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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교사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교육내용을 가르치고, 심지어 그러한 경향의 시험문제를 출제한 후 결국 민원을 받아 재시험을 치르는 소동을 빚었다. 이는 학생들이 참다못해 민원을 제기하여 문제가 된 것이다. 실제 서울 인헌고·휘문고·보성고·경기고 등에서 학생들이 학생부 기록이나 내신 기록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공익 제보한 사례가 여럿이다. 그나마 고교생의 경우 이렇게라도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지만, 유치원이나 아직은 교사가 두려운 초·중학교 교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일찍이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내용과 활동을 결정하는 교육과정 분야를 학문적으로 정립시킨 시카고대학의 보빗(F.Bobbitt) 교수는 학교에서는 어른이 되어 제 구실을 하는데 꼭 필요한 것만 가르쳐야 한다고 하였다. 즉, 일상적으로 사소한 것, 나이 들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 다른 기관이 하면 더 잘하는 것, 해당 국가의 전통·문화·이념·체제에 어긋나는 반사회적인 것은 가르치면 안 된다고 하였다. 또한 학교에서 예술교육의 비중 확대를 강조해온 스탠퍼드대학의 아이즈너(E. W. Eisner) 교수는 학교가 너무 언어·논리·수리적인 것만 강조하고 예술적인 것은 소홀히 한다고 보아, 이를 일부러 가르치지 않는 것이라고 하여 영(null, 零) 교육과정이라고 불렀는데, 오늘날에는 그 어의가 확장되어 영 교육과정은 금기시된 교육내용을 지칭하게 되었다. 영 교육과정은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지하에 묻혀서 빛을 못 보는 교육과정이다. 금기시된 내용은 어떤 사회에서는 애써 덮어서 가리고, 어떤 사회에서는 애써 열어서 가르친다. 가령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성취와 성공은 세계적인 기적으로 우리는 열심히 가르치려고 하지만 북한에서는 금기시한다. 이슬람국가에서는 금기시하는 성교육을 자유민주국가의 일부 교사들은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가르친다. 마르크스 등의 공산당선언과 볼셰비키혁명 이후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자유민주공화국에서는 기업가정신 대신 노동자교육, 자제력과 책임감을 기르는 성교육 대신 LGBTQAI 등 성소수자의 권리를 내세워 노골적인 성교육을 하려고 들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교정(political correctness : PC)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인권감수성교육·생태교육·정체성교육·풀뿌리민주교육·자치교육 등을 열심히 가르친다. 이들 국가는 이렇게 왜곡된 공교육으로 나라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반면, 정작 공산권 국가에서는 엄격히 금기시된 것들이다. 자유민주공화국에서 정치·경제적 마르크스주의가 패배한 이후 문화마르크스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정치적 신념을 교단에서 설파한다 국가 수준 공교육은 보편적이고 공통적이며 합헌적인 가치·지식·기능을 가르칠 것을 요구하지만, 일부 정치편향 교사들을 자신의 평소 정치적 신념을 교단에서 설파한다. 때로는 시사적인 만평을 한다.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아직 가치관과 세계관이 미성숙한 학생들이 교사의 지도 내용을 사실·진실·진리라고 생각하여 이를 마음속에 담아두고, 그것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정치편향 교사들은 어린 학생들의 세계관을 자기 멋대로 조형하여 그들의 정신과 정서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빨치산 공비의 묘소를 참배시킨다거나, 남북한의 초대 내각을 살피지도 않고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세운 나라라고 거짓을 퍼뜨리기도 한다. 또 정작 자신은 가서 살라면 거부하면서 북한도 사람 살만한 곳이라는 환상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치세를 사초하였다가 그가 죽은 뒤 실록청을 설치해 역사를 썼다. 오늘날에는 당대의 문재인정부가 역사교과서에 등장한다. 역사교과서가 아니라 정치 선전·선동물이 되었다. 차기 정부에서는 역사교육표준을 세우고, 이에 따라 판·쇄를 거듭해가면서 역사교과서를 수정·개선해나가야 한다. 10년 정도 지나 10판 정도 교과서를 고쳐나가면 우리도 저급한 정치 선전·선동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역사교과서를 가지고 역사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968년 프랑스 학생운동 이후 사상·문화계에서는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모든 차이는 차별이며, 모든 금지함을 금하라’는 구호 아래, 일부 교사들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아도 될 것들을 터놓고 가르친다. 교실에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온갖 설들이 난무한다. 이에 따라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하거나 대안학교에 보내고 있다. 심지어 사교육을 통해 검정고시로 상급학교에 보내기도 한다. 즉,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초래된 것을 볼 수 있다. 동성친구에게 사귀자는 연애편지 써보기를 시킨다면 젠더이즘을 잘 모르는 학부모들은 학교의 성교육이 좀 노골적이겠거니 하고 짐작할 것이다. 그러나 수업시간에 동성친구에게 사귀자는 연애편지 써보기를 시킨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그러한 교육이 전개된 영국의 경우 10대 청소년의 성전환시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성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도리어 무분별한 교사들에 의해 성 정체성의 혼란을 빚게 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남자다운 남자, 여자다운 여자의 전통을 잃어버렸다. 성인지감수성교육의 결과 상대방 성에 대한 혐오나 비하가 난무한다. 체육수업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신체적 차이에 따른 수행기준을 제시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 결과 여성으로 성전환한 이가 권투선수로 링에 올라 상대 여성의 두개골을 파손시킨다거나, 100m 단거리 선수가 되어 다른 여성선수보다 10m나 앞서 골인하여 금메달을 가져가는 일도 발생하였다. 이것이 성인지감수성교육의 공정한 결과인가? 더구나 이러한 성 정체성을 가진 이들은 사회적·심리적 성으로서 젠더는 자신이 결정한 것에 달려 있음을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그러면서 남과 여 사이에 적게는 30개 많게는 70개가 넘는 간성과 혼성이 있다고 말한다. 만약 돈이 없어 성전환수술을 못 한 남성이 젠더로서 여성이라고 하면서 여탕과 여자 숙소에 나타난다면 여성들은 허용할 것인가? 인간차별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는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움을 지적하고자 한다. 소위 교육자치, 교육분권화, 학교자치, 교사의 자율성, 교과서 자유발행제, 자유학기제, 계기교육 등은 학교 공교육의 제 기능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나 민노총의 지지로 당선된 교육감들은 이들의 불법적인 교육을 외면하고 있다. 대책은 무엇인가? 결국 책임을 지고 있는 교육부나 교육청 등의 기관에서 학생·학부모의 민원 대상이 된 교사와 강사에게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교사는 학생을 타락시킬 권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정치편향을 심화시키는 현재의 교육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교사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과 법률을 지키면서 교육해야 한다. 둘째, 공식적 교육과정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수업시간에 사소한 혹은 개인적·정치적 선호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 셋째, 공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 공익적·공공적 목적 외에는 최소 침해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넷째, 과학적 근거를 가진 교육내용과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성교육에서 간성과 혼성 등 과학적 근거가 취약한 소수설을 과학이라고 해서 가르쳐서는 안 된다. 다섯째, 차별금지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정체성과 가치관 형성이 미약한 학생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나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학생들을 왕따시켜 특정 이념이나 사상에 빠져들게 해서는 안 된다. 교사에게는 학생을 타락시킬 권리가 없다.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보다 두 배 이상 감염력이 높습니다. 학교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발열체크도 사실상 무의미하고요. 종전의 방역시스템으론 한계가 있어요. 자가검사키트를 학교와 가정에 비치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1,212명을 기록한 지난 7월 6일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사진)는 “지금 상황에서 2학기 전면 등교를 자신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델타 변이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백신 접종률이 50%는 넘어야 하는데 지금 확보된 물량으로는 9월까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신 백신 접종과 확진자 추이를 봐가며 1/2, 2/3, 3/4 등교, 전면 등교 등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연말쯤 마음 놓고 전면 등교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교수는 또 “교육부가 전면 등교를 서두르고 있지만 델타 변이의 위험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여름방학 기간 동안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면서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천 교수는 이날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교육부가 전면 등교를 추진할 때에는 델타 변이 확산 이전 상황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방식으로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학교마다 설치된 발열체크기가 델타 변이에서는 사실상 효과가 없다고 했다. 기존 코로나는 기침과 발열 증상이 먼저 왔다면 델타 변이는 두통이 제일 많고 이어 인후통, 콧물, 재채기 순으로 온다. 발열 증상은 8번째쯤에 나타나는 등 이미 감염이 깊숙이 전개된 후에 보이는 이상 반응이어서 오히려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델타 변이는 코를 통해 주로 감염돼 상기도 쪽에서 바이러스 복제량이 굉장히 많고, 호흡기로 배출돼 전파력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그러면서 천 교수는 실내 에어컨도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바이러스가 에어컨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적어도 2~3일에 한 번꼴로 반드시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 연령을 고1·2학년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외국에서도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백신 물량을 춘분히 확보한 뒤 안전한 상태에서 접종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고교생보다는 20대 청년 층의 백신 접종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라는 말도 했다. 천 교수는 또 “미국이나 유럽에서 어린 학생들까지 백신 접종을 검토하는 것은 성인들이 접종을 거부하는 바람에 물량이 남아 추진되는 것”이라며 “여건이 다른데도 정부가 무작정 외국을 따라 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오는 11월 18일 치러지는 수능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수험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치르는 데다 대부분 백신을 접종한 상태여서 코로나로 수능을 연기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능 이후 해방감에 들뜬 학생들이 뒤풀이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교육당국의 각별한 지도를 주문했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관해서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천 교수는 우선 백신 물량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패착으로 꼽았다. 백신만 제대로 확보됐다면 아마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가 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쇼 백신을 맞기 위해 노력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며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위험성을 무릅쓰고 백신을 맞는 국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정부가 좀 더 서둘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방역단계를 올릴 때는 빨리, 내릴 때는 가능한 천천히 해야 하는데 정부는 정반대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백신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맞는 방법도 제시했다. 우선 접종을 앞두고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올 경우 면역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심장이나 몸의 세포가 튼튼해야 이길 수 있다”며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의 경우 오히려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천 교수는 인터뷰를 마칠 무렵 학교방역에 애써온 교사들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동안 학교가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교사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델타 변이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2학기를 대비해 올 여름방학만이라도 교사들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어떻게 다른가? “첫 번째는 전파력이다. 작년 여름 서울 이태원을 강타했던 알파변이보다 60% 이상 빠르다. 알파변이가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에 비해 60% 정도 전파력이 높으니까 두 배 이상 되는 셈이다. 전파력이 높은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서 폐세포에 결합하는 수용체가 훨씬 강해지기 때문이다. 결합력이 강하니까 바이러스가 몸속에 바로 침투하고 복제량도 많다. 그리고 많아진 바이러스가 호흡으로 배출되다 보니 주변에 감염이 빠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초기 증상이 다르다. 기존 코로나는 발열, 기침 등의 순서였다면 델타 변이는 두통이 제일 많고 인후통, 콧물, 재채기 등이 4대 증상으로 꼽힌다. 초기 증세는 코감기나 비염과 흡사하다. 그래서 처음엔 ‘비염이 악화됐구나’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발열증세는 여덟 번째 쯤 나타난다. 그래서 감염이 됐는지 전혀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 비염인지 델타 변이에 감염됐는지 잘 모른다면 방역도 그만큼 어렵다는 말인가? “그렇다. 본인이 비염이 있다면 일시적 무기력감이나 두통이 좀 심해진 것으로 여겨 검사받을 생각을 안 하는 경우가 생긴다. 발열이나 기침이 워낙 강하게 각인돼 있다 보니 오히려 역기능으로 작용한다. 집이나 학교에서 자가진단키트를 상비약처럼 비치하고 수시로 검사해야 한다. 초기라면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학교엔 자가진단키트가 비치돼 있지 않은데. “정부가 권장하지 않으니 학교에서 이를 보관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검사하면 예방에 훨씬 효과적인데 이를 안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영국은 집에서 일주일에 2회씩 반드시 검사토록 하고, 음성일 경우에만 등교시킨다. 이런 식으로 운영해서 코로나 확산에 큰 효과를 거뒀다.” 지금은 델타 변이지만 앞으로 계속 변종이 나오게 되나? “코로나 변이는 대체로 우려변이와 관심변이로 구분한다. 전파력이 높고 치료제나 백신에 회피가 있는 것을 우려변이라고 하는데 알파·베타·감마·델타·입실론 등 5가지다. 관심변이로는 제타·카파 등이 있다. 이런 변이는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코로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가? “코로나와 공존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 백신과 치료제가 계속 나온다면 독감 정도 수준으로 약화될 것이다. 여기에 경구치료제를 복용하면 바이러스 복제가 중단되기 때문에 치명률도 많이 떨어진다. 경구치료제는 올 연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부는 2학기 전면 등교를 추진하는데 어떻게 보나? “현재로서는 9월 전면 등교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20~30대 젊은 층의 백신 접종이 마무리돼야 학생들의 감염을 줄일 수 있을 텐데 백신 물량이 부족하다. 8월 말까지는 젊은 층 접종을 완료할 수 없을 것 같다. 따라서 교육부도 확진자 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등교 인원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마 연말쯤 가야 전면 등교가 가능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자신하기 이르다.” 교육부는 전면 등교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는데. “확진자가 2~300명대로 떨어지고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어서면 전면 등교가 가능하겠지만, 델타 변이가 확산된다면 방역학적으로 위험하다. 교육부가 제시한 등교 기준은 기존 코로나 상황에 기초한 것이었다. 하지만 델타 변이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한번 시동이 걸리면 급속도로 확산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가 위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전면 등교를 시작했다가 학교서 감염이 많이 됐다.” 그동안 정부는 학교가 비교적 안전하다고 주장했는데. “인천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집단감염 사례처럼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빨라 학교도 위험하다. 밀집도가 높아 집단감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학교가 안전하다는 믿음은 교사들이 방역을 철저히 한데다 원격수업 등으로 실제 학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적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정부는 학원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잘하는 일이다. 학원은 학교보다 더 위험하다. 학교처럼 방역을 철저히 하지 않는다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학원관계자들이 특히 방역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이번 여름방학 기간 동안 학생들이 학원을 많이 이용할 텐데 걱정이다.” 학원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에어컨이다. 적어도 2~3일에 한 번은 청소를 해줘야 한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에어컨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되기 때문이다. 에어컨 청소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지침을 교육당국이 왜 학교에 전달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아울러 델타 변이는 코로 감염되는 만큼 입만 가리는 ‘코스크’는 정말 위험하다. 이 부분도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 고 1·2학년 백신 접종은 가능할까? “접종할 백신이 없어 현실적으로 어렵다. 20대 젊은 층을 접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감염확산을 막을 수 있다. 적어도 9월은 지나야 고교생 접종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은 성인들이 접종을 기피하기 때문에 접종 연령을 낮추고 있지만 우리는 그럴 상황이 아니지 않나. 여건이 다른데도 정부는 선진국만 따라 하려 든다.” 미국이나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유는 뭔가. “유전자변형이나 장기 훼손 우려로 백신에 대한 거부 정서가 높은 데다 1년여 만에 개발한 백신이란 점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백신이 남아도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노쇼 물량이라도 찾아 백신을 맞으려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백신만 제대로 공급됐으면 접종률에서는 세계 최고였을 것이다.” 왜 우리는 그들과 달리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것일까?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먹고 살려면 사회생활을 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위험성을 알면서도 서둘러 백신을 맞으려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올 수능은 정상적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나? “코로나로 인해 수능을 연기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우선 고3 학생들의 백신 접종이 완료되는 데다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치르는 등 방역에도 철저할 것으로 보여 안심해도 된다. 다만 수능 이후가 문제다. 해방감에 들뜬 아이들이 뒤풀이한다며 돌아다닐 경우 코로나 확산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학교에서 철저한 지도가 필요하다.”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교사들이 고생이 많았다. 의료 전문가로서 학교방역을 어떻게 보나. “정말 선생님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만큼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방역과 교육 모두를 신경 쓰느라 우울증에 걸린 선생님도 계실 테고 번아웃 상태에 놓인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분들 모두 올 여름방학만이라도 편히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학기엔 전면 등교를 추진한다고 하니 더 많은 일이 기다릴 것이다. 방역의 최전선에서 희생하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학교는 학생이 주인인 배움의 공동체입니다. 우리 학교는 학생이 교복입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 자치를 적극 지원하는데 목표를 두고있습니다.” 학생자치를 꽃피우고 있는 서울등원중학교 양관승 교감은 “학생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자치 과정을 통해 미래사회를 이끌 자기주도적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생활하면서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등원중은 일반학급 15개, 특수학급 2개로 구성된 소규모 학교이다. 강서양천학생참여위원회 컨설팅 단장을 맡고있는 양 교감은 “학생들이 자기의 삶과 공공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는 실천과정을 통해 교육적 의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자치 활성화를 위해 보다 많은 영역에서 보다 많은 권한과 기회를 학생들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참여를 통해 변화를 경험하는 것만큼 강한 참여의 촉매제는 없다”고 했다. 당장 학교의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에게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적어도 학생회나 동아리와 같은 학생중심활동에서만큼은 학생들의 주도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학생들이 학교교육의 진정한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생님을 존경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등원중 학생들은 편안한 교복부터 화장실 거품 비누 설치, 학생용 급식 식판 교체, 여학생을 위한 전신거울 및 공용탈의실 설치, 학생회 자치실 및 휴게실 설치 등을 이뤄냈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생회가 건의하는 방식을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으로 학교에 등교하는 날이 줄어들자 학창시절 추억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학교 곳곳에 만든 포토존도 학생회 작품이다. SNS 등을 이용, 학생회 알기 퀴즈대회를 열어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식목일을 맞아서는 홍보 동영상 ‘무야호’를 만들었다. ‘무야호’는 무성하고 아름다운 들판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는 가족·부모님·사랑·유교걸 등 몇 가지 연관단어로 n행시를 작성해, 부모님과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올 2학기에는 e스포츠대회도 계획 중이다. 언택트 시대에 맞춰 오프라인 체육대회 대신 e스포츠 대회를 학생들이 기획한 것이다. 학생 자치를 담당하고 있는 김형주 교사는 “가장 열정 넘치는 학생회”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교사는 “등원중 학생회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내 의사결정과 행동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결정권을 행사하는 데 있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동료 학생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한 학생회의 다양한 노력과 학교관리자를 비롯 교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힘”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학교 측의 지원도 전폭적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서실 사용에 제한이 따르자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복도 및 학생 휴게공간에 책을 배치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인데 지금껏 단 한 권의 분실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등원중은 또 학생자치만 잘하는 학교가 아니다. 교육복지우선지원학교로 선정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혜택이 많이 주어진다.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 수학과 영어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는 등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교실수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예체능 분야에서는 배드민턴·뉴스포츠·방송댄스 등을 통해 학생들의 기초체력 향상에 힘을 기울인다. 아울러 학생오케스트라 관현악단 운영을 통해 악기를 다루는 기능뿐 아니라 감성을 배우는 문예체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이밖에 다채로운 독서활동이 돋보이는 도서관 활용교육과 서울교육 희망교실 등 다양한 진로교육으로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나가고 있다. 우리학교 이야기 교장 인터뷰 양칠범 등원중 교장, “제가 인복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IMF가 막 끝나갈 무렵, 교육현장에 교육정보화 바람이 불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교육정보화. 학교에 인터넷망이 깔렸다. 정말 밤낮으로 일했다. 주말도 없었다. 교육용 프로그램을 깔고 교사 연수를 하는 것은 기본. 컴퓨터가 고장 나면 직접 부품을 구해 고쳤다. 교직 인생 34년, 가장 열심히 생활했던 순간이었다. 그만큼 보람도 컸다. 서울 등원중학교 양칠범 교장(사진). 충남대 공대를 나와 면(面) 서기보로 출발, 교사로 임용된 후 교장에 오른 베이비부머의 전형적인 삶을 산 인물이다. 교직에 들어온 이래 힘든 고비가 없지는 않았지만 굴하지 않고 묵묵히 사도의 길을 걸었다. 조용 조용한 성품, 한없이 온화하지만 자신에겐 엄격하다. 그는 ‘열린 귀’를 가진 사람이다. 그는 지시하기 보다 듣는다. 질책하고 따지기 보다 이해하고 다독이는 교장이다. 처음 교장에 임용되던 날 ‘나를 따르라식 교장은 절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는 법이죠. 그때마다 나무라고 추궁하면 누가 자신있게 일할 수 있겠어요. 상처를 주기보다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죠.” 양 교장은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은 선생님들이 제일 잘한다고 믿는다. 학교 구석구석 돌아가는 상황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교감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살림살이는 행정실만큼 잘하는 곳이 없다. 교장은 그들 모두를 지원하는 사람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 “뭐 필요한 거 없어?” 복도에서든, 운동장에서든 학생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건네는 말이다. “화장실에서 냄새나요”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아요” “학생 자치회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등 스스럼없는 주문들이 그에게 쏟아진다. 민원(?) 해결은 빠를수록 좋은 법. 최우선으로 처리해 준다. 그래서일까? 최근엔 학생들 말이 달라졌다. 그를 만날 때마다 “뭐 필요한 거 없어요”라고 선수를 친다. 등원중은 교육복지우선지원거점학교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마음 놓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해 준다. 학교 공간 곳곳은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학생들이 최적의 상태에서 공부할 수 있게 세심하게 배려했다. 자연친화적 학교답게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쉴 수 있는 예쁜 쉼터도 마련했다. 교사들이 마음 놓고 교육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업나눔카페는 등원중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양 교장 부임 이후 달라진 환경은 이뿐 아니다. 햇빛 발전소가 설치되고 교사와 학생용 컴퓨터들이 업그레이드됐다. 여름 겨울 가릴것 없이 쾌적한, 냉난방 시설도 새롭게 교체했다.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인복(人福)이 많습니다. 교감선생님부터 시설 주무관님들까지 모든 분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계세요. 그분들 아니었으면 학교가 이 정도까지 달라지진 못했을 겁니다.” 올 8월이면 정년으로 교단을 떠나는 양 교장은 학교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그분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학교는 아이들이 행복해야 합니다. 교사들이 즐거워야 하지요. 그래야 참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동안 그가 가장 강조한 말이다.
60세 이상 74세 미만의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200만 명이나 신청을 안 했습니다. 부작용이 걱정되나 봅니다. 여전히 코로나 사망자의 95.1%가 60세 이상에 몰려있습니다. 집단면역은 아직 멀리 있습니다. 백신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나뿐 아니라 주위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방법이 있습니다. 정부가 강제로 맞게 하면 어떨까요? 국가는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을까요? 그 기준은 어디일까요? 정부는 소득과 재산을 계산해 상위 20%는 재난지원금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20%라는 기준은 어디서 왔을까요?(이 질문에 대한 기획재정부장관의 답변은 “면밀히 분석해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어디까지 국민의 삶에 개입할 수 있을까요? “지난 100년은 시장과 정부의 투쟁의 역사다” - 다니엘 예르긴, 시장 대 국가(The Commanding Heights)에서 시장에는 정부가 만든 원칙이 넘쳐납니다. 바로 ‘규제(regulation)’입니다. 3세기 말 로마의 왕들은 하나같이 화폐를 남발했습니다. 당연히 그때마다 물가가 치솟았습니다. 디오클레시아누스는 1,387개 제품의 가격상한선을 발표했습니다. 그 이상 가격을 받는 상인은 엄벌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과는 물론 실패했습니다. 가격상한이 발표된 제품의 생산이 줄었고, 암시장에선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그래도 국가가 규제하는 항목은 수천, 수만 가지가 넘습니다.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왔을 때는 보행자가 건너지 말 것’부터 ‘수도권에는 더 이상 굴뚝이 있는 공장을 짓지 말 것’까지 정부가 다 결정을 해줍니다. ‘12개월 일한 근로자에게 한 달 치의 퇴직금을 줄 것’ ‘동일한 일을 하는 파견직노동자는 정규직 직원과 동일 임금을 받도록 하는 것’도 모두 정부가 정한 원칙입니다. 정부의 규제 중 가장 중요하고 무서운 게 있죠. 바로 세금을 매기는 것, ‘과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정부는 연소득이 10억 원을 초과하는 구간에 대해서는 45%의 소득세를 물립니다(2020년 개정). 10억 이상 소득이 있는 국민은 억울할 법도 한데, 현실은 10억 이상 소득이 있는 사람의 소득증가세는 매우 가파르기 때문입니다. 규제 … 정부와 시장의 투쟁의 역사 내가 번 돈을 절반 가까이 가져가는 정부가 못할 게 뭐가 있을까요? 젊은이들이 워낙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의무화시키면 어떨까요? 결혼이나 출산을 안 하면 벌금을 매기거나, 과세를 하는 건 어떨까요?(실제 군인 한 명이 절실했던 로마는 독신세를 부과한 적이 있다. 중국은 2명 이상 아이를 낳으면 막대한 벌금을 물려왔는데, 가족의 구성원 수까지 정부가 규제한 셈이다.) 잘못하면 지나친 정부 만능주의로 이어집니다. 이러다가 ‘가족끼리는 하루 5번씩 웃으며 인사한다’는 규제까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이 시장과 정부의 ‘투쟁의 역사’는 특히 1929년 미국이 대공황을 겪으며 본격화됐습니다. 1929년 가을, 치솟던 증시가 폭락하고 자본시장이 붕괴되자 미국 정부는 막대한 재정을 들여 ‘하지 않을 공사’까지 마구 벌였습니다. 파산위기의 개인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보장해줬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뉴딜정책(New Deal)’은 마법처럼 국민들의 소득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경기가 살아났습니다. 케인즈(John Maynard Keynes)의 비법이 통했습니다. 닉슨 대통령이 그 유명한 “우리는 모두 케인지언이다”라는 말을 남긴 때도 이 무렵입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정부 기능이 너무 커집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말은… 정부가 쥔 칼이 계속 커집니다. 마구잡이로 생겨난 여객노선으로 항공사들이 일시에 망하자, 미국 정부는 1930년대부터 항공사와 항공노선을 정부가 허가해 주기로 합니다. 그러다 항공권의 가격까지 정부가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경쟁도 할 수 없는 항공사들은, 결국 예쁜 승무원과 맛있는 기내식 경쟁으로 겨뤄야 했습니다(이렇게 큰 정부를 주장했던 케인즈가 태어난 해는 1883년이다. 공교롭게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하자고 주장했던 마르크스는 1883년에 죽었다.) 커져만 가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레이건과 대처정부였습니다. 1981년, 레이건대통령은 유세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말이 있죠? 정부에서 나왔습니다. 당신을 도와주려고요!” 그는 다시 시장을 살리고 정부 권한을 줄이겠다고 약속합니다.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시작입니다. 정부 기능을 축소하고 다시 시장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에 의해 완성됩니다. 시카고학파(1970년대 이후 노벨경제학상은 대부분 시카고대학의 시장주의 교수들에게 돌아갔다)의 대부인 그는 케네디의 유명한 취임사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물으십시오”를 인용해,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요구하지 말라. 당신도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요구하지 말라”(그의 책 자본주의와 자유 중에서)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 무렵 바다 건너 영국에서는 대처수상(Margaret Hilda Thatcher)이 총대를 메고 시장의 권한을 강화합니다. 1979년 노동당을 제치고 수상이 된 이 ‘철의 여인’은 지긋지긋한 공공부분의 파업이 싫었습니다. “나는 합의가 아닌 대결을 원한다”고 선언하고 상당수 공기업을 시장에 팔아버립니다. 정부보다 시장을 너무 믿었던 이 결정으로 영국은 이제 멀쩡한 제조업이 하나도 없는 나라가 됐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영국의 복지도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은 시장은 망가지기 쉽습니다.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한 시장은 멈춰버립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약자들에게 돌아갑니다. 그러니 시장경제는 시장과 정부 역할의 가운데 지점을 찾는 과정입니다. 오늘도 추경의 규모와 재난지원금의 분배를 놓고 갈등입니다. 노동자가 일하다 죽었을 때 기업 총수를 처벌하는 「중대재해법」도 논란입니다. 정부는 어디까지 나서야 할까요? 그 정답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고민 자체가 시장이고 경제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이렇게 수만 년 동안 그나마 가장 나은 제도 ‘시장경제’를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철학연습 (권현숙 외 3인 지음, 맘에 드림 펴냄, 228쪽, 1만 4000원) 현직 교사 네 명이 함께 쓴 책으로, 그림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동시에 그림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 나·너·이웃·미래사회를 다룬 주제에 따라 54권의 그림책을 들여다보면서 자기 안의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안목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
호박벌 봄멜, 환경 지킴이가 되다 (브리타 사박, 마이테 켈리 지음, 시금치 펴냄, 48쪽, 1만 4000원) 어린 호박벌 봄멜이 친구들에게 힘을 합쳐 건강한 지구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한다.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자연의 소중함을 전하면서 지구를 지키는 좋은 행동 20가지를 주제별로 싣고 있다. 멸종 위기 생선을 자주 먹지 않기, 자연보호단체나 사람들을 후원하기, 제철 음식 먹기 등 어린이들도 일상생활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학교폭력 사안 인지 초등학교 2학년 담임 A 교사는 5교시를 마친 뒤 학생의 귀가 전 알림장을 쓰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내일 봐요~.” 학생들이 가방을 싼 뒤 선생님에게 인사하며 뒷문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B 학생은 머뭇거립니다. 평소였으면 1등으로 뛰쳐나갔을 텐데 말이죠. A 교사는 B 학생에게 다가갑니다. “B야 무슨 일이 있니?” B 학생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합니다. 애들이 괴롭힌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A 교사는 B 학생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묻습니다. 같은 반 C·D·E·F·G 그리고 다른 반 H 학생이랑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요새 무슨 이유인지 학교에서 C·D·E·F·G·H 학생 모두 자기랑 안 놀아주고, 가끔씩 쉬는 시간에 자신을 향해 험한 말을 한다고 합니다. A 교사는 언제부터 그랬냐고 묻습니다. B 학생은 손가락을 세어 보더니 몇 달 되었다고 합니다. 관련 조항_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피해학생의 보호) ① …(중략) 다만,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사건을 인지한 경우 피해학생의 반대 의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체 없이 가해자(교사를 포함한다)와 피해학생을 분리하여야 하며, 피해학생이 긴급보호요청을 하는 경우에는 제1호·제2호 및 제6호의 조치를 할 수 있다. …(하략) 해당 사례의 경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예방법」)」 제16조 제1항에는 ‘즉시 분리’ 및 ‘피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있습니다. 해당 조항을 보면, 2021년 6월 23일 이후 학교폭력사건을 인지한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의 반대 의사가 없으면 지체 없이 가해자와 피해학생을 분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인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위 사안에서 최초 발생은 몇 달 전이지만, A 교사가 이 사안을 알게 된 것을 기준으로 하므로 해당 법률의 적용 대상입니다. A 교사가 즉시 조치하였어야 할 관련 조항_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7조의2(가해자와 피해학생 분리 조치의 예외) 법 제16조 제1항 각호 외의 부분 단서에서 ‘피해학생의 반대 의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별한 사정’이란 다음 각호의 경우를 말한다. 1. 피해학생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경우 2. 가해자 또는 피해학생이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에 따른 교육활동 중이 아닌 경우 3. 법 제17조 제4항 전단에 따른 조치로 이미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분리된 경우 해당 사안의 경우 위 사안의 경우, ‘쉬는 시간에 험한 말을 하는 언어폭력이 발생하였다’고 신고한 사안입니다. 이는 교육활동 중인 사안이기에 즉시 피해학생에게 ‘가해관련학생’과의 분리를 희망하는지의 여부를 명시적으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만일 분리를 희망할 경우, 그리고 명시적으로 대답을 하지 않는 경우 등 ‘분리를 반대하지’ 않는 모든 경우에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물리적으로 최대 3일간분리하여야 합니다. 그 분리의 방법은 학교 내 별도 공간을 마련하여 가해학생을 해당 공간에 일정시간동안 상주하게 하여, 피해학생과 대면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공간에는 별도의 관리자가 해당 학생들을 관리·감독하여야 하며, 학습권 보장을 위하여 원격수업 혹은 수업자료를 별도로 마련하여야 합니다. 즉시 분리 공간을 어디로 하지? A 교사는 B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곧장 교감을 찾아갑니다. 이러이러한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였고 보고합니다. 학교폭력 담당교사인 K 교사를 인터폰으로 호출한 교감선생님. “K 부장.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 A 교사에게 이미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은 K 교사는 학교폭력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교감을 향해 이야기 합니다. “법률이 바뀌어서요. 즉시 분리를 해야 해요.” “즉시 분리라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별도 공간에 가해학생을 두는 거예요.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같이 두지 말라는 취지죠.” 이야기를 듣는 교감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아니 그런데 K 부장. 다른 애들은 분리하는 게 맞다 하더라도, H는 다른 반이잖아. H도 분리해야 해? 평소엔 마주치지도 않는데?” 교감 말에, K 교사는 교육부 지침프린트를 이리저리 찾아봅니다. “어…, 피해학생 의사를 물으라고 하는데…. 누구는 분리하고, 누구는 분리 안 하고 이렇게 할 수는 없어요. 그러므로 원칙상 피해학생이 ‘분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상’ 다른 학급 학생도 분리해야 해요.” K 교사의 말에 교감은 다시 A 교사를 쳐다봅니다. “아니 그럼 가해학생이 도대체 몇 명이야?” “6명이예요.” 뒤에서 이야기를 듣던 Y 교무부장이 한마디 거듭니다. “그런데 지금 가해학생이 다수잖아요. 학교에 유휴공간이 모자란데…. 한 장소에 넣어도 되는 건가요? 거기다가 지금 코로나인데 한 곳에 애들 여럿 넣어두면 문제되지 않을까요?”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교감은 K 학교폭력 담당교사에게 묻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라는 지침이 없어?” K 교사는 프린트를 뒤적이며 이야기합니다. “어, 일대 다수 사건에서는 피해자를 분리조치하는 걸 우선으로 하고…, 공간은 학교 내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라고만 나와 있는데요.” “그게 말이 되나. 피해학생보고 별도 공간에 가라고 하고, 가해학생보고 학교 교실로 오라고 하면(피해학생 측에서)받아 들일 리가 없잖아.” Y 교무부장도 혀를 찹니다. “유휴교실 없는 학교가 얼마나 많은데…, 우리 학교도 (유휴교실이)없잖아요.” “그럼 교내에 유휴교실이 없으면 뭐라고 해?” “그건 말이 없네요. 그냥 학교현장에서 별도의 공간을 만들라고 합니다.” “코로나 의심환자 일시관찰공간이 있는데 거기 쓰면 어떨까?” “만약 코로나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어디에 일시 관찰하죠?” “그렇지? 그럼 보건실에 가해학생을 두는 것은 어때 보여요?” “아휴, 거긴 아픈 아이들 가는 곳인데 하루 종일 누군가가 있기 적절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정 안되면 (가해학생들) 교장실로 보내죠?” “K 부장. 그거 좋은 생각이다. 어,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해당 사례의 경우 현재 해당 사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다른 학급 학생도 의무적으로 분리를 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현재 교육부 지침에 의하면 피해학생의 의사에 의하여 가해학생을 즉시 분리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학급이 다를 경우라도 피해학생이 명시적인 ‘분리 반대’를 하지 않는 이상 분리를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위 사안처럼 같은 학급, 다른 학급 학생이 섞여 있는 사안의 경우에는 즉시 분리 여부를 학생별로 따로 할 수는 없기에, 피해학생의 반대가 없는 이상 가해학생을 분리하여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해당 사례처럼 일대 다수의 사건인 경우의 처리방안입니다. 교육부 지침에 의하면 피해학생 보호를 위하여 피해학생을 분리보호조치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례 사례 ❶ _ 1명의 피해학생이 학교급 내 다수 학생들을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한 경우 ⇒ 동 제도가 피해학생 보호에 목적을 두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피해학생 의사를 확인한 후에 피해학생 분리보호를 위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 사례 ❷ _ 학급이 다른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분리여부 판단 ⇒ 피해학생의 의사에 따라 판단해야 함. 즉, 피해학생이 ‘즉시 분리’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경우에는 ‘즉시 분리’를 시행하지 않아도 되나, 그 외에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조치는 검토해야 함. 선생님. 우리 애도 피해자예요. 이후 A 교사는 B 학생 부모에게 학교폭력신고 접수상황에 대해 전화를 합니다. 그러면서 B 학생을 우선 분리하는 것에 대해 정중히 말씀을 드려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B 학생 학부모는 단칼에 거절합니다. “왜 우리 애가 학교에서 따로 나가야 하냐”며, 나머지 가해학생을 분리해 달라 적극적으로 말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A 교사는 가해학생 부모에게 학교폭력 사안 발생에 대해 전화를 하면서 가해학생인 C·D·E·F 학생은 오늘부터 최대 3일간 등교 시 별도 공간에서 분리조치를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합니다. 예상대로 가해학생 부모들도 반발합니다. B 학생이 얼마 전에 우리 애를 체육시간에 밀었다. 우리 애도 B에게 욕을 들었다. B가 우리 애 뒷담화를 하고 다녀서 정말 마음속으로 삭히고 있었다…. 특히 C·D 학생 학부모는 B 학생이 자기 아이를 민 것에 대해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신고를 할 테니 사안처리를 해 달라고 합니다. “사람이 좋게좋게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로 보이냐”며 B 학생에 대한 원망을 어마어마하게 쏟아 냅니다. 그 와중에 H네 반 담임에게서 소통메신저가 날아옵니다. “B가 H한테 등교시간에 BB탄 총을 쏜 적이 있나 봐. 이거 (학교폭력) 신고하실 거래.” A 교사는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당 사례의 경우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14p를 보면, 심의위원회가 마치기 전에는 ‘가·피해 여부를 임의로 나누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이 취지는 대부분의 학교폭력사건은 쌍방사안일 가능성이 크고, 또한 학생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함으로써 학교폭력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자 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해당 법률 개정에서는 사안 발생과 사안 인지 즉시 가·피해 여부를 학교에서 규정하여 가해학생을 분리조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일 가해학생으로 규정되어 일방 분리조치가 되었다가 추후 심의위원회에서 가·피해가 뒤바뀐다든지 혹은 ‘학폭 아님으로 조치 없음’으로 결론이 나면 가해학생 측에서 학교와 업무담당교사를 대상으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또 다른 분쟁으로 발전할 소지가 큽니다. 또한 위 사안과 같이 학급 내 다수의 학생과 연관된 사안에서 가해학생 여러 명을 분리조치하면, 그것은 피해관련학생인 B에게 다른 낙인이 찍힐 우려가 큽니다. 그리고 가해학생을 하나의 별도 공간에서 분리조치한다면 학교 내 감옥 혹은 영창과 같은 이상한 격리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A 교사에게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유합니다. A 교사와 학교는 피해관련학생 혹은 가해관련학생 ‘모두’에게 「학교폭력예방법」 제 16조 제1항 혹은 동법 제17조 제4항에 따른 학교장 긴급조치를 시행할 것을 강력히 권유합니다. B 학생에게는 1·2호, C·D·E·F·G에게는 5·6호 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취지는 피해관련학생과 가해관련학생의 분리조치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출석을 정지하는 것 혹은 기타 특별교육을 Wee클래스 혹은 관내 Wee센터에서 받게 하는 방법으로 물리적인 분리조치를시행하는 것이 학교에 분리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사안 관련 학생 ‘전원’이 학교가 아닌 가정이나 그 외 기타 특별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은 추후 ‘가해학생’에 대한 일방적인 분리에 따른 ‘가해학생 측’의 민원, 그리고 ‘피해학생 측’에서 다른 학생들에 대한 2차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치며 이상에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에 따른 학교폭력 사안처리에 대한 내용을 각색하여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 외면되기 쉬운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즉시 분리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을 통하여, 피해자를 중심으로 한 사안처리에 좀 더 도움을 추구한다는 법률 개정 취지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가해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의 분리를 시행하였을 때 가해학생에 대한 학습권 침해 가능성, 코로나19로 인해 상당히 분주한 학교에서 분리를 위한 별도 공간을 구비하고 관리교사를 지정하여야 하는 행정적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또 가·피해 여부가 심의과정에서 뒤집힐 경우 가해학생 측의 학교폭력 담당교사 및 학교장을 향한 민원의 가능성, 그리고 가·피해학생 측의 극단적인 감정적 법률 대응 등의 우려가 예상됩니다. 따라서 교육당국의 제고 및 지침의 확립이 요구된다 할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교육부에서는 ‘7월 말까지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수합하여 교총 등 교원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어,이에 대한 긍정적 개선을 기대합니다.
사진첩 가득 아이들 핸드폰 앨범에 들어가 보면 여느 때와 다름없이 경고알림이 뜬다. 이유는 용량부족. 128GB라는 나름 넉넉한 공간이 있음에도 지난 2년 동안은 늘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의 사진보다도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의 사진이 가득 담겨 있다. 반은 자의, 반은 타의에 의해서다. 1년 반이라는 짧지 않았던(이제는 일반적인) 발령대기 시기를 보내고 2019년 9월에 발령을 명받았다. 다행히 수업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지만 재미있고, 아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해맑지만 부산스럽다. 사진은 나만 볼 수밖에 없는 아이들과의 찬란한 순간을 담아보려는 목적으로 찍게 됐다. 내 기대를 뛰어넘거나 벗어나는 일이 다반사인데 그 모습을 일회성으로 날려버리는 게 참으로 안타까웠다. 용량위기가 생길 때 필요 없는 사진을 삭제하기 위해 제일 처음으로 올라가보지만, 그때마다 이제는 나를 잊었을 아이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쉽게 삭제버튼을 누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내내 쌓여가고만 있던 수업의 순간들을 정리하기로 마음먹는다. ‘적자(write)생존’의 중의적 의미를 가득 담아 구글 드라이브에 폴더를 만들어 사진도 정리하고, 한 주차 수업을 정리하는 용도로 교단일기 블로그도 시작하고, 교사용 인스타그램도 만들었다. 물론 지금은 손을 놓은 상태다. 하고 싶은 것, 하면 좋은 것은 많으나 아직 나에게는 무리다. 하루를 ‘온전하게’ ‘아이들과’ ‘의미 있게’ 보내는 것. 그것이 나의 최선이기 때문이다. 빨간색 운동화 지난 2020년 나는 발령 후 첫 담임을 맡게 되었다. 열정이 차고 넘쳤던 3월, 코로나19로 인해 개학 연기를 맞게 된다. 처음에는 ‘이러고 있어도 되나?’ 눈치가 보였다. 두 번째는 ‘나만 심심해?’ 몸이 쑤셨다. 세 번째는 ‘나의 청춘이여…’ 시간이 아까웠다. 다행스럽게도 함께 같은 길을 가는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던 친구들이 내 옆에 있었다. 한 친구의 권유로 컵타를 소재로 한 유튜브 채널을 만들게 되었다. 함께 살던 방 번호를 따 ‘301room’ 으로 채널명을 정했다. 그런데 동아리와 학예회용으로 잘 활용해보려고 만든 채널에 지금은 약 5,700여 명의 구독자가 방문한다. 지난 한 해, 유튜브도 나도 생각지도 못한 길을 걷게 되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지역 교사들이 ‘학교가자.com’이라는 자체 학습사이트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진심을 담은 응원과 감사 메시지를 남겼다가 오히려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는 걸 보고 합류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우리 채널을 제대로 보셨다면 그런 제안이 들어올 수 없었을 텐데 슬쩍 보신 게 분명했다. 덕분에(?) 방향성을 잃고 배회하던 열정이 뭐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학교가자’는 비대면으로 운영되었고, 화상회의와 구글 도구를 그때 처음 경험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그저 신기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골라 파트분배가 이루어졌는데 나한테 있는 거라곤 당시 영상 3개 정도 보유하고 있던 유튜브 채널이었다. 컵타와 유일하게 연결 지을 수 있는 파트는 ‘오늘의 미션’밖에 없었다. 컵타를 일주일 동안 매일 학년별로 난이도를 달리하여 미션으로 제시해줬는데 생각지도 못한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 사랑과 관심에 힘 입어 학교현장에서 필요로 할 만한 콘텐츠를 정말 아무거나 다 제작했다. 살면서 이렇게 몰입해본 순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1년 동안 만든 콘텐츠를 세어보니 100개가 넘었다. 코끼리 코를 돌다가 바닥에 나자빠져 새로 산 빨간색 운동화가 화면 가득 빛나고 있던 그 순간 나는 ‘해피융쌤’이 되었다. 기회비용 요즘 글을 주기적으로 쓰고 있다. 아는 지인들이 모여 만든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본 적은 없고 완벽한 비대면 모임이다. 각 주차별 주제에 맞게 글을 쓰고, 서로 답글을 달며, 소통한다. 현재는 나만의 미니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저마다 다양한 주제로 기획연재 중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자기소개서’라는 가제로 한 번쯤 꿈꿔봤던 직업에 지원하는 상황을 상상하며, 매주 모두가 치를 떠는 자기소개서를 연재 중이다. 문득, 잠시 접어두었던 나의 지난 꿈들을 회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원래 나의 꿈은 방송 쪽에 있었다. EBS에 입사하여 교육과 관련된 방송이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보고 싶었는데 입시에 막혀 오히려 나에게 더 맞는 길을 찾았다. 하지만 이유 모를 갈증은 있다.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어느 샌가 잘 그려지지 않고, 사람이 직업에 점점 맞춰진다는 걸 깨달았다. 가끔 다른 직종에 있는 친구들과 만나고 나면 이런 갈증이 더 심해진다. 다닌 지 1년도 안 된 거 같은 직장을 관두고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운 회사로 이직하는 친구, 반차를 내고 모처럼 아침에 여유를 즐긴다는 친구, 자신을 전면에 내세워 개성이 강한 유튜브 활동을 하는 친구까지. 학교 밖에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물론 상대적이고 순간적인 잣대임을 알기에, 내게 주어진 삶에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내 속 안에 어떤 잠재력이 아직 빛을 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은 멈출 수 없다. 교사의 품위 훼손에 일조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느라 점점 소심해지고 작아지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면 더욱 그렇다. 비대면 글쓰기 모임을 시간 들여 굳이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 속에선 사람들이 나를 신기하게 보고 나도 그 사람들이 신기하다. 같은 시간 속 서로 다른 삶을 함께 공유하다 보면 오히려 불안함이 잠재워지고 하나의 개체로서 인정받고 존중받는 느낌이다. 내가 하는 일을 동사로 표현해본다면? 영화 타임 투게더에 아들이 아빠의 직업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빠의 직업은 ‘헤드헌터’인데, 아들은 아빠가 ‘다른 아빠들이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 그래서 가족을 지킬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동사’로 표현한다. 그 장면을 보고 문득 궁금해졌다. 선생님, 교사라는 명사가 아닌 어떤 동사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표현해낼 수 있을까? 내 주변 또래교사들은 보통 이 시기에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을 진학하는 친구들을 보며 관성을 느꼈다. 입시·임용고시·학위·승진…. 그다음은? 그리고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아직 대학원을 진학하지 않았다. 관심분야는 늘 있으나 그중 하나를 꼽아 진득하게 일과 병행하면서까지 할 자신이 없었다. 모두 젊을 때, 결혼하기 전에 석사는 따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 때가 아니다. 지금은 아이들과 있는 시간을 최대로 늘리고 나만의 수업스타일과 학급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결심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올해 세 가지를 실천 중이다. 첫째, 교내 교육력제고팀에 합류했다. 현재 재직 중인 작은 학교엔 교육복지학생·탈북학생·기초학력대상 학생들이 많다. 작년 한 해 코로나19로 등교도 못 하고 학부모님의 도움도 받지 못하며 학습결손은 물론 마음의 고통이 깊어져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쉽게 끝나지 않을 팬데믹 상황 속에서 교사는 그저 누구나 해줄 수 있는 위로보다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해 소규모학교에 적용된 전면 등교를 십분 활용하여 회복탄력성 함양을 도와줄 프로그램을 열심히 개발하고 적용 중에 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물론 나도 더욱 긍정적이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둘째, 서울시 에듀테크선도교사단에 지원하여 활동 중이다. 원격수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아이들의 저조한 참여율이었다. 카메라를 켜지 않는 것은 물론 누워서 수업에 임하는 학생도 있었다. 초등학생은 특히 원격수업을 수업이라고 인식하지 않았다. 학교에 등교했을 때와 다름없는 실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수업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학교가자.com’을 함께 만들어간 선생님들께 상호작용 도구를 배우기도 하고 연수도 찾아서 들으면서 하나씩 수업에 시도해보았다. 새로운 형태의 수업에 재미를 느낀 건 다름 아닌 나였다. 기존 교육현장에 존재한 문제점과 한계점을 어디까지 보완해줄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었고, 그렇게 선도교사단에 지원하게 되었다. 전면등교임에도 우리 반에선 블렌디드가 일반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필요한 순간에만 적용한다. 태블릿보다는 서로의 얼굴을 맞대고 지내는 경험을 주고 싶다. 셋째, 아침독서시간에 교탁에서 신문을 펴놓고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텐데 내 옆에 앉아 함께 읽는 아이들이 몇 명 생겼다. 신문을 읽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신문은 지면이 커서 함께 읽는 게 가능하다. ‘이게 뭐에요?’라고 물어보면 열심히 설명해주는 편이고 ‘저도 이거 알아요!’라고 아는 척을 하면 함께 대화하려고 유도하는 편이다. 또 아이들에게 독서하라고 잔소리하는 것보단 교사가 교실 중앙에서 조용히 텍스트를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 생각했다. 신문을 펴지 않았을 때보다 폈을 때가 확실히 아침 분위기가 차분하다. 그리고 신문에 있는 내용을 수업시간에 접목시킨다. 최근에는 신문을 활용하여 수학의 비율그래프, 사회의 우리나라 경제발전, 실과의 소프트웨어, 국어의 논설문을 지도했다. 학교 밖의 사회와 아이들은 연결되어야 한다. 단순히 교과서대로 배우러 학교에 오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 속에 사회를 담을 줄 아는 아이들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그 연결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교는 매일 바쁘다.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변하는 세상에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이 저마다의 길을 찾도록 기회를 열어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줘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할 수 있도록 늘 아이들을 보고 있다. 지난주에는 학교 텃밭에서 아이들과 감자를 수확하는 활동을 했다. 출근 준비를 하며 목장갑·팔토시·모자를 챙겼고 점심시간에 맞춰 혼자 분주히 뛰어다니며 수확한 감자를 삶아서 아이들을 먹였다. 맛있게 잘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하는 일은 이런 거다. 내가 하는 일은 결코 하나의 동사로 표현할 수가 없다. 요즘 슬기로운 의사생활2를 재밌게 보고 있다. 극중 한 인물이 ‘빌런’이라는 뜻을 ‘열심히 빌고 열심히 런(run)하며 일하는 사람’으로 잘못 알고 ‘최고의 빌런이 될 거야’라며 뿌듯하게 외치는 장면이 있다. 실제로 빌런은 악당 또는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평범한 사람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나는 이 두 가지 의미 모두 마음에 든다. 열심히 교직에 몸을 담아 전문성을 지닌 초등교사로 성장하고 싶고, 학생들로부터 ‘저 선생님 조금 특이한데?’라는 말을 듣고 사는 개성 있는 초등교사가 되고 싶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모든 학년에 적용된 시기는 불과 2년 전이다. 그런데 교육과정을 또 바꾼다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매년 바뀌는 것이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이다. 학교 현장은 여전히 진행형인 코로나로 인해 눈코 뜰 새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과정 개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는 분명 아니다. 국민 합의 지향과 거리 멀어 이번 교육과정의 개정 주체는 교육부지만, 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국가교육회의에서도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관여하고 있다. 특히 국가교육회의는 대국민 설문조사와 함께 온라인 토론 공간을 운영 중이고, 각종 토론회와 국민 참여 숙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 역시 국가교육회의 토론 과정에서 토론자로 참여했고, 숙의 과정에도 함께 하고 있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실망과 걱정만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과정은 교육의 내용, 교수-학습 방법, 평가에 이르는 교육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준다. 교육과정을 미래 사회 변화에 맞춘다는 지향점에는 공감한다. 또한 그동안의 교육과정이 교육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고는 하지만 소수의 연구자와 기관의 주도로 이뤄져 현장과 괴리가 컸던 것 역시 사실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교육과정 개정에 현장의 소리를 반영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시작 단계부터 국민의 합의를 지향한다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에 의뢰해 전문성을 가진 대표를 모으는 과정에서 각 단체의 규모나 인원에 대한 고려 없이 단체별로 대표를 모으다 보니, 인적 구성이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 단체별로 유의미한 입장을 가질 수도 있지만, 전체 규모를 무시한 채 군소 단체마다 대표를 받아 구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숙의 과정에서도 이런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곳곳에서 드러나는 편향성 국가교육회의에서 진행한 설문에도 큰 문제가 있었다. ‘고교학점제를 위해 학교에서 개설 교과목을 담당할 전공 교사가 없다면, 교원 자격이 없는 사람도 이를 담당할 수 있는가?’를 물었다. 교사의 자격을 법률로 엄격하게 정하고 있음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학부모나 학생 입장에서는 ‘할 수 있다’로 답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문제점을 교원단체 입장에서 강하게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문 결과를 언론에 공표하는 어이없는 일도 있었다. 불비한 상황 속에서 추진되는 이번 교육과정의 개정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크다. 하지만 공정을 가장한 편향적 교육과정이 만들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불필요한 갈등이 생기고 학생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모쪼록 다양한 의견을 잘 담아내는 교육과정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4일 교육부에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을 즉각 철회하고 돌봄 업무를 지자체로 이관할 것을 촉구했다. 학교와 교사의 업무경감은 커녕 노무 갈등과 관리 부담을 가중해 학교 교육에 피해만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육부는 이날 전담사 근무시간을 늘려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오후 7시까지 연장하고, 전담사를 교무행정지원팀에 포함해 교사의 돌봄업무를 경감시키겠다는 내용의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교총은 “그간 교육계는 교육은 학교, 돌봄은 지자체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교사가 학생 교육에 전념하고 돌봄도 안정화될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며 “이를 완전히 무시하며 학교에 돌봄을 떠넘기고 고착화시키는 방안에 분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혔다. 돌봄전담사의 업무와 책임 범위, 7시까지 이어지는 저녁돌봄에 대한 관리‧책임자 등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학교가 알아서 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업무경감 업무’만 더 부과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돌봄전담사를 교육행정지원팀에 편입시키는 데 대해서는 업무 조정 등을 놓고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상시전일제 근무를 요구하는 전담사들에게 1, 2시간 근무시간 확대를 처우 개선으로 제시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땜질식으로 논의할 게 아니라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전담사의 고용 형태, 담당업무 조정 등을 통해 역할과 위상을 분명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자체 이관과 직영, 전담사 고용안정화 등을 담은 온종일돌봄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거점돌봄기관 운영에 대해서는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며 “그럴 여력이 있다면 지자체 운영‧관리 돌봄을 확대하는 데 힘쓰라”고 요구했다. 종일 교실에만 머물 아이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도 걱정했다. 어른들의 편의로 아이들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누릴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선 교사들도 교육부 방안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경기 A초등학교 교사는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하라는 것은 단순히 교원 업무를 줄여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교육과 돌봄은 본질적으로 다르므로 운영 기관도 분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B초등학교 교사는 “교실 부족으로 과밀학급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돌봄이 확대되면 학습방해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이 2학기 학생 밀집도 기준 완화는 방역전문가인 방역당국과 긴밀히 협력해서 결정한후 학교현장에 신속히 알려줄 것을 교육당국에 요청했다. 하윤수 회장은 3일 오후 유은혜 부총리와 교원단체 대표들 간의 줌 회의에서 2학기 학사일정 운영 및 교육회복 종합방안 발표 후 후속조치 방안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하 회장은 단계별 방역지침에 따른 학생 밀집도 기준 완화는 “교육당국이 방역전문가와 질병 양태, 변이 및 확산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동시에 “충분한 방역인력과 예산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2학기 전면등교 입장 유지로 이미 개학한 학교가 있는 만큼 조속히 변화된 지침을 내려학교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긴급돌봄과 급식 등으로 인한 교육공무직의 파업과 갈등 같은 국가적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돌봄 관리주체를 지자체로 명확히 정하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요청했다. 방과후·방학중 교과보충 중심의 교육회복 종합방안은 전면등교가 지연되는 상황에서는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기초학력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검사 결과가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교사의 주관적 판단에만 의존하는 것은 학교와 교사의 행정업무로 귀결된다고 우려했다. 하 회장은 "이번 방안이 코로나19 상황으로 더 심각해진기초학력 저하 문제에 대한 고육책이라 하더라도 모든 과정과 업무가 교사의 헌신에 의존해 교사의 행정업무만 증가시켜 동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코로나19 상황까지 고려해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교원단체, 시도교육청, 질병관리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다음 주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회장 안규완)와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회장 박순덕)가 공동주최한 ‘수석교사 법제화 10주년 기념 컨퍼런스’가 지난달 30일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COVID-19 시대 학력격차 해소’를 주제로 7월 16일(1차)와 30일(2차)열린 이번 행사는 1,200명의 수석교사 등 국내외 교육 전문가가 참여해 코로나 시대 현안문제인 학력격차 해법,효과적인 수업방안과 수석교사의 역할 등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소영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의 수석교사 관련 정책소개와국내외 석학들과 수석교사들의 코로나 시대 학력격차 문제에 대한 강연과 사례발표가 있었다. 연사로는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이동엽 KEDI 교원정책실장 그리고 세계적인 석학 UBC 대학교의 Melanie Wong 교수와 배종용, 양미정, 김봉준, 박주연 수석교사 등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는 최교진, 임종식 교육감, 설훈, 강민정, 윤두현 국회의원, 김종우(교원대), 이혁규(청주교대) 총장,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 백성혜 교수 등이 영상으로 참여하여 축사를 했다. 포럼을 주관한 안규완 회장(앞줄 오른쪽 다섯번째)은 “이 위기를 미래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순덕 회장(앞줄 오른쪽 네번째)은 “이번 포럼을 통해 우리 수석교사들이 역량을 발휘해 학력 격차를 줄일 묘안을 찾아낼 가능성을 보았다”고 평가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고교 교원 10명 중 7명은 고교학점제 2025년 전면 도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현장의 이해가 부족하고 제반 여건 마련이 미흡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이 같은 결과는 교총이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전국 고교 교원 2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고교 교원 2차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신뢰도 ±2.1%포인트)에서 드러났다. 설문에 따르면 교원들은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대해 72.3%가 ‘반대’ 했다. 이유로는 ‘학교현장의 제도 이해 및 제반 여건 미흡’(38.5%), ‘학생 선택 및 자기주도성 강조가 교육의 결과를 온전히 담보할 수 없음’(35.3%)을 꼽았다. 과목선택이 확대될 경우 ‘교사수급 불가’가 문제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91.2%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입에 유리한 과목 위주 선택’, ‘이수하기 쉬운 과목 쏠림’ 문제에 대해서도 각각 91.2%, 92.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교원들은 고교학점제가 ‘과목선택형’으로만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인식했다. 특히 진로별 교육과정인 ‘과정제시형’과 ‘과목선택형’ 중 어떤 교육과정과 연동되는 것이 더 적절하냐는 질문에 ‘과정제시형’이라고 응답한 교원이 47.7%로 ‘과목선택형’(39.6%)보다 높았다. 과목선택권 강화 때문에 일반고에 전문교과를 과도하게 개설하는 것은 자칫 직업계고 존립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나왔다. 일반고에 과학, 외국어, 국제, 예체능 계열의 교과를 대폭 개설하면 학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물음에 교원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36.8%)하다고 답변했다. 특이한 점은 일반계·직업계고 교원 모두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하면서도 그 다음으로 일반고는 ‘수업 질 담보 한계’(30.4%), 직업계고는 ‘진학에 부정적 영향 초래’(31%)를 꼽았다는 점이다. 교총은 “일반계고의 다양한 과목개설이 직업계고의 교육과정 차별성을 약화시키고 결국 진학의 메리트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이밖에도 교사 부족과 도농 간 인적·물적 격차, 입시에 유리한 과목 쏠림, 흥미 위주 선택 등에 대한 해소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교학점제 도입에 8만8000여 명의 교사가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도 정부·국회가 추진한 것이라고는 자격 없는 외부 전문가를 한시 기간제교사로 채용하는 법안뿐”이라며 “준비되지 않은 졸속 도입은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육 불평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고교학점제 추진 무엇이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에 나선 조영달 서울대 교수는 “현재의 교육제도와 대입제도, 교원수급, 교수학습과 평가제도, 교사의 인식과 학교문화 등을 고려하면 현 상황에서 고교학점제 운영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은 “기간제교사의 한시적 활용방안이 제시되지만 어느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서 교육자적 역량과 인성도 갖췄다고 가정하기는 어렵다”며 “선택과목은 정규 교사가 담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부득이 관련 전문가가 담당할 경우 최소한의 교육자 역량과 인성을 점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운영 교총 부회장은 어떤 수준과 성격의 학점제를 도입할 것인지 선명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교 첫 학기를 진로 집중학기로 설정하고 바로 선택형 교육과정을 실시한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학생들의 진학과 진로 결정이 앞당겨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임 부회장은 “모든 학생을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상정한 채 미성숙한 여건 속에서 실시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일 수 있다”며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 확충 등 선결 조건들을 충실히 마련하면서 학교여건과 평가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운영(오른쪽 첫번째) 한국교총 부회장이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교육위원회 소속 배준영 국민의힘의원실에서 열린고교학점제 추진과 관련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해직교사를 부당하게 특별채용했다는 혐의를 받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소환됐다. 조 교육감은 6개월 사이 두 차례 반복된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 발표 번복에 대해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달 27일 오전 9시쯤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출석해 10시간 30여 분 동안 조사받고 귀가했다. 이날 공수처는 조 교육감이 채용대상을 사전에 특정했는지, 특채에 반대한 간부들의 채용업무 배제 여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육감은 지난 2018년 해직교사 5명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특채의 적법성에 대해 주장했다. 그는 “2차에 걸쳐 변호사 자문까지 받아 문제가 없다고 해서 진행했다. 이 일로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도 전혀 없다”며 “감사원이 무엇 때문에 단순 절차적 미비점에 대해 주의조치를 내리고 동시에 고발까지 했는지 모르겠다. 공수처가 이 사안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과 의문을 갖는 부분이 있다면 성실히 소명하여 오해와 의문을 해소하겠다”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 측은 수사 개시 후 줄곧 “특채 의혹에 대해 공수처의 수사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공수처가 조 교육감 수사에 나선 것은 앞서 4월 23일 감사원이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부터다. 당시 감사원에게 관련 자료를 제공 받은 공수처는 곧바로 사건 이첩을 요구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4월 28일 조 교육감에 ‘공제 1호’를 부여하고 입건했다. 5월에는 서울시교육청을 압수수색하고, 교육청 간부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 소환 직전인 지난달 19일에는 6개월 사이 두 차례 반복된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 발표 번복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 직원들을 징계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14일 9급 필기시험 결시자 답안 처리 실수로 합격자와 불합격자 47명을 뒤바꿔 발표한 바 있다. 다음날 시교육청은 당초 합격이라고 발표했던 20명을 불합격 처리하고 27명을 추가 합격 처리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에도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를 번복한 바 있다. 이어진 번복 사고에 시교육청은 인사팀 담당 주무관과 인사팀장에 대해서는 업무 소홀과 관리 감독 책임을 물어 서면경고와 주의 조치했다. 주무관은 지방 소재 시교육청 산하기관으로 인사발령 조치했다. 또 총무과장에 대해서도 서면경고 조치를 내렸다.
교육부가 위기의 교육 회복 종합 방안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지원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획기적안 방책으로 제시한 것이다. 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학습결손과 격차를 회복하기 위해 내년까지 초·중·고생 203만명에게 '보충 수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체 초·중·고생의 약 38%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7월말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실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급증하자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서울 조희연, 인천 도성훈, 경기 이재정 등 수도권 교육감들도 배석한 이날 브리핑에서 "2021년 2학기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교육부 예산 8000억원을 교육회복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 등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회복 종합방안의 핵심은 대규모 '보충수업' 지원이다. 기초학력이 부족하거나 학습 보충을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교과보충 집중(학습 도움닫기)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교사가 3~5명 정도의 소규모 수업반을 개설해 방과후와 방학 중 집중 지도한다. 올해 2학기 69만명에서 시작해 내년 109만명으로 확대해 총 178만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강료는 특별교부금 5700억원(2학기 2200억원, 내년 3500억원)을 편성해 전액 무료로 지원한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추가 투입하는 경우 혜택 대상은 더욱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원양성기관인 교육대학과 사범대학 학생, 지역강사를 활용한 '튜터링'을 통해서도 보충학습을 지원한다. 내년에 교·사대생 2만여명을 활용해 24만명의 학생을 지도·지원한다. 국고 1057억원을 투입한다. 교·사대생에게는 교육봉사 학점으로 최대 60시간을 인정하고 국가장학금(근로장학금)을 지원한다. 농어촌 등은 지역 교수자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 교육부에서는 수석교사 등이 고등학생에게 온·오프라인으로 일대일 맞춤형 '학습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도 확대한다. 올 하반기 전국 1700개 고교당 5~6명씩 총 1만여명의 고등학생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습 의지는 있으나 학습결손이나 학습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고등학생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한다. 또 학습도움닫기, 튜터링, 학습 컨설팅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총 학생수 38%인 203만명의 초·중·고교생에게 교과학습 보충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1수준 학생 수와 비교하면 3~6배 수준이라고 교육부는 강조했다. 3% 표집평가로 실시하는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수준 학생은 34만~72만명으로 추정된다.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교 학생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203만명 학생들의 학습 지원을 위해 내년 하반기까지 교과보충 집중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나아가 교과보충 집중 학습지도를 통해 기초학습이 부족한 학생뿐 아니라 학습보충을 희망하는 학생들 상당수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협력수업' 운영학교를 확대하고, 두드림학교 지원을 강화한다. 협력수업은 초등에서 한 수업에 2명의 교사를 배치해 수업 중 보충지도를 하는 방식이다. 지원 대상을 올해 1700개교(3900명)에서 내년 2200개교(4900명)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복합적 요인으로 학습이 어려운 학생에게 학습지도와 정서행동 상담을 지원하는 두드림학교는 올해 5193개교에서 내년에는 희망하는 모든 학교로 확대한다. 최소 6000개 이상의 학교가 지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습종합클리닉센터(기초학력지원센터)도 내년까지 전국 176개 모든 교육지원청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유아와 직업계고 학생들에게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유아의 언어·정서·신체발달 등을 지원하기 위한 방과후과정 모델을 개발해 운영한다. 내년에 특별교부금 42억원을 활용해 전국 6000여개 유치원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현장실습 기회가 부족해진 직업계고 학생을 위해 18개 기능사 자격시험 횟수를 연 4회에서 5회로 늘리고,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교육비와 응시료를 지원한다. 취업하지 못한 직업계고 졸업생을 실습수업 보조강사로 배치해 취업 전까지 업무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문화·장애·탈북학생 등 취약계층의 교육향상 지원도 확대해 초기 적응부터 학습결손 보완, 심리·정서, 진로지도까지 학생 상황별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장애학생의 경우 고교생 대상 대학생활 체험, 자격취득 과정 운영과 비용 지원 등 진학과 취업 지원을 새로 도입한다. 학생들의 심리상담 지원을 확실하게 확대하겠다"라며 "자살 시도 등 극단적 위험에 노출된 학생에게 지원되는 의료서비스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1인당 지원되는 의료비 또한 최대 600만원까지로 늘리기로 했다. 작년과 올해에 걸친 코로나19 대란으로 교육격차, 학력격차의 논란이 뜨겁다. 학생·교원·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여러 설문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사태로 학력격차가 30-40%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상적인 등교수업(강의)로 배울 수 있는 학력의 열 개 중 서너 개를 배울지 못한 상태라는 반증이다. 이는 유·초·중·고교 및 대학 등을 통틀어 드러난 설문 조사 결과다. 따라서 결손된 학력 보충은 중차대하고도 시급한 과제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한 교육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지원 교육회복 종합방안’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대책이다. 거액의 예산과 방대한 대책으로 저인망식으로 학생 학력 보완을 도모하는 정책입안과 실행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학력 격차와 학습 결손이 누적되지 않도록 예방과 대안을 실행하는 것이다. 학습 결손의 방지가 우선인 것이다. 즉 이러한 학습 결손, 학력 격차가 코로나19 대란으로 인한 비대면 교육, 원격 교육에 근인이 있다. 따라서 등교 일수 확대와 원격교육 일수 감축이 급선무다. 교육의 질과 방역으로 인한 학생·교직원들의 건강, 안전 담보라는 딜레마가 공존하는 것이다. 이의 적절한 균형적 교육행정이 교육의 질 담보와 학습 결손의 첩경이다. 당장 지난 6월 2학기 전면 등교를 천면한 교육부의 발표와 최근 펜데믹 제4차 유행에 터한 확진자 급증의 문제가 상치돼 있다. 교육부는 8월 2주경 등교에 대한 대안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수가 없는 형편이다. 확진자 감소에 기대를 걸어야 할 형편이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지원 교육회복 종합방안의 전면적 입안과 추진 이전에 학생건강·안전을 담보한 수업·등교일수 증가의 대안 마련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학력도 아주 중요하지만, 학생·건강과 안전은 요행이 아니라, 완벽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학이 시작되자 병원 몇 곳을 다녀왔습니다. 저만 이런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사람도 치과에서 시술을 받아야 해서 보호자인 저는 서너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책 한 권을 가지고 갔습니다. 몽상의 달인 ‘가스통 바슐라르’ 입문서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대기실 구석에서 만나는 바슐라르의 글이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시간이 금세 지나갔습니다.^^ 흔히 바슐라르의 업적을 ‘상상력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는 이성을 기반으로 한 서구 문명의 객관적 과학의 세계에서, 이미지와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주관적 상상의 세계가 우위에 있음을 주장한 사람입니다. 상상력이야말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원초적 능력이자 소중한 능력이고, 이성의 발달조차도 사실은 상상력의 활동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슐라르는 생애는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없어 우체국에 근무하면서 독학으로 대학 학사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병약한 아내를 간호하며 군대 장교와 교사를 전전합니다. 하지만 딸을 출산한 지 7개월 만에 아내는 세상을 떠납니다. 얼마 후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이어 돌아가십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바슐라르는 5살 난 딸 쉬잔을 데리고 학교로 출근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엄두도 내지 못할 과중한 업무와 불행 속에서도 쉬지 않고 학문의 길을 계속하여 소르본 대학에서 독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합니다. 그가 상상력의 주된 무대로 생각하는 것은 몽상입니다.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해서 집중을 하면서 논리적 해결을 찾는 사색과는 달리, 몽상은 뚜렷한 의지가 없이 자연스러운 상상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신 활동입니다. 이전까지는 인간의 가장 쓸데없는 정신 현상으로 여겨지던 것이지만 바슐라르는 이 몽상이야말로 인간 정서에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몽상 속에서 꿈을 꾸고, 그 꿈속에서 상상력이 활동합니다. 몽상은 완전한 의식의 상태도, 완전한 무의식의 상태도 아니라는 점에서 인간의 독특한 정신 활동입니다. 밤에 꾸는 꿈을 꾸는 주체는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린 어둠인 데 비해서, 몽상을 꾸는 주체, 즉 몽상가는 몽상하는 자신의 중심에 있고, 생각하는 주체로 자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바슐라르는 이전에 이미지와 상상력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 비현실의 세계에 속해있는 가치들을 현실을 잣대로 평가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바슐라르가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 이미지와 상상력은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용어 중의 하나가 이미지라는 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범람하는 이미지가 넘쳐납니다. 그런데 개인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이미지가 이제는 소수자에 의해 대량 생산되고 대량으로 소비되는 생명이 짧은 이미지입니다. 이렇게 시각 중심의 영상문화는 수동적 소비자들의 가치 판단을 마비시킵니다. 매일 반복적으로 저장된 이미지는 가치 판단의 시간을 주지 않아 제작자의 의도에 이끌리게 됩니다. 그 결과 현대 대중은 이미지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집니다.저 역시 현대의 이미지 범람 문제에 깊이 공감합니다. ^^ 올해 바슐라르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보자고 공부를 같이하는 친구와 약속을 하였습니다. 상상력과 몽상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 매력적인 과학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그를 알아가는 행복한 시간을 기다립니다.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홍명희 지음, 2005, 살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평소 디지털 기기에 관심도 없고 스스로를 ‘기계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등의 불처럼 떨어진 온라인 수업이라는 현실은 그를 전문가로 변화시켰다. 애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새로운 수업을 시도했기에 보고서로 남기고 싶었다. 내친김에 시험 삼아 처음으로 연구대회에도 참가해 봤는데 수상이라는 쾌거가 뒤따랐다. 제6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차지한 엄다영 전북 전주효천초 교사의 이야기다. 엄 교사의 연구 ‘PBL학습 기반 나·너·우리 M·A·T·E 프로그램으로 능동적인 세계 시민의식 기르기(외국어)’는 영어에 문제해결 수업과 세계시민교육을 접목한 프로그램이다. 연구는 실생활의 문제 상황을 제시(Multiple situation)하고 디지털학습 도구나 그림책, 관련 영화 등 실제적인 자료를 통해 학습(Authentic materials)한 후 문제를 해결하는 시행착오(Trial and error)를 겪으면서 능동적인 세계시민 활동(Evolution)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성이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둠 조사 활동이나 협동학습이 어려운 관계로 패들렛이나 비캔버스, 클래스카드 등 온라인 협업사이트와 공유사이트를 최대한 활용했다”며 “짝과 말하기 대신 AI 챗봇을 코딩해 말하기와 읽기 연습을 하며 상황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다문화 이해, 인권 등 공동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룬다. 예를 들어 ‘인종차별’이라는 문제 상황을 제시하면 학생들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다문화와 관련된 영어 그림책을 통해 자료를 학습하고 다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온라인 조사 활동을 한다. 시행착오 단계에서는 다른 나라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등의 체험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돕는다. 학생들은 요르단의 요리 ‘후무스’를 만들어보고 맛과 소감을 패들렛에 올리고 의견을 공유했다. 세계시민 활동 단계에서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만 가오슝 지역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펜팔을 통해 실제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 보는 방식으로 행동을 강화했다. 엄 교사는 “영어 핵심 표현을 활용해 직접 편지를 꾸미고 써서 국제배송으로 편지를 보내고 받는 과정에서 모르는 단어를 확인하며 자연스럽게 어휘를 익혔다”며 “대만 학생들의 생활 모습을 확인하고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향상되는 모습, 세계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삶과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문이 가능한 아이부터 알파벳도 모르는 아이까지 영어 실력이 천차만별인 탓에 디지털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는 “더딘 학생들은 수준에 맞게 공부할 수 있도록 파닉스 위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쉽든 어렵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이 성공적인 운영의 핵심이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 프로그램이 ‘재미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89%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디지털 기기로 학습한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도움이 됐다는 학생도 86%에 달했다. 엄 교사는 “영어 시간이 재미있고 영어 수업이 기다려진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들을 볼 때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지난 한 해가 저에게도 문제해결 과정이었습니다. 디지털학습에 관심도 없던 제가 이번 연구를 기점으로 교직 생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 같아요. 연구에 욕심이 생겨서 다음 학기부터 AI를 전공하는 대학원도 진학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올해 연구대회도 출품 계획서를 낸 상태고요. 열정을 많이 쏟고 진심을 담은 연구를 알아봐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아이들은 2020년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학교에 오지 못했던 2020년을 코로나19로 기억하는 게 너무 슬펐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 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인과의 소통, 바람직한 관계 속에서 행복을 경험하게 할 방법도 고민했어요. 스마트 기기 활용 빈도가 늘면서 게임만 한다는 학부모들의 고충에도 공감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교육적으로 접근할까 생각했죠.” 올해 전국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 대통령상의 주인공은 송지영 부산 금명초 교사였다. 송 교사의 ‘소행성+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L-STAR 역량 기르기’는 우리나라 교육 현장이 마주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파고들어 해결 방법을 제시,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 온라인 수업, 블렌디드 러닝, 소통, 관계, 성장, 인공지능, 미래인재의 역량 등을 키워드로 잡고 프로그램 하나에 담아냈다. ‘소행성’은 소통, 행복, 성장의 앞 글자를 땄다. L-STAR 역량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의사소통 역량(Story), 공동체 역량(Together), 자기관리 역량(Auto), 정보처리 역량(Report)에 미래사회의 핵심 역량인 창의·융합 리더 역량(Leader)을 더한 역량이다. 송 교사는 “아이들과 해왔던 교육 활동들을 비대면 수업 상황에 맞게 재구성한 프로그램”이라며 “소통을 가장 중요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 반을 ‘소행성 35호’라고 불렀어요. 같이 소행성 35호를 타고 일 년을 항해할 거라고 아이들에게 말해줬어요.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만나야 했기 때문에 소통이 가장 중요했죠. 처음에는 눈을 맞추고 글로 소통하면서 따뜻한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생들에게 온라인 접속은 물론 컴퓨터 키보드 타자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럴수록 송 교사는 서두르지 않았다. ‘늦어도 괜찮아’,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줬다.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아이들을 다독였다. 학부모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했다.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이 있으면 학부모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덕분에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소통의 어려움은 없었다. 송 교사는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을 때는 전화 상담을 통해 학부모의 고민을 충분히 듣고 불안해하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수확도 있었다. 등교 수업할 때는 소극적이었던 학생이 온라인상에서는 발표도 잘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이다. 비대면 상황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만 해도 ‘3학년 학생들이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교육과정에도 없는 부분이라서, 창체 동아리 활동을 할 때나 진행했던 프로그램이었죠. 처음은 보드게임으로 시작해서 차근차근 진행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내더군요. 나중에는 인공지능 앱을 활용해서 동화책도 만들고, 작곡한 노래까지 들려줬어요. 어른들의 우려를 보란 듯이 뛰어넘었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잘할 수 있다고 믿어주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송 교사에게 지난해는 교사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 교사로서 품었던 고민을 수업 연구의 계기로 삼은 덕분이다. 그는 “고민에 그치지 않고 연구를 실천했던 것은 교직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었다”면서 “앞으로도 더 고민하고 연구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끔 지난해 담임했던 아이들이 교실로 찾아와요. 코로나가 끝나도 소행성을 타고 싶다고요. ‘동생들도 탑니까?’하고 묻기도 하죠. 제자들이 ‘선생님과 수업했던 게 기억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면, ‘그때 나는 최선을 다했던가?’ 자문하곤 해요. 교사로서 책임 의식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교사일 수 있으니까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동주최한 제6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송지영 부산 금명초 교사가 ‘소행성+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L-STAR 역량 기르기(창의적체험활동)’로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무총리상은 ‘PBL학습 기반 나·너·우리 M·A·T·E 프로그램으로 능동적인 세계 시민의식 기르기(외국어)’를 출품한 엄다영 전북 전주효천초 교사가 차지했다. 대통령상을 받은 송 교사의 연구는 소통, 행복, 성장의 줄임말인 ‘소행성’ 활동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접목한 것으로 창의·융합, 의사소통, 공동체, 자기관리, 지식정보 처리 등 다양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를 위해 역량마다 3가지 주제를 부여하고 각각 4가지씩 구체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심사위원들은 “갑작스럽게 다가온 코로나19 상황에 적절한 연구 주제로 학교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의식을 잘 승화시켰다”며 “설계-실행-평가까지 연구의 유기성을 잘 갖춘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엄 교사의 연구는 영어 교과 역량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으로서 필요한 인성 요소를 기를 수 있도록 교과를 적절히 융합하고 설계한 연구물로 평가됐다. 특히 패들렛이나 AI 챗봇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코로나19와 다문화, 인종차별 등 실생활과 관련된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교총은 30일 한국교총 회장실에서 ‘제6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최고상 전수식’을 개최하고 수상자들에게 상장을 수여한다. 1등급 연구물을 비롯한 입상작들은 한국교총 홈페이지 전자도서관에서 내려받아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