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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기억은 인간의 존재를 지탱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너무 힘들어서 지워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기억하고 싶은 것과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것 사이에서 소요하는 것이 우리들 삶이다. 서울 시내의 몇몇 군데 동네 명칭이 바뀌었다. 봉천동이 행운동이 되고, 신림동 일부는 신사동이 되었다. 기존의 봉천동과 신림동 내의 하위 구역들도 더러는 부분적으로 조정을 하고 그 위에 새로운 동명들을 붙였다. 이때까지 봉천동이나 신림동의 공간을 흐트러지지 않는 안정된 기억으로 보존하고 있던 사람들은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혼란과 불편이 아주 없기는 어려울 것 같다. 봉천동이나 신림동 쪽에 우편물이나 택배를 보내야 될 사람들은 주소를 어떻게 적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번번이 투덜거린다. 헛갈리는 일이 한 둘이 아니다. 안정된 기억의 체계에 대한 반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손해를 보는 사람은 따로 있다. 이렇게 동네 이름이 바뀌면서 기억마저도 자신이 뿌리를 내려야 할 근거 주소를 잃어버리는 경우이다. 예컨대 봉천동과 신림동에서 자라면서 다양한 성장의 기억을 가졌던 사람들(그러면서도 지금은 이곳을 멀리 떠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구체적인 기억들이 이제 더 이상 반듯하게 조회되기 어렵다. 동네 이름이 바뀌어 조정되고, 그에 따라 길이나 학교, 시장, 공원, 언덕마루 등의 이름도 언젠가 조금씩 달라지면, 그들이 옛날 이곳에서 자라면서 가졌던 추억들도 고난을 겪는다. 바뀐 현실에 맞추어서 바로바로 떠올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 기억은 지금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기 어려워진다. “야! 우리가 초등학교 때 귀신놀이 했던 그 신림동 절터 생각나?”, “그게 신림동이 아니라니까.” 뭐 이런 대화가 오감직하다. 그러고 보면 이름은 기억을 보존하는 창고의 열쇠와도 같은 것이다. 이름이 바뀐다는 것은 기억으로 가는 통로가 바뀐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름이 바뀌면 기억은 반란에 직면한다. 정부 부처 이름 바꾸기도 마찬가지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앙부처의 이름들이 바뀐다. 없어져서 다른 부처로 합병되는 정부부처의 이름도 있다. 얼마나 절박한 사정이 있어서 그리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된다. 국민을 대상으로 바뀐 부처명의 역할 정체성에 대한 이해 정도를 묻는 설문을 한다면 헛갈린 인식을 가진 국민도 상당하리라. 이 또한 기억에 대한 반란을 나타내는 것이리라. 나는 한글 맞춤법 규칙에 대해서 여러 번 기억의 반란을 경험했다. 한 번 바뀌고, 바뀐 것이 또 바뀌고, 바뀐 것이 그 이전의 것과 다시 같아지는 현상 등을 경험하다 보면, 내가 지금 현재 알고 있는 맞춤법 규칙은 아주 불안정해진다. 제대로 기억한다고도 할 수 없고, 기억 못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어정쩡한 상태이다. 마치 쿠데타 정변이 많은 아프리카나 중남미 후진국의 정권 정체를 늘 모르고 지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전 기억을 심하게 흔들어 놓는 것들은 기억에 대한 반란이다. 이 반란이 심해지면 사람들의 추억은 흔들린다. 순정하지 못한, 덧칠된 추억을 만들어 갈 수밖에 없다. 반란의 위세가 강하면 강할수록 기억은 차분히 안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게 된다. 오히려 본래의 순정한 기억보다는 반란 자체의 기억이 주인 자리를 차지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오래 슬픔에 젖어 계셨다. 옛날 세대이시지만 평생을 부부 중심의 핵가족 체제로 살아 오셨기 때문에 오랜 짝을 잃으신 슬픔이 짙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눈물 바람을 일으키셨다. 추도의 자리는 말할 것도 없고 일상의 자리에서도 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 자락만 비치어도 눈물을 보이셨다. 나는 어머니의 순정한 기억에 경의를 표하고 어머니 마음의 진정은 이해하면서도, 어머니가 슬픔에 갇혀 계신 것에서는 구출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럴 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감퇴시키는 쪽으로 어머니를 이끌었다. 우선 어머니 이야기에 아무런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어머니 이야기가 아버지 쪽으로 더 연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화제를 딴 방향으로 돌렸다. 심지어는 내가 아버지를 추모하고 싶은 정서에 들어 있을 때라도 어머니 앞에서는 그 추모의 뜻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다. 나로 인해 어머니의 슬픔이 되살아 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머니를 슬픔에서 구하기 위해서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이란 것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다른 기억으로 제압하거나 대체하는 일인 셈이었다. 그렇다. 슬픔을 이기는 길은 기억을 제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어머니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 어떤 반란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이렇게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 반성이 들었다. 슬픔도 그 나름의 가치를 가지는 것인데, 슬픔을 막기 위해 어떤 특정의 기억을 제압하거나 특정의 기억을 퇴출시키려 하는 것은 정당한가. 이것이 도리어 감정의 자연스러운 작용과 섭리를 가로막는 억지스러운 것은 아닐까. 어머니는 아버지 이야기에 동조하는 감정을 보이지 않는 나를 불효하고 정 없는 녀석이라 속으로 나무라지는 않았을까. 기억을 몰아내는 것은 이름을 몰아내는 것에서 시작하여 어떤 특정의 이야기를 몰아내는 것으로 완료된다. 그러므로 기억은 ‘사실’로서 존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떤 ‘이야기’로서 존재한다. 기억의 소멸은 어떤 이야기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봉천동에서 행운동으로 이름이 바뀌는 순간 이전의 봉천동이 지니고 있던 이야기들도 알게 모르게 하나씩 사라져 갈 것이다. 지금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 해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다. 기억에 대한 반란은 이름에 대한 반란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교과서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널리 알려진 피천득 선생의 인연이란 수필이 있다. 제목 그대로 피천득이 ‘아사코’란 인물과 맺어 온 인연을 소재로 한 글이다. 작가가 열일곱 살 되던 해 일본에서 함께 지냈던 초등학교 1학년 꼬마 소녀 아사코의 이야기로 이 글은 시작된다. 첫 번째 만남인 것이다. 그리고 결혼하여 어른이 된 아사코를 만나기까지 모두 세 번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 수필에서 강렬하게 기억하는 것은 끝대목이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그윽한 듯 쓸쓸한 듯 인생의 여운을 음미한다. 또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들이 인생의 향훈으로 남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한편으로는 한결같지 아니한 인간 존재의 본원에 대해서 허전하고 아쉬운 심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속절없이 와 닿는 막막한 그리움의 강 저편으로 우리들 삶이 흘러가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피천득의 ‘인연’ 이야기야말로 전형적인 기억의 반란을 말하고 있다. 작가의 가슴에 아름답고 반듯하게 자리 잡고 있던 소녀 아사코의 기억은 어디론가 내몰리고 점령당한다. 그것이 세 번째 만남의 장면이다. 기억의 반란을 겪으면서 그는 옛 기억을 보듬는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는 것이 바로 그 보듬음이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기억들의 반란을 겪어낸다는 것이다. 그 반란이란 또 무엇이겠는가. 아픔이기도 하겠지만 살아가는 지평 하나를 처음으로 보는 것일 수도 있다. 기억의 반란을 탓하기만 할 수는 없다. 인연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기억의 반란이 광풍처럼 휘몰아 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현대 사회는 기억의 반란이 불가피하다. 현대인들은 기억의 반란을 다반사로 경험하고 산다. 추억이 더 이상 순정하기도 어렵다. 추억을 오래 공유하고 지내기도 어렵게 되었다. 바뀌는 이름은 그래도 괜찮다. 새로 탄생하는 이름들은 오죽 많은가. 그것은 대부분 외국어로 상륙해 온다. 대중문화는 이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기억들을 소모품처럼 소진시키며 사람들의 순간적 욕망을 소통시키거나 소외를 자꾸 확산시켜 간다. 인간은 기억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그런가 하면 기억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측면도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 때문에 인생은 의미 있다. 그와는 좀 다른 차원이기는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도 우리의 사는 의미를 보탠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기억하기조차 싫은 일들을 만들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기도 하다. 기억을 퇴출시키고 싶은 경우도 있다. 기억하고 싶은 것과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것 사이에서 소요하는 것이 우리들 삶이다. ‘기억 없는 세상’을 상정해 볼 수 있겠는가. 우리들의 관계는 어디에서도 맺어지지 못하리라. 설사 간신히 맺어졌다 하더라도 맥없이 해체되고 말 것이다. 그 반대쪽의 ‘망각 없는 세상’을 상정해 볼 수 있겠는가. 우리는 어떤 관계로부터도 빠져나올 수 없으리라. 내 내면의 어떤 억압적 고통 속에서도 해방되기 어려우리라. 물론 이 극단의 상황 중 하나가 현실이 되기는 어렵다. 우리는 그저 이 극단 사이의 스펙트럼 그 어느 지점에서 살고 있을 뿐이다. 어느 쪽으로 조금 더 옮겨 가고 싶은가.
학부모를 학교교육의 동참자로 학부모를 학교 교육활동에 적극 참여시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대구 상원초(교장 윤태규). 매주 목요일 열리는 '학부모교실', 1층에 마련된 '학부모실', '가족 책거리 행사', 200명에 가까운 학부모 동아리 회원 등 몇 가지 현황만 보아도 이 학교가 학교교육에 학부모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학교의 교육만으로는 아이들을 훌륭히 키워낼 수 없습니다. 부모가 어떤 생각으로 아이들을 키우느냐가 중요하죠. 그래서 학교가 부모님과 함께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고, 교사와 학생은 물론 부모님들도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이 학교 윤 교장은 이러한 활동의 목적과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로 이러한 활동을 통해 거둔 효과는 무척 크다. 우선 학부모들이 학교를 자주 방문해 아이들의 교육활동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함께 참여하니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그리고 학부모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가정에서 실천해야 할 것들을 알림으로써 학교에서의 교육이 집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도록 해 교육적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처음 이런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는 학교에 소위 '치맛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함께 동아리 활동 등을 하니 오히려 몇몇 학부모들만 학교 활동에 참여할 때보다 훨씬 잡음도 적고 투명한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이 학교 관계자들을 공통된 의견이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부모들 상원초에서는 지난해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학부모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 3주에는 야간 학부모 공부방을, 둘째 주에는 야간아버지 교실을 열었고, 넷째 주에는 학부모 연수회가 열렸다. 이렇게 저녁 시간을 활용한 이유는 직장생활로 바쁜 학부모들에게 연수참여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학교주관으로 거의 매주 열리다시피 하는 연수 외에도 학부모동아리 주도의 자율연수도 진행된다.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는 취지에서 조직된 수요 놀이 동아리 '여우야 여우야'는 아이들에게 건전한 놀이 문화를 찾아주기 위해 사전 연수 후 매수 수요일 13시 30분부터 15시까지 한 시간 반 동안 학생들과 놀이 활동을 했다. 야생화 해설 동아리인 들꽃회 역시 지속적인 동아리 연수를 통해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학생들과 학교 인근 동산과 수목원 등에서 관찰활동을 한다. 이 밖에도 책 읽어주기 동아리인 달빛회 등 각 동아리들이 각기 개별적인 연수를 통해 학교교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상근하며 학부모들의 의견 듣는 학운위 총무 학부모 활동의 중심이 되는 곳은 바로 1층에 마련된 학부모실이다. 매일 학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 총무가 상근하며 여러 학부모들과 학교 운영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학생들의 작은 공부방 역할도 겸하고 있어 방학중에는 학교에서 가장 바쁜 곳이기도 하다. 학운위 총무인 곽동경 씨는 방과후학교 코디네이터도 겸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듣고 이를 방과후학교에 반영할 수 있어서 만족도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책 읽는 재미 주는 '책 역사 쓰기' 지금까지 소개한 학부모 관련 프로그램 외에도 상원초 교육과정에는 특색 있는 것들이 많다. 그 중 첫 번째는 '책 역사 쓰기'이다. '책 역사 쓰기'란 책의 속표지에 책의 취득 경로부터 읽는 과정, 한 줄 소감, 누군가에게 빌려준 일 등 그 책에 대한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다. 독후감 쓰기와는 달리 별 부담이 없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책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친구에게 좋은 책을 스스로 권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학생은 물론이고 처음 이 프로그램을 제시한 윤 교장 역시 동참하고 있다. 두 번째는 자율 방학프로젝트다. 상원초에서는 방학 숙제를 내지 않는 대신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한다. 이는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 주기 위한 것이다. 양이나 질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다만 매일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지만 교사가 점검한다. 그래서 숙제에 대한 수상은 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학교에서 과목별로 숙제를 정해줄 때보다 일시적으로 점수가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수행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게 윤 교장의 생각이다.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자는 취지에서 교사들도 자율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화 씨 역시 "이전에는 방학숙제에 대한 상을 받기 위해 따로 미술학원을 다니는 등 사교육 부담도 있었는데, 이렇게 하니 그런 부담도 덜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도 들여 참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 '교장선생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 시간'도 학생들에게 큰 인기다. 상을 받았다거나 하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학생들의 나이 때쯤 장난치거나 말썽부린 일 같은 것을 이야기해주니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성교육도 된다. 물론, 여기에는 유명 동화작가인 윤 교장의 구수한 입담도 한 몫을 했다. 이 밖에도 교사들이 학생들과 같이 급식을 먹으며 진행하는 밥상머리 교육, 스스로 자신을 조절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기 위해 설치한 음식조절대 등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기 위한 아이디어를 학교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넘어진 친구를 기다려주는 아이들, 바른 인재로 자라나길" 윤 교장은 지난해 봄 운동회에서 아이들에게 큰 감동을 받은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했다. "6학년 계주 경기였는데, 같이 결승선을 향해 달리던 두 아이 중 한 명이 가벼운 신체접촉 후 넘어지고 말았어요. 정상적인 충돌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달렸다면 승리는 따논 당상이었지요. 그런데 넘어지지 않은 아이가 넘어진 아이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달리는 거에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당연하다는 듯한 아이의 행동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어서 "학생들의 바탕이 좋기 때문에 스스로 올바른 길을 걷게끔 잘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학력 신장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이런 면을 좀 더 키워줄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ACT 회의에 두번째 초청된 한국교총 회원국이 아닌 한국의 교총이 ACT 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열린 ACT 지도자 회의에서 교총을 초청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교총은 행사 진행을 의논하는 12월 9일 ACT 지도자 사전회의에서부터, 환영 만찬, 10일 개막식, 국가별 보고서 발표, 우정의 밤, 11일 주제별 워크숍 발표, 폐회식, 학교 방문 등 대회 전 일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 ACT와 교총 간의 인연은 2008년 태국에서 개최된 제24회 대회 때 교총을 초청해 참석함으로써 씨를 뿌리게 됐고, 2009년 11월 27일 교총이 서울에서 제1회 한국-아세안교육지도자포럼을 개최함으로써 우정을 다지게 됐다. ACT 회의 주제는 ‘시련의 시대를 딛고 일어선 아세안 교육자들’ 필리핀의 공립학교교원연합회(PPSTA · 회장 마리오 라미레즈)가 주최한 이번 대회의 큰 주제는 ‘시련의 시대를 딛고 일어선 아세안 교육자들’로 필리핀 교육부 차관의 기조 강연에 이어 국가별 보고서 발표, 주제별 전문 워크숍이 이어졌다. 이번 대회에는 ACT 9개국 중 라오스, 캄보디아를 제외한 7개 국가 1300여 명의 교원들이 함께했다. 행사가 개최된 수빅만에는 한국의 한진중공업이 거대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이 수빅 경제에 큰 몫을 하고 있어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편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교총 대표단은 너나 할 것 없이 아세안 국가에서의 한국의 위상과 한류 열풍의 실체를 느낄 수 있었다. 교총, 교류하려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간담회로 쉴 틈 없어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었고 교총과 교류를 맺기를 원했다. 대회 중 식사와 막간 시간은 교총과 아세안 국가 교원단체들 간의 간담회 스케줄로 쉴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교사 연수프로그램에 관심 많은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교원연합회(PGRI)는 적극적으로 간담회를 원했고 이후 MOU를 체결하자고 제안해 왔다. 인도네시아는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고, 국가별 보고서 발표도 이런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실제로 2월 중 한국을 방문해 MOU 체결키로 하고 조율 중이다. 교원단체 지도자 양성 원하는 베트남 베트남 전국교원연합(NEUV)은 교원단체 지도자 양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63년 역사를 가진 교총의 자문을 원했다. 남북 교육통합의 과제를 안고 있는 교총은 앞선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베트남에 통일교육과 교육통합을 공동연구하자고 제안했다. 양 단체는 초 · 중등 교원의 파견 필요성에 공감했고, 대학 교원 파견을 위해서는 연구 성과를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기반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인식했다. 교총은 올해 7월 열리는 베트남교원연합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해 교류의 물꼬를 트기로 약속했다. 체벌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 나눈 싱가포르 교총은 싱가포르 교원연합회(STU)에 교원평가, 교장공모제, 체벌 등에 관한 공동연구를 제안했고, 체벌을 두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교사의 체벌이 절대 금지돼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학생을 꾸짖을 때도 먼저 학부모와 상의해야 한다. 이로 인한 교권 붕괴와 교육 포기 현상이 나타나, 교사들은 학생들의 비행을 목격해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 교장의 권한은 막강해 학부모는 소환에 응해야 하며, 학부모 동의가 있으면 다른 아이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학생을 체벌할 수 있다. 중앙뿐 아니라 지역 단위의 교류도 약속한 필리핀 이번 대회에서 교총과 가장 확실한 우호 관계를 구축한 곳은 필리핀 공립학교 교원연합회(PPSTA)이다. 의장 단체면서 회의 개최국인 PPSTA는 공항 입국부터 출국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따뜻한 우정을 느끼게 했다. 양 단체는 중앙뿐 아니라 지역차원에서도 서로 교류키로 약속했다. 교총은 이외 태국,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도 간담회를 갖고 교류의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 사회가 벌써 다문화 시대로 진입한 것을 감안하면 동남아 국가들과의 이번 교류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필리핀의 PPSTA 라미오 라미레즈 회장은 교총이 다음 ACT 회의에서는 옵저버가 아닌 협력단체 회원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3, 4월경 열릴 ACT 지도자 회의에 제안할 것을 약속했고, 차기 주최단체인 브루나이-말레이교원연합회도 교총과의 교류를 희망해 아세안 국가들과 교총 간의 교류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 정종찬 교총 대외협력국장 -------------------------------------------------------------------------------------------- “교육을 향한 아세안 교사들의 열정에 감동했어요” 아세안교육자대회 참석한 최성심 서울 중랑초 교사 이번 교육자대회 참석이 선생님께는 어떤 의미였나요? “다른 나라의 교사들과 만나 서로의 교육여건이나 고민, 교육관, 교육계획에 대해 들어보고, 학생들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나라 교육자들과의 연이은 간담회 일정으로 매우 바빴지만, 아세안 국가들에게 우리나라 교육을 소개할 수 있었고 앞으로의 교류를 위한 밑거름을 다졌습니다.” 교육자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꼽는다면. “각 나라별 장기자랑 직전에 열린 교육자 협의회(ACT)의 주제가(주제곡) 경연대회였습니다. ‘United as one(하나된 마음)’이라는 주제로 자유롭게 곡을 만들어 노래를 부르며 발표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서로 배경, 언어, 풍습이 다르고, 곡에 붙인 리듬과 멜로디도 달랐지만 아시아의 구성원으로서 ‘교육’이라는 같은 주제로 모여 함께 합창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서로 마음을 열어 대화하고, 교사로서 자부심을 나누며 같은 길을 걷는 동지애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아세안 국가의 교원들을 보며 느꼈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하는 열정적인 교사들의 모습에 놀랐고 신선한 자극을 받았어요. 지루한 주제 발표시간에도 절대 자리를 뜨지 않고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무섭게 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많은 아세안 국가 교사들이 입을 모아 한국 교육을 칭찬했습니다. 단기간에 국가가 고도의 성장 이루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세계적인 인재를 성공적으로 길러낸 것에 대해 부러워했고 한국의 교육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했습니다. 한국의 학교, 교원단체, 교육부 방문을 희망하는 선생님들도 많았어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교류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 치우쳤던 것이 사실인데 앞으로는 가까운 동남아시안 국가들과 실질적인 교류를 더 넓혀나가고, 문화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한국과의 교류에 관심 많던 아세안 국가들 인상적이었죠” 한국교총 대외협력국 설민영 씨 회원국도 아닌데 특별히 교총이 초청을 받아 대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4회 대회 때 태국교원심의회의 초청으로 처음 아세안교육자대회에 참석했고, 이번에는 필리핀국공립교원연합회의 초청으로 두 번째 참석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 열린 ACT 지도자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한국교총 초청이 결정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국제 사회에서의 한국의 교육과 한국교총의 위상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세안 국가들의 행사에 회원국도 아닌 한국을 특별히 초청한 것은 앞으로 한국과의 교류 · 협력을 원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봅니다.” 아세안 국가들의 교원단체와의 교류에서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된 나라가 있다면. “인도네시아교원연합회가 교육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사 직무연수 프로그램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주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국가들과의 국제교류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전국교원연합은 교원연합회 운영이 정부의 허가 하에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민주화를 겪으며 점차 독립 운영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태국교원심의회는 회원 수 감소에 따른 교원단체 운영의 어려움, 교섭력 약화로 정책실현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런 사정에 대해 교총대표단 또한 여러 가지 면에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한국교총 대표단에 저를 포함해 여성이 3명 있었는데, 아세안 선생님들에게 인기가 최고였습니다. 연신 “Korean Girls! Beautiful!”을 외치며 사진을 찍고, 심지어는 사인을 받아가는 선생님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아세안 국가들의 한국에 대한 동경과 관심, 그곳에서의 한국 문화의 인기 등을 감안할 때, 동남아시아 지역의 교원단체들과 교류 ·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데에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한국교총은 선진국이나 동북아 중심의 국제교류에 치중해왔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육에 대한 공통 관심사와 교류 확대를 통한 상호 발전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
지난해 6월 중국 정부는 ‘탁월한 엔지니어 양성 계획(卓越工程師計劃 · 이하 탁월계획)’을 시작했는데 12월 초까지 61개 대학이 이 계획의 시범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계획에는 현재 19개 전공, 3만여 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해마다 10%의 공과계열 대학생을 배출하고, 6%의 엔지니어링 방면의 대학원생을 양성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에는 700만 명 정도의 공과대학생이 있어 숫자상으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전문적인 기술자를 의미하는 엔지니어의 질은 국제적인 수준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중국 정부는 아직 중국에는 엔지니어 자격 인증제도가 완비되지 않은데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엔지니어 인증 시스템에 참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원인은 사회에 만연한 풍조 때문으로, 그동안 중국의 대학에서는 ‘공대에서 배양하는 것은 과학자이지, 엔지니어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술자를 경시하는 풍조가 있었다. 이로 인해 중국의 공과대학생들은 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공업기술 관련 이론 위주의 수업을 받을 뿐 실제 필요한 실습 등의 노력을 게을리한 게 사실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앞으로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교육부는 공과대학생의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무적으로 1년 이상 기업에서 실습하도록 요구했고, 이에 부응해 일부 공과대학은 앞으로 일정 비율의 수업을 기업의 전문가들이 가르치도록 하거나, 학생들을 기업으로 파견해 배우도록 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탁월계획’이 시작된 이후 상당수 대학에서 공과대학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서 나타난다. 예를 들면 칭화대학[淸華大學]은 경영관리대학과 법과대학에 요청해 공과대학생들을 위한 20여 종류의 관리, 법학과 관련된 기초 과정을 개설했고, 티엔진대학[天津大學] 소프트 엔지니어링 전공의 대학 4학년생들은 8주 동안 매주 5일씩 IBM 등의 기업에서 실습을 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상하이교통대학[上海交通大學]은 대학 2학년 학생들 가운데, 200여 명을 선발해 6개 전공의 탁월계획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대학 4년+전문 석사 2.5년’의 학교와 기업이 결합한 형태의 학생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탁월계획에 있어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인재양성에 있어서의 국제화 추세이다. 시범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대학들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엔지니어 양성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베이징항공항천대학[北京航空航天大學]의 중국프랑스 엔지니어대학은 프랑스의 엔지니어 학력 교육 모델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으며, 그 결과 고학년의 학생들 가운데 45%가 해외에서 공부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이 대학은 내년부터 졸업생들로 하여금 프랑스와 유럽의 엔지니어 인정자격을 획득하도록 할 예정이다. 통지대학(同濟大學)은 현재 세계 7대 국제적인 협력 환경 조성과 100개의 상위권 대학, 300여 개의 기업 및 500여 고등학교와 인재선발 양성 협약을 맺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칭화대학은 내년부터 30%의 대학생들에게 해외경력을 갖추도록 할 예정이다. 이 같은 대학 자체의 노력과 더불어 중국 교육부는 중국공정원(中國工程院)과 함께 ‘중국 엔지니어 양성 표준’을 제정해 영국, 미국 등의 엔지니어 자질인정 시스템인 워싱턴 시스템 혹은 독일이나 프랑스 등이 주도하는 유럽대륙 시스템의 가입에 편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별한 증세 없는 조울증 보통 우울증은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감기’로 알려져 있지만 조울증은 특별한 증세가 아니고는 발견하기 어렵다. 조울증은 우울증과 같은 종류의 기분장애이지만, 우울증에는 드러나지 않는 조증(잠을 거의 안자고 수백만 원어치 쇼핑을 하거나 쉽게 싸우고 흥분하는 경우), 또는 경조증 삽화(Hypomanic episode)가 나타나는 질병이다.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고, 이 때문에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는 병으로 알려졌다. 보통 조울증은 우울증과 조증이 동반되는 1형 양극성장애, 우울증과 경조증이 동반되는 2형 양극성장애로 나뉜다. 특히 조증을 포함하는 1형 양극성장애의 경우 말할 때 목소리가 커서 상대방과 정상적인 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다. 또 비정상적인 사고의 흐름으로 심한 경우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망상이나 환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호언장담을 넘어 사기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져,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판단 능력이 부족해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일으킨다. 더욱이 충동조절에 문제가 발생해 타인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어 사회적 위협으로 부각되고 있다. 초기진단 중요하지만 간과하기 쉬워 2형 양극성장애는 경조증 증세가 나타나 1형보다는 그 증상이 심하지 않지만, 이 때문에 발견이 어려워 그만큼 치료가 힘들다. 이 역시 반복되다보면 직장생활이나 가족관계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자살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환자 스스로 자신이 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혼자 고민하다가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조울증을 진단받는 데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될 만큼 초기진단이 어렵다. 이러한 조울증, 즉 양극성장애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위협이다. 특히 인구의 1%, 즉 100명 중 1명은 경험할 수 있으며, 유명인들 중에도 조울증으로 고통 받았던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 빈센트 반 고흐와 같은 예술가들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조기진단이 어렵고 질환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치료율은 아직 낮은 편이다. 양극성장애를 단순히 히스테리 증세로 보고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대다수의 경우는 치료를 요한다. 최근에는 신경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부작용을 최소화한 약물이 많아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생활습관 중요 조울증의 원인은 유전이나 심리적 요인, 대인관계나 경제상황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망상이나 환각,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등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증세가 다양한 만큼 간단한 자가진단을 통해 조울증 위험이 높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긍정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즐거움을 찾거나 사회활동을 통해 대인관계를 지속하고 힘든 일이나 생각을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와 자주 상의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가능하면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지속하고 가벼운 운동을 통해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것 역시 좋다. 또 과도한 음주, 흡연을 자제하고 습관성 약물복용과 낮잠 역시 피해야 한다.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과 한창수 교수
선생님들께 드리는 100가지 제안 수호믈린스키 저, 고인돌. 3만 원 최근 학생들의 인성교육 문제가 자주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횡횡하고 정책적으로 학력 신장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이도저도 할 수 없어 힘들어하는 선생님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 선생님들께 이달에 소개해드릴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은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합니다. 교단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세한 설명 이 책은 20세기 중반 러시아의 교육학자 수호믈린스키가 쓴 책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사들이 겪게 될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과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진정한 전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교사가 준비해야 할 것 100가지를 소개합니다. 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어서 만만치는 않지만, 제안이 무척 구체적이고 경험적 원리로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틈틈이 읽어도 이해에 무리가 없습니다. 각 제안별로 내용이 독립적이어서 필요한 부분만 그때그때 찾아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물론, 수십 년 전, 그것도 공산주의 국가에서 활동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저자의 여러 제안은 교육전문가가 아닌 사람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저자가 33년간의 교직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의 입장과 문제상황을 깊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저자가 두 번째로 제안한 “하루는 24시간뿐인데 교사는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나?”는 제목만으로도 여러 선생님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합니다. 교육현장의 아쉬움, 함께 풀어나갈 지침서 수호믈린스키는 전 인류의 기본적인 도덕규범이 있으므로 이를 가르치는 것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그는 학교에서 지식교육을 하되 도덕규범을 바탕으로 지식을 습득해 올바른 세계관을 수립함으로써 인식 능력과 창조력을 발전시키며 일생동안 자기의 지혜를 풍부히 하고 이를 실천토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이상주의적으로 보이는 그의 교육관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이 책에 담긴 그의 100가지 제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숙제 검사’나 ‘ 학습장 검사’ 같은 일상적인 업무부터, 인격의 전체적 발전에 관한 교육사상의 문제점 같은 심도 있는 문제까지 자신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피력합니다. 그리고 신규 교사와 임용준비생, 벽지 근무 교사 등 각기 다른 입장의 사람들을 위한 제안도 담겨 있습니다. 교육에 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너무 추상적인 개념 위주이거나, 그 반대로 구체적인 대신 너무 미시적인 경우가 많은데요. 이 책은 저자의 이상을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함으로써, 무엇을 목표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분명 색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이 걸려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 동요 ‘흰구름’의 한 구절이다. 하도 어린 시절부터 부르던 노래라서 특별히 모르는 단어가 없어 보이지만 ‘솔바람’이 어떤 바람이지? 왜 솔바람이라고 하는 거지? 하는 질문에 이르면 정작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막연히 ‘솔바람’을 소나무 밭에서 부는 바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면 당장 왜 소나무 밭에서 부는 바람이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을 몰고 와서 도망갔을까 하는 논술식 질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의 결론은 결국 솔바람과 소나무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소나무 밭에서 부는 바람이 솔바람’식의 단순한 설명이 아님을 기억하면서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동요 ‘흰구름’의 ‘솔바람’은 어떤 바람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솔바람’이라는 단어가 두 단어 등재되어 있다. 하나는 정말 “소나무 사이를 스쳐 부는 바람”이고 다른 하나는 ‘소슬(蕭瑟)바람’의 유의어로 “가을에 외롭고 쓸쓸한 느낌을 주며 부는 으스스한 바람”을 가리킨다. 그런데 “소나무 사이를 스쳐 부는 바람”의 정체도 불분명하거니와 “퉁소나 거문고 소리 같은 외롭고 쓸쓸한 느낌을 주는 바람”을 뜻하는 ‘소슬바람’(蕭瑟?)’의 뜻만으로는 앞의 노랫말에 나오는 ‘솔바람’의 의미를 정확히 설명해 주지 못한다. 우리말을 집대성한 〈국어대사전〉이 우리말 동요 노랫말 속의 평범한 단어의 뜻풀이 하나를 제대로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것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필자는 앞의 노랫말에 나오는 ‘솔바람’의 뜻을 “멀리서부터 가늘고 길게 불어오는 바람”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 노랫말에 ‘솔바람’ 대신 ‘실바람’을 써도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을 지지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결되는 우리말 단어의 어원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보겠다. 필자는 ‘솔바람’의 ‘솔’을, 지금은 없어진 단어이지만 “끝이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뜻의 ‘솔다’라는 단어와 관련된 말이라고 본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솔다03’의 뜻으로 “공간이 좁다”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 단어의 뜻을 정확히 말해주는 단어가 바로 ‘오솔길’이다. ‘오솔길’은 ‘올+솔+길’의 구성을 갖는 말이다. ‘오솔길’은 ‘올솔길’에서 ‘올’의 ‘ㄹ’이 ‘솔’의 ‘ㅅ’ 앞에서 탈락한 것이다. ‘불+삽’이 ‘부삽’이 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올’은 ‘실오라기’ 그 ‘올’이고 ‘솔’은 “끝이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뜻의 ‘솔다’의 ‘솔’이다. 그러니까 ‘오솔길’은 “실오라기같은 한 줄기 길이 끝이 점점 가늘어지면서 이어진 것”을 뜻하는 것으로 볼 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오솔길’을 풀이해 놓은 “폭이 좁은 호젓한 길”보다는 훨씬 잘 이해된다. 솔바람은 ‘멀리서부터 가늘고 길게 불어오는 바람’ 표준국어대사전의 ‘솔다03’와 관련된 단어로 인천 강화도 인근의 물살이 빠르기로 유명한 ‘손돌목’이라는 지명을 들 수 있다. 고려 23대 임금인 고종이 몽고군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피신을 갈 때의 이야기다. 뱃사공 중에 손돌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피난 가는 왕을 모시고 뱃길을 서둘렀다. 그런데 왕이 가만히 보니 손돌이 자꾸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물살이 급한 뱃길 쪽으로 노를 젓고 있는 것이었다. 왕은 신하를 시켜 손돌에게 물살이 세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뱃길을 잡으라고 했지만 손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피난 중이라 마음이 조급해진 왕은 의심을 이기지 못하고 손돌을 배 위에서 참수하고 만다. 죽기 전에 억울함을 호소해 보았으나 소용이 없자 손돌은 바가지를 하나 내 놓으며 물에 띄운 바가지를 따라 뱃길을 잡으라고 충언한다. 손돌이 죽고 물살이 점점 더 거세지자 고종 일행은 어쩔 수 없이 손돌이 준 바가지를 물에 띄웠다. 바가지는 세찬 물살을 따라 흘러갔고 왕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 무사히 뭍에 도착한 왕은 그제서야 손돌의 충심을 알았다고 한다. 이때가 음력 10월 20일경인데 매년 이맘때가 되면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지므로 이때 부는 바람을 ‘손돌(孫乭)’바람 혹은 ‘손돌이바람’이라고 하고 그 물길을 ‘손돌(孫乭)목’이라고 했다 한다. 이 ‘손돌목’의 한자식 이름은 ‘착량항(搾梁項)’이다. ‘착량(搾梁)’의 ‘량(梁)’은 전통적으로 ‘돌’로 읽히며 ‘도랑’이나 섬과 섬 사이, 섬과 육지 사이의 좁은 길목을 가리키는 차자표기자이고 ‘項’은 ‘목 항’자로 우리말로는 ‘목’을 나타내는 한자이니 ‘착량항(搾梁項)’과 ‘손돌목’의 대응에서 ‘손’의 의미가 ‘搾’임을 알 수 있다. ‘搾’(窄으로도 쓴다)이 ‘좁을 착’임을 고려한다면 ‘손돌목’의 ‘손’은 앞에서 말한 표준국어대사전의 ‘솔다03’의 ‘-ㄴ’관형사형임을 알 수 있다. 즉, ‘착량항(搾梁項)’은 ‘솔-[搾/窄]+-ㄴ(관형사형 어미)+돌[梁]+목[項]’의 구성을 가진 말로 “좁은 도랑으로 된 (바닷)길목”의 뜻을 갖는 우리말 ‘손돌목’을 한자로 나타낸 말인 것이다. 이 ‘착량(搾梁)’이라는 지명은 고려사(高麗史) 56권(卷) 지(志) 10 지리(地理) 부분에 있는 고려 원종 12년(1271)에 몽고 군사들로부터 대부도를 방어하는 내용에 나오는데, ‘손돌’이라는 이름에 앞서 이미 ‘착량(搾梁)’이라는 지명이 있었음을 이야기해 준다. ‘좁은 도랑’이라는 뜻의 ‘착량(搾梁)’이 이미 존재했음을 고려할 때, ‘손돌(孫乭)’이라는 뱃사공 이야기는 후대의 호사가들이 ‘착량(搾梁)’에 대한 우리말 지명 ‘손돌’을 인격화하여 만들어낸 영웅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단어지만, 동사 ‘솔다’는 ‘송곳’의 옛말인 ‘솔옺’에서도 확인된다. ‘솔옺’은 본래 ‘솔+곶’에서 온 말로 “끝이 점점 가늘어지는 꼬챙이”라는 뜻의 단어이다. ‘*솔곶’의 ‘솔’은 한자로 ‘松’이고 우리말 ‘곶(고지꼬치)’은 한국식 한자 ‘串[곶]’이므로 ‘*솔곶’은 한자로 ‘松串’으로 쓰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전통에서 ‘松串’을 본래는 ‘*솔곶솔옺’으로 읽다가 이러한 전통이 사라지자 한자 그대로 ‘송곶’으로 읽게 되었다. ‘송곶’은 중세 이후 7종성법에 의해 ‘송곳’이 되어 현재에 전한다. 활쏘기의 ‘과녁’, ‘소나무’의 어원도 ‘솔’ 활쏘기에서 ‘과녁’이 본래 ‘가죽을 뚫음’이라는 뜻의 한자어 ‘관혁(貫革)’이 입말에서 변한 말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지만 이 ‘과녁관혁(貫革)’의 고유어가 ‘솔’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과녁의 고유어인 ‘솔’도 ‘폭이 좁다’는 뜻의 동사 ‘솔다’의 ‘솔’과 상관이 있다. 이렇게 본다면 소나무의 본래 이름인 ‘솔’도 바로 “이파리의 끝이 점점 가늘어지는 것”이라는 이름에서 온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솔잎’의 모양은 이러한 추정을 믿을 수 있게 해 준다. 이렇게 따진다면 짐승의 털이나 가는 철사 따위를 묶어서 곧추세워 박고 그 끝을 가지런히 잘라서 만드는 ‘솔(=브러시)’도 ‘솔다’로부터 온 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다. “무엇이 기울어져 어느 한쪽으로 몰리다”의 뜻을 갖는 ‘쏠리다’도 알고 보면 ‘솔다’와 관련된 말이고 “무엇이 그럴듯해 보여 마음이 쏠리는 데가 있다”는 뜻의 ‘솔깃하다’도 결국 ‘솔다’에서 온 말이다. 이렇게 미루나무 꼭대기까지 조각구름을 밀고 올라가서 간신히 살짝 걸쳐 놓고 달아나 버린 ‘솔바람’의 ‘솔’과 마치 송곳처럼 생긴 이파리가 특징인 소나무의 ‘솔’이나 ‘옷솔’의 ‘솔’이 모두 ‘솔다’라는 단어와 관련된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의 국어사전은 왜 외면하고 있을까?
청소년 야간 게임 금지, 셧다운제도의 시행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게임 셧다운제’를 현행 「청소년보호법」에 명시하고 시행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게임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강제로 차단하는 것이다. 16세 이하 청소년들이 인터넷 게임을 하려면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되었다. 이는 몇 년간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이 심각하다고 주장하던 여성가족부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게임의 유해성을 강조하는 측은 요즘 청소년들의 여러 문제가 ‘게임 중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청소년 문제를 표피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불과하다. 최근 게임 중독에 의해 범죄가 일어난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이 과연 게임 때문에 일어난 문제일까 의심된다. 대표적으로 지난 11월, 부산에서 일어난 중학생의 모친 살해사건이 있다. 기사에서는 ‘한 중학생이 게임을 못하게 하자 어머니를 죽이고 자살했다’고 보도했다. 기사 내용만 보면 게임 때문에 부모까지 죽이는 패륜이 벌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건의 내막을 살펴보면 편모 가정에서 어머니가 일을 나가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었다는 것이 더 근본적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어머니와 단절되었기 때문에 아이는 게임에만 몰입하게 된 것이다. 주변 청소년 상담교사들의 말에 의하면 게임 중독인 아이들은 조손가정이나 편모가정 등 어른들의 보살핌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소득수준이 높은 가정보다는 소득수준이 낮은 맞벌이 가정에서 게임 과몰입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니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려면 ‘게임 셧다운제’와 같은 미봉책이 아니라 이러한 취약계층 가정에 대한 청소년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볼 수 있다. 실효성 없는 셧다운제 일부 어른들은 ‘청소년 게임 셧다운제’의 시행을 환영하면서 그 효과를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부모나 다른 이들의 주민등록번호로 쉽게 게임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게임만 제한될 뿐 그 이외에 할 수 있는 게임은 무수히 많다. 즉 셧다운제도는 실효성이 전혀 없는 법안이라는 것이다. 결국 별 효력이 없을 것을 알면서도 몇 년간 애써서 이러한 법안을 만든 것은 그저 청소년들이 게임하는 것이 싫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에게 해를 끼친다고 여겨지는 미디어를 제한해왔다. 텔레비전, 영화, 비디오, 만화,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등을 거쳐 이제 게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만큼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타 미디어들은 내용 심의를 통한 규제였지만, 게임은 아예 특정 시간대를 선정하여 차단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는 청소년이 하는 게임에 대한 거부감과 불신감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퍼져있는지 말해준다. 애초에 여성가족부에서 게임 셧다운제도를 제안한 근거는 ‘청소년들의 수면권과 건강권의 보장’이었다.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서 일찍 자야한다는 배려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밤을 새우면서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권장되는 것이 현실이다. 어른들은 자정이 넘어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대견하게 보거나, 새벽까지 공부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종용한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의 건강이 염려되니 공부 셧다운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은 전혀 없다. 결국 청소년들의 건강권과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해 게임 셧다운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게임을 공격하기 위한 명목일 뿐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 청소년들이 게임하는 것을 싫어하는 어른들은 많다. 그러나 게임을 즐겨하며 청소년들이 게임하는 것을 이해해주는 어른은 적다. 게다가 청소년들이 컴퓨터 앞에 몇 시간 동안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내할 수 있는 부모들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청소년들은 공부의 압박에서 벗어나 쉬거나 놀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놀거리는 별로 많지 않다. 이중 게임은 현재 청소년들 사이에서 가장 지배적인 여가활용 방법이다. 청소년들은 학교와 학원을 왕복하는 사이사이, 빠르게 몰입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취미생활로 게임을 꼽는다. 요즘 청소년들은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가야 해서 친구들과 모여서 놀 시간이 없다. 막상 모일 여유가 난다고 하더라도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이나 도구도 충분치 않다. 변변한 취미생활을 가질 수 없는 이런 환경에서는 게임밖에 할 것이 없다는 아이들의 호소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게임 셧다운제를 조롱하는 아이들 청소년들은 셧다운제나 부모확인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을 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미 어른들의 개인정보를 쉽게 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청소년이 부모님의 주민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 부모님이 확인해야 한다고 하면, 개인정보의 불법적인 거래가 성행할 것이 자명하다. 이렇듯 실효성 없는 법을 만들어버리면, 게임을 하려는 청소년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양성하게 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또한 인터넷 게임 외에 게임을 할 수 있는 다른 플랫폼도 많다. 패키지로 발매되는 PC 게임을 해도 되고, 다른 게임기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청소년이 요즘 많이 하는 게임은 휴대폰 게임이다. 집에 오면 컴퓨터보다 휴대폰을 더욱 오래 사용한다. 청소년들은 이러한 소용 없는 제재를 걸어놓고 자신들을 속박하려 하는 어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조롱한다. 오히려 어떤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것을 하는 것이 재미있다며, 일부러라도 게임을 더 많이 하겠다고도 한다. 자신들을 갓난애 취급하는 것처럼 보여 기분 나쁘다는 반응을 보이 는 것이다. 이렇게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세대 간에 깊은 단절이 존재한다. 게임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에서 누구의 어떤 시각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것은 일단 유보해두자. 중요한 사실은 이미 아이들의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린 게임을 셧다운제 같은 방법으로 제한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제 3살만 넘어도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을 시작한다. 앞으로도 당분간 청소년들은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게임 말고 다른 취미를 갖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게임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필요 2008년에 하버드 의과대학의 로랜스 커트너 박사와 셰릴 올슨 박사가 미 법무부의 요청으로 ‘게임의 폭력적인 묘사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국내에서는 게임의 귀환이라는 제목으로 번역이 되었다. 이 책에서 연구자들은 게임에 의한 악영향이 실제보다 과장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오히려 게임을 안 하는 아이일수록 더욱 폭력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게임이 친구들과의 친교 활동이기에, 오히려 사회성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현재의 게임 속 세상은 어릴 적 우리의 골목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게임의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게임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찾아, 이를 교육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뉴욕에서는 모든 과목을 게임의 원리를 활용해서 가르치는 ‘퀘스트 투 런(Quest to Learn)’ 실험학교를 만들기도 했다. 이 학교는 모든 과목에 게임의 운영원리를 적용해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게임을 활용한 학습 방법론이 아이들의 문제해결과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러한 게임들은 재미가 없어서 청소년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이다. 새로운 경험으로 과몰입 청소년들이 균형감을 찾도록 해야 하지만 분명히 인정해야 할 것은 ‘게임 과몰입’과 같은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 과몰입 증상은 10대가 아닌 다른 세대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걸렸다는 사회적 편견과는 달리 실제로 게임 과몰입에 빠진 연령층은 20~30대이다. 특히 20~30대 비직업인들에게 게임 과몰입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의 게임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게임 과몰입의 기준은 게임에 얼마나 시간을 투여하느냐에 따라 구분하는데, 대부분 청소년들은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저절로 게임 시간이 조절된다. 더욱이 학원이나 숙제 등의 방과 후 학업량도 많아 게임을 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게임 과몰입이 청소년층에서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게임뿐만 아니라 어떠한 활동도 적정선을 넘으면 문제가 된다. 활동의 균형점을 잡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 스스로 활동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게임을 하지 말라’고 명령하듯 강요하는 것은 좋은 접근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왜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해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오히려 게임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반 일리치는 자동차가 발명되면서 동시에 교통사고 역시 발명된다고 이야기했다. 새로운 문명이 발생할 때, 어쩔 수 없는 부정적 효과는 줄일 수 있겠지만, 아예 차단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게임 과몰입 문제를 절대적 악으로 규정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할 수는 없다. 오히려 게임 과몰입을 줄이면서, 게임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긍정적 효과를 만들 것일지를 찾는 것이 차라리 현명하다. 무엇보다 청소년이 게임을 하는 것이 맘에 안 든다면, 게임 이외의 새로운 대안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조건들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특히 게임 이외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면서 같이 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어주어야 한다. 청소년들의 경험의 균형점을 찾아주는 것은 청소년들만의 몫이 아닌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함께 고민할 문제이다.
교사들끼리 모인 자리는 어떤 주제로 시작하든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이들이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아~.” “우리 옆 반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예전에 한 반에 50~60명이 있을 때도 지금처럼은 안 힘들었다고.” 도대체 무엇이 아이들을 이상하게 만들고 교사들을 힘들게 하는 걸까? 우리가 이상하다고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이상한 것일까?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문제 행동의 원인을 생각해보며 지난 1년간 나를 힘들게 한 아이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자. 대체 그 아이는 왜 그랬을까?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원인들, 가정과 사회 교사들이 아이들의 문제 행동의 원인으로 가장 흔히 꼽는 것이 ‘가정’이다. 아이들의 인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부부 간의 불화나 경제적인 원인으로 가정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그로 인해 정서적인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정서적인 문제가 아이들에게 투영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사회의 변화도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과거의 수직적 관계 문화가 수평적 관계 문화로 바뀌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는 더 이상 선생님을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되는 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의 대상이 아닌 불신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교사로서 가지는 고유한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제멋대로 선을 넘어 갈등이 생긴다. 경쟁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도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이다. 우리 아이들이 방과 후에 학원을 전전해 놀이터가 텅텅 비게 된 이유는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 걱정되고 부모가 직장에 있는 동안 봐줄 사람이 없기에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오면 간식 먹고 학원 순례를 하기에 바쁘다. 아이들은 놀면서 사람을 배우고 에너지를 발산하며 크는 게 정상인데 그러지를 못하니 학교에 와서도 친구들과 싸우기 일쑤이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여기저기 망아지처럼 뛰어다니기 바쁘다. 이러한 와중에 현재 학교는 점점 교육기관에서 보육기관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육자’로 자신의 역할을 생각하고 있는데 가정과 사회는 교사가 보모 역할까지 해주기 바라니 이 간극을 극복하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앞서 언급한 가정과 사회의 원인들은 우리 교사들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바라보며 이러한 쪽에서만 원인을 찾는 것은 문제 행동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커다란 한계를 갖게 된다. 그럼문제 행동의 또 다른 원인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도덕성이 결여된 자기 욕구의 표현 윌리엄 글래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다섯 가지 기본 욕구를 제시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표 새교육 참조) 글래서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행동은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인데, 행동을 통해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면 인간은 행복감을 느끼며 욕구가 좌절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하는 문제 행동들 중에는 의외로 이 기본 욕구에 해당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자신의 힘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아이를 따돌리고, 선생님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사랑의 욕구) 이상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욕구에 따른 행동은 당연하다. 문제는 그 안에 도덕성이 결여되어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이럴 때는 아이들의 욕구를 억누르기보다는 먼저 인정해주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행동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예 컴퓨터 게임을 밤 늦게까지 하느라 잠을 못 자서 학교에 와서 자는 똘똘이 어제 컴퓨터 게임을 밤 늦게까지 해서 잠을 못 잤구나. 수업을 듣자니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겁지?(먼저 욕구 인정) 그런데 네가 그렇게 자고 있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하는데 방해가 돼. 자꾸 눈이 너한테로 가거든.(다음에 도덕성 건드리기) 기지개 한 번 켜고 다시 한 번 수업 들어보자. -------------------------------------------------------------------------------------------- 발달상의 자연스러운 현상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 눈빛이 변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가슴이 나오고 털이 갑자기 자라는 등 자신의 몸이 변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데 눈빛이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선생님에게 인정받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었던 아동기를 지나 또래에게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한 사춘기가 되었기에 아이들은 친구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선생님께 반항하는 것도 서슴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사춘기라는 이유만으로 교사에게 잘못된 방법으로 반항하는 것을 용인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교사가 아이들의 신체적, 심리적 발달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어떤 문제들은 좀 더 너그럽고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다. 우리는 궁합이 안 맞아 주변의 나와 사이가 소원한 사람은 대부분 나쁜 사람이기보다는 안 맞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타고나는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맞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혼하는 부부들의 이혼 사유 부동의 1위가 성격차이인 것을 보면 기질이 맞지 않는 것이 얼마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교사와 아이들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질대로 지도하게 된다. 이때 어떤 아이들은 교사와 궁합이 잘 맞아 한 해가 즐거운 반면 어떤 아이들은 궁합이 맞지 않아 한 해가 고달프다. 지난해에는 선생님이랑 잘 지냈는데 올해는 잘 못 지낸다는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 자신의 문제 행동이 원인이 될 때도 있지만 교사와 궁합이 맞지 않아서인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성격유형론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여러 면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데 유익하다. 요즘 다양한 학급경영 및 상담 관련 교사 연수에서 아이들의 성격유형에 대해 다루고 있으니 방학 중 이러한 연수를 듣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혹시 내 욕심 때문에? 필자가 초임 교사일 때의 일이다. 학습지를 준비해 교무실에서 열심히 복사하고 있는데 교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학습지가 아이들의 학습에 유용한 경우도 있지만 너무 많으면 아이들에게 짐이 돼. 젊은 교사일수록 자기 욕심 때문에 아이들을 스트레스 받게 하는 경우가 많거든.”매 수업마다 왠지 학습지가 있어야 제대로 가르치는 것 같았던 그 시절, 필자에게 교감 선생님의 지나가듯 하신 말씀은 소중한 약이 되었다. 대다수의 교사들은 자신이 맡은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그래서 교사의 기대와 아이들의 현실 사이에 생기는 괴리를 극복하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이것이 아이들과 잘 맞아떨어지면 아이들은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나 안타깝게도 교사의 열정이 모든 아이들에게 통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생활면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들 중에는 과거로부터 쭉 그 문제를 안고 온 아이들이 많다. 약 10여 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선생님의 말 한 마디로 문제를 고치기는 쉽지 않다. 아이가 금방 변하기를 바라는 건 교사의 욕심이다.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관심을 쏟아야 가능할까 말까 한 일인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뜻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교사로서 자신이 무능하다고 자괴감에 빠지거나 퇴근 후에도 한숨을 쉬며 고민하는 것이 지속된다면 한 걸음 물러서는 여유가 필요하다. 더불어 자신의 말 한마디에 아이가 달라졌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이니 맘껏 기뻐해도 된다. 사실 교사가 즐겁게 아이들 앞에 설 수 있는 이유는 이런 기적들이 있어서니까 말이다. 일관성 없는 생활지도 지난해에 있었던 일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면 하교하는 저학년 아이들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축구를 금지시켰다. 그런데 며칠 뒤 아이들이 볼멘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저기 3반 애들 밖에 나와서 축구해요. 우리는 안 되는데 왜 쟤네들은 저거 해도 되요?” 아이들의 항의에 뭐라 할 말이 없어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생활지도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학급에 대한 생활지도는 담임교사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비교적 일관성이 있게 이루어진다. 저학년에서는 자신의 학급 안에서만 일관성 있게 생활지도를 해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고학년은 다르다. 고학년에서는 학년 전체적으로 통일성 있게 생활지도를 해야 효과가 크다. 고학년에서의 생활 문제는 학급 내뿐만 아니라 여러 학급의 아이들이 얽혀서 더 크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사들 간에 교육관과 아이들을 보는 눈이 달라서 한 학년이 보조를 맞추어 생활지도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고학년 생활지도에 대한 짐이 반 이상 줄어들 것이다. 병리적인 문제 아이들이 가진 생활 문제 중에서는 병리적인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같은 경우 교사의 노력으로 개선이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약물에 의지해야 개선이 가능한 영역도 있다. 교사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아이의 문제 행동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병리적 차원으로 진행되었다면 교사의 노력으로는 개선이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럴 때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교사의 부담도 덜고 아이에게도 더 큰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아이들이 보이는 문제 행동들의 원인을 전반적으로 짚어 보았다. 모든 문제가 반드시 원인을 알아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인을 알면 아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그것이 아이의 문제에 교사가 합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에 원인을 알아보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다. 아이 각자가 저마다 다른 역사를 갖고 있기에 교사의 문제 행동에 대한 대처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다. 아이들 각자에게 맞는 대처 방법을 찾는데 지금까지 살펴본 원인들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다음 호에서는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보일 때 교사들이 현명하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겠다.
조부모, 부모와 함께 살았던 전통적인 일본의 가족관계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급격히 해체되고 있어 많은 사회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 해에 고독사 하는 노인들이 수만에 이르고 있어 경제대국을 자랑하는 일본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가 일본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족관계에 대한 인식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병이 들거나, 늙으면 가족, 친척들에게 의지하거나 부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부탁한다’가 55%, ‘부탁하지 않는다’가 37%로 나타났다. 부탁하지 않는다 라고 응답한 사람 중에서 남성이 33%, 여성이 40%이고, 의지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이유는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가 72%로 가장 많고 그 이외에 멀리 살고 있거나, 나이가 많거나 하는 이유였다. 또 도움이 필요할 경우 부탁을 했을 때 저항감을 느끼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느끼지 않는다’가 53%, ‘느낀다’가 40%를 차지했다. 이런 배경에는 결혼하지 않거나, 이혼 가정이 늘어나 단신세대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이다. 일본 국립사회보험인간문제 연구소에 의하면 일본의 단신세대는 2005넌 전 세대의 30%이지만 2030년에는 40% 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총무성이 실시한 여론 조사 항목 중에 ‘가까이에 가족이 있으면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에 대한 질문에는 고령 단신자의 40% 이상이 자녀들이 왕복 2시간 걸리는 곳에 살고 있거나 자녀가 없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일본정부의 재정난으로 가족관계 해체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국가가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개호(介護)의 사회화를 내걸고 시작한 개호보험의 비용은 금년도에 7조9천억엔으로 10년 사이에 배이상 증가했다. 재정난으로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 고령자에게 청소, 세탁 등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개호보험에서 제외시키려는 논의도 있다. 일본의 전통적인 가족관계는 고도성장기에 남성의 종신고용제도를 전제로 해 형성됐는데 이 제도가 붕괴되면서 여러 문제가 나타났다고 한다. 부모부양, 자녀교육, 조상제사까지도 가족들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왔는데 지금은 단신세대가 급격히 늘어 ‘가족이나 친척에게 부탁하거나 의지하지 않는다’가 40%를 차지하는 일본인의 가족에 대한 의식을 볼 때 가족이라는 개념은 크게 변하고 있다. 점차 공동체의식도 희박해져 가고 있고 한 가정에 살고 있으면서도 고독을 느끼고 있다. 고령화와 빈곤, 실직에 의한 가정의 해체로 일어나는 문제점이 국가의 부담으로 작용해 일본 정부도 늘어나는 재정부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많은 일본국민들은 늘어나는 재정적자로 사회보험제도가 안정화될까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등장한 것이 부모나 자녀의 역할을 대신하는 가족대행업이라는 신종 비즈니스사업이다. 부모·자녀의 역할, 가정의 각종 대소사를 돌봐 주는 일을 주로 하는 사업이다. 누군가가 가족의 역할을 대신해 주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시대에 이미 일본은 진입하고 있다.
수원시중학교교장협의회(회장원순자)는 동계연수회를 1월 25일부터 1박 2일간 강원도 일대에서 회원 23명이 참가한 가운데 가졌다. 첫날에는 버스안에서'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프로그램 시청하고 교과부 지정 교과교실 운영사례(발표 칠보중 이철훈)를 들었다. 첫번째 방문지는 영월에 있는 '한반도 지형'을 둘러보며 서강이 조각한 대한민국 지도를 살펴보았다. 이어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를 방문, 단종어소와 관음송을 둘러보았다. 청령포는 삼면이 강으로 둘러쌓인 육지속의 외딴 섬이다. 오후에는 지리박물관을 방문, 양재룡 박물관장(전 천천고 교장)의 안내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양 관장은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독도 관련 실증 지도를 보여주며 설명하여 교장들의 이해를 도왔다.저녁시간에는 수원교육지원청 김태영 교육장이 방문하여 격려하여 주었다. 이튿날에는 삼척 대금굴(천연기념물 178호)을 견학, 5억3천만년 전 고생대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종유석을 보고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였다. 이 곳에서는 동굴 보호를 위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이어 동해안 촛대바위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전광용, 우근식 교장의 색소폰을 연주에 맞추어 합창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박 2일간의 동계 연수회를 카메라로 스케치해 본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사 간의 동료평가를 자율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교원평가 모델을 공청회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교원평가 방법에 대한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교사가 동료교사의 수업을 참관한 뒤 점수를 주는 방식의 현행 개별 동료평가 대신 교사 2~3인을 그룹으로 묶어 장학지도 형식으로 상호 평가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연합뉴스, 2011.1.28)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된 교원평가제도가 여러가지 문제점을 노출함으로써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러곳에서 터져나왔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기존의 평가틀을 유지하되 좀더 현실적으로 방법을 바꾸겠다고 선언했었고, 그 선언의 후속조치로 이번의 모델이 나온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지난해에 실시된 평가는 이 두가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청회를 통해 공개한 방안은 기존의 방안을 개선하여 좀더 현실적으로 접근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동료교사 평가의 평균이 5점 만점에 4.7 정도로 높게 나옴으로써 봐주기식 평가라는 비난을 받는 상황이기에 어떤 방법으로든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평가대신 2-3명을 그룹으로 묶어 장학지도 형식으로 상호평가를 하도록 하였는데 현실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일률적으로 점수를 주는 방식보다는 서로가 토론을 하면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그것을 개선해 나간다면 교원평가 당초의 취지대로 교사들의 수업전문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수화를 해야 맞춤형 연수대상자를 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지만 맞춤형연수 대상자를 인위적으로 선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기에 동료교사 평가를 무조건 점수위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교과교육연구회, 동료장학 등이 학교에서 활성화되어 있다. 지구별 수업공개, 교육청별 수업공개에서도 그 결과를 점수화하지는 않는다. 전문가와 교사들이 모여서 수업결과에 대한 토론을 통해 장 단점을 지적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교사는 전문성을 갖춘 교사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5점 만점에 몇점이라는 식의 평가는 수업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의 안을 내놓은 산학 협력단의 지적대로 현행평가방법은 '창피주기식 평가'로 전락하고 있다. 그 방법을 좀더 현실적으로 바꾸자는 의도가 개선안의 모델이다. 쉽게 생각하면 동료들끼리 모여서 장학지도 형식으로 하면 교사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을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일선학교에서 동료들끼리 모여서 장학지도 형식으로 수업을 평가한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 점수화해서 평가하는 방식보다 도리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학교의 현실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점수화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평가의 개선방안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연구용역을 주면서까지 했어야 하는 일은 아니다. 도리어 교과부에서 더 먼저 연구하여 방안을 내놓았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안을 내놓을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교과부에서 더 먼저 이루어졌어야 한다. 시 도교육청마다 평가방법을 달리할 수 없다면 교과부에서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았어야 한다. 지난해 실시된 문제점을 좀더 충분히 검토했었는지 묻고 싶다. 시 도교육청에서 내놓은 안을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만으로 그 자리에서 비판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성급하게 시작했던 교원평가제에 대해서 솔직함과 진실함을 염두에 두고 검토해야 한다. 교원들을 점수화해서 연수를 강요한다는 기본 생각부터 바꿔야 현실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포터는 설대목을 맞이해 정신 없이 분주한 우리의 전통 재래시장을 찾아보았다. 서산동부 전통시장은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재래시장으로 그 역사가 아주 깊다. 조선시대부터 5일장으로 자리잡아오다가 1956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개설되었으며, 최근에는 아예 상설시장으로써 그 기능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또한 충남 서북부 지역인 태안, 당진, 대산, 홍성, 예산, 덕산 등을 모두 아우르는 시장으로 그 규모가 엄청하다. 1천 2백여 명의 상인들이 모여 서산의 가장 활기찬 경제동맥을 이어가는 경제의 구심점 서산동부시장! 때문에 서산 사람들은 오늘도편리하고 깨끗한 할인마트를 마다하고재래시장을 찾는다. 재래시장에는 할인마트에서는 만날 수 없는 훈훈한 인정과 우리의 어머니들을 닮은 순박한 미소와 인정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생기와 활력이 넘치는 우리의 전통 재래시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올해 각급학교의 졸업식은 2월 7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다른 해에 비해서 1주일 정도 늦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설 연휴가 2월초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1월 중에 개학을 해서 설연휴 이전에 졸업식을 마치는 학교도 있을 수 있지만 여러가지 정황상 2월 7일 이후가 시기적으로 졸업식을 치를 수 있는 시기라는 생각이다. 졸업식을 마치고 나면 일선학교들은 본격적으로 새학년 준비를 하게 된다. 1월 초쯤에 졸업식 문화개선과 일탈행위 예방에 힘쓰라는 공문을 받았다. 직감적으로 올해는 뭔가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졸업식 전후의 학생생활지도 방안과 졸업식 당일의 일탈행위 예방 방안등을 보고하라는 공문도 받았다. 졸업식 문화개선 방안도 마련하여 보고를 마쳤다. 졸업식을 앞두고 각 학교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겠다는 지역교육지원청의 연락도 받았다. 지난해와는 눈에 띄게 졸업식 문화개선에 교육당국에서 팔을 걷어 올리고 있다. 이래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당국의 노력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한다. 이제는 일선학교에서 정말로 졸업식 문화개선을 위한 노력이 곁들여 져야 한다. 학생들의 교육부터 당일의 생활지도 문제등 세세한 부분까지 일선학교에서 빈틈없이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찰을 동원하여 알몸졸업식 등 일탈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기로 한 부분도 환영한다. 다만 경찰을 동원하여 어느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와, 경찰 역시 졸업식이 집중된 시기에 다른 업무에 소홀해 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긴 하다. 또한 학생들이 경찰이 순찰을 한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취약지역에서 일탈행위를 하지는 않겠지만 교사나 경찰이 미처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일탈행위를 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당국의 노력이 효과를 거둘 것이 확실하지만 대책 자체가 학생들에 대한 교육보다는 강제적으로 일탈행위를 막는 쪽으로 집중된 것이 아쉽다. 일선학교에서 졸업식 전에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강제성을 띠면 더 일탈행위를 하려고 하는 것이 학생들의 속성이다. 따라서 학생들을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이 지도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되는 것이다. 교육과정에서 말로하는 교육보다는 좀더 체계적인 교육자료가 있다면 좀더 쉽게 접근이 가능한 것이다. 의지만 가지고 일탈행위를 막을 수는 없다.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교육에 맞는 교육자료의 개발도 함께 이루어졌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결과적으로 교육당국의 노력과 학교에서의 체계적인 교육이 조화를 이룬다면 완전하지는 않지만 일탈행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초·중등 교원 임용시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학이 제외되거나 평가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최로 서울교대에서 열린 교원 임용시험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조난심 선임연구위원은 “임용시험 중 1차 교육학 시험에 대해 공론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임용시험은 필기인 1차 교육학 및 전공시험, 2차 논술형 시험, 3차 심층면접 및 수업시연으로 돼 있으며 이 가운데 교육학은 합격자의 2배수를 걸러내는 1차에서 100점 만점 중 초등 30점(50문항), 중등 20점(40문항)을 차지한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교육학은 임용시험에서 상당히 중요한 평가영역이고 문항의 변별력도 높지만 오지선다형 객관식이어서 우수한 자질과 소양의 교사를 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4~25일 전국의 교사 700여명, 교수 13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60~70%가 교육학 시험이 개선돼야 한다고 답했다”며 그는 “시험 범위 또한 너무 넓어 사교육을 유발하고 대학 교육학 수업의 파행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현 체제를 유지하되 출제 범위·문항 수를 조정하는 안 ▲서술·논술형으로 바꾸는 안 ▲일정 점수만 넘으면 통과시키는 안(pass or fail) ▲교직이수 등 다른 형태로 시험을 대체하는 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계명대 최진오 교수는 “임용시험 중 3차 수업능력평가(수업실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 교수는 ▲수업능력평가 시간을 현행 10분에서 20~30분으로 확대하고 ▲배점을 상향 조정하며 ▲학생 앞에서 하는 수업 실연(實演)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특히 정신건강 검사를 도입해 문제 있는 교사들을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과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검토해 곧 정부안을 확정하고 입법예고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교과부는 지난 2009년 10월에도 교사 수업 전문성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3차 수업실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임용시험 개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도입할 계획인 학교성과금 제도에 대해 한국교총이 "시범운영부터 거쳐야 한다"고 반대했다. 26일 교과부 중회의실에서 열린 2011년 교원성과금 제도개선위원회에서 교과부는 시도별 성과금 총액의 10%를 학교성과금으로 책정해 올 6월 30일까지 지급하고, 2012년도 학교성과금은 30%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개별성과금에 대해서는 2010년과 동일하게 차등지급률 최저기준을 50%, 60%, 70% 중에서 학교장이 자율 선택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학교성과금은 일부학교를 대상으로 한 시범운영 이후에 그 결과를 토대로 도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올해 도입을 반대했다. 지역, 학생특성, 학교근무여건 등이 상이한 학교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도구가 없고, 순환근무라는 특성상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한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교총은 "개별성과금의 불합리한 요소가 여전한 상황을 감안해 차등지급률도 50% 이하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비교과교사와 수석교사 등은 불합리한 평가지표로 공정성이 상실된 상태다. 교과부는 2월 중순경 최종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고교 선택과목으로 돼 있는 한국사가 내년부터 필수 과목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27일 한국사 필수 지정 등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건의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과부와 한나라당은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고위 당정회의를 열고 ▲ 한국사능력시험 3급 이상자에게 교원 임용시험 응시자격을 주는 방안 ▲ 대학입시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반영하도록 각 대학에 권장하는 방안 ▲ 한국사 교과서를 쉽고 재미있게 개편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고교 한국사 과목은 원래 고1 공통필수 과목이었으나 올해부터 교육과정이 바뀌어 고교 3학년 전체가 선택 중심 체제로 전환되면서 선택 과목으로 분류돼 있다. 교과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사의 선택과목 개설 현황은 100%로 실질적으로 필수과목이나 다름없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사를 가르치지 않는 학교도 생길 수 있어 아예 선택이 아닌 필수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논평을 통해 “국가정체성 및 민족의식과 관련한 한국사 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능, 교육과정 등 중요한 문제의 땜질식 해결은 이제 그만하라”며 당면 과제를 정책 연장선 위에 종합 분석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교총은 이어 “글로벌 시대 통합적 시각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주변국과의 영토․역사․자원 등 세계사적 안목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과부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부내 검토, 전문가 협의 등을 거쳐 다음 달 말 역사 교육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1930년대 한국의 전통 시가를 계승하며 현대 시조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가람 이병기 시인의 고향을 찾아가는 길은 답사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따뜻한 석탑’으로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미륵사지, 서동과 선화공주의 추억을 간직한 서동공원, 두 사람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쌍능을 간직한 익산. 그 곳에 가면 전통을 사랑하고 난초처럼 고결한 삶을 살다간 이병기의 고향이 있다. 시인이 태어나고 생을 마감한 생가 ‘수우재’를 비롯하여 대나무 숲에 잠든 시인의 묘소, 묵묵히 고향 들녘을 지키는 동상, 별처럼 아름다운 동심을 노래한 문학비가 있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수우재 - 난초 향기가 듬뿍 묻어나는 생가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 진사마을 573번지. 이병기는 이 집에서 태어나 이 집에서 생을 마감했다. 생가에는 안채와 사랑채, 고방채와 모정(茅亭)이 있다. 고방채는 세간이나 기타 물건들을 보관하는 곳이며 모정은 짚이나 풀로 지붕을 얹은 정자를 말한다. 모정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그 연못 앞에는 배롱나무가 수줍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라북도 기념물 6호를 지정되었다는 생가의 안내판 옆으로 1995년에 세운 문인협회의 표징이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소개하고 있다. 대문을 두드리면 금방이라도 주인이 문을 열고 뛰어나와 맞아 줄 것 같은 정겨움을 느끼게 하는 곳. 생가의 뒤뜰을 호위하듯 서 있는 대나무 숲이며, 장독대며, 어느 하나 시인의 마음을 닮지 않은 것이 없다. 시인이 서울에서 죽은 난을 이곳에 가져야 십여 분을 살렸다는 이야기가 유명한 정도로 수우재는 난초 향기가 은은한 곳이다. 동상 - 고향을 지키는 든든한 수호신 이병기 시인의 동상은 최근에 생가를 정비하면서 세운 것이다. 생가 옆 울창한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원수리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동상은 마치 고향의 수호신 같은 느낌을 준다. 정갈한 두루마기를 입은 채 오른손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키며 왼손에는 책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평생 제자를 키우며 살아온 시인의 고결한 삶을 되새기게 한다. 동상의 오른쪽에는 시인의 연보가 새겨진 비석이 있고, 왼쪽에는 시조 『고향』을 새긴 비석이 나란히 균형을 맞추며 시인을 호위하고 있다. 서울 생활 속에서도 항상 고향을 잊지 않았던 시인, 고향으로 내려와 난초를 기르며 시조를 짓던 시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묘소 - 난을 사랑하고 난처럼 살다가 시인의 묘소 이병기의 묘소는 생가 뒷산에 있다. 시인의 묘소를 오르기 위해서는 입구에 있는 ‘가람연안이공병기박사묘’라는 비석 앞으로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 100m 남짓 걸으면 된다. 울창한 대나무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대나무 숲 속에 포근히 안긴 시인의 묘소를 만나게 된다. 시인의 명성에 걸맞게 화려하고 웅장한 묘소를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여느 평범한 묘소와 전혀 다르지 않다. 이곳이 시인의 묘소임을 알리는 작은 한글 비석만이 덩그러니 서 있어 오히려 묘소를 참배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이병기 시인은 깨끗하고 고결한 삶을 살았으며 그런 시인의 모습은 미진도 가까이 하지 않는 난초를 닮았다. 난을 사랑하고 난처럼 살다간 시인. 그가 바로 가람 이병기일 것이다. 여산남초등학교 - 시비 『별』이 세워진 곳 시인의 시비 『별』은 여산남초등학교에 있다. 1968년 시인의 장례식장으로 사용되기도 한 이 학교는 전교생이 약 40명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규모이지만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교정이 더없이 아기자기한 맛을 느끼게 한다.(2009년 폐교) 아담한 본관 교사를 돌아들어 가면 예쁜 화단 앞에 있는 시인의 동상과 시비를 만나게 된다. 시비에는 아이들의 별에 대한 동경의 마음을 담은 시조 『별』이 새겨져 있다. 이 시조는 1960년에 작곡가인 이수인 선생에 의해 노래로 만들어져 모든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수인 선생은 어린 시절부터 이 시를 즐겨 암송했으며 나중에 작곡가가 되면 제일 먼저 곡을 붙이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결국 이 시는 이수인 선생의 첫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여산초등학교 - 시인이 처음으로 교사 생활을 시작한 곳 여산초등학교는 원수리에서 약 2km 떨어져 있는 여산리 파출소 옆에 있다. 이병기 시인은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13년에 이 학교에서 잠시 교사로 근무를 했으며 1948년 가을에는 이 학교의 교가를 지어주기도 했다. 이것을 계기로 초등학교에는 이병기 시인의 흉상을 세워졌다. 설레는 기대감을 갖고 바쁜 걸음을 재촉하여 학교를 찾아갔는데 교문 앞 왼쪽 화단 앞에 세워진 ‘가람 이병기 박사상’을 보니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다. 신축된 교사와 달리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견뎌온 흉상은 퇴락하여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익산서동축제 - 서동과 선화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익산서동축제는 1,300년 전 국경을 초월한 서동, 선화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재현하는 축제로 매년 10월에 열린다. 원래는 마한민속예술제였으나 2005년부터 축제 이름을 서동축제로 바꾸고 자매 도시인 경주에서 선화 공주를, 익산시에서는 서동 왕자를 선발하여 혼례식과 무왕 즉위식, 무왕 행차 등의 역사를 재현하는데 중앙체육공원, 미륵사지, 솜리문화예술회관등 익산시 일원에서 열린다. 기념 행사인 무왕 제례를 비롯하여 무왕 천도 행렬, 무왕의 전기로 만든 연극 공연, 해외 민속 공연, 드라마 ‘서동요’ 세트장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백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맛동마을 체험관에서는 백제 문양 탁본과 백제 병영 등 다채로운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안영선 용인 성지중 교사 ♤ 문학답사를 위한 여행 코스 익산 도착 ⇒ 수우재 ⇒ 이병기 동상 ⇒ 이병기 묘소 ⇒ 여산남초등학교(문학비) ⇒ 여산초등학교(이병기상) ⇒ 서동 공원 ⇒ 익산 출발 ♤ 가는 길 ⊙ 고속버스(서울-익산): 매일 33회 운행 (요금 11,800원) 소요시간은 약 2시간 50분. ⊙ 기차(서울 용산-익산): (용산-익산) 매일 24회 운행 (요금 무궁화호 성인 15,500원) 소요시간 약 3시간 10분. ⊙ 승용차(서울-익산): 서울에서 출발하여 천안 JC와 논산 JC와 익산 나들목 지나 원팔봉삼거리에서 익산대학오거리로 진입하고 상공회의소사거리와 시청사거리를 지나 익산으로 진입함 ♤ 문의 사항 익산시청 문화관광과=(063) 859-5874 익산시 여산면사무소=(063) 836-5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