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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교교육과정에 인공지능교육이 도입된다는 소식에 인공지능교육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5년간 인공지능교육과 소프트웨어교육에 대한 관심도를 알 수 있는 구글 트렌드 분석을 살펴보면 압도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던 소프트웨어교육이 2020년도에 들어서 인공지능교육에게 그 자리를 점점 내어주고 있는 모양새다(표 참조).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러한 관심 속에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낙관보다는 비관’이 많은 듯하다. 모 신문사 인터뷰 속 학부모는 “코딩도 사교육의 도움을 받았는데 인공지능(AI)이라고 다를까요? 공교육만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네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교육이 학교현장에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새로운 교육으로서 코딩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교육현장이 들썩였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했기 때문이리라.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정작 학생들이 소프트웨어교육을 배운 시간은 초등학교 6년 내내 단 17시간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초등학교 6학년 실과시간에만 다루다 보니, 학년별 심화과정으로서 체계적인 소프트웨어교육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인공지능교육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새로운 교육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이 역시 소리만 요란하고 실속 없는 교육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 것이라 여겨진다. ‘인공지능시대,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 속에서 이야기하는 미래의 길을 비추는 인재, 신산업성장 가속화에 기여할 인재, 그리고 절대다수의 평범한 우리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까. 미래 교양으로서의 인공지능교육이 공교육 내에서 바른 방향을 잡아 한발 한발 성과를 이루며 나아가기 위해서 각별히 살펴보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인공지능 기반 교육’과 ‘인공지능교육’은 다르다 필자가 볼 때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인공지능교육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범주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여러 기관에서 주최하는 인공지능교육 관련 자문회의에 참여하다 보면 ‘인공지능 기반 교육’과 ‘인공지능교육’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인공지능 기반 교육’은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플랫폼 사업성격이 강한 교육이다. 학생들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어떤 과목과 분야를 잘하는지 충분한 학습데이터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습관을 분석하고 진단함으로써 개별화된 맞춤형 학습방식을 설계해주는데 활용하는 보조도구인 셈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인공지능 기반 교육을 위해서는 학습분석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과 학생들의 충분한 학습데이터가 필요하다. 맞춤형 교육을 위한 교사의 보조도구라 볼 수 있겠다. 이에 반해 인공지능교육은 말 그대로 인공지능시대를 주도할 인재양성을 위해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분석·적용하여 문제해결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이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에 걸맞은 인공지능교육과정이 필요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교과서 또는 교재가 개발되어야 한다. 기초 소양으로서 인공지능을 이해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는 얼마만큼의 깊이와 너비로 접근할 것인지 그 내용과 방법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공지능교육을 이야기할 때 이러한 용어의 정의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학교상황에 따라 어떤 측면의 교육이 필요한지, 두 가지 접근이 모두 필요하다면 각각의 측면에서 인공지능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한다. 둘째, 인공지능교육을 가르칠 충분한 교육시수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여러 번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인공지능교육의 시수 문제이다. 체계적인 교육,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을 위한 ‘최소한의 교육시수 확보’는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과정을 들여다보면 ‘교과목’이 없는 인공지능교육이 들어설 공간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기초 소양으로서 인공지능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적어도 초등학교 6년 동안 120시간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보자. 120시간이라고 하면 엄청 많은 시간이라고 보이겠지만, 현실은 1년에 20시간, 1학기에 10시간 겨우 이루어지는 아주 적은 시간이다. 인공지능교육을 할 수 있는 교과목이 없으니, 이 10시간은 창의적체험활동시간 또는 각 교과의 자투리 시간에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간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이루어지면 다행이련만, 소프트웨어교육의 사례에서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6년 내내 17시간에 그쳤으니 가르쳐야 할 내용은 많고, 시수는 적었다. 즉, 체계적인 교육과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은 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1~4학년에서 ICT 활용교육을, 5~6학년에서 정보·AI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하지만 각 학년에서 몇 시간이나 확보할 수 있을지, 교과목이 없는 인공지능교육도 겉만 그럴싸했던 소프트웨어교육의 수순을 밟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바이다. 셋째, 인공지능교육을 위한 교사직무연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교육을 이끌어갈 교사 수급 문제이다. 현재 인공지능교육을 할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기 위해 교과와 상관없이 초·중등학교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교육대학원 38개교에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수업료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각 학교에서 소프트웨어교육 및 인공지능교육을 활성화하고 주도할 핵심교원 1만 명을 육성하기 위한 사업을 2018년부터 계속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비교원을 대상으로 교직과목 및 기본 이수과목에 인공지능 관련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등 다각적인 접근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첫째는 현재 교육대학원 자체에 소프트웨어 융합교육이나 인공지능교육 전공 교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둘째는 일부 전공교사나 담당교사를 상대로 이루어지는 핵심교원연수다 보니 대다수의 교사는 인공지능교육을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고 관심조차 없다는 점이다. 셋째는 현재 인공지능교육 선도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인공지능교육의 경우 선제적으로 인공지능교육을 주도하고 있으나 당장의 교육에서 인공지능교육을 주도적으로 해 나갈만한 역량 있는 교사가 많지 않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모든 교과를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학교에서 전공 필수과목으로 인공지능교육과목이 신설되어야 한다. 단순히 교직과목 및 기본 이수과목에 인공지능과 관련된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소극적인 검토가 아니라, 과목 신설을 통해 모든 예비교원이 인공지능교육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소수의 핵심교원을 중심으로 하는 집중적인 인공지능교육연수도 필요하지만,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교육 교사직무연수 역시 단계적으로 병행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학생들을 맡는 어떤 교사라도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교육을 위한 교사직무연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교육목표보다 실속 있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과거의 교육이건 현재의 교육이건 미래의 교육이건 교육의 핵심목표는 학생의 ‘행복’한 ‘성장’이라 생각한다. 학생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학생 개별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맞춤형 교육의 제공은 인공지능 기반 교육이 도울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이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하는 인공지능교육을 통해 자신의 환경을 둘러싼 인공지능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를 활용한 문제해결역량을 길러감으로써 ‘행복’한 ‘성장’을 이루며, 지능정보사회의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꿈과 역량을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고 그럴싸한 말로 겉만 번지르르한 교육목표와 정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필요하다면 기존 교육과정을 모두 뒤엎어 새로이 시작하더라도 실속을 제대로 갖춰 우리 학생들이 올곧은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2021년이 밝았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2020년이라고도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우리는 그동안 안이하게대처했던 미래의 교육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또 성숙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에는 새로운 교육을 위해 한발, 아니 두발 더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이론과 실천의 통일, 프락시스(praxis) 프레이리의 교육사상과 실천을 몇 가지 열쇳말로 살펴보자. 먼저 프레이리의 교육사상은 ‘사고(이론)’와 ‘행동(실천)’을 이분하지 않는다. 프레이리 자신이 행동 이전에 성찰(사고)이 먼저 있다는 식으로 둘을 분리해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프레이리는 사고와 행동의 통일을 ‘프락시스’(praxis)라고 한다. ‘프락시스’의 사전적 풀이는 ‘방식’이자 ‘활용’이라는 실천적 의미에 가깝지만, 이론과 실천의 이분법 자체를 비판하고 반대하는 프레이리에게 ‘프락시스’는 ‘이론적 실천’이요 ‘사고와 행동의 총합’을 뜻한다. 따라서 프레이리(1970: 105)에게 말을 한다는 것은 사고의 영역과 행동의 영역이 모두 동원되는 일이다. 즉, 행동 없는 참된 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진정한 말을 한다는 것은 곧 세계를 변혁하는 일이다. 의식화와 의식화 교육 그의 대표작 페다고지의 핵심 사상은 의식화를 통한 억눌린 자들의 인간 해방을 위한 인간화 교육이다. 여기서 ‘억눌린 자’는 프레이리가 살던 브라질의 군부독재 아래 억압받는 민중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 여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괜찮은가? 물건 만들다 죽고, 만든 물건 배달하다가 죽고, 요즘 같은 때 추워서 얼어 죽기도 하는 세상의 민낯을 보면서 ‘세상이 왜 이래’라고 탄식한다면, 독재시대를 살고 있지 않지만 우리 역시 극복해야 할 억압적 현실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프레이리가 말하는 의식화는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모순을 인식하고 현실의 억압적 요소들에 맞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프레이리의 의식화란 의식을 발달시키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현실을 변혁시키는 의식적 힘을 뜻한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의식화’와 ‘의식화 교육’의 의미는 ‘비판적 의식의 각성’이라는 의미와 다르게, 오히려 ‘편향된 사상의 주입’ 또는 ‘교화’의 의미로 사용돼왔다. 예컨대 의식화를 ‘좌경 의식화’, ‘좌경 의식화 교육’으로 사용해온 것이 그 예이다. ‘의식화’란 말이 한국사회에서 프레이리가 의미하는 그것과 다르게, 특정 사상의 주입이나 교화의 의미로 사용된 것은 1970~80년대 한국의 사회적 배경 때문일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의식화’가 쟁점이 된 것은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결성되어 참교육을 주장하면서부터다. 전교조가 주장한 참교육은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으로서 이를 통하여 독재를 청산하고 통일과 민주화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1990). 전교조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당시 문교부는 참교육의 실체가 편향된 ‘의식화 교육’이라고 정의하고, 전교조의 의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의식화 교육이 편향된 사상을 주입한다’는 정부의 공식 발표 이후, ‘의식화’나 ‘의식화 교육’의 의미는 프레이리가 뜻하는 것과 달리, 편향된 사상의 주입으로 왜곡되고 오해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식화의 의미는 수동적인 사상의 주입이 아니라, 비판적 의식의 각성과 실천을 의미한다. 은행예금식 교육 비판과 문제제기식 교육 그러나 프레이리가 강조하는 의식화 교육은 교사의 입에서 학생의 귀로 일방적으로 전달되고 주입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다. 오히려 프레이리는 이러한 일방적인 교육을 은행예금식 교육으로 비판한다. 은행예금식 교육에서 지식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아는 것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프레이리가 비판한 은행예금식 교육은 교사와 학생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태도와 습관을 낳는다. 프레이리는 은행예금식 교육을 비판하고 극복하기 위한 프락시스로 문제제기식 교육을 역설한다. 문제제기식 교육은 인간과 세계를 분리하여 보는 대신, 미완성된 인간과 세계를 긍정하고, ‘되어가는’ 과정에서 인간과 세계, 그리고 교육을 이해하고자 한다. 문제제기식 교육을 통해 의식은 발달해간다. 즉, 아직 깨어나지 않은 미몽의 단계에서 부분적으로 깨인 상태지만, 아직 순진한(naive) 대중적 의식, 그리고 비판적인 단계로 각성해가는 것이 의식화의 과정이다. 이러한 의식의 발달은 개인 성장과 발달에 한정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세계 발달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프레이리가 강조하는 문제제기식 교육 그리고 의식화 교육이란, 교육의 당사자가 자신을 둘러싼 현실의 모순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그 문제에 대해 의식이 깨어가는 것을 뜻하며, 각성된 의식 수준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프락시스를 모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제기식 교육은 궁극적으로 급진적 민주주의 실현을 지향한다. 프레이리에 따르면, ‘급진적 민주주의’란 물신화와 불평등을 초래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 민중 주체와 민중의 자기해방에 의한 참여의 풀뿌리 민주주의,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간의 대화와 평화의 공존으로 해방과 인간화를 지향하는 다원적 민주주의를 의미한다(이훈도, 2017: 149에서 재인용). 즉, 프레이리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단순한 독재체제를 부정하는 것 너머, 사람들이 자신을 억압하고 있는 모순을 극복하고 인간화를 이룬 다원적 삶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프레이리가 추구한 민주주의는 삶의 방식으로서 민주주의요, 삶의 다양한 억압적 현실을 극복하려는 점에서 급진적이다. 한국사회가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모순과 억압(인종·성·지역 등 간 차이와 그 차이로 인한 모순들)을 느낀다면, 여전히 민주화를 위한 문제제기 교육은 중요할 것이다. 대화로서의 교육 프레이리의 교육사상과 실천은 교사와 학생이 이분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대화를 전제로 한다. 프레이리(1970: 107)에게 대화는 ‘세계를 매개로 하여 세계를 이름 짓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인간들 사이의 만남’이다. 대화는 단순히 생각을 교환하고, 그 생각이 대화에 참여한 이들에게 소비되는 것이 아니다. 대화는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의미를 찾는 일이고, 인간 실존을 확인하는 것이다. 또 대화는 하나의 창조과정이다. 요컨대 프레이리의 ‘대화로서의 교육’은 인식과 실천, 가르침과 배움의 통일이요,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상호배움을 통한 자유의 실천이요, 변혁을 지향하는 해방의 과정이다. 따라서 프레이리는 자신의 대화교육론을 그저 교수법 정도로 접근하는 것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교육은 정치다 프레이리에게 교육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이러한 프레이리의 입장은 교육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녀야 한다는 주류 관점에 배치된다. 그러나 프레이리는 페다고지를 쓰면서부터 교육과 정치의 관련성을 부분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 후반에는 ‘교육은 정치’라고 생각하게 됐음을 강조한다. 물론 프레이리가 ‘교육이 정치다’라고 하는 것은 가르치는 자가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주입할 권리를 갖는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의미는 미완의 인간으로서 인간은 꿈과 이상, 목표 등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교육이 현실의 모순을 넘어 보다 더 나은 사회와 세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인식이자 실천인 점에서 중립적일 수 없다는 뜻이다. 다음 호에 계속
2016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질환 유병률은 25.4%라고 한다. 정신질환 중 주요우울장애(우울증)는 5.0%, 양극성장애(조울증)는 0.1%, 조현병스펙트럼장애(정신분열증)는 0.5%, 불안장애는 9.3%로 나타났다. 2020년 유·초·중등교원은 498,281명이다. 위 유병률을 적용하면 교원 중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약 2만 5000명, 조울증은 약 500명, 정신분열증은 약 2,500명, 불안장애는 약 4만 6000명 정도이다. 학교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드는 ‘폭탄’같은 교원 정신적 질환이 있는 교원 중 일부는 증세가 심각하여 학교현장에서 동료교원·학생·학부모 사이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며, 소위 ‘폭탄’이라고 불린다. 문제 교원은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관리자나 동료교원의 조언이나 불만을 ‘교권침해’라고 주장하면서 꼬투리잡기·민원·소송 등으로 학교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직장 내 갑질, 성희롱·성폭력, 청탁금지법 등을 활용하여 자신을 오히려 피해자로 만들고, 부패한 조직과 맞서 싸우는 내부고발자임을 자처하면서 극한투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결국 정상적인 주변 사람들은 이에 대응하기보다는 정기전보를 기다리며 인내하거나, 비정기전보를 이용하여 본인이 떠나면서 문제화시키지 않는다. 그러면 문제 교원은 자신이 승리했다고 생각하고 더욱 의기양양해지면서 악순환은 계속된다. 이러한 정신적 질환이 있는 교원을 강제로 휴직하게 하거나 교단에서 배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직권휴직 및 13개 시·도교육청에 구성된 질환교원심의위원회다.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각호는 휴직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제1호 ‘신체상·정신상의 장애로 장기요양이 필요할 때’는 임용권자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휴직을 명하여야 한다(직권휴직). 이에 13개 시·도교육청은 교육규칙으로 ‘질환교원심의위원회’를 설치, 질환교원의 직권휴직·직권면직 등을 심의하도록 하고 있다. 질환교원심의위원회는 교육청 교육국장·과장 등의 당연직 위원과 의료전문가·법률전문가·인권전문가·교직단체 또는 학부모단체에서 추천한 사람 등의 위촉위원으로 구성된다. 민원·감사·특별장학 등으로 질환교원에 대한 심의 요청이 있으면 사안을 조사한다. 사안 조사과정에서 전문가위원회의 자문을 받을 수도 있다. 심의는 비공개로 이루어지며 이해당사자의 의견 청취를 거쳐 ‘직무수행에 문제없음’, ‘상담 또는 심리치료 권고’, ‘직권휴직’ 등의 결정을 한다. 해당 교원은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해당 교원이 직권휴직 후 복직원을 제출하면 질환교원심의위원회는 복직·직권휴직 연장·직권면직 등을 의결한다.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제4호는 ‘휴직기간이 끝나거나 휴직사유가 소멸된 후에도 직무에 복귀하지 아니하거나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 직권면직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직권휴직 이후에도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는 직권면직이 가능하다. 이상의 절차는 시·도교육청 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질환교원심의위원회의 직권휴직과 관련된 소청사례를 살펴보자. 사건 경과 가) 청구인은 1990년 3월 1일 ○○초등학교에 신규 임용된 후, 2014년 3월 1일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이다. 나) ○○초등학교는 2016년 5월 31일과 6월 2일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했고, 6월 9일 청구인에게 결과(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교권보호위원회에 상정하기로 조치)를 통보하였다. 다) ○○초등학교 교사 A는 2016년 6월 9일 청구인의 교권침해문제에 대하여 ○○교권보호위원회에 심의·조정을 요청하였다. 라) ○○초등학교 교직원 33명이 2016년 6월 10일 ○○교권보호위원회에 연명서(청구인의 교권침해 관련 증거자료)를 제출하였다. 마) ○○교권보호위원회 3명의 위원이 2016년 6월 13일 ○○초등학교 교권침해와 관련하여 방문 면담(청구인의 교권침해 행위는 재직 3년 내내 이어진 심각한 사안이며, 피해자가 전체 교직원에 해당할 정도로 광범위함을 확인) 하였다. 바) ○○교권보호위원회는 2016년 6월 20일 ○○초등학교 교권침해 분쟁·조정 사안을 심의하고, 청구인에게 2016년 6월 22일 결과(교권침해 사안으로 인정, ○○교육청 질환교원심의위원회에서 의학적 전문 판단을 통해 결정)를 통보하였다. 사) ○○교육청 질환교원심의위원회는 2016년 6월 22일 피청구인으로부터 심의를 요청받아, 2016년 7월 14일과 8월 17일에 걸쳐 청구인에 대한 심의 의결(청구인에게 상담 및 치료 필요하다고 판단)을 하였다. 아) 피청구인은 2016년 8월 23일 청구인에게 직권휴직(2016.08.24.~2017.02.28.) 처분과 함께 휴직기간 만료 전 대학병원급 진료기관의 심리검사 및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였다. 처분 사유 가) 학교 및 학년 교육활동 방해 청구인은 2014년~2016년 유사한 패턴으로 문제행동을 하거나, 자기 생각에서 벗어나는 동료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집단 따돌림’이라고 주장하고, 부장 자격을 운운하면서 막말과 고성, 장시간의 훈계, 녹음과 사진촬영 등을 통해 부장 보직을 사퇴하게 하였으며, 학교 관리자의 지도에 불응 및 불손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해마다 관리자가 전보되게 하였다. 나) 이상 행동 청구인은 교실 앞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 감시한다고 하거나, 2016년에는 한 달간 급식을 받자마자 버리고, 메신저에 물결무늬(~)나 웃음(^^) 표시를 하면 자신을 무시하고 조롱한다고 여기며, 누군가 본인을 미행하는 교사가 있다거나 누군가 몰래 본인 교실로 들어와 물건을 파손하며 본인의 수업을 몰래 엿들었다고 하고, 평소 교사들이 모여서 작당·모의·뒷담을 하고 갖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따돌린다고 한다. 다) 동료교원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 유발 청구인은 메신저·핸드폰·문자 등으로 집요하게 자기 생각을 주장하고, 타깃 교사가 되면 주말이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문자·카톡 등으로 괴롭히며, 증거자료라고 주장하면서 녹음과 사진촬영을 빈번하게 하거나, 오빠를 동원하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교무부장과 학년부장을 교육청 MOU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고, 작은 문제를 ‘경악’, ‘슬픔’, ‘분노’, ‘좌절’, ‘묵과할 수 없다’, ‘작당’ 등으로 표현한다. 라) 위와 같은 청구인의 행위에 대해 정신과 의학전문가들이 청구인에게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교육청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규칙」,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10조에 따라 2016년 8월 24일부터 2017년 2월 28일 직권휴직에 처하며, 직권휴직기간이 만료되기 전 대학병원급 진료기관의 심리검사 및 진단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판단 가) 청구인이 정상적으로 교직생활을 지속하는데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이는 점, 청구인과 같이 근무하는 교직원들의 정신건강과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 ○○교육청질환교원심의위원회 정신과 의학전문가들 또한 청구인의 상태가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였을 때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며, 이에 따른 이 사건 직권휴직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거나 사회 통념상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제반 행동을 고려하여 청구인에게 정신상의 장애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고, 청구인이 정상적인 상태에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인 진단서를 청구인에게 제출 요구하는 것은 청구인의 법적인 신분관계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변동을 가져온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대학병원급 진료기관의 심리검사 및 진단서 제출 요구는 ‘징계처분과 그 밖에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는바, 청구인의 대학병원급 진료기관의 심리검사 및 진단서 제출 요구 취소 청구는 부적법하다. 위 사례에서 해당 교원은 지속적으로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해마다 관리자가 전보하였고, 동료교원들이 자신을 따돌리거나 물건파손·미행·모의를 한다고 주장하면서 괴롭히고, 주말이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문자·카톡 등으로 괴롭혔으며, 증거를 확보한다면서 녹음·사진촬영을 하고, 오빠를 동원하여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결국 학교교권보호위원회·교육청교권보호위원회·교육청질환교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직권휴직 처분을 받았고, 소청도 기각되었다. 이상과 같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교원에 대한 제도적 장치는 갖춰져 있지만, 각 시·도교육청의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개최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문제 교원의 집요한 보복을 두려워해서 일수도 있으나, 몇 년만 참으면 안 볼 사이인데 굳이 내가 앞장설 필요가 있냐는 교직사회의 소극주의도 원인으로 보인다. 이런 소극적 태도는 결국 다른 교원과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그 피해는 궁극적으로는 또 나에게 돌아올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문제 교원으로부터 학교를 보호하여야 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교육부가 사교육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자와 손잡고 ICT연계 교육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히자 교사들의 반대가 잇따르고 있다. 자신들의 활동이 사교육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 이러닝과가 총괄하고 한국학술정보원이 발주한 ICT 연계 교육서비스 사업자로 사교육업체를 운영하는 ‘아이스크림미디어’와 ‘한글과컴퓨터’, ‘데이터이음’ 등의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 컨소시엄의 주축은 ‘아이스크림미디어’다. 이에 교사들은 “사교육업체와 연결된 컨소시엄 선정은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는 심판에게 선수로 뛸 자격을 부여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온다. 교사들이 활용하는 ICT 연계 교육서비스를 사교육업체가 운영·유지·관리·감리하도록 한다면 특정업체에의 주요한 사업정보가 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사교육 상품 제작 판매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회사 자체 사이트에 교사의 접속 및 활동에 대한 소비정보를 수집해 사업에 활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정부 공공 사이트가 특정업체에 사업 정보를 몰아주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처사라는 게 교사들의 목소리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ICT 연계 교육서비스는 사교육과 무관한 기관에 의해 중립적으로 운영되는 오픈마켓이 돼야 한다”며 “사교육업체가 참여한 이번 ICT 연계 교육서비스 사업자 선정을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등은 2일 공동성명을 내고 “컨소시엄의 주축인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아이스크림 홈런(i-scream home-learn)’이라는 유료 학습사이트를 운영하는 사교육업체”라면서 “교육콘텐츠 제작 및 활용 관련 교사들의 경향성이 구축되는 빅데이터를 한 회사가 독점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큰 특혜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사기업에 이용될 수 있다는 불안과 불신이 있는 상태에서 교사 역시 플랫폼 이용에 주저하게 될 수밖에 없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어렵게 제작되는 교육콘텐츠 플랫폼이 현장 교사에게 외면당할 우려가 따른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담당자는 “사업자 선정은 조달청에서 하는 것이고 빅데이터 이용 등은 사업수행사항에 명시되지 않은 만큼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요즘 공공기관 빅데이터 관련 내용의 경우 민간에서 요구하면 공개할 의무가 있긴 하나 데이터를 통째로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정업체가 독점할 가능성도 개연성도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각종 특혜와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던 ‘학교공간혁신사업’이 이름만 바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종합 추진계획’으로 시행된다. 교육부는 3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디지털·친환경에 교수학습 혁신을 더한 ‘교육 대전환’”이라고 자평했지만, 공간혁신, 스마트교실, 그린학교, 학교 복합화등의 요소를 갖춘미래학교라는 사업 내용은 이전까지 추진하던 ‘학교공간혁신사업’과 큰 차이가 없다. 학교공간혁신사업은 지난해 담당 파견교사의 장관 정책보좌관 사칭, 연구사 직함 사용, 장관 관사에서 이뤄진 업체 접대, 교육부 팀장의 업체 법인카드 사용, 사업자선정 특혜, 대행 전문기관의 셀프 심사 등 논란 끝에 사안 감사를 받고 제도 개선과 관련자 징계를 요구받았던 사업이다. 지난해 특헤 논란의 중심에 있던 당시 전문지원기관 한국교육녹색환경연구원이 운영했던학교공간혁신 사이트에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소개하는 이미지가 게시돼 있고,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종합계획 정책브리핑 홍보자료가 홍보영상으로 게시돼 있다. 교육부는 자체 사안 감사 결과 담당부서에 제도 개선을 요구했으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계획에는 구체적인 사업자 선정 관련 제도 개선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규모 예산의 불투명한 특혜 집행 문제 외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수조 원 삭감된 상황에서 우선순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배포하고“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수조 원 삭감되고 학교 재정도 긴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사업의 시급성을 철저히 검토해 교수·학습활동 등 여타 교육 본질 예산이 감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린 학교라는 애드벌룬을 띄우기에 앞서 그간 추진했던 친환경 정책부터 점검하는 게 순서”라며 “미세먼지 차단을 위한 학교 공기순환 장치 설치 사업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태양광 사업은 학교가 시설 안전‧관리 부담이 있는 만큼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추진하되, 외부 전문기관에 의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교시설복합화에 대해서는 “주민 개방에 따른 학생 안전, 학습환경 침해 문제와 관리‧운영‧책임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학교와 교원이 아닌 지자체 중심 운영체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윤수 회장은 특히 “학생 선택형 학습, 주제 중심 수업을 위한 미래학교 구축은 공간 혁신, 스마트교실 구축보다 그런 학습과 수업을 가능케 하는 정규 교원의 충분한 확충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부가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피해 응답률은 0.9%로, 2019년 1차 조사(2019.4.1∼2019.4.30) 대비 0.7%p 감소했고, 학생 천 명당 피해 응답 건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모든 유형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수업 일수가 대폭 감소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1차 조사 결과와 비교해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응답률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이버폭력(3.4%p), 집단따돌림(2.8%p)의 비중이 증가한 점에 주목해 예방교육 방향을 정해야 한다. 시대상 반영된 학폭 양상 첫째, 직접적 물리적 폭력 행위보다 집단따돌림 양상이 고착화, 일상화하고 있다. 지속적 괴롭힘과 따돌림, 익명 앱에서 뒷담화, 혐오 표현을 포함한 언어폭력 및 따돌림, 조롱, 욕설, 째려봄, 그룹으로 때리고 욕함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집단따돌림은 집단으로부터 배제, 조롱과 뒷담화 등을 수반하며, 은밀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증거가 부족하므로 정황만을 가지고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현재일선 학교, 교육청 등에서 교육과정 속에 어울림 프로그램, 사이버 어울림 프로그램 등을 녹여내 개발·보급하고 있지만, 온·오프라인 상에서 만연하고 있는 집단따돌림에 대해서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둘째, 사이버폭력 증가에 따른 관련 교육이 절실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따라 온라인은 급속도로 청소년들의 생활을 파고들었다. 온라인상에서의 익명성과 장난 등을 가장한 각종 사이버폭력과 채팅방 등에서의 따돌림(일명, 블링) 등은 온라인의 문제점으로 부각된다. 사이버폭력은 그나마 증거가 확보되기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구분된다. 청소년들은 사이버상의 예비 가해자로 둔감할 수 있기에 인터넷·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을 위한 네티켓 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다. 학교폭력 정의부터 바꿔야 예방교육 못지않게 학교폭력의 정의를 다시 살펴야 한다. 특별법으로 만들어진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의하는 학교폭력의 정의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업무 과중으로 학교폭력 사안이 기피 업무로 전락했는데, 학교 외부에서 발생한 사안을 학교로 가져와서 처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상해, 감금, 폭행 등 여러 행위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전담 기구에서 사안 조사 시 양쪽의 입장과 목격자의 진술에 의존해 학교장 자체 해결이나 교육청으로 이관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진행하지만, 근거 부족, 상반된 진술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을 통해 학교폭력의 정의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 자녀를 둔 가족 간 함께 놀러 간 뒤 벌어진 자녀들 간의 싸움도 학교폭력인가. 아니면 자녀 간의 싸움일 뿐인가. 현행법의 정의로는 학교폭력으로 간주된다. 실제 이런 사건이 학폭으로 신고돼접수·처리되고 있다.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정하고 있는 학교폭력 정의를 현실에 맞게 구체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2018년 11월 수학 수업 시간, 수행평가를 진행하던 중 한 학생이 그림을 그리면서 떠들었다. A교사는 ‘수업 중에 딴짓’했다고 판단해 해당 학생에게 꿀밤을 6~7회 때렸다. 지난해 11월 4일 대법원 1부는 A교사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벌금 150만 원을 확정 판결했다. 한국교총은 최근 사회에서 이슈가 됐던 사건·사고의 판례를 통해 시사점과 주의점을 안내했다. 흔히 수업 중 한눈을 파는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꿀밤 한 대쯤 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꿀밤도 학생 체벌인 점을 기억해야 한다. 교총은 “학생 체벌은 형사 처벌과 징계 처분이 뒤따른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어떤 이유에서건 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중학생 아들을 체벌한 아버지가 입건된 사건도 소개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말을 듣지 않아 훈육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아들을 심하게 때린 혐의(아동학대)로 아버지를 입건해 조사했다. 이후 경찰은 아버지와 다른 가족을 분리 조치했다. 부모라 할지라도 자녀를 체벌하는 것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교총은 “체벌 및 정서적 학대 행위, 성희롱 등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인한 징계와 처벌이 강화된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성희롱 사건에 대한 판례도 안내했다. 쭈그려 앉은 여학생 치마 밑에 휴대전화를 가져다 댄 교사에 대해 교육청은 품위유지 위반으로 정직 3월 징계처분했다. 당시 해당 학생은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해 진술도 거부해 검찰에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교육청이 징계했고 법원(1심, 2심)에서도 “정직은 정당하다”도 판결했다. 중학생에게 야동 시청을 권유한 교사에게도 1심 법원은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또 수업 중 고등학생 제자에게 “너는 아이를 잘 낳게 생겨서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로 성적 수치심을 준 교사에 대해 2심 재판부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 교총은 “경찰과 검찰의 무혐의, 불기소 처분에도 교육청이 징계할 수 있고, 교육청의 해임 처분을 법원에서 정당하다고 판결했다”면서 “성희롱은 절대 안 된다는 높은 성 인지 감수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발생하는 성폭력·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구했다. 직원들과의 회식 중 여직원의 머리를 감싸 당기는 일명 ‘헤드록’을 한 회사 대표에 대해 대법원은 강제추행 혐의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또 부하 여직원의 손등을 엄지로 10초간 문지른 상사에 대해서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성적인 의도가 있는 추행으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교총은 “회의, 회식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주의한 행동은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이 된다”면서 “깨끗한 교직 윤리를 실천하는 것이 스스로 교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폭력과 금품수수, 성적조작, 폭력 등 4대 비위는 교권침해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생님, 참고 참고 또 참으려고 했는데,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민호는 한바탕의 광풍이 지나간 평온한 눈을 들어 교사인 나를 쳐다보았다.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연신 가슴을 움켜쥔 승찬이의 셔츠를 살짝 들쳐 보니 줄넘기 자국이 빨랫줄 마냥 선명히 박혀 있다. ‘아이고, 얼마나 아플까?’ 상처를 본 순간 애처로운 마음과 함께 승찬이 어머니의 얼굴이 날카로운 바람처럼 머릿속을 스쳐 갔다. “승찬이가 얼마나 아프겠니? 좀 더 참지 그랬어?” 상처를 보더니, 미안한 듯 눈물이 살짝 고인 민호의 눈에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있다. 그나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이 막무가내였던 이전과 다르게 공동체 생활방식에 다가서는 성장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누가 저 맑은 눈에 그토록 사나운 포효가 숨어 있으리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잠깐 사이 양과 사자의 상반된 두 이미지가 뇌리를 스쳐 갔다. 3월 입학식 다음 날부터 한 시간이 멀다고 찾아오는 아이들의 울음 섞인 하소연 뒤엔 늘 민호의 이름이 처분을 기다리는 옷가지의 상표처럼 붙어 있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올라와 적응해야 할 1학년 아이들에게는 화장실 사용법, 학용품 사용법, 자리에 앉는 방법, 복도와 계단을 이동하는 방법 등 익혀주어야 할 기본 생활수칙들이 얼마나 많은데 무심한 민호는 속수무책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교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수업을 방해하기 일쑤였다. 교사의 설득이나 훈계도 좀처럼 먹히지 않았다. 참다못한 교사가 강하게 말하면 오히려 화를 내며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난폭한 데다가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이 아이와 1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29명이나 되는 다인수 학급에서 한 아이가 눌러대는 무게는 커다란 바윗덩이와 같았다. 매일 피가 거꾸로 솟구칠 것만 같은 스트레스가 찾아들었다. 민호의 지도를 위해 3월 2주 첫날 일차적으로 민호 아버지에게 학교 방문을 요청했다. 면담을 통해 엄마와 이혼 후, 아버지 혼자서 3살 때부터 누나와 함께 민호를 양육해온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민호 아버지와 민호의 심각한 학교 부적응 상황을 공유하면서 가정에서도 관심과 칭찬을 통한 지도를 당부했다. 아버지의 태도는 매우 긍정적이었고 아버지와 상담 후 민호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다소 안도하였다. 그러나 상담 약효는 단 이틀이 못 갔다. 방법을 더 고민해야 했다. 그 아이가 다녔던 유치원, 아동센터, 복지관 선생님들과 상담을 통해 민호의 폭력성, 과잉 행동성, 분노 조절의 어려움 등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혼자서는 답을 찾을 수 없어 오랜 친분이 있는 선배 선생님께 조언을 요청했다. 선배 선생님의 조언대로 민호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을 다짐을 말하게 하고 교사가 받아 적어 매일 반복하여 말하게 하였으나 그것도 별 효과가 없었다. 더 난감한 것은 아버지의 태도였다. 자식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애써보겠다던 아버지의 태도는 되풀이되는 아이의 폭력성에 대한 담임교사의 상담 전화에 금 새 바닥을 드러냈다. “선생님, 제대로 알아보고 전화하신 겁니까? 저는 제 아들만 믿습니다.” 민호를 두둔하며 점점 억지를 부리는 민호 아버지의 태도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기준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제멋대로 굳어버린 구도심의 오래된 콘크리트 벽 같았다. ‘어떻게 자신의 아이가 돈을 내놓으라고 친구를 협박한 일을 두고 아버지라는 사람이 저런 뻔뻔한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상담 전화를 걸 때마다 민호 아버지의 고지식한 태도에 대한 실망감만 커져갔다. 무조건 윽박지르면 상대가 겁먹어서 더 이상 잘못을 추궁하지 못할 것이라는 식의 태도였다. 아버지의 이러한 약육강식의 잘못된 논리가 아이에게도 그대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민호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올바른 사고를 가지고 아이를 교육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에 아들러 심리학을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적용한‘긍정 훈육법’ 관련된 책들에서 희망을 찾아보기로 했다. 단호함과 부드러움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침착하고 담대한 태도가 중요했다. 민호가 화를 내며 교실을 박차고 나갈 때도 허둥대며 쫓아가지 않고, 침착하고 단호하게‘민호야 나가지 말고 들어와 앉으렴.’ 한마디만 하고 기다렸다. 화를 내며 씩씩대고 나간 민호가 한참 후 교실 근처에 배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로 나가지 않고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혹시나 다시 뛰쳐나가면 어쩌지? 불안한 마음도 찾아들지만 좀 더 가까이 오기를 기다린다.’ 교사는 이러한 심리적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이런 인고의 시간이 째깍째깍 분침을 돌리는 사이, 어느새 교실 출입문 근처까지 와 있는 민호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 다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민호, 저 자리로 가서 앉아.”라고 말한다. 민호는 멋쩍은 듯 “선생님이 아까 화냈잖아요?”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지만, 대답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민호는 조금씩 교사의 팔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민호가 친구를 때려 울린 일들이 발생했을 때도 상대 친구를 진정시키고 먼저 민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방법을 택했다. ‘선생님은 네 편이야, 이해할 수 있어.’ 어머니와 같은 전폭적인 신뢰를 실어주는 교사의 태도에 민호는 안도를 하면서 이성을 찾아간다. 민호의 격한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 상태에서‘그 순간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었겠다’라는 이해의 관점으로 마음을 받아주고 나서 그 상황에서 ‘네가 상대 친구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민호는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태도를 학습해 나가기 시작했다. 색종이로 ‘팽이 접기, 꽃 접기’ 등을 접어 선물로 주기도 하고, 곁에 와서 어릴 적 이야기며 주말에 있었던 일 등을 들려주기도 했다. “민호의 예쁜 손을 친구들에게 예쁘게 쓰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가 부정적 행동을 했을 때, ‘선생님은 여전히 너를 신뢰하고 있다’는 교사의 이해 어린 말 한마디가 안심 장치가 되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는 기초가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어느 날, 민호가 교직원 차에 흠집을 내는 일이 발생하였다. 담임과의 전화 통화에서 민호 아버지는 ‘아이의 실수를 가지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 아니냐, 작은 것을 가지고 크게 확대하는 거 아니냐?’는 식의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학교로 찾아온 민호 아버지는 비장한 각오를 한 듯 차량 주에게 변상해주는 대신 수리는 자신의 직장에서(카센터 근무하시므로) 편의대로 하겠다는 식의 거친 태도를 보였다. 그 자리를 지켜보던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나지막이 설득을 했다. “민호 아버님, 민호는 아빠를 너무나 좋아해요,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다고 생각해요. 실수에 대해 인정하는 것은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민호에게 자신의 실수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르쳐 준다면 민호는 더 멋진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거예요.” 이 말을 들은 민호 아빠는 거친 자세를 거두었다. 역시 아버지에게도 다른 사람의 이해와 격려가 필요했던 모양이었다. 그 후 가끔씩 민호의 긍정적인 변화를 칭찬하고 아버지의 노고를 위로해 주는 통화를 하면서 민호 아버지의 태도도 점점 우호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을 운동회에서 민호 아버지는 우리 반 대표로서 여러 경기에서 활약을 해주었고, 반 친구들이 민호에게 ‘민호 아빠는 운동을 잘하니까 짱 부럽다’는 칭찬의 말을 해줌으로써 민호는 아빠에 대한 자부심이 한층 더 높아졌다. 지금도 가끔은‘민호가 내 줄넘기를 함부로 쓰고 아무 대나 던져놔요’라는 말이 들리곤 하지만, 민호에게서 ‘다음부터는 허락받고 쓸게요’, ‘미안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폭력성이나 분조조절의 어려움은 하루아침에 고쳐질 수 없는 오랜 세월과 경험 속에 굳어진 성품과 같은 것이기에 변화를 위해서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야생마들에게 긍정의 마약을 써보자, 긍정의 힘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의 사랑의 마법을 이 세상에 선물할 것이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 동상 수상 소감 적잖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 코로나19는 2020년 한 해의 3분의 2를 넘어서는 현시점에까지 온 사회를 멈춰 세웠다.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개학을 몇 달간 미루다가 겨우 온라인 개학으로 시작해서 온라인 수업과 등교수업을 번갈아 가면서 학교는 겨우겨우 명맥만 유지해가고 있다. 이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폭력성과 분노 조절로 인한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들과 교사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좀 줄었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인성 지도와 사회성 신장에 어려움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학력 저하라는 목전의 부정적 현상에 대해 교사로서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누구를 탓할 수도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그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1, 2학년이 한 건물을 쓰고 있기에 민호와 서너 번 마주 추기는 했지만,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기에 표정을 읽을 수는 없다. 그러나 만날 때마다 민호는 정다움이 느껴지게 큰 소리로 반갑게 인사하곤 한다. 수상소감을 정리하면서 민호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함께 씨름했던 지난 1년의 시간들이 신기루처럼 피어올라 미소를 짓게 한다.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분노 조절이 안 되어 학급 친구들을 당황케 했던 민호를 이해하기까지 우리 반 28명의 친구들에게도 적잖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다. 다행히 우리 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협조를 잘해주었고, 그러한 따뜻한 배려 속에서 민호는 나름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교단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흘리는 교사들의 땀방울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자양분이 되어 한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세워 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교육 현장에 숨겨진 진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발굴되어 코로나 이후 시대에도 교단에 등불이 되어 주기를 바라면서 수상소감을 마무리한다.
“슝~ 슝~ 슝~ 슝~”교실 한 켠에서 들리는 쳇바퀴 소리에 모두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띄워진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부모가 된다. 녀석들이 좋아하는 젤리며 견과류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새로운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으며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그야말로 딸을 키우는 내 모습이다. 2020년 5월, 우리 반에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귀여운 햄스터 밤이, 부끄러움이 많은 소라게 고마와 구마, 젤리를 좋아하는 사슴벌레 사슴이까지…. 올해 실과시간에는 동물기르기 단원을 재구성해서 직접 동물을 길러보고, 이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개 관심있는 동물들을 조사하고 정리해서 발표하게 했지만 이번엔 조금 색다른 도전을 하기로 했다. 솔직히 교실에서 동물을 기르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아무래도 관리가 어렵고, 동물을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는데 이렇게 좋은 공부가 있을까? 세상에는 글로 배울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 단순히 동물을 기르기만 한다면 교육과정과 큰 교차점이 없는 것 같아 국어, 실과, 미술교과를 묶기로 했다. "반려동물관리사, 유튜버"라는 두 가지 직업을 직접 체험해보고 거기에서 생기는 문제와 보람에 대해서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다. 드디어 맞은 실과시간, 모둠별로 정해진 예산(학급 운영비) 안에서 키우고 싶은 동물과 준비물들을 정하고 직접 주문을 했다. 다만 동물을 고를 때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이 필요했다. 1. 실내에서 키우더라도 냄새와 소음이 심하지 않는 동물 2. 쉽게 죽지 않고,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동물 3. 관찰을 하거나 촬영이 쉬운 동물 4. 방학 때 한 사람이 책임질 수 있는 동물 한참을 고심한 끝에 아이들이 선택한 동물은 햄스터, 소라게, 사슴벌레였다. 처음에 닥터피쉬를 이야기 한 모둠도 있었는데 저녁이 되면 교실 전기가 차단된다는 점과 방학 때 한 아이가 집까지 가져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준비물이 하나씩 도착하자 집을 꾸미는데 한참 열을 올리는 아이들이었다. 동물을 키우는 모습을 올리는‘유튜버’가 되어 보기로 했기에 ‘언박싱’영상이 아이들의 첫 영상이 되었다. 동물들을 맞을 준비가 끝나고 햄스터는 직접 대형마트에서, 소라게와 사슴벌레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분양을 받았다. 그렇게 새로운 가족이 우리 교실로 찾아왔다. 유난히 소란스러운 아침이었다.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 “진짜 소라 안에 게가 들어있어.” “햄스터가 톱밥을 파고 들어갔는데 무서워서 그런가?” 여기저기서 조잘조잘 수다가 끝이 없었다. 아이들은 한참을 모여 고민하다 햄스터에게는 ‘밤이’, 소라게에게는 ‘고마’와 ‘구마’, 사슴벌레는 ‘사슴이’로 이름을 지었다. 그날부터 너나 할 것 없이 쉬는 시간이 되면 녀석들의 집을 둘러싸고 앉아 마치 부모나 된 것처럼 훈수가 계속 되었다. “만지면 스트레스 받아.” “소라게는 촉촉한 환경이 좋으니까 분무기로 물을 자주 뿌려줘야 해.” 스마트폰을 고정 해놓고 하루 종일 타임랩스를 찍기도 하고, 야행성인 녀석들이 밤에는 어떻게 활동하는지 궁금해서 촬영을 누르고 집에 가는 아이도 있었다. 그렇게 모은 영상을 편집해서 다시 새로운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에 올렸다. 어설프지만 의미있는 도전, 그렇게 우리 반 아이들은 유튜버가 되었다. 그 후로 녀석들과 우리의 동거는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모두들 꽤나 적극적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관심과 책임감의 차이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책임지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배워가는 것이리라. 그 사이 햄스터는 무럭무럭 자라 꽤 덩치가 커졌고, 소라게는 여기저기 쉘을 바꿔 다녔다. 애벌레는 어느덧 귀여운 아기 사슴벌레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11월...... 그동안 사랑과 정성으로 기른 동물들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계절이 되었다. 국어 토의 단원에서 그 고민을 해결해보기로 했다. 원래 처음부터 생각했던 프로젝트였지만 전혀 생각도 못했다는 듯이 아이들에게 툭! 화제를 던졌다. “토의 주제는 밤이(햄스터), 고구마(소라게), 사슴이(사슴벌레)를 어떻게 할까? ” 간단하게 각자의 의견을 포스트잇에 써서 붙이고 비슷한 것끼리 분류한 후 모둠으로 만들어 토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 결과 대안은 세 가지, 1. 학교에 미니 동물원을 만든다. 2. 6학년 교실로 데려간다. 3. 모둠원 중 한 명이 집으로 데려간다. 방안을 정한 후에 우리와 비슷한 상황을 영화로 만든 'P짱은 내친구'를 보여주었다. 일본 오사카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음식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돼지를 길러 졸업할 때 잡아먹자는 제의를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영화다. 아이들의 관심은 폭발했다. 그동안 수많은 영상자료를 봤지만 이렇게 열심히 집중해서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진짜 우리 상황이랑 똑같아” “저러다 진짜 잡아먹는 거 아냐?” “그렇다고 졸업하는데 계속 키울 수도 없잖아.” 영화는 동물을 안고 오신 선생님에서부터 시작해 이름을 지어주고 집을 만들어주며 열심히 돼지를 키우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리고 드디어 한 해가 끝나가는 마지막 쯤 P짱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토의가 시작된다. 영화 중간부터 P짱을 먹느냐, 아니면 먹지 않느냐를 두고 셀 수 없이 많은 토의를 나눈다. 돼지고기 자체를 먹지 않겠다는 아이들도 생겨나고, 토의를 하다가 감정이 상해 싸우기도 했다.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고, 그 과정이 우리 반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 ‘모든 회의가 다 깔끔하고 아름답게만 끝날 수는 없지. 어려서부터 많이 연습해야 어른이 되었을 때 진짜 토의를 할 수 있어.’ 비슷한 대안별로 모둠을 구성하고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저마다 자신감에 가득찬 표정으로 발표 준비를 했다. 근거를 들어 상대방을 설득하고자 애쓰는 모습이 기특했다. 발표를 들으며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근거들을 칠판에 정리해 주었다. 그런 다음 대안이 실행되었을 때 일어나는 문제나 결과 등을 예측해보고 궁금하거나 반박하고 싶은 내용을 포스트잇에 썼다. 정리한 포스트잇은 칠판에 붙이고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는데 꽤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우리 학급은 바로 의견을 말하는 것보다 이렇게 생각할 시간을 조금 주고 써서 정리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각 대안별로 쪽지들을 정리를 해봤는데 따로 썼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 모두들 문제점들이나 결과를 잘 예측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경제적인 면이나 책임감, 6학년 선생님의 수용 여부 등등 본인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일 것이다. 친구들의 의견을 가져와 모둠별로 답을 찾는 과정을 거쳤는데 생각보다 열심히 해서 깜짝 놀랐다. '이래서 토의 주제가 중요하구나’ 어느 정도 모둠별 의견이 종합되고 드디어 자유토의를 시작했다.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서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나 결과, 해결방안들을 나눴다.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하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니까...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다보면 목소리가 커지고 화를 내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차분하고 여유롭게 말할 때 더 설득력이 있고, 그 사람의 인품이 느껴진다는 것을 이런 기회를 통해 배운다고 생각한다. 결국 토의의 결론은 '6학년 교실로 데려간다'로 결정되었다. 만약 6학년 선생님이 반대할 경우에는 최대한 설득을 위해 노력하고, 안 될 경우에는 모둠별로 정해진 사람이 데려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결국 방안 중 2안과 3안이 절충된 결론이 나온 것이다. 문제점, 실현 가능성, 결과 예측까지 수많은 의견 조정 과정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결론이라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프로젝트는 지금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좋은 수업이자 경험이었기를 바란다. ------------------------------------------------------------------------------------------------------------------ 2021 교단수기 공모 - 대상 수상 소감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배울 기회로… 처음 이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가 떠오른다. 주제를 정해놓고, 어떻게 재구성을 하면 좋을지 참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또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아이들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아무리 세상이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 생명, 존중, 배려, 공동체 등등.. 세상은 참 빨리 변해가고, 그 속에서 적응해야 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한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와 가치가 교차하고 역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경험과 시간을 걸어온 우리도 가끔 숨이 턱턱 막힐 때가 있는데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 도덕교과에서 말하는 당연히 지켜야 할 덕목과 가치들을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아이들 스스로 자연스럽게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면 교사로서 꽤 행복할 것 같다. 물론 같은 활동을 진행했다 하더라도 각자의 생각과 느낌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1년 동안 함께 키운 ‘밤이, 고구마, 사슴이’의 미래에 대한 토의를 할 때 아이들의 눈빛은 진심이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것, 그 판이 적어도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깨달음을 주었다면 나는 행복한 교사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 난 이 맛에 교사한다!
앞으로는 교원자격증을 받으려면 성인지 교육을 4번 이상 받아야 한다. 국무회의는2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교원자격검정령’ 개정안을심의‧의결했다. 개정안은 그동안 권고를 통해 실시되던 예비교원 대상의 성인지 교육을 법제화해교원자격을 취득하려는 모든 사람은 교원양성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교원양성기관의 장이 실시하는 성인지 교육을 4회 이상 받아야 한다. 성인지 교육 법제화는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 중 2학기 이상 남은 학생들에게도 적용된다. 다만, 재학생들에게 적용하는횟수는 4회가 아닌 2회로 하기로 경과규정을 뒀다. 이번 개정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공직자의 성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교원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국민의 요구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뤄졌다. 한편, 개정안에는 현직교사의 부전공 학점 이수 기준을 기존 38학점에서 교육대학원에서의 학점 이수 기준인 30학점으로 낮추는 내용도포함됐다.고교학점제 준비 과정에서 현직교사에게 필요한 다(多)교과 지도 역량 함양을 위한 부전공 연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유아 특수교사 자격이 있는 사람이장애 영유아를 위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교육경력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도마련했다.
군대에 간 아들 이름으로 택배가 도착하였다. 상자에 책이 가득하였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데 전화가 왔다. ‘병 자기개발 지원금’ 복지제도가 있는데 책을 사면 지원이 되어 주문했는데, 실수로 집 주소로 보냈다고 한다. 다시 군대로 보내 달라고 한다. 알겠다고 하고 무엇을 주문했는지 살펴보니 유시민 작가의 책과 김영하 작가의 소설, 전경일 작가의 『조선 남자』와 인문학 관련 책 몇 권이 보인다. 그중 김영하 작가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읽기 시작하였다. 책이 얇아 일요일 오후에 읽기 적당해 보였다.^^ 이 책의 제목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법정에서 마약 혐의로 기소되었을 때 말한 변론에서 따온 것이라 김영하 작가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말했다고 한다. 첫 장면에 다비드의 유화 마라의 죽음에 대해 서술되어 있다. 그래서 얼른 인터넷 검색하여 그림을 찾아보고 그 내용도 살펴보았다. 그림이 중요한 모티프인 듯하여 소설을 읽으며 그림도 읽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자살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 그는 마치 화집에서 죽음에 관련된 그림을 바라보는 것처럼 죽음을 바라볼 뿐이고, 그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삶에 지친 이들을 잠시 도와주는 것뿐이다. 다비드의 그림은 작품의 정조를 아우르며, ‘세연’에게 투영된 크림트의 유디트는 판타지 서사로 변형되어 나타나며, 들라크루아의 사르다나팔의 죽음은 이 모든 것을 완결 짓는다. (현진현, 평론, 대중문화의 소설적 교란 참고) 죽음의 이미지로 가득한 소설이다. 죽음을 주재하는 자, 죽음으로 다가가는 자, 죽음을 즐기는 자 등의 회화적 이미지와 소설은 교차하면서 죽음을 일상적인 모습으로 다룬다. 권영민 교수는 “정교하고도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죽음이 어둡고 음습하게 격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일상에 가까이 있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죽음은 삶의 문제로 곧바로 치환된다. 죽음 그 자체는 삶과 분리되지 않는 또 다른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살아있음과 죽음이 삶 속에서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하여 서술된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다분히 몽환적이고 매력적이다.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탁월하게 가볍고 일상적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엿보인다. 책들을 군대로 다시 보내기 위해 상자에 책과 편지도 넣었다. 눈이 많이 내린 그곳에서 눈 치우기를 했다는 녀석은 감기에 걸려 병원에 다녀왔다고 한다. 어두운 소설을 주문해서 걱정했더니 과자가 먹고 싶단다고 했다. 아들이 좋아하는 과자도 같이 보내야겠다.^^ 코로나로 휴가를 못하는 군대에 있는 대한민국의 아들들이 건강하기를 기도한다. 봄이 오면 달라지기를 기대하면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1996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만3세 유아부터 성소수자 옹호 교육, 교권침해 여지가 있는 성인권조사관 도입 등을 담은 학생인권종합계획(이하 인권계획)을 발표해 학부모와 교사들로부터 비판을 사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토론회까지 편파적으로 개최하자 학부모·교육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30개 학부모·교육시민단체 등이 연합한 국민희망교육연대(상임대표 진만성·임헌조·김수진)는 1일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위 사진)을 열고 “만3세 아이에게 성소수자 교육, 성인권조사관 도입, 노동인권 강화 등 비교육적인 인권계획 발표에 학부모단체들이 강력한 반발하자 지난달26일 시교육청은 토론회를 급히 개최했다. 그 토론회마저 반대자를 모두 배제하고 교육청 입장을 대변하는 패널로 구성했다”며 “인권을 외치는 시교육청이 반민주적 편파적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모든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반대 의견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시교육청의 인권계획안 토론회는 무효”라고 밝혔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달 26일 인권계획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찬성하는 패널들만 참석시킨 반면 반대하는 패널은 불참시켰다.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참석 제한을 했다는 게 시교육청 측 해명이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발언 영상을 보내주면 토론회 당일 틀어주겠다고 약속해놓고, 토론회 당일에는 ‘성소수자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연대는 “찬반양측의 주장을 모두 경청 할 수 있도록 토론회를 다시 개최하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인권계획안에‘성소수자 학생의 인권 교육 강화’ 속의 성소수자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그 의미와 범위에 대해 문제 삼았다.동성애자뿐만 아니라 소아성애자,동물성애자도 볼 것인지 등 개념정립 조차 난제인데,무작정 성소수자 학생인권교육을 하겠다는 것은 교육폭거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동성애자 인권교육에 있어 동성애 찬반부터 동성결혼까지 쟁점이 매우 다양한데,어떤 내용을 어떻게 가르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전혀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연대는 이처럼 전문가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은 인권계획은 당장 철회돼야 하고,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조희연 시교육감은 면담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교육감 면담신청서를 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관계자에게 전달(아래 사진)했다. 연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교육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무리한 인권계획안을 당장 철회 하라”면서 “조 교육감은 편향되고 입맛에 맞는 학부모, 시민단체와만 소통하지 말고 대다수의 학생과 학부모가 무엇을 원하는지 경청해야 한다. 학부모와의 면담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국민희망교육연대는 미래세대 주역인 학생들이 더 이상 특정 이념교육에 휘둘리지 않도록 협력하며 국민적 신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지난해 12월 설립된 단체다.
[신상희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 은퇴 후 뭇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 중 하나가 교사다.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정년, 만 60세 기준 평균 284만 원의 공무원연금 수령액, 20년 납입 시 연복리 3.74%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교직원공제회 저축까지 합치면, 넉넉하고 여유로운 은퇴 생활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퇴직하는 교사 다수도 정든 직장이자 가르침의 터전인 학교에서 ‘졸업’한다는 데 아쉬움과 상실감을 느낄지언정, 경제적 곤경을 문젯거리로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탄탄대로일 것 같은 은퇴 생활에도 도사리는 위험이 여럿이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교원들조차 준비되지 않은 조기 퇴직으로 소득 공백기를 겪거나, 자녀의 교육비·결혼자금 부담에 휘청일 수 있다. 창업에 실패하거나 금융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위험의 면면을 자세히 살피면서 대응 방안을 미리 고민해보자. 위험①: 빠른 은퇴와 ‘소득 크레바스’ 크레바스(crevasse)란 빙하나 눈 골짜기에 형성된 깊은 균열을 말한다. 평생직장을 떠났지만, 아직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을 받지는 못하는 소득 공백기를 ‘소득 크레바스’라 한다. 생활비나 자녀 교육비 등의 지출은 줄지 않았는데도 뾰족한 소득원이 없다 보니, 생계 압박을 심하게 받는 때가 바로 이 시기다. 예상보다 빠른 은퇴는 소득 크레바스를 심화한다. 정년은 만 62세지만, 2019년 기준 퇴직 교사의 평균연령은 만 54~55세였다. 2021년 이전 퇴직자의 경우 만 60세부터 연금을 수령하므로, 2019년 퇴직 교원은 약 5년 정도의 소득 크레바스 시기를 겪는다고 볼 수 있다. 2033년 이후에는 연금 개시 나이가 만 65세로 늦춰지기 때문에, 정년에 퇴직하더라도 3년을 더 기다려야 연금을 받게 될 것이다. ☞2020년 기준 은퇴 가구의 월평균 최소 생활비는 205만 원이었다. 이를 5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무려 1억 2300만 원이나 된다. 소득 크레바스 위험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수단 중 하나는 조속한 ‘재취업’이다. 그러나 경기침체나 개인적 문제로 재취업이 어렵다면 지금껏 모아온 재산을 어떻게 나눠서 사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위험②: 늦춰지는 경제활동과 부양위험 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2018년 기혼 여성(15~49세) 과반수(59.2%)는 대학까지 보내면 부모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렇지만 형편이 되는 한 자녀를 돕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자녀가 있는 부모의 20.7%는 성년 자녀의 결혼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가계경제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보험개발원의 ‘2020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40·50대가 예상하는 은퇴 후 자녀 교육비는 평균 6989만 원이었고 자녀 결혼비는 1억 194만 원으로 추정됐다. 2020년 기준 신혼부부의 결혼 비용은 총 1억 5332만 원인데, 이중 신혼집 마련 비용만 1억 800만 원이었다. 아무리 기백만 원씩 연금을 받아도 1억 원에 육박하는 자녀 교육비와 결혼 비용은 은퇴 후 가계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뿐만아니라 코로나19 이후로 악화한 경제전망과 고용 여건은 우리 자녀들의 경제적 출발을 늦추고 부모의 부양 부담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중·장년층 부모와 동거하는 만 19세 이상 자녀의 46.8%는 미취업 상태다. 30세 이상 자녀 중에서는 33.8%가 미취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를 부양하는 60대 부모들은 매월 75.4만 원을 더 부담하고 있다. 이는 60대 가장 가구의 소득 332만 원에서 22.7%에 해당한다. ☞어떤 부모들은 어디까지 자녀를 부양할 것인지 선을 긋지만, 어떤 부모는 경제력이 없는 자녀를 속절없이 껴안기도 한다. 자녀 부양 계획에 맞춰 필요한 돈을 계산한 뒤, 저축과 투자를 통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위험③: 은퇴자 골칫거리, 병원비·간병비 건강 문제는 은퇴자들에게 늘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미세먼지 같은 환경적 문제는 물론, 코로나19처럼 전례 없는 전염병까지 출몰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지고 있다. 의료비 그 자체도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고령자는 거동이 어려워지며 간병비까지 지출하게 되므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기 십상이다.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간 본인 부담 의료비는 104만 6000원이다. 매월 간병비를 지출하는 비율은 만 65~69세일 경우 1.6%에 불과하지만, 만 85세 이상일 경우 18.6%로 껑충 뛰어오른다. 2020년 시세 기준 간병인 고용 비용은 일당 9만 원인데, 항암, 치매, 재활 등 특수한 요건이 붙으면 1~2만 원가량 할증된다. 질병별 비용을 따지면 필요한 의료비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치매의 연간 총비용은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을 합쳐 약 2억 원으로 조사됐다. 노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으로는 ‘노년 백내장’, ‘추간판장애’(척추질환), ‘무릎관절증’이 1, 2, 3위로 꼽혔다. 치료비는 각각 142만 원, 153만 원, 608만 원에 달했다. ☞ 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대표적 금융상품은 ‘보험’이다. 이미 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만기와 보장내용이 은퇴 기간을 포괄할 만큼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후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의료비 위험을 합리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④: 투자가 빚더미로, 창업위험 중산층이 노후에 ‘실버 파산’을 겪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사업 실패’다. 우리는 퇴직금으로 상가건물에 투자하려다가 실패한 교사나, 교사 아내의 유족연금 일시금으로 사업을 벌이다 파산한 남편의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자영업자의 폐업률은 성공 창업의 길이 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8년 영세자영업자의 폐업률은 음식업 20%, 소매업 19%, 서비스업 14%였다. 창업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폐업을 경험하는 꼴이다. 폐업이유 1순위는 ‘상권 쇠퇴 또는 경쟁 과다’였다. 사업자금을 대출까지 받은 경우, 돈을 날리는 것은 물론 빚더미 위에 앉아 노년 파산을 경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는 55세에 2억 5000만 원을 모아 은퇴할 경우, 88세에 은퇴자금이 고갈되지만, 60세에 7000만 원(보유 자산 5500만 원+대출 15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63세에 폐업한다면 예상 은퇴자금 고갈 시기는 83세로 5년 빨라진다고 추정한다. ☞ 창업에도 경험과 인맥이 중요하다. 전문성이 없는 새로운 업종으로 창업을 시도할 때는 남들의 두 배 이상의 공부와 준비가 필요하다. 정부나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창업 컨설팅과 교육은 창업전략을 세우는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위험⑤: 금융사기 위험 ‘교사의 퇴직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퇴직으로 돈은 많지만 오랜 시간 교편을 잡느라 세상 물정에 어두운 만큼, 금융사기 피해자가 되기 쉽다는 과장이다. 그러나 이를 가볍게 웃어넘겨서는 곤란하다. 노인이 아닌 만 25~64세의 사람들조차 25.6%가 금융사기에 노출됐으며, 그중 13.6%(전체 응답자의 3.5%)는 실제 사기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금융사기는 피해를 회복하기 힘들고 반복적으로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세세한 유형을 모두 알아두기는 쉽지 않으므로 중요한 원칙 몇 가지를 익히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고수익 투자 권유를 받거나 타인·공공기관 등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을 때 거절부터 하는 것이다. 어떤 강권이나 협박을 받더라도 천천히 사실관계를 따져본 후 결정해야 내 돈을 지킬 수 있다.
스스로 ‘초보 교장’이라고 소개했다. 보통 퇴임을 앞두고 교직 생활을 돌아보면서 책을 펴내는데, 그는 교장이 된 지 15개월 만에 교직 생활과 학교 이야기를 들려줬다. 교사로 첫발을 내딛고 장학사와 교감을 거쳐 교장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학부모들과 나누고 싶은 교육 이야기를 누구보다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최근 ‘나는 초보 교장입니다’를 펴낸 한선희 경기 원동초 교장 이야기다. ‘교직의 꽃’이라고 부르는 교장의 자리에 오르자, 주변에서는 질문이 쏟아졌다. ‘어떻게 교장이 됐어요?’ ‘학교에서는 교장이 최고라던데, 교사들이 쩔쩔매죠?’ ‘엄마가 교사니까 아이들이 공부를 잘했을 것 같아요.’ 궁금증을 한 번에 풀어주고 이해도 돕고 싶었다. 한 교장은 “자신의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서 여전히 학교도 당시에 머물러있다고 생각하는 걸 느꼈다”면서 책 한 권에 ‘교직 한살이’를 생생하게 담아낸 이유를 설명했다. 대개 옛날 학교의 교장이라고 하면, 훈화를 길게 하고 권위적이고 경직된 모습을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학교 문화가 민주적으로 바뀌고 있고, 교사 세대 간 가치관도 큰 차이를 보인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 교장은 “교장이 되고서 교장의 역할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교장에 대한 흔한 편견은 수업을 안 하니까 편할 것 같다는 거예요. 교장 말 한마디에 교사들이 쩔쩔매지 않느냐면서요. 지금은 학교 문화가 많이 변했어요. 교장들도 달라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요. 학교 운영 결정권자의 책무성은 막중하고, 다양한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어요. 소통하는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고요. 실제로 선배들이 느끼는 만족도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죠.” ‘좋은 교장’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그는 발령을 받고 우선, 친절한 교장이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고, 누구든 다가올 수 있도록 말이다. 상대에 대한 호감이 생겨야 소통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교감 시절, 동료들과 나눴던 좋은 교장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들은 한결같이 ‘따뜻한 리더십’을 꼽았다고. 교사들을 믿어주는 교장, 의견을 들어주는 교장, 감정 기복이 없는 교장, 교육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교장을 좋은 교장이라고 생각했다. 한 교장은 “교장의 길을 걸으면서 교사들이 가진 편견은 그들이 경험하고 느낀 교장 중심의 학교 시스템과 수직적인 관계에서 오는 꽉 막힌 소통에 대한 부정적 기억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고,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단점을 지적받으면 주눅 들기 마련이에요. 관계도 나빠지고요.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구성원을 따뜻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공감 능력이 중요하죠.” 긍정적인 마음으로 역할에 최선을 다했지만, 부침도 있었다. 세대가 다른 교사들의 가치관 차이에서 오는 문제, 교원과 교육행정직 공무원, 교육공무직 등 구성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업무 조정 문제 등이 그랬다. 그럴 땐 이해 당사자들이 모여 소통했다. 학교의 역할과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우리 학교만의 기준’을 만들어나갔다. 가령, 상위기관에서 온 공문은 같은 직속부서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교무실 소속인 초등교육지원과에서 온 공문은 교무실에서, 경영지원과에서 온 공문은 행정실에서 처리한 후 결과를 제출하는 식이다. 업무조정이 안 되는 공문은 담당자들이 떠넘기기보다 교감과 행정실장 등이 주도해 협의하고 결정하도록 했다. 한 교장은 “기준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결국은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이견을 좁혀나갔다”면서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교장 상(像)을 정립하기까지 교사 시절 경험한 시행착오가 약이 됐다고도 고백했다. 열정 하나만 믿고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 매몰돼 아이들을 통제하고 간섭했었다면서. 그 시절을 돌아보면, 한없이 부족한 교사, 아이들보다 자신을 드러내는 데 골몰한 주객이 전도한 교사의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그는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좁은 식견, 나만의 틀과 한계에 부딪혀 좌절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면서 공부를 시작했고, 나를 바꿔나갔다”고 전했다. “학교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까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친구도 교장 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걸 냈느냐고 물었어요. 학교와 교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교사보다 옆집 언니의 말을 더 신뢰한다고 하잖아요. 안타까웠습니다. 학교와 교사를 신뢰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학교, 교사, 학부모가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잘 가르쳐보자, 이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더 열심히 하겠다,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기꺼이 책 속 사례가 돼준 우리 학교 교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최근 수학여행 기간에 일어난 돌발 사고에 대해 법원이 평소 학생 관리 및 주의, 감독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교사에게도 최종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사건이 교육계에서 논란거리다.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지난 2017년 경북 영주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A군이 수학여행을 떠났고, 몰래 가져온 화살을 친구에게 고의로 쐈는데 왼쪽 눈에 맞아 실명했다. 법원 재판부는 초등학교 수학여행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고라고 판단, 담임교사가 주의, 지도, 감독의 의무를 소홀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판결 이유를 밝혔다. 돌발 사고에 교사 책임 물어 이번 법원의 판결은 학교와 교사에게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까지 무한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알다시피 교사와 학생이 같이 생활하는 수업 시간, 청소 시간, 쉬는 시간에 사고가 나면 대부분 담임교사가 책임을 지는 것이 맞는다.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지도하는 것은 교사의 의무이자 본분이다. 하지만 교외 활동 중 자정이 넘은 취침 시간에 교사가 학생에게 책임을 소홀히 했다고 이야기하면 이것은 상식적으로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더군다나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함부로 학생들의 소지품을 검사할 수 없다.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고 감독할 수 없게 법을 만들어놓고 법원에서는 과도한 법 적용으로 지도나 감독 소홀을 문제 삼아 모든 책임을 교사와 학교에 지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앞에 설치한 횡단보도 앞에서도 교통지도를 하는 도중에 신호를 지키지 않고 무단횡단을 시도하여 사고가 발생하면 이것도 과연 교통지도를 소홀히 한 교사의 책임이 될까? 담임교사의 의무와 책임을 크게 벗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법원이 앞으로도 학교와 교사에게 무한책임을 요구한다면 교육 현장에서는 현장 체험학습, 수련 활동, 수학여행 등 교외 활동이 대폭 줄어들거나 위축될 수도 있다. 의무·책임 범위 분명히 해야 교사가 교육활동 중에 충분히 안전조치를 취하고 사전조치를 취했지만 예견할 수 없는 상황과 돌발상황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이것은 너무나도 지나친 요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에게 지우게 돼 무한책임론이 요구되고 그렇게 되면 학교 현장에서는 갈등과 혼란만이 남을 뿐이며 결과적으로는 학교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사들의 사기를 무너뜨릴 뿐이다. 학교 현장이 더는 교육활동을 하는 데 위축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판결과 더불어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최근 스토킹 행위를 ‘범죄’로 규정해 최대 5년의 징역형으로 형사처벌 할 수 있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스토킹은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ㆍ신체적 고통을 초래하는 중대 범죄임에도, 경범죄로 분류돼 1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미약한 처벌에 그쳤다. 그사이 참혹한 스토킹 범죄는 날로 증가하고, 학교와 교육 현장에서도 크게 확산하는 추세다. 해마다 증가하는 스토킹 범죄 국회예산정책처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경범죄 처벌법상의 ‘지속적 괴롭힘’, 즉 스토킹 처벌 건수는 2016년 390건, 2017년 333건, 2018년 434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교육 현장의 피해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13년 짝사랑한 여교사를 스토킹하다 살해한 사건, 지난해 ‘박사방’ 피의자로부터 9년간 살해 협박을 받은 여교사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문제는 학교폭력의 한 양상으로 학생 간의 은밀한 스토킹 피해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약 13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스토킹 피해를 봤다는 응답이 10.6%를 차지했다. 더구나 학교폭력 양상 중 SNS를 이용한 스토킹 폭력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SNS 특성상 언제든 가해 행위가 가능하다고,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는 점에서 피해 학생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전 개입도 불가능하기에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사례에서 드러난 가해 학생과 학부모의 스토킹에 대한 안이한 인식은 더 큰 충격을 준다. 학생은 ‘장난삼아 좀 해봤을 뿐이다’, 학부모는 ‘사춘기 시절 그 정도 행동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등 문제의 심각성과 죄의식이 크게 결여돼 있다. 상대방의 정신적 피해와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소시오패스’ 같은 성향까지 보인다. 이런 현상은 학생이 인격 장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이성에 대한 ‘집착’을 그저 ‘호감’으로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격언을 우리 사회는 끝까지 구애해 내 사람으로 만들라는 뜻으로 오용한다. 상대방에 대한 좋아함의 표현이나 행동이 공격적이고 과격해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용인하는 것이다. 사회적 인식 변화도 절실해 기성세대가 학창 시절 가질 수 있는 연애 감정과 성장통 정도로 가벼이 여기며 방관해 온 사이 10대들의 스토킹 폭력과 인격 살인은 크게 증가했다. 학생 시절 장난삼아, 죄의식 없이 행한 한두 번의 스토킹이 성인이 되어서는 폭행, 납치, 살인 등의 참혹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학생 시절 스토킹에 대한 사전 예방교육과 피해 학생이 초기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끔찍한 스토킹 범죄에 대해 경악하고 목소리 높여 강력히 처벌하라고 외치지만, 정착 우리 교육과정에는 이에 관한 내용이 전무 한 상태다. 더욱이 학교폭력 양상으로 자리 잡은 스토킹 사례를 볼 때, 스토킹 처벌법에 따라 학생들이 중범죄자로 낙인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학교에서 스토킹 예방 교육이 절실한 이유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서울 교사들이 서울시교육청의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대한 우려로 반대활동에 나섰다. 교사가 정상적인 교육을 하더라도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만 3세의 아이에게까지 성소수자 옹호 교육을 한다는 사실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시작된 거부운동의 영역이 확산되고 있다. 육진경 서울상도중 교사 등 7명은 지난달 19일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인권종합계획이 심각한 교권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일부 교사들이 에이즈의 주요 원인을 남성 동성애로 진단한 보건복지부의 자료를 인용해 가르쳤음에도 시교육청에서 조사가 들어왔다. 추후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따라 성인권 시민 조사관까지 도입된다면 이 같은 교권침해는 더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육 교사는 “보건복지부의 ‘제4차 국민건강증진계획(2016~2020)’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 간 성 접촉이 에이즈의 주요 전파 경로이고, 여러 전문의들의 연구에서도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난 2016년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이러한 보건적 사실을 전달하는 수업을 했다는 이유로 교육청 조사를 받았다. 심각한 교권침해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교육청의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는 성소수자 학생 인권 보호 명목으로 ‘성인권 시민 조사관’을 두도록 돼 있는데, 교사 억압 사례 및 교권침해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동성애와 에이즈 발병의 상관관계가 청소년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청소년 에이즈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오히려 이에 대한 보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 뒤 윤여복 민주시민생활교육과장을 방문해 의견서를 전달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만 3세의 유아에게까지 성평등 교육을 펼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서울 학생인권종합계획의 거부운동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들은 공교육 기관에서 헌법에 기초한 양성평등기본법을 거스르고 ‘성평등’이란 용어를 쓰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공교육 강화 차원의 정책으로 만든 것도 모순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은희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공동대표는 “보건 전문가들이 학생의 동성애와 관련된 질병 치료 및 예방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는데, 되레 이를 정상이라고 가르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학생의 안전과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성인권 및 성평등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있을 뿐 특정 이념 및 성 정체성을 강요하는 반인권적 교육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성인권 교육은 의무교육이 아니다. 신청학교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모씨에 대한 입학취소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 장달영자유법치센터 대표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교육부장관은 고등교육법 제34조의6, 제60조 제1항에 따라 입학 전형에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부정행위가 있는데도학교가 입학 취소를 하지 않으면 입학 허가 취소를 요구해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는데도 유 부총리는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고등교육법 제34조의6은 “입학전형에 위조 또는 변조 등 거짓 자료를 제출하거나 다른 사람을 대리 응시하게 하는 등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정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입학의 허가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간 교육부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는지 학교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던주장과는 달리 거짓 자료를 제출하면 무조건 입학 취소를 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해당 법에서 말한 대통령령 조항인 고등교육법 시행령 게42조의 4에서도 당락에 끼친 영향과 무관하게 조 씨와 같이“입학전형에 위조 또는 변조 등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경우”는 입학취소 사유로규정하고 있다. 자유법치센터는 “부산대 총장은 확정판결 때까지 입학허가 취소를 미룬다고 한다”며 “그런직무포기로 조민씨는 최근 국가의사고시에 응시해 합격했고 국민 대다수는 불공정·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피고발인은부산대 총장에게 조속히 입학허가취소 조치를 요구하는 등 필요한 직무집행을 해야 하는데도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관련 혐의 형사기소 전 '정유라 이대 입학허가 취소 요구'를 한 당시의 교육부와 비교하면 법 앞의 평등이 능욕당한 상황”이라고 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서 조민씨 입학 취소 문제에 대해 감사 요청 등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제자들에게 특정 정당 투표 권유 문자를 보낸 것에 대해 ‘선거 관련 문자 4번뿐’이라던 교사가 사실은 십수 년에 걸쳐 정치편향 수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의 한 중학교 한문 교사로 재직 중인 백 모 교사는 지난해 12월 18일 제자들에게 특정 정당 투표를 권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광주지법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에 징역 6개월의 선고 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후 백 교사 본인과 전교조 광주지부,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았던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등은 ‘졸업생에게 선거 관련 문자 4건을 보냈을 뿐’이라며 형이 가혹하다고 호소해왔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백 교사는 십수 년에 걸쳐 정치편향 수업을 해왔다. 2007년 한 지방지의 기사에 따르면 백 교사는 당시 미군 장갑차 사고로 사망한 여중생 사건을 들어 ‘천인공노’라는 한자성어를 맞추는 시험문제를 냈다. 미군들이 고의로 학생들을 죽였다는 관점이다. 또 시험 직전에 ‘건곤일척’이라는 한자성어를 설명하며 ‘반통일 부패세력 한나라당’이라는 예시를 들었다. 그는 이후에도 휴대폰을 받을 때 ‘반민족 반통일 반민중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백OO입니다’라는 멘트를 했다. 2003년 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부하 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자살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아름다운 재단’을 만들었을 때도 그는 앞장서 지인들에게 기부를 권할 뿐 아니라 수업 시간에 이를 사례로 소개하고 학생들에게 기부 참여를 권유한 바 있다. 백 교사의 선거 동원 문자를 제보한 학생에 따르면 그는 최근까지도 이런 정치편향 수업을 해왔다. 제보자는 “천안함 침몰을 미국의 음모라고, 맥아더 장군은 ‘전쟁에 미친 놈’이라고도 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국군이 위협적으로 훈련을 하기 때문에 북한이 어쩔 수 없이 대응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권 때 돌아가신 백남기 씨도 경찰이 일부러 그랬다는 식으로 말했다” 등의 증언을했다. 그는 2019년에도 광주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다 우연히 옛 제자를 만나 “민주시민이라면 (조국수호집회) 참석해야 한다”는 등의 말로 집회 참석을 권했다. 선거에 개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백 교사는 2017년 1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시 지역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포럼광주’ 출범식 토크쇼에도 진행자로 나서 문 대통령의 대선 행보를 도왔다. 당시 행사장에는 '미워도 다시 한번, 반가워요, 문재인, 광주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등의 문구가 붙어 있었고,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파란모자를 썼다. 같은 해 12월 10일에는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의 광주시장 경선을 지지하는 성격의 모임인 ‘광주전남상생포럼’의 사회를 맡았다. 2018년 3월 3일에는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 사회를 맡았다. 조 의원은 당시 광주 북구청장 출마 예정자였다. 2018년 3월 11일에는 NL계열 전교조 위원장 출신인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예비후보 신분으로 출판기념회를 할 때 사회를 봤다. 현직 교사가 교육감 후보의 선거를 노골적으로 도운 것이다. 그의 노골적인 정치 성향은 그 외에도 여러 차례 드러났다. 2003년발표한 그의 창작극 ‘북견우 남직녀’는 “미국놈들의 북한 압살 책동”, “미국놈들 전쟁 협박”, “나는 남에 가서 미국놈들 몰아낼 터이니 양키고홈 퍽킹 유에스에이 이 소리 나거든 난 줄 아오” 등 전형적인 NL 운동권의 반미친북적 정서가 표현됐다. 그가 2012년 민주노총 주최의 ‘통일골든벨’ 행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국민의 원수’,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를 ‘공천헌금 받아 처먹은 년’ 등으로 표현하며 학생들에게 이들에 대한 욕설까지 시킨 일로 벌금형을 받은 사건은 유명하다. 같은 해 MBC 파업 콘서트에서도 지정남 씨와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경제 살린다고 미친소 타면서 설치제 미쳤군 미쳤어” 등의 발언을 했다. 2019년 7월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평화홀씨마당’에서는 북한과의 북방한계선인 NLL을 폐지하자는 내용으로 개사한 심청가를 불렀다. 12월 16일에는 “윤석열 시벌로마”, “자한당 놈들아 삼육, 십팔”, “개떡검들아 삼육, 십팔” 등을 어린이들에게 외치게 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등교수업 확대, 교육격차 완화, 미래교육 전환 등을 골자로 하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한국교총은 이런 교육부의 계획을 ‘이율배반’으로 평가했다. 교육부는 26일 ‘함께 성장하는 포용사회, 내일을 열어가는 미래교육’이라는 비전으로 2021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방역‧학습‧정서 안전망 구축을 통해 학교의 일상을 회복하고, 미래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본격 추진하는 한편, 뒤처지는 사람이 없도록 사회안전망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학교의 일상 회복을 위해서는 등교수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방역물품을 비축하고 24시간 대응상황반을 가동하는 등 방역을 철저히 하고 거리 두기 단계별 학교 밀집도 원칙을 지키면서 지역별·학교별 상황에 맞는 탄력적 학사 운영을 하기로 했다. 특히 유아, 초등 저학년, 특수학생이 우선 등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간 제기된 학력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초등 저학년 과밀학급에 기간제 교사 약 2000명을 추가 배치해 학급 증설 또는 협력 수업 등의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 신설과 기초학력 보장법 제정도 추진한다. 소규모 대면 보충지도도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상담교사 배치, 위기 학생을 위한 전문가 방문, 돌봄서비스 확대 등 정서·돌봄 영역도 살필 예정이다. 원격수업과 관련해서는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에 화상수업 서비스를 전면 개통하고, 규제를 혁신하기 위해 ‘원격교육 기본법’ 제정을 추진한다. 상반기 내 25만 2000개 교실에 기가급 무선망을 구축하고, 교원들이 손쉽게 수업자료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도 제공할 예정이다. 미래교육 전환을 위해서는 학교공간혁신 사업의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공간, 스마트교실 등을 갖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를 확산하고, 고교학점제의 단계적 도입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미래형 수능을 위한 논의와 2022년 교육과정 개정도 준비한다. 교육과정 개정은 인곤지능과 환경생태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변화에 따른 교원양성체제 개편 발전방안도 수립할 계획이다. 교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기본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기존에 제시했던 방안에 머물고, 기간제 교사 한시 배치 등 단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초등교사 정원을 줄이려다 기간제 교원만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하윤수 회장은 “교육격차 해소, 온라인수업 내실화, 미래교육 실현을 위해서는 정규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근본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또 교육격차 해소 대책에 대해 “기초학력 진단조차 일제고사, 서열화로 폄훼하며 거부하는 일부 시·도교육청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 신설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객관적이고 일관된 학습진단‧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초학력에만 초점을 둔 정책이 아니라 학력 신장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돌봄교실 확대와 관련해서는 “돌봄의 대부분을 여전히 학교, 교사에 떠넘기는 구조는 학교 교육력을 약화시킨다”면서 “충분한 예산 확보, 전담인력 고용 안정, 직영 방안 마련과 함께 ‘지자체 운영 공적돌봄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기기 관리‧활용, 원격수업 운영 등을 전담하는 ‘테크매니저’ 시범배치 추진과 관련해 “공무직 양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외부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학교를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일부 교육청이 방역에 필요한 예산을 추가 지원 없이 학교운영비로 충당하게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별도의 방역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교육거버넌스에 대해서는 “유‧초‧중등 교육의 무분별한 시·도 이양은 국가의 교육책무 약화와 교단 정치화, 교원 지방직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교육 이양을 전제로 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