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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에듀넷 홈페이지 경연대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원장 서삼영)은 지난달 28일 `우리가 만든 교육정보, 함께 나누어요' 홈페이지 경연대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겨울방학동안 실시된 이번 행사에는 총 577팀(교사·학생 269팀, 가족 308팀)이 참가해 이중 22팀이 입상했다. 가족부문 으뜸상에는 `우리 가족 행복농장'이란 주제로 가족간의 협동심을 통한 유대강화, 농산물 소개 및 기 이용방법을 통한 교육적 자료 제시 등을 목적으로 한 전북 군산고 이동훈가족이 수상했고 교사·학생부문 으뜸상으로 선정된 부산양정고 한경민 학생팀의 `한옥이야기'는 아이디어와 내용의 참신성, 잘 구조화된 내요, 편의성 높은 링크와 네비게이션 등 모든 심사영역에서 탁월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밖에 바이올린과 시를 주제로 엄마와 딸의 훈훈한 정이 돋보인 인천연수중 이난시 가족, 겨울방학 동안 강화도를 다니면서 문화재와 유적지를 조사해 시대별, 주제별, 교과서별 검색이 가능하게 한 인천부현초등교 이훈석교사팀, 백제에 대해 일본이 주장하는 여러 설들에 대해 그 허구를 파헤친 강원진광고 김제훈교사팀 등이 버금상을 수상했다. 수상한 홈페이지는 http://www.keris.or.kr/event를 통해 볼 수 있다.
남성=직업인 여성=주부 공식 교과서 전반에 여전히 팽배 성별 교과선택 강요도 여전 차별적 기대·편견으로 인한 상처 학년 높아질수록 커져 선생님은 학교가 여학생과 남학생을 어떤 모습으로 길러내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평등한 교육경험을 주고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신가/요. 70%의 교사가 '나는 성별과 무관, 교육목표를 동일하게 강조하고 있다'고 답했지만(여성개발원 연구) 학생들의 느낌은 다른 것 같습니다. 교육부 여성교육정책담당관실에서 최근 펴낸 "양성평등 학교문화 선생님이 만듭시다"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학교사회 속의 여성과 남성의 문제들이 담겨있었습니다. 나의 평등지수는 몇 점이나 되는지 한 번 체크해 보시지요. 교과서: 남성=직업인, 여성=주부라는 의식이 아직도 교과서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초등학교 사회의 경우 '과일가게 아저씨' '전자회사에 다니는 아버지' 등 남성은 직업인으로, 여성은 시장에서 물건을 사거나 사치를 하는 소비자로 그리고 있다. 여성이 직업인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교사와 간호사, 무용수, 피아니스트 정도로 국한되어 있다. 역사적 인물도 마찬가지. 교과서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중 여성은 100명에 2명 정도며 여성 삶의 자취는 일제시대 반지, 비녀를 팔아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했다는 정도가 고작이다. 세계사의 경우도 여성의 참정권 획득(중 사회2, 152쪽) 등 단편적 사실외에 여성 삶에 관한 부분은 전무하다. 교육과정 운영: 인문계 여학생은 물리와 지학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교사 수급문제도 있기 때문에 문과반의 경우는 남녀모두 과학과를 생물과 화학으로 제한하고 있다/ 남학생은 기술을, 여학생은 가사를 선택해요. 기술에서 컴퓨터를 배우거든요. 여학생은 컴퓨터를 배울 수 없고. 가사를 배우고 싶어하는 남학생도 있을 수 있잖아요(고등학교여학생)/ 우리도 농구나 축구를 하고 싶은데, 여학생은 무용하거든요. 무용보다 체육이 하고 싶은데(고등학교 여학생)/ 독일에서 살다와서 독어반에 들어가고 싶은데 여자는 무조건 불어반에 들어가야 한데요.독어반은 남자반이라구요/ 특별활동부에서 축구부는 남자만 뽑구 꽃꽂이반은 아예 남자를 뽑지 않아요. 바둑반에 들어가려니까 남자만 있다면서 들어오지 말라고 했어요.... 제2외국어, 선택교과, 특별활동 등의 교육과정에서 특히 많이 발견되는 성차별. 교실부족으로 인한 이동수업의 어려움, 교사수급 곤란 등으로 야기되는 근본적 문제는 논외로 한다해도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학생들이 느끼는 성차별 사례는 도처에 산적해 있다. 차별적 교육기대: 아름답고 슬기롭고 명랑하게/아름다워라, 그리고 성실근면하라/순결, 정의 실력 단결/씩씩하게 부지런하게/자율인 창조인 건강인 등 교훈만으로도 남학교인지 여학교인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남녀공학이 늘고 있는 만큼 전통적 이분법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여학생은 언어를, 남학생은 수학에 강하다는 생각을 교사 4명중 3명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여성개발원 연구) 교사의 이러한 고정관념은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남학생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리더쉽으로, 여학생은 외모로 교사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 것(여성개발원 연구)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남녀활동에 대한 교사의 편견: 남자는 대걸레로 복도밀기를 하고 여자들은 맨날 쓸고 닦고/ 환경미화는 거의 여자가 해요. 선생님은 남자애들에게는 시키지도 않아요/ 남자애가 국을 푸려고 하니까 남자가 뭘그런걸 하냐고 하며 여자만 하라고 해요/ 여자끼리 장난치면 왜 여자가 그 모양이냐고 하고 남자가 장난하면 남자는 싸우면서 크는거야, 공부 못하면 그거라도 잘해야지 하지요/ 청소 잘못하면 여자가 꼼꼼하지 못하다하시고 대충하는 남학생에겐 아무말씀도 안하세요. 그게 성격차이지 남녀차인가요/ 남자는 맞아도 울지도 못해요. 울면 왜우냐고 다시 때려요. 아파서 울고 싶어도 꾹 참아야해요/ 요즘엔 여자도 배워야 한다, 여자도 잘해야 한다는 식으로 '여자도∼'라고 말하는게 싫어요/ 출석번호도 앞번호는 남자, 뒷번호는 여자. 주민등록번호도 남자는 1번, 여자는 2번. 줄설때도 앞에는 남학생이, 뒤에는 여학생이 서요. 왜 맨날 남자가 앞장서야 하나요.... 등 교사가 무의식적인 말이나 행동에서 드러나는 고정적 성역할에 대한 편견이 학생들에겐 상처가 되고 있다. /서혜정 hjkara@kfta.or.kr 나의 양성평등지수는? 교직생활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의식이 어느 정도 양성평등적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가점검표입니다. 각 항목에 대해 '매우 그렇다'는 1점, '그저 그렇다'는 2점, '전혀 그렇지 않다'는 3점이 주어집니다. 총점 40점 이상이면 평등의식을 가지고 있는 교원으로, 30점 미만이면 성차별적 의식을 가진 교원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시고 새학기에는 평등의식을 가진 '새교사'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3월임에도 풀리지 않는 겨울이 제 고집대로 빙점의 날씨를 품고 있었다. 교육부 정책의 쟁점이 되었던 교사 정년 단축이 현실로 들어선 삭막함이 교사 정기 이동과 함께 이어지면서 호세의 학교 풍경은 교장, 교감, 교사들이 한꺼번에 바뀌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겹쳐졌다. 승진하여 온 젊은 새 교장은 키가 작고 대추씨같이 작은 눈이 형사처럼 민첩하게 움직이며 교사들의 동태를 재빠르게 간파해낼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부임 인사말에서 교감 시절에 학교를 자주 순시하여 얻어진 쳇바퀴라는 별명이 붙여져 있음을 본인은 모르는 듯, 인생살이 별것 아닌데 감시형으로 학교를 이끌어 간다면 학교장으로서 무능함이 분명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자율에 맡긴다고 말하여서 그가 달고 온 소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두고 교사들은 어느 쪽이 진실인가를 놓고 가늠해 보기도 했다. 당분간은 혼돈이 이어질 것 같았다. 8월에 정년을 앞두고 있는 교사들은 이런 저런 모습의 세월을 다 겪어 온 탓에 그렇게 하나 이렇게 하나 학교는 여전히 같은 모양새로 굴러 갈 뿐이라고 별 감동 없이 입 속으로 궁시랑거렸다. “종씨 하는 일이 뭔가?” 진땀을 흘리며 교무실 책상에 엎드려 붓글씨를 쓰고 있는 문현석에게 문호세가 말을 걸었다. “교육부 시대의 새 교육 개혁 방향일세.” “채 소화도 되기 전에 또 바뀌는 교육 개혁이군.” “다 그런 거 아이가, 장관이 바뀌면 따라서 줄줄이 바뀌는 거 어디 한두 번 겪어 본 일 이라고 되씹나?” “그렇다고 정착도 안 된 교육개혁들이 자꾸 바뀌기만 하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 “그야 간단하네 새 장단이지. 만약 자네가 새 장관이 되었어도 자네의 생각하고 맞지 않은 것은 빨리 바꾸고 싶어 저것 당장 떼게 하는 소리가 나오게 돼 있어.” “사람 잘못 봤네. 나라면 문현석 비서관 현지로 나가 모든 교사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진정한 교육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아 오게. 특히 초등 교육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오게 라고 하겠네.” “정말 훌륭한 장관이 여기서 썩고 있다니 아까울 뿐이네.” 현석은 마지막 글씨를 마무리하고 허리를 펴며 말했다. “자네 말 꼬지 말게. 착각은 자유니 내가 장관이 되면 자넬 틀림없이 비서로 쓰겠네.” “비서 말고 교육장 자리를 내주게.” “술 사는 것 봐서.” 둘이 웃지 않고 말하기 때문에 주위에 있던 새로 부임한 교사들의 눈에는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호세는 현석이 교장실에 액자를 걸고 올 동안 기다린 다음 입을 열었다. “부탁할게 있네. 우리 반에 있던 종석이가 진급하여 자네 반으로 들어가는 영광을 가지게 되었네.” 호세가 주위를 돌아보며 뜸을 들였다. “정확하게 무엇을 부탁하고 싶은가?” “종석이는 정상아가 아니라는 점이지. 아비의 쓸데없는 성병 균이 아이의 뇌에 침입한 것 같아. 발음이 정확하지 못하고 이따금 왜가리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극장에 가기 위해 학교를 줄줄 빼먹지. 영화구경은 그놈의 인생 전부고, 그 애 죄는 아니네. 엄마가 살기 위한 수단으로 돈을 벌 동안 아이는 갈 데가 없기 때문에 극장으로 보낸 것이 아이의 적성과 취미에 맞아떨어진 셈이네. 18번지에서 살고 있으니 환경을 참고하게.” ‘포주의 아들이군.’ 현석은 낮게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종석이를 극장으로 데리고 다니란 말은 아닐 테고.” “내 생각은 자네 같은 페스탈로치 선생에게 맡겨지면 그 아이에게 발전이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이네. 그 녀석에게 내가 찾아내지 못한 예술적인 감각이 숨어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찾아내지는 못했네. 중요한 것은 그 애가 학교 생활에서 관심을 가지는 거라곤 남의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뿐이네. 그 분야에선 비상한 솜씨가 그 녀석의 특기이기도 하고. 자넨 말야 제자 양성 방법이 독특한 데가 있고 어떤 문제아도 정상아로 돌리는 비상한 교육자 즉, 페스탈로치라서 내가 믿고 있네.” “페스탈로치는커녕 난 비슷탈로찌도 못되네.” “꼭 같네, 콧구멍 차이만 좀 날 뿐.” 호세의 말에 현석은 쓴웃음 지으며 다 쓴 붓을 빨기 위해 교무실을 나갔다. 갑자기 교무실은 침묵이 감돌았다. 새로 부임한 교사들이 난로불가로 둘러서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묘한 이질감들이 물 위에 뜬 기름처럼 서로를 알 때가지 붙들고 있을 것이다. 이런 진저리나는 3월의 분위기를 친목회에서 빨리 주관하여 분위기를 바꾸어 놓아야 할 텐데 안내 칠판에는 금일 중 출석부 완료라고만 적혀 있었다. 호세는 다음 선생을 위해 교무실 책상 정리를 깨끗이 한 다음 새 교실로 향했다. 교무실과 1학년 교실 사이의 현관에서 새로 온 젊은 교사가 운동장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저 나이 땐 무엇을 생각할까? 도대체 자신의 20대 교사 생활은 뚜렷하게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에게 말을 걸어 상념을 깨울까 하다가 3층으로 올라갔다. 5학년에서 6학년으로 올라가 같은 학년이 된 박현우가 새 교실의 짐 정리를 하기 위해 구식 난로에 쓰레기를 태우고 있다가 창 위로 얼굴이 솟아오른 호세를 보고는 흐물흐물 웃었다. 호세는 도다의 학부모임을 신고하기 위해 교실로 들어갔다. “자네 꼭 실성한 사람처럼 보이는군.” “실성할 수밖에 없는 환경 아닙니까? 2000년대를 거창하게 내다보는 시대에 그 동안 거두어들인 교육세를 어디에 감추어 두고 아직도 콧구멍이 더러워지는 이 구식 난로에다 제 인생을 걸고 있으니 말입니다.” “자네 또 지병이 발작이군. 희망을 갖게. 교육부 시대가 시작되었으니 곧 열악한 교육환경들이 청산될 걸세. 대통령이 공약하지 않았나? 믿어보세.” “제발 헛 공약이 아니길 바랄 뿐이죠.” 박현우가 쇠꼬챙이로 불을 일구었다. 난로 속에 교육적으로 적용되지 못했던 허울좋은 작년 계획서들이 불꽃 춤을 추며 달아났다. 연구가 타낸 금상만 믿고 담임 장학사가 침 발라 칭찬했던 인성교육 지도서도 현실에 맞지 않은 이유 때문에 불쏘시개 감으로 전락되어 마지막 불꽃으로 꼬리를 감추었다. “선배님은 제발 이따위 불쏘시개 감을 연구하지는 마십쇼. 연구한답시고 아이들 자습시키고 남의 나라 연구 서적 베낀 것이 어떻게 금상이 될 수 있습니까? 도대체 심사관들은 얼마나 외국 서적을 보지 않았으면 금상으로 통과시킵니까? 남의 연구를 도용하여 짜깁기만 잘하면 되는 현실은 개도 웃을 일입니다. 더 웃기는 일을 그렇게 해서 자기 것인 양 잘난 척하는 작자들도 한심하구요. 그 점수를 모아 일찍 교장이 된 사람들이 목에 힘주는 것이 보기 싫어 빨리 손 털고 나가야겠습니다.” “박 선생, 세상을 네모나게만 보지 말게. 둥글게 보는 습성을 길들여 보게. 장단점은 어디나 있기 마련인 것을 쉽게 분노하지 말게. 학교를 너무 날카롭게 바라보다 보면 자네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는 꼴이 될 수 있으니 그냥 좋게 넘기게.” “선배님, 기성 세대들의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삶의 방법도 민주시민으로서 자격 상실입니다. 눈치만 보는 세대니까요.” “듣고 보니 그렇긴 허군. 그러나 자네들만의 세대가 모인 사회가 있다면 인정도 피도 없어 사람이 살 것 같지가 않네. 지금 생각한 것인데 자네 오늘 이 학교를 그만 둘 수는 없나? 하나밖에 없는 내 귀한 아들이 자네 반으로 들어갔거든 자네의 지병이 내 아들에게 옮겨질까 봐 걱정이 되네. 그 스승 속에 그 제자가 탄생되니까 난 공부 잘한다고 잘 난 척하는 놈보다 어디서든지 잘 적응하고 겸손하여 사랑받는 인간미가 넘치는 아들을 만들고 싶으니까. 자네처럼 남의 연구물이나 남의 인격에 칼질하는 인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내 아들의 스승으로 모시게 할 수는 없네. 빨리 나가주게.” “우와 이게 웬 횡재입니까? 어쩐지 선배님의 이미지를 닮았다고 생각한 장다리 같은 키큰 놈을 보긴 보았죠. 이거 선배님께 큰소리치며 1년간은 공술을 얻어먹고 나가야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선배님?” “요새 학부형 등을 치면 어떻게 되는지 아나?” “그야 뒤를 돌아보는 거죠. 오늘 당장 한 잔 사셔야지만 아마 그 장다리 놈이 제 구박을 면하게 될 겁니다.” “급하기도 하군.” 호세는 교실로 돌아오며 도다의 담임을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의 박현우나 동갑인 문현석 교사 모두들 호세의 눈으로 볼 때는 인성을 존중한 매력 있는 수업기술로 제자들을 사로잡는 그들은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는 단점은 있지만 가장 정확한 평가의 잣대인 동료 교사의 눈으로 볼 때 교육부의 스타감들이다. 호세는 새로 맡게 된 6학년 5반 교실로 향하면서 종석이의 교실을 넘겨다보았다. 찾아가지 않은 종석이의 가방이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교실은 비어 있었다. 분명 어디선가에서 사업 자금을 마련한 종석이는 담임한테 말도 하지 않고 도망갔을 것이다. 곧 현석은 종석이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여 그의 특유한 학급 운영 방법으로 종석이를 학교 생활에 의욕을 불어넣어 주리란 것을 생각하며 아이들이 모두 돌아 간 빈 교실로 들어섰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아이들이 앉았었던 책걸상 위로 숨어 있었던 미세한 먼지와 햇빛이 들어와 있었다. 오래간만에 빈 오후가 호세의 마음속으로 가득 차면서 아이들과 나눈 정겨운 대화가 건너 왔다. 치밀한 눈으로 새 담임을 간파하려던 아이들의 눈빛을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가능한 같은 학년이 된 아들 도다의 입장에서 들을 수 있는 멋진 아버지와 훌륭한 담임으로 함께 부상할 수 있도록 권위와 품위로 첫인상을 보여 주려고 인상 깊었던 어느 영화의 비슷한 장면으로 음성을 가다듬고 나섰다. “여러분, 나는 6의5 선장 문호세라고 한다. 같은 배를 탄 선장으로서 손님 여러분은 이 배의 질서와 규칙을 잘 지켜 배가 좌초하지 않고 즐겁고 멋있게 나갈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 계집아이들은 영 맞지 않은 배역에 킥킥거렸고, 사내놈들은 박수를 쳤다. 호세는 목에 힘을 넣고 다시 말했다. “오늘 이 배가 출항하기 전 여러분의 소감과 꿈을 들어보겠다. 아직 이름을 서로 모를 테니까 자기 소개를 먼저 한 다음 이야기해 주기 바란다.” 한 녀석이 멋쩍어하며 나왔다. “저는 5학년 3반에서 온 모성진이라고 합니다. 6학년 때 꿈은 예쁜 처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었고 앞으로 희망은 뱀 사육사가 되는 것입니다.” “아이, 징그러워.” 앞에 앉아 있던 작은 계집아이가 호들갑을 떨었다. “뱀이 춤을 춘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모성진이의 코브라 뱀 흉내에 아이들은 까르르 웃어댔다. 호세는 그럴법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아이가 자신 있게 걸어 나왔다. “저는 5의 1에서 온 우영세라고 합니다. 저는 5학년 때 가르쳐 주신 박현우 선생님이 담임이 되길 원했습니다. 저의 장래 희망은 오락실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오락실 주인이 되면 여러분들을 공짜로 시켜주겠습니다. 나중에 한 표도 부탁합니다.” “우와!” 아이들 입에서 환성이 튀어나왔다. 다음 아이는 유명한 지휘자가 되고 싶어했고, 그 다음 여자는 119 대원이 되길 희망했다. 몇 명은 운동 선수였고, 아예 장래 희망이 없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세월이 바뀌어 있었다. 대통령이나 장관이 되겠다는 희망자는 없었다. 아이들의 눈에 대통령도 장관도 오락실 주인보다 못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적어도 아이들 눈엔 대통령이 되는 게 꿈과 희망 사항으로 가지고 있었던 그 옛날의 어린이다운 순진함 들을 갖고 있어야 할 텐데…… 요즘의 아이들은 점점 흥미 위주로 사회의 나쁜 흐름 쪽을 따르는 것 같아 안타까워졌었다. 호세는 반 아이들의 모습들을 생각속에서 걷어내며 작년 교실에서 옮겨 온 물건 중에 낡은 라면 박스 속에서 먼지가 케케하게 쌓인 묵은 원고 뭉치를 꺼내 놓았다. 점점 초라해지고 있는 자신의 꼴을 이름 있는 조간 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마누라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당당하게 부각시키고 싶어 몇 년째나 질질 끌며 쓰다가 만 소설 속으로 호세 자신의 삶의 방식을 다시 밀어 넣으려고 막 떠오르는 영감을 쓰려는데, 노크도 없이 박현우의 커다란 머리통이 들어왔다. “자유 퇴청이라는데 가시죠.” “벌써 그렇게 됐나?” “무얼 그렇게 골똘히 연구하고 계십니까? 설마 불쏘시개 감은 아닐 테고요.” “페스탈로치 선생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분석 연구하고 있네.” “미처 몰라 뵈었습니다.” “그럼 날 알코올에 빠진 위인으로 만 보았나?” 나오는 원고 뭉치를 상자 속으로 다시 밀어 넣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그렇게 보아 드릴 수도 있죠.” 박현우는 궁둥이와 다리는 복도에 내놓고 얼굴만 교실로 들이밀고 말했다. “먼저 가게, 난 좀더 그분에 대해 연구해야 하니까.” “남의 책에서 글 빼 짝만 잘 맞추면 될 일을 남들이 쉽게 가는 길 어렵게 가시지 말고 빨리 나오세요.” “아까 하고는 이야기가 좀 다르지 않나?” “아, 선배님이 세상을 둥글게 보며 살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담임 선생 인간성을 보니 마누라에게 담임 잘 만났다고 자랑한 것 후회스럽네.”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저 밑에선 공술을 기다리는 문현석 선배님도 기다리고 계시니까요.” 둘이 내려오자 현관에서 기다리던 현석이 물었다. “오늘 무슨 바람이가?” “마이동풍입니다. 학문적 용어로는 아부 주입니다.” 현우가 현석에게 설명했다. “오래 산 보람이 있어. 노랭이 공술을 1년 간 퍼먹게 됐군. 이게 웬 횡재인가?” 현석이 킁킁 코를 떨며 웃음소리를 냈다. 12월 같으면 벌써 거두어 갔을 햇살이 아직도 길게 남아 있는 역전 통로 신흥상가 앞 뻥 과자를 누르는 주인 옆으로 눈에 익은 아이 하나가 잽싸게 뻥 과자 한 뭉치를 가지고는 골목으로 달아나 버렸다. “저런 망할 놈의 개새끼.” 주인은 뒤를 쫓다가 더 많이 남아 있는 뻥 과자가 걱정스러워 포기한 채 욕을 퍼부어 댔다. “잊은 게 하나 있네. 종석이가 달리기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오늘 발견했네. 늘 자네의 주머니도 조심해야 하구 자주 종석이의 주머니도 검사하게. 쓸데없는 것이 들어 있는 날이 많아. 특히 가방을 두고 사라지는 날이 바로 D데이니까 각별히 신경을 쓰게.” 호세는 주인에게 가 뻥 과자 값을 지불하고 한 뭉치의 뻥 과자를 더 사왔다. “어디로 갈 텐가?” “얻어먹는 술일수록 비싼 데로 가야죠, 현석 형님.” “당연하지.” 현우가 앞장 선 곳은 네거리 분수대 왼쪽에 있는 초막이었다.초막의 늙은 안주인은 오랜만에 뻥 과자를 안겨주며 나타난 그들을 반색하며 맞이했다. “마님 돈 벌었음, 미녀도 둘만 하잖우?” 늘 여자가 그리운 현석이 말했다. “암, 눈에 쏙 들 새 미녀를 구해놨지.” 안주인이 맞장구를 쳤다. 그렇게 하여 술을 들고 나타난 아가씨는 뚱뚱한 뱃살과 함께 눌어붙은 듯한 가슴을 가진 동동주와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 “젖꼭지 하나는 쓸만하겠군.” 현석이 색 끼를 발휘하며 여자의 가슴을 손으로 툭 건드렸다. “난 숫총각인데 연애 한번하지.” “나도 숫처녀랍니다.” 간덩이가 부은 여자는 장삿속이 가득한 눈으로 현석이 옆으로 치근치근 달라붙으며 말했다. 작부의 느낌을 요약하니 비곗덩이고 더 줄이면 뚱보, 호세는 생각을 접으며 현우에게 술을 권했다. “자, 내 술 들게.” “건배, 우리 선배님의 아들을 위해. 자, 이 술이 바로 아부 줍니다. 문호세 선배님께서는 저 보고 이 술 먹기 전에 학교를 떠나라고 했지만 1년치 공술이 예치된 이상 저는 먹고 떠날 겁니다.” “암 공술을 외면하는 건 바보짓이고 말고.” 현석은 맞장구를 쳤지만 뚱보의 젖꼭지를 만져 보는 게 지금의 희망 사항이었다. 현석이 뚱보에게 사탕발림을 할 동안 현우는 호세와 술을 주고받으며 속마음을 털기 시작했다. “선배님은 교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년째 들어 본 소리였다. “좋은 곳이지.” “저는 공술을 마시는 기간이 끝나면 교직을 떠날 생각입니다.” “교직 생활 3년을 넘기 전에 다들 그렇게 말하지. 그러나 그 고비가 지나면 사표를 내는 사람이 드물지.” “두고 보십시오. 저는 한다면 합니다.” 호세는 술잔을 기울이며 죽마고우였던 영두를 만류하지 못했던 후회를 현우에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친한 친구도 고도를 꿈꾸며 자네와 같은 생각으로 고민하다 교직을 떠났었네. 근사한 회사도 다녔고, 장사도 했고, 지금은 노사 분규를 중재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자신이 교직을 떠나서야 자기가 교직이 가장 적성에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후회하더군. 나는 때로 그 친구가 교직을 떠나려고 할 때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고 있네. 왜냐하면 그 친구야말로 앞날의 훌륭한 교직자로서 멋진 교육을 할 자질을 골고루 갖춘 아까운 놈이었지.” 현석의 비상금이 여자의 젖통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훌륭한 교육자의 자질하고는 반비례하는 행위이지만 마누라가 없는 고독한 현실의 삶의 현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호세는 술잔을 비우며 언제나 마음이 맞는 사람들하고는 술이 달고 목으로 쿨렁쿨렁 잘도 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세가 말을 이었다. “문교부 시절의 교육은 인성의 중요성보다 지식을 많이 가르치는데만 급급했기 때문에 지식 위주 교육의 문제점이 표출되는 오늘의 현실에서 인성 위주의 교육 목표로 궤도 수정을 하기 위해 자네 같은 젊은 인재들을 지금 필요로 하고 있지 않나? 무엇보다 인성 위주의 교육의 가장 중요한 자료는 훌륭한 성품을 지닌 교사이고, 그런 교사를 꼭 필요로 하는 시대에 왜 비겁하게 자넨 떠나려고만 생각하나? 교육의 발전을 위해 나서려고 하지 않고 말야.” “선배님 사회에서 바라보는 교육계의 눈은 교육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하기엔 우리를 너무 맥빠지게 하지 않았습니까? 신문을 보시지 않았습니까? 스승을 고발한 제자와 학부모들에게 얻어맞는 교사의 비참한 현실, 그리고 마치 교사들을 돈 봉투로만 생각하는 학부모들과 그렇게 더러운 인물로 교사들이 추락하도록 가만히 보고만 있었을 교육부의 무책임이 교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일하려는 의욕을 잃게 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현실도 우리를 매력 있는 근무지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려는 교장이 있었습니까? 제가 이 학교에 발령받아서 3번이나 바뀐 교장님들은 터놓고 우리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학교 계획에 반영하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까? 자기 중심적인 계획에다 교사들을 짜맞추려고 했을 뿐, 교장의 계획에 이의를 달지 말고 묵묵히 따라야만 하는 현실 아니었습니까?” “내가 바라는 것도 자네가 꿈꾸고 있는 그런 멋진 교장을 한번 해보라는 뜻일세.” “흐흐, 선배님 저도 벌써 주제넘게 일장춘몽을 꾸긴 했지요. 그런데 교장의 길도 줄을 잘서야 된다는 것을, 그리고 첩경으로 가려면 상당히 재롱을 떨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아니면 교장이 되기 위해서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인내심도 저의 성격하고는 맞지 않고요.” “편견을 버리게. 자넨 너무 단면만 보는 게 흠이네. 왜 교장으로 가는 길에만 초조해 하나? 선진국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게 1급 정교사라는 것을 자네도 알 테고 정년까지 아이들만 가르치겠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는 없나?”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교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늙어 가기에는 국가나 사회적인 차원에서부터 인식이 잘못 되어 있으니까요. 선진국은 교사의 길과 교장의 길이 출발점에서부터 선택하기 때문에 인식이 다르지만 우리의 현실은 교장의 요구에 맞추며 살아가는 쪽 아닙니까? 선배님은 그걸 못 느끼십니까? 아니면 외면하시는 겁니까? 저는 선배님 같은 분이 꼭 교장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왜 포기하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호세는 현우가 자신의 무능함을 환히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들게.” 호세는 술을 권하면서 어리하게 취해오는 눈길로 현석이 두 팔로 안아도 모자랄 뚱보를 여자로 바라보고 있는 현석의 50대 실루엣은 30대에 가정을 버리고 나간 마누라를 아직도 기다리는 고독이 보였다. “현우, 유미나 선생에게 장갈 들게. 가정이란 걸 갖게 되면 둥둥 떠다니던 생각들이 오금이 박히고 정의를 위해 공감하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비굴함도 이유가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네.” “선배님 바로 기성세대들의 그 무사 안일주의식 사고 방식에 제가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인생을 간단하게 만들어 살게. 결코 길지 않아. 자, 잔 비우라고. 내 새끼 문도다를 위해 난 지금 아부 주를 사고 있는 중이네. 지금 교육이 어쩌고저쩌고하고 내가 떠들지만 내 교육 방법은 엉망진창일세. 말썽꾸러기 내 새끼지만 40세에 얻은 내 생명일세. 새끼를 위해 아까울 게 없지, 실컷 마시고 잘 봐 주게.” 호세의 혀가 꼬부라져 묘한 음색을 냈다. “흐흐, 선배님 사람 잘못 봤죠. 학부모 술 한잔에 매수가 될 박현우가 아닙니다.” “자넨 꽤 까다로운 담임을 만난 거야.” 뚱보와 노닥거리기 끝난 현석이 현우를 겨누며 대화로 끼여들었다. “인생은 별것 아니야, 까다롭게 살지 말고 그냥 평범하게 살게. 밥 먹고 똥 누고 여자와 자고 하는 게 인생이지.” “인생이 밥 먹고 똥 누고 여자와 자는 것이라면 그 인생 재미없어 저는 포기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오줌을 누러 간다고 하고는 술값 계산을 깨끗이 마친 현우가 먼저 사라져버렸다. 현석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어둠과 추위가 함께 포개진 흐릿한 시야에 초점을 맞추며 몸의 균형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할수록 마음같이 되지 않았다. 호세는 20대의 박현우 나이에 무엇을 했는지 다시 떠올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선배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술 마시고 당구 치고 흐릿한 세월을 보낸 것 외엔 뚜렷한 것이 없었다. 현우처럼 학교를 보는 날카로운 눈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지금쯤 교장의 자리를 차고앉았을 것이다. 동갑인 새 교장과 호세를 현우의 눈길에서는 분명 자신을 처량하고 무능함으로 처리했을 것 같았다. 눈 깜짝하는 사이 지나간 세월의 아쉬움이 잠시 호세의 마음으로 밀려들었다. 그래도 옛날에는 교사들의 권위와 품위는 인정되었다. 학교는 아이들과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 존경과 신뢰와 사랑이 적당히 굴러다니며 조화를 잘 이루었다. 교사들끼리도 퇴근 후 한잔의 술도 서로 있었고 인정도 나누었다. 어느 순간부터 점점 학교와 교사를 납작하게 내려다보는 학부모의 권위가 드세지고부터 교육의 균형은 깨어지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서로가 미로를 헤매는 꼴이 된 것이다. “빌어먹을.” 엉뚱하게 다른 집 여자처럼 문 앞에 나와 술 취한 남편을 기다려주지 않는 마누라에게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 호세는 퍼들어 자고 있을 마누라를 상상하며 발로 대문을 걷어차고 들어가는 순간, 대문 뒤에 숨어 있었던 유기가 껑충 뛰어오르며 호세의 목을 끌어안았다. “깜짝 놀랐네. 징그러운 할망구야 남이 보면 웃는다.” “어때요, 내 서방 내가 안는데 흉보라면 보라지요.” “이 할망구 늙어 가면서 간이 퍼들어지는군.” 기분이 좋아진 호세는 유기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문지방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이 지독한 술 냄새.” “박현우가 도다의 담임이 돼서 기분 좋아 한잔씩 했지, 1년 간 공술을 대줘야 하는데 마누라 팔아먹게 생겼어.” “어이구, 술독끼리 잘 만났군요.” “이봐 말조심하게. 담임을 술독에다 비유하다니 담임은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높은 사람이야. 부모가 먼저 선생님을 존경해야 자식이 배운다구. 도다에게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미리 일러둬.” “도다는 담임 선생님이 무서워서 싫대요.” “그렇다면 자네가 도다의 마음이 바뀔 수 있도록 노력 좀 하게.” “노력은 당신이 해야 해요. 같은 학교에서 아들 때문에 창피 당하지 않으려면요. 오죽하면 같은 학교 직원임에도 장난이 심하다고 통지표에다 썼을까? 나라면 부끄러워서 끼고 가르칠 것 같아요. 제발 올해부터는 더 창피 당하기 전에 도다를 위해 시간 좀 내서 잘 가르쳐 봐요. 친구라고는 매일 그 멍청해 보이는 종석이 놈하고 어울리니 무얼 배우겠어요. 걔의 말더듬을 배워서 도다가 말을 더듬고 있어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엄마들 사이에서는 종석이랑 짝이 될까 봐 걱정하고 있어요. 지난번에 도다 놈이 종석이를 데려와 놀고 간 후에 도다의 저금통을 모두 털어 간 것 아시죠. 그러니 집집마다 종석이를 데려 오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부탁하는 것 같아요. 또 종석이를 조금만 건드려도 종석이 엄마가 집까지 찾아와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어 대니 모두들 수모를 당할까 봐 아예 몸을 사리죠. 이제 도다도 걔랑 못 놀게 해야겠어요. 잘못하다간 도둑질까지 배울 것 같아요.” “내버려두게. 친구란 서로 마음이 맞아야 되는 거라구. 우리가 놀지 못하게 할 권한은 없네. 자네가 바라는 반장을 도다가 또 하려면 많은 친구를 골고루 사귀어야 하고 말고. 그리고 종석이는 자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쁜 아이가 아니야. 그 녀석이 성인 영화까지 노린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쓸데없는 자존심만 가지고 있는 여편네들에게 내 아이만 생각하는 이기심 좀 버리라고 하게.” 호세는 점점 술의 역사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서 5학년 한 해 동안 종석이를 위해 무엇을 해주었던가를 기억해 보려다가 곧 잠 속으로 나가 떨어졌다. 반 아이들이 종석이의 외모가 외계인 이티와 닮았다고 붙여 준 이티란 별명을 달고 눈 깜짝할 사이 전교를 뒤지며 아이들의 돈을 가져갔고, 체육시간에는 교사들의 주머니까지 서슴없이 뒤지는 용감무쌍한 놈은 뒤떨어지는 IQ임에도 성인 영화를 많이 본 탓에 어느 날 같은 5학년의 특수반에 다니는 여자 애를 데리고 아빠놀이를 하러 강당으로 간 일 때문에 오죽하면 믿지도 않는 예수한테 종석이가 바르게 자라도록 기도까지 했었다는 것을 떠 올렸을 것이다. 젊은 새 교장은 정년 단축과 점점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아이들의 부모들로부터 불신을 당하고 있는 불쌍한 교사들의 사기 앙양을 위해서 학년별로 학부모와의 대화 시간을 가질 계획을 세웠다. 우선 학교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어 교사들의 권위를 찾아 주는 데 앞장서겠다고 직원회 때 선언한 후 곧 일하는 교장으로 나서서 칙칙한 색깔의 낡은 교사의 색깔부터 밝고 안정된 느낌을 줄 수 있는 2가지의 색으로 섞어 오묘한 소라색으로 바꾸어 학교 안팎으로 페인트칠을 시작했다. 아직도 3월의 깍쟁이 같은 추위는 학교 주변을 맴돌며 학교장의 성급한 마음같이 칠이 빨리 마르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을 무렵, 학교운영위원회 위원들도 학교장의 새 교육정책을 듣기 위해 자가용을 운동장까지 끌고 들어 왔다. 마지막 수업을 운동장에서 마친 현우는 운동장까지 차를 몰고 들어오는 학부모들의 몰지각에 실눈을 뜨고 못마땅한 그 모습을 잠시 째려보았다. 그리고는 오늘 학교운영위원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교장실로 향했다. 현우의 뒤를 이어 호세도 운영위원회 교사 대표 참석자로 들어왔다. 10명의 운영위원들 앞에서 많은 경쟁자를 뚫고 교육감으로부터 픽업되어 자신이 왔다는 사실 때문에 조금은 우쭐한 기분이 된 새 교장은 그가 교사를 위해 계획하고 설명하려고 했던 것을 까맣게 잊고는 자신의 자랑이 넘치자 교장의 경박한 인간성에 흥미 없게 듣던 차갑게 생긴 똑똑한 여자 부위원장이 조심스럽게 회의를 시작하겠노라고 선언했다. 교장이 낙후된 학교 시설에 대해서 말한 다음 앞서가는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컴퓨터 보급을 시급히 확대해야겠다는 것을 긴급사항으로 내놓고 토의하고 있을 무렵, 동네 파출소에서 나온 경찰관 두 사람이 서무의 안내를 받으며 교장실로 들어왔다. 회의가 잠시 중단되고 뜻밖의 출현자들에게 모두 시선을 겨누었다. “회의중이신 데 실례하겠습니다. 사실 저희들도 뜻밖의 사실이라 요새 이런 어린이들이 있는가 해서요.” 경찰관은 메모된 종이를 펴서 눈으로 읽은 다음 내용을 요약해 말했다. “학년은 6학년이라고만 밝히고 끊었습니다. 아이는 분명히 고소한다는 낱말을 사용했습니다. 내용은 전교 어린이회 시간에 여러 가지 문제를 건의를 해봤자 학교에서 반영이 안 되니 그걸 해결해 달라는 내용과, 담임 선생을 바꾸어 달라는 내용인데 머리가 좋은 아이 같았습니다. 학년을 묻자 자신의 목소리를 감추기 위해 코를 쥐고 코맹맹이 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약간 말을 더듬는 버릇도 있는 듯했습니다.” 모두들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되어 서로를 쳐다보았다. 학교장은 당황한 눈빛이 되어 되물었다. “확실히 우리 학교 어린이란 걸 어떻게 아십니까?” “이 학교 교무실 앞에 설치해 놓은 공중전화에서 금일 오전 10시 50분경에 전화를 건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저희들도 믿기 어려워 전화번호 조회를 해 본 겁니다.” “무서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운영위원회 참석자들도 설마 초등학교 어린이까지 그럴 수 있을까 하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아마 매스컴의 영향인 듯싶기도 합니다. 요즘 선생님들의 비리 꼬투리를 잡아 어디론가 전화를 걸라고 학부모들을 부채질하는 정부의 무책임한 홍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가 안 되면 그 나라의 교육은 바로 설 수가 없는데 말입니다.” 경찰관 중 한 명이 세상에서 점점 딱한 궁지로 몰리고 있는 교사들 편에서 이야기를 했다. “저희가 온 것은 저희들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고, 학교에서도 참고로 아셔야 할 것 같아 들렸습니다. 저도 6학년인 아들놈이 있는데 무척 놀랐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이렇게 자라서는 안 될 것 같은데 걱정이 앞섭니다. 자, 그럼 선생님들 힘내십시오.” 경찰관들은 예의바른 인사를 남기고 간 후 잠시 침묵이 흘렀다. “10시 50분이면 둘째 공부시간 시작이므로 각 반에 그 시작에 자리를 비운 어린이를 조사하면 금방 알아 낼 것 같군요.” 운영위원회 회장이 자기 자식은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자신감을 가지며 제의했다. “물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찾을 수야 있겠지요. 문제는 찾아서 어떻게 처리를 하겠다는 겁니까? 틀림없이 그 아이의 뒤에는 도덕성이 부족한 부모의 환경이 있을 겁니다. 도덕성 교육만은 부모님들의 몫입니다. 학교 교육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박현우가 학부모의 허를 찌르고 싶어 나서는 같았다. 운영위원회 위원들은 현우의 말에 긍정적인 표현을 했다. “이렇게 요즘의 학교는 아까 들으신 것처럼 학부모님들의 생각 이상으로 점점 다루기가 힘든 아이들을 맡아 선생님들이 고생들하고 계십니다. 물론 그런 아이의 뒤에는 반드시 박 선생님 말씀처럼 문제 부모가 있고, 훌륭한 부모님 밑에는 훌륭한 자식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걸 학부모님들께서 아시고 선생님들을 이해하고 많이 도와 드려야 합니다.” 교장은 뜻밖의 현실적인 자료가 되어준 공중전화 사건 때문에 운영위원 앞에서 교사들을 위해 나서서 말하는 데 힘이 실렸다. 학교운영위원회는 뜻밖의 사건 때문에 컴퓨터에 대해 별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룬 다음 그렇게 끝났다. 호세는 잠시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교무실로 새 출석부를 가지러 오면서 공중전화를 걸고 있는 도다를 본 것은 10시 50분 경이었다. 늘 빠뜨리고 잘 잊고 다니는 놈이 반장이 되고 책임감 때문에 집에 두고 온 책이나 준비물을 갖다 달라고 걸고 있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경찰관은 목소리를 감추기 위해 코맹맹이 소리를 냈다고 했지만 도다는 원래 축농증 때문에 코맹맹이 소리다. 현우는 내 새끼가 그런 놈이라고 알고 있을까? 내 자식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지금까지 믿어 왔었다. 그러나 이 순간 아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와서 아이의 학교 생활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자기 자식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다고 비웃었던 현실이 자신 앞으로 다가섰음을 느끼자 시야가 뿌우옇게 서려 왔고, 전신에 힘이 빠졌다. 유기의 말대로 학교의 교육자로서 자기 자식 교육 하나 제대로 못시킨 게 망신살이 뻗칠 것 같았다. 그래도 자꾸만 모든 부모들이 공통으로 생각하는 내 자식만은 절대 아닐 것이라는 쪽으로 슬쩍 마음을 기대며, ‘중이 자기 머리 못 깎는다’는 옛말이 호세의 머릿속으로 뚜렷이 떠올랐다. 봄의 느낌이 느릿하게 깔리는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여전히 어린이의 모습으로 뛰놀고 있었다. 아무도 어린이들이 무서운 계획들을 마음 속에 갖고 있음을 모를 것이다.
지난해말 경기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했다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군가산점이 폐지되는 바람에 탈락한 수험생 민성수(30)씨 등 28명은 지난달 29일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교사 임용시험 불합격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수원지법에 냈다. 민씨 등은 소장에서 "각 지역별로 군가산점 부여 점수가 다른 상황에서 헌재 결정 이전에 경기도가 5점을 부여한다는 시험공고를 낸 것을 보고 경기도에 지원했다"며 "이제와서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위헌 결정을 소급 적용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신뢰보호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민씨 등은 지난해 12월 임용시험에 응시했으나 같은달 23일 군가산점제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군가산점이 배제되는 바람에 불합격 처분을 받게 되자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인터넷 홈페이지(http://ssaw.co.kr)를 개설하는 한편 소송을 준비해왔다.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전국의 교사 임용시험에서 군가산점 폐지로 탈락한 수험생은 중등의 경우 경기 145명·대구 24명·서울 10명·부산 6명 등 336명에 달하며 초등은 서울 11명·광주 1명 등 12명이다.
교섭 제안설명 요지 ◇박진석 교총교권정책국장=본회는 침체된 학교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교원의 사기를 진작하기위한 방안들을 이번 교섭안건으로 요구했다. 첫째 교원정년의 65세 환원이다. 왜곡된 경제논리에 따라 추진된 교원정년 단축은 교원의 사기저하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 교원수 태부족에 따른 교육공백, 다수의 중견교원 조기퇴직에 따른 교단황폐화 등 여러가지 교육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 따라서 침체돼 있는 교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황폐화된 교단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교원정년을 조속히 65세로 환원해야 한다. 둘째 이번 교섭안건은 교육부가 추진중인 교직발전종합방안과 관련된 사항이 다수를 차지하므로 교섭을 통해 일선교원들의 요구사항을 교직발전종합방안에 대폭 반영해 주기 바란다. 본회가 제안한 교섭안건중 교직발전종합방안과 관련된 사항은 수석교사제 조기 도입, 학급담당수당 및 보직교사수당의 인상, 주당 수업시수의 법제화 및 초과수업수당 지급, 교원보수의 획기적 인상 및 보수체계 개선, 교원승진제도의 개선, 교원 법정정원 확보 및 초등 교과전담교사 확대, 교육여건 개선, 학교안전공제 제도 개선, 교원연수경비의 국고부담, 연수이수학점화제도의 개선, 교원의 연구안식년제 도입, 교원 잡무경감을 위한 학교 교무실 학습보조원 배치, 교원 편의·복지시설 확충, 학교단위 자율성 신장 등이 있다. 사안별로 교총이 제시한 방안들이 그대로 합의돼 명실상부한 교직발전종합방안이 성안되기 바란다. 셋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바 있는 교육부장관의 부총리 승격을 계기로 정부조직 개편때 교육전문직의 보임을 확대함으로써 교육행정의 전문성 신장의 계기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 넷째 교원고충 및 근무여건, 복지후생, 교원정책 참여 등에 관한 사항의 반영을 요구한다. 올 4월 제16대 총선 투·개표 업무에 교원 동원을 억제하는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그리고 교원이 인사이동으로 거주지를 변경하는 경우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라 이사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한 교원자녀 대학 학비보조수당 지급, 국·공립대학교원 연구보조비 100% 인상, 정년퇴직교원의 특별승진 도입, 교원의 대학원 수학경비 근로소득 공제, 교원의 여비지급기준 개선, 육아휴직 요건 완화, 획일적 소규모학교 통·폐합 중지, 진로상담보직교사의 상담전담제 확대 실시, 사학교원 및 양호교사의 권익 신장, 정부의 교육정책 형성과정에 교원단체 참여 보장 등을 통한 일선교원의 정책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바란다.
열린교육 `형식' 버려야 이 영 재 전남 영암초등교 교사 지금까지 어떤 교육운동도 열린교육만큼 열정적이지 못했다. 새로운 수업이념, 방법은 교단에 큰 변화를 일으켰고 그 만큼 긍정-부정적인 시각도 크게 교차했다. 그 때문에 교사들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연구하고 워크숍을 여는 등 수업 적용을 위해 눈물나는 노력을 거듭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인가 학교에서 열린교육은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소위 `빨리 달궈지는 냄비가 빨리 식는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다. 우리 나라는 외래문화를 수용할 때 유난히 수다를 떨거나 과민반응 하는 경향이 있다. 만병통치약으로 과신 열린교육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 시작돼 미국, 일본을 거쳐 온 열린교육을 수용할 때 우리의 반응은 유별났다. 미국 또는 일본의 특정학교에서 특색교육의 일환으로 시행된 교육형태를 우리는 대대적으로 퍼뜨렸던 게 아닌가 자성해 본다. 그래서 열린교육의 방법이라고 일컫는 수업기법이 학교, 학생, 지역의 실정을 무시한 채 무작정 전국 학교에 도입됐던 것이다. 열린교육의 신념과 본질을 미쳐 정립하지 못하고 기반과 외형이 서로 어울리지 못한 우스꽝스런 수업을 너도나도 해왔던 것이다. 그러다 비판의 소리가 커지자 그 때서야 뒤를 돌아보게 됐다. 뭐든 성급한 우리는 또 그 비판의 소리에 쉽게 기가 꺾여 열린교육은 어느새 가을 낙엽처럼 시들해지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열린교육이 `유행'했던 최근 몇 년간 `보여주기 위한 수업'에 있어서는 열린교육의 기법을 활기차게 선보였다. 왠지 유행하는 수업방식을 따라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교사가 되는 양 열린교육의 기법들을 열심히 적용했다. 그러나 보여주는 수업은 일반 수업과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평범한 수업을 하다가 손님만 오면 이상한 수업을 하게되니 아이들에게 괜한 오해를 사게 됐고 심지어 교사가 그 `이상한 수업'을 하려 하면 아이들이 `오늘도 손님이 오세요?'라고 묻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열린교육의 유행은 그 동안 교사들의 경험과 지식의 토대 위에 세웠던 학생관, 교수-학습관, 교과관을 흔들었다. 무엇이 먼저여야 하는지 판단할 겨를도 없이 열린교육은 시도평가, 학교평가라는 이름으로 사정없이 휘몰아쳤다. 그리하여 교육의 목표와 내용이 교육의 방법보다 뒤로 밀리는 주객전도의 엉뚱한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교육 본질부터 숙고를 개별화 학습이 묘하게 학습지 남발의 수련장풀이식 단순 학습으로 전락했는가 하면 코너(자리)학습이라는 이름으로 적극적 교수행위는 학생들로부터 멀어졌다. 또 복수교과 병행학습이라는 이름으로 이상야릇한 복식수업이 이뤄졌고 직소우(전문가)학습은 학급 내 소수의 학생들만 우상이 되는 안타까운 차별 교육으로 변질됐다. 교사들이 이렇듯 갈피를 잡지 못하자 학생들도 흔들리고 결국 교실은 4판, 8판이라는 시리즈가 나올 만큼 어수선해 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주객이 전도된 열린교육의 판을 정상으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무분별한 기법들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교육 목표나 내용은 속(알맹이)이고 방법은 형식이다. 속(목표·내용)을 깊이 탐색한다면 자연 가르치는 형식(방법)은 도출되기 마련이다. 교사 각자가 깊이 성찰한 후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고안하고 적용해야 교실이 살고 교육이 살 수 있다. `형식 애용운동'에서 `본질 규명운동'으로 변화해야 할 때다.
●독자모니터 제5기 독자모니터에 66명의 교원이 선정됐다. 독자모니터는 앞으로 2년간 본지의 각종 기획코너 뿐만 아니라 편집·제작방향 결정에도 폭넓게 참여하게 된다. ◆명단 △권광식 전북 군산지곡초 교사 △이강신 경기 군포 금정초 교감 △이영재 전남 영암초 교사 △오영근 서울 양전초등교 교사 △조원표 경기 김포 대명초등교 교사 △정성수 전북 성당초 교사 △박은종 충남 서산가사초 교사 △최신열 전남 영전초 교사 △원종우 강원 고산초 교장 △박용수 경남 장목초 교감 △홍성덕 인천 산곡남초 교사 △김대용 경남 산포초 교감 △김수미 경기 연현초 교사 △위동환 전남 화순초 교사 △황의송 전북 화산초 교사 △이경애 전남 미평초 교사 △장생주 전남 목포신흥초 교사 △기옥도 경기 성남제2초 교감 △김수기 전남 강진서초 교감 △문삼성 부산 칠암초 교사 △이성복 서울 동자초 교사 △김형홍 경북 청도중앙초 교감 △이근철 경북 경산서부초 교사 △이병옥 인천 청천초 교사 △김성진 대전 대전석교초 교사 △김영석 서울 문창초 교감 △김용겸 충남 공주교대부속초 교사 △정종택 전남 순천월등초 교사 △하태완 경기 표교초 교사 △강건수 인천 신현중 교사 △김도중 전북 복흥중 교사 △송병근 서울 전동중학교 교사 △이창희 서울 강남중 교사 △이장희 대구 지산중 교사 △이익로 경북 하양여중 교사 △정연용 충남 사곡중 교사 △심용섭 경북 안동중 교사 △반광득 경기 소하중 교사 △서인숙 경북 북삼중 교사 △박용기 경북 화령고 교감 △김임수 부산진여고 교사 △오봉환 대전 강경상업정보고 교사 △이순윤 경남과학고 교사 △백춘현 서울 세종고 교사 △강영중 강원 횡성고 교사 △오충민 충북대 사범대 부속고 교사 △한은영 경남 옥종고 교사 △김재환 경남 김해농고 교사 △김수영 강원 춘천농공고 교사 △전홍섭 서울 잠실여고 교사 △윤수근 경남 창녕제일고 교사 △이운락 경북 청송여중종고 교사 △전웅주 충남 천안여고 교사 △오종환 경기 삼일공고 교사 △장대익 충남 부여전자고 교사 △채찬석 경기 용인농생명산업고 교사 △박성철 인천 경인여상 교사 △김영화 대구외고 교사 △김종호 대구외고 교사 △이윤배 광주 조선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윤희중 한국체대 교수 △김석은 충남 공주대 축산학과 조교 △한현구 전 충북 제천교육장 △서정륭 경북교원연수원 교육연구관 △윤선근 전북 진안교육청 장학사 △윤춘섭 퇴직교장 --------------------------------------------------- ●만평작가 새 얼굴 이종희 무원고 교사 3월부터 한국교육신문 `교육만평' 작가가 경기 무원고 이종희 교사(39)로 바뀐다. 전남대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4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현직 교사. 87년부터 만화작업을 시작해 당시 주간만화, 만화광장에 카툰(한 컷 그림)을 연재했고 지방지 완도신문에 만평과 4단 만화를 2년간 연재했다. 또 91년에는 박재동 화백 추천으로 한겨레신문의 만화초대석에 작품을 발표했으며 3년 전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만화와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이 교사는 세종대 공연예술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교육부는 올 주요추진 업무의 하나로 교원업무경감을 위한 연구팀을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그 동안 정부의 교원업무경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 파급효과가 적어 교원들의 업무부담에 대한 불만이 상존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원업무경감 연구팀을 구성케 되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부는 현장의 실체험을 주요 정책결정에 반영하기 위해 현직 교원인 조성희 교사(성수공고)를 연구책임자로 해 14명의 초·중등 교원으로 공동연구진을 구성키로 했다. 이와 함께 사이버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참여 희망자를 모집, 홈페이지 안에 초등연구팀, 중등연구팀, 소규모학교연구팀 등 3개 연구팀을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연구팀은 문헌조사, 현장조사, 홈페이지 구축 활용, 공청회나 워크샵 개최 등의 방법을 통해 연구를 추진해 올 8월까지 종합보고서를 제출키로 했다. 교육부는 9월중 확정하는 교직발전 종합방안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대구고법 첫 촌지기준 제시 '15만원 수수' 교사 복직 4년전 두명의 학부모로부터 15만원의 촌지를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자격정지 1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직위해제 됐던 대구시내 모 초등교 전모교사가 11일 대구고법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데 이어 22일 복직 발령을 받아 다시 교단에 서게 됐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박태호부장판사)는 11일 '자격정지 1년에 추징금 15만원을 부과'한 1심 판결을 깨고 추징금 15만원은 그대로 둔채 자격정지 1년형에 대한 선고를 유예해 교사의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반 통념에 비추어 졸업·학기말·명절·스승의 날에 교사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뜻으로 소액의 금품을 제공 수수하는 것은 사회상규에 위반되는 것도 아니고 사교적인 예의의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이를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전교사 사건의 경우 그 시기가 통상적인 감사의 표시 시점이 아니므로 뇌물성이 인정되나 암묵적으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증거가 없고 수수액수가 적은 점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보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교사 촌지의 뇌물성 여부를 가리는 범위와 기준을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해 교육계는 교사의 소액 촌지를 뇌물로 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해 왔고 항소심 판결을 예의 주시해 왔다. 한국교총은 이 사건을 교권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1심과 2심에 걸쳐 소송비 500만원을 지원했다. 11일 대구시교련 이학무회장은 '선고유예 판결에 대한 입장'을 통해 "당연한 결과로 환영한다"며 "밝고 건전한 학교 만들기에 더욱 매진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통폐합 요건 강화·재정지원 골자 정기국회 전까지 공청회·서명운동 `작은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대표 장호순)은 23일 서울YMCA에서 회원 총회를 열고 올 주요사업으로 농어촌교육특별법 입법활동을 결의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20여 개 단체가 참여한 `농어촌·작은학교살리기 운동본부'가 마련한 `농어촌교육특별법'(시안)은 농어촌학교의 폐지요건을 강화하고 학교 지원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폐교 요건은 학생수 10명 이하면서 초등은 2㎞, 중등은 4㎞ 이내에 다른 학교가 있어야 하고 학부모 투표에서 3/4 이상이 찬성하는 경우와 수몰 등으로 주민거주가 불가능하거나 특별한 사정으로 주민 전원이 폐지를 신청한 경우로 한정했다. 또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시도세 2%를 농어촌학교지원비로 편성하고 농어촌학교를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기관으로 개편, 적절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예산과 시설을 제공하도록 했다. 장호순 교수는 "법률 제정만이 황폐화 된 농어촌 교육을 살릴 수 있다"며 "총선 전에 각 당을 방문해 공약화 하도록 노력하고 올 정기국회를 겨냥해 전국 순회 공청회와 서명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한해 전국적으로 통폐합된 학교 수는 총 827개교로 이중 초등교 본교폐지가 268개교, 분교장 폐교 316개교, 분교장 격하 200개교였으며 중·고교는 분교폐지 10개교, 분교폐교 7개교, 분교장 격하 26개교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당초 교육부가 추진하려던 1047개교보다 220개교가 줄어든 것으로 대부분 지역주민의 반발로 보류판정을 얻어낸 경우다. 특히 경기는 당초 66개교에서 15개교, 충남은 141개교에서 83개교만 통폐합 됐다. 그러나 이들 학교도 학생 수 추이에 따라 언제든 통폐합 될 수 있어 교육청-주민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올해부터 2002년까지 2055개교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제주 봉개초등교(교장 김종두)는 졸업장 대신 학부모, 동문들의 격려속에 졸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18일 제50회 졸업식을 치른 봉개초등교는 졸업생 16명에게 각각 5∼15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장학금 조성에는 동문과 동창회, 학부모, 신협새마을금고가 참여했다. 이와 함께 졸업생들이 20년후 자화상을 생각하며 쓴 글과 학습지, 신체검사표, 선생님 인명록 등을 담은 타임캡슐을 교정에 묻는 추억만들기 이벤트도 가졌다.
규모가 큰 학교에 근무할 때 K교사라는 동료가 있었다. 그는 능력도 있고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도지정 연구학교의 연구주무였다. 그는 매일 아침마다 교장실에서는 열리는 참모회의에 참석하느라 한해 동안 1교시 수업은 거의 하지 못했다. 출장도 잦아 걸핏하면 보결수업 내지는 자율수업이 이뤄졌고 옆 반 담임이던 내게도 많은 피해가 돌아왔다. 소란스런 아이들을 보다못해 의례껏 그 교실을 봐 주는 게 일과처럼 돼 버렷다. 정보부장이면서 담임을 맡은 J교사도 마찬가지다. 그는 타고난 컴도사로 학교정보화에 크게 일조했다. 그러나 담임으로서 과연 몇점을 받을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 큰 학교라 교실과 정보교실이 100미터도 넘게 떨어져 있어 오가기에도 힘들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생활하는 일이 많았다. 역시 출장도 많아 수업도 많이 빼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을 보면서 나는 `과연 참다운 교사란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갖게 됐다. 능력은 있지만 아이들 곁에 머무를 수 없는 교사들이 학교현장에는 얼마든 있다. 해당 교사들의 본의는 아니지만 분명 그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담임교사의 임무는 수업시간을 지키는 일이며 특히 초등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있는 곳에 교사가 함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능력 있는 교사 때문에 피해를 본 학반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쯤 고려할 때가 아닌가 싶다. 차제에 그 대안으로 특수한 기능이 있는 교사는 학반 담임을 배정하지 말고 증치 교사나 시·도교육청에서 파견 교사로 임명해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하게 했으면 한다. 아울러 교육청에서는 자기 할 일까지 일선 교사를 차출해 시키는 일을 자제해 줬으면 한다. 국회의원들의 출석률이 세간의 관심을 모았었다. 승진이나 근무성적에 관계없이 교사들 스스로 자신의 출석률을 체크하고 반성할 일이다.
김진호 경북 명호초등교 교장 교육통계연보 부록에서 학교교직원 구성을 보다보면 안타까운 것이 있다. 중학교는 3학급에 전교생 70명 정도의 소규모 분교장에도 일반 행정직원이 배치돼 있는데 초등교에는 특수학급을 포함해 7학급 규모 이상에만 일반직이 배정돼 있을 뿐이다. 본교 6학급에 분교장이 1∼3개 딸린 학교에도 일반직은 없다. 3∼5학급의 소규모 초등교에는 일반직만 없는 것이 아니라 교감도 없고 영양사도 없다. 소규모 초등교에는 한 교사가 출장을 가면 보결수업을 할 교사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직원 수가 많은 학교에는 직원을 더 배정하고 적은 학교에는 적게 배정하는 이 논리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학급 수가 적은 소규모 초등교에는 할 일이 적기 때문이라는 발상에서 비롯됐다면 교육부는 학교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6학급 학교 교감으로 재직했던 96년7월의 일이다. 학교에 공문이 너무 많아 면사무소에 전화를 건 적이 있다. 상반기에 공문이 몇 건이나 접수됐는지 학교와 비교해 보고 싶어서였다. "말도 마이소. 벌써 3000건이 넘었니더" 부면장의 엄살에 `과연 행정관청은 공문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잠시 생각해 보니 교사들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반기 중 학교에서는 600건의 공문을 6명의 교사가 처리했다. 1명당 100건 꼴이었다. 30명이 근무하는 면 직원들도 역시 1인당 100건을 처리한 셈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수업이 없는 면사무소 행정직원만큼 공문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해 9월 도교육청에 갔다가 장학관으로부터 "소규모 학교 교감으로서 고충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공문이 너무 많아 애를 먹는다"고 대답했더니 "앞으로 행정이 발달하면 더 많아질테니 불평하지 마라"고 꾸짖으셨다. 그 분의 예상은 옳았다. 99년 3월 한 달 동안 근무한 안동시 모 초등교에 접수된 공문은 업무연락과 타기관 협조공문을 포함해 350여 건, 쪽수로 1500쪽이 넘었다. 1년으로 추산하면 3500건 1만5000쪽 이상의 공문이 온다는 계산이다. 일반 행정요원 몇 사람이 처리하기에도 벅찬 공문량을 5∼7명뿐인 소규모 학교 교사들이 모두 처리해야 한다. 그러니 수업을 하다말고 교사들이 공문처리에 뛰어다닐 수밖에 없는 일이다. 97년으로 기억되는데, 설 연휴를 마치고 출근했더니 교무실에 있던 컴퓨터가 없어졌다. 숙직 근무자가 말하기를 구미에 있는 김 교사가 연휴 첫날 새벽에 와서 싣고 갔다는 것이었다. 학교 재물조사 자료를 입력해 제출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싣고 갔다는 대답과 함께 설 연휴 3일 내내 컴퓨터 자판을 두드렸다는 김교사의 말을 듣고 울고 싶었다. 이 일을 교사가 할 일이 아니다. 어디 그 뿐인가. 각종 전산화 작업, 학교급식, 안전공제회, 제물조사, 도급경리 업무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이 모두 교사들의 몫이다. 행정요원과 영양사가 해야 할 일까지도 소규모 학교 교사들은 해야 한다. 이러니 수업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수업 때문에 사무를 못 본다"는 교사들의 하소연은 이미 유행어가 돼버렸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시교육청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건의도 해봤지만 모두 허사였다. 이 문제가 금년에는 한국교총과 교육부의 교섭과제로 올랐다. 그러나 이것은 교섭과제가 아니다. 이미 오래 전에 교육부가 개선해 줬어야 할 일이다. 교육개혁이란 말만 부르짖지 말고 교사들이 잡무로부터 해방돼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부는 올 하반기에 `교직발전 종합방안'을 확정해 추진하는 한편 교원잡무경감연구팀을 구성 운영하고 `교원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총선후 교육부총리제 도입과 관련 `학교교육부' 기능에서 탈피해 전 국민의 인적 자원을 개발 관리하는 부서로 전환하며 교육부 기능을 정책업무로 전환하되 초·중등 관련 집행업무는 시·도교육감에 대폭 이양하고 대학 역시 각종 규제를 폐지, 완화하는 구조개혁을 단행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8일 금년중 중점 추진과제 6개와 지속 추진과제 6개를 중심으로한 2000년 주요업무계획을 청와대에 서면 보고했다. 교육부의 6개 중점 추진과제는 이밖에 초등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초·중등 교육유효도 평가'를 실시하고 학급당 최대 학생수를 초·중등 35명, 고교 40명 이하로 하기위해 2004년까지 11조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또 전국민의 지식정보화를 위해 내년부터 초등학교의 컴퓨터교육을 필수화하고 정보소양인증제를 중학교까지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각급 학교의 영어와 컴퓨터 교육을 내실화하고 교원 임용시 이를 반영하며 원어민 영어교사를 연수기관에 확대 배치하기로 했다. 특히 교육재정 확보를 통해 학교운영비를 현재의 65%선에서 100%로 상향조정하고 교육세의 영구화와 세율 인상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18일 교육부 장관은 "2000년도 교육부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점 추진과제 6가지와 지속 추진과제 6가지를 제시했다. 그 중에서 유독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의 하나는 "전 국민 지식 정보화를 위한 교육정보화"방안이다. 이 과제의 요점은 국제화·정보화 시대에 대비해 내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컴퓨터 교육을 필수화하고, 현재 실시중인 정보소양인증제를 고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확대 시행하며,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해 초·중등학교 영어과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방안도 강구한다는 것이다. 이 과제는 국제화·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학생들에게 영어와 컴퓨터 활용능력을 갖도록 한다는 점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맡을만한 교사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지 않은데 문제가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97년 영어교육이 시작되면서 영어 전담교사가 일부 채용되긴 했으나 아직도 대부분 담임교사가 맡고 있는 형편이고, 중등학교에서 역시 원어민 교사가 97년에는 850여명이었으나 99년에는 180여명으로 줄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수업 담당을 위해 교사들이 기초과정 120시간, 심화과정 120시간씩 연수를 받았다고 해도 학급에서 자연스럽게 아동·학생들과 영어로 의사소통하기는 애시당초 어렵다. 또한 부족한 원어민 교사수로는 영어만으로 진행하는 수업을 제대로 운영하기도 어렵다. 영어시간에 말하기와 듣기를 제대로 익히려면 원어민 영어교사에 의하여 수업이 진행되어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원어민에 의한 수업이라 할지라도 자격을 갖춘 자에 의한 수업이어야 한다. 교사의 질은 내국인이든 외국이든 교사 자격증으로 통제되어야 한다. 이왕에 초등학교부터 일부나마 영어로 수업을 하기로 한다면,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투자를 확대해 자격 있는 원어민 교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병행하여 장기적으로는 유능한 영어교사를 양성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기존 영어교사에게 실효성 있는 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 사회에서의 3월의 의미는 자못 남다른 바 없지 않다. 기나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나서 맞은 2월, 여러 가지 학교행사로 해서 어수선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3월이 온다고 그런다. 지나간 2월이 떠나보냄의 달이요 정리의 달이라면 3월은 맞아들임의 달이요 새 출발의 달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졸업식이다 종업식이다 그래서 들떠 있었고 교원들 또한 인사이동으로 해서 마음이 편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2월에서 3월 사이의 그 스산하고 애잔한 정서를 무엇으로 표현해야만 좋을까. 그만큼 떠나보냄과 새로운 만남을 연습했으면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었건만 해마다 2월이 오고 또 3월이 오면 가슴은 여전히 보랏빛으로 아리고 눈빛은 또 여전히 풀빛으로 출렁인다. 돌이켜 보면 지난간 몇 해 동안 이 땅의 모든 교원들은 그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얼마나 많은 수모와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가. 그러나 언제까지고 우리가 그렇게 지나간 일에만 발묶여 서성거리거나 한숨을 내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겐 우리가 사랑해서 마땅한 아이들이 있다. 교실이 있고 운동장이 있다. 교육은 여전히 인간이 할 수 있는 사업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깨끗하고 꽃다운 사업인 것이다. 더구나 머잖아 3월이 다시 온다 하지 않는가. 달력으로 쳐서 1년의 시작은 1월 1일이지만 학교의 입장으로 봐서 1년의 시작은 3월 1일이다. 우리가 사랑해서 마땅한 우리의 아이들은 그 3월 1일을 저들의 집에서 보내고 3월 2일이 되면 새 가방에 새로운 책과 새로운 공책을 마련해 가지고 웃는 얼굴로 교문을 들어설 것이다. 비록 새 운동화를 마련하지 못한 아이들이라도 엄마가 빨아준 깨끗한 운동화로 갈아 신고서 오리라.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새로 태어나는 우리의 아이들. 저들 얼굴 가득 물리는 태양 같은 미소. 3월의 아이들은 더욱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들이고 더욱 빛나는 태양의 미소를 닮은 아이들이다. 왜인가? 저들이야말로 어제의 아이들이 아니고 바로 오늘, 바로 지금, 여기에서 태어난 새 생명들이기 때문이다. 하나씩 계단을 올라간 아이들. 어제보다 의젓해지고 당당해진 모습. 그들은 모두가 오늘의 승리자들인 것이다. 저들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느껴야 할 것인가. 아이들은 우리에게 새로움이 무엇이고 새로운 시작이 무엇인가 배우게 한다. 아이들은 또 새로움과 새로운 시작의 떨림이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을 느끼게 한다. 우리들은 아이들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들의 세상을 상상할 수 없다. 아이들은 인간의 꽃이요 지상의 별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노래하는 악기요 꿈꾸는 보석이다. 어른들의 세계가 하수구라면 아이들의 세계는 상수도요, 아이들은 또 그 맑은 물이다. 그 아이들이 3월이면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선생님들을 만나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모든 것은 새롭고 서툴고 낯설기만 할 것이다. 이 새로움과 서툴음 그것이 생명의 속성이요 본질이다. 어른들은 바로 또 이러한 점을 아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충청도 계룡산 기슭, 산골에 위치한 조그만 초등학교이다. 그러나 우리학교에도 3월이 되면 몇 명의 신입생들이 들어 올 것이다. 어제 그제까지만 해도 유치원 교실에서 천국의 나날을 누리던 녀석들. 손에서 과자냄새가 나고 옷자락에서 우유 냄새가 나는 녀석들. 그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앞으로나란히를 배울 것이요, 반듯하게 줄서는 법을 배울 것이요, 글씨 쓰기와 셈하기를 배울 것이다. 신입생 아이들의 비뚤비뚤한 글씨 쓰기와 줄서기는 우리에게 깨끗한 웃음과 희망을 선사해준다. 이 신입생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재학생 아이들도 한 학년씩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요 졸업생들도 졸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때로 우리는 그 동안 세상을 향해,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절망하기도 했고 야속한 심정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아이들은 사랑스럽고 새롭고 반짝인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우리들의 나날은 세상의 그 어떤 일보다 가치롭고 훌륭한 일임을 안다. 이제 세상의 눈치를 지나치게 살피지 말자. 어디까지나 나는 내가 아니겠는가. 어렵게 어렵게 우리 곁으로 찾아온 3월. 따스한 손을 내밀어 악수라도 청해볼 일이다. 그래도 3월은 온다. 올해도 이 말은 우리에게 희망의 깃발이 되어 우리를 풀내음 가득한 들판으로 안내해줄 것이다. 충남 왕흥초등교 교장 나태주
[교육부 2000 주요업무 계획] 교과서 단위별 집필자 실명제 수석교사제·연수휴직제 확정 `교원잡무경감 연구팀' 상설 운영 18일 교육부가 청와대에 서면 보고한 2000년 주요업무계획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적자원 개발=교육부총리제 도입과 관련, 기존의 `학교교육부' 기능을 탈피한다. `인적자원개발회의'을 설치해 10여개 부처에 산재한 인적자원 개발관리 기능을 협의, 조정토록 한다. 국가 인적자원 개발 및 관리상의 낭비와 비효율을 해소하고 여성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의 하나로 여교원 및 여성 공무원의 관리직 진출을 확대한다. ▲자율화 가속=교육부 기능을 정책기획 및 평가, 감사 등 정책업무로 전환하고 초·중등업무는 자율성과 책무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시·도교육감에게 최대한 이양한다. 대학 역시 학생정원, 인사, 재정관련 각종 규제를 폐지 완화하되 국립대 특별회계 도입 및 인센티브와 연계한 스스로의 구조개혁을 유도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에 `교육자율화 추진기획단'을 구성해 운영하며 교육규제완화위원회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초·중등교육의 내실화=2004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초·중 35명, 고교 40명 이하로 감축하기 위해 11조원의 학교신설 재원을 집중 투자한다. 99년 현재 20만명에 달하는 초·중·고 학습부진아와 읽기·쓰기·셈하기 기초능력부진아(중 4.5만, 고 1.8만)를 위한 `교육유효도'평가를 실시한다. 7차 교육과정의 시행을 위해 쉽고 재미있으며 친절하고 활용하기에 편리한 교과서를 편찬한다. 특히 교과서의 교과 단위별로 집필자 실명제를 도입하며 새 교육과정 도입과 관련한 교원연수를 확대하고 순회교사제나 계약제 등을 적극 활용한다. ▲교육정보화 추진=`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국민'을 만들기 위해 초등학교 컴퓨터교육을 의무적으로 편성(2001년 1∼2학년, 2002년 3∼6학년 주당 1시간이상)하며 정보소양인증제를 중학까지 확대한다. 또한 교·사대의 정보화 지원을 확대하고 `전국민 1인 1인터넷 ID갖기운동'을 전개한다. 영어교육을 생활영어 중심으로 내실화하고 교원 양성기관의 영어교육을 강화하며 임용시험에 적극 반영한다. 그리고 모든 초·중등교에 컴퓨터 실습실을 완비하고 20만 교실에 멀티미디어 기자재를 설치하며 모든 교사에게 PC 1대씩을 보급하는 `교육정보화 종합계획'을 연내에 완결한다. ▲교직사회 조기 안정화=교원의 업무부담 경감을 적극 추진하며 현장교사 중심의 `교원잡무경감연구팀'을 상설 운영하고 교직단체와의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한다. 이와함께 수석교사, 자율연수 휴직제, 교장연임제 등을 포함한 교직발전 종합방안을 올 하반기에 확정해 추진한다.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교원안전망'을 구축한다. 안전망에는 경찰 등 외부기관의 개입으로부터의 보호, 학교분쟁조정위 등을 통한 직접적 마찰 방지, 학교안전공제회의 보상대상 확대와 보상한도액 증액, 고문변호인단 지원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생활불안 교원에 대해 교원공제회의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생활자금이나 의료자금 지원을 확대한다. ▲교육재정 확충=지난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개정돼 내년부터 매년 1조5000억 가량의 교육재정이 추가 확보되었으나 학교운영비(9000억), 정보화(2000억), 7차교육과정 대비(4000억)에 투자하면 가용재원이 태부족하다. 따라서 교육환경을 OECD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교육세율 인상과 영구세화를 추진해 2조3000억(학교신설 1조6000억, 기존시설 개선 7000억)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일반자치와 교육자치의 연계를 통한 투자확대와 민간부문의 교육투자 확산을 위해 교육투자 지원단을 구성 운영한다. 이밖에 교육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인센티브 교부제 도입 등을 통해 최적 교부방법으로 전환하고 단위학교 자율성 제고를 위한 학교회계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교육부는 이와 같은 6대 중점추진과제 외에 계속사업인 6대 지속추진과제의 구체적 내용도 밝혔다. 그 주요내용은 ▲2002학년도 대입시제도의 정착을 위한 준비 철처 ▲선진국 수준의 대학교육을 위한 개혁 추진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평생·직업교육 강화 ▲저소득층 교육지원 강화를 통한 복지 구현 ▲교육 문화교류를 통한 국제협력 강화 ▲맑고 깨끗한 교육풍토 조성 등이다. /박남화 parknh@kfta.or.kr
정부 차관회의는 17일 '지방 교육행정기관 및 공립교에 두는 국가공무원 정원규정'을 개정, 2000년 공립교 교원정원을 종전의 263636명에서 265541명으로 1905명 증원했다. 이에앞서 국립 특수학교인 우진학교 신설 증원분 61명을 포함하면 올 국·공립교원 정원은 1966명이 늘어난 셈이다. 당초 정부는 급당 학생수, 교원 1인당 학생수 등을 지속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올부터 향후 5년간 매년 2000명씩 모두 1만명의 교원을 증원키로 했으며 실시 첫해인 올해 1966명이 증원된 셈이다. 증원분을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유치원 158명, 초등 1415명, 중등 164명, 그리고 특수학교 168명 등 공립 1905명이며 국립은 특수학교인 우진학교 61명이다. 교원 정원 증원은 95년 1207명이 증원된 후 96년 420명, 97년 802명, 98년 764명, 99년 369명 등으로 실시돼 왔다. 교육부는 당초 지난해 9월 행자부와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과정을 통해 2000년 교원 정원 증원을 1635명으로 잠정 확정했었으나 정부의 교원근무조건 개선방안의 하나로 이를 수정해 331명의 정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우수교사인증제로 교사 質관리" 교원대 6대 신임총장에 선출된 정완호(鄭琓鎬)교수가 28일 취임했다. 국립대중 처음으로 총장임용후보자 추천위에서 간접선거 방식으로 선출된 정총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84년 개교한 이후 종합교원양성·연수대학으로 뿌리를 내린 교원대를 국제수준의 대학으로 발전되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총장은 우수한 예비교사를 선발, 양성하기 위해 `우수교사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수교사는 무엇보다 교육자의 기본자질인 인감됨과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뜻한다. 이를 위해 명심보감 같은 고전읽기, 전공 교과교육학과 내용학을 마스터하게 하고 외국어와 컴퓨터, 교육자료 활용능력을 일정수준 이수하면 자격인증을 발급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정총장은 또 교원대 출신 교사들을 대상으로 추수지도와 연수기회를 제공하는 `교원클리닉' 운영계획도 아울러 밝혔다. 정총장은 95년 신규교사임용 국가고사제가 실시된 후 지원학생의 수준이 다소 떨어졌지만, IMF사태 이후 또 다시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교사임용율이 전국 1위(초등 합격률 91.8%, 중등 54.8%)였다고 자랑했다. 정총장은 정부의 교직발전 종합방안중 종합 교원양성기관 전환내용과 관련, "면밀히 검토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겠지만, 수도권지역에 제2캠퍼스 설립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정총장은 또 최근의 학내 분규와 관련, "대학발전을 위한 진통으로 이해한다"면서 "대학의 각 구성원들이 자기 직분에 충실할 수 있는 학내 여건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총장은 이밖에 "종합교원연수원 기능을 극대화해 명실상부한 전국단위의 자격연수기관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면서 한편으로 서울대의 교장연수 기능분화 주장이 신경쓰인다고도 했다. 정총장은 서울대 사대를 졸업하고 동국대에서 이학박사, 서울대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으며 일선 중고교에서 11년간의 교사경력과 교육부 편수국의 교육연구관 경력 11년, 그리고 88년부터 교원대 교수로 11년간 봉직한 뒤 총장에 선출되는 등 11숫자와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3개교에서 목 잘려 일선 학교의 단군상이 훼손당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경북 영천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전 중앙, 동부, 화산초등교에서 단군상의 목이 잘린채 발견됐으며 중앙, 동부초등교에서는 잘려나간 목이 현장에서 발견됐으나 화산초등교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18일 졸업식이 끝난 후 한밤중에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 교육계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모(某) 기독교연합회에서 단군상 철거를 주장하며 학교측과 경북도 및 도교육위원회에 진정서를 내고 항의방문을 하는 등 수차례 협박을 해 왔다"고 밝혔다. 단군상 훼손은 지난해 7월 경기 여주의 3개 학교에서 발생한 이래 현재까지 20건이 일어났다. 한편 한국교총은 7일 검찰총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단군상을 파손한 행위는 가해자들의 종교적 집착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가 교육기관을 해하고 교권을 크게 침해한 것"이라며 "학생의 교육권 보호와 교권확립 차원에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2월14일자 보도) /이낙진 leenj@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