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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육시설재난공제회(재난공제회, 회장 박구병)는 창립 71주년을 맞아 교육연구시설의 재난안전관리에 기여한 민·관 관계자 25인에게 포상을 실시한다. 재난공제회는 매년 국내 연구시설의 선제적 재난예방과 안전의식 강화 차원에서 교육연구시설 재난안전관리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포상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유공자 포상에는 17개 시·도교육감이 추천한 공제업무담당자와 분야별 안전관련 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포상자 중 한 명인 김규학 주무관(강원도 강릉교육지원청)은 올 4월 강원산불 발생으로 인한 관내 학교 및 학생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긴급지원에 힘쓰는 등 평소 교육연구시설의 재난안전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 ■ 포상자 명단 △유미미(서울특별시교육청) △강명구(부산광역시남부교육지원청) △김민정(인천광역시교육청) △안수란(광주광역시교육청) △이채윤(울산광역시교육청) △이재순(경기도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김규학(강원도강릉교육지원청) △손상수(충청북도교육청) △최원구(충청남도교육청) △한주석(전라남도곡성교육지원청) △허강원(경상남도양산교육지원청) △안만기(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김영희(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홍철(한국손해사정사회) △장용석(창천손해사정) △이영철(파인전기컨설팅) △이수권(동양미래대학교) △김준현(국토일보) △백구현(동북아손해사정) △김연태(경희대학교) △손정경(대전가오초등학교) △우동근(한국교원대학교) △손호경(대구성보학교) △김영수(영남대학교) △권정환(원광대학교)
학령인구 감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위기다. 학생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미래 한국 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생산가능인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장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속속들이 파고들 전망이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하고 곧이어 초·중·고교에도 여파가 몰아쳐 구조개혁과 같은 격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교육재정, 교육과정, 교원정책 등 전방위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지금 우리는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체제를 요구받고 있다. 초중등 교육체제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할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또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구감소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구감소라는 위기를 긍정적인 기회로 전환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교육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시대,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에 대한 교육적 대응 전략을 탐색해 본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현실적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 지역 소규모학교의 자구노력은 어떻게 구사되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의 핵심인 교원정책은 어떻게 재편돼야 하는지 집중 조명해 본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라는 새로운 변화에 맞춰 교육을 더욱 교육답게 하는 미래교육의 새로운 모습도 그려보고자 한다. 2016 세계경제포럼(WEF)의 핵심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이었다.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디지털, 바이오, 오프라인 등의 기술을 융합하는 것으로, 속도와 파급 효과 면에서 종전의 혁명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할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과 더불어 기후 변화, 환경 오염, 에너지 고갈, 저출산 고령화 등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특히 각종 통계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2015~2065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수는 2050년에 이르러 정체기에 이르는 반면 15세~64세 생산인구 수는 2050년 이후에도 계속 감소 추세를 보여 이들에 대한 노인 인구 비율 및 노인 부양비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사회복지 지출을 급증시켜 국가의 장기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다양한 문제들을 유발하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가 강원도 지역 학교에 미치는 영향 학령인구 감소가 강원도 지역 학교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강원교육통계(2012~2019) 자료를 활용하였고,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림1]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의 강원도 유·초·중·고 학교수와 학생수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학교수는 2014년 1,021교에서 2018년 1,012교로 9교가 감소한 반면, 학생수는 2014년 205,299명에서 2018년 179,034명으로 2014년 학생수의 12.8%에 해당하는 26,265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는 강원도 지역 학교들의 통폐합,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 지역문화센터 및 지역사회 구심점으로서의 역할 소실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했다. [표1]은 강원도 초등학교 학교수와 학생수 현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림1]과 동일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즉 강원도의 초등학교 학생수 감소는 도내 상급학교의 학생수 감소와 밀접한 상관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2019학년도 초·중·고등학교 확정 학급 편성 현황에 따르면 강원도는 초등학교 349교 중 51.86%인 181교가 학생수 6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현상은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단순히 학교수의 감소만이 아닌 소규모학교 통폐합, 교육재정 축소, 지역별 교육 불균형에 따른 수도권이나 대도시로의 학령인구 이동에 따른 지역소멸 현상, 교원 수급 축소 등의 다양한 교육적 문제들을 발생시킨다.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학교와 교원, 교육 재정을 축소하는 국가정책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려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어렵게 한다. 그렇다면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 학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시골 작은 학교에 활기를 더하는 다양한 교육과정 모델 첫째, 작은 학교들은 마을과의 상생 협력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와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운 점들을 해결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 방식으로 농산어촌 유학 및 전입생을 유도하는 모델이다. 지역 특성상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 많은 강원도 내 작은 학교들은 유리한 자연환경 여건들을 교육과정에 끌어들이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테마형 교육과정을 구성, 대도시의 학령인구 유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둘째, 작은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모델이다. 작은학교 간(초-초, 초-중, 중-중) 정규 혹은 방과후 공동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선의의 경쟁력과 학습동기 부여로 학력과 인성을 동시 성장시킬 수 있는 모델이다. 셋째 온마을학교 모델이다. 학교 통폐합에 따라 농산어촌이 황폐화 되고 결국 지역사회가 해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여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성하고, 학교와 마을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재구성, 학교와 마을의 협력 돌봄시스템 구축 등 학교(앎)와 마을(삶)이 일치되는 지속가능한 작은학교 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넷째, 통합형 학년군 교육과정 모델이다. 학년군 중심의 무학년제 또는 주제 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학생수 감소는 학생의 발달단계에 따른 맞춤형 개별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력, 서로 다른 지식을 융합하는 양질의 학습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학교 간 개방 교육과정 운영 모델 학교 간 개방교육과정 모델은 모든 고등학교와 지역사회가 학교 간 협력과 개방을 기본 정신으로 미래지향적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해 가는 체제를 의미한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질 좋은 교육 환경 제공함으로써 교육 경쟁력 제고를 통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방과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혁신을 통해 대입 대응력과 진로진학 교육을 내실화, 학생들의 타시도 전출을 방지하고 전입생을 유입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학생수 감소의 위기를 안고 있는 특성화고는 미래산업 및 지역산업과 연계한 학과 개편이 시급하다. 취업과 창업 지원을 내실화하며, 교육과정 재구성과 인문소양교육, 생활교육을 강화해 직업계 고등학교에 대한 인식 전환 및 학생 유입의 기회로 활용돼야 할 것이다. 적정 규모 학교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유인 모델 쾌적한 교육 환경 조성에도 역점을 둔다. 학생들은 공간이 주는 창의성과 도전의식을 바탕으로 동등한 삶의 가치, 소통과 협력, 배려와 공감을 실천하는 건강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 나가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의 지식, 역량, 가치를 함양할 수 있는 도전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나은 미래인재로 키워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감성적인 공간으로 조성된 학교는 대도시로의 학생 유출을 막고 작은 학교를 적정 규모로 유지하게 하는 효과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감성디자인 교실, 도심 속 작은 학교 재생 프로젝트, 친환경 상상놀이터, 도서관 감성디자인 프로젝트, 실내놀이공간, 책놀이터, 도서관 연계 놀이문화예술 복합공간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학교 공간 조성사업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질 높은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자 다양한 모델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학생수 감소와 새로운 대안교육 모델 제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체제의 변화는 다양하고 지속적인 교육정책 수립을 요구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고 단 한 명의 학생도 낙오됨이 없이 함께 갈 수 있도록 개별 맞춤형 대안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위기학생에 대한 교육적 책임이 온전히 학교에 집중되어 있었고 학교는 많은 수의 위기학생을 관리하기에는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적정 규모의 학생수를 바탕으로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새로운 대안교육의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맞벌이부부의 자녀 돌봄 공백을 돌봄교실 및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지역별 돌봄협의체 운영을 통해 해소하고,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마을 및 지자체와 연계하여 다각적으로 지원한다. 부모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근무여건 조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학교와 지역사회 돌봄 모델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부모만의 문제도, 또한 학교만의 책임도 아니기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돌봄 시스템이 필요하다. 학교는 교육청, 마을 및 지역사회와 연계한 마을교육공동체를 활성화함으로써 작은 학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학교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를 이뤄야 한다. 또한 학생수 감소를 교육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고 학생수 감소가 교원수 감소로 이어져 교육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교원 수급에 대한 교사와 학교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를 새로운 교육의 기회로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는 다가올 미래사회의 생산인구 감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들에 대한 양질의 교육 기회 제공과 교육적 투자는 노동 생산성 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학생수의 감소가 소규모학교 통폐합, 교육재정 축소, 교원 수 감소와 같은 정책이 아닌 학생들에게 좀 더 다양한 교육기회와 양질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정책으로 실행될 때, 미래 생산인구의 노동 생산성이 향상되고, 향상된 노동 생산성은 인구 감소로 인한 노인 부양비에 대한 부담 증가율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령인구 감소는 결코 교육의 위기가 아니다. 소규모학교들은 교육과정 재구성의 기회가 대규모학교들에 비해 더 많을 수 있으며, 학교 간 이동 교육과정과 통합 교육과정 적용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 적정 학생수는 맞춤형 개별학습과 과정중심 평가를 가능하게 하여 학습의 질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양질의 학습 경험을 제공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소통하고 협력하는 배움의 공동체로서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제부터라도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혁신의 기회로 삼아 지금보다 더 멀리, 함께 갈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위기다. 학생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미래 한국 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생산가능인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장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속속들이 파고들 전망이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하고 곧이어 초·중·고교에도 여파가 몰아쳐 구조개혁과 같은 격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교육재정, 교육과정, 교원정책 등 전방위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지금 우리는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체제를 요구받고 있다. 초중등 교육체제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할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또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구감소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구감소라는 위기를 긍정적인 기회로 전환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교육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시대,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에 대한 교육적 대응 전략을 탐색해 본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현실적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 지역 소규모학교의 자구노력은 어떻게 구사되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의 핵심인 교원정책은 어떻게 재편돼야 하는지 집중 조명해 본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라는 새로운 변화에 맞춰 교육을 더욱 교육답게 하는 미래교육의 새로운 모습도 그려보고자 한다. 학령인구의 급속한 감소는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데모 크라이시스’ 상황에 직면하여 국가 재원을 효율성과 시급성 기준으로 배분하는 기획재정부나 재원 투입의 사후 책무성을 따져야 하는 감사원과 같은 중앙 행정부처는 대체로 교원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처의 업무 성격상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경제적 효율성만이 아닌 ‘교육의 논리’를 따져야 하는 교육부의 입장은 다르다. 사안을 차분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교원 충원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의 자료(2012년 6월 기준)를 보면, 향후 예상되는 학령인구의 감소는 분명하다. 초등학교 학생 수의 경우 2020년에는 271만 1천명, 2025년에는 267만 1천명으로 감소되고, 중학교의 경우 2019년에는 130만 6천명,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일시적으로 증가한 후 2025년까지 134만 2천명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2022년에 123만 5천명,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약간 증가하였다가 다시 완만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작년 9월 교육부가 발표한 OECD 교육지표 2018의 주요지표를 보면(표 1),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6.5명, 중학교 14.7명, 고등학교 13.8명으로 OECD 평균 각각 15.0명, 12.7명, 13.0명과 비교해 다소 높다. 흥미로운 사실은,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아닌 학급당 학생수에서의 통계를 보면 우리와 OECD의 수치는 각각 초등학교 23.2명 대 21.3명, 중학교 28.4명 대 22.9명이다. 우리의 경제적 위상이 OECD내에서도 상위 국가라는 점에서 OECD 상위 평균과 비교하면 우리의 경우는 더욱 열악하다. 교사 1인당 학생수와 학급당 학생수를 기준으로 할 때 통계치가 다르듯이, OECD 평균으로 할 것인가 혹은 OECD 상위 국가 즉, 상위 15개국, 상위 30% 국가 혹은 상위 22개국 등의 평균으로 할 것인가에 따라서도 통계 결과가 다르다. 이렇듯 미래의 교원 정원을 산출하는 공식은 복잡하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학급수를, 노무현 정부 시절엔 학급수와 수업시수를 함께 고려하면서 이른바 학급총량제를 시행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시·도별 보정지수를 활용하긴 했지만 학생수를 기준으로 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엔 학급수와 수업시수 뿐만 아니라 지역 학교의 특성을 반영하는 복잡한 산식을 활용한 적이 있다. 이처럼 교원 소요 정원의 산출에는 학생수 이외의 변인들을 고려해야만 한다. 대체로 미래에 소요되는 교원 정원을 산출하는 데 활용되는 변수로서, 학급수, 학생수, 주당 수업시수, 지역·학교별 특성 등이 있다. 교사 1인당 학생수 통계치에는 비담임 교과전담 교원 이외에 교감이나 기간제 교사들도 포함되어 통계 산출에서 주요 선진국과 차이가 있다. 실제로 교육 및 수업의 질을 좌우하는 것이 학급 규모의 적정선이라는 점에서 이 통계치는 교육의 질적 제고를 보여주는 지표이기엔 한계를 가진다. 아울러 우리의 연간 총 법정 수업일수가 과거에 비해 개선 되었지만 여전히 OECD에 비해 높으며, 농어촌을 중심으로 소규모학교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 교사의 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만 한다. 이러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미래 교원 충원의 올바른 방향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교육부는 2020년까지 OECD 평균과 OECD 상위 평균을 기준으로 추가 임용해야 할 교원을 각각 2만 8,893명과 6만 7,148명으로 추산하고 있다(표 2). 이러한 ‘교육적 고려’에 기반을 둔 교원증원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교육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기도 한 GDP 대비 정부 부문의 공교육비 5%가 확보되어야만 한다(표 3). 하지만 현 정부 들어서도 이 재원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상당히 불리한 환경이다. 다행히 학령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원의 수를 늘려야만 하는 정책적 방향에서의 상황은 반드시 불리하지 않아 보인다. 이를테면 현 정부의 교육 공약인 고교학점제는 학급당 적정 학생수를 전제로 한다. 아울러 기초학력의 증진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1학급 2교사제도 교원의 수를 늘려야만 실현될 수 있다. 이처럼 학령인구의 감소는 학생 개개인의 소질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개별화 교육은 미래 교육의 바람직한 접근으로서 국내는 물론 해외 거의 모든 연구에서도 제안하는 교육적 방안이다. 따라서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단순논법이며, 오히려 교원의 수를 늘림으로써 교육의 질 제고를 목표로 하는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교원정책에는 어떠한 변화가 필요할까? 이를 다음 몇 가지 측면에서 제언할 수 있다. 첫째, 급변하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교원의 자격요건(qualification)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제도적·형식적인 측면에서는 교원양성체제의 개편이 요구된다. 현재의 교대와 사범대 체제는 역사적으로나 세계적인 흐름에서 이미 낡은 모델에 가깝다. 우선 두 양성기관(초등과 중등)의 운영 방식에 있어서 목적형과 개방형의 격차가 크며, 특히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전담 기관을 종합대학에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과도 배치된다. 아울러 양성과정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전공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교직인성 교육과 실습을 강화하는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야만 한다. 둘째, 단기적이면서도 급박한 현안으로서 교직과정에서 운영되는 교과목에 대한 개혁이 요구된다. 현재 교직필수와 교직소양으로 구분되어 각각 이론과 실천에 있어서 이분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양성과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모든 교직과목에 학교 및 교육의 현장성을 대폭 반영하는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 셋째, 앞의 두 방안과 연관된 것으로서 교원양성과정을 복수 전공체제로 의무화해 단위학교에서의 교과 배분과 교원을 임용하는 과정에서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복수전공 이수를 위해서는 현재의 학사학위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며 4+2년제 혹은 2+4년제의 양성기간이 요구된다. 이러한 개혁 방향은 미래 사회에 선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탁월한 역량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는 데 있어야만 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위기다. 학생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미래 한국 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생산가능인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장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속속들이 파고들 전망이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하고 곧이어 초·중·고교에도 여파가 몰아쳐 구조개혁과 같은 격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교육재정, 교육과정, 교원정책 등 전방위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지금 우리는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체제를 요구받고 있다. 초중등 교육체제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할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또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구감소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구감소라는 위기를 긍정적인 기회로 전환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교육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시대,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에 대한 교육적 대응 전략을 탐색해 본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현실적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 지역 소규모학교의 자구노력은 어떻게 구사되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의 핵심인 교원정책은 어떻게 재편돼야 하는지 집중 조명해 본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라는 새로운 변화에 맞춰 교육을 더욱 교육답게 하는 미래교육의 새로운 모습도 그려보고자 한다. 1972년에 100만 명이던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 명으로 30년 만에 반 토막 났다. 2018년에는 출생아 수가 32만 7천 명까지 줄면서 합계출산율이 인구유지 수준인 2.1의 절반도 안 되는 0.98까지 떨어졌다. 현 추세가 지속되면 2022년 이전에 출생아 수는 20만 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교사 1인당 학생 10명 … ‘꿈의 교실’ 이뤄지나 초등학교 학생 수도 2005년 402만 명, 2010년 330만 명, 2018년 271만 명으로 감소해왔다. 미래인구구조가 2019년 통계청 특별인구추계 중위가정으로 실현되면 초등학생 수는 2025년 233만 명, 2030년 180만 명, 2050년 173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미래 인구구조가 저위가정으로 실현될 경우 초등학생 수는 2025년 235만 명, 2030년 157만 명으로 줄고, 2050년에는 137만 명까지 떨어져 2005년 수준의 3분의 1, 2018년 수준의 2분의 1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2018년의 학급 수와 교원 수급계획상의 하한이 유지되면서 저위추계가 현실화되면 2030년에 학급당 학생수는 약 13명,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약 10명으로 OECD 최저 수준인 ‘꿈의 교실(?)’이 될 전망이다. 교육환경의 개선을 위해 학급당 학생수와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줄이려면 더 많은 투자와 교원 충원이 필요하다고 했던 교육계의 염원과 요구가 자동 달성되는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구구조에 의해 상당 부분 ‘정해진 미래’가 예고하는 교육환경의 격변에 대해 교육공급자들은 충분한 위기의식을 갖고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가? 당장 2021년부터 고 3 학생 수가 대학정원에 미달하는 고등교육시장은 충격이 크다. 또 최근의 출생아 수 격감 파장을 제일 먼저 맞이할 초등학교의 상황도 더 나을 것은 없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국가가 고용과 보수를 보장할 것이라는 교원들의 집단적 믿음 탓인지 초중등교육계는 아직 큰 동요가 없어 보인다. 교직원의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폐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런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공급자의 위기를 넘어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대수명 증가와 20년간 지속된 극심한 저출산으로 앞으로 30년 후, 2050년 대한민국에서는 인구의 36%가 전체 인구를 위한 생산을 해야 한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인 고용률(2018년 66.6%)이 높아져 선진국 평균 수준인 70%를 달성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또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를 15~64세 생산가능인구로 나눈 ‘노년 부양비’가 73%에 달할 전망이다. 그 비율이 1980년에는 6.1%밖에 되지 않았고, 2018년 19.7%였던 것을 생각하면 실로 엄청난 속도의 고령화다. 경제활동인구의 평균 연령도 현재는 30대 중반이지만, 2050년에는 50대 중반, 2065년에는 60대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가히 ‘인구충격’이라고 할 만큼 지금까지와는 너무 다른 세상이 머지않은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다. 한국 사회에는 약 20년(1955~63, 1968~74)에 걸친 베이비붐(합계출산율 3.0 이상) 기간이 있었다. 무려 1650만 명에 달하는 거대 코호트인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의 노화와 수명 증가로 인해 65세 이상 인구는 2010년 536만 명이었지만 2050년에는 2000만 명에 근접할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소멸(2070년) 효과가 나타나기 직전까지 이들을 임종까지 돌봐야 할 2030년생이 가장 큰 부담을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거대한 숫자를 가진 우리 기성세대의 긴 노후에 경제적 생산과 병든 노인 돌봄까지 해내야 하는 주체가 바로 우리 학생들, 또 앞으로 태어날 그렇게 많지 않을 아이들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공급자의 위기도 문제지만, 그 상황에서 교육수요자로서 학교 교육을 받고 향후 30~50년 동안 말도 안 되는 인구구조에서 생산과 부양 부담을 지게 될 지금과 미래의 아이들이 정말 위기다. 올림피아 신들 대신 티탄 신족 편을 들었다고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 지구의 서쪽 끝에서 손과 머리로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처럼 무거운 짐을 지게 된 것이다. 교육공급자들은 이 아이들의 손과 머리를 위해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한계 드러낸 교육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 인구구조와 함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국민경제의 부양 능력, 즉 경제성장률의 장기 전망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지난 20년간 한국경제의 장기성장률(10년 이동평균)은 김영삼 정부 시절 6%, 김대중 정부 시절 5%, 노무현 정부 시절 4%, 이명박 정부 시절 3%, 박근혜 정부 시절 2% 대로 정권의 성향과 상관없이 체계적으로 하락해왔다. 경제성장론을 전공한 김세직 서울대 교수는 이를 ‘5년 1%p 하락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장기성장률 추락의 근본 원인을 극복하지 못한 채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에만 의존해온 것을 비판한 것이다. 과거 한국경제가 1960년대부터 30여 년간 평균 7~8% 이상 고도성장했던 비결은 교육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과 투자를 통한 물적자본의 축적이 동시에 빠르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국이 선진국을 추격하던 그 당시에 필요한 인적자본은 선진 기술과 지식, 제도 등을 빠르게 모방하는 능력이었는데, 이는 주입식 교육에 의해 효율적으로 길러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한국이 기술 프런티어에 접근하고, 중국과 아세안 등 저비용 생산이 가능한 새로운 추격자들이 나타나면서, 모방형 인적자본에 의존하던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닥쳐 지금의 저성장이 초래됐다. 인구 감소 위기, 학교가 생존전략 주도해야 한국경제가 성장률을 높이거나 최소한 유지하는 방법은 생산성을 높이는 것밖에는 없다. 물적자본 투자도 은퇴인구의 소비자금 인출로 저축이 줄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노동력 투입도 생산가능인구 격감으로 성장률을 깎아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물적자본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야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창의적 인재들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자본과 노동의 투입이 성장률에 기여한 부분을 제외한 (총요소)생산성은 2000년대 이후 오히려 하락해왔고, 경제성장에 대한 교육의 기여도 또한 저하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우리가 제대로 살려면 지금까지 하락해 온 생산성을 상승세로 반전시키고, 경제성장에 대한 교육의 기여도를 다시 높이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한다. 교육자들이 미래 일꾼들의 손과 머리에 어벤저스급 무기를 장착시켜 주고, 평생에 걸쳐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른바 ‘미래역량’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경제충격, 기술충격이 아니더라도 전인미답의 엄청난 인구충격이 생전에 펼쳐진다는 사실이며, 그것만으로도 지금까지 미뤄왔던 모든 변화들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중대 과제가 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판단했던 것들을 계속 적용하는 것은 이전만큼 정당하지 않으며,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컴맹이라도 교육자가 될 수 있었던 시대를 떠올려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은 전공자만 갖추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코딩 연수를 받는 식으로 적당히 때워서는 안 된다. 기계와의 협업 능력은 아이들의 생산성을 좌우할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큰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 잘 모르는 것은 손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라는 말에 기대어 학교가 변화 요구에 저항만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교육계가, 학교가 변화를 주도하면서 아이들의 미래와 교원들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요청해야 옳다. 수업을 못 따라가는 아이들, 잠자는 아이들은 언제나 있었다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가령 1980년에 태어난 초등학교 선생님은 그 해 태어난 86만 2,835명 중의 한 명이었고 그때 노년 부양비는 6.1%밖에 안 됐지만, 앞으로 5년 후부터 동년배가 30만 명대로 떨어진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오고, 이 아이들이 30대가 돼 일 할 때면 노년 부양비가 73%가 된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포기되어서는 안 될 미래 한국의 아틀라스다. 기성세대와 교육계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새롭게 떠오르는 면접, 완벽하게 공부합시다 합격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이 과거에는 채용과정의 형식적인 통과의례 정도라고 생각했었지만, 최근에는 최종 면접 과정에서 상당수의 지원자를 탈락시킬 정도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직에 응시하고자 하는 교원이나 교장·교감 승진을 앞둔 교원이 선발 절차에 따라 마주해야 하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매우 고민이 되는 부문이다. 주어진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을 부각시키거나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면접 시작부터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당황해서 면접을 망쳐버리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필자는 면접을 대비하는 동료나 선배의 입장에서 기본적으로 면접을 대비하는 마음가짐과 최근 면접의 경향, 면접의 종류에 따른 대응 요령과 실전 연습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심층면접에 대한 이해 조선 후기 야사를 주로 기록한 대동기문(大東奇聞)에는 영조가 정순왕후를 직접 간택할 때의 일화가 수록돼 있다. 영조는 정비인 정성왕후가 승하하신 후 66세에 정식으로 중전 간택을 통해 김한구의 딸 15세 정순왕후를 왕비로 책봉했다. 본인이 직접 왕비를 간택하기 위해 규수를 모아 직접 대면하여 면접하였는데, 당시 왕실에서는 신부를 간택할 때 신부 아버지의 이름을 써 놓은 방석을 두고 그 위에 신부를 앉게 했다. 모든 규수가 아버지 이름을 찾아 방석에 앉았으나 정순왕후는 홀로 주저하고 있었다. 영조가 그 이유를 묻자 부친 이름이 적혀있기 때문에 차마 앉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 면접 심사가 시작되고 영조는 첫 번째 질문으로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어떤 신부는 산이 깊다, 어떤 신부는 물이 깊다, 어떤 신부는 구름이 깊다고 대답했다. 정순왕후는 ‘인심(人心)’이란 답으로 영조를 비롯한 심사관을 놀라게 했다. 사람 마음은 측량하기 어렵다는 것이 인심이라고 답한 이유였다. 이어 꽃 중에서 무엇이 제일 예쁜지를 물었다. 왕비 후보들은 저마다 복숭아꽃·매화꽃·모란꽃과 같이 자신이 좋아하고 예뻐하는 꽃의 이름을 댔다. 정순왕후의 대답은 이번에도 달랐다. 목화꽃이라 대답했다. 그 이유를 묻자 목화는 솜을 만들어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다고 했다. 영조는 어린 신부의 총명함에 고개를 끄덕였다. 또 고개 중에 가장 어렵게 넘는 고개는 어느 고개냐고 물었다. 다른 후보들은 추풍령 고개, 문경새재 고개 등을 말했지만 장순왕후는 보릿고개라고 답했다. 춘궁기에 보리 익을 때까지 견뎌야 하는 고비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했다. 왕비를 간택하는 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영조는 후보자들에게 기습질문을 던졌다. 궁궐의 행랑(行廊) 수가 얼마인지를 알아보라고 한 것. 모두 당황하면서 궁궐 지붕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정순왕후만이 홀로 머리를 내리고 침묵하고 있었다. 모두가 긴장하는 순간이었다. 영조가 “너는 그 수를 알아봤느냐”고 묻자, 정순왕후는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면 행랑의 수를 알 수 있습니다”라며 정확한 숫자를 답했다. 이후 영특한 정순왕후가 왕비로 책봉되었다. 이번 호에는 면접 시리즈 세 번째로 심층면접에 대한 이해와 준비, 면접에 임하는 자세를 알아보고자 한다. 앞서 이야기한 정순왕후 간택 일화를 보면 면접의 중요성과 면접관이 원하는 면접자의 자세, 면접자의 인성·소양·태도 등이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잘 알 수 있다.[PART VIEW] ● 심층면접의 의의 심층면접은 응시자와 면접관이 면대면으로 마주한 상태에서 주어진 질문에 대한 응시자의 언어적·비언어적 응답을 통해 그 인품·언행 따위를 시험하는 것이다. 특히 면접은 지식은 물론 응시자의 정의적 영역까지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평가방법이므로 교직관·지식·순발력·창의성·인성·태도·용모 등 전문직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을 모두 망라한다. 따라서 하루아침에 합격할 수 있는 응시자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동안의 교직생활을 통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신념이 생기고 자신 앞에 놓인 난관을 극복해가면서 자신만의 교직관이 확립되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이타적 행동이 습관화되어 자연스럽게 인성적 소양이 몸에 배어야 면접에서 그 인품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준비된 교직관과 인성·소양이 갖추어졌을 때 면접관의 질문에 진솔한 태도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표현하여 면접관을 감동하게 하는 자, 그가 면접관이 원하는 교육전문직원이다. ● 면접관은 이런 사람을 찾는다 교육전문직 전형에서 면접 평가의 일반적인 채점기준은 기준안대로 채점하지만 면접관은 각 시·도교육청의 인사정책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한다. 면접관 인원수는 다르나 그 구성은 신입전문직과 함께 팀원을 이뤄 업무를 수행하거나 관리하는 상사로 근무하는 장학관(연구관), 교육전문직의 업무지원을 바탕으로 학교현장에서 교육활동을 담당하는 학교장, 교육청 밖에서 교육업무 수행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교육전문가(교육연구기관 및 대학근무자 등) 등으로 구성한다. 면접관은 채점기준안을 보면서 교육전문직으로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응시자, 입직하면 직무에 열정과 실력으로 무장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응시자, 조직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적응할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다. 먼저, 진정으로 교육전문직이 되고자 하는 응시자를 찾는다. 교사 또는 교감으로 학교에서 생활한 후 자신의 교육에 대한 간절한 열정을 교육전문직이 되어 현장의 변화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면 준비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간절한 만큼 노력을 배로 하게 되어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구체적인 현장적용 사례가 진정성 있고 남다르게 표현된다. 두 번째로 입직하면 직무에 열정과 실력으로 무장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응시자를 찾고자 한다. 열정으로 무장된 사람은 어떤 조직의 사람과 일을 하더라도 빠른 시일 안에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고, 조직 내에서의 기여도가 높아져 저절로 조직 친화적인 사람이 된다. 열정은 그저 마음먹는다고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 결과물로 얻어지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만날 수는 없다. 모르는 일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눈이 뜨이고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얻게 되는 것이 열정이다. 직업으로서 교직이 아닌 프로페셔널을 찾는 것이다. 세 번째로 조직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적응할 사람이 누구인지 찾는다. 교사로서의 학교생활과 교육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교육전문직은 업무 형태나 업무량, 직무 내용이 매우 상이하다.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활동은 길게 계획을 세우고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며 학생 개별 특성에 따라 지도방법이 달라야 한다. 그러나 교육행정은 제시간에 해당 업무가 완료되어야 하고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야 재정 및 인력 투입이 지속될 것인지 종료될 것인지 결정이 되며, 업무가 미숙하면 그에 따른 여파가 전체 학교에 미치기 때문에 더욱 꼼꼼하고 치밀해야 한다. 교사로서 하는 학교 업무나 교육활동과는 매우 다른 특성을 가진 행정업무로 인해 자칫 그동안 드러난 자신의 역량과 상관없이 무능력한 사람으로 평가받거나, 교육에 대한 회의감과 피로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응시자 개인에게도, 교육청 조직에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므로 쉽게 포기하지 않고 유연하게 업무에 적응할 인재가 누구인지 찾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면접 사전 준비 앞서 지난 호에서 살펴본 각 시·도교육청의 교육전문직 선발전형을 살펴보면 심층면접은 주로 2차나 3차 전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따라서 1차 시험에서 합격해야 2차 시험의 응시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물론 그렇지 않은 교육청도 있지만) 전문직에 도전하기 위해 처음 준비하는 시기부터 심층면접에 관심을 두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면접의 중요성과 그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2차 시험의 변별력이 상승하고 있어 먼저 준비한다면 시간 대비 점수 효율이 높다. 1차 시험 합격 후 그때부터 2차 시험을 준비한다면 길어야 4주 정도의 시간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목표는 1차 합격이 아니라 최종적인 합격에 있음으로 1차 공부와 연계하여 준비하여야 한다. 특히 심층면접은 교직 논술과 매우 유사하여 논술의 서론-본론-결론이나 말하기의 내용을 구성하는 OBC(Opening-Body-Closing)는 같다고 볼 수 있다. 즉, 글로 하면 논술이고 말로 하면 심층면접인 것이다. 전문직 응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1차 공부에 주력하더라도 논술 중 어떤 내용이 면접에서도 출제될 수 있는지 예상하고 그에 대한 요약을 간략하게 하면서 면접을 대비해야 한다. 또한, 비언어적인 표현법 중 호감이 되는 부분과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을 구분하고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비언어적 표현이 자연스럽게 몸에 스며들 수 있도록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심층면접의 문제 유형 살피기 ① 교직관·교육철학·인성 관련 문항 심층면접을 통해 전문직을 선발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한 교육전문직원으로서의 품성과 자질을 알아보기 적합한 문제로 많은 교육청이 공통으로 교직관이나 인성 관련 면접문제를 선택한다. 왜 전문직이 되려고 하는지, 자신이 바라는 전문직상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이에 대한 대답을 듣고 교직관이 뚜렷하고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전문직이 될 자질을 갖춘 이를 선발한다. 바람직한 인성의 소유자도 선발 대상이므로 자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나 책, 그동안 교육활동 중 보람이 있었거나 기억에 남는 일, 앞으로의 계획도 품성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이다. 사적이거나 일반적인 질문 같아 보이지만 평소의 교직관과 인생관·인성을 파악할 수 있는 간접적인 질문들이므로 미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확실히 생각해보아야 남 보기 좋은 내용을 암기하여 말하는 것이 아닌 답변에 진정성을 담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② 교육현장 사안 관련 문항 교육전문직은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현장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잘 대처하고 그에 따른 예방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많은 기출 면접문제들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한 대처방안을 묻고 있다. 학부모나 학생의 민원, 학교폭력이나 안전사고, 개인정보 보호, 교권, 교사들 간의 갈등 사항 등으로 흔들리는 학교현장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묻는다. 이러한 사안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어 보도된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눈여겨보아야 한다. 올해 시행된 서울시교육청 유치원 교육전문직 심층면접에는 2018년 발생한 ‘상도유치원 붕괴사건’과 관련하여 교육과정 정상화 실현을 위한 교육전문직의 역할과 지원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었다. 교육현장 사안의 문제는 법령에 의해 처리해야 할 사안(학교폭력이나 아동학대, 인권 등)이나 매뉴얼에 의한 처리 절차 등을 숙지하여 지원방안을 정리하여야 한다. ③ 교육청 정책 방향 문항 교육청의 핵심교육목표와 핵심교육정책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매년 발간하는 주요 업무계획과 교육청 및 산하 직속기관에서 발간하는 교육잡지 등에 실리는 특집 기사는 반드시 참고하여야 한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을 예로 들면 5가지 정책방향 즉, ▲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교육,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책임교육, ▲평화와 공존의 민주시민교육,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 ▲참여와 소통의 교육자치가 있고, 각 정책방향 아래 3~4개의 주제와 각 주제 아래에는 2~5개의 소주제로 세분하여 총 58가지의 정책이 제시되어 있다. 각 주제는 세부 추진 계획이 있고, 시행시기와 대상 및 예산 등이 담겨있어 이에 따른 효율적인 현장 지원방안이나 문제점, 개선책을 숙지하여야 한다. 특히 학교현장에서 정책이 실현되는 방향을 본인 학교에서의 경험과 연관하여 정리하면 도움이 된다. 올해 서울시교육청 중등전문직 심층면접으로 ‘학교에서 교육청으로부터 받았던 지원장학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말하고, 아쉬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말하시오’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교육정책에 대한 문제는 반드시 한 문제 이상 출제된다고 생각하고 교육청이나 학교현장에서 고민하는 부분에 관심을 갖고 나름의 해결방안도 정리해 놓는 것이 좋다. ● 예상문항을 찾아서 ① 기출문제는 반드시 참고해야 이미 출제된 문제이니 필요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기출문제 속에 답이 있다. 보통 출제자가 출제할 때 가장 먼저 검토하는 것이 3개년 내외의 기출문제이다. 이는 중복된 문제를 출제하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핵심이나 중점사항은 유사하므로 똑같은 문제가 나올 확률은 적지만 유사문제가 출제될 확률은 매우 높다. 교육청의 정책이나 업무 추진방향은 해마다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게 아니라 확대하거나 심화하거나 국가 전체 방향과 보폭을 맞추어서 추진하므로 기출문제의 답안을 작성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유사한 문제를 만들어 연습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기출문제 이외에도 교육부나 교육청의 보도자료, 공고문, 최근 변화한 관련 법령 등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한 교육 시사에 매우 민감해야 한다. 일간 신문에서의 교육관련 뉴스와 교육월간지, 교육전문신문 등의 내용도 중요하다. 이에 대한 내용을 접하면 그때그때 스크랩하고 핵심을 요약해 놓으면 매우 도움이 된다. ② 문제 속에 정답이 있을 수도 올해 서울특별시교육청 초등교육전문직 심층면접문제에는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을 표에 제시하고 ‘이 내용을 읽고, 장학사로서 서울교육정책에 반영해야 할 내용에 대해 말하시오’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제시된 표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들이 적혀있고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반영할지 의견을 묻는 문제이므로 응시자들은 표를 읽고 해석하고 내용을 다시 교육정책에 반영하는 내용으로 전환하느라 매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신규교사 임용고시에도 잘 출제되는데 이는 출제자가 응시자의 응답자유도가 높은 문제를 출제하여 문제해결력 등의 고등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응답자유도가 높은 문제는 채점의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정답이 고정되어 있는 문제는 객관성을 확보하기는 쉬워도 타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에 절충안으로 고등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한 응답자유도를 허용하면서 문항에 조건과 자료를 첨부하여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때문에 문제와 제시문 속에 정답이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로 제시된 자료 하나하나가 다 정답인 것이다. ③ 출제자가 되어보자 ‘이 영역은 문제로 나올 만한가? 이 주제로 문제가 나온다면 어떤 방향의 물음이 적당할까? 주제 안에서 어느 정도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해야 할까?’ 등 본인이 출제자가 되어 직접 면접 문제를 만들어 보면 좋다. 출제자 입장에서 나올 확률이 높은 영역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막상 출제하려고 하면, 이건 핵심 사항이 아닌 것 같고, 이 건 암기해야 답할 수 있는 내용이라 나올 것 같지 않고, 이 주제는 전년도에 이미 나온 내용이고, 이건 이슈가 되다 흐지부지된 내용이라 나올 것 같지 않고, 이건 너무 답이 다양해서 채점 기준에 맞지 않고, 등등 출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고 또한, 본인의 문제 보는 안목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1차 공부하면서 2차인 면접문제로 제시될만한 주요한 문제를 정책목표·핵심내용·현장적용 문제점·효과적인 개선안·기대효과로 요약해 둔 내용을 중심으로 문제를 출제하고 그에 맞는 답을 주어진 시간 내에 말하는 연습을 해보자. ④ 실전 훈련은 반드시 짝과 함께 심층면접은 연습을 많이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게 되어있다. 예상되는 문제를 출제해서 연습해도 좋고 그러지 못한 경우에는 기존 출제된 문제를 이용하여 면접관 앞에서 응시자 자세로 처음 시작부터 종료까지 실제 시험장인 것처럼 연습한다.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것부터 면접실에 들어서고, 면접관을 향해 인사하고, 앉아서 문제지를 펼치고, ‘잠시 생각하겠습니다’ 하면서 생각하고, 답변을 마친 후 일어나 인사하고, 면접실을 나오는 것이 매우 익숙해지도록 연습한다. 이때 혼자 하는 것보다 팀, 또는 두 명이 짝을 지어 연습하면 좋다. 특히 두 명이 짝을 지어 연습하면 연습 시간이 많이 확보되고 서로의 장단점을 지적해줄 수 있어 좋다. 면접관 입장에서 목소리가 너무 작지는 않은지, 표정이 굳어 있지는 않은지, 습관적으로 하는 부자연스러운 행동, 어, 아, 음 등의 미숙하고 불안해 보이는 감점 요소를 짝과 함께라면 잘 찾아내 교정할 수 있다. 심층면접 실전 ● 면접 환경 알기 ① 대기실 및 구상실 응시하기 위해 고사장에 가면 대기하는 대기실에서 응시자 모두가 대기한다. 이때 일찍 입실하면 감독관이 안내하기 전까지는 가지고 간 자료를 볼 수 있으나 많은 시간은 아니므로 화장실에 다녀오고 조용히 생각을 정리한다. 대기실에서 관리번호를 받게 되고 감독관이 안내하는 자료를 꼼꼼히 숙지하여 머릿속으로 면접 환경과 형식을 숙지한다. 구상형 면접문제일 경우는 관리번호 순서대로 대기실에서 나와 구상실에서 문제를 받고 일정 시간동안 문제지 또는 구상지에 메모하여 면접실에 메모지를 가지고 들어가 답 할 수 있다. 그러지 않고 즉답형 면접일 경우에는 구상실 없이 면접실에 입실하여 문제를 펼치게 된다. ② 면접실 면접실에서는 면접관과 시간을 재는 계측관이 있고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면접 문제는 응시자가 앉는 의자 앞 책상에 자료로 놓여있고 입실하고 인사 후 자리에 앉아 문제지를 펼쳐 보는 순간부터 시간을 계측한다. 통상 한 문제당 3분 내외의 시간을 할애하는데 구상 1분 답변 2분 내외로 진행한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메모지와 볼펜을 제공하고 문제당 3분, 총 3문제 9분으로 진행하며 면접실을 A실, B실, C실로 이동하며 응시한다. - A실 입장→인사→착석→문제 확인(파일철)→구상(메모지 활용, 1분 내외)→답변(2분 내외)→뒷정리→인사→퇴장 - 복도에서 대기 10초 - B실 입장, 순으로 진행한다. ● 답변 시 유의사항 ① 시간 안배를 잘해야 심층면접은 시간 안배가 특히 중요하다. 한 문제를 구상하고 답변하는 시간까지 3분을 정해두고 연습하여 구상에 1분, 답변에 2분을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자세히 말하려다보면 결국 문제에서 요구한 항목을 다 대답하지 못하거나 서둘러 말하다가 소중한 시간이 맨 뒤에 남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한 문장을 말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최대한 간결하고 깔끔하게 답변 할 수 있도록 한다. ② 주장부터 먼저 면접관은 체크리스트에 따라 채점을 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중언부언하는 것은 좋지 않다. 두괄식으로 주장부터 분명히 이야기하고 주장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다. 면접관은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여러 명의 응시자 이야기를 듣고 채점하므로 주장이 분명한 두괄식 답변이 채점하기에 좋다. 한 문장의 명료한 논지와 1~2문장의 논거가 매우 깔끔하다.
현재 우리나라 수학 교육은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수학만 하려면 머리가 아파요”라고 하소연할 정도 ‘수학에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단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학부모 역시 “수학이 가장 중요한 과목인데 2학년인 딸이 벌써부터 수학이 제일 싫다고 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며 불안해한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은 65개국 중에서 51위, 흥미도는 58위로?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도는 매우 낮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이다. 수학수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다! ‘S·M·I·L·E 활동’은 현행 수학교육이 갖고 있는 대표적 문제점 즉, ▲어려운 수학, ▲교사 중심 수학, ▲암기 수학, ▲지루한 수학, ▲생활과 분리된 수학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구안·적용한 학습방법이다. 따라서 ‘S·M·I·L·E 활동’은 학생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수학, 놀이와 조작적 활동을 통한 학생 참여중심의 수학, 빠른 이해를 돕는 의사소통 협력 수학, 생활 속 곳곳에 숨어 있는 수학 등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갖고, 수학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SMILE’은 ‘즐겁고 행복하게 수학활동을 하자’는 뜻도 있지만, 다음과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S·M·I·L·E 활동’의 개괄적 설명과 함께 ‘S 스토리텔링활동’ 수업내용을, 다음 호에서는 ‘M 의사소통 협력활동’과 ‘I 조작활동’ 수업내용을, 그다음 호에서는 ‘L 놀이활동’과 ‘E 생활 속 수학활동’ 수업내용을 소개한다. [PART VIEW] S·M·I·L·E 수학 꽃피우기 우선 수학교과의 핵심역량인 문제해결능력, 추론능력, 창의·융합능력, 의사소통능력, 정보처리능력, 태도·실천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크게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각 영역의 수업방법을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또한 수학에 대한 자존감과 관심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했으며, 수학을 좋아할 수 있는 교육환경 구성하고,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활동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수학과 친해지는 교육환경 구성하기 ● 수학 신호등 혼자 해결하기 힘들어서 교사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을 때 도움신호등으로 표시 ● 수학 놀이터 수학 교구가 배치된 편안하고 자유로운 수학놀이터 공간으로 자투리 시간에 수학놀이 장소로 활용 ● 수학 동화 Day 일주일에 한 권씩 교사나 친구들이 수학 관련 동화를 들려주는 활동 ● 수학 퀴즈 학생들이 배운 내용으로 문제를 내고 풀며 수학적 의사소통을 하는 활동 ● 수학 축제 스토리텔링, 역할극, 노래 등 수학에서 배운 다양한 내용을 모아 발표회를 여는 활동 ● 수학 일기 생활 속의 수학 일기 또는 배운 내용에 대한 개념을 그림과 글로 자유롭게 정리해보는 활동 ● 보상/ 격려 수학훈장,수학메달, 수학왕관, 수학목걸이, 수학표창 등 다양한 보상체계 마련 ● 칭찬쪽지/칭찬샤워 “잘했군, 잘했어. ○○이 잘했어”와 같이 박수를 통해 격려해 주고 칭찬쪽지, 칭찬선물, 칭찬샤워를 통한 강화 S _ 스토리텔링 활동으로 성장하는 수학수업 ● 스토리텔링 활동 전개 ● 스토리텔링 활동 수업의 실제 1) 단원 _ 4. 길이 재기(1학기 ) 2) 학습 주제 _ 단위 길이가 다를 때의 불편함을 알 수 있어요. 3) 수업 속으로 1) 단원 _ 4. 길이 재기(1학기) 2) 학습 주제 _ 자를 사용하여 길이를 바르게 잴 수 있어요. 3) 수업 속으로 1) 단원 _ 6. 곱셈(1학기) 2) 학습 주제 _ 곱셈식을 알 수 있어요. 3) 수업 속으로 1) 단원 _ 3. 덧셈과 뺄셈(1학기) 2) 학습 주제 _ □의 값을 구할 수 있어요. 3) 수업 속으로
과학을 싫어하는 아이는 거의 없지만, 과학수업이 재미있고 우리의 삶과 매우 연결된 교과라는 걸 느끼는 아이도 많지 않을 것이다. 과학교과전담을 맡은 올해,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재미·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면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고, 3년 전부터 공부해 온 ‘질문중심수업’을 접목하기로 하였다. 왜 질문일까? 모든 수업에는 질문이 들어있고, 질문 없는 수업은 없다. 질문이 교사의 발문이든 학생들이 수업 중에 하는 질문이든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질문중심수업은 교사의 의도된, 수업을 이끌어가는 토대가 되는 질문을 말한다. 본 수업에 적용된 질문은 크게 핵심질문·출발질문·전개질문·도착질문으로 나눌 수 있다. ● 핵심질문 수업을 관통하고, 그 수업에서 이루고자 하는 ‘주된 배움의 목표’를 제시하는 질문으로 ‘수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핵심질문은 기존의 학습목표와는 다르게 좀 더 세련되고 간결하며 수업의 핵심을 다루는 질문으로 제시하는 것이 좋다. ● 출발질문 수업에 초대하는 출발질문은 수업주제와 아이들의 삶을 연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수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질문으로 구성된다. 요란한 동기유발을 위해 교사가 과도한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고 모든 학생이 질문할 수 있는, 그러나 수업과 연결할 수 있는 질문으로 구성하면 좋다. ● 전개질문 전개질문은 수업에서 가르쳐야 하고,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을 질문형식으로 바꾼 것이다. 수업에서의 중심활동 및 중심내용을 질문으로 제시하면 닫힌 문장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좀 더 생각할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도착질문 도착질문은 수업에서 좀 더 깊게 생각할 내용, 그날의 배움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고민 등 질문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배움과 삶이 연결될 때 배움이 온전해지는 것처럼 수업도 학생들의 삶과 이어질 때 즐겁고 의미 있는 수업이 될 것이다. 과학은 왜 배울까? ‘과학을 배우는 이유’에 대한 충분한 대화가 이뤄진다면 학생들이 과학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그래서 학기 초, 본격적인 학습에 들어가기 전에 2차시 정도를 ‘과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로 재구성했다. “과학을 왜 배워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은 ‘배워야 하니까, 엄마가 배우라고 해서, 교과서에 있어서’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과학을 배우는 이유는 그것에만 있지 않다. 지도서에서 제시하는 과학교과의 성격과 목표를 살펴보면, ‘과학은 모든 학생이 과학의 개념을 이해하고, 과학탐구능력과 태도를 함양하여,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과학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교과이다’, ‘자연현상과 사물에 대하여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과학의 핵심개념을 이해하고 탐구능력을 함양하여,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과학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 소양을 기른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기란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나름대로 정리해본 ‘과학을 배워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PART VIEW] ● 첫째,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다 옛사람들에게 자연현상은 두려움과 숭배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자연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면 두려움은 사라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원리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 ● 둘째, 우리 일상 속에 과학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현대사회로 올수록 과학기술에 의존하는 영역과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이는 과학 없이는 우리 삶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효율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꾸리기 위해서는 과학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재미와 질서가 공존하는 과학시간이 되려면? 단순히 재미있는 과학시간이 아닌 ‘의미 있는’ 과학시간이 되기 위해 모두가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수업규칙이 필요한 이유는 ‘시간적 제약’ 때문이다. 교과전담교사는 담임교사와는 달리 여러 반 아이들을 상대해야 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돌발 행동과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에 대해 마냥 꾸짖을 수 없다. 너무 심한 방해 때문에 혼을 내고, 그래서 그 학생과의 관계가 틀어진 경우, 그 학생과 만날 시간이 적다 보니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다. 물론 수업규칙만 너무 앞세우면 경직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따라서 출발질문에 좀 더 아이들의 특성과 관심, 일상을 알 수 있는 질문을 구성하여 학생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한다면 관계와 질서가 있는 수업이 가능할 것이다. 수업의 흐름 ● 출발질문 ① 과학은 왜 배울까요? 과학을 배우는 이유를 학생들에게 묻는다. 가끔 ‘똑똑해지기 위해서요’, ‘시험 잘 보게 하기 위해서요’라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 ‘배워야 하니까요’, ‘학교에서 배우라고 하니까요’, ‘교과서가 있으니까요’란 대답이 돌아온다. 이런 대답을 통해 학생들이 과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만약 이 질문이 너무 막연하다고 느껴진다면, ‘과학 하면 떠오르는 것은?’이라고 물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 ② 과학에 대한 자신의 흥미도는? 과학을 ‘좋아하느냐, 그저 그렇다.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예시를 주고 아이들에게 손들게 해본다. 담당하고 있는 4개 반 모두 해봤더니, 대략 60%는 ‘좋아한다’라고 대답했다. 그저 그렇다(20%), 좋아하지 않는다(20%)고 답변한 학생들에게 좋아하지 않느냐고 이유를 묻자 ‘어려워서’, ‘외울 게 많아서’라고 이야기했다. 좋아한다고 답변한 학생들의 대다수는 ‘실험을 할 수 있어서’라고 대답했다. 이런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생각보다 실험을 매우 재미있고 즐거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험에 소외되는 아이들이 없도록 ‘모둠별 구성 인원을 4명이 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전개질문 ① 과학의 뜻은 무엇일까? 과학의 사전적인 뜻을 알아보는 활동이다. 대부분 과학수업에서 과학의 의미조차 모르고 수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는 과학수업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다. 과학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음과 같은 예시를 제시하고, 모둠에서 서로 의논하여 괄호 안에 어떤 단어가 들어갈지 추측해보게 했다. ‘보편적’과 ‘체계적’이라는 단어가 초등학생에게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단어의 뜻을 덧붙여 설명해줬다. 학생들이 답을 맞히든 맞히지 못하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과학의 뜻을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는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② 과학을 배우는 이유는? 과학을 배우는 이유는 출발질문에서 다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사설을 읽게 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장에 밑줄을 긋게 했더니, 곧잘 찾아냈다. 물론 학생들에게 어렵고 낯선 단어가 많아서 완전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과학을 배우는 이유에 관해 설명하는 문장은 잘 찾을 수 있었다. 학생들이 어려워했던 ‘실체’라는 단어와 ‘본질적인’이라는 단어는 추가로 설명해줄 필요가 있었다. ③ 과학을 몰랐던 옛사람들은 어땠을까? 자연의 실체와 작동원리를 ‘학문으로 설명할 수 있는’ 과학을 잘 몰랐던 옛사람들은 어땠을까? 라는 질문이 세 번째 전개질문이다. 즉, 다음과 같은 자연현상을 옛사람들은 어떻게 이해했을지 물으며 그때 옛사람들이 가졌을 감정은 무엇일지 추측하게 한다. 옛사람들에게 자연은 두려움과 경배의 대상이다. ‘왜 그랬을까?’를 물어보면 학생들은 ‘모르기 때문이라고’ 쉽게 답한다. 이에 과학을 배우는 이유는 ‘자연현상에 대한 바른 이해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④ 과학을 이용한 일상생활의 예를 찾아본다면?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과학이 활용되었는지 찾아보는 활동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다음과 같이 예시를 제시하면, 자칫 막연해질 수 있는 활동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다. 또 ‘과학실 안에 있는 과학과 관련된 것 찾기’로 구체화할 수도 있다. 전등·에어컨·컴퓨터·벽·천정, 심지어 분필이나 칠판·책상·의자 등 그 어느 것 하나 과학과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도착질문 ① 과학시간에 즐거운 배움이 일어나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면? 1년 동안 좀 더 의미 있고 즐거운 과학시간이 되려면 서로서로 지켜야 할 규칙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게 하였다. 이 활동을 위해서도 구조화되고 단계적인 질문이 있어야 하는데 우선, 과학시간에 나의 배움에 방해가 되는 행동에는 무엇이 있는지 모둠에서 생각해보게 하였다. 그러면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위 내용을 토대로 우리가 다 함께 지켜야 할 규칙을 모둠별로 써보도록 하면 거의 모든 반의 규칙 내용이 비슷하게 나온다. 이렇게 모든 반의 수업규칙이 정해지면 크게 인쇄하여 옆 빈칸에 각자 서명을 하게 하여 책임감을 더욱 부여했다. 완성된 규칙은 과학실 앞쪽에 붙여놓아 항상 볼 수 있도록 하며 만약 분위기가 소란스럽고 질서가 없어질 때 한번 상기시키는 것만으로도 매우 효과가 있었다. ② 오늘 수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수업 후 학생들에게 오늘 수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물어보는 것은 두 가지 효과가 있다. 하나는 수업 내용을 복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의미 있었던 내용을 말해봄으로 각인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예를들어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옛사람들이 과학을 몰랐을 때의 감정을 추측해보게 한 활동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대답했다. 이는 학생들도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을 경험해봤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은 이런 무지에의 탈출을 가능하게 하는 교과임과 동시에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것에 질문을 던지는 교과라고 설명하고 마무리했다. 우리의 수업에 질문을 던져보자. 본 주제와 같은 수업은 해당 성취수준이 없기 때문에 시수 또한 편성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여분의 시간 2차시를 본 주제로 재구성하여 수업 첫 시간을 열었다. 처음 생각해보는 주제이기 때문에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학생들은 잘 이해했고, 진지하게 참여했다. 다만 수업내용이 많아서 2차시로 계획했던 것을 3차시로 변경했는데, 바쁘게 2차시로 진행하는 것보다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하도록 3차시로 진행한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담임이었던 작년, 6학년 과학 일부를 가르칠 때 너무 막연했던 경험이 있었다. 특히 ‘과학자들은 어떻게 탐구할까?’라는 단원은 과학자들이 어떻게 탐구하는지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겐 ‘참 뜬금없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수업에서 답답함을 느낄 때는 아마도 학생들은 이것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교사인 나 또한 왜 가르쳐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일 것이다. 물론 모든 수업을 의미 있게 구성하기는 매우 힘들다. 분절되어 있는 교과를 가르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아이들에게 파편화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점차 교사에게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이루지는 만큼 교사의 교과역량과 재구성 능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의 재구성을 하든, 그게 질문중심이든 협동학습이든 PBL이든 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교사 자신의 명확한 철학이 서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아이들의 반응에 휘말리는 수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수업에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나는 왜 가르치는가?’
몇년전 여름휴가 때 아내와 지리산을 종주한 적이 있다. 이틀만에 험한 산길 30여㎞를 걷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동자꽃, 원추리, 노루오줌, 꿩의다리, 산수국 등 지리산 야생화를 원없이 보니 힘든 줄을 몰랐다. 노고단 고개에 올라 주황색 동자꽃과 노란 원추리 군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세석산장 주변도 동자꽃, 원추리, 둥근이질풀, 터리풀 등 귀한 야생화들이 널려 있었다. 금방이라도 빙글빙글 돌 것 같은 물레나물도 지천에 있었다. 수목원보다 꽃이 더 많았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듯 했다. 동자꽃은 한여름인 6~8월에 주황색 꽃이 피는데 제때 지리산을 찾은 것이다. 지리산 동자꽃은 특히 햇볕을 충분히 받고 영양상태도 좋아서인지 선명한 주황색이 짙을대로 짙었다. 야생의 동자꽃을 처음 본 것은 딸들을 데리고 강원도 인제 곰배령에 갔을 때였다. 진동리에서 강선마을을 거쳐 곰배령에 이르는 길은 5.5㎞로,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에게는 힘든 코스였을 것이다. 작은딸은 중간에 울어 엄마 등에 업혀서 돌아갔다. 큰딸도 마지막 가파른 길을 오를 때는 거의 울듯 했다. 그러나 마침내 곰배령에 올라 너른 평원에 동자꽃, 둥근이질풀 군락이 환상적으로 펼쳐진 것을 보곤 신나서 뛰어다녔다. 이제 다 큰 딸에게 “동자꽃 하면 무엇이 떠오르느냐”고 묻자 “곰배령”이라고 했다. 독특한 색깔, 고운 자태 동자꽃 매력 동자꽃은 눈에 잘 띄는 독특한 색깔과 고운 자태에다 이름까지 특이해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꽃이다. 아이들도 다른 꽃 이름은 금방 잊어버려도 이 꽃 이름만큼은 단번에 기억했다. 이 꽃이 동자꽃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암자를 떠난 스님을 기다리다 죽은 동자(童子)에 얽힌 설화 때문이다. 설악산 마등령 자락에 백담사 부속 암자로 관음암이 있었다. 그런데 조선 인조때 다섯살짜리 동자승이 한겨울 암자에서 홀로 스님을 기다리다 성불했다고 해서 암자 이름을 관음암에서 오세암으로 고쳤다고 한다. 정채봉의 동화 ‘오세암’은 이 설화를 바탕으로 쓴 것이다. 동생 길손이와 누나인 감이는 부모를 잃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다. 길손이는 눈먼 누나의 눈 역할을 하고 누나 감이는 길손이의 엄마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남매는 한 스님에 이끌려 절에서 생활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길손이는 장난이 심해 조용한 절을 뒤집어 놓는다. 스님은 장난이 심한 길손이가 젊은 스님들의 미움을 받는 것을 보고 길손이를 데리고 암자로 가기로 마음먹는다. 길손이는 스님을 따라 깊은 산속에 있는 관음암으로 공부를 하러 떠난다. 그런 길손이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 한번이라도 엄마를 가져 보는 것, ‘엄마’라고 불러보는 것이다. 길손이는 암자 골방 그림에 있는 관세음보살을 엄마라고 부른다. 어느날 스님이 겨울을 보낼 물건들을 구하기 위해 길손이를 홀로 두고 장에 다녀오는데 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스님은 사력을 다해 돌아가려고 했지만 쌓인 눈 때문에 그만 눈 위에 쓰러지고 만다. 스님이 감이를 데리고 다시 관음암으로 향한 것은 길손이를 혼자 두고 떠나온지 한달 하고 스물날째였다. 길손이는 관세음보살 그림 아래에서 엄마의 품안에 아주 편안히 누운 것처럼 숨져 있었다. 여기까지가 정채봉 선생이 쓴 동화 ‘오세암’의 이야기다. 이 동화는 2003년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 다음은 다시 설화인데, 스님이 동자승을 양지바른 곳에 고이 묻어주자 이듬해 여름 그 자리에 동자승의 얼굴처럼 동그랗고 발그레한 주황색 꽃이 한송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이 꽃을 동자의 넋이 피어난 것으로 여겨 동자꽃이라 불렀다. 동자꽃은 스님을 기다리던 동자승처럼 지금도 항상 산밑을 바라보며 꽃을 피운다고 한다. 동자꽃은 가만히 보면 꼭 귀여운 동자가 웃는 모습과 닮았다. 제비동자꽃엔 감탄이 절로… ‘오세암’은 1984년 발표된 이후 아름다운 문장과 깊은 울림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정채봉의 동화는 특히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한줄 한줄에 간절함이 가득하고, 문장이 간결하면서도 아름답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정채봉(1946~2001) 선생은 전남 순천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그와 여동생을 낳고 스무 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버렸다. 아버지 또한 일본으로 이주해 거의 소식을 끊다시피해서 정채봉 남매는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이런 사실은 작가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지만, 고아 남매를 다룬 ‘오세암’을 쓰는데 자양분으로 작용한 것 같다. 선생은 생전 인터뷰에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풀지 못하니 자꾸 글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의식적으로 어머니에 대해 안쓰려고 하는데도 쓰다보면 글에 어머니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선생이 샘터에 연재한 '생각하는 동화' 시리즈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성인 동화'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동자꽃은 카네이션·패랭이꽃과 함께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참나리·원추리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튀는 색깔에 화사한 것이 상당히 인상적인 꽃이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와 울릉도 같은 섬지방을 제외하고는 어느 산에서나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널리 분포해 있다. 꽃은 줄기 끝과 잎 겨드랑이에서 나와 한 송이씩 피어난다. 꽃받침은 긴 곤봉 모양으로 꽃잎을 감싸고, 꽃잎은 5개다. 꽃잎 하나하나를 자세히 보면 좀 복잡하다. 꽃잎은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가 영락없는 하트 모양이다. 꽃잎 양쪽에 1개씩 좁은 조각이 있는 것이 이 꽃의 특징이다. 또 꽃의 안쪽에 10개의 작은 비늘조각이 있다. 줄기에서 마주 나는 잎은 타원형에 가깝다. 이 꽃은 원래 높은 산에서 자랐으나 꽃이 예뻐서 지금은 도심 화단에도 많이 심고 있다. 다만 서울 양재동 꽃시장에서 동자꽃을 사다 키운 적이 있는데, 아파트 베란다라 그런지 제 색깔이 나지 않고 꽃도 오래 가지 않았다. 동자꽃과 비슷한 종류로는 짙은 홍색의 꽃잎이 제비의 꼬리처럼 깊이 갈라진 제비동자꽃이 있다. 제비동자꽃은 꽃이 워낙 독특해서 한번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강원도 인제 대암산 용늪에 갔을 때 화려한 제비동자꽃을 원없이 본 적이 있다. 전체적으로 잎과 줄기에 흰색 털이 많이 나 있는 털동자꽃도 있다. 털동자꽃은 우리나라 중부 이북의 산지, 즉 추운 곳에서 자라 털이 많은 모양이다.
자율형사립고등학교는 자립형사립고등학교에서 역사를 찾을 수 있다. 원조 자사고는 김대중 정부 때 처음 도입됐다. 특성화된 학교를 확충해 교육수요자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어 대거 확대되었다. 교육은 다양성과 수월성이 있어야 하고, 좋은 학교를 많이 만들어서 외국으로 유학 갈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대 취지였다. 또한 고교평준화 문제를 보완하여 학생들의 학교선택권 보장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하향평준화 교육에 대한 우려도 자사고 도입에 한몫했다. 그러나 자사고는 귀족학교 논란과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들어선 2014년부터 폐지 논란이 심화되었다. 자사고 논란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학생선택권 보장과 고교서열화를 부추긴다는 것이 그것이다. 자사고는 출범하자마자 우수한 학생들을 싹쓸이 한다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초기에는 지원 자격으로 내신 성적 기준을 두었으나 이후 대부분의 자사고에서 내신 성적 기준 없이 지원이 가능하고, 1차 전형에서 추첨에 의해 2차 면접전형에 참여할 학생들을 선발한다. 사실상 누구나 지원이 가능한 학교로 달라진 것이다. 이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살리되 수월성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과정은 완화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자사고에 따라 지원 학생수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면서 자사고 스스로 일반학교로의 전환을 꾀하는 경우들도 나타나고 있다. 자사고 존폐 논란에서 이 부분을 주목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자사고로 계속 운영이 어렵다면 일반고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는 데 훨씬 더 유연해 보이기 때문이다. 정권의 입맛따라 춤추는 자사고 정책 자사고의 존폐가 정권마다 반복되는 이유로 교육 외적인 즉, 정치적인 필요를 꼽는 이들이 많다. 수시로 개정되는 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도 이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교육은 어떤 경우라도 정치적 중립을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교육과정개정, 교장임용제도, 자사고 폐지 등이 정치와 관련되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일선 학교 교사 일부와 학부모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사고 재지정에 대한 관심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교육 외적인 문제로 소모적인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 중에 자사고의 운영상 문제와 사학비리 문제를 거론하기도 한다. 이는 논란거리가 될 수 없다.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켰거나 비리가 발생되었다면 당연히 지정 취소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문제는 자사고에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자사고는 전체 모집 정원의 20%를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그 자녀, 차상위 계층, 국가보훈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한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만을 위한 학교로 보는 시각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가정형편에 관계없이 누구나 원한다면 입학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것이다.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기에는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자사고는 학교별로 내신 성적 등의 교과전형을 별도로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특목고와 같은 맥락으로 자사고를 포함시키려 하지만 특목고와는 근본부터 다르다고 보아야 한다.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을 사전에 정해놓고 거꾸로 절차를 진행할 때 이를 꼬집는 표현이다. 최근 자사고 평가에서 재지정을 받지 못하는 학교들이 많아지고 있다. 기준점수를 특정 지역, 특정 학교에 불리하도록 높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평가가 객관적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자사고와 학부모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자사고는 ‘아싸’ 혁신학교는 ‘인싸’ 다양성을 추구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와 획일적인 평준화 교육에 변화를 주면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지정된 것이 자사고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설립 취지에 맞게 성실한 운영으로 부러움을 사는 학교들이 상당수 있다. 도리어 이들 학교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자사고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는 반면 혁신학교는 논란을 피해 가고 있다. 따지고 보면 자사고보다 더 큰 비난과 논란의 소지를 가지고 있는 학교가 혁신학교이다. 자사고나 혁신학교나 하나의 학교 형태지만 논란의 온도차는 상당히 크다. 주지하다시피 혁신학교는 자사고와 달리 진보교육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각종 통계에서 혁신학교의 학력 저하 현상이 뚜렷함에도 이를 부정하면서 계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학교를 혁신하고 교육과정 운영을 혁신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2015 개정교육과정의 시행으로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목표와 혁신학교의 혁신교육 목표가 상당히 닮아 있다. 더이상 새로울게 없는 것이 혁신학교다. 더구나 중학교에서의 자유학년(기)제 도입으로 더 이상의 혁신을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므로 당연히 혁신학교를 더 이상 확대할 이유가 없어졌다. 기존의 학교를 지정 취소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성숙되어 있다. 경기도의 경우 전체 초·중·고 2,366개교 중 혁신학교는 665개로 28.1%를 차지하고 있다. 초등학교가 1,263개교 중 378개교(29.9%), 중학교 629개교 중 218개교(34.7%), 고등학교 474개교 중 69교(14.6%)이다. 서울의 경우는 전체 고등학교의 320개 중 혁신학교는 15개교로 3.8%이다. 교육청에서 집중적으로 혁신학교를 확대 운영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나 중·고등학교의 혁신학교 전환은 난항에 부딪힌 상태다. 초등학교의 비율을 보면 603개교 중 164개로 27.2%, 중학교는 382개교 중 45개로 11.8%로 경기도의 비율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향후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그 이유는 학부모들이 혁신학교에 공감하지 않고 적극적인 반대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대학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일찍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학입시제도 개선 없이 혁신학교를 도입한 것은 당초부터 현실에 맞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혁신학교는 초기에는 교당 1억 5천만 원 정도의 예산이 지원되었으나, 최근에는 상당히 줄어들어 서울의 경우 5~6천만 원 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혁신학교가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수년 전 보수교육감 시절에 혁신학교를 평가하여 재지정 혹은 지정 취소를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지표를 정하는 단계부터 강한 반발에 부딪혀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들은 학교 자체적으로 평가가 잘 이뤄지고 있는데 굳이 외부평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폈다. 우여곡절 끝에 평가 보고서가 나왔지만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혁신학교에도 엄격한 평가 이뤄져야 시범학교나 연구학교가 운영되면 우수사례를 다른 학교에 보급하게 된다. 혁신학교에 비해 훨씬 적은 예산으로 운영하면서도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개발·보급하는 학교들이 많다. 그러나 우수하다는 혁신학교의 자료를 접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물론 혁신학교도 평가는 받는다. 그러나 평가단에 혁신학교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포함되면서 평가보다는 컨설팅의 의미가 크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쉽게 수긍되지 않는 대목이다. 따라서 혁신학교도 자사고 처럼 더 강도 높은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누구나 평가 과정과 결과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결과에 따라 지정 취소도 검토되어야 한다. 혁신학교는 진보교육감들의 전유물로 거듭나면서 확대되고 있고, 자사고는 재지정보다 지정 취소에 방점을 두고 평가를 진행한다는 의혹 속에서 대폭 축소의 위기에 몰려 있다. 혁신학교에도 분명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 혁신학교 운영이 모두가 만족할 만큼 제대로 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마치 별천지의 학교처럼 운영되는 것이 자사고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면, 혁신학교에도 똑같은 시각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전라북도교육청에서는 자사고에 이어 혁신학교도 평가를 한다고 한다. 다른 교육청도 곧 혁신학교 평가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어떤 평가단이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관건이다. 자사고처럼 과감히 칼을 들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한 점의 의혹도 없는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혁신학교는 자사고와의 형평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존재의 설득력도 얻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학교 미디어 교육 내실화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콘텐츠 제작 활동을 통해 미디어를 책임감 있게 이용하며 비판적 사고력과 합리적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하여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디어 교육이란 미디어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제공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데서 나아가, 미디어를 활용하여 정보와 문화를 생산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의미한다.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 문해력(literacy) 향상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며,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용어로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의 저연령화, 1인 미디어 확산 등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미디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활발해짐에 따라 미디어 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 지원이 요청되고 있다. 그동안 학교에서 진행되는 미디어 교육, 일명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와 연관된 성취기준을 근거로 수업을 실시하거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이나 창의적체험활동 등에서 미디어 교육이 이뤄졌다. 하지만 정부 부처나 시민단체 주도의 미디어 교육이 개별적으로 진행되어 체계성과 일과성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학교 미디어 교육에 대한 교육부의 내실화 계획 수립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2018년 12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초‧중‧고교생 2만72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희망직업 10위권에 ‘유튜버’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점점 학생들의 희망 직업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사에서 초등학생의 희망 직업 5위로 도약한 유튜버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유튜버들이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등장한 현상이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희망 직업이 다양화되고 구체화되는 것은 다가오는 미래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진로를 탐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1인 크리에이터나 웹툰 작가 등이 학생들의 관심사와 진로희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을 감안해서라도 다양한 학습자료 보급과 더불어 학교내 체험 공간 등을 통한 학교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필요하다. 교과와 연계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콘텐츠 개발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고교학점제와 연결된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 신설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관련한 내용 포함 등이 요구된다. 현재도 정보격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 농‧산어촌 등 다양한 개인적‧지역적 여건을 고려하여 누구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연계망 구축을 강화해야 한다. 아직도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완전한 인터넷 접근을 위한 인프라 구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일선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교실에서 진행하려면 학생들이 소지한 스마트폰이 정보에 무료로 접근가능하도록 와이파이존이 돼야 한다. 각종 규제와 가이드라인 등으로 교사들이 손쉽게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교사들은 별도로 신청을 해야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밴드 등에 접속할 수 있다. 학교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성공 요건은 잘 짜여진 인터넷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교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학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지원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성큼 다가오고 있는 미래는 지금부터라도 학생들에게 미디어의 분석‧판단‧수용 등의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이것이 학생들에게 미디어 문맹에서 해방시켜주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인 것이다. 일선학교 교사들도 교과 수업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창의‧융합적인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자 한다. 이에 발맞춰 정부, 교육부, 시‧도교육청, 지자체 등에서는 디지털과 미디어의 융합을 통한 리터러시 교육에 협력이 필요하다. 각종 디지털 전자기기의 사용법과 기술만 강조하는 작금의 미래교육 방식은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배우는 모든 것들이 학생이 살아가는 인생에 꼭 필요한 것임을 인지시키는 교육이 미래교육인 것이다.
교육부 등의 불법‧부당개입 진실 밝혀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문재인정권 교과서 불법조작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초등학교 국정 사회교과서 불법 수정에 대한 청와대와 교육부 등 관계 기관의 불법‧부당 개입 의혹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지난 6월 5일 대전지방검찰청은 전 교육부 교과서정책과장과 전 교육부 교과서정책과 소속 연구사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문서위조교사 및 위조사문서행사교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는 교육부가 ‘2018학년도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국정 사회 교과서’ 수정 과정에 불법 개입해 집필책임자가 모르게 해당 교과서의 내용을 바꾸고 이런 수정 과정이 합법적인 것처럼 서류를 위조했기 때문이다. 국정 교과서의 수정‧보완 절차는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26조 및 ‘교과용도서 집필약관’ 제10조에 따라 △교육부가 자체적으로 수정 △교육부가 편찬기관‧발행사(출판사)에 공문의 형식으로 수정‧보완을 요청 △편찬기관‧발행사가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국민신문고, 교과서바로민원처리센터 등에 접수된 민원이 있는 경우에 진행된다. 교육부가 국정 교과서를 자체적으로 수정하지 않고 편찬기관‧발행사에 요청해 수정‧보완이 이뤄지는 경우, 편찬기관 및 발행사는 ‘집필자 협의록’와 ‘수정‧보완대조표’를 작성해 교육부에 승인 요청을 해야 하며 이를 교육부가 확인 후 승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 과정에서 해당 교과서를 교육부가 자체적으로 수정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교육부가 문재인 정부 입장에 맞춰 교과서를 수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마치 해당 교과서 내용의 수정‧보완 작업이 민원제기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5일 기소된 공무원들은 이 같은 민원 조작뿐만 아니라 교과서 수정과 관련되 자문위원회‧심의위원회 등의 편파적 구성, 국정 교과서 집필 책임자인 편찬위원장의 수정과정 상 배제, 무허가 인장 날인 등의 준비를 통해 사회 교과서를 무단으로 수정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동 사건에 대해 교육부 등 관련 기관은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으며 당시 교육부 교과서정책과장 등 5일 기소된 이들에 대한 직위해제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교과서 불법 수정은 단순히 교육부 하위 공무원들만이 자행했다고 볼 수 없다”며 “국정 사회 교과서 무단 불법수정 과정을 둘러싼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자유한국당이 감사원에 제출한 공익감사청구서에는 446명이 서명했다.
생각이 통통, 문장이 술술 화순천태초등학교(교장 이현희)에서는 7월 29일 부터 8월 14일 까지 여름방학 방과 후 학교 글쓰기 '생각이 통통, 문장이 술술' 프로그램을 10일 동안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3~4학년 20시간, 5~6학년 20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강의를 맡은 필자는 사전에 글쓰기 교재를 편집하여 학생들이 각자가 쓴 글을 자기 책으로 간직하도록 꾸몄으며 강의 내용도 책 속에 묶어서 언제든지 다시 읽고 글쓰기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문학적 내용을 실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도 매우 인상적이어서 강사로서 매우 행복하다. "선생님, 강의를 듣고 제 꿈을 찾아 계획을 세우니 참 좋았어요." "저에게 글쓰기 소질이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친구들과 나 자신의 좋은 점을 찾는 글쓰기 시간이 좋아요." "저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글로 남기니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느껴져요."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이 학생들이 앞으로도 일기를 꾸준히 쓰겠다는 약속, 글쓰기의 기본인 좋은 책을 날마다 읽겠다는 의지를 보여서 참 다행이다. 처음에는 빈손으로 들어와 강의를 듣던 학생들이 메모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강의를 들은 다음 태도가 바뀌었다. 시간마다중요한 내용을 메모하고 자신의 생각까지 남기는진지한 배움의 자세를 개학 후에도 간직해 주었으면 참 좋겠다. 써야 남는다. 써야 이루어진다.
경상북도 영천시 영화초등학교(교장 김미자)는 2019학년도 영화 해피업마일리지 운영 계획에 따라 제2회 HAPPY-UP 마켓이 7월 23일 본교 체육관에서 전교생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해피업마일리지’란 창의‧융합형 인재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학생들이 자율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5가지 영역 Health(건강), Ability(학력), Propriety(덕성), Pride(긍지), Yield(특기)를 꾸준히 길러 꿈과 끼를 키우고자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를 통해 배움이 즐겁고 따뜻한 삶을 실천하는 영화교육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인 방법은 학생은 5가지 영역 마일리지 활동을 실천하고 자신의 해피업마일리지 통장에 포인트를 누가적립하며 이를 해피업마켓에서 물건 구매 활동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날 마켓은 과자가게, 학용품 가게, 장난감 및 생활용품 가게로 구분하여 준비하였고 담임교사와 협의하여 학년 군별로 시장놀이, 올바른 소비생활, 금융교육 등 교과교육과 연계할 수 있도록 저, 중, 고학년이 순서대로 행사장에 입장하였다. 각 가게에는 교사와 전교어린이회 임원 2명이 역할을 맡아 수고해 주었고 교사는 통장 마일리지 확인, 학생은 판매를 맡아 즐겁게 활동을 진행하였다. 처음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 학생들은 마냥 신나서 웃음이 떠나지를 않았고 ‘얼마예요?’라고 묻는 목소리도 명랑했다. 저학년 학생들은 손에 장바구니 하나씩을 들고 이 물건 저 물건 구경하면서 시장놀이를 하였고, 담임교사는 포인트 계산을 돕거나 소비 활동에 익숙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필요한 물건을 찾을 수 있도록 지도했다. 또 고학년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물건과 포인트를 계산하면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면서 재미있게 구매 활동을 하였다. 행사를 마칠 때 쯤 “선생님, 이번 행사 언제 또 해요?” 라고 묻는 학생이 있었다. “2학기에 또 할 거야.”라고 했더니, “저 이번에 남은 포인트하고 방학 전까지 계속 열심히 포인트 모아서 예쁜 인형 살 거예요”라고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번 행사는 학생이 학교 규칙을 스스로 지키고 공동체 생활 속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도록 교육적 환경을 만들어 가는 학교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였다고 생각된다. 또한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행복하다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었다.
경기도 여주시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경순)는 지난 7월 8일부터 7월 12일까지 5일간 지역사회의 체육 및 놀이시설을 활용하여 전교생이 참여하는 계절학교를 운영하였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외부에 나가서 활동하고 싶은 체육 및 놀이 종목을 사전 조사하여, 학생들은 롤러스케이트, 당구, 볼링 중에서 원하는 종목을 1가지 선택 한 후, 5일간(20시간) 선택한 종목을 집중적으로 학습하였다. 저학년 학생들은 롤러스케이트 배우기를 위주로 학습하였는데, 처음에는 롤러스케이트 타는 것을 무서워하고 어려워하였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롤러스케이트에 익숙해졌고, 3일째 되는 날부터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큰 어려움이 없이 롤러스케이트를 재미있게 잘 탈 수 있게 되었다. 당구를 선택한 학생들은 당구채를 잡는 법, 당구의 규칙 등을 배운 후에 포켓볼 치는 법을 연습하고, 4구의 규칙을 익힌 후에 친구들과 팀을 이루어 4구 게임을 하였다. 많은 수의 여학생들도 당구 종목을 선택하여 당구의 기본을 잘 익혔고 4구 게임에 즐겁게 참여하였다. 볼링을 선택한 학생들은 볼링공을 잡는 방법, 볼링공을 던져서 굴리는 방법 등을 배운 후에 볼링 게임의 규칙을 익혀서 친구들과 어울려 볼링 게임에 즐겁게 참여하였다. 매일매일 자신의 볼링 점수를 기록하여, 친구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자신의 실력 향상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였다. 이동을 위한 버스 대절 및 학생들의 시설입장료는 여주시청의 혁신교육지구 예산과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예산을 활용하였다. 계절학교 운영이 끝난 후에,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98%의 학생들이 이번 계절학교에 대하여 매우 만족해하였다.
경남초등마술교과교육연구회는 8월 1일부터 2일까지 2일간 경남 초중등·특수 교원을 대상으로 창원자여초에서 ‘마술+놀이+레크레이션으로 수업에 배움, 즐거움, 행복 더하기’ 직무연수를 진행하였다. 이번 연수는 경남 초등마술교과연구회에서 선생님들이 교실수업 개선을 위하여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이 교육마술, 교실놀이, 교실 레크레이션이라는 것을 설문을 통해 알고, 선생님들의 수요를 반영한 연수를 기획한 것이다. 이번 연수의 핵심은 교실 수업에서 학생들의 즐거운 배움을 이끌어 내기 위하여 교사들이 마술, 놀이, 레크레이션 기법을 수업에 적용하자는 것인데, 연수 모집 공문이 나가고 하루 만에 연수 마감이 되었다. 이번 연수에서 경남 놀이교육 전문가인 박성호 교사는 유투브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는 다양한 교실놀이에서 선생님의 구체적인 발문와 진행 방법을 강의하였다. 학생 300명-400명 대상 레크레이션을 재능 기부 형식으로 자주 진행하고 있는 박현성 교사는 선생님들께 교실 레크레이션의 진행 방법을 통하여 학생들의 집중력이 약해지는 시간 수업의 동기유발 방법 등에 대하여 집중 강의하였다. 4-T 생각망, 회복적 4-W 생각망 미래형 배움중심 수업 모형을 개발한 구은복 교사는 마술, 놀이, 레크리이션을 수업과 연계하여 진행할 수 있는 수업 모형과 방법에 대하여 연수하였다. 마술교과연구회는 경남연수원에서 연수경비를 지원받아 이번 연수를 준비하였는데, 예산 운영상 1개 반 25명을 모집하였는데, 연수 모집 공문이 나가고 하루 만에 연수생 모집이 마감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선생님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주제의 연수라 많은 인원이 신청할 것을 고려하여 경력 10년 미만 교사들만 신청하도록 하였는데도, 바로 마감이 된 것이다. 이번 연수는 연수 출장비가 지원이 되지 않으나, 하루 만에 마감이 된 것으로 보아 요즘 선생님들은 배우고 싶은 연수는 시간을 투자하고 직접 찾아가서라도 학생들을 위하여 배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이번 연수가 우리 교육현장에 시사하는 바는 교원 대상 연수를 개설할 때 선생님들이 받고 싶어 하는 연수를 개설하면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연수를 받는 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개발하여 수업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면 시간, 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고 배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수를 신청했으나, 선착순 접수에 밀려 연수를 받지 못한 많은 조민호 교사는 ‘마술, 놀이, 레크레이션 연수는 받고 싶어도 이런 주제의 연수가 없는데, 이번에 연수를 받지 못하여 너무나 아쉽고 교사의 수요를 반영한 교실 레크레이션 분야의 더 많은 연수 개설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번 연수를 기획한 박현성 교사는 ‘2일 동안 하나의 수업 팁이라도 더 배워 학생들 지도에 도움을 얻고자 쉬는 시간에도 질문하는 열정적인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하였다. 2018년에 마술 연수를 이수한 김해신안초 이규빈 교사는 ‘사실 올해도 마술 연수를 듣고 싶었지만 1정 연수와 겹쳐 신청을 못하였는데, 내년엔 꼭 다시 연수를 받고 싶다’고 하였다. 재능 기부로 강의한 구은복 교사는 “한여름 불볕 더위에도 불구하고 연수에 참여하는 젊은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모습에서 우리 경남교육의 밝은 미래를 보았으며, 앞으로도 교육마술, 교실놀이, 교실레크레이션 연수를 듣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연수가 개설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재능기부로라도 교원연수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름방학이 짧아졌다. 방학을 활용해 교직 전문성을 키우는 교원이 적지 않은 걸 생각하면,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충분하지 않지만, 틈틈이 시간을 알차게 보낼 방법이 고민이라면? 책이 답이다. 수업 개선과 상담, 학생과의 관계 개선에 참고할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현직 교사들이 집필해 현장성과 활용성이 특히 돋보인다. ▨교사, 프로젝트학습에서 답을 찾다=프로젝트학습이란 무엇일까. 교사라면 한 번쯤 들어봤거나 수업에 적용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프로젝트학습의 정식 명칭은 ‘프로젝트기반학습(Project Based Learning)’이다. 영문 명칭을 줄여서 PBL이라고도 쓴다. 학습자에게 실제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학습이 이뤄지는, 학습자 중심 학습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거꾸로 수업, 융합교육(STEAM), 자유학년제 등에 프로젝트학습을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준환 경기 다산가람초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프로젝트학습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수업의 토대가 되는 이론을 먼저 섭렵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들여 만든 수업이 프로젝트학습의 관점에 부합하는지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교사, 프로젝트학습에서 답을 찾다’ 시리즈는 이론과 설계, 실천 등 총 세 편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출간된 1편은 프로젝트학습의 이론을 ▲프로젝트학습이라 불리는 모형들이 궁금하다 ▲프로젝트학습이 담긴 철학이 무엇일까 ▲프로젝트학습은 진화하고 있다 등 세 부분으로 나눠 풀어낸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PBL 프로그램도 소개한다. 사례를 중심으로 삽화를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상상채널 펴냄, 2만 4000원. ▨가치를 가르칩니다=최근 수업의 트렌드는 ‘융합’이다. 교과 간의 벽을 허물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주제통합수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공동체의식과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료 교사들과 협력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수업을 바꾸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입시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고등학교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 책은 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 소속 김현민·박시영·이경주·정은경 교사가 실천한 주제통합수업 사례를 담았다. ▲전쟁과 평화 ▲탈핵 수업 ▲인간과 기술,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공동체와 오래된 미래 ▲사회와 개인 ▲갈등과 평과, 그리고 세계시민의식 등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전 교과 주제통합수업의 실제를 보여주는 ‘인간과 기술,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와 주제통합수업과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결합한 ‘공동체와 오래된 미래’는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서해문집 펴냄, 1만 7000원. ▨초등 상담 새로 고침=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주변 환경과 사람들을 살피고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안정감을 얻고 적응을 시작한다. 학교에 입학해 생애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등학생은 더 많은 시간과 주변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묻는 말에 대답하길 피하고 등교를 거부하고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문제 상황을 맞닥뜨린 교사는 고민에 빠진다. 이때 필요한 건 교사의 상담 능력이다. 상담심리교육을 함께 공부한 현직 교사들이 교직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 이론을 접목해 학교 부적응 문제의 해답을 제시한다. 선택적 함구증, 등교 거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학습된 무기력, 집단 따돌림 등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15가지 사례를 구성, 원인과 해법을 곁들였다. 저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대할 때 기다려주고 지지해줄 것”을 강조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성장해 성공한 아이들의 공통점은 아이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해주는 어른이 한 명 이상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교사가 교사에게 들려주는 상담의 지혜다. 맘에드림 펴냄, 1만 6000원. ▨쪽지종례=‘편하게 고여 있지 말고 시도하렴. 실수해도 되니까, 그냥 한번 해보렴. 불안과 두려움에 지지 말자. 나이와 상관없이 독서하고 여행해야 더 깊은 사람이 된단다.’ 하루하루, 그리고 일주일을 치열하게 보낸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 학생들은 5분이라도 빨리 종례가 끝나길 바라고, 교사는 주말을 앞두고 당부할 말이 적지 않다. 금요일 오후, 담임의 종례를 지루해하는 학생들을 보고 이경준 교사는 답답했다. 그러다 졸업 앨범에 끼워둔 선생님의 편지를 읽고 눈물 흘리는 학생을 보고 알게 된다. 학생들이 싫어하는 건 잔소리이지, 담임의 관심이 아님을. 3월부터 학년 말까지 매주 금요일,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 내렸다. 학업, 진로, 인성, 시험, 교우관계 등 주제는 다양하다. 자칫 잔소리나 훈계로 흐를 수 있는 주제임에도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는 진심 어린 편지가 눈길을 끈다. 자신을 ‘나’로, 학생들을 ‘너’로 지칭한 점도 인상적이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아닌 학생 한 명, 한 명을 ‘나’와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일 한마디를 고민한다면, 이 책이다.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지원사업 선정작. 푸른향기 펴냄, 1만 4300원.
추가경정예산 확정으로 올해 모든 초등학교 돌봄교실에 공기정화장치 설치가 가능해졌다. 시간강사 연구지원과 국립대 실험실습실 안전장비 구입 예산도 대폭 늘었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9년도 추가경정예산을 심의·의결해 확정했다. 교육부는본예산 74조 9163억 원보다 887억 원 증액한75조 50억 원의 예산을 확정했다.추경예산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초등돌봄교실시설 확충 예산을 본 예산 210억 원보다 80억 원을 더 확보했다. 이 예산으로는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초등돌봄교실 3483실에 기계환기설비를 설치하고 공기청정기를 임대하게 된다. 국립대 부설학교 교실 중 공기정화장치가 없는 일반교실 643실과 특별교실 222실을 위한 예산은 별도로국립부설학교 학력증진 지원 예산으로 20억 원을 추가 확보했다. 역시 마찬가지로기계환기설비를 설치하고공기청정기 임대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학교 대용량 직수정수기 설치 예산은 신규로 83억 원을 확보했다.붉은 수돗물로 인한 안전 우려에 대응해 유·초·중·고교 2만 657개교급실식 내 대용량 직수정수기 임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인문사회기초연구에는 28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해 총 예산은 1897억 원이 됐다. 추가로 확보한 예산은 시간강사법 개정과 관련한지원비로 활용하게 된다.인문사회 분야 시간강사 경력자들이 경력 단절없이 연구 활동을 지속하도록 하는 연구안전망 구축을 위해 당초 1282개 과제를 지원하기로 했던 것을 3282개 과제로 확대하게 된다. 국립대를 위한 예산도 대폭 늘어났다. 시설확충에 110억 원,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에 314억 원을 확보했다. 시설 확충 예산은 국립대 35개교 대상 석면제거에 활용된다. 학생들이장시간 활동하는 강의실·도서관 중심으로 한 석면제거 일정을 앞당길 계획이다. 실험실습실 기자재 확충 예산은고위험 안전장비 구입(161억원), 고위험실험실의 실험·연구공간 분리를 위한 안전 환경개선(117억원), 위험물 취급·저장소 설치(36억원) 등에 사용된다. 교육부는 이번 추경예산을 현장에 조속히 투입하기 위해 사업계획을 즉시 시행하고, 매월 차관 주재 재정집행점검회의를 통해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등 집행 관리에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지난달 31일 서울신목초 3학년 1반 교실. 폭우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교실에 빙 둘러앉은 교사들이 역할극에 한창이다. 초등PDC교육연구회가 주최한 학급긍정훈육법 연수 현장이다. 교사들은 격려와 존중의 학급문화, 학생들의 소속감과 자존감, 문제행동 유형별 대처방법 등 다양하게 진행되는 연수 과정에 진지하게 임했다. 방학 중에도 배움에 대한 교사들의 열기가 뜨겁다. 초등PDC교육연구회가 주최한 이번 연수는 ‘친절하고 단호한 교실, 학급긍정훈육법(PDC, Positive Discipline in the Classroom)’을 주제로 29일부터 3일 동안 서울한산초와 신목초에서 60여 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급긍정훈육법은 보상과 처벌이 아닌 상호 존중, 배려와 격려로 행복하고 민주적인 교실을 만드는 게 핵심. 강사로 나선 정호중 서울화곡초 교사는 무기력한 아이들을 대할 때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 교사는 “이 아이들은 신뢰를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할 일을 작은 단계로 나눠 성공의 기회를 주고 방법을 알려주며 이끌어 줘야 한다”면서 “무기력으로부터 아이를 깨우는 것은 단순환 변화가 아니라 아이 인생 전체를 바꾸는 변화가 될 수 있는 만큼 교사의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동료교사의 추천으로 연수에 참여하게 됐다는 윤혜숙 서울난향초 교사는 “연차가 쌓이면 학생‧학부모들과의 관계도 수월해 질 줄 알았지만 날이 갈수록 어렵고 힘들어 고민이었는데 다른 선생님들도 이런 문제로 어려워 한다는 것을 알고 위로가 됐다”며 “전에는 문제 상황이 생기면 빨리 해결하려고만 했는데 앞으로는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첫 발령을 받은 장세진 서울금옥초 교사는 “아이들 마다 특성이 다 다른데 어떻게 접근하고 대처해야 할지 방법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어 연수를 신청했다”면서 “시행착오는 겪겠지만 이번 연수에서 배운 내용으로 학생들과 좀 더 긍정적으로 소통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초등현장교육연구회는도 ‘교실혁신! 성장이 있는 현장연구’를 주제로 같은 기간 동안 직무연수를 개최했다. 현장연구 및 수업개선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에게 각종 연구대회에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이 강사로 나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안내를 도왔다. 올해 연구대회에 참여하고 현재 보고서 작성 단계에 있는 안혜정 서울공진초 교사는 “수상작들을 살펴보면서 통계자료나 결과 도출 등에 궁금증이 많았는데 연수를 통해 연구보고서의 서론, 본론, 결론의 통일성과 일관성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보고서를 보다 세밀하게 살펴보는 방법도 익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31일 서울신목초등학교에서 열린'학급긍정훈육법 PDC 연수'에 참석한 교사들이 무기력한 아이 이해를 위해 역할극을 시연하고 있다. 자신 앞에 놓여진 과제물을 보며 다름 존중 기술 익히기를 하고 있는 모습.
은행잎이 바람에 휘날리던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최영우(가명)올림이라는 보낸 사람 이름이 있었다. 이름을 보는 순간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30여 년 전으로 나는 금방 돌아갔고 영우 얼굴이 바로 눈앞에 아른거리고 있었다. 흥분되고 떨리는 손으로 편지 봉투를 열었다. 편지 내용은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속에 성공과 좌절을 맛본 경험들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편지 끝에는 4학년 때 선생님이 담임하면서 죽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이다음에 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꼭 선생님에게 연락하거나 말을 하고 죽으라는 생각이 나서 편지를 썼다고 밝히고 있었다. 편지를 읽으며 30여 년 전 아이들이 뇌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 나는 광산촌 태백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같은 강원도 땅이지만 태백은 처음 가보는 고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생활하던 원주나 춘천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마치 다른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과밀 학급에 대다수가 광업에 종사하는 부모 밑에서 집 구조가 똑같은 사택에 살고 있었다. 그러니까 가정 형편이나 환경들이 비슷하여 정이 많이 가는 마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영우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는 일이 생겼다. 사고 이후 나를 만난 영우는 “선생님 우리 아버지 죽었대요.”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나는 영우의 말과 얼굴 표정을 보면서 머리를 얻어맞은 듯이 멍했다. ‘아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영우의 행동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때까지 나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을 잃어본 경험이 없었지만 부모나 가까운 사람을 잃게 되면, 아이들이 받는 충격과 상실감은 아주 크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당시 우리 반 아이 중 서너 명은 영우처럼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또 있었다. 이때부터 나는 죽음과 관련된 사건과 사고에 관한 신문기사를 수집하고 스크랩하면서 죽음에 대한 문제를 탐구하면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자주 만들었다. 죽음 하면 누구나 꺼리게 되는 말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의외로 아이들은 죽음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았다. 아이들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깨닫게 된 것은 세상 모든 인간이 공통으로 경험하는 두 가지 존재론적 체험은 탄생과 죽음이다. 그러나 인간은 탄생과 죽음의 순간 그 자체를 스스로 의식하며 경험하지 못한다. 특히 죽음은 절대적 타자로서 경험하고 의식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두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이다. 인간의 삶이 탄생과 성장, 죽음이라는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한 태도는 사람, 시대, 사회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르다. 개인의 가치관, 철학, 삶이 오늘날 복잡한 사회 환경으로 인해 사고사, 돌연사, 등 예견할 수 없는 죽음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있어서도 그들의 다양한 주변 환경 속에서 죽음에 대한 직접 또는 간접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식물의 죽음, 애완동물의 죽음, 부모나 조부모의 죽음, 친구의 죽음, 동화와 TV 주인공의 죽음 등 생활 속에서 많은 죽음의 경험에 부딪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어린이들도 자연스럽게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며, 특히 어린이의 부모나 조부모,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갑작스럽게 맞게 될 때 혼란과 불안, 슬픔에 빠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죽음에 관한 질문을 할 때, 부모들은 죽음이라는 개념이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주제라고 생각하거나 그들이 느낄 죽음에 대한 공포, 고통, 두려움 등으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하려는 이유 때문에 회피하거나 비현실적인 대답을 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성인들은 아동들과 죽음을 떼어 놓으면서 아동이 죽음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는 아동을 미성숙하고 삶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어른들의 왜곡된 생각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아동들은 초등학교 2학년쯤 되면 어른과 거의 동일하게 죽음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진실한 삶을 살기 위한 교육인 죽음 준비교육을 성인이 되어서 하거나 좀 더 죽음에 가까운 노인이 되어서 한다면 한발 늦다는 생각으로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며, 삶을 성숙시킬 수 있는 성찰의 안목을 갖도록 했다. 죽음 준비교육이 단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약화하고 이다음에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교육으로만 여긴다면 죽음이 좀 더 가까운 성인이 되어서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 준비교육은 그것이 아니라 인생을 완성하는 교육인 것이다. 죽음 준비교육은 바로 삶을 성장시키는 교육이며 나를 찾아가는 깨달음의 교육인 것이다. 또한 아동기부터 이루어지는 죽음준비 교육은 죽음에 대한 직접적 경험에 대처하는 것은 물론 삶과 생명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확립하게 한다. 어릴 때부터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생명, 삶에 대하여 소중한 마음을 갖도록 하며 가족, 친지, 친구들과의 관계를 친밀하게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죽음 준비교육이 이제 절실히 필요하다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 시간의 소중함을 알아 좀 더 충실한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또한 가족, 친지,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 더 죽음 교육에 관심과 정성을 들였다. 내가 만난 아이들의 죽음 불안 수준은 상실과 불안감에서 오는 불안부터 아끼던 동·식물의 죽음에서 오는 불안, 가까운 가족이나 친족의 죽음에 대한 불안까지 아동은 죽음에 대한 관심과 불안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었다. 주위의 어른들이 아직 어리다고 죽음의 현실적인 모습에서 아동을 멀리 떼어 둠으로 더 죽음 불안을 강하게 느끼며 잘못된 관념을 가지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직 정신적으로 독립적이지 못한 존재인 아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죽음에 대한 대비 교육이 더욱 필요하며, 죽음을 경험한 아동에게는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비탄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어린이의 죽음에 직면했을 때, 물론 부모의 죽음에 직면했을 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아이들에게 대체 무슨 말을 해 줘야 할까? 대부분의 어른은, 어린이는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거나 어린아이에게 그런 것을 가르쳐 줄 수 없다고 단정해 버리지 않을까. 특히 요즘처럼 병이나 사고로 죽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런 경향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어린이도 슬픔의 감정이 있다. 그런데 어른들이 제대로 말해주지 않거나 숨기기만 한다면, 어린이들이 진정으로 슬퍼할 수 있을까? 어떻게 말하느냐 또는 어떻게 전달해 주느냐에 따라, 설사 여덟 살이나 여섯 살짜리 아이라 해도 형제가 죽었다는 것, 즉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고, 슬픔이나 마음의 고통을 분명히 표현하고 표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신문 방송 속에 나오는 사건 사고와 죽음 이야기와 그림책과 동화 속에서의 죽음과 상실 문제를 아이들과 함께 나누면서 학교폭력 문제는 볼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여러 명의 제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멈출 수 있었다. 물론 영우도 그중 한 제자이다. 그간의 세월 속에 영화를 만들어도 몇 편은 족히 만들 수 있을 만큼 별별 사연들이 많다. 가끔은 승진한 동기들을 보면서 나는 남들이 관심 두지 않는 죽음 문제에 미쳐서 수많은 세월을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이들과 함께한 죽음 교육 30년을 통해,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된 큰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동상 수상자 수상 소감 학교는 삶의 가치를 배우고 기르는 곳 세월유수라 하더니 틀린 말이 아니다. 벅찬 가슴과 희망으로 교직을 시작한 지가 얼마 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삼십 년 세월이 훨씬 지나갔다.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제자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보고 싶다. 세월이 가면서 늘 되새겨지는 것이 있다. 좀 더 잘해주지 못했다는 후회감이다. 삼십 년이 넘어서 이제 아이들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게 된 것 같다. 제자들과 긴 세월 동안 함께 생명을 존중하고 살리는 교육 활동을 통해 나 자신이 더 큰 위안을 받았고 더 깊은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점점 험악해져 가는 세상인심 속에서, 자신의 존귀한 생명을 버리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학교는 삶의 가치를 배우고 기르는 곳이다. 삶의 가치는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삶의 자세다. 아무도 관심 주지 않는 생명 교육의 소중함을 인정해주신 심사위원님께 큰 감사를 드리면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