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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총과 교육부의 교섭합의로 올해 도입된 교원자율연수휴직제가 3월부터 전국 유‧초·중·고 교원 256명이 참여하며 연착륙하고 있다. 교육부는 8일 낸 보도자료에서 “전국 12개 교육청에서 265명의 교사가 자율연수휴직을 신청했으며 전원 휴직이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자율연수휴직제는 10년 이상 재직한 교사가 자기개발이나 신체적, 정신적 재충전이 필요할 때 재직기간 중 한 차례에 한해 최대 1년 동안 무직으로 휴직하는 제도다. 교육청별 휴직 현황은 경기 98명, 서울 53명, 대구 34명, 부산 24명 등이며 울산, 강원, 충남, 전북, 제주 등 5개 교육청에서는 신청자가 없었다. 학교급 별로는 초등교 136명, 중학교 76명, 고교 38명, 유치원과 특수학교 각 3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학기 직전 제도가 도입돼 신청이 많지 않았지만 2학기부터는 신청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사립학교 교원도 자율연수휴직을 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율연수휴직제 도입은 교총이 지난해 펼친 대정부, 대국회 활동의 결실로 평가된다. 지난해 인사혁신처에 구성된 ‘교원 및 공무원의 인사정책협의기구’에 참여하며 자율연수휴직 도입을 주요의제로 제안해 관철시켰고, 교육부와 지난해 11월 9일 체결한 2015년 단체교섭에서 도입에 합의했다. 이어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발의된 후에는 각 당 수뇌부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한 끝에 지난 1월 8일 본회의 통과를 이끌어냈다. 교총은 교권 침해와 과중한 업무로 정신적·육체적 소진 상태에 놓인 교원들이 명퇴 등 극단적 선택 대신 일정기간 재충전과 자기개발의 기회를 갖게 하자는 취지에서 자율연수휴직제를 제안, 추진했다. 김동석 대변인은 “자율연수휴직제가 안착하려면 휴직 공백을 기간제교사가 아닌 정규교사로 충원해야 한다”며 “임용 적체를 적극 해소하고 교원정원을 증원하는 노력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인구 고령화 속도가 아주 빠른 국가이다. 이는 정치, 경제 및 사회문화 등 다양한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빚어낸 결과물임과 동시에 각각의 현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사회적 현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는 출산율 하락과 기대수명 증가가 맞물리면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은퇴 후의 시간은 현역시절의 시간을 훌쩍 뛰어 넘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의 퇴직 후 경제생활은 매우 불안하다. 이들의 재취업은 기대만큼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역에서 물러난 은퇴자들은 인생 후반에 발생하는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역시절에 은퇴 후의 인생 후반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은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인생 후반에 노출되는 각종 리스크(Risk)와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신문을 펼쳐보면 누구나 은퇴 기사를 쉽게 접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일상화 되어 있다. 은퇴 관련 특집과 연재기사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100세 쇼크’, ‘준비 안 된 100세는 나에게도 국가에도 재앙’ 등 인생 후반이 집중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노인 7명 중 1명이 치매환자, 재정파탄 국민연금 급여 삭감, 고령화로 경제성장률 저하, 기대수명의 증가, 자녀들도 부양할 능력이 없어지는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등이 인생 후반에 우리의 삶을 위험으로 빠뜨릴 도구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은퇴가 이미 잠재된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의 핫 이슈임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다.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후반을 원하며, 이를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함을 느낀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체계적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은퇴 설계는 단순히 노후를 준비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가치 있는 삶으로 만들어 가는 기회를 갖는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인생 후반에는 빈곤, 재정, 물가, 경제 등의 재무적 위험은 물론 질병, 외로움, 소외감, 사회적인 관계 등의 비재무적인 위험에 함께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위험을 관리하고, 안정된 인생 후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은퇴설계가 필수적이다. 먼저, 인생 후반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가늠해보면 체계적인 은퇴 설계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직장생활 초년도부터 은퇴 이전까지의 시간과 은퇴 시점부터 생의 종착점까지의 은퇴 후 시간을 비교해 보면 은퇴 전의 시간이 은퇴 후의 시간보다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취업연령 26세, 퇴연령 55세, 기대수명 80세를 기초로 비교하면 은퇴 이전과 이후의 시간은 각각 29년과 25년이다. 지금은 그 차이가 4년에 불과하지만, 인생 100세 시대를 향해 줄달음질 치고 있는 수명의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그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를 감안한 은퇴 이후의 시간은 현역시절인 은퇴 준비 시간의 최대 5배나 된다. 은퇴 후의 시간(최대 109,500)은 90분간 진행되는 축구 중계를 73,000회 시청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간에 대한 삶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고령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중요한 과제이다.
결혼한 지 몇 십 년 된 부부도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고 있을까? 아내를 만난 지 올해로 26년째다. 부부 맞벌이라 시간을 핑계대고 서로가 서로를 챙겨 주지 못한다. 아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아내는 남편을 챙겨주지만 남편은 아내로부터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고 있다. 얼마 전 아내의 생일이었다. 어떻게 지냈을까? 그 전에 있었던 남편의 생일, 아내는 어떻게 챙겨주었을까? 아침 식사는 따끈한 미역국에 몇 가지 반찬이 더 차려졌다. 그 전날에는 아들이 케이크를 사 가지고 와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며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아내의 생일과 내 생일은 약 한 달 간격이다. 내 생일이 먼저고 그 다음이 아내 생일이다. 지금까지 아내는 내 생일을 모르고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미리 미역과 쇠고기 안심 부위를 준비하여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자식들은 용돈을 아껴서 케이크를 준비한다. 그것이 고마운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내의 생일을 어떻게 챙기고 있을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내 생일을 앞두고 카드사에서 전화가 온다. 그들의 판매 전략인데 남편의 심성을 자극하여 상품을 파는 것이다. 아마도 몇 차례 주문하여 머플러 등을 선물했다. 지금의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나의 마음을 전달한다. 아내의 자기 생일 챙기게 하기 전략을 살펴본다. 냉장고 위 달력에 조그맣게 ‘내 생일’이라고 표시를 해 둔다. 약 일주일 전부터 남편에게 묻는다. “내 생일 아침, 당신이 미역국 끓여 줄 거지?” 거부할 수가 없다. 고개를 끄덕이며 “물론!”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내가 아내 생일에 미역국을 끓여 준 적은 없다. 퇴직 후 시간 여유가 있다. 아내의 생일 전날, 내가 마트에서 장을 보아야 하는데 미동도 없자 냉동실에 보관한 미역을 꺼내 식탁 위에 놓는다. ‘이래도 미역국 안 끓여 줄 거야!‘ 하는 무언의 압력이다. 그래도 ’나 몰라라‘하면 남편도 아니다. 행동에 옮겨야 하는 순간이다. 아내의 생일 전날, 아들과 딸 그리고 막내처제, 조카들이 잠시 우리 집에 모였다. 케이크 촛불을 불을 붙이고 축하 노래도 합창했다. 딸은 그 장면을 동영상에 담는다. 장모님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에는 처남, 처형, 조카 등 형제자매가 모여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아내는 답례로 점심식사를 제공했다고 한다. 생일 아침, 6시 경에 기상했다. 전기밥솥에 쌀을 씻어 안친다. 전날 물에 불려 둔 미역을 끓인다. 마늘을 절구에 빻아 적당량을 넣는다. 간은 간장으로 맞추었다. 고기를 삶아 국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맛을 보니 맹탕이다. 밋밋한 미역맛이다. 국물 색깔은 간장색이다. 아내가 늘 끓여주던 그런 미역국이 아니다. 아내는 아침을 먹고 출근한다. 미역국은 건더기만 건져 먹었다. 나는 국물까지 다 먹었다. 내가 끓인 미역국은 맛이 없어도 소중하다. 아들은 미역국 냄새를 맡더니 건더기만 남긴다. 이게 나의 요리 실력이다. 한마디로 실패작이다. 어머니나 아내가 요리하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아만 왔지 실제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아내 생일을 계기로 다짐을 해 본다. 이왕 미역국 끓이는 것, 요리 레시피를 보고 제대로, 맛있게 끓이자. 그러려면 최소한 하루 전에는 미역국물을 준비해야 한다. 해산물로 하던 쇠고기로 하던 국물 만들기를 하자. 아내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딸과 아들 생일에 연습 삼아 미역국 끓이기에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아내의 3백만 원짜리 명품 핸드백 제안은 정중히 사절했다. “실속 없는 여자들이 값비싼 물건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그 돈이면 공직생활 40년 퇴직자 한 달 보수인데 아직 보수는 받지도 않았다. 아내의 표정을 보니 불만족으로 내년을 기대하는 눈치다.
인간은 누구나 절해고도나 깊은 산속에서 홀로 사는 사람을 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위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기 쉽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바라는 나'와 '지금의 나'인 내가 많이 다른 모습에 실망하며 괴로워한다. 만약 지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내가 바라는 대로 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지금은 청년 취업이 어려운 시대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직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의 눈이 높고,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하여 남이 보기에도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고 싶어한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대학이 양성한 인력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간 미스매치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가 내 놓은 방안이 일과 학습을 병행해 시너지를 높이는 '일 학습병행제'를 추진하고 있다. 며칠 전 고등학교에 2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이 자신은 이미 어느 물류 기업에 취업이 결정되었다고 한다. 이 학생은 고교진학을 결정하면서 자신의 진학교와 부모님의 권유 사이에서 상당한 갈등을 경험하였으나 부모님의 의견을 받아들여 현재의 고등학교를 택한 것이다. 나는 이 학생에게 "정말 선택을 잘 하였다."고 격려를 하였다. 현재의 경제상황을 살펴보면 2년 후의 경제상황은 더욱 어렵게 진행될 가능성이 짙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고등학교에 다닌 학생들은 2년 후의 상황은 거의 고려함이 없이 자신이 어느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공부에 임하고 있다. 또, 현재도 대학을 졸업하여 취업을 못한 청년 실업자가 340만과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음 속에 새겨 둘 좋은 명언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길 바라면서 정주영씨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을 반복하여 외치면서 자신을 격려한다면 성공의 길이 열릴 것이다. 이제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수백 년에 걸쳐 여성들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배제돼왔다. 그러다 보니 여성의 내면에도 약자의 입장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여성들이 분발하지 못하고, 과감하게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제 이러한 틀을 벗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을 얽어매는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한다. 여성들이 무엇인가에 도전해보려 할 때 가장 많이 발목을 잡는 것은 ‘나는 안 돼. 아직 전문가가 되려면 멀었어’라는 생각이다. 즉 내면의 강력한 비판자가 여성들의 행동이나 마음가짐을 고정된 틀에 가둬놓고 습관화한다. 이런 목소리에 따라 순응하거나 행동을 하면 위험은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되고 싶고 하고 싶은 그 무엇은 절대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이제는 취업도 이미 결정되었지만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외국어를 익히고, 인문학을 배우면서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단지 생계를 위한 돈만을 벌기 원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기를 기대하여 본다. 그래서 더 많이 훌륭한 사람들과 만나고 해외여행도 필요하고 어학공부도 해야 한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다른 하고 싶은 언어까지도... 문제는 자신이 살고 있는 한국이라는 무대를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큰 꿈을 꾸면서 살아기기를 바란다.
KBS 1TV가 매주 일요일 낮 12시 10분부터 방송하는 ‘전국노래자랑’은 여러 가지 신기한 것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먼저 최장수 프로이다. 3월 6일 경남 남해군 편이 자그만치 1790회이니 무려 35년째 방송이다. 지금은 폐지되어 버렸지만, 한때 MBC가 ‘전원일기’라면 KBS는 ‘전국노래자랑’이 최장수 프로그램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9년 전. 필자는 전남 구례여자고등학교 교사였다. KBS 1TV의 ‘전국노래자랑’이 열린다며 학교에 학생동원을 요청해왔다. 공식적으로 가지 못하게된 2학년들은 암암리에 녹화 현장을 찾았고, 5반 담임인 나는 그걸 짐작하면서도 시시콜콜 묻지 않고 보내주었다. 하긴 ‘전국노래자랑’처럼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흔치 않다. 10대도 못된 유치원생부터 80대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그 출연진의 다양한 면면이나 계층만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연예계 지망생이 날로 늘어가는 사회현상을 떠올려보면 TV출연 자체만으로도 가히 가문의 영광쯤으로 생각하며 ‘전국노래자랑’에 열광할 법하다. 자연 출연자들은 못할 것이 없게 ‘미쳐버리곤’ 한다. 느긋한 휴일의 한때, 노래와 함께 ‘생쇼’를 보는 일은 분명 즐거움이다. 출연진의 아마추어 연기가 간혹 닭살을 돋게 하지만, 그리 어색하지 않은 웃음을 안겨주고 있어서다. 각 자치단체들로서도 절로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마다할 까닭이 없을 것이고. 그 중심에 노련한 ‘일요일의 남자’ 사회자 송해가 있다. 두 번째 신기한 일이다. ‘전국노래자랑’ 35년 역사 중 30년째 사회를 맡고 있는 송해는 지금 90세(1927년생)의 노익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아마도 최장수, 최고령의 사회자가 아닐까 한다. 송해는 중앙일보(2015.9.25)와의 인터뷰에서 “청중이 즐거운 비명을 터트리는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끝나고 나면 즐겁고 행복하고 홀가분하다”고 말한다. 오래 전엔 “전국노래자랑의 주인은 전 국민이고,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상품을 잘 팔리게 하는 것도 바로 전 국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전국노래자랑’을 국민방송으로 불러달라는 주문도 했다. 이런저런 즉흥적 재주 등 송해의 노익장을 보는 일은 분명 고무적이고 재미있는 일이지만, 멘트엔 문제가 있다. 언젠가도 지적한 바 있지만 심사위원 소개시 ○○○님이라는 멘트는 “전국노래자랑의 주인은 전 국민”이 말짱 수사일 뿐임을 반증한다. 또 있다. “수고하신 ○○○씨께 수고의 박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따위 멘트도 어법에 맞지 않아 좀 거북하다. 전 국민이 ‘전국노래자랑’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수고한 ○○○씨에게 수고의 박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해야 맞다. 최근엔 “박상철군이 나오겠습니다”(3월 6일 방송)라고 제대로 소개하고 있긴 하다. 세 번째 신기한 일은 그야말로 환호작약하는 수상자들이다. 천신만고 끝에 ‘전국노래자랑’ 출연자가 된 아마추어들이니 이해가 될법하지만, 다른 시상에선 별로 볼 수 없는 광경이어서다. 출연자들의 건방 떨기도 마찬가지다. 가령 자기가 무슨 가수라도 된 양 “노래 불러드리겠습니다.”라며 온갖 째를 내고 있는 것. 즐거운 한때를 보내려는 오락프로에 너무 근엄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고 눈 흘기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30년째 국민의 올바른 국어생활을 망치거나 해쳤다면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아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TV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이다.
몸이 내 곁에 와 있다. 모두가 그렇게 피부로 느낄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날은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꿈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많은 꿈 중 특히 교사 즉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은 고귀한 꿈이다. 오늘 아침에 도산 "미국서 많은 것 배워 귀국해 교사되는 게 꿈"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의 미국행이 선진문물을 배워 식민지 조선 학생들을 깨우치고 계몽사상을 전파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새로운 자료가 발견됐다. 도산 선생은 1902년 12월7일자 미국 서부 지역의 유력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교사가 되겠다는 꿈 자체만 해도 엄청난 꿈인데 그것도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던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선생님 중의 선생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선진문물을 배워 식민지 조선 학생들을 깨우치고 계몽사상을 전파하려는 의도에서 교사가 되겠다는 위대한 꿈을 가졌다니 우리 교육가족 모두는 존경하고도 또 존경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길러서 나라의 발전을 가져오게 하겠다는 꿈을 가진 자만이 할 수가 있다. 이런 꿈을 가진 자가 선생님이 되었으니 우리나라가 크게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도산 선생님은 “매우 기품 있고 겸손했으며 타고난 눈치와 사교술을 가진 매우 영민한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 선생님들의 성품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가르치고 있다. 첫째는 기품이 있어야 한다. 누가 봐도 존경스러워야 한다. 둘째, 겸손해야 한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자랑하지 않고 묵묵히 무게를 지킨다. 셋째, 재치가 있어야 하고 분별력이 있으면 친교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자가 선생님이 되면 누구나 다 부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올해 학교에 처음으로 부임하는 선생님은 도산 선생님의 정신을 배워야 할 것이다. 교사가 되려고 했던 동기가 순수해야 하고 인품도 탁월해야 한다. 거기에다 미래의 지도자, 차세대의 인재를 기르고자 하는 원대한 꿈이 있어야 한다. 이런 선생님은 열정이 솟는다. 근면, 성실하게 된다. 눈치를 보지 않는다. 몸을 사리지 않는다. 이런 선생님이 있으므로 학교에 활력이 넘치게 될 것이다. 학교의 발전은 거듭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점희, 이하 서일노)이 지난달 말 감사원으로부터 해임 징계처분을 받은 김형남 감사관을 즉각 직위해제하고 퇴출할 것을 조희연 교육감에게 요구했다. 서일노는 최근 성명을 내고 “김 감사관을 즉각 직위해제 하고 절차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즉각 퇴출하라”며 “감사원은 김 감사관 감사 결과 음주 후 직원에게 욕설 및 폭언, 음주 후 감사 관련자와 면담 실시, 감사과정에 알게 된 정보 언론유포 등 3개 항목에 대해 감사책임자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직무상 취득한 감사정보를 누설했다는 이유로 교육부장관에게 징계요구 했다는 내용의 결과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서일노는 지난해 8월 10일 ‘음주감사’, ‘직원에 폭언 및 욕설’, ‘감사정보 누설’ 등을 이유로, 조 교육감도 같은 해 8월 13일 동일 사항에 대해 감사를 각각 청구한 바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9~10월 실지감사 후 지난달 감사결과를 확정 발표했다.
서울중등교장평생동지회(회장 박범덕·이하 동지회)가 “친일인명사전 강매로 서울 학교장들을 겁박하고 징계 운운하며 시의회 출석까지 요구하는 등 교권을 침탈한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동지회는 7일 “지난달 29일 미구입 학교장들에게 시의회 출석을 요구한 것은 전대미문의 학교장 자율권 침해이고 심대한 교권 침탈 행위”라면서 “김 위원장은 학교장들에게 사죄하고 즉각 교육위원장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시의회사업을 이행한조희연 서울교육감에게도 “단위학교의 도서구입은 절차에 따라 해당 학교장이 결정할 사항으로 이를 강제하는 것은 심대한 학교 자율권 침해”라면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있는 특정 도서를 국민 혈세로 강매하는 것은 정치 행위와 직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내년부터 초등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학생 건강 체력평가’를 시행한다는 교육부의 입장에 대해 “초등학교 때부터 학생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이어 “교육의 기본을 강조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학생 건강 체력평가(PAPS)는 심폐지구력과 근력, 유연성을 측정해 학생 개개인의 체력을 평가하는 검사다. 지금까지 초등 5~6학년생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교육부는 올해 안으로 학년별 평가 항목과 기준 등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부터 전 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초·중·고등학생의 비만율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특히 고도 비만의 비율이 2006년 0.8%에서 2015년 1.6%로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교총은 논평을 통해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통합된 초등 저학년용 즐거운 생활을 다시 체육·음악·미술 교과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 건강 체력평가를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연계해 평생 건강관리를 위한 기본 데이터가 되도록 평가 항목과 기준 등을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학생 스스로 건강과 체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학교 체육과 스포츠클럽과의 연계도 고려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그동안 학생들의 체력 증진을 위해 한국비만예방건강 캠페인과 비만 예방을 위한 10대 실천운동, 여학생 체육 활성화 사업 등을 전개했다.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의 미국행이 선진문물을 배워 식민지 조선 학생들을 깨우치고 계몽사상을 전파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새로운 자료가 발견됐다. 도산 선생은 1902년 12월7일자 미국 서부 지역의 유력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114년 전 미국 신문에 난 도산 선생의 인터뷰 기사는 재미 학자인 장태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가 지난해 10월 발견한 것이다. 장 교수는 안창호 선생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쪽에 있는 리버사이드에서 최초의 한인촌인 파차파 캠프를 세우고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삼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기사를 발견했다. 그는 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리버사이드 한인촌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료를 찾던 중 우연히 안창호 선생의 인터뷰 기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기사의 제목은 '코리아, 잠자는 땅: 별난 사람들, 낯선 관습들, 깨어나는 자각들'(Corea, the Sleeping Land: It's queer People, Strange Customs and Coming awakening)이다. 인터뷰는 도산 선생 내외가 영어를 하지 못해 한국에서 8년간 의료선교활동을 했던 알레산드로 드류(1859∼1926) 박사가 통역을 맡았다. 도산 선생은 인터뷰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자기가 보는 세상만을 인식하는 우물 안의 개구리"라며 "나는 (미국에서) 많은 것을 보고 익힌 뒤 귀국해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미국에 온 것은 언더우드 박사의 조언에 따른 것이며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가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내게 보여준 신뢰를 잊지 않고 있으며 내게 '많은 것을 배우고 와 사람들에게 베풀라'는 부탁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외과의가 되고 싶은 생각도 있었으나 사람들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을 견뎌낼 수 없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고국에서 교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는 도산 선생이 매우 기품 있고 겸손했으며, 타고난 눈치와 사교술을 가진 매우 명민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이 인터뷰 기사가 사료 가치가 있는 점은 그동안 도산 선생의 미국 입국 경로와 행적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산 선생은 1902년 9월 4일 결혼한 지 넉 달 만에 부인 이혜련 여사와 인천에서 배를 타고 도쿄와 하와이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신문에서는 하와이에서 배를 잘못 타 캐나다 밴쿠버로 갔다고 명시돼있다. 도산 선생 부부는 시애틀을 거쳐 그해 10월 14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또 "인터뷰 당시 도산 선생은 이스트 오클랜드에 있는 드류 박사 자택에서 기거하고 있었다"면서 "드류 박사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기자와 안면이 있어 도착 한 달 반 만에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산 선생이 당시 초등학교에 입학하려다가 나이가 많아 거부된 사실이 화제가 돼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는 얘기도 와전된 것"이라며 "인터뷰 당시에는 초등학교에 다니지 않았다"고 했다. 인터뷰 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기사의 70%가 한국 소개에 할애됐는데 철저히 서양 시각이 투영돼있다는 점이다. 제목에서 엿보이듯 한국을 문명화되지 못한 동북아시아의 변방이자 서구열강의 각축장으로 묘사했다. 실제로 기사 중에는 "한국에서 결혼은 당사자가 교제를 통해서 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정해주며 결혼 전 얼굴도 보지 못한다"면서 "결혼은 복권과 마찬가지"라는 대목이 있다. 또 "한국인들은 악마를 숭배하며 이들 중 유학자들을 가장 존경한다. 가톨릭이나 기독교를 믿는 사람은 소수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은 부녀자들이 빨래하는 하수도"라는 내용도 나온다. 게다가 기사와 함께 실은 사진 가운데 흥선 대원군 사진을 '한국의 전형적 노인'으로 설명했다. 긴머리를 딴 한복을 입은 소년들과 청계천 변에서 빨래하는 부녀자들의 사진도 게재했다. 한편 도산 선생은 이후 1904년 리버사이드로 옮겨 초기 한인 이민자와 함께 미국 본토 최초의 한인촌을 건설한다. 도산 선생은 1904∼1907년, 1911∼1914년 두 기간에 리버사이드의 오렌지 농장에서 노동하면서 흥사단과 국민회의 설립을 준비했다.
학기초가 되면 마음도 어수선하고 학교 안은 북새통이다. 정신이 없다. 새 출발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제 반이 배정되고 업무가 배정되며 시수가 정해졌다. 선생님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희망했던 부서도 아니고 부장도 아니고 담임고 아니고 내가 원치 않는, 싫어하는 일이 맡겨질 수가 있다. 그런 선생님이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새 출발이 무겁다. 기쁨으로 새 출발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불평만 마음 속에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짐이 되어 더 무겁다. 불평을 내려놓고 불만을 없애는 것이 새 출발을 위한 바른 자세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 무엇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선생님들도 알고 교장, 교감선생님도 알고 학생들도 알고 학부모님도 안다. 나의 일에 최선의 자세를 가지면 된다. 성실이 몸에 배여 있다면 그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 되고 많은 선생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선생님이 된다.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편하고자 하는 안이한 생각은 자신을 망쳐놓고 만다. 더 나태하게 만들고 맡은 일을 잘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선생님들은 언제나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 다른 선생님이 나보다 더 낫다는 생각으로 가득차야 다른 선생님을 잘 대할 수가 있다. 교만한 자세를 가지면 나중에 큰코 다친다. 망신을 당한다.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늘 겸손한 자세로 학교생활에 임하면 좋은 선생님이 된다. 선생님들은 언제나 근면의 자세가 요구된다. 근면하고 성실한 선생님은 밤낮 없이 부지런하다. 누구보다 먼저 출근하고 누구보다 늦게 퇴근한다. 시켜서가 아니다. 자진해서다. 이런 선생님을 보면 부럽다. 이런 선생님이 많은 학교가 좋은 학교다. 선생님들은 언제나 강하고 담대해야 한다. 요즘은 선생님 역할이 너무 힘들다. 학부모님들도 선생님들을 우습게 대한다. 예사로 욕하고 심지어는 폭언도 일삼는다. 약해지면 안 된다. 그럴수록 더욱 담대하고 강해져야 한다. 정도로 걷는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는 학부모님들이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도록 해야 한다. 뒤로 물러서면 안 된다. 外柔內剛의 선생님이 되어야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선생님의 위치를 지키려면 선생님이 강하고 담대해야 한다. 실력도 키워야 하고 능력도 키워야 하며 예절도 지킬 줄 알아야 하고 품위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도 선생님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자가 있으면 선한 말로 이겨내어야 한다. 신학기의 출발이 참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다는 말이 있다. 시작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시작을 잘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세가 좋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숨은 문화유적을 찾아서(1) 우리나라 3대 미술 천재를 들자면 신라의 솔거, 고려의 이녕, 조선의 안견을 꼽는다. 이토록 유명한 안견이지만 정작 서산 시민들 중 안견 선생이 서산출신이고 지곡 면소재지에 안견기념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적다. 하여 언젠간 꼭 이 글을 쓰고 싶었다. 세상의 온갖 만물이 꽁꽁 얼어붙은 땅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틔우려는 3월 초순, 서산의 천재 화가인 현동자 안견 선생과 그 분의 작품 몽유도원도(전시품은 모사품임-진품은 일본 덴리대학 지하 소장고에 있음)를 취재하기 위해 지곡면에 있는 안견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으로 오르는 언덕은 매우 가팔랐다. 길섶의 누리끼리한 잔디는 아직 겨울잠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스산한 겨울하늘아래 누워있었고 벚나무의 잎새에도 어느새 좁쌀만 한 꽃망울이 반나마 돋아나고 있다. 바야흐로 봄이 안견기념관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얼굴에 번진 땀을 손수건으로 연신 닦으며 몽유도원도 앞에 섰다. 은은한 묵향이 풍기는 전시실 벽에는 가로 106.5cm, 세로 38.7cm 남짓으로 된 두루마리 그림이 걸려있었다. 1447년에 그려진 것이고 게다가 모사본인 데도 그림은 너무도 생생하다. 실제로 연분홍 복사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듯하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지붕의 노란 초가에서는 금방이라도 저녁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를 것만 같다. 꼬불꼬불하게 중첩된 산자락에서는 허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산신령이 나타나 주장자를 내리치며 티끌만도 못한 권력과 재물에 눈이 어두워 와각지쟁(蝸角之爭)을 일삼는 우리 인간들을 질타할 것만 같다.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함께 꿈에서 본 이상향을 안견에게 말하자 안견이 이를 듣고 사흘 만에 완성했다는 몽유도원도! 몽환적인 꿈의 세계를 현실 속의 산수화로 재구성하여 박진감 넘치는 필치로 재현했다는 몽유도원도를 보면서 나는 문득 1580년 전, 풍운의 삶을 살다간 도원명의 ‘도화원시’란 시 한 수가 떠올랐다. 거친 길은 아득하게 뻗어있고 닭과 개는 서로들 울부짖는구나. 제물을 차리는 것은 옛 격식 그대로이고 입은 옷은 새로운 것이 없도다. 어린아이들은 마음대로 뛰놀며 노래하고 반백의 늙은이는 기뻐하며 서로를 찾는다. 풀이 자라면 계절의 온화함을 알겠고 나무가 마르면 바람의 세참을 알겠구나. 비록 책력의 기록은 없어도 사계절은 절로 흘러 한 해를 이루어가네. 몰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난 천재 시인 도연명. 뛰어난 총명으로 일찌감치 벼슬길에 나섰으나, 당시의 현실은 청량한 시인이 꿈을 펼치기에는 너무나 타락해 있었다. 출사와 사퇴를 반복하면서 젊은 시인은 정치에 염증을 느끼게 된다. 불의에 눈감고 함께 진흙탕 속에 뛰어들어 호의호식하느냐, 아니면 가난을 각오하고 은퇴하여 선비의 도를 지키며 바르게 사느냐. 기로에 선 순간이었다. 그러나 도연명은 단호하게 후자를 택한다. 위 시는 도연명이 은퇴한 뒤에 자연에 묻혀 살 때 쓴 ‘도화원시’의 일부분이다. 그러고 보면 안평대군 또한 도연명과 닮은 점이 참으로 많다. 시문과 글씨, 그림 등에 능했으나, 메이저리그에 속하지 못하고 평생을 마이너리그로 일관하다가 비운의 삶을 마친 점이 그렇다. 항상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적들과 싸우며 힘겨워하던 안평대군이 마지막으로 꿈꿨던 세상은 권력도, 암투도, 정쟁도 없는 도원의 세계였다. 이런 점에서 몽유도원도는 단순한 상상화가 아니라 당대 지식인들이 꿈꿨던 유토피아인 셈이었다. 몽유의 세계는 인간들의 조악한 구속이나 음모, 심지어는 시간의 변화도 느끼지 못하는 꿈속의 마을인 것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고 서로의 것을 나누며 사는 행복의 세계이다. 도연명과 안평대군은 이심전심으로 그러한 세계는 끝내 우리 인간 세상에는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도연명은 시로, 안평대군은 꿈으로라도 실현해보려고 그리도 애썼던 것이리라. 만리관산에 계수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가을 누가 높은 누각에 기대어 옥피리를 부는가. 그 소리, 은하수 끝까지 퍼져가니 아, 저기에 내 아름다운 친구가 있구나. - 안평대군의 칠언절구 중 - 일찍이 프로이트는 예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예술은 어떤 내적인 결핍에서 창조되는 경향이 강하며, 다른 의미로는 치유제 혹은 카타르시스라고도 한다.” 그렇다. 도연명도 안평대군도 예술을 통해서나마 그들의 이상향을 쓰고 그리며 현실에 대한 위안으로 삼았을 것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시를 짓고 그림을 즐겼다. 그것도 싫증이 나면 술을 마시며 취했다. 평생을 제 뜻대로 자유롭게 살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리다가 원 없이 죽어갔던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그들이 꿈꾸었던 도원동은 그 어디쯤에 있을까. 유한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영원 속에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갈등과 질곡으로 분열된 시대에 도원동은 이미 그림 속을 떠나 하늘로 날아오른 것은 아닐까. 나는 그만 서러워진 채 안견기념관을 내려왔다.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나도 모르게 이백의 ‘산중문답’을 읊조리고 있었다. 問余何事棲碧山 그대, 무슨 생각으로 산중에 사느냐고 묻는다면, 笑而不答心自閑 “그러게 말입니다.”라며 그냥 웃지요. 桃花流水杳然去 흐르는 물 따라 복사꽃은 아득히 멀어지고, 別有天地非人間 아, 이곳은 별천지! 사람 사는 세상 아니라오. 시를 읊조리며 오랜 묵상 끝에 결국 꿈속에서 노닐던 도원경의 세계는 실제로 오늘, 이 치열한 현실을 사는 우리들의 세계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들의 인생이란 안견의 몽유도원도처럼 한바탕 짧은 꿈에 불과한 것이란 것을 깨닫고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하늘은 어느새 석양으로 물들어가고, 그 하늘 아래 바람이 불고, 바람은 다시 앙상하게 마른 억새더미를 흔들어대며 서쪽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참고 자료 관람 정보 • 건립년도 : 1991년 10월 • 위치 : 서산시 지곡면 안견관길 15-17 • 관람시간 : 09 : 00 ~ 18 : 00(월요일 휴관) • 관람안내 : 안견기념관(041 – 660 – 2536) • 관광해설신청 : 041 – 660 – 2536(사전예약) • 관람료 무료
'지필평가 없이 수행평가로만 성적을 낼 수 있다.' 교육부의 발표 내용이다. '초중등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 훈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를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궁금한 것 한가지, '수행평가를 실시하더라도 원점수로 환산하여 성적을 낸다는 뜻인가' 이렇게 된다면 학생들의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어렵다. 어차피 점수로 평가가 되기 때문에 수행평가를 더 힘들어 할 수도 있다. 물론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 근본 목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평가방법을 통해 평가를 하라는 것으로 본다. 또 한가지, 수행평가만으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학교에 비율, 방법, 시기 등을 완전히 맡겨야 한다. 기본적으로 지침을 내려 교사들을 어렵게 해서는 곤란하다.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제기에 대한 책임은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서 져야 한다. 학교에 떠 넘기는 현재의 민원대응 방법을 그대로 두어서는 곤란하다.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낸다면 민원은 필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곧바로 학업성적관리지침을 개정한다고 한다. 어떻게 규제를 할 것인가에 대해 불안하다. 교사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평가권을 완전히 넘겨줘야 한다. 현재의 학업성적관리규정처럼 교사들에게 출제문항의 형식까지도 규제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어떤 방법이나 어떤 형식이 되더라도 교육부의 제시대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 통과된 것은 그대로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규제를 가한다면 다양한 평가방법을 도입한다는 취지에 어긋난다. 결국은 모든 학교에서 똑같은 형식으로 수행평가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령 수행평가 몇%, 논술형평가 몇% 등으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행평가의 특성상 교사와 학생들의 교육활동과정에서 다루어진 내용이라면 교사에게 채점시에도 권한을 주어야 한다. 객관성이 확보되었다면 교사들을 전적으로 믿고 맡겨야 한다. 평가권 없이 실시되는 평가는 다양한 평가가 될 수 없다. 학교와 교사를 믿어야 한다.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학교급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는 상급학교 진학에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내신성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고등학교에서의 내신성적 산출에 어떻게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무조건 좋은 제도이니 시행하라고 하는 것보다는 이 시기에 대입제도 개선 없이도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이미 서술형평가를 많이 실시하고 있다. 서술형평가는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고 본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민원제기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물론 객관적인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주변에서 만큼은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채점기준이 명확하고 공정하게 채점하여 그런 것이 아니다. 서술형평가가 단답형 평가쪽으로 많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 입장에서는 괜한 논란에 휘말리기 싫어서 아주 간단히 서술형 평가의 시늉만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팽평가 확대도 자칫하면 이런 현상이 되풀이 될 수 있다. 그나마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 현재의 수행평가가 자칫하면 지필평가의 변형된 상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현상은 교사들에게 주어진 평가권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출제를 할 수는 있지만 창의적인 채점은 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구조이기 때문에 수행평가 확대가 쉽게 연착륙될지 미지수다. 다양한 수행평가를 하지 못하고 채점과 점수 내기위한 도구로 수행평가가 전락한다면 수행평가 확대는 전혀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이렇게 된다면 이틈을 타고 사교육이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면, 교육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성취평가제와 맞지 않을 수 있다. 수행평가라고 하면 일정부분 기본점수가 부여되기도 하고, 지필평가와는 많이 다른 형태의 평가인데,이렇게 되면 성취평가제의 성취수준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해소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 성취평가제 강조하면서 도입한 것이 고작 수년전에 불과하다.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일이 재발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평가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옳다. 그러나 학교급별 특성이나, 교과별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하고, 학교와 교사들에게 완벽한 평가권을 주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필평가처럼 지침을 내려 많은 규제를 한다면 취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교육부에서 하라고 하면 학교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실시를 하긴 한다. 그러나 교육부의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방향이 될 수 있다. 입법예고기간에 다양한 변수를 재검토하여 최적화된 방안으로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이제야 말을 꺼내놓고 빠르면 올해 1학기부터 실시한다고 하니,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올해 평가기준 방법 등이 이미 다 정해졌다. 그런데 그것을 백지화하고 다시 하라는 것은 아무리 교육부라고 해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올해는 혼란만 가중 시킬 가능성이 높고 가시적인 효과는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것은 오로지 필자만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1일 한국의 지난 해 1인당 GDP가 2만7226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의 2만7963달러에 비해 2.6%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았던 2008년(-11.4%)과 2009년(-10.4%)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한 뒤 6년만에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인당 GDP는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달러당 1132원), 인구(지난해 통계청 추계 연앙인구 5061만7000명), GDP디플레이터 증가율 추정치(2.4%)를 바탕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이 추산한 것이다. 이는 이웃나라 일본의 1인당 GDP(3만2432달러)의 84% 수준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다. 양국의 1인당 GDP 격차도 5200여달러로 10%대로 줄어들었다. 일본은 2012년 만해도 4만6683만달러로 당시 2만4454달러였던 한국의 2배 정도였다. 2017년에는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을 추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처럼 양적 성장은 지속되고 있고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지만 우리의 걱정과 불안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최근의 한반도를 둘러씬 안보 환경은 더욱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금 보다 더 행복한 사회, 행복한 일터, 행복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은우리에게 불가능한 것인가 자문하여 본다. 찾아 본다면 길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수치상으로도 그렇고 직접 체감 할 수 있는 상황도 우리는 만들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해외로 눈을 돌려 돌아보는 것이다. 덴마크, 아이슬랜도, 일본 등 많은 국가들은 우리 보다 먼저 국민의 행복에 눈을 뜨고 이를 실천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를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그 대안이 나올 수 있다. 그 중심에 교육이 들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러한 현실은 너무 암담하다.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노력이 아닌 땜질 수준이거나 화장하는 수준의 것이라면 답이 안 나온다. 정치 지도자들이 눈을 바로 뜨고 교육리더들이 반성적 사고를 하여야 한다. 이제 교육은 일률적인 방법으로는 안된다. 수준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 틀에만 집어 넣어 벽돌을 만들듯이 찍어내는 교육은 불가능하다. 모두가 다른 아이들을 위한, 그리고 아이들 하나하나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교육으로 가는 길이다. 쓰레기 같은 아이들은 결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학교 성적 하나만으로 성적이 낮으면 그 아이들을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표현 하는 죄를 범하기도 했다. 물질의 축적이 그러하듯이 행복한 사회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 속에 분명한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헌신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물질적 성장 못지않게 도덕적 공동체 지향적 가치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오늘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모든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가 되었다. 거기에 힘을 주는 비가 내리고 있다. 희망이 넘치는 날이다. 희망은 자신을 살찌우고 자신을 성장시키고 성숙시킨다. 희망의 달 3월이 되었으니 나름대로의 결심이 있어야 하겠다. 학생들은 새로운 출발, 힘찬 전진을 위해 희망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희망이 없으면 힘찬 출발이 어렵다. 새로운 출발이 어렵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나아갈 때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다. “주의회 출마 낙선, 사업실패, 주의회 출마 낙선, 애인 사별, 상원의원 출마 낙선, 국유지 관리자가 되기를 원했으나 거부당함, 상원의원 출마 경쟁에서 실패, 부통령 지명전 실패, 상원의원 다시 도전 실패...” 이분이 바로 미국의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이다. 내가 가진 꿈이 쉽게 이루어지면 자신감을 가지고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작은 꿈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적 향상을 위해 목표를 세우고 땀을 흘려도 쉽게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마음가짐은 대단히 중요하다. 실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링컨 대통령의 마음가짐을 배워야 할 것이다. 실패 앞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마음이 흔들리면 작은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 굳은 심지가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링컨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꿈을 접지 않았다. 낙심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꿈을 향해 나아갔다. 우리 학생들은 링컨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굳은 마음이다. 또 링컨 대통령처럼 인내를 가져야 한다. 인내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리더십의 자질 중의 하나다. 인내하지 못하는 이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인내가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인내가 있으면 큰 인물이 될 수 있다. 인내하는 것이 말이 쉽지 실제로는 어렵다. 그래도 인내하는 자는 우뚝 솟는다. 이름을 알리게 되고 큰 일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링컨 대통령처럼 꿈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도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포기하면 실패자가 되고 만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결코 포기하지 말라, 결단코,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굳은 마음으로, 인내하며 포기하지 않으면 작은 꿈부터 하나하나 이루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중·고 583개교에「친일인명사전」을 구입하도록 단위 학교에 공문을 시달한 이후 2월말 기준 32개교가 「친일인명사전」구입을 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서울시의회교육위원장은 이번 임시회 회기 종료 시한인 이달 9일 전까지 교육위원회에 친일인명사전을 미구입한 학교 중·고교 교장들의 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난잡한 논쟁과 상황의 아수라장 속에서 학부모단체가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을 의결한 서울시의회와 교내 도서관 비치를 지시한 서울시교육청을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혀 향후 긴 법정 다툼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상황이 꼬일대로 꼬일 우려가 큰 것이다. 서울시의회가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등 많은 학교가 정당한 의견수렴을 거쳐 자율적인 판단을 통해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유보하거나 구입하지 않도록 결정한 것을 존중하지 않고 정치권력의 힘으로 미구입한 학교장을 소환, 징계 운운하는 것은 학교의 자율성 침해와 교육의 정치예속화를 노골화한 것으로 규정하고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한국 헌정사에서 지자체와 지방의회에서 학교장을 소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국내외적으로 시의회가 도서 구입과 관련해 학교장을 소환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 볼 수 없을뿐더러 이를 이유로 징계까지 운운하는 것은 교육기본법, 교육공무원법,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등 각종 법령에 규정한 교원의 신분 보장과 헌법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성 보장 정신을 무시하고 정치권력으로 신성한 학교 교육권을 억누르려는 잘못된 처사다. 현행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따르면 학교는 도서구입에 있어 도서 구입 전 일주일간 공포하고,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심의 결과 반대할 경우 교육청 지침을 따르려면 학교장은 법을 위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학교장에게 억지로 불법을 저지르라는 비합리적 논리인 것이다. 현행 학교의 도서 구입 구조는 절대로 학교장이 마음대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와 학교도서선정위원회에서 면밀하게 분석하여 구입을 품의하고, 절차를 거쳐서 학교장 결재로 구매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 비교육적 도서를 구입하지 않았다고 학교장을 소환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특히 교육 관할권도 없고 상부 행정청도 아닌 시의회에서 학교장을 소환한다는 발상 그 자체가 가소로운 일이다. 만에 하나 한 명이라도 소환에 응한다면 향후 이와 유상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학교장을 ‘오라 가라’하면서 소위 망신을 줄 것이 아닌가? 그야말로 비교육적 처사다. 이미 논란과 쟁점이 된 「친일인명사전」과 관련하여 학교장이 고심 끝에 학교 내 논의와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한 사항을 시의회가 학교장 소환과 징계로 대응하겠다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만약 서울시의회가 교육감과 이념과 코드가 다른 성향을 가진 관계였다해도 이와 같은 학교장 소환 운운하겠는가? 이와 같은 서울시의회의 일탈은 교육적인 방법의 접근이 아니라 지극히 정치적 행위를 통해 교육을 정치권력으로 억압하는 비민주적 행위로 정치권력이 신성한 교육권 위에 군림하겠다는 잘못된 행정행위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한 헌법 및‘교원의 신분 보장’명시한 교육기본법, 교원지위법 등 각종 법령 위배되는 행위다. 결국 서울시의회는 공정한 학교 경영권을 행사한 학교장 소환 방침을 조속히 철회하고 시민들과 학교장 및 교육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그것만이 만시지탄이지만, 그동안의 잘못된 의정행위에 대한 진솔한 자성인 것이다. 따라서 서울시의회가 해당 학교장을 소환하는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학교와 학교장의 결정을 존중하길 기대한다. 만일 서울시의회가 해당 학교장의 정당한 학교 경영 행정에 대해 강제소환과 징계를 현실적으로 강행한다면 그 이후에 발생할 모든 책임은 서울시의회에 귀책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만약 서울시의회가 끝까지 일탈에 대해서 바로잡지 않고 건전한 조언과 호소를 묵과한다면 전 교육계 인사들은 국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끝까지 투쟁해야 할 것이다. 잘못되게 단추를 꿰었을 때 이를 인지하면 곧 바로 바로 단추를 꿰는 것이 이 시대 건전한 의회상이고 비방의원들의 의정 자세라는 점도 유념하길 바란다. 분명히 이번 친일인명사전 의무 구입 명령은 서울교육청과 서울시의회의 명백한 비합리적 행정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것을 일선 학교장에게 전가시키는 행위야말로 현대판 지록위마(指鹿爲馬)인 것이다. 잘못한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이야말로 현대 사회에서 근절해야 할 좋지 못한 태도인 것이다. 이번 사건에 즈음하여 결자해지 차원에서 서울시의회의 자성과 근심, 그리고 바람직하고 어른스러운 의원상 제고를 기대하는 바이다.
한국의 과거는 매우 어두웠다. 어렸을 적 초라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쏟아지는 장마비에 보리는 논에서 그대로 썩어갔고 먹을 식량조차 구하기 힘든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희망을 이야기하기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6.25전쟁이 끝나고 60년대 부터 박정희 대통령은 발전의 길을 선택하고 땀을 흘리도록 이 나라를 이끌었다. 때로는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면서 힘들기도 하였다. 20세기를 넘어 21세기 초반인 지금까지 성장의 가도를 달린 것이다. 그러나 고속성장을 하는 동안 지나친 성공을 갈망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본다. 이 시점에서 ‘공공부문 부채 1000조원 돌파, 국내총생산(GDP) 대비 87%를 넘어선 가계부채, 만성적인 2%대 성장률.’ 이는 구조적인 불황에 진입한 한국 경제의 민낯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적당히 괜찮다고 하기엔 여러 객관적 지표가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3년 후, 한국은 없다(공병호)'에서 자세히 밝히고 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이미 ‘저성장 경제’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국이 처한 현실을 낱낱이 살펴보고 우리가 실천해야 할 사회 각 부분의 혁신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눈 여겨 볼만한 것 들이 많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꿈꾸던 한국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 ‘재건 프로젝트’가 빠르게 추진되지 않으면 또 한 번 크나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저성장, 고실업, 저출산, 고령화 등 17가지 주제로 나눠 분석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문제는 독립적인 현상처럼 보이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역동성 저하, 성장률 침체, 고실업 상태 지속, 조세 및 준조세 부담 증가, 사회적 갈등 증가 등의 악순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한국이 직면한 문제와 미래 전망을 하나의 개별적 시스템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의 ‘합(合)’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을 잘 들어야 할 때이다. 저자는 문제 해결의 열쇠로서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대표적 교훈들을 소개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우리만이 가진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역사 속 수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예를 들어 황제가 1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며 시작된 공공부문 확대가 로마제국의 몰락을 가져온 사례를 들어 공공부문 축소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스 도시국가인 스파르타는 저출산 문제 탓에 군사 강국 위치를 지키는 데 필요한 병사 수를 유지하지 못했다. 다양한 출산 장려책에도 결국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해 몰락한 스파르타의 사례는 한국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매달려야 하는지 교훈을 준다. 이제 한국은 익숙하고 편안한 길 대신, 어렵고 불편한 길을 선택해야 할 시기가 왔다. 고비용, 저효율, 거래 제한 등을 유발하는 규제는 과감하게 풀고, 지출에 대해서는 성역을 두지 않고 줄여나가는 작업을 전개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될수록 외형보다는 내실에 초점을 맞추고 양적 사고에서 질적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3월 1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한려수도의 사량도 옆에 위치한 수우도로 봄맞이 산행을 다녀왔다. 수우도는 경관이 아름다운 자그마한 섬으로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남 통영시 사량면, 생활권은 사천시 삼천포에 속한다. 또한 지리상으로는 삼천포에서 남쪽으로 약 12km 거리에 있고, 지질상으로는 독특하게 해안 절벽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지인 부부를 만나 관광버스에 올랐다. 시내를 가로지르며 회원들을 태운 버스가 청주실내체육관 앞에 막 도착하는데 붉은 해가 소나무 사이로 힘차게 떠오른다. 서청주IC로 들어서 중부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교차하며 남쪽 바닷가로 향하는데 1차선에 보닛이 찌그러진 승용차가 반대방향을 바라보고 서있다. 모두들 차량 운전자를 걱정한다. 늘 유머와 위트로 감초역할을 하는 운행담당 최여사님의 안내로 통영대전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안에서 덕유산 정상의 멋진 상고대를 구경한다. 덕유산휴게소에 들른 후 달콤 회장님의 안전산행하며 맘껏 즐기라는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안내와 다음 일정소개가 이어졌다. 며칠간 눈이 내려 산행을 걱정했는데 역시 남쪽은 다른 나라다. 바닷가가 가까워지니 높은 산에도 눈이 없다. 남해고속도로 사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3번 국도를 달려 10시 10분경 삼천포유람선선착장에 도착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여행이다. 유람선선착장에서 바다쪽을 바라보면 이곳을 대표하는 삼천포대교와 죽방렴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도로의 번호는 남북방향은 홀수, 동서방향은 짝수로 되어 있다. 경남 남해군 미조에서 시작해 사천, 진주, 산청으로 이어지는 3번 국도의 사천시 삼천포항과 남해군 창선면을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가 연결한다. 아내와 대방동 뒤편 각산(높이 398m)에 올라 4개의 연륙교가 나란히 이어진 모습을 바라봤던 추억을 떠올렸다. 남해안의 죽방렴과 서해안의 독살은 자연의 원리를 이용하는 우리의 전통 어업방식이다. 죽방렴은 간만의 차가 크고 물살이 세며 수심이 얕은 개펄에 대나무로 삼각형 모양의 길을 만들어 원시적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이곳 죽방렴에서 잡은 멸치는 품질이 우수하고, 죽방렴의 일몰은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여객선의 출항시간에 맞춰야 하는 일반 여행과 달리 산악회의 섬 산행은 승선 절차가 일사천리로 이뤄지는데다 인원이 맞으면 유람선이 수시로 출항해 좋다. 10시 30분 수우도를 향해 출항한 한산호가 꿈결처럼 아름다운 쪽빛바다를 가른다. 봄맞이 섬 산행은 나들이를 겸해 소풍 길처럼 즐겁다. 맑은 날씨 때문일까 유람선에서 바라보면 바다위에 무지개를 만든 삼천포대교와 죽방렴, 삼천포항과 노산공원, 물살을 가르며 오가는 고깃배들이 여유롭다. 신수도 뒤편으로 삼천포화력발전소의 높은 굴뚝이 연기를 내뿜고, 고성의 상족암과 공룡엑스포장 방향도 먼발치로 보인다. 신수도를 돌아서면 바로 앞에 사량도와 수우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오른쪽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수우도의 최고봉 은박산이다. 11시 5분경 수우도선착장에 도착해 방금 지나온 바다 건너편을 바라본다. 날씨가 맑은 날이라 각산과 와룡산, 삼천포항과 삼천포화력발전소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가깝다. 수우도는 사량도의 서쪽에 위치한 숨겨진 보물로 동백섬이라 불릴 만큼 동백나무가 많고 숲이 우거진 모양이 소처럼 생겨 나무 수(樹)자와 소 우(牛)자를 합한 지명이 유래하였다. 지역 사람들은 시우섬이라고도 부른다. 수우도 산행은 선착장에서 출발해 고래바위, 신선봉, 백두봉, 금강봉, 높은재, 은박산, 동백군락지, 몽돌해수욕장을 거쳐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트레킹 코스로 3시간 30분 거리다. 산행 준비를 하고 선착장 왼쪽으로 가면 나무 계단이 등산로와 연결된다. 고래바위까지는 누구나 다녀올 수 있을 만큼 산길이 평탄하고 사량도가 수시로 모습을 드러내 발걸음이 가볍다. 동백군락지를 지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고래등처럼 둥글고도 미끈하게 생긴 고래바위가 맞이한다. 섬사람들이 도둑놈꼴창이라고 부르던 고래바위의 정상에 사량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돌탑이 서있다. 바닷가를 따라가며 매바위, 신선대, 백두봉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이곳까지만 다녀가도 본전 뽑는 여행지다. 수우도의 등산로는 섬사람들이 옛날부터 다니던 길 그대로다. 고래바위에서 신선봉(높이 161m)에 올랐다 신선대로 내려서고, 다시 신선봉을 거쳐 바닷가의 백두봉에 내려서며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고래바위, 매바위, 신선대, 해골바위가 해안절벽에 만든 절경에 감탄한다. 특히 백두봉 옆 해골바위(일명 수우바위)는 비바람에 씻기고 패여 나가 구멍이 숭숭 뚫린 기암으로 배에서 바라보면 조형미가 뛰어나다. 수우도는 분명 작은 섬이다. 그렇다고 산행이 만만한 섬은 아니다. 공룡의 발가락처럼 생긴 해식애가 깎아 세운 것처럼 이루어져 봉우리와 바닷가를 오르내리느라 고생한다. 신선대나 백두봉 주변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산악훈련을 하듯 로프를 타고 위험한 구간도 지나야 한다. 산에서 누가 남의 것 짊어지고 가겠는가. 무거운 배낭을 갈림길에 두고 가면 훨씬 수월하게 신선대와 백두봉에 다녀올 수 있다. 어느 고급 호텔의 식탁이 이만할까. 사량도, 고래바위, 신선대, 백두봉, 해골바위 등 바닷가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오름재에서 모처럼 따라나선 아내와 오붓하게 점심을 먹으니 따뜻한 물까지 꿀맛이다. 가끔 이렇게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만고만한 높이의 금강봉과 높은재를 거쳐 은박산(높이 189m) 까지는 평탄한 능선길이라 비교적 산행이 쉽다. 수우도의 최고봉 은박산은 동백나무 잎에 내리쬐는 햇볕이 은박지를 깔아놓은 것처럼 빛난다는 이름처럼 동백군락지가 주변을 에워쌌다.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정상은 신선봉, 돈지마을, 사량도, 삼천포가 눈에 다 들어올 만큼 조망이 좋다. 은박산 정상에서 아래편의 동백군락지로 한참동안 급경사 산길이 이어진다. 멧돼지가 섬까지 점령했다더니 어촌마을 소득사업으로 방목하던 흑염소는 사라지고 똥 무더기만 보인다. 동백섬에서 동백꽃 구경하기 어려웠는데 몽돌해수욕장으로 내려섰다 언덕을 넘어서니 길가에 늘어선 동백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한국전력수우출장소 아래에서 두레박으로 길어 먹는 우물도 만난다. 섬에서의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간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고 2시 20분경 선착장에 도착했다. 섬에서 어깨를 기대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고 싶다. 배를 기다리는 시간에 벽화가 그려진 골목으로 들어서니 낡은 집처럼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다. ‘자연이 내린 신비의 섬’을 테마로 올해부터 4년 동안 22억이 투자된다니 그 후의 모습이 궁금하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2008년 3월에 폐교된 사량초등학교 수우도분교장이 마을 안쪽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킨다. 그네를 타며 추억을 떠올리는 여행객들의 표정이 밝다. 우리나라에도 인어공주와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반인반어로 남해안 일대를 침략한 왜구를 물리쳤으나 모함으로 죽음을 당했다는 설운장군을 모시고 매년 동제(洞祭)를 지내는 사당 지령사가 학교 뒤편에 있다. 2시 55분 수우도선착장을 출항한 유람선이 왔던 길을 되짚어 삼천포로 향한다. 갑판에서 자유를 누리며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하는 바다가 이 시대의 아버지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3시 30분경 삼천포유람선선착장에 도착해 인근의 삼천포항으로 갔다. 산악회원 전체가 초입의 횟집에서 싱싱한 회를 안주로 소주를 마셨다. 정을 돈독히 쌓느라 행복산악회의 구호인 ‘인생은 산과 함께, 산행은 행복과 함께, 행복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를 여러 번 외쳤다. 돌고 도는 게 돈이다. 돈쓰는 재미도 누려야 한다. 어시장을 기웃거리며 굴, 미역, 멸치, 감태, 다래를 구입했다. 오후 5시에 삼천포를 뒤로하고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아침에 왔던 대로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휴게소와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에 들르며 빠르게 달려 8시 40분경 집 옆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아내와 섬 산행을 함께 해서 더 행복한 하루였다.
한국교총이 비아세안 국가 최초로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인성 및 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양질의 교육 확대’를 주제로 9월 18일~20일 열리는 서울대회는 국내는 물론 아세안 교육자와 교원단체들도 각별한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외교의 새 지평을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대회는 무엇보다 교총의 역점 정책인 인성교육이 아세안 교육자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태국 대회에서 교총이 제안해 결의문에 처음 반영된 인성교육이 바로 차기 대회의 주제로 선정된 것은 이미 인성교육이 국가를 넘어 시대가 요구하는 시급한 화두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울대회를 통해 한국의 인성교육이 아세안을 넘어 전 세계로 널리 전파·확산되기를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례 없는 ‘서울선언’을 채택키로 한 것도 특별하다. 결의문에 총의를 담았던 지금까지의 관례에서 벗어나 한·아세안 교육자의 합의를 참여국가 정부가 함께 실천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서울선언에 따로 담기로 한 것은 교총과의 돈독한 유대와 한국의 위상을 반영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특히 본 대회와 별도로 ‘아시아·태평양 교육지도자 포럼’ 창설을 적극 추진키로 한 것은 외연 확대를 통해 세계교원단체 흐름을 전문직주의로 회귀·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대주제인 인성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세계가 공감하는 내용으로 제시하는 것과 서울선언을 결의문과 차별화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남은 기간 교육당국 및 유관단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서울대회가 대한민국 교육과 교육자의 진면목을 아세안에 각인시킬 수 있는 성공적 대회가 되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길 바란다.
소방당국이 사전 고지도 없이 소방합동훈련 미실시를 이유로 경기 교장 208명에게 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2012년 개정된 ‘소방시설법’은 학교 등 공공기관이 연1회 소방서와 소방합동훈련을 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소방당국, 교육청 어디도 충분한 사전 고지 없이 뒤늦게 과태료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여타 시도는 소방당국의 친절한 고지로 별 잡음이 없고, 또한 경기도 내 타 공공기관과 달리 유독 학교에만 집중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2년여가 지난 2013년, 2014년분을 소급해 부과한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또한 현행 법률 상 과태료 부과 절차에 따르면 당사자 사전 통지, 의견 제출 등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럼에도 전혀 소방합동훈련 통지나 미실시 사유서조차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과태료를 부과는 것은 이 절차마저 무시한 처사다. 학교현장을 더욱 허탈하게 하는 부분은 무더기 과태료 부과에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경기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이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다. 말로는 늘 현장 지원 중심이 경기교육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변하지만 정작 학교가 어려움에 처하자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과태료 납부 주체에 대해 명확한 기준 없이 학교예산으로 할 수 없다는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교육 ‘지원청’도 이름만 바뀌었지 도교육청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이런 과태료 부과는 사실상 화재예방이나 교육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고지와 함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실질적인 훈련이 이뤄지도록 당국 모두가 협력하는 일이다. 모든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는 소방당국의 행정편의주의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경기교육청도 2013년 말에야 뒤늦게 고지하고, 그것도 과태료 안내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갖고 학교 지원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