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7,02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중도에 하차했다. 물론 헌법소원을 냈기 때문에 기사회생 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어쨌든 선거와 관련된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법원의 판단을 환영한다. 서울교육의 수장이 중도에 하차함으로써 서울교육은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혼선을 가져올 것으로 보여 일선학교에서 상당히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곽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정책들도 교육감과 함께 중도에 하차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감의 중도하차는 이유를 막론하고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교육감의 중도하차로 인해 교육감 선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음은 물론 교육감을 신뢰하지 못하는 풍토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제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교육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이 해야 할 일들이 많은 상황에서 근 1년 가까이 재판을하고 그때마다 부교육감이 직무를 대신하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혼란을 겪게 된다. 교육감의선출방법에 대한 문제가 수면으로 올라오고있다. 런닝메이트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교육관련 시민들이 뽑는 안도 검토되고있다고 한다. 어떤방법을 동원해도 현재와 같은 문제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학교운영위원들이 선출하던때가 있었으나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지금의 직선제가 도입되었지만 문제가 자꾸 커질 뿐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또다시 선출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필자는 선거방법의 문제가 아니라는진단을 내놓고 싶다.방법상의 문제보다는 교육감에 출마하는 출마자들에게 더 문제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곽노현 교육감이 인사를 하면서 철저히 자신의 사람을 심어 놓았다는 이야기가있다. 이 역시도 교육감의 문제이지 교육감을 선출하는 방법에서 오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교육계에종사한 경력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후보자 자체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교육계에 오랫동안 종사했다고해서자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선출 구조에서 문제점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본질적인 해결이 안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후보자의 자질 검증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후보자의검증절차가 더 많아져야 한다. 시민이나 교육계에 종사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검증위원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후보자 등록만 한다고 해서 바로 후보자로 결정하지 말고 다양한 검증을 통해 최종적으로 검증이 되었다고 판단할때 후보자로 결정해야 한다.구체적인 검증방법은논의가 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제도의 문제만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계속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때 원인진단이 잘못되어 선출과정에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교육감을 어떻게 선출하느냐의 문제 보다는 교육감을 어떤 사람으로선출하느냐가 더중요한 것이다.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선거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최소한 교육감은 임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자질이 검증된 후보자가 필요하며, 최소한 초,중등학교 근무경력이 있어야한다. 학연 지연에 얽매이는 현재의 상황에서는어떻게 교육감을 뽑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어떤 사람을 선출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선거 이전에 충분한 검증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교사들의 연수 방향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 교사는 타인으로부터 전문성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학문적 분야에 뛰어난 교수, 학자가 관련된 전문 지식을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교사는 그 지식을 획득하는 처지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교사의 연수 방식이 변했다. 강사에게 일방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이 전문가로서 함께 토론하고 거기서 각자 필요한 지식을 공유한다. 그래서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연수를 진행하고 강사도 선생님들을 초청한다. 이런 덕분에 내가 강사로 초대된 것이다. 올해 들어 선생님들께 강의를 제법 많이 했다. 그런데 글쓰기 강의는 부담이 많이 된다. 글쓰기 기술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범을 보이기도 어렵다. 평면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김연아 선수도 강의실에서 피겨스케이팅 타는 법을 강의하라고 했다면 난감해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즉 얼음판에서 무릎이 깨져야 스케이트를 잘 타듯, 글쓰기도 직접 써봐야 느는 것이다. 강의에 앞서 구양수의 베개를 소개했다. 구양수는 당송 8대가이다. 그는 가난해서 문구(文具)를 사지 못해 어머니가 모래 위에 갈대로 글을 가르쳤다. 구양수는 글을 잘 쓰기 위한 것으로 다독(多讀), 다작(多作, 혹은 다문 多聞) 다상량(多想量) 등 삼다(三多)를 말했다. 그리고 생각하고 배우기 쉬운 장소로 침상(잠자리에 있을 때), 마상(말 위), 측상(화장실)이라고 했다. 여기서 베개는 옹이가 많이 박힌 목침을 뜻한다. 그것을 베면 편안치 않아서 잠을 깊게 들지 않는다. 그 어렴풋한 선잠 속에서 보통 때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명문장들이 떠오른다. 구양수의 명문들은 이러한 비몽사몽간에 쓰인 것들이라고 한다. 구양수 명문장은 끝없이 상상하는 힘에서 나온다는 것을 암시한다. 글쓰기 강의는 어휘력 기르기, 문장력 기르기, 문단 쓰기를 했다. 실전 연습을 하고 싶었지만 워낙 시간이 부족해 강의 위주로 진행했다. 어휘력 기르기, 문장 쓰기, 단락을 쓰는 방법을 강의했다. 어휘력 기르기에서는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에 대해서 소개하고, 문장 쓰기는 비문을 쓰지 않는 방법을 강의했다. 단락을 구성하는 방법과 주제문 찾기도 했다. 디지털 시대에 글을 쓰는 역량은 누구나 필요한 것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은 정보와 소통의 공간이면서 글쓰기의 기초 공간이 된다.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남겨야 할 상황도 많다. 특히 교사는 글쓰기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학교생활 기록부에 학생 평가를 서술식으로 하고, 대입 추천서도 쓴다. 각종 공문서와 보고서 등도 모두 글로 써야 한다. 오늘날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시대를 이끈다. 신영복, 유홍준, 최재천 교수도 모두 글쟁이다. 남자의 물건을 쓴 김정운 교수도 글을 쓰면서 유명세를 탓다. 미래 사회는 감성 능력이 으뜸이다. 글을 통해 감성을 자극하는 사람이 리더이다. 한 차원 높은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 글쓰기는 필수다. 이날 강의에서 강조한 것은 독서다. 글쓰기는 독서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내 경우도 독서가 글쓰기를 도왔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글쓰기는 높은 언덕에 있어 못 올라가는 아니다. 노래를 못해도 노래를 즐기면 실력이 늘 듯, 글쓰기도 취미로 한다면 실력이 는다. 나에게 글쓰기는 내 직업과 내 분야에서 남다른 성취를 맛보게 했다는 일화도 이야기했다. 우리 인생은 대부분 일이 차지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꿈꾸는 비전을 향해 끊임없이 선택하고 행동하며 실천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소중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아름다운 열매도 맺는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좋은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성공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삶에 있어서 어떤 사람은 살아가고 있고, 어떤 사람은 죽어 간다. 성장과 성숙이 없는 삶은 곧 죽어 가는 것이다. 지금 나의 모습을 뛰어넘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다. 나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가져야 한다. 꼭 글쓰기가 아니어도 내 삶에 도전장이 필요하다. 죽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 자기 삶에 도전장을 내밀으라고 강조했다.
천년고도, Beautiful 경주! 고대와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삶과 문화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라 신라의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유과 천년의 향기가 곳곳에 서려 있다. 경주는 사계절 모두 철에 따라 느낌이 다른 천혜의 관광지이다. 어른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수학여행이 가슴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존재하고, 외국인들에게는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와 화려했던 옛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유난히 아름답다는 신라의 달밤! 경주는 늦은 밤까지 천년의 역사를 불빛으로 밝힌다. 다른 곳의 관광지는 5시면 문을 닫고 출입을 막는데 경주는 밤 10시까지 불을 밝힌 채 관광객을 맞이한다. 대릉원, 안압지, 첨성대는 늦은 밤에도 야경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경주의 관광지는 대부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여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기에 좋다. 대릉원을 비롯해 여러 곳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9월 7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다녀온 경주의 여행지를 사진을 통해 되돌아본다. 대릉원(사적 제512호)은 황남동에 있는 신라시대의 고분군으로 경주여행의 중심지이자 출발점이다. 현재 총면적 13만여 평의 고분군에 신라시대의 왕과 왕비, 귀족 등의 무덤 23기가 모여 있다. 모두 평지에 자리 잡은 고분군은 신라미추왕릉(사적 175)을 비롯해 7개의 지역으로 나뉜다. 대릉원이라는 이름은 '미추왕을 대릉에 장사지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따왔다. 입구에서 미추왕릉과 천마총까지 숲길이 길게 이어진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하다보면 녹색 잔디로 뒤덮인 봉분들이 마치 낙타의 등처럼 솟아올라 부드럽게 곡선을 그린 모습이 마을 뒤편의 작은 동산을 닮았다. 대릉원 관람의 백미는 무덤에서 많은 유물이 쏟아져 나왔고, 유일하게 내부를 공개하는 천마총(155호분)이다. 출토된 1만 1500여 점의 유물 중 신라의 금관 가운데 금판이 가장 두껍고 금의 성분이 우수한 금관(국보 제188호), 자작나무 껍데기를 여러 겹으로 겹쳐서 누빈 장니(말에 올라탈 때 종아리를 보호하는 가리개) 위에 하늘을 나는 천마를 능숙한 솜씨로 그린 천마도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래서 이 고분의 이름이 천마총이다. 첨성대(국보 제31호)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알려져 있지만 천문대를 상징하는 기념탑이나 불교에서 말하는 수미산을 본떠 만든 건축물로 추정하는 의견이 있다. 또한 아름다운 구조가 매우 과학적이고, 사방 어디에서나 똑같은 모습으로 보여 해시계 역할도 한다. 계림(사적 제19호)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전설의 숲이다. 전설에 의하면 탈해왕 때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금으로 된 궤짝 아래에서 흰 닭이 울어 궤짝을 열어 보니 그 안에 총명하게 생긴 사내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를 태자로 삼은 탈해왕은 아기라는 뜻의 '알지'로 이름 부르고 금궤에서 나왔으므로 성을 김씨라 하였다. 계림은 편히 앉아 오랜 시간 책을 읽고 싶은 아름다운 숲이다. 주변인 동부사적지 일원의 유휴지에 대단위 꽃밭이 조성되어 있고, 동부사적지대의 고분군ㆍ첨성대ㆍ경주향교와 최씨고택ㆍ월성과 석빙고도 가까운 거리에서 이웃하고 있다. 경주향교(경북유형문화재 제191호)는 나라에서 지은 교육기관으로 경상북도에서는 가장 큰 향교이고, 임진왜란 때 불 탄 것을 선조 때와 광해군 때 원래 모습대로 고쳐지었다. 경주 교동 최씨고택(중요민속자료 제27호)은 경주 최씨의 종가로 1700년경에 건립되었다. 월성을 끼고 흐르는 남천 옆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았고, 문간채ㆍ사랑채ㆍ안채ㆍ사당ㆍ고방으로 구성되었으며, 안채는 'ㅁ'자ㆍ대문채는 'ㅡ'자 모양이고, 사당이 사랑채와 별당 사이에 배치되어 공간적 깊이가 느껴지는 조선시대의 양반집이다. 12대 동안 만석지기 재산을 지키고, 9대에 걸쳐 진사를 배출한 경주 최부자집은 '재물은 똥거름과 같아서 한 곳에 모아두면 악취가 나고 골고루 흩뿌리면 거름이 된다'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집안을 다스리는 지침 '육훈'과 자신을 지키는 지침 '육연'을 가슴에 새기며 늘 베푸는 삶을 실천했다. 경주 교동 법주(중요무형문화재 제86-다호)는 경주 교동 최부자집에 전해 오는 비주로 조선 숙종 때 궁중에서 음식을 관장하는 관직에 있던 최국선이 고향으로 내려와 최초로 빚은 궁중에서 유래된 술이다. 월성(사적 제16호)은 신라시대의 반달모양 도성으로 동서 900m, 남북 260m의 성안에 부분적인 성벽과 건물지가 있다. 또한 성안이 넓고 자연경관이 좋은 궁성으로 월성 안에 있던 문과 누각 등의 건물은 없어지고 지금은 석빙고만 남아 있다. 석빙고(보물 제66호)는 1000여 개의 돌로 만든 직사각형의 얼음 창고로 무지개 모양의 천장에 공기구멍이 3개 있고, 바닥은 물이 빠지도록 홈을 파서 비스듬하게 만들었다. 남쪽의 계단을 통하여 출입하는데 출입문 이맛돌에 써있는 '숭정기원후재신유추팔월이기개축'이 영조 때인 1741년에 옮겨 세웠음을 알린다. 옆의 석비에 '경주 부윤 조명겸이 얼음 창고를 돌로 만들었다가 3년 만에 이곳으로 옮겼다'고 적혀 있다. 옛터는 현재의 석빙고에서 서쪽으로 약 100m 되는 곳에 있다. 경주의 아름다운 야경을 대표하는 곳이 경주 동궁과 월지다. 경주 동궁은 월지(안압지) 서쪽에 위치한 신라 왕궁의 별궁터다. 왕자가 거처하던 동궁은 경사가 있거나 귀한 손님을 맞이하던 연회장소로 견훤의 침입을 받은 경순왕이 왕건에게 잔치를 베풀며 위급한 상황을 호소하던 곳이다. 월지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 조성한 큰 인공연못으로 못 가운데 3개의 섬, 못의 북동쪽에 12봉우리의 산을 만들었다. 여기에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심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전해진다. 김유신 묘(사적 제21호)는 송화산 동쪽의 구릉 위에 있다. 김유신은 김춘추(태종무열왕)와 혈연관계로 맺어져 여러 전투와 내란에서 큰 공을 세우고 당의 침략을 막아낸 삼국통일의 일등공신이다. 김유신의 묘는 왕릉처럼 지름이 30m에 달하는 커다란 규모이고, 봉분 아래에 조각이 없는 둘레돌과 12지신상을 조각한 둘레돌을 교대로 배치하고 그 주위에 돌난간을 둘렀다. 몸은 사람의 형체이고 머리는 동물 모양인 12지신상이 평복을 입은 채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신라인들의 세련된 조각솜씨를 보여준다. 무열왕릉(사적 제20호)은 선도산 동쪽 구릉에 있는 신라 제29대 무열왕의 무덤이다. 무열왕의 본명은 김춘추이고, 최초의 진골 출신 왕으로 당과 연합하여 삼국통일의 기초를 마련한 인물이다. 무열왕릉은 신라의 왕릉 중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을 확실히 알 수 있어 가치가 크다. 무열왕릉의 위쪽으로 서악리 고분군의 큰 무덤 4기가 차례로 이어지고, 앞쪽에 서악리 귀부(보물 제70호)와 무열왕의 9세손 김양ㆍ무열왕의 둘째아들 김인문의 묘가 있다. 경주 오릉(사적 제172호)은 평지에 위치한 4기의 봉토무덤과 1기의 원형무덤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박혁거세를 비롯한 신라 초기 4명의 박씨 임금과 박혁거세의 왕후인 알영왕비 무덤이고, '삼국유사'에 의하면 하늘로 올라갔던 박혁거세가 7일 후 몸이 흩어져 땅에 떨어지자 따라 죽은 왕비와 같이 묻으려 했으나 큰 뱀이 방해하여 몸의 다섯 부분을 따로 묻은 무덤이다. 포석정지(사적 제1호)는 젊은 화랑들이 풍류를 즐기며 기상을 배우던 연회장소다. 정자는 사라졌고 현재는 경주 남산의 서쪽 숲속 계곡에 풍류를 즐기던 물길만 남아있다. 22m의 물길에 높낮이를 만들어 술잔이 좌우로 꺾어지고, 굽이치고, 빙글빙글 돌게 했다니 당시 사람들의 풍류와 기상이 엿보인다. 나정(사적 제245호)은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태어난 전설을 간직한 우물이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가 세워지기 전 고허촌장이 흰 말 한 마리가 무릎을 꿇은 채 울고 있는 우물가에 가보니 빛이 나는 큰 알이 하나 있었다. 그 박처럼 생긴 알에서 남자아이가 태어나 성을 '박'이라 하고, 세상을 밝게 한다는 뜻에서 이름을 '혁거세'라고 하였다. 이 아이가 훗날 왕의 자리에 올라 서라벌을 세운 박혁거세다.
십대는 성적과 진로에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것을 해야 잘 할지, 그 일이 적성과 맞을지, 도무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학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도 마찬가지이다. 놀라운 사실은 중학교 때 계속 가슴에 품었던 꿈을 바꾸게 된 이유는 한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이다. 그러고 보면 선생님의 아이들의 마음 도둑이 될 수 있다. 관심이 없었던 것도 관심으로 이끌어 내는 선생님, 그것도 수업을 통하여... 아이들의 마음을 울린 수업, 그것은 그냥 이루어진 수업이 아니었을 게 분명하다. 지금 우리 공교육이 위기를 맞이한 이유를 생각하면서 문제는 아무런 꿈이 없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선생님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가이다. 상당수의 아이들이 부모의 강요에 못이겨 학원으로 끌려다니는 상황이다. 하지만 스스로의 아픔을 통한 성장과 평상시의 수업을 통하여 아이들의 꿈을 심도록 하는 열정있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한 학생의 서신에서 아픔을 이겨내고 꿈을 찾아가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먼저, 중학교를 졸업한 지 1년 반이 지났는데 계속해서 관심 가져주신 점 감사합니다. 통역관이라는 제 꿈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고 조언도 해 주시다니 영광이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키워왔던 통역관의 꿈이 고등학교 1학년 때 화학 관련 연구원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을 대하고 세계 여러 나라 문화를 접해보고 싶어서 통역관이 되고 싶었는데 고등학교에서 화학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부터 꿈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에 별로 관심이 없어 깊게 공부하지 않았는데 화학 수업을 듣고 나서 선생님께서 차근차근 가르쳐주시는 수업방식도 마음에 들고 화학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물질들이 신기하기도 했고 우리 생활이 모두 화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화학에 관심을 끌게 했습니다. 제철고등학교에서는 진로의 날을 맞아 졸업하신 선배들을 초청해 관심 있는 학과나 직업에 자율적으로 선택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행사가 있습니다. 저는 그 행사 때 약학에 대해 들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화학에도 관련이 있고 제약회사에서 마케팅을 맡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의료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선배님의 강의를 듣고 나니 어렵다는 약학 대학도 가고 싶어 졌습니다. 지금 꿈과 대학에 대해 고민이 너무 많아서 걱정입니다.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성적이 상승하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하구요. 여중학교에 있을 때는 임원활동도 많이 하고 성적도 상위권에 있어서 제철고등학교를 가도 뭘 해도 잘 할 것 같았고 제 뜻대로 따라 줄 것 같았는데, 1학년 1학기가 끝나자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게 절실하게 느껴지더군요. 선생님과 상담도 많이 하고 부모님께 죄송해서 하루 종일 우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넌 뭘 해도 할 수 있을 거야.’ 라는 부모님의 문자와 선생님의 편지가 힘이 됩니다. 통역 활동도 하시고 강연도 다니시고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께서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쓰신 기사를 보니 교육 현실이나 고충이 잘 드러나 있어서 얼마나 교육에 열정을 가지고 계신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제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기대하고 계신 만큼 그에 부응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해서 여중학교를 빛 낼 수 있는 큰 인물이 되겠습니다.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후배들을 뵐 생각을 하니 너무 설레고 감사함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금년도 새 학기가 ‘학교폭력 근절’을 화두로 시작했다면 2학기 화두는 단연 ‘인성교육’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우리 교육 속에서 인성교육이 도외시 됐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바른 인성 함양은 늘 교육의 지향점이었다. 그러나 입시경쟁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인성이 자리 잡고 있던 자리를 잠식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인성은 ‘좋은 대학, 출세’를 위해선 잠시 미뤄둬도 되는 존재로 전락했다. 인성교육에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값비싼 사교육도 불사하면서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승자로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성공’만 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비뚤어진 인성은 눈감아줄 만큼 관대했던 것이 그간의 사회 분위기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성적으로 경쟁해야하는 학교에서 친구는 내가 싸워 이겨야 할 경쟁 대상일 뿐, 우정을 나누고 추억과 정을 공유할 참다운 친구의 개념은 공허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학교교육의 문제라고 한 마디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 책임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만도 없다. 이에 대해 박효종 서울대 교수(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준비위원장)는 지난 5월 열린 인성교육 실천 포럼에서 “한국사회의 높은 교육열에는 학벌과 성공을 향한 획일적 문화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고, 이로 인해 교육에 대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창의성, 교육주체들의 공동체 의식 형성에는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PART VIEW] 배우는 인성에서 실천하는 인성으로 그렇다면 금년 들어 인성교육이 이토록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지난해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기점으로 곪아 터져버린 학교폭력, 교권추락 등 개탄할만한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사회적 함의가 표출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사회적 분위기가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우리 교육과 사회의 본질적 문제에 대해 반성케 하는 교육적 책임감 또한 자극했다. 기존 교육이 지식 위주의 획일적 교육이었다는 점과 교육과정과 유리된 인성교육, 주입식 문제풀이식 정답 찾기 교육이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앞으로의 교육은 달라져야한다는 것이 공통된 함의다. 이에 지난 7월 교과부는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출범식 ‘Talk 人’ 프로그램에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주제로 공감토크에 참여, “인성교육 실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의 인성교육 틀에서 벗어나 실천 중심의 차별화된 인성교육을 할 때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인성교육은 어떠했다는 것일까? 지난 4월 열린 ‘교육정책연구협의회’에 참석한 서덕희 조선대 교수에 따르면 “도덕교육이나 전인교육 등 기존 인성교육과 관련한 유사개념에 대한 이론적 논의가 이뤄져 왔음에도 정책적 차원에서 논의되고 실행되는 인성교육은 지식교육과 사실적으로 분리된 것이었다. 2009개정교육과정만 봐도 창의·인성교육을 강조하게 된 데에는 기존 학교교육이 너무 지식교육에 한정돼 있다 보니 미래에 서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능력을 지닌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데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크게 적용했다. 지식교육은 인성교육과 대비되는 교육으로, 이제까지 지식교육에만 관심을 두었으니 앞으론 인성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 교수는 “인성교육은 지식교육과 구분되지 않는 것으로 학교교육이 그 자체의 이념을 제대로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현될 수 있는 총체적이고 궁극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교육과정에서 교과부가 강조하는 인성교육 역시 서 교수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성교육은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해 체득하는 것이고 교육 전반에 걸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 인성을 키워나가는 것”이란 인식을 함께하고 “상향식 참여와 협력으로 인성교육을 실천해야 함”을 강조했다. 더불어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서 인성 덕목을 △인격적 측면에서 정직과 도전정신 △사회성 측면에서 배려와 소통 △감성적 측면에서 긍정적 태도와 공감으로 꼽았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성명서를 내고 “기존의 성적 경쟁 중심의 정책을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인성교육 정책을 쏟아 붓고 있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학교가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면 또 다른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현재 실시하고 있는 정책 중에서 아이들 인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작업을 선행해 폐지·선행하는 의지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정책이 자리잡기 위한 진통이다. 지금 학교는 학교폭력을 잠재우고 공동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21세기 참다운 인성의 미래 인재를 키워가기 위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1학년 때 운동장에서 난생 처음 줄 서는 법을 배웠다. 그러면서 생애 최초로 질서에 대해 눈 뜨게 됐고, 자신밖에 몰랐던 나는 아이들과 경주하는 법을 배우면서 공평을 경험했다. 또 힘든 일을 남에게 미루려고만 했던 나는 상급생이 되면서 기마전, 축구, 줄다리기 등을 통해 협동의 참뜻을 배웠다.’ 체육시간을 통해 아무 것도 몰랐던 아이가 질서와 평등, 협동을 깨달아간다.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이뤄지는 과정이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신체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최근 각 학교마다 체육을 통한 인성 함양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체육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체육수업 시수를 확대하고 재미있는 체육수업,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한 수업 방법 개선과 학교스포츠클럽 확대 및 스포츠리그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것. 체육활동이 인성교육의 첫걸음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생활스포츠로 협동, 배려 정신 키운다 서울 개웅중은 생활스포츠 활성화를 통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한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스포츠 동아리 운영을 활성화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해 아침이나 점심, 방과후 또는 토요일을 이용해 활동하고 있다. [PART VIEW]특히 교내 스포츠리그전인 ‘우리들만의 리그’에 참여하기 위해 학생들 스스로 팀을 결성해 연습하고 리그전에 참여하는 등 학생들의 변화가 뚜렷하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체육활동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 학교생활에 재미를 붙이게 됐고 학교 분위기도 좋아졌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수업 속에도 인성교육을 녹여낸다. 강창곤 인천효성고 교사는 “시간과 공간이 제한된 체육수업 속에서 새로운 생각과 올바른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령 육상기능을 가르치면서 육상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드높이는 마음과 지식, 기능을 길러주는 한편 이기적 자아를 벗어나 다른 사람과 그들의 세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교사가 효율적인 수업 방안을 계속해서 시도해야 하며 교사의 행동이나 말투, 어휘, 태도, 표정 등 간접적 교수행위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 교사의 솔선수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업 속에 들어온 ‘인성’ 학생오케스트라나 1인 1악기 등 예술교육을 통해 서로를 배려하고 감각적, 정서적 균형감을 꾀하는 교육방법은 이미 대다수 학교가 활용하고 있다. 문화소외지역에 위치한 충남 가사초등학교의 경우 학생오케스트라에 전교생이 참여하면서 주변 지역에 ‘음악이 흐르는 학교’로 입소문이 났다. 학생들은 소그룹 음악활동을 통해 악기 다루는 법은 물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을 배운다. 또 선후배 간 멘토 제도를 통해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법과 문제해결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공격적 행동이 눈에 띄게 줄고 학교생활에도 긍정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서경수 구미 오상중 교사는 음악 시간에 ‘캠페인 송 만들기’, ‘특정 곡에서 떠오르는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의견 나누기’, ‘형태분석법을 통해 민요 개사해 부르기’ 등, 기존 교수학습과정에 인성요소를 추가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캠페인 송 만들기의 경우 모둠을 편성하고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해소하기 위한 캠페인 송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사나 주제가락을 만들고 이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고 서로를 배려하는 등 정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서 교사는 말한다. 예체능은 일반적으로 인성을 기를 수 있는 기본 교과로 통한다. 그렇다면 일반 교과에서는 어떻게 인성 요소를 적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을까? 김유정 목포옥암중 영어교사는 지난해 학술지 교육전남을 통해 ‘다양한 학습활동을 통한 영어과 창의·인성교육’을 발표하면서 ‘보드판 활용수업’, ‘독서토론 학습’, ‘Whisper 학습’, ‘효행미션’ 등을 소개했다. 보드판 활용수업은 예습 복습을 반드시 해야 답변이 가능토록 한 문답식 수업을 도입해 가장 먼저 보드판에 답을 써 들어 올린 팀에게 최고의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가장 먼저 답을 써 보드판을 들었다 하더라도 팀 내 불특정 학생에게 질문했을 때 답을 모르면 받은 점수를 삭감하는 방법을 써서 한 명이라도 소외되는 학생 없이 서로 협동하며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했다. 효행미션은 부모님 앞에서 교과서 본문 5번 읽기라는 과제를 주고 부모님 확인을 받아오게 하는 것으로 효도도 하고 공부도 하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김 교사는 “이런 인성교육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과 친구들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 시작하는 도움 학습이 이뤄지게 됐으며 건전한 교우관계와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키우고 삶의 보람과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우리 스스로 척척’… 이제는 실천할 때 교실 속 수업뿐 아니라 생활의 변화도 감지된다. 인성교육을 교과 수업 속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 실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에 스며들게 하자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과거엔 학생들이 학교가 정하고 학교가 이끄는 규율에 따라 생활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학생이 직접 자신들의 생활을 통제할 규율을 만들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다. 경남과학고는 학생 1인이 학술, 스포츠, 문화예술, 봉사 4개 영역의 다양하고 균형 있는 동아리활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동아리 개설에서부터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동아리 가입도 학생의 희망을 최대한 반영해 편성하고 있다. 과학고에 걸맞게 ‘Share On!’이란 고교생 재능 기부활동을 통해 나눔과 배려도 실천한다. 농어촌학교 꿈 나누미 학습 멘토링 활동, MOU를 체결한 지역 내 학교들과 학술교류를 통한 재능 기부, 사천신수도 초등분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과학교육 봉사 등이 그것이다. 학교 측은 “이를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창의성은 물론 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동기를 얻게 된다”고 설명한다. 학생자치법정 역시 학생들 스스로 잘못된 행동에 대해 판단하는 과정에서 합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는 데 도움을 준다. 때문에 많은 학교에서 학생자치법정 활성화를 통해 학교 생활지도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인권침해 요소들을 해소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을 통해 학교교육은 과거 지식교육에 한정돼 있던 인성교육을 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실천하는 인성교육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또 지난 7월 개정 고시된 교육과정에 힘을 받아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인성요소별 창의적 체험활동 편성 운영 본교는 인성요소별로 1~4학년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5, 6학년은 재량특활을 통합·편성하여 학년별로 운영하고 있다.[PART VIEW] 열린마음 더불어 사는 우리 2012년 새롭게 달라진 학생봉사활동 운영 계획을 가정통신문으로 가정에 안내하고 학년별로 봉사활동 사전교육을 실시하였으며 학교 생활기록부에 봉사활동 실적을 지속적으로 누가 기록하였다. 이러한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굿네이버스 2012년도 제4회 세계시민교육 ‘희망편지쓰기-사랑의 동전 모으기’ 행사(2012.5.29)에 전교생이 참여하여 1021만9610원의 성금을 기부하였으며 본교의 김희영 교장이 굿네이버스 세계시민교육-몽골 봉사활동(5박 6일)을 다녀온 후 전교생을 대상으로 봉사활동 영상교육을 실시하였다. 또 신동초 5학년 학생들은 ‘신동 잠원사랑’이라는 봉사동아리를 조직하여 세계청소년의 날에 한강고수부지 잠원지구에서 학교폭력예방교육 캠페인을 실시, 조선일보(2012.5.8)에 게재되기도 하였다. 가족봉사활동을 확산시키기 위하여 아버지회를 조직하여 교내외 환경정화 활동을 추진하였고 아버지회는 토요 아버지 보안관을 자원하여 봉사함으로써 학교폭력예방과 안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 특기적성을 계발하는 방과후 교육활동 운영 특기적성을 계발하는 방과후 교육활동 운영을 위하여 수요자 요구를 수렴하여 프로그램을 25강좌 개설하고 온라인을 통해 접수받아 투명성, 공정성을 확보하였다. 본교의 1기 방과후 교육활동은 1045명이 수강하여 재적 인원 1666명 대비 62.72%의 높은 수강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방과후 교육활동이 인기가 높은 것은 ‘영어로 배우는 중국어’와 같이 철저히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한 강좌 개설과 우수한 강사 확보에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현재 방과후 교육활동 부서로는 △독서논술토론, 국어 글짓기(국어) △사고력 활동 수학, 수학과 탐구(수학) △역사, 지리 중심의 사회과 탐구(사회) △생명탐구, 올로로봇, 카이로봇, 지능로봇(과학) △단소, 바이올린, 플롯(음악) △미술, 클레이플레이파티세(미술) △방송스포츠댄스, 농구부, 축구부, 탁구(체육) △체스, 중국어, 영어, 컴퓨터(기타) 등이 있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성교육을 위해 신동챔버오케스트라(52명), 신동 합창부, 신동 무용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6학년 애니메이션 교육을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1학기 동안 17차시 운영하였다. 또 학부모들로 조직된 FM(Father Mother)오케스트라가 격주 수요일 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 감상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챔버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어울림 음악회를 금요일과 토요일에 개최해 약 600여 명의 신동교육가족들이 관람할 수 있었다. 또 부모님과 함께하는 ‘동서양 고전읽기 동아리’를 3~6학년을 대상으로 동양고전 1·2팀, 서양고전 1·2팀으로 나누어 운영하였는데 동서양고전읽기 동아리는 참여 학부모 전원이 멘토가 되어 학생들의 독후 활동을 지도해 나가고 있다. 소통과 배려의 인성교육 소통과 배려의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6학년 학생들이 1학년 신입생의 손을 붙잡고 다니며 학교를 소개해 주는 ‘다정의 시간’을 운영하였으며 학부모 재능기부를 받아 스승의 날 학부모 명예교사 진로교육을 37개 반 실시하였다. 가정과 연계한 인성교육을 위하여 아버지회를 조직하여 교내외 환경정화 활동과 부자녀 캠프를 실시하였고 토요 아버지 보안관을 운영함으로써 학교폭력예방과 학생안전교육에 내실을 기하였다. 글로벌 시민의 가치와 태도를 키우는 국제이해교육 글로벌 시민의 가치와 태도를 키우는 국제이해교육을 위하여 범교과 교육과정을 연계 분석하여 창의적 체험활동과 창의적 재량시간에 운영하였다. 또한 학교 홈페이지에 ‘국제이해교육’ 코너를 개설하여 지속적으로 자료를 탑재하고 동아리활동 시간에 ‘유네스코반’을 운영하였다. ‘세계빈곤 퇴치의 날’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실시하였고 ‘국제 이해의 날’과 관련하여 전시마당을 상설로 운영하였으며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Cross-Cultural Awareness Program, CCAP)로 ‘먼나라 이웃나라’를 월 3회씩 지금까지 15회 실시하고 있다. 또한 6학년을 대상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및 문화유산(제주도) 탐방을 11월 중 실시할 예정이다. 학생 심리검사 및 맞춤형 상담교육 상담실을 새롭게 조성하고 전문 상담교사를 배치하였으며 3월 22일 학년별 특성을 고려하여 Neo성격검사(3학년), 학습전략검사(4학년), 창의성검사(5학년), 진로적성검사(6학년)를 실시한 후 그 결과지를 가지고 지난 4월 10일 학부모 설명회를 실시하였다. 또 학기별 2회(3월, 9월) 자녀학교 방문기간에 담임교사가 학부모 상담을 실시하였으며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 및 부진학생에 대한 담임과 전문상담교사의 상담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였다. 또 주5일수업제 전면실시로 토요상담교실을 개설하여 사전 상담을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인성교육의 성과 본교의 이러한 노력으로 학생들은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경험을 넓히고 봉사나눔 교육과 문화예술 교육으로 남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으며 글로벌 시민의 가치와 태도를 키우는 국제이해교육을 통해서 나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게 함으로써 배려심을 함양시키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했다. 이밖에도 본교는 2학기 계획으로 테마가 있는 임원수련회, 가족 독서 인증샷, 봉사나눔 사진 한마당, 공동체 단결을 위한 학급별 긴줄넘기대회, 학년별 학예회, 인성교육 표어공모전, 마음을 나누는 편지쓰기, 부적응 학생을 위한 미술치료 등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며 학부모들로 구성된 ‘신동 하모니 중창단’을 조직하여 지역사회와 학생들의 문화예술 교육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자치활동 활성화로 민주시민 자질 함양 자치 능력을 기른다는 것은 교사의 도움 없이 학생들 스스로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둔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교육 활동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 먼저 ‘학생 자치회’를 조직하고 월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하여 자치회 사업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였다. 학생회장단과 대의원회, 학년회를 수평적 조직으로 꾸리고 부서별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게 했다. 특히 임원들은 ‘리더십 캠프’와 강사 초청 특강, 교장 선생님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토론과 회의 진행 방법을 익히고, 리더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도록 하였다. 자치 능력은 공동체의 생활규칙에 대한 존중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을 ‘학생생활규정’ 제정에 참여시킴으로써 규범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두발, 교복, 휴대전화 소지와 같은 쟁점 사안에 대해 학생안을 마련한 후 학부모, 교사의 의견을 설문조사하고 교사협의회를 거쳤으며, 학생·학부모·교사 대표로 구성된 개정 토론회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하였다. 한 학기 동안의 긴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의 참여를 거친 만큼 규정에 대한 존중 의식과 준수 태도가 확연히 개선되었다. 기존의 ‘선도부’가 보여 주었던 통제와 단속 위주가 아닌, ‘인권지기단’을 통한 자율적 실천 능력을 기르고자 하였다. [PART VIEW]학교 사각지대의 폭력 및 괴롭힘에 대한 예방 활동과 또래상담, 좋은 생활습관을 기르기 위한 ‘5행(行)’ 캠페인 등을 펼쳤다. 요일별로 학교폭력 예방, 금연, 언어예절, 지각 금지, 급식 예절 등을 주제로 정하여 등교시간 및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적극 활동하였다. 이러한 자치 활동의 노력들이 결집되어 학교폭력 사건 발생률이 전년 대비 절반 정도로 감소되었고, ‘교내 흡연 ZERO化’와 ‘학업중단 ZERO’를 만드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소통과 공감대 확산을 위한 열린 공간 마련 학생회 현안 문제를 전교생이 공유하고자 학생회 소식지 ‘행복우체통’을 발간하였다. 회의 주요 안건과 토론 내용, 학생회 사업, 학생문화 개선 과제, 건의사항, 학교소식 등을 담았다. 학생회가 중심이 되어 작성·편집하였고,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조치 결과를 반드시 안내하여 학생들의 주인의식을 고취하였다. 작은 시도였지만 학생들의 목소리가 학교 운영에 반영될 수 있는 창구가 되었다. ‘인권신문고함’을 마련하여 학교에서의 인권 피해나 선행 사례, 고민 상담 등을 적어 넣으면, 담당선생님이 주 1~2회 수거하여 사실을 확인한 후 상담 또는 시정 조치하였다. 학교폭력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자신의 인권이 소중하듯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도록 하여 인권 감수성 함양에 도움이 되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생생토크’ 방송 프로그램도 운영하였다. 격주 수요일 아침자습 시간에 삶의 경험과 가치관,학교생활에서함께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학생회 소개 및 추진계획, 어머니의 마음, 담임선생님과의 대화, 배움터지킴이 선생님의 부탁, 여름방학을 보낸 소감, ‘왜?’라는 질문의 중요성, 원어민 선생님의 영어공부 방법, 가수 비와 개그맨 김병만의 성공스토리 등 학교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주인공이 되어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 외에 자신을 반성하고 가슴 찡한 감동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테마가 있는 학급 문화 정착 학교 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학급 문화의 개선이 출발점이 된다. 그 씨앗은 학급을 어떤 공동체로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인식 공유에 있다. 학년 초에 학급회를 통해 만들고 싶은 학급 문화의 테마를 정하고 이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논의하게 하였다. 그리고 실천 과정을 개인별 ‘성장노트’에 기록하거나 학급게시판에 홍보하여 1년 동안 꾸준히 실천하도록 하였다. 테마에는 ‘시(詩)와 아름다운 우리 반’, ‘스스로 꾸리는 종례 활동’, ‘같이 가자! 친구야’, ‘사랑(♥)의 인사를 나눠요!’, ‘마니또 되어주기’, ‘욕 ZERO! 침뱉기 ZERO!’, ‘멘토-멘티가 함께 공부해요’, ‘스포츠 체험 짱!’, ‘노래가 흐르는 우리 반’ 등 학급의 개성이 담겼다. 실천한 모습을 ‘테마가 있는 학급 문화’ UCC 및 전시회를 통해 발표함으로써 학급의 결속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성장을 공유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교사·학생 간 신뢰가 인성교육의 핵심 인성교육은 몇 가지 교육 프로그램으로 그 성과를 얻을 수 없다. 교육과정 속에 핵심 가치가 일관되게 녹아들어야 하며 무엇보다 전 교사의 헌신적인 생활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관련하여 교사들은 기존의 생활지도 방식과 인권친화적 지도방식 사이에서 상당한 심리적 혼란을 겪고 있다. 간혹 학생인권을 잘못 이해하고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불응하는 학생들도 있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 방법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고민이 깊다. 인성교육은 긴 호흡을 필요로 한다. 단기간의 기술적 접근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교사의 학생에 대한 사랑과 진솔한 대화, 신뢰 관계가 핵심이다. 존중과 믿음 속에서 이루어지는 공감적 대화는 학생이 자기 자신을 깨닫고, 타인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인격 성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역량’중심의 교육과정을 지향하며 최근 우리나라는 새로운 교육과정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하여 교육과정에 대한 국가의 관여를 축소하고, 학교의 자율권을 확대하면서 통합적 학습을 추진하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주기적으로 재구조화 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특히 6차 교육과정 이후 지금까지 학교 자율권은 더욱 확대되어 가고 있으며 2009개정교육과정에서는 공통 교육과정 기간을 10년에서 9년으로 조정하여 의무교육과 일치시키고 있다. 또한 학년군을 도입하고 학교가 여건에 맞게 이수교과와 수업시수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교과 내용을 약 20% 감축 조정하고 학습자의 수준과 관심을 고려한 내용 구성으로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한 생애학습 기반을 마련하는 ‘역량’중심의 교육과정을 지향하며 학교에서는 그동안 가르쳐왔던 전통적인 학문 중심 교육보다는 사회적 맥락에서 요구되는 능력을 우선시하여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PART VIEW] 따라서 단위학교에서는 지역사회, 학교, 학습자의 수준 및 요구를 반영하여 교과활동과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미래 핵심역량으로 자라날 학생들을 위해 창의적인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책무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본고는 인성교육 강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7월에 개정 고시된 교육과정 속에서 현장 교사들이 인성교육 내용 요소를 어떻게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현장교실 수업을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미래진취적인 인간상을 기르기 위한 핵심역량 ‘도덕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기르고자 하는 2009개정교육과정의 핵심 축으로 인성교육은 기존의 가치교육이나 지식 전달 교육이 아니라 창의성과 인성을 유기적으로 연결 또는 통합하는 교육으로서 주로 인간관계와 관련된 덕목과 도덕적인 판단에 필요한 능력을 교육하는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광우 외, 2008)은 원만한 대인관계 속에서 사회 유지와 발전에 기여하는 미래진취적인 인간상을 기르기 위해 초·중등교육에서 강조해야 할 핵심 역량으로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정보처리능력, 대인관계능력, 자기관리능력, 기초학습능력, 시민의식, 국제감각, 진로개발능력의 10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영역별로 요소를 추출하여 범주화하였다. 미래 핵심역량 요소를 반영한 교실수업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과활동을 인성교육에 적극 활용하지 않고는 인성교육 함양에 한계가 있다. 앞으로 교육과정 편성 단계부터 위에 제시한 핵심역량을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해당교과의 내용 체계표에 관련된 핵심 내용을 제시, 지도하면서 미래시대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과정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첫째, 국어 등의 일반교과에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각종 교과목별로 교과특성에 맞게 교육내용, 교육방법 등에 인성 함양을 위한 요소들을 적극 포함하여 학력 신장과 인성교육을 동시에 추구한다. 즉 교과 특성에 따라 글쓰기, 그리기, 만들기, 토론·발표, 관찰·실험, 연구과제해결 등 창의성을 발현하는 교육과 창의적 인재에 필요한 도덕적 가치와 판단 능력을 갖추게 하는 인성교육 비중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도덕 등의 교과에서 교과 프로젝트, 사례 연구, 융합형 교육과정 등을 통하여 종합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 및 평가에 체험활동 요소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교육활동에서 학생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정확하게 이행하는 능력, 자신의 견해에 반대하거나 비판한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입장과 견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도록 하여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상충되는 의견과 합의에 이르는 능력을 향상 시켜주어야 한다. 셋째, 녹색교육 등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창의·인성 교육이 필요하다. 해당 교과목이 담당하는 주제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공존·배려 등의 창의·인성 요소를 녹색 등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현장감 있게 학습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녹색교육을 통해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를 경제·사회문제와 통합적으로 이해하여 책임 있는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하고,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성장을 위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넷째, 다음의 표와 같이 교육과정의 구체화, 체계화를 통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교과별 교육과정에 준하는 수준의 인성교육 방법(과정)’을 마련하여 교과별로 담당할 인성교육 내용을 구체화해야 한다. 즉, 국어 등 교과별 교육과정이 습득해야 할 지식의 종류를 제시(무엇을 학습)하는 반면, 교육방법은 지식 습득에 있어 창의성과 인성을 같이 함양하는 방법론 중심(어떻게 학습)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 다섯째, 교수법 개선을 통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습득해야 할 지식을 근간으로 토론·탐구 등이 반영되어 도전과 창의적 사고를 끌어내는 교수법으로 개선해야 한다. 블록타임제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유와 의사소통 기술 등을 지도해야 한다. 표 기존의 도덕 수업과 새로운 도덕 수업의 비교 기존의 도덕 수업 새로운 도덕 수업 교과의 지식과 기능 강조 전인적 성장 강조 기본적 학업성취 추구 개인의 의미 있는 경험 성장 촉구 교사중심의 설명식 수업 학생중심의 활동, 체험 학습 교과지식을 중시한 개별적 접근 흥미와 요구에 기초한 교과 융합적 접근 더불어 배우고 성장하는 수업컨설팅 교사가 아무리 좋은 교육과정을 편성하였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수업에서 실현되지 않는다면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제 학습활동 전개에서 인성요소가 적용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컨설팅을 실시함으로써 현장에서 죽은 교육이 아닌 살아있는 인성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첫째, 교육과정을 다양하고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블록타임제와 같은 시간 편성을 고려하고 학급 실정, 학급 실태, 교육여건을 고려한 수업을 설계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둘째, 실제 학습활동에서는 학생의 직접적인 체험활동(실험, 관찰, 조사, 수집, 노작, 토론, 현장견학 등)이 이루어지도록 하며 학습과제와 활동들을 통합적으로 제시하여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발하고 인격적인 성장을 도모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셋째, 내적 동기를 유발하는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학생들의 탐구정신에 충분한 도전감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를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방법을 적용하여 인간관계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가 연결된 수업이 전개될 수 있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넷째, 교실 수업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교사의 의지에 담겨있다. 교과부의 교육정책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 방향에 맞추어 ‘우리 학생들에게 과연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기본 질문에서 출발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묻어있는 수업이 전개되도록 컨설팅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 교실 수업에서 뿌리내려야 교과부의 인성교육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고 학교교육에 변화를 가져오는 핵은 우리가 너무나 공감하는 것처럼 교사 전문성에 의한 교실 수업 속에서 뿌리를 내린다고 본다.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학교 나름의 창의적 교육과정을 토대로 교사들의 교육활동에 인성교육이 실시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교과의 핵심을 ‘지식’ 중심에서 ‘사례·실천’ 중심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프로젝트형 인성교육 추진으로 교실에서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 교수-학습 방법의 변화를 통해 교사 각자가 새로운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교육과정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때 교육전문가로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교사는 수업으로 말한다. 더불어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학교교육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 속에서 좋은 수업을 마음껏 펼쳐보자!
학교 문제는 우리사회의 문제 정보화, 핵가족화로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지식 이외에 갖추어야 할 인성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의 학교폭력문제나 인성문제는 교육정책에도 문제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가정의 불안정성, 대중문화의 선정성, 사회적 의사소통의 단절과 폭력성 같은 원인이 더 근원적인 것이므로 학교의 문제는 우리사회의 문제라 할 수 있다. 학교 현장의 인성교육 현실 _ 인성을 가르칠 수 있는가? 2009개정교육과정 적용으로 타인과의 협력과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성’함양은 중요해지고 있으나, 입시위주 사회풍토와 함께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의 여건과 환경은 취약하여 정규교육과정을 통한 인성교육체계가 미흡하여 교과내용과 구분하여 단편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또 자율·동아리·봉사활동 등과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도 교과의 연장선상에서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도 현장감이 결여된 이론중심 반복학습으로 흥미나 즐거움은 낮은 상황이다. 또한 지역사회 교육인프라와 학교와의 연계가 부족하고, 인성교육을 위한 유아단계 및 가정에서의 구체적 실천방안이 부재하여 목적이 불명확하다. 더욱이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복수담임제 등과 같은 대증(對症)적 인성교육정책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보려고 조급하게 밀어붙여 부정적인 반응에 직면하기도 하였다. [PART VIEW] 특히, 인성교육 개념이 명확치 않고 사회적 합의 부재로 인성교육은 고리타분하다거나 문제아 교육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여 과연 인성을 가르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까지도 이르게 된다. 체화(體化)할 수 있는 인성교육을 위한 학교현장 안정화 방안 사회비리나 개탄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이면에는 인간의 오랜 고민의 시간이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인성교육이 지식교육만큼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기존 학교교육 문제점을 해소하고 인성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조성과 더불어 교육내용과 방법, 평가체제의 새로운 전개가 필요하다. 학교현장에서 학생과 교사 모두가 체화(體化)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제도화되려면 첫째, 창의적 체험활동의 확대 및 내실운영이 필요하다. 학교현장에서 유명무실하게 진행되고 있는 학생자치활동은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학교라는 최초의 사회 혹은 사회의 축소판에서 체화할 수 있는 중요한 활동으로서 실질적 시수확보와 발전에 대한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교과활동에서의 창의·인성교육 강화 역시 필요하다. 2009개정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의 강조는 도덕 및 사회 등 특정시간에만 가르쳐왔던 종래의 습관에서 벗어나 모든 시간과 연결 가능한 단원을 통해서도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이다. 교과수업 속에서 인성을 동시에 가르치는 일원론적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사례확산을 위해 개별학교에 실질적 맞춤형 지원이 되도록 운영하며, 학교평가 시 양적 접근보다 질적 평가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셋째, 인성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OECD의 공교육 문제해결방식은 지역(사회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종합적 접근이 요청되는데, 지역사회와의 협약확대를 통한 ‘교육기부·나눔’ 활성화로 다양한 인력자원을 문화예술교육 등 학교 내·외 연계 체험프로그램으로 확대하고, 인성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공동책임과 지역평생학습기관을 통한 참여를 촉진하는 학부모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극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인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말만 있었을 뿐 교육현장에서는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학교현장에서 학생과 교사 모두가 체화(體化)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제도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1년 미국 연방의회는 초·중등교육법(ESEA)을 개정하여 「학업적, 사회적, 감성적 능력 함양을 위한 학습법(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Act, 이하 ASELA) 」 을 제정하였다. 이 법은 오늘날 미국 초·중등학생의 낮은 학업성취도, 중도탈락, 청소년 자살, 폭력, 교내 총기난사 등이 학교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인식에서 제정됐다. 실제 2005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28.5%가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고 16.9%는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했으며, 13%는 자살을 시도하려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이 학교 안팎에서 일으키는 폭력과 총기에 의한 사고는 미국 사회를 경악케 하고 있다. 미국 인구 중 13~18세 청소년 인구는 10%를 차지하지만, 체포된 범죄자 중 20%가 청소년인 것으로 밝혀져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 또한 미국이 안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회적·감성적 기술의 핵심역량 이처럼 미국 교육이 처한 환경은 우려를 넘어 위기상황이고, 미국의 청소년이 학교와 사회에서 겪고 있는 정신적·사회적·감성적 장애도 심각한 수준에 놓여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개혁안 중 하나로 ASELA의 핵심인 ‘사회적·감성적 학습(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이하 SEL) 프로그램’을 가동하기에 이르렀다.[PART VIEW] 미국 교육계는 SEL 프로그램을 학교에 도입, 적용하여 청소년에게 보다 더 안전하고, 배려심 깊고, 잘 조성된 학습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청소년들이 학교에 애착심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위험행동을 덜 하도록 지도하고, 긍정적으로 발달단계를 경험하도록 하여 결국에는 학업성취를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SEL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연방의회는 초·중등학교에서 효과가 검증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다. SEL 프로그램은 아동의 근본적인 사회적·감성적 역량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 단계까지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SEL 프로그램은 청소년이 습득해야 할 사회적·감성적인 기술의 핵심역량으로 자기인식(Self-Awareness), 자기관리(Self-Management), 사회적 인식(Social-Awareness), 인간관계 기술(Relationship Skills), 그리고 학교, 가정, 지역사회에서 책임 있는 의사결정(Responsible Decision-Making) 다섯 가지를 꼽는다. 이 다섯 가지 SEL 핵심역량을 습득할 경우 기대되는 교육효과는 첫째, 지적이면서 배려심이 깊고 책임감이 강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며 둘째, 학업은 물론이고 개인의 삶에서도 성공적인 청소년은 사회·감성적으로도 원숙하며 셋째, 강한 자기인식을 가지면서 자신과 타인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며 넷째, 자신의 장점을 알고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며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으며 다섯째, 의사결정 훈련은 책임감과 타인에 대한 존경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SEL 프로그램을 통해 타인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거나 다양성을 이해하는 능력 역시 갖추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효과적이고 책임감이 강한 문제해결자가 된다. 결국 사회적·감성적으로 뛰어난 기술을 소유한 청소년은 타인과 잘 어울리며, 타인과 어떻게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게 된다. 타인과 협력할 줄 알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과 협상할 줄도 안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거절할 줄도 안다. 언제,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지도 안다. 지역사회 봉사와 같은 활동을 통해 가족과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도 있다. SEL 프로그램의 메타분석 결과 2012년 현재 SEL 프로그램은 약 80개 정도가 개발되었는데, ASELA를 추진하는 기관인 CASEL(Collaborative for 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이 프로그램들을 평가하여 관련 사이트(www.CASEL.org)에 공개하고 있다. 과거 30년간 수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교에 적용된 SEL 프로그램은 사회적·감성적 기술을 가르치고 증진시키는 것 외에도 약물복용 및 폭력예방, 성·보건·인성교육과 같은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일부 프로그램은 안전하고, 배려심이 깊고, 지원적인 학습 환경을 고양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러한 학습 환경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에 대한 애착과 학습동기를 강하게 하고 학업성취도가 높아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SEL 프로그램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수행된 메타 분석 결과에 따르면 행동 및 정서 장애를 가졌거나 그렇지 않은 모든 학생의 학교 수업 및 방과 후 활동에 이 프로그램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시, 농촌, 교외 학생 중에서도 인종적, 민족적으로 다문화적인 특성을 가진 학생에게 더 효과적이었으며, 학생의 사회적·감성적 기술, 자신과 타인에 대한 태도, 학교에 대한 애착, 긍정적인 사회적 행동을 증진시킨 반면에 품행 문제, 공격적 행동, 정서적 문제는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학업성취 백분위 점수 역시 11~17점 올라갔다. 또한 학습과 관련된 30개의 다른 교육적, 심리학적, 사회적 변인 간의 상대적 영향을 평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감성적 변인이 학업 성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사회활동의 참여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성공에 필요한 기술을 가지며, 적절한 보상을 받는 학생이 학교와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런 학생들은 학업성취에는 도움이 되지만, 반사회적 행동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기준과 신념을 확립하고 행동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결과를 보았을 때 학생의 사회적·감성적 욕구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학생에게 학습 준비를 시키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실제 학생의 사회적·감성적 욕구의 만족은 학생의 학습 능력을 증진한다. 사회적·감성적 학습은 교과목을 잘 이해하고 학습동기를 키우고 학교에 헌신하게 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진다. 또한 사회적·감성적 학습은 정학, 출교, 유급이 줄어드는 반면에 출석, 졸업, 취업전망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학교는 우선적으로 학교의 사회적·감성적 분위기와 학생의 사회적·감성적 역량을 향상 시킨 후에 학교의 학업적 사명을 강조해야 한다. 한국교육에 주는 시사점 미국 교육계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고 연방차원에서도 법률제정을 통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SEL 프로그램이 우리 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크게 다섯 가지 관점에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학교에서 성적과 입시준비 위주의 교육과정 운영체제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인성교육이라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교육과정에 있어 균형 잡힌 편성과 지속적인 실천을 통해 그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모든 교육단계의 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을 위한 사회적·감성적 학습프로그램을 편성·시행해야 한다. 셋째, 학교는 학부모와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은 학교만의 노력으로 결실을 거두기 어렵다. 넷째, 학교 인성교육의 초점은 학교폭력 등 청소년의 비행과 일탈을 예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즉, 청소년 비행과 범죄를 유발하는 위험요인은 줄이고 예방요인은 키우자는 것이다. 다섯째, 학교에서 도입하여 사용할 인성교육프로그램은 다방면에서 검증되고 효과가 확인된 것이어야 한다. 교육적 풍토나 문화적 콘셉트의 차이 때문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SEL 프로그램이 강조하는 “아이의 학습이란 그들의 사회적, 감성적 욕구가 충족된 뒤에 일어난다”는 주장은 매우 설득력 있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또 인성교육을 통한 청소년의 사회적, 감성적, 교육적 효과는 단기간에 일어나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여 인내심을 가지고 교육의 본질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심각한 학교폭력과 효과적이지 않은 대책 이제 우리 사회에서 학교폭력이 도를 지나쳤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전부터 학교폭력은 존재해왔지만 그동안 학교폭력은 성장기에 있을 수 있는 통과의례 정도로 여겨온 것이 사실이고, 한편으로는 알고 싶지 않은 것 혹은 귀찮은(?) 것이었다. 작년 말 학교폭력 피해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 후 일련의 학교폭력관련 사건이 우리 사회를 들끓게 했다. 사람들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정부에서는 2012년 2월 관계부처합동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내놓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 학교폭력은 사라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다양하고 은밀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이버 상에서 피해자에게 폭력을 가한다거나 노예증서를 쓰도록 하고 피해자를 노예처럼 부리는 형태의 학교폭력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롭게 등장한 것이 학교폭력관련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기재토록 하는 방안이다.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높고 학력이 높은 사회에서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학생부에 기재되면 대학진학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 대책은 아마 이 점을 간파하고 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해학생들이 대학입시에 불리하게 작용할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것에 어느 정도의 통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나온 정책인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 성폭력 가해자가 대학수시입학에서 봉사를 많이 했다하여 입학한 사건이 발생했다.[PART VIEW] 원서를 쓸 당시에는 판결이 나지 않아 학교 측에서는 추천서를 써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것은 학교폭력관련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정책에 틈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는 내년 대학입시부터 대입서류에 주요사항을 누락한 학생은 입학이 취소되고, 취소 후 3년간 대학에 지원할 수 없도록 했다. 이것은 앞의 사례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가해자 입장 대 피해자 입장 새로 나온 대책을 포함해서 학교폭력과 관련된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토록 하는 방안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의 입장이 정부의 어느 교육대책보다 팽팽하게 맞선다고 본다. 우선 반대하는 입장을 살펴보자. 교과부가 학생부에 학교폭력을 기재하라는 것은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다. 이른바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낙인을 찍어 강력한 제재를 통해 학교폭력을 감소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있다. 학교폭력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일어난다. 청소년은 완전히 성장한 사람이 아니고 성장하고 있는, 진행 중인 사람이다. 이들은 현재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다. 물론 학교폭력 가해자가 잘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한 인간의 일생을 생각할 때, 한때 잘못한 일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간을 허송세월하게 한다거나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거나 주위의 손가락질을 받게 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변할 수 있다. 특히 어릴 때에는 변화가능성이 크다. 그 가능성을 저버리는 것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비해 벌이 너무 크다. 이때 낙인이 찍히면 가해자는 평생 자신이 가치가 없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것이 낙인효과다. 한편 찬성하는 입장을 살펴보면 학교폭력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는 그동안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죄인처럼 취급되었다. 그로 인해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상처뿐만 아니라 그 이후 자신을 오히려 죄인 취급하는 주위사람이나 환경으로부터 더 많은 상처를 받았다. 피해자인 자신은 이렇게 힘든데 가해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학교를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억울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게 된다면 가해자에게는 치명타가 가해지는 것이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인과응보라는 생각마저 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학교폭력 가해자의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고 그로 인해 그들이 대학입시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해서 피해자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물론 학교폭력 가해자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것보다는 피해자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가해자가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 보다 교육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는 것이 오히려 피해자의 상처를 다소나마 어루만져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받은 상처에 비해 약하지만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가 자신에게 사과를 한다면 다소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학생부 기재가 전부인가? 학교폭력에 관한 일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이전에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것, 해야 하는 것이 있다. 우리가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로 가해자를 범죄자로 만들거나 낙인을 찍으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학생부 기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이 대책이 교육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필요한 것이며 이 대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우선 고려할 것은 ‘정말로 이것밖에 없는가’에 관한 것이다. 학교폭력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이 과연 가해자의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해서 몇 년간 꼬리표를 달게 하는 것, 그래서 그 가해자가 대학에 가기 어렵게 만드는 것, 가해자가 가진 꿈과 희망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인가?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정말 학교폭력 감소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는가?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 이것이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에 관하여 찬성과 반대를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다. 세상에는 낙인효과도 있지만 그 반대인 피그말리온 효과도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폭력을 저지르기 전에 칭찬해주고 사랑해주고 믿어주었다면 학교폭력은 지금보다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 친구와의 경쟁을 부추기는 대신 친구의 소중함을 알려주었더라면 학교폭력이 지금보다 줄어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것은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 아닌가 싶다. 학교폭력 피해자에게는 또 어떻게 했는가? 그들을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상처를 치료해주고 다시 친구와 함께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는가? 상처받은 사람은 피해자인데 오히려 가해자가 큰소리를 치고 가해자가 잘 한 것처럼 하지는 않았는가? 과거보다 사정이 좋아져서 이제는 피해자가 전학을 가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전학을 가도록 조치했지만,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가? 청소년기에는 친구가 그들의 행복에서 가장 중요하다. 친구가 있으면 청소년은 행복하고 친구가 없으면 청소년은 우울하고 불안하고 불행하다. 그런데 그런 친구가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했다면, 피해청소년은 너무나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런 피해자에게 우리는 친구를 다시 찾아주었는가? 학교폭력 가해 기록을 남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피해자를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둘째,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면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가? 아마 이 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부분이라고 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가해자 본인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고 피해자에게도 가해자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나름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가해자에게 낙인만 찍은 채 가해자의 삶을 어떤 의미에서 망치는 것으로, 가해자가 원망과 분노만을 가진 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된다. 지금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생부 기재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섣부른 것이라고 본다. 그보다 먼저 선결되어야 할 중요한 숙제가 우리에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교권보호 종합대책 내용 및 의의 지난 5월 2일 서울시의회에서 ‘교권보호 조례안’이 통과되었다. 이에 대해 교과부가 서울시교육청에 재의를 요구하였으나 서울시의회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공표하였다. 한국교총에서는 동 조례안이 학교관리자나 교육행정기관을 교권침해의 주요 원인으로 규정하는 등 잘못된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학교 현장의 혼란과 교육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일부 학교장과 학부모 등 관련 단체에서도 학교의 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하였다. 교과부에서는 동 조례안이 국가공무원법과 초·중등 교육법 등 상위법과 충돌하고 있다고 보고 지난 7월 27일 대법원에 무효 확인 소송을 낸 상태다. 교원의 지위와 학교장의 권한과 의무는 법률로 정하는 것이 원칙인데, 해당 조례를 만든 것은 법리적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소송 제기와 함께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조례의 효력 발생을 막는 조례 집행 정지 결정 신청도 지난 8월 2일 법원에 낸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과부에서는 지난 8월 28일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교권보호 종합대책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❶ 교권 침해 학생·학부모에 대한 특별교육 및 가중 처벌, ❷ 피해 교원에 대한 상담·치료 지원, ❸ 교권 침해 은폐 방지 및 사전 예방 강화, ❹ 교권 보호 인프라 구축, 그리고 ❺ 교권 보호의 법적 기반 마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교권보호 종합대책 발표에 대해 교육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교권보호 종합대책이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사립교원의 교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일부 학부모단체에서는 학부모를 교권 침해의 주범으로 간주하는 듯한 내용에 대해 유감을 밝히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번에 발표된 교권보호 종합대책에서는 몇 가지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PART VIEW] 먼저, 가장 핵심적인 교육활동의 주체가 되는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 등의 부당한 간섭과 교권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률적인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교권침해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권침해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피해를 입은 교사들로 하여금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된 것이다. 특히, 치료를 위한 구상권 행사라든지 법률적 서비스 제공을 규정한 것은 교원들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교권 침해에 대한 예방을 강화하고 교권보호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교사들로 하여금 전문성과 교육적인 소신에 따라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한 것이다. 이는 교권 신장과 교원의 사기 진작에 도움을 줄 것이다. 아울러, 교권침해 억제력을 강화하고 교권보호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교권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시키고 교원 존경 풍토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제에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 교원의 교권, 그리고 학부모의 교육권 등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교권 보호를 위한 법령 제정으로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화급한 학교교육의 과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추진하면서 학교현장에서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 등 구성원들과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학생 개개인을 존중하면서 소통하고 배려해야 할 주인공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면학분위기가 흐트러지고 학생지도가 힘들게 된 것이 사실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되면서 수업운영과 학생지도 등에 교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본예절 지도나 거친 언어 사용,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덕목들을 내면화하도록 지도하는 데 적잖은 지장과 애로를 겪게 된 것이다. 학생들이 교사들의 지도를 잘 따라주지 않을 뿐 아니라, 교사들에게 대드는 일이 학교 현장에서 쉽게 목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체념과 포기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에 교권보호 종합대책이 발표된 것도 이러한 맥락과 배경 위에 만들어진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존중은 가장 기본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일반 성인 수준의 인권 의식을 심어주면 면학분위기를 해치고 학생으로서의 생활을 흐트러뜨리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교사들의 수업권과 교권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금 교육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성교육, 전인교육, 인간교육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학습 과정에서뿐 아니라 교사들이 교육적 소신과 전문적 지식,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조언할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한다. 그리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절도 있는 공동체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교권을 교원들이 교육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보장받아야 할 조건에 대한 권리라고 본다면, 교원이 전문적인 교육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열정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적 요건을 갖춰주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교사들의 전문적이고 도덕적 권위는 더욱 중요한 요소다. 이는 교사들의 몫이다. 학생들이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쾌적한 시설과 환경을 제공·유지하도록 하는데 교육 행정가, 학교 경영자 등 교육지도자들의 지원적인 리더십 발휘는 더욱 절실한 과제다. 학교 구성원의 책무 사회학자 에치오니(A.Etzioni)가 주장한 것처럼 학교는 규범적 조직(normative organization)이라 할 수 있다. 구성원들은 조직 차원에서 행사되는 상징적 가치에 도덕적으로 순응(moral involvement) 한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학교 조직에서, 학생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주인공들이다. 교사들은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주도세력이다. 직원들은 교육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학부모는 학생교육의 효과를 기대하며 후원하는 입장에 있다. 학교교육 목표달성을 위해 공존하는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나 추구 가치가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학교의 구성원들 간에는 갈등이 최소화되고 목표달성이 극대화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운영 방식, 업무 수행에 필요한 조건이나 구성원 간의 원활한 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며 여기에 필요한 촘촘하고 세련된 지침과 규정, 법적 뒷받침이 요청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권리 못지않게 책임성도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법이나 규정 이전에 ‘미숙한 학습자’들인 학생들을 사명감을 가지고 사랑으로 지도하고 교사들을 존중하며 협력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학부모 관심과 협력적 활동, 그리고 학교현장을 토대로 하는 지원적인 정책과 법제도 운용이 요체다.
담임교사의 상담 역할이 보다 강화되고, 복수담임제 등 담임운영에 대한 학교장의 자율성이 확대된다. 교과부는 지난 8월 22일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같은 달 27일 이의 추진을 위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 방안’에는 크게 △담임교사 역할 및 운영 명확화 △학교장 담임운영 자율성 확대 △담임교사 사기진작의 내용이 담겨 있다. ●● ‘학생 상담 의무’ 등 담임교사 역할 법제화 먼저 기존 「초·중등교육법」 등 관련 법령이 담임교사의 역할에 대한 법적 규정을 포함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그 권한과 책임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6조 5에 담았다. ‘학급담당교원은 학급을 운영하고 학급에 속한 학생의 교과외 활동과 상담·생활지도 전반을 담당한다’, ‘학교의 장은 원활한 학급관리를 위해 학급담당교원의 담당기간, 세부 역할, 배정 기준 등을 정해 임명해야 한다’가 그것이다. 따라서 향후 담임교사 역할은 학교 실정에 따라 학교장이 자체 기준을 마련해 운영할 수 있다. 다만 학생 상담 업무는 담임교사 의무사항으로 정해 필수적으로 운영토록 했다. 복수담임의 경우엔 역할 구분을 좀 더 명확히 해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하고 담임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서 담임수당이나 가산점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강화했다. ●● 학교장의 담임운영 자율성 확대 담임운영에 대해 학교장의 자율성은 대폭 확대했다. 이는 지난 3월,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도입했던 복수담임제가 복수담임 간 역할분담 및 책임 한계에 대한 모호성과 학교 시설, 재직 교원 수 등 물리적 여건에 대한 고려 없이 시작돼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번 선진화 방안에 따라 학교장은 담임제도 운영 유형, 실시대상 학년 및 학급 수 등을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복수담임의 경우 학생 수 30명 이상 학급이 있는 중학교의 경우 2학년은 복수담임을 실시하고 초·고등학교의 경우엔 자율적으로 복수담임을 실시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을 통해 학교장이 학내 구성원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다양한 담임제도 운영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또 학급편성도 유연화 해 집중관리가 필요한 경우, 담임교사 1인당 학생 수를 20~30명으로 낮춰 편성할 수 있다. 생활지도를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다. ●● 담임교사에게 혜택 부여 학생 상담을 비롯해 생활지도, 진로지도, 교과지도 등 교육활동의 중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담임교사 회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사기진작책도 마련했다. 내년에 1000명을 선발할 계획인 학습연구년제 교원 선발 시 생활지도 우수교사 비중을 높여 담임교사 선정 기회를 확대하고 학교폭력 해결에 기여한 교원에 대한 가산점을 담임교사 위주로 부여할 계획이다. 또 2003년부터 9년째 동결 중인 월 11만 원의 담임수당을 현실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 중에 있다. 교과부는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 방안이 학교 현장에 안착되면 시도교육청 및 학교 실정에 맞는 맞춤형 생활지도가 가능하고 담임교사의 학생상담 역할이 강화돼 학교폭력, 학생 자살 등의 문제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교총, “긍지와 보람 느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이 같은 담임교사 선진화 운영 방안에 대해 지난 7월 ‘담임교사 운영 개선’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교사 권익을 대변해 온 한국교총은 “교총과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반영한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담임교사가 실제로 열정을 가지고 상담역할이나 학생교육에 임하기 위해선 법령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담임교사 행정업무 경감을 통한 상담시간 확보, 담임교사 수당 인상 등의 처우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은 이와 더불어 담임교사가 긍지와 보람을 갖고 맡은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학교안전사고 발생의 경우 ONE-STOP 시스템 도입 △담임 및 생활지도 업무경력 공모교장 지원 자격 요건 포함 △성과급 평가 시 담임업무 평가비중 상향 등을 제안하며 교과부의 노력과 지속적인 개선·보완을 촉구했다.
창녕위궁재사 “이리 오너라” 힘차게 문을 열면서 들어선 이곳은 ‘창녕위궁재사’라는 고택이다. 등록문화재 제40호로 지정된 전통건축양식의 목조가옥이다. 조선조 제 23대 순조의 부마 창녕위 김병주의 재사로, 한일합병 후 김병주의 손자 김석진이 일본의 남작작위를 거절하고 순국자결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건축물이기도 하다. 사랑채는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고, 좌측 재사는 1800년대 지어진 건물, 정면 안채는 한국전쟁 때 파괴되어 재건축된 건물이다. 여름부터 9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면 이곳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이름 하여 ‘구석구석 음악회’. 숲길을 산책하는 즐거움에 더해 고즈넉한 공간에서 멋진 공연까지 만날 수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아마추어 연주단체들의 공연이라서 더 좋다. 또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는 전문 연주자들의 ‘한옥음악회’도 열린다. [PART VIEW] 상상톡톡 미술관 상상톡톡 미술관 앞 잔디광장은 가족 단위, 유치원이나 학교 단위로 찾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미술관 앞 수영장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아이들로 가득 찼다. 소년이 작은 분수를 차지하고 물장난을 친다. 상상톡톡 미술관에서는 어린이 미술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자연과 함께하는 미술캠프 ‘꿈의숲 그림도시락’이다. 공원 속에서 펼쳐지는 야외미술교육프로그램으로, 6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2시 30분 두 차례 진행된다. 6세부터 9세까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약 90분간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나무친구, 물친구, 벌레친구, 새친구 총 4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작품을 모아 작은 전시회도 열어준다. 드림 갤러리 여기가 바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는 북서울꿈의숲 아트센터이다. 현재는 아트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데, 드림 갤러리에 전시 중인 작품들이 흥미롭다. 작품이 신기한가? 한 감상자가 작품명과 작가 이름이 적힌 태그를 유심히 살펴본다. 또 다정한 연인이 전시장 안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작품을 보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작품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그나저나 사진에 찍히고 있는 작품들은 과연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에펠 타워 옆에 ‘괜찮아’라고 써 놓은 작가의 작품에 감상자들의 발걸음이 멈춘다. 장유진 작가의 작품인데 모든 작품에 ‘똥개’가 등장한다. 이런! 자세히 보니 에펠 타워가 강아지 배 위에 세워졌네. 괜찮겠지? 이 작가의 작품에는 위트가 있다. Cafe Dream 잠시 앉아 쉬고 싶어 찾은 Cafe Dream. 카페 안에 서재가 있다. 책을 읽고, 공부도 하고, 커피나 차, 간단한 요기를 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가족끼리 와서 책을 보며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아 보인다. 한켠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 공간도 있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만난 남자아이가 놀이감을 돌리며 즐거워한다. 널찍한 창으로 빛이 들어와 책 읽기에 편안한 은은한 조명이 되어 준다. 친구들끼리 찾아와서 보고 싶은 책을 각자 선택해서 읽는 아이들도 많다. 전망대 마지막으로 찾은 이곳은 북서울꿈의숲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이곳에 올라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거북이처럼 느릿하게 올라가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여러 번 갈아타고 올라가야 한다. 물론 계단도 있다. 하지만 입구에서부터 이곳까지 오면서 체력이 방전돼서 계단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 사람들의 생각도 비슷한지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가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만났다. 드라마 ‘아이리스’를 촬영했던 곳이라 드라마 출연 배우들의 사진이 대형 포스터로 제작되어 기둥에 부착되어 있다. 기둥 속 배우와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시야가 확 트인다. 그리고 또 다시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여러 번 갈아타고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걷기 좋은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전시 북서울꿈의숲 아트센터는 10월, 개관 3주년을 맞는다. 그래서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35세의 나이지만 5세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 재미교포 화가 데니스 한(Dennis Han) 전시가 바로 그것이다. 데니스 한은 생후 1년 4개월 만에 뇌막염을 앓아 지적장애인이 되었지만 이모로부터 그림을 배우면서 화가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그림그리기 시작한 지 4년 만에 개인전을 열었고, 2012년 4월에는 뉴욕 UN본부에 작품이 전시, 소개되면서 세계인을 감동시킨 세계적인 화가이다. 5세 지능이라고 하지만 작품을 보면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력, 그 속에 녹아 있는 유쾌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전시는 9월 18일부터 12월 30일까지 상상톡톡 미술관에서 열리고, 10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둘째 주 금요일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의 학부모 대상 강연과 우리아이 교육방법 등을 주제로 특별 강연 행사가 진행된다. 찾아가는 길 간선버스 | 147, 149 지선버스 | 1124 마을버스 | 강북 05, 강북 09, 강북 11, 성북 14 지하철 | •4호선 미아삼거리역 2번 출구 → 강북05번 마을버스 → 북서울꿈의숲 하차(오현로 출입구) •4호선 미아삼거리역 3번 출구 → 1124번 → 북서울 꿈의숲 하차(오현로 출입구)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 → 강북09번 마을버스 → 북서울꿈의숲 하차(월계로 출입구) •4호선 돌곶이역 3번 출구 → 147번 → 북서울꿈의숲 하자(월계로 출입구) 홈페이지 | www.dfac.or.kr 안내전화 | 02-2289-5401 휴관 | 매주 월요일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이후의 변화 교육공동체 인식변화, 학폭 예방 기대 안양옥 °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하 학폭대책)은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의 책임과 권한을 대폭 확대한 것이었습니다. 학교장이 가해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조치가 강화됐고 담임교사의 역할 또한 확대됐습니다. 전반적으로 학폭대책 이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개략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정희 ° 학폭대책 이후 긍정적 변화는 어떠한 종류의 폭력이라도 용납될 수 없고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에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폭대책 이전에는 피해학생 보호는 물론 가해학생 선도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학교 책임과 권한이 극히 한정적이었습니다. 또 가해학생 처벌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여 사안을 덮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폭력에 대한 적극적 대처가 가능하여 폭력 예방과 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교육공동체의 인식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김혜리 ° 네, 학폭대책 초기에는 학교현장도 여러 면에서 혼란했던 것이 사실이나 8월 현재 다각도의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겉으로 노출되지 않았던 따돌림·언어폭력·괴롭힘·사이버 폭력 등에 대해 교육공동체가 학교폭력으로서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처하게 된 것, 학교 외부에서 일어난 금품 갈취, 협박, 신체 폭행 등도 학교폭력 사안으로 적극적으로 처리하게 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해학생의 조치가 사안에 비해 과중하거나 신뢰할 수 없고 피해학생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조치는 미흡하다는 등 학부모의 관련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가 됩니다. 또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 진행 후 조치결과 및 과정상의 신뢰성 여부 등의 이유로 재심을 신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박옥식 ° 제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도 ‘1588-9128’ 학교폭력 상담 전화 및 피해·가해 상담과 학교의 자문지원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우선 피해 측 문의전화가 많았던 이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기록에 대한 우려로 가해학생 측 부모의 상담 전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으로 경찰과 학교의 대처가 함께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학교의 대처방법 및 조치결정에 대한 문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측 진술이 다른 경우에 대한 자문의뢰가 증가하고 있어 학교와 교사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사안처리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폭력 발생 후 학폭위 처분에 따른 불복으로 재심을 요구하는 피해·가해측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변화입니다. 황영남 ° 맞습니다. 학폭대책 이후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학교교육의 본질회복에 대한 교사들의 사명감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과 바른 시민의식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 커졌고 이를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점도 높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 사회의 정치·문화·언론계 등 제반 분야에서도 폭력퇴치를 위한 풍토 조성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지원 활동에 적극 협조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설선국 ° 우리 학교 역시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신고가 증가하였고, 부적응 학생들의 활동량이 줄어들었습니다. 또 학교폭력 사안이 학생부에 기록되는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심스러워하고 있고 행동을 자제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교사들 역시 관련 연수 이수자가 많이 증가했습니다.[PART VIEW] 학폭업무 폭증, 학부모 반발은 숙제 안양옥 ° 네. 긍정적 변화는 참으로 환영할 일입니다. 그러나 학교폭력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각각 달라 갈등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성한 학교에 경찰이 찾아오는 횟수가 증가하고, 학생들의 철없는 행동에도 범죄 취급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개탄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학폭대책 이후 가장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김혜리 ° 학폭대책은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조치 강화가 주된 것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어려움이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와 치유가 병행되어야 하고 가해학생 학부모 특별교육이 의무화되었으나 이에 따른 세밀한 프로그램이 극히 미약한 상황입니다. 조치는 하되 치유나 교육적 해결이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한 피해자 학부모의 강력한 요구나 학교 내의 복잡한 이유로 인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중 전학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다른 측면의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황영남 ° 그렇습니다. 학교폭력 발생 시 즉시 학폭위를 열어 경중에 따라 합당한 수준의 조치를 처분하는 것이 중요하나 교육적 처분보다는 형벌적 처분을 우선해야 하는 규정은 자칫 학교현장에서 교육을 배제하는 잘못을 범하게 합니다. 가해·피해학생 또는 방관학생에 대한 처분은 교육적 조치를 우선하고 선도하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해학생에 대한 치유를 가장 중요시 하되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는 학교로서 필수입니다. 교육적 선도에 앞서 법적 형사적 책임을 먼저 가리고 단계별 처분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학교에서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학교에서 사안에 따라 교육적 판단과 전문적 식견을 갖고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신뢰를 교육공동체가 공유했으면 합니다. 박옥식 ° 학교폭력은 학교가 중심이 되어 대처해야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음을 고려할 때 경찰, 학교폭력 관련 NGO단체, 청소년시설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경찰의 학교폭력 개입이 청소년들을 범죄인 취급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어 학교 입장에서는 다소 곤혹스러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시각을 달리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 개입과 지원을 통해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김정희 ° 네. 학폭대책 이후 단순한 갈등임에도 피해학생의 부모가 지나치게 큰 처벌을 요구하거나 학교가 폭력을 은폐하려고 한다는 등 목소리를 높이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사안이 발생했을 때 학교와 담임교사가 책임지고 모든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조사를 해야 하는 것도 큰 부담 중 하나입니다. 학폭대책 이후 학폭위 개최 절차도 많이 단순화 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쉽지 않으며, 학폭위 개최 횟수 증가 등 담당교원들의 업무과중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학생부 등록 기재에 대해 가해학생 사면·조건부기록제 검토 필요 안양옥 ° 현장의 어려움이 느껴집니다. 최근엔 교과부가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교사가 자의적 해석으로 학생부에 기록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까지 묻겠다며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한 교육효과는 무엇이며 실제로 학생들은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학생부 등록 기재가 일부의 우려처럼 낙인효과가 되지 않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황영남 °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피해자의 인권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점에서 학생부 기록은 필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가해학생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사실 그대로 기록하여 5년간 보관하지만 차후 개선된 사항도 그대로 기록함으로써 다소 논란이 되고 있는 낙인효과를 예방하자고 하지만 우발적인 사항조차 예외 없이 기록하도록 의무화 한 것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록내용 시효를 5년으로 한 것도 다소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교폭력 경중에 따라 기록 유무를 교육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학교에 권한을 부여했으면 합니다. 학폭위에서 의결로 기록 유무를 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고 기록내용 보존 기간도 학교급별 이수년도와 같이 3년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정희 ° 낙인효과와 관련해서는 수시 모집이나 취업 등에서 학생부 기재 흔적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변화가 있다고 판단되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선입견 없이 선발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부 기재가 처벌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계도를 통한 민주시민 육성이라는 취지를 알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해 가해학생들이 올바르게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설선국 ° 학교폭력 가해학생 특별교육 이수도 1~4호까지는 학교자체 프로그램에 의해 진행하라는 지침이 있고 그 이상은 외부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때문에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 법률 제17조에서 1~4호(사회봉사) 수준의 조치는 학생부 기록을 하지 않고 경미하지 않은 사안 5호 이상만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건의하고 싶습니다. 물론 가해학생이 특별한 봉사활동을 통해 조치사항을 상쇄할 수 있도록 지도하라고 하지만 이미 기록되어 있는 조치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옥식 °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도 학생부 등록 기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강력하게 찬성하는 입장도 있지만 반대 입장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반대하는 경우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학생부 기재를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한편 가해학생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피해학생의 인권이 더 중요시돼야 함을 학생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강력한 제재에는 반드시 반대 의견과 그에 파생하는 문제점이 나타납니다. 우발적인 가해행동으로 졸업 후 5년간 학생부 기재사항이 보존된다면 입시 또는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건설적인 미래를 꿈꾸어야 하는 청소년에게 좌절과 절망감을 줄 수 있다는 것 또한 우려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인권위에서도 이를 보완하는 삭제 심의제도나 중간 삭제제도 등의 도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만 피해학생 인권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여 학생부 기재는 반드시 필요한 사항입니다. 단, 가해학생에 대한 사면제도 및 조건부 기록제도 등 보안책을 마련하는 노력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교육공동체의 역할 교권보호, 인식공유, 신속한 지원체계 등 구축 안양옥 ° 기본적으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선 교육공동체가 합심해야 할 것입니다. 교과부는 지난 8월 6일 ‘학교폭력예방 정책중점연구소’를 개소하고 “학폭대책의 현장 착근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싱크 탱크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학교입장에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교과부나 경찰, 학부모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박옥식 ° 정부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콘텐츠를 개발·실행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전국에 화해조정기관의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며, 가해학생 및 학부모교육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기관 확대가 필요합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위한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규정 또한 명확히 해야 합니다. 지역사회는 학교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지역사회 내 유관기관의 효율적인 연계 협력을 통해 폭력 없는 지역사회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밝고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학교는 학교 안팎에서 학교폭력을 감시하고, 이를 방관하지 않도록 또래 상담자 활동 등 학생들의 자조모임을 활성화하고 학교폭력전담기구 및 자치위원이 전문성을 가지고 사안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교육이수를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청소년 관련 NGO단체, 청소년 수련시설 등과의 효과적인 연계 협력을 통하여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역시 학부모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녀와의 깊이 있는 대화와 지지를 통해 자녀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황영남 ° 무엇보다도 교육전문가에 의한 교육적 지도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에 우리 사회가 동의해줘야 합니다. 교사의 교육적 판단에 의한 처분을 존중하고 혹시 이의가 있을 경우 다시 한 번 논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면 교권도 보호되고 교육적 효과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선국 ° 학부모 학교폭력예방교육을 직장, 학교에서 실시하고 수강 확인서를 발급하는 등 철저히 실시해야 합니다. 또 신임교사 및 교육대·사범대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전문가에 의한 학교폭력예방교육 실시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폭력예방교육도 분기별 1회 정도 확대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치위원들에게는 역량강화를 위한 맞춤형 연수를 실시해 전문성을 기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김혜리 ° 학교입장에서 가장 많은 요구는 학폭위의 객관성 확보입니다. 학폭위의 과반수인 학부모 대표에 대한 전문성 향상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의 객관성이나 신뢰성을 높여야 합니다. 또한 가해학생의 조치가 학교별, 대상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으니, 교과부 차원의 가해학생 조치 관련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피해학생의 상담·치유프로그램은 물론 가해학생의 치유프로그램 역시 보강되어야 할 것입니다. 경찰은, 학생들이 안심하고 신고하도록 신고체계나 처리 등에 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하고 피해학생 경찰동행 보호 등 학교폭력 관련 경찰 인력이 더 충원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학부모는 가정과 학교 간 의사소통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학교폭력 발생 시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한 만큼 담임교사와 학교에 대한 신뢰를 갖고 우리 학생들의 든든한 기둥으로서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연계된 진로 체험 온 벽면 가득 개성 넘치는 그림이 그려진 복도를 지나, 가요가 흘러나오는 교실로 들어가 보니 학생들은 한참 자기 작품 활동에 빠져있었다. 정렬되어 있지 않은 책·걸상에 자유롭게 앉아있는 학생들의 작품도 제각각, ‘미술실’ 간판이 붙어 있는 이 교실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에서는 수채화나 정물화는 오히려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온라인 게임, 만화책에나 등장할 법한 개성 있는 캐릭터, 세련된 의상을 걸치고 있는 모델 그림, 재활용품으로 만들어진 듯한 커다란 조형물 모두 미술 동아리 학생들의 작품이라고 한다. 옆 교실에선 드럼에 기타, 키보드까지 완벽한 밴드의 연주가 한창이었고, 또 다른 교실에선 전자음악에 맞춰 비트박스와 랩을 하는 학생, 삼삼오오 모여 댄스 동작을 맞춰보는 학생들이 보였다. 혹시, 여기는 예술학교? “대학교 공모전에 참가하려고 만든 저희 학교 조감도에요. 건축이나 산업디자인 관련 학과를 지망하고 있는데, 미술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2학년 박준수 학생은 앞서 만들었다는 경복궁 조감도도 보여주었다. 다른 책상에서는 제품 디자이너가 되어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에 입사하는 것이 꿈이라는 강동우 학생이 섬세한 손놀림으로 구두를 그리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동아리 활동은 단지 취미에서 끝나지 않는다. 동아리 시간에 자유롭게 자기의 작품을 만들며 미래에 대한 꿈을 펼치는 부산고 학생들은 매년 자기가 선택한 동아리와 연계된 진로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미술 동아리는 학생들과 담당 교사의 의견을 모아 시립미술관을 방문했다. 단지 미술품 감상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흥미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건물의 구조를 살피거나 전시물의 배치도를 연구하고, 미술품 보존법을 눈여겨보기도 했다. 녹색도시해안탐구반 학생들은 용호동으로 오륙도의 지형답사를 떠났고, 영자신문 학생들은 부산영어방송국을 찾아 영어방송을 녹음하는 체험을 가졌다. 3명으로 구성된 물리 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1학년 석지원 학생은 발명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놀이기구의 과학적 이론을 알아보자”며 광안리의 미월드를 찾았다. 인문·이공계·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활성화된 부산고의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의 진로 설정과 관련분야 스펙 쌓기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동아리 개설에서 운영까지, 모든 활동들은 학생들의 자발적 의지와 참여를 바탕으로 진행이 됩니다. 단 1명의 학생이 원한다고 하더라도 그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도움이 된다면 학교는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준비가 되어 있죠.” 진로상담부장 류미경 교사의 말이다. 과학융합교육으로 흥미 ‘배가’ 2010년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부산고는 과학중점반(자연계반)을 중심으로 학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벌이고 있다. 수학과 과학 교과는 교과교실제로 운영하고, 국립과천과학관, 부산대학교 사범대학과 MOU를 체결하여 융합형 인재양성 집중교육 프로그램, RE(ResearchEducation)수업 등 학생들의 연구 활동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각 프로그램, 활동 간의 연계성을 중시하는 부산고는 수업에서도 다양한 방법의 융합수업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가 어딘지 아는 사람? 그래, 고대 로마의 원형 경기장이다. 한때 검투사들의 경기가 벌어졌던 이곳에서 18세기에는 방금 우리가 배운 오페라가 공연되기도 했지. 근데 이 계단을 보자, 여기 화석이 보이지? 이게 암모나이트인데, 왜 여기 이런 화석이 있을까?” 방금까지 오페라를 주제로 얘기하던 수업에 암모나이트가 등장했다. 지구과학과 음악을 결합한 이 융합수업은 학생들의 흥미까지 고려한 것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사람은 바로 부산고의 조갑룡 교장이었다. 조 교장은 학기마다 두 번씩 이렇게 직접 수업하는 시간을 마련한다고 한다. 교사들도 평소에 이와 같은 과목 간의 다양한 연계 수업을 진행하며, 토론·발표수업과 함께 필요할 경우 두 명 이상이 모여 코티칭(co-teaching)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12월 학예전 기간에는 수학·과학 교과교실에서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과제연구 발표대회’를 연다. 물리, 생물, 화학 등 과학 관련 동아리 학생들이 한 해 동안 동아리 시간에 모여 진행했던 심도 깊은 실험과 연구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는 날이다. 심사위원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대(UNIST), 부산대, 동아대, 동서대 등의 교수나 입학사정관이 참여한다고 하니 학생들의 높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과학축전’, ‘전국과학전람회’ 등 교외 행사에도 활발히 참여하여 수상을 하는 등 이 학교 학생들은 특목고 부럽지 않은 실력을 다지고 있다. 인성과 감성을 살려주는 인문학 교육 과학중점학교라고 자연계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오늘날은 인문학적 통찰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인문학은 학생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하지요.” 조갑룡 교장은 2012년 부임 이후 문(文)·이(理)의 균형 잡힌 인재 양성을 위해 인문학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인문학적 소양과 예술적 감성을 키워주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인문학 특강’과 ‘시(時)그늘(signal) 프로젝트’가 있다. 매달 명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듣는 인문학 특강은 다양하고 화려한 출연진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수업이 모두 끝난 저녁시간에 학생들의 자율 신청으로 이루어짐에도 언제나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6월에 정호승 시인이 오셔서 ‘고래를 위하여’라는 본인의 시를 설명해주고 삶과 직업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기억에 남아요.” 수학공부만 하던 2학년 이정관 학생은 인문학 특강으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9월에는 부산고 동문이기도 한 곽경택 감독이 모교를 찾아 인문학 특강을 연다. 그의 영화, 학창시절, 삶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전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시그늘 프로젝트는 정서 순화와 인문학적 소양 함양을 위해 마련된 부산고만의 프로그램이다. 격주에 한 번씩 제공되는 프린트물을 통해 학생들은 시를 감상하고, 또 자기가 좋아하는 시를 적어서 제출한다. 담당 교사는 이것을 모아 두었다가 시상을 하고 좋은 작품들은 묶어서 전시도 한다. 문학 중에서도 정적인 느낌이 강한 시와 혈기왕성한 이팔청춘 남학생들의 조합이 어울리지 않을 것도 같지만, 오히려 사춘기 학생들의 감성을 울리는지 참여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부산고는 ‘인성교육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여 이러한 활동의 결과를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 학생들의 창의적 인성 향상뿐만 아니라, 대학입시와 관련하여 각 대학에서 개개인에 대한 스펙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부산에 가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학생의 다양성과 적성을 존중하는 동아리 프로그램과 진로 체험, 흥미를 유발하는 융합수업과 적성에 따른 개개인의 심화 연구, 감성·인성을 살려주는 특강까지 부산고의 장점은 끝이 없지만, 그 가장 상위에 있는 것은 교사들의 애정이 아닐까 싶다. 과학, 미술, 음악, 문학 등 담당 분야의 교사들은 하나같이 “우리 학생들의 열정이 뛰어나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서 어려움이 거의 없다”며 학생들을 향한 믿음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학생을 믿고, 사랑하며 그들의 자발적 참여와 선택권을 인정해주는 학교의 분위기야말로 학생들이 제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이런 학창시절을 보낸 학생들이 모교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터, 부산고는 동문회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모교 발전을 위해 모으기 시작한 ‘부산고발전기금’은 어느새 목표액인 100억 원에 훌쩍 가까워졌다. 동문의 사랑은 모금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개교기념일 전후로는 은행, 경찰서, 연구소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진출한 동문들이 후배들을 위해 모교에서 진로 특강을 한다. 매년 30여 명의 선배들이 찾아와 자신의 분야별 교실을 열면, 학생들은 관심 분야의 특강을 신청해서 그들로부터 현장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올해 초, 부산고는 학생, 학부모, 교사, 동문이 모두 모여 비전 선포식을 했다. 이들은 부산고의 교훈을 바탕으로 하는 ‘감사하자! 굳세자! 힘쓰자’의 3A.C.T(Appreciate! Confirm! Try!)를 실행과제로 삼았다. 그리고 2020년까지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길 부산고로 거듭 발전해 나갈 의지를 담아 ‘부산에 오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2020비전을 선포했다. 학교 안팎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주체들이 모여 함께 행동하고 발전하는 부산고, 여전히 도약 중인 이곳은 이미 ‘부산에 가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아닐까.
김영목 교장은 교사 시절에 아침 자습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서예를 가르쳤다. 서예의 기본자세, 붓 잡는 방법, 획을 긋는 방법 등을 하나씩 가르쳐 줬다. 주로는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2~3번 정도 수업을 진행했는데,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서예는 물론 집중력, 참을성,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배우게 됐다. 김옥연 교사는 공개수업 때 블라인드 컨투어 드로잉(Blind Contour Drawing)을 선보였다. 블라인드 컨투어 드로잉은 사물의 윤곽만을 따서 그리는 표현 기법으로 종이를 보지 않고 대상만을 보고 그림을 완성한다. 학생들은 새로운 표현 기법을 배우는 즐거움과 복잡한 도구 없이 대상을 그려내는 컨투어 드로잉 수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박귀옥 교사는 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서양화 외에도 다양한 미술 장르를 포용해야 했다.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깨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료 교사에게 수업에 활용할 조각을 배워 수업의 전문성을 높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교수법이 풍성해지면서 수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키친타올을 수업시간에 활용한 교사도 있다. 박찬주 교사는 키친타올을 캔버스로 대체해 수성물감을 사용하여 풍경화를 그리는 수업을 했다. 발색에 있어 종이보다 키친타올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동료 교사에게 듣고 실시한 수업이었는데 그 결과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상은 대전초등미술교육연구회 소속 회원들의 이야기이다. 자기 계발과 함께 수업 정보 공유, 동료 지도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활동하고 있는 이 모임 소속 회원은 현재 150여 명에 달한다. 교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두고 있지만 주로 미술 교육에 관심이 많은 교사들, 특히 학부나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한 교사들의 참여율이 높다. 모든 교과목에서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것이 초등학교 교사다. 그들 중에서 특별히 미술 교과 수업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1980년대 50여 명의 교사들이 모여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역사로만 봐도 벌써 30년은 넘는다. 그만큼 노하우와 축적된 정보, 교사 간 네트워크가 방대하다는 말이다. 서로를 일으키는 에너지 뱅크 대전초등미술교육연구회는 매년 두 차례의 전시를 연다. 이를 통해 회원들의 기량을 뽐내고 관람객들과 소통한다. 올해는 4월에 소품전을 끝내고 10월 정기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대전광역시교육청의 후원을 받아 교육청 소속 갤러리에서 4월에 열었던 전시는 ‘일상’을 주제로 회원들의 작품 30여 점을 전시해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회원들이 가르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갤러리를 많이 찾아왔다. 바쁜 학교생활에도 작품 창작에 매진해 전시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 동료 교사들도 많았다. 곧 열릴 10월 전시는 현재 막바지 준비 단계에 와 있다. 특정 주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 작품 출품이라는 형식으로 열릴 이번 전시는 서양화, 동양화, 조각, 서예,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전시관을 채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회원들은 여름 방학도 반납한 채 각자의 작업실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정기 모임은 분기별로 4회 정도 가져요. 하지만 정기 모임에 구애받지 않고 몇몇 선생님들끼리 자주 모여서 미술 작업이나 미술 교수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요. 또 전시를 앞둔 시점에서는 서로 만나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격려하고 힘이 되어 주기도 해요. 우리 모임이 갖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귀옥 교사의 말이다. 이 모임은 매년 3~4명 정도의 교사가 신입 회원으로 가입할 만큼 대전 지역 내에서 전통을 가진 모임으로 정평이 나있다. 젊은 교사들 중 미술지도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선배들의 노하우와 교수법을 배우고 싶어 참여하는 교사들도 상당수 있다. 때문에 이 모임은 정기 모임 외에도 방학 중 연수 프로그램을 활용해 많은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미술 교과 지도에 대한 이론 연수는 물론 각 장르별 실기 연수, 감상 연수, 수업 연수, 세미나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 학교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실기 연수의 경우, 학교 밖 공방이나 개인 작업실까지 활용하면서 다채로운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전시나 정기모임에 필요한 비용은 회원들이 내는 입회비 10만 원과 연회비 5만 원으로 충당하는데, 가장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 것은 역시 전시 갤러리 대관, 전시 도록, 포스터, 엽서 제작 등이다. 예산을 초과해 발생하는 비용은 회원들이 자원해서 내는 기부금으로 보충하면서 지금까지 대전 지역 내에서만 총 50회가 넘는 전시를 열며 외연을 확장해 왔다. 미술 교과서의 이상적인 활용 대전초등미술교육연구회는 ‘살아있는 교육’이라는 커다란 울타리에서 미술 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회원 중에서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과거 회장을 역임했던 현광덕 교감은 회원들과 함께 교과서의 이상적인 활용법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면서 이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교사는 교과서를 절대시하면서 교과서로 가르치는 일이 많았습니다. 학생들은 교과서처럼 그리고 만들 수 없어 절망하거나 반대로 교과서에 소개된 작품이 너무 쉽다며 얕보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과서는 어디까지나 지금 학습하고 있는 제재의 동기를 유발하기 위한 좋은 상담자로 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것도, 교과서로 가르치는 것도 아닌, 교과서와 같이 생각하며 나가는, 학생 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안내자의 역할로 생각하고 교과서를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또 그는 미술이 시각 교육인 만큼 “교사는 모든 표현활동 시 교과서에 예시한 것 이외의 다양한 제작과정을 제시하여 학생이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형 활동에 대한 의욕이 우러나올 수 있도록 이끄는 친근한 조형 안내자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서에 예시된 것을 똑같이 따라 만드는 것을 뛰어 넘어서 교과서를 통하여 대상을 보는 눈, 작품을 만들어내는 정확한 손작업, 생각을 실제로 작품화하는 응용능력과 사고력 등 종합적인 창조력과 감성을 키워주는 학습이 될 수 있도록 교과서를 활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교과서에 대한 인식이 ‘교사의 창조적인 학습지도를 지원하고, 학생들이 주체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안내자’로 바뀔 때 미술 교육이 날개를 달게 된다는 뜻이다. 그는 이러한 내용을 구체화하여 연수 자료로 발표했고 회원들은 물론 연수 참가 교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미술 교육 활성화로 학교폭력 예방 모임을 통한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원들 중 몇몇은 나무를 그릴 때 옹이를 유독 많이 그린 그림, 어두운 색으로만 채운 그림, 폭력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그림 등 그림을 통해 학생들의 특징이나 상태 정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려될 정도의 그림을 그린 학생들에게는 좀 더 큰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모임이 낳은 긍정적인 효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 모임은 회원 간 정보 교류와 작품 전시 이외에도 회원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작품을 모아 작품전을 열어주거나 미술에 관심 있는 학부모 지도, 주민들과 함께 학교 벽화 그리기 등 다양한 미술 활동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들과 소통하고 있다. 학교 안팎으로 대두되고 있는 인성교육 문제점의 해답을 미술 교육에서 찾은 것이다. 모임 소속 회원들은 학교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가 미술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정서를 순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궁여지책으로 예체능 교과 수업 시수를 1~2시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예술 교육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교육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책적인 지원도 뒤따를 때 학교폭력 예방이라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것이다.
작은 것도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장 “안녕하세요, 알림장 잃어버렸던 6학년 2반 하현정입니다.” 이 학생은 정연장 교장을 만나면 항상 이렇게 먼저 인사한다. 잃어버린 알림장을 정 교장이 찾아준 이후부터다. 2010년 용인대덕초등학교에 부임 후 학생들의 분실물 찾기에 앞장서다 보니 이젠 자타공인 ‘장물관리자’가 되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누군가가 잃어버린 물건을 주우면 자연스럽게 교장실에 찾아온다고 한다. 처음부터 학생들이 잃어버린 자기 물건 찾기에 관심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필통, 공책과 같이 사소할 수 있는 물건에서부터 겉옷이나 모자, 심지어는 핸드폰까지 분실물은 다양했지만 정작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는 학생들은 보기 어려웠다. 자기 것을 아낄 줄 모른다면, 어떤 것도 소중해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직접 학생들의 분실물 찾아주기에 나섰다. “요즘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죠. 지금 학생들은 잃어버리면 새 걸 또 살 생각을 하지, 찾으려고 하지 않거든요. 물건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은 학생들 인성교육에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침 조회시간마다 방송을 통해 직접 분실물을 찾아가라는 홍보도 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LOSTFOUND’ 게시판을 만들어 촬영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학용품에는 학년·반·이름쓰기를 권장하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 분실물 찾기를 독려하다보니 학부모들에게서 먼저 반응이 왔다. 홈페이지 게시판을 확인하며 자기 아이들이 흘리고 간 물건을 찾았고, 이어 학생들도 자발적으로 분실물 찾기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렇게 1년에 100여 점이 넘는 분실물이 다시 주인을 찾아 돌아갔다. 이제는 전교생이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급식실 앞에 설치된 분실물 함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아무도 지키고 있지 않지만, 이 분실물 함을 이용하여 학생들은 스스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고, 찾아가고 있다. 아직 회수율 100%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분실물 함이 비어갈수록 정 교장과 학생들의 가슴은 ‘소중함을 아는 마음’으로 가득해진다.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학생들 이렇게 분실물 찾기를 하며 학생들은 잃어버린 물건과 함께 자기 스스로 행동하는 방법도 알게 됐다. 자발성은 정 교장이 학교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한 가지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자기 생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면 성취동기도 높아져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이고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직전에 교장으로 있었던 용인제일초에서는 ‘양심 문방구’를 운영했다. 인사 잘하기, 일기쓰기 등 인성·학력·특기 면에서 일정 기준에 도달했을 때 주는 모의화폐, ‘달란트’를 이용해 교내에 설치된 무인 문방구에서 필요한 물건을 교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사고 그 가격만큼 양심함에 달란트를 넣었다. 지키는 사람이 없어도 문방구는 효과적으로 운영되었고, 학생들은 도덕성, 자발성에다 경제관념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학생들 스스로 행동하게 하기 위한 정 교장의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용인대덕초는 모든 교육과정활동을 학급, 학년 단위로 진행하고 있다. 운동회는 같은 학년끼리, 학예회는 학급별로 추진한다. “학예회의 경우, 큰 강당에서 전교생이 모여 혹은 학년별로 모여 진행할 경우, 규모는 더 크지만 정작 참여하는 학생들의 수는 훨씬 적어져요. 맨 날 참여하는 학생들만 참여하게 되거든요. 학급 학예회를 하게 되면, 학예회 안내장 제작부터 프로그램 구성, 모든 준비 과정을 한 반 학생들이 진행해야 하니까 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고, 또 무대에 오르는 학생들도 더 많아지게 됩니다.” 이 학교의 모든 행사는 양보다 질, 규모보다 참여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학생들은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며, 소외되는 학생 없이 모두가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즐거움이 가득한 학교 학교생활에서 자발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을 하나 또 꼽아보자면 바로 즐거움이다. 공부도, 운동도, 취미 활동도 즐거운 마음이 뒷받침되어 있을 때 자발적인 움직임도 우러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발령지였던 강화군 석모도의 작은 섬학교에서 그는 매번 시험이 끝날 때마다 학생들에게 ‘쪽지상장’을 만들어 주었다.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즐거움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학생마다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과목에 대해 손수 글씨를 적어 만들어준 이 작은 상장에 담긴 마음이 통했는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도 높아졌다. 월드컵 열풍이 한창이던 2002년에는 그때의 제자가 외교관이 되어 찾아왔다. 당시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 히딩크 감독의 의전을 담당하고 있다던 그는 “쪽지상장을 받는 재미에 공부를 했다. 공부에 흥미도 없는 내게 상장을 주며 수학박사라고 불러주던 선생님 덕에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직 생활 초기에는 그저 학생들에게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었다면, 요즘엔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고 한다. 넘치는 교육열과 학력과잉 시대, 사교육의 범람 속에서 학생들이 점점 지쳐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공부에 너무 지쳐있어요. 아이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틈을 주는 것도 학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즐거운 공간이 되어야 해요. 공부 외에도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즐겁게 에너지를 쏟으면 건강하고 올바른 인성, 풍부한 감성은 저절로 자라나게 되는 거죠.” 또한 학교에서 학생들의 자발성 못지않게 지켜져야 할 것이 교사들의 자발성이라고 강조한다.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학급 단위의 교사”라며, 교사들이 교장의 권위나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마음껏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발휘할 때, 그것이 학생들의 능력 신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고 그는 믿고 있다. 용인대덕초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학년, 학급 단위로 바꾸면서 교사들의 재량권이 커졌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학교장의 역할이란 이렇게 교사들이 자유롭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어 사기를 북돋우고 그들의 끼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서로의 분실물을 찾아주며 소중함을 배우는 학생들, 마음껏 기량을 펼쳐나가는 교사들과 그 속에서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기쁨을 아는 학생들. 정 교장의 소탈한 웃음과 함께 자라나는 학생들의 인성 속에서 용인대덕초는 오늘도 즐거워지고 있다.
[PART VIEW]1. 우리의 말하기 문화 가운데 한번 말로 다투면 끝장을 보려는 것이 있다. ‘끝장토론’이라는 말도 있다. 대단히 치열한 정신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 참에 너 한번 죽어봐라!’ 하는 고약한 결기가 ‘끝장’이란 말을 먼저 점령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끝장토론의 끝은 대체로 참담하다. 아무런 소득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엄청난 상처와 모욕의 언어들만 쓰레기처럼 남아서 마음의 황폐를 더 돋운다. 타협과 양보, 내 것을 지양하고 남의 것과 통합하려는 노력 없이는 끝장토론은 끝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토의토론을 할 때 타협이나 양보는 엄청난 악덕인 것처럼 여긴다. 견해 차이가 생기면 금방 성급하게 다투려 드는 것도 문제이다. 화해하러 갔다가 화해는커녕 다시 대판 크게 싸우고 돌아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대개는 상대가 내 화해를 바로 잘 안 받아들이는 것에 격분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갈등 당사자들끼리 진정성을 가지고 스스로 잘 해내지 못한다. 어른이나 선배가 끼어들어서 화해를 강권하고 마지못해서 화해를 하는 그런 모양새를 띨 때가 많다. 그러니 화해는 해도 본인들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니, 언제 다시 갈등 사태로 빠져들지 모른다. 이런 말하기 문화에서는 없는 갈등도 일부러 만들어 내게 된다. 참 안 좋은 것이다. 아이들 언어에서부터 욕설이 기승을 부리는 세태를 보면서, 대화를 정말 잘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갈등을 잘 다스린다는 것이 ‘돈을 버는 것’임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가 얼마나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지 못하는 민족인가. 대화로 사회를 통합하는 것은 그 자체가 소중한 ‘사회적 자본’이다.(문용린, 학생욕설문화개선 컨퍼런스 발제, 2011.11.30.)”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 갈등으로 인해서 지불하는 손실을 헤아리며, 토의 토론과 대화의 교육적 효능을 이들의 사회적 가치와 함께 묶어서 생각해 본다. 2. 우리는 몇몇 사람이 모여서 어떤 문제를 짚어보거나 따져 보는 과정이 있으면, 그것을 흔히 그냥 ‘토론’이라고 한다. 이처럼 ‘토론’이란 말은 이미 보편화된 이름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쓰인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럴 때 쓰는 ‘토론’이란 말은 ‘토의(discuss)’에 더 가까운 경우가 훨씬 많다. 왜냐하면 ‘토론’은 찬반 양쪽이 자신의 정당성을 논리적 근거만으로 밝히는 엄격한 형식의 스피치 양식이고, ‘토의’는 어떤 문제를 폭넓게 의논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서 그 형식과 진행은 토론에 비해서는 훨씬 더 유연하고 자유롭다. 토의의 경우 대부분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을 현실적으로 구하기 위해서 의견을 모으는 성격을 띨 때가 많다. 그렇게 해서 어떤 합의를 구하거나 방향을 찾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한다는 것도 그 해결이 논리적으로 완벽한 그런 최선의 것은 아니어도 무방하다. 우선은 합의를 이룰 수 있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론’은 당장의 문제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다. 찬성과 반대 그 자체를 논리적으로 꼼꼼하게 보여주는 데 초점이 있다. 화법 규범에서 말하는 토론(debate)은 그 형식의 엄격함이 지켜져야 한다. 어떤 문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논리적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상대의 허점을 논리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토론이다. 옳고 그름을 가급적 선명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 따라서 토론은 토의에 비해서 공식적 성격이 더 강하다. ‘비공식적 토론’이라는 것은 성립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토의에는 공식적인 것도 많지만 비공식적 토의도 많다. 실제로 우리는 일상 공동체 생활의 소통에서 상당 부분은 비공식적 토의에 기댄다. 토의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지, 누가 옳고 그른지를 밝히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물론 토의의 과정에도 쏟아져 나오는 의견들 가운데 무엇이 더 옳고 그른지를 밝혀야 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입지와 관점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적 문제를 논의하고 그 문제의 해결(해결 방향)을 구하는 과정에서 찬반의 논리를 분명히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찬반토론도 궁극에는 논의의 생산성, 문제 해결의 합리성에 기여하기 위한, 즉 토의의 역할과 기능에 다 수렴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토의나 토론도 모두 대화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토론은 말하기의 형식에 더 치중되고, 토의는 말하기의 내용에 더 치중된다. 토론은 수단적 가치에 가깝고 토의는 목적 가치에 더 가깝다. 토론은 학습의 양식이고 토의는 삶의 양식이다. 토론을 배워 토의에 써 먹고 토의를 배워 삶에 써 먹는다. 토론은 수렴적 사고와 통하고, 토의는 확산적 사고와 통한다. 토론은 배타적이고 토의는 통합적이다. 토론은 보여주는 데에 초점이 있고, 토의는 참여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토론은 승패가 있어도 토의는 승패가 없다. 토론은 감정을 배제하지만 토의는 감정도 고려해야 한다. 요컨대 토론도 토의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하는 대화의 한 방식이다. 3. 방송에서 접하는 방송토론 가운데는 이름만 토론이지 토의에 해당하는 것들이 많다. 심야토론, 끝장토론, 난상토론, 백분토론 등등이 모두 그러하다. 토의를 토론처럼 진행하니까 부자연스럽고 답답한 구석이 느껴질 때도 있다. 따라서 현재의 방송토론 프로그램들은 토론(debate style) 방송 프로그램과 토의(discuss style) 방송 프로그램으로 장르 분화를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소통과 통합을 목적으로 어떤 문제해결을 위해 국민적 지혜를 구하는 주제를 다룰 때는 그런 효과가 드러날 수 있는 토의의 방식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편성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방송토론 프로그램들은 토론도 아니고 토의도 아닌 그야말로 뒤죽박죽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치적 이슈를 띤 방송토론은 토론의 생산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실망을 주기에 바쁘다. 펼쳐놓은 문제를 상대방과 논리적으로 짚어가면서 진지하게 이끌어가기보다는 자기 진영의 주장을 완강하게 퍼붓는 것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말은 들으려고도 않는다. ‘말해 봐! 내가 안 믿을게.’ 그런 표정이 역력하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끊임없이 말꼬리를 물고 든다. 자기 진영의 주장이 조금이라도 공박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사회자의 진행까지도 가로막아가면서 방어 논리를 무리하게 전개한다. 정파적 당파적 주장을 국민적 여론처럼 호도한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비난과 모욕을 한 단계 더 강화한다. 토론에 나온 패널들은 완고하고 또 완강하다. 소통은커녕 ‘언쟁의 불쏘시개’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는 듯한 태도이다. 국민을 우습게 본다는 것은 이럴 때 실감이 난다. 문제는 토론에 나온 패널이 자신이 속해 있는 정파나 이념의 진영만 바라보고 말한다는 데에 있다. 국민적 주제이면 국민을 바라보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그 국민이 누구인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토의에서 구체적 상대가 있으면 그 상대를 보고 말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것은 부차적이다. 오늘 이 토의를 마치고 내 진영으로 돌아갔을 때 비난 받아서는 안 된다는 강박을 너무 심하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방송토론 프로그램을 학생들의 말하기 교육 자료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청중도 패널을 평가할 때, 누가 더 상대에 대해서 유연하고 허용적인 태도를 가지는지를 평가해 주는 풍토가 아쉽다. 상대와 함께 문제의 해결을 향해 나가려는 자세 변화를 보이는 사람에게 더 큰 지지를 해 줄 수 있는 풍토가 되어야 한다. 누가 더 문제에 대한 통합적인 해결을 지향하는지에 더 많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쪽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다음과 같이 말하는 토론 패널들을 자주 보았으면 좋겠다. 4. “제가 처음에는 전통적인 가치관에 바탕을 두고, 또 그런 관점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는데, 토론을 해 나가는 동안 생각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까 저와 맞서는 의견을 가지고 나오신 저의 상대 패널이신 김대한 선생님의 미래적 가치관에 근거를 둔 말씀을 의미 있게 경청했습니다. 선생님의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세 가지 사항 중 두 가지는 저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고, 나머지 한 가지는 저도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인데 선생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제 생각을 다시 돌이켜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이후에라도 시간을 가지고 대화하기를 원합니다.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바로 이 점이 오늘 토론의 생산적 효과를 느끼게 해 주는 대목입니다. 토론의 대화적 가치를 비로소 경험하게 됩니다.” 이쯤 되면 이 문제로 야기될 수도 있었던 갈등으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경비를 줄여서 돈을 번 셈이다.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낸 것으로도 돈을 번 셈이 된다. 누가 벌었는가. 우리 사회가 번 것이다. 혜택은 누가 받나.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받는다. 바로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