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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중등직업교육의 위기 중등직업교육이 위기상황에 빠져 있다. 중등직업교육 입학자는 2002년 약 12만 명에서 2012년 약 11만 1,000명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2년에는 약 5만 9,000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최근 10년 동안 약 47%의 입학자 수 감소가 발생한 것이다. 같은 기간 학령인구 변화가 약 32%였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중등직업교육의 입학자 수 감소는 학령인구 변화 요인 이외에 다른 요인도 상당히 작용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등직업교육이 교육수요자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증거는 졸업생의 노동시장 진출에 관한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분석자료1에 의하면 소규모 특성화고 졸업자 가운데 취업자 비율은 68.5%에서 2021년 52.1%로 낮아졌으며, 무직자나 진로를 알 수 없는 졸업생 비율은 같은 기간 12.0%에서 24.5%로 2배가 되었다. 또한 2023년 교육부가 국정감사에서 강득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특성화고 졸업생 중에서 취업자는 27.1%이었으며, 47.7%가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이들 특성화고 졸업생이 1년간 유지한 취업률은 64.4%에 불과하여 특성화고 취업자의 직장 정착비율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처가 대졸자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통계수치는 한국의 중등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급변하는 중등직업교육 환경 향후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환경변화도 중등직업교육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가장 우려되는 변화는 역시 인구구조의 변화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의하면, 학령인구(6~21세)는 2022년 750만 명에서 2040년까지 337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20년 이내에 지금까지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학령인구가 변화하면 기존의 중등직업교육은 불가피하게 대폭적인 축소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노동시장에서의 변화도 인구구조 변화 못지않게 드라마틱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지하다시피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변화와 이에 따른 작업장에서의 직무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양상은 점점 가속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에 따라 학교교육을 통해 습득한 기술과 기능의 노동시장에서의 유효기간은 점점 단축될 것이며, 현장과 학교교육 간의 질적 미스매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학령인구 감소를 능가하는 중등직업교육 입학자 수의 감소는 현장과 학교교육 간의 미스매치 확대를 반영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 현 정부 정책방향에 대한 평가 중등직업교육의 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되었으나, 이러한 위기에 대응한 종합적인 대책을 제대로 시행한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2023년 8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등직업교육 발전방안’을 내놓았는데, 만시지탄이나 중등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종합대책은 ①현장이 원하는 학교 100개 육성(협약형 특성화고 35개 도입 포함), ②학생 기초역량 제고, ③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통한 현장성 높은 교육 제공, ④학령인구 감소 대비 직업계고 체제 정비 및 학습자원 발굴, ⑤학교 내 기업 유치 등 실질적 산학협력 추진, ⑥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졸업 후 1년간 취업 및 진로설계 지원, ⑦기술인재로의 성장경로 다양화, ⑧국가와 지자체의 직업교육 책무성 강화 등 8대 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하나의 과제가 전문가 의견수렴과 포럼 및 토론회, 그리고 현장방문 및 관계기관 간담회 등을 통해 도출되어 큰 방향성에 있어서는 중등직업교육 발전에 필요한 모든 사항이 망라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필자는 이번 대책에서 다음의 두 가지 과제에 주목한다. 첫째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 정부 정책방향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향후 15~20년 동안은 과거에 비해 더욱 가파른 학령인구 감소가 예상된다. 이 경우 경제적 측면에서는 당연히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여 직업교육기관의 수량적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2040년까지 학령인구 감소가 약 55%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니, 학령인구를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기관의 숫자도 이에 비례하여 축소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좀 더 냉정하게 자원배분의 효율성 측면에서만 본다면 현재의 중등직업교육 졸업자의 낮은 노동시장 성과를 고려할 때, 학령인구 감소 비율보다도 더 높은 비율로 중등직업교육기관을 축소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방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중등직업교육기관의 축소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 주도의 인위적 구조조정이라는 수단 대신 ▲종합고 및 소규모학교를 캠퍼스형 등 다양한 거점 특성화고 모델로 전환을 유도하고, ▲일반고 희망자 대상 직업교육 위탁과정 확대, ▲지역주민 대상 직업프로그램 운영 확대, ▲이주배경학생에 대한 직업교육 기회 제공, ▲특수교육 대상자 직업교육 확대 등 다양한 직업교육 자원 확대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문제를 돌파한다는 정책을 세워놓고 있다. 교육기관에 대한 인위적인 수량 조절이 지역 내에 미칠 사회적·정치적 파장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방향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정책방향이라고 평가된다. 다만 이러한 새로운 교육자원 확대와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인지, 이러한 노력에도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중등직업교육기관의 과잉현상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추후 더욱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필자가 주목하는 두 번째 정책과제는 이른바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에 관한 정책이다. 지역 기반 산업인재를 위한 소수 정예 학교를 도입하여 집중투자함으로써 중등직업교육이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 정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책방향으로 보인다. 특히 특성화고 졸업생은 졸업 후 지역정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을 통한 지역기반 산업인재 양성 내실화는 지역부흥에도 일정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이 정책은 기본적으로 지역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하고, 특히 지역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인력양성 정책에 있어서는 제도적으로나 관행적으로 중앙정부 주도성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 제대로 된 지역 거버넌스의 작동이 매우 어렵다. 더구나 산업계의 경우 인력양성에 있어서 책임 있는 거버넌스의 일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식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역 거버넌스와의 협약을 통한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2027년까지 35개로 계획된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의 양적 목표에 너무 집착하기보다 지역 거버넌스의 원활한 작동 여부, 특히 산업계의 적극적 참여 여부와 졸업생의 노동시장 성과 등을 냉정하게 평가하여 정책을 집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맺음말 중등직업교육의 활성화·선진화는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런 점에서 현 정부 들어와 중등직업교육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하여 시행하고자 하는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그러나 중등직업교육의 문제는 교육전반의 문제, 노동시장 제도와 관행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초등교육단계에서의 진로교육 문제, 과도한 학벌주의 문제, 직업훈련·평생교육체계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중등직업교육 문제와 얽히고설켜 있다. 따라서 중등직업교육 개혁은 연관된 사회정책 분야에서의 개혁과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정부는 추후 좀 더 포괄적·종합적 시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인력정책의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른 한편으로 중등직업교육의 진정한 발전은 교육현장에서 매일매일 학생들과 고락을 같이하는 선생님들의 헌신과 노력에 기반을 둔다. 그런데 앞으로의 환경변화는 선생님들에게 새로운 역량을 요구한다. 지식·기술·기능을 잘 가르치는 역량은 기본이고, 이제는 더 나아가 산업체와 지자체 등과의 협업능력, 노동시장에서의 기술과 직무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교육실무에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역량 등이 새로이 요구된다. 교사들의 역량개발에도 더욱 효과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고교 직업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70년에 거의 절반에 달했던 직업계 고교생의 비중(46.6%)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서 2023년 현재 14.8%에 불과하다. 직업계 고교생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중학교 졸업생들이 직업계고등학교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업계고등학교 중 특히 특성화고의 미충원 문제가 심각하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미충원 문제가 크지 않았던 서울시의 경우에도(2016년 충원율 99.4%) 2022년에는 79.4%라는 충격적인 충원율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다시 충원율이 96.9%로 급격히 상승했지만, 이는 모집정원을 2022년 대비 2,200명(2022년 모집정원의 18%에 해당)이나 줄인 영향이 크다. 만약 모집정원이 그대로였다면 충원율은 79.3%로 여전히 2022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직업계고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 학생들이 직업계고를 선호하지 않는 것에는 수긍할 만한 이유가 있다. 2023년 현재 고졸자의 임금수준은 4년제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66% 수준에 불과하다. 고용률의 격차도 커서 고졸자는 63.3%로 4년제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77.1%에 비해 14%P 가까이 낮다. 또한 50% 이상의 직업계고 졸업생들이 전공과 관계없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 비율은 30%대에 불과한 4년제 대졸자에 비해 20%P 이상 높은 상황이다. 대학을 가야 자기 전공에 부합하는 일을 하고, 취업할 가능성도 높으며, 훨씬 더 많은 임금을 받는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는 직업계고에 진학할 유인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직업계고에 진학한 경우에도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취업한 학생보다 훨씬 많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절반이 졸업 후 진학하고 있는 반면, 취업자 비율은 졸업생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직업계고에 대한 선호도 감소가 직업계고 교육을 더욱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이다. 신입생 확보를 위해 많은 직업계고에서 학생 선호도를 고려한 학과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학생 선호도가 높은 전공이 반드시 많은 양질의 일자리와 연계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생 선호도가 높아 최근 정원이 늘고 있는 미용·관광·레저·음식조리·식품가공 등의 분야는 블루오션에 해당하는 일자리로 연결되는 전공이 아니다. 학과 조정의 더 큰 문제는 교사와 교과목 간의 미스매칭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학교에서 새로운 학과의 전문교과를 그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정규직 교사가 담당하거나, 해당 분야를 전공한 기간제교사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심지어 어떤 사립학교는 전문교과교사들 전부가 기간제교사로 구성되어 있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담당선생님이 이해가 잘 되게 정확한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프로그램밍같은 경우는 책 보고 컴퓨터로 실습하는데 책 내용이 도움이 안 되는 것 같고 무엇보다도 선생님이 제대로 가르쳐 주시지 않는다”, “단순하게 글만 읽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심화과정을 배우는 데 힘이 들었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선생님들도 잘 모르고 있을 때가 있다”는 등 교사의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필자가 방문했던 직업계고의 교실풍경을 보면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것을 전부 학생 탓으로만 돌릴 일도 아닌 것이다. 보통교과 경시로 기초학력미달학생 증가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미달 문제도 우려할 만하다. 당장의 실무능력 배양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 보통교과가 경시되고 있는 탓이 크다. 직업계고 학생들의 경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제외된 대신 직업기초능력평가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보통교과 경시 경향이 더욱 심화되었다. OECD 국제학업성취도조사(PISA) 자료를 보면([표 1] 참조), 우리나라 직업계고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미달학생 비율은 2006년의 7%에서 2015년 15%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독일의 2%, 일본의 4%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 고등학교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높이기 위해 벤치마킹했던 독일의 경우 수학 수업시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기초학력미달학생의 비율이 줄고 있지만, 한국은 보통교과의 수업시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대조를 이루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최소한의 학습능력이 요구되는 급변하는 미래 평생학습사회에서 직업계고 졸업생들의 낙오가 우려되는 지점이다. 직업계고등학교는 정규교육의 최종 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더 기초학습능력이 강조되어야 한다. 그간 누적되어 온 학습결손을 학교교육을 통해 보완해 줄 수 있는 최후의 기회인 것이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교육여건 격차와 차별 고교 직업교육과 고등교육과의 연계 부족 문제도 우리 고교 직업교육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이다. 전문대학 입학생 중 직업계고 출신은 22%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전문대학에서의 직업교육이 고교단계의 직업교육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헤어·미용에 대한 사례 연구결과를 보면, 전문대학에서 직업계고 교육과정이 되풀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국가적으로도 매우 낭비적인 상황이다. 같은 직업계고 내에서 격차와 차별이 존재한다는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고교 직업교육은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 고교 유형 간의 교육여건 격차가 매우 크다([표 2] 참조). 2017년 기준 학교홈페이지에 제시된 학교예산으로 계산했을 때, 전체 직업계고 학생의 9% 정도를 차지하는 마이스터고의 경우 학생 1인당 교육비가 783만 원에 달하지만, 학생수의 90% 이상을 점하는 특성화고의 경우 577만 원에 불과해서 200만 원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교사 1인당 학생수도 특성화고는 10.7명인데 반하여 마이스터고등학교는 6.9명으로 훨씬 적어서 기본적인 교육여건에 차이가 있다. 고교 직업교육, 양적 확대보다 질적 제고에 초점을 이렇게 고교 직업교육이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일각에서는 고교 직업교육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OECD 평균으로 직업계고 비중이 45.7%에 달하고 있음에 비해 우리는 OECD 평균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일견 설득력이 있지만, 현재와 같이 직업계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수를 늘리게 되면 문제만 더 악화할 뿐이다. 또한 중저도 문제해결능력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줄고, 고도 문제해결능력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늘어나며, 보다 높은 수준의 스킬과 교육수준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미래 사회가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교 직업교육을 늘리는 것은 미래 사회의 변화 방향과 배치될 수도 있다. 물론 고교 직업교육 이수 후 대학에 진학하는 경로의 활성화를 통해 미래의 고숙련에 대한 수요에 대응할 수는 있지만, 현재와 같이 고교 직업교육과 고등교육의 연계가 미흡한 상황에서는 낭비적 요소가 적지 않다. 따라서 우선은 양적 확대보다 질적 제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고교단계 직업교육과 고등교육·평생교육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질적 제고를 위해 오히려 양적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질적 제고가 달성되면 양적 확대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특성화고의 절반을 마이스터고로 전환하고, 나머지 절반은 일반고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지역 내의 산업 수요 충족과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특성화고 일부를 적극적으로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것이다. 나머지 특성화고는 일반고로 전환하되, 일반고 학생 중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주변 마이스터고나 전문대학 등에서 직업계고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하면 추가 예산 소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특성화고 절반을 일반고로 전환할 시 재원 절감 효과가 있고, 그 재원을 나머지 절반 특성화고의 마이스터고 전환 재원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성화고의 일반고 전환에 따른 시설 장비, 전문교과 교원 등은 마이스터고로 배치하거나 고교학점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 등에서 활용 가능하므로, 시설 장비나 교원의 유휴화 문제도 크지 않을 것이다. 한편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고교에서는 IB-CP(International Baccalaureate-Career-related Programme)를 적극 도입하도록 한다. IB-CP는 인문교육과 직업교육을 통합하고 직업교육의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고안되었으므로, 우리나라 직업계고의 현재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직업교육도 잘 시키고 기초학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어 대학진학과 평생학습시대에도 대비하는 일석이조의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IB-CP는 IB에 대한 일반적 비판으로부터 자유롭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층이 진학하는 직업계고등학교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이므로 ‘귀족학교’라는 프레이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IB-CP에서 가장 비중이 큰 CRS(Career-Related Studies)는 학교자율운영(물론 외부평가 있겠지만)이므로 교육과정 사대주의에 대한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롭다. 또한 취업 강조 프로그램이고, 대학 진학 시에도 직업계고 출신은 정시가 아닌 별도전형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입시제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입시제도의 혁신적 변화가 아직 쉽지 않은 우리 교육현실에서도 충분히 확대 여지가 있다.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해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면서 고교 직업교육의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 서야만 고교 직업교육의 진정한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다.
마음건강이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그래서인지 마음건강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태껏 정신건강을 위한 방법이라던 게 슬쩍 마음건강을 위한 방법이라고 둔갑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마음과 정신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틈을 이용하는 게지요. 외국에서 개발된 ‘mind’와 관련 프로그램을 수입하면서 ‘마음’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번역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mind’는 ‘마음’이 아닙니다. 흔한 영어표현으로 “Are you out of mind?”는 “정신 나갔어?”, “Be mindful!”은 “정신 차려!”, “Where is your mind?”는 “정신 나갔냐?”입니다. ‘mind’는 흔히 정신을 뜻합니다. 마음이란 뜻으로 쓰일 때가 있기는 합니다. “You are in my mind”는 “넌 내 마음속에 있어”, “I changed my mind”는 “내 마음 바꿨어”입니다. 하지만 더 흔히 마음을 하트(heart)로 표현합니다. 그런데도 서양 논문에 나오는 mind가 거의 일률적으로 마음으로 번역되는 바람에 개념들이 혼탁해지고 이상해졌습니다. 서양에서 흘러들어온 마음건강법은 일단 조심해야 합니다.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을 구분하지 못하고, 방법들을 가리지 못하고 사용하면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흔히 내뱉는 조언도 조심해야 합니다. 마음이 괴로울 때 흔히 “마음을 비워라”고 조언해 줍니다. 그러나 마음을 어떻게 비울까요?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마음을 좋게 지녀라”라는 조언도 흔히 듣습니다. 그러나 무슨 마음을 어떻게 먹어야 되는지, 어떻게 지녀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마음껏 살아라.” 아니,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마음껏 살란 말입니까. 모순이 아닌가요. 괴로운 마음을 위로해 주고 지지해 준답시고 이런 ‘아무 말 잔치’가 종종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힘들 땐 생각이 잘 안되니 이런 모순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달콤한 말장난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그 순간뿐이잖아요. 그 사이에 현실이 달라지지 않았고, 내가 달라지지도 않고, 단지 말장수의 지갑만 두둑해졌겠지요. 우리의 허해진 마음을 이용하는 현란한 말재주에 넘어가지 맙시다. 그 대신 정확한 팩트와 최신 과학적 지식을 통해 마음 개념을 정리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2014년도에 개최된 세계 심뇌과학 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neurocardiology)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뇌는 머리에만 있지 않습니다. 심장에도 있습니다. 머리에 있는 뇌를 두뇌라고 하고, 심장에 있는 뇌를 심뇌라 부릅니다. 두뇌는 당연히 생각을 관장하지요. 심뇌는 감정을 관장합니다. 내·외부자극으로 발생되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시그널이 총집결하는 곳이 심장이어서 오감의 본거지이기 때문입니다. 두뇌와 심뇌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 연결된 상태가 마음입니다. 마음은 생각과 감정이 연결되어 존재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생성되고 작동하는 메커니즘은 상당히 복잡하지만, 세 가지만 알아도 마음건강을 지키는 데에 충분합니다. 첫째, 우리는 오관을 통해서 외부세상을 만납니다. 즉 눈·코·입·혀·피부를 통해서 외부자극이 들어옵니다. 이 자극이 오감을 일으킵니다. 오감은 반사반응이고, 감각이 되어 우리가 알아차리게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0.2초 정도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반사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놀람(공포와 분노)·불쾌함(혐오)·좋음(기쁨)·슬픔 등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다윈은 이러한 감정이 인류보편적으로 표정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놀랍게도 조선 성리학의 사단칠정(四端七情)에 명시된 일곱 가지 감정,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과 상당히 일치합니다. 둘째, 반사적 반응은 휘발성이 강해서 자극이 사라지면 곧바로 따라 사라집니다. 하지만 큰 자극으로 인해서 큰 감정이 발생했다면 우리는 기억해 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무의식적으로 그 감정을 유발한 자극에 대한 정보와 함께 묶어서 마음에 저장해 둡니다. 실제로 기억력을 관리하는 해마와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가 서로 바로 옆에 붙어서 함께 작동합니다. 저는 이 저장된 감정과 생각 연결체를 마음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감정단어는 감정만이 아니라 생각이 포함된 ‘마음단어’라고 불러야 옳습니다. 예를 들어 죄책감·열등감·정의감·고독감·질투심·수치심·허영심 등은 생각이 동반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이지요. 죄라는 개념이 없으면 죄책감이 생기지 않습니다. 남을 의식하지 못하고 우열을 따지지 못하면 질투심과 열등감이 생기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면 수치심이 발생되지 않습니다. 이렇듯 감정과 생각이 뗄 수 없이 얽혀있고 연결되어 있는 게 마음입니다. 셋째, 우리는 살아오면서 체험한 수백, 수천 개의 좋은 추억과 나쁜 트라우마가 깡그리 다 마음속에 저장되어 뒤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우리는 자신의 마음속에 어떤 마음씨들이 들어 있는지 잘 알기 어렵습니다. 특히 언어(생각)가 발달되기 전의 아주 어릴 때 체험도 다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는데, 의식하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나 의식하지 못한다고 없는 것은 아니지요. 비유를 들자면, 내가 옷을 옷장에 넣어두었는데 어디 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옷이 없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아동기 때 어떤 경험을 했는가가 사람의 마음건강을 크게 좌우합니다. 부정적 마음씨가 지배하면 마음이 괴롭고 한스럽고, 긍정적 마음씨가 부각되면 자부심과 자존심이 커집니다. 이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이 마음지능입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한국어 마음이란 단어와 동일한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능력을 흔히 사회·정서적역량(SES) 또는 정서지능(EQ)이라고 부릅니다. “학생이 성공하기 위해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 물어보면 챗봇이 자신 있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정서지능은 학교·직장·사회생활 등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며 “행복한 아이가 지닌 지능은 일반적으로 IQ 테스트에서 측정되는 지능과는 다르다”, “행복한 아이는 정서지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챗봇이 의존하는 빅데이터 베이스에 마음지능이란 개념이 없어서 정서지능이라고 대처했을 뿐입니다. 행복한 아이는 EQ와 IQ 둘 다 필요하며, 이 둘이 서로 연결되어 조화를 이루어내어야 합니다. 이성(IQ)과 감성(EQ)이 서로 연결되어, 생각을 다스리는 논리와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가 합쳐져서, 아이가 합리적으로 사려 깊게 행동해야 성공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지능은 즐거운 마음상태를 이루는 능력입니다. 구구단 같은 무미건조한 내용은 수백 번 반복해야만 간신히 머리에 기억되는 반면 강한 감정을 유발하는 내용은 자동으로 마음에 기억됩니다. 아마 그래서 공자님도 논어의 첫마디를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不亦說乎兒)’라고 학습의 즐거움을 피력했나 봅니다. 즐거움은 학생이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이 최고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아이들에게 공부가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우리는 교육자이지 엔터테이너가 아니기도 하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됩니다. 남이 즐겁게 해주어서 느껴지는 즐거움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공부는 어차피 어렵고 힘든 것입니다. 하지만 공부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성장에 도움이 되면 하루하루가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즐거움의 원천이 성장이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강조해야 하는 개념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입니다. 이제 우리는 성장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합니다. 성장이란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가게 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나게 하는 창의적이고 즐거운 과정입니다. 행복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행복한 교육이어야 합니다. 행복한 교육이 바로 성공적인 삶을 위한 교육입니다. 이게 바로 아이들의 마음건강을 위한 최고의 예방입니다.
지능혁명 시대,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지식인가?’ 21세기, 인간은 인공지능에 쫓기고 있다. AI(GPT)를 장착한 로봇이 언제 인간을 잉여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학습을 전문으로 했던 인간지능을 능가하여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인간보다 학습을 빠르게 더 잘하여 일상적·전문적 지식을 생산한다는 강력한 경쟁자를 인류는 만났다. 만물의 영장(靈長) 노릇을 해온 인간으로서는 피조물에 의해 지배당할 수도 있기에 그들을 적절히 제어하길 원한다. 대안으로 하나같이 인간 고유의 것을 연마하여 AI로봇보다 우위를 점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 구체적인 내용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오늘날은 모든 사물과 자연이 센서를 달고 정보를 송수신하는(IoT) 신물활론(neo-Animism, neo-Hylozoism) 시대인데, 인간은 그 오케스트라 지휘자이고 싶어 한다. 말에서 글로, 다시 글을 벗어나면서 동영상으로, 우리는 새로운 문명사적 전환을 맞고 있다. 영국에서 전승되는 한 시가는 ‘사람이 천년을 살기로 보장받았다면, 뭘 그리 서둘러, 뭘 그리 전전긍긍하며, 알려고 들고, 하려고 들겠는가?’라고 노래하였다. 필자의 전공인 교육과정학은 ‘시한부(時限附) 인생에게 가장 가치 있는 학습경험을 찾아 제공’하는 분야이다.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지식인가?’ 이것은 1860년 신분제 붕괴 이후 산업혁명과 모든 사람이 자유민주사회의 일원인 보다 평등한 영국에서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의 질문이었다. 그는 온전한 교양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실증된 과학적 지식에 바탕한, 가장 중요한 지식은 직접적인 자기보전(건강 보건)을 위한 과학적 지식을 최우선으로 하여, 간접적인 자기보전(직업지식), 가정과 육아, 정치시민생활, 예술생활에 필요한 과학적 지식 5가지를 차례로 가장 쓸모 있다고 하였다. 이는 과거 소수귀족이 독점하던 지식의 우선순위를 뒤집은 것이었다. 인공지능에 쫓기는 인간, AI 보다 더 스마트해야 살아남는다 AI 시대와 지능혁명 시대에도 이 질문은 다시 물어져야 한다. 흔히 AI는 대화형·식별형·예측형·실행형으로 나뉘고, 각각 인간을 ‘대체’하거나 ‘보완’해준다. 우리는 산업혁명 초기의 육체노동직(blue collar), 석유와 전기산업기의 사무직(white collar), 20세기 후반 감성지수(마음의 힘)가 높다는 창의적 근로자(gold collar)조차 ‘실업과 잉여’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체력·지력·심력을 갖추고 자기관리하며 대인관계력이 좋은 전인을 원동연(2024)은 다이아몬드칼라(diamond collar)라고 불렀다. 분명한 것은 학습기계가 스마트해지는 만큼 인간은 더 스마트해져야 학습기계를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학습기계의 학습영역을 ‘조망(眺望)’할 수 있는 학습영역을 인간이 학습하여 ‘고지(高地)’를 선점하는 것이다. 학교는 ‘배우는 법, 살아가는 법, 일하는 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학교 공부는 ‘건강한 생활’(체육·보건·건강)과 ‘즐거운 생활’(미술·음악 등 예술)을 바탕으로 한다. 이후 ‘바른생활’을 통하여 학생의 바람직한 자세와 태도가 잡히면 ‘슬기로운 생활’로 나아간다. 슬기는 인간과 사회생활의 슬기(외교·정치·경제·사회문화·도덕윤리·역사·지리 등)와 자연과 사물 관련 슬기(수학·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환경과학·기술공학과 AI 등)를 말한다. 사회와 과학은 그 내용과 활동이 점점 복잡다단해지고 있어 그 핵심 줄기나 뼈대를 잡기 어려워진다. 분명한 것은 상대적으로 전자는 사실과 사건에 대한 주관적 이해·의견·판단·주장이 앞서고, 후자는 사실에 바탕한 객관적 정답과 최선답을 추구한다. 후자 위에 전자가 서야 인간과 사회는 안정적으로 발전한다. 오늘날 우리교육의 기조인 ‘민주+평등+감성(감수성)’은 인간감정의 배출구 노릇을 하지만, ‘자유+민주+이성’으로 교육하지 않으면 인격의 고양과 문명사회 발전을 기약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령기 학습은 모두에게 같은 기초·기본 생활교양교육을, 성·인종·언어·지역·언어·계층 등 어떠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기본권으로 그 학습의 과정과 심지어 결과조차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을 넘어서는 심화·특수 전문직업 전문교육은 각 집단별로 차별이 아닌 차이(적성과 진로)에 따라 알맞게 맞춤형으로 교육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전자는 약점보완형으로 전인교육을, 후자는 전인교육을 바탕으로 한 강점강화형으로 분야별 전문인을 길러내는 일이다. 결국 전인교육 위에 전문교육을 얹는 형식이고, 그 둘의 조화이다. 호랑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처럼 이런 때일수록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강점강화형 교육을 통해 인간의 능력을 배가시켜야 한다. 인간은 AI장착로봇과는 다른 차원을 살아가야 하고, 다른 게임의 룰 속에서 그들을 통어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그간의 교육내용이나 활동의 상당 부분은 AI(GPT)로봇에게 넘겨야 한다. 인간은 인간답게 드높은 교육과 학습을 실행해나가야 한다. 과거에도 교육을 효과적·효율적으로 하려는 노력이 있어 왔다. 커리큘럼(Curriculum)이라는 용어를 처음 썼다고 알려진 라무스(P. Ramus)는 중세 7자유과를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으로서 나무 모형으로 교과내용을 계열화하였다. 퇴계 이황은 유교공부를 하는 왕도로서 성학십도(聖學十圖)를 그려냈다. 교육과정학의 과학화를 시도한 스펜서(H. Spencer)는 지덕체 3육에서 어떤 지식이 가장 가치 있는가를 물으면서, 인간을 인간답게 할 수 있는 학습의 우선순위를 잡았다. 1960년대 학습의 현대화를 앞당긴 브루너(J. Bruner)는 각 학문의 구조를 강조하였다. 오늘날 IB가 개념탐구를 강조하는 것은 학문의 구조 탐구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형 인간육성을 위한 ‘고공학습’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AI 등장 이후 인간학습은 이전과는 다른 학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할 대상의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을 굳이 ‘알아두면 좋을 것’이라고 여겨 학습시키는 것은 일종의 ‘삽질’을 시키는 것이다. 기회학습이 너무 커서는 곤란하다. 일찍이 원동연은 다이아몬드형 인간육성을 위한 ‘고공학습’을 제안한 바 있다. 이전보다 고도(高度, god)의 고차원학습을 추구해야 한다. 고차원학습은 총론적으로 그리고 각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장 전이력이 높은, 가장 설명력이 풍부한, 가장 포괄성이 있는, 가장 오랜 기억이 되는, 가장 많이 쓰이는, 가장 추상적인, 어떤 단원의 제목이 되거나 가장 중요한 결론, 해당 분야의 가장 기초·기본적인 것, 가장 높은 수준의 것, 가장 상징적인 ‘개념 이상의 중요 명제·원리·법칙·이론’ 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사실이나 지식은 최대한 삭제하되, 그것들은 핵심적인 개념·원리·법칙·이론의 전형적인 예시(사례)일 경우에만 맥락적 의미를 가질 것이다. 즉 전형적인 사례는 추상적인 공부를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저차원의 지식 내용은 더 상위의 개념·원리·법칙·이론에 붙들려 있을 때 유의미한 고차원학습에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고차원학습 원칙에 따라 현행 교과내용을 재검토하여 대대적으로 솎아내야 한다. 지엽적인 부스러기 지식은 물론, 알면 좋은 것들(worth being familiar with)이나 중요한 지식과 기술(important to know and do)도 대폭 솎아내야 할 것이다. 현재 교육과정에는 지엽적인 것들이 아주 많이 들어와 있어 학생들로 하여금 이것도 공부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중간고사·기말고사·학년말고사에서 ‘구석’에서 내지 않는 한 출제 대상이 못 되는 사실과 지식들을 학교수업에서는 제거해야 할 것이다.
교권5법이 지난해 개정되었음에도 여전히 「아동복지법」은 아이 기분 상해죄, 저승사자법 등 다양한 별칭으로 불리며 교직사회를 힘들게 하고 있다. 「아동복리법」이라는 이름으로 1961년 제정되어 1981년 「아동복지법」으로 바뀌어 63년간 존재해 온 법이지만, 실제로 교원에게 무거운 짐이 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이 조금 넘었다. 2010년도 경기학생인권조례 공포, 전면 체벌금지를 담은 2011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2014년 「아동학대처벌법」 제정을 거치면서 교원의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학교폭력 처리과정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신고가 급증했다. 물론 과거의 잘못된 체벌문화와 학생인권을 소홀히 하는 구습적 교직문화로 인한 신고사례도 있지만, 점차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조차 신고 되는 경우가 늘게 됐다. 문제행동의 학생 증가로 인한 교실붕괴, 교권추락의 심화는 결국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권을 심각히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기존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에도 교원의 학생 교육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명시되어 있었지만, 더 명시적으로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현장교사의 요구가 분출되었다. 이에 교총은 2022년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에게 요청하여 법안을 발의, 2022년 말 「초·중등교육법」이 개정·실현되어 2023년 6월 28일부터 시행됐다. 법이 아닌 교권보호조례나 학칙으로 학생징계를 더 세밀하게 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법체제나 대법원 판례를 외면한 주장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22년 12월 대법원은 학생징계에서의 징계법정주의를 명확히 하는 판결을 냈다. 중학교 3학년생이 수업 도중 휴대전화 무단 사용으로교사에게 적발됐는데도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았고, 이에 학교는 학칙에 따라 교내봉사 2시간, 그중 1시간은 ‘교사에게 사과 편지쓰기’ 처벌을 내렸다. 이에 학부모는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여 1심 각하, 2심 기각의 판결이 있었으나 법원은 원심을 파기하며 학생·학부모의 손을 들어줬다. 비록 학칙에 사과 편지쓰기라는 징계 근거가 있지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상에 없는 징계는 무효하다는, 즉 학생징계에서의 징계 법정주의 명확화를 판결한 사례다. 따라서 학생의 권리 제한, 학생징계 관련해서는 법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을 더욱 절감하게 한 판례였다. 비록 교원의 생활지도권 법제화가 이루어지고, 생활지도 고시를 통해 문제행동 학생 제지·분리 등의 조치가 가능하게 되었지만, 툭하면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고통의 강도는 줄지 않았다. 그러는 가운데 지난해 7월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12차례에 걸친 교사집회 등 교권보호제도 강화의 요구와 필요성이 들불처럼 번졌고, 마침내 교권5법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개정된 아동학대 관련 법 주요 내용과 효과 개정 교권5법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교원지위법」은 1991년 제정 이후 21차례의 개정이 있었는데 교권보호와 관련해 가장 많이, 가장 강력하게 반영됐다. 특히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한 개선 내용도 법 개정에 포함됐다. 「유아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교원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면책, 「교원지위법」 개정을 통해 정당한 사유 없이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직위해제 금지, 교육감의 아동신고의견서 제출 의무,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통해 교원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면책, 교육감의 의견서 제출 경찰·검찰 반영 의무화가 반영됐다. 이러한 법률 개정과 시행에 따른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실질적으로 아동학대 신고 감소 효과가 있다. 교육부가 올해 7월 17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교육감 의견제출제도가 시행된 9개월(2023.9.25.~2024.6.30.) 동안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553건으로 월평균 61.4건에 달했다. 이는 2022년 1년간 보건복지부의 유·초·중·고 교직원 아동학대 사례 건수 1,702건, 월평균 142건에 비하면 상당히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신고 건수 감소 효과에 더해 불기소율도 증가했다. 즉 교육청은 교육감 의견제출제도가 시행된 9개월(2023.9.25.~2024.6.30.) 동안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553건 중 387건(70%)에 대해 ‘정당한 생활지도’로 의견을 제출했고, ‘정당한 생활지도’로 의견을 제출한 387건 중 수사결정이 완료된 것은 160건이며, 이 중에서 137건(85.6%)은 ‘불기소’ 또는 ‘불입건’ 종결되었다. 교육감 의견제출제도 도입 전인 2022년과 도입 이후를 비교하였을 때 불기소비율은 17.9% 증가, 아동 보호사건 처리비율은 49.2% 감소해 동 제도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 입증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둘째, 학부모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일정 부분 생겼다. 기존에는 생활지도·학교폭력 처리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아동학대 신고를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며, 툭하면 신고부터 하는 풍토가 확산하였고, 서이초 교사 사건 및 교권5법 제정 과정을 거치면서 다소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고, 특히 무엇보다 정서학대가 가장 큰 논란을 발생시키고 있다. ‘정서학대’ 등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의 문제점 비록 법 개정을 통해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면책권, 정당한 사유 없는 직위해제 금지, 교육감 의견제출제도 등의 도입으로 나아졌다고 하지만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의 위험성과 스트레스는 여전하다. 「헌법」 상 국민의 권리인 고소·고발권 자체를 막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정당한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라 하더라도 학생·학부모가 기분이 나빠서, 골탕 먹이려고, 의심이 가서라는 이유로 신고하는 순간 교사는 혐의자·가해자·피고인이 되어 버린다. 아동학대 관련 법이 왜 교직사회의 저승사자법인지, 왜 교사를 힘들게 하는지 법을 보면 알 수 있다. 첫째, 많은 시간이 낭비되고 심신이 피폐해진다. 경찰에서 무혐의 결정을 받더라도 검찰까지 가야 한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 되었으나 아동학대 사건은 「아동학대처벌법」 제24조(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조항에 따라 검찰까지 송치하게 되어 있다. 이는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면 많은 시간과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죄 입증도 본인의 몫이며, 무혐의를 받아야 변호사비·소송비도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시간과 비용도 문제지만, 경찰·검찰·교육청·지자체 등 몇 차례의 조사를 받고 신경을 쓰다 보면 교육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둘째, 학부모의 민원이나 문제 제기로 동료·후배교사를 신고해야 한다. 미신고 시 과태료 부과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존한다. 셋째,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남발자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다. 아동학대는 의심만으로도 신고할 수 있고, 아예 없는 사실을 신고하지 않는 이상 무고죄 처벌도 거의 어렵다. 또 「아동학대처벌법」 10조의2(불이익조치의 금지)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신고자 등에게 아동학대 범죄 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도 있다. 넷째, 모호하고 포괄적인 정서학대 신고의 고통과 불안감이 너무 크다. 법은 명확해야 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이 정서학대인지’가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매우 모호하다. 교사가 어떤 말 등 행위를 했을 때 정서학대인지에 대해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학부모의 신고가 남발되고, 신고 후 교육청 조사, 조사·수사기관의 조사, 검찰 수사, 법원 판결로 이어지는 힘든 과정을 오롯이 교사 혼자 해결해야 한다. 비록 무혐의나 무죄가 나와도 신고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교사는 심신과 재산상 엄청난 피해를 보는 구조다. 또한 유사사례임에도 조사·수사기관과 법원에 따라서, 또 누구냐에 따라서 천양지판의 판단과 결정이 되다 보니 학교현장에서는 여전히 정서학대의 모호성으로 인한 불안감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총이 지난해 10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5,461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 교원의 99.4%가 「아동복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제22대 국회 개원과 교사 출신 의원의 「아동복지법」 개정 발의 올해 5월 30일에 임기가 시작된 제22대 국회에서 교사 출신 여·야 국회의원 3명이 당선됐다. 교총회장 출신인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초교조 수석부위원장 출신인 백승아 민주당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다. 교사 출신답게 교육현실과 교단의 어려움을 반영해 정서학대를 명확히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정성국 의원 발의(2024.6.7.) 「아동복지법」 개정안 정성국 의원 발의 「아동복지법」 개정안 핵심내용은 △교원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의 경우 아동학대로 보지 않음, △모호하고 광범위한 정서적 학대 행위의 개념을 구체화하여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방지, △아동학대 범죄 무혐의·무죄의 경우 아동통합정보시스템에 아동학대 행위자 기록 삭제 등 세 가지이다. 특히 정서학대를 폭언·욕설·비방 등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경우로 한정했다. ● 백승아 의원 발의(2024.7.5) 「아동복지법」 개정안 백승아 의원 발의 「아동복지법」 개정안 핵심내용은 △정서학대를 반복적·지속적이거나 일시적·일회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판단되는 행위로 규정, △아동학대 범죄를 범하지 않았으나 아동학대 범죄를 범한 것으로 신고 된 자에 대하여 그에 관한 정보를 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서 삭제이다. 이러한 교사 출신 국회 여·야의원 법안 발의는 개정 가능성을 높이며 교직사회에 큰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아동권리연대·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이 7월 19일, 아동권리 훼손을 우려하며 반대하자, 7월 24일 제1야당인 민주당이 정서적 아동학대를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은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당론에서 제외했다. 이에 교총 등 교직사회는 여·야가 당론으로 채택해 조속히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이 「학생인권법」을 발의해 교권5법을 위협하고 있다. 정서학대 명확화, 「아동복지법」 개정이 이루어지려면 국회 제1당인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고 소극적이면 국회통과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민주당은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에만 경도되지 말고, 50만 교원의 절규와 학교 현실을 헤아려야 한다. 「아동복지법」 개정이 아동인권의 후퇴가 아니라 오히려 정서학대의 명확화와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교사의 교권과 인권을 지키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교육부도 적극적으로 나서 토론과 타협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교직사회도 국회와 국민 설득을 위한 대동단결 의지와 활동이 필요하다. 교권5법 개정이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절박함과 검은 물결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칭찬 스티커 안 주었다고, 담배 피우는 학생 훈계했다고, 잘 그린 그림만 교실에 전시했다고, 문제행동 지적했다고 정서학대로 신고당해 조사받는 교사가 아이를 사랑하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을까? 이대로 두다가는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사 개인의 비극을 넘어서 문제행동·교권침해·학교폭력 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방치하게 되는 학교가 될 것이다. 아니 이미 상당수 되었고, 더 되어가는 중이다. 국회와 정부의 결단과 국민의 이해를 기대한다.
문혜영(사진) 제주 탐라중 교사는 지난해 임용된 교직 1년 차이다.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맞춰 모집한 교육혁명 선도교사에 뽑혀 지난여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교사로서 역량을 기르는, ‘도전하는 교사’가 되고 싶어 교실혁명 선도교사에 지원했다는 그는 이번 연수를 통해 다양한 수업사례를 공유하고 ‘교수평’에 대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능력을 AI가 파악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개별화 학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문제풀이 학습에 그치지 않도록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실혁명 선도교사에 지원한 이유는? “2025 교육과정은 ‘학생 중심의 맞춤형교육’과 ‘개념 기반 학습’을 특히나 강조하는데, 사실 학교현장에서 교사와 학생의 교수·학습방법을 살펴보면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디지털을 접목한 진짜 학생 중심의 학습이 이뤄지는 방법을 탐구하고 싶었다. 교직경력이 짧은 나에게 교실혁명 선도교사 연수는 매우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여러 선생님을 만나며 다양한 수업사례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뜻깊은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AIDT를 실제 수업에 적용하기 위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인지, 또 수업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이번 연수가 교사로서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연수를 통해 AIDT에 대한 기본적이면서도 심도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수업목표를 세울 수 있었고, 수업설계부터 평가까지 함께하다 보니 다른 선생님들의 아이디어와 덧대어져 내가 가진 생각보다 훨씬 확산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 교육현장에 에듀테크 바람이 거세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특별교과실이 아닌 각 학급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데 여러 대의 노트북을 연결하다 보니 와이파이(WiFi)가 끊기거나 속도가 느려지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은 대부분 실시간이며 즉각적인 피드백이 주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가 진심으로 AIDT 등 디지털 활용수업을 하려 한다면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디지털기기나 인터넷망 개선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 스쿨넷 회선 자체가 10기가는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AIDT 프로토타입을 사용해 봤을 텐데 어떻게 평가하나. “솔직히 처음엔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현장에 적용하는데 거리가 있지 않을까 회의적이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접해보니 예상보다 훌륭했다. 학생 각각의 학습데이터를 분석해 어느 정도로 성취했는지를 교사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또 학생 개인의 학습능력을 AI가 파악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개별화 학습도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교육부는 주장한다. 동의하나. “도입단계라 단언하기 어렵지만,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한다고 해서 동기부여가 되고 학업성취도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본다. 학습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완전히 부인하기 어렵다. AI 디지털교과서가 문제풀이 학습에 그치지 않도록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외에 교사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학생이 기본적으로 활용방법 자체를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는 간단한 활동부터 시작해 점차 활용도를 넓혀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 ‘메타인지이동’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기기를 활용하는 수업이다 보니 수업의 내용적인 측면보다 기기 활용 자체에만 몰입되지 않게 교사의 적극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기존에 하던 수업과의 괴리감이 없도록 교사로서 많은 연구가 요구된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 직후 난이도에 대한 설문에서 다수 수험생이 ‘대체로 쉽게 출제됐다’고 답했다. EBS에 따르면 4일 평가 종료 후 EBSi 사이트(www.ebsi.co.kr)에서 체감난이도를 묻는 설문조사의 중간 집계 결과(4일 20시 기준) 전반적인 난이도를 묻는 물음에 대한 답변 비율이 ‘어려웠다’ 보다 ‘쉬웠다’가 더욱 높았다. ‘어려웠다’고 답한 비율은 30%에도 못 미쳤다. ‘보통이었다’가 33.6%로 가장 많았고, ‘약간 쉬웠다’가 27.0%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국어·수학·영어 3개 영역에서 지난해 시행된 2024학년도 수능이나 올 6월 평가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어의 경우 ‘약간 어려웠다’나 ‘매우 어려웠다’를 택한 설문 참가자가 20%가 되지 않았다. 수학 역시 이 비율은 25% 정도에 머물렀다. 영어·한국사·사회탐구,·과학탐구 등 나머지 영역에서 ‘어려웠다’는 답변 비율이 모두 30~45%에 형성된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영어 영역에서의 ‘어려웠다’ 답변 비율은 40%대로 국어·수학에 비해 높았으나 지난 6월 평가에 비하면 조금 쉽게 출제된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1.47%에 그칠 정도였다. EBS 강사들의 평가 역시 이전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입을 모았다. 국어 강사인 한병훈 충남 천안중앙고 교사는 “전체적인 난이도는 2024학년도 수능,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쉬운 편”이라고 했고, 수학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올 6월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697명이었는데, 이번에는 1000명 내외로 형성될 것 같다”고 평했다. EBS는 1등급 커트라인에 대해 국어 영역의 경우 ‘언어와 매체’ 95점, ‘화법과 작문’ 98점으로 예상했다. 2문제 정도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는 수준이다. 수학의 경우 ‘미적분’ 92점, ‘기하’ 93점, ‘확률과 통계’ 95점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9월 모의평가가 쉽게 출제됐다고 해서 오는 11월 본 수능에서도 비슷한 난이도로 예상하면 안 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의대 증원 영향으로 상위권 성적의 ‘n수생’들이 다수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다소 어렵게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평가는 수험생의 수능 준비도를 진단하고 보충하는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6월 평가는 문제 유형에, 9월 평가는 출제 난이도에 초점을 두고 출제된다. 전문가들은 “본 수능은 어렵게 출제될 것을 목표로 학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장애학생 e-축제가 3~4일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4일 FC 온라인 축구 결승전이 열리고 있다. 전국 장애학생 e-축제가 3~4일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4일 체험프로그램 부스에서 e-스포츠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대진고(교장 허의선) 학생들이 4일 오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모의평가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보고 있다.
내가 가을을 기다리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올여름이 너무 무더워서, 더위에 지쳐서일까? 아니다. 가을엔 여러 합창단의 정기연주회가 있기 때문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필자. 취재 기사도 여러 편 썼다. 이번엔 창단연주회다. 새롭게 시작하니 모든 것이 새롭다. 바로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단장 이상영, 지휘자 송흥섭)이다. 지난 여름, 땀흘리며 연습에 몰두한 광경을 취재한 적도 있다. 오늘은 연주회에 가서 음악만 듣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기아트센터에 가는데 시내버스에서 초등학교 동창생 두 명을 만났다. 나와 목적지가 같았다.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약칭) 동아리 회원도 만났다. 올드보이스콰이어 출연진엔 교직 선후배의 활동이 건재함을 보았다. 관객 중엔 지인인 음악 관련 단체장도 보았다. 3일 저녁,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 창단연주회가 경기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있었다. 1부는 삶, 올드보이스콰이어 우정출연, 2부는 행복, 특별출연 백순재 일렉톤(Electone), 3부는 다함께. 연주회 시작부터 눈길을 끈다. 샌드아트(Sand Art)를 선보인다. 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예술이다. 송 지휘자의 음악회는 그때마다 새로운 것을 선보인다. 이렉톤 전자오르간 연주도 그렇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화면이 배경으로 음악이 흐른다. 감동적인 장면이다. 창단연주회 첫곡이 ‘인생’이다. 우리네 삶, 아름답기도 하지만 파란곡절의 인생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려움을 굳굳하게 이겨낸다. 가사를 보며 내가 지금 음악회에 와 있는데 음악과 가사가 나의 삶을 치유하고 있다. 신상우 작사, 작곡 ‘인생’이다. 숨 막히게 더운 여름 / 지쳐 쓰러질 것만 같았는데 / 참아내고 보니 어느새 가을이더라 // 걸어온 길 뒤돌아보니 / 나의 이야기 남아있고 / 빛바랜 기억과 흘린 눈물 / 우리의 인생이라. 이번 주제는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 시인의 시(詩)인데 감동적이다. 나 하나 꽃 피어 /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 말하지 말아라 //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 결국 풀밭이 온통 /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 나와 너의 작은 실천이 우리를 바꾼다. 너와 내가 힘을 합치면 우리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합창단 배경 스크린에 가사가 나오니 눈에 쏙 들어 온다. 귀로는 음악을 듣고 눈으로는 합창단과 가사를 동시에 보는 것이다. 관객을 배려한 것이리라. 또 있다. 1부와 2부, 합창단의 복장이 확 바뀌었다. 중후하고 은은한 의상에서 정열적인 붉은색으로. 지휘자 복장과 피아노 반주자 의상도 변했다. 연주곡의 특성에 따라 타악기도 등장한다. 음악을 살리려는 것이다. 무반주곡에도 도전한다. 송 지휘자는 무반주곡은 너무 어려워 어르신 합창단은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골든에이지여성합창단은 도전한다. 그리고 성공해 관객에게 선보인다. 지휘자의 리더십도 뛰어나지만 합창단의 배움에 대한 열기가 충천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상영 단장은 “우리 합창단은 합창 사랑, 인격 존중, 불타는 열정, 치유와 선함, 승화된 감동이 있다”고 전한다. 만석 관객을 위한 배려가 하나 더 있다. 관객이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라 눈높이를 맞추었다. 이른바 7080 메들리. 청중 세대에 맞는 가요가 연이어 흐른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오동잎, 소양강 처녀, 당신은 모르실 거야, 제3한강교, 감수광, 진짜 진짜 좋아해, 사랑밖에 난 몰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단발머리, 나 어떻게, 젊은 그대. 관객들의 엉덩이가 들썩들썩한다. 손뼉을 치며 합창단과 함께 부른다. 앵콜곡 ‘새들처럼’에선 하나가 되었다. 우와, 이래서 연주회에 오는 것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OST 연주에서 나라사랑을 엿보았는데 안익태 곡의 ‘한국 환상곡’에서는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합창을 한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올해 광복 79주년을 맞아 150명의 연합합창단과 관객은 하나가 되었다. 송 지휘자는 이 곡은 한민족의 수난과 영광을 묘사한 대서사시인데 1936년에 완성되어 1938년 아일랜드에서 초연 연주 당시 우리말 가사로 불려졌다고 전한다. 이번 창단연주회에서 ‘인생, 우리, 친구, 나라’를 생각하였다. 우리네 인생, 참고 이겨내고 보니 그게 나의 이야기더라.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너와 나, 우리 모두 손에 손을 잡고 저 험한 벌판 걸어가 보자. 많지 않아도 그리고 자주 만날 수 없어도 나에게 친구가 있음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없이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가? 이번 창단연주회에서 인생 깨달음을 한 움큼 받았다. 자아 성숙, 인격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음악과 수원과 신중년이 고맙다.
오늘날 디지털 세상은 가히 기적과 같은 문화 대혁명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스마트폰 사용의 일상화를 보라. 그 누구든 마치 자신의 오장육부 중의 하나인 것처럼 애지중지한다. 그래서 혹자는 스마트폰을 사람의 오장칠부로 승격시켜 호칭하기도 한다. 손안에 담긴 작은 스마트폰은 세상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누가 감히 이 혁명적인 문화의 혜택을 부정할 수 있을까? 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간이 그만큼 날로 스마트해지고 있을까?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디지털 문명도 어두운 그늘이 있다. 디지털 세상은 인간의 욕구 중 ‘만족’을 지연시키기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왜냐면 디지털과 통신 기술은 기다림이 필수이던 많은 일들을 실시간 진행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에서 ‘기다림’은 곧 속도 지연이고 이는 중대한 결함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디지털 서비스 대부분은 기다릴 필요 없이 실행 즉시 결과를 남기도록 설계된다. 따라서 최종 결과값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주어질지 상세한 피드백이 제공되지 않는 일들은 디지털 환경에서는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통신 기술은 전례 없이 빠른데도 3G, 4G, 5G, 6G로 점점 더 초고속으로 진화하여 기다림과 지연시간을 아예 없애는 것으로 발전했다. 몇 년 전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를 보자. “현금만 받습니다! 2~3일 걸린답니다!” 주말 밤 9시쯤 넘어서 편의점 종업원은 수백 번을 외쳤다. 황급한 목소리로 외쳐대는 알바생 목소리에는 짜증이 짙게 묻어났다. 안내문을 써 붙여 놨어도 오가는 사람들마다 이리저리 묻고 또 물었던 것이다. 당시 화재로 그 지역의 TV, 전화, 인터넷 등이 일제히 끊겼다. 그러나 마침 주말인데 가가호호마다 스마트폰, 케이블TV, 유튜브 없이 지내야 하는 처지가 되자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 현상이 심하게 발생했다. 여기서 디톡스(Detox)는 'Detoxification'의 약자로 '제거'를 의미하는 'De'와 독소를 뜻하는 'Tox(Toxin)'를 더해 '독소를 떼어 내고 제거한다'는 뜻이다. 연일 주민들에겐 번거로움의 연속이었다. 주말이면 마을 축구 회원 모으기에 여념이 없던 아이는 먹통이 된 전화기를 붙들고 망연자실하더니, 마을 대신 집안에서 온종일 공을 몰고 다녔다. 다른 집에선 아이 내보낼 때 공중전화 사용법을 알려주었는데, 정작 그 지역엔 공중전화가 없어 연락이 안 됐다. 주말에 드라마, 예능을 몰아보던 여자들은, 켜질 기미 없는 TV만 노려봤다. 주문도 결제도 안 되니 동네 중국집은 일찌감치 문 닫았고, 그나마 문을 연 가게들은 매출 걱정으로 온통 한숨을 쉬었다. 이것이 바로 화재 사건 직후의 디지털 디톡스의 참담한 실상이었다. 바로 일상이 붕괴되었고 기다림은 아예 참을 수 없는 재앙이 된 것이다. 한 미래학회는 디지털 기술의 영향으로 2030년이면 아예 기다림이라는 단어와 경험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대부분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피드백이 주어지는 디지털 환경에서 더글라스 러시코프(Douglas Rushkoff)는 《현재의 충격 Present Shock When Everything Happens Now》에서 실시간 기술로 인해 현재를 중심으로 현실의 모든 것이 재배치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현대인의 인내심은 점점 희소해진다는 것이 핵심이다. 인내심을 가능하게 하는 기다림은 인간만의 탁월한 능력이자 특징이다. 인간은 타 동물의 본능적인 욕구 충족 행위와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믿으며 기다릴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널리 인구에 회자된 스탠퍼드대의 마시멜로 테스트는 2차, 3차의 후속 연구로도 증명하고 있다. 만족지연 능력, 즉 인내심과 자기 통제력은 환경과 교육의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여기에 개인의 의지와 선택 즉, 습관의 힘과 마음의 힘이란 전략이 추가된다면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고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인간이 되어 세상의 모든 차이를 만드는 주역으로 살아가고 보다 큰 성취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제언하고 있다. 최첨단 디지털 기술로 인해 우리의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기다리고 인내하는 인성교육은 이제 불가능한 것인가? 디지털 대문명 시대에 바람직한 인성 계발을 추구해야 할 우리 교육이 고심해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교육부는 2일 ‘함께학교’ 플랫폼 내에 ‘수업의 숲’ 서비스를 개통했다. ‘수업의 숲’은 현장 교사들이 직접 만든 우수한 수업 자료를 시·공간 제약 없이 공유하고, 수업 나눔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저작권 침해 등의 걱정 없이 수업 자료를 게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수업 자료 제작 및 활용 지침서(가이드라인)’를 제공하고 운영 지원단도 운영한다. 운영 지원단은 학교급·교과별 특성을 고려해 초·중등 교사 79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수업 자료의 교육과정 부합성, 현장 적합성 등을 검토하게 된다. ‘수업의 숲’의 운영 방식은 이렇다. 교사 본인이 직접 제작한 수업 자료(콘텐츠)나 영상을 운영 지원단에 게시 신청을 하면, 운영 지원단이 수업 자료의 교육과정 부합성과 현장 적합성을 검토한 후 수업의 숲에 게시한다. 학교급, 교과별 특성에 맞는 수업 자료는 필요한 교사들이 내려받아 활용하고, 후기를 작성하거나 개선할 내용을 요구할 수도 있다. 수업 자료를 올리는 교사는 내려받기(다운로드) 실적에 따라 이용 실적(마일리지)를 제공하고, 누적된 이용 실적에 따라 수업 혁신 연구비와 명예 배지(디지털·실물 배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수업의 숲’ 서비스 개통으로 교사들의 수업 고민을 더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교감 승진 제도에서 연수 성적 96점 이상은 단순 암기식 문제 풀이로 귀결되고 있으며, 이는 미래의 교육 리더십을 책임질 교감들을 선발하는 데 전혀 적합하지 않다. 교사가 교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60시간의 연수를 통해 96점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하며, 이를 통해 얻는 가산점은 교감 승진의 필수 요건이다. 그러나 이 연수의 문제점은 심각하다. 교감이 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이 단순히 암기와 문제 풀이에 국한된다면, 과연 우리 교육 현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제도를 통해 교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교육 관리 역량이 전혀 평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다음 중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음식이 아닌 것은? 1) 굴라쉬 2) 퐁듀 3) 구겔후프 4) 나펠슈피즈' 여기서 답은 연수 강사가 말한 것 중 아닌 것을 찾아야 한다.중요한 것은오스트리아 사람도 연수를 듣지 않았다면 이 문제를 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스트리아의 대표 음식과 같은 비본질적이고 무의미한 문제들이 변별력을 가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교육의 본질과 전혀 무관한 평가 방식이다. 승진을 위해 시험에 도전하는 많은 교사는이 과정을 불필요하고 의미 없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 시험을 통과한 후에는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연수를 준비하는 교사들조차 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로 인해 교육계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수 성적은 교감 승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점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의 비합리성은 디지털 시대에 더욱 두드러진다.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를 외우기 위해 한 달 이상을 투자하고, 결국 그 지식을 시험 후에 모두 잊어버리는 방식이 과연 미래의 교육 리더십을 양성하는 데 적합한지 의문이다. 이와 같은 불합리한 제도는 교사들이 백지 시험지를 제출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도록 만드는 불공정한 구조를 낳고 있다. 96점 이상이라는 보장이 없을 때, 학생들에게 시험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는 교사들이 백지 시험지를 제출하고 연수를 이수하지 않으며, 이후 다시 이 연수를 듣고 시험에 재도전한다.요즘은 교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60시간 연수를 듣고 있지만, 한 번에 합격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2~3번 같은 시험을 반복해서 치른다.이는 백지 시험지를 두 번, 세 번 내고 오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런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정부 담당자들이 이와 같은 승진 제도를 경험하지 않아 이러한 승진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데 있다. 문제를 모르니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교감 선발 기준 중 60시간 연수 성적 96점 이상이라는 조건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단순 암기식 평가가 아닌, 실제 교육 현장에서의 리더십과 관리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교사들 또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교육계의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미래의 교육은 단순히 암기 능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리더십에 달려 있다. 정부와교사들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
타다가 고개 숙인 여름이 저만치 가고 있다. 쭉 뻗은 철길은 언제나 그리움을 부른다. 끝없는 평행의 소실점을 바라보면 유년의 로망이 떠오른다. 그 로망을 반추라도 하는 듯 빠름의 일상을 잠깐 물리고 플랫폼에 선다. 지열과 복사열을 더한 플랫폼의 열기는 비릿한 쇠 냄새까지 더해져 송골송골 땀방울로 맺힌다. 가끔 아이를 보낼 때 배웅한 그 자리에 오늘은 주인공이 되어 몸을 싣는다. 열차는 덜커덩거림도 없이 레일 위를 미끄러지며 고속으로 달린다. 열차 여행의 묘미는 완행열차처럼 쉼과 약간의 덜커덩거림이 있어야 하는데 빠른 속도는 로망의 아쉬움을 남긴다. 예년보다 빠른 추석이 생활의 간이역을 지나며 기다림과 기쁨, 슬픔과 회안이 녹아있는 어머니 역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억 속 제일 따듯한 곳은 어머니가 계신 고향 집이다. 아마 어머니의 마음이 모자이크처럼 배어있어서일 것이다. 느림이 일상화됐던 그 시절, 추석은 왜 그렇게 더디게 오는지 기다림은 설렘을 품은 아름다움이었다. 추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객지에서 고향 집 찾는 일이다. 대처에서 버스, 열차, 승용차를 이용하여 인파에 휘말리고 기다리면서도 반갑고 즐거운 귀성길을 밟는다.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도 마음은 벌써 고향에 있다. 막히는 도로를 보면서 기다림은 발효를 더 하여 애틋한 감정을 발아시킨다. 잠깐 생각에 잠기는 사이 열차는 고속으로 질주한다. 속도는 현대인의 삶의 모습이다. 멀어지는 남쪽을 뒤로 서울로 향하는 열차는 쭉 뻗은 철길과 전차선 사이를 빠르게 달리지만 왠지 무겁기만 하다. 차창 밖 눈여겨 볼 사이도 없이 익어가는 볏논이 판 듯 판 듯 지나간다. 빠른 속도는 경치에 대하여 음미할 시간조차도 주지 않는다. 길은 그리움이고 언제나 시작한 곳에서 끝을 맺는다. 다시 남쪽으로 길을 잡는다. 이번에는 고속열차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객실이 한산하다. 열차는 가끔 폐역된 간이역을 지나치며 많은 역을 정차한다. 시간은 걸리지만 열차 여행의 묘미인 생각의 발효를 증폭시킨다. 노을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산과 들도 어둠에 묻혀간다. 땡땡땡 건널목의 종소리가 메아리치고, 눈이 가는 곳은 어둠 속에 가물거리는 불빛과 교회의 빨간 첨탑 그리고 빈 옆자리의 허전함이다. 내려오는 길은 수월하게 간다. 아마 내 마음이 머물던 곳으로 간다는 기다림이어서 그런 것 일 게다. 집이란 무엇인지 고향이란 무엇인지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이 상큼함을 새롭게 한다. 주변을 두리번거려 본다. 지금 달리고 있는 이 열차도 추석 전날이면 얼마나 붐빌까? 기억의 타래를 차창 밖 밤하늘에 올리니 눈썹달이 서쪽 지평선 가까이 기울고 있다. 저 달이 둥글어지면 추석이다. 살아계셨다면 지금쯤 고향 집 어머니 마음은 추석 준비에 분주하실 것이다. 자식이 뭔지 여름을 지나며 봉지 봉지 준비한 것들을 챙기고 계실 것이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여든을 넘어 혼자 고향 집을 지키는 할머니의 영상을 돌려본다. 음력 칠월 말 뙤약볕 아래 굽은 허리로 마당과 창고를 오가며 키질도 하는 할머니의 추석 준비는 바쁘다. 추석 기다림을 하며 수확한 참깨, 콩, 토란대 등 자식에게 줄 만한 것을 갈무리하고 계신다. 참깨는 기름 짜 자식 줄 것이고 토란대 판 돈은 손주들 용돈 주실 거란다. 참깨 농사는 10명이 농사지어 한 명이 먹기도 힘들다 하는데, 얼마나 많은 정성이 필요할까? 굼뜬 몸을 이끄는 모습이 안타까워 쉬면 되실 것인데 왜 힘들게 준비하느냐고 하자 자식 손주 주는 재미라고 한다. 할머니는 들일을 마치고 들어와서도 정작 허리가 굽어서 점심을 상에 올려놓고는 못 드신다. 찬밥에 오이냉국 한 그릇 부엌 바닥에 놓고 앉으신다. 그 모습을 보며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린다. 어머니도 항상 그렇게 드셨다. 아버지와 겸상하면 좋을 것인데 왜 그렇게 드시냐고 해도 이게 편하시다고 하셨다. 평생 불편하게 살아온 모습이 몸에 배어 일상화되었음이다. 우리의 어머니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돈 되는 것을 억척같이 모았다. 어머니의 부엌과 부뚜막은 평생 자식 뒷바라지로 기다림과 보고 싶음, 생활고로 얼룩졌다. 오로지 뒷바라지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던 어머니는 자신에게는 0점 자식에게는 100점이셨다. 자식이란 뭘까? 혼자 남은 할머니의 독백이 귀를 적신다. ‘자식들을 언제쯤 실컷 볼까? 맨날 품속에 들어오는 것 같다.’ 추석을 앞둔 할머니의 촌집 마당에 고추와 맨드라미가 기다림의 허전함을 붉은 가을로 밝힌다. 자식은 철새처럼 때가 되면 나간다. 혼자 남아 기다리기로 하는 할머니의 시계는 느리게 간다. 허리 굽고 잇몸으로 앉은 할머니는 힘들어도 자식이 있어 흐뭇하다고 한다. 그리고 자식을 기다리는 마음은 지나가는 차들이 내 자식 차 같다며 동구 밖을 서성인다. 추석을 앞둔 설익은 보름달은 기다림으로 마을 밖을 내다본다. 자식들이 고개 내민 추석은 여름철 소낙비처럼 왔다 간다. 자식은 엄마의 가슴에 돌 얹어 놓고 평생 살다간 줄 모른다. 자식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시간이다. 할머니 이별의 말은 해도 해도 아쉽다. 자식 무사히 돌아가길 부탁 기원하는 눈물이 추석 기다림보다 더 진하다. 서서히 속력을 줄이는 열차와 도착역을 알리는 방송이 자정 가까운 어둠 속에 환청처럼 들린다. 출발한 곳에서 다시 내렸다. 이제 자동차로 움직여야 집에 도착한다. 늦은 밤이지만 집 가까이 왔다는 느낌이 마음을 순하게 한다. 부모와 다른 시간을 사는 자식들, 부모가 되어서야 부모 마음 알지만 내 자식 때문에 부모 마음 챙기기는 어렵다. 기다림의 마음은 멀리서 보면 풍경이고 가까이서 보면 기쁨이다. 자식은 올 때는 항상 반갑고 갈 때는 언제나 쓸쓸하다. 할머니의 바람처럼 이번 추석은 바쁘다는 핑계 잠깐 내려놓고 완행열차 타는 기분으로 부모님 곁을 함께하면 좋겠다.
교육부는 5일 충북 청주 소재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정책환경 변화에 따른 신(新)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을 주제로 2024년 제3차 사회정책 공개 토론회(포럼)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주제 발표 등을 통해 고립‧은둔 청년, 가족돌봄청년 등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지원과 관련한국내‧외 사례 분석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에는 교육·복지·노동 등 사회정책 분야별 25개 국책연구기관 협의체인 사회정책협력망, 한국보건복지인재원 교육생 등이 참석해 ‘신 취약계층’의 발굴‧지원에 대해 논의한다. ‘신 취약계층’은 전 세계적 감염병 사태(팬데믹), 가족 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등 급격한 사회 변화로 등장하고 있다. 저소득층‧장애인 등 전통적 취약계층에 기반한 기존 복지정책으로는 포괄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토론회는 교육부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사회정책 공개 토론회는 연구기관‧관계부처‧학회 등과 함께 사회정책 의제 공론화를 통해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앞서 올 7월과 8월 연이어 개최한 바 있다. 제1차 토론회 주제는 ‘교육‧과학‧산업 혁신을 통한 지방소멸 대응 방안’, 제2차 주제는 ‘아동‧청소년 정책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데이터 연계 방안’이었다. 정병익 사회정책협력관은 “급격한 사회 변화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새로운 취약계층을 빈틈 없이 발굴·보호하는 것은 국가적 책무”라며 “3회에 걸친 토론회를 통해 생애 전 주기별 정책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모색한다는 데 의미를 가진다”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공 분야 혁신 연구를 선도할 미래 핵심연구자 3301명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석·박사과정생 2172명, 박사 후 연구원 1129명에게 학위 논문 연구비와 연구 기회 제공 사업비 등 총 825억 원을 지원한다. 앞서 지난 1월 교육부는 석·박사과정생, 박사 후 연구원 등 학문 후속 세대에게 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이공 분야 학술연구 지원사업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종합계획 내 개별 사업별로 선정 공고를 내고 지원 과제를 접수받아 ‘석사과정생 연구장려금’, ‘박사 후 국내 연수’, ‘박사 후(포닥) 성장형 공동 연구’ 등 각 사업 대상자 선정을 완료했다. 이의신청 등을 거쳐 최종 선정된 이들은 9월 중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교육부의 2025년 이공 분야 국가 연구개발 예산(안)은 총 5958억 원으로 2024년 예산 5147억 원에 비해 약 811억 원(15.8%)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 부설 연구소를 집중 지원하는 ‘국가연구소(NRL 2.0)’, ‘글로컬 랩’ 사업, 대학 소속 연구자의 연구 몰입을 위한 ‘미래 도전 연구 지원’, ‘글로컬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이공학 분야 내 다학제 공동 연구를 지원하는 ‘미래 도전 연구 지원’ 사업, 비수도권 소재 대학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컬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 교육부는 새로운 사업이 현장에 조기 안착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책 연구와 이공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사업 계획을 구체화하고, 2025년 초에 수립하는 ‘이공 분야 학술연구 지원사업 종합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한국교총을 비롯한 세종교총, 교총 2030청년위원회, 보건교사회, 전국영양교사회, 한국사서교사협의회 등이 3일 오후 세종시인사혁신처 정문 앞에서 열린 교원 처우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서 교원의 각종 수당 인상 및 교원보수위원회 설치 등을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교총이 진행한 전국 20·30대 교사 대상 설문에서 10명 중 9명은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은 세종교총, 교총 2030청년위원회, 보건교사회, 전국영양교사회, 한국사서교사협의회 등과 함께 인사혁신처 앞에서 교원 처우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8~27일 전국 유·초·중·고 20·30대 교사 4603명을 상대로 진행한 ‘월급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대 보수인상률, 고공 행진 중인 물가, 24년째 제자리인 교직수당 등 제수당, 연금 개악 등으로 경제적 지위 하락 등을 겪고 있는 젊은 교사들의 인식과 요구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월급에 만족하느냐’는 문항에 ‘매우 불만족’ 응답은 65.0%, ‘불만족’은 27.9%로 부정적 답변이 92.9%에 달한다.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한 적 있느냐’는 물음에는 86.0%나 ‘고민한 적 있다’고 답했다. 최근 공무원보수위원회가 제시한 보수인상률(5급 이상 2.5%, 6급 이하 3.3%)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1.1%다. ‘물가인상률(7.2%) 이상 인상돼야 한다’는 의견이 55.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적어도 10% 이상 인상돼야 한다’(31.5%), ‘적어도 5% 이상 인상돼야 한다’(11.7%) 순으로 나타났다. 7.2% 이상 인상돼야 한다고 답변한 2030 교사가 10명 중 9명인 셈이다. 최근 3년간 보수인상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보수인상률은 마이너스 7.2%라는 점에서 가장 많은 의견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질적인 보수 인상 효과가 있으려면 최소 10% 이상 인상돼야 한다는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교총은 “공무원노조, 정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공무원보수위가 합의·권고한 안에 대해 거의 모든 2030 젊은 교사들이 실망과 불만을 표출한 결과”라며 “그나마도 기재부는 권고안보다 더 낮아진 공무원 보수 3% 인상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해 반발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 공무원보수위원회 교원 참여 배제와 관련해 교원 대표가 참여하는 교원보수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95.0%가 찬성했다. 공무원(혹은 사학) 연금에 대한 인식을 물은 데 대해서는 ‘기대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응답도 93.9%에 달했다. 교직 이탈 예방과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확실한 처우 개선’(53.9%)을 1순위로 꼽았다. 이 결과를 놓고 교총은 24년째 동결된 교직수당을 월 40만 원 인상, 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 수당 인상 등을 주문했다. 교총은 “현행 교육공무원법, 교원지위법에는 교원의 보수를 우대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고, 국가 및 지자체에 그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모든 교원의 처우와 직접 연관된 교직수당은 무려 24년째 동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이날 기자회견 후 인사혁신처를 방문해 제수당 인상 요구서를 전달했다. 한편 교총은 지난 2일부터 이와 같은 교원 처우 개선 촉구 등 7대 과제를 내걸고 전국 교원 청원 서명운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달 30일까지 진행한 뒤 결과물을 국회 등에 전달하고 총력 관철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의 양육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2024년 하반기 시간제 보육 제공기관을 확대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시간제 보육 서비스는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가 병원 진료, 취업 준비, 단시간 근로 등으로 일시적인 보육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2013년 보건복지부의 시간제 보육 지원사업에서 시작됐다. 시간당 5000 원으로 가정 양육 수당 및 부모 급여 수급 영아는 월 최대 60시간 범위 내에서 부모 부담 2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시간제 보육 서비스는 각 지역의 어린이집·육아종합지원센터를 제공기관으로 지정하고 ‘독립반’만 운영해 왔으나 이용자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기존 정규 보육반의 미충족 정원 일부를 시간제 보육으로 활용하는 ‘통합반’을 새롭게 도입하게 됐다. 이를 통해 올해 6월 이후 2개월 동안 1000여 개의 반이 확충돼 8월 현재 전국 2027개 반에서 시간제 보육이 제공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288개 반을 추가 지정해 총 2315개 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서비스 이용은 ‘임신 육아 종합 포털 아이 사랑 홈페이지(https://www.childcare.go.kr)’에서 확인 및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아이 사랑 문의 전화(☎1566-3232) 및 지역별 시도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통해서도 이용 관련 문의 및 예약이 가능하다.