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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수학 행복지수’ 설문…활동중심 융합수업 자아 존중감·친구관계·심리적 안정감 향상 국제학력 비교평가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한국 학생들의 수학 학업성취도. 그러나 수학에 대한 흥미, 자신감, 학습동기 등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바라는 ‘좋은 수학수업’이란 무엇일까. 연구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지난 4월 개최된 ‘제58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최고상 심사에 올랐던 이송정 충남 대천여고 교사의 연구 ‘좋은 수학 수업 프로젝트를 통한 행복교육 실현’은 학생들이 학습에 주도권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토론학습과 체험활동을 접목한 것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교사는 “수학에서 어떻게 ‘행복’을 찾아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수학 행복지수’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으며 기피하는 과목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이 설문조사는 학생 행복지수를 수학수업에 맞게 변형한 것으로 학생이 수학수업에서 느끼는 자아존중감, 인권존중, 교사 및 친구관계, 심리적 안정 등 20개 문항에 대한 인식을 수치화 해 나타낸 것이다. 그는 “긍정적인 수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서 “수학도서 읽기와 토론학습으로 교과서를 보완했고 여름방학에 ‘수학 스케치업’ 캠프를 열고 코흐곡선에 대한 폼아트 제작하기, 초콜릿을 이용해 눈결정체 만들어보기 등 미술, 문학, 사회, 영어 가정 등 다양한 교과와 융합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학생이 교사가 돼 친구들을 가르쳐보는 ‘내가 교사 프로그램’, ‘친구와 함께 쓰는 수학노트’ 등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멘토와 멘티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친구와 무엇인가 공유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그 결과 ‘열심히 수학공부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연구반 ↑49%, 비교반 ↓3%), ‘수학 수업 시간에 친구들을 서로 존중한다’(연구반 ↑38% 비교반 ↑7%), ‘수학시간이 기다려진다’(연구반 ↑39%, 비교반 ↓7%) 등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나는 수학선생님을 좋아한다’(연구반 ↑38%, 비교반 ↑0%), ‘나는 수학시간에 친구와의 관계가 좋다’(연구반 ↑43%, 비교반 ↓4%)로 연구반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감 및 자아존중감이 향상됐음을 알 수 있다. 이 교사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교사보다 학생들이 중심이 될 때 행복한 수업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웃고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수학수업을 전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예람 ■현장교육연구 우수작 돋보기=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교사들을 만나 연구의 핵심과 과정 등 ‘1등급 연구물의 비결’을 밝혀드립니다.
거리·무게·소리 등 다양한 센서 활용 신체활동과 접목, 과학에 흥미 높여 협동정신은 물론 정리정돈도 스스로 교사 간 교환수업으로 연구 질 제고 “마이크로컴퓨터인 ‘아두이노’ 활용 컴퓨터실 없는 융합수업 시도할 것” ‘식물의 한살이’를 알아보는 4학년 과학시간. 학생들이 주어진 카드에 강낭콩의 한살이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린 후 설명을 적었다. 씨앗에서 싹이 나오는 그림, 떡잎이 나오는 그림, 가지가 나고 잎이 달리는 그림 등 알록달록한 카드 6장을 완성한 아이들은 짝을 지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교사가 나눠준 거리센서를 카드에 가까이 대자 컴퓨터 화면이 그림과 같은 강낭콩의 한 살이를 나타내는 사진으로 바뀌었다.(사진) 이는 17일 경기 호암초(교장 박희양)에서 열린 ‘피지컬 컴퓨팅(physical computing)’을 활용한 STEAM 수업장면이다. 김석희 교사를 중심으로 호암초 교사연구회가 4년째 연구하고 있는 이 수업은 ‘피지컬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학교 현장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 컴퓨팅’이란 프로그램이나 센서 등을 이용해 컴퓨터가 인간의 감각 역할을 하거나 그에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입력 방법 대신 소리, 동작, 빛, 열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입력하고 표현하는 개념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뉴욕의 중․고교에서도 활용되는 등 학생과 교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융합수업의 한 도구다. 평소 IT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교사가 미국에서 직접 도구들을 수입해오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수업에 주로 사용되는 도구는 ‘핸즈온(hands on) 센서’다. 핸즈온 센서는 빛, 소리, 온도, 압력, 거리 등을 입력하면 프로그램을 통해 빛이나, 소리, 동작 등으로 결과 값이 표현되는 장비다. 즉 주제와 표현하고자하는 방식에 따라 거리센서, 압력센서, 소리센서 등 다양한 종류의 센서를 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사는 “피지컬 컴퓨팅을 활용한 STEAM 수업은 중요하지만 적용하기 어려운 요소인 T(technology)와 E(engineering)를 한 번에 해결해준다”며 “신체적인 활동과 접목되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흥미를 쉽게 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피지컬 컴퓨팅을 활용한 융합수업의 분야는 매우 넓다”고 말했다. 기울기 센서를 달아 말하는 저울을 만들면 과학교과의 ‘용수철로 무게 재기’를 배울 수 있고, 모터 세기를 조절해 로봇 자동차의 빠르기를 비교하며 ‘속력’의 개념을 익힐 수도 있다. 이밖에도 전기가 흐르는 원리를 이용해 인간드럼 공연하기, 빛을 감지하는 센서를 이용해 전기회로 연결방법 알기 등 어떤 센서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수업분야는 무궁무진해진다는 것. 김 교사는 “특히 식물의 한살이 같은 단원은 암기해야 할 부분은 많지 않지만 교과서로만 수업하면 자칫 지루해하기 쉬운 부분이어서 융합수업에 활용하면 효과가 크다”며 “그림을 그리고 시도 쓰면서 예술적 소양을 기를 수 있고 주변 자연환경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돼 인성교육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항상 2인 1조로 협력해야만 과제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협동정신은 물론 정리정돈까지 아이들 스스로 익히게 됩니다. 수업 후에는 다른 친구들을 몇 명이나 도왔는지 물어보고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등 조금만 독려해주면 자발적․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요.” 교사들끼리의 융합도 중요한 요소다. 호암초의 경우 4학년이 3학급이어서 3명의 교사들이 각자가 관심 있고 자신 있는 분야의 수업을 정해 교환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혜정 교사는 “좋아하는 수업을 더 열심히 개발할 수 있는 동기 부여도 되고 다른 반 학생들 이름까지 자연스럽게 외울 수 있어 학교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덧붙였다. 4년간의 연구 결과 학생들의 과학탐구에 대한 태도, 과학에 대한 즐거움, 과학에 대한 직업적 흥미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가 나왔다. 그는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을 조사해보니 과학자는 19위, 과학자를 꿈꾸는 중․고교생은 100명중 2명뿐이었던 자료를 본적이 있다”며 “피지컬 컴퓨팅이 과학에 대한 흥미 제고는 물론 진로선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이공계 기피현상을 완화하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꾸준한 연구 덕분에 김 교사는 지난해 ‘2년간의 추적 연구를 통한 피지컬 컴퓨팅 기반의 STEAM 프로그램의 효과’로 논문을 냈다. 또 11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한 ‘2014년 융합인재교육 전국 워크숍’에서 발표자로 나서 자신의 운영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연구에서 엿보인 열정만큼 호암초 연구회는 도전하고 싶은 STEAM 수업 분야도 다양했다. 김 교사는 “마이크로 컴퓨터인 ‘아두이노(Arduino)’를 활용한 융합수업 등 앞으로 더 많은 첨단기기를 활용한 STEAM 수업을 시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두이노는 컴퓨터 메인보드의 단순 버전으로 기판에 다양한 센서나 부품 등의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 컴퓨터와 연결해 소프트웨어를 로드하면 동작하므로 새로운 창조물을 무한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작은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가격도 3~4만원으로 저렴하다. “아두이노는 융합수업의 판도를 뒤바꿀 만한 장치라고 봅니다. 초등 STEAM 수업의 수준을 감안해보면 굳이 한 대에 100만원이 넘는 컴퓨터를 여러 대 구비해 컴퓨터실까지 갖출 필요는 없어요. 아두이노는 컴퓨터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손바닥 크기만큼 작고 가격도 저렴해 바로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고 고장이 나도 큰 부담이 없죠.” 김 교사는 “연구를 진행하며 깨달은 것은 즐거운 학습경험은 학생들의 기억에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진입 장벽이 낮은 좋은 기자재들을 많이 찾고 활용해 더 재미있고 능률적인 STEAM 수업을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교총 ‘학교현장 안정화 촉구’ 기자회견 한국교총이 법외노조 판결에 불복하며 총력투쟁에 나선 전교조에 “조퇴투쟁 등 학생을 볼모로 한 극한투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전교조 감싸기에 나선 교육감들에 대해 “진영논리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교육행정을 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현재의 교육위기를 해결하고 유초중고, 대학 현장의 진솔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24일 오전 서울교총회관 대강당에서 연 ‘법외노조 관련 학교현장 안정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교조-교육감-정부의 충돌과 갈등 확산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를 해소할 적극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투쟁, 불복, 강경대응의 악순환으로 학교 현장이 혼란에 빠지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의지에서다. 안 회장은 우선 전교조를 향해 “교사의 기본적 책무는 학생교육이다. 전교조의 입장과 조합원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교사는 교육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장외 극한투쟁의 중단을 촉구했다. 집단적 조퇴, 이탈에 따른 교장과의 마찰, 수업 조정 갈등과 학습권 침해 등 학교와 학생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어 “국제기준과의 차이, 관련 법령 상 문제가 있다면 강경투쟁보다는 합법적인 교원노조법 개정 운동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법원 판결을 수용해 규약 개정으로 합법성을 유지하고 해직자는 채용직으로 전환하면 법적 혜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안 회장은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 ‘교원단체-정부-정치권 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노사정위원회와 같이 이번 법외노조 문제뿐만 아니라 시대 흐름에 따라 교원‧교원단체의 기본권 등을 법적으로 정비할 창구역할의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있는 진보교육감에 대해서는 전교조 감싸기를 벗어나 학생만을 생각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회장은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할 교육감들이 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것은 매우 비교육적인 행위”라며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만 모여 어떤 교육 사안에 대해 집단적 통일행동을 구축하는 것은 교육을 진영논리로 나누는데 앞장서는 것”이라며 과두체제적 행동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어 “그럼에도 법외노조 판결을 외면한다면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통해 불복종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 회장은 불복종운동과 관련해 “교육감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시도교육청이 체결한 전교조와의 단협 내용 거부 등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 회장은 기자회견문에 없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긴급면담을 요청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비정상의 정상화, 국가개조에 맞춰 교육 분야 정상화에 협력해왔다. 하지만 교육 부재가 근본 원인인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통령 담화문 어디에도 교육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며 “통수권자로서 박 대통령의 눈과 귀, 언로가 막혀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동안 역대 정권은 적어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교육계 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지만 지금은 참모와 일부 자문인사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바람에 여러가지 문제가 파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유초중고, 대학 현장 대표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총은 기자회견 후, 청와대에 공문을 보내 교육 현안에 대한 교육현장의 民意를 전달‧건의하는 대통령 긴급면담을 요청했다. 안 회장은 마지막으로 “현재의 극한 갈등 상황을 푸는 해법은 법을 지키고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교총이 제안한 학교현장 정상화 촉구 방안을 각계가 적극 수용하길 기대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기자회견 후 일문일답에서 안 회장은 최근 일부 언론이 ‘법외노조 관련해 교총이 돕기로 했는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보도한 부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해 9월 EI 아태지역위원회에서 전교조는 법외노조와 관련해 EI에 협조 요청 중인 상황이었다. 그때 나는 전교조가 9명의 해직교사를 위해 법적 강경투쟁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고, 법 개정에 당당히 나선다면 협조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분명히 했다. 작년 9월 23일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과 함께 한 관훈토론에서도 안 회장은 ‘법을 준수한 후에 법 개정운동을 한다면 진지하게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찬수 교총 수석부회장, 강영길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부산교총 회장), 황환택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총무(충남교총 회장), 유병열 서울교총 회장, 장병문 경기교총 회장, 정덕화 강원교총 회장이 함께 참석해 연대발언에 나서기도 했다.
제주 여행 중에 이중섭 거리에 갔다. 화가 이중섭은 한국전쟁 중에 서귀포에 머물렀다. 머문 것이 아니라 피란 생활이었다. 제주 사람의 도움으로 방을 하나 얻어 살았다. 그때의 인연으로 이 거리가 조성된 것이다. 사실 이중섭이 이곳에 살았던 시간은 1년도 안 된다. 그럼에도 그는 여기서 여러 개의 작품을 남겼다. 그리고 피란민 배급품과 고구마로 연명했지만, 가족과 함께 했기 때문에 가행복한 여생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 천재 화가의 추억이 있는 곳이지만, 모두가 소박하다. 당시 머물렀다는 초가집은 그때의 어려움을 그대로 이고 있는 듯 지붕이 낮다. 거리에 이중섭을 따르는 화가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가난한 예술가들이다. 그들은 창작의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속된 눈으로 보면 밥벌이도 못하는 듯하다. 화려한 도시 생활에서 떠나온 여행객들은 오히려 이런 모습에 흥이 났다. 저마다 작은 가게를 드나들며 장식품을 사느냐 정신이 없다. 나도 휩쓸려 다녔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다. 모두 몸에 치장하는 장신구라 만지작거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가게에서 풍경을 봤다.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풍경이지만, 재질이며 색깔은 제법 멋스럽다. 쇳조각이 고급 청동처럼 보인다. 회색 빛깔은 가마에서 엄청나게 뜨거운 불을 견딘 듯 숯 빛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 빛은 오랜 세월의 흔적처럼 오묘하게 느껴진다. 깊은 산에 있는 절에 가면 제일 먼저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것이 풍경이다. 풍경은 불구(佛具)의 하나로 ‘풍령(風鈴) 또는 풍탁(風鐸)’이라고 한다. 요령이 손으로 흔들어서 소리를 내는 데 반하여, 풍경은 바람에 흔들려서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맑고 청아해 경내를 더욱 경건하게 한다. 풍경은 원래 경세(警世)의 의미를 지닌 도구이다. 풍경 방울에는 고기 모양의 얇은 금속판을 매달아둔다. 고기는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수행자는 잠을 줄이고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수행자의 나태함을 깨우치는 역할을 한다. 풍경을 베란다에 걸었다. 내 비록 수행자는 아니지만 풍경을 보면서 고결한 인품과 마음가짐을 생각해 보고 싶었다. 풍경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경지와 처세를 생각해 보고 싶었다. 산사의 고요함과 교감을 하다 보면 마음이 한결 깨끗해지겠지. 풍경 소리에 피리라도 불고, 달밤에 피리 소리를 바람 따라 보내면 내 마음속 고통과 번뇌도 함께 날아가겠지. 그러나 베란다에 있는 풍경은 울지 않는다. 바람이 오지 않는다. 허공에 매달린 풍경은 애련한 가슴으로 산사의 바람을 기다리는 듯했다. 이 모두가 욕심이 빚어낸 것이 아닐까. 욕심으로 얼룩진 내 마음에 고요함이 올까. 꽃은 꽃을 버려야 열매가 되고, 강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지금 풍경을 걸어놓고 바람을 기다는 것은 욕심이다.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욕망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욕망의 잡초를 뽑아내야 내가 비로소 마음에 평화가 온다. 풍경은 바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실체를 드러낸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홀로인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고 행복을 누린다. 사람뿐이겠나. 이 세상 모두가 만남을 통해서 어울리고 조화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더욱 혼란스럽다. 경쟁을 하고, 시기하고 질투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사람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새롭게 정화되어야 한다. 풍경은 맑은 소리를 위해 자신의 몸을 흔든다. 자신의 몸을 때려 소리를 낸다. 마찬가지로 내가 해야 할 일은 나를 올곧게 키우는 일이다. 요즘 나는 이웃들에게 바라는 것이 많지 않았을까. 그러다보니 말만 많이 한다. 그것 또한 내가 벗어나야 생각이다. 침묵으로 이웃을 만날 필요가 있다. 내가 풍경을 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삶의 정갈함을 그리워한 탓이다. 푸른 하늘 아래 바람을 따라 울리는 풍경 소리를 통해 마음을 닦고 싶다. 티끌 하나 묻지 않은 맑은 소리를 닮고 싶다. 하늘의 신비를 닮아 깊은 명상으로 안내하는 풍경 소리에 몸과 마음을 쉬고 싶다. 이름 없는 장인이 만든 풍경은 화려한 치장도 없다. 작고 투박하다. 우리네 소박한 마음을 꾸밈없이 담아놓은 모습이다. 욕심을 버린 순박한 마음이 숨 쉬고 있다. 단순 미학과 삶의 달관이 보인다. 그 풍경이라도 닮고 싶다. 입만 열면 대립하는 세상이다. 실체도 없는 바람과 만나 영혼의 교감으로 우는 풍경을 본다. 그 우는 소리에 마음을 쉬고 싶다. 매듭도 없는 삶, 힘겹기만 한 삶의 길목에서 문득 바람을 쐬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스친다.
장마를 앞두고 흐린 날씨가 이어진다. 치자꽃 향기에 주위를 둘러보니 눈길 닿는 곳은 짙은 초록이다. 그 초록빛 사이에 분홍색의 바늘 뭉치가 솜사탕처럼 살포시 내려앉은 듯 활짝 핀 자귀나무꽃이 녹색과 대조를 이루며 돋보인다. 돋보일 수 있다는 것, 눈에 잘 띄는 것은 극과 극의 대비가 주는 것이다. 그러한 현상은 색의 대비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우리 몸에 있어 상처의 흔적인 흉터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마다 한 두어 군데 흉터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특히 제일 많이 자리 잡은 곳이 무릎일 것이다. 태어나 기어 다니다 걸음마를 시작하고, 조금 익숙해지면 직립보행의 묘미인 달리기를 시작한다. 좌충우돌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성장하다 보니 무릎은 수난을 당한다. 그리고 그 흔적은 흉터로 훈장처럼 자리 잡는다. 쉬는 시간이 되었다. 어디에서 미끄러졌는지 바지의 무릎이 찢어져 피멍이 들어 울고 있는 아이가 있다. 얼른 보건실로 데려가 소독을 하고 밴드를 부쳐주었다. 그리고 위로한답시고 “야 괜찮아 별것도 아니야. 선생님은 어릴 때 놀다 넘어져 피가 나면 흙을 발라 피를 멎게 한 적도 있는데…….” 이 말에 아이는 무슨 이상한별에서 살다가 온 사람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인다. 상처와 흉터! 살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심신이 상처를 입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상처 중 제일 고통스러운 것이 화상이다. 물론 화상도 차이가 있지만 3도 화상은 아주 심한 화상으로 자칫 잘못하면 치명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화상은 외과적 치료로 치유할 수 있지만 마음에 입은 3도 화상은 생각에 생각을 더 하여 합병증을 몰고 와서 자칫 삶을 내려놓게 할 수도 있다. 며칠 전 유배문학관을 찾았다. 그런데 로비에는 깊은 회상과 세월을 담은 고사한 고목 느티나무 두 그루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살점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그 모습은 흡사 화장장에서 산화되지 않고 남은 두개골과 단단한 뼈처럼 보였다. 겉껍질을 벗겨내고 다듬어져 윤기를 발하고 있는 그 고목의 정체 하나는 2012년 12월 31일 천연기념물 제276호에서 해제된 갈화리 느티나무와 둘째는 1990년 태풍으로 고사한 성명초등학교에 있던 수령 천 년의 교목인 느티나무였다. 문학관 내실의 양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두 고목의 나이는 합하여 천오백 살이었다. 전혀 다른 서면 서상리와 고현면 갈화리에서 붙박이로 있다가 우연히 한 지붕에서 만난 인연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수령 천 년의 느티나무! 유년의 기억을 더듬어 중첩하자 줄기의 어디 한 군데도 성한 곳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옹이의 수는 헤아리기 어렵고 가운데는 세월에 녹아 구멍이 난 채 기하학적으로 곡선으로 물결 무늬를 이루고 있었다. 천 년 동안 서서 지내다가 이제 누워서 편안한 안식을 취하고 있는 느티나무를 보며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그 느티나무를 둥근 나무라 불렀다. 줄기는 얼마나 큰지 아이들 열 명 정도 손을 맞잡아야 잴 수 있었으며 고목이라서 그런지 가운데가 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숨바꼭질할 때면 그 속에 숨거나 청소할 때 쓰는 대나무 빗자루를 숨기는 곳이기도 하였다. 또한, 제일 늦게 잎이 나온다고 느티나무라 하는데 그 나무의 그늘은 여름철 뙤약볕을 피해 구슬치기하기에 좋은 곳이요 선생님의 풍금 소리에 맞춰 광복절 노래를 연습하는 장소였다. 하지만 느티나무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가을 되면 떨어지는 낙엽을 청소하느라 흙먼지를 뒤집어쓰기도 하였다. 그런 느티나무가 이제 생명을 다하여 갖은 상처만 각인한 채 또다시 새로움으로 피어나고 있다. 전시된 느티나무의 둘레를 옮겨 가며 천 년의 흔적을 들여다본다. 텅 빈속은 비워야 가벼워지고 욕심이 없어야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깨달음이 무늬로 살아나고, 동심원으로 퍼져 나간 옹이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3도 화상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느티나무의 옹이를 보며 몇 해 전 넝쿨장미를 끌어 올린다고 피복전선을 줄기에 묶어 고정한 일이 기억난다. 그런데 풀어 준다는 것을 깜박하고 삼 년이 지나자 부피 자람에 전선이 껍질을 파고들어 손을 쓸 수 없게 혹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 모습을 보며 말 못하는 넝쿨장미지만 얼마나 아플까 하며 무관심한 자신을 자책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넝쿨장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흉터를 품고 꽃을 피우는 생명의 경건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장미 줄기의 흉터나 옹이를 보듬은 느티나무의 흉터도 3도 화상과 비슷한 아픔이 아닐까? 우리의 삶! 천 년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 될 삶이다. 그런 짧은 기간을 부정이나 낙담보다는 3도 화상이라도 보듬는 긍정적이면서 눈물을 글썽일 행복을 이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6월 1일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14년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초등학생들은 화목한 가정(43.6%), 고교생들은 돈(19.2%)이라고 답했다. 이 자료는 3~4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6946명의 생각을 조사했다. 초등학생들은 화목한 가정에 이어 건강(20.6%), 자유(13.0%)를 행복 조건으로 들었다. 중학생도 화목한 가정(23.5%)을 행복의 제1 조건으로 꼽았으나, 초등학생보다 비중이 작았다. 중학생(15.4%)과 고등학생(18.7%) 모두 성적 향상을 행복의 둘째 조건으로 꼽았다. 고교생에게 화목한 가정(17.5%)과 자유(13.0%)는 행복에 필요한 셋째·넷째 조건에 그쳤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돈과 성적을 중시했고 가족이나 건강은 뒤로 밀렸다. 고등학생들이 그만큼 성적을 중요시 여기는 것은 우리 교육 현실이 '입시'라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생각된다.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한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피곤해진다. 입시 문제는 아직도 여전히 우리 교육 현장을 지배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최근 우리 사회에 일반화된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과 행복감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더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한 시간을 넘지 않을 때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3.1%로 가장 높았다. 3시간이 넘어가면 행복하다는 비율(37.5%)이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행복감이 떨어지는 학생이 스마트폰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 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 학생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74로 조사됐다. 6년째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이같은 숫자 발표에 우리는 이 시대의 어른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제가 국가 교육과제요 미래 청소년의 삶을 결정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페인(117.68)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았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청결하고 고귀하다. 또한 가난한 심봉사의 딸 심청이를 왕비로 환생시킨 심청전 때문에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꽃이다. 하기야 연꽃이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부드러운 줄기와 녹색 잎을 유지하고, 둥근 꽃과 잎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시궁창 냄새 대신 향기로 채운다는 것을 알고 나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여행을 하다보면 전국에 연꽃마을이 많다. 대청호로 둘러싸인 보은군 회남면 법수리에도 연꽃마을이 있다. 당진영덕고속도로 회인IC를 빠져나온 차량이 호반도로를 달리면 호수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회남소재지를 지나고 남대문교와 회남대교를 건너면 오른편에 횟집으로 유명한 어부동이 있다. 연꽃마을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캠핑장 입구에서 만발한 꽃들이 맞이한다. 그늘 밑에 쉼터가 있는 이곳 법수초등학교의 폐교 자리에 연잎을 이용한 차와 식품, 연뿌리 가공품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홍보관이 있다. 대청호 연안인 이 마을 2만여㎡의 논·밭에 연꽃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지난 6월 18일, 마음이 맞는 사람들 몇이 즐거운 일상을 만들기 위해 어부동 연꽃마을에 다녀왔다.
북내초등학교(교장 김경순)는 6월 21일 토요일, 여주시 북내면 지내리 마을회관에서 이학주 지내리 이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지내리 마을 공부방 현판식을 가졌다. 북내초는 2013년부터 경기도교육청 지역공부방 운영학교로 지정되어, 농촌 학생들의 방과 후와 주말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교내에 공부방을 마련하고, 정서지원 프로그램 운영과 자기주도적 학습 활동으로 학생들의 쾌적한 학습환경과 학습관리를 지원해 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주말 방과후 학교에 참가하기 어려운 농촌 학생들이 주말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많은 마을, 지원이 필요한 시설, 마을의 장소 협조가 가능한 지역을 대상으로 모두 3곳에 마을공부방을 개설하였다. 북내면 지내리와 세림주택, 그리고 물망초 학교에 찾아가는 마을공부방을 개설하고, 개별 맞춤형 학습지도, 풍선아트, 하모니카 연주, 탁구 특기적성 프로그램에 강사와 수업자료, 간식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또한 마을공부방의 효율적 운영을 위하여 이장님을 명예학교장으로, 학부모를 자원봉사자로 위촉하고 정겨운 하모니카 소리와 함께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함께 협력하기로 협약을 체결하였다. 명예교장으로 위촉된 지내리 이장(이학주)은 “토요일 오전에 학교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우리 마을 아이들에게 행복한 배움의 기회와 어울림의 장소를 만들어주어 정말로 고마운 일이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으며, 학부모 교사로 위촉된 임미정씨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강사들과 협력하여 마을공부방을 잘 꾸려나갈 것이다. 아이들이 토요일 오전 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마을 회관에 모인 지내리 노인회, 청년회, 부녀회원들도 떡과 음식을 함께 나누며 마을공부방 개설을 축하하였다. 같은 시각, 세림주택 마을공부방 풍선아트 수업에서도 9명의 아이들이 꼼꼼한 손놀림으로 예쁜 풍선꽃다발을 만들었다. 수업공개에 참석한 학부모 윤지선은 “토요일에도 일 나가는 엄마가 많아 남겨진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하고, 혹시 아이들이 공부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 데, 아이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과 강사를 지원해 주어 참으로 고맙다. 소외되고 부족한 학생들까지 꼼꼼히 보살펴주는 학교가 자랑스럽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이번 찾아가는 북내초 마을공부방 개설 축사에서 김경순 교장은 “마을공부방의 성패는 마을공동체의 관심과 사랑에 달렸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내 아이, 내 손자처럼 협육을 실천하여 개천에서도 용이 나오는 마을로 만들어 보자.”며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찾아가는 마을공부방 뿐만 아니라 북내초등학교는 학교 스포츠 클럽 활성화와 학생의 개별 성향과 장단점을 분석하여 개별맞춤 학습지도를 실천하고 있으며 학교 밖 세상과 소통으로 자기만의 아름다운 생각을 표현하는 혼창통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살려 3개 분교에 특성화 프로그램 발굴하여 본교와 분교가 연계한 풍성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북내초의 많은 변화와 발전이 기대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판결을 두고 전교조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체 조합원이 강력투쟁을 벌이겠다고 한다. 정부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조직의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이기에 전면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조퇴투쟁을 시작으로 다양한 투쟁을 하겠다고 한다. 당장 27일로 다가온 조퇴투쟁이 염려된다. 염려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이다.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이다. 참교육을 외치던 그들이다. 학생들 이야기만 나오면 발끈하던 그들이다. 마치 학생들을 위하고 생각하는 것은 전교조밖에 없다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그들은 학생들을 끔직이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그런 부분들도 많았다. 일반 교사들이 배워야 할 부분도 있었다. 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단호함을 보였던 그들이다. 학생인권조례 제정도 이런 그들의단호함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조퇴투쟁을 하겠다고 한다. 안될 말이다. 그 어떤 경우라도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곤란하다. 교육을 위해서 교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없는 교사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볼모로 이루어지는 그 어떤 행위도 공감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 참교육을 외치던 예전의 교육현장 분위기와는 많이 달라졌다. 호응이 따르기 쉽지 않다. 전교조에 몸담고 있는 교사라도 선듯 조퇴투쟁에 나서기 어렵다. 그들도 교사이기에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조직의 방침에 따라야 할 것인지 개인의 교육철학을 고수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것이다. 그 고민은 학생들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 된다고 하면 그 어떤 경우라도 용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수업을 모두 당겨서 한 다음에 투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갑작스런 시간변동으로 혼란 스러워진다면 이역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투쟁으로 인해 소속교사들이 부담감을 갖는다면 투쟁을 쉽게 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교조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한다고 해서 학교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은 없다. 다만 법외노조로 계속 갈경우 조직의 존폐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학교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현재 학교에서 그들의 투쟁에 관심을 갖는 교사들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만큼 관심 밖으로 밀려냐 있는 것이 교육현장의 전교조의 현실이라는 이야기이다. 진보교육감 시대가 열리면서 동력을 얻었는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 보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었어도 이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을까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와는 별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내려진 판결은 일단 따라야 한다. 합법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펼치는 것이 더 우선이다. 학생들이 있는 학교를 떠난다는 것은 전교조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전교조가 투쟁을 접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합법적으로 정당하게 하라는 이야기이다. 그 어떤 수단을 활용해도 되지만 학생들을 볼모로 하는 투쟁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학생들을 그 누구보다 먼저 생각하는 초창기 전교조로 돌아가라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정당성을 이야기해도 학생들에게 단 1%의 피해라도 간다면 결국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킬 것은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6월 24일(화)에 전격 실시되었다. 시험범위는 고등학교의 경우 고교 1학년 전과정이고 중학교의 경우 중 1~학년 전과정, 3학년 1학기 과정이다. 이번 시험의 목적은 학생 개개인과 학교의 성취수준을 파악하여 기초학력 정착과 학습결손 보충자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기초학력미달비율이 높은 학교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는 등 학생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함께 실시됐으며 국어, 영어의 경우 듣기평가도 치러졌다.
- 세시풍속 체험을 주제로 분교협력 프로그램 운영 - 북내초도전분교장(교장․김경순)은20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북내초도전분교장 운동장과 돌봄교실에서 도전분교와 운암분교 학생 23명을 대상으로 ‘세시풍속 체험활동’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시풍속 체험활동이 특별한 이유는 여주에 있는 분교 중 가장 작은 도전분교(전교생 11명)와 운암분교(전교생 12명)가 서로 협력하여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북내초도전분교장에서는 우리나라의 24절기를 기준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전래놀이 교육기부(강사 류헌빈, 양소은)를 받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전통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체험하고 있다. 이번 활동은 치자를 이용한 천연염색과 달팽이 놀이, 당근 뽑기 등 전래놀이 활동을 하였다. 먼저 천연 염색활동은 준비한 치자물에 천을 주무르고 다시 매염제에 담궈 물들이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색을 내기위해 동일한 과정이 2~3회 반복되었다. 널어놓은 천이 그늘에서 마르는 사이 두 분교의 학생들은 전래놀이 선생님과 함께 서로를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즐거운 전통놀이 활동을 즐겼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작은 분교의 학생들이 전통문화체험을 통해 조상들의 생활모습을 경험해보고 전래놀이로 함께 어울리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북내초등학교는 앞으로도 본·분교의 특성을 살려 협력적인 교육활동을 추진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만의 행복한 꿈을 가꿔갈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새벽 네 시의 ‘한국-알제리’축구를 보기 위해 밤12시부터 잠을 자지 않았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다음 상대선수인 벨기에-러시아전을 보기도 했을 것이다. 평소에는 축구경기를 잘 보지 않으면서 이번 월드컵경기에 유독 관심을 가진 것은 어느 때보다 국민 모두가 한 마음이 되고 하나가 되어 새로 출발하는 계기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알’축구전이 기대보다 실망을 안겨주어 국민 모두가 힘이 빠져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경기도 아주 잘 싸웠다. 전반전은 3대 0으로 졌지만 후반전은 2대 1로 이겼다. 그렇기 때문에 낙심할 필요가 없다. 전반전은 대책이 없는 게임이었지만 후반전은 대책을 가지고 나왔던 게임이었다. 이번 ‘한-알’축구전이 주는 교훈이 있었다. 상대방 선수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던 것 같았다. 많은 언론들이 쉽게 한국이 이길 것이라는 예측 때문에 재미있게 즐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상대 선수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었던 것 같았다. 우리보다 알제리가 우리 정보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대책을 가지고 있었다. 한-러전 때 중간허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압박하는 축구를 잘했는데 이것을 알제리가 잘 분석해서 대비한 것 같았다. 이번에는 오히려 우리가 밀렸다. 우리보다 알제리가 압박을 더 잘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요, 상대를 모르고 나를 모르면 백전백패다. 우리 선수가 알제리에 대해서 너무 몰랐던 것 같다. 그들의 개인기는 우리보다 월등히 좋았다. 1대 1의 상황에서는 우리가 많이 밀렸다. 그들의 발빠름도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들의 역습능력은 탁월했다. 그들은 뒷공간 활용을 잘했다. 우리의 5명 선수가 있어도 2명의 선수에게 당했다. 남은 벨기에전을 대비해서 철저한 상대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대비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상황에 따른 변화의 축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우리 공격 패턴을 훤히 꿰뚫고 있었고 수비패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뒷공간을 노리는 머리싸움에서 그들이 우리보다 앞섰다. 수비가 안 되고 실점을 하고 선수들이 우왕좌왕할 때 선수들을 리더하는 이가 꼭 필요하다. 농구나 배구처럼 중간에 작전타임을 할 수 있으면 어떻게 하라고 작전지시를 내릴 수 있지만 축구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주장이나 경험이 많은 선수가 작전지시를 내려야 한다. 안정을 시켜주고 자기의 위치를 지키고 실점 한 것 신경 쓰지 말고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일러주어야 하는데 그런 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선수들끼리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어야 했을 것이다. 선수를 놓치지 말라든지, 한 쪽에 몰려 있지 말라든지, 끝까지 집중력을 가지라든지 했어야 했다. 스스로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였다. 그리고 축구에서도 선수들의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연습했던 대로 공격하고 수비하다가 안 되면 바꾸어야 한다. 변화가 필요한데 변화를 주지 않으니 계속 실점하고 또 실점하고 그랬다. 연습했던 패턴으로 공격이 여의치 않으면 연습하지 않았던 거라도 스스로 주장 중심으로 작전을 바꾸어야 했다. 한-러전에서 볼 수 있었던 중거리슛도 하게 하고 공중볼로 올려서 막혀 있는 수비를 흔들어놓게 하든지 어떤 형태든지 변화를 가져왔어야 하는데 너무 아쉬웠다.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이가 장차 이 나라의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감독의 용병술에서도 적절한 시간에 교체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한 골 실점하고 나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선수를 교체해서 더 이상 당황하지 않도록 해야 했었는데‥ 교육에도 마찬가지다. 기본이 되어 있으면 그것을 실전에서 잘 응용하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그것을 잘하는 이가 뛰어난 학생이다. 축구에서는 편안한 축구는 안 된다. 불편한 축구를 해야 한다. 더 뛰어야 하고 쓰러질 때까지 뛰어야 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편안하게 공부하려고 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불편을 각오하고 뛰고 또 뛰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아직 벨기에전이 남았다. 남다른 각오가 있어야 하겠고 더욱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겠다. 과감한 새 선수를 투입하여 노출되지 않은 새로운 작전으로 맞서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 21일 서일여자고등학교 RCY단원 김희수외6명이 대전역에서 찾아가는 심폐소생술(CPR)무료체험교실 봉사활동에 참여하였다. 대전·세종·충남 적십사 소속 응급처치법 강사봉사회와 서일여고 RCY단원이 함께 매월 셋째주(토) 오후 2시-4시에 실시하는 이번 심폐소생술 무료체험교실은 최초 목격자가 응급환자를 발견시 처치할 수 있는 방법과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대전역에서 성인 및 학생,그리고 외국인까지도 관심을 보였으며, 특히 4분의 기적을 설명하면서 중요성을 한층 더 부각시키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안전사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시기에 많은 시민들은 심폐소생술을 배우면서" 할수있다".라는 자신감을 가졌고 응급상황 시 대처요령을 정확하게 숙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찾아가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통해 시민들에게 널리 보급시키고 안전사고에 대한 대처방법 및 행동을 전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하였다. 더운날씨에 시민들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무사히 마친 서일여고 RCY단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최근 한국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에서 주관한 첫 번째 현장교원중심 교육과정포럼이 성대하게 열렸다. 이 포럼은 주제가 ‘현장으로부터(Bottom up), 교육과정 개정에 바란다’로 일선 유·초·중·고교에서 직접 학(원)생들을 가르치는 교원, 특히 교사들에게 초점을 맞췄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현장 교원들이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장담점인 교육과정의 빛과 그림자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이번 포럼은 과거 국가교육과정은 정부, 교육부에서 주어지고(고시), 시·도교육청에서 편성․운영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며(지침), 일선 학교에서는 편성․운영만하면 된다는 전통적, 도식적 교육과정 시스템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국가교육과정부터 현장 교원들의 의견과 요구를 십분 발휘하여 유·초·중·고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정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출범하였다. 이 포럼은 전국 학급 학교 현장 교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담아낸다는데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가교육과정의 총론과 각론은 교육학자와 교과 교육학 교수들이 주로 개정을 주도해 왔다. 그렇기때문에 학교 현장과 유리된 교육과정이 개절될 수 밖에 없었다. 형식적인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했지만, 학교 현장과 괴리가 있는 국가교육과정이 주어져 온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당연하게 일선 학교 교원들은 자신의 선택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소위 ‘먹여 주는 음식’을 먹어온 것이다. 그 음식이 몸에 좋고 맛있을 리 만무한 것이다.. 이번 제1차 포럼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각급 학교 교원들이 한결 같이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구구절절하게 개진하였다. 전국 현장 교원들이 실제 경험한 교육과정 경험담을 풀어낸 의미 있는 포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포럼의 분위기가 매우 진지하고 열기가 가득한 살아 있는(dynamic) 학술 행사였다. 유초 연계 교육과정의 비효율적 적용,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의 학습량 과다, 수학과 스토리텔링의 이론과 실제의 괴리(gap), 방만한 범교과 학습 주제로 인한 교과와 창체의 중첨과 불안정성, 이름만 번드르르한 ‘창의’, ‘체험’의 절름발이식 창의적 체험활동, 과도한 주제별 필수 시간 강제 배분으로 인한 범교과와 창체의 문제점, 과목 편식만 가중된 편중 선택 교육과정, 시범 운영 중인 자유학기제의 문제점 등이 적나라하게 지적되고 대안을 모색하였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교육과정이 잦은 교육과정 개정으로 일선 학교 교원들의 혼란과 갈등, 그리고 혼란이 어느 나라보다도 심하다. 그에 따라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도는 낮고 불만은 높은 상황이다. 학교 현장 교원중심 교육과정 포럼은 포럼(forum)의 의미 그대로 교수․학습, 즉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교육의 주체인 교원의 시각에서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을 지향하고자 한다. 따라서 실제 교육과정을 다루면서 문제점을 가장 잘 아는 교원들이 참여해 대화, 소통, 공감하는 행사로 발전돼야 한다. 물론 이와 같은 전국 각급 학교 교원들과 기관 연구원들의 ‘현장 친화적 교육과정 목소리’가 차후 교육과정 개정에 최대한 반영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미래 교육과정이 현행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한 바람직한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개정될 것이다. 모름지기 교육과정(currriculum)은 바람직한 교육을 수행하기 위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설계도, 나침반, 청사진이다. 교육과정의 형식이 표면적 교육과정이든지, 잠재적 교육과정이든지, 영(null) 교육과정이든지 학생들의 미래 발달과 학업 수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국가교육과정 개정에 공식적 교육과정, 표면적 교육과정 외에도 잠재적 교육과정과 영 교육과정 등을 십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잠재적 교육과정과 영 교육과정 등은 학교 교육과정, 교사 교육과정에 더욱 중요하게 구현돼야만 한다. 누가 뭐래도 교육의 주체는 교원이고 교수․학습의 핵심은 교사이다. 교육과 교수학습의 계획서, 나침반이 곧 교육과정이다. 당연히 교육과정은 교원, 특히 교사들의 요구와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 따라서 교육과정에 대한 문제의식이 현장 교원들을 중심으로 개진되고 이를 종합하여 교육과정 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의 프리즘이자 스펙트럼이다. 따라서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하고, 그 열쇠는 이를 실제 운영하는 교원, 특히 교사들에게서 구해야 한다. 현장의 실태와 여건, 요구 등을 반영한 현장 첸화적 교육과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에 오롯이 고고한 첫 발을 내디딘 현장교원교육과정포럼은 향후에 중부, 영남, 호남을 거쳐서 연말에 서울에서 제5차 포럼을 개최하면서 총 결산을 하게 된다. 그동안 국가로부터 주어지는 교육과정은 피동적, 수동적으로 수행하던 일선 학교 교원, 교사들이 교육과정의 주체임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된 ‘교육과정 정체성’ 확립 차원에서 한국 교육과정사(敎育課程史)에 하나의 획기적인 좌표를 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월드컵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오늘 새벽 4시 알제리와의 경기로 축구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젯밤부터 잠을 반납하거나 설치면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무엇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축구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일까? 전반에 알제리에 3골을 먹은 한국은 패색이 짙어갔다. 그러나 후반들어 반전이 보이기 시작하였지만 아쉽게 4대 2로 패하였다. 이같은 축구 경기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모든 것은 전반과 후반이 있다. 전반에 졌다고 포기를 해서는 안된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다음 벨기에 전을 기대해 본다. 축구의 중심축은 그저 공 하나일 뿐이다. 그걸 상대방 그물망에 넣겠다고 발로 차고 뛰고 생난리를 친다. 이 단순한 놀이는 그러나 놀이를 넘어선다. 영국 명문 축구팀 리버풀 FC의 전설적인 감독 빌 섕클리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이들은 축구가 생사가 걸린 문제라고 믿지만, 그런 태도는 몹시 못마땅하다. 장담컨대 축구는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UN(국제연합)보다 16개국이 많은 209개국이 FIFA(국제축구연맹)에 가입돼 있다. 전 세계 인구의 6분의 1이 축구를 하고, 이를 위해 5000만 개의 경기장이 세워졌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에 쏟아지는 열기는 설명이 어려울 정도이다. 영국의 스포츠 전문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골드브리트는 돈과 권력, 축구의 탄생과 더불어 축구의 진화, 축구사의 역사적인 승패를 통해 공 하나로 전 세계를 대동단결시키는 축구의 마력을 '축구의 세계사'를 통해 파헤쳤다. 축구의 기원으로 불리는 고대의 구기는 여럿 있으나, 저자는 "축구를 낳은 건 근대"라고 단언한다. 1800년대 초반만 해도 축구 종가 영국에서조차 축구는 '세상 그 어떤 경기보다 보잘것 없고 상스러우며 무가치하다'는 최악의 평판을 받았다는 것이다. 공공장소에선 소요를 방지하기 위해 법적으로 금지됐을 정도다. 빅토리아 시대에 이르러 "건강한 국가는 건강한 엘리트 계층을 필요로 한다"는 사고관이 대두했고, 상류층의 육체적·심리적 건강, 즉 '몸과 도덕'의 결합이 새로운 지배계급의 남성상이 됐다. 이런 사고가 영국 퍼블릭스쿨 교과과정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 축구가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에 관한 기록이 흥미로운데, "유교적 전통 탓에, 황금 같은 득점 찬스에서도 형에게 골을 양보했다"는 전 한국 국가대표팀 통역가의 증언이 그 예다. "한국은 월드컵 유치를 위해 정·재계의 엘리트를 총동원했는데,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이홍구 부총리는 평양이 아닌 미국 월드컵 결승전 축하 연회에 참석했다"와 같은 2002년 월드컵 유치 경쟁 비화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축구의 변화무쌍한 궤적을 기록한 이 책의 부제는 '공은 둥글다'. 스코틀랜드 축구의 영웅 데니스 로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다. "축구의 역사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건 공 모양 뿐이다." 이처럼 세상은 변하고 있다. 변하는 시대에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자이다. 제물로 불리던 코스타리카가 이탈리아를 이겼다. 객관적으로 보아 불가능한 것도 현실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우리 인생도 축구 경기와 같다. 인생이란 골문을 향하여 투자를 위해인내란 두 글자를 새길 때, 바로 그때 비로소 꿈은 이루어 질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승부가 갈린다. 공은 둥글기에 어느 편이 될 것인가는 마지막 휘슬이 울려야 알게 되는 것처럼.
한국교총은 24일 서울 신문로 서울교총 대강당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에 따른 교육현장 안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전교조가 판결에 불복하고 대규모 조퇴 투쟁을 한다면 학생 교육이라는 교사의 기본적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강경투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새로 선출된 일부 진보교육감들의 전교조 감싸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판결을 무시하는 행위가 보일 때는 불복종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19일 법원으로부터 법외노조 판결을 받은 상태다.
학교는 생활을 함께 하는 지역사회의 인재 양성과 더불어 그 지역의 문화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렇지만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학교는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같은 학교에서 학교를 책임지는 학교장에게 우선시 되는 덕목은 어떤 것일까. 1952년 봄,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아이젠하워의 당선을 예감하며 이렇게 말한다. “ ‘이걸 해라! 저걸 해라!’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거야. 가여운 아이크(아이젠하워의 애칭). 대통령 자리는 군사령관자리하고는 전혀 달라. 아이크는 곧 이 자리가 심한 좌절감을 가져다준다는 걸 알게 되겠지.” 트루먼의 예상대로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이 된 뒤 그것을 알게 됐다. 저널리스트인 로버트 도노번은 아이젠하워의 임기 초반을 논평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견해차와 불화가 계속되자 대통령은 참다 못해 분통을 터뜨리곤 했다. 공화당을 잘 이끌어 보려고 애쓰는 일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그는 알고 싶어 했다.” ‘프레지던트’는 회의를 주재한다는 ‘프리사이드’(preside)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이 개념이 우리말로 번역되면 ‘거느린다’는 통(統), 령(領)에 큰 대(大)까지 붙는다. 저자는 “대통령은 국민이 봉사를 요구할 수 있는 사무원일 뿐이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일을 성사시키고 정책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된다고 설득하는 이해 관계의 조정자”라고 단언한다. '대통령의 권력'은 ‘대통령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 아래 ‘권력을 얻는 방법과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 및 권력을 잃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1960년에 출간된 이 책은 트루먼에서 레이건까지 40여년의 정치사를 다뤘다. 트루먼의 한국전쟁, 케네디의 쿠바 위기, 존슨의 베트남전쟁, 레이건의 이란-콘트라 사건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권력이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행사되는 다양한 사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진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설립자이자 초대학장이기도 한 '대통령의 권력' 저자는 트루먼에서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통령과 정치인, 행정부의 멘토 역할을 했다. 1960년 대통령 당선자인 존 F 케네디에게 재임 초기에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20쪽짜리 노트를 건넨 것으로 대통령 조언자의 역할을 시작했고 40년 동안 피크만 사건, 쿠바 미사일 위기, 베트남전쟁 등 고비 때마다 주요 과제를 제시하고 조언을 해줬다. 저자는 대통령의 덕목으로 권위나 조직력이 아니라 설득력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이야기지만 한국 정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추천사를 쓴 김병국 국립외교원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저자에 따르면 대통령은 자기 스스로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 정부부처에서부터 국회와 언론에 이르는 수많은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가 대통령의 비전을 자기 자신의 꿈으로 받아들이고 그에게 힘을 보태주지 않는 한 절대 가능하지 않은 것이 국정 운영인 것이다. 정점에 선 것처럼 보이는 대통령이 실제로 정점에 서려면 무엇보다 소통의 대가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가 주장하는 이유이다. 이는 한국정치가 주목해야 할 지적이다.” 학교 경영의 책임자인 학교장도 거의 이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 정부의 교육 정책이 부장까지는 잘 전달된다 하더라도 개개의 교사들은 일단 교실에 들어가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교사 자신이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교육정책이 제대로 집행되느냐는 오로지 교사 자신의 관심과 변화에 의존한다. 이련 연유로 실질적인 변화는 교사의 혁신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학생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직접적인 대면을 많이 하는 사람은 교사이다. 교장이 직접 아이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밖에서 볼 때 학교장은 학교의 대통령에 속한다. 그러나 구성원이 자발성을 가지고 일하지 않는 한 교육 행위는 형식에 갇히게 되므로 실행이 되지 않아 학교는 생기를 잃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학교 분위기에 소통하고 목표를 함께 공유하지 않으면 학교는 침체를 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학교장의 덕목은 권위나 조직력 보다는 교사의 변화를 이끌어 낼 설득력임을 깨닫게 된다. 이런 실력을 갖춘 교장이 근무하는 학교는 지역이 농촌이라 할지라도 학생들의 놀라운 성장을 일궈낸다. 이런 교장이 많이 나오도록 해야 농촌이 살아 갈 것이다. 모든 것이 서울로 집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교육의 최고 수장 고민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법원의 ‘노조 아님’(법외노조) 판결에 불복해 전교조가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다수의 진보교육감들이 전임자 학교 복귀, 사무실 반납, 교섭 중단 등 교육부 후속조치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혀 교육현장의 충돌과 대혼란이 우려된다. 자칫 정부와 갈등을 빚고 전교조가 장외투쟁이라도 벌인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교총은 20일 입장을 내고 “학생에게 준법정신을 가르쳐야 할 진보교육감들이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학교 현장과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린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는 이들 교육감에 대해서는 불복종운동 추진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13부는 19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고용부의 처분근거인 ‘해고된 사람’을 교원으로 볼 수 없다는 교원노조법 2조는 헌법에 위배되지 않고, 시정명령을 받은 뒤 정해진 기간 안에 응하지 않으면 법외노조 통보를 하도록 한 노조법 시행령도 위임 입법의 한계를 이탈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전교조는 1999년 정부에 설립 신고할 때 해직 교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한 규정을 뺀 허위 규약을 제출했다”며 “정부가 이런 사정을 알았더라면 신고를 받아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전교조는 합법화 15년 만에 법적 노조의 지위를 잃고 노동조합이라는 명칭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전교조는 즉각 항소 의지를 밝히고 대정부 투쟁에도 돌입했다. 전교조는 “항소와 법외노조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고 해직자를 가입시킬 수 없는 독소조항을 제거하기 위해 교원노조법 개정 투쟁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교조의 법적 지위 상실을 막아달라고 16일 법원에 탄원서까지 제출했던 진보교육감 진영은 전교조를 계속 교원단체로 인정하고 교육부의 후속조치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이들은 “대법 판결까지는 행정조치 이행을 유보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 한 고교 교장은 “사사건건 다른 입장과 지침으로 학교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그 피해는 결국 학생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한국교총은 20일, 교육감 당선자들의 법원 판결 존중과 법 준수를 강력히 촉구했다. 교총은 “교육감들이 임기도 시작하기 전에 과두체제적 집단행위를 통해 법과 법원의 판결마저 부정하고 있다”며 “교육감직선제가 주민자치 원리와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부르짖던 13명의 교육감 당선자들이 법과 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것이 과연 주민의 뜻에 부합하는 것인지 준엄히 묻는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는 법 질서 준수를 국가적 가치로 여기는 절대다수 국민의 뜻에 역행하고 민의를 외면한 교육감 권력의 횡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누구보다 법을 준수하고 교육 현장을 안정시켜야 할 교육감들이 법원 판결에 대해 오히려 갈등과 혼란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일방적 ‘전교조 감싸기’로 인식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20일 최고집행기구인 이사회를 열고 교육감 당선자들의 법 준수를 촉구하는 한편 학교 현장을 혼란과 갈등에 빠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할 것을 결의했다. 교총은 “법과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학교 현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교육감에 대해서는 불복종운동 전개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부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3개 지역의 교육을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책임지게 된다. 이들 중 8명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부 출신이고, 5명이 친전교조 성향이다. 전교조 출신 진보교육감 후보들의 득표율이 지난 선거 때 보다 모두 상승하였다. 하지만 실제 속사정을 보면 유권자들의 60-69%는 보수성향의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보수 후보의 난립으로 표가 분산된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결과는 엄연한 현실로 드러났고 우리는 그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여야 한다. 어느 성향의 교육감이든 관계없이 새로이 선출된 교육감이 하여야 할 과제는 꼬이고 얽힌 교육의 현안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 할 일은 위에서 언급한 선거 결과들을 놓고 겸허한 자기반성부터 하여야 한다. 보수성향의 단체에서는 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는가를 진지하게 반성하여야 하며, 진보성향의 단체는 자만에 빠질 것이 아니라 지지유권자보다도 더 많은 반대성향의 지역 주민들을 앞으로 어떻게 보듬어 안을 것인가에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교육이 정치와 이념에 휘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롭게 탄생한 17개 시·도 교육감들은 이념을 초월하여 학생들을 위한 참교육, 인간교육을 해주기를 바라면서 몇 가지 당부한다. 우선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가칭 ‘교육협의체’의 구성 등과 같은 과감한 교육실험을 해주기 바란다. 보수성향의 교육인사와 진보성향의 교육인사가 함께하는 ‘교육협의체’를 구성하여 기존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적 수용과 앞으로의 새로운 정책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거치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념 논란이 극심한 우리의 현실에서 보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념의 논란에서 언젠가는 벗어나기 위해서 대승적 차원에서 누군가가 반드시 기득권을 포기하여야 한다. 여기에 보수와 진보가 다 같이 동참해야 한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고 실제로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바 있다. 실제로 어떤 도지사는 상대 후보의 공약을 대폭 수용하는가 하면 어떤 도지사는 협의체를 만들어 현안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하여 이를 출범시키고 있다. 이른바 제3의 길을 찾자는 것이고, 이에 대해 이념논란에 식상한 많은 유권자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 둘째, 보수와 진보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와 내용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이를 토대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친일 독재 미화 역사교과서 반대, 민주시민교육의 확대, 학생인권조례 제정·정착 등의 공약 추진을 벼르고 있다. 이러한 공약들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칠 것이 아니라, 서로 공감대를 찾는 노력을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대를 찾는 노력에는 보수 성향의 교육감들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예컨대 생태교육, 인성교육, 민주시민교육, 인권교육, 평화교육 등과 같은 주제들은 보수와 진보가 다 같이 귀중하게 여기는 가치요 교육내용 들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념과 정치가 배제된 상태에서 장차 우리나라의 기둥이 될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를 양심껏 허심탄회하게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교사상 확립과 함께 학생들에게 균형있는 교육을 시켜줄 것을 당부한다. 예컨대 선택과 권리만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가르치지 말고, 그에 따른 의무와 책임도 같은 비중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근대사회와는 달리 21세기의 포스트모던 사회는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배척하고 대화와 설득, 양보와 배려에 토대한 의사결정을 선호한다. 선택과 권리만을 강조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섬뜩해진다. 실존주의자들은 자유와 선택을 무엇보다도 중시한다. 자유와 선택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그러나 실존주의자들은 그 자유와 선택에 따르는 철저한 책임을 더 중시한다. 교육감과 교사들은 학생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그들 스스로가 자유와 선택을 행사하되 그 결과에 대해 철저히 책임지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야 한다. 이른바 모범(example)을 통한 참교육이다. 아울러 학생지도시에도 이같은 원칙을 잘 지켜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우리나라의 사회 민주화가 이들 자라나는 학생들의 어깨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한 진보인사와 메일을 주고 받았는데, 그는 최근의 교육감 선거결과에 대한 냉철한 분석에 관한 글을 친절하게도 나에게 보내주었다. 그의 글 중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되새기면서 맺음 말로 대신하고 싶다. 이 또한 보수성향의 교육감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소통과 상생의 가치를 강조하는 진보교육감이라면 표방하는 교육의 가치 이상으로 과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교육의 근본은 인문학 교육이라 생각한다. 인문학은 물질적인 욕구를 채울 수 없어도 건강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덕목과 정신 자세 그리고 행동 원칙을 바로 세우고 기르도록 도와주는 학문이다. 작년에 안전행정부, 한국교총, 각종 언론사에서 한국근현대사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설문 내용에서 ‘6.25전쟁이 북침이다’,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른다.’ ‘안중근․윤봉길의사가 무엇을 한 사람인지 모른다.’ ‘야스쿠니 신사는 야스쿠니 젠틀맨이다.’ ‘5.18민주화 운동은 강남에서 일어났다.’ 등의 대답을 한 학생 숫자가 많든 적든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역사관과 국가관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의 한국사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한 교육 현장에서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기성세대에서는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일제강점기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광복 후 우익과 좌익, 산업화와 민주화, 보수와 진보 등 일련의 용어는 정치와 관련된 것이었으나 지금에 와서는 교육계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대립을 하고 있다. 한 예가 한국사 교과서 집필 내용으로 학자들끼리 보수니 진보니 하면서 서로 좌우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 어쩌다가 청소년들이 배우는 교과서 내용에서 단어나 문구를 가지고 역사학계에서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다투는 일이 벌어졌는지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 학교의 고유 권한인 교과서 채택 문제까지도 사회 및 학부모 단체가 간섭 해 뒤집는 일 벌어진 것은 참으로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한 한국사 교과서의 편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는 확실한 집필기준과 편수 용어를 만들어 집필진의 혼란을 줄여 주어야 한다. 또 교과서 집필진으로 활동하며 보수와 진보라 자처하는 학자들이 자기들끼리 상대 교과서가 잘못됐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자리에 만나 허심탄회하게 소통해 집필하는 용어에 대한 개념 설정을 정리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교과서 검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교과서는 편향성 문제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청소년들의 역사관 및 민족의식에 대한 우려와 한국사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가 아직까지 뚜렷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청소년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각 시․도 교육의 수장들이 이번 6․4선거에서 보수 성향보다는 진보 성향 인사가 많이 당선돼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도 학교에서 직접 느낄 수 있는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우려와 관심이 공존하고 있다.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사 편향성에 따른 교과서 채택 문제이기도 하다. 예부터 ‘敎育은 百年之 大計’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중요한 교육 문제를 정권과 교육감이 바뀐다 하여 수시로 교육과정 차수를 변경해 역사 교육의 본질을 흐리는 문제가 발생돼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중차대한 ‘敎育’이라는 ‘百年之大計’를 각 시․도의 교육 수장이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변화한다면 과연 이에 따른 학교 현장과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혼란은 누가 어떻게 수습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과연 이러한 급진적인 교육정책이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한 것일까? 한국사 교과서 편향성 문제도 집필 기준과 편수 용어만 교육부에서 제대로 정비를 한 후 보수학자든 진보학자든 관계없이 집필을 한 교과서가 검정위원회의 공정한 심의를 거쳐 통과하였다면 학교 현장에서 어떤 교과서를 채택하든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는 내용의 편향성 문제보다 가르치는 교사의 편향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편향 교과서를 진보적인 교사가 가르치고, 좌편향 교과서 보수적인 교사가 가르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생각해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물론 교과서에 사용하는 단어와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확고한 민족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