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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초(교장 조중철)는 충청남도교육청에서 주관해 실시한 2013년 학교평가에서 최우수교로 선정됐다.총 405개교 중 41개교가 최우수교로 선정됐는데 청송초는 읍단위학교 나군에 편성돼교육경영, 교육성과, 학력 및 바른품성 영역 및 만족도 등의 5개 영역 전반에 걸친 이번 심사에서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청송초등학교는 특히 전교생 46명의 소규모학교로서의 특성을 살려 2012학년도에 문화 예술교육 선도학교 운영을 통해 전교생이 오카리나, 바이올린, 사물놀이, 미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을 실시했으며, 각종 공모제에서 다수 선정돼 좋은 결과를 얻었다. 또한, 2013학년도에는 농어촌 다꿈학교 운영을 통해 '행복을 예감하며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송의 함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폭염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입추가 지났지만 밤에는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사람도 많다. 폭염이 다음 주까지 계속 된다면? 다음 주가 우리 학교 개학인데…. 교장으로서 폭염 이겨내기 지혜가요구된다. 우리 학교 급식실, 영앙사 한 분에 조리원이 여덟 분이다. 개학을 얼마 앞두고 출근하여 개학맞이 준비를 한다. 개학과 동시에 급식이 시작되는데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준비를 할까? 영양사에게 나흘간의 주요 일과를 알려달라고 하니 아래와 같은 메시지가 왔다. 내용을 살펴보니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고된 노동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러한 것을 묵묵히 해내는 급식실 가족이 고맙다. 08.05(월) - 창고, 보일러실, 전처리실 정리 및 청소준비 08.07(수) - 식기구 세척 및 열탕소독, 트렌치 청소 08.08(목) - 후드, 선풍기, 창문, 천장형 에어컨 세척 및 식차세척 08.09(금) - 덤웨이터, 식차 세척 및 마무리 청소 필자는 급식실 가족에게 당부하는 것이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아무리 공부가 싫고 학교 가기 싫어도 급식 먹는 재미에 학교 오게끔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급식의 위생처리는 물론 메뉴 구성, 밥과 국, 반찬 등이 맛있어야 한다. 집에서보다 더 좋아야 한다. 그 당부가 통했을까? 지난 1학기 급식 만족도를 조사하니 96%다. 그야말로 기다려지는 점심시간이다. 먹는 즐거움이 넘치는 행복한 시간이 바로 점심시간인 것이다. 어떤 반은 먹성이 좋은 지 급식실로 추가 배식을 가지러 온다. 그러면 교장은 영양사에게 또 요구한다. 과식, 폭식이 좋지 않다는 것을 홍보해 달라고. 추가 배식이 이루어지지 않게 학급 배식이 잘 조절되도록 담임의 협조를 구하라고 한다. 급식량이 많으면 수명 단축의 우려가 있고 그 다음 시간부터 졸음이 쏟아져 수업에 지장이 있고 행동이 굼뜬다. 때론 비만을 초래하기도 한다. 식사후 뒷정리를 위해 학급별 선의의 경쟁도 붙인다. 잔반량이 적고 식판과 수저 정리 상태가 좋은 학급에는 포도송이를 붙여준다. 그리하여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우수 학급에는 간식이라는 선물이 주어진다. 교육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먹는 것으로 유인체제를 마련한 것이다. 그 동안 우수 학급이 먹은 간식을 본다. 아이스쇼, 아이스크림, 팥빙수, 케잌. 브루베리라떼, 딸기 도너스 등. 뒷정리를 잘한 우수 학급 학생들에게는 또 한 번 입을 즐겁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기사를 쓰려고 교장이 급식실에 들어가 카메라를 들이대는데도 맡은 일에 열중이어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다. 참으로 성실하시고 고마우신 분들이다. 2학기에도 학생들로부터 ‘우리 학교 급식 짱!’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2012년 기준 초등학교 1학년은 2005년생, 고3은 1994년생이다. 이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매년 새로 태어나는 아이는 1만~4만명씩 줄었다. 하지만 국내 초·중·고 학생들은 해마다 17만~26만명씩 줄고 있다. 그렇지만 점차 세계가 지구촌화 되어가는 추세에 따라 교실에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4월1일 기준 다문화가정 학생이 5만576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월 4일 밝혔다. 정부 공식 통계에서 다문화가정 학생이 5만명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4만7000여명 수준이었다. 이는 전체 학생 대비 다문화가정 학생의 비율은 0.86%다. 이는 외국인 학교 재학생을 빼고 공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만 조사한 숫자다. 다문화 가정 학생을 처음 조사한 2006년의 경우 9389명에 불과했다. 2007년 1만4654명으로 늘더니 7년 만에 6배 가까이 는 셈이다. 특히 전년 대비 증가폭은 올해 8813명으로 2007년 5265명에 비해 크게 늘어나, 향후 다문화가정 학생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나이가 어린 다문화 가정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5만5000여명의 다문화가정 학생 중 초등학생이 3만9423명(71.1%), 중학생이 1만1235명(20.2%), 고교생이 4827명(8.7%)이었다. 국내에서 태어난 한국인-결혼이주자 부부의 자녀가 4만5674명(81.9%)으로 가장 많았고, 외국인 가정 자녀가 5162명(9.3%)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에서 태어나 중도에 한국에 입국한 학생은 4931명(8.8%)이었다. 결혼 이주자 부모의 국적은 중국(재중동포 포함)이 34.4%로 가장 많았고, 일본(23.4%), 필리핀(15.4%), 베트남(11.3%) 순이었다. 부모 가운데 한 명이 베트남 출신인 학생은 6322명으로 지난해(3408명)보다 85.5% 늘어나 가장 빠른 증가율을 보였다. 광주광역시 국제결혼가정의 학생수는 1,052명으로 15.7%, 전남지역은 3,716명으로 전년에 비해 15.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8월 6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광주·전남 청소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광주의 경우, 2012년 국제결혼가정 학생수는 1,052명으로 전년도 909명에 비해 15.7% 증가했다. 광주 학교급별 학생수 비율은 초등학생이 73.1%로 월등히 높았고 다음으로 중학생 21.4%, 고등학생 5.5% 순이었다. 학교급별 증가율은 고등학생이 81.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중학교 16.6%, 초등학교 12.4% 순이었다. 전라남도 지역의 2012년 국제결혼가정 학생수는 3,716명으로 전년도 3,226명에 비해 15.2% 증가했다. 전남지역 학교급별 학생수 비율은 초등학생이 71.6%로 월등히 높았으며 다음으로 중학생 23.2%, 고등학생 5.1% 순이었다. 학교급별 증가율은 고등학생이 34.5%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중학교 32.1%, 초등학교 9.5%순이었다. 학습자가 경험한 문화에 따라 학습하는 방식과 문화에 접했을 때 나타난 반응들이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이는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형성된 것으로, 그들의 가정과 교실 밖 그들이 속한 규범집단에 의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이 겪는 한국어 이해와 문화적 차이에 의한 학습력의 차이, 다른 외모와 말투로 인한 욕구 불만, 모국에 대한 긍지 상실등을 들 수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교사와 학생의 문화권이 서로 다를 때 교수 학습 상황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교문화가 학습자의 문화와 다른 것을 요구하게 되면 학생들은 학교가 그다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며, 이로 인하여 학습의욕이 저하되고 종종 낙오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교사가 학습자의 문화와 적합한 것을 가르치게 될 때 학생들은 안전감을 느끼고 학습의욕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학교생활을 통해 바람직하게 이러한 부분을 형성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에서 교사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원들의 다문화 교육에 이해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현실이다.
교총이 강력하게 주장해 온 대로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독립,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교육부는 12일 당정협의에서 최종 의견을 조율한 다음 곧바로 역사교육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사 수능필수 지정은 분위기에서 감지됐다. 주제 발표를 맡은 최상훈 서원대 역사교육과 교수와 토론자 6명 중 5명이 한국사의 수능 필수과목 지정을 주장하거나 이를 전제로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상훈 서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당초 “한국사를 수능 필수화하되 대입 전형에 반영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면서도 “수시합격자를 대상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할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처음부터 수시만을 염두에 두고 입시 준비를 하는 학생은 없다”는 김무성 교총 대변인의 지적에 ‘수능 필수’로 충분하다고 의견을 수정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또 “역사교육은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교육”이라며 “한국사 수능 필수화를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사뿐 아니라 각 교과의 특성과 학습효과상 문제가 있다면, 집중이수제를 개선해 교육과정을 정상화하고, 수능도 국가기초학력평가로 실시해 대입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통한 학교교육 정상화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는 "수능 반영 필수는 적절하며 중고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한국사가 필수 교양과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병관 청량고 교장은 “한국사를 수능 탐구영역에서 분리하고, 인문계열 뿐 아니라 자연계열이나 예체능계열 지망생도 모두 응시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에서도 여야 국회의원들이 각각 7개의 한국사 수능 필수 입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남경필) 주최로 공청회가 개최됐다. 이 날 공청회에서도 박형준 한국사회과교육학회 교육과정위원장(성신여대 교수)가 반대의견을 표명하고, 교육부 박춘란 대학정책관과 유성엽 민주당 의원이 신중론을 펼친 것을 제외하고는 다수 여야 의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수능 필수화’에 치중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입장이 불분명했던 교육부가 수능 필수화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데는 교총의 역할이 컸다. 그동안 ‘한국사 수능 필수화’ 방안에 침묵을 지키던 역사학계를 설득해 입장을 표명하도록 한 것이다. 6일 한국현대사학회(회장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성명을 통해 “수능 필수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는 한편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성공의 역사를 부정하는 한국사 교과서 문제점을 개선하는 과제도 해결해야 역사문맹 현상을 넘어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흥갑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도 8일 열렸던 토론회에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출제범위나 시행목적이 다르고 응시인원이 갑자기 늘 경우 인력과 예산 문제도 생긴다”고 밝혀 사실상 수능 필수화 방안에 찬성 의견을 피력했다. 또 자유교원조합, 한국교원노동조합, 대한민국교원조합 등 3개 교원노조가 7일 “한국사의 수능 필수과목 채택과 한국사 수업 내실화를 위해 교총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한국폴리텍대학도 8일 내년부터 선택 교양과목이던 한국사를 졸업 필수과목으로 편성, 역사교육을 강화 방침을 내놓았다. 한편 교총은 지난 6월 안양옥 회장이 취임기자회견에서 한국사 수능 필수를 주장한 이래 청와대, 국회, 교육부 등은 물론 각종 방송 등에서 수능 필수화가 가장 현실적 역사교육방안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 내신 범교과 능력 측정 상대평가 √ 수능 국가기초학력측정 절대평가 √ 입학사정관제 인성‧적성중심평가 ▨ 성취평가제 인식 조사: 내년 도입 예정인 고교 성취평가제에 대해 전국 고교 교원들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는 준비부족이다. 고교성취평가제는 절대평가를 도입해 교과목별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통해 A에서 F까지 6단계로 나눠 절대평가하는 방식으로 성적은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 식으로 표기된다. 한국교총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7일 전국 고교 교원 747명을 대상으로 한 ‘성취평가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3.3%가 성취평가제도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반대 또는 절대반대)을 나타냈다. 이유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힌 교원의 27.1%가 변별력 약화에 따른 내신 무력화 등을 우려했으며, 24.7%는 일반계고 불리를 꼽았다. 하지만 제도도입 찬성입장의 절반 이상(55.8%)은 현행 상대평가의 지나친 경쟁 유발 이유로 선택해 대조를 이뤘다. 제도의 내년 도입에 대한 설문에서 응답교원의 82.3%는 준비가 미흡하다(미흡 또는 매우 미흡)는 입장을 보였으며, 일반계고의 상대적 불이익 해소방안으로 제시된 ‘6단계 평가 및 원점수/과목평균(표준평가) 제공’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69.8%의 교원들이 미흡하다고 답했다. 특히 이 설문 문항에서는 특목고(자사고‧자공고 포함) 교원들도 77.3%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도입 시기 연기에 대해 고교 교원의 38.8%는 1~2년 연기를, 46.2%는 현행 상대평가제 유지에 찬성했다. 그래픽 참조 교총은 논평을 통해 “대입전형자료 제공 측면이 큰 고교 내신을 성취평가로 전환하려면 현장에서 제도를 이해하고 준비할 시간이 충분해야 한다”며 “설문 결과는 평가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교원들의 우려가 표출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달 31일부터 5일까지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59%포인트다. ▨ 일반고 황폐화 등 고교교육 무력화: 결국 성취평가로 인해 가뜩이나 위축된 일반고가 더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A등급 인플레’ 등 변별력 약화로 내신이 무력화되면, 대학은 수능과 논술비중을 높이게 되고, 특목고․자사고가 일반고보다 우대받게 될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 고교들은 자기 학교 학생들의 내신 성적을 올려주기 위해 '문제 쉽게 내기' '성적 부풀리기' 경쟁을 벌여, 2005년 고교 내신이 상대평가제로 바뀌었다.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가 지난달 30일 “상대평가 제도를 유지하든지, 절대평가 도입을 2년 미뤄 달라”는 건의문을 교육부에 제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교육부 역시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자체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다각도 보완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특성화고는 실시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중학교는 현재 중1과 2학년에 도입, 내년에는 3학년까지 실시된다. ▨ 대입 개선 핵심은 고교교육 정상화: 고교교육이 대입에 종속되어 있는 현실에서 고교교육정상화야말로 대입제도의 요체라는 것이 교총의 기본입장이다. 교총은 8일 청와대와 교육부에 수능․내신․논술․입학사정관제 등 각 전형이 상호보완적 선발도구가 될 수 있는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취지의 ‘대입제도 개선 및 일반고 지원강화를 위한 건의서’를 전달했다. 건의서에서 교총은 ▲수능은 고교수업 내용 기반의 국가기초학력평가로 ▲내신은 범교과적 고등사고능력을 측정하는 도구로 격상 ▲논술은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난이도 조정 및 공정성 확보 ▲입학사정관제 및 면접은 전인적 성장과 특기적정 중심 평가로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능과 내신의 명확한 역할 규정을 통해 대입전형을 개선함으로써 사실상 존재하고 있는 ‘특목고-자사고-특성화고-일반고’간 (서열화)체제의 근본적 해결방안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이밖에도 교총은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권 확대 및 특성화 지원 ▲우수학생 유치 및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학교재정 총액 배분으로 실질 전환 ▲직업교육 기능강화 관련 지원 등을 제안했다.
성취기준 맞게 개발 평가 반영도 손쉬워 “아이들이 재미있게 할 게 얼마나 많은데요? 딴 짓을 할 틈이 없어요.” 스마트기기를 수업 시간에 주면 딴 짓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에 대해 부산 백양중의 현연숙 진로부장 교사는 ‘기우’라고 했다. 별도의 스마트교육 장비를 갖고 있지 않은 학교도 개인 스마트폰으로 스마트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 교사는 “별도의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학생들을 믿고 맡기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며 “학생들이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면 스마트기기 활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그는 “스마트기기만으로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학생들이 무료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앱과 콘텐츠를 활용하는 게 핵심이라는 것. 그는 학생들의 협동수업을 위해 ‘싱크와이즈’ 앱의 마인드맵을 활용한다. 클래스팅은 학생들의 진로교육 결과물을 공유하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체험활동 결과를 올리거나 자신의 꿈을 써놓으면 현 교사가 매일 그날 학생들의 활동에 빠짐없이 댓글을 등으로 피드백을 한다. 학생들 개인별로 진로교육 결과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에버노트 계정도 개설했다. 진로 꿈노트도 만들어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직업흥미 유형별 직업 동영상 자료와 간이 검사지, 커리어넷과 연동해 제작한 460여개 직업의 QR코드를 탑재한다. 부산시 관내 고교 QR코드 140여개와 대학교 학과 QR코드 140여개도 제작돼 총 740여개의 QR코드가진로활동실에 게시돼 있다. 직능원의 관련 자료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진로와 직업’ 교과수업도 직능원에서 개발한 스마트북으로 진행한다. 스마트북은 학교 진로요구의 목표와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개발된 디지털 교과서로, 이미지,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고 자기주도학습도 할 수 있게 구성됐다. 성취수준에 맞춰 개발된 만큼 평가에 반영하기도 쉽다. 현 교사는 “학생들이 클래스팅에서 서로 돕고 자기들끼리 격려하고 교장, 교감선생님의 댓글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인성교육효과까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곧 2학기가 시작되면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운영이 시작된다. 본지와 한국교육개발원(원장 백순근)은 ‘연구학교를 가다’ 공동기획 세 번째 사례로 자유학기제 준비를 충실하게 한 모범 사례로 알려진 부산중앙중과 백양중 두 연구학교를 찾았다. 두 학교 교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벤치마킹할 만한 각 학교의 장점을 알아보고, 현장교원들이 자유학기제 운영을 앞두고 맞닥뜨리는 고충을 들어봤다. 순회교사로 시간표편성 고층도 성취도평가 부담되면 건의해야 부산 백양중(교장 차상몽)의 수업 모델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몇몇 연구학교들처럼 국어과 시수를 감축해 진로독서에 비중을 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어교사나 진로교사에게 그 시간을 맡기지 않고, 전 교사가 나서 독서멘토링을 하기로 했다는 점에 눈길이 갔다. 1학년 한 학급당 6명의 교사가 각각 흥미유형 검사결과와 개인 희망 등을 반영해 유형별로 모인 4~5명의 학생과 결연을 맺었다. 물론 멘토 교사의 교과와 흥미도 고려했다. 독서 멘토링은 주1~2회 독서지도, 감상문 피드백, 도서 추천, 상담 등으로 진행돼 진로 탐색 뿐 아니라 인성교육 효과도 고려했다. 백양중 진로독서의 또 다른 특징은 스마트교육을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매주 월, 화, 금요일 아침 자율학습시간에 사제동행 독서를 실시한 후 스마트폰의 ‘클래스팅’ 앱에 개설한 ‘독서사랑’ 클래스에 한 줄 독후감을 남기는 ‘1줄 팅’ 활동을 하는 것이다. 독서뿐 아니라 진로교육 전반에 걸쳐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학생들의 흥미와 주도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진로사랑’ 클래스를 통해 자유학기제 활동의 결과물도 공유하고 피드백도 한다. 진로와 직업 교과 수업도 스마트교육으로 진행하고, 관내 고교와 대학교의 다양한 학과에 대한 정보를 QR코드로 제공하고 있다. 문미라 교감은 “QR코드 때문에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직업에 관심을 갖는 기회가 생겼다”면서 “스마트폰을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하나 눈에 띈 점은 오전에 기본교과를 배치하고 오후에 자율과정을 배치하는 전형적인 틀을 깬 시간표였다. 월요일은 4교시부터 자율과정을, 목요일에는 기본교과 수업만 운영하기로 계획을 세운 것. 사실 월요일은 2~3교시도 진로와 직업 교과수업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운영상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편성된 고육지책이었다. 이정숙 교사는 “음악교사 한 분이 순회근무를 해 화‧목요일에는 예체능시간을 편성할 수 없었다”며 “순회교사도 그렇지만 융합수업 등을 하려고 해도 시간표 편성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사는 “현실적으로 교사들이 담당교과의 교육과정 재구성과 평가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교과 개설이 어렵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조미애 교사는 체험학습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기관을 섭외하는 일도 어렵지만, 협약기관이 있어도 시간을 조율하고 교통편 등을 확인하는 일은 여전히 교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차상몽 교장도 “학기 중 시간을 자유롭게 정해 체험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학사 일정이나 인솔자 등을 고려하면 가능한 기간이 중간·기말고사 기간 밖에 없다”며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 학교끼리 시간이 겹칠 수밖에 없는 만큼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준비를 비교적 잘 하고 있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평가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우병녀 교사는 “평가와 수업개선도 자유학기제가 아닌 다른 학기와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문 교감도 “관리자는 학업성취도평가 등 학교교육 성과에 대한 평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장은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자유로워져야 학생이 자유로울 수 있다”며 “백양중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전폭적인 동의 아래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만큼 평가나 교육과정 편성 문제에서도 모범답안을 기다리거나 기존의 틀에 매이기보다는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교육을 과감히 시도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학업성취도평가가 걸림돌이 된다면 자유학기제는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유학기제 시행에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히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연구학교의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 재구성, 어떻게 했나 영어‧수학 감축, 외부활동 연계 시수 줄어도 내용 알차고 충분 부산중앙중은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해, 영어, 수학, 기술가정, 미술, 체육을 각각 한 시간씩 감축했다. 독서로 돌릴 수 있는 국어 한 시간과 예체능 위주의 감축이 쉬웠을 텐데 과감히 영어와 수학을 한 시간씩 감축한 것은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시수 증감 외에도 학생 중심 수업이나 융합수업을 하거나 단원별 진로 요소를 추출하고 핵심성취기준에 따른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재구성은 필수적이다. 석미령 교장이 소개하는 가정교과 교육과정 재구성의 예시를 보면 후반부에 나오는 ‘청소년의 시간스트레스’ 소단원을 ‘청소년의 이해’ 대단원의 첫 소단원으로 배치해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자칫 지루하기 쉬운 청소년의 발달특징에 대한 내용을 ‘자신의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교과 내에서 순서만 변경하는 소극적 수준을 넘어 타 교과와의 융합수업이나 외부활동과 연계를 하기 위한 재구성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사회교과의 말미에 나오는 시장경제의 이해와 국어 교과의 앞부분에 나오는 ‘주체적으로 감상하고 요약하기’에서 ‘엄마 걱정’을 연계해 가르치기 위해 경제생활 관련 소단원을 학기 맨 앞에 배치했다. 그 외에도 ‘문화의 이해와 창조’ 단원은 지역사회 축제시기에 맞추고, ‘정치생활과 민주주의’ 단원은 학교 정부회장 선거 시기에 맞춰 구성했다. 이렇게 재구성한 교육과정으로 블록타임을 설정하거나 협력교수를 하면서 융합수업이나 연계학습을 하게 되면 적은 시수 안에 필요한 내용을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 교사의 경력 등 차이가 있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기에 역량이 부족할 수도 있다. 부산중앙중이 교과별로 팀을 구성해 각자 전문성과 세부전공을 살려 협업한 이유다. 타 교과와의 융합 수업을 위해서는 교과 간에도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방학 기간에 넓은 회의실에서 모든 교과서를 펼쳐 두고 주제 통합이 가능한 단원을 뽑아내는 방법 등도 활용할 수 있다.
이제 곧 2학기가 시작되면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운영이 시작된다. 본지와 한국교육개발원(원장 백순근)은 ‘연구학교를 가다’ 공동기획 세 번째 사례로 자유학기제 준비를 충실하게 한 모범 사례로 알려진 부산중앙중과 백양중 두 연구학교를 찾았다. 두 학교 교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벤치마킹할 만한 각 학교의 장점을 알아보고, 현장교원들이 자유학기제 운영을 앞두고 맞닥뜨리는 고충을 들어봤다. 토론 수업·집중력 훈련 등 방학 중 학생도 철저 준비 부산중앙중(교장 석미령)은 자유학기제 운영을 1학년 교사들만의 몫으로 놔두지 않았다.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해 7개 분과로 구성된 별도의 조직을 꾸렸다. 전반적인 운영은 1학년 교사들이 중심이 된 운영기획 분과에서, 교육과정 재구성과 평가는 교무부장과 교과부장들이 모인 교과활동분과에서, 진로체험 등은 진로상담교사가 주축이 된 진로교육 분과에서 맡았다. 이 외에도 연구지원, 성과검증, 홍보, 학부모참여관리도 분과별로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수업개선에 중점을 뒀다. 교과부장들이 중심이 돼 교과별로 교육과정을 분석해 재구성하고, 핵심성취기준이나 융합수업 주제를 추출하는 등 교사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노영찬 교감은 “자유학기와 관계없이 수업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교육과정에서 수학 1단위를 줄였지만 많이 가르치기보다는 내용을 재구성해 기초를 완벽히 다지게 해준다면 오히려 나중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드물게 선택프로그램 중점모형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전현실 교사는 “선택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진로탐색에 한정시키지 않게 폭넓게 다양한 수업을 경험하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여러 교과를 접목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현장에서 새로운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들의 부담은 컸다. 허희옥 교사는 “아이들이 시험이 없어져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들떠 있다”며 “열심히 학생중심 수업을 준비했는데 지도에 따르지 않아 맥이 빠질까봐 걱정”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윤성미 교사도 “교과교실제 때문에 한 학기가 끝나갈 때쯤에야 아이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그만큼 관리도 힘들었는데 선택교과까지 운영하게 되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사는 “자유학기제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니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학부모들은 놀기만 하다 오히려 더 뒤떨어지게 될까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중앙중은 이런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도 자유학기제 대비 여름방학 중 ‘마중물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수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2주 동안 토의·토론식 수업과 집중력·창의력 강화 활동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운영한 것이다. 또 지난 3월 미리 실시한 홀랜드 직업적성검사 유형에 따라 포스코 기술현장체험, 파주 인문·예술체험, 동서대와 협력한 영화촬영 등의 체험활동도 방학 중에 이미 했거나 할 계획이다. 교과교실제로 평소 만나기 어려운 교사들도 아이들과 멘토가 돼 함께 체험에 동참했다. 선생님들의 효능감 제고와 역량강화를 위해 연간 35차례에 걸친 수업개선 관련 연수도 시행했다. 연수주제는 교육과정분석, 성취평가제의 이해, 수업개선을 위한 교사문화 형성 등 자유학기제 준비를 위한 내용부터 토론수업, 프로젝트 학습, 협동학습, 융합수업 등 구체적인 교수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계획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 양재남지점(지점장 김동석)이 1일 한국교총 장학회(이사장 안양옥)에 장학기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김동석 지점장은 “한국교총장학회에 기탁한 장학금을 어려운 형편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고 당부하며 “양 기관이 함께 다양한 교육 사업에도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양옥 이사장은 “학생들을 위한 농협의 마음에 감사한다”며 “어려운 학생들에게 힘이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국교총장학회는 그동안 3459명의 장학생을 선발, 11억 854만4000원의 장학금을 지원한 바 있다.
네덜란드 여름방학은 그야말로 학생들에게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휴가기간이다. 지역과 학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6월말~7월초에 시작돼, 8월말~9월초까지 한 달 반에서 2달 가까이 이어진다. 방학 전 중고생들이 반드시 해야 될 일은, 1년 동안 공부했던 책을 학교에 돌려주는 일이다. 책값이 비싸기 때문에 출판사를 통해 각 교과목 책을 빌려 공부하다가 학기말이 되면 학교에 반납하는 것이다. 결국 방학 중에는 배웠던 책으로 복습을 할 수도 없고, 새 학년에 배울 책도 학기가 시작돼야 학교에서 받기 때문에 예습은 물론 선행학습도 할 수 없다. 당연히 방학과제물은 없다. 이 같은 상황은 고3(klass 6) 학생들에게도 똑같다. 졸업시험을 통과해야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학년 말이 되면 배웠던 책들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이렇게 중1부터 고3까지 누구나 여름방학이면 공부에서 완전히 해방돼, 마음껏 두 달 동안 자유를 누린다. 초등생들은 평소에도 책을 집에 갖고 다니지도 않고 책가방도 없어 여름방학은 그야말로 마음껏 뛰어 놀며 지내는 일이 일상이다. 심심하면 도서관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읽는 정도다. 물론 초등생 역시 방학과제물은 없다. 공부에 가장 부담을 많이 느끼는 대학생들도 방학만큼은 완전히 해방된다. 경우에 따라 보게 되는 재시험도 7월 초가 되면 모두 끝나 9월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는 휴가로 인식된다. 졸업반 학생들도 학위가 바로 취업과 연결되기 때문에 한국의 대학생들처럼 토익성적이나 자격증을 따기 위해 방학 중에 또 다시 공부할 필요성도 없어 방학의 자유를 누린다. 반면 2년 전 여름방학기간 동안 한국을 방문한 아들의 네덜란드 친구들이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계속 학교에 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한국은 여름방학이 없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방학인데 왜 학교에 가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네덜란드 중고생들이 여름방학을 마음껏 즐기며 공부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교과서가 없다는 사실보다는 대입부담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고교 졸업시험에 통과하면 누구나 쉽게 대학에 들어가지만, 졸업은 어려운 체제가 자리 잡는다면 우리 학생들도 여름방학기간 잠시라도 공부에서 해방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지난 6월 발표된 2013년 OECD 교육지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고등교육을 받아야 취업뿐 아니라 흡연, 비만 등 생활건강측면에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니 고등교육에 더욱 심혈을 기울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고등교육에서 늘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곳은 바로 캐나다다. 25~64세 취업연령층 인구의 2/3가 최소한 전문대 이상의 교육을 받았으니 가히 고등교육 일등국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캐나다 내 언론 상에는 ‘캐나다 교육 A학점’이라며 자화자찬 식 기사가 주를 이뤘다. 때마침 OECD 교육지표 공개직후 캐나다 통계청의 2011년 인구센서스 분석기사도 크게 실렸는데 취업연령층 여성의 64.8%, 남성의 63.4%가 고등교육을 이수했다. 4년제 대졸자 비율은 25.4%로 반세기전 1961년의 4%에 비하면 6배 이상 증가했다. 캐나다가 이민자의 나라인 만큼 고등교육 이수율 역시 이민자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 캐나다에서 출생한 인구의 대졸비율이 24.2%인데 비해 이민자의 대졸비율은 38.1%에 달한다. 이는 그간 캐나다 이민제도가 고등교육 이수자를 우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고등교육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전문대학의 강세다. 취업에 유리한 기술교육 위주라 4년제 대학을 마치고 돈벌이를 위해 전문대로 유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대학자체가 주립이라 전문대와 대학 간 상호연계 고리가 강하고 서로 간 구분도 상당히 약하다. 가령, 전문대를 졸업하고 인근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거나 간호학과처럼 아예 전문대-대학 간 공동과정을 운영하는 학과도 상당수다. 2011년 인구센서스 조사에서 확연히 드러난 건 고등교육 이수율에서 여성이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캐나다만의 특징은 아니지만 25~34세 연령층 대졸자 비율이 여성 34%, 남성 26%인 사실에서 드러나듯 여성의 학력 우위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가장 입학이 어려운 의과대의 경우, 남녀비율이 4:6에 달할 정도로 학교성적은 이미 여성이 우위를 점한지 오래다. OECD 교육지표를 봐도 고등교육 일등국 자랑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65세 이전 고등교육 이수율의 OECD 평균이 32%인데 비해 캐나다는 51%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1위다. 단 25~34세 연령층에선 한국(64%)에 뒤져 3위(57%)로 내려앉았으나 전문대를 중심으로 한 기술, 취업 교육을 강조하는 정부정책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고등교육 일등국 지위는 변함없을 것이다.
오사카부 학군제폐지·정원미달 통폐합 직접 자전거로 중학교 돌며 학생 모집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오사카지사 시절부터 추진해온 교육개혁의 결과 올해부터 오사카부의 공립고교 입시에서 학군제가 폐지됐다. 지금까지는 공립의 보통과(비진학반), 사립고, 전문계고만 학군과 관계없이 학생모집을 할 수 있었지만 내년 신학기부터는 모든 고교에서 지역에 관계없이 학생모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학생모집에 나서기 위해 여름방학도 잊고 교장들이 직접 학생모집에 나섰다. 모든 학교가 학생모집에 비상이 걸리니 학생모집을 위한 광고전도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고교선택은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학생모집 담당 교원이 중학생과 보호자에 180여명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지난 달 개최된 한 공립고의 학교설명회 장면이다. 이 학교는 작년 가을에 설명회를 한 번 개최했지만 올 5월부터는 매달 실시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는 “선택지는 늘어났지만 아이도, 보호자도, 심지어 다니는 중학교 교사도 올해는 입시경향을 알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모든 학교가 학생모집에 사활을 걸다 보니 수험생과 보호자, 진학담담교사들이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연속 3년 동안 학생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통폐합 대상이 된다는 사실은 공립고 교장들이 학생모집에 사활을 걸도록 하고 있다. 현재 원 아웃(정원미달) 대상이 된 고교 중 니시요도바시 고교의 시게타 아키히코(重田明彦) 교장은 자전거로 중학교를 돌아다니면서 학생모집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자전거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의 학교’라는 걸 내세워 학교선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교장실에 걸린 오사카부 지도에는 직접 방문한 중학교가 약 30개 표시돼 있다. 더운 여름 땀범벅이지만 교장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상황이다 보니 교원들도 학교광고물을 들고 학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시게타 교장은 “지금까지는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학군제에 의해 학생들이 들어왔지만 이제는 학군을 넘어 오사카 전 지역을 다니며 영업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이라 교장이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또 다른 고교에서는 체험입학을 개최해 인근 지역의 중학생들에게 학교소유 농장에서 양의 신체적 특징과 습성을 체험시키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수험생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 위한 노력이다. 공립고가 학생모집에 전력을 기울이자 지금까지 수업료 무상화 등으로 입학자가 늘어난 사립고에서도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학군제에 의해 우수한 공립고교와 경쟁하지 않아도 됐던 사립고에서도 오사카부의 명문고와 학생모집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돼 공·사립 간에도 학생모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최신 시설의 건물, 뛰어난 대학 진학실적, 학원수업에 뒤지지 않는 수업방법’ 등의 학교광고를 강화시키고 있다. 학생모집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학원도 수험생에게 정확한 정보제공과 맞춤식 진학 지도를 하는 등 대응책에 고민하고 있다. 모든 학교가 학생모집 경쟁에 뛰어들어 학원이 각 학교의 수험상황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모의시험 결과로 수험생지도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시험이 끝나고 나면 수험생으로부터 답안지 열람 공개청구 권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험생들의 입학시험 채점기준 문의에 대비해 학교별로 다양한 채점기준을 분석한다.
우리가 오늘처럼 잘 살게 된 데는 1960년대의 새마을 운동과 학교교육이 원동력이었다. 새마을 운동의 중심에는 우리가 ‘잘 살아보자’는 의미가 컸고, 학교 교육은 대한민국 전 교육기관에서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해 지식연구를 이끄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지식에만 너무 치중된 교육을 한 결과 기술 분야나 연구실적은 세계를 제패하고 있으나 부작용도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자살, 노인학대, 학생폭력, 가정폭력, 이혼 등 각종 범죄는 계속 증가해 이제는 더 이상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게 됐다. 이런 현실에서 ‘이제는 인성교육이다’라는 구호를 걸고 교육부와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 선두에 서니 든든한 마음이다. 인성교육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개인의 품성, 소질, 끼를 계발시키는 교육이다. ‘칭찬운동’과 ‘감사운동’을 중심으로 ‘새마을 운동’을 승화시킨 ‘새마음 운동’을 펼친다면 명실공히 경제적인 면과 정신문화적인 면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확신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포항시의 감사운동과 대전시의 칭찬운동이 정부로부터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을 받았다. 특히 사람은 누구나 칭찬 받기를 좋아한다. 칭찬은 받는 사람에게는 자신감을 갖게 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며 모든 분야에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귀로 먹는 보약으로도 불린다. 칭찬을 듣다 보면 세상이 밝아지고, 적극적인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가지게 된다. 물론 그러다보면 진로도 바뀌게 된다. 이렇게 좋은 보약을 전국민이 먹으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나에게 하루 3번 칭찬하고 남에게 하루3번 칭찬하고 하루 3사람이상 칭찬을 하는 ‘3.3.3 칭찬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모두가 신명나는 생활을 하기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칭찬하면 행복해요’라는 스티커를 모든 차량과 직장에 부착할 것도 제안한다. 이렇게 칭찬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인실련의 인성교육 실천이 큰 성과를 거둘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전국의 모두가 새마을 운동처럼 국민운동으로 새마음 운동을 승화시키면 대한민국은 행복한 선진국이 된다고 확신한다.
독도학교 초대교장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대학생 문화창조 동아리 ‘생존경쟁’은 지난 6월부터 공동으로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기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일본 우토로, 히가시구조 지역을 비롯해 태국 방콕, 중국 헤이룽장성 및 서울, 부산, 거제도, 전주 등 서명운동을 점차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서 교수는 7일 70여명과 함께 독도를 찾아 한국령 표지석과 망루 등을 돌아본 뒤 선착장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으며 15일에는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광복절 기념식이 열리는 천안독립기념관에서 대규모 서명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말하는가(칙 무어만·낸시 웨버|한문화)=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않으면서 교사의 마음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분명 아이를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의도와는 달리 화내고 야단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면? 교사라면 누구나 이런 답답한 상황에 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교사의 말 한마디는 아이들에게 평생 상처가 되기도 하고 격려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교육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실제 상황들과 그에 따른 대화법 67가지를 소개했다. 교사의 표현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과 부정적 표현일 경우 대체할 수 있는 표현까지 자세히 제시됐다. 뿐만 아니라 말 속에 숨겨진 무언의 메시지가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돼 있어 교사 스스로 언어습관을 돌아보고 고민할 수 있도록 했다. 자존감을 높이고 내면의 힘을 키우는 말, 선택과 책임을 가르치는 말, 상황에 대처하고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키우는 말, 서로 협력하며 유대감을 키우는 말 등 긍정적 대화 유형과 실례뿐 아니라 갈등을 키우는 말, 무력하게 만드는 말 등도 다양하게 담겼다. 특히 ‘참 잘했어요’, ‘네가 자랑스러워’, ‘항상 최선을 다해야지’와 같이 칭찬하거나 격려하기 위한 의도로 흔히 하는 말 중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하는 부분은 흥미롭다. 칭찬 유형에는 평가형, 설명형, 인정형이 있는데 어떤 칭찬은 도움이 되지만 오히려 상처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구체적 예를 통해 살필 수 있다. 저자는 칭찬의 말이 독이 되는 경우 교사가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효과 없는 대화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교식을 만드는 데 최고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1만3500원 ■학부교육 선진화의 비전과 도전/ACE 대학, 교육을 바꾸다(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협의회|학지사)=25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의 사업 비전과 성과를 담은 2권의 책이 나왔다. 책은 25개 대학 총장들이 직접 사업의 비전과 우수 사례를 밝힌 ‘학부교육 선진화의 비전과 도전’, 학생들의 체험수기가 담긴 ‘ACE 대학, 교육을 바꾸다’로 구성됐다. ACE 사업은 다양한 학부교육 선진 모델을 창출해 경쟁력 있는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교육부가 2010년부터 시행해온 국책사업이다. 사업 시행 후 25개 참여 대학들이 추진해온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의 내실화, 교수업적 평가개선, 교수역량 및 학습법, 교육인프라 확충, 대학의 국제화와 학생의 취업률 향상 등 성과를 거뒀던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사례들이 공유됐다.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이석연|까만양)=전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가 자신의 독특한 독서법을 소개한 ‘책, 인생을 사로잡다’에 이어 인문탐사기행기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를 펴냈다. 이 변호사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낯선 곳에서의 관찰과 경험을 통해 인식을 확장하고 자신의 내면에 ‘자유의 기상’을 불어넣는 의식적 탐사과정 △다양한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쌓는 배움의 여정 △아름다운 풍경의 목도를 통해 상상력과 감수성을 고양하는 자기발전의 기회라고 정의하고 있다. 북유럽, 북한, 스리랑카, 미국 등 세계여행을 다니며 현지에서 쓴 글들을 정리해 편집했다. 1만5000원
교육감 선거는 12월, 감사계획은 11월 이미 수립돼 郭 측근 송병춘 前감사관 결재, 감사원 보고도 마쳐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 실태 감사’가 ‘표적감사’라는 전교조와 일부 혁신학교 교사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청에 입성하기 이전인 지난해 11월 이미 혁신학교 정책 감사 내용이 포함된 ‘2013년 연간감사계획’이 수립돼 감사원 보고까지 마쳤기 때문이다. 이 감사계획은 혁신학교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곽노현 전 교육감의 측근인 송병춘 전 감사관(현 서울시 감사관) 전결로 처리됐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위원, 전교조 서울지부, 일부 혁신학교 교사 등은 그동안 성명서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혁신학교 감사는 문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탄압하기 위해 실시하는 표적감사”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월 확정 발표한 ‘2013학년도 행정감사계획’은 감사원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1월 6일 수립돼 송 전 감사관의 검토를 거쳐 11월 15일에 감사원에 보고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도교육청을 비롯한 각종 기관은 연간감사계획을 수립한 후 감사원과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통상 연말쯤에 내년도 계획을 미리 수립한다”며 “이미 지난해 11월 수립된 ‘2013년 연간감사계획’에 특정·성과감사로 혁신학교 정책감사가 포함돼 있었고, 올해 감사계획을 확정해 그대로 진행 한 것으로 표적감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교육감이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당선돼 12월 20일 취임하기 이전 이미 계획된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은 곽 전 교육감이 9월 교육감직을 상실한 이후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됐던 시기로 이른바 ‘곽노현의 사람들’이 시교육청에 남아있던 때다. 다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감사계획 수립은 감사관실 일상 업무 추진사항이어서 당시 권한 대행을 맡았던 이대영 전 부교육감에게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송 전 감사관이 전결로 처리했다. 2월부터 서울시 감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송 전 감사관은 곽 전 교육감의 법률자문이자, 측근으로 개방형 직위공모로 2010년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에 임명됐으며 임기가 1년 6개월이 남았음에도 교육감이 바뀐 후 사의를 표명해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직위를 유지했다. 또 2013 상반기 정책감사로 6월 25일부터 7월 18일까지 실시된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 실태’ 감사는 2개교 예비 감사 후 8개 혁신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나 지난해 수립된 당초 계획에는 초·중·고 혁신학교 30개교가 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교 범위가 더 넓었던 것이다. 감사 초점도 명확하다. 서울형 혁신학교 추진을 위한 학교 구성원의 의견수렴과 참여과정을 중심으로 △혁신학교 지원 예산의 편성 적정성, 예산 집행의 지침 준수 여부 △혁신학교 학교 구성원의 만족도, 운영계획 대비 성과 목표 달성 정도를 볼 계획이었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곽 교육감 측 인사들에 의해 행해진 계획 당시는 아무런 저항도 없다가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이제 와서 표적감사를 운운하는 것”이라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과 똑같은 이치”라고 꼬집었다.
교사 생활을 한 지 어느덧 20년이 다 돼가지만, 신학기만 되면 내 마음은 갓 시집온 새색시 마냥 콩콩 뛴다. 올해는 어떤 살구 같은 새콤한 웃음들을 만날까. 입학식 며칠 전부터 두근거리는 가슴을 꼬옥 움켜쥐고 이불 속에서 잠을 이리저리 뒤척인다. 그러다 입학식 전날 하얀 봉투에 일급비밀이라도 들어있는 듯한 학급명단을 받아 떨리는 손으로 펼쳐들면, 까만 활자들은 꼬물꼬물 눈으로 기어들어 온다. 고 꼬물거리는 활자들은 또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활자의 주인공들을 만날 때까지 또 다른 행복한 설렘에 빠진다. 드디어 입학식 날, 궁금증에 단걸음으로 달려가 우리 반 아이들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본다. 어떤 얼굴들일까? 입학식 때 학교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해도 신입생들은 여기저기를 자꾸 낯선 눈으로 살핀다. 그 눈빛들을 인솔해 교실에 와도 여전히 아이들은 나에게 어리둥절한 눈빛을 던진다. “안녕, 올 일년 동안 너희들과 함께 할 담임이야….” 내 소개를 다시 간단히 하면, 그제야 저희들끼리 수군대며 입을 손으로 막고 킥킥 웃어댄다. 어쩌면 내 깻잎 머리 모양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중학교 3학년을 몇 년 가르치다 신입생을 만나면, 남자 아이들이지만 꼬오옥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을 만큼 귀엽다. 신입생들이 살구같이 배시시 수줍게 웃는다면, 2학년들은 복숭아같이 웃어대고 3학년은 수박같이 웃는다. 키도 입학식 때 보면 학년마다 마치 계단같이 큰 층이 난다. 아이들의 키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마치 푸른 무같이 잘 자란다. 교복도 1학년 때는 도포를 입고 다니다, 2학년이 되면 그래도 그런대로 잘 어울린다. 그런데 3학년이 되면 윗도리는 팔이 쑥 나와 반팔 같고, 바지는 7부 바지를 입고 다닌다. 그렇게 신입생들은 살구웃음과 푸른 꿈으로 중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시간마다 교과 선생님이 바뀌는 낯설음과 얼떨떨함으로 3월을 보낸다. 그래도 고마운 것은 1학년들은 별로 재미없는 유머에도 까르르 새파랗게 웃음을 쏟아내며 자지러진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조례, 종례 때도 수업시간에도, 웃음을 잃고 교실구석에 박혀있는 얼굴 큰 아이 하나가 있었다. 입학식 이 주일 후, 교우조사를 해보니 모두 그 ‘한’이란 아이를 싫어했다. 36명 중, 30명의 아이들이 한이를 멀리했다. 한이는 우리 반의 낯선 섬으로 떠다니고 있었다. 미리 알지 못했던 미안함과 그동안 상처를 움켜 안고 부초처럼 학교생활을 했을 한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3월 말부터 한이는 하루에 한두 번씩, 쉬는 시간만 되면 울먹이며 찾아와 하소연했다. “친구들이 놀려요. 준이가 괴롭혀요. 태섭이가 때려요….” 처음에는 괴롭힌 학생만 불러 상담하고 타일렀다. 그러다 조례, 종례 때마다 반 아이들 전체에게 ‘소외되고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는 것이 어떤 기쁨보다도 크다.’, ‘더불어 살아야 이 세상이 풍성해지고 아름다워진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오히려 머피의 법칙만 활성화됐다. 한이의 하소연은 점점 길어졌고, 마침내 교실 바닥에 매일 엉엉 울음을 쏟아내었다. 괴롭히는 아이들 숫자마저 하나둘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거기에다 자기 이름만 겨우 쓰는 두 명의 아이와 친구끼리 싸움을 붙여 놓고 뒤에서 조종하며 희열을 느끼는 운동부 아이, 실내화를 다섯 번이나 구입해 주어도 맨발로 뛰어다니는 아이…. 수업 시간에 산만한 서너 명의 아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십오 년 정도 담임을 했지만, 이렇게 정신없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마 운명의 신이 교사로서 더 성숙할 수 있도록 종합선물세트를 준 모양이었다. 다른 교과 선생님들도 모두 우리 반 수업을 하고는 놀라 어리둥절해 했다.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는데도 쉬는 시간 이동할 때, 사각 지역, 화장실에서 사건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해결책으로 토요일 오후에 반 전체 축구시합도 하고, 자장면도 같이 먹고, 학급 등산대회도 열었다. 상담일지도 꼬박꼬박 쓰면서 보름에 한 번씩 학급 자체 설문조사를 했다. 그랬더니 두더지처럼 숨어 있던 한이 문제가 얼굴을 조금씩 내밀었다. 설문지에 나온 가해학생과 학부모를 불러놓고, 방과 후 저녁 늦게까지 일일이 상담도 많이 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학교폭력 문제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삼위일체 되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 결과 한이 문제뿐만 아니라 웅크리고 숨어 있던 다른 왕따, 빵셔틀 등의 문제도 조기에 막을 수 있었다. 나아가 다른 반 아이들 문제와 학년 전체문제를 연결고리처럼 그림으로 그릴 수 있게 됐다. 몇 달 동안 반복해서 설문조사와 상담을 계속하다 보니, 한이의 울음도 자연히 줄어들었고 어리둥절하던 교실도 정신을 차렸다. 그해 여름은 그렇게 한이 문제처럼 뜨겁게 흘러갔고, 방학을 맞아 소멸되는 듯 했다. 2학기를 맞아 설문조사 횟수도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였다. 그런데 10월 중순 어느 날, 한이가 점심시간을 마치고 가방이 없다고 울먹이는 것이었다. “한아, 잘 찾아보렴. 어디 있겠지. 친구가 장난삼아 숨겼겠지. 기다리면 돌려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남학교라 가끔 짓궂게 장난치는 애들이 친구 신발이나 가방을 옆 반에 갖다 놓는 경우도 있는지라, 곧 나타날 줄 알았다. 한데 어찌된 일인지 가방은 종례 때가 돼도 나타나지 않았다. 종례를 멈추고 아이들과 함께 가방을 찾아보았으나 가방은 꽁꽁 숨어있었다. 그때 한 아이가 반쯤 물에 젖어 몸이 축 늘어진 한이 가방을 들고 왔다. 화장실 양변기에서 건져 왔다고 했다. 순간 난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듯, 멍해졌다. 가방 안을 보니, 책과 공책은 물을 반쯤 먹어 검은 지도를 그리고 있었다. 다른 물건도 아니고 가방을 변기통에 쑤셔 넣다니…. 바로 설문 조사를 했다. 자수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고…. 두 번, 세 번 설문조사를 했지만, 자백하는 학생은 없었다. 실망감과 자책감이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솟아올라 덮쳐왔다. 헐떡헐떡 거품까지 내며 엉엉 우는 한이 모습을 보니,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대체 얼마나 미워했으면 이런 짓을 했을까? 아이들을 보내고 빈 설문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나의 머리는 백지가 돼갔다. 한이 어머님을 불러 상담하면서 저녁 늦게까지 사죄드리고, 다음날 한이의 책과 가방을 모두 새것으로 구입해 주었다. 가슴에 새겨진 상처가 새 책과 새 가방으로 치료될 리는 없겠지만…. 마음을 다시 고쳐먹고, 꼬인 실타래를 처음부터 풀어야했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설문조사하고, 상담하고, 타이르고…. 한이 어머님도 바쁜 시간을 내어 방과 후, 교실에 와서 아이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해 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방인으로 반에서 섬처럼 떠다니는 한이가 변해야 했다. 한이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으니까. 한이에게는 좋은 점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말을 빌리자면, 고칠 점도 좀 있었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말과 행동을 하고, 가끔 자신보다 더 약한 아이를 괴롭히고, 신경질과 짜증을 자주 내는 등…. 한이는 분노,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집단으로 괴롭히는 아이들도 문제지만, 한이부터 변화시켜 보기로 했다. 같이 밥도 먹으면서, 드라이브도 하면서…. “한아, 너 자신부터 한번 변해 보렴. 친구에게 웃으면서 마음을 열고 다가가 보렴.” 1학년을 마칠 때쯤, 드디어 한이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섬에서 울며 웅크리고 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했다. 2학년이 되어 다른 반이 되었는데, 수업시간에 봐도 그늘진 얼굴은 없었다. 3학년이 되어서는 얼굴에 여유로운 웃음꽃까지 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이를 그렇게 졸업시킨 후, 올해 다시 3학년을 맡았다. 살구 같은 새콤한 웃음을 만나고 싶었는데…. 수박같이 웃는 덩치가 큰 아이들을 만났다. 능글맞게 웃고 조금 무뚝뚝하기도 한….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우리 반에서 얼굴이 낯선 또 다른 한이를 만났다. 한이와 성은 같았지만 키는 좀 작았고, 이름은 ‘국’이었다. 개학 첫날부터 울먹이며 신경질적으로 찾아와 하소연했다. “친구들이 놀리고… 우혁이가 괴롭혀요. 학교 오기 싫어요. 아이들이 모두 싫어요.” 한이 때문에 쌓인 노하우도 있었지만, 멀리서 국이를 1, 2학년 때 조금은 보아온지라 당황하지는 않았다. 3년 전의 한이처럼 국이는 낯선 섬으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바로 설문조사를 하여 국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불러 매일 타이르고 상담했다. 그렇게 한 효과 때문인지 따돌림과 괴롭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하지만 국이도 한이처럼 스스로 변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변하도록 도와주어야 했다. 장단점을 지적해 주고, 먼저 친구들에게 웃으면서 다가가라고…. 친구들이 싫어하는 말과 행동을 자제하고, 신경질적으로 말하지 말고 차분히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라고…. 사실 괴롭히는 아이들 중에서 그렇게 나쁜 아이는 별로 없었다. 그냥 자신 내면에 잠자고 있는 못된 사디즘을 살그머니 꺼내 보이려 했다. 개구리를 가지고 장난치며 재미있어하는 짓궂은 사디스트처럼…. 한번은 말썽꾸러기 아이가 국이를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내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 국이를 전학 보내고 그다음 싫은 친구 보내고, 또 보내고, 보내고… 그럼, 누가 남겠니? 인류가 이렇게 발전한 것은 모두 협동의 힘이란다.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 주고, 서로 다른 빛깔과 향기를 존중해 주었기 때문이지…. 이 시간에도 땀 흘리는 농부와 펄펄 끓는 용광로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어서 너희들이 맛있게 밥 먹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거야…. 우린 모두 소중하고 누구나 귀한 존재란다.” 요즘은 국이도 나름대로 학교생활에 적응하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다. 하지만 어김없이 오늘도 나에게 불만을 한사발 쏟아 놓고 갔다. 다른 아이들은 또 여기저기서 역차별한다고 불만을 토해낸다. 그 사이에서 하루에 얼굴을 수십 번씩 바꿔가면서, 나는 교실에 웃음밭을 만들려고 꽃들을 손질하고 쓰다듬는다. 이제 머잖아 국이도 고등학교에 진학할 것이다. 많은 고등학교를 알아보고 있지만, 국이에게 웃음과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런 학교를 추천하고 싶다. 국이도 섬에서 스스로 일어나 옆 사람에게 다리를 놓고 다가갔으면 좋겠다. 바다가 조금은 거칠고 바람이 불더라도, 용기를 갖고서…. 자신의 섬에서 자신을 밀어 올려 국이만의 향기와 빛깔을 가진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 알고 보면 우리도 모두 섬이고… 그 섬에 살고 있는 것을….
먼저 우연찮게 공모한 ‘학교 바꿀수 있다-2012 교단 수기’에 은상을 수상하게돼 매우 기쁘고 감사드린다. 지난 11월 중순 우리 학교 청소년 농부학교 ‘씨앗’ 동아리 행사인 김장 담그기를 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차가운 겨울비를 맞으며 밤 8시 넘어서야 우리 학교의 어려운 아이들의 가정에 김장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파김치로 변한 내 몸이었지만 마음 한편으로 뿌듯하고 보람이 넘쳤다. 나의 작은 생각과 행동으로 학교를 변화시키고 같이 일하는 선생님에게도 희망과 활력을 줄 수 있으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꿈과 긍지, 행복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올 해로 3년째 접어든 농사 실습반인 청소년 농부학교 ‘씨앗’은 교육 경력 10년 째 접어들었는데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는 나의 절박한 심정에서 출발했다. 늘 똑같은 교과 내용을 앵무새처럼 가르치는 타성에 젖어 있었고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무력감을 견딜 수가 없었다. 더 이상 머리로서는 이 문제를 풀 수가 없었다. ‘그래 몸을 놀리고 움직이자’라는 생각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그래도 의미있는 일이면 더 좋을 거 같아 찾아본 게 농사일이었다. 다행이 우리 학교 근처에 몇 년째 농사를 짓지 않아 방치된 밭이 있었다. 그 곳에서 나와 우리 아이들 또 학부모님들까지 땀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었지만 그 속에서 교육구성원들 간의 끈끈한 정이 흘러 넘쳤다. 지금 그곳은 하얀 눈으로 뒤덮혀 있지만 눈이 녹고 새 봄이 되면 어린 농부들과 함께 밝게 웃을 날들을 기대해본다. 올해는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싶다.
휴~ 한숨부터 나온다. 저녁 8시, 두 번의 김장 김치 배달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서 내쉬었던 한숨이다. 우리 청소년 농부학교 ‘씨앗’의 일년 중 가장 큰 축제이자 이벤트인 사랑의 김장 김치 담그기를 마무리하면서 성취와 보람, 또 무사히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안도와 고단함의 표현일 것이다. 횟수로 2회째를 맞은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 참 무모하기도 하지만 정말 큰 보람과 감동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활력이다. 나만의 노력으로도, 학생들만의 노력으로 쉽지 않으며 나와 학교, 학생, 학부모가 혼연일체가 되어 헌신과 노력으로 이루어내는 소중한 결실이다. 김장 담그기 행사를 끝으로 올해 농사는 갈무리다. 작년부터 방과후 학교에 아이들과 농사를 시작했다. 하루 종일 교무실 안에만 있는 것이 참 무료했다. 새로운 교육 모델과 방향을 고민하던 차에 학교 인근에 놀고 있는 밭이 보였다. 물론 우리 학교 땅이다. 그동안 마을 주민이 임대해 농사를 지었다가 학교에서 실습지로 사용하려고 묵히고 있었던 밭이었다. 약 400평 규모라고 했다. 지금은 시작했으니 아무리 힘들어도 빼도 박도 못하는 입장이지만 400평이 정말 큰 것인지 알았으면 감히 농사 실습반을 운영하겠다고 했을까 할 정도로 참 무모했다. 원래 세상 일은 이처럼 철없고 무모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 해 동안 묵혔던 밭은 온갖 잡풀과 쓰레기로 뒤덮여 있어서 이곳에서 채소와 작물을 키울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나조차 농사 경험이 전무한 상태였으며 농기계조차 없었으니 앞길이 막막했다. 생명의 소중함이니, 생태적 감수성, 녹색교육, 신성한 근로와 땀의 의미 등등 그 취지와 목적은 정말 좋았으나 맞닥뜨린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개학 후 공강시간과 종례 후 심지어 주말 동안에도 잡풀을 뽑고 태우며 쓰레기를 제하면서 드디어 밭다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름하여 ‘희망꿈터’이다. 나와 우리 아이들의 희망과 꿈을 가꾸고 이루는 공간이 것이다. 방과후학교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학생들을 모집했다. 그 대상은 1학년이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하여 아직 앳된 모습을 보고 과연 힘든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렇지만 1년만 하고 끝낼 프로그램이 아니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작한 만큼 1학년이 가장 적합하였다. 농사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년 농사 지은 사람과 10년 농사 지은 사람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일 것이며 또 10년 농부는 평생 농부에 비할 수 없다. 처음 농사를 시작하는 1학년 학생들은 아직 서툴고 경험이 없으며 우왕좌왕하겠지만 그 녀석들이 2학년이 됐을 때 1학년 후배들한테 자기의 경험과 노하우를 잘 전해줄 것이고 또 3학년이 됐을 때 그 경험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보처럼 후배들에게 잘 전수할 것으로 생각했다. 농부학교 학생들을 모집한 결과 여학생 7명과 남학생 13명이 자원했다. 힘을 써야 하는 농사다보니 여학생의 참여는 저조할 줄 알았는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장화를 구입하고 비료, 퇴비, 농기구 등의 농자재를 구입해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했다. 활동 시간은 화, 수, 목 3일 하루에 45분씩 했다. 창고에서 장화를 신고 텃밭까지 가는 시간을 빼면 채 30분도 활동하지 못했다. 할 일은 많은데 화살같이 가버리는 시간은 늘 아쉽기만 했다. 종종 수업이 끝나고도 남겨서 못다 한 일들을 하기도 했다. 퇴비와 비료를 주고 난 후 마을 이장님의 도움을 받아 트랙터를 이용하여 밭을 갈고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 본격적인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일 년 농사의 시작은 감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장 먼저 심은 것은 감자였다. 씨감자를 사다가 평소 댁에서 농사를 짓는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감자 자르기를 했다. 처음이라 서툴게 자른 씨감자를 보면서 과연 이게 감자로 온전히 자랄지 걱정이 됐다. 6월말에 처음 수확하는 작물이라 결실이 풍성해야 아이들도 지금하고 있는 이 힘든 일에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하다면 1학기를 끝으로 농사에 대한 동력을 금방 상실할 거 같았다. 감자를 심고 틈이 날 때마다 밭으로 달려갔다. 인근 마을 어르신들이 심은 감자는 싹이 나서 올라오는데 우리 감자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에 어찌나 애간장을 태우던지. 얼마 후 우리 ‘희망꿈터’ 텃밭에서도 감자의 초록색 새싹이 수줍은 듯 고개를 쳐들었다. 그것도 감자 심은 거의 모든 두둑 위로 올라왔다. 나와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1학기 봄에는 감자 심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쌈채소와 고추, 호박, 가지, 파프리카, 마, 열무, 대파, 고구마, 완두콩, 강낭콩, 땅콩, 쥐눈이콩, 서리태, 오이, 고수, 아욱, 근대, 들깨, 토란, 옥수수, 야콘, 스위트바질 등 될 수 있는 한 많은 작물들을 심어 봤다. 이 기회를 아이들에게 다양한 농작물을 통해 알려 주고 싶었고 어떻게 심고 가꾸며 수확하는지 또 어떻게 음식과 요리로 활용될 수 있는지도 가르쳐주고 싶었다. 나도 다양한 작물을 키워 보면서 작물의 생리를 이해시켜 주고 싶었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농사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인근 마을 어르신들과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 양가 부모님, 농사 관련 책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진행됐다. 그러면서 여러 쌈채소를 솎아주면서 새싹비빔밥을 같이 해먹고, 갖가지 쌈채소로 삼겹살 파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 키우고 가꿔온 농작물을 선생님들께 판매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2학기 가을로 접어들면서 심는 가짓 수가 많지 않았다. 대부분 김장을 위한 작물들이었다. 포기배추를 비롯하여 김장무, 갓, 쪽파, 당근 등이었다. 가을에는 심는 것 대신 수확의 계절이었다. 콩과 들깨를 털어 수확하였고 토란이며, 야콘, 고구마, 땅콩 등을 캐냈다. 전혀 농약을 주지 않고 영양분도 충분치 않았으며 많은 잡풀 속에서 힘겨웠을텐데도 무럭 무럭 자라 줘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맞게 해줘 고마웠다. 특히 고구마를 캐면서 흙만 털어내고 우적우적 씹어 먹던 생고구마의 맛과 밭에 장작불을 피워 먹은 군고구마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그래도 농부학교의 백미는 뭐니 뭐니해도 작년 11월 11일 실시한 김장 담그기 행사였다. 늦여름에 김장 배추 500여 포기와 무 500개를 심어 김장 담그기 행사를 준비했다. 물론 담근 김장은 우리 학교의 어려운 학생들과 월롱면과 금촌1동의 주민센터를 통해 우리 지역의 독거 노인 분들께 전하기로 했다. 동아리 학생들과 교사들, 학부모들이 한마음이 되어 400여 포기 넘는 김장을 담궜다. 또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김장과 함께 쌀 한 가마도 나누는 사랑을 실천했다. 학교 일과 병행하면서 농사 실습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쉬운 길도 있는데 너무 힘들어 잠시 그만 둘까 하다가 봄의 생동과 외침이 나를 다시 밭으로 나오게 했다. 다시 고생의 시작인 것이다. 올 봄은 유래가 없던 봄가뭄에 뜻하지 않은 고생을 많이 했다. 학교에서 호스를 연결하여 거의 매일 물을 주었다. 그 과정에서 ‘씨앗’ 학생들이 참 고생이 많았다. 타들어갈 듯한 봄가뭄을 견뎌내고 잘 자라준 채소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 뿐이다. 그 덕분에 올해도 새싹 비빔밥도 해 먹을 수 있었고 무공해 채소로 학생들과 흥겨운 삼겹살 파티를 할 수 있었다. 또 점심 급식 시간에 선생님들께도 쌈채소를 제공하여 더위에 지쳐 생기가 없었던 입에 기운을 북돋아 드릴 수 있었다. 그 동안 우리가 직접 키우고 가꾼 채소들을 개별적으로 선생님들께만 판매했는데 올해는 학교 운동장에 열린 장터를 추진해 봤다.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구매의 기회를 통해 농사에 대한 관심을 심어주고 싶었고 ‘씨앗’ 학생들에게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심어주고 싶었다. 또 장터를 통해 살아 있는 경제 교육을 몸소 깨닫게 해 주고 싶었다. 씨앗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감자를 비롯하여 쌈채소, 풋고추, 아욱, 근대, 감자, 오이 등을 성황리에 팔아 적지 않은 판매 수익금을 올렸다. 물론 그 수익금은 농부학교 운영비와 이번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 아주 유용하게 활용했다. 그 밖에서 지역 사회의 다양한 농사 관련 교육과 체험을 다녀왔다. 사회의 빠른 변화와 정보 통신에 익숙한 아이들이다보니 기다림과 인내에 익숙치 않고 그 과정이 복잡하면 이내 포기해 버린다. 바로 바로 결과가 나와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데에 익숙한 아이들은 처음에 씨를 뿌리고 싹이 날 때까지 몸에 안달이 났다. 매일 물을 주면서 어느 새 돋아난 새싹을 보고 환호성과 감탄을 연발하였다. 그러면서 이젠 느긋하게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아이들이 되어 가고 있다. 땀을 흘리면 진정한 일의 의미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있다. 너무나 자극적이고 화학 조미료 범벅인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져 있던 아이들의 입맛도 원재료의 맛에 익숙해져간다. 더울 때 즉석에서 따 먹는 토마토와 오이의 신선한 맛을 좋아한다. 농사 체험을 하다 보니 농사 경험이 전무했던 우리들에게 이장님을 비롯한 마을 어르신들은 참스승이시다. 때에 맞춰 심을 작물과 심고 가꾸는 방법이며, 수확하는 법까지 세심히 알려 주신다. 그 전만 해도 아무런 관심도 없이 지나쳤던 어르신들께도 아이들이 머리 숙여 인사하게 되고 서로 따뜻한 말을 건네게 되면서 노인 공경이니 이웃 사랑이니 하며 공허한 외침으로 그쳤던 공부도 자연스레 몸에 배게 됐다. 또 지역 사회에서 생태 연구를 하시는 생태 전문가 선생님도 알게 되었으며 농사와 생태의 중요성에 대한 재능 기부도 틈틈이 해 주셨다. 차후에 우리 마을의 세시 풍속이며 전통 놀이, 짚풀 공예와 전통 발효 음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크다. 정말 ‘마을이 학교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지역 사회에서 생생한 삶의 경험과 배움을 터득하게 됐다. 좀 더 다양한 방법과 접근으로 지역 사회와 접목이 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몸소 체험하고 살아있는 교육으로 거듭나리라 본다. 농사 체험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것이 학부모의 관계이다. 방과후 학교로 배정된 시간은 한정되어 되어 있어서 제 때 할 일은 많은데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 학부모 보람교사 활동을 통해 안면을 익혔던 학부모 몇 분께 밭 일을 부탁했고 틈틈이 시간을 내셔서 같이 하고 있다. 그 분들도 손에 흙을 묻힌 경험이 없던 터라 쉽지는 않았지만 기꺼이 도와 주시고 있다. 종종 희망꿈터에서 자란 쌈채소로 선생님들과 삼겹살 파티를 하면서 교사와 학부모의 서먹한 관계에서 누나와 동생 같은 긴밀하고 협조적인 관계로 발전하였다. 사실 작년과 올해 학부모의 든든한 후원과 지원을 바탕으로 다소 무모하였던 김장 행사를 아주 훌륭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처음 청소년 농부학교 ‘씨앗’ 은 애당초 나름대로 가치있고 의미있는 취지와 목표로 시작했다. 그 취지에 충실하고 목표를 이루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우리 아이들이 넓은 밭의 부드러운 흙을 만지고 밟고 마음껏 뛰어놀며 기쁨과 행복을 느꼈으리라 본다. 또 땡볕에서 일하면서 땀의 의미를 체험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손수 씨를 뿌리고 물을 길어 뿌리고 가꾸면서 내 밥상에 오르는 먹거리의 의미에 대해 잠깐이라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정성껏 가꾼 채소를 팔면서 번 돈의 가치에 대해 평소 용돈으로 받은 돈과는 다른 의미를 느꼈으리라 본다. 김장을 담그면서 평소 부모님의 어려움을 헤아려 보았을 것이며 이웃에게 나눠주면서 이웃 사랑의 마음을 되새겼을 것으로 본다. 아니 지도 교사로서 이런 마음을 우리 아이들이 가졌으면 하는 꿈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