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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003년 가을 조선시대 여인의 몸으로 최초로 임금의 주치의가 된 의녀 대장금에 대한 일대기를 다룬 MBC 드라마 대장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장금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조정은 양의 깜찍한 연기를 기억할 것이다. 어린 대장금은 천민 신분에서 우여곡절 끝에 생각시로 뽑혀 궁에 수라간 나인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다른 생각시들과 호된 궁중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생강’에서 파생된 새앙각시(생각시) 아는 사람은 알고 있었겠지만 어린 대장금이 처음에 궁에 들어갈 때의 호칭으로 사용된 ‘생각시’는 뜻밖에도 우리 전통의 향신료 재료인 ‘생강(生薑)’에서 온 말이다. ‘생강’이 바뀌어 ‘새앙각시’도 되었다가 ‘생각시’도 되었다가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새앙각시’의 ‘새앙’과 ‘생각시’의 ‘생’은 모두 ‘생강’과 관련된 말이지만 이 말들과 혼동을 일으키는 말들이 여럿 있다. 이 단어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조선 시대, 임금이나 왕비가 평상시에 거처하는 곳인 지밀(至密)과 침방(針房), 수방(繡房) 등에 소속된 궁녀 중 관례(冠禮)를 치르지 않아 ‘새앙머리’를 땋은 어린 궁녀를 ‘새앙각시’라고 한다. ‘새앙머리’란 머리를 두 갈래로 갈라서 땋아 이것을 다시 틀어 올린 뒤, 아래위로 두 덩이가 지도록 중간을 댕기로 묶기도 하고 틀어 감아서 비녀 같은 것으로 꽂기도 해서 생강 모양으로 만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이 ‘새앙머리’가 줄어서 ‘생머리’가 된다. 우리말의 ‘생머리’라는 말에는 이렇게 생강 모양으로 꾸민 머리라는 뜻의 단어와 머리에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둔 자연 그대로의 머리를 말하는 ‘생머리’가 있는데 후자는 ‘생머리(生--)’이고 입말에서는 ‘쌩머리’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어찌되었든 이렇게 ‘새앙머리’를 한 어린 궁녀를 ‘새앙각시’라고 하는데 ‘새앙머리’가 ‘생머리’가 되는 것처럼 ‘생각시’는 ‘새앙각시’가 줄어든 말이다. 이 ‘생각시’를 예전에는 이두식 한자로 ‘生閣氏’로 쓰기도 하였는데 ‘각시(閣氏)’는 우리말에서 아내나 아냇감을 나타내던 ‘가시’를 한자로 쓴 것이다. 여기서 ‘生’은 ‘생강(生薑)’에서 변한 말인 ‘새앙’이 다시 줄어들어 ‘생’으로 된 말을 한자로 쓴 것인데 ‘生’이라는 한자의 뜻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말이다. 한자어 ‘생강(生薑)’에서 ‘새앙’으로 변했다가 ‘생’으로 줄어든 이 말은 현대 국어 사전에 ‘생각시, 생머리’ 이외에도, ‘생단자, 생뿔, 생엿, 생쥐, 생토끼’ 등에 남겨져 있다. ‘생단자(-團)’는 ‘찹쌀로 만든 단자에 생강가루를 묻혀 만든 떡’을 말하고 ‘생뿔’은 ‘생강의 뿌리’라는 뜻과 ‘생강 모양으로 난 아직 채 못다 자란 송아지 뿔’을 가리키는 말이다. ‘생엿’은 ‘생강엿’을 가리키고 ‘생토끼’는 ‘생강 모양으로 생긴 우는토낏과의 포유류’를 가리키는데 이 토끼는 ‘꺅꺅’하고 특이한 울음소리를 내기 때문에 ‘우는토끼’라고도 한다. ‘사향’에서 변한 ‘새앙’과 혼란 그런데 특이하게도 현대 국어에서 ‘새앙쥐’의 경우만은 준말인 ‘생쥐’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본말인 ‘새앙쥐’는 비표준어로 처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는 ‘새앙쥐’는 ‘사향쥐(麝香-)’라는 다른 종류의 쥐 이름에서 온 말이다. ‘사향쥐’는 ‘사향뒤쥐’의 다른 이름으로, 회갈색 몸에 악취를 풍기는 분비선이 있어 고양이나 뱀들이 싫어하는 뒤쥣과의 포유류다. 즉, ‘사향쥐’에서 나온 ‘새앙쥐’는 ‘생강쥐’에서 온 ‘새앙쥐’와는 다른 단어임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니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준말인 ‘생쥐’는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으나 이 말의 본말인 ‘새앙쥐’나 ‘생강쥐’는 비표준어로 처리하고 있다. ‘사향쥐’에서 바뀐 ‘새앙쥐’가 표준어로 돼 있는 반면, ‘생쥐’의 본말인 ‘새앙쥐’는 비표준어로 돼 있어 이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매우 헷갈릴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생강 모양을 한 동물이나 사물에 사용되던 ‘새앙’ 과 고약한 냄새를 지닌 동물들에 붙이는 ‘사향’에서 변한 ‘새앙’이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새앙손’과 ‘생손’은 다른 말 이렇게 ‘생강’에서 줄어든 ‘새앙’ 혹은 ‘생’과 혼동을 일으키는 말은 또 있다. ‘새앙손이’가 바로 그것이다. 흔히 ‘손가락이 잘려서 생강(生薑)처럼 몽똑하게 된 사람’을 ‘새앙손이’라고 한다. 이 말은 본래 ‘생강(生薑)처럼 몽똑하게 잘린 손가락’을 가리키는 ‘새앙손’에 사람을 나타내는 접미사 ‘-이’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이다. 물론 현행의 표준어에서는 ‘새앙손’을 단어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생강(生薑)처럼 몽똑하게 잘린 손가락’이라는 뜻풀이를 고려하면 ‘새앙손’이라는 단어가 있음 직함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새앙손’은 ‘상한 손’이라는 뜻을 가진 말인 ‘생인손’과는 다른 말임에 유의해야 한다. ‘생인손’은 ‘손가락 끝에서 종기가 나서 곪는 병’을 가리키는 말인데 ‘생(生) +앓- +-ㄴ +손’에서 발달하여 ‘생안손’이 되었다가 ‘생인손’으로 굳은 것으로 ‘생으로 앓은 손’으로 보기도 한다. 이 ‘생인손’의 준말에 ‘생손’이 있는데 문제는 이 ‘생손’이 ‘생인손’의 준말인지, ‘새앙손’의 준말인지는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새앙손’은 손가락의 마디가 잘려서 뭉툭하게 된 손을 가리키는 말이고 ‘생안손’, 즉 ‘생인손’은 ‘생으로 앓은 손’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둘 다 ‘손가락 끝에 문제가 생겨서 손가락의 형태에 변형이 온 경우’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생손’은 ‘새앙손’과 ‘생안손’ 모두로부터 왔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생손앓이’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생손’은 역시 ‘생안손’에서 온 말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생손’의 경우는 ‘생’을 한자 ‘生’으로 쓰는 것이 옳을 것이다. ‘서양’이 입말에서 줄어서 나온 ‘생-’ 이 밖에도 ‘생’과 혼동을 일으키는 말에 ‘서양에서 들어온 것’을 가리키던 ‘서양’이 입말에서 줄어들어서 ‘생’으로 된 말들이 있다. ‘생목’ 같은 말이 이에 해당한다. ‘생목(-木)’은 ‘두 가닥 이상의 가는 실을 한 가닥으로 꼬아 만든 무명실로 폭이 넓고 발이 곱게 짠 피륙’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 전통의 광목(廣木)보다 실이 가늘고 흰데 서양에서 발달하여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기 때문에 ‘서양무명’을 뜻하는 ‘서양목’으로 부르기도 하고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점에서 ‘당목’으로 부르기도 한다. 물론 ‘생목’은 바로 이 ‘서양목’이 줄어서 이루어진 말이다. 이 낱말에서 ‘목(木)’은 ‘무명’의 한자식 표기 ‘목면(木棉)’을 말한다. ‘가는 무명 올로 폭이 넓고 설피게 짠 서양식 피륙’을 ‘서양사(西洋紗)’라고 하는데 이 ‘서양(西洋)’이 ‘생’으로 줄어서 ‘생사(-紗)’로 쓰기도 한다. 또 ‘통조림이나 석유통 따위를 만드는 데에 쓰는, 안팎에 주석을 입힌 얇은 철판’을 ‘생철’이라고 하는데, 이 말도 본래는 ‘서양철(西洋鐵)’에서 온 말이다. ‘서양’이 입말에서 ‘생’으로 줄어들어서 접두사처럼 쓰이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서양(西洋)’이 ‘생’으로 줄어들어서 쓰이게 된 단어로는 그 밖에도 ‘생과자’, ‘생석탄’, ‘생회’ 등이 있다. 우리에게는 ‘일본식 과자’로 알려진 ‘생과자’도 그 어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서양식 과자라는 말에서 온 것이고 ‘화학적 방식으로 얻은 산화칼륨’을 가리키는 ‘생석탄’, ‘생회’에서의 ‘생’은 모두 ‘서양’이라는 뜻을 지닌 것이다. 지금까지 ‘새앙각시’의 ‘새앙’이 ‘사향뒤쥐’의 변한 말인 ‘새앙쥐’의 ‘새앙’과 혼동을 일으키는 것과 ‘생각시’의 ‘생’이 ‘생안손, 생손’의 ‘생’이나 ‘생목, 생사, 생철, 생과자’의 ‘생’과 구별돼야 함을 말했다. 어떤 말에 한자 ‘生’을 쓰고 어떤 말을 고유어처럼 처리할 것인지는 이러한 구별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신용카드, 요술방망이처럼 느끼며 자라는 아이들 요즘 아이들이 ‘카드’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신용카드다. 부모 세대는 그나마 신용카드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동전이나 지폐를 가지고 물건을 구입하고 저축을 하고 용돈을 받아쓰던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채 10년도 사용하지 않은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 생활에 익숙해져 버려 이제 신용카드를 빼고 생활을 한다는 것은 거의 상상하기 어렵다. 어른들마저 이러한데 요즘 아이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화폐가 아닌 오로지 신용카드를 통한 지출에만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카드하면 곧 플라스틱 카드인 신용카드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게다가 신용카드는 마법 같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쇼핑하러 간 대형마트에서 카트 한 가득 물건을 싣고 계산대 앞에 오면, 아빠가 건네준 신용카드로 카트 안의 온갖 물건이 모두 우리 집 소유가 된다. 대형마트의 그 어떠한 물건이라도 바로 내 물건이 되는 것이다. 가지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 그리고 그 물건을 카트에 담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신용카드만 있다면, 물건을 구입할 때 어려운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신용카드는 요술을 부리는 요술 지팡이가 되어 버렸다. 신용카드 덕택에 물건은 넘치도록 소유하게 되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혹은 학원에서도 어디를 가도 학용품과 생활용품이 넘친다. 부족함이 없다. 설령 없다고 하더라도 또 곧 구입하면 된다. 필요하거나 혹은 가지고 싶다는 욕구를 즉각적으로 채우는 것은 능력이며 자연스럽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이 불행하다고만 생각한다. 가지고 싶은 물건을 바로 구입할 수 있는 부모님은 그 욕구가 무엇이 되었든, 즉각적으로 자식이 원하는 것을 채워주려 한다. 노력 없는 풍요 속의 결핍 그러나 그렇게 즉각적으로 자녀의 욕구와 결핍을 채워주어도 그들은 전혀 행복해하지도 만족해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유행의 속도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빨라져 소유한 물건은 금세 헌 물건이 되어 버린다. 결국 아이들은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 영원히 만족할 수 없게 되었다. 더군다나 그 물건을 가지기 위해서 들인 노력과 시간이 하나도 없다. 물건 하나를 갖기 위해서 포기하거나 희생한 것도 없다. 그렇기에 그 물건, 즉 학용품이 되었든 장난감이 되었든 자녀에게 특별한 의미가 없다. 특별한 의미가 없기에 부모님이 사주어도 별로 감사한 마음도 없고, 설령 가지고 있다 잃어 버려도 안타까운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밤새 이불 뒤집어쓰고 울 정도로 그 물건을 잃어버린 허전함과 후회가 들지 않는다. 찾으려 애쓰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즉각적 욕구 충족, 진정한 행복 빼앗아 아이들 잘못이 아니다. 자녀들 앞에서 현금인 화폐나 기나긴 저축을 통한 소비가 아니라 신용카드를 통해서 편리하게 소비한 결과다. 자녀의 즉각적인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자녀를 위한 길인 줄 알고 저축이 아닌 신용카드를 통해서 바로 바로 사 줘 버릇한 잘못된 지출 결과다. 소중한 경험이나 소중한 물건이 없게 된 소비 환경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부모 세대는 요즘 자녀들이 미처 갖지 못한 소중한 추억들을 하나둘씩 가지고 있다. 늘 언니나 형이 물려준 옷만 입다 몇 년 만에 처음 설빔으로 받게 된 새 옷이나 혹은 새 신발, 그도 아니면 새 학년 들어 갖게 된 새 학용품에 대한 기억들이 그것이다. 문방구나 옷 가게에 가면 무수히 많고도 똑같은 물건들이 쌓여 있지만, 그곳에 있는 물건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나만의 것을 가졌다는 그 벅찬 기분을 요즘 아이들은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 그 물건을 갖기 위해서 쓰디쓴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고, 또한 그 물건이나 옷을 아끼고 아껴 쓰는 그 마음에서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마치 어린왕자에 나오는 왕자와 장미의 관계처럼 특별한 경험과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 요즘 아이들이 가지는 풍요 속에서 오는 결핍감이다. 공허한 풍요는 아이들의 사회성에도 악영향 소유를 하고 또 그 소유한 물건과의 특별한 이야기를 쌓아가는 특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요즘 아이들에게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도 쉽지 않다. 혹은 아주 쉽게 치부해 버린다. 얼마든지 새로운 물건으로 대체해 버려 소유한 물건에 대해 별반 생각이나 느낌이 없는 것처럼, 사람과의 관계도 쉽게 형성되고 또 쉽게 대체될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렸다. 친구들끼리 함께 어울리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도 각자 가지고 있는 휴대폰이나 오락기를 가지고 혼자 놀기에 여념이 없다. 그 친구를 위해서 희생한 시간도 포기한 것도 없기에 친구와의 관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는다. 헤어지면 그만이다. 오히려 쿨하다는 생각마저 한다. 하지만 정작 외롭고 어려울 때 함께 할 친구가 없기에 그 많고 많은 관계 안에서 늘 고독하다. 세상은 혼자서 꿋꿋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2000년 전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아무리 혼자서 잘났다고 하더라도 세상을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관계를 형성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데 과거 그 어떠한 세대보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할 것은 비단 영어와 수학 교육만은 아닐 것이다. 신용카드를 통한 빠르고 편리한 소비로 인해 만들어진 인내력의 결핍은 결국 사회에 나가서 사람과 부딪히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처세술마저 배울 수 있는 연습 과정이 삭제된 당연한 결과다. 스스로 용돈 관리하는 습관 들여야 잘못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녀에게 용돈을 주자. 그리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의사 결정권을 주고 기다려 보자. 필요한 물건이 있다고 무작정 사주지 말고 그 물건이 꼭 필요한 것인지,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서 대체할 만한 것은 없는지 생각할 시간을 주자. 지연된 소비를 통해 자녀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비단 욕구 통제능력만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진짜 욕구와 가짜 욕구를 구별해 타인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 돈을 모아 구입한 물건에 대한 각별한 감정과 행복감이 더 클 것이다. 그 물건을 소유하기까지 들인 공과 시간 및 포기한 것들에 대한 모든 보상이기에, 스스로 체험하고 경험한 과정에서 얻은 결과이기에 절대로 잊을 수 없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자기주도학습을 용돈교육을 통해서 가르칠 수 있다. 주도적인 의사 결정 능력이 바로 자기주도적인 학습 계획 하에 실천해 보는 것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지 못하여 자기 인생 계획마저 타인이나 부모가 정해주는 대로 살아가는 요즘의 자녀들은 결국 자기 인생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지 못한다. 넘치도록 소유하고 있으며, 수많은 관계 망에서 살아가지만 결국 쓰디쓴 외로움과 불행만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영원히 성장하지 않는 애 어른으로 캥거루처럼 옆에 끼고 교육시키려 하지 말고,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독립할 수 있도록 당장 실천해 보자. 아이들의 의사 결정 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개인의 희망찬 미래 설계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미래 희망을 키울 수 있는 텃밭임을 간과하지 말자.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코막힘 코막힘은 코호흡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답답함, 집중력 감소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 학습, 수면 등에까지 큰 지장을 초래한다. 또한, 코막힘은 구강호흡을 유도하기 때문에 잦은 상기도(기도에서 기관지 · 후두 · 인두 · 비강이 있는 부위)감염,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코막힘이 계절적으로만 나타나 가볍게 여기거나 만성적으로 나타나 치료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인별로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으므로, 코막힘을 일으키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코막힘은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이 감기와 비염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만, 비염은 오직 코와 관련된 증상만 나타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만성적인 코막힘을 일으키는 주요한 질병으로는 알레르기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 코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비중격만곡증, 만성적으로 코에 살이 쪄 발생하는 만성비후성비염, 만성부비동염(축농증), 비용종(물혹) 등이 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아데노이드 비대 때문에 코막힘이 발생할 수 있다. 아데노이드란 코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인두편도1)를 말하며, 아데노이드가 지나치게 커지게 되면 코를 통한 원활한 호흡을 방해하거나 이관을 막아 삼출성2) 중이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질병 따라 약물치료 후 효과 없으면 수술적 치료로 비중격만곡증은 코막힘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콧속 중앙의 칸막이 역할을 하는 중격(연골, 골 부분)이 휘어져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하며 흔히 비염이 동반된다. 비중격이 휘어져도 호흡에 지장이 없고 코의 기능을 제한하지 않는다면 치료할 필요가 없지만, 휜 정도가 심해 코막힘, 두통, 잦은 출혈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아데노이드 역시 심하게 비대해지지 않았더라도 코막힘, 수면호흡장애(코골이, 무호흡), 중이염 등과 연관되는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수술을 통해 증상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인 만성부비동염은 부비동, 즉 얼굴 뼈 안에 있는 여러 공간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해 점막이 부어있거나 고름이 차는 질환을 말한다. 특히 만성부비동염에 물혹이 동반되면, 약물치료가 어려워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 역시 코막힘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특정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코가 과민반응을 보이는 질환으로 주로 코막힘, 맑은 콧물, 재채기, 가려움 등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주요 원인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곰팡이, 황사 등이 있으며, 특히 봄철에 극성을 부릴 수 있다. 원칙적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므로 증상이 있는 경우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물질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원인물질을 완전히 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므로 대부분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원인물질을 아주 적은 용량부터 조금씩 양을 늘리면서 투여하여 반응을 없애는 면역요법은 알레르기를 근본적으로 치료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간이 오래 걸리며 일부 원인에 대해서만 치료가 가능하다.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존 가트맨 · 최성애 · 조벽 공저. 한국경제신문사) 감정코칭의 세계적인 권위자 존 가트맨 박사와 EBS ‘60분 부모’의 최성애 박사,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 조벽 박사가 만나 전 세계 엄마들의 양육 방식을 바꾼 감정코칭 5단계를 들려준다. 가트맨 박사가 인정한 감정코칭 실전법을 갖고 있는 최성애 박사는 그동안 경험을 통해 효과를 본 구체적인 사례로 감정코칭의 노하우를 보여준다. IQ가 높은 아이보다 EQ(정서지능, Emotional Intelligence)가 높은 지혜로운 아이가 행복하고 성공한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이처럼 내 아이가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서지능은 ‘감정코칭’에 의해 길러진다. 이 책은 감정코칭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자녀양육 및 아동교육에 어떻게 적용해야 될지 모르는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감정코칭 방법을 알려준다. 아빠는 너희를 응원한단다 (버락 오바마 저. 월드김영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8년 대선 기간부터 2009년 대통령 취임 전까지 틈틈이 쓴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지녔으면 하는 덕목들을 세계 위인 13명의 삶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이들의 아름다운 삶을 시처럼 노래하면서, 아이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가득 담아냈다. 또한 위인들이 지닌 덕목과 아름다운 삶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명강의 (마이클 샌델 저. 김영사) 하버드 역사상 최초로 공개된 샌델 교수의 특별하고도 환상적인 강의는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다 전하지 못했던 현장의 생생함과 속도감, 그리고 뜨거운 열정을 완벽하게 포착한다. 명쾌하고도 유쾌한 해설, 일상생활과 접목시킨 쉽고 강렬한 예시, 철학자와 철학책, 철학용어의 정확하고도 간결한 설명이 탁월한 이 책은 정의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지침서를 제공한다. 행복과 성공을 만드는 삶의 지혜 (장석민 저. 발해그후)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행복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책으로 가정과 사회생활, 직업, 교육 등 생활의 다방면에서 필요한 지혜를 전하는 책이다. 인간관계와 자기 수련, 문명적 삶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해온 저자가 그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과 교훈,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와 이슈들을 살펴 윤리나 가치관을 재해석 하고 있다. 행복한 어린이 농부 시리즈 (백승권 등 저. 다산어린이) 농사의 전 과정을 꾸밈없이 담은 동화책으로 농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지 알려주고 실제 농사의 과정을 꾸밈없이 담았다. 실제 우리가 먹는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을 만드는 재료들, 그것들을 만들기 위해서 농부가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배우고, 음식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손에 잡히는 사회 교과서 세계 문화유산 편 (이순 외 저. 길벗스쿨) 유네스코가 선정한 우리나라 세계 문화유산의 역사와 가치를 설명한 책이다. 여러 종류의 세계유산 중에서 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아홉 점의 세계 문화유산을 깊이 있는 설명으로 다루어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문화유산을 사진과 함께 보여줘 직접 답사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에듀팟에는 학교 내 · 외의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의 4가지 영역 활동 내용과 자기소개서, 방과후학교활동, 독서활동 등에 자기주도적으로 참여한 과정과 결과를 학생 스스로 기록하도록 되어 있다. 과거에는 이와 비슷한 내용을 교사가 기술했지만, 이제는 학생 스스로 온라인에서 입력 · 관리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실 자율 · 동아리 · 봉사활동 등은 기존 학생부에도 기재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다. 진로활동도 학교에서 집중 교육하고 있어 이에 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된다. 문제는 독서활동이다. 독서는 철저히 개인의 선택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교과부는 독서 포트폴리오만 구축하는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장 먼저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권장 도서가 안내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안 되는 어려운 것들이다. 일부에서는 고전 혹은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으면 안전하다고 하는데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에듀팟에서 어렴풋이 얻을 수 있다. 여기서는 ‘희망 진로와 관련된 분야의 책을 지속적으로 읽을 것’을 권한다. 따라서 대학 전공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먼저 정할 필요가 있다. 전공 학과를 정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책 선택이 쉬워진다. 그래도 어려우면 자신의 관심분야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와 관련된 책을 읽는 방법도 있다. ‘수업내용과 관련된 책을 선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수업내용과 관련된 책은 선생님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수업 중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학생에게는 관련 책을 추천해준다. 이는 성적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방법은 결국 전공역량을 키우는 맥락으로 볼 수 있으므로, 개념에 대한 원리 위주의 책이 좋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경험한 다양한 활동과 관련 있는 책 읽기’를 권한다. 이 방법도 실제 활동과 독서 경험 내용을 연계해 기록할 수 있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위의 방법은 모두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책을 읽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관심 있는 분야라면 좀 어렵더라도 의욕을 갖고 책을 읽을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너무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희망진로와 관련된 책과 수업에 관련된 책을 균형 있게 보면 무난하다. 그러고도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필자는 그들에게 문학작품을 권한다. 오래된 작품이면서 동시에 대중성이 있는 작품을 읽으면 된다. 문학에는 우리의 삶이 있다. 작가 개인의 체험이 바탕이 되지만, 결국에는 인간의 보편적인 삶과 합일하는 세계가 표현된다. 작품을 읽고 우리의 삶과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성찰해보는 것은 책읽기에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무엇을 읽었느냐 보다는 어떻게 읽었느냐가 중요하다. 에듀팟의 독서활동 기록도 자기화하는 과정을 중시하므로, 기록으로 남길 때도 줄거리와 단순한 감상보다는 자신의 사고과정이 드러나야 한다. 나아가서 지금 발생하는 사건이나 사회 문제와 연관 지어 기록하면 훌륭한 독서 포트폴리오가 된다. 독서의 즐거움은 무엇보다도 자유로움에 있다. 일상의 얽매임에서 벗어나, 책을 통해서 세계를 창조하고 마침내는 정신의 자유를 획득하는 것이 독서의 즐거움이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읽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비전을 설계하고, 가치관, 잠재적 역량을 발견하는 작업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2011년도 학교평가, 시 · 도교육청 자율권 커져 교원은 학교조직의 일원으로서 학교조직이 부여한 직무를 수행하고 다양한 형태로 평가받고 있다. 기관평가(학교평가)와 개인평가(학교경영평가, 교원능력개발평가, 다면평가, 교원성과급평가) 등 다양한 평가시스템이 학교현장과 학교구성원인 교직원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중 학교평가는 학교교육의 수준과 질을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평가결과를 교육당사자는 물론 수요자에게 공개함으로써, 학교교육시스템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지금까지 추진되어 왔다. 학교평가는 초 · 중등교육법 제9조와 동 시행령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실시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16개 시 · 도교육청에서 관할하는 모든 초 · 중등학교는 매 3년을 주기로 학교평가를 받도록 되어 있다. 특히, 2011년도 학교평가부터는 국가 수준에서 기본 계획만 수립하고, 이를 근거로 시 · 도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추진계획을 세워 학교평가를 시행하게 됐다. 기존 학교평가의 문제점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여러 평가들은 서로 그 방식이 다르다. 이렇게 복잡한 평가가 빈번히 이뤄지다 보니 학교현장에서 느끼는 평가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특히 시 · 도교육청평가는 지역교육지원청평가와 학교평가로 이어지면서 업무가 폭증해 정상적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있다. 또한 평가기준에 몰입한 평가로 인해 교육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곤란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학교평가 결과에 대해서 만족하는 교원들은 거의 없다.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다른 학교의 사례를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와 비교했을 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경우 평가위원들의 자질과 평가를 정말로 꼼꼼히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앞서게 된다. 현장방문 평가를 위한 자료준비와 정리에 거의 수개월을 매달리고, 관련 자료에 대한 질의에도 응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에 대한 평가가 단 하루로 끝나는 데 따른 허탈감도 매우 크다는 지적이 있다. 새로운 학교평가 방향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은 학교평가로 인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고, 일선현장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학교의 책무성 제고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학교평가 시스템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2011년도 시행하는 새로운 학교평가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2010년 10월부터 수차례 학교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에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2010년 11월 외부 인사를 포함한 각 분야의 학교평가 전문가 20명으로 TF팀을 구성해 학교평가의 방향을 모색했다. 그동안은 정성평가 위주로 평가가 이뤄졌으나, 정보공시에 나타나는 교육성과 중심으로 정량평가 항목을 대폭 확대해 객관적 자료를 활용하고, 평가지표 항목을 시 · 도교육청 평가지표와 연계해 평가업무에 일관성을 갖도록 했다. 또한 100% 현장방문을 통해 평가하던 것을 공개 DB를 활용한 사전 평가 실시 후에 영역별로 우수한 교육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일부 학교만 확인 방문하도록 바꿈으로써 학교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학교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역단위 평가그룹 편성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특성과 학교 규모를 고려해 평가그룹을 재편성했다.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관리자 위주로 선발해 온 학교평가위원을 일선교사, 지역인사, 학부모 등 각계각층에 개방하는 공모제 위촉을 추진하고 있다. 진단/지원/변화의 학교평가 추진 이에 2011년 학교평가는 학교중심의 자율적 자체진단을 우선하고, 우수사례를 발굴해 일반화하며, 미흡요소에 대해서는 진단 후속 컨설팅을 지원함으로써 학교변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다. 또한 결과 중심의 일회성 평가에 그치지 않고, 평가결과 분석을 통해 절대기준안을 마련해 경기교육정책 수립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학교평가의 추진 기본 방침을 다음과 같이 수립했다. 1. 경기도 내 모든 학교는 정량평가를 통해 자체진단을 실시하고, 학교평가 2주기 3/3년차 해당 학교(620교)는 정성평가를 실시해 A4용지 2쪽 이내로 결과를 제출한다. 2. 학교현장의 업무 경감을 위해 100% 학교현장 방문평가가 이루어지던 평가방법을, 일부학교(20% 이내)만 방문해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미흡교의 개선 사항을 진단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3. 단위학교의 전 교육활동을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교육경영, 교육성과, 교육혁신의 4개로 평가영역을 정하고, 경기도교육청의 역점과제인 인권교육, NTTP 연수 실적, 새로운 학교문화 조성 노력 등 15개 영역을 평가 지표로 삼는다. 4. 평가 영역별로 전문성을 갖춘 평가위원을 공모제와 추천제를 병행해 위촉하고 연수를 강화해 평가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제고한다. 5. 후속활동으로 위험 요소 진단 및 심층 컨설팅 등 교육활동 지원에 주력한다. 참여와 소통 문화 핵심 학교평가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은 학교평가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려는 첫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학교평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제고하고 효율적인 평가가 되도록 학교평가 대상학교 교감, 담당자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연수를 추진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학교단위 책임경영제 정착을 위한 학교구성원 간의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의 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통영 오광대는 지금으로부터 약 110년 전에 전문 유랑 집단인 초계 밤마리(경남 합천군 덕곡면 율지리)의 대광대패의 영향을 받아 통영에서 재구성됐다. 이 탈놀이는 정월 대보름의 세시적 행사로 놀아지다가 점차 놀이의 형태로 변했으며 4월 초의 봄꽃놀이, 9월 지역 단풍놀이 축제에서 연희되고 있다. 봄의 정기공연은 통영 봉평동 용화사 광장 주변에서 벌이는 봉숫골 봄꽃축제에서 볼 수 있다. 마당놀이로 특별한 놀이판은 없고 놀이판 둘레의 한 곳에 포장을 둘러쳐 개복청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탈꾼들이 탈을 바꿔 쓰거나 옷을 갈아입게 했다. 구경꾼들은 놀이판을 중심으로 의자에 빙 둘러앉아 볼 수 있다. 오광대는 낙동강을 분계로 좌도에서는 들놀음(야류)이라 부르고 우도에서는 모두 오광대라고 부르는데, 다섯 광대 또는 다섯 마당으로 이루어진 놀이를 의미하며, 오행설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도 한다. 통영 오광대는 여느 탈놀이와 같이 사물을 앞세운 길놀이로 흥을 돋우며 봉숫골 벚꽃 길을 타고 올라와 고사를 지내고 본격적인 탈놀이를 시작한다. 놀이 내용은 영남의 다른 오광대와 비슷하지만 벽사 의식무는 없고 파계승에 대한 풍자가 조금 비친다. 전체 다섯 과장 중 제1과장은 법고탈(일명 문둥탈)로 문둥이의 생활 모습과 애환을 잘 표현한 덧베기춤이 일품이다. 제2과장은 풍자탈로 다른 탈놀이의 양반 마당에 해당되며 양반들의 횡포와 추잡함, 인면수심의 추악상을 들추어내는데 다른 탈놀이에 비해 양반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 심하게 표현된다. 제3과장은 영노탈이다. 무엇이든지 잘 잡아먹는 괴물인 영노(이무기)가 양반을 혼쭐내는데 위기에 처한 양반이 자기는 양반이 아니라고 우겨 웃음을 자아낸다. 제4과장은 농창탈로 두 상좌가 제자각시를 두고 춤을 추다가 할미양반에게 쫓겨 퇴장하고 제자각시는 할미양반 몰래 하인들과 어울리기도 하다가 할미양반의 아기를 낳게 된다. 아기를 꼬집으며 어르는 할미를 제자각시가 쓰러뜨려 죽이고 할미의 상여가 출상한다. 다른 오광대의 파계승을 풍자하는 중마당과 처첩관계로 인한 가정의 비극을 표현한 영감 · 할미마당이 합쳐진 마당이다. 제5과장은 포수탈이라고 하는데 담비가 사자에게 잡아먹히고 사자는 포수의 총에 맞아 죽는다. 다른 오광대의 사자춤에 해당된다. 1964년 12월 중요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된 통영 오광대는 지역의 축제인 봄꽃놀이, 단풍놀이에 맞춰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한다. 또한 영광우도농악, 밀양백중놀이 보존회 등을 초청해 영 · 호남문화 품앗이 공연을 함께해 지역 간의 화합에도 힘쓰고 구경꾼들에게는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원작에 충실한 영화적 재현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원작에 매우 충실한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고만고만한 집들이 모여 있는 변두리의 작은 산동네. 이 친숙한 공간은 잔잔하고 소박한 웹툰의 톤을 유지하는 중요한 장소이며, 원작의 훈훈한 온기를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스크린에서도 웹툰의 묘사 그대로 재현된다. 산동네의 좁은 골목길은 새벽마다 우유 배달을 하는 노인 김만석(이순재)과 폐지를 줍는 송 씨(윤소정)가 처음 마주친 장소이자 그들만의 오붓한 교감을 쌓아가는 곳이다. 추운 겨울 새벽, 눈이 얼어붙어 위험한 비탈길을 무거운 손수레를 끌고 내려가는 송 씨의 걸음은 위태위태하다. 마침 그 길을 지나던 만석은 고물 오토바이를 힘겹게 세워놓고 송 씨를 도와준다. 무뚝뚝하고 괴팍한 만석은 괜히 송 씨를 타박하지만 온순하고 착한 송 씨의 딱한 사정을 알고 점차 호감과 연민을 느끼게 된다. 화려한 스타 배우도 없고 주연들이 모두 노년 배우이며, 스케일도 작은 이 영화의 매력은, 맛깔스러운 대사와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이 튼튼한 씨줄과 날줄로 엮어져 있는 이야기의 힘에서 기인한다. 가령 송 씨를 대하기 쑥스러운 만석은 퉁명스럽게 우유 하나를 쥐어주고 뒤돌아서서 미소 짓는다. 또 어려운 처지의 송 씨를 위해 빈 우유팩을 모아 손수레에 슬쩍 얹어주는데 그 과정에서 고물상 점원과 토닥거리는 장면 등은 소소한 재미를 안겨준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장군봉(송재호)과 순이(김수미) 부부. 택시 기사로 일하다 은퇴 후 주차 관리인으로 있는 군봉은 치매에 걸린 아내가 하는 이야기를 성심껏 들어주고 더럽혀진 옷을 손수 빨아 입히는 헌신적인 남편이다. 노배우의 열연과 훈훈한 에피소드들 이 영화는 만석과 군봉, 두 커플을 통해 노년의 선물 같은 사랑과 매일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노부부의 사랑을 보여주며 참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반추하게 한다. 가부장적인 남편으로 아내 손 한 번 잡아줄 줄 몰랐던 만석이 송 씨로 인해 보이는 변화들은 놀랍기만 하다. 송 씨가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안 만석은 투박한 그림 솜씨로 데이트 시간과 장소를 그린 편지를 보낸다. 풀이 죽어 있던 송 씨가 그림 편지를 보고 수줍은 미소를 지을 때 관객의 마음도 흐뭇해진다. 만석과 송 씨가 남몰래 데이트하면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는 에피소드는 이 영화의 주제를 잘 드러내 주는 중심축이다. 우리는 늘 청춘일 것처럼 황혼의 사랑에 대해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노년의 사랑이 젊은이들 못지않게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하며 애절한지에 대해 목청 높이지 않고 들려준다. 한밤중에 송 씨의 집을 찾아온 만석이 창문에 돌을 던져 송 씨를 불러내는 장면에선 미소가 절로 번진다. 만석은 십대 소년처럼 들떠 있고 그런 만석의 구애에 설레어 하는 송 씨는 마냥 소녀 같다. 만석이 송 씨에게 ‘이뿐’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면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을 땐 덩달아 마음이 뿌듯해진다. 원작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와 애틋한 정서를 섬세하게 살려낸 이런 장면들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더욱 돋보인다. 특히 이순재의 인물에 대한 해석력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송 씨가 사준 가죽장갑을 양손에 끼고 손녀가 근무하는 동사무소에 찾아간 만석이 자랑하고 싶어 열 손가락을 쫙 펼쳐 보이고 괜히 책상을 툭툭 치는 모습에선 박장대소가 터져 나온다.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던 송 씨로부터 처음 받은 선물에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칠순 노인 만석의 능청스러운 행동은 정말로 ‘귀엽’다. 이순재라는 대배우는 웹툰 속 만석을 관록이 배어 있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실생활의 공간에 재현해 낸다. 강풀 원작, 그 여백의 미 어깨에 힘을 빼고 온전히 원작의 감성을 지키려 애쓴 감독의 태도도 손뼉 쳐줄 만하다. 스크롤을 내려가며 뒷장면을 궁금해 하며 보는 웹툰은 그 매체적 차이로 인해 영화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원작의 인물들에 대한 감독의 애정이 듬뿍 느껴져서 나무랄 수가 없다. 무뚝뚝한 노인 만석과 불행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홀로 늙어가는 송 씨, 자상한 남편 군봉이 치매에 걸린 아내 순이를 끝까지 지켜내는 이야기는 자칫 전형적인 캐릭터의 신파조 드라마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그런 위험을 무릅쓰면서 세련된 ‘각색’의 유혹에 휘둘리지 않고 배우들의 열연을 이끌어낸 감독의 연출력은 그래서 칭찬받을만하다. 또한 강풀 작품의 백미인 여백의 미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더 두드러진다. 쏜살같이 흘러가는 노년의 시간이 안타까운 듯 느리게 이어지는 컷과 컷, 그 사이의 빈 여백들은 이 평면의 그림에 깊은 정서적 울림을 부여한다. 특히 쓸쓸하고 고요한 겨울 밤, 인적 없는 골목길을 비쳐주는 가로등 불빛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시선이 오래도록 머물게 된다. 희미하지만 더없이 따뜻한 그 불빛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 주변에 잠든 이웃들의 숨소리가 들릴 것 같고, 불빛 아래서 사랑을 고백하던 연인들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하다. 헌신적 삶과 사랑이 주는 감동 이 영화의 애틋한 정서의 절정은 만석이 송 씨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에피소드다.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만석은 잠시 머뭇거린다. 그러다가 간신히 내뱉는 말 한마디 “그, 그대를 사랑합니다.” 원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이 장면은 ‘실사로 보게 된 게 축복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평생 살갑게 대해주지 못했던 아내가 죽고 나서야 후회가 사무치는 만석은 송 씨에게는 정을 듬뿍 쏟아부어 주고 싶다. 하지만 먼저 간 아내에게 미안해서 차마 ‘당신’이라는 호칭을 쓸 수가 없다. 아내에 대한 회한과 송 씨에 대한 애정이 절절하게 북받치는 그 순간을 담담하지만 서글프게, 또 설레게 표현해내는 배우 이순재의 주름진 얼굴을 묘사하려니 ‘경외심’이란 단어조차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이처럼 흐뭇한 사랑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들이 버텨내고 있는 남루한 현실에 대한 묘사도 놓치지 않아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돌아서는 발길이 그리 무겁지만은 않았다. 황혼에 찾아온 행복한 한때를 보며 그 기쁨과 슬픔에 진심으로 동참했기에 마음이 무겁다가도 조용히 벅차올랐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노년의 헌신적인 삶과 사랑이 주는 감동은 관객에게 온기를 불어넣는다.
국립극장에는 전통의 맛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판소리와 창극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함께하기에 더 없이 행복한 달 6월, 국립창극단의 판소리와 함께 해보면 어떨까? 우리 것이라 더 좋은 판소리와 창극 프로그램들을 만나면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권위 있는 명창들의 깊은 소리를 느낄 수 있는 완창판소리와 친절한 해설로 다양한 창극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정오의 판소리를 만나보는 즐거움을 가져보자. 국립창극단 정통 판소리 상설공연 완창판소리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완창판소리 시대를 연 국내 최고 권위의 판소리 무대가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이다. 올해로 27주년을 맞이한 정통 판소리 무대로 전국단위의 대통령상 수상자, 준 문화재급 이상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졌다. 권위 있는 명창들의 소리를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는 자리로 판소리의 깊이를 더하게 된다. ▣ 공연일정 연간공연일정 : 6. 25 / 8. 27 / 9. 24 / 10. 29 / 11. 26 / 12. 31 매 오후 3시(단 8, 12월 저녁 8시) 공연장소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 판소리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판소리 매월 한 번씩 화요일 오전 11시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판소리 비타민 공연 정오의 판소리. 처음 입문하는 사람부터 애호가, 전공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판소리, 창극의 세계를 맛볼 수 있게 하는 알찬 공연이다. 판소리와 창극의 주요 대목, 민요, 기악연주 등에 재담꾼의 재치 있는 입담과 예술감독의 친절하고 깊이 있는 해설이 곁들여져 화요일 오전을 풍성하게 꾸며준다. ▣ 공연일정 연간공연일정 : 6. 7 / 7. 5 / 8. 1 / 9. 13 / 10. 25 / 11. 1 / 12. 27, 매월 화요일 오전 11시 공연장소 : 국립극장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 민중의 삶을 노래한 서민 예술 판소리는 조선 후기에 산출된 민중 예술의 하나로, 민중의 삶을 구체적으로 반영시켜 노래한 서민 예술이다. 조선 후기의 민중 회화가 사실주의적 기풍을 지녔던 것과 마찬가지로 판소리도 역시 사설과 창곡뿐만 아니라 지향한 정신까지 사실적이었다. 판소리는 광대가 마당이나 공연장에 돗자리만 펼치고, 무대 장치도 없는 데서 고수의 북 반주로 서너 시간 정도 걸리는 긴 이야기를 몸짓을 섞어가며 흥미롭게 노래하는 판의 예술이다. 연행하는 형태로 보자면 음악극이기도 하고, 담고 있는 내용으로 보자면 재미난 서사극이기도 하다. 이른바 ‘판’에서 이루어지는 종합 예술의 형태가 바로 판소리인 것이다. 광대는 오른 손에 부채를 들고 소리를 하는데, 잘 들어보면 노래로 하는 부분과 말로 하는 부분이 교차되어 나타난다. 노래로 부르는 부분을 ‘창(唱)’이라 하고, 말로 하는 부분을 ‘아니리’라고 한다. 또 광대는 서서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고, 연극적 동작도 하는데, 이를 ‘발림’, 혹은 ‘너름새’라고 한다. 고수는 북을 쳐서 반주하면서, 소리 중간 중간에 ‘얼씨구’, ‘좋다’ 따위의 추임새를 연발한다. 판소리 창자를 지칭하는 용어로 가장 전통적인 것은 ‘판소리 광대’이다. 이들은 작품의 문학적 이해와 그에 근거한 음악적 표현 기술을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 그러므로 광대는 전통 사회의 예술인으로서 음유 시인이자, 작곡가이며, 가수라 할 수 있다. 판소리 창자는 우선 훌륭한 가수로서 좋은 목과 오랜 훈련을 통해 완성한 성음을 구사해야 한다. ‘득음(得音)’은 판소리에서 필요로 하는 음색과 여러 가지 발성의 기교를 습득하는 것을 가리킨다. 판소리는 쉬어서 거친 듯하고 탁한 목소리를 구사해 연행한다. 그러나 탁하면서도 맑아야 하고,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소리를 지향한다. 제대로 구사된 소리를 ‘곰삭았다’고 말한다. 판소리는 목소리를 표현 매체로 사용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목소리의 특징을 설명하는 ‘목’, ‘성음(聲音)’ 등의 용어로 소리의 특징과 완성도를 규명하고 있다. 어떤 종류의 소리에도 거기에 합당한 장단이 있으며, 고수가 북으로 반주한다. 장단은 서양음악의 박자와 마찬가지로 소리의 속도를 북으로 조절해 주는 기능을 말한다. 어떤 대목에서는 북이 강하게 각을 쳐서 소리의 진행을 강조하기도 하고, 어떤 대목은 소리의 미진함을 보완하며, 다른 부분에서는 북소리를 거의 내지 않아 소리의 흐름을 터주면서 소리와 북 반주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것이 고수의 반주 방식이다. 판소리에 사용되는 장단으로 가장 느린 진양조부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등으로 빨라지며, 이밖에 엇모리, 엇중모리 등의 장단이 있어서 소리의 빠르기를 규정하고 호흡을 조절한다. 판소리 열두 마당이라는 말처럼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12종류가 있다. 마당이라는 용어는 마당에서 ‘길게 제대로 하는 소리’라는 의미에서 판소리의 종류를 범칭한다. 원래 판소리의 무대가 마당이라는 점에서 이렇게 두루 열두 마당이라고 불렀다. 이 열두 마당이 우리에게 알려진 판소리의 전체적인 면모를 알려준다.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등 다섯 편의 노래는 전승되고 있다. 이 판소리 다섯 마당은 현재 창극으로도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다.
살아있는 교육, 갯벌체험 우리나라는 세계 5대 갯벌로 꼽힐 정도로 자랑할 만한 질 좋은 갯벌을 가지고 있다. 외국의 갯벌은 우리 갯벌처럼 광활하게 펼쳐진 경우가 별로 없다. 갯벌은 지구 위의 육지를 둘러싼 짠물이 고여 있는 크고 넓은 부분으로 육지와 바다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갯벌은 자연의 고마운 선물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그다지 깊게 빠지지 않는 갯벌에 들어가면 새끼손가락 길이만한 게들이 기어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구멍 밖으로 잠깐 얼굴을 내밀다가 다시 빠른 걸음으로 갯벌 위를 기어 다니는 것을 쫓아가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갯벌에서 호미로 바지락을 캘 수도 있는데, 학생들에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좋은 갯벌은 바지락의 양이 풍부하여 잠깐만 노력해도 바구니 가득 캘 수 있다. 갯벌의 조개 구멍에 맛소금을 조금 뿌리면 조개가 바닷물이 들어온 줄로 착각하고 갯벌로 기어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 빨리 잡으면 된다. 일부 갯벌에선 경운기를 타고 탁 트인 갯벌을 달릴 수 있는데, 생각만 해도 절로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갯벌 위에서 재미있게 놀다가 옷이 진흙투성이가 되어도 혼내는 이가 없다. 이런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어 갯벌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으며 이는 좋은 창의적 체험활동이 된다.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든 유기물들은 갯벌에 내려앉는다. 갯벌에는 게와 조개 등 많은 생물들이 살면서 유기물과 오염물질을 깨끗이 정화해 주고 있다. 갯벌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바닷물은 지금보다 더 오염되었을 것이다. 갯벌은 오염 정화 기능 외에 아름다운 경치를 제공해 준다. 드넓은 갯벌을 바라보기만 해도 얼마나 마음에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 또한 갯벌에는 많은 어린 생물이 살고 있으며 큰 바다에 나가기 전에 이곳에서 자신의 몸을 키운다. 어민들은 갈퀴나 호미 등으로 갯벌에서 바지락을 채취하고 신선한 조개를 잡으며 생계를 꾸려 간다. 강화도, 영종도, 시화호 주변의 갯벌은 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갈매기, 장다리물떼새 등 희귀 조류들이 이 갯벌을 찾고 있다. 갯벌은 새들이 먹고 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이렇듯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심미적으로 볼 때 갯벌의 가치와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갯벌 체험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 더욱 좋다. 다만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이기에 최대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힘써야 하고 철저히 알아보고 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 어느 갯벌로 찾아가볼까? 경기 화성시 제부도 갯벌 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인 제부도는 갯벌 체험이 가능한데다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어 주목받는 관광지이다.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면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제부도 바닷길이 열리는 시각은 물때에 따라 매일 다르다. 길 양옆에 펼쳐진 갯벌을 보며 그 사이로 난 신비한 바닷길을 달려 섬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상쾌한 곳이다. 제부도 갯벌은 부드러우면서도 그다지 깊게 빠지지 않아 불편함 없이 움직일 수 있다. 제철이면 바지락과 굴이 넘쳐나고 동죽, 댕가리, 말미잘, 칠게, 납작게, 밤게, 민챙이, 민꽃게, 서해 비단고둥, 낙지 등을 볼 수 있다. 매의 부리처럼 날카롭게 솟아 있는 매바위 주위의 넓은 자갈해변과 갯벌에서는 바지락을 직접 캘 수 있어 좋다.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굴을 따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굴은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딸 수 있고, 한겨울 굴 맛을 최고로 친다. 섬 안에 광어, 우럭, 꽃게 등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포구도 있으며, 너른 갯벌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통나무 산책로도 있다. 제부도에 가려면 반드시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을 확인하고 가야 헛걸음을 하지 않는다. 제부도종합정보(www.westzon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충남 태안 갯벌 깨끗한 바다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유명한 태안반도에선 ‘갯벌 체험’이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듬뿍 주고 있다. 태안에서 갯벌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체험마을에는 만대어촌체험마을, 영목어촌체험마을, 용신어촌체험마을, 병술만어촌체험마을, 대야도어촌체험마을이 있으며 갯벌 체험 비용을 내야 한다. 갯벌에서 숨 쉬는 작은 생물들을 보고 맛있는 먹을거리까지 얻을 수 있어 학생들에게 갯벌 체험은 인기가 많다. 만대어촌체험마을은 살이 통통히 오른 조개잡이와 ‘뻥’소리와 함께 잡는 재미가 좋은 뻥설게 잡이를 할 수 있다. 4∼5월부터 갯벌 체험을 시작하여 여름철이 성수기이며 주말에는 많은 사람이 몰리므로 학생들을 데리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려면 평일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전북 고창 하전갯벌마을 국내 최대 바지락 생산지이자, 아름다운 어촌 100선에 선정된 하전마을은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이 1200㏊나 펼쳐진다. 이 곳 갯벌은 푹신푹신할 뿐 발이 전혀 빠지지 않고 만지는 느낌도 좋다. 하전갯벌마을에 가면 명물인 ‘갯벌택시(질퍽한 갯벌 위나 물이 허벅지까지 차오른 곳도 거침없이 씽씽 달리는 경운기를 그렇게 부르고 있다)’ 를 타고 바지락 캐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전북 부안 곰소항 갯벌 곰소항 주변에는 곱고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여름엔 인근 모항까지 이어진 갯벌습지에서 염전 체험을 할 수 있다. 곰소항 북쪽으로 약 8ha에 달하는 드넓은 소금밭이 있고 염전 가장자리를 따라 소금창고가 줄지어 있다. 그 안에는 새하얀 소금이 가득 차 있다. 맛있는 천일염이 생산되기 위해서는 좋은 갯벌뿐 아니라 기후 조건이 필수이다. 곰소에는 좋은 염전에서 나온 소금으로 담근 짭조름한 젓갈이 유명하다. 그 외에도 볼만한 것들이 많아 학생들과 함께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기 좋다. 전남 진도 회동리 앞바다 갯벌 매년 음력 2월 말에서 3월 중순 사이에 보름 간격으로 두 차례 바닷물이 갈라지며 갯벌이 드러나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이때면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와 어촌 마을이 사람들로 가득 찬다. 바닷물이 갈라진 갯벌에서 다양한 생물들을 잡을 수 있어 좋다. 그 외 전남 여수 추도, 충남 석대도, 전북 변산반도 등도 1년에 몇 차례 바다가 갈라져 독특한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 + 생명이 살아 숨쉬는 갯벌의 가치를 알자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은 곡선이 ‘리아스식’으로 발달되어 있어 상당히 넓은 갯벌을 가지고 있다. 넓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질도 우수하여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다지 오래 가지 않아도 갯벌을 쉽게 볼 수 있으며 갯벌에서 나온 생물을 자주 먹을 정도로 우리는 갯벌과 같이 살아왔다. 갯벌이 이렇듯 우리 곁에 가까이 있지만 우리는 얼마나 애정을 갖고 대했는가? 단순히 흥미 위주의 장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순간 놀이 장소로만 여기지는 않았는가? 갯벌의 작은 웅덩이 하나에도 수많은 생물이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곳곳에서 급격한 오염과 개발로 인해 갯벌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우리는 얼마나 신경을 쓰며 살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갯벌이 줄어들면 어획량이 감소한다는 것이 상식일 정도로 갯벌과 우리 생활과의 관계가 깊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한번 파괴된 갯벌을 되돌리기는 힘들다는 인식을 모두가 가져야 한다. 갯벌이 우리에게 한 만큼 이젠 우리가 갯벌에게 보다 더 큰 사랑을 베풀 때이다. 갯벌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갯벌에게 다정한 시선을 보내도록 하자. 갯벌에 대해 많이 알수록 더 잘 느낄 수 있으며 더 바람직하게 행동할 수 있다. 갯벌에 사는 생물들의 이름도 하나씩 알아보고 갯벌의 가치와 기능에 대해서 친구와 이야기해 보자. 단순히 관광지가 아니라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 소중한 삶의 터전이며 자손에게 영원토록 물려줘야 할 보배라는 점을 서로 깨닫도록 하자. 학생들을 데리고 갯벌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보호’, ‘환경보호’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애정을 갖고 마음 속 깊이 저절로 우러나올 때 이루어진다. 갯벌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갯벌은 환경이 전혀 다른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곳에 펼쳐진 벌판이지만 아무 곳에나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일단 육지에 있는 강이나 하천에서 퇴적물(흙, 모래, 유기물 등)이 끊임없이 하구로 운반되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강의 하구로 운반된 퇴적물이 가라앉아 뻘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경사가 완만하여야 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바닷물이 큰 도움을 줘야 한다. 서해안처럼 조수간만의 차(밀물과 썰물 때의 바닷물의 높이 차이)가 커야 뻘이 보다 더 차곡차곡 쌓이면서 퇴적된다. 파도가 세지 않고 해안선이 구불구불한 것이 갯벌이 생기는 데 더 유리하다. 이러한 모든 과정들이 잘 맞아서 우리나라의 서해안과 남해안처럼 질 좋은 대형 갯벌이 생긴다. 세계 5대 갯벌 지역은 우리나라의 서해안을 포함하여 캐나다 동부 연안, 미국 동부 해안, 아마존 하구, 북해 연안이다. 갯벌에 갈 때는… 1. 어민들이 관리하는 갯벌이나 양식장에는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다._ 관광객들이 무분별하게 굴이나 바지락을 캐는 바람에 마을 주민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아 제한을 두는 곳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무분별한 채집은 그 자체가 환경파괴임을 명심하자. 2. 갯벌에 들어갈 때는 긴 장화나 끈 묶는 헌 운동화를 신고 가는 것이 좋다._ 곳곳에 조개 껍데기와 굴껍질이 깔려 있고 날카로운 낚싯바늘, 깨진 병도 있어 맨발로 들어가면 다칠 수 있다. 그 외 조개를 잡으려면 호미와 여벌의 옷, 모자 그리고 맛소금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갯벌의 조개 구멍에 맛소금을 조금 뿌리면 조개가 바닷물이 들어온 줄로 착각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이때 잡으면 된다. 하지만 갯벌의 생물들은 되도록 관찰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 지역에 어떤 생물이 사는지 다양하고 깊이 있게 관찰하도록 하자. ‘갯벌탐사도감’과 같이 갯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책자를 가지고 가면 많은 도움이 된다. 3. 갯벌의 물때를 확인하도록 한다._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은 물이 빠지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바닷물이 들어올 때는 갯벌에 나가지 않는다. 물때가 맞지 않으면 섬에 들어갈 수도 없으며, 바닷물이 넘쳐서 지나가는 차와 사람을 덮칠 수도 있다. 지역 어촌계에 물때를 물어보거나 해당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국립 해양 조사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4. 해양 생물을 함부로 먹지 않는다._ 굴의 산란기인 6월경에는 굴에서 생성되는 특정 물질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먹지 않도록 한다. 5. 너무 멀리 나가지 않도록 한다._ 자신의 체력을 생각해서 위험하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만 나간다. 특히 발이 쑥쑥 빠지는 갯벌을 오래 걸으면 체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온몸이 갯벌에 빠졌을 경우 어떻게 빠져 나올 수 있는지 방법을 미리 알고 간다. 6. 갯벌에서는 생물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해야 한다._ 새들이 편히 먹이를 먹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갯벌은 생물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7. 갯벌 체험을 마친 후에는 갯벌 생물 사진전이나 채집물 전시회를 여는 것이 좋다._ 갯벌 생물 보존 방법에 대해 토론을 하거나 체험활동 보고서를 쓰거나 그리기 등의 활동을 한다면 더욱 보람되고 알찬 창의적 체험활동이 될 것이다.
직무연수 실습 감동받아 모임 구성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3년 8월에 경기교총에서 하는 자원봉사 직무연수를 열흘 동안 받았습니다. 그때 경기도 광주의 중증장애인 시설인 한사랑마을에 가서 실습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런 봉사를 한 번에 끝낼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수를 받던 21명의 선생님들과 경기초등봉사회라는 모임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때 제가 직무연수 반장을 맡고 있었던 터라 모임의 회장까지 맡게 됐죠. 그해 9월부터 매달 한 번씩 양로원이나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봉사를 다녔습니다. 그 모임이 지금까지 이어져 9년째가 됐고 20명 정도로 시작했던 모임이 이제는 135명이 됐습니다. 2007년에는 경기도청 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도 했습니다. 일반 봉사에 교육적인 부분 접목 경기초등봉사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저희 봉사회는 크게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고 세미나를 개최하는 교과연구회를 비롯해 복지시설 봉사팀, 북한 및 해외 봉사팀 등 세 개의 형태로 나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애우 시설 한 곳과 무의탁 노인요양시설 세 군데에 매달 한 번씩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매주 수원에서 결식 어르신에 대한 식사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한글교육과 북한이나 해외 어린이들에게 학용품 보내기 운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는 탈북어린이들이 남한 학교와 가정의 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초청하는 행사를 1년에 4~6차례씩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BS의 ‘긴급출동SOS’ 프로그램을 통해 발견된 학대아동에 대해 학습지도도 맡게 됐습니다. 식사나 청소 같은 일반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저희는 교사인 만큼 일반봉사에 교육을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워낙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회원 선생님들이 팀을 나눠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죠. 저희는 이같은 활동을 선생님들 차원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과연구회는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이나 지도방법을 연구해 세미나를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장애우, 노인과 함께하는 생태체험활동 운영 학생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은 어떤 건가요? 저희 봉사모임 회원 선생님들마다 학생들과 복지시설 봉사나 결식 어르신 식사봉사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과 환경봉사 동아리를 꾸려 활동하고 있습니다. 삭막한 도시에 갇혀 자연을 직접 접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직접 씨를 심어 열매를 수확하는 기회를 주고 이같은 자연생태체험활동을 장애우, 복지시설 어르신들과 함께 하면서 소외된 이웃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환경봉사동아리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환경봉사동아리는 현재 제가 재직하고 있는 오산원일초(교장 갈원익)에서만 벌써 4년째가 되네요.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아 38명 정도를 뽑는데 올해는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죠. 동아리 학생들은 1년 동안 체험학습장에서 복지시설 가족들과 함께 고구마나 목화를 심고 수확하며, 식물원과 수목원, 농촌진흥청 방문하기, 노숙자 쉼터에서 식사 봉사하기 등을 실행하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환경교육과 인성교육을 동시에 하게 된다고 봅니다. 특히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보면서 학생들은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알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학교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안성에 있는 체험학습장은 5년 전에 양로원 시설을 지으려고 개인적으로 마련했다가 양로원을 짓지 못하고 체험학습장으로 만들게 된 것입니다. 고구마, 참외, 목화, 배나무, 소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을 키우고 있어 학생들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접하게 됩니다. 비누만들기 등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노작실과 닭을 부화시키는 공간 등도 마련해 놨습니다. 이곳을 체험학습장으로 만들기 위해 인부를 쓰지 않고 혼자서 보름 동안 일했어요. 지금도 이틀에 한 번씩은 이곳에 마련한 숙소에서 자면서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식물들을 관리하곤 합니다. 1200평 정도 되는데 나중에는 사회에 기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봉사 노인복지시설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찾아가시나요? (정 교사는 인터뷰 당일 체험학습장 인근에 있는 용인의 노인요양시설을 들렀다. 그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라며 젤리를 챙겼고 어르신들께 일일이 젤리를 나눠주며 손을 잡았다.) 2003년 봉사모임을 만들고 처음 찾아간 곳이 용인의 비인가 무의탁 노인시설이었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뭔가를 해 드리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들께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이 바라는 건 청소나 빨래를 해줄 봉사자들이 아니라 와서 한 번이라도 손잡아주고 얘기를 들어줄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잠깐 오게 되더라도 이렇게 일일이 손을 잡고 인사를 합니다.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우 시설에 특수교사 배치될 때 보람 봉사활동을 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던 때는. 용인에 있는 장애우 시설인 ‘생수사랑회’에도 매달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장애우들은 학교를 다녀야 할 나이였는데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었죠. 이들에게 단순히 먹고 사는 것만 해결해 주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회원들이 돈을 모아 미술치료 강사를 고용해 5개월 동안 운영을 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이들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저희 봉사회 소식을 듣고 방문한 경기도교육청의 한 장학관이 장애우 시설의 어려운 점을 듣고 해결책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인근 학교의 특수교사가 시설에 와서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겁니다. 그래서 2008년부터 생수사랑회에서 인근의 송전초, 용천중의 특수학급 재택순회교육이 시작됐습니다. 이때가 봉사를 하는 교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죠. 올해부터는 동백고의 특수학급 재택교육까지 시작돼 이곳 시설에서 초 · 중 · 고 교육이 가능해졌어요. 봉사학습 위한 교과서 만들고파 앞으로의 계획은. 특별히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처럼 봉사를 꾸준히 해야겠다는 정도입니다. 제가 그동안 봉사를 하면서 알아온 노하우를 후배 교사들한테 알리고 그것이 다시 어린 학생들의 교육에 잘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봉사활동의 경험은 학생들의 인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니까요. 장기적으로는 선생님들과 봉사 교과서를 만들고 싶습니다. 교육과정 개편으로 올해부터 시작되는 창의적 체험활동 중에 봉사활동 영역이 정해져 있지만 학교에서 이를 교육할 기반은 마련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학교의 실정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봉사 학습을 위한 교과서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Q 육아휴직 육아휴직을 계획 중인 교사입니다. 육아휴직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고 싶습니다. A 육아휴직은 만 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필요하거나, 여자 교육공무원이 임신 또는 출산하게 된 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녀’의 범위는 친생자는 물론 양자도 포함되며, 이혼한 경우에는 양육권을 가진 자녀, 재혼한 경우는 배우자에게 양육권이 있는 자녀를 포함합니다. 자녀 1인에 대해 1년까지 휴직할 수 있으며, 여자 교육공무원은 2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휴직기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휴직기간 만료 15일 전까지 신청해야 합니다. 2년 이상 휴직한 후 복직할 때에는 직무연수를 명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쌍둥이를 출산한 여교사는 각각의 자녀에 대해 최대 3년의 육아휴직이 가능합니다. 물론 ‘초등학교 취학 전’과 ‘만 6세 이하’라는 조건이 성립돼야 합니다. 첫째 자녀의 휴직에 이어 둘째 자녀에 대한 휴직을 할 경우, 복직과 동시에 둘째 자녀에 대해 휴직신청을 해야 합니다. 휴직이 가능한 기간 내에는 횟수 제한 없이 분할 사용이 가능하나, 휴 · 복직의 허가는 학기단위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육아휴직 기간 중 최초 1년 이내의 기간은 근속기간에 산입합니다. 자녀 1명에 대한 총 휴직기간이 1년을 넘는 경우에는 최초 1년만 호봉 승급기간에 산입하되, 셋째 이후 자녀에 대한 휴직은 전 기간을 산입합니다. (2011년 1월 1일 이후 최초신청자에 한해 인정) 휴직자는 당초 허가받은 휴직 사유가 소멸된 경우 임용권자에게 복직원을 제출해 신고해야 하고,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해야 합니다. 휴직자가 휴직사유 소멸 또는 휴직기간의 만료로 30일 이내에 복직신고를 한 때에는 당연 복직되며, 이 경우 복직일까지를 휴직기간으로 봅니다. 문의 | 한국교총 교권국(02-570-5614)
Mentee 김원실 | 경남 진해 진영대흥초 교사 저는 5, 6학년 음악 및 과학 수업을 하고 있는 전담교사입니다. 초임이라 어떻게 아이들을 대해야 할지 모르는 게 너무 많습니다. 수업시간 중 아이들이 자주 소란스러워져 아이들에게 끌려가다가 수업이 끝나는 기분입니다. 아이들을 따끔히 혼을 내다가도 잔소리에 지쳐가는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고학년 아이들을 수업에 집중하게 할 수 있을까요? Mentor 송예순 | 경남 진해 진영대흥초 수석교사 우선 학생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수업 방식에 대한 거부일 수도 있고, 가정에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일 수도 있으며,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어떤 이유일지라도 중요한 것은 학생과의 대화를 통하여 원인을 알아내어 이에 알맞은 대처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학생과의 대화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교사가 먼저 시도를 해야 합니다. 대화를 통해 학생들과의 관계를 좁히려고 노력하다보면 좀 더 친(親)학생적인 접근을 할 수 있게 되어, 학생들의 저항이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산만한 아이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것이 신규 선생님으로서는 힘들 수 있습니다.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는 학생을 겨냥해 꾸중 아닌 꾸중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때 대상 학생은 순간적으로 머쓱해하며 잘못된 행동을 고치는 듯하지만, 그 이후 수업시간 내내 집중하지 않거나 다른 학생을 건드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적개심이나 반항심을 부추기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것은 교사를 거역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가 재미없거나 너무 어려워서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신에 대한 분노를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으며,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고 꾸중이나 설교를 하는 훈육 방법에 대한 반항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그 아이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거나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그 아이의 입장에 서서 말로 표현하며 공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 문제 상황에 대한 선생님의 솔직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지요. 문제 상황을 학생이 스스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선생님의 넓은 마음과 대화의 자세에서 학생들의 변화는 시작될 것입니다. 이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장소에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세요. 대화중에 싱거운 내용이 나와도 무시하지 않아야 학생은 자신이 존중받는다고 여기며 선생님의 말에 비로소 귀를 기울입니다. 진실하고 온정적인 분위기에서 이해하려고 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반성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어 마음을 열고 대화에 응하게 될 것입니다. 일단 한 발 물러서서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후 선생님이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학생들과 다시 한 번 이야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전문 상담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부모님께 상황을 꼭 알려 가정과 연계하여 일관된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선배 교사에게 알려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습니다.
카이스트 학생의 죽음으로 본 경쟁사회의 현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어수선했다. 특히 아이들은 공부 잘하는 부러운 선배들이 왜 자살을 하는지 이해 못하는 눈치였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어떤 아이들은 공부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생각할 것들이 많은 사건인지라, 어른들도 저마다 자신의 입장을 가지고 카이스트 학생들의 죽음을 분석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면서 모아진 원인 중의 하나가 징벌적 등록금제이다. 징벌적 등록금제도란 나라에서 학비를 지원받는 카이스트 학생들이 B학점 이하를 받을 경우 벌금과 같이 차등으로 등록금을 부과하는 제도이다. 학생들을 돈 때문에 공부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를 카이스트 총장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이 제도에 대한 논란은 있다. 학생들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카이스트는 우리나라 과학 기술계의 미래를 책임지고, 국가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의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경쟁의 장치로 인해 결과적으로 안 좋은 사건들이 발생했지만 필요한 제도였다는 인식도 여전히 있다. 경쟁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쟁 없는 사회란 오히려 지나치게 낭만적인 것이고, 경쟁이 없으면 생산성이 하락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죽음이란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으나, 징벌적 등록금제의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카이스트의 기획처장은 “90% 이상의 학생들이 경쟁을 잘 이겨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그 90%를 위해 교육해야 하는지, 아니면 나머지 10%를 위해 교육을 해야 하는지”를 질문했다. 자살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리고 자살한 사람은 당연히 말을 못한다. 그래서 학생들의 자살 이유는 추측할 수밖에 없다. 카이스트 학생들 뿐 아니라, 많은 10대들이 그리고 20대 청춘들이 자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고, 젊은이들의 사망원인의 1위도 자살이다. 우울하게 이야기하면 카이스트사건 이전에도 청소년과 청년은 자살을 했고, 앞으로도 자살을 할 것이다. 이러한 자살을 막을 수 있는 자신감이 없기에, 사회는 자살을 개인의 선택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직) 자살하지 않은 아이들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자살 사건 이후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자살한 학생들을 이해 못하겠다고 반응하기보다는, 자신은 용기가 없어 자살을 하지 못한다고 심리적 동질감을 표현한다. 그리고 죽고 싶다는 험악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자살은, 특히 학교현장에서 아주 멀게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처럼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단지 경쟁적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학생들은 경쟁을 내면화했기 때문이다. 이미 경쟁을 내면화한 아이들 요즘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 경쟁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최근 인기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보면 특히 그렇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특성상 승자와 패자가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리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패자가 생기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긴다. 경쟁 상태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모욕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경쟁에서 진 것을 자신의 능력의 부족으로 돌려버린다. 필자도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자리를 성적대로 배치한 적이 있었다. 우리는 자리를 통해서 현재 나의 등수를 알 수 있었다. 그 때 담임선생님에게 불만을 이야기했지만, 돌아온 말은 다음에 더 열심히 공부하라는 이야기였다. 스트레스와 모욕감을 느꼈지만, 받아들였다. 사춘기 때의 나 역시 이러한 제도가 불합리하지만 당연하다고 느낀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이러한 경쟁의 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이 공정한지 아닌지가 더욱 관심이다. 최근 MBC의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한 가수가 재도전 기회를 받아 물의가 일었던 사건처럼 공정한 룰인지 아닌지가 더욱 중요하다. 공정한 룰이 있다고 믿으면 경쟁의 결과에 대한 실패는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개인의 문제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객관적이고 확률적으로 자신이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면하고 있는 경쟁상태 속에서 그러한 실패확률을 애써 무시하면서 살아간다. 경쟁상황을 참고 있는 아이들 아이들은 경쟁상황의 모욕을 잘 참아주고 있다. 아비샤이 마갈릿이 쓴 품위있는 사회란 책은 사회의 불평등이나 모욕을 어떻게 잘 참아내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경쟁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명예가 훼손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자신의 조건들을 받아들이면서 사회의 체제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주변에 경쟁자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내면의 자신과 경쟁하고 있다는 생각을 주입하면서 경쟁적 상황을 잘 버텨가고 있다. 어쩌면 사회의 책임을 자기 개인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면서 견디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물론 자기가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요즘 많은 아이들이 연예인을 꿈꾸는 것은 언젠가는 자신이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 비해서 자신의 가능성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평균’이라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1등만 살아남는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평균’은 탈락의 척도가 된다. 카이스트에서 제시한 B학점은 3.0은 고등학교로 치면 ‘우’에 가까운 점수이다. 그래도 ‘중간은 갔다’라고 격려해 줄 있는 성적이다. 하지만 평균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탈락을 의미하게 된다. 중간만 가도 된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내가 1등을 할 수 있다는 환상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것은 1등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니라,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1등을 해 온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을 보고, 1등을 해도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끊임없이 경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느낄 자괴감은 더욱 크다. 그래서 오히려 아이들은 자신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는 경쟁하면서 살 수밖에 없음을 간파하여 살아가려 한다. 실제 경쟁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행위이다. 학교에서 성적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지표이다. 대학생들이 스펙을 쌓는 것은 좋은 회사에 취직하려는 도구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이러한 스펙들을 통해서 자신을 구성하고 설명하고자하는 눈물겨운 노력인 것이다. 이러한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면, 자신을 사회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경쟁을 하는 것이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요즘 많은 대학생들이나 미취업 청년들은 고시공부를 하면서 삶의 위안을 얻는다고 한다. 물론 살인적인 경쟁률 때문에 미래가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고시공부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마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주변에서도 어렵지만 열심히 살아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그래도 노력을 하면 넌 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에 위안받는다고 한다. 그렇게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현재 존재가치가 증명된다고 느낀다. 경쟁을 하는 것이 경쟁이 없는 삶보다는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은 경쟁을 지나치게 내면화하면서 어쩌면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경쟁을 안 하면 더 불안한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은 오히려 현실을 더 모르는 이야기일 수 있다. 교실에서 경쟁이 아닌 협력을 가르쳐야 우리 사회의 경쟁의 장치는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 졸업하고 취직할 때까지 아니 취직 이후까지 끊임없이 경쟁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굳이 경쟁을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경쟁을 한다. 특히 또래들과 모이는 공간에서는 누가 부추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경쟁’이 발생한다. 학교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경쟁을 배워간다. 최근 영어 신조어 중에서 ‘Frenemy’라는 용어가 있다. 친구인 ‘Friend’와 적인 ‘Enemy’의 합성어이다. 겉으로는 친구, 파트너인 것 같지만 실상은 경쟁해야 하는 적대 관계의 사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정치, 사업, 직장 관계에서만 있었지만, 지금은 학생들 관계에서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고 이야기된다. 이미 경쟁상태에서 자라난 우리 아이들에게 경쟁을 가르치기보다는 협력을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사회가 경쟁에 몰두할 때, 아이들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할 수 없다. 협력학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교실현장에서 협력은 쉽게 발생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협동을 권유하지만, 곧 경쟁상황으로 변질된다. 아이들은 경쟁하는 것이 너무 익숙하고,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협동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게임이다. 게임이 경쟁을 자극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게임을 잘하기 위해서는 협동이 필요하다. 게임세계에는 파티(Party)란 용어가 있는데, 이는 혼자서 상대하기 어려운 강력한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 다른 유저들과 협력하는 일종의 팀을 말한다. 그래서 게임에 접속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같이 협력하여 몬스터를 잡기 위한 사람들을 찾는다.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부터 게임을 통해 공부하는 G-러닝 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다. 게임을 하면서 수학 등을 공부하도록 하는 교육방법으로 시험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향상시켜주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게임을 통해 협력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개인이 혼자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협력을 잘해야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게임으로 학습할 때는 서로 격려하면서 공부 잘하는 아이와 공부 못 하는 아이가 협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단지 게임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공부 못하는 아이와 공부 잘하는 아이가 만나 자연스럽게 서로 공부를 알려주며 또래학습을 하는 교실의 풍토로 이어진다고 한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도 게임 학습을 통해서 또래관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게임을 통해서 아이들은 협력하는 방식을 스스로 배우고 익히고 있다. 이런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학교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협력하도록 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협력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협력할 기회와 경험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과의 경쟁에서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제 교사들은 아이들을 경쟁사회 속에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 생존의 방법론을 가르쳐주기보다, 경쟁 사회 속에서 어떻게 버틸 수 있을 것인가와 협력을 할 수 있는 방법론을 알려주는 역할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김 선생님은 오늘 아침도 출근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현수 때문이다. 원래부터 유명했던 아이로 알고는 있었기에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크다. 걸핏하면 “왜 그렇게 해야 하는데요?”라고 따지기 일쑤이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면 자기 잘못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준수도 그랬어요”라며 남 탓을 한다. 교실에서 여러 친구들과 생활을 하다보면 간혹 손해를 보는 때도 있는 건데, 그 때마다 얼굴이 빨개져서는 왜 자기만 손해를 봐야 하느냐고 소리를 지르고, 간혹 선생님에게 눈을 부라리며 덤비려고 할 때도 있다. 만약 우리 반에 이런 아이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체 왜 그럴까? 모든 아이들이 나름대로 반항을 하고 떼를 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반항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정상 범주를 벗어나는 반항 즉 반항 때문에 친구, 선생님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나빠질 정도의 반항이다. 아이들이 반항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1) 부모 양육 태도의 문제 : 일관성 없는 부모, 잔소리 대마왕 부모, 야단만 치는 부모, 비교하는 부모, 마구 화내는 부모, 맘대로 하는 부모, 싸우는 부모는 아이를 화나게 한다. 2) 반항적 기질 : 기질적으로 자기주장이 강하고, 좋아하는 것을 강하게 표현하며, 독단적인 성향이 강한 아이가 심각한 스트레스( 부모의 권위적인 태도 등)와 만나면 적대적 반항장애로 발전할 수도 있다. 3) 인지적 문제 : 상황을 인식하는데 문제가 있어 어떤 부분을 왜곡하거나 빠뜨리고 인지하여 반항아가 되기도 한다. 4)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아를 엄하게만 다루면 반항적인 태도가 생깁니다. 우울증, 불안증이 있는 아이에게도 반항적인 태도가 있을 수 있다. 5) 기타 :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 학교생활에 부적응, 실제로 불합리한 경우를 많이 당해도 반항아가 될 수 있다. 적대적 반항장애? 아이가 보이는 반항적 태도가 심각한 정도라면 적대적 반항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적대적 반항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권위자(주로 부모나 교사)를 향해서는 두드러지게 따지고 말을 안 듣지만, 규칙을 어기거나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는 않는다. 가정에서만 나타나거나 학교에서만 나타나기도 하며, 하라는 것을 안 하거나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는데 자신에게 불리해도 계속하는 특징을 보인다. 늘 반항심과 복수심에 차있어 일부러 상대방을 괴롭힌다. 꾸중을 들어도 승복하지 않지만, 자존심이 상하면 의외로 쉽게 반항을 포기하기도 한다. 때에 따라 지나치게 순종적일 때도 있다. 초등학생 시기에 주로 발병하며 남자가 여자에 2~3배 많고 학령기 아동의 5~15% 정도가 갖고 있다고 한다.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 1) 반항적 행동을 다른 시각으로 보기: 아이가 보이는 반항적인 행동은 힘들어서 도움을 청하는 또 다른 SOS이다. 예 : 너도 힘들겠구나! 2) 반항하는 아이의 긍정적인 면 찾기: 힘들지만 못된 행동을 지적하는 것보다 아이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 말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이다. 긍정적인 면을 찾아 칭찬하다 보면 교사의 아이를 보는 시각도 바뀌고, 아이도 교사를 자신의 편으로 인식하며 서서히 날카로운 마음이 가라앉게 된다. 마음의 편안함은 자연히 행동으로 연결되어 문제 행동은 줄어든다. 3) 아이의 욕구 찾기: 아이의 욕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 : 어떤 마음으로 이러는 걸까? - 선생님께 인정받고 싶다. - 나의 상황을 말할 기회를 얻고 싶다. 4) 관찰하기: 반항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을 수 있다. 매일이 바쁜 교사의 눈에는 항상 따지는 아이로만 비춰질 수 있지만 한 발 물러서서 관찰해보면 일관성이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패턴을 알고 원인 제거를 위해 노력하면 아이에 대한 대처가 한결 쉬워진다. 또 이것이 아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로 연결된다. 5) 사과를 두려워하지 않기: 만약, 교사에게도 잘못된 점이 있었다면 사과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교사로서의 권위는 ‘존경할 만한 어른’이 됨으로써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사과는 오히려 교사의 권위를 세울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들과 함께 노력하기 1) 선생님과 아이들, 함께 지켜야 할 예절 세우기 아이들과 함께 서로를 향해 예의를 지키는 행동에 대해 논의하여 학급의 규칙을 제정한다. 예 : 속상한 일이 있어서 선생님께 말씀을 드릴 때는 가까이 다가가서 선생님께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씀드린다. 2) 원칙에 따른 상과 벌 분명한 규칙과 그에 따른 상과 벌을 정한다. 그러면 교사도 아이들의 잘못에 대해 핏대 세우며 대응하기보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대처할 수 있어 정도 이상으로 화를 내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또 아이들도 교사와의 감정적 충돌 없이 잘못한 일에 대하여 대가를 치를 수 있으므로 교사와의 친밀한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 3) 우호적으로 일관성 있게 지도하기 어떠한 경우에서든 교사는 아동을 존중하며 사랑한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게 해야 하며 늘 일관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아이는 교사를 신뢰할 수 없고, 여러 어른들과 똑같이 불신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어 반항적 행동을 지속하게 된다. 4) 학급에 대한 자부심 불어 넣어주기 우리 반은 특별한 반이라는 생각이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행동을 통제하여 바르게 행동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드라이커스(Dreikurs)의 아동의 파괴적 행동의 목표 ① 관심 끌기 ②힘 추구 ③복수 추구 ④부적절한 행동 또는 가장된 무능력 문제 학생과 둘이서 1) 동기 찾기 +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아이가 반항적 행동을 할 때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말고(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지 말고) 아래의 내용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왜 아이가 반항적인 행동을 하는지 살펴본다. 2) 적절히 반응하기 수업시간에 방해가 되고 다른 아이들이 보기에 명백히 규칙을 어겨 제지가 필요할 때는 부득이하게 즉각적 반응이 필요하다. 이때는 소리를 지르거나 하지 말고 어떤 규칙을 어겼는지 차분히 말해주고 규칙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반항이 계속되면 규칙을 반복적으로 일러준다. 반항이 멈추고 나면 아이들은 보통 선생님의 눈치를 보는데, 이때 아이에게 상냥하게 눈을 맞춰주고 마치 이전 일은 없었던 것과 같이 행동하는 것이 좋다. 예 : 선생님은 ○○이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었고, 방금 한 말에 대해 선생님에게 사과하면 선생님도 더 이상 너에게 이 일로 이야기하지 않을 거야. 3) 반항의 이유 알아주기(감정 코칭 활용하기) 아이들의 반항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아이와 함께 대화하며 그 이유를 찾고 도와주려 하다보면 아이를 대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아이는 반항의 원인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정서적인 만족을 느끼며, 선생님과 친밀해졌다는 느낌을 가지면 학교에서의 반항적 행동의 횟수와 강도도 줄어든다. 예 : 어떨 때 선생님(부모님)한테 화가 나니? 상장을 받아 갔는데 부모님이 별로 칭찬을 안 하셔서 섭섭했겠다. 선생님이 너를 싫어하는 느낌이 들어서 서운했겠구나. 4) 원인 제거하기 아이가 반항적 행동을 하는 특정 패턴이 있다면 교사로서 그 원인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반항적 행동을 줄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명령조의 말투에 대하여 반항적 행동을 보인다면 교사의 말투를 좀 더 부드럽게 바꾸어 주는 것이다. 5) 분노 대처 방법 가르치기 자신의 분노에 적절히 반응하도록 하면 반항적 행동이 개선될 수 있다. 6) 애정 표현하기(선택적 편애) 아동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종종 표현하는 것이 좋다. ‘말이 씨가 된다’고 교사가 마음을 주기 어려운 문제아일수록 말로 사랑을 보여야 교사의 마음부터 우호적으로 바뀌게 되고 아이도 그것을 느끼게 된다. 사랑을 받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반항을 하거나 불필요한 공격적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랑을 받으면서 생기는 내적인 안정감이 힘이 되어 그런 행동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1) 격려의 말하기 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의 것을 격려한다. 나) 무엇을 했는지 눈에 보인 행동을 격려한다. 다) 결과보다 노력을, 올바르지 않은 것보다 올바른 것을 강조한다. 라) 호칭: 아들~ 2) 같이 놀아주기 : 공기, 오목, 바둑 등 3) 신체적 접촉 : 머리 쓰다듬어 주기, 안아주기 등 * 저학년에서는 효과적이나 중 · 고학년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4) 어려워하는 것 도와주기 : 수학 문제 풀기, 그리기 등 5) 선물하기 :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의 작은 선물 부모님과 함께 지도하기 1) 가족의 어려움 공감해주기 적대적 반항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는 매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학부모 상담은 부모를 꾸짖는 자리가 아니라 지지와 이해를 보내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문제에만 매달려 있는 것보다 운동 등의 취미 생활을 권하는 것도 좋고 부모 자신에게 휴식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부모의 잘못된 양육 방식이 교사의 눈에 보이더라도, 그런 점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 자체를 부모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긍정적인 양육 방법을 중심으로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2) 다른 장애가 있다면 만약 아이에게 다른 장애(ADHD, 우울증, 불안증 등)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상담실이나 소아정신과에 가도록 권한다. 3) 양육방법 알려주기 올바른 양육방법에 대한 정보를 주어 자녀 양육에 참고하도록 한다. 자아 존중감을 기르기 위한 부모의 양육방법 BEST 5! - 아이의 말을 판단하기보다 먼저 공감해 주어라. - 아이의 행동 결과보다 그 과정에 관심을 갖고 칭찬해라. - 문제의 해결방법을 아이 스스로 찾게 기다려 주어라. - 자주 함께 놀아 주어라. - 아이가 잘 하는 것을 냉장고에 써 붙여 놓고 매일 실천해 보게 하라.
여러분 앞에 원고지와 연필이 있다.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주문이 들어온다면 자신 있게 글을 쓸 수 있는가? 주저 없이 글을 써 나갈 수 있는 분이라면 찬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필자는 깜빡이는 커서를 마주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쓰기의 어려움을 절감하고 있다. 어떤 내용을 써야 하나,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헛된 언어들로 인하여 세상에 혼란만을 주는 것은 아닌가 등. 이러한 생각들로 인해 주저하게 되고 끊임없이 쏟아 놓은 언어들을 다시 거두고 사라지게 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쓰기 교육, 중요한 것인가? ‘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이다. 인류 문명은 문자의 창조를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문명사회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인식되는 쓰기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의 한 축을 이룬다. 보통 5~6세의 아이들은 글을 쓰기 시작하며, 더 어린 나이에 글쓰기를 가르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쓰기 기능은 생각보다 복잡한 언어 기능(Language skill)이다. 글쓰기의 절차는 표현할 대상에 대한 사고 형성, 적절한 언어 선택, 실제 쓰기, 적절성 여부의 판단, 잘못 쓰인 부분에 대한 환류(고쳐 쓰기)로 이루어진다. 다른 표현 활동에 비해 고차원적인 사고가 동원되며 정교한 구성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른 언어 기능에 비해 체계적으로 교육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글을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 쓰기는 비교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학령기 이전에 이루어지는 음향 중심(Phonics)의 쓰기와 초등학교 단계에서의 쓰기 지도는 학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쓰기 지도는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아이들은 쓰기를 점점 싫어하게 된다. 객관식 시험에 익숙해지고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경우에도 형식적인 쓰기에 그쳐버리고 마는 경우가 많다. 쓰기가 다시 주목 받는 시기는 대학 입시에서 논술이 이루어지는 고등학교에서다. 대학을 가기 위한 방법으로 쓰기 연습을 하고 부랴부랴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대학 입시의 변화에서 논술의 비중이 줄어듦에 따라 쓰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다시 약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쓰기 교육은 과연 중요한 것인가? 아이들이 어려워하고 싫어한다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쓰기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의 눈높이와 관심, 사회적 요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생각을 앞으로의 연재를 통해 폭넓게 다루어 보고자 한다. 이미 일선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업과 쓰기에 대한 연구에서 다룬 내용을 중언부언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쓰기에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고 쓰기 교육의 하나의 사례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쓰기가 어려워요 많은 아이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고 두려워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난다. 필자가 글쓰기에 관한 학부모 혹은 교사 강의의 도입부에서 늘 하는 활동이 하나 있다. 강의를 듣는 분들에게 원고지를 나누어 드리고 주제를 주어 글쓰기를 요구한다. 탁월한 필력(筆力)을 갖고 있는 분은 주저 없이 써내려가기 시작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거나 때때로 아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분도 있다. 이 활동의 이유는 글쓰기 능력을 보기 위함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강요하는 입장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공포와 혼란을 공감해보라는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이다. 지적 능력이 우수하고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글쓰기를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보이지 않는 폭력이 아닐까? 그러면 우리 아이들에게 글쓰기가 이렇게 공포와 혼란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지 생각해보자. 이해 위주의 교육 우리 교육 현실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정해져 있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아이들의 표현을 강조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교과에서 지식의 이해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교육과정으로 편성되어 있다고 해도 현실적인 측면에서 이해에 무게 중심을 둘 수밖에 없다. 다인수 학급과 지나치게 많은 시수의 편성은 표현 중심의 교육을 어렵게 한다. 뿐만 아니라 교과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교과교육의 구성 역시 지식 위주의 견고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 또한 중요한 이유가 된다. 쓰기에 대한 필요성 인식 부재 학교교육에서 이루어지는 평가와 관련한 문제이다. 이해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객관식 평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서술형 평가가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타당도와 신뢰도의 문제로 단편적인 지식을 묻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경기도에서 처음 시행된 창의성 평가와 같은 형태의 문항은 주관적인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현실성 있는 평가 방법으로 정착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평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현재의 교육 방식에서 쓰기 능력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논술의 대비를 위해 현장에서 쓰기 교육이 산발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여러 이유로 논술이 평가 방식에서 제외됨에 따라 쓰기에 대한 교육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일방적 전달 중심의 매체 환경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매체는 무엇인가? 아마 컴퓨터와 텔레비전이 순위를 다툴 것이다. 뒤에서 컴퓨터의 특성으로 쌍방향성을 다루겠지만 현재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양상을 생각해 보면 일방적인 전달이 주를 이룬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깊이 있는 사유나 고민 없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표현을 억누르는 사회적 풍토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회 풍토가 형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폐쇄적인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유교 관념에 사로잡혀 상명하복을 미덕으로 생각해 왔기에 이러한 생각은 고착화된 면이 있다.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기보다 적당히 타협하는 모습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로 점철된다. 소통을 강조하지만 각각의 소리가 공허하게 퍼지고 마는 현실은 표현을 억누르는 구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새로운 시대, 쓰기를 요구하다 앞서 이야기한 쓰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변화되는 사회에서는 점차 강력한 쓰기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사회적 변화에 따른 쓰기 능력의 필요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새로운 지위, 프로슈머 전통적 매체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소비자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라 프로슈머라는 새로운 지위를 갖게 된다. Prosumer는 Producer 또는 Professional과 Consumer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말이다. 프로슈머의 개념은 마셜 맥루언이 에서 “전기 기술의 발달로 소비자가 생산자가 될 수 있다”고 한 부분에서 의미가 제시되었으며 1980년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 어휘가 처음 사용됐다. 쌍방향성을 갖게 된 매체 환경에서 소비자의 지위에 머물러 있던 사람들은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의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손쉽게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된 것이다. 새로운 매체, 새로운 소리 기성세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들은 새로운 매체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 SNS(Social Network Service) 환경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이의 글에 반응하고 자신의 글에 대한 평가를 보고 수정해 나가는 환류(Feed-back) 과정을 거친다. 최근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중 하나인 페이스북은 가상공간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실시간으로 교류하는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역동적 매체 환경에서 아이들은 정보를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요구받게 된다. 똘레랑스, 진정한 시민주의의 실현 똘레랑스는 ‘관용’으로 번역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사고방식, 이데올로기를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는다. 그동안 우리는 정치적 · 사회적 · 역사적 이유로 편향된 사고를 강요받아 왔다. 그러나 변화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문화가 공존하는 현실, 서로의 의견을 대등한 차원에서 공유하는 열린 공간의 확보를 통해 차이를 인정하는 진정한 의미의 시민주의가 실현되고 있다. ‘재스민 혁명’의 출발도 진보한 매체 환경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실현의 인과 관계는 다시 한 번 확인된다. 이러한 사회의식의 변화에 따라 자유로운 표현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학교교육과 쓰기 사회의 변화에 따라 학교교육도 분명 크게 변화하고 있다.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이해와 표현을 통합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의 변화뿐 아니라 실제 운영의 차원에서도 가시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는 새로운 변화 속에서 쓰기와 관련된 내용을 간단히 제시하도록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적용 2011년 적용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이 자신의 활동 결과를 제시된 형식에 따라 자유롭게 기술해야 한다는 점이다. 진로, 체험, 봉사,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창의적으로 체험하고 글로 써야 하는 것이다. 경험 자체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자신만의 언어로 일관성 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경험이더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경험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경험의 내용만을 기술한 것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깨닫게 된 점을 비유적 표현을 동원하여 쓴 글이 있다고 할 때 어느 것이 더 매력을 주는지는 어렵지 않은 질문이다. 독서종합지원시스템 기존의 독서 활동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느냐에 무게 중심이 있었다. 그러나 에듀팟과 연동되는 독서종합지원시스템에서의 독서는 표현 중심의 활동을 요구한다. 작품을 읽은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표현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한 부분으로 진로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하며, 독서를 통해 어떤 생각의 변화가 이루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표현 활동은 독서 활동을 보다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해와 표현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통합하여 접근해야 하는 개념이다.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내용을 정리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과정의 자율적 운영 쓰기의 요구가 현실적으로 가능해진 것은 교육과정의 자율적 운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교과의 편성과 운영을 단위 학교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시간 구성도 교과목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블록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기존 학교 교육 체제에서 쓰기에 대한 교육이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가 여유 있는 시간의 부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체제에서 쓰기 교육의 적용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쓰기 중심의 수업 변화는 평가로 연결되고 쓰기 교육의 당위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쓰기 교육 방법 제시할 것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쓰기 교육의 중요성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쓰기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매체 환경 속에서 아이들에게는 창의적인 쓰기 능력이 요구되고 있어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앞으로 연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학교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했던 사례를 중심으로 장르에 따른 쓰기의 방법을 제시하도록 할 것이다. 우선 대학입시, 취업 등에 있어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자기소개서 쓰기에 대해 다루고 다음으로 아이들의 진로와 연결한 취임사 작성,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수필 쓰기에 대해 지도 사례를 제시할 것이다. 시 · 소설 같은 문예 작성 방법을 안내하고 마지막으로 입시와 관련한 논술에 대해 다루도록 할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와 방법일 수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디 지금의 글쓰기가 쓰기 교육의 발전과 정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반편견교육은 타자화된 주체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다. 타자는 배제되고 차별화된 존재이기에 사회적 약자이다. 배제하고 차별화하는 주체는 힘 있는 자이며, 편견 부여나 왜곡의 전략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규정한다. 이른바 분류하기의 전략들이 구사되는데, 이러한 전략 중 하나로 편견의 창출이 있다. 따라서, 편견 극복의 가능성은 분류하기의 전략들을 성찰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날 수 있다. 요컨대, 편견이 발생하는 상황 구조를 판단하고 그 구조의 관여 요인들을 검토하면서 편견 극복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 관행을 통해 현실화되는 성편견 성편견은 성차별 관행으로 하나의 현실이 된다. 뱅크스(Banks) 부부가 2010년 편집한 책 다문화교육: 현황과 전망에서, Sadker Zittleman은 학교교육에서의 성차별 관행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 주목했다. 19세기 말의 상황에서, 여성에게 고등교육은 생물학적으로 부적절한 것이었다. 1873년 에드워드 클라크(Edward Clark) 박사는 그의 저술에서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을 경우, 의학적으로 위험하다는 견해를 제출했다. 여성들은 정신적 도전을 하기에는 뇌가 너무 작고 몸이 너무 연약하다는 것이었다. 클라크 박사가 보기에, 하버드 같은 곳에 여학생이 다니게 되면 불임과 신경쇠약에 걸리고 건강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 최초의 여성 박사 중 한 사람인 캐리 토마스(M. Carey Thomas)는 다음과 같은 공포를 토로했다. “나는 자주 그것에 대해 기도하면서, 신에게 만약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그리스어를 성공적으로 습득하지 못하고, 대학에 가지 못하고, 또한 사물을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 사실이라면 나를 죽여 달라고 애원했던 것을 기억한다.”(위의 책, 170쪽) 이와 같이, 여성에게 교육은 생물학적인 차원에서 권장하기 곤란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터무니없는 발상이다. 사실 누가 보더라도 과학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어떤 의도의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클라크 박사의 사유 체계는 인종주의의 의도를 반영한다. 사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은 백인이며, 이들의 대학 진학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며, 이는 유색인종들의 인구수를 상대적으로 증가시키기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발상이다. 여기서 우리는 젠더 이슈가 인종주의 사안과 교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컨대, 성편견은 다른 사회적인 차원들과의 관계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 사실 학교교육에서 성편견의 문제는 거시구조적인 제도의 차원뿐만 아니라 매우 미시적인 상황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교육과정 및 교과서라는 관행에서 성편견의 문제가 생긴다. 이 경우, 몇 가지 전형적인 편견 만들기의 문법이 있다. 예컨대, 크게 7가지 형태의 성편견 표상 방식이 있다. 이것을 표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위의 7가지 편견 형태는 교육실천가의 입장에서 교육과정 및 교과서 속에 담긴 성차별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유효한 분류체계이다. 교과서에 가사일에 관한 삽화를 넣는다고 가정해보자. 아버지와 아들은 책상을 정리하거나 화분에 물을 주고 어머니와 딸은 식사를 준비하는 삽화와 부부가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아들과 딸은 집안 청소를 하는 삽화가 있다면 어떤 삽화가 적당할까? 이 두 삽화가 보여주는 가족구성원의 가사일 분담에는 차이가 있다. 첫 번째 삽화의 경우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어머니 혹은 아내는 부엌에서 조리를 담당한다. 이에 비해 두 번째 삽화의 경우는 아버지도 조리활동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때 두 가지 삽화가 품고 있는 이미지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두 번째 삽화를 자료로 사용하는 학습자가 성편견으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동시에 성차별 관행에 대하여 비판적인 안목을 가질 수 있다. 성차별 관행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전략 이제는 보다 실천적인 차원에서, 성차별 관행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성별로 공정한 학급을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이 있다. 첫째, 교과서나 소프트웨어가 편견이 있는 것이라면 이 편견에 맞설 수 있도록 할 것. 즉, 편견을 담고 있는 교수자료에 대한 학생의 비평 능력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학생들에게 유명한 여성과 남성의 목록을 작성하도록 하고, 이 목록이 시사하는 바를 토론하도록 할 것. 셋째, 교실에서 학생들이 소집단 활동을 수행할 때 다양성을 반영하는 집단을 구성하도록 할 것. 넷째, 학급 안에서 해가 되는 단어, 따돌리기, 희롱을 용납하지 말 것(예컨대, “남자 아이들은 그런 거야”라는 발언). 다섯째, 성 평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해서 전문적인 발전을 이루도록 할 것. 다음으로 성편견의 극복을 위한 교육과정 구성에서 고려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유형을 검토하도록 하자. 반편견 교육은 모든 교육이 그러하듯이, 교육과정 체계를 통하여 가장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M. K. T. Tetreault는 성편견을 다루는 교육과정의 유형을 다섯 가지 접근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다. 다섯 가지 교육과정 유형을 볼 때, 남성 주도 교육과정에서 성별 균형 교육과정으로 가면 갈수록 여성차별 관행으로부터 멀어진다. 즉, 반편견 교육으로서의 의미가 강화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이 유형들은 교육과정 실제를 이해하는 유효한 잣대이다. 동시에 반편견교육으로서 성차별 극복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천할 때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성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지침 다음으로 성 관련 행동 편견과 고정관념을 극복할 수 있는 교수법의 실제를 살펴보도록 한다. G. W. Maxim은 살아있는 사회과교육이라는 저술에서, 성차별 교수를 피하기 위한 지침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교사는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을 정형화하지 않도록 한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의 사례를 가정해보자. 어린이 : ①“남자 애들만 커서 트럭운전사가 될 수 있어요.” 교 사 : ②“네가 전에 여자 트럭운전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걸 선생님도 안단다. 그래서 여자도 큰 트럭을 운전한다는 걸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 거야.” ③“여자가 트럭운전사가 되는 것도 괜찮아. 큰 트럭을 잘 운전하는 여자들이 많단다.” 어린이가 ①번처럼 질문을 한다면, 너무나 단순하게 “그렇지 않아, 여자도 트럭운전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②와 ③처럼 답변하는 것이 성 역할을 정형화하지 않는 방법이다. 아울러, 남자 선생님이라면, 학생들에게 섬세함과 따뜻함을 보여주고, 여자 선생님이라면, 단호함과 강력함을 보여주어야, 성 역할 고정관념은 많이 완화될 수 있다. 둘째, 교사는 가능한 한 성과 무관한 언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예컨대, 경찰 아저씨는 경찰관으로, 소방수 아저씨는 소방관으로, 우편배달부 아저씨는 집배원으로 변경한다. 셋째, 교사는 교실의 교재들이 남성과 여성에 대해 공정한 관점을 가지도록 한다. 이는 양성 모두 긍정적인 교실경험에 참여 기회를 제공하도록 한다. 이는 성적인 전형들이 고정관념화되지 않도록 학습자들이 여러 가지를 경험하도록 한다. 넷째, 교사는 역사교육 내용을 구성할 때 남성과 여성의 공헌 모두를 다루도록 한다. 역사 교재의 내용이 전쟁과 같은 정치사로 구성되면, 주로 남성의 활동에 초점이 주어진다. 그러나 가족과 예술 등 미시문화사를 다루면, 여성의 활동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역사교재를 구성할 때, 정치사 일변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역사 현실을 인식할 수 있는 장면을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성편견 극복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 편견 극복 위해서는 여러 사회적 관련성 고려한 노력 필요 지금까지 학교교육의 관행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성차별의 현실을 검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 원리에 대해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성편견이라는 관념세계는 인종, 계층, 종족 등 다른 사회범주와 교차하여 발생하고 있음을 주목하고자 한다. 예컨대, 동양 여성은 서양 남자들에게 신비스러운 여성으로 표상되며, 정복의 대상이다. 따라서, 성편견의 극복은 단지 성적인 차원으로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적인 관계들과의 관련성에 주의해야 한다. 여성의 사회참여 그 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하다보면, 노동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평등 상황을 간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과교육은 사회의 다원성이 가지는 삶의 윤택함을 긍정하는 차원이다. 반편견 교육은 고정관념을 낯설게 보고 해체하기 위한 시도이며, 이 과정은 교화와 주입이 아니라 학습자의 합리적인 사유에 기초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초등학생들이 과학시간에 배운 원리를 환경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아래 문제를 한 번 살펴보자. 문제 : 일본의 원숭이들은 흙 속에 떨어진 낱알을 주워 먹기 위해 어떻게 할까요? 원숭이들이 흙에 떨어진 낱알을 그대로 주워 먹으면 흙까지 함께 먹게 될 텐데, 여러분이 일본의 원숭이라면 어떻게 낱알만 골라서 먹겠나요? 정답 : 원숭이들은 얕은 물웅덩이에 흙과 함께 주운 낱알들을 떨어뜨린 뒤, 낱알이 물웅덩이 바닥에 가라앉기 전에 빨리 다시 주워 먹는다. 이것은 흙보다 가벼운 낱알들이 물속에서 흙보다 천천히 가라앉는 성질을 이용해 낱알과 흙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과학 원리가 바로 다음과 같은 혼합물의 원리이다. - 혼합물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이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물질 가운데에는 두 종류 이상의 순수한 물질이 본래의 성질을 잃지 않고 단지 섞여만 있는 물질들이 있다. 이와 같은 물질을 혼합물이라고 한다. - 혼합물의 분리 1. 밀도 차에 의한 혼합물의 분리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액체의 밀도가 다른 경우에는 그 차를 이용하여 액체 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다. (예 : 물과 식용유, 물과 벤젠) 2. 용해도 차에 의한 혼합물의 분리 (가) 거름 : 어떤 용매에 잘 녹는 물질과 녹지 않는 물질이 섞인 혼합물을 용매에 녹인 후 거름종이를 통과시켜 분리하는 방법 (예 : 소금과 모래) (나) 분별 결정 : 온도에 따른 용해도 차이가 큰 두 고체 혼합물을 높은 온도의 물에 녹인 다음 냉각시킬 때 석출되어 나오는 결정을 걸러서 분리하는 방법 (예 : 염화나트륨과 질산칼륨) (다) 용해도 차이가 큰 기체 혼합물의 분리 : 물에 잘 녹는 기체와 잘 녹지 않는 기체가 섞여 있을 때 이 혼합 기체를 물에 통과시켜 물에 녹는 기체와 녹지 않는 기체로 분리한다. (예 : 암모니아와 공기 혼합물) (라) 추출 : 고체나 액체 혼합물에서 특정한 한 성분만 녹이는 용매를 사용하여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 (예 : 덜 익은 감을 소금물에 담가 놓으면 떫은맛이 없어짐) 3. 끓는점 차에 의한 혼합물의 분리 (가) 증류: 고체가 녹아 있는 용액을 가열할 때 그 액체의 끓는점에서 나오는 기체를 냉각시켜 순수한 액체를 얻는 방법. (예 : 바닷물로 식수를 만들기) (나) 분별증류: 서로 잘 섞이는 액체 혼합물을 끓는점 차이에 의해 끓어 나오는 순서대로 나누어 모아서 분리하는 방법. (예 : 물과 메탄올) (다) 끓는점 차를 이용한 기체 혼합물의 분리: 성분 기체들이 모두 물에 녹지 않는 기체 혼합물을 분리할 때, 끓는점의 차이가 큰 기체 혼합물을 냉각시키면, 끓는점이 높은 쪽의 기체 성분이 먼저 액체가 되어 분리된다. 또, 끓는점의 차이가 작은 기체 혼합물은 전부 냉각시켜 액체로 만들었다가 분별증류하는 방법. (예 :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 원유를 높은 증류탑을 이용하여 끓는점이 낮은 프로판부터 끓는점이 높은 아스팔트 찌꺼기까지 순차적으로 분리) 4. 크로마토그래피에 의한 혼합물의 분리 혼합물을 용매에 녹였을 때 혼합물을 이루고 있는 여러 가지 성분 물질이 용매를 따라 이동하는 속도 차이를 이용한 방법. (예 : 색소의 분리, 혈액의 성분 검사) 이러한 혼합물에 대한 원리를 다룰 때 그 원리와 내용만을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러한 원리를 적용하는 여러 사례, 특히 생활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혼합물의 분리 방법을 살펴봄으로써 더 많은 것을 가르칠 수 있다. 물질의 밀도와 크기의 차이를 이용한 석발기, 키, 체 우선 물질의 밀도 차와 크기에 따른 분리가 있다. 곡물에서 돌과 모래를 걸러내는 기구를 살펴보자. 송풍기로 바람을 일으켜 곡물에 섞여 있는 돌멩이를 걸러내는 석발기, 곡식을 담아 흔들어 무게가 무거운 돌멩이만 뒤에 남게 하는 키, 크기 차이를 이용해 큰 콩은 남기고 작은 모래만 걸러내는 체 등은 밀도와 크기 차이를 이용해 혼합물을 분리해내는 도구이다. 도핑테스트와 기름제거에도 활용 도핑테스트와 바다에 유출된 기름 제거에도 이러한 혼합물의 분리 방법이 활용된다. 올림픽과 같은 운동 경기에서 선수들이 일시적으로 강한 힘을 발휘하여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금지된 약물을 복용하는 일이 있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도핑컨트롤센터를 운영한다. 도핑컨트롤센터는 경기를 마친 선수들의 혈액이나 소변을 채취한 후 크로마토그래피 등의 여러 가지 분리의 원리를 이용한 특수한 약품과 장치로 약물을 분석해낸다. 이러한 도핑테스트는 주어진 양의 약 10억 분의 1정도에 해당하는 미량의 성분까지 알아낼 수 있으며, 금지된 약물 복용이 밝혀질 경우 경기의 기록이나 우승이 취소된다. 우리나라는 1987년 IOC의 공인을 받아 세계에서 15번째로 한국과학기술원에 도핑컨트롤센터가 설치되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바다에 유출되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름을 제거할 때도 이러한 방법이 활용된다. 바다에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유화제를 뿌리는 것이다. 손이나 그릇에 묻은 기름을 제거할 때 비누나 세제를 사용하듯이 유화제도 이들과 비슷한 성분으로 기름을 잘게 부수어 녹이는 작용을 한다. 잘게 부수어진 기름 알갱이들은 물 속에서 기름을 분해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소멸된다. 또, 기름의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오일펜스를 친 뒤, 스키머를 이용해 기름을 제거한다. 유화제를 뿌리는 방법 대신 기름을 흡수하여 제거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흡수된 기름을 다시 회수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닭털이나 오리털의 경우 자기 무게 10배 정도의 기름을 흡수한다. 사례 1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여러 사례들 이러한 사례뿐만 아니라 우리의 아주 가까운 주변에서도 혼합물의 분리가 이용되는 장치가 많이 있다. 싱크대 거름망, 차 거름망, 방충망, 정수기, 한약 짜는 보자기 등 생활 도구가 그러하며, 염전이나 암염광산에서 소금을 얻을 때, 강에서 사금을 채취할 때도 혼합물 분리의 원리가 활용된다. 이러한 원리를 응용한 재밌는 발명품도 있다. 그 중 하나로 분리의 원리를 이용한 국자가 있다. 우선 ‘물과 기름 분리용 국자’는 탕(湯)류 음식을 조리할 때 국물과 기름을 분리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내용물을 담을 수 있는 국자용기에 기다란 손잡이가 달려 있는 보통 국자의 측면 하단부에 국물을 배출할 수 있도록 적당한 길이의 배출관을 만든 것이다. 국자를 측면으로 기울여 배출관으로 탕국물을 분리· 배출하고 마지막에 남은 기름은 별도로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간단한 구성으로 제작이 간편함에도, 국자의 기울기를 조절해 탕국물에서 기름만을 분리시켜 음식의 맛과 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유용한 발명품이다. ‘라면과 국물을 따로 분리하는 국자’도 유용하다. 라면을 그릇에 덜어 먹을 때, 보통 국자를 이용하면 국물은 잘 덜어지지만 면발은 잘 덜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라면을 뜨기 위해 몇 번이고 반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이런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국자 아래쪽에 구멍을 만들어 국물이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면발만 떠서 먹을 수 있다 사례 2 황사 대비 용품에 적용한 사례 황사에 대비한 용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학생이 발명한 황사대비 얼굴보호 마스크를 살펴보자. 모자(썬캡류)의 헤어밴드 안쪽 부분에 시야가 확보될 수 있는 투명한 비닐 천을 덧대고 코와 입부분에 황사 방지용 마스크가 부착된 통기성이 좋고 질감이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얼굴 보호막을 부착시키고 귀에 걸 수 있는 귀걸이를 만들어 필요시에 얼굴에 착용할 수 있도록 하여 눈, 코, 입, 목을 황사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필요 없을 때는 모자창의 안쪽에 집어넣어 보관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작품이다. 이 문제에 대한 다른 아이디어로 코필터도 있다. 코에 끼워진 상태에서 코를 통해 체내로 유입된 유해한 먼지를 차단하고 착용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은철망 필터 수용체를 지닌 필터봉으로 방진, 살균, 음이온 방출 기능을 고루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보성고등학교 학생이 아이디어를 내고 만든 사례가 있다. ‘책가방 속 방독면’이 그것이다. 방독면을 휴대성이 우수한 가방과 결합해 방독면의 휴대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① 투시창 ② 정화통 ③ 주머니 접착부분을 만들어 방독면을 학생들이 휴대할 수 있게 고안한 발명품이다. 항상 휴대할 수 있어 유사시에 활용하기 좋다. 이 발명품은 학생이 대구지하철참사를 보고 만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화재시 유독 가스로 인해 사망하는 사례를 보고 만든 아이디어이다. 또한 학생이 만든 ‘초간편 계란분리기’도 있다. 초간편 계란분리기는 계란의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하는 기능을 가졌으며 계란분리기의 틀을 적절히 크게 하고 서랍식 그릇을 장착함으로써 한 번에 많은 양의 계란을 분리할 수 있다. 계란 투입구에 덮개를 설치하고 분리판과 그릇을 탈착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쌀이 흘러내리지 않는 쌀바가지도 있다. 이 발명품은 쌀바가지에 물 빠짐 장치를 부착해 쌀이 흘러내리지도 않고 물만 뺄 수 있도록 해, 쌀을 허비하는 것을 방지하고 쉽게 씻을 수 있다. 또한 사용 방법이 간단하여 손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만드는 비용이 적어서 경제적이기도 하다. 바가지 앞쪽이 망사처럼 처리되어 그곳으로 물이 빠지고 쌀은 남는다. 매일매일 귀찮게 여겼던 고민을 한순간에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와 사례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환경 보호를 위한 문제를 내보자! 문제 : 머리를 감을 때마다 가족들의 수많은 머리카락이 배수관을 막아서 잘 내려가지 않습니다. 세면대를 분리하면서 청소해 보면 머리카락과 더러운 찌꺼기가 엉켜서 배수관을 막고 있으며, 악취가 너무 심해 머리가 아프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배수관이 막히지 않고 누구나 청소하기 쉽게 잘 분리될 수 있을까요? 혼합물을 분리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며 해결책을 제시해 보세요. 이러한 오물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다음은 필자가 재직중인 보성고의 권민재 학생이 제출한 아이디어다. 청소하기 쉬운 세면기 배수관 (보성고 권민재 학생) - 큰 배수관으로 이물질이 가지 않고 악취 제거로 아주 위생적이며 수질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거름망을 서랍 형식으로 뺐다 꼈다 할 수 있어 간단히 제거, 탈부착이 용이하며 누구나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배수관 중간에 이물질 거름망이 있어 사전에 차단하여 물 소통이 원활하다. 이 외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례를 통한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배운 과학적 지식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도 길러준다. 환경교육,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우리가 가르치는 과목과 환경을 잘 이용하면 새로운 환경교육으로 태어날 수 있다.
무술 연마를 위해 두 명의 친구가 깊은 산중으로 도인을 찾아갔다. 찾아온 연유를 고하니 그날부터 나무하고 물 긷고 빨래를 하란다. 몇 달이 지나 스승에게 무술은 언제 가르쳐 주느냐고 물었다. 때가 되면 해주겠단다. 세월은 어느덧 3년이 흘렀다. A는 지칠 대로 지쳐 하산을 하겠단다. 스승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B는 진심을 다해 그날을 기다리며 참고 살아갔다. 어느 날 스승이 불렀다. “칼을 잡아라.” 스승은 제자의 ‘사람 됨됨이(人性, personality)’를 보았다.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 마음가짐이나 행동과 같이 더 깊숙한 인간의 내면, 즉 인간의 품성이 기본이 되어야 무술을 익힐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승이 보기에 B는 기다릴 줄 아는 영혼이 강한 사람이었다. 영혼이 강해 정신과 육체가 부드러워질 수 있고 이를 통해 훌륭한 인격을 가진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스승의 판단이었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구성하는 기본 주제의 하나가 ‘기다리며 노력하는 인간은 구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The power which keeps carrying on your dream is not a reason but hope, and also not a brain but a heart)’라고 설파했다. “인간으로서 기본을 잘 지켰다” 2007년 8월, 일본 전국의 4081개 고등학교가 참가한 고시엔[甲子園,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기적의 우승을 차지해 국내 언론에서도 주목을 받았던 사가키타[佐賀北]고등학교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18명의 선수 모두가 지방 중학교에서 연식야구(고무로 만든 공으로 경기하는 소년야구)를 했고, 주전 9명 중 6명은 키가 170cm도 안 되는 작은 체구였다. 전용 구장이 없어 축구부와 연습장을 같이 사용하면서 야간에는 학교 주변 가게의 전등 불빛을 조명 삼아 연습을 했다. 그리고 감독은 모교 출신의 국어선생님으로 이 학교에서 야구 선수생활을 한 것이 전부였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가키타 고등학교가 두 번째로 출전해 전국 대회의 우승컵을 차지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들은 하루 2~3시간의 연습시간 중 절반 이상을 달리기와 같은 기초 훈련에 할애했다. 그리고 시험 전 1주일 동안은 공부 때문에 연습도 안 했다. 감독이 말하는 우승 비결은 “시간을 잘 지키며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였다. 학생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기본을 잘 지켰으며 그것이 우승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는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은 영어단어를 외우는 것처럼 공부를 한다고 해서 갖추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삶과 오랜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가키타고등학교의 경우처럼 기본의 힘은 위대하다. 내면을 데우는 교육 방법 내가 교사 시절 수업내용 못지않게 열정을 쏟았던 것이 조 · 종례 시간과 수업 시간, 그리고 생활지도를 하면서 아이들의 내면을 데울 수 있는 내용과 방법이었다. 특히 학생지도부에 있으면서 지각생을 대상으로 ‘시(詩) 쓰기’를 했고, 수업시간에 종종 교과 노트에 ‘빨간 글씨’를 쓰게 했다. 능력의 개인차는 아무리 커도 5배를 넘지 않지만 의식의 차이는 100배의 격차를 낳는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시 쓰기’는 주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우리말과 영어로 각각 10번씩 쓰게 했다. 스스로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을 뿐 아니라 덕분에 영어로 시 한편을 외우게 되었다고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졸업생들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 빨간 글씨 그리고 ‘빨간 글씨’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수업시간에 내가 체험했던 감동들을 들려주면서 쓰게 했던 교육법이다. 자! 빨간 볼펜 준비, 날짜 적고 오늘 제목은 ‘반송저수지 낚시꾼 사건’이다. 어저께가 우리 딸 돌이라서 아침 일찍 기장으로 횟거리를 사러 시외버스를 탔다. 동래역 앞에서 출발한 버스가 반송동을 지나 저수지 옆을 지날 즈음 낚시 복장을 한 중년의 남자가 버스 기사를 보고 차 좀 세워달라고 했다. 기사는 바빠서 안된다고 했지만 결국은 차를 세웠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그는 저수지 둑길로 달려갔다. 소변 때문이려니 했는데, 둑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몇 마디 던지고는 이내 버스 쪽으로 달려왔다. 다시 버스는 달리기 시작했고 일행 중의 한 사람이 “왜 그랬느냐”고 물었다. 그 대답이 참으로 산뜻했다. 일주일 전에 저수지 수리한다고 물을 퍼내고 고기를 다 잡았기 때문이란다. 하루 종일 허탕을 칠 뻔했던 그들에게 좋은 마음을 주고 온 사람 때문에 며칠을 먹먹하게 지냈다. 평범한 일상의 의미를 깨닫고, 그 일상을 제대로 누리며 사는 법을 배우는 것부터가 올바른 공부의 시작임을 알게 하고 싶었다. 먹고, 자고 공부하는 일상이 그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완결되는 것임을 깨닫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려운 역경의 아픔을 딛고 성공했다’가 아니라 ‘바로 그 역경이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경험을 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다’는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방법을 전하고자 노력했다. 올 4월, 전교생 모임에서는 “본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데, 자세히 보아야 한다. 그러면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나와 어떤 관계인지를 알게 된다. 그러는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되고, 그러면 꿈이 생겨 그냥 놀 수가 없다. 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니 잘하게 되고 따라서 사회에 나갔을 때 내 몫이 생긴다” 라는 얘기와 함께 정호승 시인의 봄길을 함께 낭송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보여주기 일반적으로 ‘청소년’이라는 단어 뒤에는 ‘문제’라는 말이 많이 따라 다닌다. 그리고 그 원인을 가정교육의 부재와 입시 위주의 학교교육에서 찾으며, 이로 인해 가치관이 붕괴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청소년들을 마주 보면서 몰아세우는 방법론의 산물은 아닐까? 헤르만 헤세의 노벨상 수상작 유리알 유희의 주인공 요제프 크네히트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신뢰하며 그들과 함께 꿈을 찾아가는 것을 진정한 교육자의 길로 보았다. 그리고 교육은 아이들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꿈과 인격, 기본권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헤르만 헤세는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데 있지 않고 둘이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데 있다’ 라는 생텍쥐베리의 말을 떠올린다. 아이들은 우리 기성세대가 그들을 바라보면서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이다. 부모는 자기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이 가려는 길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선생님의 체험을 그들의 체험으로 삼고 싶어하도록 멋진 삶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교육이라면 교육이다. 교육은 마음의 일이라서 강요한다고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성교육은 ‘보여주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선생님! 우리 철호가 공부도 안 하고 애를 먹이는 데 어쩌면 좋겠습니까?” “어머니! 절에 다닌다고 했지요?” “예” “그러면 매일 아침에 철호를 위해서 108배를 한번 해보시지요.” “그리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한 달여 후 “요새 기도 잘 됩니까?” “아이고, 다리도 아프고 해서 한 열흘 하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20여 년 전, 고3 담임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아이는 부모나 선생님이 앞에서 가르치는 대로 성장하지 않고 부모와 선생님 뒤에 따라오면서 저절로 배운다. 좋은 인품으로 감동을 주지 못하고 정보도 많이 부족한 기성세대가 말과 글로 하는 교육이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을까? 지금 이 세상은 좋은 말과 글이 부족해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가정에 실천적 모범이 없고 감동을 줄만 한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력, 인격, 관심을 통한 신뢰 전국 시 ·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창의 · 인성교육을 통한 글로벌 엘리트’, ‘아름다운 품성과 창의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도덕적이고 창의적인 세계인’ 등 인성교육 관련 문구로 가득 차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인성교육은 학교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상급 학교 진학과 같은 교육의 결과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인성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서 학교 및 사회와 연계해 이루어져야 한다. 새 시대의 교육정책이 성공하려면 근본적으로 인성교육이 강화되어야 하고 건강한 인성교육은 교육의 기본이자 최종 목표이며 인간이 교육을 받아야 하는 존재론적 가치이다. 국가 경쟁력은 교육에서 나오며 좋은 교육은 좋은 인성을 만들고 이는 곧 국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을 만드는 데 있다’ 는 장자크 루소의 충고를 새롭게 들어야 한다”라고. 그래서 단위 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시행하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도 ‘부녀마음나누기’, ‘문화예술교육’, ‘초청특강’, ‘학교장과의 대화’, ‘등굣길 맞이하기’ 등을 통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더욱이 ‘수업을 통한 교사와 학생의 신뢰 구축’이라는 기본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인성교육이 무너졌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때로는 실천할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고민만 하며 우리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한다. 더 이상 반복적으로 우리 자신을 괴롭히지 말자. 진정한 변화와 대책이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방법을 계획하고 실천하자. 소통을 통한 신뢰가 필요 얼마 전 아이들이 학교장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탄하는 모습을 보았다. 안타깝다. 하지만 그것이 어찌 아이들만의 잘못인가. 자주 만나지 않으니 모를 수밖에 없다.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아이들과 앉아 요즘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에 대해 의견도 나누고, 가난하지만 따사로운 햇살과 싱그러운 바람을 매만지는 아름다운 손으로 땅에 씨를 묻는 화사한 농부들의 얼굴이 아직도 이 세상을 지킨다는 얘기도 들려주면 어떨까. 그리고 아버지가 살아생전 유일하게 사인을 받지 못한 유명 재즈 아티스트의 사인(Sign) 한 장을 받아 손에 쥐고는 머나먼 고국으로 돌아가는 영화 터미널의 주인공 빅토르 나보스키처럼 때로는 비효율적인 행위가 우리 인생을 더욱 멋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수업 시작 전 책걸상 줄도 맞추고 휴지도 줍게 하자. 수업시간 50분은 정확하게 지키고 꽃나무의 이름을 외우게 하면서 아이들에게 작은 위안과 휴식을 주자. 인성교육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소통을 통해 느낌과 감동으로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된다. 사랑하는 제자의 머릿속에 영원히 잊히지 않는 교육의 힘, 즉 실력, 인격, 관심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것이 인성교육의 기본이며 핵심이다.
학부모상담 매년 반복되지만 답변 쉽지 않아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 학부모 총회를 시작으로 1학기 학부모 상담 주간을 실시합니다. 직장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학부모들이 가능한 날짜와 시간에 담임선생님과 1 : 1 개별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꼭 상담이 아니더라도 학부모와 마주한 선생님들이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선생님,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입니다. 교직생활 내내 매년 듣는 평범한 질문이지만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을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습니다. 머릿속에 가득 들어 있는 여러 생각을 상황과 아이에 맞게 이것저것 키워드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지만 듣는 학부모들의 큰 반향을 일으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똑똑하기를 기대하는 부모들 “내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면 좋을까? 어떻게 키워야 할까?”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항상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학부모에게 자녀를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질문을 하면 다양한 대답이 나옵니다. “부모 말에 귀 기울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요.” “용감하고 자아의식이 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솔직하고 믿음직스러우며, 자기 일에 충실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등 여러 가지 말로 표현하지만 학부모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 “똑똑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하늘이 준 선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영원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어떤 길을 택하든, 어떤 사람으로 자라든 기본적으로 부모한테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재능을 찾아주는 이도 부모이고, 아이 능력의 한계를 알려주는 이도 부모이며, 아이한테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이도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자아실현과 생활 적응 사이에서 방황하지 않도록 조심스러우면서도 너그럽게 잘 인도해 주기 위한 실천 방법을 찾기 위해 선생님께 질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부모들이 자주 하는 질문에 대한 선생님들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부터 아이에 대해 묻고 싶은 것이 많을 학보모의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Q “제 아이가 뛰어난가요? 보통인가요?” - 초등학교 부모는 자기 아이가 뛰어나다고 믿고 싶어 합니다. A 아이에게 뛰어난 재능이 있고 없고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재능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부모는 아이의 개성을 살리는 교육에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그럴 때 아이는 자기 인생에 도전할 힘과 자신감을 얻습니다. 우리가 천재라고 알고 있는 모차르트와 아인슈타인 및 웹스터 이야기를 잠깐 하고자 합니다.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볼프강은 태어나 한동안 다른 아이들과 별 차이 없이 자랐어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 아이는 아주 잘 발달한 예민한 음감을 지닌 듯했어요. 과연 두 살이 되자 아이는 수많은 멜로디들을 막힘없이 흥얼거리고, 혼자 피아노로 간단한 곡을 만들어 치기 시작했답니다. 천재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세 살 먹은 알버트는 도무지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아 부모의 걱정이 대단했어요. 네 살이 되어서야 겨우 입을 떼기 시작한 이 아이한테는‘독서곤란증’이 있었어요. 게다가 이 아이는 오른쪽과 왼쪽도 구분하지 못했지요. 세계적인 사전을 만든 웹스터 1758년 웹스터 사전을 만든 사람으로 유명한 웹스터를 교육시키기 위해 그의 아버지는 남다른 교육 계획을 세웠습니다. 집안에서 아버지는 영어를 사용하고 어머니는 프랑스어, 할아버지는 독일어만 사용하도록 했으며, 북유럽 출신의 외국인 하인을 일부러 고용해 그 나라 말만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아이에게 믿음을 주자 강요하고 부담을 주는 것으로는 절대 아이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없습니다. 배우는 즐거움을 빼앗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마침내 부모에 대한 신뢰마저 빼앗아 극도의 불안감과 두려움만 안겨주게 됩니다. 부모에게 믿음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강한 자기 가치 의식과 자립심을 갖습니다. 어떤 문제가 닥쳐도 얼마든지 혼자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음은 바로 부모의 나에 대한 믿음에서 나옵니다. 사실 어린 시절을 성공적으로 보내지 못했어도 나중에 인류에 공헌하는 위대한 인물로 성장한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Q “내 아이의 머릿속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 아이의 지능을 궁금해 하는 부모들 A 사람의 대뇌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를 좌우 대뇌반구라고 합니다. 인간의 대뇌는 서로 연결된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왼쪽 부분이 언어적 · 논리적 · 수학적 사고, 오른쪽 부분은 추상적 · 공간적 · 직감적 · 상징적 · 종합적 사고를 맡아 수행합니다. 지능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정의하는 바가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경험해 배우는 능력, 그리고 주변 환경의 필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으로 종합할 수 있습니다. 어릴 때 많이 놀고 움직인 아이가 더 똑똑하게 자란다는 것은 최신 연구들에서도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생활에 필요한 능력도 더 쉽게 몸에 익혀나간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속에서 우러나오는 내적 동기를 키워주는 것을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무엇을 하든 진정으로 흥미를 느끼고 하는 아이가 강요에 의해 억지로 하는 아이보다 새로운 가능성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한 아이의 지능이나 재능을 판단하는 것은 아무래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아이한테 단정적으로 “너는 이것을 못한다”고 말해 아이의 자신감을 뺏는 일은 어떠한 경우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생활에서 겪는 작은 문제 하나도 최소한의 자신감 없이는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능력과 재능을 갖고 태어납니다. 가드너(H. Gardner) 박사가 말한 다중지능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각자 다른 능력과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성장시켜 주는 것은 부모뿐만 아니라 아이를 돌보고 지도하는 모든 어른들의 몫입니다. 아이와 늘 함께 있어주면서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성의 있게 대답해 주고 같이 놀아주면서 아이에게 믿음을 줄 때 비로소 아이들은 타고난 재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능력이 조금 뒤쳐진다고 해서 모자라는 아이로 취급한다면 아이들의 능력은 영영 자랄 수 없습니다. Q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내 아이, 왜 그럴까요?” - 내 아이가 선생님과 맞지 않는 게 아닐까 의심하는 학부모에게 A 아이가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징후가 보이면 즉시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아이 부모와도 의견을 교환하며, 바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다양한 특징을 다음과 같은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① 태어날 때 힘든 일을 겪은 경우 : 난산이나 유전적인 결함으로 뇌에 손상을 입었거나 이상이 있는 경우는 기능장애가 생겨 정상적으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② 가정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 중독환자가 있어 시달리거나 성적 · 육체적 폭행에 상처를 입는 것과 같이 가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 아이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런 문제가 심각한 것은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의 위협이 동반되기 때문입니다. ③ 자신을 하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 요즘 아이들은 다 저 잘난 맛에 사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이유로 자기가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신체적인 질병이나 장애가 있다거나, 얼굴이 못생기고 뚱뚱하다거나, 집안이 가난하다는 것 등이 그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④ 두려워하는 경우 : 학교생활의 문제는 거의 예외 없이 두려움에서 나옵니다. 두려움은 호르몬 조절에도 영향을 미쳐 자꾸 도피하고 싶은 생각만 들게 합니다. ⑤ 동기가 부족한 경우 : 동기의 부족이나 결여는 학교생활을 맥빠지게 하는 큰 장애물입니다. 대체로 재능이 아주 뛰어난 아이들은 동기유발이 잘되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좀처럼 동기유발이 힘듭니다. ⑥ 제대로 된 공부 방법을 모르는 경우 : 학교 공부는 공부하는 방법이 비효율적이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성적이 향상되지 않는 것도 당연합니다. ⑦ 진도를 제대로 나가지 못한 경우 : 아이들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한 번 병을 앓거나 가정적인 문제를 겪고 난 다음에는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Q 똑똑한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부모로서 노력해야 할 점을 알고 싶습니다. A 첫째, 오감을 자극하세요. 가정에서 아이의 오감을 전부 활용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고 하는 것 등은 그 어떤 설명보다도 자극적이며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둘째, 마음껏 움직이게 하세요. 민첩성을 키워주는 운동은 전뇌를 좋게 하고 뇌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며 신경 세포망을 확장 · 발달시킵니다. 또한 기억능력과 지능을 향상시킵니다. 셋째,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와 같이 하며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하세요. 훌륭한 사람이나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인 위인전 등을 들려주거나 책을 많이 읽어주도록 합니다. EQ가 발달하게 됩니다. 넷째,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길러주세요. 아이는 선천적으로 호기심이 많아 질문을 많이 합니다. 질문할 때마다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면 아이의 호기심은 자꾸 불어나고 질문 속에 탐구심도 생겨 IQ와 CQ(창의력 지수)의 향상을 가져옵니다. 다섯째,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조그만 일에도 아이에게 칭찬을 자주 해주면 아이는 의욕과 자긍심을 갖게 됩니다. 여섯째, 밝은 사고를 갖게 도와주세요. 긍정적인 아이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서 보내게 됩니다. 긍정적인 마음은 전뇌에 활력을 주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과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키워줍니다. 일곱째, 꿈을 심어주세요. 어릴 때의 꿈은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데에 있어 기초가 됩니다. 그렇게 되게 하기 위해서는 아이와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아이의 잠재의식 속에 미래에 대한 영상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덟째, 사회성을 길러주세요. 아이들은 친구를 통해서 사회성을 기르고 타협과 양보를 알게 됩니다. 많은 친구들과 어울림으로써 활동성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아홉째, 머리가 좋아지는 음식을 먹게 하세요. 성장기의 어린이뿐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좋은 영양이 담긴 음식을 먹어야 기운이 나고 머리가 좋아집니다. 신경계의 원활한 작용을 돕는 인지질이 함유된 호박씨, 해바라기씨, 잣, 호두, 은행, 콩류, 깨, 생밤 등의 씨앗류나 열매, 비타민 B1이 많은 콩, 철분이 다량 함유된 시금치, 겨자, 된장, 파, 두뇌계발이나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DHA 성분이 들어 있는 고등어, 정어리, 꽁치, 참치 등을 먹게 합니다. 이러한 음식들을 브레인 푸드(Brain food)라고 합니다. 기쁜 만큼 아이에 대한 걱정도 많은 부모 부모는 힘듭니다. 아이를 갖는 순간의 기쁨도 잠시, 배 안에 있는 10개월이 행복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물론 몸의 피로와 새로운 생명의 잉태로 인한 신체적 변화, 정신적 부담 등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늘 마음 한편에는 ‘내 아이가 정상일까? 혹시 문제가 있을까?’ 등 별의별 생각을 다합니다. 부모의 갖은 고생과 헌신 끝에 태어난 아이를 보며 행복감에 젖는 것도 잠시. ‘어떻게 해야 똑똑하게 키우나?’, ‘누구네 집 아이는 벌써 영어를 한다는 데’, ‘어머 쟤 큰 것 좀 봐’ 등등 어머니의 눈에 들어오는 세상은 아이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느끼게 되는 교육에 대한 부담의 무게는 어쩌면 평생을 갈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부담이 선생님을 난처하게 하거나 힘들게 하는 경우도 간혹 있을 수 있습니다. 두뇌의 가역성 부모가 원하는 대로 모든 아이를 모차르트나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로 키우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물론 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삶에 조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키워주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이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유연한 두뇌를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수십억 개의 뇌세포와 신경으로 이루어진 두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풍부한 자극이 있는 환경에서는 뇌세포 간의 새로운 연결로 발전되고 자극이 없을 땐 관계 자체가 단절되는 물리적 · 화학적 변화를 유발시키는 두뇌의 능력을 가역성(Plasticity)이란 용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이 가역성을 최대화하고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내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