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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서울시교육청이 2013 하반기 서울학생 행복지수를 발표했다. 먼저 행복지수가 무엇인가에 대하여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행복지수는 학생이 학교생활 및 가정생활 등 생활 전반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 이며, 교육정책 및 학교 환경의 개선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에 목적이 있다. 문항 구성을 보면초등학생 및 중등학생용 4개 영역 30문항인데 학교생활만족도(23문항), 가정생활만족도(3문항), 자신에 대한 만족도(3문항), 전반적 행복도(1문항)이다. 측정방법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희망하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게 하며그 대상은 초등학교(5, 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이며,시기는 상반기 1회, 하반기 1회 등 매년 2회(2012년부터 총 4회 측정)이다. 이번 행복지수 측정은 2013.11.19 ~ 12.16 사이 4주 동안 대상 학생 803,514명 중 278,329명(약 34%)이 참여하였으며, 각 지표별 5점 만점으로 측정한 결과 초등학교는 4.25점, 중학교는 3.85점, 고등학교는 3.60점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행복지수의 평균은 3.95점(‘난 행복해’)으로 측정되었다. 2013년 하반기 행복지수 측정(총괄)은조사 기간은 2013.11.19 ~ 12.16(4주)이며, 참여 학생(참여비율)은 275,329명/803,514명 中(약 34% 참여)이다. 전체적으로 영역별 분포도는 영역별 만족도 순위는 가정생활 학교생활 자신 순(順)으로 나타났다.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타 영역에 비해 낮은 것은 학업 성적과 자기 효능감이 부족한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학교급별 행복지수는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 만족도 상위 3문항을 보면 초등학교는 친구들과 대화가 잘 통한다가 4.48점,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창의적 체험활동(문화․예술․체육․수련 활동 등)이 즐겁다가 4.46점, 친구들이 있어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가 4.46점이다. 중학교는 친구들과 대화가 잘 통한다가 4.20점, 친구들과 사이가 원만해서 좋다가 4.19점, 친구들이 있어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가 4.15점이다. 고등학교는 친구들과 대화가 잘 통한다가 4.05점, 친구들과 사이가 원만해서 좋다가 4.04점, 친구들이 있어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가 3.93이다. 공통적으는 교우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다양한 교과외 창의적 문화 체험 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학교급별 만족도 하위 3문항을 보면 초등학교는 자치활동(학급회, 전교어린이회 등)이 활발해서 우리들의 의견이 잘 반영된다가 3.86점, 시험을 보는 방법(수행평가, 쪽지시험, 서술형․논술형 등)이 마음에 든다가 3.90점, 나의 학업성적에 만족한다가 3.99점이다. 중학생의 경우 나의 학업성적에 만족한다가 3.33점, 자치활동(학급회, 학생회 등)이 활성화되어 우리의 의견이 잘 반영된다가 3.49점,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나에게 도움이 되어 만족한다가 3.60점이다. 고등학교는 나의 학업성적에 만족한다가 2.84점, 자치활동(학급회, 학생회 등)이 활성화되어 우리의 의견이 잘 반영된다가 3.13점, 급식이 청결하고 질과 양에 만족한다거 3.28점이다. 공통적으로학업성적과 자치 활동에 대해 만족도가 낮게 나타낫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평가 방법, 중학생의 경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고등학생의 경우 급식에 대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과제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면에서 개선이 이뤄져야 하겠다. 첫째,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다양한 교과의 창의적 문화 체험 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다양한 교과의 창의적 문화체험활동을 강조하여야 한다. 둘째,자치활동에 대해 만족도가 초·중·고 공통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타 영역에 비해 낮은 것은 자기 효능감이 부족한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학생들의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고등학교에서 실시한다는 신입생에 대한 반편성고사가 선행학습을 유발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여파로 일선학교(중학교포함)에 반편성고사 실시현황을 보고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에서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현실을 파악하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언론에서 담당자 조차 반편성고사 실시에 대한 정황을 잘 모르고 있다고 했다. 당연히 담당자가 잘 모를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미 수년전부터 반편성고사를 지양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권고사항이긴 했어도강제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거의 대부분 학교가 실시하지 않고 있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반편성고사가 일반화 된 것처럼 보도가 나갔으니, 현황파악이 안될 수 밖에 없다. 일선학교에서 슬그머니 반편성 고사를 실시했다면 그 학교 문제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반편성고사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필자는 최소한 최근 10년 동안 반 편성고사를 경험하지 못했다. 더구나 선행학습을 유발할 수 있는 반편성고사를 실시한다고 보도가 나갔으니 시교육청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인성검사를 사전에 실시하여 학급을 배정하면 좋다는 전단지를 우편으로 받은 적은 있다. 물론 예산이 문제지만 한번 실시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렇더라도 반편성고사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학교의 의견이었다. 결론적으로 우리학교는 올해도 반편성고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출신초등학교와 남, 여 비율을 감안하여 반편성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런데 아주 최근에 한 언론의 인터넷 기사가 올라왔다. 반편성고사 대비방법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교육기관의 전문가 조언도 곁들였다. 기사 내용을 보면 마치 모든 중학교에서 반편성 고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가 이 기사를 접하면 배정받은 중학교에 문의가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시험을 실시하는 학교에 배정 받았다면 당장에 시험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실시하는 경우 시험범위는 초등학교 6학년 과정이라고 했다. 예전에 반편성고사를 실시할 때 그렇게 했다. 모든 학교들이 같은 시험지로 시험을 본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지금은 반편성고사를 실시하는 학교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공립학교의 경우 5년마다 교사들이 학교를 옮기는데, 새로 전입해온 교사들이 반편성고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론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반편성고사는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반편성고사가 전체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 기사가 나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학부모들의 판단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편성고사를 실시하면 성적에 따라 반편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의 입장에서는 아주 편하고 좋다. 그러나 특별한 기준없이 반편성을 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간혹 성적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학생들의 중학교 학업성적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도리어 학년을 올라가면서 동기유발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결국 반편성고사는 학교에서 편하고자 실시하는 것일뿐 그 이상은 아니라고 본다.반편성고사가 일반적으로 실시되지 않는 이유이다. 올해부터 서울시내 140여개 중학교가 자유학기와 연계한 진로집중학년제운영에 들어간다. 이 대상이 바로 중학교 1학년이다. 따라서 반편성고사를 실시한다는 것은 서울시교육청의 기본적인 교육방향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는 1학기 기말고사만 실시하고, 2학기는 진로집중학기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고사도 축소하는 마당에 입학전부터 시험을 치르는 것은 해당 학교의 향후 교육활동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자의 경험과 추측에 의한 이야기이긴 해도 보편적인 측면에서 볼때 반편성 고사는 일부 학교, 일부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본다. 우리학교 인근의 학교들도 대부분 반편성 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편성 고사를 이슈화 시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부담감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다만 꼭 필요한 경우는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실시하되, 실시과목수를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다.
교육부가 오는 2023년까지 대학 입학정원을 16만여명이나 줄이는 내용의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주기적인 대학 평가를 통한 하위 그룹 대학은 과감한 퇴출도 불사한다는 장기 계획을 공표한 것이다. 교육부는 급감이 예상되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대학 입학정원을 2023학년도까지 16만여명 감축키로 했다. 또 절대평가 방식의 새 평가체제를 마련해 모든 대학을 5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2회 연속 최하등급을 받은 대학은 퇴출할 계획이다. 올해 63만여명인 고교 졸업생이 10년 뒤인 2023년에는 39여만명까지 줄어들지만 전문대 등을 포함해 현재의 대학 정원은 56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공급과 수요가 역전되어 모집 정원을 채우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큰 폭의 대학 정원 조정은 불가피하다. 정부가 구조개혁에 앞장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교육부는 대학 평가와 대학의 구조 개혁이 퇴출과 정원 감축을 위한 소극적 개혁에 그치지 말고 경제·사회 구조의 고도화 등 시대 변화에 부응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적극적이고 순기능적 개혁을 유도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사실 지난 여러 해 동안 대학들의 자율 혁신과 자율 조정을 유도했으나 별 성과가 없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약자인 지방대와 전문대 등이 갈수록 더 취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등록금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대학들에게 정원 감축은 존폐 내지 사활이 달린 중차대한 일이다. 그동안 십수 년 전부터 대학의 정원 감축이 추진되어 왔으나 ‘눈 가리고 아웅식’에 그친 것은 결국 학생수와 등록금 등 대학 재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학들끼리의 이해 조정과 자율 혁신이 쉽지 않은 만큼 객관적인 조정자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어렵기는 하지만 교육부가 그 조정자의 역할을 자임한 것이다. 이번 교육부의 대학 구조 개혁 계획은 절대평가 방식의 대학평가체제를 새로 도입해 그 결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원을 줄이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대학 평가와 대학 구조 개혁의 중요한 척도는 공익성과 형평성이다. 신뢰성과 타당성 있는 평가와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 일반대와 전문대 등은 각각 고유한 역할이 있다. 구조 개혁의 잣대가 획일적, 일률적이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대학의 구조 개혁에서 상대적으로 어느 한 쪽을 희생시키는 식이어서는 공익성이라는 면에서 문제가 된다. 특히 지방대학의 위기는 해당 지역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점에서 종합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그렇다고 역량 미달인 대학을 무조건 배려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앞으로 대학구조개혁위원회에서 평가지표 등을 개발해 시행할 때 이런 점이 세심하게 고려돼야 한다. 정원 감축이 단계적으로 매끄럽게 이뤄지도록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대학 평가와 구조 개혁의 척도를 들이대야 할 것이다. 정선되지 않은 평가 척도에 근거해 밀어붙이면 반발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일부 대학 측에서는 이번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벌써부터 ‘현실을 외면한 계획’, ‘졸속 대책’이라는 비판과 거부감이 나오고 있다. 이제 대학도 과거의 기득권 지키기의 고루한 ‘제 밥그릇 지키기’ 관행을 과감히 벗어버려야 할 것이다. 대학 스스로 현실을 직시하고 대학 평가와 구조개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스스로의 혁신에 개혁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대학 스스로 무리하게 정원 유지에 집착할 게 아니라 교육·연구의 질을 높여 학생과 지역사회의 공감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대하 스스로 단과대, 학부, 학과 등의 창의적인 특성화 강화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이제 대학 스스로 진정한 상아탑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외부로 부터의 마지못한 개혁이 아니라 환골탈태하는 ‘솔개의 부리’처럼 스스로의 필요에 의한 자율 혁신이 전제돼야 한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 외부로 부터의 개혁에 마지못해 따라가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대학별 특성화가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속에서도 다양한 창의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 국민들도 입시 점수에 따라 서열이 정해지는 대학이 아니라 특색 있고 사회적으로 유용한 대학을 늘려가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학은 지성의 전당으로서 막중한 역할을 기대 받고 있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대학은 학문과 연구, 사회 봉사 등 시대와 국가, 사회가 요구하는 막중한 짐을 짊어지고 가는 ‘인고의 지게’를 지고 가야 하는 것이다. 대학이 스스로의 혁신으로 변화하는 사회와 시대의 흐름을 이끌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학 교육과 대학의 사명은 그 사회의 지적인 수준과 미래를 향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국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데 있다. 대학 평가와 대학 구조개혁이 교육의 질 제고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교육부는 기본 원칙이 지켜지는 대학의 구조 개혁이 이루어지도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다만 교육부도 대학 평가와 대학의 구조 개혁을 대학과 교육의 질 개선의기제로 삼아야지 퇴출과 제재를 위한 척도로 삼기 위한 정량적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교육부는 대학 평가에 정성적 평가, 절대평가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으나 얼마나 지켜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특히 대학 평가와 구조 개혁에서는 수도권대와 지방대, 일반대와 특성화대 및 목적대, 4년제대와 전문대 등의 특성을 비교하고 이를 고려한 평가가 돼야 한다. 일률적인 계량화를 통한 평가와 개혁은 절대 금물로 오히려 대학 측과 재단의 극심한 반발이 우려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학의 자율 혁신이 어렵듯이 대학의 구조 개혁은 더욱 어려운 난제 중의 나제인 것이다. 대학의 구조 개혁은 단기적으로는 정원 감축, 장기적으로는 퇴출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고졸자와 대입자 수가 역전되는 미래 사회에 살아남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대학은 스스로 얼마나 자기 개혁을 충실히 하느냐에 달려있다. 아무리 대입 정원이 감축된다 해도 자기 혁신을 충실히 하는 대학, 교육의 특성화를 실행하는 대학, 학문과 연구에 앞장서는 대학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결국 대학 평가와 대학의 구조 개혁은 안으로 움츠려드는 대학과 밖으로 기개를 활짝 펴는 대학으로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이제 대학은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 그대로 도태되느냐 발전하느냐에 기로에 있는 것이다. 그 갈림길의 이정표에 ‘자율 혁신과 스스로의 개혁’이라는 이정표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학의 공헌은 무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자율 혁신에 눈과 귀를 닫은 채 그동안 무소불위의 성역으로 군림해온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의 대학은 그동안의 공과(功過)를 뒤로 하고 이제 뼈를 깎는 성찰과 숙고, 그리고 자율 혁신의 길로 과감하게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안으로부터의 혁신이 밖으로부터의 개혁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향수에 젖어 현실에 안주하거나 혁신을 머뭇거리는 대학은 구조 개혁의 수렁으로 점점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제 설날이 지나 학생들이 많은 세뱃돈을 받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을 하여야 할때가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삼성출판사가 만든 초등 전과목 학습업체인 와이즈캠프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배 드리는 어른 한 분마다 받기에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새뱃돈 금액은 얼마인지?’와 ‘설날에 받은 세뱃돈을 어디에 사용하고 싶은지?’에 대해 1월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 응답한 2,513명의 학생 중 절반 이상이 5만원 이상의 새뱃돈을 받기를 원했고 받은 새뱃돈은 저축하기를 희망했다. 학년별로 응답을 분석해 보면 새뱃돈 받는 설문에서는 ‘5만원 이상’의 답변이 최저 60%에서 최고 66%까지 저학년과 고학년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많은 금액을 선호했다. 반면 새뱃돈 사용에 있어서는 학년별 큰 차이를 보였다. 저학년일수록 ‘기부한다’는 응답비율이 높고, 고학년일수록 저축한다는 응답비율이 높았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한다’는 답변은 학년별로 1학년 22%, 2학년 15%, 3학년 9%, 4학년 5%, 5학년 3%, 6학년 1%로 학년이 올라가면서 현격히 줄어든 반면, 저축한다는 비율은 1학년 39%, 2학년 50%, 3학년 51%, 4학년 57%, 5학년 55%, 6학년 54%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많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어른 한 명당 받는 적정 새뱃돈을 ‘5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많은 것은 어린 학생들의 기대심리를 반영한 희망사항일 수도 있고, 여러 어른들에게서 받았던 새뱃돈 중 가장 큰 금액이 5만원 이상이었던 경험 때문일 수도 있다. 설문에 달린 댓글에서도 20만원부터 100만원까지 그동안 받았었던 세뱃돈 중 많았던 사례를 자랑하는 경우가 다수 발견되었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설이 끝난후 세뱃돈에 관하여 지도하여야 하겠다. 첫째, 갑작스럽세 큰 돈이 생긴 초등학생에게 돈 관리는 매우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도록 지도가 되어야 하겠다. 오락을 한다든지 하여 용돈을 낭비하지 않도록 유도하여야 하겠다. 둘째,부모님이 세뱃돈을 무조건 맡아 가면 아이들은 돈을 뺏겼다는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는데 이것을 자녀의 미래를 위하여 준비하여 준다는 인식을 강조하여야 하겠다. 셋째,초등학생 이름의 통장을 만들어 저축한 뒤 필요한 책상이나 책장 등을 구입할 때 함께 비용을 준비하게 하면 초등학생ㄷ들의 새뱃돈이 좋은 경제교육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하겠다.
우리학교의 경우를 들어 보면, 보조인력 직종에 교무행정지원사 1명, 교육보조사 1명, 과학실험 보조 1명, 사서 보조1명, 급식실 조리원 7명(조리사포함, 영양사제외), 방과후 코디 1명, 배움터지킴이 1명, 야간당직 담당 1명, 특수학급보조 2명등 대략 16명이 보조인력 직종의 비정규직(계약직)이다. 전문인력 직종에 영양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가 각 각 1명씩 있으므로 실제로는 18명이다.사실상 정규직과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 학교회계직(예전의 학부모회직원)2명은 제외한 숫자이다. 상시 근무하는 전체 교직원이 80명이다. 이중에서 비정규직이 18명이므로 22.5%가 비정규직이다. 전체 교직원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인 교사와 교장, 교감을 모두 포함하여 계산한 수치이다. 이 수치는 다른 학교도 사정이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이 2년이상 상시근무를 하게 되면 무기계약을 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처우 개선은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약간의 개선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개선은 미흡한 상황이다. 이들 비정규직은 연간 235일, 275일, 365일 등으로 근무 일수가 다르다. 일수에 따라 급여가 당연히 달라지고 있다. 이들은근무기간에 일일보수액을 곱해서 급여를 받게 된다. 올해 교육보조사의 대략적인 평균 연봉은1천6백만원 정도이다.연간 275일의 경우인데 교육청에서 지원을 받고 있어 그나마 연봉이 높은 편이다. 직종에 따라 차이가 있고 근속연수에 따라서도 다르다. 235일 계약이라면 연봉은 더 적다.이 액수에서 4대 보험료와세금등을 공제하면 실제 수령액은 이보다 더작다.올해부터 연봉제로 전환되어개선된 것이다. 나머지보조인력의 연봉은 이보다 더 적다. 학교자체 예산편성이나 행정구청(기초단체)의 지원으로 보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생계를 위한 보수에 못 미치고 있다. 365일을 계약하게되면 그나마 사정은 좀 낳아진다. 그러나 매년기본지침에 따라 계약을 하게 되므로 365일 계약은 쉽지 않다. 많은 보조인력들의 계약일은대체로 275일다. 방학을 제외하였기 때문이다. 방학때는 교사들이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방학에도 학교의 업무는 몇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때와 다름없이 진행된다. 교무행정지원사의 계약일이 275일 정도 이므로 방학때 근무를 하기 어렵다. 교사들이 출근하여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겠지만 평소에 행정지원사가 하던 업무를 방학때만 교사들이 하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게 된다. 교사들이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방학을 이용하여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를 받으면서 야간에 학교에 나와서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보수가 시간이 지나면 차츰 좋아질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학교에 비정규직의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비율이 높다보니 당연히 형평성의 문제를 거론하게 되고, 이로 인해 교직원간의 불평등에 대해 호소하는 경우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계속고용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무기계약을 하게 되어도 불평등이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비정규직들이 현재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다. 정부와 교육부 차원에서 시간을 두고 점차 요구를 수용하고 다른 문제들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들의 요구를 해결하는 것이 일시적인 해결책이 될 가능성이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결국 학교교육을 위해 양산된 비정규직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지속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학교별로 전체 교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정규직의 비율이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정규직으로의 전환과 함께 일하는 만큼의 처우개선도 필요하다고 본다. 비정규직은 곧바로 채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근무여건이나 급여 등에서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높은 만큼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것이다. 일시에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면 연차적으로라도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한다고 본다. 사소한 갈등이나 대립, 비정규직들이 거리로 나선다면 학교교육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갈수록 교육력 상승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외적인 문제로 교육력을 소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들이 일하는 만큼의 근무여건과 대우를 현실화하여 더이상 학교비정규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해야 한다.최소한 과거에 채용된 학부모회직원의 대우 만큼은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일시에 예산이 들어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단없이 이들을 계속해서 방치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이들의 움직임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생계유지와 보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이다. 이 모든 것들이 학교교육력을 높이는데 꼭 필요한 요건 들이기 때문이다.
50대 후반인 사위가 80이 넘은 장인, 장모로부터 세뱃돈을 받았다. 1만원씩 주셨으니2만원이다. 금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참으로 의미 있는 세뱃돈이다. 왜? 이 어르신들, 평소 수입이 없다. 지갑이 텅 비어 있다. 그렇다면 이 돈, 어디서 났을까? 사위인 필자. 몇 년전까지만 해도 용돈을 드렸다. 설이나 추석, 생신, 가끔 뵐 때마다 10만원 정도의 작은 돈을 드린다. 필요한 때 쓰시라는 것이다. 명절 때에 드리는 돈은 대개 손주들 세뱃돈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요즘은 드리지 않는다. 치매 증상이 나타난 이후의 변화다. 그러면 설날인 오늘 이 분들이 자식들과 며느리, 사위, 손주들에게 나누워 준 세배돈의 출처는? 공무원인 둘째 처형이 챙긴 것이다. 부모님의 권위와존재감을 지키려고 돈을 넣은 편지봉투를 미리 준비하였다. 손주들이 세배를 올릴 때 늘상하던 세뱃돈을 베풀도록 배려한자식의 따뜻한 마음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우리집. 설날 친척 모임은 지난 일요일 우리집에서 가졌다. 아내의 주선으로, 모든 음식준비를 아내가 했기에칭찬이 자자하다. 특히 갈비와 생선외에 더덕무침, 무우 생채, 무우 숙채, 취나물, 시래기나물, 시금치나물, 숙주나물 등을 차리니 상이 풍부하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왔다. "오대산 산채비빔밥잘 먹었어요" 설날 모임은 아이들 외가 모임이다. 모임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아내가 자원한 것이다. 장소를 제공한다는 것은음식 준비까지 맡겠다는 것. 그 힘들고 짜증(?)나는 일을 자원한 아내가 고맙다. 언제 음식을 분담했는지 셋째 처남댁이 전을, 막내 처남댁은 잡채를 가져왔다. 우리집과 처가의 차이점. 사는 방식과 문화가 다르다. 우리집은 모이는 시각과 인원수가 정확하다. 사전에 문자로 참석여부와 인원 수를 통보 받는다. 거기에 맞추어 음식을 준비한다. 그런데 처가는? 낮 12시에 모이기로 했는데 2시가 넘어 다 모였다. 인원 파악은모이는 도중에 집계된다. 요즘 다문화라는 말, 우리 민족끼리도 다문화다. 아내는 딸 넷, 아들 넷에서 셋째다.필자와 아내가 교사인 것에 영향을 받았는지 막내처남과 막내처제도 교사가 되고 부부교사가 되었다. 장인과 장모는 자식과 며느리, 사위가 교직에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래도 사회에서 존경받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르신들의 건강이 좋지가 않다. 연세도 연세지만 젊었을 때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걷는 것 자체를 힘들어 하신다. 자식들의 이름도 기억 못할 적이 많다. 그래서 자식들은 그 기억을 되살리려고 애쓴다. "아버지, 제가 누구예요?" 이 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자식들의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 아닐까? 문화는 집집마다 다르다. 어느 집의 문화가 우월한 것이 아니다. 집집마다 장단점이 있다. 장점을 살려나가면 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인 초임교사 시절에 가정방문을 간 적이 있었다. 집집마다 사는 방식이 다 달랐다. 어느 집은 깨끗이 정리정돈 되어 있었는데 왠지 정(情)이 가지 않았다. 정리정돈의 다른 이미지를 보았던 것이다. 오늘 받은 세뱃돈 2만원. 필자가 아들과 조카들에게 준 세뱃돈과 의미가 다르다. 내가 나누워 준 세뱃돈은나의 월급 중 일부분이다. 내가 일해서 번 돈이다.소득이 있는 손위사람이 덕담을 하며 준 것이다. 건강이좋지 않은 장인과 장모. 그 분들의 존재만으로도 구심점이 되고 가정행복의 원천이 된다. 세뱃돈2만원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본다.
몇 해 전 내가 소속된 도교육청에서 돌봄 교실 회의가 열렸다. 주제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엄마 품 행복 종일 돌봄 교실 활성화 방안’ 아마 이런 정도였을 것이다. 시군 교육청 소속 유치원 교사들과 교장선생님이 참석하고 언론사 등에서도 찾아왔다. 나는 내가 소속된 학교 유치원 교사와 함께 참석하였다. 회의는 패널토론자의 발표와 돌봄을 맡은 유치원 교사, 일반인의 자유토론으로 이어졌다. 회의 진행 장학관은 세계에서 제일가는 돌봄 교실을 우리 도에 마련하자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회의를 시작했다. 패널 토론자들은 돌봄 교실 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 효율적인 운영 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져갔다. 어머니로부터 위탁받은 아이들에게 엄마 품처럼 잘 돌보도록 하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자유토론 시간이 되면서 돌봄 교실을 맡은 유치원 교사들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돌봄 교실을 맡으면 아침 8시부터 밤 9시 넘어서도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등원 시간과 하원 시간이 서로 달라서 아이를 맡으러 아침 일찍 가는 어려움도 나왔다. 어떤 때는 밤 10시가 넘어 아이를 데려다 주고 혼자 텅 빈 운동장으로 퇴근할 할 때 조마조마한 심정 등도 오갔다. 유치원 돌봄 교사들의 애환을 들으니 대한민국의 교사들은 정말 훌륭하구나, 그렇게 희생하면서 잘 하겠다는 이야기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대가라고 해야 보잘 것 없는 승진 가산점, 그래도 불평 없이 노력하는 유치원 교사들에게 숙연하기까지 했다. 자유발언의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나에게도 발언기회가 찾아왔다. “아침부터 아이를 가다리다가 밤늦게 텅 빈 운동장을 혼자 걸어 나가시는 유치원선생님들의 이야기에 숙연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성껏 돌본다고 선생님 품이 엄마 품과 같습니까? 눈 뜨자 돌봄 교실에 아이를 위탁하고 밤 10시가 되어서 아이를 데리고 가는 사람이 엄마 노릇 한다고 보십니까?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엄마 입니다.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랄 때 건강한 국민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치원 선생님도 엄마가 아닙니까? 자기 아이도 밤 10시까지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 엄마란 말입니다. 이런 선생님들이 돌봄교실을 마치고 다음날에도 출근하여 아이를 반겨줘야 합니다. 이게 엄마 품 종일 돌봄 교실이하고 있는 일입니다. 세계에서 자아존중감이 가장 낮은 아이, 부모 존경, 선생님 존경심 낮은 아이, 행복지수 가장 낮은 우리교육, 교육청과 정부가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 일자리보다 중요한 것은 엄마로 만드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맡긴 엄마, 한 달에 얼마나 버는지 모르지만 자녀교육 한계선상에 있는 가정에게 차라리 그 돈을 지원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입니다.” 나의 이야기는 다소 길어졌다. 사회를 진행하는 사람은 언짢은 표정으로 몇 번 나의 발언을 제지하였다. 하지만 유치원 교사들의 박수는 우레 같았다. 누구도 하지 못했던 참았던 이야기를 대신 해주었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갔던 유치원 교사는 지금도 온종일 돌봄 교실을 맡아 한다. 나는미안한 마음으로 가끔 물어본다. “이 00선생님, 너무 고생 많아요. 돌봄 교실 힘들지요?” “교장선생님, 정말 할 게 못돼요. 어떤 아이 엄마는 멀쩡히 놀고 있으면서도 맡겨요. 수업 준비도 정말 힘들어요. 저의 집도 그래요.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자아이가 있거든요. 사는 게 말이 아니어요. 돌봄 교실 없앴으면 해요.”
서울대는 지난해 2015학년도 입시안을 전격 발표했다. 수험생들의 혼란을 방지하고,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진로를 설정해 진학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중에 의대에서 문과학생을 선발하겠다는 파격적인 방침이 있었다. 그러나 의대 교차지원 허용은 외고와 국제고 등 특목고를 위한 개악이라는 비난 여론에 밀려, 한 달여 만인 12월 27일 이를 철회했다. 이번 입시안에는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해,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 농·어촌지역 학생, 특수교육대상자, 새터민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의 입학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는 고무적인 전망도 있다. 그리고 정시모집 전형에서 논술을 폐지하고, 수능으로만 단순화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서울대 입시안은 아직도 점검해야 할 내용이 있다. 첫째 우려 되는 것이 정시 선발 인원 증원이다. 서울대 발표에 의하면, 201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는 수시모집에서 2,364명(75.4%) 정시모집에서 771명(24.6%)을 선발한다.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2014년 대비 7.2% 증가한 것이다. 이 중에 지역균형선발 전형은 2014년 24.6%에서 2015년에는 22.1%(692명)으로 줄었다. 수시 전형에서 정시 전형으로 방향을 튼 것은 일반고에 불리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은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 학생에게는 유리하다. 지역균형선발 전형 축소도 마찬가지다. 지역균형선발 전형은 말 그대로 전국의 학생들에게 고른 기회를 주려는 국가 정책의 일환이다. 아울러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4개 영역 중 2개 영역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2등급 이내로 강화한 것도 걱정이다. 서울대 입장에서는 강화이지만, 지역적으로 소외된 곳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문턱이 높아진 것이다. 각 지역의 인재를 뽑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수능 우수 학생을 뽑기 위한 제도 변경처럼 보인다. 2017학년도 수학 시험에서 과탐Ⅱ+Ⅱ 조합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도 재고해야 한다. 서울대 측은 올해부터 일반고도 교육과정 자율권이 확대돼 과학II 추가 수업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반계 고등학교는 과학Ⅱ 과목 2개를 배우기 힘들다. 과정을 개설하더라고 일반 학생들은 선택을 하지 않는다. 설사 강제로 개설을 하고 수업을 한다면 일부 우수 학생 학생만 의지가 있을 뿐 대부분 학생들은 흥미도 없이 앉아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과학Ⅱ 두 과목 가산점은 특목고나 전국단위 선발 자율형 사립고, 과학중점고 등에만 유리한 정책이다. 전체 수험생 중에 서울대에 진학하는 학생은 아주 적다. 정확히 2015년 입학 기준 3,135명이다. 그런데도 서울대 입시안에 전국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 입시 정책이 우리니라 대학 입시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당장 서울대가 모집 군을 ‘나’군에서 ‘가’군으로 전환하자 고려대와 연세대가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해 모집 군을 옮겼다. 여기에 고려대와 연세대 때문에 다른 대학들이 또 연쇄적으로 모집 시기를 변경할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대의 학생부 전형, 논술 반영, 지역 균형 선발 등은 다른 대학에 참고 자료가 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서울대의 입시 정책은 우리나라 대학 입시의 변화를 가져오는 밑바탕이 된다. 서울대의 입시안에는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시모집을 수능으로만 선발하는 등 전형 요소를 간소화하여 학생의 부담을 최소화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구체적인 전형 요소는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어 복잡하다. 서울대학교는 입학 안내 보도 자료 첫머리에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을 중심으로 자기를 계발하여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중에 학교 교육과정 내를 언급했는데 이는 공교육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부 종합 전형 등에 비중을 두는 입시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입시안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해야 한다. 하지만 준비 기간을 주지 않고, 코앞에서 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험생들이 중학교 때부터 계획을 세워 입시 준비를 하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현재 ‘3년 예고제’라는 룰을 둬 입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심한 경우는 아예 이를 무시하고 바꾸기도 한다. 이번 기회에 서울대만이라도 ‘6년 예고제’로 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생들이 대학입시 로드맵을 장기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랜 연구 끝에 입시안을 만들어낸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특히 학교 교육정상화라는 것에 맥락을 함께 한다면 답이 쉽게 나올 수 있다. 서울대는 국가 지원금을 가장 많이 받는 대학이다. 아울러 서울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로도 크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정부 방침을 적극 실천하는 행보를 해야 한다. 우수 학생 선발이 아닌 사회 통합을 위한 고른 기회 전형 확대에 힘써야 한다. 그렇다면 서울대는 국립대학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가적 이미지에 걸맞은 입시 정책을 펼쳐야 하는 것도 임무이다.
교육부의 초등 돌봄교실 확대가 일선학교에 상당한 부담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초등 돌봄교실은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 중 희망하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부터 오후 5시까지 오후 돌봄을 실시하고 추가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밤 10시까지 저녁돌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돌봄교실 운영을 통해 보육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정부에서 의욕을 가지고 확대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인 취지는 공감하지만 선결되어야 할 문제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현재 일선학교 중에 방과후학교 야간 수업을 실시하는 학교들이꽤나 많다. 보통 오후 9시를 전후해서 마치게 되는데사교육을 절감하기위한 대안으로 방과후학교 제도가 시행되었고 어느 정도 효과도 보고 있다. 보통은 방과후에 시작되는 방과후 학교가 야간까지 이어지고 있다. 야간까지 이어지는 이유는 학생들이 야간에 주로 학원에 가기 때문에 사교육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방안이다. 방과후 야간 수업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담당부장이나 담당교사 중 최소 1명은 수업을 마칠 때까지 학교에서 근무를 해야 한다. 오전 7시 30분에 출근해서오후 9시 이후에 퇴근을 하게되는 것이다. 여기에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위해또다른 교사들이 근무를 하게 된다.학교 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매일 2-3명의 교사들이 방과후 학교야간 수업을위해 근무를 하게 된다. 이미 각 학교마다 방과후교육부라는 부서가 있다. 물론 방과후 학교가 활성화되면서 새로 탄생한 부서들이다. 방과후학교 운영에서 교사들이 져야할 책임은 무한하다. 적지않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교시에 발생하는 폭력 문제나 금품갈취 문제등이 바로 그것인데,학교에서 책임 져야 할 부분들이 많다. 당일 근무했던 교사에게 1차 책임을 묻게 되는데, 하교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학교에서의 방과후 야간 강좌 개설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학원처럼 하교시에 차량을 운영하면 좋지만 이 경우에 학부모들의 부담가중으로 운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돌봄 교실을 야간까지 운영한다면 학교에서는 더욱더 큰 부담을 안게된다. 재정적인 부담은 물론이고, 관리에 대한 문제는 상상을 초월한다. 더구나 참여 학생들이 초등학교 1,2학년 이기 때문에 더욱더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어느 정도 돌봄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을 하지만 늦은 시간까지 학생들 보육을 위해 학교시설을 개방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일은 아니다. 주간이 아니고 야간에 이루어진다는 점을 간과한다면 여러가지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매우 크다. 학생들이 야간까지 학교에 남아 있다면 이에 따른 프로그램도 개설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을 학교에 붙잡아 두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고등학교 학생 정도라면 야간 자율학습을 위해 남아 있는 것처럼 운영이 가능하지만 한참이나 미성숙한 초등학교 1,2학년을 붙잡아 둘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적절한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이 별도로 필요한 것이다. 더구나 학생들이 더 많아지면 야간 보육을 위한 교사들이 그만큼 더 필요하게 된다. 1-2명의 교사로 해결되기 어렵다.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다소라도 준비가 미흡하다면 당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하교시에 학부모가 학생을 데리러 오지 않는다면 담당교사가 더 오랜 시간을 데리고 있어야 하는 문제점도 있게 된다. 이 모든 문제들은 돌봄의 대상이 초등학교 1,2학년이기에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야간까지 학생들을 돌보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급식제공 문제도 발생한다. 현재처럼 적은 학생들이 참여할 경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학생수가 많아지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남아있게 되면 학교급식실을 운영해야 하고 급식실 운영으로 인한 재정적인 문제와 함께 급식실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등의 문제도 쉽게 생각할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 야간 간식제공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재정 문제는 학부모 부담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 자녀들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학부모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도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모든 것들은 교사 한 명으로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야간 근무교사를 늘리게 되면 주간에 수업 및 행정업무를 처리하고 야간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학교의 교육력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사들이 철인이 아니라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야간 보육담당교사를 초중등교사와 보육교사 2급 자격을 갖춘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인력운용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돌봄교실 운영을 담당하는 교사들에 대한 인센티브로제시된 몇 가지 안 역시 돌봄교실을 전담할 교사에게 제시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승진가산점의 경우 담당교사가 정해지면 해당교사에게 관련 업무가 도리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학교풍토는 교사가 승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승진가산점을 위해 돌봄교실을 전담하기 위해 나서는 교사들은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참여하는 교사들에게 관련 업무가 집중되는 기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승진가사점을 부여한다면 학교의 풍토가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 승진가산점만 부여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모든 교사들이 승진을 위해 매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전담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훨씬더 효율적이다. 물론 전담인력에게 모든 것을 맡겨 놓았을 경우에 발생할 문제점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책임소재를 명확히 한다거나, 전담인력에 대한 사전 충분한 교육등이 필요하다. 무조건 학교에 짐을 지우는 식의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의 본질은 보육기능이 아니고 교육기능이다. 따라서 교사들이 교육기능 외에 보육기능까지 책임지고 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벋어나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에 더 충실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자격을 갖춘 인력을 확보한 후 확대 운영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이다.
선생님이 틀렸어요 실로폰을 처음 연주해 보는 학생들에게 먼저 주법을 설명한 뒤, 다장조의 7음계를 두드려 보기로 했다. 실로폰 건반 위에는 학생들이 알아보기 쉽게 알파벳과 7음계의 이름을 적어 놓았는데, C(다)장조부터 배우기 때문에 C건반 위에 ‘ 도’라는 글자 스티커가 붙어 있다.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아이들이 소리를 맞춰 실로폰 건반을 두드린다. 샘물처럼 맑은 실로폰 음률이 포롱포롱 교실 안을 날아다닌다. 마치 소리의 작은 새들이 줄을 지어 하늘을 날 듯. 그런데 줄을 지어 나란히 날아가던 새 한 마리가 줄을 이탈했나 보다. 같은 음이 아닌 다른 음이 섞여 있다. 실로폰을 치는 아이들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경환이 어깨 뒤에 섰다. “경환아. 도는 이곳이야. 여기 도란 글자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니? 글자스티커가 붙어있지 않아도 선생님이 C가 도라고 했는데, 넌 왜 자꾸 A부터 치니?” 내가 나무라자 경환이가 실로폰 채를 책상 위에 내려놓더니 입술에 힘을 주고 쳐다본다. “실로폰이 잘못되었어요. 선생님도 틀렸어요. A가 맨 앞이고, 도도 맨 앞이니까 A가 도예요. 그러니까 실로폰도 잘못되었고 선생님도 틀렸어요.”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때문에 “다단조나 가장조면 A가 도겠지만, 지금은 다장조를 배우니까 C가 도란다”라며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초등학생에게는 어려운 것이 당연한 이 음악 공식을 쉽게 설명해 줄 방법이 전혀 없었다 . 30년이 훨씬 넘는 교직생활 중에서 초등학교 1학년을 절반 이상 맡았고, 나머지 학년도 대부분 2학년을 맡았기에 해마다 실로폰을 가르쳤음에도 지금까지 난 단 한 번도 이런 상황에 직면했던 적이 없었다. 실로폰 공부를 할 때마다 ‘도’ 건반을 가르쳐 주면 모든 아이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 건반을 ‘도’로 알았다. 아이들은 세상이 끝나도 결코 변하지 않을 확고부동한 자리로 알고 7음계를 연습했으며, 자신이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를 치게 되었다는 사실을 무척 신기하고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재미있게 실로폰 공부를 했다 . 그런데 오늘 나는 특별한 녀석을 만난 것이다. [PART VIEW] “조회할 때 1학년과 2학년 언니들의 자리가 다르고, 1학년 맨 앞과 2학년 맨 앞자리가 다르듯이 장조에 따라 ‘도’ 자리가 달라진단다.” 내가 고민하면서 경환이에게 들려준 답이다. 내가 생각해도 학생이 이해하기 쉬운 설명은 아니었다. 역시나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A가 도라고 우기면서 계속 A자리부터 치는 녀석. “이건 다장조니까 C가 도 자리라고.” 아이와 몇 번 실랑이하다가 결국 실로폰 채를 뺏어 들었다. 경환이는 실로폰 채를 뺏기자 입을 삐죽 내밀고선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었다. 특별한 아이 그러고 보니 녀석은 내 교직생활에서 만난 몇 명의 지독한 고집쟁이 중에서도 좀 유별나고 특별한 고집쟁이였다. 입학식 다음 날부터 학교가 떠나갈 듯이 두어시간을 울어대 나를 애먹였다. 이렇게 울어댄 이유는 급식 때문이었다. 서로 먼저 밥을 먹으려고 하는 아이들의 특성 때문에 우리 반은 급식소에 갈 때 교대로 맨 앞에 서기로 했다. 입학식 날은 키가 제일 작은 경환이가 맨 앞에 서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다음날은 다른 아이가 앞에 섰는데, 경환이는 어제 자기가 제일 앞에 섰으니 오늘도 앞에 서서 급식소로 가고 밥도 제일 먼저 먹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 . 제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고함을 지르면서 울어대기 시작했다 . 다른 학생들 점심도 먹여야 해서 일단은 통곡하는 아이를 교실에 혼자 두고 밥을 먹으러 갔다. 물론 뒤에 어르고 달래 겨우 점심을 먹였다. 통합교과 시간의 일화도 있다. 짝을 지어 하는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녀석이 하도 말을 듣지 않아 도무지 수업을 할 수 없자 짝인 세연이가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녀석 때문에 수업을 진행할 수 없어서 한마디 했다. “경환이, 너! 그렇게 선생님 말씀 안 듣고, 공부도 안 하고, 친구들 애먹이려면 뭐하러 학교에 오는 거니? 나 같으면 집에서 혼자 신 나게 놀겠다. 친구들 괴롭히지도 않고 친구들 공부 방해도 안 하고……. 또 그러려면 학교에 오지 말아라.” 물론 진심은 아니었지만 얼마나 화가 났으면 아이에게 학교에 오지 말라고 했겠는가. 그렇게 심한 말을 한 나 자신의 잘못을 미처 깨달을 새도 없이 녀석이 시원하게 대답했다 . “네, 선생님. 학교 안 올게요.” 참 기가 막혔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날 수업이 끝난 후에 아이들을 돌봄 교실에 보냈는데, 돌봄 선생님이 웃으며 우리 교실로 들어왔다. “선생님, 선생님! 경환이가요, 저에게 뭐라고 한 줄 아세요? ‘선생님, 학생들은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하지요? 우리 선생님이 내일부터 나보고 학교 오지 말랬어요. 그러니 선생님도 나 학교에 안 오면 그렇게 알고 계세요’ 이러는 거예요.” 돌봄 선생님과 나는 기가 막혀서 한참을 웃었다. 물론 다음 날 녀석은 학교에 나왔다. 학교에 안 가려는 걸 할머니가 가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왔다나? 아무튼 그 녀석이 지금 실로폰 채를 빼앗겨 토라져 있다. 선생님이랑 나랑 누가 맞는지 꼭 알아볼 거다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 도 , 시 , 라 , 솔 , 파 , 미 , 레 , 도 .’ 포롱포롱 포로롱. 새처럼 교실 안을 날아다니는 실로폰 음률들. 열심히 연습 하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도란도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 심을 먹는 아이들. 경환이의 짝인 세연이가 자신이 다니고 있는 피아노 학원 이 야기를 한다. 아이들의 소곤거림을 들으면서 식사를 하던 나는 경환이의 말 한마디에 음식 이 목에 걸려 버렸다. “나는 실로폰학원에 다닐 거다. 그래서 도가 어디서 시작되는지 꼭 알아볼 거 다. 우리 선생님이 맞는지 내가 맞는지 꼭 알아볼 거다.” 녀석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 지난 30여 년 동안 단 한 번도 고민하지 않고 가르쳤던 것에 대한 새로운 고 민. 아이가 ‘도’의 자리는 조성에 따라 다르며 그것은 악기를 연주할 때도 마찬가 지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베테랑 교사인 나는 어떻 게 풀어나가야 할까? ‘그래, 우리 학생들. 경환이처럼 어떤 의심이 생기면 꼭 밝혀 보려는 마음을 가지 렴. 그렇게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씩 깨달으면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란단다.’ 숙제를 하나 안게 된 나는 우리나라에 있는지 없는지 모를 실로폰 학원에 다니겠 다는 경환이와 아이들을 따뜻한 눈길로 쓰다듬은 뒤,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1.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에 에리히 캐스트너(Erich Kastner, 1899~1974)가 있다. 그는 <걸리버 여행기>, <돈키호테> 등의 고전 명작을 현대 시각으로 다시 집필해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전 소설가로서, 안데르센 상 등 수많은 상을 받은 작가다. 그가 전하는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어느 해 겨울 우리는 아주 친한 친구들 몇몇끼리 여행을 했습니다. 우리 일행 중에는 ‘에른스트’ 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여행 일정이 빽빽하고 먼 길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피곤했습니다. 그 날 우리는 밤 열차로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나도 밤늦게 찻간에서 피곤해 쿠션에 기대어 앉아 있었습니다. 에른스트는 내 앞좌석에서 이미 잠들어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조용히 에른스 트의 숨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잠이 든 에른스트는 점차 깊이 수면에 빠져드는 듯했습니다. 그가 잠들고 한참 지났을 때였습니다. 에른스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조끼 주머니를 뒤졌습니 다. 그리고 약통을 꺼내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큰일 날 뻔했어. 하마터면 수면제를 먹지 않고 잘 뻔했군!” 그는 부지런히 약을 먹고 다시 잠드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좀 코믹해 보이는 장면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습관이 그만큼 무섭다는 것을 아찔하게 보여주는 일화이다. 서양 속담에 ‘습관은 제2의 천성(天性)’이라는 말이 있다. 타 고난 본성만큼 그 힘이 크다는 뜻이라 하겠다. 비슷한 말을 몽테뉴(Montaigne, Michel Eyquem de 1533~1592)가 그의 명저 수상록(隨想錄)에서 언급한다. “습관은 제2의 자연이다. 제1의 자연에 비해서 결코 약한 것은 아니다.” 같은 책에서 몽테뉴는 습관의 힘 을 더 직설적으로 말한다. “습관이 하지 않는 일이나 하지 못할 일은 없다.” 습관을 마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power)처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습관은 적어도 한 개 인의 내부에서는 그런 힘을 가지고 사람을 조종하고 통제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그래도 가치중립적인 진술이다. 습관이 그저 힘이 막강하다는 것을 말한 것뿐이니까. 습관이란 말 그 자체는 좋고 나쁨을 담고 있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인들이 ‘습관’이란 말을 사용했을 때는 긍정적인 맥락보다는 부정적인 맥락이 더 강하게 개입하는 듯하다. “습관을 버려라”, “습관을 고쳐라” 등의 말을 더 많이 듣기 때문이다. 설령 ‘좋은 습관’을 이야기할 때도 반드시 ‘나쁜 습관’을 고치라는 이야기 끝에 따라 나오는 것을 항용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몽테뉴도 수상록에서 습관 이야기를 꺼낼 때 이 점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습관이란 것은 참으로 음흉한 선생이다. 그것은 천천히 우리들의 내부에 그 힘 (권력, power)을 심는다.” 나쁜 습관을 ‘음흉한 선생’으로 비유한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 겠지만, 우리를 가르치고 인도해 마침내 그렇게 길들이는 어떤 존재를 ‘선생’으로 상정한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을 것 같다. 달리 생각하면 ‘습관’과도 같은 막강한 힘을 발휘하 는 존재가 ‘선생’이라는 인식이 그즈음부터 있었다는 사실 하나를 확인하게 된다.[PART VIEW] 2. 몽테뉴보다 90년 뒤에 태어난 사상가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 의 습관론도 만만치 않다. 그는 명저 팡세를 통해 습관에 대한 몽테뉴의 인식을 비판적으로 이어받는다.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서, 제1의 천성을 파괴한다.” 타고난 성품이 나쁜 습관 때문에 망가지는 것을 대어놓고 비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습관에 대해서 돌직구를 던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찌 습관에다 대고 하는 말이겠는가. 나쁜 습관에 본성마저도 마비된 어리석은 인간을 두고 하는 비판 아니겠는가. 파스칼의 통찰은 날카롭다. 습관의 힘이 왜 무서운지를 설명하는 가운데 그는 습관의 숨겨진 속성을 이렇게 갈파한다. “왜 습관을 따라야 하는가. 습관은, 그것이 습관이기 때문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합리적이라든가 올바르기 때문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습관이 지니는 관성(慣性)을 이처럼 통렬하게 지적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모든 관성에는 그 과정을 합리적으로 통제하는 어떤 장치도 없다. 이렇게 된 상태를 우리는 ‘중독’으로 부르기도 한다. 사람이 참 이성적인 존재 같지만 습관이라는 기제를 통해서 들여다보면 그렇게 비이성적일 수도 없다. 다음의 이야기는 또 어떠한가. 남편을 잃고 어린 세 남매를 둔 아주머니가 생계가 어려워지게 되자, 골목 입구 길모퉁이에 나가서 호떡을 팔기로 했다. 처음으로 부딪치는 각박한 생활 전선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호떡이 잘 팔리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은 그녀의 천성이었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다. 한파가 밀려와 거리는 얼어붙었고 사람들은 종종걸음으로 귀 가하기에 바빴다. 그녀가 호떡을 팔고 있는데 어떤 노신사 한 분이 와서 호떡 가격을 물었다. 아 주머니는 천 원이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그 노신사는 천 원짜리 한 장을 주었다. 그리고 그냥 가는 것이었다. “아니, 호떡 가져가셔야죠.” 아주머니가 말하자 노신사는 착한 미소로 빙그레 웃으며 “아뇨, 괜 찮습니다”하고서는 그냥 가버렸다. 그런데 다음날도 또 와서 천 원을 놓고 그냥 갔다. 그 다음 날도 역시 그러했다. 그렇게 해서 봄, 여름, 가을이 가고 또 겨울이 왔다. 일 년 동안 노신사는 호떡집을 지날 때마다 아주머니에게 천 원을 내고 호떡은 두고 그냥 갔다. 그렇게 일 년이 다 가고 다시 함박눈이 쌓이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노신사는 어김없이 찾아 와 빙그레 웃으며 천 원을 놓고 갔다. 그때 호떡을 팔던 아주머니가 황급히 따라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중대한 결심을 한 듯 상당히 상기되어 있었다. 노신사를 총총걸음으로 따라가던 과부는 수줍은듯하지만 분명히 말했다. “저…… 호떡값이 올랐거든요.” 인터넷에 나도는 이야기다. 누군가 반전(反轉)의 재미를 노리고 만든 이야기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인공 아주머니가 보여주는 행태에 실소(失笑)를 금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지니고 있는 우화적 교훈은 달리 있다고 본다. 그것은 사람이 습관 (관행)의 감옥에 갇히면 도덕심도 지혜도 판단도 모두 사라진다는 점에 있다. 습관이 지니는 맹목의 관성을 경고한 파스칼의 잠언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습관은, 그것이 습관이기 때문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합리적이라든가 올바르기 때문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3 습관 고치기의 어려움을 두고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 메러디스(Meredith, 1828~1909)는 ‘마흔 살이 지나면 남자는 자기의 습관과 결혼해 버린다’고 했다. 마흔 살은 나쁜 습관을 스스로 정당화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나이다. 이렇게 되면 습관은 고집과 결합해 좀처럼 허물기 어려운 철옹성을 쌓는다. 일찍이 장자(莊子)는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지 않다고 우기는 것을 고집이라 했다. 그뿐인가, 고집은 늘 무언가를 미워하는 마음과 붙어 다닌다. 사실 우리는 그렇게 굳어진 자신의 습관 때문에 바르고 참된 것을 보지 못한다. 내 습관에 내가 속는 것이다. 호떡 파는 아주머니도 노신사가 동정심으로 주는 공짜를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다 보니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더 많은 비합리적인 동정을 당당하게 자기 쪽에서 요구하는 ‘뻔뻔스러움’의 수준으로 변해 간다.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는 줄 안다면 울고도 모자랄 일이다. 습관에 우리들은 항용 속는다. 그리고 고집 때문에 울게 되는 날을 예약한다. 그러나 실망하지 말자. 인간은 영성(靈性)이 주는 지혜를 길어내는 존재이다. 왜곡된 습관과 고집 속에서도 밝은 희망의 자아를 품는다. 15세기 영성의 지혜를 실천의 잠언으로 남긴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의 한 줄 경구가 우리의 눈을 밝게 한다. “습관은 습관에 정복된다.”
ADHD 학생 학부모가 자녀의 초등학교 1학년 때 생활기록부에 ‘명랑쾌활하나 주의 산만함’, 2학년 때는 ‘명랑쾌활하나 수업시간에 주의집중을 요함’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문제는 ‘명랑, 쾌활, 주의 산만’이란 서술이 사실(Fact)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Opinion)을 말하는 것이라는 데 있다. 의견이란 것은 매우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활발한 수업을 기대하는 교사에게 위의 학생은 ‘매우 적극적이고 참여와 소통, 협력을 잘하는 학생’일수도 있다. 이런 교사에게 내성적인 학생은 ‘근면 성실하나 수업시간에 적극성을 요함’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사실 그대로 기록해 주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까? 최고의 평가는 사실만을 자세히 기술하는 일이다. 가령 위의 학생이 ‘발표수업시간에 항상 발표를 하고, 불편한 일이 있을 때 정확히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으며, 교내 축구대회 때 포워드의 포지션에서 주장을 맡아 학급 팀이 준우승을 하는 데 크게 기여함’이라고 썼다고 하자. 이 역시 읽는 이의 성격에 따라 달리 해석 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내성적인평가자라면 ‘항상 발표를 해? 나대는 성격이군!’이라고 생각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학생생활기록부의 이러한 서술이 입시사정자료로써 활용되고 있는 것은 더욱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혹자는 모든 학생들에게 자세히 써주면 입학사정자료로써 변별력을 잃는다고 말한다. 학생생활기록부는 ‘학생생활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변별력 운운하는 것은 입시경쟁교육을 비판하면서 그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다. 의미 있는 행동들을 가급적 그때그때 기록하려는 노력은 그래서 필요하다. 특히 그 사실을 학생에게 통보해주면 담임교사가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인지하고 보다 바람직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있는 그대로 평가하는 적절한 방법이 과연 있을까? 교사에게는 아이들을 관찰하거나 상담할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안타깝게도 이 점은 앞으로도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교사 연수에 가서 질문해 보면 80% 이상의 교사들이 해가 갈수록 여유가 없어진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 학급친구’는 최고 평가자 그렇다면 한 학생을 가장 잘 관찰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본인과 학급친구일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자기평가’와 ‘동료평가’ 방식을 개발해 실시해왔다.자기평가란 교사근무평정에서 ‘교육공무원자기실적평가서’와 비유될 수 있다. 학생들이 글을 창작해 쓰는 것은 어려우므로 바람직한 행동덕목 예시를 주고 본인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르게 하거나 혹은 추가해 완성된 서술형으로 쓰도록 한 후 이를 기록에 참고하는 것이다. 시행 첫 해,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자신을 잘 기술해 놀랐다. 그 한 명의 아이는 집안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자존감 부족으로 허덕이던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 어려워했다. 망설여졌지만 미래 희망하는 모습을 기술한 아이의 표현을 그대로 입력해 주었다. 자신이 이루려는 것을 말로 만들어 마음속에 되새기면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이있다. 이 녀석은 졸업 후 필자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조퇴증 무더기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 ‘언제나 조퇴를 잘 시켜준 고마운 송 샘!’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래서 이렇게 덧글을 달았다. ‘꾀병은 마음의 병이려니 하는 송샘의 생각 탓!’ 그런 사진을 올려놓은 걸 보니 녀석의 자존감이 많이 향상되었나 보다. 교직은 종합예술이다. 다음은 자기평가와 더불어 시행한 동료 평가 과정이다. ◎ 롤링페이퍼 활용 시기상으로 2학기 기말고사 끝날 때가 가장 적당하다. 자치적응시간에 시작해도 하루 종일 걸린다. 우선 롤링페이퍼 상단에 ‘서로 늘 격려하고 인정하는 2013년 면목 1학년 4반 OO의 롤링페이퍼’라고 쓰고, 하단에는 담임교사의 참여 독려 메시지를 넣었다.‘생활기록부에 여러분 학교생활 일 년을 어떻게 저 혼자 다 평가하겠어요? 저도 한마디 쓰고 친구들도 돌아가며 한 마디씩 칭찬 부탁합니다. 그 칭찬을 모아 생활기록부에 기록합니다. 남의 장점을 콕 집어내는 것은 대단히 필요한 능력이랍니다. 여러분의 영원한 담임 ^*^.’ 담임 혼자서 학생 개개인의 1년 생활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과 협업하자는 것이다. 완성된 롤링페이퍼는 생활기록부에 반영하고 코팅한 다음 교실 뒤 칠판에 게시해 주었다. 우리 반 학생은 물론 다른 반 학생들까지 게시판에 몰려들어 까치발을 들고 칭찬 글을 읽느라 난리다.여기에 보상을 더하면 보다 재미있고 활발한 칭찬릴레이를 기대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정확한 평가를 한 학생, 글씨를 예쁘게 쓴 학생, 재치 있게 쓴 학생 3명에게 문화상품권을 준다고 약속하고 심사 후 다음 날 바로 시상하곤 했다. 한 학생이 ‘너를 칭찬하느니 설악산 흔들바위하고 씨름하겠다’고 썼는데 그 학생에게 재치상을 주었다. 롤링페이퍼는 스캔해 학급홈피에 올리고 2월 종업식 때 생활기록부 사본과 함께 나누어 줬다. 이렇게 하다 보니 매나 야단 없이도 환상적인 학급운영이 되어갔다. [PART VIEW] ◎ 행동 특성 동료평가 협업의 또 다른 방법은 생활기록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란에 직접 적을 수 있는 내용을 요 청하는 것이다. 먼저 학생들의 동료평가를 위해 감정억제· 공감·대인관계·문제해결 기술 등 세계 보건기구(WHO)에서 제창한 라이프스킬 (Life skill)을 학생들에게 안내했다. 그리 고 위 표와 같이 몇 가지 시작 글을 보여주 고 서술문 형식으로 문장을 완성하게 했다. 생활기록부에는 아래와 같이 입력하고, 선 정된 학생에게는 인증서를 수여했다. •학생생활기록부 입력 사례 OOO : 행동발달에 대해 학급 동료들로 부터 자기 절제력이 높으며 긍정적인 사고 를 지녔고 수업 중 과제를 열심히 하고 수행 평가도 열심히 하며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줄 알고 규칙을 잘 지키고 꼼꼼하다 고 평가를 받음.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성에 대한 인식은 과거보다 복잡하다. 성적 행위를 한다는 것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인식한다. 자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고, 관계의 완성이 아니라 복잡한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한다. 근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성관계를 하고 나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거나 성관계를 가졌다면 더는 서로의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갈 데까지 갔다’는 표현이 이 말이 아닐까 싶다. 사회 흐름에 따라 성 인식 변화 그러나 현대적인 사고는 그야말로 다양하다. 성적 행위라는 것이 반드시 사랑과 합치되는 것이 아니고, 주체 형성의 도구이자 권력 형성 또는 권력 저항의 도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근대사회에서는 인간의 성이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었을 수 있으나 현대사회에서는 성적 행위의 관계성에 따라 사적 영역이 되기도 하고 사회적 영역이 되는 것이다. 사랑이 전제돼 있는 관계는 그 허용 폭이 훨 씬 넓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도 간통죄가 폐지되고 동성애 차별 금지와 관련한 논의가 이어지는 등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변화하고 있다. 반면 성폭력, 성매매 등에 있어서 가해자는 처벌을 강하게 하고 피해자는 보호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따라서 학교나 가정에서의 성교육도 성문화와 관련한 사회적 흐름에 민감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현대적 개념의 성 건강 개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교육은 ‘섹슈얼리티’ 교육 섹슈얼리티, 어쩌면 생소한 단어일 수도 있다. 중·고등학교 교실에 성교육한다고 들어가서 성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물으면 학생들은 키득키득 거리면서 “알 거 다 안다”, “테크닉만 알려 달라”고 장난 섞인 말로 대답하는 학생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이렇게 대답하는 학생들 머리에는 성하면 무조건 행위로서의 남녀 성기결합인 섹스(sex)를 떠올리는 것이다. 물론 당연한 현상이다. 섹스(sex)보다 폭넓은 성 개념에 대해서는 배워본 바가 없기 때문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성에 대해서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배우기보다는 친구나 야동을 통해 배우고 성을 섹스로만 생각하다 보니 성교육이라고 하면 왠지 쑥스럽고 야하고 심지어 ‘변태(?)스럽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하는 입장에서는 성을 섹스만이 아닌 전인적인 성으로서 섹슈얼리티(sexuality)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인간에게 있어서 성이란 행위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 행위를 하게 되는 맥락 즉, 관계적 측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누구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또한그 상황에서 서로의 욕구, 느낌, 태도 등은 어떠한지, 행위 자체가 일어났다 하더라도 그 행위가 권력적 관계에 의해서인지, 돈에 의해서인지, 폭력에 의한 것인지, 사랑하는 사이에서의 합의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무척 다르게 규정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적 맥락은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 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성교육 즉, 섹슈얼리티 교육에 임신, 출산, 피임 등만이 아 닌 성적 의사결정, 성 감수성 기르기, 성폭력,성매매, 동성애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는 것이다. 성교육 목표는 自己愛 키우는 것[PART VIEW]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만이 남도 사랑할 수있다. 특별한 사례일 수 있겠지만 상담치유프로그 램에서 만났던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10대 초 반에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가출을 했다 가 소위 원조교제를 일삼았던 이 소녀는 이렇 게 말했다. “내가 아버지에게도 당했는데, 이런 짓 한다 고 뭐가 대수롭겠어요? 나는 내 인생이 중요하 지 않아요. 내가 잘못되는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이는 것, 그게 중요해요.” 자기 스스로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결과는 또 다시 자기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드는 행위를 연 속적으로 하도록 만든다. 실연을 경험하더라도 자기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 람은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다. 성교육은 성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가르치 는 것만이 아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 자리하고 있는 하나하나의 기관들을 설명하면서도 바로 ‘자신’의 몸속에 있 는 고유한 기능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신비하면 서도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상대와 협상 가능한 성 주체성 키워줘야 해가 갈수록 처음 성관계를 갖게 되는 연령은 낮아지고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 성문 화실태조사에 의하면 남자 청소년은 열 명 중 두 명, 여자 청소년은 열 명 중 한 명꼴로 성경 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만난 지 한 달 만에 성 관계를 했다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부모는 내 아들과 딸이 언제쯤 ‘첫 경험’을 하 기를 원할까? 아들은 몰라도 딸은 결혼하기 전 까지는 안 된다고 생각할까? 이 질문에 대한 부 모들의 대답은 그들 스스로의 경험, 종교, 가족 18 NewEdu-Happy Education 사랑해, 얘들아! 분위기 등에 따라 많이 다르다. 물론 정답은 없 지만 대다수 부모는 결혼 전이라면 그 나이가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가끔 어른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이런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있다. “당신은 처음 성관계를 원해서 했나요?” 특히 여자들 중에는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 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안타깝게도 “남자가 원 하니까”라는 대답이 많다. 물론 남자들도 성충 동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려서, 술 마시고 엉겁 결에, 어쩌다 보니 등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 다. 이렇게 처음 성관계를 하게 된다면 그 경 험이 그다지 소중하지 않을 수 있다. 처음 성 관계의 경험은 쉽사리 잊히지 않기도 한다. 비 록 결혼까지 가지 않는 관계라 하더라도 경험 그 자체가 스스로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면 좋 을 것이다. ‘성교를 포함한 모든 성적 행위 등을 하거나 하지 않을 결정을 스스로 하는 것’ 이것이 성 적 의사결정능력이다. 보다 폭넓은 개념으로는 성 주체성이라고도 한다. 성교육은 자기 주변 의 상황과 조건을 고려해 자신의 욕구도 살피면 서 상대방과 협상해갈 수 있는 능력 즉, 성 주체 성을 키우는 것이다.
“프로그램 질적 향상, 표준화 유도할 것” “인실련 출범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 공모전입니다. 학교, 가정, 지역사회는 인성교육을 하려고 해도 좋은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는 오랫동안 인성교육을 해온 학교와 단체가 만들어낸 우수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많아 양자를 연계해 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장에서 좋은 인성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직 인성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학교와 단체, 개인이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실련은 인증과정을 통해 경쟁을 유도하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토록 하며, 우수 프로그램 발굴, 개선·보완사항 지도 등을 통해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 및 표준화를 유도할 것입니다. 또 인증을 부여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교육 현장에서 확산·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활용을 권장해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촉진 할 예정입니다.”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 ‘제2회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 공모전’ 인증 영역은 ‘유아용’, ‘초등학생용’, ‘중·고등학생용’, ‘대학생용’, ‘부모(성인)용’, ‘범용’으로 총 6개이다. 인증영역을 세분화한 프로그램 주제 분야는 ‘부모의 역할’, ‘지역사회의 역할’, ‘체육교육’, ‘예술교육’, ‘독서교육’, ‘바른말 고운말 쓰기’, ‘학생자치활동’, ‘상담활동’, ‘학교폭력예방’, ‘진로교육’으로 나눠 진행됐다. 모든 프로그램이 4개의 평가영역과 20개 평가요소별로 평가를 받았으며 ‘프로그램의 일치성 및 적합성’, ‘프로그램의 전달성’, ‘프로그램의 설득력 및 실천성’, ‘교육 효과의 입증성’의 심사기준을 충족시킨 21개 프로그램이 최종 선정됐다. 주요 프로그램 소개 소리 숲 인성학교 ‘소리숲인성학교’ 유아 대상, 다양한 놀이로 인성 함양 음악이 가진 소통과 감동의 힘으로 창의력을 증진하고 건전한 인성을 형성하고자 고안한 프로그램. 유아의 발달 특성에 맞도록 만3~5세의 단계별 프로그램을 구축해 정서적 역할극, 긍정의 노래 부르기,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놀이를 진행한다. 내·외적으로 자극을 주는 균형 잡힌 교육을 통해 감정과 정서가 순화되어 자발적 행동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제주 숲 승마 힐링 아카데미 ‘제주마 숲속상담’ 초등학생에게 ‘어울림’ 중요성 가르쳐 말과 숲 활동을 매개로 상담 및 인성교육을 함으로써 긍정적인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움츠림에서 벗어나 어울림의 중요성을 체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말과 친해지기, 부모님과 함께 타기등 아이들은 말과의 교감활동에서 ‘할 수 있다’는 신념을 확인하고 성찰일지를 통해 공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체험하게 된다. 한국음용예술 심리연구센터 ‘가족자원봉사를 통한 인성교육’ 가족·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성교육 가족과 연계해 지역사회 내의 자연스러운 역할 참여로 가족의 역기능을 해소하고 올바른 인성을 교육하며 가족친화적 지역사회를 형성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가족 자원봉사자가 지역사회 소외계층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 가는 체험을 한다. 이 과정에 심리상담기법이 포함돼 있어 정서적 안정과 심리정서 치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희중학교 ‘꿈의 빗장을 여는 진로독서교육’ 중·고생 대상, 책 통해 진로 탐구 진로와 연계한 독서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한다. 최초의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은 후 세 권의책을 3명에게 나누어주고 그 책을 받은 3명은 또 다른 3명에게 책을 나누어 주며 독서를 확산시키는 ‘책 씨앗 퍼뜨리기’, 자기 칭찬하기, 20년 후 자서전 쓰기 등 지속성, 연계성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명희 연수여고 교사 ‘고3 수험생 위한 진로저널 프로그램’ 진로계획·인성교육, 일거양득 진로와 입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시간적 부담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어려운 고3학생들을 위해 진로 프로그램을 통한 인성교육을 하고자 개발했다. ‘자아 이해’, ‘일과 학습’, ‘진로 계획’의 3개 범주에서 총 8회 기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진로저널을 작성하면 교사가 피드백을 제공한다. 유광국 지산중 교사 ‘게임중심 레크레이션 통한 자신감 키우기’ 체육활동 통해 협동심, 이타심 함양 자신감과 용기를 기르며 서로 이해하고 친밀감을 높여 올바른 인성을 향상하기 위한 프로그 램. 얼음땡, 벌떼축구, 전력줄다리기, 2인3각등의 게임에서 협력과 경쟁을 통해 우정을 쌓고 질서를 배운다. 여학생들의 체육 참여도가 높고, 팀 경쟁에서의 자신감은 물론 서로 친밀감 이 높아져 협동심과 이타심이 함양된다. 원광대학교 도덕교육원 ‘도덕성 함양을 위한 덕성훈련 프로그램’ 대학생 대상으로 도덕적 품성 연마 교수·직원·학생 및 일반인의 도덕적 품성을 수련해 자부심 및 소속감을 향상하고 자기성찰·발견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원광대학교 특화제도인 ‘도의실천인증제’의 한과정으로 나의 도덕지수(MQ)를 평가하고 점검하는 ‘지수점검’, 다양한 ‘명상체험’과 ‘소리(움직임)와 마음공부’, ‘사회봉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 ㅣ 이효상
우리 학교는 학습능력이 다소 부족한 특성화고다. 그러나 배움에 있어서는 서로 돕고 협력해 활기찬 수업을 하고 있는 e-디자인과 2학년 학생들을 자랑 하고자 한다. 나는 2012년, 성공적이고 지속적인 학생활동 중심의 배움 중심 수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프로젝트 수업 관련 교내자율연수 후 수업에 바로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어서 첫 단계인 모둠 편성에서부터 실패했다. 학생 의견을 존중하자는 마음에서 학생들 의견에 따라 모둠을 편성했더니 모둠별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학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담임교사들에게 받은 성적 명렬표를 토대로 모둠을 편성했다. 그리고 모둠별 역할은 모둠원끼리 정하도록 했다. 모둠장은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모둠학습을 이끌어 나갈 학습능력도 필요한데 다행히 이번 모둠장들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뽑혔다. 모둠편성 후에는 수행평가에 중점을 둬 모둠활동과 개별활동 점수 비중을 높이겠다고 공지했다. 성적을 중시하는 모둠장들은 모든 모둠원이 학습활동에 참여하도록 항상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모둠별로 토의를 통해 수업시간에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하도록 하고, 모둠별로 발표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학생들 스스로 교사인 내가 강조할 내용들을 규칙으로 정하고 1년 내내 잘 지키겠다고 했다.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교사가 규칙을 정했다면 아마 학생들은 “선생님이 또 잔소리한다”며 싫어했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조하니 그들 스스로 더 잘지켜나가려고 신경 쓰는 것 같았다. 배움 중심 수업에 들어갔다. 이 수업에서는 교사의 설명 후 학생들 스스로 배움 중심 학습지를 풀게 한다. 수업 중 배운 중요한 개념에 대한 설명을 교과서에서 찾아 쓰게 하고 서로에게 설명해 주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교과서에서 알맞은 개념을 찾아 정리는 해 놓았지만, 막상 설명을 하도록 하면 말을 매끄럽게 하지 못하고 본인이 정리해 놓은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가르쳐 주고 설명하도록 하면 발표력이 조금씩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이 잘 도와줘 극복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친구들이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초창기에 이 두 가지 경우를 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과 걱정을 많이 했다. 좋은 사례와 나쁜 사례는 9반과 10반의 모둠에서 발견됐다. 9반의 1모둠에는 박원정이란 학생이 있었는데 필기도 느리고 말도 아주 느렸다. 원정이의 얼굴짝인 새봄이는 평소에 말은 없지만 내용 정리를 잘하는 것으로 보아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 같았다. 새봄이는 원정이가 학습지를 풀지 못하면 다 쓸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도 기특해 더 눈여겨보았는데 원정이가 힘들게 내용 정리는 다 마치면 새봄이는 그것을 천천히 읽어 보고 틀린 부분을 수정해 주었다. 그리고 원정이에게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그러면 원정이는 새봄이의 말에 귀 기울 이며 고개도 끄덕이곤 했다. 원정이는 반 전체에서도 학습능력이 뒤지는 학생이었으나 모둠원들이 잘 챙겨주고 도와준 결과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자기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또 모둠원들은 원정이를 묵묵히 기다려줬다. 배움 중심 수업이란 것이 친구들끼리 협동하고 이해하고 배려해야만 가능한 것인데, 이 학생들이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매우 기특해 아낌없이 칭찬했다. 물론 원정 학생의 실명을 말하면 원정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까 봐 ‘어떤 모둠’이라는 호칭을 써서 칭찬했다. 학생들은 어느 모둠일까 매우 궁금해하는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해당 모둠 학생들은 자기네 모둠인 것을 아는 것 같았다. 대조적으로 10반에서는 첫 시간부터 학습지를 빈 종이로 제출하는 학생이 있어 그다음 수업시간에 해당 학생과 소속 모둠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다. 수업 시작 전에 모둠장들에게 “모둠 내에서 모둠활동을 안 하는 학생이 있으면 모둠원 전체 점수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는데도 해당 모둠에서는 모둠원 전체의 활동을 챙기지 않고 있었다. 필기를 하지 않은 학생은 외모가 예쁘장한 홍진이란 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얌전히 앉아서 학습지만 계속 쳐다보고 한 손에는 볼펜을 들고 무엇인가를 쓰려는 자세를 취하곤 했다. 그러나 폼만 잡을 뿐 필기는 하지 않았다. 모둠장은 여학생이었는데 아주 열심히 학습지 빈칸을 메워 나갔다. 다른 모둠원들과는 문제에 대해 토의도 하면서 열성적으로 학습에 임했다. 그 모둠에는 모둠장보다 외모가 좀 부족한 여학생과 남학생 두 명이 더 있었는데 그 모둠장은 예쁘장하고 아무것도 안 쓰고 있는 여학생에게는 말을 안 걸고 다른 학생들에게만 말을 걸었다. [PART VIEW] 그러나 승훈이가 홍진이를 챙기자 홍진이는 무언가 필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모둠원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열심히 고민했다. 아무래도 그 학생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우선 10반 담임교사에게 홍진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가정적으로 걱정거리가 많아서 전문상담교사에게 정기적으로 상담을 신청해 놓은 학생이라고 했다.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홍진이의 태도가 조금은 이해가 됐다.수업 후 10반 해당 모둠의 모둠장을 불러 모둠원과 모둠장으로서 힘든 것은 없는지 물었다. 모둠장은 자기가 모둠원들이 모르는 것을 잘 가르쳐 주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홍진이는 자기가 가르쳐 줘도 필기도 안 하고 그냥 앉아 있어서 모둠원 점수가 깎일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교사인 내가 볼 때 그 모둠장은 홍진이에게 전혀 말을 걸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모둠장의 1학년 디자인과 교사를 찾아가 모둠장에 대해 물었다. 한마디로 공부와 외모 모든 면에서 욕심이 많은 학생이라고 했다. 그래서 친구도 자기보다 성적이 낮고 자기보다 덜 예쁜 학생과 어울린다고 했다. ‘아, 홍진이가 모둠장보다 더 예쁘니까 신경을 안 쓰는구나!’ 그 다음 시간, 배려하는 사람,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에 대해 글을 써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사람을 외모만 보고 평가하는 것의 허와 실에 대해 모둠별 토의와 토론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모둠별 토의와 토론 시간에 홍진이가 모둠원들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는 것이 눈에 띄었다. 홍진이가 말할 때 모둠장은 딴청을 피우는 것 같으면서 다 듣고 있었다. 추후에 홍진이가 낸 의견을 보니 엄마와의 갈등으로 너무 힘들고 공부가 안 된다고 적혀 있었다. 나는 해당 모둠장을 불렀다. “홍진이가 학업에 집중이 안 될 정도로 힘들다고 썼더라. 너희 모둠이니까 혹시라도 말을 걸어주면 홍진이가 학업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너희들과 얘기하는 동안에는 고민을 잠시 잊을 수 있을 테니까. 네가 홍진이 좀 챙겨 주겠니?” “홍진이는 얼굴은 예쁜데 너무 말이 없어서 되게 건방진 애 같아요. 콧대가 높아서 우리를 무시하나 싶어 말을 안 걸었는데, 걔가 고민이 있대요?” “그래, 얼굴이 예쁜 애가 말도 안 하고 있으니 너희들이 도도하게 보고 경계했구나. 그 애가 말을 안 한 것은 그만큼 마음의 고민이 커서 그랬을 거야. 이제부터 너희들이 말을 많이 걸어줘 봐.” 모둠장은 말을 걸어보겠다고 하고 교무실을 나갔다. 그다음 10반 수업을 들어갈 때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모둠장은 홍진이에게 말을 걸지 않고 다른 모둠원만 챙겼다. 그날 나는 모둠장과 홍진이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다. ‘내일까지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 5곡만 핸드폰에 다운받아오너라. 수업시간에 쓸 거야.’ 다음 시간에는 모둠별로 좋아하는 노래를 하나 골라서 우리가 배운 내용을 노래 가사로 만들어서 모둠별로 불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 시간에 핸드폰을 사용해도 좋다고 하자 학생들은 웅성웅성 이야기하며 각자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 정한 후에 가사를 만드느라 분주했다. 그런데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모둠장과 홍진이가 핸드폰을 같이 보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이어폰을 한쪽씩 끼고 노래를 들으면서 어깨를 살짝 움직이기도 했다. 나는 슬며시 다가가서 무슨 노래를 그렇게 다정하게듣느냐고 물었더니 웃기만 했다. 노래를 듣느라고 내 말을 못 들었나 하고 다른모둠으로 가서 활동을 관찰했다. 모둠별로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시간에 왜 그 노래를 선정하게 되었는지, 노래 가사는 누가 주로 개사를 했는지 발표하게 했다. 모둠장은 “우리 모둠의 노래는 나와 홍진이가 추천하는 노래로 했고, 노래 가사는 서로 의논해서 정했다”고 했다. 혹시나 모둠장과 홍진이가 모둠별 노래 선택과정에서 맘이 맞을지도 모르니까 노래를 찾아오라고 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 이런 추측을 하게 된 데에는 이미 다른 반에서 이 수업을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하는 과정에서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 친구끼리 말이 많아지고, 같은 노래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서로 마주 보며 대화를 이어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어머, 너도 이 노래 좋아하니? 나도 그래. 이 노래 이 부분이 난 정말 좋아.” “어머 나도 그래. 우리 참 신기하다. 통하는 게 있나 봐.” 잘 몰랐던 상대방이 자기와 공통점이 있으면 한결 더 친해진 느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인 것 같다. 그래서 혹시나 모둠장과 홍진이에게 그런 기대를 한 거였는데 맞아떨어진 것이다. 지금은 모둠 수업을 할 때 홍진이도 잘 어울려서 활동을 하고 있다. 홍진이의 고민이 빨리 해결되면 더 밝은 얼굴로 수업에 집중하리라 기대해 본다. 학생들이 협동해서 즐겁게 수업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신 난다. 그리고 배움 중심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아직 어리고 미숙하므로 참고 기다리면서 지켜보면 스스로 잘 해결해 나간다는 것을 새삼 배우고 있다. 그런데 학생들 스스로 배워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은 교사로서 좀 답답하고 힘든 일이다. 옆에서 빨리 해결책을 찾아주고만 싶은 게 성질 급한 교사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 스스로 잘 지낼 수 있도록 힌트를 주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지켜보면서 기다려 준다면 학생들 스스로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다. 그래서 나 또한 천천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오늘도 참고 기다리며 학생들을 관찰하고 도와주려고 두리번거리는 이유다.
재미있는 수업 만들기 · 학기 초엔 기선제압보다 신뢰 쌓기 우선 개학과 동시에 만나게 되는 우리 학생들, 그 첫 만남이 학생들에게 교사의 인품을 심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그러나 정작 새 학기 첫날은 모든 교실의 교사들이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바쁘다. 그러다 보니 결국 첫 만남에서 교사의 마음을 학생들에게 온전히 주기가 쉽지 않다. 반면 예전부터 내려오는 선배들의 경험담중 하나인 3월 한 달 반 동안 학생을 잡지 못하면(생활지도 및 학습방법 등)일 년 내내 고생한다는 일설에 충실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엄하게 학생을 대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런 분위기가 결국 일 년 내내 학급을 경영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좋은 수업의 기본은 학생들과 교사의 신뢰다. 첫 만남에서 학생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한 학생 한 학생을 소중하게 만나기 위해 학생 이름 불러 주기, 학생들 한 명 한 명과 따뜻한 눈 맞추기, 학생이학교에 머무는 동안은 교사의 마음이 온통 학생들에게 있다는 것을 느끼게해주기, ‘love is touch’ 실천하기, 학습 준비물 갖추기에 어려움은 없는지 확인하고 학생들이 가진 교육환경과 관계없이 모두 공평하게 학습준비물 갖추기, 학생 스스로 학습 준비물 및 교과서를 관리할 수 있도록 사물함 관리 수시로 신경 써주기 등을 통해 학기 초부터 교사가 학생의 학습을 관리하고 도와준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는 일이 재미있는 수업을 만드는 일보다 앞서 해야 할 일들이다. · 다양한 학습 조직 익힐 수 있게 수업 수업 주제와 활동에 따라 다양한 학습 조직을 적용할 수 있다. 학생들 상호 간의 학습대화를 통해 배움이 일어나게 해야 할 때, 학급 전체 학생들이 토의를 통해 배움이 일어나게 해야 할 때, 찬반 토론 활동이 필요할 때 등을 위해 학기 초 다양한 학습 조직을 학생들이 익혀 수시로 익숙하게 활용할 수 있게 연습시켜 놓아야 한다. 각 교실에서 사용하는 학습 조직 형태에는 교탁을 중심으로 ㄷ자형, 오케스트라형, 찬반토론형, 4인 1조 모둠형, 전체 이중원 등이 있다. 이를 단위 시간 안에 수시로 바꾸어 줄 때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업에서 느끼는 지루함을 없앨 수 있다. 배움의 어려움 해결하기 학생들의 배움에는 교사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수업컨설팅을 요청하는 교사 대부분이 단위시간 내에 수준이 다른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을 제일 어려워한다. 단위시간 안에 모든 학생이 성취기준 안에 도달토록하는 것은 학생들의 수준, 학습 유형과 학습량 등에 따라 교사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경력이 낮고 학생 파악이 어려운 상황의 교사는 자신이 수업하고 있는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배움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수업이 반복될 경우 교실에서 부진아가 만들어지고 어쩌면 그학생은 자신의 꿈조차 갖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교사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수업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학생에게는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수업 중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멘토-멘티 통해 배움이 일어나도록 같은 반 친구 간 멘토와 멘티 관계는 교사가 도움을 줄 수 없는 배움의 어려움을 친구의 도움으로 배울 수 있게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수준 차이가 크게 나는 교과 시간만 이용할 수도 있고, 온종일 짝이 돼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다. 중·하위권 학생 수보다 성적이 우수한 멘토 학생을 2~3명 많게 선정해 멘토 역할의 의미를 안내한다. 그후 최하위권 학생이 제일 먼저 자신의 멘토를 선택하도록 해 멘토 역할을 하는 학생들은 멘티 학생들에게 선택되기를 희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때 멘티에게 도움을 줘야 할 멘토 학생에게 자신들도 도움을 받게 됨을 알려줘야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친구에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을 때 가장 강력한 심화 활동이 되고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배움이 일어남을 알려야 멘토-멘티 관계가 신뢰로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수준 차 큰 과목은 당일 수업 전 예습시키기 수준차가 많이 나는 과목이나 차시 등을 수업 당일 아침 0교시를 이용해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예습시키는 과정 중 학생의 학습이해 속도와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확인한 후, 수업시간에 더 쉽게 이해가 되도록 수업을 진행해 주면 하위권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 및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 학습 결과물 일정기간 전시하기 [PART VIEW] 매시간 학습 결과물을 단 한 명의 학생도 빠짐없이 모두 전시한다. 간혹 학생들의 학습 결과물이 성의 없어 보이더라도 교사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 속에 담긴 학생들의 생각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학생들이 제출한 결과물을 소중하게 다뤄 전시한다. 게시 작품은 수학 결과물, 국어 글짓기, 사회 모둠 학습지, 과학실험 결과지 등 모든 학습결과물을 전시하는 것이 좋다. 때로 전시를 위해 교과서 내용을 잘라서 전시하기도 한다. 교과서 속에 들어 있을 경우 그 차시 수업으로 학습은 끝나 버리지만, 그것이 밖으로 나와 전시될 경우 한동안 학생들이 볼 수 있 게 돼 오래 기억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개 학생들의 학습과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피드백과정을만들 수 있게 된다. 전시가 끝나면 자신의 학습물을 수거해 크기에 따라 A3, A4 파일로 각 각 나누어 포트폴리오로 관리할 수 있게 하면 학생들은 학습과정을 중시하고 부족한 부분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학교수업을 재미있어한다. 학생, 교사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는 수업 교실 속 모든 학생들에게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교사는 가르칠 내용을 완전히 알고 있어야 하고, 교실 속에 있는 모든 학생이 겪는 배움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있어야 수업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 두 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과 동료교사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다.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단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겠다는 교육에 대한 책무성과 사랑으로 교단에 설 때 학생도 교사도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는 수업이 될 수 있다.
학급운영에도 목표 설정은 필수 열심히 지도하고 가르친 우리 반 학생들이 1년 뒤 어떻게 성장해 있기를 바라는지 목표를 세워보는 것이 좋다. 우리 반이 어떤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생각도 해봐야 한다. 필자는 언제나 ‘더불어 함께하는 반’이란 목표를 갖고 우리 반 구성원들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이 되기를 바란다. 세부적으로는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다!’란 급훈을 세우고 학기 말엔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담임교사의 장·단점 드러내기 다른 교사가 하는 여러 가지 활동이나 남들이 학급운영에 사용하면 좋다고 하는 방법 혹은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하거나 사용했을 때 성공할 확률은 별로 높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의 생김새나 성격이 제각각이듯 장점이나 단점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장점을 정확히 알고 잘 살려 단점을 최소화하는 학급운영이 가장 좋은 학급운영이 될 수 있다. 필자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세심한 장점이 있는 반면, 성격이 급하고 마음이 조금 여린 단점이 있다. 인터넷이나 컴퓨터 관련 작업에 대한 흥미가 높아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 사용에도 능숙하고 정보 수집력이 뛰어난 편이다. 이렇게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한 후에 이를 활용해 학급운영에 있어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활동 등을 준비했다. 필자의 장점을 살리는 활동들로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인터넷 카페나 네이버의 ‘밴드’ 앱을 이용해 모임을 쉽게 조직하고 관리하는 것이었다. 또 PC와 동기화되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메모 앱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생활을 실시간으로 꼼꼼히 기록할 수 있었다. 교사의 교육관과 가치관 담기 무슨 일이든 목표를 정하려면 자신의 판단으로 옳거나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제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학급운영에서도 목표를 정하려면 교사 자신의 교육관과 가치관이 어떠한지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우 교육과 학생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동이나 꿈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가능성을 발견해 자립심을 키워주고 희망을 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고, 꿈(목표)을 만들고 이루기 위해서 노력할 것,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가 없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일일성찰일지인 ‘나의 하루’를 꾸준히 작성하도록 독려하거나 아침 조례시간에 희망을 주는 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목표 달성 위한 방법도 고민해야 앞에서 교사의 특성을 반영해 학급운영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역적 특수성이나 학생들의 특성도 고려해 여러 사항이 잘 어우러진 활동과 방법들을 학급에 적용하면 더 좋을 것이다. 필자는 학급운영에 전반적으로 쿠폰제(도장)를 시행하고 있다. 무엇을 하든 쿠폰을 받거나 쓸 수 있도록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따로 놓고 보기는 어렵지만 활동 몇 가지를 짚어가며 설명해 보려 한다. · 두레활동 조직 요즘 교사 대부분이 ‘1인 1역’ 제도를 활용해 모든 학생이 학급을 위해서 한 가지 이상의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학급회를 형식적으로 구성해 부서와 상관없는 역할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공부, 생활, 건강, 환경,정보, 살림 여섯 개의 두레를 기능과 역할별로 구성해 관련 학교 행사나 학급 활동은 해당 두레에서 책임지고 진행·마무리하도록 한다. 반장, 부반장의 역할과 부담이 대폭 줄고 대신 두레장들의 역할이 많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청소 구역 배정, 청소 지도 등과 같은 청소 관련 업무는 환경 두레장을 비롯한 두레원들이 책임지고 맡게 하는 형태다. · 일일성찰일지 ‘나의 하루’ 작성 담당 학생을 정해서 미리 작성해 놓은 양식지(월간·주간계획, 오늘의 명언·기분·목표, 개선점, 감사일기)를 아침 조례시간 전에 나눠주고 다음날 회수해 읽어 본다. 피드백이 필요한 부분에 댓글을 달고 도장(쿠폰)을 찍어 다시 나눠 준다. 이런 일일성찰일지 기재를 통해 학생들은 하루를 계획하고 반성하는 생활 습관을 자연스레 기를 수 있다. · 학급일기장 ‘들풀일기’ 도입 반 학생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학급일기장을 만들었다. 이 활동도 담당 두레와 학생이 정해져 있다. 일기주제와 요령을 일기장 앞에 붙여 놓고 번호 순서대로 해당 학생이 적으면 담임이 먼저 읽고 댓글을 달아 돌려준다. 그다음 다른 친구들이 일기를 읽고 댓글을 달면 또 다음 학생이 이어 적는 형식이다. 학급 활동 중에서 학생들이 가장 좋아했던 활동이다. 능력과 여유가 되면 두레 일기(일기장 6권)를 적는 것도 괜찮다. 두레원들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학급일기와는 사뭇 다른 진솔하고 진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긴다. · 학생·교사·학부모 소통의 장 마련 고등학생은 바쁘다. 그래서 친구나 담임과 대화할 시간은 물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학부모는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온라인 공간에서 자기를 표현하고 서로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PART VIEW] 가장 대표적인 공간은 인터넷 카페인데 최근에는 네이버 ‘밴드’라고 하는 스마트폰앱(PC에서도 사용 가능)을 통한 소통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페이스북 그룹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학부모의 사용 빈도가 낮다. 학부모 참여가 저조할 경우를 대비해 매달 학부모 통신을 발송하기도 한다. 학급의 여러 가지 일들을 사진과 글로 안내하고 학교의 월간 행사나 일정도 알려주면 학부모가 학교에 방문하지 않아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만족해한다. ·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 기록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학기 말에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그때그때 메모하고 정리해 놓는 것이 좋다. 교무수첩이나 담임수첩에 손으로 직접 적는 것도 좋지만,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수시로 적는 방법을 추천한다. 스마트폰 앱으로는 ‘에버노트’가 사용하기 편리하나 스마트폰과 PC를 연동해 수시로 기록할 때는 ‘네이버 메모 앱’이 가장 좋다. 스마트폰에서 작성하면 PC 프로그램으로 바로 연동이 되고, PC에 기록하면 스마트폰에서 바로 연동되어 확인할 수 있다. 완벽함만이 최선은 아니다 그리 많은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학급운영을 하면서 느낀 것은 모든 학생에게 다 맞는 만능의 ‘무엇’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학급운영을 가장 잘하는 교사가 될 필요도 없고, 우리 반이 제일 좋은 반이라는 평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 다른 담임교사와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다. 표면상으로는 다른 반이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모든 학생에게 모두 긍정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의 학급운영이 잘 맞는 학생이 있고, 잘 맞지 않는 학생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처음에 생각한 것을 끝까지 실천하고 노력했느냐?’, ‘핑계 대거나 실망하면서 중간에 포기하지는 않았느냐?’다.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면 된다. 잘 못할 수도 있다. 실수할 수도 있다. 이런 마음으로 담임을 맡는다면 올해는 부담 없이 즐겁게 담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동료 교사들과 학급운영 모임을 만들어 함께 고민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1년간 자신의 학급운영 관련 활동들을 컴퓨터 문서작성이나 블로그 등을 이용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결과를 알려주는 결과중심훈육 체벌이 사라진 이후로 학생 통제권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말로만 지도하다 보니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무시하거나 흘려듣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경우에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가 사용한 방법은 학생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학생에게 미리 보여주는 것이었다. 결과를 알려준 후 학생에게 ‘선택은 네가 하는 것’이라고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해 표출해야 한다. 학생이 교사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되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전 망만 봤어요! 새 학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학교폭력예방교육이다. 학교폭력예방교육을 교사가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학생들을 참여시켜서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학교폭력예방퀴즈다. 퀴즈를 통해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설명하고 이런 행동을 할 경우 어떤 결과가 생길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다른 반 교실에 가서 물건을 훔치는데 교실 문 앞에 서 있어 달라고해서 그냥 서 있기만 했다면 나는 무죄다’라는 퀴즈를 내고 이에 대해 학생이 O, X로 답 하도록 하는 것이다. 답을 체크한 이후에는 해당 사건에 대한 법률 해석과 어느 정도까지 처벌이 가능한지 설명한다. 위 사안의 경우 망을 봐준 행위는 공동정범 즉 공범으로 해석될 수 있고, 2인 이상의 절도이기 때문에 특수절도에 해당한다. 절도죄에 대한 결과는 절도 법정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해당하며, 특수절도의 경우 ‘6년 이하 징역, 1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단순히 “네가 망을 봤으니까 나쁜 짓을 같이 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위와 같은 결과를 함께 알려준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이 빚을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생각해보고 행동할 수 있게 돼 자연스러운 학교폭력예방교육이 가능하다. · 사고 나면 이렇게 돼요!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도 평소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이때도 학생들에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보다 해당 사고 발생시 어떤 결과를 빚을 수 있는지 상세하게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 예는 교실에서 창문을 깼을 때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결과 중심으로 훈육한 것이다. 학교의 유리와 여러분 집 거실의 유리는 다릅니다. 집의 유리는 강화유리라고 해서 자동차 유 리처럼 2중으로 돼 있어 돌이 날아와 부딪쳐도 깨져나가지 않고 그물처럼 움푹 들어가 버립니 다. 하지만 학교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나지요. 제가 다른 학교에서 담임할 때 두 학생이 복도 에서 공을 가지고 놀다 놓치면서 뒷문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유리 파편이 근처에 있던 학생 머 리에 일부 박혔습니다.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니었습니다. 교실에서 테니스공을 가지고 놀다가 형광등이 깨져 아찔했던 사례, 축구공으로 장난하다 선풍기가 떨어진 사례, 우유 팩에 휴지를 넣어 복도에서 차다가 유리창이 깨진 사례 등도 있습니다. 부상을 입히면 치료비 대느라 집안 이 몰락하는 수가 있어요. 그보다 어떤 친구는 부상으로 평생에 한을 남길 수도 있고요. 이유 를 막론하고 실내나 복도에서 공놀이나 막대를 휘두르는 일 등을 금합니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은 공놀이를 함께하던 모든 학생에게 돌아갑니다. 이렇게 사건의 결과를 알려주면 학생들은 행동하는 데 있어 위험성에 대해 한 번 더생각하고 주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더 나아가 ‘교실에서 다친 경험이 있는지’, ‘교실에서 친구를 다치게 한 경험이 있는지’, ‘교실에서 위험했던 기억이 있는지’ 사례를 적어 친구들과 공유하게 한다면 교사의 일방적 지도가 아니라 친구들 경험까지 들을 수 있어 안전의 중요성과 교실에서의 위험에 대해 주지할 수 있게 된다. 학생 감성을 자극하는 미디어 감성교육 또 하나, 학생들에게 백 마디 잔소리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것은 바로 미디어를 통한 감성교육이다. 십 대 청소년은 시각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시각 자료를 활용한 교육은 특히 효과적이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감성교육용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영상물 시청 후 학습지에 자기성찰 글쓰기나 교사 또는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 느낀 바를 적고 이를 공유하면 학교폭력예방효과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디어 감성교육은 담임교사가 주 1~2회가량, 15~20분 정도(소감문)를 활용해 실시하면 좋다. 예를 들어 배려란 덕목을 가르치고 싶다면 배려의 중요성이 잘 나온 영상을 통해 교육하면 좋다. 좋은 예로 한 TV 프로그램에 나왔던 ‘배려받지 못한 돌고래’라는 영상이 있다. 이 영상에는 일본에서 한국 동물원으로 오게 된 일본 야생 돌고래 태지가 나온다. 훈련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태지는 다른 돌고래들처럼 하이파이브도 안 하고 구석진 곳에 혼자 웅크리고 있다. 훈련사들은 태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런 태지에게 다가가 교감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는 태지가 이유도 모른 채 한국에 오게 됐고, 또 언제 버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태지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하이디는 동물원 사람들의 진정한 마음을 태지에게 전한다. 그랬더니 태지도 그 마음을 받아들이고 하이파이브를 하기 시작했다. 이 영상을 본 후 학생들에게 ‘왜 태지가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있었는지’, ‘태지와 동물원 사람들은 어떻게 화해하게 됐는지’, ‘하이디를 통해 동물도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를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의견을 적고 공유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왜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하는지 또 남을 배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꾸중과 처벌은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PART VIEW] 이렇게 교육하고 지도해도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교사는 실망과 절망감을 피할수 없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을 꾸중하면서 나도 모르게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이 같이 터져 나온다. 이번 문제뿐 아니라 예전 문제점까지 다 지적하고 꾸중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은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과거 문제까지 지적하는 것에는 반발심을 갖게 된다. 학생을 꾸중하거나 처벌할 때는 결과중심훈육에서 안내한 결과에 준거해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절차대로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 훈육과정에서 신뢰관계를 쌓아가기 위해선 감정개입이나 화내기 혹은 꾸짖음이나 나무람, 비난 등을 배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감정 개입 없이 미리 고지된 규정과 책임 내용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즉, 행위결과를 안내한 대로 ‘사안을 처리’하고 다음 단계의 결과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는 분노나 감정 개입을 자제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부모의 관계가 손상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은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과정이나 징계받는 과정에서 학생이 변화와 자각을 일으킬 수 있도록 성장의 모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몇몇 학교에서는 징계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학생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실천 즉 징계 대체 프로그램이나 지역사회 자원 활용 방안 등을 다채롭게 실행하고 있다. 이는 학생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나 자각(自覺)을 통해, 같은 규정을 다시는 위반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심어준다. 또 주변 칭찬과 인정에 의해 긍정적 변화를 지속하는 신 뢰성 있는 소통의 과정을 보여 준다는 특징이 있다. 더디지만 학생들과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집어나가면서 끈기 있게 함께한다면 학생들은 결국 좋은 모습으로 변해 우리를 뿌듯하게 한다. 학생들의 좋은 점은 변화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우리 모든 교사의 수고가 이 땅의 학생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데 큰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2월은 학년 말 업무뿐 아니라 새 학년도 준비로 바쁜 달이다. 특히 한 해를 결산하는 학년 말 정리는 교사의 교육활동을 반성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학급정리, 학생성적관리, 학생생활기록부 NEIS 입력 등 정신을 바짝 차려야 실수가 없는 중요한 업무처리다. 2월 중순부터 다시 봄 방학이 시작되지만 이 기간 역시 새 학년도 새 학기 업무준비에 다시 바빠진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앞으로의 1년 학교생활이 정상적으로 원활하게운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2월은 중요한 시기다. 최근에는 새 학년 새 학기 학년교육과정과 학급교육과정이 방학 중에 거의 작성되지만 실제적으로는 2월 학년 말 정리가 끝나고 새 학년도 학급담임과 교과담임이 발표돼야 새 학기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게다가 2월은 새 학기 교사 인사이동으로 떠나는 교사와 새로 전입한 교사들로 인해 모든 교사의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시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떠나는 섭섭함과 만나는 기쁨이 동시에 교차해 남아있는 교사들까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수선하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자칫 놓치기 쉬운 것 이 바로 새 학기 준비인 것이다. 새 학년도 새 학기, 구체 전략 짜야 할 때 새 학기를 위한 학교조직이 이루어지고 교사 업무분장이 발표되면 겨울방학 중에 작성한 학년교육과정과 학급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사전 계획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담임교사와 교과교사는 지난해 반성자료를 바탕으로 새 학기 교육활동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새 학년도 특색과 중점사업을 위한 전략도 더 구체적으로 구상해야 특색 있는 학급을 운영할 수 있다. 학생 개개인의 생활지도나 체험학습, 그리고 이들을 위한 감동적인 이벤트도 준비해야 보람 있는 1년을 보낼 수 있다. 대체로 기존 교사들보다 신규교사나 새로 부임한 교사들에게 새로운 학교 새 학기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크다. 사실 교사들의 학생지도나 학급경영 활동은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 학생들을 만나고 이들과 함께 1년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은 심리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학교에 대한 낯섦, 교사 간의 서먹함, 새로운 업무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새로 만나는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불안감 등이 교사의 새 학기 증후군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새 학기 준비를 위한 팁 한 해의 교육을 결정짓는 새 학년 준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학생들과의 의미 있는 새 학기 첫 만남을 준비하자. 앞에서 말한 교사의 새 학기 증후군처럼 학생들도 새 친구나 교사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겪는다. 이들의 불안과 두려움 해소는 교사의 따뜻하고 포근한 인사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학생들과의 좋은 만남, 행복한 출발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뜻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며 창의적인 학급경영의 단초가 된다. 둘째, 최고의 교사를 위한 수업준비를 하자. 요즘 학생들은 개학 첫 시간부터 교사의 수업을 평가한다고 한다. 교사의 수업을 학원 교사와 비교해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보낸다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우리 교육의 현실이기도 하다. 교사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좋은 수업에 있다. 교사는 쉽고 재미있는 교수방법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극대화함으로써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좋은 수업은 학생수준에 맞는 교육내용과 교수자료로, 교과특성을 고려한 교사의 수업설계와 학생의 학습준비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2월은 새 학기 준비를 위한 교사연수가 활발한 시기다. 당장 계획이라도 자세히 세워 준비해 보자. 연구하는 교사만이 좋은 교사, 훌륭한교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다. 셋째, 학생과 함께 행복한 학급을 만들자. 좋은 학급경영은 학생이 주인이 되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창의적인 학급이다. 이러한 학급경영은 학생과 함께 계획하고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학생들은 그들만이 좋아하고 즐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학생문화를 학급행사나 체험활동, 그리고 학급교육과정에 끌어들여 학생들이 행복해하는 학급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급 일에 참여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능력을 표현하고 발휘한다. 창의적인 학급경영은 동료교사나 선배교사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새로운 학급경영 아이디어를 계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교육자산이다. 넷째, 봄 방학을 교사의 힐링시간으로 활용하자. 학교 스트레스는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각종 정신질환으로 나타나 교사를 위한 힐링캠프(healing camp)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신성한 교직이 ‘감정 노동자 집단’으로 전락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번 봄 방학에는 가정과 학교를 떠나 모든 일을 훌훌 벗어던지고 혼자만의 여행을 해 보자. 또한 교육자라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신의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자신을 위로하며, 깊은 사유와 사색의 시간도 가져보자.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는 힐링이 될 수 있다. 준비 없는 새 학기는 막막하다 [PART VIEW] 2월은 1년의 교육활동을 마무리하는 바쁜 시간이지만 준비 없는 새 학기는 무척 부담스럽고 막막한 일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새로운 교육정보를 얻고, 심신의 휴식을 통한 자신의 성찰과 교육역량을 업그레이드하기에 좋은 달이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 학년도를 계획하고 준비한다면 교사의 두려움이나 불안감보다 기대와 설렘의 새 학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6월 선거부터 교육감 교육경력 요건 폐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시장이나 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자는 등의 교육감 선거제도 자체 개편 논의부터 시작해 기호순으로 돼 있는 투표용지를 원형으로 바꾸자는 등의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거제도 개편에 앞서 교육계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우선으로 논의해야 할 것은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자 자격 요건에 관한 것이다.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입후보 자격요건으로 5년의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을 요구했다. 그러나 2014년 교육감 선거부터는 자격일몰제가 적용돼 교육감 선거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일정한 경력과 같은 자격 요건이 없어진다. 교육감 선거를 규정하고 있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서 2014년 6월 30일 임기만료에 의한 교육감 선거부터는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을 요구하지 않고 피선거권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입후보가 가능하도록 해 문호를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교육감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일정한 경력 요건을 없애자는 요구는 꾸준히 있었다. 반면 교육계에서는 일정 경력을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 요건으로 강하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법률 제·개정권을 가진 국회에서는 후보자의 교육경력과 같은 일정 경력의 요구는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10년「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 당시 교육계와 충분한 논의도 없이 슬그머니 자격일몰제를 법률안에 반영했다. 때문에 현재와 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현행 법률 아래에서는 2014년 교육감 선거부터는 교육경력이 없더라도 입후보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많은 사람이 교육감 후보로 나서거나 자천타천(自薦他薦)으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후보자후보자 정치성, 유명세가 당락 결정할 수도 그렇다면, 교육감 선거에서 왜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이 필요한 것일까? 먼저 우리나라의 최고법인 헌법 제31조에서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바, 교육감 선거에서의 후보 자격 요건은 교육행정의 자주성, 전문성 및 특수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 할 수 있으며, 합리적 차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의 학교폭력, 사교육비 증가, 지역 간 교육격차 심화 등과 맞물려 지역 중심의 교육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고자 하는 교육행정의 지역화 경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즉 지역교육 발전과 지역의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감 역할이 지방화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고, 지역주민들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자격조건이 없다면 교육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 교육자치 및 지역교육발전을 위해 꼭 교육감이 돼야 할 인사는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에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인사, 대중적 인기가 높거나 사회적 지명도가 높은 인사가 출마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교육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사가 교육감이 된다고 상상해 보라. 그 지역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교육이 정치적 이슈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이 경우 헌법 및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특수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자에게 요구하는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은 유지될 필요가 있으며, 교육감 선거가 실시되기 전까지 하루빨리 자격요건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 ‘교육 선거’ 아닌 ‘정치 선거’ 전락 가능성도[PART VIEW] 둘째,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에게 요구하는 경력 요건이 없다면 정치적인 뜻을 가진 인사들의 출마로 인해 후보자 난립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교육의원제도가 폐지된다면 현재 교육의원들이 대거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후보자 난립에 따른 유권자들의 혼란을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기초 및 광역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는 달리 교육감 선거에서는 정당공천이 필요 없으므로 후보자가 난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부산 및 대구는 9명이 출마했고, 서울도 7명이나 출마했다. 반면 광역자치단체장은 부산 2명, 대구 3명, 서울은 5명밖에 출마하지 않아 유권자는 상대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를 보다 잘 인식할 수 있었다. 반면 교육감 후보자는 너무 많아 유권자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즉 입후보자의 일정 자격요건 폐지는 정치적 후보자의 난립을 초래함으로써 교육에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떨어뜨린다. 나아가 정치적 후보자 난립은 후보자 간 공약 차별성보다는 무상급식, 교원평가, 자율고 지정, 교과서 채택 등 정치적 이슈에 기대는 경우가 많아 교육감 선거가 정책선거가 되지 못하고 정치적 선거로 흐를 가능성을 증대시킨다. 따라서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고 정치적 선거가 아닌 지역교육, 국가 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감 후보의 경력요건은 필 요하다고 하겠다. 비정당원 등 자격요건 강화해야 셋째,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자는 후보등록신청 개시일로부터 과거 1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니어야 한다. 이 요건 역시 기본권 침해로 헌법소원이 제기된 바 있으며, 이를 완화하고자 하는 입법 시도 역시 있었다. 결국, 2010년 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법률」 개정에서 당초 2년에서 1년으로 완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 또한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비정당원 요건은 유지돼야 할 것이며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 더불어 교육의 본질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의 경력요건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 적절한 기간은 교육계와 논의를 거쳐 입법부 및 사법부 결정에 따라 정해질 수 있도록 교육계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감은 이제 중앙정부의 교육정책을 단순히 집행하는 기관의 장이 아니라 지역 내의 고등교육을 제외한 유치원, 초·중등교육 및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학교 신설 및 학생 배정, 교원 인사, 교육과정 운영 등 굵직굵직한 교육계의 현안들이 교육감에 의해 좌우된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막대한 교육예산 사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따라서 교육과 학교현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교육감직을 수행하기란 쉽지 않다. 즉 지방교육자치를 바탕으로 한 지역 및 학교의 발전과 변화를 위해서는 교육과 학교, 학생과 학부모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과 교육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교육적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교육감이 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의 자격요건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