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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 한글과 한자를 조화롭게 사용하는 어문정책을 펴야 - 뜨겁게 달아올랐던 대선도 끝나고 새로 탄생할 정부는 그 동안에 국민 앞에 내놓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국가 미래의 기본 틀을 구상하고 정권인수에 착수 하리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6.25전쟁 이후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놀랄만한 경제발전을 이뤘다고 본다. 올림픽과 월드컵, G20같은 세계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력의 성장면모를 보이며 세계 속에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며 선진국대열에 진입할 때가 도래하였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부문은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으나 무형의 문화나 정신적인 콘텐츠가 되는 소프트웨어 부분은 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눈부신 경제성장에 비해 국민의 행복지수가 낮아지면서 OECD 회원국 중 하루 평균 42명이 자살을 하여 세계1위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아직도 후진국에 머물고 있어 안타깝다. 교육열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높고, 80%가 넘는 대학진학률을 자랑하지만 경쟁력에서는 뒤지고 있어 안타깝다. 초중고의 학교현장에서는 학생의 인권만 중요하고 교권은 학부모나 학생들에 의해 교원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고 사교육에 밀려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가정에서 부터 인성교육이 실종되어 학교폭력, 성폭력이 사회문제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우리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하여 행정도시를 만들고, 4대강 사업을 한다든지 거대한 국책사업을 하여 대통령으로서 업적을 남기려했던 전직대통령들의 외형성과주의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새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여성대통령답게 외형적인 대형공약을 내세우기 보다는 국민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민생을 우선으로 챙기며 알뜰한 나라살림을 챙기는 어머니 같은 안정감을 주는 실천할 수 있는 공약에 거는 국민적 기대가 크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를 이끌면서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안전한 나라와 국방의 힘을 키워야 한다. 안보가 무너지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미래를 책임질 교육공약도 실현가능한 내용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고 본다. 그러나 세종대왕께서 어문정책을 잘 폈기 때문에 후손들이 사이버시대를 살아가면서 한글의 우수성에 감탄하듯이 우리의 어문정책을 새롭게 정비하여야 한다. 외래어가 우리글과 문화를 좀먹게 하는 비정상적인 어문생활을 바로잡아 그 동안 한글전용정책으로 한자교육이 외면당했던 것이 우리의 사고의 깊이가 낮아지고 정신적인 가치가 외면당하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자정책은 국민의 생각과 사고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발전시켜서 문화국민의 가치를 높여 교양 있는 국민으로 정신적으로 풍요를 느끼는 국격(國格)이 높아지리라고 본다. 새 대통령의 선친께서 한글전용정책을 후회하였다는 회고가 있었다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당선자께서 세종성왕의 뜻대로 한글과 한자를 조화롭게 사용하는 국민의 격을 높이는 어문정책을 펼쳐주실 것을 간곡하게 건의한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과학중점학교의 연간 운영 성과를 전시발표하고 이를 평가함으로써 과학문화를 확산하고, 우수학교를 표창하기 위해 2012년 11월 29일 일산 킨텍스에서 전국 100여 개의 과학중점학교가 한 장소에 모여 운영 성과 평가회를 개최했다. 평가회는 과학중점학교의 운영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1등급, 2등급, 3등급로 나누어 선정한 후, 그 중 15개의 우수학교를 시상했다. 평가 결과 서령고는 충남의 4개 과학중점학교 중 유일하게 1등급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이는 전국 100여 개의 과학중점학교 중 다양한 동아리 및 RE 활동을 통해 이공계 진학을 유도하여 국가 미래 동력을 확보함은 물론 내실 있는 과학중점학교 운영을 위한 과학교사들의 노력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결과로 앞으로 서령고의 발전이 더욱 기대된다.
201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교육전문직 지방공무원으로 전환=교육감 소속의 교육전문직이 지방공무원으로 바뀐다. 지금까지는 교육감 소속 공무원은 지방직공무원과 국가직인 교육전문직으로 이원화 돼 있었으나 효율적인 인력관리에 애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관련법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총액인건비 범위 내에서 교육감이 일반직․기능직 공무원은 물론 교육전문직원의 정원 책정․운영이 가능해짐으로써 시․도별로 여건에 적합한 효율적인 인력관리가 가능해졌다. ◇시․도교육청 총액인건비 전면 시행=1월 1일부터 시․도교육청에 총액인건비제가 전면 시행됐다. 따라서 시․도교육청에서는 조직․인력 운영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확보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2년마다 표준 정원을 고시하고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의 지방공무원 정원이 통제돼 급변하는 교육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총액인건비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시․도별 여건에 적합한 정원 운영이 가능하게 됐고, 특히 지방공무원 외 사립학교 행정직원, 학교회계직원을 포함해 보다 효율적인 인력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시․도교육청 국단위 기구정수제=시․도교육청은 기존 과단위 기구정수제를 국단위로 전환했다. 또 지역 교육청의 설치 기준을 인구, 학생규모에 따라 5개 유형으로 다양화하는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조직운영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유연화 했다. 아울러 지역교육청에 두는 각종 센터는 직제화 하고 1~2개로 통합 운영된다. ◇학교체육진흥법 시행=1월27일 학교체육법이 시행됨에 따라 학교에서는 정기적으로 건강체력을 측정 평가하고, 학교 스포츠클럽을 운영해야 한다. 또 활동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해 상급학교 진학자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학교장은 여학생과 장애학생이 학교체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도 법 내용에 들어있다. ◇만 3∼4세도 누리과정 적용=올 3월부터 만 3~4세 유아에게도 만 5세와 같이 누리과정이 전면 시행된다. 따라서 유치원 교육과정과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이 3~5세 연령별 누리과정으로 통합해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적용된다. 또 유아학비와 보육료 지원도 소득수준에 관계 없이 만 3~5세 모든 아동을 둔 가정에 지원된다. 지원금액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기준 월 22만원이다. 국공립 유치원은 입학금과 수업료를 면제하고 월 6만원이다. ◇저소득층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변경=지금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초․중․고 학생 교육비 신청 접수를 올 2월부터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처리한다. 따라서 학부모는 주민센터를 한 번만 방문해 신청하면 교육비 지원대상 자격을 유지하는 한 매년 계속해 교육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교육비를 지원받는 학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수혜 학생이라는 것이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또 교육비 지원 대상자를 신청할 때 기존에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활용했지만 올해부터는 신청가구의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지금까지 기초생활수급자까지만 지원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이 올해 차상위계층 100%까지 확대된다. 또 1인당 지원규모도 지난해 연 48만원(월 4만원)에서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21세기는 지식과 정보의 급증으로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학교 자원만으로 한계가 있다. 특히 팀 프로젝트 등 교과특성을 살린 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및 주5일수업제 전면 실시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학생에게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교사에게는 최신 지식과 생생한 현장체험 등을 제공하여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바로 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교육에 활용하는 ‘교육기부(Donation for Education)’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 5월 대통령 주재 교육개혁대책회의를 통해 ‘창의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혁신방안’을 수립하여 ‘교육기부’의 개념을 제시하였고, 이후 교육기부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산학연 교육기부 모델프로그램 111종을 개발하여 지원하였다. 또한, 2011년 6월 ‘교육기부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여 교육기부 참여 분위기 확산 및 체계적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방학 중 교육기부 프로그램 운영, ‘2012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 개최 등을 거쳐, 2012년 4월 ‘교육기부 활성화 추진체계 구축 및 실천방안’ 수립을 통해 교육기부 참여를 확산하고 있다. 교육기부 활성화 방안 1 참여 자원 확보 교육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다양한 참여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교과부는 장관과 주요 기업 CEO의 접견을 통한 교육기부 동참 제안, CEO 및 기업 사회공헌 담당 임원 대상 설명회 등을 통해 교육기부를 알렸다. 또 각 기업이 보유한 자원과 특성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교육기부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서 교육기부 협력관계를 구축, 2012년 12월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SK텔레콤, GS칼텍스, 롯데그룹, 포스코, 한화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32개 기업, 월드비전 등 21개 단체를 포함하여 총 74개 기관이 교과부와 MOU를 체결하고 교육기부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또한, 전문대학, 출연연구기관의 교육기부 및 4년제 대학, 공공기관, 단체·협회 등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기부에 동참하는 기업, 대학, 공공기관, 단체·협회 등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한데 모아 학생·학부모·교사에게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 2011학년도 겨울방학 교육기부 프로그램(2011.12~2012.2)을 운영하였다. [PART VIEW] 이 겨울방학 교육기부 프로그램에는 108개 기관이 참여하여, 교원연수, 학생 대상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교육, 교과학습 지원 등의 109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으며, 약 2만6000명의 학생과 교사가 교육기부를 직접 체험하였다. 또한, 2012학년도 여름방학 중에는 959종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약 37만 명 학생·교원 참가, 총 714개 기관 참여)이 실시되었고, 겨울방학 중에는 1070여 종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방학 중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교육기부를 통해 학생들에게는 학교 현장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풍부하고 다양한 체험 기회를 주고, 교사에게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등을 연수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또한, 실시기관 측면에서도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고유한 인적·물적 자원과 첨단 설비 등을 활용하여 다채롭고 차별화된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교육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 방식을 경험하게 되었다. 교육기부 활성화 방안 2 지원 기반 조성 2011년부터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해 우수기관 발굴을 위한 교육기부 인증(마크)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발굴한 교육기부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교육기부 참여 동기를 증진할 수 있다. 2012년 12월 현재 기업 26개, 대학 35개, 공공기관 37개, 대학생 동아리 31개, 단체·협회 11개 등 총 140개 기관에 교육기부 마크를 부여하였다. 교육기부 참여기관과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정보 제공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교과부는 2011년 12월 교육기부 사업 안내 및 프로그램 정보 제공을 위한 포털사이트를 시범 구축하였고, 온라인 매칭시스템 기능을 넣어 2012년 6월 본격적으로 오픈하였다. 포털사이트는 교육기부 프로그램 안내, 이에 참여할 참가자 모집과 함께, 교육기부 관련 소식을 알리는 매체가 되고 있다. 또한 교육기부에 참여하는 기관의 우수한 인적 자원 및 첨단 시설, 기자재 등에도 불구하고 학생 및 교사, 교육과정 등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면이 있어 기관 고유 특성에 적합하며 학생, 교사의 필요에도 부합하는 맞춤형 교육기부 프로그램의 개발·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2011년 말부터 운영되고 있는 교육기부 컨설팅단은 과학기술, 인문사회, 문화예술 등 각 분야별 교수, 연구원, 민간컨설턴트 등의 전문가가 모여 기업·기관 등을 대상으로 보다 구체적인 교육기부 프로그램 기획·제안·개발·자문 등과 함께 운영 지원 및 모니터링을 수행한다. 또 교육기부 프로그램의 중장기 발전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2012년 하반기부터는 기존의 3개 부문별 컨설팅단에 브랜드전략 컨설팅단을 추가로 강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교육기부 확산 방안 박람회 등 행사 개최 교육기부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한 단계 증진시키고, 그간의 교육기부 성과를 사회적으로 공유하기 위하여 2012년 3월 ‘2012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를 개최하였다. 총 131개의 기업, 대학, 출연연구소 등이 참여하였고,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 전 사회의 교육기부 동참을 다짐하는 교육기부 공동체 선포식이 개최되어, 교육기부의 범사회적 확산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2012년 12월 7일에는 교육기부 활성화에 기여한 기업, 대학, 공공기관, 단체·협회, 대학생 동아리 및 교육기부 자원을 발굴·활용하여 창의·인성교육을 실천한 우수 활용 학교 총 60개에 ‘2012년 제1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을 시상하였다. 교육기부 우수성과를 공유하는 ‘2012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회’와 함께 실시되어, 교육기부 기관들은 교육기부 동참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고, 학교들은 다양하고 우수한 교육기부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향후 활용방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추진 방향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 교육기부의 새 바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핵심 활동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교육기부의 새로운 핵심 주체로서 젊음과 패기가 넘치는 대학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기부 활동 지원 및 추진 체계를 정비하여, 2013년부터는 더욱 본격적으로 전국의 대학생들이 교육기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의 교육기부 활성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기업의 기존 사회공헌활동을 1사 1촌 운동 등과 연계하여 지역 기업을 통해 교육기부가 확산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며, 지역 내 경제단체-지방자치단체-시도교육청의 협력 체제를 통해 지역사회 교육기부 참여 활성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교육기부 추진협의체는 민간기업, 단체, 대학생들의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교육기부 활동을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로 구축하는 것이다. 2012년에 기업, 대학·대학생 동아리, 공공기관, 단체·협회, 학부모 분과위원회가 구성되었고, 2013년에는 구성된 추진협의체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이 협의체는 분기별 워크숍 운영을 통해 교육기부 성과 공유, 정보교환, 교육기부자 연결, 교육기부 활동 점검, 분과위 간 협력·조정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교육기부포럼을 통해 성과 및 연구물 공유와 우수 기부자 시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기부의 지속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범사회적인 교육기부 캠페인을 확대 추진하여 교육기부 참여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어, 교육기부에 참여하는 기업, 대학, 출연연구소, 공공기관 등의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교육기부 활동 내용 및 성과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교육 현장의 긍정적 변화 사례들을 발굴하여 언론매체, 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 알릴 계획이다. 또한, 시도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의 교육기부 업무 담당자인 교육기부 매니저(DM : Donation Manager) 선발·운영을 체계화하고 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를 2012년과 같이 분기별 1회 운영으로 주기적으로 실시하며, 교육기부 매뉴얼을 제작하여 보급할 계획이다.
공동작업 속 다양한 경험 나의 나누기 활동은 학교에 입학하던 해인 2009년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활동을 할 때는 막연히 대학생이 되었으니 무언가 보람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런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이 나누기라는 봉사활동 소모임이었다. 처음 미술교육봉사를 나간 날은 봉사를 한다는 기대감과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함께 들었다. 센터에 들어가 아이들을 보며 내 소개를 하고 미술교육을 시작하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마음은 사라졌다. 물론 처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기에 조금 어설프기도 했지만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한 번 두 번 아이들과 만나면서 친해지고,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나에게 집중하는 모습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따르는 모습이 나에게 교육봉사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교육봉사를 계속 하면서 이제는 처음에 느꼈던 가르침의 뿌듯함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들을 보는 소소한 재미도 생겼다. 처음 교육을 하러가기 시작했을 때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이들이 점점 커서 3, 4학년이 되고 나보다 작았던 아이들 몇몇은 나보다 커져서 나를 내려다보기 시작하였으며,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중학교 교복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들이 단지 내가 미술을 가르치는 학생들이라기보다는 옆집 사는 친한 동생들 같아 보였다. 크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 자신도 성장하는 것을 느꼈다. 벽화봉사를 하면서 나 혼자 종이에 그림을 그릴 때와는 다른 경험을 했다. 벽화라는 것이 벽에다 크게 그리는 그림이다 보니 평소에 그리는 것들과는 느낌도 다르고 또 다수가 함께 그려나가기 때문에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의 협동심도 필요하다. 작은 벽화 작업은 미술전공자인 소모임 회원들끼리 하지만 큰 벽화 작업은 우리들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과 공동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전공자들과 작업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알게 되고 또 그런 사람들을 이끌다보면 책임감도 생긴다.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즐겁다.[PART VIEW] 재능기부, “어떻게 참여하는지 몰라요” 어느 순간부터 재능기부나 교육기부와 같은 단어들을 자주 들을 수 있게 됐다. 이는 다양한 기부 형태들이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에 비해 제도적 접근성은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주위를 보면 재능기부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은 많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찾아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만약 이런 소모임이 없었더라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주위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제도와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면 관심이 있는 친구는 물론 관심이 없던 친구들까지 재능기부에 대하여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기부가 돈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어렸을 때부터 재능기부라는 개념을 잘 인지시켜 주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가 뮤지컬 배우는 데 맞아요?” 유난히 더웠던 지난 8월. 동일여고 교문에 이른 아침부터 아이들이 몰려왔다. 아이들을 한곳에 모아 티셔츠를 나눠주고, 교실 위치를 안내해주는 선생님들의 손길도 바빠졌다. 이제 잠시 후면 아이들이 뮤지컬을 배우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는 ‘ECA아트스쿨 여름캠프’가 시작된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에게 특별한 체험 기회를 주고 싶었던 우리는 8월 14일부터 이틀간 창의체험캠프를 준비했다.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해피뮤지컬스쿨’과 ‘IAM스쿨’의 아이들에 더하여 처음으로 교육기부사이트를 통해 초등학생들을 모집했다. 조금 더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생각에서였다. 혹시나 아이들이 모이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지만, 오히려 50명 정원에 80여 명이 지원해 행복한 고민을 해야 했다. 덕분에 교육기부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게 됐다. 이틀간의 특별한 상상 체험 첫날은 뮤지컬을 배우는 날이었다. 처음 두 시간은 서로 친해지기 위한 ‘뮤지컬 게임’을 준비했다. 아무래도 서로 처음 만나는 날이니 아이들도 선생님도 어색하기 마련이다. 이럴 땐 무엇을 가르쳐준다기보다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이 중요하다. 재밌는 놀이를 통해 뮤지컬의 기본을 배우면서 아이들은 금세 친해졌다. 사탕을 입에 무는 시늉을 하고 그 중에 진짜를 맞추는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응용해서 다양한 표현 해보기 등을 하면서 아이들이 어느새 활짝 웃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PART VIEW] 두 번째 날은 첫날과는 달리 뮤지컬을 직접 만들어보게 된다. 우리는 몇 년 전부터 ‘북뮤지컬’이라는 이름의 뮤지컬창작체험과정을 진행해왔는데, 아이들이 이야기를 만들고 노래 가사를 쓰고 연기까지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의 생각과 꿈을 한 편의 짧은 뮤지컬로 만들면서 참여하는 아이들도, 함께하는 선생님도 마음껏 상상의 나래 속에서 놀게 된다. 그리고 캠프의 하이라이트인 미니 발표회 시간. 아이들은 의자와 책상을 가지고 배를 만들기도 하고, 빗자루 하나를 소품으로 쓰면서 마음껏 끼를 발휘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가사에 웃음이 터져 나오고, 심각한 장면에서는 마음이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래를 못하든 연기를 못하든 상관없는 우리만의 작은 축제였다. “내년에 또 하면 안돼요?” 처음 올 때만 해도 한쪽 구석에 말없이 있었던 한 남자 아이는 자신감이 부쩍 커진 말투로 “해보니까 너무 재밌다”며 짧은 캠프의 일정을 아쉬워했다. 아이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던 모습에 캠프에 참여한 모든 선생님들도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다. 어쩌면 그것이 교육기부자의 가장 중요한 얻음일지도 모른다. 연기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던 한 선생님은 “순수한 가르침의 즐거움을 맛보았다”고도 했다. 항상 입시라는 목표와 금전적인 보수에 익숙했던 우리 선생님들에게도 오로지 선생과 제자라는 것 이외에 어떤 요소도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가르침’의 기쁨은 컸다. 기회가 닿으면 다시 아이들에게 이런 좋은 행사를 만들자는 훈훈한 다짐들도 이어졌다. “내년에 보자”는 아이들의 인사에 우리는 “그러겠노라”고 흔쾌히 약속하고 손을 흔들었지만, 사실 용기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기부란 누구 한 명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올해 캠프 역시 참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뮤지컬에 실제로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 스태프, 또 구청에서 뜻을 함께 한 팀장님들, 아낌없이 학교를 빌려준 동일여고 선생님들, 아이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 코카콜라 관계자들까지 모두의 힘이 조금씩 보태져서 만들었던 행사였다. 선생님들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베풀었고, 또 공간과 물건을 가진 분들은 자신들이 가진 것들을 나누었다. 하나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려면 이처럼 많은 부분의 노력과 도움이 필요했다. 아름다운 나눔의 장을 위해서 이번 캠프와 별개로 우리는 일 년 내내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해피뮤지컬스쿨’과 클래식을 배우고 싶은 아이와 멘토를 1:1로 연결해주는 ‘IAM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은 순수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때도 많은 도움이 필요했다.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공간과 한창 때인 아이들을 위한 간식, 또 멋지게 행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무대까지. 매년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서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우선,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기꺼이 돕겠다고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참여하고 싶은 아이들도 정보를 얻기란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 이번 캠프는 교육기부사이트를 통해 많은 홍보가 되었다. 교육받고 싶은 아이들에겐 소중한 장이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뜻을 같이 나누고 싶어 하는 많은 기업과 개인에게도 만남의 장이 더 활성화되면 좋지 않을까. 앞서 말했듯이 교육기부 프로그램은 재능 기부자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해질수록 더 훌륭한 프로그램이 될 여지가 많아지니 말이다. 단순히 무형의 지식과 재능을 나누는 것 외에도 이처럼 더 많은 종류의 기부가 함께 할 때 교육기부도 더 빛이 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세상의 변화, 교육기부 필요성 과거 시골 동네에선 누군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동네 형, 누나, 그리고 어른들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가르침에 수긍하면서 행실을 바로 잡았고 동네 형, 누나, 동생들과의 대인관계도 자연스럽게 익혔다. 한 아이를 지도하는 데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인성을 바로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세상이 많이 변했다. 얼마 전 학생 한 명이 동네 골목에서 담배를 피웠다. 그런데 동네주민이 이를 일깨우려 하기보다는 경찰에 먼저 신고를 해버렸다. 아이는 경찰차에 실려 와 학교에 인계됐다. 이처럼 최근 학교에는 과거와는 다른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 내가 생각하기엔 첫째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동네에서 지도해주던 조부모와 동네어른, 형, 누나가 거의 없고, 두 번째는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부모가 아이에게 인성교육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 세 번째는 친구와 어울리며 밖에서 놀던 놀이문화가 사라지고 인터넷 게임문화가 발전하면서 홀로 지내는 아이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관하여 그 어느 때보다 학교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 같다. 그런데 학교현실에서는 교사 한 명이 수업과 업무를 제외하고 학생들과 1:1 상담을 하거나 대화를 나눌 여력이 없다. 막상 상담을 통해 학생이 바로 잡힌다 하더라도 집안환경이 좋지 않으면 금방 원상복귀되는 사례가 많다. 이 공백을 메워줄 무엇인가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학부모교육과 학부모의 교육기부라고 생각한다. 보통 직업을 가지려면 오랜 교육과 일종의 자격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어려운 부모가 될 때 공부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그리고 아이가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제대로 알고 그들을 교육하는 방법을 습득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PART VIEW] 학부모 학교 참여의 긍정·부정적 변화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학부모 수요조사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학부모교육을 설강하여 많은 부모님을 참여하게 하자’ 그리고 ‘교육받은 것을 바탕으로 한 학부모의 교육기부를 통해 함께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라는 큰 그림을 가지고 그동안 노력해왔다. 예를 들면 학부모 역량강화 교육, 특기적성 교육 두 개의 큰 테마를 가지고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학부모교육을 실시했다. 덕분에 이러한 학부모교육을 기반으로 학부모가 다양한 영역에서 학교교육과정에 융합되어 교육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를 보면 첫째, 학교와 학부모 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학부모가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함께 학생들을 교육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 간에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었다. 둘째, 학생과 학부모 간 대화와 소통으로 그전보다 더 행복해진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 셋째, 학교에서는 보다 풍성한 교육 콘텐츠가 형성되었다. 동아리활동, 방과후활동 등에서 학부모가 가진 많은 끼를 발휘할 수 있으니 학교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이다. 부정적인 변화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기부에 참여하는 학부모 대다수가 전업주부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조직문화의 절차와 업무처리에 미숙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 때문에 학교와 학부모 간에 적잖은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학년 초에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에 관한 간단한 연수나 조언이 필요한 것 같다. 모두가 행복한 교육기부 정착을 위해선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의 교육기부가 잘 이루어지기 위한 방법을 우리 학교를 기준으로 보자면 첫째, 학교관리자와 교사들의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학부모를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닌 교육공동체로 인식해야 한다.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 학생들과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의 교육공동체가 더불어 행복해지고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그리고 학교문턱을 낮추어야 학부모가 학교교육에 쉽게 참여하고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또한, 학부모의 교육기부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연수와 안내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가장 좋은 스승은 부모라고 할 수 있다. 내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고 방관자로서 임한다면 이것은 부모로서 직무유기행위라 아니 할 수 없다. 우리 학교의 경우도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이처럼 학부모의 교육기부가 활성화 안됐을 것이고, 지난해 교과부가 주최한 학부모 학교참여 공모전에서 최우수상 수상 또한 하지 못했을 것이다. 셋째, 지역사회의 학교참여(교육기부)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은 지역사회이며 이곳에서 성장해 훌륭한 일꾼으로 자라나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에겐 지역사회의 많은 시설과 교육기부가 필요하고 지역사회 또한 지역사회의 일원을 양성하는 데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책무를 가져야 한다. 연성중학교의 경우 38개 기관과 협약을 맺어 시설 사용, 교육기부, 물적 지원, 상담 등을 지원받고 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교육선진국들은 모두 학부모 교육기부와 학부모교육을 중요시하고 있다. 학교에서만 모든 교육을 감당할 수는 없다. 마음을 열고 소통과 협력하고, 교육기부를 통해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할 때 행복한 대한민국의 학교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의 교육기부 글로벌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번영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열쇠는 결국 ‘창의적 인재’라고 보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국가 공동체가 양성·제공해주는 인력을 그저 활용만 하였으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핵심인재를 확보하려는 경쟁과 더불어 기업이 직접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을 위해 그들이 보유한 시설이나 기자재를 제공하며, 나아가 학교설립 등을 통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육성에 직접 기여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기업의 미래에 투자하는 데 열심이다. 빌 게이츠, 빈민지역에 ‘미래학교’ … 교육 효과 증명 빌 게이츠는 사회공헌 활동 중에서도 특히 인재양성에 주력을 하는 기업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Microsoft)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빈민 지역에 ‘미래학교(School of the Future)’를 설립하고, 전교생에게 노트북을 지급한 후 학생들에게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했다. 이들은 학교 운영에 있어서도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뿐 아니라 대학과 기업, 기관들까지 참여시켜 학습공동체를 구축하고, 통합적 교육과정에 맞추어 융통성 있고 지속가능한 학습환경을 조성하였다. 미래학교를 통한 이러한 혁신은 낙오자가 많았던 지역 분위기마저 바꾸고, 학생들도 변화시켜 2010년 6월, 미래학교 첫 졸업생 전원(117명)이 대학에 진학하였다. 이는 경제·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교육에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파트너십을 가지고 참여할 경우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유형이라 하겠다. 시스코, IBM 등 IT기업 첨단기술 활용한 교육 제공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공교육의 신중한 교육과정 시스템으로 인해 컴퓨터와 첨단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적시교육은 주로 글로벌 IT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PART VIEW] 시스코(Cisco)는 지난 10년 동안 150여 개국, 50만 명이 넘는 저소득층과 저교육층 학생들에게 1만 개가 넘는 네트워크 아카데미를 제공하고 IT교육과 그 결과를 인증하는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일조하였다. IBM 역시 170여 개국에서 그 지역의 교육적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IBM의 현지 직원들이 직접 학교현장을 찾아가는 과학교육 프로그램 ‘Mission : Innovation’을 운영하며 초·중·고 학교급별, 연령별 콘텐츠를 차별화하여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등 교육격차 해소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교육적 시도에도 적극적인데, 최근 IBM-교과부-한국과학창의재단이 MOU를 맺고 한국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융합교육(STEAM) 교사연수 프로그램 등을 개발·진행하고 있다. 도요타, 지멘스 등 이공계 인재 양성 적극 지원 일본 최대 규모의 자동차 기업 도요타(Toyota)나 독일 전기·전자기기 제조회사 지멘스(Siemens)와 같이 사내 엔지니어들의 기술력이 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회사들은 이공계 인재양성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다. 도요타는 청소년들이 이과를 멀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6년부터 사내의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조직된 도요타기술회 회원을 전국의 과학관·박물관 등에 강사로 파견하였다. 이들은 ‘놀라운 과학 상자 수업’이라는 과학 공작 교실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과학기술자의 꿈을 키우도록 격려하고 있다. 독일기업 지멘스는 재단을 설립해 3~6세 어린이, 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작은 과학자의 집(Stiftung Haus der kleinen Forscher)’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과 교사는 자연과학과 기술적 현상들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된다. 문화예술단체 등 진로교육기부 활성화 학교와 기업, 협회, 지역사회 등 여러 주체들이 청소년의 진로교육에 협력하고 있다. 이는 학교 교육과정에 부족한 문화예술 분야나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특히 활성화되어 있다. 예컨대 영국 최대 협동조합인 ‘Co-operative’는 ‘영국 청소년 영화아카데미(BYFA)’와 협력하여 1~5주간의 영화제작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캠프는 14~25세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 당 300여 명 정도의 학생들이 학년과 나이에 상관없이 참여하고 영화, 콘텐츠 관련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통해 살아 숨 쉬는 지식과 경험을 전달한다. 미국의 흑인 빈민가 출신 사회사업가 빌 스트릭랜드(Bill Strickland)는 하인즈사(Heinz)의 지원을 받아 직업훈련과 예술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빈민지역 학생들에게 조리사 양성부터 도예, 사진, 디지털이미지, 디자인 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소외계층 학생들을 대학진학과 명문 예술가의 길로 이끈 것도 좋은 사례다. 대학·대학생 교육기부 선진국들의 내로라하는 대학들은 아웃리치(outreach) 프로그램, 강좌 무료 공개 등을 통해 지역사회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심화학습과 체험을 돕고 있다. 아웃리치 프로그램으로 진로·특기적성 교육 도와 미국 뉴욕의 아트와 건축 등으로 유명한 쿠퍼유니온대학교(Cooper Union)의 경우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해결에 대학이 앞장서는 대표적 사례이다. 쿠퍼유니온은 대학생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높여주면서 지역사회 내 저소득층 청소년의 소질을 살려주기 위한 다양한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주 토요일마다 뉴욕 공립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드로잉, 그래픽 디자인, 페인팅, 조각, 작곡, 건축 등의 과목에 대한 체험형 수업을 실시한다. 여기에 뉴욕 지역 내 화가 등 전문가들이 결합하여 학생들의 교육기부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이공계 전공 대학생들이 도시 공학, 화학, 전자, 기계, 바이오 분야 등에서 고등학생 수준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과제 연구를 돕고 있으며 실험실 교수진들이 멘토로 활동을 지원한다. 이러한 아웃리치 프로그램은 한 학기나 1년 단위의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가지고 운영되기도 하는데, 코스 이수 후 쿠퍼유니온대학교로 진학한 학생도 상당하다고 한다. MIT·하버드·예일대 등 저명 교수 강의 무료 공개 최근 MIT나 하버드·예일대학교 등은 대학 내 훌륭한 교수들의 강의 일부를 전 세계인들이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오픈 소스(Open Source)로 제공하고 있다. MIT의 OCW(Open Course Ware)가 대표적인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좋은 교육 콘텐츠들이 자유롭게 유통되게 함으로써 학문 발전에 기여하고, 수준 높은 무료 강의 및 자료 제공을 통해 교육격차 해소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미래지향적 교육기부의 유형이다. 찾아가는 교육기부로 소외계층 교육격차 해소 미국의 TFA(Teach for America)는 아이비리그대학 학생들이 소외지역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이다. 1989년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생 웬디 콥의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시작된 TFA는 이후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하여 43개 지역에서 300만 명 학생들을 교육했으며, 이들에게 교육받은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이 월등히 높다는 연구 결과까지 이끌어냈다. 참여한 대학생들은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 스스로가 교수방법에 대한 연구와 수혜 학생들에 대한 학습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학생별·학습기준별 개개인의 ‘필요(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교육 방법까지 개발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벤치마킹할 훌륭한 교육기부의 해외사례는 한정된 지면이 안타까울 만큼 많고 연구기관이나 일반인, 학부모 등 주체와 유형도 다양하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을 참고로 우리 학교와 지역사회, 각 기관들과 다양한 주체들의 직접적 시도와 그에 따른 좋은 결실, 이들의 선순환이 이뤄질 때 우리나라도 전 사회가 미래지향적 학습공동체가 되는 교육패러다임의 혁신적 전환을 이루게 될 것이다.
교육전문직의 지방직 공무원화는 2011년 10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의 통합으로 기구·정원 관리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하고 총액인건비제의 제도적 의의를 실현한다는 목표 하에 건의를 한 바가 있다. 현행 교육감 소속 교육행정기관 및 교육연구기관 공무원의 경우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돼 있어 통합적인 조직·인력관리에 애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운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총론적인 기본방향은 이해한다. 그러나 교육전문직 지방직화 움직임에 대해 학교현장은 ‘교원 지방직화’의 출발점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더불어 결원에 따른 현장 교원의 감축, 전문직 지방직화에 따른 보수 등 신분 불안, 2013년부터 시도교육청에서 도입되는 총액인건비제 하에서 일반직 공무원 증원에 악용될 소지, 직선제 교육감으로 인해 논공행상의 자리로 교육전문직이 악용될 소지 등도 우려되고 있다. 교과부는 이러한 학교현장의 우려에 대해 “개정안에 상호 전직·전보가 가능하고 학교로 돌아갈 경우 국가직 전환 부분이 명시되어 국가직 공무원인 교원의 지방직화는 없으며, 인건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지출되고 교부금은 국가 부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교원과 전문직은 직렬이 달라 정원을 별도 관리하도록 규정함에 따라 전직으로 결원이 생기더라도 신규채용 등을 통해 바로 보충할 수 있다”고 말해 교육감이 임용권을 가지면 전문직 증원으로 현장 교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국가직인 교육전문직이 지방직화됨에 따른 문제나 우려는 여전히 상존한다. 국가직인 교육전문직이 지방직으로 전환됨에 따른 해당 교육전문직의 자긍심 저하가 우려되고, 아울러 교육전문직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어떤 변화가 어떤 양식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PART VIEW] 교육전문직 지방직화의 선결 조건 교육전문직이 어떠한 경우라도 신분상 피해나 불이익이 없어야 이번 개정안을 통해 얻고자 하는 정책효과가 나타날 것이며, 안정적으로 제도가 연착륙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한 추진이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교육전문직 지방직화에 따라 국가공무원의 정원이 줄어드는 만큼, 그에 상응한 결원을 정규교원으로 충원하여 교육의 질 제고, 청년실업 해소 등의 효과를 고양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시대 변화 및 학생·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수석교사제, 만 3~5세 누리과정, 학교스포츠 클럽 활성화, 복수담임제 등 다양한 교육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제반여건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새롭게 시도되는 정책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규교원 확보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수년간 외면 받은 상황이다. 앞의 표에서처럼 초등교원 및 중등 일반교과교원 정원과 더불어 최근 다양한 사회계층의 교육복지 증진을 위해 충원이 요구되고 있는 비교과(보건·영양·전문상담·사서 등) 교원의 배치 현황을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여전히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고, 수년간 교원 정원이 증가되지 않아 교육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며, 기간제교사 비율이 높아지는 현실 속에서 교육의 질 저하 우려를 간과해선 안 된다. -- [교원 정원 현황] ■2009년 교원정원 동결, 2010년 767명, 2011년 729명 증원(기존 교원 결원 수준) ■2012년 수석교사제 도입에 따른 불충분한 증원 외에 초·중등(교과) 교원 순증원 無 [비교과 교원 배치인원] (단위 : 명) 구분 초 중 고 2010 2011 2010 2011 2010 2011 보건교사 4,247 4,225 1,566 1,619 1,418 1,525 영양교사 3,434 3,447 528 532 460 491 전문상담교사 2 3 193 227 372 403 사서교사 227 227 131 146 324 329 주 : 1) 영양교사 배치율에는 영양사 수 제외 2)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에는 지역교육청 소속 순회상담교사 수 제외 출처 : 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개발원(2010~2011). 교육통계연보 --- --- [교사 1인당 학생 수] 구분 초 중 고 한국 21.1명 19.7명 16.5명 OECD 15.9명 13.7명 13.8명 자료 : OECD교육지표(2012년) [최근 5년간 기간제교사 추이] 구분 2008 2009 2010 2011 2012 인원 2만458명 2만5492명 2만6589명 2만8252명 4만1616명 자료 : 교육기본통계 조사결과(2012년) --- 둘째, ‘교원 지방직화’ 출발점이라는 학교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회와 교과부, 시도교육감은 ‘교원 지방직화’에 대해 추진불가 입장을 명확히 천명해야 할 것이다. 교육전문직의 지방직화에 대해 학교현장에서는 교원 지방직화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의 교원이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고 교육의 독립성 위축,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지역 간 교육격차가 심화되어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초래, 재정부족에 따른 비정규직 교원 임용 확대로 인한 교육력 저하 초래, 신분불안 등에 따른 교원의 사기 저하로 교육력이 낮아지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교원 지방직화 우려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전문직 적정비율 확보로 일반직 증원 악용 소지를 없애는 형태로 규정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교육전문직은 일정한 교육경력이나 교육연구경력을 소지하고 교육기관·교육행정기관·교육연구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국가공무원으로서 현재 교육감의 감독 하에 있는 전문직은 시도교육청 공무원 정원의 6.3%인 4209명에 불과하다. --- [시도교육청의 공무원 정원 현황(2012.4 기준)]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합계 교육전문직 일반직 기능직 별정직 연구직 4209명 3만1166명 3만1185명 189명 60명 6만6809명 --- 위의 표와 같이 일반직 우위의 시도교육청 조직 하에서 탄력적 인력 운용이라는 명분으로 교육전문직 지방화가 시행될 경우, 자칫 당초 법 개정 취지인 전문직 증원보다는 일반직 증원으로 악용될 소지가 농후하다. 또한 교육전문직 축소로 이어질 경우 교육전문직 존립기반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2013년부터 모든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총액인건비제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예산의 범위 내에서 교육감이 인력을 자의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넷째, 교육전문직의 채용 요건 등 정치적 중립성 훼손에 대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교육감 소속 교육전문직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이나 교과부장관의 권한으로 정하고 있었고, 교육감에게는 일부 장학관 및 교육연구관의 전보 권한만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동 법안의 경우 교육감 소속 교육전문직에 대한 모든 인사권이 해당교육감에게 귀속되어 있는 상황이다. 교육전문직에 대한 채용 기준과 요건 등을 교육감이 정할 수 있어 교육감 선거에 대한 특혜·보은인사가 만연될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인사정책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교총 등 교육계의 요구에 따라 유아 390명, 특수 460명, 보건 20명, 사서 30명 등 2013년도 추가 교원증원은 이루어졌지만 초·중등 교원정원 증원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회와 교과부 및 행안부는 국가직 교육공무원 정원에 포함됐던 교육전문직이 지방직화됨에 따른 결원을 응당 채워야 할 책무가 있다. 이와 같이 교직사회에 상존하는 교원 지방직화의 출발점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국회와 교과부, 시도교육감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함께할 때 이번 개정안으로 시작되는 교육공무원의 지방직화에 따른 문제점과 교단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교육포럼의 기조연설은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가 맡아 ‘글로벌 교육혁신의 5가지 교육영역’에 대해 발표했다. 조 교수는 먼저 “G20 세대의 미래는 장미빚(장기간 미취업 빚쟁이)이라는 말이 있다”고 언급하고 “이는 그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고 산업적 발전을 거뒀지만 정작 산업계에서 원하는 인재, 글로벌 무대에 접근할 수 있는 인재는 길러내지 못한 우리의 교육 현실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의 기조연설은 이의 극복을 위해 혁신이 필요한 5가지 교육영역에 맞춰졌다. 다섯 가지 영역의 교육혁신 그가 주장하는 교육혁신 영역 첫 번째는 ‘초중고 교과과정의 변화’다.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교육, 간단한 정보전달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수동적 암기 박사(Fast Follower)가 아닌 스스로 새로운 생각을 해낼 수 있는 능동적 인재(First Mover)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PART VIEW] 두 번째는 교실에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이러닝 활성화’다. 여기에는 인지적 능력과 함께 심적 능력(감정)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감정적 요인을 간과해 왔다. 단순한 조직인 학교에서는 인지적 능력을 나타내는 IQ만 개발해도 좋은 성적을 얻는 등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보다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는 IQ만으로 적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는 ‘사회 감정적 학습(Social Emotional Learning)’이 중요한데 여기에는 5%의 지적 능력(IQ)과 95%의 심적 능력(EQ)이 작용한다. 때문에 장기적 차원의 성공을 위해선 심적 능력, 감성을 키워줘야 한다. 따라서 학교는 감정요소를 키워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이것이 실현될 때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감정요소를 키워주는 것은 암기가 아니라 경험을 통한 학습이다. 세 번째는 ‘사범대와 교대의 교과과정 혁신’이다. 지금의 사범대·교대 교과과정으로는 새로운 교육환경의 변화에 교사가 적응하기 힘들다. 이제는 어떤 내용을 얼마 동안 가르치느냐의 ‘교육과정’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학생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자신들의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을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경험을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범대와 교대의 교사 양성 교육과정에서 이를 먼저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교육리더십의 변화’다. 이념적 극단과 논쟁에서 벗어나 싸움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중도에 접근하는 교육리더십에 가치를 두고 모든 교육단체의 협업을 이뤄내야 한다. 다섯 번째는 ‘학부모들의 변화’다. 높은 교육열을 단기적 목표보다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학생들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벽 교수는 “이 같이 다섯 개 영역에서 교육혁신이 일어난다면 G20세대의 미래는 장기간 미취업 빚쟁이인 ‘장미빚’이 아니라 장쾌한 미래로 빛나는 ‘장밋빛’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에는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님을 조 교수의 기조연설에 이어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과 도전’이란 주제로 피터 데일리(Peter Daly) NLCS(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제주 교장과 심옥령 청라달튼학교 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먼저 영국의 NLCS 교육법을 도입한 피터 데일리 교장은 NLCS의 인문적 교육이 한국의 창의성 교육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 발표했다. 그가 소개한 NLCS의 교육과정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임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교사들 역시 이를 충족해 줄 수 있는 교사를 채용한다. 교과서 뿐 아니라 다양한 도구를 접목해 활용하며 교사는 학생 스스로 개성과 자신감을 키우고, 독립적 개체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한다. 교사의 역할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졸업 후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 학교 교육의 요점이다. 이를 통해 이 학교 졸업생이 갖추어야 할 기본 능력으로는 모든 조직에서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능력,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능력, 즉 공감과 리더십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다양한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이해하고 세상에는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애매모호함도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인 융통성(Mental Flexibility)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피터 데일리 교장은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학교가 지식만을 습득케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할 줄 알고 스스로 즐길 줄 알며, 이웃에 봉사할 줄 아는 학생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습관화’로 글로벌 시민 만들기 한국재단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학교, 청라달튼학교(이하 달튼)의 심옥령 초등교장은 “많은 학자들이 글로벌 인재로 자라기 위한 핵심역량으로 창의성과 글로벌 마인드를 꼽고 있다”며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특별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키워줘야 하며 창의적이고 배려심을 갖춘 태도와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바탕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달튼이 보는 글로벌 인재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나 자신을 아는 것, 즉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야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나 자신은 물론 타인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 교장은 이것이 한국인인 자신이 외국인 학교의 교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달튼이 키우고자 하는 인재는 ‘글로벌 리더’가 아니다. 다양한 사회에서 살 수 있는 힘과 창의성을 가진 ‘글로벌 시민’이다. 이를 위해 약 10여 명의 학생을 교사가 돌보는 ‘House 제도’, 학생 스스로 선생님과 약속을 통해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Assignment 제도’, 다양한 경험과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Laboratory 제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음악·미술·체육교육을 강화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달튼 교육의 지향점은 모든 것이 ‘습관’으로 정착돼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고, 협동심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 모든 것이 습관이 되면 졸업 후에도 많은 일들을 자연스럽게 이겨내고 적응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의 근원은 교사에게 있다는 판단 아래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달튼의 특징이다. 심 교장은 “교사가 성장해야 학생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는 물론 학생에 대한 모든 시스템이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호주온실 어린왕자의 별에서 온 바오밥나무와의 만남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는 그가 사는 별인 소행성 B-612호에 있는 세 그루의 바오밥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별 에 뿌리내리기에 바오밥나무는 너무 커서 나무의 싹을 뽑는 것은 어린왕자의 일과 중 하나였다. 동화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이 나무를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호주온실이다. 한택식물원에서는 총 세 그루의 바오밥나무를 만날 수 있는데, 이는 국내에서 가장 큰 것으로 둘레가 4m, 높이는 7m에 이른다. 이 나무의 수명은 오천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한택식물원의 나무들은 80~90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총 4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호주온실에는 코알라의 주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유칼립투스, 화장품 원료로 유명한 티트리는 물론 아직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호주와 뉴질랜드의 자생 식물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호주 밖에서 호주 식물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자부하는 이 호주온실은 식물 연구 및 종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남미온실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 체험 뾰족뾰족한 가시가 잎을 대신하는 선인장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면 호주온실에서 나와 바로 이어지는 중·남미온실을 방문하면 된다. 광활한 사막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큼지막한 선인장부터, 우리 주위에서 관상용으로 한번쯤 봤을 법한 자그마하고 귀여운 모양의 선인장까지 관람하다 보면 어느새 한겨울의 추위는 까맣게 잊혀진다. 이곳에는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사막지대의 선인장 종류와 안데스 산맥 자락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모래흙 사이로 물길을 놓은 계단식 구조가 마치 사막을 연상시키는 중·남미온실은 2012년 새로 개관했다. 일반인 출입 통제 구역을 두고 더 많은 중·남미 초본 자원 확보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는 등 지금도 다양한 품종과 함께 중·남미 문화를 반영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남아프리카온실 국제멸종위기 식물을 만나다 한겨울에도 40℃ 가까운 기온이 유지되는 남아프리카온실은 열이 쉽게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식물원의 다른 곳보다 낮은 지대에 조성되어 있다. 이 온실에 들어서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화려한 꽃과 나무, 후끈한 열기에 열대지방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화인 레펜스프로테아를 비롯한 남아프리카 케이프지역의 자생식물과 사막지대의 다육식물이 전시되어 있다.[PART VIEW] 이곳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바로 알로에 디코토마. 화장품 원료, 식재료 등으로도 폭넓게 사용되는 알로에는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 중 나무 모양으로 자라며 100년을 사는 알로에 디코토마는 현재 국제적인 멸종위기의 식물로,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다. 세계적인 이상기온, 지구의 기상 변화 등으로 알로에 속(屬)이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고 하니, 이러한 사실을 익히며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공부까지 할 수 있다. 식물원 연구와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는 곳 총 면적 약 20만 평, 총 보유식물 9700여 종·1000여 만 본을 확보하고, 이를 위한 3개의 유리온실, 재배온실 8개동, 연구소 1동 등을 갖추고 있는 한택식물원은 식물원의 기능이 단지 전시·관람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전 세계에 식생하는 다양한 기후대의 식물을 각 종의 생태환경에 맞는 조성 기법으로 식재하여 수집 보존하고, 희귀멸종위기 식물의 증식 및 자생 복원, 유용 산채자원 및 신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유용한 식물 자원 관리 기능을 하며 필요 시 요청 기관에 번식이 가능한 종자를 파종해 준다. 때로는 화장품회사에서도 필요한 시료를 받으러 온다고 한다. 한택식물원의 비봉산 생태식물원, 암석원, 숙근초원, 약용식물원 등 총 35개의 주제원은 다채롭고 경이로운 식물의 신비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물론 온 땅과 물이 얼어붙는 추위 속에 지금은 식물들도 잠시 숙면기에 들어가 일부 쓸쓸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추위 속에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온실만으로도 식물원이 가진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1월 12일부터 2월 3일까지는 얼음과 온실을 테마로 한 ‘얼음나라 바오밥나무 여행’이라는 행사가 진행된다. 입구에서 올라오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연못이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해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추위가 느껴질 때면 앞서 둘러본 호주온실과 중·남미온실에 방문해 따뜻하게 이색 식물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더불어 2월에는 ‘겨울숲여행’이 진행될 예정이다. 겨울에도 푸른 식물·나무 관찰하기, 겨울에 피는 야생화 찾기, 침엽수의 겨울나기 살피기 등의 내용을 준비 중에 있다. 현재는 겨울이라 휴강 상태이지만 친환경적, 자연생태적 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식물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영상물 상영과 만들기 체험까지 포함된 ‘자연생태학교’는 학교수업에 나오는 다양한 식물과 동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체험하는 각 학년의 교과내용에 맞춘 수준별 교과연결형 생태체험교육으로 초·중·고등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 •서울 남부터미널 → 백암터미널(10-4번) → 한택식물원 •서울 남부터미널, 동서울터미널 → 죽산터미널 → 택시이용 → 한택식물원 자가용 •영동고속도로 양지IC 직진 → 17번 국도 백암, 진천방향 → 근곡사거리 백암면 방향 우회전, 백암면내 통과 → 325번 국도 장평리 방향 좌회전 → 한택식물원 •중부고속도로 일죽IC 우회전 → 38번 국도 안성방향, 매산삼거리 직진 → GS칼텍스주유소 우회전 → 우일가설(강산조경) 좌회전 → 한택식물원 관람시간 | 오전 9시 ~ 일몰 시 (매표 마감 오후 4시 30분 / 계절에 따라 변동 가능) 홈페이지 | www.hantaek.co.kr 안내전화 | 031-333-3558 (자연생태학교 전화상담 / 예약 031-295-4360)
인터넷 게임과 스마트폰 등이 확산되면서 현대인들의 눈 피로가 심각하다. 어린아이들부터 성인까지 시력이 저하되는 사람도 급격히 늘고 있다. 시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컴퓨터를 이용할 때는 1시간마다 먼 곳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지그시 눌러 눈의 휴식을 취해 눈의 피로를 풀어주어야 한다. 밝지 않은 실내에서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며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15~20㎝ 정도 아래에 놓고 뒤쪽으로 5도 정도 기울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눈은 건강 신호등? 눈은 맑고 빛이 나야 하며 윤택하고 검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고혈압, 당뇨병, 뇌종양 등 전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 눈에서 먼저 확연한 증상을 볼 수 있다. 특히 눈은 간과 깊이 연결되어 있어, 간이 피로하면 눈이 어두워지고 간이 건강하면 눈이 윤택하고 맑아진다. 건강한 눈을 만드는 생활 습관, 건강한 눈을 지키기 위한 생활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눈이 가장 편한 밝기는 일반적으로 200룩스 이상의 밝기이다. 일정한 조도가 유지되는 조명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책을 읽을 경우 방 안을 전체적으로 밝히는 조명과 책을 읽기 위한 탁상용 스탠드 등 두 가지 이상의 조명기구를 한꺼번에 사용해야 시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눈에 좋은 영양소로는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B 등이 있다. 비타민A는 야맹증을 예방하고 비타민C는 기분을 좋게 하고 눈을 생동감 있게 하며, 또한 비타민B는 시신경에 영양을 공급해 눈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과일, 완두콩, 당근, 시금치, 야채샐러드 등의 녹황색채소와 과일에 많으므로 이들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는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고 각막 손상과 안질환으로 인해 심각할 경우 시력 저하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어쩔 수 없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야만 된다면 착용 시간이 너무 길지 않게 안경과 병행하여 사용하고, 부득이하게 렌즈를 사용한다면 소프트렌즈보다 산소 투과율이 높은 하드렌즈가 좋다. 절대 렌즈를 낀 채로 잠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겨울철 자외선도 눈 건강의 적 눈의 계절, 겨울방학을 맞아 스키장과 겨울 산행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키나 겨울산행을 즐길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눈 질환의 원인은 바로 자외선이다. 스키장이나 눈 쌓인 겨울 산의 경우 도심 보다 두 배 정도 높은 자외선이 방출되며 특히 빛에 반사된 자외선의 수치가 높아 많은 주의와 보호가 요구된다. 눈동자가 장시간 눈에 반사된 자외선에 노출되면 그로 인한 화상으로 염증이 발생하고 각막이 손상된다. 찬바람에 오래 노출돼 생길 수 있는 안구건조증도 겨울철 주요 눈 질환으로, 평소 정상인 사람도 스키장과 겨울 산의 찬바람을 지속적으로 쐬다 보면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즐기기에 앞서 선글라스 보다는 적절한 농도와 색을 가진 고글을 반드시 착용하고 눈 건강이 염려된다면 안과전문의에게 상담 후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로진학상담교사에 대한 인식 아직은 정착단계, 진로교육 인식변화 아쉬워 안양옥 ° 일정 학생 수 이상 학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이하 진로교사)가 배정·배치됐습니다. 진로교사는 주당 10시간 이내의 ‘진로와 직업’ 교과수업을 담당하고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한편 중학교에서는 자기주도적 학습전형을, 고등학교에서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지원하도록 돼 있습니다. 과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제도 도입 초반이다 보니 학교 내 인식 부족으로 겪게 되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 내 진로교사의 위상은 어디에 와 있다고 보십니까? 김종우 ° 진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계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진로교육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체계적인 진로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을 뿐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체적인 틀에서 진로교육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학생들의 최대 고민이 진로진학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학진학에만 몰두하는 성적 중심의 학교현장이 안타깝습니다. 송원섭 ° 진로교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으나 2012년 직업능력개발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진로과목을 정식 교과로 선택한 학교가 35%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학교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수업을 하는 등 일관성 있는 진로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계획 수립 참여와 이에 대한 권한이 미미한 상태여서 진로교육계획 편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김덕경 ° 네, 맞습니다. 아직 ‘진로와 직업’이 교과라는 인식이 부족하고, ‘진로와 직업은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수업시수가 적은 교사들이 나눠서 맡는 수업으로 대체하면 더 좋지 않느냐’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진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각 담임교사들이 조금만 도와주면 훨씬 수월할 일을, 그렇지 못해서 혼자 밤늦게까지 일하는 교사도 있고, 진로관련 상담 시 자투리 시간과 방과 후에만 상담을 하라는 학교도 있어서 제대로 된 상담을 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처럼 교과교사로도, 상담교사로도 아직은 인정받지 못한 진로교사의 위상이 빨리 자리를 잡아야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은숙 ° 특성화고의 경우 취업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진로특성에 맞게 진학과 취업으로의 진로역량을 잘 키워주지 못하는 학교의 경우 진로교사를 향한 기대와 업무 과중이 문제라고 한다면, 적절한 진로역량개발이 특성에 맞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에서는 진로교사 역할에 대한 기대와 진로교사가 지닌 역량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진로교사의 역량에 대한 인식 부족과 적절한 활용방안이 아직 시스템화 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운식 ° 네, 각 단위학교 현장의 다양한 학교환경구성 요인에 따라 우리나라 진로교사의 역할 분담과 위상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기 진로교사들이 배치될 당시만 해도 진로교사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부족에서 오는 관리자, 동료교사들의 냉대와 갈등으로 인해 민감한 부분도 많았으나 새로운 교육 정책 패러다임의 확산과 변화라는 대세, 진로교사들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교직에 대한 노하우와 열정들이 단위학교 진로교육의 마인드를 서서히 변화시켜가고 있습니다.[PART VIEW] 업무 면에서의 고충 상담도 벅찬데 진로교사가 +α업무까지 안양옥 ° 교과부는 2013년을 대비해 지난 9월 1551명의 진로교사를 선발함으로써 내년이면 전체 중·고교 중 84%의 학교에 진로교사가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로교사의 확충이라는 점에서는 고무적인 일이지만 100명 이상의 학생을 교사 1인이 담당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업무 효율성에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현재 업무를 담당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며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정부의 지원책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최은숙 °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나 진로와 직업이라는 교과 담당은 한 학년 당 1시간씩, 총 3학년까지 시수가 배정되어 학교당 학급 수만큼의 시수가 진로 수업으로 편성되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진로상담은 1학년뿐 아니라 2, 3학년들 역시 각 학년에 따른 진로고민과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많습니다. 단 한 명뿐이라는 유일성이 있다 보니 업무를 하면서도 고유 업무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받지 못하고 진로교육의 진정한 개념 역시 일반교사들은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절실한 것은 정부차원에서 진로교육과 진로교사의 역할 제자리 찾기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단위 학교장들에게 지속적으로 진로교사들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입니다. 김덕경 ° 맞습니다. 진로와 관련된 학교 내 모든 활동을 진로교사 혼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진로관련 일 외에도 순수 심리 상담이나 교육복지사업, 에듀팟 등의 업무까지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은 진로교사가 자신의 업무만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전교생의 모든 진로관련 상담을 혼자 할 수는 없으므로, 학년 단위의 진로체험을 진행하는 경우나 학생 수가 많은 경우에는 보조 인력을 충원하고, 미리 계획해서 적절한 업무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학교 내에서 논의되어야 합니다. 김종우 ° 진로수업 담당 이후로는 수업하는 게 재미있고 학생들의 참여도도 매우 높아 만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위 학교의 진로교육 기획 및 편성을 해야 하고 직업정보 제공,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위한 지원준비 및 진학정보 제공·활동도 해야 하는 등 업무량이 너무 많습니다. 상담 예약을 받아서 하는 교사도 있고, 밤늦게까지 또는 토요일까지 나와서 상담하는 교사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업시수가 적다고 장학금 및 급식계와 같은 다른 업무를 맡기거나, 진로연수를 마치고도 이전 과목을 지도하는 교사도 있다고 합니다. 강운식 ° 그렇습니다. 실제 진로교사는 본인의 업무영역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학생들과의 의무상담 8시간을 지켜나가기 벅차다고 합니다. 그러나 단위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진로교사들의 고유 업무영역만 담당하고 있는 교사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진로교사 배치 완료 시 진로교사 1인이 중학교 기준으로 학생 847명, 고등학교 기준 약 627명을 담당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학생 약 300명당 진로교사 1인 정도의 비율이 되도록 수급 계획이 수립 및 실행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송원섭 ° 네. 진로체험을 진행하여 본 입장에서 보면 계획을 세우고 학생을 교육·배치하며, 체험장을 섭외하고 결정하는 것 모두 진로교사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주변의 청소년 수련관같은 단체와 협조해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진로교사들 58.9%(전혀 없음 12.2%, 별로 없음 46.7% :직능원)가 학교주변의 진로진학상담관련 시설이 없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업무상의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 많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질과 선발과정 열정 최우선, 젊은 교사에게도 접근성 높여야 안양옥 ° 현재 진로교사 선발은 각 시도별로 진로지도·진로연수·부장·담임 경력, 진로교육에 대한 열정 등을 고려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들 교사들이 8개월에 걸쳐 총 570여 시간의 연수를 거쳐서 진로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는데 교사 선발 시 최우선해야 할 자질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또 선발과정에서 개선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강운식 ° 진로교사들의 진로교육 활동이 확장된 의미에서 살펴보면 모든 학교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활동이라는 점에서 별도의 선발규정을 두어 제한한다는 것에는 문제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이 정책이 도입되기 전부터 진로·진학교육의 중요성 인식과 마인드 확산을 위해 고군분투 노력해 오신 분들 중, 각 시도 선발 규정에 부합되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차후 결원이 생기거나 확장해야할 경우에는 현행 선발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종우 ° 각 시도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경쟁률이 높고, 진로과목으로 바꾼 뒤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입니다. 우선은 적어도 15년이 넘는 교직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다양하고 많은 경험이 우선 선발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와 중학교의 선발기준은 조금 달리 할 필요가 있을 텐데, 현실상 고등학교는 진학이 매우 중요하기에 3학년 부장이나 담임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중학교는 진학보다는 체험과 상담 위주로 가야하기에 상담연수를 받았거나 상담부장을 한 경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은숙 ° 교직경력 점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되면 원로교사를 우대하는 듯한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연수시간, 학교장 추천(사립), 부장이나 기획경력(공립), 교사평점 등을 고려하여 능력 있는 젊은 분들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년에 제가 진로교사 연수를 받았을 때 총 연수시간을 계산해보니 800시간이 넘었습니다. 올해에도 진로 관련 연수를 공동 필수이든 개인적이든 연 100시간 가까이 받고 있습니다. 진로교사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그 연수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봅니다. 선발과정에서 진로연수시간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김덕경 ° 그렇습니다. 진로교사 선발 시 가장 우선시 되어야하는 것은 진로교사로서의 열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로서 지치고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기존의 학과에 대한 무료함이나 불만으로 전과하는 경우에는 진로교사로서도 열정이 없을 것입니다. 또 3학년 부장이나 3학년 담임 경력이 필요하기는 하나 입시 제도는 계속 바뀌고 있고 진로교사가 되어 1년 정도만 경험하면 진학에 대한 경험도 갖게 됩니다. 따라서 소개서 및 면접을 통해 진로교사로서의 열정이 진실로 있는지 여부가 선발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송원섭 ° 동의합니다. 사실 어떤 자질을 객관화하여 선발한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교사 스스로가 답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전공교과를 포기하고 새로운 분야에서 학생들의 장래를 위해 남은 시간 노력할 마음의 각오가 되어있는가?’, ‘힘들고 어렵지만 열정을 가지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 시대는 인성을 중요시하고 더욱이 진로교사도 인성교육을 담당해야 하기에 인성을 무시할 수 없으리라 봅니다. 가능하다면 동료교사들의 평가도 포함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지원시스템 확립, 법제화 통한 제도적 안착을 안양옥 ° 끝으로 중·고교의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언 부탁드립니다. 송원섭 ° 사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빠른 시간에 진로교육이 안착되어가고 있는 곳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것은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진로교육의 법제화를 통한 제도적 안착이 시급하다고 보겠습니다. 사회 인식의 변화와 협조 없이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기에 이를 위해 더욱 힘쓰고 기업들과 협력을 통한 진로교육 콘텐츠의 확충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종우 ° 진로탐색을 위한 정보제공과 안내 등 지원 체제의 전제가 되는 진로교육 기반이 학교교육 속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진로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교과교육을 통한 진로교육과 함께 독립교과를 통한 진로교육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직업관련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프로젝트 개발도 필요하고 대학진학이 어려운 학생들에겐 지역 사회와 연계한 인턴 활동 등 구체적인 직업탐색 기회를 제공해 졸업 후에도 구체적인 진로방향을 모색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최은숙 ° 일선 학교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진로교사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학교의 교육과정 전반에서 진로역량개발과 무관한 업무와 부서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진로교사를 일부 행정업무나 몇 개의 프로그램 진행자로 한정하기보다는 학교에 진로교육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단위학교 교육과정 TF팀이나 취업지도부, 특별활동부, 진학지도부 등 실무기획담당자들이 진로교사와 함께 사전에 긴밀히 협조해 나갈 수 있도록 구조화한다면 단위학교의 진로교육은 훨씬 체계적이며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운식 ° 현재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설계하지 못한 상태에서 입시준비에만 매달리고 있어, 인문계고에서 직업과정을 이수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4년제 대학 졸업 후 전문대를 지원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 국가적 낭비를 방지하고, 급증하는 진로진학상담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장중심 진로교육의 활성화가 시급합니다. 인적 인프라 확충을 통해 교사 1인당 지도 학생 수를 일정 수 이하로 제한하고, 진로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과 콘텐츠 제공, 교과부(전문기관)-교육청(진로진학지원센터)-학교(진로진학상담부)를 연결하는 진로교육 지원시스템 구축과 같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김덕경 ° 네, 그렇습니다. 우선 진로교사 제도에 대한 법제화로 그 역할과 활동을 보장하고 다른 교사들과의 업무 형평도 맞추어야할 것입니다. 진로와 직업이 교과로서 선택과목이 되어야 학생들, 학부모, 교사들까지 진로와 직업을 정당하게 교과로 보아줄 것이며 그 중요성을 이해할 것입니다. 변화되고 있는 진로교육에 대한 학교장의 적극적인 지원과 학교 내 분위기, 학부모들의 호응이 있을 수 있도록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언제나 신나는 곳 “야, 방금 봤어? 나 성공 했는데!” “에이, 난 예전부터 그만큼 했어~”, “선생님~ 여기 좀 봐주세요!” “진욱아, 헬멧은 꼭 쓰고 타야지.” S보드를 타는 학생들과 함께 도산초등학교의 하루는 아침부터 쉴 새 없는 재잘거림으로 시작한다.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트램펄린(방방), 운동장을 빙 둘러 만들어져 있는 S보드길, S보드길 바깥쪽에 세워진 간이 골프연습장,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간이 축구장(풋살장)과 그 위로 펄럭이고 있는 만국기, 그리고 운동장 넘어 가장 안쪽에 세워진 나지막한 2층 건물. 이 모든 장면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의 도산초등학교가 충남 논산의 대둔산자락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유치원생 21명을 포함해 전교생은 131명, 전체 교직원은 18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지만 다양한 종류의 체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2012년 창의경영학교 건강증진 모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학교에 오면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S보드와 트램펄린부터 매일 아침마다 열리는 축구 리그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골프, 승마까지. 아침부터 집에 갈 때까지 마음껏 운동장을 뛰놀며 공을 차고, 트램펄린에 올라 누가 높이 뛰나 내기를 하는 이 학생들은 매일 아침 학교에 가고 싶어 눈을 뜨고, 학교에서 더 놀고 싶어 해가 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 계룡시에서 꼬불꼬불 산길 따라 자동차로 30분이나 가야 도착하는 이 작은 학교, 도산초등학교에 대한 이야기다. 학생을 부르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4년 전까지만 해도 전체 학생 수가 30여 명밖에 되지 않던 도산초는 말 그대로 폐교 위기의 벽지 학교였다. 당시 하나뿐인 1층짜리 교사(校舍)에서 복식 수업을 하며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에 바빴다고 한다.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도시 아이들이 우리 학교를 찾아올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방과후 활동을 운영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9년 이 학교로 발령을 받은 박상영 교장은 그 해의 학교예산을 아껴서 용접공인 학부모와 함께 운동장 한 구석에 간이 골프연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12㎞ 떨어진 황산벌 승마장을 찾아가 학교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승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담판을 지었다. 현재 도산초에는 골프, 승마, 축구, 스마트밴드, 오카리나, 한국화 등의 다양한 방과후학교 수업이 진행 중이다. “도윤이는 6학년인데 이 학교가 가까운 곳도 아니라서 전학 오는걸 망설였어요. 그러나 웬걸, 학교를 방문하고 돌아가는 길에 먼저 다니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특색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입소문이 나자 학생들이 먼저 도산초를 찾았다. 계룡시에 사는 6학년 권도윤 학생도 학부모를 설득해서 이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전교생은 한 달에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면 원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다. 건강증진을 위한 상설 아침프로그램은 물론,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입맛 따라 골라들으며 통통하다는 말을 듣던 도윤 학생은 몸무게도 10㎏나 빠졌다고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자던 박 교장의 결실이었을까, 도윤 학생 학부모의 자랑에 서울에 살던 친척 조카들까지 셋이나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학교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한 가족 도산초 학생들 중 정작 인근에서 통학하는 학생은 20여 명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이나 시내에서 전학 온 학생들은 시내까지 다니는 스쿨버스를 이용한다. 스쿨버스로 다 수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몫이다. 박 교장은 항상 4명의 학생들과 출퇴근을 함께하고, 몇몇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는 물론 인근 학생들까지 함께 차에 태워오며 등교를 돕는다. 한 반의 학생 수는 20명 내외로 각 학년마다 한 반씩 밖에 없지만 그렇기에 학생들은 서로를 더욱 가족같이 생각한다. 대전에서 전학 온 6학년 박채연 학생은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너무 빨리 온다”며 친구들과 헤어지는 하교 길을 서운해 했다. 컴퓨터 게임, 학원 등에 치여 혼자 있는 생활이 익숙한 도시 아이들에 비해 학교가 놀이터인 이 학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려 놀고 상대를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매일 아침 열리는 ‘D(Dosan)-리그’는 전교생이 나와 축구경기를 하는 시간. 남녀 할 것 없이 모든 학생이 선수가 되어 학년별로 정해진 요일에 운동장에 설치된 간이 축구장에서 시합을 벌인다. 팀은 총 13개, 한 팀이 일 년에 갖는 경기만 해도 170경기가 넘는다. 몸을 부딪치고 팀워크를 맞춰야 할 수 있는 축구시합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동료에 대한 애정, 믿음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학교의 엄마, 아빠가 된다. S보드를 타다 넘어져 상처를 입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교사들이 직접 울퉁불퉁한 운동장 둘레길에 시멘트를 깔아 평평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운동회인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다니라고 사시사철 펄럭이는 만국기를 달아놓았다. 이 학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구가 또 있다. 바로 도산초를 명물에 올려놓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강사들이다. 아이패드를 이용해 악기를 연주하는 ‘스마트 밴드’의 경우 대전의 소문난 가족밴드를 박 교장이 직접 찾아가 섭외해왔다. 1년 넘게 진행해 온 강사의 요청에 따라 최근에는 실물 악기를 다루는 밴드부로도 발전했다. 박세영 강사는 “1주일에 한 번 밖에 방문하진 않지만 어느새 가족 같아졌다. 밴드부 개설처럼 쉽지 않을 것 같은 요구도 학생을 위한 것이라면 적극 수용해주니 우리도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간이 축구장은 물론, 방과후학교 교실로 사용되는 간이 골프연습장은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토요일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학교의 다양한 시설을 개방하다보니 어느새 도산초는 지역 주민과도 가족이 되었다. 살아있는 학교, 행복한 아이들 ‘어린애들은 뛰어 놀면서 크는 거야’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요즘, 하루 종일 학교에서 운동장만 누비는 듯한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걱정이 있지는 않을까.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하교 후 학원을 다닐 시간에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을 하는 만큼, 교사들은 이들의 학업이 뒤처지지 않도록 정규 수업시간을 알차게 활용한다. 방과후학교 역시 영어캠프, 수학영재, 창의논술반 등을 운영하며 학업보충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도한다. 학습지나 교육자료를 아낌없이 나눠주고 무엇보다 기초실력 다지기에 집중하다보니, 기초학습부진 학생은 한 명도 없고 오히려 학력은 도 평균보다 5점이나 높다고 한다. 현재 이 학교 모든 교실에는 명패가 2개씩 붙어있다. ‘2학년-동시창작’, ‘도서실-한국화’, ‘급식실-오카리나’ 등. 정규 수업이 끝나면 이 교실은 학생들의 취미와 특기를 길러주는 놀이터로 변한다. 호박이 마법에 걸려 신데렐라를 태우는 멋진 마차가 된 것처럼, 도산초 교실은 종이 울리는 순간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변한다. 학교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오늘도 친구로 변신하는 도산초 안에서 행복한 설렘을 마주한다.
교사·학생의 역량 키우는 전문성 공동체 “단순히 몸만 쓰는 체육이 아니라 영상을 보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몸은 물론 마음까지 단련되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아요.”(1학년 강수민) “선생님이 우리들을 하나로 묶으려고 많이 노력하세요. 그래서인지 수업시간에 협동심이 커지는 걸 느껴요. 모둠으로 활동하니까 잘 몰랐던 친구들과 알아갈 기회도 생기고 왕따 문제도 없어지는 것 같아요.”(1학년 김유진) 배문수(수원 수일여중) 교사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초등학교에서 경험했던 기존의 체육수업과는 확연히 다른 배 교사의 수업방식은 이들에게 신선함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최근 교육계에서 집중 조명되고 있는 부분이 창의성과 인성이잖아요. 제가 속해 있는 하나로수업연구회(이하 하수회)는 인문적 체육을 모토로 시작됐어요. ‘체육수업에 배울 수 있는 기능, 지식, 태도를 하나로! 하기·읽기·보기·쓰기·듣기를 하나로! 학교수업과 일상생활을 하나로! 서로 다른 사람을 하나로!’ 등을 교육목표로 삼고, 체육 이외의 다양한 교과 간 융합을 시도하는 수업이죠.” 배 교사가 말한 인문적 체육에 처음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한 이는 최의창(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였다. 최 교수로부터 인문적 체육의 수업철학과 방법을 배우고 졸업한 열정적인 제자 한민국, 이승재, 조종현, 유은정 교사 등을 중심으로 2004년부터 하나로 수업이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하나로 수업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이론과 실제의 균형, 구체적인 적용방안, 문제점들을 파악해 나갔고 개선점을 찾아 해결하면서 현재까지 수업 모형을 발전시켜 왔다. 이들의 활동은 크게 수업연구, 연구회를 통한 수업모형 개발, 강의와 연수 등으로 구분되는데 모임 내에서 연구개발부와 기획운영부로 업무를 분장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부는 주로 수업연구, 각종 강의와 연수, 프로젝트 개발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기획운영부는 수업에 대한 포스터와 팸플릿 제작, 각종 행사 계획과 추진 등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서울, 경기, 충남, 경남, 광주까지 전국 40여 명의 교사들이 연구회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각각 시, 소설, 영화, 건축, 회화, 사진, 조각, 음악 등의 전문 관심영역을 담당하고 이를 체육교과와 연계하는 방법을 회원들과 공유한다. 이들의 ‘교육적 십시일반’ 덕에 이 모임이 추구하는 융합수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교사 개개인의 전문성을 살리고 그 전문성을 나누면서 모임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키는 것, 바로 이 점이 하수회를 전문성 공동체로 만든 원동력이다. 교과 간 융합 시도, 학생 자존감 높이는 효과 커 인문적 체육과 과학적 체육의 융합, 창의와 인성을 강조한 체육수업, 체육수업을 통한 학생의 인성변화, 여학생 체육활성화 등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온 이 모임의 가장 큰 특징은 차별화된 수업 방식이다. 배 교사를 포함해 하수회 소속 교사들은 종목별로 수업을 준비할 때 각 종목 특성과 수업 주제·목표에 부합하는 다양한 역할을 학생들에게 제시한다. 이끔이, 시범이, 영상이, 장단이, 기록이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패’별로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것인데, 이때 학생들은 자신의 역할을 모둠별로 토의해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리더십이 강한 학생은 이끔이, 영상기기와 카메라를 잘 다루는 학생은 영상이, 친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데 탁월한 학생은 장단이, 교사가 나눠주는 학습지와 유인물 등을 파일에 정리하고 기록하는 데 뛰어난 학생은 기록이를 담당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역할 분담을 통해 평소에 잘 몰랐던 친구들의 장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협동심과 배려심, 아울러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해나가는 데 필요한 책임감까지 배우게 된다. 모임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진(서울 중랑중) 교사는 이를 하나로 수업의 효과로 꼽는다. “이렇게 역할분담이 되면 그 다음에는 다양한 종류의 학습활동들을 공동체적으로 진행해요. 예를 들어 야구를 배울 때 수비와 공격, 던지기나 때리기 등 시합기술만이 아니라 야구를 다룬 시, 소설, 영화, 만화, 회화와 조각, 음악, 심지어는 야구의 역사와 철학 등도 함께 학습활동으로 배우죠. 기존의 체육에서는 소외되어왔던 인문적 지혜들을 스포츠와 함께 맛보도록 해서 건강과 기능은 물론 창의성과 인성 함양도 도모하는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덕분에 운동능력이 우수한 소수의 학생들만 즐기던 수업에서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체육수업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소위 운동 신경이 조금 부족한 학생도 자신의 관심 분야에 참여함으로써 자신감을 되찾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친구들의 인정까지 덤으로 받게 됐다. 또 매 종목마다 새로운 수업 주제와 목표가 주어지는 점도 주목해 볼만하다. 가령 장애물달리기 수업을 진행할 때 허들을 빨리, 정확하게 뛰는 것을 최종평가항목으로 넣어 바른 자세로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반복 연습을 시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하수회는 사고를 확장해서 장애물달리기에서 연상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수업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테면 내 인생의 장애물, 나의 장애물을 넘어보기, 걸림돌과 디딤돌, 장애를 극복한 운동선수들 등을 연상하면서 매 차시별 수업시간에 이러한 요소들과 연계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죠. 이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수업 외에도 자신이 평소에 갖고 있었던 여러 가지 고민, 가족과 친구관계, 그리고 앞으로의 진로까지 한 번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그것을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요.” 여기, 인문적 체육을 강조하는 하수회의 철학이 담겨 있다. 4덕·5지·6예 그리고 도약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즉 교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수업하느냐에 따라 수업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하수회는 학생들의 전인교육을 위해 교사의 4덕, 5지, 6예를 강조한다. 4덕(四德)이란 내면에 키워야 하는 네 가지 덕성을 말하고, 5지(五知)란 잘 알고 있어야 하는 다섯 가지 지식을, 6예(六藝)란 능숙하게 지녀야 하는 여섯 가지 기술 또는 능력을 뜻한다. 이 모임 회장인 박영권(경기 군포중) 교사는 “하나로 수업이 학생들의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업이 될 것”이라면서 “운동을 즐기고 운동문화를 존중하도록 지도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스포츠를 자신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흡수하면서 스포츠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덕목들을 저절로 학습하게 되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효과라고 강조한다. 이들의 하나로 수업은 KBS 학교개혁특집 ‘아이들의 심장을 뛰게 하라’에 등장할 만큼 주목받은 바 있다. 또 경남과 충남 지역 학교에서도 이들의 수업을 도입하고 있다. 수업 효과를 검증받은 셈이다. 하수회는 학생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수업, 사람 간에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수업, 자신을 돌아보며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프로그램 개발과 교사 연수 등의 노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변화된 체육수업이 이끌어낼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을 믿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경기도 정신보건센터에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3개월간 자살을 시도하거나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 경기지역 초·중·고등학생은 3000여 명에 이른다. 그 중 900명이 넘는 중·고교생은 실제로 자해 또는 자살을 시도했다.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자살. 우울증, 왕따, 학교폭력, 입시부담 등의 억눌린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탈출구는 그들의 목숨을 스스로 내던지는 것이었다. “힘들어도 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하지만 눈빛으로 온몸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죠. 그 신호를 눈치 채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바로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2005년 1기 전문상담교사로 인천남부교육청에 발령받은 박영희 교사가 맞이했던 첫 학생은 친족에게 성폭행을 당해 자살을 생각하는 아이였다. 내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는 사람이 없고, 이 세상에서 안정감을 느낄 곳 역시 아무데도 없어 괴로움 속에 생을 마감하려던 이 아이는 박 교사를 만나 마음을 돌릴 수 있었고, 해당학교의 교사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에 힘입어 결국 학교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얼마 전 모 여고에서는 가정의 불화로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는 내용이 담긴 익명의 쪽지가 발견되었다. 쪽지를 발견한 교감이 박영희 교사에게 연락을 취했고 필적대조를 하며 3일간 밤을 새운 끝에 쪽지의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워낙 명랑하고 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학생이었기에 아무도 그가 자살을 생각한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박 교사 앞에서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울음을 터뜨렸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하염없이 떨리는 어깨가 힘겹게 말을 쏟아낸다. “너무 힘들어요, 누가 좀 내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잡아주고, 지켜주고, 함께 이해하기 경제적 위기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당장 오늘 밤 잘 곳을 걱정해야만 했던 이 학생에게 교장·교감은 장학금 및 학비 등을 지원해주며 “학교가 너를 지켜주겠다”고 했다. 도움을 받게 된 학생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게 될 염려가 있으므로 모든 사실은 비밀에 부쳐졌다. 박 교사 역시 지속된 학교 방문에서 그 학생을 다시 마주쳤지만 ‘응, 그래, 너 잘 지내고 있구나’하고 그저 눈으로만 인사를 나누었다. 문제 해결 후에도 계속 되는 지대한 관심은 오히려 학생이 과거의 일을 계속 떠올려 벗어나지 못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내담자의 치유는 상담교사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비밀유지와 내담자 존중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기에, 학교장이나 센터장 등 해당 담당자들의 이해와 조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교사와 부모, 친구 등 내담자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상과 이상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 객관적인 지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의 주관이나 사회적 인식만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학생들이 우울해하고 삶의 의지를 찾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변에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왕따나 학교폭력의 피해자, 주위 기대 이하의 학업 성취도에 좌절하는 학생 등 주변에서 보내는 냉담한 시선에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나 교사의 말에 자꾸 어긋나고 소위 비행을 일삼는 학생들의 행동도 남들과 다른 나를 이해시키려는 다소 거친 방법일 수 있다. 조금 다르게 생겼거나 다른 행동, 다른 생각을 한다고, 손가락질 하고 문제시하며 타자화 시키는 사회에서 아무리 당사자를 보듬어줘도 그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개인의 개별성, 독특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피해 혹은 문제 학생 상담과 함께 필요 시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주변인들의 인식변화다. 아직 부족한 인원과 충분하지 않은 지원으로 주변인 상담까지 함께 진행하기는 힘든 현실이지만, 박 교사는 그에게 주어지는 강연기회나 교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이해하는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자살, 예방과 사후관리의 중요성 “여기서 떨어지면 죽을까? 아마… 죽겠지?”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던 학생은 결국 3일 뒤 아무도 없는 학교에서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함께 대화를 나눴던 친구의 죽음에 남은 아이는 잡아주지 못한 자신 탓이라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자살사후 남겨진 학생들과 학교에 대한 수습을 위해 박 교사는 동료 상담교사들과 함께 ‘인천광역시교육청 Wee전문지원단’을 조직했다. 학교폭력 및 자살사후 위기중재를 위한 학교개입과 QPR(Question-Persuade-Refer)자살예방교육 등을 위해 별도의 교육까지 받은 상담교사들의 모임으로, 학교폭력이나 자살과 같은 최고위기 상황에 직접적·전문적 개입이 가능한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팀이라고 한다. 박 교사는 자살사건이 일어났던 학교에 방문해 사후 처리를 하면서 남은 이들에게 생긴 커다란 상처를 보았다. 친구의 자살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한데서 오는 죄책감은 물론, 죽은 친구의 감정을 동일시 해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거나 또 다시 자살을 결심하는 학생까지. 죽음에 대한 뒷수습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교사들도 마찬가지로, 아무도 그 상처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상실의 상처는 제때 올바로 치료하지 못하면 보이지 않는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징후를 깨닫기는 어려웠고, 이미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준비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심각한 자살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자살 예방이나 사후처리를 위한 부분이 한참 많이 부족해요. 사고가 터지기 전까진, 아무도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할까요. 더 많은 상담교사의 확보와 함께 저희와 같은 전문지원단이 전국적으로 조직될 필요가 있어요.” 아직 그들의 중요성을 알아주는 이는 많지 않지만 Wee전문지원단은 오늘도 위기에 빠진 학교에 찾아가 묵묵히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한다. 학교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자살의 징후를 깨닫게 하여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위기를 예방하게 하고, 죽은 아이에 대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심층적인 애도작업을 실시한다. 남은 이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신속히 상처를 씻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희망 박 교사는 갈수록 열악해지는 교육여건 속에서 고통 받는 학생들만큼이나 지치고 상처받는 교사들도 치유가 필요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방법을 몰라서 학생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숨 막히는 학교생활로 명예퇴직을 고려하게 되는 현실 속에서 교사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은 교사이기에, 교사의 마음 치유가 우선 되어야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돌볼 수 있다. “교사들이 힘을 내야 학교도 살아날 수 있어요.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서라도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이해해주고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박 교사는 상처받은 자신을 돌보는 자기치유법, 학생과 소통하는 법 등을 다루는 교사를 위한 힐링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Wee센터 소속의 상담교사인 본인이 정작 교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고 한다. 그의 업무분야, 업무량과 같은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예산 확보와 같은 현실적인 사유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사들이 기운 나는 학교 만들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몇 년 째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기획 중에 있다는 그는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다방면의 관심과 교사 연수·교육과 같이 정말 필요한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학교를 치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5년 서울 덕산중학교에서 서부영재교육원 미술영재반을 맡아 운영했어요. 미술영재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수업을 진행했죠. 그러면서 아이들의 시각을 넓히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수업 방법에 대해 고민했어요.” 김경서 교사는 맹목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만들고 조각하는 미술수업이 아니라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아이들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절실하게’ 고민한 끝에 찾아낸 방법이 바로 영화제작과 애니메이션제작 등을 교과 과정에 녹이는 것이었다. “고심 끝에 2008년 미술수업에 ‘영상으로 이야기하기’라는 주제로 짤막한 영화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컴퓨터와 인터넷,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능성이 열려 있었어요. 아이들 역시 새로운 수업 방식에 흥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했고요.” 물론 처음에는 좋은 영화를 감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이후 시나리오 작성법이나 카메라 사용법, 영상제작방법 등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이 영상제작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면 1학년 학생들에게는 플립북, 페나키스토스코프, 칠판애니메이션, 컷아웃애니메이션 등의 애니메이션 수업을, 3학년 학생들에게는 단편영화 제작을 위한 시나리오 작성, 스토리보드 제작, 촬영, 소품, 음악과 효과 등의 제작, 컴퓨터실을 활용한 편집, 발표 등 일련의 영화제작 과정에 참여하도록 지도했다. “영화제작을 지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시나리오 제작이었어요. 말하려고 하는 바가 선명하게 드러나는지, 너무 추상적이거나 거창한 이야기는 아닌지 점검하는 거죠. 아이들도 시나리오를 처음 쓰다 보니 초반에는 TV 드라마를 모방하는 작품이 주를 이뤘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걸러내고 아이들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를 반영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중요했어요.” 김 교사는 시나리오 작성 과정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만들 수 있는 내용, 다른 친구들이 볼 때 재미있는 내용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우선해서 강조했던 부분은 ‘너무 쉽게 도덕적 결론을 내리지 말 것’이었다. 절실함과 솔직한 감동을 표현하는 것을 영상제작의 우선순위에 두되, 결론은 감상자의 몫으로 남겨주자는 것이 그의 특별한 교수법인 것이다. 상암영상제,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다! 지난 5년 동안 김 교사의 지도로 학생들이 제작한 작품은 약 400여 편이 넘는다. 차곡차곡 쌓인 학생들의 작품들을 종합해서 정리해 본다면 요즘 학생들의 고민과 관심사가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집중이수제 시행으로 1학년과 3학년에 미술수업이 있어요. 1학년은 1분 안팎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데 아무래도 간단한 시놉시스를 가지고 애니메이션 기법 중심으로 만들게 돼요. 발단, 진행, 반전, 결론의 형식으로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심의 영상을 제작하는데 이것은 본격적인 단편영화 제작을 위한 기초 과정으로 볼 수 있어요. 그에 반해 3학년 학생은 보다 다채로운 주제로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죠. 3학년 학생들의 작품을 보면 성적 경쟁, 왕따, 친구나 선생님과의 갈등, 게임 중독 등 우리 아이들의 고민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요. 때로는 황당하고 코믹한 생활 속 이야기도 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비전도 만나볼 수 있어요.” 영상제작의 효과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물론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으면 그것을 보는 친구들의 흥미와 공감 역시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제작 과정에서 배우기 때문에 학생들은 드라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친구가 처한 가정환경과 현재의 고민 등에 대한 이해를 넓히면서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게 된다. 이것 역시 영상제작의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또 그는 학생들이 모든 활동에 앞서 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게 했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목표와 성과 등을 정리하고 발표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정리가 선행되는 것이다. 김 교사는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영상제작에 대한 의욕도 고취된다고 말한다. 이뿐이 아니다. “학생들 스스로 시나리오, 미술, 연기, 편집, 감독 등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단편영화 한 편을 완성할 때 얻게 되는 자신감도 소중하죠.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좋은 영화를 제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친구들 간의 협동심과 이해심도 커지는 것을 봤어요.” 언뜻 들어도 영상제작의 파급효과는 상당해 보인다. 때문에 김 교사는 이렇듯 아이들의 성장을 독려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된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상암영상제’를 기획했다. 1학기 미술시간에 제작된 영상 작품들을 2학기에 공모, 응모작 중에서 심사를 통해 7편을 선정하고 이 작품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지도를 하면서 완성도를 높인 작품들을 상암영상제에서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19일 개최됐던 상암영상제는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와서 볼 수 있도록 학생, 교직원, 학부모에게 참여를 유도한 결과 총 5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화감독 등의 외부 심사위원을 초빙하여 최우수작품상, 우수작품상, 연출상, 편집상, 미술상, 연기상, 시나리오상 등 부문을 나눠 심사하고 시상까지 했다. 최우수작품상 수상은 3학년 문혜원, 이예은, 정서윤 세 명의 학생이 제작한 작품 ‘인생은 롤러코스터’에 돌아갔다. 세 명의 학생들이 직접 시나리오부터 촬영, 소품, 편집과정까지 담당했는데,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또 친구들의 공감도 이끌어냈다. 이제 겨우 2년을 시행했지만 상암영상제에 대한 학생, 학부모들의 관심은 매우 높아 이제는 전교생이 고대하는 학교 내 연중행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상암영상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을 봄으로써 자신들의 아들과 딸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됐다고 말하는 학부모들이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영상제작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많은 부분 공감하면서 김 교사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 주고 있다. 즐거운 수업 위한 자기 계발 상암중 학생들은 누구나 졸업하기 전에 단편영화 한 편씩을 제작한다. 이런 경험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닌 게 분명하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자아를 발견하고, 친구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문화와 예술에 대한 미적 고취까지 성취할 수 있다는 데에서 영상제작의 궁극적 목표를 찾는다. “교사가 갖추어야 할 최우선은 수업이죠. 수업이 즐거워야 학교에 오는 학생들도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교사 스스로 많은 고민을 해야 해요.” 그에게 영상제작은 즐거운 수업, 학생들의 재능과 창의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업을 위한 고민의 결실로 볼 수 있다. 교사는 늘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직면해 있는 직업이라고 말하는 김경서 교사. 그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영상제작수업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것이 그에게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육체적·정신적·시간적 희생을 의미한다 해도, 이것이 그가 교사로 살아가는 방법인 것이다.
몇 달 전 한 여고동창으로부터 그 친구의 근황을 들었다. “걔 요즘 생각이 많은가봐. 요새 아이들이 어디 우리랑 같니? 선생 우습게 생각하지, 또박또박 말대꾸하지, 맘고생이 심한 것 같더라. 차라리 집에서 자기애들이나 잘 가르치는 게 현명한 거 아닌가 고민 중이래.” “그래, 그럴 만도 할 거야, 요즘 애들이 보통 까다로워야지…….”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구야, 흔들리지 마. 냉담하고 치열한 세상일수록 너처럼 열정적인 선생님이 꼭 필요해. 부디 네 따뜻한 꿈이 키워낼 아이들을 저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당부가 터져 나왔다. 담임선생님의 ‘목소리’ 1980년대 초, 나라도 국민도 어려웠던 시절, 나는 또래보다 한참 조숙한 중학생이었다. 아무리 살림이 어려워도 자식 교육에만큼은 아끼지 않았던 그 무렵, 불운하게도 우리 아버지는 몇 년째 실직 중이셨다. 가뜩이나 넉넉지 않던 집안은 점점 더 어려워졌고 나는 결핍 속에서 사춘기를 겪게 되었다. 좋은 학용품은 고사하고 다른 아이들이 두세 권씩 보는 참고서인 전과도 한 권 갖기 어려웠던 나는 무언가를 사달라거나 친구를 부러워하는 것이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어려운 환경을 감추기 위해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웃고, 더 활달하게 더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 중학교 2학년 어느 봄날, 담임선생님께서 부르셨다. “너, 무용 좋아하지?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 한번 배워보면 어떨까? 이번 체육대회 날 무용반 발표도 있단다.” 무용반에 추천하셨다는 말이었다. 눈앞이 깜깜해왔다. 무용복을 맞추고 소도구도 사야하고 특별 지도비까지 내야 하는데 집에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다. 무조건 안 하겠다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당시 무용반은 모든 학생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며칠을 망설이다 연습을 시작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마음이었다. 한 달쯤 지나 체육대회 때 입으려고 맞춘 무용복을 찾을 날이 다가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집에 말할 입장이 아니었다. [PART VIEW] “선생님, 아무래도 발목을 삔 것 같아요. 너무 아파서 발표회에 나갈 수 없을 것 같아요.” 공연히 멀쩡한 다리를 절뚝거리며 엄살을 부렸다. “어쩌지? 안무도 다 끝났는데……, 큰일이네.” 무용선생님은 무척 난감해했다. 생각보다 큰일을 냈다는 생각에 이튿날 나는 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아프다는 핑계로 누워버렸다. “많이 아프니?” 해질 무렵, 담임선생님께서 집으로 찾아 오셨다. 손을 꼭 잡으며 눈을 가만히 쳐다보시더니 낮은 목소리로 다시 물으셨다. “정말 발목을 다친 거니?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았다. 목 깊은 곳에서 뭔가 뜨끈한 것이 울컥 올라왔다. 눈앞이 뿌옇게 변했다. 끝내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다음 날, 모든 걸 솔직히 털어놓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찾아 간 담임선생님께서는 “이젠 발목이 다 나은 것 같은데?” 하시며 새로 맞춘 무용복을 건네주셨다. 무용복도, 소도구도, 특별 지도비까지 이미 선생님이 내신 후였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하려고 해야지, 뒤로 숨으면 되겠니? 좋은 기회가 왔는데 용감하게 잡아야지. 사소한 이유로 포기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어떤 일이든 하려고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해내야 한다. 네 힘으로 어려우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렴. 세상은 도와가면서 살아가는 거란다.” 중학교 2학년 5월, 나는 고운 무용복을 입고 전교생 앞에서 연습했던 춤을 추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해냈다는 자랑스러운 경험을 통해 자신감도 커졌다. 그날 이후 나는 하고 싶은 일, 하기로 결심한 일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었다. 어려움에 부딪치면 최선을 다해 이런저런 방법을 연구했다. 때로는 책에서 답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세상은 노력하는 이를 돕는다는 긍정적인 믿음이 소신을 만들어 주었다. 그렇지만 언제나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건 마음 깊숙이 들려오는 담임선생님의 따뜻한 가르침의 목소리였다. ‘존경과 사랑’에 대한 그리움 선생님 덕분에 경영컨설턴트로 자리 잡은 나는 한 대학에서 교양 수업을 맡았다. 60여 명이 빼곡히 몰려 듣는 수업이라 늘 의자가 모자랄 지경이었는데 교실 한 가운데 두 자리가 비어있었다. 자세히 보니 누군가 커피를 쏟은 모양이었다. 엎질러진 커피를 닦고 앉으면 될 텐데 누구도 치우려 들지 않았다. “누가 저 자리 정리해서 앉지”라는 내 말이 무색하게 학생들은 옆 강의실에서 끙끙대며 의자를 끌고 왔다. 나는 가방에서 물휴지를 꺼내어 보란 듯이 커피가 쏟아진 의자를 깨끗이 닦았다. “아쉽구나. 이 자리를 치우고 앉는 학생에게 A+를 주려 했는데…….” 대체 이 친구들은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는 걸까? 함께 공부하는 친구에 대한 예의도, 관심도, 최소한의 정성도 보이지 않으면서 대학생이 되면 뭐하고 학점을 따면 뭐할까? 중·고등학교에선 대체 뭘 배운 걸까? 단순히 세대차이로 봐야 할지 세상이 너무 변한 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과연 이 친구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그해 여름, 오랫동안 벼르던 프랑스 여행길에서 나는 기대하지 않았던 답을 얻었다. 촉촉한 아침 안개가 낮게 깔린 이른 아침, 산책길에 나섰던 나는 고소하고 향긋한, 갓 구운 빵 냄새에 이끌려 어느새 모퉁이를 돌고 있었다. 좁은 골목길 입구에 자리한 빵집에는 벌써부터 적지 않은 이들이 줄을 서 있었다. 따끈한 커피 한 잔과 보드라운 빵 한 입을 상상하며 낯선 이들 틈에 줄 서 있던 내 눈에 색다른 풍경이 들어왔다. 작은 체구에 분홍색 스웨터를 걸친 할머니 한 분이 오자 줄을 선 모든 사람들이 반겨 맞으며 각자의 앞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었다. 순식간에 내 뒷자리까지 오신 그 분께 나 역시 자리를 내어 드렸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빵을 받아들고는 뒤돌아보며 눈인사를 건네는 저 할머니는 대체 누구일까? 무슨 이유로 이 동네사람이 하나 같이 흔쾌히 자리를 양보하는 걸까? 호텔에 돌아와 매니저에게 물었더니 “아, 디안느 선생님이세요. 평생 이 마을에서 선생님으로 지내신 훌륭한 분이세요.” ‘그랬구나. 연세 드신 선생님을 향한 마을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이 담긴 양보였구나.’ 가슴 한켠이 찌릿해졌다. 그땐 몰랐지 선생은 한자로 ‘먼저 선(先)’에 ‘날 생(生)’을 쓴다.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통용되지만 글자 그대로 ‘먼저 세상에 태어난 사람으로 앞서 깨달은 세상의 이치를 후배에게 가르쳐주는 이’라는 해석이 더 마음에 든다. 낯선 땅 프랑스에서의 기억이 선생님이라는 말의 깊은 본연을 되짚어보게 했다. 비록 학교 공부가 점수로 환산되어, 진학하고 취업하는 과정의 도구로 인식되면서부터 퇴색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선생님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의미를 배운다. 말이나 지시가 아닌 선생님의 열정과 성의를 통해 학생의 마음은 열리고, 선생님은 열린 마음에 공과 시간을 들여 물을 뿌려가며 영혼을 키운다. 새 교과서를 받으면 종이를 오려 한문 앞에 쓰인 한글에 붙이도록 하셨던 여고시절 국어선생님. 사회에 나가 무난히 한문 명함이며 서류를 읽을 수 있었던 건, 3년 내내 작은 종이가 다닥다닥 붙은 국어책으로 공부했던 덕분이었다. 안 해도 되는 일을 한다며 투덜거리던 우리에게 선생님은 “쓸데없어 보이는 귀찮은 일에 언젠가 감사하게 되는 것이 세상이지”라고 하셨다. 화창한 날이면 학교 정원에서 수업을 하자시며 대답을 못하는 친구에겐 점심시간에 안뜰 화단에 물주는 벌을 주셨던 생물선생님. 물을 주면서 익힌 꽃의 이름이며 꽃말들, 풀 뽑아 가며 화단을 보살피는 과정에서 깨닫게 된 생명의 신비와 가치야말로 잊지 못할 진정한 공부였다는 사실은 철이 들어서야 알게 된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그분들이 새삼 그립고 소중해질 때마다 우리는 한 뼘씩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게 아닐까? 나의 고민도 풀렸다. 우리가 선생님들께 받았던 것처럼, 지치지 말고 정성을 다해 안전하게 날 수 있을 때까지 날갯짓을 훈련시켜야 한다. 우리가 그렇듯이 그들의 가슴 한켠에도 우리의 이름이 자리할 것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선생님이라는 그 이름으로.
1-1980년대 초반 미국의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가 일본을 방문하였다. 당시 일본 자민당 정부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가 총리를 맡고 있었는데, 그가 키신저를 맞이하였다. 키신저는 나카소네와 악수를 하며 이렇게 말을 꺼냈다. “총리 각하, 제가 이번에 일본을 오면서, 이 세상에서 일본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함께 데리고 왔습니다”하며 동행했던 자기의 아내를 소개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이 사람은 미국에서 백화점에 가면 온통 일본제 상품만 삽니다. 얼마나 일본 제품을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집안에 온통 일본 제품들만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나카소네 총리는 고마움의 미소를 머금고 부인에게도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하였다. 그러나 이내 키신저의 말이 무슨 말인지를 알아차렸다. 금방 미소가 사라졌다. 키신저 국무장관의 말을 얼핏 들으면, 방문하는 나라의 총리를 기분 좋게 해 주는 덕담 정도로 들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이 문제이었다. [PART VIEW]미국과 일본은 극심한 무역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일본은 미국에 많은 수출을 하면서도 막상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은 적어서 심한 수출초과 현상을 보이던 때이다. 나카소네 총리는 일본의 경제와 무역을 세계 최강의 수준으로 성장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국력을 세계에 과시하던 부국 일본을 이끌던 바로 그 당사자이었다. 키신저의 농담 아닌 농담은 물론 날카로운 가시가 들어 있는 것이었다. 상대가 꼼짝 못하고 경청할 수밖에 없는 고급 재치가 번득이는 유머였다. 미국은 이렇게 일본 물건을 많이 사 주는데, 일본은 미국 물건을 사 주지 않을 거냐 하는 은근한 주문이 들어 있는 고도의 전략이 들어있는 유머였던 것이다. 이 말이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후 양국의 무역 불균형이 점차 해소되는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은 사실이다. 무역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서 미국이 군대를 보내 압박하지 않고 키신저와 같은 외교관을 보낸 것은 이 문제를 대화로써 해결해 보자는 것이다. 군사적 압력은 상대를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을 때 취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대화를 하겠다고 한다면 상대에게 호감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응당 있어야 한다. 물론 외교적인 발언과 접촉이 모두 이처럼 잘 정제된 유어의 방식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미국은 더 이상의 무역적자를 용납하지 않겠다”, “일본의 무역 태도는 상호이익을 무시하는 이기적인 것이다”, “모든 가능한 경제적 보복 조치를 강구하겠다” 등의 공격적 언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양국이 이제까지 유지해 오던 경제 협력 관계를 해체하겠다”, “일본은 머지않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등과 같이 협박성 언어를 보낼 수도 있다. 아니 아주 불편한 심사를 그대로 드러내어 “일본이 경제적 동물임을 확인한다” 등의 모욕을 끼얹는 말을 던질 수도 있다. 이쯤 되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돌직구’에 가까운 발언이 된다. 돌직구란 돌멩이처럼 단단한 직구 볼이라는 뜻이다. 상대방에게 이야기할 때, 상대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매우 직설적으로 말하는 행동을 빗대어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대화를 하자는 의도보다는 상대의 결함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어 모욕을 주자는 의도로밖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대판 싸움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대화적 해결은 멀어진다. 외교는 대화다. 성공한 외교는 대화의 금자탑이 드러나고, 실패한 외교는 바로 참혹한 전쟁의 재앙을 불러온다. 키신저는 역시 걸출한 외교관이었다. 2-돌직구 날리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세상이다. 선거를 치르면서 정파가 다른 사람들 사이의 말은 돌직구를 넘어서 칼직구라 할 만하다. 어디서 저런 돌멩이와 칼날들을 감추고 살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본을 보인다. 각종 공개 오디션에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그처럼 강퍅한 돌직구의 말로 출연자의 기를 죽여 놓아야만 권위 있는 심사위원이라도 된단 말인가. 평론가들은 엄숙하고도 강력한 말로만 평론을 하려 한다. 시민단체의 대변인들도 분노의 돌직구로만 이야기하려 한다. 텔레비전의 대중 예능 프로그램에도 돌직구의 센 말이 아니면 카메라가 잡아 주지 않는단다. 센 말이 아니면 말 축에도 못 끼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도처에 돌직구의 말이 횡행한다. 그만큼 대화적 인간이 사라진다는 것이리라. 그만큼 유머의 언어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것이겠지. 대화의 가치를 인정하지도 않고 기다리지도 않는다. 대화조차도 함정으로 이용하려는 전략 술수가 너무 능하다. 사람들은 왜 굳이 돌직구의 말에 유혹되는가. 그만큼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일까. 현대인에게는 신념이 빨리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런 신념일수록 금방 과잉으로 치닫는다. 말이 좋아 신념의 과잉이지, 그것은 자기최면의 또 다른 표현이다. 정보가 넘쳐나면서 바르고 참된 지식을 찾아가는 도정도 망가져 버렸다. 바르고 참된 지식 그 자체를 믿는 것 같지도 않다. 철학하는 자세의 꽃이라고 일컫던 ‘회의(懷疑)’니 ‘성찰(省察)’이니 하는 것들은 다 어디로 도피해 버린 것일까 반성조차도 자기합리화의 방편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어떤 생각이나 믿음이 아무런 회의나 도전 없이 자기 안에서 스스로 강해지면, 우리는 돌직구의 말에 유혹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대화적 인간’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또 그런 것만 믿는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 있는 집단이나 사회도 대화적 공동체가 되기는 힘들다. 이런 인간과 이런 사회는 선동에 쉽게 휩쓸린다. 선동은 대화를 두려워하고 경계한다. 오로지 자신이 믿는 방향으로만 사람들의 정신과 의식과 감각을 붙들어 매려고 한다. 성서에서도 ‘지나치게 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을 경계하였다.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 순간 ‘부족한 인간’의 자리에서 ‘절대적 심판자’의 자리에 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본인도 모르게 심판자가 되는 순간, 상대를 상대의 형편과 동기에서 이해해 주는 기제는 사라진다. 오로지 ‘의로운 나’의 판단과 기준에 따라 가치가 절대화 되는 것이다. 의롭지 못한 것은 용서받지 못하는 것으로 심판된다. 신앙 또한 그것이 비뚤어지면 살육과 학살의 광기로 옮아간다. 신앙의 근원이 의로움 아니겠는가. ‘신이 그것을 바란다’는 구호로 1096년에 서유럽 전역을 ‘의롭게’ 추동하여 성지 예루살렘으로 떠난 십자군 3년 원정의 경과는 어떠하였던가.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의 경로를 거쳐 1099년 크리스마스 경에 예루살렘 성을 이슬람으로부터 탈취하던 날, 십자군은 예루살렘 성 안팎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도륙하였다. 이슬람은 물론 유대교 신자까지도 무차별하게 죽였다. 정말 이런 장면을 예수가 원했을까. 또한 여기에 무슨 대화가 있을 수 있는가. 오늘날 진영을 막론하고 성전(聖戰)으로 선포되거나 저질러지는 전쟁들 또한 ‘내가 심판자다’라는 갇힌 의식에 철저하게 몰입된 지도자들이 일으킨다. 이런 전범들로 인하여 엄청난 살생과 재앙이 그치지 않는 것이 인류의 역사이다. 3-나만의 신념으로 돌직구의 언어를 마구 던져대는 사람은 정말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기 어렵다. 돌직구를 던지는 마음은 내 이상과 내 기준으로 있는 현실을 처단하려는 마음으로 통한다. 그러니 실제의 현실을 조금도 긍정할 수 없다. 현실의 우리 인간은 너나없이 ‘모순의 인간’인데, 돌직구의 마인드를 가지는 순간, 그것이 가차 없이 부정되기 때문이다. 오로지 돌직구 던지는 사람의 이상적 가치만 ‘우뚝’ 우월하기 때문이다. 어떤 근본주의든 자신들만이 의롭다는 것에 모든 것을 걸게 되면 어떤 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듯 스스로 엄중하고 올바르다고 믿는 것들을 굳게 붙잡으면 붙잡을수록 그 엄중함과 거룩함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이 곧추 세워진다. 심지어는 심판자가 되어 있는 자기 자신도 자신의 의지대로 심판하는 것이 아닌 상태에 이른다. 이런 마음으로 불쌍하고 약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사랑을 품을 수 있겠는가. 이런 마음으로 나의 모자람과 결핍을 어떻게 볼 수 있겠는가. 겸손으로 자아를 비우고 내려놓을 수도 없다. 고뇌가 가득할수록 증오를 키움으로써 그 고뇌를 지우려고 할지도 모른다. ‘돌직구의 언어’는 사람의 본성에 있는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죽여 버린다. ‘어진 마음 (仁)’을 몰아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돌직구의 언어’로는 생명을 키울 수 없다. 생명적인 가치를 가르칠 수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대화의 언어, 화평의 언어, 웃음의 언어로 우리를 길러 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이 점이 더없이 중요하다. 장차 그들이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