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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일본 정부가 지난 4월 재개장한 독도 등의 영유권 홍보시설 ‘영토·주권 전시관’에 교육 공간까지 추가로 확장했다. 한국 정부의 거듭된 폐쇄 요구에도 오히려 늘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도쿄 지요다구 도라노몬 미쓰이빌딩 1층 종전 전시관 대각선 맞은편에 ‘게이트웨이 홀’이라는 공간을 추가 확보해 문을 열었다. 기본적으로 단체 견학 학생들을 상대로 한 교육용 공간이다. 전시관 측은 "단체 견학 프로그램에서는 전시실을 둘러본 학생 등을 상대로 40분간의 탐구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 공간의 3면 스크린 앞에 의자 수십 개가 놓이고, 벽에는 영토 문제를 다룬 책이 비치됐다. 옛 지도 등을 볼 수 있는 디지털 지도 전시대도 마련됐다. 디지털 지도에는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됐다. 견학 학생들에게 ‘독도는 일본땅’으로 인식되게 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전시관 측은 교육 공간 개장 첫 이벤트로 ‘되살아나는 90년 전의 다케시마와 강치들’이라는 제목의 특별강연회도 열었다. 이노우에 다카오 돗토리대 명예교수가 1934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독도의 풍경과 강치잡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도심에 있는 영토·주권 전시관은 애초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독도 등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선전·홍보할 목적으로 2018년 1월 히비야공원 내 시정(市政)회관 지하 1층에 100㎡ 규모로 개관했다. 당시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내고 즉각 폐쇄를 요구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2020년 1월 전시관 크기를 종전보다 거의 7배로 키우면서 현 위치로 확장 이전했고 올해 4월에는 종전 패널 설치물 위주에서 영상 시설이나 이머시브(몰입) 시어터 등 시설을 보강해 재개장했다. 한국 정부는 매번 즉각 폐쇄를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공간 확장과 관련해서도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2018년 해당 전시관 개관 이래 정부가 폐쇄를 지속 촉구해 왔음에도 일본 정부가 해당 전시관의 확장 공간을 추가 개관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마츠오 히로타카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1일 KAIST 이사회를 개최해 인공지능(AI) 핵심 인재를 양성할 KAIST AI 단과대학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학생 모집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KAIST를 시작으로 2027년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까지 확산해 AI 단과대학을 4개 초광역권(4극)의 지역산업 AX(AI Transformation ; AI전환) 혁신과 AI 지역인재 양성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될 전망이다. KAIST AI 대학 산하에 AI학부와 AI컴퓨팅학과, AI시스템학과, AX학과, AI미래학과가 신설된다. 학과별 5명씩, 총 20명의 전임교원으로 출발하며, 추후 지속적으로 전문성 있는 교원 확충에 나선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AI컴퓨팅학과는 AI 이론·알고리즘·수학·시스템 기반의 교육을 통해, 생성형 AI, 멀티모달 AI, 에이전틱 AI 등 최신 AI 모델을 설계·개발·운영할 수 있는 AI 핵심인재(AI-Native)를 양성한다. AI시스템학과는 AI 반도체 소자·패키징, 고속 통신·전력·열 관리, AI 시스템 분석 교육을 통해, 고연산·저전력 AI 반도체 및 AI 시스템 설계·최적화 역량을 갖춘 AI 하드웨어(HW) 전문가 배출에 나선다. AX학과는 데이터·콘텐츠AI, 물리·제조AI, 바이오·소재AI, AI지속가능성의 4개 특화 교육과정(트랙)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산업·사회 문제 해결에 직접 적용하는 AI 응용형 융합인재를 육성한다. AI미래학과는 AI 기술의 사회적 영향, 데이터·알고리즘 윤리, AI 정책·제도, AI 경제, AI 거버넌스 교육을 통해, 국가 AI 기본사회 전략 수립과 사회·경제·정책 전반의 AI 대전환을 선도하는 전략가를 기른다는 계획이다. KAIST AI대학 신설과 함께, 학부 100명, 석사 150명, 박사 50명의 학생 정원 300명을 신규 확대한다. 학부 과정은 2026학년도 봄학기부터 개시되며 KAIST 1학년 무학과 제도에 따라 2학년 진입생들은 AI대학 4개 학과를 주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전체 KAIST 학부생들은 전과·복수전공·부전공 등 다양한 학사 경로를 활용해 개별 진로에 최적화된 전공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대학원 과정은 2026학년도 가을학기부터 연간 200명 규모로 석·박사 신입생을 모집한다. 학과별 세부 모집인원은 교육과정 구성 및 연구 수요를 반영해 추후 확정된다. 학교 측은 학부-대학원 연계 운영을 통한 체계적 AI 전문 연구인력 양성을 계획 중이다. 4개 초광역권(4극)에 위치한 4개 과학기술원 AI단과대학은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지역 거점국립대 AI단과대학과 함께 지역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거점기관 역할도 수행한다. KAIST AI대학은 선도적인 AI 특화 교육모델을 완성하고, 이를 3개 과학기술원 및 지역 거점국립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또한 과학기술원과 지역 거점국립대 간 협의체를 구성해 학점교류 확대, 교원 겸직, 공동지도 체계 구축, KAIST 연구과제 참여기회 확대 등 협력 방안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2027년 시작되는 3개 과학기술원 AI단과대학은 호남권(GIST)의 에너지·모빌리티, 동남권(UNIST)의 조선·해양, 대경권(DGIST)의 피지컬AI 등 지역 전략산업에 특성화한 AX 교육과정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상처 난 교육공동체를 다시 엮어내는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으로 나아가겠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이 취임 1년을 맞아 11일 서울 중구 ‘바비엥2 교육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와 같이 밝혔다. 이날 강 회장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짚은 뒤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비전으로 ‘통합의 리더십’을 천명했다. 이날 전국 교원 4647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무너진 교권과 학교 공동체 회복을 위한 ‘교육 회복 4대 핵심과제’ 해결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강 회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갈등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나타날 만큼, 정치, 이념, 세대 간 분열이 심각한 상황인데 그 그림자가 학교 담장을 넘어 교실까지 스며 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강주호의 한국교총은 갈등을 조장해 이득을 취하는 낡은 리더십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비록 생각과 방법이 다를지라도 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명분 앞에서는 모두가 하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총은 ‘이재명 정부 교권 및 정책 수립·추진 관련 교원 인식조사’도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교육활동 보호 관련 법 제도의 미비, 현장과 괴리된 정책의 문제점 등이 그대로 드러났다. 항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부정 응답률이 70%를 넘었다. 일부 항목들은 90%대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높은 불만도가 반영됐다. 이를 토대로 강 회장은 정부와 국회에 ‘교육회복 위한 4대 핵심과제’의 즉각 추진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악성 민원 맞고소 제도’ 의무화,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무고성 아동학대의 남발 및 모호한 정서학대의 기준’ 해소 ‘비본질적 행정업무의 학교 밖 완전 이관’이다. 그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의적 민원이 교사의 영혼을 파괴하고 있다”며 “아동학대 신고에 따른 조사 결과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임이 밝혀지거나 악의적 민원임이 확인될 경우, 교육감이 의무적으로 무고·업무방해로 고발하는 제도에 대해 97.7%의 교원이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가 정당한 생활지도를 하고 학교폭력을 중재하다가 겪는 소송에 대해 개인 비용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현실을 끝내야 한다”면서 “국가가 고용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지 말고 교육활동 중 발생한 모든 소송에 대해 교육청이 법률 대리인이 되어 초기 수사 단계부터 소송 종료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교실 내 CCTV 설치법 철회도 요구했다. 지난 1년간 ‘교실 내 몰래 녹음의 증거능력 불인정’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이끌고, 강원 현장체험학습 사고 교사 보호를 위해 투쟁했던 성과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앞으로 선생님을 지켜야 아이들, 학교, 대한민국 모두가 산다는 신념으로 50만 교원과 함께 앞장서서 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원 55.1% “교권 5법 실질적 보호 효과 못 느껴” 전국 4647명 대상 설문조사 이날 교총이 공개한 전국 교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교권보호 법제 개정과 관련한 실질적 보호 효과에 대한 응답률에서 ‘부정·유보’ 평가가 더 높게 나타났다. 긍정 평가는 44.9%이고 ‘부정·유보’가 55.1%에 달했다. 초등학교 교원의 긍정 응답률은 39.6%, 경력 10년 미만 교원은 더 낮은 32.2%로 집계돼 젊은 초등 교사일수록 이번 법제 개선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권보호에 대한 실효적인 정책 요구가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악성 민원 맞고소제(97.7%)’,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97.7%)’ 도입에 대해 가장 높은 지지를 보였다. 전통적으로 교원 설문조사에서 1위를 다투던 교원보수(97.6%)나 정원확충(93.6%)보다 더 높다. 이에 대해 교총은 “악성 민원·소송으로부터의 보호가 학교 현장의 절실한 과제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체감도 관련 문항은 ‘부정 체감’ 답변이 70.8%로 형성됐다. 초등교원 4명 중 3명은 ‘체감되지 않는다’고 응답(73.6%)해 가장 만족도가 낮았다. 타 집단 교원들도 3명 중 2명은 ‘체감되지 않는다’고 응답(66.8%)하는 등 교육 현장에서의 정부 국정과제에 대한 정책 체감도는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제3자 몰래녹음·청취허용법에 따른 교육활동 위축 우려는 95.5%다. 학교안전법 개정에 따른 현장체험학습 책임부담 완화에 대해서는 긍정 44.8%, 부정 51.6%로, 여전히 ‘체험학습 사고 시 교사 책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부정 응답률은 초등교원이 59.1%로 고교교원의 38.8% 보다 월등했다. 2026학년도 신학기 도입 정책(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 학생맞춤통합지원 전면 시행) 중에서는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전면시행 준비 부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제도 시행의 핵심 담당자인 교장·교감의 부정응답률이 46.2%다. 자칫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나 고교학점제 도입 때처럼 현장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 회장은 “제도에 대한 명확한 안내, 준비 기간, 인력·예산 확보 등 사전 조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제도 취지에 맞는 충분한 지원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법 개정 등을 통해서라도 준비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단계적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설문은 교총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했으며,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4647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4% 포인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회의원(국민의힘)이 10일 과도한 사교육 부담 완화와 대학 재정 확충을 위해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두 건의 법안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현안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정 의원은 학원비 초과징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현행 제도상 등록·신고된 교습비를 초과해징수한 금액에 대해 학부모가 사실상 민사소송 외에는 반환을 요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실제로 2024년 총 사교육비는 약 29조2000억 원에 달하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 원으로 지속 증가 추세다. 사교육비 급증 상황에서 학원비 관리 사각지대는 대표적인 현장 민원으로 꼽혀 왔다. 이번 학원법 개정안은 초과징수 규정을 실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학원이 교육감에게 신고한 교습비를 초과해 금액을 징수한 경우 해당 부분을 무효로 규정했다. 또한 학원·교습자·개인과외교습자에게 초과징수 금액을 반드시 반환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기존에는 초과징수에 대해 과태료 부과 외에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소비자 보호가 사실상 어려웠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은 학부모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정 의원은 “불법 초과징수액을 돌려받기 위해 학부모가 소송까지 해야 하는 현실은 제도의 명백한 한계”라며 “반환 의무를 명확히 해 피해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대학 기부 활성화를 통해 고등교육 재정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정 의원은 고등교육 투자 부족이 장기적으로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학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재원 마련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1만4695달러로 OECD 평균 2만1444달러에 한참 못 미치며, 17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도 대학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대학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는 15~30% 수준으로 정치자금·고향사랑기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해 형평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 기부금 중 10만 원 이하 금액은 100/110 세액공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는 정치자금·고향사랑기부와 동일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으로소액 기부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기부금 공제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최대 10년까지 이월공제할 수 있도록 규정해 실질적 지원을 확대했다. 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학원 초과징수 금지와 대학 기부 활성화는 사교육 부담 완화와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라는 중요한 목표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법안이 조속히 심사돼 교육현장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9일 상해·폭행·성폭력 등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건 발생 시 가해 학생을 즉시 분리할 수 있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법안은 지역교권보호위원회(지역교보위) 결정 이전에도 피해 교원이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긴급 분리조치를 명확히 규정한 것이 핵심으로, 그동안 피해 교원이 스스로 교실을 회피해야 했던 구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10일 입장을 내고 “교원이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를 당했을 때 가해 학생과 피해 교원을 즉시 분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은 실질적인 보호체계를 구축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강주호 교총 회장이 제안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의원(국민의힘)과 협의한 뒤 지난 8월 발의된 ‘교권보호 3호 법안’이다. 현행법은 지역교보위의 심의·결정까지 최소 21일 이상이 소요되는 동안 학교가 가해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조치가 최대 7일 등교정지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피해 교원이 특별휴가·연가·병가 등을 사용해 스스로 가해학생을 피하는 상황이 반복됐으며, 이는 피해 교원에 대한 2차 피해이자 학급 전체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져 개정 요구가 학교 현장으로부터 제기돼 왔다. 교총은 “학교폭력 사안에서는 피해 학생 보호를 위한 긴급조치가 즉시 시행되지만, 교원이 피해자인 사안에서는 동일한 보호장치가 사실상 없었다”며 이번 개정이 법적 형평성 문제를 바로잡고 실효적 보호체계를 마련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필요성은 지난 7월 교총이 유·초·중·고 교원 41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확인됐다. 상해·폭행·성폭력 등 중대한 교권침해 발생 시 학교폭력 사안과 동일하게 가해학생을 긴급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려 98.9%가 동의한 것이다. 교총은 이번 개정안이 “현장의 절박한 요구에 대한 입법적 응답”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교원이 안전하게 가르칠 수 있어야 학생이 안전하게 배울 수 있다”며 “이번 법안은 교권 회복과 교육활동 정상화를 위한 3대 핵심 법안 중 하나인 만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에서도 신속히 처리돼 더 이상의 피해 교원이 희생을 감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초등교장들이 2026년 교육정책 아젠다로 교권 보호와 교육환경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학교현장의 민원 부담이 심화되고 늘어나는 행정·책임 구조와 대비해 법·제도적 안전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설문 전반에서 두드러졌다. 최근 전국초등교장협의회(한초협)는 지난달 25~27일 전국 교장 22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교권 보호 분야 어젠더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으로부터의 보호’를 선택한 응답이 86.8%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장체험학습 등 학교 안전사고 발생 시 교원의 면책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응답(78.9%)이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 사안을 ‘교육활동 중 사안’으로 범위를 제한해 학교 밖 사건은 외부 전문기관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58.0%)도 절반이 넘었다. 이는 학교가 모든 문제의 책임기관처럼 다뤄지는 현재 구조에 대한 문제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학교교육 환경과 지원에 관한 문항에서도 현장의 어려움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내 운영이 76.7%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학교 현장에서 학습 부진·정서 문제·학생 갈등 조정 등 학교가 감당해야 할 사안이 폭증하고 있으나 교원이 그만큼 확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생맞춤형 통합지원을 위한 전담 인력 확충 요구도 46.7%로 높게 나타났다. 중도 입국 학생 증가, 돌봄 연계 관리, 위기학생 지원 등이 학교에 집중되면서 별도 인력 없이 학교가 모든 업무를 떠안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부모 책임 강화 의견(57.0%)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생활지도에 협력하지 않거나 자녀의 학업·행동 문제를 방임하는 경우 상담·교육 참여를 제도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전문성 강화와 사기 진작 항목에서는 ‘관리자 직책급 수당 인상 및 보수위원회 교원단체 참여’가 74.5%로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다. 책임은 확대됐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 체계가 미흡하다는 현장 의견이 이번 설문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퇴직준비 연수 도입(68.0%), 승진 시 1호봉 승급(66.9%) 등도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자유 의견에서도 학교장 권한 부족 문제가 가장 빈번하게 언급됐다. 학교장에게 막중한 책임이 부과되지만 인사·평가·근무조정 등 실질적 권한이 미약해 학교 운영의 어려움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과급 체계 개선, 장기재직휴가의 자율적 사용 보장, 공로연수 도입 요구 등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늘봄학교와 방과후 정책은 가장 부담이 큰 영역 중 하나로 지적됐다. 응답자들은 돌봄·방과후 운영 주체를 지자체로 전면 이관해 학교의 교육 기능과 행정 부담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농어촌 소규모 학교 지원, 기본운영비 확충, 노후시설 개선 등 지역 간 편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의견도 이어졌다. 한초협은 이번 설문 결과를 토대로 2026년 중점 추진 아젠다를 선정해 교육부와 국회, 시·도교육청과의 정책 협의에 활용할 계획이다.
경기 신성초(교장 송호연)는 학년말 교육활동 집중 기간을 맞아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래 역량 강화와 감성 힐링’ 주제로 전환기 집중 프로그램을 12월에 운영하고 있다. 학년 진도가 마무리되어 교육활동이 느슨해지기 쉬운 시기를 학생 성장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맞춤형 에듀테크·체험·예술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구성해 시행한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SW·피지컬 컴퓨팅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Coding’ ▲레이저건 서바이벌로 활력을 더하는 ‘Play-활력’ ▲창의 융합 공연과 학급 학예발표회를 담은 ‘Play-감성’의 세 영역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교과 실과 ‘소프트웨어와 생활’ 단원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재구성해 총 10차시의 SW 교육을 집중 운영했다. 단순 기능 익히기가 아닌 ‘실생활 문제 해결 중심 컴퓨팅 사고력’ 함양을 목표로 하고, 블록 코딩과 피지컬 컴퓨팅을 통합해 학생의 디지털 창작 경험을 넓혔다. 학생들은 알고리즘 언플러그드 활동으로 기초 개념을 익힌 뒤 엔트리·스크래치를 활용해 ▲학교폭력 예방 퀴즈 ▲디지털 졸업 미디어 아트 등을 직접 제작했다. 마지막으로 햄스터 로봇과 마이크로비트를 이용한 라인트레이서 미션과 로봇 축구 챔피언십을 운영해 코딩이 실제 사물을 움직이는 과정을 체감해보며학급 SNS를 통해 공유·상호 평가가 이루어져 창작자로서의 성취감을 높였다 또 신체 활동 욕구가 높은 학년말 6학년 학생들을 위해 학교는 1일형 레이저건 서바이벌 활동을 운영했다. 페인트볼이 아닌 적외선 센서를 활용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진지 점령전’, ‘깃발 쟁탈전’ 등 전략 협동형 미션으로 구성해 팀워크와 스포츠맨십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학급별로 편성된 팀은 전술 회의, 역할 분담, 전략 수립을 거쳐 전투 게임을 수행하고, 활동 후에는 승패를 떠나 서로를 격려하는 ‘매너 타임’을 운영했다. 만족도 조사에서'가장 기억에 남는 학년말 활동'으로 꼽힐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었다. 신성초는 ‘잼스틱’ 창의 예술 공연을 초청해 재활용품 타악기 퍼포먼스와 관객 참여형 공연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직접 무대에 올라 멜로디봉을 연주하거나 실로폰 연주 배틀 심사위원이 되어 음악·예술적 감성을 높였다. 더불어 ‘우리 반 작은 발표회’를 학생 주도로 기획·운영하여 피아노, K-POP 댄스, 태권무, 마술, 컵타 등 다양한 공연과 웹툰·클레이·코딩 작품 전시까지 1인 1기 발표 문화를 형성했다. 발표가 어려운 학생도 스태프·무대감독·전시 기획 등의 역할로 참여하며 전원 참여 학예회를 실현했다. 공연 후 친구들에게 칭찬 쪽지를 주고받는 롤링페이퍼 활동은 공동체 문화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었다. 박경리 교사는 “맞춤형 에듀테크·체험·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한 체험 그 이상을 얻었고, 전환기 집중 프로그램으로 학생의 미래 역량·소통 능력·자아존중감을 크게 끌어올렸다”라고소감을 밝혔다. 참여 학생은 “로봇이 움직일 때 내가 만든 코드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라며 “코딩이 단순한 컴퓨터 활동을 넘어 창작의 즐거움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레이저건 서바이벌에 참여한 학생은 “이기고 지는 것보다 팀끼리 작전 짜는 과정에서 협력의 의미을 배웠다”라고 했으며 또 다른 학생은 “학예발표회 무대에 올라 친구들의 박수를 받으니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송호연 교장은 “디지털 기반의 미래 소양과 함께 예술·신체 활동이 균형을 이루어야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이 가능하다”라며 “이번 프로그램이 학생들이 초등학교를 마무리하며 미래로 나아갈 힘을 길러주는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이후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성취평가 기준과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온라인학교 운영 방식 등이 확정되지 않아 연말까지 기준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가 4일 발표한 ‘고교학점제로 인한 현장 혼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시행 첫해 학교 현장에서 성취평가 운영, 인력 확보, 선택과목 개설, 온라인학교 이수 등 다수의 쟁점이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가 밝힌 바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진로·적성 기반 선택형 교육을 목표로 하지만, 과목 다양화와 학점 중심 운영으로 출결·성취도 관리, 학생부 기재, 과목 개설 연구 등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병목으로 지적되며, 단순 증원이 아닌 학급당 구조와 선택과목 운영을 고려한 현실적 확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성취평가 운영 기준은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제기됐다. 공통과목은 출석과 성취율 반영 여부가 논의 중이며, 선택과목은 출석 중심 적용이 검토되고 있어, 공통·선택과목의 기준 차이가 추가 혼란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 미이수 학생 증가와 책임교육 논란도 이어지면서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방향 역시 연내 확정이 요구된다. 상대평가 적용 범위 확대도 문제로 꼽혔다. 일부 학교에서는 내신 유불리에 따른 과목 쏠림이 나타나 진로 기반 선택이라는 학점제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보고서는 상대평가 확대가 실질적 선택권을 제약할 수 있다며 절대평가 환원 검토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온라인학교 운영 역시 제도 정착의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농어촌·소규모학교는 선택과목 개설이 어려워 온라인 이수에 의존하지만 온라인 수업 질과 학점 신뢰성 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온라인 수업 관리 기준 강화와 ‘온라인 이수학점 불이익 금지’의 법적 명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보고서에 담겼다. 학생·학부모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고교생 1670명 조사 결과, 70%가 “학점제 운영에서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제도 복잡성이 사교육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내신체제 변화와 대학의 무전공 선발 확대가 합쳐지며 대입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대학과의 정책 조정 부족도 과제로 지적됐다. 내년부터 수도권대 51개교와 국립대 22개교가 무전공 선발을 시행하지만, 고교 선택과목 정보와 대학 전형 요소 간 연계가 충분하지 않아 학점제 취지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고서는 대입정책과 학점제 운영 기준을 함께 조정해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종오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고교학점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성취평가 기준 확정,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정비, 인력 확보, 온라인학교 질 관리, 대입과의 연계 강화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내년 개학 전까지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에듀테크를 활용한 개념 기반 수업,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타바타(맨몸운동)’ 설계, ‘미네르바 토론’ 등의 수업을 올해의 혁신 사례로 꼽았다. 교육부는 EBS와 9일 서울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올해의 수업 혁신 교사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 자발적인 수업 나눔과 혁신에 매진하는 초·중등 교사들의 노력을 널리 알리고자 작년 시작한 시상식이다. 수상자에게는 교육부 장관 표창이 수여되며, 상금 100만 원과 해외 선진사례 연수 참여 등 특전이 주어진다. 올해는 학교장·동료 추천으로 전국 358명 지원자 중 교육청·교육부의 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초등 54명과 중등 46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김유리 대구남동초 교사는 사회 교과에서 ‘생각이 자라는 교실’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이 질문을 만들어 인권 등 개념을 학습하게 한뒤 생활 속 관련 사례를 탐구하면서 글쓰기를 통해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효과적인 에듀테크 피드백을 통해 개념 기반 수업을 더욱 원활하게 진행했다는 평이다. 김동호 경기 늘푸른중 교사는 체육 교과를 통해 ‘세대공감 타바타 수업’을 고안했다. 학생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현대인들이 겪는 신체·정신·사회적 건강 문제를 파악하고, ‘타바타’를 설계·구성하며 실제 삶에서 학습한 내용을 활용하도록 수업을 짰다. 강대혁 전남 순천미래과학고 교사는 과학 교과에 ‘미네르바 토론 수업’을 접목했다. 일방적 강의 대신 학생이 자신의 의견을 6가지로 표현하며 참여하는 토론 수업 방법을 정의·적용해 수업 참여도와 내용 이해도, 비판적 사고력을 높였다. 시상 이후 이 같은 대표 수상자들의 주요 수업 혁신 사례들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등 수업 방법 변화를 주도한 교사들의 성과를 되돌아보며, 수업 혁신 문화를 동료 교사와 지역 학교에 홍보·확산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교육부는 우수사례 확산을 위해 2026년 상반기 중 대표 수상자들의 수업 장면 영상을 함께학교 플랫폼(www.togetherschool.go.kr) 등에 게시한다는 계획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가르침이 즐겁고 배움이 행복한 대한민국의 교육을 위하여 수업 혁신을 이끌어 온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교육부는 모든 교사가 수업 혁신에 대한 의지와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9일 더 플라자 호텔(서울)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지식재산처, 한국발명진흥회와 ‘제15기 지식재산(IP) 마이스터 프로그램 수료 및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직업계고(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문제 해결력과 지식재산 창출 역량을 갖춘 창의기술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15회째를 맞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관심 속에 올해 총 2173개 팀의 아이디어 신청이 몰렸다. 이 중 60개 팀이 선발돼 6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동안 소양교육, 전문가 컨설팅, 시제품 제작 등 지식재산 관련 교육이 진행됐다. 이후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거쳐 수상작(상격)이 결정되고, 60개 팀의 아이디어가 특허출원으로 연결됐다. 특히 학교와 기업 간 산학 연계 강화 차원에서 직업계고 학생들이 취업 희망 기업 33곳에서 현장의 문제를 직접 과제로 제시했다. 산업현장 과제를 해결한 아이디어 21건은 기업으로 기술 이전되며, 해당 아이디어 제시 학생들은 기술 이전료를 장학금으로 지원받는다. 교육부장관상으로 에코(ECO)치실을 발명한 이유찬·홍준기·이유진 팀(강원 정선정보공고), 유성기어를 이용한 다중러너 소형 수력발전기(Planetary runner)를 발명한 최진규·전은지 팀(경기 수원하이텍고)이 수상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은 안동일·박윤찬·유다현 팀(수원하이텍고), 정민지·김예은·강예원 팀(안양문화고), 윤은별·임유주 팀(인천금융고)이 받았다, 지식재산처장상에는 백동민·강태현 팀(경북기계공고), 서지훈·김재원·김재우 팀(금오공고), 이시율·장선재·소준섭 팀(전북기계공고)에게 돌아갔다.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이유찬·홍준기·이유진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산업현장의 실제 문제를 접해볼 수 있었다. 현장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문제 해결에도 자신감을 갖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IP 마이스터 프로그램은 직업계고 학생들이 기술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멋진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교육부는 중기부, 지식재산처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창의 기술인재 육성에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의성군 금성초(교장 신종훈)는 10월 21일의성학생체육관에서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직쇼와 함께하는 디지털 SW-AI 축제’에 참가, 다양한 SW-AI 체험활동을 실시했다. 이번 축제는 의성교육지원청 주관으로 10개의 디지털 SW-AI 부스를 돌며 직접 참여·실습하도록 구성되었다. 이번 축제는 디지털-SW·AI 체험으로 창의성, 문제해결력, 디지털 리터러시 등 미래 역량을 강화하고, 체험과 공연의 융합으로 즐겁고 의미 있는 참여 중심 미래 교육 문화 확산에 목적이 있다. 학생들은 AR 양궁 체험, VR 자전거 솜사탕 체험, 뇌파 두뇌 훈련, 미니 로봇 축구 등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참여하고 실습하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또한 디지털 매직쇼 관람을 통해 즐거운 볼거리도 감상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5학년 홍○○ 학생은 “솜사탕 줄이 길어 기다리는 게 많이 힘들긴 했지만 직접 전기를 생산해서 솜사탕을 만들 수 있는 게 신기하고 즐거웠어요”라고 말했다. 6학년 박○○ 학생은 “다양한 AR 체험이 있어서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업무담당 오○○ 교사는“이번 축제는 학생들이 다양한 디지털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직접 느껴볼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21세기를 이끌어 갈 세대로서 필수인 디지털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체험 중심의 교육 활동을 다방면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교실 내 CCTV 설치를 가능하게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올해 2월 대전 초등학생 사망 사건 이후 재발 방지 대책으로 발의된 법안이다. 하지만 교육 현장이 직면할 심각한 혼란과 갈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채 추진돼 반드시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번 개정안은 학교내 CCTV 설치관련, ‘교실은 제외하되, 학생과 교사의 보호를 위하여 학교장이 제안하고 학생·학부모·교직원의 의견 수렴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친 경우에는 포함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얼핏 보면 엄격한 요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교실 내 CCTV 설치를 손쉽게 열어두는 구조다. ‘학교장의 제안’이라는 기준은 법적·행정적 명확성이 없고, ‘학생·교사 보호’라는 추상적 용어는 해석의 여지를 지나치게 크게 만든다. 결국 학교장은 일부 학부모의 압박, 지역 간·학교 간 설치 사례 비교, 악성 민원 등 외부 요인에 휘둘려 사실상 교실 내 CCTV 설치를 강요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학교장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책임을 전가하는 셈이다. 교실 내 CCTV 설치 여부가 학교 단위 의사결정에 맡겨진다는 점 또한 우려된다. 이는 학생과 교사의 사생활권 등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중대한 조치다. 그럼에도 명확한 기준 없이 학교운영위 심의로 설치 여부가 달라지면, 학교마다 기본권 보호 수준 또한 차이가 생기는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진다. 기본권 침해 우려가 큰 정책일수록 국가가 원칙과 기준을 확립하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CCTV는 한 번 설치되면 사실상 제거하기 어려운 시설이라는 점도 간과되고 있다. 설치 후 제거 여부를 둘러싸고 또 다른 민원과 갈등, 행정적 소모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교실 내 CCTV 설치 반발 거세 기본권 침해 학교장에 떠넘기나 법 통과하면 교육본질 위협 직면 무엇보다 교실이 상시 녹화되는 환경은 모두에게 심리적 위축을 가져온다. 교실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이 일어나는 생활공간이자 학습공간이다. 질문하고 실수하고, 토론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교육인데, CCTV가 상시 작동되는 환경에서 학생들은 심리적 위축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교사 또한 모든 말과 행동이 기록된다는 압박을 받게 되고 결국 교육활동이 축소될 수 있다. 이는 학습 분위기 전반을 위축시키고 장기적으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최근 ‘아동학대 의심 시 제3자 녹음 허용’ 법안까지 발의되는 등 학교 현장에 감시 장치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기류가 굳어진다면 교실은 ‘언제든 녹음·녹화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교육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갈등 문제도 무조건 CCTV 열람 요청으로 이어져 학교의 신뢰 기반은 무너질 것이다. 국회는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이번 개정안을 부결시켜야 한다. 교실은 감시의 공간이 아니라 신뢰와 존중 속에서 배움이 일어나는 곳이다. 학교를 지키는 길은 카메라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자율성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감시가 아닌 신뢰가 살아 있는 교실만이 아이들의 안전과 성장을 온전히 보장할 수 있다.
11월 중순, 한국교총에서 ‘학교파업피해방지법 조속 심의·통과’ 등을 위한 1인 시위를 모집한다는 문자를 받는 순간 복잡한 생각이 스쳤다. 중학교 3학년 입시 기간이라 밤새 학생들의 면접 준비를 해야만 했다. 시위에 참여한다면,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새벽 6시 지하철을 타야 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교실 안에서 수업만 할 수는 없었다. 교육 위기 신호 결코 가볍지 않아 주변 교사들이 겪는 여러 어려움을 들을 때마다 교육 현장이 점점 무너져 내린다는 위기감과 자괴감에 쌓여 있었다. 결국 연차를 내고 국회로 향했다. 집에서 국회까지 1시간 30분이 걸렸지만, 그 길은 나만의 길이 아니었다. 학교 업무로 함께하지 못하는 많은 선생님이 함께 서 있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위를 갔다온 후, 제자가 임용 경쟁시험 1차가 끝나고 2차 준비를 하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을 때,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최근 교권 몰락, 학생을 위해 노력한 교사가 되레 소송에 휘말리는 현실, 심지어 생을 포기하는 비극적 선택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선뜻 “교사가 되라”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 오히려 “꼭 이 길을 택해야겠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제자가 임용 합격을 위해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는 모습을 보며, 마음 한구석에서 무거운 책임감이 앞섰다. 오늘날 교육 현장의 모습은 교사가 되라고 권하기에는 너무나 처참하다. 특히학생들을 돌보던 교사들이 민원과 지나친 책임으로 죽어나가는 현실 속에서, 자신을 ‘갈아서’ 교사가 되라고 권하기 어렵다. 시위 현장에서 들었던 피켓들은 안전하게 가르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분명 노동자의 필수 권리다. 그럼에도 합리적인 제한선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특히, 학생들의 안전한 먹거리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진행된 지나친 파업은 학생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협하는 것일 수 있다. 더불어 통신비밀보호법이 있음에도, 제3자가 녹음을 해 교사의 수업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 역시 제한돼야 한다. 집회가 끝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었던 피켓은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다뤘다. 최근 학교에서 학생들이 하는 정치적 혐오 발언들을 들으며, 교사로서 해당 내용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해당 내용을 저지했다가 학생들에게 교사의 정치적 견해 표명이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수업 시간 학생들의 메시지가 갖는 문제점을 설명하면서도 민원을 걱정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부재에 있다. 그렇기에 오히려 교사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며, 학교 내 정치적 혐오를 몰아낼 방법은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에서 시작될 수 있다. 시위를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이번 시위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단순한 분노나 대의를 위한 의무감이 아니라, 교사인 나 스스로가 ‘제자를 사범대로 보내고 교사를 길러낸 사람’이라는 책임감에서 시작됐다. 적어도 교사가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권리, 잘못된 것을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자유, 학생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만큼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자에 떳떳이 ‘사범대’ 권하고파 하루 동안의 짧은 시위가 큰 변화를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교사들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노력만큼은 멈출 수 없다. 바쁜 고입 시즌에도 3학년 담임 교사가 1인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교사 개인의 고충을 넘어 우리 교육체계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알리는 경고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 학교는 더 이상 교사의 헌신만으로 유지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학생들의 배움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조건조차 위태로운 지금, 교육정책의 책임 주체들은 이 신호를 결코 가볍게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무엇보다 교사의 가르칠 권리를 비롯한 기본적 권리 보장이 무너질 때 학생의 학습권 또한 함께 무너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날의 1인 시위는 거창한 명분을 앞세운 제스처가 아니라, 오늘의 교육과 제자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선택된 가장 절박하고도 필수적인 응답이었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 첫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의 64%, 교사의 76%가 고교학점제와 최소성취수준보장지도(최성보)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하루 전날 교총 등 교원 3단체가 실시한 조사 결과는 크게 달랐다. 전국 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9%가 ‘최성보가 책임교육과 학생의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에 동의하지 않았다.교육부 발표와 학교 현장의 체감에간극이 존재하는 것이다. 교육부 발표 체감과 달라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실현되려면 과목 개설, 교원 배치, 시간표 구성, 행정 지원 등 복합적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많은 학교, 특히 지방이나 소규모 학교는 인력 및 교실 부족, 시간표 편성 제약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갖고 있다. 학생이 원하는 과목이 있어도 담당 교원이 부족하거나 수강 인원이 적어 폐강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대안으로 제시된 공동 교육과정이 있으나 이 역시 수업 시간 운영의 조율, 학생 안전 및 감독 문제 등 운영이 쉽지 않다. 최성보도 마찬가지다. 제도의 취지는 명확하다. 학습 결손을 최소화하고 모든 학생이 기본 학력을 갖출 수 있도록 책임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는 행정 장치에 불과할 뿐 실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없다. 학습 결손은 하루아침에 생긴 문제가 아니다. 초·중·고 전 과정에서 누적된 학습 격차를 몇 시간의 보충 수업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장 판단이다. 최근 교육 당국이 보충지도 시수 축소나 이수 기준 조정 등의 유연화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 지적을 뒤늦게 반영한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 학생 선택권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선택 과목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교원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한시적 기간제와 같은 일시적 인력으로 운영되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업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최성보 또한교원 배치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개개인의 학습 상태를 진단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 현장은 과도한 행정 업무와 제한된 인력으로 세밀한 관찰과 진단을 수행하기 어렵다.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중등교사 선발 인원을 애초보다 확대한 것은 다행스러운 조치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충원에 그치지 않고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영역에 적절하게 배치되는 등 체계적 접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교육은 제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교육을 움직이는 것은 교사와 학생이며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인력과 구조가 필수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학교 현장이 체감하는 어려움을 토대로 한 정책의 재점검이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할 때 고교학점제와 최성보는 비로소 학생을 위한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나다니엘 호돈의 단편 『큰 바위 얼굴』에서 주인공 어니스트는 늘 산 위에 새겨진 거대한 얼굴을 바라보며 자란다. 마을 사람들은 언젠가 저 얼굴을 닮은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니스트 스스로 그 얼굴을 마음에 새기며 자신을 갈고닦아 결국 그 모습을 닮아 간 과정이었다. 오늘 우리가 겪는 ‘스승 빈곤의 시대’를 떠올리면, 이 이야기는 마치 지금의 교육을 위해 쓰인 우화처럼 읽혀진다. 아이들은 늘 누군가 인생의 모델을 바라보며 자란다. 문제는 이제 그들이 바라볼 ‘큰 바위 얼굴’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는 첨단 기술과 콘텐츠로 가득해졌지만, 아이들이 정작 갈망하는 건 지식보다 삶의 방향을 보여줄 한 사람이다. 페스탈로치가 고아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손에 흙을 묻히며 “사랑은 교육의 기초”라고 말했던 것처럼(린하르트와 게르트루트, 1781), 참된 교육은 말보다 삶의 증명에서 비롯된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제자에게 “학문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 있다”고 가르친 것(다산시문집)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시대가 달라도, 위대한 스승은 모두 제도의 언저리가 아닌 삶의 중심에서 가르쳤다. 그러나 오늘의 학교에서는 스승이 점점 자리를 잃어간다. 수업은 정교해졌지만 어른의 얼굴은 흐려졌다. 아이들은 누구를 닮고 싶어 해야 하는지, 어떤 삶을 아름답다고 느껴야 하는지 판단할 기준을 잃어가고 있다. 기술은 길을 안내해 주지만, 살아가는 방식의 품격을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이 사회의 엘리트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학벌은 화려할지 몰라도 멀리서 찾아오게 하는 인간의 향기를 품지 못해 인향만리(人香萬里)는 고전 속의 사자성어가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다시 ‘큰 바위 얼굴’이 필요하다.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단단해지고, 닮고 싶어지는 어른 말이다. 유네스코 보고서 『Learning to Be』(1972)는 교육의 본질을 “전인적 성장으로 이끄는 스승의 존재 방식”이라고 규정했다. 그 보고서가 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그 문장은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의 『2023 대한민국 청소년 진로보고서』 역시 청소년이 가장 신뢰하는 요소로 “믿을 만한 어른의 조언”을 꼽았다. 결국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교육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큰 바위 얼굴’은 누구일까? 입시제도보다 먼저, 우리는 아이들이 바라볼 만한 어른의 얼굴을 세우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다음에 그 기준을 제언해 보고자 한다. 첫째, 말과 삶이 일치하는 어른이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의 조언보다 어른의 태도를 통해 배운다. 둘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이어야 한다. 존 듀이가 말했듯 “경험은 반성될 때 교육이 된다”(Experience and Education, 1938). 스승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시행착오를 통해 아이들에게 용기를 건네는 사람이다. 셋째, 공동체를 향한 책임을 실천하는 어른이어야 한다. 혼자 잘되는 법보다 함께 살아가는 법을 보여줄 때, 아이들은 그 어른의 얼굴에서 미래의 윤곽을 발견할 수 있다 어니스트가 결국 ‘큰 바위 얼굴'을 닮아 있었다고 평가받은 이유는, 위대한 업적 때문이 아니라 그 얼굴을 마음에 품고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어른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도 다르지 않다. 거창한 가르침이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에 새길 만한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의 학교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스템이나 기술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말할 수 있는 어른,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 이렇게 사는 것이 아름답다”라고 삶으로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빈곤은 제도가 아니라 사표가 될 어른의 부재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일은 결국 어른인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다. 아이들은 여전히, 그리고 간절하게, 자신만의 ‘큰 바위 얼굴’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① 학교명 기재 사실상 공개설문 ② 개인 성취·헌신 묻는 문항 많아 ③ 학점제 무경험 교사설문 참여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고교학점제 설문 결과가 학교 현장의 체감과 크게 어긋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제도 운영 전반의 긍정적인 흐름을 강조했지만, 일선에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가장 많이 제기된 문제는 문항 구성이다. 설문이 제도 운영의 실효성보다는 교사 개인이나 학교의 성실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응답에 제약을 줬다는 것이다. 문항 상당수가 ‘나는’, ‘우리 학교는’으로 시작해 직무 태도를 점검하는 느낌을 줬다는 설명이다. 설문에 참여한 인천 공립고 A교사는 “내가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반복되다 보니 부정적으로 답하기 어려웠다”며 “그런데 발표에서는 이를 근거로 ‘교사들이 학점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해석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표집 대표성에 대한 우려도 컸다. 참여 학교가 제한된 데다 실제 설문을 접한 교사를 찾기 어렵다는 현장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서울 공립고 B교사는 “우리 학교뿐 아니라 주변 학교들도 설문 시행을 잘 알지 못했다”며 “참여 학교와 교사의 선정 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경기 공립고 C교사는 “학점제를 실제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제도 체감이 낮은 교사의 응답이 과도하게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가 소속 학교를 직접 기재하도록 한 방식도 솔직한 의견 개진을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다. 정책 설문은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조사는 첫 항목에서부터 학교명을 적도록 해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서울 사립고 D교사는 “부정적 답변이 기록으로 남아 학교 평가나 행정 점검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됐다”며 “신중한 답변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발표 수치 또한 현장과 괴리가 있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교육부가 ‘과목 개설 충분성’ 만족도가 79.1%라고 밝힌 것과 달리 사립학교 교사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라고 본다. 경기 사립고 E교사는 “사립학교는 교원이 제한돼 선택 과목을 충분히 개설하기 어렵다”며 “학생 선택을 유도해야 하는 상황도 반복되는데 만족도가 높게 나와 당혹스러웠다”고 전했다. ‘학생 최소성취수준 도달률 79.2%’ 수치 역시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기 공립고 C교사는 “여건상 온라인 보충지도가 많은데 화면 앞에만 있어도 이수 처리가 되는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 해당 수치가 학업 성취를 곧바로 의미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설문이 정책에 반영될 경우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성철 교총 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현장의 실제 의견을 제대로 읽어내기 어렵다”며 “교사의 전문성과 교육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와 조사 방식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태와 동떨어진 자료로 정책을 설계하면 혼란만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겪어온 문제를 교사 스스로 연구하고 해결책을 찾아낸 작품들이 올해 전국교육자료전 최고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통령상은 초등 문해력의 핵심인 띄어쓰기를 감각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설계한 경남 우산초·감천초·창원남산초 교사로 구성된 ‘폴짝한글’ 팀이 받았다. 또 특수교육과 영어 문해력 분야에서도 현장성이 강한 작품들이 선정되면서 교사 연구가 학교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교총은 3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제56회 전국교육자료전 최고상 전수식을 개최했다. 국무총리상은 중증 지체장애를 가진 특수교육 대상자의 가상현실과 다감각 체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구안한 ‘손수배움’팀과 통합적 영어 문해력 프로그램을 제작한 대구칠성초 임현진 교사가 각각 수상했다. 전수식에서 강주호 교총회장은 “AI와 디지털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교육의 본질은 결국 학생을 이해하고 돕는 교사의 마음에서 나온다”며 “선생님의 연구와 실천이 교실 변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교총이 앞장서서 지원하고, 선생님들께서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상을 받은 ‘띄어? 붙여? 한 칸의 힘 폴짝한글’(국어한문)은 초등학생들이 글쓰기에서 가장 많이 실수하는 띄어쓰기를 규칙 중심이 아닌 감각 기반 학습으로 접근하도록 만든 자료다. 보드게임과 활용 책자, 실물 교구, 센서 기반 디지털 교구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합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틀린 띄어쓰기에 어색함을 느끼며 올바른 형태를 익힐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띄어쓰기 지도 방식이 짧은 진도 속에서 규칙을 설명하고 예시 문장을 따라 쓰는 방식이다 보니 효과가 낮다는 점에서 새로운 자료를 개발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충식 교사는 “교실에서 띄어쓰기를 따로 배우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아이들이 글을 써도 왜 틀렸는지 스스로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며 “규칙보다 감각을 먼저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경모 교사도 “최근 수업이 글을 잘 쓰는 유창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띄어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며 “학생들에게 띄어쓰기 감수성, 민감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자료 개발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최상욱 교사는 “초기 형태는 실물 교구의 난이도나 활용 전개가 적절치 않아 처음부터 다시 제작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쳤다”며 “교사가 사용하기 용이하고, 아이들이 몰입할 수 있는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자료 개발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폴짝한글’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제시된 ‘띄어쓰기 민감성’ 성취기준을 실제 수업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도 교육과정 연계와 학생 참여도 제고에 기여할 작품으로 보급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남지연 교사는 “폴짝한글의 특징 중 하나는 자료의 재생산”이라며 “띄어쓰기를 익히고 띄어쓰기 책이나 디지털 동화를 바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학습 활용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상은 두 작품이 수상했다. 대전해든학교 한가영, 정옥랑 교사팀이 만든 ‘가상 현실과 다감각 체험으로 실현하는 손수 배움’(특수교육)은 중증 지체장애 학생들이 일상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활동을 VR기반 1인칭 영상과 시각·후각·촉각·청각 자료로 다감각 요소를 구현해 간접체험이 가능하게 한 특수교육용 자료다. 병원학교에서 중증 지체장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는 것이 개발 교사들의 설명이다. 한가영 교사는 “움직임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산책, 물놀이, 계절변화 같은 사소한 것들도 중요한 교육적 자극이 되는데 기존 수업만으로는 제공하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옥랑 교사는 “이번에 개발된 자료가 발달장애나 일반학급, 통합교과의 학생들이 모두 쓸 수 있기 때문에 널리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심사위원들은 특수교육 대상자를 향한 교사의 따뜻한 마음을 느껴지는 훌륭한 자료로 교육적 기여도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구칠성초 임현진 교사의 ‘통합적 영어 문해력 향상 프로그램 생각을 LIGHT 하라’(외국어)도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알파벳, 파닉스, 단어 학습부터 문장읽기와 글쓰기까지 이어지는 영어 문해력 전 단계를 하나의 흐름 안에서 구성했다는 특징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어느 교사가 자료를 활용해도 동일한 구조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많든 것이 장점이다. 임 교사는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면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사고의 흐름에 따라 글쓰기까지 나가는 과정을 만들고자 했다”며 “프로그램에 포함된 QR코드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공유가 가능하다는 편의성도 높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영어 문해력의 주요 단계를 촘촘하게 연계한 실용성과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한편 올해 전국교육자료전은 총 14개 분야에서 75편이 최종 입상했다. 수상작들은 교총홈페이지 내 종합자료실-전자도서관과 연구대회/자료전–온라인 갤러리를 통해 공유된다.
2010년이었다. 중학교 3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운천이를 만났다. 운천이는 키가 컸으며 말수가 무척 많은 아이였다. 성적은 거의 바닥권이었고, 지난해 말에 전학을 와서 외곽 지역에 살고 있었다. 지방 소도시에 있는 학교에는 대부분 시내에서 거주하는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데 좀 의외였다. 노선버스를 타고 40분 정도를 가야 하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그 아이와 처음 만난 날, 난 이런 농담을 했었다. “최운천. 거기 살면 가까운 청풍중학교로 가지 왜 여길 왔냐?”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멋쩍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아이의 눈꼬리가 살짝 흐려지는 것을 그때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며칠 뒤에 아이의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왔다.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추궁하듯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우리 애한테 전학 가라고 했어요?” 순간 당황했다. 처음 만난 후 친해지려고 그냥 농담 한 거라고, 정색을 하고 등 떠밀 듯이 아이를 밀어낸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학교 생활이 싫은 아이가 학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나온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였겠지만‘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서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운천이를 더 자세히 관찰하고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참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으며, 어르기도 하고 달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대로 이 녀석의 학교생활 적응은 쉽지 않았다. 워낙 배경지식이 부족하고 어렸을 때부터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기에 수업 시간에 얌전하게 앉아 있는 것도 어려워했다. 돌출 행동을 하거나 짜증을 부리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반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은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뿐 아니었다. 친구들과의 관계는 정말 최악이었다. 덩치도 크고 힘이 있는 아이였기에 다른 아이들이 쉽게 곁을 주려 하지 않았다. 게다가 성적도 신경 안 쓰고 멋대로 하는 아이라서 괜히 잘못 엮이기라도 하면 무슨 일이라도 날까 주저하는 분위기였다. ‘문제아 운천이’로 깊어진 고민 친구들과의 갈등은 잦은 싸움으로 연결되었다. 걸핏하면 흥분하고 약한 애들을 건드렸으며, 이른바‘빵셔틀’이라 불리는 나쁜 짓도 했다. 수업 시간에 몰래 나가 담배를 피우다가 걸린 적도 있었고, 학교 규칙을 어겨 벌점을 받는 일도 많았다. 그럼에도 벌점 따위 신경 안 쓰겠다는 그 녀석의 배포에 어떡해야 할까 고민한 적도 많았다. 작은 징계는 한두 번 있었지만 퇴학이란 게 없는 중학교에서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녀석을 제어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수시로 아이의 부모님을 학교에 불러 대화를 하고 가정에서의 지도도 부탁했다. 한때 아이에게 더 많은 정을 쏟고 의기양양하던 아버지도 아이와의 관계 맺기를 어려워했다. 알고 보니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혼 후 어머니가 재혼을 했고, 지금의 아버지는 새아버지였던 것이다. 그래도 새롭게 꾸린 가정이 흔들리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해 아버지로서의 소임을 해내려고 노력하는 듯 했다. 그러나 현실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으니 그 고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던 중 또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반에서 가장 작고 약한 아이였던 윤식이에게 또 녀석이 몹쓸 장난을 친 것이다. 그런데 이 장난이 그나마 노력하고 있던 나를 분노하게 했다. 학교 정원에서 작은 청개구리를 잡아 윤식이의 입에 넣게 강요했고, 그것을 보면서 몇 명의 아이와 함께 웃고 즐기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한 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징계 처분을 내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실 어지간하면 담임 교사로서의 책임감이 있기에 아이의 징계를 막는 편이다. 최대한 담임으로서 노력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하거나 심하면 각서를 제출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판단했다. 피해 학생 부모님의 민원도 그렇고, 그동안 묻어두고 넘어가 주었던 것들의 봉인이 풀린다면 더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것만 같았다. 이런 비인간적인 가학 습관까지 묻어둔다면 이 아이의 장래는 암담할 것이라 생각했다. 먼저 전화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결연한 나의 의지를 말했다. 전화를 사이에 두고 우리 둘 간에는 절반 이상이 침묵과 한숨이었다. 일단 그날 오후 늦은 시간에 학생의 아버지를 불렀다. 학교에 온 학생의 아버지는 맨 먼저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선생님, 이거….” “이게 뭐죠?” “한번만 봐주세요. 꼭, 부탁합니다.” 얼핏 입구가 열린 편지봉투를 보니 만 원짜리 지폐가 가득했다. 대충 어림해 봐도 50장 이상은 되어 보였다. 새 돈이 아닌 걸로 봐서 큰일이 생겼다는 생각에 주섬주섬 있는 것을 챙겨서 온 것 같았다. 짜증이 났지만 순간 마음이 두근두근 거리는 게 이상한 감정이 생겨나는 듯했다. 지금까지 교사 생활을 하면서 돈이라는 것을 받은 적이 없었다. 스승의날에 작은 선물을 받기는 했지만 김영란법이 나오기 전이라 그것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손에 들린 봉투 하나 하지만 막상 돈이 앞에 놓이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들고 온 사람의 성의와 그의 절박함이 떠올랐다. 눈동자를 굴려서 주변을 돌아봤다. 여기는 교실이라 우리 둘뿐 아무도 없었다. 봉투를 받자마자 바로 정색을 하면서“나는 이런 사람 아닙니다. 사람 잘못 봤습니다”,“호랑이는 굶어도 풀을 먹지 않습니다”와 같은 통쾌한 말을 하면서 상황을 끝내버리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게 멋져보이기는 했었는데, 나도 이런 상황이 되면 칼처럼 끝내버리는 촌철살인의 말 한마디로 나의 자존심을 과시하리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닥치고 나니 그렇게 되질 않았다. 단 몇 초의 시간이었지만 정지화면처럼 우리 둘 간에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내가 말했다. “이렇게 하시라고 부른 게 아닙니다. 그건 받을 수 없습니다” 얼굴빛이 바뀌는 학부모를 보고 계속 설득을 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그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이런다고 달라질 건 없다고 한 후 이런 말을 했다. “운천이가 조금씩 나아져 무사히 졸업 하는 날, 그때 꽃 한 송이만 주세요. 그러시면 그건 받겠습니다” 결국 그 학부모는 봉투를 다시 집어넣었다. 이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이에 대한 걱정과 대처 방안 등을 의논했고, 아이를 키우는 동업자의 마음으로 허심탄회하게 걱정을 주고받았다. 그때 그 학부모의 마음은 이해한다. 엇나가는 자식을 보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 아이를 바로잡을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는가? 능력 범위 내에서 돈이라도 쓰고 싶은 것이겠지.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서,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뒤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이런 행동을 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그때 당시 우리 사회가 그런 행동을 용인했던 분위기도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날 이후 아이는 조금씩 달라져 그나마 나아진 것으로 기억한다. 학부모가 더 신경을 쓰고 마음을 쓴 만큼 사춘기를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2학기를 마치지 않은 10월의 어느 날, 새로운 환경에서 아이를 키워보겠다는 마음에 전학을 갔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그 이후 난 그 아이를 잊어버렸다. 입시 등으로 3학년을 바쁘게 보내고 드디어 맞은 졸업식 날. 근사한 말로 마지막 종례를 마치고 아이들을 귀가시키자 전화가 울렸다. 바로 전학을 갔던 운천이 아버지였다. 어쩐 일이냐고, 반가운 마음에 아이의 안부를 물었다. 아버지와 둘이 객지 생활을 하다보니 아이도 조금씩 나아졌다고 한다. 비록 실업계 고등학교지만 진학도 했고 이제는 제법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리고 신경써주신 선생님께 졸업식을 맞아 인사라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학교에 오겠다고 했다. 그날 오후 아버지는 그때 내 말대로 꽃 한 다발을 들고 학교에 오셨다. 그리고 만 원짜리로 가득한 봉투보다 더 소중한 마음을 내게 주셨다. 거칠지만 정성이 가득한 아이의 짧은 편지 한 통까지 들어있는 꽃 한 다발은 정말이지 내 최고의 졸업식 선물이었다. 나는 제자 운천이를 위해 학부모의 돈과 내 양심을 바꾸지 않았기에 지금 이렇게 당당하고 떳떳하게 교단에 서 있다. 그리고 아이들과 웃고 부대끼며 오늘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교사로서 아이들과 마음의 소통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알 것이다. 대한민국의 선생님들은 그 어떤 부정적인 청탁에도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고결한 영혼을 소유하고서, 받는 것 대신 아이들에게 마음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나라 선생님들은 누구나 청렴하고 맑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 사람들이 앞에서 이끌어주는 한 이 사회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한국과 프랑스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청년 평화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웠던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국적과 언어를 넘어 평화를 향한 연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선언을 지키기 위해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고 연대할 것 ▲화해와 협력을 통해 보편적인 가치인 ‘평화의 길’을 열어갈 것 ▲지속 가능한 미래의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 ▲평화의 가치 실현 ▲너와 나, 우리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 것 등을 약속했다. 또 세계 각국 청년들의 동참도 촉구했다. 이번 선언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에서 열린 ‘2025 시민평화포럼’(사진)에서 공개됐다. 포럼은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대표상임의장 김삼열, 민화협) 해외지부인 프랑스협의회(대표상임의장 전훈(Hoon Moreau))가 ‘청년 세대와 평화(La Jeunesse et La Paix dans le Monde)’를 주제로 개최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대학생, 재외동포, 한반도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민화협은 프랑스협의회와 함께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럼을 4회째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이다. 개회식은 전훈 대표상임의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강주호 민화협 상임의장(한국교총 회장)의 환영사, 정동영 통일부장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윤후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영상축사로 이어졌다. 포럼에 참석한 강 상임의장은 환영사에서 일제강점기 상하이에서 설립된 민족 교육 기관 ‘인성학교(仁成學校)’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현재적 평화 교육의 원형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 선조들은 일제강점기에 굴하지 않고 상하이에 인성학교를 세워 독립 주역들을 길러냈다”고 강조하고 “당시 교육을 통해 미래를 바꿔나갔던 것처럼, 2025년 현재의 교육은 대한민국 분단의 극복과 평화 정착을 위한 올바른 인식과 평화 감수성을 심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르노 르보(Arnaud Leveau) 파리 도핀대 교수가 ‘세계 청년과 평화-한반도 집중 세션 : 평화를 대하는 남북한 청년 세대(기억·무관심·희망)’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또 ▲청년평화 스피치 발표 ▲원탁토론 : 평화의 주체로서 청년 ▲광복 80주년, 한-프 청년 평화선언 순으로 구성됐다. 특히 원탁토론 시간에는 탈북작가와 청년 촬영감독, 현지 대학생들이 직접 토론자로 나서, 사전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청년들이 평화의 주체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학생들 사이의 사소한 다툼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면서, 양측 모두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학교폭력 조사 과정이 적절하지 않다면서 절차상의 문제를 삼거나, 일부 학부모는 교사의 언행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더해 아동학대 신고를 감행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사안이 학교폭력, 아동학대, 교육활동 침해의 경계에서 얽히며 결국 ‘법의 문제’로 비화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교육현장이 점점 사법적 판단에 기대게 되는 현상, 바로 이것이 오늘날의 ‘교육(학교)의 사법화’입니다. 교육의 사법화 시작, ‘학교폭력’ 학교폭력 사안은 교육의 사법화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2004년 제정 후 20년간 스무 번도 넘게 개정되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불복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조치에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불복하여 제기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은 총 6,400여 건입니다. 행정심판은 2021년 1,295건에서 2023년 2,223건으로 두 배가량 증가하였고, 행정소송 역시 2021년 255건에서 2023년 628건으로 늘었습니다. 가해학생의 조치 불복뿐만 아니라 피해학생이 제기하는 행정심판과 행정소송도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피해학생 측 불복이 늘어나는 것이 최근 심의 결과 학교폭력이 아닌 경우가 늘어나고, 제6호 출석정지 이상의 중대한 조치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 2023년 초 교육부는 학교폭력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강화를 포함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합니다. 이에 따라 2026학년도 대입부터 모든 전형에서 불이익을 주어야 하는데, 최근 가해학생 조치사항으로 각 대학이 수험생을 불합격시킨 통계가 공개되면서 학부모의 불안은 더 커진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 정책의 결과는 어떨까요? 강경대책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줄지 않고 있고, 변호사를 선임하여 법적으로 대응하는 건수가 늘어나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교사에 대한 특이민원이 함께 증가합니다. 학교장 자체해결의 비율은 감소하고, 교육장이 내린 조치에 대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 불복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수치로 분명하게 확인이 됩니다. 학교와 교실 현장을 어렵게 하는 부정적 지표이지요. 이런 흐름의 문제는 책임 추궁 중심의 대응 방식이 강화된다는 점입니다. 최근 발표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도 여전히 언어폭력이 3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작년에 비하여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이 각각 0.9%P와 0.4%P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일상적인 학교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이나 다툼, 분쟁의 해결을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갈등이나 다툼은 가정 내 교육과 교사들의 생활지도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고,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인데 책임 추궁 중심의 대응 방식이 강화되는 현장에서 적극적인 생활지도를 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교사의 생활지도가 ‘혐의(嫌疑)’가 되는 시대 교사들의 정상적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 등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교권보호 5법이 개정되어 시행된 지 곧 2년을 맞이합니다. 그럼에도 교육활동 침해행위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4,200건으로 다소 주춤하기는 하나 교권보호위원회 심의에 이르지 못한 숨겨진 교육활동 침해까지를 고려한다면 실제 발생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법령과 지침에 따른 학교폭력 사안처리를 하였음에도 신고학생 측은 신고학생 측대로, 피신고학생 측은 피신고학생 측대로 편파적이라며 민원을 제기하고, 학교폭력에 이르지 않는 아이들의 다툼에 대하여 정당하게 생활지도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축소·은폐, 아동학대 혐의가 씌워지는 사건도 여전합니다. 이같이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언행들이 ‘아동학대’, 특히 ‘정서적 학대’로 해석되면서 교사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동학대로 신고되면 교육(지원)청 사안 확인,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조사, 수사기관의 수사까지. 교사가 감당해야 할 과정이 참 험난합니다.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 해도 최소 몇 개월이 걸리는 그 기나긴 고통은 보상받을 길이 없습니다. 이는 결국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하여 공교육을 흔들게 됩니다. 헌법재판소는 어떠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 행위 인지는 법관의 해석과 조리에 의하여 구체화될 수 있다고 하는데 결국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입니다. 참 답답합니다. 법의 한계와 ‘학교의 교육적 기능 회복’ 교육의 사법화를 막기 위해서는 법과 교육의 균형이 필수적입니다. 법을 통하여 교육을 보호하되, 교육을 지배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교육의 사법화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그 단초가 된 「학교폭력예방법」의 개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교 내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를 모두 학교폭력으로 볼 뿐만 아니라 일상적 갈등이나 다툼과의 구별 없이 모호하고 광범위한 학교폭력의 개념, 무분별한 학교폭력 신고를 학교 측에서 종결할 수 있는 그 어떠한 절차도 허용하지 않은 부분, 양측의 동의 없이는 진행조차 어려운 관계회복 프로그램, 교육적 해결을 막는 즉시 분리와 제2호(접촉금지 조치)의 의무화,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면 경미해도 무조건 가해학생 조치를 내리도록 한 제17조까지. 지금이라도 교사들이 안전하게 ‘법의 눈치 없이’ 교육적으로 학교폭력을 포함한 갈등이나 다툼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학교폭력예방법」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합니다. 학교가 다각적으로 해당 문제에 접근하여 근본적으로 풀어나갈 여유를 갖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아동학대 등 무분별한 신고가 곧바로 조사나 수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사 또는 교육(지원)청의 1차 판단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절차적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간의 신뢰입니다. 교사·학생·학부모가 서로를 ‘잠재적 가해자’가 아닌 ‘교육의 동반자’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교육의 사법화는 단순한 제도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교육을 ‘신뢰’ 대신 ‘법’으로 해결하려는 태도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법은 당면한 문제를 표면적으로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학생의 성장과 회복이라는 교육의 본질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학교는 다시 교육의 언어로 돌아와야 합니다. 교사가 교육자로서 판단하고, 학생이 실수 속에서 성장하며, 학부모가 학교를 믿을 수 있는 구조가 신뢰 속에서 법과 제도로서 탄탄하게 만들어지기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