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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인재강국 특별위원회(특위)를 가장 먼저 만들었습니다. 훌륭한 분들을 다수 모시게 돼 기쁩니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인재강국 특위 위촉식 및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자신이 의도한 첫 특위 구성에 각별한 느낌을 담아 소감을 전했다. ‘첫 특위’라 남다른 애정을 느낀다는 의미의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차 위원장 취임 후 공식적인 최초의 특위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고교교육 특위’다. 하지만 이는 일의 시급성 차원에서 가장 먼저 출범시킨 것일 뿐, 자신이 직접 고안해 내놓은 ‘작품’ 중에서는 인재강국 특위가 ‘1호’라는 것이다. 기관장이 이처럼 애정을 담아 강조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정책 논의에 대한 기대를 담았다고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선진국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수 인재 유출은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차 위원장은 “인재정책과 관련한 정부의 논의 중 이 주제를 다루는 곳은 달리 없다”며 “상당히 중요한 일의 진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에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문제를 잘 분석해 가시적인 정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교위는 특위 위원장으로 반상진 전북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를 임명하는 등 총 14명의 위원을 위촉했다. 특위 위원들은 AI·소프트웨어·바이오 등 분야에서 현장 교원, 기업 관계자, 연구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위원들은 “현장에서 경험한 일들을 회의 때 잘 전달해 좋은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위는 첨단 과학기술, 산업, 경제, 문화, 예술, 공공, 행정, 국제 분야 등의 인재 양성 및 유출 방지, 해외 인재 유치 등 글로벌 인재 확보 전략을 6개월간 논의할 예정이다.
'갯골에서 숨바꼭질 할래?' '또또와 할머니, 흔들전망대에서' 그림책 제목만 들어도 유아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시흥 곳곳의 자연과 민담이 유아의 눈높이로 새롭게 태어났다. 시흥교육지원청(교육장 채열희)이 10월 30일 지역의 생태와 민담을 담은 유아를 위한 우리 시흥 그림책 시리즈 8종을 발간했다. 공립유치원 원감·교사·장학사로 구성된 '십시일반 교육연구회'가 글을 쓰고 그림을 만들었다. 이번 시리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유아교육에 창의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AI로 이미지를 생성했지만 완성까지는 7개월이 걸렸다.십시일반교육연구회장 안은희 원감(시화유치원)은 "처음엔 지역 유아들에게 시흥에 대한 애정과 소속감을 키워주려고 시작했다"며 "그런데 오히려 교사들이 먼저지역을 깊이 이해하게 됐고,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회원들은 그림책 작가를 초대해 제작 과정의 노하우를 들었고, AI 활용과 편집을 위한연수도 받았다. 하지만 기획부터 가제본이 나오기까지 모든 과정은 교사들이 직접 했다. 교정을 반복하고 서로의 작업물을 검토하며 다듬어갔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여러 번 고쳤다. 유아들이 실제로 쓰는 어휘와 문장 길이에 맞췄고, 그림 스타일도 이야기 내용과 발달 수준에 맞게 조정했다. 아이들이 직접 가보지 못한 곳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사실성을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드론으로 실제 장소를 촬영했고, 잘 알려지지 않은 민담은 지역 전문가와 함께 의견을 나누며 확인했다. 필요하면 장면을 재구성하고캐릭터도 새로 만들었다. 정지수 배곧누리유치원 교사는 "또또와 할머니, 흔들전망대에서를 만들 때 드론으로 촬영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펼침면 그림책이라 그림이 쫙 펼쳐졌을 때, 아이들이 정말 그곳에 서 있는 것처럼 느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2~3명의 교원이 한 팀이 되어 퇴근 후에도 온·오프라인 소통을 반복하며 그림책 1권을 만들었다. 지역 전문가의 감수와 팀별 교차 검토, 끊임없는 수정을 거쳐 책 한 권이 완성되기까지 7개월이 흘렀다.연꽃테마파크와 관곡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갯골 소금창고를 지키는 수줍은 도깨비 딱비, 월곶 지명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 만든 파도와 달아기 이야기까지. 그림책을 덮으면 시흥 곳곳에 얽힌 이야기가 가슴에 남는다. 유아를 위한 우리 시흥 그림책 시리즈는 종이책뿐 아니라 영상책(디지털북)과 교사용 자료도 함께 만들어져 교실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 시흥교육지원청 유튜브(https://youtu.be/j2b8njz_ldU?si=wzFMF2R9Y_cPCoX-)에서도 볼 수 있다. 채열희 교육장은 "AI라는 기술로 시작했지만, 결국 이 그림책은 선생님들의 손길과 아이들의 눈높이로 완성된 교육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교육자료가 아니라 교사가 주도한 창의적 교육 실천의 사례로, 이달 29일 시흥미래교육 페스타에서 소개된다. 유아들이 자기가 사는 동네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일. 그림책 한 권에서부터 시작될수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장이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민주시민교육 특별위원회’를 조직 후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교원 기본권을 인정하면서 ‘한국형 보이텔스바흐 합의’ 도입 등 정치 교육의 기준도 함께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차 위원장은 3일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에서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와 같이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관련 질문에 그는 “교사는 윤리성이 훈련된 대규모 지식인 집단”이라며 정치 교육에 대한 정책 방향 변화를 제시했다. 정치 담론 형성에 긍정적 역할이 가능한 이들을 배제하는 것보다 수준 높은 교육으로의 승화를 위해 제대로 판을 깔아주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시민교육특별위원회’ 조직을 구상 중이라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민주시민교육특위 위원장으로 존경 받는 보수 인사로 모시고 싶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치 편향 교육으로 흐를 수 있는 위험성을 제어할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차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한 ‘한국형 보이텔스바흐 합의’ 추진할 때가 이르렀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는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던 1976년 독일 보이텔스바흐 지역에서 개최된 학술 대회 때 규정된 민주시민교육 관련 3가지 원칙(주입식 교육 금지 원칙, 논쟁의 투명성 원칙, 수요자 지향성 원칙)과 관련된 내용을 뜻한다. 차 위원장은 “교사가 학생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부당한 영향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정치 기본권을 인정하되 권리에 따른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기준을 상세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순연과 관련해서는 “내년 9월 ‘2028~2037년 계획’ 시안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기존 계획을 최대한 유지하겠지만, 소폭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도 풍겼다. 고교학점제 개선안 발표 시점은 “12월 중 가능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차 위원장은 필수의료인력 부족 문제의 해법으로 ’의대 모집단위 분리‘와 산부인과·소아과 등 기피과 전공의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의대 모집단위에 대해서는 필수의료 전형, 의사과학자 전형, 일반 전형 등 3가지로 나누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의사과학자 전형은 기초의학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영재고와 과학고를 나와 일반 이공계가 아닌 의대에 가면 사회적 비판을 받는 게 현실인데 이들이 기초의학 쪽에 간다면 사회적 지지를 보내줘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교총은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컨퍼런스홀에서 한국투자증권 본사(사장 김성환)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양 기관이 교원들의 노후연금 운용을 지원하고, 금융 관련 정보와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교원들의 복지 향상과 금융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구체적 내용은 ▲교총 회원 대상 연금상품 제공 ▲연금제도 관련 정기 교육프로그램 운영 지원 ▲연금운용 관련 정보 공유 ▲양 기관의 관련 사업에 대한 홍보 및 협력 등이다. 이를 통해 교총은 향후 회원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맞춤형 금융서비스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강주호(사진 왼쪽) 교총 회장은 협약식에서 “교원들의 노후 걱정을 덜어드리고, 금융 지식을 높이기 위한 이번 협약이 회원 복지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교총 회원들에게 최적의 연금상품과 금융교육을 제공하고, 교원들의 장기적인 재무 설계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혁신과 고객 중심 경영으로 신뢰받는 금융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우리나라 최초의 투자신탁회사인 구(舊) 한국투자증권(1974년 설립)과 동원금융지주의 계열사인 구(舊) 동원증권(1968년 설립)과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종합증권사로서 지난 50여 년간 한국 금융시장을 선도하며, 안정적인 수익성과 고객 중심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충북교총(회장 김영식)은 1일 충북체육고를 비롯한 5개 장소에서 ‘제14회 충북교총회장기 배구대회’를 개최했다. 스포츠활동을 통한 화합과 건강한 학교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열린 이번 대회는 도내 교원 350여 명이 참가했다. 대회에서 진천교총(사진)과 청주시 구 청원이 각각 남녀부 1위에 올랐다. 2위는 제천교총(남자부), 청주시 구 흥덕(여자부)가, 공동 3위는 남자부 충주교총·청주시 구 흥덕, 여자부 옥천교총·음성교총이 차지했다. 김영식 회장은 “오늘 행사가 웃음과 우정으로 함께하는 스포츠 축제의 장으로 선생님들이 교실을 벗어나 코트에서 하나가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교직 사회의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마북초(경기도 용인시)는 1일‘마북초 가족과 함께하는 탄천걷기’를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는 학부모회가 주관하고 희망 학생과 가족, 교직원이함께 참여하는 마북초 대표 가족 참여 프로그램으로, 건강한 신체활동과 가족 간 유대감을 다지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용인시 탄천축제와 연계된 걷기 코스는 LG자이아파트 맞은편 탄천길에서 출발해 ‘훌공던지기–마북네컷–행운의 뽑기–완주 인증’으로 이어지는 총 5개의 스탬프 구간으로 구성되었다. 각 지점에서 스탬프를 찍고 미션을 수행한 가족들은 완주 후 예쁜 선물을 받으며 즐겁게 마무리하였다. 행사장에는 안전요원과 학부모 봉사단이 곳곳에 배치되어 학생들이 안전하게 걷기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왔으며, 특히 탄천을 따라 마련된 ‘용인시 탄천축제’와 연계한가족 단위의 다양한 체험활동이 함께 이루어져, 지역과 학교가 하나 되는 뜻깊은 축제가 되었다. 가족 단위로 참여한 학생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걸어서 너무 행복했다”, “탄천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며 즐거운 소감을 전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가을의 아름다운 탄천을 배경으로 온 가족이 함께 걷는 경험을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응원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걷기 행사는 단순한 신체활동을 넘어, ‘함께 걷는 행복, 함께 나누는 마북’이라는 공동체 정신을 실천한 자리로 평가받았다. 학교는 앞으로도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인천교총 제17대 회장 선거가 12월 17일부터 22일까지 전 회원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다. 인천교총 제60회 대의원회 선거분과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고문을 냈다. 주요 선거 절차는 ▲후보자 등록(20일) ▲후보자 확정 공고(27일) ▲개표(12월 23일)로 진행된다. 후보자의 선거운동은 이달 7일 추천서 및 구비서류 교부 이후부터 12월 16일까지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의 태양이 쏟아내는 열기는 대지를 불사를 기세다. 냉방기 아래서 힘들고도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바로 사백 쪽이 넘은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을 보면서다. 새의 선물은 무엇일까?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단지 열두 살에 삶을 완성한 진희만 보일 뿐이었다. 이 책은 스물두 개의 소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제목끼리는 복선을 주어 다음 소제목과 이어지며 책장을 넘기게 한다. 그래서 한 번 읽기 시작하였다면 손에서 놓기가 어렵다. 특히 감성적인 묘사와 비유의 멋진 부분이 매력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진희의 눈을 통해서 작가가 말하려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열두 살에 삶을 완성한 애 어른 진희가 보는 세상 사람의 삶과 사랑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붙인다. 그것은 1969년 한 해와 1995년의 모습이 불러일으키는 노스텔지어다. 이 노스텔지어는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MZ세대들에겐 느껴보기 힘들 것이다. 읽는 내내 지금의 나는 유년이 이어져 온 삶이므로 다시금 그 시절을 반추해 보며 웃어보는 것이었다. 펜팔, 선데이서울, 김추자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노래, 더러운 차부(터미널), 혼식 검사, 띠기 장수(달고나), 이승복의 공산당이 싫어요, 삼풍 유가족 등이었다. 여러 내용이 나오지만, 특히 가슴 아픈 일은 학교와 사회의 가진 자들의 불공정 행위와 가부장적인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의 굴레, 사랑은 여전히 배신을 동반한다는 것이었다. 대동병원 딸 신화영이 관련 내용을 보며 나도 아픔을 느꼈다. 재력 있다고 학교에서 뒤를 봐주어 부회장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부회장에 뽑힌 아이는 있지도 않은 부회장 서리라는 직함을 주는 부분에 교육 부조리 현실에 대한 적의가 분출했다. 이 소설의 진면목은 또 있다. 바로 가부장적인 남성 중심의 사회상에 희생을 무릅쓰는 여자의 굴레이다. 진희의 할머니는 여자이면서도 지극히 가부장적이다. 진희의 할머니는 어른으로 판관 역할을 한다. 거기에 박자 아닌 박자를 맞추는 사람은 수다쟁이 장군이 엄마와 가출에 실패한 광진테라 순분이 아줌마이다. “아무리 똑똑하다 어쩐다 해도 결국 계집애들은 그저 계집애더라구요.” 장군이 엄마의 말이 남성 중심의 사회상을 대변하고 있다. 힘으로는 여자가 남자를 당할 수 없다. 하지만 의지만 있다면 과감하게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있지만 포기하고 체념하는 광진테라 아줌마의 모습을 보면 안쓰러울 뿐이었다. 광진테라 아줌마는 남편의 바람과 손찌검으로 처음 가출을 시도 했지만 실패하고 두 번째는 성공하지만 이내 돌아오고 만다. “여자는 할 수 없나 봐요”란 말과 함께 팔자소관으로 단정 짓는 모습이 아쉽다. 사랑의 배신에 대하여 알아본다. 이 책은 전체적인 주제가 사랑에 대한 표현이라면 맞을 것이다. 진희의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를 통해서 열두 살에 사랑이란 것을 알게 된다. 즉, 사랑은 배신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애초 진희는 펜팔로 맺어진 이모와 이형렬의 사랑 행각에 데이트의 어린 배심원, 편지 전달자로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광진테라 아줌마의 무산된 가출과 수업 시간 ‘꽃밭에서’를 노래하며 아빠라는 발음을 처음 해 본다. 찾아오는 외로움, 제방길에서 염소와 하모니카 실루엣의 주인공이 허석이란 착각 속에서 사춘기 갈등을 겪는다.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초등학교 5학년인 진희는 빨리 겪은 것 같다. 사랑을 만들기 위해 외모를 바꾸는 진희 이모를 보며 난 막내 누나를 생각한다. 나보다 5살 위인 누나는 언제나 포켓 가요집을 사고 노래를 부르며 펜팔란을 찾아 편지를 하기도 하였다. 흡사 진희 이모와 같다. 그리고 남자를 만나러 갈 때는 유리 테이프를 잘라 눈 위에 부쳐서 쌍꺼풀로 하고 간다. 아마 사위 볼 때까지도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이모의 사랑은 진희가 좋아했던 허석과의 새 사랑으로 노골적인 비탄에 빠지지만 위로나 배려도 받을 수 없는 입장에서, 그 고통을 혼자서 이겨낸다. 아픔만큼 성숙해지는 것이다. 결국 이모는 허석의 아이를 중절 수술하고 진희는 염소와 하모니카 실루엣의 주인공이 허석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로써 진희는 어린애의 책무인 성숙하는 일을 이미 끝마쳐 버린다. 그리고 초경으로 여자로서 서게 되고 아버지를 만난다. 새의 선물이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사랑이란, 세상살이란 이야기로 흐른 이 책은 다시 읽어도 새로 읽는 것 같다.이제 눈이 침침해진다. 현관문을 열고 동녘을 본다. 일출을 앞둔 구름이 붉게 물들고 있다. 별 하나가 아직 빛을 잃지 않고 빛나고 있다. 또다시 새로운 날이다. 남은 일은 마음으로 새의 선물이 무엇인지 되새김질하는 일이다.
경기 신성초(교장 송호연)는 10월 27일부터 11월 4일까지 4학년 ‘환경 영상 제작’과 5~6학년 ‘북 트레일러 제작’을 주제로 학급별 4차시에 거쳐 ‘미디어 운영 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 운영 학교’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사업으로 2025년 1월에 사서교사가 공모하여 선정됐다. 2023년부터 3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대상을 4학년까지 확대하여 김명애 미디어 전문 강사를 초빙하여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나 문화 콘텐츠에 적절히 접근하여 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미디어를 윤리적이고 책임 있게 이용하며, 미디어를 활용하여 의미 있는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하는 종합적인 능력과 태도로 2022 개정 교육과정 목표인 ‘디지털 기초 소양, 자기 주도적, 지속가능성, 포용성과 시민성, 창의와 혁신 등 미래 사회 요구 역량 지향’에서 보듯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다. 4학년은 ‘환경 영상 제작’ 수업을 진행하여 환경 중에서 유행을 즉각 반영하여, 싼값으로 빠르게 생산, 유통되고 소비되는 옷인 ‘패스트 패션’ 관련 퀴즈와 동영상 시청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영상계획서 작성하기와 저작권 사용법과 이미지 필터링하는 방법을 알아본 후 키네마스터 앱으로영상을 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패들렛에 작품을 공유하여 소감을 나누는 것으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5~6학년은 책(Book)과 예고편(Trailer)의 합성어로 새로 출간된 책을 소개하는 ‘북 트레일러 제작’ 수업으로 북 트레일러의 여러 가지 유형과 스토리보드 작성하기 및 저작권 이해하기, 동영상 제작을 위한 자료 수집 및 자막과 배경음악 설치하는 방법을 배워 책에 관심을 갖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그 책을 읽도록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였다. 그리고 서로작품을 공유하여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미디어 운영 학교’ 수업에 참여한 4학년 학생은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이미지와 음악을 넣고 영상을 제작하는 법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라며“선생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이해하기가 쉬웠고 직접 제작해보니 재미있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6학년 학생은 “북 트레일러의 뜻과 의미에 대해 알게 되었고, 영상을편집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어서 좋았다”라고 했다. 4학년 담임교사는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이 교육과정과 연계되어 학생들의 미디어 사용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라며 “수업이 재미있었는지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도 꼼짝을 하지 않고 몰두하여 영상을 제작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라고수업에 대한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다. 송호연 교장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디지털 기초 소양 강화 및 정보교육 확대로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 다양한 방법으로 미디어를 수업에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의 창의적 표현과 비판적 이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라며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미디어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민주 시민으로서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라고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였다.
가을빛이 완연한 11월 2일 오후, 수원 영흥숲공원에 북소리와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원농악단(단장 홍혜영, 이하 농악단)이 전통 농악의 맥을 잇고 지역 문화를 알리기 위해 펼친 거리공연이 열린 것이다. 이번 공연은 수원특례시의 소규모 문화예술행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인근 주민 50여 명이 모여 가을 햇살 아래 신명나는 한마당을 즐겼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숲속 농악잔치’ 공연이 열린 영흥숲공원(영통구 영통로 435)은 일요일 오후를 즐기려 나온 가족 단위 시민들로 북적였다. 아이들은 모래사장에서 뛰놀고, 어른들은 산책을 즐기며 휴일의 여유를 만끽하던 중 들려온 풍물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단원들은 공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모여 악기를 점검하고 의상을 갖췄다. 징, 꽹과리, 장구, 북 등 각자 맡은 악기를 손질하며 고깔과 삼색 띠, 미투리를 착용하는 모습이 분주하다. 임원진은 무대 주변에 현수막과 배너를 설치하며 공연 분위기의 현장감을 더했다. 20인의 어우러짐, ‘수원농악’으로 하나 되다 이날 무대에는 단원 20명이 함께했다. 대부분이 중장년층이지만 초등학생 단원 두 명도 당당히 줄을 섰다. 공연은 길놀이로 문을 열어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고, 이어 삼도 사물놀이, 수원농악 순서로 약 40분간 진행됐다. 악기 편성은 꽹과리 3명, 징 1명, 장구 6명, 북 4명, 소고 2명, 상모 2명, 기수 1명, 태평소 1명으로 구성되었다. 농악 특유의 빠른 가락과 느린 장단이 번갈아 울리자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호응했고, 일부 어르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흥겨운 장단은 외국인 관객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이날 현장에는 미국인 남성과 노르웨이 여성도 함께하며 스마트폰으로 공연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노르웨이 여성은 “남편의 나라 국악을 보고 들으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며 “국악은 멋있고 행복에 빠지게 한다. 힐링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수원농악, 행궁의 전통을 잇는 자부심 공연이 끝난 뒤 홍혜영 단장은 “수원농악단은 화성행궁의 특수성으로 왕의 행차를 알리던 취타대와 함께하여 타 농악과는 차별성이 있다”며 “이 점이 타 단체와 다른 수원농악단만의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홍 단장은 국악 전공 석사로, “시민들에게 신명나는 우리의 가락을 알리고, 전통 농악을 전승하기 위해 다양한 공연과 교육활동을 계속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3월 정기 발표회를 준비 중이며, 2년 이내 전국대회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년 넘게 국악기를 다뤄온 류제민 상쇠(75)는 “상쇠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전체 흐름을 이끈다”며 “오늘 공연은 숲속이라 울림이 좋아서 더욱 신명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종득 사무국장은 “상쇠와 단장, 사무국장이 단원의 화합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수원농악의 멋을 시민들과 나눌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옥연 총무는 “현재 단원은 35명이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수원종합운동장 연습실에서 2시간씩 연습한다”며 “농악에 관심 있는 시민은 언제든 함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 차례 거리공연으로 시민 속으로 농악단의 거리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10월 25일 서호공원에서 첫 공연을 마쳤고, 오는 11월 8일 정자공원에서 세 번째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번 연속 공연은 수원 시민이 일상 속에서 전통 문화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또한 수원농악단은 수원문화재단의 새빛문화예술클럽 시민의 메아리 프로그램에도 선정되어 올가을 정자문화공원(9월 26일)과 올림픽공원(10월 19일)에서 공연을 펼쳤다. 홍 단장은 현재 수원 광교초, 용인 석현초, 오산 세마초국악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원은 학교’ 사업의 1인 1악기 강사로활동, 전통문화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통의 울림, 시민 속으로 이어지길 가을 햇살 아래 울려 퍼진 꽹과리 소리는 영흥숲공원 나무 사이를 지나며 멀리 퍼져 나갔다. 단원들의 땀방울과 시민들의 박수가 어우러진 그 현장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 문화의 뿌리를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수원농악단의 신명나는 장단은 오늘도 시민의 삶 속에서, 그리고 수원의 역사 속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잎이 노랗게 변했어요, 물은 너무 많이 준 걸까요?” 10월 30일 오후, 수원시 농업기술센터 내 반려식물병원은 시민들의 반려식물을 진료받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열린 ‘집단진료의 날’은 수원시 반려식물병원과 국제사이버대학교 식물치유클리닉학과가 협력해 진행한 행사로, 반려식물을 키우는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건강한 식물 생활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병원을 찾은 시민은 30여 명. 화분 속 식물을 손에 들고 진료실을 찾은 시민들은 식물의 잎과 줄기를 살피며 상담을 받았다. 병해충 피해를 입은 식물부터 잎이 시들거나 뿌리 부패가 진행된 식물까지, 전문가들의 세심한 진료가 이어졌다. 수원시 농업기술과 기술보급 담당자와 국제사이버대학교 식물치유클리닉학과 교수진 등 5명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병해충 진단·분갈이·친환경 방제 등 실질적인 치료와 관리법을 안내했다. 또한 실내 환경에서 식물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조절 노하우도 함께 제공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반려식물병원, 시민 생활 속 ‘작은 힐링 공간’으로 지난 4월 30일 문을 연 수원시 반려식물병원은 반려식물을 가족처럼 돌보는 시민을 위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수원시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예약 후 무료로 진료받을 수 있다. 진료 대상은 아픈 반려식물로, 1인당 최대 2개 화분까지 가능하다. 단, 고가식물(시가 30만 원 이상)이나 수고 100cm 이상 대형 식물 등은 제외된다. 반려식물병원에서는 단순히 식물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식물과 함께하는 건강한 생활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물 주기, 햇빛 조절, 통풍 관리 등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반려식물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병원을 방문한 한 시민은 “집에서 식물이 자꾸 시들어 마음이 아팠는데,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키우는 재미가 다시 생겼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반려식물병원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겪는 작은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공간”이라며 “시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 상담과 진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식물과 사람의 공생’을 연구하다 이번 행사의 협력기관인 국제사이버대학교 식물치유클리닉학과는 식물을 매개로 한 치유·상담·교육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내 유일의 학과 중 하나다. 학과에서는 식물의 생리적 특성과 인간의 심리적 반응을 함께 연구하며, 원예치유·정원치유·식물상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온라인 기반 교육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학습할 수 있어, 직장인이나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민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집단진료의 날’에서도 식물치유클리닉학과 교수진은 전문적인 식물 진단뿐 아니라, 식물 돌봄이 정서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시민들에게 알렸다. 학과 관계자는 “식물을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닌 정서적 파트너로 인식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수원시 반려식물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시민들이 식물과 함께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식물로 마음돌보고, 도시 속 녹색복지실현 수원시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식물 관리 서비스를 넘어, 시민의 심리적 힐링과 녹색복지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려식물을 건강하게 가꾸는 경험은 개인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도심 속에서도 자연과의 연결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반려식물병원은, 식물과 사람이 함께 자라는 도시 수원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식물에 작은 이상이 생기거나 키우는 방법이 궁금할 땐,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수원시 반려식물병원을 찾아보자. 식물의 건강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도 푸른 활력이 피어날 것이다. 이용 안내 -운영시간: 매주 화·목요일 14:00~17:00 -위치: 수원시 농업기술센터(권선구 온정로 45) -예약방법: 수원시 통합예약시스템 접속 또는 전화 상담(031-5191-2559) -비용: 무료 -진료대상: 반려식물을 키우는 수원시민(1인 2개 화분까지) -문의: 수원시 농업기술센터 031-5191-2559 -협력: 국제사이버대학교 식물치유클리닉학과
최근 유력한 인터넷 교육 언론 더 에듀에 의하면 자녀의 학교 밖 흡연이 교사에게 적발되자 “학교를 쑥대밭 만들겠다” 등으로 협박한 전북의 학부모 A씨가 결국 사과했다. 그는 공개 사과문을 내고 “저로 인해 상처받은 인성인권부장 교사가 하루빨리 쾌유해 학생이 있는 곳으로 복귀하셨으면 한다”며 “제 발언으로 입은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시길 바란다”고 사과했다. 그는 “학교 밖 흡연이 지도 대상인지도 몰랐다”며 “통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져 거친 발언을 했다. 명백한 제 실수이다”고 밝혔다. 전북교사노조는 지난 20일 학교 밖에서 흡연 중인 고등학생을 적발해 사진을 촬영하고 인성인권부에 전달한 교사와 이 사실을 학생 어머니에게 통보한 교사 등이 학부모로부터 협박을 받아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A씨는 인성인권부장과 통화 중 “초상권 침해로 고소하면 되냐”, “적발 방식이 법에 어긋나면 징계 처분 받게 하겠다”, “학교를 쑥대밭 만들어 주겠다” 등 협박성 발언을 했으며, 교장실을 직접 찾아 흡연 장면 촬영 교사를 초상권 침해와 아동학대 협의로 고소하겠다고도 협박해 논란이 됐었다. 하지만 이런 무분별하고 비이성적이며 반교육적인 폭언을 퍼부은 사건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겉으로는 단순한 ‘감정의 폭발’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이는 단순한 언어의 일탈이 아니라 학교 공동체의 존엄을 무너뜨리는 폭력 행위이자, 우리 교육이 직면한 위기의 단면을 드러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사건이 ‘사과 한마디’로 마무리될 분위기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사과로 끝내는 관행’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학교는 더 이상 무분별한 폭언과 위협 앞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 폭언은 ‘의견’이 아니라 ‘폭력’이다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겠다”는 말에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명백한 위협의 의도가 담겨 있다. 교육 현장은 서로의 존중과 신뢰 위에 서야 하지만, 이런 폭언은 그 토대를 뿌리째 흔들어 놓는다. 교사는 학생을 위해 헌신하는 교육자이지, 학부모의 감정 해소 창구가 아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는 ‘고객 중심’의 왜곡된 인식 속에서 교사를 ‘서비스 제공자’로 전락시킨다. 그 결과, 교실은 교육의 장이 아니라 불신과 공포의 공간으로 변질된다. 이런 폭언이 용인된다면, 교사는 ‘말 한마디 잘못했다는 이유로 공격받는 존재’로 전락하고, 결국 아이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사과로 끝내자”는 사회적 관용이 문제다 폭언과 막말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익숙한 장면을 본다. 가해자는 “감정이 격해서 그랬다”며 사과하고, 학교는 “사태를 원만히 수습하기 위해” 받아들이며 사건은 조용히 덮인다. 그러나 이런 식의 타협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 은폐다. 학교 폭력은 교사나 학생 간의 일만이 아니다. 학부모의 언어폭력도 똑같이 폭력이다. 사과로 덮을 수 있는 일이라면, 교사의 명예와 정신적 피해는 누가 책임지는가? 교사가 느낀 공포와 불안, 그로 인한 교육 의욕의 상실은 단순한 사과 한마디나 한줄로 회복되지 않는다. 법과 제도가 지켜야 할 것은 ‘교권의 존엄’이다 교육은 감정이 아니라 제도와 원칙 위에 서야 한다. 현재 ‘교권보호 5법’이 시행 중이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교사가 학부모의 폭언이나 민원 앞에 무력하게 방치되어 있다. 이번 사건은 그 제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교육청과 교육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학부모의 언행이 교권 침해로 이어질 경우 명확히 제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절차와 기준을 강력하게 실행해야 한다. 단순 경고나 사과가 아니라,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묻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야만 교사가 학생 앞에서 당당할 수 있고, 교육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사과는 ‘책임의 실행’으로 완성된다 사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말로만 미안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져야 한다.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부모 또한 학교를 신뢰하고 존중해야 하며, 학교는 학부모에게 합리적 소통의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서로의 역할이 명확히 자리 잡을 때 비로소 건강한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교사를 보호해야 아이들이 자란다 교사는 학생의 미래를 키우는 사람이다. 그러나 교사가 위협받는 공간에서 어떻게 창의와 배움이 자랄 수 있겠는가? 교권이 무너진 교실에서 희생되는 것은 결국 우리 아이들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교사를 지키는 일은 아이를 지키는 일이며, 학교를 지키는 일은 사회의 품격을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사과만으로 끝나는 폭언·막말 사건은 또 다른 폭력과 막말, 망동을 부른다.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숱하게 목격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반드시 단호하고 명확한 조치가 법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은 단 한 사람의 분노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무책임한 침묵의 연장선에 있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없던 일로 묻혀버리거나 무시하고 침묵으로 일관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끝낼 때가 되었다.
지난 10월 29일, 올해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되었다.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 축제의 들뜬 거리에서 159명의 소중한 생명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날 이후 우리의 일상은 달라졌다고 믿고 싶었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도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참사는 끝났지만, 안전 의식의 부재와 공적 책임의 결여라는 사회적 과제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잠시 3년 전을 돌이켜보면, 사건 직후 정부와 지자체는 재난 대응 체계 전면 점검을 약속했고, 학교와 기관에서는 추모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지난해 2024년에도 대전 병원 화재, 오송 지하차도 침수, 군산 주점 폭발 등 인재(人災)는 반복되었다. 제도는 존재했으나, 책임 있는 실행과 예방의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사회는 언제든 또 다른 이태원을 맞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태원 참사는 단순한 군중 사고가 아니었다.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공방보다 중요한 것은, 그날 현장에 있던 수많은 시민들이 구조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고, 관계 기관들은 서로의 책임을 미루었다는 점이다. 국가와 사회가 개인을 보호하지 못한 참사, 그것이 우리 사회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본질이다. 이 사건은 또한 ‘안전’을 개인의 문제로만 여겨온 우리 사회의 의식 구조를 드러냈다. 재난은 언제나 “누군가의 일”로만 생각하는 태도, 위험을 예감하고도 “내 일이 아니다”라고 지나치는 무관심이 사고를 키운다. 그러나 진정한 안전은 각자의 영역을 넘어설 때 가능하다. 길 위의 혼잡을 미리 관리하고, 불안정한 구조물을 사전에 점검하며, 위험 상황을 발견했을 때 “괜찮겠지” 대신 “함께 막자”고 말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선진국이고 성숙한 안전 공동체다. 올해 3주기를 보내면서 서울시는 추모식에서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밝혔다. 하지만 ‘기억’은 단지 슬픔의 반복이 아니라 변화로 이어질 때 진정한 추모가 된다. 예컨대, 2023년부터 서울시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캠페인을 기획해 ‘안전지도’를 제작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등굣길이나 축제 장소의 위험 요소를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프로젝트형 수업이었다. 이는 단순한 추모 행사를 넘어, ‘내 주변의 안전을 내가 책임진다’는 시민의식으로 확장된 사례라 할 것이다. 한편,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등장한 ‘시민 구조대’의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현장 경험자들이 모여 위급 상황 대처법과 인파 안전교육을 직접 시민들에게 전파하는 것이다. 이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돕는 시민이 되자”고 외친다. 이 움직임은 공공 시스템의 미비를 시민 참여로 보완하려는 실천이며, 공적 책임을 개인의 실천 속에서 회복하려는 시도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개인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재난은 구조적 대응 체계의 실패일 때 더 큰 피해를 낳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 기업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시스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축제나 대형 행사에는 단순한 인허가 절차를 넘어, 인파 분석, 응급 대응 인력 배치, 실시간 통신망 점검 등이 철저히 준비되어야 한다. 공공기관의 의무와 시민의 참여가 균형을 이룰 때만 진정한 ‘공적 책임 사회’가 완성된다. 여기엔 책임 있는 기관장들과 정부 고위 관리들의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려는 남다른 의식이 먼저 리더십을 통해 발휘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교육 현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은 더 이상 단발적 캠페인이 아니라 삶의 기본 문해력으로 다뤄져야 한다. 교실에서 배우는 수학 공식만큼, 비상시의 행동 요령·집단 속 질서 유지·타인을 돕는 윤리의식이 체화되어야 한다. “안전은 배워서 실천하는 문화”라는 인식과 교육이 자리 잡을 때, 우리는 비로소 또 다른 이태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보내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문장은 단 하나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안전은 개인의 몫이 아니라 공동체의 약속이며, 공적 책임은 누군가의 직책이 아니라 모두의 역할이다. 길 위의 한 사람, 축제 속의 한 시민, 교실 속의 한 학생이 서로를 지켜줄 때 우리 사회는 비로소 단단해질 것이다. 159명의 이름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명확하다. “기억하라, 그리고 행동하라.” 기억이 제도와 문화로, 슬픔이 변화의 에너지로 이어질 때 우리는 진정으로 희생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묻지 말자,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를. 그대신 물어야 한다, “나는 오늘, 이 사회의 안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그 물음이 이어지는 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그것이 이태원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이자,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이다. 당장 이번 주말, 이태원 및 홍대 거리 등 사람 밀집(각 10만 명 예상) 지역에 대한 주의와 경계, 관리가 우리 모두의 안전 의식과 책임 의식으로 무사히 지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요즘 우리의 주변에서 갈수록 흔하게 목격되는 장면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많은 사람들의 반려동물을 향한 부드러운 손길과 애정 어린 시선이다. 이를 보면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돌보고 싶은’ 본능을 자연스럽게 일깨우게 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맺는 교감 속에서 정서적 위안을 얻으며 살아간다. 그런데 그 에너지를 조금만 다른 방향 즉, 우리 사회의 가장 연약한 존재들(소외된 아동들)에게 돌린다면 또 다른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반려동물 돌보기와 아동 복지는 그 대상도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공감’과 ‘돌봄’이라는 인간 내면의 심층 구조에서의 연결 고리를 매개로,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사회적 책임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서는 그 가능성과 방법으로 몇 가지 구체적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동물매개치료가 보여준 아동 복지의 가능성 먼저, 반려동물과 아동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최근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동물매개치료(Animal‑Assisted Therapy, AAT)이다. AAT는 치료 목표를 가진 전문가가 계획적으로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개입 요소로 삼아 정서적·사회적·인지적 효과를 유도하는 치료적 접근이라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의 한 Wee 센터(초기 문진 및 상담 제공 기관)에서는 아동·청소년 및 그 부모를 대상으로 동물매개치료를 실시한 결과, 정서적 안정, 스트레스 감소, 또래 관계 개선, 유대감 형성, 자기효능감 상승 등의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뿐이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들을 보면, 동물매개치료는 특히 ‘사회성 향상’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 장애 또는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에 대한 사례 보고들도, 치료견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불안이 줄고 감정표현이 개선된 사례를 포함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단순한 위로나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구조적 복지 프로그램 내에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포함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돌보는 마음’ 확장을 위한 중간 연결 고리 사람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아동 돌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려면, 그 간극을 잇는 중간 연결 구조들이 필요하다. 다음은 그러한 연결 고리의 요소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융합 교육 및 역량 강화 반려동물 돌봄과 사회복지 역량을 동시에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 이미 시도되고 있다. 예컨대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은 반려동물관리 전공과 사회복지학 전공을 동시에 이수할 수 있는 융합 과정을 개설했다. 이 과정은 반려동물 복지와 인간 복지를 결합한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이런 교육은 현장 사회복지사, 동물매개치료사, 반려동물 복지 종사자 등이 교차지식을 갖추게 하여 ‘반려동물 돌보기 마음’을 아동 돌봄 현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기획 및 인프라 구축 사회복지 프로그램 설계 단계에서 ‘동물과 함께하는 복지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포함시킬 수 있다. 실제로, 다문화 또는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복지기관에서는 정서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동물매개치료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음 Up 놀이터’라는 프로그램은 정서표현 미술치료, 놀이치료와 더불어 동물매개치료를 패키지로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복지기관이 이미 갖고 있는 심리치료, 놀이치료, 상담 프로그램과 연계해 동물매개 프로그램을 설계한다면, 초기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며 통합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 돌보미 + 멘토 결합 모델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나 돌보는 사람들이 ‘멘토 자원봉사자’가 되어, 정기적으로 소외 아동이나 돌봄이 필요한 아동과의 상호작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예컨대, 장애 아동 대상 AAT 프로그램에서는 치료견과 함께 학급을 방문, 아동들이 반려견과 놀면서 감정 표현 훈련을 하는 방식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돌보미 주체가 단순한 방문자가 아니라 멘토가 되면, 지속적 관계 형성이 가능하고 그 교감을 통해 아동에게 안정감을 주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사회복지 시스템에의 제도적 반영 개별 NGO나 기관 수준의 시도만으로는 확산이 어렵다. 따라서 반려동물 중심의 돌봄 에너지를 아동 복지 체계에 조직적으로 통합하려면, 다음과 같은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복지 사업 공모 및 예산 반영 지자체나 중앙 정부 복지 공모 사업에 ‘동물매개 복지 프로그램’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예산 배정을 유도해야 한다. 예컨대 영등포구는 사회복지 기획 사업 공모를 통해 주민 수요 기반 복지 모델을 발굴하고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모 틀 안에 동물 매개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회복지 서비스 사업 지침에 동물 매개 요소 포함 보건복지부, 시·도 복지부서 차원에서 아동 복지 프로그램 지침에 ‘동물 매개 치료나 체험 요소’ 삽입 권고안을 제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부 지원 복지관, 지역 아동센터 등이 프로그램 구성 시에 동물 요소를 고려하게 만들 수 있다. 공공 기관 간 연계 교육청, 보건복지부, 동물복지 관련 부처(농림축산식품부 또는 동물보호 관련 부처)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 학교 복지 프로그램과 동물 매개 프로그램이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방과 후 돌봄 또는 Wee 센터 프로그램과 연계해 치료견 방문, 교내 반려동물 체험 활동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실행 시 유의점과 장애 요인 동물의 복지와 안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동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상에 문제가 없이 프로그램에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 아동의 알레르기, 반려동물 공포증 등의 개별 특성을 꼼꼼히 사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을 체험 위주로만 운영하면 지속성이 약해진다. 장기적 효과를 고려한 설계가 중요하다. 예산과 인력 부족이 현실적 한계가 되므로, 초기에는 시범사업 또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하고 점진적으로 확산 전략을 펼쳐야 한다. 돌보미와 멘토 자원자들에게는 심리적 부담이 있을 수 있으므로 교육과 슈퍼비전 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우리가 반려동물에게 기울이는 따뜻한 사랑과 돌봄의 시선은, 단순한 애완 문화 그 이상이다. 그것은 ‘돌봄의 본능’이며, 그것이 잘 작동하게 할 구조나 제도가 존재한다면, 세상의 가장 약한 존재인 소외된 아동들에게로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동물 매개 치료의 국내외 사례들이 이미 효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교육과 융합적인 역량 육성, 프로그램 설계, 제도적 기반 구축이 적절히 맞물린다면,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은 사회적 돌봄으로 전이(轉移)될 수 있다고 본다. 개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따뜻한 손길이 반려동물에게 향하듯, 이제 그 에너지를 세상으로 내보내면 어떨까? 그 작은 사랑의 손길이 차곡차곡 쌓여,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보듬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면 새로운 복지의 지평선을 열 수 있다고 믿는다.
교육부·경북·안동시가 ‘제8회 세계인문학포럼’을 4~6일 안동컨벤션센터에서 공동으로 개최한다. 주관 기관은 한국연구재단이다. 2011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는 세계인문학포럼은 국내외 학자들이 모여 학술 성과를 공유하고 현대 사회의 담론을 논의하는 국제 행사다. 이번에는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의 인문학’과 ‘공존을 위한 모색’이라는 두 개 주제로 총 21개국 150여 명의 연사 등이 참여해 강연 및 발표,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첫째 날에는 ‘AI와 인간 대화의 도전’ 주제로 모하메드 알리 벤마크루프 교수(모로코, 모하메드6세 폴리테크닉대)의 기조 강연이 마련된다. 둘째 날에는 권헌익 교수(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티니 칼리지)의 ‘AI와 사회적 영혼 사이’, 셋째 날에는 염재호 태재대 총장의 ‘AI 시대의 인간: 인간과 AI의 공진화’ 주제의 기조 강연이 이어진다. 그 외에도 4개의 학술 심포지엄(토론회)과 16개의 분과 회의에서 ‘AI’와 ‘공존’을 키워드로 다양한 주제의 논의가 진행될 계획이다. 또한 셋째 날에는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의 ‘안동의 역사와 인물들’이라는 특별 강연을 통해 안동 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사전에 공모로 선정된 신진 학자들이 토론의 질문자로 참여한다. 행사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포럼 홈페이지(www.whf.kr)에서 사전 등록을 통해 가능하다. 개회식 및 기조 강연은 포럼과 안동MBC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의 추진위원장인 김선욱 숭실대 명예교수는 “한국과 세계의 인문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대를 대표하는 담론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라며 “인문학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하여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제8회 세계인문학포럼이 AI 대전환의 시대, 인문학을 통해서 우리 인류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지난달 30일 교육부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로 진행된 가운데 교육위의 국정감사는 비교적 무난하게 끝났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시절 극심한 정쟁으로 6년 연속 파행을 기록했던 적도 있었지만, 이번엔 교육 상임위답게 고성과 욕설, 비방이 난무했던 타 위원회의 모범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교학점제 개선,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과 위상 제고, 교육자료로 격하된 AI 디지털교과서의 후속 처리방안, 학교폭력 대응, 교권 강화와 교원증원 등 다양한 현안이 있었음에도 심층 논의는 제한적이었다. 국정의 실책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요구해야 할 야당은 국감 초반 사실상 제2의 청문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논문표절이나 교육감 시절 실책에 집중하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여당 역시 전 정부의 실정을 들추는 수준에 머물다 보니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하거나 구체적인 개선책을 요구하는 장면이 적었다. 교육 현장의 핵심 과제를 피하고 언론에 주목받을 민감한 이슈에 집중하다 보니 민감한 정쟁 소재를 건드리거나 상대 진영의 자녀 문제를 지적하는데 시간을 허투루 써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졌다.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 국정감사는 끝났다. 그러나 현장 어려움과 현안은 그대로 남았다. 정기 국회 일정은 이제 예산 국면으로 전환되겠지만 교육위는 고교학점제 운영 문제, AI 디지털교과서 활용, 학교폭력 예방 체계, 교권 보장, 교원정원 조정 등 속도와 심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현안 해결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 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한 정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좀 더 나아지는 학교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명분으로 교원을 감축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사도 줄여야 한다는 논리는 일견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이 논리 뒤에는 우리 교육의 질적 위기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학생 수 감소라는 통계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전체 학생 수는 줄었지만, 교육적 지원이 더 절실한 학생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다문화 학생은 4.3배, 특수교육 대상자는 1.4배,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3배 가까이 치솟았다. 교원에게 부여되는 행정업무는 OECD 최고 수준이며,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교사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학생 수라는 단일 잣대로 교사 수를 재단하는 것은, 교실의 질적 변화를 무시한 탁상행정일 뿐이다. 과밀학급 문제 또한 심각하다. 2023년 기준 초등학교의 16.1%, 중학교의 56%, 고등학교의 49.3%가 학급당 학생 수 26명 이상이다. 한편에서는 고교학점제, AI 교육 등 교원 증원이 필수적인 정책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교원을 감축하는 모순은 정책적 신뢰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이러한 교육 환경에서 개별 맞춤형 교육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학생 수 감소를 교육 여건 개선의 기회로 삼기는커녕, 교원 감축으로 최소한의 교육 환경마저 위협하고 있다. 적정 교원 수 확보는 모든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지키고 교육의 미래를 열어가는 가장 투자다. 한국교총을 비롯한 교육계가 총결집해 17일까지 국민 서명운동에 나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교총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위한 이 서명운동에 교육계뿐만이 아니라 뜻있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태블릿 등 디지털 학습기기가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덩달아 학생들의 독서율이 급감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학생들이 점점 독서를 멀리하고, 그 결과 학교 수업에서도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단어의 뜻도 몰라서 교사에게 질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심지어 시험 문제에 나오는 질문이 무슨 뜻인지 정확하고 모르고 문제를 푸는 학생도 종종 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책 멀리하는 환경에 놓인 아이들 이런 문제점은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TV를 필두로 과도한 디지털기기에 노출돼 있다. 예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책을 읽는 성인과 청소년이 많았지만,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다. 요즘은 책을 읽기보다는 대부분 이어폰을 귀에 꽂은 상태로 영화를 보고, 인터넷 검색 혹은 친구와 대화를 주고받는다. 또 가정의 독서에 대한 무관심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가정에서는 대부분 자녀에게 독서를 권장하지만, 책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부모가 자녀 앞에서 먼저 책을 보거나 신문을 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본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TV를 시청하면서 자녀에게만 독서를 강요하는 건 아닐까? 모범을 보이지 않고 자녀에게 독서를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독서 습관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가정에서부터 지도해야 한다. 대부분 자녀가 학업으로 인하여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아이들 대부분은 여가 활동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인터넷을 보고 TV 시청, 게임, 영화 보기, 음악감상 등에 시간을 보낸다. 부모의 잔소리나 수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을 때 마지못해 책을 읽는다. 독서를 외면하는 것은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평소 독서를 위한 습관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심과 습관 되도록 유도해야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명언을 우리에게 남겼고 독서와 교육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한 분이다. 굳이 이러한 명언을 빌리지 않더라도 21세기를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바로 올바른 독서교육을 통한 창의적 사고능력과 전인적 인성교육이다.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폭넓은 독서교육을 통하여 인생의 훌륭한 스승을 만나볼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원 한 곳을 더 보내는 것보다 좋은 책 한 권을 사주는 것이 훨씬 더 교육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 길이 바로 올바른 독서 습관을 키워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인구 소멸이 한참 진행 중인 어느 시골 마을, 오래된 초등학교에 한 초임 교사가 부임했다. 학생 수는 매우 적었고, 그중 하나는 중증 자폐 아이였다. 그 아이는 처음엔 수업 시간 내내 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교실을 뛰쳐나가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교사는 교직 입문의 애정과 의지만큼 사명감에 불타 포기하지 않았다. 무릎을 꿇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췄고, 하루 5분 만이라도 교실에 앉아 있도록 어렵게 약속을 이끌었다. ‘사람’을 향한 사랑에서 시작 1년이 지나자, 아이는 수업시간 대부분을 교실에서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친구와 손을 잡고 뛰노는 날도 생겼다. 교사는 말했다. “아이는 무언가를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우리가 기다려주지 못할 뿐이죠.” 이 작은 기적은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아이와 교사의 인생에 있어선 가장 큰 변화였다. 이처럼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는 진심이 담긴 교육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다른 일화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매년 겨울 ‘연탄 나눔 봉사’를 실시한다. 원래는 동아리 학생 몇 명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 해엔 전교생의 70%가 참여하기도 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어느 날, 한 학생은 장갑도 끼지 않고 연탄을 나르다 손바닥이 다 까졌다. 지도 교사가 “이 정도만 하고 가자”고 말했지만, 아이는 “그 집 할머니는 우리가 올 줄 모르셨대요. 근데 우리가 와서 오늘은 따뜻하다고 웃으셨잖아요”라고 대답했다. 이 학생에게 봉사는 대학 진학을 위한 점수를 얻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순수한 마음이었다. 학교는 이 봉사를 통해 ‘사람을 사람답게’ 가르친 것이다. 교육이란 결국 사람을 향한 사랑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입시와 성적, 경쟁이라는 단어로 얼룩져 있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교육자와 학생들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하루 5분을 기다려주었고, 누군가는 추운 겨울에 손을 내밀었다. 이 작은 행동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그것은 시험 점수로는 환산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믿음과 존중, 그리고 사랑이다. 그것도 교과서 속의 낡은 지식이 아니라 삶 속에서 직접 주고받는 생생한 교육이다. 삶 바꾸는 진정한 본질 기대 참다운 교육이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다. 단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일, 그 하나만으로도 교육은 충분히 존엄하고, 숭고하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곳곳에서 매일 피어나고 있는 이 작은 기적들이,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진정한 교육은 이렇게 시작되고 진행되며 아름다운 기적 같은 결과로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 이 땅의 진심 어린 교육의 손길이 우리 모두의 따뜻한 관심 속에 널리 확산돼 기적의 꽃을 활짝 피우는 우리 교육이 되길 고대한다.
▲산학협력취창업지원과장 유희진 ▲디지털소통팀장윤정현 ▲교육데이터기반성과분석팀장김성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