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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공교육 강화가 사교육 감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 사교육비를 확실히 줄여 나가겠다"라고 16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경영포럼 주최로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2000년대 초반 매년 10% 이상 증가하던 사교육비가 작년 처음으로 소폭 감소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사교육비 감소세에 따라 올해가 지속적인 사교육비 감소 정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시기"라며 "한 해 반짝 감소가 아니라 사교육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과후학교 강화, 교과교실제 도입 등 공교육 질 향상을 통해 올해 사교육비를 1조원 이상 경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전문 기술교육 강화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마이스터고교나 특성화고교, 전문대를 확대·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학교 교육이 기존 대학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연회에는 나근형 인천시교육감과 신동근 인천시 정무부시장,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 등 지역 기관장과 정·재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강원도교육청이 전직 유치원 전임강사를 특별채용 추진하기 위해 연수를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에 특별채용을 위해 연수를 받고 있는 16명은 병설유치원 계약제 강사로 재직하다 2007년 2월 계약이 해지된 사람들로 그동안 강원도교육청을 상대로 ‘유치원 계약제 강사 해임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2009년 서울고등법원에서 패소한 바 있는 이들이다. 지역 유아교육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전 전임강사들은 그동안 ‘정규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꾸준하게 활동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후보였던 민병희 현 교육감과의 면담에서 정교사 채용을 구두로 약속을 받았다는 것. 이에 따라 또 도교육청은 민 교육감 당선 직후부터 이들 병설유치원 계약해지 강사 복직을 추진했으며 그 결과가 이번 특별채용 절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도교육청은 “이번 전 전임강사들의 특별채용은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임용령 상 근무실적이 3년 이상인 자를 선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적용한 적법한 절차였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원 임용이 공개채용방식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특채방식으로 특정인들에게 특권을 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도교육청 자체의 유치원교원의 특별채용은 첫 번째 케이스다. 특히 특채 인원이 지난해 경쟁시험을 통해 선발된 올 임용 대기자 10명보다 많다는 점에서 자칫 경쟁시험을 통해 추후 임용순위 등에서 경쟁시험을 통해 선발된 임용 대기자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또 지역교육계에서는 이번 특채자들이 그동안 수 차례 임용시험에서도 합격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어 실제 발령이 됐을 때 전문성에 대한 자질논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특채된 이들은 지난 6년 동안 전임 교육감이 꾸준히 시험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합격하지 못했다”며 “이런 분들이 교육감과의 협상을 통해 정교사가 된다면 그 피해는 지역 유아와 학부모들에게 그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강원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한 간부는 “이번 특채 선발자들은 가산점을 10점씩이나 받고도 임용시험에서 떨어진 사람들”이라며 “0.1점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이정도의 가산점으로도 합격하지 못했다면 전문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대로 지역 학부모들은 유치원 교사의 특채에 대해 탐탁해 하지 않은 분위기다. 속초의 한 유치원 학부모는 “엄마 입장에서 정식 임용고시를 통과한 사람과 특별채용으로 뽑힌 사람 중 누가 아이를 맡기를 바라겠느냐”고 반문한 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학부모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올해 우선적으로 공개채용자를 발령하고 남은 자리나 추가적으로 교과부에서 배정받은 자리에 특채 선발자를 발령해 공채 임용자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공개채용 임용대기자와의 형평성 문제나 임용 순위 문제는 우려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또 자질논란에 대해서 도교육청은 “특채 합격자들은 기본적으로 유치원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험 있는 분들”이라며 “우려하는 자질논란이 현실화된다면 연수 등을 통해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평생학습관(관장 이규진)은 오는 17일부터 어린이자료실 상반기 '재미솔솔~ Story Time'참가자를 모집한다. '재미솔솔~ Story Time'은 매주 목요일마다 평생학습관 어린이자료실을 이용하는 6세~7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사서와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독서체험 프로그램으로 상·하반기로 나누어 운영된다.3월 3일부터 7월 28일까지 총 21회가 진행될 예정이며 매주 목요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1층 어린이자료실 도란도란아가방에서 실시된다. 프로그램 내용은 사서와 이야기 할머니가 국내그림책, 외국그림책, 옛이야기 등 책 읽어주기를 통해서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이끌어냄은 물론 이와 함께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클레이, 종이접기, 그림그리기 등 다양한 독후활동을 통해 책을 읽고 난 자신의 느낌을 창의적으로 표현해 보는 시간도 갖는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무료이며 접수는 2월 17일부터 선착순 20명을 방문접수를 통해 받는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어린이자료실(☎032-899-1552)로 문의하면 된다.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은 2월 14, 15일 양일간 청라지구와 논현택지 등에 3월 개교 예정인 10개교를 차례로 방문하여 시설현황 및 개교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나근형 교육감은 우선 개교 시설물을 꼼꼼히 살펴보고 "3월 학생 등교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학생 안전과 건강을 충분히 고려하고, 미진한 부분의 마무리 공사와 감독을 철저히 해 어린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님들이 염려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개교 준비 중인 행정실과 교무실의 학교 관계자를 격려하며 "모든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하지만 앞으로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게 하는데 보탬을 주는 보람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라"고 격려하며 "더불어 조금 더 세심한 관심으로 개교 준비에 철저를 기하고, 학부모와 교사들의 요구사항을 회피하기보다 최대한 배려하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올 3월 논현택지와 송도·청라 지구에 초 4교(원동, 송천, 사리울, 초은), 중 3교(용현여, 신정, 청라), 고 3교(송천, 초은, 청라) 등 총 10개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논술 시험을 실시하지 않거나 전형 비중을 축소하는 대학은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발표를 했다. 입학사정관제를 대표적인 대입 전형으로 정착시키고 사교육 부담을 줄여나가기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 같은 방향으로 내년도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의 평가 지표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과부 장관은 서울대 등 주요 대학 총장들을 일일이 만나 논술 등 사교육 전형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입시 계획을 세워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서울대가 내년 입시 수시모집에서 논술 고사를 전면 폐지한다는 발표를 했다. 수시모집 취지에 걸맞게 학생과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킨다는 명분이었다. 서울대 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는 대입 지원자의 부담을 경감시키면서 장기적으로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입시”를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교과부와 서울대는 대입 논술이 사교육을 성장시키고 공교육을 왜곡시켰다는데 시각을 같이 했다. 실제로 논술시험이 갈수록 ‘본고사화’ 되면서 대입 준비를 위한 사교육이 팽창했다. 대입 논술은 학생에게 부담도 되었다. 학교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웠던 교육 형태였다. 이래저래 학생이나 학교로서는 부담을 덜었다는 측면도 있어 반길만하다. 그러면서도 교과부와 서울대의 이번 조치는 황당하다. 논술 시험은 고등학교 교육 방식까지 바꾸는 획기적인 대입 제도라고 자랑하더니 이제 와서 헌신짝만도 못하게 버리고 있다. 2008년도에 각 대학이 학생부 비중을 줄이고 논술 비중을 확대할 때도 학생의 부담이나 사교육 증가라는 여론이 있었지만, 대학은 객관식 위주의 우리 교육을 살리는 길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당시 대학은 논술 비중을 앞다퉈 늘리면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방법은 논술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강경하게 말하던 논리는 어디 가고 하루아침에 논술 시험을 버리는지 답변해야 한다. 논술 시험을 축소, 폐지하면 사교육이 줄어든다는 생각에도 동의할 수 없다. 실제로 정부의 생각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논술 시험 폐지는 절대로 사교육비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사교육비는 논술 시험 등의 제도 때문이 아니라 학벌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느는 것이다. 논술 시험이 우리 교육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측면도 있다. 논술 시험은 단편적이고 선택적인 학교 교육의 방향을 넓게 열었다. 수험생은 논술 시험 준비를 하면서 폭넓은 학습은 물론 사고력, 분석력, 창의력, 표현력 등의 다양한 능력이 향상되었다. 또 논술 시험이 여러 해 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문제가 정교해지면서 대학수학능력의 핵심인 읽기, 쓰기 등의 능력이 향상되면서 대학 교육도 효율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필자는 논술 시험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논술 시험은 순수하지 않은 면이 있었다. 즉, 서울대를 비롯한 중상위권 대학이 국·영·수 형식의 대학별고사를 보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교과부는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등을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고 버텼다. 그래서 양쪽이 합의한 것이 논술 고사였다. 논술 고사는 고등학교 교육의 핵심이 아니라, 서로 입장이 다른 기관이 차선책으로 내놓은 타협의 산물이었다. 또 논술 시험은 서울 중상위권 대학에서 실시하는 입학시험이었다. 소수 대학을 위한 소수를 위한 제도였다. 논술 시험은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감당해야 할 이유가 없었던 문제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땠는가. 논술 교육이 모든 교육의 핵심처럼 떠들었다. 전문가들도 언론에서 마이크만 들이대면 논술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신문들도 아예 정기적인 논술 특집에 논술 매거진을 발행했다. 그런 영향으로 동네 조그만 학원까지도 초등학교 논술 교육에 몰입했다. 교과부의 입시 논술 폐지 권고와 서울대의 논술 고사 전면 폐지 정책은 갑작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어느 정도 필요성이 있는 논술 교육을 그냥 버리지 말고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대안으로 논술 교육을 대학에서 스스로 담당할 것을 요구한다. 고등학교에서 하는 대입 논술 준비는 대학 입학 후 대학 학습과 연계되는 면도 없어 교육적인 면에서도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논술 준비는 그것이 목적이 되어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등 교육적 효과도 왜곡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대학에서 교양과목부터 전공과목까지 논술 강좌를 개설하여 체계적으로 교육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교육적일 것이다. 논술 전문가인 교수들과 대학의 제반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교육도 용이하고 효과도 크다고 생각한다. 대학은 그동안 양적 팽창을 거듭하면서 몸집은 키울 만큼 키웠다. 이제는 내면을 키울 때다. 이 내면을 키우는 방법 중에 하나가 대학이 논술 교육을 하는 것이다. 대학이 우수한 학생만 뽑으려고만 했는데 이제 우수한 교육에 집념을 보여야 한다. 대학이 논술 교육을 떠맡겠다고 나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학년말 종업식을 마무리하고 2학년 학생들이 3학년 교실로 이동하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2012학년도 대입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것입니다. 3학년 교실로 이동한 학생들의 표정에서 비장한 각오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는 누가 얼마만큼 자신을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광주시교육청은 각종 시책사업과 행사 축소 등 교원 업무경감 대책을 마련, 시행하기로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15일 교사들의 교수학습 활동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한 교원업무경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2012년까지 교무 업무 지원을 위한 보조원 확보, 교장·교감 등의 위임 전결 규정 정비, 방과후 학교 업무경감, 각종 위원회 정비, 내부결재 최소화 등 학교내 업무 개선방안을 마련, 추진하기로 했다. 공문서 유통량 감축과 연구·시범학교 및 일선학교 자체행사의 과감한 축소, 교육청이 추진하는 각종 시책사업도 축소하거나 폐지된다. 경연 중심의 학생 종합예술제도 폐지하기로 했으며 과학의 달 행사, 학생발명품경진대회, 청소년과학탐구대회 등도 학교별로 자율 참여하며 각종 경기단체 주관 체육대회도 축소되거나 폐지된다. 평가위원의 학교방문 평가와 종합감사도 없애기로 했으며 퇴직전 감사도 회계 위주 감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시 교육청은 업무경감의 실효성을 위해 모니터링단과 정책연구회를 운영하고 학교평가와 표창, 업무경감 연구학교, 종합게시판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까지 전 학교에 보조원을 채용하며 교육청내에 이 업무를 담당할 전담 전문직을 배치,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과학이나 예체능 행사에 대한 무차별적 축소나 폐지, 시범학교 감축 등은 학생과 일부 교사, 학부모 등의 반발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선거로 당선된 교육감이 얼굴격인 각종 시책사업이나 행사 등을 얼마나 줄일지도 미지수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이달중으로 업무경감에 대한 교직원 연수와 모니터링 담당 교원 모집 등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며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은 보완해가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은 일부 초중고를 대상으로 공문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8030여건, 중학교 6824건(공립), 고등학교 4805건 등이었다고 덧붙였다.
강원 춘천시 호반초등학교의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둘러싸고 학부모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호반초교 운영위원회는 15일 오전 춘천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추진 중인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냈다. 이들은 "초빙교원에 관한 추천은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의 심의사항으로 법령에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 교육청은 심의내용을 무단 변경해 업무를 집행했다"면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결과를 불법적으로 침해한 교육감의 직무를 중지하고 학운위 심의사항을 거치지 않은 '내부형 초빙교장제' 학교 지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또 "초빙교장제 심층심사를 했던 당일 춘천교육청 장학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참관하고 그 결과를 인정했지만 도 교육청은 교장을 직위해제하는 등 특정인을 교장으로 임용하려는 불법행위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호반초교 행복더하기 학교를 지지하는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위원회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이날 같은 자리에서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다. 학부모들은 "내부형 교장 공모제형 혁신학교로 첫발을 딛기도 전에 학운위가 교장공모제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는 현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교장 공모제 심사과정에서 반성을 기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오만과 독선으로 학교운영을 파행으로 몰고간 위원회는 전원 사퇴함이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과반수의 학부모들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대로 교장공모제가 원안 추진되기를 희망했으나 단지 대표성을 가진다는 이유로 이를 방해하려는 운영위원회의 횡포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면서 "학운위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시행 저지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호반초등학교 내부형 교장공모제 갈등은 1차로 3배수를 추천하라는 도 교육청의 지침과 관련, 학운위가 교장 응모자 3명 가운데 2명을 '부적격자'로 처리하고 1명만 추천하면서 도 교육청이 3배수 재추천을 요구한데 이어 해당 교장을 직위해제하면서 빚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장공모제를 통해 전교조 출신의 교장이 탄생하는 것을 둘러싸고 보수 및 진보 진영 간의 기싸움 과정에서 학부모 사이의 대리전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도 교육청은 춘천시교육청으로부터 재추천받은 2명의 교장 후보자 가운데 1순위 1명에 대해 교과부에 임명 제청을 해놓은 상태이며 교과부는 지난주 춘천시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교장공모제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함에 따라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15일 서울시교육청 기자실에서 오효숙 교원정책과 과장이 2011년 3월 1일자 교장공모제 최종 임용후보자 선정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교총(회장 안양옥)과 서울교총(회장 임점택)은 학부모들과 연대해 1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내부형 교장 임용 추천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경찰과 대치하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교총과 서울교총은 학부모들과 연대하여 '혁신학교 및 내부형 교장 공모제 공정 감시단'을 구성하여 강력히 대응할 것을 다짐하며 서울시교육청의 불공정한 내부형 교장 임용 추천을 강력히 규탄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사교육비 규모가 20조9천억원으로 전년보다 근소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2000원 감소했으며 특히 중학생의 사교육비 감소율이 초등·고등학교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은 15일 전국 1012개 초중고 학부모 4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 20조9000억원으로 전년 21조6천억원에 비해 7541억원(3.5%) 감소했다. 2000년대 사교육비 증감 조사가 본격화된 이후 총액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지난해 학생 수가 전년 대비 21만명 줄었기 때문에 7541억원 가운데 5891억원은 학생 감소 효과에 따른 것이고 나머지 1650억원이 실질적인 감소분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사교육비 경감이 체감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겠지만 전체 통계가 줄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2000원 감소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는 24만5400원에서 24만5200원, 중학교는 26만원에서 25만5000원, 일반고는 26만9000원에서 26만5000원으로 약간씩 줄어든 가운데 특성화고는 6만원에서 6만7000원으로 늘었다. 16개 시도별로는 서울(32만1000원), 경기(27만1000원), 대구(25만원)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전국 평균(24만원)보다 높았고 전북(16만4000원), 전남(16만8000원), 충북(17만4000원) 등 나머지 13개 지역은 평균보다 낮게 나왔다. 전년 대비 감소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북(5.1%), 충남(4.8%), 경남(4.2%) 등이었으며 반대로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전북(4.5%), 전남(3.1%), 제주(2.8%)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전년보다 1만원이나 줄어 시 지역에서는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과목별로는 국어(2만2000원→2만1000원), 사회·과학(1만6000원→1만4000원) 등이 감소하고 수학(6만7000원→6만8000원)은 오히려 늘었다. 영어(8만원)는 전년과 동일했다. 사교육 수요를 학교에서 흡수하기 위해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2009년 51.3%에서 지난해 55.6%로 늘었으며 방과후학교 수업을 듣는 학생이 듣지 않는 학생보다 사교육비를 연간 51만원 적게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관은 "고교 입시제도 개선, 학원 단속 등의 사교육 대책이 효과를 거둔 결과"라며 "교과교실제 등으로 교실 수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방과후학교에 사회적기업을 참여시키는 등 질 개선을 통해 올해에는 사교육비를 1조원 이상 경감시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장 공모제를 통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평교사 2명을 포함한 38명을 서울시내 초중고교 교장 최종임용후보자로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교조 소속 평교사가 교장으로 임용될 학교는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적용된 노원구 상원초등학교와 구로구 영림중학교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2007년 도입됐지만 평교사가 교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에서는 전교조 소속 교장이 나온 적도 없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는 실사를 거쳐 규정 위반 등이 드러날 경우 상원초와 영림중의 교장 임용제청을 거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해당 학교의 교장공모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조사결과 문제가 있을 경우 임용제청을 하지 않거나 공모제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장 공모로 서울지역 920개 초중고교 중 교장공모제를 통해 교장을 뽑은 학교는 전체의 21.1%인 195개교로 늘어나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민족사관고와 용인외고가 2011학년도 입시에서 자기주도 학습전형 지침과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해당 교육청에 관련자 징계 또는 학생 정원 감축 등 제재를 요청했다고 15일 밝혔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 처음 도입된 자기주도 학습전형 지침에 따르면 학교생활기록부, 학습계획서, 학교장 및 교사추천서를 전형 요소로 하고 학교별 필기고사,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면접, 적성검사 등은 실시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최근 각 시도 교육청에 설치된 사교육 영향 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한 결과 민사고는 입학전형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그룹별 토론과 수학적 내용에 대한 문답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용인외고는 영어 동영상을 활용하고 교과 지식(수학, 과학)을 묻는 형태의 구술면접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침과 법령 위반 사항을 방치하면 사교육 증가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면 관련자 징계는 물론 자율형 사립고 지정 취소까지 검토하는 등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믿고 싶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일상의 무료함에 지친 독자들을 생각해서 신문이 소설을 한편 멋지게 썼나 보다 생각하고 웃어넘겨 버리고 싶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밤 10시에 예고 없이 학부모의 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웬 남자가 동행하고 있었고 어리둥절해 하는 학부모에게 결혼날짜 잡았다며 인사 시키고는 축의금 백만 원을 받아 갔다고 하질 않나, 가정통신 안내문에 교사의 집 주소를 적어 보내서 학부모들이 어리둥절하였다는 사례, 강남 일부 초등학교 촌지가 30만원에서 50만원씩 연 4회 정도 전달되고, 심지어는 명품 핸드백에 학원비 대납, 도시락 배달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촌지를 주었을 때 선생님의 태도 달라지는 것을 보며 이 땅에 살아야 하는지 탄식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는 보도를 보고 있노라니, 요즘 유행어로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무슨 말을 해야 모를 지경이다. 교육 비리공화국을 파헤치겠다며 대문짝만하게 보도된 언론 기사가 사실이라면 이는 너무 충격적인 일이고, 설사 그 보도가 크게 과장되었거나 전혀 사실이 아니라 한들 다시 한 번 땅에 떨어진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을 성 싶다. 크게는 정권이 바뀌고 장관이 바뀔 때마다, 작게는 각 시도의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대규모 비리감찰반을 가동시키면서 무시무시한 사정의 칼날 뽑아들곤 하지만 뿌리 깊은 촌지문화는 여전하고 부끄러운 우리 교단의 독버섯으로 자라나고 있으니 그 근원적 해법을 어디에서 찾아야 한단 말인가. 슬프고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어려운 생활여건과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도 교사로서의 사명과 책무를 다하며 한 점 부끄럼 없이 아이들 앞에 서고자 도덕적 사표로서의 긍지를 곧추 세우며 부단히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살아가는 절대 다수의 선생님들이 이번 일로 입게 되는 상처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도매금으로 넘어가버린 명예와 자존심, 교사라는 이름을 가진 것만으로 왠지 죄인이 된 것만 같아 돌아서는 뒷모습에 아프게 꽂혀오는 냉소의 화살. 그렇잖아도 힘든 이 땅에서의 선생님 노릇이, 지금처럼 존경은커녕 한 가닥 사회적 신뢰마저 거두어졌을 때 그 설자리는 너무도 좁다. 고리타분한 교육론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교육이 기계가 아닌 사람을 앞에 놓고, 그것도 미성숙한 아이들을 앞에 놓고 그의 영혼 속에 내재된 가치 있는 사람됨의 자질을 계발하고 높은 인격의 성숙을 도모하는 일이라면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만남은 어떤 경우에도 이해타산을 초월해야 한다. 저자거리에서 마주치는 장사꾼들의 관계처럼 통속적 흥정과 거래가 오가는 가운데서 이루어지는 가르침은 교육이 아니라, 교육을 가장한 한낱 사술(詐術)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조금 못 가르쳐서 불신 받고, 아이들 아껴주는 정이 조금 부족해서 불신 받는 일이야 교사들의 노력과 각성 여하에 따라 수업기술을 신장시키고 식어가는 열정을 추슬러 나가면 얼마든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문제는 금품을 강요하고 촌지를 수수하는 것 같은 일로 교사가 교육자로서의 그 인격 자체를 의심받을 때 교육은 신뢰회복 차원을 떠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이 아무리 혼탁한 먹이사슬 관계로 얽혀있다지만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만큼은 사랑과 존경, 신뢰와 감사의 관계로 남아있어야 한다. 그래야 혼과 혼이 만나는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차제에 교육당국을 비롯한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지혜를 모으고 제도적 보완을 통해서 밝고 깨끗한 교단문화와 청렴풍토가 조성됨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바탕으로 교육이 바로서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해 본다.
피노키오의 편지 “선생님 여기가 정수네 집이예요.” “응, 그래 ? 고맙다. 이제 알았으니 넌 돌아가거라.” “선생님 안녕히 다녀가세요.” “그래, 잘 가 !” 영우의 인사를 받으며 선생님은 비탈길을 올라가고 계셨습니다. 지금 선생님이 찾아가는 정수는 이제 국민학교 5학년생입니다. 집안이 넉넉지 못하여 어머니가 생선을 받아 이고 다니면서 팔아서 집안을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지금 찾아가는 집도 언덕위에 덩그랗게 서 있는 자그마한 것으로, 읍내에서 주욱 벗어나서 5일 장터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가에 서 있는 정미소 뒤쪽의 언덕위에 있는데, 언덕이 어찌나 높은지 아래에 정미소가 지붕만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 전근을 오시기를 묘하게도 12월에 오셨기 때문에 말썽꾸러기 우리 반을 맡게 되셨습니다. 우리 반의 아이들은 67명이었는데, 어찌나 말썽을 피웠던지 도무지 이웃 학교까지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처음 우리 반 교실에 들어오시던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작년 12월 우리가 아직 4학년 2반이었을 때였습니다. 선생님은 자신의 이름을 칠판에 쓰시고서 간단히 소개를 하신 다음에 우리에게 한 사람씩 자기를 소개하여 보라고 하셨습니다. 67명이나 되는 우리가 자기소개를 하는데 거의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이들의 숫자가 많기도 하였지만, 그 보다는 우리들이 어찌나 말을 잘 하지 못 하던지, 다시 하라고 시킨 사람이 더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윤경식입니다. 축구를 잘하고 공부는 중간도 못 됩니다”하고, 자신을 소개한 경식이 다음부터는 거의 열명이 지나도록 자기를 소개하는 말이 우리들의 귀에도 알아듣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랬으니, 우리를 알아보기 위해서 시킨 선생님이야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짐작이 갔습니다. “자 이렇게 간신히 자신을 소개하다니 참 한심하군. 그런데 너희들 손 좀 보자. 아니 이게 어디 손이냐?” 선생님은 아주 낯빛까지 변하시면서 얼굴을 찡그리셨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어찌나 장난꾸러기에다가 전번 선생님께서 체육을 맡으셔서 운동장에서 살다시피 하고 우리들은 우리끼리 공부도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있던 참이라 완전히 고삐 풀린 망아지들이었습니다. 차가운 겨울이건만 날마다 운동장에서 구슬치기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으니, 우리들은 한두 사람을 빼놓고선 모두가 손등이 갈라져서 피가 흐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우리들을 아주 무섭게 다루셨습니다.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그만 우리 교실에서 소리를 지르시면 이웃교실에서 아이들이 기웃거릴 지경이었습니다. 특히 손 깨끗이 하기, 떠들지 않기, 숙제 잘하기는 날마다 조사를 하시기 때문에 우리 교실은 일주일 만에 다른 교실보다 더 깨끗하고, 조용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 교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반 같은 망나니들을 맡을 선생님이 없고, 그 아이들을 다룰 사람은 선생님뿐이라고, 교장선생님이 다시 5학년 담임선생님으로 또 우리를 맡게 하셨기에 우리는 그대로 5 학년으로 올라갔습니다. 아이들도 하나도 바뀌지 않고 선생님도 다시 맡아서 우리는 아주 다른 반보다 빨리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이 찾아가시는 정수는 유명한 말썽꾼으로 아직도 선생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아이 중에서 대표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정수가 하고 다니는 짓을 다 이야기한다면 아마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정수와 가장 친하고, 가끔 같이 가서 정수가 하는 짓을 보았으니까 내말은 절대로 거짓말은 아닙니다. 정수는 4학년 때부터 동네에서 너댓 살이나 위의 형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그 형들과 같이 나쁜 짓들을 하였습니다. 형들이 하는 대로 담배를 피우고, 구두 닦는 형들과 화투를 쳐서 돈내기 노름도 하고 다녔습니다.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돈을 훔쳤습니다. 불쌍한 어머니가 생선을 팔아서 한 푼이라도 벌겠다고 온종일 헤매고 다니다가 지쳐서, 저녁 일찍 잠이 들면 돈주머니에서 돈을 빼어내는데 한두 번이 아니고, 처음에는 자기가 사먹을 만큼의 돈만 가지고 나오더니, 나중에는 그 돈주머니를 통째로 들고 이웃 도시로 나가서 며칠이고 돌아다니며 돈을 다 써 버리고 거지꼴이 되어서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4학년 때에도 두 번씩이나 이런 짓을 해서 학교에서는 이미 소문이 나 있는 아이 입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이미 틀린 아이라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입니다. 5학년에 올라와서 얼마 되지 않은 4월 초순에 정수는 6일째 결석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정수의 일을 자세히 알아보시더니 드디어 오늘은 정수가 집에 있다는 것을 아시고서 직접 찾아오신 것입니다. “정수 집에 있니?” “넷?” “응, 마침 집에 있었구나. 난 또 어디 나가 버렸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지......” 선생님이 들어서자 정수는 눈이 똥그래가지고 선생님께 인사도 못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말썽만 피우는 자신을 이렇게 직접 찾아 오셨으니 면목이 없고,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얼굴을 보셨으니 숨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반가이 맞을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으응, 그래, 혼자 있니?” “네.” “다들 어디 가셨어?” “어머니는 아직 안 오셨고, 아버지는 어디 놀러 가셨나 봅니다.” “그래? 차라리 잘 되었구나. 그럼 나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나 좀 할 수 있겠지?” “네.” 선생님은 정수의 안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손에 들고 가셨던 책은 마루 귀퉁이에 놓아두고 방안에 들어선 선생님은 재빨리 방안의 형편을 살펴보고 정수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생각하셨습니다. 가난의 때를 벗어나지 못한 듯한 궁색한 살림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수야, 너 요즘 무엇 했니? 오늘로 일주일째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데 어디를 다녀 온 것이냐? 아니면 집에 있으면서 안 나온 것이었냐?” 선생님이 물으셨지만 정수는 무어라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 “김정수 !” 선생님의 엄한 목소리가 정수의 목을 움츠리게 하였습니다. 정수는 무어라고 대답은 하여야겠는데 어떻게 말을 하여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김정수, 이번에는 얼마나 가지고 나가서 5일간을 살다가 돌아 온 거야. 엉.” 선생님은 이미 정수의 버릇을 다 알고 따지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아무리 거짓말을 잘 하는 정수라도 이젠 더 버틸 수가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잘못 했습니다.” “잘못 했다구? 무얼 어떻게 잘못 했다는 말이냐?” “..........” 정수는 다시 입을 다물어 버렸습니다. “자, 이제 선생님이 다 알고 왔으니 차근차근 이야기 해보자. 우선 어디로 갔다 왔니?” “네, 이웃한 K시에 갔다 왔습니다.” “응, 며칠 만에 집에 돌아왔지 ?” “닷새 만에 돌아왔는데 염치가 없어서 여기저기 헤매다가 오늘 점심때에야 집에 들어왔습니다.” “왜 염치가 없었어?” “어머니 돈을 가져다가 써버려서요.” “어머니 돈을 쓴 게 염치가 없었다면, 앞으로는 안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는 말이 되는데, 그렇게 하면 되지 않아?” “선생님 저도 그럴 생각이야 하지요. 그러나 나도 모르게 가끔씩 그러게 됩니다.” “정수야, 그럼 넌 지금 네가 한일이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는 미안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 아니냐?” “물론 알고 있습니다. 제가 버릇이 잘못 들어서 그러지 알고는 있습니다.” “그럼 선생님이 도와줄 테니까 한 번 열심히 고쳐 볼 수 있겠니?” “저도 이젠 고쳐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자, 좋다. 그럼 앞으로 내가 열심히 도와 줄 테니까 내일부턴 아무 소리 말고 학교에 나와야한다. 알겠니?” “네. 내일은 틀림없이 학교에 나가겠습니다.” “그래, 우리 정수가 선생님과 약속을 지키면 너는 이제 차츰 새로운 사람으로 변할 수 있을 거야.” 선생님은 정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집을 떠나셨습니다. 정수는 집 앞까지 따라 나와서 선생님을 배웅하고 돌아왔습니다. 방으로 들어가려던 정수는 마루 한 귀퉁이에 놓인 책을 발견하였습니다. ‘이게 무슨 책이지?’ 정수는 책을 들고 뛰어 내려가서 선생님께 “선생님 이 책을 두고 가셨는데요?”하고 책을 내밀었습니다. 선생님은 가시던 길을 멈추고 정수가 다가오기를 기다리셨다가 “으응, 그 책 재미있어서 내가 읽던 것인데, 네가 읽고 싶으면 먼저 읽고 줄래?”하시면서 정수에게 주고서 가셨습니다. 책을 들고 돌아오면서 ‘이게, 무슨 책인데 선생님이 재미있어서 읽다가 두셨을까?’ 정수는 더욱 궁금증이 생겨서 책을 들추어 보았습니다. 책은 '피노키오'였습니다. 선생님이 읽다가 두셨는지 책의 중간쯤이 접혀져 있었습니다. 정수는 책을 펼쳐서 선생님이 접어둔 곳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어어, 이거 아주 재미있잖아.” 정수는 저녁을 먹는 것도 잊고 열심히 책을 읽었습니다. 아니 책을 읽는 다기 보다는 책 속에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갈수록 피노키오의 하는 짓이 자기 자신과도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말씀을 안 듣고 제멋대로 날뛰는 피노키오는 어쩌면 정수 제 자신의 이야기인 듯만 싶었습니다. “자식 정말 바보 같이 거짓말은 왜 해. 그러니까 하마터면 죽을 뻔 했잖아.“ 혼잣말을 하면서 그냥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날 밤은 처음으로 12시 사이렌이 울리도록 까지 책을 읽었습니다. 어머니가 들어 오셔서 그렇게 열심히 책을 읽는 모습을 보시고선 “제 어미 못할 일만 시키고 이제 와서 웬 일이야?”하시고 다른 말씀을 안 했습니다. 이미 한두 번이 아니고 또 말을 해 봤자 쇠귀에 경 읽기라고 생각을 하셨을 것입니다. 정수는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야겠는데 도무지 염치가 없어서 사과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모른 채 하고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두고 가신 책이 정수의 난처한 입장을 피할 수 있게 해준 것입니다. 어쨌든 정수는 이제 이 책의 선생님이 접어둔 곳에서 뒷부분을 거의 다 읽어 버렸습니다. 이튿날 아침에 정수는 다른 날과 아무런 다른 점이 없이 책가방을 챙겨들고 학교로 갔습니다. 지금까지 같으면 며칠씩 학교를 빠지고 나서 학교에 가려면 아주 창피하고, 겸연쩍어서 학교에 들어가기가 싫었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그냥 다니던 학교에 가는 것처럼 아무런 주저함도 없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오 ! 정수 왔구나. 아주 잘했다. 난 오늘 또 안나오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지?”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정수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선생님 어제 이 책 제가 조금 덜 읽었는데, 다 읽고 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그래? 책이 재미있었니? 나도 재미있어서 읽다가 두었거든, 그럼 정수가 먼저 읽고 주려무나. 내가 나중에 읽지 뭐......” 온 교실을 쏘다니고 뛰고 장난을 일으키는 선동자 노릇을 하던 정수가 쉴 시간이 되어도 책만 읽고 앉아 있자 아이들은 이상해서 “야, 야! 정수 좀 봐라 웬일이니? 무슨 책인데 저렇게 정신을 놓고 책만 읽고 있지?”하고 소곤거리는 것도 못 들은 채 정신을 한 곳에 모아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아마 딴 때 같으면 덜한 숙제를 해서 검사를 맡아야 할 일이 있더라도, 그까짓 거 집어치우고 한바탕 뛰고 볼 정수였습니다. 점심시간에도 정수는 밖에를 나가지 않고 책을 읽는데 정신을 팔았습니다. 곁에서 아이들이 뛰면 오히려 “야, 뛰려면 나가서 놀아!”하고 소리를 지르며 책만 읽는 정수를 보고 아이들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야, 정수야, 무슨 책인데 그렇게 열심이냐?” 반장이자, 정수와는 무척 친하기도 한 병남이가 책을 들추며 이야기를 걸었습니다. “오랜만에 책 좀 읽으니 이상하냐? 나 좀 가만히 놔 둬”하고 대꾸하면서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야, 집어 치워 네가 책에 미쳐 있으니까 이상하다. 정수 답지 않고....” “뭐라고? 난 책 읽으면 안 되는 사람이니?” “아이, 미안 미안! 그러나 저러나 무슨 책이야?” “너희들은 이미 다 읽었을 책이야. 가만히 놔 둬.” 이렇게 말하는 정수를 더 이상 이야기를 걸 수가 없어서 병남이도 시들해져 그냥 자리로 가서 앉고 말았습니다. 정수는 난생 처음으로 책을 한권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만화책은 읽은 것이 있지만 동화책을 끝까지, 그것도 단 하룻만에 다 읽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만화는 우선 읽기 쉽고, 재미가 있지만 아무래도 읽고난 다음에 머릿속에 남은 거라고는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읽고 나니 베네트 할아버지의 고운 마음씨에 감사드리고 싶고, 장난꾸러기 피노키오가 마치 자기의 모습인 것 같아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하였습니다. 정수는 일부러 아이들이 다 가버리도록 다 읽은 책을 다시 뒤적여서 이곳저곳을 읽으며 기다리다가, 선생님꼐 책을 가져다 드리며 “선생님 책 잘 읽었습니다. 아주 재미있었어요”하고 말을 하자 선생님은 반가운 기색을 보이시며 “그래? 재미있었니? 나도 덜 읽었는데 어서 다 읽어 보아야지”하시면서 책을 받아들었습니다. “선생님 또 이런 재미난 이야기책이 없습니까? 한 권 더 빌려 주세요.” “그래? 그럼 빌려 주고 말고, 어떤 책을 줄까?” 선생님은 이미 그럴 줄 알았기 때문에 정수가 그런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일부러 반가운 기색을 보이며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이것저것 살피다가 한 권을 뽑아서 주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집으로 가져가지 못하게 했는데, 선생님이 특별히 정수에게만은 빌려 주어야겠구나. 읽고 나면 또 빌려 줄 수 있으니 날마다 라도 빌려다 보아라.” 이 말씀은 사실이었습니다. 우리 선생님이 학교 도서관을 맡으셨기 때문에 우리 교실에는 학교 책일망정 책이 몇 십 권 놓여 있지, 그 때(1970년대 초)는 사실 국민학교 교실에 학급도서란 것이 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우리들은 선생님 덕분에 학교 책을 교실에 두고 마음대로 읽을 있는 것만도 행운이었습니다. 그러나 학급에서만 읽을 수 있지, 집으로는 가지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수에게 만은 마음대로 빌려 주겠다고 하신 것은 선생님이 정수에게 책을 읽게 하여서 학교에 재미를 붙일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정수는 이제 열심히 책을 읽는데 재미를 붙여서 쉬는 시간에 밖에 나가서 뛰어 노는 것도 잊은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변한 정수를 아이들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정수는 아이들이 무어라고 하던 이상하게 생각을 하던 관계없다는 듯이 열심히 책만 읽어대었습니다. 정수는 본래 어떤 일을 시작하면 이렇게 정신을 온통 쏟아 붓는 성격이었습니다. 노는 것도, 싸움질하는 것도 한번 시작을 하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성질이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고 놀기에서 멀어지면 금방 착실하게 공부하는 어린이가 되겠구나 생각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가면 친구들이 가만히 놔두지를 않았습니다. 날마다 찾아오는 친구도 있고, 놀러가자고 조르는 친구, 왜 안 오느냐고 윽박지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학교를 하루쯤 빠지기도 하면서 그래도 큰 탈이 없이 5학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6학년 때에도 우리는 반을 다시 나누지도 않고, 담임선생님도 다시 우리를 맡으시게 되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저 말썽꾸러기들을 아주 맡아서 졸업을 시켜야겠다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런 교장선생님께 우리 선생님은 한 가지 부탁을 하셨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 제가 그 아이들을 맡아서 졸업까지 책임을 지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허락을 해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제가 그 아이들을 맡아서 꼭 구제해야 할 아이가 하나 있는데, 그 아이가 성적은 별로고 말썽꾼이지만 이 아이를 반장을 시켜야 하겠습니다. 이것만은 허락을 해 주십시오.” 교장선생님도 정수는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쾌히 허락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6학년 때는 정수가 1학기 반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우리는 정수가 반장을 한다고 하자 모두들 웃어버렸습니다. 그 말썽꾸러기가 어떻게 반장을 하느냐고 따지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너희들은 모른다. 앞으로 정수가 어떻게 하는지 봐라.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조금도 피해를 주거나 하지 않을 테니까 두고 보도록 하자.” 그날 오후부터 선생님은 정수를 붙들고 반장이 할 일을 차근차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날부터 정수는 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청소시간이 되면 앞장을 서서 청소를 하고, 다른 아이들이 안하고 놀고 있으면 같이 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잘못을 저질러도 선생님은 “김정수! 반장이 되어가지고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해”하시면서 꾸짖으셨습니다. 숙제를 안 하고는 못 배기도록 해서 만약 안 해 온 날은 그 날 오후에 남아서 기어이 다 하고 검사를 맡아야 보내 주셨습니다. 정수는 조금 못 견뎌 하면서도 선생님의 말씀을 잘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반에서 약간 부끄러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학교도서관에 두어야할 월간잡지의 부록으로 나온 만화책을 우리 교실에 두었는데, 이것이 조금씩 없어지더니 어느새 반도 넘게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여기 좀 보아라, 여기에서 여기까지 이 만화책이 각권마다 20권씩이 꽂혀 있었는데 지금은 절반가량이 없어지고, 요것만 남았으니 이걸 누구 다른 반이나 도둑이 들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반의 너희들 집에 보려고 가져다 둔 사람은 내일까지 모두 가져다 두도록 하여라.” 하고, 선생님께서 말씀을 하셨는데, 사흘이 지나도록 겨우 다섯 권이 돌아왔을 뿐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책을 잊어먹은 것도 화가 나셨지만, 우리 반의 누군가가 나쁜 마음을 먹고 속이려고 한다는 것이 마음 상해 하셨습니다. “너희들을 도둑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전번에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아직도 책이 안돌아오고 있으니, 이것은 도둑이 되는 것이다. 이젠 너희들이 이 책을 모두 찾거나 도둑으로 불리거나 한 가지를 해야 하게 되었다. 어떻니 너희들을 도둑이라고 해도 괜찮겠니?” 선생님이 말씀을 하셨지만 우리 모두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그 날 오후 공부가 끝나고 모두들 돌아가고 나자, 정수는 선생님에게로 다가가서 “선생님, 제게다 교실 열쇠를 좀 빌려 주십시오”하고,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무엇하려고?” “제가 만화책을 찾아 놓겠습니다.” “어떻게 찾는단 말이냐?” “죄송하지만 사흘만 시간을 주십시오.” “글쎄, 어떻게 하려고 그래?” “다 찾아 놓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수는 한사코 말씀을 드리지 않고 열쇠만 달라고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하는 수 없이 열쇠를 정수에게 맡겼습니다. 그 날 오후에 저녁 무렵이 다 되어서 우리들 중에 몇 사람은 정수에게 불려갔습니다. “야, 영춘아, 우리 선생님이 내게다 열쇠를 맡기셨다. 이 열쇠를 줄 테니까 너 교실에 들어가서 만화책 세 권만 가지고 나올래. 그럼 우리 오늘 저녁 내내 공짜로 만화를 볼 수 있잖니? 너도 해봤지? 난 딱 한권 가지고 갔는데 ,우리 선생님은 그런 것을 모르시더라.....” “나는 두 권을 가져다 팔아먹었어. 아까는 아실까봐 무섭더라야.” “뭘 네가 두 권만 가져가, 유건이가 봤는데 다섯 권이나 가져갔다고 하던데....” 이때서야 영춘이는 ‘아차’하고 생각을 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네가 가져간 다섯 권을 가져다 놔. 만약에 안 가져다 놓으면 내가 친구들에게 모두 다 털어놔 버릴 테니까.” “아냐, 난 정말 세 권 밖에 안 가져갔어...... ” “또 거짓말, 아깐 두 권이라고 했는데 이제 왜 세 권이니 ?”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불려갔던 아이들은 모두다 몇 권씩을 가져다 두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것도 단 하루만 시간을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아무 소리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자기가 가져다 팔거나, 바꾸어 버린 책보다 한두 권을 더 가져오라고 하여도 이젠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영춘이, 상수, 종식이, 춘식이, 종갑이, 윤숙이, 상미 그럭저럭 열명 가까이 된 아이들이 모두 걸려서 할 수 없이 책을 사와야 했습니다. 물론 한두 권은 더 맡았을는지 몰라도 자신이 한 일이 있으니까, 아니라고 버틸 수도 없었습니다. 정수는 우리가 가져다 판 책방의 단골이었으니, 만약 아니라고 했다가 아저씨하고 직접 대면을 하면 자신이 곤란하니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책방아저씨에게 물어보기라도 한 것처럼 하나하나 찾아서 꼼짝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사흘 만에 책장에는 만화책이 거의 다 돌아 왔습니다. 우리들도 놀랐지만 선생님도 깜짝 놀라신 눈치였습니다. 이렇게 책을 거의 다 찾아다 놓고서 정수는 또다시 책을 읽기에 골몰하였습니다. 며칠동안이나 책읽기에 정신을 팔던 정수가 선생님께로 다가서면서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습니다. “선생님, 나도 선생님 댁에 공부하러 가면 안 됩니까?” “왜, 정수가 공부하러 다니려고?” “네, 저도 밤공부를 하고 싶어요.” “좋아. 네가 하고 싶으면 언제라도 오너라. 난 못 오게 하지만 다른 학교 애들이 몇몇이 와서 하니까, 같이 해보렴. 네게는 돈을 안 받을 테니까. 그렇지만 곧 그만 둘 것이면 안 오는 게 좋아.” 이 무렵에는 선생님 댁에 가서 모자란 공부를 더 배우는 것이 유일한 과외 공부였기 때문에 선생님이 불편하시다고 대문을 걸어 잠궈도 가만두지 않고, 담을 넘어서라도 쫓아다니면서 과외 공부를 시켜 달라고 조르던 시절이었습니다. 딴 아이들은 집안이 넉넉하여 선생님께 조금씩 돈을 내고 다녔지만, 정수는 그럴 형편도 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그런 사정을 알고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정수는 그 날부터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먼저 선생님 댁으로 달려갔습니다. 지금까지 공부하던 아이들은 눈이 둥그레 가지고 정수를 바라보면서 “선생님, 정수도 공부하러 오는 거예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래, 지금까지 정수가 공부를 하지 않고 말썽을 피웠지만, 이제부터라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착한 어린이가 되겠다고 약속을 하여서, 오늘부터 여기서 함께 공부하기로 하였으니, 너희들도 모두 함께 잘 지낼 수 있었으면 고맙겠다.” “정수도 오늘부터 이곳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나 동생들도 모두 한형제처럼 지내도록 해야 한다. 알겠지?” 선생님이 다짐을 하자 정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이미 정수네 패들에게 한번쯤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모두 정수를 싫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서워서 감히 싫다는 소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뒤에 숨어 앉아서 눈짓으로 서로 싫다는 표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 이제 정수가 이 아이들에게 앞으로는 잘 하겠다고 약속을 해야지?” “친구들아, 이제 나도 나쁜 짓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아마 너희들은 나를 아직도 나쁜 짓만 하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도 이제부터는 착한 어린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단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희들에게만은 절대로 나쁜 짓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너희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보호를 해주도록 할 것이니 아무 염려도 말아라.” 제법 의젓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 친구들에게 꾸벅 절까지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그 소리에 너무 반가웠던지 박수까지 쳤습니다. 이렇게 되니 방안의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지고, 더구나 아이들은 이제 동네에서 무서운 것이 없게 되었으니, 한시름을 던 셈이 되었습니다. “야, 이제 나도 정수형이 말려 준다고 해야지.” “딴 아이들이 때리면 정수형 이야기를 해야지.” “야, 이제부터 누가 건드리면 나한테 말만 해.내가 혼을 내어 줄 테니까.” 정수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면서부터 아주 싹 달라진 것 같았습니다. 공부시간에 손을 번쩍 들고 발표를 하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이 못 푸는 문제를 정수는 자신 있게 풀어내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니 학급에서 아이들도 정수를 다시 보게 되었고, 반장으로 할 일도 꾸준하게 잘 하였으며,전체 아이들이 반장의 말을 잘 듣게도 되었습니다. 이러다보니 아이들이나 학급이나 모두 조용하고 차분하게 잘 운영이 되었습니다. 말썽꾸러기 정수라고 읍내에서는 모두 다 알만큼 소문이 난 아이였습니다. 오죽하면 파출소, 경찰서에서도 가끔씩 학교로 전화를 해서 정수를 찾아가라고 전화를 할 만큼 말썽을 피우는 아이였습니다. 그런 정수가 이제 이렇게 변해서 착한 아이라는 소문이 나돌게 되었으니, 참으로 놀라운 변화라고 해야 할일 이었습니다. 더구나 이젠 공부도 제법 잘해서 우등상을 받을 만큼 성적이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중학생이 되자 우리 선생님은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셨습니다. 그래도 정수는 가끔 선생님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그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아마 나는 영영 나쁜 아이로 자라고 말았을 것이야. 난 그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어”하고, 그때를 이야기 하곤 하였습니다. 중학생이 된 정수는 1학년 때 우리들의 추천을 받아서 반장이 되었고, 다른 반에 지지 않기 위해서 저녁 늦게까지 환경정리를 하기도 하고, 우리 반의 아이들이 다른 반 아이들에게 얻어맞았다고 하면 가만두지 않고 기어이 혼을 내어주기도 하여서 우리들은 정수를 무척 남자답고 고마운 아이라고 생각을 하며 자랐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을 할 무렵에는 아이들이 조금만 공부를 잘해도 모두 큰 도시의 유명한 학교로 진학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수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우등생의 실력을 가지면 충분히 좋은 학교로 진학을 할 수 있는데도 정수는 한사코 읍내에 있는 농고로 진학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자기 집의 형편이 자기가 대학에 진학을 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직도 어머니가 생선을 머리에 이고 다녀야 하는 처지에 자신이 대학에 진학을 한다는 것이 너무 염치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정수야, 네가 공부를 잘해서 대학에만 가면 내가 생선 장수를 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자랑스럽겠다. 대학을 가게 공부만 열심히 해라.” 어머니가 이렇게 당부를 해도 정수는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제가 공부한다고 집을 떠나면 어머니 혼자서 어떻게 합니까? 아무리 어머니 일을 도와드리지 못한다고 해도 내가 집에서 집안을 돌 봐야 하지 않겠어요?” 정수의 결심은 굽힐 수가 없어 보였습니다. 정수는 중학생이 되어서 학교에서 돌아가면 집안일을 거의 다 해왔습니다. 집이 높아서 물을 길러다가 먹던 시절이었으니까, 물을 길러다 두는 것은 물론 집안 청소며 연탄 갈기나 조그만 집안의 손볼 곳은 스스로 다 손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런 정수가 없다면 어머니가 여간 일이 많을 것은 물론입니다. 정수는 그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생선을 이고 시장이나 골목골목을 헤맬 때 자신은 편안하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만도 죄송스럽고, 어머니께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처지여서 정수는 절대로 대학엘 가지 않기로 마음을 다졌습니다. 정수는 자기의 생각대로 농고에 진학을 하여 근로장학생으로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녀서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또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농협이나 지도소등의 농업지도기관에 취직도 할 수 있어서 가까이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머니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정수는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면서는 아주 샌님과 같이 학교일을 하는 것과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를 도와드리는 일에만 매달려서 친구들과 놀러도 가지 않고 시계추처럼 학교와 집 사이를 오가기만 하였습니다. 아무리 친구들이 놀러를 가자고 하여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느 가을날 정수 어머니는 역 앞에서 그렇게도 고마우신 우리 선생님을 만나셨습니다. 어머니는 선생님을 보자 너무 반가워서 비린내 나는 손인 것도 잊고 달려가서 선생님의 손을 덥썩 잡았습니다. “선생님! 정말 오래 간만입니다. 어디로 가셨는지 영 뵐 수가 없더니,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네요. 저를 모르시겠지요? 제가 김정수 애미입니다. 늘 우리 정수가 우리 선생님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도 못 잊어 하고 있습니다”하고, 선생님의 손을 놓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몹시 반가우면서도 얼른 생각이 안 나신다는 듯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선생님, 이리 오세요. 약주 한잔만 하시면서 우리 정수 얘기 좀 들어 보세요. 우리 정수가 선생님 덕분에 아주 효자가 되었답니다.” 그때서야 선생님은 말썽꾸러기 시절의 정수를 떠올리면서 “그럼, 저기 시장 가는 길목에 살던 김정수 어머니시란 말씀이시군요?” “예에. 이제야 생각이 나셨나 봐요.” 선생님은 반가이 어머니를 따라 술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막걸리 한 잔을 시켜 놓고서 정수 어머니는 선생님의 손을 다시 거머쥐면서 “선생님 , 우리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우리 정수는 사람 노릇하지 못했을 것이에요. 나는 벌써 그때 내 자식이지만 포기를 하고 있던 때였으니까요. 애미가 머리에 이고 생선장수 나갈 돈까지 몽땅 가지고 나가서 써버리고 나서야 집에 돌아오는 그런 자식을 아무리 자기 자식이라도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지요. 그런 망나니 같던 정수가 선생님께서 바로 잡아 주셔서 지금 농고에 다니면서 장학금을 받고 다니고, 학교에서도 칭찬이 대단하답니다. 그뿐이 아니에요.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안 일을 어찌나 잘 하는지 이 애미가 저녁에 집에 가면 밥상을 다 보아 놓았다가 저녁을 차려 주고, 어머니, 다리 아프시지요? 하면서 팔다리를 주물러 주는 아주 세상에서 보기 드문 효자가 되었어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우리 선생님이 우리 정수를 사람 만들어 주셨는데 보답도 해드리지 못하고 정말 죄송합니다.” 넋두리를 하듯이 정수 어머니의 말씀은 계속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너무나도 변해버린 정수의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 속으로 한없는 기쁨을 맛보고 계셨습니다. 아마도 교사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을 경험하고 있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은 반가움에 얼굴에 발그레 홍조를 띄시면서 “어머니,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우리 정수를 저도 한번 보고 싶습니다만, 지금 서울로 올라갈 차표를 가지고 막 떠나려던 참입니다, 무엇보다 말썽꾸러기 정수가 그렇게 착한 아이가 되었다는 게 저도 한없이 고맙고, 반갑습니다. 부디 더 착하고 부모님을 위해드리는 효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해 주십시오. 그리고 어머니도 더 건강하셔서 정수가 성장하여 훌륭한 젊은이가 되는 것을 지켜보시도록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술 잘 마셨습니다.” 딱 한 잔의 술을 드시고는 미안하다는 말씀을 거듭하면서 자리를 뜨셨습니다. 정수 어머니는 따라 나와서 대합실의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조금도 개의치 않고,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를 거듭하셨습니다. 대합실의 많은 사람들은 영문을 모른채 우리 선생님을 바라보면서 모두들 머리를 기웃거렸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나서 일주일쯤 뒤에 선생님께는 한 장의 편지가 배달되었습니다. 피노키오의 편지 선생님 제 이름을 잊지 않으셨겠지요. 선생님의 제자 김정수입니다. 선생님이 주신 피노키오를 읽고 오늘의 제가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그때 선생님께서 제게 읽히셨던 피노키오 책은 지금도 저의 책상 위에 단정히 꽂혀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제게 읽히기 위해서 일부러 그 책을 놓고 가셔서, 저는 그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고, 그 책을 읽었던 그날부터 저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신 선생님은 저를 더욱 더 확실하게 붙들어 놓기 위해서 저를 반장을 시켜주셨고, 그래서 저는 난생 처음으로 학교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되었고, 저는 그때부터 학교생활이 그렇게 신날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 그 많은 아이들이 우글거리는 선생님 집에서 밤공부를 하면서도 선생님이 저를 그렇게 감싸 주셨기 때문에 아이들이 나를 따르게 되었고, 나는 그 아이들을 돌보아 주므로 해서 동네에서 다들 이젠 아주 얌전한 학생이 되었다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되니 저는 더 이상 나쁜 짓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한번 착한 아이라고 칭찬을 받고 보니 더 착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고, 나쁜 짓은 할 수가 없어졌지요. 저는 그 덕분에 아주 착한 사람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선생님을 생각하며, 더 착하고 칭찬을 받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하였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여서 그럭저럭 우등상을 받을 만큼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큰 도시로 진학을 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집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어머니를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농고로 갔습니다. 아직도 충분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생각은 되지 않지만, 그래도 나쁜 아이라는 말은 이제 듣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오직 선생님의 인도로 그 조그만 책 '피노키오'를 읽고 나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께는 정수라는 이름보다도 '피노키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정말 피노키오처럼 착하고 똑똑한 아이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후 지금까지 그런대로 잘 지키고 있습니다. 제가 좀더 자라고 성인이 되어서 선생님을 찾아 뵐 때 그때도 이처럼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을 하겠습니다. 선생님, 어머니께서 선생님을 만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생님이 너무나도 보고 싶어져서 이 편지를 씁니다. 선생님 더욱 건강하시고 더 좋은 가르치심으로 저와 같은 아이가 있으면 늘 저보다 더 잘 이끌어서 좋은 아이로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또 다른 '피노키오'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저 같은 아이가 있다면 모두 저와 같은 '피노키오'를 만들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십시오. 1980년 8월 21일 선생님의 은혜로 새사람이 된 '피노키오' 김정수 드림 편지를 손에든 선생님은 멀리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아련히 떠오르는 그날을 생각하시면서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지어 갑니다.
이웃나라 일본이나 한국의 청소년 문화현상 가운데 공통점의 하나는 대중매체를 통하여 스타들의 춤과 노래가 압도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하여중·고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의 이들에 대한 관심은 학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 목표를 훨씬 뛰어 넘고 있는 현실이다. 한 마디로 몸매가 예쁘고 노래를 잘 하는 스타는 마음속의 우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타들이 연기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겉모습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외모 만들기에 정열을 쏟고 있다. 외모를 날씬하게 가꾸려고 체중을 줄이기 위해 아침밥을 먹지 않고 등교하면서 학교 옆 구멍가게에서 값싼 과자를 사 먹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침식사 지도를 계속적으로 지도하지만 이겨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미 몸이 군것질에 익숙해져 있다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전 세계 피겨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간 김연아 선수가 은반 위에서 펼친 눈물겹게도 아름다웠던 연기 뒤에는 감당하기 힘든 노력과 열정이 숨겨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렇게 고통을 견디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꿀 수 있게 해 주었던 힘의 원천은 바로 든든한 아침과 가벼운 점심과 저녁식사라고 한다. 바로 황금 몸매의 비결은 든든한 아침 식사에 있었다. 2010년도에 우리를 감동시킨 김연아 선수의 감동적인 드라마는 그의 식탁에서 출발하였다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한 연구소에서 수도권의 초등학교 5학년 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봤더니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는 아이들이 3명 중 1명 꼴이나 됐다.문제는 아침을 거르게 되므로 건강상태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좀 자세히 살펴보면, 아침을 거르는 아이들은 꼬박꼬박 먹는 아이들보다 키는 0.2㎝ 작으면서, 반대로 허리는 0.8㎝ 더 굵고, 몸무게도 0.5㎏가 더 나간다고 한다. 그저 밥 한끼 덜 먹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더 큰 원인은 식습관과 생활방식에 있었으며, 아침을 먹는 아이들은 과일과 우유를 많이 먹는 반면, 아침을 거르는 아이들은 청량음료나 라면 섭취량이 많다는 것이다. 또, 아침을 안 먹는 아이들은 밤 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결국, 아이들의 식습관을 바로 잡아주지 않으면 어려서부터 성인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이를 분석한 연구진은 아침 결식문제는 가정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학교 보건정책을 통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에서인지 일본 열도에서는 학교교육 담당자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아이들에게 아침밥 먹기 운동을 국민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나라도 장수사회에 대비하여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이들의 아침 식탁을 점검하는 배려도 잊지 않아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서령고는10일 송파수련관에서 제55회 졸업식을 가졌다. 졸업식은 329명의 졸업생이 참가한 가운데, 김기찬 교장선생님과 심관수 이사장님의 훈사를 비롯하여 내외귀빈들의 축사로 시종 엄숙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졸업식에는 졸업하는 학생들의 3년 간의 생활상을 영상으로 상영하여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1, 2학년 재학생들은 선배님들의 성스러운 졸업식을 위해식장 밖에서 주차유도를 돕는 등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사람의 마음을 내내 훈훈하게 하였다.
한국교총과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은 14일 정책협의회를 갖고 ‘주5일제수업 실시’ ‘수석교사제 도입’ 등 교육현안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협의회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은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되는 시기지만, 학교는 아직도 토요일 수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교육계의 주5일제수업은 한국노총이 노력한 주5일근무제의 마무리라는 의미가 크다”며 “문제가 있는 만큼 교총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수석교사제도가 현재 국회가 파행운영되면서 수제화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외국 사례를 묻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양 단체는 앞으로 교총의 정책에 대해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등 정책 공조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최근 내부형교장공모제 심사과정에서 불공정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한국교총과 한나라당이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14일 오전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교총과 한나라당 간 교육정책협의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은 “가장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내부형교장공모제가 서울, 경기, 강원지역에서 불공정 심사 등으로 교직사회는 물론 학부모로부터 탄원서 등 민원제기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은 “당 차원에서 교과부가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취를 취할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사회 전반적인 주5일근무제 정착 추세에 맞춰 주5일제수업을 7월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교총 주장에 대해서 안 대표는 “교과부와 협의해 적극 검토하겠다”며 주5일제수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동석한 정두언 의원도 “토요일 수업에 대해 대다수의 학생·학부모들도 불편해하고 있고, 격주 토요일 3시간 수업을 없애면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말이 안 된다”며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만큼 하루빨리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또 수석교사제 법제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나라당의 주요 정책 과제로 채택해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교총이 전개하고 있는 전면적 무상급식 반대운동에 대해서도 안 대표는 이것이 한나라당 당론임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총은 지난해 실시한 주요 교육정책 입법을 위한 입법청원 서명 결과를 한나라당에 전달하고, 조속히 추진해줄 것을 요구했다. 입법 청원과제의 주요 내용은 ▲주5일제수업 도입 법제화 ▲수석교사제/교원연구년제/교원잡무경감 법제화 ▲2009개정 교육과정 개선 ▲교원처우개선 예산 반영 및 교원 증원 등이다. 안 대표는 “교총의 정책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좋은 내용이 많다”며 “교총에서 요구하면 언제든지 만나 의견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교총에서 안양옥 회장, 이남봉 부회장, 김경윤 사무총장, 백복순 정책본부장, 정동섭 정책기획특보가 한나라당에서는 안상수 대표를 비롯해 정두언 최고위원, 이군현 수석부대표, 원희목 비서실장, 배은희 대변인이 참석했다.
1989년 교직원노조 결성으로 교원의 지위에 대한 논란이 뜨겁던 그 시절, 교사는 전문직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교과교육의 전문성 신장에 노력하는 서울지역 국어 선생님들이 모였다. 연구중심의 교사 모임을 결성함으로써 중등국어교육의 현안을 진단하고 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만든 ‘서울중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는 1989년 6월 경기고등학교에서 ‘제5차 국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연수’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연구중심의 모임답게 연구회는 지난달 17~18일 경주에서 열린 ‘서라벌 문향(文香)’을 주제로 열린 현장체험연수에 이르기까지 20년이 넘는 기간을 이어오면서 총 49차례의 연수를 개최했다. 그동안 참석자만 연인원으로 6700여명이 달한다. 연수와 각 분과별 모임 등을 통해 연구회는 중등국어교육과정 연구 보고서 발표, 중·고교 수행평가 자료 및 기본학습보충지도자료, 교실수업 개선을 위한 국어 교수·학습자료 등 학교 현장 교원들에게 필요한 책자와 CD 자료를 꾸준히 연구해 발표했다. 특히 영재교육 초창기였던 2005년 ‘중등 문예 창작 영재 판별도구 및 교수․학습자료’는 각 교육청에 보급될 정도로 독창적이고 탁월한 자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연구회는 다양한 방식의 현장답사로 체험위주의 지식습득에 주력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목포 유달산 조각공원을 깜깜한 밤에라도 올라서 손으로 감상했던 일이나 눈 내린 군산의 채만식 문학기념비 견학 때 눈을 쓸어가며 읽은 비문에 작품명이 잘못 기재된 것을 시장에게 알려 감사인사와 함께 개선된 비문사진을 받았던 일은 선배 회원들의 무용담처럼 내려오고 있다. 이홍자 서울중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장(서울사대부여중 교장)은 “많을 때는 연구회가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4개 학년의 교재를 담당하기도 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연구회가 성장했다”며 “앞으로 연구회 주관의 세미나나 워크숍을 통해 국어교육의 고민의 장을 마련하고, 온라인 활동을 활성화해 시대정신에 맞는 연구와 연수, 현장을 위한 연구와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요참여인사=회장 이홍자 서울사대부여중 교장, 연구연수부회장 김춘자 전 성원중 교장, 조직부회장 이한숙 개포중 교감, 총무부회장 현상길 상암중 교감, 감사 김인화 홍은중 교감, 연수진행이사 권은영 하계중 교사, 교수학습자료개발이사 최용제 공항고 교사, 회원관리이사 임미라 교수학습지원센터 파견교사, web지원이사 김선철 성암여중 교사, 총무이사 이국환 청원중 교사, 홍보출판이사 이석민 성덕여중 교사, 재무이사 손애경 중평중 교사, 연구이사 김학선 이수중 교사, 대외협력이사 조영기 민들레문화학교 소장, 고문 최오규 상문고 교장, 자문위원 경동호 한국교육자선교회 간사장, 자문위원 이공세 전 한강중 교감, 자문위원 이경성 전 서울공고 교사, 자문위원 박윤주 전 중평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