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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7월9일 ‘친구데이’…우정을 되찾자

2011년에 아르헨티나를 방문했을 때 점심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는데 대부분 식당들이 손님이 넘쳐나고 있었다. 궁금해서 물었더니 그 날이 ‘친구의 날’이어서 오랜만에 서로 만나 점심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답을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문득 살아가면서 정말 소중한 것이 친구인데 다른 다양한 기념일은 많지만 정작 친구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날이 우리에게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제일 좋은 아이들

그래서 친구와 발음이 비슷한 7월 9일을 친구데이로 정해 오랫동안 잊고 지낸 친구에게 연락하고 만나는 날, 서로 챙겨주는 날, 서운했던 친구가 손을 내밀면 꼭 받아주는 날로 하자고 SNS를 통해 제안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생각이 퍼져나갔다.

나중에 보니 7월 9일은 이미 가출 청소년의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친구데이로 제정돼 있었다. 하지만 그 취지가 달라 명실상부한 친구의 날로 재탄생시킬 것을 제안했고 학교와 선생님, 사회로부터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때로는 부모보다 친구를 더 좋아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들어 청소년들이 여러 이유로 마음을 터놓을 친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고, 친구와 어울릴 기회도 자주 갖지 못하고 있다. 선생님이나 학교가 친구의 날 행사를 계획해 추진하는 것은 작은 일이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고 친구와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학교에서 친구의 날 행사를 계획할 때 활용할만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친구의 날 행사가 학생들이 만드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과 논의해 친구의 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먼저 형성해야 한다. 그 후 학생들이 주도하는 행사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친구의 날 행사에 담을 만한 내용의 하나로 원하는 친구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게 하는 친구야 너하고 친하고 싶어, 친구야 미안해 등의 마음 나눔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런 정적인 프로그램과 함께 학생들이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노래, 춤, 체육 행사 등 동적인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이다. 학생들이 친구의 날 덕분에 하루 혹은 한나절을 학교 안에서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보낼 수 있다면 다음 해의 친구의 날도 기다리게 될 것이다.

또 친구의 날을 기해 왕따나 학교폭력을 주제로 왜 친구들 사이에 이런 일이 생기는지, 그 문제를 줄이기 위해 개인과 학급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선생님과 학교 그리고 부모님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생각을 나눌 기회를 가져봤으면 싶다.

학교폭력 해결방안 찾는 기회로

학생들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것도, 그리고 해결책을 가장 잘 마련할 수 있는 것도 학생들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길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이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도출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실천해간다면 학교나 선생님이 제안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가 클 것이다.

어쩌면 그동안 친구는 친척이나 형제자매만큼 가까운 사이여서 별도로 그런 날이 필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최근 들어 우리 사회 상황을 살펴보면 학교폭력이 부각되면서 친구가 사라지고 그 자리가 점차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우정, 친구라는 단어가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점차 희미해져 가는 상황에서 선생님인 우리가 아이들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마음속에 우정이 싹트도록 돕는다면 아이들은 힘든 청소년기에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밝게 커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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