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96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안양옥=오랜만에 뵙습니다. 교육감님 스케줄도 분 단위로 잘라야 할 만큼 정신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저 역시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날씨를 즐길 틈이 없습니다. 좋은 이슈들이 많으면 좋겠는데, 올해 최고의 뉴스는 ‘학교폭력’이지 않겠습니까. 지난주 전수조사 보고서가 각 학교로 발송되고, 주요 내용이 교과부 홈페이지에 탑재되는 등 ‘학교폭력을 숨기지 말고 드러내자’는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의지가 뚜렷합니다. 울산교육청은 대책지원을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김복만=먼저 교총이 힘써주셔서 정보공시를 연기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학교가 노력한 부분에 대한 반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저희 교육청에서는 예방교육을 위해 전 교직원에게 직접 예방연수를 실시하고, 학생 대상 담당교사가 면대면 수업을 통해 존중의식과 함께, 사소한 괴롭힘도 범죄라는 의식전환 교육 및 수업머리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예방인프라 구축, 조기발견 체제구축을 위한 설문조사 년4회 실시, 지역사회 공조구축을 위해 1학교1경찰지구대 연계 등 교육청-경찰청 간 협력도 강화하겠습니다. 김종욱=교원의 한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교원 입장에서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정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책무성을 강화하고 생활지도를 잘하는 교사를 우대하겠다고 합니다만, 교권회복 없이는 이런 제도들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렵습니다. 교사들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교육적 체벌허용과 교원을 존경하는 사회 전반적 분위기 조성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양옥=맞습니다. 교총은 교육주간을 맞아 ‘학생 생명살리기 캠페인’과 함께 교권강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 줄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현장에서는 주5일수업제로 인한 업무과중을 이야기하십니다. 울산의 경우 토요기숙학원 적발이 많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교총은 지자체 연계프로그램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김종욱=그렇습니다. 학교는 매주 토요참여율 조사 등 각종 보고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내실화보다 참여율에만 연연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주5일수업의 취지는 ‘학교를 가지 않고 다양한 체험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기르고 가족 유대감을 높이는’데 있습니다. 본 취지가 확산되도록 학교는 물론 가정, 지자체, 행정안전부 등 유관기관이 함께 노력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예산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복만=학교의 고충 잘 알고 있습니다. 지적하신대로 지역사회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활동 기관과 장소, 프로그램 확충에 앞장서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학교 밖 활동기회가 확대될 때까지는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토요일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단위학교 프로그램 활성화도 현 시점에서 추진해야 할 과제이기에 다소 힘이 들더라도 당분간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교육청에서는 향후 지자체 참여의지 촉구를 위한 ‘권역․대상자별 토론회’를 통해 지자체 참여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며, 시청과 긴밀한 네트워크구성 및 지원청 차원의 구‧군청 MOU 체결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안양옥=교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잘 알고 계신만큼 지자체 협력에 더 박차를 가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좋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울산스포츠과학중‧고교 사업추진이 가능하게 됐다는 보도를 접했는데요. 교총에서도 전문계중(특성화중)학교의 필요성을 주창하고 연구하고 있어, 이렇게 물꼬를 터 주신만큼 역할정립을 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성교육측면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만, 어떤 구상을 가지고 계시는 지요. 김복만=체육 특성화학교 설립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성원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기존 엘리트스포츠 인재양성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울산스포츠과학중‧고교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교육과정을 운영, 글로벌 스포츠인재를 양성하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학교폭력 해결방안 중 하나로 스포츠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협동심, 양보심, 헌신성, 준법성 등 건전한 인성함양을 위한 여러 항목을 스포츠를 통해 배울 수 있지 않습니까.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모델로 성공적 정착은 물론 일반학교의 스포츠클럽활동의 롤 모델로도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김종욱=중3담임선생님들께 체육관련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에 안타까웠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교육감님의 선거공약이 이뤄진 점 축하드리고 계획대로 학교설립이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안양옥=다시 좀 어두운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4.11 총선에서도 그랬지만,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 강조로 인해 교육재정 곳곳에 빈틈이 생기고 있습니다. 울산의 경우도 올해부터 무상급식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으셨다 들었습니다. 교육감님께서 교육청의 재정여건과 지자체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저소득층부터 단계적 시행을 강조하셨고, 그렇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선을 앞둔 정당들이 교육공약을 내놓을 텐데요. 복지포퓰리즘을 넘어서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복만=그렇습니다. 알고계신대로 저희 교육청에서는 올해 무상급식을 저소득층자녀와 생활환경이 열악한 농어촌학교, 다문화가정자녀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울산의 급식관련 총예산이 335억원입니다. 이는 전체 예산중 경직성경비를 제외한 가용재원 2329억원의 14.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교육청마다 무상급식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무상급식을 비롯한 교육복지문제는 재정이 뒷받침 될 수 있느냐를 먼저 판단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무상급식을 무리하게 시행하면 경상경비와 다른 필수사업을 축소, 교육복지의 역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습니다. 모든 복지정책은 반드시 비용과 연계돼야 하고, 재정적 여건을 고려해 점차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종욱=지당하십니다. 정당의 일방적 공약은 얼핏 교육지원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풍선효과’입니다. 그 런 점에서 교육감님의 무상급식 단계적 지원 정책을 지지합니다. 울산교총에서도 선거를 의식한 교육복지 정책공약 남발은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건전한 교육정책 제시는 물론 시민홍보활동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안양옥=정말 잘 하셨습니다. 김 회장님께서도 교육감님을 지속적으로 지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교총도 본질이 흔들리지 않는 정책 관철을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교육감님께 축하말씀을 드리는 걸 잊었습니다. 지난 2월에 방송대에서 교육학 학사학위를 받으셨지요? 초‧중등교육을 알아야 한다는 교육감님의 만학(晩學)이 여러 생각을 하게 합니다. 교수 출신인 교육감님이 대학과 초‧중등교육의 차이를 그만큼 실감하셨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교육감이 초중등교육을 관할하는 ‘직’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기도 합니다. 교총은 교육감선거제도 변화의 필요성과 더불어 교육경력폐지 움직임을 바로잡을 생각입니다. 김복만=몰래 했는데 들켜서 쑥스럽네요. 초중등교육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학사편입을 했으나 학업을 계속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교육감이라고 봐주지 않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참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습니다. ‘교육조직에서 구성원들의 갈등해소 방안에 대한 연구’ 졸업논문을 냈더니 지도교수께서 현직 교육감으로서 더 실질적 주제를 잡아보라는 말씀에 추가과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방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된 큰 소득이자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육감이 될 사람 즉, 지역 교육수장이 교육경력이 없는 사람이 됐을 때 과연 지역 교육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조차도 대학교육에만 몸담았다가 교육감 직을 수행하기 위해 초․중등교육을 다시 공부하지 않았습니까. 저의 경우를 비춰 보건데 교육경력은 반드시 필요하며 나아가 행정경험, CEO자질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김종욱=말씀하신대로 제19대 국회에서는 교육감 선거제도 혁신과 교육경력 삭제, 교육위 일몰제 등의 문제점을 가진 지방교육자치법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정치권의 이해에 따라 교육이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교육감 후보자격에 교육경력 5년 조항을 되살려야 합니다. 교육의 헌법적가치가 부정되고 교육자치가 기능을 상실하면, 온전한 교육과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교육감의 교육경력과 관련한 소모적인 논란이 재현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안양옥=두 분 말씀을 들으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19대 교과위 구성을 비롯해 법 개정을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교육감님께서도 많이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아쉽지만 마지막 말씀을 들어야겠습니다. 더불어 김 회장님께서는 울산교총의 새 수장이 되셨는데, 회원 및 교원들에게 한국교육신문을 통해 인사 한 번 하셔야지요. 김종욱=지금 현장에서는 교권실추는 물론이고 생활지도 부담으로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교원이 늘고, 담임까지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 사회전반적인 문제마저도 책임을 학교와 교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미래의 희망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어렵고 힘들더라도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울산교총은 교권확립과 권익신장을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을 다짐합니다. ‘희망과 감동을 주는 행복 울산교육’을 위해 힘을 모아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합시다. 김복만=갈수록 교원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스승과 제자가 없어지고 교사와 학생만이 남는 삭막한 교단이 찾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힘들어 하는 교원과 학생 모두에게 희망과 활기를 주는 학교를 만드는 그날까지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 김복만 교육감=울산 토박이로 고향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뒤 한양대에서 박사(산업공학) 학위를 받고 울산대 교수로 재직했다. 울산광역시 승격추진위 실무위원장과 울산시 정무부시장 등을 역임했으며, 울산상공회의소 고문도 맡고 있다. ▨ 김종욱 회장=지난 3월 울산교총 회장 임기를 시작한 김 회장(송종초 교장)은 진주교대를 졸업한 후 한국방송통신대에서 행정학 학위를 취득했다. 울산교총 1~4대 이사, 5~6대 부회장을 지내는 등 교총 정책개발에 적극 참여했다.
참담한 교실…여중생 폭행, 교사 실신 교총 “출교 등 강력한 조치 필요” 한국교총이 19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교권보호법 제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 교총은 지난 1일 발생한 부산 여중생의 여교사 폭행사건 관련 논평에서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교권침해의 심각성이 도를 넘었다"며 "19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 제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양옥 회장은 “교육당국이 이번 사건을 일회성으로 무마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교권은 학생교육의 원동력이자 마지막 보루인 만큼 교원을 보호할 수 있는 출교조치 및 대안학교 위탁 등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침해를 넘어 유린까지 당하는 교권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 학교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고작 출석정지 열흘이라니 말이 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1일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여중생이 40대 후반의 여교사를 폭행, 교사가 실신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더구나 사건 과정에서 여교사를 폭행한 학생 외에 다른 학생도 가담해 주위 학생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공포분위기를 만들고 폭행을 옆에서 거드는 등 사실상 집단폭행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갑작스런 폭행에 충격을 받은 교사는 실신했고 학교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교사는 특별한 외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교감은 “선도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에게 출석정지 10일의 징계를 내리고 기간 동안 학교에서 별도 격리교육을 받도록 했으며, 상담치료를 위해 Wee센터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교육관계자는 “학교는 가해학생의 권고전학을 검토하고 있으나 마땅한 학교가 없어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교총은 이 같은 교원 폭행사건이 극소수 학생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지역, 학교급과 상관없이 일상화되어버렸음에도 마땅한 대처수단이 없다는 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소위 '일진'의 존재가 이미 공개된 상황에서 이에 대처할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학교와 교사에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가해학생은 부산 금정경찰서가 지난달 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진' 설문조사에서 이름이 거론된 바 있으며, 초등학생들로부터 금품을 빼앗아 촉법소년(14세 미만 형사 미성년자)에도 등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 곁에서 욕을 하며 학생들에게 위압감을 준 가담 학생 역시 '일진'으로 지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중학교는 올 초 교과부가 실시한 학교폭력전수조사에서 "일진이 있다"고 답한 학생 비율이 50%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주영 부산가정법원 소년1단독 판사는 “가해학생이 지속적인 비행경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최고 소년원 송치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판사는 그러나 “우발적인 비행을 저지른 경우는 수강명령,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관의 보호관찰 등의 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부산시교육청과 협력해 ‘통고제’를 활용해 학교를 적극적으로 돕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안양옥 회장은 “교총이 지난해 접수·처리한 교권사건 287건 중 115건이 교사 폭언‧폭행인 점을 감안할 때, 심각성은 이미 도를 넘은 것이 분명하다"며 ”교총은 회원을 넘어 교원 모두의 교권사건을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폭력과 왕따는 한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도 학교 총기 난사 사건들이 사회적인 관심사가 됐다. 지난 2일 한국인 고모씨가 캘리포니아주 기독교 사립대학에서 총기 난사 사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언론이 한동안 떠들썩했다. 이민부적응, 가정불행,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동료학생들의 무시와 따돌림에 대한 분노가 범행동기였다. 2월 27일 클리브랜드시 오하이오주에서도 고등학교 총기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인 티제이 레인(17)의 총기난사 의도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학교에서 심한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이렇게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상황에서 가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부모의 양육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를 위한 해결책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겠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안정적인 가정환경이다. 가정 환경에서 중요한 요소는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서적 안정이다. 하지만 모든 가정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따스한 환경을 마련해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유아기 교육의 중점을 지식이나 인지 발달보다는 사회정서발달에 두는 방안이 필요하다. 친사회적 기술을 발달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학교폭력 감소에 기여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대안적 사고 촉진 프로그램(PATHS) 등 유아교육 시기부터 사회정서발달을 돕기 위한 컬리큘럼들이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학교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간의 상호관계와 각 교실의 정서적 기후를 측정하는 피안타 교수의 학급 상호작용 척도는 미국에서 널리 쓰인다. 정서적 기후는 학교 폭력 예방은 물론 학생들의 학업적 관심과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정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공동 프로젝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학교문화의 변화는 교사들의 애정어린 관심에서부터 시작한다. 국내 언론에서 학생 선도 사례가 소개된 성주초 송현숙 교사는 “문제학생을 사고만 치는 아이로 보지 않고 뭔가 인정을 받고 싶은데 그게 안돼서 그런다는 것을 알면 그 아이에게 기회를 주고 도울 방법을 찾게 된다”며 “교사의 시선이 관심어린 관점으로 변하자 아이의 태도와 폭력행동도 협력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넷째, 학생이 자랄수록 가정과 학교를 제외하고도 폭력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함께 고민하고 예방에 협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경제적 위기로 심한 스트레스와 가정불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은 저소득층 가족들에게 정부의 다양한 보조금을 통해 안정적인 가정 환경을 이끌어가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교사 연수과정에서부터 사회정서적 발달과 정신 건강, 안정적인 정서적 기후를 이끌어나가는 방책, 학교 생활 관계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에 관해 고민하고 배워나갈 수 있는 교육정책도 시급하다.
‘학교식물’ 관찰·배우며 애교심 키워 언어·정서순화, 밝고 긍정적으로 변화 지난달 27일 서울신화초(교장 최덕찬) 4학년 4반 교실. ‘수목이름 맞추기 대회’가 한창이다. 이은주 담임교사가 실제 식물 사진과 학교 화단에서 촬영한 사진을 동시에 보여주며 문제를 낼 때마다 ‘아!’, ‘아싸!’ 하는 탄성 소리와 함께 학생들은 ‘쥐똥나무’, ‘영산홍’, ‘수국백당’, ‘엄나무’, ‘산수유’, ‘꽃사과’ 등 수목의 이름들을 자신 있게 적어 나갔다. 학교 화단에서는 5학년1반 학생들이 ‘봄꽃 관찰하고 꽃의 구조 조사하기’ 활동에 열심이다. 호기심 가득한 학생들이 저마다 모둠을 지어 식물 관찰에 여념이 없다. 양현준(11) 학생은 “꽃, 나무 냄새도 너무 좋고 돋보기로 보니 모양도 특이해 재미있다”며 “식물 이름을 잘 모르시는 엄마, 아빠께 설명해 드려야겠다”고 신나했다. 신화초는 지난해 최덕찬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우이천변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과 ‘그린스쿨’인 학교 특성을 살려 친환경교육을 시작했다. 학교 화단에 구획을 나눠 학년, 반을 지정하고 학생들이 직접 조사하도록 해 식물의 특성을 살린 푯말을 설치함으로써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도했다. 이렇게 준비된 52개의 식물 사진이 담긴 책받침을 전교생에게 배부해 수시로 식물의 특징을 이해하도록 했다. 또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우이천변에서 생태체험학습을, 도봉산 숲 체험학습을 하는 등 집약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가족과 함께 실천하는 그린스쿨 실천 교육의 날’로 정해 온 가족이 함께 체험하는 등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최 교장은 “컴퓨터에 빠져있는 도시 아이들은 자신만을 생각할 뿐 마음의 여유가 없다”며 “아름드리나무가 많은 학교 환경을 보고 아이들의 마음을 순화시킬 친환경교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자연친화 교육으로 식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키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정이 넘치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친환경교육을 실시하면서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다. 남다른 애교심이 생기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등 학생들이 밝고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은주 교사는 “학생들이 식물에 대해 알게 되면서 ‘우리 학교 꽃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어요’, ‘선생님 나무가 너무 아름다워요’라는 등 학교 주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감성이 풍부해졌다”며 “자연스럽게 언어순화가 이루어졌으며 식물을 돌보고 사랑하는 예쁜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장계영(4학년·10) 학생은 “처음에는 수목이 뭔지도 몰랐는데 선생님이 주신 ‘우리 학교에 이런 식물이 있어요’ 책받침으로 학교 화단을 보고 공부하면서 식물들이 너무 좋아졌다”며 “친구들과 수시로 꽃과 나무를 살펴보는 데 재미를 붙였다”고 말했다. 몸에 밸 때까지 반복 “日 기초교육 배워야” 오사카 영사 지낸 최덕찬 교장 “학교폭력, 왕따, 따돌림 등 학교의 대부분의 문제들은 민주시민을 기르는 초등학교에서의 기초교육만 제대로 이루어져도 해결될 수 있습니다. ‘공부’보다 남을 배려하는 ‘예쁜 마음’을 키우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최덕찬(60·사진) 교장은 ‘몸에 밸 수 있는’ 기초·기본교육을 강조했다. 그의 이런 소신은 신화초 교육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구호에만 그치는 교육을 지양하고 교사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 예를 들면 질서교육을 할 때도 복도·계단에서 뛰지 않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교사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실천하는 것이다. 2003년부터 일본 교토·고베 한국교육원장을 거쳐 외교통상부 파견으로 지난해 2월까지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영사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의 최 교장은 11년간의 일본 생활을 통해 느낀 바가 많다고 했다. “기본생활교육에 충실해 남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배도록 세밀하고 반복적으로 지도하는 일본의 기초교육을 벤치마킹해 우리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기본’을 갖추는 일은 어렵기 때문이죠. 학생들이 작은 행동부터 생활화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사가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부모님으로부터 바라는 것을 조사해 보니‘잔소리하지 않기’,‘핀잔주지 않기’,‘잘못한 점 너그럽게 용서해주기’와 같이 주로 대화에 관련된 것들이 많았고, 자녀들로부터 부모님들이 가장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자녀의 1등 성적표’였다고 한다. 이렇듯 자녀와 부모 간에 기대하는 바가 어긋나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자녀들이 해맑은 웃음 속에 밝은 미래를 이야기하며 살길 원하지만, ‘언어폭력=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등식은 5월을 맞이하는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가 되었다. 최근 한국교총과 교과부에서는‘학교폭력, 언어문화 개선을 통해 극복하자’는 취지로 발대식과 워크숍을 가지고 학교의 언어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교육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 필요성과 방향에 대하여 전적으로 공감하며, 학교폭력 문제를 사회전반에 걸친 언어문화의 개선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거두려면 그 출발점은 가정에서의 대화 회복이 되어야 하며, 특히 삐뚤어진 자녀들의 말투를 바로잡는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야, 이거 치워!” “남이야 치우든 말든…” “이게 콱, 한 대 맞을래, 두 대 맞을래?” “뭐? 네가 뭔데 난리야” “됐거든.”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흔히 듣게 되는 이러한 말투를 들을 때마다 그러한 언어 입력에 대한 책무성에서 가정과 학교는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가정은 결정적 시기에 자녀의 말투가 형성되는 기초 공간이 되며, 학교는 또래 활동과 문화를 통해 상호작용의 언어를 습득하는 공간이다. 각 가정마다 사용빈도가 높은 언어 목록이 있다. 그리고 주로 등장하는 말투에 따라 가정의 언어문화가 결정되어진다. 담임학급을 지도하던 때에, 필자는 학생들과 함께 그들이 하루 동안 사용한 대화 목록을 적어보게 하였다. 학생들이 제출한 대화의 목록을 살펴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정과 학교에서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의 통로가 되기보다 다툼과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의 씨앗이 되고 있었다. 필자는 문제를 일으킨 대화글을 재구성하여 역할극으로 연출하고, 대안적인 대화법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때 생각깊은 어린 제자가 던진 말을 잊을 수 없다. “선생님, 차라리 한마디도 하지 않고 하루를 지내면 그런 다툼은 없지 않을까요?” 상호 이해와 존중의 도구가 되어야 할 언어가 분쟁의 도구가 되고 있음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될 때이다.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기본 목적은 이해와 필요의 충족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서로간의 존중이 바탕이 될 때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대화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술을 갖추는데 무관심하다. 우리는 통제되지 못한 감정 표출과 상대방 제압의 도구로 언어가 폭력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앞뒤를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말투에 심각하게 습관들여져 있다. 부모나 교사가 사용하는 말투는 그것이 좋거나 나쁘거나 기억이 유지되는 한 아이에게는 지워지지 않을 영향력을 발휘한다. 링컨을 위대한 지도자로 만든 힘도 히틀러를 세기의 전쟁광으로 전락하게 만든 것도 그 바탕에는 그들의 인격을 조성한 특유의 말투가 있었다. “내가 성공을 했다면 오직 천사와 같은 어머니의 덕이다.” 링컨에게는 그의 인격을 빚어주기 위한 사랑이 대화의 상대자로서 어머니가 있었던 것이다. 자녀의 언어가 건설적인가 아니면 파괴적인가에 따라 인간관계 기술이 달리 형성되어 진다. 자녀의 대화를 주의 깊게 모니터해 보면, 대화 속에 담긴 생각을 읽을 수 있으며,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언어는 시와 사랑을 읊어내는 평화의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온갖 악한 말과 나쁜 행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대화의 고삐를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의 말(言)이 결국 통제하기 어려운 야생의 말(馬)이 되지 않게 하려면 먼저 입의 말을 통제하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교총이 지난달 30일 교육기본법제정, 범정부 차원의 교원존중 풍토 조성, 교원 학교폭력 조사권 부여, 교원 훈·포장 기준 하향 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교권강화, 교원사기진작방안’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총은 “무리한 교육개혁 추진, 진보교육감 출범 이후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 제정, 극소수 교원의 부정행위에 대한 언론의 왜곡보도 등으로 교권 침해 및 무력감이 심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교총 ‘학교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원 사기진작 방안 연구’ 결과, 교사의 전체적인 사기 수준은 5점 만점에 2.99로 보통 수준에 미달되는 등 교원의 사기가 심각하게 저하된 상황”이라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안양옥 회장은 “교원들이 높은 전문성과 교직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교육에 헌신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사기진작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며 “교직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우리 교육의 질 제고로 이어지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총은 교권강화 방안으로 △교육기본법 제정 △학교의 정치장화 방지(학교장 허가 없이 정치인의 학교 무단출입금지, 정치인의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참여 제한) △교장·교감·생활지도교사 등에 학교폭력 조사권 부여 △학교폭력 근절 및 교단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교대 ROTC 제도 부활 및 교대 학군단 재설치 △교원존중 풍토 조성을 위한 제도 구축 및 공익광고·미담사례 언론 소개 등을 제안했다. 교원의 사기진작 방안으로는 △범정부 차원의 교육계 격려 행사를 통한 교육자존중 풍토 조성(대통령-현장교원과의 대화, 각종 행사 정부-교원단체 공동주최, 정부 행사 개최 시 교원 우선 예우 등) △가정방문 부활을 통한 교원-학부모-학생의 신뢰관계 회복 △교원 훈·포장 기준 하향 조정을 통한 교원의 노고 치하 △교원 연가보상비 지급 및 성과상여급 지급방식 개선(2·8월 퇴직자도 성과상여금 지급) △퇴직 1년 이내 교육공무원 공로연수 도입·시행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열린 ‘제9차 교육개혁협의회’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학교를 안전하고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열쇠는 선생님들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교권확립과 교원의 사기진작 대책을 강화하라”고 이주호 교과부 장관에게 주문했다.
우리의 전통적인 언어유희는 때로는 수준 높은 해학을, 때로는 가벼운 말놀이로 긴장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를 보면 욕도 아닌 것이 욕처럼 들리는, 그러나 분명 욕의 의도를 담고 있는 말장난들이 등장한다.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 때문일까, 인기 만점이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이 ‘애매한 말장난’을 두고 심의 중이다. 다양한 언어유희 속에서 교육적 성찰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꽃두레 씨, 저는 어떻게 웃어야 하나요? “샘! 김꽃두레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꼭 보세요. 정말 재미있어요.” 평소 ‘유머감각 고양’을 목표로 하는 필자를 위해 충성심(?) 강한 제자가 한 케이블 방송의 개그 프로그램을 추천해 주었다. 코미디나 개그 프로그램을 보며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을 좋아했기에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프로그램을 찾아보았다. 특히 필자가 좋아하는 개그우먼이 멋진 연기를 한다기에 기대감은 잔뜩 부풀어 올랐다. 그 개그우먼은 기존 프로그램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과감히 버리고, 파격적인 연기혼으로 동물, 영화캐릭터, 사물 등을 실감나게 분장하여 시청자를 포복절도하게 만든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였다. 개그우먼의 연기만 보면 거실을 데구루루 구르며 입고 있던 티셔츠로 방 청소를 했던 경우가 많았기에 이번에도 거실을 구를 준비를 하며 시청했다. 그런데 개그우먼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필자의 예측에 허를 찔렀다. 폭력적인 학생, 즉 소위 문제아라고 부르는 학생을 표현하기 위해 개그우먼은 김꽃두레라는 이름으로 기괴한 복장과 이상한 화장, 현란한 피어싱을 하고 등장했다. 좀비형 표정으로 멍하게 앉아서 상대방의 말을 비틀어서 받고, 냉소적인 미소를 짓곤 했다. 특히 “이런 면~접 같은, 이런 피~씨방” 등과 같이 욕설은 아니나 분명히 욕의 의도를 담고 하는 말장난을 구사하고 있었다.[PART VIEW] 분명 웃기고 재미있는 상황이기는 한데, 무엇인가 형용하지 못할 불편함이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갑자기 김꽃두레라는 캐릭터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궁금해졌다. 폭력적인 학생, 일진 학생을 웃기게 표현하려는 의도인가? 그럼으로써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풍자하려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욕설을 표현하는 절묘한 언어유희를 통해 방송이라는 미디어의 심의를 절묘하게 넘어가는 스릴을 보여주기 위해서인가? 시청자에게 욕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체험하도록 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그냥 크게 웃고 넘어가자는 것인가? 마음껏 웃기를 희망하며 보았던 프로그램에서 개그의 사회적 의미와 언어유희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시작되었다. 전통적인 언어유희 흐름을 생각하다 언어유희란 ‘말장난, 말놀이’라는 의미로, 말이나 글자를 소재로 하는 놀이를 뜻한다. 끝말을 이어 말하거나 어려운 말을 외우는 놀이, 새로운 말을 만드는 놀이가 모두 언어유희에 해당된다. 문학적으로 춘향전에서 ‘서방인지 남방인지’와 같은 표현, 나무노래에서 ‘십리 절반 오리나무, 서울 가는 배나무’와 같은 표현들을 모두 언어유희라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친구들과 끝말잇기를 하는 놀이, 동음이의어로 하는 재담 등이 모두 언어유희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넌 천 사, 난 바늘 살게’와 같은 문자메시지, ‘엄마아빠로 4행시를 지으면 엄마는 마덜, 아빠는 빠덜’과 같은 인터넷 게시글에서도 언어유희의 흔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뉴스의 딱딱함과 격식을 깨기 위해 ‘탈출한 말레이 곰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도망 다니지 말레이~’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아나운서에게 언어유희의 욕구를 읽을 수도 있다. 개그 프로그램은 언어유희의 단골 무대로서 ‘꺾기도’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여러분, 재미있으셨습니까부리, 까부리” 등과 같이 말꼬리에 무의미한 단어를 붙여 사용하기도 하고 같은 음절에 다른 낱말을 연결하여 대화하기도 한다. 이렇게 언어유희는 보는 이, 듣는 이에게 웃음이라는 선물을 선사하며 엔도르핀을 분비시킨다. 빡빡한 느낌이 드는 삶의 순간, 어색한 대인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 어려운 것을 잠시 잊고 싶은 상황에서 언어유희는 삶의 긍정성과 낙천성을 이끌어주는 힘을 주었다. 언어를 통해 재미와 단순한 기쁨을 누리는 것! 어떻게 보면 언어유희는 대화와 소통에 가미된 언어의 윤활유 역할을 하였다. 학생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다 김꽃두레의 언어유희도 필자가 일반 대중의 입장이었다면 즐겁게 웃고 넘어갈 유머였는지도 모른다. 해학적인 느낌만 가지고 즐겼다면 불편함이 없었겠지만, 교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이에 개그의 수용자인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정희/ 김꽃두레의 개그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저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문제 학생, 폭력 학생을 풍자하는 모습에서 욕설과 비슷한 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웃긴 것이거든요. 이런 장면을 봤다고 해서 그런 욕설 말장난이 좋다고 느끼지는 않고, 또한 사용하지도 않아요. 그냥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고 즐기는 거예요. 민호/ 저도 자주 그 프로그램을 보곤 해요. 안영미 씨가 연기를 잘해서 정말 재미있어요. 특히 욕설을 의미하는 말을 하면 저도 방청객들처럼 많이 웃어요. 그런데 만약 제가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웃고 나면 조금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요. 수정/ 텔레비전에서 그런 말을 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나이가 어린 학생은 보지 않도록 시청 연령이 표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동영상이 많이 나오거든요. 어린 학생들이 이를 보고 따라하거나 배운다면 어떨까요? 저희 부모님은 그래서 보지 말라고 하세요. 학생들과 대화하며 우리 아이들이 미디어에 대해 나름의 기준과 판단을 가지고 있다는 점,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보다 미디어에 대해 가치관을 정립해 가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 고민의 끈을 내려놓기도 하였다. 미디어를 접하는 성찰의 교육을 생각하다 혹자는 필자를 고지식한 국어교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의 대중문화에서도 최소한의 교육적 기준은 지켜주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의 전통적인 언어유희가 때로는 수준 높은 해학을, 때로는 가벼운 말놀이로 긴장을 완화한 반면에, 사례로 제시한 개그처럼 말놀이가 욕설을 빗대거나 상대방을 공격하는 파괴적인 수단이라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교육적 성찰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좋지 않은 언어유희를 배워서 주변인에게 사용하거나, 풍자를 위한 비판이 아닌 단순한 비난의 수단으로 말놀이를 이용한다면, 이는 언어유희가 주는 본질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은 아닐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다매체 시대를 살아가면서 더욱 많은 개그와 언어유희를 접하게 되고, 또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 개그, 그리고 언어에 대해 학생들이 직접 대화해 보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며 이를 바라보는 냉철한 힘을 기를 논의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은 어떨까? 언어유희를 마음껏 즐기면서도 자극적이거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말놀이에 대해서는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 소박하지만 재미있던 언어유희의 본질을 알려주고, 상황과 맥락에 맞게 적절한 언어유희를 구사하게 하는 교육! 이것이 바로 학생과 교사, 아이와 어른, 사람과 사람이 함께 즐겁게 소통하고 의미 있게 대화를 하는 접점이 아닐까 한다.
다툼과 폭력 사이 학교폭력으로 전국 온 학교가 들썩이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관련 연수에 생소한 용어들, 즉각·즉시적 대응방법 및 증거확보 중심의 학교폭력 처리과정 숙지 등 한마디로 학교는 난리법석이다.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지금도 자라고 있는(growing), 아직 완성되지 않은(being) 아이들 간의 거친 상호작용까지도 자칫 학교폭력이라는 이름으로 단죄될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거쳐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아이들은 사회를 경험한다. 나와 다른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나의 욕구와 남의 욕구가 다름을 알게 되고, 언제나 내 욕구가 충족될 수 없음을 알아 간다. 그 과정에서 슬픔이나 좌절을 겪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기쁨과 배려에서 오는 따뜻함을 배우기도 한다. 아이들은 개인의 타고난 기질이나 가정의 문화, 부모의 태도로 인한 잠재적 습득 등에 따라 타인과 함께하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에 저마다 다르게 대처한다. 어쨌든 아이들의 속마음은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난다. 교사의 눈으로 볼 때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수준에서 심각하다고 느껴지는 수준까지 참으로 다양한 넓이와 깊이의 다툼들이 아이들의 생활 속에 함께한다. 그러나 이렇게 학교가 ‘폭력’이라는 말로 얼룩진 것은 다툼의 수준을 넘어 위험하고 치명적인 범죄수준의 문제들이 너무 이른 연령에서 자주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PART VIEW] 폭력의 씨앗, 편견 아이들은 언제부터 폭력적이었는가? 이 질문은 ‘아이들은 언제부터 폭력에 노출되어 왔는가?’로 바꿔 말할 수 있다. 교육에서는 개인의 기질과 결함된 환경의 영향이 한 사람의 ‘지금’을 설명해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것들에 대해 점수를 매기고 등급을 주어 서열화하는 사회에서 길들여지다 보면 있는 그대로를 볼 줄 아는 눈을 잃고 왜곡된 시선을 가지게 된다. 그것이 바로 편견이다. 편견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틀렸다고 생각되는 것을 바라보는 주체인 나는 상대적으로 옳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법을 사용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한다. 그 방법이 가진 폭력성의 정도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폭력적이다. 편견 자체가 폭력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다름 이해교육, 반(反)편견 교육 특수교사로 현장에서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의 조화로운 관계형성과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애쓰면서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음에 놀란다. 직접 만나거나 함께 생활한 경험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조차도 단호하고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장애인은 아프니까 무조건 도와주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생각에는 장애인에 대한 상대적 우월감과 연민이 녹아 있다. 나도 도움이 필요한 때가 있듯이 장애인도 도움이 필요한 때가 있고, 내가 그렇듯이 그들도 무조건 항상 도움이 필요한 존재는 아니다. 부모가 아이를 반듯하게 키우기 위해 가타부타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 자체가 편견을 대물림하는 것이다. 서로 주고받는 것 없이 일방적인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누구나 어떤 이에게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빌려주기도, 어떤 이의 어깨에 기대기도 하니까 말이다. 통합학급에서 장애학생과 단골짝꿍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 당시에는 장애아동을 열심히 도와주다가 다음 학년이 되어서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 학생을 놀리거나 피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그들 안에 있는 편견이 처음에는 정의감으로 표현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약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라는 생각이 원래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리라. 병원학교에 있으면서 일반학생들에게 ‘소아암(백혈병) 이해교육’을 한 적이 있다. 이 때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소아암에 걸린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다닌 이유를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옮으니까요’라고 대답하는데 참 흥미로웠다. 아이들은 감기가 유행할 때 마스크 쓴 사람 옆에 있으면 엄마가 ‘감기 옮는다, 저리 가자’라고 한 것을 여과 없이 내면에서 일반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아암에 걸린 친구들은 치료 과정에서 면역이 많이 약해져서 건강한 사람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의 작은 세균에도 크게 아플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고 이야기하자 아이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자신들이 피해야할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이 배려해줘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안 것이다. 아이들은 다름의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해주면 어른보다 훨씬 빨리 왜곡된 생각을 수정한다. 이럴 땐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어른스럽다. 바로 이것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다름 이해교육, 즉 반(反)편견 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다. 서로 다른 아이들, 그들의 우정 만들기 다시금 학교폭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학교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기 쉬운 존재가 바로 장애학생이기 때문이다. 장애학생들의 심리내적인 요인들이나 장애라고 생각되어지는 불편한 점들로 인해 일부 통합학급은 바람 잘 날 없이 시끄러울 수 있다. 가만있는 장애학생을 나쁜 말로 놀리거나 자신의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학생들이 있을 수도 있고, 장애학생의 소위 문제행동으로 인해 아직 인내심이 많지 않은 초등학생들은 감정적으로 폭발하기도 한다. 일반학생이나 장애학생이 이러한 불편함에 노출되었을 때 교사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아이들은 장애학생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워 힘들어할 수 있다. 이럴 땐 우리 모두를 위해 이해가 아니라 인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 모두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냥 다름을 다름 자체로 인정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일반학생들이 장애학생을 함부로 대하거나 이유 없이 놀릴 때에는 그들의 마음이 무엇 때문에 들끓고 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 그것을 찾아 해결하거나 다독이고 나서 장애학생에 대해 그 학생이 보인 태도를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자. 그리고 작은 것부터 장애학생과 함께 할 수 있는 과제를 주자. 서로 모른다면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가? 이렇게 학생들이 서로를 알아 가는데 좋은 인성교육프로그램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경인지역 특수학급 교사들의 연구모임인 ‘서울경인 특수학급 교사연구회’에서 통합학급 담임교사가 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이 함께 할 수 있는 교육활동을 1년 단위로 엮은 통합학급 지원 프로그램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함께 만드는 우정(이하 서다우)’이 그것이다. 우리 반 아이들만의 계발활동을 개설하거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반 아이들과 서다우 프로그램을 함께한다면 장애학생은 물론 다문화가정 학생, 나를 제외한 나와 다른 나머지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1년을 좀 더 즐거운 추억으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연재 끝 ※ 서울경인 특수학급 교사연구회 홈페이지(www.tesis.or.kr)를 방문하면 서다우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할아버지라고 불리고 주로 있는 공간은 두 평 남짓 수위실이지만 사실상 자신이 평생에 걸쳐 축적한 경험과 시간을 전부 기부하는 사람, 바로 김국남 배움터지킴이다. 경찰 고위 간부라는 꽤나 높은 자리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퇴직금도 있으니 얼마간 여행도 다니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시간을 쓴다 해도 누구 하나 뭐라 할 사람이 없을 터인데 그는 자신의 경험과 열정, 심지어는 시간까지 싹싹 긁어모아 수도여자고등학교에 쏟아 붓는다. 우리나라 공교육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 그리고 경험 기부에 대한 오랜 욕심 때문이다. 그는 경찰관으로 재직하면서 무수히 많은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만났다. 그러다보니 그들이 왜 비뚤어지는지, 가정의 해체가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 또 우리나라 공교육의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것. 하루가 멀다고 바뀌는 교육정책, 날로 무너져가는 교권, 인생의 목표와 가치관을 상실한 채 부모 손에 떠밀려 학교로 빨려 들어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가슴을 치며 안타까워했던 날도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학생들을 이해하고 품어주지 못한 것 같아 스스로 죄책감도 느꼈다. 그래서 언젠가 제복을 벗는 날, 학교 현장으로 가 교사의 입장을 헤아리고, 학생들을 가슴으로 품으며 토닥여주고 격려해주리라 다짐했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2009년 마침내 실현됐고, 지금 수도여고 배움터지킴이라는 자리를 지키며 수십 년간 되뇌던 고민과 숙제를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걱정 붙들어 매! 나 경찰 출신이라고!” 본래 그는 경찰관이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했고 졸업 후에는 군장교로 복무했다. 제대하고 31살에 경찰관 시험을 통과해 경위부터 시작해서 경감, 경정까지 차곡차곡 능력과 인품을 인정받아 승진하다가 1999년에는 경찰총경이라는 직함까지 달았다. 남다른 행보였고, 자부할 만한 족적이다. 하지만 배움터지킴이를 하고 있는 지금,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내가 과거에 아무리 높은 자리에 앉았을지라도 그건 과거일 뿐이지. 과거에 매이면 앞을 못 봐.” 간결하고 명쾌한 대답에서 그의 진면목을 발견한다. 그는 경찰 시절부터 몸에 밴 시간 새벽 4시 30분이면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지난 30년간 변함없이 지켜온 기상시간이다. 경찰서로 출근할 때야 순찰, 범인 수색, 교통정리, 또 때로는 시끌시끌한 경찰서 데스크에 앉아 부하 직원들의 보고를 받고, 인사를 받고, 결재 사인을 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지만 학교로 출근하는 2009년부터는 이전과는 360도 달라진 삶을 산다. 일찍부터 서두른 부지런한 개미 학생들이 마음 편히 자습할 수 있도록 교내외 주변 순회를 하고, 7시부터는 학생지도부 선생님들과 함께 정문 앞에 서서 흰 머리가 듬성듬성한 머리를 90도로 숙이며 학생들을 맞는다. 학생들이 학교에 올 때 가장 먼저 만나는 얼굴이 된 셈이다. 9시 30분부터는 정문 옆 작은 수위실을 지키며 학교 안팎을 살피고 출입하는 학생들과 외부인을 통제·관리한다. 배움터지킴이라고 해도 업무시간은 교사, 학생과 마찬가지다. 지켜야 하는 규칙도 많다. 주어진 근무시간은 8시간이지만 새벽 6시 30분부터 분주하게 뛰어다니면서 학생들 등교지도, 교통지도, 가끔씩은 담배피우는 학생들과 무단 외출하는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 교내외 취약 장소 순회를 하다 보면 10시간, 11시간 근무하는 날이 대다수다. 교육의 시작은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부터 그는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마음으로 매사에 완벽을 기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다보니 잊히지 않는 에피소드도 제법 있다. 하루는 학생들 등교지도를 마치고 수위실에 앉아 있는데 80대로 보이는 노부부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찾아와 수위실 창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고 얘기를 들어보니 손녀를 만나려고 왔다고 하면서 이름도 말해주지 않는 게 아닌가. 안되겠다 싶어 수위실 안으로 모시고 상담을 했더니 노부부에게 맞벌이하는 아들, 며느리가 있는데 고부갈등이 너무 심해져 아들 내외가 집 전화번호, 핸드폰번호도 싹 바꾸고, 주소도 말하지 않고 이사를 가버렸다는 것. 그래도 노부부는 당신네들 손으로 키웠던 손녀가 눈에 아른거려 쌈짓돈 20만 원을 들고 와서 손녀에게 전해 달라고 했던 것이다. “아, 그렇다고 내가 덥석 돈을 받을 순 없잖아. 그래서 지도부 선생님한테 사정을 얘기하고 수소문해서 지도부 학생 명단에서 학생 이름을 찾았어. 복도에서 학생한테 돈을 주면서 밖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와 계신데 만날 의향이 있느냐 물었더니 아, 글쎄 안 만난다는 거야. 뭐 어떡해, 싫다는데. 노부부가 울면서 갔어.”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후로도 노부부는 여러 차례 와서 손녀를 만나려고 했고 그때마다 조부모와 손녀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결국 손녀는 마음을 돌이켜 할머니를 만나 극적인 화해를 했고, 노부부는 감격해서 지금까지도 고맙다는 인사 전화를 한다고 한다. 소통을 향한 한걸음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교육계와 경찰계가 손을 잡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요즘, 그는 학교로 흡수돼 학생들을 보호하고 배움터 주변 환경을 지켜낸다. 은퇴 후 배움터지킴이로서 또 다른 인생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각이 선 제복을 벗고 인심 좋은 ‘선생님’으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변화무쌍한 교육환경과 과중한 업무 속에서 교사들이 얼마나 힘들게 가르치고 있는지 학교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지. 지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야. 그런데 그렇게 되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건 학생들이야. 교사가 학생들을 품어주지 못하니까 학생들은 할 얘기가 있어도 참는다고. 그러면 소통이 안 되잖아. 가장 중요한 건 이해와 소통인데 말이야.” 그는 오랫동안 경찰관으로 있으면서 깨달은 것이라며 젊은 교사들을 위한 조언을 조심스레 전한다. “관계의 핵심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인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소통에서 온다고, 그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선생님~’ 부르면서 달려오면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얘기하는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즐거운 마음으로 배움터지킴이로 살면서 함께 나누는 진정한 삶의 스승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 선생님 모두가 그에게는 가장 귀한 인적 재산이라고 속삭이는 그에게서 주변 사람들을 전염시키는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학생 안전이 최우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세종시 첫마을의 잘 정돈된 시가지와 깔끔하게 가꿔진 조경은 첫마을이 뉴타운이라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게 한다. 그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마을에 울타리나 담장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첫마을에 있는 한솔중학교도 마찬가지다. 울타리가 없으니 당연히 정문도 없을 터. 어디서나 늘 봐왔던 정문이 없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학교에 조심스럽게 한 발 다가서면 정문 대신 스마트스쿨의 세계를 알리는 무선주파수인식(RFID :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리더기를 만날 수 있다.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스마트스쿨의 첫 번째 ‘스마트’한 시스템인 셈이다. RFID리더기는 이 학교 학생이 학교에 도착하면 전자학생증을 자동 인식해 등교처리를 하는 동시에 학부모에게도 문자메시지를 전달한다. 학생들의 안전과 사고예방을 위한 것이다. 또한 학교 곳곳에 설치된 가로등에는 CCTV가 설치돼 있어 교무실과 교장실, 행정실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사고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학생들에게 위험이 발생하거나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CCTV 밑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된다. 비상벨은 인터폰과 같아서 교무실이나 행정실에 있는 교사에게 상황 설명을 하며 직접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며 마련한 완벽한 안전망이다. 권성순 교감은 “학생 안전 시스템구축은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은 학교폭력과 안전사고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자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준비로 탄생한 스마트스쿨 이제 학교 안으로 들어가 보자. 이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교육을 위한 시설을 완벽히 갖춘 미래형 학교라는 점이다. 이에 걸맞게 교실에는 음향 및 정보기기장비, 무선인터넷 등이 설치돼 있고 학교는 최첨단 장비로 가득하다. 학교 현관에는 비디오월(Video Wall)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비디오월은 학생들에게 학교의 공지사항 및 안내사항을 전달하는데 학교나 학급의 게시판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여기에 전자화된 시청각실과 도서실을 지나 교실로 들어서면 전자칠판, 전자교탁, 교사PDA, 학생용 스마트패드, 메시지보드 및 무선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하는 무선안테나(AP)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학생과 교사 사이에 이루어지는 스마트형 교수·학습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시설들이다. 또한 교내 무선인터넷 통신망 지원은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고 학생들은 이런 기기를 통해 학습의 장을 넓혀갈 수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만 완벽하다고 스마트스쿨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과정과 교사 역시 스마트교육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공모 및 지원을 통해 이 학교에 온 교사들은 스마트스쿨에 대한 연수를 통해 스마트스쿨의 취지와 수업방식을 숙지했다. 또, 개교를 앞둔 2월 초부터 학사일정과 수업 등 교육과정을 철저히 준비하며 스마트기기의 사용법을 터득하는 한편 학교의 교육목표와 실천방법을 정립했다. 구자일 교장은 “처음으로 도입되는 스마트교육이라 부담이 있었지만, 그 첫 길을 간다는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진 교사들이 협력해 개교에 맞춰 모든 것을 이상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즐거움으로 가득한 맞춤식 양방향 교육 그렇다면 스마트스쿨의 수업은 어떻게 진행될까? “자, 이번에는 이전 수업에서 발표했던 동영상을 보고 선생님이 내는 퀴즈를 풀어볼까? 정답은 스마트패드를 이용해 선생님한테 보내도록 하자.” 1학년 4반 영어수업 시간이다. 교사가 전자교탁의 컴퓨터를 이용해 동영상을 열자 전자칠판에서 그 동영상이 재생된다. 학생들이 동영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사가 터치스크린으로 된 전자칠판에서 직접 동영상 크기와 소리를 조절한다. 동영상을 본 후 학생들은 자신의 스마트패드로 도착한, 교사가 보낸 문제를 풀어 다시 교사에게 보낸다. 정답을 받은 교사는 모든 학생들의 정답을 전자칠판에 띄어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답을 확인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그런데 학생 한 명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패드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패드를 이용해 다른 것을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곧바로 교사가 그 학생을 지목하며 “좋은 질문”이라며 칭찬을 해준다. 학생은 스마트패드로 교사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교사는 실시간으로 학생들의 스마트패드를 확인할 수 있으니 질문과 소통이 무척 자유롭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 양방향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즉 전자칠판과 전자교탁, 스마트패드를 학습의 도구로 이용하는 스마트수업은 수업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수업을 마친 박지현 교사는 “아직까지 스마트수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지만, 끊임없이 수정·보완해 간다면 미래형 학교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솔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스마트교육을 처음으로 접해 본 1학년 한호현 양도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바로 질문을 할 수 있어서 수업이 재미있고 흥미롭다. 또 초등학교 때보다 반 친구들이 적어 선생님이 얘기도 더 많이 해주고 좀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런 스마트수업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교과교실제 덕분이다. 이 학교는 교사가 이동을 하면서 기자재를 가지고 다닐 수 없기 때문에 과목에 맞는 스마트기기 이용을 위해 교과교실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각 층별로 과목을 나눠 학생들이 수업에 맞춰 직접 이동한다. 또한 각 층마다 사물함이라고 할 수 있는 홈베이스를 학년별로 설치해 학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학습용 스마트기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학기 초에는 학생들에게 스마트패드 및 스마트기기 사용법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다. 스마트세대인 학생들이 기기 사용법을 완전히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 목적에 따라 기기의 사용법이 달라질 수 있고, 학습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교사들을 위해서는 교사협의실을 만들었다. 이 공간은 같은 과목 교사끼리 교육과정 연구와 학생지도 방법을 공유하고 소통하기 위한 곳이다. 인성과 감성을 더한 미래형 학교의 허브를 꿈꾸다 최첨단 기기를 도입한 스마트교육이라고 해서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조은경 교사는 “스마트교육만큼이나 인성지도와 창의교육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며 생활지도 부분을 강조했다. 이 학교 한 학급 당 학생 수는 25명이다. 때문에 담임교사의 세심하고 직접적인 생활밀착형 지도가 가능하다. 게다가 주기적인 정보통신윤리교육을 통해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스마트패드의 악이용을 사전에 방지하고, 자기주도적인 창의적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동아리활동 역시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동아리공모제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체육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각 학년마다 전체 수업시수에서 체육시간을 한 시간 더했다. 체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신체성장을 돕고 자연스러운 인성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교 안에 있는 헬스장, 수영장 등의 여가시설은 마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학생들 스스로 더불어 사는 삶을 터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울타리가 없는 학교와 마을을 통해 이웃, 사회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일 새로운 IT기기가 등장하고 있는 최첨단 정보화시대 길목에서 한솔중학교는 미래형 학교의 허브로써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한국의 스마트스쿨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이달 5월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월 발표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내용을 반영한 법률안이 3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피해학생 보호를 위해 시급한 조치에 대해서는 이미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주요 개선 내용을 살펴본다. ●● 경찰 수사 정보 요청, 자치위원회 활동 강화 5월 달라지는 내용을 보면 우선 교과부 소속이던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격상했다. [PART VIEW]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은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존에 교과부 차관이 맡아왔던 위원장을 국무총리와 민간전문가가 공동으로 맡아 운영하게 된다. 각 시·군·구에서는 학교폭력대책지역협의회를 설치해 운영해야 한다.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조항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감 역할을 확대해 교육감은 매년 2회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조사·상담·치유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전문기관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경찰의 수사 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교과부장관, 교육감, 교육장, 학교장 등은 학교폭력에 관련한 사항일 경우 경찰청이나 경찰서 등 관련 기관에 개인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운영도 강화해 지난 4월부터 분기별 1회 이상 자치위원회를 개최토록 했으며 자료가 필요할 경우 학교장과 관할 경찰서장에게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자료요청권을 부여했다. 학교폭력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장 책임 또한 강화했다. 학내 전담기구에 교감을 포함시키고 학교폭력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사실여부를 확인토록 규정했다. 학교폭력을 인지했다 하더라도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강제규정이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학교장에게 보다 많은 책임을 부과한 것이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교원 징계·인센티브 규정을 마련해 교원의 책임 또한 강화했다. 앞으로는 학교폭력이 일어난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거나 축소한 교원에 대해서는 징계하고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 마련에 기여한 교원에게는 교원 가산점 부여 및 포상을 한다. 이밖에도 학교폭력자치위원회나 학교장이 가해학생에게 내린 조치에 대해 피해학생이나 부모가 이의가 있을 경우 지역위원회에 재심청구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난달부터는 가해학생 학부모에게도 특별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고 이를 이수하지 않았을 경우 이달부터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했다. 또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설치하는 영상정보처리기기(CCTV) 통합관제를 허용해 사생활 침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4월부터는 피해학생 선치료·후처리 한편 학교폭력 개념을 재정립하고 피해학생의 우선치료를 지원하는 등 피해학생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지난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기존에는 ‘가해자가 불분명하거나 부담능력이 없는 경우’ 학교안전공제회가 피해학생에게 먼저 보상하고 차후에 비용을 가해자 측에 청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장이나 피해학생 보호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치료비를 우선 보상하고 추후 가해학생 측에 이를 청구하도록 했다. 치료비는 2년까지 별도 제한 없이 지원하되 추가 치료가 필요할 경우 심의를 거쳐 1년 범위 내에서 연장해 지원한다. 법률 시행일인 4월 1일 이전에 학교폭력으로 인해 치료 중인 학생에게도 최초 학교폭력이 있었던 날로부터 총 치료기간 2년 범위 내에서 치료비를 지원한다. 가해학생 측에 행사하는 구상권 범위는 ‘피해학생에게 지급하는 모든 비용’으로 규정, 가해학생에게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학교폭력 개념도 확대했다. 기존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 등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에서 사이버 따돌림을 포함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 모두를 ‘학교폭력’에 포함시켰으며 학업중단청소년 등에 의해 발생한 폭력에 대해서도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스승의 날’ 발원지인 논산 강경에 사는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논산교육협의회는 논산시 각계 인사들이 자생적으로 모여 출범한 이후 ‘논산시민과 함께하는 스승 존경 운동’을 펼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또 이번 스승의 날 행사를 그 발원지인 논산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고 행사를 기획·추진 중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훌륭한 제자를 키우겠다는 보람 하나만으로 교육계에 투신하신 스승님이 없었다면 과연 대한민국의 모습이 오늘날과 같았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21세기 번영 뒤에는 선배 스승님들의 노고와 헌신이 함께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 때 우리 선생님들은 배움에 목말라하던 학생들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로 우뚝 서서 앞날의 등불 같은 존재로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했다. 제자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꿈과 비전을 제시하며 사랑과 희생으로 한길을 걸어오셨다. 명성과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직 제자들의 성공을 바라며 진정한 스승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신 것이다. 師父일체, 스승의 날은 세종대왕 탄신일 1958년 청소년적십자(JRC, 현 RCY)에서 힘들고 어려운 스승의 삶에 작은 위로라도 드리기 위해 시작한 봉사활동이 점차 커져 오늘에 이르렀다. 1958년 당시 강경여고(강경고 전신)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은 병석에 누워계신 선생님을 방문해 위로하고 퇴직한 은사들을 찾아뵙기 시작했다. 이후 1963년 ‘은사의 날’을 제정할 것을 JRC 회원들이 결의하고 그해 5월 26일 첫 행사를 갖기에 이르렀다. 이런 좋은 뜻이 충남 전역에 퍼졌고, 1965년엔 민족의 스승인 세종대왕 탄신일,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해 전국적으로 학교마다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행사를 갖게 되었다. 오늘날 이런 좋은 뜻이 왜곡되고 진실이 가려지면서 ‘스승의 날’은 퇴색되고 아예 폐지하자고 하는 여론에 밀려 초라한 행사에 머물고 있다. 특히 요즘 학교폭력에 대해 온 사회가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선생님들의 설 땅이 더욱 좁아지고 있는 듯 보인다. 학부모는 학교를 믿지 못하고 학생은 선생님을 믿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러한 부정적인 현실이 모두 교육 당사자인 선생님들의 책임인양 사람들은 선생님을 비난하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선생님을 존중하고 스승의 자리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역량과 경륜이 빛을 발하도록 우리 사회가 토양을 마련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교육계는 스스로 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일선에 계신 선생님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갖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학교의 중심에서 학교를 지키고 학생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고, 학생들에게 꿈을 주고 희망이 되어주는 참된 스승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아직도 교육 현장에는 묵묵히 자기 소명을 다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스승의 날만이라도 큰소리로 자축을 그동안 여러 가지 부정적인 사건으로 축소되고 왜곡된 ‘스승의 날’ 행사가 진정한 의미에서 다시 부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스승의 날 행사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이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하게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길 희망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모두는 스승의 그림자를 좇아 성장하였으며 스승의 자양분으로 지식을 얻고 지혜를 얻어 살아가고 있다. 논산에서는 스승을 부모와 같이 생각하는 풍토가 다시금 부활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스승의 날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스승의 날을 당당하게 즐겨보자. 움츠러들지 말자. 교직생활에 열정을 바친 당신, 큰소리로 자축해 보자. 또 다시 샘솟는 열정으로 교단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힘이 실릴 것이다. 스승의 날 행사가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이 ‘대한민국 교사’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고 뜻 깊은 추억이 되기를, 그동안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보답 받을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경이로운 경제성장은 한국교육의 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가 남의 원조를 받아 배고픔을 달래던 1950~60년대에 비하면 오늘의 성장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이렇듯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에서도 10위권에 들어가는 경제대국이 돼 있는 것은 어려웠던 시절에도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으로 헌신한 선생님들이 땀 흘린 결과임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오늘의 교실 현장을 보면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학생인권이라는 미명아래 교권은 위축되고 업무는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하고 학부모가 교권 위에서 군림하는 한심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 스승의 날을 맞은 5월에도 우리 마을 학교 창문은 밤 9시가 넘어도 불을 밝히고 있을 것이다. 바로 내일의 학생을 위해 선생님들이 교재 연구 및 잡무처리를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50여 년 전 스무 살 청년 교사시절을 떠올려 본다. 중학교 진학을 위해, 진학시험 준비를 위해, 밤늦게까지 학생들과 교실에 남아 있을 때 고구마를 쪄서 가져오던 시골 학부모들을. 그 때는 학생인권이라는 말이 없어도 선생님은 학생을 사랑하고, 학부모는 선생님을 존경하고 학생들도 잘 따라 주었다. 요즘 교육 현장은 그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물론 급속한 경제 성장의 부작용이라고 하는 이도 있지만 정치인들의 잘못된 정책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현재 교직생활이 힘겹고 어려워도 힘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안다. 그러나 어두운 밤이 되면 희망의 내일이 밝아오듯이 오늘 선생님들의 고난이 미래를 열어갈 학생들의 밑거름이 된다는 긍지를 갖길 바란다. 내 모든 것을 지금 다 주고나면 선생님들에게는 무엇이 남을까? 그것은 선생님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과 조국의 희망찬 미래일 것이다. 우리 2세들이 더 밝은 세상, 더 희망차고 행복한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선생님들이 교육에 몸 바친 결과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을 위해, 스승을 날을 맞은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은 많은 문제와 맞서고 있다. 열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바른 길을 걷게 하려고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많지만 각종 교직원 비리가 뉴스를 장식하고, 학교폭력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교권추락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학생이 선생님에게 욕설을 하거나 심지어 폭행까지도 서슴지 않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는 행위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교권이 침해되는 보도를 접하면 선생님들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보다 선생님들의 자존심과 권위가 무너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더욱 가슴이 아프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교육계가 학생인권조례에서 비롯된 자유의 개념을 너무 무책임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미국은 학생들이 자유를 보장받고 있어도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은 확실하고 엄격하게 진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졌기 때문에 올바른 자유의 정착이 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가하는 학생들의 교권침해 행위에 대해 지금처럼 안일하게 대처하면 떨어지는 교권을 다시 세우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엄격하게 학생을 지도할지, 대한민국만의 교육 제도를 개척할지, 또는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교권을 만들 것인지는 학부모나 학생들보다는 대한민국 모든 교육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교권 없이는 교사와 학생의 상호존중이란 있을 수 없다. 학생이 잘했을 때는 자상하게, 잘못했을 때는 엄격한 처벌을 내리는 중용의 길이야말로 선생님과 학생이 상호 존중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나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으로,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세대의 일원이다. 나는 미래 세대가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는 세대가 아니었으면 한다. 어떤 나라의 국민이든지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고는 선진국은 커녕 후진국으로 퇴보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학생이 미래를 이끄는 존재라면 선생님은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 미래를 책임지는 주체는 학생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 역시 미래를 이끄는 주체로서 시대적 사명과 열정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고 싶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존재이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교육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은 서로 믿고 의지해야 하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신뢰가 무너진 지금, 우리 모두는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 도입으로 많은 선생님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일부 학생들은 이러한 상황을 악용해 선생님들에게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행동들을 서슴지 않고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교육은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선생님이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우리 반 아이들이 누구와 친한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장래 희망은 뭔지’ 인간적 소통을 하며 아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 또 학부모와 선생님이 아이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학교를 개방하면 좋겠다. 학생 생활지도도 가정과 학교가 연계해 함께 협력할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고 소통이 활발해지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자살, 집단 따돌림 등의 사건이 발생하고 난 후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소통할 걸’하고 후회하는 일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에게 너무 과도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겠지만, 어떤 지위에 있든 그 지위에 맞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선생님은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미래세대를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요구사항도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부모는 그 어떤 선생님보다 학교 선생님을 최고 순위로 두고 있다. 예전보다는 교권이 많이 추락했지만 그래도 그 어떤 사교육 선생님보다 공교육 안에 있는 선생님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존재라 여기고 있다. 선생님들도 이점을 분명히 인식했으면 좋겠다. 오늘도 교단에서 우리 아이들을 향해 가슴 뜨거운 사랑을 펼쳐 보이며 우직하고 묵묵히 학교현장을 지켜내고 있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우리 교육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선생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선생님은 이 사회의 힘입니다.”
2008년 전문상담교사로서 학교에 첫 발령 당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상담실 청소만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동료교사들도 전문상담교사인 내가 궁금하고 신기했을 것이다. ‘전문상담교사’라는 것이 무엇인지, 상담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교사들도 있었다. 그러던 중 나의 업무가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 건 Wee프로젝트가 시행되면서부터다. 단위학교에 구축된 ‘Wee클래스(학생공감상담실)’는 학교에서 꽤나 좋은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학생·학부모·교사들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감성과 문화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더니 일반학생들은 물론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힘든 학생들까지 수시로 찾아 왔다. 집단따돌림이나 학교폭력으로 교실에 있기 힘든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Wee클래스에 와서 책을 읽거나 말을 걸어왔다. 나는 그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학습부진과 또래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에게는 학교 내 또래상담자와 결연하여 학교적응을 돕고 문화체험 기회를 마련,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점점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표정이 밝아지는 아이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엄마미소를 짓곤 했다. 비교과교사들의 역할 정립 필요 학교부적응 학생들에게는 그들 특성에 맞춰 댄스, 스키 등 특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해 건강한 학교생활을 하면서 가끔 찾아오거나 연락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견하고 뿌듯하다. 상담의 영역은 광대하다. 이는 전문상담교사가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 또한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장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첫째, 학교 현장에서의 인식변화다. 전문상담교사가 추진하는 행·재정적 업무는 일반교사뿐 아니라 관리자들에게도 낯선 내용이 많다. 학생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면 적극적인 지지를 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동료교사와의 관계에서도 ‘교장실보다 좋은 Wee클래스, 혼자 교실을 쓰는 실장, 수업 없는 교사’라며 질투 아닌 질투를 받기도 한다. 또 단시간 내 학생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상담전문성과 그 효과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를 받기도 한다. 이런 어려움은 전문상담교사 역할의 모호성에서 오는 것으로, 현장에서의 역할 정립을 위해 학교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상담여건의 개선이다. 최근에는 일반교과의 수업시수 확보로 상담시간을 확보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전문상담교사에 대한 평가는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일례로 전문상담교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비교과교사의 경우 그들 고유 업무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성과급에서 항상 최하위 등급을 받고 있다. 금전적 부분을 떠나 우리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강조되고 상담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전문상담교사들이 일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그들의 고유 업무를 행할 수 있는 상담여건의 조성이 시급하다. 전문상담‘인력’ 아닌 전문상담‘교사’ 배치 시급 셋째, 전문상담교사를 교육 현장에 전면 배치하여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서도 상담교사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전문상담교사의 증원보다는 그 외 전문상담인력(전문상담사, 사회복지사 등)이 배치되고 있다. 현재 학교와 교육청에 배치된 전문상담교사의 수보다 그 외 전문상담인력의 규모가 더 크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 전문상담교사의 역할 정립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으며, 계약직으로 들어오는 전문상담인력의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업무 추진 환경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 학부모, 학교 입장에서도 지속적인 관리와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 학생의 진로, 진학에 도움을 주기 위한 진로진학상담교사의 배치는 환영할 만한 일이긴 하다. 그러나 둘 사이의 역할이 제대로 정의되지 않아 전문상담교사, 진로진학상담교사는 물론 일반교사들도 혼란스러울 뿐이다. 학생들의 건전한 성장을 돕고자 학교에 배치되는 인력 간에 유기적인 연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보람과 어려움 속에서 일하는 전문상담교사는 교직에서도, 사회적으로도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소소한 역할과 가치 있는 노력이 교육공동체의 희망이 비상할 수 있는 날개가 되리라 믿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실천적 노력을 할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는 한국교총의 요구를 수용, 학교폭력 관련 정보 공시를 11월로 연기했다.(4월30일자 보도) 이상진 교과부 제1차관은 1일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 공개 후 단위학교별로 개선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공시시기 조정이 필요하다는 학교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라는 교총의 건의를 수용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책위 심의 결과가 학교폭력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아 공시 항목도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전수조사는 2월 방학 중 실시한 까닭에 학생 응답률이 낮아 학교 실상을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교과부는 2차 조사는 오는 8~9월 실시하고, 온라인 조사를 통해 학생 응답률을 높일 계획이다. 또 열심히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학교의 경우 노력이 공시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어, 이를 시정키로 했다. 교과부는 단위 학교의 폭력 해결 노력을 반영할 수 있도록 공시 지표를 개선해 11월 학교폭력 실태 2차 전수조사 결과와 함께 공시할 예정이다. 이 차관은 “학교폭력 실태를 숨김없이 드러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서 “정확한 실상을 알 수 있도록 공시 지표를 개선해 빠짐없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폭력 관련 공시 항목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결과와 예방교육 현황을 제외한 학생체력평가 결과, 수업공개계획, 교과별(학년별) 교과진도 운영계획, 교복구매 현황 등 12개 항목은 예정대로 지난달 30일 ‘학교알리미(schoolinfo.go.kr)’에 공시됐다.
한국교총은 27일 교육과학기술부에 학교별 학교폭력 관련 항목의 정보공시를 연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이미 지난주중 학교별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의 공개가 이뤄진 만큼 학교현장이 차분히 학교폭력의 예방과 근절을 위한 실천적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학교폭력 정보의 객관적 자료 수집, 공시 항목을 법령에 재정립하는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교총은 이날 '학교폭력 관련 항목 정보공시 연기 건의' 공문을 교과부에 전달하며 "학교폭력을 더 이상 숨겨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교과부가 이미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를 학교별로 공개하도록 한 상태에서 또다시 30일 교육정보공개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학교별 학교폭력 관련 항목을 정보공시하는 것은 업무의 중복으로 학교의 추가부담이 따른다"며 "하반기 예정돼 있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와 함께 공시하도록 연기해달라"고 했다.
충주상업고(교장 최용교)에서는 최근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는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신입생으로 입학한 몽골출신 이보민(몽골이름 더러즈 한드) 학생은 한국에 온지 5년째이지만 충주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학교 생활이 매일 매일 새롭고 즐겁다고 한다. 계발활동으로 가입한 레몬트리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친구들에게 본인의 숨은 장기인 미술실력을 뽐내고, 툴페인팅 제품을 만들어 지역 축제 등을 통하여 전시 판매하고 있다. 현재 충주상업고는 중소기업청 지정 비즈쿨 선도학교로서 5천만원을 지원받아 10여개의 창업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보민 학생의 경우에는 평상시에는 친구들과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찾고 있으며, 지역 축제 및 비즈쿨 행사시에 학교 동아리 대표로 참가하여 물품 판매 활동 및 체험부스 운영을 통하여 기업가 자질 및 창업 마인드를 함양하고 있다. 내년에는 네일아트 동아리에 가입하여, 고등학교 졸업 후 미용관련 분야의 창업을 하는 것이 꿈이다. 현재 이보민 학생의 어머니의 경우 외국인 무료 미용교실에서 미용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이보민 학생 또한 학교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경험을 통해 장래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미용 사업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충주상고 창업동아리 중에서 이보민 학생이 가입한 툴페인팅 박정희 지도교사는 현재 충주상고 상담교사이다. 상담실에서 학생들과 대화위주로 상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낀 박교사는 비즈쿨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만족하고 자존감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이에 올 겨울부터 수백만원에 달하는 학원강습비를 내고 주말을 이용해서 툴페인팅을 직접 배우고 있다. 이렇게 배운 기술을 가지고 동아리 학생들에게 가르치며 함께 작품을 만들며 자연스러운 상담을 하고 있다. 학생들도 상담실에서 하는 상담보다는 상담선생님과 동아리 활동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고민을 상담하다보니 어느덧 학교부적응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고 한다. 박 교사는 “동아리 체험 부스 운영 및 전시 판매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적극성과 도전정신을 갖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상담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된 비즈쿨 선도학교 충주상업고등학교는 더 이상 학교 부적응과 학교 폭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성적과 학력 위주의 교육현실에서 충주상업고등학교는 동아리 활동으로 끈끈한 우정을 쌓는 모습에서 내일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사장 박철원)과 팀파시 강남(대표 위승배)은 26일 팀파시 강남 체육관에서 ‘청소년 폭력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팀파시 체육관은 앞으로 학교폭력 피․가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종합격투기 선수인 팀파시 강남 위승배 대표는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피해 청소년의 자기 방어 능력을 기르는데 기여하고자 이번 협약을 맺었다”며 “팀파시의 남의철, 권배용 선수 외에 코치 전원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5월부터 매달 넷째주 토요일에 팀파시 강남 체육관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