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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나라당은 7일 유아교육계와 보육업계가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유아교육법 제정과 관련, 양측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수정안을 마련해 8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유아교육계가 요구한 사립유치원 교사 인건비 지원을 수용한 유아교육법 수정안과 보육계가 요구한 민간보육시설 설치 및 운영비 지원 등 5개 요구조건을 수용한 영유아보육법 수정안을 마련했다"며 "8일 본회의에서 두 법안을 함께 올려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이날 오전 이 의장과 이원형(李源炯) 제3조정위원장, 황우여(黃祐呂) 박창달(朴昌達) 김정숙(金貞淑) 등 교육.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조찬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하는 4050전문가 연대 등 12개 단체로 구성된 '중국 역사왜곡대책 민족연대 추진운동본부'(추진위원장 이돈희)는 5일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구려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침탈하는 행위"라며 역사패권주의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본부는 결의문에서 "중국은 관제학자들을 동원해 다민족통일국가론이라는 학문적 제국주의를 통해 자국 영토 안에서 벌어진 모든 역사는 중국역사라는 그릇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과거 만주전역에서 활동했던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향후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빌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남북한 국민과 재외동포 등 전체 한민족은 선조들이 이룩한 역사유산을 지켜나가는데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추진위는 다음달부터 범시민그룹과 연대해 '중국의 역사왜곡대책 민족연대추진위원회'를 지역별로 결성하고 일반시민,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회와 학술대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3월에는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역사책 독후감 경연대회와 '고구려사 지킴이' 웅변대회를 개최하고 8월 15일에는 북한과 몽골,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국가 역사학자들이 참가하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의 고구려사 인식' 주제 국제학술대회도 열기로 했다. 또 사이버 민간외교사절단 반크와 연대해 세계유산위원회 자문위원들에게 중국의 역사침탈 사실과 '동북공정'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중국 소재 고구려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저지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교원보수는 정액급식비 3만원을 포함해 총액 대비 3% 인상된다. 여기에 11월경 민간임금 상승률을 감안해 예비비에서 지급되는 봉급조정수당 약 0.88%까지 합하면, 전체 봉급 인상률은 3.88%정도 추정된다. 국회 교육위에서 증액돼 예결위로 넘어간 농어촌교원자녀학비보조수당은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끝내 인상되지 못했다. 중앙인사위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무원보수규정개정령안을 2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이 같은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공무원 보수 현실화 5개년 계획이 시행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2000년에는 전년 대비 9.7%, 2001년 7.9%, 2002년 7.8%, 2003년 6.5%씩 인상됐다. 올해 공무원 보수 인상에 따라 ▲일반직·별정직 공무원 최고호봉인 1급 22호봉은 월 313만 5200원 ▲경찰직 최고호봉인 치안정감 22호봉은 313만 5200원 ▲군인 소장 13호봉은 308만 1600원 ▲교원 40호봉은 244만 1900원을 받게된다. 중앙인사위는 공무원 보수가 2000년 100인 이상 중견기업의 88.4% 수준에서 2003년 말 현재는 97.3%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전병삼 | 중앙대 부속고 교사 지금 이 나라 고등학교 교실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3학년생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1·2학년생까지도 학교 수업에는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학생들은 선생님이나 학교를 전혀 믿으려 하지 않는다. 학교 수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폭넓은 독서는커녕 간밤에 학원 수업이나 과외 수업을 받느라고, 또는 컴퓨터 게임 하느라고 자지 못한 잠만 보충하려고 한다. 선생님들은 그런 학생들이 그저 야속하고 미울 따름이다. 그런 중에도 특히 국어 수업 시간은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대로, 배우는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한결같이 국어 수업이 재미없단다. 도대체 신명이 나지 않는단다. 교과서는 누구에게나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모두가 멍청하고 시큰둥한 표정들이다. 따분한 국어수업의 주범, 수능시험 그 가장 큰 이유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언어영역 때문이다. 국어영역도 아니고 언어영역이란다. ‘국어 교육의 목표를 중심으로 한 시험으로서 특정한 교과목을 상정하지 않으며, 범교과적인 주제와 소재를 활용하여 출제’하는 언어영역이 모든 학문의 단백질인 국어 시간을 아예 망쳐 놓고 있다. 특히 3학년 수업을 진행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에 대한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하고 발버둥쳐야 하는 국어과 선생님들은 해마다 마음이 상큼하지 못하다. 억지 춘향격으로 따라와 준 학생들에게 미안해서 얼굴마저 마주 대하기가 거북스럽다. 수업 시간에 그토록 강조했던 문학 작품들이나 명문장들에 대한 예상 문제는 실제의 언어영역 시험에 거의 출제되지 않으니 말이다. 학생들은 원망의 눈초리로 흘겨보는 것만 같고, 학부모들은 선생님의 무능함만을 탓하는 것 같아서 수학능력시험 성적 통지일이 두려운 것이다. 심지어는 ‘사설학원 강사들보다 그리도 못한가’하는 자괴감에 빠져서 좌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국어 생활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하며, 언어와 국어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을 갖추고, 문학의 이해와 문학 작품 감상 능력을 기르며, 국어의 발전과 민족의 언어 문화 창조에 이바지하게 한다. 가. 말과 글을 통하여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이해하며, 언어 사용에 대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태도를 가지게 한다. 나. 언어와 국어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을 익히고, 국어를 정확하게 사용하게 한다. 다. 문학 작품을 통하여 문학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을 갖추고 창조적인 체험을 함으로써 미적 감수성을 기르며,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이러한 고등학교 국어과 교육목표의 미사여구를 좇아서 편찬된 「국어(상)」 「국어(하)」 교과서를 1학년에서 학습하고, 「화법」, 「독서」, 「작문」, 「문학」, 「문법」 등의 교과목은 2학년과 3학년에서 적당히 골라 최대한 충실히 학습하란다. 그래 놓고, 대학입시의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가 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교과서를 통해서 학습한 이론이나 교과서에 수록된 문학 작품들이나 명문장들은 가급적 배제한 채, 학생들의 독서 상태를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여 교과서 밖의 전혀 생소한 문학 작품은 물론, 인문, 사회, 과학, 예술, 심지어 읽기마저도 거북스러운 철학이나 수학적인 제재문까지 제시하면서 언어 영역이라는 초교과적인 명목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국어 선생님들에게 몽땅 안겨 버렸다. 그리하여 지금 대한민국 고등학교의 국어 선생님들만 초능력적인 만능박사가 되기 위해 주야장천 분투, 노력하는 중이다. 또한 전공자로되 비전공자가 되어버린 국어 선생님들의 서투르고 어설픈 넋두리에 넋을 잃은 체해야 하는 학생들은 스스로의 인내심을 시험하기 위해서 국어 시간마다 안간힘을 써야 하는 것이다. ‘언어영역’ 용어 ‘국어영역’으로 바꿔야 수리영역, 탐구영역, 외국어(영어)영역, 제2외국어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수학, 사회, 과학, 영어, 그리고 제2외국어 선생님들은 그래도 대학에서 전공한 지식을 십분 발휘해서 수업을 한다, 그래서 그들 나름대로는 자신감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간마다 자신만만한 설명과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은 얼마 만큼의 기대감도 가질 수도 있으리라. 그러한 영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들의 대부분은 수업 시간에 학습한 중에서 다루어지니 말이다. 그러나 국어 선생님들이 대학에서 갈고 닦았던 학문의 상당 부분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언어영역을 통해서 감히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함’인지는 몰라도, 언어영역 문제의 대부분은 국어학이나 문학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부족한 다른 교과의 선생님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마저 나름대로 해답을 고를 수 있고, 문제에 대한 시시비비를 논하는 실정이니 말이다. 이제, 고등학교의 국어 수업 시간을 다시 흥미롭고 관심 있는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 선생님들은 흥에 겨워서 수업에 몰두하게 하고, 학생들은 끝종이 울리는 것을 안타까워 할 정도로 국어 수업에 빨려들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 SAT에서 직수입해다가 붙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이라는 용어를 하루 빨리 ‘국어영역’으로 바꿔야 마땅하다. 그래야만 외국어 영역(영어든 제2외국어든)에 대비되는 술어의 사용도 될 뿐만 아니라, 정체성(줏대)을 확립할 수 있는 국어 교육을 어엿하게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국어영역’에서 다루는 문학 작품이나 일반 제재문의 절반 내지 60% 정도는 교과서를 통해서 두루 학습한 것들 중에서 제시하고, 그 나머지를 현행처럼 다양화함으로써 국어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국어를 정확하게 사용하게 하며, 문학에 대한 이해와 문학 작품을 바르게 감상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방편으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서, ‘국어영역’의 문제 출제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좀더 국어적인 문제, 좀더 문학적인 문제를 제시해야 한다. 그야말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들의 국어나 문학에 대한 수준을 충분히 고려하여, 정성을 다해 다듬은 문제로써 대학수학능력 여부를 평가하는 잣대로 삼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일반 제재문의 교양성이나 문학 작품의 작품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확인하여 진지하게 출제해야 한다. 문제를 만들기 위한 문제, 즉 지나치게 기교적인 문제나 궁벽한 유형의 문제는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국어 수업에 따른 결과의 평가는 다만 학교의 내신성적 산출 도구로밖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한 학교 수업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을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이 영역의 용어 수정과 더불어서, 그에 따른 제시문의 전환적 활용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한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의 평가는 요즈음 현안으로 부상해 있는 공교육의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고, 나아가서 사교육의 병폐나 재수생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방편도 될 것임이 자명하다. 대학입학 전형 요소의 근간이 되고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설프게 도입된 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더욱이 2005학년도 입시부터는 7차 교육과정에 따른 더욱 복잡해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러한 계제에 고등학교 국어 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면서 국가적인 교육 현안들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위에서 나름대로 제시한 몇 가지 방안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함에 있어서 결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법률적인 복잡한 수정 작업도 할 필요도 없다. 오로지 관계 당국의 빠른 인식 전환과 그에 따른 명쾌한 실행만이 필요할 따름이다. 선생님들이나 학생들 모두 한껏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진지한 분위기의 교실에서, 시간마다 즐겁고 신나는 국어 수업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내년부터 외국에서 한글로 논문을 작성하거나 논문도 쓰지 않고 학위를 받는 '가짜 박사'는 외국박사 명단에 끼지 못한다. 또 외국박사학위를 국가가 인증하는 국가관리시스템 도입이 검토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외국박사학위의 신고요건을 강화, 비정상.비인가 학위 신고를 막고 신고 학위를 사실상 인증하는 한편 관련 정보를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등 '외국 박사학위 신고제도'를 개선,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지금까지 교육부 장관의 위탁을 받아 학술진흥재단이 외국박사학위 신고를 받아왔으나 공인 여부를 확인해 주지 못했고, 따라서 비인가 학위 신고와 부정 취득 알선 등이 성행하자 지난 7월 부패방지위원회가 교육부에 제도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교육부는 단기적으로 '외국박사학위 신고 규정'을 개정해 신고대상.절차.내용을 명확히 하는 등 현행 단순 신고제도를 보완해 외국박사학위를 사실상 인증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관리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학술진흥재단에도 ▲신고목적 재설정 ▲신고대상 명시 ▲외국학위 취득 관련 정보 제공을 골자로 하는 관련 규정을 제정,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규정에는 ▲수요자의 학위 진위 판정 요청 수용과 진위 판정을 위한 상설 심의위원회 운영 ▲박사학위 정보 DB 구축 및 검색 서비스 제공 등이 포함된다. 학술진흥재단은 이에 따라 신고대상을 '학위과정 기간 해당 국가에 체류하며 정규 학위과정을 이수하고 영어 또는 해당국 언어로 전공 논문을 작성, 소정의 학위논문 심사를 통과한 경우'로 제한하기로 했다. 한글로 논문을 작성하거나 논문을 쓰지 않고 박사학위를 받은 경우는 아예 신고대상에서 제외되고 신고내용도 학위종별, 학위수여교, 학위번호 및 수여일자에 논문제목, 논문언어, 학위원어명, 해당국 체류기간, 입학일 및 졸업(예정)일, 신고 완료일자 등이 추가된다. 학술진흥재단은 또 학위 관련 시비가 생길 경우 상설 심의위원회에서 공인 여부를 판정하는 한편 비공인 박사학위를 신고하면 개인신상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1982년부터 올해 11월말까지 외국박사학위를 받은 내국인은 2만6천874명으로 국가별로는 미국 1만5천333명, 일본 4천393명, 독일 2천196명, 프랑스 1천269명,영국 976명, 중국 502명, 러시아 377명으로 집계됐다. 또 학위별로는 공학 6천741명, 이학 4천581명, 문학 4천40명, 철학 1천819명, 경제학 1천521명, 교육학 1천236명, 신학 1천112명의 순이다.
'목재 교실'이 학생들의 정서 순화와 질병 예방은 물론 학습 효과마저 끌어올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실 현대화에 밀려 70년대부터 허물어져 간 목조 교실이 이제는 낡은 문화가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교육개혁운동을 위해 부활시켜야 할 新 교육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1970, 80년대부터 유럽과 이웃 일본에서는 콘크리트 교실이 아이들의 심신을 병들게 한다는 실증적인 연구를 내놓으며 '교실 목재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은 1985년 '콘크리트 교사가 학생의 공격성을 증대시킨다'는 발표 이래, 정부 지원으로 수 백 여개의 학교가 목조 교사를 지었으며 새로 짓는 교사들도 대부분 목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목재교실에 대한 개념도 생소하고 그 효과에 대한 연구사례조차 없으며 일선 교육청도 비용·관리 문제 때문에 마루바닥을 뜯어내고 장판을 까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시설과 담당자는 "바닥이 차가우면 초등학생의 경우 성장발육이 저하되고 여중고생의 경우 생리적인 문제가 발생해 그 동안 마루바닥 설치를 장려했지만 비용이나 청소, 보수 문제 때문에 점차 비닐 시트로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한다. ▲효과=독감 감염률 절반 이하 1985년 이후 일본에서 쏟아져 나온 연구들을 보면 왜 일본이 그토록 목조교실을 고집하는 지 알 수 있다. 1996년 (재)일본주택·목재기술센터가 목조 교사 287개, 콘크리트 교사 435개, 내장목질 교사 170개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유행성 감기로 인한 학급폐쇄율을 조사한 결과, 목조나 내장목질 교사의 폐쇄율은 콘크리트 교사의 절반에 그쳤다. 온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하고 원적외선을 다량 방출하는 목재는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질병 감염을 막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靜岡대학 농학부가 흰쥐를 목재·콘크리트·알루미늄 상자에 각각 넣고 사육한 결과, 목재상자에서 자란 쥐는 스트레스를 덜 받아 새끼를 순산하고 행동반경도 넓었던 반면 콘크리트나 알루미늄 상자 속에서 사육된 쥐는 89차례 출산하는 동안 20차례나 새끼를 잡아먹는 등 극심한 정서불안과 공격성을 보였다. 또 갓 태어난 쥐를 23일간 목재·금속·콘크리트 상자 속에서 키운 결과, 목재상자에서는 생존율이 85%에 달한 반면 금속상자는 41%, 콘크리트 상자에서는 겨우 7%에 불과했다. 임업연구원 이동흡 박사는 "콘크리트 교실은 온습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소음과 보행감에서 인체에 부담을 줘 스트레스와 폭력을 유발한다는 점은 선진국에서 이미 일반화된 사실"이라고 말한다. 아이치교대 다카하시·구와다 교수팀이 목조교사(65개), 콘크리트 교사(80개)를 선정해 교사·학생의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여름철 몸이 피곤하다'는 항목에 목조 교사는 13.6%, 콘크리트 교사는 46.2%가 '그렇다'고 답했고, '겨울철 머리가 아프다'는 데도 목조 교사는 1.5%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콘크리트 교사는 20%의 응답률을 보였다. 실내온도 10도인 목재바닥 교실과 콘크리트 교실에 학생들을 입실시키고 40분간 독서를 하게 한 후 피부온도를 측정한 또 다른 연구 결과, 목재바닥 학생들은 대부분 15도 이상을 유지한 반면 콘크리트 바닥 학생들은 14도 이하로 피부온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발, 다리 온도가 크게 떨어져 방광 수축과 빈뇨로 학습집중력이 떨어지고, 막대기 교환실험에서도 콘크리트 바닥 학생들의 작업실패율이 훨씬 높았다. 서울 양재초 한상근 교사는 "예전 학교에서는 콘크리트 교실의 경우 습한 데다 초가을부터 다리가 시려와 공부에 지장을 줬지만 마루바닥 교실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교육청 시설과장도 "나무마루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기 때문에 여교사가 많은 초등교는 특히 나무마루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올 여름 교실마다 낡은 마루를 뜯어내고 다시 새 나무마루를 설치한 서울 서래초도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3학년 김새봄 양은 "바닥이 차갑지 않아서 쉬는 시간 친구들과 둘러 앉아 공기놀이나 공놀이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향후과제=시범학교부터 만들자 목재교실이 무엇이 좋은지, 왜 필요한지를 학부모와 정책 입안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작년 4월 창립해 '목재교실 운동'을 주창해 온 목재문화포럼(공동대표 최현섭·안원영)이 홍보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것도 이 점 때문이다. 최현섭 공동대표(강원대 교수)는 "목재교실은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교육개혁이다. 이 점을 학부모와 정책결정자들에게 알리는 강좌나 세미나를 개최하고 무엇보다 산림청에 시범학교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학교를 운영하며 일단 신축 교사나 개축이 필요한 노후교실부터 목재교실로 전환하면 큰 무리는 없다. 한규성 교수(충북대 산림과학부)는 "일단 신축 교사나 개축이 필요한 노후교실부터 여건에 따라 기둥과 보를 비롯해 내외벽, 천장, 바닥 모두를 나무로 하는 목조교사를 짓거나 이중 일부분을 나무로 하는 목질내장 교실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 경우 국내산 목재로도 충분하고 현재 100여 개인 목조건축업체로도 건축과 보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처럼 정부가 건축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면 목재교실 확산은 물론 국내 임업과 목조건축도 활성화될 수 있다. 현재 1개 교실 건축비는 7500만원선. 목조는 이보다 약 20% 정도 비싼 9000만원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일본은 현재 목재교실 신축시 경비의 50%를 문부과학성이 지원하고 국산 목재 사용시 임야청이 30%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동흡 박사는 "문부과학성과 임야청의 지원으로 일본은 신규 학교건물의 대부분을 목재교실로 짓고 있다"며 "우리도 산림청이 보조금을 지원하고 지역산 목재를 사용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규성 교수도 "산림청이 임업인만을 지원하는 것은 피드백이 없어 생산성이 낮다. 오히려 학교에 보조금을 줘 목조공사를 활발히 진행하면 임업인은 물론 유통업자, 건축업자 모두 활성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재를 이유로 목조는 2층까지만 짓게 하는 건축법도 문제다. 외국에서는 이미 목재가 콘크리트보다 불에 더 강하다는 게 입증돼 층수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경호 한국목조건축협회장은 "목재 단면이 크고 방염, 내화 처리된 목재는 1시간 동안 1000도의 불에 노출시켜도 표면만 탄화되고 더 이상 타지 않아 붕괴 위험이 오히려 철골콘크리트보다 적다"며 "층수를 제한하는 관계 법령도 올해는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천 산림청 목재이용과장은 "관리나 비용 문제가 있다해도 그 효과나 궁극적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늦은 감이 있다"며 "우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 지자체 등과 협의해 시범학교를 운영하는 것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김영삼 대통령 시절 교육부장관을 지낸 안병영 연세대 교수(62세·경영학)를 새 교육부총리로 임명했다. 17일 제출한 윤덕홍 부총리의 사표는 같은 날 수리됐다. 안병영 신임 부총리는 23일의 기자회견과 24일의 취임사를 통해 공교육과 엘리트 교육이 조화를 이루고, 학교 교육과 사교육이 보완관계를 가지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부총리의 인선에 대해서는 안정 속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5·31교육개혁안의 신자유주의자라는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취임사에서 안 부총리는 대중적인 공교육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견실한 공교육 체계 위에 세계화·정보화 사회에 부응하는 경쟁력 있는 엘리트 교육이 얹혀야 할 것 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대중교육과 엘리트 교육 중 양자택일하자는 식의 접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명 소식이 전해진 23일에는 "평준화를 하루 아침에 해제하는 복안을 갖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또 연세대가 추진하는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연세대 교수직으로 있었던 것과 기여입학제를 보는 눈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며 논란의 소지를 피해갔다. 안 부총리는 또 "교육의 사각지대와 소외계층이 없을 때 비로소 사회통합이 이루어진다"며 "중도탈락자 교육, 장애아 교육, 저소득층, 영·유아 교육, 실업교육, 농어촌 교육 등 소외계층, 교육의 사각지대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23일 기자회견에서 안 부총리는 "그 동안의 교육은 희망과 용기의 원천이기보다는 좌절과 실망의 씨앗이 된 점이 크다"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의 본질을 지키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부총리가 만든 교육혁신로드맵의 틀을 유지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전임자가 만든 걸 크게 손댈 생각은 없다, 성숙한 중장기적인 토대를 마련해 국민들이 선택케 해서 교육에 대해 신뢰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해, 교육혁신로드맵을 수정할 뜻이 있음을 드러냈다. 한편 안 부총리의 인선에 대해 교총은 "과거 국정 경험과 조정능력, 안정감을 갖춘 무난한 인물"로 평가하면서 교육계의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는 공교육 활성화에 진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전교조는 "신임장관이 과거 장관 시절 청와대와 교육시장화 정책에 코드를 맞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개혁과 참여를 표방한 현 정부의 교육개혁 방향과 과연 일치되는 지 묻고 싶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안 장관은 서울출생으로, 경기고와 연세대, 오스트리아 빈대학 정칙학 박사를 졸업한 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 한국외대·연대 행정학교수, 연세대 교무처장, 한국행정학회장, 인터넷신문 업코리아대표를 역임했다.
고료가 인상되었는데도 응모 편수, 작품 수준이 예년보다 떨어지는 느낌을 주어 아쉬웠다. 당선작으로 '다시 피는 꽃'을 결정하는데는 어렵지 않게 합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남은 세 편중에서 가작 1편을 어떤 작품으로 결정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세 편 모두 비슷한 장점과 결점을 지니고 있는데다 심사위원의 견해도 일치하지 않아 심사 숙고를 거듭해야만 했다. 그러다 결국 지방 문단에서 이미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고 네 편의 작품을 함께 응모하는 열성을 보였으며, 네 편이 모두 일정한 수준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누가 운동화에 바퀴를 달았을까?'를 가작으로 결정하는데 합의할 수 있었다. 당선작 '다시 피는 꽃'은 실직한 아버지의 폭음과 방황 때문에 문제아로 변해버린 주인공이 아버지의 개심을 시점으로 다시 마음을 돌리는 이야기다. 흔한 소재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주인공의 독특한 캐릭터 창조에 성공한데다 구성과 문장이 흠 잡을 데가 없고 군더더기 없이 전개되는 스피디한 사건 처리가 이 작가의 역량이 만만치 않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가작으로 결정된 '누가 운동화에 바퀴를 달았을까?'도 어머니의 가출과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고아가 된 결손 가정의 형제가 일으키는 문제 행동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 두 형제가 안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성공적으로 표출하는데 작가의 문장 표현이 응집력이 부족했고, 결말 부분의 처리도 미숙해서 몇몇 문장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외출에서 돌아오던 주 여사는 엘리베이터에서 아이의 친구인 태식을 만났다. "정수는 안 오니?" "벌서고 있어요." "아니 왜?" "저도 잘 몰라요. 애들한테 들었어요." 녀석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주 여사는 기분이 언짢았다. 하필이면 아랫집 902호 여자가 함께 타고 있어서 기분이 더 엉망이 되어 버렸다. 여자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이었다. 이사온 지 두 달도 안 된 여자가 소음을 문제삼아 관리실에 신고하는 바람에 벌써 몇 번이나 주의전화를 받았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뛰는 소리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는 거였다.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여자 집에는 아이가 없는 눈치였다. 자식 키우는 사람이면 응당 웬만한 불편쯤은 참고 넘어가련만 도무지 이해라고는 할 줄 모르는 여자 같았다. 정수가 친구들을 데려와 난리를 친 적이 몇 번 있긴 했지만 한창 자라는 아이들을 묶어두고 기를 수는 없잖은 가. 주 여사는 이해심 부족한 여자가 한 아파트에 사는 것이 마뜩찮았다. 집으로 들어온 주 여사는 외출복도 갈아입지 않은 채 무너지듯 소파에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을 저질렀단 말인가. 제 누이들을 키울 때는 교문이 어디에 붙었는지 몰라도 아무 탈이 없었는데 녀석은 온갖 뒷바라지를 다하건만 보람도 없이 날이 갈수록 엄마의 체면을 구겨놓고 있었다. 이 녀석 오기만 해 봐라. 그러나 기다리는 아이는 오지 않고 시각은 어느새 다섯 시를 넘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미술선생이 올 시간이었다. 지난 겨울방학 때부터 우리나라 일류 미대에 다닌다는 대학생한테 일주일에 한 번 그림 지도를 받게 하고 있었다. 4학년이 되면 사생화를 시작하기 때문에 특별히 지도를 받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다고 해서 시작한 그림 과외는 돈도 돈이지만 한 번 빠지면 그만큼 진도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특히 신경이 쓰였다. 영어학원 시간은 이미 놓쳤지만 미술 수업은 받아야 하는데 시계바늘만 쳐다보고 있자니 속이 탔다. 정수는 주 여사가 딸 셋을 낳고 십 년만인 나이 마흔에 얻은 늦둥이다. 몸이 달라진 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이상한 느낌이 들어 병원에 갔더니 임신이라고 했다. 나이도 나이지만 이미 딸이 셋이나 있고 새삼스레 아이 키울 일을 생각하니 낳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웬만한 갈등거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주 여사는 태어나려고 생긴 생명, 그냥 낳기로 했다. 혹시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어려운 쪽으로 선택하는 용기를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태어난 아이는 아들이었다. 간절히 원해서 낳은 아들이었다 해도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들 낳은 여자가 자기밖에 없는 듯싶었고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사람들이 왜 기를 쓰고 아들을 낳으려고 하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정수는 어릴 때부터 귀한 아들에 복덩이라는 별명이 하나 더 얹어져 사랑을 독차지했다. 아이가 태어나자 때맞추어 사업이 잘 풀리기 시작한 때문이었다. 고향에 묻어둔 땅이 도시계획에 편입되면서 돈이 되었고 이것으로 몇 군데 새로 사 둔 땅이 또 몇 해가 지나면서 큰돈으로 불어나 벼락부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정수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주 여사는 사느라고 바빠서 딸들에게는 제대로 하지 못한 엄마 노릇을 정수한테만은 남부러울 것 없이 해 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머니회 회원으로 활동도 하고 담임선생 대접도 남 못지 않게 하면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뒷바라지는 다 하리라 다짐했다. 모든 일은 주 여사 뜻대로 되어갔다. 그 중 하나가 입학식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어머니회 총회에서 학급을 대표하는 임원이 된 일이었다. 어머니회 총회가 있을 거라는 안내장을 받고 부터 작정은 하고 있었지만 제 발로 나서서 하겠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태식 엄마가 속내를 뻔히 들여다본 것처럼 추천해 주었던 것이다. 학급 대표가 된 주 여사는 학년 임원을 겸하게 되었다. 게다가 한 학년에 하나뿐인 운영위원으로 뽑히고 나니 이번에는 이왕 나선 김에 운영위원장을 맡아주면 고맙겠다는 청이 들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는 자리를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이던 주 여사도 이것만은 한사코 사양했다. 대신 부위원장이 되어 뒤에서 돕겠다고 했다. 재력이나 열성으로야 위원장이 되고도 남을 일이었지만 젊은 사람들을 제쳐놓고 나이든 사람이 나서서 자리에 욕심부린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이렇게 한 발 물러남으로써 주위로부터 겸사의 미덕을 갖춘 사려 깊은 사람이라는 치사까지 듣게 되자 주 여사는 새삼스럽게 늦둥이 아들이 고마웠다. 그 애가 아니었으면 어찌 그런 감투나마 써볼 수 있었겠는가. 주 여사는 신바람이 나서 학교를 드나들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그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말도 품위 있게 하고 의상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주 여사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곱게 차려입고 학교에 오던 미애 엄마를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이제 주 여사는 바로 그 미애 엄마가 되어 있었다. 앞장서서 학교에 기부도 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듯이 비록 부동산으로 번 돈이지만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2세 교육을 위해 쓴다면 보람찬 일이 아니겠느냐고 뿌듯하고 자랑스런 마음마저 갖게 되었다. 자식이 귀하면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도 좋아 보이는 법이다. 명분이 없어서 대접을 못하면 만들어서라도 담임은 물론 같은 학년 선생들까지 챙겼다. 환경미화와 교실청소는 말할 것도 없고 현장학습 도우미나 운동회 날 음식바자회 같은 궂은 일에도 발벗고 나서서 협조하는 모범을 보였다. 2월에 태어나 다른 아이들보다 한 살이 어린 정수가 학교생활을 무난히 잘해 나가는 것도 선생님의 훌륭한 지도 덕분이라며 공을 담임선생에게 돌렸다. 주 여사는 협조 잘하고 겸손하기까지 한 일등 엄마라는 칭찬에 조금도 손색이 없도록 행동했다. 정수가 4학년이 되었다. 이제 주 여사도 좀 쉬고 싶었다. 3년이나 정신 없이 쫓아다니다 보니 체력에 한계가 느껴졌다. 얼굴 주름이야 수술로 펼 수 있다지만 나이는 속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간혹 학부모들 사이에 지나치게 극성스럽다는 입방아가 돈다는 이야기가 귀에 들리곤 했다. 그거야 저희들 못나서 시샘하는 소리라고 코방귀를 뀌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근력이 달리는 데는 어쩔 수가 없었다. 주 여사는 가정사정을 핑계로 맡은 자리를 내어놓고 집에서 조용히 아이 뒷바라지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후임자가 나서지 않아 하는 수 없이 붙든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지만 주 여사는 내심 싫지 않았다. 그래서 한 해만 더 맡겠다는 단서를 달고 못이기는 척 주저앉았다. 미술 선생이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정수는 태연했다. 오후네 걱정했던 일이 무색할 만큼 아이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주 여사는 궁금했지만 우선 수업부터 받게 했다. 더군다나 미술 선생 앞에서는 언성을 높이고 싶지 않았다. 미술 선생이 돌아가고 난 뒤 주 여사는 정수를 다그쳤다. "왜 늦었어?" "……" "말 안해?" "선생님께 벌섰어요." "오늘은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여자 애들을 놀렸어요." "어떻게 놀렸는지 자세히 말해 봐." "못난이 돼지라고……." "너, 지난번에도 그래서 선생님께 혼났다고 했잖아. 그런데 또? 벌써 몇 번째야!" "……" 녀석이 고개를 푹 꺾었다. 주 여사는 마음을 다잡았다. "안 되겠다. 꿇어앉아. 내가 선생님이라도 너 용서 못해. " 녀석은 무릎을 꿇으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어리광을 받아 줄 때가 아니었다. "팔도 들고 있어." 주 여사는 눈을 맞추지 않으려고 녀석을 벽 쪽으로 돌아앉게 했다. 등을 보이고 벌을 서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지나간 몇 년이 어떻게 흘러갔나 싶게 순간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학년이 아닌가. 주 여사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기대 속에서 맞이하던 새 학년 첫날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해마다 아이가 새 학년을 맞는 날은 주 여사도 덩달아 긴장했다. 반 배정이야 학년말에 받는 통지표를 통해 알게 되지만, 담임선생은 개학을 해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주 여사는 마치 자신이 학생이라도 된 것처럼 설레기까지 했다. 그래서 아이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학교로 달려가 담임선생한테 인사를 하고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다음날은 꽃바구니를 선물하여 만나게 되어 반갑다는 뜻을 전했다. 주 여사는 그 일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담임선생이 아이를 빨리 기억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올해는 젊은 초임교사가 담임이었다. 나이가 큰딸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어리니 오히려 대하기가 어려워 다른 해와는 달리 운영위원회 일로 종종 학교에 가도 담임선생을 찾아보지 않는 날이 많았다. 담임선생을 대접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요즘 젊은 선생들은 촌지는 말할 것도 없고 상품권 같은 것도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주 여사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취향도 모르면서 물건을 선물하는 일은 또 쉬운가. 이런저런 이유로 담임선생 찾아보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사이 두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일등 엄마로 소문난 주 여사로서는 마음 편할 리 없었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된 주 여사는 스승의 날을 며칠 앞두고 학교로 갔다. 4학년 담임들이 나누어 먹을 과일은 오전에 이미 배달시켜놓았고, 상품권은 선물로 준비한 머플러와 함께 상자 속에 넣어 주고받을 때 민망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혹시 출장을 가거나 바쁘지는 않은지 전화로 미리 알아보고 시간 약속도 했다. 갑자기 교실로 찾아가 담임선생이 계획하고 있는 일에 지장을 주는 무례한 학부모가 되지 않으려면 당연히 기울여야 하는 주의였건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지 않던 일을 굳이 하려니 은근히 부아가 났다. 그러나 주 여사는 최선을 다해 담임선생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정수 엄마예요." "네, 어서 오세요." 주 여사는 교실을 한 바퀴 둘러 본 다음 담임선생이 권하는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 정수가 말썽을 많이 부려서 힘드시죠?" 이런 말은 보통, 학부모가 담임선생을 대면하면 으레 하는 말이다. 실제로 자기 아이가 그렇다고 생각해서라기보다 아이를 맡겨놓은 부모로서 하는 인사치레인 셈이다. 그런데 담임선생은 망설이지도 않고, "네, 좀 그런 편이에요." 하고 대답했다. 주 여사는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예상치 못한 대답은 마음에 두고 하는 말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로 보나 학교를 출입한 경력으로 보나 앞에 앉은 초임교사보다는 주 여사가 한 수 위일 거였다. 주 여사는 곧 마음을 추슬렀다. "특히 어떤 점을 고쳐야 할지 말씀해 주시면 주의시키겠어요." 주 여사는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많고 교양 있는 학부모가 주로 하는 말을 골라 하면서 가슴을 폈다. "그럼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이 말을 할 때도 담임선생은 동의를 구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마치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다는 태세였다. 주 여사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다시 움츠러들었다. 정수에 대한 담임선생의 평가는 가혹했다. 말하자면 장난이 심한 개구쟁이 정도가 아니라 지도하기 어려운 골치 아픈 아이라는 것이었다. 친구를 괴롭히는 일에서부터 담임의 반 운영에 간섭하고 나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수업 태도가 나빠서 하루에도 몇 번씩 주의를 받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고 자기밖에 모르며 지나치게 솔직하여 말을 참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표현이 있다면 행동이 과격하거나 천성이 나쁘지는 않다는 정도였다. 담임선생의 말을 듣는 동안 주 여사는 낯이 뜨거웠다. 솔직히 믿을 수가 없었다. 담임선생 말이 사실이라면 그런 못된 버릇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도 아닐 텐데 전 담임들은 왜 한번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단 말인가. 만약 담임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평가가 차이 난다면 그것은 담임선생의 주관적인 판단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반드시 정수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감정이란 미련한 데가 있어서 한 번 밉게 보면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어쩌다가 그렇게 담임선생 눈밖에 나 버렸는지 엄마로서 무척 속이 상했다. "선생님, 정수는 제가 단단히 야단치겠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그리고 약소합니다만 스승의 날도 오고 해서 작은 선물을 하나 준비했어요." 주 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련해간 선물꾸러미를 담임선생 앞으로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담임선생은 눈이 똥그래져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머플러예요. 선생님 취향에 맞을지 모르겠어요." "그럼 지금 풀어봐도 되겠군요." "쑥스러우니까 제가 가고 난 뒤에 보세요.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셔도 되고요." 안에 들어있는 상품권이 켕겨 이렇게 말했으나 담임선생은 기어이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었다. 상품권을 넣은 봉투가 책상 위로 떨어졌다. "이건 뭐죠?" 알고 묻는지 정말 몰라서 묻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가지고 간 선물을 그냥 놓아두고 당장 교실에서 나와 버리고 싶었다. 얼굴이 화끈거려 그 자리에 서 있기가 거북했다. "혹시 머플러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선생님 원하시는 물건을 하나 구입하시라고 조금 넣었어요." "성의는 고맙지만 받을 수 없습니다." 담임선생은 상품권을 되밀었다. 조금 전 정수 이야기를 할 때보다 더 단호한 태도였다. 혹시나 하고 있었지만 막상 당하고 보니 몹시 당혹스러웠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주 여사는 발걸음이 어디에 놓이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이가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해 준 것도 고맙다기보다는 불쾌했다. 이제 겨우 발령 받은 햇병아리 선생이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렇게 당돌하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두 사람이 담임과 학부모 관계라지만 몇 살 되지도 않은 어린것이 선물을 가지고 간 사람 면전에서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소신만 고집하다니, 이것도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로 보여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날 이후 주 여사는 담임선생이 불편했다. 그러나 아이를 맡겨놓았으니 그런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도 없었다. 겉으로 좋은 척하려니 성질에 맞지 않아 어떤 때는 울뚝 밸이 뒤틀렸다. 그런데 이런 어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수는 하루같이 담임선생한테 꾸중을 듣는다고 했다. 주 여사는 이제 학교에 가기가 싫었다. 할 수만 있다면 운영위원도 그만두고 싶었다. 지난 3월에 그만두지 못한 것이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 여사 얼굴을 들 수 없게 했던 일은 급식 차 사건이었다. 그 날도 주 여사는 아침에 집을 나서는 정수에게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정수야, 제발 말썽 피우지 말고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약속하지?" 주 여사의 기도와도 같은 당부도 소용없이 그 날 정수가 저지른 일은 하마터면 다른 아이까지 크게 다칠 뻔한 대형사고였다. 그때 일만 생각하면 주 여사는 등골에서 식은땀이 났다. 집으로 돌아올 시각이 훨씬 지났는데도 정수가 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태식이 집에 전화를 했다. "태식 엄마, 정수가 아직 안 와서 전화했어요. 무슨 일인지 혹시 태식이 알고 있나 해서……." "어머, 정수 아직 안 왔어요? 태식이 말로는 오늘 학교에서 급식 차를 망가뜨렸다고 하던데." "급식 차를 망가뜨리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태식이가 없어서 물어볼 수도 없고. 누가 다쳤다고도 한 것 같은데……." "정수가 다쳐요?" 주 여사가 놀라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정수였다. "얘, 너 괜찮니?" 느닷없는 질문에 정수가 놀란 눈으로 주 여사를 쳐다보았다. 아이가 다치지 않았음을 확인하자 주 여사는 울화가 치밀었다. "어찌된 일인지 말해 봐.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응?" "반성문 썼어요." 녀석은 가방에서 반성문을 꺼내어 내밀었다. 반성문에는 사고 경위가 자세히 적혀 있었다. 글은 몇 번이나 고쳐 쓴 흔적이 있었고 한 장으로 부족하여 뒷면에까지 이어져 있었다. 담임 확인 도장이 찍혀 있었으니 거짓은 아닐 거였다. '우리 교실에서 덤웨이터가 있는 곳까지는 교실 다섯 개를 지나야 한다. 긴 복도에서 급식 차를 밀고 갈 때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달리게 된다. 평소에 선생님이 뛰면 안 된다고 주의를 많이 주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어떤 때는 급식 차에 매달리거나 한 쪽 발만 올려놓고 타고 가기도 했다. 이럴 때는 아슬아슬한 스릴까지 느낄 수 있어서 아이들이 서로 급식 차를 밀고 가려고 다투는 일도 있었다. 오늘은 당번인 현종이가 혼자 운반하는 것을 보고 도와주려고 했다. 급식 차를 밀다 보니 또 달리고 싶었다. 교실 몇 개를 지나면서 급식 차는 속력을 내어 빨리 달리기 시작했고 갑자기 멈추려고 하니 잘 되지 않았다. 그 바람에 덤웨이터 앞에 있던 다른 반 급식 차에 부딪쳤는데 그것이 그만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지나가던 아이가 다쳤다. 떨어지는 식판에 긁혀 다리에 피가 났다. 정말 미안했다. 현종이 혼자 밀고 가게 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도와준다고 한 것이 잘못이다. 현종이한테도 미안하다. 현종이는 잘못이 없다.' 다친 아이는 다행스럽게도 찰과상 정도인 것 같았다.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고 그 정도에 그친 것이 천운이었다. 식판에 긁혔기 망정이지 만약 차에 바로 부딪히기라도 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담임선생은 반성문에다 정수에게 '급식 차 운반하기'를 벌로 내려놓고 있었다. 밥을 먹기 전에 가져왔다가 밥을 먹고 나면 갖다놓는 일이라고 했다. 주 여사는 담임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급식 차를 운반하다가 사고를 낸 녀석한테 다시 그 일을 시키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고 자기가 나서서 그런 벌은 안 된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일, 이제는 하루도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정수는 이제 자식이 아니라 시한폭탄이었다. 이런 애물단지는 다시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한폭탄이라도 안고 있어야 하고 애물단지라도 버릴 수 없는 것이 자식인 것을 어찌하겠는가. 정수의 급식 차 운전은 삼 주일만에 끝이 났다고 했다. 하지만 주 여사의 자존심은 더 이상 지키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추락하고 말았다. 벌을 서고 있는 정수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조금 후에는 머리를 벽에다 기댔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모로 쓰러져 잠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하라는 반성은 하지 않고 벌을 서면서 졸다니, 주 여사는 기가 막혔다. 학교에서도 저 꼴이라면 담임 눈에 오죽할까. 주 여사는 혀를 차면서 녀석 쪽으로 다가갔다. 딩 당 댕 도옹 방송을 예고하는 차임벨 소리가 거실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주 여사는 정수를 부르려다 말고 귀를 기울였다. "주민 여러분께 알리겠습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내일은 우리 아파트 물탱크 청소가 있는 날입니다. 아침 아홉 시부터 저녁 여섯 시까지 단수될 예정이오니 각 가정에서는 이에 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여러 가지 민원이 계속 신고되고 있습니다. 잘 들으시고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에서 말하는 민원은 세 가지였다. 하나는 애완견 배설물 처리 문제였다. 아파트 마당에 배설물을 그대로 두고 치우지 않는 세대가 있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수목보호를 위해 반드시 전면주차 규칙을 지켜달라는 거였다. 마지막은 소음문제였다. 늦은 시각 피아노를 치거나 못질하기,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 따위였다. 방송을 듣자 주 여사는 아랫집 여자가 생각났다. 지난주 토요일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정수가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놀았다고 했는데 그게 또 문제가 된 건 아닌가 싶었다. 여자가 이사오기 전에는 몇 년 동안이나 아무 탈 없이 잘 지냈다. 그런데 이제는 소음이야기만 나오면 혹시나 하고 신경이 쓰이니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골치가 아팠다. 좌우지간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하나도 그르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수와 올해 담임선생과는 좋은 인연이 아닌 모양이었다. 담임선생과 학생이 맞지 않으면 일년 내내 서로 힘들게 지내게 된다는 말이 그르지 않은 듯 3학년 때까지 별탈 없이 학교생활을 잘하던 정수가 4학년이 되고 부터 갑자기 문제 많은 아이가 되어 버린 것이 그 증거였다. 이제는 아파트 아이들이 주 여사를 만나면 정수가 학교에서 꾸중들은 일을 일러바치는 게 인사처럼 되어 버렸다. 품안의 자식도 아닌데 일일이 따라다니며 간섭할 수도 없고, 공부야 어찌되었든 이런 말만 듣지 않아도 고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귀엽다고 제 뜻을 다 받아주며 키운 결과인가 싶어 자책감이 들면 이런 걸 자업자득이라 하지 않겠느냐며 체념도 했다. 그러다가 생각이 담임한테 이르면 서운했다. 아무리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아이는 아이일 뿐인 것을, 조금만 너그럽게 보아주면 될 텐데 왜 정수한테만 유독 엄격하게 대하는 것일까. 경험이 없고 너무 젊기 때문은 아닌가. 자식을 키워본 지긋한 담임이었다면 정수가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담임 복(福) 없는 정수가 불쌍했다. 그러나 이런 마음 한쪽에는 담임에 대한 미안함도 없지 않았다. 매일 혼나는 아이도 아이지만 담임은 담임대로 또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러나 이런 생각도 그때였을 뿐 다음날 밤 주 여사는 그만 눈이 뒤집히고 말았다. 잠자리를 살피러 정수 방에 들어갔던 주 여사가 시퍼렇게 멍든 아이 엉덩이를 보았던 것이다. 놀란 주 여사가 엎드려 자고 있는 아이를 흔들어 깨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얘, 너 엉덩이가 왜 이래?" "아이 엄마는, 졸린단 말이야." "엉덩이가 왜 이러냐니깐?" "어제 선생님께 벌섰다고 했잖아요."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잠이 들었으나 거실로 나온 주 여사는 안절부절못했다. 그 동안 정수가 야단을 맞고 벌을 섰다고 해도 녀석이 워낙 별나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이해하며 담임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있는가. 여태껏 불면 날아갈까 놓으면 깨어질까 애지중지 키운 어린것한테 매를 대다니, 그것도 얼마나 심하게 다루었기에 피멍이 다 든단 말인가. 여린 살갗을 뚫고 금방이라도 피가 배어 나올 것만 같았다. 주 여사는 연우네 집에 전화를 했다. 연우 엄마는 아이들이 1학년 때 같은 반을 한 후 친하게 지내는 학부모 중 한 사람이었다. "정수 어머니, 그냥 있어서는 안 돼요. 그런 선생이 바로 폭력교사 아닙니까. 아무리 교육부에서 정한 체벌규정이라는 것이 있다지만 아이 몸에 상처가 나도록 허용한 것은 아닐 거예요." 참교육연댄가 뭔가에 가입해 있다는 연우 엄마의 말은 위로는커녕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고 말았다. 정말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학교에 드나들며 한 일들이 후회스러웠다. 해마다 빠지지 않고 낸 기부금이며 학교 일로 보낸 그 많은 시간들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밤새 속을 끓이며 잠까지 설친 주 여사는 이튿날 아침이 되어도 분한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정수는 아무렇지 않은 듯 학교에 갔지만 주 여사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아직도 붉은 맷자국이 남아 있는 푸르뎅뎅한 아이 엉덩이만 눈앞에 어른거렸다. 어린것이 얼마나 아팠으며 마음의 상처는 또 어땠겠는가. 주 여사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연우 엄마 말대로 교육청 홈페이지에라도 올려야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 동안 학교를 위한답시고 활동해온 체면도 있고 또 정수 일은 담임선생과의 문제지 학교 전체를 걸고 들 문제는 아니니 그렇게 막나가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냥 속을 끓이고 있을 수도 없었다. 생각다 못한 주 여사는 교장실로 전화를 하여 찾아뵙겠다고 했다. 그 동안 학교운영위원을 하면서 친분이 두터워진 터라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면 교장선생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 같았다. 주 여사의 말을 듣고 난 교장선생이 입을 열었다. "정수 어머니, 이유야 어찌 되었건 먼저 책임자로서 사과 드립니다. 학교를 믿고 맡긴 귀한 아드님이 매를 맞고 왔으니 얼마나 속이 상했습니까. 하지만 많은 아이를 다루다 보면 매를 들어야 하는 때가 없잖아 생깁니다. 물론 체벌이 좋은 건 아니지만 그것도 아이에 대한 애정과 잘해보려는 의욕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니 이해하세요. 그리고 그 동안 정수 어머니께서 학교를 위해 애를 많이 쓰셨는데 정말 유감입니다." 교장선생은 주 여사의 평소 생각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역시 존경할 만했다. 점잖은 어투와 분위기를 압도하는 위엄, 그리고 경륜 깊은 교장답게 담임선생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자신의 심정을 헤아려주고 그 동안의 수고까지 챙겨주니 주 여사는 어느새 마음이 풀렸다. 그런데 여기까지만 하고 끝났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말을 마친 교장선생이 교감선생한테 인터폰을 하더니 담임선생을 교장실로 부르는 게 아닌가. 잠시 후 담임선생이 왔다. 교장실로 들어오던 담임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주 여사는 비로소 자신의 행동이 경솔했음을 깨달았다. 발령 받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어린 담임선생이 영문도 모른 채 교장실로 불려온 것만으로도 부담스런 일이었을 텐데 게다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짐작케 하는 장본인이 와 있었으니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태연한 척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맞닥뜨린 사태를 감당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주 여사 자신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한 선생님, 정수 어머니예요. 운영위원회 부위원장님이신 거 알고 있지요?" "네, 알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 담임선생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주 여사는 교장선생의 다음 말이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 없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눈길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이 교장실에 왜 왔는지를 그 자리에서 말한다면 담임선생 얼굴을 어떻게 쳐다볼 수 있겠는가. 두 사람 사이에서 여유 있는 사람은 오직 교장선생뿐인 것 같았다. 등받이에 등을 깊이 기댄 채 팔걸이에 올려놓았던 두 팔을 가볍게 들었다 다시 내려놓으며 교장선생이 말했다. "학교 일로 의논할 게 있어서 오시게 했는데 모처럼 혼자 계시는 자리라 인사나 하라고 불렀어요. 아이들 가르치기 힘들지 않아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정수 어머니한테 부탁하세요. 학교 일에 협조를 아끼지 않는 분이니까." 이번에는 담임 칭찬이 이어졌다. 발령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임답지 않게 다방면에 재주가 많으며 아이들 지도에도 열성적인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했다. 주 여사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노련한 교장은 확실히 달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주 여사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일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주 여사가 하루아침에 고자질 쟁이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정수 어머니, 태식 엄마예요. 다른 엄마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어요. 아세요?" "무슨 소문요?" "정수 어머니가 교장실에 찾아갔다면서요?" 주 여사는 순간 뜨끔했으나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교장실에야 어디 한두 번 갔나요?" "아니, 학교 일로 갔다면 소문이 이상할 것도 없죠. 정수 매맞은 일을 교장선생님께 고해바쳤다고 하니까 그렇지. 정말이세요?" "누가 그런 말을……?" "전화로 이럴 게 아니라 내가 그리 갈게요." 마침 늦은 점심을 먹고 있던 주 여사는 그만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학교를 다녀온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소문이 돌아 주 여사 귀에까지 들어왔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도대체 누가 그것을 퍼뜨렸단 말인가. 소식통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태식 엄마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굳이 그 자리에 담임을 불러서 새삼스럽게 인사를 하게 한 것부터 이상하네요. 부러 그래야 할 이유가 꼭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두 사람 있는 자리에서 번갈아 가며 칭찬을 한 것이 바로 교장선생님의 술책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리고 정수 어머니 앞에서는 그렇게 했지만 정말 담임한테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겠어요? 더군다나 우리 교장선생님은 아이들한테 손대는 것을 가장 싫어하신다고 하던데……. 교감선생님을 시켜서라도 무슨 말이 있었겠지요." 주 여사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저 교장선생에 대한 고마움에 겨워 다른 저의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조차 해보지 않은 자신의 단순함이 비웃음 당한 듯하여 모멸감을 느꼈다. 노련하다못해 교활하기까지 한 교장이 아닌가. 주 여사는 갑자기 사람이 무서워졌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담임선생이 모든 사실을 알아버렸을 테니 앞으로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걱정거리였다. "정수 어머니,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아요. 정수 일을 교장선생님한테 일러바쳤다는 사실을 담임이 알았다면 기분 나쁠 건 뻔한 일, 사람들이 웬만하면 참고 그냥 넘어가는 이유가 다 그 때문이에요. 담임이 기분 나빠서 좋을 거 없잖아요. 학년 끝날 때도 다 돼 가는데 조금만 참을 걸 그랬어요." 태식 엄마의 말은 주 여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정수 어머니, 솔직히 말해 보세요. 혹시 교장선생님을 믿고 담임을 우습게 본 거 아니에요? 하긴 아이들도 요새는 갓 발령 받은 젊은 담임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니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지. 특히 정수 큰누나 또래밖에 안되니 원……." 주 여사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태식 엄마가 이번에는 눈치가 좀 없는 것 같았다. 자기가 하는 말이 주 여사에게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지 그녀는 말을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가 학교에 자주 가는 것도 아이한테는 좋지 않대요. 엄마들이 자식 기를 죽이지 않겠다는 욕심에서 학교 행사에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미는데 이것도 아이들 모르게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는 살릴지 모르지만 선생님을 어려워하지 않게 된대요." "태식 엄마, 미안해.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 좀 누워야겠어." 태식 엄마 말이 맞는지도 몰랐다. 의도적으로 담임을 무시하려 한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어버렸으니까. 주 여사는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각할수록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았다. 아이의 엉덩이에 피멍이 든 것을 보고 잠깐 분별력을 잃고 교장을 찾아가긴 했지만 그것이 담임을 난처하게 만들 줄은 정말 몰랐다. 제 자식 귀한 줄만 알고 물불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한번 인심이 나 버리자 그 동안 학교에 쌓아놓은 신뢰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만 것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주 여사는 학교와 학부모는 결코 입장이 같을 수 없는 상대적인 관계이며 학교만큼 정상이 참작되지 않는 비정한 사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제 자식 별난 줄은 모르고 고자질이나 하는 철없는 늙은이라는 소리를 듣다니 그보다 심한 말은 다시없을 것이다. 주 여사는 비로소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밤새 뒤척인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자 주 여사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신경을 많이 쓰면 찾아오는 편두통이었다. 한 번 시작하면 적어도 이틀은 계속되는 이 고질병은 진통제를 먹으면 약효가 있는 동안만 가라앉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머리가 쑤시고 아파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루종일 편두통에 시달리던 주 여사가 견디다 못해 오후에 병원에 다녀오려고 학원 가는 정수와 함께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가 9층에서 멈추자 아랫집 여자가 탔다. 주 여사는 일부러 모른 척했다. "얘, 네가 정수니? 아주 씩씩하게 생겼네." 여자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아줌마가 제 이름을 어떻게 아세요?" 주 여사는 애써 외면하느라 고개를 돌렸다. "다 아는 수가 있지……. 너네 선생님이 가르쳐주었거든." 주 여사는 깜짝 놀라 여자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여자가 주 여사의 눈길을 외면한 채 아이와 말을 주고받았다. "우리 선생님도 아세요?" "그럼. 자알 알지. 아줌마 동생이니까." "……" "너 이제 집에서 뛰면 안 된다. 그러면 내가 너네 선생님한테 일러줄 거야."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추어 섰다. "안녕히 다녀오세요." "응, 너도." 주 여사는 아이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아파트 마당을 나오며 정수가 말했다. "엄마, 우리 선생님이 아래층 아줌마 동생이래." "이 녀석아, 나도 다 들었다. 그러니 제발 이 엄마 체면 좀 그만 구기란 말이다." 주 여사는 녀석의 머리를 쥐어박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았다. 이번에는 편두통이 한 사흘은 갈 것 같았다.
이 달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치러지는 2004년도 중국 대학원 입학시험에 94만5000명이 지원해 중국 전체 90여개의 대학원 모집정원 33만 명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학년도의 79만7000명에 비해 14.8만 명, 18.4%가 증가한 것으로 중국에서도 갈수록 대학원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78년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대학교육이 부활한 이래 2001년까지 20여 년 동안 중국에서 모집한 대학원생 총 수는 107만3700여 명으로 그중 석사생만 90만 명이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정부는 대학교육 확대의 일환으로 대학원의 신입생 모집 인원을 늘리기 시작해 전년도 기준으로 1999학년도에는 27%, 2000학년도 35%, 2001학년도 35%씩 모집정원을 급격히 늘렸다. 이러한 추세는 2002학년도 들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기 시작하여 2003학년도에는 모집정원이 전년에 비해 22%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2004학년도 모집정원은 2003년도에 비해 22%가 증가했다. 2004학년도 대학원 신입생 지원상황을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이들 수험생들이 선호한 대학은 武漢대학, 北京대학, 浙江대학, 復旦대학, 中山대학, 淸華대학, 人民대학 등의 순이었으며, 도시별로는 수도인 北京에 17만 여명, 上海에 8만5000여 명 등 대도시에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이 선호하는 전공과 관련해서는 工商관리, 컴퓨터 응용, 법률, 기업관리, 금융, 정보통신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렇게 대학원 지원자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사회적인 요인과 개인적인 요인 등 여러 방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중국정부의 대학원 교육 확대 정책과 개개인의 대학원 이수의 절대적인 필요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중국 교육부는 2002학년도부터 대학원 교육 확대를 위해 대학원 입학시험 정책을 전면적으로 조정하여 지원수속, 시험내용 및 학생모집방식을 개선하는 등 학생들에게 대학원 시험에 지원할 수 있는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과거의 복잡했던 대학원 지원수속을 단순화했고, 지원 연령제한을 대폭 완화해 석사생은 40세, 박사생은 45세까지 대학원 시험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03학년도부터는 입학시험 과목을 기존의 5과목에서 정치이론, 외국어, 기초과목 및 전공기초과목 등 4과목으로 축소해 지원자들의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어줬다. 이밖에 지난 몇 년간 중국의 각 대학에서 대학생의 정원을 급격히 늘린 결과 대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직업을 구할 수 없는 중국의 현실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대학원 문을 두드리도록 하고 있다. 이전에는 대학 졸업이 곧 좋은 직장을 구하는 척도로 작용하던 것이 1999학년도부터 대학 정원이 급격히 늘어나게 됨으로써 대학생들의 희귀성이 퇴색되기에 이르렀다. 때문에 이제 중국 젊은이들이 마음에 드는 직업을 찾기 위해서는 대학원 졸업장이 필수적인 것으로 되어가고 있다. 또한, 직장 생활을 경험한 젊은이들 중에서 현재의 직장에 만족을 못하고 대학원 진학을 통하여 앞날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려고 하는 경우와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실력이 부족함을 절감하여 대학원생활을 통하여 재충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후자는 주로 IT분야나 금융 분야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에게서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과거 이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에는 대학 과정의 지식만으로도 직장 생활에 문제가 없었으나 점차 사회의 변화가 급격해지고, 직장에서도 신입사원들이 대학원 졸업자들로 채워지게 됨에 따라 직장 내에서의 생존 위협을 느끼게 되어 대학원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대학원 교육에 대한 수요의 증가는 대학원 입시를 위한 영어학원, 전공보충학원, 족집게 학원, 기출문제집, 입시를 위한 인터넷 강의 등의 관련 산업들을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많은 젊은이들은 대학원 입학을 위해 재수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중국 젊은이들의 머리 속에는 대학원 교육이 자신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중국의 현실은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그리 낙관적이지는 못하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는 대학원 졸업자들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이들의 기대 수준에 맞는 직업을 찾기가 어려워지게 됨에 따라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직업을 갖지 못하는 이른바 '고등실업'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매년 가을 무렵 취업박람회가 열리는 곳마다 자신들이 정한 기준에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 수백 미터씩 줄을 서는 중국 대학원생들의 모습은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최근, 5명중 1명의 독일 학생이 비만이라는 조사가 발표됐다. 적은 운동량, 음식이 어린 학생들이 비만이 되는 주된 원인이라고 밝혀지자 학생들이 운동량이 적은 이유 중의 하나로 학교 체육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즉, 지금까지 체육 수업은 학교 교육에서 변두리로 밀려나면서 학생들에게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교과과정에 따르면 1주일에 3시간의 체육수업이 진행돼야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체육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운동장이 없는 독일 학교에서 체육수업으로 사용되는 강당은 그 지역의 축제준비 등으로 자주 사용되고, 체육수업 시간이 수학 또는 독일어와 같은 더욱 중요한 학과목들로 대체되는 상황들이 빚어지고 있다. 수학수업의 경우 1시간만이라도 결손이 생기면 학부모들이 학교 당국에 격렬하게 항의를 하지만, 체육수업의 경우는 1달간 결손이 생기더라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 현실적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대학의 체육학과 교수들과 일부 학교의 교장 등을 중심으로 체육수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헤센(Hessen)주에 있는 프리드리히 에버트 초등학교(Friedrich-Ebert)가 중요한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이 학교 클라우스 베트케(Klaus Bethke)교장은 지난 10년 동안 매일 1시간의 체육수업을 진행해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 초등학교는 주위에 있는 다른 초등학교에 비해 상급학교의 진학률이 15%이상 높은데 클라우스 베트케 교장은 그 이유로 체육수업을 꼽고 있다. 또 체육 수업이 매일 진행되면서 교내 폭력이 상당히 감소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클라우스 베트케 교장은 "성장기에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충분한 운동량이 주어진다면 그 학생들은 이해력과 집중력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주지의 사실"이라며 "이런 결과는 결코 놀랄만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사례에 기반으로 대학의 심리학과와 체육학과 교수들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된다고 주장하면서 독일 사회 내에 이와 관련한 논쟁을 준비중에 있다. 충분한 운동량이 학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과 관련해 오스나브뤼크(Osnabruek) 대학 심리학과 레나테 짐머(Renate Zimmer) 교수는 "운동이 지능지수를 높인다고 말할 수 는 없지만, 사람들의 살아가면서 인정하는 것"이라며 전문가들과의 논쟁을 원하고 있다. 이들 교수들은 더욱이 자신들의 주장을 단지 학교에서의 체육수업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다른 학과목에까지 넓히는 새로운 수업 방식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즉 학생들이 단지 책상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 교수들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독일 사회내의 일반적인 의식에도 문제점을 지적하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정신과 육체를 통일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식능력의 향상만을 최고로 여기는 독일 교육 체제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체육수업에 있어서도 학생들에게 능력만을 강조하고 학생들 스스로 운동을 통해 몸으로 어떤 느낌을 갖게끔 하지 못하는 체육수업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여러 지적들에 대해 긍정적인 면이 인정되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혁명적인 새로운 수업방식이 모든 학교에 적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은 평가하고 있다. 또한 매일 정규적으로 체육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큰 강당이 필요한데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일부 교육학자들의 경우 운동보다는 수업시간에 음악이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며 운동의 경우에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에어로빅, 인라인 스케이트 또는 스케이트보드와 같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년에 비하여 응모 편수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응모된 대부분의 시들이 정선되어 있었고 비교적 고른 수준에 올라 있었다는 점에서 일단 안심이 되었다. 대체적인 경향 면에서 지난해보다 더 현실적인 이슈가 빠져나가고 교육의 본질, 삶의 문제에 보다 더 초점을 맞춘 시들이 많았다. 그런 만큼 조금은 구태의연한 시들이 보였고 충분히 숙성시키지 못한 詩想, 기대에 못 미치는 표현들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좋은 시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 심사자들의 기쁨은 배가되었다. 이임순의 '유목민의 소견서', 박광훈의 '아침이 푸른 교실', 안태현의 '폐교', 정선호의 '아름다운 남루', 장원이의 '가을천둥, 들판에 내리다'가 끝까지 논의의 대상에 맴돌던 시들이었다. 이 가운데 '아침이 푸른 교실'은 그 발상이나 표현 면에서 싱싱하고 발랄하여 끝내 손을 놓기가 아쉬웠다. 그러나 함께 응모된 시들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심사숙고 끝에 심사위원 두 사람은 교단의 애환을 무리 없는 시로 둥글게 승화시킨 '아름다운 남루'에 당선의 영광을 드리기로 했다. 이 작가는 함께 보내온 작품들이 고른 수준과 저력을 보이고 있어서 믿음직스러웠다. 언어의 빛깔과 향기를 살려 감각적으로 이미지를 전개해 나가는 솜씨가 뛰어났으며 시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 가는 구조적 짜임새 또한 만만치 않았다. '가을천둥…'은 가작으로 결정되었으나 이 또한 간발의 차이라 아니할 수 없겠다. '가을천둥…' 은 다부진 언어구사가 돋보였으나 보다 간결한 시적 통일성을 기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수상 권에 들어가지는 못했으나 장려차원에서 구본희의 '10월 아침에'를 특별상으로 정한다.
2002년, 35년 9개월 동안 몸담아 온 이화여대에서 퇴임한 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은 작년 10월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가건모')을 결성하는 등 더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내 아이만 앞세우려는 가족이기주의, 천민자본주의로만 치닫는 '돈의 정신'을 바로잡지 않으면 가정의 해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김 전 장관은 "모(母)집단인 가정의 안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기에 공교육도, 국가도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2004년 새해를 여는 키워드, '건강한 가정'은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할지, 김숙희 가건모 회장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최근 뉴스들만 접하면 가슴이 답답하지 않나요. 가족 동반자살은 끊이질 않고, 부모가 자식을 강물에 집어던지지를 않나, 카드 빚에, 가계부채는 끊임없지 증가하지요. 이혼율은 세계 2위라고 하죠, 저 출산에 원정출산까지…. 어휴, 한도 끝도 없어요. 그런데 우리 사회 가정이 이지경이 될 때까지 그동안 아무도, 아무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잖아요. 이유는 간단해요. 어떠한 교육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이화여대 재직 36년, 사회 활동 30년(YWCA에 몸담았던 기간. 가정학회장(1980)과 교육부장관 재직 기간(1993)은 여기에 포함된다고 설명한다), 세계 영양학회 32년.' 스스로가 그려 보이는 인생 축약도 만큼이나 김숙희 가건모 회장(66)은 가정의 총체적 붕괴 이유도 단순 명료하게 정의한다. 또박또박 정제된 말투를 닮았을까, 군더더기라곤 찾을 수 없다. 이화여대 가정대 명예교수, 호서대 출강, 한국식품영양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느라 쉴 틈이 없지만 김 회장이 '가건모' 일에 무엇보다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가건모는 21세기 판 '가정 신문화'운동이에요. 지금껏 가정학이 식생활, 의생활, 육아, 가정 경제 관리 등의 좁은 틀 안에서만 활동해왔다는 자기 반성에서부터 시작됐지요. 전국 가정대학 교수진과 동문, 일반시민 등 400여명이 함께 준비해 작년 10월 창립했고, 그동안 이성교제·결혼·출산·양육뿐 아니라 예비 은퇴자를 위한 가정생활 적응까지 포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하기 위한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엉뚱한 데서 딴죽걸기가 들어옵디다." 가건모의 사업을 충실히 실행할 '건강가정관리사'법 제정이 난항에 부딪치게 된 것이다. '사회복지사'들이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진다며 법 제정에 반대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여기서도 예외 없이 보게되더군요. 자신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된다싶으면 한 치의 양보도 못하는 편협함과 옹졸함 말입니다. 그동안 가정이 와해될 때까지 손놓고 있던 그들이 말입니다-. 아무튼, 설득과 타협을 거쳐 현재 어렵게 국회 소위를 거쳐 법사위에 상정돼 있습니다. 법이 통과되면 구체적인 활동에 들어갈 수 있겠지요." "행사보다는 가치관을 수립해 나가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먼저 '돈의 정신'을 찾아 주는 것부터 해야할 겁니다. 얼마 전 신혼부부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앞으로 살아가려면 100억이 필요하다고 하고, 65세 이후 노후를 위해서는 5억은 가져야 한다고들 합디다. 이게 다 돌잔치부터 호텔 뷔페서 치르는 등 어려서부터 경제 관념이 심각하게 왜곡돼온 결과예요." 그러나 전통적 가치를 숫제 대놓고 비웃는 21세기에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잘 먹혀 들 일이 아님을 잘 알기 때문에, 선생은 우보(牛步)의 길을 걸을 것임을 강조했다. 가건모가 사회의 모세혈관으로서 신선한 혈액을 공급한다는 소임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은 그래서 더욱 당연해 보인다. "존존하게, 퉁겨주고, 제의해 나갈 거예요." '목소리만 높은' 단체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선생은 이렇게 특유의 어투로 다짐한다. '잔잔하게, 정책을 감시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뜻이다. "특화된 전문성(specialty)만 남고 총체성(wholeness)은 죽은 우리 시대의 모순이 이런 위기를 자초한 겁니다. 너나없이 '저요, 저요' 내 말만 들어달라 소리치니 뭐가 제대로 되겠어요. 양보와 겸허를 가르쳐야해요. 욕심을 버려야 하구요.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는 걸 선진국들은 벌써 알고 실천하고 있잖아요. 비법은 없어요. 끊임없이 강의하고 설득해야지요." 육순을 훌쩍 넘겼지만, 선생의 영혼은 여전히 주변 사물에 민감하게 감응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이 그를 몇 번이고 울렸다는 것이다. 'Beautiful Mind'란 두툼한 하드 커버 책이었다. "우리는 어떻게든 (아이의 개성을) 눌러서 똑 같은 인간으로 만들어버려야 속이 시원하잖아요? 그 책에는 사람을 어떻게 형성해 내는가 하는 지가 감동 깊게 그려져 있었어요. 너는 참 중요하고, 네가 하는 생각은 온당하다는 사실을 항상 일깨워 주는." 교수 생활을 하면서 느껴 왔던, 교육부 장관 시절 경험했던, 억압적 교육 현실이 한꺼번에 복받쳐 올랐던 것이다. 영화로 보았을 때와는 또 다른, 그 때는 미처 못 느꼈던 사실들이 문자를 통해 새삼 우리나라의 현실과 중첩된 탓이었다. "교육은 그런 거예요. 매만지고 다듬어서 사람 하나를 키워내는 것. 우리는 너무 융통성이 없어요. 틀에 넣고 찍어내려고만 하잖아요. 장관시절 입시제도를 가, 나, 다 군으로 분류한 것도 그 때문이었어요. 선택의 폭을 좀더 갖자는 것이었죠." 김대중 정부 교육개혁의 근간이 된 '5·31 교육개혁안'(95년)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김 장관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 장관이 '국방대학원 강연 파동'으로 보름 뒤에 있을 교육개혁안 발표를 지켜보지 못한 채 물러났기 때문이다. "그때는 대학총장도 아닌 영양학자 출신이, 결혼도 안 한 처녀가, 아이도 안 낳아본 여자가 무슨 교육을 알겠느냐는 식의 인신공격까지 난무 했었죠. 아, 그렇다면 가건모도 마찬가진가요?(웃음)" 결혼에 대한 집안의 강요도 없었지만, 텍사스 여대 영양학과에 들어가 3년 만에 석·박사를 따고 모교로 돌아온 것이 28살. 그 때부터 실험시설 하나 없던 학교에 장비 갖추기에서부터 연구 프로젝트 따내기까지 직접 뛰어다니며 동분서주했고, 밀려드는 대학원생을 맡으면서 "선 한 번 못 보고, 아니 볼 기회도 없어, 밀려밀려 살다보니" 독신이란다. 그러나 모시고 사는 어머니 홍승숙(94) 여사의 건강이 좋지 않아 요즘 병원에 다니고 있다는 말씀이며, 30년 넘게 단독주택에서 분재를 가꾸고, 참조기 한 두름 소금에 절여 소쿠리에 널어놓는 일상을 이야기할 땐 영락없는 딸의, 주부의 모습이 보인다. "제가 지금 이화여고 동창회장 일도 맡고 있어요. 먹고, 마시고, 여행이나 하는 동창회가 아닌, 학교를 위해서, 후배를 위해서, 또 교사들을 위해서 뭔가 도움을 주는 동창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동창회기금으로 교사들을 위한 '교재개발비'를 매년 1200만원씩 지원합니다." 교육부의 수장을 맡았던 영양학 박사답게 '학교 급식'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한국식품영양재단을 통해 위탁급식 업체의 문제점들도 꼼꼼히 챙기고, 잉여 우유와 쌀, 섬유질과 올리고당 공급 등 우리 사회가 풍요 속에서 방치해 버린 문제점도 짚어 가고 있다. "장관으로 일했던 2년여의 시간 동안 정부 정책이 어떤 맥락에서 작용하는지, 상아탑 밖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 있었어요. YWCA에 30년 간 몸담았던 경험으로 NGO 운영의 기본기도 마련됐고…. 무엇보다 평생 가정학에 몸담았던 지난 세월이 사회에 보탬이 된다니 몸은 좀 피곤해도 요즘 절로 신이 납니다." 이런저런 자리에 앉아봤다고 거기에 자족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늘 책임을 다해 "저이는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일하는구나"라는 모범을 보이고 싶다는, 김숙희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회장. 선생은 그렇게, 또 다른 30년의 새 아침을, 막 펼쳤다.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낸 안병영 연세대 교수를 임명했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브리핑에서 "지난 17일 윤덕홍 부총리가 제출한 사표를 오늘자로 수리하고 안 교수를 후임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정 수석은 "안 신임 부총리는 연대 교무처장과 한국행정학회장, 한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장 등을 지냈고 많은 연구업적과 높은 덕망 등으로 학계에서 인정하는 행정학자 출신"이라며 "지난 95년12월부터 97년8월까지 1년8개월간 교육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교육개혁 등을 무난하게 추진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정 수석은 또 "원칙을 중시하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로서 교육부장관으로 재직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교육 현장과 학부모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교육현안 등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용히 치밀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로 실수가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5∼1997년 교육부 수장을 맡아 1년7개월간 교육부 장관으로는 드물게 장수했다. 최근 교육부가 과장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비공식 설문조사에서 '업무능력이 탁월한 역대 장관'에 뽑힐 정도로 관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 폐지, 종합생활기록부(종생부) 필수전형자료화, 유사학과 통폐합 및 학부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5.31 교육개혁안'을 입안해 1997학년도 입시부터 정착시켰고 대안학교, 특수학교 등 소외계층 교육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8월27일 창간된 인터넷신문 업코리아(www.upkorea.net)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창간사에서 "20대 보수와 50대 진보가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어 좌우간, 보혁간의 극단적 이념 대립과 국론 분열을 극복하고 중도와 균형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62) ▲경기고, 연대 정외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오스트리아 빈대 정치학박사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원 ▲한국외대 행정학과 조교수 ▲연대 행정학과 교수 ▲연대 사회과학연구소장 ▲미국 시라큐스대 객원교수 ▲캐나다 Univ. of Columbia 객원교수 ▲업코리아 대표이사
이번 NEIS 합의는 교육정보화위원회가 활동시한에 쫓겨 본질적인 내용보다도 합의도출에만 급급하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결정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 요지는 학교별 서버를 두고 이를 시·도단위에서 관리하는 이른바 물리적 분할방안을 택하되, 학교별 서버를 그룹으로 묶어 예산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룹화 하는 단위와 관리 방식 등 세부 방안에 대해서는 결정을 미룸으로서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총리 자문기구라고는 하지만 국민의 혈세인 국가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도 이해하기 힘들다. 학교별로 서버를 둘 경우 수 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된다. 향후 유지보수 비용을 감안하면 훨씬 늘어나게 된다. 예컨대 5천억원이 소요된다면 신규 교사를 무려 1만 명 이상 충원할 수 있는 재원일 뿐만 아니라 학교를 최소한 50개는 신축할 수 있는 규모다. 문제는 이렇듯 돈을 쏟아 붓고도 실익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주장했던 학교정보가 담장 밖을 넘어가거나, 정보 집적은 안 된다는 주장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학교별 서버를 교육청에 두고 관리하면 이미 정보는 담장 밖을 넘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정보 또한 자연스럽게 집적되기 마련이다. 더구나 이를 민간업체에 위탁하여 관리할 경우, 가장 우려스러운 정보유출의 위험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학교별 서버 구축방안을 합의한 것은 특정단체의 명분을 살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번 합의의 성과도 있다. 어떠한 방식이든 NEIS를 인정했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CS로의 회귀와 같은 수구적인 주장은 이제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남은 문제는 기존의 합의를 바탕으로 학교별 서버의 설치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이다. 학교별 서버를 최대한 광역화하면 현행 시·도 단위로 16개만 두면 된다. 이는 현행제도와 비슷하여 몇 백억원 정도의 투자로도 즉각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명분에 집착하여 1만1000개 학교에 일일이 서버를 구축한다면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그 설치 기간도 최소한 몇 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학교의 정보화 사업은 또 한번 혼란을 겪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따라서 이제는 허울좋은 명분론을 벗어 던지고 보다 실리적으로 국민과 학생의 이익을 위해 지혜를 짜내야 할 때이다. 그래서 NEIS는 이제 시작이다.
교육정보화위원회가 지난 15일 교무·학사, 보건, 입·진학 등 3개 영역에 대해 24개 영역과는 다른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결정을 내린 이후, 앞으로 나이스 시스템 운영과 관련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를 정리해 보면, 사용자인 교사 입장에선 지금의 나이스 시스템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또 대입 전형용 학생부 자료도 나이스 도입 당시의 취지에 맞게 온라인으로 선별적으로 대학에 제공되며, 학생 진·입학자료도 마찬가지다. 몇 학교씩 어떤 분류기준으로 단위 서버를 구축할 것이냐와, 정보삭제청구권을 부여할 것인지, 3개 부문 프로그램 개발까지 어떻게 자료를 입력할 것인지에 대한 것들은 오는 30일 정보화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결정된다. 교육정보화 관련 인사들의 설명을 근거로, 몇 가지 궁금한 사항들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3개 부문에 대한 교사들의 작업방식이 바뀌나 별도로 시스템 구축해도 사용자 부분의 프로그램은 바뀌지 않는다." -대학 입시용 학생부 자료와 입·진학, 전학자료는 어떻게 제공되나 "대학 입시용 학생부 자료는 온라인으로 선별적으로 대학에 제공이 가능하다. 학생들 전·출입 서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시스템 구축 기간이 길게는 2년, 짧아도 1년 정도는 소요될 걸로 전망돼 내년에는 온라인 자료 제공이 어렵다." -나이스에 탑재하는 자료는 무슨 기준으로 가, 나, 다 군으로 분류됐냐 "학생 인권과 교육적 필요에 따라 가, 나, 다군으로 분류했다. 가군은 개별 교사만 볼 수 있는 자료, 나 군은 학교 내에서 교원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자료, 다군은 교육행정기관과 학교간에 공유되는 정보다. 가군 자료도 개별 교사만 볼 수 있다면 탑재 가능하다." -새로운 시스템은 언제 구축하나 "예산확보 사정에 따라 다르다. 내년 예산에는 반영돼 있지 않다. 예비비나 추경 예산으로 내년에 집행할지, 2005년도 예산에 반영할 지는 아직 미정이다." -시스템 구축 때까지 자료 입력은 어떻게 하나 "시스템 구축 때까지의 자료 입력 방법은 오는 30일 정보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결정한다." -새로운 시스템은 어떻게 불러야 하나 "3개 부문 나이스라 볼 수 있다." -추가 비용은 얼마정도 예상하나? "초기투자비용이나 연간 운영비는 구축되는 서버수에 따라 다르다." -학생과 학부모의 정보삭제 청구권은 "내 정보를 시스템에서 삭제해 달라는 정보삭제청구권은 아주 중요한 문제로 계속 논의되고 있다. 정보삭제청구권이 남용될 경우, 시스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 때문이다. 이 또한 30일 결정된다."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취임 9개월 만인 지난 17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로써 노무현 대통령은 "교육부총리와 임기를 같이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 윤 부총리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이스 문제로 인한 교육계 분열과 수능 복수정답 파문, 학교생활기록부 CD 파동 등에 책임을 져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육부총리의 사표 제출을 바라보는 교육 단체들의 시각은 다양하지만, 부총리의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 교육 혼란을 야기시킨 큰 요인이 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별로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나이스 관련 발언으로, 윤 부총리는 취임 다음날 나이스 유보 방침을 밝혀 교육계를 혼란스럽게 했다가, 며칠 뒤에는 정반대의 발언을 했다. 이후 나이스 협상과정에서도 '나이스 전면 재검토' '고3만 나이스' 등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였다. 판교신도시 학원단지 조성과 관련해서는 부처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고, 이후 학원강사 경력자의 수능 출제위원 선정, 수능 복수 정답 파문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런 이유로 인해 윤 부총리는 항상 '경질 대상 0순위'로 거론됐지만 부총리 자신은 이런 평가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17일 이후 윤 부총리가 대구 지역 총선에 출마할 것인지, 후임 부총리에 누가 될 것인지에 언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임 부총리 후보로는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위원장인 박세일 서울대 교수와 이종재 한국교육개발원장, 전성은 교육혁신위원장, 김신복 서울대 교수, 전 교육부 장관 안병영 연세대 교수, 이현청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97년 발의돼 표류해 오던 유아교육법을 통과시켰다. 18일 법사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처리를 남겨 두고 있는 가운데 이 법안 제정에 앞장서 온 정혜손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서울 길동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원감·교총 유아교육특별위원회 부회장)을 만났다. ―유아교육법이 6년만에 국회 교육위를 통과했다. 이를 주도해 온 입장에서 감회는. "정말 기쁩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유아교육이 제 자리를 찾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1997년 정희경의원이 발의할 때부터 현장에서 열심히 힘을 모아 주셨던 우리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원 모두에게 감사 드립니다. 유치원이 지금까지 독립된 법을 갖지 못해 교육예산편성 등에서 상대적 불이익과 기초교육으로서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던 '서러움'을 이젠 떨쳐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유아교육법도 중요하지만 그 안의 내용이 올바른 유아교육법을 주장해왔습니다. 우리가 원하던 '유아학교'나 여러 가지 사항들이 우리가 원하던 것처럼 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사설학원을 지원한다'는 부끄러운 조항은 없앨 수 있었습니다. 공교육과 사교육도 구분하지 못하는 일부 교육위원들이 있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끝난 것은 아닙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본 회의에서 결정될 때까지 다시 한목소리를 내야합니다." ―그 동안 최대 걸림돌이 무엇이었으며, 이번 법안에서 어떻게 정리됐나. "최대 걸림돌은 유아교육법안에 사설학원 등을 지칭하는 기타 유아교육기관이 만 5세아 무상교육에 포함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은 있을 수도 없고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어떻게 학교기관인 유치원을 위한 유아교육법에 사설학원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까. 학원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이 있습니다. 우리가 제정하고자 하는 것은 학원법이 아니라 유아교육법입니다. 이익집단의 극심한 이기심에 국회교육위원 몇 명이 교육위원임을 망각하고 사교육에 멍들어 가는 우리 어린 유아들에게도 부끄러운 행동을 보인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온 힘을 모아 심의 중인 유아교육법안 중 문제의 요지였던 유아교육법안 제 25조(무상교육·보호) 제 ②항의 '제 1항의 규정에 따른 무상교육 실시에 필요한 비용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부담하되, 사립유치원, 기타 교육인적자원부령이 정하는 유아교육기관에 취원하고 있는 유아의 보호자에게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의 '기타 교육인적자원부령이 정하는 유아교육기관에 취원'하고 있는 문안을 삭제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18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유아교육법이 상정 심의되고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유아교육법안은 꼭 통과되리라 믿습니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가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하는 사항은. "첫째, 유아교육을 기초교육으로 인식하고 행·재정지원과 학교는 유치원, 초·중등이라는 기본 마인드를 갖기 바랍니다. 둘째, 인적자원계발이라는 측면에서 유아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15∼20년 후에 우리 나라가 발전할 것입니다. 셋째, 최소한 지역교육청별로 단설유치원을 설립하여 우리나라 유아들과 학부모에게 질 높은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공립유치원을 많이 신·증설해야 우리 나라 유아교육이 발전 할 수 있습니다.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비교육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땅에 교육의 기초가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다섯째, 중복 관리되는 유아교육체제를 교육인적자원부로 일원화 시켜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도·감독하고 지원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여섯째, 국공립유치원 원장·원감에게 겸직 수당 지급, 유치원에도 보직교사제도 실시, 표준수업시수 법제화와 종일반 환경개선비, 급식비, 차량지원비 지원, 만 3, 4세아 무상교육비 지원 등 재정 확충을 위해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동안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15대 국회 때 유아교육법이 자동 폐기되자 타 단체에서 우리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가 반대해서 제정되지 않았다며 거짓으로 선전하고 음해 할 때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유아교육연대모임에서 모든 유아교육자들이 다 한 마음 되었다가 사립유치원과 전교조가 중도하차 하고 사립유치원에서 학원까지 포함된 유아교육법이라도 통과시켜 달라고 할 때는 정말 부끄럽고 제일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유아교육법은 우리 법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우리가 가꿔나갈 법입니다. 이제 그 동안 서운했던 것은 다 잊어버리고 유아교육계가 한 마음 되어 더욱 우리 나라 유아교육을 위해 헌신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