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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마산제일고에서는 전교직원과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2012년 재난 대비훈련을 실시하였다. 경계경보를 시작 된 훈련은 최근 전세계적으로일어나고 있는 지진의 위험성에대비하여 교실에서 실시하였고, 건물의 붕괴를 우려하여 정해진 구역으로 피난하는 훈련을 실시하였다.
'스승의 날' 수학여행 버스 안에서의 아이들의 깜짝 쇼 5월 15일 스승의 날. 학사 일정에 따라 2학년 수학여행 일정이 잡혀있는 날이다. 하필 스승의 날에 수학여행 일정을 잡은 것에 볼멘 소리를 하는 선생님도 있었으나 갈수록 퇴색해져 가는 스승의 날 어차피 잘된 일이라며 내심 반기는 선생님도 있었다.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였다.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난 뒤 주섬주섬 옷을 갈아 입었다. 집결시간 6시까지 시간이 남아 지각할 소지가 있는 몇 명의 아이들에게 아침 일찍 염치를 불구하고 전화를 걸었다. 아이들 대부분은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어떤 아이는 집결지인 종합경기장으로 가는 도중이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지각을 자주하여 늘 핀잔을 들었던 녀석들인데 의외였다. 6시. 집결지인 종합경기장에는 미리 도착한 아이들이 반별로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인원 점검이 끝나고 배웅나온 선생님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가 서서히 움직이자, 아이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헜다. 그 소리는 마치 틀에 박힌 학교생활으로부터의 해방감에서 나온 것처럼 들렸다. 잠시 뒤, 실장의 선창에 아이들은 스승의 날 노래를 합창하였다. 그리고 간밤에 쓴 듯한 편지를 건네 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교직생할 20년이 지났지만 스승의 날 수학여행 간 것도 처음이지만 버스안에서 아이들로부터 스승의 날 노래를 들으며 감동을 받은 것도 처음이었다. 수학여행 첫째 날. 공항까지의 긴 거리가 아이들이 써 준 편지와 시시각각 보내준 문자메시지 읽는 쏠쏠한 재미로 짧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이번 수학여행은 예전에 느껴보지 못한 많은 추억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매년 5월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졸업한 제자들로부터 안부 전화를 자주 받는다. 교직 경력 20년이 지났지만 내가 담임을 한 아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과 함께한 추억이 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가끔 기억이 나지 않을 때는 지나간 졸업 앨범과 교무 수첩을 뒤적이며 얼굴과 이름을 확인할 때도 있지만. 그러나 학창시절 유난히 말썽을 많이 부렸던 아이들의 경우, 수년이 지난 뒤에도 그 이름과 얼굴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졸업 후,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안부 전화를 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학창시절 말썽을 부려 학생부 출입을 자주했던 일명 문제아들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선생님들 또한 그런 제자들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한다. 아마도 그건, 고운 정보다 미운 정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느 날 퇴근 무렵. 주머니에 있던 휴대 전화의 벨이 울렸다. 발신 전화번호가 낯설었다. 전화를 받자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울러 나왔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몇 OO회 졸업생 OOO입니다. 기억나세요?" 오랜 세월이 흘렸지만 그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 내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맞다. 너구나. 정말 오랜만이구나. 그래, 잘 지냈니?" 그제야 제자는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안심되었는지 말을 계속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제야 전화를 드려서 말입니다. 건강하시죠? 저 때문에 병이라도 나 지 않았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원, 별 소리를 다 하는 구나. 그래, 요즘 뭐 하고 있니?" "예, 서울에서 자그마한 벤처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 네가 성공했구나." "선생님, 조만간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사물함 깊숙이 묻어 둔 10년 전의 교무 수첩을 꺼내 보았다. 누렇게 퇴색된 종이 위에 제자의 흑백사진과 반성문이 눈에 들어왔다. 제자가 쓴 빛바랜 반성문을 읽다보니 문득 옛 생각이 떠올려졌다. 교사로서 노하우가 없었던 초임 시절 오직 왕성한 혈기만 가지고 아이들을 다루었다. 유난히 문제가 많았던 우리 반은 모든 선생님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리고 하루라도 사건이 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였다. 온갖 방법으로 아이들을 다루어 보았지만 달라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제일 말을 듣지 않은 아이가 이 녀석이었다. 녀석은 복학생으로 지각과 결석이 잦았으며 심심하면 후배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곤 하였다. 특히 수업시간 교과 선생님에게 대들고 반항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특히 야단을 치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담임인 내게 반항까지 서슴지 않는 녀석이었다. 그 모습에 화가 극도로 달해 교사로서 입에 담지 말아야 할 말까지 한 적이 있었다. "네가 졸업하여 성공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녀석이 사고를 칠 때마다 상담을 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상담을 할 때는 고분고분 말을 잘 들어 금방이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달라질 듯싶었다. 그러나 상담을 하고 돌아서면 마치 아무런 일이 없듯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녀석의 이런 행동은 마치 담임인 나를 조롱하는 것처럼 비쳤다. 그래서 내심 녀석이 학교를 그만두기를 바랐던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담임으로서 제자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녀석이 이렇게까지 문제아로 된 데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일과 중, 대부분의 생각이 녀석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토마스 고든(Thomas Gorden)이 분류한 '12가지의 의사소통 걸림돌'을 참고하여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교사의 언어 양식 7가지 유형을 접하게 되었다. 학생에게 반감을 사는 교사의 언어 양식 7가지 ① 위협 "너 한번만 더 지각하면 그때는 용서하지 않는다." "다음번에 한번 만 더 걸리면 너 죽을 줄 알아." "너 당장 가서 부모님 모시고 와." 위협은 교사의 요구가 즉각적으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 그 강도를 높이기 위하여 사용하는데, 이것은 학생들에게 두려움을 안겨 줄 뿐만 아니라 교사에 대한 적개심을 갖게 한다. ② 모욕 "머리가 그게 뭐야? 너 술집 접대부야?" "너 같은 놈은 가르칠 가치가 없어. 당장 집으로 꺼져." "여러분은 열심히 공부해서 공부 못해 앞에 끌려나온 이놈들처럼 인생 낙오자의 길을 걷지 않기를 바란다." 학생들은 어리지만 엄연한 인격체이다. 다른 곳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이런 모욕적인 말을 선생님에게서 들으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자신감을 잃게 된다. ③ 조롱 "그럼 그렇지. 너 같은 놈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겠니? 내 그럴 줄 알았다." "너 같은 자식을 둔 너희 부모가 불쌍하다. 너 같은 놈도 자식이라고 너를 낳고 어머니가 미역국을 끓여 먹었겠지." "너희 부모가 밖에서 교육자면 뭐하냐? 제 딸년 하나도 제대로 못 가르치면서." 이와 같이 부모까지 들먹이는 조롱은 학생들이 가장 모욕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교사에 대한 강한 증오와 반발심을 갖게 된다. ④ 저주 "네가 대학에 들어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내가 장담하는데, 너 같은 놈은 결국 깡통 차게 돼 있어." 아무리 화가 났다고는 하지만 교사가 제자에게 이런 저주를 퍼붓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저주를 들은 학생은 성인이 되어서도 일이 뜻대로 안 될 때는 다시 그 저주를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게 되는 것이다. ⑤ 비교 "우리 반은 왜 ○반만 못 한 거냐? 우리 반에는 똥대가리들만 모였냐? 다음번 시험에서 또 지면 그땐 각오해라." "○○아, ○○이를 봐라. 너는 왜 쟤처럼 못하니? 너는 자존심도 없냐?" 이런 말은 학생을 분발시키기는커녕 비교 대상에 대한 반감을 갖게 하여 친구 간의 우애를 크게 손상시킬 뿐이다. ⑥ 훈계 "선생님이 학교 다닐 때는 차비가 없어서 맨날 걸어 다녔다. 그러면서도 공부는 열심히 했지. 너는 이렇게 좋은 환경에 있으니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 않겠니?" "내가 너희들만 할 때는 더 힘들었어. 하지만 꾹 참고 살았지." "산다는 것이 원래 다 그렇게 힘든 거야."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는 말을 명심하도록 해" 너무나 뻔한 이런 상투적인 조언은 단지 잔소리로 취급되며, 학생들로 하여금 교사와의 대화를 피하게 만드는 역기능을 한다. ⑦ 심리 분석 "표정을 보니 야단을 맞고도 전혀 반성을 안 하는 듯한데. 내 말이 말 같지 않다는 거지. 너 지금 반항하는 거냐?" "너, ○○이가 예쁘면서 공부도 잘 하니까 질투하는 거지?" "너는 왜 여자애들 앞에만 가면 그렇게 똥 폼을 잡니?" 이런 말은 학생을 당황하게 하여 마음에 상처를 줄뿐만 아니라 마음의 문을 더욱 굳게 닫도록 만든다. 7가지 유형을 읽는 내내 얼굴이 화끈거렸으며 아이들을 꾸중할 때 교사의 언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되었다. 내용 하나하나가 모두 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다. 그간 녀석이 잘못을 할 때마다 난 이런 식으로 야단치지 않았는가. 한편 나의 막말에 많은 아이들이 상처를 입었을 거라는 생각에 괜한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의 거친 언행이 녀석에게 반성의 기회보다 오히려 선생님에 대한 반감만 더 갖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녀석을 대하는 내 언행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 어색한 말씨에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는지 녀석은 웃기만 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녀석은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하였으며 교과 선생님과의 마찰도 줄어들었다. 녀석의 말에 의하면,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이해해 주려고 한 선생님은 단 한 분도 없었으며 모두가 체벌과 야단으로 자신을 대했다며 선생님에 대한 좋지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 그것이 녀석에게 반항심을 갖게 한 이유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한편 담임으로서 녀석이 문제아라는 선입견을 갖고 대한 것을 후회하였다. 화가나 학생에게 말을 할 때는 녀석의 얼굴을 떠올리며 학생 입장이 되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습관이 생긴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교감하기 위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녀석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 결과, 늘 현실에 불만이 많은 사람처럼 인상을 쓰고 다니던 녀석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예전보다 달라진 녀석의 행동에 선생님의 칭찬이 끊이지 않았으며 학급 분위기 또한 좋아져 그해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도 하였다. 졸업 후, 녀석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어 다소 섭섭하기는 했으나 담임으로서 녀석이 잘되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녀석을 지도하면서 감정에 북받쳐 내뱉은 "네가 졸업하여 성공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마지막 막말은 졸업한 후에도 내 마음 한편에 남아 있었다. 사실 그 말을 하고난 뒤, 행여 제자의 인생이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후회를 많이 하였다. 아무튼 그날 성공했다며 조만간 찾아뵙겠다는 녀석이 그렇게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게 보인 적이 없었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요즘 학생들도 스승하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을까? 우리 세대만 하더라도 스승하면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던 선생님들의 면면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사는 이 시대의 교실에서 선생님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 시간이 싫었던 아이가 있었다. 미술 시간만 되면 오늘은 정말 잘 그려야지 하고 결심하지만 아이의 그림은 한 번도 뽑히지 못했다. 내 그림은 왜 잘 그린 그림이 될 수 없을까? 나는 정말 그림에 소질이 없는 걸까? 그런 물음과 함께 아이는 친구들의 잘 그린 그림들을 들여다보곤 했다 그러나 그 아이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왜 이 그림들이 잘 그린 그림일까? 나무는 한결같이 하늘로 쭉 뻗어 있고, 하늘은 지겹게 푸르기만 하고, 꽃들은 얄밉게 예쁘기만 한 이런 그림들이 정말 잘 그린 그림인 걸까. 중학교 1학년 첫 미술 시간이 되었다. 소녀가 된 아이는 약간은 기대를 걸어보았다. 어쩌면 중학생을 가르치는 미술선생님은 다를지도 몰라. 미술 선생님은 하얀 스케치북 가득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손모양을 그려보라고 하셨다. 소녀는 아이들이 그리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양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손 모양을 계속 만들어 보았고, 그러다 마음에 드는 모양을 발견했다. 그런데 뒤쪽에서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네 눈엔 이게 아름답니? 그림엔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마음이 표현되는 거야. 왜 하필이면 이렇게 잔뜩 뒤틀린 손 모양을 그린 거냐? 이건 네 마음이 이렇게 뒤틀려 있다는 증거라구!" 그런 소녀가 잠시나마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된 것은 중2때 새로 오신 미술 선생님 덕분이었다. 점심 후 5교시, "밥 먹고 졸려 죽겠지? 나가자!" 교실로 들어온 낯선 남자가 다짜고짜 운동장으로 나가자고 했다. 아이들은 환호했다. "아무거나 눈에 띄는 거, 그리고 싶은 거 그려봐라." 미술선생님은 운동장 한가운데 우뚝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계셨다. 순간 미술 선생님이 두 발을 딛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계신 그 지점이 우주의 중심처럼 느껴졌다. 미술선생님을 쳐다보다 소녀는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무릎 위에 스케치북을 올려놨다. 이 하얀 우주에 나는 무엇을 그리고 싶은 것일까. "굉장하네! 내가 본 나무 중에서 네가 그린 이 나무가 최고다! …… 나무라고 다 나무냐, 이런 나무가 진짜 나무지." 미술 선생님은 스케치북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운동장 가운데로 성큼성큼 걸어가셨다. "얘들아! 이 나무 멋지지"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역시나 아이들이 모여 있는 쪽에서 "어휴, 나무가 뭐 이래요" "이게 뭐 잘 그렸어요"하는 말들이 들려왔다. 그러나 그런 야유들을 뚫고 한 사람의 말이 곧장 내 가슴을 향해 날아왔다.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이지만 내 눈에는 보이는 거, 그걸 그리는 것이 진짜 그림이야!" 미술 선생님의 그 한 마디 말에 나는 오래도록 가슴에 품고 있던 수수께끼가 풀리는 듯 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운동장 한가운데로 달려갔다. 미술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두 발로 땅을 딛고 서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어느 때보다도 눈부신 태양이 나를 비추고 있었다. (이명랑 님의, '네 눈엔 이게 아름답니' 중에서 발췌) 이 글은 우리 시대 대표 문인들이 전하는 특별한 수업 이야기들 중에서 뽑은 글이다. 이 글의 소녀는 결국 화가대신 소설가가 되었지만 그때의 미술 선생님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깨우쳐 주고, 작가가 될 수 있는 상상력을 키워준 고마운 분이다. 선생님이 보여주는 행동 하나 하나와 칭찬 한 마디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엄청난 잠재력을 발현시킨다. 이것은 오직 선생님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작업이다. 오늘은 제31회 스승의 날이다. 학생들의 꿈을 한 뼘씩 더 높고 크게 자라게 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된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漢字속에 숨은 이야기 (9 ) 능력도 안 되는 사람이 능력 밖의 일을 하려고 하거나 센척할 때 이를 보고 “어쭈구리”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그 어원을 찾아보면 재미있다. 한나라 때 어느 연못에 잉어가 한 마리 살고 있었는데 장마가 진 어느 날 큰 메기가 한 마리 침입하여 잉어를 보자마자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놀란 잉어가 메기를 피해 헤엄쳐 도망 다녔으나 역부족이었다. 안 잡아먹히기 위해 초어(超魚)적인 힘으로 연못 밖으로 튀어 올라서 꼬리지느러미를 다리삼아 맨땅에서 뛰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놀랐는지 정신없이 달려간 거리가 구리(九里)였다고 한다. (당시 1리(里)는 우리의 거리보다 짧았다고 함) 잉어가 물 밖에서 뛰는 것을 본 농부가 뒤따라갔고 지친 잉어가 멈추었을 때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어주구리(魚走九里)” “어주구리”라는 말을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된 발음으로 변해 “어쭈구리”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고사성어(故事成語)이다.
교권추락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 부산에서 일어난 여중생이 선생님을 때려 실신케 한 사건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어찌하다가 우리 교육현실이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암울하다는 생각뿐이다. 중학생이면 한창 발랄할 때이고 꿈 많은 소녀 일 텐데 어떻게 자기의 행동을 올바르게 가르쳐주는 선생님에게 폭력을 가할 수 있는가? 한편으로는 학생들의 잘못된 언행을 보고 그래도 바로잡아 고쳐주려 했던 경륜이 있는 선생님이 계신다는 생각에 이르면 존경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많은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잘못을 보고도 못 본 척, 못들은 척, 모르는 척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을 이미 포기한 것이 아닌가? 아무리 사춘기이고 반항기인 중학생 이라 해도 교육에 몸담고 있는 한 선생님은 절대로 가르침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가 잘못 받아드려져서 교육의 수요자라고 하는 학생의 인권만 소중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이다. 민주시민이 되려면 자신부터 책임과 의무를 다한 다음에 상응하는 권리를 주장해야 마땅한데 대접만 받으려는 생각이 팽배해져 있는 것 같다. 왕자나 공주로 키운 학부모 중에는 자기 자식만 소중하고 최고라는 생각으로 선생님과 학교를 신뢰하지 않고 일일이 간섭하며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것이 교권을 무너트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성장과정에 있는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올바른 사람으로 키우는 교육자의 교권은 학생의 인권보다 우선되어야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그 동안 교권을 방관시 한 책임이 교원, 학부모, 위정자(爲政者)들 모두에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 탑을 허물기는 쉬워도 다시 쌓기는 몇 배의 힘이 드는 것처럼 일부 교원의 잘못을 전체교원들에게 뒤집어 씌워서 교권에 흠집을 내는 교육부장관도 있었으니 학생과 학부모 앞에 교권이 무너져 회복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선생님의 훈육을 경찰에 고발하고, 선생님에게 덤벼들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낮잠을 자며 마음대로 해보라는 아이들의 잘못된 버릇을 누가 키웠는가? 친구와 어울려 우정을 쌓기 보다는 괴롭히고 따돌림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 때문에 소중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가정교육이 매우 중요함에도 좋은 인성과 습관을 길러주기 보다는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 몰아 1등만 강요하고 친구를 이기고 앞서야 한다며 강박감을 주고 있다. 학원만 보내면 부모의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며 여러 곳의 학원을 보내어 아이들의 심신을 지치게 하고 있다. 가족이 한자리에 앉아 대화를 자주 나누고 아이들이 본받을 만한 행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요구를 모두 들어 주면서 기본생활예절도 모르는 버릇없는 아이로 키우고 있지 않은지 자성(自省)해야 한다. 교권을 지키지 못한 데는 교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듣는 다고 쉽게 포기해서는 교육자의 사명감이 부족하다. 문제 학생이 있을 때는 교원이 서로 협동하여 집단지도를 해서라도 교권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 앞에서 사표(師表)가 되어 언행을 바르게 하고 아이들이 본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감화를 주는 가르침으로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지식과 지혜를 함께 가르치는 참다운 스승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외형은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인성, 예절, 질서, 언어, 문화 같이 무형의 잠재적인 교육을 소홀히 해온 점도 인정해야 한다. 군자(君子)도 종시속(從時俗)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학생지도 방법도 새롭게 해야 한다. 교권은 말만으로는 회복되지 않고 교원스스로 교권회복운동을 펼쳐야 한다. 먼저 아이들에게 사랑과 믿음을 주고 학부모들에게도 공감대를 형성하며 함께 지도해야 한다. 교권회복은 교원이 대접받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교원이 권위가 있을 때 학생들이 존경심이 생기고 교육이 바로 되기 때문에 교권은 학생을 위한 것이고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모든 국민이 인식해야 한다. 올해 스승의 날을 기점으로 교원들이 주체가 되어 권위주의가 아닌 스승을 마음으로부터 존중하도록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가며 교원의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땅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사명감을 가지고 열정을 받쳤다는 스승 된 보람을 맛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자리가 자녀를 이해하는 시발점이 되고, 가족과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으는 대화의 장이기도 합니다. 학생 여러분! 그리고어머님,아버님께서는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즐겁게 놀이하는 마당으로 생각하시고화합하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김광범 인천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지난 12일 열린 서부가족발명놀이마당에서 당부하였다. 서부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9회 서부가족발명놀이마당은 가족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다양한 발명 공작품을 만들고 경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가족간의 사랑과 협동심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 400개의 픽셀을 쌓아서 창의적인 구조물을 만드는 ‘카프라를 이용한 구조물 제작’은 스마트 사회에 적합한 구조물 만들기와 나무, 호수, 물고기등을 만들어내는 미션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오랜만에 자녀와 함께한 엄마 아빠가 창의적인 구조물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서로 토의하고 협동하면서여러가지 미션을 하나씩 완성해가는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아빠가 로켓이 원안에 떨어지도록 각도를 잘 조절해 볼께. 높이 뛰어서 힘껏 밟아보렴!” 인천 효성초 성민곤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OHP 필름을 이용하여 만든 에어로켓을 발사하면서 긴장되기도 하지만 아들이 이처럼 신나하는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아마음이 뿌듯했다고 전했다. 가정여중 윤해미 학생은 “진동탐사선을 만들면서 어떻게 하면 탐사선이 진동을 잘하면서 빨리 달릴 수 있을까 아빠랑 많이 생각하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봤어요. 아빠가 탐사선의 무게를 가볍게 하라고 말씀해주면서 도와주셔서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하면서 혼자 만들 때 보다 아빠와 함께 만들어서 30초 안에 도착한 것 같다고 좋아 했다. 또 함께 참여한 부모님은 딸이 중학교에 다니면서 대화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대회에 참여하면서 모처럼 딸과 함께 주말을 보내게 되어서 정말 의미있었다고 했다. 초, 중학생 300여 가족이 참가한 서부가족발명놀이마당은 카프라를 이용한 구조물 제작 , 에어로켓 발사, 교량만들기, 삼중구조물 쌓기 , 진동탐사선 경주 등 발명공작 부문과 발명 만화그리기, 발명 캐릭터 그리기 등 발명 그리기 부문, 그리고 대회를 마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참가하는 발명 골든벨로 구성되었다. 서부가족발명놀이마당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신장시켜 주었을 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대회로 가족의 화합 뿐 아니라 자녀의 인성교육까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대회를 기획한 김경아 장학사는 “서부가족발명놀이마당처럼 가족이 함께하는 대회가 많이 열려야 경쟁도 즐겁게, 가족간의 서로 돕는 마음을 친구들에게도 배려하는 마음으로 키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움 이겨낼 ‘방법’가르쳐 주신 선생님께 고마움 느껴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전하려니 쑥스럽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이렇게 마음을 전하고 나니 참 뿌듯합니다." 12일 논산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31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글을 낭독한 논산 강경고(교장 이석희) 오정인(2학년·사진 오른쪽)·황종성(1학년·사진 왼쪽) 학생은 학생대표로 연단에 선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학생들이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그 것을 피해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또 닥치게 될지 모를 고난을 이겨낼 방법을 가르쳐주시는 것이 선생님의 진정한 고마움 같다"는 두 학생은 큰 도움을 주신 선생님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소개했다. 오정인 학생은 논산여중 재학시절 은사인 이진남 교사에게 고마움과 죄송한 마음을 털어놨다. "한때 오랫동안 해오던 미술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잃었었는데 미술동아리 담당교사였던 선생님께서 '너는 재능이 있으니 초초해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며 용기를 주셔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그런 선생님께서 중3 2학기 때 건강 악화로 휴직을 하셨는데 쾌유하시라는 편지 한 통만 남기고 지금껏 찾아보지 못한 게 너무 죄송합니다." 황종성 학생은 초등학교 담임이었던 심소훈 당시 강경산양초 교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집이 많이 어려웠던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이셨던 심소훈 선생님께서 기업체 장학금을 추천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어요. 아직 감사하다는 말씀 한번 제대로 드리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꼭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두 학생은 최근 언론을 통해 연일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학교현장과 사제관계에 대해서는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솔직히 실감이 잘 나지 않아요. 저희가 다니고 있는 강경고에서는 최근 뉴스 등을 통해 나오는 문제들과 비슷한 경우조차 일어나지 않아서 설마 저럴까 싶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뉴스에 나오는 것이겠지요. 해결 방법은 결국 학생들이 선생님을 지켜드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직 어린 학생이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딴 짓도 하고 하지 말라는 행동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선생님을 대할 때는 항상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육신문에 대한 현장의 인식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현장 교원들의 생각을 그만큼 더 잘 담아내고 있는 덕분이겠지요. 독자로서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는 리포터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제2회 자랑스런 한국교육신문인상 교육대상은 김성규 성남 양영초 교장(57·사진)에게 돌아갔다. 평소 인터넷 한국교육신문 e-리포터로 활동하며 매월 다양한 교육칼럼을 기고하며 주요 이슈에 대한 현장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독자 저변 확대 등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김 교장은 “생각하지 못한 큰 상을 받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한국교육신문을 통해 따뜻한 교육, 행복한 미래에 관한 메시지가 교육현장 곳곳에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내놨다. 그는 “어려운 현실이기에 교원들은 더욱 교육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며 "한국교육신문이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잘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현장 선생님들은 교과부나 교육청 등에서 나오는 정책적인 내용보다 학교 곳곳에서 벌어지는 진솔한 이야기를 더욱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교육전문지로서 한국교육신문이 정책적인 부분을 소홀히 할 수는 없겠지만 선생님들이 보시기에는 조금 딱딱한 감이 있습니다." 김 교장은 전문화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이 편하게 느끼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문을 통해 수차례 보도된 1교사1변호사제 등 교총사업에 대해 알고 있는 현장교원이 별로 많지 않는다는 점을 일례로 들며,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참여 기회 확대와 현장 중심의 편집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장 곳곳의 좋은 소식이 신문의 얼굴인 1면에 자주 게재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기회가 열리면 관심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신문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갈증도 해결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분명 신문의 가치도 높아지겠지요. 저도 학교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한국교육신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제2회 자랑스런 한국교육신문인상 공로상은 문화일보(사장 이병규)에, 특별상은 김정현 경북 경산사동중 교장과 김정애 서울휘경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대한적십자사 대전·충남지사는 12일 스승의 날 발원지인 충남 논산시 강경에서 전국 25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1회 전국 청소년적십자(RCY) 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를 열고 사제지정(師弟之情)의 뜻을 기렸다. 전국 청소년적십자(RCY) 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는 강경고ㆍ강경여중에 건립한 스승의 날 기념탑 건립을 기념해 2001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글짓기 부문(운문, 산문)과 그림그리기 부문에서 사제 간의 애틋한 사랑을 담아냈다. 대회 출품작들은 심사를 걸쳐 6월중 시상할 예정이며, 교급별로 어린이부(초등학생) 대상에는 대한적십자사 총재상이, 중·고등학생부 대상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이 수여된다. 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RCY활동 전시회'에 참가한 학교에 대해서는 우수작을 출품한 6개교를 선정해 활동지원금을 지원하고 지도교사에게는 충남도교육감 표창이 수여될 예정이다.
수업은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요즈음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힘들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소통이 어려워서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왜 어려워졌는가? 시대가 급변하면서 교사의 권위가 약화된데 기인할 수 있다. 예전에는 지식 측면에서 학부모의 평균 지식수준보다 교사의 지식 수준이 높았었다. 그리고 IT 기술 등 아이들이 더 빨리 세상을 이해하는데 교사만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교육과정 내용이 시대의 변화를 앞서지 못하고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기에 아이들은 수업에서 더 멀어져 가는 경향도 없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은 지금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너무나 많은 학습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세상이 주지 못하는 것들을 단지 교실 속의 교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아이들은 시험을 치르면 좋은 점수를 얻기 기대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기대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절망이 따른다. 이때 교사의 "그래 넌 잘 할수 있어, 수업시간에 집중하면 다음에는 잘 할수 있을거야!"라는 따뜻한 한마디는 학생에게 어려움에 처한 장수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 될 것이다. 필자가 가르친 한 학생은 교사의 용기를 북돋은 말 한마디에 자신감을 갖게되어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회 선생님과 함께 배운 1년 반이 그리 짧지도 않은 것 같지만 어느새 지나가 버린 것 같다. 그동안 사회 수업은 절대로 방심 할 수 없는 수업이었다. 너무 집요하게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어서 그런 마음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요점정리가 너무 쪽집게 같으신 분이다. 처음 중학교에 들어와서 사회점수가 68점이었던 나에게 용기를 주신 분이다. 그땐 정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겨났다. 그 다음부터 사회성적은 급속히 상승했다. 21세기에는 자신이 없으면 살아나지 못한다는 말은 2000년대를 살아갈 나에게 긴장감을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사회 시간에 사회 선생님이 특별나게 재미있게 한 것도 아닌데도 사회 시간만은 나를 집중하게 했던 것이 너무나 묘한 일인 것 같다. 그 만큼 선생님께서 지도력이 강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열심히 가르쳐 주신 것처럼 2000년대를 살아가기 위해 인격과 도양을 쌓고, 그리고 지식을 쌓아 열심히 살 것을 다짐한다. 20년 뒤의 내 모습? 35살이니깐 아이 둘을 낳고 맞벌이 부부가 될 것이다. 나는 패션디자이너로 세계에 이름을 떨칠 것이고 나의 남편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할 것이다. 멋지게 꾸며진 집에서 주말이면 가족끼리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모 신문 칼럼에 ‘선생님의 길, 교원의 길’이란 칼럼을 읽었다. 지방의 어느 고등학교 강당 앞에 남녀 학생 30여명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학생들은 교복과 체육복 차림으로 벤치에 걸터앉거나 삼삼오오 잡담을 나누며 여유롭게 담배연기를 뿜고 있었다는 것이다. 후미진 곳도 화장실 근처도 아닌 탁 트인 공간, 이곳엔 주민과 지척에서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장소지만 학생들은 아무 거리낌이 없이 느긋하게 흡연을 즐기고 교실로 돌아갈 때까지 아무도 그들을 말리거나 나무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학교에 교사 93명이 있지만 누구 한 사람 나와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흡연을 한다는 사실보다 그 점이 더 충격적이었다며 그 시간만큼은 이 학교에 선생님이 없었다며 질타하고 있다. 교사의 부당한 행위로 첫째,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에는 교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존경과 애정이 법조문 곳곳에 스며 있어서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OECD 보고서에 나타난 한국의 15년 경력 중등교사 연봉은 5만2699달러(구매력 환산 2009년)로 OECD 35개국 평균치 4만1701달러보다 1만1000달러 더 많다고 강조하고 있다. 셋째,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한시름 덜게 된 선생님들이 신바람나게 교육에 전념해주기를 바라며 전보다 더 열성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빗나가는 아이가 있으면 제 자식처럼 바로잡아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넷째, 우리보다 먼저 학교 폭력과 교실 붕괴를 겪은 선진국에서는 교사들이 일찍이 선생님을 포기하고 생활인으로서 교원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에 미국 영국 호주 같은 나라에서는 초임 교사의 30~50%가 5년 이내에 다른 직업을 찾아 학교를 떠난다는 것이다. 사회도 자연히 그런 그들에게서 존경을 거둬들여서 선생님의 길을 벗어난 대가는 그처럼 혹독한 것이기에 각별히 분발해야한다는 요지의 글이다. 얼핏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교원들에 비해 사회적으로 특별대우를 받고 있으며, 연봉을 많이 받고 있다. 또, 수업시간 수도 적게 가르치고 있으니 대우 받는 만큼 열정적으로 학생지도를 하기를 국민들은 바라는데,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들 스스로 존경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통렬히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현장의 현실은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금의 교육현장은 막장이나 다름이 없다. 지난 9월 교육부 국감자료 '2006~2011년 4월 교권 침해 처리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에 1214건의 교권 침해 사례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교사에 대한 폭력·협박 사례는 351건(30%)이었다. 2006년 7건에 불과했지만 2007년 36건, 2008년 51건, 2009년 74건, 2010년 146건, 2011년 1~4월 37건으로 지난 5년 새 21배나 급증했다. '가해자'가 학생인 사례가 280건(80%), 학부모가 56건(16%)이나 됐다. 교사를 때리거나 협박한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조치는 대부분 교내 사회봉사(32%)로 그쳤는데 반해 피해를 본 교사들은 학교를 옮기거나 병가 및 심리치료를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국 경향 각지의 언론 매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학생이나 학부모에 의한 교사 폭행은 일일이 필설로 표현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5월 2일에는 부산에서 여중 2학년생에게 여교사가 폭행을 당해 실신하는 행위가 발생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교육현장인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남학생도 아니고 여학생이 그리고 신규 선생님도 아니고 40대 후반의 여교사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가해 실신까지 이르게 한 이러한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다. 이는 사회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로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교실현장은 너무나 심각한 상황이기에 계속 이어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최근 일련의 사태들은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자율성을 가지고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방비 상태가 된 학교폭력의 원인에 대해서는 가정불화로 인한 정서 불안과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진보교육감 출범 이후 학생체벌 금지나 학생인권조례 등이 크게 일조했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자율과 경쟁을 부르짖는 현 정부도 무리한 교육개혁 추진, 경쟁 위주의 각종 평가로 인해 인성교육이 실종되어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여론 또한 만만치 않다. 성과급 배분을 기준으로 한 시·도 평가와 학교 평가 및 학력 평가는 정책의 파급효과를 신중하게 따져보지 않은 일방적 정책으로 인성교육보다는 실적 위주의 비교육적 행태가 교실 붕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여론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월 여성가족부,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와 함께 학교 폭력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폭력 학생 처벌을 강화하고 복수 담임제를 도입하고 매학기 1회 이상 학생 면담을 의무화하고 체육 시간을 50% 늘린다는 등 85개 과제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행정적 수단이 학교 폭력 대처에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궁극적인 대책은 교육 현장에서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학교폭력 대책이 수립·시행되었지만 학교폭력이 더욱 심각해진 이유는 많은 전문가들이 제대로 된 인성교육의 실천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임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인성교육 보다는 즉각 학교폭력 현상을 억제하는 단기 대책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이제 교육전반에 걸쳐 학교폭력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로 선생님들이 교육현장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교육열정을 쏟는 학교풍토 조성이 급선무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열정보다도 주먹이 가까운 현실에서 ‘선생님의 길’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무심천은 시내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청주의 젖줄이다. 34㎞로 알려진 무심천의 실제 길이는 도보로 40여㎞ 거리라 무심천 백리 길로도 불린다. 지난 5월 6일,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무심천의 생태계를 담고 있는 청주mbc 촬영팀과 무심천 발원지를 확인하는 답사를 다녀왔다. 많은 사람들이 산정말 우물, 한계저수지, 탑산이골을 무심천 발원지로 소개하고 있지만 지도를 보면 뫼서리골 벽계수 옹달샘이 무심천 발원지라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로부터 일정을 안내받고 생수공장이 있는 청원군 가덕면 내암리 퉁점마을에서 답사를 시작했다. 토종벌이 길 옆 나무에 수북하게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뉴스에 의하면 올해가 지나면 토종벌의 개체수가 1%정도만 남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멸종 위기에 놓인 토종벌을 가까이서 구경하는 것도 드믄 일이다. 토종벌을 길렀던 박상섭 회원은 세력이 강한 벌집에서 여왕벌이 새로 집을 차려 나온 것이라며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이 초토화돼 토종벌 한 통 값이 60만원이라고 했다. 퉁점마을 위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이어져 물가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100여m 지점에서 물줄기가 갈라지는데 왼쪽은 탑산이골, 오른쪽은 뫼서리골로 이어진다. 단언컨대 자연보다 좋은 교육장소가 없다. 개구리알과 도룡뇽알을 발견한 아이들은 신이 났다.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이날 청주삼백리 회원 모두가 자연공부를 했다. 환경에 따라 피부색이 변하고 배가 빨간색이며 피부로 독을 뿜어내고 천적이 접근하면 죽은 척 몸을 뒤집는 '무당개구리', 도랑치고 가재 잡는다고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작은 개울의 1급수에 사는 '가재', 물살이 빠르고 수온이 낮은 계곡에 살고 몸통보다 꼬리가 길은 '꼬리치레도룡뇽'도 봤다. 5월의 햇살아래 펼쳐진 녹색 세상이 싱그럽다. '와아~' 숲속에서 맑은 향기가 풍겨온다. 우거진 숲이 길을 막아 회원들의 발길이 느리다. 원시림을 닮은 숲속을 걸으며 자연을 만끽한다. 일행이 없으면 걸어볼 수 없는 산길이 한참동안 이어진다. 산위로 올라가며 계곡의 물줄기가 벽계수로 불릴 만큼 깨끗하고 맑다. 작지만 폭포의 모습을 제대로 갖춘 벽계수 폭포를 지나면 무심천의 발원지인 옹달샘이 나타난다. 바로 앞에 멧돼지들의 목욕탕도 있다. 이곳에서 꼬리치레도룡뇽을 만났다. 꼬리치레도룡뇽은 갈색바탕에 점박이 무늬가 있고 큰 눈이 툭 튀어나왔다. 전국의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도룡뇽과 달리 1급수의 깨끗한 수질에서만 사는데 개발로 수질이 오염되면 죽거나 서식지를 옮긴다. 지율스님이 단식을 하며 천성산 터널공사를 반대했던 이유가 꼬리치레도룡뇽의 서식지 보호였다. 무심천 발원지인 옹달샘 앞에서 점심을 먹고 청원군과 보은군의 경계선을 따라 뒤편의 대수산에 올랐다. 정상의 삼각점 안내판에 지리적 위치 '경도 127도34분52초, 위도 36도32분32초'가 써있다. 몇 년 전 피반령 고개에서 올랐던 기억을 떠올린다. 하산 길의 나무 사이로 말미장터와 가덕중학교가 위치한 수곡리가 내려다보인다. 5월의 숲은 야생화가 지천이다. 으름, 각시붓꽃, 미나리냉이, 줄딸기, 족두리, 참꽃마리, 피나물 등이 예쁜 꽃을 피워놓고 사람들을 맞이한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도 아름답다. 출발지인 퉁점마을로 돌아와 답사를 마무리 한다. 무심천 발원지를 답사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발견한 하루였다.
빠른 변화가 오히려 느림이 행복인 세상을 만들었다. '느림은 행복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청산도. 공기가 맑고 하늘ㆍ바다ㆍ산이 모두 푸르러 청산(靑山), 자연경관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청산여수(靑山麗水)로 불린 신선의 섬이다. 지난 4월 29일,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이 슬로시티 청산도를 다녀왔다. 장거리 여행은 부지런을 떨고 시간을 잘 활용해야 제대로 구경한다. 밤 12시에 관광버스가 청주를 출발하자 차안은 캄캄한 밤이 되어 모두들 잠을 잔다. 어둠 속의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 아침을 먹고 청산도행 정기여객선에 오른다. 6시에 주도 앞 완도항을 출항한 배가 속도를 내자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완도타워가 멀어져간다. 흐린 날씨와 안개가 바다를 감췄지만 뱃전에는 추억남기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완도에서 청산도는 남쪽으로 19㎞, 뱃길로는 50여분 거리다. 청산도의 관문인 면소재지 도청항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옛날 주민들이 오가던 이동로가 지금의 '청산도 슬로길'이다. 대형 청산도 표석을 지나면 부둣가에 생활용품을 운반하느라 슬로길을 오갔을 지게들이 줄지어 서있고, 여행객들에게 슬로길 걷기의 시작을 알리고 느림의 의미를 전하는 '느림의 종'을 만난다. 어떤 길이든 길은 길과 연결된다.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를 따라 길을 걷는다. 도락리 안길에서 낮은 담장과 원색의 지붕, 정이 넘쳤을 좁은 골목을 만난다. 담벼락에 걸려있는 빛이 바랜 청산도의 옛 사진들이 고등어와 삼치가 많이 잡히던 60년대의 풍어기에는 어선과 상선 사이에 어획물의 매매가 이루어지는 파시(波市)가 열렸을 만큼 번성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마을을 벗어나 섬사람들이 처음 식수로 이용했다는 동구정에서 목을 축인다. 줄지어선 해송과 정자가 안개와 어우러진 남도 바닷가의 갯마을 풍경이 멋지다. 위편에서 영화촬영지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유채꽃밭에서 추억을 남기며 환하게 웃는 사람들이 아름답다. 1박 2일 일정의 청산도 슬로길 여행을 하루에 마치려면 발걸음이 빨라야 한다. 그런데 2011년 세계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세계 슬로길 1호'로 인증 받은 청산도의 풍경에 취해 걸음이 느려진다. 직선보다는 곡선, 인공보다는 자연이 청산도의 자랑거리다. 유채꽃과 보리밭을 구경하며 구부러진 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논두렁과 밭두렁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꽃들을 바라보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다.'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임권택 감독의 한국적인 풍경으로 유명한 영화 '서편제' 촬영지로 알려지며 침체기를 걷던 청산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KBS 드라마 '봄의 왈츠', SBS 드라마 '여인의 향기'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봄볕이 완연한 산등성이에 유채꽃이 만발해 영화촬영지 주변은 사방이 노란색이다. 세트장과 유채꽃 물결, S자형 오름길과 바닷가의 갯마을 풍경, 산중턱의 초분과 풀을 뜯고 있는 소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파도가 치면 치는 대로 자연에 순응하면서 순리대로 사는 섬사람들의 생활이 이해된다. 화랑포공원에 초분이 있다. 청산도에는 예전의 풍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많다. 그중 하나가 초분(草墳)이다. 초분은 시신을 땅에 묻지 않고 일정 기간 짚으로 만든 가묘에 장례하는 장례법이다. 고기잡이 나간 상주가 임종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에 부모가 돌아가시면 일단 초분을 만들어 시신을 안치한 뒤 상주가 돌아오면 장례를 치루는 것도 자연에 순응하는 방법이었으리라. 당리재, 따순기미를 지나 권덕리까지 몇 개의 고개를 넘지만 초보자도 큰 무리가 없다. 산길과 바닷가를 걷다보면 느린우체통을 만나고 유채꽃이 만발한 자연부락을 먼발치로 바라본다. 욕심이 없는 바다가 안개 속에 숨어있다. 다랭이논이 많은 청산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구들장논이다. 산비탈의 논바닥에 구들장을 놓듯 돌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부어 농사에 필요한 만큼의 물만 고이고 남은 물은 아래로 흘러가도록 만들었다. 구들장논은 물이 부족한 섬의 환경을 선조들이 지혜로 극복한 농업유산이다. 청산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범바위다. 범바위는 바위가 뿜어내는 강한 자기장이 휴대전화와 나침반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신비의 바위로 알려져 있다. 기를 쓰고 정상에 오르면 말탄바위와 상도, 권덕리와 보적산, 범바위 전망대가 눈앞에 시원스레 펼쳐진다. 아래편에서는 반응이 없던 휴대전화가 범바위 정상에 서자 작동한다. 바위를 향해 포효한 호랑이가 울림으로 들려온 소리가 자신의 소리보다 크자 더 큰 호랑이가 살고 있는 줄 알고 섬 밖으로 도망쳐 범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출발할 때부터 몸이 아픈 친구가 있어 일행들의 꽁무니가 사라진지 한참 되었다. 보적산 등반을 포기하고 아래편으로 하산하며 청계리와 신풍리의 마을풍경을 구경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느림의 미학을 만끽하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풍경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청산도의 매력이다. 셔틀버스를 타고 도청항으로 갔다. 이곳까지 왔으니 완도의 특산물 전복은 맛보고 가야한다. 선착장 주변에 전복을 파는 식당들이 많다. 전복과 갑오징어 안주에 술잔을 주고받을 친구들이 옆에 있으니 이게 행복이다. 고깃배들이 한가롭게 떠있는 바닷가에서 피로가 풀릴 만큼 술잔을 비웠다. 오후 3시가 되자 완도행 정기여객선이 도청항을 출항한다. 봄에는 꽃 좋고, 여름에는 물 좋고, 가을에는 먹거리 좋고, 겨울에는 하얀 천지가 아름다워 또 찾아오게 한다는 청산도가 점점 멀어져간다. 여행은 경치 좋은 곳만 구경하는 게 아니다. 여행지를 오가며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청산도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을 봐라. 느리면, 조금 뒤에 가면 어떠리. 뱃전에서 여유롭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봤다.
학교는 한마디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이다. 이 교육과정을 조금 세분하여 보면 그 중심에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교과목이자리잡고 있다. 학생들에게 이 교과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그리고 교사를 통한 학습경험을 통하여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중학교부터는 모든 과목을 교과별로 전담 교사가 담당하게 되므로 교과와 학생과의 관계성에 대한 통찰이 요구된다. 그런데 사회라는 교과는 일반적으로 입시에서 최상의 중요도를 가진 과목이 아니기에 중학교 과정에서 잘 못 접근하면 암기과목으로만 생각하여 외우기를 싫어하는 학생에게는 멀어져 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 중심에서 교사가 교과목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은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14년 전 내가 가르쳤던 S학생은 아래와 같은 반응을 글로 적고 있다. "사실 나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 사회과목을 못했었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와서 김광섭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난 뒤부터는 사회 성적이 많이 좋아졌다. 1학년 때 한번 시험을 못 봐서 매일 매일 공부를 해서 검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그것을 쓰고 외우고 할 때는 선생님이 밉고 정말로 싫었지만, 그렇게 공부한 뒤 본 시험에서 성적이 많이 올라가서 무척 기뻤다. 사회 수업을 하면서 초등학교에서 사회 공부를 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매일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를 가지고 오셔서 보충까지 해 가면서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로 우리를 훌륭한 사람으로 기르시고자 하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매번 수업시간마다 글을 쓰라고 하시고, 그림을 그려라, 칠판에 뭐를 써보라고 하실 때는 정말로 사회 수업을 하기가 싫고, 선생님도 싫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배운 것을 잘 잊어버리지 않게 되었다. 또 중요한 내용은 책에 적색으로 불러주시면서 강조해 주시니까 금방 잊어버리지도 않게 되었고, 시험공부 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사회과목에 대한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선생님도 조금씩은 좋아지는 걸 느낀다. 아마 내가 크면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꿈은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다. 아마도 20년 쯤 지나 내가 어른이 된다면 많은 아이들과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 그 때 쯤이면 기술과 산업이 많이 발전 해 있을 테니까 컴퓨터로 아이들과 공부하고 있을 것 같다. 지금의 사회 선생님이 나를 비롯한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시던 모습을 생각하면서 나도 그런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담아두면서 나도 그렇게 생활할 것 같다. 선생님의 감사함과 고마움을 생각하면서…"
2학년 수학여행을 앞둔 담임선생님의 가장 큰 고민은 아직 수학 여행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 때문일 것이다.물가상승에 비례하여 책정된 수학여행비가 일부 학부모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없기에 수학여행에 참가하기로 한 모든 학생은 각자 그 비용을 해결해야 할 실정이다. 목요일(10일). 수학여행 건으로 2학년 담임 긴급협의회가 있었다. 안건은 수학여행을 앞두고 반별 수학여행비 미납자에 대한 문제였다. 학년부장은 행정실에서 출력해 온 반별 미납자 명단을 해당 담임에게 나눠주며 금주 내 해결해 줄 것을 주문하였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반별로 몇 명의 미납자가 있었다. 재적 학생 32명 모두가 참가하는 우리 반의 경우, 3명의 학생만 미납된 상태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퇴근 무렵, 3명의 아이를 조용히 교무실로 불렀다. 그리고 수학여행비를 금주까지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2명의 학생은 금주 내 해결할 수 있다고 하여 다행이었으나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한 아이의 경우, 장담할 수 없다며 걱정하는 눈치였다. “선생님, 수학여행비 제날짜에 내지 못하면 어떻게 돼요?” “무슨 방법이 있겠지. 그러니 너무 염려하지 마라.” 그 아이가 걱정할까 방법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는 했지만 사실 별다른 해결책은 없었다. 아무튼, 수학여행 출발 전까지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하고 아이들을 돌려보냈다.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의 출석을 점검하고 난 뒤, 교무실로 돌아와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을 확인해 보았다. 잠깐 사이에 부재중 전화가 여러 번 걸러온 것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발신인이 ‘발신번호 표시제한’이었다. 스팸 전화라 생각하고 그 전화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그리고 잠시 뒤,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부터 또 전화가 걸러왔다. 순간, 발신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만에 하나 장난전화이면 핀잔이라도 줄 요량으로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자, 중년의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2학년 ○반 담임선생님이세요?” “네. 그렇습니다만 누구십니까?” “……” “여보세요? 누구세요?” “……” 반복해서 누구냐고 물어봐도 상대방은 내 질문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언성을 높여 재차 물었다. “여보세요? 전화를 걸었으면 말씀을 하셔야죠?” 그제야 상대방이 작은 목소리로 답을 했다. “수학여행비 때문에….” 순간, 전화를 건 사람이 아직 수학여행비를 내지 못한 한 학생의 어머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늦어도 다음 주 월요일까지 학교 행정실에 직접 내시면 됩니다.” “그게 아니라, 학급에 수학여행비를 내지 못한 한 학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제 딸에게 들었는데 제가 대신해서 내주고 싶은데 괜찮은지요? 제 딸 또한 그렇게 하기를 원하고요.” 어머니의 말에 차분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행동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어머니는 누구인지 절대로 밝히지 말라는 딸의 말을 전했다. 이제야 어머니가 ‘발신번호 제한표시’로 전화를 건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착한 수호천사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그 문제는 담임인 제가 알아서 해결하겠습니다. 그러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무튼, 어머님의 전화를 받으니 힘이 생기네요.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따님 이름을 여쭤 봐도 될까요?” 내 질문에 어머니는 웃기만 하였다. 결국, 난 그 어머니의 딸이 누구인지 모른 체 전화를 끊어야만 했다. 그런데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난 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도 그건, 갈수록 각박해져 가는 세상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한 제자와 어머니의 따스한 마음이 내게 잔잔한 감동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인지 모른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아이의 담임이라는 사실…. 그날 오후, 우리 반 세 명의 아이들 모두가 수학여행비를 완납했다. 그리고 종례시간, 아침에 있었던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수선을 떨었지만 아무도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 밝혀내진 못했다. 비록 그 아이가 누구인지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내가 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제자의 담임이라는 사실에 행복하였다.
한참 전에 돌아가셨지만 어른들을 위한 ‘생각하는 동화’를 지으셨던 정채봉 선생이 있었다. 정 선생이 지은 동화책 내용 중 생각나는 이야기 한 토막. 어느 곳에 창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먹고 살기가 어려웠다. 애들은 많고 가진 것은 오로지몸뚱이밖에 없어서 몸을 팔아서 그날그날을 연명했다. 창녀는 자신의 비루한 삶과 잘못된 삶을 날마다 뉘우치면서 매일 밤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하루를 반성하곤 했다. 그런데 창녀가 살고 있는 곳에서 멀지않은 곳에 성직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수많은 신도들에게 창녀의 잘못된 삶에 대해 말하곤 했다. 그리고 얼마 후부터 창녀 집에 드나드는 사내들의 숫자에 따라서 자기 집 앞에 작은 돌을 던졌다. 한참이 지나자 그의 집 앞에는 커다란 돌무더기가 생겼다. 그런어느날 성직자는 신도들을 모아 놓고 창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신도들이여, 저 창녀를 보시오. 나는 날마다 저 창녀 집을 드나드는 사내들을 세면서 그 수만큼 이 돌을 쌓았소. 온갖 사내들이 밤낮으로 드나들어서 이렇게 돌무더기가 생긴 것이오. 저 더럽고 추악한 창녀를 우리 마을에서 쫓아내야 할 것이오.” 그러자 지목당한 창녀는 부끄럽고 죄스러움에 몸 둘 바를 몰라 했고 눈물을 흘렸다. 사람들 또한 돌을 들고서 당장에 그녀를 죽일듯한 기세였다. 이때 무리 중의 늙은 현자(賢者) 하나가 나섰다. “성직자여, 그대는 신을 섬기면서 자기 자신은 얼마나 진실하게반성했소. 저 창녀는 비록 몸을 팔았지만 자기 자신을 성찰하면서 날마다참회의 날을 보낸 것을 나는 알고 있소. 참회 후 새롭게 태어나서 다음날 또 더러워졌지만 말이오. 오히려 이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매춘은 육체의 매춘 보다는 곡학아세하는 지식과 학문의 매춘, 자기를 속이는 양심의 매춘, 그리고 이웃 사람의 아픔을 모른 채 하는 무관심일 것이오.” 오늘 신문을 보니 어느 절의 수행자답지 않은 수행자들의 비행이 눈에 띤다.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한 절의승려들이 입적하셨던 어느 큰스님의 49재를 하기위해 제자들이 호텔에 모여서 억대 도박판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것도 수행자들에게는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 금하고 있는 술과 담배를 버젓이 하면서 말이다. 더욱이 판돈은 그들이 돈을 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액을 가지고서 했다니 절에 시주한 돈을 몰래 빼온 것이 아니라면 출처를 설명할 길이 없다. 도박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찍어서 고발한 것인데 큰 절의 주지를 맡기 위해서 서로 싸움질하고 원한의 앙금이 쌓여서 상대방이 투서했다는 말도 나온다. 심지어 조계종 어떤 높은 자리에 있는 스님은 고발한 스님이 현 총무원장 선거에서 현 총무원장을 반대해 왔고, 이런 와중에 종단과 갈등이 있어서 멸빈(滅擯)된 스님이라고 한다. 고발 당사자는 소송(1심)에서 이겼기에 멸빈되지 않았고, 종단의 곪은 문제를 밖으로 알려내기 위해 한 행동이라고 하니 필자 같은 세인들이 봐도 그들의 싸움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멸빈이라는 불교용어가 낯설어서 사전을 찾아보니, 죄를 범한 승려가 뉘우치지 않을 때, 승려의 신분을 없애고 세속으로 다시 내보내는 것이라고 나온다.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석가모니가 이 세상에 오신 날이 5월 28일인데 탄신일을 앞두고 불행한 일이 일어나서, 비록 종교를 가지지 않은 필자이지만 안타깝기 그지없다. 자기의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데 하루를 보내도 부족하다고 하는 종교인들이 세상에 사랑과 자비를 베풀기는커녕 신도들의 피 같은 시줏돈을 허투루 쓰는 것도 모자라 세속에서나 벌어질 것 같은 추악한 권력놀음을 하는 것에도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더욱이 종교는 더러워진 세속인들의 마음을 씻어내고 평안을 유지하게 하는 이 시대 마지막 청정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 앞의 동화에서 현자가 말한 여러 나쁜 매춘만큼 더 더러운 것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종교의 매춘이 아닌가 한다. 진정으로 멸빈되어야 할 사람들, 그들은 종교든 권력이든 뭐든 감투를 쓰고서 높은 사람 행세를 하려는 그들이 아닌가 한다.
지난해8월 10일 개봉한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은 747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여 2011 한국영화 흥행 1위로 ‘등극’한 영화이다. 문학이 그렇듯 영화 역시 ‘명작’은 오래 가는 법이다. 특히 영화의 경우 대박을 터뜨리면 CD 출시 후 한동안 그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특징이 있다. 사실 ‘최종병기 활’은 지난 여름대작 중 가장 늦게 개봉된 영화이다. ‘7광구’・‘고지전’・‘퀵’ 등 100억 원 이상을 쏟아 부은 대작의 위세에 눌려 개봉 날짜를 정하지 못하는 등 기를 펴지 못했다. 이변은 뚜껑을 열면서 시작됐다. 예컨대 개봉 8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함으로써 2006년 ‘왕의 남자’가 세웠던 9일 만이라는 최단 기간 기록을 깼다. 당연히 ‘7광구’・‘고지전’・‘퀵’은 ‘최종병기 활’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90억 원을 들인 ‘최종병기 활’이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개봉 26일 만의 일이다. ‘퀵’과 ‘고지전’이 겨우 300만 명을 간신히 넘기거나 못 미쳤고, ‘7광구’가 손익분기점조차 넘기지 못한 223만 명의 초라한 성적으로 체면을 구길 즈음 ‘최종병기 활’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그 기세는 추석 대목으로 까지 이어졌다. 개봉 35일 만에 600만 명을 동원한 ‘써니’보다 흥행속도가 빠르더니, 결국 일을 내버린 것이다. ‘최종병기 활’의 2011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기록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일단 ‘극락도 살인사건’(2077), ‘핸드폰’(2009)을 연출했으니 신인은 아니지만, 김한민 감독이 무명이었기 때문이다. 무명 감독의 흥행대박이라? 그쯤 되면 언론이 가만둘 리 없다. 활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활도 잘 쏘고 각종 국제대회에 나가면 항상 금메달을 따는 한국에서 왜 활을 주제로 한 영화가 나오지 않는지 의아했다”(서울신문, 2011. 8. 23)고 말한다. 김 감독의 그 의아스러움은, 이를테면 유니크한 소재를 견인한 원동력인 셈이다. 사극 등 활과 화살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있어 왔지만, 그것에 방점을 찍어 천착한 작품은 ‘최종병기 활’이 거의 처음이다. 말할 나위 없이 대박영화의 제1의적 요건이라 할 참신한 소재이다. 그러고 보면 관객들은 재미있고 괜찮은 영화를 귀신같이 알아보는 신기한 재주가 있다. 금방 ‘재미있고 괜찮은 영화’라고 했는데, ‘최종병기 활’은 결코 재미난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저 ‘삼전도의 비극’이라는, 치욕의 역사로 남게된 병자호란을 시대배경으로 한다. 무능한 조선 조정은 ‘오랑캐’인 청에 무릎을 꿇고 항복한다. 죽어나는 건 백성이다. 50만 명이 청에 끌려갔다는 사실(史實)에 기초한 듯 보이지만, 오라비 남이(박해일)의 누이 자인(문채원) 구출작전은 픽션으로 보인다. 또 조선 조정의 포로 송환 노력이 없었던 건 팩트이지만, 자인과 남편 서군(김무열)의 귀환은 허구이다. 이른바 팩션이다. 팩션의 승리는, 그러나 단순히 그 자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빚어내느냐이다. 그 빚어냄이 같은 역사를 소재로 하더라도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나는 영화가 되게 하는 열쇠라 할 수 있다. 우선 긴박감 넘치는 첫 화면이 관객의 시선을 끈다. 인조반정의 한 단면을 묘사한 쫓고 쫓기는 위기감과 사나운 개까지 풀어 사실감을 더하는 등 서두의 중요성을 잘 아는 감독의 역량은 시종 균형을 잃지 않는다. 기생집에서의 검무, 숲 속 추격신, 절벽 뛰어넘기와 기어오르기 등이 빠른 카메라 워크로 숨 가쁘게 펼쳐지는 등 2시간 남짓한 상영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감정을 드러내는 대목에서는 TV드라마처럼 늘어지는 부분이 있어 아쉽다”(세계일보, 2011.8.5)는 신문 리뷰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자인과 남이, 자인의 혼례 등 감정을 드러내는 대목 역시 빠른 속도감의 화면 전개를 다소 완충시키는 순기능적 장치들로 읽힌다. 어쨌든 그런 빚어냄은 국내 최초로 사용되었다는 고속카메라 ‘팬텀 플렉스’ 덕분이다. 3D영화처럼 다가오는 활시위가 당겨져 휙 날아가는 화살이라든가 원빈 주연의 ‘아저씨’(2010)에서 보던 추격신 장면들이 그렇다. 가히 ‘추격영화(chase film)’라 할만하다. 김 감독은 앞의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촬영감독의 역작이다”며 공을 돌리기도 했지만, 한국영화 기술의 진일보함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또 하나의 남다른 이유이다. 보는 즐거움이 아연 배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에서 재미난 영화는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 대목만 보면 틀린 지적이다. 또한 재미 없으면 관객이 들지 않는 속성과도 거리가 있는 얘기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란 말인가? 답은 치욕의 역사를 재미삼지 말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종병기 활’은 민족적일 수밖에 없는 영화이다. 문화에 있어 국수주의자가 되어도 좋다는 필자의 편견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물론 관객, 특히 흥행성적을 주도하는 10,20대 젊은 층은 영화에서 민족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골치 아프다는 것이다. 마구 때리고 부수는, 그리하여 남는 것이나 건질 게 거의 없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오랜 세월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도 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최종병기 활’을 앞에서 살펴본 대로 재미난 영화로만 보는 것은 명백한 오류다. 압축된 전쟁 상황은 감독의 의도인 듯싶은데, 오히려 그것이 더 상흔을 남긴다. 가령 아군과 접전 없이 무혈입성하다시피하는 자인의 결혼식장 난입과 마을 백성들 나포 장면 등이 그렇다. 전쟁이 기본적으로 끔찍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것이 더욱 잔인하고 치사하게 보이는 것은 군인간 전투가 아니어서다. 이를테면 전쟁상황 압축에도 불구하고 그 처절함 은 오히려 극대화되어 있는 셈이다. “너희 왕처럼 기어와봐라” 따위 대사가 주는 치욕의 역사 환기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런 메시지를 놓친 채 숲 속 추격신, 절벽 뛰어 건너기 같은 기술적 현란함의 재미에만 빠져드는 건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민족적일 수밖에 없다고 한 것은, 그러나 애국 따위와는 관련이 없다. 남이의 자인 구출이 나라 구하기와 아무 관련없이 오로지 피붙이에 대한 원초적 끌림 때문이니 말이다. 아쉬운 점은 따로 있다. 초반부 쥬신타(류승룡)의 공격을 받은 남이가 살아 돌아오는데, 그 과정이 너무 엉성하거나 싱겁다. 쥬신타가 죽은 것으로 생각한 만큼 그것에 필적할 살아남는 과정의 절실함이 구체적으로 그려져야 했다. 위기에 처한 남이를 별안간 호랑이가 나타나 구해주는 것도 긴박감이란 전반적 균제미를 단번에 깨뜨려 황당하기까지 한 대목이다. 자인의 오라비(남이)에 대한 반말투 대사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역적으로 몰린 무반의 명문가 자녀들이기에 그렇다. ‘어서 어서’라는 우리말 대사가 자막으로 뜬 것이나 “한양 집에 가서 근사하게 꼬슬(꽃을→꼬츨) 심고” 따위 틀린 발음도 옥에 티랄까 매끄럽지 못해 아쉽다. 그럴망정 명대사 하나 기억해두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자신도 죽지만, 최후의 승부에서 쥬신타를 쓰러뜨린 남이가 한 말이다.
대전 서일여자고등학교 1-9반 학생들의 현장체험 중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기념탑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다양한 해양체험활동 및 머드체험활동을경험하고 왔다. 드넓은 바닷가에서학생들은 학업의 연장선으로 체험활동을 통해 갯벌주변 환경정화 활동으로 봉사정신을 함양하는 기회및 학교교실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아발전 및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서일여자고 1학년 9반 반장인 류소희 학생은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해양 생태계 체험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바다의 소중함과 함께 앞으로도 인류을 위해 잘 보존하고 가꾸어 후손에게도 바다의 자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서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릴 때의 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좋은 습관은 좋은 일생으로, 나쁜 습관은 나쁜 일생으로 살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독서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어릴 때부터 좋은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교육적인 배려와 지도에 열중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아침독서 ○○분’이라는 사업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그 짧은 시간일지라도 의도적으로 책을 읽게 하여 좋은 독서습관을 형성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김제 부용초도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독서의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매일 ‘아침독서 40분’을 실시하고 있다. 아침 8시10분쯤에 대부분 학생들의 등교가 이루어진다. 학생들에게는 1교시 수업 전까지 40분 정도의 아침 여유 시간이 주어진다. 사실 학생들이 교사들 보다 먼저 등교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우왕좌왕 서성거리거나 장난치면서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루 수업을 시작하기 전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수업에 임해야 능률적인 학습이 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항상 아쉽곤 했었다. 본교는 40여명의 소규모 학교다. 전교생 모두가 도서실에 모여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등교하는 대로 교실에 책가방을 놓고 도서실로 간다. 조용히 앉아서 독서를 시작한다. 도서실에서는 인사를 하지말자고 학생들과 약속을 했다. 인사말을 하게 되면 침묵이 깨지고, 눈에서 책을 떼게 되어 주의집중이 흐트러져 효과적인 독서 집중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아침에 만나서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학생들은 그 취지를 잘 이해하게 되었다. 독서 시간이 종료될 때 반가운 인사말과 함께 인사를 한다. 작년 9월 처음으로 실시하여 8개월째 아침독서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아침 당번활동이나 아침 전체조회도 생략했다. 아침자습이나 0교시 방과후활동도 없앴다. 오직 독서 활동만 하였다. 처음에는 시끄럽기도 하였고, 책을 고르는데만 시간을 낭비하는가 하면 보는 시늉만하다가 책을 바꾸곤 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옆 친구와 소곤거리는 학생들도 많았었다. 그러나 아무런 제재도 안했다. 스스로 깨닫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는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들린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하였다. 강압적인 통제나 질책을 하면 도서실에 오는 것조차 싫어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입학한지 2개월밖에 안된 1학년 학생들만이 아직도 소곤대지만 곧 조용한 분위기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침 독서시간, 교사들도 학생들과 함께 도서실에서 책을 읽는다. 교장인 본인을 비롯하여 담임교사들도 학생들처럼 책을 읽는다. 고개도 들지 않고 책을 보고 있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학생들에게는 무언의 가르침과 본보기가 되고 있다. 어떤 책을 읽든, 어떤 자세로 읽든, 도서실에서는 지적이나 지도를 하지 않았다. 엎드려 읽는 학생, 누워서 읽는 학생, 책상에 바르게 앉아서 읽는 학생, 계단에 앉아서 보는 학생, 다락방에서, 지하방에서, 서가 사이에서, 방석에 앉아서, 인형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등 각양각색이다. 우선 집중해서 읽는 습관을 길러줄 필요가 있었다. 한두 장 읽고 딴생각이나 딴 짓을 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했다. 독서에서의 필요한 자세나 읽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도록 기다리기로 했다. 집단 속에서 개인의 효과적인 독서습관이 형성되도록 참으면서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는 책 한권을 읽는데 지루하다 생각하지 않고 거뜬하게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책을 읽어서 지식과 지혜와 교양을 겸비한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 독서를 통한 사고력이 증진되고, 간접경험에 의한 아름다운 일생을 살아갈 것이다. 책을 읽는 좋은 습관이 형성되어 좋은 일생을 살아갈 사랑스런 어린이들의 미래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