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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사의 지위에 대응해 광범위한 의미의 교권침해 ‘교권 침해’의 문제는 최근 교육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주요 이슈 중 하나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사통합검색(KINDS)을 이용해 검색해본 결과 지난 1년간 전국종합일간신문과 TV 뉴스에서 ‘교권 침해’라는 제목으로 나온 뉴스는 28회가 나타났고, 제목과 함께 본문을 포함하면 221건이 발견됐다. 교권 침해의 현상에 대한 자료는 전국 단위와 지역 단위별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춘진 민주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폭력·협박에 의한 교권침해 현황’에 따르면 교권침해 발생건수는 2008년 52건, 2009년 75건, 2010년 156건이었다. 각 학교별로 학생징계대장을 기준으로 교권 침해 상황을 조사한 교육과학기술부 자료를 보면 서울의 경우 2009년 1학기에 193건이었고, 2011년 1학기에는 718건이었다. 같은 자료에서 경기도는 2009년 1학기에 64건이었고 2011년 1학기에는 82건이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상민 의원은 경기도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가 지난 2006년 19건에서, 2008년 47건, 2009년 54건, 지난해 135건으로 5년 만에 7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의 조사에 따르면 학생, 학부모에 의한 폭언?폭행?협박 등 부당행위가 2001년 대비 2010년에 8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교권 침해에 관한 조사 자료로 몇 가지 소개된 위의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각 조사에서 보여주는 교권 침해의 건수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교권 침해의 의미를 어떻게 규정하고 침해의 사례를 어떤 방법으로 수집하느냐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교권 침해란 교사의 권리를 침범하여 해를 가한다는 뜻으로서 상당히 광범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교사는 국민으로서 지위, 교육자로서 지위, 근로자로서의 지위라는 3가지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지위에 대응해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권리의 침해 유형도 이러한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였다면 국민으로서 누구나 가지고 있고 누려야 하는 권리에 대한 침해가 일어난 것이다. 수업 방해는 교육자로서 교사가 가지는 교육권에 대한 침해이며, 휴가·연수에 대한 부당한 조치나 부당한 징계 등은 근로자로서 지위에 대응하는 권리의 침해에 해당한다. 학생 폭언·욕설 빈번…‘내 아이 의식’약화로 담임회피 심화 교사가 가지는 교육권에 대한 침해는 학교 내 교직원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고, 근로자로서 지위에 대응한 권리를 학생이 침해하는 경우도 예상해볼 수는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서 주된 관심을 두는 유형은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이며 그 대상 권리는 국민으로서 권리와 교육자로서 권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침해의 유형을 보면 폭행, 폭언·욕설, 성희롱, 수업방해, 부당한 진정·고소·고발, 과도한 손해배상 요구 등이 있으며 직접적인 면대면 침해 외에도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이용한 비면대면 상황에서 침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학생징계대장을 기준으로 한 자료에 의하면 학생의 폭언·욕설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수업진행 방해가 빈번한 사례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교사를 빈정거리는 등 불손한 태도, 교사에 대한 불손한 언행, 교사 지시 불이행, 기물파손, 교사 무시, 수업 종료 후 교사에게 조롱하는 장난, 교사에게 위협적인 행동, 교사의 차량을 막고 퇴근 방해 등의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교권 침해 현상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자료를 보면 매일 약 1000명의 학생이 정학을 당하고, 한해 평균 44명의 교직원이 폭행을 당해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학생에 의해 교직원 4명당 1명꼴로 진정·고발 등을 당하고 있고, 학생 가족에 의해서도 교직원 6명당 1명꼴로 그런 고충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2009~2010학년도에 초·중등학교에서 5740명이 퇴학을 당하였고 33만 1380명이 정학을 받았는데 징계 사유 중에서 성인 대상 모욕, 협박, 폭행이 21.1%를 차지했다고 한다. 교권 침해의 결과 그 피해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위협이나 불안감을 느껴서 교사가 정상적인 근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심각한 수준으로 우울증 증세나 나타나기도 한다. 나아가 사람에 대한 신뢰감 상실, 인간적인 자괴감, 자존감 상실도 보이고 결과적으로 교사로서 의욕이 저하될 수 있다. 우리 교육문화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교육력의 원천은 ‘내 아이 의식’이다. 부모처럼 학생을 내 아이로 생각하므로 이해타산을 넘어서 무한 헌신과 봉사의 태도를 갖게 된다. 교권 침해 현상의 심화는 이러한 문화를 약화시키고 그 결과 우리 교육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무형자산을 잃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처럼 교직에서 담임을 회피하려는 현상이 확산된다면 막대한 재정 투자를 하고서도 학교의 교육력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교권침해의 원인 1. 개인의 성격이나 잘못된 습관 교권 침해의 현상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데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만 그 원인에 대한 규명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교권 침해의 행위 유형별로 원인 설명은 달라질 수 있으며, 구체적인 행위자별로 원인이 다를 수도 있다. 동일한 행위 유형이라고 할지라도 어제와 오늘의 행위에 대한 원인은 서로 다를 수도 있으며, 학교의 환경 조건이나 행위자의 삶의 조건에 따라 그 원인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일단 교권 침해에 가담한 행위자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원인을 찾아보는 사람은 학생 또는 학부모의 왜곡된 성격이나 잘못 형성된 습관을 지적한다.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나 건건한 자아성숙이 이루어지지 못한 데서 원인을 발견하기도 한다. 좀더 시야를 넓혀서 그 개인의 성장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결핍된 환경 조건이나 건강하지 못한 사회적 힘에서 책임 소재를 발견할 수도 있다. 다른 한편 침해를 일으킨 행위자에게 빌미를 제공한 교사의 행동도 고려할 수 있는 변인이다. 예를 들어 학생·학부모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다든지, 편애하거나 무시·멸시·모욕한다든지, 부당한 체벌을 가한다든지, 학생의 이해 수준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수업을 진행된다든지 하는 등의 상황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교권 침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학부모이든 교사이든 그 원인을 당사자의 개인적인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교권 침해의 원인을 찾는다면 교권 침해는 교육계의 특수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사회맥락적인 조건에 대한 고려 없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원인을 찾을 경우 교권 침해의 문제는 사례가 많다고 할지라도 교육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보여주는 징후로서 의미를 상실한다.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여 효과적인 학생지도 전략을 개발·적용하면 교권 침해를 방지하거나 줄일 수도 있다고 한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의 강화, 현직 교사나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교직 인성·적성의 확인 또는 연수 강화 등을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진단과 대안도 충분히 귀 기울여야 하지만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여기에서 좀더 심층적인 부분에까지 나아갈 필요가 있다. 교권침해의 원인2. 학생집단의 구조적 변동 교육 현상의 역사적 맥락과 학교조직의 특수성까지 고려하면 우리는 교권 침해에 대한 새로운 시사점을 얻을 수 있으며 다른 교육의 문제와 연결지어 더 넓은 통합적인 관점에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먼저 교권 침해 사례의 절대 다수가 발생하고 있는 학교급이 중학교와 고등학교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70년에 중학교 취학률은 36.3%이었고 고등학교 취학률은 20.3%에 머물렀으나 2010년에는 각각 97.6%와 92.4%까지 올라갔다. 중고등학교 취학률이 20~30%대에 머물렀던 1970년에 중학생 집단과 고등학생 집단은 같은 연령대 전체 집단과는 다른 속성을 가진 부분 집합이었다. 가정의 경제적 이유든 교육기회의 제한이든 혹은 낮은 성적이든 여러 가지 변수를 거쳐 선발된 비교적 소수의 집단이었다. 하지만 완전 취학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재에 중고등학교 학생 집단과 같은 연령대 사람의 집단과 같은 집합이다. 1970년에 ‘학생’이란 지위가 자신의 독특함을 상징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 학생은 자신의 독특함을 부각시킬 수 없는 무력한 칭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인간으로서 존엄성의 핵심 요인은 ‘대체불가능성’에 있는데 오늘날 학생은 더 이상 학교에서 ‘학생’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자신의 대체불가능성을 주장할 수 없게 됐다. 가정이 건강한 삶의 기초로 작동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가정에서 학생이 존귀한 존재로 인정받을 기회는 줄어든다. 학교에 와서는 공부로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학생이 자신의 대체불가능성에 기초한 존엄성을 확인받을 수 있는 기회는 좁다. 교사에 대한 반항이나 불량한(?) 용의·복장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쉬운 선택 또는 선택지가 별로 없는 가운데 골라잡은 강요받은 선택일 수도 있다. 그 선택이 교사에 대한 침해 이전에 자신을 먼저 희생시키고 파괴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혹은 모른 채 말이다. 1970년과 2012년을 비교할 때 학생 집단은 구조적으로 변동됐으나 이에 대응해 학교의 교육과정, 문화, 시험 등이 구조적으로 변화하지는 않았다. 학교가 단순히 지식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와 관심을 가진 학생들을 배려한 종합적인 생활공간으로 재구조화되지 않은 가운데 학교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교권 침해로 연결된다. 교권침해의 원인3. 학교에 대한 의존도 감소 취학률의 변화와 함께 주목한 점은 학교에 대한 의존도의 감소이다. 종이의 발견과 사용, 이후 인쇄술의 발명이 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종이로 기록되지 않았을 때에 직접 그 내용을 구두로 전파하는 사람은 막강한 힘을 소유하고 있었고 다수 대중은 그 사람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인쇄술의 발달은 지식의 전파를 더욱 용이하게 하여 지식의 생산자나 소유자와 직접 연결되지 않더라도 책을 통해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도 이런 점에서 신분제도의 철폐 못지않은 사회 민주화를 이루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다. 1970년대에 교과서는 현재와 비교해 종이 질이나 내용 구성면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수준이었으나 당시에 학생으로부터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배우는 데 교과서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오늘날에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과거에 학교에 가지 않으면 배울 수 없었다면 오늘날 배울 수 있는 기회는 광범위하게 열려 있다. 교육받고 학습하는 데 학교·교사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서 크게 감소한 것이다. 교사에게 배우지 않아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한다면, 오늘 이 시간을 놓쳐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한다면 교사를 귀하게 생각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당시 학교에 다니는 것이 과거시험 준비에 도움이 되는 경우에는 학교에 열심히 다녔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학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오히려 사학이 융성하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원점법을 시행해 일정한 기간 성균관에서 수학을 조건으로 과거시험 자격을 부여하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학교의 졸업장, 수행평가, 학교생활기록부, 입시 추천서 등을 통해 학교에 대한 의존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애쓰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현재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학교는 온상조직이다. 교사도 학생을 선택하지 못하고 학생도 교사를 선택하지 못한다.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의존도는 객관적인 의존도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아이돌 연예인에게 몰입하고 높은 충성심을 보이는 청소년을 보자. 이들 청소년에게 ‘이제 오늘부터 너희들에게 적절한 연예인을 배당해줄 테니 이 연예인을 존경하고 이 연예인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도록 해라’고 했다고 하자. 그런 경우에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 선택권이 제한된 상황은 교사 개인의 훌륭한 덕성이나 역량과 무관하게 교사에 대한 존중이나 의존도를 약화시키는 변인으로 작용한다. 교육기회의 균등을 위해 학교 선택 또는 교사 선택을 제한 없이 허용할 수 없기 때문에 교권은 불리한 입장에 있다. 학원에서는 때려도 상관없다고 하면서 학교에서는 사랑의 회초리에 대해서조차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권침해의 원인4. 다양성을 속박한 효율성 중심 문화 교권 침해의 또 다른 원인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효율성을 중심 가치로 삼아 온 학교 문화이다. 우리 사회는 적은 재원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야 하는 압박과 요구를 받아왔다. 1950년대에 초등교육에 대한 의무교육을 완성하고 이후 60~70년대를 통해 중등교육의 확장을 꾀하는 과정에서 이부제 수업, 삼부제 수업을 해야만 했고 학급당 학생수가 100명이었던 곳도 있었다. 항상 학교는 인적·물적 자원이 수요에 비하여 부족하였고, 이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다양성의 가치는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 획일화, 단순화, 통일을 통해 단기간에 압축 성장을 이룰 수 있었지만 가부장적 개입을 통한 통제가 익숙한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 들었을 때 얼토당토않은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면 그 생각은 미래가 없다(If at first the idea is not absurd, then there is no hope for it).” 사실 학생 개인별 다양한 행동의 자유를 인정하다보면 혼란이 초래되고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학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진지하게 받아 들어줄 만큼의 넉넉한 교육 자원을 가진 적이 없다. 예외를 인정하면 다양한 예외 상황에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데 추가 비용이 드는데, 그동안 학교는 그런 비용을 적절하게 받지 못했다. 결국 학교는 사전적 통제에 치중하게 되고 그 통제의 전선에는 교사가 떠밀려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교권 침해의 행위는 특정한 교사 개인을 겨냥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다양성을 속박하고 있는 효율성의 문화에서 배태된 현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통제위주의 효율성 가치가 낳은 모순과 한계에 의해 하늘로 튀어 오른 돌이 떨어지는 곳은 안타깝게도 학생·학부모를 가장 걱정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교사의 발 앞이다. ‘초, 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에 따른 바람직한 학생 생활지도 방안’(연구책임자 표시열)에서 체벌이 금지된 이후 학교의 변화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교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51.1%)이 교사의 생활 지도에 불응하는 학생이 많아졌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학교 내 질서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는 응답도 31.5%에 이르고 있었다. 반면, 학생 및 학부모 응답자의 경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느끼는 응답이 각각 36.4%와 39.4%로 가장 높았다. 이 연구결과의 해석은 간단하지는 않다. 다만, 체벌 금지 이후 학교 질서가 무너지고 교사 생활지도에 불응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는 것은 효율성 문화로 인해 누적된 모순이 체벌 금지라는 창구를 통해 표출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학생·학부모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응답을 많이 보였는데 이것은 체벌 금지가 실체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해 준다. 우리가 체벌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결국 교권 침해의 원인과 상황 변인을 혼동하는 것이며, 교권 침해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부담해야 할 책임을 교사와 학생에게만 전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교사와 학생, 학교의 역할에 대한 개방적 논의 필요 교권 침해의 현상과 원인에 대한 앞선 논의는 이 주제에 대한 전형적인 설명과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서 제시된 논리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필자의 관심은 교권 침해의 현상은 매우 심각하고 그 원인은 잘 알려져 있고 자연히 그 대책도 이미 주어져 있으므로 행동에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을 경계하고 싶을 뿐이다. 학생에 대한 징계나 체벌이 약화되고 학생 인권이 존중되면서 교권 침해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니 징계나 체벌을 강화하고 학생 권리를 제한하면 해결된다는 식의 논리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누가 되든지 돌을 맞을 사람을 선정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 사람에게 돌을 던지게 하고 나면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지식·정보화 사회이자 평생학습사회에서 학교와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학생과 교사가 모두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부담해야 할 비용은 무엇이고 그 비용을 어떻게 국가·사회·학교·교사·학부모·학생은 부담해야 하는가, 디지털 사회에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통해 교사와 학생은 서로에게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등에 대해 개방적인 논의를 시작할 때이다.
교권, 사회적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필요조건의 하나 #1. 지난해 11월 19일 토요일, 그 날 오후 필자는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제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 제자의 통화 요지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학년부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나름대로 이유를 설명하였으나 폭행까지의 인과관계를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부족했다. 어쨌든 경찰에 연락해 조사를 받았고, 병원에서 진단서까지 발급받았다고 하니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기에는 충분했다. #2. 지난해 11월 1일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등교 중이던 3학년 학생의 주머니가 유난히 불룩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교감이 주머니를 확인했고, 그것은 담배였다. 담배를 압수당한 그 학생은 자신의 돈으로 산 담배를 빼앗았다는 이유로 교감을 폭행했고, 그 자리에 쓰러진 교감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정신적 충격에 휩싸여 있다. #3. 지난해 10월 19일 광주의 한 여교사는 수업시간 중 태도가 불량한 학생을 훈계하기 위해 상담실로 불렀다. 그러나 이 학생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 후 우연히 마주친 그 학생을 교실로 불러들여 여교사가 훈계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은 반발해 뛰쳐나갔고, 이를 제지하던 그 여교사와 학생이 서로 머리채를 잡는 등의 몸싸움을 벌였다. 이상의 장면들은 가장 최근에 필자가 겪었거나 보도를 통해 알게 된 교권관련 사건 중 극히 일부이다. ‘극히’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위의 사례는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널리 알려진 교권침해 사건이고, 그 외에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교권침해 사건의 수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교권의 의미를 자세히 논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교권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교사로서 가지는 권위나 권력’이다. 교육학적으로는 ‘제도적 권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침해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고 교원의 지적ㆍ기술적 권위에 대한 불합리한 평가로 인해 희생되지 않도록 하는 교직생활의 기본조건’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권위란 당연히 일정한 기간의 훈련을 통해 획득한 전문적 지식과 능력의 소유자로서 권위를 말한다. 그리고 그 권위의 보호 장치로서 부당한 간섭과 침해의 배제를 보장받고 있고, 안정된 생활의 보장 및 신분상의 보호도 받는다. 따라서 교권이란 교원의 이해관계로 인해 주장되는 것이 아니라 교직의 전문성과 윤리성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필요조건의 하나이다. 이것이 일반적인 개념적 정의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필자는 이 속에 오늘날 교권침해의 문제를 푸는 방안을 얻어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가 교권추락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거나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문제들을 짚어보면서 방안도 함께 생각해보자. 교육제도 및 정책의 문제인가? 많은 사람들은 현행 교육제도에서 교권의 추락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제도나 정책 중 어느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당수의 사람들이 교권붕괴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는 제도와 정책들을 밝혀보면 다음과 같다. ? 의무교육의 확대 교권이 무너지는 학교현장은 초등학교라고 예외는 아니지만, 중?고등학교에 비하면 학생으로 인한 교권침해 상황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2004년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 중학교까지의 의무교육 확대, 즉 의무교육 9년의 확대시행과 교권의 추락과의 관련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주장의 핵심은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학생들을 퇴학시킬 수도 없고 정학 제도를 통한 효과적인 학생지도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 교원노조의 출범 1998년부터 교원들이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처하며 노동조합을 결성한 교원노조시대의 출범을 교권의 추락과 관련지우는 주장도 있다. 교원노조원들은 소위 교사란 지식을 매개로 하여 전문성을 갖춘 노동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교권도 교원의 이해관계를 전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특별한 보호 장치가 없더라도 스스로의 보호를 위한 장치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들은 교권 자체에 대한 의미도 달리 가진다. ? 상대평가 위주의 정책 평가제도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교 평가는 상대평가를 위주로 하고 있다. 평가는 교육의 한 과정이지만 상대평가는 평가를 결과로만 인식하게 한다. 따라서 학업수행과정에 대한 교사의 질적 평가결과는 개입하기 어렵고, 학업성취 수준으로서의 평가가 아니라 상대적 서열이 강조된다. 이렇듯 과정을 평가할 수 없는 교사에 대한 인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것이 대학입시와 맞물리면서 상대평가의 결과를 위해 사교육 위주로 흘러가는 경향이 교권추락과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 체벌 금지 정책 지난 수십 년간 체벌은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학생지도를 위한 교육적 수단으로 인정돼 왔다. 그러나 지난 3월 18일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라는 표현이 삭제됨으로써 사실상 체벌이 금지됐다. 이러한 제도적인 변화가 효과적인 학생지도를 하는데 한계로 작용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현장의 많은 교사들은 교육적인 징계수단으로서의 매와 체벌의 한계가 애매모호할 뿐만 아니라, 체벌금지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학생들로 인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학생지도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러한 상황은 곧바로 교권에 대한 침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형평성을 상실한 학생인권조례 제정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가 효시이다. 그 내용을 보면 헌법이 보장하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인권의 내용도 있지만, 정상적인 교육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교권과 상충될 수 있는 인권이나 선언적인 의미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인권의 내용도 상당수 있다. 휴식, 개성표현, 사생활의 자유 및 비밀보호, 학교정책 결정, 문화활동, 교육환경, 급식, 홍보나 인권교육 등과 같은 규정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의 현실적인 문제는 학교자치와 학교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갈등에 대해 모든 책임이 교육행정상 말단에 위치한 교사에게 집중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시행되고 있는 이상 교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지난해 11월말 현재 전국 11개 교육청에서 이미 시행중이거나 제정을 추진 중이다. 교육청별 조례의 내용은 대동소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만을 따로 두고 보면 그 내용이 적절한지 모르나, 교육활동의 한 당사자로서의 학생의 입장을 놓고 보면 형평성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기서 형평성이란 다음과 같은 의미의 형평성이다. 첫째, 권리는 책임이 따르는 범위 내에서 누릴 수 있다는 민주시민성 의식 고취에서의 형평성 상실, 둘째, 학생인권조례에 상응하는 교사의 교육권조례는 없다는 점에서의 형평성 상실, 셋째, 학생인권조례는 개인의 인권을 강조한 나머지 교육공동체 속에 포함된 타인의 권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형평성을 상실했다는 의미이다. 학생인권조례를 보면 학생이 과거 절대권력에 의해 억눌림을 당하다가 해방된 민중에 비유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진다는 것이다. 신뢰받지 못하는 교사의 전문성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음악이나 미술 등 예능 교육은 학교교육만을 통해서는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사교육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 왔다. 초등학교 학생의 경우 경험의 축적과 가능성 발견 및 전인교육 차원에서 체육영역까지 사교육이 확대됐다. 이제는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 학생의 사교육 영역도 거의 전 과목으로 확대됐다. 심지어 실험을 위주로 하는 과학계열의 과목까지 영재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그런데 한 영역만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사교육 담당자의 전문성을 제도권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가 잡무까지 맡아가며 따라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결과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에 대한 전문성은 당연히 신뢰받지 못하고, 최근 학부모들의 교육수준 향상도 가세해 교사와 교권에 대한 인식의 비하가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반면, 요즘 많은 교사들은 자신들이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교원임용고시에 합격하려면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고, 특히 일부 과목의 중등교원은 매우 높은 경쟁률을 통과해야 임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중?고등학교 교원의 전문성은 그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었다고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초?중등교원의 전문성은 그 전문적인 지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의 방법적인 능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요즘 학생들은 각종 멀티미디어들을 통해 매우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방법에 의한 지식의 수용에 익숙해 있다. 그 결과 동기유발이 되지 못하는 수업이나 관심과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방법에 의한 수업은 학생들이 외면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학교 교사들은 이러한 방법적 전문성의 부족으로 인해 존경이나 교권은 고사하고 자신의 수업시간조차 외면당하는(아예 엎드려 자는 학생들)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가정교육의 부재 가정은 사회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교육환경이다. 가정교육으로부터 기본적인 인성이 형성되고, 경제관, 역사관, 정치관 등이 형성된다. 그런데 최근 맞벌이 가정의 증가와 늦은 시각까지 이루어지는 사교육으로 인해 가정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설령 이루어진다 해도 가정교육의 주된 흐름은 주로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과보호 의식, 입시생 위주의 가정 분위기로 인한 자기중심적 사고의 방치 등이다. 그 결과 학생들은 사회적 가치와 개인적 가치를 구분치 못하는 가치관의 혼돈 상태에 빠지고 학교교육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몰이해로 말미암아 교권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많은 학부모들은 전 과목을 다 배우는 학교교육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한 마디로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교육이론 확산과 사회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양상, 현실적인 계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듯하다. 즉,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만능일 필요는 없고 한 가지만 잘하면 된다는 그들의 기능주의적 교육관의 팽배가 학교교육의 가치를 저하시킨다. 그들의 의식 속에 학교교육은 진학과 입시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가치 외에는 더도 덜도 아니다. 이런 의식이 교사를 존경하도록 자녀를 훈육하기보다는 교사를 무시하는 쪽으로 작용해 교권 추락을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교권은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 받고 있다 이상에서 짚어본 문제들은 나름대로 교권추락의 원인이라고 주장된 것들이지만, 동의할 수 있는 것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또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교권추락을 막을 뚜렷한 방안은 없다고도 말한다. 그런데 필자는 교권이 추락하거나 붕괴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시대적 변화에 따른 도전을 받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교원의 전문성 확보 및 원칙의 확립 사회의 모든 것은 변화한다. 교육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생각도 바뀌고 학교나 교권도 마찬가지다. 과거 전통적 사제 간에 작용하던 권위나 교권의 의미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앞의 개념에서 보았듯이 교사의 권위는 전문적 지식과 능력으로부터 온다. 능력이란 교수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능력 있는 교사는 전문적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줄 아는 교사이다. 능력으로 인정받는 교사는 교권을 지키는데 가장 큰 힘을 보태는 것이다. 개념정의에서 교권은 교직의 윤리성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했다. 이는 상호적인 기능으로서 윤리적이지 못한 교사의 행위는 교권을 안팎으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교직윤리에 어긋난 교사를 교직에서 퇴출시키는 원칙을 교사 스스로 고수하지 못하면 전체 교사들의 교권은 결코 지켜낼 수 없다. 형평성 원리의 지속적 실현 요구 교사는 교육의 직접적인 당사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학생을 교육함에 있어 교사들의 입지는 계속 좁혀져 왔다. 교사가 가지던 교육상 징계권도 교장에게 넘어가고, 교육도 법률상 규정된 바대로 해야 한다. 게다가 학부모들의 교육에의 참여폭이 넓어지고, 학생인권조례 등이 제정되면서 교원사회가 마치 부도덕하고 큰 잘못이나 저지른 집단처럼 구석으로 몰리고 있다는 연상을 하게 된다. 교사들은 이러한 법적 사회적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그들의 요구를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 교권의 사회적 가치성에 대한 공동적 합의 및 대응 교육은 강한 공공성을 지니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목적과 목표가 정해지고, 교육과정이 마련되며, 아무나 그것을 창설하고 담당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막중한 임무를 담당하는 교원에게는 당위적으로 주어져야 할 교권이 있다. 그리고 이는 사회적으로 마땅히 보호되어야 할 가치를 지닌다. 교원들은 교권에 대한 이러한 사회적 가치인식을 강하게 공유해야 하며, 그것이 침해되었을 때에는 함께 지키려는 통일되고 강력한 공동대응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왜냐하면 교원사회는 전체로서 하나이기 때문이다. 교사 한 사람의 행위는 모두를 대표한다는 강한 유대감과 공동체적 연대감이 없으면 교권은 지켜질 수 없다. 학생 또는 학부모가 교사에게 폭언과 욕설과 폭행을 가하고 수업진행을 방해하며 교사를 성희롱 대상으로 삼을 때, 나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좋은 것이 좋다는 이유로, 학교가 시끄러워지면 인사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이유로 덮어두는 것은 교권을 파묻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 발표 후 체벌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학교 교육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마땅한 체벌대체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기가 어려운 가운데 학생들을 지도할 훈육? 훈계의 실질적이고 현명한 방법을 탐구하여 학생 스스로가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높여 스스로 밝고 건강한 청소년기의 가치 있고 보람된 학교생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 벌칙선택프로그램(PNC)을 통한 체벌대체교육 전략 수립 벌칙선택프로그램(PNC) 운영 과정은 학생들에 대한 지도 방법에 있어서 상당히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효과적인 실천이 되도록 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깨닫고 실천할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으로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체벌 없는 선도 위주의 학생생활 지도로 친인권적 환경을 조성하여 행복한 학교를 만들도록 했다. ● 벌칙선택프로그램 1단계 점검표 프로그램 운영 벌칙선택프로그램(PNC) 1단계 프로그램으로 수업점검표와 청소점검표를 선택한 뒤 매 수업시간에 확인을 받고 1주일간 점검표 활동을 한 뒤 소감문을 작성했다. 수업점검표 활동 수업점검표를 선택한 한 학생은 매 수업시간 점검표를 교탁 위에 올려놓고 담당교과 선생님에게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는지의 여부를 수업이 마친 후 확인을 받고 매일 점검표 준 선생님과 담임선생님, 생활지도부장선생님에게 점검을 받고 확인을 받는다. 1주일간 수업점검표를 3개 이상 확인을 받지 못할 경우 1주일간 더 수업점검표 활동을 하게 된다. 청소 점검표 활동 청소점검표를 선택한 학생은 매 수업시간에 점검표를 교탁 위에 올려놓고 담당교과 선생님에게 교실과 복도의 청소를 하고 난 뒤 교실이 깨끗했는지를 담당교과 수업이 마친 후 확인 받는다. 그리고 매일 점검표 준 선생님과 담임선생님, 생활지도부장선생님에게 점검을 받고 확인을 받는다. 1주일간 수업점검을 3개 이상 확인을 받지 못할 경우 1주일간 더 청소점검표 활동을 하게 된다. 점검표 소감문 활동 1주일간 수업점검표와 청소점검표의 확인을 다 받고 나면 생활지도부장선생님에게 제출한 뒤 점검표 소감문을 받아 적는다. 점검표 준 선생님의 확인과 담임선생님의 확인을 받고 점검표 소감문을 생활지도부장선생님에게 제출하면 생활지도부장은 담당선생님에게 주어 점검표 현황표에 마침 체크를 하면 1단계 벌칙이 끝난다. 점검표 발급현황 학습태도면이나 생활지도면에서 행동변화가 필요한 학생에게 벌칙을 예고한 뒤에도 반복된 행동을 할 경우 1단계 벌칙을 선택하게 한다. 벌칙 수행을 거부 할 경우에는 교무실 옆 생각교실로 보내고, 교무실 칠판에 점검표 발급현황에 학번, 이름, 점검표 종류, 벌칙 사유를 적어두면 생활지도부 담당교사가 점검하고 모든 점검표 활동이 마치면 체크한다. ● 벌칙선택프로그램 2단계 Smile 어게인 프로그램 운영 Smile 어게인 통보 점검표를 3회 이상 받은 학생들에게 Smile 어게인 프로그램 대상 통지서를 발급하고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운영하는 Smile 어게인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책임진다는 인식을 가지게 했다. Smile 어게인 프로그램 대상자들은 어게인 프로그램 중 하나를 스스로 선택해 이수하며 참여 후에는 참여 소감문을 작성하도록 했다. Smile 어게인 소감문 Smile 어게인이 끝난 학생은 Smile 어게인 소감문을 쓰고 학부모님의 확인을 받고, 담임선생님의 확인을 받은 다음 생활지도 담당선생님에게 제출한다. ● 벌칙선택프로그램 3단계 학부모 소환 및 상담프로그램 운영 벌칙선택프로그램 3단계 벌칙으로 학부모 소환 및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부모 소환 Smile 어게인 2회 발급한 학생을 대상으로 학부모님을 소환해 학생 학교생활의 문제점을 통보하고, 학생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심도 깊은 상담을 담임선생님과 생활지도부장이 함께 상담했다. 상담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한 학생 ? 학부모의 약속을 받았으며, 이후에 반복된 행동이 발생 시에는 학생선도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Wee 클래스 상담프로그램 운영 학부모님 소환 후 생활지도부장, 담임선생님 상담 후 대상으로 Wee 클래스에서 상담전문가 선생님과 함께 학생들이 따뜻함을 느끼고 올바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벌칙선택프로그램 4단계 학생선도위원회 운영 벌칙선택프로그램 4단계 학생선도협의회 개최는 교칙 위반 시에 즉각 선도협의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벌칙선택프로그램(PNC)에 의한 3단계에서 모든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벌칙선택프로그램에 의한 학생선도위원회 개최는 한 건도 없으며, 더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자치위원회 개최가 0건인 것은 중요한 결과로 볼 수 있다. ● 타임아웃을 통한 생각교실 운영 생각교실 운영의 목적은 체벌을 하지 않고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타임아웃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즉각적으로 생각교실로 학생을 보내어 생각교실에서 학생을 지도했다. 생각교실의 단계별 지도 방법은 다음과 같다. 벌칙예고 : 학생의 수업태도가 불성실 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문제행동을 했을 때 해당 교사는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행동의 원인을 우선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벌칙을 예고하고 훈계한다. 교실 안 지도 : 교사의 2회 이상 경고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문제 행동이 반복될 경우 해당 교사는 교실 내에서 학생을 교실 내 키높이 책상으로 보내어 서서 수업에 참가하게 한다. 교실 밖 격리(타임아웃) : 교실 내에서 교사의 반복적인 지도에도 불구하고 문제 행동이 개선되지 않았을 경우 생각교실로 이동시켜 생활지도부 선생님이 해당 학생을 상담하고 즉각적인 훈육 ? 훈계를 했다. 또한 생각교실 지도 단계에 불응해 이동 및 지도가 안 될 경우 생활지도부장이 담임선생님과 상의한 뒤 학부모에게 연락해 가정과 연계 지도한다. 학교장 특별 면담 : 3회 이상의 생각교실 프로그램 이행 후에도 문제행동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학교장이 해당 학생 및 학부모를 특별 면담한다. 징계 : 문제행동의 정도가 심각하거나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경우 학생선도위원회 규정에 의거하여 해당교사가 징계를 요구하고 선도규정에 의거해 징계절차를 진행한다. 타임아웃 된 학생을 위한 생각교실은 훈육 및 훈계활동을 다음과 같이 펼쳤다. (가) 손바닥, 팔 및 몸을 펴고 땅에 엎드려 있기, (나) 무릎을 꿇고 앉아 있기 (다) 정독실 참여, (라) 바른 자세로 학습하기, (마) 교실 내 키 높이 책상에 서서 수업하기 (바) 자기 잘못 반성하게 하기, (사) 청소하기 또는(분리수거하기, 화단정리하기) (아) 반성문 쓰기, (자) 시외우기 (차) 3분 묵상프로그램 특히 생각교실 활동 사후 처리는 다음과 같다. 상황 파악 활동 시 학생이 자신이 겪은 상황과 관련해 자기의 생각을 교사와 학부모에게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경위서 작성 후 확인). 또한 생각교실 담당자는 학생이 작성한 것을 해당 담임교사에게 전달하고, 필요 시 담임교사 확인을 통한 상호이해를 증진했다. 생각교실 담당자 혹은 학교장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이해를 증진시켜 교육적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 벌칙선택프로그램(PNC)을 통한 학력 UP! 정독실 운영 생각교실에 격리 된 학생 가운데 2번 이상 반복된 문제를 일으킨 학생은 매일 오후 4:30 ~ 7:00까지 정독실에서 자기주도적학습을 실시하도록 했다. 정독실 감독은 모든 선생님이 돌아가면서 감독을 했고 담임선생님이 행동변화가 생겼다고 판단할 때까지 정독실에 참여했다. 벌칙선택프로그램(PNC)을 통한 학력향상 벌칙선택프로그램(PNC) 3단계(학부모 소환 및 Wee 클래스 상담)에 참여한 17명의 성적을 1학기 중간고사, 기말고사, 2학기 중간고사를 평균과 전교 석차를 토대로 비교 분석해 본 결과 학력향상이 확인됐다. 또한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0학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비해 2011학년도 학력이 매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5개 과목의 보통 이상 학생이 전년도 대비 57.02%에서 69.39%로 증가했으며,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14.55%에서 3.25%로 감소했다. 학교 전반적으로 벌칙선택프로그램을 통해 학습태도와 생활지도가 안정 ? 정착 되고나니 학업성취에 대한 분위기가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인성교육 강화 프로그램 운영 3분 묵상 프로그램 운영 매달 첫째 주 월요일 아침자습시간에 도서관에서 덕목별 자료를 이용해 3분 묵상을 통한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영상 자료를 시청한 후, 명상자료의 유인물과 소감문 작성 용지를 배부 받아 자신의 솔직한 감정 및 다짐을 적었다. 잠시라도 자기를 돌아보고 심력을 키워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고, 건전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여 남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도록 했다. 교육복지와 연계한 인성교육프로그램 운영 학부모 소환과 Wee 클래스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복지프로그램과 연계한 활동을 자신의 특기적성 계발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자아탐색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축구리그 운영 선 후배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학생들의 방과 후 체육활동을 통해 체력증진과 집단 능력을 길러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해 사회생활에 적응하는데 보탬이 되고 축구 붐을 조성해 축구 생활화에 이바지 했다. 학년 구분 없이 4개조로 나누어 1학기리그, 2학기리그로 진행했다. 또한 연천중학교와 1학기 2회, 2학기에 2회 축구교류를 통해 학교 간 대립을 없애고 선의의 경쟁 통한 상생의 길을 같이 갔다. 친구사랑의 날 운영 자율활동 시간(매월 1, 3주 토요일)을 이용해 학급별 창의적 특색활동과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학교 및 학급의 당면과제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을 가지고, 사회 일원으로서의 배려, 나눔에 대한 인성교육 시간을 마련했다. 벌칙선택프로그램(PNC)을 통해 교육공동체의 체벌대체교육에 미치는 효과를 얻기 위해 PNC프로그램을 위한 기반조성, PNC프로그램의 구안 ? 적용, PNC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한 행복한학교로 정착해 체벌을 대신하는 프로그램 만들기에 주안점을 두고 실천을 통해 얻어진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들의 체벌의 사용 빈도가 60%에서 10% 정도 현격히 줄었다는 것은 체벌대체 벌로 벌칙선택프로그램이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학생들의 기본생활습관의 긍정적 행동변화가 28.3%에서 80%로 변화된 것은 학생들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탐색하고 실천하는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기초생활 질서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져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기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신장됐다. 셋째, 대부분의 학생들이 벌칙선택프로그램이 긍정적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을 많이 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남학생의 경우 벌칙선택프로그램이 오랜 시간 동안 힘들고 귀찮기 때문에 한 번에 끝나는 체벌이 더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체벌보다 학생생활지도에 효과가 있었다. 넷째, 생각교실 운영을 통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한 마땅한 대책 방법을 찾지 못했는데 생각교실의 타임아웃을 통해 수업집중도향상과 기본생활습관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부모님의 약속에 의한 벌칙수행이었기에 학부모님들 또한 자녀 교육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되어 학부모님의 좋은 반응을 가져왔다. 다섯째, 무단결석 일수, 학업중단 학생수, 안전사고 발생수, 학생선도위원회 개최건수 등이 많이 줄어들었으며 이것은 벌칙선택프로그램과 생각교실 운영, 인성교육프로그램 강화가 체벌대체프로그램으로 정착됐고, 교육공동체 모두 교육적 벌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게 됐다.
한국 학교교육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이 물음에 그동안 몇 사람이나 동원되었을까? 우리 교육계는 이 물음을 가지고 얼마나 씨름했을까? 계기가 있을 때마다 제기되는 이 질문이 필자에게 다시 돌아온 것은, 그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을 기대해서는 아닐 듯하다. 진부한 답을 하고 또다시 하여야 하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학교교육이 갈 길은 선연한데, 현실은 그 길을 가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진부한 답을 늘어놓는 길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교육에선 선생이 전부이다. 교육에서 선생 외에 모든 것은 부차적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수많은 조건들을 요구해왔다. 제대로 된 학교교육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게 나날이 늘어왔다. 제대로 인쇄된 교재만 있었으면 하던 시대를 지나, 교실 공간에 여유가 있었으면 하던 때를 거쳤다. 삶이 좀 펴지자 교실과 캠퍼스에 온갖 유형무형의 것들을 들여 놓아야 한다고 했다. ‘멀티미디어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해야 한다고 했고, ‘유비쿼터스 캠퍼스’여야 한다고 했다. 선생을 부리고 관리하는 방식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평가하고 업적에 따라 상벌을 주어야 선생 노릇을 제대로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래서 지금 우리 학교교육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선생이 선생답지 못한 상황에서도 그 많은 시설이나 설비, 그리고 규정이 있으면 교육의 질을 보장하기에 충분해지는 것인가? 아니다. 선생 없이는 교육이 없다. 선생을 제대로 모시려면 돈을 많이 준다면 될까? 아니면 웬만한 사람을 선생으로 앉히고 좀 쥐어짜면 될까? 돈이 물론 도움이 되고 감시 감독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도움은 노예를 부리는 데 술이나 채찍이 도움되는 그 정도 도움일 것이다. 선생 노릇은 본디 ‘안’에서 우러나와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모르는 사람을 보면 얼마나 답답한가? 더욱이 그런 사람을 가르치려면 무식한 사람 수준으로 스스로 내려가서 마치 자기가 새롭게 공부해 올라오듯 끌어올려야 하는데, 얼마나 갑갑하고 짜증 날 수 있는 노릇인가? 그런데도 꾸준히 인내하며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데는, 선생이 그 길에 남다른 소명을 보기 때문이다. 그런 선생에게 돈 봉투를 흔들고 평가서란 협박장을 들이댄다면, 우리는 도대체 선생을 무엇으로 보는 것인가? 선생은 개인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모셔야 만들어지는 ‘자리’이다. 우리 사회에 진정한 선생이 드물다고 한다. 당연하다. 드물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가 언제 진정한 선생을 모실 도리를 해보았는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선생’을 모시는지 보자. 선생을 모실 때 우리 사회가 어떤 제안을 하는지 보자. “안전한 직장입니다. 별 탈이 없으면 60대 초반까지는 목 잘리지 않고 근무할 수 있을 겁니다. 방학이란 게 있어서 1년에 몇 달 정도 여행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평가네 연봉제네 하지만 요령껏 피하며 지낼 수 있을 겁니다. 이 직장을 잡으시려면, 대학 시절 책상에 끈덕지게 붙어 앉아 노량진 학원에서 풀이하는 임용고사 문제집을 풀고 또 푸십시오. 교수들의 한가한 얘기 귀담아들을 필요 없습니다. 출제 경향을 따라 외고 또 외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선생’을 모신다. 이런 방식으로는 ‘적격자’를 고용하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얘기는 교과부 관리로부터도 이미 여러 번 들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적격자 선생을 교직에 끌어들일 수 없다. 이게 문제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그렇게 초빙해도 수능시험 성적이 높았던 우수한 경쟁자들이 운집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집단 지성’에 있다. 선생은 아무데서나 자라는 잡초가 아니다. 물기(돈)가 느껴지는 곳이라면 무조건 뿌리를 뻗으려 하고, 바람(정권)이 부는 대로 한껏 휘어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사회가 그들의 소중함을 알아보고 또 잘 드러나지 않는 그들의 공헌에 감사할 줄 알 때에만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멸종위기’의 존재이다. 이 존재를 살리지 못하면 우리 학교교육은 없다.
감성교육 프로젝트로 성적까지 쑥쑥! 오산성호초(교장 임성재)에서는 학생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채워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2학년 학생 중 문제행동이 드러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전문가를 통해 각각 미술치료, 놀이치료를 받도록 했다.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외부강사를 초청해 오카리나 연주와 수화 배우기를 실시했다. 4학년 학생들은 누에나 수생식물을 재배, 관찰하는 활동을 진행하며, 30명의 학생들에게는 직접 애벌레를 분양해주기도 했다. 5학년 학생들에게는 수영 수업을, 6학년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장소의 견학을 통한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해 공부에 대한 목표의식을 갖도록 하고 있다. 학교 내에 배추나 무 같은 작물을 재배하고 학생들이 직접 김장을 하기도 했다. 임 교장은 “학교에서 생활태도에 문제가 있거나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을 보면 정이 고픈 아이들이 많다”며 “이들의 감성을 강화시키는 활동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된다는 생각에 학년별로 선생님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감성 프로젝트와 더불어 학력향상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학년별로 공부방을 만들고 보조강사 6명이 부족한 학습을 돕고 있다. 그러다보니 학생 수준에 맞게 개별적으로 학습 보충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는 이 학교가 오산시 혁신학교인 ‘물향기학교’와 교과부의 창의경영학교에 선정돼 보조강사와 인턴교사 등 6명을 지원받아 가능하게 된 것이다. 거기에 행정업무보조교사를 3명을 두고, 6학년 담임교사들에게는 행정업무를 전혀 주지 않고 수업지도에만 전념하도록 했다. 임 교장은 “재작년에는 학업성취도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7%대라 학력향상중점학교로 지정됐는데 지난해에는 4.7%, 올해는 1%로 낮아져 성적이 크게 올랐다”며 “학습지도뿐만 아니라 감성교육까지 함께 지원하다보니 성적향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일반 학생 지난 2010년부터 ‘공부하는 학생선수 육성방안 시범학교’로 참여하게 되면서 운동선수 학생들의 학력 증진은 물론 경기력 향상까지 효과를 보고 있다. 25명의 축구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수업을 듣고 방과 후에 2시간씩 운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오후 7시~8시 30분까지 학교 교사 5명이 책임을 지고 국어, 영어, 수학공부를 학년별로 진행한다. 5~6명씩 소규모로 그룹으로 3 · 4 · 6학년은 1개 반씩, 5학년은 2개 반으로 나눠 방과 후에 수업을 한다. 이렇게 교육하다보니 학생들의 성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축구부 학생 중에 반이나 전교에서 1~2등을 하는 학생들도 나왔다. 게다가 2011년도 ‘화랑대기 전국초등학교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총 190여 개 팀 중 3위에 오르는 성적까지 얻었다.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더 체계적인 경기력 향상 훈련을 통해 운동과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운동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 활동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축구, 배드민턴, 복싱, 음악줄넘기, 풋살 등 5종목의 스포츠클럽을 만들어 일주일에 2시간씩 방과 후에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동을 하게 했다. 특히,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있거나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학생들을 복싱부에서 활동하게 했더니 스트레스를 풀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한다.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 운동과 공부가 별개가 아니라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 · 지역사회의 관심을 학교로 모아 성호초에는 다른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공간들이 있다. 치과와 같은 시설이 갖춰진 구강보건실이다. 지난 2008년 오산시의 지원을 받아 마련된 이곳에는 매주 2회씩 보건소 치과 전문의가 찾아와 학생들의 치아 건강을 관리하고 충치예방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학부모들의 참여로 운영되는 학습준비물실과 예절교실이 마련돼 있다. 학습준비물실은 각종 학용품과 수업 준비물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일종의 문구점이다. 학교에서는 도매업체에서 물품을 구매해 학생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학습준비물 지원비 2만 5000원이 담긴 통장을 학생 개인에게 지급해 학생들이 이 비용 범위 내에서 학용품을 구매하고 절약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했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준비물실을 관리하는 역할은 학부모들이 맡고 있다. 이 학교에는 예절교실을 마련하고 학부모들이 직접 학생들에게 예절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전문 강사들이 올바른 인사법, 다도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을 받은 학부모들이 전교생에게 직접 예절교육을 하고 있다. 임 교장은 “학생들의 생활지도나 인성교육은 학교 선생님들의 노력으로만 해결될 수는 없다. 예절교육을 통해 학부모들도 달라질 수 있고 가정에서부터 자녀지도가 올바로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같은 예절교육 방식을 마련했다”며 “이전에는 학교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던 학부모들에게 학습준비물실이나 예절교실, 독서도우미 등의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주년 맞아 학교 기록 담은 역사관 개관 이 학교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1913년 4월 오산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해 지금까지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 왔다. 국회의원 안민석, 가수 장윤정, 핸드볼 선수 오영란, 배구 선수 한송이, 배구 코치 최광희, 골프선수 최나연 등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인재들이 이 학교를 나왔다. 100주년을 기념해 빈 교실 4개의 공간을 터서 100주년 역사관도 마련했다. 이곳에는 성호초의 100년의 변천사를 비롯해 학교를 빛낸 인물들, 축구부와 배구부 등 운동부에서 받은 트로피, 학교 영상물 등이 전시됐다. 학교에 대한 과거 자료들은 동문들을 통해 기증받기도 했다. 거기에 이 학교를 나온 모든 졸업생들의 이름과 사진을 새겨 놓은 전시 자료, 70년대 학교 교실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공간 등도 눈에 띈다. 학교 동문들을 위한 공간도 만들어 이들이 모교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임 교장은 “초등학교에서 이 같은 역사관을 가진 곳은 흔치 않을 것”이라며 “동문들에게는 학창시절을 떠올리는 추억의 장소로, 학생들에게는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 100년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100년을 향해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북동요음악연구회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전북동요음악연구회(회장 정성우)는 1965년 11월에 창립되어 47년의 동요 역사를 자랑하는 모임입니다. 현재 전라북도교육청 소속 교과연구회로서 동요를 만들고 보급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교내 · 외에서 펼쳐지는 장기자랑에서도 동요를 부르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든 게 요즘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이들의 정서에 접근해 순수함과 긍정적 자아 개념을 형성할 수 있는 맑고 깨끗한 동요가 불리게 되는 세상을 꿈꾸며 노래를 만들고 보급하는 일에 앞장서고자 새해에도 열심히 달려가려 합니다. 지난해까지 저희는 어린이 정서에 맞는 재미있고 다양한 창작동요를 개발 · 보급했고, 각종 동요 부르기 대회, 창작 대회를 주최해 어린이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고 유도해 음악의 순수성과 예술성을 높이는 일련의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또한 선생님이 만들고 연주하는 ‘선생님과 함께하는 음악’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여러 동요모임이 있지만 교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동요모임은 보기 드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적인 활동에 동요를 활용하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음악적 개념 습득과 예술적 체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수업 자료와 학습 자료 개발, 유 · 초등 교사를 중심으로 교실음악수업 개선을 직무연수와 자율연수 개설 및 진행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회에서는 매년 회원들이 창작곡을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도 ‘2011 선생님의 동요선물’이라는 타이틀로 발표했습니다. 교육적인 활동에 동요를 활용할 수 있도록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가요? 전라북도교육청 교수 · 학습자료 개발에 여러 번 참여했습니다. 연구회 회원들이 작사, 작곡, 녹음 작업을 통해 안전 동요집 ‘너와 내가 꿈꾸는 행복한 학교’를 제작해 도내 초등학교에 보급했습니다. 이 음반에 실린 노래들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스쿨존 교통안전에 대해 일깨우는 내용의 창작동요모음입니다. 교실에서 쉽고 재미있게 적용할 수 있는 놀이와 체험 위주의 음악과 교수 · 학습 자료를 개발해 보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음악수업 한 권으로 끝내기’를 제작해 실음 위주로 진행돼야 하는 음악수업을 위해 음향자료와 기악 편곡 연주 MP3, 악보를 부록으로 제공해 교실에서 즉시 활용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외에도 ‘작곡가와 함께 하는 음악 수업’을 공개하기도 했으며 ‘아름다운 노래, 행복한 교실’이라는 제목으로 가창중심 음악과 공개수업을 통해 가창수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전북동요음악연구회 소속 동요샘 앙상블이 궁금합니다 동요샘 앙상블은 동요를 사랑하고 즐겨 부르는 선생님이 있어야 아이들도 동요를 더욱 가까이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연구회 회원들이 만든 연주모임입니다. 동요샘 명칭에서 ‘샘’은 ‘노래가 샘솟는다는 의미와 요즘 ‘선생님’을 ‘샘’이라고 친근하게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의미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항상 어린이 노래가 샘솟는 선생님들의 앙상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 가을에 회원들이 뜻을 모아 만들었으며 노래팀과 악기 연주팀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노래팀은 정성우(운주초 교사, 전북동요음악연구회 제5대 회장), 박중복(진안주천초), 양승진(장수계북초), 남상화(무주중앙초), 최수아(익산어양초), 고재경(이리고현초), 김세이(군산동초), 김세정(익산망성초), 정다은(전주서문초), 김문호(군산동초) 선생님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악기 연주팀은 정인숙(피아노, 군산당북초), 정수은(바이올린, 군산미룡초), 정소희(바이올린, 전주여울초), 이혜영(바이올린, 진안초), 유경수(노래 및 리코더, 진안초), 문미애(플루트, 군산용문초) 선생님께서 연주하십니다. 앞으로 노래팀과 악기팀에 뜻을 함께 하는 회원들을 영입해 더욱 보강된 인원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모임을 구성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지난해 EBS와 한국교총이 주관하는 ‘선생님 사랑 음악회’에 응모하게 되었는데 멋진 성과를 거두게 되어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선생님들과 자장가를 함께 부른 홍민성 어린이는 회원인 문미애 선생님의 아들입니다. 선생님 사랑 음악회인 만큼 제자와 선생님이 함께 노래 부르는 따스하고 흐뭇한 장면을 연출하면 좋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되었고 호응도 좋았습니다. 노래 중간에 율동이나 수화 등이 들어가는데 율동은 회원들이 직접 안무를 짜서 선보입니다. 특히 수화로 선생님의 마음을 전한 유경수 회원은 2011년도 전라북도교육연구정보원 주관 수화 교육 영상 모델로 참여한 재원입니다. 유경수 선생님이 ‘선생님 사랑 음악회’에 선보인 수화는 내레이션에 맞춰 즉석으로 선보였을 만큼 수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선생님 사랑 음악회’에는 연주곡 제주어 노래가 있었는데요, 제1회 제주어 창작동요대회에 입상한 정인숙 회원의 노래입니다. 아름다운 제주 바닷가에서 아이를 재우는 장면을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하는데 제주어로 되어 있지만 비교적 노랫말을 알아 듣기 쉽고 정겨운 노래여서 동요 메들리에 포함시키게 됐습니다. 더욱이 전라북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단원들은 연습할 때 다양한 창작동요 및 회원들이 작곡한 새로운 창작동요들을 함께 연주하고 연습하면서 레퍼토리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연습은 일주일에 1회 정도하고 있으며 연주를 준비해야 할 때에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연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동요로 행복한 아이들, 아이들과 함께 동요로 행복한 어른들의 마음을 꿈꾸며 동요 만들기 및 동요 연수 활동 등에 힘쓸 것입니다. 동요샘 앙상블은 ‘악기로 연주하는 동요’를 통해 맑고 순수한 동요 선율을 아이들에게 악기 소리로 전해주는 작업, ‘선생님과 함께 부르는 동요’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일상과 소중한 꿈을 지켜주고 가꾸는 활동을 할 것입니다. 올해에는 동요 발표회와 동요샘 앙상블의 첫 정기연주회, 문화 소외 아동들을 위한 찾아가는 동요음악회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동요를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전라북도 교육청 사업으로 1 ,2학기에 역사 관련 내용인 5학년 역사 음악 자료를 개발해 완성할 예정입니다. 교육과정 개정으로 6학년에서 5학년으로 역사 교육이 강화됐는데요 역사 교육의 어려움을 노래와 플래시, 이야기 음악 등을 활용한 획기적인 교수 · 학습 자료를 개발해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 김경아 kakim@kfta.or.kr
[PART VIEW]1. 결혼식에 갔었다. 결혼식장 오른쪽 전면 대형 스크린에 신부의 자라온 성장 과정을 담은 장면들이 사진으로 비추어지고 있었다. 물장난하는 개구쟁이 시절도 있고, 학창 시절 교복 입고 다소곳이 책가방을 들고 맑은 미소 띤 표정도 있다. 그런가 하면 어느새 아름다운 아가씨로 자란 모습도 있고, 먼 이국의 어느 도시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도 있다. 그리고는 지금의 신랑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청춘의 시절들로 채워진다. 아름답다.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신랑, 신부의 자라온 사진을 저렇듯 주마등 스치듯 보노라면, 인생이 감당할 수 없는 축복임을 느낀다. 태어나고, 자라고, 청춘이 되고, 사랑을 하고, 마침내 엄마, 아빠가 되고 그런 일들이 고스란히 축복으로 다가와서 마침내 거룩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사진 하나가 다시 보인다. 젊은 엄마가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이다. 마침 뒷자리의 신부 측 어떤 분이 사진 설명하는 말이 귓전으로 들린다. 엄마가 뱃속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이란다. 나직한 낭독으로 태교 독서를 하는 장면인 것이다. 그러니까 뱃속의 아기가 오늘 신부인 것이고, 저 사진의 젊은 엄마는 오늘 신부의 엄마 되는 분이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지만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태교로 읽어주는 엄마의 책 읽기를 듣고 있는 장면이다. 하객들에게 소개된 사진 가운데 신부의 가장 어린 상태를 담은 사진인 셈이다. 인상적이었다. 그 어머니가 신부를 어떤 정성으로 키웠을지 눈으로 보지 않아도 능히 짐작이 갔다. 이 사진은 그 자체로 잔잔한 감동이었다. 신부는 오늘 시집을 간다. 사진을 품고 시집을 갈 것이다. 자신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어머니가 태교를 위해 책을 읽어주던, 바로 그 사진이다. 이 신부도 곧 아기를 가지게 되겠지. 그리고 아기를 위해 태교로 책을 골라 읽어주겠지. 책 읽어주기가 이렇게 대를 이어서 아름다운 모정의 향기로 살아나다니. 이쯤 되면 책 읽어주기는 문화적 기치(旗幟)를 높이 나부낀다. 그리고 책 읽기의 가치는 비상(飛翔)한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생각을 덧붙여 본다. 아빠도 엄마와 함께 태교 독서를 해 주는 장면까지를 떠올려 본다. 참 좋다! 그것이 어찌 단순한 글 읽기 행사이기만 하겠는가. 그처럼 진지하고 정밀한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달리 있을까. 그처럼 단란함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또 있겠는가. 부부 사이의 짙은 공감과 사랑의 시선이 같은 방향을 향해 실천되는 장면으로 이것만한 것이 또 있겠는가. 영감으로 가 닿았을 아기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엄마의 소망은 따뜻한 위안의 정서 안에서 곱게 퍼져 갔겠지. 태교 독서의 내용을 녹음해 해마다 아이의 생일날이면 가족 모두가 함께 경청했겠지. 참 좋다! 독서가 대화의 촉매임을 비로소 알겠다. 2. 몇 해 전 여름, 그리스 아테네에 들렀을 때 목도한 장면이다. 아테네의 명물 파르테논 신전을 관광하고 아고라 광장 쪽으로 내려오는 중이었다. 폭염이 사나웠다. 마침 큰 나무 그늘이 있어서 더위를 식히려 그 곳으로 다가갔다. 나무 그늘 아래는 할아버지 한 분과 할머니 한 분이 나무 아래 앉아 있고, 그 앞에서 서른 정도 되었을까 한 여인이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겉표지를 보니 그리스 신화에 대한 책 같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천천히 읽어나가는 그녀의 음절들이 듣기에 좋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눈을 지그시 감기도 하고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띠우기도 해 가면서, 말 잘 듣는 아이들처럼 여인이 들려주는 책에 즐겁게 몰입해 있었다. 보기에 좋았다. 여인의 책 읽어주기가 한 차례 막을 내렸을 때, 나는 그들에게 물어 보았다. 어디서 오셨느냐고? 그리고 어떤 사이인지를 물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부부 사이이고, 영국에서 왔단다. 책을 읽어주는 여인은 그리스 아테네로 시집와서 살고 있는 딸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영국에 있는 친정 부모님을 아테네로 초청해 아테네 구경을 시켜드리고 있는 셈이었다. 그들도 나처럼 오늘 파르테논 신전을 관광하러 왔단다. 기특한 딸인지고! 내가 다시 물었다. “부모님께 이런 것을 읽어드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혹시 노부모님들이 시력이 나빠서 글을 잘 읽지 못하시나요?” “아니, 그렇지는 않아요. 제가 어렸을 때 잠자리에 들면, 부모님들이 매일 책을 읽어주셨어요. 어머님이 책을 읽어 주시면 저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스르르 잠의 세계로 들어갔었지요. 저는 그게 좋았어요. 제가 그 은덕으로 이렇게 잘 자랐어요. 어른이 되었지만 침대 머리에서 책을 읽어주시던 부모님의 목소리가 얼마나 그립고 정겹게 떠오르는지요. 이제는 제가 부모님께 글을 읽어드릴 차례가 되었어요. 부모님께 책을 읽어드리는 시간이 오기를 얼마나 바랐는지 몰라요. 제가 책을 읽어드리면 부모님 마음에 사랑과 평화가 찾아올 것입니다. 마치 옛날의 어린 저에게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딸을 바라다보는 노부부의 얼굴에 평화와 사랑이 조용히 스쳐 지나갔다. 책도 책이지만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공경과 가족 사랑의 기운이 나무 그늘 아래로 퍼져 흩날리는 것 같았다. 참 좋은 날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내 아이들의 침대머리에서 책을 읽어준 적이 한 번도 없었음을 새삼 발견한다. 어쩔 수 없는 아련한 후회감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3. 욕설이 만연하는 세상이 되었다. 너도나도 욕설을 다반사(茶飯事)로 하고 산다. 욕설 행동은 점점 자동화되어 간다. 개인도 그러하고 사회도 그러하다. 아무런 반성 기제 없이 욕은 행해진다. 오히려 욕설행위를 정당화 한답시고 더 심한 욕을 쓴다. 욕설은 구술문화의 지배를 받는다. 구술활동으로만 언어생활을 하는 경우, 사람들은 대부분 욕설언어의 인력(引力)에 끌려가서 그 습성에 묻혀서 욕을 하며 살지도 모른다. 욕설은 사람들을 참지 못하는 쪽으로 내몰아 간다. 이 역시 문화의 일종이라고 한다면, 이런 욕설문화에 휩쓸려가지 않을 방도는 없을까. 나는 그것에 맞서는 힘이 당연히 ‘문어(文語)의 문화’에 있다고 본다. 그것은 곧 ‘독서의 일상’, ‘낭독의 일상’을 잘 실천하는 것이다. ‘문어(文語)의 문화’는 생각을 오래 머금어 곰곰이 풀어보게 하는 방식이다. 독서의 과정이야말로 그러하다. 문어적 문화는 오래 다듬어 생각을 밖으로 나오게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글쓰기가 그러하다. 성찰이 감도는 글쓰기는 진중하고 속내가 깊어 욕설 나부랭이와 어울려 지낼 틈이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어쩌다 만연하는 욕설 가운데 독서의 침몰을 보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부디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다가가 간곡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 주리라. 관계의 아름다움이 가슴에 무지개처럼 떠오를 것이다. 영문학자 피천득 선생은 노년에 이르도록 글 읽기를 좋아하셨다. 구순이 넘어서는 읽을 힘이 모자라시자 책 읽어주는 사람을 불러 독서를 이어나갔다. 운명하시기 바로 며칠 전까지도 책 읽어 주는 이가 선생을 읽기로 대면했다고 한다. 참으로 정갈한 복이다. 어린 시절 겨울 산포리(山圃里) 외가에 가면, 외할머니는 더러 어둑한 밤 마실 길에 나를 데리고 가셨다. 할머니들이 모이는 윗참봉댁 안방에서는 웅양면 장터에서 사온 낡은 언문 춘향전 한 권이 있었다. ‘고 녀석 책 한 번 잘 읽는다’는 할머니들의 칭찬에 나는 신명을 돋우어 그 춘향전을 읽었다. 그 해 겨울만 해도, 열두 번도 더 읽었다. 때로는 옛날식 독법으로 구수하게 장단을 늘였다, 줄였다 읽기도 하고, 때로는 학교에서 배운 현대식 독법으로 읽었다. 생각해보니 그때 그 할머니들은 지금의 나보다도 10년은 젊은 나이들이다. 참 은은하여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그리움이 시린 냇물처럼 가슴 저 밑을 적시며 흘러간다. 나는 다시 그 누군가를 위해 책 읽어 주는 이가 되고 싶다. 누가 있을까. 나를 위해 기꺼이 책 읽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슴 더운 이가 있을까? | 경인교대 교수
[PART VIEW]독일 학교사회복지사 증원 연방정부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교육과 참여 패키지’ 정책의 보다 나은 실현을 위해 브레멘 주 교육부에 2013년까지 50명의 학교사회복지사 증원을 결정. 학교 사회복지사들은 학생들의 개별적 요구에 적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 계도사업을 수행. 영국 청소년 니트족 분포에 대한 보고서 발간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도 않고 직업도 없는 영국의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ining)족 분포도에 대한 보고서가 발간. 그림시, 돈카스터, 워링턴과 위간의 16~24세 중 1/4가량이 니트족이며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방의 9개 도시에서 니트족이 20%에 달함. 이 보고서는 청소년들이 첫 직장에 진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주장하고 니트족들을 방치할 경우 실업자 수가 백만 명대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 핀란드 교원 연맹, 교육을 수출 상품으로 주장 핀란드 교원 연맹은 세계에서 교육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것을 이용, 핀란드 교육을 수출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 핀란드 학교가 쌓아놓은 노하우를 무료로 다른 나라에 공개하는 것보다 핀란드가 금전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교육을 상품화해 수출해야 한다고 촉구. 프랑스 학부모 권위 위한 브로슈어 발간 교육부는 학교생활에서의 학부모 권위행사에 대한 브로슈어를 발간. 이는 2008년 국가 중재 보고서의 권유에 따른 것으로 특히, 이혼 부모들을 위해 법적인 의무와 권리를 안내. 자녀 교육활동에서 두 부모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과 그렇지 않은 경우, 학부모 위원회 선출과 관련된 규칙 등을 안내. 중국 녕파시에서 ‘전자책가방’ 시범사업 실행 녕파(寧波)시의 5개 학교, 6개 학급에서 ‘전자책가방’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진행. 학생들은 전통적인 책가방 대신 무선네트워크가 가능한 노트북을 이용해 수업에 참여. 학생들은 자신의 계정으로 노트북에 로그인하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수업에 사용되는 모든 교학자료는 네트워크를 통해 노트북에서 사용이 가능. 일본 초 · 중학교 연계로 등교거부, 집단학대 감소 중학교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하는 등교거부, 집단학대를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와 연계를 추진하는 기초자치단체 교육위원회가 전국에서 70%를 넘어섰고, 많은 곳에서 성과가 있다고 평가. 문과성에 따르면 학교생활의 급격한 변화와 성장으로 초등 6학년에 비해 중 1학년에서 등교거부가 약 3배로 늘어나고, 집단학대 건수도 배로 늘어나고 있음. 이에 따라 초 · 중학교 연계를 통해 변화를 완화. 미국 교원평가에 학생성적 포함시키자는 소송 진행 최근 일부 학부모들이 교사와 교장에 대한 평가에 학생의 학업성취도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LA 교육당국을 고소. 이들은 학교구의 교사들 중 89%가 높은 점수의 교사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제 학생들의 63%가 영어 읽기에 수월하지 못하고 84%가 수학을 잘하지 못한다며 평가결과가 모순이라고 지적. 호주 ‘밭에서 주방까지’ 식생활 교육 지원강화 Spearwood 대안학교는 기존의 정원을 확장하고 학생회관에 실습을 위한 주방 시설을 설치해 ‘밭에서 주방까지’ 프로그램을 진행. 정부는 ‘밭에서 주방까지’ 프로그램에 추가로 10억을 투자해 교육 및 학습 자료를 제작, 앞으로 국정 커리큘럼과 연계하여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 Spearwood 대안학교는 교육시설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야외교육시설 건립과 학교시설 정비를 위해 8억 7500만 원을 지원받게 됨.
[PART VIEW]우리말에는 한자어가 많다. 국어사전에 실린 우리말 어휘의 60~70%가 한자어이니 한자어를 빼고는 우리말의 말글살이를 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자어는 여전히 ‘아는 사람’이 쓰는 말이다. 한자 하나하나의 뜻을 알아야 그 의미와 용법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만큼 한자어를 잘못 쓰면 또 그만큼 못 배워 보인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잘못 쓰는 한자어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발음이 비슷해 만들어진 ‘풍지’의 잘못된 적용 “나 어렸을 때, 집안이 풍지박살이 나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는 문장에는 흔히 잘못 쓰는 한자어 ‘풍지박살’이 들어 있다. ‘사방으로 날아 흩어진다’는 뜻으로 쓰는 이 말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날아 흩어진다’는 뜻의 ‘풍비(風飛)’와 ‘우박처럼 깨어져 조각조각 부서진다’는 뜻의 ‘박산(雹散)’이 합쳐진 말로 ‘풍비박산’이라고 해야 옳지만, 흔히 ‘풍지박살’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이에 앞서 ‘고요한 땅에 바람과 물결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공연한 일을 만들어서 뜻밖에 분쟁을 일으키거나 사태를 어렵고 시끄럽게 만드는 경우’를 가리키는 한자어인 ‘평지풍파(平地風波)’가 첫 번째 음절의 발음과 세 번째 음절의 발음이 서로 유사한 데 이끌려 뒤바뀌어서 ‘풍지평파’로 잘못 쓰이게 되면서 언중들에게는 ‘풍지’가 ‘안정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평지’의 의미로 사용되는 일이 있었다. ‘풍비박산’의 ‘풍비’가 이때의 ‘풍지’에 이끌리게 되고 ‘박산’이 ‘박살나다’의 ‘박살’에 유추되면서 ‘풍지박살’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풍지평파’나 ‘풍지박살’은 각각 한자어 ‘평지풍파’와 ‘풍비박산’이 우연히 ‘풍지’라는 말을 만들어내면서 언중들에게 암묵적인 지지를 얻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각각 ‘평지풍파’와 ‘풍비박산’으로 말하고 글로 써야 한다. 뜻을 몰라 잘못 쓰는 한자어의 대표적 사례 이렇게 뜻을 몰라서 잘못 쓰고 있는 한자어로 흔히 ‘복궐복’ 또는 ‘복글복[보끌복]’으로 잘못 쓰는 ‘복불복(福不福)’이 있다. ‘복불복(福不福)’이라는 말은 ‘복(福)’과 ‘복 없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행불행(幸不幸)’이나 ‘가불가(可不可)’, ‘용불용(用不用)’, ‘호불호(好不好)’ 등과 단어 구성이 같은 말로 ‘운에 따라서 복이 있는 일이 되든지 아니면 복이 없는 일이 되는 경우’를 가리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로또가 맞고 안 맞고는 다 복불복이다”처럼 써야 하고 “로또가 맞고 안 맞고는 다 복궐복이다(혹은 보끌복이다)”처럼 쓰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대명천지(大明天地)’를 ‘개명천지(開明天地)’로 잘못 쓰는 일도 흔하다. ‘개명천지(開明天地)’는 “개명천지에 어찌 이런 일이 있단 말입니까?”와 같은 문맥에서처럼 ‘개명천지에’의 꼴로 주로 쓰이는데 문맥 의미를 고려할 때, 이 말은 ‘아주 밝은 세상’을 가리키는 ‘대명천지(大明天地)’의 잘못으로 판단된다. 물론 ‘개명천지(開明天地)’가 아주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명천지(開明天地)’는 ‘개명(開明)한 세상’이라는 뜻으로 ‘개명 천지(開明天地)’를 띄어 써야 하고 그 의미가 ‘지혜가 계발되고 문화가 발달하여 새로운 사상, 문물 따위를 가지게 된 세상’이라는 의미로 쓰였다는 전제에서 그렇다. 흔히 ‘절대절명의 위기’, ‘절대절명의 순간’이라고 쓰는 ‘절대절명’ 역시 한자어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잘못이다. ‘절체절명(絶體絶命)’은 ‘몸이 끊어지고 목숨이 끊어질 정도의 위급한 상황’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절대절명’의 ‘절대’는 ‘절대 강자’라든지 ‘절대로~ 않는다’와 같은 용법에서만 쓰이고 ‘절대절명’이라는 말은 없다. 널리 알려진 말이지만 선술집이나 포장마차에 붙어 있는 ‘안주일절’이라는 한자어도 ‘안주일체(按酒一切)’의 잘못이다. ‘안주일체(按酒一切)’에서 ‘일체(一切)’는 ‘전부’라는 뜻으로 이 말은 ‘모든 술안주가 있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한자 ‘一切’을 ‘일절(一切)’로 쓰는 경우는 이 말이 “그런 일은 일절 없다”나 “일절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하지 마라”에서처럼 부정적인 단어 ‘없다’나 ‘않다’, ‘말다’ 등과 어울려 쓸 때만 허용된다. 혼동돼 잘못 쓰이는 의학용어 한자어 의학용어 중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한자어들이 상당히 많다. ‘폐쇄공포증’은 그러한 한자어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 말은 본래 ‘막힌 장소 또는 닫힌 장소에 대한 공포증’을 가리키는 의학 전문 용어로 ‘폐소공포증(閉所恐怖症, claustrophobia)’이 맞다(다른 말로는 ‘폐실 공포증’이라고도 한다). 높은 장소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병인 ‘고소공포증(高所恐怖症)’과 관련하여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 뇌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발의 마비, 언어 장애, 호흡 곤란 따위를 일으키는 증상(우리는 흔히 이를 ‘중풍’이라고 한다)을 나타내는 말은 ‘뇌졸증(腦卒症)’이 아니라 ‘뇌졸중(腦卒中)[뇌졸쭝]’이다. “멀쩡하시던 분이 갑자기 뇌졸증으로 쓰러지셨어요”가 아니라 “멀쩡하시던 분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이 말은 다른 말로 ‘졸중풍(卒中風)’ 혹은 ‘뇌졸중풍(腦卒中風)’이라고도 하는데 흔히 ‘중풍’이라는 병의 원인이 되는 뇌손상을 이르는 말이다.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대개는 ‘중풍’에 걸린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뇌졸중’이라는 한자어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사실 ‘뇌졸중(腦卒中)’의 한자는 ‘마칠 졸(卒)’자를 ‘갑자기 졸(猝)’로 통용해서 쓰기도 하고 ‘가운데 중(中)’을 ‘무거울 중(重)’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매우 복잡하게 혼동되고 있는 단어이다. “폐병으로 각혈을 하다”와 같은 문장에서 ‘결핵, 폐암 따위로 인하여 폐나 기관지 점막에서 피를 토하는 병’을 ‘갹혈’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각혈(咯血)/객혈’이 맞다. 어원을 몰라 혼동하는 한자어… 용법 정확히 익혀야 이 밖에 ‘벽창호’라는 말도 ‘평안북도 벽동(碧洞)과 창성(昌城) 지역에서 나는 억세고 고집 센 소’라는 뜻의 한자어 ‘벽창우(碧昌牛)’를 잘못 알고 쓰는 말이다. “에이, 벽창호 같은 친구”가 아니라 “에이, 벽창우 같은 친구”라고 해야 한다. 이 말을 ‘담벼락처럼 꽉 막힌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이 한자어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에 따른 것이다. 흔히 ‘삼수갑산(三水甲山)’을 ‘산수갑산’으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말도 한자의 뜻을 정확히 모르고 쓰다가 잘못 쓰게 된 한자어에 속한다. ‘삼수갑산’이라는 말은 본래 함경남도 개마고원 부근의 ‘삼수(三水)’ 지역과 ‘갑산(甲山)’을 아울러 이르던 말인데 조선시대에 귀양지로 악명이 높던 곳이다. 길도 없고 사람도 살지 않을 뿐더러 풍토병마저 있는 두메산골로 한 번 들어가면 살아나올 수 없는 오지 중의 오지로 알려진 곳이다. 우리나라가 남북이 갈라진 지 60여 년이 지나다 보니 남쪽에서는 이미 ‘삼수’나 ‘갑산’이 어느 지역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흔히 ‘산수갑산’으로 잘못 쓰는 예이지만 북쪽에서는 여전히 ‘삼수갑산’으로 혼동 없이 쓰고 있어서 언어의 분단을 실감할 수 있는 한자어이기도 하다. 한자어를 잘못 썼다고 경찰이 출동하는 것은 아니다. 감옥에 잡혀갈 일도 전혀 없다. 하지만 우리말의 정해진 약속을 얼마나 정확하게 지키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지식과 양식을 가진 사람인지 아닌지를 말해 주는 척도가 된다. 앞에서 말한 ‘풍비박산’이나 ‘평지풍파’, ‘복불복’, ‘대명천지’, ‘안주일체’, ‘폐소공포증’, ‘뇌졸중’, ‘벽창우’, ‘삼수갑산’과 같은 말들은 흔히 한자어의 용법을 정확히 몰라서 각각 ‘풍지박살’, ‘풍지평파’, ‘복궐복’, ‘개명천지’, ‘안주일절’, ‘폐쇄공포증’, ‘뇌졸증’, ‘벽창호’, ‘산수갑산’ 등으로 잘못 쓰는 말들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이 단어들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또 그만큼 더 우리말에 대한 교양이 없어 보이는 말들이기도 하다.
[PART VIEW]연말정산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부분이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www.yes one.go.kr)이다. 우선 연말정산 홈페이지에 로그인해서 자료들을 확인해보고 여기에 빠져 있는 자료들의 영수증이나 별도 증빙서류들을 챙기면 된다. 2011년 연말정산, 체크해봐야 할 항목 1.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대형마트보다 재래시장 2011년 초 논란이 되었던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소득공제 인정기간이 2014년으로 연장됐다. 신용카드는 총급여의 25% 이상을 사용했을 때 사용액의 20%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는 반면, 체크카드는 사용액의 25%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에서 결제한 부분은 공제율이 30%로 늘어난다. 특히 재래시장 결제건에 대해서는 100만 원의 추가공제 한도가 주어진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소득이 적은 배우자의 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소득공제는 소득이 높은 배우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몰아주는 게 유리하지만, 신용카드는 사용액이 연간 총급여액의 일정비율(25%)을 넘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소득이 적은 사람이 소득공제 문턱이 낮아 보다 유리할 수 있다. 2. 연금저축은 추가 불입 고려 연금상품은 기존 공제한도 300만 원에서 100만 원이 더 늘어난 400만 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며 불입액의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존하는 금융상품 중에서는 소득공제에 있어서만큼은 가장 유리하다. 이 때 모든 연금상품이 소득공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해당 상품이 소득공제가 되는 연금상품인지 확인해보자. 또한 소득공제 연금상품의 범위에는 근로자가 추가적으로 적립하는 퇴직연금(DC형)이 포함된다. 교사들의 경우에는 별도로 퇴직연금을 가입하지 않으니 상관없지만 배우자가 회사원이라면 무작정 연금상품에 추가가입을 하기보다는 회사의 퇴직연금 불입액수를 고려해서 연금상품 불입액을 정해야 한다. 단, 연금상품의 경우에는 장기간 내야 하며 55세 이전에 해지하게 될 경우 소득공제 받은 금액을 모두 환수당하기 때문에 소득공제 금액만 보고 무작정 가입하기보다는 앞으로의 현금흐름이나 저축액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3. 자녀 공제액 증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자녀 공제금액이 전년에 비해 늘었다. 자녀가 2명일 경우 기존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었고 2명 초과 시에는 초과 1인당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늘었다. 즉, 자녀가 3명이라면 300만 원, 4명이라면 500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4. 기부금 공제 확대 본인과 배우자의 기부뿐만 아니라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가 기부한 것도 기부금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의 나이가 20세 이하 또는 만 60세 이상이어야 하고 연소득도 100만 원 이하일 때 가능하다. 그리고 지정기부금은 공제한도가 종교단체가 아닌 경우에는 종전 소득액의 20%에서 30%로 높아졌으며 기부금으로 낸 돈이 공제한도를 넘겼다면 영수증을 챙겨 내년으로 이월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는 이전과 같이 소득의 10%가 한도 유지된다. 5. 부동산 관련 주요 소득공제 항목 ①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경우 원리금상환액의 40%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단, 연소득 3000만 원 이하,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에 한함). 은행이 아닌 개인에게 돈을 빌린 경우도 임대차계약서 상의 입주일과 주민등록 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빌렸다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금융기관 대출은 임대차계약서 입주일과 주민등록등본 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전후 3개월 이내). ② 연소득 3000만 원 이하인 부양가족이 있는 무주택 세대주인 경우 월세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전용면적 85㎡ 이하에 한함). 또한 월세입자가 매달 내는 월세금의 납입증명 서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1년 연말정산부터는 임대차계약서 사본, 주민등록등본, 월세를 낸 명세가 들어간 통장사본만 제출하면 연말정산을 받을 수 있다. 단 임대차계약서 주소지와 주민등록 등본 주소지가 같아야 하기 때문에 혹시 주소지가 다르다면 소득공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자. ③ 청약저축, 장기주택마련저축, 주택청약종합저축 등에 가입한 무주택세대주는 납입 금액의 40%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납입금액이 많더라도 월 10만 원까지만 소득공제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2009년 말 이전에 가입하고 무주택 등 일정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2012년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맞벌이하는 교사들 중에 장기주택마련저축을 한도까지 채워서 넣는 경우가 많은데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한도는 청약통장의 소득공제한도와 합산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6. 부양가족 공제 시에는 확인서류 제출 부모님이 소득이 없고 매달 용돈을 보내주고 있다면 거주지가 달라도 등본과 가족관계 확인서류를 내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자녀 출산 등으로 가족 구성원에 변화가 있다면 주민등록 등본을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7. 중증환자도 장애인 공제가 된다 암이나 심장질환, 치매, 중풍 등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되는 중증환자도 장애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담당 주치의에게 관련 서류를 요청하면 받을 수 있으며 장애인으로 인정받은 본인과 65세 이상의 부양가족은 의료비 지출 공제한도가 없다. 또한 학원비나 교복, 안경, 의료비 등을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냈다면 별도의 증빙서류를 갖춰야 한다. 8. 내년도 연말정산을 준비하자 연말정산을 제대로 받고자 한다면 사실 연말이 아닌 연초에 계획해보는 것이 좋다. 따라서 연말정산을 제대로 받고자 한다면 연초에 한 해의 재무계획을 수립하면서 소득공제 항목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연말정산 금액을 가늠해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기억해둘 것은 연말정산으로 환급받는 돈은 그냥 단순한 공돈이 아니다. 13월의 월급이라고 지나친 기대심을 갖기보다는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이니만큼 환급금을 받을 준비와 더불어 의미 있게 사용할 계획도 같이 세워보는 것이 필요하다. | joy2joy@hanmail.net
한파에 있으면 손발이 저린다 추위에 노출됐을 때 손끝이 찌릿찌릿하고 마치 전기가 오는듯한 증세는 낮은 기온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따뜻한 곳에서 손을 녹이게 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이런 증상이 없어진다. 하지만 따뜻한 곳에서도 이런 증세가 계속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거나 교감신경에 이상이 있는 수족냉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수족냉증은 단순히 추위에 약하다거나 체질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교감신경의 반응이 예민해져 혈관을 수축시키는 질병이다. 수족냉증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고 특히 출산을 끝낸 여성이나 40대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정밀한 검사를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저림증과는 증세가 달라 구별해야 보통 손발이 저리다고 말할 때 수족냉증이나 손저림증을 의심하기 쉽다. 하지만 이 두 질병은 저리다는 증세는 같지만, 증세가 나타나는 위치는 차이가 있다. 보통 수족냉증은 손의 끝부분, 혹은 손가락 전체가 절인 증세를 보이지만, 손저림증은 엄지에서부터 검지, 중지, 약지부분과 함께 손바닥이 같이 절인 증세가 나타난다. 즉, 손끝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생기는 수족냉증은 일시적이고 단기간에 회복이 가능하지만, 손저림증은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며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손저림증은 대부분 밤에 증상이 일어나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손저림증의 가장 큰 특징이며, 손목을 많이 쓰는 주부나 학생, 컴퓨터를 쓰는 직장인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손저림증은 흔히 목디스크나 당뇨병, 갑상선기능장애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주로 팔에서 손바닥으로 뻗은 정중신경이 손목 아래 터널처럼 생긴 부분에서 인대가 눌리는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에 의해 발생한다. 수족냉증과 구별해서 치료받아야 처음에는 가끔 손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거나 일을 많이 하고 운전을 하는 등 손을 많이 사용한 후에 조금씩 저린 정도의 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히 혈액순환장애로 생각하거나 가볍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증세가 심해질수록 손으로 집는 힘이 약해져 단추를 잠근다거나 전화기를 잡는다거나, 방문을 여는 등의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받는다. 손저림증의 경우 증상이 가벼울 때는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이나 손목 보호대로 손목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고정시켜서 치료할 수 있지만, 손가락이나 손목이 둔해지고 마비될 정도가 되면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이 같은 증세가 의심된다면 간단한 자가 진단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양손을 하늘로 쭉 뻗고 2분 정도 들고 있었을 때 손과 손바닥에 저리는 느낌이 있다면 손저림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따라서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이 지속되는 통증을 피하고 병을 키우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도움말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휘 교수
비현실적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보는 내내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왔다.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그저 누군가 만들어낸 멜로드라마 속 선남선녀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일 뿐인데, 그 비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도대체 왜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을 느낀 것일까? 의지나 환경, 치명적인 무지 혹은 책임감으로 인해 견딜 수 없으나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운명에 맞서는 주인공의 비극을 직시할 자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극복하기 힘든 고통과 시련으로 점철된 사랑을 감내하는 선남선녀의 비극적 운명의 무게감 때문이었을까? ‘멜로(melo)’라는 장르 하나만으로는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장르 복합적인 경향이 대세인 드라마 환경에서 이른바 ‘정통 멜로’를 표방한 천일의 약속(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은 김수현 작가의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방영 전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화려한 볼거리에 자극적인 소재가 범람하는 드라마 환경에서 이미 수많은 드라마에서 반복적으로 되풀이하여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사랑 이야기가 유효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 작가의 필력이 진부하고 상투적인 사랑 이야기를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을 통해 기억의 문제와 결합시켜 인간의 보편적인 감성으로 전이시키는 순간, 천일의 약속은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삶의 궤적이 고통스럽고 힘겨운 시절,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여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혹시 나도 그런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이 솟구친 것이다. 천일의 약속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 이후 집을 나간 어머니를 기억에서 지우고 두 살 터울의 남동생과 함께 고모 밑에서 외롭게 성장한 서른 살 여자의 ‘사랑’을 알츠하이머라는 극적 장치를 통해 ‘기억’의 층위에서 새롭게 부각시키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성찰한 멜로드라마이다. 사랑이 아무리 닳고 닳은 소재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형상화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준 경우이다. 특히 약혼녀가 있는 남자와의 한시적 사랑이 파국을 맞는 상황으로 시작하여, 그들이 어떻게 가슴 졸이며 사랑했는지, 그 사랑이 얼마나 절절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성은 이타심(利他心)과 이기심(利己心)이 충돌하는 사랑의 속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헌신적인 순애보에 어울리지 않게, 그 파국의 시작이 대단히 자극적이었던 것도 그래서이다. 청춘남녀의 거침없는 애정 행각은 그들이 꽤 오래된 연인임을 보여주지만, 서로를 탐하는 그들의 몸짓 속에 틈입 되어 있는 불안한 기운은 슬픔의 강도를 올리면서 그들의 뜨거운 감정을 허허롭게 만든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들의 애틋한 사연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면서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친구의 사촌여동생 그리고 사촌오빠의 친구’로 만나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연인 사이로 발전했으나 그들의 사랑은 그 누구에게도 용인 받을 수 없는, 한시적 감정이어야만 했다. 남부럽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성장하여 부모가 정해준 여자와 결혼을 약속한 한 남자, 남자에게 약혼녀가 있음을 알면서도 단 한 번만이라도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은 여자의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파국이 예정되어 있었던 만큼, 언제든 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랑은 결코 식을 줄 몰랐다. 오히려 그들은 언제 발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끊임없이 서로를 갈구했다. 천일의 약속은 그렇게 사랑하는 여자에게 약혼녀와의 결혼 날짜가 잡혔다는 말을 전해야 하는 남자의 괴로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결별을 준비하는 여자의 고통,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다른 여자가 있어 결혼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또 다른 여자의 슬픔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감정을 한 번에 끌어올리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묻는다. 그저 사소한 개인의 낭만적 감정에 지나지 않을 것 같은 멜로드라마의 사랑은 이렇게 인간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몰아가면서 진부하고 상투적인 감정을 인간적 고뇌로 승화시킨다. 특히 너무나 절실했던 사랑과의 결별 후에 알게 된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으로 그 사랑에 관한 기억마저 지워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자기 방어 기제를 작동시키는 여자의 처절한 몸부림을 인간의 실존 문제로 귀결시키는 작가와 연출자의 탁월한 감각이 아니었다면 천일의 약속은 진부한 사랑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헤어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속물근성일 것이다. 하지만 남자는 현실의 장벽을 하나씩 거둬내면서 그토록 사랑하는 여자 옆에 다시 서서 기꺼이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위대한 사랑의 해피엔딩과 더불어 알츠하이머라는 현실이 시작된다. 그들에게 예고된 힘겨운 현실 앞에서 사랑은 끝없이 진정성을 의심받으며 갈등을 유발한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는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물론 존재감마저 지워버리는 ‘알츠하이머’라는 극적 장치를 활용하여 인간의 실존을 강조하는 역설의 미학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천일의 약속은 그렇게 사랑의 본질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되묻는다. 멜로드라마에서 주로 다루는 사랑은 권선징악적인 해피엔딩의 상투성에도 불구하고 삶의 모든 것과 직결되어 있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에서 항상 현실 문제로 전이되어 해석되는 경향이 강하다. 멜로드라마가 시대를 초월하여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도 그래서이다. 천일의 약속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통해 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느라 잃어버린 사랑의 진정성과 삶의 가치를 강조한 멜로드라마라면, 문학교과서에 시나리오의 일부분이 수록된 허진호 감독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역설한 멜로영화라 할 수 있다. 소도시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는 한 남자가 죽음을 앞두고 만난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려낸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국 멜로영화의 흐름을 바꿔놓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정형화된 등장인물과 상투적인 서사 구조로 감정 과잉을 유발했던 기존의 한국 멜로영화와 달리, 8월의 크리스마스는 삶과 죽음의 철학을 절제된 미학으로 표현한 멜로영화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한 남자, 가슴 설레는 사랑의 달콤함과 쓸쓸함에 일희일비하는 한 여자의 사랑을 담백하게 형상화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멜로 장르 관습에 충실한 영화다. 하지만 감정의 과잉 없이 담담하게 표현된 사랑 속에 죽음에 대한 따뜻한 응시의 시선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는 철학적 성찰이 돋보이는 멜로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불치병에 걸린 남자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절규하다가 영정사진을 준비하는 할머니를 통해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는 극적 상황은 8월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찬사가 결코 허사가 아님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죽음을 앞두고 찾아온 사랑 때문에 행복한 기억으로 삶을 정리할 수 있었던 한 남자, 한 때의 풋풋한 사랑의 감정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 한 여자의 짧은 사랑 이야기인 8월의 크리스마스가 왜 한국 멜로 영화의 차원을 한 단계 발전시킨 작품으로 평가받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드라마 천일의 약속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 때 ‘타락한 비극’으로 불렸던 ‘멜로 장르’는 이제 더 이상 감정 과잉의 통속적인 극 양식이라 할 수 없다. 기억을 잃어버리는 한 여자의 격정적인 사랑이나, 죽음을 앞둔 한 남자의 절제된 사랑 모두 우리의 황폐한 감성을 자극하면서 삶의 본질을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멜로드라마는 그렇게 우리를 감성의 바다로 이끈다.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잘 만든 멜로드라마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통해 무한 경쟁 구도 속에서 황무지로 변해버린 우리들의 감성을 되살려보는 것은 어떨까? 윤석진(尹錫辰) 2000년 8월 한양대 대학원에서 「1960년대 멜로드라마 연구 - 연극 · 방송극 · 영화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양대 국문과, 동국대 문예창작과, 인천대 국문과,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등에서 강의를 하다 2004년 가을학기에 충남대 국문과 교수로 부임하여 현대희곡과 영상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2005년부터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드라마 평론을 연재하고 있으며, 2010년 8월부터 트위터(@kdramahub)에서 새로운 방식의 드라마 단평을 시도하고 있다.
[PART VIEW]정초부터 우울한 이야기를 해서 걱정이 된다. 우선 최근 몇 가지 현실을 되짚어본다. 현실 1. 대학입학을 위해 죽어가는 아이들… 지난해에도 수능이 끝난 이후에 많은 수험생들이 자살을 했다. 대전의 한 학생은 수능을 앞두고, 부담감에 자살하기도 했다. 시험이라는 압박 때문에 아까운 목숨을 놓아버리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이제 뉴스에서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데…’, ‘요즘 애들이 너무 나약해져서…’, ‘사람을 죽이는 입시 경쟁 제도가 문제인데…’ 등 죽음을 앞에 두고 안타까운 마음에 많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무력하게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이 죽어가는 데 별다른 대책은 없다. 대학 입시를 위한 시험 제도를 개혁하려고 하기보다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제도 자체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희생되는 일부는 단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될 뿐이다. 죽어가는 아이들은 죽어가는 대로 내버려두는 것 밖에, 대학 입시 경쟁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믿는 것이 어쩌면 ‘현실’일 수도 있다. 현실 2. 대학 가는 것만을 당연하게 여기는 나라 지난해 9월 기준 OECD 국가별 대학진학률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은 놀라운 나라이다. 한국은 82%로 미국의 60~70%, 일본의 50%, 기타 유럽의 40~50%와 비교한다면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대학을 ‘기계적’으로 간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을 많이 가면 고학력의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져서 국가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모두 대학을 가는 상황에서 교육수준이 높아졌다고, 대학에서 공부한다고 우수한 인재들이 되는 것도 아니다. 대학의 커리큘럼과 교육 환경은 개선되지 않았고, 대학생들의 기초학력도 낮아졌다고 이야기한다. 한국 최고의 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에서 ‘영어, 수학 성취도 측정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신입생 9명 중 1명이 기초학력에 미달한다고 조사됐다.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왔던 것은 수능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의 학력이 높다라고 말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수능과 입시제도의 교육들은 학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서열화된 학교에 학생들이 배분되기 위한 ‘변별력’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현실 3. 부실대학과 취업률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졸업생 취업률 등을 잣대로 평가해 ‘부실대학’ 48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미 인구 감소로 인한 수험생 인구의 하락으로 몇 년 후에는 입학인원의 축소로 많은 대학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리사학이나 경영부실 대학들을 구조조정 하는 것은 그동안 무분별한 대학 운영에 경고를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 평가의 잣대에서 취업률이 포함되면서 어떤 예술대학도 그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예술학과에 나온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대학의 성과를 취업률로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게 느껴질 수 있다. 취업이 안된 것은 대학의 잘못 때문은 아니다. 그러나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을 보장할 능력도 없어 보인다. 대학의 졸업장이 취업을 약속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대학이 취업을 위한 사관학교가 될 필요도 없다. 취업률은 대학을 취업의 기능적 도구로 전락하기 위한 평가 잣대인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의 취업은 학생 개개인들의 자기관리를 통한 스펙 쌓기 노력으로 인해 결정되고 있다. 대학은 단지 허울뿐인 간판일 뿐이다. 오히려 대학생들이 바라는 대학은 대학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른 ‘경험’이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대학이란 무력한 존재 앞에서 나열한 세 가지 발생되고 있는 현실들을 겹쳐보면, 한국에서 대학이란 존재는 무능력하고 불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는 제도적 장치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학생들은 어떠한 희망을 품고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갈 수 밖에 없기에, 이왕이면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은 한 학기당 평균 600~700만 원을 돌파하며, 4년이면 근 5000만 원이 넘는 학자금이 필요하다. 이 돈은 중산층도 쉽게 마련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대부분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서 빚을지고 시작하게 된다. 대학 입학이 짐이 되어버린다. 예컨대 학자금 대출액은 평균 384만 원인데, 이러한 대출을 갚기 위해선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약 888시간을 노동해야 한다. 하루 8시간씩 3개월, 21일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야 학자금을 갚을 수 있다. 많은 대학생들이 대학을 다니는 빚을 갚기 위해서, 다시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에 대한 요구는 무리한 요구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서는 절박한 요구일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의 대학들이 내는 등록금만큼 교육 서비스의 질을 보장하거나 또는 혜택을 주지도 않기에 가격 인하의 요구는 소비자들의 정당한 요구일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대학이란 존재는 이미 미운 털이 박힌 존재이다. 그러나 대학이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런 대학을 위해 경쟁하고, 빚을 내고, 노동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대학을 꼭 가야 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점차 대학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다. 2010년도 고려대 재학생이었던 김예슬 씨는 대학이 ‘자격증 브로커’가 되어가는 현실을 거부해 자퇴했다. 지난 10월 서울대 우윤종 씨도 “고교시절부터 학력 ‧ 학벌 차별 금지를 주창해와 애초부터 서울대에 오기 싫었다”며 대학 온 것을 후회하며 자퇴했다. 연세대의 장혜영 씨는 마치 연애편지를 쓰듯 학교와의 슬픈 이별을 ‘공개 이별 선언문’으로 이야기했다. 그녀는 “내 마음이 어느새 학교를 떠났기 때문에 다른 사랑을 향해 떠난다”고 이별의 이유를 전했다. 그 외 많은 대학생들은 선언하지 않았지만, 학자금을 내지 못하는 등 이미 대학과 생이별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3 수험생들도 대학을 거부하고, 입시 시험을 보지 않기로 했다. 2012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 ‘대학입시 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의 고3 학생들은 대학 거부 선언을 했다. 이들은 “경쟁 속에서 교육은 이미 대학에 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고 그 안에서 진정한 교육의 의미는 찾아볼 수 없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그리고 “경쟁에 미친 입시 위주 교육과 불안정한 모두의 삶을 무시한 채 폭주하는 사회에 제동을 걸기 위해 대학입시를 거부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이들의 용기 있는 선언에 놀라운 한편 그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그들이 과연 대학을 가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들보다 오히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가는 다른 친구들이 더 용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학은 이제 가는 것도, 가지 않는 것도 모두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됐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란 제도와 입시 제도는 온 사회의 구성원들이 익숙한 상황이기에 감히 대학을 거부하는 상상력은 위험해 보인다. 여전히 공부를 할 수 있을 나이에 공부를 해야 한다고 믿고, 대학에서 졸업장을 따야 한다는 강박과 같은 고정관념들은 불안한 우리 현실 사회에선 미신보다 더 강력한 주문이다. 대학을 대체할 수 있는 상상력의 부재 대학에 대한 문제점이나 입시 제도에 대한 문제들은 몇십 년 전부터 되풀이 하며 이야기 됐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는 대학이란 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서 또는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에 나와서 취업조차 못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기에 대학을 가야한다. 굳이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될 수 있는 직업들도 대학을 안 나와서 차별 받을 것이 두려워서 대학에 가도록 사회는 구조화 됐다. 이러한 대학 중심 사회에서 이득을 얻는 이들은 대학 당국과 대학 입시를 둘러싼 이권세력이다. 대학은 국제 경쟁력을 명목으로 등록금을 서로 올려 왔고, 사교육 시장은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약속으로 계속 번창했다. 학부모들은 자식을 좋은 대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여러 희생을 감당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스스로 경쟁에 헌신하는 상황의 변화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문제는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도 이러한 상황에 어중간한 위치와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교 밖에서는 공교육이 무너졌고, 무능력하다고 비판을 한다. 학교 안에서는 입시 제도로 인해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고, 학부모들은 역시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을 신뢰한다. 우리가 옆에 있는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너도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말뿐이었다. 입시경쟁에 몰두하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더욱 경쟁하기를 채근할 수밖에 없었다. 입시 중심의 교육은 교사들에게도 일의 목표를 상실하게 만들어 버린다. 대학중심사회에서 교사의 역할, 미래를 같이 상상하는 사람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새로운 해를 맞으며 이러한 질문들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대부분 학년이 올라가면서 입시 경쟁을 위해서 좀 더 좋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운다. 새로운 일 년이 시작되고 학생들이 변했지만, 여전히 목표는 좋은 대학을 가야한다는 것이 반복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는 어떠한 목표를 세워야 할까? 교사 입장에서 대학 제도에 대한 성찰적인 고민과 객관화된 문제의식은 가질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무조건 대학에 가야한다고 강요하기보다 어떤 목적으로 대학에 가려 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무작정 대학에 간다고 인생에 해결되는 부분이 없고, 또 다른 경쟁세계로 이행된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아이들 역시 이미 그런 현실은 잘 알고 있다. 이는 현실의 냉혹함을 알려주면서 미리 불행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왜 지금 공부해야 하는가, 그들에게 삶의 동기를 불어넣는 일이 중요하다. 대부분 학생들은 대학이라는 곳을 가야하는 특별한 목적 없이, 대학을 가야한다는 목표를 세울 뿐이다. 오히려 대학 입학의 목적은 대부분 취업을 잘하고 싶다는 막연한 불안에 의한 불확실한 선택일 뿐이다. 대부분 목표란 구체적이고 성취해야 할 것들을 의미한다. 목적은 그에 비해 추상적이거나 더 넓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이 세우는 것은 대부분 목표이고, 이러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용기를 주는 것은 중요하다. 더불어 목표 속에 숨어 있는 목적을 이야기해주면서, 그 목표들이 흔들리지 않게 지켜보는 역할이 필요하다. 예컨대 나는 어떤 학생이 의대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 ‘왜’ 의대를 가고 싶은지를 물어본다. 학생이 그냥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를 물어본다. 학생과 어떻게 의사가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의사가 되어 ‘누구’를 치료하고 싶은지를 논의한다. 그래서 결국 그 학생이 미래에 치료받을 누구를 상상하며 열심히 공부하도록 제안한다. 그래야지 나 역시 그 학생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사회의 가치를 위해 공부한다 믿으며 끊임없이 응원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과 대학 입학 목표 이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새해에는 아이들과 함께 그들의 미래를 같이 상상할 수 있는 시간들을 더 많이 만들기를 바란다.
[PART VIEW]명예퇴직 수당 교육공무원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인 자가 정년 전에 자진해 퇴직하는 경우 예산의 범위 내에서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명예퇴직 수당 지급액과 산정 방법은 다음의 표와 같습니다. 시 · 도교육감은 매년 2회 수당지급에 관한 사항을 명시해 늦어도 수당지급 신청기간 개시일 20일 전까지 시 · 도 교육청 회보 등에 공고해야 합니다. 수당지급 신청은 신청기간 내에 수당지급 신청서에 명예퇴직원을 첨부해 제출해야 합니다. 그러면 교육감이 예산의 범위 안에서 수당 지급 대상자를 결정합니다. 수당지급 대상자를 결정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위를 거치게 됩니다. 이 때 「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 4규정에 의한 원로교사를 우선 고려해 결정하게 됩니다. - 참고사항 명예퇴직수당 제외 대상자 쪾징계의결 요구 중인 자 또는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승진임용의 제한기간 중에 있는 자 쪾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 자 쪾감사원 등 감사기관과 검찰 ·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조사나 수사 중인 자 쪾기타 명예퇴직제도 취지에 부적당하다고 판단되는 자 문의 | 한국교총 교권국(02-570-5615)
[PART VIEW]세 시간에 걸쳐 마을을 관통하는 축제 기지시 줄다리기를 찾아 백만종 | 전 서울서초초 교감 우리나라 줄다리기의 연원은 아득한 옛날 삼한시대에 농경문화가 발달한 지역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줄다리기는 농경사회의 풍년 기원 및 제례의식의 테두리를 벗어나 지역 간 또는 마을 간의 대항 행사로 발전해 지역민과 마을 사람들의 단결심과 협동심을 고취하는 집단놀이로 발전됐다. 우리나라는 중부 지방 이남 곳곳에서 줄다리기가 많이 행해졌고, 오늘날에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경남 창녕군 영산면의 영산 줄다리기(중요무형문화재 제26호)와 기지시 줄다리기가 쌍벽을 이루며 전통과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많을 때는 10만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해 공동체를 확인하는 민속행사로 농촌 사회의 협동 의식을 돈독히 해주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고을 사람들 노소를 막론하고 참가해 줄을 당겨 승패를 겨루는 큰 축제이다. 줄다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전야제로 당제를 지내는데 기지시 인근 국수봉 정상에 있는 국수당에서 당제를 지내고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줄다리기는 그동안 윤년이 드는 해의 음력 3월 초에 택일해 하다가, 몇 년 전부터 지자체의 축제로 매년 4월 초에 하고 있다. 줄다리는 날짜가 잡히면 한 달 전부터 행사에 쓰이는 큰 줄을 만드는데 줄은 볏짚으로 만든다. 큰 줄을 만들기 위해서는 볏짚 4만 단이 소요되며 30명의 기술자들이 한 달 동안 작업을 해야 된다. 큰 줄 꼬기는 이 고장의 독특한 줄틀 기구를 사용해 동네 주민들이 대거 참여해 크고 견고한 줄을 만든다. 암 · 수줄의 길이는 각각 100m이며 직경이 1.8m 정도이고 무게만도 어림잡아 40여 톤에 이른다. 줄다리기의 두 편은 수줄팀인 수상(水上, 기지시에서 내륙 쪽)과 암줄팀은 수하(水下, 바다 쪽)로 나뉘어 만든 줄을 놀이의 장소로 운반한다. 전에는 마을을 관통해 흥척동 앞으로 운반했는데 몇 년 전부터 흥척동에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해 새로 개관한 줄다리기 박물관 앞에서 마지막 놀이를 벌인다. 기지시 줄다리기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바로 이 거대한 줄을 놀이 장소로 옮기는 광경이다.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인근 마을의 온 주민들이 수백 기의 농기를 펄럭이고 수백의 풍물패를 앞세워 풍악소리와 어우러져 흥겹게 춤을 추며 마을길을 관통해 함께 이동하는 과정으로, 수줄이 앞서고 암줄이 뒤따르며 한 팀당 2천여 명이 넘는 인원이 세 시간에 걸쳐 옮기는 모습 그 자체가 가장 큰 축제이다. 암줄과 수줄을 연결시키기 위해 ‘비녀장’을 꽂아 서로 잡아당길 수 있도록 하는데 암 · 수줄을 연결시키는 비녀장은 길이 2.5m, 직경 50cm의 통나무로 만든다. 줄다리기는 수하 쪽인 암줄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믿으며, 줄은 이긴 편이 갖는다. 그러나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 사람들이 달려와 줄을 끊어 가져가며, 원줄은 썰어서 논에 거름으로 쓰기도 한다. 당진군의 지원으로 기지시에 국내 유일의 줄다리기 박물관을 2011년 4월에 개관해 기지시 줄다리기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청소년들에게 줄다리기 관련 체험학습을 통해 전통민속문화의 보존과 전승에 힘쓰고 있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198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로 지정됐으며 박물관 내의 보존회에서 전수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 건강과 마음의 여유를 제공하는 승마장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하다 보면 어른이든 아이든 불필요하게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럴 때 승마장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가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복잡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을 접하고 신선한 공기를 맡으며 말을 타는 모습만 생각해도 그 얼마나 큰 기쁨이겠는가? 말을 타면서 말의 습성을 알고 깊이 있게 관찰하는 능력과 도전정신을 함양할 수 있다. 게다가 승마는 운동량이 많아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학생들에게도 권할만하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승마가 성장 호르몬을 촉진해 성장에 도움을 준다. 학생들이 성인이 돼도 여가 활동으로 즐길 수 있고 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승마장 체험활동은 의미가 있다. 근래에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갖춘 승마장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 이론교육과 승마 체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승마장 외에 경마장 중에도 가볼 만한 곳이 있다. 경마장하면 흔히 사행성을 생각하지만, 이곳에서도 무료 승마체험과 꽃마차체험 등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가볼 만하다. 가볼 만한 승마장 서울경마공원은 한국마사회가 1989년 9월 개장, 약 7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람대 2개소를 비롯해 가족공원과 승마장, 마사박물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울경마공원 어린이 승마장은 푸르른 자연과 말들이 함께 하는 자연 속의 체험공간이다.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말을 탈 수 있는 승마장으로 서울 근교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학생들이 뛰놀 장소로 적당하며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기 좋다. 승마는 재미도 있고 신체를 바르게 교정해주고 허리를 유연하게 해주며, 정신 집중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준다. 처음엔 무서워하던 학생들도 승마체험을 시작하면 내려올 생각을 안 한다. 서울경마공원에는 어린이 승마장 외에 야생화 정원, 눈을 사로잡는 신기한 토피어리들이 많이 전시돼 있다.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경마공원에는 서울경마공원 외에 제주경마공원,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있다. 궁평캠프 경기 화성시에 있는 승마장 궁평캠프는 1995년 개장한 경주마 휴양전용 궁평목장(전 옴스목장) 대신 새롭게 문을 연 승마장이다. 신생 승마장이지만 궁평목장이 지닌 말에 대한 15년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승마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으며 말을 위한 시설이 매우 좋다. 초보자도 마음 놓고 승마를 배울 수 있도록 과정을 잘 짠데다 승마하기 좋은 순한 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학생들이 체험하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궁평캠프에서는 자연과 사람, 말이 하나가 된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궁평캠프 근처에 해송이 우거져 있는 해변이 있어 봄 · 여름 · 가을에는 낙조를 바라보며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승마체험 후 가까운 거리의 궁평항이나 화옹 간석지, 제부도, 누에섬 전망대도 둘러볼 수 있어 수도권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기 좋다. 목포테마승마장 전라남도 무안군 삼향읍 왕산리 347-1번지에 위치한 목포테마승마장은 목포 시내에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국내 승마의 저변 확대를 위해 유소년 승마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곳에는 어린이들이 타기 좋은 포니가 10여 마리나 있어 처음 승마를 접하는 어린이들도 무난히 탈 수 있다. 어린이들이 말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도록 안전한 승마교육을 하고 있어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좋다. 운주산승마장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효리 산109-3번지에 위치한 운주산 승마장은 국내 최초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승마장이다. 영천시가 운영하는 이곳은 빼어난 경관과 초현대식 시설의 넓은 승마장을 자랑한다. 16만 5300㎡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2340㎡ 크기의 실내승마장이 자리 잡고 있고 밝은 조명시설 덕분에 야간승마를 할 수 있다. 실외마장은 8800㎡이나 돼 동시에 30명이 여유 있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운주산 승마장에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기분 좋게 승마를 즐길 수 있고 산림욕까지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 말 먹이 체험, 마차 체험 프로그램도 개발돼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야외수영장을 사용할 수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승마에 대해 알고 싶어요 말의 특성 모방성 : 말은 주변 말들의 행동을 잘 따라하는 모방성이 강한 동물이다. 동료 말들로부터 행동이나 습관 등을 쉽게 배워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 공포성 : 말은 새로운 것을 보거나 새의 움직임, 심지어는 자기의 그림자를 보고도 놀랄 정도로 공포를 쉽게 느끼는 동물이다. 겁이 많은 동물이라서 투쟁이나 공격보다는 상황이 변할 때 달아나려는 습성을 갖고 있다. 사회성 : 말들은 특별한 정보 전달체계를 가지고 있어 주위에 있는 다른 말들의 소리와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소한 것에도 반응해 소리를 내거나 발로 구르는 등의 행동을 한다. 군집성 : 말은 무리와 항상 같이 있어야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낄 정도로 무리를 찾아 생활하려는 욕구가 강한 동물이다. 외로움을 쉽게 느끼기에 리더그룹의 말 한 마리가 뛰쳐나가면 다른 말들도 뛰쳐나가려는 행동을 보인다. 다른 친구들로부터 떨어지면 모여 있는 장소로 돌아가려 한다. 귀소본능 : 말은 집을 찾는 능력이 본능적으로 있는 동물로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가더라도 자신의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는 귀소본능이 있다. 상당히 떨어진 자기 보금자리도 잘 찾아 온다. 말의 번식 암수 모두 가장 우수한 말들 사이에서 가장 우수한 말이 태어나는 것은 번식의 기본 원칙이다. 그럼 어떤 말이 우수한 말일까? 그 말이 낳은 새끼를 보면 누가 우수한 말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새끼를 낳은 적이 없는 말이라면 족보, 혈통, 경주능력, 신체적 균형을 보고 우수한 말을 정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수컷인 종마가 새끼의 능력을 좌우한다고 흔히 생각했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 새끼가 갖는 우수한 자질의 절반 정도는 암말에게서 물려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젊은 암말의 경우 임신기간은 약 11개월이며, 일반적으로 망아지는 봄철에 태어난다. 승마장에 갔을 때 어떤 말이 우수한 말인지 눈여겨 살펴보는 것도 말을 이해하고 동물을 이해하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승마 말은 약 60만년 전 중생대에 그 조상의 모습이 보인 이래 점차 진화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처음에는 수렵의 대상으로 삼았으나 차츰 말의 성격과 능력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말을 길들이면서 승마용으로 바뀌었다. 고대의 승마는 주로 문명의 발상지에서 발달했다. 승마는 기원전 680년 그리스에서 열린 제25회 고대 올림픽 때 등장한 4두 마차의 경주가 운동경기에 출전한 최초의 승마라고 할 수 있다. 그 뒤 기원전 648년 제33회 고대 올림픽부터 인간이 말을 직접 타고 출전하는 것이 정식종목에 포함되었다. 19세기 중엽부터 프랑스의 일부 귀족들이 레저 스포츠로 즐기기 시작하면서 승마가 부유층의 스포츠로 성행했지만 차츰 단순한 근대 스포츠로 발전했다. 1912년 국제마술연맹(FEI)이 파리에서 창립돼 세계 승마를 하나로 합쳐 단체를 이끌고 있으며, 제2회 파리올림픽부터 정식 올림픽 종목이 되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승마를 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승마장도 많이 생겨 예전보다는 부담 없이 말을 탈 수 있게 되었다. 승마란 말 그대로 말을 타는 것으로 생명이 있는 말과 하나가 되어 함께하는 특수한 성격의 운동이다. 승마는 신체 각 부분의 평형감각과 유연성을 길러 올바른 신체의 발달을 돕는 전신운동이며, 대담성과 건전한 사고력을 길러주는 정신운동이다. 말을 타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기사도 정신을 기르며 도전정신과 호연지기를 함양할 수 있다. 승마의 기초 말은 살아 숨 쉬는 동물이기에 절대로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말의 특성을 이해해 조심스럽게 친구처럼 다가가 사랑으로 대해주어야 말이 안정감을 갖고 사람을 대하게 된다. 승마의 복장은 예절하고도 관련이 있는데 가장 필수적으로 써야 하는 모자는 안전모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낙마의 위험에 대비한 것이다. 승마를 하려면 장구를 먼저 장착해야 한다. 1) 말의 얼굴과 몸통을 솔질하고 발굽을 손질한다. 2) 다리 보호를 위해 아대 또는 벤데지를 감는다. 3) 보조패드로 절포를 얹고, 안장을 얹는다. 4) 기타 보조장구를 장착하고 복대를 조인 다음 굴레를 씌운다. 이렇게 장구 장착을 마친 후 실제로 말을 타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말을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온 후 말의 동작을 멈추도록 유도한다. 2) 고삐를 갈기 뒤로 넘기고 말의 왼쪽 편에 선다. 4) 왼쪽 손은 고삐와 말의 갈기를 움켜쥐며, 남은 고삐는 오른편으로 넘긴다. 4) 우측 손은 왼쪽 등자쇠 뒷부분을 잡고 말의 몸과 수직으로 유지한다. 5) 잡고 있는 등자쇠에 왼쪽 발을 얹고, 즉시 지면을 박차고 말 등을 향해 뛰어오른다. 이때, 우측 무릎의 반동을 이용하고, 양팔로 끌어안듯 하면서 위로 오른다. 6) 뛰어 오를 때 우측 손은 재빨리 안장의 뒷부분을 잡아 몸을 안장 쪽으로 옮기고 우측 다리를 말의 우측으로 옮기고, 등자쇠에 발을 얹는다. 7) 고삐를 잡는다. 고삐 끈이 꼬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양쪽 손에 한쪽씩 나누어 잡는다. 8) 앞으로 나란한 자세에서 팔꿈치를 살짝 내린다는 느낌으로 팔의 위치를 잡고, 양쪽고삐는 손등 쪽에서 4번째 손가락과, 5번째 손가락 사이를 통과, 손바닥을 가로질러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을 통과하도록 잡는다. 9) 다리와 고삐로 방향을 제시하고 고삐와 음성을 사용해 세운다. 승마 시 주의사항 1) 말에게 접근할 때는 사람이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도록 부드러운 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말에게 가까이 갈 때에는 반드시 앞쪽에서 친근하게 다가가며, 말의 어깨 부위 또는 목 부위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좋다. 2) 말이 사람의 발을 밟을 수도 있으므로 말의 다리를 조심해야 한다. 3) 말의 입 속에 금속으로 된 재갈이 물려 있으므로 고삐는 부드럽게 다루어야 한다. 4) 등자쇠에 발의 1/3만 들어가도록 발의 앞꿈치만 걸어야 한다. 승마의 기초는 말에 오르고 내리는 것이므로 가급적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오르고 내릴 수 있도록 많은 연습을 하도록 한다. 5) 말의 키가 의외로 높아 보여 타기가 망설여질 때도 있겠지만 말을 탈 때 절대로 두려워하지 말고 기분 좋게 말과 함께 즐기도록 한다. 6) 기승시간 40분을 준수해 말이 지치지 않게 한다. 말이 지친 상태에서 무리하게 달리거나 무리한 구보운동은 삼간다. 7) 말에 오르는 순간부터 내리는 순간까지 말의 고삐를 놓지 않는다. 말에서 떨어질 경우에도 고삐를 잘 잡고 있으면 머리와 팔이 다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8) 말이 갑작스레 뛸 경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며 균형을 유지하면서 침착하게 말을 진정시킨다. 9) 말은 자기 그림자만 보고도 놀랄 정도로 겁이 많은 동물이다. 말이 긴장하지 않도록 하며 늘 친근하고 부드럽게 대한다. 10) 말은 그림자나 소리에 민감해 말을 타거나 내릴 때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한다.
한국교총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가 공동으로 교사들의 자발적인 수업 역량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수업 UP! 프로젝트’가 28일 한국교총에서 3차 멘토-멘티 세미나를 마지막으로 4개월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수업 개선을 이룬 우수 교사 4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조미경 전북기계공고 교사(사진 왼쪽 두 번째), 박상열 영덕중 교사(왼쪽 네 번째), 차재호 인천새말초 교사(오른쪽 두 번째), 신미정 관산초 교사(오른쪽 첫 번째) 등 수상자 4명이 멘토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두뇌로 들어온 모든 정보는 전두엽에 모이게 된다. 전두엽은 우리 뇌에서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데 특정 과제를 하기 위해 분석․분류․계획하며, 실행의 순서를 정해 시작하고, 과제를 끝까지 실행하는 동안 집중을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전두엽의 이 실행기능의 부족으로 인해서 생기는 현상의 대표적인 경우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이다. ADHD로 인해 생기는 학습의 문제는 머리가 나쁘다거나 하는 지적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실행기능의 문제이다. 지적기능이 높은데도 실행기능에 문제가 있는 ADHD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성적이 좋다가 학년이 올라 갈수록 떨어지는 학습의 특징을 보인다. 왜냐하면 학년이 올라 갈수록 학습의 양이 많아지고, 학습을 하기 전 계획성, 절차성과 조직화 기능이 요구되는데 실행기능이 부족한 ADHD 학생들은 이러한 준비 과정을 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ADHD 학생의 약 3분의 2가 학습 수준이 자신의 지능보다 기대에 못 미치게 된다고 연구보고 되고 있다. 전두엽은 또 다른 두뇌부위를 적절히 통제하는 기능도 하는데 ADHD는 전두엽의 발달이 보통 아이들보다 평균 2년 정도가 늦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미성숙하게 보이거나 감정통제, 움직임 통제 등이 의지대로 잘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전두엽의 실행기능과 ADHD의 관계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표와 같다. ADHD가 학습 부진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지만 ADHD 자체를 학습부진으로 단순하게 보지 말고, ADHD의 실행기능 중 어떠한 기능의 문제로 인해서 학습에 문제가 있는지를 찾아 이를 개선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교육에서 디지털교과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물론 스마트교육이 디지털교과서로 진행되는 정형화된 수업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실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교수․학습에는 디지털교과서가 중심축이 될 것이다. 디지털교과서는 이미 2008년부터 연구학교를 운영해 2011년 현재 63개 학교가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개발된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교육에서 실제로 디지털교과서 수업은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학습 지원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모둠 협동학습을 진행하며 관련 정보와 자료를 찾아 산출물을 만드는 등 역동적인 활동을 진행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진행하는 학습 활동을 스마트 단말기의 학습자 관리 시스템을 통해 모니터하고 관찰하면서 학습을 조력해 주고 방향을 잡아준다.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학습한 다음 관련 멀티미디어 보충 학습 자료를 활용해 학습 내용을 내면화하고 보충 심화하는 활동이다. 또한 학습에 필요한 정보나 관련 자료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표 자료를 제작해 상호 공유하기도 한다. 즉, 막힘없는 자료의 공유와 상호 작용이 학생들의 학습 참여를 공고히 하고 학습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어 학습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그러나 디지털교과서의 강점이 가끔은 약점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제공된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하면서 학습 내용보다 멀티미디어 자료 이용에 관심을 더 가진다거나 가상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이 제공되면서 직접 조작하고 실험하는 활동이 줄어드는 점, 사이버 상호작용이 활발해 지면서 면대면 토론이나 협동 학습이 줄어드는 것 등은 해결할 과제로 남아 있다. ‘스마트교육 추진계획’이 발표되면서 스마트교육에서 어떤 콘텐츠를 사용하게 될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스마트 학습이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정 기기의 제한을 받지 않는 디지털교과서와 플랫폼이 개발될 것이다. 현재 개발 적용되는 디지털교과서는 윈도우와 리눅스를 대상으로 한 통합 플랫폼이기 때문에 운영체제가 다른 스마트기기에서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새롭게 개발되는 디지털교과서는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 가능한 확장된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과서가 교과단위에서 체계적으로 분화되어 단원과 학습 주제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교과 학습의 이해를 도와줄 보충, 심화 학습용 멀티미디어 앱(애플리케이션)이 학습의 진행에 적절히 매칭될 수 있도록 개발,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학습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더라도 학생들의 기초 학습력과 창의 인성을 길러줄 수 있는 콘텐츠로 받아쓰기, 셈하기, 영어단어, 역사 이야기, e-Book, 현장체험학습 자원 등이 디지털교과서에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스마트교육이 본격 추진되는 2015년이 되면 모든 기기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진화된 디지털교과서가 제공될 것이다. 2014년부터 개발될 스마트교육 디지털교과서는 초등 1~4학년, 중․고 영어 교과를 대상으로 2015년부터 부분 적용되고, 초등 5, 6학년 및 고교의 기타 교과는 2015년에 개발돼 2016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충남 지역 한부모 가정 자녀의 학비가 감면될 전망이다.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김종성)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충청남도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지난달 28일 입법예고하고 16일까지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립유치원에 재학하고 있는 만5세 유아와 공·사립 일반고교생은 학비를 감면 받을 수 있게 된다. 단, 지원 대상은 현재 인원의 15%를 초과할 수 없으며, 이 경우는 저소득 가정 자녀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