로 약속한다. 우선 철민이 공부하고 연지가 잡지사 기자로 일을 하는데, 하나씩 갈등이 쌓인다. 철민은 묵묵히 설거지 등 집안 살림을 하는 것 같지만, 일부러 주말마다 친구들을 불러들인다. 연지도 남의 이목을 생각해 손님이 오면 별수 없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 장만을 도맡기 때문이다. 첫 번째 위기는 낙태 때문에 생겼다. 실수로 아기가 생기자, 연지는 남편과 의논하지 않고 중절수술을 한다. 얼마 후 철민은 이 사실을 알고 연지를 폭행하고 일을 그만두라며 연지의 중요한 원고마저 찢어버린다. 연지는 이혼하려고 했지만, 친정 부모가 말리는 바람에 참는다. 잠시 유지한 결혼생활은 철민의 외도로 끝장난다. 연지는 이 결혼이 뭐가 잘못된 것일까 고민하다 ‘한 남자를 사랑하기보다는 바로 남녀평등이란 걸 더 사랑’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머니 경숙 여사는 딸 연지와는 반대로 전통적인 여성관에 매여 있다. 그래서 어머니와 딸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경숙 여사는 대학교수로 학문에 빠져 자신을 소홀히 하는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어깃장을 놓는다. “그래요, 난 일부종사 못 했어요. 하고 싶어도 남편이 하나를 줘야 하죠. 당신이 한 번이라도 나에게 당신의 하나를 다 준 적이 있어요? (중략) 백분의 일쯤이 얼추 들어맞을 거예요.” 경숙은 먼저 이혼한 친구들 생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이혼 순례’를 떠난다. 여기서 석류나무가 경숙이 이혼 뒤에 꿈꾸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나오고 있다. 여고 동창인 닥터 박은 경숙의 남편이 기르는 석류나무가 작다며 자기 집에는 그보다 훨씬 무성한 석류나무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닥터 박의 집 석류나무는 그녀의 이야기와 사뭇 달랐다. 경숙은 기대가 무너지는 서운한 기분을 느낀다. 경숙은 돈과 직업이 있지만 불안정하고 고독하게 사는 친구 모습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 순례지인 은선네 집은 깔끔하지만 자식과 관계가 삐걱거리고, 내연남과 관계도 좋게 보이지 않았다. 경숙은 이혼녀들의 이 같은 모습에 실망해 남편 없이는 못 살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연지는 이혼의 아픔을 딛고 기자를 그만두고 자기만의 글을 써보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 대목에 노란 장미가 나오고 있다. 그녀는 불을 켤까 하다가 먼저 노란 장미를 항아리에 꽂았다. 그걸 방바닥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쓰는 밥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 노란 장미가 등불이라도 되는 것처럼 한동안 불을 안 켜고도 불편 없이 파를 다듬고, 쌀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벗은 양말과 속옷을 세탁기에 처넣었다. 그녀는 예쁘고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고 오렌지 주스를 한 잔 따라서 쟁반에 받쳐 들고 장미 옆에 앉았다. (중략) 그녀는 정교한 모습으로 입을 다물고 있는 장미 송이에 코를 댔다. 아름다운 이의 옷깃에 향수를 한 방울 살짝 뿌렸을 때처럼, 그녀는 그녀만의 정적과 고독에 한 다발의 노란 장미를 더한 것을 행복하게 생각했다. 행복감이 미주(美酒)처럼 그녀의 피돌기를 훈훈하고 활발하게 했다. 마치 작가가 자신이 창조한 연지라는 인물의 새로운 출발을 노란 장미로 축하해 주는 것 같다. 소설에도 나오듯이 다른 색보다는 좀 희귀한 노란색 장미로. 작가는 이처럼 석류나무와 노란 장미를 대비시키면서 결혼생활과 이혼문제를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이 소설을 읽은 많은 여성이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하고 있었다. 결혼 4년차라는 여성은 블로그에 ‘이 소설이 1980년대 초반에 나왔으니 벌써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연지의 모습은 82년생 김지영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다른 여성은 ‘연지는 지금까지 읽은 박완서 소설 속 여주인공 중 가장 멋진 여자’라고 했다. 삼국사기에도 등장하는 장미 장미는 전 세계인이 좋아하고 가꾸는 꽃이다. 그래서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이 온갖 품종을 만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1만 종 이상의 품종이 있고, 해마다 200종 이상의 새 품종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잉글랜드·룩셈부르크·루마니아·불가리아 등 여러 나라의 국화(國花)이기도 하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5월 중순쯤부터 9월쯤까지 장미꽃을 볼 수 있다. 삼국사기에 장미에 관한 기록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적어도 삼국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다. 2014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 30%가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장미를 꼽았다. 20년 넘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것이다. 2위는 국화(11%), 3위는 코스모스(8%) 순으로 나타났다. 우 우리나라에서 저절로 자라는 식물 중에서 해당화·찔레꽃 등이 장미의 할아버지뻘이다. 하나같이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진하다. 찔레꽃은 주로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지름 2㎝ 남짓의 하얀 꽃잎이 다섯 장이고, 꽃송이 가운데에 노란색의 꽃술을 촘촘하게 달려 있다. 분홍색이 살짝 들어간 찔레꽃도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해당화는 진한 분홍색 꽃잎에 노란 꽃술이 아름다운 꽃이다. 산기슭에도 피지만,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요즈음에는 화단이나 공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탐스럽게 달리는 주홍빛 열매도 볼거리 중 하나다. 남부지방 해안이나 산기슭에서는 땅이나 바위를 타고 오르며 자라는 돌가시나무(땅찔레)를 볼 수 있다. 이름은 돌밭에 사는 가시나무라는 뜻이다. 흰 꽃이 피는 것이 찔레와 비슷하지만, 포복성으로 땅을 기며 자라는 것이 다르고, 꽃도 지름 4cm 정도로 찔레꽃보다 크다.
지방국립대를 하나로 묶어 연합대학체제를 만든 후 SKY에 맞먹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 ‘한국대’ 졸업장을 주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대는 한국연합대학의 약칭. 파리 1대학·2대학 하듯 국립대들이 연합해 별도의 대학 체계를 갖춘 형태를 말한다. 물론 아직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합종연횡을 요구받는 고등교육환경을 감안하면 신개념 대안이다. 이러한 구상을 처음 내놓은 인물은 정태주(57) 안동대 전기·신소재공학부 교수(사진). 지난 3월 안동대 총장선거에서 1위를 차지, 1순위 후보로 추천됐다. 대학 총장은 교육부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현재 지방소멸 위기와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대학들이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지방의 대도시에 소재한 대학도 위기지만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위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역대학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지금과 같은 교육정책이 유지된다면 지역대학 붕괴와 지역소멸은 속수무책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국립대 학생 중 성적이 우수한 20% 정도의 학생을 대학들이 선발, SKY급 이상으로 엄격하게 졸업 역량을 관리하고, 이를 국가와 사회가 인정하는 한국대(한국연합대학) 방식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대 구상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주장처럼 수직적인 학벌 구조를 바꾸고, 서울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안으로 평가된다. 또 수능성적보다 대학에서 얼마나 노력했느냐를 중시하는 개념이어서 치열한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정 교수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 용문고를 나와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모두 마쳤다. 2002년 안동대 교수로 임용된 후 창업보육센터장·기획처장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 일문일답. - 한국대를 만들자고 했는데. “처음 한국대 이야기를 꺼낸 게 2018년경이다. 지역소멸과 함께 지방대의 몰락이 눈에 뻔히 보이는 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시대가 요구하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면 지역대학은 문 닫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제안했다. 그러려면 연합체제를 통해 힘을 모으고,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지방국립대 연합체제를 통해 견고하기 이를 데 없는 대학 서열화를 깨고 싶었다. 대학입학 당시의 성적 차이는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대학 서열이 되고 학벌주의 사회를 고착화시키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대학에 들어와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느냐 하는 점 아닌가. 전국 각지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국립대가 배출한 우수 인재들에게 ‘한국대’ 졸업장을 수여하고 이들이 지역의 공공기관 등에 취업 때 우대해 준다면 지역대학도 살고 수도권 집중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 지방국립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대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물론이다. 모든 국립대 학생에게 한국대 졸업장을 주자는 것이 아니다. 성적이 우수한 소수의 학생을 선발해 적어도 SKY를 넘어설 정도의 실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한국대 졸업장이 권위를 인정받고 그들 또한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나.” - 관건은 지방국립대 교육의 질이다. 어떻게 높일 것인가. “A 국립대에 입학한 학생이 2년간 A 대학에서 학업을 이수하고 남은 2년은 B나 C 등 다른 국립대에서 이수하도록 해 공동학위를 수여한다면 학생들의 지역경험 및 역량 강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덧붙여 국립대 인증제 같은 것도 시행해 봤으면 싶다. 공학교육인증제처럼 전공별로 인증제를 실시해 국립대 졸업생이면 어떤 학문을 전공했건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췄구나 인정해 주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학교교육인증제는 공학도가 배워야 할 공학교육의 수준을 설정하고, 실적평가에 기반한 인증을 통해 학과의 교육수준이 국제적 수준에 동등함을 인정해 주는 제도다. - '한국대' 실현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려는 대학들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그리고 지자체도 지역대학에 우수 인재양성을 위한 물적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정부 역시 우수 인재들이 지역에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대 정책이 실현된다면 우수졸업생 배출→ 취업의 질 제고→ 지역사회 활성화→ 우수 입학생 유치 등으로 이어지는 인력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 지방대학의 현실은 어떤가. “한때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은 지역소멸 순위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나온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대학들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사립대들은 이미 크리티컬 포인트(임계점)에 놓여있다. 지역소멸과 지역대학은 서로 직결돼 있다. 안동지역의 경우 인구가 15만 명쯤 되는데 안동대 교직원과 학생이 7~8천 명가량이다. 가족까지 합치면 족히 2~3만 명이다. 서울대가 없다고 서울이 흔들리지 않고, 경북대가 없다고 대구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안동에 안동대가 없다면 상황은 심각하다. 그만큼 중소도시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현재와 같은 교육정책이 유지된다면 지방의 중소도시부터 지역대학이 붕괴될 우려가 있고, 그 여파로 지역붕괴와 지방소멸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 정부가 글로컬 대학이나 RISE 사업으로 지방대학 살리기에 나섰는데. “글로컬 사업으로 지방대학 30개를 육성하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 사업에서 ‘탈락한 대학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과제가 남는다.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됐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대학 서열화가 존재하는 한 지방대학 살리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인적자본이 중요한 지식산업시대다. 유능한 인재가 있는 곳에 기업이 있다. 인재를 분산시키면 기업이 분산되고 그래야 지역이 골고루 살아날 수 있다. 이것이 핵심이다.” - 글로컬 사업은 정부가 5년간 1,000억을 지원한다. 하지만 대학들은 재정난 해결에 부족한 액수라고 하는데. “학생수는 줄고 등록금은 15년째 동결이니 대학 재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립대도 마찬가지다. 직원들 인건비는 정부에서 지원받지만, 공공요금이나 학생활동비 등은 모두 대학 부담이다. 특히 최근 공공요금이 많이 올라 대학 재정이 힘들다. 지방사립대들은 우리보다 더 열악할 것이다. 아마 생존을 위협할 수준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처럼 대학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 RISE 사업으로 대학지원 권한이 교육부에서 지자체로 넘어간다. 어떻게 보나.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서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다만 대학은 독립기관이다. 지자체가 대학 운영에 지나치게 지시하고 간섭하려 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 2028 대입개편 발표를 앞두고 있다. 대입 개편에 대한 생각은. “수능은 말 그대로 대학수학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그런데 자연계를 지원하는 학생조차 과학과목을 다 이수하지 않고 대학에 온다. 특히 물리·화학 같은 과목을 대학에 들어와 처음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건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모든 과목을 두루 공부한 후, 대학에서 전공을 선택해 살려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시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현행 제도는 6개 대학까지 수시 원서를 쓸 수 있다. 학생의 선택권을 늘려준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따지고 보면 서울에 있는 몇몇 사립대학들만 혜택을 누리고 지역대는 씨를 말리는 시스템이다. 학생들이 6번의 선택기회 대부분을 서울 소재 대학에 쓰고 나머지 한두 장만 지역대학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고할 필요가 있다.” - 안동대 총장 1순위 후보다.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나. “외형적으로는 경북의 거점국립대학으로 육성하고 싶다. 학령인구 감소와 신입생 부족 등 대학이 직면한 위기를 대학 간 통합과 연합을 통해 돌파할 생각이다. 교육부가 지방대 육성 정책을 추진할 때 대학이 위치한 지역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안동대가 경북 북부지역의 교육 중심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공공의대 설립도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의대의 정원을 늘리는 것이 돈도 적게 들고 손쉬울 수 있겠지만, 의료낙후 지역에 의료 여건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이 소멸되느냐 안 되느냐를 판가름하는 정주여건은 교육과 의료가 관건이다.” - 안동의 슬로건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이다. 그만큼 자부심이 있다는 뜻인데 안동대 역시 인문학이 특화된 대학으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무리 AI가 발전한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인문학이다. 우리 대학은 인문학과 디지털기술을 융합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또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인문학자를 길러내겠다는 의미다. AI 시대, 인간이 AI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인성이다.”
교육부가 교사의 인사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수업가산점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교원승진 및 보수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 새로운 인사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교원역량혁신추진위원회(추진위)는 지난 3월 30일 1차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들을 논의했다. 이날 교육부가 추진위에 상정한 교원역량혁신 추진계획안에 따르면 수업 잘하는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가칭)수업력 제고 유공가산점을 신설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수업력제고 유공가산점은 공통가산점으로 분류돼, 확정되면 승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디지털교과서 적용을 기점으로 교실수업의 혁명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교육부가 디지털 역량을 수업가산점의 주요 척도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교육부는 추진위 연구·검토를 거쳐 내년에 교원 승진규정 개정을 포함한 인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업가산점의 주요 척도로 디지털 역량 거론 수업을 잘하는 교사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고, 학교교육의 중심을 수업에 두겠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인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챗GPT의 등장으로 교육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커다란 충격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디지털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교사의 수업전문성은 학생 성장과 학교교육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교원단체에서는 교사의 수업력 향상과 이에 대한 보상책을 다양하게 실행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수업·생활지도·교육자료 영역에서의 현장연구대회는 가장 긴 역사를 지닌 수업연구대회이며, 1990년대 교사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시작한 열린교육운동은 교실수업개선 실천사례라는 연구대회를 탄생시켰고, 전국의 수많은 젊은 교사들이 참여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EBS 역시 교육방송 활용 수업연구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2011년 수석교사제가 생기고, 수석교사에게 수업코칭을 자발적으로 의뢰하는 수업성장 욕구가 높은 교사들도 등장했다. 반면 단위학교 수업장학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수업개선에 대한 교사의 노력과 책무는 자율이라는 미명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이 학교현장의 불편한 진실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동료장학과 수업전문성 제고의 노력도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전보 탓에 잦은 구성원의 변화를 초래, 공동체의 체계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수업가산점제의 기대와 우려 그렇다면 교사가 수업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전문성을 갖추어 교실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수업가산점제가 필요할까? 수업가산점제를 실행하게 된다면 교사들과 학교현장은 어떤 반응과 변화를 보일까? 쉽게 재단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수업연구대회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은 수업연구대회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수업고민과 수업실행 과정, 결과물을 정리하며 실질적으로 전문성 신장을 경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연구점수나 가산점을 보상으로 받아 관리자로 승진하거나 수석교사로 선발된 교원들은 수업가산점제 시행에 적극적이다. 반면 우려되는 측면으로는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수업이 전문성이 있는지, 성장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느냐 하는 지적이다. 교실마다 다른 수많은 상황과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수업이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또 수업연구의 보상책이 승진의 도구로 전락한 관행이 되풀이 된다면 수업가산점 역시 수업에 열정을 보이는 교사들에게는 냉소적 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현재 교원 인사제도에서 수업 관련 연구활동에 대한 보상은 연구점수로, 그 외 생활지도나 업무에 따른 실적·근무환경이 열악한 학교에서의 경력은 가산점으로 보상체제가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새롭게 시작되는 수업가산점은 과연 교사의 연구활동으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연구와 관계없이 업무적 접근, 즉 교사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자에게 주는 가산점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또 하나 디지털 기반의 수업전문성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에듀테크 활용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수업을 잘하고 학습지도를 잘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좋은 수업은 교수·학습자료를 잘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사가 성취기준에 적합하도록 교수·학습할 내용을 조직하고, 선정하며, 학생들의 특성과 수준에 맞게 매체를 매칭 하는 디자인 능력이 필요하다. 교실에서의 실행 능력 모두를 포함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과정과 결과를 피드백해 주는 평가영역을 전문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새내기 시절 선배교사들이 현장연구에 참여하면서 수업과 평가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며, 교원단체나 교육 유관기관에서 시행하는 수업관련 연구대회나 공모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물론 학생지도 경험 부족과 연구논문 작성의 미흡함으로 탈락하는 경험도 가졌고, 이를 계기로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며 다양한 연수와 선배교사와의 교류를 통해 하나씩 채워나갔다. 승진을 위한 보상을 얻기 위해 참여했다기보다는 한 해 한 해 학생들과의 수업경험에 대한 정리, 인성교육에 대한 누가기록, 교육자료 제작에 대한 공유를 목적으로 18번의 연구대회에 참여했다. 어떤 선배교사들은 “관리자가 될 생각도 없으면서 왜 그런 활동을 하느냐”고 묻거나 의아해했지만, 이러한 도전은 교사로서의 성장욕구였다. 아니 어쩌면 교사로서 당당하게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은 갈망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수업가산점 제도가 교사와 학교교육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사가 자신의 수업개선을 위해 제도적으로 마련된 다양한 선택지들을 실행하며, 숀이 주장하는 ‘반성적 실천가’로 성장하는 교사가 되는 것이 교육수요자들이 바라는 교사상이 아닐까. 비록 가산점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교사들이 학교교육에서 실천하는 활동들을 정리하여 현장연구에 참여하는 것은 실보다는 득이 훨씬 많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수업성장이라는 목적이 가산점이라는 수단에 매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기를 맞아 미래사회는 변화의 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럴수록 미래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질 것이며, 교육의 중심인 학교에서부터 그 방향을 바르게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경기교육은 ‘자율·균형·미래’의 3대 원칙을 바탕으로 기본과 기초를 갖춘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기초역량과 기본 인성교육 강화, 인공지능 기반 에듀테크 활용 교육 확대, 지역교육협력 플랫폼 구축으로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미래사회에 걸맞은 교육의 방향을 세워가고자 한다. 기초역량의 강화 기초역량은 무엇보다 학생이 갖춰야 할 행복의 중요 조건이다. 향후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초체력을 포함해 의사소통능력·학습력 등 기초역량을 먼저 갖춰야 한다. 경기교육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멘토링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1:1 학습운영, 기초학력학습지원 전문교사 인력풀을 구성해 학생의 기초에서부터 심화에 이르기까지 학습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떨어진 기초체력과 학습, 사회성 회복을 위해 초등 3·4학년을 중심으로 맞춤형 ‘더(T·H·E) 자람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담임교사 중심의 학습지원(Teaching), 신체건강 지원(Health), 사회성 및 심리·정서 지원(Emotion)을 통한 개별 맞춤형 성장 지원 프로젝트다. 또한 체육·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감기 태권도대회 육상대회 등을 재개하고 ‘아빠와의 만남, 아빠와 함께해봄’ 프로그램을 운영해 체력과 인성을 동시에 기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형 IB 프로그램을 통해 정답을 찾는 수업에서 질문에 답을 찾는 탐구수업, 과정중심 피드백 및 논술형 평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관심학교 25교를 운영 중이며, IB 선도 교원양성으로 학생들의 사고력 확장을 위한 수업과 평가를 보다 확산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기본 인성교육 확대 타인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에서 꼭 필요한 것은 기본 인성이다. 새로운 경기교육은 인성교육을 강화해 성장 단계별 인성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인권과 교권의 균형을 위해 교권보호지원센터를 권역별로 확대하고 교육지원청별로 화해중재단을 운영해 학교폭력예방과 갈등의 교육적 해결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격 형성의 결정적 시기인 유아단계부터 인성교육을 위한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초·중·고 대상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자녀교육은 학교와 가정이 모두 관심을 두고 이뤄져야 한다. 가정과 연계한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해 아버지 교실을 운영하고, 자녀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책임 공유, 학부모 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에듀테크 활용 교육 추진 학교현장에서 스마트기기 활용이 보편화된 사회가 되었다.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서는 1인 1스마트기기 보급은 필수다. 경기도교육청은 초3부터 고3까지 스마트기기 보급을 완료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AI 활용 맞춤형 개별학습이 이뤄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의 학습 이해도를 점검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줌으로써 맞춤형 교수·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나가겠다. 에듀테크 활용 교육을 위해 인공지능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하고,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올해 초4·중1·고1에 시범 적용한다.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6년까지 전체 학년에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디지털 활용 확대에 따른 시민교육 강화를 위해 실천학교를 운영하고 학생의 올바른 디지털 시민성 함양 교육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역교육협력체계 구축 오늘날 학교는 지역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교실뿐 아니라 학교 밖의 모든 인적·물적자원이 협력해 소중한 우리 학생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교육활동을 돕는 지역교육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올해 25개 교육지원청과 31개 시·군이 미래교육협력지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한 교육구성원 모두 신청하고 참여하는 지역단위 공유학교 온라인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지자체와 협력해 학교시설 복합화를 추진하고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공문화·체육시설을 설치하는 등 교육의 공공성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 우리의 돌봄은 ‘교육이 있는 돌봄’이다. 돌봄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녀야 하며, 교육이 있어야 한다. 현재 경기도형 늘봄학교 80개교, 257실 4,7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초등 돌봄교실 대기수요 6,914명의 연내 100% 해소를 목표로 함께 노력하고 있다. 경기교육의 변화는 계속 진행 중 경기교육을 받은 학생이라면 자기 나름대로 적성과 진로를 찾아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직업계고 학생 지원을 위해 산학연계 신산업분야의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신기술 분야 하이테크 직업계고 설립을 추진해 학생의 진로와 취업을 돕고 있다. 학생들의 대학 진학정보 제공을 위해 학생·학부모 대상 진학정보 서비스 확대와 교원들의 진로교육 역량 강화에도 힘써 나가겠다. 과대학교·과밀학급 해소는 경기도의 주요 현안이다. 취임 이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제도 시행 이후 최초로 2022년도 하반기부터 3회 연속 중앙투자심사를 100% 통과했다. 교육부와 적극적 협의를 통해 300억 원 미만 학교 신설과 복합화 시설 학교 설립 추진 시에는 중앙투자심사를 면제하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했고, 투자심사 규칙 개정을 반영 중이다. 도청과 협력해 학교용지 부담금 중 120억 원을 과밀학급 해소용 증축 예산으로 확보함으로써 쾌적한 학교 환경개선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맛있고 질 높은 급식 제공도 중요한 과제다. 이에 초·중·고등학교 75개교에 자율선택 급식 모델학교를 운영해 학교현장에 맞는 급식환경을 조성하고, 향후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현장에서 학생을 교육하는 선생님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교원역량 강화와 우수 교원 대상 인센티브를 높이기 위해 교사 연구년제와 수석교사 선발을 부활했다. 교원 석사학위 과정의 예산 지원을 확대해 역량 있는 교원의 연구역량을 높이고 교원 생애 단계별 연수를 운영해 지속적인 자기계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이 밖에도 교육활동 중심 행정지원과 교직원 학교업무 경감을 위한 본청 총괄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지속적인 학교업무 간소화 과제 발굴로 현장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개선토록 노력하겠다. 새로운 경기교육의 원동력은 자율성 자율성을 실행동력으로 할 때 각자의 다양한 역할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자신이 일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주도적으로 실행할 때 책임 있는 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 지난해 취임 이후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자율권을 확대하기 위해 힘써 왔다. 등교시간을 자율화해 학교구성원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 예산 편성의 자율성을 강화해 학교 특성에 맞게 운영비를 편성하고 집행하도록 했다. 올해는 지역교육청 교육장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자율성을 확대해 지역마다 특색 있는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중용에 집기양단(執其兩端)이라는 말이 있다. 양극단을 바로잡아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경기교육은 편향적인 시각으로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자율·균형·미래’의 정책 기조에 따라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교육정책 방향을 추진하겠다. 균형 있는 교육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교육의 본질은 충실하게 지키고, 미래교육을 위해 변화해야 할 정책은 과감하게 변화를 가하겠다. 기존 정책을 아우르며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좋은 정책은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 경기교육이 변화하면 대한민국 교육이 변한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다. 교육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경기교육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기초와 기본을 충실하게 익히고 첨단 에듀테크 활용과 다양한 지역협력 체계를 튼튼히 구축해 미래교육의 중심, 새로운 경기교육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
“교육혁신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세계가 급변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미래의 직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워야 합니다. 교육혁신을 통해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 챗봇의 의견입니다. 교육혁신에 대한 2,000자 칼럼을 써달라고 부탁하자마자 챗봇이 불과 3~4초 만에 뚝딱 써낸 글의 서두입니다. 놀랍도록 논리적이지만 다음 문장이 한층 더 놀랍습니다. “교육혁신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교육혁신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혁신을 위한 노력은 정부·학교·학부모·학생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챗봇은 혁신의 가장 어려운 심리적인 부분마저 예측합니다. 서둘지 말라, 그리고 서로 탓하지 말고 협업하며, 각자 해야 할 부분을 책임 있게 하라고 애정 어린 조언마저 곁들였습니다. 힘든 만큼 좋은 결과도 있을 테니 견디어 내라고 격려까지 합니다. 이 답변에 감탄하면서도 섬뜩하고 초라해지는 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기계가 인간의 생각만이 아니라 마음마저 꿰뚫어 보는 것 같고, 우리를 마치 달래야 하는 어린애로 취급하는 것 같아서입니다. 챗봇이 더 오만해지기 전에 제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퍼뜩 듭니다. 놀라움과 두려움과 수치심은 뒤로하고 냉철하게 현실을 따졌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에는 주판을, 중학생 때에는 T자 모양의 계산자를, 고등학생 때에 처음으로 휴대용 계산기를 사용했습니다. 비록 덧셈·뺄셈·곱셈·나눗셈 기능만 있는 계산기였지만, 그 당시에는 신기한 혁신제품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휴대용 계산기가 학생의 기본 수학실력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우리는 결국 계산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챗봇은 수학만이 아니라 모든 교과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초혁신 제품입니다. 지금은 규제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 역시 교실에 전격 허용될 것입니다. 정답을 추구하는 전통 교육의 종말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챗봇에게 또 물어봤습니다. 그럼 앞으로 교사의 역할이 무엇이냐고요. 답을 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습니다. “챗봇이 더 정교해짐에 따라, 그들은 현재 선생님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는 더 많은 일을 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사는 커리큘럼 설계, 학생 학습평가, 개인화된 지원 제공과 같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측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그나마 존댓말로 답을 해줘서 망정이지 내용은 상당히 매몰찹니다. 챗봇이 점점 교사를 대처할 것이라고 하네요. 교사가 설계와 지원하는 일 위주로 맡게 될 거라는 말은 뒤집어 보면 교실현장에서 퇴출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챗봇이 그렇게 ‘해줄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누가 허락하고 말고를 정한단 말인가요. 누가 누구의 상전인지 헷갈립니다. 아, 제 심사가 많이 뒤틀려 있나 봅니다. 챗봇이 교사를 돕는다는 뜻으로 좋게 해석할 수도 있을 텐데,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제 심정이 불안해진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리 놀라지 않아도 될 법합니다. 챗봇이 뱉어낸 답은 결국 사람들이 여태껏 해온 말과 글의 요약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다 제기한 문제이며 제시한 해결책들입니다. 창의력 교수법, 교육경험 디자인 기술, 개인화된 지원에 필요한 감정코칭 기술과 회복탄력성 기술 확보 등 일부 선도적인 교육자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는 방향이며 시도하고 있는 방안들입니다. 이제는 일부가 아니라 대다수가 실천해야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10년 후에 다시 챗봇에게 물어볼 계획입니다. 한국 교육혁신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가? 아래는 제가 예측하고 기대하는 챗봇의 답입니다. “한국은 교육혁신을 위해서 정부·학교·학부모·학생들이 함께 노력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성공하여 세계적인 모델이 되었습니다.”
도서관보다는 놀이터가 익숙하고, 독서보다는 공놀이를 더 좋아하던 학생이었지만, 사서교사가 된 후로는 여가시간에 독서를 한다. 외출할 때 가방에 책 1권, 혹시 모르니 1권 더 챙긴다. 여행 갈 때는 여행지에서 읽고 싶은 책을 캐리어에 넣는다. 취미란에 한 번도 독서를 적어본 적 없던 사람이지만 이제는 책과 함께하는 삶을 산다. “선생님 책 추천해 주세요”라는 말에 자신 있게 책을 골라주는 나를 보며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뛰어놀던 아이에서 책을 읽는 사서교사가 되었다.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되었고 학생들에게도 경험시켜주고 싶다. ‘사서교사는 어떤 수업을 하면 좋은가?’ “사서교사는 무슨 일해요?”, “수업도 하나요?” 사서교사가 되고 꽤 많이 받은 질문이다. 아직 사람들에게 사서교사라는 직업은 생소하다. 참고서비스뿐만 아니라 수업도 한다니. 어떤 수업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건 사서교사인 나에게 늘 숙제 같은 일이다. 교과서와 정해진 시수가 없는 어려움은 있으나 어떤 주제로든 독서수업을 계획할 수 있다. 나의 독서수업 운영 큰 주제는 ‘도서관과 친해지기’이다. 세부주제는 수업시수나 학년별로 달라지겠지만, 도서관과 책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도서관을 친숙하게 생각하고 책 속에서 여러 가지 답을 찾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성인이 되었을 때 수업내용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거쳐 간 학생들이 독서수업과 책, 사서교사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이 남아있게 된다면 나는 그 정도에 만족하기로 하였다. 수업의 실제 ● 좋아요, 싫어요, 재미있었어요. 말고도 다양한 감정표현이 있단다. 감정표현은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조절하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른 감정을 구별하고 표현하는 단어를 풍부하게 익힌다면 내면이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되어 그림책 심리학회 학술대회 참여, 자기 사랑법 연수 수강을 하면서 자기감정을 바로 보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 좋은 걸 어릴 때부터 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왜 그때는 감정수업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2015년 이후로 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서교사로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에 하태완 상담교사(단양 상진초)와 협력하여 6차시에 걸친 감정수업을 계획했다.[PART VIEW] ● 1차시 1·2차시에는 다양한 감정표현을 이해하는 수업을 한다. 이토록 많은 감정표현이 있다는 걸 아이들은 감정수업을 통해 배우게 된다. 도입단계에서 오늘의 신체점수와 마음점수를 손으로 표현하고, 옥이샘의 감정툰 출석부를 이용하여 하루의 감정을 나눈다. 6차시 동안 자연스럽게 나의 감정에 대해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컬러몬스터를 읽은 후 모둠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의 감정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무슨 색깔인지, 여러 감정이 섞여 있지 않고 감정을 정리해서 한 가지 감정을 하나의 병에 넣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있었던 경험, 자신이 자주 쓰는 감정은 무엇인지, 내 보관병에 담고 싶은 감정은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긍정적·부 정적 감정을 느끼는지 모둠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 2차시 2차시 감정은 무얼할까? 그림책을 읽으며 더욱 세분하여 다양한 감정에 대해 알아본다. 책에서 감정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보고, 등장인물 표정도 세심하게 관찰한다. 책을 읽은 후 마음에 드는 감정에 대해 짤막히 발표하는 시간도 가진다. 1~2차시 동안 배운 여러 가지 감정표현이 아직은 낯설 수 있기에 아이들이 직접 입으로 감정단어를 내뱉을 수 있도록 감정카드를 활용하여 게임을 한다. 첫 번째는 감정 빙고게임이다. 5×5 빙고판에 단어를 적은 후 빙고게임을 한다. 단순하지만 단어를 익히는데 이보다 좋은 놀이가 없다. 두 번째로는 감정툰 뒷면 보고 감정 맞히기 게임이다. 감정툰 카드를 뒷면이 보이게 쌓아 놓는다. 제일 위에 놓인 카드의 뒷면 문구를 보고 그 카드가 나타내는 감정을 맞춘다. 정답을 맞히면 그 카드를 획득한다. 카드를 제일 많이 가져간 모둠원이 게임의 승자가 된다. 1~2차시 수업만으로도 변화가 찾아온다.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감정단어를 활용하여 표현하는 모습을 금방 볼 수 있다. 감정카드를 활용한 다양한 놀이방법은 아이스크림몰 옥이샘의 감정툰 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 3차시 감정 중에서도 분노에 해당하는 ‘화’라는 감정의 속성을 이해한다. 화가 날 땐 어떡하지?라는 그림책에는 화라는 감정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을 돕고, 더 나아가 스스로 화를 가라앉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특히 이 책에는 사소해 보이지만 아이들이 바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예시들도 나와 있어서 책을 읽은 후 모둠별로 ‘화’가 나는 상황, ‘화를 가라앉히는 법’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하기 수월하다. 모둠별로 앉아서 각자 화가 나는 상황을 알아보고 대형 포스트잇에 적어본다. 화가 났을 때 나는 어떻게 변하는지, 상황에 따른 해결법도 적는다. 브레인스토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둠원이 아이디어를 냈을 때 비판하지 않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 4차시 우리는 한 사건에 하나의 감정만 느끼지 않는다. 감정이 엉켜서 이유 없이 화가 날 때는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이성적으로 감정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화가 나는 상황을 깊게 들여다보며 시간 순서대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 4차시에는 대형 포스트잇에 적었던 ‘화가 나는 상황’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정을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언니가 내 라면을 한 입 뺏어 먹었을 때 들었던 감정을 시간 순서대로 표현하면, 미리 라면을 먹겠냐고 물어봤는데 안 먹겠다던 언니가 라면을 먹어서 첫 번째 느낀 감정은 ‘짜증남’, 언니라는 이유만으로 한 입을 줘야 해서 두 번째 느낀 감정은 ‘억울함’, 언니가 맛있게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사줘서 느낀 세 번째 감정은 ‘행복함’.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감정변화를 표현한다. 학생들이 감정표현을 할 때 되도록 3가지 감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이 쉽게 붙이고 뗄 수 있도록 옥이샘의 감정툰 카드에 나온 감정단어를 라벨지에 프린트하여 나누어 준다. 시간 순서대로 감정 정리하기 활동을 할 때 감정카드를 중앙에 펼쳐놓고, 시간 순서에 따른 감정카드를 가지고 와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정리한 후 모둠원에게 위의 예시처럼 설명한다. 발표자의 이야기를 들은 모둠원은 친구가 선택한 감정을 제외하고도 느꼈을 감정이 있다면 감정카드를 골라 발표자에게 건넨다. 감정카드를 건넬 때는 자신의 감정카드를 고른 이유도 같이 말한다. 발표자가 모둠원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감정을 돌아본다. 감정카드의 감정을 느꼈다면 내가 선택한 카드와 함께 놓아두고 아니라면 제자리에 놓는다. 최종적으로 감정카드 나열이 끝났다면, 감정단어 라벨지에서 해당 감정을 찾아서 대형 포스트잇 내 상황 옆에 붙여준다. 그런 후 내가 고른 감정카드는 가운데 놓아둔다. ● 5차시 3~4차시 동안 모둠끼리 나눈 대화를 정리한 대형 포스트잇을 교실 곳곳에 붙인다. 갤러리워크를 하여 다른 모둠원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두 가지 색깔 하트 스티커를 준비한다. 먼저 분홍 스티커 3개를 제공한다. 갤러리워크를 하면서 친구들의 결과물을 확인한다. 화가 나는 상황에 대한 글을 읽고 공감되는 부분에 스티커를 붙인다. 두 번째는 초록 스티커 3개를 제공한다. 한 번 더 갤러리워크를 하면서 화를 다스리는 자신만의 방법을 읽는다. 화를 다스리기는 방법 중 공감이 되는 부분에 초록 스티커를 붙인다. 갤러리워크가 끝이 나면 스티커가 붙은 ‘화가 나는 상황’과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한 번씩 읽으며 전체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 ● 6차시 스토리텔링 카드와 사티어의 의사소통유형 간이검사를 활용한 상담수업을 진행한다. 다양한 감정표현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감정변화에 대해서도 배웠으니 스토리텔링 카드를 이용하여 상황을 상상해 보고, 그 상황에서 등장인물이 느낀 감정에 대해서도 브레인스토밍해 본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이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배려할 수 있다. 독서수업을 하면서 종종 ‘내가 계획했던 대로 수업이 진행되었으면’ 하는 초조한 마음에 학생들의 행동을 나도 모르게 통제할 때가 있었는데, 상담교사는 수용적으로 아이들의 아이디어를 들어주고 아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어떤 이야기를 하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상담교사 덕분에 아이들은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자기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상담교사가 학교에 필요한 이유를 함께 수업하며 더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사티어의 의사소통유형 간이검사를 통해 자신은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의사소통 중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볼 수 있다. 검사 해석을 분석하는 단계에서 자신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고 결과를 참고하여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개선해 나간다면 더 나은 의사소통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수업정리단계에서는 6차시 동안 감정수업을 한 소감을 발표하고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감정을 하나씩 골라본다. 막대사탕에 마음에 드는 감정을 붙이고 우울한 날에는 당을 충전하며 마음에 드는 단어를 마음속으로 세 번 외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비록 짧은 6차시 수업이었지만 감정수업이 진행되었고 앞으로 생활지도를 할 때도 감정 그림책이나 감정카드를 활용한다면 아이들은 자기 표현력이 높은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전래동화 영화감독이다! ‘적서를 적시에 적자에게’ 개개인에게 의미 있는 책이 되기 위해서는 시기에 맞는 책, 다양한 수준과 개성에 맞는 책을 골라 읽도록 해야 한다. 사카모토 이치로가 개발한 독서 흥미의 발달단계에 따르면 초등학생(8세~12세)에게는 옛날이야기·우화·생활동화·신화·전설·모험·감상소설·과학이야기·소년소녀문학·가공이야기 등의 자료를 읽도록 유도해야 한다. 요즘 들어 옛이야기·전래동화 등을 알고 있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 스스로 전래동화를 찾아 읽기란 더 어렵다. 학생들에게 전래동화를 재미있게 읽을 방법을 고민하던 도중 예능 시베리아 선발대에서 배우들이 했던 ‘할리우드 골든 에이지’ 보드게임이 생각났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보드게임 참가자가 제작자가 되어서 배역에 맞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임이다. 이 보드게임을 각색하여 전래동화 충무로 보드게임을 만들게 되었다. ● 1차시 1차시에는 전래동화 읽기의 중요성, 전래동화 영화 보드게임 제작에 대해 안내를 한다. 도서관에 있는 전래동화를 수집할 수 있게 도서관 소장 도서목록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도서를 선정한다. 한동안 전래동화를 읽지 않은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책이다. 그러므로 1~2차시 동안 전래동화에 푹 빠질 수 있는 온 책 읽기 시간을 가진다. 자유롭게 읽는 시간을 주면 성실하게 책을 읽는 학생도 있지만, 공상에 빠지는 학생도 속출한다. 그럴 경우를 대비하여 1차시에는 릴레이 독서(윤독)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선정한 책을 속독하여 읽는다. 조금의 긴장감을 주기 위해 책은 돌려 읽는다. 내 앞에 책이 쌓여 갈수록 아이들은 속도감 있게 책을 읽는다. 단 정확한 읽기가 안 될 수 있으므로 2차시에는 정독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또한 릴레이 독서 중 정체구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적절한 자리 배치가 필요하다. ● 2차시 1차시에 읽은 책 중 모둠별로 각기 다른 4권의 도서를 선정하여 다시 읽는다. 1차시에는 속독을 했다면 2차시에는 정독을 하며 깊게 읽는 시간을 가진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게 읽은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인다. 이야기 전개와 사건·등장인물 등 흥미로운 부분을 표시해 놓으면 수업 말미에 모둠원과 토론할 때 막힘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수업 후반부에 모둠별로 보드게임으로 만들고 싶은 이야기 3가지를 고른다. 어떤 점이 인상 깊었는지, 왜 영화로 만들고 싶은지 모둠원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최종 결정을 한다. ● 3·4차시 3·4차시에는 모둠별로 고른 3가지 이야기를 분석한다. 이야기별로 등장인물을 파악하고, 주연과 조연 배역이 몇 명 필요한지 모둠원과 상의한 후 등장인물 수를 정하고, 본인들이 느낀 등장인물의 특징을 정리한다. 캐스팅 미스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등장인물의 특징을 정리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특징을 정리할 땐, 긴 글을 써야 하는 활동지의 경우 학생들이 막막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1~2문장을 쓸 수 있는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편이 좋다. ● 5차시 5차시에는 캐스팅을 위해 배우를 물색한다. 어떤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적합할 지 모둠원과 상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직접 감독·스태프·작가가 되어 진지하게 한국 배우들을 조사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본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 아직 만 10~11세인 학생들에게 한국 영화의 벽은 높은 편이니 각종 드라마·영화 예고편을 보며 충분히 조사한다. ● 6차시 5차시에 예고편을 본 후 배우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면 6차시에는 전래동화 3편에 필요한 배역 후보를 뽑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모둠원들이 생각했던 배우는 누구인지, 적합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지 토론을 한 후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한 등장인물에 후보 3명을 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1편의 전래동화 영화에 5명의 배역이 필요하다면 배우 15명을 후보로 정하면 된다. ● 7차시 7차시는 보드게임을 실행하기 전 준비단계이다. 선정한 배우의 연기력·작품 등을 고려하여 1~3점의 별점을 정하고 직접 선정한 전래동화 각본, 제작 타일, 경매에 필요한 돈, 트로피 등 각종 활동지를 제작한다. 보드게임 사용방법을 익히는 시간도 필요하다. 보드게임·규칙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게임 진행이 원활하고 흥미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처음 접해보는 보드게임이라 낯설 수 있겠으나 여러 번 게임을 하다 보면 금세 자신들이 만든 전래동화 충무로 게임에 익숙해진다. ● 8차시 8차시에는 보드게임을 활용하여 직접 영화감독이 되어 본다. 보드게임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보드게임 방법 1. 각 참가자는 4개의 각본을 가지고 시작한다. 각본에는 최소 각본 가치 별점이 부여되어 있다. 장르별 색깔이 다르다(빨강: 코미디/ 파랑: 모험/ 초록: 드라마). 2.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제작 타일. 주사위를 굴려 해당하는 숫자만큼 지퍼백에서 제작 타일을 꺼낸다. 경매 낙찰이 되면 원하는 제작 타일을 가져올 수 있다(단, 경매 낙찰 후 가져온 제작 타일을 각본에 한 번 붙이면 다시 뗄 수 없다). 3.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사용되는 돈은 각 참가자가 12억을 소지하고 게임을 시작한다.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서 사용되며 경매 낙찰에 쓰인 돈은 나머지 참가자가 1/n 씩 나눠 가진다. 딱 떨어지지 않는 금액은 참가자들이 가위바위보 하여 이긴 사람이 가져간다. 4. 완성된 영화에는 평점을 붙인다. 최소 각본 가치 + 제작 타일 점수 = 영화 평점이다. 만일 평점이 8점인데, 먼저 8점을 가져간 사람이 있다면 한 점수 아래 평점인 7점을 가져가야 한다. 5. 참가자 인원만큼 경매가 진행되었다면 한 라운드 종료. 한 라운드가 끝나고 완성된 영화 평점을 확인하고 라운드별 최고 영화상 시상(5점)을 한다. 1~3라운드까지 라운드별 최고 영화상(5점)을 수여 받을 수 있다. 6. 마지막 라운드까지 끝낸 후 최고 영화상(10점), 최악 영화상(-10점)을 수여한다. 평점이 높은 각본에는 최고 영화상, 최저 평점 각본에는 최악 영화상을 수여한다. 7. 완성된 영화 점수 + 라운드 최고 영화상(5점) + 최고 영화상(10점) + 최악 영화상(-10점)을 합산하여 가장 높은 점수의 참가자가 천만 관객 영화를 제작한 감독이 된다. 직접 이야기 선정, 제작과정을 거치고 보드게임까지 해 본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아이들은 앞으로 작품을 접할 때, 소비자이지만 생산자의 안목을 가지게 되어 작품을 분석하게 될 것이다. 한국영화나 한국드라마를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 소비자가 아닌 비평하며 볼 수 있는 건강한 문화인이 되길 바란다.
음악선택 과목 속 이상하고 특이한 과목 1학년 입학 직전, 본교 신입생들은 약간의 고민에 빠진다. 자유학기? 자유학기라는 말도 생소한데 이것저것 수업을 선택하라고 한다. 그것도 영역별로. 게다가 음악은 노래하고 악기 연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학생들은 “음악인데 왜 산업 어쩌고 하는 수업을 해요?”라며 “선생님! 이거 기술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그러면 왜 음악교사가 에듀테크에 문을 두드렸을까? 음악은 고대 인류에서부터 역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어 왔기에 방대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배워야 할 가치가 충분한 것들이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 특히 본교와 같은 남학생들의 경우 일상에서 즐기는 음악의 95% 이상은 만들어진 지 채 30년이 되지 않은 음악, 곧 대중음악·전자음악이다. 여기서 이제 교육철학적 갈등이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클래식음악)를 먼저 가르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이 살고 있는 근간 세계의 산물(대중음악·전자음악)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줄 것인가. 나는 후자를 택했다. 그렇게 탄생한 ‘음악으로 만나는 4차 산업혁명’ 4년 전쯤에도 같은 고민으로 ‘대중음악여행’이라는 수업을 운영하면서 대중음악의 역사·장르·산업 등을 다룬 적이 있었다. 17강이 끝난 후 어떤 학생이 “그런데 대중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요? 저 같은 학생은 못 만드는거에요?’라는 질문을 했다. 불현듯 그걸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학기 수업을 들으면 자신만의 전자음악을 만들 수 있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수업 아닌가. 그 대신, 차근차근 돌다리를 하나씩 건너가서 만들어 보자! [PART VIEW] 기획의도와 계획은 완벽(?)했다. ‘음악수업인 듯 정보수업’ 같은 묘하고 이상한 과목, 난 우리 학교 학사운영에 맞게 18차시에 걸쳐 표 1과 같은 수업을 계획했다. 이 과정을 이수한 학생 중 몇 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음악동향을 설명할 수 있고 간단한 자신만의 전자음악 정도는 완성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인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수업의 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강대상을 ‘스마트폰 혹은 패드가 있는 학생’으로 한정했고, 학교에서 지급한 디벗기기인 ‘크롬북’도 활용하였다. 처음 이 운영내용을 받아 든 자유학기 담당교사도 “이거 음악선택 맞아요?”라고 물었으니, 학생들은 더 당황스럽기도 했을 듯하다. 막상 수강생들을 받아보니 생각보다 전자음악이나 스마트폰 악기 연주 등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에 더 자신감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각 차시의 수업주제를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산업혁명과 음악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서 음악은 일부 계층의 산물이었고, 현대 사회에서 일반인들이 음악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모두 산업혁명과 산업발달에 따른 것이므로 이 역사와 이에 따른 음악의 발달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 이 수업을 통해 산업이 발달할 때마다 음악이 어떤 흐름으로 바뀌어왔고, 이에 따라 음악산업은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각 산업혁명 시대별 주요 특징은 표 2와 같다. 2) AI와 음악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후 음악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AI를 채택하고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사례와 이에 따른 사회적 변화로 AI 음악가(AI 바이올리니스트, AI 피아니스트, 로봇지휘자) 등을 알아보았다. 3) AI를 이용한 작곡 인공지능 플랫폼 중 ‘AIVA’를 활용하여 각 모둠별로 3분가량의 곡을 만들어 보았다. 이러한 AI 작곡 플랫폼이 어떠한 구성논리로 제작되었는지 이해하고, 본인들이 선택한 장르에서 다양한 옵션을 선택하여 곡을 만들고 이를 학생들과 공유하였다. 이러한 실음 작곡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AI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표 3은 AI 작곡을 통해 학생들이 느낀 점을 작성한 것이다. 4)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이해 대표적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Youtube)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을 통해 공유 산업의 나아갈 방향과 저작권 문제를 고민해 보기 위하여 크롬북을 활용하여 모둠별로 주제를 선정, 함께 자료를 만들고 발표수업을 진행하였다. 5) 스마트폰 악기 실습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다양한 악기를 연주해 보았다. 특히 ios의 Garage band와 android의 Walk band를 활용하여 악기 연주 및 간단한 음악 만들기 실습을 할 수 있었다. 6) 전자음악 작곡 실습 ‘Bandlab’이라는 웹 DAW를 통하여 잘게 쪼개져 있는 음악 재료들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믹스하여 개성있는 전자음악을 만들어 보았다. 음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제 소리가 나는 형태로 음악을 만들어 보니 학생들은 더 신기하게 느끼며 흥미를 가졌고, 수업 후 가정에서 스스로 더 많은 음악을 만들어 본 후 교사에게 자랑하는 학생도 있었다. 7) 음악과 코딩 코딩 프로그램 ‘Scratch’로 간단한 동요를 실제 음악으로 만들어 보았다. 본교 정보교과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기에 학생들이 보다 수월하게 과제를 수행해 낼 수 있었고, 교과연계학습도 가능하였다. 또한 전문 사운드 프로그래밍 언어 ‘Sonic pi’를 활용하여 새로운 소리들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통해 프로그래밍 개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실 Scratch 활용 부분은 대부분의 학생이 수월하게 해냈으나, sonic pi의 경우 Synths, Loop, FX, bpm, note 등 학생들에게 생소한 용어, 음의 입력을 ‘도레미’가 아닌 각 주파수에 해당하는 숫자를 기입하여 표시하는 등 깊은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모르는 것’을 만나러 가는 수업 요즘 학교 수업은 선행학습 때문에 학생들을 흥미 있게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다소 어렵다. 때문에 이 과목의 수업을 계획하면서 학생들이 음악 관련해서 과연 ‘모르는 것’이 무엇일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물론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학교 수업에서 다시 다루는 것 역시 매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음악이 연주나 감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많은 것들과 연결되어 있고, 음악 관련 일은 꼭 음악전공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음악의 경우 전공자의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학생들은 ‘나는 음악이랑 관련 없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음악관련 시장을 보면 연주 관련 분야를 제외하고는 비전공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고마워 ‘디벗’, 칭찬해 ‘오픈소스 프로그램’ 이 과목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지급된 ‘디벗’기기(본교의 경우 크롬북)가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컴퓨터실은 정보수업만으로도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크롬북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했던 활동의 반 정도는 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목 이름처럼 ‘음악으로 4차 산업혁명’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정보화기기 없이 책상에서 칠판을 보는 것만으로는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악보를 직관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악기를 통해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전문 악보 사보프로그램인 ‘Finale’를 사용하고 싶었는데 컴퓨터 1대당 라이센스를 지불해야하고, 해당 금액이 10만 원 이상이기 때문에 불가능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AIVA, Bandlab, Scratch, Sonic pi 등은 누구나 사용 가능한 오픈소스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활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크롬북은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없다는 점이, Sonic pi의 경우는 온라인수업을 할 수밖에 없어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다(사실 전자음악에 대한 기본 개념을 알기에는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사실 나는 컴맹에 가까울 정도로 정보화기기에 어둡다. 그런데 어떻게 정보수업에 맞먹는 이런 수업을 할 수 있었을까? 어떤 수업이든, 어떤 교사든 당연히 수업연구를 하겠지만 나의 경우 가르칠 정도가 되기 위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찾아보고 스스로 배웠다. 맨날 스트레스 받고 낑낑대는 나를 보며 ‘굳이 그렇게까지?’라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았고, 나 역시 대체 왜 이러고 있나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전자음악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들려주면서 “아 이건 진짜 BTS 줘야 해, 빌보드 가야 해”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냥 좋았고, 나 자신 역시 수업을 위해 배우면서 많이 성장하는 것 같아서 뿌듯했다. 결국은 내 만족인데, 내가 만족하고 자신 있는 수업은 학생들에게도 보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음악이 음악과목 같지 않고 이상하지만, 들을 때마다 모르는 이야기가 잔뜩이라서 뭔가 어렵고 힘들지만, 다 듣고 나면 굉장히 재미있는 수업! 아마 대부분의 선생님도 시도하면 분명히 될 것이다. 컴맹인 나도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을 한 학기 동안 했으니 말이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뉴진스의 하입보이 작년 최고의 인기곡 중 하나는 가수 뉴진스(NewJeans)의 ‘Hype Boy’일 것이다. 교실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교실에서 질문만 하면 ‘뉴진스의 하입보이요’ 대답과 함께 그 춤(?)을 추는가 하면, 졸업식 날에는 Hype boy로 춤을 추며 입장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좋아하는 가수들의 음악에 빠져있는 동안 나도 뉴진스 제작자 민희진 대표에게 푹 빠져있었다. 민 대표의 인터뷰를 3번이나 정독했는데 ‘인간으로서의 나’와 ‘교사로서의 나’에게도 자극이 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개인적으로 영감을 많이 얻은 인터뷰 부분을 소개한다. “나는 공식을 깨고 싶은 사람이다. …(중략)… 시장에 다양한 생각이 출몰하길 바란다. 아이돌에게 관심이 없던 아트디렉터 출신이 만든 일이다. 여기 시사점이 있다.” “궁극적으로 내가 뭘 하려고 하는지, 뭘 말하고 싶은지, 그래서 이 일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에 대해 공들여 설명한다. …(중략)… 불어 넣고 끌어내고, 그리고 그것들을 의도대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방향키를 운전하는 것이 나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이다.” 출처: http://m.cine21.com/news/view/?mag_id=101903 어떤 것을 총괄하여 제작하는 프로듀서라는 직업은 리더로서 필요한 모든 자질이 담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목표·방향성·확신·포용성·단호함·모험성 등등. 수많은 단어와 가치들이 떠올랐고,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경험하고, 추구했으면 하는 가치들과도 맞닿아 있었다. AI 교육의 세 가지 측면 ‘Preparing AI should be an integral part of leaning about AI(인공지능을 준비하는 것은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에 필수적인 부분이어야 한다).’ 인공지능 대학원에 입학하고 졸업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고민한 질문들이 있다면 인공지능 교육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인공지능을 통해 어떠한 역량을 기를 것인지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런 질문들 속에서 ‘2021 인공지능(AI) 기반 미래교육’ 서울교육정책포럼에서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웨인 홈즈(Wayne Holmes) 교수의 기조강연 연설이 개인적으로 크게 기억에 남는다. 웨인 홈즈 교수는 AI 교육을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하였다.[PART VIEW] ① learning with AI(인공지능을 통한 학습지원): 학생 지원, 교사 지원, 시스템 지원 ② earning about AI(인공지능에 대해 배우는 것): 인공지능의 작동 방식, 만드는 방법, 인공지능 테크닉과 기술들 ③ Preparing AI(인공지능에 대비하는 것): 우리가 인공지능과 어떻게 살아갈지, 인간적 가치를 어떻게 포함시킬 것인지 질문하는 것 웨인 홈즈 교수가 추구하는 인공지능 교육은 3번을 지향하고 있었다. ‘Preparing AI’라는 문구를 단순히 인공지능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이미 인공지능 시대는 왔는데 대비하는 게 중요한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잘 읽어보면 앞으로 인공지능과 어떻게 살아갈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과 어떻게 살아갈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은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인공지능을 직접 경험하며 유용함과 편리함을 느껴보고, 인공지능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까지도 고민해 볼 수 있는 총체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 프로듀서 꿈꾸기 프로젝트 수업 만들기 인공지능 교육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고민 속에서 ‘K-POP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수업주제로 활용한 가수 프로듀서 꿈꾸기 프로젝트 수업을 계획하게 되었다. 본 수업은 인공지능 교육으로써 아래와 같이 3가지 측면에 집중하고자 하였다. 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정해진 시간 안에 빠르고 쉽게 아이디어 얻기 및 결과물 만들기 ② 사용한 인공지능 기술의 장점과 문제점 찾아보기 ③ 인공지능 기술의 앞으로의 발전방안 동시에 진로교육으로서 ‘가수 프로듀서’라는 주제로 프로듀서가 하는 일을 살펴보며, 어떤 것을 책임지고 만든다는 것의 의미·가치를 깨닫는 수업을 만들고자 하였다. 수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표 1과 같다. ● 활동 ① _ ‘K-POP 프로듀서’라는 직업세계 탐구하기 프로듀서는 줄여서 PD라고 불리는데 방송 프로그램의 모든 제작과정을 지휘하여 완성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을 칭한다. 학생들과 함께 프로듀서란 무엇을 하는 직업일지 학생들의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 나눈 후, ‘그렇다면 K-POP 프로듀서는 무엇을 하는 직업일지’ 질문하였다. 학생들은 아이돌들을 키우는 사람, K-POP을 만드는 사람 등 다양한 답변을 했다. 뉴진스 프로듀서인 민희진 대표의 인터뷰1를 보며 ‘K-POP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표 2 참조). 프로듀서라는 직업에서 시작해서 ‘K-POP 프로듀서’를 알아보는 질문으로 점점 좁혀가며 수업을 진행하였다. 마지막 발문에서 학생들이 거의 답변하지 못하고 가장 어려워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가이드를 제시해 주었다. 가수를 어떤 느낌과 분위기로 제작하고 싶은지,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은지, 가수 이름은 무엇으로 하고 싶은지, 어떤 굿즈(아이템)를 만들고 싶은지 등을 고민해 보도록 하였다. 학생들과 논의 끝에 4가지 항목(콘셉트·음악·이름·굿즈)을 정하고 제작해 보기로 하였다. 학생들에게 “프로듀서가 해야 할 일은 훨씬 많지만, 우리는 간접체험을 하는 것이고 시간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4가지 항목만 정하는 것”이라는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이 부분에서 인터뷰 내용을 돌아보며 ‘K-POP 프로듀서’의 직업가치에 관해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활동 ② _ ‘K-POP 프로듀서’가 AI를 만난다면? 활동 ③ _ AI 챗봇을 활용하여 아이디어 얻기 본 수업의 ‘K-POP’과 ‘프로듀서’라는 주제를 6차시라는 시간 안에 체험하기 위해서 ‘빠르게, 많고, 다양한 것’을 생성해 주는 AI를 사용하기로 했다. 요즘 크게 주목받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이용자의 특정 요구에 따라 결과를 생성해 내는 AI)’ 플랫폼을 사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챗GPT(ChatGPT)가 18세 이상(부모 동의 13세 이상)이라는 연령 제한이 있고, 어린 학생들에게 GPT 모델을 노출시키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지 고민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GPT 모델(카카오톡 Askup)에게 물어볼 질문만 만들고, 질문은 교사가 한 후, GPT의 답변을 다시 학생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수업단계는 표 3과 같다. AI 챗봇으로 카카오톡 아숙업(Askup)을 사용한 이유는 대부분의 학생이 카카오톡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친근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아숙업에게 물어볼 질문만 만들고 교사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AI 챗봇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잘 질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이 질문을 직접 만들어 보고 친구와 비교하는 활동을 통해 가장 좋은 질문을 찾도록 하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급격하게 발전한 다양한 AI 기술이 언제, 어떻게 사용되면 좋을지 등에 관한 활동은 시간을 충분히 잡고 더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다. ● 활동 ④ _ 음악 작곡 AI(AI AIVA)를 활용하여 원하는 음악 선택하기 AI AIVA는 음악 작곡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곡을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한 프로그램으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곡을 만들어 준다.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빠르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음악을 작곡해 보는 활동에 활용하였다. 구글 로그인만 된다면 누구나 쉽게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AI AIVA가 만들 수 있는 음악 스타일이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충분히 탐색할 기회를 주고,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계획했던 것보다 학생들이 곡을 고르는 과정이 꽤 오래 걸렸다. 대부분의 학생이 너무 선택지(선택할 수 있는 페이지가 13쪽)가 많아서 하나를 고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들은 원하는 스타일의 곡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수업을 계획할 때 음악 장르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원하는 곡을 고르게 한 부분이 선택을 어렵게 했던 것 같다. 추후 수업에서는 페이지 범위를 줄여주거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음악 장르의 다양성을 느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또한 AI를 사용할 때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부분도 추후 활동으로 연결하면 좋을 것 같다. ● 활동 ⑤ _ 가수 프로듀서 꿈꾸기 PPT 만들기 가수 프로듀서 꿈꾸기 PPT 만들기에서는 ‘캔바(Canv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캔바는 본교에서 사용하는 구글 클래스룸과도 연동되어 학생 계정을 초대하기 쉽다. 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캔바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기에 기본적인 부분은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활동에서 새롭게 소개한 캔바의 기능은 AI 이미지 생성 기능인 Text to image이다. 원하는 이미지를 설명하고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하면 설명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 그만큼 구체적인 설명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 기능은 무조건 쓰는 것이 아닌 필요에 따라 PPT를 완성할 때 쓸 수 있게 하도록 하였다. 다만 AI AIVA와 마찬가지로 캔바의 Text to image 기능을 활용할 때도 학생들은 비슷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원하는 것이 잘 안 나온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 활동 ⑥_ 제작 자료 발표 및 공유하기 및 소감 나누기 먼저 학생들의 결과물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지닌 가수를 콘셉트로 정한 뒤 한국적인 소리가 나는 음악과 태극기 굿즈를 발표하기도 하였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반영한 ‘야구하는 4인조 여자그룹’, AI 챗봇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여름에 어울리는 남자그룹’, ‘우주 느낌의 가수’ 등 자신만의 가수를 제작한 결과물을 발표 및 공유하였다. 발표를 마친 뒤 ‘K-POP 프로듀서’라는 직업에 관한 학생들의 생각을 간단히 나누었다. 프로듀서라는 직업이 정말 쉽지 않고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 나는 재미있게 만들었지만, 사람들의 인기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 등 다양한 소감 및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 활동 ⑦ _ 사용했던 AI의 장점, 보완할 점 생각해 보기 사용했던 다양한 AI 프로그램의 경험을 바탕으로 AI의 장점, 아쉬운 점, 보완할 점을 간단하게 포스트잇에 적어보게 하였다. 이 부분과 관련된 활동은 해당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시간 관계상 간단하게 생각을 적고 발표한 뒤, 마무리 했다. 하지만 추후 다른 수업으로 더 확장시켜 토의·토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학생들은 AI의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원하는 것이 잘 안 나왔다’라고 답했다. 그만큼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는 ‘잘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어떤 질문을 던져야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고,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한 주제로 새로운 수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업 성찰하기 앞서 수업의 구체적인 활동내용을 적으며 수업에서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언급했지만,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본 수업의 전체적인 성찰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자 한다. 이번 수업에서 의미가 있었던 점은 교사가 보고, 읽으며 경험한 모든 것들이 수업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과 인공지능 교육을 공부하며 가졌던 고민이 본 수업을 준비하면서 조금은 답을 찾았다는 점이다. 아쉬웠던 점은 정해둔 시간에 쫓겨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계획단계부터 활동에 너무 많은 욕심을 내어 프로듀서라는 직업이 가져야 하는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눈다거나, AI 프로그램의 사용방법을 단계별로 살펴보며 다양한 활용방안을 탐구한다거나, 사용한 AI의 보완할 점을 고민해 본다거나 하는 등의 활동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하지만 수업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성찰이 교사로서의 나를 더 단단하게 성장시킬 것이라 믿는다. 다음에는 훨씬 더 좋은 수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들어가며 학교자치, 교육자치, 학교 민주주의, 학교 자율경영, 학교자율화 등 그동안 학교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시대와 현장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1999년, 학교에 자율성을 보장하여 단위학교가 주체되어 학교교육과 관련한 핵심적 의사결정을 하는 학교단위 책임경영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학교자율화 정책이 시작된 지 20여 년이 되었음에도 2018년 OECD 국제통계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학교교육체제 내에서 학교가 차지하는 의사결정 비율은 OECD 평균인 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로 나타났다(박은주, 2021). 이제 미래사회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고, 미래학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다양성·유연성이다. 학습자의 특성과 요구, 지역의 실태 및 개별학교의 특수성에 맞춰진 ‘학교자율운영’은 큰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학교자율과 학교자율역량의 의미와 교육공동체가 함께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학교자율운영을 위한 실천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자율의 의미 김용(2022)에 의하면 1990년대 중반 학교단위 책임경영제, 학교자율화 정책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학교자치가 학교 변화로 주목받았던 것은 모두 ‘자율’을 중심에 둔 것이라고 한다. ‘자율’은 ‘자율화’ 또는 ‘자율성’이라는 개념으로 활용된다. 학교자율은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로부터 개별학교로 교육에 관한 법적·정치적·행정적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다. 이는 ‘권한이 이양된 상태’의 의미이나 학교자율은 ‘변화’를 내포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즉 자율성을 갖춘 학교에서는 학교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이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게 되고, 학교구성원들이 스스로 교육과정을 결정하는 자율공간으로서의 학교 변화를 의미한다. 학교자율은 결국 학교운영 효과성과도 연관이 있다. 다양성과 선택권이 확대되고, 질 높은 교수·학습을 고무하게 되어 성장의 기제라는 것이다.[PART VIEW] 학교자율역량의 강화 원리 자율역량이란 특정한 상황이나 맥락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요구들을 개인의 사회·심리적 특징을 동원하여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의미한다(소경희, 2006). 김종철(1985)에 의하면 통제에 상반되는 개념으로 자기결정·자기책임·자기규율·자기통제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자율역량이란 지시·간섭·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여 행하는 자기통제·자기책임의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써 스스로 다스리는 자기지도역량이 있어야 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전문적 지식과 기술 및 책무성이 전제되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학교자율역량 강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민주성이다. 학교경영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전략을 실천하는 데 있어 교육공동체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요 의사결정에 구성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권위를 공유하며, 학교경영 관련 지식과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자율적 선택의 기회를 개방해 주도록 한다. 둘째, 전문성이다. 구성원의 전문성은 개인역량의 핵심이며, 학교조직 전체의 역량을 위해서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설계 및 운영평가에 있어 자율성을 부여하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위해 구성원들을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인 학교의 중간 리더그룹을 활성화하도록 한다. 셋째, 책무성이다. 구성원의 자율적 선택에 따른 책임과 책무를 구성원 각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인 자율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책임지는 자율역량이야말로 진정한 자율역량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학교책무성 범위가 명확해야 하고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자율적인 참여와 역할에 대해 우선적으로 인식 제고 및 공유가 필요하고 이와 함께 학교는 책무성의 주체로서 학교교육 결과를 교사·학부모·학생에게 보여주고 공유의 투명성을 갖도록 한다. 학교자율운영을 위한 지원방안 가. 학교비전 및 교육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자율 과제 수립하기 경기도교육청(2023)은 ‘학교자율운영’ 정책을 수립하여 발표했다. 이는 학교가 자율역량을 바탕으로 숙의를 통해 발전과제를 도출하여 실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학교비전 및 교육목표와 연계한 학교자율과제를 수립·운영하도록 했다. 즉 학교비전과 교육목표 구현을 위한 실천과정이 학교자율과제 실현일 수 있으며, 이는 학교 상황에 따라 다양하고,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비전 수립 및 교육목표는 학생·학부모·교직원이 함께 가고자 하는 교육의 방향이며, 교육의 본질적 관점에서 학교교육을 성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한 특성을 갖는다. 학교자율과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여 수립해야 할 것이다. 첫째, 구체성을 가져야 한다. 학교비전과 교육목표를 핵심가치 중심으로 우선 수립한다. 이는 교육공동체가 같은 지향점을 목표로 더 나은 학교와 사회를 꿈꾸며 한발 한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된다. 둘째, 지속적 개선과 구성원 공유이다. 분절된 채 이뤄지는 것이 아닌 교육공동체가 함께 공유하고 교육활동에서 녹여 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학교비전이 학교교육과정에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지속적인 진단 및 성찰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통해 내재화되면서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전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지고 미래교육 방향과 함께 현시점의 학교를 되짚어보고 성찰해야 한다. 미래를 선도하는 조직은 어떤 철학과 비전으로 조직을 전략적으로 이끌고 있는지 접근해서 실천전략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미래교육 환경 속에서 미래가치와 교육적 본질에 근거하여 학교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실행방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 진단을 통한 학교의 변화에 집중하기 학교 실태진단은 학교문제를 해결하고 학교 개선을 도모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진단문항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질문을 학교 실정에 따라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협의체 안에서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학교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학교 특성들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첫째, 학교운영 실태(학교구조·리더십·행정지원), 교육과정 실태(학생의 교육적 성장과 교육활동), 공동체문화 실태(교사문화, 학부모와 지역사회 및 환경)에서 문제점과 개선 또는 긍정적인 성장을 파악하여 학교의 특성을 진단하고 이를 활용하여 학교의 구조적·문화적 특징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도록 한다. 둘째, 잘하고 있었던 학교의 사업(특색)을 확장시켜가거나, 학교 문제점을 개선하는 사업(중점·역점)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 또는 방향은 바로 ‘변화’라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것에서 확장, 기존의 것을 폐지 또는 축소하게 되더라도 근간에는 바로 ‘변화’라는 과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 자율적 교육실천을 위한 학교문화 조성하기 학교교육활동(교육과정·인사·재정 등)에 참여하여 그 결과를 함께 책임지며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소통 시스템에 대한 인식 공유가 우선되어야 한다. 학교장은 ‘교육에 관한 결정·집행은 교육주체들에게 주어진다’는 생각으로 그들의 결정을 우선적으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교육공동체는 미래지향적 학교문화를 이해하고, 학교문화와 학교시스템의 관계를 이해하며, 학교시스템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된다. 또한 구성원 간의 호의적인 관계형성과 상호존중이 조성되어야 한다. 학교는 구성원들을 통해 업무가 이루어지고 서로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협력과 관계형성은 갈등해결의 조건일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와 협력을 통한 관계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학교 내 구성원 간의 친밀감 향상을 위한 학교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동아리 모임이나 비형식적인 모임을 자주 갖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인간관계 형성을 바탕으로 학교문화를 협력적으로 바뀌게 할 것이다. 나가며 자율성은 긍정적으로는 학생 주도성이나 교사의 자율성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경쟁·무질서·각자도생·시장의 자유 등으로 감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율의 의미가 스스로 세운 규율에 따라 행동을 바르게 절제하는 일, 스스로의 의지로 객관적인 법칙을 세워 따르는 일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책임’이라는 부분은 분명 고려되어야 한다. 단위학교 구성원들에게 자율적 권한을 부여하고 주인의식을 고취시키며 이를 바탕으로 역량을 개발하여 학교교육의 성과를 높이려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 내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적인 참여를 통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하여 구성원들의 성공 경험을 확대하고 그들로 하여금 학교에 대한 이해를 키워줄 때 학교교육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호에서는 성공적인 정책논술을 작성하기 위한 준비 방법과 개요 작성 및 논술 주제 만들기를 연습해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이를 토대로 서론·본론·결론 쓰기와 좋은 답변의 조건을 살펴본다. 서론·본론·결론 쓰기 1. 서론 쓰기 ☞ 서론의 뜻 – 서론은 논리의 출발 서론은 글의 첫머리로서 글 전체의 논리를 도입하는 부분이다. 글을 처음·중간·끝의 세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 처음에 해당하는 부분이 서론이다. 서론에는 무엇을, 왜, 어떻게 쓸 것인지를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글을 쓰는 동기나 목적, 글에서 자신이 취하게 될 입장과 그 근거,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과제 등을 언급하는 것이다. ☞ 서론의 중요성 서론은 글의 얼굴과 같아서 신선한 서론은 수험 논술에서 특히 중요하다. ☞ 서론의 주요 내용 1) 주의환기 – 자기의 글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내용이다. 2) 문제 제기 – 본론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한 경우이다. ☞ 서론 쓰기의 방법 1) 주의환기의 방법 가) 일반적인 현상을 서술하며 시작하는 경우이다. - 가장 무난한 주의환기 방법이다. - 보편적 일반현상이어야 한다. 나) 용어의 개념풀이로 시작하는 경우이다. 다) 단도직입적 표현으로 시작하는 경우이다. 라) 비유문·인용문·의문문 등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마) 예시나 예화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바) 내용을 구분, 제시하면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2) 문제 제기의 방법 가) 논점을 명확히 제시한다. - 서론만 보고도 글의 전개 방향을 알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 문제 제기의 근거나 조건까지 밝혀야 논점이 더욱 명확해진다. 나) 상투적 표현은 삼간다. - 틀에 박힌 표현은 지양하고, 내용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 서론 쓸 때 유의점 1) 잘 쓰려는 욕심은 버린다. 2) 장황하지 않아야 한다. 2. 본론 쓰기(제시문에서 쓰라는 대로 써야 한다.)[PART VIEW] ☞ 본론 쓰기의 중요성 1) 주장 가) 주장이 명확해야 한다. - 주장은 보통 명제형식으로 표현한다. - 주장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의견이 명확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 ‘~해야 한다’ 식의 일방적 주장은 삼간다. - 논술의 주장은 근거를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 -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주장은 삼가야 한다. 다) 감정적 주장은 논지를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2) 근거(논거) 가) 타당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 아무리 옳은 주장도 논거 없이는 설득력이 없다. - 논거에는 사실 논거와 소견 논거가 있다. - 논거 배열순서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나) 사실 나열식 논거를 피한다. 다) 진부한 논거는 가치가 없다(뻔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는다). 라) 일부의 부분적인 논거를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마) 권위나 대중에 의지하는 논거는 부적절하다(예: 명언을 논거로 사용). 바) 통계 논거는 주의해서 활용한다(통계의 신뢰감, 불확실한 통계와 숫자 남용은 부적절). ☞ 본론 쓰기의 방법 1) 쟁점 대립형(옹호 반박형) ▷ 이런 유형은 반박과 옹호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 자신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가) 입장 비판 시에는 상대 입장의 잘못을 지적하고, 명백한 입장은 장점으로 언급한다. 나) 자기 입장의 정당성을 제시한다(반박만으로 자기 입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다) 자기 입장이 갖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자기 입장의 약점을 방어한다). 2) 문제점 분석형 ▷ 특정 현상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밝히는 유형이다. ▷ 이전 논제에서도 쟁점을 찾아 논술하는 것이 좋다. ▷ 해결책 제시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 ▷ 문제나 현상의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도 좋지 않다. 3) A와 B형 ▷ 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둘 사이의 관계를 고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좋지 않다. ▷ 비교·대조의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3. 결론 쓰기 논술에서의 핵심적인 내용은 다 써야 한다. 이 논거와 주장은 너무나 중요하니 아껴두었다가 결론에서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왜냐하면 논술에서 결론의 기능은 본론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앞으로의 일을 전망한다거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한다거나 주제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내용을 덧붙일 수 있으나, 본론에서 다루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여 논증하려 해서는 안 된다.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 본론에서 충분히 언급한 후, 그 주장의 총결산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이 결론의 역할이다. 그러므로 결론은 서론이나 본론의 내용과 긴밀한 연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대체로 결론은 서론의 접근 방식과 대조적으로 구성한다. 즉 서론이 일반적 진술로부터 구체적 진술로 향한다면 결론은 구체적 진술로부터 일반적 진술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 결론 쓰기의 의의 1) 결론: 글을 완결 짓는 대단원이다. 결론은 서론과 본론을 통해 제기된 주장을 요약·강조하는 ‘대단원’이다. 2) 결론의 중요성 결론은 계획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으로써, 끝까지 논리적 일관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 결론의 내용(요약과 전망) 1) 요약: 본론의 내용을 압축·정리하는 것이다. 2) 전망: 결론은 본론의 요약만으로 충분치 않다. * 전망의 내용: 자신의 의견이 실현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 자신의 의견을 따르지 않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 자신의 논지가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다른 상황 등을 예측해 보이는 것이다(단 주의해야 할 점은 본론에서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나 논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 ☞ 결론 쓰기의 방법 1) 요약하는 방법 가) 논리적 엄격성을 지켜야 한다(자신이 택한 입장에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 나) 종합하는 마음으로 본론과 다른, 새로운 표현으로 요약하며, 형식적인 요약은 좋지 않다. 2) 전망하는 방법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발전적 의견을 제시하되, 새로운 문제로 확대하는 것은 좋지 않다. ☞ 결론 쓰기의 유의사항 1)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를 확인하여 정리한다. 2) 확실한 마무리를 하는 표현으로 정리하여야 한다. 3) 결론은 가급적 하나의 문단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다. 결론은 가급적 하나의 문단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4. 논술문에서 지양해야 할 것들 가. 의문문이나 권유하는 듯한 문장은 삼간다. 나. 지나치게 감성적인 표현은 삼간다. 다. 상대방을 훈계하는 문장 등의 표현은 삼간다. 라. 강력한 표현을 위해 저속한 용어나 저널리즘의 용어는 피한다. 마. 지나치게 극적이고 감동을 유발하는 듯한 비약적 표현은 삼간다. 바. 과격한 결론이나 외국어·외래어 표현은 피한다. 사. 지나치게 사적인 경험이나 신변담을 활용하는 것은 삼간다. 아. 답안지 여백 등에 절대로 낙서하지 않도록 한다. 자. 긴 문장과 말하듯이 쓰는 문장(구어체 등)은 피한다. 차. 병렬식 전개방법은 되도록 피한다. 카. 틀에 박힌 형식과 표현은 지양하도록 한다. 타. 상식적인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도록 한다. 파. 확실히 아는 한자가 아니면 쓰지 않도록 한다. 5. 좋은 답안의 조건들 위에서 언급한 지양해야 할 것들을 제대로 준수하면 당연히 좋은 답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좋은 답안의 조건들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 문제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나. 논거가 타당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다. 성실하게 정성을 들여서 글을 써야 한다. 라. 어법이나 맞춤법, 띄어쓰기 등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한다. 마. 논리의 전개에 결코 무리함이 있어서는 안 되며 주제 안에서 논증해야 한다.
효과적 기획안 작성 기획안은 바로 자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표출하는 작품이다. 기획안 작성은 자신의 존재·생각·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집어넣어야 한다. 자신만이 떠올릴 수 있는 독창적인 가설, 자신만이 창조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완벽하고 꼼꼼한 마감, 이 모든 요소가 논리정연하게 기획안의 구석구석에 채워진다면 자신의 존재감과 효능감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그렇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분석해 보고 자신의 장점을 찾아보자. 자기분석과 관련된 질문으로는 ‘내 관심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다른 사람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나만의 독특한 시각이 있는가? 어떤 점에서 그러한가? 평범한 아이디어로 공감을 유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이 있다. 다음으로 자기 분석을 통한 독창성만큼 중요한 요소는 열정이다.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열정과 함께 진심이 느껴지는 기획안은 감동적이다. 합리적인 기획을 제안할 때 상대방의 마음을 함께 울리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기획안은 독창성과 더불어 뜨거운 열정을 담고 있다. 재료가 좋아야 음식도 맛있듯이, 좋은 기획안을 만들려면 기획에 포함시켜야 할 재료(정보)들을 다양하고 꾸준하게 수집해야 한다. 노트나 스마트폰으로 메모하고 체계적으로 메모카드 등을 활용하여 좋은 재료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귀를 열고, 발로 돌아다니며, 눈으로 본 것들을 풍부하고 내실 있게 정리하면 의미 있는 기획안 내용과 콘텐츠가 담기게 된다. 좋은 재료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안테나를 펼치는 방법은 추천할 만하다. 최근 관심의 핵심이 되는 핫이슈나 트렌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해외 중요한 교육자료·정보·신문을 포함한 다양한 대중매체에 안테나를 항상 펼치고 다양하고 정확한 기획 관련 재료를 확보하도록 노력한다. 어떤 사건을 선택하고 어떤 순서로 배열할지 설계하는 것을 ‘플롯(plot)짜기’라고 한다. 플롯(구성)이란 기획이나 스토리의 틀을 짜는 것으로 대체로 시간 순서로, 아니면 원인과 관계로 엮기도 한다. 플롯(구성)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기획의 질적 수준이나 흥미도가 결정된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요리하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플롯을 짤 때, 먼저 윤곽을 그려야 한다. 이른바 작품의 시놉시스(synopsis)를 쓰듯이, 어떤 주제로 기획하고자 하는지, 기획의 주제를 어떤 단어들로 구성하여 표현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기획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나 의미 등을 정리하고, 마치 소설의 주인공을 포함한 등장인물을 구상하듯이, 체계적으로 내러티브(스토리텔링) 할 수 있을지, 핵심과제나 내용을 추출하고, 마지막으로 어떤 줄거리로 엮을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플롯은 대체로 기승전결의 4단계 흐름을 통해 얼개로 구체화한다. [PART VIEW] 효과적인 기획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의 목적과 여건을 확인한다. 왜 기획하게 되었는지, 누가 기획을 입안하라고 제안했는지, 기획을 제안한 목적은 무엇인지, 기획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확인해 본다. 그리고 문제의식을 명료화한다.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기획하고자 하는지, 어디에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하는지, 그 문제점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지 등에 대한 요점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기획안을 작성하기 전에 기획의 흐름을 정리한다. 기획의 흐름은 기획의 주제(콘셉트), 기획에 이르게 된 배경(왜 기획하게 되었는지), 기획의 개요(제안 상대, 실시 내용, 일정, 예산, 기대효과) 등으로 정리된다. 결론적으로 기획의 스토리를 정하기 위해서는 문제의식과 가설을 설정해야 하는데, 사실과 그 배후에 어떤 진실이 있는지,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지를 분명히 한다. 기획의 방향성 및 콘셉트를 위해 위의 가설이 옳다면 어떤 방향으로 기획을 입안해야 하는지, 특정 사고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어떤 전략과 기획 아이디어를 통해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방안을 모색·정리한다. 기획 입안의 6단계 첫째, 목적을 명료화한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설득력을 잃어버린다. 우수한 기획자는 여건과 상황인식을 토대로 이미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지를 파악한다. 기획에서 목표로 하는 바를 명시해 놓은 것이 기획목적이다. 기획목적이 명확할수록 기획방향이 분명해진다. 기획목적은 기획서 제목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좋다. 기획서에서는 기획목적을 명확하게 표명해야 한다. 목적이 명확해야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기 쉽다. 둘째, 정보를 수집한다. 목적을 완수하려면 우선 현황을 바르게 파악해야 한다. 현재 처한 상황이나 환경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조사한다. 정보수집은 기획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해당한다. 가치 있는 기획은 정보수집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제와 직접 연결된 것, 조금은 관계가 있을 법한 것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정보를 수집한다. 기획은 대부분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거나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므로 현황 파악은 필수적이다. 현황 파악은 현재의 문제점을 드러내기 위해 필요하며, 문제점을 찾으면 해결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현황 파악은 가설 수립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황 파악 방법으로 공적 데이터를 통한 현황 분석방법이 있다. 이는 관공서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경우로 거시적 시점에서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데이터의 신뢰도가 높다. 대부분 무료지만, 최신 데이터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현황 파악은 미시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며, 데이터의 신뢰도와 실용성을 점검하고, 가급적 최신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셋째, 가설을 세운다. 모은 정보를 분석하고 그것을 토대로 가설을 세운다. 가설은 기획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나침반과 같다. 가설만 제대로 도출할 수 있다면 나머지 작업은 수월해진다. 독자적으로 조사를 기획해서 현황을 파악하고자 할 때는 문제가 왜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가설을 구축하고, 어떤 대상에게 어떤 방법으로 조사를 진행할 것인지 조사 설계를 한 후,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조사표를 작성하고, 조사 실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가설을 검증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넷째, 아이디어를 다듬는다. 가설에 따라 기획방향이 결정되면 그 방향에 맞춰 아이디어를 낸다. 아이디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다섯째, 아이디어를 선별(엄선)한다. 떠올린 아이디어 중 최고의 아이디어를 골라낸다. 기획 의뢰자의 목적, 대상자와의 합치 정도, 실현 가능성, 기대효과, 예산 등을 고려해야 한다. 여섯째, 효과를 예측한다. 기획은 기본적으로 성공을 전제로 입안해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정확도로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안을 쓸 때 논리적 흐름을 갖고 스토리로 엮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잘된 스토리는 이렇게 요약된다. ‘기획의 배경과 목적은 이렇고,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이런 문제점이 있었는데, 문제의 본질은 이런 것이므로, 해결책은 이런 방향에서 도출해야 한다. 결국 이런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으며, 이를 실행하면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TIP _ 기획의 정석 • 기획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기획의 배경(problem)을 정의한 후, 해결책(solution)을 끌리는 한마디(concept)로 제시하고, 그림이 그려지도록 세부적인 실행방안(action plan)을 제안하며, 타깃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서(proposal)를 쓴 후, 타깃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발표(presentation)하는 것이다. • 아타카 가즈토의 세계의 엘리트는 왜 이슈를 말하는가에는 이슈(issue)가 없이 해결책만 내세우는 것에 대해 ‘커피잔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는데 커피를 들이붓는 것’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과연 그 결과가 어떻게 될까? 타깃은 뜨거운 커피로 고통받고 짜증을 내면서 귀를 막고 눈을 감게 될 것이다. 밤새 준비하는 기획안은 대접받기 어려울 것이다. 커피잔부터 챙기고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사토 인이치는 바로 해답을 찾아내는 문제해결의 기술이란 책에서 ‘문제란 최선의 상태와 현실 간의 차이’이며, ‘문제점이란 결과를 일어나게 만든 원인 중에서 대처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하면서 최선의 상태와 현재의 상태를 분석했다면 그 차이가 일어나게 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중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원인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획의 목적은 최선의 상태와 현실 간의 차이가 있는 원인을 파악하고, 그중에 대처 가능한 것을 바탕으로 설정한 목표(콘셉트화)를 규정하고, 하나의 콘셉트 아래에서 대처할 일들을 쪼갠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문제를 해결한 후 발생될 기대 효과를 포함시키면 훌륭한 기획안이 생산된다. 출처 박신영(2017), 기획의 정석 기획의 실제: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지난 호에 이어서 ‘공존과 상생’의 2022 평화·세계시민교육 기본계획(서울특별시교육청)에 초점을 맞춰, 그를 토대로 정책기획안 작성의 시사점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이번 호에서는 ‘핵심과제❷’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과, ‘핵심과제❸’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 실천역량 신장에 대해 정리해 보기로 한다. 핵심과제❷ _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 • 교육현장에서 평화·세계시민교육이 체계적으로 편성·운영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수·학습자료 개발 및 보급 • 평화·세계시민교육 방향 제안 및 학교현장 안착 지원 • 관련 연구 및 현장 적용 결과 공유를 통한 평화·세계시민교육 확산 •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학생들과의 수업교류를 통해 지구공동체가 직면한 과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평화·세계시민성, 지속가능발전 역량 신장 2-1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재 개발 및 보급 ● 추진방향: 전 교과에서 활용 가능한 온라인 교사용 교재 개발(교과 융합형 교재) ● 추진계획 •세계시민윤리 온라인 교재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학습꾸러미 교사용 심화 교재 개발 •서울시교육청·다문화교육지원센터 홈페이지 자료 탑재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선도교사 소속학교에서 시범 활용 후 최종본 발행·보급 •기타 관련 자료 개발 및 보급 2-2 평화·세계시민교육 협의체 구성 및 운영 ● 추진방향: 평화·세계시민교육 정책방향 제안 및 평화·세계시민교육의 학교 안착을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 운영 ● 대상: 학교현장 전문가, 평화·세계시민교육이론 전문가, 교육과정 전문가 등 ● 추진계획 •평화·세계시민교육이론 학교 내·외 전문가로 자문단 구성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재·연수 프로그램 개발, 포럼 기획 지원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 교육과정-수업역량 컨설팅 지원 등 2-3 세계시민교육 국제 수업교류 ● 추진방향: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서울유네스코 네트워크 학교와 동남아시아 및 주변국 유네스코 네트워크 학교 간 온라인 쌍방향 수업교류 ● 대상: 초·중·고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유네스코 네트워크 학교 ● 추진계획 •평화감수성·세계시민성·문화다양성·지속가능발전을 주제로 학급 또는 학생동아리 중심 수업교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수업교류 기반 구축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구촌 문제에 함께 연대하여 대응하는 공생과 상생의 세계시민성 신장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의 담당교원 및 관계자들 간의 만남과 소통 기회를 통한 세계시민교육 활성화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학생 학습동아리 활동 및 우수사례 공유 핵심과제❸ _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 실천역량 신장 • 평화·세계시민교육·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학교급별 교원 역량강화 직무연수 운영 • 우수 전문 인력 육성을 통한 평화·세계시민교육 학교 안착 지원 • 학교급별 세계시민교육 사례 발굴 및 공유를 통한 세계시민교육 실천 지원 • 세계시민교육 전문기관 및 교육공동체와의 협업체계 구축으로 세계시민교육 확산 3-1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직무연수 운영 ● 추진방향: 평화감수성·세계시민성·문화다양성 인식 제고를 위한 교원 역량강화 연수 프로그램 운영 ● 추진계획 •교직 생애주기별 연수(사회적 감수성 영역) 및 자격연수 등에 평화·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육과정 편성 운영 •일반 교사 대상 평화·세계시민교육 역량강화 온라인 직무연수 프로그램 운영 •세계시민교육 유관기관과 협업으로 평화감수성·세계시민성·문화다양성 직무연수 과정 개발 및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자율운영 지원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및 연구회 중심 자율연수 운영 지원 3-2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단 및 교사연구회 운영 ● 추진방향: 세계시민교육 중앙·교육청 선도교사 선정 및 연구회 운영을 통한 세계시민교육 현장 실천 지원 ● 추진계획 •학교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세계시민교육 온·오프라인 교육자료 개발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공모·선발(초·중·고):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중심 세계시민교육 교사연구회 구성 •교직원·학생·학부모 대상 세계시민교육 전달연수 실시 •교원연수, 세계시민교육 연구, 포럼 운영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구심점 역할 •세계시민교육 컨설팅, 우수 실천사례 발굴 및 공유 등 3-3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 추진방향: 학교 간 세계시민교육 교사연구회 운영을 통한 자율적인 세계시민교육 연구, 세계시민교육 개선 및 우수사례 확산 ● 추진계획 •2015 교육과정과 연계된 세계시민교육 활동 주제 설정 및 교수·학습방안 연구 •평화·세계시민성 신장 학생 체험활동 프로그램 및 자료 개발 •대면·비대면 워크숍 및 협의회 운영 등 활발한 소통으로 활동 내실화 •학교급별 학생 성취기준에 맞는 맞춤식 교과교육 활동 개발·적용 및 사례 공유 •수업나눔, 공동연구, 자료집 개발 및 운영사례 공유 및 모니터링 3-4 평화·세계시민교육 네트워크 구축 ● 추진방향: 세계시민교육 전문기관 및 교육공동체와의 협업체계 구축 ● 대상: 교육청·유관기관·교육공동체 ● 추진계획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학습공동체 및 세계시민교육 연구회 간 네트워크 확대 •세계시민교육 국제회의 및 아태지역 교원연수 등 협력 사업 참여 •교육과정과 연계한 평화·세계시민·지속가능발전교육을 위한 협업 강화 •학교별 주한 외국 대사 초청 특강, 해외 자매학교와의 온·오프라인 교류 활동 지원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육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및 체험 학습처 발굴 이상으로 ‘공존과 상생’의 2022 평화·세계시민교육 기본계획(서울특별시교육청)의 ‘핵심과제❷’와 ‘핵심과제❸’을 알아보았는데, 정책 기획안 작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핵심단어와 문구를 두더지 잡듯이 찾아내고, 그를 반복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것으로 변용시키는 연습을 해 본다. 참고로 기본계획안이 실행하게 되면 얻게 되는 소기의 결과를 기대효과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대 효과] • 평화·세계시민교육 학교자율실행을 통한 평화·세계시민교육 활성화 •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세계시민 육성 • 평화·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공유 및 실천역량 증대
2023년 대부분 시·도교육청의 전문직 전형은 상반기에 필기 및 면접시험이 마무리되고, 8월 합격자 직무연수를 거쳐 9월 1일자 임용하는 절차를 밟는다. 시험에 합격해 발령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지만, 탈락한 분들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1차를 합격하고 2차에서 탈락한 분들의 아쉬움은 특히나 더 클 것이다. 최선을 다했는데 또 1년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 합격의 보장도 없는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회의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는 막연함과 실패의 두려움이 밀려올 수 있다. 하지만 전문직 합격생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분들이다. 전문직 시험의 첫 도전에서 합격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대부분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전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시험유형과 시험장 분위기도 익히고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더 준비해야 할 것인지 파악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1차 필기시험에서 탈락한 분들은 학습 방향과 내용을 잘 설정했는지, 학습 방법과 시간은 적정했는지 차분하게 돌아보며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2차 면접에서 탈락했다면 면접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살펴 대비해야 한다. 1차 합격생을 대상으로 한 2차 면접 경쟁률은 보통 2:1 내지 3:1 정도이다. 필기시험을 통과해 실력이 검증된 분들을 대상으로 한 경쟁률임을 감안하면 결코 만만한 게 아니므로 면접이 당락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전형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전문직시험은 합격하기 전에는 무척 어려운 시험이고, 합격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시험이다. 용기를 갖자. Part 1. 기출문제 분석을 통한 면접 실전 이번 호에서는 기출문제를 보며 어떤 문항이 출제되었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 보기로 한다. 기출문제는 인천시교육청 중등 교육전문직 개별면접평가 문제이다. 개별면접평가는 제시문을 바탕으로 한 구상형 2문항과 교직관·인성소양, 학교 지원방안 등을 묻는 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 개별면접평가 평가문제(인천시교육청 중등) A. 구상문제: 제시문 1)과 2)를 참고하여 교육전문직으로서 학교교육 지원방안을 제시하시오 1) 학생 성공시대(학생중심,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결대로 자라는) 2) 창의·융합인재 필요, 창의력 향상 B. 심층면접 문항 1) 자소서에서 제시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장학사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말하고, 지원동기와 연계하여 설명하시오. 2) 대회지도를 통해 얻은 경험을 교육과정 속에서 적용한 부분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과정중심평가를 어떻게 진행하였는지 말하시오. 3) 창의적으로 업무를 개선한 내용을 말하고 현장에서 적용한 사례를 말하시오. 4) 가장 보람됐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말하시오. 5) 인성교육이 중요한데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며, 교육청 차원의 지원방안을 말하시오.[PART VIEW] ● 심층면접 문항 분석과 해결방안 A. 구상문제 구상문제 1번과 2번 문항은 제시문을 읽고 교육전문직으로서 학교교육 지원방안을 제시하는 문항이다. 인천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학생중심 교육과정 운영’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답할 수 있는 내용이다. 1번 문항은 교사중심이 아닌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운영과 교육활동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학생 개개인의 역량과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방법·수행평가와 개인의 특성을 살린 학생부 기록이 이루어져야 한다. 2번 문항은 창의력을 향상하기 위해 정답을 찾는 일제식 수업 대신 발표수업·프로젝트수업·협동학습·역할학습 등 다양한 수업방법으로 창의적 사고력을 함양하고, 구글·메타버스 등을 수업에 적용하여 개별화 및 창의력 기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교육청 장학사로서 이를 지원하는 방안으로 학교와의 소통강화, 우수사례 발굴, 학교의 요청이나 민원에 대한 지원, 연수 및 담당자 협의회 활성화, 예산 지원, 일시적·단기적 지원과 중·장기적 차원의 업무추진, 추수지도 등이 있겠다. B. 심층면접 심층면접 문항 역시 기본계획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원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1번 문항에서 장학사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말하기 위해 직무와 관련된 키워드를 생각나는 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이러한 키워드를 자신의 교육관·지원동기와 연계하여 스토리를 만들어 두기 바란다. 장학사 직무관련 키워드 창의적 사고, 도전정신, 책임감, 긍정적 사고, 배려심, 수용적 자세, 적극적 소통, 협조적 팀워크, 리더십, 주도적 자발성, 자아성찰, 신뢰, 정직, 성장, 발전, 믿음 2번, 3번, 4번 문항은 개별화된 문항으로 지원자의 평소 교육적 소신, 교육자로서의 자세 등을 묻고 있다. 답변 예시자료는 참고용이므로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만의 교육관, 자세, 적용사례 등을 준비하기 바란다. 답변 예시 저의 장점은 강한 책임감과 성실함입니다. 올해 교과협의회에서 창의력 함양을 위한 프로젝트 수업방안을 협의한 적이 있는데, 약 한 달간 학생 수준과 요구에 맞춰 설계와 시행을 반복해 교실수업에 잘 정착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진행과정에 추가 변경사항이 생겨 저는 책임감 있게 직접 지도안과 평가안을 고안해 이를 선생님들과 공유하고 수업에 적용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수업개선의 핵심은 학생 만족이라는 교훈을 얻었고, 앞으로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학생 만족을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5번 인성교육은 기계문명과 인공지능의 기술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관계는 더욱 각박해지고 고립화되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성이 더 커진다. 시·도교육청 인성교육 및 생활지도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하고 언론이나 서적을 참고하여 시대에 맞는 자기 나름의 인성교육 방안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Part 2. 면접 준비 어떻게 할까 면접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먼저 준비 부족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게 하자. 우선 첫 번째, 자신에 대한 복습을 하자. 혼자 생각하지 말고 가족·친구·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솔직한 약점 및 단점도 듣고 인지하자. 그래야 그 단점을 장점화시킬 전략을 짤 수 있다. 두 번째, 자기소개 및 다양한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자. 서론·본론·결론으로 키워드 세 개만큼은 기억하고, 그에 맞는 사례를 말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세 번째,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면접의 경우는 스터디 형식으로 다대다 면접 연습이 좋다. 상황이 안 되면 혼자 거울을 보면서 연습하고, 이보다는 핸드폰으로 녹화하면서 자신이 직접 면접관이 되어 녹화된 자기 모습을 판단해 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면접장에 도착하면 긴장해서 준비했던 것들을 잊고 평소 습관이 본능적으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긴장을 풀기 위해서 몇 가지 행동을 취해보자. 일단 면접장에 일찍 도착해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자.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화장실에 다녀와서 여유롭게 안정을 취하면 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천천히 해보자. 긴장으로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킴과 동시에 긴장을 풀어준다. 고개를 위로 들어보고 어깨와 가슴도 쭉 펴보자. 이런 자신감 있는 모습을 취하면 실제로 정신도 맑아지고 자신감이 상승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심호흡도 천천히 해주면 심장박동이 늦춰지면서 긴장감이 덜하다. 추가로 자신만의 긴장 해소법을 실천하자. 물론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마인드컨트롤도 중요하다.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하자. 자신에게 능력 100점에 도전정신 1점을 보태 101점짜리 자신감이 있음을 기억하자. ● 시각요소 _ 첫인상 3초가 결과를 바꾼다 미국 심리학자 메리이언의 법칙에 따르면 이미지를 판단할 때 시각적인 부분이 55%, 청각적인 부분이 38%, 언어적인 부분이 7%를 차지한다고 한다. 즉 인상의 93%는 비언어적인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청각적인 부분의 38%는 목소리·억양·톤·발음·목소리에서 나오는 분위기 및 자신감 등으로 면접에서 주로 평가한다. 시각적인 부분의 55%는 용모·표정·몸짓 등으로 아주 사소한 움직임도 면접 체크리스트에 반영되곤 한다. 사람들은 호감 가는 사람을 좋아한다. 호감형은 시대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끌린다 싶은 모습’은 대개 비슷하다. 당신은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가. 많이 듣는 답변은 ‘잘 웃는 사람’, ‘밝아 보이는 사람’이다. 웃지 않는 지원자들이나 인상만 쓰고 있는 사람을 어느 직무, 어느 회사에서 좋다고 뽑을까. 미소를 머금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자. 밝은 모습을 싫어하는 면접관은 없다. 실제로 면접장에서 사소한 실수를 했을 때 자책하는 모습보다 웃으며 순간의 실수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일 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미소를 머금고 걸어오는 모습, 의자 앞에 서서 인사를 하며 면접관을 바라보는 순간은 우리의 첫인상을 ‘좋은 인상을 가진 지원자’로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면 일단 밝은 미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밝게 미소 지을 수 있을까? 연습이 필요하다. 표정을 고치기 위해 이미지 메이킹 학원을 다니라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첫인상을 스스로 고쳐 가면 된다. 평소에 거울을 보며 이렇게 저렇게 미소를 지어보자. 평소에 잘 웃지 않는 사람들은 거울을 보며 미소 연습을 할 때 입꼬리가 떨리게 된다. 그럼 자신이 얼마나 웃지 않고 살았는지 알게 된다. 어색하다면 미소를 유지하는 연습이 꼭 필요하다. ● 청각 요소 _ 목소리 떨림과 시선 처리 해결법 면접 중에 지원자의 자신감 없는 모습은 태도·표정뿐만 아니라 목소리 떨림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긴장만 하면 떨리는 습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이 지원하는 면접의 인원 구성에 맞는 스터디나 취업교육에 참가하는 것이다. 1:1 면접은 혼자 연습해도 충분히 떨리는 목소리를 잡을 수 있지만, 다대일 면접은 긴장해서 떨리게 된다. 면접관이 여러 명이라고 생각하고 연습하거나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스터디나 교육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목소리의 떨림과 같은 스피치 문제 외에도 경청하는 모습과 발언 중에 시선을 어디에 어떻게 두느냐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말할 때 손가락을 까딱거리거나,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뭐라고 답변할지 고민하고 있다거나, 말하면서 시선을 자꾸 아래로 내리는 모습은 당연히 좋지 않다. 이런 모습을 본인이 직접 보지 못하면 고칠 생각도 못 한다. 그래서 자신의 면접 연습을 영상으로 저장해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목소리가 너무 작거나 떨리진 않는지, 말이 빠르진 않은지, 톤이 너무 낮거나 높진 않은지 등 스피치 부분을 체크해 보자. 또한 여러 사람과 함께 연습하는 경우 경청하는 모습과 복수의 면접관을 앞에 두고 시선 처리하는 모습을 체크하자. 스피치 얘기를 더 해보면 첫 만남에서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될 때 목소리는 중요한 요소다. 혹시 자신의 어색한 목소리 때문에 사람들이 반감을 갖는다면 적어도 면접에 임할 때만큼은 고칠 필요가 있다. 중저음의 목소리가 좋기는 하지만, 무겁고 울리는 목소리라면 고쳐야 한다. 또는 비음이 섞인 경우도 대화를 오래하다 보면 반감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평소 성격과 목소리는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속도 면에서 말이나 평소 성격이 급한데 어눌한 스피치를 하는 사람은 없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면 자기 말이 너무 빠르지 않은지도 체크하자. 자신의 목소리를 바로 알려면 녹음을 해봐야 한다. 사정이 있어 전화 통화를 녹음했을 때 의외의 목소리에 놀란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평소엔 자기 얼굴뼈들 사이의 공간들이 울림통으로 작용한 소리와 입 밖에서의 소리를 함께 듣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녹음·녹화를 통해 본인의 실제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발음 자체가 정확해야 하는데, 아나운서들이 발음 연습하는 문장들을 따라 해보면 도움이 된다. 이제 시선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겠다. 청각적 요소 편에서 시선이라는 외적인 부분을 왜 얘기하는가 하면 바로 경청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을 때 또는 면접관이 전체 지원자들에게 공지나 설명할 때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자신의 스피치만 잘했다고 끝나지 않는다. 조직에는 리더도 팔로워도 필요하다. 리더는 자신의 옳고 바른 판단을 지시하는 것도 있겠지만, 팔로워 또는 동료의 조언도 경청하고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팔로워도 리더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며, 정확히 이해하고 잘못된 부분은 발언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조직에서 경청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확한 업무수행도 하지 못할 것이고, 닫힌 리더십으로 인해 진정한 팔로워들을 잃게 된다. 이것이 면접장에서 다른 지원자의 발언을 잘 듣고 이해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스피치는 호감을 더해주는 부분이 크지만, 경청하지 않는 모습은 면접 탈락의 이유가 될 수 있다(다음 호에 계속).
1990년대 말부터 심심치 않게 등장했던 ‘교실붕괴’와 ‘학교붕괴’ 위기가 현실화된 가운데 학교교육은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다. 공교육 위기설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무고성 아동학대를 비롯한 교권침해 등 공교육의 존립마저 부정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교육 관련 사안의 인터넷 댓글을 보면 학교교육과 교사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큰지 쉽게 확인된다. 학교교육 붕괴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과 극복방안들이 다각도로 모색되고 있지만, 학교교육의 본질적 기능은 더 약화됐다. 교사·학생·학부모·교육관계자들 간 불신 풍조가 만연한 것이 작금의 실태이다. 학교교육 붕괴현상이나 교육주체 간 불신 문제는 어떤 특정 요인에 의해 생겼다기보다 사회구조의 변화, 학교를 둘러싼 구성원들의 갈등적 상호작용, 각 주체 간 불신을 유발하는 각종 정책과 법률, 이해할 수 없는 문화트렌드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산업화 사회에서 지능정보화 사회로 변화 공교육 및 교육주체 간 불신의 원인을 거시적 관점에서 찾아보면 사회구조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산업화 시대에서는 학교교육이 학생들 미래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학교교육에서의 성취를 통해 직업을 얻을 수 있고 한 번 얻은 직업으로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았다. 이렇다 보니 주입식 교육과 체벌 등 부적절한 시스템 속에서도 학교교육은 권위를 갖고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교육은 학생들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의 성공이 명문대학 진학을 보장할 수는 있지만, 직업세계에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고 안정적인 미래의 삶을 만들어주지도 못한다. 산업화 사회시스템에 정체되어 있는 학교교육은 지능정보화 사회로 변화된 시스템에서 학생들에게 미래사회를 살아갈 역량을 길러주지 못하면서 학교교육은 점점 더 깊은 불신의 늪에 빠져들었다. 교육주체 간 책임 전가와 소통의 문제 학교교육 붕괴와 불신의 원인에 대해 교육주체 간에 생각하는 바가 매우 다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족, 기본생활예절과 습관 결여, 학업 무관심, 학부모의 가정교육 소홀, 자녀 과잉보호 및 이기주의, 과도한 교육열을 학교교육 붕괴와 불신의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학부모는 교사의 자질 및 노력 부족,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무사안일한 태도, 미숙한 통제 방식, 학생의 기본생활습관 결여, 기초학습능력 부족을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학생은 교사의 학생에 대한 이해와 사랑 부족,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수업방식, 자질 부족을 학교교육 붕괴와 불신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학교에서 원인을 찾는다면 획일적인 교육, 학교운영의 경직성, 면학 분위기를 상실한 교실 등도 원인으로 꼽는다. 교육주체들이 바라보는 학교교육 붕괴와 불신의 원인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소통의 부재이다. 교사·학생·학부모·학교는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목표·요구·의견 등에서 차이가 난다. 만약 잘못된 의사소통 과정을 거치게 되면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여 신뢰를 무너뜨린다. 불신을 키우는 각종 정책과 법률 학교교육 붕괴와 교육주체 간에 불신을 키우는 데에는 정부의 설익은 교육정책과 추진방식도 한몫했다. 정부는 교육개혁을 명분 삼아 교직사회가 원치 않는 교육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밀어붙였다. 또 교육적 관점보다는 정치적 논리와 경제적 관점에서 교육을 이해하려고 하였으며, 일방적이고 지시하달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교육개혁을 주도하였다. 관료적이며 행정 편의주의적인 교육개혁 추진은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렸으며, 교사와 학교의 능동적 변화를 가로막아 갈등과 불신을 유발하였다. 또한 수시로 변하는 입시제도와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쏟아낸 정책(늘봄학교·돌봄교실·유보통합·학교시설복합화 등), 시행착오 끝에 존폐기로에 선 교육전문대학원 등은 구성원들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으며 교육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다. 이와 더불어 구성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과정과 토의·토론 없이 만들어 낸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아동복지법」,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학생인권조례」 등의 일부 조항들은 교육주체를 서로 감시하고 불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다. 특히 가정 내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만든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경우 법적조치가 학교까지 무분별하게 확대·적용되면서 배움·성장·즐거움이 가득해야 할 교실 공간을 법적분쟁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최근 교권침해 이슈와 맞물린 「학생인권조례」도 마찬가지다. 현장의 충분한 의견이 반영되지 않다 보니, 교권과 학생인권이 충돌하는 개념이 아님에도 마치 교사와 학생이 싸워서 한쪽이 이겨야 하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이해할 수 없는 문화트렌드 교육을 붕괴시키고 불신을 증폭시키는 원인을 한 가지 더 꼽자면 자녀 양육문화를 들 수 있다. 다음 카페 ‘소울드레서’에 올라온 ‘학부모 진상은 소수가 아니라 대다수의 문화입니다’라는 글을 보면, 자녀 양육문화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자녀 과잉보호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제는 과잉보호를 넘어서서 자녀의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고, 자녀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행위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개선과 사과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 일부이긴 하지만 학부모들의 양육문화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도를 넘는 것은 다반사이고 상호신뢰를 깨버리는 말과 행동이 오가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소진하게 된다. 이것이 정상적인 문화이고 트렌드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다시 신뢰회복을 위해! 교육을 견고히 하기 위해 학교교육의 붕괴와 불신의 원인이 위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훨씬 많을 것이다. 현 상황을 탓하고 내버려 두기보다는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어야 한다. 교육당국은 지금의 문제를 과학적·입체적으로 분석하여 학교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며, 사회 변화와 시대 흐름에 맞게 학교와 교사가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그리고 각 교육의 주체들은 각자의 기본 역할을 이해하고 상호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정서적 유대감을 견고히 해야 하며,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의사소통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학교와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관계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신뢰회복이 단순한 믿음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상호 간에 헌신·배려·책임감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주체를 각각의 구성원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서 교육공동체로 변화되어야 하며, 하나의 방향을 바라보고 각각의 역량을 합쳐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만들어지고 교육이 바로 설 것이다. 부모가 행복하면 자녀를 더 행복하게 키울 수 있듯이 교사가 행복해야 교육활동이 즐겁게 이뤄질 수 있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남발, 교육 마비시켜 ‘아동학대’라는 말이 많은 교사에게 노이로제와 트라우마를 주고 있다. 교사는 아동 보호자이자 아동학대 예방자다. 예방교육을 의무로 받아야 하며, 아동학대 미신고시 최대 1천만 원의 과태료 부과와 징계까지 받는다. 실제 교사는 아동학대 행위 시 가중처벌의 대상자다. 그러나 이것은 문제도 아니다. 정상적인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과정에서조차 툭하면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당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학대 잠재적 가해자’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교사는 ‘교직에서 살아남기’ 신공을 펼쳐야 하고, 가슴 졸이고 살다 보니 ‘참교사는 단명한다’는 말도 생겼다. 호랑이가 곶감을 무서워하는 것처럼 「아동복지법」이 교직사회의 저승사자법이 되어 버린 것이다. 특히 정서학대는 그 광범위성으로 인해 아동학대 신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오죽하면 “‘아동 정서학대’라고 쓰고 ‘아이 기분상해죄’라고 읽는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일차적 보호막 마련 이러한 암울한 교육현실이 심화되자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권 보장 요구’가 분출되었고, 지난해 6월 20일 당선된 정성국 제38대 한국교총 회장은 당선된 지 불과 6일 만에 ‘생활지도권 보장 촉구 전국 교원 청원서명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교직사회의 염원과 교총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2022.12.27.) 올해 6월 28일 시행된다. 법령과 학칙에 따른 교원의 생활지도가 일차적으로 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는 보호받아야 교원의 생활지도권이 법령에 의해 보장돼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자체를 막을 수 없다.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면 사실 여부를 떠나 그 순간 유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 ▲담임배제 및 병가·연가 강요 ▲직위해제 ▲아동학대전담공무원·경찰·검찰의 조사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통보 등이 이루어진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신고를 당한 교사들은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임에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것 자체가 억울하고 교육 의욕이 약화된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무시되고 해명 기회 등도 없이 조사가 진행돼 마치 가해자로기정사실화 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총은 정성국 회장 중심으로 이러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에 대한 교원보호 법안 마련 활동을 강력히 전개했고, 드디어 5월 11일에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아동학대 금지 위반행위로 보지 아니한다’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6월 1일에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학생생활지도는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로 보지 아니한다’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해 여·여가 모두 무분별(무고성)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민변과 참학 등 교육·시민단체의 반대 이유에 대한 반박 그러나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정치하는엄마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등 9개 단체가 지난 5월 23일 국회 앞에서 ‘교사를 위한 아동학대 면책법안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반대하고 나섰다. 이어 민변에서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 발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러한 반대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자 한다. 첫째, “헌법 및 관련 법령, 국제인권 규범의 취지에 반한다”라는 주장에 대해 이번에 제출된 법안은 교원에게 아동에 대한 폭력 및 학대를 무조건 허용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교원의 아동학대로 문제가 되는 사안의 대부분은 고의로 학생을 체벌하거나, 악의적으로 학대하는 것이 아닌 수업방해·학칙위반·교권침해 등 문제행동에 대해서 지도하고 교육하는 과정에서 교사의 언행이 정서학대로 신고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개정안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에 대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한’이라는 문구는 추후 사례가 누적되면서 법원 판례를 통해 지도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및 상당성, 지도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구체화될 것이다. 목적이 정당하지 않거나 그 방법이 지도를 넘어서 학대에 이르는 것이라면 개정안에 의하더라도 아동학대로 처벌되는 것이므로 개정안이 헌법이나 국제인권 규범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현행 법률은 억울한 교사에 대한 안전장치가 전혀 없어 정당한 생활지도임에도 보호자가 아동학대로 신고하면 일단 분리가 되어 교사의 수업권 및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개정안과 같이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 및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규정이 있어야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생활지도를 하여 전인교육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개정안은 일정한 조건에서 일선 교사들의 형사면책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어서 헌법상의 청소년 보호 규정이나 국제인권 규범에 상치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 “‘정당한 학생생활지도’가 모호하고 추상적인 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형법」 제20조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제21조 제1항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法益)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제22조 제1항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8항 ‘교원인사위원회는 교원의 재임용을 심의하는 경우 해당 교원의 평가 등에 제7항 각 호의 사항에 대한 실적과 성과가 「고등교육법」 제15조에 따른 해당 교원의 임무에 비추어 적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위의 법률과 같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모두 법규에 담을 수 없는 한계 때문에 다른 법률에서도 규정의 추상성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셋째, “학생의 행복추구권 및 학습권 침해”라는 주장에 대해 「교육기본법」 제12조 제1항은 ‘학생을 포함한 학습자의 기본적 인권은 학교교육 또는 평생교육의 과정에서 존중되고 보호된다’, 제3항은 ‘학생은 학습자로서의 윤리의식을 확립하고, 학교의 규칙을 준수하여야 하며, 교원의 교육·연구활동을 방해하거나 학내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의 학습권 및 행복추구권은 「헌법」의 기본권이지만 무한정 인정될 수 없으며,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 및 교원의 수업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령에 근거해 어느 정도 제한받을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더라도 고의·중과실에 의한 아동학대는 당연히 형사처분 대상이 되므로 학생들의 학습권 또는 행복추구권은 당연히 보장될 수 있으며, 학생의 문제행동을 교정하거나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사가 상당한 방법으로 행한 교육적 지도가 아동학대 범위에서 제외되어 보호되는 것이므로 오히려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및 행복추구권이 보장될 수 있다. 넷째, “유사 직역 종사자 및 학생의 평등권 침해”라는 주장에 대해 국회는 2022년 12월 27일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학생의 문제행동으로 인해 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권이 침해되는 심각한 현실을 인식해 초·중등학교의 장 및 교원에게 법령 및 학칙에 근거한 생활지도 권한을 부여하였다. 따라서 법령에서 부여한 생활지도 권한의 정당한 행사를 통해 학습권과 교권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보육시설·학원·대안교육기관 등의 종사자와 직무와는 다른 공교육 차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또한 해당 기관에서도 교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면 해당 기관의 근거법(「영유아교육법」, 「학원법」 등)에도 유사한 조항을 추가해 여부를 판단하면 되는 것이므로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을 문제로 개정안을 반대하는 것은 현재의 문제점을 외면하고 하향평준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만일 「초·중등교육법」에 개정안이 신설되어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타 기관에도 유사한 규정을 신설하면 될 것이다. 다섯째, “개정안의 체계 정당성 위반”이라는 주장에 대해 우리 법제의 경우에도 「아동복지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 등 여러 법률에서 고의나 중과실이 없으면 형사면책되는 규정들이 있고, 그 정당성은 부인되지 않고 있으므로 법체계 정당성에 위반되지 않다고 할 것이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도 고의중과실에 의한 상해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면책시켜주고 있다. 따라서 교사의 생활지도를 보호해 주자는 개정안이 체제 정당성에 위반된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 ‘정당한 생활지도’, ‘고의·중과실’은 사례가 누적되면서 기준이 정립될 것이고, 처벌의 필요성이 있는 악의적인 학대·폭력·체벌은 당연히 정당하지 못한 생활지도 또는 고의·중과실에 해당하여 처벌될 것이다. 여섯째, “법 개정의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개정에 반대하는 의견은 지금도 대법원 판례를 통하여 교원의 지도행위를 정당행위로 보아 위법성을 조각하고 있으므로 법률 개정이 불필요하거나 무익하다는 반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교원의 생활지도권이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되었고, 생활지도의 일환으로 학생들을 훈육한 것이 고의나 중과실이 없으면 아동학대 행위로 보지 않는 규정을 명시하는 것은 선언적 의미를 넘어 그 실익이 크다고 할 것이다. ‘정당한 생활지도’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데 국가가 개입하게 되므로 아동학대에 대한 국가 개입의 필요성을 인정한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부합할 것이다. 일곱째, “우리 사회에 던질 파급과 영향력에 대한 우려”에 대해 “아동학대 면책 규정은 교사의 인권이나 학교에서의 노동권을 학생인권에 대립하는 구도로 설정하고 그러한 인식을 더욱 강화한다”라고 주장하나 오히려 개정안은 그동안 고소·고발로 얼룩진 교육현장을 정상화하고, 학교를 학교답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법령에 근거한 교원의 생활지도는 정당행위 교원의 아동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법령에 근거하고 교육적 목적을 가진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임에도 무분별(무고성)한 아동학대 신고 증가로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권이 침해되고, 교육력이 저하되는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교총 등 교원단체·교원노조는 물론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한결같이 뜻을 같이하는 이유는 더 이상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교육의 미래가 어둡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보장하는 법을 통과했던 것처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는 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한다.
왜 서로 다른 사안을 동일한 절차로 처리하는가? 고등학교 시절 필자는 여름방학 내내 수학의 난제에 도전하던 수학자 지망생이었다. 지금은 「교육법」을 포함한 법을 연구하는 연구자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수학과 법학은 서로 잘 통하는 분야이다. 어쩌면 수학의 난제에 무모하게 도전하던 고등학생 시절의 열정 덕분에 우리 교육과 「교육법」의 난제에 도전하는 연구자로서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집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의 해가 학교에서 풀어보니 해가 아니라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많은 분이 수학에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며, 그것은 문제를 제대로 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런데 집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의 조건과 학교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의 조건이 서로 달랐다면 어떨까? 그러면 사람들은 그건 동일하지 않은 다른 문제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 동일하지 않은 문제이다. 가정이나 시설 등에서의 아동학대 신고 사안과 학교에서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학대 민원 또는 신고 사안은 조건과 목적이 전혀 다른 사안이다. 동일하지 않은 사안이라면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아동복지법」 등에 규정된 아동학대 사안 처리의 목적 먼저 「아동복지법」 등에 규정된 아동학대와 그 사안 처리에 대해 살펴보자. 「아동복지법」은 아동에 대한 보호자의 유기·방임, 건강한 출생과 행복 및 안전을 위협하는 폭력·가혹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 및 개정되었다. 「아동복지법」은 1961년 12월 30일에 제정되었으며, 제정 당시의 목적을 살펴보면 ‘본법은 아동이 그 보호자로부터 유실·유기 또는 이탈되었을 경우, 그 보호자가 아동을 육성하기에 부적당하거나 양육할 수 없는 경우, 아동의 건전한 출생을 기할 수 없는 경우 또는 기타의 경우에 아동이 건전하고 행복하게 육성되도록 그 복리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현행 「아동복지법」은 2020년 12월 29일에 개정되었으며, 제1조(목적)는 ‘이 법은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법 제2조 제7호)이다. 그리고 「아동복지법」 제17조는 금지행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아동을 매매하는 행위 2.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 3.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4. 삭제(2014.1.28.) 5.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시키는 행위로 인한 경우를 포함한다) 6.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 7. 장애를 가진 아동을 공중에 관람시키는 행위 8. 아동에게 구걸을 시키거나 아동을 이용하여 구걸하는 행위 9. 공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아동의 건강 또는 안전에 유해한 곡예를 시키는 행위 또는 이를 위하여 아동을 제3자에게 인도하는 행위 10. 정당한 권한을 가진 알선기관 외의 자가 아동의 양육을 알선하고 금품을 취득하거나 금품을 요구 또는 약속하는 행위 11. 아동을 위하여 증여 또는 급여된 금품을 그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 「아동복지법」은 2000년에 전부개정 되었으며, ‘아동학대에 대한 정의와 금지유형을 명확히 규정하고,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를 의무화하는 등’의 조항이 다수 신설되었다. 이는 당시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된 바 있는 학대 아동에 대한 보호 및 아동안전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리고 2011년 8월 4일 전부 개정된 「아동복지법」에는 ‘아동학대의 예방과 방지, 아동학대 행위자의 계도를 위한 교육 등’에 관한 조항이 추가되었다. 또한 사회적으로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방지 대책 마련 요구가 제기되어 여러 차례의 「아동복지법」 개정과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 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였다. 특히 「초·중등교육법」 등 교육법규에 따른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의 실시와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 사안 처리 간의 상충 및 경합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였다. 입법 당시에 아동학대 실태가 엄중하고 상황이 긴박해서 제대로 고려되지 못하였다면, 입법 이후에 입법영향평가를 실시해서라도 점검 및 개선되었어야 했다. 이제라도 교육부 등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를 대상으로 제기된 아동학대 민원 및 신고 사안에 대해 실태조사와 입법영향평가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와 아동학대 사안 처리의 구분 필요 「헌법」 제31조 제1항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였으며, 이는 개별 학생 자신만의 권리가 아닌 전체 학생(국민)의 권리 보장을 의미한다. 「교육기본법」도 ‘학생 인권 보장’뿐만 아니라 ‘학생의 의무’를 함께 명시하였다. 「교육기본법」은 학생을 포함한 국민의 평생에 걸친 학습권 및 교육을 받을 권리 보장을 규정하였으며(법 제3조), 교육에서 차별 금지 및 학생의 기본적 인권보장에 대해 규정하였다(법 제4조 제1항 및 제12조 제1항). 그리고 학생의 학교규칙 준수 의무, 교원의 교육활동 및 연구활동 방해 금지 의무, 학내 질서 문란행위 금지 의무를 규정하였다(법 제12조 제3항). 또한 교원에 대해 전문성 존중, 지위 우대, 신분 보장 등과 여러 가지 의무를 동시에 규정하였다(법 제14조). 학부모 등 보호자에 대한 권리와 의무도 함께 규정하였다(법 제13조). 이러한 「헌법」과 「교육기본법」의 원리는 「초·중등교육법」 등 모든 교육관계 법규에 반영되어 적용되어야 한다. 이에 국회는 지난해 12월에 「초·중등교육법」을 개정(2023.6.28. 시행)하여 제20조의2(학교의 장 및 교원의 학생생활지도)를 신설하였고, 제18조의4(학생의 인권보장 등) 제2항을 신설하여 “학생은 교직원 또는 다른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였다. 법률 개정 목적은 전체 학생의 학습권 보호 및 교내 질서 유지, 교원의 교육·연구활동 보호에 있으며,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헌법」과 「교육기본법」의 원리를 법률에 명시하여 구현한 것이다. 그런데 교원이 이번에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을 포함한 법령과 학칙에 따라 정당한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를 한 것에 대해 일부 학부모·학생이 아동학대 민원을 제기하거나 신고할 경우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적절할까? 학부모·학생이 학교(교장 등)에 아동학대 문제를 제기할 경우에 학교장 등은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등에 따라 경찰에 신고·고발하고, 해당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시키거나 직무정지·직위해제 등의 조치를 취한다면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가 제대로 실시되기 어렵다. 예를 들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0조처럼 신고의무가 있는 교원이 학교폭력 현장을 목격한 경우에 학교 등 관계기관에 이를 즉시 신고하기만 하면 교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일까? 교원에게는 「교육기본법」상 (피해)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보호자를 대신하여 다른 학생의 안전 및 학습권을 보호해야 할 책무도 있다. 이 과정에서 「초·중등교육법」상 학생을 교육하며,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위하여 학생생활지도를 해야 할 책무도 있다. 이처럼 교육 관계 법규에서 정한 교원의 역할을 정당하게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아동학대로 민원 또는 신고하고 아동학대 관계 법규에 따른 사안 처리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입법과정에서 학교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에 대한 고려가 미흡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즉 생활지도 법규와 아동학대 법규 간의 상충 및 경합에서 발생한 문제이다. 서로 조건과 목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가정 및 시설 등에서의 아동학대 사안 처리’를 ‘학교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 상황에 무리하게 적용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법적 상충을 방치할 경우, 그 피해는 전체 학생의 학습권 침해 및 인권 침해로 이어지고, 교권도 더욱 추락하게 될 것이다. 학생생활지도와 아동학대 방지는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을 위한 입법은 구분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사안처리도 각각 다르게 마련하여야 한다.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제21대 국회에는 「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2 제2항을 신설하여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서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부터 제6호까지에 의한 금지행위 위반으로 보지 아니하도록’ 하는 법률안,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학생생활지도는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따른 아동학대로 보지 아니하도록’ 하는 법률안이 각각 발의되어 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부터 제6호까지는 신체적 학대행위, 정서적 학대행위, 아동 유기 또는 방임행위에 해당하며,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따른 아동학대는 모든 금지행위를 포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생활지도 중에 교원이 위에 제시한 아동학대 금지행위를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도록 하고, 모든 책임을 면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이는 법률안들의 제안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법령과 학칙에 따른 정당한 생활지도는 당연히 교원이 해야 할 책무이며, 교원이 그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교육 관계 법규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민원 제기나 무고성 신고만으로 수업 배제나 직무 정지가 되는 일을 방지하고,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취지이다. 그러므로 정당한 교육목적에 위배되거나 관계 법령 및 학칙에 위반한 행위를 할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다양한 책임을 지게 된다. 이처럼 아동학대 관계 법규와 학생생활지도 관계 법규 간의 상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여 학교 및 교육청 등에서의 사안 처리기준과 절차에 대해 규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 학부모·학생이 민원을 제기하거나 관계기관에 신고할 경우, 시·도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전심기구(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사안을 신속하게 심의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심의위에는 학부모 등의 위원 참여를 의무화하고, 심의위가 내린 조치 결과와 그 사유를 공개하도록 하여 학부모의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심의위에서 신고 또는 고발 조치를 결정할 경우, 학교장·교육장 등은 지체 없이이행하여야 하고, 해당 교사에 대한 수업 배제 등 후속 조치도 지체 없이 이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심의위가 정당한 생활지도로 인정할 경우, 그 결정에 의의가 있는 학부모·학생은 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법률지원단 등이 법적 대응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는 2022년 12월에 국회가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한 입법 취지에 부응하며, 「헌법」과 「교육기본법」이 규정한 ‘학생인권 보장’ 및 ‘학생의 의무 준수’의 조화에 부합하는 입법 방안이다. 이 입법 방안이 잘 추진되어 생활지도 법규와 아동학대 법규의 법적 상충을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전체 학생의 학습권 보장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가 지난 16일 공개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사례는 충격적이다. 실제 이런 일이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학생을 눈으로 흘겨봤다고 아동학대로 신고 당하고, 급식에 나온 반찬을 골고루 먹으라고 했다가 아동학대범으로 몰린 교사도 있다. 시험문제를 어렵게 출제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교사, 여교사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팔에 댄 뒤 아동학대로 신고한 남학생, 심지어 교사를 폭행하고서도 아동학대로 맞고소한 학부모 등 교육현장은 지금 무차별 아동학대 신고에 고통받는다. 이러한 사례들은 교총이 지난 6월 1일부터 7일까지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교권침해 및 학습권 침해를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무분별 아동학대 신고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급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발생했다. #01 어느 유치원 교실. 엄마한테 가겠다고 뛰쳐나간 원아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드러누워 발을 구르는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이를 본 학부모가 ‘아이의 팔을 잡아끌었다’며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선생님이 친구들끼리 박치기를 시켰다”는 유치원생의 거짓말 때문에 곤욕을 치른 교사도 있다. 학부모가 자녀 말만 믿고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교사를 협박했고, 이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교사는 학교를 옮겼다. 한 학부모는 자녀가 양말을 뒤집어 신고 왔다며 아동학대로 항의했고, 옷에 밥풀이 묻어 있는 사진을 찍어 교사에게 보낸 뒤 “밥풀도 못 봤느냐”고 항의한 사례가 교총 조사에서 드러났다. #02 어느 초등학교 교실. 친구를 때린 학생에 대해 교사가 이 사실을 학부모에게 알렸더니 되레 “우리 아이를 학대해서 그렇게 됐다”며 만약 교사가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면 무조건 아동학대로 맞대응하겠다고 협박했다. 더 놀라운 일도 있다. 학생이 교사에게 ‘미친 X’, ‘지X’ 등 욕을 하고 발로 차는 바람에 교사가 응급실에 실려 갔다. 이후 교권침해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겠다고 하자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학생들도 마찬가지. 남학생이 여교사의 손목을 잡아 본인의 팔에 갖다 대면서 오히려 아동학대 당했다고 우기는가 하면 싸움을 말리는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학급규칙에 따라 남학생과 여학생의 밥 먹는 순서를 가위바위보로 정하기로 했는데 남학생이 지자 아동학대를 운운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팔을 다친 학생이 친구와 장난치는 것을 보고 “아픈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으니 앉아 있는 게 좋겠다”고 타일렀으나, 이 말을 전해 들은 학부모는 “자녀를 앉아있으라고 했다”며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에게 명심보감을 쓰게 했다는 이유로, 시험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맛있는 급식 반찬을 적게 줬다는 이유로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사들의 사례는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본인이 왕따 같다는 학생에게 “왕따 아니다”고 답해줬다. 그런데 얼마 후 학부모는 교사가 왕따라는 표현을 썼다며 이는 명백한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그 학부모는 변호사 선임에 나섰다. 이뿐 아니다. 교실에서 공놀이를 하다 떨어진 공이 굴러와 학생에게 던져줬는데 공을 받지 못 한 학생이 공에 맞았다며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한 학부모는 교사의 눈빛과 목소리가 공격적이고 날카로워 정서적 아동학대 가능성이 있다며 담임교체를 요구했다. #03 어느 중·고등학교 교실. 수업 중 잠자는 학생을 깨웠다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사, 학생을 가리키는 손동작을 했다가 손가락으로 밀쳤다며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사, 같은 반 친구들을 괴롭히는 학생에게 3일간 자리 이동을 시켰다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사들이 있다. 학습지도 활동지 내용을 피드백한 것을 두고 “학생에게 스트레스 줬다”며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주장한 학부모도 있다. 이러한 사례를 공개한 한국교총 2030 청년위 교사들은 “지금 교육현장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교권은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추락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학생을 적극 지도·훈육해야 할 교원들의 손발을 다 묶어버리고, 학생지도에 열정적인 교원이 오히려 신분상 피해를 입는 일이 비일비재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교육자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아동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처벌하고, 교권의 이름으로 결코 보호해서는 안 된다”며 “그러나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안전을 위해 교실 질서유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교사의 개입과 제지, 훈계 등의 지도는 법령에 따라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1987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는 전형적인 학교폭력으로 아이들 위에 군림하는 엄석대라는 인물이 나온다. 엄석대 왕국의 위용은 대단하여 전학을 와서 그나마 저항하던 한병태마저 굴복하게 만든다. 엄석대의 왕국이 무너진 것은 학교폭력을 방조하던 ‘최 선생’에서 ‘김 선생’으로 담임이 바뀌게 된 다음부터다. 김 선생은 우선 엄석대를 체벌하여 잘못을 자백하게 한 뒤, 학급의 아이들에게 엄석대의 잘못을 하나씩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했다.결국 엄석대는 학교를 그만두고 아이들은 폭력에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36년 전 국내 유수 문학상의 대상까지 받은 이러한 이야기가 2023년에 교실에서 펼쳐진다면 결론은 전혀 다르게 펼쳐질 수 있다. 일단 엄석대나 그 학부모는 체벌을 가한 김 선생을 아동학대죄로 경찰에 고소할 것이다. 그렇다면 김 선생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서를 드나들고, 기소라도 당하면 형사법정을 드나들어야 한다. 피해학생들이야 형사미성년자라서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엄석대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알린 학부모는 엄석대와 그 부모로부터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알린 것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한 것임을 입증해야만 겨우 무죄를 받을 수 있다. 또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생활부장 역시 엄석대와 그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당할 수 있다. 선생님들에게 학교폭력에 대한 초동대처와 조사 책임만 부여한 현행법과 제도에 따르면 조금이라도 강압적인 방법으로 조사를 하면 아동학대 혐의가 생기고, 엄석대에게 사과문을 쓰게 하는 것조차 아동학대범으로 처벌당한다.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생활부장이나 담임인 김 선생이 이 사안을 학교폭력사건으로 교육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에 회부하면 엄석대와 그 학부모는 생활부장과 담임인 김 선생을 무고죄로 고소할 것이다. 반면 엄석대는 교육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의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불복소송을 충분히 끄는 방법으로 아무런 처분도 받지 않은 채 상급학교로 당당히 진학할 수 있다. 피해학생들은 엄석대를 피하기 위해 전학을 가거나 자퇴를 했을지도 모른다. 황당한 것은 이 모든 일들이 필자가 학교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대리하며 엄석대가 아닌 실존 인물들에게서 발생했던 사건들이란 점이다. 현행 학교 관련 법과 제도에서 교사가 겪는 어려움 2012년 학교폭력사안에 대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현행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를 의무화하는 「학교폭력예방법」이 개정되고, 2014년 교사의 아동학대에 대한 포괄적 처벌이 가능한 「아동학대법」이 제정되면서 학교현장은 법적 분쟁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특히 학폭위 처분이 학생부에 기재되고 입시에 반영되면서 대학입시와 직결되는 고등학교 시절 학폭위 처분에 대한 불복소송이나 불복심판청구가 급증하였고, 법원이 학폭사건 처분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하게 집행정지를 내주면서 불복소송은 더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법리적 다툼에서는 처분청의 법적 과오를 모두 짚는 것이 상례인데 교사들에 대하여도 같은 잣대가 주어지기 시작하면서 스승에 대한 법적분쟁을 꺼리던 일종의 사회문화적·심리적 장벽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교사에 대한 무고나 명예훼손 고소와 손해배상청구 등의 소송이 급증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2014년 「아동학대법」 제정으로 더욱 증폭되었다. 「아동학대법」은 아동에 대한 학대행위를 비교적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대법원 판례에 의해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훈육행위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결국 훈육행위와 학대행위의 중간 지대에 위치한다 싶은 교사의 행위들이 법적분쟁의 대상이 되었고, 이를 학부모들이 학교폭력 사건이나 생활기록부 기재 등에 있어 원하는 결론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학교폭력 사건을 조사하는 교사를 아동학대·무고·명예훼손으로 고소하여 가해학생에 대한 조사를 봉쇄하거나 학폭위 처분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아동학대법」상 아동학대 사건에서 의사는 법상 신고의무가 존재하는 직역이다. 그러나 의사에게 조사와 처분 그리고 아동보호 의무를 동시에 지우지 않는다. 이러한 조치는 수사기관 등 다른 기관이 담당할 일이다. 이에 의사들은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신고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반면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아동학대 사건과 달리 교사에게 신고와 조사 및 보호처분의 책임을 모두 지운다. 교사에게 아무런 권한을 주지 않고 면책요건도 부여하지 않으면서 조사 및 보호처분의 책임까지 지우고 있는 것인데 이러한 상황이 교사들에게 매우 어려운 현실이 되고 있다. 교사들은 현재 학교폭력 조사과정에서 가해사실을 확인하거나 사과문 작성 등 자치적 해결을 도모하다 아동학대죄로 고소당하기도 하고, 학폭위에 사건을 회부했다가 무고죄로 고소당하기도 한다. 또 학교폭력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하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에 의한 이러한 고소 사건이 최근 급증하면서 교사들이 학교폭력 업무를 기피하고 심지어 학교를 그만두기까지 한다. 교원지위 회복을 통한 교육적 자치와 회복적 사법의 실현방안 최근 학교폭력 사건 발생 시 엄벌주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전가의 보도처럼 논의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과 불이익의 인플레이션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엄벌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형법학의 흐름에도 동떨어진 대응책이라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사법계에서는 형벌의 목적을 단순한 응보적 처벌이 아닌 교화를 목적으로 하는 견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 형사법계에서는 형벌의 목적을 교화에 두는 교육형주의 외에 범죄의 발생으로 변화하게 된 가해자·피해자 그리고 학교사회를 범죄 발생 이전으로 되돌리는 회복적 사법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회복적 사법 이론은 가해자에 대한 교화의 범위를 확장하여 피해자와 주변 사회까지 치유하는 것을 형사법 체계의 목적으로 삼는 것이다. 교육적 목적이 강하게 요구되는 학교현장에서는 보기에만 그럴듯한 엄벌주의보다 회복적 사법 이론의 적용이 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적이며 미래지향적 해결책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입법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 교사의 정당한 훈육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면책조항의 입법 필요성 대법원에 따르면 “교사는 학교장의 위임을 받아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징계를 할 수 있고, 징계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지도를 할 수 있는데 그 지도에 있어서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방법인 이른바 체벌로 할 수 있고 그 외의 경우에는 훈육·훈계의 방법만이 허용되어 있는바”라고 판시하며(대법원 2004.6.10. 선고 2001도5380 판결), 교사의 정당한 훈육행위를 정당행위라 하여 일관되게 위법성을 조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원의 판단기준이 일관되지 않다 보니 교육현장에서는 칭찬스티커를 발부하는 것까지도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에 교사의 정당한 훈육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되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사실을 적시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교사에게 아동학대죄를 적용하는 경우 범죄 구성요건에 ‘오로지 학대의 목적으로’와 같은 목적 요건을 신설하여 명백한 훈육행위임에도 학대가 아님을 수사나 형사재판을 통해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 ● 강제수사권이 없는 교사에게 조사를 위한 권한 부여 학교폭력 사건의 1차 조사기관은 아무리 제도가 변화해도 교사이다. 그러나 교사는 학교폭력 사건 조사에 있어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다. 경찰 등 수사기관은 강제수사권이 있는 반면 교사에게는 이러한 권한이 없다. 따라서 교사의 조사에 대해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불만이 생기고, 조사에 있어 합법적 절차를 마련하기조차 힘들다. 우리 법에서 행정부가 사안에 대해 조사를 할 권한을 부여하면서 이토록 그 권한을 담보할 제도를 하나도 마련하지 않은 경우를 살펴보기 힘들다. 예컨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관들은 임의조사를 하지만 기업들은 이러한 조사에 모두 응한다. 그것은 바로 다음의 「공정거래법」에 명시된 규정 때문이다. 제124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중략)… 13. 제81조 제2항에 따른 조사 시 폭언·폭행, 고의적인 현장 진입 저지·지연 등을 통하여 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기피한 자 이러한 조사방해 규정이 있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실효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현재 학교폭력 현장에서 교사의 조사행위에 대한 방해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규제할 규정이 전무한 실정이다. 기껏해야 교권보호위원회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이 또한 행정법상 처분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질적으로 교사의 권한을 제대로 보장해 주지 못한다. 따라서 학교폭력 사건 등에 있어 조사 기능을 수사기관 등에 이양하는 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공정거래법」상 조사방해죄 조항과 같은 벌칙조항이 입법될 필요가 있다. ● 담임 및 학교폭력전담교사의 처우 개선 현재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 사건 등을 전담하다시피 하는 담임 및 학교폭력전담교사 업무를 수행하는 교사에 대한 처우가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많은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전담교사는 저년차 교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고, 담임교사 역시 기피 업무 중 하나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교육적인 경험이 많고 노련한 교사가 학교폭력 사안을 사법적 해결 대상으로 끌고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교사들이 전담교사를 맡을 수 있도록 충분한 인센티브 제공 등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학교는 학생수 감소 등으로 학생 1인당 태블릿 PC가 한 대씩 제공될 수 있을 정도로 물적 시설 측면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환경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기 짝이 없고, 이로 인해 학교현장의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교육당국에서는 학교폭력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들에 대한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학교폭력 문제와 교권침해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4일 도쿄 KKR호텔에서 열린 제34회 한·일교육연구발표회에 앞서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주정 광주 진남중 교장이 '전인교육의 중요성 및 실행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왼쪽)이 일본교육연맹 우에무라 히로시 회장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발표회를 마친 양단체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기 숙지초(교장 이순호)는 '사랑.도전.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 특색 사업으로 학기별 온종일 책과 노니는 날을 지정하여,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친구와 함께 읽기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읽기를 실천하고 있다. 새 학년 준비기간에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학년별로 도서 선정과 독서 활동 내용을 미리 정해 운영된다. 학교 도서관과 연계하여 다양한 책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든 교사가 밀도 있는 협의를 거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루하지 않고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6월 29일 숙지초는 하루 종일 책과 노니는 아이들의 소리로 모든 학년 모든 교실이 북적북적했다. 1학년은 파닥파닥 해바라기 책의 내용으로 만든 노래를 부르며 책 내용을 떠올리며, 나에게 힘이 되는 존재를 같이 이야기 나누며 협동화 그리기와 보석 십자수 해바라기 만들기 시간을 가졌다. 2학년은 진정한 일곱 살을 함께 읽으며 진정한 아홉 살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친구들과 서로 이야기했다. 3학년 교실에서는 최기봉을 찾아라 나는 3학년 2반 애벌레입니다를 읽고 교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국어사전’을 활용해 온 작품에 나오는 낱말 찾기 북크닉을 해보았다. 4학년은 시간을 굽는 빵집을 읽고 시간을 찌는 떡집 활동과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떡으로 만들어 선물하기를 했다. 5학년은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 책으로 독서 골든벨과 우리 반 고래를 협동화로 그리며 나만의 무드등을 만들어 소원 빌어보기를 했다.저자인 이혜령작가를 직접 만나는 시간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갖는 시간이 되었다. 6학년은 동화 긴긴밤 첫사랑 라이브 책을 읽고 작품 속 인물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자신의 삶과 관련지어 글로 써보고 독서 마블 게임 및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책갈피를 만들어 보았다. 5학년 학생들은 “하루 종일 교과 수업 없이 친구들과 함께 한 학기 동안 읽었던 책으로 작가와의 만남과 다양한 독서 활동으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책이 좋아지는 시간이 되었다”며 “벌써 2학기 온종일 책과 노니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숙지초는 2022학년도 독서 교육 활성화 우수학교로 경기도 교육감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학기별 온종일 책과 노니는 날,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실천하며,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작가와의 만남, 월별, 주제별 원화전시회, 사서교사의 특색있고 다양한 독서 수업으로 독서 교육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 성지초(교장 박연실)는지난달30일 성지 뮤지컬 발표회를 개최했다.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교직원 등 교육가족 모두의 화합과 예술의 장이 되어준 뮤지컬 발표회에서는 1학년부터6학년까지 전교생이 참여하여 빛나는 무대를 완성했다. 1부에서는 어느덧 유치원생 티를 벗은 1학년 학생들이 가족의 사랑을 노래하는 공연으로 첫무대를 열었다.이어지는 무대에서는 3학년이 더욱 의젓해진 모습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 뮤지컬을 재구성하여 멋진 무대를 꾸몄으며 5학년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으로 희망의 메세지를 전했다. 2부에서는 2학년이 꾸미는 성지 위키드 공연과 4학년 학생들이 전하는 성장이야기, 마지막으로 6학년의 대한독립 만세 공연으로 웅장함까지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보여주었다.각 학년의 뮤지컬 사이 사이에는 노래와 춤, 줄넘기, 마술, 버나와 스트레칭 등 각자의 장기를 마음껏 선보이는 장기자랑도 하며 모두가 협동하며 주인공이 되는 진정한 인성교육의 현장을 볼 수 있었다. 결코 쉽지 않은 발표회를 위해 한 학기 동안 땀흘리며 호흡을 맞춰온 학생들이 발표한 것은뮤지컬 그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