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43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최근 정부는 2023년 유·초·중·고 공립 교원 정원을 전년보다 대폭 축소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단순한 접근은 근시안적 정책이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다. 현재 추진 중인 학급당 학생 수 기준 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안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태다. ‘학급당 학생 수’는 실질적 교육여건의 지표이자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2021년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 23명대, 중학교 26명대로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이 수치마저도 도서벽지 소규모학교와 도시의 과대·과밀학교 학교를 단순 합산한 평균치에 불과하다. 바로 평균의 함정이다. 대푯값으로서의 평균은 대도시의 과밀학급 문제와 도서벽지 지역의 소규모학교 기능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에 여전히 우리는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학급당 학생 수로 기준 바꿔야 따라서 교육여건 개선 및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지역·학교별 특성에 따라 이원화된 새로운 교원 배치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현행 교원 수급 산정 기준을 ‘교원당 학생 수’에서 ‘학급당 학생 수’로 변경하고 도서벽지 소규모학교에는 ‘필수 교원정원제’ 도입을 제안한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이원화된 교원 수급 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공교육 경쟁력 확보의 선결 과제다. 안정적인 교원 수급을 전제로 지역별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교육의 질을 높일 때 비로소 지역 특화 교육과 공교육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 예정돼 있다. 학생의 다양한 교과목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교원 증원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최근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 수급 쟁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요 교과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과목에서 교원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전면 도입을 위해 교원 증원, 수업시수 감축, 학급당 학생 수 축소를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교육에 경제 논리 적용하면 안 돼 얼마 전 2023학년도 유·초·중등 신규교사 선발 인원을 대폭 감축한 임용시험 확정 공고에 많은 예비 교사들이 좌절하고 눈물을 흘렸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교육여건 개선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은 물론이고 미래 교육의 질을 국가가 포기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뿐만아니라 2001년 비정규직 교원(기간제 교원)의 임용 비율은 3.3%에 수준이었으나 2021년에는 12.5%에 달하는 등 교원의 비정규직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교원 6명 중 1명(17.7%), 고등학교의 경우 5명 중 1명(19.0%)꼴로 비정규직 교원을 고용하는 상황을 보면 국가가 공교육을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시절 과대·과밀학급이 전면 등교 대상에서 제외돼 등교 격차에 따른 학습격차·돌봄 공백의 문제를 경험했다. 또한 도서벽지 소규모학교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한 교사 부족 현상과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기초학력 악순환도 경험하고 있다. 교사의 교육 행위는 학교현장에 따라 매우 복잡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기에 교원 수급 정책은 경제 논리에 매몰돼서는 안 되며 교육여건 개선, 교육력 향상, 공교육 정상화 등의 원칙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수립돼야 할 것이다.
교사가 교직에 들어올 때 가졌던 포부는 각자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바로 나로 인해 학생들의 모습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업방법과 교재연구, 학생평가와 평가 결과의 환류 및 개별지도방법, 생활지도 및 학생·학부모와의 관계 맺기를 공부하고 전문성을 쌓는데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학교에 부임하여 맞닥뜨리는 현실은 사뭇 다르다. 우유급식과 교과서 주문·정산으로 시작해 CCTV 관리 및 몰카 탐지, 미세먼지 및 정수기 관리와 돌봄강사들의 강사비 계산, 덧붙여 급작스럽게 내려오는 각종 교육통계 조사 및 보고까지 수업 개선과 교실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에 쏟기 위한 시간을 좀먹는 비본질적 행정업무에 매몰된다. 교원과 행정직원 간 갈등 계속돼 교총에서 지난해 실시한 교원행정업무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행정업무를 상급기관으로 이관하는 방안과 학교업무표준안 개발이 가장 필요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현재 시‧도교육청별로 학교행정지원센터에서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단위학교에서 교원과 행정직원 간 업무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앞서 말한 업무 외에 학교 공기 질 측정, 저수조 청소 등 위생관리 업무 등 본질적인 교육활동에서 벗어난 업무에 대해 학교 구성원 간 갈등과 당사자가 포함된 노조 간 갈등이 지속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한 혼란으로 교원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고, 갈등에 노출된 학생들에게 피해가 오롯이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경남지역에서 학교 공기 질 측정 업무 등 환경 위생관리 업무에 대해 교원과 행정직원 간 갈등으로 문제가 심화된 바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지역교육지원청에서 학교 위생 관리 업무를 시범적으로 지원한 결과 교장·교감, 보건교사, 행정실 직원 모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학교 위생관리인 먹는 물 수질 검사, 저수조 청소, 교내 소독 업무를 관내 모든 교육지원청에서 담당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교육청 차원의 노력과 함께 교육부의 노력과 정책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교육활동 전념할 환경 마련 시급 부족한 행정인력과 행정실의 비협조, 모호한 업무 분담 기준으로 교원은 매일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집중해야 할 학생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앞서 제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행정업무가 가중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학교 행정보조인력 및 행·재정적 지원 부족’이 꼽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행정실과 교사의 업무구분을 명확히 해 교사가 맡지 않아야 하는 업무를 명확히 지정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청이나 지원청에서 할 수 있는 업무의 이관도 병행돼야 한다. 보여주기식 교육청 사업도 전격적으로 폐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추가만 되고 없어지지 않는 학교의 각종 행정업무를 담당할 추가인력의 확충도 절실한 상황이다. 교사의 손이 강사비 계산서류가 아닌 아이들의 손을 잡고, 교사의 눈이 공기청정기 필터가 아닌 학생들의 얼굴로 향할 때 학교는 다시 한번 힘찬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 각론의 사회 교육과정 등에서 헌법과 양성평등기본법이 정하고 있는 법률용어이자 사회적으로 합의된 양성평등이 명시돼야 한다." 한국교총은 "2022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 기간에 양성평등 명시, 쟁점 사항에 대한 주입식 교육 반대 등을 담아 의견을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지난달 9일 발표한 뒤 20일 동안 행정예고를 진행한 바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초안 공개 당시 교총은 기재됐던 ‘성평등’ 표현이 이번 시안에서 빠진 부분은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성평등’ 용어가 아직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미 사회적 합의를 거쳐 헌법과 양성평등기본법,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양성평등’ 용어가 빠진 것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5 교육과정에서는 들어갔던 만큼 추후 심의 등 과정에서 다시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사회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부분이 교육의 목표나 내용이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담았다. 교총은 "쟁점 사안의 경우 찬반, 장단점 등의 견해를 균형 있게 실어야 한다. 주입식 교육은 안 된다"며 "1976년 독일(서독)에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정치·교육학자들이 정립한 교육지침인 보이텔스바흐의 합의를 지켜 토의·토론하는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역사 교육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 용어 명시는 헌법 취지를 존중했다는 점, 국가 정체성에 대한 고려, 국민 의견을 수용했다는 면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총은 지난해 발표된 총론 주요내용에 대해 민주시민교육, 생태전환교육, 노동 및 인권의 가치 등이 과도하게 강조됐던 부분이 완화된 부분은 찬성했다. 다만 교육과정 분권·자율화의 경우 자칫 학교 현장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이 허용되면 오히려 옥상옥이 될 수 있고, 심지어 특정 정치색이 강한 교육감의 ‘편향교육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학습 분량과 난이도 조절의 어려움, 내용의 교육과정 범위 이탈 등으로 이어져 학생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평가 수준의 공정성 문제, 내용의 위계, 계열성 문제 등도 발생할 수 있다. 현 교육과정이 어느 부분에서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있는지, 탄력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어떠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탐색이 먼저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교총은 "교육과정 분권자율화 추진은 이상적인 목적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우려 불식 시급 학교급별 교육과정 의견 교총은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 고교학점제 도입이 중점인데 대책 마련은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제반 여건이 미흡한 상황에서 학생의 선택권만 높이는 것이 과연 교육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부호를 달았다. 교총은 "교원 부족, 지역 간 교육여건 격차 등 대안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교육과정 시안은 학생의 선택 과목 이수 기회 확대 노력에 대해 시·도교육감의 역할로만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점 취득을 위해 이수 기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미이수제’ 도입이 관건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 역시 불분명하다는 관측이다. 2025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 수업 출석률 3분의2 미만, 학업 성취율 40% 미만의 학생은 ‘I등급(Incomplete, 학점 미이수)’을 받는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고교학점제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려면 교과목 목표성취율이 일정 수준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긴 하나, 이런 경우 다수의 미이수자가 발생할 수 있어 편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따른다. 교총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큰 축이 고교학점제 도입인데, 이에 대한 현장 우려는 여전히 높다. 이에 대해 반드시 불식시켜줘야 한다"고 밝혔다. 특성화고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보통교과의 단순한 학점 축소보다 학생 학습 동기, 최근 수년 간 학습결손 상황을 감안해 현실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실제 현장에서는 현재 교육과정에서의 보통교과가 일반고의 대입 위주 교육과정과 차이가 없어 학생들의 학습 동기가 저하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초·중에서는 창의적체험활동에 학교 자율시간이 도입된 것에 따른 부담을 들었다. 학교 현장에서 특별히 원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 차원에서도 별다른 목적 없이 자율시간만 내주는 ‘모호성’ 탓에 특색있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다.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의무편성 시간 축소에 대해서는 강사 부족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줘야 실질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수교육 교육과정에 대한 입장으로는 통합학급 정원의 대폭 축소, 특수교사 추가 배치에 대해 강조했다. 일반학교 교사 대상의 통합교육 및 기본교육과정 이해를 위한 연수는 권장 수준 이상으로 강화활 필요성도 의견서에 담았다.
D-1, 2022 수능시험을 하루 앞둔 날입니다. 추운 겨울날, 엄마 손 잡고 수험생 수송 경찰차를 우연히 얻어타고 대입학력고사 시험을 치러 가던 날이 어느새 3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실인가 봅니다. 당시 4남매 키우시느라 넉넉하지만은 않은 살림에도 학창 시절 고생하지 말고 공부에만 매진하라고 물심양면으로 자식들 뒷바라지해주셨던 때가 있었는데 그 딸이 이젠 고3 수험생을 둔 부모가 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세월은 유수와 같습니다. 4남매 중 아빠를 유난히도 많이 닮았던 딸이 유일하게 아빠의 뒤를 이어 교직의 길로 들어선 지도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아빠가 선생님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친구들의 부러움 대상이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나의 은사님이자 교직 인생의 선배님으로 오늘의 나를 만드신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당신의 사랑하는 큰딸이 자신처럼 중등학교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셨던 소망이 이루어진 이후로도 강산이 벌써 두 번이나 변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을 닮은 딸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주변에 자랑을 그렇게 하셨습니다. 한때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몰라주고 아버지께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서른이 넘어 중매 결혼하고 그 당시에 남들보다는 좀 늦은 나이인 30대에 고등학교의 영어 강사를 시작으로 시골의 사립학교 영어 교사로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마지막에는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퇴임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어릴 때부터 감수성이 풍부해 시와 소설을 특히 좋아하던 문학 소년이었습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지금으로써는 상상이 안 될 정도의 고생 끝에 60년 전 그 옛날 서울에 소재한 명문대학에 진학한 수재였습니다. 아버지 세대에는 비단 아버지만 그렇지 않았을 거라 생각됩니다만 고향을 떠나 특히 병치레를 포함한 고생도 많이 했고 살면서 큰 고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학창 시절 배웠던 시를 몇십 년이 지나서도 암송할 정도로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하셨습니다. 국문학을 비롯해 영미 문학 분야에도 워낙 관심이 많아서인지 대학 생활을 하면서도 비록 대학 시절 전공이 영어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문학이 좋아 영문학과 수업을 몰래 청강하고 그 당시 유행했던 외국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도 많이 다녔다는 얘기를 자주 해주셨지요. 결국엔 전공과는 상관없이 결혼 후 다른 일을 하다가 뒤늦게 영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 이후부터 교직에 오랜 세월 근무하셨습니다. 저의 중학교 시절, 아버지께서는 한문과 영어 과목을 맡으셨는데 그 당시 아버지와 함께한 수업에서 배웠던 한시와 고사성어, 영어 교과서 중 일부 내용 등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작은 키였지만 나폴레옹 일화를 자주 들려주어 제자들에게 나폴레옹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고, 쩌렁쩌렁할 정도로 큰 목소리의 소유자였습니다. 유쾌하시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관광지에서 우연히 외국인들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다가가 영어로 말을 거시곤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도 언젠가 멋진 영어 교사가 되어 외국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막연한 꿈을 꾸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좌우명처럼 한결같이 긍정적인 사고와 독서 및 시간, 운동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셨습니다. 살아오면서 귀가 따갑도록 아버지에게서 훈화 말씀을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주 강조하신 내용은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 것처럼 보여도, 정작 실천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피곤한 일이 있어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산책을 하시던 아버지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중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억지로 아침 산책에 동행했습니다. 여동생과 함께 동도 트지 않은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할 때면 어릴 때라 그런지 그저 잠이 좋아 따라 나가기가 정말로 귀찮기도 했지만 집을 나서서 동네 산책길을 다녀오면 기분이 이내 좋아지곤 했습니다.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했던 아침 산책길이 먼 훗날 기억에 남을 거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많은 세월이 흘러 정말로 추억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평소 메모하기를 좋아하시고 사진 찍는 것도 참으로 좋아하셨으며, 국내외 여행을 다녀온 후엔 반드시 기행문을 미루지 않고 쓰시던 부지런한 분이셨습니다. 그리하여 살아생전 퇴임 기념 문집을 시작으로 4권의 책을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문집을 읽다 보면 아버지의 문학적, 예술적 감수성과 엄청난 학문적 깊이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시인이요 수필작가요 감성이 풍부하여 감히 따라갈 수 없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아버지께서 출간한 책들을 책꽂이에 꽂아만 두고 바쁘다는 핑계로 다 읽어보진 않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고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이제라도 부모님이 생각날 때마다 꺼내어 정독하려 합니다. 뒤늦게 아버지의 책을 읽으며 많이 배우고 참으로 존경할 만한 분이시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버지의 부지런함은 감히 따라갈 수 없지만, 여행과 사진 촬영을 좋아하고 무언가를 기념하고 기록에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면 저도 이런 아버지를 많이 닮았나 봅니다. 아버지와 닮은 부분 덕분에 과거의 일들에 대해 추억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아버지의 가르침은 살아가는 길에 힘을 주는 자양분이 되기도 합니다. 교사가 된 후 지나온 나의 교직 인생을 되돌아보면 아버지의 영향을 참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머지않아 학교를 떠나게 되겠지만, 퇴임을 앞둔 미래의 어느 날, 한 우물을 파며 한평생 교사로 살아온 삶이 보람되고 부끄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합니다. 아버지는 평생 술과 유흥과 낭만을 즐기셨고 비록 말년에 건강을 잃긴 했지만 삶을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낭만적으로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셨습니다. 살면서 죽을 고비가 열 번 정도나 있었을 정도로 아버지의 지나온 삶은 파란만장했습니다. 지난여름 무더웠던 7월의 어느 날, 2년간의 투병 생활 끝에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와 이별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운명처럼 아버지는 먼저 떠나신 엄마 곁으로 얼른 가고 싶으셨는지 거의 비슷한 날짜에 눈을 감으셨습니다. 2년 전 늦가을, 큰 수술을 앞두고 수술성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지리산 계곡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특히 산행을 좋아하셨습니다. 가을이면 아버지와 함께했던 지리산 단풍놀이가 생각납니다. 지금껏 삶의 버팀목이자 아낌없이 지원과 응원을 해주셨던 아버지와 가을 단풍 드라이브를 갈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픕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 어느 날 문득 아버지가 생각날 때면 운전을 하다가도 순간 울컥해집니다. 저에겐 아버지의 그늘이 정말로 컸었나 봅니다. 아버지 눈에는 어린 딸이었겠지만 어느새 내 나이도 지천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저의 고집이 세어 아버지와 의견 다툼을 한 적도 많았고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자식들에 비해 부모님과 가까이 살아서 사랑과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고 살아생전 자주 찾아뵈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아버지를 이제는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픈 현실이지만 인생은 생로병사요 회자정리인가 봅니다. 앞으로 아버지와의 추억들을 생각하며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이제는 아프시지 않고 9년 전 병환으로 먼저 떠나신 엄마와 함께 자식들 사는 모습을 지켜보시며 행복하게 지내실 거라고 믿습니다. 특히나 가장 사랑을 많이 주신 외손주가 내일이면 수능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곁에 계셨다면 할아버지께서 외손주 수능시험 잘 보라고 응원해주셨을 텐데, 그곳에서 분명히 응원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선생님, 아버지가 수능 전야 오늘따라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 [수상 소감] 마음을 정리한 시간 원고 마감 직전 우연히 저의 시선을 사로잡은 교단 수기 공모에 당선작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우연이긴 했지만, 저에겐 얼마 전 떠나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마음을 정리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메모 습관과 글쓰기를 좋아하셨던 아버지였는데 저는 100분의 1도 따라갈 수 없지만 지금 곁에 계신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수능을 앞두고 있었던 아들도 올봄이면 자신이 원하던 분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은 저에게 있어 어느 해보다 힘들고 교직 생활에서도 새로운 도전이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연 속의 삶을 노래한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가끔 생각납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있겠지만, 지금껏 경험해보지 않았던 일에도 도전해보는 용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올해 스무 살이 된 아들에게도 새로운 인생길이 기다릴 것이니 가지 않은 길에도 도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진실한 모습과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직 생활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이 모든 것이 친정아버지와 아들 덕분이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수상의 기쁨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최근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가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20대 여성 부장교사가 50대 남성 부장교사를 성희롱했다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전교조 전북지부가 "권력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반발한 것을 두고 전북교총은 "사안의 본질을 왜곡해선 안 된다"며 "학교 공식기구인 성고충심의위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교총은 1일 입장문을 통해 "당사자 간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한쪽의 주장을 부각하는 등 사안의 본질을 왜곡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교 공식기구인 성고충심의위에서 외부위원 4명과 여성위원을 포함한 8명이 현장 방문 조사까지 실시해 내린 판단인 만큼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해당 학교 측과 전교조 전북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 학교 교무실 내 정수기에서 몸을 숙여 물을 받고 있는 A교사(50대 부장교사)에게 B교사(20대 부장교사)가 길을 비켜달라고 했고, 그사이 좁은 통로로 B교사가 지나가면서 A교사 엉덩이와 B교사 신체 일부가 닿았다. A교사는 B교사에게 ‘성희롱 당했다’고 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에 신고했고, 위원회는 ‘신고인이 불쾌감을 느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1일 ‘성희롱 인정’ 결정을 내렸다. 전북교총은 "성 관련 사안은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데, 피해 교사가 남성이고 연령이 많다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며 "해당 사안은 이슈화를 통한 여론 재판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학교와 학교 법인은 조속한 해결과 학교 안정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도교육청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각별한 관심으로 대응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시대에 교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인공지능과 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선생님들의 시간은 할 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할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AI를 활용하라고 하면 화를 내실 수밖에 없죠. 선생님들이 더 중요한 활동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AI가 시간과 여유를 만들어드려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준비하는 학교교육의 과제’를 주제로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가 주최하고 한국교육개발원과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가 주관한 ‘2022년 제5회 교육정책네트워크 토론회’가 지난달 30일 로얄호텔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교육전문가, 시·도교육청 관계자, 현장교사, 학생과 학부모 등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모여 디지털 인재양성과 학교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각계의 의견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디지털 시대, 학교교육의 방향’에 대해 발제한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AI와 교사들의 협업을 강조하며 “AI 보조교사를 도입해 교사들이 하고 있는 불필요한 일, 반복적인 일을 효율화시키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시스템’ 과정을 AI로 효율화해 교사들이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피드백해주고 동기부여하는 역할을 훨씬 더 강화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 교육의 목표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예를 들어 AI 보조교사가 수업에 활용할 문제를 뽑아내고 학습지를 만드는 것은 물론, 단순 반복적인 평가를 지원하고, 교사가 피드백할 기초자료를 만들어주거나 기록에 쓸 핵심 키워드를 뽑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교사들의 업무가 획기적으로 줄어 학생 개개인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해 실제 교사들이 인식하는 설문조사 결과도 공유했다. 교사들은 AI 기반 제도적 차원의 미비점으로 ‘새로운 업무 추가로 인한 교사의 업무부담 증가’를 가장 많이 우려했다. 이밖에 인공지능 활용 교육을 위한 전문가 부족과 시스템 활용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도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I 보조교사 서비스 모형 구축과 관련해서는 ‘피드백 제공 및 반영 활동’이, 수업 활동에 대해서는 ‘학습자 특성이 반영된 최적화된 교수학습 방법의 추천 및 제공’이 1순위를 차지했다. 피드백 제공 및 반영과 관련해서는 ‘위기학생에 대한 처방 제공’을 꼽았고 행정업무와 관련해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통계 및 문서생성 관련 행정업무 간소화’를 우선순위 과제로 선택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 수준의 디지털 역량 교육과정’에 대해 발제한 정영식 전주교대 교수 역시 교사들의 협력과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맞춤형, 개별학습의 가장 큰 단점은 원하는 교육만 받으려고 하는 확증편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활동을 식별해 협업을 촉진하고 갈등을 탐지해 해결을 지원하는 대화 개입에 나서는 등 협력과 소통의 역할을 맡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원활한 데이터 기반 학습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향후 학생 1인당 1기기를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야 AI를 통해 분석하고 교사들이 이를 활용해 학생들을 평가하고 피드백하는 업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분석한 데이터를 그대로 노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모든 과정에 교사들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도가 필요한 것은 물론, 수시로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과 변화를 관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그동안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급식과 간식은 공공급식 정책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학교급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미흡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소관 부처와 급·간식을 적용받는 법령이 달라 지자체별 재원과 지원방식에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 이에 육아정책연구소가 30일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급·간식 지원제도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어린이집과 유치원 급·간식 지원 내실화를 위한 개선과제’에 대해 주제 발표한 구자연 육아정책연구소 미래교육연구팀장은 국·공립유치원, 어린이집, 민간어린이집, 사립유치원 원장 및 영양사와 영양교사 575명을 대상으로 관련 개선 요구를 파악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어린이집과 유치원 관계자 모두 ‘조리원의 갑작스러운 부재나 공동급식의 경우 방학 중 급식 등 공백 발생에 대한 대처 가이드라인 제공’을 최우선 순위 과제로 꼽았다. 이밖에 ‘물가상승률 대비 급·간식 재료비 반영’, ‘필수 조리 배식기구 지원 요구’가 뒤를 이었다. 구 팀장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핵심 추진과제 4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급·간식을 위한 전문인력 운영 안정화다. 조리인력 운영을 체계화하고 영양교사 배치를 안정화하는 한편 급식 공백 발생에 대한 대처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는 급·간식 지원단가 현실화를 제안했다. 보육료에서 급·간식비를 분리하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급식단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영유아 급·간식 환경 개선기준 마련 △점검 및 평가 기준 일원화도 제시했다. 급식 시설과 설비 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지자체와 교육청의 지도점검, 평가제 등에 일관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 팀장은 “최근 교육공무직 파업이 계속되고 있어 대체식을 제공하거나 빵과 우유로 급식을 해결하는 등 공백 발생 여지가 항상 있기 때문에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중요하다”며 서울권 5개 대학과 유치원 영양교사 인력풀 MOU를 체결한 서울시교육청 사례처럼 시·도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급식단가 지원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급식비에서 인건비를 분리한 경기도교육청의 예를 들었다. 구 팀장은 “급식비에 인건비를 포함하면 조리사 경력에 따라 인건비 비중이 너무 커지면서 식품비 비중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급식단가에서 인건비를 분리했더니 식품비 비중이 확보돼 식단 구성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은 “2021 개정 유치원 영양교사 배치기준에 급식 인원이 100인 이상이면 영양교사 배치가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법 개정 전 이미 영양사가 있는 곳은 영양교사 배치로 인정된다”며 “영양교사가 영양교육과 급식지도를 실시할 수 있도록 본연의 목적에 맞는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양교사와 조리사가 배치돼 있어도 방학 중에는 급식 운영 규정이 없어 위탁 급·간식으로 운영되는 점도 지적했다. 자체 급식이 가능한 곳은 영양교사 대신 방학 중 기간제 교사 채용이 가능하게 하거나 조리원의 방학 중 근무 희망을 받아 365일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 “근본적인 개선책은 방학 중 방과 후 과정 운영 시 급·간식 운영이 가능하도록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근거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한국팀의 경기가 있는 날은 치킨을 미리 시켜서 준비하고, 응원에 동참한다. 현란한 선수들의 개인기와 멋진 골에 몰입하여 경기를 보던 중 심판이 무엇인가로 경기장에 선을 긋는 것이 보였다. 함께 경기를 보던 아들에게 물어보니 ‘배니싱 스프레이(Vanishing Sparay)’라고 한다. 프리킥을 위해 선수들이 자리를 잡느라 우왕좌왕하면 심판은 잔디 구장에 흰색의 스프레이를 뿌려 선수의 위치를 알려준다고 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흰색 스프레이 표시는 감쪽같이 사라진다. 이 신기한 ‘선 긋기’로 경기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심판이 정해놓은 규칙을 어기는 경우가 줄었고 한다. 단지 하나의 선을 그어 놓았을 뿐인데, 축구선수들은 선이 없던 때와는 다르게 선을 넘어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선을 넘어가는 순간, 위반이라는 것을 관중석과 중계를 보는 모든 사람이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시선은 규칙을 지키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기 위해 법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쓴 책 '귀찮아, 법 없이 살면 안 될까'를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법 전공자로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 자녀에게 법을 제대로 이해하여 정의의 감각을 키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고 한다. ‘법의 가장 큰 특징이 강제력을 가진규범이라고 하는데 종이에 쓰인 글자에 불과한 법이 어떻게 강제력을 가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현대사회에서 법은 공식적인 절차에 의해 합의된 규범이라고 한다. 법은 유일하게 강제력의 사용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다른 규범과 차이를 받는다. 하지만 법의 강제력이라는 말은 법을 어기면 제재를 받지만, 그 자체가 강제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경찰이나 군대 등의 국가의 강제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법이라는 어려운 이야기를 생활 속의 많은 소재와 질문을 바탕으로 중학생이 알아들을 수 있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이 책의 저자인 곽한영 교수께서 지역교육청에서 마련한 독서 행사 ‘저자와 대화’에 강연과 질문에 대한 답을 해 주셨다. 사전 프로그램으로 책 내용 나누기를 진행하며 꼼꼼하게 읽고 밑줄이 그어진 학생들의 책을 보았다. 좀 어려운 법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학생들의 관심이 좀 적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는 달리 평소 궁금한 내용과 법 관련 질문을 쏟아내었다. 학생들 덕분에 나 역시 많은 법률적 지식과 더불어 법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귀찮아, 법 없이 살면 안 될까?』, 곽한영 지음, 나무를 심는 사람, 2017
교육부가 28일 발표한 ‘제6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해 한국교총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조기에 발견‧지원하고 개별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은 바람직하지만, 교원 증원을 통한 법정 정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매년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7000~8000명씩 증가하는데 법정 정원 배치율은 83%에 불과해 장해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특수교사의 교권을 보호하는데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의 주요 내용은 ▲교육-복지-의료체계 연계로 장애영유아 조기발견 및 특수교육 지원 강화 ▲‘학교장애인식지수’ 활용 등으로 차별 없는 통합교육 환경 조성 ▲학생 중심의 다양한 교육환경 조성 및 개별 맞춤형 지원 확대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확대 등 장애인의 고등‧평생교육 기회 확대 등이다. 이를 위해 유치원 특수학급을 2027년까지 400개 이상 확충하고, 통합교육 협력모델인 ‘정다운학교’도 지속 확대한다. 또 기존 학교 중심의 전공과를 대학 또는 지역사회 연계 기반으로 확대해 진로‧취업 경로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장애대학(원)생에 대한 통합적 지원을 위해 중앙 단위의 ‘장애인고등교육지원센터’를 운영한다. 교총은 특수교육 발전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교육 여건조차 갖춰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제5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2018~2022)에서 특수교사 법정 배치율을 90% 이상으로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특수교육법 개정으로 중도중복장애 학생이 배치된 학급의 학생 수를 50% 범위 이내에서 감축할 수 있도록 해 해당 학교에 특수교사 법정 정원이 늘어날 것을 반영하면 더 많은 특수교사가 필요하다. 교총은 올해 유‧초등 특수교사 임용시험 모집인원은 전년보다 61% 줄어든 349명, 중등 특수교사는 67% 감소한 194명만 뽑기로 한 것을 예로 들며, 정부의 보다 전격적인 법정 정원 확보를 촉구했다. 이재곤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정부의 소극적인 특수교사 수급 정책은 기간제 교사 증가와 과밀학급 방치로 이어져 장애학생의 교육권과 교권침해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특수교사 증원을 통한 법정 정원 확보, 장애학생의 전문화된 교육을 위한 특수학교 확충, 특수교육 교원의 업무 경감과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지원인력 배치 확대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중대 교권침해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의 처분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기재하고 교권침해 학생과 피해 교원을 분리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 시안’을 공개했다.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되려면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통과가 필수지만 국회 교육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에서 보류시켰다.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하루빨리 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30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바이메리어트호텔에서 시안을 발표하고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사진) 이날 발표한 시안에 따르면중대한 교육활동 침해를 저지른 학생의 경우조치 사항은 학생부에 남기도록 하고, 피해 교원은 가해 학생으로부터 즉시 분리하기로 했다. 그동안 교육부는 교육활동 침해 학생부 기재 문제에 대해 교사·학생 간 법적 소송 가능성 등 때문에 실행 여부를 두고 고민해왔다. 지난 9월 시안 발표 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유였다. 이후 교육부는 교원단체, 학부모 단체, 전문가 협의 등을 거쳐 ‘학생부 기재’로 방향을 정했다. 피해 교원은 가해자로부터 즉시 분리된다. 지금까지는 교육활동 침해 행위사건 발생 시 교원이 학생으로부터 분리할 근거가 없어 교사가 특별휴가를 쓰는 등의 방법을 써왔다. 선도가 긴급한 학생의 경우 학교 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등의 우선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학교 교권보호위에 즉시 보고하고 추인하는 절차도 마련한다.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 시·도 교육청별로 편차 없이 충분한 피해 비용 보상, 법률 지원이 담보될 수 있도록 교원 배상책임보험 보장범위도 확대한다. 학교장 외에 피해 교원이 요청해도 교권보호위를 개최할 수 있도록 교원지위법 시행령도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교총 등 교육계는 환영하고 있다. 이날 교총은 성명을 내고 “학생부 기재 방안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권침해와 이로 인한 다수 학생의 학습권 피해를 더 버려둬선 안 된다는 현장 교원들의 호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이 지난 7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8655명을 설문으로 조사한 결과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에 대해 77%가 찬성한 바 있다. 지난 1월 한국교육개발원의 ‘국민 교육 여론조사’에서도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 정도를 묻는 문항에 44.5%가 ‘심각하다’고 응답했고,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과제에 대해 ‘침해 행위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 강화’(36.9%)에 가장 많이 응답했다. 교권침해 학생과 피해 교원 분리 방안에 대해 교총은 “제도의 실효성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별도 공간과 별도 담당 인력을 확보하고 지원해줘야 한다.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은 도움은커녕 부담만 높이고, 결국 그 부담 때문에 분리 조치를 피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학교 내에 유휴공간이 없는 곳도 있고, 분리 조치 학생에 대한 교육‧학습을 전담할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부 기재에 따른 심의‧처분의 전문성‧객관성‧신뢰성 확보를 위해, 그리고 처분 결과에 대한 민원‧소송 부담을 학교가 덜 수 있도록 학교교권보호위의 지역교육청 이관도 요구했다. 이를 위해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교육부 시안이 담고 있는 방안이 실현되려면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국회 교육위는 계류 중인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즉각 심의, 처리하라”고 강조했다.
경기화서초(교장 류영순)는 학교생활의 활력충전과 교우관계를 개선하는'모여봐요 교실의 숲' 행사를 진행하여 평화로운 학교문화 조성과 바른인성교육으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모여봐요 교실의 숲'은친구와 관계 맺는 다양한 모습을 8가지 동물 유형으로 구성하여, 그중 나는 어떤 모습인지 알아보고 유형별 고민과 조언을 함께 나누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자신과같은 유형의 학생들이 공유한 고민과 조언을 통해 위로를 얻고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하며 유형별 강점과 약점을 통해 자기 이해를 촉진할 수 있다. 본 행사는 점심시간에 위(Wee)클래스에서 30분간 진행되었다.참가자는 놀이판을 통해 자신의 교우관계 유형을 확인하고, 해당 유형을 담당하는 또래상담자에게 간다. 그리고 또래상담자는 관계 유형에 대한 설명과 관계의 유지 및 발전을 위한 조언, 학교폭력 방어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안내한다. 이 후 관계 유형과 관련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면 Wee클래스 상담으로 연계하였다. 5학년 학생은 "또래 상담 언니가 고민을 들어주고 이를 통해서 친구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화서초는 학생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기반으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며, 매달 학생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하고 5, 6학년에 1인당 1개의 교육용 태블릿을 배치하여 수업에 활용하는 등 다방면에서 빛깔 있는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우정해 화서초 상담교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다양한 상담프로그램 및 체험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소통하여 학교상담이 질적으로 향상됐다"며, "본교 학생들이 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 보고해석 상담을 통해 자기 자신과 친구를 더 이해하고 존중하기를기대한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초등학생들의 방학 친구,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이하 탐구생활) 11·12권’과 ‘EBS 초등 겨울 방학생활(이하 방학생활)’이 나왔다. 방학용 교재인 만큼 학습 부담은 줄이고 흥미는 높여주는 구성이 특징이다. 특히 현직 초등교사들이 선별한 주제와 내용이 담겨 있어 자유 탐구와 방학 숙제 등으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깊이 알고 싶다면? ‘탐구생활’ 한 가지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싶다면 탐구생활이 제격이다. 동물 캐릭터들이 탐험하면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만화로 풀어내 학습 흥미를 돋우고 쓰기, 만들기,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재미를 더한다. 방송을 보면서 학생 스스로 기초학습부터 심화학습까지 차근차근 마무리한 후 탐구 보고서까지 쓸 수 있게 구성해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잡는 데도 효과적이다. 지난 여름방학까지 10권이 나왔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11·12권을 선보였다. 탐구생활 11권 ‘우주에서 온 그대’에서는 지구에 불시착한 AI 로봇 뚜뚜를 도와 우주와 지구의 신비를 알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우주와 별의 탄생과정부터 별자리, 태양계 등을 알아보고 지구로 시선을 돌려 적도와 극지방, 바닷속까지 살핀다.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면서 우주와 지구, 환경과 자원에 대해 배울 수 있다. 12권 ‘응답하라 전통생활문화’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을 돌아보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전통문화의 흔적을 찾아보는 여정을 담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감수로 내용의 정확도를 높였다. 학교 현장에서 강조하는 ‘놀이 중심 교육’에 발맞춰 다양한 전통 놀이를 직접 해볼 수 있게 구성했다. 폭넓게 접하려면? ‘방학생활’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접하고 싶다면 방학생활을 추천한다. ‘방학=방학생활’을 떠올릴 만큼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방학을 함께 한 대표 학습 교재다. 매년 내용을 업그레이드해 현장성을 높였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로 실생활에 밀접한 주제를 매주 두 가지씩 알아볼 수 있게 구성한 게 특징이다. 방송 시청 후 배운 내용과 느낀 점을 정리할 수 있는 방송기록장과 책 속 부록도 포함됐다. 탐구생활과 방학생활은 EBS플러스2와 EBS 2TV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탐구생활은 내년 1월 2일부터 2월 10일까지, 방학생활은 1월 2일부터 1월 19일까지 방송된다. 모든 방송은 EBS 초등 홈페이지(primary.ebs.co.kr)와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대전교총(회장 최하철)은 26일 갈마초에서 제12회 스승존경‧제자사랑 대전교육사랑배드민턴 대회를 개최했다. 대전 지역 교직원 및 학생 등 250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150여개 복식팀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특히 교사와 학생 간 사제부 복식팀 55개팀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최하철 회장은 “앞으로도 교총 회원간 친선과 배려를 통해 교육공동체가 화합과 단결의 기회를 자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이 28일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 위원에 위촉됐다. 전체 위원 21명 중 교원단체 몫의 두 자리를 놓고 단체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다가 회원 수가 가장 많은 교총 추천 위원부터 참여하게 된 것으로 남은 한 자리는 교사노조와 전교조 중 조합원 수가 많은 쪽이 차지할 전망이다. 이에 정 회장은 “교육의 근본인 유‧초‧중등 교원 대표가 참여하는 것은 늦었지만 마땅한 일”이라며 “10년 전과 비교해 완전히 달라진 현장을 대변할 위원이 국교위 자체에 없다는 점에서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현실과 본질에 입각해 실타래처럼 얽힌 난제를 풀고 학생의 미래를 위한 국가 교육비전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총 21명으로 구성되는데 교원단체 추천 몫의 위원은 교총-전교조-교사노조연맹이 협의하되 합의가 안 될 경우, 회원 수가 많은 단체 2곳이 추천하도록 돼 있다. 이 과정에서 교원노조 간 회원 수 다툼이 이어졌고 전교조가 위원 추천 중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면서 유일하게 교원단체 위원만 위촉되지 못한 상태였다. 교총은 이에 대해 “국가교육 청사진과 미래 교육을 논하는 위원회에 누구보다 우선 참여해야 할 현장 교원 대표가 원천 배제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회원 수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교총부터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와 교원노조에 요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교조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이 최근 각하되면서 교총 추천 위원부터 참여하는 것으로 위촉 절차가 진행됐다. 정 회장의 임기는 2025년 11월 27일까지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지난 원고에서는 불화 부부의 불안정성에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애착 문제를 다뤘다. 이번에는 실제 필자가 만난 부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부부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나는 누구인가’하는 정체성은 자기가 자기를, 그리고 타인이 자기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남녀가 결혼해 부부관계를 맺고 가정을 꾸려갈 때도 부부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우리는 어떤 부부인가?’와 같은 정체성을 인지하고 공유하는 것이 많은 불만족의 순간과 갈등 상황에서 부부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키가 된다. 갈등하는 부부를 만나보면, ‘옆집 남자는 설거지도 잘해주는 데 우리 집 남자는 사정사정하면 죽상으로 겨우 한 번 해줄까 말까 한다’, ‘친구 와이프는 아무리 늦게 들어가도 밥을 차려주고 해장국도 끓여주는 데 우리 와이프는 타박이나 안 하면 다행’과 같은 일상적인 불만부터 ‘자기 발전에 열정이 없다’, ‘인생의 그림을 함께 그리기에는 차이가 너무 난다’ 등 삶의 가치관이나 이념 같은 추상적 영역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불만을 듣게 된다. 이들이 하는 말은 똑같다. ‘우린 너무 달라서 도저히 같이 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다르지 않은 부부가 어디에 있을까. 다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풀어가며, 어떻게 맞춰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들은 누구보다 배우자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나의 배우자는 이렇다’고 확신에 차서 말하며,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분명 도움받고 싶어 왔지만, 배우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필자에게 확인하고 싶은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남편에게 들은 대로 상상하며 아내를 만나보면 다른 여자가 앉아 있는 것 같고, 아내에게 들은 남편을 기대하며 만나보면 새로운 남자가 앉아 있는 것 같다. 세상에서 자신만큼 배우자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라 말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자의 생각과 행동 제대로 알아야 배우자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의 생각, 감정, 행동 패턴 등을 잘 알아야 행동에 대한 해석과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갈등 부부들은 배우자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과 그래서 ‘이 행동은 이런 의미’라는 것이 별개로 작동하는 것 같다. 즉, 배우자가 어떤 사람이냐는 것과 상관없이 상대의 행동을 자기의 욕망대로 해석하고 판단한다. 각자의 욕망에 따라 배우자의 행동을 파편적으로 해석하고 상처받는 것이다. 아내 A씨는 옆집 남자는 설거지도 잘해주는데 내 남편은 사정해야 겨우 해준다며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설거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러 일상적인 일에서 남편의 배려 없고 무신경하며, 소위 가정적이지 않은 태도와 행동 때문에 힘들고 외롭다고 했다. 하지만, 남편 B씨는 아내와 아이들이 부족한 것 없이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하게 살게 해주고 싶어서 술자리는 물론 취미생활까지 반납하며 쉬지 않고 일한다고 했다. 그렇게 진이 빠지게 일하고 오면 집에서는 쉬고 싶었다. 그런데 아내는 고생을 알아주고 고마워하기는커녕, 일을 시키려고 집에 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 같다고 했다. 아내와 남편 모두 서로의 노고를 알아주고 마음으로 함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았다. 하지만 그 마음을 확인할 수 없는 방법을 썼다는 점에서도 둘은 똑같았다. 아내는 집안일을 도와주는 게 배려라는 생각의 틀 속에서 남편의 행동 이면의 마음을 해석했고, 남편은 가사 일을 하며 함께 한다는 마음을 느끼고 싶었던 아내의 마음을 그저 일을 시키려는 것으로 잘못 이해했다. 아내 C씨는 주말마다 뒹굴기만 하는 남편을 보면서 가족이 웃고 떠들고 활력 있게 살면 좋겠다 싶어 주말마다 이벤트를 했다. 다른 가족과 약속을 잡아 캠핑이나 야외로 외출하고 파티를 주선하기도 했다. 남편 D씨는 집에서 조용히 지내기를 원했지만, 아내가 나가서 놀면 한층 나아지는 것 같아 계획하는 일정을 따랐다. 그렇게 주말마다 여행을 다녀오면 가족들은 피곤해서 쉬거나 자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가 상황이 되지 않아 주말에 집에 머무르면 함께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더욱이 다른 가족과의 모임에서 말이 없고 조용한 남편을 보면서 가족과 놀기 싫어하는 것 같아 못마땅했다. 그런 시간이 누적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적막하게 느껴지고 어색해졌고, 심지어 불행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아내와 남편 모두 가족과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은 같았다. 그러나 아내는 웃고 떠들며 즐겁게 보내는 것이 행복이라 여겨 다른 가족과의 모임을 계속 계획했고, 남편은 조용히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고 싶었다. 둘은 모두 가족과 보내고 싶었지만, 아내는 다른 가족과 적극적으로 어울리지 못하는 남편을 보면서, 그리고 남편은 다른 가족과의 모임을 쉴 새 없이 계획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원하지 않는다고 오해했다. 아내 E씨는 혼전 임신으로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남편과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급하게 한 결혼이라 그런지 아내는 남편이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지 믿을 수 없었다. 아내는 ‘어떻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그때는 뭐가 뭔지 몰랐다’는 남편의 말이 마음에 꽂혀 상처가 됐다. ‘남편이 나를 사랑한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살게 됐다’는 생각이 들 때면 우울해졌다. 남편 F씨는 경제적, 직업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으로 결혼하게 되자 책임감에 시달렸다. 아이와 어린 아내를 어떻게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부모님은 어떻게 보필할지 현실적인 문제로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사랑이 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혔다. 아이를 낳고 나니 겨우 적응이 됐다. 이제 정말 가장이 됐구나 싶고, 새로운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그즈음 되니, 자신이 정말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인지됐다. 남편에게는 그것이 사랑이었다. 아내는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는 남편의 말을 남편의 사랑에 대한 의구심을 확증하는 말로 이해했다. 남편은 어린 아내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정신없이 살아온 인생의 결과가 사랑에 대한 의구심이라는 것에 맥이 빠졌다. 내 욕망은 배제하고 상대의 마음 보기 세 부부 이야기는 다른 가족들의 관계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모두 자기의 욕망에 메어 그 행동을 하는 배우자의 본마음에 대해 파편적으로 해석하고 오해하며 상처받는 모습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방식으로 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쌓으면서 점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이다. 배우자 행동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고, 또 우리가 어떤 부부인지,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살고 싶으며,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알고 공유해야 한다. ‘내 배우자는 이런 사람이기에 이 행동은 이런 의미’라는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내 욕망은 배제하고 배우자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아내 A씨는 남편이 술자리와 취미생활을 미루면서 쉬지 않고 일하는 이유가 자신과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부족함 없이 지원해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임을,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임을 안다면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함을 느낄 수는 있어도 상처받지는 않을 것이다. 남편 B씨는 아내가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사랑을 느끼기를 원하는 사람임을 알았다면, 자신을 기다리는 아내의 마음을 부담스럽게 느끼고, 가족을 위해 수고하는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상처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내 C씨는 웃고 떠들며 활기차게 표현해야만 가족과의 시간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남편 D씨는 조용히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더 행복하게 느끼는 사람이지만, 아내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 모임에 따라 나섰다는 것을 알면 남편이 다소 조용히, 혹은 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해도 표현되지 않은 진심에 감동했을 것이다. 남편과 아내 모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기를 바랐다. 그렇지만 각자가 웃을 수 있는 방법만 생각한 것이 문제였다. 상대 배우자가 즐겁게 웃고 쉴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부부가 함께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을 고민했다면 어땠을까. 남편도 쉴 수 있고, 아내도 즐거울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의 주말이 필요했다. 아내 E씨는 임신을 해서 남편이 어쩔 수 없이 결혼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부부싸움 때마다 불안이 올라와 남편이 홧김에 하는 말들이 마음에 남았고, 때로는 의구심을 확증해주는 증거가 되기도 했다. 남편 F씨는 어린 아내와 아기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부지런하고 우직한 사람이었다. 알콩달콩 부드러운 말과 고백으로 아내의 마음을 안심시키지는 못했지만, 늘 열심히 일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남편은 어리지만 큰 일을 잘 감당하고 자신을 따라주는 아내를 의지하기도 했다. 아내가 남편이 사랑하는 방식을 알았다면, 남편이 아내가 사랑을 확인하는 방식을 알았다면 말 한마디로 오해하고, 서로에 대한 진심을 의심하며 불안해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이며, 나의 배우자는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부부인가? 결혼생활은 사랑의 감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나와 너의 정체성,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이 분명할 때, 나의 본마음을 투명하게 표현할 수 있고, 배우자의 사랑을 선명하게 읽을 수 있으며, 우리의 속이 가득 찰 수 있게 된다. 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교권침해 교사상담, 반디상담센터 부소장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초중등교육이 변하지 않았다. 교육본질은 수업과 교사다. 교육본질인 수업과 교사를 위한 정책 펴겠다.”(이주호 교육부 장관) “학교 변화가 없는 것은 교실 최전방에 있는 교사가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또 비본질적 행정업무가 폐지된다면 수업 혁명은 가능하다.”(정성국 한국교총 회장) 정성국 교총 회장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책간담회를 갖고 현장 교원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협력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이주호 장관은 “잠자는 교실을 깨우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수업 대전환이 필요하며, 교총의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성국 회장은 “현장 교사들은 수업에 전념하고 싶지만, 현실은 행정업무 등 비교육적 업무가 너무 많다”며 “교육부가 행정업무 폐지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업무경감을 위해 ▲행정실과 교사의 업무 구분 명확화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에서 해야 할 업무 이관 ▲보여주기식 교육청 사업 전격 폐지 ▲학교에서 맡기 힘든 기피업무 담당 인력 채용 등을 요구했다. 이 장관은 “교총 제안에 매우 공감하며, 행정업무 경감을 통해 수업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응답했다. 또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학교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이 장관의 지적에 정 회장은 생활지도법 통과 지원 협조 등 교권 확립에 대한 현장 의견을 전달했다. 교실 분위기를 흐리는 학생을 제재할 방법이 사라지면서 학교 변화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협의회에서는 이밖에도 교총-교육부 간 교섭‧협의 연내 개최, 교원연구대회 및 교육자료 개발 지원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경북 점촌북초(교장 박희묵)는 23일 4~6학년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스포츠데이를 운영하였다. 이번 행사는 스포츠활동을 통한 어울림 활동으로 친구와 선‧후배간의 원만한 관계 형성을 이뤄 공감 능력 향상과 협동심을 기르기 위해서 마련했다. 먼저, 호서남초씨름부의 협조를 얻어 씨름 교실을 운영하였다. 장태현 감독의 진행으로 상고시대부터 이어져온 씨름의 역사와 유래, 무도로서의 씨름과 씨름의 정신에 대한 이론 교육과 씨름의 예절, 자세, 기본 기술에 대한 실습 교육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예를 중시하는 씨름의 정신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호서남초씨름부 선수들의 시범을 통해 씨름에 대해 교육받은 학생들은 실제 실습 시간을 통하여 생소한 씨름에 대하여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같은 씨름부 선수와의 씨름 한판은 그 반응이 매우 뜨거웠으며 즐거운 신체활동이 되었다. 두번째로, 볼링을 체험했다.체육 시간에 교육과정에 나오는 기본적인 자세와 스텝을 배우고, 볼링의 기본 규칙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직접 볼링장에 가서 볼링공을 손으로 만지고 느끼며 그동안 익힌 자세와 스텝을 연습해 보았다. 이어 볼링공을 레인에 굴려 실제 볼링공을 이용해서 핀을 맞춰보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문경국제클라이밍센터에서 클라이밍 체험을 진행하였다. 강습과 체험에는 전문지도자 2명이 함께 하면서 학생 대부분이 처음 접한 클라이밍에 대해 안전 장비 착용법 등 기초적인 안전 수칙 및 리드와 볼더링 종목에 대해 자세히 알려줬다. 평소 친구들간 소통없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아이들이 클라이밍 체험에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건물 3층 높이에 달하는 암벽에 오를 수 있도록 서로 응원해주고 함께 즐거워하는 시간을 가졌다. 활동에 참여한 5학년 최00 학생은 “친구들이 응원해줘서 힘이 났고 경기에 이겼을 때 정말 짜릿했다. 스포츠 활동을 하며 친구들과 함께 교류하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스포츠 체험활동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금에 이르러 우리의 학교 수업에 관해 언급할 때마다 반드시 회자(膾炙)되는 말이 있다. 바로 학생 중심 수업 이다. 이는 한 마디로 학생이 중심이 되도록 수업을 디자인하고 진행하여, 학생을 수업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많은 교육 전문가들도 학생이 소극적인 수업 참여에서 벗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 되는 학생 중심 수업을 제안해 왔다. 이는 시대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고차원적 사고 능력과 창의력, 상상력을 기르게 하는 수업으로 연계할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게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수업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주입식, 암기 중심으로 수업을 이끌어오고 있다. 그만큼 뿌리 깊은 수업의 방식과 교육의 목표가 우리 교육을 일이관지(一以貫之)해 왔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수업은 효율성이라는 명목하에 교사를 중심으로, 일방적 주도하에 이루어져 왔다. 이는 곧 학생은 그저 소극적인 수용자의 역할에 그치고 마는 결과를 초래했다. 학교는 ‘수업 중 잠자는 학생들’의 문제로 교육의 뜨거운 감자로 언급되어 왔다. 이제는 소수의 특수목적 학교를 제외하고는 잠자는 학생 문제는 거의 모든 일반 학교에 보편화되어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 공교육의 심폐소생술이 언급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기엔 낮에는 학교 내신, 밤에는 학원 수업이라는 SKY 중심이나 '인서울'(In서울) 대학서열체제의 입시를 위한 지나친 경쟁으로 사교육 의존에 학부모의 등골을 휘게 하는 경제적 부담과 이에 편승한 교사 주도의 학원식 일방적인 주입식 수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었다. 학생 중심 수업을 말할 때 오해를 하거나 또한 비효율적인 것도 존재한다. 마치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모둠 활동과 학습 활동지 활용 수업이 전부인 양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다 보니 교사가 수업 진행 도우미로만 머물러 있다. 이는 학생 중심 수업에 대한 편협한 의미의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수업의 본질은 교사의 가르침과 학생의 배움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는 곧 학생과 교사가 모두 수업에서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가르침과 배움 사이에 커다란 틈이 존재한다. 결국 교사에게는 가르침과 배움의 간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수업 심리학’의 관점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왜냐면 교사는 수업에서 학생의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끌어내어, 학생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업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이는 인간 행동의 바람직한 변화를 제시하는 교육심리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심리학적인 방법의 적용을 통하여 교육의 효과를 제고시키고자 하는 학문이다. 최근의 교육과정은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가 아니라 핵심 개념과 일반화된 지식의 심층적 이해와 융합적인 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그 바탕에는 교사가 학생의 심리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교육심리학적 지식은 학교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론적 지식에만 머물러 있는 한계가 있다. 결국 학생들의 심리적 측면을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바로 수업심리학의 영역에 해당한다. 교사의 역할은 어떤 방법으로든 학생이 수업 목표에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때 수업심리학이 유용하고 필요한 분야다. 왜냐면 심리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것은 수업에 관한 개념을 확립하거나 수업 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관점을 마련하기 위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수업심리학에서 다루는 영역은 ‘성장과 발달’, ‘교수-학습’, ‘학습영향 요인’, ‘학습자의 특성 지능, 창의성, 수업 효과 제고 방안’ 등이다. 이제 교사는 수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주로 교과 지식과 교수 방법에만 머물러 왔다면 여기서 더 나아가 학생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특히 학생 중심의 수업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 내면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업심리학적인 관점의 이해는 교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역할을 상실한 공교육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업의 목적이 소수의 뛰어난 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 모두를 위한 것(Education for All)이어야 한다. 또한 모든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현재 수준보다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들이 배움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그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어야 하며 학생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삶의 힘’을 키우는 역량 교육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도우미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이는 교육선진국을 자처하는 북유럽의 국가-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들의 중심 사상이기도 하다. 이제 교사는 학생들의 심리적 특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학생들의 심리적 특성을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수업의 성찰과 개선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를 어떻게 수업에 반영하여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수업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수업심리학적 노력이 더욱 배가 되어야 한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육이 요구하는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되어야 한다.
21세기 생존을 위한 도구상자에는 첨단기술을 이용해서 만든 것이들어있지 않다. 생존상자 안에는 풍부하고 건강한 의식, 개척자 정신, 소박함, 올바른 생활방식, 균형 잡힌 훈련, 책임의식, 수준 높은 양심에 대한 요구 등이 들어있다. 이것들은 꼭 필요한 사고방식이자 행동방식이며 살아남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제럴드 셀런트(미래학자) 미래학자가 내다본 21세기 생존을 위한 도구상자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는 흔히 다가올 미래는 최첨단 정보기술 시대이므로 필요한 도구 역시 그러한 것들로 채워질 거라고 추측하기 쉽다. AI를 비롯해최첨단 자동화기기에 의존하는 삶의 방식을 상상하기 쉽다. 놀랍게도 미래학자가 생각한 도구상자에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적 자질이 대부분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는 세상을 지켜내는 힘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을 푸대접하고 인간의 도리가 땅에 떨어진 가치혼돈의 시대에 경종을 울리기에 좋은 일침이다. 우리는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다움을 존중한다는 것을! 그 외의 모든 것들은 그저 도구일 뿐 그 사용자의 인격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최첨단 정보 시설을 갖추고도, 급박한 사고 내용을 시시각각 신고한 다급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CCTV로 엄청난 재난의 현장을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려보낸 결과는 너무나 참혹하다. 그러니 그 시설과 시스템을 운용하는 그 사람의 품성과 인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10.29 참사는 처절하게 보여주었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한다는 IT강국의 이미지는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시스템을 부리는 사람들의 안일한 일처리 방식, 서로 떠넘기고 숨기고 거짓말로 모면하려는 술수를 보인 관료들의 모습은 대한민국 정부의 나사가 얼마나 허술하게 풀렸는지 잘 보여주었다. 어느 책에선가 핀란드가 왜 선진국인지, 얼마나 청렴한 공무원들의 조직인지를 본 글이 생각난다.세계최고의 담세율로 복지국가를 이룬 바탕에는 청렴함과 성실함으로 무장된 국민정신이 있다는 것을. 해외에 나가서 자국을 대신하여 일하는 공직자는 자기 한 사람이 곧 국가라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했다. 어떤 일이 발생하면 윗선에 보고하고 처리 방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해야 할최선의 방식으로 그 자신이 대통령처럼 일을 하는 게 핀란드의 공직자의 모습이다. 그러니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과 매뉴얼도 완벽하게 숙지하고 국가를 대신하는 자세이기 때문에 책임을 미루거나 방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심지어 출장을 가더라도 사후보고서를 철저하게 작성하고 비용이 남는 경우에는 모두 반납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대한민국 행정부의 일머리 시스템이 핀란드처럼 작동했다면 158명이나 희생자를 만든 대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한 곳만이라도 제대로 작동했다면, 내가 일하는 곳이 국가를 대신하는 자리라는 뚜렷한 복무 자세를 갖추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참사 발생 후 기민하게 대처한 현장 경찰과 소방관, 함께 마음을 모은 시민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더 큰 불행을 막았을 거라고 확신한다. 일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지, 선제적이고 철저한 예방 대책을 건의했음에도 묵살한 고위층의 책임, 아예 대책조차 수립하지 않은 지자체의 업무 태만, 협조 요청조차 무시한채 대통령을 수호하기 위한 경찰력 낭비, 마약사범검거로 승진 점수를 따기 위한 절호의 찬스로 경찰력을 투입한 점 등시간이 갈수록 밝혀지는 10.29 참사의 실태는 대한민국이 거의 무정부 상태였음을 고발하고 있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 모든 사태의 진원지이자 시발점인 대통령이 그 모든 책임을 참혹한 현장에서 동분서주하며 피해자들을 구출하고 발로 뛴 경찰관과 소방관들에게 돌리고 있는 웃지 못 할 현실이다. 머리가 돌지 않아서, 판단력이 부족한 핵심 수장들이 실실 쪼개며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도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자들이 거짓말로 빠져 나갈 궁리만 하는 모습이 가히 충격적이다. 멀쩡한 청와대를 놔두고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기겠다고 할 때부터 이미 틀어지기 시작했다. 국민들이 원하지도 않은 일을, 국민적 저항을 받으면서도 막대한 국고를 낭비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연쇄적으로 이사를 가야 했던 국가기관의 혼선은 그야말로 난리가 아니던가. 전임 정부가 오랜 시간 공들여 이루어놓은 훌륭한 시스템을 내던지고 흠잡고 몰아내는 상황에서 관료조직은 움츠러들었을 것이고 다치지 않으려는 본능적 감각이 작동했을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출퇴근 하는 대통령이라니! 갑작스럽게 닥친 출퇴근 하는 대통령을책임지는 용산경찰서는 업무 과부하로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고, 경찰력이 빠져 나가니 이미 업무 공백이 생긴 상태였을 것이다. 대통령 부부가 백화점이나 빵집을 가거나 주말 나들이까지 경찰차가 늘어서고 경호원이 즐비한 풍경이라니! 조선 시대 왕의 행차만큼이나 요란한 행차를 즐긴 6개월이 가져온 참사였음을 모르는 사람은 용산 대통령실 뿐이다. 핀란드 국민들은 자신들이 내는 세금이 많지만 그 세금을 정직하게, 청렴하게 국가발전에 사용해줄 것을 믿는다는 것, 내가 낸 세금이 결국 자신의 복지를 위해 쓰일것이라는 것도 의심하지 않는다는 국민정신이 부러웠다. 근면하고 정직함을 최상의 국민정신으로 장착했기에 오랜 식민 역사를 극복하고 혹독한 자연환경을 딛고 일어선 핀란드 국민들의 성공신화는, 곧 인간승리의 역사가 분명하다. 21세기 생존을 위한 도구상자는 한 개인도, 한 국가도 꼭 지녀야 할 시대를 넘어 꼭 필요한 상비약이 분명하다. 초고속으로 달리는 시대일수록 더 촘촘하게 준비해야 할 것들이다. 미래학자가 제시한 '풍부하고 건강한 의식, 개척자 정신, 소박함, 올바른 생활방식, 균형 잡힌 훈련, 책임의식, 수준 높은 양심에 대한 요구'는 공교육이 추구해야 할 가치라서 더욱 소중한 덕목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앞에 두어야 할 것은 수준 높은 양심에 대한 요구가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덕목임을 10.29 참사는 아프게보여주었다. 양심은 인간다움을 규정짓는 최고의 덕목이다. 모든 것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생존을 위한 최고의 도구 중에서 단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수준 높은 양심에 대한 요구'가 분명하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거의 모든 무질서와 혼란 속에는 양심의 부재가 자리하고 있으니! 그것은 '인간은 본래부터 선하다'는 전제를 품은아름다운 단어다. 양심은 바로 아름다운 마음과 이음동의어다. 우리 안의 양심, 아름다운 마음의 꽃을 피우자.
교육을 뜻하는 영어 Education의 어원은‘E는 밖으로, duce + ate는 이끌다’라고 한다. 즉, 인간 안에 존재하는 잠재능력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밖으로 끌어내는’것과는 정반대로‘뇌 속에 주입하는’ 것이 현실이다.‘주입하는’교육에서‘끌어내는’교육으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잠재능력 끌어내는 손길 귀한 골동품과 예술품이 거래되는 경매장에 아주 낡고 보잘것없는 바이올린 하나가 경매에 부쳐졌다. 볼품없는 모습에 다들 심드렁했고 사람들은 가장 싼값에 그 바이올린을 사려고 했다. 값은 조금씩 올라갔지만 3달러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경매를 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한 노인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노인은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보물을 다루듯 바이올린 구석구석에 있는 먼지를 털고 닦았고 현들을 조여 음을 맞추더니 사람들을 향해 연주를 시작했다. 낡은 악기로부터 흘러나온 절묘한 선율은 청중을 황홀하게 매혹시켰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끝났을 때 감동의 박수갈채가 터져나왔고 경매는 활기를 띠었다. 사람들은 진지하게 경매에 임했고 결국 3000달러에 낙찰됐다. 바이올린은 전과 다름없이 낡은 악기에 불과했지만 그 안에는 보물과 같은 선율이 숨겨져 있었고, 거장의 손이 닿았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나타나 명품으로 바뀐 것이다. 낡은 악기에서 거장의 손길에 의해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듯, 교육도 저마다 다르게 타고난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끌어내는 스승의 안목(眼目)이 필요하다. 안목을 가진 위대한 스승과의 인연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운명적 만남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고, 삶도 송두리째 변한다. 르네상스의 상징 미켈란젤로의 예술도 그의 재능과 실력을 알아본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가 없었다면 우리는 수많은 명작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헬렌 켈러는 시각과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앤 설리번 선생님을 만나 절망을 희망으로 바라보게 됐다. 한국계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의 큰 성취 뒤에는 세계적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있었다. 국수(國手) 조훈현은 11세에 일본 바둑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세고에 겐사쿠의 제자가 된 것을 최고의 행운으로 꼽았다. 7살 때 집 근처 빙상장에 놀러온 김연아의 재능을 알아보고 어머니께 피겨를 권한 코치에 의해 그녀의 재능은 세상에 아름답게 피어났다. 꿈꾸는 방향 제시해야 훌륭한 스승은 뛰어난 학문으로 잘 가르친다고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의 잠재능력을 볼 줄 아는 안목과 길러줄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학생 하나하나의 재능을 파악해 학생을 꿈꾸게 만들고 그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멘토가 참된 스승이다. 주입식 교육에 멍들어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고, 교사는 있어도 스승은 없으며, 교육이념은 있어도 이를 실천하는 정책이 없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이다. 창의적 교육시스템을 통해 초연결,초지능,초융합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미래교육을 펼칠 때다. 이런 때일수록 학생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끌어 주는 참스승의 안목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