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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총을 필두로 도입을 주장하는 의견이 개진된 지 30여년 만에 작년에 드디어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됐다. 이후 선발된 수석교사들이 올해 전국 초·중등학교 현장에 배치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선 수석교사의 역할을 살펴보면 필수 직무로 수업, 수업공개, 수업·생활지도 컨설팅, 신규교사·교육실습생 지도, 교사 연수·연구 활동 주도 등이 있다. 보조 직무는 학교교육과정 수립 참여, 학부모교육 강사 활동 등이 있다. 외부 활동으로는 교원능력개발평가 등 교육관련 평가전문가 활동과 지역교육청 내 컨설팅과 장학 지원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 따라서는 매뉴얼대로 업무가 분화되지 못한 채 역할이 주어져 수석교사는 수석교사대로 고유 업무가 무엇인지 확실히 하지 못해 방황하게 되고 다른 교사들의 시선 또한 수석교사의 업무와 지위가 무엇인지 아리송해 하고 있으니 그 처지가 참으로 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학교 현장의 혼란과 난맥상을 감안해 교과부에서 권역별 수석교사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고정관념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는 일인지라 설명회 당일 현장에서 형성될 것 같던 공감대는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시간이 흐른 지금 학교 현장에서 좋은 변화의 소식은 별로 들리지 않고 있다. 그저 묵묵히 기다리다 보면 자리매김이 될 때가 올 것이라는 위로도 있으나 이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말일 뿐이다. 한번 무너져 내리고 나면 나중에 재정립하려해도 재정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 내 수석교사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수석교사의 역할 수행 및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교원의 승진 경로가 단선 체제에서 이원화 체제로 바뀜에 따라 수석교사라는 교수직 상위 직위를 취득한 것이니 교사와 구별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업무포탈에 보면 직위, 직급 기입란이 있는데 경우에 따라 수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결국 이것이 학교 내에서도 각종 문서나 홈페이지 정리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부분의 매끄러운 처리가 수석교사의 위상을 정립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좀 더 살펴 조속히 고쳐졌으면 좋겠다. 둘째, 수업컨설팅을 할 공간으로 수석교사실을 확보하는 일이다. 학교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십분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옳겠지만 저경력교사들을 멘토링하고 선생님들과 수업과 장학, 생활지도와 관련하여 컨설팅하려면 분위기가 조성된 별도의 공간이 있는 것이 효율적이다. 셋째,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드러난 사항들을 모아 교과부에서 공문을 시행하는 일이다. 공문 한 장의 위력이 백 마디 말보다 낫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각종 행사에 참여 하는 일, 자리 배치, 각종 회의에 참여하는 일, 각종 위원회에서 역할을 분담하는 일, 각 시·도 연수원, 각종 연수기관, 공무원증 발급 등에서 신청자의 직위나 직급을 표시해야 하는데 수석교사라는 명칭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일 등에 대해 행정력을 지닌 곳에서의 공문 시행이 병행되면 조속한 시일 내에 정착될 것으로 본다. 넷째, 수업컨설팅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수업분석실을 설치하는 일이다. 아직은 홍보가 덜 되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실제 수업 장면의 분석을 통한 컨설팅이 활성화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교사들의 수업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서 수석교사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 순차적으로라도 수업분석실 설치를 지원해 주기를 간곡히 청해 본다. 지금 수석교사들은 주어지 직무를 충실히 하고자 부단히 몸부림치고 있다. 수석교사 직무와 관련된 연간 계획과 월별 세부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기는 등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부족한 역량을 보충하기 위해 외부 연수와 수석교사 자체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법제화 원년인 만큼 다음 수석교사 선발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자 시간을 천금으로 알고 늦은 시간까지 연구하고, 수석교사들의 집단 사고를 통해 지혜를 모아 교사들이 수업전문성 신장을 위해 함께 배우는 학교를 만들고 있다. 함께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수석교사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사회‧시민단체 결집, 교총 구심점 역할해야” 후보자질 검증 경선 등 통해 ‘힘’ 보여줘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심에서도 징역 1년이라는 교육감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서울 교육계가 요동치고 있다. 곽 교육감은 판결 다음날인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종일관 결백을 주장하며 교육감직을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곽 교육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받은 만큼 상고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7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재선거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어느 때보다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판이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보수진영에서는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일부 인사들이 선거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는 설도 나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자는 6·2 선거 당시 출마했던 후보를 비롯해 좁혀도 4~5명 정도가 꼽힌다. 반면 진보진영은 지난 교육감 선거에 나섰던 한 인사를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 작업을 준비 중이라는 전언이다. 하지만 본격 선거전 이전부터 이런 판세를 읽은 교육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보수진영 난립 후보’대 ‘진보진영 단일 후보’ 구도로 ‘보수 분열 선거 필패(必敗)’를 확인시켜준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뼈아픈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자중론도 나오고 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보수의 난립은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보수진영에서 후보가 난립할 경우 단일 후보를 낼 가능성이 큰 진보진영에 또다시 서울시교육감을 내어줄 가능성이 크다”며 “교총이 나서 후보검증 경선을 하는 등 보수 후보 단일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세종시교육감 선거 당시 보수단체들이 연합해 후보 단일화를 위해 노력했던 것을 거울삼아 서울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뭉쳐 보수 후보 단일화를 위해 전 방위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의 한 초등교장은 “보수진영 단일화 및 지지선언에 교총이 숨은 역할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서는 보수인사들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결집을 위해서도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마음이 되는 구심점 역할을 교총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교육감을 어떻게 뽑느냐도 중요하지만 입후보자의 자격과 자질 또한 중요한데 교육경력이 없어도 교육감 입후보가 가능해 근본적으로 후보 난립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감의 자리가 유·초·중등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학교현장 괴리, 포퓰리즘 정책 남발 등의 문제 방지를 위해 유·초·중등교육경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수 73% 득표에도 표 분산돼 3%차 신승 서울 재선거서도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 보수성향 후보의 난립으로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던 세종시교육감 선거에서 신정균 전 연기교육장이 승리를 거뒀다. 신 당선자가 사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2010년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보수 후보는 난립한 반면, 진보진영은 표가 결집되는 형국이어서 막판 역전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예상대로 보수 성향 오광록, 진태화, 임헌화 후보가 12~18%를 득표하는 등 보수표가 갈렸지만 결과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와 반대로 나왔다. 보수진영 전체 지지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결과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나온 첫 번째 이유로 진보교육정책의 한계성을 지적했다. 2010년 선거 당시만 해도 기존 교육을 개혁하겠다는 진보진영 후보 공약에 막연한 기대감을 가졌지만 기존 체제와 교육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불통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교육현장의 혼란만 가중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중앙정부가 내놓은 교육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하면서 잇달아 소송을 벌이는 등 유권자들에 상당한 피로감을 준 것도 이유로 꼽았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교육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가진 후보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신정균 당선자는 40년간 교직에 몸담으며 세종시 연기지역에서만 35년간 근무한 풍부한 교육경력을 갖고 있다. 또 정부 추진 정책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선거공약이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었다는 평가다. 다른 보수 후보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10%대의 적지 않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만 가지고 향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계속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특히,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를 거둔 서울, 수도권에서 단일화 없이 보수 성향 후보가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다수 의견이다. 세종시에서도 보수 성향 후보들이 총 73%의 지지를 얻고도 표가 분산돼 겨우 3%차 신승을 거뒀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자 12월 대선과 함께 서울시교육감 재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곽 교육감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되면 그날부터 교육감 직을 상실, 공직선거법 ‘동시선거에 관한 특례’(제203조)에 따라 12월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서울시교육감 재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지난 교육감선거에 낙선했던 후보 중 상당수가 재출마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단일화 실패로 이미 패배의 쓴맛을 본 이 재도전자들이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선거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학생들이 스포츠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에 전혀 관심 없는 학생들을 억지로 운동장에 끌어내봤자 제대로 활동할리 만무할 뿐더러 자칫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이런 학생들이 스포츠에 흥미를 갖게 할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관람'이다. 700만 관중을 목표로 이달 개막한 프로야구를 비롯해 축구, 농구, 배구 등의 프로스포츠는 이미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대중적인 오락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스포츠 경기 관람을 통해 우선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스포츠클럽활동 실시 이전부터 수년째 사제동행 야구 관람을 실시하고 있는 경기 시흥 신천중 민정현 교사는 "지난해까지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의체험활동 시간에 야구관람을 실시했는데 스포츠경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스트레스 해소를 통한 인성함양 효과도 있어서 올해는 되도록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 내동중은 야구부와 도서부를 연계 운영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학교 박창선 사서교사는 "도서부 학생들은 비교적 실외활동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야구부 학생들과 교류하며 방과후학습을 돕고 교내 시합이 열릴 때는 응원에 나서기도 하면서 성격이 많이 활달해졌다. 두 부서 모두 윈윈하고 있는 셈"이라며 흡족해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경기 관람도 스포츠클럽활동 수업시수로 인정하고, 학교스포츠클럽 시설이용료 예산을 경기관람비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단체관람을 위해서는 관람비 외에 교통비 등 부가적인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부처, 지자체, 각종 사회단체 등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저소득가정에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우리나라 4대 프로스포츠 관람비용을 년 최대 18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스포츠관람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 만 14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인 경우 신청이 가능하고, 세대주와 신청인이 다른 경우는 주민등록상 세대주와 신청인이 관계가 있어야 신청할 수 있다. 스포츠관람 바우처 카드는 국민체육진흥공단 홈페이지나 행정안전부 OK주민서비스에서 회원가입 후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중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교총은 학교 스포츠 관람(응원문화)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5월 중 대한체육회와 업무협약을 체결, 관람비 할인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교총 회원은 프로야구 관람 시 매표소에서 회원증을 제시하면 본인 입장료가 30% 할인 되며, 학생 10명 이상과 함께 방문한 경우는 본인 무료입장, 학생 30% 추가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농구, 배구, 핸드볼 경기 관람 시에도 할인혜택 또는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부산시교육청 16일 학교폭력 관련 법률상담 및 지원을 위한 전담 상근변호사를 채용하고 교육법률자문단 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교원의 예우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심의·의결됨에 따른 조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그동안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중 하나로 전국 시·도교육청 내에 교육법률자문단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시교육청 교육법률지원단은 김수동 학교폭력지도과장을 단장으로 이번에 새로 채용한 상근변호사와 기존 교육청 자문변호사, 학교폭력과 교권업무 담당자 등 10명으로 구성됐으며, 학교폭력이나 교육활동 관련 분쟁 발생시 교사에 대한 법률상담 지원 역할을 맡는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법률지원단 운영을 통해 교사가 학생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교권침해로부터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함으로써 학생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19일 한국교총을 방문해 안양옥 교총 회장과 교육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안 회장은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했지만 교육 분야 정책에는 미비한 부분이 많다”며 “교육전문가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교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비대위원은 “교육의 본질적 문제를 교육공약으로 소화하는 데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교총이 제시한 정책을 당에 잘 전달해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이기도 한 이 비대위원은 안 회장의 말을 꼼꼼히 메모하며 교육현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공개 ‘논란’ 보다 학교별 ‘대책’ 마련 필요 교총 “폭력근절노력 평가, 인센티브 줘야” 긴 시간이었을 거다. 1층에 사는 이군은 20층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시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그렇게 강조하더니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무책임한 어른들을 원망하지는 않았을까. “온 나라가 나서겠다”는 다짐을 한 지 두 달. 우리 어른들이 보여 준 모습은 낯부끄러운 이념적 분열과 이기적인 밥그릇 싸움이었다. 지난 2월6일 국무총리가 직접 발표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은 국민 여론을 수렴한 어쩌면 정책을 넘어 학교를 포함한 교육계를 축으로 가정‧사회가 힘을 합치겠다는 의지적 선언이었다. 그러나 새 학기가 시작된 3월, 그 의지는 퇴색되는 모습만 비춰졌다. 일부 교원단체나 교육감을 중심으로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복수담임제, 생활지도 도움카드제 시행 등을 두고 불협화음만 냈기 때문이다. 현장을 모르는 정책, 아니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 짜놓은 교육과정 바꾸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다. 체육 수업시수 늘리면 방과후학교까지 도미노로 시간표가 엉키는 것 왜 모르냐 는 불만, 제기할 수 있다. 복수담임제 적어도 시범시행은 하고 실시해야 하지 않느냐, 역시 맞는 말이다. 생활지도 도움카드 작성하면 학생 개인정보 누출 논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교과부와 교육청이 건건이 대립하고 싸우는 와중에 새우처럼 끼인 학교가 우왕좌왕하는 동안, 또 하나의 귀중한 생명이 스러졌다. 이군은 지난해 5월24일 영주교육지원청 위(Wee)센터에서 실시한 ‘정서활동발달 선별검사’에서 자살위험도가 높게 나와 ‘주의군’으로 분류됐지만, 담임교사에게 그 사실은 제대로 인수인계되지 않았다. 3월 중순 33명 학생을 대상으로 가정환경, 학부모 문제, 학교폭력 여부 등에 대한 상담을 1회 실시한 것이 전부였다. 담임선생님은 안타깝게도 이군이 폭력으로 인해 괴로워한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도덕교과 담당인 담임은 집중이수제로 수업도 들어가지 않았으니, 두 달이 채 안된 시점에서, 이군의 상태를 아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경북도교육청 역시 정신건강 검사를 실시하고도 위험군 학생들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도 못하는 등 허점을 드러냈다. 도교육청은 “최종 검사결과는 Wee센터와 학교 간에만 공유하는 자료”라는 궁색한 해명만하고 있다. 교사에게 학생의 모든 것을 파악하라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지난 두 달 학교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느라 가뜩이나 정신없는 신학기를 더 분주하게 보냈다. 그렇지만 우리 어른들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어쩌면 이번만큼은 정말 구할 수도 있었던 생명이 아니었을까, 라는 아쉬움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조금만 더 살폈으면 말이다. 20일 학교폭력 전수조사 학교별 보고서가 발표되기에 앞서 열린 시․도 핵심교장 연수에서 자신들 학교의 리포트를 받아든 교장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18일 이주호 장관이 교과부 홈페이지에 띄운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글'을 읽어보면, 장관도 이런 학교의 정서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장관은 "학교폭력을 해결하고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하며 그 중심에 교장이 있다"며 "학교폭력 문제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무엇보다 학교폭력 관련 법령 및 제도, 해결 절차 등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석환 교과부 학교폭력근절추진단장도 “이번 전수조사 결과는 각 개별 학교가 학교폭력 대책을 수립할 때 중점을 둘 부분을 정하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줄 세우기용이 아님을 밝혔다. 교총도 “학교별 공개 의미가 정확한 실상을 공유, 예방과 근절에 함께 나서자는 취지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학교평가나 성과급 등 불이익이 아닌, 폭력근절 노력 결과를 거둔 학교에 인센티브를 주는 포지티브 방식이어야 한다”고 논평했다.(전수조사, 어떻게 활용하나. QA - hangyo.com 참조) 지금 중요한 것은 보고서를 놓고 A학교가 일진이 많고 적음을 논하며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또다시 ‘어른’들의 소모적 논쟁일 뿐이다. 보고서를 받아든 학교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우리 학교의 문제를 분석해 학교 구성원 스스로 대책을 세우고 실천하는 일이다. 학부모에게, 학생에게, 지역사회에 “우리 학교엔 그런 애들 없다”고 쉬쉬하는 것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10%의 아이들이 지적한 문제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고, 대표성을 갖는 지의 의문은 일단 밀어두자. 단 한 명 학생의 경우일지라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다면, 언제라도 제2, 제3의 이군이 또다시 우리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만을 가장 최우선에 두자.
아침 수업에 들어가서 1학년 학생들의 과제를 검사했습니다. 한 사람과 면담하여 그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었습니다. 학생 중 몇 명이 숙제를 하지 않았기에 왜 하지 않았느냐고 질문을 하니, '그냥'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답이 아닐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기 싫었다든지 잊었다든지가 답일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그냥이라는 말을 참 많이 합니다. 그리고 우리들도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이라든지, 우연이라든지 이런 말을 잘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그냥과 우연이란 것은 없습니다. 어쩌면 꼭 필요해서 나에게 온 일이고 무엇이나 나와의 인연으로 이곳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은 분명 우리와 전생에 인연이 얽혀 있으므로 해서 이곳에 나와 같이 만나서 말하고 웃고 밥을 같이 먹을 것입니다. 내가 태어난 것도 아버지 어머니의 하룻밤 실수가 아니라 내가 우리 부모님과의 인연의 씨앗으로 태아난 것입니다. 내 몸 속을 흐르는 생각은 어쩌면 내 할아버지의 꿈과 할머니의 삶 속에서 발원된 샘물에 솟아 오르는 것입니다. 최재천 교수는 생명의 주최는 DNA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진정한 생명의 주최는 살아서 숨쉬고 짝짓기하고 죽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대초부터 지금까지 죽지않고 계속 살아남는 유전자 즉 DNA일 수 있다고 합니다.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은 우리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 책입니다. 유전자는 뇌도 없고 마음도 없는 존재인데 어떻게 이기적일 수 있을까? 도낀수는 유전자가 이기적인 심성까지는 갖고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유전자는 심성을 가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유전자는 자기복제 밖에 할 줄 모르는 화학물질입니다. 결과적으로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그의 책에서 해밀턴 교수의 말을 빌면 내 유전자를 이어받게 되는 내 자손을 만들기 위해 생명체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타인을 돕는 행위를 하게 됩니다. 남을 돕는 행위는 개체수준에서는 손해를 보는 일이지만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도움이 되므로 우리가 남을 돕게 된다는 이론을 가장 논리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사람의 경우 형제나 자매는 유전적 근원관계를 따지면 정확히 1/2이 나와 정확히 50퍼센트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전자의 공유가 많은 인간끼리는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성립합니다. 메릴엔드대학의 제리 월킨슨 교수는 이 문제를 흡혈박쥐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는 피를 빨아먹고 사는 흡혈박쥐는 해가 지면 큰 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되돌아와야하는 데 그 많은 박쥐들이 피를 빨 수 있는 동물이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굶은 상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박쥐는 길게 와서 2-3일 굶으면 죽는다고 합니다. 워낙 신진대사가 활방해서 자주 먹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흡혈박쥐 사회에서 배불리 먹고 온 친구가 굶고 있는 친구에게 피를 나눠주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같이 모여 사는 박쥐들이 유전적으로 얼마나 가까운지 조사해 보니, 50퍼센트의 관계를 갖고 형제들, 25퍼센느의 아빠가 다른 형제들, 12.5퍼센트의 사촌들도 있고, 전혀 관계가 없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결국 가장 많이 공유하는 개체한테 제일 많이 나눠주는 것입니다. 그를 돕는 것이 곧 나를 돕는 것입니다. 형제의 몸을 통해서 내 유전자의 일부가 후세에 전달되니까요. 하지만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주변의 친구들과도 피를 나누어 먹는다는 것입니다. 즉 유전적으로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도움을 주고 그 도움이 나에게 돌아올 확률이 높으면 서로 돕고 사는 것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는 이론입니다. 우리 생명이라고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유전자의 먼먼 여행의 결과라고 볼 수 있으며, 운명론적으로는 내 조상과 내가 밀접관 연관 속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결국 무작위로 이루어지고 무작위로 던져지는 것은 없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우리 조상의 유전자가 숨쉬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 유전자는 다시 내 후손에게 이어질 것입니다. 그냥은 없습니다. 어쩌면 우연이란 탈을 쓴 필연들이 모여있는 것이 이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봄날입니다. 하롱하롱 떨어지는 봄꽃은 피어야할 필연이 있고, 지금 바람이라는 우연을 맞아 자신의 유전자를 전해 줄 열매를 기약하는 것입니다.
자신과 투쟁하는 사람만 성공한다지요. 남과 투쟁하는 사람은 실패하고…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배하고도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물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일상이 된 습관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어려운 싸움일수록 승리 뒤에 얻는 기쁨이 큽니다. 일찍 일어나는 것, 규칙이나 약속을 잘 지키는 것,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것… 이런 것들이 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결과물입니다. 유혹을 떨쳐버리거나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입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나약함, 나태함과 타협하지 않아야 합니다. 힘이 들더라도 참아내면서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좋은 습관을 기르고,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오기를 키워야 합니다. 높은 산을 오르는 산악인이나 42.195㎞를 쉬지 않고 달리는 마라토너는 끊임없이 자신과 싸웁니다. 뙤약볕 아래서 논밭을 매는 농부나 늦은 밤 길거리를 지키는 노점상 할머니는 편히 쉬고 싶은 유혹과 싸웁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행복한 삶은 안락함, 편안함, 익숙함을 추구하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는 것입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면 이 세상 그 무엇도 두려울 게 없습니다.
대학교를 비롯해 문인단체 주관이나 각종 축제 일환의 백일장이 즐비한 봄철이다. 전문계고 교사인 나는 작년까지만 해도 ‘겹치기 출연’을 할 만큼 여기저기 백일장에 참가했다. 물론 제자들을 인솔한 백일장 참가이다. 문인 교사로서 느끼는 기쁨중 하나가 바로 제법 글깨나 쓰는 학생들을 발견하는 일이다. 글쓰기가 강조되는 시류와 상관없이 그들을 백일장대회에 참가시켜 상을 받았을 때의 기쁨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그러나 나는 새만금예술제(옛 벚꽃예술제) 백일장대회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내가 새만금예술제백일장에 가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업을 조정하기 어려워서가 아니다. 내가 백일장에 가지 않는 것은 예년의 기쁨이나 보람을 뒤엎을만한 회의를 진하게 느껴서다. 세속적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지 몰라도, 우선 상금(품)이 애들 장난 수준이다. 목정문화재단 전북고교생백일장의 최하위상에 주는 정도를 1등 상금(그것도 문화상품권)으로 한다면 너무 염치없는 ‘짓’ 아닌가?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 대상인데도 그 모양이다. 상금이 적어도 나름 의미와 가치가 있다면 예년처럼 참가했을 테지만, 그마저 없다. 매년 2월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이 실시하는 예체능 장학생 선발에서 ‘새만금예술제백일장’ 수상 따위는 아무 쓸모가 없게 되어서다. 말할 나위 없이 아무 쓸모 없는 대회에 수업을 빠져가면서까지 참가할 이유가 없다. 그것은 낭비다. 앞으로 있을 환경의날기념전국백일장, 군산세계철새축제전국백일장 등에도 학생들을 참가시키지 않을 생각이다.알다시피 그런 백일장들은 군산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군산시장상, 군산시의회의장상 등의 상도 있다. 잘하라는 장려의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군산시장이 이사장인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에선 그런 대회를 스스로 아무것도아닌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필자로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새만금예술제백일장의 경우는 아니지만, 주최측의 지도교사 ‘깔아뭉개기’도 내가 백일장에 가지 않는 이유의 하나이다. 글쎄, 일반고 학생이라면 제 스스로 알아서 참가할지도 모르지만, 초․중학생이나 전문계고 학생의 경우 신청서 접수에서부터 참가후 수상까지 전 과정이 지도교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주최측의 지도교사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백일장이 수두룩하다. 더러 지도교사상이라는 걸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학생의 입상 성적이나 참가자 수 등 조건이 붙는데다가 극히 일부에 돌아가는, 그야말로 상일 뿐이다. 기이한 일은 특히 일반고의 경우 평소 문예지도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도 어쩌다 글 잘쓰는 학생 덕분으로 지도교사상을 ‘횡재하는’ 일이 왕왕 벌어진다는 점이다. 뭐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현상을 굳이 현장까지 가서 목격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교내백일장 심사에서 제법 쓴 글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오늘도 두 개의 백일장 안내 공문을 받았다. 오로지 ‘참교육자’로 그딴 것 다 묻어버리고 협조하면 되는데…. 아무래도 글쓰기 지도교사를 너무 오래하고 있나보다.
집안에 오래 전부터 기르는 화초들이 있다. 게발선인장, 로즈마리, 보춘화 등 대부분 시장이나 화원에서 구입한 값싼 품종의 화초들이다. 그 존귀한 생명들에 값어치를 따진다는 게 좀 지각없는 행위지만, 그 화초들은 5년 정도 나와 함께 호흡하고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마르틴 부버식으로 말한다면 그들로 말미암아 내가 존재한다고나 할까. 화초와 함께 지내는 동안 더러는 죽이기도 더러는 분갈이를 하면서 생명에 대한 자잘한 감회를 느꼈다. 그 중 게발선인장은 내가 저에게 해 준 것도 없는데 믿음직하게 줄기를 벋었다. 더불어 궁금한 의혹이 새록새록 커져갔다. 그것은 남의 집 화초들은 꽃을 잘도 피우는데 저 녀석은 좀체 그런 조짐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왜 녀석은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인가. 그랬는데 며칠 전 베란다에 머물던 녀석의 줄기에 머큐로크롬을 바른 듯 빨간 몽우리가 올라오는 게 아닌가. 나는 초록의 중심에서 어떻게 저런 핏빛이 나올까 경이로워 출산을 지켜보듯 입이 말랐다. 이렇게 꽃을 피울 수 있는 녀석이 왜 이전까지는 바보처럼 굴었을까, 생각해 보니 겨울나기가 문제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겨울이 되면 녀석을 거실에 옮겨 애지중지 따뜻하게 한 것, 그게 잘못이었다. 그러니까 통과의례인 셈인데, 한 마디로 혹독한 겨울을 나야만 화려한 꽃을 피운다는 것을 알았다. 그 긴 겨울 추위를 온몸으로 견디고 이겨내야만 맹렬한 생명을 분출할 수 있다는 것. 그 빨간 꽃은 한 마디로 추위와 처절히 싸운 오상고절의 상징이 숨어 있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그 많은 시간을 화초와 보냈지만 진정 화초 사랑 법을 알지 못했다. 나약한 마음에서 비롯된 빗나간 사랑방식. 오늘날 부모들을 보면 이러한 잘못된 사랑 방식을 보는 것 같다. 자식을 예쁘게 키우겠다고 그저 사랑만 리필해주는 부모들. 아이가 공부를 하건 안 하건 그저 네가 알아서 해라는 식의 2% 부족한 부모들. 세속과 자본에 발을 디뎌 고매한 삶이 무엇인지 갈피잡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어디 부모뿐이겠는가. 교육자도 마찬가지 아닌가. 교육감이나 교육청에 앉아 공문을 생산하는 이들 그리고 일선 교사 역시 비슷하지 않은가. 그저 편견과 고집으로 똘똘 뭉쳐 ‘혁신’만 입에 달면 혁신이 되는 줄 알고 있는 이들. 행동으로 실천하지 아니하고 생각만 앞세우는 사례가 어디 한 둘인가. 더욱이 진보입네 보수입네 서로 기싸움을 벌이는 사이 교육은 더욱 좌초되고 말았다. 실로 몇 년 사이에 학력은 바닥을 치고 교권은 무너졌다. 학생들은 더 이상 책을 읽지 않고 꿈꾸지도 않는다. 수불석권, 책을 쥐던 손엔 스마트폰이 들려있고, 지성으로 반짝이던 눈매는 이성을 그리는 눈매로 바뀌었다. 단정하던 교복은 걸 그룹 패션이 되어 허벅지가 하얗다. 얼굴도 비비 크림을 발라 목련보다 하얗게 빛난다. 눈부신 아이들! 남자 아이들이라고 다르겠는가. 교과서를 펴라고 하면 이내 최면에 걸린 듯 엎어지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에게 무슨 민족정신을 이야기 하고 국제 정세를 얘기할 것인가. 사랑도 모르고 감사도 모르고 더욱이 미래도 모르는 꿈 없는 꿈나무들, 롤 모델도 없는 이들은 더 이상 선생도 존경하지 않는다. 선생이 나무라면 “왜 나만 가지고 그래요.” 도끼눈을 뜬다. 이러한 아이들을 두고 인권이 신장되었다 할 것인가, 아니면 표현력이 늘었다 할 것인가. 아이들 앞에서 선생의 권위를 함부로 무장 해제시켜버린 몇몇 교육감이 문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 묻고 싶다. 이미지와 영상에 길들여진 요즘 아이들은 생각하기를 기피한다.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성향만 보인다. 그리하여 왕따와 폭력, 음주와 흡연이 공공연한데 도대체 교육감과 교육공무원들은 어디에서 오불관언 무엇을 하는지 안타깝다. 교정에는 개나리와 벚꽃이 겨우내 길어 올린 향기를 눈부시게 쏟아내는데, 교육의 뜨락이 너무 어둡다. 우리 고유한 혼을 살려 올곧은 교육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서구의 무례한 교육을 들여와 실험적 오류를 범한 현실이 개탄스럽다. 옛날 우리 아버지들은 밥상머리에서도 우리를 잘 가르쳤고, 회초리 하나 벽에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강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엄격함과 준엄함이 사라진 교실엔 이제 가벼움과 얄팍함만 남았다. 그리하여 무정란과 알맹이 없는 껍질들이 푸석거리는 시대. 우리가 얻은 것은 자유분방이요, 잃은 것은 인간미이다.
배우고 체험하는 청소년 금융교실 씽크머니 협력학교에 충주상업고(교장 최용교)가 선정되어 18일 오후 3시 충주상업고등학교에서 현판식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 행사에는 충주상업고 최용교 교장, 문완식 교감, 충주상고 경제중심지 2학년 백솜이 동아리 회장 등 학생 대표 5명과 지도교사 정규한, 충주 YWCA 한경식 회장 등 대표자 5명이 참석하여 연간 행사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졌다. 이번 금융교실은 한국씨티은행이 후원하는 것으로 초등학생 금융교실에 고등학생이 멘토로 참여하는 것은 전국에서 충주상업고가 유일하다. 작년부터 충주상업고 경제동아리 학생들은 충주YWCA와 협약식을 갖고 지역아동센터의 초등학생 경제교실에 멘토로 참가해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교육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언니 오빠들로부터 도움을 얻어 경제공부에 재미를 갖게 되었고, 지도교사는 고등학생 멘토가 있기에 수업 진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고, 충주상고 경제동아리 학생들은 초등학생을 지도하다 보니 선생님이 된 듯 하여 너무 뿌듯하였다고 하였다. 충주YWCA 관계자는 몇년간 진행된 초등학생 금융교실에서 느낄수 없던 수업 만족도가 작년에 고등학생이 멘토로 참여하면서 만족도가 극대화되었기에 올해도 충주상업고등학교 경제중심지 동아리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하였다. 1년동안 충주상업고 학생들은 20시간이상의 멘토교육을 받고, 여름방학동안 지역아동센터의 초등학생들을 위한 금융교육의 멘토로 참가하게 된다.
일상생활 속에서 불만이 많고 성취도가 낮은 사람들은 종종 가치에 대하여 분명하지 못하고 혼란스런 모습을 보인다. 대체로 자신의 가치에 대해 매우 낮은 평가를 하고 있다. 별 볼일 없는 존재, 해도 잘 안되는 존재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가 나서야 한다. 첫째, 자녀들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꿈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자존감은 세상의 풍파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버텨주는 튼튼한 뿌리와 같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잘생겼든 못생겼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데서부터 자녀교육이 시작된다. 자녀의 가치에 공부를 대입시켜 공부를 못하면 가치 없는 존재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아이들의 자존감을 손상시킨다. 이것이 정도가 심하여 극도의 수준에 달하면 자신을 필요하지 않은 존재로 여겨 자살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은 부모가 현재의 어떤 조건이나 상태를떠나 '너는 잘 될거야!'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둘째, 우리 자녀들은 특별한 재능과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지금까지IQ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재능을 평가하였지만 이제 이런 시대는 지나갔다.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에 의하면 사람들은 IQ 외에 논리, 수학, 언어, 공간, 음악, 운동, 인간친화 등 다중지능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자기 자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 평생 즐기면서 갈고 닦을 수 있는 꿈을 찾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생텍쥐페리는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감을 나눠 주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고 말했다. 자녀들은 꿈을 갖게 해주면 채근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공부한다. 그러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동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셋째, 인성교육에 보다 많은 힘을 써야 한다. 인성이 실력이기 때문이다. 장차 일의 세계는 혼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는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함깨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인성이 좋은 사람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선호하던 명문대 졸업장과 사법고시 합격, 의사 자격증이 평생을 보장해주던 시대의 유산이 남아 아직도 일류대학 입학을 유일한 교육 목적으로 인식하는 습관에 젖어 있다. 이제 자녀 스스로 행복한 삶,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으로 자녀 교육 목적이 바뀌어야 한다. 나폴레온 힐이 성공한 사람 507명을 인터뷰한 결과, 15%는 자신의 능력으로, 85%는 인간관계 능력 때문에 성공했다고 대답했다.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우리 청소년들의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36개국 중 35위로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고 발표해 충격을 줬다. 이 결과는 경쟁 위주 입시교육이 청소년들의 인성을 심각하게 망가뜨리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의 인성교육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섯 자녀 모두를 하버드·예일대 박사로, 두 자녀를 미국 차관보, 딸을 예일대 학장으로 키운 전혜성 박사는 '덕이 재능을 이긴다'는 원칙이 첫째, 남을 생각하고 공동의 가치를 중시하도록 키운 것을 두 번째 비결이라 말한다. 넷째, 공부법과 공부하는 즐거움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대학입시에서 수석을 차지한 학생들은 "7시간씩 푹 자면서 학교수업에 충실하고 교과서 중심으로 혼자 공부했다"고 말한다. 조금은 의심이 갈 수도 있지만 거짓은 아닐 것이다. 공부를 하는 데에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연구 결과 자기주도 학습 시간이 길수록 수능 점수 상승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새가 성장하면서 날개에 힘이 생겨 날아가듯이 공부는 사람을 날개하는 날개이다. 자녀를 학원으로 내모는 대신 부모가 공부법을 배워 자녀에게 익히게 하면 적은 시간과 비용 투자로 성적을 올릴 수 있다. 공부법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부의 즐거움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학습흥미도 조사에서 우리 청소년의 70%가 '공부가 지겹다'고 답했다. 지겨운 것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법이다. 2500년 전 공자가 설파한 배움의 즐거움을 되도록 일찍 체감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유대인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손가락에 꿀을 묻혀 알파벳을 쓰게 한다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학생들은 단물이 묻은 손가락을 빨면서 배움이 꿀처럼 달고 맛있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게 될 것이라는 믿음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경상남도 통영의 아름다운 섬 장사도에서 봄 맞이 꽃이 활짝 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정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은 지 두 달 만인 지난 16일 학생폭력에 시달리던 경북 영주의 중학생 이 모(14) 군이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목숨을 끊었다. 이 모 군의 경우, 지난해 학교 심리검사에서 ‘자살 고위험군’으로 판정까지 받았는데 몇 번의 상담치료를 받았을 뿐 지속적으로 관심과 관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교과부는 20일 2012년도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공개 범위는 실태조사 결과의 주관식 서술형 문항을 제외한 모든 항목으로 학교별로 공개됐다. 이에 따라 학교별 대책의 수립과 실행의 모든 과정을 학생, 교사는 물론이고 학부모, 지역사회까지 적극 알리고 협조를 구하게 된다. 문제는 이와 같은 대책이 일선 학교에 공문만 양산하고 대책을 위한 대책의 차원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각종 공문과 그에 따른 조사 결과가 폭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부 담당 교사와 학급 담임 교사들은 실제로 학생지도나 상담 등 본연의 업무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이번 영주 중학생 자살 사건의 경우에도 학교나 담임교사가 이 군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그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대책도 중요하지만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학생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학교폭력을 일소하기 위한 대책이 교사들에게 또다른 잡무가 돼 예방적 차원의 상담까지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안동의 김 모 양처럼 학업으로 인한 지나친 스트레스도 보이지 않는 폭력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학생폭력이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으나 정작 학교현장의 목소리는 외면받고 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이 행여나 ‘베르테르 효과(모방 자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할 때면 누누이 강조했듯이 땜질식 처방보다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효율적인 교육·관리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
14일 대전보문고에서 대전지역 40개교 1000명의 RCY단원 및 지도교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한적십자사 대전충남지사 RCY본부의 대전지역 청소년 RCY 합동입단선서식에서 서일여자고등학교 오지원학생(왼쪽)과 대전대신중학교 신희찬 학생(오른쪽)이 대표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RCY 신규단원들은 2012학년도 사회봉사활동, 응급처치법 교육 및 국제활동, 적십자 인도주의 이념 보급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대전지구 RCY단원들은 매년 다양한 체험 및 봉사활동을 통하여 지역사회 및 개인의 고통을 같이 분담하고 도와주고 있어 훈훈한 미담으로 화제가 되고있다.
잔치는 끝났다. 환호와 탄식은 이제 거의 식었다. 하지만 지금도선거로 된 자와 안 된 자로 나뉘어서 희비쌍곡선을 그린다. 어쨌든 잘 된 분이야 여기저기 축하 인사가 올 것이고, 안 된 분들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각설하고, 콩도르세의 역설(Condorcet’s Paradox)이 있다. 이는 현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선거제인 최다득표제가 실질적으로 유권자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콩도르세가 주창했는데, 투표의 역설(Voting Paradox)이라고도 불린다. 도식화하여 이론을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한 유권자가 A를 B보다 선호하고(AB), B를 C보다 선호할 경우(BC), 당연히 A를 C보다 좋아해야 한다(AC). 하지만 최다득표제하에서는 이 같은 선호이행성에 위배되는 결과(CA)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 다수결을 통한 투표가 구성원의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나타낸다.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 당이나 집단의 내부경선을 통해 나온 이들이 본선에서 선택되었다 해도 예선에 나오지 못한 예비주자들 또한 주권자에게 그만큼의 가치는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최다득표로 선택된 최후의 승자에게 모든 것을 독식하게 하는 것은 아무리 대의정치 하에서 여러 가지 상황 하에서 제약이 있다하여도 모순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자 애로(Kenneth Arrow)라는 사람은 이런 모순점을 없애기 위해 여러 가설을 세웠는데, 결론적으로는 모든 선거제도가 완벽하게 대표를 선택할 수는 없음을 증명해서 그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선거제도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선거 무용론을 주장할 필요는 없다. 경기장에 나오는 선수들이 자기가 가진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하면 된다. 그리고 심판은 선수들이 잘 뛸 수 있도록 엄정하고 바른 규칙을 적용하면 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낮은 수준의 정치의식과 고착화된 지역감정, 정책대결이 아닌 네거티브 정책이 판을 쳐서 선거의 좋은 기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콩도르세의 역설로 설명한 것처럼 비록 최종 승자가 된 당선자라 하더라도 모두 다 완벽하게 승리를 했다고 볼 수는 없기에 당선자를 선택하지 않은 또 다른 다수들과 낙선자에게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낙선자나 본선에 오르지 못한 예비후보자의 좋은 공약은 당선자들이 담아서 통 큰 위민정치를 한번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문 직업인과의 만남을 통해 개인의 진로에 대한 방향을 세우고 선택한 진로에 대해 구체적인 준비와 계속적인 발달을 꾀하기 위해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올해 처음으로 '제1회 직업인과의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사진은 주로 학부모와 졸업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분야를 직접 선택하여 강의를 듣는 방식이다. 학생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강좌이기에 집중도와 만족감이 매우 높다. 강사진들도 자신의 전문 지식이 교육기부의 일환으로 유용하게 쓰인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부모님은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와서 아들 친구들 앞에서 직접 강의를 하려니 처음엔 무척 어색하고 긴장이 되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 재미있게 강의를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 2학년 학생 66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희망하는 직업과 그에 필요한 내용을 상세히 알 수 있었으며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한 동기부여로 학습능률도 상당히 높아졌다. 서령고는 앞으로도 개정교육과정에 의거 이처럼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복도를 다니다 보니 배식차 위에 종이 하나가 눈에 띈다. 오늘은 '수·다·날'. 밥먹으면서 수다 떨자고?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다. 수요일은 밥이나 반찬 남기지 말고다 먹자는 날이다. 타 학교에서는 '수요일은 잔반 없는 날'로 홍보하는데 한자어를 사용하지 않고 눈높이에 맞게 표현하였다. 교직원들도 오늘 식사를 하는데 '수다날'의 의미를 생각하며 가능하면 잔반을 남기려 하지 않는다. 음식물 처리 비용도 그렇거니와 지구를 살리는데 있어 잔반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려면 먹을 만치 양을 조절하여 가져다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습관화되어야 한다. 우리 학교 영양사. 교장과 힘을 합쳐 잔반 최소화 아이디어를 짜낸다. 영양사는 배식차 뒷정리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식판, 수저와 반찬을 분리하여 잘 정돈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학생들에게는 먹는 것으로 유인책을 마련하였다.잘 하는 학급 학생들에게 그들이좋아하는 과일, 피자, 치킨 등의 간식을 제공하는 것. 이름하여 '우수 급식학급되어 간식 먹자!' 학생들의 주출입구에 급식 알림판을 만들었다. 평가 기준 2가지도 안내한다. 점심식사후 잔반의 양과 뒷정리 상태다. 영양사는 매일 학급별 상태를 점검한다. 잘 된 학급에는학급포도에 스티커 포도송이를 붙인다. 학생들이 등하교시, 휴식시간 통행 시이걸보고 선의의 경쟁을 하라는 것이다. 한 학기에 두 번씩 우수 학급에는 먹는 포상(?)이 주어진다. 이것을 계기로 제대로 된 식사 문화가 자리잡길 바란다. 예부터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 학교 급식, 담임교사와 함께 교실에서 이루어진다. 잔반 줄이기, 뒷정리는 물론 식사 예절도 함께 지도하면 좋을 것이다. 식사 시간, 음식 섭취만 하는 것 아니다.더 중요한 것은 음식 문화를 익히고 대화와 소통을 하면서 민주시민의 기본을 익히는것이다. 우리 학교 '토·가·밥 운동'도 그 한 예다. 토요일 가정에서 가족 모두가 밥을 먹으면서 학교폭력 등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 1석3조가 된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맛있게 점심 먹고 담임과 대화도 나누면서 음식물은 남기지 않고. 식사 시간은 교육적 요소가 많은 시간이다. 이것을 교육에 잘 활용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4월의 시작이 엊그제인 것 같은데 보름도 훌쩍 넘었다. 세월이 유수라고 했던가. 왜 그렇게 빨리 달려가는가. 잡을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고 60대는 60키로, 70대는 70키로 속도로 달린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귀중한 시간을 잘 선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훌륭하신 분들의 글을 대할 때마다 느낌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늙어지는 탓일까? 아직 교직에 몸을 담고 있는 이상 교육에 대한 생각을 접을 수 없고 나를 비롯하여 선생님들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다른 선생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해도, 도움이 못되어도 한번쯤 읽고 지나가는 정도라도 된다면 그것으로 다행으로 여기고 싶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를 자랑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있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자신의 것이 10정도인데도 자랑하고 싶고 드러내고 싶은 것은 100으로 과장되게 알리고 싶어 한다. 특출하지 않으면서도, 특히 자랑할 만한 것이 없으면서도, 허점투성이인데도 자신을 포장하고 자신을 선전하고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한다. 그것이 정말 아닌데도 말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 앞에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 것을 은근히 선전하려고 애를 쓴다. 자기 자신부터 시작하여 자기 가족, 자기 집, 자기 차, 자기 학력, 자기 능력, 자기 스펙, 자기 재물, 자기 능력 할 것 없이 모든 것 다 자랑한다. 지나고 보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는데도 말인데. 학생들은 아무리 선생님들이 자랑해도 그것을 인정해 주지도 않을 뿐 아니라 크게 부러워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자기를 감추려고 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다. 자랑은 쓸데없는 것, 선전은 도움이 안 되는 것, 홍보는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한 것임을 깨달고 입을 다물 필요가 있다. 자신을 자랑할 것이 무엇이 있는가? 자랑해놓고 보면 자기보다 훨씬 더 유능한 선생님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는가? 자신을 드러내놓고 보면 부끄러운 것뿐인 것을 나중에는 깨닫게 되지 않는가? 사마천 사기(史記)에는 “똑똑한 상인은 좋은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똑똑하지 않은 상인은 좋은 물건 다 내놓는다. 다 내놓으면 더 이상 살 것이 없으면 상인의 물건을 쳐다보지도 않고 떠나간다. 하지만 좋은 물건을 감추어둔 것을 알면 더 좋은 물건 없느냐고 하면서 졸라대기도 하고 기대하기도 한다. 이게 똑똑한 상인의 상술이라 생각된다. 똑똑한 선생님일수록 자신의 것을 감추어둘 줄 안다. 다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면 학생들은 그 선생님은 과연 어떤 선생님일까 하고 궁금해 하기도 하고 상상해 보기도 하고 선생님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랑하는 마음 버려야 할 것 같다. 특히 자기의 가진 것을 자랑하는 것은 금물이다. 따지고 보면 너무 보잘 것 없는 것인데도 그것을 드러내지 못해 안달을 내면 안 된다. 그런 선생님은 지혜롭지 못한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자랑의 출발은 허영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허영심은 선생님을 가볍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노자가 공자에게 충고한 말이 있다. “진짜 훌륭한 상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물건은 꼭꼭꼭 감추고 남에게 안 보여준다고 들었고, 진짜 훌륭한 인격과 학식을 가진 지식인은 겉으로 보기에는 어수룩한 사람처럼 하며 자신의 능력을 함부로 보이지 않는다고 들었소” 남에게 자랑해서 자신을 높이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진가를 감추는 것이 더욱 값진 것이라 생각된다. 훌륭한 인격과 학식을 가진 우리 선생님들께서는 노자의 말씀을 한번 되새겨보면서 남들이 볼 때 어리석게 보이고 미련해 보인다 할지라도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잘 감당하게 되면 감추인 보배처럼 더욱 값진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똑똑한 상인은 깊이 감추어 마치 없는 것처럼 한다.”는 말씀이 새롭게 들리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