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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올림픽은 함께 즐기는 스포츠이자 문화다

필자는 이번 런던올림픽대회를 대한체육회 참관단으로 함께 했다. 17일간 펼쳐진 땀과 눈물로 이룬 우리 선수들의 드라마를 보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다.

런던에서 전 세계 205개국의 1만 500여명의 선수가 “하나의 삶(Live as one)”을 슬로건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이 슬로건은 성별, 국적, 인종의 구분 없이 지구촌 사람들이 하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베이징올림픽도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 모토였고, 88서울올림픽은 “벽을 넘어서, 손에 손잡고”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처럼 올림픽은 평화를 추구하는 화합의 제전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순위 5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고된 훈련과 부상, 좌절, 가난 등을 이겨내고 값진 성과를 올린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온 국민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1948년 14회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를 따내 59개 참가국 중 32위를 했을 때로부터 64년 만에 런던에서 다시 열린 올림픽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205개 참가국 중 당당히 세계 5위에 올라선 것이다.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한국 스포츠! 런던의 연이은 승전보는 경제침체와 찌는 듯한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의 가슴에 희망과 감동을 주었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 느낀 것은 양적인 성과 못지않게 스포츠 제전에 임하는 우리 선수들과 국민의 성숙한 자세다. 국민들은 메달 색에 연연하지 않고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젊은이들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기뻐서 울고, 메달을 놓치면 아쉬워서 울고 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실패해도 낙망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젊은 세대를 보며 대한민국의 또 다른 가능성을 봤다. 노메달 선수들은 지금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용기를 위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또 눈에 들어온 것은 영국 정부가 이번 런던올림픽 개최 비용으로 15조950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투자했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의 올림픽에 대한 엄청난 투자는 무엇 때문이었는가?

런던올림픽은 문화올림픽이었다. ‘놀라운 섬나라’라는 주제의 개막식 행사는 올림픽사상 최대, 최고 스케일의 식전 행사로 평가 받았다. 올림픽 개막식 연출을 맡은 대니 보일 감독은 영국의 문화콘텐츠와 역사적 자산을 극적으로 활용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보여줬다. 산업혁명을 선도한 영국이 세계를 변화시켰다는 것을 알리고 ‘창조적인 영국’을 외쳤다. 비틀즈와 해리포터, 007, 셰익스피어 등 영국의 문화적 자산을 총동원해 국가브랜드를 제고시키기 위한 영국문화의 힘을 보여 준 것이다.

이번 대회 또 하나의 특색은 남녀평등올림픽이었다는 것이다. 런던올림픽은 전 참가국에서 여성선수가 26개 종목에 출전하는 첫 올림픽이 됐다. 여자복싱선수가 출전해 1896년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116년 만에 금녀의 벽을 무너뜨렸다.

필자는 또 대회기간 중 경기장마다 도로마다 참가국 선수단을 돕는 7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친절에 특별히 깊은 감명을 받았다. 또 매일같이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아 스포츠를 즐기며 행복을 느끼는 밝은 표정의 모습을 봤다. 참으로 부러운 스포츠문화였다.

우리도 2018년 평창에서 또 한 번의 올림픽을 치른다. 이번에는 손님맞이 때문에 온 국민이 피곤하고 긴장되는 행사가 아니라 집안사람들부터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잔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우리도 그럴 때가 된 것 같다. 우리 스포츠문화도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그들이 보여준 것처럼 전 국민이 참여하고 즐기며 여가를 선용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엘리트스포츠의 강화도 물론 국가정책상 계속돼야 하겠지만 모든 스포츠의 기본인 학교체육의 강화도 병행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런던 올림픽이 화해, 용서,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 최고의 축제, 환희의 올림픽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면서 스포츠 강국의 위상과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대한민국선수단의 쾌거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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